CONTENTS 글로컬 창의 문화연구 International Journal of Glocal Culture 발간사 경제와 문화의 이분법 극복을 위한 글로컬적 도시재생 - 도시재생과 글로컬 문화 신용혜_ 문화유산 재활용을 통한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 연구 - 덕수궁 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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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AM 페이지302 해외 및 기타 여건에 맞춘 주민중심의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 마련 1. 조사개요 을 위해 일본의 주거지 정비정책 및 정비방안을 조 1.1 출장목적 사 분석함으로써 성남시에 적용 가능한 방안을 도출 하고 실질적인 사업 추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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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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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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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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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287-6774 제4권 2호 [통권 6호] 글로컬 창의 문화연구 International Journal of Glocal Culture - 도시재생과 글로컬 문화 신용혜_ 문화유산 재활용을 통한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 연구 - 덕수궁 정관헌을 중심으로 정민채_ 도시재생 관점에서 본 이천시의 문화정책과 전망 - 유네스코 창의도시 사업을 중심으로 정성아 주동완_ 부산국제영화제의 마케팅과 활성화를 위한 축제의 현재와 미래적 방향에 관한 연구 강효정_ 코카콜라의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 - 로컬시장을 배려한 것인가?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컬창의산업연구센터(GCIC)

CONTENTS 글로컬 창의 문화연구 International Journal of Glocal Culture 발간사 경제와 문화의 이분법 극복을 위한 글로컬적 도시재생 - 도시재생과 글로컬 문화 신용혜_ 문화유산 재활용을 통한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 연구 - 덕수궁 정관헌을 중심으로 정민채_ 도시재생 관점에서 본 이천시의 문화정책과 전망 - 유네스코 창의도시 사업을 중심으로 정성아 주동완_ 부산국제영화제의 마케팅과 활성화를 위한 축제의 현재와 미래적 방향에 관한 연구 강효정_ 코카콜라의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 - 로컬시장을 배려한 것인가? 강준수_ <춘향전>에 나타난 대중성 연구 김세익_ 한국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사에 투영된 한국인의 문화코드 정환석_ 한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 반응형 웹 구현에 관한 시도 황은영_ TV 오락 프로그램 아나운서 진행자에 대한 시청자 인식과 시청효과 연구 - 시청자들의 인식조사를 중심으로 번역문 박찬수_ 문화 세계화 - 균일성을 넘어서 제4권 2호 [통권 6호] 서평 및 논평 송은지_ 2016년의 문화 트렌드 취향의 반란 - 김난도의 트렌드 코리아 2016 을 중심으로 신중혁_ 비즈니스로 풀어보는 중국의 코드 - 중국을 움직이는 7가지 비즈니스 코드 를 읽고 강소영_ Urban Regeneration and Social Sustainability 서평 콘텐츠 비평 정원대_ 게임의 구조 벗어나기 - 고전게임 테트리스를 중심으로 안정아_ 슈퍼 히어로의 안티 히어로적 독법 민유선_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 <사도> 정윤경_ 광복 70주년 특집 SBS스페셜 <최후의 심판> - 창조성을 포기한 낡은 시각의 콘텐츠 백희정_ <복면가왕> - 가지지 않은 자 들의 음악 향연(饗宴)

발간사 한다면 그런 학문이 왜 필요하냐는 반문이 이제 이 사회의 진리담론에 편입되어 당연하 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경제와 문화의 이분법 극복을 위한 글로컬적 도시재생 문화에 대한 연구 영역 또한 분위기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경제환원론적 접근과 이에 대한 찬반 논의는 문화에 대한 연구에서 지난 30여 년 간 다루어진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일 것입니다. 문화산업연구나 정책연구, 문화기술연구, 문화융복합연구 등 이 이에 해당됩니다. 문화경제학이 독립적인 분과학문화를 시도하고 있기도 합니다. 문 화와 경제의 상관관계를 밝히거나 문화를 해독하는 유용한 학문적 장치로서의 경제는 김기홍(글로컬창의산업연구센터 전임연구원) 그 자체로 가치중립적이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문화를 경제발전이나 경제문제 해 결의 도구로 인식하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경제환원론은 심각한 문제가 유발하고 있 습니다. 최근 경제환원론 논쟁의 중심에 선 도시문화 연구 테마가 이런 문맥을 잘 설명해 줍 <글로컬창의문화연구> 이번 호는 도시재생과 글로컬 문화 를 주제로 잡았 습니다. 문화에 대한 경제환원론적 접근의 득실을 따져보고 이를 최근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문화적 도시재생론에 대입해 검토하자는 취지입니다. 이 과정에서 문화를 연구 함에 있어 경제적 접근이 가지는 의미나 한계, 경제와 문화 개념의 짝을 상호침식으로 간주하여 대립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의 극복방안 등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했습니다. 경제환원론은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론입니다. 정치를 밀어내고 경제가 문명 의 중심이 된 현대사회에서, 또 돈이 상품을 교환하는 매개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상 품이 되어 다양한 거래과정에서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재화 가치를 창출하거나 순 식간에 천문학적 액수가 소멸되기도 하는 금융사회의 복잡계 속에서, 경제환원론은 모 든 사회현상을 명쾌하게 경제적 원인으로 설명함으로써 세계 이해의 심화를 돕고 문제 해결의 방안을 제시하는 지식창출의 엔진역할을 해왔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혁명과 전 쟁, 봉건적 계급체제와 민주주의, 문화적 번영과 몰락이 모두 재화의 분배와 관련된 것 임을 알게 되었으며, 안정적이라는 의미에서 보수적인 삶과 사회를 원한다면 오히려 진 보적인 복지체제가 필요함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경제환원론은 이성중심주의와 계몽주의의 산물이며, 본질적으로 과학주의적 접근입 니다. 이성의 축복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문제덩어리입니다. 만물은 측정되고 계산 되어야만 이해될 수 있다 는 과학주의는 모더니티와 산업사회화, 관료주의화의 심화과 정에서 만물은 경제적 효용성이 측정되어야만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는 식으 로 입장을 바꿔왔습니다. 만물 이라 하였기에 해당되지 않는 영역이 없겠으나, 학문이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피해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래 경제성장에 봉사할 목적으로 성립되지 않았던 문학과 사학과 철학이 존립을 원한다면 경제적 효용을 증명하라는 사 명 혹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재화와 고용, 수출증대와 부가가치 창출에 봉사하지 못 니다. 라틴어 civitas가 도시거주자를 의미하고 문명 civilization 이 이를 어원으로 하는데서 알 수 있듯, 도시는 문화가 역동적으로 생성 소멸하는 장소로서 문화 연구적 가치가 매 우 큽니다. 그러나 현행의 연구들은 천편일률적으로 경제환원적 담론에 갇혀 있습니다.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제 도시들의 흥망성쇠가 빠르게 진행되었고, 글로벌화가 심화되 면서 대도시 간 경쟁이 촉발되어 대형화만이 살 길이라는 메가시티론 이 대두된 것도 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이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도시 경쟁력 확보, 문화적 자원들의 적절한 활용을 통한 도시 아이덴티티 및 브랜드 강화, 낙 후된 인프라 및 슬럼지구 개선을 위한 문화주도 culture-led 도시재생, 창조도시형 재활 등 다양한 개념들이 제시되었습니다. 모두 문화를 도구로 도시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며, 하나같이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말하지만 방향성은 도시문화 융성이 아니라 도시경 제 활성화에 있습니다. 도시문화 논의는 결국 경제문제를 완전히 떠날 수는 없습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 는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 현상에서 보듯, 우리는 도심의 문화적 개발이 부동산 가 치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경제는 피폐해졌지만 문화는 융성한 도시와 같은 것을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도구화를 지향하는 경제환원론 은 도시와 사람의 관계, 시민 개개인의 정체성의 문제, 문화의 본연적 가치와 같이 중요 한 문제로부터 우리의 관심을 돈 문제로 획일화시킵니다. 문화를 돈을 대행하는 가치창 출기제로 치환하여 그것을 사용하여 돈을 들이지 않고 도심을 개발하면 그것이 바로 경 제적이고 성공적인 도심개발이라는 식의 발상을 문화적 도심 재생 의 가치로 여기는 경제효용극대화론이 문화도구화를 지향하는 경제환원론의 기본적 인식론입니다. 문화 가 아니라 돈이 개발의 도구임이 자명한데,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도시문화 연구는 이제 문화 도구화나 연구목표의 획일화, 경제와 문화의 대립적 이

분법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 있습니다. 문화를 측정 가능한 경제발전 도구로서가 아닌 사람들 간의 관계가 빚어낸 인간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연구목표 역시 문 화를 통한 더 효율적인 가치창출 방안이 아니라 문화 자체에 맞춰져야 합니다. 경제와 문화를 대립관계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상호관계를 파악하는 학술담론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더욱 다양한 접근과 깊이 있고 진정성 있는 연구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제 도시재생과 문화의 관계는 경제환원론에서 벗어나 글로컬적 시각에서 정체성 을 고민하고 로컬 문화의 가치를 재발굴하는 방향으로 선회되어야 합니다. 이런 글로컬 적 노력들이 쌓여 궁극적으로 획일화와 자본화, 신자유주의화 등 늘 부정적 함의로 가 득했던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운동방향을 공생과 다양성을 지향하도록 바꿔 문화적 풍 요의 선순환을 이룰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글로컬 문화를 연구하는 우리 학술지의 시각에서 이러한 방향에 부합하는 연구주제 는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도시문화의 관계에 대한 재고에서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글로벌이 지향하는 획일적 도시 비전과 로컬로서의 도시들의 수용과 저항, 교류의 상호 작용 속에서 시민들의 인식과 정체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 출발점 古 都 이 될 것입니다. 아시아의 고도 상하이의 현대적 도시개발 결과물과 서구의 대표도 시 뉴욕의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듯, 세계의 도시들은 도시를 재건하고 재생하는 과정에 서 건축물과 교통인프라, 조명과 미디어의 시각재현 등 외견은 서로 비슷해지면서 문화 정체성의 민족 혹은 시민국가화는 강화되는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현상은 경제학적 측정과 수리적 분석이 아닌 문화의 문제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글 로벌과 로컬의 긴장 혹은 역동적 상호작용으로서의 글로컬이 문화현상의 원인이라면 그 자체로 규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로컬 혹은 로컬-글로벌적 해석인 글로 컬적 접근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입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사 반세기 지자체들이 양산해낸 도시재생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연 구들이 있었습니다. 정부주도와 시민참여의 효율성과 당위성 사이의 긴장, 지역정체성 의 스토리텔링적 재현사업의 성패, 지역축제에 걸었던 경제적, 문화적 기대와 좌절, 그 리고 몇몇 성공사례에 대한 연구 등이 그것입니다. 이후 관심은 건축이나 개별 문화 사 업에서 공공성 확대, 풀뿌리 문화생산, 다문화 공생도시 가능성, 사이버 네트워크와 도 시인의 삶의 관계 등 다양하게 확장되어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시야를 넓게 가지면 글로컬적 접근으로 포획할 수 있는 도시재생 관련 미결 연구과 제들이 즐비함을 알 수 있습니다. 도시의 재생 regeneration 과 재활 revitalization 의 개념적 정 의와 국내외 사례 비교, 서구에서 비롯되어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유포된 창조 경제, 창조도시 담론과 도시재생에 대한 반성과 대안, 전지구적 현상으로서의 도시재생 문제에 대한 분석적 접근과 한국적 글로컬 도시재생의 가능성, 물리적 장소성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사이버 세계에서의 도시재생, 혹은 디지털 소통 네트워크와 도시재생의 관 계, 올림픽, 엑스포, 비엔날레 등 글로벌 메가 이벤트가 로컬 도시에 미치는 경제적, 문 화적 영향력과 전망, 전통 건축물 보존 및 전통양식 건축사업과 도시재생 등이 그것입 니다. 종국에는 초거대 재건축사업이 아닌 일천만 참여 사업으로서의 서울형 도시재활 의 가능성과 같은 미래비전 제시 또한 포함될 것입니다.

문화유산 재활용을 통한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 연구 - 덕수궁 정관헌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그리고 글로컬 문화 신용혜(한국외대) 신용혜_ 문화유산 재활용을 통한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 연구 - 덕수궁 정관헌을 중심으로 정민채_ 도시재생 관점에서 본 이천시의 문화정책과 전망 - 유네스코 창의도시 사업을 중심으로 정성아 주동완_ 부산국제영화제의 마케팅과 활성화를 위한 축제의 현재와 미래적 방향에 관한 연구 강효정_ 코카콜라의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 - 로컬시장을 배려한 것인가? Abstract It is said that a few cities will be more influential than their states in the future and the competitiveness of those states will be fully dependent upon the brand value of their cities. Along with the several variables, such as the concentration of population counting tens of millions into one single city, development of social networking technologies, 'the bigger the better' atmosphere made the notion of mega-city. In this perspective, in search of the effective methods of harnessing the national cometitiveness, many countries are deeply concerning the urban regeneration. Especially the urban regeneration through the recycle of cultural heritage is getting the spotlight recently. By transferring cultural heritages to cultural content products, city will be culturally public and regenerated. Buildings considered useless past, are recycled and giving energy to the urban regeneration often today. Typically, 'Gasometer City' regenerated city by recycling old neglected storehouse to new building and 'Katajanokka Hotel' transferred a horrible prison to a hotel are commonly listed as examples of urban regeneration. This study is analyzed for cases of cultural contents based on s story telling of Gojong, the 26th king of Joseon, closely Jeongguanheon in Deoksu Palace and historical culture of Jeongguanheon that was the 82nd registered cultural property in 2004, changed to the 124th designated cultural property of Deoksu Palace in 2008. In conclusion, this study is finished with suggestion of way of Jeongguanheon preservation and the urban regeneration based on analysis. Keywords cultural properties, cultural heritage, recycle, urban regeneration, Jeoungguanheon in Deoksu Palace 9

1 서론 나갈 것을 제안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최근 고궁이나 고택, 성곽, 사찰, 공원과 같은 문화유산을 활용하여 진행되는 문화행 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서울시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하이서울페 스티벌 은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축제 테마를 궁 으로 정하고, 기억, 궁에 대한 2 문화재와 문화유산 1) 문화재와 문화유산의 정의 다섯 가지 궁궐 이야기 라는 타이틀 아래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등 서 울 도심의 5개 궁궐에서 클래식음악회, 국악공연,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선보였 다. 특히 덕수궁을 중심으로 행해진 문화행사로는 2009.5.2~5.10까지 진행된 2009 하 이서울페스티벌 서울 실내악축제와 함께 하는 고궁 가족음악회, 고종 근대를 꿈꾸 다-대한제국 Modern 음악회, 고종 근대를 꿈꾸다-만국 박람회 등 여러 문화행사 가 궁궐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1) 이와 같이 문화유산은 문화행사 공간으로서 새롭게 떠 오르는 장소가 되었다. 도시의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은 그 자체로도 관객들 을 끌어들이는 기능을 하고 있지만 도시의 역사문화성을 살린 문화콘텐츠가 그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발전될 경우, 그 도시는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여 도시재생의 효 과를 통해 방문객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 세계 공연예술의 메카로 입지를 송희영 2009: 굳힌 영국의 고성 에딘버러, 프랑스의 역사도시 아비뇽이 대표적인 예이다. 199-200 문화유산 속에 흐르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은 새로운 도시 문화재란 인류의 과거로부터 집적된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적 소 산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문화재는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재산 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Cultural Properties에서 유래된 말이다. 3) 그러나 문화재는 개념적으로 경제적인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에 의미가 부여되는 것 으로 인식된다. 김주상 2001: 202 문화유 산의 재활용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문화유산을 정의해 보자. 문화 는 인간의 모든 삶의 양식을 말하는 것이고 유산 은 앞 세대가 물려준 유 무형의 자산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문화유산은 인간의 모든 삶의 양식 속에서 생겨난 유 무형의 자산이다. 문화 유산의 종류는 다양하다. 고궁, 고택, 성곽, 사찰, 공원 등 각종 문화와 연관하여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설이 주변에 있다. 동네 구석구석에 자리했던 물을 길어 올리는 작은 우물조차도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문화유산은 단순히 건물에만 제한되지 않는 다. 문화재도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인간문화재 등 다양하다. 재생 프로그램 개발의 원천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역사의 흔적이 느껴지는 장소 에서 새로운 형식의 문화행사는 사람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유발하고 이를 통하여 문화 2) 문화재와 문화유산의 패러다임 전환 유산의 브랜드가 재발견될 뿐만 아니라 그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 도시의 브랜드도 격 상하게 된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이 도시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목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유 산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행사 현황을 덕수궁 정관헌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문 제점을 제기해보고자 한다. 이근도 2004: 1732) 마지막으로 조선 26대 왕 고종 및 정관헌 과 관련하여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하여 만든 영화 가비, 고서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재연한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덕수궁 정관헌의 공간적 기능을 살 린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여 새로운 문화로 재창조한 덕수궁 풍류 의 요소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문화유산공간 속에서 시도해봄직한 새로운 문화콘 텐츠 개발의 가능성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송희영 2009: 200-201 문화유산을 관광이라는 울타리에만 가둬두지 않고 현재도 사용하고 생활하는 공간으로 가꾸어가면서 특정 문 화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것을 넘어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문화공공도시로 발전시켜 나라와 지역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은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 고 보존되어있는 문화유산이 있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도심 한복판에 건립되 어 있는 문화유산은 관광지로 사람들의 눈요기만 해줄 뿐 아무런 쓸모가 없는 건물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건물들이 처음 건립되었을 때의 기능을 상실해 버린 것이 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과 기술은 시대의 발전에 따라가지 못하고 초기의 기 능을 상실한 문화유산들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다. 이와 같 은 문제점들이 점점 생겨나면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재활용하자 는 본격적인 논의와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더 이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서 보존 과 복원만을 반복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적정한 수준만큼만 리모델링한 후에 현재 사용 가능한 기능을 넣어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 전략이 필요하다. 방치되거나 버려 진 문화유산 건물에 보존과 복원에만 돈을 투자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 해 지금의 쓰임새에 맞도록 재활용 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접근 1) 하이서울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www.hiseoulfest.org 2) 덕수궁(사적 제 124호)이란 명칭은 경복궁이나 창덕궁과 같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선왕( 先 王. 上 王 )이 머무는 일반명사이며 원래의 이름은 경운궁이다. 1907년 왕위를 순종에게 양위한 후 고종 의 장수를 비는 뜻에서 덕수궁이라 하였다. 3) 한편,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를 인위적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 민족적,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경관적 가치가 큰 유형문화재, 기념물 및 민속자료로 규정하고 있다. 10 11

임에 틀림없다. 결국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재활용하는 노력은 옛 것 과 새 것 이 공 3 문화유산을 재활용한 도시재생 사례 분석 김정후 2013: 5-21 존하는 방식을 모색하는 높은 수준의 문화 디자인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방치된 문화유산을 리노베이션 renovation 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더 이 1) 대한민국 서울 <문화역 서울 284(구 서울역사)> 사례 상 새로운 화두가 아닐 정도로 세계적으로 보편화 되었다. 이제 미래는 오래된 건물에 자부심을 느끼는 시대가 될 것이다. 문화재가 박물관에만 전시되어 있는 유물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와 현대의 삶과 미래의 비전이 공유되고 공존하는 문화콘텐츠로서의 기능 이 중요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먼저 문화유산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그동안 우리에게 문화재는 곧 왕과 관련 있는 모든 것, 왕 주변의 궁궐과 관련된 것으로 인식해왔다. 이 에 따라 문화재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들이 만들어진 시기도 주로 조선시대나 대한제국 시대였다. 이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왕과 같은 리더십이 나 권력자들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문화재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왕과 권력자에게만 주어졌던 문화재라고 하는 명예가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어져야 할 것이다. 시민의 삶터나 일터, 놀이터와 같은 것들 이 모두 문화재의 범주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문화재의 개념을 전환한다면 삶의 현장 모든 것이 문화재로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며, 더 많은 문화재가 탄생할 것 이다. 좀 더 대중의 눈높이에서, 대중이 공감하고, 대중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문 도시재생사업단 2012: 3-9 화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문화재로 지정된 것만을 문화유산으로 보던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일상과 관련된 모든 것도 문화유산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급증하고 있다. 20세기 후 서울역사 경성역 는 동경대 교수였던 일본인 쓰가모토 야스시 塚 本 靖 가 설계하고, 1922년 6월에 착공하여 1925년 9월에 준공되었다. 당시 신축된 서울역사 건물은 규모도 대단 하였지만 지붕의 돔과 독특한 외관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광복을 맞이한 뒤 경성역은 서울역으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6.25 전쟁 때에는 역사의 일부가 파괴되었다가 다시 복 구되었다. 이후 서울역사는 수도 서울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늘어나는 수송량을 감당할 수 없 어서 1960년대에 남부, 서부 역사를 신설, 본 역사와 구분하여 사용하였다. 2004년 1월 에 새로운 민자 역사가 신축되면서 구 역사는 폐쇄되었다. 그러나 2011년 원형 복원공 사를 마친 서울역사는 복합 문화 공간 문화역 서울 284 라는 명칭으로 재탄생했다. 문 화역 서울 284의 1층 중앙 홀은 공연 전시 이벤트 카페 등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2층은 한국관광공사 2013: 6 공연 전시 세미나 회의 등을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문화역 서울 284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역동적이고 개방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옛 서 울역의 사적번호 284를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속에는 문화유산으로서의 모습과 그 가치를 보존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문화가 공유되는 역으로서의 의미를 계승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문화역 서울 284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 위한 문화유산 재생프로 젝트다. 반부터 확산된 탈근대주의론과 그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전통을 예전부 터 내려오는 관습 정도로 막연히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전통의 보존은 국가의 책임이지 개인의 삶과는 무관한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화재와 문화유 산에 대한 패러다임을 먼저 전환해야 한다. 전통을 창조한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 속 에는 전통은 늘 새롭게 변화할 수 있다 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우리 도시재생사업단 2012: 13-18 는 지켜야 할 것과 추구해야 할 것을 재정립해야 한다. 범위 다음으로 생각할 측면은 문화유산을 판단하는 시간 개념이다. 즉 얼마나 오래 <사진 1> 문화역 서울 284 (출처: http://www.seoul284.org) 된 건물과 시설을 문화유산으로 간주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 또한 칼로 무 자르듯 정확 하게 정의내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 도시에서 500~600년 전에 외곽에 건립한 허름한 창고를 미술관으로 개조해 기막히게 재사용하는 경우나, 100여 년 전에 건립한 배수탑을 개성 만점의 주택으로 개조해 사용 하는 경우 등은 그야말로 대단히 훌륭한 문화유산의 재활용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현재 문화역 서울 284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즐기는 공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미래를 향한 문화생산의 거점이 되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역사문화의 중심지이자 철로가 가진 네트워크로 연계되는 문화역으로서 대안적이고 볼 때 문화유산의 시간 개념은 나라와 지역의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관 광공사 2013: 6 12 13

실험적인 전시, 공연, 강연, 연구 등 다양한 프로그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 그러나 4 정관헌의 역사문화를 활용한 문화콘텐츠 사례 연구 및 도시재생 활용 방안 문화역 284의 한계는 많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역사적인 문화유산에 현대기술을 접목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문화유산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에 반해 문화역 284는 서 1) 정관헌의 연혁 울역 광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옛 서울역 건물에 공연이나 전시를 단순히 진행만하는 차원의 행사에 머무르기 때문에 방문객들과의 소 통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적극적으로 건물을 재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문 화역 서울 284가 자유롭게 기능을 변형할 수 있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라 강력한 원형 보 존의 원칙을 따르는 지정문화재 사적 제284조 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창희 2015: 26 문 화역 서울 284를 다양하게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정문화재에서 등록문화재로 변경해 야 할 것이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처럼 문화역 서울 284도 더 많은 문화기술과 접목하 여 다양한 방문객을 불러들이는 문화유산으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관헌 문화재청 2004: 296) 은 덕수궁의 건물 중 가장 이른 시기에 건립된 양식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정관헌은 처음에 고종의 연유장소로서 사용하기 위해 건축되었다. 그러 나 건축한 그 다음해인 1901년에 태조의 어진을 모시는 등 연유장소로만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오다 세이고 1938: 47 고종과 그 당시 황태자였던 순종은 정관헌에 나아가 참배 進 饌 와 각종 제사를 드렸다. 헌종의 계비였던 명헌태후의 진찬 7) 을 행하였으며, 고종과 순종의 영정을 그리기도 했고 어진의 표제를 보기도 하였다. 따라서 비교적 사적인 일 들이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서울 600년사나 신문 등의 자료를 통해서 보면 정관헌에 서 고종이 순종과 더불어 커피나 차를 마시는 등 휴식을 취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2) 문화유산 재활용의 문제점 2004: 46-47 대한제국 시기의 많은 화재 속에 살아남았던 정관헌은 일제강점기의 궁궐 파괴와 한 현재 한국의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일련의 문화행사들은 시민들에게 고급 문화예술을 제공하여 문화 복지를 향상시키는 한편 전통음악과 춤, 궁중의례 등 문화유 산의 보전에 유용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인정된다. 그러나 도심 속에서 활발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글로벌 문화공공도시 브 랜드를 지향하기에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첫째, 문화유산마다 차별성이 거의 없고 내용적으로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반복적으 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어떤 것은 서로 다른 단체에서 동시에 같은 컨셉트의 공연물이 제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대부분 한 장소에서 장기간 정기적으로 개최되고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매번 국 전쟁에서도 살아남았다. 덕수궁 속의 중화전이나 함녕전 등 궁궐 속에서도 위계가 높았던 다른 건물들에 비해 덜 중요하게 여겨지면서도 그 명맥을 유지했다. 정관헌이 건물 자체로 문화재로서 인정받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에 들어서야 근 대 건축물 또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문화재로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그 건물의 유지 보존에 대한 정책적 보호가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전까지 정관헌 은 그 자체의 보존보다는 덕수궁의 다른 중요한 전각들에 대한 주변건물로서 여겨졌다. 궁궐의 중요한 전각들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차를 마시는 휴식처가 되기도 하였다. 고 윤일주 교수의 저서에 따르면 내진주 사이에 유리문으로 막아 차를 마시는 곳으 로 이용했다고 한다. 윤일주 1966 그러나 이 수리에 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아이템이 바뀌는 일회성 공연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공연장소를 문화유산이라는 무대로 옮겼다는 환경의 차이 외에 기존의 극장용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발견되지 않는다. 달리 말해서 기존의 공연 프로그램을 조합 나열 한 형태에 그치고 있어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줄 장소자산으로서 5) 기능하는데 미흡하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은 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시재생을 위해 시급히 송희영 2009: 210 개선해야 할 문제들이다. 4) http://www.seoul284.org 참조. 5) 장소자산(place assets)이란 한 장소가 가지고 있는 장소의 요소 중 긍정적 요소 즉 장소의 매 력으로 기능하고 있거나 혹은 잠재성을 가지고 개발하였을 때 매력적으로 판매 될 수 있는 유 무 형의 자원을 의미한다.(kotler, 1993) 6) 덕수궁 정관헌은( 德 壽 宮 靜 觀 軒 ) 1900년경 러시아 건축가 사바찐에 의해 건립된 국내 최초 한양 절충식 이양관이다. 2004년 등록문화제 제82호(등록일 2004년 2월 6일)로 지정되었으나 덕수 궁 내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사적 제124호로 변경되었다. 서울 중구 정동 5-1(덕수궁 내)에 위치 한 건물이다. 건물의 용도는 황제의 연유 장소, 정자의 기능을 하였다. 7) 조선시대 궁중에서 행해지던 잔치로 주인공에게 충과 효의 의미를 담은 음악과 춤, 꽃과 음식, 술 과 글을 예를 갖춰 올리는 자리였다. 14 15

<사진 2> 유리문이 설치된 1970년대 초 정관헌 전경 (출처: 공간 80. 1973년 11월, 12월호) <그림 1> 1998년 04월 28일자 중앙일보 기사 <사진 3> 덕수궁 정관헌 (출처: 덕수궁 전관헌 기록화 조사 보고서) <사진 4> 1998년 궁중 다례의식 중 진다례, 해알림 3호, 1997~1998(좌) <사진 5> 1999년 전국 차인 큰잔치, 해알림 4호, 1999~2000(우) 정관헌의 경우 1992년부터는 거의 해마다 크고 작은 보수공사와 행사들이 있었다. 주변 벤치와 안내판 같은 주변 관람시설들의 정비와 정관헌 자체의 보수공사가 행해졌 다. 1998년의 수리는 대대적인 보수공사였다. 이 공사의 결과가 바로 현재 보이는 정관 헌의 모습이다. 같은 해 6월에는 바닥에 마루를 깔고 커튼, 음향시설을 설치하였다. 커 <표 1> 2008년 덕수궁 정관헌 전통다례 체험행사 (출처: 문화재청) 튼이나 음향시설, 마루바닥 시공 혹은 이후의 정관헌에서 있을 여러 가지 행사를 염두 회차 일자 전통다례시연 강의 1 3월 22일 진다례 고종황제가 사랑한 덕수궁 정관헌에서 행해진 행사는 주로 차茶와 관련한 행사가 많았다. 차 행사는 덕수궁에서 2 4월 19일 접빈사례 정관헌에 생겨진 문양과 상징의 의미 열린 다양한 행사 중의 한가지였다. 정관헌이 주로 차와 관련한 행사가 열린 이유는 정 3 5월 17일 보은다례 세계최고인 조선의 왕세자 교육법 4 6월 21일 생활다례 궁궐 속 사람들의 삶 5 7월 19일 말차다례 궁중연회 무엇이 있는가 를 마셨다고 알려져 있다. 주변의 소나무와 어울려 정관헌은 차 마시기에 좋은 운치를 6 8월 16일 흰연꽃다례 사극에서 오류를 배우다 자아낸다. 한 때 1998년 중앙일보에는 정관헌이 찻집이 된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7 9월 20일 궁중다담회 왕의 하루 8 10월 18일 헌공다례 궁궐건축과 풍수 9 11월 15일 홀로마시는 차 우리 문화속의 세계최고 에 둔 것이다. 관헌의 초기 용도와 관련이 있다. 정관헌은 대한제국 말기에 고종이 순종과 더불어 차 그러나 실제로 카페로 개방된 것은 아니고 덕수궁 행사 시 차와 관련한 행사가 있었을 뿐이다.문화재청 2004: 54-588) 8) 문화재청, 위의 보고서, pp.54-58. 16 17

(2) 한양절충식 이양관 정관헌은 20세기 초반의 역사적 상황과 당시 양식건축을 바라보았던 사상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현존하는 좋은 사례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일련의 양관들이 세워지 던 이 무렵 대한제국은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고종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하여 러시아의 군사력 및 기술을 이용했었다. 러시아인 사바찐은 당시 외국인 자문이 었던 뭴렌도르프의 추천으로 인천해관에 근무하면서 세창양행 및 러시아 공사관, 손탁 <사진 6> 덕수궁 정관헌 전통다례 체험행사(출처: 문화재청) 호텔 등을 설계하였으며 경운궁 내의 양관들도 모두 사바찐의 설계로 추정하고 있다. 윤 일주 1988: 57 사바찐을 포함한 외국인이 설계한 건축물은 대부분 자국의 건축 양식 도 입을 우선으로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정관헌과 같이 외국인들이 설계한 건축에 절충식 2) 정관헌의 역사 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순양식 건축을 할 만한 여건의 미성숙 탓도 있을 것이며, 선교 이념 등과 관련하여 그들의 건축에 대한 (1) 정관헌 설계자 사바찐Afanasy Ivanovich Seredin-Sabatin 정관헌의 설계 당시의 기록은 현재 알려진 바가 없다. 언제 건축되었는지 누가 설계 했는지에 대해 명시된 자료가 없어 다만 추측을 할 뿐이다. 설계 연도는 실록에 등장하 는 기록과 아관파천 등의 정치적인 사건, 그리고 건축적 상황 등을 통해 추정된 것이 다. 설계자 또한 마찬가지다. 그 당시 궁중의 양관 건축을 설계할 수 있었던 사람이 사 바찐 밖에 없었다. 사바찐은 개항 이후 양식 건축이 물밑 듯이 이식된 개화기에 우리나 라에서 활동한 서양인 건축가이다. 1883년에 입국하여 1904년 노일전쟁의 발발로 귀 국하기까지 20년간 한국에 쳬류하였다. 사바찐의 설계로 알려진 대표적인 양식건축물 에는 세창양행사택, 러시아공사관, 독립문, 홈링거 양행 Holme Ringer 사옥, 손탁 호텔 등이 있다. 또한 정관헌을 비롯한 경운궁 내의 양식건축물인 돈덕전, 구성헌, 중명전, 환벽정 문화재청 2004: 60 등도 그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인들의 저항감을 피하려는 의도도 작용했을 것이다. 김정신 1983 특히 정관헌의 경우 최초로 궁궐 안에 건축된 양식 건물로서의 상징성 때문에 절충되어 표현할 필요성이 있 었을 것이다. 한양절충식 건축은 개화기 당시 양식 건축을 할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시기에 서양 의 건축에 대한 한국인들의 저항감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건립된 건축으로 당시 종교 건물뿐만 아니라 일반 주택에서도 개량 한옥 등의 형태로 계속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것은 민간 차원에서의 움직임이었으며 전통 목조 건축들로 이루어진 궁궐에 양식 건 축이 들어온다는 사실은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정관헌은 처음부터 지금과 같 은 용도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하다 현재의 기능으로 전환되었을 것 이다. 정관헌 외관의 전체 구성은 정자라는 용도에 걸맞게 화려하고 다양하게 이루어졌 다. 정관헌은 1900년 건립된 이후 여러 차례의 보수공사를 통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 문화재청 2004: 66 게 되었다. 3) 정관헌의 역사적 의미 內 憂 外 患 정관헌은 이미 잘 알려진 바와 마찬가지로 사회, 정치적으로 내우외환 에 시달 리고 있던 대한제국 시기 덕수궁 내에 최초로 건축된 절충식 궁궐 건축물의 하나이다. 이 건물은 20세기 초 한반도에 서양식 건축가에 의해 서양풍의 건축양식이 우리나라의 문화 토양 속에 어떻게 적응,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실증적인 자료로서 그 가치가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현존하는 정관헌 건물의 실측조사와 기존에 수집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 건물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 고 있다. <사진 7> 세레진 사바찐 (사진제공: 국제한국사협회) 첫째, 양식사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다양한 논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건물 18 19

은 서양건축 양식과 한국의 전통건축 양식을 혼용하여 이 땅에 건축된 최초의 절충식 있다. 다시 말해 사바찐은 이미 대한제국 시대에 글로컬라이제이션 glocalization 현지화 전 궁궐 건물로 볼 수 있다. 정관헌은 본격적으로 서양의 건축양식을 과감하게 도입하여 략을 활용한 것이다. 건축된 최초의 사례이다. 다만 일본 건축 양식의 요소들이 발견되는 것은 이후의 보수 과정에서 변형된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세부적인 장식 수법에서 나타나는 상징적 의의이다. 정관헌에서 가장 두드러지 게 보이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다양한 문양과 서양식 주두의 양식이 채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서양의 건축가가 설계를 하였지만 궁궐에 건축되고 황제가 사용하기 위한 건물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반 근대 건축물에서는 보이지 않은 외진주 주두 상의 이화 문양과 어칸에 장식된 용의 문양은 바로 이러한 특수한 조영 배경을 대변해 준다. 뿐만 아니라 낙양과 난간에 장식된 각종 투각의 문양들은 고종의 무병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것으로서 궁궐 건축에서 자주 사용되던 수법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셋째, 건물이 위치하고 있는 장소성의 의의이다. 이 건물은 본래 고종이 차를 마시기 위한 건물로 건립되었다. 건물의 명칭인 정관헌 靜 觀 軒 이라는 이름에서 표방하고 있는 바 와 마찬가지로 조용한 가운데 차를 즐기며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는 일종의 정자와 같은 역할을 했던 건물이었기 때문에 덕수궁에서는 비교적 지대가 높고 아늑한 곳을 선택하 여 조영되었다. 문화재청 2004 헌 軒 은 원래 비바람막이가 달린 수레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정관헌은 정 정자 의 성격을 갖는 특별한 용도의 건물이다. 김왕직 2007 그러나 이와 같은 건 축사적인 의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관헌은 덕수궁 일원이 1962년 사적으로 지정된 것에 비하면 최근까지도 그다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 다. 그 결과 2004년 2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근대문화재의 보호 정책에 힘입어 등록문 문화재청 2004: 102-104 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정관헌이 덕수궁 내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등록문화재에서 말소되고 사적 제 124호로 변경되었다. 등록문화재란 문화재청장이 문화재보호법 제53조에 의하여 문화 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문화재 9) 가 아닌 문화재 중 등록된 문화재를 말한다. 등록 문화재 제도는 도시적, 사회적 가치가 높지만 국토개발이나 생활양식 변화로 소멸될 위 기에 처한 근대의 건조물을 계승하기 위한 제도다. 등록문화재의 가장 큰 특징은, 소유 자가 못 하나 박을 수 없을 정도로 규제가 엄격한 지정문화재와 달리, 리폼과 내부 수 정이 가능하고 점포 영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유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워 특히 근대문화유산의 보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되 면 설계, 관리비 보조 및 재산세 경감, 상속세 우대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다. 도시재생사업 단 2012: 114-115 문화유산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등록문화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정문화재로 변경 된 정관헌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 <사진 8> 정관헌 외진주 정면(정면 좌측 두 번째 내진주) (출처: 덕수궁 전관헌 기록화 조사 보고서) 정문화재로 변경 되어야 할 것이다. 정관헌은 실측조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보수를 거친 것으로 파악되었다. 건물의 원형보존과 유지관리는 모든 문화재가 안고 있는 과제 이지만 이 건물의 경우는 원형의 파악이 불분명하므로 현재의 상태를 최대한 정상적으 이것은 건축가가 궁궐 내 다른 전각들과의 이질적인 느낌을 완화하고 친밀감 있는 건축물로 만들고자 했던 고심의 결과라고 여겨진다. 그 결과 비록 서양풍의 외관을 가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건물이 완전한 서양식 건물로 다가오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장식에 관한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덕수궁 일대의 다른 건물들 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내진주의 경우는 덕수궁 정관헌의 뒤편에 위치하 고 있는 성공회 성당과 동일한 양식이고, 바닥의 타일은 함녕전과 형태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 건물이 주변 다른 건물의 양식에도 일정 부분 서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로 유지하고 보수해 가면서 다양한 기능으로 재활용할 필요가 있다. 4) 덕수궁 정관헌의 재활용 사례 덕수궁 정관헌을 재활용하여 창조된 기존의 문화콘텐츠 상품 4가지를 분석해 보고 이어서 정관헌이라는 문화유산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갖춘 도시재생 활용방안을 제안 9) 문화유산의 가장 일반화된 법제도적 장치인 지정문화재제도는 문화재보호법, 제3조 원형유지 의 원칙 에 따라 강력한 원형보존의 논리를 바탕으로 문화유산의 진정성을 확보하여 왔다. 20 21

해 보고자 한다. 문화유산 재활용은 되쓰기 나 고쳐 쓰기 라고 말할 수 있다. 되쓰기와 또는 양탕국 으로 불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처음으로 들어온 시기는 대략 고쳐 쓰기는 문화유산이 건축되었던 처음과는 다른 새로운 문화적 시대적 요구에 발맞 1890년 전후로 추정된다. 1896년 2월 21일, 고종은 일본의 위협을 피해 경복궁에서 러 추어 원래 가지고 있는 전통성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활용이 편리하도록 고치거나 수 정하여 원래의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새로운 목적으로 재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장호수 2012: 79 문화유산 활용의 유형은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다. 이른바 아관파천 이후 그는 커피를 즐겼다고 한다. 그러나 고종에게 정관헌은 아픔의 현장이기도 하다. 1898년에 발생한 커피독살 미수사건 탓이 다. 그해 9월 12일, 러시아 통역관 김홍륙이 유배를 떠나기 전 고종의 커피에 독을 넣은 것이다. 맛의 이상을 느낀 고종은 미량만 마셔 화를 면했으나 황태자 순종 는 벌컥 들이켜 첫째, 전용형 활용: 용도를 전용해 활용하는 경우 둘째, 부활형 활용: 예전의 사용방식을 부활시키는 경우 셋째, 계속형 활용: 계속적으로 같은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신창희 2015: 48 넷째, 관람형 활용: 한시적으로 이벤트에 활용하거나 공개하는 경우 지능이 상했음은 물론 생식기능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金 鴻 陸 毒 茶 事 件 <그림 2>를 보면 독립신문에 수록된 김홍륙 의 독차사건, Coffee Poisoning 관 련기사가 나온다. 여기에는 그저께 밤에 황상폐하와 황태자전하께서 카피차 진어하신 후에 라고 하여 커피 를 카피차 라고 표기하고 있는 대목이 눈에 띈다. 이 기사는 궁중 내에서 서양식 요리와 커피 음용이 그만큼 일상화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 문 (1) 전용형 활용 - 영화 <가비> 화콘텐츠닷컴 2007 정관헌의 기존 용도를 완전히 변형하여 다른 기능으로 사용하는 활용이 바로 전용형 활용이다. 그 대표적인 문화콘텐츠가 바로 영화 <가비>이다. 영화 <가비>는 정관헌의 스토리텔링을 활용하여 재창조한 문화콘텐츠다. 이 영화는 김탁환의 소설 노서아 가 비 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노서아 가비 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은 고종독살 음모사건 이라는 사실에 상상력이라는 허구를 더 해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킨 소설이다. 개화기 조선을 배경으로 고종에게 매일 최고의 커피를 올리는 여자 바리스타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유쾌한 사 기극인 이 소설을 모티브로 하여 새로운 영화 <가비>는 탄생했다. <그림 2> <독립신문> 1898년 9월 14일자 고종 암살 작전을 두고 벌어지는 스릴에 액션 로맨스를 가미한 이 영화는 정치적인 고립상태에 있던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기까지의 역사적인 사실도 덧붙여 재미를 추구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잘 섞이지 못해 관객들의 시선 을 사로잡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심리 묘사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 <사진 9> 영화 <가비> (출처: http://movie.naver.com/movie) 다. 김탁환의 또 다른 소설 열녀문의 비밀 을 시나리오로 재창조해 흥행에 성공한 <조 선명탐정: 각시 투구 꽃의 비밀>처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유머와 재치 넘치는 구 가비 加 比 는 커피 Coffee 의 영어 발음을 따서 부른 고어 古 語 로, 조선시대에는 가비차 22 23

성이 아쉽다. 10) 하지만 영화 <가비>를 통해 정관헌의 활용 가치는 상승했다. 영화 <가 토리가 많다. 이런 스토리들을 개발하여 문화콘텐츠로 전환할 때 그 문화콘텐츠를 통해 비>를 시작으로 정관헌을 완전히 다른 기능인 영화관으로 재활용 하는 것도 하나의 방 관광뿐만 아니라 많은 일자리 창출, 다양한 경로의 이익창출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새 법이 될 수 있다. 덕수궁 정관헌 영화제 와 같은 행사를 기획하여 현대인들이 관심을 로운 도시재생 전략이 수립될 수 있다. 12) 가지는 영화를 문화콘텐츠로 내세운다면 정관헌의 재활용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정관헌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력과 도시브랜드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고종 황제와 커피, 대한제국의 스토리는 무궁무진하다. 이런 무한한 역사문화에 다양한 상상 력을 더하여 얼마든지 새로운 영화, 드라마, 문화콘텐츠의 재창조가 가능하다. (2) 부활형 활용-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정관헌의 예전 기능을 다시 부활시켜 사용하는 문화유산 재활용 방식이 바로 부활형 활용이다. 그 대표적인 문화콘텐츠가 바로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재현행사이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재현행사를 덕수궁 정관헌 에서 개최했다.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재현행사는 대한제국 시기 외교 상황을 연 극으로 재구성하여 생생하게 역사의 한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재현한 행사이다. 이 행사 는 고종이 광무황제로 즉위한 1897년부터 1910년 한일병합조약까지 약 10년 동안 외 국공사들과의 접견을 통해 자주적인 외교를 하여 조선의 정통성은 지키면서 서양문물 <사진 10>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출처: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을 받아들여 더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고종황제의 의지를 담고 있다. 대한제국 외국 공사 접견례는 승정원일기, 구한국외교문서, 대한예전, 예식장정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대한제국 시기 외교사절들이 황제를 접견하는 의례와 접견 후에 이루어지는 연회를 고 증해 재연한 것이다. 자주적 근대국가로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했던 고종의 노력을 접견례라는 상징적인 의례 안에서 표현한 행사이다. 고종황제를 접견한 외국 공 사들과 문무백관들이 연회를 즐기는 모습과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는 서양식 군악대의 劍 舞 연주와 검무 도 재현되었다. 11) 조선은 1876년에 일본과 수호조규를 맺으면서 개항한 후 서양 각국과 차례로 근대식 외교관계를 시작했다.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의 순 서로 조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형성된 외교 관계로 인해 외교 대상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중국의 사신으로 제한되었던 개항 이전과 달리 서양외교관들이 새롭게 국빈 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외교 의례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조 선과 외교를 맺은 서양 각국은 동양의 예법이 허용되지 않는 권역이었기 때문에 동양권 에 속하는 중국이나 일본의 사신을 접견했을 때 행했던 규례를 서양 사신에게 적용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처럼 정관헌에는 다양한 역사문화 스 (3) 계속형 활용-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과거 정관헌은 고종황제가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던 카페와 같은 정자였다. 이 런 카페의 기능을 계속적으로 활용하여 현대시대에 맞게 재창조한 문화콘텐츠가 바로 靜 觀 軒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이다. 덕수궁에서 대중과 자주 만나는 곳은 정관헌 이다. 이름 그대로 조용히 생각에 잠기는 곳이다. 이미 입식생활에 익숙한 고종은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연회를 즐겼다. 요즘 이곳에서 커피 관련 행사가 많이 열린다. 스타벅스 후원 행사도 이곳에서 자주 열린다. 정관헌에서 우리나라 커피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보 는 것이다. (주)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문화재청 덕수궁 관리소의 고궁 야간문화행사 인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를 후원하고 있다.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는 고종 황제 가 커피와 함께 연회와 휴식을 즐겼던 덕수궁 정관헌에서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무료커 피를 마시면서 문화계 유명인사의 주제별 강연을 듣는 행사이다. 그동안 국악인 박애리 씨가 얼쑤, 우리가락 을 주제로 우리의 소리가 지닌 고유의 멋과 흥에 대하여 전하였고 기록 펜화가 김영택 씨가 펜화로 보는 한양도성의 문루 라는 강연을 통해 한국 건축문 10)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5898774&co de=13200000) 11) 노컷뉴스, 덕수궁서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재현, 2015년 10월 2일자. 12) 한국문화재재단(http://www.chf.or.kr) 참조. 24 25

화재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강의를 선사하였다. 또한 칼럼니스트 조용헌 씨 (4) 관람형 활용-덕수궁 풍류 가 한국 명문가의 선비 정신 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명문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며 정관헌의 원래 기능은 아니지만 한시적으로 이벤트에 활용하여 재창조한 문화콘텐 영화 은교 의 원작자인 소설가 박범신 씨가 작가의 봄 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명사들의 강연이 진행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강연은 주 제별 강연과 청중들이 함께하는 대화의 시간으로 구성된다. 강연 후 강사의 저서나 음반 등을 가져오는 청중을 위한 친필 사인회도 진행된다. 행 사 시작 전 모든 방문객들은 스타벅스 바리스타들이 제공하는 커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스타벅스는 문화재청의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기업으로 2009년부터 13번째 매년 봄과 가을에 펼쳐지는 이 행사를 후원해오고 있다.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관객 들을 위해 정관헌 마당에 설치된 대형화면으로 야외에서 강연을 볼 수도 있다. 13) 이처 럼 정관헌이라는 정자에 현대식 문화기술을 접목하여 동양문화와 서양문화의 절충뿐 만 아니라 과거와 현대의 절충을 통해 새로운 문화 사랑방 카페와 야외카페로서의 기능 을 살려 재활용 하는 것도 도시재생 전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츠가 바로 덕수궁 풍류 이다. 덕수궁 풍류는 2010년부터 시작한 야간 국악공연이다. 이 공연은 기품 있는 고궁 야간 문화콘텐츠를 활성화하여 이를 문화콘텐츠 상품으로 발 전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이 행사는 우리나라 궁궐 중 유일하게 상시 야간개방을 하는 歌 舞 樂 덕수궁에서 정기적으로 펼쳐지는 한국 전통 가 무 악 공연이다. 그동안 거문고 산 조, 비나리, 판소리, 태평무 등의 공연이 덕수궁에서 펼쳐졌다. 궁궐의 아름다운 야경과 전통 국악, 그리고 무용이 어우러진 덕수궁 풍류 공연은 각박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 에게 휴식 시간과 품격 있는 고궁의 야간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고종황제의 휴 식 공간이었던 덕수궁 정관헌에서 펼쳐지는 덕수궁 풍류 는 우리 국악의 소리 가락 마 당 등이 도심 속 특별한 경험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즐거운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제공 하는 문화콘텐츠이다. 14) 전통과 근대가 어우러진 덕수궁 정관헌에서 덕수궁 풍류 와 같은 다양한 문화의 공유를 통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공연장으로 덕수궁 정 관헌을 재활용 할 때 정관헌은 글로컬문화콘텐츠로 무장한 도시재생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 <그림 3>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출처: http://www.deoksugung.go.kr) <그림 4> 덕수궁 풍류 (출처: http://www.deoksugung.go.kr) 13)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437185&code=6114111 1&cp=nv) 14) 출처: (http://www.deoksugung.go.kr) 26 27

이 외에도 덕수궁 정관헌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행사가 많다. 문화재청에서는 지난 2010년 9월 10일~9월 12일까지 3일 동안 덕수궁에서 제4회 2010 문화유산 스토리텔 링 축제 를 개최하였다. 이 축제에서는 대한제국의 상징이었던 덕수궁을 배경으로, 고 종황제와 대한제국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주제로 설정했으며, 주요 프로그램 으로는 덕수궁에 커피, 전화, 조명 등 새로운 근대문물이 들어올 당시의 이야기들을 소 개한 문화유산 스토리텔링 전시회, 궁, 근대와 만나다 와 대한제국 시기, 고종황제의 마지막 광대 박춘재에 대한 이야기와 마지막 변사 신출옹의 해설과 함께하는 검사와 <사진 12> 덕수궁 정관헌에서 열린 숙명여대 가야금 연주단과 개막식 행사장 전경(출처: 문화재청) 여선생, 박해미 등 뮤지컬 가수들의 공연이 가을밤을 수놓은 덕수궁 스토리텔링 콘서 트 등이 있다. 위의 문화콘텐츠들은 정관헌의 역사적 배경을 통해 실제적인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아울러 외국공사가 황제를 알현하는 장면을 재현하는 100년 전 덕수궁 속으로의 여 행, 오정해와 무형문화유산들이 펼치는 풍류 한마당 스토리텔링으로 만나는 무형문 화유산, 각 지역 문화유산에 얽힌 스토리텔링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내 고 장 문화유산 스토리텔링 전시, 추억의 무성영화 상영, 판소리, 부채춤, 우리 전통문화 를 접목한 국내 최고 비보이팀T.I.P의 공연 비보이, 문화유산을 만나다 등이 진행되었 다. 문화유산에 관련된 수많은 스토리를 찾아 그 속에 담긴 선조들의 역사와 문화를 후 손들에게 전하고, 이를 통해 문화유산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연출하는 행사 인 문화유산 스토리텔링이 더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허구를 가미하여 비극적인 운명 속에 살아야 했던 고종과 순종의 아픔과 상처를 드라마 틱한 스토리가 남겨진 역사적 공간에서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문화 콘텐츠 개발에 다양함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공공도 시 조성을 위한 연구에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 덕수궁 정관헌과 연관이 깊은 역 사적 사실에서 스토리텔링적 요소를 추출하여 현대적인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있 는 문화상품들을 단발성 행사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활용하여 도시재생사업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15) 5) 정관헌의 보존 및 도시재생 활용방안 향후 정관헌의 활용방안은 계속적 활용을 통해 과거 덕수궁의 궁원관리사무소에서 주관하던 다례 행사와 같은 차와 관련된 행사를 통한 카페 공간으로서의 활용, 또는 전 용형 활용을 통해 관련 자료의 전시와 같은 전시장으로서의 문화행사가 권장할 만한 사 항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건물의 원형에 대한 문제는 현재 확보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 아 단정을 지을 수는 없으나 적어도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형태였을 가능성이 많다. 따 라서 정관헌의 원형복원 모형을 다양하게 만들어 관람형 활용을 통한 내부공간을 박물 관으로 활용하는 것도 건물의 역사를 회고하는 좋은 교육적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부활형 활용을 통해 이 건물의 기능을 이해시키기 위 해 관람자들이 직접 내부로 들어와 실제 공간의 특성뿐만 아니라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와 같은 체험을 직접 의상을 입고 연기를 하면서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제 <사진 11> 덕수궁 정관헌에서 열린 2010 문화유산 스토리텔링 축제 개막행사 '황제의 귀환아관파천' 축하연이 펼쳐지기 전 광경. 고종황제로 분한 뮤지컬 배우 서영주씨 (출처: 문화재청) 공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대부분의 궁궐 문화재가 외부에서 바라 만 보는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 건물 하나만이라도 보다 실질적인 측면에서 접근 하여 그 용도를 체험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문화재청 2004: 104-105 정관헌이라는 문화 유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방문할 때 그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어 도시의 브 랜드를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15) 출처: (http://www.cha.go.kr) 28 29

정관헌은 2004년 등록문화재 제82호로 지정 되었다가 덕수궁 내에 있다는 이유로 5 결론 2008년 6월 23일 덕수궁 내 사적 제124호로 변경되었다. 등록문화재는 근 현대 시기에 형성된 건조물 또는 기념이 될 만한 시설물 형태의 근대문화유산 중에서 보존 및 활용 을 위한 조치가 특히 필요한 것으로 최근에 개발과 함께 사라져 가는 개화기 이후의 근 대 유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 예로는 남대문로 한국전력 사옥, 화동 구 舊 舊 경기고교, 태평로 구 국회의사당, 정동 이화여고 심슨기념관, 충북 영동 노근리 쌍 굴다리 등을 들 수 있다.(서정호 2008) 지정문화재는 함부로 변형을 하기 어려운 반면 등록문화재는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다. 현재 등록문화재에서 지정문화재로 변경된 정관헌은 다양한 기능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정관헌을 지정 문화재에서 등록문화재로 다시 변경해야 다양한 재활용이 가능하다. 덕수궁 정관헌에서 행해지는 기존의 4가지 유형별 문화콘텐츠를 더욱 발전시켜 다양 한 문화콘텐츠를 재창조한다면 정관헌의 활용도는 더욱 많아질 것이고 문화유산의 가 치도 높아질 것이다. 정관헌을 통하여 더 많은 서울시민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발 걸음도 잦아진다면 이를 통해 서울시 정동의 도시재생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서울시 중구 정동이라는 지역이 정관헌의 활용도에 따라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생산되고 소비 되는 역사문화지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개항기 외국인 선교사, 공관원, 상인들이 洋 人 村 많이 거주하여 양인촌 이라 불리기도 했던 덕수궁 정동지역을 중심으로 역사문화 지구 테마로 개발한다면 더 많은 문화유산의 재활용을 통해 서울의 도시재생은 순조롭 게 진행될 것이다. 정동일대 근현대문화유산의 종류는 아래 <표 2> 신창희 2015: 66 를 통 해 알 수 있다. 런던에서 서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도시 배스 bath 는 이름 그대로 목욕 을 의미하는 어원을 갖고 있다. 영국을 점령한 로마인들이 배스 지역에서 솟아나는 물 이 최고의 온천수임을 알아차리고 이곳에 온천휴양지를 조성한 후에 배스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도시 전체를 온천으로 간주한 셈이다. 배스는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 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의 보물 창고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로마 시대의 유적뿐만 아니라 이후에 지어진 건물들이 겹겹이 역사를 만들었고 오늘날까지 훌륭하게 유지되 고 있다. 배스에서 100년쯤 된 건물은 오래되었다고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울 정도다. 더군다나 도시 전체에서 새로 지은 건물을 구경하는 일은 그야말로 신선한 경험으로 여 겨질 정도다. 배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도시를 빼곡하게 채운 오래된 건 물들에 탄성을 연발한다. 건물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다는 표현 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수백 년은 기본이고 천 년이 넘는 건물까지 종종 볼 수 있으니 탄성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오래된 건물의 대부분이 관광지나 박 물관으로만 보호,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일부로 여전히 사용된다는 사실이 다. 마치 문화재를 방불케 하는 고전 건물들에서 여전히 사람들이 거주하고 생활을 하 고 있다. 현대의 삶을 담은 고전 도시, 배스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생활사 박물관이라 김정후 2013: 322-323 부를 만하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서로 대치되지 않고 조화롭게 어울려 만 들어내는 도시재생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해도 여전히 아 날로그적인 것들이 도시를 대표한다. 서양의 역사문화 보존의 흐름을 보아도 초기에 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 건물 중심의 단일 대상물 보존이 중심이었으나, 그 이후에는 보 <표 2> 정동 일대 근현대문화유산 명칭 시대 문화재 현황 서울시립미술관 근현대(1928년, 1988년) 등록문화재 제237호 정동교회 근대(1896년) 사적 제256호 정동극장 현대(1995년) 이화여고 심슨기념관 근현대(1915년, 1960년) 등록문화재 제3호 덕수궁 중명전 근대(1901년) 사적 제124호 구 미국공사관 근대(1883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32호 구 러시아공사관 근대(1890년) 사적 제253호 존되는 건물의 종류와 범위가 증가하며 보존되는 건물의 특성을 유지하되 내부 개수 나 증축 등 어느 정도는 변화를 허용하는 보전으로 변화한 것을 알 수 있다. 도시재생사업 단 2012: 10-11 이와 같은 문화유산의 리모델링을 통한 재활용이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유산은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예술 창조에 필요한 상상력과 영감을 제공하는 중 요한 의미를 갖는다. 문화유산에 잠재된 역사적 의미와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연구, 발굴하여 문화유산의 참신성과 장소적 자산이 공존하는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는 노 력을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컬 도시재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송 희영 2009: 197-198 30 31

도시재생 관점에서 본 이천시의 문화정책과 전망 참고 문헌 - 유네스코 창의도시 사업을 중심으로 강혁(1982), 건축사의 접근 방식과 해석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김성철 외(2007), 컨버전스 2.0과 비즈니스, 삼성경제연구소. 김정동(2000), 남아있는 역사, 사라지는 건축물, 대원사. 김주상(2001), 문화재의 보존과 복원, 책세상. 정민채(한국외대) 김정신(1983), 초기 한국 성당건축의 토착화에 관한 연구, 건축사. 김정후(2013),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돌베게. 도시재생사업단(2012),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도시재생 이야기, 한울 아카데미. 문화재청(2004), 덕수궁 전관헌 기록화 조사 보고서. 문화콘텐츠닷컴(2007), 문화 원형 백과 구한말 외국인 공간/정동, 한국콘텐츠진흥원. 서정렬 김현아(2009), 도시는 브랜드다: 랜드마크에서 퓨처마크로, 삼성경제연구소. 사카이 겐이치(1998), 어메니티, 김해창 옮김, 따님. 서울연구원(2014), 2030 서울 문화 플랜 수립을 위한 기본연구. 수원시(2008),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전통문화관광자원화 프로그램 개발. 송하엽(2014), 랜드마크: 도시들 경쟁하다, 효형출판. 송희영(2009), 역사문화공간을 활용한 공연 콘텐츠 기획 사례 연구, 글로벌문화콘텐츠, 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신창희(2015), 근현대문화유산의 활용방안 연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이근도(2004), 경희궁의 복원과 역사산책, 수서원. 오다 세이고(1938), 小 田 省 吾, 덕수궁사. 윤인석(1989), 개방시대에 가져보는 우리의 가까운 과거, 꾸밈. 윤일주(1966), 한국양식건축 80년사, 태연문화사. (1988), 한국 근대건축사 연구, 기문당. (1988), 한국 근대건축사 연구, 경운궁의 양관건축에 대하여, 기문당. 장호수(2012), 문화재 보존활용론. 노컷뉴스, 덕수궁서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재현, 2015. 10. 2일자. 덕수궁 www.deoksugung.go.kr 문화역서울 284 www.seoul284.org 문화재청 www.cha.go.kr 하이서울패스티벌 www.hiseoulfest.org Abstract For successful urban regeneration, the excavation of city identity should be preceded. It s going to induce citizens active participation that based on the excavated city identity and need to establish regeneration strategies and policies. Today, medium-and-small cities around the world have adopted strategy to be creative city. As a result, The Creative Cities Network of UNESCO's cultural program was launched on October 2004. This program s goal is to promote cooperation between the cities that adopted creativity as one of the strategic elements for sustainable urban development. Through the program, It can increase worldwide cultural diversity. Also, it aims to cooperate common goals to develop local creative industries, sustainable urban development and worldwide conspiration. Ichoen was selected as creative city of craft and folkart at first in Korea on 2010, getting the credit of cultural events contribution to cultral developments being city of ceramics. This city had experieces to held the events related pottery industires; Gyeonggi International Ceramic Biennale, International Sculpture Symposium Icheon, and Icheon Ceramic Festival. In this paper, we want to conduct ciritical study whether Icheon established its position as creative city with cultural policies that are consistent to the urban identity. Especially, we want to compare with Icheon and Kanazawa, which is global craft creative city. It is focused on certain points that attempt to recover their energy and increase incoming population in small-and-medium local cities. Keywords urban regeneration, urban identity, creative city, Icheon, craft, ceramic, creativity 32 33

시와 차별화 시킬 수 있는 핵심요소로서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발굴하고 그것이 지역 1 서론 민들의 삶까지 미치도록 잘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할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도시재생 전략으로서 창의도시 creative city 개념이 대두되면서, 세계 곳곳의 여러 중소도시에서 도시재생을 위한 창의도시로의 전환을 모색한 바 있다. 이천시의 경우 2010년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정책을 통해 도 시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특히 도자문화도시 를 표방하며 국내 명 실상부한 도자기의 도시로서의 위상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천시가 위치한 경기도 동부지역은 수도권정비계획상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되어 이를 위해 우선 2장에서는 도시재생의 역사와 더불어 해당 용어의 특징을 살펴볼 것 이며, 3장에서는 이천시의 창의도시 정책 현황을 진단하여 어떠한 점이 보완되어야 하 는지를 살핀다. 특히 4장에서는 이천시처럼 공예분야에 특화되어 있으면서도 세계적인 창의도시로 자리 잡은 가나자와시의 문화적 특징을 밝혀, 이천을 비롯한 지방 중소도시 가 활력을 찾고 새로운 유입인구를 증가시키는데 어떠한 점이 감안되어야 하는지 제언 한다. 있을 뿐만 아니라 팔당상수원보호지역 환경오염방지를 위한 규제로 개발이 억제되어 공장 등의 설립이 불가한 지역이다. 때문에 공해 없는 청정산업 이외에는 지역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기 어려우며, 이에 따라 경제 산업이 상당히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 다. 라휘문 외 2008: 13-14 따라서 이천시는 환경보전을 위해 대규모의 산업을 유치하기보 2 도시재생전략으로서 창의도시Creative City 1) 창의 創 意 도시와 창조 創 造 도시 다는 문화와 관련된 창의산업의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흔히 이천시는 도시 내 농촌 지역의 비율이 높아 쌀을 주산물로 한 농산물의 도시 로 일컬어져왔으나, 현대에 들어서는 도자기의 도시 로 그 위상을 재정립하고 있다. 1) 전 술한 자연보호의 난점 을 지닌 이천시의 입장에서 농산물보다는 도자기의 도시 로서 이천시를 재브랜딩하고, 이를 중심으로 창의산업을 구성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도시재 생전략이었을 것이라 추측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노력들이 인프라와 하드웨어 적인 측면에 집중되어 있는 바, 문화적인 측면을 고양시키기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 해 보인다. 본 논문은 위와 같은 관점 아래 도시재생 관점에서 본 이천시의 문화정책과 전망 이 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창의도시인 이천시가 창의도시로의 성공적 전환을 이루었는지 점검하고, 그에 따라 어떠한 문화정책을 시행해야 하는지 제언하고자 한다. 아울러 유 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된 지 5년여가 지난 지금, 이천시는 유네스코에 멤버십 모니터 링 보고서 Membership Monitoring Report 2) 제출을 목전에 앞두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이 천시가 도시재생을 위해 창의도시로의 전환을 도모한 이후의 현황을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창의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도시의 역사와 전통에 기반을 둔 그 도시만 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는 찰스 랜드리 Charles Landry 의 주장에 따라, 이천시가 다른 도 도시재생전략으로서 활용되는 creative city 는 각각 창조도시 와 창의도시 로 번 佐 々 木 雅 幸 역되는 경향으로 나뉜다. 오사카 시립대 교수인 사사키 마사유키 가 1997년에 創 造 都 市 の 経 済 学 창조도시의 경제학 을 출간하고, 현 정부가 창조경제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creative 를 창조 로 번역하는 경향 전택수 2013: 362 이 학계에 확산되었다. 3) 마사 유키는 창조도시란, 시민의 창조활동의 자유로운 발휘에 기반을 둔, 문화와 산업이 풍 부한 창조성과 동시에 탈대량생산의 혁신적이고 유연한 도시경제 시스템을 갖추고, 세 계적인 환경문제와 또는 지역 사회문제에 대해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창 조의 장이 풍부한 도시 라고 정의한 바 있다. 사사키 마사유키 2010: 35 재인용 그러나 전택 수는 creative 를 창조 라 번역할 시 이는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 및 상품의 수출 증대 와 같은 경제적 효과 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창의 라 번역할 시에는 창의성의 중요 원 천인 문화예술 에 초점을 둔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전택수 2013: 363 그의 견 해에 따르면 창조도시라는 용어는 영국의 창조경제 creative economy 에 근본을 두었으나, 創 造 創 意 creative에는 동양어의 창조 와 창의 개념이 혼재된 바 전택수 2013: 347 이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술한 용어의 한자어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창조는 무언가를 새로이 건설하거나 지 을 때 주로 사용되어 보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역점을 두는 반면, 창의는 새로운 의견 1) 오히려 역사적으로만 보자면 세조(1490년경) 때부터 조선왕실의 백자가 생산된 경기도 광주를 도자기의 도시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천과 인접한 여주는 옛날부터 품질 좋은 고령토의 산출지로 유명하며, 한국 생활도자기의 약 60%를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서 오랜 도자역사와 함 께 한국 생활도자기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2) 유네스코 네트워크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경험을 발굴 및 실행하는 것이 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일본 가나자와에서 열린 제9회 유네스코 연례회의에서는 멤버십 모니 터링 가이드라인(Membership Monitoring Guidelines)이 수립되었다. 이에 따라 회원도시들 은 각각 창의도시로 제정된 그 다음 해부터 4년에 한 번씩 모니터링 보고서를 제출해야한다. 이 보고서는 운영그룹이 차년도 연례회의에서 가이드라인에 기초하여 평가한다. 이나 의미를 지칭할 때 사용되어 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 역점을 두는 용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 유네스코에서도 창조도시 대신 창의도시 라는 명칭을 쓰고 있 는 바, 이는 해당 기관이 주창하는 세계 문화산업의 창의적, 사회적 가능성을 확장하기 3) 실제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학술연구정보서비스 RISS에서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창조도시 가 1,021건인 반면에 창의도시는 275건에 그치고 있다. 34 35

위한 목적 에 부합하는 번역어로 창의 가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4) 따라서 본 로 인한 불황이 발생하여, 세계도시는 더 이상 도시재생의 대안으로 제 기능을 다하지 논문에서는 도시재생전략으로서 creative city 개념을 논할 때, 개인의 창의성과 문화 못하게 되었다. 예술에 중점을 둔 창의도시 라는 번역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사용하기로 한 다. 5) 이 같은 창의도시로의 전환을 모색할 시 지역의 본질적인 특색은 무시한 채 눈에 띄 는 성공사례의 외적인 요인만 벤치마킹하고, 즉각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관광 및 축제 에만 역점을 두는 등 지역의 문화를 질적으로 저하시키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치적에 집중한 단편적 정책은 지역 내의 구성원을 단순히 관광 객과 사업가, 그리고 투자자 유치의 수단으로 전락시켜, 오히려 그들이 지닌 지역에 대 한 애정을 반감시키고 지역을 떠나게 만들어 장기적인 도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Andy C. Pratt 2008: 16 이는 앞서 서술한 바 있는 창의도시 와 창조도시 개념 간의 차이점을 간 과하여 본 지역의 특색에 대한 깊은 탐구가 수반되지 못한 채 경제 활성화에만 치중하 여 발생한 부정적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지역 문화의 질적 하락을 막고 장기적 도시재생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창의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도시 정체성 city identities 의 발굴이 선행되어야 하며, 시민과의 연계를 통해 도시 정체성과 지역민의 의지가 서로 일치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즉, 특정 도시가 도시재생에 기반을 둔 창의도시 로의 전환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고유의 도시 정체성을 바탕으로 문화창의산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 를 도모해야 하는 것이다. 이후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개념이 바로 창의도시 이다. 국제적인 경제 활동과 그 영향력에 따라서 순위가 매겨지는 세계도시는 대도시 이외의 중소도시의 발전을 가 로막는 측면이 있다. 반면 창의도시는 도시의 몸집 불리기와 등수 매기기보다는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을 증진시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혁신적인 경제 모델을 통해 새로 운 경제 기반을 다지고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등 보다 지속가능한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서 자리매김하여 사람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이러한 창의도시 개념의 선구자로는 영국의 도시계획가 찰스 랜드리와 미국의 경제 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Richard Florida 가 있다. 두 선구자 모두 창의도시 의 기준으로 창의 적 인재의 아이디어와 창의산업의 역동성을 강조하나, 각각 차이점 또한 존재한다. 랜 드리는 지역의 고유 문화유산과 전통을 새로운 아이디어에 접목시킨 유럽의 중소도시 들을 창의도시로서의 주된 사례로 언급한다. 반면 플로리다의 경우 하이테크 지수 hi-tech index 와 보헤미안 지수 bohemian index 등을 예로 들며 창의계층을 응집시켜 창의자본을 형 성할 수 있는 곳 을 창의도시라 말한다. 따라서 랜드리는 창의도시로의 전환 시, 보다 지역고유의 문화와 그것을 창의적으로 발전시킬 관료적 행정의 제거에 역점을 두고 있 으며, 플로리다는 창의계급과 창의자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산업 창출을 중시한다. 정 성훈 2012: 388-390 본 논문에서 도시재생전략으로서 창의도시 개념에 주목하는 이유는 랜드리와 플 2)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전략의 모색 로리다가 주장한 바와 같이 창의도시가 지역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발굴하고, 타 지 역의 창의계층 유입을 유도하여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이를 기반으로 정책 주체 1970년대 뉴욕과 런던 등 주요 대도시에서 일어나는 인구의 감소, 도시의 공동화, 대 逆 량 실업 및 경제 침체 등 역 도시화 현상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80년대에 도시재생방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초기에 주목받은 것은 국제적인 금융 성황을 배경으로, 뉴욕과 런던의 경기가 호전되면서 그와 같이 경제 금융의 주도권을 독점하던 대도시를 벤치마킹하여 재생하는 세계도시 world city 개념이었다. 그러나 세계 도시는 급등한 토지가격과 임대료, 업무기능이 도심으로 과도하게 몰리고 환경이 파괴 되는 등의 현상으로 인해 시민들이 살기 어려운 도시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되었다. 한편으로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세계도시가 곧 세계문화의 중심이자 보편성의 집적된 곳이라는 관념이 고착되어 지역의 문화적 개성을 말살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 와 지역민이 상생 가능한 경제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 있다. 특히 랜드리의 의견에 따 르면 역사적으로 창의성은 언제나 도시의 젖줄 역할을 했으며, 도시는 늘 시장과 교역 및 생산의 장을 유지시키는데 있어서도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창출하는 창의성을 필요 로 했다. Charles Landry, Franco Bianchini, 1995: 11 이처럼 창의도시로의 전환은 금융과 대량생 산, 대량소비에 의존하던 기존의 경제 체제에서 탈피하여 혁신적인 경제 기반을 만들어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시켜 세계의 문화다 양성에도 기여한다. 때문에 도시재생전략으로서 창의도시는 지역 고유의 문화 정체성 을 토대로 지역민들의 장소 애착을 증진시키고, 살기 좋은 도시 로서 지역의 경제 활성 화를 도모하여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대안적이자 지속가능한 전략이라 하겠다. 다. 그리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뉴욕과 런던, 도쿄에 금융 및 부동산 시장의 거품붕괴 3 창의도시로서 이천시의 변화와 현재 4) 다음의 URL을 참조. (www.unesco.or.kr/about/side_02.asp 검색일자: 2015.12.17) 5) 다만 인용문에 창조도시 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 2004년 10월, 창의성을 지속가능 도시개발의 전략적 요소 중 하나로 삼는 도시들 간 36 37

의 협력을 촉진하여 세계문화다양성을 증진시키고자 유네스코 UNESCO 의 문화프로그램 하면서 부상하기 시작한다. 1960년대 이전에는 이천시에 설립된 가마소가 2개에 불과 인 창의도시 네트워크 The Creative Cities Network 가 출범한 바 있다. 6)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하였으나, 1976년 이후 약 73개의 가마소가 새롭게 문을 열었으며, 1980년대와 1990 에 따르면 창의도시 네트워크 는 1 문화활동, 문화상품, 문화서비스의 창조, 생산, 배 포를 강화하고, 2 문화생산자와 문화전문가를 위한 기회의 장을 넓혀 창의성과 혁신성 의 허브를 발전시키고, 3 특히 취약 집단 및 개인을 위한 문화생활의 접근 및 참여도를 증대시키며, 4 문화 및 창의성을 지속가능 개발계획에 완전히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년대를 거치면서 380여개를 헤아리는 대규모 도예단지로 성장하여, 명실상부한 우리 나라 대표적인 도자기 생산지로 자리매김하였다. 노민택 2005: 25-28 환경보호를 위한 정 부 규제로 인해 공장 등의 설립이 불가하여 경기가 침체되어있던 농촌 지역 이천시는, 이제 도자문화도시로 표방하며 문화중심도시로 거듭나고자 하고 있다. 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창의산업 분야의 소규모 회사들의 사업역량 및 창의 1) 이천시의 문화 정체성 발굴 및 활용 적 잠재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협력에 주안점을 두고 이를 강 조하고 있다. 또한 동 네트워크를 통한 개도국 문화산업의 국제시장 진입 등을 장려하 며,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현대미술 패션 공예 음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 과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가입한 회원 도시들은 도시 간 경험 지 식 자원을 공유하고 각 도시의 고유한 문화자산과 사업을 유네스코를 통해 국제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할 수 있다. 김태영 2014: 64-66 현재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문 학 영화 음악 공예와 민속예술 디자인 미디어예술 음식 등 7개 분야로 구분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서울 이천 전주 광주 부산을 포함한 영국 에든버러, 미국 산타페, 이탈리아 볼 로냐, 독일 베를린, 프랑스 리옹, 중국 청두 등 총 32개국 69개 도시가 가입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 서울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디자인 분야, 이천시가 공 예와 민속예술 분야, 2012년 전주시가 음식 분야, 2014년 광주시와 부산시가 각각 미 디어아트 분야와 영화 분야의 창의도시로 가입하였다. 현재 국내 다른 도시들도 유네스 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경남 지역의 진주, 통영, 안동 등이 관련 계획 수립과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천 시는 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 와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이천도자기축제 등 관 련 행사들을 꾸준히 개최하고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한 것을 인정받아 한국 최초로 2010 년 7월 20일, 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의 창의도시로 선정되었다. 이천에서 자기가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효양산과 장동리, 설봉산 성 등에서 출토된 유물로 미루어볼 때 최소한 청동기 시대부터 토기가 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천시의 자기 제작을 뒷받침만할 명확한 근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중종 25년 1530년 에 간행된 신중동국여지승람 에는 이천도호부의 특산물로 백옥과 함께 도기를 꼽은 기록이 존재한다. 이천시의 도자기 생산지로서의 위상은 1960년대 한국조형문화연구소와 한국미술품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도공들이 이천에 이주하고, 일본인들의 전통 도자기 수요가 급증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이천시는 도자기의 도시 를 문화적 정체성으로 발굴하고 이를 중심으로 창의도시로 거듭나고자 노력하였다. 이천시의 도자문화도시로서의 발전 모 색을 위한 노력은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로 도자문화 산업 관련 창의계층의 조직이다. 이천시의 도자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창의계층은 바로 신둔면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천도예촌에 집결한 도자기 장인들이다. 1960년대 한국조형문화연구소와 한국미술품연구소에서 근무하던 도공들이 이천에 이주하면서부터 이천도예촌이 형성되었는데, 이들은 이후 50여 년 동 안 이천시를 도자기의 도시로 불리게끔 한 변화의 주역들이다. 현재 이천시에는 무형문 화재 제26호 벼루장 신근식 장인과 무형문화재 제29호 화각장 한춘섭 장인, 무형문화 재 제41호 사기장 순백자 서광수 장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천시는 2005년 7월 신둔면 을 중심으로 이천도자특구 를 지정하여 도자 장인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1995년 4월에는 이천도자기조합이 설립되어 이천시의 도자문화도시로서의 위상 정립 을 위해 힘썼다. 두 번째로는 도자기를 활용한 지역문화행사 개최이다. 이천시는 2001년 세계도자기 엑스포 를 개최하며 도자문화도시로의 첫 시작을 알린 바 있다. 현재 세계도자기엑스 포 는 이천, 여주, 광주가 개별적으로 개최하였던 도자관련 행사를 하나의 행사로 통합, 그 규모를 확대하여 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 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본 행사는 격 년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2015년 제8회 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가 색; CERAMIC SPECTRUM 이색, 채색, 본색 을 주제로 4월 24일부터 5월 31일까지 약 한 달여간 개최되 었다. 이 밖에도 이천시는 1987년부터 매해마다 이천도자기축제 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또한 개최하고 있다. 2015년에는 도자 색에 물들다 라는 주 제로 4월 24일부터 5월 17일 동안 제29회 이천도자기축제가 개최되었다. 제18회 이천 국제조각심포지엄의 경우 2015년 8월 11일부터 9월 1일 동안 개최되었다. 세 번째로 도자 문화 관련 인프라 구축이다. 이천시에는 1990년 5월에 설립된 도자 6) 이는 유네스코에서 진행한 문화다양성을 위한 국제연대사업(Global Alliance for Cultural Diversity) 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전문미술관인 해강도자미술관이 있으며 신둔면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천도예촌, 국내 38 39

유일의 도예전문고등학교인 한국도예고등학교, 세계도자기비엔날레가 개최되는 이천 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2005년 6월 이천도자특구 지정, 2005년 8월 도예2020비 세라피아, 한국세라믹기술원 등 각종 교육 연구 및 지원 시설 등이 위치해 있다. 특히 전과전략 수립 및 2006년 7월 경기도자문화산업진흥조례 제정 등 각종 공예 관련 지 이천 세라피아는 건물 내부에 도자전문미술관인 세라믹스 창조센터, 창작자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창작 레지던시와 공작소, 체험시설 등의 기능까지 겸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외부에는 도자테마파크가 조성되어 있으며, 도자 전문도 서관 만권당 과 복합 콘퍼런스 공간인 만화당 㒼 話 當, 그리고 교육과 학술, 휴게기능을 갖춘 복합개념의 세계도자미술관인 토야지움 TOYASEUM 또한 존재한다. 이밖에도 이천시는 해외 도자 도시들과도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중국 江 西 省 景 德 鎭 江 蘇 省 無 錫 滋 賀 縣 甲 의 장시성 징더전 시와 장쑤성 우시 시, 일본의 시가현 고카시 賀 愛 知 縣 瀬 戸 福 島 縣 郡 山 시, 아이치현 세토 시, 후쿠시마현 고리야마 시가 있다. 국내에서는 1997년 서울 성북구를 시작으로 2005년 충남 공주시에 이르기까지 7개 도시와 자매결 연 협정을 맺은 바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부유한 대도시와의 문화 경제 교류 등을 통 한 도 농간의 상호보완적인 균형발전을 위하여 2001년 서울 강동구, 강남구, 서초구와 우호교류 협정을 체결하였다. 이를 통해 이천시의 농 특산물 판매를 위한 농산물 직거 래 장터 운영, 문화교류행사, 이천도예문화 홍보 등 다양한 교류를 추진하고 있으며 시 민단체 교환방문, 학생문화교류체험, 시민단체교류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 다. 이천시 2015 이 밖에도 이천아트홀을 건립하여 시민과 함께 하는 아트 갤러리 운영 방 안을 수립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술한 세 가지 측면 중 이천시가 가장 중점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지역문화행사 개 최라 할 수 있다. 특히 여주시, 광주시와 함께 개최하는 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 는 이천시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수행하는 행사 중 하나이다. 이처럼 지역특성과 부합 한 지역발전모델로서 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 와 이천도자기축제 개최하고 있으 며, 전통문화와 산업을 연계하여 창의도시로의 전환을 모색했다는 점을 이천시의 특장 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 는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라는 기구를 통하여 추진되다가, 현재는 <한국도자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추진되 고 있다. 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 는 전담기구인 한국도자재단 뿐만 아니라, 경기 도, 이천 여주 광주 등 참여주체의 노력을 통하여 많은 성과를 창출하였다. 특히 이천시 외에도 여주 광주를 잇는 도자기벨트를 도자산업, 도자문화관광의 중심으로 육성시키 기 위해 전략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경기 동부지역에 분산되어있던 도자산업의 자원 과 역량을 결집시키고 지역개발의 새로운 모형을 제시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원제도 및 지원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한 바 있다. 창의도시 선정 이후의 문화정책 및 인 프라의 변천 과정은 크게 1 세계와의 교류를 통한 위상 증대, 2 학술행사 개최를 통한 지역역량 강화 도모, 3 공예산업 지원 증가, 4 경제효과 실현 추진으로 나눠볼 수 있 다. 먼저 1 세계와의 교류를 통한 위상 증대의 경우, 창의도시 선정 이후 이천시의 국제 교류관계가 크게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5년 현재 이천시는 기존 아시아권 국가인 중국과 일본과의 자매결연 외에도 타 국가와의 국제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교류확대의 결과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총 3회에 걸친 미국 산타페 Santa Fe 시 포크아트 마켓에 참가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 가나 자와시와의 크리에이티브 왈츠 교류를 추진하여, 가나자와시 젊은 작가들을 위한 해외 연수 프로그램으로 가나자와시 작가 3명이 이천을 방문했고, 이천시 작가가 가나자와 초청으로 일본 가나자와 방문하여 워크숍과 강연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2014년과 2015년 각각 인터로컬프로그램을 통한 세계도자도시와의 교류를 도 모하였는데, 2014년엔 2개국 3명 이천도자기축제 방문 워크숍 및 강연을 진행하였고 2015년에는 10개국 16명이 이천도자기축제 방문 워크숍 및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2015년에는 이천 도자명장과 캐나다 오타와 Ottawa 시 도자작가 8명이 이천시를 방문하여 워크샵과 강연을 진행하였고, 2016년에는 캐나다에서 이천 도자명장을 초청 하여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에 있다. 이천시는 더 활발한 국제교류 증진을 위해 현재 12 개국 19개 도시가 가입된 월드세라믹로드에 가입해있다. 이외에도 도시재생의 벤치마 킹 사례로서 2013년 중국 장사시 세계 농촌관광개발 포럼에 초청받았으며, 인도네시아 정부 초청으로 국제창조경제 세미나에 참석한 바 있다. 2 학술행사 개최를 통한 지역역량 강화 도모의 경우 현재 이천시는 공예산업 발전 을 위해 창의도시 포럼을 매년 개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0~2013년의 창의도시 포럼은 지역역량강화에 초점을 두었으며, 2014년도 이후는 공예작가가 중심 이 되는 실질적인 분야로 초점을 맞춰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단, 이외에 지역 역량 강 화를 위한 여타 학술 정책은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인프라 구축도 미비하다. 3 공예산업 지원 증가의 경우, 이천시는 현재 유네스코 창의도시로서 총 네 가지의 프로그램 개발 및 홍보를 진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도자도제 프로그램 운영이다. 이천시는 2013년부터 이천도자 명장과 함께 2) 이천시의 창의도시 문화정책 및 인프라 변천 하는 도자도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해외도자연수생 8명과 국내연수생 2명을 배출하 였으며, 해외 연수생인 말레이시아 1명은 해외 도자 전시회 초청작가로 활발하게 활동 이천시는 공예 문화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 경기도 및 민 산 학 연 등 하고 있다. 40 41

두 번째로 경력단절여성과 함께하는 도자기공예기능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 3) 이천시 문화정책의 창의도시적 특성 정은 300여개 요장을 보유하고 있는 이천의 도자공방 활성화 및 단순 보조 인력에서 벗 어나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천시 맞춤 특화 프로그램이다. 이천여성 새로일하기센터와 협업하여 경력단절 여성 24명을 대상으로 2015년 6월부터 현재까지 도자기공예기능사 과정을 운영 중에 있다. 또한 이 과정은 이천시와 이천여성새로일하 기 센터, 그리고 한국도예고등학교와 이천시 도예 명장이 함께 운영하고 있어 지자체와 학교의 연합이 돋보이는 과정이라 하겠다. 세 번째로 공예작가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이천시 공무원의 재능기부를 통한 글로벌 외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은 영어는 5개월 과정, 20명 정원으 로 3기째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중국어교실로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어 누계인 원 80여명의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중 70% 출석한 작가에게는 이천시장 명의의 수료 증을 수여하고 있다고 한다. 네 번째로 이천시 작가들의 유네스코 및 세계공예협회 우수 수공예품 인증 획득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유네스코 및 세계공예협회 공동주관 하에 2년 주기로 개최되는 우 수 수공예품 인증 프로그램에 15명의 이천시 작가가 작품을 제출하여, 그중 3명이 인증 서를 획득하였다. 인증서는 제품의 우수성 혁신성 시장성 신뢰성을 대상으로 심사하여 수여되며, 제품홍보 및 품질보증용으로 사용가능하다. 작품은 작가가 제출하고 관련서 류는 이천시에서 번역 송부하여 작가와 시가 함께 참여하여 얻은 결과물이라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또한, 우수수공예품 인증작가 중 2명은 중국 난퉁국제대전에 참가하여 동 상 및 상금을 수상하는 결실을 거둔 바 있다. 위의 장에서 우리는 이천시가 1 도자문화 산업 관련 창의계층의 조직, 2 도자기를 활용한 지역문화행사 개최, 3 도자 문화 관련 인프라 구축 등 총 세 가지 측면에서 창 의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또한 유네스코 창의 도시로 선정된 이후에는 1 세계와의 교류를 통한 위상 증대, 2 학술행사 개최를 통한 지역역량 강화 도모, 3 공예산업 지원 증가, 4 경제효과 실현 추진 등을 위한 정책들 을 수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선정된 이후 이천시는 2013년 10월 개최된 제1회 유네스 코 창의도시 시장단 정상회의에서 시의 창의정책을 설명하였으며,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의 초청을 받아 관련 공예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또한 미국의 산타페시와 인적 물적 교류와 자매도시 결연을 맺었으며, 프랑스 리모주 Limoges 시와 이탈리아 파엔자 Faenza 시 등 유럽 주요도시의 제안으로 도자 김기곤 2014: 17 분야 교류 확대를 시행한 바 있다. 이천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되기 이전과 이후를 모두 아울러 가장 두드러지 는 것은 경기도 세계도자기엑스포 의 개최이다. 실제로 이천시는 전술한 행사 개최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도자산업의 메카로서의 위상을 확립했다고 할 수 있다. 라휘문 외 2008: 7 뿐만 아니라 매년 개최되고 있는 이천도자기축제 또한 2014년 개최 시 매출 액 약 23억 원이라는 성과를 올리며 이천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다. 위 1 절과 2절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의 <표 1>과 같다. 4 경제효과 실현 추진의 경우, 현재 유네스코 공예창의 도시와 이천도자 이미지를 결합한 해외 판매 추진 중에 있다. 본 정책은 유네스코 공예창의도시라는 공식 이미지 와 I.CERA라는 이천도자명품브랜드 구축을 통해, 해외 진출로 확보에 취약한 도예인 들에게 해외전시 및 판매를 위한 기회의 장을 마련하여, 공예문화산업 부흥을 통한 신 문화재생 및 도시경제발전 도모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현재 해외 전시마케팅 실 적은 10건 4억 원 매출 2012~2014 이며, 교류도시 간 전시 일본 세토시, 중국 징더전시 는 6회, 독 일, 영국 등 박람회 참석은 4회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2015년 9월 4일부터 프랑 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소비재박람회인 메종&오브제 Maison&Objet 에 국내 자치 단체로서는 처음으로 12명의 공예작가와 함께 참가한 바 있다. 앞서 서술한 네 가지 변화를 통해 이천시가 도자문화도시 로의 도시 정체성을 주지 한 채 세계 유수의 도자 도시와 교류하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특히 해외 작가와 국내 작가와의 교류에 주안점을 두고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공예 작 연 도 1960년대 1987년 1995년 1998년 2001년 2002년 2005년 2010년 2011년 2013년 연도 무관 <표 1> 이천시의 창의도시 이력 내 용 이천도예촌 형성 이천국제도자기축제 개최 이천도자기조합 설립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개최 세계도자기엑스포(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 개최 한국도예고등학교 개교 이천도자특구 지정 유네스코 창의도시 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 선정 도자문화복합공간 이천 세라피아 건립 이천도자 명장과 함께하는 도자도제 프로그램 운영 해외 도자 도시 자매 결연 및 도자 세미나 포럼 박람회 등 참가 가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하여 외국어 학습을 지원하는 등 전반적으로 이천시의 유 네스코 창의도시 선정 이후의 정책들은 세계와의 교류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이처럼 이천시는 1960년대 형성된 이천도예촌과 도자산업에 기반하여 추출한 도자 42 43

기의 도시 라는 도시 정체성을 중심으로 창의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수행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이상으로 시민들의 요구가 적극 반영되고 문화예술적으로 자 해왔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자면 창의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이천시의 문화정책에서 네 유롭게 지역을 위한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어야할 것이다. 가지 시사점을 추출할 수 있다. 첫째, 유네스코 창의도시 선정 이후 수행된 정책의 대부분이 하드웨어적 측면에 초 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이천도예촌, 한국도예고등학교, 이천세라피아, 한국세라믹 기술원 등 도자문화를 증진시키기 위한 창의계층 양성, 종합문화복합시설, 교육 및 연 구 지원 시설들을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인 지원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이천도예촌 과 한국도예고등학교의 경우 도자기 장인들의 생활 터전이자 향후 창의계층 양성을 시 도하는 매우 중요한 공간인 것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이천시의 정책 수립 및 실행이 미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1960년대부터 도자 장인들이 쌓아온 역사가 담긴 곳인 이천도예촌을 단순 관광 코스로서만 홍보하고, 활용하는 것은 지역이 지닌 문화적 자원의 활용도 측면에서 볼 때 개선해야 할 점이라 하겠다. 둘째, 창의계층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이천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 정된 후 시행한 정책은 우수 수공예품 인증 획득 지원, 외국어 지원 등 단순 미시적인 것이다. 국내 도자기산업이 지속적인 침체기를 보이는 것을 감안할 때 7) 장인들이 독자 적인 경제 기반을 구축하여 삶의 안정감을 얻고, 장인 정신과 창의성을 지속시켜나갈 수 있도록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이천시는 기존에 신둔면에 산재되어있던 도자 요장들을 한 곳에 모아 침체된 도자산업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40 여만m2의 부지에 새롭게 도자예술촌 을 조성하고 있다. 이천시가 도로, 상하수도 등 기 반시설을 제공하고 도예인들이 토지를 분양받아 건설하는 방식으로 조성되고 있으며 2016년 말까지 도예인 입주 및 예술촌 조성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한다. 8) 그 러나 도자 산업 육성을 위하여 장인들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한 혁신적인 경제 모델의 모색 없이 단순히 도자 요장들을 집결시키는 것에 그친다면 이 역시도 하드웨어 구축에 그치고 말 것이다. 셋째, 지역민의 창의성을 발현시킬 수 있는 정책 부족이다. 앞서 창의도시로 전환하 기 위한 혁신적인 경제 기반 구축은 개인의 창의성에서 발현된다고 서술한 바 있다. 이 천시는 현재 경력단절여성과 함께하는 도자기공예기능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긴 하나, 이는 직업적인 측면에서 지역민을 지원하는 것일 뿐 지역민 스스로의 활력을 통해 도 시재생을 도모할 수 있는 장으로서 기능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지역민들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창구 조성이 요청된다. 이천세라피아 혹은 이천도예촌에서 도자기 체험 넷째, 창의계층인 도자기 장인들과 시민 간의 교류가 미진하다는 점이다. 이천시의 시민들은 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 와 같은 축제와 이천세라피아, 이천도예촌에 방 문하여 관광객 으로서 도예 프로그램을 체험한다. 따라서 도자기 장인들과 시민이 협 업하여 지역의 혁신적인 경제 기반 구축을 위한 일들을 도모하거나 주체적으로 시에게 요구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창의도시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루자 면 창의계층 양성에 역점을 두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지역민들의 주체성 또한 주요하게 다루어져야한다. 또한 창의계층과 지역민과의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보다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 개발 및 도시재생을 도모해야하는 것이다. 현재 이천 시가 추진하는 문화정책들에서는 장인들과 시민간의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한 정책이 나 프로그램이 부재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수립이 요청되는 바이다. 종합하자면 이천시의 문화정책은 보다 창의계층과 지역민의 창의성 발현, 즉 개인의 창의성에 역점을 두고 개선되어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천시의 창의계층인 도자기 장인들에 대한 지원책은 미비한 수준이며,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또한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오히려 2010년을 전후로 이천시는 지역문화행사와 이천세라피아와 같 은 하드웨어 중심의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으며, 해외 도시 간의 자매결연과 교류에 집중하여 국제적인 위상만을 중요시 여기고 있는 측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정책 시행은 이천시가 창의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창의도시가 아닌 창조 도시 로서의 도시재생을 시도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서술한 바 있듯 이 창의도시로서 도시재생을 시도하자면 보다 개인의 창의성에 역점을 두어야 하며, 시 민과의 연계를 통해 도시 정체성과 지역민의 의지가 서로 일치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 해야한다. 그러나 이천시의 사례를 살펴볼 때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문화행사 개최, 브랜드 개발, 인프라 구축은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정작 도시에 활력을 불 어넣을 수 있는 지역민과 창의계층에 대한 고민은 부재하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지역 문화행사의 경우 격년마다 동시 개최되는 경기도 세계도자기비엔날레 와 이천도자기 축제 의 차별성이 부족하여 외지인의 재방문 빈도를 높일만한 콘텐츠 개발이 요청되고 박숙진 김태헌 2007: 90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자면 유사한 환경에서 문화정책에 초점을 맞춰 이 를 시행하고 있는 국외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천시에 1년 앞선 2009년, 공 예 및 민속예술 분야의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된 일본의 가나자와 金 澤 시의 경우, 지 7) 3대째 가업 행남자기 결국 매각..도자기 한계산업으로 몰락하나, 뉴스1, 2015.11.16, http:// media.daum.net/economic/consumer/newsview?newsid=20151116072033241, (검색일 자: 2015.11.16.) 8) 경기 이천에 전국 최대 도자예술촌 조성, 연합뉴스TV, 2015.12.18, http://www.yonhapnewstv. co.kr/myh20151218015500038/?did=1825m, (검색일자: 2015.12.18) 역이 지닌 문화적 정체성을 추출한 후 이를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정책을 시행하여 오늘날까지 창의도시로의 전환의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따라서 이후 4 장에서는 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에서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가나자와시의 사례를 분석, 44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