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논 문]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1)2)이 덕 인** 오늘날 인간존엄은 너무나 당연하고 기층적인 가치라서 당위적인 것으로 이해되 고 있으나 그 바탕에는 소외받은 자들에게 가해진 인권의 말살과 침해에 대하여 간 난하게 전개된 투쟁의 역사가 선재되어 있다. 성매매와 관련한 영역에 있어서도 이 러한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데, 특히 성인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성매매는 도덕적 영역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과도하게 형벌로 대응하 려 하고 있어서 다수자의 가치를 인간존엄이라는 표현으로 강요하는 것이 되어 소수 자인 성매매여성들의 인간다운 삶을 배려하지 않는 결과를 빚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하여 자발적인 형태의 성매매에 대한 헌법재판의 연혁을 시작으로 그 불법성의 정도와 위헌논란의 쟁점사실들을 살펴보았다. 즉, 이러한 행위를 형벌 이 감당해야 할 성질의 불법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사정 아래 성매매처벌법의 입 법목적과 정당성에도 상당한 의문이 나타나고 합헌론과 위헌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 처벌을 통한 수단의 적절성과 침해의 최소성에 있어서도 일정한 논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와 같은 사회적 일탈행위를 처벌하 는 근거와 해당행위의 법익 침해 여부, 건전한 성풍속의 허구성 및 형법의 보호대상 과의 관계, 그리고 형사절차적인 측면에서 나타나는 모순점 등은 형벌적인 대응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전제사실들 * 이 글은 2015년 6월 13일, 제4회 한국형사학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토론을 해주신 권창국 교수님, 김혜정 교수님 그리고 좋은 의견을 주신 참석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경호계열 교수, 법학박사.
72 이 덕 인 을 염두에 두고 자발적 성매매 처벌규정에 대한 헌법적합성 판단에 있어서는 다수자 의 가치에 이끌려 소수자의 인간존엄이 소외되거나 침해되지 않도록 현명한 결단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차 례 Ⅰ. 문제의 제기 Ⅱ. 전제사실과 쟁점사실의 검토 Ⅲ. 자발적 성매매 처벌의 형사법적 한계 Ⅳ. 맺음말. Ⅰ. 문제의 제기 지난 4월 9일, 헌법재판소에서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이하 성매 매처벌법) 제21조 제1항의 위헌제청사건(2013헌가2)에 대한 최초 변론이 열렸다. 이 사건 은 13만원을 받고 성을 매도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 후 기소된 40대 여성에 대하여 제청법원이 형사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신청을 이유 있다고 받아들이면서 비롯되었는데, 1) 표면적으로는 성매매에 대한 규범적 금지의 정당성을 다루고 있으나 그 배후에는 부도덕에 불과한 행위를 과도하게 형벌로 대처하려 할 때 구체적인 피해자 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다수자의 가치를 인간존엄이라는 표현으로 강요할 수 있고 오히 려 소외된 소수자의 인간다운 삶을 배려하지 않으려 하는 결과를 빚어낼 수 있다는 사 실이 드리워져 있다. 위헌심판의 대상 조문이 포함된 성매매처벌법은 성매매 자체의 금지와 그 알선 등 행위 및 착취형 성매매의 전제가 되는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여성 가운데 강요에 의한 경우를 피해자로 간주하여 이들의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범죄 타격의 직접적인 표적은 성매매 그 자체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며, 법률의 입법취지 또한 이를 둘러싼 제3자의 개입행위를 차단하여 성매매공간에 방임되거나 유기된 진정 피해자로써 성판매자를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법문의 내용에는 가 1) 서울북부지방법원 2012.12.13. 결정, 2012초기1262 참조.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73 해자와 피해자에 대하여 성차(gender)의 구별이 없는 가치중립적이며 중성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현실에서의 다수 수요자가 남성이고 그 반대편에 위치한 공급자의 다 수가 여성이라는 고정관념 아래 해당 행위의 위법성 판단에는 성차에 기인하는 사회적 불평등의 담론 역시 무겁게 작용하고 있다. 이 사건의 위헌심판제청 결정문을 살펴보면 착취나 강요됨이 없는 성매매(성인의 자 발적인 대가성 성관계)에서는 성적 자기결정권,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평등권의 침해 등이 헌법적 논란의 쟁점대상으로 포착된다. 이에 따라 헌재는 성매매를 금지하고 처벌함에 따라 제한받는 기본권이 무엇인지, 그리고 성매매 처벌의 입법 목적과 정당성, 그 처벌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기본권을 침해하는 지 여부 등을 헌법적합성 판단 의 주요 쟁점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첫 공개변론에서 제청신청인 측이 주장한 변론의 요지는 당초 위헌심판제청 결정의 취지와 다르게 나타났다. 즉, 성매매 전체에 대한 합법화나 성매매여성 전부에 대한 완전한 비범죄화가 아니라 제한된 구역(집결지역)에서만 성매매를 허용하고 이를 국가가 관리해 달라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사회여론이 이끌고 있는 성매매에 대한 인식방향과는 구분된다는 측면에서 주의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다시 말 해 성매매처벌법은 성매매현상의 전면 금지를 전제하고 있지만 그 입법과정과 실질적 인 규제는 가시적인 통제범위 안에 존재하는 집결지역의 성매매에 국한되어 있고, 우리 사회 전반의 성매매를 모두 규율할 수 없으며, 헌법적합성 판단의 반사적 이익이 미치 는 것과 무관하게 이 사건은 집결지역에서 이뤄지는 성매매만을 헌법적 논쟁의 대상으 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두면서 착취나 강요됨이 없는 성인간 성매매의 헌법적 쟁점을 성찰하고 구체적인 문제점을 진단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형사 법상의 핵심 또한 성매매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이를 범죄로 규율하고 있는 법규범과 관념들에 있는 것인지로 범위를 좁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아래에 서는 자발적 성매매와 관련된 헌법재판의 연혁, 불법성 및 위헌논란의 쟁점사실, 성매매 처벌법의 입법목적과 정당성을 검토하고 이와 같은 행위 처벌의 기본권 침해 여부, 처 벌에 있어서 수단의 적절성과 침해의 최소성, 평등권 침해 여부 등을 살펴본 후 끝으로 형사법적 개입의 한계를 논의하고자 한다.
74 이 덕 인 Ⅱ. 전제사실과 쟁점사실의 검토 1. 성매매와 관련된 헌법재판의 연혁 (1) 성구매자와 자기관련성 없는 남성들이 제기한 헌법재판의 경과 성매매와 관련된 최초의 헌법재판은 성매매처벌법이 시행되고 불과 1개월여를 경과 한 2004년 11월 12일, 평소 성불감증에 걸린 부인과의 사이에서 원만한 성생활을 할 수 없어서 성매매로 이를 해소해 왔던 남성이 제기한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이었다. 청구인 은 처벌의 강화로 성욕구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지게 된 것이 자신의 행복추구권을 침해 하였으며, 성매매여성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취지에서 밝혔다. 그러 나 헌재는 이러한 주장을 간접적 사실적 이해관계에 불과할 뿐이며, 성매매업소 종업 원들의 생계문제 역시 제3자인 청구인에게 법적 관련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 다. 2) 이후로 유사한 헌법재판이 세 차례 이어졌으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모두 본 안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종결되었다. 즉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하 성매매방지법) 이 성매매를 금지하여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 남성 의 위헌확인 청구에 대해 헌재는 이 법률에서 직접 성매매를 금지하거나 성매매행위자 의 처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거 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자기관련성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성매 매처벌법 제1조부터 제5조까지의 규정이 성적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고 성폭력피해자 를 급증하게 한다는 취지로 청구된 헌법소원사건에서도 청구인 자신의 기본권이 현실 적으로 침해되었다거나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않았고, 4) 성매매처벌법 제4조에서 성매매 등에 해당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규범의 수범자를 누 2) 헌재 2004.11.23. 선고, 2004헌마878결정. 3) 헌재 2008.4.29. 선고, 2008헌마349결정. 4) 헌재 2012.10.9. 선고, 2012헌마753결정.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75 구든지 라고만 해두고 미혼 성인 남녀는 예외로 한다. 고 규정하지 않은 것이 배우자 없 는 성인 남녀의 성적자기결정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청구된 사건 또한 청구인이 기본권 침해를 당한 구체적 사실과 주장은 하지 않은 채 막연히 성매매 등을 합의한 혼인하지 아니한 성인 남녀에 대한 기본권 침해만을 주장하고 있어서 부적법 각 하되었다. 5) (2) 자발적 성매매의 침해 법익과 금지의 정당성 헌재의 기본인식은 사람을 단순한 수단이나 객체로 취급하는 일체의 행위를 인간존 엄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6) 이러한 맥락 아래 여성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윤락행 위(성매매)는 법률상 금지될 뿐만 아니라 선량한 성풍속을 극도로 저해하는 행위라고 파악한 바 있다. 7) 더불어 비록 외관상 강요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벌하지 않으 면 성을 판매하는 사람의 인격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고, 그것은 결국 성매매산업의 번창을 초래하게 되어 산업구조를 기형화시키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매우 유해하다는 측면에서 강요 여부를 불문하고 성매매의 침해법익과 범죄성을 인정하였다. (3) 집결지역 내 건물 소유주에 의한 간접적인 성매매 알선행위 아울러 사회에 만연한 성매매의 강요 알선 등 행위와 성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 피 해자를 보호하려면 간접적인 성매매 알선에 해당하는 행위(성매매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중간매개자에게 건물을 임대하는 행위)조차 법률로 규제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 라고 판단한 바 있는데, 집결지역 내의 건물 소유자들이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벗어났 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헌재는 오히려 직접적인 성매매 알선행위와 비 교할 때 그 비난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고 불법성도 크다며 이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8) 5) 헌재 2013.5.7. 선고, 2013헌마241결정. 6) 김명재, 헌법재판소 판례에서의 인간존엄에 관한 논증, 법학논총 제30집 제3호, 2010, 248-250면 참조. 7) 헌재 2005.3.31. 선고, 2004헌바29결정; 성매매 알선 등 행위와 관련된 헌재 2011.10.25. 선고, 2011헌가 1결정에서 전원일치로 합헌이 선언되면서 별개의 소수의견이나 반대의견이 없었다는 점에 근거하여 현재 진행 중인 헌법재판(2013헌가2)의 위헌가능성을 낮게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박찬걸, 최근의 성매매피해자 개념 확대 논의에 대한 검토, 형사정책연구 제25권 제1호, 2014, 184-186면 참조. 8) 헌재 2012.12.27. 선고, 2011헌바235결정; 헌재 2006.6.29. 선고, 2005헌마1167결정; 이와 관련하여 우인 성, 성매매 업소 몰수와 비례원칙 위반 여부, 사법 제26호, 2013, 341면 이하 참조.
76 이 덕 인 (4) 성적 착취가 수반되는 성매매의 전제로써 부녀매매 강요된 성매매의 전제가 되는 부녀매매에 대해서도 그것이 인간의 자유의지에 반하 며 사람의 몸을 상품화하여 매매하는 행위이므로 인간의 인격적 가치를 파괴하는 것으 로 허용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죄질이 매우 무겁고 이와 같은 행위의 성 행은 인간경시 풍조를 불러일으키며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성범죄 등 다른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불법적인 성산업을 뒷받침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엄벌 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9) (5) 강요되거나 알선하지 아니한 종업원의 자발적 성매매에 대한 영업주의 형 사책임 그러나 성매매처벌법 제27조 가운데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개 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1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당해 개인에 대하여도 각 해당 조의 벌 금형을 과하고,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려면 영 업주의 강요나 알선이 있어야 하고, 만일 종업원이 영업주 몰래 성매매를 했다면 영업 주의 가담 여부나 감독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 등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서 곧바로 종업 원과 같이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였다. 10) 2. 성매매의 불법성 (1) 불법성의 정도 법률의 규정에 따라 성매매가 범죄라는 사실은 명백하지만 구체적으로 그 범죄구성 요건이 예정한 행위불법과 결과불법의 정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다른 형벌규 범과의 비교를 통하여 불법성을 가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먼저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행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 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형법 제311조), 권리 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 서(타인의 문서 또는 도화)를 부정행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9) 헌재 2006.5.25. 선고, 2005헌바4결정. 10) 헌재 2010.7.29. 선고, 2009헌가34결정.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77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제236조), 특히 사회적 법익에 관한 죄 가운데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제245조). 또한 행정형벌에서 성매매의 법정형(1년 이하 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과 유사한 정도의 처벌을 규정한 사례는 타인 명의 여권 등을 양도 또는 대여 받거나 채무의 이행을 담보하고자 여권 등을 제공하거나 제공받은 경우 혹은 방문 및 체류가 금지된 국가나 지역으로 고시된 사정을 알면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해당국가나 지역에서 여권 등을 사용하거나 해당 국가나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경우((구)여권법[법률 제11774호] 제26조), 11) 의료기관에서 나오는 세탁물을 의료 인 의료기관 또는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자가 처리한 경우 등 일정한 행정조치 위반행위(의료법[법률 제13108호] 제90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형법에 의할 때 자유형의 상한은 동일하지만 벌금형을 기준으 로 성매매의 불법성을 살펴보면 사문서의 부정행사와 비슷하면서 모욕행위보다 다소 크고 공연음란행위보다는 작다고 할 수 있고, 행정형벌에 있어서는 여권의 부정사용 등 제한조치나 의료기관이 일정한 행정조치를 위반한 경우와 유사하다. (2) 비 판 그러나 사회적 법익에 속하는 자발적 성매매의 당사자에 대한 처벌을 통하여 국가가 실현하고자 하는 보호법익은 솔직히 성풍속 그 자체의 보호에 있다기보다 성산업의 번 창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기형화라는 더욱 과중한 보호가치에 있는 것이 현실인데, 그렇 다면 단순히 자발적 성매매의 당사자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중대한 법익을 침해한 것이 라고 판단할 때 처벌에 예외를 두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근절을 위하여 일상적으로 자유형을 선고해야 하는 것이 상식에 속하지만 지금까지 기소되어 자유형 이 선고된 사례가 전무하다는 사실은 행위의 불법성이 양형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거 나 혹은 그것이 과도하게 오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상 자발적 성매매에 형벌이 부과되더라도 벌금형만 적용되는 현실에 비추어 본다 면 성매매의 불법성은 동일한 사회적 법익에 속하는 범죄 가운데 도박죄(형법 제246조 제1항)나 법령에 의하지 아니하고 발행된 복표의 취득행위(형법 제248조 제3항)에 대한 11) 개정된 현행 여권법(법률 제12274호)은 이러한 행위에 대한 처벌에 있어서 자유형의 상한은 그대로 두고 벌금형만을 1천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하였다.
78 이 덕 인 법정형(1천만 원 이하의 벌금)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12) 따라서 자발적 성매매 가 비범죄화되지 않는 한 그 위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는 없으나 선택되지도 아니할 법정형을 범죄구성요건에 규정해 놓은 것은 그만큼 범죄화의 상징성을 부추기는 의도 이외에 별다른 실익이나 효과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불법성의 정도에서 다른 범죄 들과 비교할 때 현저하게 낮게 평가되는 범죄유형에 대하여 국가가 범죄타격의 정책방 향을 근절 이라고 하는 강경한 목표로 설정하고 개입하는 것은 경찰작용과 사법시스템 의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3. 위헌논란의 쟁점사실 (1) 입법목적과 정당성 가. 입법목적 성매매처벌법이 과거의 유명무실했던 윤락행위방지법을 대체하는 법률로 제정된 배 경에는 2000년 9월 19일, 전라북도 군산시 대명동 성매매업소에서 5명, 이듬해인 2001년 2월 14일에는 부산광역시 완월동 성매매업소에서 4명, 2002년 1월 29일, 군산시 개복동 성매매업소에서 14명이 감금된 채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기폭제가 되었다. 13) 이처럼 끊이지 않고 발생한 일련의 불행한 사고의 결과는 사실상 처벌의 사각에 방 치되어 있었던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게 되어 여성운동세력을 각성시켰 으며, 개혁지상주의를 표방했던 노무현 정부에 와서 입법부와 행정부(여성부 및 법무부) 내에 진출한 여성권력의 전략적인 제휴에 따라 형벌규범을 통한 실질적 금지를 이끌어 내게 되었다. 14) 그러나 성매매의 실질적 범죄화는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급 하게 이뤄졌는데, 입법당시 국회의원들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반대의사를 밝힐 경우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릴 수 있고 선거를 고려할 때 여성 유권자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12) 이외에도 형법상 벌금형만을 규정하고 있는 범죄유형에는 변사체검시방해(제163조: 700만 원 이하), 실화(제170조: 1천500만 원 이하), 과실일수(제181조: 1천만 원 이하), 과실 업무상과실 중과실로 인한 일반교통방해(제189조 제1항: 1천만 원 이하) 등이 있다. 13) 성매매처벌법이 시행된 이후인 2005년 3월 27일에도 서울특별시 성북구 미아리 성매매업소에서 성매 매여성 5명이 화재로 숨지는 사건은 이어졌다. 14) 정책주도집단의 강력한 연대에 대해서는 목진휴 홍성걸, 윤리적 당위성과 정책과정: 성매매방지 정책에 대한 사례연구, 한국행정연구 제15권 제1호, 2006, 254-256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79 남길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공개적인 담론의 형성을 기피하였다. 15) 더구나 과거에는 낮 은 강도의 문제제기에 그쳤던 성매매문제를 여성운동에 있어서 투쟁전술의 하나로 설 정한 여성운동세력은 정책화과정을 주도하였고, 16) 강요와 자발을 가리지 않고 이를 여 성에 대한 폭력으로 규정하려 했으며, 17) 성매매처벌법은 그에 부합하는 가장 성공적인 결과물이었다. 그런데 성매매처벌법은 성풍속의 보호가 아니라 성착취 현실을 범죄로 규정하여 관련된 자를 국가가 나서서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어야 하 고, 남녀평등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8) 마치 그 근절이 양성 불평 등을 바로잡는 전제가 되는 것처럼 과대 포장되었고 이후로 이 법률이 성매수자와 피해 자가 아닌 성판매자를 처벌하기 위한 형벌규범으로 오해받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 이다. 나. 정당성 성매매에 대한 처벌의 강화는 여성편향적인 정치수단으로 탈바꿈하면서 문제의 핵심 이 인권과 인간의 존엄에서 성차에 따른 양성불평등으로 축소되고 그 대상과 인식의 범 위 또한 제한되어 버린 것이다. 따라서 성매매라는 사회적 일탈현상은 개인의 문제이자 사회 전체의 문제로써 사회의 구조적 결함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는 의견의 일치를 보 았으나 그 입법이 단순히 사안중심으로 진행된 것은 여타 형사특별법들의 입법과정에 서 드러났던 과오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19) 또한 현실의 처벌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암수의 문제가 개입하게 되어 필연적인 집 행 결여가 나타난다. 제정과정에서 표출된 정치적 의도는 집행과정에 있어서도 정치적 15) 배종대, 형법, 형벌, 양형: 성매매특별법의 경우, 21세기의 형벌과 양형: 2006 국제학술회의, 한국형 사법학회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6, 4면; 입법과정에 있어서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의 논의내 용에 대해서는 제234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 제9호, 국회사무처, 2002. 11. 1, 34-40 면 참조. 16) 오혜란, 성매매방지법 제정과정에 영향을 미친 요인에 관한 연구, 여성연구 제67호, 2004, 58면 이하 참조. 17) 당사자의 동의 여부에 관계없이 성매매를 여성폭력으로 이해하는 견해로는 이유정, 여성 폭력과 사법, 저스티스 통권 제146-3호, 2015, 606-607면 참조. 18) 임상규, 성매매특별법의 필요성과 문제점, 형사정책 제17권 제1호, 2005, 198면;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2012.2.9. 선고, 2010도3321판결; 대법원 2009.5.14. 선고, 2009도2223판결 각 참조. 19) 이덕인, 성매매처벌과 재범방지정책에 관한 비판적 고찰, 동아법학 제43호, 2009, 199-201면; 성 매매처벌법의 정치적 편향성과 반생산성 및 상징화에 대해서는 박혜진, 성매매특별법의 실효성, 형사법연구 제19권 제4호, 2007, 386-388면 참조.
80 이 덕 인 인 수단으로 오해되어 규범위반에 대한 반성과 책임의 감수보다 쓸데없이 국가가 간섭 과 제재를 가한다는 저항감을 불러일으키게 되어 형벌권의 행사를 통하여 기도하는 사 회통합에 도달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사태는 종국에 가서 금지행위인 성매매를 단순히 억압하고 줄어들기만 바라는 처벌규범의 상 징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2) 자발적 성매매 처벌에 의한 기본권 침해 여부 가. 합헌론 성매매처벌의 합헌입장은 이른바 성의 상품화 를 거론하며 물질만능이 팽배한 자본 주의 사회라고 하더라도 거래되어서는 안 되는 대상이 존재하며, 그 가운데 하나가 성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논리는 성매매가 비윤리적이거나 불건전하다는 귀결점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것은 비단 성매매만의 문제가 아니라 혼인이 전제되지 아 니한 일체의 성관계가 비윤리적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고, 애정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성관계가 불건전하다는 주장 역시 사랑이 충만하지 않은 결혼생활에서의 성관계도 불 건전한 것일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한 팔 수 있는 것과 팔 수 없는 것의 경계가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은 장기나 혈액 의 매매가 인간존엄에 반하기 때문에 인간의 성 또한 동일하게 거래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20) 그러나 이와 같은 대상의 매매는 신체의 일부분이나 구성성분을 떼어내어 그 자체의 소유권을 상대방 또는 제3자에게 이전하는 것이지만 성매매의 경우는 단지 상대 방이 원하는 용역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므로 질적 차이가 있다. 더욱이 장기 등의 이식 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에는 장기매매행위를 2년 이상의 징역으로, 혈액관리법 제 18조 1호는 매혈행위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범죄구성요건들과 성매매로 처벌되는 법정형을 비교할 때 장기매매나 매혈에 대한 법정형이 과중한 것은 행위불법의 성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 므로 동일한 정도의 불법성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아울러 성행위는 인간의 가장 깊숙하고 은밀한 인격적 영역과 연결되어 있어서 그 특질과 분리할 수 없으므로 이를 매매의 대상으로 삼게 되면 그 인간 자체를 매매하는 20) 예컨대 김재련, 자발적 성매매-성매도자 처벌규정 위헌여부에 대한 입장, 성매매처벌법 위헌심판 제청 관련 전문가 좌담회, 한국여성인권진흥원, 2015, 21-22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81 것과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인격적 특질과의 관계에서 분리 가능성 여부를 어떠한 기준과 대상으로 구분할 것인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아니한 채 동일 선상에 놓고 판단하려는 것은 지나치게 유추적인 논리로써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위헌론 헌재는 자기결정권을 자신이 선택한 인생관 사회관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안에서 각자의 생활을 자신의 책임 아래 스스로 결정하고 형성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의 권리 21) 라고 인정한 바 있으며, 간통죄에 대한 첫 번째 헌법소원사건에서는 처음으로 성적 자 기결정권을 검토하면서 무제한적인 권리가 아니라 혼인과 가족생활의 유지 보장 등을 위해 제약될 수 있음을 천명하였다. 22)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성적 자기결정권은 어느 일방의 성별만이 주장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적인 권리가 아니라, 23) 성별 구분 없이 개 인이 자신의 성적 가치관에 따라 적극적으로 성행위의 여부는 물론이고 그 상대방을 자 유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로 이해되어야 하며, 24) 내심의 의사 결정에 대한 자 유와 그 표현 및 행위와 관련된 의사 실현의 자유로 구성된다. 25) 이와 같은 전제 아래 헌재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토대로 혼인빙자간음죄 26) 와 간통죄 27) 를 위헌으로 판단했는 데, 두 경우 모두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형벌로써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이 기본 입장이었으나 간통죄의 경우는 국민의 법의식에 변경이 생겼다는 이유가 추가 되었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자기 신체에 대한 자기결 정권(자해라든가 자살을 범죄시 하지 않는 이유)과 나아가 그 상위에 위치한 이른바 자기 운명에 대한 자기결정권 을 헌법 제10조가 인정하고 있다고 볼 때 헌법적 보호의 대상 21) 헌재 1998.5.28. 선고, 96헌가5결정 22) 헌재 1990.9.10. 선고, 89헌마82결정; 이와 관련하여 박혜진, 형법상 성적 자기 결정권 개념의 성찰과 재구성, 형사법연구 제21권 제3호, 2009, 234-235면; 이 얼, 자기결정권 법리의 체계화를 위한 형 법학의 과제, 법학연구 제54권 제4호, 2013, 263면 이하 각 참조. 23) 성적 자기결정권을 여성의 프라이버시권으로 이해하고 있는 견해로는 최희경, 헌법과 젠더에 관한 고찰, 법학논집 제17권 제2호, 2012, 24면 이하 참조. 24) 헌재 2008.10.30. 선고, 2007헌가17, 21, 2008헌가7, 26, 2008헌바21, 47(병합)결정; 헌재 2002.10.31. 선 고, 99헌바40결정. 25) 정지원, 장애인 성폭력 관련 법령과 판결에서 드러나는 문제점과 개선방안, 젠더법학 제3권 제2 호, 2011, 162면. 26) 헌재 2009.11.26. 선고, 2008헌바58 등 결정. 27) 헌재 2015.2.26. 선고, 2009헌바17 등 결정.
82 이 덕 인 이 되기 때문에 착취나 강요가 개입되지 않은 성매매를 처벌하는 근거는 희박해진다고 할 수 있다. 과거 헌재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검토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그 개념이나 보 호영역과 한계 등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않았다. 다만 두 차례 위헌결정을 토대로 정리 해 보면 첫째, 성행위 여부 및 그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 제17조에 규정 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는데, 여기에 포함시킬 수 없는 사항이 있을 경우 헌법 제10조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 둘째, 관련된 문 제의 위헌심사기준은 과잉금지원칙이 적용되며, 구체적인 심사강도는 엄격한 비례심사 기준에 따라 입법자가 해당 법률의 합헌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 셋째, 위헌심사에 있 어서 엄격한 비례심사기준에 의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위헌결정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에서는 그 입법목적과 구성요건, 효과 등에 나타나는 차이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 넷째, 성적 자기결정권을 잣대로 간통죄의 폐지와 혼인빙 자간음죄가 무효화되었으나 이것이 곧바로 해당행위들을 도덕적 법률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책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이혼, 재산분할, 위자료, 손해배상 등 의 민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 등이다. 28) (3) 수단의 적절성 및 침해의 최소성 가. 성매매에 대한 국민의 인식 성매매방지정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는 주무부처는 성매매방지법의 시행으로 성매 매는 범죄 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힌 점을 가장 큰 성과로 소개하고 그 불법 성에 대한 국민 인식이 2009년 69.8%에서 2013년 93.1%로 개선되었다고 한다. 29) 그러나 주장하는 바와 같은 변화된 인식이 국민 전체의 통념적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없는 것은 이 통계의 신뢰성과 정확성 등에 한계가 있어 국가통계로써 인정받지 못한 사실을 통해 서도 확인되는데, 30) 남성만을 대상으로, 그것도 제한적인 표본 집단의 의식에 근거하여 그것을 국민인식의 잣대로 삼으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설문을 주관하는 주체와 대상, 내용의 설계 및 구성 그리고 평가방식 등에 일정한 변경이 가해진다면 결 28) 이효원,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분석, 형사법의 신동향 제34호, 2012, 345-346면. 29) 여성가족부 2014년 9월 29일, 보도자료 참조. 30) 이에 대하여 이순래 정혜원 박철현, 범죄통계와 연구윤리: 성매매 실태조사의 사례, 공공정책 연구 제31집 제2호, 2014, 8면 이하 참조.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83 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성매매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 지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또한 성매매여성들이 처한 사회적 불평등 의 현실을 제대로 인지시킨 다음 설문할 경우 과연 이들을 일방적인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에 사회의 다수가 동의할 것인지 여부도 회의적이다. 나. 처벌의 적정성 헌재는 간통죄의 위헌을 선언하면서 특정한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여 국가가 형벌권 을 행사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도덕의 영역에 맡길 것인지 하는 문제는 그 사회의 시대적인 상황 사회구성원들의 의식 등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31) 고 밝힌 바 있 다. 이와 같은 태도는 생활영역에서 도덕으로 감당해야 할 부분이 있음을 인정한 것으 로 도덕적 비난의 대상을 모두 형벌로 규율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 의 자기결정에 맡겨 두어야 할 영역에 대해 국가의 개입은 최대한 자제되어야 하며, 중 대한 법익 침해의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최후의 수단으로 필요 최소한의 범위로 간섭해야 하는데, 32) 형벌을 정당화하는 목적과의 관계에서 착취가 없는 성매매를 살펴 볼 때 과연 중대하고도 명백한 법익침해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재고해 보아야 한다. 33) 즉,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에 속하는 개인의 성행위에 대하여 국가는 간섭과 규제를 자 제하고 개인의 결정에 맡겨 두어야 한다. 34) 왜냐하면 설령 도덕적 차원에서 묵과하기 어렵더라도 모든 일탈유형을 처벌의 범위 안에 포섭할 수 없고, 국가가 형벌에만 의존 하여 국민을 도덕적으로 개선하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35) 다. 형벌의 실효성 대검찰청의 범죄분석에 따르면 검찰에 접수된 성매매 사건은 2014년, 1만1299건이었 으나 이 가운데 기소단계까지 간 경우는 15.38%인 1,738건에 불과했고, 이 전의 기소율 도 2011년 12.03%(접수 1만6879건에서 2,031건 기소), 2012년 14.50%(1만907건에서 1,582건), 31) 헌재 2015.2.26. 선고, 2009헌바17 등 결정. 32) 최병각, 매춘행위와 형벌권의 한계, 비교형사법연구 제4권 제1호, 2002, 320면. 33) 박달현, 형벌의 목적과 행형의 목적의 관계, 형사법연구 제19권 제3호, 2007, 813-817면 참조. 34) 헌재 2009.11.26. 선고, 2008헌바58, 2009헌바191[병합] 결정; 이에 대하여 이용식, 판례를 통해서 본 성( 性 )에 대한 법인식의 변화-혼인빙자간음죄 강간죄 간통죄를 중심으로-, 형사법연구 제21 권 제4호, 2009, 296-299면 참조. 35) 류화진, 성적 인식변화에 따른 형사법의 전망, 법학연구 제47권 제2호, 2007, 19면.
84 이 덕 인 2013년 15.83%(9,414건에서 1,491건)의 낮은 추이를 보였다. 따라서 연도별로 다소의 편차 는 있지만 2011년 이후 대략 75%가량은 불기소처분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 와서 벌금형 의 선고가 늘고는 있지만 성매매처벌법이 시행된 이래로 지난 11년을 되돌아 볼 때 불 기소되는 인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는 점은 처벌의 실효성이 없음을 의미한다. 36) 법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예외 없는 법적용이 원칙이자 상식에 속하지만 자발적 성매매에서 불기소처분의 비율이 높은 것은 그 만큼 법집행 차원에서도 강력한 처벌 의 지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37) 특히 초범인 성구매자에 대하여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해 주는 존스쿨제도가 2005년 7월 이후부터 실시되어 그 누적인원이 이미 10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은 달리 판단하면 전과자의 양산을 막으려는 의도에서 국가 가 베푼 관용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이것은 결국 경범죄 위반행위보다 더 가볍게 성매 수행위를 간주하고 있는 국가의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8) 라. 침해의 최소성 성매매처벌법은 성매매행위를 강요와 자발로 구분하여 범죄성을 판별하고 있는데 그 것은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며 이와 같은 이분법적인 범죄정책은 자발적 선택으로 판정 될 성매매 여성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여전히 포함하고 있으며, 39) 이와 같은 구분방식 은 그 만큼 우리 사회의 성매매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정확히 추산하기 어려운 규모에 달하는 성매매여성들에 대해서 누가, 어떻 게 자발과 강요로 구분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그 구별가능성과 실익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아울러 성매매의 피해자로 면책되려면 먼저 수사기관에 자신의 성매매행위를 인정해 야 하는 자기부죄( 自 己 負 罪 )가 강요되는데 이러한 성매매여성에 대한 차별적 비범죄화 정책은 형사상 불리한 진술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헌법상 기본권(헌법 제12조 제2항)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또한 성매매행위에 대한 처벌의 자의성 내지 단속성으로 인하여 성매매여성은 처벌받지 않기 위하여 오히려 국가의 법집행으로부터 보호해줄 36) 정현미, 성매매방지정책의 검토와 성매매처벌법의 개정방향, 법학논집 제18권 제2호, 2013, 214-216면 참조. 37) 성매매처벌의 집행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경재, 성매매특별법 시행 4년에 대한 평가와 제언, 형 사정책연구 제20권 제1호, 2009, 717-718면 참조. 38) 이미경 외, 성매매특별법 10주년 성과와 과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2014, 116면 이하 참조. 39) 이호중, 성매매방지법안에 대한 비판적 고찰, 형사정책 제14권 제2호, 2002, 13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85 세력, 예컨대 알선자나 폭력조직 등에 의존하게 되고, 이들을 고소하거나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4. 평등권 침해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행위만을 처벌하고, 특정인과의 축첩행위 또는 현지처 계약 이나 스폰서행위, 성상납 등은 부도덕한 성관계를 수반하면서도 처벌의 사정거 리 밖에 존재한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도 성매매에 해당할 경우에는 처벌이 가능하다 고 하지만 이를 입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 처벌대상과 범위를 구별하고 한정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와 특정인을 상대 로 한 성매매는 그 본질이 대가를 수수하는 성행위라는 점에서 사실상 동일하게 처벌되 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특정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여성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 하는 것이다. 더욱이 비교적 소액의 금전 등이 반대급부로 제시되는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 와 고액의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이 공여되는 특정인을 상대로 한 경우를 불평등하게 취 급하는 것은 성매매를 넘어서는 사회적 불평등이 내재되어 있으며 이 문제가 직접적으 로 의도하는 바는 아니지만 성매매처벌의 근본적인 목적을 희석시키는 것이라는 점에 서도 그 근거를 제대로 해명하지 않는 한 평등권 침해라는 비판을 넘어설 수 없다. Ⅲ. 자발적 성매매 처벌의 형사법적 한계 1. 처벌의 근거 자발적 성매매를 처벌하려면 행위불법(건전한 성도덕 또는 성풍속에 반해야 하는)뿐 아 니라 결과불법(사회의 기본적 공존과 질서를 침해하거나 위태롭게 한다는 법익침해의 성격)도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범죄화를 위한 전제로써 이와 같은 필요충분의 조건을 치밀하게 심사해야 하는 단계가 생략된 채 현실에서는 성매매현상의 당사자가 아닌 사
86 이 덕 인 회의 윤리적 가치 훼손을 이유로 한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40) 그러나 성매매의 불법성 은 금전 등 대가의 지불에 있다기보다 성매매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차별이 이들 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인간존엄과 가치를 훼손하는 데에 있어야 하지만 이에 대해서 는 침묵하고 있으며, 41) 천부적 인권가치의 침해 여부로 그 범위를 좁힐 경우 오히려 침 해주체는 사회의 왜곡된 인식일 것이다. 다만 대가를 제공하면 언제든지 사람의 몸을 마음대로 취할 수 있다는 그릇된 사고 방식이 불법성 고려에 참작될 여지가 있으나 이 또한 형벌을 통한 교정의 대상은 아니 며, 지속적인 도덕성의 계몽과 의식의 개혁을 기반으로 해결해야 할 성격의 문제이므로 인간 내면의 굴절된 가치관 자체를 바로잡는 것은 형벌의 목적이 될 수 없다. 2. 보호대상의 모호성 (1) 자발적 성매매의 법익 침해 여부 자발적 성매매가 형벌을 받아야할 만한 행위라면 형법의 보호대상인 법익을 침해하 는 행위로 일정한 대상에 피해를 야기하는 것이라야만 하는데, 법익은 개인적 법익과 사회적 국가적 법익으로 구분될 수 있지만 그 서열관계나 중요성이 반드시 국가적 법 익으로부터 개인적 법익의 순서로 나열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가적 법익이나 사회적 법익이 개인적 법익과 충돌하거나 동시에 고려되어야 할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국가안 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국민의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 다고 할 때(헌법 제37조 제2항), 생명권을 제외한 여타의 개인적 법익에 우선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사회적 법익과 국가적 법익은 최대한 법치주의적인 관점과 헌법상의 명확 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 것이라야 한다는, 간단하지 않지만 자기내재적인 제약이 따르는 보호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건전한 성풍속이라는 가치가 사회적 법익에서 그 지위를 가지려면 법익개념으로 제대로 정립되어야 하지만 이를 설명하기란 용이하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개인적 법익과 사회적 법익이 충돌하는 접점에서는 당연히 개인적 법익의 우 40) 특정행위에 대한 범죄화에 있어서 심사해야 할 준거들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박광현, 사회유해성 에 기초한 형법의 정당성 판단, 법학논총 제18집 제3호, 2011, 19면 이하 참조. 41) 이덕인, 자발적 대가성 성관계의 비범죄화, 형사정책 제20권 제1호, 2008, 161-165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87 위를 인정하는 것이 헌법의 정신과 이념에 부합하기 때문에 일탈적 성행위의 범죄성 여 부 역시 개인적 법익 침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성매매는 자발적이든 강요된 폭력에 의한 경우이든 구분하지 않고 자기결정권을 기준으로 그 범 죄성을 검토해야 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통상의 보호법익을 도출해 내는 체계비판적인 법익개념에 따라 판단할 경우 범죄의 본질을 규명할 수 없는 비윤리적인 행위일 뿐이라 는 점은 명백해진다. (2) 건전한 성풍속의 허구성 처벌의 목적과 그 가벌성을 엄격하게 해석할 경우 자발적 성매매행위의 처벌은 불특 정 또는 다수의 사람이 인식할 수 있을 때로 제한되어야 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성매매 처벌법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만일 건전한 성풍속을 보호대상으로 삼게 되면 성매매 는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난 가능한 것이 된다. 즉, 공공질서를 침해한 범죄 로 지목되는 자발적 성매매를 당사자의 문제로 간주하면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지만, 42) 사회적 법익 내지 사회윤리적인 행위가치의 측면에서 판단할 경우라면 당사자를 제외 한 사회일반을 피해자로 간주하게 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이다. 43) 그렇다면 자발적 성매매에 대한 처벌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과연 공공연히 이루어 지는 성매매만을 규제하고자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답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성매매의 처벌은 공공연히 이뤄지는 집결지역에서의 경우만으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며, 이에 의할 때 위헌제청사건에서 문제되는 특정인과 불 특정인의 차별적 처벌에 따른 평등권 침해보다 더욱 심각한 선별적인 처벌을 정당화하 는 문제, 다시 말해 비밀리에 성행하는 집결지역 이외에서의 성매매를 처벌할 수 없는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 (3) 자발적 성매매의 처벌과 성적 자기결정권의 긴장관계 형법 제22장은 그 표제를 성풍속에 관한 죄 라고 규정하고, 다의적이면서 개방적인 성도덕 내지 성풍속을 보호하기 위하여 개인의 적극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에 일정한 제 42) 피해자 없는 범죄 규제의 정당성과 실효성에 대해서는 김혜정 조상희, 피해자 없는 범죄에 대한 규제에 관한 소고, 피해자학연구 제23권 제1호, 2015, 89면 이하 참조. 43) 사회적 법익과 성풍속의 관계, 성풍속의 탈윤리화와 비범죄화에 대해서는 이덕인, 성풍속 처벌의 형사법적 한계, 형사정책연구 제22권 제3호, 2011, 59-61면 참조.
88 이 덕 인 한을 가하고 있다. 현행 형법규정에 잔존하는 성풍속 보호의 범죄구성요건은 음행매개 죄(제242조)와 음화반포죄(제243조), 음화제조죄(제244조) 그리고 공연음란죄(제245조) 등 이다. 이들 범죄유형은 통상 사회적 법익군에 속해 있는데 공연음란죄와 같이 구성요건 의 표지에 공연성을 명시한 경우도 있지만 가벌성이 확보되는 것은 구성요건에 나타나 있지 않으나 공연하게 이러한 행위들이 이루어질 때로 제한되어야 한다. 따라서 소지 자체가 절대적으로 법적 금지의 대상이 되지 않는 범위 내의 음란물을 내밀하게 소지한 다거나 혼인관계 이외의 은밀한 간음행위는 원칙적으로는 형법적 금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특히 형법이 영리를 목적으로 간음행위를 하도록 매개한 자만을 처벌하고 간음 의 직접적 당사자 일방인 제공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이유는 자발적 인 성매매 자체가 과연 사회적 법익의 침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간접적으로 시 사해 주는 것이다. (4) 형법의 보호대상과 자발적 성매매 자발적 성매매는 형법이 아닌 사회윤리의 영역에 그 자리를 양보해야 마땅한 사회현 상이며, 행위의 비도덕성 내지 반윤리성이 곧 바로 가벌성을 가시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록 사회윤리적인 가치위반이 다소 드러나더라도 여타의 사회규범을 통하여 자제되고 금지되어야 한다. 44) 사회의 다수자가 동의하는 형태의 감정이나 정서적으로 수인하기 어려운 일탈행위라고 하더라도 법치주의국가에서 형벌이 투입되려면 보충성, 실효성, 명확성의 판단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일련의 정당화 과정이 요구되며, 형벌은 국 가가 사용하는 가장 엄중한 형태의 사회통제 수단이라는 점에서 최후에, 그리고 보충적 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발적 성매매를 과연 형벌 이외에는 전혀 대처할 수 없는 행위인지를 신중 하게 고민해 보지도 아니한 채 범죄화만으로 손쉽게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일이다. 그러므로 자발적 성매매가 침해하는 법익의 성격을 제대로 규명하고 여타 다른 제재수단의 존재 여부를 검토하여 만일 그 대체수단이 존재한다면 비록 지난하더 라도 형벌 이외에 선택할 수 있는 대응가능성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아울러 일탈적 인 성행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할 경우 그와 같은 행위를 저지하고 사회윤리적인 도덕관 44) 동일한 취지에서 조 국, 성매매에 대한 시각과 법적 대책, 제2판 절제의 형법학, 2015, 480면; 최상 욱, 성매매처벌법의 허와 실, 강원법학 제19권, 2004, 85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89 념이 수정되는 결과가 확인될 수 없거나 주먹구구식의 추정에 그칠 정도라면 성매매의 현실과 그에 대한 처벌은 수단과 목적의 비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 된다. 또한 이와 같은 행위가 사회적으로 행위반가치와 결과반가치의 양 측면에서 모두 유해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라도 그 유해성은 명확한 것이라야 하므로 이 러한 전제조건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성매매특별법 제21조 제1항은 자발적 성매매 의 당사자를 무조건 처벌할 것을 강요할 뿐이기에 형벌규범으로써의 적격성을 인정하 기 어렵다. 3. 형사절차적인 측면에서의 모순들 성매매의 단속은 우연히 적발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특정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기획된 형태로 이뤄져 왔다. 국가의 치안유지기능은 성매매 이외에 더 욱 심각한 범죄현상에 대응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현실은 당연하게 보이지만 성 매매는 법집행기관에서 집계하는 범죄의 규모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이 포착되지 않은 채 존재한다. 특히 그 적발이 용이하지 않아 대체로 경찰의 검거활동은 통상의 범죄수 사과정에서 허용되지 않는 함정수사(agent provocateur)에 해당하는 위장잠입이 주류를 이룬다. 물론 범의 유발이 아니라 기회만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원래 함 정수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게 된 배경에는 침해 법익이 중대하고 범죄 입증이 어려운 마약류범죄나 테러행위 등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형사정책적인 목적이 내재되어 있 는데 성매매 적발을 위하여, 특히 성매도자의 단속을 위하여 이를 허용하는 것이 법리 상 문제를 떠나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적정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다. 45) 실지로 성매도자를 단속하기 위하여 함정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성매매여성이 자살하 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였고, 46) 수사기관은 대법원 판례를 동원하여 그 정당성을 항변 한 바 있지만, 47) 핵심타격의 목표인 성매매환경의 근절과 이와 같은 현실의 인과관계는 부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성매매처벌법에서는 자발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피해자로 보 호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제6조 제1항), 최초의 조사에서는 피해자로 대우하더라도 사 45) 류여해, 성매매 함정수사제도 도입에 관한 소고, 법제 2013년 6월호, 58면 이하 참조. 46) 경남매일신문 2014년 11월 26일자 기사 참조. 47) 대법원 2007.7.12. 선고, 2006도2339판결; 대법원 2007.11.29. 선고, 2007도7680판결 등.
90 이 덕 인 건이 송치된 이후 수사지휘를 받는 경찰이 보강조사를 하면서 이들을 피의자로 취급하 여 조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성매매를 했음을 자인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성매매를 제 외한 어떤 범죄유형에서 이와 같은 모순된 수사관행이 허용되는지 알 수 없지만 범죄입 증의 책임이 수사와 기소의 권력에게 있다는 점에서 자기부죄를 넘어서 범죄입증을 피 해자에게 전가하려는 국가의 그릇된 태도만으로도 성매매 처벌의 정당성은 상실되는 것이다. Ⅳ. 맺음말 자발적 성매매 처벌에 대한 향후 헌재의 결정에 있어서는 변론을 열기 전 소속 연구 관 전원이 참석하여 해당 조문의 위헌 여부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도 찬 반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을 미뤄보더라도 결과의 예측이 어렵다. 그런데 성풍속과 관련된 과거의 사례(혼인빙자간음죄, 간통죄)에서와 같이 헌재가 이 사건에 있어서도 성 적 자기결정권을 핵심요지로 파악하고 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되지 만 합헌론이 펴는 논리처럼 논의의 대상이 틀리다고 판단할 여지도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또한 간통죄 위헌결정에서 헌재는 성적 자기결정권 이외에도 간통에 대해 국민 의 법의식에 변경이 생겼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어서 과연 성매매를 바라보는 국민의 법 의식에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교묘한 형태의 착취형 성매매가 존재하지만 성매매에 제3자가 개입된 경우를 범죄로 규정하고 성매매여성을 피해자로 보호하는 등 과거와 같이 인간 존엄을 근본적으로 말살하는 심각한 수준으로부터 성매매현상이 벗어났다는 점에 비추 어 볼 때 성매매처벌법이 공헌한 부분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위헌논란의 중심에 있는 자발적 성매매의 경우에 있어서는 법시행 이후 그 상황 적 국면이 이해관계기관인 법무부나 여성가족부의 고무적인 판단처럼 전적으로 나아졌 다고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단순한 성매매행위는 범죄를 처벌하는 목적과 관련하여 아무런 예방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며 단지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과도한 형벌의 개입 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근절이라는 표어 아래 현실에서는 선별적인 처벌이 이뤄지고 있으며, 누가 피해자이고, 피해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규명할 수 없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위헌논란과 쟁점 91 것은 처벌의 정당성이나 필요성이 적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고 설령 그 정당성이나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형벌 적용 및 집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처벌의 확설성과 형평성 의 문제는 처벌을 고수하면서 손익을 따져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기점을 넘어 서기 때문이다. 48) 따라서 착취나 강요됨이 없는 성매매는 다원적 가치관이 존중되는 현대 사회에서 어 느 누구의 법익도 침해한 바 없는 부도덕한 행위에 불과하므로 성구매자와 성판매자를 형벌로 규율하는 것은 규범적인 정당성이 없으며, 처벌의 실효성을 보더라도 수사와 처 벌이 일관되지 않아서 규범 자체는 존재하지만 이를 예방하는 사회적 기능이 제대로 발 휘될 수 없다. 나아가서 성매매를 직업처럼 영위하는 사람들이 사회에 복귀하도록 현실 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라면 성매매의 근절은 더더욱 요원한 일이다. 결론적으로 헌법의 그늘 아래로 되돌아가 판단할 때 성인간의 자발적인 성매매에 대 한 처벌은 헌법 제10조가 천명하고 있는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 가운데 성 행위의 상대방을 아무런 외부의 간섭 없이 자유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 을 침해한 것으로 명백히 헌법에 위배된다. 아울러 특정인을 상대로 한 축첩이나 현지 처 등 성매매와 버금가는 부도덕행위들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불특정인을 상대로 성을 매도한 사람만을 처벌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양성의 평등(헌법 제36조 제1항) 만큼 이나 중요한 법 앞에 평등(헌법 제11조 제1항)에도 어긋나는 헌법 위반의 비난을 회피할 수 없다. 이 사건의 종국적인 귀결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는 예단할 수 없으나 헌법적합성에 대한 판단이 다수자의 가치를 선언하는 입장에서 소수자의 보호라는 관점으로 이동할 때 인간존엄에 기반을 둔 사회의 인권감수성은 한 층 더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헌재는 최소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성매매여성을 범죄자가 아닌 정치적 사회 적 경제적 약자로 보호되어야 할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이들을 충분히 헤아리고 철저히 보호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 주제어 : 자발적 성매매, 성매매처벌법, 건전한 성풍속, 성적 자기결정권, 비범죄화. * 논문접수 : 2015. 9. 6. * 심사개시 : 2015. 9. 14. * 게재확정 : 2015. 9. 19. 48) 오영근, 형법개정과 성풍속에 관한 죄, 법학논총 제25집 제4호, 2008, 6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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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Abstract] A Constitutional issues and Controversy of the Article 21 Paragraph 1 in the Law on Punishment of Prostitution 49)Lee, Deok-In* Deliberate form of exploitative prostitution exists in our society. However, considering that prostitution overcame a critical level of annihilating human dignity as in the past by stipulating the third-party intervening in prostitution as crime and protecting women who have engaged in prostitution as victims, positive evaluation on contributions of anti-prostitution act should not be ignored. However, we cannot agree that situations of voluntary prostitution which is at the center of controversy these days improved after the law enforcement. Because the law cannot exert a preventive function related to pushing the crime of prostitution, but only signifies intervention of excessive punishment for ethical problems. Specially, selective punishments are being conducted in reality, and being unable to ascertain who the victims are and contents of the damage disapprove the needlessness of the legitimacy or necessity of punishments. Therefore, prostitution without exploitation or coercion that did not invade benefit and protection of the law of others is nothing but an immoral act in modern society where pluralistic values are respected. Regulating the parties involved in voluntary prostitution by punishment does not apply to normative legitimacy and cannot verify effectiveness of the punishment. To conclude, punishment for voluntary prostitution between adults is clearly unconstitutional as it invades sexual assertiveness and self-determination stated in our constitution of choosing one's own destiny by own free * Prof., LL.D., School of Police Administration, Busan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49)
95 will without outside intervention. Furthermore, it would be unavoidable for only punishing people who got involved in prostitution with an unspecified person getting accused of breaching the constitution under the law guaranteed by our constitution. * Key Words : Voluntary Prostitution, Law on Punishment of Prostitution, A wholesome Sexual Custom, Sexual Self-determination, Decriminaliz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