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시 뭉크 인간의 고뇌와 절망의 표현 뭉크 [Edvard Munch, 1863.12.12~1944.1.23] Ⅰ. 학습하기 1. 뭉크의 생애와 작품 세계 가. 뭉크의 유년 시절 에드바르드 뭉크는 1863년 12월 12일 노르웨이 헤드마르크의 뢰텐에서 태어났다. 뭉크 의 집안은 오래된 관료 가문으로 많은 지식인과 예술가를 배출하였다. 하지만 뭉크는 소외 되고 아주 가난한 가정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뭉크가 다섯 살 때 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이모인 카렌이 집안 살림을 꾸려 나갔 다. 아버지는 자신이 군의관이면서도 아내를 살려내지 못했던 것에 대한 자책에 시달려야했 다. 아버지는 인간의 목숨은 결코 인간의 의술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광적인 신앙인으로 바뀌어버린다. 이런 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뭉크는 오히려 죽음에 대한 절망감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에게는 한 살 많은 누나가 있었다. 뭉크에게 있어 그 누나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빈 자리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뭉크가 14살 되던 해 누나마저 폐결핵을 앓더니 죽었다. 누나 의 죽음은 사춘기 소년 뭉크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 충격은 견딜 수 없는 외로 움과 그리움 그리고 좌절감이었다. 뭉크는 이런 가족의 죽음은 곧 가계에 죽음의 유전자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게 된 다. 곧 자신도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스스로 만들어 낸 가계의 정신병, 저주와 공포 속에 휩싸이며 평생을 살게 된다. 뭉크는 늘 혼자였다. 그는 그 속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그렸다. 자신의 재능은 이런 어두 움 속에서 싹트고 있었다. 그가 16세 때 그렸던 <오래된 교회> 이라는 작품을 보면 그가 어릴 때부터 가진 심리적 암울함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래된 교회>. 1881. 유화, 16 x 21cm. Munch Museum, 오슬로, 노르웨이 이 느껴진다. 뭉크의 재능을 일찌감치 보여준 자화상이다. 고등학생의 수준 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훌륭한 표현이다. 머리카락의 질감이라든 가 피부의 질감 그리고 명암의 표현 등은 전문화가의 솜씨이다. 이 당시에 그린 그의 눈길 속에는 뭔가 사회에 대한 삐뚤어진 감성, 세상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암울한 긴장감 같은 것
<자화상>. 1881-82, 유화, 25.5 x 18.5cm. Munch Museum, 오슬로, 노르웨이 자화상 <여동생 잉게르>, 1884, 유화, 97 67cm, 오슬로, 국립미술관 뭉크는 가업을 이은 의사가 되거나 엔지니어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크리스티 아냐 공과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뭉크는 이듬해 중퇴하고 오슬로 미술공예학교로 전 과하고 만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 뭉크는 1885년 파리로 여행하면서 고갱, 로트렉과 같 은 화가들의 작품에 매료된다. 나. 이국의 방랑자로 살아간 뭉크 당시 유럽의 화단은 인상주의가 지배하던 시기로 서서히 이들에 대한 반감이 싹트기 시작했 다. 인상주의는 순간을 포착하여 그리다보니 그림이 얇아지고 가벼워졌다는 불만을 가지게 했던 것이다. 뭉크가 1885년에 처음으로 파리를 여행한 뒤에 그린 저녁 시간 The Evening Hour 같 은 그림들은 인상주의 양식을 보여주었다. 뒤이어 그 당시의 프랑스 미술과 접촉한 것은 그의 표현 양식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켜, 1890년경에는 아르누보 디자인만이 아니라 '폴 고갱'과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같은 프랑 스 화가들의 후기 인상주의 작품에도 영향을 받았다. 인상파 양식인 봄날의 카를 요한 거 리 (1891, 라스무스 마이어스 컬렉션 소장)와 표현주의 양식 인 저녁 때의 카를 요한의 거리 (1892, 라스무스 마이어 스 컬렉션 소장)의 대조가 이 러한 표현 양식의 변화를 극적 으로 보여준다. 봄날의 카를 요한 거리 저녁 카를 요한의 거리 뭉크는 일찍부터 사회적 행동과 도덕 및 예술에 대해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자유분방한 사람들과 사귀게 되었다. 이런 환경은 인습의 굴레에서 그를 해방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뭉 크의 미술은 성과 사회적 상황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술학교를 졸업한 후 파
리로 간 그는 인상파, 신인상파, 후기인상파의 영향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그림을 통해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인간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뭉크는 스칸디나비 아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과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노르웨이의 소설가 크누트 함순, 프 랑스의 상징파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를 비롯한 중요한 작가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다. 그는 헨리크 입센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특별한 친밀감을 느끼고, 입센의 왕위를 노리는 자 들 에 삽화를 그렸으며 헤다 가블러 와 유령 을 상연할 때는 무대장치를 설계하기도 했다. 뭉크는 요람에서부터 죽음을 안 사람이라고 스스로 말하곤 했다. 그는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누이의 죽음마저 지켜봐야 했다. 정신적으로 나약한 형제들, 신경질적인 아버지. 유 년 시절의 어두운 기억은 뭉크의 작품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뭉크는 자신의 생애 동안 죽음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끊임없는 갈등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뭉크를 절망의 화가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뭉크의 그림에는 절망적인 인간의 모습만이 그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인 간의 원초적인 모습을 통해 평생 동안 끊임없는 생명을 추구하고자 했다. 그의 절망 속에는 언제나 희망이 예견되어 있었다. 노르웨이 태생의 작가였지만 뭉크는 후진적인 19세기말의 북유럽을 탈피하고자 했다. 그 결과 독일 미술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그 또한 독일의 미 술, 특히 표현파에 깊은 영향을 끼치는 등 독일에서 화가로서의 꽃을 활짝 피웠다. 뭉크는 이런 표피적이며 순간성만을 쫓는 인상주의에 반발하여 <병든 아이>를 그렸다. 1886년 오스트리아에서 발표된 이 작품은 화가가 그저 물감을 바르고 싶었을 뿐인 듯한 그림 이라고 혹평을 받았지만 뭉크 자신은 나의 예술에 있어서 돌파구 라고 언급했다. 이것은 표현주의의 태동을 알리는 작품이기도하다. 이 그림은 뭉크가 23세 때 병든 누나와 그녀를 간호하고 있는 이모를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잠재 속에 누 나의 죽음이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병든 아이>. 1885/86. 유화. 119.5 x 118.5 cm. 오슬로, 국립미술관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가 죽고 난 뒤 그가 받은 상처와 괴로 움의 한 부분을 보여준 대표작이 <병든 아이>이다. 이 소녀에게 는 뭉크의 누나 이미지가 베어있다. 소녀 곁의 여인은 아마도 그 의 이모를 모델로 그린 듯하다. 이모는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 대신 죽어가는 누나의 병상을 지켰다. 뭉크는 이 작품으로 죽음의 냉혹함과 자신의 아픈 기억을 나타내 었다. 뭉크는 <병든 아이>를 1890년대에 다시 그렸다. 당시 많은 비평가들은 뭉크의 기법을 물감을 터무니없이 마구 칠한 것 이라고 비난하고 소 녀의 왼손에 대해서는 그게 대체 손이란 말인가? 꼭 바닷가재 소스를 바른 생선찜 같다. ( 노르웨이의 지성인 1886.10.25일자)라며 비꼬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새로운 예술적 시
도라는 호의적 반응도 끌어냈다. <병든 아이>, 리도그래프, 1896 [표현주의] 표현주의는 주제에 거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풍경화를 그리는 표현주의자는 사실주 의와 자연주의를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황혼의 하늘과 대지를 강조하기 위해 온통 붉은 색을 칠할 수 있고, 바다를 핑크색으로 칠할 수도 있다. 회화와 조각을 시각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고의 문제로 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 부터였다. 이런 사고가 유럽에 만년하게 된것은 20세기 표현주의자들에 의해서였다. 표현주의 화가들은 산이나 들에서 주제를 찾는 대신 작업실이나 카페에서 동료들과의 열띤 논쟁을 통해 문학, 철학, 신화 등에서 주제를 찾기 시작했다. 회화는 문학, 철학, 신화 등의 도움으로 내용이 풍요로워졌다. 뭉크는 반 고흐, 고갱, 앙소르, 쉴레, 클림트 등과 함께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칭송받는 다. 다. 인상주의 시기에서 표현주의 시기로 한때 뭉크의 작품도 인상파적인 색채로 그리던 때도 있었다. 이것은 당시 인상파의 그림이 대세였고 또한 젊은 뭉크에게 있어 자신의 번뇌로부터 이탈하고자하는 열망도 있었을 것이 다. 그에게 있어 새로운 시도로 그린 그림들이라고 봐야하겠다. 1889년의 <봄>은 뭉크에게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심각한 병에 걸렸다 가 서서히 회복된 그는 누이의 질병에 대한 기억과 자신의 병세가 호 전되는 과정을 연관지어 표현한 자전적인 분위기의 <봄>을 그렸다. 이 때는 예술적 기량을 인정받아 파리에서 오랫동안 머물수 있을 정도 봄, 1889 의 국비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시기의 뭉크는 다른 때와는 달리 큰 캔버스를 이용하여 화면 가득 실내의 사물을 있는 그대로 채워 넣었다. 그림 왼편의 회색과 갈색이 오른편의 밝고 바람이 느껴지는 외광파적 인 기법(인상파의 전형적 기법)과 교차한다. <여름밤(해변의 잉게르)>, 1889, 유화, 126.5 162cm, 베르겐, 라스무스 마이어 컬렉션 흰 옷을 입은 젊은 여성(잉게르)이 화강암 바위에 옆모습을 보이고 앉아있다. 여자의 뒤편,
그림의 우측 상단으로 사람의 움직임이 보이고 고깃배와 어망의 위 치를 표시하는 장대도 보인다. 인적이 뜸하고 단순한 자연 풍경이다. 빛과 색, 그리고 인물과 배경이 하나로 어울려 전체적으로 새로운 인 상을 만들어낸다. 뭉크는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 전에 보았던 것을 그린다. 라고 했다. <여름밤>의 장면은 그의 기억 에서 온 것이고, 창의적인 작업을 통해 회화로 드러난 것이다. 여름밤, 1889 평론가들은 1889.10월 처음 그림이 전시되었을 때, 물렁하고 형태 도 안 갖춘 덩어리로 적당히 던져놓은 바위들 이라고 비꼬았고, 대중적인 조롱거리 라고 깎아내렸다. 이무렵 뭉크는 파리에서 프랑스 미술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아틀리에에 다니며 가 장 중요한 수업으로 파리의 주요 전시회를 통해 고흐, 툴르즈 로트레크, 모네, 피사로, 마네, 휘슬러 등의 그림과 만난다. <생 클루의 밤>, 1890, 유화, 64.5 54cm, 오슬로, 국립미술관 창문틀의 이중 십자가가 죽음을 상징하고 있다. 후미진 구석에 앉아 모자를 눌러쓴 신사는 뭉크의 덴마크 친구인 시인 에마누엘 골스타인 이다. 하지만 그림 속 남자는 죽음이 항상 자기 곁을 떠돈다고 믿는 우울한 뭉크 자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생 클루의 밤 1890년 빈센트 반 고흐가 자살하고 그의 작품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의 내면의 세계를 표현한 작풍은 다음 화가들에게 특히 뭉크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뭉크는 여러 문학가들과 교류를 하면서 자신의 화풍에 자신을 갖기 시작하였고 1892년에 는 독일 미술계로부터 초대전을 열게 되었다. 그는 55점의 유화를 전시장에 걸었다. 전시회 가 열리자 독일의 언론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내었고, 결국 일주일 만에 전시는 문을 닫았 다. 초상화는 얼버무리듯 대충 그려서 더러는 이게 대체 사람을 그린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이다... <여동생 잉게르>, 1892, 유화, 172 122.5cm, 오슬로, 국립 미술관 당시 29세 때 잠시 귀국하여 9월에 오슬로의 토스톨프고렌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게 되는데 이때 발표한 초기 의 대표작이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눈에서 외부로부터 내면 세계를 투영하려는 의지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정 면을 바라보는 시선의 초점은 뭉크의 특색이기도 하다. 인물의 표현을 정교하게 나타내고 있는 듯하면서도 특징적 인 것 외에 불필요한 요소는 생략하였고, 간결한 형태와 조화를 갖춘 색채는 조형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베를린에서 가진 첫 개인전은 50%의 성공을 거둔다. 관객들은 뭉크의 작품을 가지고 수많은 야유를 쏟아냈다. 반면 미술계 반응은 달랐다. 이들 은 뭉크의 전위적인 예술에 동참하면서 표현주의 라는 독특한 미술 그 룹을 만들게 된다. 여기에 동참한 사람은 놀테, 코코슈카, 키르히너 등이 있었다. <칼 요한 거리>라는 작품의 연작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리의 사람들이 다 기괴스럽고 마 치 가면을 쓰거나 아니면 넋이 빠져 있는 듯 불안과 초조감이 베어있다. 그리고 길 한 복판 에는 검은 그림자가 서 있는데 이것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밤, 칼요한의 거리>. 1892. 유화, 84.5 x 121cm 뭉크는 보는 이들의 감성을 집요하게 자극하며 회화라는 양식 을 통해 자신의 인생관을 표현한 화가이다. 그리고 작품을 통하 여 인간의 내적인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강렬한 색채와 형태의 왜곡, 율동하는 듯한 선 등의 표현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 그림 밤, 칼요한의 거리 에서 인물은 병마에 시달리는 환자의 모습 또는 유령처럼 표현 되고 있는데, 뭉크는 깊은 좌절에 빠진 사람을 좀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러한 형태의 왜곡을 사용하였다. 4. 나치, 괴벨스, 퇴폐 미술 1920년대에 이르러 뭉크는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작품들 은 다리파(독일 표현주의의 한 유파)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괴벨스나 히틀러의 나치스는 뭉크의 작품 세계가 그들이 의도하는 바와 맞지 않다는 것을 결국 깨우치게 되었고, 한때 그들이 지원하기도 했던 독일 내 전위적인 예술 그룹에 대한 탄압을 시작한다. 그들은 다가오는 전시를 위한 독일 국민에 대한 선동으로서의 예술과 유 럽을 비롯한 세계에 게르만 인종의 우수성과 나치 체제의 강력함을 선전해줄 예술가들이 필 요했던 것이다. 괴벨스최대의 찬사는 순식간에 최대의 경멸로 뒤바꼈고, 그의 그림은 박물 관에서 떼어내져 헐값에 내다 팔리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나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뭉크의 그림을 비롯해서 세잔, 고흐, 고갱, 마티스, 피카소, 브라크, 샤갈, 들로네, 키리코, 앙소르 등 외국 작가의 작품들은 경매를 통해 팔아 버렸고, 나머지는 괴벨스의 단호한 결단 아래 불 태워졌다(1939년 한 해 동안 1,004점의
유화, 3,825점의 수채화, 소묘, 그래픽 작품들이 불탔다). 이런 그들의 행위는 점령지에서까 지 이루어져 1943년 파리에서는 600여 점에 달하는 피카소, 미로, 클레, 막스 에른스트 등 의 아방가르드 작품들이 불태워졌다. 5. 뭉크의 대표작 1) 인류 파멸에 대한 징조 절규 <절규>는 뭉크의 작품들 중 가장 표현성이 강하며, 널리 알려진 작 품이다. 같은 주제를 그린 소묘 작품에는 뭉크의 다음과 같은 글이 덧붙여 있다. 절규,종이에 밀랍 크레용과 템페 라, 91 73.5cm, 1893년, 국립미 술관, 오슬로 나는 두 명의 친구와 거리를 걷고 있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하늘 이 핏빛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그때 나는 한 줌의 우울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멈춰 섰고 너무나 피곤해서 난간에 기대었다. 흑청색 의 피오르드와 도시 너머에는 불로 된 피와 혀가 걸려 있었다. 내 친구들은 계속 걸었으나 나는 불안에 떨며 멈춰 섰다. 그리고 자연 을 통해 울리는 커다랗고 끝이 없는 비명 소리를 느꼈다. 그림 속 깊은 곳으로 이어지는 다리 위에 두 명의 남자가 태연하게 걸어가고 있다. 전경에 는 날카롭고도 강렬한 모습으로 관찰자에게 다가온 세 번째 형상이 서 있다. 성별을 알 수 없는 그는 정면을 향하고 있고, 경직돼 있으며 자신의 머리를 붙잡고 모든 것을 꿰뚫는 외 침을 위해 입을 벌리고 있다. 이 인물은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하늘은 핏빛으로 빨갛게 채 색되었다. 물 위에 떠 있는 배들, 그리고 교회의 탑과 같이 잔잔한 요소들은 뒤쪽에 배치되 어 있다. 더욱 극단적인 구성을 위해 길과 길의 난간은 왼쪽 중간에서 오른쪽 아래 가장자리까지 사 선으로 치우쳐 그렸다. 전율하며 양손을 얼굴에 대고 있는 이 인물은 바로 뭉크 자신이다. 그의 해골 같은 얼굴에는 공포에 찬 절규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흘러나온다. 얼굴선의 동적인 처리와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에 맞추어진 배색 등으로 형식적인 면에서 더욱 강 렬한 효과를 나타낸다. 붉은 구름은 마치 불타고 있는 것처럼 공포스러운 화면 효과를 나타 내며 절망적인 심리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또 영화 'The Scream'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절망과 소외로 가득한 한 남자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여주는 뭉크의 <절규>는 대중문화에서 의 다양한 모방과 패러디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어 린아이의 자조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포스터에까지 이미지가 등장하고 있다. -마크 데리, 1998-
나홀로 집에 1991 그의 일생을 따라다닌 죽음의 주제는, 그의 그림 에서 흡혈귀의 신화를 등장 시켰으며, 그의 작품 마돈나, 죽음과 소 녀, 뱀파이어, 키스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에서 흡혈귀적 상징성을 나타낸다. 생명의 춤,1899/1900, 유화, 키스 흡혈귀1893 125.5 190.5cm, 국립 미술 관, 오슬로 뭉크는 자신의 인생을 바탕으로 자신이 느끼고 있는 불안과 공포를 구 체화시킴으로써 상징적으로 표출하고자 했다. 이 때 제작된 <생명의 춤>, <절규>, <흡혈 귀>, <죽음의 소녀> 등은 뭉크 자신만의 개성으로 여타 상징주의 화가들을 사로잡기에 이 른다. 그의 그림들은 마치 지옥의 유황불에서 막 건져올린 듯 흐물흐물하고, 사람들의 눈동 자는 총기를 잃고 퀭하다. 마치 그림 속에서 금방이라도 기괴한 비명을 지 르며 캔버스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이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뭉크는 여자는 파멸과 죽음의 상징이었고, 강박관념을 갖고 있었다. 그의 여성관은 <흡혈귀>로 그려졌으며, 여자에 대한 두려움 은 <하품>이나 형이하학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품하는소녀 [일화: 도난 사건] 1994년 2월.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에 사다리를 타고 들어간 미 술품 전문털이범이 절단기로 뭉크의 `절규(The Scream)'와 `마 돈나(Madonna)'를 들고 달아났다. 그 뒤 범인들은 100만 달러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고 3개월 만에 체포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2004년 8월. 노르웨이의 오슬로 뭉크미술관에 무장 괴한 3명 절규1893 마돈나 이 침입하 고 직원을 위협하고 벽에 걸린 뭉크의 두 점 '절규'와 '마돈나'을 세게 잡아당겨 철사를 끊고 작품을 가져갔다. 세계적인 작품을 관리하는 어떠한 장치 도 없었고 단지 철사로 벽에 걸어 놓았을 정도로 너무나 허술하게 관리해 왔고 너무 허무하게 강탈당하고 말았다. 작품은 2년 뒤 범인들은 자수했다. 그들은 작품을 팔려고 했지만 너무나 유명한 이 작품을 아무도 사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팔 수 없었다고 한다.
2) 생의 프리즈, 삶, 사랑, 죽음에 관한 시 마돈나 다음은 절규와 함께 도난당했다는 '마돈나'이다. <마돈나>, 1894/95, 유화, 91 70.5cm, 오슬로, 국립 미술관 마 돈 나 연 습 작 1893/4 마돈나 절규를 그리고 난 뒤 뭉크는 곧 바로 '마돈나'의 습작을 그리기 시작했다. 얼마 뒤 뭉크는 이 작품을 유화로 완성했다. 마돈나는 일반적으로 귀부인을 뜻하는 이탈리아어이다. 그런데 여기에 그려진 마돈나는 머리에 후광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성모 마리아 아니면 막달라 마리 아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뭉크는 그녀에 대해 아니 자신의 작품 '마돈나'에 대해 이렇게 썼다. '움직이는 세상의 정지 순간, 당신의 얼굴은 지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포함하고 있다. 익어 가는 과일처럼 새빨간 너의 입술은 고통으로 살짝 벌어진다. 그것은 시체의 미소이다. 삶이 죽음에게 손을 내민다. 죽어서 사라진 무수한 세대와 미래 의 세대와의 사이에 인연이 맺어진다.' 뭉크는 같은 주제를 여러 장에 걸쳐 그렸다. 가령 먼저 스케치를 하고 다시 판화로 제작 했다. 그리고 유화로 다시 그리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그의 작품은 같은 주제가 여러 장에 있다. <그날 이후>, 1894/95, 유화, 115 152cm, 오슬로, 국립 미술관 <마돈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그림은 <그날 이후>라는 그림이다. 이 작품의 초기 버전은 1886년에 제작되어 1892년의 베를린 전시에도 출 품되었는데 이후 파기되었다. 그날 이후 1894/95 <재>, 1894, 유화, 120.5 141cm, 오슬로, 국립 미술관 재 라이프치히 전시에서 뭉크가 <마돈나> 바로 옆에 건 작품은 생의 프 리즈 중에서도 특히 수수께끼 같은 작품인 <재>이다. 오슬로 국립 미 술관의 천장창이 있는 중앙 홀에는 지금도 이 순서대로 전시되고 있는 데, <재>는 막다른 벽의 <마돈나>와 <절규>사이에 걸려 있다. 이 그림 은 다른 작품들과 달리 무대의 한 장면처럼 설정되어 있다. 왼쪽 전경
에는 절망인지 비통함인지 우울함인지,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웅크리고 앉아있다. 하지만 이 그림의 주인공은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서서 정면을 응시하는 여자이다. 여자는 양 손으로 머리를 붙들고 있고, 얼굴은 얼어붙었고 두 눈은 커다래졌다. 가느다란 소나무 기둥 이 여자를 둘러싸듯 줄지어 서 있고, 그 배경에 어두운 숲이 펼쳐진다. 이 그림에서 가장 기묘한 부분은 구도상 밑선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통나무이다. 이것은 왼쪽에서 연기가 되 어 수직으로 솟아오른다. 통나무가 재로 소멸하는 것이다. 이 장면은 파국을 맞은 애정관계, 사그라지는 불씨처럼 서서히 식어가는 정열로 해석할 수 도 있다. 뭉크의 작품이 현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이 인물들의 포즈가 의미하 는 내용을 말로 옮기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3) 벌거벗고 허약한 소녀의 모습 사춘기 <사춘기>. 1894. 유화, 151.5 x 110 cm. 오슬로, 국립 미술관 <병든 아이>에 비해 소녀의 이미지를 훨씬 부정적으로 그린 작품이 <사춘기>이다. 갑자기 눈을 뜬 소녀가 시트의 붉은 자국을 발견하고는 놀랍고 부끄럽고 불안 한 모습이다. 소녀에서 어른이 되어 가는 한순간의 복잡한 상념을 표현 한 이 작품에는 인간의 삶에 대한 뭉크의 깊은 통찰과 배려가 표현되어 있다. 왼쪽에서 들어온 빛이 크고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어 벌거벗고 허약한 소녀의 불안을 극대화한다. 이 그림은 불에 타 소실되었고, 현재 오슬로 국립미술관에 있는 작품은 1895년에 다시 그린 것이다. 사춘기 4) 생의 프리즈 마지막 연작의 주제는 죽음 그는 베를린에서 죽음을 주제로 <임종의 고통><죽음의 방><죽음><삶과 죽음><죽음과 아 이>등을 발표했다. 이 전시 후 1년 동안은 <병실에서의 임종><죽은 자의 침대><죽은 어머 니와 아이> 단 세 점만을 그렸다. <죽은 자의 침대>, 1895, 유화, 90 120.5cm, 베르 겐, 라스무스 마이어 컬렉션 1895년에 그린 <죽은 자의 침대>에서는 자신의 초기작 <병든 아이>의 주제를 가 져온다. 하지만 여기서 환자보다는 침대 죽은사람을누인침대 죽음1895 주변을 서성이고 있는 가족들의 손과 얼 굴을 주목한다. 그것은 어둡고 가라앉은 배경 탓에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병실에서의 임종>, 1895, 유화, 150 167.5cm, 오슬로, 국립 미술관 <병실에서의 임종>은 외부와 고립된 좁은 병실의 고통스러운 고립감을 드 러내고 있다. 높다란 등나무 의자의 등받이로인해 죽은 자를 볼 수 없다. 서 있는 동생 잉게르와 앉아있는 라우라는 분명히 알아 볼 수 있게 그렸다. 작 가 자신은 안쪽에 등을 보이고 서있다. 아버지와 이모는 팔걸이 의자 옆에 서 있다. 등을 보이고 있는 사내는 남동생일 것이다. <죽은 어머니와 아이>, 1897/99, 유화, 104.5 179.5cm, 오슬로, 뭉크 미술관 죽은 어머니와 아이 <죽은 어머니와 아이>, 1899-1900, 유화, 39 3/8 x 35 3/8, 브레멘 쿤스트할레 뭉크의 작품을 차별화하는 요소는 어린 시절의 경혐을 감각적으로 묘사 한 것이나 예민한 심리적 감각에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구도적인 면에서, 회화기법 측면에서 급전적인 예술적 접근을 시도한 데 있다고 하겠다. 1897/1899년에 제작한 <죽은 어머니와 아이>는 그 후 1889/1900년에 그린 다른 버전과 더불어 그의 급진적 기법의 좋은 예이다. 엄마의죽음 죽은 자의 침대 앞이다. 1868년 어머니가 젊어서 돌아가셨을 때의 광경 을 상기시킨다. 수평으로 놓인 침대 너머로 죽음에 직면한 다섯 가족들이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으로 서성인다. 침대 앞에는 당시 여섯 살 어린 소피이다. 소피는 양손으로 귀를 막고 고통스러운 침묵 속의 죽음의 절규를 막으려하고 있다. 바. 말년에 인정받다 새로운 세기를 맞아, 뭉크는 독일이 자신의 예술을 정당하게 평가해줄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았다. 먼저 뭉크를 인정한 이들은 막스 린데 박사, 판사인 구스타프 시플러, 화상이자 수 집가인 알베르토 콜만, 작가이자 정치가인 해리 케슬러 백작 등 개인수집가이다. 뭉크는 이 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또 대형화랑이 계약 조건으로 작품을 사준 것이 독일에서의 큰 전기 가 되었다. 뭉크는 1901년에는 베를린의 파울 카시러 화랑에서, 1903년에는 함부르크의 콤 메터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1912년에 열린 쾰른의 분리파 전시에서는 방을 하나 배정 받아 작품 서른두 점을 걸었다. 이를 계기로 뭉크는 고흐, 세잔, 고갱, 피카소와 어깨를 나 란히 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대체로 독일의 주요 미술관이 뭉크의 작품 을 구입하기 시작한 것은 대체로 1920년 이후, 뭉크가 예순 살이 가까웠을 때이다. <인생의 네 시기>, 1902, 유화, 130.4 100.4cm, 베르겐, 라스무스 마이어 컬렉션
1902년에 완성한 <인생의 네 시기>에는 오스고르스트란 마을 길에 서 있는 세 여인과 한 소녀를 그렸다. 이 마을길은 인생행로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정면에선 커다란 붉은 모자를 쓴 소녀는 부퍼탈 에 있는 <붉은 모자의 소녀>처럼 슬픈 표정은 아니지만, 정면을 향한 자 세는 확실히 <죽은 어머니와 아이>와 비슷하다. 소녀의 왼쪽 뒤로 고급 모자를 쓴 젊은 여자가 있고, 오른쪽 눈 부위가 거무스름하고 뼈가 앙상 한 노부인이 반쯤 가려진 채, 옆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뒤쪽에 화면 오 른쪽 노란색 집의 벽 옆에 허리가 굽은 백발의 노파가 움직이고 있다. 네 인물은 그 자세를 보면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뭉크는 도로를 밤색으로 크게 쓸어내는 것처럼 붓질을 해서 네 사람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었다. 소녀와 노파의 옷은 다른 두 여인과 구분되어, 근심이 없 는 사람들임을 나타냈다. <다리 위의 소녀들>, 1902, 유화, 184 205cm, 베르겐, 빌레드 미술관 다리위의소녀들 2년이 지난 1899년에 뭉크는 모두 열두 점의 변형작이 있는 <다리 위의 소녀들>의 첫 번째 버전을 완성했다. 이 버전에서는 젊은 여자 셋이 등을 돌리고, 오스고르스트라는 선창다리의 난간에서 어두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뭉크는 이 그림에 자신이 좋아하는 모티프를 사용했다. 화면의 깊은 곳으로 물러나는 길로 깊이감을 강조했다. 왼 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이어진 대각선은 <절규>의 대각선이 뒤바 뀐 것이기도 하다. 오른쪽 위에서 도로를 향해 좁아지는 다리의 선, 그리고 난간은 <절규>와 달리 격력하고 역동적인 느낌이 없다. 구도상으로 충격을 완화하 는 두 요소는 화면의 왼쪽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저택 옆의 큰 나무와 크리스티아니아 협만 의 수면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이다. 특히 세 소녀들의 화사한 차림으로 인해 그림은 전체적 으로 가벼워 보인다. 하지만 물에 비친 검은 그림자가 불길한 느낌을 준다. 여기서 뭉크의 두드러진 특징은,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티프는 오스고르스트라는 일상생활이다. 3년 후 1902년에 그린 <다리 위의 여인들>은 첫 번째 버 전보다 색채가 휠씬 밝다. 달도 없고, 여름밤이 아닌 대낮의 정경이다. 여자의 무리에서 혼 자 떨어져 나온 여자는 <폭풍우치는 밤>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1893년의 그 작품과는 대 조적인 점이 있다. 이 작품에선 불안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스고르스트란의 거리>, 1902, 유화, 74.5 89cm, 베르겐, 라스무스 마이어 컬렉션 순수한 어린 시절도 뭉크의 회화 구상의 일부이다. 현재 베르겐에 있는 1891년 버전의 <오 스고르스트란의 거리>에는 밝은 색 담을 두른 마을길이 보인다. 배경에는 두 인물이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잇다. 정면에는 겁에 질리고 따지는 듯한 파란 눈을 가진 소녀가 클로즈업 되어 있다. 길바닥에 엎드려 소녀를 바라보는 소년 셋이 소녀의 표정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
다. 다리를 들고 배를 깔고 누운 자세의 소년들은 소녀를 두려움으 로 난처하게 만드는 것 같다. <마을의 거리>, 1905/08, 유화, 100 105cm, 오슬로, 뭉크 미술관 남녀관계를 바라보는 뭉크의 특유의 시각은 1905/08년 제작된 <마 오스고르스트란의 거리 을의 거리>에도 나타난다. 뭉크는 1905년 겨울을 독일 바트 일머나 우 인근에서 보냈다. 그는 숲에서 그의 병과 도시생활의 피로를 치유했 다. 이모에게 쓴 편지에서 뭉크는 시골의 공기가 내 신경에 어떤 효험 이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곳에 있는 동안 그는 <엘거스부 르크의 해빙> 등의 풍경화와 입센의 유령 무대미술, 초상화, 자화상 등 을 그렸다. 마을의 거리 <마을의 거리>를 감상해보자. 왼쪽으로 마을 광장의 흰 눈길에 서 있는 소년들 무리가 보이고, 배경에는 소녀들이 나무 밑에 무리를 이루고 있다. 붉은 옷의 소녀, 오른쪽 아래 노란색 오리들, 수오리부리의 붉은 색, 구름 사이로 보이는 밝고 파란 하늘 등 의 색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화적이고 풍속화적인 성격의 작품에서조차, 뭉크의 인물은 그의 인생관을 표현하는 소재 로 바뀌었다. <하품하는 소녀>, 1913, 유화, 110 100cm, 베르겐, 롤프 스테네르센 컬렉션 1913년의 <하품하는 소녀>도 비슷한 작품이다. 빨간색 침대 모서리에 걸터 앉은 옷 벗은 여인은 방금 잠에서 깬 듯하다. 벌어진 입 사이로 하품이 새어 나온다. 전체적인 상황은 <사춘기>를 연상시키지만 차이가 있다. 사춘기 소 녀의 뒤에 그려진 거대한 그림자로 인한 불안은, 20년 후 <하품하는 소녀> 하품하는소녀 에서 편안한 분위기의 안락한 자세로 대체되었다. 이 그림의 그림자에는 불 안의 요소가 없다. 이 시기에 그린 거친 색을 사용한 누드 작품의 기조는 야수파 또는 앙리 마티스와 비슷하다 고도 할 수 있다. <파란 옷을 입은 여인>, 1921, 유화, 130 100, 개인소장 파란옷을입은여인 초상화를 주문한 사람들이 언제나 결과에 만족한 것은 아니다. <파란 옷을 입은 여인>의 초상은 뭉크의 친구 페터 바르트 박사의 부인인 잉 게르 데시데리아 바르트의 것으로 신체의 4분이 3을 그린 실물 크기의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모델의 전체적인 모습을 흡사하게 묘사했다는 점 에서 매우 전통적인 성격을 띤다. 뭉크는 공간을 스케치하는 정도로만 구성했다. 바르트부인의 슬퍼보이는 표정이나 대충 마무리한 듯한 상태 가 바르트 부부에게는 불만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림을 갖고 싶어하 지 않았다. 그림은 함부르크의 쿤스트할레에 소장되었다가 나치로부터 퇴폐미술 로 낙인찍 혀 철거되었으며 이후 노르웨이 수집가에게 팔렸다.
1906년의 <골목길에 내린 눈>과 1919년의 <시골길의 살인범>은 풍경과 인물을 하나로 통합하는 뭉크의 능력을 보여주는 예이다. 그 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신체의 대부분이 잘려 진 두 아이와 스케치하듯 그린 살인자이다. 뭉크에게 풍경은 언제나 인간의 상태를 전달 골목길에내리는눈 시골길의 살인범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의 시각언어는 화면에 재현된 풍경을 영혼의 풍경으로 전환한다. [뭉크의 자화상] 생애 전체를 통해 볼 때 뭉크는 훌륭한 초상화가였으며, 항시 즐겨 다루는 그 자신으로써 일생의 대 시리즈가 되는 자화상을 남기고 있다.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거친 필세에 의한 빨간 배경과 누드, 머리 부분의 강한 형태를 만든 선과 왼쪽의 검은 연기인 듯한 그림자가 대담하게 처리되어져 있는데, 명제 그대로 '저승에서'만난 인간의 실존처럼 주관성이 강하게 묘사되어 있다. 뭉크는 수많은 자화상을 그렸는데 초기에는 엄격한 양식에 낭만적인 우울함 에 차 있는 자신을 나타냈으며, 젊었을 때는 자유로운 형태감 추구 에서 자의식( 自 意 識 )이 넘쳐나게 표현하였다. 이 작품에서는 저승이라는 극한적인 상황 속에서 모든 불안과 고뇌에 서 해방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당시의 내면적 고백으로서의 죽음의 상징화를 수용하려는 자세가 나타나고 있다. 뭉크는 초기부터 자화상을 그렸다. 자화상은 그의 예술가 인생의 각 단계마다, 생애 마지막까지 그와 함께했다. 1895년 <담배를 쥔 자화상>과 같은 시기인 <지옥 속 자화상>을 완성했다. 지옥 속의 자화상 <담배를 쥔 자화상>. 1895. 유화, 110.5 x 85.5cm. 오슬로 국립 미술관 담배를 피우는 뭉크의 자화상이다. 빛을 이용한 가장 공포스러운 분 위기는 역시 아래에서 올라오는 빛과 그림자일 것이다. 뭉크는 그런 빛의 효과로 그림을 좀 더 공포스럽게 만들려했다. 그리고 주변은 온 통 촛불에 흔들리는 어둠과 그림자가 있을 뿐이다. 푸르스름한 연기가 얼굴과 손의 풍부한 표정을 극대화하는 데 이용 되었다. 손등에는 붉은 핏줄이 보이고, 오른쪽 관자놀이와 이마 사이 에는 선명한 노란색의 붓자국이 보인다. 이로 인해 초상화의 중심부분 인 화가의 예리한 눈빛과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손에 시선이 집중된다. 사물의 고유색을 쓰 지 않고 표현력이 강한 원색을 사용하는 뭉크의 기법이 잘 드러난다. 얼굴과 담배를 쥔 손 은 정확하게 묘사하고, 배경은 추상에 가깝게 묘사하여 긴장감을 부여했다. 그가 자화상을 집중적으로 완성한 시기는 1902년에서 1906년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때 그
는 열네 점의 작품을 제작했다.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 1904년 오스고 르스트란에서 촬영한 사진을 이용해 1906년 바이마르에서 완성한 작 품 <와인병이 있는 자화상>이다. <와인병이 있는 자화상>, 1906, 유화, 110.5 120.5cm, 오슬로, 뭉크 미술관 와인병이있는자화상 그림은 원근법이 사용되어 공간적인 깊이를 느끼게 한다. 전경에는 나 란히 놓인 탁자 사이에 화가 자신이 앉아있다. 그를 제외하면 식당은 매우 한산하다. 배경 에 스케치하듯 그린 나이 든 부인과 유령 같은 모습의 웨이터 두 사람이 있을 뿐이다. 색채 들이 강력한 대조를 이루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자포자기에 가까운 체념의 정서가 느껴진 다. 이후의 자화상은 깊은 병으로 노쇠한 모습인 <스페인 독감 직후의 자화상>이나 매우 우울한 모습을 담고 있는 <고뇌에 찬 자화상>이 있다. 스 페 인 독 감 직 후 의 자 화 고뇌에찬자화상,1919, 유화, 상,1919년, 유화, 151 130cm, 오슬로, 뭉크 미 150.5 131cm, 오슬로, 국립 술관 미술관 아켈리에서의 상 1926년에는 <에켈리에서의 자화상>을 그렸다. 만하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었으나 나치에 의해 철거되었다. 2차세계대전 중 나찌는 현대미술을 퇴폐 적인 쓰레기로 분류하고 일부는 파괴하고 소각해 버렸고 일부는 몰수해 버 렸다. 이때 뭉크의 82점도 퇴폐적인 쓰레기에 분류되어 나찌에 몰수 되는 시련을 겪었다. 뭉크는 여든한 살에 에겔리의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타계하기 4년 전 인 1940년에 자화상을 여러 점 그려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자 자화신을 보여주었다.
콥슨병원에서의자화상 대구머리가있는자 밤의방랑자 화상 베르겐의자화상 정원안에자화상 여자의 마스 크 밑의 자 화상 줄무늬옷을입은자화상 뼈가있는자화상 사망한 해인 1940년에 만년을 대표하는 세로로 긴 대형의 <자화상, 시 계와 침대 사이>를 제작했다. 자화상, 시계와 침대 사 이,1940/42, 유화, 149.5 120.5cm, 오슬로, 뭉 크 미술관 뭉크는 평생을 고뇌와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그는 꽤 오랫동안 살았다. 무려 81세의 나이까지 살다가 세상을 등졌다. 그는 모든 재산을 오슬로 시에 기증했고, 오슬로 시는 1963년, 뭉크 탄생 100주년을 기념 하여 뭉크 미술관을 개관했다. 뭉크아뜰리에에 서1911 뭉크스튜디오1944 뭉 크 의 스 튜 디 오 1938
뭉크 미술관 뭉크미술관 / '뭉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1963년 오슬로시에서 설립, 개관하였 다. 뭉크미술관 에드바르트 뭉크는 때때로 고국을 떠나서 살았지만, 평생 노르웨이 를 자신의 궁극적인 은신처로 삼았다. 그는 생애 마지막 28년을 오슬 로 교외에 있는 영지의 저택에서 보냈다. 뭉크 미술관을 설립하는 계기가 된 유언장 을 작성한 곳도 바로 그곳이다. 그는 아무 조건없이 자신의 전재산을 오슬로시에 기 증했다. 여기에는 1100여점의 회화, 4500점의 소묘와 수채화, 18000점의 판화, 6점 의 조각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 석판화, 목판화, 동판화의 원판과 비망록, 책, 사진, 기타 자료들도 있었다. 후에 뭉크의 여동생이 그림과 스케치, 엄청난 양의 편지들도 기증했다. 한 예술가가 고향마을에 기증한 수집품으로는 최대의 규모이다. Ⅱ. 정리하기 요약정리 노르웨이 상징주의 화가인 뭉크는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불안, 공포 등 정신적 동요를 그림 으로 표현하였다. 고흐보다 심도있게 사물에 대한 인간의 감정을 탐구하였으며 불우하고 추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연민을 길게 파도치는 선과 강한 색면으로 표현하였다. 유년 시절의 어두운 기억은 뭉크의 작품에 고스란히 투영되었다. 뭉크는 1890년 도라 라우 젠과의 연애로 고민과 알콜에 의해 더욱 심화되어지면서 신경 쇠약 상태가 한때 계속되어지 기도 하는데, 그의 삶이 불행하고 어두웠던 만큼 그의 작품이 갖는 주된 테마는 죽음과 사 랑 이었다. 1892년 뭉크는 베를린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생명 연작 을 출품했는데, 이때 출품된 작품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고 심사위원들은 결국 뭉크의 작품을 전부 철거하기로 했다. 그러자 자유파 화가들은 이에 반발하며 미술 협회를 탈퇴해 베를린 분리파를 결성했고, 뭉크는 이 사건으로 일약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는 1908년까지 독일에 머물렀으며 이 기간 동안 독일 표현주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 다. 이 시기에 제작된 <생명의 춤>, <절규>, <흡혈귀>, <죽음과 소녀> 등은 뭉크 자신만의 개성으로 다른 상징주의 화가들을 사로잡았다. 1908년 뭉크는 극심한 불안과 정신분열 증세를 보여 덴마크에서 요양하였는데, 이상하게도 뭉크의 그림은 그 후부터 색채가 밝아지고, 문학적 심리적인 안정감이 두드러졌다. 그의 그 림에서 더 이상 죽음이나 악몽, 불안과 같은 주제는 찾아볼 수 없었다. 1937년 나치스는 독일에 있는 그의 모든 작품을 퇴폐예술이라 하여 몰수해 버렸다. 뭉크의 색채는 프랑스 후기인상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후 그의 양식과 주제는 독일 표현주의 미술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늘 불안과 공포를 소재로 그림을 제작했음에도 뭉크는 여든한 살까지 장수를 누리며 오랜
세월, 창조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다. 예술은 그에게 확실히 자기 치유의 수단이었던 셈이 다. 관련 서적 에드바르드 뭉크, 울리히 비쇼프 지음, 반이정 옮김, 마로니에북스 뭉크 뭉크, 에드바르드 뭉크 지음, 이충순 옮김, 다빈치 뭉크, 쉴레, 클림트의 표현주의, 김광우, 미술문화 자료명 손안에 담긴 미술관, 엘케 린다 부흐홀츠 외, 수막새 청소년을 위한 명화 감상의 길잡이, 오카베 마사유키, 이른 아침 책장 속의 미술관, 쉬즈룽, 눈과 마음 세상 모든 화가들의 그림 이야기, 장세현, 꿈소담이 세계 명화 비밀, 모나카 봄 두첸, 생각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