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물리 분야에서의 전자구조 계산 홍 석 륜 들어가기 - 표면물리 계산분야의 중요성 20세기 말부터 정보통신의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면서 그 기반 을 제공하는 반도체소자에 대한 연구가 더욱 중요하게 되었 다. [1,2] 정보통신사회를 지향해 나가고 있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더욱 많은 양의 정보를 더욱 빠른 속도로 처리, 저장, 전달할 필요 성이 증가되어 왔고, 이에 부응하여 개별소자의 소형화 및 고집적 화가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을 넘어서 는 처리속도 및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나노미터(nm) 크기의 소자를 제작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그 한계에 다다르 고 있는 기존의 반도체소자 제작 기술 즉, 식각(lithograph) 기술 로부터 전혀 새로운 기술, 예를 들어, 원자나 분자들의 직접적인 제어를 통한 회로의 형성 기술로의 전이가 필수적이 되었다. 이와 같은 필요, 즉 나노구조의 제작 및 제어에 대한 요구는 반도체소 자 분야, 나노분자소자, 양자점 레이저(quantum dot laser), 고 기능성 고분자재료, 나노전자기계시스템(nano-electromechanical systems), 분자 수준의 촉매, 의학적인 진단 및 치료용 거대분자 등 다양한 산업 및 학문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요구 때문에 표면물리 등 표면과학 분야 [3-5] 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표면물리 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반도체표면이나 금속표면에서 원자나 간단한 분자 단위의 흡 착물에 대한 연구가 주된 관심사였는데, 이와 함께 요즈음은 특히 유기(생체)분자의 흡착을 포함하여 그 관심의 영역이 넓 어지고 있다. 이러한 유기(생체)분자의 흡착 연구는 나노분자 소자, 바이오센서 등의 개발과 관련된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산업화하기 위한 기초연구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화학이나 생물 분야에서 주로 다루는 유기생체분자를 흡착 물로 다루려는 표면물리 분야는 일종의 융합분야라고 볼 수 있다. 넓게 본다면, 표면의 성장과 제어에 대한 나노물리/나 노기술(NT) 분야와 유기생체분자를 다루는 생명공학(BT) 분야 저자약력 홍석륜 박사는 미국 펜실바니아대학교(UPENN) 물리학과에서 전자기체의 온도의존성에 대한 연구로 1995년 박사학위를 받은 후, 조지아공과대학교 (Georgia Tech)와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 연구원을 거쳐 1999년부터 세종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제일원리 계산방법을 이용 하여 표면물리 분야를 비롯하여 탄소나노튜브, 수소저장물질, 그래핀 등에 관한 이론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hong@sejong.ac.kr) 그림 1. 나노바이오 융합기술분야의 예. 를 결합한 나노바이오 융합분야인 셈이다. <그림 1>과 같은 예를 들어 간단히 말하면, 유기생체분자가 흡착된 반도체표면 을 적절한 화학합성을 통해 가공함으로써 바이오칩, 바이오센 서, 분자전자소자 등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응용을 위 해서는 유기흡착물이 붙은 반도체 또는 금속표면인 유기무기 하이브리드 나노구조에서 표면과 흡착물과의 계면을 이해하 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규명 하려는 표면물리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게 된다. 사실 나노미터 크기의 흡착물/표면 시스템을 다루는 표면물 리 분야에서 주사탐침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STM) 실험을 포함하여 다양한 실험들을 수행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실험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계산뿐만 아 니라 실험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하여 실험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표면물리 계산분야가 더욱 중요하게 된다. 특히 컴퓨터 를 이용하는 제일원리(ab initio, 또는 first-principles) 전자 구조 계산방법과 이론적인 STM상 시뮬레이션을 이용하게 되 면, 표면에서 원자분해능을 가지는 STM에 의한 실험을 설명 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표면계산과 STM상 시뮬레이션에 대해 간단히 소 [1] WTEC Workshop on Global Assessment of R&D Status and Trends in Nanoparticles, Nanostructured Materials and Nanodevices (1997). [2] N. Gershenfeld, The Physics of Information Technology (Cambridge, 2000). [3] A. Zangwill, Physics at Surfaces (Cambridge, 1988). [4] M. Prutton, Introduction to Surface Physics (Oxford, 1994). [5] J.A. Venables, Introduction to Surface and Thin Film Processes (Cambridge, 2000). 물리학과 첨단기술 January/February 2009 19
개하고, 이를 이용한 연구영역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표면계산과 STM상 시뮬레이션 제일원리 전자구조 계산방법은, 어떤 주어진 시스템에 대한 모 델링을 할 때 그 시스템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원자번호와 그 배열 상태만을 알면, 밀도범함수이론에 바탕을 둔 콘-샴(Kohn-Sham) 방정식을 통해 다른 매개변수 없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제를 원칙적으로 완전히 풀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들 중에서 주로 제일원리 슈도퍼텐셜 평면파(ab initio pseudopotential planewave) 방법을 사용한다. 제일원리 계산에서는 입력(input)으로 원자들의 번호와 위치 를 주면 이것에 의해 유효퍼텐셜(effective potential)이 구성되 고 콘-샴 방정식을 거쳐 전하밀도가 자체 충족조건이 만족될 때 까지 계산과정이 반복된다. 그 결과물(output)로 전체에너지, 전하분포 및 결합구조, 띠구조(band structure), 그리고 파동함 수를 통한 사영상태밀도(projected density of states, PDOS)와 STM상 등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는 유기분자가 흡착된 반도체 표면 계산에 대한 예를 들어 표면계산 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표면계산에서는 <그림 2>와 같이 판모델(slab model)을 사용 한 슈퍼셀계산을 한다. <그림 2>는 피리딘/Ge(001) 시스템을 계 산하는데 이용된 비대칭 판모델의 옆면도를 나타낸다. [6] 판모델 에서 판(slab)은 보통 시뮬레이션하고자 하는 물질의 여러 층 구 조를 포함하는데, 피리딘(pyridine, C 5NH 5)이 흡착된 Ge(001) 표면은 피리딘 분자, Ge 원자 6층, 그리고 바닥면을 불활성화 (passivation)시키는 수소층으로 이루어진 판으로 모델링되었 다. 덩어리(bulk) 영역을 시늉내기 위해 Ge 바닥층에 있는 Ge 원자와 수소층을 고정시켰는데, 이와 같이 고정된 원자를 제외한 모든 원자의 위치를 주어진 힘조건보다 작은 힘을 갖도록 이완시 켜 표면에서 기판과 흡착물이 자유롭게 반응하도록 하면 된다. 이런 표면계산에서는 표면들끼리의 서로작용을 배제하기 위 해 보통 판의 수직방향으로 잡는 z축 방향으로 진공영역을 적당 한 간격(반도체표면의 경우, ~10 A 정도)으로 두고, xy 평면 위 에서는 덩어리(bulk) 계산과 비슷하게 표면 단위셀을 생각한다. 덮임률이 1/4 ML로 상당히 빽빽하게 분자가 배열된 <그림 2> 의 경우와 달리, 고립된 원자나 분자가 흡착물인 경우에는 흡착 물끼리의 서로작용을 배제하기 위해 표면단위셀을 크게 잡는다. 나노표면 분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론STM상은 전자구 조 계산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파동함수를 이용하여 얻을 수 있다. 표면에 붙는 흡착원자의 위치나 전자구조에 대한 정 확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이러한 STM상은 실험에서 보여지는 STM상과 직접 비교 분석됨으로써 나노표면 물성연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아래 식은 이론STM상을 구하는데 그림 2. 피리딘/Ge(001)의 표면계산을 위한 판모델의 옆면도. 초록색 네모는 표면계산을 위한 슈퍼셀을 나타내고, 빨간색 영역은 6개층으로 이루어진 Ge(001) 표면을 나타낸다. 쓰이는 터소프-하만(Tersoff-Hamann) 근사식이다. [7] ± ± 여기서,, 는 각각 빈상태(empty-state)와 찬상태(filledstate) 측정을 위한 페르미준위( )에 대한 바이어스 전압을 나타 낸다. STM 원리에 대해 간단히 말하면, STM은 국소상태밀도 (local density of states, LDOS)를 보는 장치로서, <그림 3> 에서 보다시피 시료(sample)에 (-)인 바이어스 전압이 걸릴 때, 전자가 시료에서 탐침(tip)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찬상태를 보고, 그 반대의 (+) 바이어스가 걸리면, 탐침에서 시료로 전 자가 가기 때문에 빈상태를 보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알 칼리금속/Si(111)의 경우 빈상태의 밝은 부분은 알칼리금속 인 Na나 Li을 나타내고, 찬상태의 밝은 부분은 Si의 불포화 결합(dangling bond)을 나타낸다. [8,9] 한편 피리딘/Ge(001)의 경우 바이어스 전압에 따라 보이는 영역이 달라진다는 실험 결과가 전자구조계산을 통해 설명되기도 하였다. [10] 표면구조의 재배열 물질의 표면을 다루는 표면과학분야에서는 응용면에서 볼 때 반도체산업과 관련하여 반도체표면이, 그리고 촉매 등과 관 [6] (a) Y.E. Cho, J.Y. Maeng, S. Kim, and S. Hong, J. Am. Chem. Soc. (Comm.) 125, 7514 (2003). (b) S. Hong, Y.E. Cho, J.Y. Maeng, and S. Kim, J. Phys. Chem. B 108, 15229 (2004). [7] (a) J. Tersoff, D.R. Hamann, Phys. Rev. Lett. 50, 1998 (1983). (b) J. Tersoff, D.R. Hamann, Phys. Rev. B 31, 805 (1985). [8] S. C. Erwin and H. H. Weitering, Phys. Rev. Lett. 81, 2296 (1998). [9] M.-H. Kang, J.-H. Kang, and S. Jeong, Phys. Rev. B 58, R13 359 (1998). [10] S. Hong, and H. Kim, J. Korean Phys. Soc. 49, 2362 (2006). 20 물리학과 첨단기술 January/February 2009
그림 3. STM의 원리. 련하여 금속표면이 많이 연구되어왔다. 흡착물과 표면의 반응 성과 기판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춘 기초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표면물리 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반도체표면이나 금속표면 자 체의 재배열(reconstruction)이나 원자 단위와 같은 간단한 흡 착물이 흡착될 때 일어나는 재배열과 결합구조 등에 관심이 있어 왔고 현재도 이와 관련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주기율표 4족인 다이아몬드, Si, Ge의 낮은 지수(low-index) 표면에 대한 연구는 반도체 소자의 기판(웨이퍼) 응용 관점에 서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다. 즉 기판의 표면처리가 반도체 소 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들 기판 연구는 수십 년 동안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사였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111) 표면이나 (001) 표면은 다양한 재배열 구조를 가진다. 특히 (001) 표면은 2개의 표면원자가 이합체(dimer)를 이루면 서 재배열하기 때문에 흡착물과 좀더 다양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이유들로 (111) 표면이나 (001) 표면이 여러 원 자나 분자의 흡착연구에 널리 사용되어 왔다. 반도체표면과 관 련된 재배열 현상에 관한 연구 예를 2가지만 들어보겠다. 첫째, 알칼리금속이나 알칼리토금속에 의한 Si(111) 표면의 재 배열에 관한 연구이다. 이러한 연구는 반도체 표면에 흡착된 In, Au 등의 금속이 1차원적 구조를 이루는 금속/반도체 계에서 특 이한 저차원적 현상이 보고되면서 그 관심이 증대되었다. 재배열 된 원자구조가 잘 알려진 알칼리금속이 흡착된 Si(111)-3 1의 경우, 비전도성을 띠는 표면은 금속 흡착량이 1/3 ML라는 사실 과 함께 밴드이론 안에서 잘 설명될 수 있었다. [8,9] 이와 비교하여 알칼리토금속의 흡착에 의한 Si(111) 표면의 경우, 저속전자회절 (LEED)로는 3 1 패턴이 관찰되지만 STM상에서는 3 2 구조가 보여 정확한 재배열 구조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 하지만 Ba/Si(111)-3 1 표면의 Si 원자재배열은, 알칼리금속 흡착의 경우와 거의 동일한 구조를 가지나 Ba 원자가 예상과 달리 1/6 ML의 흡착량을 가지고 2 주기로 배열하므로, 명확히 3 2 구조 를 가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1] 이러한 규명은 다른 알칼리토금 속 흡착의 경우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둘째로는 Si(001) 표면의 재배열구조와 관련된 C 원자의 침 투현상에 관한 연구를 소개한다. C 혼입에 의한 Si(001) 표면의 재배열 구조는 지난 40여 년 동안 제대로 설명되지 못했었다. 하지만 몇 년 전에 고해상도 STM 실험과 제일원리 전자구조계 산을 통해 C 원자의 혼입에 따른 원자구조의 배열 변화가 완벽 하게 규명되었다. [12] 혼입된 C 양이 0.05 ML보다 작을 때에는 표면 밑 넷째 층에 혼입된 C 원자들이 1차원 2 n 구조를 주고, 그 이상일 때는 2차원 c(4 4) 구조를 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음 절에서는 유기(생체)분자가 표면에 흡착됨으로써 표면 이 개질되어 유기적으로 기능화된 표면을 다루는 연구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반도체표면의 유기기능화 50 nm 이하의 크기를 가지는 나노구조를 다루는 나노물리 /나노공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많은 기초연구가 수행되 고 있다. 그 중에서 이미 나노바이오 융합분야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칩, 나노바이오센서, 분자전자소자 등에 대 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실 단백질이나 디옥시리보 핵산(deoxyribonucleic acid, DNA) 등의 유기생체분자를 이 용한 분자전자소자는 미래에 기존의 반도체 전자소자를 대체 하리라 예상되기도 한다. 이러한 생체분자를 이용한 센서나 소자 등의 구현을 위해 필수적인 기반 기술은 기판에 유기생 체분자들을 접합시키는 기술이다. 유기생체분자의 흡착을 위 한 기판으로는 가장 많이 연구되어온 Si(001) 표면이나 응용 가능성이 높은 Ge(001) 표면을 사용하고 있다. (001) 표면은 흡착물과 다양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유기기능화(organic functionalization) 연구를 위해 알맞은 기판으로 볼 수 있다. 유기분자의 화학흡착에 의한 반도체 표면의 기능화는 분자소 자, 바이오센서, 나노리토그래피(nanolithography), 유기유전체 (organic dielectrics), 유기 전계발광(electroluminescence, EL) 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잠재적 응용성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끌어왔 다. [13,14] 이러한 응용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기초원천지식을 확 보하기 위해, 유기분자를 반도체 위에 흡착시켜 인위적으로 제어 할 수 있는 자기조립 단분자막(self-assembled monolayer)에 대 한 연구가 필요하게 된다. 이에 표면물리 계산분야에서는 기본적 [11] (a) G. Lee, S. Hong, H. Kim, D. Shin, J.-Y. Koo, H.-I. Lee and D.W. Moon, Phys. Rev. Lett. 87, 056104 (2001). (b) G. Lee, S. Hong, H. Kim, and J.-Y. Koo, Phys. Rev. B 68, 115314 (2003). [12] (a) H. Kim, W. Kim, G. Lee, and J.-Y. Koo, Phys. Rev. Lett. 94, 076102 (2005). (b) W. Kim, H. Kim, G. Lee, and J.-Y. Koo, Phys. Rev. Lett. 89, 106102 (2002). [13] R. A. Wolkow, Annu. Rev. Phys. Chem. 50, 418 (1999). [14] M.A. Filler and S.F. Bent, Prog. Surf. Sci. 73, 1 (2003). 물리학과 첨단기술 January/February 2009 21
그림 4. 분자가 흡착된 반도체 표면의 모형. 반도체 표면의 이합체에 유 기분자의 작용기 중의 하나가 연결다리와 같이 붙은 모양을 나타낸다. 그림 5. 피리미딘과 퓨린은 DNA와 RNA를 이루는 핵산염기들의 기본구 조를 이룬다. 으로 유기분자의 흡착구조 및 결합에너지 등을 계산할 필요가 있으 며, 더 나아가 퍼짐(diffusion), 분해, 탈착 등 운동학적 과정들에 이해도 현시점에서 매우 근본적이고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 4>는 여러 작용기(functional group)를 가진 유기분자에 의해 기능화된 반도체 (001) 표면의 모형인데, 여기서는 여러 작용 기 중의 하나가 연결다리로 붙은 모양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이러 한 유기분자가 잘 배열한 상태에 금속접점(metal contact)을 붙이 고 전자수송 현상을 측정하는 것은 분자소자의 기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유기기능화를 위한 연구는 초기에는 간단한 유기분 자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고, 요즈음에는 간단한 유기분자 외에도 더 복잡한 아미노산이나 DNA 등의 흡착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되고 있다. 유기기능화에 사용되는 유기분자 중에 질소를 포함한 방향 성화합물(aromatic compound) 계열에는 피리딘, 피리미딘 (pyrimidine, C 4N 2H 4), 피롤(pyrrole, C 4H 4NH), 퓨린(purine, C 5N 4H 4) 등이 있다. 특히 피리미딘과 퓨린은 <그림 5>에서 와 같이 아데닌-티민(adenine-thymine) 결합과 구아닌-시토 신(guanine-cytosine) 결합이 중심이 되는 DNA와, DNA에서 티민 대신 우라실(uracil)로 대체된 리보핵산(ribonucleic acid, RNA)의 기본구조를 이룬다. 따라서 생체분자를 이용한 센서 나 나노분자소자의 응용을 위하여 피리미딘이나 퓨린 등 유 기분자의 표면흡착 연구가 중요해진다. 우선 유기생체분자와 반도체표면과의 반응성을 이해하기 위해 분자들의 작용기와 표면원자와의 결합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 다. 일반적으로 고립전자쌍을 갖는 질소를 포함하는 방향족화합 물의 경우, Si(001) 표면이나 Ge(001) 표면의 이합체에 흡착할 수 있는 작용기가 방향성 고리(aromatic ring)의 탄소에 의한 전자들과 질소의 고립전자쌍(lone pair)에 의한 두 가지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족화합물의 흡착구조는 매우 다양할 것이고, 두 가지 작용기가 서로 경쟁하여 흡착구조가 결정될 것이다. 방향성 고리의 전자들에 의한 고리화첨가반응(cycloaddition)은 결합을 주고, 고립전자쌍에 의한 루이스 산염기 반응(Lewis acid-base reaction)은 배위결합(dative bonding)을 하게 한다. [14,15] 방향성분자가 [2+2] 또는 [4+2] 고리 화첨가반응을 통해 (001) 표면에 붙게 되면, 그 분자는 표면 원자에 의한 이합체들 위에 흡착될 것이고, 이합체가 대칭적 으로 남게 된다. 루이스 산염기 반응의 전형적인 예는 고립전자쌍을 가져 루이 스 염기로 작용하는 NH 3와 전자가 부족해 루이스 산인 BF 3의 결합이다. 방향성 유기분자의 흡착이 이런 루이스 산염기 반응 을 통해 일어난다면, 이합체 원자들 중 전자가 많은 위쪽 원자가 배위결합 후에도 깨끗한 (001) 표면의 바닥상태인 기울어진 상 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그 분자는 이합체들의 열과 열 사이에 놓 일 것이다. 이렇듯 결합하지 않는(non-bonding) 전자를 포함하 는 작용기들은 고립전자쌍을 가지며, 표면 이합체의 아래쪽 원 자와 배위결합을 하기 위해 루이스염기로 작용할 것이다. 보통 Si(001) 표면인 경우에서는 고리화첨가반응에 의한 C-Si 결합이 루이스 산염기 반응에 의한 N-Si 결합보다 강하 기 때문에, 고리화첨가반응이 잘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한 편 Ge(001) 표면인 경우에는 가령 질소가 하나 포함된 피리딘 이 흡착될 때 고리화첨가반응에 의한 결합과 배위결합이 서로 경합하여, Ge-N 배위결합에 의해 Ge 이합체의 아래쪽 원자에 피리딘이 흡착된다고 보고되었다. [6] <그림 6>에는 피리딘 /Ge(100)의 실험STM상과 이완된 원자구조와 겹쳐 그려진 이 론STM상이 함께 주어지고, <그림 2>에는 피리딘 분자가 Ge-N 배위결합을 통해 흡착된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아직까지 많이 쓰이지는 않고 있지만 Ge(001) 표면에 서 배위결합을 이용한 유기분자의 정렬화가 잘 일어날 수 있 다는 사실로부터 Ge(001) 표면의 응용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질소를 포함한 방향성 분자의 결합에 대한 경쟁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여러 작용기가 있는 유기분자의 경우 [15] T.W.G. Solomons and C.B. Fryhle, Organic Chemistry, 7th ed. (Wiley, 2001). 22 물리학과 첨단기술 January/February 2009
히스티딘 등 여러 아미노산에 대한 흡착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 맺는 말 그림 6. (왼쪽) 피리딘이 Ge(001)에 흡착된 경우의 실험 STM상. (오른쪽) 실험상을 설명하기 위한 피리딘/Ge(001)의 이론 STM상. 이완된 원자구 조의 평면도가 이론STM상과 겹쳐 보인다. 반도체기판과 각 작용기의 결합력에 대한 이해와 흡착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한편 간단한 유기분자의 흡착 외에도 실제 응용을 위해서는 아 미노산이나 DNA 등에 관한 흡착연구를 하여 함께 비교해볼 필요 가 있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기본 단위로, 중심에 있는 탄소원 자에 수소원자, 아민기(amine group=nh 2), 카복시기(carboxyl group=cooh)가 공통으로 붙어있다. 이때 더 붙는 다른 R(residue) 작용기에 따라 여러 아미노산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염기성 아미노산인 히스티딘(histidine)은 R 작용기가 CH 2 -C 3 N 2 H 3 인 경우이고, 좀 더 간단한 경우인 글리신(glycine) 과 알라닌(alanine)인 경우는 R이 각각 H와 CH 3이다. 글라이신을 제외한 모든 아미노산은 키랄(chiral) 분자로 거울상 이성질체(enantiomer)를 갖는다. 손바닥처럼 아무리 돌려도 서로 겹쳐지지 않는 두 가지 형태를 거울상이성질체들이라고 하고 그러 한 성질을 키랄하다고 한다. 아미노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연 계에 존재하는 생체물질들은 이런 키랄성을 띠고 있다. 한편 인체 의 모든 단백질들은 좌선성(L-type) 아미노산으로부터 만들어지 기 때문에 모든 인체의 수용체(receptor)도 키랄성을 띠고 한 가지 광학이성질체만 갖게 된다. 외부 이물질에 대한 이런 구조적인 선택성은 약품이라든지 바이오센서 등에 인체가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뜻이므로, 의학적으로 키랄성 (의약)물질의 한 가지 광학 이성질체를 순수한 형태로 분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된다. 우선 아미노산과 기판 사이의 일반적인 반응성을 살펴보려 면, 아미노산에 있는 아민기와 카복시기를 포함하는 간단한 유기분자에 대한 반응성을 표면계산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좋은 접근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나서 반도체표면이나 금속표 면에서 아미노산의 전자구조와 흡착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연구하게 되면, 신약개발, 생체분자 분석 소자의 개발, 인공 장기의 개발 등 생체 친화성 물질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많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6,17] 현재 전 세계적으 로 여러 계산 그룹들에 의해 아미노산의 어떤 작용기가 먼저 흡착을 하고 또한 어떤 안정된 흡착구조를 이루는지에 대한 연 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18,19] 국내에서도 시스틴(cysteine), 흡착물에 의해 표면은 재배열하고 표면의 성질이 변화하게 되 는데, 지금까지 살펴본 표면물리 분야에서의 전자구조 계산 에 서는 표면 중에서 반도체표면의 재배열과 유기(생체)분자에 의해 유기기능화된 반도체표면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먼저 표면 계산 방법과 STM상을 시뮬레이션하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언급 하였다. 다음으로 표면계산을 통해 얻은, 알칼리토금속의 흡착 에 의한 Si(111) 표면의 재배열과 C 원자 혼입에 Si(001) 표면의 재배열에 대해 언급하였다. 마지막으로 유기분자인 피리딘이 Ge(001) 표면에 흡착된 경우의 전자구조 계산연구를 자세히 소 개함으로써 반도체표면의 유기기능화에 대해 살펴보았고, 더 나 아가 아미노산 등 생체분자에 대한 응용가능성을 언급하였다. 이렇듯 표면물리 분야에서의 제일원리 계산방법은 여러 흡 착물에 의한 표면구조와 성질의 변화를 연구하는 매우 유용 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원자분해능을 가지는 STM과 같은 실험의 연구결과 분석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도 구이며, 그러한 실험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 서 전자구조 계산물리 분야는 매우 중요한 분야인 셈이다. 사실 DNA나 단백질 같은 거대 생체분자들의 흡착, 퍼짐, 분해, 탈착 등의 거동을 좀 더 실제적으로 시뮬레이션하기 위 해서는 제일원리 계산방법만이 아닌 경험적 밀접결합(empirical tight-binding) 방법이나, 제일원리 계산방법과 조립질(coarsegrain)된 방법을 결합하려는 다중스케일 모델링(multiscaling modeling) 방법 등을 적용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제일원리 계산방법만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서 흡착물 과 기판의 결합에너지 및 흡착 구조, 그리고 반응성 등 많은 정보를 이해하는 데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표면물리 분야에서 연구할 주제와 대상은 실제로 무수히 많다. 이러한 주제와 대상에 대한 전자구조 계산은 현시점에 서 나노물리/나노공학에서 필요로 하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노바이오 융합분야로의 응용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16] M.A. Reed, C. Chou, C.J. Muller, T.P. Burgin, and J.M. Tour, Science 278, 252 (1997). [17] S. Storri, T. Santoni, M. Minunni, and M. Mascini, Biosens. Bioelectron 13, 347 (1998). [18] X. Luo, G. Qian, C. Sagui, and C. Roland, J. Phys. Chem. C 112, 2640 (2008). [19] P. Ardalan, N. Davani, and C.B. Musgrave, J. Phys. Chem. C. 111, 3692 (2007). [20] J.W. Kim, H.-N. Hwang, and C.-C. Hwang, J. Phys. Chem. C 111, 13192 (2007). 물리학과 첨단기술 January/February 200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