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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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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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京 畿 鄕 土 史 學 第 16 輯 韓 國 文 化 院 聯 合 會 京 畿 道 支 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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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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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국회 1 월 중 제 개정 법령 대통령령 7 건 ( 제정 -, 개정 7, 폐지 -) 1.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 1 2.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1 3.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 2 4.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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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답 과 해 설 1 (1)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어생활 주요 지문 한 번 더 본문 10~12쪽 [예시 답]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한 사 람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으며,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해쳐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0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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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금융분야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1. 개인정보보호 관계 법령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은행법 시행령 보험업법 시행령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자본시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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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 인물 강순( 康 純 1390(공양왕 2) 1468(예종 즉위년 ) 조선 초기의 명장.본관은 신천( 信 川 ).자는 태초( 太 初 ).시호는 장민( 莊 愍 ).보령현 지내리( 保 寧 縣 池 內 里,지금의 보령시 주포면 보령리)에서 출생하였다.아버지는 통훈대부 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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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은하 1 우리 은하 위 : 나선형 옆 : 볼록한 원반형 태양은 은하핵으로부터 3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 2 은하의 분류 규칙적인 모양의 유무 타원은하,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나선팔의 유무 타원은하와 나선 은하 막대 모양 구조의 유무 정상나선은하와 막대나선은하 4.

근대문화재분과 제4차 회의록(공개)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상해 등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의안 번호 179 제안연월일 : 제 안 자 :조례정비특별위원회위원장 제안이유 공무상재해인정기준 (총무처훈령 제153호)이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행정자치부령 제89호)으로 흡수 전면 개

교육실습 소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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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음을 출력하는 이동통신 단말기에 있어서, 실시간 알람음을 출력하는 음향 출력 수단;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이하 'DMB'라 칭함) 신호를 수신하면 오디오 형태로 변 환하여 DMB의 음향을 전달하는

치밀한 시간 계산으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여행일정을 계획하지만, 상황이 항상 뜻대로 돌 아가지는 않는다. 인도에서는 철로가 끊겨 있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인디언의 공격을 받 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항상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며, 때로는 일정에 차질이 생 겨도

단위: 환경정책 형산강살리기 수중정화활동 지원 10,000,000원*90%<절감> 형산강살리기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5,000,000원*90%<절감> 9,000 4, 민간행사보조 9,000 10,000 1,000 자연보호기념식 및 백일장(사생,서예)대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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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오스본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시장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다. 이에 대응 하여 노동당은 보수당과 극명히 반대되는 정강 정책을 내세웠다. 영국의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서로 경제 민주화 와 무차별적 복지공약을 앞세우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는 우연히 안나를 알게 되고, 이후 두 사람은 서로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결국 안나가 브 론스키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자, 브론스키는 안나가 카레닌과 이혼하고 자기와 함께 새로 운 생활을 하길 바라지만, 안나는 아들 때문에 망설인다. 한편, 카레닌은 브론스키를 사랑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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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운 체계상의 특징 음운이란 언어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때, 가장 작은 언어 단위이다. 즉 의미분화 를 가져오는 최소의 단위인데, 일반적으로 자음, 모음, 반모음 등의 분절음과 음장 (소리의 길이), 성조(소리의 높낮이) 등의 비분절음들이 있다. 금산방언에서는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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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의 이 달의 법문 성철 큰스님 기념관 불사를 회향하면서 20여 년 전 성철 큰스님 사리탑을 건립하려고 중국 석굴답사 연구팀을 따라 중국 불교성지를 탐방하였습 니다. 대동의 운강석굴, 용문석굴, 공의석굴, 맥적산석 굴, 대족석굴,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과 주변의 큰

15강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106월 평가원] 1)심청이 수궁에 머물 적에 옥황상제의 명이니 거행이 오죽 하랴. 2) 사해 용왕이 다 각기 시녀를 보내어 아침저녁으로 문 안하고, 번갈아 당번을 서서 문안하고 호위하며, 금수능라 비

2 국어 영역(A 형). 다음 대화에서 석기 에게 해 줄 말로 적절한 것은? 세워 역도 꿈나무들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일을 할 예정 입니다. 주석 : 석기야, 너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인다. 무슨 좋은 일 있니? 석기 : 응, 드디어 내일 어머니께서 스마트폰 사라고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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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은 크게 지역, 직장 가입자의 총 보험료와 국고지원을 합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까지는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1만1천원의 기적 이라는 상자를 열어 보면 이는 기적 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은 강화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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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표지와 동일하게 들어갑니다.

초대의 글 안녕하십니까?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의 열기가 지나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 어오는 가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는 제 18대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고 그 열기가 더욱 더 뜨거워지는 듯합니다. 18대 대통령선거를 석 달 남겨둔 시점에서, 한국정당학회는 정책선거추진협 의체와 공동으로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 이라는 주제를 가 지고 2012년도 추계학술회의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이번 추계회의는 18대 대통령 선거 전망과 대한민국 대통령이 가져야 할 시대정 신과 성공 조건 등을 고민해 보고,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 필요한 방안 등을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입니다. 또한, 정당정치의 위기 속에서 세계의 다양한 대안정당들을 연구하는 패널을 구성하여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시사점을 찾아보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바쁘시더라도 참석하셔서, 대한민국 정치와 정당의 발전을 위한 고견을 개진 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2년 9월 한국정당학회 회장 이현출 - i -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 일시 및 장소 일 시 : 2012. 9. 20(목) 13:50~18:00 장 소 :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 제1세미나실 주 최 : 한국정당학회, 정책선거추진협의체 후 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회식(13:50~14:00) 개회사 - 한국정당학회장 축사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 iii -

주제 발표 및 토론 사회 신명순(연세대) 제1패널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발표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가상준, 단국대 한국형 리더십으로 본 최고지도자의 조건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윤종빈, 명지대 14:00~ 16:00 토론 김수진(이화여대), 김형준(명지대), 안병진(경희사이버대), 정연욱(동아일보) 사회 김영래(동덕여대) 제2패널 (대선 매니페스토) 발표 토론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조진만, 덕성여대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과 현실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고계현(경실련), 한귀영(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신유리(한국여성유권자연맹), 김미진(한국청년유권자연맹), 서복경(한국선거학회), 한정택(한국정치학회) 16:10~ 18:00 사회 김용호(인하대) 제3패널 (대안정당) 발표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김면회, 한국외대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박명호, 동국대 프랑스 극우정당의 성장과 변화: 국민전선(Front National)을 중심으로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16:10~ 18:00 토론 장선화(이화여대), 정회옥(이화여대), 김형철(성공회대) - iv -

목 차 제1패널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3 가상준_단국대 주제발표 Ⅱ 한국형 리더십으로 본 최고지도자의 조건 41 박현모_한국학중앙연구원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65 윤종빈_명지대 제2패널 대선 매니페스토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89 조진만_덕성여대 주제발표 Ⅱ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과 현실 121 이현출_국회입법조사처 제3패널 대안정당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143 김면회_한국외대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169 박명호_동국대 주제발표 Ⅲ 프랑스 극우정당의 성장과 변화: 국민전선(Front National)을 중심으로 191 이정진_국회입법조사처 - v -

제1패널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가상준, 단국대 한국형 리더십으로 본 최고지도자의 조건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윤종빈, 명지대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제1패널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가상준 _ 단국대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가 상 준 (단국대) I. 서론 2012년은 민주화 이후 두 번째로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가 동시에 열리 는 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정당 간 후보자 간 갈등과 대립이 잦아지고 건설적 인 논의와 공허한 정쟁도 있다. 한편,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집중 받는 것은 새로 운 인물에 의해 추진되는 변화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선거는 새로운 인물이 등 장하고 필요한 새로운 정책이 논의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는 유권자를 대리하게 될 대표자를 뽑는 것으로 의미를 다하는 것은 아니다. 선거는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공론의 장으로서 의 역할을 한다. 선거라는 공론의 장을 통해 개개인의 인간정신을 넘어서 그 시 대를 지배하는 보편정신인 시대정신(Zeitgeist)을 발견하게 되고, 그 시대정신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시대적 과제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 표자가 항상 선거를 통해 표출된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시대적 과제를 잘 수행해 나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긴 시간의 흐름을 놓고 보면, 그 시대의 정신이 요 구했던 과제들을 수행해 왔던 것을 볼 수 있다. 시대정신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철학자에 따라 의견이 다르지만, 선거를 통 해 드러나는 시대정신은 현재의 핵심적 문제를 지양하고 보다 나은 시대를 지향 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시대정신은 사회 구성원의 태도, 정신, 이념의 총화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시대적 과제는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5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위한 구체적인 실천과제임이 보통이지만, 시대정신이라는 대원칙에서 추론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시대가 처해 있는 국내외적인 현실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과제 역시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있어 이승만 정부의 민족국가 건설(Nation Building) 과 박정희 정부의 산업화, 그리고 지난한 투쟁으로 성취한 민주화 이후 들어선 정부들의 민주주의 심화 가 바로 그 시대를 지배했던 정신이었다. 민주화 이후 들어선 정부들은 민주주의의 심화를 위해 보통사람의 시대(탈권위), 문민정부 (탈군부), 수평적 정권교체(탈영남)와 한반도의 탈냉전화, 참여민주주의(탈사 당적 정당정치) 를 그 시대의 구체적인 시대정신으로 삼고 그로부터 시대적인 과제들을 도출해 수행하고자 했다. 그러면 대통령 선거가 있는 2012년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정치인, 언론과 정치분석가들과 2012년의 선거의 장을 통해 드러나게 될 시대정신을 찾 기 위해 분주하지만, 이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는 체계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본 연구는 유권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2012년의 시대정신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밝혀내고자 한다. 천재적인 철학자의 통찰력에 의존 해 시대정신을 천착하고 시대정신으로부터 시대적 과제를 유추해내는 방법도 있겠지만, 구체적인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천착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대적 과제를 관통하는 원칙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범인들의 방법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대정신을 유추해내고자 한다. 시대정신에 대한 논의는 있지만 연구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많 은 전문가들이 시대정신을 논리적 이론과 체계적 검증이라는 방식보다는 시대 상에 맞춰 논의하고 있는 편이다. 한편, 시대정신을 정확히 파악 혹은 예측하기 위한 노력은 대통령 선거 전에 많이 이루어지지만 이는 쉽지 않은 작업이고 대 통령 선거 후 좀 더 분석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본 연구도 이러한 점을 인 지하면서 시도했다는 점에서 연구라기보다는 논의에 가깝다. 현실적인 문제, 미 래의 한국, 그리고 국민들의 생각을 통해 논의해 보려 한다. 이를 위해 제2장에 서는 시대정신에 대한 연구 동향을 살펴본다. 제3장에서는 민주화 이후 대통령 6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선거 있었던 시기의 시대정신과 선거결과와의 연관성을 살펴본다. 제4장에서는 2012년 시대정신은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결과를 살펴본다. Ⅱ. 시대정신에 대한 연구 시대정신(Zeitgeist)을 일컫는 정의는 우리가 과거에 살아왔던 시대 또는 앞으 로 직면하게 될 시대만큼 다양하며 실제로 이에 대한 많은 해석이 존재한다. Zeitgeist는 라틴어 genius saeculi라는 용어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고대 genius loci, 즉 특정한 지역들은 고유한 정신을 갖는다는 뜻의 개념과 근본적으로 비슷 하다고 할 수 있다. 1) genius saeculi는 한 시대의 현상을 지탱하고, 그 기초가 되 는 원칙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대정신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한 시대의 사 회에 널리 퍼져 그 시대를 지배하거나 특징짓는 정신적 경향 혹은 상태 2) 라고 하는데, 시대정신은 동시대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문제의식 혹은 기대로 사 회 구성원들에게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된 인간의 정신적 태도, 양식, 이념으로 과거를 성찰 하며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가치의 집약이다(이영성 김호기 2007). 시대정신(Zeitgeist)이라는 단어의 탄생은 알려진 바에 의하면, 1769년 독일 철 학자 요한 곳프리드 헤르더(Johann Gottfried Herder 1744-1803)와 독일의 문헌학 자 크리스티안 아돌프 클로츠(Christian Adolph Klotz 1733-1771)의 저서 Genius Seculi에 관하여 평가하는 글에 처음 사용하였다. 클로츠는 자신의 저서에서 genius saeculi를 한 시대의 동전을 통해 읽어낼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헤 르더는 genius saeculi를 Zeitgeist(시대정신)로 번역하고 있다. 과거 시대정신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고 이를 파악하기 위한 시도는 있었지 만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이는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며, 이를 바탕으로 예측하는 사회과학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시대정신에 대한 논의 1) http://www.osterhage.com/zeitgeist.htm 2) 네이버 백과사전 7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는 가능하지만 개념화시키고 조작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학자에 따라 그리고 접근 방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공통의 언어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고, 시대정신을 파악하는 작업이 공유화되지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시대정신은 거시성, 집합 성, 절대성, 맥락성, 미래지향성, 주관성 등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 의 규명은커녕 언급조차 상당한 부담을 수반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임성호 2008). 더욱이 오늘날과 같은 전환적 시대조류를 감안할 때 명확한 시대정신을 찾고, 거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얻는다는 것이 어렵다는 논지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학자들은 개념화와 사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시대정신에 접근하려 하였다. 홍득표(2012)는 시대정신을 국가와 사회가 현실에 당면하고 있는 가장 절박한 국정수행 목표인 동시에 국가와 사회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방향과 청사 진이며,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 이상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시대정 신은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데 과거 시대정신을 통해 그 시대가 희망하고 성 취하려고 하는 희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 시대정신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의 이상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이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 유하고 있는 목표며 이상이기 때문에 시대정신은 사회가 처한 환경 그리고 역사 적 맥락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띨 수밖에 없다. 즉, 사회의 역사적 흐름과 사회 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 요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시대정신을 파악하는데 있 어 핵심이라 하겠다. 연구자들은 과거 그리고 현재의 상황과 직면한 문제에 접근하였고 이를 바탕 으로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파악하였다. 그들의 접근방법과 구성내용이 일률 단 편적이거나 서로 동일하지는 않지만, 본질적 내용에서 사회와 국민, 지도자 등은 각각 어떠한 시대정신을 추구하였는지 그리고 관련성이 있는지 탐구하였다. 또 한 많은 시대정신 관련 연구들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남 겨 두었다는 공통적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시대정신에 대한 연구가 양적 인 면과 질적인 면이 풍부해질 때 더욱 많은 의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에 대한 연구는 먼저 이에 대한 접근방법 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8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는 어떠한 방법으로 시대정신을 이해했으며, 사용한 주제 및 키워드는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시대정신을 어떻게 조명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실상 가장 많은 시대정신에 대한 논의는 정권교체를 앞둔 시기에 주요 대통령 후보자 또는 유권자를 대표하는 국민에게 묻는 설문조사나 여론조사, 그리고 인터뷰형식의 주요 결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조사내용은 현재의 생활에 어느 정도 만족하십 니까? 라는 기본적 인식과 가치관에서 출발하여 과거의 생활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사항은 무엇인지 정리하였다. 또한 앞으로 맞이하는 새로운 정권의 과제 와 이에 대한 기대, 나아가 새로운 대통령선거 후보를 어떠한 면에서 어떻게 평 가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중앙일보 06/06/26; 내일신문 07/08/06; 헤럴드경제 10/04/05; 동아일보 11/12/19; 부산일보 12/09/10). 시대정신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 및 조사는 주로 직접적인 여론조사를 통한 아 젠다(agenda) 파악이 가장 많았으며, 정치인의 인터뷰 및 문제 현상 관련해서 전 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방법이 그 뒤를 이었다. 국민의 여론과 동향을 즉각적 으로 잘 살필 수 있으며 현상논의가 빠른 시일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 서 직접적인 여론조사는 시대정신의 화두를 가장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요건이 되었다. 또한 여론조사의 범위는 구체적으로 특정 집단을 한정하지 않은 일반적 인 조사와 특정 분야 종사자에게만 응답을 구하는 한정된 것으로 구분되었다(이 영성 김호기 2007). 한편, 시대정신에 대한 연구는 시기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데 70년대 후반 혹은 80년대 초반의 시대정신은 직접적인 키워드를 제시하기 보다는 당시의 시 대를 이끄는 지도자의 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로부터 출발하였다(동아일 보 1980/08/23). 그 후로 안정, 개혁, 정권교체, 변화, 경제에 이르기까지 시대정 신은 어느 하나의 고정적인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상황의 변화에 따라 움직 임을 가지는 가변적 산물임을 알아가는 시기였다. 물론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시대정신에 공통분모로 자리하는 경우도 있다. 경제와 안 보 및 통일 문제 등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는데, 경제문제는 앞으로도 지속 적으로 논의될 시대정신일 것이며, 안보 및 통일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특수성 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변함없는 시대의 지표가 될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다. 9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언급한 것처럼 시대정신은 가변성의 특성을 가지므로 시대정신 용어자체에 대 한 기본적이고도 본질적 고찰보다는 당시 상황과 시대정신의 연계성 및 조화를 중요시한 연구결과가 더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치인들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하나의 시대정신을 선정하고 자연스럽게 이를 시대의 화두로 삼았다. 이러한 시대정신을 내세워 그들만의 슬로건으로 삼 기도하고 국민의 요구를 최대한으로 수용하며 사회 전반의 기대를 누구보다 충 족하게 채워줄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헤럴드경제 10/04/05). 또한 많은 언론 에서도 시대정신을 강조하며 국민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에게도 인식의 전환과 더불어 변화 촉구를 강조하였는데 정치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대정신에 관심 을 갖게 하고 이에 상응하는 정책을 내세워 줄 것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러한 시대정신의 영향력으로 인해 전문가들은 시대정신이라는 키워드에 초점 을 두고 계속 관심을 가졌으며, 모두가 해결해야할 필수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 였다. 시대정신은 동시대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희망, 목표, 이상이기 때문에 지 도자들에 의해 가꾸어지고 만들어질 수는 없다. 국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시대정 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시대정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접근한다면 그들에 의해 선 택될 수는 있다. 그러나 시대정신을 파악하려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 확히 파악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현재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는 사회의 다양성이 점점 증가하고 다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대, 희망, 그리고 목표가 다양하게 도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 구성원들이 전통적으로 중요시 여 겼던 물질적인 부분과 함께 탈물질적 관련 사고가 함께 강조되면서 중요시하는 가치가 다양해졌고 이에 따른 기대와 희망도 과거와는 달리 표출되고 있다. Ⅲ. 민주화 이후 시대정신 민주화 이후 한국의 대통령선거 결과는 그 시대의 시대정신과 깊은 관련이 있 다고 볼 수 있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후보들이 내세운 혹은 강조한 문 10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제의식과 해결방향은 유권자들이 공유한 기대와 희망을 반영한 것이었으며 이 후 정부를 운영하고 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길잡이와 기준점이 되었 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선거를 두고서 정초 선거 즉,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고 사회의 틀을 잡는 중대한 선거라고 부르기도 한다(동아일보 2011/12/19). 대통령 선거가 있던 시기 시대정신은 무엇이었으며 선거결과와의 관련성은 어떠했는지 알아보았다. 1. 제13대 대통령선거 먼저 제13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노태우 후보의 경우 민주화 운동 이후 군 부의 지배체제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 제도화에 초점을 맞추었다(홍득표 2011). 1987년에 있었던 제13대 대통령선거는 대통령 선거제도를 간선에서 직선으로 개헌함으로써 16년 만에 유권자들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과, 전두환 정부의 군부권위주의에 폭발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최고조에 달했 을 시기였다는 점에서 그 당시의 시대정신이 어떠했는지 유추해볼 수 있다. 제13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 역시 군정종 식과 민주화 실현이라는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단일후보 선출에 실 패했다는 점과 함께 노태우 후보 자신이 보통사람 임을 내세우며 보다 안정적 인 체제이행을 강조한 점이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수 있다(송근원 1990; 홍득표 2011; 동아일보 2012/04/05; 중앙일보 2005/09/22; 해럴 드경제 2007/12/03). 김영삼 후보, 김대중 후보, 그리고 김종필 후보의 득표율이 노태우 후보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통해 새로운 정부에 대한 열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제6공화국 대통령선출 방식을 감안할 때 후보 단일화의 실패는 시대정신을 반영 못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선거 패배로 연결되었다는 점 에서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는 시대정신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보통사람과 안정적 정권교체를 내세워 후보 단일화 실패에 상심한 유권자 를 파고 든 노태우 후보가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보다는 시대정신을 잘 파 악한 후보라 하겠다. 11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표 1> 제13대 대통령선거 결과 정당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평화민주당 신민주공화당 후보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득표율 36.64% 28.03% 27.04% 8.06%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2. 제14대 대통령선거 제14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던 시기(1992년)의 시대정신에 대해서 일부에서 는 13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여전히 군부 지배체제에서 민간으로의 이양을 통한 문민시대 개막 혹은 군의 탈정치화가 그 시대의 시대정신이었다고 보고 있다(홍 득표 2011; 동아일보 2011/12/19; 부산일보 2012/9/10). 이와 함께 크게 주목받는 시대정신이 경제문제와 관련이 깊다고 보는 입장이 적지 않다. 실제로 제14대 대통령선거에 대하여 당시 여론 조사 결과의 대다수는 과거에 주요하게 여겨졌 던 정치적 사안 대신 경제적 사안이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김성식 1992; 박경산 1993; 이용환 1995). <표 2> 제14대 대통령선거 결과 정당 민주자유당 민주당 통일국민당 신정당 후보 김영삼 김대중 정주영 박찬종 득표율 41.96% 33.82% 16.31% 0.00%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제14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 그리고 정주영 후보 는 모두 이러한 당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경제문제 관련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 였다. 물론 여기에 영남과 호남 간 지역대결은 상수로 작용하고 있었다. 정주영 후보가 정치적 배경이 미약함에도 주목받은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제14대 대통령선거 결과에 대한 일련의 연구들은 그 당시 후보들이 내놓은 경제 관련 시대정신과 유권자의 선택 간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내놓고 12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있다. 즉, 제14대 대통령선거에서 투표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경제와 관련하여 각 후보들을 지지했던 이유가 후보마다 명확하게 다르다 는 점이다. 특히 물가안정을 중요시했던 유권자의 대다수가 김영삼 후보를 지지 했다는 분석 결과와 사전 여러 여론조사 결과에서 유권자가 가장 중요시 여긴 경제정책이 물가안정이었다는 결과는 시대정신과 대통령선거 결과의 관련성을 어느 정도 설명하고 있다. 3) 제14대 대통령선거에서 경제가 중요한 이슈였으며 그 중에서도 물가안정이 중요 하게 영향을 미친 이유를 노태우 정부 기간 동안 중요한 경제지표 즉,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림 1>은 노태우 정부 기간 (1988.3-1992.2) 동안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는데 1992년 조금 낮아 졌지만 5년 동안 매우 높은 상승률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3저 호황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경제상황의 악화는 무엇보다 커다란 문제였으며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어려움은 더해 갔다. 또한 <그림 2>를 통해 알 수 있듯이 1992년 경제성장률이 급 격히 하락하면서 경제상황에 대한 논의는 대통령 선거에서 핵심일 수밖에 없었다. <그림 1> 노태우 정부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 출처: 통계청 3) 대통령선거가 있기 전 여론조사 결과로는 경제문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대통령선 거를 치른 후 조사 결과는 지역 대결 변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경제 문제만을 가지고 봤을 때에는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고, 지역 대결 변수는 한국 선거에서 매번 등장하는 변수이므로 본 연구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13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그림 2> 노태우 정부(1988-1992) 분기별 경제성장률 출처: 통계청 3. 제15대 대통령선거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야당 소속의 김대중 후보가 주장했던 것은 수 평적 정권교체 였다. 김대중 후보는 당시 또 다른 야당인 자민련의 김종필 후보 와의 연합 (DJP연합)을 통해 단일 후보로서 대통령선거를 치렀다. 이것은 정치 세력간의 자유로운 경쟁에 의한 정권교체 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관련이 있다.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유권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변화에 대한 강한 열망을 표출했다는 점이다(유재일 1997). 이에 부응하려는 듯 김대중 후보와 김종필 후보는 연합으로서 정권교체라는 변화를 꾀했고, 이인제 후보는 소속해 있던 여당에서 탈당하여 홀로 출마하면서 이른바 3김정치의 청 산 을 주장하고 나섰다. <표 3> 제15대 대통령선거 결과 정당 한나라당 새천년국민회의 국민신당 건설국민승리21 후보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 권영길 득표율 38.74% 40.27% 19.20% 1.19%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14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한편 제15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던 1997년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 융을 요청한 시기로 국가가 경제적으로 위기에 봉착한 시기였다.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두고서 학계에서는 그 동안 한국 선거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경제투표 가 15대 대통령선거에 와서 비로소 행해졌다고 보고 있다(이현우 1998; 황아란 2000). 즉, 국가가 경제적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전( 前 ) 정권의 경제상황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었으며, 이와 함께 앞으로 문제 를 잘 해결할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였다는 것이다. 즉, 제15대 대통령선거 의 경우 전반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경제적 위기를 극복 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이 대통령선거에서의 유권자 투표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 다. 4) 김영삼 정부 시기 주요 경제지표는 경제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그림 3>에 서 보듯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97년 매우 가파르게 높아졌으며 <그림 4>에 서 보듯이 경제성장률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시기였다. <그림 3> 김영삼 정부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 출처: 통계청 4) 각 후보 간 정책 비교는 유재일(1997)의 논문을 참조하기 바람 15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그림 4> 김영삼 정부(1993-1997) 분기별 경제성장률 출처: 통계청 4. 제16대 대통령선거 제16대 대통령선거의 특징으로 뽑히는 요인 중 하나는 세대별 지지 후보의 차 이다(이현우 2003; 이정진 2007). 그리고 세대별로 지지 후보에 차이를 보였던 것은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노무현 후보가 보여주었던 문제 의식 및 개혁방향과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다. 노무현 후보가 제16대 대통령선 거에서 내세운 시대정신은 탈( 脫 )권위 와 3김 및 지역주의 청산 정치개혁 등 으로, 기존의 한국 정치가 보여주었던 구태의연한 모습을 타파하려고 하였다(이 현우 2003; 한국일보 2007/09/09; 동아일보 2011/12/19; 부산일보 2012/9/10). <표 4> 제16대 대통령선거 결과 정당 한나라당 새천년민주당 하나로국민연합 민주노동당 후보 이회창 노무현 이한동 권영길 득표율 46.58% 48.91% 0.30% 3.89%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16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그밖에도 제16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해의 6월에 벌어졌던 효순이 미선이 미군 장갑차 사건 과 촛불집회와 함께, 노무현 후보가 가지고 있었던 정책들에 대한 진보적인 이념성향 등은 과거 지역 대결 구도에 소속되지 않은 채 기성세 대와 이념 차이를 보이는 젊은 유권자 즉, 20대 유권자들이 노무현 후보에게 높 은 지지를 보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노무현 후보에게 높은 지지를 보냈던 세대에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대항하여 민주화 운동을 직접 경험한 이른바 386세대인 30대 유권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이정진 2007). 5) 결국 대통령선거 시기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과 노무현 후보가 내세운 문제의식 및 청사진은 2002년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었으며 노무현 후보가 제16대 대통령으로 당선 될 수 있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말할 수 있다. 제16대 대통령선거의 경제가 아닌 변화 그리고 개혁이 되었던 것은 김대중 정 부의 성공적인 IMF 위기 극복 그리고 안정적인 경제지표 때문이다. <그림 5>와 <그림 6>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김영삼 정부 시절 말기 높아졌던 소비자 물가상승 률은 김대중 정부에 들어와 점점 낮아졌다.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제성장률 도 1999년 들어와 플러스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준다. 이 러한 점은 2002년 선거를 다른 대통령선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자리 잡게 하였다. 5) 젊은 층의 유권자들이 노무현 후보에게 높은 지지를 보낸 것을 두고서, 정몽준 후보와 노무 현 후보의 후보단일화 때문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두 후보의 정책은 상이한 측면 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후보단일화를 감행했던 이유는 (후보단일화를 하지 않을 경우) 지지 계층의 중첩으로 인해 표가 분산될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 단일화 후보가 젊은 층의 지지 를 효과적으로 결집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정몽준 후보는 구태의연한 기존 의 정치인과 차별된다는 점에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 로 비춰져 젊은 층의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다(이현우 2003) 17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그림 5>김대중 정부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 출처: 통계청 <그림 6> 김대중 정부(1998-2002) 분기별 경제성장률 출처: 통계청 5. 제17대 대통령선거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거의 대부분 일자리와 경제성장, 세금 등 경제문제를 시대정신으로 내세웠다(한국일보 2007/09/09; 중앙일보 2007/12/03; 동아일보 2011/12/19). 당시 한국 사회는 각종 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 18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에 대통령선거의 구도는 자연스럽게 경제 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나아가 모 든 후보가 경제문제를 논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은 CEO 출신의 이명박 후보가 제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직 간접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한국일보 2007/09/09). 사실 이명박 후보의 시대정신은 경제 성장 이외에 이전 정권들을 심판하는 성 격도 포함되어 있다(가상준 2008; 한국일보 2007/09/09; 중앙일보 2007/12/03; 동 아일보 2011/12/19). 제17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당시 한국 사회에 내재되어 있 는 경제 문제들이 노무현 현 정권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경제성장 및 발전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희망이 대 통령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표 5> 제17대 대통령선거 결과 정당 대통합민주신당 한나라당 창조한국당 무소속 후보 정동영 이명박 문국현 이회창 득표율 26.14% 48.67% 5.82% 15.07%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노무현 정부 동안 소비자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김대중 정부 가 위기 상황 속에서 보여준 경제지표와 비교가 된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안 정적이었지만 김대중 정부가 보여주었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주지 못하였 다. 경제지표보다는 경제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았는데 이를 낮게 형성된 소비 자 전망지수(기대와 평가)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는 국민들이 평가하는 경제상황 은 비관적이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는 노무현 정부 평가에 영향을 미쳤으며 궁극적으로는 경제성장에 대한 강한 바람을 갖게 하였다. 19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그림 7> 노무현 정부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 출처: 통계청 <그림 8> 노무현 정부(2003-2007) 분기별 경제성장률 출처: 통계청 지금까지 민주화 이후의 한국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난 시대정신에 대해 알아 보았다. 한국 사회는 대통령선거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대통령선거 후보들의 시 대정신이 무엇인지에 주목하고 시대정신이 어떻게 선거에 반영되어 나타날 것 20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인지 조심스럽게 지켜보았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대통령선거 결과가 한국 사회 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고, 나아갈 방향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 후 보들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유권자들의 원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고 민하고, 유권자들은 한국 사회 시대정신에 맞는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를 지지하 였다. 민주화 이후 한국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난 시대정신은 대통령선거에서 당 선된 후보들이 지향했던 방향 그리고 정성스럽게 제시한 비전과 정책과 부합하 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즉, 2012년 12월 19일에 있을 제18대 대통령선거 결과는 2012년 시대정신의 구현일 것이기에 무엇보다 시대정신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Ⅳ. 2012년 시대정신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은 2012년 4월 11일 총선과정과 결 과 그리고 2012년 한국사회의 모습을 통해 2012년 시대정신을 파악하려하고 있 다. 2012년 총선에서 많이 주목받았던 복지의 확대 그리고 빈부격차, 양극화로 인해 관심이 되고 있는 경제 민주화가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다(연합뉴스 2012/9/7; 부산일보 2012/9/11). 또한 심각한 갈등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사회통합 이 주목받고 있다(연합뉴스 2012/9/7; 부산일보 2012/9/11). 복지의 확대는 2010 년 지방선거와 2011년 서울시 주민투표에서 논쟁적 사안이 되었던 무상급식의 영향력이 2012년 총선에서 지속되면서 대선에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경제 민주화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과 이에 따른 중소기업의 도태, 자영업자 확대와 위기, 부익부 빈익빈 문제 등으로 인해 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호의 필요 성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경제 위기 속에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유권 자들이 원하는 희망이기 때문에 복지의 확대와 경제 민주화가 많이 논의되고 있 다고 하겠다. 유권자들에 복지를 확대하고 경제 민주화를 통해 경제적 약자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경제적 문제를 헤쳐 나가는 것이 유권자들이 원하는 시대정신 이라고 대부분의 후보들은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경제 상황을 종합해 21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보면 (1) 소득 양극화의 심각성이 제기되고 대기업 편중현상이 가중되고 있으며 (2)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높은 실업률, 식어가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고 (3) 내수시장이 견고하지 못하고 활기를 띠고 있지 못 하고 있으며 (4)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으로는 (1) 출산율 하락 및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2) 다문화 사회로 변환되고 있으며 (3) 집단 및 계층 간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며 (4) 복지확대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매우 강하고 새롭고 신선한 인물에 대한 기대 및 희망이 강한 상황 이며 정권 말기 권력누수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들은 시대정 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한국 사회의 시대정신은 무엇인지 알아보 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았다. 물론 설문조사를 통해 시대정신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현재 정당들의 주요 후보자들이 대선 슬로건을 통해 그들이 파악한 시대정신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며, 4월에 있었던 국회의 원선거를 통해서 민심을 파악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기에 이를 통해 접근하면 시대정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설문조사는 리서치 앤드 리서치(R&R)에 의해 2012년 7월 21일과 22일 사이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먼저 2012년 시대정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시대정신을 국가와 사회의 당면한 국정수행 목표, 미래의 방향과 청사진 그리 고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 이상향이라고 한다면, 선생님께서는 다음 중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시대정신으로 적절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 까? 라고 물어보았다. 응답자 중 21.2%가 경제성장이라고 하였고, 17.8%가 공정 사회, 12.4%가 경제 민주화라 하였다. 6) 각 정당 대권후보자들이 강조하고 있는 경제 민주화, 공정사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국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정신은 6) 2007년 조사(이영성 김호기 2007)에서는 경제성장(53.8%), 사회적 평등(11.8%), 한반도 평화 (11.4%), 세계화(8.1%), 선진화(5.4%)였는데 경제성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낮아진 반면 공정 과 평등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커진 편이다. 경제성장에 대한 목소리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 지만 아직도 경제성장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22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경제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한국사회가 당면한 현실 그리고 국민들이 공 유하고 있는 희망은 다른 무엇보다 경제성장이라 하겠다. <표 6> 2012년 시대정신 시대정신 항목 비율(%) 시대정신 항목 비율(%) 경제성장 21.2 선진화 4.9 한반도 평화 8.4 복지국가 건설 9.8 경제 민주화 12.4 법치주의 확립 8.8 세계화 5.7 기타 0.2 사회통합 7.5 모름/무응답 3.3 공정사회 17.8 한편 정당 대권후보자들이 경쟁하듯이 강조하고 있는 복지국가 건설(9.8%)은 다른 항목에 비해 관심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결과는 현재 많이 논의되고 있는 경제 민주화, 공정(정의로운) 사회, 복지확대에 대해 국민들이 중 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경제성장에 대한 희망이 가장 강하다 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제성장이 가장 주목받는 것은 유럽의 재정위기, 미 국의 높은 실업률,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경제상황이 불안해지고 있는 한국사회의 현실 때문이다. 복지확대 및 경제 민주화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보다 는 경제성장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을 유권자는 바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치 권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복지강화는 국민들이 관심을 끌 수 있지만 경제성장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제시하지 않는다면 정확한 시대정신 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며 국민의 선택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2012년은 시대정신을 하나로 명확히 부각되기 어렵게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사실이다.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한 편으로 경제성장(21.2%)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다른 한편으로 경제민주화 (12.4%), 공정사회(17.8%), 복지국가 건설(9.8%) 등의 항목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임성호(2008)의 지적과 같이 탈냉전, 탈산업화, 탈물질주의, 정보화, 23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지구화 등의 조류와 같은 전환적 사회변화로 인하여 어느 한쪽으로 사람들의 생 각이 모아지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우리사회 는 그동안 산업화, 민주화로 급격한 사회적 전환을 맛보았고, 오늘날에는 신자 유주의 이후 등장한 양극화와 세계경제 위기로 대두된 대빈곤사회의 영향으로 국민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생각이 하나로 모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특정생각이 바로 시대정신이라고 몰아가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된다. 시대정신을 반영 하기 위한 후보자들의 노력은 정치 슬로건으로 나타난다. 이에 후보자들이 정치 슬로건을 보면 후보자들이 생각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시대정신 을 가장 잘 반영한 후보자의 정치 슬로건은 국민들과 공감대가 형성되고 커다란 지지를 받게 된다. 이러한 점은 과거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사용한 정치슬로건을 봄으로써 알 수 있다.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 후보의 보통사람, 이제는 안정입니다 1992년 선거에서 김영삼 후보의 신한국 창조 1997년 김대중 후보 의 든든해요 김대중 경제를 살립시다 2002년 노무현 후보의 새로운 대한민국 2007년 이명박 후보의 국민 성공시대 (중앙선데이 2012/7/8)는 간략하게 그 시 기에 중요한 목표와 희망을 잘 반영한 슬로건이라 하겠다. 7) 2012년 대선 주요 후보자들의 슬로건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를 살펴보면 문재 인 후보의 사람이 먼저다 가 25.4%의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나고 있다. 박근혜 후보의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가 20.1%로 그 뒤를 따르 고 있다. 다음은 안철수 후보의 정의로운 복지국가 건설 이 18.6%로 세 번째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현재 2012년 대통령 선거의 관심 후보로 지목되는 문재 인, 박근혜, 안철수 후보의 정치 슬로건이 그들에 대한 관심만큼 유권자들로부 터 호응을 얻고 있다. 김두관 후보의 내게 힘이 되는 국가, 평등국가 슬로건도 크게 주목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권자들이 후보와 그들의 슬로건을 인지하 고 선택한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경제 민주화, 상식 및 정의를 강조한 사람이 먼저다 변화와 민생에 주안점을 둔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그리고 7) 노태우 후보는 권위주의 청산, 김영삼 후보는 안정 속 변화, 김대중 후보는 경륜가 경제, 노 무현 후보는 세대교체, 이명박 후보는 국민생활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중앙선데이 2012/7/8) 24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정의롭고 공정한 복지를 중요하게 생각한 정의로운 복지국가 건설 슬로건은 복지확대와 경제 민주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유권자들이 원하는 경제 성장이 반영된 슬로건은 표면적으로는 찾을 수 없다. <표 7> 후보자들의 슬로건에 대한 유권자들의 공감 정도 주요 후보자 슬로건 비율(%) 주요 후보자 슬로건 비율(%)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20.1 사람이 먼저다 25.4 마음껏 대한민국 5.6 내게 힘이 되는 국가, 평등국가 16.2 저녁이 있는 삶 4.9 정의로운 복지국가 건설 18.6 시대정신 파악이라는 맥락에서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을 반 영하여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국민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 았다.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차기 대통령 국정 최우선 과제는 현재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것이기에 시대상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선생님께서는 차기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추 진해야 할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중요한 순서대로 2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라고 부탁하였다. 먼저 1순위로 선택된 최우선 과제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면 <표 8>에서 보듯이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부패척결 순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1순위와 2순위로 나타난 것은 한 국사회가 처한 상황이 무엇인지 말해 주는 것이며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간절한 유권자들의 희망 및 염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부패척결이 그 뒤를 따 르고 있는데 정의로운 사회에 기대감이 나타난 결과라 하겠다. 반면, 복지정책 강화와 경제 민주화에서 강조하는 재벌개혁은 각각 4.4%와 4.7%로 유권자들의 국정 우선과제 순위로 보았을 때 후순위에 있다고 하겠다. 25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표 8> 차기 대통령이 추진해야 할 정책 (1순위) 정책항목 비율(%) 정책항목 비율(%) 경제성장 19.9 사회통합 6.4 일자리 창출 16.6 한반도 평화구축 5.3 재벌개혁 4.7 언론개혁 6.4 복지정책 강화 4.4 교육개혁 7.9 부패척결 15.2 기타 0.1 정치개혁 11.3 모름/무응답 1.8 유권자들이 선택한 1순위와 2순위를 합친 결과를 살펴보면 위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성장이 35.4%로 가장 높고 일자리 창출과 부패 척결이 각각 33.9%와 28.3%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 결과 또한 경제성장을 위한 대책강구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 패척결이 동일한 순위를 보이고 있는데 경제성장과 함께 정의사회 구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엿볼 수 있다. 한편 앞서 논의했듯이 재벌개혁과 복지정책 강 화에 대한 의견이 낮게 나오고 있다는 점을 통해 유권자들은 복지강화보다는 경 제성장을 중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차기 대통령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길 바라고 있다. 앞선 시대정신 결과와 차기 대통령이 추 진해야 할 정책에 대한 질문 결과는 경제성장은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희망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표 9> 차기 대통령이 추진해야 할 정책 (1+2순위) 정책항목 비율(%) 정책항목 비율(%) 경제성장 35.4 사회통합 11.9 일자리 창출 33.9 한반도 평화구축 9.8 재벌개혁 11.3 언론개혁 11.7 복지정책 강화 13.9 교육개혁 16.4 부패척결 28.3 기타 0.7 정치개혁 19.9 모름/무응답 1.8 26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한편, 유권자들은 한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무엇을 지적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한국사회 및 경제발전에 어떠한 요인이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유권자들은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표 10>는 저해하는 1순위에 대한 것으로 정치권의 무능과 대립이 가장 한국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임을 보여 주고 있다. 8) 부정부패가 다음으로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이는 한국의 발전을 저 해하는 첫 번째, 두 번째 요인이 모두 정치인과 깊은 관련성을 띠고 있다는 점 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과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대한 지적 을 발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경제적 양극화와 재벌 독점이 한국 발전을 저해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치적 문제 다음으로 경제적 문제 즉, 양극화, 재벌 독점, 그리고 불안정한 고용시장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양극 화와 대기업 문제가 제시되고 있는 것은 정치권에서 강조하고 있는 경제 민주화 에 대한 고민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한편, 불안정한 고용시장은 위기의 경 제상황을 반영하는 결과라 하겠다. <표 10> 한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1순위) 저해 요인 비율(%) 저해 요인 비율(%) 정치권의 무능과 대립 25.3 경제적 양극화 11.7 복지제도 미흡 2.3 불안정한 남북관계 6.7 부정부패 21.2 재벌 독점 11.7 불안정한 고용시장 8.3 비타협적 노조 3.4 비효율적 교육제도 6.0 기타 0.3 지역 간 불균형 3.9 모름/무응답 2.0 <표 10>는 한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1순위와 2순위의 합산한 결과를 보여 주고 있다. 위의 결과와 다르지 않게 정치권의 무능과 대립이 한국 발전을 저해 하는 첫 번째 요인이며, 부정부패가 두 번째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발전 8) 이영성 김호기의 2007년 조사도 정치권의 대립과 무능(38.1%)이 한국의 미래를 가로막는 가 장 큰 장애요인임을 밝히고 있다. 다음은 소득 양극화(26.5%), 부정부패(26.4%)로 2012년 조 사와 조금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정치권 관련 문제와 양극화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 가 없다고 하겠다. 27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정치권의 행태라 말할 수 있는데 선거에서 승리를 위해 그리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정치권의 극한 대립과 갈등은 여당과 야당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유권자들이 희망 하는 것은 대화와 타협에 의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루는 것이다. 경제적 양극화, 재벌독점, 불안정한 고용시장이 앞선 결과 와 마찬가지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일자리 창출에 대 한 대책 없이는 한국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표 11> 한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1+2순위) 저해 요인 비율(%) 저해 요인 비율(%) 정치권의 무능과 대립 39.5 경제적 양극화 22.5 복지제도 미흡 5.8 불안정한 남북관계 13.0 부정부패 38.3 재벌 독점 20.9 불안정한 고용시장 16.6 비타협적 노조 7.9 비효율적 교육제도 13.7 기타 0.7 지역 간 불균형 8.3 모름/무응답 2.0 유권자들은 2012년 시대정신으로 경제성장을 공정사회, 경제 민주화와 함께 뽑았다. 유권자들은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부패척결이 차기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우선과제라 말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정책의 추진을 위해서는 경제계의 노력과 함께 정치권의 단합된 모습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 다. 경제성장, 경제적 약자 보호, 일자리 창출에 대한 희망과 함께 이를 실현하 기 위해 요구되는 정치권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2012년 시대정신은 경제성장을 통해 위기의 경제상황을 극복하는 것 이며 정치권의 단합된 모습과 정의로운 사회가 이를 위한 선결조건이며 유권자 들의 희망이라 말할 수 있다. 경제성장과 복지강화에 대한 논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이에 대 한 유권자들의 인식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 먼저 경제성장과 복지확대가 대립될 때 유권자들은 어떠한 선택을 하는지 알아보았다. <표 12>는 이에 대한 28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현재 한국의 경제 수준을 고려할 때 복지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44.8%로 다수였다. 이에 비해 현 경제수준을 고려할 때 복지예산 을 줄어야 한다는 의견 또한 27.9%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수준을 감안할 때 현재의 복지예산은 부족하며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점 을 말하는 것이다. 한편 결과는 경제성장이 둔화되더라도 복지예산을 늘리자는 것이 아니라 경제수준에 맞게 복지예산을 늘리자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앞선 결과들과 배치되는 결과라고 말할 수는 없다. <표 12> 복지예산 관련 질문 항목 비율(%) 경제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복지예산을 더욱 늘려야 한다 15.4 한국의 현 경제 수준을 고려할 때 복지예산을 늘려야 한다 44.8 한국의 현 경제 수준을 고려할 때 복지예산을 줄여야 한다 27.9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도 복지예산을 더욱 줄여야 한다 7.8 모름 / 무응답 4.1 그러면 복지정책과 관련해서 유권자는 어느 정도의 복지확대를 생각하고 있 는지 무상복지에 대한 의견을 통해 알아보았다. 무상급식 이후 많이 논의되고 있는 무상복지가 선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보편적으로 보급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한 결과를 <표 13>를 통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유권자(54.2%)는 필요한 사람에게 시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무상 복지 정책을 단계별로 모든 국민에게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34.9%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상복지 정책을 무상복지 정책을 전면적으로 모든 국민 에게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무상복지 정책을 시행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5.9%와 4.2%로 매우 낮은 편이다. 유권자들은 복지예산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지만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는 복지보다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만 제공되는 복지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상복지의 전면적 확대를 주장 하고 있는 많은 후보들의 주장과는 다른 결과라는 점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29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표 13> 무상복지 관련 의견 항목 비율(%) 무상복지 정책을 전면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시행해야 한다 5.9 무상복지 정책을 단계별로 모든 국민에게 시행해야 한다 34.9 무상복지 정책을 필요한 사람에게만 시행해야 한다 54.2 무상복지 정책을 시행해서는 안 된다 4.2 모름 / 무응답 0.8 복지정책, 특히 무상복지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견을 위에서 알아보았는데 이 번에는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을 살펴보았다. 현재 경제상황 악화 속에서 경제 위기감과 경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데 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원인 및 해결방안 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먼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 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경제상황이 안정적이라 대답한 유권자는 23.1%인데 비 해 불안정하다고 대답한 유권자는 75%였다.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을 알 수 있었으며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희망이 어디에 기인하고 있는지 알려주었다. <표 14> 경제상황 평가 경제상황 평가 비율(%) 매우 안정적이다 1.1 안정적이다 22.0 안정적이지 않다 57.7 전혀 안정적이지 않다 17.3 모름 / 무응답 1.9 경제상황이 불안정하다고 대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경제 불안정 원인은 무엇 이라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무능부패라는 의견(31.0%)이 가장 높게 나와 경제상황의 불안의 원인이 경제적 원인에 기인하기보다는 정치 적 원인에 기인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정치인들의 비타협적인 태도, 국민의 이익을 생각하기보다는 정당의 이익과 개 30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인의 이익에만 치중하는 모습이 경제적 불안정을 유발시켰다는 것이다. 다음으 로 불안정한 물가(14.2%), 대기업의 횡포 및 독점(13.8%), 가계 부채(12.3%), 줄어 드는 일자리(11.5%)가 경제 불안정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유권자들은 한국의 경제 불안정의 원인을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외부적 요인에서 찾 기보다는 국내 내부적 요인에서 찾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함께 물가와 부채, 대기업의 횡포, 일자리의 감소가 경제 불안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표 15> 경제 불안정의 원인 경제 불안정 원인 비율(%) 경제 불안정 원인 비율(%) 대기업의 횡포 및 독점 13.8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 하락 6.2 정치권의 무능부패 31.0 가계 부채 12.3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 6.8 불안정한 물가 14.2 줄어드는 일자리 11.5 기타 0.4 비타협적 노조 2.3 모름/무응답 1.5 경제 불안정 해소를 위해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유권자들이 가 장 강조하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22.9%)이었다. 대기업에 대한 강 한 규제보다는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이 문제 해결의 방안임을 제시하 는 것이다. 다음으로 정치권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데 정치적 무능과 부패가 경제 불안정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적극적인 활동과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견이다. 다음으로 물 가 안정(18.6%)과 일자리 창출(13.4%)이 경제 불안정을 해소시키기 위해 필요한 과제로 제시되었다. 대기업의 횡포와 독점이 경제 불안정의 원인으로 크게 작용 하지만 대기업을 규제하기보다는 대기업에 대해 중소기업과의 상생 그리고 일 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정치권의 목소리와는 다소 다른 의견이라 하겠다. 31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표 16> 경제 불안정 해결과제 경제 문제 해결과제 비율(%) 경제 문제 해결과제 비율(%) 대기업에 대한 강한 규제 5.8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 6.0 정치권의 적극적 역할 20.6 가계 부채 완화 7.4 노조의 협력 2.4 물가 안정 18.6 일자리 창출 13.4 기타 0.6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22.9 모름/무응답 2.3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와 함께 사회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한국사회는 현재 많은 갈등으로 인해 사회 안정화와 경제발전을 기 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회통합을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유권자들은 한국사회의 갈등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지 알아보았고, 갈등상황의 원인과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 지 살펴보았다. 사회갈등 상황에 대해 심각하다는 의견은 84.7%였고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은 12.9%였다. 이러한 점은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정과 함께 사회갈 등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심각한 사회갈등을 해소시키는 것 또한 사회에 필요한 사항임을 알 수 있다. <표 17> 한국사회 갈등상황 평가 사회갈등 상황 평가 비율(%) 전혀 심각하지 않다 1.4 심각하지 않다 11.5 심각하다 60.9 매우 심각하다 23.8 모름 / 무응답 2.4 유권자들은 한국사회 갈등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표 18>를 통해 빈부격차가 가장 심각한 원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빈부격차는 경제적 원인에 의한 것으로 경제적 문제가 사회적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경제 위기상황을 호전시키고 양극화 및 부익부 빈익빈 문제 해결을 위한 32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이념 갈등과 지역 갈등, 그리고 세대 간 소통 부족이 그 뒤를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념 갈등이 빈부 격차에 이어 두 번째 로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이념에 인해 발생하는 갈등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심각한 수준에 이루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전통적인 지 역감정으로 인한 갈등뿐 아니라 최근 비선호시설과 선호시설 입지선정으로 인 해 발생하는 주변 지역 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반면 노사 갈등 및 교육 갈등이라는 대답은 매우 낮은 편인데 과거에 비해 노사 갈등의 심 각성은 크게 인지되고 있지 않은 편이다. <표 18> 한국사회 갈등의 원인 사회 갈등 원인 비율(%) 사회 갈등 원인 비율(%) 지역 갈등 12.6 세대 간 소통 부족 12.2 빈부격차 38.4 노사 갈등 7.3 이념 갈등 19.6 기타 1.4 교육 갈등 4.7 모름 / 무응답 3.8 한국사회 갈등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이에 대해 빈 부격차 해소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앞선 결과에서 보듯이 빈부격차가 사회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해결이 우 선과제라 하겠다. 지역적 이기주의 극복이 16.4%로 뒤를 잇고 있는데 지역 갈등 이 빈번해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의견이 다. 이념 논쟁 지양과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최근 세 대 간 갈등이 점점 문제시되면서 이에 대한 해결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33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표 19> 한국사회 갈등 해결과제 사회 갈등 해결과제 비율(%) 사회 갈등 해결과제 비율(%) 지역적 이기주의 극복 16.4 세대 간 원활한 소통 12.7 빈부격차 해소 32.9 노사 협력 6.8 이념 논쟁 지양 16.1 기타 1.0 입시위주 교육 혁신 9.3 모름/무응답 4.8 이상으로 시대정신 및 관련한 질문 결과들을 살펴보았다. 설문조사들이 보여 주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 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 대한 변화와 공정한 사회 건설 요구 목소리가 강하다는 점이다. 경제성장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는 불가능 하다. 이는 김병준(2012) 교수가 지적했듯이 성장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분배를 위한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이 상황에서 승리는 어려운 사람들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성장은 선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경제성장 지표들은 하향 곡선을 보여주었고, 불평등 지표들은 상향 곡선을 그림 으로 인해 경제에 대한 갈망보다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분배와 양극화가 다 시 부각되고 있다는 송호근(2012) 교수의 주장은 김병준 교수의 주장과 맥을 같 이하고 있다. 즉, 경제성장이 더딘 상태에서 분배에 대한 치열한 경쟁 및 논쟁이 발생한 것이다. <그림 9>와 <그림 10>에서 보듯이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에 미치 지 못하는 지표들이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펼쳐졌으며 경제상황에 맞지 않는 복 지와 불평등의 현실이 공정, 복지의 문제를 다시 불러온 것이다. 한편, 이러한 점은 경제성장이 동반되지 않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해 주는 것이다. 34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그림 9> 이명박 정부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 출처: 통계청 <그림 10> 이명박 정부(2008-2012) 분기별 경제성장률 출처: 통계청 35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Ⅴ. 나오는 말 이 글을 통하여 2012년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살피고자 하였다. 그 러나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겪은 급격한 사회변화와 최근 몰아친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시대정신이 하나로 부각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사회의 유동성 과 다양성 및 이질성의 증가에 따라 사회적 연대감과 공감대는 약화되고 사회분 열이 가속화되면서 민의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들어 진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2007년 프랑크프루트 알게마인 신문의 보도에 따 르면, 여론조사 기관인 알렌스바흐(Allensbach)의 조사결과 지금 독일에 특정한 시대정신이 있다 고 한 응답은 42%, 없다 고 한 응답은 29%로 나타났다. 9) 있 다는 응답자 중에도 시대정신을 명확한 개념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가능한 거리 를 두어야 할 부정적인 무엇과 관련시켜 다양한 응답을 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시대정신을 파악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 역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등장한 시대적 과제를 통해 시대정신이 무 엇이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상황론적 맥락에서 이해하려고 하였다. 2012년 시 대정신은 신자유주의 이후 등장한 양극화 사회, 청년실업 등의 문제를 쓰다듬으 려는 복지담론을 중심으로 한 공감의 정신과 세계적 경제위기를 경제성장을 통 하여 돌파하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자는 경제성장론이 교차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국민들의 바람을 정책으로 표출하는 데에는 많 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대정신이 하나로 수렴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특정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거버넌스의 위기와 정치 불신을 초래할 우려 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괄적이고 세밀한 접근과 함께 공감과 포용의 정치가 요구된 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논의되는 과제는 경제성장, 공정한 사 회, 그리고 정치개혁이다. 공정한 사회를 위한 정당 및 후보자들의 노력은 보이 고 있으나 진정성과 현실성에서 의심받고 있다. 이들도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정한 사회 건설이 시대적 과제라는 점은 알고는 있다. 그러나 양극화 해소와 9) http://www.faz.net/aktuell/politik/zeitgeist-in-deutschland-optimistisch-und-intolerant-1411352.html#drucken 36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비정규직 문제, 중소기업 이익 보호 등 관련한 현안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듯하다. 또한 공정한 경쟁, 기회 부여 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비전이 제시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정치개혁과 경제성 장의 중요성은 잘 깨닫고 있지 못한 편이다. 현재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의 모 습은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정치에 대한 불신을 커지게 하고 있다. 정치권의 무 능과 부정부패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 니며 시도에도 불구하고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화 이후 많 은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모습은 과거 권위주의 시기와 커다란 차 이가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강한 것은 당연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특정 정당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고 모든 정치인들 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이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실천에 대한 약속이 국민들에 게 보여줘야 한다. 경제성장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야 말고 가장 좋은 복지이며 떳떳한 복지 제공 이라는 점에서 더욱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현재 복지에 대한 논의는 많지만 일자리 창출에 대한 경쟁은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일자리 창출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에 비교된다. 이는 나누기 정치 혹은 빼기의 정치는 쉽고 편하게 논의할 수 있지만 곱하기의 정치와 더하기의 정치는 어렵고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더하기와 곱하기의 정치가 필요한 시점에 나누기의 정치만 강조한다 면 현재의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라 하겠다. 정치인의 입장에서 한편으로는 시대정신을 잘 읽어 사회통합을 이루는 정책 을 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정신을 잘 읽지 못하고 자신이 주장하 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포퓰리즘으로 전락하여 거버넌스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도자가 혜안을 가지고 그 시대의 정신에 더욱 천착 할 때 비전이 풍부한 리더십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37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참고문헌 가상준. 2008.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2007년 대통령선거에 미친 영향력 분 석. 현대정치연구 제1권 제1호: 33-57. 괴테, 요한 볼프강 폰 저, 김재혁 역.2012. 파우스트1, 서울: 펭귄클래식 코리아. 김병준. 2012.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 서울: 개마고원 김성식. 1992. 14대 대통령선거의 정치적 의미와 범야권의 과제. 동향과전망 제 18호: 219-238. 박경산. 1993. 제14대 대통령선거에 나타난 경제적 투표. 한국정치학회보 27권 1 호: 185-208. 송근원. 1990. 대통령 선거어젠다 분석 - 제 13대 대통령선거 잇슈를 중심으로, 한 국정치학회보, 제24권 제1호: 105-156. 송호근. 2012. 이분법 사회를 넘어서 경기도 파주: 다산북스 유재일. 1997.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의 정당구도와 선거쟁점. 97년도 한국정치학 회 충청지회 학술회의. 이영성 김호기. 2007. 시대정신 대논쟁. 서울: 아르케 이정진. 2007. 한국의 선거와 세대갈등: 제16대 대통령 선거과정 분석. 비교민주 주의연구 제3집 1호. pp. 51-92. 이용환. 1995. 제14대 대통령 선거에서 여론과 쟁점공약. 동서연구 제7권. pp.151-186. 이현우. 1998. 전략적 투표행태와 제15대 대통령선거: 한국에서의 경제투표- 15대 대선 분석. 한국정치 특별학술회의1 논문집. 이현우. 2003.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이슈와 후보자 전략. 한국정치학회 2003년도 춘계학술회의. 임성호. 2008. 시대상황과 국정모델의 조응, 2008년 한국정치학회 관훈클럽 특별학 술회의 발표논문. 홍득표. 2011. 당면한 시대정신의 탐색 시도 의정논총 제6권 제2호: 83-103. 황아란. 2000. 경제투표에 대한 정치심리학적 접근: 제15대 대선을 중심으로. 한 국정치 학회 34권 2호: 193-212. 38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과 시대정신 내일신문. 2007년 08월 06일자. [내일신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공동기획-2007 대선, 시대정신을 묻는다] 동아일보. 2011년 12월 19일자. 2012대선, 꼭 1년 앞으로 승패가를 키워드는? 동아일보. 2011년 12월 19일자. 내년 12 19대선은 新 정치 여는 정초 선거 동아일보. 2012년 04월 05일자. [동아일보를 통해 본 선거]< 下 > 역대 대선에서 드러 난 시대정신은? 부산일보. 2012년 9월 10일자. 28.6%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시대정신은 사회통합 부산일보. 2012년 9월 11일자. [D-99 18대 대선 전망] 2012년 시대정신과 변수는 연합뉴스. 2012년 9월 7일자. <대선 D-100> 시대정신 가져야 대선 승리 중앙일보. 2005년 09월 22일자. [깊이보기:여론조사 통해 미리 본 2007년 대선 어젠다] 중앙일보. 2007년 12월 03일자. 일자리 성장 세금 경제가 핵심 이슈 한국일보. 2007년 09월09일자. [대선D-100] 대선 화두 경제 평화 연합뉴스 제공. 해럴드경제. 2007년 12월 3일자. [집중분석] 시대정신 담긴 슬로건 패배는 없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39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제1패널 주제발표 Ⅱ 한국형 리더십으로 본 최고지도자의 조건 박현모_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주제발표 Ⅱ 한국형 리더십으로 본 최고지도자의 조건 박 현 모 (한국학중앙연구원) 국문요약 일본의 역사 인물을 논할 때 흔히 인용되는 비 유가 새를 어떻게 울리는가 이다. 울지 않으면 죽 여 버리는 오다 노부나가와 울 때까지 기다리는 도 쿠가와 이에야스, 그리고 새가 울도록 만드는 도요 토미 히데요시의 스타일이 그것이다. 우리 역사에 도 비슷한 유형의 리더십이 있었다. 자신을 반대하 는 김종서와 사육신을 척결하고 조카 단종마저 제 거한 수양대군의 리더십은 울지 않는 새를 죽여 버 리는 스타일이었다. 이에 비해 부왕 태종의 신뢰를 얻기까지 자기를 절제하고 학문을 닦으며 기다리 다가 양녕대군이 세자에서 폐위되면서 왕위계승권 을 물려받은 세종은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리는 유형 이었다. 조선의 건국 과정에서 기지와 순발력으로 부왕 이성계의 신뢰를 얻었고 결정적인 순간에 스 스로 왕위에 오른 태종은 새를 울게 만드는 인물이 었다. 그런 그들이 발휘한 리더십의 강점과 약점은 무 엇인가. 태종은 나라가 복을 받으려면 훌륭한 임 금이 나와야 한다 라고 하여, 부적격자로 판단되는 양녕대군 대신 충녕대군, 즉 세종을 세자로 교체하 는 한편, 일련의 정치적 설거지 작업을 통해 세종 치세의 기반을 닦았다. 다만 태종은 정치적으로 나 라를 안정시켰으나, 그보다 한걸음 더 나가지 못했 다. 국가경영의 청사진은 그렸으되, 실천하고 완성 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군주였다. 태종을 계승 한 세종은 부왕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인재경영 과 지식경영을 성공적으로 하여 정치 경제 문화 과 학기술 등 전 분야를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려 국격 ( 國 格 )을 향상시켰다. 반면 세종은 리더십 승계를 잘 못했다. 정변을 통해 왕위에 오른 세조는 자신 의 정당성 결함을 많은 업적을 통해 만회하고자 했 다. 그는 일단 목표를 정한 다음에는 어떤 유혹이 나 도전이 와도 결코 흔들리지 않게 마음 중심을 굳게 잡고[ 守 心 ], 전광석화처럼 일을 추진하는 리더 십을 발휘했다. 여진족 토벌을 통한 국경안정, 직전 법이라는 세제개혁, 경국대전의 완성과 같은 업적 은 그 결과였다. 그러나 그는 즉위 과정의 정통성 결핍으로 지식인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소수 측근 만을 데리고 일해야 했다. 그 결과 집현전의 보좌 를 받는 세종을 결코 세조는 결코 따라갈 수가 없 었다. 그러면 차기 대권 주자 혹은 차기 대통령은 이들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핵심어: 태종, 리더십승계, 세종, 지식경영, 인재경영, 세조, 추진력, 정당성 43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1. 한국형 리더십? 이 글의 목적은 우리 역사에서 실현되었고, 한국인을 신명나게 하는 한국형 리더십의 주요 요소를 조선 시대 군주들의 사례를 통해 고찰하는 데 있다. 여기 서 한국적 리더십이 아니라 한국형 리더십이라고 이름붙인 것은 과거 사례이 거나 현재 상황에 부합되는 리더십의 조건을 넘어서,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 나 갈 미래지향적 리더십의 조건에 주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따라서 과거 인물 들의 사례, 즉 옛날에 태종이나 세종이 이랬다 라고 기술하기보다는, 세종과 세조가 실천한 이러저러한 리더십 덕목이 오늘날 무슨 의미가 있는지 에 더 중 점을 두어 살펴볼 것이다. 시간을 초월해 나타나는 리더십의 핵심 덕목과 조건 을 찾아내는 데 연구의 궁극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렇게 찾아낸 한국 형 리더 의 조건을 오늘날 우리에게 요청되는 대한민국 최고 지도자의 과제와 연관지어 살펴보려는 것이 이 글의 또 다른 목적이다. 이를 위해서 먼저 조선 초기의 세 명의 걸출한 군주인 태종과 세종과 세조의 국가경영의 사례에서 한국형리더십의 요소를 살펴보려 한다. 고대 로마공화국 의 역사를 연구한 마키아벨리가, 두 명의 유능한 군주가 연이어 즉위하면 세계 를 얻기에 충분하다 1) 고 말한 적이 있지만, 세종을 전후한 탁월한 세 명의 군주 의 노력으로 조선왕조의 기틀은 마련되었다. 그에 앞서 간략히 최고지도자의 조건을 다룬 두 편의 글을 간략히 소개 하려고 한다. 사실 최고지도자의 덕목과 조건에 대한 글들은 가위 한우 충동( 汗 牛 充 棟 )이라 할 만큼 많다. 소가 땀을 흘리고 들보까지 가득 찰 만큼 많은 글들 중에서 좋은 글을 가려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통찰력 과 한국형 이라는 기준에 비추어 두 편을 고르자면, 먼저 주목 되는 것이 김홍우 교수의 차기 대통령의 바람직한 상( 像 ) 이다. 2) 이 글에서 김홍우 교수는 정치세계란 사적으로 태어난 인간이 공적 역할을 1) Thus, it is evident that two continuous successions of able princes, are sufficient to conquer the world. N. Machiavelli, Discourses on Livy, trans. by J. C. Bondanella and P. Bondanella,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97), p.71 (ch. 19) 2) 김홍우, <한국정치의 현상학적 이해> (서울: 인간사랑, 2007), 1149-1162쪽. 44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수행함으로써 실현되는 역설적 성격의 세계 라고 규정하고, 한국 현대정치사에 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점들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는 데서 발생했다고 지적한 다. 그에 따르면 공적 영역은 사적으로 태어난 인간이 불행한 의식 - 사적 영 역의 단절에 수반되는 고통과 아픔의 의식 -이라는 십자가를 짊어질 각오와 의지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영역 인 만큼, 국가 최고지도자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에서 제가( 齊 家 ) 를 잘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김홍우 교수는 지 금까지의 제가 가 집안을 바로 잡는 것 으로 막연히 해석되었지만, 제( 齊 ) 자 가 칼로 자르듯이 가지런할 제 자 인 만큼, 공적 의무를 위해 가정과 같은 사 적 이해의 영역도 과감히 칼로 베어버릴[ 棄 ] 수 있어야 한다 고 역설한다. 3) 또 하나의 다른 연구는 백기복 교수팀이 발표한 한국형리더십 개발을 위한 탐색적 연구 라는 논문이다. 4)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리더십의 영향을 훨씬 크게 받는다는 조사결과가 있거니 와, 5) 백기복 교수팀은 2009년에 한국 기업 관리자와 임원들 2,000명을 업종, 규 3) 앞의 책, 1152쪽. 이 책에서 김홍우 교수는 차기 대통령은 1 민주 와 공화 를 이념적으로 구분할 줄 아는 지적 소양과 이들 간의 조화로운 발전을 한국의 정치현실 속에 구현시킬 수 있는 역량 Vitrtu 있는 인물이어야 하며, 2 머리가 좋기 보다는 지혜로운 지도자, 즉 옆 사 람과 더불어 함께 수행하는 독자적 판단력 (judgment with)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 한다. 또한 차기 대통령은 3 정치 와 시장 을 구분할 줄 아는 감각, 즉 정치세계에는 사 고 팔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하며, 이것이 상품화되는 순간부터 정치세계는 활기를 잃게 되고 사실살 그 종말을 고한다는 것을 통찰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며, 4 무엇보다 소수 관료 엘리트들에 의하여 정치가 이끌려가는 엔지니어형의 정치가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이끌어 가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4) 백기복 외, 한국형리더십 개발을 위한 탐색적 연구. <제2회 한국형리더십컨퍼런스 자료 집>. 서울: 한국형리더십연구회. 2009.6. 5) 왓슨 와이어트(Watson Wyatt)사에서 2006년 11월에서 2007년 9월까지 한국 중국 일본의 상장 / 비상장 111개사의 부장급 이하 직원 3,600여 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광모, 2008), 한국의 경우 리더십과 업무에 있어서의 상관관계가 81.1%로 나타나고 있으 나, 일본에서는 상관관계가 있는 항목은 13%에 그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리더십이 업무 수 행에 큰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 데 비해, 한국에서는 리더십이 개인의 직장 전반에 대한 만 족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반응한 것이다(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중간 수준). 또한 이 조사에 따르면 리더십 만족도에서 한국은 그 평균(3.44)이 일본(3.26)보다는 높지만 중국 (3.76)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리더십 현상의 결과와 달리 리더십에 대한 기 대에 있어서는 한국의 평균이 4.01로, 중국의 평균(3.59), 일본의 평균(3.51)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한국의 직장인들은 리더에 대한 기대감을 높게 가지고 있지만 정작 현재 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45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모, 직급, 직종 등을 고려하여 표본 추출한 다음, 서베이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한국형리더십 요인으로 1 자기긍정, 2 성취열정, 3 솔선수범, 4 수평조화, 5 상향적응, 6 하향온정, 7 환경변화, 그리고 8 미래비전 등 여덟 가지가 도출되 었는데, 흥미롭게도 한국의 직장 상사들은 상향적응, 환경변화, 성취열정, 수평조 화에 대해서는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부하 직원들에게 평가되었다. 반면 솔선수 범, 하향온정, 그리고 미래비전 제시는 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한국의 직장인들은 해야 한다 는 높은 성취열정이 강하고, 동료 들과는 모나지 않게 행동하며, 윗사람은 잘 모시지만, 깨끗하고 희생하는 솔선수범의 자세나, 아랫사람들의 어려움을 헤아리거나 꿈을 키워주는 하향온 정을 잘 베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고의 회사를 이러저러하게 만들어 가겠다 는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의 마음을 모아가는 일에도 취약한 것으 로 나타났다. 물론 이것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훌륭한 군신( 君 臣 )들, 예컨대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은 한국인들이 잘 못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세 가지 요 소, 즉 솔선수범, 하향온정, 미래비전을 매우 잘 해낸 리더였다(한국형리더십연 구회 손욱 회장의 의견). 따라서 위의 8가지 지표를 역사 인물 평가와 관련해 응 용하여 활용하는 한편, 외국의 리더십 요소와 비교할 때도 하나의 기준으로 삼 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의 두 연구, 즉 제가( 齊 家 )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김홍우 교수의 글과, 한국 인들의 강점과 약점을 조사한 백기복 교수팀의 조사에 기초하여, 우리 역사 속 세 명의 군주들이 발휘한 한국형리더십은 어떤 것인가를 다음 장에서 살펴본다. 2. 태종, 새를 울게 만드는 리더십 태종 이방원( 李 芳 遠,1367~1422)과 세종 이도( 李 과) 세조( 世 祖, 1455~1468 재 위)를 연결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할아버지(태종), 아들(세종), 손자(세조)라는 점을 빼면 세 사람의 통치 스타일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는 이들 46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세 군주를 일본의 역사 인물을 논할 때 흔히 인용되는 세 명의 최고지도자, 새 를 어떻게 울게 하는가 와 관련하여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울지 않으면 죽여 버 리는 오다 노부나가와 울 때까지 기다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그리고 새가 울 도록 만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스타일과의 비유가 그것이다. 즉 자신을 반 대하는 김종서와 사육신을 척결하고 조카 단종마저 제거한 수양대군의 리더십 은 울지 않는 새를 죽여 버리는 스타일이었다. 이에 비해 부왕 태종의 신뢰를 얻기까지 자기를 절제하고 학문을 닦으며 기다리다가 양녕대군이 세자에서 폐 위되면서 왕위계승권을 물려받은 세종은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리는 유형이었다. 그리고 조선의 건국 과정에서 기지와 순발력으로 부왕 이성계의 신뢰를 얻었고 결정적인 순간에 스스로 왕위에 오른 태종은 새를 울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동 아일보 2010.8.14 동아광장). <태종실록>을 읽어보면, 새를 울리는 것의 비유가 비단 태종과 도요토미의 집 권 과정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집권한 다음 도요토미가 사무 라이 이외 계층의 무기 휴대를 금지하고 선제적으로 정적을 제압했듯이 태종 이 방원 역시 사병을 혁파하고 외척을 과감하게 제거함으로써 정치의 안정을 꾀했 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적극적으로 정치 체제를 개혁하여 국가의 기틀을 닦았 다. 도요토미가 천하통일의 기치를 내세워 지방제도를 정비하고 오사카 성을 중 심으로 통일국가의 기반을 다졌듯이 태종도 중앙과 지방의 제도를 재정비하고 한양의 경복궁으로 재천도해 조선왕조의 기틀을 마련한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집권 후반에 들어 두 사람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도요토미가 일본 통일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침략을 감행한 점, 즉 그의 생애 최대의 어리석은 짓 ( 愚 行 ) 으로 평가받는 조선 침략이 그것이다. 태종은 외교를 통해 중국 등 주변 국과의 평화를 유지했다. 유연한 사대와 교린정책으로 명나라로부터는 신뢰를, 여진과 일본으로부터는 감복을 얻어냈다. 대마도 토벌을 들어 태종이 해외진출 을 꾀했다고 말할지도 모르나 이는 왜구의 침략을 막아내기 위한 방책으로 도요 토미의 조선 침략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도요토미가 권좌에 오른 후 스스로를 오사카 성에 고립시키며 독재자의 길을 간 데 비해 태종은 몸을 낮추며 신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내 47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가 큰 왕업을 계승하였으나 세상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지 못하여 실상 마음으로 어렵게 여기고 있다 고 말했다. 정치하는 일을 어렵게 여겼던( 爲 難 ) 그는 궁궐 밖으로 나가 백성을 만나 고통을 듣고 해결하는 데 열심이었다. 신문고를 설치 해 임금의 귀와 눈이 가려지지 않게 한 일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태종의 여러 조치 중에서 최대의 업적 (최승희 2002)은 단연 성공적인 왕위 승계 작업이다. 만약 태종이 충녕대군을 포함하여 왕자들을 보호하지 않았거나, 마지막에 세자교체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 위대한 세종치세 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태종은 집권을 위해 궁중쿠데타 즉 제1,2차 왕자의 난 을 통해 형제들을 죽이는가 하면 부왕인 태조 이성계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으며, 집권 한 후에도 그를 도와 왕위에 오르게 한 처가식구들을 죽이고 부인 원경왕후 민 씨를 냉대했으며 세종의 처가까지 멸문시킨 그야말로 피도 눈물도 없는 권력집 착증 환자 로 묘사되곤 한다. 그런데 <태종실록>을 자세히 읽어보면, 그를 단순한 대권지상주의자이거나 권력에만 집착하는 정신병자라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론을 말하자면, 태종은 부왕인 이성계를 도와 건국한 조선왕조를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어떤 굴욕과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자세로 국정에 임했던 정치가였다. 무엇보다 그는 52세의 결코 늙지 않은 나이에, 팔팔 살아있는 권력을 세자까지 교체해가면서 최적의 계승권자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그로 하여금 본격적 인 새로운 정치를 펼치게 한 전 세계를 통틀어 유일한 국왕이었다. 그러면 그는 왜 세종, 즉 충녕대군을 최적의 계승권자로 지목했을까. 한마디 로 태종은 나라가 복을 받으려면 훌륭한 임금이 나와야 한다 고 보았는데, 충 녕대군은 국왕이 갖춰야 할 훌륭한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고 보았다.(태종실록 18/06/02. 6) 그 조건의 첫째는, 배우기를 좋아한다는 점이었다. 세자의 스승들을 모두 실망시켰던 양녕과 달리 충녕은 밤이 새도록 글을 읽어 당대 최고의 지식 인이었던 변계량의 칭찬을 들을 정도였다. 무인 가문 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고 지식인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지적 리더십을 겸비한 좋은 후계자의 등 장이 태종에게는 더 없이 필요했다. 6) 세자 교체 과정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이한수(2005) 제3장 참조. 48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 두 번째 조건은, 국정운영능력을 갖추는 일이었다. 태종에 따르면 충녕대 군은 정치의 큰 흐름을 알아서 매양 큰 일이 닥쳤을 때 헌의( 獻 議 )하는 것이 진 실로 합당했고 보통 사람들이 낼 수 없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곤 했다. 한마디로 일머리를 알고 있다는 게 충녕대군의 장점이었다. 세 번째 조건은, 외교능력이 다. 국왕의 중요 업무 중 하나가 외교인데, 태종에 따르면 충녕대군이 중국 사신 을 맞이할 때 몸이 빛나고[ 身 彩 ] 언어동작이 두루 예에 맞았다. 게다가 충녕대군 은 술을 적당히 마시고 그칠 줄 알아서 사신을 대할 때 자연스러우면서도 실수 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충녕대군이 술을 적당히 마시고 그칠 줄 안다 는 것인데, 이것은 한번 술을 마시면 끝을 모르는 양녕대군과 전혀 술을 못 마시는 효령대 군의 사이의 중도에 있다는 점과 함께, 충녕의 자기 통제력을 지칭하는 말로 볼 수 있다. 네 번째 조건은, 안정적 왕위계승자의 존재다. 그 아들 가운데 장대 壯 大 한 놈 이 있다 는 말은 향(나중의 문종)을 가리킨 말일 텐데, 장대하다는 것이 단순히 키가 크다는 것이 아니라 학문 등에서도 전망이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한마디 로 충녕대군 한 시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의 세대에서도 정책이 계승 되고 왕조가 번창해 나갈 것으로 태종은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태종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양녕대군을 경기도 이천으로 내쫓고 충녕대군을 새로운 왕세자로 교체시켰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55일 만에 태종은 전격적으 로 왕위를 충녕대군에게 물려주게 되는데, 이 기간에 취한 태종의 조치 중 흥미 로운 것은 인심이 세자에게 쏠리도록 하는 태종의 배려이다. 하루는 병조 소속의 관리 하나가 태종의 허락 없이 세자 충녕의 거처에 출입 했는데, 그것을 발견한 언관의 탄핵이 들어왔다. 모두들 태종이 양녕대군에게 했던 것처럼 크게 꾸짖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태종은 지금 세자 는 효우하고 온공하며 학문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단속할 필요가 없다고 반응했다. 나아가 태종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이제부터는 세자를 만나보고자 하는 자가 있거든 비록 초야의 미천한 사람이라 49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도 또한 금지하여 물리치지 말고 들어가 만날 수 있게 하라. 모름지기 세자로 하여금 깊이 인심( 人 心 )을 얻게 하는 것이 나의 뜻이다 나는 세자를 보호하기를 제( 禔 : 양녕)와 같이 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태종실록 18/6/21). 한마디로 세자를 믿고 있으며, 따라서 그가 여러 사람을 만나 인심을 얻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장남 양녕에 대한 강제적인 주입식 교육의 실패에 따른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왕위 승계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태종이 그간 밀려 있는 공 사들을 서둘러 마무리했다는 사실이다. 태종은 병조판서 박신을 불러서 창덕궁 의 인정전을 고쳐짓도록 했는데, 당시 신하들은 백성들의 고통을 거론하면서 인정전은 새 왕이 즉위한 다음에 천천히 개축하게 하자 고 주장했다. 그러나 태 종은 다음과 같은 말로 공사를 강행했다: 인정전이 비좁아서 마땅히 새로 지어야 할 것이다. 토목의 역사는 백성을 괴롭히 는 중사( 重 事 )이기 때문에 백성들이 심히 괴롭게 여긴다. 그런데도 속히 지으려는 까 닭은 다름이 아니다. 그것은 요컨대 백성 부리는 책임은 내 자신에게 당하게 하고, 세자가 즉위한 뒤에는 비록 한 줌의 흙이나 한 조각 나무의 역사( 役 事 )라도 백성에게 더하지 못하게 하여 깊이 민심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태종실록 18/7/5) 백성들이 괴로워하고 원망하는 모든 일들은 자신이 다 해놓음으로써 새로 즉 위한 임금으로 하여금 민심을 얻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바로 이 말이 태 종이 취했던 내외척 제거라는 정치적 설거지 작업 의 배경을 잘 설명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는 일 을 기꺼이 해치웠으며, 그로써 새 임금 세종으로 하여금 어진 정치를 본격적으로 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다. 태종은 스스로가 정치 세계에 상존하기 마련인 권력의 허영심이나 자기도취 에 빠지지 않고, 주어진 책무를 냉정하게 이루어간 지도자였다. 그는 정치를 사 람의 일 로서 인식하고, 왕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놓으려 했다(김영수 2005, 53). 그 과정에서 외척과 공신의 도전, 태종 자신의 정치에 대한 혐오 그리 고 중국의 끝없는 요구와 횡포가 장애물로 작용했다. 이 장애물들을 그는 때로 50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공세적 작업으로 사전에 제거하기도 하고, 또 때로 지성사대로 상대방의 마음을 사기도 했다. 그 결과 그의 시대에 조선왕조는 서울과 지방의 창고들이 가득 찼고, 물로 주 변을 둘러싸서 경계를 지어야 할 정도의 큰 창고를 지을 수 있었다(태종실록 06/05/25 갑인). 태종시대의 이 같은 나라 살림살이가 있었기 때문에 세종시대에 문화정치가 가능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3. 세종, 수성( 守 成 )의 리더십 세종시대를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세종 자신의 말에 따라서 조선 왕조 수성( 守 成 )의 시기 로 보는 게 적절할 듯싶다. 세종은 혁명과 건국이라는 창업 의 어수선한 시기를 지나 이제는 정치 및 사회운영 메커니즘이 안정화되 는 수성 의 국가경영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재위 중반부(세종15년)에 그는 수 성( 守 成 )하는 임금은 대체로 사냥놀이나 성색( 聲 色 )을 좋아하지 않으면, 반드시 큰 것을 좋아하고 공( 功 )을 세우기를 즐겨 하는 폐단이 있다. 이것은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조상의 왕위를 계승하는 임금이 마땅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내가 조종의 왕업을 계승하여 영성( 盈 盛 )한 왕운( 王 運 )을 안존( 安 存 )하는 것으로 서 항상 마음먹고 있다. 고 말했다(세종실록 15/11/19). 그러면 그는 과연 자신이 설정한 수성의 임금 으로서 목표를 달성했는가? 이 에 대해서는 그가 1450년 2월에 사망했을 때 내린 다음의 평가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왜인( 倭 人 )과 야인( 野 人 )들도 위엄을 두려워하고 덕을 사모한 지 30여 년 간에, 백성들은 전쟁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편히 살면서 생업을 즐겼다. [ 島 倭 野 人 畏 威 懷 德 三 十 餘 年 之 間 民 不 見 兵 按 堵 樂 業 ](세종실록 32/2/22). 즉 세종은 조 선왕조를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는 두 가지 과제, 즉 대외적 평화[ 民 不 見 兵 ]와 민생의 안정[ 按 堵 樂 業 ]을 달성했으며, 그 결과 조선은 주변국으로부터도 존경받 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세종은 어떻게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서 당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51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어진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재능 있는 이를 부리며, 나랏일을 도모할 때는 반드 시 옛 것을 스승 삼았으며, 제도를 밝게 구비해 놓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물[ 網 ]을 들 면 그물눈[ 目 ]이 저절로 열렸습니다. [ 任 賢 使 能 事 必 師 古 制 度 明 備 綱 擧 目 張 ](세종실 록 32/2/22) 여기를 보면 세 가지가 세종 리더십의 비밀임을 알 수 있다. 1 현능( 賢 能 )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인재경영, 2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국사( 國 事 )를 기획하 는 지식경영, 3 현능한 인재들이 과거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 일하게 하는 제도 의 정비, 즉 시스템 경영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맨 먼저 주목되는 것은 임현사능( 任 賢 使 能 ) 이라는 그의 인재경영이 다. 이 말은 원래 맹자가 한 말이다(<맹자> 공손추 上 제5장). 맹자에 따르면 인 재쓰기를 잘 하는 왕은 현자( 賢 者 )를 높이고 재능이 있는 자를 부려서 준걸( 俊 傑 )들이 지위에 있게[ 尊 賢 使 能 俊 傑 在 位 ] 하는 사람이다. 여기의 준걸은 재주와 덕이 보통 사람보다 특이한 자로서 오늘날의 최고 인재 를 가리킨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준걸, 즉 최고 인재가 제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을까? 오 늘날 국가나 기업의 CEO들과 HRDer들의 가장 큰 고민인 이 문제에 대해서 맹 자는 믿고 맡기는 것 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는 제선왕( 齊 宣 王 )에게 이 렇게 말한다. 큰집을 지으려고 하면 반드시 우두머리 공장( 工 匠 )으로 하여금 큰 나무를 구하게 하실 것입니다. 우두머리 공장이 큰 나무를 얻으면 왕은 기뻐하 여 (이만한 나무면) 그 임무를 감당할 수 있다고 여기실 것입니다. 그런데 장인 ( 匠 人 )들이 깎아서 작게 만들면 왕은 노하여 (이 작은 나무로는) 그 임무를 감당 할 수 없다고 여기실 것입니다. 사람이 어려서 배움은 장성해서 그것을 행하고 자 함입니다. 그런데 왕께서 우선 네가 배운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 하신다면 어떠하시겠습니까? (<맹자> 양혜왕 下 제9장). 세종은 그의 인재들이 장차 행하고자 하는 바[ 壯 而 欲 行 之 ], 즉 그들의 비전을 발견하고, 거기에 힘을 실어주곤 했다. 대제학과 이조판서를 지낸 조부와 부친 의 영향으로 문과시험을 준비하던 박연과 대화하던 중 조선의 음악을 세계 최 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싶어 하는 그의 비전을 발견하고, 오로지 음악을 맡 52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아 주관하게[ 專 掌 樂 事 ] 했다. <연려실기술>을 보면, 박연이 세종에게 음악을 위 임받은 다음부터 앉아서나 누워서나 매양 손을 가슴 밑에 얹어서 악기를 다루 는 시늉을 했다 고 합니다. 그렇게 한 지 십 여 년 만에 비로소 음악에 관한 일 을 이룩했다 (이긍익, <연려실기술> 제3권 세종조 고사본말)고 한다. 장영실의 경우는 또 어떠한가. 노비신분의 장영실이 자신의 탁월한 손재주로 만대에 이어 전할 기물[ 萬 世 相 傳 之 器 ] 을(15/9/16) 만들고 싶어 했을 때, 그 일 을 오로지 주장하게[ 專 掌 ] (16/07/02) 하여 최고의 성과를 내게 했다. 1434년(세 종16)에 자격루가 완성되었을 때, 세종은 비록 나의 가르침을 받아서 하였지마 는, 만약 이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도저히 만들어 내지 못했을 것 이라며 장영실 을 치하했다. 세종은 결코 그의 인재들에게 우선 네가 배운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 [ 姑 舍 汝 所 學 而 從 我 ]고 말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세종리더십의 두 번째 비밀은 사필사고( 事 必 師 古 ) 의 지 식경영이다. 사필사고란 직역하면 일을 할 때 반드시 옛일을 스승삼았다 는 뜻 인데,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국사( 國 事 )를 기획하는 지식경영을 잘했다는 뜻으 로 풀이된다. 실제로 세종은 싱크탱크 집현전을 매우 효과적으로 운영했다. 세종은 사위가 죽었을 때 장인 장모가 상복을 입어야 하는가 (세종실록 19/05/21)와 같은 생활 예법으로부터 감옥 죄수를 더위 먹지 않게 하는 방법 (세종 실록 30/7/2), 경복궁의 새로 만든 문들에 이름 붙이는 법(세종실록 8/10/26) 등 까다 로운 문제가 생길 때면 세종은 늘 집현전학사를 부르곤 했다. 세종에게 있어서 집 현전은 일종의 인터넷 지식검색이었던 셈이다. 집현전의 기능은 거기서 그치지 않 았다. 화폐나 소금 제도의 연구, 외교용 문장짓기와 특정 정책의 근거 제시, 그리고 국가에 필요한 서적의 간행 등 집현전은 세종의 정책 브레인의 역할까지 했다. 세종이 집현전의 핵심 사명으로 생각한 것은 바로 경연( 經 筵 )에서의 활발한 토론이었다. 집현전은 오로지 경연을 위하여 둔 것 (세종실록 20/11/23)이라는 세종의 말에서 보듯이, 세종은 집현전을 통해 경연이라는 세미나식 국정회의 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어했다. 집현전 학사들에게 경연관( 經 筵 官 )을 겸임하게 하여 회의를 준비하며 기록하는 일을 맡게 하는가 하면, 경전과 역사의 강론을 전담하여 임금의 자문에 대비 하게 한 것(세종실록 02/03/16)은 그 때문이다. 53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경전( 經 典 )과 역사( 歷 史 )의 고른 학습은 세종이 가장 역점을 둔 공부법이었다. 과거공부에 대비해 오로지 경전만을 외는 당시의 학습풍토는 세종이 볼 때 공부 의 일차 목표인 실용지학( 實 用 之 學 ) 에서 동떨어진 것이었다. 즉위한 후 처음 연 경연에서 그가 당시 선비들의 들뜨고 화려한[ 浮 華 ] 것만 좋아하는 버릇을 고치는 방법을 물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세종실록 00/10/7). 세종이 보기에 역사를 모른다는 것은 곧 지금 서 있는 좌표를 모르는 것과 같 았고, 또한 장차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뜻했다. 그가 집현전 학사들 에게 <치평요람( 治 平 要 覽 )>을 편찬하게 하면서 무릇 정치를 잘 하려면 반드시 전대( 前 代 )의 잘 다스려진 세상과 어지러운 세상[ 治 亂 ]의 역사에 남긴 자취[ 史 籍 ] 를 보아야 할 것이요, 그 자취를 보려면 오직 역사의 기록을 참고하여야 한다. 면 서 역사 속에 있었던 좋은 말[ 嘉 言 ]과 아름다운 행동[ 善 行 ]들을 절( 節 )로 나누고 유( 類 )로 묶어서 편찬하라고 말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세종실록 23/6/28). 세종은 정책결정을 신중히 하려면 역사를 몰라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그는 오늘날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과 구상하고 있는 정책들이 거의 다 역사 속에 들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제 때에 적실한 사례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훨씬 더 지혜롭게 판단하고 효과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 릇 즉시 거행할 일을 사람들이 혹 기억하지 못해서 시기를 잃는 경우가 있다. 저번에 내가 집현전으로 하여금 날마다 행할 일을 뽑아[ 抄 ] 적게 하였으니, 그대 들은 옛 문헌을 자세히 참고하여 빨리 발췌하여 아뢰라. (세종실록 15/02/26)는 말이 그것이다. 세종이 보기에, 역사란 정치적 임상실험의 축적 이었다. 따라서 과거의 잘잘못을 알지 못하고 현재의 현명한 판단이나 지혜로운 결정은 어렵다 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그가 집현전 학사들에게 옛 제도를 상고하여 아뢰라 고 지시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세종이 경전을 무시하거나 경시한 것은 아니었다. 경연에 서 사서삼경( 四 書 三 經 )를 비롯한 <성리대전> 등의 경전을 여러 번 강독했으며, 경전과 역사의 균형 잡힌 공부를 자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서( 經 書 )를 깊이 연구하는 것은 실용( 實 用 )하기 위한 것 으로 경서와 사기( 史 記 )를 궁구하여 다스리는 도리를 차례로 살펴보면, 나라 다스리는 일이 손바닥 뒤집는 54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것처럼 쉬워진다. (세종실록 07/12/08)는 그의 말에서 보듯이, 세종은 공부 자체 를 위한 공부 를 하지는 않았다. 마지막 세 번째로 주목해야 할 것은 현능한 인재들이 과거 경험을 토대로 스 스로 일하게 하는 제도의 정비인데, 이에 대해서는 기존의 연구들이 다수 나와 있다(최승희 1991, 정두희 1982, 한충희 1998, 이영춘 2001). 따라서 여기서는 그 의 시대에 편찬되거나 간행된 도서 출판의 국가경영에 대해서만 간략히 언급하 는 것에 머무르고자 한다. 세종은 수성의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 국정운영을 위 한 고급지식이라고 보고, 양질의 도서를 다양하게 구비해 집현전 학사를 비롯한 신료들에게 제공했다. 집현전에 고금의 책들을 모았으며[ 聚 古 今 經 籍 ] 문적을 많이 배치해 두었다[ 多 置 文 籍 ] 7) 는 기록이 그것이다. 세종은 전국에서 책을 사들이도록 명령을 내리고, 서적을 바치는 자에게는 그 희망에 따라 베와 비단( 布 帛 )을 주거나 관직을 주어서 포상하기도 했다(세종실 록 3/3/26). 명나라에 간 사신들을 통해서 외국 서적과 문물을 수입하기도 했다. 세종은 서적을 매우 중히 여겨 혹은 구입하고 혹은 찍어서[ 引 出 ] 집현전에 수 장하였다 (연산군일기 6/9/26)는 후세의 기록도 세종이 책과 자료를 수집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려준다. 그 결과 그의 시대에 22분야의 무려 350여종의 도서가 편찬되거나 간행되었 다. 이 중 <치평요람>은 리더십 스토리와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책인데, 1441년 (세종23) 6월에 세종이 확실한 편찬 의지를 가지고 당시 지중추원사( 知 中 樞 院 事 ) 였던 정인지에게 편찬을 명하여 5년 뒤인 1445년에 완성한 책이다(총150권). 그 러다보니 책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집현전 학사인 이계전에 따르면 세종은 1429년에 집현전 북쪽에 장서각이라는 도서관 5칸을 지어놓고 수많은 각종 도서를 비치했는데 부문별로 모아 책갈피( 牙 籤 )를 표시하여 놓으 니, 열람의 편리함이 손바닥을 뒤집는 것보다 쉬었다 라고 한다. 즉 언제든지 쉽 게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정리되어 있었고, 그 때문에 세종은 경연 등 어전회의에서 신속히 필요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세종은 요즘 컴퓨터 용어로 비유해서, 축적 기억장치(ROM: Read Only Memory) 7) <증보문헌비고> 제221권, 220권. 55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와 임의 접근 기억장치(RAM: Random Access Memory)를 모두 탁월하게 가동하 여, 조선왕조의 기틀을 마련했고, 거기에 우수한 인재들에게 열정을 불어넣어서 스스로 일하게 만들었다. 왕이 한 달씩 강무와 온천을 떠나있어도 별로 적체된 일이 없다 는 기록은 그런 시스템 정비의 결과이다. 4. 세조, 추진력의 화신 우리 역사에서 수양대군, 즉 세조만큼 양 극단의 평가를 받는 국왕도 드물다. 한편에서 그는 쿠데타와 위압으로 집권 즉위 했기 때문에 그 왕위의 명분과 정통성의 하자를 은폐하기 위하여 또 다른 불법을 자행 한 8) 철권통치자 9) 로 규정되고 있다. 하지만 정반대의 평가도 있다. 세조 당시에 우리나라의 문물이 미증유의 융성을 이루었다 는 평가가 그것이다. 10) 실제로 실록을 보면 당시 사 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태평시대 를 즐겼다고 한다. 11) 즉위과정이나 통치방식에 있어서는 심각한 흠결이 있지만, 그 시대 백성들의 삶이 풍요롭고 문화가 윤택한 이런 지도자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리고 그는 어떻게 <경국대 전>의 완성과 같이 조선왕조 체제를 정비하고, 국방력을 강화하고 여진족을 토 벌하는 등 굵직굵직한 국내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세조실록>에 나타난 그의 언행을 보면, 세조야말로 스스로의 운명을 기획하 고 국가의 권세를 제압한[ 策 運 制 權 ] (세조실록 14/11/21) 조선의 비스마르크 라 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석학과 열띤 토론을 벌일 정도로 유학에 식 견이 깊었으며 불교에 대한 이해 역시 넓었다. 무예실력도 출중해서 달리는 아 홉 마리 노루 중 여섯 마리를 일거에 활을 쏘아 잡을 정도 였다. 또 그는 세종이 창안한 정간보( 井 間 譜 )를 16정간으로 줄여 정대업( 定 大 業 )을 종묘제악에 실제 연 주할 수 있게 했다. 한마디로 문무악( 文 武 樂 )의 자질을 고루 갖춘 군주였다. 그런 8) 최승희, <조선초기 정치사연구> 지식산업사, 2002, 271쪽. 9) 이성무, <조선왕조사1> 동방미디어, 1998, 265쪽. 10) 한영우, <조선전기 사회사상연구> 지식산업사, 1983, 55쪽. 11) <세조실록> 3/4/22. 56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가 부왕 세종보다 더 많은 업적을 내지 못한 이유를, 그가 발휘한 고도로 현실 적이면서도 선제적인 국가경영 리더십과 비추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세조, 즉 수양대군의 책운제권 의 일하는 방식을 가장 잘 보여준 사건이 453년 10월에 일어난 계유정난 이다. 자신의 책사 한명회의 정보망을 통해 김 종서 등이 단종을 쫓아내고 안평대군을 추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 가 들은 수양대군은 창덕궁 후원에서 여러 무사들을 불러 거사 를 밝혔다. 이후 김종서의 집에 찾아가 극적으로 그를 제거한 일이나, 지금의 조계사 근처 단종 의 임시거처를 12) 네 겹으로 둘러싼 다음, 왕명을 받고 들어오는 反 수양대군파들 을 생살부( 生 殺 簿 )에 따라 하나하나 척살한 일은 잘 알려져 있다. 560여 년 전 10월의 하루 밤사이에 벌어진 이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어떤 분은 이 계유정난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12 12사태 에 비유하기도 한다.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스스로 최고권력 자의 자리에 올라 역사의 흐름을 거스른 사건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사실 은, 계유정난 당시 많은 사람들이 12 12사태 때와 달리 수양대군의 행동을 그다 지 나쁘게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성삼문이나 박팽년 등 집현전 학사들조차도 이 른바 정난공신 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것 을 말해준다. 성삼문을 비롯한 대다수 지식인들이 수양대군에게서 등을 돌린 것 은, 그가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찬탈했을 때였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수양대군이 조선의 주공( 周 公 ) 역할을 잘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수양대군의 계유정난 그 자체를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기서 있는 그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정치가들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권력을 장악하려는 의지가 있는데,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에 일단 주목하는 것을 말한다. 계유정난 당시 수양대군이 그의 정적인 김종서나 안평대군에게 제압당하지 않고, 경합하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 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수양대군은 정보력에서 탁월했다. 그는 한명회에게 매수된 안평대군의 12) 당시 단종은 창덕궁의 공사로 문종의 사위인 정종( 鄭 悰 )의 집에 임시 거처하고 있었다. <단 종실록> 01/07/10. 57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심복 조번이나 권람의 종 계수 등을 통해 김종서 세력의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 이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수양대군의 정보력은 자신이 왕위에 오른 뒤 단종 복위시도 차단, 즉 사육신사건에서도 빛이 났다. 그것은 국왕을 중심으로 한 정 밀한 군령체계인 오위( 五 衛 )체제로 제도화되기도 했다. 둘째, 신분을 떠나 인재를 발탁해 중용하는 인재경영이다. 수양대군의 바로 밑의 동생 안평대군은 문학을 좋아하고 선비를 두루 사귀어서 단종 초년까지 만 해도 주위에 그와 서로 교결( 交 結 )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에 비해 수양대군은 궁중에 외따로 처하여 고립된 상황이었다(<단종실록> 3/1/24.) 그런 그가 권람 을 통해 한갓 궁궐지기였던 한명회의 지략을 알아보았고, 다시 한명회를 통해 무사 홍달손 등 30여 명을 추천받아 심복으로 삼았다. 이로써 수양대군은 한낱 필부( 匹 夫 )와 같던 (<단종실록> 00/7/28) 고립된 처지에서 벗어나 탁월한 문무 의 인재를 거느릴 수 있게 되었다. 셋째, 결단력과 전광석화와 같은 일 처리 방식이다. 내가 남을 이기는 방법은, 정어미쟁( 定 於 未 爭 ), 즉 싸우기 전에 미리 대비해놓고 하기 때문 이라는 그 자신 의 말처럼, 수양대군은 일처리에서 치밀한 사전 준비를 생명처럼 여겼다. 13) 거사 당일 새벽 동지들에게 밝힌 거사일정, 김종서를 제거하는 과정, 그리고 조계사 근처에서 생살부에 따라 정적을 척살하는 과정 등을 보면, 그가 일을 벌이기 전 에 생각을 먼저 하되, 꼭 필요한 일에 온 마음을 집중 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사물들이 착잡하게 얽혀있을 때는 오로지 그 마음 중심을 지키는 것이 수습과 해결의 첩경 이라고 한다. 14) 지도자가 어떤 유혹이나 도전이 와도 결코 흔들리지 않게 마음 중심을 굳게 잡는 일[ 守 心 ]인데, 그렇게만 한다면 먼저 할 것이 무엇이고 나중에 할 게 무엇인지가 선명해지는데, 바로 그때 전광석화처 럼 일을 추진하면 된다는 게 세조의 생각이었고 일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수양대군, 즉 세조는 우리나라 문물을 융성시킨 군주로 평가 받기도 하지만 쿠데타로 집권한 철권통치자 란 양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자 주 지적되는 통치방식의 문제점이다. 세조가 즉위한 첫 해인 1455년 8월에 경복 13) <세조실록> 총서. 我 之 勝 人 定 於 未 爭 之 前. 14) <세조실록> 총서. 百 物 交 紛 錯 惟 守 心 乃 捷 逕 58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궁 사정전에서 병조판서 이계전은 왕에게 오늘 술이 과하신 듯하니 침소[ 大 內 ] 로 돌아가십시오 라고 말했다. 창덕궁에서의 1차 주연( 酒 宴 )에 이어 영응대군 집에서의 2차 술자리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아뢴 것이었다. 세조는 크게 화를 내며 내 몸가짐은 내가 알아서 하는데, 어찌 네가 나를 가 르치려 드느냐 며 당장 갓[ 冠 ]을 벗으라고 하고는, 그 자리에 있던 병조참판 홍 달손으로 하여금 그의 머리채를 꺼둘고 뜰로 내려가서 호위군( 衛 士 )을 불러 곤 장을 치라고 명했다. 졸지에 큰 망신을 당한 이계전에게 세조는 네 죄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지난번에 의정부서사제 폐지를 반대하는 상소를 하위지와 함께 올렸는데, 너희들의 학술이 모두 잘못된 것 아니냐. 너는 지극히 간휼( 奸 譎 : 간 교하고 속임수를 쓰는)하니 병조의 장관이 될 수 없다. 너를 파직하고 여기있는 홍달손으로 대신하겠다 라고 말했다.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세조는 이계전을 다시 앞으로 오게 한 다음 나는 평소 너를 비할 데 없이 아끼는데[ 愛 ] 너는 왜 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느냐 고 말하자, 이계전이 목을 놓아 울었다. 이윽고 세조는 용상에서 내려와 오른손으 로 옆에 있는 신숙주를 잡고 왼손으로 이계전을 잡으면서 우리는 옛날의 동료 다. 나란히 서서 술잔을 돌려가며 마시는[ 行 酒 ] 게 좋겠다 고 말했다. 이어서 그 는 내가 이계전에게 생각지도 못한 욕을 보여주었으니, 생각할 수도 없는 상을 베풀어야 겠다 고 말했다(세조실록 1/8/16). 왕의 건강을 위해 조언하는 신하에 대해서 그의 직속 부하로 하여금 개망신을 주게 하는가 하면, 과거의 잘못까지 끄집어 내 꾸짖다가, 갑자기 태도가 바꾸어 내 마음을 몰라준다며 건배를 제안하는 이런 국왕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신하 들의 비판을 칭찬으로 수용하고, 끝까지 경청하며, 실행할 만한 내용이 있으면 담당 관리로 하여금 검토하게 했던 세종의 경우와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세 조의 이러한 방식은 너무 충격적이며, 마치 깡패 두목 같은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14년 간의 재위기간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15) 진관 15) 이와 관련해 리더십 딜레마 라는 용어가 주목된다. 몇 년 전 미국 하버드대학의 바바라 켈 러만(B. Kellerman) 교수는 집권과정이나 통치방식이 정당하지 않은 지도자가 좋은 결과를 낳는 패러독스에 대해 리더십의 딜레마 라고 불렀다. 그리고 세조보다 약50년 뒤에 살았 던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의 정치판에서 일어나는 그런 패러독스를 목격하고 강압적인 리더 59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 鎭 管 )체제 라고 불리는 향토방위 개념에 기초해 전국적인 방위체제를 수립한 일과, 세종시대에 뒤이은 대규모 사민정책과 토지개간을 통해 농업생산을 증대 시키고 민생을 안정시킨 일과, 하늘제사를 복원하고, 많은 편찬사업을 통해 자 주적인 국가 문화의식을 고양시킨 일과, 그리고 잘 알려진 것처럼, 조선왕조 운 영의 기틀이 된 종합법전 <경국대전>을 편찬한 것 등이 그 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세조 자신의 개척정신과 강한 추진력이 그 저력일 것이다. 그는 왕자시절에 나는 남이 하는 것은 하지 않고, 반드시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자 16) 라고 스스로를 정의한 적이 있는데, 그는 실제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가는 사람이 었다. 1468년 9월에 세조가 재위14년 만에 52세의 나이로 사망했을 때, 신하들은 그를 책운제권( 策 運 制 權 ) 즉 스스로 운명을 획책하여 권세를 제어한 군주로 평가하였다. 17) 일이라는 것은 모두 세( 勢 )의 흐름의 영향을 받는데, 세란 것은 하늘의 뜻이다. 그러나 사람의 일이 더욱 중하다. 어리석은 자는 하늘에 미루고 지혜로운 자는 사람에게서 모든 것을 살핀다. 18) 고 하여,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길이 있다고 믿은 세조는 매사에 치밀하게 준비하되 일단 결정하면 무서 우리만치 놀라운 힘으로 개척해 나가곤 했다. 여기서 잠시 역사의 가정 내지 세조가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아쉬움을 생 각해 본다. 만약 그가 당시 집현전 학사들의 바램처럼 조선의 주공 으로서 단종 을 보필해서 세종시대의 정치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갔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그의 탁월한 개인 역량 - 문무예악에 탁월한 -을 발휘하여, 경연에서 집단지혜를 모으고, 싱크탱크 집현전의 보좌를 받으며 국정을 이끌어갔다면, 조선은 훨씬 더 번창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그는 세종시대를 거치며 무르익어 가던 유교정 치 이념, 즉 나라의 근본인 백성들이 튼튼히 뿌리 내릴 수 있도록, 군신이 지혜 를 모아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 정치 를 계승하지 못했다. 처음엔 경연을 열고 신 십이 가져올 수 있는 기회 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B. Kellerman, "Leadership-Warts and All", Harvard Business Review, January 2004 (김정혜 번역, <리더십의 딜레마> 서울: 21세기북스, 2009, 24쪽. 16) <세조실록> 총서. 我 不 爲 人 之 所 爲 必 爲 人 之 所 不 爲 者 也. 17) <세조실록> 14/11/21. 시책문. 18) <세조실록> 총서. 事 皆 勢 而 勢 亦 天 然 人 事 重. 愚 者 推 之 於 天 智 者 審 之 於 人. 60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하들의 말을 경청하려고도 했지만, 군신공치를 주장하는 신하들을 더 이상 수용 하지 않고 무릇 과인의 말이 곧 법이다[ 夫 吾 言 卽 法 也 ] (세조실록 2/5/7)라는 식 으로 대응했다. 그가 보여준 파행적인 통치과정은, 추락된 왕권을 세우려는 목적의식에서 이 뤄진 것이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도자의 정당성 확보가 리더십 발휘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세조의 통치는 그 시대가 바라는 정치, 즉 시대정신을 외면한 정권은 제아무리 지도자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도 큰 업적을 남기지 못할 뿐더러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 여준다. 세조시대의 핵심 인사들, 즉 신숙주, 정인지, 정창손, 양성지, 윤필상 등 은 세종시대에 과거를 통해 입신했고, 세종시대부터 무르익은 사회적 여망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경력으로 보나 연령으로 보나 상대도 안 되는 후배들 - 나중에 사림파로 불리는 - 에게 유교정치의 가르침을 저버린 훈구파 로 매도되는 과정을 보면 시대정신의 구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정두희). 5. 맺는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태종은 부왕 태조 이성계로부터 불안정한 정권을 계승하여, 외척 제거와 사병 혁파 등 국정운영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지속적 으로 제거했다. 특히 그는 나라가 복을 받으려면 훌륭한 임금이 나와야 한다 라고 하여, 부적격자로 판단되는 양녕대군 대신 충녕대군, 즉 세종을 세자로 교 체하는 한편, 일련의 정치적 설거지 작업을 통해 세종 치세의 기반을 닦았다. 다만 태종은 정치 경제적으로 나라를 안정시키는 일 외에 국경을 확장시킨다든 가, 문화적으로 윤택한 나라를 만드는 데까지는 나가지 못했다. 국가경영의 청 사진은 그렸으되, 실천하고 완성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태종을 계승한 세종은 부왕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인재경영과 지식경영을 성공적으로 하여 정치 경제 문화 과학기술 등 전 분야를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 61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려 국격( 國 格 )을 향상시켰다. 반면 세종은 리더십 승계를 잘 못하여, 그의 사후 7년 사이에 조선왕조는 엄청난 정치적 홍역을 치러야 했다. 세종의 뒤를 이은 적장자 문종이 2년 5개월 간 재위에 있다가 사망하고, 문종의 어린 아들 단종이 2년 3개월 만에 왕위를 숙부 수양대군에게 찬탈당하는 발생한 일련의 정변들이 그것이다. 정변을 통해 왕위에 오른 세조는 자신의 정당성 결함을 많은 업적을 통해 만 회하고자 했다. 여진족 토벌을 통한 국경안정, 직전법이라는 세제개혁, 경국대전 의 완성과 같은 업적이 그것이다. 그는 일단 목표를 정한 다음에는 어떤 유혹이 나 도전이 와도 결코 흔들리지 않게 마음 중심을 굳게 잡고[ 守 心 ], 전광석화처럼 일을 추진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런데 그는 사실 그보다 훨씬 많은 업적을 낼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이었다. 다만 즉위 과정의 정통성 결핍으로 지식인 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왕위에 오른 후 그가 술 없이는 신하를 거의 만나지 못 했다. 세조가 부왕에 못 미치는 결정적인 이유는 집현전이라는 싱크탱크를 폐지 한 데 있다. 그는 성삼문 등이 단종 복위를 꾀하는 데 분개해 집현전을 폐지했 다. 주로 신숙주와 한명회 등 측근과 국정을 의논했다. 소수 측근을 데리고 일했 던 세조는 집현전의 보좌를 받는 세종을 결코 따라갈 수가 없었다. 나중에 예문 관에 집현전 일의 일부를 맡기거나 홍문관을 새로 만들었으나 결과는 만족스럽 지 못했다. 이렇게 볼 때, 태종과 세종과 세조는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가진 군주였다. 리 더십의 승계, 인재경영과 지식경영, 그리고 추진력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들 의 장단점을 살려본다면, 대권( 大 權 )을 얻는 과정에서는 세조가 발휘한 선제적 리더십, 즉 정어미쟁( 定 於 未 爭 ) 일하는 방식을 배우고, 일단 즉위한 다음엔 세 종이 발휘한 인재경영과 지식경영을 통한 수성의 리더십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 이다. 그리고 정권 말기에는 숱한 장애물을 헤치고 가장 뛰어난 후계자에게 대 권을 넘겨주어서 안정적으로 국가가 경영되고 국운이 상승하도록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끝) 62

주제발표 Ⅰ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참고문헌 1. 1차자료 <태종실록> <세종실록> <문종실록> <단종실록> <세조실록> 2. 2차 자료 김영수, 2005, 태종의 혁신적 정치리더십 <선조에게서 배우는 혁신리더십>. 문화 재청. 김홍우, <한국정치의 현상학적 이해> (서울: 인간사랑, 2007), 1149-1162쪽 백기복 외, 2009, 한국형리더십 개발을 위한 탐색적 연구. <제2회 한국형리더십컨 퍼런스 자료집>. 서울: 한국형리더십연구회(2009.6.) 이영춘, 2001, <세종시대의 문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 태학사. 이한수, 2005, <세종시대 가 ( 家 )와 국가 ( 國 家 )에 관한 논쟁>,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박사학위논문. 정두희, 1982, <세종조의 권력구조: 대간의 활동을 중심으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 {세종조문화연구 I}, 박영사. 정두희, 1994, <조선시대의 대간연구>. 일조각. 최승희, 1994, <세종조의 왕권과 국정운영체제>, {한국사연구} (<조선초기 정치사 연구>, 지식산업사, 2002에 재수록). 한광모, 2008, 서베이를 통한 한중일 리더십 비교분석, 삼성SDS 제3회 HR World Forum(2008.3). N. Machiavelli, 1997, Discourses on Livy, trans. by J. C. Bondanella and P. Bondanella,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발표자 _ 박현모 -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대학원에서 정조의 성왕론과 경장정책 으로 박사학위를 받 았다(1999년).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원 상임연구원(1999-2001년)과 한국학중앙연 63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구원 연구교수(2001년-2007)를 거쳐,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세종리더십연구소 연구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인을 신바람나게 하는 리더십 콘텐츠를 개발, 연구, 교육하는 비영리사단법인 한국형리더십개발원을 이끌고 있다. -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CEO에서 세종리더십 과 한국형리더십 강의를 맡고 있 다. 역사와 사회 편집위원장(2001-2005년)을 지냈으며, 동아일보의 고정 칼 럼니스트( 동아광장 )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이후 세종, 정조 등 국왕 리더 십을 시민들에게 강의하는 <실록학교>를 운영 중이다(2012년 8월 현재 2천여 명 수강). - 정조 사후 63년 (2011), 세종처럼: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 (2008),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 (2007). 정치가 정조 (2001) 등 10여 권의 저서와, <정약용의 군주론>, <경국대전의 정치학> 등 70여 편의 학술논문이 있다. 64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제1패널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윤종빈 _ 명지대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1) 윤 종 빈 (명지대) Ⅰ. 대통령선거 예측의 필요성과 한계 선거 예측의 문제점 한국 민주주의는 공고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는 정기적이고 자유로운 선 거에 의해 표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에 대한 사전 예측이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을 중심으로 수시로 실시되고 있으나 이는 특정 시점의 정치적 상황이나 일 시적인 선호도를 보여줄 뿐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소위 정치 평론가 들의 정치상황과 유권자 의식에 대한 해석 또한 다소 주관적이고 즉흥적 인 평가에 의존해 유권자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의 선거는 정치상황이 극히 유동적이라는 변명 아래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후보 결정 시기를 늦추고, 선거에 임박해 단일화를 추진하는 정치 권의 탓도 있지만, 객관적인 자료의 확보와 검증 가능한 이론 개발에 소홀한 필 자를 포함한 소위 전문가들의 게으름과 나태함이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1) 이 글은 2012년 9월 20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개최되는 한국정당학회 추계학술회 의에서 발표를 위해 준비된 원고임. 향후 많은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 초안이기에 가급적 인 용을 삼가 주시길 바랍니다. 이 글이 완성된 시점은 9월 18일이고, 다음 날인 9월 19일에 안 철수 교수의 출마선언이 있을 것으로 각종 언론매체가 보도한 상태이다. 67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학술적 예측모델의 필요성 대표적인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의 경우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다가오는 대 통령 선거 결과를 사전에 과학적으로 예측하고자 시도하고 있으며 실제로 놀라 울 정도로 정확한 예측성을 보여준다. 선거결과를 예측하는데 활용되는 주된 변 수는 대통령 지지율, 거시경제지표, 유권자들의 주관적인 경제 평가, 현직 대통 령의 출마여부, 동일 정당의 연속적인 집권 횟수, 예비선거 결과 등이다. 미국정 치학회(APSA)에서 발간하는 PS: Politics & Political Science 저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대선의 경우 미국정치학회 소속 저명한 정치학자 9개 팀 중, 6개 팀이 오바마의 승리를 예측했고, 2개 팀이 매케인의 득표율을 49.9%로 예측해 어느 누구의 승리도 예측하지 못했고, 1개 팀은 매케인의 승리를 예측하였다. 다가오 는 2012년 대선에 대해서도 이미 다양한 과학적인 예측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미국과는 역사적, 정치적 환경이 너무나도 달라 수평적으로 비교하기 힘들지 만, 민주주의 공고화단계에 있는 국가에서 대통령선거와 같은 중대한 정치적 사 건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 다. 물론 미국과 달리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 사례수가 5개로 턱없이 부족하고, 논의의 근거가 되는 객관적인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 지만 사회적 요구에 응답하는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학계의 높은 관심이 절실 한 상황이다. 한국정치의 현실 한국정치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고 유동적이기에 예측하기 쉽지 않다. 소위 돌발변수 가 선거 전날까지도 발생해 전문가와 언론의 예측을 순식간에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이번 12.19 대선도 예외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안철수 현상 의 부상은 선거 판세를 송두리째 흔드는 중대 변수가 되어왔 다. 대다수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로 안철수 현상 을 환영했었다. 안철수 교수의 출마 여부를 떠나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과 기성정치에 대한 68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경고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9월 9일 현재, D-100인데도 안교수의 출마여부에 대한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검증 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이 려는 의도와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마 여부가 발표되지 않 고 있는데 이는 우리선거의 비예측성을 가중시키고 정책선거를 실종하게 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 글의 목적은 다가오는 12월 대선을 전망하는 것인데, 우선 미국 대통령선 거 예측모델을 소개하고, 이를 한국 대통령선거에 적용한 몇 몇 연구들을 살펴 본 후, 다가오는 12.19 대선의 구조와 핵심 변수들의 영향력을 분석한다. Ⅱ. 미국 대통령선거 예측모델 미국의 경우 역대 선거결과를 사용하여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사전 에 과학적으로 예측하고자 하는 시도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으며, 실제로 놀라 울 정도의 정확성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2008년 미국정치학회에서 출판하는 학 술지인 PS: Politics & Political Science 2008년 10월 호에서는 2달 뒤에 있을 대통 령 선거의 결과를 예측하는 9편의 논문을 개제하였다 (Abramowitz 2008; Campbell 2008b; Cuzán and Bundrick 2008; Erikson and Wlezien 2008; Holbrook 2008; Klarner 2008; Lewis-Beck and Tien 2008; Lockerbie 2008; Norpoth 2008). 각 연구팀들은 다양한 통계모형과 변수들을 사용하여 선거결과를 예측하였으며, 결과적으로 6개의 논문이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2개의 논문 은 승자를 예측하기에는 선거가 너무 박빙일 것이라고 예측하였으며, 오직 1개 의 논문만이 맥케인의 승리를 예측하였다. 단순히 예측의 정확도를 넘어서서 오 바마의 승리를 예측한 6개의 논문의 경우, 예상 득표율과 실제로 오바마가 획득 한 득표율 사이의 오차 또한 최대 3-4%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Campbell 2008a). 미국 대통령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모형들을 살펴보면, 대여섯 개의 변수들만 을 포함한 단순한 통계 모형을 통해서도 실제 선거 결과를 상당히 정확하게 예 측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변 69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수들은 현직대통령의 지지도, 거시경제지표, 유권자들이 평가하는 주관적인 경 제인식, 현직대통령의 출마 여부, 동일 정당의 연속적인 집권 횟수, 예비선거 결 과 등이다. 이러한 변수들이 어떻게 선거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가 하 는 부분은 이제까지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선거 및 정치행태에 대한 다양한 이 론적 경험적 연구들에 근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선거예측 연구는 단순 한 지적 유희를 넘어서, 유권자 수준에서 밝혀진 다양한 이론적 설명들을 집합 적인 선거 결과를 통해 검증한다는 학술적 목적에도 부응하고 있다. 포어캐스터 Abramowitz Campbell Cuzan & Bundrick Holbrook Klamer Lewis-Beck & Tien <표1> 2008년 미국 대선 예측 결과 예측 방정식의 변수들 지지율, 이사분기 GDP, 세 번째 임기 유무 유권자 선호조사, 이사분기 GDP 재정정책, GDP, 경제뉴스, 임기, 정당 대통령의 지지율과 소비자 만족도, 공개 의석수, 교차변수 득표율, 주 입법부, 출신지역 프 리미엄, 국가 주 경제, 유권자 선호조사, 대통령 지지율, 세 번 째 임기 유무 지지율, 상반기 GNP, 일자리 창출, 현직유무 예측된 맥케인의 득표율 예측일과 선거일 사이 기간 당선 예측 45.7 69 90% 오바마 52.7 57 83% 매케인 48.0 94 80% 오바마 44.3 60 92% 오바마 47.0 99 85.9% 오바마 43.4 68 50% Lockerbie 경제적 기대와 로그 임기 41.8 127 92% 오바마 Norpoth Wlezien & Erikson 예비선거 지지율, 앞선 두 선거 들에서 대통령의 득표율 유권자 선호조사, 누적 경제지표 49.9 294 50% 47.8 68 72% 오바마 예측 중간값 48 80% 오바마 출처: Campbell, James E. 2008. "Editor's Introduction: Forecasting the 2008 National Election." PS: Political Science & Politics 41(4): 687-690. 70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예측 학자명 <표2> 2012년 미국 대선 예측 (2012년 9월 1일 현재) 모델명 예상 오바마 득표율 선거전 시점 50%이상 정확도 Abramowitz Time for Change Model 50.6 69 67 Campbell Trial-Heat Model and Convention Bump Model forthcoming 57 Cuzan Fiscal Model 46.9(45.5) 97 89 Erikson & Wlezien Leading Economic Indicators and the Polls 52.6 99 80 Hibbs Bread and Peace Model 47.5 102 90 Holbrook Lewis-Beck & Tien National Conditions and Incumbency Jobs Model and the Proxy Model 47.9 67 73 48.2(52.7) 69 77 Lockerbie Expectations Model 53.8 130 57 Montgomery, Hollenbach, Ward Norpoth & Bednarczuk Ensemble Bayesian Model Averaging(EMBA) Primary Model 53.2 299 88 <표2>는 아직 출판되지 않은 PS 저널 2012년 10월호에 수록될 내용이다. 표 내용에 따르면 예측 그룹 10개 팀 가운데 3개 팀이 오바마의 승리를 예측했고, 3개 팀은 패배, 4개 팀은 거의 박빙의 승부거나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표 에 표기하지 않았지만 주 단위 변수에 의한 예측 모델은 3개 중 2개 팀이 오바 마의 승리, 1개 팀은 패배를 예측하였다. 이러한 예측모델들에 따르면 2012년 미 국의 대선은 상당한 박빙의 승부가 펼치질 것으로 보인다. Ⅲ. 미대선 예측모델의 한국적 적용 미국에서는 대통령선거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수행된 지 30여년이 지났지만 71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본격적인 연구가 수행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최초의 연 구로서 금년 2월 10일 명지대 미래정치연구소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발표된 4 편의 논문이 있다. 2) 이들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한국적 예측모델의 이론 및 방법론 모델# 1: 대통령 업무수행 평가 모델 대통령지지율을 분석한 첫 번째 예측 논문은 키(V. O. Key)의 회고적 투표, 보 상-처벌 기제를 근거로 한다(유성진 2012). 현 정부의 업무수행평가에 기반을 둔 선거예측은 대표적으로 루이스벡(Michael S. Lewis-Beck)과 티엔(Charles Tien)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대통령의 과거 업적이 주요 변수가 된다. 그들은 대통령 선 거과정에서 대통령 지지율과 경제수행능력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현직대통령이 재선으로 출마할 때 가장 두드러지는 경향을 발견한다(Lewis-Beck and Tien 2001). 또한 블리지엔(Christopher Wlezien)과 에릭슨(Robert S. Erikson)은 다양한 경제지표들을 사용한 집권 여당의 과거 업적을 평가하고 예측의 근거로 삼는다 (Wlezien and Erikson 2004). 모델# 2: 설문조사분석 모델 다음으로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예측모델이 제시되었다. 동 모델은 집합자 료를 사용한 미국의 통계 모형을 한국에 적용하는 것이다(장승진 2012). 이 때 현실적 이론적 한계를 고려하여 집합자료 대신에 개인 수준의 설문자료를 분석 한다. 특히 다양한 사회경제적 특성을 가진 유권자들의 과거 대통령 선거 투표 행태를 분석하여 특정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른 후보 지지의 패턴을 도출하고, 이러한 패턴에 최근 한국 유권자들의 인구구성을 반영하여 대선을 예측한다. 동 2) 2012년 2월 28일에 발행된 미래정치연구 제2권 1호에 4편 모두 수록되었다. 자세한 분석 기법과 자료는 동 저널을 참고하길 바란다. 72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모델의 이론적 배경은 사회학적 접근(Berelson et al. 1954; Lazarsfeld et al. 1944) 으로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은 그들이 속한 사회경제적 집단에 의해 영향을 받 는다는 것이다. 모델# 3: 델파이조사 모델 전문가 델파이 조사는 자료 입수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경우나 주요 분석의 보 완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한편으로는 전문가들이 선거구도, 후보자, 이슈 등에 관하여 일반 유권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정확성에서 더 유 용한 측면이 있다. 우리의 대선은 선거 사례 수의 부족과 지나친 정치적 유동성 으로 인해 자료의 확보가 어렵다. 이에 동 모델은 한국적 현실을 반영한 대안적 인 모델로서 델파이조사 분석을 제시하였다(조진만 윤종빈 2012). 그들의 연구는 전문가 선정에서 연령, 이념, 성별, 근무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특정 사회 집단에의 편중 현상을 최소화하였다. 모델# 4: 대표선거구 모델 노포스 교수는 예비선거 성적으로 대선을 예측하는데 가장 일반적인 변수인 경 제변수와 대통령 지지율 변수를 모델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2004년 모델은 예비 선거의 득표율을 활용해 조지 W. 부시의 54.7 대 45.3 승리를 예측하였다. 그는 특 히 뉴햄프셔에 주목하는데 2004년의 경우 조지 W. 부시는 공화당 경선에서 87%, 존 케리는 민주당 경선에서 59.3%로 승리해 상대적으로 좋은 부시의 성적이 대선 으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노포스 교수는 금년 대선도 오바마가 53.2%로 롬니에 게 승리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한국 대선에 적용해, 2007년 대선 을 가장 근접하게 예측한 2008년 총선 선거구(지역구선거 및 정당투표)에서의 2012년 총선결과를 분석해 2012년 예측결과를 제시한다. 또한 2007년 대선을 가 장 근접하게 예측한 2006년 지방선거 선거구를 추출하고, 동일 선거구의 2010년 지방선거 여 야 득표율을 평균해 2012년 선거를 예측한다(윤종빈 조진만 2012 73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2. 2012년 한국대선 예측 결과 <표3> 2012년 한국대선 예측 결과 새누리당 후보 야권 혹은 민주당후보 2006년 및 2010년 지방선거 토대 분석 대표선거구 모델 2008년 및 2012년 총선 토대 분석 서베이분석 모델 델파이조사 모델 38.4 46.6 52.6 26.7 47.5 45.2 N/A 73.3 설문조사분석 모델 여당에 덜 긍정적 4가지 예측모델의 결과는 <표3>에 정리되어있다. 대표선거구모델은 여권과 야권 후보의 1승 1패가 예측되었고, 세베이 분석모델은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 델파이 조사 모델은 야권 후보의 승리, 설문조사모델은 여당에 덜 긍정적이라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와 같이 미국 예측모델을 적용 혹은 변용한 한국적 예측 모델을 분석하였지만 모든 모델이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는 않았고 유보적인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Ⅳ. 12.19 대선 전망 : 구조와 변수 1. 구조: 양자구도 대 다자구도 (1) 다자구도 - 가능성 희박 야권은 단일화에 실패하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기 어렵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57년 역사를 가 74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진 정당이 대통령선거에 자신들의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고 외부의 개인 인물에 게 의존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정당의 존립 목적이 정권 획득이라는 교과서적 인 정의를 상기할 때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보라고 생각된다. 민주통합당 이 대선후보로 문재인 이사장을 선출했고 그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상황이기에 단일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통합 후보를 만들기 위한 노력 은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모습이 우리 정치의 예측가능성을 퇴보시켜 정치제도의 제도화를 방해한다는 점에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2) 양자구도 - 야권단일화를 전제로 한 3가지 가능한 방향 (가능성 순위: 제1 시나리오 > 제2 시나리오 > 제3 시나리오) 제1시나리오: 독자 정치세력화 후 단일화 첫 번째 시나리오는 소위 박원순 모델 로 알려져 있는 방식인데, 안 교수가 무소속으로 독자 출마한 후 당 밖에서 단일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생각된다.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는 신당 창당 혹은 시민후보 추대의 방식이 가능한데, 신당 창당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문재인 후보가 일찍이 주장한 공동정부론 을 바탕으로 민주당.안교수. 진보시민사회가 연대하는 시민연합정부론 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동 방식 은 최근 민주당 당내경선을 거치면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의 지지율 격 차를 좁혔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고, 안철수 교수로서 도 자신의 정치철학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후보가 된 후에도 정당의 조직적 동력 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타협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제2시나리오: 민주당후보 지지 선언 후 불출마 두 번째 시나리오는 2011년 10.26 보궐선거에서 경험했던 방식이다. 안철수 75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교수가 독자 출마해 막판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방 하는 방식이다. 당시 5%대에 불과했던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은 안 교수의 50% 대의 지지율에 힘입어 안 교수의 지지선언 후 순식간에 급상승했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높지 않다고 보는데, 필자는 민주당 입당 후 단일화하는 경우보다 더 높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전망한다. 안 교수는 정 치권의 무차별적인 폭로와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치면서 정치에 몸을 담는 것이 흙탕물에 뒹구는 것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중도에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매 우 높다고 본다. 제3시나리오: 민주당 입당 후 단일화 이는 민주당이 바라는 1순위 시나리오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당선에는 성공했지만, 민주당의 위상은 땅에 추락하였다. 민주당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선출한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러한 서울시장 보선의 아픈 기억 때문에 민주당 은 안철수 교수의 민주당 입당에 사활을 걸고 다양한 방식으로 압박해왔다. 그 러나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안철수 교수가 기성정치인과는 다른 새로운 인물로서 지지를 받고 있고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고 있는데 민주당 입당은 기성 정치와의 야합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핵심 변수 대선 예측 [박근혜 후보 우세] =(인물경쟁력+충청표심)+수도권표심 > (야권단일화+네거티브 전략)+수도권표심 필자는 2월 세미나 이후 그동안 대선 결과를 감히 예측하지 못했다. 대선을 예측하고 전망하기에는 선거구도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고 근거 자료도 충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정당학회에서의 발표를 위해 핵심 변수를 76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주관적이나마 심도 있게) 분석해본 결과, 이번 대선은 박근혜 대 문재인, 박근 혜 대 안철수의 구도보다는, 박근혜 대 박근혜 의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야권에서 박근혜 후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박근 혜 후보의 견고한 지지율을 무너뜨릴 수 있는 변수가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본다. 1 인물 경쟁력 지난 4.11총선은 박근혜 후보의 인물 경쟁력을 재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선거 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박 후보가 이끄는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다. 야권이 정권심판론에 힘입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민주통 합당의 공천 파문, 김용민 막말 파문 등으로 오히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 보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박근혜 후보의 경쟁력이 가능 큰 영향 력을 발휘하였다. 그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며 당명을 바꾸고 정강.정책을 개정하는 등 당 쇄신에 승부수를 띄웠고 결과적으로 민심을 얻는데 성공하였다. 비록 수도권에서는 한계를 드러냈지만, 박근혜 후보의 대중적 지지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은 정권과의 차별화에 성공해 야권의 정권심판론을 잠재울 정도였다. 지난 총선을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유권자의 호감도가 후보 지지도로 연결 되는 측면에서 박근혜 후보의 경쟁력은 안철수 교수나 문재인 후보보다 높다(김 영태 2012). 그녀의 선거경쟁력은 충청과 강원에서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인물 경쟁력을 토대로 5.16 및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한 역사관 논쟁이 불거졌지만 박 후보의 지지율에는 영향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물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2 충청 표심 역대 대선에서 충청의 표심은 항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1992년 대선을 앞둔 3당 합당, 1997년 DJP연합 사례는 물론이고, 2002년 대선에서도 노무현 후 77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충청유권자의 표심을 얻어 선거결과에 결정적인 변 수로 작용하였다. 박빙의 승부가 전개될 이번 대선에서 충청권의 표심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표4> 역대 선거 충청 표심 17대 16대 15대 14대 대전 충남 충북 전국 이명박 36.3 34.3 41.6 48.7 정동영 23.6 21.1 23.8 26.1 이회창 39.5 40.6 42.4 46.2 노무현 54.7 51.4 49.8 48.5 이회창 28.7 23.0 30.2 38.2 김대중 44.4 47.2 36.7 39.7 김영삼 34.7 36.2 37.5 41.4 김대중 28.3 27.9 25.5 33.4 박근혜 후보는 충청 유권자의 표심 확보에서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생 각된다.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이 논쟁될 때 줄곧 원안을 지지했고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나라당 내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었고 수도권의원들을 중심으로 큰 반발이 있었지만 박 후보는 원안 고수라는 원칙을 지켰고, 최근에는 결국 원안대로 행정부처 일부가 세종시로 이전을 시작하게 됨 에 따라 충청도민의 견고한 지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된다. <표5>이 결과에서 주목해야 될 부분은 충청유권자만을 대상으로 한 대전일보와 중도일 보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충청유권자의 샘플수가 작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 여론조사가 매우 의미가 있는데 두 경우 모두 박 후보 가 안철수 교수보다 20%p 이상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8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표5> 충청 표심 여론조사 (단위: %) 조사일자 9/8 9/6-8 9/10-12 8/21-22 8/23-35 조사기관 한국리서치 (한국일보) 리서치앤리 서치(아산정 책연구원) 리서치앤리 서치(아산정 책연구원) 리얼미터 (대전일보) 충청리서치 (중도일보) 박근혜 53.7 52.5 44.9 56.3 58.8 안철수 36.7 36.6 45.4 37.8 32.5 3 수도권 민심 전체 유권자의 거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은 대선의 최대 승부처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전체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수도권에서는 좋지 않은 결 과를 얻어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 서울 48개 선거구 가운데 16곳에서만 승리했 고, 민주당이 경기 52개 가운데 29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하였다. 당시 분석은 수 도권에서만은 여권이 주장한 정권심판론 이 상당히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이 다. 충청과 함께 수도권의 민심은 대선의 바로미터로서 매우 중요한데 그동안 안 교수가 박 후보에 비해 강세를 보였다. 안철수 현상 이 가장 크게 주목받았던 작년 12월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안 교수는 52.6%, 박 후보는 38.5%의 지지율로 14%p 정도의 큰 차이로 안교수 가 앞서 있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박 후보의 지지세는 상승 하고 있다. 9월 8일 한국일보(한국리서치)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박 후보가 오히려 4.8%p 앞섰고, 같은 기간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3%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견고한 고정 지지층을 확보한 박 후 보가 호남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밀리는 곳이 없는, 지역적으로 이념적으로 안정 적인 지지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79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표6> 수도권 민심 여론조사 (단위: %) 조사일자 2011/12 2012/9/8 2012/9/7~9 조사기관 조선일보 한국리서치 (한국일보) 리서치앤리서치 (아산정책연구원) 박근혜 38.5(서울) 47.8(수도권) 46.0(서울) 안철수 52.6(서울) 43.0(수도권) 43.0(서울) 4 야권 단일화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야권 단일화가 대선의 최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단일화변수가 부상하기 위해서는 앞 선 3가지 변수를 뒤흔들 수 있어야 하는데 두 번째 단일화 의 파괴력은 어게인 2002 가 되기 어렵다고 본다. 물론 단일화의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2002 년과 같은 극적인 드라마가 전개되기는 어렵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이번 사례는 사전에 기획되고 연출된 단일화로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와 함께, 통합진보당이 분열되면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4.11총선에서와 같은 범야권 진영의 연대와 단일화 를 위한 명분과 동력이 매우 약화되었기 때 문이다. 5 네거티브 전략 수많은 언론들이 박근혜 후보의 가장 큰 약점은 소위 박정희 시대의 유산 과 불통 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박정희 시대에 대한 논란은 중도 부동층 가운데, 특히 사회경제적으로는 보수성향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진보성향인 유권자들의 표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사실이다. 그러나 박정희 유산 이슈는 후보 개인의 도덕성 이슈에 비하면 그 파괴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어느 후보라도 도덕성에 치명적인 약점을 보인다면 지지율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박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을 비롯해 그동안 수많은 선거를 치르 면서 개인 인물에 대한 검증을 받았고 안철수 후보나 문재인 후보는 아직 전국 80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단위의 선거에서 검증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후보자 개인에 대한 쌍방 의 네거티브 공세는 결코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 된다. 즉, 앞선 3가지 핵심변수인 인물 경쟁력, 충청표심, 수도권 표심 을 뒤 집을 만큼의 중대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된다. 6 민주당의 내분 민주당 당내 후보 경선과정은 결선투표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예상했던 것보 다는 수확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가장 큰 이득은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해 안철수 교수를 상당히 따라잡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약간의 흥행성을 얻은 대가는 매우 가혹하다고 생각된다. 민주당 내부에 잠재해있던 계파 간 갈등이 표면으로 표출되었다. 문재인 후보의 이해찬 당대표,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연대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노 그룹과 비노 그룹 간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후보가 당내 경선 승리 후, 두 인물의 2선 후퇴를 비롯한 당 쇄신에 사활 을 건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모바일 투표의 기술적 문제를 둘러싼 공방은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의 경선 중단 선언으로 연결되 었다. 야권 성향의 일부 전문가들조차 민주당의 내분은 치유가 불가능한 수준이 라고 지적하며 향후 대선 레이스가 야권에게 불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같은 민주당의 내분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당내 경 선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박지원 원내대표는 구 동교동계의 대표적인 인물에게 치욕적인 수난을 당하기도 하였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구 민주당계 인사들의 소위 친노 그룹에 의한 권력 배제에 대한 섭섭함이 표출된 것이다. 이 러한 민주당의 당내 분열 양상은 범민주당 지지 세력의 결집력과 야권 단일화의 동력을 약화시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81

제1패널 : 18대 대선 라운드테이블 Ⅴ. 결론 및 시사점 지금까지 이 글은 다가오는 12월 대선을 전망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 였다. 제2장에서 소개한 미국의 대선 예측 모델들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한국의 대통령선거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의 대통령선거는 민주화 이후 5차 례에 불과하기 때문에 통계적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사례수가 너무 적다는 현실 적인 어려움이다. 따라서 미국의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한 국적 현실을 수용한 변용된 모델을 제시하였고 금년 2월에 제한된 여건에서 분 석한 결과를 3장에서 소개하였다. 예상대로 승부를 알기에는 너무나도 박빙의 승부가 예측되었다. 이제 막 민주당의 후보가 결정되었고 아직은 야권의 후보가 누가될지 단일화 라는 변수가 기다리고 있지만 제4장에서는 9월 18일 현재까지의 대선구도와 변 수를 전망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아직도 결론은 유보적이지만, 박근혜 후보의 고정된 지지율이 돌발변수에 의해 무너지지 않는 한 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핵심 변수로 제시한 인물 경쟁력 에서 박근혜 후보는 탄 탄한 경쟁력을 갖췄고 대통령으로서 자질 면에 있어서 타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 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 몇 차례 검증을 받았기 때문 에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반면에 타 후보들을 이 제 막 전국 단위의 검증을 받기 시작하였다. 박 후보가 인물 경쟁력에서 유리한 이유이다. 다음 핵심 변수로 충청 표심 을 들 수 있다. 충청도 표심은 역대 대선에서 매 우 중요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수행했다. 1992년 3당 합당, 1997년 DJP연합, 2002 년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주요하게 작용했고 당선자의 승리에 기 여하였다. 박 후보는 충청 표심에서 지난 4.11총선은 물론,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교수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4년 이후 현 정부에 이르기까 지 박 후보는 줄기차게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지키길 원했다. 이러한 행보는 결 82

주제발표 Ⅲ 12.19 대통령선거 전망: 예측모델, 구조와 변수 과적으로 충청 표심을 얻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또 다른 변수인 수도권 표심 은 박 후보에게 가장 불리한 변수라고 알려져 있다. 작년 12월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안철수 교수에서 많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 4.11 총선에서 야권에게 패배한 지역이다. 특히 수도권 40대 자 영업자들은 악화된 경제 상황으로 정권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야권의 정 권심판론을 수용했다고 판단된다. 한편, 언론과 다수의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주목하고 있는 야권 단일화 는 두 번째 실험으로 2002년과 같은 흥행성 과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견된다. 12월 19일 대선을 예측하는 작업은 정치적 환경이 아직도 유동적인 부분이 많 아 상당한 한계가 있다. 후보자와 선거구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 연구 가 제시한 몇 가지 핵심 변수들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핵심 변수들과 그 영향력, 그리고 대선 판세 예측은 나름대로는 객 관적인 근거에 바탕을 두고자 노력했으나 주관적인 생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다면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대선 예측을 위한 이러한 노력 은,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일부 정치평론가들이 근거 없는 주관적인 예측 을 즉흥적으로 쏟아내는 행태보다는 학자적 소임을 다한 것이라고 본다.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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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패널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조진만, 덕성여대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과 현실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 대선 매니페스토 제2패널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조진만 _ 덕성여대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주제발표 Ⅰ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조 진 만 (덕성여대) 요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선거를 앞두고 어떠한 매 니페스토 아젠다들이 부각되고 있으며, 주요 매니 페스토 아젠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어 떠한 특성을 보이는지를 경험적으로 분석하는 작 업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대의민주주 의 하에서 정당은 정권 획득을 위하여 유권자들의 요구에 끊임없이 반응하게 되며, 이것이 민주주의 공고화에 기여하게 된다는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 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약 이에 본 연구는 전문가 델파이조사와 유권자 정 책수요조사를 통하여 파악한 18대 대통령선거 10 대 매니페스토 아젠다의 특성들을 다각적으로 파 악하고, 특정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중시하는 유권 자들이 어떠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경험적 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본 연구는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선거는 어떠한 방향성 과 특성들을 보이며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 하여 전망하고 있다. 핵심어: 한국, 선거, 매니페스토, 정책, 아젠다, 18대 대통령선거 Ⅰ. 서론 본 연구의 목적은 전문가 델파이조사와 유권자 정책수요조사를 통하여 파악 한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의 특성들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특정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이 어떠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지 경험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하여 본 연구는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선거는 어떠한 방향성과 특성들을 보이며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지 를 전망하고 있다. 91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책선거와 책임정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당과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담은 정책들을 제시하 여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나 후보자들이 선거에서 공약한 정책들을 임기 중에 충실히 수행한 후 이에 대한 공과( 功 過 )를 차기 선 거에서 유권자들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 책선거와 책임정치가 실현될 수 있는 정치적 순환구조이다(Downs 1957; Key 1966; 김영래 이현출 2006; 최준영 2008). 하지만 민주화 이후 한국의 선거는 인물이나 지역과 같은 비정책적 요인들이 선거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 속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은 선거의 승리 를 위하여 정책 개발에 매진할 유인을 갖기 힘들었다. 즉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정치권은 정책 개발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공격과 지역적 연고 등에 호 소하여 자신의 지지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 결과 한국의 경우 민주화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민주주의를 공고화시킬 수 있는 정책선거와 책임 정치의 기반이 여전히 취약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6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활발하게 전개된 한국의 매니 페스토운동은 그 효과에 대한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이 매니페스토운동이 정책선거와 책임정치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선거문화를 개선시키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였기 때문이다(김욱 2006; 조진만 2010; 2008; 최준영 2008). 특히 2010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추진된 시민매니페 스토운동은 선거 이전에 유권자들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정당과 후보 자들에게 제시하여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특정 선거를 앞두고 어떠한 매니페스토 아젠다들이 부상되고 있으며, 주요 매니페스토 아젠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은 어떠한 특성들을 보이 는지를 경험적으로 분석한 기존 연구를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의 경우 집권과 재선을 위하여 유권자들의 정책적 요구 에 끊임없이 반응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연구는 매 니페스토 선거를 이끄는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전문가와 유권자들이 선정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매니페 92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스토 아젠다들의 특징과 특정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특성 들을 경험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Ⅱ. 매니페스토 선거에 대한 이론적 논의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치권력을 장악하려고 하는 정당은 자신의 정치적 구 상과 비전을 정책의 형태로 구체화시켜 유권자들에게 홍보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이에 유권자들은 정당들간의 정책적 차이(party differences)가 자신에게 어떠한 혜택을 주는가를 비교하여 투표결정을 내리게 된 다(Downs 1957). 이러한 기제를 통하여 정권을 장악한 정당은 선거에서 자신의 표명한 정책들 에 대한 유권자들의 위임적 정통성(mandatory legitimacy)을 획득한 것으로 인식 하게 되고, 집권 기간 동안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다(McDonald and Mendés 2005; 안철현 2006, 132). 또한 야당의 입장에서도 정부 여당이 선거를 통하여 위임받은 각종 정책들을 추진해나갈 경우 무조건적인 반대와 정치적 공 세만을 펴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정책적 안정성이 도 모된다. 정권을 장악한 정당이 집권 기간에 자신들이 선거에서 표방한 정책들을 얼마 나 잘 수행하였는가에 대한 평가는 차기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통 하여 이루어지게 된다(Fiorina 1981; Key 1966). 즉 차기 선거에서 위임적 정통성 을 기반으로 선거에서 자신이 표방한 정책들을 잘 수행한 정당의 경우 유권자들 로부터 포상(reward)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정당의 경우 유권자들로 부터 처벌(punishment)을 받게 된다. 이것이 정책선거와 책임정치를 기반으로 대 의민주주의가 이상적으로 구현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로 합리적 유권자의 관점에서 보면 정책에 기반하여 투표결정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합리적 유권자가 선거에서 각 정당들이 제시한 다양한 정책들을 이해하고, 그 정책들이 자신에게 어떠한 손익 93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을 제공할 것인지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러므로 합리적 유권자는 의도적으로 정책을 무시하고 행태(rational ignorance)를 보일 수 있다(Downs 1957). 뿐만 아니라 정당이나 후보자들 역시 정책선거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정책선거를 회피하고자 하는 유인을 가지고 있다. 정당과 후보자들 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특정 정책을 표방하게 될 경우 필연적으로 지지세력 의 분열과 반대세력의 결집을 이끌 수 있다(Fiorina 1989). 그러므로 정당이나 후 보자들은 모호하고 인기영합적인 선심성 정책과 공약( 空 約 )들만을 남발하는 모 습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선거와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제가 되는 것이 바로 매니페스토이다. 왜냐하면 공식적인 차원에서 작성된 정치적 문서들 은 대의민주주의가 어떻게 수행되어지고 있는가를 평가할 수 있는 주요한 증거 가 되는데, 매니페스토는 정당의 정책에 대한 가장 공식적인 정치적 문서라는 점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김희민 리처드 포딩 2007, 22). 실제로 정책선거와 책임정치가 잘 구현되고 있는 서구 민주국가들에서 정당 의 매니페스토와 실제 정책 사이에는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한다(Robertson 1987). 이것은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책선거와 책임정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매니페스토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매니페스토가 정책선거와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이를 통 하여 정당의 정책에 대한 우선순위 내지는 강조점(saliency)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Caul and Gray 2002; Robertson 1976; 김희민 리처드 포딩 2007, 27-29). 유권자들은 다양한 정책쟁점들에 대한 정당들간의 입장 차이를 복잡하게 고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책적 우선순위와 강조점이 어느 정당의 매니페스토와 잘 부합하는가를 기준으로 투표결정을 내리게 된다. 다시 말해 매니페스토는 합리 적 유권자가 정당의 정책에 기반하여 투표결정을 할 수 있는 유용한 준거를 제 시해준다. 다만 이와 같은 매니페스토 선거가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점이 전제될 필요가 있다. 먼저 사전적 차원에서 정당으로 하여금 자신의 정책 94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적 우선순위를 명확히 밝히도록 하는 사회적 압력이 필요하다. 정당의 입장에서 는 특정 정책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을 때보다 여러 쟁점정책들의 우선순위를 어 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질문받을 때 더욱 고민이 많고 괴로울 수 있다. 그리고 정당이 선택한 정책의 우선순위가 매니페스토상에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는 점이 검증되고 비판받을 경우 책임정치의 문제와 관련하여 곤란한 상황에 직 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정당은 사전에 다양한 고민과 논의를 통하여 정책적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이를 매니페스토에 충실하게 반영하고자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정당의 노력은 정책선거와 책임정치를 제고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당의 노력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만 기대하기 힘든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정당이 정책선거와 책임정치를 수행하도록 만들 수 있는 다각적이고 지속적인 관심과 압력이 요구된다. 최근 학회, 언론, 시민단체, 그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도적으로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유권자들의 정책 수요를 파악하여 정당들에 제시해주고,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바로 이와 같은 사전적 차원의 조치들이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 어질 때 정당이 정책선거를 회피하려는 유인을 방지할 수 있고, 매니페스토 선 거가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후적 차원에서 선거에 승리한 정당이 집권 기간 동안 매니페스토 에 기반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이행하였는가를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왜냐 하면 이와 같은 평가작업들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보상과 처벌의 기제를 토대로 한 책임정치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기제들이 존재할 때 정당들 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장밋빛 공약들을 남발하는 것을 제어할 수 있다. 그리고 집권 정당이 임기 동안 충실히 직무수행을 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매니페스토 선거의 사전적 작업은 학자, 매스미디어, 시민단체, 유관기관 등이 매니페스토 선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여론의 힘을 활용하여 정치권 에 압력을 가할 때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매니페스토 선거의 사후적 작업 역시 이들이 좋은 정책의 기준들을 다양한 차원에서 제시하여 정당의 매니 페스토를 평가하여 공론화시킴으로써 가능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매니페스토 선 95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거의 사전적 장치와 사후적 장치가 잘 마련되어 있을 때 정당들은 선거에서 좋 은 매니페스토를 유권자들에게 제시하여 경쟁하게 되고, 정책선거와 책임정치 가 실현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대의민주주의의 발전과 공고화가 가능 하게 된다. Ⅲ.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 선정 과정과 결과 본 연구의 분석대상인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는 한국정당 학회의 조사결과에 기반하여 제시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정당학회는 총 3차 에 걸친 전문가 델파이조사 1), 그리고 유권자 정책수요조사를 통하여 18대 대통 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최종 선정하였다. 한국정당학회의 전문가 델파이조사는 기본적으로 경제/민생, 사회/복지, 교육/ 환경, 정치/행정, 외교/안보의 5개 정책분야에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반드시 다 루어야 할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전문가들이 추천하고 합의해가는 과정을 통하 여 진행되었다. 그리고 전문가 델파이조사에 있어서도 조사대상자의 선별 문제 가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담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Gordon 1992, 28)는 점을 고려하여 5개 정책분야에서 각 10명씩의 전문가를 추천받아 델파이조사를 진행하였다. 2) 구체적으로 한국정당학회의 전문가 델파이조사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토대로 진행되었다. 첫째, 1차 전문가 델파이조사는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반드시 다루 어야 할 매니페스토 아젠다 5개를 선정하고, 그 선정 이유를 자유롭게 서술하는 1) 델파이기법(Delphi technique)은 1960년대 초 미국의 랜드(RAND) 연구소에서 개발한 연구방 법으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미래에 대한 예측이나 정책 대안에 대한 탐색을 모색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된다(Gordon 1992; Lindstone and Turoff 1975). 이와 같은 델파이조사는 전문가 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좀더 정확한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는 인식에 기반하여 진행된다. 그 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복적으로 수집하고 교환하는 과정을 통하여 합의를 도출해가는 특징을 보인다. 2) 한국정당학회는 각 정책분야별 전문가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성별, 연령, 활동지역 등을 고 려하여 전문가 집단이 편향되어 구성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96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방식으로 진행되었다(1차 전문가 델파이조사의 세부적인 결과는 <부록 1> 참 조). 1차 전문가 델파이조사에서 비구조화된 개방형 응답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선입견 없이 전문가들이 매니페스토 아젠다와 관련한 풍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둘째, 2차 전문가 델파이조사는 1차 전문가 델파이조사 응답내용을 분석하 여 유사한 항목은 통합하고 중복된 항목은 삭제하여 선정된 총 103개의 매니페 스토 아젠다 중 중요 아젠다 4개를 선호순위에 상관없이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 행하였다(2차 전문가 델파이조사의 세부적인 결과는 <부록 2> 참조). 이러한 과 정을 통하여 2차 전문가 델파이조사에서는 65개의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선별해 낼 수 있었다. 셋째, 3차 전문가 델파이조사는 2차 전문가 델파이조사의 응답결과를 제시하 여 총 65개의 매니페스토 아젠다 중 3개를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선택하는 방식 으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전문가들이 2차 델파이조사까지의 결과를 토대 로 최종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합의 하에 도출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넷째,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는 3차 전문가 델파이조사의 응답결과를 토대로 1순위=3점, 2순위=2점, 3순위=1점의 가산점을 적용하여 점수가 높은 매니페스 토 아젠다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3차 전문가 델파이조사의 세부적인 결과는 <부록 3> 참조). 이렇게 선정된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는 이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수요조사 3) 의 주요 의제로 활용되었다. 구체적으로 유권자 정책수요조사는 전문 가 델파이조사를 수행하여 도출된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들에 대한 유권자들 의 최우선 선호순위를 질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3) 유권자 정책수요조사는 2012년 9월 6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 시되었다. 구체적으로 유권자 정책수요조사는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추 출법을 사용하여 구조화된 설문지에 대한 컴퓨터 지원 전화인터뷰 방식(Computer Aided Telephone Interview)으로 진행되었다. 97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그림 1>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된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 는 <그림 1>과 같다. 세부적으로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의 경 우 경제/민생 분야 3개(경제와 복지의 조화와 실행, 일자리 창출, 사회적 균형발 전을 위한 경제정책), 사회/복지분야 3개(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 소, 고령화 대비 사회안전망 구축, 복지국가 구현을 위한 정책 설계와 실천), 교 육/환경 분야 1개(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의 본질 구현), 정치/행정 분야 2개(국 민 통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국가 리더십 실천, 지역간 균형발전), 외교/안 보 분야 1개(대북정책 원칙 마련과 관계 개선)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반적인 순위와 응답비율을 고려하면 경제/민생 분야에 대한 유권자 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경제/민생 분야의 경제와 복지의 조화와 실행, 일자리 창출, 사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 아젠다는 1 위, 2위, 5위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무응답자 2.8%를 포함하여 전체 응답자의 56.7%가 이들 아젠다를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매 니페스토 아젠다로 지적하였다. 또한 사회/복지 분야의 경우에도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소, 고령화 대비 사회안전망 구축, 복지국가 구현을 위한 98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정책 설계와 실천의 3개 아젠다가 3위, 7위, 8위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무응답자 를 포함하여 전체 응답자의 25.1%가 이들 아젠다를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매니페스토 아젠다로 지적하였다. 한편 교육/환경, 정 치/행정,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한 매니페스토 아젠다는 그 숫자도 적고, 순위도 낮은 특징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유권자의 81.8%가 경제, 민생, 복지와 관련한 매니페스토 아 젠다를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이 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정책적 무게 중심이 개인의 삶과 관련한 분야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것은 이번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국가적 차 원의 정치/행정이나 외교/안보와 관련한 쟁점들보다 개인의 삶과 좀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제, 민생, 복지와 관련한 쟁점들이 크게 부각될 수 있고, 이 와 같은 쟁점들이 유권자의 투표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정치권이 이와 관련한 정책들 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립하여 그 이행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를 획득할 것인 가의 문제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Ⅳ.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 유권자 특성 분석 본 연구는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 중 특정 아젠다를 최우선 으로 선택한 유권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특성들을 보이는지 경험적으로 분석 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델을 설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종속변수 V1부터 V6까지는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 중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매니페스토 아젠다는 무엇인지 하나 골라달라는 설문을 토대로 조작화하였다. 예를 들어 종속변수 V1은 10대 매니페스토 아젠 다 중 경제와 복지의 성공적인 조화와 실행을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들은 1로, 그리고 나머지 매니페스토 아젠 다를 선택한 유권자들은 0으로 코딩하였다. 99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모델: V1~6 = α + β1*성별 + β2*연령 + β3*학력 + β4*소득 수준 + β5*이 념성향 + β6*인천/경기 + β8*충청 + β9*호남 + β10*영남) + β11*강원/제주 + β12*정책/공약 + β13*사회/복지 + β14* 교육/환경 + β15*정치/행정 + β16*외교/안보 + ε 또한 본 연구의 종속변수가 6개에 불과한 이유는 고령화 대비 사회안전망 구 축(21명), 복지국가 구현을 위한 정책 설계와 실천(20명), 대북정책 원칙 마련과 남북관계 개선(17명), 지역간 균형발전(15명)의 경우 이 아젠다를 선택한 유권자 의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즉 본 연구의 경우 이 아젠다들의 경우 사례 수 부족 으로 의미 있는 통계분석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 분석대상에서 제외시켰다. <표 1> 종속변수와 독립변수 조작화 종속 변수 독립 변수 변수 경제와 복지의 조화와 실행(V1) 일자리 창출(V2) 소득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소(V3) 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의 본질 구현(V4) 사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V5) 국민 통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국가 리더십 실천(V6) 성별 연령 학력 소득수준 이념성향 조작화 해당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한 다고 응답한 유권자=1, 나머지 매니페스 토 아젠다를 선택한 유권자=0 여성=0, 남성=1 만 나이 초졸=1, 중졸=2, 고졸=3, 대졸=4, 대학원 이상=5 70만원 이하=1, 71~100만원=2, 101~150만 원=3, 151~200만원=4, 201~250만원=5, 251~300만원=6, 301~400만원=7, 401~500 만원=8, 501~600만원=9, 601만원 이상=10 유권자 자기 이념성향: 진보(좌파) 1~보 수(우파) 11 100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변수 인천/경기 충청 호남 영남 강원/제주 정책/공약 사회/복지 교육/환경 정치/행정 외교/안보 조작화 인천/경기 거주자=1, 타 지역 거주자=0 충청 거주자=1, 타 지역 거주자=0 호남 거주자=1, 타 지역 거주자=0 영남 거주자=1, 타 지역 거주자=0 강원/제주 거주자=1, 타 지역 거주자=0 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택요인: 정책/ 공약=1, 기타 요인=0 해당 정책 분야를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 고 응답한 유권자=1, 나머지 정책 분야 를 선택한 유권자=0 다음으로 독립변수들의 경우 유권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조작하였다. 첫째, 성별의 경우 여성=0 과 "남성=1 로 코딩하였다. 둘째, 연령은 유권자의 만 연령으로 조작하였다. 셋째,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1, "중 학교 졸업=2, 고등학교 졸업=3, 대학교 졸업=4, 대학원 이상=5 로 코딩하 였다. 넷째, 소득 수준은 보너스를 포함한 가족 전체의 월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70만원 이하=1, "71~100만원=2, 101~150만원=3, 151~200만원=4, 201~250 만원=5, 251~300만원=6, 301~400만원=7, 401~500만원=8, 501~600만원 =9, 601만원 이상=10 으로 코딩하였다. 다섯째, 이념성향은 진보(좌파) 1에서 보수(우파) 11로 설정된 설문에서 유권자가 자신의 이념성향을 표시한 수치로 코딩하였다. 여섯째, 거주지 관련 독립변수들은 유권자가 인천/경기, 충청, 호남, 영남, 강원/제주 지역에 거주하면 1로, 그렇지 않으면 0으로 조작하였다. 그리고 서울을 기준변수로 설정하였다. 이밖의 독립변수들의 경우 투표결정기준으로 정책과 공약을 중시하는 유권자 들이, 그리고 특정 정책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이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와 관련하여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파악하 기 위한 목적으로 설정되었다. 먼저 정책/공약의 경우 18대 대통령선거에서 후 보자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가장 많이 고려할 것인지를 질문한 설문에 정책/공 101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약을 선택한 유권자들은 1로, 그 밖의 요인들을 선택한 유권자들은 0으로 조작 화하였다. 다음으로 정책분야와 관련한 독립변수들의 경우에는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우 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분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질문한 설 문을 토대로 조작화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이 설문에 대하여 사회/복지, 교육/환경, 정치/행정, 외교/안보 분야 각각을 선택한 유권자들과 그렇지 않은 유 권자들을 구분하여 4개의 독립변수들을 구성하였다. 그리고 경제/민생 분야를 기준변수로 설정하였다. 다음의 <표 2>는 앞서 제시한 연구모델을 토대로 특정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들이 어떠한 특성들을 보이는가를 경험적으로 분석하여 그 결과들을 제시한 것이다. 로지스 틱 회귀분석을 통하여 파악된 주요 연구결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모델들 중 종속변수가 사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V5)인 연구모델만 제외하고 나머지 연구모델의 카이자승 값이 유의확 률(p) 0.1 이하 수준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사 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 연구모델을 제외하면 나머지 연구모델들은 적 합도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본 연구모형들의 적중 률도 최소 72.0%에서 최대 95.2%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둘째, 경제와 복지의 조화와 실행에 대해서는 사회/복지, 교육/환경, 외교/안보 의 독립변수들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 은 연구결과는 경제와 복지의 조화와 실행은 유권자의 사회경제적 배경 차이에 별 영향을 받지 않지만 경제/민생 분야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경우 사회/복지, 교육/환경, 안보/외교 분야를 중시하는 유권자들과 비교하여 경제와 복지의 조 화와 실행을 더욱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 라 이것은 복지문제와 관련하여 재원 마련(대기업의 사회적 책무 강조 대 복지 를 위한 보편적 증세)과 수혜대상 선정(보편적 복지 대 선별적 복지) 등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경제/민생 분야를 강조하는 유권자들의 입장이 비 교적 경제발전과 복지국가 건설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다른 102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정책분야를 강조하는 유권자들의 경우 양자 중 특정의 입장을 더욱 강조하는 측 면이 있다는 점도 내포하고 있다. 종속 변수 독립 변수 상수 성별 연령 학력 B (S.E.) -0.374 (0.625) -0.202 (0.167) -0.006 (0.007) 0.067 (0.110) 소득 수준 -0.016 (0.040) 이념성향 -0.016 (0.038) 인천/경기 0.033 (0.233) 충청 호남 영남 -0.014 (0.316) -0.331 (0.328) 0.018 (0.233) 강원/제주 -0.363 (0.496) 정책/공약 0.315 (0.195) 사회/복지 -0.694*** (0.257) 교육/환경 -0.912** (0.353) 정치/행정 -0.460 (0.376) 외교/안보 -1.050** (0.425) <표 2>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아젠다 로지스틱 회귀분석 V1 V2 V3 V4 V5 V6 Exp(β) 0.688 0.817 0.994 1.069 0.984 0.985 1.033 0.986 0.718 1.018 0.696 1.370 0.500 0.402 0.631 0.350 B (S.E.) 0.155 (0.620) -0.234 (0.170) 0.000 (0.007) -0.309*** (0.109) -0.001 (0.040) 0.032 (0.038) -0.252 (0.235) -0.260 (0.320) -0.284 (0.316) -0.306 (0.236) -0.015 (0.442) -0.259 (0.214) 0.183 (0.240) -0.111 (0.329) 0.057 (0.354) 0.451 (0.331) Exp(β) 1.167 0.791 1.000 0.735 0.999 1.033 0.777 0.771 0.753 0.737 0.985 0.771 1.148 0.895 1.059 1.570 B (S.E.) -0.404 (0.724) 0.433** (0.194) -0.010 (0.008) 0.025 (0.130) -0.032 (0.046) -0.107** (0.045) -0.267 (0.287) 0.250 (0.350) -0.350 (0.391) 0.144 (0.269) 0.287 (0.511) 0.094 (0.227) 0.032 (0.264) -0.238 (0.362) -1.723** (0.740) -0.802 (0.484) Exp(β) 0.668 1.541 0.991 1.025 0.968 0.898 0.766 1.283 0.705 1.155 1.333 1.099 1.032 0.788 0.179 0.448 B (S.E.) -5.555*** (1.189) -0.934*** (0.332) -0.002 (0.012) 0.791*** (0.226) 0.022 (0.074) 0.102 (0.072) -0.371 (0.389) -1.471* (0.782) -0.760 (0.568) -0.755* (0.409) -0.892 (0.832) -0.052 (0.364) -1.085 (0.754) 1.854*** (0.387) 1.268** (0.515) 0.612 (0.539) Exp(β) 0.004 0.393 0.998 2.205 1.022 1.107 0.690 0.230 0.468 0.470 0.410 0.949 0.338 6.385 3.554 1.843 B (S.E.) -3.782*** (1.375) -0.026 (0.347) -0.011 (0.014) 0.232 (0.236) -0.018 (0.086) -0.028 (0.083) 0.264 (0.659) 1.031 (0.731) 1.597** (0.639) 0.983* (0.594) 1.616** (0.806) -0.015 (0.428) -0.705 (0.639) -0.237 (0.642) 0.963* (0.546) 0.320 (0.246) Exp(β) 0.023 0.974 0.989 1.262 0.982 0.972 1.302 2.805 4.941 2.673 5.034 0.985 0.494 0.789 2.621 1.377 B (S.E.) -5.871*** (1.303) 0.111 (0.332) 0.039*** (0.015) -0.041 (0.199) 0.047 (0.079) 0.057 (0.072) 0.706 (0.486) 0.826 (0.588) 0.907 (0.568) 0.039 (0.542) -17.985 (7318.457) 0.127 (0.422) -0.697 (0.631) 0.175 (0.644) 0.579 (0.576) 0.628 (0.584) -2로그우도 882.375 867.645 695.522 336.317 278.464 301.264 카이자승 27.669 22.887 30.438 (p=0.010) 64.610 18.058 (p=0.260) 24.398 Exp(β) 0.003 1.117 1.039 0.960 1.048 1.058 2.027 2.284 2.477 1.040 0.000 1.135 0.498 1.192 1.785 1.874 103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종속 변수 독립 변수 B (S.E.) V1 V2 V3 V4 V5 V6 Exp(β) B (S.E.) Exp(β) B (S.E.) Exp(β) B (S.E.) Exp(β) B (S.E.) Exp(β) B (S.E.) (p=0.024) (p=0.087) (p=0.000) (p=0.059) 사례수 767 767 767 767 767 767 적중률 72.0% 73.3% 81.9% 92.7% 95.2% 94.5% *: p<0.1, **: p<0.05, ***: p<0.01 Exp(β) 셋째, 일자리 창출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는 학력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학력이 높을수록 일자리 창출의 문제를 덜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것은 한국 사회에서 학력과 일자리 확보간의 일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고학력자들의 상당수가 이미 안정된 직장을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여 타 독립변수들이 일자리 창출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다 른 한편으로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 을 시사하기도 한다. 즉 청년실업의 문제가 심각하여 젊은층에서 일자리 창출을 중시하는 경향이 매우 강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그렇지 않게 나타난 것은 전 세대에 걸쳐서 실업문제 해소와 좋은 일자리 창출의 문제가 중요한 화두라는 점 을 보여준다. 넷째,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소의 경우 성별, 이념성향, 정치/행 정 독립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 로 여성과 비교하여 남성의 경우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1.54배 정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것은 남성이 사회생활을 더 많이 하고 생계 유지에 대한 책임을 더 많이 지게 되는 한국의 사회구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진보(좌파)적인 이념성향을 보이는 유권자일수록 소득 불 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소의 문제를 더욱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것 은 진보(좌파)적 가치가 개인의 자유 보장보다는 사회적 평등의 구현을 더욱 강 조하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이 발현된 결과라고 보여진다. 또한 경제/민생 분 야를 중시하는 유권자들과 비교하여 정치/행정 분야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경 104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우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더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것 은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은 정치적 행정적 조치와 기반을 필요로 한다는 유권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 고 볼 수 있다. 다섯째, 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의 본질 구현의 경우 성별, 학력, 충청, 영남, 교육/환경, 정치/행정의 독립변수들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 로 나타났다. 먼저 성별의 경우 남성과 비교하여 여성이 더욱 공교육 신뢰 회복 과 교육의 본질 구현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것은 한국에서 자녀 교육문 제를 여성이 주로 전담하게 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 속에서 최근 서민경제의 불황과 사교육비 부담의 증가가 공교육의 내실화와 정상화를 바라는 요구로 나 타난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리고 여타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들과 비교하여 서 울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의 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의 본질 구현에 대한 욕구가 더욱 높다는 점은 서울 지역에서 교육 경쟁이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진행되고 있 으며, 이에 대한 서울 거주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리고 경제 /민생 분야를 중시하는 유권자들과 비교하여 교육/환경 분야와 정치/행정 분야 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이 더욱 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의 본질 구현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한국에서 교육의 문제가 정치적 계층문제와 연관되어 있 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한국에서 교육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일수록 오히려 사교육 등의 문제 등을 접하게 되면서 공교육의 정상 화와 내실화를 더 많이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시사한다. 학력 수준이 높 을수록 공교육의 내실화와 정상화를 바라는 요구가 높게 나타난 것은 상대적으 로 높은 수준의 학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공교육 정상화나 인성교육 강화와 같은 교육의 또 다른 측면에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와 같은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인식 하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여섯째, 사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의 경우 호남, 영남, 강원/제주의 지 역 관련 독립변수와 정치/행정의 독립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 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관련 독립변수들의 경우 일관되게 서울에 거주 105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하는 유권자들과 비교하여 기타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이 사회적 균형발전 을 위한 경제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중앙과 지방간 의 불균형 문제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한 지방 거주 유권 자들의 불만이 크다는 점을 암시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회적 불균형 발전 의 문제는 정치 행정적 조치들을 통하여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유권자들의 인식 도 강하다는 점을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하여 파악할 수 있다. 일곱째, 국민 통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국가 리더십 실천의 경우 연령만 이 유일하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즉 연령이 높을수록 국민 통 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국가 리더십 실천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였다. 이것은 젊은 세대의 경우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하여 사회적 갈등이 해소되거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나이든 세대들 의 우려가 존재한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왜냐하면 연령이 높을수 록 가족과 국가와 같은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 았고, 이것이 체화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성 세대의 경우 경제발전과 민주화라는 두 국가적 과업을 이끌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 다. 그러므로 이들 세대의 영향으로 인하여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가 리 더십에 대한 요구들이 좀더 부각된 측면도 존재한다고 보여진다. 전반적인 연구결과를 고려할 때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아젠다와 관련 하여 유권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관심 정책영역에 따른 분열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상당 수준 의미 있게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18대 대통령선거를 불과 100일도 남겨놓지 않은 현 시점에서 정치권이 매니페 스토 선거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부족하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유권자들은 이번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매니페스토에 기반한 정책적 쟁점들에 끊임없이 반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결국 18대 대통령선거의 승패는 정당과 후보자들이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이와 같은 정책적 균열들을 어떻게 매니페스 토를 통하여 잘 동원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여진다. 106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Ⅴ. 결론 한국의 선거에서 정책보다 인물이나 지역과 같은 비정책적 요인들이 선거결 과를 결정짓는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대의민주주의 가 이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당과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명료하고 일관된 정책을 제시하여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당선된 이후 약속한 정책 들을 충실히 수행하여 차기 선거에서 그 공과에 대한 평가를 받는 정치적 순환 구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때 매니페스토는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책선거와 책임정치를 이상적으로 구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정당과 후보자들은 자신 의 정책적 우선순위 내지는 강조점을 매니페스토를 통하여 밝힐 수밖에 없고, 합리적 유권자들은 이를 토대로 의도적 무지에서 벗어나 적은 비용으로 정책선 거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사전적 차원에서 선거 이전에 유 권자들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제시해주는 작업은 매니페스토 선거를 이끄는데 도움이 되고, 향후 이것이 실제 정당과 후보자의 매니페스토에서 어떻게 반영이 되어 나타나는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 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지금까지 한국정당학회가 전문가 델파이조사와 유권자 정책 수요조사를 통하여 파악한 18대 대통령선거 10대 매니페스토 아젠다의 특성들 을 파악하고, 특정 매니페스토 아젠다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이 어떠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경험적으로 분석해보았다. 그 이유는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 당과 후보자들은 집권과 재선을 위하여 유권자들의 정책적 요구에 끊임없이 반 응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정책선거와 책임정치에 기반한 민주주의 공고화에 기 여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정당으로 하여금 정책선거와 책임정치를 수행하도록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사전적 조치로서 의미 를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 전체적인 조사 결과, 현 한국 유권자의 81.8%가 경제, 민생, 복지와 관련한 매 니페스토 아젠다를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고 평 107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가하였다. 이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정책적 무게 중심이 개인의 삶과 관련한 분야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것은 이번 18대 대통령선거에 서 국가적 차원의 정치/행정이나 외교/안보와 관련한 쟁점들보다 개인의 삶과 좀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제, 민생, 복지와 관련한 쟁점들이 크게 부각될 수 있고, 이와 같은 쟁점들이 유권자의 투표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는 점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는 특정 매니페스토 아젠다와 관련하여 존재하는 유권자 의 사회경제적 배경의 차이나 관심 정책영역 차이에 따른 분열도 확인할 수 있었 다. 그러므로 정당과 후보자들이 매니페스토 아젠다와 관련하여 존재하는 유권 자들의 분열을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하여 매니페스토를 작성하는가의 문제는 18 대 대통령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8대 대통령선거를 100일도 안 남겨둔 현 상황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의 매니 페스토 선거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당 과 후보자들의 인식과 행동과 무관하게 정책적으로 분열되어 있는 유권자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의미 있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정책적 균열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않는 정당과 후보자가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108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참고문헌 김영래 이현출 편. 2006. 매니페스토와 지방선거: 일본의 경험과 한국의 실험 서 울: 논형. 김영래 정형욱 편. 2008. 매니페스토와 정책선거 서울: 논형. 김욱. 2006.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와 과제. 지방행정 제55권 633호. 김희민 리처드 포딩 지음/조진만 김홍철 옮김. 2007. 매니페스토의 올바른 이해와 사용: 서구 25개국의 매니페스토 연구 서울: 오름. 안철현. 2006. 2006년 지방선거에서의 매니페스토 운동의 의의와 한계. 21세기정 치학회보 제16집 2호. 조진만. 2010. 2010 시민매니페스토운동의 성과와 한계에 대한 탐색적 고찰. 한 국정치학회보 제44집 2호. ---------. 2008. 한국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의 과제와 제도적 개선방안. 한국정당학 회보 제7권 2호. 최준영. 2008. 매니페스토를 통한 정치개혁은 가능한가? 국가전략 제14권 3호. Caul, Miki L. and Mark M. Gray. 2002. "From Platform Declarations to Policy Outcomes: Changing Party Profiles and Partisan Influence over Policy." Russelll J. Dalton and Martin P. Wattenberg. Parties without Partisans: Political Change in Advanced Industrial Democracie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Downs, Anthony. 1957. An Economic Theory of Democracy. New York: Harper & Row. Fiorina, Morris P. 1989. Congress: Keystone of the Washington Establishment.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 1981. Retrospective Voting in American National Elections.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Gordon, Theodore Jay. 1992. "The Methods of Future Research." Annals of the American Academy of Political and Social Science 522: 25-35. Key, V. O. 1966. The Responsive Electorate.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Lindstone, L. and M. Turoff. eds. 1975. The Delphi Method. MA: Addison-Wesley. 109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McDonald, Michael and Silvia M. Mendés. 2005. Elections, Parties, Democracy: Conferring the Median Mandat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Robertson, David. 1987. "Britain, Australia, New Zealand and the United States 1946-1981, An Initial Comparative Analysis." Ian Budge, David Robertson, Derek Hearl. eds. Ideology, Strategy and Party Change: Spatial Analyses of Post-War Election Programmes in 19 Democracie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 1976. A Theory of Party Competition. London: Wiley. 110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부록 1> 1차 전문가 델파이조사 결과 연번 매니페스토 아젠다: 경제/민생 분야 1 일자리 창출 2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 3 경제와 복지의 성공적인 조화와 실행 4 임대주택 확대 분양 5 중소기업 활성화 6 한국경제 (미래)성장 동력 개발 7 물가 안정 8 사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 9 가계 부채 관리 10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과 상생 11 대기업(재벌) 관련 문제 해결 12 비정규직 축소 13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대한 대응과 대비 14 공공기관 민영화 15 부동산시장 안정화 16 재정과 조세 체제에 대한 개혁 17 중산층 세제 혜택 등을 통한 재산 형성 지원 18 과학기술 개발과 정책적 지원 연번 매니페스토 아젠다: 사회/복지 분야 1 복지 국가 구현을 위한 정책 설계와 실천 2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소 3 고령화 대비 사회 안전망 구축 4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확대 5 반값 등록금 실현 6 저출산 대책 마련 7 삶의 질 향상 8 다자녀 세대를 위한 지원과 보육 정책 확대 9 국가 유공자들에 대한 보훈 정책 확대 10 성숙한 다문화사회 건설 11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정책 마련 12 예방적 의료 건강보장 프로그램 확대 13 사회복지기금 모금과 사용 과정의 투명성 제고 14 여성 참여 확대 111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15 복지 수혜자 범위에 대한 명확한 설정 16 연금제도 개혁 17 국민의 정신건강 점검체제 마련과 지원 18 중복된 사회복지 사업의 통합과 재조정 19 의료 민영화를 막을 수 있는 국 공립 병원시설 확충 20 위기 청소년 관리 시스템 구축 21 가족 해체 예방과 보존을 위한 서비스 마련 22 통합된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군구 복지사무소 구축 23 저소득층 자녀 지원 연번 매니페스토 아젠다: 교육/환경 분야 1 창의적 인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한 대입제도 개혁 2 대학교 평준화를 위한 고등교육정책 추진 3 청소년 국가관 고취를 위한 국민의식교육 추진 4 교육체제 개선을 통한 교육 정상화 5 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 본질 구현 5 지식 기반 사회에 적합한 교육정책 마련과 추진 6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와 환경 정책 7 학교 폭력 문제 해결 8 지방대학 활성화 및 지방인재 활용 9 교육 기회의 형평성 제고 10 대학교 정원 감축과 교육과정 개편 11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 해결방안 마련 12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대학교 정체성 확립 13 대학교 구조개혁 현실화 14 전문대학교의 평생교육 기능 강화 15 대학교 입학사정관제 재검토 16 한국 교육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 17 민주시민교육과 인성교육의 강화 18 교육감, 교육위원회 제도 등 지방교육자치제 개선 19 국 공립대학 연합체제 구축 20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한 고등교육 재정의 독립성 확보 21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운영 22 교육과 지역의 동시 발전을 위한 특별법 제정 23 대학창업활성화기금 확보 및 운영 112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24 개인의 재능과 능력 향상을 위한 창의혁신학교체제 확산 25 다문화 학생에 대한 교육정책 수립과 추진 연번 매니페스토 아젠다: 정치/행정 분야 1 새로운 사회패러다임에 걸 맞는 헌법 개정 2 정당정치 개혁 3 지역간 균형 발전 4 신뢰와 예측 가능한 안정의 정치 추구 5 정책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 6 이념 논쟁의 종식 7 정치적 부패와 비리 척결 8 사법부(검찰/법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확보 9 중장기 정부 재정 건전성 확보 10 행정구역 개편 11 정치지도자들의 도덕성 함양 12 검찰의 기소독점권 폐지 13 언론 민주화 14 개인의 인권 신장 15 공정한 사회 만들기 16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재정분권 재조정 17 엄정한 법치사회 구현 18 국민 통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국가 리더십 실천 연번 매니페스토 아젠다: 외교/안보 분야 1 대북정책 원칙 마련과 관계 개선 2 통일에 대한 계획 마련과 국민적 합의 도출 3 한반도 평화 정착 4 통일 대비 국가 역량 강화 5 한반도 통일을 염두한 미래지향적 국방정책 마련 및 추진 6 통일 이후 사회통합을 위한 기금 마련 7 주변국들과의 외교 강화와 관계 개선 8 북한 핵 미사일 문제 해결 9 북한 인권문제 개선 노력 10 중국 부상에 대처할 수 있는 외교정책 개발 11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 12 한미동맹 비대칭성 해소와 균형성 확보 113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13 개성공단사업 확장 14 군비 통제와 군사비 감축 15 공적개발원조 등을 통한 한국의 국제사회 기여 확대 16 일본과의 군사협력정책 수립 17 전시작전권 환수에 따른 대책 마련 18 동아시아 지역 협력 강화 19 한미동맹 강화 114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부록 2> 2차 전문가 델파이조사 결과 순위 분야 매니페스토 아젠다 응답결과(명) 1 경제/민생 일자리 창출 19 2 사회/복지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소 16 3 경제/민생 경제와 복지의 성공적인 조화와 실행 12 4 외교/안보 대북정책 원칙 마련과 관계 개선 12 5 경제/민생 사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 8 6 사회/복지 복지 국가 구현을 위한 정책 설계와 실천 8 7 교육/환경 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 본질 구현 7 8 경제/민생 대기업(재벌) 관련 문제 해결 6 9 사회/복지 고령화 대비 사회 안전망 구축 6 10 정치/행정 지역간 균형발전 6 11 정치/행정 사법부(검찰/법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확보 6 12 정치/행정 국민 통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국가 리더십 실천 5 13 교육/환경 창의적 인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한 대입제도 개혁 4 14 정치/행정 언론 민주화 4 15 정치/행정 공정한 사회 만들기 4 16 외교/안보 통일에 대한 계획 마련과 국민적 합의 도출 4 17 경제/민생 비정규직 축소 3 18 경제/민생 재정과 조세 체제에 대한 개혁 3 19 사회/복지 저출산 대책 마련 3 20 교육/환경 교육체계 개선을 통한 교육 정상화 3 21 교육/환경 학교 폭력 문제 해결 3 22 외교/안보 중국 부상에 대처할 수 있는 외교정책 개발 3 23 경제/민생 한국경제(미래)성장 동력 개발 2 24 사회/복지 삶의 질 향상 2 25 사회/복지 위기 청소년 관리 시스템 구축 2 26 교육/환경 대학교 평준화를 위한 고등교육정책 추진 2 27 교육/환경 지식 기반 사회에 적합한 교육정책 마련과 추진 2 28 교육/환경 지방대학 활성화 및 지방인재 활용 2 29 교육/환경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 해결방안 마련 2 30 교육/환경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한 고등교육 재정의 독립성 확보 2 31 정치/행정 정당정치 개혁 2 32 정치/행정 신뢰와 예측 가능한 안정의 정치 추구 2 115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순위 분야 매니페스토 아젠다 응답결과(명) 33 정치/행정 검찰의 기소독점권 폐지 2 34 외교/안보 한반도 평화 장착 2 35 경제/민생 임대주택 확대 분양 1 36 경제/민생 중소기업 활성화 1 37 경제/민생 물가 안정 1 38 경제/민생 가계 부채 관리 1 39 경제/민생 부동산시장 안정화 1 40 경제/민생 과학기술 개발과 정책적 지원 1 41 사회/복지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확대 1 42 사회/복지 반값 등록금 실현 1 43 사회/복지 성숙한 다문화사회 건설 1 44 사회/복지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정책 마련 1 45 사회/복지 예방적 의료 건강보장 프로그램 확대 1 46 사회/복지 여성 참여 확대 1 47 사회/복지 복지 수혜자 범위에 대한 명확한 설정 1 48 사회/복지 연금제도 개혁 1 49 사회/복지 국민의 정신건강 점검체제 마련과 지원 1 50 사회/복지 중복된 사회복지 사업의 통합과 재조정 1 51 사회/복지 가족 해체 예방과 보존을 위한 서비스 마련 1 52 사회/복지 저소득층 자녀 지원 1 53 교육/환경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대학교 정체성 확립 1 54 교육/환경 전문대학교의 평생교육 기능 강화 1 55 교육/환경 한국 교육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 1 56 정치/행정 정책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 1 57 정치/행정 이념 논쟁의 종식 1 58 정치/행정 개인의 인권 신장 1 59 정치/행정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재정분권 재조정 1 60 정치/행정 엄정한 법치사회 구현 1 61 외교/안보 통일 대비 국가 역량 강화 1 62 외교/안보 북한 핵 미사일 문제 해결 1 63 외교/안보 한미동맹 비대칭성 해소와 균형성 확보 1 64 외교/안보 군비 통제와 군사비 감축 1 65 외교/안보 동아시아 지역 협력 강화 1 116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부록 3> 3차 전문가 델파이조사 결과 순위 분야 매니페스토 아젠다 3차 결과 (총점) 2차 결과 (명) 1순위 2순위 3순위 1 경제/민생 일자리 창출 60 19 18 3 2 사회/복지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해소 67 16 14 11 3 3 경제/민생 경제와 복지의 성공적인 조화와 실행 23 12 5 3 2 4 외교/안보 대북정책 원칙 마련과 관계 개선 17 12 1 4 6 5 경제/민생 사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 9 8 2 1 1 6 사회/복지 복지 국가 구현을 위한 정책 설계와 실천 13 8 1 5 7 교육/환경 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 본질 구현 23 7 3 3 8 8 경제/민생 대기업(재벌) 관련 문제 해결 4 6 1 1 9 사회/복지 고령화 대비 사회 안전망 구축 11 6 1 3 2 10 정치/행정 지역간 균형발전 8 6 4 11 정치/행정 12 정치/행정 사법부(검찰/법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확보 국민 통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국가 리더십 실천 6 6 2 2 10 5 3 4 13 교육/환경 창의적 인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한 대입제도 개혁 1 4 1 14 정치/행정 언론 민주화 1 4 1 15 정치/행정 공정한 사회 만들기 7 4 3 2 16 외교/안보 통일에 대한 계획 마련과 국민적 합의 도출 0 4 17 경제/민생 비정규직 축소 1 3 1 18 경제/민생 재정과 조세 체제에 대한 개혁 4 3 1 2 19 사회/복지 저출산 대책 마련 4 3 1 1 20 교육/환경 교육체계 개선을 통한 교육 정상화 1 3 1 21 교육/환경 학교 폭력 문제 해결 0 3 22 외교/안보 중국 부상에 대처할 수 있는 외교 정책 개발 0 3 117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순위 분야 매니페스토 아젠다 3차 결과 (총점) 2차 결과 (명) 1순위 2순위 3순위 23 경제/민생 한국경제(미래)성장 동력 개발 3 2 1 24 사회/복지 삶의 질 향상 0 2 25 사회/복지 위기 청소년 관리 시스템 구축 1 2 1 26 교육/환경 대학교 평준화를 위한 고등교육정책 추진 0 2 27 교육/환경 지식 기반 사회에 적합한 교육정책 마련과 추진 1 2 1 28 교육/환경 지방대학 활성화 및 지방인재 활용 3 2 1 1 29 교육/환경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 해결방안 마련 1 2 1 30 교육/환경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한 고등교육 재정의 독립성 확보 2 2 2 31 정치/행정 정당정치 개혁 0 2 32 정치/행정 신뢰와 예측 가능한 안정의 정치 추구 1 2 1 33 정치/행정 검찰의 기소독점권 폐지 2 2 1 34 외교/안보 한반도 평화 정착 3 2 1 1 35 경제/민생 임대주택 확대 분양 0 1 36 경제/민생 중소기업 활성화 0 1 37 경제/민생 물가 안정 0 1 38 경제/민생 가계 부채 관리 1 1 1 39 경제/민생 부동산시장 안정화 0 1 40 경제/민생 과학기술 개발과 정책적 지원 2 1 1 41 사회/복지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확대 0 1 42 사회/복지 반값 등록금 실현 0 1 43 사회/복지 성숙한 다문화사회 건설 0 1 44 사회/복지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정책 마련 0 1 45 사회/복지 예방적 의료 건강보장 프로그램 확대 0 1 46 사회/복지 여성 참여 확대 1 1 1 47 사회/복지 복지 수혜자 범위에 대한 명확한 설정 0 1 118

주제발표 Ⅰ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아젠다 분석 순위 분야 매니페스토 아젠다 3차 결과 (총점) 2차 결과 (명) 1순위 2순위 3순위 48 사회/복지 연금제도 개혁 0 1 49 사회/복지 50 사회/복지 국민의 정신건강 점검체제 마련과 지원 중복된 사회복지 사업의 통합과 재조정 0 1 51 사회/복지 가족 해체 예방과 보존을 위한 서비스 마련 0 1 52 사회/복지 저소득층 자녀 지원 0 1 1 1 1 53 교육/환경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대 학교 정체성 확립 3 1 1 54 교육/환경 전문대학교의 평생교육 기능 강화 0 1 55 교육/환경 한국 교육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 1 1 1 56 정치/행정 정책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 0 1 57 정치/행정 이념 논쟁의 종식 0 1 58 정치/행정 개인의 인권 신장 0 1 59 정치/행정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재정분권 재조정 0 1 60 정치/행정 엄정한 법치사회 구현 0 1 61 외교/안보 통일 대비 국가 역량 강화 4 1 1 1 62 외교/안보 북한 핵 미사일 문제 해결 0 1 63 외교/안보 한미동맹 비대칭성 해소와 균형성 확보 0 1 64 외교/안보 군비 통제와 군사비 감축 0 1 65 외교/안보 동아시아 지역 협력 강화 0 1 119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 대선 매니페스토 제2패널 주제발표 Ⅱ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과 현실 이현출 _ 국회입법조사처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이 현 출 (국회입법조사처) Ⅰ. 서론 이 논문은 2012년 12월에 실시되는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매니페스토 (manifesto: 참공약) 중심의 정책선거가 뿌리내리고, 유권자가 후보자의 매니페스 토를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매니페스토 평가지표 개발과 그 쟁점을 검 토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간접민주주의 체제에 있어서 선거공약은 유권자의 의사 를 정치엘리트에게 전달하는 매개가 되며, 공직자에게 있어서는 선거 후의 정책 활동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대의민주주의 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 선거과정에서 정책선호가 효과적으로 표출되고 수렴되기 위한 정책선거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선거는 후보자 측의 구체적인 선거공약, 즉 매니페스토 제시가 있은 후 이를 두고 활발한 상호간의 의견교환과 토론을 통하여 정권담당자를 선택하고, 정권담당자는 이러한 위임 에 기초하여 정책을 형성하고, 그 결과를 두고 유권자의 평가를 받는 구조가 이 루어져야 하며, 그 중심에 매니페스토가 위치하게 된다. 따라서 유권자의 매니 페스토 평가는 선거정치의 시작이며, 대의민주주의의 정치과정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의 현실에서는 정책에 근거한 투표행태 가 사라지고 선거 때마다 정책선거의 부재 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역주 의, 네거티브, 인물검증이 주가 되고 정책이슈가 쟁점으로 부상하지 못하였다. 123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지난 17대 대통령선거의 경우만 보아도 선거의 전 과정이 BBK 공방에 집중된 사이 정책선거는 실종되고 말았다. 그 결과 집권 이후의 중요 정책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생략되고 선거가 끝난 후에 다시 정책실현을 두고 여야가 공 방을 벌이는 것을 자주 보게 되었다. 우리 국회가 겪는 오늘날의 파행을 보면서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고민해보 게 된다. 많은 이들이 국회제도와 운영의 문제, 국회운영 과정에서의 교섭단체 의 과도한 영향력 등을 말하며 단순히 국회 제도와 운영의 문제로 결론을 맺으 려고 한다. 이러한 진단도 물론 맞는 얘기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 면 선거과정의 위임이 불명한 데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17대 국회와 18 대 국회에서 교착상태가 야기된 주요 법률안을 들여다보면 선거과정에서 유권 자들에게 분명하게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는지, 나아가 이를 둘러싸고 치열한 토 론 한 번 벌인 적이 있는지 자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선거과정에서 정책과 비 전을 두고 정당 간에 논의를 벌였다면 선거 후에 구성된 국회에서 또다시 벌어 지는 소모적인 정쟁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매니페스토는 단순히 선거과정의 문제만이 아니라 선거 이후 국정운영의 정당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정선거 에서의 매니페스토의 활성화 문제가 다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또다시 정책선거 실종을 우려한다. 선거 가 90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후보선출을 한 단계이고, 유력 후 보자의 경우 출마여부조차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만은 정책선 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방선거나 총선과는 다른 차원에서 전개될 대통령선거에서 의 매니페스토에 대한 유권자의 이해를 높이고, 올바른 정책선거 정착을 위한 선택기준으로서의 평가지표를 개발하는 것은 매니페스토 운동의 정착과 확산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2012 대통령선거 매 니페스토 평가지표의 개발은 이론적 측면뿐만 아니라 실천적 차원에서도 중요 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논문의 구성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대통령선거 매니페 스토가 갖는 의미를 고찰한다. 둘째, 각급 선거에서의 매니페스토 평가사례를 124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분석하고, 끝으로 대통령선거 공약 이해와 평가를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Ⅱ. 대통령선거와 매니페스토 1) 선거공약의 이상은 민주주의의 사상적 기초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선거에서 확인된 유권자의 뜻을 유권자로부터의 위임(mandate)으로 삼아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위임명령이론(Mandate Theory)의 입장에서는 매니페스토가 국 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의 목소리가 여과 없이 국정에 반영되기 보다는 정치권을 통하여 걸러져야 한다는 시각인 독립적 수탁 자(Independent Trustee) 이론의 입장에서는 선거공약과 국정간의 지나친 연계를 경계하고 있다. 어느 입장을 취하건 대의민주주의의 시작은 선거에서의 위임에 서 비롯된다는 점에서는 이론이 없다. 유권자의 의사는 정당과 정치인을 매개로 하여 정치체계에 투입되며, 유권자는 정치과정에서 정책이라는 산출을 통해 정 당과 정치인에게 책임성을 부과하는 제도이다. 여기서 책임성 확보의 근거가 되 는 것이 매니페스토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대의과정 운영원리상 매니페스토는 다수주의(majoritarianism)에 잘 부 합하고, 합의주의(consensus)는 매니페스토와 잘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 (임성호 2006). 그러나 매니페스토의 중요성은 대통령제나 내각제나 다를 바 없 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매니페스토가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나라가 영국, 일본 과 같은 내각제 국가라는 이유로 대통령제를 취하고 있는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 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미국과 같은 대통령제를 취하는 국가에서도 그 명칭은 다르긴 하여도 선거과정에서의 정책공약이 다루어지는 중요성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하에서는 한국 대통령선거에서의 매니페스토 도입의 필요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 매니페스토 도입은 책임성을 강화하여 대의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기능하도록 하고 국민주권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데 그 필요성을 가진다. 매니 1) 이현출(2006c)을 수정 보완한 것임 125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페스토는 정당과 정치의 체질을 변화시켜 구체적인 목표가 확실한 정치, 명 확한 평가가 가능한 정치, 구체적인 정책집행을 담보하는 정치 를 실행하기 위한 도구이다(이현출 2006). 민주주의 정치과정에 책임성을 부여하기 위한 시 스템 변화의 도구로서 매니페스토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매니페스토는 국민 이익의 집약과 표출을 명료하게 하고, 반응성과 책임성을 확실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하는 정치, 책임지는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매니페스토 도입은 정당 간 정치투쟁이 아닌 정책경쟁을 본격화할 수 있 다. 매니페스토 선거에서 추구되어야 할 것은 지도자의 개인적 이미지나 몇몇 스 타플레이어의 대중적 인기가 아니라 무엇보다 정당이라는 집단이 실행하겠다는 선거계약이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와 총선은 정권 선택의 장이 되는 동시에, 정 책 패키지를 선택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정권의 자리를 담당할 정당은 매니페 스토라는 형식을 통하여 나라의 장래에 관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고, 국정과제 의 우선순위를 부여하며 국민의 선택을 구하는 것이다(이현출 2006). 정책에 대 한 이해의 심화와 상호감시를 통해 정책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매 니페스토 도입의 가장 큰 의의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매니페스토는 정 당에게 투명성을 갖도록 강요하는 매개체이며, 그로 인해 정당은 정치문화의 변 화 속에서 예측 가능한 존재가 된다. 정당이 선거과정에 자신들의 약속을 투명하 게 제시하고 그것의 타당성과 실현가능성 등을 국민이 평가하여 위임하면, 정권 을 잡은 정당은 선거가 끝나면 즉시 실천에 옮길 것이 상정되는 것이다. 셋째, 매니페스토 도입은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고 대통령의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다. 매니페스토의 도입은 정권의 임기 중 실시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정책 패키지를 국민의 손에 의해 사전에 위임을 받는 과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정 개혁은 선거단계에서부터 국민의 위임을 받고, 선거 후 정치인들에게는 일정한 추진전략을 수립하게 하고, 행정부에는 집행계획을 사전에 제시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3김 정치가 끝난 후 국회의원 개개인의 당내 자율성이 확산됨에 따라 정당정치는 더욱 책임성을 잃어가게 되고, 행정부 또한 당정분리의 흐름 속에서 정보의 우위를 내세워 정당을 정책결정의 후면에 배치시키려는 노력이 두드러 126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매니페스토의 도입은 정책을 중심으 로 정당의 아이덴티티를 재확립하게 됨으로 인하여 정당 내뿐만 아니라 행정부 에 대한 당선자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지니게 된다. 넷째, 매니페스토 도입은 연고주의와 조직동원형 선거를 정책선거로 대체해 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필요성을 가진다. 영국과 일본의 경우와 같이 매니페스토 시스템이 구축되면, 새로운 매니페스토에 대한 평가와 매니페스토 이행평가가 언론기관이나 학계, 또는 시민단체 등에 의해 꼼꼼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체적 인 정책 패키지 없이 지역주의나 연고주의에 호소하여 표를 얻고자 하는 행태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다섯째, 매니페스토 도입은 정당 간의 연합과정에서 담합에 의한 막후 거래보 다 정책적 거리가 가까운 세력끼리 투명한 결합을 모색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2012년 대통령 선거는 신자유주의 이후 우리 사회의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정책경쟁이 이루어지는 선거가 될 것이다. 막연한 구호와 지역대결을 넘어 국가를 국민소득 3,4만 불 시대의 선진국으로 끌어 올리는 대안과 비전이 무엇 인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지세력의 규합 역시 국가적 목표를 둘러싼 정책이 고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권력분립을 전제로 하는 대통령제 하에서 매니페스토는, 행정부가 국회와 사 법부의 견제를 받게 되므로 그 실천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문제점이 제 기되기도 한다. 특히 여소야대의 분점정부가 발생할 경우에는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물론 권력융합을 원리로 하는 내각제를 취하는 영국과 일본의 경우와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매니페스토를 도입하게 되면 대통 령선거 과정에서 주요 쟁점에 대해 국민의 위임을 받게 됨으로써 대( 對 )의회 설 득과 설명이 더욱 쉬워진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매니페스토 평가작업 또한 지방선거와는 차원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 다. 구체적 정책내용 위주로 검증하기 보다는 국정의 전반적, 종합적, 거시적, 과 정중심적 방향을 지향하며 검증해야 하므로 그 차원이 더욱 복잡해지게 될 것이 다. 매니페스토 내용의 적실성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선거 이후 당선자의 매 니페스토 검증 또한 상당히 어려울 것이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요청된 127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통령선거가 매니페스토 선거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주요 행위자들의 역할을 점검하고 충분한 준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Ⅲ. 매니페스토 평가 사례 분석 2006년 5 31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가 도입된 이래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다 양한 평가모형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시도는 딱딱한 정책공약에 대해 유권자의 이해를 높이고, 투표선택의 도움을 주기 위함이었다. 평가를 행한 주체는 매니 페스토실천본부, 한국의회발전연구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한 국정치학회, 한국정당학회, 한국정책학회 등이 대표적이다. 이하에서는 이들 단 체들에 의해 행해진 매니페스토 평가모형을 검토한다. (1) 스마트(SMART)지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제시한 스마트지표는 총 5개 분 야로 구성되어 있다. 스마트 지표는 목표의 구체성, 추진방법의 타당성, 재원조 달의 현실성, 시간계획 등을 S(Specific, 구체적이고), M(Measurable, 측정가능하 며), A(Achievable, 달성할 수 있으며), R(Relevant, 정책이 타당해야 하며), T(Timed, 시간계획이 포함된), 즉 SMART 지표를 활용하여 매니페스토의 구성 요건을 평가하는 것이다. 목표에 대한 구체성, 측정가능성, 타당성 평가, 추진방 법에 대한 실현성과 타당성, 재원조달에 대한 구체성과 실현성, 시간계획의 구 체성과 실현성, 단계별 제시에 대하여 각 분야별로 평가하는 것이다. 아울러 각 각의 문항에 대해서는 5점 척도로 채점하도록 하였다. SMART지표는 그 자체가 좋은 매니페스토 요건으로 고려되던 것을 평가지표 로 삼은 것으로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에 지나치게 비중을 두고 있다. 따라서 SMART기준에 따르면 작고 쉬운 공약이라도 구체적이고 요건에 맞게만 기술하 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즉, 후보자의 지역에 대한 비전이 응축되고, 128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지역주민의 숙원이 녹아있는 공약은 구체성이 약하면 그 자체로 낮은 평가를 받 게 되는 한계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2) 파인(FINE) 지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의회발전연구회가 제시한 파인(FINE) 지표 는 1 실현 성(Feasibility), 2 반응성(INteractiveness), 3 효율성(Efficiency)이라는 세 가지 평 가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상위지표에는 하위지표를 2개씩 개발하여 전 체 6개의 지표를 평가에 활용하였다. 실현성 기준에는 재정적 실현성과 정치적 실현성이 포함되어 있고, 반응성 기준에는 지역적 반응성과 국가적 반응성이 포 함되어 있으며, 효율성 기준에는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효율성이 포함되어 있 다. 그리고 이들 평가측면에 대해 개별 평가지표가 포함되어 있다(<표 1> 참조). <표 1> FINE 지표 평가기준 상위지표 실현성 반응성 효율성 하위지표 내용 재정적 실현성: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여건, 재원조달 가능성 및 합리성 등 정치적 실현성: 정치 갈등, 행정역량, 중앙정부의 지원, 관련법규의 제약 등 지역적 반응성: 지역주민의 수요부응, 소외주민 대책 등 국가적 반응성: 지역이기주의 조장여부, 국가적 정책방향과의 조화 여부 등 경제적 효율성: 최소비용으로 공약달성, 불필요한 재정낭비 정도 등 사회적 효율성: 우선순위,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비용 등 (3) 경실련 평가지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공약의 완성도(구체성 실현가능성 타당성)와 공약이 갖는 가치(삶의 질 개선, 정책 우선순위, 지속가능성)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문 화일보 2006년 5월 17일). 여기에 전체 공약의 연계성과 비전, 공약실현을 위한 재정의 균형성과 건전성도 중요하게 다루었다. 경실련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총선공약평가 과정에서는 세가 129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지 평가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공약의 구체성, 공약의 가치, 공약의 적실성이 그 것이다. 공약의 구체성은 임기동안 연도별 추진계획이 잘 제시되어 있는지, 공 약의 목표는 적절한지, 공약이 구체적이고 적절한 범위인지를 따져본다. 공약의 가치는 환경, 성장, 주민편익 등을 고려한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 는 좋은 공약인가를 살핀다. 적실성은 공약에 따른 예산배분 계획 및 재원 확보 방법이 적절한지, 실행목표가 적정하게 설정되었는지, 자치단체장 권한으로 달 성가능한 공약인지를 살핀다. (4) 한국정책학회 매니페스토 모형 한국정책학회의 매니페스토 모형은 2008년 총선 매니페스토 평가를 위하여 개발된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선거공약의 요건 및 국회의원이 갖추어야 하는 역할을 고려하여 SMART 지표를 발전시킨 모형이라 할 수 있다. 이 모형은 측 정가능성(Measurable), 소망성(Aimed), 포괄성(National), 독창성(Identical), 재원조 달 가능성(Financial), 경제성(Efficient), 구체성(Specific), 시의적절성(Timed), 후보 자의 특성(Open) 등의 측면을 평가한다. 또한 보완적으로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 을 평가하기 위하여 'CITIZEN-Q' 평가기준을 제시하였다. (5) 한국정치학회 매니페스토연구회 평가지표 한국정치학회 매니페스토연구회는 2010년 지방선거에 즈음하여 매니페스토 평 가지표를 새롭게 개발하였다. 새롭게 개발된 평가지표는 1 실현가능성(Feasibility), 2 효율성(Efficiency), 3 호응성(Responsiveness), 4 장기적 비전(Vision), 5 합치성 (Congruency)의 세부항목으로 구성되었다. 실현가능성은 헛된 장밋빛 공약이 아 닌지를 보기 위한 것이고, 효율성은 공약이 경제적으로나 정치 사회적으로 큰 비용지출이나 반발 없이 추진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또 호응성은 지역 의 일반 여론이나 사회 각층의 요구에 부합해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는지 를 점검하는 것이다. 장기적 비전은 지역과 미래 한국사회에 꼭 필요한 것인지 130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를 살피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합치성은 정책의 일관성이 있는지, 정당의 다른 정책체계와 정합성이 있는지를 보려는 것이다. (6) MPP(Manifesto Portfolio & Positioning) 지표 이 지표는 후보자들의 공약이 얼마나 많은 정책분야 및 정책영역을 포괄하고 있는지, 그 수단과 시행방식이 얼마나 전문적이고 구체적이며 현실적인지, 그리 고 정책공약이 어떠한 방향의 국가비전과 이념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공약포트 폴리오와 공약포지셔닝의 양 차원으로 상세히 파악하여 선거공약의 포괄성, 전 문성, 방향성을 평가하자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김선혁 외 2011). Ⅳ. 대통령선거 공약 체계와 평가지표 1. 공약체계 분석 먼저 대통령선거에서 공약이 제시되는 체계를 살펴보자. 지방선거의 후보자 공약과는 달리 대통령선거의 경우에는 후보자의 이념과 철학, 그리고 이를 구체 화하기 위한 다차원적인 공약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제시된 공약의 틀은 주로 아래의 <그림 1>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 정책철학과 비전이 제시되고 이를 구체화할 대영역의 정책목표들이 제시된다. 다시 정책목표 영역 별 세부 정책과제들이 제시되고 있다. 131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그림 1> 정책공약의 체계와 사례 *자료: 송근원(2002). 이러한 체계는 2002년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의 공약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 다. 즉, 다음의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노후보는 4대 비전, 20대 정책목표, 150대 핵심과제, 그리고 분야별 정책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공약의 비교차원도 다차원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림 2> 노무현후보 공약 개념도 * 자료: 새천년민주당, 16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 자료집 새로운 대한민국 국민후보 노무현 (2002). 132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2. 대선 매니페스토 평가 틀과 지표 1)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매니페스토의 체계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철학과 비전, 중간범위의 정책목표와 하위수준의 단위정책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매니페스토 평가는 일차적으로 거시적 비교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 된다. 즉, 후보자간 이념적 지향점이나 비전 등 정책입장의 비교가 가능할 것이 다. 그리고 이를 통해 후보자간 정책우선순위(정치, 행정 재정, 경제, 복지, 교육, 환경, 외교안보)의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둘째, 정책체계의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이념과 정책분야, 그리고 개별정책 간의 정책체계의 정합성이 있는지 여부를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재정 지출과 이념지향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당의 노선과 정강정책과 후보자 매니페스토간의 정합성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개별정책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개별정책은 정책의 목표, 기간, 추진일정, 재원 등 형식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아가 개별 정책목표의 반응성, 실현성, 효율성 등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개별정책이 너무 많이 산출되어 평가가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이것은 향후 중간 이행평가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체계적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대통령선 거를 앞두고 실시된 유권자 아젠다 조사결과 10대 핵심 아젠다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은 같은 정책아젠다에 대한 입장 비교 차원에서 다양한 각도에서 점검되어 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매니페스토 제출 포맷과 관련하여 몇 가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 선, 어떠한 포맷으로 평가할 것인가의 논의가 필요하다. 후보자 측에서 제시된 공약에 대해 일정한 평가기준을 적용하여 평가하는 경우와 유권자 또는 평가기 관에서 요구하는 아젠다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받아 이를 수평적으로 비교하 는 방법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는 각 후보자의 정책 우선순위와 정책체 계의 정합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반면에 후자는 모든 사안별 후보자간 입장 133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을 수평적으로 비교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쟁점이 되지 않는 사안은 TV 토론 등에서 의제로 다루어지지 못하는 경향이 많으나 실제 국민들의 생활에 매 우 중요한 의제가 많을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요한 아젠다에 대한 후보자 들의 정책을 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TV토론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평가대상 공약의 문제이다. 노무현정부의 출범을 준비한 인수위원 회 자료를 살펴보면, 후보시절 다양한 장소에서 약 1800여 개의 약속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 중에서 공약으로서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1,336개의 공약 을 정리하고, 이 중에서 참여정부의 이념과 기조를 반영한 181개의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수많은 공약 중 공식적으로 매니페스토 책자로 배부하는 공약만을 일차적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선거종반에 사실상 검증이 어려운 틈을 이용하여 인기용, 선심성 깜짝 공약 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2002년도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공약이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선 매니페스토 평가에서 가장 준비가 필요한 것이 이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매니페스토 정착을 위해서는 당선자에 대한 이행평가보다 각 대선후보들이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발표하는 깜짝 공약 을 어떻게 검증하느 냐에 달려있다. 종반 지지열세를 극복하기 위하여 발표하는 선심성 깜짝 공약은 과거 선거에서 판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사생결단으로 접근하는 대 통령선거에서 실증적인 검증도 정파적인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객관적 검증은 매니페스토 정착을 위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이 를 위해 다학제적 공익을 위한 검증기관의 권위 있는 역할이 요구된다고 할 것 이다. 2)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 다음으로 정책평가에 있어서 어떠한 포인트에 주목하며 평가해야 할 것인지 살펴보자. 대통령선거 공약은 단순한 형식요건보다는 타당성의 맥락이 좀 더 강 조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DREAM지표를 제안한다. 첫째, D(Dream)는 정책의 비전(Vision)이 시대적 맥락에 부응하는지, 현실적으 134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로 구체화할 수 있는 정책과 시책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둘째, R(Responsiveness)은 정책이 유권자의 요구에 부응하는지, 피해집단에 대 한 배려는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셋째, E(Efficiency)는 정책이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대 안인지, 사회적 효율성, 즉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를 점검해야 한 다는 것을 말한다. 넷째, A(Affiliation)는 제시된 정책이 정당이 추구하는 정강정책과 일치하는지 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 M(Means)은 정책추진을 위한 재원과 인적자원, 로드맵 등의 수단이 적정한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지표에 대한 세부지표를 좀 더 구체화하면 다음의 표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표 3> DREAM지표 평가기준 지표영역 D(꿈/비전) R(반응성) E(효율성) A(정당일체성) M(수단) 세부 지표 및 착안사항 국가의 미래를 고려하고 시대적 맥락에 부응한다 현실적으로 구체화 가능하다 유권자의 요구에 부응한다 지역이기주의를 초래하지 않는다 (피해계층, 사회적 약자배려) 투입대비 산출이 높은 대안이다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지 않는다 정당의 정책노선과 일치하는 공약이다 당내갈등을 야기하지 않는다 재원과 추진일정이 현실적이다 정책을 추진할 능력있는 인적자원을 갖추고 있다 평가점수 1 2 3 4 5 주: 1점: 전혀 그렇지 않다, 2점: 어느 정도 그렇지 않다, 3점: 보통이다, 4점: 어느 정도 그렇다, 5점: 매우 그렇다. 135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물론 DREAM지표는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다. 평가입장에 따라 다양한 지표 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목적은 유권자의 판단을 돕는 것이다. 유권자에게 입체 적인 평가지표와 전문가들의 평가결과를 제공함으로써 후보자 선택에 정책이 주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각 평가기관에 따라 다양한 지표가 개발되어 제시됨으로써 유권자들이 공약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 고 자신의 가중치에 따라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유권자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 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각각의 평가주체는 스스로의 평가기준을 구체 적으로 공개하여 유권자가 어떤 기준에 따라 평가한 결과인지 혼동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Ⅴ. 결론 2006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가 도입된 이래 선거과정뿐만 아니라 선거이후 취임준비 및 행정과정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언 론의 지방선거 매니페스토 평가는 5 31지방선거를 정책선거가 자리 잡는 선거문 화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한 바 크다. 금년의 대통령선거도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로 치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론이 없다. 다만 매니페스토 정착의 관건은 정당과 후보자 그리고 유권자 공감하는 평가지표의 개발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 다고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대선 매니페스토 평가 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하였다. 기존 공약의 틀을 분석한 결과 후보자의 이념적 지향과 개별공약에 이르기까지 다차 원적인 분석이 필요함을 알았다. 따라서 매니페스토 평가도 거시적 차원, 정책 체계적 차원, 개별 정책적 차원에서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을 주장하였다. 나 아가 매니페스토 평가도 후보자와 정당이 제시한 매니페스토 틀에 따라 평가하 는 방법과 국민의 중요한 아젠다에 대해서는 아젠다를 제시하여 후보들의 정책 을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방법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개별정책의 평가지표 개발에서도 지방선거의 경우와는 달리 매니페스토가 갖는 136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비전, 정책목표의 반응성, 정책의 경제적 사회적 효율성, 정당 정책강력과의 정 합성, 인적 물적 수단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주 장하고 있다. 아직 야권의 선거구도가 확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선거를 90일 남겨둔 시점에서 또다시 정책실종 선거를 치르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선거종 반까지 후보단일화에 몰두하여 건전한 정책선거의 분위기를 깰 가능성도 있다. 후보단일화도 중요하지만 각급 시민단체와 학회 등에서 진행하는 정책매니페스 토 평가에 성실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매니페스토가 유권자들에게는 아 직도 낯선 단어가 되어 있으며, 정책을 평가하여 그것을 투표선택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선거협의체 소속 시 민단체와 언론, 그리고 학회, 연구소의 공익적 협력을 기대한다. 137

제2패널 : 대선 매니페스토 <참고문헌> 김영래 이현출 편. 2006. 매니페스토와 지방선거. 서울: 논형. 새천년민주당. 2002. 새로운 대한민국 국민후보 노무현. 김선혁외 2011. "새로운 공약평가모형에 대한 탐색적 연구: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포트폴리오와 포지셔닝을 중심으로," 의정연구 제16권 제3호. 송근원. 1994. 대통령 선거아젠다 분석: 제14대 대통령선거 잇슈를 중심으로, 한 국정치학회보 28집 1호. 송근원. 2002. 2002년 대선 공약 비교 분석을 위한 기준과 척도, 2002년 대선공약 분석모형개발 심포지움 발표논문. 이현출. 2005. 정책선거 유도를 위한 공약이행 평가방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관리 제51호. 이현출. 2006a. 매니페스토와 한국정치 개혁. 서울: 건국대학교 출판부. 이현출. 2006b. "지방선거와 매니페스토: 평가와 전망," 매니페스토추진 한일공동세 미나(8월 28일, 게이오대) 발표논문. 이현출. 2006c. 대통령선거와 매니페스토, 국회보 통권479호(10월호). 이현출 가상준. 2011. "2010지방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와 과제," 지방행정연구 제 25권 제4호. 임성호. 2006. 한국 대통령선거와 매니페스토, 매니페스토추진 한일공동세미나(8 월 28일, 게이오대). 허범. 2002. 대통령선거공약토론의 유권자 참여 지향적 조직과 운영, 2002 대선공 약 분석모형개발 심포지움 발표논문. Brady, David and Barbara Sinclair. 1984. Building Majorities for Policy Changes in the House of Representatives, Journal of Politics, 46: 1033-1060. Erikson, Robert S. and Gerald C. Wright, Jr. 1980. Policy Representation of Constituency Interests, Political Behavior, 2: 91-106. Fiorina, Morris P. 1981. Retrospective Voting in American National Elections,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Mair, Peter. 2001. "Searching for the positions of political actors: A review of 138

주제발표 Ⅱ 18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평가의 쟁점 approaches and a critical evaluation of expert surveys," Michael Laver(ed.), Estimating the Policy Positions of Political Actors. London: Routledge. Wright, Gerald C., Jr. 1986. Elections and the Potential for Policy Change in Congress, in Gerald C. Wright Jr., Leroy Rieselbach and Lawrence C. Dodd, eds., Congress and Policy Change, New York: Agathon Press. Wright, Jr. Gerald C. and Michael B. Berkman. 1986. Candidates and Policy in United States Senate Election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 80 No. 2. 139

제3패널 제3패널 : 대안정당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김면회, 한국외대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박명호, 동국대 프랑스 극우정당의 성장과 변화: 국민전선(Front National)을 중심으로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 대안정당 제3패널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김면회 _ 한국외대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김 면 회 (한국외대) Ⅰ. 서론 정보화의 파고를 타고 출범지인 유럽을 넘어 세계 각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 고 있는 해적당 1) 이 정치 변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해적당의 정치적 존 재감을 부각시키며 기존 정치질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는 독 일이다. 지난 해 9월 18일 베를린 시의회 선거 이후, 정보화의 산물 해적당 (Piratenpartei)은 독일에서 활동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베를린 시의회의 해 적당 원내대표인 델리우스(Delius)의 표현대로 1928년과 1933년 사이 나치당 (NSDAP)이 성장했던 속도만큼 2) 이나 해적당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해적당이 독일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1980년대 초반 제도 정치권에 진입한 이후 급성 장해 온 녹색당과 비견되면서 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정치현상으로 주목받고 있 1) 정당정치 위기의 시대 에 변화의 이미지를 내세우며 기성 정당정치에 대항하는 정치 세력 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해적당은 2006년 스웨덴에서 팔크빙예(Rickard Falkvinge)에 의해 처 음으로 결성되었다. 전 세계적 불법 다운로더들의 메카였던 The pirate bay 에 대한 스웨덴 정부의 서버 압수 및 차단 조치에 맞선 스웨덴 해적당은 2006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자당 출 신 의원을 유럽의회에 두 명이나 진출시키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여세를 몰아 해적 당 운동은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기 시작했고, 2010년 4월에는 국제적 연대조직 인 해적당 인터내셔널(Pirate Parties International, PPI, http://www.pp-international.net)이 브뤼셀 에서 공식적으로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2012년 6월말 현재 전 세계에는 66개의 해적당 관 련 단체가 있고, 28개국의 해적당이 PPI의 정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적당의 출현과 성장은 명실공히 세계적 차원에서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치현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2) Sven Becker & Dirk Kurbjuwelt & Peter Müller & Marcel Rosenbach and Merlind Theile, "Partei der Sehnsucht," Der Spiegel 17/2012(2012/04/12), p. 32. 145

제3패널 : 대안정당 다. 1979년 전국적인 정치 조직체로 등장한 녹색당은 1981년 베를린 시의회 선 거에서 7.2%를 획득하여 지방의회에 처음 진입한 이후, 2년 뒤에는 연방하원에 도 입성, 독일 정당체제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해 베를린 시의회에 신생 정치 조직인 해적당이 진입한 것은 독일 정치에 또 하나 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평가 받기에 충분하다. 해적당의 베를린 성공을 두고, 해적당의 발전 양상과 미래에 대한 독일 학계 의 의견은 분분했다. 논쟁의 중심은 해적당의 성공이 과연 베를린 이외의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것인가로 모아졌다. 정치학자 노이게바우어(Gero Neugebauer)는 해적당의 성공이 베를린이라는 특수한 지역적 공간에서 태동한 산물이라고 단언한다. 이미 2009년 연방하원선거에서도 해적당은 다른 지역에 비해 베를린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냈었기 때문에, 2011년 베를린 시의회 선거 결과는 바로 이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베를린에서 거둔 해적당의 승리는 정보화 산물의 집적지인 대도시라는 특수성에서 기인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또 다른 정치학자 니더마이어(Oskar Niedermayer)는 해적당의 등장과 성공 을 대도시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하루살이 현상으로 보지 않고, 다른 지역에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Lisa Erdmann). 베를린 선거가 끝난 이후 현재까지 의 흐름은 니더마이어의 판단이 더 적실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의 8.9%의 득표 이후 2012년 3월 자알란트에서 7.4%, 슐레스비히-홀스 타인에서 8.2%, 5월 노르트라인-붸스트팔렌 주의회 선거에서의 7.8%까지 해적 당은 지지 기반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관심사는 독일의 해적당이 독일 현실정치에서 대안정당 으로서의 지 위를 확보하는 데에 성공할 것인가에 모아진다. 이와 관련하여 본 발표문은 먼 저 독일 해적당이 추구하는 정치적 목표를 정리하고 해적당의 등장과 그 이후의 발전과정 및 현황을 추적한다. 이어 독일 해적당이 다른 국가에 비해 특별하게 발전하는 요인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그에 기초하여 독일 해적당의 미래를 전망 해 본다. 이 작업은 2013년도 9월에 있을 독일 총선과 관련하여 독일 정당체제 의 변화 형태를 내다보는 일과 무관한 일이 아니다. 146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II. 독일 해적당의 정치 지향과 발전 현황 1. 기본강령에 나타난 해적당의 정치적 목표 독일 해적당은 2006년 9월 10일 베를린에서 공식적 창립총회를 거쳐 설립된 정당이다. 독일 해적당은 스웨덴 해적당의 성공과 그 이후 창립된 오스트리아 해 적당의 영향을 받아 독일의 젊은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당헌 당규와 당 기본강령 을 제정하면서 수립되었다. 독일 해적당은 스스로를 정보화 사회의 정당 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해적당과 마찬가지로 국제 운동의 일환으로 자신 의 역할을 이해하고 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담은 완벽한 강령(Vollprogramm) 을 갖춘 기성 정당과 달리 유연한 주제정당(Weiche Themenpartei)'을 표방하는 해 적당은 2011년 12월 오펜바흐(Offenbach)의 전당대회에서 의결된 기본강령 (Grundsatzprogramm)을 통해 그들의 정치적 지향점을 내비치고 있다. 3) 기본강령 은 해적당의 문제의식과 정치적 입장을 보여주고 있고, 해적당이 집중하고자 하 는 주요 정치적 의제들(Topik)을 담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저작권과 비상업적 사용의 허용 해적당은 인류가 모든 지식과 문화를 집적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수준에 도달했지만,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신속한 개혁과 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주는 기회를 이용하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 중 요하다고 판단한다. 해적당은 저작권 분야에서 현재의 법적 틀은 향후 더 발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시킨다고 본다. 현재의 지적 재산권은 시대 흐름에 맞 지 않은 것으로 현재의 정보사회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GP der PD, 1). 해적 3) 해적당의 기본강령은 2006년 9월 10일에 의결되었고, 2009년 7월 5일에 한 번 보완된 이후 에도 2010년 및 2011에 부분적으로 약간씩 수정되었다. 하지만 정치적 지향점과 관련된 핵 심 내용에는 변화가 없다. 본 연구가 분석하고 있는 문건은 2010년에 개정된 기본강령이다. 분석 과정에서 인용된 기본 강령 내용은 괄호 안에 해당 장과 절을 기입하여 표기하였다. 예) (GP der PD, 1). 147

제3패널 : 대안정당 당은 다음의 다섯 가지 사안을 정치적으로 관철시키고자 한다. 첫째, 해적당은 복제에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복제방지장치, 예컨대 디지털권리관리(Digital Rights Management = DRM)는 자유로운 재화로부 터 경제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그 사용권을 결핍되게 하기 때문이 다. 해적당에게 경제적 이해관계로부터 나온 인위적 결핍의 창출로서 복제방지 장치는 비도덕적 기술로 인식된다. 그러한 장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저작물에 대한 당연한 이용을 방해하고 통제와 감시의 가능성을 만들어 내며, 미래세대에 의한 저작물 이용을 위태롭게 하고 그러한 장치를 구축하며 소프트웨어의 상호 호환성을 어렵게 하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고 보기 때문이다(GP der PD, 1.1). 둘째, 해적당은 저작물의 자유로운 복제와 이용을 주장한다. 디지털 저작물을 사적 영역에서 복제하는 가능성을 제한하는 방법이 현명하지도 않고 성공적이 지도 않았기 때문에 저작물에 대한 비상업적 사용이 자연스럽게 허용되어야 한 다는 것이다. 해적당은 이러한 정책이 특정 이익집단의 주장과는 다르게 대부분 의 저작권자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본다. 저작물에 대한 자 유로운 사용은 수많은 혁신적 사업 아이디어를 창출하게 하고, 저작권자를 현존 하는 시장구조에 종속적이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적당은 저작물에 대한 비상업적 복제, 접근, 저장, 사용을 법적으로 허용할 것과 정보, 지식, 문화 의 보편적 사용을 향상시키기 위해 그러한 허용을 명시적으로 촉진하자고 주장 한다. 그들은 이러한 자유를 사회적, 기술적, 경제적 지속발전을 위한 기본 전제 로 본다(GP der PD, 1.2). 셋째, 해적당은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저작 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자신들의 책임으로 간주하고, 자신들의 문화촉진 주장으로 인해 생기는 긍 정적 효과는 온전히 실현되어야 한다고 보며, 예측하지 못한 부정적 부수효과는 그것이 발생하면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GP der PD, 1.3). 넷째, 그들은 상호호환 성의 보호와 같은 기술적 측면에 해당할 경우 저작권법에 규정된 소프트웨어의 특별 지위를 거부한다. 이는 특정 소프트웨어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특권을 거부하는 것을 포함한다(GP der PD, 1.5). 다섯째, 해적당은 저작권자의 개인적 권리와 사회의 공공성(Öffentlichkeit)과의 148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본다. 그들은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자의 개인적 권리를 온전히 인정하지만, 현재의 법제도가 저작권자의 경제적 권리와 지식과 문화에 접근하는 공적 이해관계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을 지 적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저작물 창조는 공적인 뒷받침이 없이는 어렵다. 따 라서 저작물을 공적 공간으로 환원하는 것은 공평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창조하는 능력을 지속가능하게 가져가는데 (지속 가능하게 가져가는 데)있어 필 수적인 요소가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해적당은 개인의 저작물을 공적인 공간으 로 환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특히 저 작권이 적용되는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자의 권리 연한을 과감히 축소하는 것을 포함한다(GP der PD, 1.4). 2) 사적 영역과 개인정보의 보호 해적당은 개인의 사적 영역과 정보의 보호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보장하 는 길이라고 본다. 해적당에 따르면, 현대 자유민주주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 숨을 걸고 투쟁하여 쟁취한 산물이고, 20세기 독일 역사에도 개인을 존중하지 않고 자유를 철저히 통제한 두 명의 독재자가 있었으며, 현재에 다시 기술을 이 용하여 독재가 나타날 조짐이 있다. 감시사회는 기술에 의해 가능해지고 그 기 술은 경제계와 국가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해적당은 이러한 감시체제에 대항하여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감시국가로의 이행이 어느 정도 정당화되지만, 유럽인은 경험적으로 그러한 국가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GP der PD, 2). 사적 영역을 보장받는 권리는 민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초석이다. 이러한 초석 이 없이는 의사표현의 자유와 자아실현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해적당은 개인의 삶에 국가가 개입하는 근거와 방법은 권한이 있는 위원회에 의해 상시적으로 정 확하게 평가되어야 한다고 본다. 범죄혐의가 없는 시민을 정부가 감시하는 것은 명백히 사적 영역을 보장받아야 하는 시민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해적당은 모든 시민에게 익명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국가가 개인의 정보를 기업에 넘기는 일은 금지되어야 하며, 서신비밀도 일반적인 의사소통의 비밀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149

제3패널 : 대안정당 주장한다. 나아가 그들은 정부가 의사소통의 수단에 개입하며 시민을 감시하는 것은 확실한 범죄 혐의가 있을 때에만 허락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사소통의 비밀은 강력한 법을 통해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들은 혐의와 무관 한 의사소통의 정보를 집적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 기 때문에 반대하며, 감시를 강화하는 국가의 정책과 모든 곳의 감시카메라 설 치를 반대하고 있다(GP der PD, 2.1). 나아가 해적당은 개인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가 강화되어 야 한다고 본다. 특히 정보보호를 위임받은 위원회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된다. 스코링(scoring)과 같은 정보관리 시스템은 개인의 정보와 한 개인에 대한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모든 정보의 이용을 통제할 수 있 다. 따라서 개인은 중앙정보은행에서 자신의 정보가 어느 정도 집적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원하면 자신의 정보를 수정, 폐쇄, 삭제할 수 있어야 한 다는 것이다. 나아가 해적당에 따르면, 유전자 검사와 생물학적 통계 자료를 이 용하는 것은 그 높은 위험성 때문에 특별히 독립적 기관에 의해 평가받고 통제 받아야 하며, 유전자와 생물학적 자료를 집적하는 정보은행의 설립도 허락되어 서는 안 된다. 또한 개인정보와 관련된 자료를 보호하는 법은 그 디지털 정보의 특성, 즉 오래 보존되고 확산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 며, 경제적, 행정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개인의 정보는 시민의 자유와 자기결정 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GP der PD, 2.2). 3) 특허권의 개혁 해적당의 분석에 따르면, 산업시대에서 정보시대로의 이행으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특허 규범이 일부분 개혁을 유발하기보다는 개혁을 방해하는 수단으 로 전락했다. 이미 구식이 되어버린 수단을 가지고 미래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 현재의 시도는 본질적 변환에 점점 더 옳지 않게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예컨대, 해적당은 유전자 연구와 생물학적 기술에서의 지식 특허와 소프트웨어의 특허 가 미래의 사회에 커다란 위험이 되어 버렸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그들은 현재 150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의 특허 관행이 내재한 장애와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시장에 도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들은 특허체제를 개혁하거나 새로운 적절한 규범으로 대체하기를 요구하지만, 그것이 개혁에 적대적인 규범으로 대체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GP der PD, 3). 이러한 의미에서 해적당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안을 정치적 으로 관철시키고자 한다. 첫째, 독점이 점진적으로 폐지되어야 하며, 시장이 개방되어야 한다. 이는 해 적당이 지향하는 정치적 목표이다. 국가적으로 보장된 사적 독점으로서의 특허 는 근본적으로 보편적 복지(allgemeine Wohlfahrt)에 대한 인위적 제한이다. 산업 사회에서 생긴 본래적 특허의 의미와는 다르게 현재 글로벌화된 세계에서는 국 제적 경쟁이 첨예화되면서 특허의 의미가 왜곡되고 있다. 해적당은 증가하는 특 허 오용을 멈추게 하며 특허에 의해 발전이 저해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 이는 특히 제약 분야에 해당한다.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 제약 분 야의 독점 체제는 재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GP der PD, 3-1). 둘째, 생물, 유전 자, 사업 아이디어,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를 거부한다. 그러한 특허는 예측할 수 없고 책임질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정보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며, 공동재화 를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필연적 이유도 없이 개인적으로 소유화하기 때문이 다. 유럽에서 IT 분야 중소기업들의 성공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특허가 필요하 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GP der PD, 3-2). 4) 국가의 투명성 확보 현재의 사회는 그 발전 속도가 빠르고,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정보가 축적되며, 연결된 정보는 지식으로 변모하면서 그 지식은 권력이 된다. 축적된 지식에 접 근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며, 이러한 소수가 권력구조를 형성한다. 나아가 연 구기관과 국가기관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사회의 민주적 절 차를 훼손하기에 이른다. 건강한 민주사회란 사회적 현상에 대한 통제 과정이 폭넓게 참여하는 시민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하기에 소수에게만 지 식과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은 결코 민주적이지 않다. 따라서 해적당은 행정과 151

제3패널 : 대안정당 정치의 일을 살펴볼 수 있는 권한을 기초적 시민권의 일부로 인식하며 이를 보 장하고 보호하며 관철시켜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행정부의 입장은 비밀엄수의 원칙 으로부터 공공성의 원칙 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시민이 적은 비용으로 국 가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정치적 결단은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이 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고속도로 감시시스템과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 인 선거를 훼손할 수 있는 전자투표기의 도입은 시민과 유권자에 대해 비밀을 유지하면서 결정되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해적당은 국가적 절차의 투명성을 개 선하고자 하며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주장을 실현시키고자 한다(GP der PD, 4). 첫째, 모든 시민이 자신이 원하면 국가가 관장하는 모든 분야의 정보를 열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필기된 문서, 디지털 문서, 다른 형태의 자료 도 포함된다. 둘째, 공공기관의 정보 열람권은 개인의 권리보호, 국가안보, 범죄 행위의 방해 등의 경우에 허용해서는 안 되지만 예외 조항은 명확한 규정에 따 라야 한다. 셋째, 공공기관은 시민에게 열람의 저렴한 비용, 충분한 열람의 시간, 복사의 허용, 편리함, 효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예컨대 공공기관은 시민에게 무 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그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국가의 정보를 불편함이 없이 효율적으로 접근하여 얻을 수 있도록 정보망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정보 에 대한 접근의 거부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며, 거부의 경우 이를 담당하는 법정이 거부가 타당한지 평가해야 한다. 다섯째, 공공기관은 매년 자신의 조직 과 업무를 보고하는 보고서를 출판해야 하며 열람할 수 있는 자료와 정보의 목 록을 공개해야 한다(GP der PD, 4). 5) 열린 접근(open access)의 보장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을 만들어 낸 수많은 창조적 활동은 국가 재정의 도움을 받아왔다. 해적당은 이러한 저작물이 보편성(Allgemeinheit)에 의해 재정 적 지원을 받았으므로 저작물은 보편성에 열려있어야 한다고 본다. 현실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다(GP der PD, 5). 국가 재정의 지원을 받은 연구와 출판물은 상업 적 출판사에 의해 출판되고, 그 질에 대한 평가도 국가가 지불하는 학자에 의해 152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행해지지만, 그 출판물은 연구기관의 도서관에 무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배치되 어 있지 않다. 납세자들이 출판, 연구 질에 대한 평가, 이용 등 세 번에 걸쳐 비 용을 지불하면서 서비스는 받지 못하고 출판사만 이득을 취하는 상황은 정의롭 지 않다. 따라서 해적당은 열린 접근에 관한 베를린 선언 을 지지하며, 인터넷 과 무료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인류의 학문적, 문화적 업적에 대한 접근 을 보장할 것을 주장한다. 국가는 자신이 재정적으로 지원한 기관이 열린 접근 원칙을 따르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는 국가 투명성 확보를 위한 자유로운 정보 접근과 같은 맥락이다(GP der PD, 5-1, 5-2). 6)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보장 의사소통은 인간사회의 본질적 기초이다. 유럽의 역사는 계몽주의 이후 의사 소통의 자유를 위한 투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의사소통의 가능성이 감소하면 전체주의적 체제를 불러오며, 의사소통 가능성이 증가하면 경제, 복지, 교육, 자 유를 증진시킨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시민이 지닌 하나의 기본권으로서 잘 기 능하는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며,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은 자유로운 정보사회가 성립되게 하는 필수적 요소이다. 지구적 상호연계는 글로벌화의 부산물이며, 현 대적 의사소통의 네트워크는 기술적 발전에 의해 가능하게 되었다. 계속되는 기 술의 발전은 의사소통의 비용을 감소시킬 것이다. 21세기는 의사소통의 시대이 며, 의사소통을 수단으로 사회의 잠재력이 풍부하게 실현된다(GP der PD, 6). 이 러한 맥락에서 해적당은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실현을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주장 을 펼치고 있다. 첫째, 의사소통의 방법을 독점하는 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적당 은 시장의 주도 세력들이 이윤 때문에 이미 낡은 설비를 계속해서 사용할 것을 고집하고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독점적 보호에 의해서만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 장하기 때문에 이러한 세력이야말로 새로운 기술발전을 저해한다고 본다. 그들 은 어느 누구도 의사소통의 독점에 의해 차별당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독 점을 해체하는 분권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GP der PD, 6-1). 둘째, 통신주파영 153

제3패널 : 대안정당 역은 광범위하고, 시민적이며, 민주적으로 이용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광역의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통신주파영역이 분배되어 야 하며, 자본이 아닌 모든 개인의 사용 총합으로 통신주파영역의 분배가 결정 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GP der PD, 6-2). 셋째, 소통되는 정보를 감시해서 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적 삶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신의 설비 는 운반되는 내용에 대해 중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하며, 내용을 필터링하는 장치가 설치되어서는 안 된다. 독일이 영토 밖에서 의사소통의 자유 를 침해하는 것도 용납될 수 없다(GP der PD, 6-3). 7) 교육의 개선 모든 사람은 정보와 교육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지닌다. 정보와 교 육에 대한 권리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인간이 자신의 사회적 출신과 무 관하게 최대한 사회적 혜택을 누리게 하는 필수적 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이성 을 올바르게 사용하며 정의롭고 비판적이며 사회적인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 록 하는 것은 학교교육의 주요 관심사이다. 정보와 교육에 자유로운 접근은 사 회발전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다. 교육은 독일 경제 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지식의 습득, 전달, 증가에 의해 사회의 안녕과 발전 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다(GP der PD, 7-1). 해적당은 독일에서 더 개선된 교육을 지향하며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입장을 취한다. 첫째, 자유롭게 교육받는 것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이다. 따라서 해적당은 교육 기관이 훌륭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국가가 재정적으로 충분히 지원하여야 한다고 본다. 경제계의 공적 교육에 투자는 그 투자의 조건이 기존 교육내용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면 환영한다. 그들은 모든 형태의 교육비는 교육에의 접근 을 제한하기 때문에 정언적으로 거부하고, 교육내용을 선정하는 자유를 보장해 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육을 위한 무료 저작물이 공급되도록 하여 선생님과 학생 이 자유롭게 수업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나아가 가정에서의 154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교육도 중요하므로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GP der PD, 7-2). 둘째, 해적당은 교육이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모든 인간은 각 자에 따라 성격적 경향, 강함과 약함을 고유하게 지닌 개인이다. 학교는 이러한 개인의 특성, 즉 그의 약한 점은 사라지게 하고, 새로운 관심과 능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그의 본래적 자질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 다는 것이다. 해적당은 모든 개인을 일률적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교육의 자료와 내용은 사실에 입각해야 하며 중립적 입장과 비판적 시각을 반영해야 한 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GP der PD, 7-3). 셋째, 해적당은 학교가 배우는 사람의 삶의 터전이므로 그러한 배움의 장은 최대한 학습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조직화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초 중등 학생과 대 학생은 자신이 학습하는 학교의 의사결정에 민주적으로 최대한 참여하여 학교 의 규칙 및 조직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므로 그 학교 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공동체 감정, 시민의식, 사회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것이다(GP der PD, 7-4). 기본강령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해적당은 정보화 시대에 발맞추어 파일 공유 등 정보의 자유와 중립성, 저작권 등에 기반을 두고 출발했지만, 이제는 교 육, 자유에 기초한 시민권, 환경의 보호 등으로 관심 영역을 넓히면서 정치적 대 중성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해적당은 더 이상 사이버 공간에 머무는 단순한 인터넷 정당이나 기존 질서에 저항에 그치는 일시적인 시위정당 (Protestpartei) 으로 머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들은 이제 무료 교육정책의 확대와 자유주의적인 마약정책(Drogenpolitik), 최저임금제 및 정치적 참여 확대 등을 자신들이 추구해야 할 정치적 목적으로 추가하고 있으며, 해적당의 제시하 는 각종 프로그램은 자민당과 녹색당 그리고 좌파당을 적절히 혼합한 것으로 평 가되기도 한다. 해적당 스스로는 좌파 자유주의자(linksliberal) 라고 말하지만 (Michael Schlieben, 2011), 문건에 담긴 정치 내용물은 여전히 빈약하고 완성도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해적당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155

제3패널 : 대안정당 2. 독일 해적당의 발전 과정과 현황 2006년 9월 스웨덴 해적당보다 9개월 늦게 출범한 독일 해적당은 창당 초창기 에 연방의회 선거뿐만 아니라 주 의회 및 기초 자치단체 선거에 참여했지만 주 목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2008년 헤센 주 의회선거에서 해적당이 얻 은 득표율은 불과 0.3%에 지나지 않았다. 작센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 후보자를 내세운 2009년 연방하원 선거에서의 득표율 역시 2.0%에 지나지 않았다. 4) 2011 년의 경우에도 9월 베를린 시의회 선거 이전에 실시된 여섯 번의 주( 州 )의회 선 거에서 해적당은 주목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2011년 2월 20일에 있었던 함부르크 시의회 선거에서 2.1%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작센-안 할트 주의회 선거에서는 고작 1.4%의 지지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5) 하지만 2011년 9월 베를린 시의회 선거에서 해적당은 예상을 훨씬 웃도는 지지율(8.9%) 을 획득하기에 이른다. 독일 해적당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것은 바로 이 시점 이후부터이다. <표 1>: 유럽의회와 주 의회 선거에서의 해적당 득표율(2008-2011년) 선거 선거일 득표율(%) 선거 선거일 득표율(%) 슐레스비히-홀스타 헤센 주 의회 2008. 01. 27. 0.3 2009. 09. 27. 1.8 인 주의회 함부르크 시의회 2008. 02. 24. 0.2 연방하원 2009. 09. 27. 2.0 노르트라인-베스트 헤센 주 의회 2008. 01. 27. 0.5 2010. 05. 09. 1.6 팔렌 주 의회 유럽의회 2009. 06. 07. 0.9 함부르크 시의회 2011. 02. 20. 2.1 작센 주 의회 2009. 08. 30. 1.9 베를린 시의회 2011. 09. 01. 8.9 출처: http://www.die-linke.de/dielinke/wahlen/wahlergebnisse/landtagswahlen/berlin/ 4) 선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당시 해적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지역은 대학도시, 특히 동독지 역의 대학도시들이었다. 예를 들어 해적당에 대한 일멘나우(Elmenau)와 예나(Jena)에서의 지 지율은 각각 6.1%와 4.8%로 나타났다. 5)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9577,00.html 156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표 2> 연방하원과 주의회 선거에서의 해적당 득표율 단위: % 주 명 연방하원(2009년도) 득표율 주의회 득표율(선거년도) 바덴-뷔템베르그 2.1 2.1(2011) 바이에른 2.0 불참(2008) 베를린 3.4 8.9(2011) 브란덴부르크 2.5 불참(2009) 브레멘 2.4 1.9(2011) 함부르크 2.6 2.1(2011) 헤센 2.1 0.5(2009) 멕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 2.3 1.9(2011) 니더작센 2.0 불참(2008) 노르트라인-붸스트팔렌 1.7 7.8(2012) 라인란트-퐐츠 1.9 1.6(2011) 자알란트 1.5 7.4(2012) 작센 불참 1.9(2009) 작센-안할트 2.4 1.4(2011) 슐레스비히-홀슈타인 2.1 8.2(2012) 튀링겐 2.5 % 불참(2009) 출처: http://www.spiegel.de/wikipedia/piratenpartei_deutschland.html (2012년 9월 14일 검색) 당시 전국당원 1만 2,000명 6) 그리고 베를린 시 당원 1,000명에 불과한 해적당 이 창당한 지 5년 만에 베를린 시의회 선거에서 12만 9,700표를 얻은 것은 독일 정치사에서 분명 획기적인 사건임에 분명하다. 신생 정당 해적당이 단번에 시의 회 전체 의석 152석의 10%에 해당하는 15석을 획득하리란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사민당과 함께 베를린 시 연합정부를 이끌어 오던 좌 파당(Die Linke)이 20석을 얻는 데 그치고, 자민당이 5%의 벽을 넘지 못해 시의 회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생정당 해적당이 보인 성과는 놀랄 만한 일이 었다. 해적당의 상승세는 2012년에도 이어져 자알란트 주와 슐레스비히-홀슈타 인 주 및 노르트라인-붸스트팔렌 주에서 모두 5% 진입 장벽을 가볍게 넘고 주 6) 2012년 9월 중순 현재 당원은 3만 명 선을 넘어 3만 4천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http://www.spiegel.de/ wikipedia/piratenpartei_deutschland.html (2012년 9월 14일 검색) 157

제3패널 : 대안정당 의회 진입에 성공했다. 한마디로 주 정치 차원에서 독일 해적당은 파죽지세의 모습이다(표 2 참조). 정치적 관심사는 이제 베를린 시의회 및 몇몇 주의회로의 입성 이후 해적당이 연방정치 차원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지로 모아지고 있다. 베를린 시의회 선거 이후 정기적으로 진행되어 온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적당이 연방차원에서 도 베를린 시의회 선거에서 보인 지지율 수준을 충분히 얻을 수 있고, 오히려 그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베를린 시의회 선거 1주일 후에 실시된 Infratest 여론조사에서 4%에 지나지 않던 해적당에 대 한 전국 지지율은 베를린 시의회 선거가 끝나고 두 달여 후에 실시된 TNS Emnid 여론조사(표 3 참조)에서 7%로 높아져 좌파당과 4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양상을 보였다. 다시 7개월 후인 2012년 6월 말에 실시된 Institut Forsa 여론조사(표 4 참조)에 나타난 해적당의 지지율은 좌파당을 제치고 녹색당의 지 지율에 근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해적당의 급성장과 관련하여 많은 연구자들은 해적당이 무( 無 )에서 기존 정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정당으 로 빠르게 성장한 것이 독일정치 전개과정에서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7) 해적당은 이제 독일 정당체제 내에서 유력한 정치 세력의 하나 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연구자에게는 그 요인에 대한 구명 작업과 아울러 이후 에 전개될 독일 정당정치의 모습을 전망해 보는 과제가 남게 된 상황이다. <표 3>: TNS Emnid 여론조사 (2011년 11월 20일) 정당 지지율(%) 기민/기사연 33 사민당 30 녹색당 16 좌파당 8 해적당(Piraten) 7 자민당 3 기타 3 출처: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623633,00.html(2011년 11월 22일 검색) 7)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8742,00.html 158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표 4>: Institut Forsa 여론조사 (2012년 6월 27일) 정당 지지율(%) 기민/기사연 34 사민당 27 녹색당 13 해적당(Piraten) 10 좌파당 7 자민당 4 기타 5 출처: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623633,00.html(2012년 6월 30일 검색) III. 해적당 성장 요인과 독일 정당체제의 변화 1. 독일 현대정치와 대안 정치세력의 부침( 浮 沈 ) 과정 정보화의 부산물 해적당은 독일정치에서 아직 미숙한 정치 세력이다. 이슈정 당으로 출발한 해적당은 다분히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과 불신으로 인한 반사이 익에 기반하고 있으며, 해적당 자체에 대한 지지도는 아직 명확하지도 그리고 견 고하지도 않은 것이 사실이다. 8) 해적당이 주요 정책으로 상정한 내용들은 국정 운영과 관련된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찾기 어렵게 하고 있고, 사회적 주요 현안인 노동정책과 경제정책에 대한 견해 역시 불분명하다. 아울러 해적당 의 대외정책은 아직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기존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족을 배경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독일의 해적당이 이후에도 가파른 성장세 를 지속할 것이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음에도, 해적당은 현재 유의미한 정치세력 으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독일 해적당이 성장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독일 해적당의 등장과 성장과정은 독일 현대정치에서 부정기적으로 나타난 정당분화 현상의 반복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즉, 독일 현대정치에서 재현되어 8) Sven Becker & Dirk Kurbjuwelt & Peter Müller & Marcel Rosenbach and Merlind Theile, op. cit., pp. 35-37. 159

제3패널 : 대안정당 온 대안 정치세력의 흥망성쇠의 과정으로 설명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실 환 경운동과 관련하여 독일에만 유독 녹색당이 집권 연합정부의 파트너로까지 성 장한 배경에는 독일 현대정치 전개과정의 특수한 맥락이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이 패전한 이후, 분단 서독의 정치 환경은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반( 反 )공산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가질 수밖에 없었고, 때문 에 서독에 잔존하고 있던 정통 좌파 정치 세력의 제도권 내로의 진입은 원천 적으로 봉쇄되어 있었던 상황이었다. 제도권 내에 진입한 좌파 세력으로서의 사회민주당(SPD)은 1959년의 고테스베르크 강령 이후 급격히 실용주의노선으로 바뀌어 나갔고, 1966년의 대연정 참여와 연이은 1969년 이후의 집권 성공은 사 민당을 더욱 더 우편향의 길로 내몰았다. 이러한 사민당의 모습에 실망한 원외 ( 院 外 )의 좌파 정치인 및 지지자들은 그들의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대변할 정치 세력을 새롭게 결성하기를 원했고, 이들 세력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응집한 결과가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 녹색당이다. 결국 분단체제와 결부된 좌파정치 세력의 제한된 정치활동 공간이 서독에서 녹색당 이 유력한 정치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었던 셈이다. 9)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녹색당에 대한 실망은 다시 독일 정당정치 질서에서 새 로운 대안 정치세력 모색으로 이어졌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해 기존 정당 이 만족할 만한 대응을 하지 못하자 새로운 대안 세력을 모색해온 독일의 좌파 지지 세력은 새로운 대안 세력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1990년대 말과 21세 기 초 좌파당(Die Linke)의 결성과 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또다시 의회에 진 입한 군소 정당으로서의 좌파당이 새로운 정치 환경과 조응하지 못하고 영향력 있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 내려지면서 좌파 지지 세력 은 새로운 정치 환경과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신흥 대안 정치세력에 주목했다. 독일 해적당의 부상과 성장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독일 현대정치 전개과정에서 나타난 대안적인 정 치세력 진영의 재구조화 과정이 해적당의 등장 및 급성장과 관련하여 다시 한 9) 제프 일리, 유강은 역, The Left 1848-2000: 미완의 기획, 유럽좌파의 역사 (서울: 뿌리와 이파리, 2008), pp. 753-764. 160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번 재현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독일 해적당의 등장과 성장에 대한 독일 기존 정당들의 반응을 추적해 볼 때 위 주장의 타당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좌파당과 녹색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해적당 의 성장에 민감하고 격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 10) 해적당이 스스로를 좌파나 우파 도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실재하는 사회적 갈등을 외면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는 보수적 색채를 견지하는 것이라는 좌파당의 비판 11) 은 이러한 맥락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아울러 각종 주 의회 선거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 해 적당의 성장에 반비례하여 나타나는 기존 정당의 상대적 후퇴에서 녹색당이 가장 눈에 띄는 관련 지표를 보여주고 있는 것 12) 역시 위 주장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해적당 성장 과정에서 독일의 기존 정당이 보여주고 있는 반응이나, 대안 정치세력으로 주목 받아 온 정당들 간의 지지율이 제로섬 게임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은 바로 위 주장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13) <표 5>에서 나타나 는 최근의 여론 동향 역시 위 주장의 적실성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자료이다. <표 5>: Institut Forschungsgruppe Wahlen 여론조사 (2012년 9월 14일) 정당 지지율(%) 기민/기사연 36 사민당 30 녹색당 13 해적당(Piraten) 6 좌파당 6 자민당 4 기타 5 출처: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wahl-umfragen-sonntagsfrage-fuer-bundestagswahl-und-landtagswahlen-a-623633.html(2012년 9월 16일 검색) 10) http://www.zeit.de/politik/deutschland/2012-04/piraten-parteien-verhaeltnis 11) http://wsws.org/articles/2009/sep2009/pira-s07.shtml 12)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anke-domscheit-berg-im-interview-ueber-eintritt-bei-denpiraten-a-832699.html 13)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die-linke-steht-vor-wahlpleiten-in-schleswig-holstein-undnrw-a-829550.html 161

제3패널 : 대안정당 2. 해적당의 성장과 독일의 정당체제 주지하듯이 정당정치 이론 형성과 발전에 있어 독일은 언제나 주요 연구대상 이었고 대표적 사례였다. 특히 정당분립 이론과 관련하여 독일은 언제나 이론의 발원지이자 동시에 이론적 타당성을 입증시키는 사례 제공처의 역할을 해왔다. 대중정당의 이론, 포괄정당의 이론, 탈물질주의에 기초한 정당 분립의 증거 자 료인 녹색당의 등장, 아울러 본격화된 세계화 시대에 주도적인 이념으로 자리매 김한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면서 등장한 좌파당 의 득세 등이 모두 독일 정치 공 간에서 발생했다. 정보화가 현실정치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최근 정 당정치 논의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해적당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해적당의 등장과 성장은 기존 독일 정당체제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정당 체제의 재편성 이론은 정당 체제의 변화 과정을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 번째는 선거가 일상적으로 치러지면서 기존의 정당체제가 지속되는 안정적 편 성단계(stable alignment of party system)이고, 두 번째는 사회적 균열과 정치적 균 열 사이의 격차가 커지게 됨에 따라 기존의 정당체제의 안정적 편성이 동요 내 지 해체되는 과정으로 정당편성의 해체단계(partisan dealignment)이며, 세 번째는 정당체제의 재편성(partisan realignment)로 진입하는 단계를 말한다. 마지막 단계 에서는 사회적 균열과 정치적 균열 사이의 불일치가 새로운 정당체제의 등장으 로 다시 크게 줄어들게 되며, 지금까지 정당에 소속감을 갖고 있지 않았던 많은 유권자들이 새롭게 형성된 정당체제 내의 정당들에 대한 유대감을 갖게 된다. 14) 이 틀에 근거할 때, 현재 해적당의 등장과 성장은 기존 독일의 정당체제에 충격 을 주고 있고, 그 영향으로 두 번째 단계를 거쳐 세 번째 단계로 이동 중인 것으 로 해석된다. 1970-80년대에 제도권에 새롭게 등극한 녹색당은 1949년 이후의 독일 정당체 제의 변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하였고, 1990년의 통일과 냉전 해체 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진전에 따른 사회적 저항의 반영물로 등장 14) 정진민, 유권자 이념성향 변화와 정당정치, 한국의 정당정치와 대통령제 민주주의 (서울: 인간사랑, 2008), 29-58쪽. 162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한 좌파당의 성장과 안착 역시 독일 정당체제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며 변화를 몰고 왔다. 여기에 덧붙여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해적당의 등장과 성장은 보다 복잡한 독일 정당체제의 출연을 예고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흐름이 지속 된다면 앞으로 치러질 주의회 선거와 2013년 가을 연방하원 선거에서 해적당은 독일의 정당체제 전개과정에 또 하나의 분기점을 만들어낼 공산( 公 算 )이 크다. <표 6>에 나타난 독일 정당체제의 변화 추이에 해적당의 현황을 대입해 보면, 미래 독일 정당체제의 대략적인 윤곽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년도 정당 기민련/ 기사련 사민당 자민당 좌파당/ 민사당 녹색당 <표 6>: 정당 별 총선 득표율과 의석 분포 추이(1980-2009) 2009 2005 2002 1998 1994 1990 1987 1983 1980 33.8(%) 35.2 38.5 35.1 41.5 43.8 44.3 48.8 44.5 239(석) 226 248 245 294 319 234 255 237 23.0(%) 34.3 38.5 40.9 36.4 35.5 37 38.2 42.9 146(석) 222 251 298 252 239 193 202 228 14.6(%) 9.8 7.4 6.2 6.9 11.0 9.1 7.0 10.6 93(석) 61 47 43 47 79 48 35 54 11.9(%) 8.7 4.0(PDS) 5.1 4.4 2.4 76(석) 54 2 36 30 17 10.9(%) 8.1 8.6 6.7 7.3 3.8 8.3 5.6 1.5 68(석) 51 55 47 49 8 42 27 0 AL 2석 X AL 1석 0.5 기타정당 6.0(%) 3.9 3.0 5.9 3.6 B90/1.2 1.4 0.5 총의석수 622(석) 613 603 669 672 662 519 520 519 투표율(%) 70.8 77.7 79.1 82.2 79.0 77.8 84.3 89.1 88.6 출처: http://www.bundeswahlleiter.de/ 기존의 독일 정당체제 내에 해적당이 어떠한 형태로 안착할지를 판단하기는 아직은 이르다. 15)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 근거하면 해적당 15) 해적당이 기존 정당체제 내에 보다 더 확고하게 안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는 다음 세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는 견고한 지지층을 구축하는 문제이다. 여론조사 기관 Forschungsgruppe에 따르면, 베를린 선거에서 해적당 지지자의 10% 정도만이 해적당의 정 163

제3패널 : 대안정당 이 독일 정당체제내로 진입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지금의 흐름 대로라면 독일의 정당체제는 또 한 번의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즉, 상대적 안 정성으로 특징되어 온 독일의 정당체제는 글로벌화와 정보화의 영향으로 급격 히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근래의 연속적인 정당 분화로 탄생한 좌파당과 해적 당의 등장과 성장이 바로 그 요인이다. 1949년 재건 이후 30여년이 지난 후인 1980년대 초에야 녹색당의 등장으로 독일 현대정치에서 첫 번째의 정당분화가 이루어졌었다면, 그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좌파당과 해적당이 짧은 기간 내에 동시적으로 출현하여 독일 정당체제를 한층 복잡하게 하고 있다. CDU/CSU 대 SPD이라는 양대 정당체제가 급격히 와해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양대 정당의 지지도가 낮아지는 경향 속에서 네 개의 군소정당(Grüne, FDP, Die Linke, Piratenpartei) 간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특히 지지층이나 지향점 등에 서 가장 많이 중복되는 녹색당과 해적당의 경쟁구도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정당체제는 더욱 복잡하게 진행될 것이고, 그에 기초한 독일 정당정 치의 안정성도 많은 부분 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IV. 독일 해적당의 전망 2011년 9월 베를린 시의회 선거 이후부터 2012년 5월 노르트라인-붸스트팔렌 주의회 선거까지의 추이를 보면, 해적당은 독일정치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보화의 산물인 해적당이 각종 지방선거에서 제3-4당으로 입성하 게 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06년에 창당한 이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던 책을 보고 지지했고, 나머지는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반감 때문에 해적당을 선호했다고 한다. 이는 견고한 지지층의 확보가 해적당의 과제임을 암시한다. 둘째는 비전문성의 극복 문제이다. 예를 들면 베를린 시의원에 당선된 15인의 해적 들은 정치활동의 경험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대학생, 하드웨어 개발자, 자유업 종사자, 자영업자, 회사원 등이다. 국정 운영에 관한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보완하지 않는 한 국민적 지지를 넓혀 나가 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는 남성 중심의 당 운영을 극복하는 문제이다. 해적당 소속 베 를린 시의원 15명 중 단 1명만이 여성(Florian Gathmann und Annelie Naumann 2011)이라는 점은 독일 정치 풍토에서 해적당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중요 과제이다. 164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해적당이 2011년 9월 베를린 시의회 선거에서 8.9%를 얻음으로써 현실정치 영 역에서 이제 그 실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독일 해적당이 승승장구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독일 현대정치 전개과정에서 나타난 기존 정치질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족과 부정기적으로 재현되고 있 는 새로운 대안 정치 세력 모색이라는 두 요인이 맞물리면서 반복적으로 나타나 는 현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최근의 각종 선거분석 자료나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독일 현대정치의 지형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대안 정치 세력의 재구조화 과정이 다시 한 번 재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 정치에서 해적당의 정치적 미래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 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무엇보다도 독일 해적당의 급성장이 주체적인 대안 제시와 이에 대한 유권자의 적극적인 호응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 는 특수한 정치지형 속에서 반복적으로 재현된 독일 현대정치의 맥락과 경로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정치상황에서 독일 해적당이 새 로운 대안 세력의 이미지를 무기로 당분간 일정 정도의 성장세를 지속하는 모습 을 보이기는 하겠지만, 정책 대응 능력 등에서 나타나는 한계와 군소 정당 간의 치열한 경쟁에 의한 지지층 확대의 한계로 인해 기존 정치질서를 대체해 나가는 세력으로까지 발전해 나가지는 못할 것이다. 현재 해적당이 과거 대안정치 세력 으로 인정받아온 녹색당과 좌파당에 비해 현존 독일 정치체제의 변화를 이끌 새 로운 정치 세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현대 독일정 치가 그러했듯, 다시 일시적인 정치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녹색당과 좌파당이 보여주었듯 63년의 연륜 을 앞세우는 독일 현대 정치체제에 해적당은 조만간 적응과 순응의 압박에 직면할 것이고, 16) 현재 상태에서 독일 해적당이 그 압박을 극복해 낼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16) Sven Becker & Dirk Kurbjuwelt & Peter Müller & Marcel Rosenbach and Merlind Theile, op. cit., p.37. 165

제3패널 : 대안정당 V. 참고문헌 김면회. 독일의 정당 분화 연구: 신자유주의와 정치지형의 변화. 동북아연구. 제 14권. 2009년 여름. pp. 193-221.. 통일 독일의 정치지형 변화 연구: 정당체제를 중심으로. 한 독사회과학논 총. 제20권 제2호, 2010. 장준호. 해적당의 등장과 독일 정당체제의 변화 - 독일의 경우. EU연구. 제31권. 2012년 6월, pp. 141-171. 정혜욱. 독일과 스웨덴 해적당 발전 비교 연구. 유럽연구. 제30권 2호. 2012년 8월, pp. 57-82. 정진민. 유권자 이념성향 변화와 정당정치. 한국의 정당정치와 대통령제 민주주 의 (서울: 인간사랑, 2008). 제프 일리. 유강은 역. The Left 1848-2000: 미완의 기획, 유럽좌파의 역사. 서울: 뿌리와 이파리, 2008. Becker, Sven & Kurbjuwelt, Dirk & Müller, Peter & Rosenbach, Marcel and Theile, Merlind. "Partei der Sehnsucht." Der Spiegel 17/2012(2012/04/12), pp.26-38. Erdmann, Lisa. 2011. "Jung, männlich, engagiert."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7001,00.html Gathmann, Florian & Medick, Veit. 2011. "Grüne fürchten die Piratenplage."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6961,00.html Gathmann, Florian & Naumann, Annelie. 2011. "Jung, dynamisch - frauenfeindlicj?"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7586,00.html Fleischhauer, Jan. 2011. "Die Revolution frisst die Grünen."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6999,00.html Piratenpartei. Grundsatzprogramm der Piratepartei Deutschland. (http://wiki.piratenpartei.de/wiki/images/0/04/grundsatzprogramm-piratenpartei.pdf) Schlieben, Michael. 2011. "Piraten, die neuen Grün-Liberalen." http://www.zeit.de/politik/deutschland/2011-09/piraten-partei-berlin-wahlkampf 166

주제발표 Ⅰ 독일 해적당의 현황과 정당체제 전망 Sontheimer, Michael & Becker, Sven. 2011. "Angriff der Piraten."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6958,00.html Der Spiegel. 2011. "Piraten-Boom bedroht rot-grüne Koalitionsträume."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9577,00.html Der Spiegel. 2011. "Umfrage sieht Piratenpartei bei sieben Prozent."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8742,00.html http://www.bundeswahlleiter.de/ http://www.pp-international.net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623633,00.html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789577,00.html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anke-domscheit-berg-im-interview-ueber-e intritt-bei-den-piraten-a-832699.html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die-linke-steht-vor-wahlpleiten-in-schleswig-holste in-und-nrw-a-829550.html http://www.spiegel.de/wikipedia/piratenpartei_deutschland.html http://www.zeit.de/politik/deutschland/2012-04/piraten-parteien-verhaeltnis 167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 대안정당 제3패널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박명호 _ 동국대학교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박 명 호 (동국대학교-서울) 1. 서 론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SNP의 급부상에 따라 나타 난 스코틀랜드 지역 차원 정당체계의 역동성 또는 성격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이 해할 수 있을까? 정당의 힘 또는 정당 세( 勢 )의 지역적 차이 또는 전국단위와 지 역단위 차이는 왜 발생하고,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정당 간 경쟁의 지역적 차이 또는 상이성은 왜 나타나고 전국단위의 정당 간 경쟁과 어떤 관계에 있을 까? 분권화 추세 속에서 향후 한 국가 내의 다양한 지역 또는 지방차원에서 전 개될 정당 간 정치적 경쟁은 서로 어떤 관계에 있을까? 그리고 이에 따른 전국 또는 지역단위 정당정치의 성격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러한 의문이 본 논문의 출발점이다. 본 논문은 특히 SNP의 성공요인에 대 해 알아보고자 한다. 2007년 분권화 이후 세 번째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제 1당 그리고 2011년 선거에서 단독과반을 획득한 SNP의 성공요인을 검토하는 것 은 중요한 연구주제이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분권화에 따른 한 국가 내 다양한 정치체계 단위의 선거정치와 이에 따른 정당체계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 이다. 나아가 이 논문은 특정이슈 중심의 지역거점 정당 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이 에 따른 선거정치와 정당정치의 성격변화에 대한 비교연구 의 한 부분이다. 우 리는 다양한 사례에 대한 검토를 통해 개별사례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할 수 있 171

제3패널 : 대안정당 다. 유사사례에 대한 비교연구는 특정이슈 중심 지역거점 정당에 대한 일반이론 의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특정이슈 중심 지역거점 정당 에 대한 연구 는 분권화 과정에 있는 우리 정당정치의 향후 변화를 예측하고 설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논문은 우선 분권화와 정당정치의 성격에 관한 이론적 논 의를 검토한 다음, SNP의 성립과 전개 그리고 정치적 성장에 대해 알아볼 것이 다. 본 논문은 이를 바탕으로 대해 스코틀랜드 선거조사(Scotland Election Studies)자료를 활용하여 2011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단독과반을 달성한 SNP의 성공요인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논의 지난 30여 년 동안 서유럽 민주국가의 주요 변화 중 하나는 분권화(Decentralization) 다. 분권화는 전통적으로 중앙집권적 국가였던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이루어져, 지방단위로 다양한 권력이양이 있었다. 따라서 중앙과 지방이라는 다양한 차원 에서의 선거정치(electoral politics)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Hopkin 2009). 영국의 분권화 역사는 1997년부터 시작되었다(Jeffery and Hough 2009). 이후 1999년부 터 상당한 수준의 정책결정 권력을 갖춘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북아일랜드 의회가 성립되었다. 사실 정당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전국단위에서 행해지는 것이 당연하게 생 각되었다. 이렇다 보니 정당 간 정치적 경쟁, 정부구성 그리고 선거참여 등에 대 한 지방 또는 지역단위의 연구는 등한시 되었다(Maddens and Swenden 2009). 물 론 분권화된 국가에서도 대부분의 경우 전국정당(state-wide political parties)이 전 국과 지방 또는 지역단위 선거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 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각종 지방선거에서 전국단위 정당이 대부분의 지역에 서 주요한 정치적 경쟁의 행위자로 역할 한다. 하지만 서유럽 민주국가에서의 분권화 추세는 지방 또는 지역단위 선거정치 172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에 대한 관심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사례를 제공했다. 예를 들면 분권화 개혁이 한 정치체계 내 다양한 수준에서의 정당정치(party politics)에 어떤 영향을 미치 는지에 대한 연구가 그렇다. 이 때 연구주제는 선거 정당정치의 역동성(Dynamics)이다. 구체적으로 정당 정치의 역동성은 유효정당 수(effective number of political parties)로 측정되어 한 나라 또는 한 지역단위 정당체계의 특성을 나타내며, 정당 세(party strength)의 지역적 상이성 또는 차별성 등도 정당정치의 역동성으로 측정된다. 최근 진행된 서유럽 민주국가의 분권화 추세가 지방 또는 지역단위의 선거정 치와 정당정치에 대한 관심을 제고했지만, 선거정치와 정당정치에 대한 이론적 쟁점은 여전하다. 그것은 일정 지역단위에서 나타나는 선거정치와 정당정치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편에서는 정치 제도의 중요성에 주목 한다 (Cox 1997; Chhibber and Kollman 2004; Duverger 1959). 다른 한편에서는 사회적 균열구조의 영향력 에 주목한다 (Caramani 2004; Lipset and Rokkan 1967). 즉 선거정치와 정당정치의 역동성을 설명하고자 하는 기존의 두 경쟁이론이 한 나라의 계층적 지역단위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전자의 입장에 따르면 선거행태와 정당 간 정치적 경쟁의 전국화(nationalization of electoral behavior and party competition)가 핵심이다. 이러한 전국화는 경제 사 회적 지위 등과 같은 기능적 균열이 유권자 집단의 지방적 또는 지역적 차이를 넘어서기 때문이다(Caramani 2004). 하지만 이 주장은 SNP와 같은 지역정당의 출현에 따라 그 설명력을 잃게 된다. 지역기반 정당의 출현은 영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벨기에, 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에서도 있었다. 한편 후자의 입장에 따르면 한 지역 또는 지방단위에서의 정당 간 정치적 경 쟁의 정도 또는 수준이 줄어드는 것 (정당집합 또는 연합 (party aggregation)의 발생)과 늘어나는 것 (파편화(party fragmentation))은 분권화의 수준에 달려있다 는 것이다(Chhibber and Kollman 2004). 이 때 분권화 수준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결정이 이루어지는 지역 또는 지방단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한 지역 또는 지방 단위에서 주요 정치적 결정이 이루어진다면 그 지방 또는 지역단위를 넘어서서 정당 간 연합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173

제3패널 : 대안정당 이 경우 정당은 그 지역 또는 지방단위에서 주로 활동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분권화 추세는 지역기반 정당의 수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1970 년대 SNP와 WNP(Welsh National Party)의 등장은 분권화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 다. 같은 맥락에서 1970년대 본격적으로 진행된 유럽국가의 분권화에 따라 1993 년에는 인종과 지역에 기반 한 정당 (Ethno-regionalist Political Parties)이 50여 개 이상 존재했다고 한다 (Muller-Rommel 1998). 물론 이 견해에도 문제는 있다. 특히 분권화를 본질적으로 정당체계 변화를 가져온 외생적(exogenous) 변수로 보는 것이 그렇다. 왜냐하면 정당 간 정치적 경쟁이 분권화 개혁의 주요동인일 수 있는 가능성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의 독자성(autonomous role of political parties)을 강조하는 입장이 등장 한다 (Hopkin 2009). 이 때 정당은 분권화 요구에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분 권화를 위한 제도개혁을 주도하는 활동적 역할을 담당한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영국 분권화 과정에서의 영국 노동당의 역할이다. 영국 노동당은 예상하지 못한 지역적 또는 영토적 균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분 권화를 주도했다. 영국 노동당이 분권화를 주도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자 신들이 향유해오던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의 정치적 우위를 계속 지키 기 위한 것이었다. 즉 영국 노동당 입장에서는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분 권화 요구에 반응하여 분권화를 주도하는 것이 두 지역에서 그 동안 누려왔던 선거승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조건으로 판단했고, 이의 실현을 통해 유권자 지지를 계속해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앞선 두 경쟁이론 (균열구조의 전국화와 제도론)과 달리 정당의 독자적 역할과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주도적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국 노동당의 이러한 노력은 노동당이 바라던 정치적 결과로 이어지 지 않았다. 아래에서 보듯 영국 노동당은 영국의회 선거에서는 스코틀랜드 지역 에서 이어오던 정치적 우위를 지켰지만,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는 2007년 선 거부터 SNP(스코틀랜드 국민당)에 제 1당의 지위를 넘기고 말았다. 이는 영국 노동당 조직에서 이루어졌어야 하는 조직의 분권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 기 때문이다. 이 틈새를 활용하여 정치적 약진을 이룬 것이 바로 SNP이다. SNP 174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는 영국의회 선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어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는 정 치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3. SNP에 대한 이해 스코틀랜드국민당(Scottish National Party)은 자신을 민주적 중도좌파 정당 으 로 규정하며 스코틀랜드 독립을 지향한다. SNP는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정의롭 고 활기차며 서로 돕는 사회로서 스코틀랜드가 현대유럽에 기여할 수 있는 계 기 라고 믿는다(www.snp.org). 스코틀랜드당(Scottish Party)과 스코틀랜드를 위한 국민의 당(National Party for Scotland)의 합당으로 만들어진 SNP는 1967년 이후 영국의회에서 비록 소수지만 지속적으로 의석을 확보해 왔다. 2010년 영국의회 선거에서 SNP는 스코틀랜드 지역에 배정된 59개 의석 중 6석을 차지했다. 이 때 득표율은 19.9%였다. <표 1> 2010 스코틀랜드 지역 영국의회 선거결과 의석수 득표율(%) 노동당 41 42.0 스코틀랜드 국민당 6 19.9 보수당 1 16.7 자유민주당 11 18.9 계 59 97.5 (Sources: Jeffery and Hough 2009) SNP는 1934년 창당되었다. SNP의 창당은 스코틀랜드를 위한 국민당 (National Party for Scotland)와 스코틀랜드당(Scottish Party)의 합당이었다. 사실 SNP로 합 쳐진 두 정당은 이데올로기적으로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정당이었다. NPS가 상대적으로 중도좌파적이었다면, 1932년 창당된 SP는 당원과 정책 등이 우파적 이었기 때문이다(Lynch 2009). 175

제3패널 : 대안정당 하지만 2007년 SNP가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제 1당이 된 것은 이데올로기 적인 유연성 때문이다(Lynch 2009). SNP가 1999년 첫 스코틀랜드 의회선거부터 원내 제 2당의 위치를 차지하고 2007년 선거에서는 소수정부를 이끌 정도의 제 1당 그리고 2001년 선거에서 단독과반 정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SNP가 지역단 위 선거에 자신을 적응시킨 결과이다. 특히 1999년 분권화 이후 이데올로기적 유연성 또는 실용성을 확장해온 것이 결정적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1930년대부터 2007년까지 SNP는 5 단계의 이데올 로기적 변화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SNP는 이데올로기 부재의 시대에서 출발하여 사회민주주의와 중도좌파 지향의 시대를 거쳐 분권화 이후에는 이데 올로기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과정을 밟았던 것이다 (Lynch 2009). 이러한 SNP의 변신은 선거가 거듭될수록 나름의 정치적 결과로 이어졌다. 1934년 창당이후 1960년대까지 SNP는 영국의회 선거와 지역선거에 거의 참여 하지 않거나 참여하더라도 주목을 받지 못한 그런 존재였다. 이는 아래의 스코 틀랜드 지역 영국의회선거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SNP가 정치적으로 성공을 거둔 첫 계기는 1974년 10월이다. 이 때 SNP는 두 번째 선거에서 11석을 얻는다. 앞선 1970년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1석을 얻었 고 1974년 2월 선거에서 7석을 얻었던 것을 보면 대단한 진전이었다. 이어 1977 년과 1978년 SNP는 스코틀랜드 내 지역의회 선거에서 몇 석을 얻는 성과를 얻 었다. 1979년 이후 유럽의회 직선제는 SNP에게 보다 큰 정치적 성공을 주었다. 197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SNP는 영국의회 선거에서 획득했던 득표율 (17.3%) 보다 높은 19.4%를 획득했다. 1996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32.6%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1999년부터 본격화된 분권화는 SNP에 또 다른 정치적 기회였 다. 1999년 첫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SNP는 이전에 자신들이 유럽의회 선거 에서 기록했던 것과 유사한 정치적 성공을 거두었다. 176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표 2> 스코틀랜드 지역 영국의회 선거결과 (1945-2005) 연도 보수당 노동당 자유민주당 SNP 득표율 의석수 득표율 의석수 득표율 의석수 득표율 의석수 1945 41.1 27 49.4 40 5 0 1.2 0 1950 44.8 32 46.2 32 6.6 2 0.4 0 1951 48.6 35 47.9 35 2.7 1 0.3 0 1955 50.1 36 46.7 34 1.9 1 0.5 0 1959 47.2 31 46.7 38 4.1 1 0.5 0 1964 40.6 24 48.7 43 7.6 4 2.4 0 1966 37.7 20 49.9 46 6.8 5 5 0 1970 38 23 44.5 44 5.5 3 11.4 1 1974(Feb) 32..9 21 36.6 41 8 3 21.9 7 1974(Oct) 24.7 16 36.3 41 8.3 3 30.4 11 1979 31.4 22 41.5 44 9 3 17.3 2 1983 28.4 21 35.1 41 24.5 8 11.7 2 1987 24 10 42.4 50 19.2 9 14 3 1992 25.7 11 39 49 13.1 9 21.5 3 1997 17.5 0 45.6 56 13 10 22.1 6 2001 15.58 1 43.26 55 16.37 10 20.06 5 2005* 15.8 1 38.9 40 22.6 11 17.6 6 * 스코틀랜드 지역의 영국의회 선거구는 2005년 선거부터 72석에서 59석으로 하향조 정 되었다. (Sources: Lynch 2009) NP가 정치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07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다. 이 선 거에서 처음으로 SNP는 129석 중 47석을 얻어 노동당 지배를 마감하는 소수파 정부를 구성하였다. 이후 2011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SNP는 69석을 획득 단독과반 정부를 구성하는 정치적 대약진을 이루었다. 아래의 표는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스코틀랜드 의회선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표에 따르면 SNP는 2003년까지 스코틀랜드 의회 내 제 2당의 위치였다. 하지만 2007년 선거에서 1석 차로 제 1당의 지위를 차지했고, 2011년 선거에서 는 단독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정치적 성공을 거둔 것이다. 177

제3패널 : 대안정당 <표 3>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 정당별 의석수 추이 1999 2003 2007 2011 보수당 18 18 17 15 녹색당 1 7 2 2 노동당 56 50 46 37 자유민주당 17 17 16 5 SNP 35 27 47 69 무소속/기타 2 10 1 1 (Sources: Jeffery and Hough 2009) 스코틀랜드 의회선거가 4년 마다 실시된 것은 1998년 스코틀랜드법(Scottland Act 1998)에 따른 것이었다. 1999년 첫 총선이후 2003년과 2007년 선거가 있었다. 하지만 2011년 스코틀랜드법(Scottland Act 2011)은 현 의회의원의 임기를 4년에 서 5년으로 연장했다. 이는 2015년 예정된 영국의회 선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 한 것이다. 따라서 다음 스코틀랜드 의회선거는 2016년 5월 실시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제 (Additional Member System)는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의 전국단위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아닌 권역별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사용한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두 표를 행사한다. 한 표는 지역구에 투표하고 나머지 한 표는 8개의 권역에서 폐쇄형 정당명부를 대상으 로 행사된다. 스코틀랜드 의회의 총 의석 수는 129석이다. 129석 중 73석은 소선거구 + 단 순다수대표제 방식으로 선출된다. 나머지 56석은 폐쇄형 정당명부제 방식으로 8 개 권역으로 나누어 선출된다. 이 때 권역별 비례대표 의석은 한 정당이 해당 권역에서 획득한 총 득표수를 그 정당이 권역에서 획득한 지역구 총 의석 수 + 1로 나누어 정당별로 배정한다. 이는 그 권역의 지역구 선거에서 한 석도 획득 하지 못한 정당을 배려하기 위한 방식으로 해석된다. 스코틀랜드 의회선거를 위 한 스코틀랜드의 8개 권역은 아래의 지도와 같다. 178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그림 1>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의 권역 179

제3패널 : 대안정당 <표 4> 2011 스코틀랜드 의회선거 권역별 비례대표 투표결과 지역/정당 SNP 노동당 보수당 자유민주당 녹색당 Others Central 46.4 35.3 6.4 1.4 2.4 8.1 Glasgow 39.8 35 6.1 2.5 6 10.6 Highlands & Islands 47.5 14.5 11.6 12.1 5.1 9.2 Lothian 39.2 24.9 11.76 5.5 7.6 11.1 Mid Scotland & Fife 45.2 25 14.1 5.9 4.2 5.6 North East 52.7 16.4 14.1 6.8 3.9 6.1 South of Scotland 41 25.3 19.5 5.4 3.1 5.7 West of Scotland 41.5 32.8 12.7 3.2 3 6.8 (Sources: Jeffery and Hough 2009) 위의 표는 2011 스코틀랜드 의회선거 권역별 비례대표선거 투표결과이다. SNP는 북동 권역과 하이랜드(Highlands)와 도서 권역의 스코틀랜드 북부지역에 서 다른 정당을 압도했다. 이어서 중부 권역, 중부 권역 그리고 서부와 남부 권 역 등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5> 2011 스코틀랜드 의회선거 결과 지역구 득표율(%) 의석수 권역 득표율(%) 의석수 전체의석 (변화- 2007) SNP 45.4 53 44.0 16 69 (+23) 노동당 31.7 15 26.3 22 37 (-7) 보수당 13.9 3 12.4 12 15 (-5) 자유민주당 7.9 2 5.2 3 5 (-12) 기타 1.1 0 12.1 3 5(+1) 계 100 73 100 56 (Sources: Jeffery and Hough 2009) 180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4. 2011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 2011년 분권화이후 네 번째로 치러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SNP는 사상 처음으로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단독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2007년 선거에서 1석 차로 노동당을 제친 이후 압승이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우선 표의 응집력이다. 아래의 두 표는 2010년 영국의회 선거와 2011년 스코 틀랜드 의회선거, 그리고 2007년과 2011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나타난 표 의 응집력을 비교한 것이다. 표에 따르면 2010년 영국의회 선거에서 SNP를 지 지했던 사람 중 95%가 2011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SNP를 지지했다. 2007 년과 2011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의 표의 흐름을 보아도 유사한 경향을 발 견할 수 있다. 즉 2007년과 2011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SNP를 동시에 선 택한 유권자가 SNP 지지자의 89%였다. 이는 SNP의 지지층이 견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스코틀랜드에서 오랫동안 제 1당의 지위를 누려왔던 노동당은 66%와 69%에 그쳤다. 2007년과 2011년의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노동당은 보수당에 도 뒤졌다. 이를 통해 우리는 2011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왜 SNP가 노동 당을 제치고 단독과반을 점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표 6> 표의 이동 (2010 2011) 영국의회선거 지역구 투표 2011(%) 2010 SNP 노동당 보수당 자유민주당 T N SNP 95 3 1 1 100 303 노동당 31 66 1 2 100 492 보수당 27 7 62 3 99 215 자유민주당 47 23 3 27 100 266 (Sources: Scottish Election Studies 2011) 181

제3패널 : 대안정당 <표 7> 표의 이동 (2007 2011) 스코틀랜드의회 스코틀랜드 의회 지역구 투표 2011 지역구 투표 2007 스코틀랜드국민당 노동당 보수당 자유민주당 T N SNP 89 8 1 2 100 150 노동당 21 69 6 4 100 78 보수당 10 8 75 7 99 59 자유민주당 37 22 6 35 100 49 (Sources: Scottish Election Studies 2011)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SNP를 지지했을까? 우리는 아래의 표를 통해 어떤 특성의 사람들이 SNP를 지지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의 표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SNP는 상대적으로 농촌지역 에서 우세를 보였다. 반면 노동당은 상대적으로 도시지역에서 많은 정치적 지지 를 받았다. 둘째, SNP가 여성 보다는 남성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면 노동당은 반대의 경우였다. 셋째, 전 연령에 걸쳐 SNP가 노동당에 우세했다. 특히 SNP는 50대 이하에서 노동당보다 전반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넷째, SNP는 주관적으로 자신을 노동자 계층 또는 중산층으로 인식하지 않는 계층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동시에 SNP는 노동당의 지지기반인 노동자 계 층에서도 노동당에 앞섰다. 다섯째, SNP는 종교가 없는 사람 중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SNP는 또한 카톨릭 신자와 스코틀랜드 교회 신자에서 도 노동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여섯째, 정체성과 관련하여 보면 SNP의 성공을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표 8>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와 영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결정적으로 역할 을 했다. 즉 스코틀랜드와 영국은 다르다 고 인식할수록 SNP를 지지할 가능성 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예를 들면 스코틀랜드는 영국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 는 스코틀랜드 유권자의 66%가 SNP를 지지했다. 노동당을 지지한 사람은 17% 에 불과했다. 자신의 정체성이 영국보다는 스코틀랜드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절 반에 가까운 유권자도 SNP를 지지했다. 노동당을 지지한 사람은 28%에 그쳤다. 정체성과 노동당에 대한 지지의 상관관계를 보면 영국적 정체성을 우선 또는 182

주제발표 Ⅱ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한 이해 영국은 스코틀랜드와 다르다 고 생각할수록 노동당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따라서 SNP 성공은 스코틀랜드 정체성과 깊은 관련 있다고 할 수 있다. <표 8> SNP 지지의 인구학적 특성 변수/정당 SNP 노동당 보수당 Others Total 지역 성별 연령 주관적 사회계층 종 교 정체성 Urban 43 28 11 18 100 Rural 45 25 14 16 100 Male 46 24 12 18 100 Female 43 29 12 16 100 18-34 43 24 7 26 100 35-54 47 28 10 15 100 55+ 42 26 17 15 100 Working Class 47 33 7 13 100 Middle Class 37 16 22 25 100 None 53 17 14 16 100 None 47 25 9 19 100 Church of Scotland 44 26 15 15 100 Catholic 43 36 9 12 100 Scot not Brit 66 17 3 14 Scot > Brit 49 28 7 16 Scot = Brit 29 33 22 16 Scot < Brit 22 28 22 28 Brit not Scot 24 35 23 18 Other 31 23 20 26 100 (N=366) 100 (N=400) 100 (N=387) 100 (N=59) 100 (N=129) 100 (N=72) (Sources: Scottish Election Studies 2011) 183

제3패널 : 대안정당 <그림 2> 정당 이미지 (Sources: Scottish Election Studies 2011) <표 9> 정당의 과업수행 평가 구분 Scottish Govt 스코틀랜드 국민당(%) 노동당 in govt(%) Very Good 14 4 Fairly Good 42 27 Neither 25 26 Fairly Bad 12 25 Very Bad 8 18 Good - Bad +36-12 (Sources: Scottish Election Studies 2011) 2011년 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SNP가 승리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 중 하나 는 위의 <표 9>에서 보듯 집권당으로서의 실적이다. 스코틀랜드 유권자 10명 중 5.6명은 SNP가 스코틀랜드 집권당으로서 과제를 잘 수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반 면 노동당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긍정적 평가에서 부정적 평가를 뺀 수 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