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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 제13권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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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동북아역사논총 41호 인과 경계공간은 설 자리를 잃고 배제되고 말았다. 본고에서는 근세 대마도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인식을 주로 영토와 경계인 식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 시기 대마도에 대한 한일 양국의 인식을 살펴볼 때는 근대 국민국가적 관점에서 탈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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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HU 글로벌 기업법무 리뷰 제2권 제1호 또 내용적으로 중대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개인은 흡사 어항 속의 금붕어 와 같은 신세로 전락할 운명에 처해있다. 현대정보화 사회에서 개인의 사적 영역이 얼마나 침해되고 있는지 는 양 비디오 사건 과 같은 연예인들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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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 東 古 典 硏 究 第 24 輯 이상적인 정치 사회의 구현 이라는 의미를 가지므로, 따라서 천인 합일론은 가장 적극적인 경세의 이론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권근은 경서의 내용 중에서 현실 정치의 귀감으로 삼을 만한 천인합일의 원칙과 사례들을 발견하고, 이를 연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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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북아역사논총 50호 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 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 본 정부 군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이므로 한일청구권협정 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한 2011년 8월 헌 법재판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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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第 21 卷 第 1 號 (2009. 4) 이 시간( 時 間 )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세월이 흐르면 노후해지고 그대로 두면 붕괴하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 강 석 구 **1) Ⅰ. 서론 Ⅱ.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의 3. 청산금 사전징수 제한을 통한 제도적 문제점 서면결의 최소화 1. 의욕과잉의 산물, 도시정비법 4. 표준정관 등의 적극적 활용을 2. 주민이 소외된 주민주도 통한 전문성 보완 사업추진체계 5. 시행요건 적용 의무화를 통한 3. 건설업체와 정비업체 역할의 왜곡 근본목적 환기 4. 체계적 감시 감독시스템의 부재 6. 정비업제도의 정비를 통한 Ⅲ. 입법론적 제언 감시기능 강화 1. 부적격자의 사업 배제를 통한 7. 불법수익의 전부박탈을 통한 투명성 제고 부당이득의 환수 2. 사업주체의 주민대표성 확보를 통 Ⅳ. 결 론 한 신뢰성 제고 Ⅰ. 서 론 주거( 住 居 )란 자연재해나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공간일 뿐만 아 니라 자신과 가족의 삶을 꾸려가는 터전이며, 휴식과 재충전을 통하여 사회생활로 나 아가는 출발점이 되므로 의( 衣 ), 식( 食 )과 함께 주( 住 )는 인간생활에 있어 기본요소가 된다. 그런데 주거를 위한 공간( 空 間 )인 주택은 인간이 만든 모든 조형물이 그러하듯 * 이 논문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인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탈법운영 실태 및 대 책(2008) 에서 저자가 작성한 부분을 논문형태로 수정ㆍ보완한 것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법학박사 게 된다. 뿐만 아니라 주택이 노후 불량해질수록 이를 근거로 생활하는 인간( 人 間 ), 즉 주민의 삶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붕괴 등 안전사고의 위험 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재개발(redevelopment)과 재건축(restructure)은 낙후된 주거공간을 발전된 공 간으로 재생산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하여 주민의 삶을 재건하고 도시에 미래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 都 市 )와 같이 한정되고 집약된 공간 을 바탕으로 주택정책을 운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단순한 정비 의 차원을 넘어 재 생 ( 再 生, renewal)의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을 고민해야 할 만큼 거대해진 서울 이란 대도시를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도시의 재생 은 주 거생활의 질 제고 못지않은 목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거생활의 질 제고 와 도시의 재생 중 어떠한 가치를 우선할 것인가를 따지기에 앞서 우리나라에서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은 주거생활의 질 제고 나 도시 의 재생 과 같은 근본목적이 도외시된 채 오로지 토지와 건물의 재산적 부가가치 상 승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을 둘러 싼 이권( 利 權 )을 차지하기 위하여 탈법과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 며, 1) 심지어 지난 수년간 지속되어 온 정부의 정책기조조차 주민의 이주대책이나 자 금지원대책, 탈법ㆍ비리대책 수립보다는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라는 명분 아래 초과 개발이익 이라는 재산적 부가가치의 환수ㆍ배분 측면에만 초점을 맞춰왔을 정도이다. 물론 이들 사업에서 과도하게 발생한 초과개발이익을 환수하고, 이를 무주택자의 주거공간 확보에 활용하겠다는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탈법과 비리로 인해 전 국의 사업장이 고착상태에 빠져 있는 한, 환수하고 배분할 개발이익이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는 간단한 이치조차 간과하고 있다. 더욱이 주민을 위한 이주대책이나 자금지 원대책, 탈법ㆍ비리대책 마련에 어디 하나 제대로 기여한 바 없는 정부가, 사업완수 후에야 나타나서 초과개발이익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오랜 이주기간과 자금 1) 조병인/강석구/송봉규,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의 탈법운영 실태 및 대책,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8, 36-45쪽에 의하면, 1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주민제안의 인위적 유도, 2 불요불급한 추진 위원회 소요비용의 조합 전가, 3 건설회사 등의 음성적 자금 지원, 4 추진위원회의 주민의사결 집 무력화 시도, 5 자격미달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사업 관여, 6 서면결의 남용 등 조합총회 의 파행적 운영, 7 참여업체 선정을 위한 로비 빈발, 8 사업편의 제공 명목의 로비 빈발, 9 공직자 대상 로비, 10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조합비리 개입 등의 탈법 비리가 사업현장에 만연 하고 있다고 한다.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3 4 第 21 卷 第 1 號 (2009. 4) 압박, 탈법 비리에 시달린 주민들에 대한 도리( 道 理 )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건설경기 활성화 를 명분으로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에 대한 자금지 원을 늘리는 것도 능사( 能 事 )가 아닐 것이다. 건설회사의 연쇄도산 방지대책이 시급 하다는 점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지만, 이권을 둘러싼 탈법ㆍ비리가 분쟁을 촉발하여 사업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상 아무리 많은 자금이 사업현장에 투여되더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사업현장에 만연하는 탈법 과 비리를 차단하여 분쟁부터 최소화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다만 탈법ㆍ비 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해서 위반자에 대한 단속과 제재만을 강화해서는 곤란 하다. 그보다는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과 관련한 제도적 문제점을 분석하고, 탈법과 비리의 원인을 규명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리스 트(Franz von Liszt)의 말처럼 좋은 사회정책이야말로 최상의 형사정책 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 글은 이들 사업의 근거법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이 하에서 도시정비법 이라고 한다.)을 중심으로 하여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을 보다 건전 화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1. 의욕과잉의 산물, 도시정비법 1980-1990년대의 주택재개발사업은 주민들로 구성된 주택조합이 시행자가 되어 토지를 제공하고 건설업체에서 건설비와 개발비를 부담하는 합동재개발방식 이었 고, 2) 주택재건축사업은 기존의 노후 불량주택을 철거하여 그 대지 위에 새로운 주택 을 건설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주택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여 주택조합의 설립요 건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3) 실질적으로는 주택재개발사업의 변형이라 고 볼 수 있었다. 4) 당시의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은 건설비와 개발비를 모두 건설업 체에서 부담하였기 때문에 세입자의 주거대책 문제와 난개발 문제를 제외하고는 사 2) 서울특별시 뉴타운총괄반, 뉴타운사업의 성과와 미래, 2006, 25-26쪽 참조. 3) 1987년 12월 4일 개정 주택건설촉진법의 개정이유. 4) 조병인 외, 앞의 책, 51쪽. 업추진ㆍ완료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토지를 제외한 사업자금을 모두 건설업체에서 부담하였기 때문에 분양에 따른 초과개발이익도 상당 부분 건설업체가 차지하게 되었는데, 강남과 같이 재산적 부가가치가 큰 지역은 막대한 초과개발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사업완 료 후 건설회사에 주어지는 개발이익이 이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이 권을 차지하기 위해 시행사 선정단계에서 로비가 횡행할 수밖에 없었다. 로비를 통 한 건설업체 선정, 그리고 이들의 과도한 개발이익 향유 라는 비상식적 사업구조는 당연히 사회문제화될 수밖에 없었고, 이를 제한하고 환수하기 위한 규제정책은 필연 적인 과정이었다. 다만 이는, 로비를 통하여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없도록 조합의 공동시행자 선정 절차와 건설업체의 회계절차를 투명하게 만들고, 노후ㆍ불량건축물의 밀집도, 용적률, 건폐율 등 관련 규정을 도시계획에 따라 엄격하게 적용하여 난개발을 방지하며, 초과 개발이익에 대한 부담금을 징수하여 이를 공영임대주택 확보에 활용함으로써 세입자 의 주거문제를 해소하는 등의 보완책이 수반되었으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따라서 관련법의 개정도 이러한 문제에 집중해야 했는데, 정부에서는 아예 법제를 통째로 바꿈으로써 근본적인 혁신을 기대하였다. 그 산물( 産 物 )이 바로 도시 재개발법, 주택건설촉진법상의 재건축 관련 규정, 도시 저소득 주민의 주거환경 개선 을 위한 임시조치법 을 통합하여 2002년 12월 30일에 제정한 도시정비법이다. 통합 도시정비법상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주도ㆍ주민책 임 의 사업방식에 있다. 즉, 조합이 사업시행자가 되고(도시정비법 제8조 제1항ㆍ제2 항), 그간 건설업체에서 맡아왔던 사업시행계획서 작성과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조합 에서 담당하게 된 것이다(동법 제28조 제1항). 건설업체의 역할도 공동시행자에서 단 순한 시공자 로 축소되었다(동법 제11조). 대신에 사업 추진에 소요되는 모든 자금 역시 이전과 같이 건설업체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책임지고 전액 조달하여야 한다(동법 제60조 제1항). 겉으로 보기에는 이러한 주민주도ㆍ주민책임의 사업방식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건설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전혀 없는 일반인 들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을 부담하고, 곧 철거될 사업대상 주택이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소시민들이 조합원의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금 조달책임까지 전부 떠맡게 된 것이다. 해낼 수 없는 이들에게 역할과 책임 을 맡기게 되니 사업이 진척될 수 없음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5 6 第 21 卷 第 1 號 (2009. 4) 그래서 도시정비법 입안자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이하에서 정비업 이라고 한다.) 제도를 신설하여 건설업체를 여전히 배제하면서도 주민들의 전문성과 초기자금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자 했지만, 주택 한 채 가치밖에 되지 않는 자본금 5억 원과 상근인 력 3인만 확보되면 설립ㆍ등록할 수 있는 정비업체 정도가 이들 사업을 감당해낸다 는 것은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웠다. 결국 주민주도ㆍ주민책임의 사업방식은 불요불급 한 사업비만 부풀렸고, 그 책임과 위험부담은 고스란히 조합원의 몫이 되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권의 대상이 바뀌었다는 점에 있다. 도시정비법 제 정 이전에는 이권의 대상이 사업완료 후의 초과개발이익 이었기 때문에 건설업체ㆍ 조합ㆍ세입자 간의 배분문제는 있었으나 조합이나 조합원에게는 특별한 피해가 없 었지만, 도시정비법 제정 이후에는 조합원들이 투자하거나 융통해야 할 사업자금이 대부분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1조 원대에 이르기 때문에 이권의 대상 역시 이러한 사업자금 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추진위원ㆍ조합임원ㆍ정비업체가 담합할 경우 사업 완료를 기다리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 빼먹을 수 있는 부분들이 적지 않은데, 전문성 과 경험이 부족한 일반인이 이들을 견제해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사업 자금을 노린 탈법과 비리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도시정비법은 애초에 지적된 문제점도 해결하지 못했고, 탈법과 비리, 그리고 이로 인한 사업비만 증가시킨 것이다. 더욱이 주민은 도시정비법 입안자가 기대했던 수혜자가 아니라 탈법과 비리로 얼룩진 야바위판의 피해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세입 자뿐만 아니라 사업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되지 못하는 소유자들도 정든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고, 사업이 완료될 길이 막막하니 조합원들도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한다. 심지어 탈법과 비리에 발목 잡힌 건설경기가 국가경제의 발목까지 잡아 전국민을 피 해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통합 도시정비법을 제정하여 건설비리를 차단하고 보다 일 관되고 체계적인 법제를 마련하고자 했던 입법취지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정책입 안자의 지나친 의욕이 화( 禍 )를 자초한 경우가 바로 도시정비법이라고 할 것이다. 2. 주민이 소외된 주민주도 사업추진체계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의 최대 이해당사자는 주민( 住 民 )이다. 5) 모든 주민은 사업이 5) 법적으로 주민 이란 (해당)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 를 의미하므로(지방자치법 제12조) 사업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는 점유의 합법ㆍ불법, 소유자 세입자 여부, 인종ㆍ국적ㆍ성별ㆍ연령, 행위능력 의 유무, 자연인ㆍ법인의 구별 등을 불문하고 모두 주민에 포함되지만, 사업구역 안에 주소를 가지 지 아니한 자는 그 구역 안에 아무리 많은 토지ㆍ건물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주민에서 제외된다. 시행되면 해당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며, 이는 소 유자이건 세입자이건 간에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소유자는 자신이 소유한 토지 건물 을 사업에 제공하여야 하며, 이는 주민이건 주민이 아니건 간에 마찬가지이다. 다만 주민이 아닌 소유자에게 대상지역의 주택은 그저 재테크의 대상일 뿐이겠지만, 주민 들의 입장에서는 대상지역이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단지 거주지의 이전만을 의미하 는 것이 아니라 삶의 기본토대가 통째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민의 입장 에서 주민을 배려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절차는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의 정당성과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매우 중요한 과정이 된다. 그런데 주민주도 를 대의명분으로 삼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계획ㆍ추진ㆍ운영ㆍ 재정착의 전 과정에서 주민들이 배려된다거나 주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기껏해야 주민공람이나 주민설명회를 통한 일방적인 의사전달과정만이 있을 뿐이고, 6)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의견청취제도(도시정비법 제31조 제2항)를 제외 하고는 주민이 자신들의 의견을 능동적으로 정책과 계획에 반영하고 사업내용을 조 율할 수 있는 장치는 관련법에 특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부 조례에 규정된 주민 제안제도 역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 부 담하여야 할 정비계획의 수립책임과 소요비용을 주민에게 전가하는 편법수단에 지나 지 않는다. 7) 주민은 그저 지방자치단체나 조합에서 결정한 대로 수동적으로 따라야 하는 사업의 대상 일 뿐이다. 주민이 소외되는 이러한 경향은 조합설립 과정에서도 지속된다. 물론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을 주민주도 사업으로 구상하더라도 조합은 주민대표가 아니라 사업자의 대표이기 때문에 조합원의 자격에서 세입자를 배제하고 토지ㆍ건물의 소유자로 구성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런데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그 설립준비를 6) 도시정비법상 이러한 규정으로는 기본계획 및 정비계획의 주민공람절차(제3조 제3항; 제4조 제1 항), 정비구역의 지정 변경지정에 관한 주민설명회 개최(제4조 제4항), 저소득 주민의 입주기회 확 대를 도모하기 위한 주택규모 및 건설비율 결정(제4조의2 제1항), 주민이주대책 및 세입자의 주 거대책을 포함한 사업시행계획서 작성강제(제30조), 정비사업의 시행계획 및 시행방법 등에 대한 주민의견 조사의무(동법 시행령 제10조 제2항 제6호) 등이 있다. 7)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 제6조 제1항은 단계별 정비사업 추진계획상 정비계획의 수립시기가 1년 이상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비계획이 수립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해 지역 토지등소유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비계획의 수립에 대한 입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 이외에도 경기, 인천, 부산, 대구, 대전, 울산, 광주, 충북에서 정비조례에 주민제안제도를 마련하고 있다(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조병인 외, 앞의 책, 67-68쪽 및 129 쪽 참조).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7 8 第 21 卷 第 1 號 (2009. 4) 위하여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해당 지역에 토지ㆍ건물을 소유하고 소정의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누구나 추진위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어느 위원회의 위원이라고 하면 일정 수 이상의 구성원으로 부터 추천받아 투표 또는 합의에 의해 선출되고, 선출된 위원이나 구성원의 총회에서 위원장과 감사를 선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도시정비법은 추진위원의 결격사 유에 대해서만 규정을 두었을 뿐이고(제13조 제3항; 제23조 제1항), 8) 국토해양부에서 고시한 표준운영규정은 추진위원의 선임방법은 추진위원회에서 정하되, 동별 가구별 세대수 및 시설의 종류를 고려하여야 한다 라는 규정만을 두고 있다(제15조 제5항). 구성되지도 않은 추진위원회에서 추진위원을 선임해야 한다면 추진위원회의 위원장 이 되고자 하는 자가 자신에게 동조하는 자들을 위원으로 임명하여 추진위원회를 구 성하고, 이에 대해 소유자 다수의 동의를 받아 자치단체장의 승인을 받으라는 식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이런 자들이 주민이나 소유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대표자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추진위원의 결격사유는 개인정보보호의 원칙에 따라 그 누구도 함부로 확 인해줄 수 없다. 결국 결격사유가 있더라도 추진위원으로 선임되는 데는 아무런 하자 가 없으며, 사후에 결격사유의 존재가 발각된 연후에야 추진위원회에서 배제할 수 있 다. 도시정비법도 이러한 사항을 전제로 하여 사후발각시 당연퇴임규정을 두고 있지 만(제23조 제2항), 당연퇴임된 위원이라고 할지라도 퇴임 전에 관여한 행위는 효력을 잃지 않기 때문에(동조 제3항) 그가 선정한 정비업자, 그가 작성한 사업시행계획서와 정관 초안은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이 완료 폐지되기 전까지 사업의 발목을 잡게 된 다. 심지어 폭력조직의 건설사업 개입이 꾸준히 문제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진위 원의 결격사유에는 폭력조직 관련자를 배제할 수 있는 기준조차 없다. 강력범죄자건 협잡꾼이건 외지인이건 간에 아무나 조합설립을 추진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면 이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주민이주대책이나 세입자의 주거대책을 제대로 세워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주민들이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 참여하는 첫단추 가 바로 조합설립 추진위원 회이다. 따라서 추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이 미숙하거나 잘못되면 주택재개발ㆍ재건 8) 1 미성년자 금치산자 또는 한정치산자, 2 파산선고를 받은 자로서 복권되지 아니한 자, 3 금고 이상의 실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종료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4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 에 있는 자는 추진위원이 될 수 없다. 축사업은 첫출발부터 꼬이게 된다. 만일 이 과정에서 비리나 탈법이 개입된다면 조합 은 권리ㆍ의무의 포괄승계원칙(도시정비법 제15조 제4항)에 따라 그 하자를 고스란히 승계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피해는 조합원과 주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그래 서 추진위원회 구성단계를 조합설립의 전( 前 ) 단계 정도로 소홀히 다루어서는 곤란하 고,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 대한 주민의 이해를 도모하고 사업토대를 구축하는 과 정으로 이해하여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민은 소유자ㆍ세입자를 불문하고 지역에 거주하며 지역문 화를 형성하고 지역의 대소사를 결정해온 그 지역의 주인( 主 人 ), 즉 터주이다. 그러나 도시정비법은 터주인 주민을, 사업이 시행되면 그 자리를 내주고 떠나야 할 이방인 ( 異 邦 人 ) 정도로밖에 다루지 않는다. 주민이 소외되어 있는 사업이 주민의 협조 아래 추진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고, 주민보다는 그 자리에 대신 들어설 빈껍 데기뿐인 건물과 이주민을 더 배려한다면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의 근본목적인 주거 생활의 질 제고 (도시정비법 제1조)는 누구와 무엇을 대상으로 한 구호일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건설업체와 정비업체 역할의 왜곡 정비업제도는 건설업체의 초과개발이익 독식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 苦 肉 之 策 ) 일 수 있다. 그러나 조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지식이 많고 자금융통이 용이하다는 것뿐이지 객관적으로 볼 때 3~5인의 전문인력과 5억원의 자본금 정도로는 경험 인 력 자본 모든 면에서 대형 건설업체의 상대가 애초에 되지 못한다. 트로이의 목마처 럼 정비업자 하나만 잘 구슬리면 추진위원회 하나 정도 다스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비업체의 입장에서도 주민들이 지출하는 분양대금은 사업이 완료되어야 받 을 수 있지만, 건설회사의 돈은 사업을 따내면 바로 받을 수 있으니 누구에게 충성할 것인지는 금세 자명해진다. 결국 정비업체의 상당수는 조합의 보좌역보다는 건설업체 의 하수인 내지 비리의 연결책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정비업체는 건설업체와 같이 시공보증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 업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가더라도 책임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책임으로부터 자 유로운 정비업체가 건설업체의 하수인 또는 비리의 연결책으로 변질할 경우 이를 통 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실제로 정비업체가 변질하여 사업시행계획의 실제 업무를 설계업자에게, 관리처분계획의 실제 업무를 건설업체에게 미리 맡기더라도 그 대가만 공평하게 나누는 이상 외부로 드러나기 어렵다. 또한, 문제가 발생해도 조합과의 관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9 10 第 21 卷 第 1 號 (2009. 4) 계만 공고하면 내쫓길 일 없고, 내쫓긴다고 해도 다른 시 도에서 다시 시작하면 될 일이다. 9) 탈법과 비리가 드러나 처벌받게 되더라도 1조원 내외의 사업비에서 발생할 부수입에 비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그래서 전문지식과 자본도 부족하고 경험도 일천한 정비업체가 언제까지나 조합원 의 편에 서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나마 정비업 체는 형식적인 설립요건과 자격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10) 이러한 정비업체를 도시정비 법은 추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선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한편, 정비업체에게 사업 성 검토, 사업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업자 시공자 선정, 관리처분계획서 작성 등의 업 무에 사실상 전권( 全 權 )을 부여하고 있다. 11) 물론 추진위원회나 조합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전문성을 갖춘 제3자의 조력이 필요함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사업시행계획서는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하여 조 합이 시ㆍ군ㆍ구청장에게 제출하는 서류이고, 사업 전반의 시행계획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문서이다. 이처럼 중요한 문서의 작성을 전문성과 경험이 일천한 정비업체에 일임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직접 공사를 책임지는 건설업체나 자금을 조달하 는 조합이 아니라 제3자에 불과한 정비업체가 사업성 검토 와 사업시행계획서 작성 9) 시ㆍ도지사가 정비업체의 등록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3년간 2회 이상의 업무정지처분 및 정지처 분을 받은 기간이 합산하여 12월을 초과한 경우에 한하여 등록취소할 수 있다(도시정비법 제73 조 제1항 제6호). 물론 여기서의 업무정지처분에 다른 시 도에서 받은 업무정지처분은 포함되지 않으므로 전국적으로 10회 이상의 업무정지처분을 받더라도 당해 시 도에서 등록취소 기준을 초 과하지 않는 한 필연적으로 등록취소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시 도에서 등록취소되었다고 하더라 도 해당 시 도에서 합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음은 물론이며, 영업정지처분을 무시하고 계 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등록취소할 수 없다(조병인 외, 앞의 책, 123쪽). 10) 정비업자의 결격사유, 즉 1 미성년자(대표 또는 임원이 되는 경우에 한한다.)ㆍ금치산자 또는 한정치산자, 2 파산선고를 받은 자로서 복권되지 아니한 자, 3 금고 이상의 실형의 선고를 받 고 그 집행이 종료(종료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4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 5 도시 정비법을 위반하여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1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6 정비업의 등록이 취소 된 후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7 법인의 업무를 대표 또는 보조하는 임직원 중 정비업자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자가 있는 법인 등에 해당하는 자는 등록을 신청할 수 없으며, 정비업자의 업무를 대표 또는 보조하는 임직원이 될 수 없다(도시정비법 제72조 제1항). 11) 정비업체는 1 조합 설립의 동의 및 정비사업의 동의에 관한 업무의 대행, 2 조합 설립인가의 신청에 관한 업무의 대행, 3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의 시행계획서의 작성, 4 설계자 및 시 공자 선정에 관한 업무의 지원, 5 사업시행인가의 신청에 관한 업무의 대행, 6 분양 및 관리 처분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의 대행, 7 설계도서의 검토 및 공사비 변동내역의 검토, 8 그 밖에 조합의 업무 중 조합이 요청하는 것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도시정비법 제69조 제1항). 을 맡는 점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이는 제대로 된 사업시행계획서 하나 없 이 시공자를 선정한다는 말밖에 되지 않으며, 시공자나 조합이 아닌 제3자가 작성한 사업시행계획서대로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연히 설계변 경이 잦을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사업비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인사( 人 事 )는 만사( 萬 事 )라고 했는데, 제3자인 정비업체가 설계자와 시공 자 선정에 개입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비록 선정업무 지원 이라고 완곡하게 표현하고 있지만(도시정비법 제69조 제1항 제4호), 정비업체가 설계자와 시 공자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소지가 적지 않다. 또한, 이처럼 세인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일에는 정비업체와 같은 제3자를 관여시키면서도 정작 전문적인 조 력이 필요한 시공자의 관리ㆍ감독 부분이 업무에서 누락되어 있는 점도 의외이다.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대목이 바로 초기자금 부족 문제이다. 주민에게 초기자 금을 미리 갹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초기자금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 하여 건설업체의 음성적 자금지원 양태가 나타나고, 12) 지방자치단체나 도시ㆍ주거환 경정비기금 등을 통한 초기자금 지원방안이 논의된다. 그런데 필요 이상의 초기자금 이 필요하게 된 배경에는 개략적인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 을 추진위원회에 요구한 도시정비법 제14조 제1항 제3호의 규정이 있다. 아무리 개략적일지라도 사업시행계 획은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정비업체에 이 일을 맡길 수밖에 없고, 당장 초기자 금을 조달할 형편이 되지 않는 추진위원회는 필요경비를 정비업체로부터 융통할 수 밖에 없다. 국토해양부에서 고시한 표준운영규정에서도 이를 용인하고 있는데(제32조 제2호), 문제는 이렇게 어렵사리 융통한 자금이 종국에는 개략적인 사업시행계획서 작성비용 명목으로 정비업체에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이다. 추진위원회 승인이나 조 합설립과도 무관한 이 서류를 누구를 위하여 작성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4. 체계적 감시 감독시스템의 부재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에 소요되는 통상 사업비는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1 조원 내외이다. 이처럼 많은 사업비가 소요될 정도라면 해야 될 일도 많고, 투여되는 자재들도 많다. 따라서 각자의 역할에 따라 기능적으로 분업하지 못하고, 각각에 대 12) 남은경,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탈법적 추진ㆍ운영에 대한 주민민원 사례분석 및 근본적 해 결방안,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 운영 건전화 방안 (제2회 전문가초청 워크숍 자료집), 한국형사 정책연구원 건설사업연구팀, 2008. 10. 14, 67쪽; 조병인 외, 앞의 책, 38쪽.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11 12 第 21 卷 第 1 號 (2009. 4) 한 감시 감독이 철저하지 못하다면 탈법과 비리는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그래서 각자 의 역할을 제대로 정립해야만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도시정비법은 개별 사업의 감시ㆍ감독권을 조합에 부여하고, 조합 의 감시ㆍ감독권은 조합총회에 부여하고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사업의 진행과정 에 따른 인ㆍ허가로써 사업을 간접적으로 감독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 역에서 조합총회의 권한은 100인 이내의 대의원회에 위임되어 있고(도시정비법 제25 조 제2항), 대의원회는 서면결의 등의 방식으로 진행됨으로써 조합임원의 거수기 역 할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설혹 조합총회가 제 구실을 한다고 해도 수천 명의 의사를 결집할 시간과 공간 확보는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며, 마음만 먹는다면 조합원의 총 의를 왜곡하는 일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즉, 조합에 대한 조합총회의 감 시 감독권은 이미 무력화( 無 力 化 )되어 있다. 이는 조합에 대한 감시ㆍ감독에 한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간의 감시 ㆍ감독도 마찬가지의 문제를 안고 있다. 도시정비법은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정비계획 수립권을 부여하는 한편, 광역자치단체장에게 정비구역 지정권을 부여함으로써 간접 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제4조 제1항). 그러나 2008. 3. 28.의 도시정 비법 개정으로 도지사의 권한이 사실상 형해화됨에 따라 정비계획 수립권과 정비구 역 지정권이 특별시와 광역시를 제외하고는 기초자치단체장, 즉 시장 등에게 집중되 어 있고, 반면 지구단위계획으로 정비구역을 지정하는 경우에는 특별시장과 광역시장 에게 집중되어 있다. 이는 곧 한 지역의 재개발ㆍ재건축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권이 모두 시장 에게 집중되어 있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선거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 추진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판단기준에 의해 결정되 는 것이라면 정비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을 시장에게 일임하는 것이 사업추진일 정을 보다 단축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도시정비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대상지역이 노후 불량한 건물이 밀집한 지역일 것 이라는 매우 간단한 요건에 대한 객관적 과학적 판단기준조차 관련법에서 찾기 어려우며, 13) 그나 마 이 요건조차도 정비계획 수립과정에서 배제되고 만다. 도시정비법이 노후 불량건 축물이 밀집하는 등 대통령령에 해당하는 구역 에 한하여 정비계획 수립을 허용하고 있지만(제4조 제1항), 정비계획 수립에 관한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10조 제2항에는 대 상지역 건축물의 노후ㆍ불량성 이나 노후ㆍ불량건축물의 밀집도 와 관련된 내용이 존 13) 조병인 외, 앞의 책, 54-64쪽. 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은 단지 주거생활의 질 제고 나 도시의 재생 만을 목적하 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국민의 재산권 보장과도 관련이 있다. 이러한 중요한 사업추진의 결정을 특정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에만 일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우 며,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감시ㆍ감독시스템 구축이 적절하지 않다면 사업추진을 위 한 객관적 과학적 판단기준이라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Ⅲ. 입법론적 제언 이상과 같이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을 살펴보았는데, 이러한 문 제점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도시정비법상 재개발ㆍ재건축 관련 규정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1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근본목적이 제고되 고, 2 이해당사자인 주민을 배려하며, 3 조합설립을 위한 정당한 토대를 마련하고, 4 체계적인 감시ㆍ감독시스템을 구축하며, 5 지방자치단체, 건설업체, 정비업체 등 사업관여자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방안 마련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다만 법률의 전면개정은 간단한 일이 아니며, 도시정비법 입안자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도시정비법 전면개정에 앞서 시급히 정비해야 할 입법과제를 중심으로 하여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1. 부적격자의 사업 배제를 통한 투명성 제고 (1) 사업관여자 결격사유의 범위 확대 추진위원, 조합임원, 정비업자는 사업시행자의 입장에서, 또는 사업시행자의 보좌 역으로서 사업의 핵심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사업에 편승하여 이득을 도모하고자 하는 자는 이들을 매수하거나 회유하고자 시도할 것이고, 어지간한 윤리의식을 가지 지 않고서는 이러한 유혹을 거절하기 힘든 것이 인지상정( 人 之 常 情 )이다. 하물며 범 죄전력, 특히 사기ㆍ횡령ㆍ배임 등과 같은 경제범죄 전력이 있거나 건설 관련 비리전 력이 있는 이들이 이러한 유혹을 거절하고 주민의 편에 서서 일한다는 것은 상식적 으로도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범죄전력자가 사업을 주도할 경우 이들을 신뢰할 주민은 없을 것이다.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13 14 第 21 卷 第 1 號 (2009. 4) 이에 도시정비법 제72조 제1항의 정비업자 결격사유의 범위를 보다 확대하여 사업 관여자의 투명성 확보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업시행에 10년 내외의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벌금형 선고시의 정비업자 취업제한기간을 조합임원의 경 우와 마찬가지로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범죄전력자의 정비업자 취업제한과 관련하여 도시정비법은 제3호와 제4호의 규정에 대해 정비사업의 시행 과 관련한 범죄행위로 인하여 라는 조건을 붙여 오히려 그 범위를 축소하고 있는데, 이는 폭력조직 관여자 등의 정비사업 진입을 용이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 하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오히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단체 등의 구성ㆍ활동) 및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8(단체 등의 조직) 위반전 력자에 대한 취업제한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3) 추진위원의 공무원의제 중요 사업관여자에 대한 공무원의제 도시정비법 제84조의 규정은 형법상 뇌물범죄 (제129조 내지 제132조)의 적용에 한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특례 법 (이하에서 공무원범죄몰수특례법 이라고 한다.)에 의한 불법재산 몰수 추징까지도 가능하게 하므로 사업관여자의 투명성 확보를 위하여 매우 유효한 규정이다. 그런데 도시정비법은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사업관여자를 추진위원회의 위원장ㆍ조합의 임원 및 정비업자의 대표자(법인인 경우에는 임원을 말한다)ㆍ직원으로 한정하고, 추진위 원을 제외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초기단계의 투명성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추 진위원뿐만 아니라 추진위원회의 자문위원에게까지 로비가 행해지고 있는 현실을 감 안할 때 14) 공무원의제 대상에서 추진위원을 굳이 제외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2) 개인정보조회동의서의 제출강제 도시정비법은 추진위원, 조합임원, 정비업자 등의 결격사유를 마련하고 있지만, 감 독관청인 시ㆍ군ㆍ구청장에게 전과 등의 개인정보를 조회할 권한이 부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사문화( 死 文 化 )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조합임원ㆍ정비업 자 결격사유 규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조회대상 내역을 명기한 개인정보 조회동의서를 추진위원ㆍ조합임원ㆍ정비업자 희망자가 사전에 제출하도록 강제할 필 요가 있다. 예컨대, 이는 도시정비법 제23조 제1항 후단에 조합임원이 되고자 하는 자는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한 개인정보조회동의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라는 문구를 추 가하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정비업자의 경우 제72조 제1항에 이러한 문구를 삽입하여 야 할 것이다. 또한, 범죄전력 등의 조회는 도시정비법 개정 이후에야 가능할 것인데, 이 경우 기 존의 추진위원, 조합임원, 정비업자 등 사업관여자의 투명성을 검증할 수 없다는 문 제가 발생한다. 특히 기존의 사업장에서는 사업관여자의 범죄전력 문제가 분쟁의 도 화선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사업의 진척이 어려 울 것이다. 따라서 사업관여자의 투명성 검증을 위하여 도시정비법 부칙에 정비사업 의 추진위원, 조합임원 또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대표자(법인인 경우 임원)ㆍ직 원은 년 월 일까지 법 제23조 제1항 또는 제7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개인정보조회동의서를 시장ㆍ군수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아 니한 경우 년 월 일자로 당연 퇴임한다. 라는 경과규정을 마련할 필 요가 있다. (4) 뇌물범죄 관련 관여행위의 실효 도시정비법 제23조 제3항은 당연퇴임된 임원이 퇴임 전에 관여한 행위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사업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규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 나, 조합임원 등이 뇌물을 수수한 대가로 행한 직무행위까지 그 효력을 그대로 인정 한다는 것은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되지 않는다. 독수( 毒 樹 )에서 맺은 열매는 독과( 毒 果 )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합임원 등이 뇌물범죄 혐의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조합임원이 퇴임 전에 관여한 행위는 일정 기간 내에 총회 또는 대의원회에서 결의하는 경우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있게 하거나, 일정 기간 내에 총회 또는 대의원회에서 결의하지 않 는 경우 그 효력을 계속하여 인정하는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규정의 마 련에는 등록취소된 정비업자의 업무계속요건을 정한 도시정비법 제73조 제5항의 규 정이 참고가 될 수 있다. (5) 조합임원 등 경업피지의무의 강화 조합장 또는 추진위원장의 적지 않은 수가 다른 지역의 조합장이나 추진위원장을 역임했던 자인데, 15) 일반인의 경우 평생에 한 번 경험하기도 쉽지 않은 주택재개발ㆍ 재건축사업을 단기간 내에 반복하여 경험한다는 것은 이들이 특정한 직업 없는 투기 꾼 이나 전문브로커 일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도 된다. 그래서 조합임원 등의 경업피 14) 대검찰청 보도자료, 재개발 재건축 관련 비리 단속 수사 결과, 2006. 8. 3, 6쪽. 15) 조병인 외, 앞의 책, 142쪽.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15 16 第 21 卷 第 1 號 (2009. 4) 지의무가 중요한데, 도시정비법 제22조 제5항의 조합임원의 경업피지의무 규정은 현 재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과거의 전력을 문제삼지 않는다. 또한, 당연퇴임이나 해임, 심지어 손해배상책임조차 전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 이에 도시정비법 제23조 제1항 제6호에 같은 목적의 정비사업을 하는 다른 조합 의 임원 또는 직원이거나 임원 또는 직원이었던 자 라는 규정을 추가하여 조합임원 의 결격사유에 포함시키거나, 조합임원의 경업피지의무 위반시 당연퇴임ㆍ해임의 근 거규정을 마련하고 조합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 2. 사업주체의 주민대표성 확보를 통한 신뢰도 제고 추진위원회 및 조합의 문제점은 주민의 대표자로서의 대표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특히 추진위원회는 임의단체로서 사업자의 대표자로서의 대표성조차 가지 지 못한다. 16) 이러한 자들이 주민의 대표자로서 지역발전을 논하고, 사업의 대표자로 서 투명한 사업추진을 약속할 때 신뢰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에 추진위원회의 경우 현행과 같은 자율적ㆍ임의적 구성방식을 탈피하여 공익적ㆍ선출적 구성방식으 로 전환할 필요가 있으며, 17) 추진위원과 조합임원은 사업자의 대표일 뿐만 아니라 향 후 주민이주대책과 세입자의 주거대책을 수립하여야 할(도시정비법 제30조 제3호ㆍ 제4호)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예: 2~3년) 이상 해당 지역에 거주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거주요건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근본목적은 주거생활의 질 제고 에 있다. 그런데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소유자의 경우에는 현재 거주하는 주택 이외의 주택은 재테 크 수단에 지나지 않고, 이들 사업에 의하지 않고서도 매매ㆍ합가( 合 家 ) 등을 통하여 자신의 주거생활의 질을 제고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이러한 자들이 사업자 의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경우에는 주거생활의 질 제고 보다는 투자가치의 상 승 에 주력할 우려가 있고, 도시정비법의 입법취지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따라서 추진 위원과 조합임원에 대해서는 일정한 주거요건 이외에도 1가구 1주택 소유자 라는 자 격요건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거주요건 등의 규정은 조합임원 등의 자격요건을 규정한 도시정비법 제23조 제1항 16) 같은 생각: 유삼술, 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 있어 부조리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방안, 주택재개발 ㆍ재건축사업 운영 건전화 방안 (제2회 전문가초청 워크샵 자료집),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건설사 업연구팀, 2008. 10. 14, 98쪽. 17) 조병인 외, 앞의 책, 154-156쪽. 의 각호에 거주요건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는 자 를 추가하고, 시행령에 구체적 요건을 제시함으로써 가능하다. 3. 청산금 사전징수 제한을 통한 서면결의 최소화 청산금은 이전고시 이후에 징수 또는 지급하여야 한다(도시정비법 제57조 제1항 본문)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동 조항 단서는 정관 등에서 분할징수 및 분할지급에 대하여 정하고 있거나 총회의 의결을 거쳐 따로 정한 경우에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부터 이전고시일까지 일정 기간별로 분할징수하거나 분할지급할 수 있다는 예외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사정변경의 원칙상 사업비가 증액 또는 감액된 경우 이를 모두 징수 지급한 이후에 소유권 변경을 할 수 있게 하여 불요불급한 분쟁을 최소화하겠다 는 취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조합총회 과정에서 문제된 대부분의 서면결의나 변칙결의는 대개 사업비 증액에 대한 결의이다. 또한, 지역 내 토지ㆍ건축물 전체의 소유권 및 제 권리를 말 소한 후 다시 소유권 등을 보존등기해야 하는 재개발ㆍ재건축 등기의 특성상 어느 한 가구라도 청산금을 완납하지 못한 경우 지역 전체의 이전등기를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전등기 이전에 청산금을 완납한 가구부터 입주하게 되지만, 자신의 소유권 은 법적으로 등기되지 못함으로써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청산금 사전 징수 허용은 오히려 서면ㆍ변칙결의와 분쟁만을 조장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청산금의 사전징수를 제한하게 된다면 불요불급한 서면결의와 이로 인한 분쟁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도시정비법 제57조 제1항의 단서는 삭제하 되 급격한 경기악화 등 사정변경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예외규정을 마련하고, 사 정변경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조합총회의 결의뿐만 아니라 시장ㆍ군수의 승인 까지 얻도록 하여 그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4. 표준정관 등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전문성 보완 (1) 표준정관 등 표준양식의 강제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의 사업현장에서 탈법과 비리가 만연할 수밖에 없는 것은 주 민들의 전문지식 부족에서 기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전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추 진위원회, 조합, 정비업체, 건설업체 등을 감시할 수 없고, 탈법과 비리에 속수무책으 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구역의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 추진과정상의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17 18 第 21 卷 第 1 號 (2009. 4) 탈법ㆍ비리에 대한 예방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으나, 주민의 전문지식 부족 문제를 해결함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연구과정에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전문가 중에서도 표준운영규정이나 표준정관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설혹 알고 있었다 고 하더라도 그 내용을 제대로 검토해본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국토 해양부조차 2003년 6월 30일에 고시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표준정관을 갱신( 更 新 )하지 않은 채 현재까지 그대로 방치할 정도였다. 소관 부처조차 방치할 정도이니 추진위원회나 조합에서 이를 외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표준운영규정이나 표준정관은 방치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표준정관 등을 활용하면 국토해양부를 신뢰하는 한 조합정관 등 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신뢰할 수 있고, 추진위원회와 조합의 운영과정에 대하여 미리 예측할 수 있으며, 정관 등의 해석에 관한 심결례와 판례가 축적됨에 따라 탈법행위 등에 대한 예방 또는 방어가 용이해진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표준정관 등 의 갱신과정에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주민과의 소통경로를 자연 스럽게 형성하고 현장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지역마다 전통과 특성이 있듯이 사업장마다 현안이 다르고, 계약자유의 원칙 상 조합정관 등의 작성은 조합원의 자율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표준정관 등을 일률 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도시정비법 제20조 제1항을 조합은 국토해양부 장 관이 고시한 표준정관을 참조하여 다음 각호의 사항이 포함된 정관을 작성하여야 한 다. 라고 개정하는 한편, 단서로서 표준정관의 내용 중 다음 각호의 사항과 관련된 내용을 수정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수정이유에 관한 소명서를 함께 작성하여야 한다. 라는 규정을 부가한다면, 조합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사실상 표준정관의 채택을 강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중요 사항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함에 따라 시장ㆍ군수는 소명서의 내용 및 표준정 관 등과의 이동( 異 同 )만을 검토하면 되므로 조합설립 인가나 추진위원회 승인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부담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주민들도 소명서의 내용 및 표준정관 등과의 이동만을 검토하면 되므로 주민의 감시역량이 높아질 수 있으며, 조합정관 등의 작성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므로 주민의 입장에서는 실속도 도 모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로서는 시장ㆍ군수에게 제출된 소명서를 취합하여 분석함으 로써 시의적절하고도 현장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한 조합정관 등의 갱신을 도모할 수 있으므로 업무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탈법과 비리를 획책하는 이들을 제외한 모든 사 업관여자에게 이득이 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표준정관 등의 적극적 활용을 주저할 이 유가 없다. 다만 이러한 방안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추진위원회 승인신청 또는 조합설 립 인가(또는 변경인가) 신청시에 소명서 제출을 강제하는 한편, 소명서 미제출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 중요 서류의 표준양식 보급 주택재개발 재건축사업 추진ㆍ운영과정에서 운영규정과 정관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 다. 사업 추진ㆍ운영과정에서 중요한 서류로는 이외에도 사업시행계획서, 관리처분계 획서, 시공계약서, 설계계약서, 정비업자 선정계약서 등이 있다. 주민의 입장에서는 다른 사업장의 관련 서류를 입수하여 검토하기도 어렵지만, 입수한다고 할지라도 전 문지식 부족으로 인하여 그 함의를 해득해내기 어렵다. 따라서 국토해양부에서 이러한 중요 서류의 표준양식을 작성 보급할 수만 있다면 탈법과 비리의 가능성은 그만큼 감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인력이 부족한 국토해양부의 여건상 이러한 표준양식 보급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사업의 추진ㆍ운영 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책무가 국가에 있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소요되더라도 중요 서류의 표준양식을 작성 보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5. 시행요건 적용 의무화를 통한 근본목적 환기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이러한 사업시행이 시 급하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이익 등을 홍보하여 사업시행을 인위적으로 조장하 는 무리들이 있다는 점이다. 18) 불요불급한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지역주민에게도 피해를 끼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의사결정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저 하시키며 국가적으로도 낭비에 속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태를 최소화하고 지방자치단 체의 계획 결정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도시정비법에 법정된 시행 요건, 특히 노후ㆍ불량건축물의 밀집 에 대한 객관적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19) 주택재 개발 재건축사업 관련 정비구역 지정 시에 다음과 같이 시행요건 적용을 의무화함으 로써 주거생활의 질 제고 라는 근본목적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18) 조병인 외, 앞의 책, 36-37쪽. 19) 조병인 외, 앞의 책, 153-154쪽.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19 20 第 21 卷 第 1 號 (2009. 4) (1) 정비계획 수립시 노후 불량건축물의 밀집성 요건 반영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핵심 시행요건은 노후 불량건축물의 밀집성 이나 이러한 시행요건은 정비계획 수립 또는 주민제안 과정에서 간과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따라 서 이러한 시행요건의 적용을 의무화하기 위해서는 도시정비법 제4조 제1항의 시장 ㆍ군수는 기본계획에 적합한 범위 안에서 노후 불량건축물이 밀집하는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구역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사항이 포함된 정비계획을 수립 하여 라는 규정을 시장ㆍ군수는 기본계획에 적합한 범위 안에서 노후ㆍ불량건축 물이 밀집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구역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사항 이 포함된 정비계획을 수립하여 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비계획 수립시 필수조사항목을 규정한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10조 제2항의 각호에 노후ㆍ불량건축물의 밀집도 를 포함시켜야 할 것이며, 조사의 공익성 및 신 뢰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동조 제3항의 사업시행자에 대한 조사위탁 규정을 삭제하 거나 시장ㆍ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시행하는 사업 에 한정시켜야 할 것이다. (2) 지구단위계획 등 의제시 노후 불량건축물의 밀집성 요건 반영 정비계획의 수립 및 정비구역의 지정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상의 지 구단위계획 및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의 방법으로도 할 수 있는데(동법 제49조 내지 제51조; 도시정비법 제4조 제5항), 이 경우 노후ㆍ불량건축물의 밀집성 요건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그러나 노후ㆍ불량건축물이 밀집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지구단위계 획 수립 및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으로 의제하는 것은 주거생활의 질을 제고한다 는 도시정비법의 입법취지에 부합되지 않으며, 불요 불급한 사업에 대한 조합 설립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이에 관한 도시정비법 제4조 제5항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에 의한 지구단위계획구역에 대하여 제1항 각 호의 사항을 모두 포함한 지구단위계 획을 결정ㆍ고시(변경 결정ㆍ고시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는 경우 당해 지구단위계획 구역은 정비구역으로 지정ㆍ고시된 것으로 본다. 라는 규정을 국토의 계획 및 이용 에 관한 법률 에 의한 지구단위계획구역에 대하여 제1항 각 호의 사항을 모두 포함한 지구단위계획을 결정ㆍ고시(변경 결정ㆍ고시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는 경우 당해 지 구단위계획구역이 노후 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일 경우에 한하여 정비구역으로 지 정 고시된 것으로 본다. 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6. 정비업제도의 정비를 통한 감시기능 강화 (1) 정비업자 업무범위의 조정 정비업제도는 도시정비법 제정 이전에 법적 근거 없이 활동하던 추진위원회ㆍ조합 의 자문위원 등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전문성이 있는 제3자로 하여금 조합 등을 보좌하게 하여 조합임원 등의 전문지식 부족문제를 보완하고 조합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정비업자는 조합의 보좌인으로서의 역할에 그쳐야지 조합의 동업자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에 조합 이나 건설업체가 하는 것이 마땅한 업무는 정비업자의 업무에서 배제하고, 정비업자 가 보좌인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불필요 한 오해를 조장할 수 있는 이권( 利 權 ) 관련 업무에서는 철저히 배제하여야 할 것이 다. 이것이 정비업체의 살 길이다. 이에 도시정비법 제69조 제1항의 규정 가운데 이권 개입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조장할 수 있는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에 관한 업무의 지원 업무(제4호)를 삭제하 여야 할 것이고, 조합원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양 및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에 관한 업무의 대행 업무(제6호)도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의 지원 으로 그 범위를 축소하여야 할 것이다. 정비업자의 인력과 자본 등 제반여건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업무로도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되며, 향후 정비업자가 조합설립 업무대행 이나 자문과 같은 본연의 임무에 더 충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정비업의 중앙관리ㆍ감독체제 구축 정비업의 등록ㆍ변경등록 및 동록취소ㆍ영업정지는 시ㆍ도지사의 소관업무에 속한 다. 그런데 도시정비법은 등록 변경등록의 현황 및 등록취소ㆍ영업정지의 현황에 대 한 보고의무를 시 도지사에게 부과하고 있지만(제69조 제3항), 국토해양부가 각 시ㆍ 도의 등록취소 영업정지 현황 등을 취합하여 시ㆍ도지사에게 통지(feedback)할 의무까 지는 부과하지 않고 있다. 다른 시ㆍ도의 등록취소ㆍ영업정지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 게 되면 필요적 등록취소사유인 최근 3년간 2회 이상의 업무정지처분을 받은 자로 서 그 정지처분을 받은 기간이 합산하여 12월을 초과한 때 (도시정비법 제73조 제1 항 제6호) 등의 규정은 그 실효성이 반감되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나의 시 도에서 등록취소된 정비업자가 다른 시ㆍ도에서 버 젓이 활동하는 경우도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하나의 시ㆍ도에서 정비업을 영위하 고자 하는 경우에는 현행대로 시ㆍ도지사에게 감독권을 부여하지만, 하나 이상의 시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21 22 第 21 卷 第 1 號 (2009. 4) ㆍ도에서 정비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국토해양부장관에게 감독권을 부여하 는 중앙관리ㆍ감독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비업에 대한 관리ㆍ감독권이 시ㆍ도 지사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비업 등록신청서만은 국토해양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4조 제1항) 이러한 중앙관리ㆍ감독체제의 구축이 민원인의 불편을 현행보다 가중시키는 것도 아닐 것이고, 만일 이러한 조치가 어렵다면 국토해양부장관의 시ㆍ도지사에 대한 등록취소ㆍ영업정지 현황 통지의무나 시ㆍ도지사의 타 시 도지사에 대한 등록취소ㆍ영업정지 현황 통지의무와 같은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3) 정비업자의 업무제한조치 강화 정비업자는 동일한 정비사업에 대하여 철거, 설계, 시공, 회계감사, 안전진단 등의 업무를 병행하여 수행할 수 없다(도시정비법 제70조). 그러나 이러한 업무를 병행하 여 수행하더라도 불이익처분을 부과할 법적 근거가 도시정비법에 마련되어 있지 않 다. 그런데 이는 정비업자가 될 수 없는 자가 정비업자로 선정된 경우(예: 설계업자 가 다시 정비업자로 선정된 경우) 또는 정비업자가 자신을 위하여 의무위반행위를 한 경우(예: 정비업자가 다시 철거업자로 선정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정등록 의 경우보다 불법이 중하다. 더욱이 후자의 경우 업무상 배임죄(형법 356조)로 의율 할 수 있겠지만, 전자의 경우 처벌할 근거가 전혀 없다. 이에 도시정비법 제70조 위반의 경우 이를 필요적 등록취소사유로 규정하는 한편, 제70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선정된 자 에 대한 처벌규정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7. 불법수익의 전부박탈을 통한 부당이득의 환수 (1) 증뢰자에 대한 범죄수익규제법 적용 사업시행과정에서 뇌물 등에 의한 로비가 이루어진 경우 수뢰자인 조합임원, 정비 업자 등은 공무원으로 의제되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에서 범죄수익규제법 이라고 한다.) 및 공무원범죄몰수특례법의 규정에 따라 뇌물과 뇌물에서 유래한 범죄수익 등에 대한 몰수 추징이 가능하다. 여기에 추진위원까지 공 무원으로 의제되어야 한다는 점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런데 공무원으로 의제되지 않는 건설업체, 설계업자, 철거업자 등의 증뢰자의 경 우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는 상상적 경합(형법 제40조)의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법상의 증뢰죄가 아니라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 규정이 적용되는데, 20) 형법상 의 증뢰죄와 달리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의 죄는 범죄수익규제법상의 특정범죄 (제2조 제1호) 및 동법 별표상의 중대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범죄수익규제법에 따 른 몰수ㆍ추징을 할 수 없고, 증뢰죄는 공무원범죄몰수특례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 로(제2조 제1호 가목) 공무원범죄몰수특례법에 따른 몰수ㆍ추징도 할 수 없다는 문제 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고, 증뢰자에 대해서도 범죄수익 몰수 추징이 가능하 려면 범죄수익규제법 별표상의 중대범죄 목록에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의 죄를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2) 도시정비법 위반자에 대한 범죄수익규제법 적용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이 탈법과 비리로 얼룩지게 된 것은 이권에 대한 경제적인 이욕이 동기가 되므로 불법행위로 인한 범죄수익을 전부 박탈할 때 동기유발 요인이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정비법에도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마련되어 있 는데, 이 중 그 대가가 사회로 환수되어야 할 경우에는 이를 범죄수익규제법 별표상 의 중대범죄 목록에 포섭하여 부당이득을 환수할 필요가 있다. 도시정비법상 부당이득을 환수할 필요가 있는 범죄로는 제85조 제2호의 죄(제12조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안전진단결과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자), 제9호의 죄(제69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이 법에 의한 정비사업의 위탁을 받거나 또는 자문을 하는 자), 제10호의 죄(사위 그 밖에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을 한 정비사 업전문관리업자), 제11호의 죄(제73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등록이 취소되었 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하는 자) 및 제86조 제3호(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이 법이 정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등록증을 대여한 정비사업전 문관리업자)의 죄가 있다. 20) 형법상의 증뢰죄(제133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건설산업기본법 제95 조의2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을 법정형으로 정하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벌칙): 제38조의2의 규정을 위반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공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 취득 및 공여의 금지):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시공과 관련하여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 은 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공여하여서는 아니된다.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및 향후 입법과제 23 24 第 21 卷 第 1 號 (2009. 4) Ⅳ. 결 론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근본목적은 첫째가 주거생활의 질 제고 이고, 그 다음 이 도시환경의 개선 이다. 도시정비법에 이러한 근본목적의 선후( 先 後 )가 바뀌었는데, 근본목적이 몰각되어서는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필요성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근본목적을 도외시한 채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을 경기부양정책이라던 가 소득분배정책의 일환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경기부양이라던가 개발이익배분은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 성공시의 반사적 효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정 비법 제정으로써 부동산투기와 난개발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국민을 공평하게 잘 살게 하겠다는 좋은 취지가 오히려 주민을 고통 속에 빠뜨리는 나쁜 결 과를 낳게 된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공과( 功 過 )를 따지기에 앞서 주민들이 탈법과 비리의 질곡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희생양이 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그래서 모두가 피해자로 전락 한 이런 형국을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에 이 글은 주택재개발ㆍ재건 축사업의 제도적 문제점이 1 초과개발이익 배분을 위한 무리한 규제입법, 2 주민과 세입자가 배제된 형식적인 주민주도 사업추진체계, 3 건설업체와 정비업체 역할의 기형적 왜곡, 4 선도적이면서도 체계적인 감시 감독시스템 부재에 있다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부적격자의 사업배제, 사업주체의 주민대표성 확보, 청산금 사전징수 제한, 표준정관 등의 적극적 활용, 시행요건 적용 의무화, 정비업제도 정비, 불법수익의 전 부박탈 등의 시급한 입법과제를 제시하였다. 다만 이 글은 법학적 방법론에 따라 도정법과 이에 근거한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 업에 접근하였기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주로 주민의 입장에서 탈법ㆍ비리 문제에 접근하였기 때문에 이 글에 제시한 방안이 오히 려 국가경제에 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 대한 근본목적 을 명심하고, 결정은 신중하게, 집행은 신속하게 라는 원칙에 충실하다면 사업 추진 ㆍ운영과정에서 탈법ㆍ비리 발생은 자연스럽게 최소화되리라고 기대한다. (논문접수일 : 2009. 2.28. 심사개시일 : 2009. 3.28. 게재확정일 : 2009. 4. 3.) 강석구 재개발(redevelopment), 재건축(restructure), 주택(housing), 도시재생(urban renewal), 도시정비법(Urban and Dwelling Environment Improvement), 정비 조합(general assembly of the resident), 추진위원회(promoting committee)

The Legislative Problems on Housing Redevelopment and Restructure Project 25 26 SungKyunKwan Law Review Vol.21 No.1(2009. 4) Abstract The Legislative Problems on Housing Redevelopment and Restructure Project Kang, Seok Ku The fundamental purpose of housing redevelopment and restructure project was to elevate quality of dwelling life first of all and to improve urban environment. The Act of Urban and Dwelling Environment Improvement inverted order of the fundamental purpose: If the purpose would be neglected, needs of housing redevelopment and restructure was forced to decrease by half. And, the housing redevelopment and restructure project neglecting the fundamental purpose should not make ill use of either expansionary policy or income distribution policy. This was because other political purposes such as expansionary policy and income distribution than the fundamental purpose were forced to lay stress on creation of business advantages and development profits. So good purposes that allowed people to live fair and wealthy life produced bad results making residents be fallen into pains, which was thought to be regrettable. Prior to inquiry into merits and demerits, people should look squarely the realities that residents could not break the fetters of evasion of the law as well as irrationality to be a scapegoat. The situation that all of the parties became victim could not be left as it was. This study carefully investigated regulations of housing redevelopment and restructure project in accordance with the Act of Urban and Dwelling Environment Improvement from inherent point of view to find out wrong point as well as blind point of requirements and procedures. The study suggested soundness of housing redevelopment and restructure project as follow: Firstly, enforcement requirements should be applied to lay stress on purposes of the project. Secondly, not only representation of residents of project entity but also transparency of the ones who worked for the project could construct reliability base of the project. Thirdly, standard articles of incorporation and standard management regulations and others should be actively used to let residents understand the project and to construct reliability base. Fourthly, improvement project business system should be improved to make soundness of improvement project business and to reinforce monitoring of the project. Fifthly, all of illegal incomes that were made by illegal activities should be deprived to recover excessive profits. The study examined not only the Act of Urban and Dwelling Environment Improvement but also housing redevelopment and restructure project in accordance with law methodology to be likely not to reflect the realities. In this study, national economy might bear burden by the methods because of approaches to evasion of the law as well as irrationality from point of view of residents. However, not only purposes of housing redevelopment and restructure project but also principles of "careful decision-making and prompt action" was likely to lessen evasion of the law as well as irrationality as much as possible at project promotion and management.

28 第 20 卷 第 3 號 (2009.4) 상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정을 염두에 두는 것이며,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한 소극적 속인주의에 대한 제한으로서의 쌍방가벌성의 요건 - 그 문제점과 대안 * 21) 김 성 규 ** 22) Ⅰ. 문제의 제기 1. 쌍방가벌성의 의미 - 형법 제6 Ⅱ. 소극적 속인주의의 법적 성질 및 조 단서의 취지와 해석 존재근거 2. 쌍방가벌성 판단의 현실적 문제점 1. 소극적 속인주의의 법적 성질 3. 쌍방가벌성의 요건이 수행하는 현 2. 소극적 속인주의의 존재근거 실적의 기능에 대한 평가 Ⅲ. 쌍방가벌성의 의미와 그 요건의 실효성 Ⅳ. 맺음말 Ⅰ. 문제의 제기 형법적용법, 즉 형법의 장소적 적용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형법 제6조는 형 법 제5조와 마찬가지로 보호주의를 채용하고 있다. 그런데 형법 제5조가 오로지 국가보호주의를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형법 제6조는 국가보호주의와 국민보 호주의를 함께 규정하고 있다. 국민보호주의는 주지하다시피 소극적 속인주의로 일컬 어지기도 하는데, 그 내용은 외국인의 국외범에 대해 그 피해자가 내국인인 것을 근 거로 해서 내국의 형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1). 이러한 원칙은, 자국민이 외국에서 형법 것으로서 주장된다. 그런데 형법 제6조는 국외범의 처벌에 관해 이른바 쌍방가벌성 (double criminality; lex loci)의 요건, 즉 그 범죄가 행위지의 법률에 의해서도 범죄를 구성하고 또한 그 범죄의 소추나 그것에 대한 형의 집행이 면제되지 않을 것을 규정 하고 있다. 따라서 쌍방가벌성의 요건은 소극적 속인주의의 가동범위를 한정하는 것 이다. 외국인의 국외범에 대해서 내국의 형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행위지인 외국에서도 적어도 그 행위가 마찬가지로 범죄인 경우라야 하는 까닭은, 당해 외국에서는 적법한 것으로 판단되는 행위를 내국의 형법에 의해 처벌하는 것이 그 외국의 주권에 대한 침해가 되는 한편, 내국의 법을 알지 못하는 외국인을 불시에 처벌하는 결과가 되는 점에서 찾아지곤 한다. 그런데 내국인에 대한 외국인의 국외범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행위지인 외국에서는 가령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기 때문에 쌍방가벌성의 요 건에 따라 그 국외범에 대해 형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결국 외국에서 내국인 이 형법상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 외국에 재류하는 내국인의 보호를 국 가가 외면하는 것이 된다. 이러한 사정은 소극적 속인주의의 본래적 기능이 내국인에 대한 외국인의 국외범에 관해 외국에서의 적절한 처리가 기대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국가가 자국민의 보호를 확보하는 데에 있는 것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소극적 속인주의의 적용에 관해 쌍방가벌성을 요구하는 것이 소극적 속인주 의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으로는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의 비판도 일찍이 행해졌다 2). 이 점에 착안해서 본 논문은 소극적 속인주의에 관해서 요구되는 쌍방가벌성의 의미를 검토하고 그 기능을 평가하는 데 에 목적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하에서는 우선 소극적 속인주의의 법적 성질 및 존재근거를 검토하고(Ⅱ.), 다음으로 쌍방가벌성의 의미와 그 요건의 실효성을 형 법 제6조 단서의 규정과 관련해서 그리고 소극적 속인주의의 취지에 비추어 살펴보 고(Ⅲ.), 이를 통해 마지막으로 소극적 속인주의를 구체화하는 규정의 존재형식을 제 시해보고자 한다(Ⅳ.). * 이 연구는 2008학년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내학술연구비 지원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박사. 1) 형법의 장소적 적용범위에 관한 사고방식의 하나로서 속인주의를 '적극적 속인주의'와 '소극적 속 인주의'로 관념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양자의 개념적 구별은 범죄행위에 관해서 능동적인 주체 로서의 가해자와 수동적인 객체로서의 피해자의 측면을 염두에 두는 것이므로, 개념적으로는 '능 동적 속인주의' 및 '수동적 속인주의'로 표현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된다. 2) 예컨대 Ludwig v. Bar, Lehrbuch des internationalen Privat- und Strafrechts, 1982, S.213. 또한 Fritz Staubach, Die Anwendung ausländischen Strafrechts durch den inländischen Richter, 1964, S.216; Gunther Jakobs, Strafrecht, Allgemeiner Teil, 2.Auflage, Studienausgabe, 1993, S.111 참조.

소극적 속인주의에 대한 제한으로서의 쌍방가벌성의 요건 29 30 第 20 卷 第 3 號 (2009.4) Ⅱ. 소극적 속인주의의 법적 성질 및 존재근거 1. 소극적 속인주의의 법적 성질 형법적용법의 실제적인 존재근거는 내국 형법의 효력이 어떠한 조건하에서 외국에 도 미치는지를 정하는 데에 있다. 국가의 형벌권을 국외범에 대해서까지 확장하는 경 우에 그 제한에 관한 국제법상의 원칙으로서 불간섭주의의 요청과도 관련해서, 내국 형법의 역외적용을 위해서는 합당한 근거를 필요로 한다 3). 소극적 속인주의는 그러 한 근거를 범죄의 피해자가 내국인이라는 사정에서 찾는다. 즉, 소극적 속인주의에 있어서 형벌권 행사의 근거가 되는 것은 피해자의 국적이다. 이러한 소극적 속인주의 는 속지주의와의 관계에서는 보충적인 성질을 가진다. 다시 말하면, 행위지국이 속지 주의에 근거해서 범인에 대한 재판을 행하지 않는 경우에 피해자의 국적지국이 형벌 권을 행사함으로써 범죄의 피해자인 자국민 4) 을 보호하려는 것이 소극적 속인주의의 취지다. 소극적 속인주의의 근저에는 무엇보다도, 국외에 재류하는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 도 국가의 의무라는 사고방식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강조되는 근거, 따라서 소극적 속인주가 주장되는 근거로서는 일찍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지적되어 왔다. 모 든 국가가 그 영역내에 재류하는 외국인의 법익을 보호할만한 치안유지의 능력을 충 분히 갖추고 있다고는 할 수 없고, 오히려 많은 국가에서는 재류 외국인의 보호에 관 한 형법상의 배려가 불충분하며, 설사 그들 외국인의 법익을 해하는 범죄에 대해 현 지의 사법 당국이 개입하더라도 그것이 법률상의 조치라기보다는 재량에 의한 경우 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5).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보면 사실 소극적 속인주의의 3) Kai Ambos, Internationales Strafrecht, 2006, S.19ff.; Georg Dahm, Jost Delbrück & Rüdiger Wolfrum, Völkerrecht Band I/1, 2.Auflage. 1989, S.320 등 참조. 국제법과 형법적용법의 관련성을 다룬 대표적인 판례로서 거론되는 것이 로터스선( 船 ) 사건 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의 판결이다(Case of the S.S.Lotus (France v. Turkey), PCIJ Series A, No.10, p.18 (1927)). 이에 관해서는 Jörg Menzel, Tobias Pierlings & Jeannine Hoffmann (Hrsg.), Völkerrecht- sprechung, 2005, S.291ff; Jörg Martin, Strafbarkeit grenzüberschreitender Umweltbeeinträchtigungen, 1989, S.140 참조. 4) 소극적 속인주의에 있어서 국외범과 내국법의 연결점으로서 피해자의 국적 외에 그 주거도 포함 하는 관점에서는 자국민 외에 자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소극적 속인주의에 기한 보호의 대상 이 된다. 5) 山 本 草 二, 國 際 刑 事 法, 1991, 160면. 존재근거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파악된다. 오늘날의 국제사회에서 그 일원으로서의 국 가는 국제사회의 공통이익을 지키는 동시에 타국의 이해관계에도 배려해야 하는 것 이 특히 강조되지만, 주권국가로서 자국 내지 자국민의 이익을 지키는 것은 국가가 존재하는 본래의 이유이며, 법도 항상 그 점을 염두에 두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여전히 국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의 국외범에 대해서까지 내국 형법의 적용을 인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국가주의적인 사 고방식이라는 점에서 소극적 속인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도 만만치는 않다. 나아 가, 소극적 속인주의는 외국의 형사사법에 대한 일종의 불신감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 서 국제법상 그 적용의 가부에 관해서는 다소의 논쟁이 있다 6). 2. 소극적 속인주의의 존재근거 소극적 속인주의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그 어느 쪽에 비중을 둘 것인 지에 관한 고민을 보여준 하나의 예로서 일본 형법의 변천을 지적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1947년 이전의 형법에는 국외에서 행해진 범죄에 대해서도 내국인이 피해자인 경우에는 자국 형법을 적용하는 것에 관한 규정을 두었다. 즉, 당시의 일본 형법 제2 조 제2항은 피해자가 자국민인 것을 근거로 해서 내국법을 적용하는 사고방식으로서 소극적 속인주의를 채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국제적인 추세에 비추어, 또 한 전후 미군정하에서, 국적을 법적용의 근거로 삼는 것을 지양하는 미국의 영향을 받아 소극적 속지주의를 과도한 국가주의의 산물로서 파악하는 사고방식도 있었고, 외국에 재류하는 자국민의 보호는 그 외국에 위임하는 것이 국제협력주의에 합치되 는 것이라는 사고방식도 등장하면서, 그 규정은 1947년에 삭제되었다 7). 그런데 일본 에서는 2003년의 형법 개정에 의해 소극적 속인주의에 관한 규정이 부활되었다. 즉, 2003년의 형법 개정에 의해 신설된 제3조의2는 자국민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그것에 준하는 중대한 신체활동의 자유를 해하는 범죄 8) 에 관해서 국외범의 처벌을 가능하게 6) Christine van den Wyngaert, 'Double Criminality as a Requirement to Jurisdiction', in: Nils Jareborg (ed.), Double Criminality, 1989, p.47; Bert Swart, 'Jurisdiction in Criminal Law: Some Reflections on the Finnish Code from a Comparative Perspective', in: Raimo Lahti & Kimmo Nuotio (eds.), Criminal Law Theory in Transition, 1992, p.536 et seq. 등 참조. 7) 平 野 龍 一, 國 際 刑 法 における 屬 人 主 義, 警 察 硏 究 第 37 卷 第 8 號 (1966), 25면; 団 藤 重 光 編, 註 釋 刑 法 ⑴, 1978, 24면; 山 下 圭 子, 刑 法 の 一 部 を 改 正 する 法 律 - 國 外 犯 處 罰 規 定 の 槪 要 について, 現 代 刑 事 法 第 54 號 (2003), 55면 등 참조. 8) 일본 형법 제3조의2는 외국에서 자국민에 대해 죄를 범한 외국인(일본 형법 제3조의2는 일본국

소극적 속인주의에 대한 제한으로서의 쌍방가벌성의 요건 31 32 第 20 卷 第 3 號 (2009.4) 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자국민이 해외에서 범죄의 피해, 그것도 살인이나 유괴, 강도 등과 같은 중대한 범죄의 피해를 입는 사안이 증가하고 있는 사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9). 그런데 일본 형법 제3조의2가 2003년의 형법 개정에 의해 신 설되는 데에 직접적인 계기가 된 사건으로서, 2002년 4월 공해상의 파나마 선적 탱 커 타지마(Tajima)호( 號 )에서 일본인 선원이 필리핀인 선원2명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거론된다. 이 사건에서 범행을 목격한 선원이 일본 해상보안청에 연락했고, 그 선박 은 일본에 기항했지만, 일본의 행정당국은 선박내의 범죄의 관한 국제법상의 원칙인 기국주의에 따라 범죄의 처리에 곧바로 개입하지 않았다. 그런데 선적국인 파나마도 그 사건에 관해 곧바로 수사를 개시하지 않았다. 파나마로서는 타지마(Tajima)호( 號 ) 에 선적을 제공하고는 있었지만 그 선박이 사실상으로는 일본인의 소유였고 10), 또한 그 선박에 자국민은 아무도 탑승하고 있지 않았던 터라 그 사건에 거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건 당시 용의자의 국적국인 필리핀의 형법에 는 적극적 속인주의에 기한 국외범 처벌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그 적용 역시 불가능 했다. 결국 일본의 요구에 의해 선적국인 파나마가 사법절차를 개시했지만, 이 사건 은 자국민이 중대한 범죄의 피해를 입었는데도 우선적으로 형벌권을 행사해야할 국 가가 그 범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소극적 속인주의가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이게 하는 사안으로서 다음과 같은 경 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가령 A국으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이 그곳에서 강도상해의 피해를 입고 곧바로 귀국해서 한국에 있고 범죄의 용의자는 A국에 일시 체류한 B국 인으로서 사건 직후 B국으로 귀환한 터라 이해관계인이 무두 출국해버린 A국에서의 수사가 지체되고 전혀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A국 또는 B국의 범죄수 민 이외의 자 로 표현하는데, 이는 외국인 외에 무국적자도 행위 주체에 포함시키는 취지로 이해 될 수 있다)에 대해 일본 형법이 적용되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 대상이 되는 범죄 는, 강제외설 강간 준강제외설 준강간죄 및 그 미수범, 강제외설등치사상죄, 살인죄 및 그 미수범, 상해 상해치사죄, 체포감금 체포등치사상죄, 미성년자약취유괴 영리목적등약취유괴 인질금목적약취 등 소재국외이송목적약유괴 인신매매 피약취자등소재국외이송 피약취자인도등죄 및 그 미수범, 강 도 사후강도 혼취강도 강도치사상 강도강간 강도강간치사죄 및 그 미수범에 한정된다. 9) 辰 井 聰 子, 國 民 保 護 のための 國 外 犯 處 罰 について, 法 學 敎 室 No.278 (2003), 25면 참조. 10) 타지마(Tajima)호( 號 )는 과세, 외국인 선원의 고용 등의 면에서 선주에 보다 유리한 파나마의 선 적을 취득한 이른바 편의치적선( 便 宜 置 籍 船 )이었지만, 사실상으로는 일본의 기업이 소유 관리하 는 선박이었기 때문에 당시 24명의 선원 가운데 6명이 일본이었고, 선장도 일본인이었다고 한 다. 사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역시 피해자의 국적지국인 한국일 것이다. 이와 같이 자국민이 중대한 범죄의 피해를 입었는데도 관련 외국이 범죄의 처리에 사실상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에 피해자의 국적지국으로서는 능동적으로 범죄를 처리하고 필요하다면 행위지인 A국이나 행위자의 거주지인 B국에 수사공조를 요청하 는 등과 같이 정당한 권한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의 국적지국 이 그 국외범에 대해서 자국 형법의 효력이 미치도록 해두어야 한다. 이와 같이 국가 가 자국민에 대한 외국인의 국외범에 관해 스스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관련 외국 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소극적 속인주의가 승인될 필요가 있다. 소극적 속인주의에 대해 종종 가해지는 비판으로서, 외국에서의 사건은 그 외국에 위임하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요구되는 국제협력주의에 합치되고 소극적 속인주의는 그것에 역행하는 사고방식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그렇지만 국제교류의 경험은 각국의 관습이나 가치관 또는 사회상황의 차이가 의연히 존재하고 설사 국가간의 협조가 진 전되더라도 그 차이가 용이하게 해소될 수 없는 부분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것을 보 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외국에서 발생한 범죄의 처리를 그 외국의 형벌 권에 위임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그 외국에서의 형사절차가 내국의 입장에서 볼 때에 현저히 부당하거나 범죄의 처리가 용인될 수 없는 방식으 로 행해지는 경우도 전적으로 배제될 수는 없다. 소극적 속인주의는 그와 같은 예외 적인 경우에 - 따라서 속지주의에 대한 관계에서는 보충적으로 - 자국민의 보호를 확보하기 위해 인정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한에서 소극적 속인주의는 국제사회 를 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 또한 그러한 방식으로 국제협력주의 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1). 외국인의 국외범에 대해 그 피해자가 내국인인 것을 근거로 해서 내국의 형법을 적용하는 사고방식으로서 소극적 속인주의가 앞서 언급한대로 어디까지나 속지주의를 보충하는 것으로 승인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다양 한 인적 국제교류의 확대와 더불어 외국인의 국내범 혹은 내국인의 국외범에 대한 국가의 관계를 형법적용법에서 속지주의나 적극적 속인주의를 통해 해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12). 다만, 소극적 속인주의에 관해서도 형법의 11) 辰 井 聰 子, 國 民 保 護 のための 國 外 犯 處 罰 について, 法 學 敎 室 No.278 (2003), 26면. 12) 나아가, 소극적 속인주의를 가해자의 처벌을 통한 법익보호의 관점보다는 피해자의 보호를 통한 법익보호의 관점에 보다 비중을 두고 바라본다면 피해자의 관점을 형법적용법에 투영시키는 것 으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소극적 속인주의에 대한 제한으로서의 쌍방가벌성의 요건 33 34 第 20 卷 第 3 號 (2009.4) 장소적 적용범위에 관한 여타의 원칙과 마찬가지로 법적용에 관한 외국과의 관련성 내지 국제적 조율의 요청을 감안해서 합리적인 제한을 두는 것은 필요하다. 앞서 언 급한 것처럼 형법 제6조는 그러한 제한으로서 쌍방가벌성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 다 13). Ⅲ. 쌍방가벌성의 의미와 그 요건의 실효성 1. 쌍방가벌성의 의미 - 형법 제6조 단서의 취지와 해석 외국과의 관련성을 가지는 범죄에 대해 법정지국이 형벌권을 행사하기 위한 전제 로서 행위지국의 법도 그것을 또한 가벌적인 것으로 보는 것을 요구하는 법리로서 쌍방가벌성의 요건은 형법적용법에 관해서뿐만 아니라 국제형사법의 다양한 국면에 서 문제된다 14). 형법적용법에서도 쌍방가벌성의 요건이 단지 소극적 속인주의에 한정 되는 문제가 아닌 것은 물론이다. 적극적 속인주의 또는 국가보호주의에 관해서도 쌍 방가벌성의 요건은 특히 국제협력주의의 견지에서 또한 국제적 차원에서의 인권보장 에 배려해서 입법론으로서 문제되어 왔다 15). 그 어느 경우에 있어서나 쌍방가벌성의 요건은 국제협력의 기반이 되는 국제사회에서의 보편성의 존재를 이념적으로 담보하 는 것으로 이해된다. 주지하는 것처럼, 형법적용법을 이해하고 실현하는 데에 있어서 는 상호 대립하는 사고방식이 존재한다. 하나는, 범죄의 처리 및 범죄자의 처벌은 각 국의 개별적 관심사라는 관점에서 각국이 독자적으로 형벌권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 하는 이른바 자국보호주의의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형법을 오로지 국가적 인 것으로 관념화하고 그 역외적용도 자국의 고유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16). 다른 하나는, 범죄의 처리 및 범죄자의 처벌은 국제사회에 공통되는 보편적 관심사라는 관점에서 각국이 협력해서 그것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 러한 국제협력주의의 관점에서는 각국의 형벌권이 국제사회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서 행사되는 것으로 이해되므로 국외범에 대해 형벌권을 확장하는 경우에는 행위지 인 외국에 대한 배려가 요구된다. 각국이 행사하는 형벌권의 절대성을 옹호하는 입장 을 취한다면 국외범의 문제도 오로지 국내적인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취급된다 17). 하 지만 오늘날 그와 같은 사고방식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그 와는 달리 형벌권의 행사에 관해서도 외국과의 협력을 전제로 한다면 범죄의 적절한 처리 및 범죄자의 정당한 처벌을 위해서는 관련 외국의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 다 18). 여기에서 관련 외국의 사정을 고려하는 방식으로서 외국법을 고려하는 것이 쌍 13) 외국의 입법례로서는 독일 형법 제7조 제1항 등을 들 수 있다. 14) 형법적용법 외에도 범죄인인도( 범죄인인도법 제6조 참조)나 국제형사사법공조( 국제형사사 법공조법 제6조 제4호 참조)에 관해서 쌍방가벌성의 요건이 문제된다. 15) 이론적으로는 쌍방가벌성의 문제가 섭외성( 涉 外 性 ), 즉 외국과의 관련성을 가지는 모든 사건에 관해서 다루어질 수 있겠지만(그래서 국내범의 경우에도 외국인에 의한 범죄와 같이 섭외성( 涉 外 性 )을 가지는 사안에 관해서 특히 편재설( 遍 在 說 )에 기초해서 범죄지를 결정하는 때에는 가령 범죄의 결과방생지는 내국이지만 그 행위지가 외국이라면 쌍방가벌성이 문제될 여지가 있다. 또 한, 편재설( 遍 在 說 )에 따라 미수범의 경우에 범인이 의도한 결과발생예정지가 국내인 경우를 국 내범으로 보는 때에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애매한 사안에 대해서까지 내국 형법을 적용하는 것은 형벌권의 과도한 행사가 된다는 점에서 쌍방가벌성의 요건이 문제될 수 있다. 나아가, 국 외에서의 범죄에 대한 교사 방조가 국내에서 행해진 때에도 정범행위가 그 행위지인 외국에서는 불가벌인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공범의 종속성 여부와 관련해서 실질적으로는 그 외국에서의 가 벌성이 내국의 공범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요건이 된다는 점에서 역시 쌍방가벌성의 문제가 거 론된다(이에 관해서는 김성규, 속지주의의 적용에 있어서 외국 관련 공범의 범죄지와 가벌성, 비교형사법연구 제10권 제2호 (2008), 11면 이하), 그것이 실제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국외범에 관해서다. 그런데 국외범이라고 하더라도 국가보호주의의 적용대상이 되는 범죄에 관해서는 쌍 방가벌성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 사실상 기대되기 어렵다. 국가의 존립 안전을 보호법익으로 하 는 범죄에 대한 형벌권의 행사는 속성상 그 국가의 당연한 자위활동으로서 자국보호주의의 본 원적인 형태일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범죄는 무엇보다도 각국의 고유한 정치적 색채를 띠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국제협력주의가 미치는 대상으로 취급되기는 곤란하기 때문 이다( 愛 知 正 博, 刑 法 の 場 所 的 適 用 における 雙 方 可 罰 の 要 件, 福 田 平 大 塚 仁 博 士 古 稀 祝 賀 - 刑 事 法 學 の 總 合 的 檢 討 ( 上 ), 1993, 358면). 한편, 국외범의 처벌이 세계주의의 적용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법정지국이 행위지국을 대리해서 형벌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국법을 말하자면 국제사회공동체법으로서 적용하는 것이므로 쌍방가벌성이 적어도 국외범 처 벌의 요건으로서 거론될 여지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 밖의 범죄에 해당되는 것 으로서 내국인에 대한 국외범, 내국인에 의한 국외범, 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에 대한 국외범의 경우에 쌍방가벌성의 요건이 현실적으로 문제된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에 대한 국외범 을 처벌하는 국가는 주로 대리처벌주의에 기초해서 자국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그러한 경우에는 쌍방가벌성의 요건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16) 이와 같이 형법적용법에 관해 이른바 국가개별주의 내지 자국보호주의의 입장에 서는 경우에는 형벌권을 확장하는 데에는 적극적일 수 있지만 그것을 제약하는 방향으로는 소극적인 경향을 띠게 된다. 17) 자국보호주의의 관점에서는 국외범의 처벌에 관해 어디까지나 법정지로서의 내국이 처벌의 (독 자적인) 주체가 되므로 형법적용법에 있어서 쌍방가벌성의 요건은 내국의 이익, 즉 그 고유한 처벌욕구를 과도하게 억압하는 것이 된다고 풀이될 수 있다. 18) 설사 자국보호주의의 입장에 서더라도 행위자에 대한 과도한 처벌이나 외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배려가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그러한 경우에는 외국 사정의 고려가 극히 한정적 인 것이 되기 쉽다.

소극적 속인주의에 대한 제한으로서의 쌍방가벌성의 요건 35 36 第 20 卷 第 3 號 (2009.4) 방가벌성의 요건이다 19). 국외범에 대해 형법을 적용하는 데에 있어서 외국법을 고려하는 방식으로서 이론 적으로는 1 외국법만을 적용해서 처벌하는 방식도 생각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생각될 수 있는 것은 2 내국법을 기본적으로 적용해서 처벌하지만 외국법이 보다 가벼운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때에는 그 외국법을 적용해서 처벌하는 방식 및 3 내 국법을 적용해서 처벌하지만 외국법에서도 가벌적인 경우에 한해서 처벌하는 방식이 다 20). 양자 가운데에서 특히 관할권의 국제적 분배를 도모하는 취지에서 중요시되는 대리처벌주의에 충실하자면 단순히 쌍방가벌성을 요건으로 하는 3의 방식보다는 쌍 방가벌성의 정도가 중첩하는 범위내에서 처벌하는 2의 방식(les mitior)이 요구된다 고 볼 수 있다 21). 그렇지만 2의 방식에 따라 외국법을 적용하는 데에는 다양한 어려 움이 따르기 때문에 실무상의 편의를 생각한다면 보다 간편한 3의 방식이 무난하게 보일 수 있다 22). 무엇보다도 외국법을 고려하는 취지가 극단적인 자국호호주의의 관 점을 피하는 데에 있는 것이라면 3의 방식으로도 족하다고 평가된다 23). 그 어느 경 19) 형벌권의 행사에 관해 관련 외국의 사정을 고려하는 방식으로서 외국의 판결을 고려하는 것으 로서는 국제적 일사부재리의 승인을 들 수 있다. 20) 愛 知 正 博, 刑 法 における 外 國 法 適 用 の 諸 形 態, 中 京 法 學 제20권 제1호 (1985), 119면 이하. 21) 쌍방가벌성의 요건이 형식적으로는 내국 형법의 장소적 적용범위를 합리적으로 제약하는 것이 지만 실질적으로는 형사에 관한 국제협력을 도모하는 것이라는 점은 형법적용법에 관해서뿐만 아니라 국제형사사법공조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형법적용 법에 관한 요건으로서의 쌍방가벌성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는 그것이 국제형사사법공조의 분 야에서는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범죄인인도에서는 인도에 관여하는 기관 및 인도 대상자 등의 부담을 고려해서 인도의 대상이 되는 범죄를 그 가벌성의 정도에 종 속시키고 있다( 범죄인인도법 제6조는 대한민국과 청구국의 법률에 의하여 인도범죄가 사형 무기 장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 범죄인인도에 관해서 쌍방가벌성의 요건을 대상 범죄의 가벌성 정도에 의해 구 체화하는 까닭은, 설사 인도의 청구국과 피청구국 쌍방이 가벌적인 것으로 보는 행위라도 가벌 성 여하에는 각국의 입법정책 기타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므로 그 행위의 실질적인 당벌성에 관 해서 나라마다 다소의 차이를 보이는 점을 감안해서 그러한 차이가 비교적 완화되는 중대범죄 에 한해서 인도를 허용하는 것이 국제협력주의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찾아질 수 있 다. 마찬가지의 관점을 형법적용법에도 관련시킨다면, 가령 내국인의 국외범을 처벌하는 적극적 속인주의에 관해서도 인도의 대상이 되지 않는 장기 1년 미만의 범죄의 경우에는 쌍방가벌성이 부정되어 처벌의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취급될 여지가 있다. 22) Karin Cornils, 'Leges in ossibus? Überlegungen zur doppelten Strafbarkeit einer Auslandstat', in: Jörg Arnold et al.(hrsg.), Grenzüberschreitungen. Beiträge zum 60. Geburtstag von Albin Eser, 1995, S.222ff. 또한 Kai Ambos, Internationales Strafrecht, 2006, S.64ff. 참조. 23) 愛 知 正 博, 刑 法 の 場 所 的 適 用 における 雙 方 可 罰 の 要 件, 福 田 平 大 塚 仁 博 士 古 稀 祝 賀 - 刑 事 法 學 の 總 우나 국외범에 대한 내국 형법의 적용에 관해 행위지인 외국의 사정을 고려하도록 함으로써 형법의 역외적용이 국제법상 정당성을 가지도록 해주는 데에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24). 형법 제6조 단서의 규정도 그와 같은 목적에서 행위 당시의 행위지 법이 검토되어야 하는 점을 밝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형법 제6조 단서는 외국인의 국외범에 대해 형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경우, 즉 쌍방가벌성이 부정되는 경우를, 행위지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 거나 소추 또는 형의 집행을 면제할 경우 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형법 제6조의 규정에 의하면 쌍방가벌성은 행위지 25) 의 법률에 의해 범죄가 성립되고 또한 그것에 관해 일정한 소송조건이 구비되어 있는 경우에 인정된다. 여기에서 행위지의 법률에 의해 범죄가 성립되는 경우란 행위지법에 따라 구성요건해당성, 위법성 및 유책성이 인정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6). 우선, 행위지법에 따라서도 구성요건해당성이 인정 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위해서는 과연 행위지의 구성요건이 내국의 그것과 어느 정 도의 동일성을 가져야 하는지의 문제가 있다. 외국인의 국외범에 관해서 쌍방가벌성 을 요구하는 취지가 법률 규범에 관한 행위자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데에 있는 점에서 보면, 단순히 유사한 구성요건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7). 그렇다고 해서 合 的 檢 討 ( 上 ), 1993, 353면. 24) Fritz Staubach, Die Anwendung ausländischen Strafrechts durch den inländischen Richter, 1964, S.17 참조. 25) 쌍방가벌성을 판단하는 경우에 문제되는 행위지 의 개념도 국내범과 국외범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는 범죄지의 결정에 관해서 유력한 편재설( 遍 在 說 )에 따라 파악하는 것이 형법적용법상의 문 제를 일관성 있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국외범의 처벌에 관 해 쌍방가벌성이 요구되는 근거가 무엇보다도 법률 규범에 대한 행위자의 예측가능성을 배려하 는 데에 있고, 그 점을 전제로 해서 행위자가 현지의 법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쌍방가벌성의 요건에 의해서 기대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행)행위지와 결과(발생)지가 서로 다른 외국에 걸쳐 있는 경우에는 전자가 행위자의 행동을 사실상 규율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형법 제6조 단서가 말하는 행위지 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의 관점에서 (실행)행위지가 복수의 외 국에 걸쳐 있는 경우에는 그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그 행위를 가벌적인 것으로 본다면 쌍방가 벌성은 충족될 것이다. 26) 객관적 처벌조건을 범죄의 성립요건과는 구별되는 가벌성의 요건으로 이해하는 때에는 엄밀히 말하자면 객관적 처벌조건에 관해서는 쌍방가벌성이 요구되지 않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겠지만, 형법 제6조 단서가 소추요건 등에 관해서도 쌍방가벌성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보면 객관적 처벌조건 또는 인적 처벌조각사유의 부존재 등에 관해서도 쌍방가벌성이 요구되는 것으 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객관적 처벌조건이 구성요건해당성 위법성 유책성과 마찬가지로 (특수한) 범죄성립요건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면(신동운, 형법총론, 제2판, 2006, 441면) 객관적 처벌조건 에 관해서도 당연히 쌍방가벌성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27) 예컨대 국외범에 대해 준( 準 )사기죄의 규정을 적용하고자 할 때에 행위지법에 의해서 준( 準 )사기

소극적 속인주의에 대한 제한으로서의 쌍방가벌성의 요건 37 38 第 20 卷 第 3 號 (2009.4) 쌍방의 구성요건이 규정형식상으로 일치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28). 행위의 당벌성 에 대한 쌍방의 평가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면 설사 구성요건의 기술방식 등에 상호 차이가 있더라도 법규범에 관한 행위자의 예측가능성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으므로 쌍방가벌성이 인정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가령 법정지인 내국에서는 횡령죄로 취급되고 행위지인 외국에서는 배임죄로 취급되는 경우와 같이 양자가 상 이한 법률구성의 형식을 취하더라도 쌍방가벌성은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쌍 방의 형벌법규가 반드시 법적으로 동일한 목적 내지 의도 등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쌍방가벌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29). 다음으로, 행위지법에 따라서도 위법성 및 유책성이 인정되어야 쌍방가벌성이 긍정되므로 행위지법에 의한 위법성조각사유 및 책임조각사유가 쌍방가벌성의 판단에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예컨대 외국에서 외국 인이 내국인을 살해한 경우에 내국법에 따르면 그 사안이 오상과잉방위로 취급되지 만 행위지법에 의하면 정당방위가 성립되는 경우에는 쌍방가벌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보게 된다 30). 한편, 행위지의 법률에 따른 소송조건의 구비를 쌍방가벌성의 요건으로 하는 것은 실체법적인 가벌성의 쌍방호환성과는 달리 취급될 여지도 있 다 31). 앞서 말한 것처럼, 소극적 속인주의에 관해서 쌍방가벌성을 요구하는 취지가 무엇보다도 실체법 규범에 관한 행위자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데에 있는 점에서 보면, 쌍방가벌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행위지국의 실체법이 그 행위를 형벌로써 금지 하고 있는지의 여부가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행위지국의 절차법에 따른 소송 죄는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고 사기죄만이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경우라면 쌍방가벌성은 부정된 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8) Albin Eser, in: Schönke/Schröder, Kommentar zum Strafgesetzbuch, 27.Auflage, 2006, 7 Rdn.8. 29) 예컨대 무기를 사용한 살인미수행위가 행위지법에서는 단지 무기의 부정사용으로서만 처벌될 뿐 살해행위의 요소가 형법적으로 고려되지 않는 경우와 같이 행위지의 형벌법규가 의도하는 보호의 방향 혹은 그 기본사상이 내국의 그것과 다르더라도 적어도 처벌 그 자체에 관한 행위 자의 예측가능성을 해하지 않는 한에서는 쌍방가벌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범죄의 실체가 쌍방의 법률에서 공히 형법적으로 포착되어 있는 때에만 쌍방가벌성이 인정될 수 있다 고 보는 입장에서는 그와 같은 예의 경우에는 쌍방가벌성을 부정한다( 愛 知 正 博, 刑 法 の 場 所 的 適 用 における 雙 方 可 罰 の 要 件, 福 田 平 大 塚 仁 博 士 古 稀 祝 賀 - 刑 事 法 學 の 總 合 的 檢 討 ( 上 ), 1993, 366 면 참조). 30) 愛 知 正 博, 刑 法 の 場 所 的 適 用 における 雙 方 可 罰 の 要 件, 福 田 平 大 塚 仁 博 士 古 稀 祝 賀 - 刑 事 法 學 の 總 合 的 檢 討 ( 上 ), 1993, 367면. 또한 Albin Eser, in: Schönke/Schröder, Kommentar zum Strafgesetzbuch, 27.Auflage, 2006, 7 Rdn.8 참조. 31) 이에 관한 입법례의 비교 등에 관해서는 Karin Cornils, 'Leges in ossibus? Überlegungen zur doppelten Strafbarkeit einer Auslandstat', in: Jörg Arnold et al.(hrsg.), Grenzüberschreitungen. Beiträge zum 60. Geburtstag von Albin Eser, 1995, S.213ff. 조건은 원칙적으로는 쌍방가벌성의 판단에 고려되지 않더라도 상관없다고 볼 수 있 기 때문이다 32). 그렇지만 가벌성에 관한 일정한 요건을 실체법상의 구성요건에 둘 것 인지 또는 위법성조각사유 책임조각사유로 취급할 것인지, 혹은 절차법상의 소송조건 에 머무르는 것으로 규정할 것인지는 필연성을 수반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각국의 입 법정책 등에 따라 다분히 상대적이라는 점에서 보면, 쌍방가벌성을 판단하는 데에 있 어서 소송조건을 고려하는 것은 구성요건과 아울러 위법성조각사유나 책임조각사유 를 고려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다만, 외국인의 국외범에 관 해서 행위지법상으로 가벌성이 인정되고 법률상의 소추요건 등이 갖추어진 경우라면 설사 행위지국에서 단순히 실무상 또는 사실상 형사소추가 행해지지 않더라도 그것 에 의해 쌍방가벌성이 결여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2. 쌍방가벌성 판단의 현실적 문제점 소극적 속인주의에 관해 행위지법을 고려하는 것은 행위 당시에 행위지인 외국의 법률에 의해서 허용되거나 혹은 요구되고 있는 행위에 대해서까지 내국 형법의 효력 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 형법 제6조 단서는 외국인의 국외범이 행위지법에 의해서도 범죄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구성요건해 당성에 관해서 본다면, 그 국외범에 관해서 행위지인 외국에도 내국과 마찬가지로 구 성요건이 존재하고 내국 형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행위가 그 외국의 구성요건에 해 당되는 경우라야 쌍방가벌성이 긍정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구성요건이라는 것은 형 벌법규가 나타내는 범죄의 유형이므로 형법의 조문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 조문의 해 석에 의해 얻어지는 내용이다. 따라서 행위지법에 따라 그 행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인정되는 것을 요구하는 때에는 단순히 행위지인 외국에 형벌법규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아가 그 해석 또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예컨 대, 낙태죄에 관해서 행위지인 외국의 법도 낙태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그 곳에서는 낙태죄를 구성하기 위해 태아의 생명이 현실적으로 침해될 것이 요구된다 고 해석되는 경우에, 가령 낙태로 인해 태아가 사망에 이르지 않은 사안은 행위지법 에 의해서는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 이와 같이 행위지법에 따라 구성요건해당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판단하는 것도 반드시 쉬운 것이 아닐뿐더러, 행위지법이 구성요건 32) 예외적으로는 절차법적 사유라고 하더라도 무죄의 확정판결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대상 이 된 행위가 행위지국의 실체법에 의해 처벌되지 않는 것이 공적으로 확인된 것이므로 그러한 사유는 쌍방가벌성의 판단에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소극적 속인주의에 대한 제한으로서의 쌍방가벌성의 요건 39 40 第 20 卷 第 3 號 (2009.4) 을 두고 있는 경우라도 그 해석 여하에 따라 쌍방가벌성의 인정이 지나치게 축소될 수도 있다. 또한, 쌍방가벌성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는 내국법의 구성요건에 해당되 는 사실만을 기초로 해서 행위지법상의 가벌성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행위지법의 구성요건이 사기죄에 관해 기망행위로 인해 피해자에게 재 산상의 손해가 발생된 경우에 비로소 가벌성을 인정하는 경우라면 가령 내국법의 구 성요건에 해당되는 편취의 사실만이 아니라 33) 그것과 사실상의 관련이 있는 모든 행 위에 기초해서 실제로 재산상의 손해가 야기되었는지의 여부를 검토함으로써 쌍방가 벌성의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도 쌍방가벌성의 판단이 결코 용이하지만은 않다는 점이 인식된다. 나아가, 쌍방가벌성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외국의 다양한 법체계가 인정하는 위법성조각사유 내지 책임조각사유까지 인지할 것을 내국의 법관 에게 요구하고 사안에 맞는 규범을 찾아내도록 하는 데에는 34) 확실히 무리가 있다는 점도 이미 종종 지적되어 왔다 35). 결과적으로 쌍방가벌성의 판단이 객관적으로 존재 하는 외국법의 사정보다는 내국법을 적용하는 기관 등의 역량과 노력 여하에 좌우되 는 점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36). 3. 쌍방가벌성의 요건이 수행하는 현실적의 기능에 대한 평가 소극적 속인주의에 관한 쌍방가벌성의 요건은, 국외범으로서의 외국인이 보통의 경우 내국의 형법을 알지 못하는 사정을 고려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고 한다. 국외범에 대한 내국 형법의 적용에 관해 쌍방가벌성을 요구함으로써, 행위자가 회피할 수 없는 금지착오의 상황에 있는 사안이 어느 정도는 애초에 내국 형법의 적용범위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점에 관해서만 본다 33) 판례는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대법원판결 1999. 7. 9. 99도1040 등). 34) 판례는 행위지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 하는지의 여부에 관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된 다고 한다(대법원판결 1973. 5. 1. 73도289). 따라서 외국법규의 존재는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외국법규에 위법성조각사유나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법률규정이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볼 이유는 없다. 더욱이, 단순히 처벌법규의 존재 그 자체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에 관해서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것이라면 그 대상은 상당히 광범위하 다. 35) Horst Woesner, 'Deutsch-deutsche Strafrechtskonflikte', in: Zeitschrift für Rechtspolitik 1976, S.250; Herbert Tröndle, 'Straßengefährdung auf Transitstraßen nach Berlin(West) straflos?', in: Juristische Rundschau 1977, S.2 등. 36) Dietrich Oehler, Internationales Strafrecht, 2.Auflage, 1983, Rdn.151a 참조. 면, 설사 국외범에 관해 쌍방가벌성을 요구하지 않고 내국의 형법을 적용하더라도 형 벌권의 발동을 위해서는 그것이 회피불가능한 금지착오에 기한 것인지의 여부는 여 전히 심사의 대상이 되므로 그 때문에 행위자의 정당한 이익이 무시되지는 않을 것 이다. 한편, 소극적 속인주의는 외국에서 행해지는 테러범죄 등의 피해자가 자국민인 때에 내국 형법의 적용을 인정함으로써 테러범죄에 대한 적절한 장치가 될 수 있다 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도 이해된다 37). 그렇지만 소극적 속인주의에 관해 쌍 방가벌성을 요구하는 때에는 가령 테러범죄 등과 같은 조직적인 살상이 행위지국의 이념이나 종교적 사정 등에 따라 행위지법에 의해 소추를 면하거나 혹은 정당화되는 경우에도 쌍방가벌성이 부정되어 형법적인 개입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소극적 속인주의에 관해 쌍방가벌성을 요구하는 때에는 가령 외국법에 따른 정당화사유 면책사유 또는 소송장애사유 등이 보편적으로 승인된 법원칙 내지 공서양속에 위배되는 때에는 쌍방가벌성의 판단에 고려될 필요가 없도록 하는 유보 도 아울러 요구되어야 할 것이다 38). 마지막으로, 쌍방가벌성의 요건에 따라 내국인에 대한 외국인의 국외범에 대해서는 행위지법이 이미 그것에 관해 범죄구성요건을 두 고 있는 경우에(만) 내국 형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내국인이 행위지인 외 국에서 이미 형법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경우에(만) 내국 형법이 그 외국에서의 내국 인을 재차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형법이 잠재적 범죄자를 위하함으로써 범 죄를 일반적으로 예방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면, 국외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대 해서는 그와 같은 일반예방적 기능이 그 외국법에 의해서야 발휘될 수 있을지언정 내국법에 따른 재차의 형법적 보호가 그러한 기능을 강화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면, 쌍방가벌성에 따라 내국이 행하는 재차의 형법적 보호는 그 일반예방적 기능의 관점 에서는 의미가 없다 39). 또한, 쌍방가벌성이 결여되는 경우라면 외국인에 대한 내국 형법의 일반예방적 효과란 애초부터 기대될 수 없다. 한편, 내국이 외국에서의 내국 인을 형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것은 다름 아니라 그 외국에서의 형법적 보호 가 충분히 행해지는 않는 경우인데, 쌍방가벌성의 요건은 바로 그러한 경우에 내국 형법에 의한 자국민의 보호를 차단하는 것이 된다 40). 바꾸어 말하면, 소극적 속인주 37) 山 本 草 二, 國 際 刑 事 法, 1991, 160면. 38) 이에 관한 논의로서 Andreas Henrich, Das passive Personalitätsprinzip im deutschen Strafrecht, 1994, S.94f. u. 102ff. 참조. 39) Dieter Dölliing, 'Generalprävention durch Strafrecht: Realität oder Illusion?', in: Zeitschrift für die gesamte Strafrechtswissenschaft 1990, S.2 참조. 40) Andreas Henrich, Das passive Personalitätsprinzip im deutschen Strafrecht, 1994, S.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