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그녀들의 유쾌한 반란 9월 10일 오전, 국회 앞. 서비스연맹 노조원들이 유통산업 노 동자 보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플래시몹을 펼쳤다. 구호는 연장영업 반대 와 영업시간 단축. 하루 8시간 노동, 주 5일 근무를 꿈꾸는 노동자들. 그녀들은 플래시몹에서 가족과 함께 저녁을, 주말에는 데이트를 맘 껏 즐기고 있었다. 유쾌한 반란의 몸짓, 그것은 미리 가본 노 동자 세상이었다. 유통산업 노동자도 살고, 재래상인도 살 수 있는 세상. 신나게 춤추며 싸우면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낮은 곳을 향한 연대 비정규노동자의 목소리 격월간 비정규노동은 우리 사회 의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인 수많 은 비정규노동자들의 가슴이 되고 자 합니다. 격월간 비정규노동은 2001년 5 월 창간 이후 지금까지 차별과 고 용불안이 일상화된 노동 현장에서 고통받고 소외된 비정규노동자들 에게 등대 같은 희망이 되고 싶다 는 일념으로 더디지만 굽힘없이 걸 어왔습니다. 격월간 비정규노동은 가장 중요한 노동문제 이면서 동시에 인권문 제, 사회문제 이기도 한 비정규 노동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민주주의 실 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올바른 지름길임을 확신합니다. 기사제보 02-312-7488 구독신청 02-312-7488 편집디자인 디자인통통 사진/조돈문 발행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주소 150-804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3가 387-3번지 3층 전화 02-312-7488 팩스 02-312-1638 웹사이트 www.workingvoice.net 이메일 kcwc@kcwn.org 발행일 2012년 5월 1일 발행인 조돈문, 최병모, 임성규 편집인 이남신 편집위원 김민수(청년유니온 기획팀장) 김사이(시인) 남우근(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 안미선(르포 작가) 유현아(시인) 이경옥(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이류한승(우리동네노동자인권찾기모임 선전팀장) 이윤아(디자인통통 대표) 이혜정(한국비정규노동센터 편집부장)
C o n t e n t s 편집자의 말 한울림 길 위의 時 사진에세이 노동에세이 경계를 넘어 정책칼럼 기획특집Ι 기획특집Ⅱ 특집기고1 특집기고2 누가나에게이길을 지역이 답이다 여성과 노동 한밤라디오 비정규노동정책 연재소설-5 연재특집2 향기를 주마 정면충돌 YOUTHTORY 비정규노동상담 04 06 09 10 12 14 18 23 37 51 59 76 85 96 100 104 120 137 146 148 152 156 노동자는 정말 하나입니까?_이혜정 청년, 우리들의 경제민주화_ 한지혜 잡초_남호순 플라스틱 슬리퍼_김일영 볼라벤 따라 덴빈 _정기훈 우리도 남들처럼_이경옥 10만개의 마음이 모여 비정규직 없는 일터로_이남신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향하여 우리는 희망을 만드는 사람-황인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함께 사는 길, 원하청 공동투쟁을 위하여_송보석 비정규직 문제, 교육현장도 예외 없다_배동산 해고자는 어항 밖 금붕어, 살기 위해 현장으로 돌아가야죠 -강경식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노동운동의 새로운 희망, 지역 조직화에 있다_이혜정 누구나 사람 구실하며 살도록_송화선 사람 목숨_양승준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은 정규직화 가능하다_정흥준 꼴통들이 간다_무산 그 두 번째 치유의 시간들을 마치며 쉼표하나_ 치유를 위한 글쓰기 모음 언덕 위의 그 방_김성만 오심과 불공정이 난무하는 여기, 런던올림픽과 현대자동차_김형우 청년에게 노동조합을_김민수 파견과 도급, 용역 등의 정의_최지복 59 76 85
편집자의 말 글 이혜정 센터 편집부장 노동자는 정말 하나입니까? 지난 9월 15일 새벽, 현대자동차 비정규지회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 을 끊었습니다. 그는 올해 나이 32세의 청년이었습니다. 이제 막 결 혼생활에 접어들었거나 혹은 이제 막 첫 울음을 터뜨린 갓난아이의 부 모가 되었거나 할 것 같은, 그렇게 선택의 시작점이 이제 막 접어들었 을 것 같은 나이입니다. 그런 나이에 그는 죽음을 택했습니다.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았습니다. 남겨진 아버지는 하루 만에 아들을 화장해 버렸습니다. 아들을 미처 가슴에 묻지도 못했는데 허겁지겁 보내야만 했습니다. 오래 몸이 아 팠던 아버지는 또 다시 닥쳐올 현실 앞에서 다시 주저앉을 뿐입니다. 가난한 아비의 가난한 아들은 죽기 전까지 일을 했습니다. 11년 동안 그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았습니다. 잔업에 특근까지 하 며 병을 얻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갔지만 그 곳엔 아무런 희망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정규직, 어려울 것 같다고,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 안만을 남기고 임금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보면서 그는 동료에게 말했 다고 합니다. 그저 막막했을 것입니다. 일요일 오후, 그의 죽음을 전 해 들었을 적에 이 모든 광경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파업을 합니다. 투쟁에서 이기기 도 쉽지 않을뿐더러 투쟁을 시작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만큼 투쟁에 서 졌을 때의 절망감도 큽니다. 온 몸으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보려 4 www.workingvoice.net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 던 안산시 비정규노동자지원센터의 박재철 소장의 말은 그래서 더 절절하게 와 닿습니다. 매번 처절하게 패배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함께 하면서 그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어느 정규직 노동조합의 교육에서 그는 그들에게 함께 살자. 했습니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고 구급차에 실려가면서도 노동자는 하나다! 라고 외쳤던 사내하청 노동자의 목소리를 우리는 다시금 기억해야 합 니다. 제 목숨을 버려가면서 하고 싶었던 단 한마디 말이었습니다. 이 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지회 황인화 조합원의 이야기입니다. 96호 '비 정규노동'에서 이 이야기들을 모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정규직이 되어 사랑하는 이와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고 싶었다는 32세 청년은 그렇게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는 유서를 남기지 않았지 만 그의 소리 없는 외침은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모든 노동자들 의 마음 구석구석을 울리고 있습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준비하고, 사 내하청 노동자들 또한 투쟁의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노 동자는 하나다! 라는 말이 그저 구호로만 끝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 먹이고, 그들의 권리를 위해 목숨을 버렸던 전 태일을 부를 준비를 우리는 다시금 해야겠습니다. No.96 2012 Sep. Oct 5
한울림 글 한지혜 청년유니온 위원장 센터 이사 청년, 우리들의 경제민주화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결정짓는 거대한 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무시무 시한 득표율로 경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여당의 공주님은 광폭 행보에 나 서고 있는 한 편, 야권은 공주님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따내기 위한 판짜기 에 열중하고 있다. 이 대선후보들에게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화두가 있으 니, 그것은 바로 경제민주화이다. 재벌개혁이니 산업생태계 개선이니 하는 말의 잔치들이 범람하고 있다. 혼자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으나 크게 감흥 이 일지 않는다. 새누리당과 야권의 경제민주화 정책 사이에 변별력이 있긴 한가? 저들이 외치는 경제민주화가 실현되면 이 시대 청년들의 삶은 진정으 로 개선될까? 가난이 낳은 극단적 현실들 서산에서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자살을 했다. 등록금에 조금이라도 보태려 피자가게에서 알바를 하던 그 여대생은 피자가게 사장의 협박에 못 이겨 모 텔로 끌려갔고 계속적으로 성관계를 강요하는 사장을 피해,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비극을 세상에 폭로했다. 여의도에서는 칼부림이 벌어졌다. 예전에 다니던 직장 동료들과 만남을 가졌 던 30대 초반의 한 청년은 자기를 무시하는 듯한 동료들의 태도에 화를 참지 못해 극단적인 행동을 범했다. 경찰에 붙잡힌 이 청년이 소지한 물품은 칼, 2 천원이 충전된 교통카드, 100원짜리 동전 4개가 전부였다. 고용주라는 이름으로 개인적인 사리사욕을 채우며 무한권력을 행사해도 된 다는 암묵적인 동의는 어디에 있는 걸까? 고시원에 자취하며 지방에 있는 가 족에게 말도 못하고 생활고를 겪으며 재취업을 준비하던 청년이 휘둘렀던 칼 6 www.workingvoice.net
은 누구를 향한 걸까? 워킹푸어, 우리가 미래를 말할 수 있으려면 해마다 대학진학률은 높아만 가고 대학등록금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한해 천 만 원을 넘기 시작했으며 그 부담은 온전히 개인에게 떠넘겨졌다. 이제는 대 학생이라면 응당 알바라는 '경험'이 아닌 '생계수단'이 필요해졌고, 졸업을 하 더라도 '취업준비생'이라는 단계를 밟고 취업고시를 준비하며 '스펙'을 쌓아 야 취업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한국경제의 과반을 잠식한 대기업은 고용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고, 중소 기업에 채용된 청년들은 워킹푸어로 전락하고 만다. 납품 단가를 후려 맞으 며, 핵심 기술마저 빼앗기는 중소기업에서 청년의 미래를 말할 수 있을까. 묻지마 취업의 굴레 속에서 비정규직을 전전해 온 청년들에게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 청년유니온의 활동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있다. 청년들의 삶이 이토록 힘든 것 은 단순히 등록금이 비싸서, 일자리가 없어서, 최저임금을 못 받아서가 아 니다.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정부. 고용의 사회적 책임은 고사하고 이 익 독점에 자기 배 불리기만 바쁜 재벌대기업 등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 들이 야기했던 폐해들은 청년세대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직격탄이 되 어 다가왔다. 그리고 이 사회적 모순은 '경제민주화'라는 언어로 수렴되어 울 려퍼지고 있다. 청년들의 경제민주화 그렇다면 청년들의 경제민주화란 무엇일까? 대개 경제민주화를 언급할 때 '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언급한다. '산업생태계'가 재벌대기업과 소수의 기득 권세력에 의해 왜곡되어 있어 99%의 대중은 피해를 입게 된다. 경제민주화 No.96 2012 Sep. Oct 7
한울림 글 한지혜 운동이란 왜곡된 한국의 경제구조를 바로잡아 지속가능하며 조화로운 경제 를 구성하는 것이다. 또한 청년, 여성, 노인 등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과 삶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 청년들은 더 적극적으로 '세대'의 개념을 경제민주화 담론에 끌 어들이려 한다. 구조적인 실업, 양질의 일자리 부족, 비정규직 불안정노동 에 노출, 주거 및 생활의 불안정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들의 삶을 개선시키 기 위해 노동 의 문제에 천착해 나갈 것이다. 더 나아가 청년,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 간의 연대와 조직을 통해 재벌대기업에 대항하는 협상력을 높 일 것이다. 청년들 스스로가 경제민주화 운동 의 주체로 거듭나는 것이다. 청년들은 청년의 경제민주화 를 통해 재벌 대기업의 무분별한 이윤잔치를 폐기하고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선택할 것이다.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절망 을 폐기하고 인간의 권리가 실현되는 노동을 선택할 것이다. 부모세대를 갈 취하여 영위하는 삶의 조건을 폐기하고 세대 간 연대가 회복되는 공동체를 선 택할 것이다. 동정과 연민으로 보살펴지는 나약함을 폐기하고 이 사회의 당 당한 경제주체로 자립하는 길을 선택할 것이다. 청년의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경제민주화 청년연대 가 출범하며 청년 유니온 또한 이 흐름에 함께한다. 우리는 청년을 넘어 모든 세대의 고통이 치 유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나아갈 것이다. 이 험난한 도전의 미래는 반드시 승리로 완성될 것이다. 대선을 준비하는 여야의 후보들은 이 땅에서 신음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꿈 꾸는 미래에 응답해야만 한다. 사회적 부가 공정하고 권위적인 룰 속에서 재 분배 되지 않고서는 한 국가의 운영을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비정 규 노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8 www.workingvoice.net
길 위의 詩 시인 남호순 잡 초 시방 나, 밟고 있어 그대들 행복합니까? 검불을 덮어 구겨진 의지 잠시, 잠재워 두겠네 그러다 햇살을 만나고 바람을 대하여 새파랗게 살아남은 뿌리로 일어나 또, 일어나 지천으로 퍼지는 힘, 투쟁하듯 뿌려두겠네 그대들의 봄날에 생의 묘혈을 파고 누워 아주 오래도록 발악하며 강원도 평창 출생. 2011 시와정신 신인상 제19회 전태일문학상 수상 제32회 근로자문화예술제 은상 수상 꽃, 피워보겠네 No.96 2012 Sep. Oct 9
사진에세이 photo text 김일영 플라스틱 슬리퍼 김일영 : 1970년 출생. 200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시집으로 삐비꽃이 아주 피기 전에 (2009), 동화 별에 서 온 바위 (2007)가 있음. 10 www.workingvoice.net
시장 한 쪽에 슬리퍼들이 돌담의 돌멩이들처럼 빼곡하 다. 값은 비슷하지만 여기저기서 쓸어다 모아놓은 것 처럼 모양새는 천차만별이다. 우리네 삶처럼 서로 밟 고 밟히며 함부로 쌓여있다. 여러 슬리퍼들 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슬리퍼가 있 다. 십여 년 전까지도 가난하고 늙은 어머니들이 즐겨 신던 슬리퍼다. 고무신 이후에 가장 많이 팔렸을 슬리 퍼, 발끝이 버선처럼 뾰족한 모양의, 개가 물어뜯어도 이빨자국이 남지 않을 것처럼 딱딱하고 질긴 플라스틱 슬리퍼, 몸뻬 바지와 한 세트 같던 신발. 해녀 일을 하며 홀로 자식들을 키워야 했던 우리 어 머니도 저 슬리퍼를 신고 두 시간이 걸리는 길을 아침 일찍 걸어가셨다가 밤이 되어서야 돌아오시고는 하였 다. 버스비 500원을 아끼기 위해 무거운 보따리를 손 에 들고 수천 번 오고 간 길고 질긴 길. 친구들과 걷다 짠물을 행구지 않아 더 곱실거리던 파 마머리의 어머니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숨고만 싶었던 나는 지금도 그 고달픈 길을 잘 모른다. 그 길 위에서 슬리퍼는 어머니의 발등뼈를 상하게 했다. 그래도 어 머니는 일관되게 고수해 온 뽀글파마 스타일처럼 신 발을 바꾸지 않으셨다. 플라스틱 슬리퍼를 신지 않은 지도 십여 년이 넘었지만 어머니의 발등은 여전히 부 어있다. 질긴 전쟁이 남긴 흔적은 쉽게 가라앉지 않 는다. 뼈를 상하게 할 만큼 질기고 질긴 플라스틱 슬리퍼. 그 러나 어머니들의 삶은 그보다 더 질기다. 그런 어머니 들이 우리들을 낳고 길렀다. 그래서 우리네 삶 또한 끈 질기고 질기다. No.96 2012 Sep. Oct 11
노동에세이 photo text 정기훈 '볼라벤' 따라 '덴빈' 사정없는 된바람은 지붕을 날리고 아름드리나무를 꺾었으며 기어이 사람 목숨을 끊고 말았다. 성난 자연 앞에 무력한 사람들, 창에 신문지를 발라가며 숨죽였다. 몸 사렸다. 같은 처지 누구에게나 안부 를 물었고 손 맞잡아 바람을 견뎠다. 사정없는 직 장폐쇄, 그리고 이어진 용역경비 폭력 앞에 깨지 고 부러지고 쫓겼지만 사람들은 거기 맞섰다. 멀 리서 찾아 어깨 비볐다. 공장 담벼락 빈틈없이 날 카롭던 철망을 솎아내고 대신 사람 띠 촘촘히 공장 을 에워쌌다. 함성, 모이니 우렁찼다. 바람에 깃발 살아 철조망에 걸렸다. 직장폐쇄, 용역투입 예고 된 두원정공 노동자 그림자가 그 담에 선명했다. 볼라벤 낸 길 따라 덴빈 오른다니 사람들 폭우를 대비했다. 비슷한 처지, 누군가의 안부를 물었다. 12 www.workingvoice.net
No.96 2012 Sep. Oct 13
경 계 를 넘 어 우리도 남들처럼 글 이경옥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점점 더 길어지는 영업시간에 지쳐가는 노동자들 우리도 남들 쉴 때 쉬고, 남들처럼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명절에 고향을 가 고, 연애도 하고 싶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유통매장의 노동자들에게는 왜 이리도 어려운 일일 까?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거대 유통재벌들의 과당경쟁 때문이다. 백화점의 빅 3기업인 신세계, 롯데, 현대가 매출경쟁을 하고 있고, 대형할인점의 빅 3 기업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경쟁적으로 동네 곳곳에 출점하면서 재 래시장과 구멍가게를 죽이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노동자들마저 죽이 14 www.workingvoice.net
려 하고 있다. 할인점의 경우는 작년까지도 24시간 영업, 명절영업, 연중무휴 영업을 했다. 그나마 지난해 유통산업발전법이 통과되어 심야영업이 없어지 고 일요일에 두 번 쉬게 되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그러나 백화점의 경우는 상 황이 더 악화되었다. IMF이전에 주 1회 휴점, 19시 폐점하던 것이, 현재는 월 1회 휴점에 평일은 20시, 주말은 20시30분, 혹은 21시에 폐점하고 있다. 폐점시간을 점점 늦추면서 연장영업을 밥 먹듯이 시키는 것이다. 요즘 잘나가 는 면세점들도 덩달아 연장영업을 하고 있다. 정말이지 유통재벌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노동자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이건 사람 사는 게 아니무이다. 서비스노동과 가사노동 사이에서 며칠 전 잘나가는 여자 아나운서가 육아문제로 10년 동안 다녔던 방송국 일 을 접겠다는 선언을 했다.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일을 했을 텐데, 육아문제로 그 좋던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그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여성노동자들은 일과 가정 사이에서 지쳐가고 있다. No.96 2012 Sep. Oct 15
판매 서비스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도 두 다리를 뻗고 쉴 공간도 없 다. 편안히 앉아서 밥 먹을 시간의 여유도 없다. 매장의 인원은 항상 부족하고 매출 목표는 우리를 질식하게 만든다. 남들에게 자랑할 전문직도 아닌데 종일 을 쉴 틈 없이 일해야 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돌아간 집에는 산더미같이 쌓인 집안일과 아이 들이 기다리고 있다. 남편에게 힘들다는 말 한마디 했다가는 당장 때려치우 라! 는 소리가 나올 것이 뻔하니 내색도 할 수 없다. 아픈 허리와 어깨에는 침 을 맞아가며 일한다. 파스냄새도 가실 날이 없다. 아이들은 또 어떤가? 친정 부모나 시부모가 계시면 다행이지만 빈 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공부도 해야 한 다. 내가 힘든 것은 참겠는데 아이들만 생각하면 여지없이 가슴이 무너져 내 리는 것이다. 우리가 노동조합을 해야만 하는 이유 전국 80여개 백화점 매장에서 외국화장품을 파는 여성들이 노동조합을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체협약으로 임금과 근로조건을 바꿀 수는 있지만 백화 점의 영업시간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외국 유명 브랜드 화장품 회사나 명품회사 소속 판매 사원들이지만 갑을관계에서 을에 해당하므로 백화 16 www.workingvoice.net
점 운영에 대해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한다. 대형 백화점의 경우 3000명 정 도의 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는데, 소수의 백화점 관리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주 용역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이다. 게다가 의류코너는 소( 小 )사장 제도로 운영되는 시스템이어서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장의 요구를 받아 서비스연맹은 2012년 8월까지 만 3년 동안 대형유 통매장의 연장영업 반대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지난 8월14일은 캠페인을 진 행한 뒤 꼭 3년째 되는 날이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영하의 날씨에도 매주 금요일 마다 선전전을 진행하며 서비스노동자들과 함께했다. 그렇게 제발 연 장영업하지 않도록 해 달라 며 서명에 동참한 노동자가 3만 명이나 되었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의 꿈, 온 몸으로 말하다 선전전을 통한 서명운동만으로는 안하무인인 유통재벌들을 바꿀 수 없었다. 법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판단 속에서 서비스연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8월 23일, 유통산업 근로자 보호와 대규모점포 등의 주변생활환경 보호 등에 관 한 특별법안 을 준비하여 민주통합당의 이미경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입 법발의 하였다. 시민들에게도 특별법을 알려야 했다. 노래와 율동을 만들어 우리의 목소리를 내자는 의견에 따라 서울 곳곳에서 기습적으로 플래시몹을 하였다. 수백 명 의 조합원들이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고 시민들에게 온 몸으로 말을 걸었 다. 서울 1000인 플래시몹에 이어 휴가철에는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전 라도 광주에서도 조합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서비스유통 노동자들의 목소 리를 알렸다. 유통산업발전법이 통과되어 할인점의 심야영업이 없어지고 일요일에 쉬게 될 것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해보았을까? 유통서비스노동자들의 특별법이 통과 되면 우리의 작은 꿈이 이루어질 것이다. 아이들과 따뜻한 저녁을 먹고 매주 한 번씩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는 꿈을. 꿈은 꿈꾸는 자만이 이룰 수 있다고 하 지 않던가. 9월10일, 서비스노동자들은 여의도 국회 앞에 모였다. 그녀들의 즐거운 투쟁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말처럼 꿈을 이루는 날까지 이어질 것이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No.96 2012 Sep. Oct 17
정책칼럼 10만개의 마음이 모여 비정규직 없는 일터로 이남신 센터 소장 대선이 코앞입니다. 안철수 교수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정세 속에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복 지는 대선주자 그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과제로 굳어졌습니다. 그 가운데 가 장 중요한 노동 의제로 비정규직 문제가 포함돼 있습니다. 공약으로만 보면 그 어느 선거 때보다도 상당히 전향적으로 진전된 것이 사실입니다. 야권 주 자들은 물론이고 박근혜 후보마저도 진정성이 의심되고 미흡하긴 하지만 비 정규직 문제 개선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난제인 비정규직 문제가 결정 적인 해결의 전기를 맞게 된 것일까요. 노동 문제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계급 문제입니다. 불법파견 노동 자를 정규직화하라고 대법원이 판결해도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사회적 비난 을 무릅쓰고 묵살합니다. 심지어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 간에도 이해가 엇갈려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편에 선다는 것이 말처럼 쉽 지 않은 이유입니다.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 진정성을 인정받았던 노무현 대통령조차 비정규직 문제를 결국 잘 풀지 못하고 사회양극화를 심화 시키면서 재벌 중심 경제체제를 용인한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에 서 진보정당이 절실하게 필요했고 나름 자신의 역할을 해왔습니다만 최근 통 합진보당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기대난망인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양대노 총도 비정규직 문제 관련하여 애썼으나 정규직 노조를 지키기도 버거운 조건 에서 조직적 과제로 힘을 집중하진 못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18 www.workingvoice.net
10만개의 마음이 모여 비정규직 없는 일터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더 낮은 곳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힘겨운 삶 의 가장자리에서 휘청대고 있는 노동자들을 중심에 둬야 합니다. 우리 가족 과 이웃 중에 이미 상당수가 비정규직입니다. 십 수 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과 희생에 힘입어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과 절박함이 폭넓은 사 회적 공감대를 얻었습니다만 정작 현실의 비정규직 문제는 뒷걸음질쳐왔습 니다. 일부 비정규직 문제를 개선한 사례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대규모 비정 규집단이 고착화, 구조화되어왔습니다. 법제도 개선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 이지만 법이 바뀐다고 곧장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 호전되진 않으므로 결 국 당사자와 문제해결 주체들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 만들기 1천만 선언운동의 의미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1천만에 가까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절한 바람을 비정규직 없는 공장, 비정규직 없는 학 교, 비정규직 없는 병원, 비정규직 없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없는 백화점, 비 정규직 없는 교회, 비정규직 없는 서울, 비정규직 없는 영등포 등으로 실현 해가려면 십시일반 우리 모두 동참해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우리 사회 곳곳 에서 비정규직 일자리가 없어지고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면 후세대에게 그보 다 더 큰 선물이 없을 것입니다. 벌써 금속노조에서, 서울동부지역에서, 학 생청년단위에서, 곳곳에서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를 만들자는 실천이 이 어지고 있습니다. 1천만 선언운동의 분기점이 될 10월 27일은 10만개의 촛불이 모여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를 만들자는 열망을 모으는 날입니다. 모든 노동자에게 기본 적 권리가 보장되고, 진짜 사용자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는 사회! 중간착취 와 사람장사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사회! 나쁜 일자리를 추방하고 상시적 인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는 당연히 정규직으로 일하는 상식적인 사회! No.96 2012 Sep. Oct 19
정책칼럼 더 이상은 이 목표를 미룰 수 없습니다. 비정규직이란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홀대받고 배제 당했던 그 오랜 세월 흘린 눈물과 피땀이 10만 촛불로 승화돼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힐 것입니다. 비정규직 당사자와 노동조합은 물론이고 삼 삼오오 가족과 이웃, 친구, 연인의 손을 맞잡고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바꾸는 촛불을 밝힐 것입니다. 불평등과 부정의가 판치는 이 나라의 그늘을 횃불로 환히 밝히는 광명의 날이 될 것입니다. 대선 주자들이 비정규직 의제를 구두 선으로 여기지 않도록 강력한 메시지를 선포할 것입니다. 1800여일 가깝게 투쟁해온 재능 학습지 교사들과 스물두분의 영정을 안고 싸워온 쌍용차 정리 해고 노동자들, 용역깡패 폭력과 불법 직장폐쇄에 맞서 투쟁해온 SJM 노동 자들을 비롯한 이 땅 모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착취 받고 소외받아온 노동자 들이 한 자리에 모여 비정규직-정리해고 철폐를 한목소리로 외칠 것입니다. 작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들과 김진숙 동지의 외로운 투쟁에 연대하 고 사람을 살리고자 원정투쟁을 감행한 아름다운 희망버스 를 기억합니다. 사심 없는 마음들이 모여 얼마나 큰 힘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체험했습니다. 10월 27일 10만 촛불 대행진은 제2의 희망버스입니다. 희망이 가뭇없이 사 라져 현실의 피폐함과 곤고함만이 삶을 짓누르는 이 땅의 모든 비정규직/중소 영세사업장/이주노동자들을 향한 연대의 촛불이기 때문입니다. 포기해야 할 이유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견뎌야 할 이유가 더 많은 모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고 어깨동무하는 몸짓이기 때문입니다. 10월 27일 10만 촛불대행진은 대선 시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진정한 의미 의 계급투표를 하기 위한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민주화는 사회경제민 주화, 즉 경제적 평등을 실현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노 조 조직율이 불과 2% 미만인 현실을 바꾸기 위해선 투표소가 계급투쟁의 장 20 www.workingvoice.net
10만개의 마음이 모여 비정규직 없는 일터로 이 되어야 합니다. 선거는 총성 없는 전쟁입니다. 어떤 정책을 가진 후보가 대 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롤러코스 트를 탈 수 밖에 없습니다. 선출된 그 누군가가 우리 삶을 재단하게 놔둘 순 없 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치적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여 비정규직 문 제를 가장 잘 해결할 후보를 뽑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비정규직 노동자들 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선거일 유급휴무제 도입과 선거 시간 연 장, 투표소 확대 등 참정권 보장을 위한 여러 가지 법제도 개선이 절실하게 요 청됩니다. 10만 촛불은 이런 기본적인 비정규직 노동자 참정권 보장을 촉구 하는 촛불이기도 합니다. 10월 27일 (가)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이하 한비네 )에서 교류해온 지역비정규센터/인권센터/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들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서울로 집중하기로 결의했습니다. 한비네 깃발도 따로 만들고 회원들도 조 직하기로 했습니다. 촛불 행진 후엔 진지한 토론도 가질 예정입니다. 저희 센 터 회원님들의 반가운 얼굴을 10만 촛불 행진 현장의 지비네 깃발 아래에서 많이 뵀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꾸는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10만 촛불 과 1천만 선언으로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는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될 것입니다. No.96 2012 Sep. Oct 21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 만들기 공동행동
기획특집Ⅰ 좌담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향하여 하반기 비정규노동자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이남신 센터 소장 오민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이시정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기관회계직노동조합연합회 학교비정규직본부 사무총장 송성훈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장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있어, 비정규직 투쟁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국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현장투쟁, 하반기 총파업을 앞둔 학교 비정규직 투쟁까지 올해 민주노조운동 의 정세를 추동해가고 있는 주요 비정규 투쟁 당사자들과 활동가가 한 자리에 모였다. 상반기 투쟁 의 포문을 연 건설-화물 파업에서부터 대선을 앞둔 하반기 투쟁에 이르기까지 비정규 투쟁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대한 의견들을 나누어보았다. [정리 이혜정 편집부장]
이남신 :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있는 중 요한 해이기도 하고 양대노총의 위상도 예전 같 지 않아 연초부터 비정규 당사자 투쟁과 조직화 가 주목받는 한해로 출발했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먼저 상반기 비정규 투쟁 현황과 운 동 관련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오민규 : 올해 민주노조운동 세력들의 전반 적인 정세판단은 여소야대를 예상하면서 하 반기 때 큰 싸움을 하자는 계획이었는데 잘못 된 판단이었던 것 같아요. 4월 총선 결과가 나온 후 민주노총에서 8월 말에 총파업을 한다고 했지만 처음에 그것을 뻥파업 이라고 생각한 게 사실이었고 비정규 투쟁도 개별적으로 진행되었어요. 공공노조 서경지부의 청소용역 노동자들 투 쟁 등이 쭉 이어지다가 화물-건설 노동자들 의 투쟁이 일주일간 벌어졌는데 누구도 예상 하지 못한 투쟁으로 정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죠. 투쟁에 비해 성과는 크지 않았지만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반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 특수고용 문제를 궤 도에 올려놓기도 했구요. 그러면서 아, 총파 업이 뻥이 아니다. 라는 분위기가 잡혔고, 가 장 큰 수혜를 금속노조가 입었다고 할 수 있 겠죠. 금속노조에서 역대 최대 규모 파업이 이어졌고, 그 분위기를 잘 탄 게 학교 비정규 직 노동자들이에요. 그러다 자본과 정권이 이 기세를 꺾으려고 만도, SJM 용역 침탈이 벌 어졌죠. 거기에 맞서 어렵게 가다가 8월 20 일 현대자동차 1공장 진격투쟁 했던 것이 결 정적인 분수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장 안 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공장안에서 맨손 이 아닌 무장하고 투쟁한 것은 처음이었죠. 이렇듯 올해 비정규 투쟁 특징은 모든 비정규 직들이 단결하진 못했지만 어려울 때 꺾여가 는 사기를 올려치는 역할을 해주고 정세 속에 서 투쟁전선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던 것 같아 요. 하반기 투쟁을 조직하면서도 이런 흐름 과 패턴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남신 : 건설-화물 파업, 사내하청 현장투쟁, 이 런 비정규 투쟁이 민주노조운동의 정세를 추동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해주셨습니 다. 이시정 총장님은 현장투쟁 당사자시기도 하 니까 다각적인 평가를 해주실 수 있을 것 같은 데요. 이시정 : 학교 비정규직 투쟁 관련해선 작년 까지는 다양한 일상 활동을 통해 조직화하는 과정이었다면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한 게 올 해죠. 사상 최초로 임단협(임금단체협상, 이 하 임단협) 투쟁을 기획해서 들어간 거니까 24 www.workingvoice.net
요. 3개 노조가 공동투쟁에 대한 모색을 해 왔는데 임단협 들어가면서는 자연스럽게 복 수노조 창구단일화 대응을 해야 하는 조건이 었기 때문에 연대회의를 구성해서 임단협 안 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쟁의행위 찬반 투표까지 상반기에 완료했구요. 작년에 서울역에서 3천명이 모였는데 이것이 대중적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어요. 올 해 6월 23일 임단투 출정식에는 작년에 배가 되는 6천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상 경투쟁하고 서울시내를 가두행진을 했어요. 그 열기를 받아 파업찬반투표까지 갔는데요, 화물 파업을 보면서 아 저렇게 하면 되는구 나. 하고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겠죠. 저희는 방학이란 변수가 있어서 투쟁시기를 좀 늦추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사용자가 학교 장이 아닌 정부와 교육감이기 때문에 정부 예 산과 연동시킬 수밖에 없었어요. 정부 예산 초안이 잡히는 시점이 6월 정도이기 때문에 거기 맞춰서 집회도 하고 파업찬반투표도 했 는데 93%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죠. 사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모든 걸 처음 해보는 겁니다. 파업이란 용어 자체가 굉장히 낯설어서 진짜 파업 들어가냐? 며 두려워하 기도 했죠. 지금 상황은 좀 달라져 있습니다 만 그때는 우선 압박용 파업이다. 라고 교육 하기도 했었어요. 이시정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본부 사무총장 하반기에는 총파업 출정식 후 그 여세 를 몰아서 파업 돌입하려 합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와 여성노조, 전 국회계직연합본부 3자 공동투쟁 으 로 가야죠. 기획 특집 좌담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향하여 No.96 2012 Sep. Oct 25
한축으로는 일반 제조업과 다른 공공기관이 다 보니까 제도개선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다른 사업장보다 양 대 선거를 훨씬 더 비중 있게 생각하고 거기 에 따른 대응을 해왔습니다. 보기 따라선 노 조가 저거 뭐하는 거지 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고 봐요. 정책협약 체결, 호봉제와 정규직 법안에 대 한 약속을 받고 총선 대응 투쟁을 상반기에 집중해서 했어요. 여러 가지 약속을 받아냈 고 약속한 사람들이 당선도 많이 됐죠. 총선 에 대해 여대야소라고 실망한 사람들도 있겠 지만 저희는 총선에 졌다 그런 느낌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남신 : 학교 비정규직이 투쟁주체로서는 새내 기 투쟁이라면 사내하청 투쟁은 비정규운동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을 갖고 있는 투쟁이고 가장 정 세의 초점이 되고 있는 투쟁이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요. 송성훈 : 제가 2월 달까지 구속돼 있어가지 고 감을 잡는데 오래 걸리더라구요. 3, 4월 은 해고자와 현장을 추스르는 노력을 많이 했 고, 화물-건설의 완강한 싸움을 보면서 자신 감을 갖게 되었어요. 사내하청은 2010년 이 후엔 이명박 정부와 제대로 한번 싸우지도 못 하고 지나왔는데 정권 말기고 한번 해볼 만 하겠다. 는 생각이 든 거죠. 2010년에 100 명 이상 해고되고 구속 수배에 거의 전 조합 원이 정직되어 상당히 위축돼 있었던 것이 사 실이에요. 그래서 다시 투쟁이 가능할까 우려 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조직이 회복됐다고 보고요. 국면마다 화물-건설 투쟁, 금속노조 파업, 민주노총 총파업 등을 징검다리로 삼아 전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조합원들이 이전 이경훈 집행부보 다 민주파인 문용문 집행부에 대한 기대감, 원하청 연대가 잘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 었어요. 결과적으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여기에 대해 많이 실망도 하고 좀 가라앉아 있는 게 사실입니다.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열렸고 그런 과정 속에 서 현장에서부터 하나씩 투쟁해나가야 하겠 죠. 아산 같은 경우 현장을 세우는 게 불가능 할 거라 생각했는데 가능하게 된 가장 핵심적 인 것이 원하청 연대 아니었나 싶거든요. 사 내하청이 10여년 투쟁을 해왔지만 올해 거의 처음으로 사업장을 넘어서 울산공장 포위의 날 투쟁을 했어요. 시민들의 호응은 2010년 울산공장 25일 점거 파업만큼처럼 크지는 않 았어요. 물론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를 만큼 제대로 싸우지 못했기 때문도 있겠지만 원하 청 연대에 쏟는 노력만큼 이 투쟁을 공장 밖 26 www.workingvoice.net
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향후 10만 명 까지도 가능 이남신 : 대법원 판결이 있은 사내하청 투쟁이나 진보교육감이 사용자로 있는 학교 비정규직 투쟁 은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투쟁과 조직화를 해온 대표적인 비정규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에 가장 앞자리에 서있는 동지들이라고 생각됩니 다. 정규직 중심, 산별노조 중심의 조직력과 투쟁 은 많이 위축돼있고 회복이 더딘 조건에서 상반 기 비정규투쟁이 예열 작용을 하는 불쏘시개 역 할을 해왔다는 평가로 종합할 수 있겠습니다. 이 어서 하반기 투쟁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조직적 목표를 가지고 어디로 집중하려고 하는지 얘기 나누겠습니다. 송성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장 이시정 : 하반기 투쟁은 2월 대의원대회 때 잡았던 상보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요. 앞으로 10년 이내에 올해와 같은 기회가 없 다.,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투쟁 수위도 최고로 높여야 한다. 는 생각이 었지요. 사실 노조 만들자마자 파업 들어간다 는 것이 무리일 수 있어요. 그래서 연초만 해 도 올해 충분히 준비해서 내년에 승부를 거는 정규직 노조와의 사이에서 벌어진 여러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원하청 공동투쟁 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구요. 노조의 사 활이 걸린 만큼 조직력을 다 쏟아 부어 투쟁해야죠. 기획 특집 좌담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향하여 No.96 2012 Sep. Oct 27
투쟁의 상을 갖고 있었죠. 그런데 여러 가지 정세를 볼 때 내년 이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이 될 가능성이 높은 거예요. 따라서 올해 젖 먹는 힘까지 다해 승부를 보고 그 힘을 가지 고 내년을 지켜내고 미진한 부분은 채워나가 야 하지 않겠냐. 하는 기조로 의식적으로 투 쟁수위를 높여내는 과정에 있어요. 하반기에는 총파업 출정식으로 10월 27일 1 만 명 상경투쟁하고 그 여세를 몰아서 파업 돌 입하는 것으로 모아졌구요. 그런데 11월 8일 이 수능이라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늦추자는 의견이 있어 아직은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 르겠어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와 여성노 조, 전국회계직연합본부 3자가 잘 합의해야 겠죠. 준비는 저희가 좀 빠르지만 저희만 가 는 것은 좀 어렵고 3자 공동투쟁 으로 전국적 으로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투쟁의 목표가 몇 가지가 있는데 핵심 목표는 호봉제 쟁취에요. 한 달 된 사람이 나 20년 된 사람이나 기본급이 똑같거든요. 이 말도 안 되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거죠. 그 리고 교육감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위 한 법제화, 이런 걸 종합적으로 하려면 다 돈 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교육재정 확충 을 핵 심 요구로 거는 입법 쟁취 투쟁을 해야겠죠. 한편으로 정규직 전환 법제화를 마무리하는 단계인데요. 지금 조건에선 준공무원 의 상 을 갖는 정규직으로서 교육 공무직원 채용 에 대한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걸 목표로 하 고 있습니다. 이남신 : 투쟁이 무르익으면서 조직화도 진전이 있는 거죠? 이시정 : 그렇죠. 올해 7월 쟁의행위 찬반투 표 참가자가 3만 1000명 정도 됐어요. 현재 4만 명 정도가 조직돼 있고 연말까진 5, 6만 이 조직될 거라 예상합니다. 우리가 작년 투 쟁을 통해서 교육과학부 장관 면담 등을 통해 7가지 수당이 신설됐는데 그 수당이 9월부터 나와요. 실제 성과를 피부로 느끼는 때는 9월 월급날인 거죠. 워낙 열악한 조건이기 때문에 올해 임단협 성과도 일정 정도 나올 것으로 보 고 아까 말씀드린 법제화까지 된다고 하면 굉 장히 폭발적인 조직화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 합니다. 15만 조직 가입 대상자 중에서 10만 명은 조직될 거라 봅니다. 이남신 : 사내하청 투쟁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 는지요. 송성훈 : 저희도 올해가 끝이라는 생각을 하 고 있어요. 정치적으로 보더라도 새누리당에 서 통과시키려는 사내하도급법, 내년에 있을 28 www.workingvoice.net
대법원 판결을 볼 때 올해 조직력을 다 쏟아 붓지 않으면 내년에는 식물노조가 될 수도 있 겠다고 생각해요. 정규직이 되든지 아니면 식 물노조가 돼 깃발 내리든지. 올해 사내하청 투쟁에서는 정규직과의 연대, 원하청 공동투 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올해 현대차에서 는 최초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1차례 교차 파업도 했었어요. 그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현재 정규직지부가 임단협이 끝나는 과정에 있어서 이전만큼의 연대가 되 겠는가? 하는 우려들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 구하고 특별교섭이라는 국면에 맞춰 상황을 발전시켜 나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장에서는 실망하는 분위기들을 추스 르고 있어요. 정규직 임단협이 끝났으니까 다 끝난 것 아니냐. 고 체념하는 분위기가 있 는데 이를 추스르면서 현장투쟁들을 통해 투 쟁력을 끌어 올리려고 하고 있죠. 조만간 징 계국면이 시작될 것 같은데 이때는 전면전이 에요. 투쟁방법이나 시기에 관해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이에 대해 3지회 전체가 전면전이 라는 점에서는 동의를 하고 있어요. 그런 것 들을 어떻게 이용해서 원하청 연대투쟁을 만 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어 요.1사1노조와 관련하여 어떻게 조합원을 조 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어요. 현재 현 대자동차에 사내하청 노동자가 13000명 정 오민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9월까지 사내하청 투쟁을 사수하면서 10월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미조직 노동자들의 힘을 받아서 어떻게 밀어칠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 특집 좌담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향하여 No.96 2012 Sep. Oct 29
도 되는데 이 중 3지회 조합원이 총 1800명 정도 되요. 울산이 1200명, 아산이 350명, 전주가 250명 정도. 현재는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15%정도 밖에 조직이 안 되어 있 는 거지요. 그래서 올해 정규직과 함께 집단 조직화를 진행해 보기도 했는데요. 결과적으 로 잘 되지는 않았어요. 지회 차원에서도 별 로 성과가 없었구요. 1사1노조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어요. 현재 기아차의 경우에서도 그랬지만 1사1노 조가 3지회를 관리하기 위한 방식으로 가지 않겠나 하는 우려들이 있어요. 1사1노조가 되어도 문제인 거지요. 저희는 1사1노조가 된다면 그 안에서 저희들의 요구가 적극 반영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쨌든 현장에서는 원하청 공동투쟁이 핵심 이지만 이것만으로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는 대한민국 자본을 대표하는 사 람과 맞서 싸우고 있잖아요. 이것이 현대차만 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은 다른 분들도 동의를 하시더라구요. 비정규직 투쟁 역시 정권에 맞 선 투쟁이라고 생각해요. 금속에서 9월 7일 파업도 잡혀있는데 이런 국 면 속에서 학교 비정규직, 철도, 공무원 투 쟁을 어떻게 접목시켜 나갈 것인가? 가 고민 이에요. 원청 사용자성 쟁취 같은 공통요구 를 내세워서 대선기간까지 투쟁을 만들어가 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있어요. 모든 비정규직 정규직화 는 절대 내릴 수 없 는 기조 이남신 : 간접고용노동자들 일반의 요구를 만드 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셨구요. 우 선 투쟁하는 조합원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송성훈 :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것 이 단순히 지회별 간부들 몇 명이 모여서 만든 요구가 아니잖아요. 7월 20일 판결 이후에 3 지회 공동대의원대회를 통해서 요구안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비정규직 정규직화 를 첫 번 째로 넣은 것이지요. 그마저 정규직지부와 이 야기하면서 바뀔 뻔 했지만 관철시켰어요. 지 난주 토요일, 울산에서 요구를 바꾼 것에 대 해 문제제기를 했는데 울산에서는 요구를 바 꾸거나 축소한 것이 아니라 단계적인 목표로 서 조합원 우선 정규직화 를 이야기한 것이 라고 하더라구요. 다만 저는 투쟁기조에 있어 서 모든 비정규직 정규직화 는 절대 내릴 수 없는 기조라고 생각해요. 한 조합원이 조합 원 우선 정규직화 가 이경훈 전 지부장이 이 야기했던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 과 뭐가 다 르겠냐라고 이야기를 하던데 이에 동감합니 30 www.workingvoice.net
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조직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운동이라는 측면에 서 다르게 생각해야하지 않나 싶어요.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이 만난다면 이남신 : 오민규 동지는 하반기 투쟁에 대해서 어 떻게 전망하시나요? 오민규 :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을 어떻게 만나게 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에요.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이 만난다면 엄청 난 시너지 효과가 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 습니다. 저는 상반기 투쟁을 참조하면서 하 반기 투쟁을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반기 투쟁에서 두 차례 비정규직 투쟁이 전선을 쳐 올렸는데 하나가 화물연대고 하나가 사내하 청이지요. 그런데 이 둘이 쳐올리는 힘이 달 라요. 화물연대가 쳐올리는 힘이 더 큰데, 화 물연대 파업에는 비조합원, 미조직 노동자의 연대파업이 따라붙었고요. 대구건설 파업의 경우에도 파업과정을 통해 조합원이 400명에서 1000여명으로 늘어났 거든요. 즉 미조직노동자들의 열기를 받아 안 고 갔다는 것이죠. 반면 사내하청은 미조직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대법원 판결이 있은 사내하청 투쟁이 나 진보교육감이 사용자로 있는 학 교 비정규직 투쟁의 만남이 하반기 비 정규직 투쟁에 가장 큰 기폭제가 될 것 같습니다. 기획 특집 좌담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향하여 No.96 2012 Sep. Oct 31
노동자층과 손잡고 같이 받아치는 점이 약했 어요. 이 지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중 요한 것 같아요. 비정규투쟁이 전체 전선을 쭉 끌고 가는 힘은 모자라지만 전선의 힘이 모자랄 때 이를 떠 받치는 정도의 힘은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데 후반기에 그런 기회가 딱 10월에 오거든 요. 올해 9월은 전선에 사내하청과 학교 비정 규직만 남아있어요. 9월엔 10월 투쟁? 웃기 는 소리하지 마, 대선이나 어떻게 치를지 생 각해. 라고 하다가, 10월이 되면 머리띠 매 는 사람도 보이네. 뭔가 해볼 수 있는 시기 아 닌가? 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지난 4월 총선 때와 비슷한 형국이 될 거예요. 미조직층까지 어떻게 함께 할 방도를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 이겠죠. 또 사회적으로 이 두 단위가 어떻게 단결할 수 있을 것이냐, 하다못해 시기집중이 라도 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여기 싸우는 노동자가 있다. 달려와라., 10만 촛불로 달려와라. 를 통해 동력을 모아내는 것도 중요하구요. 특수고용노동자들도 투쟁으로 몰리고 있어 요. 부산에서 화물노동자 500여명이 모였 고, 건설도 8월 29일 수도권에 450여명이 모 였고 8월 30일에도 600여명이 모였어요. 투 쟁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지요. 여기도 10월 말 경에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가 잡히고 특 수고용 노동기본권을 걸고 상경투쟁이라도 조직해 볼 수 있다면 하반기 투쟁, 할 만하다 고 생각해요. 10월 20일 공무원노조가 5만 명 조합원 총회를 할 예정이고, 철도 투쟁도 10월로 맞춰져 있거든요. 비정규투쟁이 전체 전선을 다 끌고 올라가지는 못하지만 힘을 북 돋아준다면 공무원이나 철도의 투쟁도 예상 보다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 그렇기에 9월까지 사내하청 투쟁을 사수하면 서 10월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미조직 노동자들의 힘을 받아서 어떻게 밀어칠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해요. 정규직과의 연대는 피할 수 없는 과제 이남신 : 화물, 건설까지 전선을 뒷받침하기 위 해서는 학교비정규노동자과 사내하청 노동자들 의 공동투쟁이 성사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씀이셨네요. 다음으로 정규직과의 연대를 짚어 야 할 텐데요. 학교 비정규직은 전교조, 그러니까 교사들이 연대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구요. 현 대차는 3번이나 부결된 1사1노조 문제로 더 민 감하기도 하죠. 정규-비정규 연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이시정 : 조직 발전 전망 차원에서 보면 논란 이 있겠지만, 투쟁을 위해서 정규직들과 함께 32 www.workingvoice.net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들이 투쟁했을 때 학교에서 지지, 엄호 받을 수 있어요. 사실 정규직들과는 개별로 형성 된 신뢰 말고는 조직적 신뢰는 취약해요. 하 지만 신뢰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요. 학교 비정규직 투쟁이 실제 파업에 들어 가면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도 중요할 겁 니다. 아이들 밥도 문제가 될 수 있고, 학부 모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거든요. 이에 대한 사전 작업이 9, 10월에 진행이 되고 있어요. 전교조와의 관계도 이를 염두 해 놓고 진행하 고 있구요. 공무원노조도 관련이 되어있어요. 교육청 공 무원들, 사실 이들이 관리자 역할을 하게 되 면 투쟁을 깰 수 있어요. 구사대 역할을 하는 거죠. 이걸 막아야죠. 공동투쟁도 하고, 상호 신뢰가 쌓이게 되면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희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교직원 노조가 되어야 하지 않느냐? 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산별노조가 되려면 그 런 형태로 가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이남신 : 사내하청의 경우 여러 힘든 조건들이 있 기는 하지만 1사1노조 문제는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송성훈 : 우리가 스스로 투쟁하는 힘을 만드 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아요. 물론 1사1 노조 문제를 잘 해결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 직이 함께 투쟁하는 모습으로 가는 것이 중요 하겠죠. 교차파업을 했던 것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했던 것이구요. 이남신 : 아산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요. 3지회 의 균형점 역할도 하고, 원하청 연대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원칙만큼이나 조율하고, 절충하는 작업 들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 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0만 촛불은 해 볼만 한 투쟁 이남신 : 하반기 투쟁이 잘 될 거란 기대가 커지 고 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비정규 관련한 의제 나 쟁점이 제출이 될 것인데요. 그런 정세를 활용 하면서 비정규 당사자 투쟁이 돌파해나가야 하는 지점과 투쟁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오민규 : 민주노총 비정규투쟁본부가 만들어 지고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 1천만 선 언운동 출발을 했는데요. 현장 간부들하고 이 야기하면 10만 촛불도 어렵다., 1천만선 언도 어렵다., 이런 이야기들을 해요.(웃음) 그런데 조합원들의 경우 1천만선언은 어렵겠 다고 이야기하면서도 10만 촛불은 해볼 만 기획 특집 좌담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향하여 No.96 2012 Sep. Oct 33
하다 는 이야기들을 해요. 그래서 교육을 할 때에도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조합원들 눈빛이 가장 똘망똘망합니다. 어떤 동지들은 지역차 원에서 비정규직 없는 광주전남 이런 걸 시 도해볼까 하는 동지들도 있고, 비정규직 없 는 공장 이런 것들을 해보자는 동지들도 있 어요. 임단협이 안 끝난 사업장은 임단협을 걸고, 끝난 사업장들은 제도개선이라던가 다 양한 현장 문제들을 걸고 하자는 것이지요. 이렇게 봤을 때 저는 하반기 투쟁은 전반적 으로는 10만 촛불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1천 만 선언도 가능하고, 비정규직 의제화도 가 능하다고 생각을 해요. 가장 좋은 그림은 대 선 때 독자적인 노동자 후보가 출마를 하고, 그 속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요구들 을 선전선동하면서 투쟁들이 함께 밀고 올라 가는 방식이겠지요. 그렇게 된다면 마치 김 대중 정권에서 노무현 정권으로 바뀔 때 화 물연대 투쟁이 올라갔던 것처럼 내년 2월이 나 3월에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남신 : 학교 비정규직과 사내하청의 만남이 하 반기 비정규직 투쟁에 가장 큰 기폭제가 될 것 같 은데 어떻게 가능할지요. 물론 그 만남이 인위적 일 수는 없을 것이고, 공동의 요구안과 같은 매개 물을 통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이시정 : 사내하청 투쟁과 어떻게 연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아직 부족해요. 시기 적으로나 요구에 있어서도 비정규직 투쟁이 라고 하는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 지금 민주노총 비정규투쟁본부가 구성되었고, 여 기에서 대중적 투쟁을 천명하고 있기에 이에 맞춰 상징적인 투쟁들은 좀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점들은 잘 그려지 지 않네요. 사내하청 동지들이야 워낙 투쟁경험도 많지 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중년여성이 대 다수이고, 처음 하는 투쟁이기에 이 분들을 사내하청 투쟁과 묶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아 요. 비정규직 문제를 가지고 전국적인 쟁점화 속 에서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러기 위해서는 대선이라는 국면을 최대한 활 용해야겠지요. 송성훈 : 자세한 방향은 추석을 넘겨야지 나 올 것 같고, 추석까지는 현장을 추스르는 것 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 추석이후 현재 투쟁 하고 있는 동지들, 학교 비정규직까지 포함해 서 어떻게 접목을 시켜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 해야겠죠. 올해 안에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 에 이견이 없고, 어떻게 이 투쟁을 묶어낼 것 인가가 관건이라고 봐요. 현장투쟁 이외에도 34 www.workingvoice.net
9월 국회와 대선에 맞춰서 해고자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어요. 물론 현 대차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요즘 비정규직 문 제가 사회적으로 쟁점이 많이 되니까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문재인 후보가 울산에 와 서 비정규지회장을 만나자고 한 적도 있구요. 물론 만나지는 않았지만요. 어쨌든 대선의 가장 큰 쟁점 중 하나가 비정규 직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행동으로 투쟁을 해야 저들이 아쉬운 소리라도 하겠지요. 선거 기간에 대선후보들이 립서비스도 할 거구요. 노무현 대통령도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 겠다. 고 했었잖아요.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이것들을 실제로 강제할 수 있 는 투쟁력을 갖추느냐? 혹은 사회쟁점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현장에서 제대로 싸 움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하는 지점들이죠. 대선국면에 선거과정에 개입을 한다면, 모 든 비정규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있는 입장을 밝히라. 라고 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싶어요. 비정규투쟁본부의 역할이 중요 이남신 : 주체가 얼마만큼 중심을 잘 잡느냐가 중 요할 것 같아요. 어쨌든 민주노총이 비정규투쟁 본부를 만들었으니까 총괄역할을 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민주노총은 입법투쟁과 현안요구 를 조율해 나가면서 10만 촛불과 1천만 선언을 연결해,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미조직 노동자 들까지 끌어안고 가야 하는 투쟁들을 벌여야 할 것 같아요.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미처 말 씀 못하신 것이나 하반기에 달성해야 할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송성훈 : 공장 내로 한정지어서 이야기를 드 리면 원하청 공동투쟁에 목을 매기보다는 우 리가 힘을 키워서 정규직과 함께 하는 그런 모 양을 만들고 싶어요. 실제 아산공장의 정규 직 동지들은 부채감이 있어요. 그런데 부채감 을 넘어 같은 노동자로서 함께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형식적으로 1사1노조를 하는 것보다 실질적인 내용이 중요하잖아요? 지난번에 1시간 정도 같이 싸우다보니 더 동 지 같이 느껴지더라구요. 한번 더 하자는 이 야기도 나오고요. 이시정 : 지금은 '학교비정규직의 교육공무 직 전환 특별법 제정 촉구! 15만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1만 상경집회에 참가 할 분들 서명을 받는 것을 함께 추진하려고 해요. 파업투쟁이 실제로 된 성과를 내려면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어내는 작업도 중요 하죠. 자녀들이 비정규직이 우글거리는, 반 교육적이고 반인권적인 현장에서 교육을 받 기획 특집 좌담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향하여 No.96 2012 Sep. Oct 35
고 있다. 는 것을 학부모들에게 알려나가려 고 해요. 그래서 노동과 인간이 존중받는 학 교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대시 키려고요. 학부모들이 이 투쟁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민주노총을 통해 주문할 예정입니다. 1만2천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잖아요. 학 교에서 압박이 들어갔을 때 이를 엄호하는 것 이 필요하기에 지역차원의 연대를 만들어내 는 것도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지역연대를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좀 취 약합니다. 하지만 요즘 보면 민주노총이 정규 직 노동운동 위주로 가면서 대표성을 갖기 어 려워지고 있는데 이번 투쟁이 대중적인 조직 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싸움이 되고 있다고 생 각해요. 악착같이 싸워서 이겨야죠. 면서 각각의 투쟁이 따로국밥이 아니라 총구를 같은 방향으로 하고, 투쟁의 바다에 함께 합류했 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무엇보다 반드시 이기는 투쟁을 만들어야겠지요. 한국노총비정규직연대 회의 이상원 의장님이 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 다. 바쁘신 분들인데 오랜 시간 말씀해주셔서 감 사드립니다. 오민규 : 민주노총 비정규투쟁본부를 잘 완성 해야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비정규투쟁본부 나 상층에서의 연결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남신 : 오늘 좌담의 가장 큰 성과는 학교 비정 규직과 사내하청이 만나야 하고 만날 수밖에 없 단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비정규 투쟁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하반기를 기대하 36 www.workingvoice.net
기획특집Ⅱ 인터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황인화 조합원 우리는 희망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사내하청 정규직화 투쟁, 포기하지 않으면 이긴다 지난 2010년 11월 15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를 요 구하며 울산1공장을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2010년 7월 대법원으로부터 최병승 조합원이 2년 이상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한다. 라는 판결을 얻어낸 이후 시작된 불씨 가 드디어 타오른 것이다. 투쟁 5일째 되던 날, 한 조합원이 집회 도중 스스로 몸에 불을 붙 였다. 그는 구급차 문이 닫힐 때까지도 노동자는 하나다! 라고 외쳤다. 그가 바로 현대자 동차 비정규직지회 황인화 조합원이다. 센터는 그를 만나 분신투쟁 이후 근황을 묻고 현대 차 사내하청 투쟁에 대한 전망도 들어보았다. [정리:이혜정 센터 편집부장]
이남신 :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 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11월 20일 분신투 쟁 하신 후에 어떻게 지내셨는지부터 말씀해 주세요. 황인화: 다치고 나서 병원에서 6개월 정도 입원치료 받고 지금 현재 통원치료 받고 있 는 상태에요. 옛날보다 상처가 많이 아물어 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원치료 받고 있는데 현재 투쟁 중이라서 치료는 뜸한 상태고 투 쟁이 마무리되면 그때부터 열심히 치료받고 하려구요. 내부 장기나 기도는 괜찮아요. 다행히 화기를 들어 마시지 않아서 속에 있는 장기가 다치진 않았고 얼굴이나 팔에 화상 정도 입은 상태에 요. 다른 사람에 비해서 경과가 정말 좋았고, 치료 속도도 빨랐다고 하더라구요. 저를 옆에 서 많이 아껴주신 동지들, 전국에 있는 여러 동지들이 응원해주시는 덕에 빠르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남신: 분신하시고 호송되는 과정에서 노 동자는 하나다. 라고 외치셨잖아요. 이소선 어머니께서 생전에 매번 하시던 이야기가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것이었는데요. 어제 이소선 어머니 1주기였는데, 황인화 조합원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때 참 심정이 절절했 을 것 같은데요. 황인화: 분신투쟁이 있었던 25일은 점거투쟁 5일째 되는 날이었어요. 우리 동지들이 500 명 정도 고립되어있었고, 2000명이 넘는 구 사대가 침탈하기 일보직전인 상황이었어요. 우리 고립된 동지들을 구해야 한다., 비정 규 투쟁이 승리한다면, 비정규직이 없어진다 면 나 하나 사라져도 좋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시 살아나고 보니까 다 함께 같이 투 쟁해서 같이 승리하고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 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를 아껴주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구요. 불법은 고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조 가입 이남신: 언제부터 노동조합 활동을 하신건가 요? 2002년도에 드림산업에 입사하셨다고 들었는데요. 황인화: 제가 일했던 업체는 대현기업에서 협 진기업으로, 거기서 다시 드림산업으로 이름 을 바꾸었어요. 똑같은 일을 똑같은 장소에서 하는 건데 바지사장 바뀔 때마다 업체 이름만 바뀌어요. 노동조합 가입은 2004년 말에 해 서 2005년도부터 활동을 했어요. 그 전까지 는 당연히 오래 일한 사람은 대접받아야 한다 고 생각해왔어요. 똑같은 노동자라고 생각했 지 정규직 비정규직이 다른 계층이고 다른 노 동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2005년도 불 38 www.workingvoice.net
법파견 판결 받고 아, 우리가 일하고 있는 것 이 불법이구나. 불법은 바로 고쳐야지. 그런 생각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구요. 이남신: 사내하청 투쟁 기간 동안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한 여러 가지 계기나 경험이 있으 셨을 것 같은데요. 황인화: 2005년도였던 것 같아요. 한 명이 정리해고 당한 상황이었는데 조합원 전체가 다 붙어서 한 명 정리해고 되는 걸 막으려고 전체 잔업거부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 4공장에서 라인을 처음으로 18분 동안 세웠 어요. 그렇게 투쟁을 시작해서 결국은 조합원 전체가 징계를 맞고, 경고장을 받고 손배가압 류를 당했어요. 저는 해고를 당했었구요. 그 후 53일 동안 김태훈 동지, 목경진 동지들과 4공장 앞 자전거 다이에서 노숙농성을 했어 요. 그해 9월에 류기혁 열사가 돌아가셨고, 김태훈 동지, 노두호 동지 등 세 명이 철탑 고 공농성 들어갔었어요. 그때 태풍 나비가 왔었 는데 비 맞으면서 철탑 지키고 있었을 때가 기 억에 제일 남아요. 이남신: 마침 오늘 류기혁 열사 7주기인데 요. 류기혁 열사에 대한 기억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황인화: 노숙투쟁 하면서 본관 앞에서 천막농 분신투쟁 때는 우리 고립된 동지들을 구해야 한다. 비정규 투쟁이 승리한다면, 비정규직이 없어진다면 나 하나 사라져도 좋다. 라고 생각했어요. 성을 하던 때였어요. 류기혁 동지는 조합원이 었는데 우리 힘들 때 먹을 거 싸와서 챙겨주시 고. 기억에 남는 형님이었는데 갑자기 그렇 게 돌아가시니까 정말 공황상태였죠. 이남신 : 이후 복직은 어떻게 되신 건가요? 황인화 : 그때 2차 밴드에서 일하던 현대세신 아주머니들이 해고 저지투쟁을 하면서 30일 넘게 단식투쟁 하셨었거든요. 그분들 덕에 저 도 해고가 정직 3개월로 줄어들었어요. 이남신 : 처음부터 열성조합원이었던거네요. 황인화 : 처음부터 열성 조합원은 아니었고, 기획 특집 인터뷰 투쟁하는 사람이 희망이다 No.96 2012 Sep. Oct 39
잘못되었으니까 바로 잡아라. 그런 거였어 요. 비정규직 제도 자체에 대한 울분 이남신: 어려운 조건에서 2005년에 정직 기 간을 거쳐서 복직을 하셨는데, 그 이후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황인화: 사내하청 1차 투쟁이 패배하면서 2, 3년 가까이 소강상태였어요. 그동안 자본의 힘에 억눌려서 해도 안 되는구나. 라는 생각 에 젖어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0년 7월 22일 최병승 동지의 대법판결을 기점으로 해 서 거봐라. 우리 말이 맞지 않았느냐. 라고 생각했고, 다시 투쟁을 시작했죠. 이번 점거 투쟁의 계기가 되었던 것이 동성기업 폐업 저 지투쟁이었어요. 점거는 돌발적으로 발생했 죠. 원래 계획은 2, 3시간 파업이었거든요. 이남신: 돌발적으로 벌어진 투쟁에 대해서 준비되지 않은 투쟁이었기에 아쉽다. 는 평 가들도 있는데요. 황인화 : 비정규직 투쟁은 항상 준비된 투쟁 을 할 수 없어요. 워낙 자본에 눌려있고, 투 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 깨지는 경우가 많 기 때문에 점거 투쟁은 불가피했어요. 25일 투쟁에 있어서도 동지들에게 너무 많은 미안 함을 느껴요. 내가 이렇게 다치지 않았다면, 우리 동지들 이렇게 힘들게 투쟁을 하지 않고 빨리 내려왔을 텐데 라는 미안함이요. 이남신: 저는 극단적인 분신 투쟁이나 생명을 거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이번 황인화 동지의 분신이 정규직 지부를 각성시 40 www.workingvoice.net
키면서 투쟁을 밀어가는 힘이 되었다는 생각 이 듭니다. 황인화 동지 편지도 그랬지만 원 하청 연대를 절절하게 호소하는 목소리가 굉 장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병원에 입 원해 계시면서 이후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 을 것 같은데요. 황인화: 그때는 치료에만 집중했어요. 다른 분들도 25일 투쟁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해 줬어요. 정말 잘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만 했어요. 그래서 저는 우리 동지들이 잘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죠. 소식을 접한 것은 3, 4 개월 지나고 나서 인터넷을 통해서였어요. 정말 이경훈 나쁜 놈이다. 라고도 생각했었 고요. 지금 되돌아보면 이제까지의 투쟁은 우 리 동지들이 비정규직 제도라는 그 자체에 대 한 울분을 표현했던 투쟁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 동지들 장하고 위대해요. 비정규직이 주체로 먼저 투쟁해야 이남신: 불법파견 정규직화, 모든 사내하청 을 정규직화 하는 투쟁을 지금 3지회(울산, 아산, 전주 비정규직 지회)도 열심히 하고 있 지만 지금 정규직 지부는 타결을 한 거잖아 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하세요? 황인화: 저는 정규직 지부가 먼저 타결을 하 고 우리가 홀로 남았다고 생각지 않아요. 노 2005년도 불법파견 판결 받고 아, 우리가 일하고 있는 것이 불법이구나. 불법은 바로 고쳐야지. 그런 생각으 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동자는 하나이되 주체가 먼저 투쟁을 해나가 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정규직 투쟁의 경우 정규직에 의존하지 말고, 비정규직이 주체로 나서고 정규직 지부가 도움을 주는 방식이 되 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우리 힘으로 싸워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 정규직 지부가 우선 합의를 하 기는 했지만 불법파견 투쟁을 정리한 것은 아 니라고 생각해요. 조금 전에 연락을 받았는 데 정규직 노조가 9월 말에 있는 정규직 사업 부 대표 선거와 금속연맹 대의원 선거를 불법 파견 특별교섭 때문에 연기한다는 문자를 받 았어요. 우리는 홀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정 규직 지부가 뒤에서 받쳐주고 있는 것이지요. 이남신: 말씀하신 것처럼 정규직 지부에 기 대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 다 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손을 맞잡고 가야 성과도 나고 조직도 강해진다고 생각해요. 정 규직 지부가 전력투구는 아니더라도 힘을 실 어주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 기획 특집 인터뷰 투쟁하는 사람이 희망이다 No.96 2012 Sep. Oct 41
비정규직 투쟁은 정규직 동지들의 도움 을 받되, 정규직에 의존하지 말고, 비 정규직이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 해요. 이 들어요. 주간연속 2교대 중심으로 임금안 이 타결 되어서 괘씸하지는 않으신가요? 황인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먼저 저희 주체가 서는 것이 중요하고, 숫자가 적어 용 역들에게 밀리더라도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한다면 승산 있 다고 생각해요. 1사1노조, 해야 하지만 그 방향이 중요하다 이남신: 1사1노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새 로 뽑힌 대의원들이 첫 번째로 논의한 안건이 1사1노조였잖아요? 당연히 가야한다는 의견 과 굉장히 큰 우려를 표하는 의견이 병존하 고 있는데요. 황인화: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생각을 한다 면 1사1노조로 뭉쳐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비정규 투쟁이 여기서 묻 히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어요. 우리가 정규 직에 비해 그 수가 많이 적기 때문에 혹시나 우리 목소리를 내지 못할까 봐요. 우리가 요구하는 1사1노조는 얼마 전에 우리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되었어요. 6월말, 7월 초 1차, 2차, 3차 모든 비정규직을 범위로 해 서 집단가입을 받고, 저희가 모비스위원회처 럼 부문위원회로 따로 빠지자는 내용이에요. 저는 우리가 단결권, 교섭권, 단체행동권까 지 다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1사1노조를 해 야 한다고 봐요. 3000명 신규채용안은 사측의 꼼수 이남신: 이번에 사측의 3000명 신규채용안 에 대해서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요. 황인화: 우리가 10년 가까이 싸워온 불법파 견이라는 문제를 신규입사로 뒤덮으려는 사 측의 꼼수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비정규직 철폐 라는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 정규직화 투 쟁을 하고 있는 것이지 몇 명이 정규직이 될 것인지에 대해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이남신 : 사측에서 말하는 안이 올해 800명 을 뽑고, 매년 1000여명 정도 뽑는다는 건 가요? 황인화 : 그것도 하나의 꼼수에요. 사측의 이 번 안은 3월 달부터 나왔어요. 3월에 198명 사내하청 직원을 신규입사로 뽑으면서 다음 에는 800명 뽑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었 42 www.workingvoice.net
거든요. 올해 800명 뽑고 나면 내년에 계속 뽑는다는 보장이 없어요. 사측은 올해 어떻 게든 시기를 늦춰 이 대선 국면을 잘 넘어가 보자 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거죠. 이남신: 사측 안이 실제로 실행이 되었을 경 우에 사내하청 노조에 있어서는 악재가 될 뿐 만 아니라 조직화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황인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당사 채용기 준에 적합한 사람들을 신규채용 한다니까 벌 써 노동자들이 현대자동차 관리자들, 업체 장 들에게 잘 보이려고 줄을 서고 있어요. 비정 규직 노동조합에는 큰 악재죠. 더군다나 공정 재배치 문제(사측에서는 불법파견에 대한 방 책으로 공정 재배치를 통해 즉 비정규직은 비 정규직끼리 모으고, 정규직은 정규직끼리 모 은다는 안을 내놓았다)도 있기 때문에 사측 의 안으로 가면 문제는 더욱 커져요. 예를 들 어 신규채용으로 1000명을 쓴다고 하면 불 법파견 자리는 총 2000개가 없어져요. 이전 에 불법파견이었던 사람들을 신규채용을 할 테니 우선 1000명의 불법파견이 사라지잖아 요. 그러면 그 1000명이 전환배치를 통해 정 규직끼리 모이겠죠. 그럼 원래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공정에 1000명 자리가 비게 되잖아 요. 사측은 이를 진성도급이나 단독라인을 통 해서 비정규직 1000명을 다 몰아버리겠다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신규채용 된 1000명, 그리고 공정재배치를 해서 기존에 불법파견 이었던 것이 진성도급으로 바뀌게 되는 1000 명까지 해서 모두 2000명의 불법파견 자리를 없애버리겠다는 거예요. 비정규직을 줄이는 방법이 아닌 불법파견 여지를 없애는 방법으 No.96 2012 Sep. Oct 43
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지요. 이남신: 현대자동차에서 정규직 3000명을 채용한다고 언론에 나갔기 때문에 이걸 충분 히 알려내는 투쟁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황인화: 제일 중요한 건 이번 신규채용안은 불법파견 때문에 나온 거잖아요. 현대자동차 가 한 범법행위 때문에 나온 거예요. 사측이 말하는 것처럼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 으로 신규채용해서 사회공헌 하겠다. 는 그 런 진정성 있는 안이 아니죠. 저희가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해야 한다 고 주장하기에 따로 나누지는 않지만 현재 대 법원 판결에 따른 고용의제자만 3, 4000명 정도 되요. 최소한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정규직 전환자가 3000명이 된다는 것이지 요. 그런데 지금 정년퇴직하는 정규직 자리 가 3000명 정도 되요. 따라서 최소한이라고 해도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는 인원은 6000 명이 되는 거지요. 투쟁하는 조합원 우선 정규직화는 투쟁동력을 위한 것 이남신: 투쟁하는 조합원 우선 정규직화에 관 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황인화: 물론 저희는 스스로 나누는 것을 바 라지 않아요. 하지만 주체적으로 싸워나가는 사람이 먼저 우선으로 정규직 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봐요. 이것이 선례로 남는다면 이후 비정규직 투쟁의 불씨와 씨앗이 될 수 있다 고 생각합니다. 이남신: 사실 투쟁하는 조합원 우선 정규직 화 는 굉장히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어요. 자칫 잘못하면 굉장히 이기적인 요구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들이 있는데, 사내하청 조합원들은 어떤 생각들인 것 같아요? 황인화: 전체적으로 봤을 때 투쟁하는 사람들 이 고립될 수 있는 전략일 수도 있지만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자세히 봐야할 것 같아요. 사측은 우리가 합의하지 않더라도 신규채용 안을 강제로 시행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 환배치 싸움이 일어나겠죠. 또 2013년 3월 부터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한다고 했으니까 그 전까지 분명히 공정재배치 뿐 아니라 전환 배치, 진성도급화로 갈 겁니다. 그러면 남는 사람들은 정말 불법파견과 싸운 사람들 과 진성도급화로 영원히 비정규직으로 살아가 야 하는 사람들 로 영원히 갈라질 수밖에 없 어요. 그렇다면 여기서 이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올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있는 거죠. 그 래서 우리가 투쟁하면 정규직화 될 수 있다. 는 구호로 투쟁동력을 살리기 위해서 투쟁하 44 www.workingvoice.net
는 조합원 우선 전환 을 이야기 한 거예요. 한명이라도 정규직 전환을 하기 위해서 같이 싸우자., 같이 싸우면 반드시 쟁취할 수 있 다. 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죠. 이남신: 투쟁하는 조합원 우선전환에 대해서 아산지회의 경우 반대성명을 냈는데요. 3지 회는 우선적으로 의견이 맞아야 하지 않을까 요. 황인화: 아산은 사측이 당장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상황에서 멀리 있다 보니까 그런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서 쟁대위에서 논의 가 있었어요. 결론은 아산 전주에 최소한 한 명이라도 상주를 하면서 3지회의 내용을 공 유하고 생각을 모아나가자는 것이었어요. 이남신: 사전 협의나 의견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던 아쉬움은 있지만, 그런 취지를 담아 서 잘 정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정몽구를 국정감사 자리에 앉혀야 이남신: 정몽구 회장 구속 100만 서명도 진 행하고 있는데요, 정몽구 회장에 대해서 하 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황인화: 사과 받아야 할 것 같아요. 10년 가 까이 비정규직들을 탄압, 착취해서 모은 이익 정몽구 회장에게 사과 받고 싶어요. 불법파견이라는 범법행위에 대해서 대국민 공개사과를 하고, 특히 우리 비정규직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해요. 들을 혼자 갈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법파 견도 인정하지 않고 있잖아요. 불법파견이라 는 범법행위에 대해서 대국민 공개사과를 하 고, 특히 우리 비정규직들에게 진심어린 사과 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몽구도 국정감사 자리에 앉혀야죠. 이번 국 정감사 기간에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압박을 해야 한다고 생 각해요. 또 최대한 빠르게 대검찰청 청장 면 담을 요청하려고 해요. 2년 넘게 정몽구를 수 사하지 않고 있는데 빨리 구속수사 하라고 촉 구하려구요. 동시에 행정안전부나 대법원도 압박하고, 전국적으로 저희 투쟁을 많이 알 려나가서 사회적으로 압박할 계획입니다. 정 몽구가 더 이상 불법을 저지르는데 가만히 있 지 못하도록, 정몽구가 불법파견을 인정하도 록 만들어 갈 겁니다. 이남신: 올해 하반기는 대선이 있어서 사내하 기획 특집 인터뷰 투쟁하는 사람이 희망이다 No.96 2012 Sep. Oct 45
청 투쟁에 미치는 영향도 클 텐데요. 황인화: 대선 시기에 대통령 후보들에게 비 정규직 문제 전반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문 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봐야겠죠. 지치지 않고, 끈질기게 싸워야 한다. 이남신 : 3지회 사내하청 동지들의 하반기 투 쟁은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황인화: 제가 2005년도 때 조합 활동 처음 시 작했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그때 느 낀 것은 한 번에 모든 싸움을 해결할 수 없다 는 것이었어요. 질긴 놈이 이긴다., 포기하 지 않으면 분명 우리가 원하는 비정규직 철폐 가 가능하다. 고 생각해요. 사람들 사이에 계 층을 만들고, 인간 존엄성까지 파괴하는 이런 제도는 반드시 없애야 해요. 이남신: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동료들에 대한 고민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황인화: 조합 가입 대상이 1차 하청만 해도 8000명이고, 그 중 조합 가입을 하지 않은 사람이 약 6800명 정도 되는데요. 저는 이 분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너무 두려워하 지도 말았으면 좋겠어요. 내 권리는 내가 지 킨다. 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계기를 투쟁하는 사람들이 만들어줘야 한 다고 생각해요.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정도에 집단소송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요, 저는 1차 집단소송 결과가 나왔을 때가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자본은 최병승 동 지 한 명에 대한 결과라고 우기고 있지만 집 단소송 결과가 나온다면 이게 전체의 결과이 고, 현대자동차는 불법파견 사업체라는 것이 확고하게 판명이 나는 거니까요. 이남신 : 현재 1900명이 집단소송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황인화 : 처음에는 1900명 정도였는데 여러 사정으로 600여분은 소송을 취하하셨고, 지 금은 1350명 정도가 같이 진행하고 있어요. 집단소송 결과가 나온다면 동료들에게 이렇 게 말을 하고 싶어요. 우리는 당연히 정규직 전환되어야 할 사람들이고, 너의 권리는 네 가 찾아야 한다.", "신규입사에 줄을 설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으로 와야 한다. 노동조합으 로 뭉쳐야 한다.", "10년 넘게 못 받은 체불임 금과 근속년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 다.", "지금은 버티는 현대자동차 때문에 많 이 힘들어지고 있지만 가면 갈수록 우리의 외 침이 정당하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느냐, 포기 하지 말고 같이 싸우자. 라고요. 이남신 : 정규직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 46 www.workingvoice.net
기가 있나요? 황인화: 정규직 동지들은 우리가 주체적으로 싸워 나갈 때 옆에서 많이 도와주세요. 비정 규직 투쟁에 대해서 헌신적으로 도와주시는 동지들도 있어요. 함께 가야 하는 길이잖아 요? 우리가 주체적으로 앞장서 싸울 테니까 뜻을 모아 함께 싸워 비정규직 철폐에 가까 이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규직 임 금협상은 끝났지만 아직 불법파견특별교섭이 남아있으니까요. 여기에서 힘을 모아 같이 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우리는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남신: 지금까지는 투쟁 관련한 이야기를 많 이 해주셨는데요. 개인적으로 제일 큰 바람 이 있다면? 황인화: 가장 큰 바람은 정몽구에게 사과 받 는 거예요. 지금 지쳐있는 조합원들이 힘냈으 면 좋겠고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면 우 리가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일본에 있는 여자친구도 건강했으면 좋겠어 요. 이남신 : 아, 여자친구가 일본에 있어요? 분 신하셨을 때 여자친구분이 많이 놀랐겠네요. 황인화 : 여자친구는 다치고 나서 희망버스에 서 만났어요. 그 당시 제가 일본에 젠코대회( 반전, 반세계화운동의 국제연대를 통해 인간 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본 시민 운동의 축제)에 초청받아서 갔었거든요. 거 기서 나카마유니온(일본 오사카 지방을 중심 으로 활동하는 지역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을 소개 받았어요. 젠코대회에서 희망버스 다큐 기획 특집 인터뷰 투쟁하는 사람이 희망이다 No.96 2012 Sep. Oct 47
우리는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다. 우리가 쟁취한다면 모든 비정규직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전해주고 싶네요. 멘터리를 방영을 했는데 선풍적인 반응을 일 으키면서 나카마유니온 조합원들과 위원장이 4차 희망버스부터 계속 연대를 왔었어요. 거 기서 나카마유니온 조합원인 여자친구를 만 났어요. 지금도 계속 연락을 하고 있고요. 올 휴가에도 때마침 기간이 맞아서 젠코대회에 갔다 왔어요. 이남신 : 젠코대회요? 어떤 행사인가요? 황인화 : 젠코대회는 우리 노동자대회랑 비 슷한 것 같아요. 여러 나라 노동자들을 초청 해서 서로 상황들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 책을 고민하는 세미나 형태로 진행이 되더라 구요. 거기에서도 우리가 승리해서 비정규 직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는 내 용으로 발언을 했었죠. 일본의 비정규 투쟁이 많이 침체되어 있거든요. 비정규직 문제를 해 결해야 한다는 생각들은 있지만 어쩔 수 없다 는 패배감에 많이 젖어 있었어요. 노동운동 하는 사람이 워낙 적은 문제도 있구요. 이남신: 마지막으로 하반기에 사내하청 동지 들뿐만 아니라 투쟁하고 있는 다른 비정규노 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황인화: 투쟁하는 사람이 희망이다. 우리는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다. 우리가 쟁취한다면 모든 비정규직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우 리 투쟁이 정당하다는 것에 보람을 느껴야 한 다. 반드시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문제 한 명 이라도 정규직 전환시켜서 희망을 전해줘야 한다. 사람이 희망이다. 사람이 꽃이다. 이 렇게 전해주고 싶네요. 이남신: 투쟁하는 노동자가 희망이다. 라 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이야기를 듣 는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될 것 같습니다. 황 인화 동지 말 처럼 모든 노동자들이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48 www.workingvoice.net
해고자 동지들에게 나는 현대자동차 4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황인화입니다. 2년 전 7월22일 대법원에서는 우 리가 정규직이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동안의 서러움과 울분을 담아 우리는 강고한 파 업투쟁을 전개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피눈물로 결의를 모은 점거투쟁은 원하던 목적인 정규직 쟁취를 이루지 못 한 채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2월 23일 대법 최종 확정판결에 따라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 로 전환하라며 투쟁을 전개해 나가면서 저는 25일간 점거투쟁을 벌였던 그 시간이 떠올라 눈물을 쏟았습니다! 2004년 노동부에 불법파견 진정을 넣고 9,234개의 공정에 대해 불법파견임을 인정받고 도 8년을 넘게 정규직이 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점거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진행 되었지만 현대차 사측은 오로지 폭력으로 사랑하는 조합원을 탄압하려 했기에, 저는 조합 원들을 위해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야만 했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용역깡패에게 두들겨 맞아 공장에서 끌려나오고, 감옥에 갇혀야 했습니 다! 해고와 정직을 당하면서도 우리는 꿋꿋하게 지금까지 지켜가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습 니다! 8년이란 투쟁 속에 우리 해고자 동지들이 있습니다. 저 또한 병원에서 퇴원하고 1년 가까 이 함께 생활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복귀한지 이제 9개월! 나는 우리 해고자동지에게 너무 미안한 생각부터 듭니다. 현장에 들어가면 더 열심히 활동해야지. 다짐 또 다짐 하였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쥐꼬리만 한 월급으 로 생활하기가 벅차고 힘든데 우리 해고자 동지들은 우리가 지원하는 생계비로는 턱없이 부족할 텐데. 정말 미안합니다. 내가 더 열심히 투쟁하지 못해 해고자 동지들이 더 힘들게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반드시 정규직으로 당당하게 복직합시다. 비정규직 차별과 서러움 모 두 떨쳐 버리고, 한명의 낙오자 없이 우리 모두 정규직 쟁취합시다. 동지들이 있기에 자랑 스럽고 힘이 납니다. 동지들이 공장 밖에서 열심히 투쟁하는 덕분에 불법파견 문제가 남 아있고 싸움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웃으면서 즐겁게 투쟁해서 정규직 화 반드시 쟁취합시다. 그 뒤에는 조합원이 반드시 동지들을 지켜줄 테니까 함께 끝까지 투쟁합시다! 우리 반드시 비정규직 철폐하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 만듭시다. 동지들, 사랑합니다! 2012년 7월 21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있었던 울산공장 포위의 날 투쟁문화제에 서 황인화 조합원이 읽은 편지글 전문입니다. No.96 2012 Sep. Oct 49
특집기고1 함께 사는 길, 원하청 공동투쟁을 위하여 글/송보석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실장 이 기고글은 7월 26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현대차비정규직지회(울산, 아산, 전주) 가 공동주관한 1사1노조 조직통합 현장토론회에 토론문으로 제출됐다. 1사1노조는 산별노조로서 금속노조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과제인 만큼 해당 당사자들간 이견 차이 가 만만찮게 제기돼왔다. 이제는 다양한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공동 의 힘과 지혜를 모아 합당한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그 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나 2012년 불법파견 투쟁의 핵심 기조였던 원하청 공동투쟁은 많은 기대와 원하청 주 체간의 새로운 결의로 출발되었다. 현대차 연대회의와 정책단 구성, 단일한 6대 요구안 확정, 수요집회 공동참여, 지부 대의원 매월 1만원 결의 비정규 해고자 지 원, 연대회의 수련회, 정책단 수련회, 원하청 특별교섭, 해고자 출입투쟁과 탄압에 대한 공동 투쟁, 공장별 조직화 지원, 7/21 원하청 연대한마당, 처음 시도된 8/14 교차파업 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과거보다 한 단계 발전된 원하청 공동 투쟁을 전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부 임투 마무리 시점에 원하청 간 심 각한 균열 현상이 발생하고 말았다. 소통의 부재, 일방적 통행, 계급적 신뢰관계 미형성 등 그 원인에 대한 평가는 많을 것이다. 2012년 원하청 공동투쟁은 긍정적인 노력과 일정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재적 상 황에서 실패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 반성적 평가에 기초하여 원하청 신뢰 관계를 시 급하게 복원하고, 다시 출발한다는 결의와 각오를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2012 파업 투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점에 작성된 글이다. 현대차 정 No.96 2012 Sep. Oct 51
공동의 사안에 대한 공동의 목소리, 공동의 실천과 투쟁은 원하 청 신뢰의 출발적 요소다 규직, 비정규직 모두 1사1조직을 위력한 조직화 방안으로 보고 원하청 간의 논의가 세부적으로 진행되었던 시점이었다. 현대차연대회의 정책단 수련회 를 포함한 몇 차례의 논의 끝에 핵심적인 사항 몇 가지를 제외하고, 많은 부분 의견이 접근되었 다. 현대차지부 임투가 마무리 된 지금, 결론적으로 1사1조직은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원하청공동투쟁, 1사1조직은 포기할 수 없다. 불법파견 투쟁을 상호 견인 할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1사1조직, 원하청공동투쟁 현대차 비정규직 조직화 투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0년 동안 한번도 성사 시키지 못했던 원하청 공동투쟁을 핵심 기조로 세우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1사 1조직을 통한 비정규직 집단 가입과 정규직, 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을 실현하기 로 한 것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10년이 금속노조 비정규직 투쟁 10년의 역사 와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올해 현대차 1사1조직과 원하청 공 동투쟁의 성사 여부가 현대차 민주노조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가는 것이라면, 이는 금속노조, 아니 민주노총 전체로 전국적 파급력을 갖고 민주노조 운동의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당면한 과제 원하청 공동투쟁을 실현하는데는 정규직, 비정규직 상호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 다. 비정규직 입장에서는 먼저, 조직력을 비상히 제고해야 한다. 집단가입을 통한 압 도적인 조직화를 이루어야 한다. 2번의 집단가입과 2번의 실패를 경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의 조직력 향상이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높다. 정규직 간부 와 활동가들의 힘을 빌어 공장별 원하청 연대회의를 가동하여 대대적인 가입 운동 을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집단가입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미조직 비정규노동 자에게 희망을 주고 나의 조직이라는 일체감을 갖도록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한다. 2005년, 2010년의 두 번에 걸친 집단가입의 유인 의제, 정규직화 꿈 과 무임승 차 카드 가 이번에도 호응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같은 방 식의 조직화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1사1조직을 전제로 집단가입 52 www.workingvoice.net
을 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방안이다. 그 힘으로 정규직화를 쟁취하자고 해야 한다. 두 번째 과제는 비정규직지회 운영과 활동방식의 혁신이다. 노동조합의 기초적인 운영규율부터 갖추고, 의결과 집행에 있어서 공조직 시스템을 구축해 내부의 단결 력을 높여야 한다. 정규직 지부는 교육, 선전사업을 통해 정규직 간부와 활동가의 현실안주를 깨야 한 다. 또한, 정규직 대의원 및 활동가들의 과거 비정규직지회의 운영과 활동방식에 대한 불신과 원하청 공동투쟁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불식시켜내는 것이 급선무이 다. 그리고 정규직 정서를 뛰어 넘는 교차파업 등 한 번의 결단성 있는 투쟁이 필요 하다. 처음 시도는 어렵지만 축적된 자신감과 투쟁 속에 형성된 상호간의 신뢰로 이후 투쟁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두는 정규직, 비정규직의 신뢰에서 출발해야 한다. 물론, 주어진 처지와 조건 이 다르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서 긴장감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공동의 사안에 대한 공동의 목소리, 공동의 실천과 투쟁은 원하청 신뢰의 출발적 요소임에 틀림없다. 원하청의 끈끈한 신뢰를 바탕으로 1사1조직을 통한 조직통합을 실현하고 규모를 키워 파괴력 있는 원하청 공동투쟁을 실현해야 한다. 올바른 조직통합, (계급적) 단결형 1사1조직 1사1조직에 대한 단일한 입장과 실현은 현대차 원하청이 갖고 있는 난제들을 극복 하는 구체적인 표현이다. 최근 기아차의 부정적인 사례를 들면서 1사1조직은 정 규직노조로의 흡수이고, 투항이다 라는 논지를 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모 처럼 조성된 현대차 원하청 간의 단결과 공동투쟁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고 1사1조 직의 정신과 금속노조 규약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다. 올바른 1사1조직을 위해 개 선하고 보완할 점, 또는 혁신해야 할 부분에 착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올바 른 간부와 활동가들의 자세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1사1조직에는 흡수형과 통합형의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먼저 흡수형 방식은 주체 형성과 비정규지회가 없는 경우, 정규직노동자의 의지와 노력으로 미조직 비정규 직 노동자를 개별가입을 통해 직가입 방식으로 1사1조직을 관철시켜 내는 것이다. 이는 작업장 편재와 노동조합 편재가 동일하여 가장 이상적인 체계임에는 틀림없 지만 시혜와 의존성 이 심화되어 관리형 1사1조직 으로 변질될 수 있다. 대의원 비정규직 할당제와 임원, 상집 포함제도 등 비정규직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구 조와 운영방식이 보완되어야 한다. 통합형 방식은 비정규직 주체가 서 있고 비정규지회가 존재하며 지난한 투쟁의 역 No.96 2012 Sep. Oct 53
1사1조직에 대한 단일한 입장과 실현은 현대차 원하청이 갖고 있 는 난제들을 극복하는 구체적인 표현이다. 사를 갖고 있는 경우, 정규직-비정규직 주체가 합의하여 조직통합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이는 현대차지부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독자적인 집행권 및 생존권 을 지키기 위한 투쟁권을 갖고, 이를 담보할 조직편재와 독자 체계를 보장하는 것 이다. 조직 형태상 관리형 1사1조직 으로의 편입 가능성은 낮지만 반대로 잦은 불 협화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간섭하지 않고 상호 존중하고 이해하는 동지적 신뢰 관계가 동반되어야 하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연대와 공동투쟁이 일상화되 어야 한다. 그래야 온전한 의미의 (계급적) 단결형 1사1조직 으로 나갈 수 있다. 흡수형 방식으로 1사1조직이 되었지만 단결형 1사1조직 을 구현하고 있는 곳이 타타대우상용차이다. 현장의 모든 노동자가 지회에 가입하여 조합원 교육 등 일상 적인 노조 활동부터 집회 투쟁까지 정규직, 비정규직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파업 을 하면 단 1명도 일하는 사람이 없이 생산이 완전 중단된다. 지속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몇 년 후에는 비정규직 없는 공장이 될 것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사무직, 생산직 할 것 없이 단결하여 노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지만 이 또한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주객관 적 조건과 상황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흡수형 방식이든 통합형 방식이든, 단결형 1사1조직 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무엇인가 를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쟁점 아닌 쟁점 최근 1사1조직에 관해 원하청이 연대회의 정책단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시기(7 월)를 비롯하여 대체적인 원칙과 방향에 동의하고 있으나, 몇 가지 각론에서 입장 차이를 나타내면서 논의 진전이 늦어지고 있다. 첫째는 쟁의권, 교섭권, 총회의결권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지부로 통합했기 때문 에 지부의 의결 사안에만 국한하여 쟁의권을 부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 항시적인 차 별과 고용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비정규직 입장에서 볼 때, 주체가 몸부림치고 투 쟁할 사안은 원하지 않지만 올 수밖에 없다. 그때마다 지부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 을 수만 없다. 다만, 책임 있게 결정하고 책임 있게 투쟁하는 것은 주체의 몫이다. 동일자본과 교섭하는 데, 별도 교섭권을 갖도록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보인다. 원청의 사용자성이 쟁취되고, 별도의 교섭 테이블이 필요 없는 상황에서 별도의 단 54 www.workingvoice.net
체교섭권을 갖도록 하는 것은 이중 교섭의 우려가 있다. 하지만 업체 대표와의 과 도기적인 별도 교섭이 필요하거나, 비정규직이라는 특수성에 따라 추가 교섭이 필 요할 수 있다. 총회 의결권 또한 마찬가지이다. 앞선 쟁의권, 교섭권의 의미에서 볼 때 책임있게 결정하고 투쟁하기 위해서라도 자체 총회 의결권을 갖는 것은 노동조합에서 당연 한 절차다. 부문위원회로 가는 것으로 한다면, 모비스위원회의 경우처럼 비정규직 부문위원회 규칙에 쟁의권, 교섭권, 총회 의결권 등 관련 조항을 삽입하면 된다. 둘째는 조합 가입범위에 관한 사항이다. 원칙적으로 사내의 모든 사내하청을 대상 으로 하는 것은 1사1조직 정신에 부합하는 너무나도 정당한 요구이다. 가입범위에 서 명시적으로 누구를 제한하거나 배제해서는 안 된다. 고민은 과연 대의원을 설득 할 수 있느냐에 있다. 물론 설득하고 교육해야 할 일이지만 3차례 부결의 주요한 이 유였기 때문에 정규직 지부에서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지회 입장에서 볼 때, 가입범위 문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통합 전 에 모든 사내하청으로 명시한다고 해서 2,3차, 한시하청, 판매, 정비 대리점 노동 자까지 모두가 일거에 집단가입 할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그들은 더 어려운 처 지에 있고, 자본 통제에 바로 노출되어 있어 지회 가입에 더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특별한 동기를 만들어 전략적으로 일거에 집단가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절대 다수인 생산에 투입된 사내하청을 압도적으로 먼저 조직하고, 그 힘으로 나머 지 사내하청도 집단 조직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전략조직화의 관점이 필요하다. [참고] 현대차 비정규직 현황-2012/1/1 기준 생산 기타(울산, 전주, 아산, 본사, 남양, 정비판매) 합계 울산 전주 아산 식당 청소 경비 출고PDI 기타 파견근로 12,903 6,233명 866명 907명 1,356명 960명 774명 469명 1,104명 234명 * 판매대리점-직영사업소의 업체(약 120명), 블루핸즈 1,425개 업체(약 15,000명), 약 15,120명 * 정비사업소-카 마스터(약 5,300명), 업무과(약600명) 21,020명, 약 5,900명 명 가입대상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지만,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다 는 입장을 정규직-비정규직이 암묵적으로 합의하고 가야 한다. 규정 원문은 큰 틀 에서 정리하고, 통합 전이든 후든, 지회로 가입할 경우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것으 로 정리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비지회 입장에서도 처음부터 100%로 집단 가입을 현실화시키기 어렵다고 할 때, No.96 2012 Sep. Oct 55
표결 없는 만장일치와 정규직-비정규직의 단일안 제출로 지부 대의원대회를 통과해야 한다 지회로의 지속적인 집단가입을 통한 단계적인 통합의 방향으로 설정하고 가는 것 이 필요하다. 현대차의 정규직, 1차 사내하청, 2, 3차 사내하청, 지원반 제도, 한시하청, 일당 제 아르바이트 등 복잡한 고용구조는 정규직화 방향 속에서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사측은 2년 미만의 불법파견 혐의를 받고 있는 사내하청, 한시하청 등을 직 접고용 단기계약직으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문제는 정규직화 방식이 아니라 단기계약직의 형태로 고용유연화를 고수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지만, 이는 그들 을 투쟁의 주체로 조직하고 투쟁으로 정리해야 할 문제이다. 근본적으로 산재, 병 가, 일반휴직 등 정규직 결원에 대한 대체인력도 단기계약직 등 별도의 구조가 아 니라 정규직의 여유인력을 두고 해소되도록 해야 한다. 결국 불법적 파견근로로 갈 수 밖에 없는 현재의 복잡한 중층적 고용구조를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 는 것이다. 1사1조직과 맞물려 정규직화 투쟁의 방향과 일치하도록 조직하고 투쟁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 이미 직고용 계약직으로 배치가 된 상황에서 정규직화 방향을 분명히 하면서 그들을 조직화하여 함께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통합 결의 이후 편재 방식을 결정하고 투쟁 마무리 후에 조직 편재를 하자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편재 방식에 대해서는 크게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선거구 편 재는 비정규직 목소리를 효과 있게 담아낼 수 없다는 것, 독자적인 집행권을 갖는 데도 어울리지 않고 조직 대 조직 통합 방식에도 맞지 않다는 것, 또한 부결의 핵심 원인이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편재 방식을 나중에 결정하자고 하는 것은 대의원대회를 두 번 하자 는 것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통합결의, 조합범위, 편재방식 등 굵직한 사안에 대 해서는 원포인트 결정으로 가야 한다. 다만, 부문위원회 편재방식이 결정될 경우, 조합비 거출방식, 예산 분배 방식, 운영방식 등 세부적, 실무적으로 논의하고 결정 할 사항이 많다. 또한 별도 체계에서 의결, 집행 단위 구성과 관련하여 원하청 간, 3지회 간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므로 최소한의 경과기간을 두어야 한다. 그 경과기 간에 원하청이 통합추진소위를 두고 통합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논의하여 확대운 영위에서 추인 받아 진행하면 된다. 이 또한 통합결의 이후 3개월을 넘겨서는 안 된다. 정규직-비정규직 공히 마음을 열고 각 안에 대해 실사구시적 관점으로 접근 하여 서로의 안을 이해하고 맞추어 간다면 결코 해소하지 못할 쟁점거리가 아니다. 56 www.workingvoice.net
3번의 부결과 교훈점 [현대차지부 3번의 부결 결과] 날짜 07/1/3 (94차임대) 가입범위...의 사내 하청업체에 종사하는 지부 (대대 상정안) 조직편재 1안, 부문위원회 2안, 선거구 선거구 3안, 협의후 운영위 비정규3지회 울산 전주 아산 선거구 선거구 (단일안 수용 전제) 결과 모두 부결 1안, 3부족 2안, 151부족 3안, 1부족 07/6/21 (95차임대)...내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 (약23,326명 보고) 선거구 선거구 한시적지회 한시적지회 부결(70부족) 08/10/17 (101차임대)...내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 (약35,326명 보고) 지부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현실적인 문제이다. 정말 1사1조직을 진 정성 있게 추진한다면 3차례 부결 원인을 살펴보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결론은 표 결 없이 만장일치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금속노조 규약에 따른 지 부 규정 변경이기 때문에 표결처리까지 할 필요가 없다. 특히, 어느 때보다 비정규 직 문제 해결 여론이 높은 현 상황에서 원칙과 대의명분을 갖고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 금속노조 사업장 중에서 규정, 규칙 개정으로 집단조직화와 맞물려 실질적으로 성과 있게 보고 있는 기아차, 타타대우상용차 모두 만장일치로 규정( 규칙)을 개정했다. 뿐만 아니라 나머지 70여개 규칙 변경 지회의 경우도 대부분 만 장일치로 정리했다. 만장일치로 가기 위해서 무엇보다 전제되어야 할 것은 지부와 3비정규지회 집행 부의 강력한 의지이다. 과거 마지못해 동의하고 가면서 현실과 다른 안을 제출하 여 결국 부결원인이 되었던 전례 또한 집행부의 의지 결여의 결과라고 보아도 무방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정규직-비정규직이 합의하여 단일안을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는 첫 번째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1차 부결이 된 94차 임대에 상정된 안이 원하 청 연대회의에서 1개의 안으로 합의가 무산되고 3개안으로 제출되면서 당연히 표 결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선거구 확대운영위 위임 과반수 미달 또한, 만장일치가 되기 위해서라도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란과 논쟁거리가 제공 되어서는 안 된다. 사측은 1사1조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정규직 고용 No.96 2012 Sep. Oct 57
사내하청 전략조직화와 맞물린 계급적 단결형 1사1조직 실현으로 민주노조 약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불안 정서를 자극하여 일부 대의원을 통해 논란거리를 만들어 무산시키려고 할 것 이다. 대의원대회 전까지도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 노노 갈등을 양산하여 여러 가 지 시도와 도발을 할 것이다. 지부와 3지회 단결로 사측의 준동을 제압해야 한다. 부결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참가 대의원들 이 3번 모두 표결로 가면서 논란을 벌였던 기억과 경험을 갖고 때문에 만장일치로 가는 것이 만만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사전에 조직하고 논란을 최소화한다면 부 득불 표결로 가더라도 압도적인 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번의 성공으로 계급 적 단결과 원하청 공동투쟁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마지막 기회이다. 맞춤식 조직통합으로 이상 현대차의 1사1조직 관련 최근 논의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의견 을 피력해 보았다. 금속노조 7기 정기대대에서 1사1조직과 관련하여 올바른 1사 1조직을 위해 전략부문에 대한 맞춤형 1사1조직을 추진하자 고 결정했다. 지금은 3번 부결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한 가지 한 가지 맞춰가는 지혜를 발휘해 야 할 때이다. 조직통합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면, 일차적으로 정규직, 비정규직 조합원간의 통합조직을 결의하고 이후, 조직화 대상(가입범위) 및 방법을 확정하여 전략적으 로 집단가입 사업을 전개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성이 있고 가장 위력적이고 압도적인 집단조직화를 실현하고, 그 힘으로 나머지를 무너뜨려 2단계, 3단계 조 직통합을 추진하는 것이다. 1사1조직은 그 자체가 높은 의의와 생활력을 갖고 있다. 내부적으로 계급적 단결 을 실현한다는 것은 사측에 비정규직을 사용할 명분과 필요성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드는데 엄청난 잠재적 효과를 발휘할 것이 다. 사내하청 전략조직화와 맞물린 계급적 단결형 1사1조직 실현으로 달려가자. 스스로를 명분과 원리원칙에 가둬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여 대의를 역행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정규직 정서와 현실안주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 고,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드는 절대적 계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정규 직, 비정규직 모두 전체 사회적 요구와 민주노조 약진의 결정적 기회를 확실하게 틀어쥐고 가자. 58 www.workingvoice.net
특집기고2 비정규직 문제, 교육현장도 예외 없다 글/배동산 공공운수노조 연맹 정책국장 1. 학교현장의 비정규직, 학교회계직 학교 전체 교직원의 1/3이 비정규직 노동자 초중등학교에서도 학교의 행정이나 교육과정 운영상 필요에 의하여 공무원이 아 닌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인건비가 일반회계 에서 지출되는 공무원과 달 리 학교회계 에서 지출되기 때문에 학교회계직원 이라 불린다. 1) 2004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이후 교육부에서 마련한 학교회계직원 계약관리지침(안) 에 의하여 학교회계직원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고, 그 전에는 일용잡급직, 육성 회직원 등으로 불리었었다. 채용사유에 따라 정부(교과부)의 정책 및 법령에 의한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인력(사서, 과학보조,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교육복지우 1) 회계직 이라는 명칭 때문에 학교의 회계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로 잘못 이해되기도 한다. No.96 2012 Sep. Oct 59
선사업인력, 방과후 돌봄강사, 체육코치 등), 시도교육청 자체 정책사업을 시행하 기 위한 인력(혁신학교, 혁신지구 인력 등), 각 학교의 공통 필수 인력(교무보조, 행정보조) 등으로 분류될 수 있고, 직종별로는 급식종사원(영양사, 조리사, 조리 원 등)이 65,214명(43%)으로 가장 많고, 교무보조(13,140명.9%), 돌봄교실강 사(6,245명. 4%)등 80여종 내외의 다양한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다. <표 1> 교직원 구성으로 본 학교회계직 규모 직군 인원 비율 학교내 정규직 교원 403,830명 65% 지방공무원(교육행정직, 기능직) 62,387명 10% 정확한 통계가 없는 기간제교원, 국립학교 비정규직, 간접고용(파견, 용역) 노동 자들을 약 10만 여 명으로 가정할 때 학교현장의 전체 비정규직 규모는 약 25만 명 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즉 교육현장에 종사하는 전체 교직원의 약 1/3 이상이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고용노동부의 2011. 11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조사(이 하 노동부 실태조사 라 함)에 의하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전체 규모는 약 35만 명이고, 정규직은 약 135만 명으로 전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비율은 약 20% 수 준이다. 학교현장의 비정규직 중 회계직 약 15만 명만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공공 부문 전체 비정규직 35만여 명의 약 43% 수준에 달한다. 즉 학교는 공공부문 중 에서도 대표적으로 비정규직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백화점 노 릇을 하고 있다. 학교회계직(학교비정규직*) 152,609명 25% 합계 618,826명 100% * 학교비정규직 중 정확한 통계가 없는 기간제교원과 국립학교 제외, 간접고용(파견, 용역) 노동 자 제외 * 2012. 4. 1 기준, 교육과학기술부 자료 참고 최근 5년간 교육기관(교육청, 각급 학교)의 신규 교육지원 사업(교원대체강사, 돌 봄사업 등)이 늘어나면서 학교회계직은 34,829명이나 증가하였고, 2011년과 비 교하더라도 불과 1년 만에 22,153명이나 증가(17%)하였다. 2) 노동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중등학교에서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이유는 제도적인 원인이 67.1%(예 2) 2012. 8. 13. 교육공무직 신설 국회 대토론회 자료집 중 유기홍 의원 발제문 참고 60 www.workingvoice.net
산상의 제약 40.5%, 정원증원의 어려움 26.6%)로 압도적으로 높고, 반면에 비 정규직 사용의 본래 목적에 맞는 일시적인 필요에 의해 비정규직을 사용한다는 응 답은 29.9%에 불과하였다. 즉 학교현장에서 비정규직이 사용되는 이유는 그들이 수행하는 업무적 특성 때문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법제 도 및 정책적 원인 때문에 충원되지 못한 교육현장 정규직의 빈자리 를 채우기 위 해서이다. 학교비정규노동자들의 사용자는 누구? 학교 회계직들은 교육청 단위로 정원규정에 의하여 정원관리 되지 못하고 또한 별 도로 인건비 예산도 책정되지 못한 채 개별 학교별로 학교장에 의해 채용되어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학교별 취업규칙에 의하여 관리되고 있다. 재계약과 퇴직 및 해고 등이 오로지 학교장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개별학교장은 고 용관계를 유지할 능력이 부족하고(독자적인 예산 확보 불가능) 제대로 된 인력관 리능력도 부족하여 노무관리 주체(당사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조건이다. 아래와 같이 노동부, 노동위원회, 법원에서 개별 학교가 아닌 국가 또는 교육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교육감), 개 별 학교(교장)는 필요할 때에는 사용자로서 여러 가지 권한은 행사하면서도 학교비 정규노동자들이 근로조건 개선 등을 위한 단체교섭 의무를 져야 한다든지(단체협 약의 체결권자도 불명확해짐) 또는 각종 법적 책임의 주체가 되어야 할 상황에서는 서로 사용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회계직 의 사용자가 누구냐를 둘러싼 법률다툼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 학교회계직원의 사용자에 대한 해석 및 결정례 2. 각급 학교에서 채용한 근로자의 사업주는 독립 법인격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이고(대법 원 92.4.14 선고 91다45653),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조 및 제18조에 의거 교육 등에 관한 사무 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도록 하고 있으므 로 교육 사무 등과 관련된 근로자(공무원 제외)의 근로조건 결정권에 대한 교섭권자는 시도 교육감이라고 할 것입니다. 3. 각급 학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여 운영하는 영조물에 불과하므로 학교장은 노 No.96 2012 Sep. Oct 61
동관계법상 권리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권리능력이 없으며, 초중등교육법, 교육기 본법, 학교급식법 등 교육관계 법령에 따라 시도교육감은 학교 설립 운영과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여 학교장 등에 대한 지도 감독 및 시정명령권, 학교회계 학교급식 등에 대한 재원마련 운영 등 포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회계직원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 관련 질의회신(고용노동부, 2012.2.7. 노사관계법제과-349) 사용자라 함은 법률상 독립한 권리의무의 귀속주체일 것을 요하고 법인이 경영하는 시설 에 지나지 않는 것은 사용자라 할 수 없는 바, 각급 학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여 운영 하는 영조물에 불과하므로 학교장은 노동관계법상 권리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권리능 력이 없으며,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각급 학교에서 채용한 근로자의 사업주는 독립 법인 격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이고(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 45653 참조), 지방교육자 치에관한법률 제2조, 제3조 및 제18조에 의거 교육 등에 관한 사무 에 대해서는 교육감 이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교육 사무 등과 관련된 근로자의 근로조 건 결정권에 대한 교섭권자는 시도 교육감이라 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서울지방노동위원회, 2012.3.8, 서울2012 교섭2) 유사한 사례에 대한 대법원 판례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40935판결(노동부 직업상담원노조 사건) 각 지방노동청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직업상담원의 사용자는 고용노동부(국가)라 는 판결 3.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그리고 차별 상시적 고용불안과 차별적 임금체계 개별 학교장들은 독자적인 고용유지능력이 없는 사용자이다. 저출산에 따라 학교, 학급, 학생 수가 감소하거나 또는 그로 인한 예산이 부족해지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 중지나 축소와 같은 행정 예산의 변화가 발생할 때마다 학교장은 학교현 장에서 가장 약자인 학교비정규직들을 해고하는 것으로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려 한 62 www.workingvoice.net
<그림 1> 학교 비정규직들이 응답한 처우 개선 과제 (단위:명) 자료 :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마련 토론회 자료집 (2011. 7. 5.) 3) 다. 또한 정부 또는 지자체, 교육청 정책변화는 대량해고 문제를 야기시킨다. 대 표적으로 사서직종의 경우 최근 무기계약 대상직종에서 제외되어 경북교육청 12 년 2월 말 139명 계약종료, 대구교육청 12년 12월 말 400여 명 계약종료 통보를 받은 상황이고, 방과후 돌봄강사의 경우에도 교육과학기술부의 주도로 해당 업무 를 사회적 기업에 외주위탁 운영하려는 계획수립으로 고용불안이 발생되었다. 이 와 같은 해고위험은 기간을 정한 기간제뿐만 아니라 교과부가 사실상 정규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직 전환자 들도 마찬가지 로 겪고 있다. 4) 3)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마련 토론회(2011. 7. 5.개최) 자료집에 실린 학교비정규직의 실태와 개선방안(이명규/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의 발제문 중 2011. 5월 전국여성 노조가 지역 지부를 통하여 조사한 1,785개의 설문조사 결과 4) 교육과학기술부 발표에 의하면 약 15만명의 학교회계직 중 무기예약직원은 71,953명 (47%)인데, 학교회계직원 인사관리규정에서는 무기계약직의 경우에도 업무능력 부족, 업 무태만, 직제와 정원 변경, 사업종료, 학급수 및 학생수 감소, 예산 감소 등 광범위하고 포괄 적인 사유로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게 정하고 있다. No.96 2012 Sep. Oct 63
아래 표와 같이 학교비정규직 임금체계는 근로기준일수에 따른 연봉제로써 대부분 의 직종이 월 100만원 내외의 낮은 임금을 받고 있어 임금만으로는 정상적인 생활 을 꾸려나가기 불가능한 수준이다.(2012년 5월기준 5인이상 사업장 노동자 1인 당평균임금은 년2,723만원, 월급기준 227만원) <표 2> 학교 비정규노동자들의 임금 현황(2012년 기준) 해당직종 임금제 일급액 월급여(세전금액) 영양사, 사서 등 연봉제 50,800원 1,545,166원(365일 기준) 교무, 과학 등 연봉제 45,500원 1,042,708원(275일기준) 전산, 조리사 등 연봉제 47,775원(5%자격가산) 1,035,125원(260일기준) 조리원 등 연봉제 45,500원 985,833원(260일기준) 돌봄강사, 유치원종일반 강사 등 연봉제 시급 45,500원 1,042,708원(275일기준) 처우개선안 미적용 구육성회 등 호봉제 정규직의 9급호봉적용 지역에 따라 10급 적용과 최대호봉이 다름 교육복지사 등 연봉제 정규직의 7급 초임호봉적용 지침에 따라 결정 - 2012. 8. 13. 교육공무직 신설관련 국회 대토론회.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발제문 중 인용 학교회계직의 임금 수준은 절대적으로 낮은 것도 문제이지만 아무리 오랜 기간 근 속을 하더라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갓 입사한 노동자 도, 10년을 일한 노동자도, 20년을 일한 노동자도 같은 직종내에서는 모두 같은 기본급을 받고 있다. 5) 학교회계직의 임금은 근속년수가 아무리 늘어나도 그대로인 반면에 학교내 정규직인 교원과 공무원은 호봉제 적용으로 인하여 별도의 임금인 상이 없더라도 자연적인 임금 상승이 이루어진다. 이로 인하여 비정규직 영양사는 정규직 영양교사와 사실상 동일 노동을 하고 있지만 해가 갈수록 정규직과의 임금 차이는 심해지고, 10년차에는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겨우 46%만을 받게 된다. 5) 2012년 9월부터 장기근속 가산금-3년 이상 근무시 5만원에서 최고 13만원- 지급되는 것 으로 일부 개선됨 64 www.workingvoice.net
<표 3> 영양교사 / 회계직 영양사 임금격차 구 분 1년 근무 5년 근무 10년 근무 연 급여 정규직대비 연 급여 정규직대비 연 급여 정규직대비 영 양 교 사 30,185,258 33,107,642 40,161,995 회계직영양사 18,571,200 62% 18,571,200 56% 18,571,200 46% 임금차이 - 11,614,058-14,536,442-21,590,795-2012. 8. 13. 교육공무직 신설관련 국회 대토론회. 유기홍 의원 발제문 중 인용 학교현장의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는 정액급여(공무원의 봉급) 이외에 각종 수당에서 더욱 커진다. 비정규직들은 토요일과 방학 중의 급여, 상여금, 급식 비, 직급보조비, 정근수당, 위험근무수당 등이 전혀 지급되지 않고 그나마 지급되 는 수당들도 정규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학교 현장에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고용형태에 따라 적용되는 법 제가 다르고 그에 따른 근로조건의 차이도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의 교육현장은 학 교비정규직들을 학교회계직이라는 별도의 신분으로 분류하고 관리하며 임금과 근 로조건에서 현저한 차별적 대우를 가하고 있고, 그리고 이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 학교회계직의 경우 근로일수 산정제도 에 의하여 365일제(상시근무자), 275일 제(수업일수근무자), 245일제(급식일수 근무자)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유형으로 분류되고 연봉기준액을 근로일수에 비례하여 감액한 후 이를 12(월)로 나눈 금액 을 월급으로 받고 있다. 따라서 동일한 연봉기준액을 적용받더라도 245일제 학 교 비정규직은 365일제 근무자와 비교하여 월급여액은 245/365만 지급받게 된 다. 즉 학교회계직은 연봉제 라는 명칭과는 달리 실상은 일당제 로 관리되고 있 는 것이다. <그림 2> 학교 교육체계 교직원의 신분피라미드 교원 기간제 교원 시간제 교원 학교 회계직 No.96 2012 Sep. Oct 65
아파도 쉴 수 없는 노동자 학교 비정규직들은 토요일과 방학의 유급 여부에 차별이 있고, 병가제도와 육아 휴직제도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특히 학교회계직의 경우 전국적인 공통 기준이 없다보니 지방교육청별로 휴가제도가 다른 문제점이 있다. 학교비정규노동자들 은 아이들의 건강한 식사와 교육, 학교현장의 환경개선을 위해서 장시간 강도 높 은 노동을 행하고 있다. 특히 급식실 종사 노동자들의 경우 체감온도 50도에 달하 는 급식실에서 하루에 1톤 트럭 8대가 넘는 분량인 8.5톤의 무거운 음식재료들을 하루 종일 나르며 휴식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하다 보니 거의 대부분 이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몸이 아파도 산 재로 처리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6) 하지만 일손 부족으로 인하여 몸이 아파 도 휴가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교비정규직 중 상시직(365일제)이 아닌 경우에는 방학 등도 무급으로 처리된다. 학교 비정규 직 노동자들은 1년 중 무려 100일 내외의 기간이 무급으로 처리되어 생존권을 위 협받고 있다. 7) 업무 등 일상적인 차별과 비인격적, 반인권적 처우 교원업무경감방안으로 각종 학교내 업무가 학교비정규직들에게 전가되고 있으나 이에 걸맞는 인력충원이나 직무연수가 되지 않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강 도는 더욱 강화되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교육현장의 당당한 하나의 주체 임에도 불구하고, 직무연수 등 각종 교육기회의 제공에서 차별받고 있다. 또한 최 근 학교현장의 학생들 사이에서 소위 빵셔틀 과 비인격적 왕따 행위 등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현실은 비단 학생들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내 신분 피라미드의 최하층에 존재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소위 떡셔 틀 (주요 행사나 기념일 등에 각 교실, 교사에게 떡을 배달하는 일), 식판셔틀 (급 식실의 식사를 학교장등에게 배달하는 일), 과일깎기, 차심부름 등 정상적인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비인격적인 업무수행을 강요받기도 한다. 6)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2011.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마련 토론회 자료집 등 참조 7) 근로기준법 제46조[휴업수당]의 위반의 소지가 있다. 66 www.workingvoice.net
<표 4> 최근 5년간 임금변화와 물가인상률(생활물가지수) 변화 - 통계청 각종 지표 참고 2008 2009 2010 2011 2012 전체노동자 협약임금인상률 4.9% 1.7 4.8 5.1 5.2* 공무원 2.5%인상 동결(호봉승급분 인상) 동결(호봉승급 분 인상) 5.1% 3.5% 학교회계직 2.5%인상 동결(호봉제가 아니라 자연상승 없음) 동결(호봉제가 아니라 자연상 승없음) 4.0% 3.5%+(지방교 육청별 처우개 선)** 물가인상률 (생활물가) 5.3% 2.1% 3.4% 4.4% 3.3%*** 학교회계직 실질임금변화 * 2012년은 6월 기준임 ** 교육과학기술부의 주장에 의하면 3월, 9월 처우개선으로 인한 임금상승효과는 약 8%라고 주장 *** 2012년은 한국은행 예상치임 -2.8% -2.1% -3.4% -0.4% +0.2 (처우개선은 고 려하지 않음) 위 <표 4>와 같이 공무원에 비하여 저임금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률은 공무원과 비교할 때 오히려 낮거나 같은 수준이었다. 임금수준이 다른 두 집단 의 노동자들을 같은 비율로 임금인상을 하더라도 임금액수의 차이는 오히려 확대될 수밖에 없는데 학교비정규직의 경우 인상률 자체가 낮은 경우도 있었다. 똑같이 임 금이 동결되어도 호봉제인 공무원은 임금이 호봉승급으로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하 지만 호봉제가 아닌 학교비정규직의 임금은 완전하게 동결되었다. 8) 8) 9급 1호봉의 경우 1호봉 상승으로 매월 약 8만원의 임금상승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월1 백만원 내외의 임금을 받는 학교비정규직의 임금을 약8%수준 상승시킬 수 있는 금액이다. No.96 2012 Sep. Oct 67
<표 5> 학교회계직의 실질임금 변화(2007년 월급여 1백만원으로 가정) 2008 2009 2010 2011 2012(1)* 2012(2)** 명목임금 102만5천원 102만5천원 102만5천원 106만6천원 110만3천원 118만3천원 실질임금 97만2천원 95만1천원 91만9천원 91만5천원 91만7천원 99만원 실질임금변화 -2.8% -2.1% -3.4% -0.4% +0.2% +8.2% * 2012(1)은 순수 임금인상률 3.5%만을 고려한 금액 ** 2012(2)는 정부 주장과 같이 2012년 3월, 9월 처우개선안에 따른 효과로 임금 약 8%인상효과 를 합산한 금액임 <그림 3> 최근 5년간 학교비정규직의 실질임금과 명목임금의 변화 (2007년 임금 1백만원을 가정함) 위 <표 4, 5>와 <그림 3>에서 명확히 확인되는 바와 같이 최근 5년간 가뜩이나 저임금으로 고통받고 있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지속적으로 떨어 졌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장하는 2012년 3월, 9월 일부 수당 등의 처우개 선조치로 인하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평균 약 8% 인상되는 효과가 발 생되었다는 주장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겨우 5년 전인 2007년 임금수준을 겨우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 즉 교육과학기술부에 의 한 처우개선효과를 모두 반영하더라도 학교비정규직의 최근 5년 동안 실질임금은 지난 4년 간 지속적으로 낮아졌고, 최근에서야 5년 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근거하여 노동조합을 만들고 단체 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나 학교현장에서 이들의 권리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앞에 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교비정규직의 사용자는 정부(국립학교), 또는 지방교육청 의 교육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당국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단 체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및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에도 따르 68 www.workingvoice.net
지 않고 있다. 학교회계직원 인사노무관리 중 징계해고 사유로 열거된 사유 사용기관 내에서 사용부서의 승인 없이 학교의 이익에 반하는 불온유인물 및 서류 등을 배 포하거나 직원을 선동 규합하는 행위를 한 자 허가 없는 학교 내 불온문서의 배부, 시위, 집회, 인터넷 게시 등에 의해 업무에 방해가 된 때 우리나라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당국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자들의 권리행사 를 마치 해서는 안 되는 불온하고 불법적인 행위인 것처럼 판단하고 있다. 반헌법 적이고 반노동자적인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우리 교육현장을 책임지고 있 는 것이 바로 오늘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이다. 4.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는 정부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에서 발생하 고 있는 심각한 차별행위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직업에 귀천 이 있고, 우리 사회는 철저한 계급사회이고, 사람을 차별하고 또한 사람이 차별받 는 것은 당연한 것 으로 받아들이는 경험을 학교에서 먼저 배우고 있다. 학교 비정 규직들 역시 교육현장에 종사하는 교직원의 1/3을 차지하는 당당한 하나의 주체이 다.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이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아이들에게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이 교육의 한 부분이다. 전체 교직원의 1/3이 열악한 근로조건 과 차별받는 환경 속에서 낙담해 있는 상황에서 공교육의 질의 개선을 기대할 수 없 고, 안전한 교육환경을 기대할 수 없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한 모든 정치세 력들이 비정규직 문제해결과 특히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약속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는 학교현장의 비 정규직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2004년 학교회계직 제도 를 만든 이후 참여정부 시절 2006년 공공부문 비정규 종합대책을 발표한 후 무기계 No.96 2012 Sep. Oct 69
약전환 등의 대책을 실시한 바 있고, 최근 2011. 11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발표하고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7개 수당 신설 등의 처우개선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교비정규직의 문제는 사용자로서의 능력이 없는 개별 학교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불안한 고용관계, 열악하면서 차별받는 임금제도가 핵 심원인이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번 정부조치에 의해 학교비정규직에게 명절휴가비, 가족수당, 교통보조비, 자녀학비보조수당 등 수당 몇 개가 신설된다고 하더라도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는, 땜방 대책 을 통해 신설된 각종 수당을 통해서 15만 학교회계직에게 약 1563억 원(1인당 약 1백만 원)의 임금인상효과가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처우개선대책은 오랜 기간 저임금으로 고통 받은 학교비정규직의 목마름을 적시기에는 턱없이 부 족한 수준이고, 모든 학교비정규직에게 골고루 혜택을 주는 조치도 아니다. 9) 또한 정부는 이를 집행하기 위한 예산지원방안은 별도로 수립하지 않은 채 모든 책임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다. 중앙정부의 예산지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처우개 선대책은 부실화될 수밖에 없다. 정규직 전환이 대안이다 학교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정규직 사용 원칙이 확립되어야 하고, 학교 비정규직의 사용자책임이 국립학교의 경우 국가(교육과학기술부), 공사립학교의 경우 지방교육청으로 명확히 해야 하며 정규직/비정규직간 차별 철폐 원칙을 명확 히 해야 하고, 교육현장의 당당한 주체로 학교비정규직을 인정해야 하며 학교비정 규직 노동자들의 노동3권이 존중 되어야 한다.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근로계약의 주체를 국립학교의 경우 국가(교육 과학기술부장관)로 하고, 공립학교의 경우 교육감으로, 사립학교의 경우 교장이 아닌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경영담당자로 명확히 하여 사용자로서의 실제 권한 을 행사하고 책임질 능력을 보유한 자와 근로계약의 당사자를 일치시켜야 한다. 10) 학교비정규직의 낮은 임금과 차별적 임금체계를 종합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은 근속(경력)에 따라서 임금이 상승하게 되는 호봉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 한 대안이다. 호봉제도가 도입되어야지만 교육현장의 불합리한 차별적인 임금제 9)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연간 1인당 1백만원 상당액은 일반직 9급공무원이 단순히 근속년수 가 1년 증가하면 자연적으로 상승되는 임금상승분에 불과한 수준이다. 70 www.workingvoice.net
<표 7> 학교비정규직 문제와 해결대안 구분 문제의 원인 문제점 해결대안 고용 학교장 채용 인력관리 기간제 사용과 예외허용 학생수 감소 학교통폐합 예산/정책 변화 단일연봉제(근속/ 경력 미반영) 상시적 구조조정 위험 자의적 해고 위험 비정규직 확대 무기계약 미전환 직종별 해고 위협 근로의욕 저하 임금차별 심화 교육감 직접고용 교육청단위(또는 정부단위) 정원규정에 의한 통합관리 상시업무 재직기간에 관계없는 정규직화와 기간제사용 제한 기간제연장허용 예외사유 제한 교육감 직접고용, 교육청단위 정원관리, 학교간배치전환/ 인력풀제도 호봉제 실시 임금 휴일/휴가 등 복무 낮은 임금수준 연봉기준일수제도 수당/상여금/복리후 생 차별 학교장/교육청별 재량관리 근로의욕 저하, 생존권위협, 임금차별 심화 임금 저하, 생존권 위협 차별문제, 임금저하 차별문제 (정규직, 지역별 차별) 호봉제 실시, 실질임금인상 호봉제 실시와 방학중 휴업수당제도 도입 동일한 수당/복리후생적용 전국단위 단일한 복무규정 적용 산업안전 산재대응체계 없음, 열악한 노동환경 노동자 건강위협 작업장 환경개선, 유급병가제 도, 건강진단, 산재예방 및 보 상체계구축, 인력충원 노사관계 교육감교섭거부 부당 노동행위/ 교섭체계 제도화 없음 노동3권 침해 교육감 직고용, 교육청/ 국가 단위 교섭체계 제도화, 정기적 노사협의제도화, 부당노동행위 예방교육 예산문제 고정적인 예산확보 없 이 교육청의 사업예 산/학교자체 예산 해결 위 모든 문제 야기함 교육예산확충/처우개선 예산 확보/정원화/ 총액인건비 별도 관리 필요 - 2012. 2. 강원도 학교계약직 직원 처우개선을 위한 근로실태연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 2012. 8. 13. 국회 대토론회.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발제문 각 참조 No.96 2012 Sep. Oct 71
도가 변경될 수 있고, 학교비정규직의 소속감과 직무만족도를 높여 보다 질 좋은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며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저임금 문제도 어느 정도 해 결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상당수의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에서 도입하거나 직급체 계를 도입하여 비정규노동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11) 학교 비정규직들은 교육현장의 정규직인 교사, 공무원의 정원 예산제한으로 충원 이 되지 못하는정규직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또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수행하고 있는 80개 내외의 직종별 업무들 중 어느 하나라도 멈춘다면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곤란한 업무들이다. 교육현장에 종사하는 구성원 중 1/3이 나 되는 학교비정규직은 교육현장의 주요한 주체이다. 이에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 무에 종사하고 있는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법률상 지위를 교직원으로 명확히 인정 하고, 그동안 아무런 법률적 근거도 없이 사용되어 온 학교회계직 이라는 부적절 한 명칭 대신 법률에 근거한 직제 명칭 부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관계당국이 해결의지를 가지고 교육재정 확충부터 시작해야 우리나라의 GDP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주요 국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가장 높 은 편에 속한다. 10)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 공립학교와 동일하게 처우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립학교의 특 수성 때문에 사용자는 사립학교법인으로 하더라도 시도교육청, 지자체, 정부의 예산지원 규모를 동일하게 하여 동일한 처우가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음. 11)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지식경제부, 국방부 등 중앙행정기관들은 2007년 공공부문 비정 규대책 이후에 전환된 무기계약직과 1년 이상 기간제 노동자들에게 호봉제를 도입하거나 직급체계를 도입하였다. 중앙행정기관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우 과거 상용직 등의 명칭으로 지자체의 환경미화원, 도로보수, 공원과 녹지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던 공무원이 아닌 현업업무 종사 노동자들(현행법상 무기계약자 개념)이 오래전부터 근속년수에 따라 서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제 성격의 임금체계를 이미 적용받고 있었다. 또한, 2007년 이후 정부 비정규대책에 의하여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에 대하여도 서울시, 인천시, 전주시 등 상당수의 지자체에서 무기계약직 또는 기간제 노동자들이 1년 이상 근속할 경우 이에 상응하여 임금이 올라가는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72 www.workingvoice.net
<표 8> 주요국 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2008) 구분 OECD평균 한국 캐나다 1,2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2 러시아 영국 미국 정부부담 5.0 4.7 4.6 5.5 4.1 4.5 3.3 4.1 5.1 5.1 민간부담 0.9 2.8 1.4 0.5 0.7 0.3 1.7 0.7 0.6 2.1 계 5.9 7.6 6.0 6.0 4.8 4.8 4.9 4.7 5.7 7.2 주 : 1. 2007년도 자료임. 2. 각 교육단계에는 교육단계로 구분되지 않는 기타기관이 포함되어 있음. 출처 : OECD(2011), Education at a Glance 2011 : OECD indicators. 표 B2.3. 반면 전체 공교육비 중 정부가 재정으로 책임지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아 래 표와 같이 2008년 기준으로 OECD 평균 공교육비 중 정부부담비율이 83.5% 인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공교육비 중 정부부담율은 59.6%에 불과하여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공교육비 중 가계지출이 부담하는 비율은 29.5%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표 9> 주요국 정부부담 공교육비와 민간부담 공교육비의 상대적 비중(2008) 구분 OECD평균 한국 캐나다 1,2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2 러시아 영국 미국 정부재원 83.5 59.6 76.0 90.0 85.4 91.4 66.4 85.8 69.5 71.0 민간재원 1 16.5 40.4 24.0 10.0 14.6 8.6 33.6 14.2 30.5 29.0 가계부담 - 29.5 10.7 6.9 7.0 21.3 8.4 19.1 21.0 주 : 1. 민간재원 중 교육기관 지출금액을 보조하는 정부지원금 포함됨. 2. 2007년도 자료임. 3. 각 교육단계에는 교육단계로 구분되지 않는 기타기관이 포함되어 있음. 출처 : OECD(2011), Education at a Glance 2011 : OECD indicators. 표 B3.1. 부족한 교육재정은 교육현장에서 비정규직을 대량으로 양산하고, 비정규직의 노 동조건을 열악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또한 부족한 교육재정은 결국 공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사교육 의존현상을 더욱 심화시키 게 된다. 다수의 국민들은 공교육에 대한 가계지출 부담과 사교육비 부담이라는 이 중고에 시달리게 되어 교육빈곤층(에듀퓨어)으로 전락될 위험에 처해있다. 즉 교 육재정의 확충은 단순히 학교비정규직 문제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공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국민들 개개인의 교육비 지출부담을 완화시켜 주고 지역 No.96 2012 Sep. Oct 73
간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현재 내국세 대비 교육재정 20.27% 수준을 25% 수준까지 상향하는 교육재정 확충이 필요하다. 앞에서 살펴 본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적인 개선안인 진짜 사용자가 직접고용하고, 호봉제를 도입하고, 교육공무직 제도를 도입하고 관련 특별법제 정을 하는 것은 무리한 안이 아니다. 관계당국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학교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남은 것은 관계당국의 책임 있는 조 치와 함께 이미 각종 공약을 통하여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강력한 의 지를 수차례 표명한 바 있는 여야 정치권의 진정성 있는 실천이다. 5. 11월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교비정규노동자들 여태껏 한국 노동운동은 정규직 대공장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왔었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차별적 대우와 고용불안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정작 노동조합을 중심 으로 단결하지 못하였다. 헌법과 노동법에 노동3권이 보장되고 각종의 보호규정 이 존재하지만, 노동의 현장에서 부딪히는 사용자의 권력이 너무나 강해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것은 해고 등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위험천만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교육현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유령처럼 지내왔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 교육현장의 주체임을 당당한 노동자임을 선언하고 노동조합으로 단결하고 있 다. 노동조합으로 조직되는 것만으로도 큰 결심이 필요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만 명이나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학교 비정 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그리고 학교비정규직 노동 자들은 각자 가입한 노동조합의 틀조차 넘어서 학교비정규직으로 조직된 공공운 수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전국학생비정규직노조 등 3 개의 조직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라는 이름으로 연대하여 공동투쟁을 진 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정부와 교육당국은 문제해결을 위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 의지를 떠 나 단체교섭 요구조차도 거부하며 아예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1월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비정규 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 그리고 연대를 부탁드린다. 74 www.workingvoice.net
이 책은 이제껏 그의 시에서 볼 수 없었던 송경 동 시인의 숨겨진 이야기를 엮은 것이라 할 수 있 다. 자본주의라는 괴물에게 자신들의 감정을 강 탈당하고 현실이라는 코뚜레에 이끌려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을 대신해 울고 있는 송경동 시인을 통해 우리는 삶의 절망을 뛰어넘어 희망 이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누 가 나 에 게 이 길 을 강경식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해고자는 어항 밖 금붕어, 살기 위해 현장으로 돌아가야죠 엄혹한 시절을 보내며 딱히 운동권이 아니어도 사회 변혁을 꿈꾸게 되었던 80년대 학번들. 노동운동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안고 살았던 청년들은 다 어 디에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생활고 때문에 들어간 직장에서 해고되어 1700일이 넘도록 특수고용 노 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을 외치고 있는 82학번이 있 다. 그가 바로 학습지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의 강경 식 조합원이다. 아직도 청년의 꿈을 놓지 못하는 그 를 센터가 만났다. 취재 글/이혜정 센터 편집부장
강경식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엄혹한 시절에 꾸었던 변혁의 꿈 82학번이었어요. 군대 갔다 와서 86년 2학기 에 복학했어요. 복학하니까 수업을 별로 안 해 요. 맵싸한 냄새는 교정에 가득해있었고요. 87 년도에는 휴교도 했었어요. 그때는 딱히 운동권 이 아니어도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 앞 집회에 참 석했었어요. 공안철폐, 독재타도 정국이었으니 까요. 사복경찰들도 교내에 굉장히 많았어요. 보면 표시가 다 나요. 구두는 반짝거리고, 반 스포츠 머리에 파일 같은 거 끼고서 돌아다녔거 든요. 둘러앉아서 얘기만 하면 몰래 와서 엿듣 고 그랬죠. 학교가 시내 중심가에 있었 는데 거의 매일 시위를 하던 때였거든요. 도망가다가 많 이 붙잡혔어요. 지하다방에 숨어 있어도 어떻게 알고 와 서 잡아가요. 한번은 12명 정도 연행되었다는 소식 듣고 다시 올라와서 작 전회의를 했어요. 그때 이런 일이 있었어요. 복 학생 중에 한 명이 학교 정문에 쉬고 있던 전경 한 명을 데리고 온 거예요. 그 전경 한 명하고 12명 연행자 전원하고 포로교환을 했어요. 전 경이 많이 놀래있어서 그늘진 곳에 잘 쉬게 해 줬었거든요. 그런데 우리한테 구타를 당해서 뇌 가 상했다는 기사가 다음날 대서특필 되어있더 라구요. 학교 다니면서 그런 여러 가지 에피소 드들이 있었죠. 부천 공단에 취직하면서 복학했을 땐 공안철폐, 독재타도 정국이었으니까 그때는 딱히 운동권이 아니어도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 앞 집회에 참석했었죠. 88년도 졸업반 때부터 동국문학회 에서 동아 리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시도 쓰고 합평도 하 고, 문예이론으로 토론도 했구요. 그 활동을 통 해 내 생각들이 좀 더 구체화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현상들을 이 해하게 되면서 바뀌어야 된다 는 생각을 가지 게 되었죠. 학교를 졸업하면서 부천 공단으로 가게 되었어요. 부천이 마찌꼬바가 가장 많은 곳이었거든요. 쇠를 만드는 공장에 들어가야겠 다는 생각으로 취직을 준비 했는데, 아마도 박노해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감 상적이었죠. 사회변혁의 가 장 최전선이 노동현장이라 고 생각했구요. 낮의 공단거리는 진짜 황량 했어요. 이력서 몇 통을 준비해서 낮 동안 돌아 다녔는데, 일주일 만에 취직을 했죠. 그때 부천 노동자문학회 가입했고, 시작멤버였어요. 노동 자문학회는 구로, 부천이 제일 먼저 만들어졌거 든요. 나중에 정치적으로 맞지 않아서 중간에 정리했지만요. 문학회 모임 있던 날은 다음날 졸면서 프레스 밟고 그랬어요. 공장이라는 데가 사람의 인격이 기술에 비례하 는 곳이에요. 기술도 없고 어리버리하게 일 하 면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믿음이 안 가는 법 No.96 2012 Sep. Oct 77
누 가 나 에 게 이 길 을 이거든요. 그래서 일이 고된 공장에서 기술을 배우려고 한 달 반 정도 일을 했죠. 보일러 공장 어요. 현장 인원의 2/3가 사무직이었으니까요. 사장도 낙하산으로 온 월급쟁이 사장이었어요. 이었는데 현장일 하는 사람이 6명 정도 되는 곳 이었어요. 당시 그 작은 공장에도 사내하청이 있었어요. 돈내기, 야리끼리 라고 용접만 하 는 하청 친구들이 대여섯 명 정도 있었죠. 거기 는 일이 분업되어있지 않아서 프레스도 밟고 용 접도 하고, 샤링도 하고 벤딩(철판 접는 것)도 하고, 전부 다 해야 했어요. 다른 활동가의 소개를 받고 7월에 두 번째 공장 에 취직했어요. 라이프주택 아파트 계열사였어 요. 아파트 콘크리트 거푸집, 계단, 방화문이라 든지 아파트에 들어가는 쇠로 된 모든 것을 만드 는 회사였죠. 거기는 경력 가지고 일당이 달라 지니까 일을 참 열심히 했었어요. 프레스 일을 주로 했는데 목적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동료들 에게 신임을 얻기 위해 더 열심 히 일했죠. 그때 같이 일하던 내 또래 친구 들은 대부분 고등학교까지 나 오거나 고등학교도 못 나왔었 고, 오래 전부터 그런 일을 해 왔던 친구들도 많았어요. 나머 지는 전부 형님들이었는데, 손 가락이 몇 개 없는 분들도 굉장 히 많았어요. 현장일 하는 인원 의욕이 앞섰던 투쟁, 후회도 많았다 원래 한국노총 노조가 있었어요. 노조 활동을 하면서 노보를 만드는 기자, 편집부장, 교육선 전부장을 맡아 했었어요. 이후에 사무장도 했 구요. 사무장은 상근으로 일했죠. 그 당시에 부 천은 노동자대비 침투한 학출 활동가 비율이 제 일 높은 곳이었고, 노동자대비 전임자 수도 제 일 많은 곳이었어요. 그때는 노조가 힘이 있었 어요. 한 공장에 노동자가 50명만 되어도 기본 두 명은 회사에서 임금을 받으면서 전임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그 회사가 재정적으로 탄탄하지 못했거든요. 월 급도 제때 나오는 경우가 별로 없었어요. 무리 하게 투쟁을 했던 것 같아요. 단체협약 내에서도 회사에 치 명적인 생산타격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죠. 상집간부가 5, 6명이었고, 확대간부 회의 를 하면 대의원까지 회의에 참 여하게 되니까 라인이 안 돌아 갔어요. 월급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무조건 잔업거부 했고, 자발적 태업은 무수히 했고요. 이 한 70명 정도 되었는데, 사 무직원들은 기형적으로 많았었 c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바로 옆에 계열사 공장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곳과 같이 연 78 www.workingvoice.net
강경식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대투쟁을 하기도 했었어요. 노조 교육시간은 한 달에 두 시간 정도였는데, 교육하면 사실 100% 라인이 서니까 교육 할 때만 되면 직장이 와서 한번만 봐달라고 그랬거든요. 직장은 계장 윗 단계이면서 현장 반장들을 총괄하는, 현장에서 는 제일 높은 사람이었구요. 할 수 있는 건 다 하려고 했었으니까요. 저도 경 험이 없어서 융통성 없게 한 부분이 있었죠. 실 제로 회사가 많이 어려워졌어요. 공장 내에서 가장 수위 높은 투쟁은 생산량 줄이는 거거든 요. 투쟁 수위가 조금씩 높아질 때마다 비정규 직 전환이 대대적으로 이루 어졌죠. 그렇게 비정규직으 로 공장이 채워지면서 회사 는 곧 망했어요. 불량이 많 이 나니까 더 힘들어진 거죠. 결국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준비도 너무 못했고, 투쟁을 잘못한 것도 있었 고. 그때 내린 노동조합 현판이 아직 우리 집 에 있어요. 그때 일 그만둔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조그 만 하청, 비정규노동자로 흩어지게 되었구요. 결혼하고 돈이 없어서 용접을 하러 다녔는데, 거기서 같이 회사에서 일하던 형을 만난 거야. 나이도 많은 형이었는데. 대부분은 배운 게 철 일이어서 같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었죠.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걸 보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회변혁의 가장 최전선은 노동현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면서 부천 공단으로 가게 되었죠. 생계를 힘들게 했다는 자괴감을 가졌어요. 젊은 혈기에 의욕과 이론이 앞섰던 거죠. 어려워진 생계,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전하다 공장 그만두고 부천민주노동청년회(부천 노동 문제연구소의 전신)를 만들고 2, 3년 동안 일했 어요. 그때 상근비가 15만원이었거든요. 회비 로 운영하는 곳이어서 상근비가 안 나올 때가 많 았죠. 회사 다닐 때부터 만났으니까. 아내와 부 천노동자문학회에서 만나 95년도에 결혼을 했 어요. 단체 일을 하면서는 경제활동은 거의 못 하니까 많이 힘들었죠. 결 혼을 앞두고 하루 일당 5만 원하던 용접 일을 해서 결혼 비용을 마련했죠. 다음해에 딸이 태어나고 생계가 더 힘 들어졌어요. 여러 가지 직 업을 전전했죠. 부인이 전 자회사 다니면서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상황이 었어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1톤 트럭 사가지고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비정규직 인생이 시작 되었죠. 트럭을 가지고 인쇄공장 들어가서 인쇄 물 본사에 갖다 주고 재료 받아오고 하는 지입 기사 일을 했어요. 그거 그만두고는 세종병원 에서 1년 가까이 시설관리 일을 했어요. 96년 초까지 세종병원 시설관리직으로 일했는데 파 견직이었어요. 지금은 정규직으로 다들 전환을 No.96 2012 Sep. Oct 79
누 가 나 에 게 이 길 을 했더라고요. 지만 그 당시 계장은 그러지 않았어요. 지금 재 능 해고자들 대부분이 계장 출신이죠. 현장에 노동운동은 나의 운명 대한 애정도 훨씬 많죠. 그렇게 2년 정도 잘 다 생활고 때문에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일 니고 있는데, 노조가 만들어졌네요. 아이쿠 을 해야겠다고 도망간 곳이 재능이었어요. 97 야, 큰일났다. 싶었어요.(웃음) 년 11월에 입사했어요. 뭘 하건 간에 블루칼라 파업 참가 초창기 멤버는 아니었어요. 노조가 노동자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포기한 거죠. 재 폭발적으로 조직이 될 때, 부천하고 인천은 완 능 다니면서 이전의 삶들을 하나씩 지우면서 살 전히 황무지였어요. 그때 회사의 라인이 인천에 았어요. 있었거든요. 부천, 인천에서 파업 나간 관리자 재능이 양복입고 출근한 첫 회사였어요. 그때 가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2000년도에 노조가 는 복장도 심하게 규제를 했어요. 넥타이도 하 지국 방문 할 때 노조 가입원서를 쓰면서 조직 절기 빼고는 계속 맸어요. 을 시작했죠. 2차 파업 때 여성들은 양장. 청바지는 는 인천, 부천에서 유일 절대 못 입었어요. 선생의 하게 우리 사무실 사람들 품위라나? 양복입고 출근 이 90% 이상 참여를 했고 할 때 부인이 굉장히 기뻐 요. 처음 노조가 만들어 했어요. 우리 사무실은 도 졌을 때는 가슴이 철렁 내 시락을 싸갔는데, 부천, 려앉았지만, 노조 가입을 인천 사업국에 제 도시락 했을 때는 아, 피할 수가 c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이 소문이 났었어요. 너무 없구나. 그런 마음으로 정성스러운 도시락이어서 열심히 조직했죠. 인천 요. 상추 하나하나에 밥 다니면서 조직을 해서 99 올리고 고기 얹고 장식까지 해서 싸줬으니까. 명까지 조직을 했어요. 재미가 있었죠. 그때부 다른 사업국에서 도시락 구경하러 오기도 하고 터 부인이 도시락 싸는 거는 그만뒀어요.(웃음) 그랬죠.(웃음) 노동조합 가입하자마자 지부사무장 맡아서 했 4개월 만에 계장을 맡았어요. 교사들로부터 신 고, 그 다음에 지부장 선거 나가서 당선되었죠. 임도 많이 받는 직책이었죠. 지금 팀장은 정규 지부장이 반전임이었어요. 이틀 일하고 나머지 직 국장을 대행해서 교사들을 닦달하는 역할이 는 조합 일을 했죠. 80 www.workingvoice.net
강경식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회사의 탄압, 그래도 싸워야 했다 조합원이 피크였을 때가 딱 2001년까지였어 요. 당시 조합원이 3800명이었어요. 2001년 이후로는 진짜 조합원 한 명 각개격파해서 다 탈 퇴를 시켰어요.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어요. 서 울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데 부천 지국 한 선생 님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밤 12시 다된 시간이 었는데 국장, 지국장 둘이 술을 마시고 집 앞에 왔다는 거예요. 백지에 도장 찍어주면 탈퇴원서 자기가 만들어서 내주겠다고. 무서워 죽겠다 고. 그 선생님이 끝까지 조합 탈퇴를 안 하고 있 었거든요. 그 때 많은 사람들 이 조합 탈퇴를 했고, 회사를 그만뒀어요. 관리자들도 당시는 영업실적 보다는 조합원 탈퇴 실적으 로 인사가 결정되었어요. 그 중에서도 부천, 인천이 극심 했어요. 그렇게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지부장을 맡았고, 2003년도 가압류 정국 때 조합간부 급 여도 가압류되고, 조합비도 넘어오지 않는 상황 이었어요. 거의 9억 정도 가압류가 되었죠. 지 부장 임기 끝나자마자 부위원장 전임을 했는데, 그때 카드빚을 2000만 원 정도 졌어요. 2005 년 현장 복귀했는데 교실을 안 주더라구요. 이 미 몇 백 단위로 조합원이 줄었을 때였어요. 2, 3개월 후에 겨우 교실을 한 개 받았죠. 평균적 으로 140과목을 하는데 2010년 12월 해고될 당시 51과목이었어요. 신용불량자로 돈을 갚아 나가던 중 해고가 된 거죠. 제일 먼저 전임자였던 유명자, 오수영이 사무 실 뺏기고 전임비 나오지 않으면서 자동 해고 되었고, 그 다음에 현장 간부들이 차례로 해고 되었죠. 2010년 12월 23일부로 최종 전부 해 고가 되었는데, 재계약 안 하면서 자동 해고가 된 거죠.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해야겠다고 도망간 곳이 재능이었어요. 양복입고 출근한 첫 회사였죠. 일제 강점기나 유신독재 때 사상전향서 쓰도록 했던 것처럼, 직장, 사업부장, 총무국장, 이렇 게 3차에 걸쳐서 조합원들을 면담했어요. 불 법임의단체인 노동조합을 탈퇴하고, 이후로 재가입도 하지 않을 것이며 이후 어떤 금전적인 지원도 하지 않을 것임 을 약속하는 서류에 도 장을 찍어내도록 했죠. 그 서류에 도장 찍는 것을 거부 한 사람들이 지금 해고자들이예요. 보통은 근무 태만이라든지 꼬투리를 잡아서 해고를 하는데, 조합원이기 때문에 해고를 한다는 경우는 재능 이 거의 유일해요. 상처의 기억들, 동료들을 보내면서 작년 8월에 전라도 고흥, 거금도에 딸과 휴가차 가 있었는데 전화 한 통을 받았어요. 부고였어 요. 친하게 지내던 같은 사무실 선생님이 파주 어디 외진 주차장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스스 No.96 2012 Sep. Oct 81
누 가 나 에 게 이 길 을 c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어요. 그 분은 입 사를 늦게 해서 신규조합 가입을 할 수 없는 상 황이었지만 함께 했었거든요. 회사에서 조합 탈 퇴 공작이 심해졌을 때, 재능 그만두고 보험영 업을 시작했었어요. 시신이 일주일 만에 발견되 었대요. 그 소식 듣고 겨우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었어요. 재능에서 일할 때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선생님 이 한분 계셨어요. 재능 일이라는 게 영업을 하 는 거거든요. 사기도 쳐야 하고, 이거 하면 공 부 엄청 잘할 것처럼 이야기해야 해요. 20대 초 반의 선생님이 실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둬야겠다고 국장에게 이야기 한 거 예요. 그런데 국장이 근거도 없이 회사를 그만 두려면 300만원 내고 나가야한다고 협박을 했 었죠. 그 분이 2005년에 투신을 하셨었어요. 재능에 들어와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그렇게 동 료들 떠나갈 때였어요. 예전 부천 공단에서 일 할 때의 트라우마와 겹치면서 괴로웠어요. 재능 그만둔 사람들 가운데 다른 곳에서 적응을 못하 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치졸한 자본, 끝까지 싸우겠다 우리의 요구는 한결같아요. 해고자 전원복직 과 단체협약 원상회복. 타협할 수 없어요. 최 근에 있었던 교섭에서 최종안이라고 내놓은 사 측의 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유였고요. 회사에서 내놓은 최종안은 언뜻 보면 거의 다 되었네. 싶지만 허울만 그럴듯하지 내용은 없 는 안이거든요. 최종안 내용들을 하나하나 살 펴보면 이래요. 해고자 부분은 이지현 조합원 부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황창훈 조합원까지 포함해서 즉각 현장에 복직시키겠다는데, 복직 이 아니라 새로 입사하는 형태로 계약서를 쓰게 한다는 거예요. 해고 당시의 현장에서 계약서를 받아주겠다는 말이죠. 생활안정지원금과 노사 82 www.workingvoice.net
강경식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협력기금으로 1억 5천만 원을 주겠다는데, 1억 5천만 원은 우리가 내야 할 벌금의 액수예요. 사실상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도 주지 않겠다는 것이죠. 언론플레이 하려는 거예요. 단체협약 이 사실 핵심인데 들어오면 교섭을 재개한다고 되어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죠. 현장에 있을 때 도 교섭이 바로 이루어진 적이 없어요. 노조가 한참 힘이 있었던 2000년 7월 초에만 교섭이 바로 되었지 이후에는 보통 2년씩 걸렸어요. 지 금은 조합원도 없는데 11명 복직해서 단체협약 을 처음부터 만든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죠. 기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도 모르구요. 실질적으로 단체 협약 내에는 조합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부분들 이 많이 있잖아요. 단체협약 을 원상회복하는 것이 복직 의 동시조건이 되어야 해요. 그것 없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살기 위해 돌아가야 한다 1700일이 넘는 시간을 투쟁하는 동안 많은 일 들이 있었지요. 일주일씩 그 자리에서 먹고 싸 면서 집회신고 투쟁했던 때, 여성으로서 겪을 수 가장 치욕적인 일들을 회사에서 고용한 깡패 들에게 당했던 때(지금도 조합원들은 그 이야기 를 듣는 것조차도 힘들어해요), 텐트 침탈당했 던 때 등 힘들었던 시간들이 있었죠. 그럼에도 그 현장이 노동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돌아가야죠. 현장 밖에서는 어항 밖 금붕어처럼 숨을 쉴 수 없으니까요. 놓을 수 없는 이유들이 있어요. 해고자들은 마 치 어항에서 꺼내놓은 금붕어가 매시매초가 힘 들어지듯이, 자고 나면 하루하루가 더 힘들어진 다고 생각해요. 가장 힘든 시간은 오늘이고, 오 늘보다 내일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 현장이 진짜 노동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꽉 막힌 그런 곳이라도 돌아가야 한다고요. 현장 밖에서는 어항 밖 금 붕어처럼 숨을 쉴 수가 없으니까요. 어느 투쟁이나 투쟁의 승리는 최종 결론만을 가 지고는 판단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투쟁의 과 정에서 승리해야죠. 투쟁과 정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목 숨을 잃거나 가족이 다치거 나 투쟁한 주체들의 관계가 상하면 그걸 승리라고 할 수 있겠나 싶어요. 쉽지 않은 투쟁이지만 그럴수록 투쟁 의 하루하루를 승리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지들의 사연 하나하나를, 서로의 아픔을 이 해하고 다독이면서 끝까지 가자. 같이 투쟁하 는 동지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어요. No.96 2012 Sep. Oct 83
지역이 답이다 안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박재철 안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소장 노동운동의 새로운 희망, 지역 조직화에 있다 고전적 투쟁 방식을 넘어 지역과 함께 살기 로 21세기는 바야흐로 900만 비정규직의 시대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 직으로 채워지면서 현장 조직화는 위기를 맞고 있다. 대량해고사태로 정규직 노동 자조차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지금, 지역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묵묵히 지역에서 노동운동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이들. 센터는 이번 호에서 안산시 비 정규노동자지원센터 박재철 소장을 만나 그 열 번째 해답을 들어보았다. 인터뷰 진행 정리 이혜정 편집부장
지역이 답이다 안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가장 황무지 같은 곳으로부터 센터: 지역운동을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그 계 기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저는 노동현장에서 노동운동을 하는 게 꿈이 었어요. 운동권이었고, 학교를 정리하면서 어디가서 뭘 할까 생각을 해 봤어요. 당시도 울산, 창원, 인천에 대기업노조가 많이 조직 되어 있었어요. 가장 조직되지 않고 황무지 같은 곳이 어딜까 생각해보다가 떠오른 곳이 반월시화공단이었어요. 평균 사업체 규모가 17.3명, 소위 마찌꼬바 수준이었고, 조직율 도 0.1% 정도였거든요. 그야말로 황무지였 어요. 처음 들어간 사업장이 사장 포함해서 7명, 두 번째 일했던 곳이 30명, 마지막에 일했던 곳이 70명이 일하는, 규모가 작은 사 업장들이었죠. 이런 곳에서 노동운동을 한 번 해봐야겠다. 청운의 꿈을 품고 내려왔는 데 현실은 만만치 않았어요. 처음 들어와서는 안산역 앞에서 파견 노동자 로 1년 동안 생활을 했어요. 반월시화공단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 어요.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롭 게 파견이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 회 사에 가서 일주일, 길면 보름씩 일하다가 옮 겨 다니는 일이 비일비재했거든요. 한 일 년 을 다니다보니 웬만한 데는 다 가보게 되더 라고요. 그때는 그저 현장에 들어가서 노조 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얽매여있었기 때 문에 갑갑했어요. 민주노총 내에서는 다수 인 대기업 노조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 지잖아요. 반월공단에서 제일 큰 사업장 위 원장이래도 민주노총 대의원도 못해요. 회 의감도 많았죠. 워낙 영세한 사업장들이다보니 노동 강도도 무척 셌거든요. 그렇게 몇 년을 일 하다가 건 강상의 문제가 생겼어요. 허리에 문제가 생 겼고, 의사가 직업을 바꾸는 게 좋겠다고 그 러더라고요. 그렇게 현장을 정리하게 되었 죠. 더 이상 일을 하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 많이 고민했죠. 그러다 현장 밖에서 현장에 도움 을 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 라고요. 그렇게 비정규조직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현장의 어려운 영세사업장 노동자 들,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어떻게 같이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조직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발상을 바꾸게 되었어요. 지역 전체로 보면 반월시화공단의 노동자들이 전부 20만 명인 데, 이 모두를 하나로 조직하면 우리는 정말 반월시화공단의 노동자들이 전부 20만 명인데, 지역 전체로 보면 정말 큰 조직이잖아요. 발상을 바꾸게 된 거죠. 86 www.workingvoice.net
큰 조직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불법과 차별에 곪아가는 현장 센터: 현장노동으로부터 지역운동으로 자연스 럽게 넘어오신 셈인데요. 1년 동안 현장 일을 하 시면서 안산의 파견 실태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된 다고 생각하신 부분은 어떤 부분이었나요. 제일 큰 문제는 제조업 생산 공정에 불법파 견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었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태생이 불법이기 때 문에 거기서 파생되는 불법이 무수하게 이루 어지는 거예요. 근로자 직업소개 알선은 수 수료가 있는데 파견은 법적으로 용역수수료 가 없거든요. 불법이니까요. 제가 일하던 당 시에도 잔업까지 하면 일당으로 4만5천원에 서 5만원 정도 받았는데, 그 중에 만원을 수 수료로 떼 가요. 엄청난 거잖아요. 그런데 노동자들은 아무런 저항이 없었어요. 원래 그런가보다 라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였죠. 파견노동자, 일용직 노동자도 4대 보험을 들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일하다 다치면 작은 건 자기가 커버하고, 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에 빠지죠. 국민연금은 돈이 적어지니까 노 동자 스스로가 떼기 싫어했고요. 또 주휴수 당, 연차수당을 요구하는 파견노동자가 없 었어요. 그냥 일 하고 일 한 날짜만큼 돈 받 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4대 보험, 주휴수당, 파견수수료 전부 회사에서 떼먹 은 거죠. 근로기준법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 고요. 거기다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보니까 이주노 동자들이 노동시장을 순환, 대체하기 시작 했어요. 돈은 얼마 안 되고 일은 험하니까 내 국인 노동자들은 청년실업자로 있을 뿐 그 시장을 채우지 않아요. 그런데 노동시장 안 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겨울과 여름 엔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니까 일거리가 없어 져요. 그러면 이주노동자들 욕이 나오는 거 죠. 저 새끼들 때문에 일거리가 없다. 쟤들 때문에 인건비가 싸졌어. 특히 건설 쪽이 심했어요. 사실 내면은 그게 아닌데 그런 식 의 표현들이 공공연하게 나왔죠. 지금은 세 월이 더 지나서 완전히 대체되어 버렸을 텐 데. 그때만 해도 15% 정도는 내국인노동자 가 존재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원래 메이저 리거였는데 마이너리거로 전락한 사람이 마 이너리그에 있는 사람들을 벌레 보듯 하는 양상이 일거리가 벌어지는 거죠. 지금도 조 사를 해보면 비슷한 양상들이 나타나요. 태 생이 불법이다보니 온갖 문제들이 기형적으 로 나타나는 거죠. 센터: 노동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갈등 이 현장 내에서는 너무 당연하게 벌어지는 부분 No.96 2012 Sep. Oct 87
지역이 답이다 안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들이 있는데요. 이런 갈등들을 어떻게 깰 수 있 을까요. 내외국인노동자 모두 우리는 같은 노동자 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질서 나 환경이 바뀌지 않고서는 의식이 바뀌기 는 쉽지 않을 거예요. 정규직과 비정규직도 마찬가지잖아요. 처음 파견일을 할 때 공장 에 들어가면 처음에는 이름을 안 불러요. 어이, 이거 해. 단순한 단어들만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하죠. 몇 마디 오가다보면 한국 사람이었어요? 이렇게 바뀌어요. 일용직 은 이주노동자다, 막 시켜도 된다 는 의식 들이 있었어요. 비정규직에다 이주노동자가 겹쳐지면서 어이, 이것도 못해? 이렇게 되 는 거죠. 그런데 내국인이구나 하면 좀 달라 져요. 이거는 외국인 시키고 아저씨는 이것 하세요. 이렇게 변해요. 내국인이라는 이 유로 외국인보다 한 단계 위 계급이 되는 거 죠. 정규직 내국인, 비정규직 내국인, 비 정규직 외국인. 이렇게 계급이 형성되는 거 죠. 이 구조는 전반적인 시장구조 바뀌기 전 에는 그대로일 것이다, 경험적으로 그런 생 각이 들어요. 발상의 전환, 지역운동의 꿈을 꾸다 센터: 현장 노동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고민들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안산시 비정규노 동센터를 설립하게 된 과정을 짧게 설명해주신 다면요. 저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에 좀 더 집중했었 어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어떻게 한 틀 로 조직할 것인지, 좀 더 나은 조건에서 일 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 어요. 2006년도에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 실과 이해삼 최고위원이 지역 비정규센터 공 모사업을 했어요. 그 공고를 보고 저도 참여 를 하게 되었죠. 성동, 부산, 안산, 광주 이 렇게 네 군데가 2006년도에 선정이 되어서 창립을 하게 되었어요. 반월시화공단의 파견업종, 불법파견 비정규 노동자들,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일반적인 비정규영세사업문제를 고민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당시 분석으로는 영세사업 노동자들과 비정규노 동자들이 근로조건이나 계약형식이나 의식 상태나 문화전반에서 큰 차이가 없었어요. 다 최저임금 노동자들이었으니까요. 비정규문제가 물위로 올라오기 시작할 때여 서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 등 지역의 20여 개 단체가 함께하면서 네트워크 조직으로서 의 기능을 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실제 운 영하면서는 그게 잘 안됐어요. 시민 단체나 노동 단체가 자기들만의 고유한 사업들이 있 고, 비정규센터가 재정도 상근력도 없는 상 88 www.workingvoice.net
태에서 흡입시켜내기엔 한계가 있었던 거죠. 두 해정도 지나니까 100여분이 후원회원 가 입하셨는데 사무실 유지비나 한 명 인건비 대 는 것도 어려웠어요. 민주노총, 연구소, 여 성노동자회 등과 공동사업을 하는 정도로 유 지를 해왔고, 독자적인 사업을 하기에는 한 계가 많았어요. 초기 꿈은 창대했지만 점점 현실적 한계를 느끼게 되었죠. 혼자서 일하 면서 사업비도 없는 상황인데 대체 뭘 할 수 있겠나 싶었거든요. 회의 감도 들었죠. 센터: 그런 어려움 속에서 도 여러 지역 사업들을 진 행해오셨는데요. 지금은 자리를 잡은 최저임금 페스 티벌과 교육 사업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릴게요. 교육 사업 가운데는 청소 년노동인권교육 사업이 자리를 잡았고요. 최저임금 사업도 벌써 4회째를 맞고 있어요. 당사자들을 거리로 끌어낼 방법을 고민하다 올해 최저임금 페스티발을 했죠. 지역에서 600명 정도가 참여를 했어요. 가을이 되면 지역 공동 추진위원회를 만들어서 비정규문 화제를 600만 원 이상 사업비 규모로 해보려 고 해요. 장학금도 따로 주고요. 최저임금 페스티벌, 가을엔 비정규문화제, 이동상담, 거리상담, 캠페인, 일상적 상담 이 싸이클로 자리 잡기 시작했어요. 이 모든 것들은 지역의 역량들이 같이 하니까 가능했 던 거죠. 노동자 여행모임 '더불어 숲'의 여행 '한여름 밤 의 꿈'을 마치고 안산시 비정규노동자지원센터 처참했던 패배의 경험, 이기는 싸움을 해야 센터: 지역투쟁들에도 꾸준히 결합해 오신 것으 로 아는데요. 2010년 한양대 안산캠퍼스 청소 용역 노동자 해고 때도 함 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상황들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사실 그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인 데. 처절하게 깨진 거 죠, 그 엄동설한에. 그 당시가 사상 유례없는 폭 설이 내린 때였어요. 12 월 31일 날 점거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부 랴부랴 갔는데 사전에 한 마디도 들은 바가 없었어요. 용역업체 변경하면서 고용승계 못 하겠다 그런 거예요. 한양대는 책임 없다 그러고. 그렇게 투쟁이 시작되었는데 가보 니까 갇혀있다시피 한 거죠. 그날 밤 새고 한 20일 버텼어요. 노동자 중 한 분은 음독도 시도하셨죠. 결국은 우리가 백기 들고 나왔 어요. 어찌 보면 결과는 뻔한 거였어요. No.96 2012 Sep. Oct 89
지역이 답이다 안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아직도 기억나요. 교무처장이라는 교수가 바바리코트에 목도리를 아주 멋지게 두르 고 그랜져를 타고 지나가면서 우리를 개 보 듯 보더라구요. 내가 화가 나서 네가 교수 냐? 하면서 뛰어가는데 용역들이 쫙 막아서 더라구요. 그 싸움을 하면서, 우리가 전략이 나 동력, 지역의 인프라가 그만큼 부실하다 는 것을 느꼈어요. 괴로웠어요. 센터: 그 투쟁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운 동에 대한 구상들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그렇죠. 60세가 넘은 어머님들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문제였잖아요. '과거와 같은 패턴 으로 부딪히는 것만이 답이냐'는 고민이 들 었어요. 우리가 계속해서 그렇게 깨지는 싸 움을 할 것이냐. 이기는 싸움을 해야죠. 사 회적 안전장치를 만들고 전략적인 기초 위에 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양대 안산캠 퍼스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투쟁은 즉자적이 고 고전적인 방식의 투쟁이 가진 문제를 적 나라하게 보여준 싸움이었어요. 앞으로는 기획된 투쟁들이 늘어나야 우리의 손실이 조 금 줄어들고 그에 비해 성과는 늘어나지 않 겠는가 싶어요. 고전적 투쟁의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 센터: 사측의 변화에 맞서 노동자 투쟁의 방식도 변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지불 능력이 있는 대규모 사업장(원청, 1차 하청)들은 지금 공식이 서고 있어요. 지금 투 쟁하고 있는 SJM도 같은 경우인데요. 회사 에서 계속 교섭 회피하다가 파업유도하고 필 연적으로 파업하게 되면 파업과 동시에 직장 폐쇄하고, 용역 투입해서 두들겨 패고, 폭력 유발해서 서로 맞고소하고 이후 노동조합 핵 심 간부들 해고해버리고, 장기점거하고 대 체인력 투입시키고 복수노조로 가는 패턴이 거든요. 회사는 그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더 라도 벌금 맞고 간다는 입장이에요. SJM에 서 용역업체 컨택터스에 54억을 투자하는데 벌금은 1억도 안되거든요. 벌금 맞고 그냥 가는 거죠. 법정으로 가는 동안 조합원들 회 유해서 복수노조 만들면 게임 끝난 거죠. 3차, 4차 밴드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여기는 지불능력이 없어요. 직장 폐쇄 해버 리는 거나 사업장을 이전해버리는 거죠. 3차 하청의 경우 2차, 1차 하청이 원청이 되는 건데 원청에서 지그를 빼가버리는 거예요. 다른 데서 또 만드는 겁니다. 워낙 영세하니 과연 개별노조 방식으로, 고전적인 산별방식으로 이기는 싸움이 가능하냐라는 근원적인 고민이 발생했어요. 90 www.workingvoice.net
까 임대로 공장 하나 빌려서 시설 갖다놓으 면 되는 거예요. 그리고 1차 밴드에서 그 정 도 하는 거는 돈도 아닌 거예요. 빨리 정리 가 되었으니까 1차 밴드에서 떡고물 받아서 나중에 또 하나 열면 되는 거죠. 이게 영세 사업장의 특징입니다. 또 경영일선에 등장 한 2세대 40대 정도의 아들들의 경우에는 노 조 만들어지면 복잡하게 뭘 이런 걸 하고 있 어, 부동산이나 하지. 아니면 IT쪽이나 하든 지. 이런 식이거든요. 노동자들은 이런 무수한 양상들을 겪어왔 죠. 겪었다는 표현 안에는 그 안에서 3, 4 년을 준비했던 사람들의 청춘과 피땀과 눈물 이 있는 거예요. 2년씩 싸우고도 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고통이 배어있는 거죠. 그 러면서 제조업 조직화가 바닥을 치게 된 거 예요. 그 패배에서 헤어나지를 못하는 거죠. 매번 투쟁을 하면서 투쟁전술을 잘못 짠 거 냐 등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평가를 했지만 그 평가가 답이었다면 모두 결과가 똑같을 수는 없는 거죠. 좀 더 근원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 결론이었어요. 여기에 서 우리가 개별노조 방식으로, 고전적인 산 별방식으로 이기는 싸움이 가능하냐 하는 근 원적인 고민이 발생했던 거죠. 비정규직 노동자들, 그들이 빚고 있는 꿈 센터: 정말 많은 고민들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 다. 그 속에서도 지난 6년, 지역에서 비정규운 동을 놓지 않고 해 오신 덕분에 비정규노동자지 원센터가 올해 설립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어 요. 2012년 1월 10일 날 조례 제정 공고가 났 더라고요. 비정규노동자지원센터가 설립되기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운명을 걸었던 거 죠. 이대로 계속 간다면 회원들은 줄어들 것 이고, 사업도 사실 우리 틀 안에 갇혀서 자 족적으로 될 가능성이 많다는 판단을 한 거 죠. 비정규문제가 완전히 합법화된 것도 아 니고 완전히 묻혀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 사이를 넘나들면서 비정규사업의 영역을 확 장시킬 필요가 있다. 공신력을 가지고 확장 시킬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하나의 고민이었고요. 두 번째는 재정적으 로도 일정하게 안정화되지 않으면 대담한 사 업을 하기 어렵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 해서 지방선거와 맞물려 정책협약이 진행되 었던 거죠. 비정규노동자들과 함께한 약속이었기 때문 에 사활을 걸고 했어요. 작년 초부터 시의원 서너분 정도와 6~8개월을 스터디를 했어 요. 직접 찾아가서 이런이런 비정규문제가 있는데 심각하다. 안산이라면 적어도 이런 조례가 있어야하는 거 아니냐. 설명을 했더 니 그러면 공부를 한번 해보자. 그러더라 No.96 2012 Sep. Oct 91
지역이 답이다 안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구요. 의원님들이 열정이 있었죠. 그렇게 추 진하기 시작해 작년 12월 말에 의회에서 통 과가 된 거예요. 그 사이에 한번 계류되기도 하고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경기도에서 최종 공고된 것이 1월 10일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조례를 위한 의견수렴 공청회를 가졌었어요. 안산시 의회가 생기고 최초로 공청회를 저녁에 한번 해보자 건의드렸죠.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와서 듣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제가 책임지고 조직하겠 다고 했고, 비정규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50명 정도 왔어요. 저녁에 일 끝나고 밥도 안 먹고 모인 거예요. 그 중 한 친구가 자기 가 오늘은 꼭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자기 같 은 사람이 해도 되냐고 그러더라구요.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는 시키는 대로 일했고 지금 도 허리와 어깨가 아프다. 그런데 왜 이제야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일어나 더듬으면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말하는데, 그런 모습들이 지금의 비정규직지원센터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센터 개소식을 두 번 했어요. 낮에 시 장하고 한번 하고, 저녁에 우리 노동자들 모 시고 한번 하고요. 독학으로 기타를 배운 분 이 있는데 자기가 노래를 작곡하고 있데요. 우리 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여행모임의 멤 버인데 여행모임을 갈 때와 회사 출근할 때 의 심경의 차이를 노래로 만든 거예요. 개소 식 날 와서 그 노래를 불렀어요. 그날 노래 좋다고 난리났지.(웃음) 안산 비정규노동자지원센터로 또 다른 시작 센터: 비정규운동을 깊게 고민해 오신 만큼 안산 시 비정규노동자지원센터에서 앞으로 해보고자 하는 일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첫 번째로 소모임 사업인데요. 지금 운영하 고 있는 소모임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해요. 상상농장이라고 80명 정 도가 함께 하는 주말농장이 있거든요. 400 평을 무료로 기증 받아서 땅을 조금씩 나누 어서 공동경작도 하고 음악회도 해요. 음악 회에서는 우리끼리 나가서 노래 부르고, 춤 추고, 감자 구워먹고 그래요. 겨울에는 배추 수확해서 김장하고요. 농장 앞 지체장애아 이들 시설에 나눠주기도 하고요. 땅에서 사 람들이 만나니까 여유 있어지더라고요. 여 행모임 멤버들은 250명 정도 되구요. 이분 들 힘으로 비정규센터가 만들어졌다고 봐 요. 두 번째는 삶인데요. 이 분들의 삶에서는 돈 문제예요. 돈 문제 때문에 장시간 노동을 하 는 거잖아요. 교육문제가 가장 관심이 많죠. 맞벌이를 하는데 애 문제는 내 맘대로 안 되 는 거죠. 이혼한 부부들도 많은데, 한부모 가정에서 부모가 늦게까지 일할 경우 아이들 92 www.workingvoice.net
은 방치되는 거죠. 어느 순간 돌아보니 아이 는 문제아가 되어있고, 학교를 가지 않는 거 죠. 어떤 때는 손을 긋고 있고. 그 상황에서 부모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를 모르는 거죠. 공부는 시켜야 하는데 학원비가 30, 40만원 하는데 가랑이가 찢어지고. 그렇기에 비용 에서부터 교육 가치까지 교육문제에 도움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는 건강문제인데 노동자들이 4보험 시장을 먹여 살리고 있잖 아요. 한 달에 150만원 에서 200만원을 받는 노 동자가 10만 원 이상의 사보험을 들고 있다는 거 죠. 3인 가족이면 한 달 에 40만원에서 50만원 이 들어가는 거예요. 상 당히 심각한 거죠. 이런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수 있나. 현장에서 병들어 가는 자기의 몸을 체크할 수 있는 시간도 없 는 이런 구조. 결국 삶에 대한 문제인데 노동 자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네트워킹을 만 들고자 하는 거죠. 공동체가 될지, 협동조 합 형태가 될지 그 형태도 노동자들 스스로 가 정하게 될 거예요. 시화에 건강지원센터 등과 공동으로 건강검진을 지원하고 확대시 킬 수 있는 사업들을 노동자들 스스로가 요 구할 수 있도록 해야죠. 노동자 여행모임 '더불어 숲'의 여름 여행을 마 치고 안산시 비정규노동자지원센터 네 번째는 교육 지원 사업입니다. 저희가 희 망재단이라고 지역의 재단을 만들었는데 이 런 곳과 함께 저소득층 비정규노동자들의 자 녀들을 위한 무료교육 시스템을 만들어보려 고 해요. 한양대 학생들과 연결해서 공부방 을 운영하고, 방학에는 상담사들이 아이들 과 부모에게 필요한 것들을 체크하는 방식 의 교육 지원 사업을 해보려고요. 그리고 교 육과 참여를 통해서 노동 자들을 이 시스템을 운영 하는 주체로 세우자는 거 죠. 이 초동 주체를 여행 모임이나 농장에서 형성 하자는 거예요. 자발적인 네트워킹을 통 한 함께 살기 센터: 노동자들이 지역을 중심으로 모일 수 있는 다양한 계기들을 만들어 내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지역의 노동자 공동체 운동과도 닮아있는 것 같은데요. 지금 비정규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기도 쉽지 않잖아요. 산별노조 시스템 이라서 산별노조 가입하면 됩니다. 라는 게 슬로건인데요. 그 슬로건을 5년 동안 뿌리고 다녔는데 아무도 가입 안 해요. 왜냐하면 내 No.96 2012 Sep. Oct 93
지역이 답이다 안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가 거기 가입해서 얻을 것이 별로 없고 피해 만 많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노조가 아니더라도 노동자들 스스로 자기 삶 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필요하겠다는 것이 핵심 화두입니다. 주말농장, 여행모임 등 자 발적인 네트워킹을 만들게 된 거죠. 비정규노동자들이나 영세사업장 노동자들 에게 가장 힘든 문제들은 임금, 근로조건, 일자리구하기, 직장 내 강압적인 것들이에 요. 이 모두를 종합해서 노동문제라고 한다 면 현재에 있는 법 테두리라도 잘 지켜지게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겠죠. 동시에 우리 스 스로가 간이 커져야 되요. 뭔가 열매를 따먹 어 본 사람들만이 법을 넘어선 것도 요구할 수 있는데 현재는 법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요구하지를 못해요. 그걸 이야기 하는 순간 내가 일할 수 없어진다고 생각하 니까요. 우리 센터는 현재 있는 법이라도 지 켜질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해요. 연말에 총회를 할 거예요. 조직을 결성할 것 인지 말 것인지, 결성한다면 어떤 형태로 할 건지, 비정규센터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 용할 건지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에요. 비 정규센터는 프로그램의 제공자, 생산자가 되는 것이고 이것을 향유, 운영하는 것은 노 동자들이 되는 거죠. 이것을 장기적으로 확 대시켜서 더 많은 서비스들을 노동자들 스스 로가 개발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예를 들 면 카센터도 가능하죠. 노동자들이 카센터 를 지정해서 거기만 가겠다고 하면 할인을 해 주는 거죠. 우리는 믿을만한 업체가 있어 서 좋고, 또 간접적으로 생활임금이 상승하 는 효과를 보는 거죠. 상호부조나 상호자조적인 시스템이 만들어 짐과 동시에 더 나아가 현장의 모순과 문제 에 대해서 어떻게 저항할 것인지에 대해 노 동자들 스스로가 생각해보게 될 것이라는 생 각이에요. 지금까지는 민주노총 가입하지 않으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였잖아요. 그 런데 저는 지역적으로 집단적으로 교섭해야 한다고 봐요. 시장하고도 교섭하고, 지역 자 본가집단하고도 교섭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 는거죠. 개별사업장 임금 올려가지고 그 수 혜를 사업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받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노동자 모두가 수혜를 단체로 받는 거죠. 지역 생활과 밀착한 운동, 계급 단결의 지름길 지역과 생활적으로 밀착한 운동을 해야 건강한 공동체 관계도 살아나고,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도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94 www.workingvoice.net
지역에서 잘나가는 개별사업장의 노동조합 은 연말 성과금의 50% 이상을 지역 집단에 투여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 각해요. 그 돈으로 반찬가게를 하나 만들어 서 좋은 재료로 만든 반찬을 지역 노동자들 이 재료비만 받고 가져가게 하는 거죠. 환영 받을 거예요. 어느 노조 대의원 대회에 가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세상으로부터 질타 받고 고립되는 노동운 동으로부터 벗어났으면 좋겠다. 꿈을 가져 라. 파업을 앞두고 지역연대를 호소하기보 다 일상적으로 교류하면 좋겠다. 그러면 지 역이 당신들 싸움에 연대하고 함께 할 것이 다. 함께 살자. 노조가 잘되면 잘 될수록 자기들끼리 성을 쌓고 다른 노동자들하고는 간극이 벌어지 고, 언제 그 성 밖으로 떨어져 나올까 불안 해하면서 결국은 우경화되고는 현상들이 반 복되고 있잖아요. 한번 떨어져 나오면 마이 너리그로 전락하게 되니까 사생결단을 해야 하고. 우리 노동자들 스스로가 그 간극을 좁혀보자는 거에요. 지역사람들과 생활적 으로 밀착하자., 일회적이지 않고 일상적 으로 함께 하는 것을 나누고 공생한다면 서 로에게 이익이 되고 함께 살 수 있는 운동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역의 건강한 공동체의 관계도 살아나고, 노동자 들의 계급적 단결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어 요. 그런 노동운동을 꿈꾸자는 것이죠. 반월시화에 있는 노동자들은 안산, 시화에 밀집되어 있고, 두 집 건너 한 집은 반월시화 공단에서 먹고사는 노동자들이거든요. 지역 을 조직해도 현장을 조직해도 이것이 다르지 않다는 거죠. 마인드를 바꾸어야 해요. 물론 쉽진 않겠죠. 우리가 새 역사의 페이지를 쓴 다고 생각하고 미친 척 하고 한번 해보자는 겁니다. 안 되면 다 지우고 다시 쓰면 되죠. 언제는 우리가 뭐 별달랐습니까. 지금보다 는 나아지지 않겠냐. 밑져야 본전이다 라는 생각으로 하는 거죠. 또 나아지지 않으면 어 때요? 사람이 있는데. 예전에는 다 각자 자기 살기 바빠서 나를 인간으로 보는 사람 들이 별로 없었는데 같이 아파해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거죠. 그 힘이 이걸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다. 생활에서의 그 절실한 힘, 그 힘을 믿습니다. 이 실험을 2년 여 해왔어요. 현재까지는 상 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5월 최저임금 페스티벌에 600명 조직이 되었거든요. 연말 에는 조직을 만들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려구요. 이 분들 스스로가 판단할 것이라 고 봐요. 센터는 그런 것들을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갖고 있고, 무 엇보다 당사자들 스스로가 얼마나 중심에 서 느냐가 관건이겠죠. No.96 2012 Sep. Oct 95
여성과 노동 누구나 사람 구실하며 살도록 송화선 청년유니온 조직팀장 요즘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두 가지 장면이 있다. 스틸사진처럼 찍혀 강하 게 박혀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보다 여러 날 전이고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 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려가지 않는 체기 같은 장면들. 사람 구실 할 수 있게 해 달라 올해는 최저임금이 결정되고서도 전면적인 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도처했었다. 나 또한 당사자로서 집회, 토론회 등 참여할 수 있는 곳에서 열심히 함께 했다. 얼마 전 국회에서는 최저임금 법 개정 토론회 가 열렸다. 미화원으로 일하고 계 신 한 어머니가 당사자 사례 발표자로 앉아계셨다. 큰 판넬에 선명하게 찍혀있 던 금액 915,750원. 빠듯하게 먹고 살 순 있지만 다른 어떤 예비적인 상황에 대 처할 수는 없는 금액이라고 말씀하셨다. 치료비도 부족해 통증은 진통제로 달 랠 수밖에 없다고, 사람 구실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금액이라고 하시며 눈물을 흘 리셨다. 나도 같이 울었다. 어머니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시간 의 내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서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 뒤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가 열렸다. 더운 날씨였지만 많은 사람들 이 참석했고, 여느 때와 같이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집회가 시작되었다. 그런 데 그 모습을 보고있자니 왠지 서글퍼졌다. 어머니들이 내지르는 팔의 기운은 힘 찼지만, 그 속에 서려있는 한 같은 것이 느껴져서였을까. 이 나라가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제 값어치로 인정하고 존중한다면 그렇게 더운 여름날 거리로 나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요구하는 구호를 지르지 않아도 될 것을, 아파도 병원갈 수 있을 것을, 손주에게 과자 한 봉지 마음 편히 사줄 수 있 96www.workingvoice.net 96
큰 판넬에 선명하게 찍혀있던 금액 915,750원. 사람 구실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금액이라고 하시며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셨다. 을 것을, 그리고 적어도 나와 같은 청년들이 희망은 가질 수 있을 것을. 수많은 감정들이 내 안에서 흔들렸고, 결국은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아프면 병원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눈물짓던 모습과 서투르지만 힘차게 팔 내지르시던 모습. 꽤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잊어서도 안 될 장면일 것 같다. 우리 사회의 편파적인 시선들 며칠 전엔 입에 올리기도 끔찍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서산의 한 피자가게의 아 르바이트생이 사장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한 사건이 었다. 지금 당장은 언론도, 경찰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겠지 만, 이제껏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묻어버릴 것이다. 어 쩌면 나조차도. 이런 일련의 일들을 지켜보면서 이 사회의 모든 편파적인 시선들에 대해 원망스 러운 마음이 들었다. 모든 범죄엔 피해자와 가해자가 정확히 구분되어야 하고, 가해자에겐 그에 응당한 처벌이 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유독 이 사회는 성폭행 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다. 가해자가 잘못한 거긴 한데, 피해자가 그럴만한 행동을 했겠지. 혹은 앞으로 여자구실 하기 힘들겠구나. 라는 시선들로 피해자를 바라보기도 한다. 그럴만한 행동은 무엇이며, 또 여자구실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더욱 엄격히 처벌해야 할 성폭력 사건에 있어서는 왜 유독 피해자가 모든 짐을 지고 가야하는 것일까. 이러한 사회의 부정적이고 편파적인 시선이 이 아르바이트생을 결국 죽음으로 몰 고 간 것이다. 그러니 사장이라는 알량한 지위를 이용하여 협박을 하고, 그 협박 97 No.96 2012 2012 Mar. Apr Sep. No.93 Oct 97
이 몸서리치게 괴로웠던 한 여성노동자는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사장을 이 사회에 고발한 것이다. 그 방법 밖에 없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두렵고도 처절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의 삶 사회생활은 가시밭을 맨 발로 걷는 것과 같다. 더군다나 지위가 낮을수록, 나이 가 어릴수록, 불안정할수록 헤쳐 나가야 할 관문이 백 개쯤은 되는 것 같다. 이 미친 세상이 정상적인 궤도에 들어서려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것인가. 이 런 질문을 누구에게 던진들 과연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을 만한 사람이 있을까.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소한의 인격적인 양심과 기준을 세워둔다면 적어도 이런 모습의 사회는 아니었을 텐데 싶기도 하다. 지나치게 회의적이고 격하게 표현한 것은 아닌가 하는 후회가 잠깐 들기도 한 다. 하지만 그럼에도 꼭 이야기 하고 싶었다. 이 사회에서 비정규직 여성노동 자 로 살아간다는 것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두렵고 처절하 다는 것을. 알량한 지위를 이용하여 협박하는 사장을 고발하기 위해 한 여성노동자는 자살을 택했다. 그 방법 밖에 없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98www.workingvoice.net 98
소방관리 일을 하게 되기까지 제가 어려서 하고 싶던 일은 가수였어요. 그리고는 가장 최근에 하고 싶 었던 일은 조그만 초등학교의 소사(기능직 교직원) 일이었습니다. 책상 고장 나면 뚝딱뚝딱 고쳐주거나 어디 공구리(시멘트)도 치고 화단에 나 무도 가꾸고 뺑끼(페인트)도 칠하고 애들하고도 가끔 놀고. 뭘 고장내 면 호통 한번 치고 하는 그 일이요. 그러나 그런 일을 하시는 아저씨는 대부분 없어졌고 무인경비업체, 관리용역업체, 공개입찰로 그런 일자리 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IMF터지고 들어가서 베트남 친구 던 과 일했던 조그만 본드공장은 들어간 지 보름 만에 정전기 화재로 모두 타버렸습니 다. 정말 다행히 큰불에도 신속히 대피해 다친 사람이 없었는데요. 영화 에서만 봤던 버섯 같은 불기둥이 피어오르고 드럼통이 터지며 30여 미터 솟구쳐 떨어지는 것을 본 그때 즈음부터 지금하고 있는 소방관리 일을 하 기 시작하였습니다. 양승준의 한밤라디오 사 람 목 숨 파견법 하나로 벌어진 엄청난 일들 90년대 초만 해도 어지간한 시설관련 업무는 모두 직영이었습니다. 그런 데 슬슬 용역업체가 생겨나더니 지금은 시설관리 일의 거의 대부분을 용 역업체가 하고 있습니다. 기술직을 하려는 이들은 용역회사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기술하는 사람으로서 10여 년 간을 돌이켜보면 이러 한 변화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견법 하나로 이런 엄청난 변 화가 생겼다는 게 도무지 믿기질 않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앞으로 이러한 악법을 없애야 한다고만 할 게 아니라 이런 구체적인 외주, 용역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누구든 많이 좀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거창한 얘기로 기술에 대해 가치중립 이란 말을 하곤 하는데요. 10년 넘 게 소방관리 일을 하면서 많이 생각하게 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 결론 100 www.workingvoice.net
으로는 기술은 절대로 가치중립적이지 않으며 그 기술을 지배하는 사람 과 돈을 쫓는 사회구조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형마트 책임자는 돈을 벌어야하는데 결국 불이 나서 사람 한 둘, 건물 다 태워먹어도 결국 수백억에 가입된 화재보험으로 한 목숨 당 몇 억 정도 만 보상해주고는 장사를 이어가면 그만이라 합니다. 그저 손익을 따져볼 뿐이거든요. 모두들 같이 살자고 해도 법대로 해서 돈 싹쓸이 하겠다고 줄소송 걸어 일요일 장사하는 것만 봐도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물건이야 그렇다 쳐도 사람 목숨이 돈으로 환산 가능할 까요? 그러나 불행히도 저들은 목숨이고 뭐고 다 돈으로만 환산합니다. 대형마트 경영자들 또한 그렇습니다. 용역비 줄이려고 화재위험 무릅쓰는 대형마트들 우리 마트 방재실에는 영업 중에 근무하는 사람이 이제 아무도 없습니 다. 그나마 보안용역 아르바이트생들이 매장 물건 훔쳐가는 거 감시하 려고 근근이 근무를 섰었는데 용역비를 줄인다고 얼마 전 그마저도 근무 지를 빼버렸기 때문입니다. 옮겨간 조그만 CCTV로 감시를 하고 있습니 다. 방재실이 뭐하는 데냐 하면요. 매장에 화재가 난걸 젤 먼저 알 수 있 고 이러저런 안전시설을 작동시키는 수신반, 비상방송 등 핵심 소방시설 과 CCTV가 있는 곳입니다. 방재실에 사람이 없는 게 왜 이렇게 중요한 문제냐 하면요. 안전관리는 결국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고, 기계는 말 그대로 보조일 뿐입니다. 본사로 실시간 화재신호가 가고 문자로 알려 준다고 해도 결국 사고에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할 할 사람은 점포에 있어 야 하거든요. 마트서 영업 중 생길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에 사실상 두 손 놓고 방치해버리겠다는 얘기입니다. 한마디로 개같이 돈만 벌겠다는 얘 기입니다. 대형마트의 의사결정은 본사 임직원이 각 점포로 하달하는 방 식으로 사실상 의사결정은 본사 임원진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한 점포만 운영방식이 다를 수 없으며 한 점포 자체서 어떠한 결정을 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용역인원 축소는 전체 점포로 내린 지시이므로 다른 대 부분의 점포도 같은 상황이 되는 거고요. 안전관리부서도 없애면서 비슷 양승준의 한밤라디오 No.96 2012 Sep. Oct 101
한 업무를 하는 직원도 없이 영업행위를 하는 것이 어떻게 이런 대형마트 서 떡하니 벌어질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한 회사를 다니며 3번이나 간판이 바뀐 것을 소방관리 업무로써 돌아보면 요. 노조원들 냄새난다며 코를 잡고 지나갔던 대단히 우월(?)했던 프랑 스인 관리자들이 그래도 가장 괜찮았습니다. 최소한 그들은 안전관리 부 서를 운영했었고 시설관리도 외주화하지 않았으며 유사시 누구나 비상문 을 열수 있도록 각 문마다 비상 열림 버튼도 달아놓았죠. 그들은 이유야 어찌되었건 최소한 사람 목숨이 우선인 시스템은 갖춰놓고 영업을 하였 습니다. 새롭게 인수한 회사는 휴게실을 없애고 기도실을 만들어 놓는가 하면 시설, 소방관리를 외주화 시켰습니다. 그 회사는 아예 계약해지로 농성중인 조합원들에게 방화셔터를 내려놓고 전기를 끊는가 하면 화재가 나도 죽든 말든 나가지도 못하게 비상문을 용접해 막아버렸습니다. 하지 양승준의 한밤라디오 90년대 초만 해도 어지간해서는 모두 직영이었던 시설관련 일을 지금은 대부분 용역 업체가 하고 있습니다. 파견법 하나로 이런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는 게 믿기질 않아요. 만 결국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신사로 알려진 영국인이 대형마 트 경영자인데요. 이 회사는 상생이니 사회적 공헌이니 착한기업이니 어 쩌구 떠들고 다니지만 유사시 누구나 누르고 나갈 수 있는 비상문 비상버 튼을 모조리 없애버렸고 안전관리부서 조차도 없애버렸습니다. 급기야 방재실 근무자조차도 용역비 절감으로 없는 상황입니다. 돈벌이가 사람 목숨보다 더 중요하다고? 방재실에 근무자가 없습니다. 직영소속의 8명을 채용해 안전관리 전담 부서를 신설하던지 여의치 않으면 시설용역을 5명 충원해서 근무를 설수 있게 해주십시오. 비상문 화재연동장치가 고장나있고 유사시 전체 비상문을 열 수 있는 근 무자도 없습니다. 이는 작년에 설치를 거절하셨던 법적 요건에도 충족 되지도 않고 설령 화재연동장치가 정상이라 법적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102 www.workingvoice.net
하더라도 이렇게 고장 날 개연성이 충분하므로 반드시 설치되어야 합니 다. 인원 문제는 제 소관이 아니고, 시설관련 일들 중에도 화재연동만 해결 되면 비상문 열림 버튼 설치는 법적사항이 아니므로 천천히 방법을 찾아 봅시다. 또한 화재 오작동시 물품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비상문 이 열리지 않도록 (무조건 비상문이 닫히게끔) 차단스위치를 수신반에 설 치하는 것은 불법이라 적발시 과태료 대상이므로 해당 선로 반대편 무인 경비장치에 달도록 하겠습니다. 인사권을 실제로 갖고 있는 지역본부장이란 사람은 문제해결은 커녕 보 안용역을 줄였지만 잘 하라며 용역업체에 엄포를 놓으며 아무 일 없다는 듯 영업행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천만한 사태를 해결하라 며 재차 보낸 이메일에 한 달이 다되어가도록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죽거나 위험한 공정은 대부분 외주화하여 사고 책임을 용역업체에 떠넘기지 말고, 경영자가 직접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양승준의 한밤라디오 노조원으로서 외주화되지 않고 마지막 남은 직영 소방관리자가 되니 이 렇게 문제에 대해 문제 있다고 보고도 하고 시정요청도 할 수 있지만 용 역소속 소방관리자로는 엄포한 내용대로 업체의 명운이 달린 문제이므 로 사실상 문제제기조차 불가능합니다. 죽거나 위험한 공정은 대부분 외 주화하여 용역업체에 떠넘겨 사고 많이 난다는 얘기만 할 게 아니라 경영 자가 직접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용역 외주화의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온 듯 한 파견법도 없애거나 뜯어고쳐야 하겠습니다. 결국 안전관리는 사람목 숨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을, 노동 없 이는 안전도 없다는 사실을, 나의 생명과 일하는 노동자의 생명이 똑같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경영자들이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일로 봐서는 대단히 우월(?)하고 신사적인 영국인 회사도 결국 오 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개같이 돈만 벌어서, 덜 먹겠다 싶으면 그때 그 냥 떠버리겠죠. No.96 2012 Sep. Oct 103
비정규노동정책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은 정규직화 가능하다 1) 정흥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 1.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높은 이윤율의 배경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외형으로 볼 때 효율적이고 세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이 다. 높은 매출액 증가율과 수익성을 보이고 판매관리비도 낮게 유지하는 등 경영성과 가 매우 좋으며,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부채 비율이 줄어들어 자기자본 비율이 늘어나 고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실제 정부 출자금을 조기 상환하는 등 안정성과 성장성이 높다. 또한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7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고 국제공항 협의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의 주요 업무 중 대부분이 민간위탁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정규직 은 856명인데, 민간위탁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는 5,933명으로 간접고용 의존도 는 87.4%이다. 즉 공항공사가 향유하고 있는 경영평가 우수라는 실적은 아웃소싱의 확대와 함께 살펴보아야만 한다. 1) 본 연구리포트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공공연맹과 함께 수행한 인천공항간접고용 노동자 정규직 화 방안 연구보고서의 요약본임을 밝힌다. 104 www.workingvoice.net
<그림 1> 인천공항공사 정규직과 위탁인원 증가추이 비교 자료 : 공항공사 공시자료 2. 인천공항공사의 간접고용 운영의 특징 1) 간접고용 노동자의 남용과 차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간접고용 노동자는 공항공사 정규직과 비교해서 절반이 안 되는 급여를 받고 있다. 기본급과 수당을 합한 임금총액을 비교할 때, 2011년 현재 공항공 사 임직원의 평균인건비는 528만원인데 비해 간접고용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평균임금 은 246.5만원으로 정규직 대비 47.6%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 라 전체 비정규직의 정규직 대비 임금비율 49.2%(2012년 3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분 석 기준)보다 조금 더 낮은 수준이다. No.96 2012 Sep. Oct 105
비정규노동정책 <그림 2> 공항공사 정규직과 공항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인건비 비교 (2011년) 자료: 인천국제공항공사 홈페이지 경영공시 주1) 월 평균 임금은 기본급+수당으로 계산, 2011년 말 기준. 2) 형식적 업체명의 변경과 근로계약 승계 관행 인천공항공사의 민간위탁 방식의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가 바로 민간위탁 업체의 변경 과 근로계약의 승계관행이다. 공항공사는 위탁업체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해당 용역 에 대해 공개입찰방식을 통해 새로운 업체를 선정하거나 기존의 업체와 연장계약을 체 결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업체로 변경이 될 경우에 신규업체의 직원들은 숙련이 지 속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의 업체에서 일을 하던 직원의 소속 을 변경하여 신규 계약된 업체의 소속으로 채용하게 된다. 이러한 근로계약의 승계를 통 해 기존의 직원이 가지고 있는 숙련을 활용하고 업무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상태를 유 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종종 동일한 사업주가 업체의 명칭만을 변경하여 재입찰하 고 낙찰을 받아 다시 계약하는 경우도 있는 등 민간위탁계약 방식의 허점이 드러난다. 설문조사 결과, 해당 업무를 수행한 전체경력(공항공사 이전의 경력포함)에 대한 질문 에서는 5년 초과 10년 이하라는 응답자가 23%로 가장 많았으며, 3년 이하의 경력이라 는 응답자는 20%였다. 또한 10년 이상 경력자도 18%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 경력으로 볼 때 해당업무에 대한 일반적인 숙련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1년 이상 계 약직인 고용조건인데 그 동안 고용업체가 변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12.2%였으 며, 1회 이상 변경되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61.6%를 차지하였다. 평균 고용승계 횟수는 2.43회로 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계속 고용이 승계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106 www.workingvoice.net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업무의 지속성 및 숙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기존의 직원을 계 속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항공사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며 민간위탁 업체가 형식적으로 물갈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협력업체의 높은 이윤율 계약서 등을 토대로 확인한 결과 협력업체의 이윤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용 역단가는 크게 고정비(인건비, 일반관리비, 이윤)와 장비비(장비감가삼각비, 장비유 지관리비), 변동비(재료비 및 피복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협력업체의 이윤은 대략 7~8%에 해당하므로 201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계약기간(3년) 동안 800억 이 상으로 추정되며 연간 250억 원 이상이 협력업체의 이윤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 래의 <표 2>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일부 협력업체의 2010년 이윤을 기성자료를 통해 살펴본 것이다. 37개 용역 전체에 대한 기성자료를 확보할 수 없어 일부 자료를 확보한 5개 업체를 토대로 이윤율을 분석해 본 결과 5개 기업의 1년 동안의 총 계약금액 대비 이윤율은 7.74%였으며 인건비 대비 이윤율은 11.68%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율을 3 년간 전체용역단가인 9천9백19억 원에 적용하여 추산하면 3년 동안 협력업체에 들어 가는 이윤이 768억 원이 된다. 다만 이러한 이윤율은 5개 기업의 이윤율을 토대로 분석 한 것이기에 한계가 있으며 보다 자세한 금액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와 협력업체 간의 모든 기성자료를 가지고 분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 <표 2>협력업체별 이윤율(2010년, 단위: 백만 원) 업체명 용역명 계약금액(1년) 총인건비(1년) 이윤(1년) 이윤율1 이윤율2 4.19민주혁명 회복지사업단 교통센터 및 부대건물 환경미화용역 5,802 4,455 391 6.74% 8.78% 순일기업 여객터미널 운영용역 6,866 4,418 457 6.66% 10.34% SDK 경비보안용역B 18,935 13,174 1,697 8.96% 12.88% 공항시설관리 (주) 옥외플랜트 및 자유무역지대 유지관리용역 3,237 1,607 138 4.26% 8.59% 한방유비스 소방대운영용역 9,025 5,423 713 7.90% 13.15% 자료: 업체별 표준용역계약서 참고 주: 이윤율1은 1년 총계약금액 대비 이윤율, 이윤율2는 1년 인건비총액 대비 이윤율 No.96 2012 Sep. Oct 107
비정규노동정책 4) 불법파견 협의 2010년 경비대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가 해고되면서 구제수단으로 근로자지위 확 인에 대한 소송 을 제기한 바 있다. 그 판결에서 근로자 지위는 인정되지 않았는데, 불법파견의 혐의(직접적인 지휘 감독)가 있다고 법원이 인정한 바 있다. 다만 법원 은 해당 노동자들이 노동법이 아닌 경비업법에 근거해 부당해고로 판결하지는 않 았다. 이처럼 제조업과 공공부문 등 다른 사업장의 경우처럼 인천공항공사의 위탁 계약 방식도 불법파견의 혐의가 다분하다. 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설문결과를 통해 불법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설 문 결과에 따르면 공항공사로부터 직접적으로 업무지시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4.3%로 다소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작업내용서 이외의 업무지시를 받은 경험에 대해서는 받았다는 응답이 25.3%를 차지하였다. <그림 3> 공항공사의 직접업무 지시 받은 경험과 작업 이외의 지시에 대한 설문 응답 3. 정규직화의 방안: 정규직화의 비용과 정규직화에 따른 이익은 어느 것이 더 큰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입장에서 현 간접고용노동자를 정규직화 하게 되면 정규직화 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간접고용노동자를 정규직화하게 되 면 아웃소싱업무를 직접 수행하게 되므로 용역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즉 그 108 www.workingvoice.net
만큼의 이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규직화의 방안으로 1) 현행 간접고용노동자의 임금보전 방식의 정규직화, 2) 현행 임금보전 + 호봉보전(정규직 기준), 3) 공사 의 신입사원을 기준으로 한 정규직화 등을 설정하였다. 각각의 연간 총비용은 약 3,121억 원, 약 3,138억 원, 약 3,160억 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간접고용을 정 규직화 하였을 때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연간이익은 3,024억 원으로 확인되었다. 즉 비용과 이익 사이에 100억~140억 원 가량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어서 정규직화 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놀랍게도 임금인상율(5%), 물가상승률(5%), 용역단 가인상율(7%)를 적용하여 비용편익분석을 실시하면 4~6년이 경과하면 정규직화 에 따른 비용보다 편익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정규직화에 따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추가 비용 현재의 간접고용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려면 임금, 복리후생, 기타경비 등 추가비 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간접고용을 정규직화하게 되면 더 이상 용역업체에 용역비 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따라 삶의 질 확대, 노동생산성 증 대, 숙련향상에 따른 안전확보, 직무만족 증대 등이 예상된다. 이중 정규직화에 따 른 비용과 인천공항공사가 얻게 될 다양한 이익 중 용역업체에 지급하지 않아도 되 는 비용만을 계산해 보았다. 앞서 언급한대로 임금비용은 세 가지의 경우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물론 현행임금을 기준으로 하거나 공사 신입사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현재 간접고용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임금차별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본 연구의 비용편익분석은 공항공사의 비용부담을 최소화 하면서도 현실가능 한 정규 직화에 중심을 두었기에 공사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으로 분석하지 않았음을 밝힌 다. 현 시점에서 정규직화를 추진함에 있어 공사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으로 정규직 을 추진하기에는 초기비용이 너무 막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공사 정규 직과의 임금차별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이후 경영성과를 고려하여 단계 적으로 차별을 줄여 나가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No.96 2012 Sep. Oct 109
비정규노동정책 1 정규직화에 따르는 임금비용 현행임금보전을 기준으로 했을 때 현행 비정규직노동자의 평균임금은 연봉 2,958 만원으로 이는 기본급과 수당이 합쳐진 금액이다. 전체 비정규직노동자의 수가 5,936명이므로 인건비는 아래의 <표 3>과 같다. <표 3> 현재 임금수준의 정규직화 임금비용 (단위: 만원) 구분 현행임금 (만원) 인원 수 (명) 연간 총 소요 비용 (만원) 임금비용 2,958 5,936 17,559,100 다음으로 현재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에 더해 평균적인 호봉을 인천국제공항공사 정 규직 호봉급을 추가한 임금비용을 구해보면 아래의 <표 4>와 같다. 평균호봉은 본 연구의 자체적인 설문분석(N=598명)결과 7.4년으로 조사되어 7.4년을 평균 호봉으로 활용하였다. <표 4> 현재 임금수준의 정규직화 및 평균호봉을 고려한 임금비용 (단위: 만원) 구분 현행임금 (만원) 인원 수 (명) 연간 총 소요 비용 (만원) 임금비용 2,958 5,936 17,559,100 호봉비용 40,000*7.4 5,936 175,705 합계 17,734,805 다음은 공사의 2011년도 신임사원 연봉을 기준으로 정규직화 했을 때의 비용을 산 출한 것이다. 공사의 신입사원의 기본급+고정수당은 연간 3,024만원이므로 연간 총 소요비용은 17,950,464원이 된다. <표 5> 공사 신입사원기준의 정규직화에 따른 임금비용 (단위: 만원) 구분 신입사원 임금(만원) 인원 수 연간 총 소요 비용 (만원) 인건비용 3,024 5,936 17,950,464 110 www.workingvoice.net
2 정규직화에 따르는 복리후생비용 다음으로 복리후생비는 공항공사 직원의 1인당 복리후생비를 동일하게 적용하였 다. 공항공사 정규직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평균 985만원으로 이는 급여성 복리 후생과 비급여성 복리후생비를 모두 합친 금액이다. 아래의 <표 4>는 공항공사의 예산상 복리후생 내역비를 나타낸 것이다. 1년 동안의 전체 복리후생비는 84억 88 백만 원으로 이를 정규직 인원수로 나누면 1인당 복리후생비는 985만원이 된다. <표 6>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복리후생비 (단위: 백만 원) 구분 내역 2010 급여성 교통보조비 1,976 급여성 학자보조금 203 급여성 당직비 124 급여성 선택적 복지 203 급여성 자기계발비 3 급여성 육아보조비 763 급여성 포상품비 58 비급여성 대학생자녀 학자금 대부 75 비급여성 신용보증보험 1 비급여성 단체의료비보장보험 139 비급여성 야근식대 384 비급여성 체육행사 50 비급여성 직문조문 차량지원 15 비급여성 임직원 근무복 110 비급여성 건강진단비 218 비급여성 동호회지원 43 비급여성 직원자녀캠프 95 비급여성 현장피복비 2 비급여성 법정복리비 4,027 합계 8,488 No.96 2012 Sep. Oct 111
비정규노동정책 이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필요한 복리후생비는 정규직의 복리후생비를 비 정규직노동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는 985 만원이므로 이 금액에 비정규노동자의 인원수를 곱하면 연간 복리후생비는 총 585 억 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표 7> 정규직화 따른 복리후생비용 (단위: 만원) 구분 현행임금(만원) 인원 수 연간 총 소요 비용 (만원) 복리후생비 985 5,936 5,846,960 3 정규직화에 따르는 추가경비 현재의 간접고용노동자를 정규직화 할 경우 정원의 증가로 인해 운영상의 경비가 증가할 수 있다. 경비는 보통 일반관리비에 해당하는 경비와 판매와 관리에 따른 경 비로 구분된다. 이 중 인원증가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경비항목은 교통비, 통신비, 감가상각비, 수선비, 소모품비, 도서인쇄비, 차량유지비, 교육훈련비, 접대비 등 이다. 보험료는 이미 후생복리비에 포함하였으므로 경비에 포함하지 않았으며 광 고비와 세금은 인원증원과 관계가 매우 적기 때문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들 경비의 총액은 약 99억으로 집계되었다. <표 8> 인천공항공사 2010년 인원관련 경비항목 (단위: 백만 원) 일반관리비의 경비항목 2010년 교통비 527 통신비 156 감가상각비(장비) 4,412 수선비 1,833 소모품비 435 도서인쇄비 338 차량유지비 258 교육훈련비 1,739 판매비와 관리비의 경비항목 접대비 149 합계 9,847 112 www.workingvoice.net
아래의 <표 9>는 2010년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원증가와 관련된 경비를 나타 낸 것으로 전체 금액은 연간 98.47억 원으로 이를 공항공사 정규직 직원 수(872 명)로 나누면 1인당 경비는 1,129만원이 된다. <표 9> 인천국제공항공사의 2010년 연간 인당경비 (단위: 백만 원) 항목 금액 총 경비 9,847 인당 경비 11.29 <표 10>은 간접고용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따른 경비증가액을 나타낸 것이다. 현 재 인천공항공사의 1인당 경비가 인당 1,129만원이므로 정규직화 인원(5,936) 을 곱하면 전체 경비증가액이 계산된다. 계산결과 연간 약 670억이 추가로 소요 됨을 확인하였다. <표 10> 전체경비비용 (단위: 만원) 구분 1인당 경비 인원 수 연간 총 소요 비용 (만원) 관리비용 1,129 5,936 6,701,744 4 정규직화에 따르는 장비사용료 본 연구의 면접조사에 따르면 현재 아웃소싱 업체들의 장비는 대부분 인천국제공 항공사에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 여객터미널운영, 옥외플랜트유지관 리, 경비보안, 소방대운영 등의 용역계약서에는 장비비가 별도로 책정되어 있지 않았다. 또 이미 추가되는 경비에 장비비를 인원증원만큼을 포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엄밀한 분석(정규직화의 비용을 최대화)을 위하여 아웃소싱을 하 지 않고 직접 운영할 때 추가로 장비가 필요할 것으로 가정하여 시스템관리업무를 직영할 경우의 장비비를 총 계약금액의 30%로 계산하였다. 총 장비비는 약 110억 원으로 계산되었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이 금액은 아웃소싱업체의 장비 의 대부분 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것이며 이미 경비에서 장비의 감가상각비를 계 No.96 2012 Sep. Oct 113
비정규노동정책 산했음으로 과대계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임금비용, 복리후생비용, 경비, 장비비 등을 모두 합치면 간접고용노동자의 정규직화 비용이 산출된다. <표 11>은 현행 임금만을 보전하고 복리후생비를 현 행 정규직화 동일하게 했을 때의 총 비용이다. <표 11> 현행 임금보전을 통한 정규직화 총비용 구분 연간 1인당 비용 인원 수 연간 총 소요 비용(만원) 임금비용 2,958 5,936 17,559,100 복리후생비용¹ 985 5,936 5,846,960 경비² 1,129 5,936 6,701,744 장비비 1,097,300 정규직화 총비용 31,205,104 주1) 복리후생비는 2010년 기준 공항공사 직원기준 1인당 모든 복리후생비의 평균값 주2) 경비는 공항공사 직원기준 1인당 경비 다음으로 현 간접고용 노동자의 현행 임금보전에 더해 평균근속년수를 공항공사의 호봉으로 인정받아 정규직화 할 경우 총 소요비용을 계산하면 <표 12>와 같다. 임금이나 복리후생비, 경비는 앞서 현재 임금보전만을 통한 정규직화와 다를 바 없 으나 호봉급을 추가로 산입 해야 한다. 본 연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응답자의 평균호봉이 7.4년으로 확인되었다. 또 국내 공사의 경우 평균호봉이 약 40,000 원인 점을 고려하면 호봉비용은 4만원*7.4년이 되며 평균금액은 약 30만원이 된 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임금비용+호봉비용+복리후생비+경비+장비비의 총비용 은 약 3,138억 원이 된다. 114 www.workingvoice.net
<표 12> 현행 임금보전+호봉을 고려한 정규직화 총비용 구분 연간 1인당 비용 인원 수 연간 총 소요 비용(만원) 임금비용 2,958 5,936 17,559,100 호봉비용 29.6 5,936 175,706 복리후생비용¹ 985 5,936 5,846,960 경비² 1,129 5,936 6,701,744 장비비 1,097,300 정규직화 총비용 31,380,810 주1) 복리후생비는 2010년 기준 공항공사 직원기준 1인당 모든 복리후생비의 평균값 주2) 교육훈련비는 공항공사 직원기준 1인당 교육훈련비 마지막으로 간접고용노동자들이 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신입사원을 기준으로 정 규직화할 경우의 비용을 계산하면 <표 13>과 같다. 2010년 현재 인천국제공항공 사의 신입사원 연봉은 3,024만원으로 확인되었다. 복리후생비, 경비, 장비비는 모두 같으며 인건비만을 신입사원초임을 적용하여 모두 합산하면 약 3,160억 원 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3> 공사 신입사원 초봉을 적용한 정규직화 총비용 구분 연간 1인당 비용 인원 수 연간 총 소요 비용(만원) 인건비용 3,024 5,936 17,950,464 복리후생비용¹ 985 5,936 5,846,960 경비² 1,129 5,936 6,701,744 장비비 1,097,300 정규직화 총비용 31,596,468 주1) 복리후생비는 2010년 기준 공항공사 직원기준 1인당 모든 복리후생비의 평균값 주2) 경비는 공항공사 직원기준 1인당 교육훈련비 No.96 2012 Sep. Oct 115
비정규노동정책 이상으로, 현재 5,936명의 간접고용노동자를 세 가지 방식에 의해 정규직화 할 경 우 총비용으로 계산하여 보았다. 이러한 비용은 인천공항공사가 더 이상 아웃소싱 을 하지 않고 현재 아웃소싱업체에 일을 하고 있는 모든 비정규노동자를 직접고용 할 때의 비용이다. 계산결과, 세 가지 경우 모두 비용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신입사 원을 기준으로 한 정규직화의 비용이 가장 컸으며 호봉급을 인정하지 않고 현재 임 금만을 보전하여 정규직화 할 때의 비용이 가장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표 14> 은 세 가지 경우에 따른 총비용을 나타낸 것이다. <표 14> 정규직화 비용종합 정규직화에 따르는 비용 연간 총 소요 비용(만원) 1) 현행 임금보전을 통한 정규직화 31,205,104 2) 현행 임금보전 및 호봉을 고려한 정규직화 31,380,810 3) 공항공사 신입사원 임금을 적용한 정규직화 31,596,468 2) 정규직화에 따른 인천국제공항의 이익 다음으로 간접고용노동자를 정규직화 할 경우의 편익을 살펴보도록 한다. 편익계 산은 단순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간접고용노동자를 정규직화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더 이상 업무를 아웃소싱하지 않아도 된다. 직접 고용한 간접고용노동자가 일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즉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더 이 상 아웃소싱 업체에 용역비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므로 용역비가 바로 간접고용노동 자의 정규직화에 따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편익이 되는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하 였듯이 본 편익분석은 정규직화에 따르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모든 편익을 계산한 것이 아니다. 기대되는 편익인 간접고용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 노동생산성 증대, 공항안전 확대, 직무만족 증대, 공사의 인력효율성 증대, 아웃소싱비용절감 중에 서 유일하게 아웃소싱 비용절감만을 편익으로 계산하였다. 따라서 실제 인천국제 공항공사의 기대편익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며 본 편익은 축소된 편익계산임을 116 www.workingvoice.net
밝힌다. 아래의 <표 16>은 연간 아웃소싱업체에 지출하는 총비용(장비 사용료 포 함)을 나타낸 것이다. 간접고용노동자를 정규직화 할 경우, 현재 협력업체에 지불 하고 있는 아웃소싱 비용을 더 이상 지불하지 않아도 되므로 연간지불금액이 인천 공항공사의 편익이 된다. 연간 편익은 약 3,30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5> 아웃소싱 폐지에 따른 편익 (단위: 백만 원) 구분 지불금액 3년 총 계약금액 991,905 연간 지불금액 302,348 이상으로 비용과 편익을 보면 <표 16>과 같다. 정규직화 비용은 공사 신입사원 을 기준으로 했을 때로 나타났으며 정규직화 비용이 가장 낮은 경우는 현행 임금을 보전하는 정규직화 방식이었다. 한편 정규직화에 따른 비용과 정규직화에 따라 아 웃소싱을 하지 않고 직접운영을 하는 편익간에는 연간 약 100억~140억 원 정도 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보다 엄밀한 분석을 위해 비용편익분 석을 실시하였다. <표 16> 비용과 편익의 단순분석 (단위: 백만 원) 1) 현행임금보전 정규직 화 비용 2) 현행임금+ 호봉 정규직화비용 3) 공사신입사원기준 정규직화 비용 연간 편익 312,051 313,808 315,965 302,348 <표 17>은 매년 달라지는 비용과 편익을 나타낸 것이다. 매년 달라지는 금액을 계 산하기 위해서는 비용의 증가율과 편익의 증가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 용증가율을 살펴보면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임금 및 복리후생비가 얼마나 오를지를 살펴보면 된다. 이를 계산하기 위해 공기업의 평균 임금가이드라인을 적 용하였다. 본 분석에서는 임금인상율 5%를 적용하였다. 그러나 실제 공기업의 임 금인상율은 2~3%에 그치고 있으므로 이 역시 비용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 할 수 No.96 2012 Sep. Oct 117
비정규노동정책 있다. 물가인상율도 5%를 적용하여 장비비, 경비 인상율에 적용하였다. 달라지는 이익은 지난 3년 동안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아웃소싱비용의 비율을 적용하면 된다. 아웃소싱을 할 경우 3년간 표준용역단가가 21%인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연간 7%씩이 인상되어 온 것이다. 따라서 간접고용노동자를 정규직화 할 경우 아 웃소싱 업무를 직접 운영할 수 있으므로 현재의 용역금액에 더해 매년 7%씩 인상되 는 금액이 이익이 될 수 있다. 이를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아래의 <표 17>을 보면 5년차에서 편익이 모든 경우의 정규직화 비용보다 더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 17> 연도별 비용과 편익 (단위: 백만 원) 임금보전정규직 임금+호봉보전 정규직 신입기준 편익 1년차 327654 329498 331763 323512 2년차 344036 345973 348351 346158 3년차 361238 363272 365769 370389 4년차 379300 381436 384057 396317 5년차 398265 400507 403260 424059 6년차 418178 420533 423423 453743 7년차 439087 441559 444594 485505 8년차 461041 463637 466824 519490 9년차 484094 486819 490165 555854 10년차 508298 511160 514674 594764 118 www.workingvoice.net
3. 결론 이 보고서에선 정규직화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점을 입증해 보였다. 정규직화 방 안으로는 i) 무기계약 전환 방식, ii) 별도 직군제 정규직 전환 방식, iii) 완전 통합 형 정규직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세 가지 방안 중 가장 나은 것은 별도 직군제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라 평가된다. 이 안이 정규직화에 따른 노동조건 향상의 의미도 살리고, 인건비 인상 부담도 적절한 수준이라 실현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또 기존 조직과의 융합을 위해서나 독자적 업무 성격을 살리기 위해서, 또 인사관리의 효용성을 살리기 위해서도 별도 독립적 인사체계조직으로 유지하는 방 식이 적절할 것으로 평가된다. 또 정규직화 이후의 임금인상 폭 설정과 관련해서 i) 기존 임금을 적용하고 정규직 임금피치와 동일한 비율로 호봉제를 도입하는 방식, ii) 기존 정규직 대비 충족율 70-80% 수준의 정규직 임금을 적용하는 방식, iii) 정 규직 신입사원 임금 적용 후 호봉제 도입 방식 등이 있다. 이 경우 근속에 따른 임금 상승과 복지 수준의 비례 보호는 필수적인데, 그렇지 않으면 한계가 많은 무기계약 직 전환과 동일해 지는 결과가 초래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화는 4-6년이면 비용보다 이익이 더 많으며 돈으로 환 산할 수 없는 정규직화의 다양한 이점을 감안했을 때 그 효과가 적지 않다. 더구나 외주관리를 주 업무로 삼았던 정규직이 공항공사와 직접 연관된 업무로 복귀하고 조직이 정상화, 체계화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무엇보다 날로 심각 해지는 비정규직 문제,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부각되는 간접고용 문제 를 해결하는 모범사례를 공기업에서 처음으로 실현하고 상시고용 간접고용 정규직 화의 계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크나 큰 사회경제적 이득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 서 인천공항공사의 상시업무 간접고용의 정규직화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있는 현 실적 대안이자 비정규 문제 해결의 초석으로서 인천공항공사를 국민의 공기업으로 거듭나게 할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No.96 2012 Sep. Oct 119
연재소설-5 꼴통들이 간다 무산 임시총회는 무사히 끝났다. 조직형태변경의 안건은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88%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이 결과 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회사와 본조일 것이다. 그들은 이평공장 조 합원들이 과연 얼마나 찬성표를 던졌는지, 그 결과에 따라 대응하는 방법이 달라 질 것이다. 그는 서둘러 임시총회결과공고문을 작성하면서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노조를 만들고 첫날부터 그는 공장 현관 앞에서 출근하는 조합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생산현장 전원이 100% 노조 가입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그는 조합원들이 혹시나 불안해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면서 지부장으 로서 의연한 모습을 조합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노조소식지 1호를 나눠주며 힘내자고 격려를 하면서, 마주친 조합원들의 살아있는 눈빛. 50대 나이를 잊은 듯, 다들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아! 이평지부가 잘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거 나도 한 장 주슈! 공장장이었다. 그는 소식지를 한번 휘익 훑어보더니 단체협약? 이라는 말이 생소 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요구안 곧 보낼 겁니다. 요구안이요? 올라가서 나랑 차나 한잔 합시다. 공문으로 보내세요! 뭐, 공문? 그는 이 자가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맹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조 합원들이 출근을 거의 다 했을 무렵, 웬 낯선 사내가 그에게 다가와 꾸벅 인사를 하 는 게 아닌가? 120 www.workingvoice.net
지부장님 되시죠? 명함을 보니 정보과 형사였다. 노조 첫날부터 이렇게 사업장을 드나들어도 되는 거요? 여기 공장장이 만나자고해서. 그래요? 무슨 대책이라도 세워야겠다! 통상적인 업문데요 뭐. 소식지까지 만드신 걸 보니 세게 하시려나봅니다. 지부 장님? 그만 갈길 가세요. 살살 하세요. 언제 식사라도 한번 하시지요? 노조설립 첫날부터 형사가 출입하고 생산본부장이 이곳 이평에 내려온다며 노조 출범 소식이 그룹 전체로 번져가는 가운데, 정작 불똥은 전혀 다른 곳에서 튀고 있 었다. 나 본조 왕위원장인데, 이평공장에서 독자적으로 지부단협을 체결한다던데 정말 입니까? 그렇습니다. 그거 하지 마세요! 조합원이래야 기껏 64명밖에 안 되는 곳에서 지부단협이 뭐가 필요합니까? 그리고 요구안을 보니까 본조에는 없는, 내용들이 있던데. 무얼 가지고 그러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비정규직 채용금지, 생산물량 외주화 절대금지, 더구나 산재발생시 즉각 작업중 지권 발동! 아주 수준이 높고 뻔지르르하던데 조그만 공장에서 이런 뻥튀기가 통할 것 같소? 실현가능한 의제를 가지고 교섭을 해도 될까 말까 하는 판에? 해보지도 않고서 미리부터 포기한다면 거래밖에 더 되겠습니까? 거래라? 교섭이라는 게 사실 그런 면이 없지 않아있죠. 시쳇말로 밀당 같은 건데, 그것도 잘 하려면 회사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거요. 개나 똥이나 무조건 들이댄다고 다 되는 게 아니린 말입니다! 회사사정도 쥐뿔도 모르면서. 교섭의 달인 같으신데 지부 좀 도와주시지 그러세요? 달인까지는 아니고 주위에서 좀 한다는 말은 듣죠. 투쟁사업장 같은 데를 보면 참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노사가 거의 타결 직전까지 왔는데, 더 투쟁해야 한다고 일 부에서 재 뿌리다가 결국 쪽박도 못 찬 사업장이 많거든. 교섭은, 아 여기까지구나 하는 동물적인 감각이라고 할까? 노하우라고 할까? 그런 게 있어야 되는 겁니다. No.94 2012 May. Jun 121
아무나 교섭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그럼 위원장님이 내려와서 직접 교섭 좀 해주시죠?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 같아요? 민노총 중집에 들어가서 올라온 안건 처리하기 도 바쁜 사람이오. 위원장님이 내려와서 교섭하시면 이곳 조합원들도 좋아할 텐데요? 내가 일개 공장장 나부랭이랑 앉아서 이빨 깔 군번이요? 그룹 임원진이라면 모 를까. 그럼 우리끼리 교섭하겠습니다. 아니, 위원장 말을 지금껏 뭐로 들은 거요? 도대체 지부에서 단협이 뭐가 필요하 단 말이오? 처음 노조를 해서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심정 나도 압니다. 그런데 의욕만 가지고 덤비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더구나 이런 요구안을 가지고 회사와 교섭을 타악 해버리면 본조는 뭐가 됩니까? 본조 물 먹이는 거밖에는 더 됩 니까? 그런 요구안은 나도 만들 수 있어요. 민노총 모범단협안 보고 베끼는 거, 누 군 못하나? 분명히 말하지만 지부는 이제 엉금엉금 기는 단계에요. 본조에 단협이 있으니 그걸 그대로 적용받으면 됩니다. 본조 단협은 매우 부실합니다. 이를테면 토요일이 무급휴일로 되어 있어요. 민 노총 사업장으로서 부끄러운 일입니다. 여성들의 생리휴가도 무급으로 되어 있고 요. 그건 기타 수당으로 대체된 겁니다. 나도 우리 단협이 부족하다는 건 알아요. 회 사 사정상 어쩔 수 없었던 경우도 있고요. 우리 회사가 상당히 보수적인 편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본조가 있어서 이 정도라도 갖게 된 겁니다. 본조는 자꾸 회사사정, 기업문화 이런 것들을 말하는데 우리는 그런 게 이해가 되 지 않습니다. 노조를 처음해서 그래요. 하다보면 기업문화에 익숙해집니다. 노조가 기업문화에 종속돼서는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본조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고 했잖아요.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경제적 지위 향상이 우선입니다. 거기에만 머물러 있는 게 문제 아닌가요? 지부장 당신! 마치 평론가처럼 말하네? 이미 노동현장은 무너졌습니다. 사람들이 오직 경제주의적인 사고에만 매몰된 결 122 www.workingvoice.net
과입니다. 회사와 한판 붙어야겠다고 투쟁을 선언하지만, 성과급 돈폭탄에 언제 그 랬냐는 식으로 흐지부지됩니다.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힘없는 비정규직들 을 사지로 몰아넣는 게 모든 사업장에서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이기주의와 돈맛에 한번 휘둘리게 되면 투쟁의 불씨를 되살릴 수 없습니다. 조합원들의 의식을 변화시 킬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건강한 기풍이 되살아나야 합니다. 일개 신규노조 지부장이 무얼 안다고 떠들어? 00연맹 수석부위원장도 했었고 현 재 민주노총 중집 대의원인 나를 비판하겠다는 거야? 보자보자 하니 싸가지가 없 는 친구네! 이건 위원장인 나를 떠나 본조를 우습게 보는 것이고 민주노총이란 조 직을 무시하는 거야! 지나친 확대해석입니다. 기업별 노조체계에서 지부는 본조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 당신은 그것도 모른단 말이야? 저희는 영업직인 본조와 달리 김치를 가공 제조하는 생산직입니다. 생산직 특성 에 맞는 지부단협이 필요합니다! 지부에서 요구한다고 회사가 그렇게 쉽게 교섭테이블에 앉을 것 같아? 더구나 사 장님 사인이 들어가는데? 저희가 생산직임을 이해해 주세요. 지부에서 처음 단협투쟁 하겠다는데 본조가 도 와주지 못할망정 이렇게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습니까? 발목? 당신, 그렇게 고집이 세서 사회생활 어디 하겠어? 이 바닥에 처음 들어왔으 면 기존의 관례를 따라야 할 게 아니야? 도대체가 개념이 없는 사람이구만. 이렇게 말이 안 통할 줄은. 그건 내가 할 소리야! 웬 꼴통이 갑자기 나타나서. 우린 우리 뜻대로 하겠습니다. 당신 지금 나랑 한번 해 보겠다는 거야? 이건 노조의 조직질서를 문란 시키는 거 야! 시건방진 자식 같으니라고. 본조는 매사가 이런 식이었다. 지부가 회사에 단협요구안을 보내고 투쟁에 돌입 했을 때 본조는 얼굴한번 내밀지 않았다. 오히려 본조의 왕위원장은 틈만 나면 전 화로 지부를 통제하고 간섭하더니 급기야 화해할 수 없는 관계로 치닫고 있었다. 당신네들 매일 방송차량 불러서 빵빵거린다면서? 그렇게 한다고 회사가 눈 하나 깜짝 할 것 같아? No.94 2012 May. Jun 123
회사가 교섭에 응하지 않으니까 싸우는 거 아닙니까? 집회! 당장 중단해! 내가 회사한테 교섭에 응하라고 할 테니. 지금 공장장은 어 리벙벙해서 곧 잘릴 거니까, 신임 공장장 오면 그 사람과 잘 해 보라고. 집회는 중단 못합니다. 근무시간에 하는 것도 아니고 휴식시간에 약식으로 하는 건데. 아니 내가 노력해서 어렵게 교섭테이블을 만들어줬으면 고맙다는 말은 못할망정 위원장의 말은 들어야 할게 아니야? 집회는 계속해야 됩니다! 그래야지 교섭에서도 탄력 받을 수 있습니다. 진짜 돌아버리겠네! 그런 식으로 하면 회사가 줄 것도 안 줘? 회사가 마치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말하시네요? 위원장인지, 노무과 직원인지 정 말 모르겠습니다. 뭐야? 이 새끼가! 세상에 어느 노조위원장이 이렇게 집회하는 거조차도 막는답니까? 막는 게 아니라 유연하게 하자는 거잖아! 지부일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본조나 잘 챙기세요. 지금 나에게 명령하는 거야? 외부에서 허가 없이 방송차량 들어오면 건조물침입 죄에 걸리는 거 몰라? 지역본부가 외붑니까? 회사에서는 외부세력으로 본 다니까? 위원장이란 사람이 왜 그렇게 회사를 대변만 하세요? 회사가 고소한다고 난리를 쳐도 내가 다 막은 사람이야! 집회는 당장 때려 쳐! 이 거 본조의 마지막 명령이야. 그리고 현장에서 일할 때 투쟁조끼 입고 머리띠 하고 그런다는데 그거 다 사규에 걸리는 거야. 당장 벗어! 거기가 뭐 파업사업장도 아니 고 말이야. 어디서 보고 들은 건 있어가지고. 본조 위원장과의 통화가 끝나면 그는 정말 기진맥진해졌다. 본조와의 관계를 하루 빨리 정리해야 지부가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이평지부의 투쟁이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지부장이 1시간 일찍 출근해 공장 현관 입구에서 출근하는 조합원들에게 인사를 하는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1주일이 지날 때였을까, 부지부 장과 사무장이 그의 옆에 서기 시작한 것이다. 지부장님 혼자 애 쓰시는 게 안 돼보여서. 124 www.workingvoice.net
이렇게 서 있는 게 쑥스럽기도 하고 무척 떨리네요. 내일부터는 조합원들도 하고 싶은 사람 있으면 같이 하자고 해야겠어요. 출근투쟁은 이렇게 조합원들이 하나 둘 붙더니, 점차 라인별로 나중에는 전 조합원 이 참여하는 아침 집회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는 임시총회결과공고문을 출력시킨 뒤 노조직인을 찍으며 이평지부가 새로운 전 환기를 맞아 거듭나기를 바랐다. 낮은 한숨과 함께. 지부장님? 빨리 내려오세요! 식당에 조합원들 다 모였을 거예요. 알았습니다. 부지부장님은요? 밥은 먹으러 오겠죠. 공단 사거리 추어탕집이에요. 식당에 부지부장인 영자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대개 사람들이 그렇지만 그녀는 유독 먹고 사는 일에 집착했었다. 남편과 이혼 후 딸 셋을 거느린 여성가장으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였겠지만, 남들 눈에는 너무 지나치다는 인상을 받곤 했었다. 특근 같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잔업 한번 빠지 는 일이 없었으니까. 우악스럽게 그저 일에 미친 사람 같아보였다. 딸들 모두가 장 성해 스스로 밥벌이를 하고 있어도, 늙으면 나 혼잔데. 하는 식이었다. 그런 그 녀가 소모임을 같이 꾸리고 노동조합 설립에 주체가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 한 일이었다. 노조 부지부장직을 맡고 활동을 하면서 그녀는 그늘졌던 얼굴에 생기를 되찾기 시 작했다. 힘들지 않으세요? 버틸만합니다. 내가 이 나이에 노조 하는 건, 이 공장에서 오래 벌어먹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랬던 그녀가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노동조합에 서서히 활력을 잃기 시작 했다. 노조를 만들었을 당시 공장은 몇 년째 신규채용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잔업 을 많이 하고 매주 특근을 하는 회사가 사람을 뽑지 않는 게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 았다. 이러다 공장 없어지는 거 아니야? 하는 불안감이 문득문득 들었다. 외주로 물량을 다 넘긴다거나, 공장이 노후화되어 안전진단심사에 걸려 곧 헐린다거나, 어 디에 최신식으로 공장을 짓는다거나 하는 온갖 소문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억측과 소문들이 난무하는데도 지부장은 회사가 의도적으로 노조를 흔드는 것이라며 조합원들에게 투쟁만 강요하고 있었다. 집회. 집회. 그놈의 집회. 조 No.94 2012 May. Jun 125
합원들도 이젠 예전 같지 않았다. 사내 중식집회에서도 참가하지 않고 탈의실에 벌 렁 누워있는 경우도 더러 있었으니까. 그건 노조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야! 이년아? 너 왜 집회 참석 안 했어? 조합원들의 등살에 바로 왕따 당하는 현장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젠 그런 동력이 무너지고 있었다. 연대 한번 가려면 조합원들을 설득하느라고 별별 알랑방귀를 떠 는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맛있는 저녁식사 대접이라는 적당한 미끼가 있어야 마지 못해 움직이는 것이었다. 연대를 가더라도 출석체크가 끝나기 무섭게 집회도중 슬 그머니 빠져나가는 조합원들도 생겼다. 더구나 나이 먹은 아줌마들이 여긴 웬일이 지? 하는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을 느낀 건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지부장은 처음이 어서 아직 익숙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우리가 못 올 데를 왔나? 하는 자조가 들곤 했었다. 더구나 지역본부에서 주최하는 노조간부 수련회를 가보면 선 동연습이라든가, 피로 쓴 노동해방이니 하는 영상물을 볼 때면 정말 섬뜩하고 무서 웠었다. 때려 부수고 얻어터지는. 이거 내가 정말 빨갱이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녀는 이런 분위기가 자신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노조는 이평공장에서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협약을 체결하자고 대화를 요 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몇 달째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회사에게 무엇 하나 따내려 면 피 마르는 투쟁이 필요하다는 걸, 아는 그녀로서는 이제 모든 것이 귀찮았다. 회사가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거부하니 본조를 나와 금속노조로 가서 힘차게 투쟁 하자는 것이 노조의 조직형태변경의 요지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이 명분에 불과 하다고 생각했다. 지부장은 평상시 본조 때문에 못해 먹겠다는 말을 자주하지 않 았던가? 그녀는 이번 임시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조직형태변경 얘기가 나올 때부터 이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도 안다. 본조의 행태를 보면 분명 어용에 가깝다는 것 을,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굳이 본조를 나와 민노총 안에서도 가장 조직력이 좋다 는 금속노조를 가야 하는 것인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부장은 우리와 같은 업종인 연맹이나 우리가 나오려는 00연맹은 별 차이가 없으니 이왕 가는 거, 투쟁을 잘 하는 금속으로 갑시다! 라며 조합원들을 설득했었다. 지부장 말이라면 무조건 신임하는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달리 어떤 이의를 달수가 없었다. 물론 상급 단체를 같은 업종으로 해야 한다는 강제성은 없다 하더라도 금속을 고집하는 것은 그리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더구나 노조의 이런 움직임을 회사가 그저 보고 126 www.workingvoice.net
만 있겠는가? 본조의 왕위원장은? 아마도 이평공장은 다시 엄청난 회오리에 빠져 들 것이다. 그녀는 이런 모든 게 싫었다. 결국 노조에 반기를 들은 것으로 되자, 조합원들의 소곤거림과 빈정대는 모습이 그 녀를 아프게 했다. 같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지금껏 앞장서서 투쟁했는데 마치 배 신자처럼 낙인찍어 야멸치게 쳐다보던 그 시선은 뭐란 말인가? 그녀는 어떨 땐 잠 을 이룰 수가 없었다. 너무 분해서.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회사와 한통속이나 된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가 왜 이런 모욕을 겪으면서까지 노조를 했던 것인 가? 하는 자괴감은 조합원들에 대한 실망과 회한이 되어 깊어갔다. 이런데도 노조 를 계속해야 한단 말인가? 자신이 이렇게 흔들리고 있을 때 그녀를 잡아준 것은 지 부장뿐이었다. 요샌 왜, 조합사무실에 들어오지 않으세요? 사람들이 왕따 시키는데 내가 거길 어떻게 들어갑니까? 혼자 그렇게 생각하시니까 그렇죠. 지부장님도 내가 회사편이라 생각하세요? 천만에요! 노조 만들고 나서 내가 괜히 반장을 한 것 같아요. 반장을 하다 보니 회사와 이래 저래 얘기하게 되잖아요? 생산량 가지고. 우리 입장에서는 부지부장님이 생산현장에서 반장까지 하면 현장질서를 우리가 끌고 갈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물론 조합원들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전 회사랑 혼자서 따로 만난 적 없습니다! 지부장님 이 항상 강조했잖아요. 사무장 희옥이랑 나랑은 회사가 언제라도 작업 들어올 수 있으니 절대로 1:1로 만나면 안 된다고. 난 그 약속을 지금도 지키고 있습니다. 혹시 본조 위원장이랑은 통화하시나요? 예. 조직형태변경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 부지부장님이 반대하는 거 보고 솔직히 좀 놀랬어요. 이젠 시끄러워지는 게 싫습니다. 조용히 살고 싶어요. 조직형태변경 같은 건 노동조합 업무의 하나에요. 그걸 회사가 반대하니까 시끄러 운 겁니다. 다 부당노동행위입니다. 그걸 노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면 안 되죠. 지부장님? 우리 금속노조 가서 고용안정협약 꼭 맺어야 돼요? 솔직히 조합원들 No.94 2012 May. Jun 127
그거 없어도 다 먹고살기 충분한 사람들이에요. 다들 자기 집 있겠다, 자가용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정년은 법적으로 보장된 거잖아요? 그렇다고 노조에서 가만히 있어야 되겠습니까? 회사는 계속 흔들고 있는데. 우리가 본조를 나가겠다고 하니까 더 그러잖아요? 우리도 다른 노조처럼 회사랑 원만하게 지내면 안 돼요? 그건 원만하게 지내는 게 아니죠! 노조로서 자기 역할을 안 하는 거죠. 그냥 노조창립일 때 선물이나 주고 1년에 총회 한번 열어서 조합비 사용내역서나 돌리고 그러면 되잖아요? 그렇게 하려고 노조 만든 거 아니잖아요? 다들 지금 그렇게 노조 하잖아요. 노조 하면서 우리 많이 좋아졌잖아요. 그러면 된 거 아닌가요? 진짜 부지부장님, 많이 달라지셨네요? 우리가 왜 이렇게 틈이 벌어졌는지 모르 겠습니다. 이따금씩 노조에 회의가 듭니다. 니편 내편 가르는 게 싫어요! 회사는 노동조합을 말로는 인정을 한다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정을 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더구나 활동하는 노동조합은. 그래서 이 노조를 어떻게 해서라도 깨고 싶 은 겁니다. 자신들의 말을 고분고분 따르는 식물노조로 만들고 싶은 거죠.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않거든요. 회사가 바라는 노동조합 상이 다른 겁니다. 그래서 시끄 러운 겁니다. 부지부장님은 그런 노조로 우리가 지금 가자는 거잖아요? 솔직히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시끄러운 이런 상황을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어 요. 부지부장님의 지금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노조하다 보면 고비가 많이 생깁 니다.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회사와의 물리적인 충돌로 난관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고비를 넘지 못하면 간판만 걸어놓은 노조가 됩니다. 부지부장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조합원들도 힘들어 하는 거 압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노조를 지켜내야 할 게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가 죽으나 사나 단결투쟁을 외치 나 봅니다. 힘듭니다. 너무! 우리보다 열악하게 시작한 사업장들도 많습니다. 노조인정도 못 받고 있는 곳이 얼마나 많은데요? 128 www.workingvoice.net
그런 데를 비교하면 우리야 복이 터졌죠.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줌마들 지금껏 한 사람도 노조 탈퇴 안하는 거 보세요. 단돈 만원에 부들부들 떨던 사람들이 매달 2만 원씩 꼬박꼬박 조합비 내고 투쟁기금이니 뭐니 각출하는 경우도 많은데 말이죠? 노조가 소중하다는 걸 알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 그것보다는 탈퇴하면 곧바로 왕따 당하는 현장분위기 때문일 거예요. 혼자서만 계시지 말고 조합원들이랑 산행도 하시고 그러세요? 노조 생기고 조합원들이 가장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게 바로 산악회에요. 회사가 만원씩 지원해주겠다, 얼마나 좋아요? 그렇게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속에 있는 얘기도 하면 잡념도 없어질 겁니다. 입들이 싸서 잘못하다간 공연히 약점만 잡히는데요? 바람 쐬는 거만으로도 충분 합니다. 지부장님? 그런데 본조는 꼭 나갈 거예요? 총회에서 결의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지부장님, 다칩니다! 공장장이 그러던가요? 왕위원장이 그러던가요? 지부장님 다치면 우리 노조는 끝나는 겁니다. 우리가 뭘 압니까? 조합원들이 하셔야지요? 우리가 어떻게 노동조합을 운영합니까? 아는 게 있어야지요. 제가 하는 거 옆에서 쭈욱 지켜보셨잖아요? 해 보려고 해도 잘 안됩니다. 컴퓨터도 배워보고 소식지도 같이 써 보고, 마이크 잡고 사회도 봤지만, 아무것도 제대로 못했잖아요.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저도 조합원들 앞에 서면 지금도 떨리 는데요. 학습과 훈련이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닙니다. 한계라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 아요. 그렇게 빠져나가는 말만 하시니까, 지부가 기형적으로 돼 버린 겁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다 만든 거지만. 우리가 못 나서 그렇죠. 지부장님에게 너무나 많은 짐을 지게 한 거죠. 그래도 조 심하셔야 돼요. 예전에 노조 초청강연회 때 이 일재 할아버지 우리 공장 왔었잖아 요. 그때부터 회사가 지부장님을 본격적으로 노리고 있는 것 같았어요! 노리다니요? No.94 2012 May. Jun 129
공장장이 흘리듯이 말하던데요? 완전 빨갱이라고! 이 선생이 사회주의자라고 해서 그러나 보죠. 우리가 그 양반을 초청한 건 다른 의 도가 있는 게 아니잖아요? 몸도 성치 않은 분이 노구를 이끌고 활동하시는 게 감동 스러워 용돈이나 조금 챙겨주자는 의도밖에 없었잖아요. 회사는 그렇게 생각 안하죠? 우리야 그날 감동 먹었지만. 부지부장님? 이미 총회에서 결의했으니 생각이 달라도 따라오셔야 됩니다. 그리 고 조합사무실에 이제 들어오셔야지요. 부지부장님이 중심을 잡아주셔야 노조가 힘을 받습니다. 총회 결정은 따르겠습니다. 다른 건 아직 그러네요? 임시총회가 끝나고 며칠 뒤 회사 관리자들이 노조에 가입원서를 등기로 보냈다. 얼 마 전 관리자들이 가입원서를 들고 조합사무실로 찾아온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끝 까지 물고 늘어질 줄은 몰랐다. 그때 그는 노조규약에 의거 해 관리자들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음을, 정중하게 설명하고 돌려보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 시 등기로 보내지자, 조합원 모두가 흥분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지부장님이 알아듣도록 얘기 했다던데 또 이런 짓 꾸미는 거 보면, 우리 보고 엿 먹으란 소리 아냐? 정말 황당하다. 노조에 사사건건 방해하던 놈들이 가입이라니? 지나가던 개도 웃 을 걸. 50대 주부 조합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코웃음을 치고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 에는 서늘한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회사의 공세가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그 것으로 인해 자신들에게 닥칠지도 모를 위해감 같은 것들이 날카롭게 심장을 스치 고 지나가는 듯 했다. 노조 만드는 것만큼이나 회사와 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조 직형태를 바꾼다는 것이 어렵고 만만찮은 일이라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거 가지고 당장 놈들 얼굴에다 싸대기 쳐야 돼! 사무장 희옥의 얼굴에 불같은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조합사무실에서 있던 간부들 역시 그녀처럼 격양돼 있었다. 비열한 놈들! 사내에서 집회 할 때 몰래 숨어 동영상이나 촬영하고 사진 찍던 놈 들이. 현장에서 화장실 가는 것까지 참견하고 통제하던 놈들이. 노조간부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고 있었다. 130 www.workingvoice.net
이런 판국에 부지부장은 오늘도 조합사무실에 안 들어 온 거니? 냅둬. 성! 피곤하나 보지. 누군 탈의실에서 누워 있고 싶지 않니? 그 성 원래부터 본조 나가는 거 반대했잖아! 지부장님이 그렇게 설득을 해도. 변하긴 변했잖아? 요샌 현장에서도 생산량 안 나온다고 스위치 팍 돌려놓잖아! 그 바람에 팔목도 쑤시고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 아무래도 회사랑 무슨 썸싱 있는 거 아니야? 설마? 영자가 그럴 사람이니? 설마가 사람 잡는대? 남모르게 공장장이랑 만나서 노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얘 기 할지 누가 알아? 지난번 촛불집회 갔을 때 누구누구 갔는지 공장장이 다 알고 있더라니까?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 와서 촛불집회 재미있었어요? 이러고 빈정대더라니까! 나한데도 그러던데. 틀림없어. 회사 안테나 된 거야! 조합사무실에서 했던 얘기들이 어떻게 공장장이 다 알고 있느냐 이거야? 그만 하자! 잠자코 듣고 있던 사무장이 날카롭게 말을 끊었다. 막연한 추측으로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어떻게 하니? 영자가 공장장이랑 만나는 거 직접 본 사람 아무도 없잖아! 사실을 가지고 얘길 해야지. 걔 미련할 정도로 우직한 사람이라는 건 니들이 더 잘 알잖아? 지금 노조에서 가장 중요할 때 저렇게 엇나가니까 답답해서 그런 거지. 눈앞에 안 보인다고 그렇게 비난하면 야박해 보이잖아? 내가 좀 심했나? 미안. 솔직히 영자만큼 노조 열심히 한 사람이 누가 있니? 노조 만들 때 제일 먼저 나선 사람도 바로 부지부장이었어. 걔가 나섰기 때문에 나도 사무장을 한 거고. 다들 알겠지만 노동조합 만들기 전에 우리 소모임할 때도 영자가 가장 적극적이었 어. 옛날에 불법파견 유인물 뿌린 것도 걔가 한 거잖아. 그때 무서워서 못한다고 모 두 고개 숙이고 있으니까 자기라도 하겠다고 하더라. 그땐 노조가 있었니? 뭐가 있 No.94 2012 May. Jun 131
었니? 걸리면 그냥 가는 거야! 더구나 우린 정규직이었지만 옆에서 일했던 비정규 직들을 위해서 누가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니? 그렇긴 그렇지. 그때 우리 공장에 용역회사가 2군데나 있었으니까. 그 사람들 우 리랑 똑같은 일을 했지만 상여금도 없어서 측은하게 생각했지. 그런데 사람 마음이 라는 게 참으로 간사해서 언젠가는 내 일자리도 뺏기는 게 아닌가, 해서 이유 없이 미워하기도 했잖아. 그게 우리 정규직들의 일반적인 정서였거든. 그런데 지부장님 이 불법파견 유인물 뿌리라고 하니 누가 하겠어? 모두 반대했지. 왜 우리와 소속이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냐고! 그런데 영자는 아니었어. 걔가 눈물이 많아서 그런가? 무슨 일 할 때 보면 앞뒤를 안 가려. 그때 화장실과 탈의실에 뿌려진 유인물 수거한다고 모든 관리자들이 눈에 불을 키 고 돌아다니던 생각난다. 정규직들인 우리랑은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정말 통쾌하더라! 유인물 한 장이 공장을 휘청거리게 할 정도로 파급력을 가질 줄이야. 처음 뿌려져서 그랬겠지만 사람들을 그토록 뜨겁게 할 줄은 몰랐다니까. 몰랐던 진실을 알아서 그럴 거야. 나중에 진정서 들어가고 21명 정규직 됐었지. 그때는 회사도 어리버리 해서 노동부 불법파견판결 나오니까 큰일 난 것처럼 2년 이상 된 사람은 모두 정규직으로 직접고용 한 거지. 요새 불법파견관련 뉴스 나오 면 그때가 생각나 지금도 심장이 벌렁벌렁 하다니까. "그랬던 영자가 지금 노조에 소극적인 건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 부지부장 씹는 얘 기는 그만하고 우리가 기다려주자고? 촉새들처럼 입방정 또 떨면 노조에서 완전 탈퇴시킬 겨! 예 알았습니다. 조직부장님! 하하. 성들? 토론 끝났으면 일단 이거나 먹자! 엉? 시간 없잖아. 미숙은 슬금슬금 눈치를 보더니 검은 비닐봉지에서 무엇인가를 탁자위에 주섬주섬 꺼내고 있었다. 호일에 싸인 것은 호박전과 부침개였다. 너는 이 판국에 먹는 것밖에 모르니? 아이 성도 참. 정성스럽게 싸온 애한데 웬 타박이야? 넌 먹을 거 가져왔으면 잽싸게 꺼내지, 무슨 뜸을 그렇게 들이니? 다 먹자고 하 는 짓인데. 132 www.workingvoice.net
오전 10시 30분 휴식시간만 되면 탈의실과 조합사무실 곳곳에 모여앉아 집에서 싸 온 음식들을 분주히 먹는 게 이곳 공장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여기 만두도 좀 먹어봐? 이번에는 순남이 비닐봉지를 풀고 있었다. 매일 얻어먹는 것 같아서, 새벽에 깼는데 통 잠이 와야지. 오늘 빚은 거야. 너도 깊은 잠 못자냐? 다들 비슷하나 보네. 예전에 노조 처음 만들 때처럼. 그들은 긍정도 부정도 없었다. 다만 서로의 낯빛이 푸석하다는 것을, 그게 자신들 의 지금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모두가 회의용 탁자에 둘러앉아 분 주히 먹으면서 저마다 정수기 온수를 받아 커피를 타고 있었다. 내 커피는 블랙으로. 프림 넣으면 살찐단 말이야. 한 손에는 전, 한손에는 커피 이렇게 먹어들 대면서 그런 말이 나오니? 우리 아저씨는 그래도 좋대. 잡히는 맛이 있대나? 히히. 새벽에 한 따까리 했나보네? 우리 나이가 몇인데 그래? 생리도 끝났구만. 야! 주접은 그만 떨고 시간 없으니까 무슨 얘기 좀 해봐? 디데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회사도 그걸 알고 이렇게 가입원서 보내 우리를 흔들 려는 거겠지. 야비한 놈들! 옛날에 우리가 처음 조직형태변경 총회를 할 때 회사 놈들이 왜 그 렇게 격렬히 방해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갔어? 조합원들이 모여서 회의 하는 건 일상 적인 일이였잖아. 본조를 나가는 총회였으니까 그렇지. 우리가 금속노조로 가는 것보다 본조를 나 간다는 그 자체가 회사에겐 더 부담스러웠겠지. 회사는 본조를 통해서 지금껏 지부 를 관리했는데 이젠 그게 안 먹힌다는 거지. 그게 그렇게 회사에겐 민감한 문제였을까? 공장장과 관리자들이 난입할 만큼. 난 오히려 바로 이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회사가 무얼 두려워하는지 그 총회를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해. 우리가 노조를 잘 지키려면 하루빨리 본조를 나와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더 들었어. 우리 그때 지부장님이 부당노동행위라고 소리칠 때 덩달아 구호를 외치면서 회사 놈들을 밀어낼 때, 몸싸움 하면서 변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거든! 평소 과장님? 공장장님? 하며 굽실거리던 내가 그들에게 욕지거리를 하고 있었으니까. No.94 2012 May. Jun 133
그때 조합원들이 종업원에서 노동자로 바뀐 거지. 투쟁하면서. 조합간부들은 그 당시 총회 때 벌어졌던 회사와의 크고 작은 충돌을 자신들이 직접 느낀 그대로 회상하고 있었다. 그 일 이후로 조합원들이 많이 겁먹은 건 사실이야. 그래서 총회도 여러 번 하고 설득도 하면서 지금까지 온 거잖아. 88% 찬성이면 만족해야지. 회사가 이번에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전화질 하고 방해한 것에 비하면 조합원들이 잘 따라 온 거야. 나에겐 전임공장장까지 전화해서 상급단체 바꾸면 공장 문 당장 닫는다고 협박까 지 하더라니까. 전임공장장과 내가 개인적으로 친한 걸로 알았나봐. 연고나 친분까지 내새워 방해할 만큼 회사는 이 일에 사활을 걸었던 거야! 집요 하게. 디데이 코앞에 두고 이렇게 또 가입원서 보내는 거 봐라!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 니? 뚱 성이 그러는데 가입원서 그냥 찢어버리고 우린 못 받았다고 하면 된대! 그 성 답네. 무시해버리자? 미숙이 니 생각은? 성이 그랬잖아? 싸대기 치면 된다고! 그냥 우린 총회 때 결의한대로 우리 갈 길 가 면 되는 거 아니야? 노조 규약상 우리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위치에 있는 관리자들은 원천적으로 노조 가입이 안 되니까 신경 쓸 건 없는데, 이런 일로 조합원들이 혹시나 흔들리지 않도 록 각별히 신경이나 써 줘! 사무장의 당부에 조합사무실에 모인 간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회사가 노린 건 결 국 조합원들의 분열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이때 탈의실 저쪽에서 갑자 기 까르르 하는 조합원들의 웃음소리가 왁자지껄 들려왔다. 남들은 걱정하고 있는데 쟤네들은 완전 신났네! 사무장? 저 웃음소리 봐! 이런 치졸한 일로 우리 아줌마들 흔들리지 않아! 탈의실에서 왜 저런다니? 아까 현장에서 들었는데 숙자 성 동기들이 지난주 묻지마 갔대. 거기서 만난 늙다 리들이 또 보자고 자꾸 전화 온데요. 그 얘길 듣던 뚱 성이 자기도 끼워 달라고 하니 까 저렇게 배꼽잡고 웃는 거야. 마음만은 홀쭉하대나? 134 www.workingvoice.net
말도 마. 숙자 걔는 묻지마 갈 때는 집에 일이 있다고 회사엔 월차내고, 집에다가 는 잔업이라고 뻥 친대? 어머! 미쳤어 진짜! 따르릉 따르릉 작업시간을 알리는 벨소리가 울렸다. 아후, 저 벨소리! 짜증나. 저거 안 듣고 살 수 없나? 배부른 소리 하고 자빠졌네. 몸뚱이 움직여서 먹고 살 때가 좋을 때다. 점심 먹고 다시 모여! 얘기 좀 더 하게. 피곤혀! 난 탈의실에서 눈 좀 붙여야 되겠어. 부지부장도 안 들어오는데 너 까지 왜 그러니? 아후, 짜증나! 몰라! 몰라! 다음호에 꼴통들이 간다2 가 이어집니다. No.94 2012 May. Jun 135
연재특집2 쉼표하나 치유를 위한 글쓰기 모음 그 두 번째 치유의 시간들을 마치며 2012년 비정규노동자 삶의 기록과 치유를 위한 글쓰기 강좌 쉼표하나 가 8 월 졸업여행을 마지막으로 그 긴 여정을 마쳤다. 열한 번, 삶의 조각들을 꺼 내어 이리저리 맞춰보던 시간들이 못내 아쉬웠다. 부끄러웠던 기억들, 다시 꺼내보기 힘들었던 상처의 시간들, 어이없던 사건들을 나누면서 울고 웃었던 사람들은 이제 후속모임에서 계속 만남을 이어가게 되었다. 이번 호에서는 쉼표하나 의 마지막 강좌였던 안미선 작가의 치유를 위한 글쓰기 에서 나눈 속 깊은 이야기들을 들여다본다.
나의 직업은 타워크레인 조종사다. 건설현장의 가장 높은 곳에서 일을 한다. 타워크레인 은 고층 건물을 짓는데 꼭 필요한 건설기계 장비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타워크레인은 건설 기계가 아니라 위험유해기구로 분류되어 철 구조물에 불과하였다.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가 나 고 위험한 장비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에서 정부에 요구하고 투쟁해서 건설기계로 등록을 했다. 건설기계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검사도 강화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정부는 노동조합의 건의를 들어주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많은 직업을 가졌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했던 많은 일들 중에 타워크레인 조 종사 생활을 최고로 오랫동안 하고 있다. 타워크레인과 관련된 노동조합 활동을 병행하면서 1994년도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으니 약 18년 간 일 하고 있다. 처음에 타워크레인을 배우려 하니 가르쳐주는 사람이 한 번 더 생각해보라고 했다. 이유는 어떤 직업보다 외로운 직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때 나는 백수였기 때문에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단지 기술을 배워 외로운 크레인 이수종 서 일을 하고 싶었다. 장비를 배우고 1년 동안은 매일 타워크레인 이 넘어가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아침에 장 비에 올라가면 점심 때 한 번 내려오고 점심 먹고 올라가면 오후 작업을 마치고서야 내 려온다. 장비에 올라가서 처음 하는 일이 무엇일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지는 모르겠다. 아 직까지 이런 질문을 받은 적도 없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작업과 관련 없는 일을 한다. 처음에 장비를 배울 때 들었던 말처럼 정말 하루 종일 무전기 대화 이외에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가 없어 외롭다. 때문에 제일 먼저 라디오를 켠다. 작업을 하다보면 라디오 내용은 잘 생각이 나 지 않는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지난 12년 활동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바뀌지 않는 것이 노동자들의 의식인 것 같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오로지 돈에 관한 생각만 있을 뿐이다. 건설현장은 일명 무법천지라는 말을 한다. 건설현장에서는 1년에 약 700명의 건 설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다. 타워크레인은 정말 그 어떤 건설기계보다 위험한 장비이다. 다른 장비들은 작업할 때 옆에서 다른 작업은 잘 하지 않는다. 그러나 타워크레인은 전 현장이 동시 에 작업을 해야 한다. 때문에 타워크레인을 작업하는 과정에 다른 작업자들도 함께 작업을 하 게 되는 것이다. 타워크레인으로 작업을 하는 도중에 물건이 떨어져 다른 작업을 하고 있는 작 업자가 맞는다면 사망을 할 수도 있다. 138 www.workingvoice.net
타워크레인 작업은 무엇보다 신호를 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건물이 올라가면 작업의 반 이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신호수에 의해서 작업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전문 신호수가 없다. 무전기 작동법조차 모른 채 신호를 하는 것이 지금의 건설현장의 실태이다. 타워크레인이라는 장비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타워크레인은 고공 작업을 하 기 위한 장비이다. 건설현장에서 물건을 이동하는 장비들은 많이 있지만 높은 곳으로 물건을 이동하는 장비는 거의 없다. 작업하는 공간은 장비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1평에서 0.5평 정 도이다. 하루 종일 혼자서 생활한다면 정말 힘들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일 을 하다 보니 주위에서 전망은 최고로 좋다. c전국건설노동조합 No.94 2012 May. Jun 139
당신은 진보 에 진 자도 꺼내지 마! 당신은 가짜 진보야! 젖병을 나에게 던지며 아내가 말했다. 다행히도 젖병은 얼굴을 살짝 비켜갔다. 아내 눈 속 분노 의 불길이 나를 태울 듯 했다. 무서웠다. 직감적으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빌었다. 여보 미안해. 선거만 끝나면 아이 보는 것 하고 설거지, 청소만큼은 책임지고 할께 또 그 거짓말! 이젠 안 믿어, 나가! 그 말을 듣고 최소 2시간은 무릎 꿇고 빌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때 나는 실업자였고 진보정당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날도 지역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선대본 부장으로서 보람찬 하루를 마치고 새벽 3시에 집에 들어갔는데,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아내는 생계와 2살, 6개월 된 두 딸 보육을 오롯이 책임지고 있었다. 중학생을 가르치는 학원논 술 선생님 수입으로는 두 딸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었다. 아내에게 약속했었다. 최대한 시간을 잘 활용해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맡기고 찾아오는 것만큼은 할게. 참으로 부끄러운 이야기 고현종 실업자인 내가 아이들을 키워야 마땅했지만 더 급한 건 민중의 삶을 보살피는 것이라 생 각했다. 그렇게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나를 두 고 아내는 참다못해 결국 폭발한 것이다. 노 동과 일상이 없는 생활이었다. 이게 진보가 사는 건가? IMF 시절, 먹고살기 위해 거리청소를 하는 공공근로를 했다. 당시 난 국민승리21 의 지역위원장이었다. 동대문구청에서 지역신문사 기 자를 만났다. 어 위원장님 여기 웬일이세요? 거리에서 빗자루를 들고 남루한 옷차림의 5, 60대 아저씨, 아줌마와 무리지어 있는 나에게 기 자가 물었다. 얼른 말이 안 나왔다. 진보정당 지역위원장이 공공근로를 한다는 게 창피했다. 나뿐 아니라 조직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것 같았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준다고 했던가. 기자 가 말했다. 아! 공공근로 실태 파악을 위해서 위장 취업하셨구나. 순간 네. 하고 대답해버렸다. 무엇이 그리 부끄러웠을까? 공공근로가 정녕 조직의 위상을 떨 어뜨리는 것이었을까? 공공근로를 마감하고 비정규직으로 민주노총 재정사업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았다. 민주노총 140 www.workingvoice.net
대의원대회가 열린 날 재정사업 호소를 위해 그곳에 갔다. 거기서 박용진(당시 민주노동당 강 북위원장)과 신장식(당시 민주노동당 관악위원장)을 만났다. 형! 여기 웬일이야? 너희들은? 인사차 왔어. 그렇지. 얘들은 국회의원후보로서 인사하러 왔구나. 내가 있던 동대문지역은 불출마를 선언 했었다. 난 구경 왔어.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쪽팔렸다. 진보정당운동 후배들이 선거에 나가 민주노총 대의원들에 게 지지를 호소하는데 선배라는 작자는 위원장이면서도 선거에 나가지 않고 겨우 민주노총에 서 카드사업이나 하고 있다니. 나 자신과 지역위원회의 위상이 낮아질까 두려웠다. 민주노동 당 총선후보들이 연단에 올라 자리 잡고 있는 사이 사회자의 탁하고 굵직한 목소리가 울렸다. 재정사업 담당자 나오셔서 사업설명하세요. 카드사업 담당자 나오세요. 계속해서 날 불렀지만 난 나갈 수 없었다. 구경 왔다고 거짓말을 했으니 말이다. 더 이상 듣고 있을 수 없었다.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그 후, 민주노총 담당자에게 그날 어디 있었느냐고 추궁을 당했다. 화장실에 있었어요. 갑자기 설사를 시작해서. 좀 괜찮아져서 나와 보니 다 끝났더라고 요. 어이없어 하는 담당자를 뒤로 하면서 당신이라도 할 수 없었을 거야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무엇이 그 자리에서 도망 나오게 했을까? 지금도 아내는 그때의 일은 죽어도 잊지 못할 것이라 고 한다. 나도 잊지 못한다. 아내의 그 눈빛. 그리고 자신에게도 솔직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에 게도 솔직하지 못한 나는 짝퉁진보였다. No.94 2012 May. Jun 141
이 글은 어쩌면 나의 첫사랑일지도 모르는 이야기다. 가장 감추고 싶기도 하고, 한번쯤은 속 시원히 이야기 하고 싶기도 한. 내가 정말 많이 좋아했고, 많이 그리운 녀석과 나의 이야기. 3년 전 나는 어떤 조사를 위해 자주 모대학교에 자주 갔었다. 그때 나는 30대에 막 들어서는 즈 음이었다. 새로운 세대에 들어서는, 여자로서 어쩌면 슬슬 꽃잎이 져가는 슬픔이 두렵기도 한, 뭔지 모를 고민과 하고자하는 일에서도 중간점검과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하는 시기. 그 시 절 난 약간은 마음이 지쳐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녀석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갓 대학에 들 어온 신선하고 깜직한 새내기! 어느 날 거기서 녀석을 만났다. 깡마른 체구에, 평균의 키, 샤프한 이미지의 풋풋해 보이는 녀석은 내보기엔 꼭 시니컬한 공 대생이었다. 그러나 웬걸, 미대생이란다. 내가 아는 미대생은 감상적인 예술가의 느낌이다. 그 러나 그쪽은 한마디 잘못하면 깔끔하고 냉정하게 한마디 하는 냉정한 차도남 공대생 스타일인 데. 나는 이과대를 졸업한 과학도였고, 친구들도 다 이과형 친구들이었다. 나와는 너무도 다 My Soul Mate 강은숙 른 재능을 가진 예술가의 세계는 범접할 수 없는 고매한 분야인 것 같았다. 책 속에서나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내 일상과는 동떨어 진 피안의 세계 같은 곳 말이다. 공대처럼 생 겨서 어울리지 않게 예술가로서의 진입에 꽤 나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있는 녀석은 나에 겐 독특한 청량제 같은 신선함과 흥미로움을 주었다. 말을 건 것은 나였다. 당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영화와 심리를 연결시 켜 자신을 테스트 해보는 심리 설문조사였다. 처음 봤을 때 녀석은 뭔가 많은 고민을 안은 표정 으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가고 있었다. 인터뷰를 거절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녀석은 그 한 짐은 되어 보이는 그 표정을 순간 내려놓고, 꽤나 호감있는 표정으로 흔쾌히 인터뷰 요청에 답 을 해줬다. 자신에게 관심이 많았던 녀석은 심리에도 관심이 많았나보다. 얼마 지나 그 대학을 또 가야했다. 세상은 좁다더니 알고 있는 동생의 같은 과 동기였던 그녀 석의 근황을 자주 묻게 되었다. 그냥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내가 그 녀석을 다시 만나기전까지 는 말이다. 어느 날 우연히 녀석을 보았다. 처음 봤을 때처럼 고민 많은 표정과 밝음이 더 잘 어울리는 얼굴 에 가득한 고민을 여전히 떠안은 채로 지나가는 녀석에게 용기내서 말을 걸었다.. "어머! 넘 반갑다! 밥 먹었어요?" 142 www.workingvoice.net
호들갑스러운 내 물음에 녀석은 그리 반가운 표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대답은 불쌍하고 짠한 표정으로 안 먹었댄다. 뭐라도 만들어서 주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마침 나에게는 당도높고 사 이즈도 엄청 큰 블랙라벨 프리미엄 바나나가 있었다. 그 정돈 줘도 욕은 안먹겠다는 생각이 들 어 용기내서 녀석에게 줬다. 오바라고 생각해서 솔직히 부끄럽기도 했지만, 정말 주고 싶었다. "이거 진짜 맛있는 바나난데 내가 특별히 너 줄게! 진짜 맛있어. 먹어." 첨엔 거절하다가 계속 먹으라고 눈을 부라리며 먹으라고 밀어주니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받 았다. 배고픈데 뭔가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에 기분 좋게 인사하고 돌아섰다. 그렇게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녀석을 만났다. 이번엔 너무나 밝은 표정으로 예의를 갖춘 정식인사. 바나나 가 정말 맛있었다고 고맙단다. 녀석에겐 기대도 안 했던 반응이었다. 그 태도가 맘에 들었다. 시 간이 지나면서도 내가 지켜 본 녀석의 모습은 그랬다. 고마워할 줄 알지만 때론 혹평도 마다않 는. 그 대상이 설령 자신이라 해도 받아들일 줄 알았다. 난 그런 녀석을 좋아하고 아꼈다. 보 면 기분 좋고 내 마음의 뭔가를 채워주는 아이. 난 그 아이가 좋았다. 내가 좋아하던 장소와 녀석이 지나가는 길목은 교집합이라 꽤나 자주 마주쳤다. 같은 시간 같 은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는 독특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 속에서 녀석과 난 대화를 많이 했는 데, 어느새 그 아이와 난 꽤나 깊은 우정을 가지고 있는 사이가 되었다. 우연히 만난 어느 날 녀석이 다짜고짜 묻는다. "제가 슬퍼 보여요?" "..왜요?" "교수님이 그랬어요. 내 그림이 많이 슬퍼 보인다고." 녀석은 순수했다. 무슨 말을 해도 귀 기울이고 뒤돌아본다. "난 본인이 시간이 많이 지나도 순수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음 좋겠어요." "나 안 순수해요. 근데 교수님도 내가 순수하대요. 나 이기적인 생각도 많이 하고 그러는데 왜 나를 순수하다고 하는 거지?" 정말 궁금하다는 녀석의 말속에서 언제까지나 저런 순수함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었다. 나와 너무나 다른데 한편으로는 너무 똑같은 모습의 녀석. 또 다른 모습의 나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좋은 감정을 넘어 묘했다. 마치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이후론 우연히 마주치는 일은 없었지만, 내 기억 속에서 녀석은 나의 또 다른 모습이다. 언제나 보고 싶은 녀석! 녀석이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난 언제나 그 애 편이고 싶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땐 언제나 응원해주고 있는 누군가를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No.94 2012 May. Jun 143
www.workingvoice.net 146 언 G 덕 위 에 그 방 사 D 글 셋 방 정 거 C 7 장 가 는 길 은 가 G 파 르 다 동 C 화 책 만 한 창 D 문 으 로 침 D 7 침 한 형 광 등 불 Am 빛 야 G 근 하 고 돌 아 와 라 D 면 끓 이 고 번 개 C 7 불 불 붙 이 던 새 D 벽 녘 에 도 언 C 몸 달 래 주 던 작 D 은 방 동 D 7 료 들 과 부 둥 키 던 방 Am 구 C 멍 가 게 막 걸 리 좌 G 판 도 철 물 D 7 점 할 아 버 지 여 G 전 한 데 스 C 무 살 더 듬 이 가 빛 G 을 내 며 숨 Am 고 르 기 벅 C 찾 던 그 곳 D 7 그 방 사 C 글 셋 방 남 G 겨 놓 고 멀 Am 리 떠 났 구 나 D 7 사 C 글 셋 방 남 G 겨 놓 고 나 D 7 만 멀 리 떠 났 구 나 G 언덕 위에 그방. 글 조 혜 영.. 곡 노래 김 성 만 향 기 를 주 마 김성만 문화노동자 언덕 위의 그 방
성남 상대원 공단으로 들어가는 길은 높고 긴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사실 운 언덕길이다. 그 골목 옥산봉제 옆 작은 자 동이 뭔지도 모른 채 이리저리 뛰어다닌 시간 취방은 늘 시끌벅적 난리다. 옥산봉제 다니 들이었다. 그저 공단 여기저기서 민주노조가 는 미싱사, 시다, 재단사, 아이롱사, 거기에 만들어지고, 파업 투쟁한다는 현장으로 들어 내 여동생이 다니는 텐트 만드는 공장 반포 가 기타들고 노랠 가르쳐주는 게 너무 좋았 산업 애들까지 가세해서 재잘대는 것이다. 다. 그야말로 몸뚱이로 연대를 다녔다. 그러 거기다 여자애 남자애 할 것 없이 엉켜서 레 나 또 마음 한 켠으론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 슬링을 하고 난리까치 치다보면 집주인이 뛰 에게 상세한 이야기 한마디 못해주고 나만 좋 어 온다. 왜 이렇게 쿵쿵거리고 시끄럽냐고. 아 뛰어다녔던 게 아닌가 싶어 미안했다. 너 그럼 잠시 조용해지다가 라면 끓여 먹자. 무 소중한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생각 한다. 라면을 끓여 내오면 한 냄비에 대여섯 에 눈물이 흘렀다. 이 달려든다. 뜨거운 국물 후룩거리느라 열 지금은 인천 남동도시관리공단 비정규직 노 기가 후끈 올라오면 선 동자 노래패 두 분을 지 풍기 바닥으로 돌려라, 창문 쪽으로 돌려라, 하며 시끌벅적 어울리 언덕 위의 그 방 도하고 있다. 노래패라 고 하기엔 너무 적은 숫 자지만 그 자취방 친구 던 내 사랑하던 친구들. 우리들의 아지트. 들을 생각하며 두 분의 노래패와 잘 어울려 나는 그 시절 그 어울림 속에 있었다. 그런데 보려한다. 민주노조 건설 과 노동자 투쟁 이라는 물결 노동자 가수가 꿈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을 만나면서 독학으로 배운 노래를 투쟁현장 렇게 통기타 들고 현장으로 뛰어다니다보니 에 가르치고 함께 하느라 바빠졌다. 조금이 꿈을 이루게 되었다. 지금도 무대에 설 때마 라도 더 많은 노동자들을 만나려다 보니 그렇 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다. 게 몸 북적이며 어울리던 자취방을 한동안 가 늘 작은 곳으로 가자. 큰 무대 꿈꾸지 말고 지 못하게 되었다. 바닥에서 노래하자.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자취방에서 함께하던 그 작은 자취방,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들 친구 하나가 내게 이야기했다. 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작다 생각하 형 변했어요. 이젠 자취방에도 오지 않고 는 것이 가장 소중하고도 큰 것임을 항상 생 요. 각하면서. No.94 2012 May. Jun 147
김형우 정면충돌 오심과 불공정이 난무하는 여기, 런던올림픽과 현대자동차 나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자일까? 정규직노동자일까? 옛날 개그콘서트 코너 이름인 '같기도'도 아니고, 뭔가 헷갈리는 듯하지만 답은 간명하다. 나는 현대자동 차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지만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가 맞다. 이미 2005년도에 노동부로부터 9234공정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고, 2010년 7 월 22일 대법원으로부터도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판정 번복으로 얼룩진 런던올림픽과 현대자동차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나를 정규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자기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하청업체 근로자라고 우기고 있다. 더 나아가 불법파견이라는 범죄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주무기관인 노동부와 이 나라 최고사법기관인 대법원이 판정 한 것인데도 말이다.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이다. 다름 아닌 런던올림픽에서다. 올해 런던올림픽은 심 판들의 판정번복과 오심논란으로 얼룩졌다. 스포츠는 정정당당하고 공명정대해야 하는데. 열심히 싸운 선수들은 깊은 상처를 받았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안타 까움과 분노로 치를 떨어야 했다. 분명히 청이 이겼다고 청기를 들어놓고도 심판위 원장의 한마디에 다시 백기를 들어버린 심판. 무슨 올림픽이 청기백기 게임인가? 오심에 대한 국제올림픽 위원회의 해명은 이랬다. 오심은 맞는데 번복은 할 수 없다. 이게 무슨 놈의 논리인가? 노동부와 노동위원회가 꼭 그와 같았다. 2005년에 불법파견 판정을 내려놓고 현대 자동차의 눈치를 보더니, 2011년도에는 "불법파견이 아닌 곳도 있다."는 어처구 니없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한술 더 떠서 불법파견은 맞는데 정규직 화는 곤란하단다. 심지어 공개적으로는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우겨대기까지 한다. 148 www.workingvoice.net
이러고도 올림픽 정신을, 글로벌기업 법치주의를 운운하는가? 오심 판정 받아들인 대한체육회장과 사측의 꼼수를 강요하는 정규직노조 국제 올림픽위원회는 오심이 맞다면 닥치고 판정을 바로 잡았어야 했다. 국제올림 픽위원회는 그래도 미안했는지 다 접어두고 특별상을 주겠단다. 누가 특별상을 달 라고 했나? 4년 간 선수들의 생고생은 누가 보상한단 말인가. 현대차도 하는 짓이 똑같다. 불법파견 판결이 났으면 닥치고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 다. 그런데 2016년까지 3,000명을 신규채용 하겠단다. 누가 신규채용 해 달라 했 나?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거였지. 그동안 비정규직으로 착취당한 우리들의 피 같은 임금은 누가 보상한단 말인가. 대한체육회장 박용성은 악법도 법이니 따라야 한다. 특별상을 받자. 더니 선수 들을 바로 시합에 내보냈다. 올림픽위원회의 어이없는 제안을 덜컥 받아버린 것이 다. 누가 자본가 아니랄까봐 국제적으로 지랄을 떤다. 대한민국 체육회 대표라면 선수들이 억울한 일이 없도록 올림픽 위원회에 항의하고 잘못된 판정은 바로잡아 올림픽 정신을 구현시켜야 마땅하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한 나라 체육인들을 대 표할 수 있겠는가. 현대자동차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라는 요구에 대해 3.000명 단계적 신규채용이라는 꼼수를 들고 나왔다. 게다가 현대자동차 정규직 지부는 사측의 이 쓰레기 같은 안을 받으라 한다. 그리고는 시합에 나가라 한다. 파 업을 접고 생산에 전념하라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하는 정규직 집 행부가 과연 이 나라 노동운동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현대차지부는 이 안 을 받아서도 안 되고, 비정규직 주체들에게 강요해서도 안 된다. 비정규직 주체들 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안이다. 불법파견 10년 투쟁을 이렇게 허무하게 끝내버릴 No.96 2012 Sep. Oct 149
김형우 정면충돌 오심은 맞는데 번복은 할 수 없다. 는 국제올림픽 위원회나, 공개적으로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우겨대는 현대차나 매한가지 아닌가. 수 없다. 울산의 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은 현대차지부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제대로 된 집행부라면 사측의 꼼수를 물리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적극 연대해야 한다. 현대차의 불법경영을 종식시키고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전두환과 현대자동차, 구속 처벌이 최선책 29만원이 전 재산이라는 전두환의 말을 누가 믿을까. 그런데도 전두환이 국고로 환수되어야 할 엄청난 금액을 물지 않고 뻔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그에 대한 압박이나 강제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에 전두환을 구속하고 처벌한다면 아마도 며 칠 안에 환수금 전액을 토해낼 것이다. 현대자동차나 전두환이나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시킬 돈이 없다는데 그 말을 누가 믿겠는가? 이미 드러난 현대자동차의 연매출만으 로도 1만 여명 정도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지 그렇 게 하지 않을 뿐이다. 정몽구회장을 구속하고 처벌한다면 당장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피해보상까지 가능해 질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노동자들에게는 그렇게 가혹한 이 나라 사법부와 공권력은 자본가들에게는 너무나 관대하다. 악질자본가는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에 앉아 있 기만 하면 엄청난 죄를 짓고도 구속을 면하고 풀려난다. 반면 노동자들은 공권력 뿐 아니라 사재권력에 의해 환자복을 입는 것은 순간이다. 보라, 쌍용차와 SJM 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이 하나 되어 끝까지 투쟁이다!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지회 동지들이 사측관리자들에 의해 납치되어 폭행을 당하 고 경찰로 인계되는 상황이 일어나자 전국 각지의 동지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아 150 www.workingvoice.net
비정규직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하는 정규직 집행부가 이 나라 노동운동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산의 동지들은 소식을 듣자마자 울산으로 달려갔다. 우리 전주공장은 매일같이 라 인을 잡는 투쟁을 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전쟁터다. 울산에서, 아산에서, 우리 전 주공장에서 연일 수많은 동지들이 부상을 당하며 투쟁을 하고 있다. 평조합원인 나 도 라인을 잡는 투쟁을 하다가 사측 관리자들에 의해 바닥으로 패대기쳐졌다. 안경 이 날아가고 안전화에 머리를 밟혔다. 다행히 많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매일 전쟁을 치르다보니 힘이 들기도 하다. 그렇다고 우리의 투쟁을 멈출손가? 아직 우리의 손에는 아무 것도 주어지지 않았 는데, 현대차 사측은 아직도 불법을 저지르며 저렇게 뻔뻔하게 웃음 짓고 있는데 말이다. 우리 투쟁이 거세지니까 전에 없던 변화도 보인다. 쓰레기 같은 안이지만 일단 안이란 게 나오고 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가 만족할 안이 나 올 때까지, 저들이 불법을 인정하고 사죄할 때까지, 모든 사내하청이 정규직이 될 때까지, 이 나라 모든 공장에서 비정규직이 사라질 때까지, 동지들이여 투쟁이다. 김형우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 전 지회장 No.96 2012 Sep. Oct 151
YOUTHTORY 청년이 쓰고, 노동이 읽다 청년에게 노동조합을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결정짓는 장치는 다양하다. 처음 채용될 당시에 서명하는 근 로계약서와 사업장에 비치된 취업규칙, 사내에서 명절 떡값을 지급하는 등의 관행, 제도적으로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설정하는 노동법 등등. 한 가지가 더 있다. 노 동조합이 주체가 되어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사업주와 협상하여 적용하는 단체협약 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장치들 중에 단체협약이 가지는 의미는 단연 특별하다. 이미 만들어진 취업 규칙, 서명만 할 뿐 계약과정에서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근로계약, 최저 기준만을 제시하는 노동법과 달리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스스로 의 근로조건을 규 정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노동조건의 자기결정권은 오직 단체 협약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 셈이다. 삶의 자기결정권 인간은 오직 노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자아를 실현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비판적 시각을 제공한 맑스가 설하는 노동의 의미이다. 우리는 오 직 노동을 통해 입에 풀칠하고, 오직 노동을 통해 삶의 실존을 드높인다. 간혹 노동 하지 않고 자본으로 자본을 만드는 마법을 구사하는 이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절대 다수의 인류는 노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실현한다. 노동은 삶 그 자체 라는 명제를 긍정한다면, 우리는 노동조합의 힘을 통해 관철시 킨 단체협약에 더 높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단체협약으로 노동조건의 자 기결정권 뿐만 아니라 삶의 자기결정권 또한 가지게 되는 셈이다. 삶의 조건을 사 업주에게 내어 맡긴 근로자 의 길이 아닌, 삶의 자기결정권을 쟁취한 노동자 의 길은 노동조합을 통해 발견된다. 한국에서 가장 널리 적용되는 교섭 방식은 기업별 교섭 이다. 특정 기업이나 사업 장에 소속된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사측과 교섭을 통해 협약을 만들어내는 152 www.workingvoice.net
방식이다. 단결(조직) 된 노동자들이 단체 행동 을 통한 물리력 행사를 적절하게 구사하여 협약 을 찍어내는 이 패턴에는 작금의 경제 구조에서 결정적인 한계를 지니게 된다. 단체교섭(협약)의 대전제는 바로 단결 이기 때문이다. 사업장 단위 의 기업별 교섭이 지배적으로 적용되는 사회에서,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그리고 불안정 노동이 지배하는 오늘 날, 우리들의 단결 은 너무도 어렵다. 청년과 조직 사장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단결과의 거리는 멀어진다. 청년 파트타이머들은 편 의점, 커피숍, 주유소, pc방 등 상시근로자가 10인에 미치지 않는 사업장에서 주 로 종사한다.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조직에 어려움을 겪는 대상은 비단 청년뿐만이 아니겠으나, 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노동자 라는 위상에 대해 의구 심을 품는다. 이들에게는 노동보다는 아르바이트라는 단어에 보다 익숙하며, 이 는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 잠시 거쳐가는 용돈벌이 로서의 의미가 강력 하게 작동한다. 이런 조건의 멘탈에서는 노동조합 조직 은커녕 부당한 대우에 대 한 항변 조차도 이루어지기 어렵다.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 등의 임금을 체불 당 하면 사장님이 힘드신 거 뻔히 아는데 로 퉁쳐지고,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면 여 기 말고도 일할 곳 많은데 로 퉁쳐진다.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함께 일해요 라 는 구인광고로 시작 된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인연은 가 족 같이 착취당하는 것으 로 대개 마무리 된다. 아르바이트로가 아닌 월 급여 100만 원 이상의(!) 정규 직장 으로 분류되는 사업 장일지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텔레마케터, 학원강사, 중소기업 사무직 등 이 이에 해당한다. 학원 강사나 헤어숍 디자이너의 경우 전형적인 특수고용 형태 의 노동자로서 노동법의 가호 아래에 놓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텔레마케터나 중 No.96 2012 Sep. Oct 153
YOUTHTORY 청년이 쓰고, 노동이 읽다 소기업 사무직 등의 직업 또한 대개는 비정규 계약직으로 채용되거나 노동 강도가 대단히 높아(대개 감정노동에 따른 업무 스트레스) 이직이 매우 빈번하게 이루어진 다. 안정적이고 계약기간과 정당한 임금 속에 정착하지 못하고 정처없이 떠돌아다 니지 못하는 청년들의 다른 이름은, 철새이다. 사회적 교섭 기존 노동조합에서 불가피하게 활용하고 있는 기업별 교섭 은 미조직. 불안정으 로 대표되는 청년 노동자들의 전술이 될 수 없다. 노동조합의 교섭 대상이 되는 사 업장을 넘어 산업과 사회 전반에 파급될 수 있는 교섭 모델이 절실한 시점이다. 청 년유니온은 이를 사회적 교섭 이라 부른다. 금속노조의 경우 조합원을 넘어 금속산업의 최저임금을 책정할 것을 교섭 요구안 으로 담았다. 이 요구안이 반영될 경우 노동조합에 소속되지 않았을지라도 금속산 업 종사자들의 최저임금 처우는 개선된다. 금융산업노조는 20만의 대학생에게 무 이자 학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였으며, 청년유니온의 경 우 카페베네에서 일하는 조합원 1명의 교섭을 통해 전 매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이는 노동조합의 교섭 결과가 산업과 사회 전반에 파급되는 사회적 교섭의 사례이다. 사회적 교섭은 조직된 노동자들에게 적 용되는 교섭모델을 넘어 미조직.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쟁취해야 할 도 전이자 미래인 것이다. 청년유니온은 서울시와의 사회적 교섭 원순씨와 밀당 중 을 시작한다. 지난 8월 21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청년유니온 600명의 조합원을 넘어, 서울시 320만 청 년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교섭 일정에 나선다. 조직되지 못한 모든 불안정 청 년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의 권리를 돌려주고, 노동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 적 교섭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154 www.workingvoice.net
No.96 2012 Sep. Oct 155
비정규노동상담 파견과 도급, 용역 등의 정의 Q 어떤 회사에서 파견직원을 채용한다고 해서 지원했는데, 다른 사업장에 용 역직원으로 일하라고 합니다. 파견직원과 용역직원의 차이점에 대해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A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파견법 )상 근로자파견은 파견사 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 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 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제2조제1호)으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사업주(원청)와 파견사업주(하청) 간 체결한 계약의 명칭 이나 형식보다는 그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도급, 위임, 용역은 다른 사람의 노무를 이용하는 계약의 형식으로 도 급, 용역, 위탁, 사내하청, 소사장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법 률적 의미는 도급 또는 위임으로 귀결됩니다. 여기서 사내하청의 경우 도급이 사업장 내에서 이루어짐에 따라 도급 인(원청)이 관여 개입(지휘 명령)할 여지가 많아 파견과의 구별과 관련 하여 불법파견 등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원청이 지휘 명 령을 하게 되면 도급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더라도 근로자파견 으로 보아 파견법을 적용하게 됩니다. 파견과 도급 등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개념의 차이가 있기 때문 에 근로자파견은 파견법 제2조제1호에 의해, 도급은 민법 제664조에 의해 정의되고 있으며, 이 둘의 중요한 차이는 노동자에 대한 지휘 감 156 www.workingvoice.net
구 분 정 의 수급인이 어떤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도급인은 그 일의 결 도 급 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민 법 제664조)으로 수급인 스스로의 재량과 책임 하에 자기가 고 용한 근로자를 사용하여 일을 완성하는 것을 의미함. 도급의 하나의 유형으로 원도급업체가 자기 사업장 내에서 이 사내하청 위 임 루어지는 업무의 일부를 하도급업체로 하여금 수행토록 하는 것을 말함.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해 사무 처리를 부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민법 제680조)을 말함. 거래의 대상이 상품이 아닌 서비스로서 용역업체에 일정한 업무 용 역 를 맡겨 수행하도록 하는 형태로, 현실적으로 경비용역사업(경 비업법), 위생관리용역업(공중위생관리법) 등이 있음. 독을 누가 하는가에 있습니다. 근로자파견은 사용사업주가 지휘 명령 을 할 수 있으나, 도급 용역 등은 도급인 위임인(원청) 등이 용역직원 을 지휘 감독할 수 없고 수급인 수임인(하청) 등이 노동자에 대한 지휘 명령의 주체가 됩니다. 따라서 파견직원은 파견사업주에 고용되어 파견사업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만 사용사업주의 지휘 명령을 받아 일할 뿐이고, 용역직원으 로 일을 하게 된다면 수급인(용역업체) 회사에 고용되어 임금도 수급 인으로부터 받으며 수급인 관리자의 지휘 명령을 받아 일을 하게 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설 민주노무법인 최지복 공인노무사 No.96 2012 Sep. Oct 157
2012년 78월 CMS 및 후원 명단 강경식 강문대 강양미 강연배 강익구 강정남 강정순 강현구 강호민 강화수 강화연 고영국 고종 환 공군자 공정원 곽미숙 구은회 권순미 권오혁 권혜영 김경용 김경욱 김경화 김계연 김규백 김 규열 김규원 김기준 김길중 김대휘 김덕희 김도석 김도현 김동노 김동원 김만곤 김명수 김명희 김미성 김 민 김민수 김민호 김병민 김보경 김보경 김상곤 김상운 김상진 김서중 김석연 김성 만 김성희 김세종 김소연 김수정 김숙영 김애란 김연명 김 영 김영숙 김영철 김용권 김윤주 김 은복 김은주 김은진 김재민 김재민 김정은 김정주 김정호 김종명 김종민 김종인 김종해 김주일 김준희 김지훈 김직수 김 진 김진혁 김진화 김진희 김철식 김태룡 김태영 김태일 김태진 김태 현 김태호 김태훈 김태훈 김하늬 김하영 김해동 김형민 김혜숙 김홍근 김화령 김희순 김희영 나 상윤 나승안 나신규 나영정 남영민 남우근 노명우 노중기 노혜령 단병호 마화용 문선희 문은미 민병욱 박갑주 박경선 박근태 박기산 박노균 박미경 박수경 박승권 박영만 박영삼 박옥주 박용 태 박은미 박정훈 박주동 박주영 박준도 박진철 박진홍 박진희 박태호 박현배 박현숙 박형호 배 동산 백남권 백생학 백승현 백재화 부미경 부성현 서인형 서정현 석권호 석치순 손명섭 손영일 손정순 송민지 송상교 송용한 송은석 송정순 송춘미 신경아 신광영 신성란 신영철 신원철 신지 식 심영보 심재범 심전호 심희경 안기호 안성식 안정화 안지혜 양 현 양길승 양승준 엄재연 연 병철 오건호 오도엽 오상훈 오세택 오주헌 오현근 오희택 용석정 우병국 유기수 유동호 유문수 유상철 유연찬 유용현 유종상 유현경 유현아 윤경아 윤선호 윤성근 윤성일 윤애림 윤여림 윤영 삼 윤정향 윤해숙 이강익 이경명 이경옥 이교영 이근선 이근원 이덕재 이말숙 이미경 이미숙 이 미영 이미영 이병채 이병훈 이보아 이상명 이상봉 이상엽 이상우 이상진 이상호 이석행 이선옥 이성종 이성철 이수미 이수정 이수종 이수현 이순남 이승원 이시균 이 씬 이원재 이유민 이윤 미 이의엽 이정훈 이정희 이종래 이종선 이종한 이지원 이지헌 이지환 이진민 이진영 이창수 이 청 이현아 이혜리 이혜수 이혜정 이호곤 이호성 이호창 이홍우 임백용 임상택 임선일 임성규 임 성순 임성용 임영국 임영일 임정기 임진수 임진희 임희석 장세명 장용훈 장은미 전명훈 전송철 전승우 전창환 전평호 전필원 정금자 정승균 정승진 정영훈 정용천 정의헌 정일선 정재훈 정진 상 정진우 정청래 정태석 정현진 정혜연 정흥준 정희옥 조기남 조돈문 조동진 조미옥 조상기 조 상덕 조영훈 조제희 조현호 조형제 주진우 주태균 차영민 차윤영 채근식 채도진 최기섭 최동준 최만정 최명숙 최무영 최보희 최영진 최원형 최은희 최자영 최종배 최창준 표대중 한상권 한석 호 한선주 한영선 한인임 한홍구 함세형 허유경 허지행 허찬영 허혜성 현정희 홍사인 홍영교 홍 원표 홍윤경 홍주환 홍준표 홍준호 황규수 황보곤 황선웅 황은영 HAN JU 노무법인 참터 대구지사, 민변 노동위원회,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법무법인 시민, 사회현장회, 성공회 희년교회, 손해보험협회노동조합, 예광북스, 오비맥주지 회, 홈플러스테스코노조 월드컵지부, 전국건설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철도지하철 노동조합협의회, 정원각아이, 청주노동인권센터,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비정규교수노조, 홍익 노무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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