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19 집 (2007) pp.1~19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1) 박 선 아 ** 1. 2. 들어가며 프랑스의 형형색색 가족문화 < 차 례 > 3. 나르키소스들의 천국? : 나 홀로 가정 의 확산 4. 가족 밖의 나르키소스, 가족 안의 나르키소스 5. 맺으며 : 혼자 더불어 사는 기술, 더불어 혼자 사는 기술 1. 들어가며 현대 사회의 가족형태와 생활방식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족변화 의 원인으로 흔히 높은 이혼율과 여성의식의 각성, 여성취업의 증가, 경제적 문 제, 개인주의의 확산 등을 꼽는다. 그러나 오늘날 가족형태나 변화의 원인보다 중요한 사안은 그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는 현대인들의 자세일 것이다. 아직도 부부와 그의 아이 로 구성되지 않은 다른 형태의 가족들은 이질적이고 정상적 이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기 십상이다. 이처럼 혈연중심의 가족옹호론에 빠져있 는 이들은 가족변화의 추세를 가족의 해체 내지는 가족위기의 신호탄으로 해석 한다. 따라서 가족문제에 관한 쟁점이나 국가가 주도하는 가족정책의 방향이 혈 연중심의 가족이라는 전통적 의미의 가족을 강화하고 그렇지 않은 가족들을 구 호와 연민의 대상으로 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 과연 현대사회의 가족은 심각한 위기를 맞은 것인가? 사회학자 기틴스는 가 족은 위기인가? 라는 이러한 문제제기부터 문제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1) 그는 일 * 본 논문은 가톨릭대학교 협력연구소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주최로 열린 2006년 10월 학술 심포지엄( 도전받는 가정공동체 Ⅲ ) 의 발표문 내용을 일부 수정 보완한 것임. ** 연세대학교 - 1 -
2 박 선 아 반적으로 가족을 하나의 단위 로 취급하기 때문에, 즉 가족형태의 다양성을 배 제하고 하나의 가족이라는 잣대로 다른 유형의 가족들을 규정하기에 주한다고 이를 비판한다. 위기 로 간 그렇다면 일찍이 산업화와 개인화를 통해 가족의 해체를 경험하고, 최근에는 동성애자들의 자녀입양 문제로 가족법에 관한 정치논쟁이 한창인 프랑스 사회는 가족형태의 다양한 변화를 위기로 보는 단계를 넘어선 것일까? 프랑스는 혈연중 심의 핵가족만이 가장 이상적이고 완벽한 형태의 가정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하 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신화는 여전히 지니고 있다. 결혼과 이혼, 재 혼과 또 이혼으로부터, 말하자면 가족 이후에도 또 다시 가족을 이루려하기 때 문이다. 기존의 단일한 가족개념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보다는, 가족의 와해 또 는 포기가 본인이나 가족구성원의 개인적인 실패에 원인이 있다고 보며, 가능하 다면 미래에는 보다 이상적인 가족을 형성하기를 꿈꾼다. 결국 프랑스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법적으로 수용하고 자연스러운 일상문화로 이끄는 유연가족정책 을 펴나가고 있는 유럽 국가들 중의 하나이지만,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가족의 전통이 살아 숨을 쉬고 있어 가족에 관한 ( 구성원들 간의) 가치관의 차이가 혼 재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2) 그렇다면 프랑스의 오랜 전통인 가부장적 가족제도가 변화하기 시작한 때는 언제일까? 본고에서는 우선 프랑스 가족형태의 변천사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 다. 이어서 현대 프랑스 가족문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 홀로 가정 (la famille en solo) 의 문제를 살펴볼 것인데, 특히 현대소설 엄마 잡는 크리스마스 Week-end de chasse à la mère 를 통해 나르시스적인 현대인들이 겪는 가족개 념에 관한 가치관의 혼란을 제시하고, 가족 또는 가정공동체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과 타자 간의 상호조율성 문제도 함께 성찰해볼 것이다. 1) 다이애너 기틴스, 가족은 없다, 일신사, 1997 2) 프랑스의 전통적 가족제도는 가톨릭교회와 왕정( 귀족) 정치의 영향 아래에서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는데, 중세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성과 결혼에 대한 포괄윤리는 교회법의 지배를 받았으며( 프랑스인의 성과 결혼은 족외혼, 일부일처제, 자녀 생산을 위한 성관계만의 인정, 혼외 성관계에 대한 불인정과 법적 제재, 결혼의 불가해소성을 골자로 하는 교회법의 지배를 받게 된다. ), 절대왕정의 질서유지를 위해 가부장적 가족제도가 더욱 공고히 되었다. 남성가장 중심의 가족형태는 자유, 평등, 박애를 내건 프랑스 혁명을 계기로 보다 평등한 가 족문화로 바뀌는 듯 했으나, 이후 쿠데타로 집권한 나폴레옹이 제정한 일명 나폴레옹 법전 으로 가부장 가족문화가 더욱 강화되어 100 여 년간, 즉 20세기 중반까지 프랑스 사회에 영향 을 미쳤다. 서울대학교 불어문화권연구소, 프랑스 하나 그리고 여럿, 강, 2004, pp. 145-147. - 2 -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3 2. 프랑스의 형형색색 가족문화 - 68운동 이후의 변화 프랑스 전통 가족제도가 변화한 요인으로 흔히 산업의 발달, 개인주의와 합리 주의 사상의 파급을 꼽을 수 있겠으나,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바로 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68운동3)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권위주의 체제가 무 너지고 개인의 권리가 강조되어 프랑스 문화 전반이 쇄신되었다. 특히 금지하는 것을 금한다 라는 혁신적 구호 아래, 여성해방운동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 가부장 적 가족문화와 기존의 결혼관을 일시에 바꾸어 놓았다. 4) 68운동 이후 가톨릭교 회의 영향력도 약화되고, 결혼과 성에 관한 법적 제도들이 완화되면서 결혼은 줄고 동거와 이혼이 크게 증가한다. 특히 1970년대 이후 프랑스의 가족구조의 대이변이라면 바로 동거커플의 증가 이다. 70년대에 6커플 중 1 커플이 혼전 동거를 했다면, 2005년 기준으로 오늘날 에는 대략 10커플 중 9 커플이 혼전 동거를 한다. 5) 이처럼 프랑스에서 동거형태 는 자유분방한 소수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이제는 모든 계층, 모든 연령층의 남 녀 성인들 사이에 고루 퍼져있다. 게다가 프랑스 정부는 1999년 10월에 공포된 팍스(PACS) 라고 불리는 시민연대협약법(Pacte civil de solidarité) 을 공포함으 로써, 동거커플들에게 혼인한 커플과 동등한 권리를, 이를테면 세금문제와 상속 3) 5 월의 위기 로도 불리는 68운동은 1968년 3월 22일 파리 근교 낭테르에 위치한 대학에서 시 작된 학생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노동자들까지 가세해 프랑스 전국을 마비시킨 대규 모 운동이다. 이 운동은 부동의 권위와 독선으로 군림해온 드골체제에 대한 반발인 동시에 전후의 경제 번영이 가져다준 소비사회의 풍요에 안주하는 일체의 기성세대에 대한 거부의 함성이었다. 학생들이 보수적인 교육제도의 산실로 간주했던 소르본 대학을 점거해 국가권력 에 대항하는 무장봉기가 벌어졌다. 이에 노동자들도 총파업을 선언하고 학생들의 시위에 합 류하면서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사태가 최고조에 달한 5월 24일에는 1000만명의 노동 자들로 거리가 파업의 물결을 이루었다., ibid., p.524. 4) "L'initiative la plus transgressive fut sans conteste le Manifeste du 5 avril 1971, nommé, par mépris puis par provocation, des 343 salopes. Pour le journal Le Nouvel Observateur, Anne Zelensky et Christine Delphy, avec l'aide de Simone de Beauvoir, réunissent 343 signatures de personnalités du spectacle et des milieux intellectuels qui déclarent se compter parmi le million de femmes qui se sont fait avorter", Michèle Riot-Sarcey, Histoire du féminisme, La découverte(repères n. 338), 2002, p.106. 이들은 여 성의 진정한 해방은 복부에서 시작한다며 출산과 성본능의 분리를 주장하였다. 이러한 사고 가 기존의 가족관을 크게 바꾸어놓았다. 5) http://www.parisjisung.com 파리지성( 프랑스 주간한인정보신문 ) 2006년 6월1 일자 기사. UMP 소속의원 Valerie Pecresse 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2005년도 프랑스 가족 구조의 양상을 진 단한 기사내용의 발췌 일부이다. - 3 -
4 박 선 아 권을 보장해주고 있다. 또한 프랑스에서 한 해 태어나는 아이들 중의 48.3%(2005 년 기준), 거의 절반이 이들 동거커플에게서 태어난다. 그런데 동거커 플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혼인커플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차별을 받지 않는다. 2004 년부터 민법전에서 혼인가정 자녀 와 혼외가정 자녀 의 구분을 없 앨 정도로, 프랑스에서는 동거 형태가 자녀들의 교육과 생활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거율의 증가로 결혼률은 지속적으로 하락(1970년에 비해 2005년 기준 으로 30% 하락) 하고 있고, 반면 이혼율은 늘어나는 추세이다. 1970년에는 100커 플 중 12 커플이 이혼을 한 것에 반해, 오늘날 프랑스에서는 매년 12만 건의 이 혼, 대략 100커플 중 42 커플이 이혼을 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6) 이혼의 증가로 40 년 전보다 편부모 가정과 재구성된 복합가정이 두 배로 늘어났는데, 오늘날 편부모 가정은 프랑스 전체 가정의 18.6% 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아이들 5명 중 1 명꼴이다. 뿐만 아니라, 독신자들도 크게 늘어나 독신자 천국 으로 불리는 프랑스이다. 68운동 이후 반세기가 채 안 되는 기간에 프랑스는 가족구조의 대혁명을 겪었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습적 의미에서의 가족 내 결연은 분명 약화되었지 만, 가족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통해 혼인가정 뿐 아니라 동거가 정, 편부모가정, 복합가정, 독신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문화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7) 가족은 끊임없이 변화 한다. 가족의 형태변화를 무시하고 단일하고 명확한 모 델만을 제시하려는 데서 갈등이 생긴다. 앞선 통계에서 보았듯이, 프랑스의 가족 은 단수개념이 아니라 복수개념이다. 이 가족들이 이루는 형형색색 가정은 매우 복잡하고 때로는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유동적이고 복수적인 의미의 사회 집단이다. 6) Ibid. 7) 본고에서는 가족 과 가정 이라는 용어를 다음과 같이 구별하여 사용할 것이다. 가족 은 주거 를 함께 하든 안 하든 부부를 중심으로 혈연자로 맺어진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의미하고, 가정 은 주로 가족으로 구성되긴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더라도, 상부상조하고 인간의 가능 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주거공동체, 생활공간을 뜻한다. - 4 -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5 3. 나르키소스들의 천국? : 나 홀로 가정 의 확산 형형색색 프랑스 가족문화 안에서 오늘날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무엇보다도 독신가정의 급증일 것이다. 프랑스 국립통계 및 경제연구소(INSEE) 의 최근 통계 를 토대로 작성한 프랑스 유명 주간지 렉스프레스(L'Express) 의 보도기사(2006 년 2월 14 일자) 에 따르면, 프랑스는 3가구당 1 가구가 독신 가정이라고 한다. 특 히 대도시 파리는 두 가구 중 한 가구가 독신가정이라고 한다. 8) 한 해 결혼률의 40% 가 이혼을 하는 까닭에 독신자 비율도 배가한 것이다. 9) 프랑스에서 독신가 정이라고 하면,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독신자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사별 후 혼 자 사는 사람, 이혼이나 동거자와 결별 후 혼자 사는 사람들 모두 포함된다. 특 히 프랑스 통계에는 편부모가정처럼 커플결별 후 자녀와 함께 사는 독신자들도 포함된다. 게다가 만일 우리 통계방식으로 혼인서약을 하지 않은 동거커플들까 지 독신가정에 포함시킬 경우 그 수는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프랑스의 주변국인 독일이나 노르웨이의 경우에도 독신가정의 비율은 높다. 이제 노르웨이는 한 집 건너 하나일 정도로 독신가정이 보편적이고, 독일 역시 1999년 기준으로 총가구수의 40% 가 나 홀로 가정 이라고 한다. 영국의 경우도 독신가정이 40년 전에 비해 3 배가 증가했으며, 2010 년의 영국 이라는 최근 보고 서는 10 년 안에 독신가정이 커플가정을 넘어서리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사회에서 독신가정의 증가는 70년대 동거 붐에 버 금가는 새로운 가족문화 풍속도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부부와 그의 자녀로 구 성된 핵가족 모델이 강력한 규범을 지니고 있던 19세기 유럽사회에서도 독신자 8) http://www.lexpress.fr Le nombre de célibataires ne cesse d'ailleurs de s'accroître. En trente ans, leur proportion dans la société française a doublé: 1 foyer sur 3 est une personne seule, 1 sur 2 à Paris. Au recensement de 2004, on dénombrait, chez les plus de 25 ans, 9,6 millions de célibataires (5,2 millions d'hommes, 4,4 millions de femmes). Si l'on prend les plus de 20 ans, le chiffre monte à 13 millions. 9) 재미있는 현상은 90년대 들어 동거 곡선이 수직 하락하고 있고 독신자 곡선이 급상승하고 있다 는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가 계약 결혼을 한 뒤 동거 생활이 유행병처럼 번졌던 프랑스가 이제는 동거의 천국 이 아니라 독신자 천국 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학 자들은 독신자들을 혼자 산다는 의미로 솔로 라고 부른다. 남성 솔로가 증가하는 이유는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을 휩쓸고 있는 최대의 사회문제인 실업에 있다. 프랑스의 젊은 남자들 가운데 직장이 없어서 결혼도 동거 생활도 하지 못하는 불쌍한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남자들의 딱한 사정과는 달리 여성들이 솔로를 선호하는 이유는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서다. 한 사람의 아내와 아이들의 어머니가 되면 그날부터 직장에서 자아실현과 능력 발휘의 여건은 솔로 에 비해 뒤질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이다. http://www.france.co.kr/culture/socie-5.htm - 5 -
6 박 선 아 들의 수는 상당수에 달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결혼을 선택으로 생각하고 평 생 또는 다시 하지 않기로 작정하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10) 그렇다면 오늘날 독 신가정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가족이 과거 농경사회의 대가 족 노동공동체에서 산업화 이후 핵가족 경제공동체로 바뀌면서 사회-경제적 상 황이 나아지고 상대적인 독립성을 갖게 되었다는 점, 개인주의의 증대와 가치관 의 변화로 개인의 행복이 중요해졌다는 점 11), 그 외에 통신 혁명, 여성노동인구 의 급증, 유럽인들의 수명 연장, 이혼과 만혼 증가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회학자들이 우선적으로 꼽는 이유는 지난 1세기 동 안 팽배한 개인주의의 불가항력적 타성이다. 우리 라는 가족보다는 나 라는 개 인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포스트 모던적 가치관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 다. 12) 그런데 프랑스의 철학자 질 리포베츠키(Gilles Lipovertsky) 는 근래 독신가정 의 증가가 현대인들이 자기 유혹에 도취된 일종의 나르키소스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지적을 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자기 스스로가 목적이 되는 자기애에 빠져서, 행복해지기 위해 누군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 대의 나르키소스의 가치관은 사랑을 포기한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나머지, 행복해지기 위해 누군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않는다. 그는 스스로 목적 자체가 된 것이다 13) 나르키소스는 더 이상 꿈꾸지 4. 가족 밖의 나르키소스, 가족 안의 나르키소스 서구인들의 자기애와 관련하여 김상봉의 나르시스의 꿈 14) 이라는 철학서에서 10) Philippe Ariès / Georges Duby(dir.), Histoire de la vie privée : de la Révolution à la Grande Guerre ; 사생활의 역사-프랑스혁명에서 제1 차 세계대전까지, 전수연 옮김, 새물 결, 1996, pp. 416-440. 11) Nelley Mauchamp, Les Français : Mentalités et comportements, CLE, 1997, p.120 12) l individu dans la quête de lui-même est forte, et plus le couple est fragile. (...) La logique qui préside à la fondation des familles post-modernes est la recherche non de la solidarité, mais de la satisfaction des besoins pyschologiques pour chaque membre du couple, François de Singly, Sociologie de la famille contemporaine, Armand Colin, n 128, 2004, p.113. 13) 카타리나 침머, 혼자 사는 기술 (2002), 안미현 옮김, 이마고, 2002, pp.17-18, 질 리포베츠키 (Gilles Lipovertsky) 인용문 재인용. 14) 김상봉, 나르시스의 꿈- 서양정신의 극복을 위한 연습, 한길사, 2002. - 6 -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7 는, 나르시시즘(narcissisme) 을 서양정신의 근원적 태도로 보고 있다. 이는 유럽 독신자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자기를 통해 타자를 이해하려는 주관적인 태도라 는 점에서 나르시시즘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나르키소스의 존재는 자기와 다른 타자, 타자의 낯선 것, 이질적인 것을 견디지 못한다. 자기가 아닌 것을 자기와 동일한 것으로 만듦으로써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하는 주관적인 존 재이다. 이처럼 현대 서구인들이 자신의 존재를 자기 동일성 안에서 보존하려고 하는 경향이 전통적으로 강한데다가, 이를 부추기는 여러 사회적, 경제적, 문화 적 여건의 변화로 인해, 이질적인 두 사람이 만나 이루는 가족적 결합은 일치를 이루기가 어려운 것이다. 차이 속에 존립하는 두 주체에게 가족의 형성이란 순 수한 자기동일성을 방해하는 거추장스럽고 왜곡된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나 르키소스 성향이 강화되면 당연히 독신을 선호하게 된다. 또한 결혼한 배우자들 의 경우에도, 각자가 자기와 같은 것으로 부부의 삶이 채워지기를 기대하기 때 문에 설령 관계가 시작되더라도 오래가지 않는 특징이 있다. 현대의 나르키소스는 완벽하고 활기차게 살기 위해 자신만으로 충분하다고 생 각할까? 이를테면 나 홀로 가정 을 이끄는 유럽의 독신자들은 혼자만으로 충분 하다고 생각할까? 앞으로 독신자들이 계속 증가하면 가족문화는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소위 정상적인 가족의 존립을 옹호하는 가족주의자들은 과연 이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이러한 문제들을 프랑스의 현대소설 엄마 잡는 크리 스마스 Week-end de chasse à la mère 15) 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소설 엄마 잡는 크리스마스 Week-end de chasse à la mère 는 아무도 없이 홀로 사는 독신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혼 후 아들과 함께 독신으로 살아가는 편모가정의 이야기이다. 16) 이혼녀 누크는 유명화가로서의 길을 포기하고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영리하지만 불만투성이인 아들 으제니오를 키우며 산다. 프랑 스에서 이혼 후에 대부분의 양육은 어머니가 맡는 현실을 소설은 그대로 보여주 고 있는 셈이다. 17) 15) Geneviève Brisac, Week-end de chasse à la mère, éd. de l Olivier/ Le Seuil, 1996 ; 엄마 의 크리스마스, 조현실 옮김, 열림원, 2002. 이 작품으로 1996 년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원제 목의 의미는 엄마 잡는 크리스마스 에 가깝지만, 번역서는 엄마의 크리스마스 로 나와 있 다. 앞으로 작품 인용문에는 페이지만 기록하기로 한다. 16) 프랑스에서는 편부모가정도 부모가 솔로이기 때문에, 독신자 가정에 포함된다. 일반 통계자 료를 보면, 자녀와 함께 살더라도 이들을 부양해야하는 부양의무자가 독신인 경우 이 가정 은 독신가정으로 분류된다. 우리에게 다른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17) 프랑스에서 이혼은 부부관계의 약화인 동시에 아버지와 자녀간의 관계약화를 의미한다. Lorsque les parents sont séparés, après un divorce, 42% des pères(8% des mères) voient leur enfant moins d une fois par mois. La relation est encore plus souvent - 7 -
8 박 선 아 엄마, 이제 곧 크리스마스야. 잽싸게 서둘러야지. 말해봐, 어디로 갈 거 야? 우리 둘이 여기 남아 따분하게 보낼 참이야? 다른 사람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데, 우리는 어쩔 셈이야? 18) 엄마는 정말 유머가 조금도 없어. 자기만 생각해. 모든 사람들을 생각해 주는 척하지만 말이야. 하지만 원하는 대로 잘 안 되지. 그래서 엄마는 완전 히 혼자인거야. 죽은 쥐처럼 이렇게 우리 둘이서만 있는 거라고. 19) 프랑스에서 크리스마스는 한 해중 가장 성대한 가족잔치이다. 그런 축제기간 인 12월 23일에서 26일까지 4일간의 일상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쓸쓸하고 두려 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전전긍긍해하는 혼자 사는 여인의 내적고독을 보여준다. 20) 누크는 아들에게 무척 희생적이지만 외로움에 별로 행복하지 않은 으제니오는 엄마의 마음을 순간순간 아프게 한다. 항상 걱정이 끊이지 않는 누크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는 마르타이다. 마르타는 불쌍한 누크와 으 제니오를 자기네 크리스마스 가족축제에 초대한다. 마르타는 여행 가방을 싸면 서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왜 이 초대를 받아들였던가? 21) 아들과 함께 너무 자극 없이 살아서인지, 아주 작은 동요만 있어도 그녀는 불 inexistante lorsque les parents ont cohabité sans se marier : 59% des pères(18% des mères) perdent quasiment de vue leur enfant. (...) Le divorce rend visible la situation précédente (...) : les pères de deux enfants leur consacrent en moyenne vingt minutes, leurs épouses ayant une activité professionnelle cinquante minutes(insee, Enquête «Emplois du temps», 1985). La relation de la mère et de l enfant n est pas équivalente à celle du père et de l enfant, la première étant beaucoup plus personnelle., François de Singly, op.cit., pp.114-115. 한편, 프랑스에서 편모가정은 편부가정보다 많으며 새로 가정을 이루게 되는 확률이 편부가 정에 비해 낮은 편이다. 또한 재구성된 복합가족은 편부모 가정에 비해 적은 편이다. 서울 대학교 불어문화권연구소, op.cit., p.150. 18) C est bientôt Noël, maman. Faut qu on se dégrouille. Où on va aller, dis, on va rester là à s embêter tous les deux? Les autres ont des familles qu ils aiment, nous, qu est-ce qu on va devenir? (p.10) 19) T as vraiment aucun humour, tu penses qu à toi et tu fais semblant de penser à tout le monde, mais ça ne marche pas et c est pour ça que t es toute seule, qu on est là tous les deux comme des rats morts. (p.13) 20) Plus que deux jours avant Noël, (...) Comment passerons-nous le cap encore une fois? (p.14) 21) Pourquoi avoir accepté cette invitation? (p.140) - 8 -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9 안해 어쩔 줄 몰랐다. 누크는 이혼을 하고 독신의 삶을 선택했지만 항상 본질적 인 결핍을 느끼고 있으면서, 자기 안에 움츠려드는 고독한 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서로의 결핍을 보완하면서 온 전히 존재할 수 있다. 결국 독신이라는 것이 고립을 의미하지도, 또 그래서도 안 되며, 사회적인 연계망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작가는 누크의 불안한 삶을 통해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으제니오는 엄마와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로 새를 고른다. 새들이 행복하려면 암컷과 수컷을 함께 사야 한다고 말하는 으제니오의 속마음도 모르고 누크는 아 들만을 위해 화가로서의 길도 접고, 사랑하는 사람을 새로이 찾으려 하지도 않 는다. 불만이 가득한 아들은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괴롭히고, 극도로 집착하는 이기적인 꼬마 폭군 (p.35) 이 되어간다. 누크가 다른 남자를 만나길 권하는 친구 마르타는 그녀의 대단한 희생과 엄청난 사랑이 아이에게 조금도 도움이 안 된다 고 힐난할 정도이다. 엄마, 나 심심해, 심심하다고. 22) 게다가 엄마는 날 버렸어. 내가 사라진 거 모르고 있었잖아. 난 엄마가 금방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날 잊어버렸던 거야. 마르타네 가족이 엄마를 빼앗아간 거라고. 23) 앞서 언급한 책 자기애에 빠진 나르시스의 꿈 에는 나르키소스와 에코의 이야기24)를 통해, 홀로주체 와 그의 왜곡된 타자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25) 나르키소 스의 유일한 타자는 에코이지만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타자가 아니라 한낱 나르 키소스의 메아리에 불과하다. 나르키소스와 에코의 관계는 엄마 누크와 아들 으 제니오의 관계를 진지하게 성찰해보게끔 한다. 나르키소스는 에코를 자기가 사 22) Je m ennuie, maman, je m ennuie. (p.153) 23) Et puis tu m as abandonné. Tu ne t es pas aperçue que j étais parti, je me suis dit que tu allais venir très vite, et j ai vu que tu m avais oublié. La famille de Martha t a capturée. (p.178) 24) 나르키소스 (Narcissos) 는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이런 청년에게 에코(Echo) 가 반해버렸다. 에 코는 원래 헤라 여신과 함께 다니던 요정이었는데 너무도 말이 많아 헤라 여신으로부터 벌 을 받아 남보다 먼저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항상 다른 사람의 말꼬리를 잡아 말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에코가 나르키소스에 빠져 사랑을 호소했으나 자기 말을 매번 따라 하는 에코가 사랑스러울 리 없었다. 나르키소스에게 번번이 거절당하자 마음의 상처가 깊어 진 에코는 결국 절벽 아래 바위에 말라 죽어 그녀의 메아리만 남아 울려 퍼졌다. 25) 김상봉, op.cit., 4 장 < 자유의 이념과 홀로주체성의 윤리학>, pp.263-296 - 9 -
10 박 선 아 랑할 수 있는 참된 타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에코는 나르키소스가 그 안에서 자 기 자신을 상실할 수 있는 그러한 타자가 아니다. 왜냐하면 메아리처럼 똑같이 따라하는 에코에게서 나르키소스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만을 발견할 뿐이기 때문 이다. 나르키소스와 에코의 만남은 서로 의 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나르키소스 의 홀로 독백으로, 즉 나르키소스의 자기 확인으로 끝나버린다. 에코가 나르키 소스의 메아리인 것처럼, 결국 아들 으제니오도 엄마 누크의 자기 자신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에 길들여가는 또 하나의 누크인 것이다. 엄마에게 매달리다가도 메아리 같은 자신의 삶을 너무도 답답하게 여기는 으제니오가 외친다. 아빠가 전화로 그렇게 말했어. 엄마는 나랑 정상적으로 살 줄 모른다고. 아빠는 엄마가 좀 돌았대. 들리는 소문으로 우리가 항상 단 둘이서만 지내 는데, 그건 매우 위험한 거래. 아동 및 가족문제 전문가들이 모두 그렇게 말 한대. 아빠가 나보고 얘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렇지 않니? 라고 했어. 엄마, 아빠가 한 말, 정말이야? 26) 작가는 이혼하고 혼자 사는 누크를 통해 세상과 고립된 독신자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소위 정상적인 가족을 가진 사람들의 위선적인 태도와 그 단 하나의 가족형태를 옹호하는 가족주의자들의 야만성도 함께 엿보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자기가 집에 있으나마나 한 존재라는 것도 몰라 지금까지도 그이는 우리랑 지낸 적이 한 번도 없어. 게다가 이젠 애들도 그이한테 관심조차 없으니, 이방인이지 뭐. 그이가 계속 돈 걱정하는 걸 듣자니 원. 심기증( 우울증) 환자라니까. 아, 너도 그렇구나. 하여튼 이 이기적인 남자는 식이요법을 하면서 자기 몸에 혈안이 되어있다고. 한 마디도 하지 않고 TV 리모콘만 잡고 있지. 그 잡음소리가 멈추질 않 으니. 우리 남편은 귀가 어두워지기 시작했어. 스쿼시도 그만두었고. 27) 26) C est ce que papa a dit au téléphone, que tu ne savais pas vivre avec moi normalement. Il a dit que tu étais devenue un peu folle, d après les bruits qu il avait recueillis, qu on était toujours tout seuls tous les deux, que c était très dangereux tout ça, tous les spécialistes de l enfant et de la famille le disent, il m a dit : Qu est-ce que tu en penses, tu ne crois pas, mon chéri? c est ce qu il m a dit, est-ce que c est vrai, maman? (p.178) 27) Il ne se rend même pas compte qu il est absent. - 10 -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11 여행 중인 두 모자( 母 子 ) 가 탄 기차의 옆 좌석에는 두 여자가 남편들의 흉을 보며 불행한 결혼생활을 토로한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던 누크는 그것 을 고약한 습관, 천박한 그 무엇 (p,156) 으로 여기며 귀를 닫아버린다. 함께 살고 있지만 서로에게 관심이 없고 불만으로 가득 찬 이러한 가족상을 여전히 가장 이상적인 가정의 형태라고 믿어야 하는지, 혈연중심의 핵가족이 자녀양육을 위 해 스트레스가 가장 적은 건강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주장이 과연 근거가 있는 것인지 가족문제를 돌아보게 만든다. 게다가 누크의 독신생활을 비판하는 그녀의 친구 마르타의 결혼생활은 어떠한 가? 남편 에티엔느와 9 년간의 결혼생활을 지속하면서 애무를 기막히게 해준다 는 남자 와 대담한 불륜관계를 맺고 있다. 28) 또한 그녀는 일부러 아이도 갖지 않 는다. 29) 사실 그런 친구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남자 없이 혼자 애 하나 달랑 데 리고 남의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는 자신에 비해 가족을 이루어 가장노 릇을 하고 있는 마르타가 더 낫다는 생각을 하는 무기력한 주인공이 바로 누크 이다. 그러나 데이비드 엘킨드30)가 지적하듯, 현대사회에는 폭력, 불륜 등 가장 병적인 행동들이 소위 정상적인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처럼 핵가족을 모범적인 보호처로 삼는 가족이데올로기 신화는 무릇 사회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뿌리박혀 누구에게는 위안이 되고, 누구에게는 상처가 되는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마르타는 누크의 전남편까지 불러들여 으제니오와 만 나게 해준다. 그리고는 여의사와 재혼하는 그 남자가 아들 으제니오에게 진짜 가정생활이란 게 어떤 건지 알게 해주고 싶어 한다 31) 고 전한다. 주변사람들이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뿌듯함 때문인지 그 말을 전하 Même présent, il n est jamais avec nous, d ailleurs les enfants ne font meme plus attention à lui. Un étranger. L écouter sans cesse, ses soucis d argent, hypocondriaque. Ah! toi aussi, cet égoïsme chevillé au corps, de toute façon, avec son régime. Jamais un mot, la télécommande, ce ronflement permanent. Le mien commence à devenir sourd, il a même renoncé au squash. (pp.155-156) 28) C est tellement fort ce qui nous arrive, tellement violent. Jamais je n ai fait l amour comme avec lui, et quand il s agenouille devant moi, comme hier soir, je crois que je peux mourir. Il me semble qu avant, avec Etienne, ce n était pas l amour, juste une sorte de masturbation réciproque, le plaisir que chacun poursuit. (p.54) 29) Papa dit qu elle a décidé de ne pas en(d enfant) avoir, car elle sait le mal que les mères font sur la terre. C est la marque d une profonde sagesse (p.185) 30) 데이비드 엘킨드, 변화하는 가족 (1995),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999 31) Il aimerait offrir un vrai foyer à votre petit garçon (p.202-203) - 11 -
12 박 선 아 는 마르타의 모습은 마치 좋은 일이라도 생겨서 한껏 들뜬 듯한 얼굴 32) 이다. 나는( 누크) 그녀( 마르타) 가 하는 말이 그녀의 속마음과 같지 않다고 생 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녀가 정상적인 사람들과 가족의 편에 서 있 다고, 인간 삶의 우여곡절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줄 전혀 몰랐다. 그녀가 언 젠가 내 인생에 이러한 힘을 부리리라는 것도, 이렇게 행사할 수 있으리라 는 것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혐오감을 느끼며 그녀를 바라본다. 33) 프랑스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법적으로도 인정할 만큼 열린 나라이지만, 이 소설에서 보이는 것처럼 핵가족 이데올로기로부터 그리 자유롭지는 않다. 소위 정상가족 이라는 단일한 개념을 지니고 자신과 다른 비정상적 가정 을 단순히 아웃사이더나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성숙한 가족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마르타의 경솔한 사생활 개입과 편견이 그 누구보다 진정한 가족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마르타는 가족 안에 있으면 서 자기애에 빠져있는 또 하나의 나르키소스이다. 그리고 친구의 행복이라는 미 명하에 누크를 자신의 에코로 삼으려하는 것이다. 사실상 모든 주체는 가족 또는 가정을 이루고 있건 아니건, 결국 홀로주체성 이 아니라 서로주체성 속에서 살아야한다. 자기 자신과 꼭 닮은 메아리 타자가 아니라 참된 타자인 너 와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가족 안에 사는 마르타 와 가족 밖에 사는 누크 는 모두 타자를 자기 속에 포섭하려는 나르키소스의 맹 목적인 개인주의 충동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이다. 누크는 결혼생활이 뜻대로 되 지 않자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강한 자의식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상태이고, 마 르타는 정상가족 이라는 불패신화 속에서 자유와 일탈을 구분하지 못하고 한창 자기분열을 겪고 있는 여인이다. 어쩌면 마르타는 철저한 가족이데올로기에 빠 져 은연중 고통을 받으며, 그 어둠에 대한 보상을 마르타처럼 결혼에 실패한 사 람들을 연민으로 지켜보거나 자기 식으로 강요내지 끌어들이는데서 찾고 있는지 도 모른다. 34) 32) Elle avait son air des grands jours (p.202) 33) Je n avais jamais envisagé qu elle ne crût pas à ce qu elle disait. Qu elle soit du côté de la famille, des gens normaux. Qu elle s imagine savoir quoi que ce soit sur les raisons qui font d un être humain ce qu il est. Qu elle puisse avoir un jour ce pouvoir sur ma vie, ni qu elle puisse en user. Je la regarde avec dégoût. (pp.203-204) 34) Elle me toise et me bouscule de sa longue pique. (p.204) - 12 -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13 현실 속에선 기쁨으로부터 고통이 솟아나오고, 이 모든 것으로부터 견디 기 힘든 두려움이 생겨난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한다. 우리 집은 앞으로 어 떻게 될까? 작은 녹색 그림, 아담( 새 이름), 우리의 양탄자에 가위로 새겨 넣은 미로, 우리의 퍼즐들, 붉은 커튼. 영원히 잃게 되는 것인가. 어떻게 해 야 할지 모르겠다. 이따금 자기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이제 어 떤 도로도 어떤 길도 그려지지 않는다. 완전히 아무것도. 35) 누크는 고립에서 벗어나 다시 행복을 찾길 바랐다. 그러나 사실상 타자와 관 계를 맺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자기에게 유일한 혈연인 아들마저 떠날 참이다. 이제 완전히 혼자가 될 것이다. 지나온 시간보다 더 쓸쓸 하고 고립된 삶을 살 것 같은 비극적 예감과 함께 소설은 끝이 난다. 자신의 순 수성을 지키려 애쓴 나르키소스 누크는 어떤 것도 얻지 못한 채 고립된 홀로주 체 로서 끝나버린다. 바로 여기에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자기의 순수한 동일 성이 파괴될까 두려워 자기 속에 타인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 타인 속에 서 나를 상실하려 들지 않는 사람은 결국 나르키소스를 기다리던 운명처럼 자기 자신을 상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유로워야 하고, 또한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서야 하는 홀로 주체 이지만, 또 한편 세상 속에서 사회적 존재로서 타자에게 의지하고 타자와 더불어 살 수 밖에 없는 서로주체 이기도 하다. 완전히 상치되는 것 같은 두 주 체는 서로의 결핍을 보완하면서 온전히 존재할 수 있는데, 물론 쉽지는 않지만 그것이 일상에서 절실히 실현되어야 하는 장은 바로 가족 혹은 가정과 같은 공 동체 속이다. 부부생활과 비교할 때 현대사회 독신여성들의 체험에서는 양면성( 모순 성) 이 발견된다. 그것은 타인을 통한 자기 존재의 인식에 더 큰 가치를 부 여하는, 즉 대단한 의미가 있고 안정된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고, 그와 동 시에 개인의 자율성, 독립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 ) 개인은 바로 타인을 매개로 하여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된다는 느낌을 갖는) 것 이다. 그 의존관계들은 필요한 것이면서도 거부된다. ( ) 상호의존관계의 필요성과 이 필요의 부정( 부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흔들림은 현대 가족들 35) Dans la réalité, c est de la joie que surgit le chagrin, me dis-je, et de tout cela naît une inquiétude mortelle. Que va devenir notre maison? me dis-je, le petit tableau vert, Adam, et le chemin tracé au ciseau dans notre moquette, nos puzzles, et le rideau rouge. Perdus à jamais. Je ne sais pas comment je vais faire. Parfois, on ne voit plus rien devant soi. Il n y a plus aucun dessin de route, ni de chemin. Absolument rien. (pp.204-205) - 13 -
14 박 선 아 속에서 하나의 긴장상태를 만들어내는데, 그 타협점이 그리 부담스럽게( 무 겁게) 느껴지지 않는 우리 속의 나 라는 이상적인 형태를 이룬다. 36) 독신자 역시 혼자 고립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이나 가족 들과 연대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건강한 분명하다. 나 홀로 가정 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오늘날 독신가정이 급증하고 가족의 위기를 운운하는 프랑스 사회이지만, 그 래도 대다수 프랑스인들이 가장 소중한 가치로 꼽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가족 이다. 최근 통계자료에서 전체의 82% 가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고 했고, 82.5% 가 가족이나 친구가 일상의 가장 큰 관심사라고 대답했다. 37) 이는 프랑스인들이 전 통가족형태의 해체를 가족의 포기나 상실로 받아들여 다른 형태의 가족들에 대 해 배타성을 갖거나 가족 간의 단절이나 불화로 심각한 개인주의로 흐르고 있다 기보다는, 다행스럽게도 가족에 대한 새로운 개념, 다양한 가족형태의 출현 을 수용하는 입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고에서 의미를 두고 싶은 것은 혈연중심의 단일가족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각기 홀로주체 와 서로주체 의 상호조율에 성공하느냐 마느냐에 현대인들의 행복이 달려있다는 것이다. 내가 자유로우면서도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는 그 조율만이 인간의 본질적인 고립과 결핍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소위 나와 다른 가족문화를 존중해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 이다. 한 가지 가족구조만을 옹호하고 고수하다보면, 그 가족을 지켜내지 못한 개인적인 실패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점차 소외되는 가정들이 늘어날 테지만, 가 족의 유지 또는 상실이라는 가족구조 자체의 문제를 벗어나 각자의 자기반성과 타자수용이 함께 어우러지는 인간관계 안에서는 비정상적인 가족형태들을 문제 삼아 그 안의 구성원들을 병들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36) On retrouve l ambiguïté du rapport à la vie conjugale, détectée dans le vécu des femmes célibataires, propres à la société contemporaine : à la fois une valorisation de la reconnaissance par autrui de sa propre existence, le besoin d un autrui significatif stable, et une valorisation de l indépendance, de l autonomie personnelle. ( ) c est par la médiation d autrui que l individu peut être (avoir la sensation d être) lui-même. Les liens de dépendance sont à la fois nécessaires et niés. ( ) Cette oscillation entre le besoin de liens d interdépendance et la dénégation de ce besoin crée une tension au sein des familles contemporaines. Le compromis prend la forme idéale d un je au sein d un nous peu pesant, François de Singly, op.cit., pp.91-92. 37) 서울대학교 불어문화권연구소, op.cit., p.153. - 14 -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15 5. 맺으며 : 혼자 더불어 사는 기술, 더불어 혼자 사는 기술 나 홀로 가정 을 이루는 사람들은 자아실현의 욕구 때문에 자유의지로 선택한 경우도 있고, 그와 상관없이 수동적으로 내몰린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현대 유럽 사회에 이미 지배적이고, 우리 사회에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 독신가정의 추 세 38) 는 앞으로 새로운 삶의 양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본고에서는 프랑스 가족 의 다양한 형태를 소개하고 특히 최근에 비중이 커진 독신가정의 문제를 살펴보 면서, 이를 단일한 가족이라는 잣대를 대어 어딘가 결함이 있는 위축된 가정 형태로 보지 말기를, 그리고 가족의 유무를 논하기 이전에 각자가 혼자서 자유로 우면서도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조화로운 태도가 선행되어야 함을 언급하였다. 심리학자 카타리나 침머는 혼자 사는 사람을 그의 자아에 무언가 결함이 있는 자로 생각하는 걸 보면, 여전히 혼자라는 개념이 부정확하게 다루어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혼자가 되는 것에 불안을 느낀다. 하지만 침머는 혼자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혼자 있는 것에 대한 갈망과 나란히 있 다 39) 고 주장한다. 결국 이 두 가지 요소를 조화롭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르키 소스와 같은 홀로 고립된 상태 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공감할 줄 아는 더불어 혼자 사는 상태 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침머가 제안 하는 바대로, 각자가 혼자 사는 기술 을 연마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혼자 사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은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길이고, 다양 한 가족들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밑거름이 된다. 즉 독신가정이 언 젠가 하나의 가족을 형성하는 잠재적 가족으로 옮겨가도록 이끌고, 현재의 가족 이 인생의 실패라고 여기지 않고 또 다른 형태의 가족으로 이동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혼자 사는 기술을 익힌다는 것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과 누군가 와 삶을 공유하는 것 사이에서 어려운 균형 잡기를 해나가는 것이다. 언제나 문 제의 핵심은 나 자신이 되는 것 ( 홀로주체) 과 나와 똑같이 자아를 모색하는 그 38) 한국도 오늘날 독신가정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2002년 7월에 발표한 2000 년 인구주택 총조사 에 따르면 한국의 독신 가구는 222만 4000가구로 총가구수의 15.5% 에 이른다. 2005년 기준으로 1인 가구 수는 268 만명으로 추산되고, 올해엔 275만 가구로 증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인 독신자 가정은 전체 가구의 37% 로 약 98 만명에 이른다. 이렇듯 1인 가구 수로만 따지면 국내 싱글 수는 300만명이 좀 안 된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남녀나 부모와 함께 사는 돌아온 싱글, 배우자 없이 아 이를 키우는 싱글 맘 싱글 대디 까지 합치면 전체 독신자 수는 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 산된다. 39) 카타리나 침머, op.cit., p.34. - 15 -
16 박 선 아 누군가와 지속적으로 함께 사는 것 ( 서로주체)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유럽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부상한 독신가정의 증가를 한낱 우려의 시선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혼자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 을 대가로 치러야하는 독신자들이 ( 고립적인 나르키소스가 되기보다는) 창조적이고 풍요롭고 자율적인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해 어떻게 혼자 사는 기술 을 터득해나 가는지 독려하고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또한 혼자 있고 싶은 것에 대한 갈망 을 인내해야 하는 기혼자들이 자유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배우자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얼마나 혼자 사는 기술 의 습득이 필요한지를 인식할 일이다. 혼자 살면서도 더불어 살고, 또 더불어 살면서도 혼자 살도록 이끄는 혼자 사 는 기술 의 습득은 혈연중심의 핵가족 해체 이후 열린 가정( 대안 가정) 들을 적극 적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현실적 논의보다 선행되어야 할 우리 모두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결혼 또는 재혼으로 가족을 이루건, 이혼으로 자녀와 함께 살건, 동거 를 하건, 혼자 살건, 그 형태에 관한 논의는 이제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우리 가 혼자 사는 기술 을 나름대로 인식하고 습득하게 되면, 우선 우리 자신이 여 유로워지고, 정상 가족이란 잣대에서 오는 편견과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을 것 이다. 또한 이를 통해 현대의 다양한 가족유형들을 유연한 자세로 받아들이게 되므로 구체적인 실천프로그램 못지않게 사고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진정한 인문 학적 차원의 대안이 될 것이다. - 16 -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참고문헌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17 Brisac(Geneviève), Week-end de chasse à la mère, éd. de l Olivier 1996 ; 주 느비에브 브리작, 엄마의 크리스마스, 조현실 옮김, 열림원, 2002. Duby(Georges)/ Ariès(Philippe) (dir.), Histoire de la vie privée : de la Révolution à la Grande Guerre ; 사생활의 역사-프랑스혁명에서 제1 차 세계대전까지, 전수연 옮김, 새물결, 1996. Mauchamp(Nelley), Les Français : Mentalités et comportements, CLE, 1997. Riot-Sarcey(Michèle), Histoire du féminisme, La découverte(repères n 338), 2002. Singly(François de), Sociologie de la famille contemporaine, Armand Colin, n 128, 2004. 다이애너 기틴스, 가족은 없다, 안호용 외 옮김, 일신사, 1997. 김상봉, 나르시스의 꿈- 서양정신의 극복을 위한 연습, 한길사, 2002. 서울대학교 불어문화권연구소, 프랑스 하나 그리고 여럿, 강, 2004. 데이비드 엘킨드, 변화하는 가족 (1995), 이동원 외 옮김, 이화여자대학교 출판 부, 1999.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 가족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 (1998), 박은주 옮김, 새물결, 2005. 엘리자베스 에보트, 독신의 탄생 (1999), 이희재 옮김, 해냄, 2006. 카타리나 침머, 혼자 사는 기술 (2002), 안미현 옮김, 이마고, 2002. 인터넷 검색 사이트 주소 : http://www.parisjisung.com http://www.lexpress.fr http://www.france.co.kr/culture/socie-5.htm - 17 -
18 박 선 아 <Résumé> Le changement des formes familiales dans la société française moderne : à travers la famille en solo PARK Sun Ah Dans la société moderne, les formes familiales et le mode de vie sont très variés. En particulier, les familles qui ne se composent pas de couple marié et son enfant se sont accrues, et la plupart le considère comme la crise ou la disparition familiales. Pourtant, pour le cas de la France, la stucture familiale est beaucoup transformée depuis les années 1960, et les familles différentes comme divorcée, monoparentale, célibataire, cohabitante, etc., sont admises presque sans préjugé par les Français. Or, le plus grand changement de la vie familiale en France, c est surtout la croissance de la famille en solo (comme le célibat ou la vie seule). Dans cette étude, nous avons observé le sens de l augmentation de la famille en solo ainsi que le facteur socio-culturel des transformations de la famille française. Pour cette démarche, nous avons introduit la conception philosophique Narcissisme qui noue un lien étroit avec la mentalité des occidentaux. L existence narcissique a tendance à comprendre l autre uniquement par soi-même, et l attitude subjective et individuelle empêche la formation ou la continuation de la vraie famille. En se référant au Week-end de chasse à la mère de G. Brisac, nous avons essayé de comprendre l isolement du sujet solitaire qui vit la vie narcissique et de révéler la fragilité de la solidarité entre les membres familiaux qui ont perdu la manière de se communiquer. Dans cette étude, nous voulons mettre l accent sur l équilibre entre le sujet solitaire et le sujet réciproque. Pour que ce soit la famille en solo ou bien la - 18 -
현대 프랑스 사회의 가족형태의 변화 : 나 홀로 가정 을 중심으로 19 famille conjugale, elle doit faire de son mieux pour réussir à cet équilibre. Sous cet angle, la famille soi-disant normale (celle du même sang) n est plus significative. L équilibre mutuel entre deux sujets pourra résoudre l isolement et le manque des autres formes familales prétendues anormales, et nous permettre de respecter ce genre de familles. Notre étude propose également l acquisition de l art de vivre seul. Nous sommes le sujet qui ne cesse de désirer la liberté et parfois la solitude, et en même temps celui qui veut vivre ensemble avec quelqu un d autre. Pour arriver à cet équilibre sans doute difficile, il nous faut l art de vivre seul. Le célibat ne doit pas vivre isolé mais en solidarisant avec d autres communautés ou personnes, tandis que le marié ou la mariée doit vivre en famille en se découvrant libre et autonome. Dans la société française où les célibats s accroissent à grande vitesse, ce que les Français considèrent encore comme la valeur la plus essentielle, c est que la famille. La croissance des célibats est certainement un phénomène sérieux en France, sans doute pour tous les pays. Pourtant, cela n aggravera pas de disparition familiale, au moins quand nous aurons acquis l art de vivre seul. L acquisition de l art qui nous conduit à vivre ensemble en vivant seul et à vivre seul en vivant ensemble, nous aidera à tolérer bien des formes familiales. Et elle sera une des solutions pertinentes, sur le plan des sciences humaines, pour réconquérir le sens et la valeur de la véritable famille. 주제어 : 가족(famille), 독신가정(famille en solo), 홀로주체(sujet solitaire), 서로주체(sujet réciproque), 혼자 사는 기술(art de vivre seul) 투 고 일 : 2006년 12월 25일 심사완료일 : 2007년 1월 31일 -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