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일 시 : 2016년 5월 10일(화) 14:00~17:00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주 최 : 김영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주관: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프/로/그/램 13:30~14:00 등록 14:00~14:10 개회사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영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14:10~15:40 사회 :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주제발표> 20대 총선 이후 정치정세와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고 원 ( 前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치학 교수)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유철규 (성공회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복지국가 측면에서 본 2017 대선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15:40~15:50 휴식 15:50~16:30 <지정토론>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대표이사)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16:30~17:00 종합토론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주제발표 1 20대 총선 이후 정치정세와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고 원 前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치학 교수
>>> 주제발표_1 20대 총선 이후 정치정세와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고 원 前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치학 교수 1. 총선 결과와 문제 제기 2. 총선 결과의 주요 특징과 정치적 의미 3. 향후 정치정세의 전망 4. 사회운동과 노동조합운동의 방향과 과제 1. 총선 결과와 문제 제기 20대 총선이 끝났다. 총선 결과는 대다수 여론조사기관과 정치분석가들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서 여당의 참패로 결말났다. 전문가들의 예측이 크게 빗나간 데는 여론조사 기법 의 문제도 있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선거패러다임의 변화=민심의 변화를 꿰뚫어 보지 못하고 기존 패러다임에 맞춰 정치현상을 해석했기 때문이다. 총선 결과는 우리들에게 많은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총선 이후 결과를 놓고 수 많은 평가들이 나왔다. 그러나 예측과 마찬가지로 평가 역시도 그 핵심을 정확하게 짚 어내지는 못하였다. 무엇이 선거패러다임의 변화인지? 선거패러다임 변화를 가능케 한 동력은 무엇인지? 이번 투표 결과를 어떤 구도로 설명해 낼 수 있는지? 총선 결과에 담 긴 정치적, 사회적, 나아가 역사적 맥락과 함의는 무엇인지? 이런 좀 더 근본적인 질문 들에 대한 답이 나와 줘야만 이번 총선의 의미가 제대로 천착될 수 있다. 3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이번 선거에서 야권세력의 지리멸렬과 무능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새누리당에 대 한 심판의 모습은 뚜렷이 나타났다. 이를 통해서 한 가지 확실해진 사실은 한국 사회의 정치가 더 이상 기울어진 운동장 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한국 사회를 보수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으로 규정해 왔다. 하지만 한국사회 세력구조의 더 본질적 맥락은 수구보수 우위 구도의 점진적 소멸 이다. 물론 국가기구, 언론, 재정 기반, 지지층의 조직화 상태 등에서 수구보수가 여전히 우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 고, 더 중요한 사실은 대중의 마음을 기울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박근혜-새누리당 심판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들도 여럿 나타났다. 무엇보 다 야권 분열과 재편으로 양당체제에 입각한 양자대결구도가 깨지고 삼자구도로의 변 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一 與 多 野, 여소야대, 야권연대와 같은 전통적 프레 임들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한 개념인지 근본적 재검토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3자구 도가 어떤 배경과 요인에 의해 출현한 것인지, 3자구도가 과연 얼마나 지속가능할 수 있는 것인지, 나아가 차기 대선도 3자구도로 치러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거 리이다. 우리가 이번 총선에서 핵심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질문은 유권자들이 87년 체제 에 대해 과연 어떤 태도를 갖게 되었는가이다. 3자구도의 출현은 과연 대중이 87년 체제에 대해 전면적인 회의를 제기하고 이를 무너뜨려야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87년 체제의 테두리 안에서 전개되는 패권의 이합집산에 불과한 것인가? 만약 87년 정치체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내포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단계와 수준으 로 평가될 수 있는가? 이번 총선 결과는 향후 정치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노동조합운동의 방향과 전략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총선 직전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여당의 압승을 점쳤고, 여당의 압승으로 박근혜정부-새누리당의 민주주의 후퇴, 친재벌 경제 정책, 노동개악 등이 더욱 거세게 시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상황은 다소 반대 로 전개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분석과 처방이 필요하다. 2. 총선 결과의 주요 특징과 정치적 의미 이번 총선을 세대구도로 해석할 수 있는가? 이번 총선에서는 2,30대의 투표율 약진이 4
주제발표 1 _ 20대 총선 이후 정치정세와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 전체의 투표율은 4년 전보다 3.8% 오른 58.0%였다. 투표율 상승을 견인한 것은 2,30대 청년들이었다. 제19대 총선 투표율과 제20대 총선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비교한 결과, 19~29세 청년들의 투표율 상승폭은 7.3%로 가장 높았고, 30대 4%, 50대 2.6%, 60대 이상 2%, 40대 0.8% 순서로 투표율 이 올라갔다. 이처럼 2,30대의 투표율 상승은 새누리당 심판과 야권 정당 약진의 가장 중요한 견인차가 되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세대적 동기로 이번 총선을 해석하려고 시 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세대 간 대결구도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줬던 18대 대선과는 명백 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2,30대의 투표율 증가라는 요인으로는 국민의 당이 약진한 현상을 설명해 내기 힘들다. 왜냐하면 2,30대는 주로 더민주당과 정의당 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령대별 투표자수 변화를 가중치로 부여해 주면 2,30 대의 투표율 증가가 미친 영향은 5,60대 투표율 증가가 미치는 영향과 비교해 생각보 다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한다. 따라서 5,60대의 투표율 증가 및 투표향배가 어떤 역 할을 했는지도 중요한 독립변수로 설정해 줘야 한다. 정당투표와 지역투표는 각 정당의 승패에 어떻게 작용했나? 아래 표에서 19대 총선과 20대 총선의 정당투표 변화를 살펴보면 국민의당은 보수진영과 개혁진보진영에서 각각 거의 1:1로 득표율을 잠식했다. 이는 보수진영과 개혁진보진영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제3지대에 효과적으로 결집해냈음을 나타낸다. 크게 보아 1:1:1의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표 1> 19대 총선과 20대 총선의 정당투표 변동 비교 19대 총선 (비례의석수) 20대 총선 (비례의석수) 차이 (비례의석수) 새누리(+선진)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통진) 42.8(46.0) 36.5-10.3 25석(27석) 21석 - 6석 33.5 25.5 26.7 7.2 17석 13석 13석 4석 -9.7(-12.5) -11.0-3.1-8석(-10석) -8석 +13석 -2석 그런데 지역투표의 경우는 양상이 조금 다르게 전개된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충돌했던 수도권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은 19대 총선과 비교해 볼 때 평 균적으로 10% 이상 하락한 추세를 보여준다. 이에 반해 더민주당은 19대 총선 때 득표 율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이 속에서 국민의당 후보들은 평균 15% 정도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국민의당 후보들이 새누리당 표를 10% 5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가량 잠식한 반면에 더민주당 표는 거의 잠식하지 않았거나 약간만 잠식했다는 것을 나 타낸다. 이런 현상은 국민의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클수록 뚜렷이 나타난다. 과거 새누 리당을 지지했던 층은 이탈해서 국민의당이나 더민주당 후보들을 찍은 반면 과거 야권 성향 지지층은 상당정도 전략적 분할투표로 더민주당 후보들을 지지한 결과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역할은 어느 정도로 평가할 수 있나? 국민의당은 박근혜-새 누리당 심판정서와 더민주당에 대한 실망정서를 적절하게 잘 활용하여 제3지대에 모아 냄으로써 일약 38석을 가진 제3당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독립변수 효과가 과장되어서 는 안 된다. 국민의당 없이 기존대로 양자구도대로 치러졌다면 어떠했을까? 이를 추정 하는 데 참고가 될 만한 지표는 더민주당이 9석을 획득한 영남의 지역투표 결과이다. 영남에서는 국민의당 후보들이 출마하지 않았거나 출마했어도 크지 않은 득표율을 기 록했기 때문에 새누리당 표를 잠식해서 더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기 힘들다. 부산에서 더민주당 후보들의 약진은 박근혜-새누리당 심판정서를 동력으로 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렇게 보면 수도권에서도 국민의당이 없었어도 박근혜 -새누리당 심판정서를 동력으로 더민주당이 어느 정도는 선전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그 파괴력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다. 3자구도가 형성될 수 있었던 조건은 1차적 으로 박근혜-새누리당 심판정서이며, 2차적으로 국민의당이 5,60대 적절한 포지션과 스탠스를 지켜냄으로써 보수적 스윙보터들과 더민주당에 실망한 야권지지층을 잘 흡수 해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만약 박근혜-새누리당 심판정서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면 3자구도가 형성되기 어려웠거나 오히려 야권분열로 야권에 타결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3자 구도는 반사적이고 조건적이어서 아직 불안정하거나 유 동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선거에서 보수층 균열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보수층 균열이 현실로 일어난 것은 1997 년 IMF사태 와중에서 치러진 대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경제에 대한 위 기의식이 첨예하게 고조될 때 보수층의 균열이 일어난다는 가설이 성립될 수 있다. 보 수층 균열과 양당체제 균열이 경제위기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정황은 자영업자들 의 여론동향에 잘 나타난다. 아래 표를 보면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해 왔던 자영 업자들이 크게 이탈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웬만하면 경제상황의 어려움에도 불구하 고 새누리-보수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자영업자들이 이탈한 것은 경제위기의식의 강도 가 매우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6
주제발표 1 _ 20대 총선 이후 정치정세와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표 2> 국회의원선거 투표 후보 [문3] 님께서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음 중 어느 정당 소속 후보에게 투표하셨습니까? (단위 : %) Base=투표자 조사완료 사례수(명) 목표할당 사례수(명) 새누라당 후보 더불어 민주당 후보 국민의당 후보 정의당 후보 다른정당 후보 무소속 후보 모름/ 무응답 전체 (912) (912) 30.8 41.5 16.7 1.8 0.8 3.7 4.8 100.0 직업 농/임/어업 (35) (34) 52.0 23.2 19.2 0.0 0.0 3.4 2.2 100.0 자영업 (151) (144) 37.3 39.6 13.4 0.7 0.0 3.6 5.4 100.0 판매/영업/서비스 (53) (53) 34.8 26.6 21.7 4.9 3.2 3.1 5.7 100.0 생산/기능/노무 (48) (45) 18.7 41.8 24.5 5.5 2.2 6.2 1.1 100.0 사무/관리/전문 (265) (280) 17.9 59.1 14.8 2.2 0.6 0.8 4.5 100.0 주부 (199) (183) 45.5 27.6 14.8 1.2 1.5 5.4 4.0 100.0 학생 (68) (77) 11.4 47.2 23.7 2.6 0.0 6.6 8.6 100.0 무직/기타/무응답 (93) (96) 42.0 17.5 17.5 0.0 0.0 5.5 5.5 100.0 계 Base=투표자 <표 3>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위한 정당대표에서는 어느 정당에 투표하셨습니까? (단위 : %) 조사완료 사례수(명) 목표할당 사례수(명) 새누라당 후보 더불어 민주당 후보 국민의당 후보 정의당 후보 다른정당 후보 모름/ 무응답 전체 (912) (912) 28.0 27.9 27.4 7.5 3.7 5.5 100.0 직업 농/임/어업 (35) (34) 46.8 25.5 22.2 1.7 0.0 3.9 100.0 자영업 (151) (144) 36.1 21.2 29.4 5.7 2.1 5.6 100.0 판매/영업/서비스 (53) (53) 37.6 31.4 22.0 3.3 1.9 3.8 100.0 생산/기능/노무 (48) (45) 19.6 31.3 30.4 14.7 2.2 1.8 100.0 사무/관리/전문 (265) (280) 16.4 35.7 28.9 12.5 2.9 3.6 100.0 주부 (199) (183) 37.2 21.8 23.4 2.9 7.5 7.3 100.0 학생 (68) (77) 17.4 37.5 23.7 8.0 4.0 9.3 100.0 무직/기타/무응답 (93) (96) 32.4 16.1 34.5 5.0 4.0 7.9 100.0 계 대중은 왜 양당체제를 다당체제로 바꿨을까? 이와 관련하여 최장집 교수는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확고한 사회적 컨센서스에도 불구하고 이를 역행한 박근혜 정부-새누리당 의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행태에서 이번 총선 결과를 해석하고 있다. 물론 그런 측면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리는 경제위기에 대한 사회적 불안의식을 주목해야 한다. 대 중이 87년 정치체제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자신의 삶의 문제에 대해 철저히 거리가 멀고 심지어 반동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정치엘리트 7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들의 패권체제에 불과하고 이를 어떻게든 무너뜨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절박감에 기 초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조건적이고 반사적이지만 본질적으로 87년 정치체제를 구성하는 패권적 양당체제와 정당지배구조를 부분적이지만 무너뜨렸다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번 총선은 87년 체제가 낳은 패권주의에 대한 공격과 해체를 핵심으로 한다. 이명박-박근 혜 정부로 내려오는 패권적 통치행태, 지역주의를 배경으로 재생산되어 온 지역패권, 비민주적 정당지배구조를 강화해 온 여야 모두의 계파패권이 대중의 분노와 심판의 표 적이 되었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패권적 통치행태와 그 내부의 친박패권은 물론 이고, 야당의 지역독점과 야당 내부의 계파카르텔이 크게 와해되거나 약화되었다. 이는 다자구도를 형성한 14대 정주영의 국민당, 15대 김종필의 자민련과 외견상 유사 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거의 그것이 1노3김 정치에 식상한 제3지대 무당파 유권 자를 기반으로 하거나 특정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대항패권을 구성하고자 했던 현상이 라면, 이번 총선의 양상은 지역주의를 뛰어넘고 있고, 나아가서는 삶의 위기를 초래한 여야 모두의 패권적 기성질서(정당패권+지역패권+계파패권)에 대한 심판과 해체의 의 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내용이 질적으로 다르다. 호남에서 더민주당의 몰락을 어떻게 봐야할까? 박근혜정부-새누리당에 대한 심판과 더민주당의 제1당 등극 그리고 호남에서 더민주당의 몰락은 모순된 것으로 보인다. 그 러나 87년 체제의 하위체제로서 패권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면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호남에서 더민주당의 패권체제에 대한 공격은 지역을 기반으 로 한 거대정당들의 적대적 공생구조의 특징으로 인해 영남과 서울 강남벨트에서 새누 리당의 패권주의를 무너뜨리는 데 촉진적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이 양면성을 가졌다는 점도 유의해서 봐야 한다. 20대 국회에 선출된 정치주체들(정당+국회의원)은 사회적 의제들을 처리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가치/비전/ 전략들이 준비 안 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대중은 87년 체제=패권체제를 무너뜨리기 위 해 국민의당을 도구로 활용했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낡은 진영논리를 극복하 는 데는 유용한 도구로 기능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낡은 이념논리를 넘어서 새로운 이념을 구성하는 데는 전혀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기계적 중립과 이념적 중도에 함몰된 모습은 기존 질서를 넘어서기는커녕 오히려 퇴행적일 수도 있다 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이승만 국부발언이 그것이다. 국민의당이 정권교체의 8
주제발표 1 _ 20대 총선 이후 정치정세와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주역으로 역할하려면 20~30대, 개혁진보성향 유권자들을 흡수할 수 있는 가치와 정책 들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한편 기존의 낡은 인물과 세력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임으 로써 각 지역에서 구태, 토호집단들이 부활하는 모습조차 보이는 것은 국민의당이 또 하나의 변형된 패권으로 등장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3. 향후 정치정세의 전망 이번 총선은 87년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대중적 행동이 개시되었다는 점에서 본질적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패권적 정치체제에 대한 공격의 형태로부터 출발했다. 87년 체 제란 대통령 5년 단임제, 소선거구제,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양당제를 기둥으로 지탱되 는 정치체제이다. 정치권의 패권체제는 그 같은 87년 체제가 낳은 하위체제이다. 또한 87년 체제는 정치체제와 조응하는 특정한 사회경제체제를 내포한다. 바로 양극화, 불 평등, 저성장, 일자리, 저출산 등 한국사회에 수십 년 동안 누적되어 온 문제들은 87년 체제의 사회경제적 결과이다.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 패권체제는 상당정도 무너졌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향후의 정체정세는 이를 기점으로 해서 해석되어야 한 다. 왜냐하면 향후의 정치정세는 여러 가지 계기들을 활용하면서 87년 체제의 정치경 제구조들을 무너뜨리려는 대중의 행동을 기축으로 해서 전개되고 정치엘리트집단들의 행동 또한 그로부터 파생되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87년 체제의 정치경제적 구조를 무너뜨리려는 대중의 행동은 점차 본격화되고 가속화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의제로는 87년 체제를 지탱하는 정치시스템(5년 대통령단임 제 폐지, 소선거구제 개선, 대통령결선투표제 도입 등)에 대한 개혁 요구가 증대할 것이 다. 경제적 의제로는 87년 체제 하에서 해결이 지연되어 온 불평등, 양극화, 저성장, 일 자리 문제 등에 대한 구조적 해결을 요구하는 압력이 더 커질 것이다. 대중의 행동이 어떤 양상으로 표출될지는 좀 더 관찰이 필요하다. 거리와 직장에서의 직접 행동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정들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해 서 추정해 보면 대중은 직접적 저항행동보다는 선거 등을 매개로 정치엘리트집단 간의 다양한 균열을 활용하면서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을 압박해 나갈 개연성이 커 보인다. 대중행동과 정치노선의 상관성 문제이다. 대중행동과 정치노선을 섣불리 연결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대중은 주어진 역학관계 속에서 그것이 중도이든, 보수이든, 진 9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보이든 다양한 계기들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삶을 억압하는 87년 체제의 기제들을 무너 뜨리려 할 것이다. 낡은 수구보수노선과 낡은 진보노선(혹은 중도노선)을 견지한다고 보이는 집단은 87년 체제가 낳은 화석화된 세력으로 규정되어 지속적인 퇴출압력을 받 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중의 열망과 행동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인 정책적 대안으로 만들 어내고 나아가서 체제전환으로까지 연결해 나갈 수 있는 정치적 지도력이 전혀 형성되 어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친재벌-반노동 중심의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적인 전통적 성장전략을 여전히 강하게 고수하고 있다. 더민주당과 국민 의당 역시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성장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아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대안적 비전과 전략을 거의 갖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주체 형성의 결 여에서 오는 불일치는 대중과 정치엘리트집단 간의 관계를 매우 갈등적이고 유동적인 양상으로 만들 것이다. 어떤 한 집단이 대중의 선택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가 일순간 외 면을 받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벌어질 것이다. 좀 더 현실적 문제로 내려와서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앞으로 정국운영에서 어떤 자 세를 취할까? 지금까지의 패권적이고 독단적인 태도를 전환할 것인가? 야당 및 시민사 회와 타협할지, 아니면 기존의 독단적 자세를 유지해 나갈 것인가? 그 여하에 따라 정 국은 거센 충돌이냐, 타협이냐가 결정될 것이다. 합리적 선택의 견지에서 보면 어느 정 도 타협이 가능한 토대는 있어 보인다. 더민주당이든 국민의당이든 지금 중도 보수적 색채를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고, 현재 야당들의 체제가 정비가 안 되어 있거나 취 약하기 때문에 박근혜정부의 정책기조를 크게 흔들기 힘들어 보인다. 이런 조건에서는 박근혜정부로서도 타협의 유인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집단이 항상 합리적으로만 행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어떤 노선을 선 택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4. 사회운동과 노동조합운동의 방향과 과제 패권체제를 무너뜨린 것은 기성질서의 일부를 파괴한 것이지 새로운 질서를 창조한 것 이 아니다. 기성질서를 보다 전면적으로 파괴하기 위해서도 87년 체제에 대한 대안적 비판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제는 대중의 행동이 87년 체제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로 좀 더 확대되고 전면화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87년 체 10
주제발표 1 _ 20대 총선 이후 정치정세와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제를 대체하는 대안적 질서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대중의 갈망을 새로운 사회질서에 대한 가치와 비전으로 구체화 하는 담론을 만들어야 한다. 87년 체제에 대한 대안논쟁의 한 부분으로서 개헌, 선거제도개혁 등 정치개혁 논의가 가속화 될 것이고, 중요한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불완전한 선거혁명을 87년 체 제 전반에 대한 문제로 끌고 갈 수 있는 정치주체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의제 해결능력 을 갖춘 정치주체를 형성하는 긴 호흡의 플랜이 필요하고, 그런 차원에서 정치권과 사 회운동이 상호협력을 통해서 차기 지방선거를 포함해 주요 정치일정 속에서 20~40대 정치세력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번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친 가장 궁극적 변수는 경제 현실에 대한 극도의 위기의식 이었다고 판단된다. 사회양극화, 불평등, 비정규직, 청년실업, 가계부채 등 사회문제는 수십 년 동안 누적되어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이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분노가 이번 총선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는 장기간의 침체와 더불어 몇 가지 주력 산업 분야조차 구조조정이 요구되는 등 심각한 위기가 이미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조조정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고 있는 것처럼 경제개혁을 둘러싼 비용의 사회적 배분을 놓고 사회적 논쟁과 갈등이 확산되어 나갈 것이다. 따라서 87년 체제 이후의 새 로운 체제의 가치와 비전이 경제적 문제와 잘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운동이 직면한 문제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대중의 요구와 정치엘리트들의 무능력 사이의 괴리와 불일치이다. 1997년 IMF사태 때 겪었던 것처럼 여당이든 야당이든, 보 수든 진보든 사회구조개혁의 비용을 기득권집단의 이해관계에 유리하게 배분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운동이 이를 보이콧할 수 없는 이유는 담론과 토론 그리고 해결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도출이 정치권, 특히 정당과 국회 를 중심으로 해서 전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운동은 아래로부터의 연 대와 동원전략만으로는 부족하고, 정치권에 자신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강력한 네트 워크 축과 운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여-야, 보수-진보의 경계가 모호해진 조건에 서 특정한 정치집단과의 배타적 지지-후견 전략만으로는 부족하고 정치권 전반을 가로 지르는 네트워크의 형성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사회개혁에 대한 큰 틀의 합의와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87 년 체제의 정치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향이 될 것인 바, 일차적으로 양극화, 불 평등, 비정규직, 가계부채 등의 문제들을 양산해 온 사회시스템과 정책의 흐름들을 역 11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전시키는 최소 목표에 대한 합의를 공고히 하고, 그 위에서 사회운동과 정치권이 튼튼 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각종 특혜와 정책자금을 통해 육성 된 거대기업들의 이득이 재벌 대기업 소유주들의 자산 증가와 계열사의 증가, 경영인들 의 엄청난 연봉으로 돌아가는 현실, 엄청난 주가 상승과 이익 배당에도 불구하고 오히 려 세금은 감면되었고, 국민들에게 주어지는 보편적 복지는 여전히 오래 전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고통분담이라는 미명 하에 국민의 희생을 요구하 고, 고액의 연봉과 배당을 받으면서 기업을 운영하던 경영자와 재벌은 거의 책임지지 않는 현실, 정부 관리들과 국책은행들은 부실관리와 부실투자에 대해 전혀 책임지지 않 는 현실, 이런 사회구조를 전환시킨다는 큰 틀의 목표와 그 해결에 필요한 핵심수단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공동목표로 삼아 활동해 나가는 네트워크를 형성하 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운동, 특히 노동조합운동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구조적 흐름을 역전시키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운동이 선제적으로 기득권을 내려 놓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조합운동은 더 이상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운동도 아니고 정부 나 자본의 행동에 따라 반응하는 수동적인 주체도 아니라는 인식을 스스로 확립해야 한 다. 단순히 노동의 자기 문제만을 해결하기에 급급한 이익집단의 모습을 넘어서서 한국 의 사회경제 전반 나아가 정치개혁의 문제까지 능동적 해결자로서 나서고자 하는 적극 적 모습으로 변신해야 한다. 그러자면 노동조합운동은 당장 전개되고 있는 경제구조조정에서부터 전향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구조개혁은 흔히 뼈를 깎는 이라고 수식하듯 매우 고통스런 과정을 수 반할 뿐 아니라 재정 및 통화정책과는 달리 다수를 상대하면서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만큼 지난한 정치과정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구조개혁에는 이해당사자 주체들이 치 밀한 정치 전략을 세울 것을 요구한다. 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의 와중에서 구조조정 에 노동계가 잘못 대응한 결과 우리 사회에 만성적 고용불안과 사회양극화가 급속히 진 전된 사례는 치밀한 정치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정부의 노동개악(쉬운 해고, 취업규칙 일방개악, 비정규직 확대 등)에 치열하게 싸우고 친노동세력들의 사회연대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총 선에서 박근혜정부를 심판하는 것으로 노동시장구조개악이 저지되는 것도 아니다. 박 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해온 친재벌-반노동 정책(특히 정규직 과잉보호론에 입각 한)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포용과 나눔과 참여 전략이다. 노동조합운동이 고용 유지에 12
주제발표 1 _ 20대 총선 이후 정치정세와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만 집착하여 구조조정을 회피하거나 이에 저항하는 것, 혹은 사내하도급, 비정규직 노 동자부터 잘라내려고 시도하는 것은 결국 노동조합운동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스스로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구 노력과 함께 비정규직이나 파견근로 자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와 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요구해 나갈 때 고용 안 정에 대한 제대로 된 해결책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노동 조합운동은 구조조정과 나아가 사회구조개혁을 둘러싼 사회 전반의 논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와 개입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한다. 노동조합운동세력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 를 시민사회의 문제로 풀어나가는 능력( 노동의 시민화-시민의 노동화 )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13
주제발표 2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유철규 성공회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주제발표_2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유철규 성공회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Ⅰ. 한국경제상황 : 저성장 위기론 의 실제( 實 際 ) Ⅱ.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그리고 노동과 소득의 연관파괴 문제 Ⅲ. 제조업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 과제 I. 한국경제상황 : 저성장 위기론 의 실제( 實 際 ) 1. 저성장 위기론의 부각: 성장담론으로의 (재)전환 저성장 위기론은 지난 수년간 제기된 경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기본 이슈들을 일거에 대체하는 계기. 고용없는 성장, 양극화(대-중소기업 관계 및 소득분배의 악화), 내수부진 17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2015년 이후 성장률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됨. 특히 수출증가율 둔화가 부각됨. 2015년 7.9%, 2016년 1월 18.8%, 2월 12.2%, 3월 8.2% (현상)중국의 서비스업 비중 증가, 수출비중 감소 (2월 대중국 수출 전년대비 12.9%) (현상)한국 수출의 약 17%가 석유류 제품 등 유가 관련 품목 이를 계기로 경제이슈(담론)을 성장담론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됨. 경제민주화 이슈가 죽고 경제활성화로 전환 3%대 저성장 위기 (전경련, 이슈페이퍼 213호. 2015.4.29.), 2% 성장률 고착화 (LG경제연구원, 2015.7.7.) 저성장위기론 이 하나의 통념으로 확산될 수 있음. 그 배경은 1998 외환위기이전 고도성장기에 대한 기억 고도성장에 대한 집착과 향수는 여전히 한국사회의 특징(747 공약) 1998년 외환 위기이후 한국경제에 관한 재계의 주요 담론의 하나가 저성장론 재계의 경제위기론은 1980년대 말, 90년 초 등 수차 반복됨. 2. 저성장의 실제 잠재성장률이 1980년대 8%에서 2011년 이후 평균 3% 정도로 낮아진 것은 사실임. OECD, 2005 2014년 경제전망 (2015.6.29.) 지난 10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연평균 3.7%)은 OECD 34 회원국 중 6위. 동기간 OECD 전체 평균은 1.5% 1인당 GDP 3만달러대 이상 국가군과 비교할 때 한국이 가장 높음. 2005~2014년까지 연속 (+) 성장세를 기록한 국가는 한국과 폴란드, 이스라엘, 호주. 18
주제발표 2 _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소득수준의 증가에 따라 잠재성장율이 하락하는 현상은 일반적임. < 소득수준과 노동생산성 증가율 > 인용 출처: 강두용외, e-kiet 산업경제정보(610) 평균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면, 저성장이 문제가 되는 것은 두 가지임. 다수 경제주체가 느끼는 경기 침체는 평균의 문제가 아니라 불균형과 분배악화의 문제 OECD 평균자체가 하락한 경우 3. 세계경제의 저성장(OECD 평균 성장률의 하락) 2007~2008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8년여 시간이 흘렀지만 위기를 낳은 원인을 해소 못 함. 금융자산(즉, 부채)의 확장은 계속 진행됨. 새로운 부채로 부채를 덮고 있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축적조건의 정비가 불가능 세계 GDP 대비 비금융부문 부채는 위기이전에 비해 40여%p 증가. 금융자산은 이자, 배당, 지대의 형태로 이익을 청구하는 권리를 가짐 가치창출의 속도보다 이에 대한 청구권의 증가 속도가 빠른 구조 지속. 19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세계적 불균형 지속 이로 인해 한국의 수출 둔화가 구조적이고 지속될 가능이 존재 (중국문제나 유가문제에 앞서는 문제) 4. 수출 증가율의 둔화와 제조업의 한계 금융위기이후 세계교역의 소득 탄력성 하락 < 세계 GDP에 대한 세계무역의 탄력성 > KIET 산업경제(2015.6) 수출증가율의 추세적 하락 < 수출증가율(실질, 3개년 평균치, %) > 한국은행, 국민계정, KIET 산업경제(2015.6) 20
주제발표 2 _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수출둔화는 제조업 매출액둔화에 반영됨.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 2013년 0.7% (2010년의 경우 18%) 시장점유율의 추세적 유지 < 주요국 시장에서 한국 시장점유율 > KIET 산업경제(2015.6) 시장점유율은 유지되나 수출증가율은 떨어진다면 수출의 확장은 구조적으로 어려울 것임. (한국 수출시장 자체의 위축) 따라서 향후 제조업과 수출에 의존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됨 부가가치 기준으로 제조업의 비중은 유지되나, 고용기준으로는 탈공업화가 급속히 진행 5. 인구구성의 변화와 인구정체 소득증가에 따라 인구증가율 감소는 일반적 현상임. 한국의 경우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출산율이 특히 낮다는 점이 문제가 됨. 21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 국가별 고령화 속도 추이 비교 > 금융연구원(2013), 저성장 고령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토론회자료 고도성장을 지탱한 것은 제조업이고 이 제조업의 확대를 뒷받침한 것은 노동력의 공급임. 고용측면에서 제조업의 한계를 보는 것은 자연스러움 탈공업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음. < 주요국의 고용 및 경상 GDP중 제조업의 비중 > 자료: 한국은행(2002), 내외수산업 균형성장을 위한 과제, 금융경제연구원. 2015년 30대 그룹의 투자는 18% 증가. 30대 그룹의 고용 인원이 0.44% 감소. 인구절벽론 (Harry Dent, 2014, The Demographic Cliff) 류의 논의는 흥미로우나, 한국의 경우는 우선적으로 현재 존재하는 청년을 고용하지 못하고, 현재 존재하는 여성 노동력을 고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음. 22
주제발표 2 _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6. 소득분배 불균형과 저성장 소득분배와 성장의 관계에 대한 국제적 인식의 변화. 상위 20% 계층의 소득 몫이 1% 포인트 증가하면 이후 5년 동안 GDP는 연평균 0.08% 포인트 감소한다. 따라서 (경제성장의) 혜택은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 는다. 반면에 하위(저소득층) 20%의 소득 1% 포인트 상승은 경제성장을 연평균 0.38% 포인트 높인다 (Era Dabla-Norris at al., (2015), Causes and Consequences of Income Inequality : A Global Perspective, IMF, Staff Discussion Notes No. 15/13) OECD(2014) 스티글리츠(2015, Rewriting the Rules) 서머스(2015, Report of the Commission on Inclusive Prosperity) 오바마의 최저임금인상안 대다수 선진국에서 실질임금이 노동생산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 격차가 커진 것이 노 동소득분배율 저하의 원인으로 파악됨. (한국의 경우는 특히 심각함). < 노동생산성과 실질평균임금 지수 추이 (2005~2012) > Era Dabla-Norris at al.(2015), p.14 23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소득분배의 악화와 고소득층의 금융자산축적은 상호 강화함. 저소득층(담보부족계층)의 금융배제 및 고금리 부과 수요둔화의 주요 원인을 제공 임금으로 제공되는 대중 구매력의 약화와 조세로 조달되는 정부재정의 억제는 수요 부족을 초래 기업은 세계화로 대응 기업은 설비에 재투자하지 않고 금융투자로 전환 악순환을 초래 가계소득에 대한 기업소득의 비율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음 < 한국 기업소득/가계소득 비율의 추이(1975-2010) > 한국은행 e-kiet 산업경제정보(549)에서 인용 한국의 한국 기업소득/가계소득 비율은 이미 OECD 내 최고수준에 이르렀음. 24
주제발표 2 _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 OECD 국가들의 기업소득/가계소득 간 증가율격차(2000-2010) > OECD e-kiet 산업경제정보(549)에서 인용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은 1995년 69.6%에서 2014년 64.3% 로 5.3%포인트 감소(하락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오스트리아에 이어 2위, OECD(2016), 구조개혁 중간평가보고서) 가계부채 해소없이 수요회복 불가능 가계소득을 구성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과 자영업 소득감소 부채로 자산가격을 떠받치는 구조는 경기 회복의 조건을 만들 수 없음 < 가계소비성향과 원리금상환비율 > 한국은행, 통계청(가계금융복지조사) e-kiet 산업경제정보(610)에서 인용 25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7. 최소한의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 내수부족을 수출로 메우는 시기는 지났음. 임금은 비용이 아닌 시장(수요)으로 전환. 내수제약의 주요요인 소득불평등 대기업 중소기업 불균형 금융의 공공성 해체(금융배제) 탈공업화와 제도개혁 제조업, 수출, 대기업 중심의 성장으로는 고용능력의 약화를 막을 수 없음 고용능력의 약화는 잠재성장률의 하락요인이 됨. 현구조속에서는 20년내 잠재성장율이 1%대로 떨어진다는 전망(OECD) 청년실업(고용불안)의 증가에서 보듯이 산업화시기의 일반적 생애패턴(교육을 마치고 평생직장에 들어가 가정꾸리고 은퇴하면서 집1채 남기는)에서 벗어난 인구가 늘어남. 한번 청년실업 상태에 든 자는 적절한 재교육(평생교육)시스템이 받쳐주지 못할 경우, 시간이 갈수록 제도적 노동시장에 재진입하기가 어렵게 됨(이력효과). 이는 기존 노동 력 재생산의 방식이 적절히 기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함. 청년세대의 일생에 걸친 소득능력 제약은 소비능력 제약, 주택 및 내구재 구입능력의 제약으로 나타나서 결국 거시적 소비구조에 변화를 일으킬 것임. 인구증가는 정체되는데 청년실업은 늘어나는 경우 정체되는 인구가 문제가 아니라 오 히려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는, 즉 이미 있는 인구(여성포함)도 생산적으로 활용 할 수 없는 경제구조와 이념적 편향에 문제가 있는 것임. 2000년대 이후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되어 온 지식기반경제 (이명박 정부시기의 녹색 26
주제발표 2 _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성장이나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가 모두 이론적으로는 지식기반경제에 의존) 맞춤형 상품생산의 시대에 부합하는 혁신과 교육시스템 참여없이 창의없다. A.스미드 이래 J.S,Mill에 이르는 고전경제학의 전통에서도 자본주의 성장이 무한히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은 공유되고 있었음. 정치경제학자라면 부의 증가가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음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제나 분명하게 깨닫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J.S.Mill, 정치경제학원리 4편, p.89). 많은 저자들은 부와 인구의 정지상태를 두려워하고 찾아오지 않기를 빈다...그러 나 정지상태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생산의 증가가 여전히 중요한 목 적이 되는 것은 오로지 세계의 후진국의 경우뿐이다. 가장 앞선 나라에서 경제적으로 필요한 일은 더 나은 분배이고 더 나은 분배를 위해서 빠져서는 안될 수단이 바로 인 구에 대한 더욱 엄격한 제약이다...자본과 인구의 정지상태라고 해서 인간적 향상이 정지된 상태를 함축하지 않는다는 점은 지적할 필요도 없다 (J.S.Mill, 정치경제학 원리 4편, p.89~96). 8. 소결 서구 자본주의 역사에서 보면 외형적 산업화가 정점에 도달하고 기존 방식의 시장 확대 가 더 이상 불가능해지거나 시장의 축소를 경험했을 때, 자본주의는 심각한 체제상의 위기를 경험했음. 1870-1890년대 공황 제국주의를 해법으로 세계 2차대전과 함께 세계시장의 1/3이 일거에 자본주의권을 벗어난 사회주의 경제 권의 성립 - 국내소비의 안정적 확대를 해법으로(실질임금의 증가와 복지제도의 확 장에 의한 사회적 임금의 안정적 확충) 정권마다 반복되는 동북아경제권의 형성 문제와 국내경제의 균형 회복의 문제는 각 각 위 두가지를 반영. 27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다시 말해 자본주의 역사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두 가지 대응책이 하나는 기존 축적 방식 의 양적 공간적 확대였고, 다른 하나는 고임금과 복지제도에 의해 뒷받침되는 안정적인 국내 소비시장의 확보와 국내 기업간 산업간 연관의 확대를 통한 국내 투자시장의 확대 였음. 1980년대 이후 한국경제가 미국시장에서 더 이상 점유율을 높일 수 없었고, 국내적으 로는 수익성 하락으로 표현되는 잠재적 자본 과잉 상태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또 산업 간 지역간 불균형이 자본축적의 제약조건으로 등장했을 때 한국자본의 선택은 무엇이었 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자본주의는 서구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나타난 두 가지 상 이한 대응책 모두를 일차적으로 시도했음. 아제국주의론, 인도네시아 대학생의 시위 주제에 한국 제국주의 문제가 포함되었 던 일. 양적인 산업화의 한계에 대한 또 다른 문제해결 시도, 즉 내부 시장의 재구축과 확대에 의한 방식은 1997년 경제위기 이후에 나타났으나 또한 극히 단기간 내에 급증한 가계 부채로 끝남(실질임금의 하락과 불안정 고용의 확대 국면에서의 소비 금융확대). 서구 의 경우 국내소비의 안정적 확대는 실질임금의 증가와 복지제도의 확장에 의한 사회적 임금의 안정적 확충에 의해 장기간 뒷받침될 수 있었던 것과 대비됨. Ⅱ.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그리고 노동과 소득의 연관파괴 문제 4차 산업혁명 을 둘러싼 논의와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부쩍 늘어남. 통상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 혁신을 1차 산업혁명이라고 한다면, 미국을 필두로 하는 대량생산시스템의 도입과 관련된 변화들을 2차, 1970년대 본격화된 정보통신 기술 혁명을 3차라 지칭함. 미국의 오바마대통령, 독일의 메르켈 수상이 수년전부터 언급 올 초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주요 주제로 논의 인공지능(AI), 로봇 기술,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 축적과 활용 등 새로운 과학기 28
주제발표 2 _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술의 등장에 주목 기존에 기업 간, 산업 간, 국가 간의 경계 안에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컴퓨터 기술과 인터넷 이용의 발전이 그 경계를 넘어 이전과 다른 차원에서 강하게 통합되는 상황을 일컫음. 이전의 생산 자동화 및 사무 자동화나 금융과 유통 혁신들 간의 경계 또한 넘어서서 융합과 통합이 진행되고 있음. 그 통합의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함. 이미 빅데이터와 머신 러닝 '(Machine Learning, 알파고처럼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것)을 결합해서 모든 제 조과정과 물류과정을 분석하고 통합하는 자동화 과정이 상용화단계에 들어서 있음. 인공지능기술을 정보통신기술의 연장선상에 놓인 기술적 최종 도달점으로 즉 3차 산업 혁명의 마무리로 보느냐 아니면 기존의 정보통신기술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기술혁명의 시작으로 보는가하는 논점 전자로 보는 경우에는 그간 진행되어 오던 일자리 부족 문제와 양극화 및 소득 불평 등이 보다 본격적으로 한층 강하게 나타나리라는 비관적 전망과 관련 후자 즉 새로운 과학기술혁명의 시작으로 보는 경우에는 과거의 산업혁명들이 그랬 던 것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술이 결국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희 망에 좀 더 가까워 보임. 현시점에서 보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창출보다는 일자리 파괴의 힘이 훨씬 강하다는 것이 보다 우세한 견해임. (예를 들어 1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의 육체노동 일자리를 창출했다면, 2차 산업혁명은 새로 사무관리직 일자리를 창출했고, 다음에는 서비스 산업에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 졌다. 그러나 기존의 자동화에 결합된 로봇기술과 인공지능은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 기에 앞서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가릴 것 없이 모든 산업에서 우선 생산능력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먼저 움직인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기술 바깥의 산업영역이 과거의 산업 혁명들에 비해 매우 협소하다는 것이다. 미국을 예로 들면 농업인구는 2%에 못 미치지 만 농업생산은 과잉이다. 이와 같은 일이 이제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도 동시에 나타나 게 되는 것이다.) 한 사회의 물질적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인구가 모든 산업에서 감소 29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하게 된다는 전망. ( 인간은 필요 없다 -제리 캐플런 스탠퍼드대 교수) 성역은 없음 - 인공지능이 쓴 소설의 문학상 예선을 통과 이 과정이 빠르게 전면적으로 진행되어 인구의 다수가 점점 더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된다면 노동(일자리)없이 소득없다 를 근본 원리로 하는 현재의 자본주의 경제시스템 은 견딜 수 없는 곤란에 처하게 될 것임. 경제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 노동을 소득과 연계시키는 룰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 는 상황 197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미드의 사회적 배당 개념(모든 사람에게 무조 건적으로 기본적인 수입을 제공하자는 것) 사회적 가치는 충분하나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노동에 대해 사회적 임금 을 지 급하는 방안(예를 들어 전업주부(남자든 여자든 간에)의 가사노동은 가정을 유지한다 는 사회적 가치가 충분하므로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제안) 노동운동의 과제 타영역(자의적 구분이지만) 사회운동과의 연대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 Ⅲ. 제조업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 과제 해운, 조선업종의 3개 社 를 구제하기 위해 양적완화 는 넌센스 그러나 해운, 조선의 문제는 한국 제조업 전반에 공통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더 넓은 시야가 필요. 1980년대 유럽 자동차 산업 위기시 영국의 대처정부와 프랑스의 미테랑 정부의 상반된 선택 산업적 차원에서 어떤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볼 기준은 없음 프랑스의 푸조는 (기억에) 다섯 번 국유화와 민영화를 반복하면서 살아 남음. 30
주제발표 2 _ 한국경제상황과 구조조정,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반면에 영국은 국적 자동차 회사가 현재 없음.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문제가 사회적 핵. 한국 제조업 비중변화의 특수성 (앞의 그림) 조선 3사의 경우 하도급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10만에 가깝다는 보도. 정부부처 수준에서 해결책을 찾기는 불가능해 보임(사회안전망의 획기적 확충을 기 대하기는 어려워 보임) 단기적으로 재고용을 조건으로 한 일시해고제(lay off) 제조업의 성장력과 고용창출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정부나 자본이 알아서 할 일(책임과 권한을 다 져라)로 둘 수 없음. 노동의 경영에 대한 책임과 권한의 불균형을 어떻게든 해소해야 함(노동자는 아무것 도 모른 채 시키는 대로 했는데 경영실패의 책임은 가장 많이 지게 되는 문제). 31
주제발표 3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주제발표_3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1)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Ⅰ. 문제제기 Ⅱ. 노조 역량에 관한 이론적 검토 Ⅲ.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배경과 담론적 쟁점 Ⅳ.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응하는 양노총의 주요 활동 평가 Ⅴ. 맺음말 I. 문제제기 박근혜정부가 2014년 8월부터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걸고 추진함으로 써 이를 둘러싼 노동정치가 뜨거운 사회갈등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청년들의 취업 난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을 해결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일반해고와 취업규칙변경의 요 건 완화와 비정규직의 사용 확대 등을 포함하는 구조개혁안을 강력하게 추진해오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정부는 노사정위원회를 활용하여 개혁 의 정당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 를 연출하려 함과 동시에 대대적인 언론 홍보활동을 집행하 여 우호적 여론을 확보하고 강화하려는 공격적인 담론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오고 있다. 또한, 청 정 당의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갖추어 공공기관 및 정부기구 등과 같이 공략 1) 이 글은 한국사회정책 (2016년 3월, 23권 1호)에 게재된 노동개혁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 박근혜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양노총의 대응을 중심으로 의 내용을 일부 수정-보완한 것임을 밝혀둔다. 35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용이한 조직부문에 대해 임금피크제 등의 수용을 각개격파로 압박-강제하는 전방위적인 공세가 펼쳐지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정부의 구조개혁 방향을 손쉬운 해고, 일방적 노동 조건 저하와 임금 삭감 그리고 비정규직 확대 등을 도모하려는 노동시장의 구조개악 이라 규정하며 강한 반발을 보이기는 하였으나, 그간의 진행에서는 양노총 모두 매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노총의 김동만 위원장은 5대사항 수용불가방침에 따라 지난해 4월 초 노사정합의를 무산시켰고 8월까지 총파업 등을 이끌며 결사반대의 투쟁을 펼치겠다 는 입장의 고수를 밝혀왔으나, 9월 15일에는 그 수용불가항목을 모두 포함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합의 를 수용하여 서명하였다. 한편, 지난 해 직선제를 통해 선출 된 한상균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는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4월 7월 9월에 총파업 및 궐기대회 등을 연이어 벌였음에도 조직 내외의 적극적인 호응 을 이끌어내지 못함으로써 정권이나 언론에 위협감을 줄 만한 위력적인 투쟁을 만들지 못 하였다. 이처럼, 정부여당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분명 모든 노동자의 삶을 더욱 위태롭게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개혁을 둘러싸고 협상에 나선 한국노총은 노사정합의 로, 총력투쟁을 벼르던 민주노총은 뻥파업 으로 자신이 공언한 바를 제대로 성취하지 못하 는 조직노동의 지리멸렬과 무기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2) 물론, 정부여당이 9.15 합의 이후 노동개혁 5대법안과 2대 행정지침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려 함에 따라 한국노총이 노사 정합의의 파기를 선언하고 민주노총은 민중총궐기 의 연이은 가두투쟁을 벌이기도 하였으 나, 여전히 박근혜정부의 노동개악 드라이브를 막기에는 역부족의 상황을 노정하였다. 다 행스럽게도 4.15 총선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준엄한 국민 심판이 이뤄져 20대 국회 여소야 대 의 입법권력지형이 조성됨에 따라 현 정부의 노동개혁은 한 풀 꺾이긴 하였으나, 정부여 당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2대 지침(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을 수용-확산토록 함과 동시에 산업구조조정을 명분삼아 박근혜표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 불씨를 살리 려 안간힘 쓰는 형국이라 정리할 수 있다. 그러면. 정부에 의해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시도되는 엄중한 상황하에서 조직노동은 왜 이토록 무기력한 것인가? 물론, 기울어진 협상에 참여하면서, 또한 장외의 총파업투쟁을 조직하면서 양노총의 지도부가 정부의 노동개혁정책에 대응하여 나름 노력해오고 있는 것 을 무시하거나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박근혜정부가 성사시키려는 노동개혁 이 노동시장이나 노사관계에 미칠 반노동적인 파급효과가 실로 심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 2) 양노총은 4월초 노사정합의의 무산 이후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에 맞서 연대투쟁을 추진키로 하였고, 양노총 산하의 공공부문 제조부문 및 금융부문 노조들 역시 공동투쟁본부를 꾸려 함께 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노사정위원회 복귀와 사회적 합의로 양노총 및 산하 조직들의 공동투쟁은 맥없이 흐지부지 되었다. 특히, 양노총의 공공부문 노조들은 임금피크제를 비롯한 정부의 2단계 정상화대책에 반대하는 강력한 공동투쟁을 추진하기로 하였으나, 실제에는 정부의 압박과 회유에 각개격파되어 힘 있는 투쟁을 제대로 벌이지 못하고 그들의 연대투쟁전선이 무너졌다. 36
주제발표 3 _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큼, 그 노동개악을 확실하게 저지하고 노동자권익을 온전하게 지켜주는 조직노동의 힘 있 는 대응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는 점에서 제 힘을 제대로 발휘치 못하는 노조운동의 주체 적 상황을 냉철하게 살펴보고 그 문제의 해법을 진지하게 찾아볼 필요가 있다. 현 정부가 여전히 그들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강행-완수하려는 만큼, 조직노동으로서는 그릇된 개 혁기조를 저지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힘 있는 대응을 만들어가는 것이 시급하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이 글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맞서 협 상과 투쟁을 전개해온 양노총이 왜 성공적인 대응을 이뤄내지 못하였는지에 대해 노조 역 량의 이론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현행 노조운동의 주체적 대응에 있어 어떠한 문제가 있는 지를 평가해보고자 한다. 사실, 그동안 노조운동의 침체와 관련하여 다양한 위기론이 제기 되며 노조활동에 있어 드러나는 많은 문제점들이 비판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3) 그런데, 노 조운동 위기론을 제기해온 기존의 연구에서는 우리 사회의 노동조합들이 보여주는 주체적 문제점들에 대해 다양하게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특정한 위기징후(예: 공공성 위기, 연대 성 위기, 민주성 위기, 자주성 위기 등)에 초점을 맞추어 조직노동의 특정 문제양태를 중심 으로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2015년의 연초부터 9월 15 일의 노사정 합의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에 맞서 한 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보여온 조직적 대응에 대해 노조운동의 전략적 역량이라는 분석적 관 점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4). 좀더 구체적으로, 최근의 노동개혁국면에서 각각 협 상노선(사회적 대화 참여)과 투쟁노선(총파업 동원)을 선택한 양노총이 현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구조개악 이라 규정하면서 이에 맞서 제시하였던 정책적 대안과 이를 저지하 기 위해 동원하였던 대응전략을 중심으로 그들의 운동역량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연구에서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둘러싼 치열한 노동정치가 전개되는 국면 에서 양노총이 전략적 역량을 어떻게 발휘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봄으로써 현재 진 행 중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해 우리 노조운동의 보다 실효성 있는 전략적 대응을 위해 서 뿐 아니라, 오랜 침체상황에 놓여 있는 노조운동의 재활성화를 위해 유익한 시사점을 도 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총선 이후의 변화된 정치지형하에서 노동시장개혁 에 대한 조직노동의 전략적 대응과제를 검토-제언토록 한다. 3) 이병훈(2004, 65-67)에서는 1990년대 초반 이래 노동운동에 대해 제기된 다양한 위기론으로서 공공성 위기, 계급대표성 위기, 정체성 또는 도덕성의 위기, 전략부재의 위기, 연대성 위기, 자주성 위기 등을 다양하 게 제기해온 선행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간추려 제시하고 있다. 4) 온라인매체를 중심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맞서는 노조운동의 무기력함, 특히 민주노총의 대응기조에 관해 날 선 비판(조건준 2015; 윤효원 2015)의 글이 게재되었으며,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노동운동 내부의 오열( 五 列 ) 로 규탄하는 정파적 댓글(예: 전국노동자정치협회, 2015)이 뒤이어 등장하기도 하였다. 37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Ⅱ. 노조 역량에 관한 이론적 검토 노조의 권력 또는 힘(power)은 노조가 조직차원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 는 능력(capacity)으로 정의해볼 수 있다. 5) Lévesque & Murray(2010)는 노조의 힘/권 력에 대해 크게 네 가지의 요소- (1) 노조 역량(union capacity), (2) 과거의 세력관계와 협상결과를 반영하는 제도적 지형(institutional arrangements), (3) 경제 정치 조 직 생태적 기회구조(opportunity structure), 그리고 (4) 각축적 관계에 놓인 다른 주체 들의 역량(rival's capacity) -로 구성되어 행사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2) (4)의 구성요소들이 노조운동의 외생변수로 주어진 것인 반면, (1) 노조역량은 노조가 주체 적으로 형성-실행하는 내생적인 변수라 할 수 있다. 6) 다시 말해, 세 가지의 외생적 조건들 이 주어진 가운데, 노조가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주체적인 역량을 갖고 발휘하는가의 여부 또는 그 정도에 따라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는 능력, 즉 노조 힘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의 자발적 결사체로서 조직 차원의 물적-동기적 (material & motivational) 자원을 활용하여 노동자 권익을 위해 사회경제적 환경을 바꾸 려는 운동조직(Offe & Wiesenthal, 1980)인 만큼, 기회구조에의 개입과 환경변화에의 적 응, 그리고 일관된 활동체계의 효과적인 구성과 가동을 담보할 수 있는 조직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Hyman, 2007) 이런 점에서, Lévesque & Murray(2010)는 노 조 힘의 핵심적 결정요인으로 노조의 주체적 역량에 주목하였으며, 노조역량을 권력자원 (power resources)과 전략적 능력(strategic capabilities)로 구성하는 분석 틀을 제시하 고 있다. 이들은 권력자원과 전략적 능력을 다시 세분화하여 각각 4개 범주의 세부요소들 로 논의-제시하고 있는데 그 세부요소들에 대해서는 [표 1]에서 간략히 소개한다. 5) 사회조직의 연구문헌에서는 권력을 타인의 행동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 즉 누군가에 대해 행사되는 힘(power over)으로 이해되곤 한다. 한편, Wright(2000)는 계급론적 시각에서 권력을 계급적 이해를 실현하는 개인 또는 조직의 능력으로, 그리고 Hirshleifer(1991)도 경제학적 관점에서 경쟁자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 즉 뭔가를 이룰 수 있는 힘(power to)으로 정의하고 있다. 6) Frege & Kelly(2004)도 유사하게 노조의 재활성화(union revitalization)전략이 외부적 조건으로 사회경제적 변동, 노사관계의 제도적 맥락, 그리고 국가와 사용자의 전략이 주요하게 작용하는 가운데, 노조의 조직구조와 프레밍 기제(framing processes)에 따라 선택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Wright(2000)는 노동자계급의 힘을 결사적 권 력(associational power)과 구조적 권력(structural power)로 구분하는데, 전자를 결사체로 조직화된 노동자들의 주체적인 권력요소로, 그리고 후자를 사회경제체제하에서 위치지어진 객관적인 노동자 지위조건으로 설명하고 있다. 38
주제발표 3 _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구분 세부 범주 구체 내용 노조의 권력 자원 노조의 전략적 능력 조직연대자원 연결망자원 담론자원 인프라자원 조정능력 프레밍능력 총화능력 [표 1] 노조 역량의 구성 요소 집단정체성: 조합원들의 인지적 도덕적 감성적 일체감 심의적 활력: 민주적 대의체계와 조합원 참여 외부 연대 연결망의 다양성과 밀도 해석적 활동프레임요소: 활동레퍼토리와 효능감 조성 물적(재정 공간 활동시간 등) & 인적 조직자원 조직운영의 절차 관행 정책 프로그램(예: 소통, 교육훈련, 기술활용, 선발방식, 조합원서비스 등) 조직내부의 이질적 이해/동기 조율능력 연합행동의 창출능력(소통과 합의도출의 민주적 리더십) 사회연대 연결망의 창출 활성화 능력 이념적 지향과 담론자원의 창출-재구성 능력 정책의제의 기획-관철 능력 다양한 활동단위들의 총괄적 관장 능력 공간적 연계성과 시간적 활동계획의 기획능력 조직내부의 성찰적 창의적 발견적 핵심지식과 활동노하우/정보 배양 확산능력 학습능력 과거 활동경험과 현재적 맥락지형의 성찰적 판단, 그리고 미래 재구성의 발견-혁신적 접근을 통해 경로의존의 활동관성을 지양할 수 있는 조직 적 능력 출처: Lévesque & Murray(2010). 노조의 역량을 구성하는 권력자원과 전략적 능력은 서로 유기적 연계성을 갖고 있다. 다 시 말해, 노조가 보유하는 오늘의 권력자원은 전략적 능력의 발휘 정도에 따라 강화되어 증 대하거나 약화되어 축소할 수 있으며, 역으로 권력자원의 보유정도가 전략적 능력의 행사 에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막대한 활동자원을 갖고 있는 AFL-CIO는 조직화에 실패한 반면 빈약한 조직자원을 보유한 United Farm Workers(UFW)가 캘리포니아지역의 이주농업노동자들을 대거 조직화하는 데에 성공한 사 례를 분석하고 있는 Ganz(2000)는 노조운동의 성패여부가 보유하는 권력/운동자원 (resource)의 크기에 달려 있기 보다는 운동자원을 창의적으로 발굴-조성하고 그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능력(resourcefulness)의 발휘에 좌우된다는 점을 밝히고 있어 좋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된 사회경제적 기회구조하에서 국가와 자본을 상대해야 하는 노조로서는 그들이 보유하는 권력자원이 노동자권익을 구현하는 데에 요구 되는 기본조건이긴 하지만, 주어진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조직적 목표를 성취토록 하는 전략적 능력이 보다 중요한 필요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Lévesque & Murray, 2010). 특히, 노조운동의 침체를 통해 갈수록 권력자원의 확보와 39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유지가 어려운 여건하에서 줄어드는 권력자원을 창발적으로 확장하거나 심화하여 활용할 수 있는 노조의 전략적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수 없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 생활에 관련되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다루는 국가 차원의 정책결정 및 정책집행에 대해 사회적 교섭이나 집단행동을 통해 개입하고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 정책행위자(policy ac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7). 고용관계와 임금 그리고 노 동복지 등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적 또는 행정적 조치를 취하려는 국가 정책에 대해 어느 정 도 노조가 개입-작용할 수 있는지는 바로 노조의 힘, 특히 전략적 역량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해, 노조의 정책행위가 정책의 형성-집행을 둘러싼 노동-자 본 간의 이해각축이 표출되는 치열한 노동정치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만큼, 정책경합의 성 과는 그 사회의 구조적 제약과 권력관계 속에서 발휘되는 노조운동의 대응역량에 크게 좌 우되는 것이다 8) (박명준 외, 2013). 노조의 정책활동은 정치적 권력관계 또는 기회구조와 사회경제적 국면에 따라 기존의 제도화된 노동자권익을 확장하려는 공세적인 형태로, 또는 현행 고용관계구조의 악화를 막으려는 방어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노조의 운동 이념과 활동기조에 따라 정책현안에 대해 투쟁에 주력하는 전투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거나 정부 및 사용자단체와의 정책협상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어느 형태에서든 정 책경합에 있어 노조로서는 그 정책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상기한 권력자원과 전략적 능력을 효과적으로 배합-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국가정책의 결정과정에 공공여론 (public opinion)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회운동의 연구문헌에서는 대중적 공감 과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과 논거 그리고 활동방식 및 실천레퍼토리에 있 어 전략적 선명성(strategic saliency)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Ganz, 2000; Lévesque & Murray, 2010) 특히, 최근 조직율 하락과 조직결속 약화로 수세적 국면에 놓여 있는 노조운동으로서는 조직 내부의 자원 동원과 더불어 외부의 지지여론을 실효성 있게 이뤄내기 위해 정책담론과 활동레퍼터리에 있어 노동자시민 대중의 적극적 호 응을 이끌 수 있는 전략적 선명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혁신적이며 발견적인(innovative & heuristic) 실천접근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기도 한다. 아울러,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같이 국가수준의 정책현안을 다루는 노동정치의 장(arena of labor politics)에서 정부와 사용자단체를 상대하는 노조운동으로서 더욱 전략적 역량이 7) 노조의 정책활동은 비단 국가 수준에서 뿐 아니라 산업이나 지역의 수준 그리고 기업 차원에서 사용자 및 사용 자단체를 상대하여 조합원 또는 전체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개선하기 위해 수행되기도 한다. 다만, 이 글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노동개혁을 둘러싼 노조의 정책활동에 초점 맞추어 논의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8) 박명준 외(2013)은 유사하게 노조의 정책적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정책역량(policy competency)이라 개 념지우며, 그 정책역량을 다시 (1) 정책인프라 또는 정책자원, (2) 정책생산능력, (3) 정치적 실현능력으로 구성하 는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 40
주제발표 3 _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중요해진다는 논거로서 다음의 두가지 이론적 시각을 유념할 필요 있다. 첫째로는, Poulantzas(1978)가 지적하듯이 국가의 정책행위는 특정 계급이나 집단에 지배논리에 의 해 일방적으로 규정되기 보다는 다양한 정치주체들의 갈등과 협상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태 가 결정되며, 그 상호작용의 결과가 계급적 세력구도에 의해 단순히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변수들의 개입에 따라 우연성과 불확실성의 주체 없는 과정(process without subject) 을 배태하고 의도치 않은 결과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이병훈 유범상, 2001) 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둘러싼 권력지형이나 주체적 여건 등을 살펴 보면, 정부여당과 재계 그리고 보수언론이 우세한 권력자원과 담론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박근혜표 노동개혁을 총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편, 이에 맞서는 노조운동과 야당 및 시 민사회가 분열과 상호불신으로 단합된 저지 능력을 행사하기에 매우 지리멸렬한 상태에 놓 여 있다. 이처럼 정부 및 재계 우위의 노동정치 지형에 펼쳐져 있다고 하더라도, 보수정권 이 의도하는 대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반드시 성사될 것이라 보장할 수 없으며, 노조운동 으로서도 노동개혁의 결과를 지레 비관적으로 예단할 필요 없다는 얘기이다. 둘째로는, Hirshleifer(1991)가 주장하듯이 노동정치의 파워게임(power game)에서 강자가 반드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절박한 투쟁의지와 전략적 합리성으로 무장된 약자가 종종 예상밖의 승리를 거두는 파워의 역설(paradox of power)'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깊이 새길 필 요 있다. 9) 두 가지 이론적 논점으로부터 우리 사회의 지배블럭(보수정권과 재계 그리고 보 수언론)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그 결과를 예정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노동 정치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며, 그 파워게임에서 약자의 위치에 놓여 있는 조직노동의 전략 적 역량과 우호적 상황변수에 따라 파워의 역설 을 충분히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받 을 수 있다. 이때, 약자 승리의 역설을 현실화하는 필요조건으로서 약자들이 결연한 저항의 지와 더불어 이길 수 있는 대응전략을 기획하여 집행하는 전략적 역량이 무엇 보다 중요하 다고 강조치 않을 수 없다. 당연히 노조운동이 타성적인 활동방식을 답습하는 전략 부재에 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에는 파워 역설을 도저히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Ⅲ.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배경과 담론적 쟁점 박근혜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응하기 위해 양노총이 취해온 정책과 전략을 평가 하기에 앞서 노동시장의 문제 상황과 노동개혁을 둘러싼 담론적 지형을 살펴보기로 한다. 9) 이같은 역설의 예는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대표적으로 약관의 소년 다윗이 거인장수 골리앗을 물리친 성서의 기 록에서, 또한 성웅 이순신 장군이 단 12척으로 130척 넘는 왜 수군을 격퇴한 명량대첩의 역사 등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41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현 정부가 내세우는 노동개혁의 필요 근거와 추진 명분으로 주장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청년 취업난의 문제는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 우선, 노동시장 이중 구조의 문제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 2]에서 예시하듯이 대기업 및 공공부문 유노조 사업장의 정규직과 중소기업 무노조사업장의 비정규직간에는 임금 고용안정 기업복 지 법정보호 및 사회보험수혜 등에 있어 현저한 격차가 존재하고 있음이 엄연한 사실이 다. 10) 이처럼, 우리 노동시장에서는 기업규모 고용형태 및 성별의 중첩적인 분절선에 따 른 격차구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1차부문과 2차부문 간의 일자리이동이 매 우 제한되어 사회불평등의 고착화와 근로빈곤 계층화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문제 현실이다 11). 아울러, 지난 외환위기 이후 생산성 향상 대비 임금 인상율이 정 체되는 이른바 임금 없는 성장 이 고착화되었고, 노동소득분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되고 있는 것도 노동시장의 또 다른 문제실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12) ([그림 1] 참조). [표 2]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실상 대기업 유노조 정규직 중소기업 무노조 비정규직 전체 평균 월평균임금(만원) 392.0 (100.0) 134.5(34.3) 223.4(57.0) 근속년수(년) 13.4 2.3 5.6 국민연금 가입(%) 건강보험 가입(%) 퇴직금 적용(%) 상여금 적용(%) 99.5 99.8 99.6 99.1 자료: 2014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출처: 배규식(2015). 34.2 40.9 36.4 36.6 68.4 71.8 68.9 70.4 10) [표 2]에서 예시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실상은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자료를 활용하여 산출한 것으로 해당 조사의 설문항목에서 기업체가 아니라 사업체의 고용규모를 물어보고 있어 대기업-중소기업의 엄밀한 구 분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노조유무와 고용형태와의 교집합을 계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노동시장의 분절 구조를 무리 없이 드러내는 것으로 판단되어 인용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11) 중위임금 2/3 미만에 해당되는 저임금근로자의 비중이 2012년 25.1%로 OECD의 최고수준이다. 12) [그림 1]은 노동계와 진보연구자들이 주로 자본편향적 소득분배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제시된 것인데, 이는 노조운동의 임금인상 교섭력이 악화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전반적인 노동소득분 배구조가 악화되는 가운데 대기업-공공기관의 1차부문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의 2차부문간에 임금격차가 확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집단간의 소득분배 악화와 이에 따른 이질적 위화감이 확대되어 왔을 것이라는 점 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42
주제발표 3 _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그림 1] 임금 없는 성장 과 노동소득분배의 추이 출처: 김유선(2015). 청년들의 취업난 문제 역시 정부가 주장하듯 고용절벽 이라 불릴 만큼 매우 심각하다. 2000년대에 7~8% 수준을 유지되던 청년 실업률이 2012년 이후 계속 증가하여 2015년 6 월 10.2%에 달하였으며, 공식실업자에 더하여 불안정취업자와 잠재구직자 등을 포함한 취 업애로집단이 2015년 6월에 무려 115.7만명에 이르러 청년층의 실질실업율이 23%에 육 박하고 있다. 2014년 고등교육기관(일반대, 전문대, 대학원 포함) 졸업자 660천명 중에서 취업자의 비중이 67.4%에 그쳐 그 해에만 32.6%의 고학력 청년들이 유휴화되고 있다. 이 처럼, 청년노동시장의 수급미스매치가 향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학 력청년들의 취업난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국가적 개혁과제로 시급히 다뤄져야 한 다는 데에 큰 이론이 없을 것이다. 이같이 노동시장에 분절적 격차구조, 악화일로의 노동소득분배, 그리고 청년취업난 등과 같이 매우 고질적인 문제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는 가운데, <표 3>에서 정리하고 있듯이 그 원인진단과 개혁방향에 대한 첨예한 입장 차이가 표출되고 있다. 정부여당과 재계는 노 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대기업 정규직의 과보호와 고용 임금경직성에서 비롯되는 것으 로 탓하며 임금삭감과 해고규제 완화 그리고 비정규직 사용의 확대 등을 노동개혁의 해법 으로 제시한다. 반면, 노동계 및 야당은 노동시장 문제를 재벌대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과도 한 노동시장 유연화정책에 따른 것으로 규정하며 재벌개혁과 사내유보금의 일자리투자 강 제를 비롯해 근로시간단축형 일자리나누기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비정규직 및 해고 규제 강화 최저임금 인상 및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대안적인 개혁방향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 런 가운데, 정부여당의 개혁안에 대해 노동계는 하향평준화 로 규탄하는 반면, 정부여당은 조직노동의 반대운동을 기득권집단의 저항 으로 낙인 짓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추진방향을 둘러싸고 고용유연화 확대론 (정부여당 및 재계)와 노 동보호 강화론 (노동계 및 야당)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국민여론 은 혼재된 동향을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2015a)가 지난 8월 19일에 실시한 전국 성인 500명 대상의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에 대해 찬성의견이 45.8%로 43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반대의견 33.0%에 비해 12.8% 높게 나타났다. 13) 하지만, 이 기관이 동일한 방식으로 9월 2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부의 노동개혁이 친대기업적 이라는 의견에 찬성하는 의 견이 52.2%(반대 27.9%)에 달하였으며, 정부의 노동개혁이 청년고용 촉진에 별 효과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55.0%(효과 있음 29.9%)로 나타났다 14) (리얼미터 2015b). 이같은 여론 조사 결과에서 잘 드러나듯이 노동개혁의 추진방향에 대한 담론적 각축이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다 15). [표 3]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둘러싼 정책담론의 주요 쟁점 원인진단 개혁방향 정규직 과보호 고용/임금경직성 정부여당 & 재계 (저성과자)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변 경 요건완화 비정규직 사용 연장/확대 휴일연장근로 허용 임금피크제 & 성과연봉제 확산 노동계 & 야당 재벌중심의 경제력 집중/의존 과도한 노동시장유연화 정책 재벌개혁/투자강제 근로시간단축형 일자리나누기 노동시장규제/사회안전망 강화 청년고용의무할당제 확대 최저/생활임금 인상 Ⅳ.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응하는 양노총의 주요 활동 평가 (1) 박근혜정부의 노동개혁에 맞서는 양노총의 정책대안과 대항전략 2015년 박근혜정부가 추진해온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해 양노총이 어떠한 정책대안을 마련하였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어떤 대응전략을 구사해왔는지를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 다. 16) 노사정위원회에 설치된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중심의 사회적 대화에 참여 13) 리얼미터의 8월 조사에서 현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자영업자(59.9%)와 생산직(51.2%) 및 학생(36.3%, 반대 16.4%)가 상대적으로 높은 찬성의견을 보인 반면, 사무직이 62.3%의 높은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14) 리얼미터의 9월 조사에서는 청년실업 문제해결을 위한 대기업의 기여방식에 대한 설문항목에서 사내유보금의 고용투자(29.3%)와 대기업-근로자 소득재분배를 통한 소비촉진(26.1%)을 근로시간단축(19.6%)과 청년고용의무 할당제(12.4%)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여 노동계 및 야당이 제시해온 재벌개혁을 통한 일자리창출 을 지지-동 조하는 국민여론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다. 15) 한국갤럽이 9월 15-17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1,002명 대상)에서도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9.12 노사정합의에 대해 긍정적 평가의견이 35%로 부정적 의견 20%보다 높았으며, 저 성과자 해고와 임금피크제에 대해 찬성의견이 각각 71%(반대 18%)와 73%(반대 20%)를 보이는 반면,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에 대해서는 반대의견(46%)이 찬성의견(43%)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16) 이 장에서는 박근혜정부의 노동시장구조개혁정책에 대응하여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조직안팎으로 발표한 노 동시장개혁의 대안적인 정책과제들을 정리하여 제시함과 동시에 양노총이 각각 정부의 반노동적 개혁드라이브 44
주제발표 3 _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한다는 협상전략을 취했던 한국노총은 올해 1월초 노동시장의 양극화 해소 및 안정성 제 고를 위한 대책방안 을 협상의제로 제시하였다. [표 4]에서 예시하듯이 한국노총의 대책방 안에는 3개 분야의 22개 정책과제와 160개 세부 정책요구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임금 근로시간 정년 등 현안문제 뿐 아니라 사회안 전망 확충 및 강화의 정책분야에서 소득보장 의료 보육/교육 주거 조세정의 등의 개 선과제를 포괄하고 있다. 그런데, 노사정위원회에서의 정책협의가 주로 정부 주도의 개혁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되자, 한국노총은 4월초 노동시장구조개악 5대 불가사항 (비정규 직 사용기간 연장 및 파견대상 확대, 휴일연장근로의 단계적 시행 및 추가연장허용, 임금피 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완화의 행정지침)과 10대 필수요구사항 17) 을 내걸었으나 결국 개악조항을 고수하는 정부의 입장을 문제 삼아 4 월 9일 협상결렬을 선언하기에 이른다(정문주, 2015). 협상결렬 이후 한국노총은 4월 16일 전국단위노조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노동시장 구조 개악 저지투쟁의 방침을 결정하였고, 그 총력투쟁방침에 따라 6월 전사업장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여 총파업 18) 을 결의하였으며, 7월 13일부터 지도부가 국회앞 천막농성에 돌 입하였다. 하지만, 8월 2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노사정위원회의 복귀를 결정함에 따라 재 협상에 나선 한국노총 지도부는 조직내부의 강한 반발이 표출되었음에도 9월 14일 노동 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합의문 에 서명하였다. 민주노총의 경우에는 지난해 말에 직선제를 통해 지도부가 선출됨에 따라 다소 뒤늦게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응하는 조직차원의 정책요구와 투쟁전략을 마련-추진하였 다. 올해 1월 초 민주노총의 주력 조직들이라 할 수 있는 공공기관 및 1천인 이상 사업장 대표자 연석회의를 개최하여 정부의 노동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여 2월초 중 앙집행위원회에서 투쟁방침을 확정하였다. 이 투쟁방침에서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부의 노 동시장구조개혁은 노동자-서민 죽이기의 노동개악으로 규정하여 4월 총파업을 선제적-공 세적인 방식으로 전개하고 이후 파상파업투쟁을 연이어 벌임으로써 4대 총파업요구와 10 대 과제를 전사회적 의제로 확산시켜 하반기에 노동관련법 전면개정을 관철시키기 위한 전 면총파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일련의 투쟁계획을 마련하였다 19) (민주노총 2015a). 민주노총 를 저지하기 위해 전개한 주요 전략적 활동들을 서술한다. 이를 위해 양노총의 내부 자료와 홈페이지 공개자 료 그리고 매일노동뉴스의 관련 기사 등을 참조하여 작성한 것이다. 17) 10대 필수요구사항은 앞서 발표한 대책방안에서 선별한 것으로 다음과 같다: 비정규직 감축 및 차별해소, 최 저임금현실화, 청년일자리 확대,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정리해고 요건강화 및 고용안정성 제고, 근로자경영 참가제도 도입, 노사관계/단체교섭의 사회적 기능 확대, 조세정의 실현의 세제개혁, 실업급여 전면 개편, 안전 한 노후보장 및 사각지대 해소. 18) 한국노총의 재적 조합원 77.2만명 중 44.3만명(57.4%)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여하여 39.7만명(89.8%)가 찬 성하였다. 45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의 4.24 총파업에는 가맹 산하조직 총 2,926개 사업장의 26.9만명 조합원이 파업과 연가 투쟁의 방식으로 참여하였으며, 한국노총의 금융노조 등이 가세하여 상당한 투쟁열기를 과 시하였다. 20) 뒤이어 정부의 노동개악 강행예고와 노사정합의를 규탄하며 7월의 2차 총파 업과 9월의 3차 총파업을 벌였으나, 이들 파업투쟁에 참여하는 조합원 규모가 각각 6.2만 명과 5.8만명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10월 12 17일의 기간에도 노동개악 분쇄 총파업 -총력투쟁 주간 으로 일련의 상경투쟁 결의대회 등을 전개하였으나 공공부문의 일부 노 조들만이 파업을 결행하는 등 그 투쟁열기가 상당히 약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은 11월 14일의 민중총궐기와 12월의 4차 총파업을 진행하였으나, 그리 큰 사회 적 위세를 떨치지 못하였다. 4.24 총파업 직전에 민주노총이 공표한 2015년 민주노총 요구와 과제 에는 4대 총파 업 요구와 7개 영역의 40개 제도개선 정책과제를 제시하였으며, 9월에는 하반기투쟁기조 에 맞추어 노동자 서민 살리기의 6대 요구 (25개 정책과제)를 발표하였다. [표 5]와 [표 6]에서 예시하듯이, 4월의 요구안에는 노동관계법 개정 및 고용허가제 폐지를 비롯해 민영 화저지 자유무역협정 중단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에 비해, 9월의 6대 요구에는 재벌개혁 중심의 노동개혁과제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서민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을 새로운 정 책요구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정책분야 정책과제 세부 정책대안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표 4] 한국노총의 노동시장의 양극화 해소 및 안정성 제고를 위한 대책방안 1) 비정규직 남용제한 차별개선 상시 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직접고용원칙 차별시정제도의 실효성 확보 무분별한 간접고용 근절 2) 간접고용 및 외주화 방지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유도 3) 특수고용직 보호 강화 사회보험 및 노동관계법 적용보장 4) 공공부문 비정규직대책: 정규직 직접고용원칙 확립 5) 공공부문 노사관계 및 교섭구조의 개선 6)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해소 특고노동자, 실직자 등의 노동3권 보장 초기업단위 교섭촉진 및 협약적용 확대 교원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확대보장 ILO 핵심협약의 비준확대 7) 노사관계 규제합리화와 불균형 해소 19) 정부의 노동개악을 저지하려는 민주노총의 총파업투쟁에 연대하는 사회운동단체 369개가 3월 18일에 장그래 살리기국민운동분부를 결성하였다. 20) 그런데, 4.24 총파업에는 민주노총의 최대 단사조직인 현대차 지부가 불참하였으며, 공식발표와 달리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수가 찬성 투표자 36.2만명의 절반에 못미쳤다는 매일노동뉴스의 보도가 있기도 하였다. 46
주제발표 3 _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정책분야 정책과제 세부 정책대안 8) 업종별 노사관계의 역할 제고노사정위 상설 업종별위원회 설치 9) 경제민주화(원 하청,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 동반성장) 노동자 경영참가법 제정 및 산업민주주의 실현 원 하청 업종별 노사협의체 구성 제도화 납품단가조정협의권 의무화 재벌기업 내부거래 규제 원 하청간 이익공유제 도입 불공정거래행위 의무고발권 주체 확대 표준하도급계약서 작성 의무화 임금 근로시 간 정년 등 현안문제 사회안전망 확충 및 강화 1) 통상임금 정상화 2) 실노동시간 단축 3) 정년60세 의무화 안착 등 고령자 고용개선 1) 고용안정성 제고 2) 소득보장 3) 노동시장인프라 확충 4) 노후소득 보장 5)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공 공인프라 확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도입 및 노사합의 고령자 고용연장지원 확대 중 고령노동자의 적합한 과업/직무 개발 세대간연대의 고용창출을 위한 고령자 근로시간 단축 정리해고 남용규제 고용보험 보장성 강화 고용형태 공시제 개선 소득주도성장: 임금인상을 통한 지속적 선순환경제 최저임금 현실화 생활임금조례 확산 평생직업능력개발 활성화 고용서비스 확대 기초연금 정상화 및 국민연금 수급권 강화 공무원 등 연금개혁의 사회적 논의장 마련 퇴직연금 개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료사각지대 해소 공공병원, 요양시설 확대 등 보건의료인프라 개혁 평생건강관리시스템 구축 노동자건강권 확대 공공사횟비스 확대 및 종사자 처우개선 6)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동시간단축 등을 통한 양질 일자리 확대 녹색일자리 확대 7) 조세정의 실현을 통한 안정적 재원 확보 8) 주거안정 9) 보육과 의무교육 무상화 10) 기초생활보장 확대 자료: 한국노총(2015). 보육의 공공성 강화 및 보육인프라 구축 의묵육 무상화와 반값 대학등록금 실현 47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총파업 요구 제도개선 요구안 (7개 분야 40개 과제) 1. 더쉬운 해고,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1) 불안한 고용 낮은 임금 노동시간유연화 대책 폐기 2) 더 많은 비정규직 양산 대책 폐기 2. 최저임금 1만원 쟁취 3. 일방적 공무원연금 개악저지와 공적 연금 강화 4.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및 노조법 2조 개정 노사관계 노동기본 권 제도 개선 비정규 권리보장 법 제도 개선 고용안정 보장 민영화저지와 사회공 공성 강화 이주노동자 차별철 폐, 노동기본권 쟁취 안전한 일터, 안전한 사회 자유무역협정 중단 자료: 민주노총(2015a). [표 5] 2015년 민주노총 요구와 과제 (4.13 발표) 복수노조 자율교섭 보장 손배/가압류 금지 전임자 임금 노사자율 공공부문 정상화계획 철회 공무원/교사/교수 노동기본권 보장 공격적 직장폐쇄 금지 산별교섭 제도화 및 공공부문 대정부교섭 보장 단체협약 일방해지 제한 필수유지업무 관련 조항 삭제 노동위원회법 개정 ILO핵심협약 즉각 비준 해고노동자 원상회복과 원직복직 비정규직 권리보장 노동관계법 전면 재개정 간접고용 노동기본권 보장 및 불법파견 금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사용사유제한, 초단시간노동자 권리보장 & 차별금지 정리해고 금지 및 요건강화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확충 시간제 일자리 확대저지 및 고용의 질 제고 의료-철도 민영화 반대 돌봄공공성 강화 물민영화 및 지자체업무 민간위탁 중단 병원입원료 인상반대와 건강보험 국고지원 강화 대기업 과세와 부자증세를 통한 조세정의 실현 고용허가제 폐지 & 노동허가제 도입 사업장 이동의 자유보장 이주노동자 퇴직금 출국 후 수령제도의 폐지 농축산 이주노동자 근로기준법 적용제외 개정 이주노조 합법화 이주노동자 노조활동 보장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중단 산재사망 및 재난사고 처벌강화특별법 제정 하청산재 원청 책임강화 규제완화 중단 & 특조법 폐기 위험의 외주화 중단 및 상시 고용 정규직화 공공안전 확보 안전보건 노동자 참여 강화 감정노동 보호입법 산재은폐 근절 산재는 산재보험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추진 중단 48
주제발표 3 _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표 6] 2015년 하반기 민주노총의 노동자 서민 살리기 6대 요구 (9.9 발표) 1. 재벌에게 책임을! 재벌책임 부과 3-3-3 패키지 1-1. 재벌에게 세금을! 공공서비스 좋은 일자리 창출, 재벌세 3대 입법 실현 재벌 감세 철회, 법인세 정상화, 과세표준 구간 신설 및 27% 최고세율 부과 고용 촉진을 위한 초과이윤/사내유보금 과세 및 사회적 환류세제 강화 재벌 총수일가 불법 편법이익 환수 및 부자증세(특별법 제정,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재벌에게 거둔 세금으로 공공서비스의 좋은 일자리 창출 1-2. 재벌에게 사용자책임을! 좋은 일자리 전환, 사용자 책임 3대 과제 이행 비정규직 남용 근절과 상시 지속업무 정규직 전환 및 불법파견노동자의 정규직화 재벌의 산별교섭 참여 재벌의 하청노동자와의 직접교섭 참여 및 동일 기업집단 내 동일 단체협약 적용 1-3. 재벌에게 사회적 책임을! 중소영세 자영업자 상생, 사회적 책임 3대 입법 실현 납품업체/대리점/가맹점 등의 재벌과의 집단교섭 보장 재벌 복합쇼핑몰 진출 규제 중소상공인 보호(유통재벌의 골목상권 침해 규제) 대중소기업 불공정관계 개선(납품단가의 원가-물가연동제 도입, 납품단가조정위원회 구성, 중소기업의 집단교섭권 보장) 2. 실노동시간 연 1800시간 상한제 실시로, 좋은 일자리 창출 노동시간단축과 일자리창출 특별법 제정 및 근로기준법 개정 장시간노동 개선을 위한 통상임금 정상화 3. 최저임금 1만원 실현 및 고위임원 연봉상한제 도입 최저임금 1만원 실현 고위임원 연봉상한제 도입 4. 상시 지속업무 일자리 정규직 직접 고용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전환 및 직접고용 원칙 법제화 불법파견 정규직화 5.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5인 미만 사업장과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노동자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노조법 2조 개정을 통한 근로자 및 사용자 개념의 확대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및 간접고용 원청사 용자 사용자성 인정;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가로막는 노동관계법 전면 재개정; 손배가압류 금지, 복수노조 자율교섭, 노조설립신고제도 개정, 교사-공무원-교수 노동기본권 보장, 업무방해죄 적 용 폐지 등) 6. 모든 서민의 사회안전망 보장 사회공공성 강화 실업급여 대폭 확대(피보험기간 단축, 실업급여 지급기간 연장, 실업급여 지급수준 현실화, 저소득층 고 험보험료 지원, 자발적 실업자 특고노동자 등 적용대상 확대, 고용보험위원회 지배구조 개선) 실업부조 도입 산재보험 적용 확대(특고 및 해외파견 노동자의 산재보험 전면 적용)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 등 보장성 강화(보편적 기초연금제도 강화, 재벌증세로 국민연금삭가지대 해 소, 기금운용공사 설립 반대, 연금기금의 공공복지투자 확대)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사회안전망 강화(특고 & 가사노동자의 사회보험 적용확대; 사회보험의 국고 지원 및 사용자의 법적 책임 강화; 사업장 지원규모 폐지 및 지원기준 상향; 사회보험 지원대상에 대한 저소득 자영업자 포함) 의료공공성 강화(영리병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의 의료민영화 중단; 공공의 료 강화; 건강보험 흑자유지를 통한 보장성 강화) 교육공공성 강화(지방교육재정 효율화방안 철회와 교육재정 확충; 누리과정예산 국가지원 강화) 자료: 민주노총(2015b). 49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2) 양노총의 정책대안과 운동전략에 대한 평가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5년에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응해온 양노총의 정책과 전략에 대해 논평해보기로 한다. 우선, 노동개혁에 대한 양노총 의 정책요구는 공통적으로 크게 네가티브(negative) 정책대안 과 포지티브(positive) 정 책대안 으로 구성하고 있다. 전자는 정부안을 비판하며 폐기 또는 수용불가를 주장하는 내 용을 담고 있는 한편, 후자의 경우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청년실업문제를 해소하고 치유 하기 위한 노동진영의 진보적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네가티브 정책 요구는 노사정협상에 참여한 한국노총의 경우에는 5대 수용불가사항 으로, 연쇄적인 총력 투쟁에 매진해온 민주노총의 경우에는 총파업요구 의 최우선과제로 각각 제시되었던 것으 로 정부의 노동개혁이 노동자들에게 쉬운 해고와 일방적 근로조건(취업규칙) 개악 그리고 비정규직 고용 확대 을 강요하려는 노동개악 의 친기업적 정책의도 를 갖는 것으로 규정 함으로써 비판적인 대중여론을 이끌어내는 데에 큰 효과를 거두었다. 실제, 상기한 바와 같 이 9월의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2.2%가 친대기업적 이라는 점에 동의하였다는 점(반대 27.9%)에서 양노총의 네가티브 정책담론 이 공공적 선명성의 담론효과를 만들어내는 데에 상당히 성공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한편, 양노총이 제안하는 포지티브 정책대안들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나 당면현안을 넘어서는 사회안전망 사회공공성 및 자유무역협정 등을 비롯해 노동부문의 숙원과제들을 망라하고 있어 노동시장 구조개혁(청년실업 해결 포함)을 위한 노동진영의 정책대안을 대 중적 여론에 선명하게 각인하고 조직안팎의 공감과 지지 그리고 동참행동을 이끌어내는 데 에는 과연 효과적으로 작용하였을지 의심스럽다. 21) 다만, 후반기투쟁을 앞두고 민주노총 이 발표한 노동자 서민 살리기 요구안 에서는 정부의 정규직책임론에 맞대응하여 재벌 책임론 을 강조하는 정책대안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엄청난 사내유보금을 쌓고 있는 재벌 대기업들이 청년실업문제와 비정규직 하청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열악한 고용조 건을 방치-조장하고 있는 것을 대중적으로 선명하게 부각시킴으로써 정부 개혁기조의 대 기업편향성을 효과적으로 프레밍(framing)하고 이에 대한 비판적인 대중여론을 적극 확산 해나간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이번 노동양극화와 고학력청년 취업난의 심각성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핵심적인 추진배경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국면 속에서 양 노총이 상대적 고임금과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 조합원 21) 한국노총이 노사정협상에서 제안된 정책요구안 중에서 사회안전망 확충 및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책의제들은 노사정위원회 특위의 전문가그룹에 의해 3월말 논의 시한이 짧고, 공익전문가들의 관련전문성이 부족하다 는 이유 로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 않다가 9.12 노사정합의문에서 원론적인 내용으로 담기거나 노력 강구한다 는 형 식적인 문구로 표현되어 구색맞추기식으로 포함되었다. 50
주제발표 3 _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들에 대해 일자리와 임금의 나눔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정책대안을 제시치 않고 정부 및 재계의 정규직책임론에 침묵하거나 부정하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그 결과, 조직노동의 아 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정규직과보호의 쐐기쟁점(조건준 2015)으로 인해 대중적 담론의 지지를 더 이상 넓히지 못하고, 그로 인해 정부의 노동개악과 재벌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을 더욱 효과적으로 공략치 못한 것은 실로 아쉬운 대목이라 생각된다. 물론, 양노총으로서 는 이같은 정규직책임/고통분담론에 대해 주력조직인 대공장노조의 큰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총 및 산별조직 지도부는 현재 추진 중인 정부의 노동개혁이 주되 게 노리는 바가 대공장의 고용관계를 하향평준화하고 사측 우위로 재편하려는 것임을 일깨 우고, 계속되는 사회적 고립 22) 속에서 이들 대공장 정규직조합원의 임금과 일자리가 제대로 지켜질 수 없다는 점을 설득하고 인식시킴으로써 오히려 이번 국면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에 따라 분절화되어 있는 노조 조직들의 초기업적 연대성을 복원-강화하는 계기로 삼지 못 한 점은 분명히 지적될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둘러싼 정책각축의 국면에서 양노총이 보여온 대응전략은 부정적으 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전략적 입장을 취하였던 나섰던 한국노총의 지도부는 일반해고 취업규칙 요건완화 비정규직 사용확대 등이 전체 노동자 들의 직장생활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라 주장하며 절대 수용불가를 공언하였다. 그럼에도 한국노총은 정부의 의도대로 이들 조항의 제도적 개편에 합의해주었고 그 결과 정부가 9.15 노사정 합의에 입각하여 문제 조항들의 입법화와 행정조치를 추진함에 있어 큰 명분 을 제공하여 주었다는 점에서 야합 이라 통렬하게 지적될 만큼 중대한 과오를 범하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하지만, 9.15합의를 무시한 채 정부여당이 5대입법과 2대지 침을 강행처리하려는 것 23) 에 반발하여 한국노총 지도부가 그 합의를 파기하고 노사정위원 회의 불참을 선언함으로써 그 개혁드라이브에 제동을 걸었던 점은 그나마 조직노동이 지켜 야 할 본연의 운동원칙을 되찾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른 한편, 민주노총은 현 정부의 노동개악정책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전면적인 투쟁의 전략을 일관되게 구사해온 것은 인정되나, 7월 이후의 투쟁동력이 급격히 약화된 점이나 22)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2014년 사회통합 및 국민행복 인식조사 (전국 성인 3,648명)의 분석결과(김 미곤 외 2014)에 따르면, 노동조합에 대해 신뢰하는 국민의 비중이 38.6%로 신뢰하지 않는 비율 49.7%보다 11.1% 낮게 나타났으며, 대기업의 신뢰도 41.0%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상태 별로 좀더 살펴보면, 노조 신뢰에 대해 정규직이 41.4%(신뢰 않음 49.2%)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비 정규직과 실업자는 각각 31.8%(신뢰 않음 53.4%)와 33.6%(신뢰 않음 58.7%)로 훨씬 낮게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보수정권과 재계가 조직노동의 기득권과 정규직 과보호에 대해 효과적으로 공략하여 사회적으로 고립화시킬 수 있는 담론적 쐐기의 여론지형이 존재하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 있다. 23) 정부는 2016년 초 2대 행정지침(저성과자 퇴출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일방적 공표를 단행하였으나, 이 역 시 산업현장에서 노동계의 반발이 강하게 제기될 경우 과연 정부 및 재계의 의도대로 관철되어 사용자의 유연 한 인력관리가 널리 확산될지의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전망된다. 51
총선 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기획토론회 사회적 비판여론을 반대투쟁의 강력한 대오로 현실화시키지 못한 점은 부정적으로 평가되 어야 할 대목이라 생각된다. 특히,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동력이 약화된 배경에는 공기업 노조들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 각개격파와 총연맹 지도부에의 형사조치 등과 같은 외부적 조건들도 작용하였지만, 조직 내부적으로는 노동개혁국면의 유동적 상황전개에 따른 투쟁 시점의 미숙한 결정과 투쟁준비 미흡, 대공장 노조들의 소극성과 산별조직들의 동원력 미 흡, 그리고 관성적인 투쟁레퍼토리의 되풀이와 대중적 투쟁 피로도 등을 주요 문제요인으 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의 노동개악에 분노하여 연이은 총파업투쟁을 배 치하는 민주노총 지도부가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어가기 위한 전략적 능력을 효과적으로 발 휘하는 데에 여러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민주노총 지 도부가 유동적인 노동정치 국면전개(예: 정부의 노동개악 정책 추진일정 변경과 공공부문 의 임금피크제 공동투쟁전선 와해 등)에 대한 객관적 상황인식을 갖추지 못해 7월과 10월 의 총파업투쟁을 무리하게 진행하였던 점과 총연맹의 주력부대라 할 수 있는 산별조직과 대공장노조들의 동참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뿌리 깊은 기업별 노조운동 의 구조적 한계도 무시할 수 없지만) 당면한 총파업투쟁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한 각급조직 의 총화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점을 지적케 된다. 또한, 민주노총 지도부가 정부의 노동개악에 대한 비판/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조직 안팎의 대중을 투쟁대오로 견인-동 참케 할 수 있는 참신한 투쟁레퍼터리를 개발-전개하기 보다 파업전술과 결의대회 및 집회 행진 등과 같은 전통적인 투쟁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채 되풀이해온 것도 비판적으로 지적 될 만하다. 아울러,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성사시키려는 현 정권의 지배블럭은 국가권력(행정 입법) 뿐 아니라 재계의 시장지배력과 보수언론의 언론 주도권 등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작금의 노동정치 지형은 조직노동에 매우 불리한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우월한 권력 자원을 쥐고 있는 지배블럭이 그들의 노동개혁을 강행하기 위해 당정청의 콘트롤 타워를 세워 총력적으로 움직이는 반면, 이를 저지해야 할 조직노동은 분열되어 있으며 그동안의 쌓인 불신과 운동적 배타성 등으로 야당과 시민사회운동과의 전략적인 공조를 제대로 형성 -가동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열위의 권력자원을 갖고 있는 조직노동이 그동안의 국면전개에서 상호간에, 그리고 입법 저지력을 보유한 야당과 담론적 파급력을 행사하는 시민사회운동과 전략적인 연대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형성-작동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조 정력을 행사치 못한 것 역시 또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24) 24) 지난 8월 한국노총의 노사정협상 복귀에 대해서도 당시 정부의 압박과 회유에 방치하기보다 국회 차원의 사회 적 대화기구 중심으로 노동개혁을 논의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과 야당 및 시민사회단체가 적극적으로 공조-견 인하여 정책협상의 국면전환을 이끌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지적될 수 있다. 52
주제발표 3 _ 노동개혁 국면에 있어 노조운동의 대응전략에 관한 평가와 과제 Ⅴ. 맺음말 박근혜 정부가 핵심적 국정과제로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둘러싼 노동정치의 국면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보여온 정책대안과 활동전략을 중심으로 우리 노조운동의 전략적 역량을 검토하며 비판적으로 평가하였다. 그동안 침체상황에서 놓여 있 는 노조운동이 보수정권의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더욱 심각한 후퇴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리고 이번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의 정치지형이 마련된 상황을 맞이하여 조직노동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보여온 대응에 대해 성찰해야 할 운동적 시사점 을 제언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선, 박근혜정권이 2014년 말부터 총력적으로 추진해온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핵심과제인 4대입법이 19대 국회에서 입법 처리되지 못한 채 결국 무산되었으나, Hirshleifer(1991) 가 제시하듯 우리나라의 권력지형에서 약자인 노동계가 그들이 바라는 고용안정성을 강화 하는 진보적인 노동개혁을 관철시키는 파워의 역설 을 이뤄내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정부 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대응함에 있어 전략적 역량을 상당히 부실하게 발휘해온 점을 지 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약자일수록 제한된 권력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야 함에도 불구 하고 양노총은 조합원대중의 결집된 동원(조직연대자원)과 시민사회 친노동정치 세력과 의 광범한 연대(연결망자원), 우호적 지지여론의 확보-강화(담론자원), 그리고 활동체계 조직자원 등의 효능적 집행(인프라자원)을 이뤄낼 수 있는 전략적 역량(예: 조정 프레 밍 총화 학습의 실천적 능력들)-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구체적으 로, 이번 노동개혁의 국면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기존의 활동관성에 따라 각각 사회 적대화의 참여전략과 총파업 위주의 투쟁전략을 구사하였는데, 과거의 실패경험(예: 지난 외환위기 이래 정리해고제 비정규직입법 등과 같이 사회적 대화의 활용을 통한 정부의 노 동유연화정책에 대한 노동계, 특히 한국노총 지도부의 포섭; 민주노총의 전략 없는 총파업 의 과도한 남발로 인한 투쟁전략의 무기력한 사회적 파급 초래)을 무시한 채 정부 주도의 9.15 사회적 합의에의 동참(한국노총)과 파괴력을 상실한 총파업 및 집회투쟁의 남발(민주 노총)로 귀결되었던 점은 우리 노조운동가 전략적 역량의 취약성과 학습능력의 결여를 단 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5) 둘째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둘러싼 노동정치에 있어 행사되는 노조운동의 전략적 역량 에는 대중적 담론의 형성과 확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치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25) 이와 관련해, Lévesque & Murray(2010) 그리고 Ganz(2000)는 노조운동이 외부적 지형맥락과 조직내부의 활 동자원 및 구성원태도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인지-파악하고 과거의 운동경험을 성찰함으로써 획득하 는 핵심 지식과 정보(salient knowledge & information)를 전략적 학습능력의 관건적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 있다.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