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 EDITION 2009 JULY 2 Vol.37 저작권 공지 본 PDF 문서에 실린 글, 그림, 사진 등 저작권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 은 모든 자료는 발행사인 (주)동아일보사에 저작권이 있으며, 사전 동의 없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본 PDF 문서는 동아비즈니스리뷰 독자 및 www.dongabiz.com 회 원에게 (주)동아일보사가 제공하는 것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 니다. (주)동아일보사의 허락 없이 PDF문서를 온라인 사이트 등에 무단 게재, 전재하거나 유포할 수 없습니다. 본 파일 중 일부 기능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SR SPECIAL REPORT 혁신을 위한 회의 방법론 강력한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성과를 낸 기업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바로 독특하고 효율적인 회의 문화입니다. 선도적 기업들은 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회의를 운영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 직장인들 대부분은 회의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회의 문화 업그레이드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18 Dong-A Business Review 2009
회의는 경영이다 신종섭 한국도로공사 경영&서비스 아카데미 팀장 jongseop@hotmail.com 새로운 가치 창출이 성공의 열쇠 우리 시대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닌텐도와 아이팟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여러 공통점이 있겠 지만, 닌텐도와 아이팟 모두 산업 내 최고의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 아니라는 점은 무척 흥미롭다. 많은 사람들은 산업 내에서 최고의 기술을 활용하거나 최저가 상품을 만들어야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과거 한 국 기업들은 낮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른 추 종자(fast follower) 전략을 구사해 후발주자였음 에도 전자,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선진 기업을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을 사오거나 모 방한 후 낮은 인건비, 규모의 경제 등을 기초로 원 가를 낮추고, 점진적 혁신 을 통해 기존 제품의 품 질을 개선하며 차별화된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경 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글로벌화와 경쟁 격화 등 으로 상당수의 기술이 범용 기술로 변했으며, 기업 들 사이에서는 기술 평준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 기술 개발을 통한 차별화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미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선도적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 개발 외에 신시장 창출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 사실 현재의 기술 수준을 감안 하면, 대다수 고객들은 제품의 성능 가운데 50%도 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금 시장에서 원하는 것은 더 이상 모든 성 능을 갖춘 가장 뛰어난 제품이 아니다. 발상의 전환 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제품을 원한다. 이제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원가나 노무, 기술 개 발, 생산 효율이 아니다. 창조적 아이디어와 전략을 바탕으로 한 고객 가치 창조, 즉 창조 경영이다. 창조 경영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끊임없는 조직 혁신과 외부 환경 변화를 관리하는 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관행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변화와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 은 변화가 매우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은 경영진이 주도할 수도 있 고, 고객 접점의 작은 변화를 감지해 아래에서 위로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화 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어느 한 부분의 노력만 이 아니라 일부에서 감지한 변화를 공유하고 이슈 화해 조직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이 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바로 회의다. 회의도 경영이다 기업은 크든 작든 항상 문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문제를 발견하거나 해결하기 위해 회의를 한다. 하 지만 아직까지 회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업 은 많지 않다. 기업의 회의는 조직 문화의 결정체 다. 이제 회의는 경영의 대상이자 기업 경쟁력의 원 천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Article at a Glance 타깃 독자: 팀장 등 중간 관리자 이상 간부 실용 솔루션: 회의 계획, 진행, 결과물, 실행 등 회의의 각 단계별 준비 사항과 역할 및 프로세스 시사점: 효과적 회의를 위해서는 회의 준비와 효과적인 회의 진행, 결과에 대한 공유 및 현장 실행과 리뷰가 있어야 성과 창출 가능 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MBA를 졸업하고,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도로공사 경영&서비스 아카데미 팀장을 맡고 있으며, <창조경영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 Inno-Meeting> 등의 저서가 있다. No.37 Dong-A Business Review 19
SR 혁신을 위한 회의 방법론 [그림1] 회의의 기능 변화의 용광로 아이디어의 샘 문제 해결의 장 회의의 기능 방향을 조율하는 곳 자료: 김영안 외, <회의가 경쟁력이다>, 도서출판 새빛, 2008 집단적 의사결정은 개인에 의한 의사결정보다 효 율적일 수 있다. 개인보다는 집단이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단은 문 제의 정의나 대안 도출,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평가 측면에서 훨씬 폭넓고 깊이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 다. 특히 회의 참가자들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활 동을 통해 다양한 의사결정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되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결 과를 쉽게 받아들이고 실행 과정에서 심정적 지지 를 보낼 수 있다. 집단 의사결정 수단으로서의 회의는 단순히 문제 해결의 질을 높인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구성원들 의 참여를 통한 책임감 향상, 업무 몰입도 향상 등 다양한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도적인 기 업들은 <그림1>에서 보듯 회의를 통해 다양한 효과 를 얻고 있다. 성공한 기업의 회의 문화 커뮤니케이션의 광장 팀워크의 실천장 기업의 회의 문화가 기업 성과와 경쟁력을 좌우 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의는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는 하루 일과의 절반 이상을 회의에 사용하고 있다. 경영학자인 헨 리 민츠버그가 5주간 정보기술(IT) 기업 CEO 6명 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들은 하루 평균 8건의 회의에 참석하면서 하루 일과의 약 70%를 회의에 투자하고 있었다.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주요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직 문화에 맞는 생산적 회의 문화 형성에 각별히 노력 해야 한다. 국내외 기업들의 회의 혁신 사례를 살펴 보면서 이들 기업의 공통점을 찾아보자. (1) GE의 회의 문화 GE의 대표적인 회의 방식은 너무도 잘 알려진 워 크아웃(work-out)이다. 13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GE의 번영에는 1980년대 잭 웰치 회장 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981년 거대한 공 룡으로 변해버린 GE의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유연 한 조직으로 바꿔놓기 위해 워크아웃을 제안했다. 워크아웃 은 문자 그대로 일(work)을 몰아낸다 (out) 는 의미로, 불필요한 일을 줄이고 업무 처리 의 비효율을 개선해 속도감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빠른 속도와 단순화, 조직 원의 동기부여에 초점을 맞춘 GE 워크아웃의 성공 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있다. 1회의 전문 진행자인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참 여한다. 전문 퍼실리테이터가 참여하고, 리더는 임 무를 부과한 후 자리를 떠남으로써 솔직한 의사소 통 문화 속에서 실질적인 논의를 통해 빠른 의사결 정을 할 수 있었다. 2스폰서의 역할이 명확하다. 스폰서가 회의 자리에 서 곧바로 의사결정을 했기 때문에 GE도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GE의 워크아웃에서는 회 의 중 나오는 제안의 75%에 대해 의사결정자가 그 자리에서 예스 나 노 라고 답하고, 나머지 25%에 대해서는 추후 기간을 두고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3구체적인 회의 내용과 목표를 제시한다. GE는 워크 아웃을 시작하기 전에 회의 참석자들에게 회의에 서 다루는 사안의 구체적 내용과 달성 목표를 제시 해 효율적인 회의 진행이 되도록 방향을 정해줬다. 그리고 채택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그 실행 과정 을 정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측정 지표를 사용해 누구나 결과를 알 수 있게 했다. 4조직원에게 확신을 심어준다. 확신과 신뢰가 없으 면 좋은 결과도 나올 수 없다. 워크아웃은 전 직원 20 Dong-A Business Review 2009
에게 자신감을 심는 데서부터 시작했다. 모든 사람 이 접근하기 쉬운 문제 해결에서부터 시작해 직원 들 스스로 업무를 조금씩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동 기를 부여했다. 또 의지를 갖고 기업의 비전과 가치 를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CEO와 이를 행 동으로 옮기는 관리자들의 리더십 및 이를 적극적 으로 받아들이는 구성원들의 참여가 성공의 핵심 이었다(이희균, 2004). (2) 구글의 회의 문화 구글은 회의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즉 회의란 회사 혹은 상품 개발의 방향을 설정하는 의사결정 시간이며,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 고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시간 이 다. 따라서 참석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존경받 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동시에 각 팀의 업무와 전 략적 방향을 명확히 하고 실행 가능한 정보를 공유 하는 것이 회의의 목표다. 마리사 메이어 구글 부사 장은 성공적인 회의의 기본 원칙으로 다음 6가지를 제시했다. 1명확한 회의 주제 회의 시작 전에 참가자들이 명확 한 회의 주제(agenda)를 공유해야 한다. 이는 회 의 참석자들에게 회의를 통해 이뤄야 할 목표를 명 확히 해주며, 얻고자 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2회의록 작성 이는 다른 회의에서도 공통적으로 강 조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구글의 회의에서 회의록 은 또 하나의 기능을 가진다.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를 줄여준다는 점이다. 구글의 회의실 벽에는 각종 디스플레이가 걸려 있다. 한쪽 벽면에는 발표 자료, 바로 옆에는 작성 중인 회의록 화면이 떠 있 다. 이를 동시에 보면서 회의를 진행한다. 잘못된 점이나 모순된 내용을 그 자리에서 바로잡기 위해 서다. 회의를 하면서 서로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고 오해하는 사례를 우 리는 종종 목격한다. 구글의 회의록은 이렇듯 중요 한 내용을 서로 공유하지 못하거나, 구두 발언을 다 르게 해석하는 등의 커뮤니케이션 실패를 줄이기 위해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회의에 참석하 지 못한 팀원들도 회의록을 통해 회의 내용과 결정 사항, 전략적 방향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다. 3자투리 시간 활용 많은 기업들이 회의 시간을 제 한하고 있는 반면, 구글에서는 마이크로 미팅 (micro-meeting) 이라는 이름으로 자투리 시간 을 활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꼭 회의할 문제지 만 오래 걸리지 않는 작은 주제를 다룰 때, 혹은 큰 주제를 세부 주제로 나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주제에 따라 5 10분 혹은 업무 중간의 짧은 시간 동안 소규모 미팅을 할 수 있다. 회의 대기 시간을 줄이면 업무의 흐름이 끊기거나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4오피스 아워 운영 메이어 부사장은 매일 오후 4시 부터 90분간 오피스 아워(office hours) 를 갖고, 먼저 찾아오는 순서대로 회의를 진행한다. 이 시간 동안 최대 15건의 회의(1건당 약 6분 소요)를 할 수 있다. 5정치 지양, 데이터 활용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회의에서는 개인적인 호불호, 혹은 사내 의 정치 구도에 따라 의사결정이 좌우되곤 한다. 그 러나 구글에서는 철저히 데이터에 의한 판단을 중 시한다. 예를 들어 디자인을 결정하는 회의에서는 디자인의 장점과 성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명확히 정의된 매트릭스를 활용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단 순히 느낌이 좋다 식의 판단이 아니라, 10% 성능 개선 가능 등의 명확한 근거로 디자인을 결정한다. 6시간 준수 구글의 회의실 벽에는 큼직한(4feet tall) 타이머가 비치돼 있다. 회의가 시작되면 대형 화면에 타이머가 카운트다운 되면서 남은 시간을 분 단위로 보여준다. 이 타이머는 회의를 정시에 끝 내라는 미묘한 압박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타이트 한 회의로 집중력을 높이고, 참석자들도 각자의 스 케줄을 지킬 수 있다. (3) 삼성의 회의 문화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2004년 7월 26일자) 는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속도 경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속도 경영의 성공 요소 중 하나는 효율성으로 대표되는 회의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의 회의 문화는 No.37 Dong-A Business Review 21
SR 혁신을 위한 회의 방법론 간단히 337 원칙 으로 정리할 수 있다. 회의에 필 요한 3가지 사고(3 ways of thinking), 3가지 원칙 (3 principles), 7가지 지침(7 rules)을 뜻한다. 13가지 사고는 계획된 회의를 위한 준비 단계다. 모든 일에는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하듯, 회의를 잘하려면 준비가 잘돼야 한다. 즉흥적인 회의를 하면 참가자 들은 영문도 모르고 들어와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또 제대로 준비가 안 돼 효과적인 회의가 진행되기 어렵다. 3가지 사고는 다음과 같다. - 꼭 필요한 회의인지 점검하라. 이 회의는 꼭 필 요한 회의인가? 스스로 결정해도 되는 것은 아닌 가? 회의 외에 더 좋은 수단은 없는가? - 회의가 꼭 필요하다면 가급적 간략히 하도록 노 력하라. 참석자를 줄일 수 없는가? 빈도, 시간, 배 포 자료를 줄일 수 없는가? 좀더 원활하게 운영할 수는 없는가? - 일단 회의를 하기로 했다면 다른 회의와 통합하 거나 위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 다른 회의 와 겸할 수 없는가? 권한 위임으로 해결할 수 없는 가? 다른 회의에서 해도 좋은 내용은 아닌가? 2다음 3가지 원칙을 잘 활용하면 회의의 비생산성과 폐해를 막을 수 있다. - 회의 없는 날 을 운영한다. - 회의 시간은 한 시간을 원칙으로 하고, 최대 한 시간 반을 넘지 않도록 한다. - 회의 기록은 한 장으로 정리한다. 37가지 지침은 앞의 3가지 사고와 3가지 원칙을 뒷받 침하는 구체적인 회의 방법론이다. - 시간을 엄수하라. 정시에 회의에 참석하고, 끝 나는 시간을 정해 시간 낭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 모든 회의에는 기회비용이 지출됨을 기억하고 인지하라. - 회의에는 꼭 필요한 적임자나 담당자만 들어오 도록 해 참석자를 최소화한다. - 쓸데없는 토론이 되지 않도록 사전에 의사결정, 정보 공유 등 회의 목적을 명확히 한다. - 회의 자료를 미리 나눠줘 참석 전에 의제를 검 토하도록 한다. - 참석자 전원이 발언하고, 발표된 의견은 서로 존중한다. - 결정 사항은 반드시 최대한 요약해 기록한다. (4) 한국도로공사의 회의 문화 일반적으로 공공 부문의 변화와 혁신은 사기업보 다 훨씬 더디고 힘들다. 수직적 위계질서와 규정을 기본으로 한 공공 부문의 조직 특성상 변화의 속도 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일은 쉽지 않다. 회의에서 도 마찬가지다. 공공 부문에 민간 기업의 효율성을 도입하기 위해 한국도로공사는 GE의 워크아웃-타 운미팅을 공사의 특성에 맞게 수정한 이노미팅 을 개발해냈다. 이노미팅은 성과를 창출하는 혁신이 일어나는 만남(innovation+meeting) 이라는 뜻으로, 현 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의 한 방식으로 출발했 다. 현재는 일상적인 회의나 워크숍 외에도 학습 조 직(community of practice) 운영, 교육 프로그램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노미팅이 GE 의 타운미팅과 다른 점은 2가지다. 하나는 스폰서 의 의사결정 과정이 회의 과정과 분리돼 별도로 운 영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사내 퍼실리테이터 (이노미팅에서는 이노코디 로 칭한다)가 회의를 이끈다는 점이다. 한국도로공사가 공기업 혁신 업무를 추진하면서 수년간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은, 혁신에는 전 문가 와 도구 그리고 활동의 장( 場 ) 이 필요하다 는 점이었다. 이노미팅은 이러한 요구에 따라 도구 (문제 해결 방법론)를 만들고, 전문가(이노코디)를 육성했으며, 혁신 활동의 장을 제공했다. 한국도로 공사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노미팅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1모든 사람이 참여하고 함께 책임진다. 이노미팅은 참석자 모두 함께 참여해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적 자세를 기본 철학으로 한다. 참석자 모두가 함께하 는 협력적 회의가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활동 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또 상사의 권한이나 파워에 의해 팀의 의사결정이 왜곡돼서 는 안 된다. 참가자들은 이노미팅을 통해 스스로 목 표를 설정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행동 계획을 실행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강한 책임감 22 Dong-A Business Review 2009
[그림2] 별도의 퍼실리테이터가 진행 [그림3] 조직의 리더가 진행 참여한다 의사결정한다 참여적 리더 팀 구성원 참여한다 의사결정한다 참여한다 의사결정한다 진행한다 참여적 리더 팀 구성원 참여한다 의사결정한다 진행한다 진행자 기록자 기록한다 기록자 기록한다 자료: 한국경영혁신연구회(www.seri.org/forum/costhalf), 참여적 회의 문화의 정착, 삼성경제연구원 을 부여하게 된다. 2누구나 쉽게 프로세스와 도구를 배워 참여할 수 있 다. 보통 회의와 워크숍에서는 채워야 할 질문과 양 식만 있을 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제시돼 있지 않은 사례가 많다. 이노미팅 은 논리적 사고에 따른 정확한 문제 해결 방법론을 갖고 회의 프로세스 전문가인 이노코디가 함께함 으로써 누구나 쉽게 배우고 참여할 수 있다. 3회의 결과물은 학습 조직을 통해 바로 실행할 수 있도 록 한다. 모든 회의의 문제점인 결과 없는 회의를 피 하기 위해 이노미팅에서는 실행 계획까지 포함해 회의를 설계하고, 회의에서 나온 결과물은 학습 조 직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연계시켰다. 그리고 그 성과물을 내부 경진대회를 통해 평가 보상함으 로써 회의를 통한 직접적인 성과 향상을 유도했다. 4도전과 창의의 가치를 전파하는 장으로 회의를 활용 한다. 대부분의 회의는 상사의 일방적인 지시로 진 행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창의적인 가치를 발휘 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 힘들다. 이노미팅은 사내 퍼실리테이터인 이노코디를 회의 전문가로 기용함으로써 일방적 지시나 명령으로 인한 문제 를 해결하고, 거침없는 소통의 기회를 주어 함께 만 들어가는 회의 문화를 가능케 했다. 회의에도 방법이 있다 이 4개 기업들의 회의 문화를 살펴보면, 각 조직 의 문화를 반영하면서도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개 념이 있다. 바로 회의의 프로세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회의를 위한 준비 효과적인 회의 진 행 결과에 대한 공유 및 현장 실행과 리뷰를 통한 성과 창출 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회의를 위한 사전 준비다. 이는 회의 진행을 위 한 계획이나 예산 등의 좁은 의미뿐 아니라, 넓게는 회의에 대한 회사의 철학을 공유하고 회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효율적, 합리적 회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구성원들이 합의하는 단계를 뜻 한다. 이후의 효과적인 회의 진행 단계와 성과 창출 을 위한 출발점이자, 그 성과를 바탕으로 만들어가 는 회의 문화의 종착점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 단계에서는 회의가 꼭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회 의의 목적과 얻고자 하는 결과물은 무엇인지 분명 히 하고, 주제를 공유해야 한다. 다음은 실질적인 회의 진행 단계다. 이 단계에서 필요 한 요소를 키워드로 정리하면 회의 목표 의식, 자유 로운 의사 표현,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회의 시간 의 준수, 적절한 의사결정을 들 수 있다. 회의 진행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역 할이다. 일관된 생각을 갖고 구성원들이 느끼는 불안에 대해 저항과 두려움을 없애줌으로써 자유 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드는 데 리더의 역할 은 꼭 필요하다. 구성원들의 책임감과 참여 동기 를 유발하려면 리더는 자신이 가진 정보, 권한, 책 임감을 그들과 공유하고, 조직에 그들을 깊이 관 여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에 No.37 Dong-A Business Review 23
SR 혁신을 위한 회의 방법론 [그림4] 효과적 퍼실리테이션 모델(effective facilitation model) 계 획 (planing) key 완벽성 사전에 매니저와 퍼실리테이터 사이의 긍정적 상호 관계 형성 supporting 결과물에 대한 명쾌한 그림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적임자가 참석 퍼실리테이션 프로세스와 매니저에 대한 믿음 진 행 (intervention) key 퍼실리테이터 - 스타일 - 역할 - 중립성 - 공유된 언어(용어) 그룹 프로세스 - 프로세스 customizing의 필요성 - 그룹 역학관계 - 테크닉 참여자 특성 (예: 참가자 수, 참여도) supporting 충분한 시간과 적시성 결과물 (immediate outcomes) key 결과물에 대한 성취감 결과물에 대한 애착 (예: 그룹 내의 긍정적 에너지, 실행에 대한 몰입) supporting 계획 실행에 대한 참여자들의 관여도 실 행 (implementation) supporting 실행 계획 이행 책임 조직의 운영 방향과 조직 체계와의 연관성 자료: Dorothy Wardale, A Proposed Model for Effective Facilitation, Group Facilitation: A Research and Applications Journal, Number 9, 2008 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활발하고 솔직한 커뮤 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앞장서야 한다. GE처럼 리더가 실제 회의에서 빠지고 외부의 전문 진행자 (facilitator)가 참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좋은 회의는 <그림2>와 <그림3>처럼 참여자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중 참여적 리더와 진 행자는 회의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참여자들을 독려(facilitative behavior)해야 한 다. 모든 문제는 풀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회의 참석자 모두에게 심어주고, 특히 회의( 會 議 ) 회의( 懷 疑 )론자들에게 집단 의사결정은 개인의 의사결정보다 우수하다(1+1>2) 는 기본 전제 아 래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줘야 한다. 또 진행자는 회의 내용이나 절차가 예정된 궤도 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회의 방향이 잘못돼가고 있을 때 이를 바로잡아줘야 한다. 진행자는 모든 사 람이 참여하도록 독려하며, 평등한 발언권이 주어 지도록 하고, 회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발언 권을 독점하는 사람을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정해 진 회의 시간 내에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회의 시간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팀 구성원들은 회의의 목적과 내용을 잘 알고 참 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전 준비 단계에서 회 의의 목적과 의제에 대해 제대로 확인하고 준비해 둬야 한다. 회의를 주어진 시간에 효율적으로 마치 는 것은 리더나 진행자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전 구 성원이 제 역할을 다할 때 가능하다. 인텔의 회의실 슬로건은 참여하는 팀 구성원의 역할을 명확히 제 시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 당신은 회의 목적을 알고 있습니까? - 회의의 안건이 있습니까? - 당신의 역할을 알고 있습니까? 회의 참가자들이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 기 위해서는 솔직하게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자유로 운 분위기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밑바탕에 깔 려 있어야 한다. 동일 언어권 안에서는 명확한 커뮤 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는 회의의 생산성 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잘못된 의사결정 혹은 집 행으로 직접적인 비용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때 문에 사전에 설정된 안건 중심으로 시간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면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의 말을 정확히 들으려 고 노력하고(listening), 자신의 의견 또한 정확하 게 전달하는(conveying)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 상대방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오해 를 바로잡기 위해 그 자리에서 바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tracking). 구글은 각자의 고유한 경험과 가정, 신념, 지식 등을 반영하는 인식의 차이는 오해와 혼란으로 이 어지고, 이는 곧 비용으로 직결된다 는 인식 아래 회의록을 작성하고 있다. 마지막은 회의 결과 정리 및 공유, 현장 실행과 리뷰를 통한 성과 창출이다. 많은 기업에서 회의는 회의 그 자체로서 마무리되곤 한다. 그러나 선도기업들은 회의를 성과 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회 의에서 결정된 사항은 실행으로 옮겨져 성과로 연 결돼야 한다. 합의된 결과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 는다면 그것은 조직 자원의 낭비일 뿐이다. 우리 가 만난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는 목적을 달성했 는가? 다음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3가지 24 Dong-A Business Review 2009
요소는 회의 결과를 정리할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할 사항이다. 특히 실행 계획과 관련해 누가, 언제, 무 엇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명시해 주요 이 해관계자 모두가 실행 계획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회의의 목적은 실행 그 자체가 아니라 목표 달 성이다. 따라서 회의 이후 계획된 목표가 제대로 이 뤄지고 있는지 확인(review)하는 절차를 정하고, 목표 수준을 관리해야 한다. 회의 결과를 실행에 옮 기고 목표 달성 수준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리더의 일관된 입장을 보여주는 일종의 시그널로 작용해, 추진 목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던 구성 원들을 함께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회의 문화와 혁신, 창조 경영 조직 문화와 조직 효과성에 관한 연구(박순애 외, 2006)에 따르면, 창의적이고 참여적인 회의 문화 는 조직 효과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 타났다. 조직 효과성을 직무 만족, 직무 몰입, 조직 몰입의 형태로 나눠 각 항목 간 인과관계를 분석한 이 연구에서 구성원들은 회의를 통해 창의적인 의 견들이 많이 제시되고, 자신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 되면서 회의가 원래 의도했던 목적을 이뤘을 때 업 무에 대한 성취감을 느꼈다. 이는 직무 만족도와 조 직 몰입도 향상으로 이어졌다. 결국 우리가 살펴본 효율적인 회의 문화는 철저 한 사전 준비와 효율적인 회의 진행 프로세스를 통 해 회의가 단순히 정보 전달이나 신변잡기에 그치 지 않고, 참여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 하고 참여하게 함으로써 집단 의사결정에 따른 조 직 성과를 더욱 높이며, 의사결정 과정에 조직원 스 스로가 참여하게 함으로써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문화 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쌍방향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지 식 공유를 위한 열린 기업 문화 및 끊임없이 연구 하고 개선하는 학습 문화 가 바탕이 돼야 한다. 열 린 기업 문화와 학습 문화는 기업의 자기 혁신을 바 탕으로 한 창조 경영에 필수적인 요소다. 결국 올 바른 회의 문화 구축은 곧 창조 경영을 위한 엔진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패트릭 렌시오니는 저서 <Death by Meeting>에서 회의는 우리의 삶과 직 접적으로 관련돼 있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기 때문 에 회의가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주장했다. 실 제로 회의를 통해 우리가 내린 결정들은, 가까운 미 래에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영향을 미친다. 작은 회의 방식의 변화는 나비 효과를 일으키며 기업 전체를 변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뿐만 아 니라,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작은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세상을 놀라게 한 제품의 아이디어는 대부분 어느 날 갑자 기 생겨난 게 아니라, 조직 내에 이미 존재하고 있 는 무수한 아이디어들을 발굴하고 발전시킴으로써 탄생했다. 우리는 이미 조직 내에 있을지 모르는 혁 신의 아이디어들을 지루한 회의로 묻어버리는 우 ( 愚 )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참고 문헌 김영안 외, <회의가 경쟁력이다>, 도서출판 새빛, 2008. 김영한 외, <삼성처럼 회의하라>, 청년정신, 2004. 김한얼, 닌텐도의 파괴형 혁신과 산업 리더십, 동아비지니스리뷰 26호, 2009. 박순애 외, 성과 지향적 조직 문화와 조직 효과성, 한국행정학보 제40권 제4호, 225 252, 2006. 신종섭, <창조경영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 Inno-Meeting>, 에듀프로, 2009. 이희균, 제너럴일렉트릭(GE)의 워크아웃 사례, 경영교육연구 제7권 제2호, 131 139, 2004. 최병권, 성공하는 CEO의 회의 비결, LG business insight 952호, 47 48, 2007. 한국경영혁신연구회(www.seri.org/forum/costhalf), 참여적 회의 문화의 정착, 삼성경제연구원. Antony Jay, How to run a meeting, Harvard Business Review, March-April 1976. Carmine Gallo, How to Run a Meeting Like Google, Business Week Online, 2006. 9. 27. Dorothy Wardale, A Proposed Model for Effective Facilitation, Group Facilitation: Research and Applications Journal, Number 9, 2008. Richard G. Weaver & John D. Farrel, <Managers as Facilitators>, Berrett-Koehler Publishers, 2000(송경근 옮김, <퍼실리테이터>, 한언, 2004). No.37 Dong-A Business Review 25
DBR은 기존 국내 매거진과 확실히 다릅니다. 高 純 度 경영 콘텐츠 기존 시사 경제지의 잡식성 콘텐츠를 지양합니다. 기업경영에 초점을 맞춰 심층적인 콘텐츠를 전달합니다. 현장형 콘텐츠 DBR은 단순히 정보만을 전달하지 않습니다. 현장의 생생한 케이스와 실질적인 솔루션을 드립니다. MBA 출신의 제작진 고급 콘텐츠 제작을 위해 경영학 박사, MBA 기자들이 모였습니다. 차별적인 맨파워로 한발 앞선 정보를 제공합니다. 생생한 해외 콘텐츠 DBR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맥킨지쿼털리와 전재 계약을 맺었습니다. 와튼스쿨 IMD INSEAD 등 14개 해외 기관의 콘텐츠도 DBR 지면에 소개됩니다. 국내 최초의 경영지식 통합 솔루션 매거진은 물론 프리미엄 온라인 사이트, e-mail 뉴스레터, 오프라인 강좌를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DBR, 이렇게 신청하세요. 발행정보 월 2회 발행, 연 24회 발행 가격 낱권 12,000원, 연 288,000원 1년 정기구독료 240,000원 인터넷 구독 신청 www.dongabiz.com 온라인 투고 DBR@donga.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은행계좌 우리은행 1005-801-091411 (주)동아PDS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은행계좌 우리은행 217-221493-13-002 (주)동아일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