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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3輯 1 號 ) 된지 오래다. 국회가 본연의 임무를 다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의회가 국민들로부터 불신 받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국민들이 국회에 대한 불신이 너무 크며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해서도 아주 부정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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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의 정책갈등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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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론-0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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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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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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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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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2013 년도 주요성과 및 평가 2014 년도 추진여건 및 전략 주요과제 추진계획 1. 정부3.0 일하는 방식 2. 투명한 정부 3. 유능한 정부 4. 서비스 정부 5. 정부3.0 변화관리 < 참고자료 >


여름호01~57_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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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약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60년 만에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으로 비약적인 성 장을 이루었다. 정부수립 2년 만에 북한의 전격 남침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되었고, 휴 전 이후에도 안보에 대한 위협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은 불리한 여건에 좌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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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민락초신문4호


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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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부산연주문화\(김창욱\)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전시행사의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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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논문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연합 정치의 효과 정 병 기 (영남대학교) 요약 19대 총선은 선거 연합을 통해 반공 보수주의 카르텔 체제의 해체를 확정짓 고, 정당 통합 및 선거 연합을 통해 지역주의 정당체제의 약화를 지속시켰다. 이러한 연합 정치에 의해 지역주의 구도가 약화되면서 전통적 보수와 자유주 의 보수 및 권위주의 진보가 대립하는 기존 삼각 구도가 유지되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상대적으로 더 강한 중도화를 포함해 전반적인 중도화 추세로 말미암아 기존 삼각 구도는 중도를 향해 좁아지는 가운데 통합진보당과 민주 통합당의 거리가 더 가깝게 변했다. 따라서 19대 총선은 한국 정당체제를 재 편하거나 형성하는 중대선거나 정초선거는 아니지만 기존 정당체제의 해체와 약화를 확인하고 촉진시킨 선거였다. 주제어:19대 총선, 정당체제, 연합 정치, 선거 연합, 정당 통합

66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1. 서론 19대 총선은 여당의 예상 밖의 승리 및 야권의 연대와 통합이라는 연합 정치의 본격화를 특징으로 한다. 대부분의 출구 조사들이 박빙의 승부나 사 실상 무의미한 예측 결과를 제시했으며, 지금까지 선거 연합 정치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만 선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표 직전까지 암중모색케 했던 유권자의 선택과 연합 정치의 영향을 알아보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19대 총선을 중대선거나 정초선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존 정당체제의 근 간을 흔들 정도의 영향을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개별 정당 들의 독자적 경쟁에서는 여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고, 야권 연합이 이루어져 야 비로소 박빙이지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예상되는 상황에서, 야당들이 총선에서 처음으로 선거 연합을 이루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또 한 여당도 당명을 개정했고 선거 연합을 이룬 두 야당은 기존 정당들이나 정 치ㆍ사회단체들의 통합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정당들이다. 따라서 19대 총선 은 정당체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연합 정치를 통해 장차 정당체제에 의미심장한 변화를 줄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글은 정당 및 정치ㆍ사회단체의 통합과 선거 연합으로 나타난 연합 정 치를 분석함으로써 19대 총선이 정당체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장차 어 떠한 변화가 전망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19대 총선을 계기로 한 정당체 제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우선 정당체제와 연합 정치의 개념을 정의하고 우리나라 정당체제의 역사적 변화를 살펴본다. 정당체제와 연합 정치는 이 글의 핵심 개념이지만 아직 논란 중인 개념이기 때문이며, 그중 정당체제는 어느 나라에서든 정당 정치가 처음 형성되는 단계가 아니라면 특정 시점의 변화가 역사적 변화의 맥락에서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 논의를 통해 19대 총 선 전의 한국 정당체제는 반공 보수적 지역주의 카르텔 체제가 형성되었다가 점차 해제되는 과정에 있음을 밝힌다.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67 다음으로 기존 정당체제의 특징을 반공 보수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와 지역 주의 카르텔 정당체제로 나누어 그 변화와 19대 총선의 영향을 분석한다. 분 석의 일관성을 위하여 역대 총선만을 다루며, 반공 보수주의 카르텔 정당체 제와 관련해서는 선거 결과뿐만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정치 세력들의 통합을 통해 정당체제의 변화를 추적한다. 그리고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 와 관련해서는 비례대표 득표율을 중심으로 지역주의 투표의 변화 경향을 분 석하고 이 경향에 정당 통합과 선거 연합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고찰 한다. 2. 주요 개념과 한국 정당체제의 역사적 성격 1) 정당체제와 연합정치의 개념 정당체제(party system)는 주로 정당의 수와 정당 내 정파 현상에 주목 하거나(Duverger 1954), 정당 간 경쟁과 정권교체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정의(LaPalombara 외 1966), 혹은 정당의 수와 이념, 정당 조직과 지지의 성격, 정당 간 세력 관계에 초점을 둔 연구(Blondel 1969) 및 정당의 수와 이념을 중심으로 한 이론(Sartori 1976)들에 의해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이 입장들은 정부와 정치사회 및 시민사회의 역사ㆍ환경적 요인 및 구조적 요인과 행위자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분석에는 적합하지 않다. 민주 화된 정당 경쟁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정해서 볼 때 특히 우리나라는 민주화 와 더불어 비로소 정당체제가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의 요인 들을 함께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균열 구조를 통해 정당체제를 설명 하는 이론들(Lipset 외 1967; Schattschneider 1975)이나 합리적 선택 이론(Downs 1957) 및 카르텔 이론(Katz 외 1995)도 우리나라의 특수성

68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을 고려하는 관점에서 볼 때 어느 하나의 개념만으로는 종합적 정의를 내리 는 데 적합하지 않다. 이 글에서 정당체제는 정부와 정치사회 및 시민사회에서 모두 작동하는 기 제로 본다. 이때 정치사회(political society)는 정치 행위자들(정당, 선거, 선거 규칙, 정치 리더십, 정당 연합, 의회)이 공공 권력과 국가 기구를 장악 하기 위해 정치적 경쟁을 벌이는 장을 의미하며, 시민사회(civil society)는 다양한 사회 운동과 사회 조직들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확대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을 말한다(Stepan 1988, 3-4). 1) 따라서 정당체제 는 정당들 간 관계를 넘어 정당과 정부, 정당과 기타 정치사회, 정당과 시민 사회 간에 이루어지는 일련의 상호 작용 기제로 정의된다. 2) 연합 정치는 일반적으로 통치 연합(government coalition)과 선거 연합 (electoral coalition)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정당과 정 치ㆍ사회단체 등의 통합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물론 연합 정치는 모든 선거에서 늘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지만, 특히 19대 총선에서는 선 거를 앞두고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통합해 단일 정당을 형성한 것이 주류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선거 연합은 공동 통치를 위한 연립 정부나 공동 정부를 구성할 목적으로 주로 선거 이후에 구성되는 통치 연합과 달리 선거 승리 혹은 득표 제고를 목표로 선거 이전에 성립되는 연합을 말한다. 이 글에서 선거 연합은 골더 (Golder 2005, 652; 2006, 12)의 정의를 수정해 정당들이 공개적으로 자 신들의 선거 캠페인을 조정하거나 공동 후보 혹은 공동 후보명부를 내고 아 니면 선거 이후의 공동 통치에 합의함으로써 선거에서 독립적으로 경쟁하지 1) 군대와 사법부처럼 정당 활동의 영역이 아닌 국가 기구도 있으므로 정부 외의 국가 기구 들을 제외한 점이 Stepan의 분류와 다르다. 정당체제 논의에서는 군대와 사법부 같은 정부 외 국가기구들이 의미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시민 은 공민( 公 民 )이냐 부 르주아냐의 개념 논쟁과 무관하게 한 사회의 구성원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2) 홍득표(2007, 61)는 여기에 정당 내부 관계도 포함시키지만, 이 글에서는 정당 내부를 고찰 하지 않으므로 정당 내부 관계는 제외한다.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69 않는 정치 세력들의 연합 으로 정의한다(정병기 2012a, 3). 골더의 정의가 정당 외 무소속 후보나 정치ㆍ사회단체 등의 연합 가능성을 배제하기 때문 에, 그 정의에서 정당들의 연합 을 정치 세력들의 연합 이라고 수정한 것이 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후보 단일화나 정치ㆍ사회단체들이 종종 선거 연합 에 가입하기 때문에 이러한 수정은 유용하다. 2) 반공 보수적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형성과 변화 민주적 정당 경쟁이 존재하는 경쟁적 정당체제는 민주화 이후 최초로 치러 진 13대(1988년) 총선을 정초선거로 하여 성립되었다. 3) 이 정당체제 성립 은 운동에 의한 민주화 와 협약에 의한 민주화 라는 두 과정이 결합된 민 주화의 성격(최장집 2002, 115-122)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또한 민주화 협 약이 제도권 야당과 사회 운동이 분리됨에 따라 권위주의 정권의 후속 정당 인 여당과 제도권 내 민주화 세력인 야당 사이에 이루어진 타협이었으므로, 정당체제도 타협에 의한 카르텔 정당체제로 현상했다. 그리고 이 카르텔 정 당체제는 개발독재기의 계승 정당들이 독과점을 형성해 새로운 정당들의 진 입을 가로막는 계승형 정당들에 의해 유지되는 보수주의 카르텔 정당체제 로서, 그 중요한 제도적 조건은 군소 정당과 신생 정당에게 불리한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와 국고보조금 제도였다(장훈 2003; 곽진영 2001 참조). 또한 민주화 이후 적어도 10년 동안은 대북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세력들 의 결집이 지속되었다. 평화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보이기는 했 지만, 이 시기 한국의 정당체제는 전반적으로 반공을 추구하는 대북 강경 입 장이 대세를 장악하고 있었다. 1998년 집권 후 김대중 정권과 그 정당이 대 북 포용 정책을 펴기는 했으나, 적어도 그 이전의 평화민주당과 그 후속 정 당은 반공에 기초한 분단 이데올로기를 정면으로 공격하지는 못했다. 또한 3) 이하 한국 정당체제 성립에 대해서는 정병기 2009a 참조.

70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체제 이데올로기와 관련해서는 개발 독재를 통해 형성된 한국형 시장경제질 서를 유지하려는 민정당과 더 자유주의적인 시장경제질서를 지향하는 민주당 계가 동일한 시장경제주의 진영 내에서 일정하게 대립하기는 했지만, 최소한 사회복지국가 형태의 사회경제주의를 추구하는 진보 정당들의 의회 진입이 실패함으로써 체제 이데올로기 스펙트럼은 보수 진영 내로 한정되었다. 다른 한편 독재와 민주의 대립 구도가 사라졌음에도 자본주의의 근본적 정 치균열이나 뚜렷한 정책적 정체성이 형성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 엘리 트들이 기존 정당질서의 틀 속에서 자신의 지지 기반을 중심으로 지역을 수 직적으로 분획하여 대중을 동원했고, 그 결과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최장집 2002; 정진민 2001 참조). 이것은 샷슈나이더가 말한 대로 일반 대중의 이익보다는 엘리트의 이해관계에 크게 유리한 편향성 의 동원(mobilization of bias) 을 제도화한 체제였다(Schattschneider 1975; 최장집 2002, 107). 1987년의 민주화는 일상적 민주주의의 확산을 태동시키기도 했다. 뒤늦은 민주화로 인해 정치경제적 민주주의 요구뿐만 아니라 서구에서는 이미 1960 년대 말에 거대한 사회 문화 운동으로 큰 파고를 일으켰던 일상적 민주주의 요구도 함께 수용되기 시작했다는 역설이 작용한 것이다. 1990년대 초 민중 당이 성차별 근절과 생태학적 발전 모형을 추구했던 것처럼(손호철 1998, 6) 한국 사회에서도 이제는 여성ㆍ환경ㆍ평화ㆍ인권 같은 일상적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싹텄다. 그러나 이들은 제도권 진입에 실패함으로써 일상적 민 주주의를 주장하는 탈권위주의 혹은 반권위주의를 정당균열 4) 로 형성하거나 스펙트럼상의 대립 구도로 형성해내지는 못했다. 4) 여기에서 정당균열은 사회균열 및 정치균열과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 사회균열은 고유한 사회적 특징에 따른 갈등 잠재력을 가진 사회 집단이 사회적 갈등 차원에서만 구분되거나 형성된 균열을 말하고, 정치균열은 이 사회집단이 정치적 갈등 집단으로 결집되고 전환하 지만 정당으로까지 발전되지는 않은 균열을 의미하는 반면, 정당균열은 정치적 갈등 집단 이 집단적 이해관계에 근거하여 의미 있는(relevant) 정당으로 발전한 균열을 지칭한다. 정 병기 2009a, 49 참조.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71 그러나 1998년 이후 이러한 반공 보수적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는 변 화하기 시작했다. 우선, 1998년 김대중 정권 등장 이후 대북 문제와 통일 이 슈를 두고 보수주의 진영 내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남으로써 이념적으로 보수 주의 진영이 분열하고 그 지평이 확대되었다. 곧, 햇볕 정책으로 수행된 김대 중 정부의 적극적 대북 포용 정책이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이후 이 계파 정당들의 정체성을 규정하여, 대북 강경적 보수주의인 한나라당계와 대북 온 건적 보수주의인 민주당계로 분리되었다. 경제정책적으로도 보수주의 진영은 개발 독재에서 유래하는 한국형 시장경제질서를 옹호하는 전통적 보수와 더 자유주의적인 시장경제질서를 구축하려는 자유주의적 보수의 분리가 더욱 뚜 렷해졌다. 구체적으로 한나라당은 재벌경제 해소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거나 반 대하는 입장을 보인 반면, 새천년민주당 및 그 후속 정당들은 재벌 경제에 반대하는 등 독과점 시장에 부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이 변화는 물론 새로운 정당체제로의 변화, 즉 키(Key 1959)의 재편이나 기존 정당체제에 대한 지 지가 약화되어 정당과 유권자의 관계가 해소되는 과정이라는 잉글하트와 호 치스틴(Inglehart 외 1972)의 재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재편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그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소멸이나 심각한 약화라는 의미에서 해체라고 볼 수 있다(이정진 2007, 125).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성격도 16대(2000년) 총선부터 약화되기 시 작했다. 특정 정당의 전국 득표율에 대한 기반 지역의 득표율이 차지하는 비 중을 지역 균열 지수로 측정해 볼 때, 16대 총선 이후부터 지역주의에 안주 하는 정당의 몰락과 거대 정당의 지역주의 약화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 다. 한편, 정당체제의 이러한 변화들은 17대 총선(2004년)부터 계급/계층 균 열이 새로운 정당균열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과도 연결된다. 신생 정당의 진 입이 어려운 카르텔 체제에서 사회균열과 정치균열의 정당균열화는 장기적 경제ㆍ사회 변동이나 단기적이나마 영향력 있는 큰 사건에 의해 가능할 수 있는데(이정진 2006, 95), IMF 외환 위기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본격화

72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에 따른 비정규직 확산과 빈부 격차 심화가 그 계기적 사건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계급/계층 사회균열이 정치균열로 전화했고, 2002년 1인2표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도입이라는 제도적 환경의 변화가 이 균열을 다시 정당 균열로 발전시켰으며, 이 정당균열은 시장경제주의와 대립하는 사회경제주의 를 진보의 새 축으로 구성하면서 민주노동당의 의회 진입으로 현상했다. 그러나 일상적 민주주의와 관련해서는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에서 탈당함 으로써 종북주의 비판 외에도 탈권위주의라는 일상적 민주주의의 정치균열을 형성하는 듯 보였으나, 의회 진출을 통해 의미 있는 정당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직 실험 단계에 불과했다. 또한 대중의 참여 문화가 변해 대부분의 정당들 이 여성ㆍ환경ㆍ인권 등의 탈권위주의적 가치들에 대한 인식을 높여가기도 했지만, 성소수자나 반전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입장들이 개진되지 못함으로써 탈권위주의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으로 확대되지는 못했다. 이와 같이 1998년 이후 변해 19대 총선 정국 이전에 존재한 정당체제를 이념지형으로 도식화하면 <그림 1>과 같다. 보수 진영은 A 지형과 E 지형 을 아우르는 타원형으로 나타난다. A 지형에는 친박연대를 포함한 한나라당 과 자민련 및 자유선진당 같은 전통적인 반공 보수주의 정당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E 지형에는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같은 자유주의적 보수주의 정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진보 진영의 경우는 17대(2004)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의회에 진입함으로써 H 지형을 장악하여 보수와 진보의 구도 를 이루었으며, 구체적으로 한국 정당체제는 반공 보수 정당과 자유주의 보 수 정당 및 권위주의 진보 정당이라는 삼각 구도를 형성했다. G 지형을 점선 으로 연결한 것은 진보신당이 2009년 재선거에서 한 명의 국회의원을 배출 했지만 아직 정당 구도에 반영되기에는 어려운 잠재적 요소기 때문이다.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73 그림 1 1998년 이후 한국 정당 이념 지형 * 출처: 정병기 2009a, 57. 3. 반공 보수주의 카르텔 체제의 해체와 지역주의 카르텔 체제의 약화 1) 반공 보수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해체와 삼각 구도의 변화 민주화 이후 카르텔 정당체제가 형성되었다고는 하지만 제도적으로 안정적 인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민주화 이후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고 당명 개정이나 정당의 이합집산이 끊임없이 이어져온 것이 그것을 웅변해 준다.

74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19대 총선도 예외가 아니어서 의회 진출 정당들 중 18대 총선 당시에도 존 재했던 당명을 가진 정당은 자유선진당 하나뿐이었다.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 로, 민주당은 민주통합당으로,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통합진보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것은 제도화가 취약하고 안정적이지 못한 정당체제의 성격을 보여 주는 대표적 현상이다(강명세 2012, 6). 뿐만 아니라 현역 의원이 교체되는 일이 잦은 것도 안정적으로 제도화되지 않은 정당체제의 대표적 현상이다. 낙천ㆍ낙선 운동 등 민주화 이후 시민사 회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이를 의식한 정당들 의 현역 의원 교체도 드물지 않게 일어났다. 19대 총선에서도 전체 62%의 현역 의원이 출마하지 못했으며, 비례대표를 포함해 전체 의원들 중 49.4% 가 초선으로 나타났다(중앙일보 2012/4/13). 19대 현역 의원 교체 비율(초 선 의원 비율)은 민주화 이후 첫 총선인 13대(1988년) 선거의 55.5%와 열 린우리당 창당 후 처음 치른 17대(2004년) 총선의 62.5%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민주화 이후 평균 교체율 48.1%보다 높다. 5) 19대 총선에서 불안정한 정당체제의 증거임과 동시에 반공 보수주의 카르 텔 정당체제의 해체를 드러내는 현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무엇보다 다 양한 정치 세력들의 통합이었다. 한나라당의 당명 개정(2월 13일)도 18대 총 선에서 독자적으로 선거에 임한 친박연대를 약 열흘 전에 통합(2월 2일, 당 시 미래희망연대)함으로써 사실상 정당 통합에 준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것은 18대 총선에서 공천 문제로 분열된 계승형 카르텔 정당이 재통합된 현 상이므로 반공 보수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해체와 관련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함께 고려하면 상황은 다르다. 2010년 초 친노 세력들이 민주당계의 통합 정당 건설에 반대해 창당한 국민참여당은 이후 대중적 진보정당 노선을 주장하며 민주노동당과 통합을 추진했다. 그 러나 국민참여당은 진보 색채 강화와 지역주의 구도 타파를 주장하지만 이념 5) 14대(1992) 39.1%, 15대(1996) 45.8%, 16대(2000) 40.7%, 18대(2008) 44.8%. 뉴스핌 2012/3/20.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75 적 분열에 따른 새로운 정당균열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국민참여 당 창당제안문 참조). 진보 색채 강화도 민주당계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자유주의 보수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후 야 권 통합 논의에 국민참여당의 참여는 이변이 될 수 없었다. 다만 민주노동당의 행보가 의외라면 의외였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당 및 새진보통합연대(진보 진영 통합을 위해 진보신당을 탈당한 심상정, 노회 찬 등을 중심으로 한 정치조직)와의 통합을 우여곡절 끝에 성사시켰을 뿐만 아니라(대의원대회 부결, 당대회 승인: 경향신문 2011/9/25; 민중의 소리 2011/11/27), 초기에는 야권 대통합에도 참여했다. 사실상 민주노동당은 2004년 이후 의회 정치 경험을 통해 열린우리당 등 민주당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오면서 연합의 가능성을 높여 왔다. 그러나 국민참여당과의 통합도 쉽지 않았던 것처럼 야권 대통합 정당은 당원들의 정서에 어울리지 않았다. 때문에 야권 대통합 정당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 협력 과정은 선거 연합 의 형태로 결실을 맺었다. 이와 같이 야권 대통합 논의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소통합 전환으 로 2011년 12월 민주당, 시민통합당( 국민의 명령 등 정치ㆍ사회단체들과 친노 세력들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위해 건설한 정당), 한국노총이 통합 혹은 연합한 민주통합당 출범으로 연결되었다(서복경 2012, 15). 정치ㆍ사회단체 와 정당들의 이러한 통합은 기본적으로 19대 총선을 겨냥한 것이었다. 특히 통합진보당의 경우는 정당 이념 지형에서 유의미한 의회 진출 정당으로는 유 일하게 진보 진영을 대변하던 정당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이념적 논쟁 없이 자유주의 보수 진영의 국민참여당과 통합한 것은 직접적으로 선거 승리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당들의 통합은 비록 눈앞에 닥친 선거를 위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선거 연합의 형태가 아니라 단일 정당 창당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전략 선택의 수준이 아니라 이념과 정체성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

76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다. 그리고 그 변화는 신생 정당인 국민참여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경우 에 일어났다. 실제 민주노동당은 의회 진출과 함께 유럽 사민주의 노선으로 기울면서 점진적으로 중도화를 지향해 왔다. 민주노동당의 창당 강령은 민주노동당은 노동자와 민중 주체의 자주적 민 주정부 를 수립하고 민중을 억압하는 모든 국가기구와 법, 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것 이며,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여 아래로부터의 민중권력을 창출해 나간다. 고 규정해 자본주의 국가의 폐지 를 언급하며 새로운 정치권력체를 구상했다(정병기 2009b, 105). 그러나 17대 총선 핵심 공약 은 농업과 경제 정책에서 소유의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교육 정책은 국공립 대학의 통 합을 이야기할 뿐 대학 자체의 국유화나 사회화에 대한 인식에는 미치지 못 했다. 또한 18대 국회의원 총선거 민주노동당 18ㆍ49 민생 정책 과제 도 한미FTA 저지-국회비준 저지; 삼성공화국 해체, 경제민주화 실현-삼성 특검 철저 수사, 재벌 민주화 3대 방안; 대운하 저지, 환경생태 복원 환 경영향 평가, 국민검증위원회 구성, 국민투표 실시; 공기업 민영화 반대, 사 회공공성 강화-발전ㆍ가스ㆍ철도 매각 저지, 구조조정 저지 를 4대 과제로 제시했을 뿐, 민영화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자유주의 보수와 크게 다를 바 없었으며, 6) 점차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한 정 책도 대단히 미흡했다(정병기 2009b, 106). 이념 지형으로 나타나는 정당체제 변화와 관련해 중도화 현상은 새누리당 과 민주통합당에도 적용된다. 19대 총선에서 나타난 각 정당들의 정책을 분 석해보면, <표 1>에서 보듯이 외교ㆍ안보와 정치ㆍ행정 및 핵 문제 외에 대부분의 사회경제정책에서 정당들 간 차이를 보기 어렵다. 이를 두고 김형 준(2012, 36)은 정책 차별성은 없고 정책 베끼기만 있었다. 고까지 비판했 으며, 이상훈과 전준범(2012, 7)은 새누리당이 중도보수화로 쇄신 해 복지 및 경제민주화를 내세 움으로써 민주통합당과 정책적으로 일정하게 수렴하 6) 민영화 관련 입장도 17대 총선 공약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국유화와 사회화에 대한 명시적 주 장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상 유지보다 더 나은 진보적 대안으로 제시되지는 못했다.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77 는 양상 을 보였다고 평가했다(이상훈 외 2012, 7). 물론 새누리당이 조건부 이나 기타 의견으로 제시한 대부분의 사회경 제정책 분야에서 민주통합당은 뚜렷한 입장을 개진했다. 이것은 새누리당이 일정하게 중도화하기는 했지만, 자유주의 보수로서의 민주통합당의 중도적 정 책이 상대적으로 더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귀결된 무 상급식 주민투표에서 불거진 복지 논쟁이 대표적 예다. 당시 한나라당은 선 별 복지를 주장했으며 이후 19대 총선을 겨냥해 점차 복지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반면, 민주당은 처음부터 보편 복지를 주장하는 등 복 지 정책을 중요한 정책 기조로 잡았기 때문이다.

78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표 1 주요 정책 의제에 대한 정당별 입장 분야 정책이슈 새누 리당 자유 선진당 민주 통합당 통합 진보당 진보 신당 녹색당 대ㆍ중소기업 협력이익배분제(이익공 유제)의 실효성 강화 조건부 경제ㆍ민생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기타 의견 수도권 규제 완화 기타 의견 반대 조건부 반대 반대 반대 반대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 제도 도입 기타 의견 사회ㆍ복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 설립 확대 기타 의견 반대 반대 반대 반대 반대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통합 반대 반대 조건부 조건부 유ㆍ초ㆍ중등학교 무상급식 실시 조건부 교육ㆍ환경 반값등록금 추진 조건부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속 추진 기타 의견 조건부 반대 반대 반대 반대 외교안보정책에서 한-미 동맹 우선시 기타 의견 반대 반대 반대 외교ㆍ안보 대북경제지원은 북한 핵문제 및 인권 문제와 연계 기타 의견 기타 의견 반대 반대 반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시 장개방 계속 조건부 조건부 조건부 반대 반대 반대 제대군인 가산점 제도 재도입 기타 의견 반대 반대 반대 반대 정치ㆍ행정 19대 국회에서 대통령 중임제 개헌 추진 기타 의견 조건부 조건부 반대 반대 전국적인 행정구역 전면 개편 조건부 조건부 조건부 반대 반대 * 출처: 한겨레. 2012. 무상급식ㆍ부자증세 비슷...영리병원ㆍ원전은 뚜렷한 차이 (3월 30일)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79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중도화를 반영한 통합진보당의 정책은 다른 여러 부 문에서도 민주통합당과 수렴하고 있어 두 정당의 선거 연합이 후보 단일화의 수준에 그친 기존의 선거 연합과 달리 정책적 친화성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주장(김형철 2012, 4)이 지지할 만하다. 실제 두 정당은 19대 국회 공동정 책 핵심 의제로 제시한 5개 항목을 추진하기 위해 세부 실천 방안과 정책 개 발을 위한 협의 지속, 공동 정책 의제 실현과 이행 점검을 위한 상설 기구 구성 및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하는 정치 제도 및 선거 제도 개혁을 향 후 추진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위 <그림 1>에 표시된 자유주의적 보수와 권위주의 적 진보 7) 의 연합이 생겨났다. 곧, 권위주의적 진보인 민주노동당이 중도화함 으로써 이들과 탈권위주의 진보 탈당파인 새진보통합연대 및 대중적 진보 를 주장하는 자유주의 보수인 국민참여당이 일차적으로 단일 정당인 통합진보당 을 창당했고, 이어 통합진보당이 주류 자유주의 보수인 민주통합당과 선거 연합을 구성한 것이다. 이것은 정당 이념 지형으로 볼 때 계급/계층 균열이 정당균열로 전환하기는 했으나 주요 균열의 수준으로 성장하지는 못한 상황 에서 소수에 머문 탈권위주의적 진보를 배제한 채 전통적 보수를 고립시키는 자유주의적 선거 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당 이념 및 정책의 변화를 반영해 19대 총선을 계기로 성립된 새로운 정당 이념 지형을 그려보면 <그림 2>와 같다. 1998년 이후 형성된 <그림 1>과 같이 대북 강경적인 전통적 보수와 대북 온건적인 자유주의 보 수 및 역시 대북 온건적인 권위주의 진보가 삼각 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전통적 보수 진영인 A와 자유주의 보수 진영인 E 및 권위주의적 진보 진영 인 H가 모두 중도화함으로써 삼각 구도는 중도를 향해 좁아지며, 민주통합당 의 중도화가 더 큰 폭으로 진행됨으로써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거리가 더 가까워졌다. 19대 총선에서 보인 정당들의 이념과 노선이 유지된다면 이 7) 탈권위주의적 진보인 진보신당이 의미 있는 정당으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진보 진영 전체라고 볼 수 있다.

80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후 한국 정당체제는 이 그림에서 나타난 지형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 만 H의 경우는 자유주의 보수와 권위주의 진보 및 탈권위주의 진보의 느슨 한 결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그 향배가 아직 뚜렷하게 결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 현재로선 그 다수파의 정향에 따라 구분했을 뿐, 구 민주노동당 과 구 진보신당 계파의 움직임에 따라 자유주의 보수로 흡수될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림 2 2012년 총선 이후 한국 정당 이념 지형 전망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81 2)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약화와 전국정당화의 가능성 19대 총선의 다수대표 선거 결과를 보면 지역주의가 다시 강화된 듯하 다. 수도권과 제주 및 호남 지역은 민주통합당의 우세가 현저했고, 이 지역 과 자유선진당이 약진한 충청도 일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지역에서는 새누 리당의 독점성이 유지되거나 강화되었다. 부산과 울산을 포함해 영남 지역 전체에서 새누리당이 다수대표 의석 67석 중에서 94%에 이르는 64석을 차 지했고, 호남 지역에서 민주통합당은 전체 30석 중 83%에 해당하는 25석을 차지했다. 8) 그러나 인물 효과를 배제해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지역 균열 지수를 산출해 보면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온다. 여기서 지역 균열 지수는 특 정 정당의 전국 득표율에 대해 그 정당의 텃밭인 지역의 득표율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아래 <표 2>는 민주화 이후 역대 총선의 지역 균열 지수를 산출한 것이며, <그림 3>은 이를 그림으로 표시한 것이다. 8) 이하 19대 선거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http://info.nec.go.kr)을 참조.

82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표 2 지역균열 반영 추이(총선: 1998~2012) 정당 전국득표율(%) 지역득표율(%) 지역균열지수 13대 (1988) 14대 (1992) 15대 (1996) 16대 (2000) 17대 (2004) 18대 (2008) 19대 (2012) 민정당/통일민주당 57.8 79.4 1.37 평민당 19.3 69.1 3.58 공화당 15.6 42.1 2.70 민자당(경상) 38.5 70.1 1.82 민주당 29.2 62.1 2.13 민자당(충청) 38.5 40.1 1.04 신한국당 34.5 43.8 1.27 국민회의 25.3 71.6 2.83 자민련 16.2 47.0 2.90 한나라당 39.0 56.0 1.44 새천년민주당 35.9 66.8 1.86 자민련 9.8 34.8 3.55 한나라당 35.7 52.1 1.46 열린우리당/새천년민주당 45.4 81.2 1.79 자민련 2.8 15.6 5.57 한나라당/친박연대 50.7 69.5 1.37 통합민주당 25.2 66.8 2.65 자유선진당 6.8 29.3 4.30 새누리당 42.8 58.2 1.36 민주통합당/정통민주당 36.7 66.4 1.81 자유선진당 3.2 15.1 4.72 * 경상: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민정당+통일민주당, 민자당(경상), 신한국당, 한나라당 전라: 광주, 전북, 전남; 평민당, 통합민주당, 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통합당 충청: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공화당, 민자당(충청), 자민련, 자유선진당 지역 균열 지수=지역 득표율/전국 득표율 3/14/15/16대 총선은 다수대표 득표율 ** 출처: 정병기 2012b, 138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83 그림 3 지역균열지수 추이(총선: 1988 2012) * 출처: 정병기 2012b, 141. 우선 자유선진당의 지역 균열 지수를 보면 전반적인 상승 추세 속에서 18 대(2008년) 총선에서 낮아졌다가 19대 총선에서 다시 상승했다(<그림 3> 참조). 그러나 19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은 비례대표 의석 배분 봉쇄조항인 3.0%를 간신히 넘긴 3.2% 득표에 머물러 정당체제 내에서 더 이상 큰 의미 를 갖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거대 정당의 지역 균열 지수 변화다. 민정당으로부터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을 거친 새누리당계의 지역 균 열 지수는 13대(1988년) 총선에 비해 14대(1992년) 총선에서 전국 득표율 이 대폭 낮아짐에 따라(-19.3%p; 3당 합당 시기이므로 경상 지역의 민자당 만 계산) 지역 득표율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9.3%p) 지역 균열 지수는 일정하게 상승했다(+0.45p). 16대(2000년) 총선에서도 전국 득표율이 상 승했지만(+4.5%p) 지역 득표율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함으로써(+12.2%p)

84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지역 균열 지수가 높아졌다(+0.17p). 또한 17대(2004년) 총선에서도 전국 득표율이 소폭 하락하면서(-3.3%p) 지역 득표율이 상승해(+3.9%p) 지역 균열 지수가 미미하게 상승했다(+0.02p).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새누리당 계열은 전국 득표율이 상승하거나 현 상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지역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상승함으로써 지 역 균열 지수가 높아진 경우는 16대 총선이 유일하다. 그리고 이후 새누리당 계의 지역 균열 지수는 장기적으로 하락해 지역주의가 약화되는 추세를 보여 왔다. 19대 총선에서도 18대 총선에 비해 근소하지만 지역 균열 지수는 낮아 졌다(-0.01p). 평민당, 통합민주당, 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민주당을 거친 민주통합당계의 경우는 새누리당에 비해 지역 균열 지수의 절대치는 월등히 높았지만 하락 현상도 더욱 두드러진다. 새누리당의 지역 균열 지수는 14대 (1992년) 총선에서 대폭 하락했지만 15대(1996년) 총선까지 평균 2.85를 기 록했다. 18대 총선에서도 17대 총선에 비해 0.86p 상승해 지역주의가 대폭 강화된 듯하다. 그러나 이 지수 상승은 지역 득표율이 14.4%p나 하락했음에 도 불구하고 전국 득표율이 무려 20.2%p나 하락해 지역 득표율 하락이 상쇄 된 결과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민주통합당계의 지역 균열 지수는 높은 절대치 와 큰 변동폭을 보이는 가운데 역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19대 총선 에서도 지역 득표율이 소폭 하락하고(-0.4%p) 전국 득표율은 대폭 상승해 (+11.5%) 지역 균열 지수가 하락했다(-0.84p). 중요한 것은 거대 정당에서 전국 득표율이 상승함과 동시에 지역 득표율도 함께 상승하면서 지역 균열 지수가 높아지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16대(2000 년) 총선의 한나라당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 경우도 새누리당계의 전반적인 지역 균열 지수 하락 추세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계는 전국 득 표율과 지역 득표율 및 지역 균열 지수가 모두 높아지는 경우가 없었다. 17 대 총선에서 전국 득표율과 지역 득표율이 함께 상승했지만, 이 경우에도 전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85 국 득표율 상승폭이 지역 득표율 상승폭보다 커 지역 균열 지수는 낮아졌다. 결국 절대치로 보아 지역주의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민주통합당계의 흐름 을 포함해 전체적인 흐름은 지역주의가 약화되는 경로를 따랐다. 9) 지역구에서 보이는 지역주의 강화 현상은 승자독식의 결과로 연결되는 1구 1인 단순다수대표제의 왜곡 효과라고 할 수 있다. 17대 총선의 열린우리당처 럼 지역주의 경향이 약하고 전국적 지지를 상대적으로 골고루 갖춘 거대 정 당이 없는 선거에서는 지역주의가 약화되더라도 탈지역주의 투표가 1위를 차 지하지 않는 한 의석으로 연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약화된 지역 주의 혹은 탈지역주의가 다수대표에 반영되지 못함으로써 의석 배분상 지역 주의가 온존 내지 강화된 것이다. 그러나 비례대표 득표율로 측정한 결과는 전반적인 지역주의 약화 추세를 보였으며, 이것은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장기적 약화를 반영하는 징후 라고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경우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주 요 정당들은 강력한 지역주의 기반을 토대로 상호 암묵적으로 용인하며 선거 에서 지역주의 동원을 통해 승리를 도모해왔다. 그러나 19대 총선에서도 이 러한 지역주의 기반이 장기적으로 약화되는 추세가 지속되었다. 9) Boix(2010, 406)의 지역 편중도를 이용해 지역구별 혹은 지역별 지지 편차를 측정한 강명 세(2012)의 연구도 전반적인 지역주의 약화를 증명했다. 17-19대 정당의 지역 편중도 지역구 정당지지 17대 18대 19대 17대 18대 19대 새누리당 0.17 0.15 0.11 0.16 0.12 0.12 민주통합당 0.50 0.30 0.18 0.08 0.24 0.13 자유선진당 0.91 0.65 0.88 0.43 0.35 0.37 통합진보당 0.89 0.65 0.83 0.47 0.19 0.13 * P당의 지역 편중도 m in V: 유효투표 수; n: 지역구 수, V n: 전국 총 유효투표 수에 대한 지역구별 유효투표 수의 몫; P ni: 정당 i의 전국 총 지지표에 대한 지역구별 지지표의 몫; min(v n): 모든 지역구 중에서 가장 작은 V n ** 자료: 강명세 2012, 20.

86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특히 통합진보당이 상대적으로 전국 정당의 가능성을 높게 보였다. 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울산과 전남 및 경남에서 전국 득표율의 약 두세 배 가까운 득표를 해 전남과 노동자 밀집 지역에 사회적 기반을 가진 것으로 평 가되었다(전국 5.7%, 울산 14.2%, 전남 10.1%, 경남 10.6%. <표 3> 참 조). 그러나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전국 득표율의 두 배 가까이 득표 한 지역은 없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경우, 전국 득표율에 대한 지역 득표율 표준편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3.5%와 44.6%인 데 비해 통합민 주당은 37.2%에 불과했으며, 18대 총선의 비중 56.3%에서 약 2/3 수준으 로 낮아졌다.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87 표 3 선거 연합 정당들의 비례대표 득표율(%; 18/19대 총선) 18대(통합민주당) 19대(민주통합당) 18대(민주노동당) 19대(통합진보당) 전국 25.2 36.5 5.7 10.3 서울 28.3 38.2 3.8 10.6 부산 12.7 31.8 5.3 8.4 대구 4.9 16.4 3.2 7.0 인천 24.6 37.7 5.8 9.7 광주 70.4 68.9 9.4 18.6 대전 18.6 33.7 3.9 9.0 울산 9.3 25.2 14.2 16.3 경기 26.4 37.7 4.8 11.0 강원 18.6 33.5 5.9 6.6 충북 23.9 36.0 5.7 7.7 충남 13.5 30.4 4.7 6.8 전북 64.3 65.6 7.4 14.2 전남 66.9 69.6 10.1 14.8 경북 5.6 13.4 4.1 6.2 경남 10.5 25.6 10.6 10.5 제주 30.2 39.5 10.0 12.4 세종 - 38.7-5.4 지역득표율 표준편 차/전국득표율 85.3 44.6 56.3 37.2 *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http://info.nec.go.kr. 통합진보당의 이러한 지역 득표율 경향은 일차적으로 국민참여당과 민주노 동당이 합당한 것에 기인한다. 18대 총선의 민주노동당 득표율에 비해 19대 총선의 통합진보당 득표율이 약 두 배로 증가했는데, 이 비율보다 더 증가한 지역은 서울, 대구, 광주, 대전, 경기, 전북으로 다양하게 분포했다. 통합진보 당의 득표율 분포가 절대치로만 보면 울산과 호남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보

88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이지만, 그 득표율 증가 추세를 보면 전국적으로 골고루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통합진보당의 득표율 경향은 민주통합당과의 선거 연합을 통해 민주 통합당의 지역주의 성격도 상쇄시켰다.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의 전국 득 표율 대비 지역 득표율 표준편차는 무려 85.3%에 달했으나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그 수치는 44.6%로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대구, 경북, 경남에서 민주통합당은 18대 총선에 비해 근 세 배 가까운 득표율 제 고를 보여 호남당 이라는 과거의 별칭을 무색하게 했다(전국 득표율 증가는 약 1.4배). 통합민주당의 경우도 정치ㆍ사회단체들 및 다른 정당들과의 통합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통합진보당과의 연합도 함 께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다수대표제에서는 공동 공천을 통해 그 효 과가 명확하게 나타나는 반면, 비례대표제에서는 공동 명부를 제출하지 않아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국 득표율에 대한 지역 득표율 표준편 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선거 연합의 효과가 없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두 정당이 연합함으로써 과거 두 정당의 표밭이었 던 지역에서는 표가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19대 총선은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사회적 기반을 크게 약화 시켰으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해체와 전 국정당화가 이루어진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정 치 세력들의 통합과 선거 연합으로 현상한 연합 정치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4. 결론 민주화 이후 개발독재기의 계승형 정당체제가 형성되었으며, 그 성격은 반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89 공 보수주의적임과 동시에 지역주의적인 카르텔 체제였다. 그러나 1998년 김 대중 정권 때부터 대북 온건 정책과 새로운 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추구하는 자유주의적 보수가 생성되어 반공 보수주의 카르텔 체제는 해체되기 시작했 다. 곧, 분단 모순과 경제 정책 노선이 정당균열로 전환되면서 보수주의 진영 은 대북 강경 정책을 고수하고 개발독재에서 유래된 한국형 시장경제질서를 유지하려는 전통적 보수와 이와 달리 대북 온건 정책을 추구하면서 더 자유 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수립하려는 자유주의적 보수로 분열되었다.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성격도 2000년 총선 때부터 약화되기 시작했 다. 비례대표 득표율을 지역 균열 지수로 측정한 결과,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정당의 몰락과 거대 정당의 지역주의 약화가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 역주의 카르텔 체제의 약화는 계급/계층 균열이 새로운 정당균열로 발전함으 로써 더 진전되었다. 물론 계급/계층 정당균열의 형성은 반공 보수주의 카르 텔 체제의 해체에도 기여했지만, 그보다는 자유주의 보수 진영의 지역주의 기 반을 약화시킴으로써 전체적으로 지역주의 체제의 약화에 더 크게 작용했다. 한편 일상적 민주주의와 관련해서는 탈권위주의적 진보의 의회세력화가 성 공하지 못해 정당균열로 발전하지 못했다. 따라서 19대 총선 이전의 한국 정 당체제는 반공 보수 정당과 자유주의 보수 정당 및 권위주의 진보 정당이 대 립하는 삼각 구도로 나타났다. 이 구도는 반공 보수주의 카르텔 체제의 해체 와 지역주의 카르텔 체제의 약화를 특징으로 하지만, 이 체제를 대체할 새로 운 정당체제로 재편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전환기적 상황의 힘 관계는 반 공 보수주의인 강력한 전통적 보수와 이에 대항하는 상대적으로 약한 자유주 의 보수 및 제3세력인 권위주의 진보로 현상했다. 따라서 강력한 전통적 보 수에 대항하는 자유주의 보수와 권위주의 진보의 연합 정치를 형성하는 조건 이 형성되었다. 또한 삼각 구도에 따른 힘 관계적 조건은 새누리당의 사회경제정책적 중도 화까지 포함해 이념과 정책의 변화로 연결되었으며 연합 정치의 중요한 토대

90ㆍ의정연구 제18권 제2호(통권 제36호) 로 발전했다. 자유주의 보수에서 탈당한 국민참여당은 지역구도 타파를 주장 하며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추진했고, 권위주의 진보인 민주노동당도 지속적 인 중도화 추세 속에서 탈권위주의 진보 진영 이탈파인 새진보통합연대뿐만 아니라 국민참여당과도 통합하는 것을 수용했다. 19대 총선에 임박해 이루어 진 이 소통합은 정당 통합을 통해 통합진보당 창당으로 이어졌으며, 이 정당 통합은 삼각 구도의 힘 관계 속에서 다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선거 연합으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이 선거 연합은 정당 이념 지형으로 볼 때 탈 권위주의적 진보를 배제한 채 전통적 보수를 고립시키는 자유주의적 선거 연 합이었다.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의 경우도 연합 정치의 산물이었다. 민주통합당의 통합 세력들도 초기에는 소통합 진영의 정당들까지 포괄하는 대통합을 목표 로 연합 정치를 시도했지만, 상술한 소통합이 가시화되면서 남은 정치ㆍ사회 단체 및 다른 정당들만으로 민주통합당을 창당했다. 한나라당의 당명 개정으 로 탄생한 새누리당도 친박연대(미래희망연대)를 포괄했다는 점에서 정당 통 합에 준하는 결과였다. 다시 말해 19대 총선은 정당 통합과 선거 연합으로 나타난 연합 정치가 주도한 선거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연합 정치는 19대 총선을 치르면서 기존 정당체제의 변화에 중요한 영 향을 미쳤다. 우선 선거 연합을 통해 반공 보수주의 카르텔 체제의 해체를 확정지었고, 정당 통합 및 선거 연합을 포괄하는 연합 정치를 통해 지역주의 정당체제의 약화를 이어갔다. 이를 정당 정치 이념에 따라 도식으로 표현하 면, 기존의 삼각 구도가 중도를 향해 이동하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의 중도화 가 새누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진전되어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 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삼각 구도로 나타났다. 이때 지역주의 카르텔 정당체제의 약화는 지역 균열 자체가 다른 길항 개념을 가진 대립 구도로 전 환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해소를 향해 전개된다. 그러므로 이 정당 이 념 지형에 따른 구도는 지역주의 체제의 해소와 전국 정당의 가능성도 포괄

제19대 총선과 정당체제 전망 : 연합 정치의 효과ㆍ91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의 삼각 구도를 유지하면서 중도를 향해 좁아지는 이 정당 이념 지형 은 19대 총선에서 나타난 조건들이 변하지 않는 한 향후 지속될 정당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존 정당체제의 약화와 해 체로 설명될 뿐 새로운 정당체제의 형성이라는 재편으로 판단될 수는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결국 19대 총선은 한국 정당체제를 재편하거나 형 성하는 중대선거나 정초선거는 아니지만 기존 정당체제의 약화와 해체를 확 인하고 촉진한 선거였다고 할 수 있다. (접수일:12. 06. 14) (심사일:12. 06. 19) (게재확정일:12. 0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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