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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4輯 2 號 ) 일반적으로 리더십이란 어떤 목표를 향하여 리더가 다른 구성원의 역량과 실천적인 행 동을 규합하고 조직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이루도록 하는 지도자로서의 능 력이나 자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화랑은 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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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환경정책 형산강살리기 수중정화활동 지원 10,000,000원*90%<절감> 형산강살리기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5,000,000원*90%<절감> 9,000 4, 민간행사보조 9,000 10,000 1,000 자연보호기념식 및 백일장(사생,서예)대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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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佛敎學報 第 48 輯 서도 이 목적을 준수하였다. 즉 석문의범 에는 승가의 일상의례 보다는 각종의 재 의식에 역점을 두었다. 재의식은 승가와 재가가 함께 호흡하는 공동의 場이므로 포 교와 대중화에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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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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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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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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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동북아역사논총 42호 금융정책이 조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제 대외금융 정책의 기본원칙은 각 식민지와 점령지마다 별도의 발권은행을 수립하여 일본 은행권이 아닌 각 지역 통화를 발행케 한 점에 있다. 이들 통화는 일본은행권 과 等 價 로 연

(자료)2016학년도 수시모집 전형별 면접질문(의예과포함)(최종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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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권 제3호 Ⅰ. 문제제기 온라인을 활용한 뉴스 서비스 이용은 이제 더 이 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뉴스 서비스는 이미 기존의 언론사들이 개설한 웹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 며 기존의 종이신문과 방송을 제작하는 언론사들 외 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신생 언론사

아니라 일본 지리지, 수로지 5, 지도 6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하지만 여기서는 근대기 일본이 편찬한 조선 지리지와 부속지도만으로 연구대상을 한정하 기로 한다. Ⅱ. 1876~1905년 울릉도 독도 서술의 추이 1. 울릉도 독도 호칭의 혼란과 지도상의 불일치 일본이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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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Jeong Ji-yeon 심향사 극락전 협저 아미타불의 제작기법에 관한 연구 머리말 협저불상( 夾 紵 佛 像 )이라는 것은 불상을 제작하는 기법의 하나로써 삼베( 麻 ), 모시( 苧 ), 갈포( 葛 ) 등의 인피섬유( 靭 皮 纖 維 )와 칠( 漆 )을 주된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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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철학논집(제38집) 같다. 인간 존재가 가지고 있는 고통과 불행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 인 관심이 있어 왔으며 인간을 불행에서 해방시키고자 하는 여러 가지 차 원의 노력이 있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어떤 이는 의사의 길에서, 어 떤 이는 교육자, 정치

216 동북아역사논총 41호 인과 경계공간은 설 자리를 잃고 배제되고 말았다. 본고에서는 근세 대마도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인식을 주로 영토와 경계인 식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 시기 대마도에 대한 한일 양국의 인식을 살펴볼 때는 근대 국민국가적 관점에서 탈피할

정보화정책 제14권 제2호 Ⅰ. 서론 급변하는 정보기술 환경 속에서 공공기관과 기업 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의 성 패는 기관과 기업, 나아가 고객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통제

272 石 堂 論 叢 49집 기꾼이 많이 확인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유형이 가족 담, 도깨비담, 동물담, 지명유래담 등으로 한정되어 있음도 확인하였 다. 전국적인 광포성을 보이는 이인담이나 저승담, 지혜담 등이 많이 조사되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아울

음주측정을 위한 긴급강제채혈의 절차와 법리, A Study on the Urgent Compulsory Bl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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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탐구 1. 들어가는말,. (pathos),,..,.,.,,. (ethos), (logos) (enthymema). 1).... 1,,... (pistis). 2) 1) G. A. Kennedy, Aristotle on Rhetoric, 1356a(New Y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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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민락초신문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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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김정민 송신철 심규철 을 미치기 때문이다(강석진 등, 2000; 심규철 등, 2001; 윤치원 등, 2005; 하태경 등, 2004; Schibeci, 1983). 모둠 내에서 구성원들이 공동으 로 추구하는 학습 목표의 달성을 위하여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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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환경법과 정책 제16권( ) Ⅰ. 들어가며 Ⅱ.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경과 Ⅲ.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제조물 책임 Ⅳ.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인과관계 입증 완화 Ⅴ. 나가며 Ⅰ. 들어가며 피해유발행위(혹은 인자)가 직접적인 손해를 즉각적으로 유발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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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연구(송석원) hwp

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Transcription: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이원행(한양대학교 행정학박사) <차 례> Ⅰ. 머리말 Ⅱ. 政 策 論 證 模 型 과 朝 鮮 初 期 儒 佛 論 爭 Ⅲ. 政 策 資 料 및 情 報 와 朝 鮮 初 期 佛 敎 政 策 1. 根 據 와 朝 鮮 初 期 排 佛 論 과 佛 敎 政 策 2. 補 强 과 性 理 學 的 政 治 理 念 Ⅳ. 反 論 에 基 礎 한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1. 出 家 不 忠 孝 論 2. 因 果 應 報 와 輪 回 思 想 論 3. 虛 遠 寂 滅 論 Ⅴ. 反 論 의 再 補 强 과 佛 敎 의 優 越 性 1. 三 敎 의 相 通 性 2. 佛 敎 의 優 位 性 Ⅵ. 맺음말 국문요약 Toulmin의 정책논변 모형이 지닌 유용성은 가치와 사실의 혼합적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고, 정책내용이 갖는 타당성과 본질,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들이 정책주장을 어떻게 형성하고 어떤 상관을 갖는가 등을 명확하게 이 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동일한 정책자료 및 정보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정책주장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여 다양한 가치를 포용하고 있고, 대화의 장을 전제로 하는 상호 의사소통행위의 동태적 과정을 통해 정당화 및

104 선문화연구 제15집 합의를 추구하며 이를 통해 정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본 논문은 정책자료 및 근거와 보강을 통해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배불론의 이론적 근간을 설명하였다. 일종의 역사적 사실인 것이다. 다만 불교가 지닌 종교적 특성을 무시하고 제기된 배불론은 보강 의 입장에서는 그 허약성을 면 하기 어렵다. 충효와 같은 실천윤리뿐만 아니라 인과응보에 기초하여 윤회를 거듭하는 것이 허무맹랑하다는 논리는 불교 그 자체가 지닌 사회적 유용성이 나 한국역사에서 불교가 지닌 가치와 위상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 한다. 반론 은 함허선사가 현정론 을 통해 제기한 배불론에 대한 부당성과 불교가 유교 도교와 지닌 상통성 뿐만 아니라 양교를 담을 수 있는 종교나 철학으로서의 가치를 설명하였다. 예컨대 출가수행의 궁극적 목적은 중생구제 뿐만 아니라 충과 효에 대한 실천이 전제되어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삼신불과 주역의 구조를 통해 그 상통성을 설명했고, 불교의 不 殺 生 을 통해 유교경전이 제시한 仁 에 대한 입장이 모순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와 같은 논변을 통해 배불론의 부당성과 이해의 오류를 바로잡았고, 마지막으로 三 敎 가 지닌 현상적 인 가르침의 차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三 世 를 꿰뚫고 十 方 을 아우르는 도가 佛 道 라고 천명하였다. 주제어: 정책논증모형, 顯 正 論, 불교비판, 실천윤리, 윤회 Ⅰ. 머리말 고려 말과 조선 초는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에서 혼란과 격동의 연속 이었다. 고려 말부터 본격화된 정치적 갈등과 元 의 침략과 간섭으로 인한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05 자주권의 상실과 회복을 위한 노력, 귀족들의 횡포로 인한 백성들의 곤궁 함과 불교계의 모순은 다음 왕조인 조선의 시행착오와 함께 많은 과제를 안겨주기도 했다. 특히 고려후기 수용된 주자성리학에 기반한 국가의 정체 성과 정치이념의 변화는 불교와 유교의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 논문의 목적은 유교를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조선 초기 性 理 學 에 기반한 行 政 改 革, 新 進 官 僚 들이 주장하는 排 佛 論 의 형성과 그 추이 과정을 살펴보고, 배불론의 영향과 護 佛 論 의 형성 및 그 담론을 살펴보고 자 하는 데 있다. 필자는 고려 말 조선 초 관료나 유학자의 배불론과 그에 기초한 불교정 책의 시행, 그리고 배불론과 탄압의 입장을 띠고 있었던 불교정책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안 제시라는 두 극단적인 측면을 行 政 學 의 주요한 관심영역 인 政 策 硏 究 理 論 에 기반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툴민(Stephen Toulmin)의 정책논증모형은 1958년 개발한 것으로 정책자료 및 정보, 근거, 보강, 반론, 한정어, 정책주장 등의 요소에 기초한다. 따라서 필자는 배불론과 그 정책 을 정책자료 및 정보, 근거, 보강 에 기초하여 설명하고, 논증모형의 반 론 에 기초하여 배불과 그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나 대안을 서술하고자 한 다. 특히 반론 은 涵 虛 堂 己 和 (1376~1433)의 배불에 대한 이론적 對 應 論 書 인 顯 正 論 을 중심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본 논문은 행정학적 측면에서 조선초기 유불논쟁과 정책문제를 분석하여 보다 실질적이고 합 리적 측면에서 검토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미 조선 초기 정도전과 함허당의 유불논쟁은 論 書 를 통해 널리 알려 진 사실이다. 당시 배불론과 불교정책의 본질이 주자성리학의 사상에 의한 객관적인 분석이나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점 역시 많은 학자들 의 연구에 의해 밝혀져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정책논증모형이론 가운데

106 선문화연구 제15집 반론 의 입장에서 함허당의 현정론 을 분석하여 논리를 전개하고자 한다. 함허선사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대부분 유 불의 조화론이나 三 敎 會 通 論 에 관한 것 1) 이거나 혹은 함허선사의 생애와 법맥에 관한 것 2) 이 많다. 또한 배불론에 치중되어 호불론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고 함허의 전반적 인 사상에 관한 연구가 몇 편 있지만 3), 현정론 의 구성과 내용을 체계적 으로 분석하거나 현정 의 논제와 논리를 비교적 관점에서 다룬 연구는 전 무한 실정이다. 연구자는 이러한 점을 주목하고 좀 더 넓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조선 초 기 신진관료들이 주장하는 배불론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천착과 함허선 사가 주장한 호불론의 의미를 깊이 있게 짚어보고자 한다. 1) 이철호, 함허당 기화의 유불회통사상 연구 (익산: 원광대학교 교육대학원 1997). 2) 양헌규, 기화의 사상에 대한 연구 (전주: 전북대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4); 박 해당, 기화의 불교사상 연구 (서울: 서울대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3) 류정엽, 조선초기 호불이론에 관한 연구 (익산: 원광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 문, 1998); 이철헌, 함허의 현정론 연구 (서울: 동국대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88); 박해당, 기화의 불교사상 연구 (서울: 서울대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오경후, 조선초기 함허당 기화의 유불조화론 연구 (서울: 동국대대학원 석사학 위논문, 1995); 허정희 기화득통의 윤리사상연구 (서울: 동국대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1997); 김기령, 조선시대 호불론 연구 (서울: 동국대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9); 김문산, 여말선초의 배불, 호불사상연구 (익사: 원광대교육대학원 석사학 위논문, 1996); 송천은 기화의 사상, 한국불교사상사 (익산: 원광대 원불교사 상연구소, 1975; 고익진, 함허의 금강경오가해설의에 대하여, 불교학보 11(서 울: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1974); 송석구, 조선조에 있어서의 유불대론, 불 교와 제과학 (서울: 동국대출판부, 1987).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07 Ⅱ. 政 策 論 證 模 型 과 朝 鮮 初 期 儒 佛 論 爭 정책은 문제시되는 어떤 현실의 내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시키기 위하여 가치관적 판단 속에 포함된 당위성과 현실적으로 가능한 행동을 통합하는 정치적 합의라고 정의될 수 있다. 4) 즉, 다양한 논변 5) 들에 대한 합의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정책논변(policy argumentation)이란 둘 이상의 이해관계자가 정책 주장에 숨어있는 가정을 규명함으로써 정책 의 장점에 관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이는 정책분석에서 정책관련 정보와 그 역할을 비판적으로 종합할 수 있도록 한다. 즉 비판적 사고의 산물이 증거 중심적 정책분석(evidence - based policy analysis)이라 할 4) 허 범, 현대사회과학의 이해,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서울: 대왕사, 1982), 276면. 5) 논변 이라는 용어는 개인 또는 집단이 체계적으로는 논거를 분석하여 정당한 주 장을 선택하는 1차적 평면적, 정태적 측면과 실제 대화의 장에서 개인 또는 집단 들이 이미 채택한 주장들을 상호 비판하고 방어하며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하는 2차적, 입체적 동태적 측면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는데, 이 경우 Argumentation 은 후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통용되나(Freeley, 1981; MacRae, 1988), Argument는 구체적 주장(claim), 전자의 논리적 추론(reasoning), 후자의 개인 또는 집단 간 논 쟁(Argumentation, Debate, discurse)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Argument는 주장, 추론, 논증, 논쟁, 논의, 토론, 토의, 변론 등으로 번역할 수 있 다. 그러나 주장이라 함은 Argument의 한 가지 구성 요소이고, 논증 내지 추론은 전자의 측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형식 논리로서의 논리적 입증(proof)의 의미가 강하고, 의견의 교환 및 수정의 의미가 결여되어 있다. 특히 논쟁은 논변의 구분 중 후자의 경우에 더 적합한 것으로 보이며, 논의 토의 토론은 단순한 의견교 환으로서 주장의 의미가 약하며, 변론은 옳고 그름을 논하여 자신의 주장을 변 명한다는 뜻에서 논변과 유사한 의미를 가지나 법률 용어로서의 형식성이 강하 다(유민봉, 정책결정의 변론 모형에 의한 접근과 변론과정에서의 왜곡, 한국 행정학보, 제25권 제4호(서울: 한국행정학회, 1992), 106면). 따라서 본 연구에서 는 Argument를 포괄적인 의미로 활용하기 위하여 논변으로 번역하여 사용하였다.

108 선문화연구 제15집 수 있다. 6) 그런데 정책문제에 가치가 개입되는 경우 실증주의의 경험적 분석적 정책연구에 의한 합리적인 인과분석은 그 한계를 드러내 보인다. 다시 말 해, 정책분석과정은 본질적으로 정치적 활동 영역 안에서 실행되는 일련의 지적활동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정치적 활 동을 제대로 분석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부분은 조선초기 유불논쟁이나 배불론의 합리적 해석과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 다. 이러한 후기 실증주의 입장에서 기존의 정책분석모형의 한계를 극복하 고, 경험적 접근과 규범적 접근을 통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져 왔 는데, 그 대표적인 방법이 정책논변 모형 이론이다. 7) 정책논변 모형은 정 책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 할 수 있도록 논거를 체계적으로 전개하 는 기본 준거 틀로서의 정태적 관점과 이 준거 틀에 입각하여 주장을 전개 하고 반박 수정하는 실제과정으로서의 동태적 관점으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8) 아울러 정책논변모형은 분석 틀로서의 단순한 정보의 생산이나 선호하 6) Dunn, William N. 저, 남궁 근 이희선 김선호 김지원 공역, 정책분석론 (서울: 법문사, 2006), 25면. 7) 정책논변모형의 특징은 복잡하고 미묘한 정책토론의 구조와 역동성에 대하여 체 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삼단논법이나 연역적 추론보다 우수하다. 반면에 정책논변의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 모호하다면 일반적인 여론과 진실에 신념을 대변하는 지식과의 구별이 없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으며(김재관 정책논쟁분석의 이론과 활용, 동 계학술대회 논문집 (서울: 한국정책학회, 2004), 아울러 공식적인 권위의 차이, 전문성과 정보의 불균형 그리고 조직력의 작용은 정책논변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유민봉, 1992). 8) 신황용 이희선, 세종시 건설을 둘러싼 정책과 논쟁의 평가에 관한 연구, 정 책분석평가학회보 제21권 1호(서울: 한국정책분석학회, 2011), 105면.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09 는 정책대안의 정당화 수준을 넘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을 채택하는 과정이다. 정책논변모형은 동일한 정보에 대한 갈등이 여러 형태 로 나타남으로 해석적(interpretative)이며, 여러 형태의 합의성이 체계적으 로 제시되어 복수적 합리적(multi-rational)이고, 주장의 비교 평가와 수정 을 포함하는 사회적 과정의 결과로서 논변의 변화를 나타냄으로 교호적 (transactive)이고, 논변의 윤리적 유추는 물론 인과적 유추의 과정을 포함하 여 윤리적(ethical)이고, 정책논변의 많은 양식들이 정보에서부터 주장으로 의 이동의 근거를 포함함으로 복수모형적(multimodel)이라 할 수 있다. 9) 후 기 실증주의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정책분석모형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험 적 접근과 규범적 접근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는데, 이러한 논의의 대표적인 시도가 Toulmin의 논변 이론이다. 10) Toulmin은 일상생활에서의 논증의 사용에 주목하며 도덕적 판단을 뒷받 침하는 데 사용되는 근거 제시 양식을 검토함으로써 도덕 판단의 타당성 이나 객관성을 확립하려는 접근 방식인 정당근거론(good reasons theory)을 주장하였다. 11) Toulmin은 결론이 전제들 안의 어떤 것을 반복하는 분석적 논증 과 전제 들로부터 결론으로의 단계가 단순히 순환론적 작용이 아니라, 어떤 실제적 추리에 개입되어 있는 실질적 논증 을 구별한다. Toulmin은 실질적 논증은 비록 논리적 추리에 기초하고 있지만 삼단 논법적 논증이나 증명적 논증 에 한정시키지 않는다. 그는 연역이라는 용어의 힘은 단순히 정당성의 근 9) 신황용 이희선, 앞의 논문, 2008, 106면에서 재인용. 10) 김대성 김연아, 정책논변모형을 통한 근로장려세제 도입 담론분석, 한국정책 연구 제7권 제2호(인천: 경인행정학회, 2007), 47면. 11) 윤영진, 툴민의 정당근거론이 비판적 사고 교육에 주는 도덕적 함의, 윤리교육 연구 제24권(서울: 한국윤리교육학회, 1999), 48면.

110 선문화연구 제15집 거를 사용하는 논의임을 암시하는 것뿐이기 때문에 연역적 추론, 타당함, 확실함과 같은 개념의 의미가 반드시 형식논리의 용어로 해석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형식논리 위에 기초하거나 또는 자연과학 과 같이 특정한 실질적 논증의 맥락에서 사용되는 규칙에 기초한 모형은 다른 맥락에서는 권위를 갖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논의에 있어서나 핵심적인 것은 자료에 기초한 결론이며, 어떤 분야에 있어서나 논의를 판 단하기 위한 정당성의 기준은 맥락에 의존한다. 따라서 실질적 논증이 타 당한 주장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합리적인 근거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12) 이러한 이유로 실제적 탐구는 규범적 언명 혹은 명제가 좋은 이유 에 의 해서 지지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과학적 탐구에서와 같이 합리적인 것이 다. 실제적 언명들의 최종 타당성을 경험적으로 증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주장들이 어떤 이유에 의해서 어떻게 정당성이 보장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적 대화의 관점은 검증된 진실을 정당성이 보 장된 이유의 개념으로 대체함으로써 규범적 분석에 대한 실증주의 모형의 한계를 극복하고 규범적 경험적 분석을 통합할 수 있게 한다. 13) Toulmin의 논증 구조는 올바른 도덕적인 판단을 위해서는 도덕적 사태 를 인지할 수 있는 도덕적 민감성과 그 사태와 관련된 도덕규범을 포함한 다양한 도덕규범에 대한 이해를 필수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이것은 도덕교 육이 도덕적 민감성과 도덕규범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Toulmin은 도덕 판단을 내릴 때에는 사실을 고려한, 즉 도덕적 사태 와 관련된 사실들의 확인뿐만 아니라 대안을 탐색하고 각 대안의 결과를 12) 김재관, 정책논쟁분석의 이론과 활용, 동계학술대회 논문집 (서울: 한국정책 학회, 2004), 456면. 13) 김재관, 앞의 논문, 456-457면.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11 예측하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것이어야 함을 시사한다. 14) 그리고 Toulmin은 실제적 추론과정, 즉 실질적 논증은 상황과 분야 혹은 토론의 장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분야의 대화든지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특정한 상황과 맥락 속에 서 어떤 아이디어나 주장이 제시되고, 그 주장을 지지하기 위하여 상황에 관련된 이유를 제공하고, 그 이유에 대한 상대편의 이해와 반박 등이 교환 되는 규칙이다. 따라서 Toulmin은 모든 실질적인 논증분야에서 어떤 요소 들이 논증의 분야에 대해서 불변이며, 어떤 요소들이 논증의 분야에 의존 적인가, 즉 보편적인 규칙과 특수한 규칙을 구별하고 있다. Toulmin은 이 두 가지 중에서 다양한 분야의 토론의 장에서 사용되는 어떤 논증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즉 보편적인 논증의 구조적 관계를 설명하기 위하여 논증의 구조모형을 제시하였다. 15) 이 정책논변 모형은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가 각자의 주장을 판사에게 설득시키는 변론과정에 착안하 여 정책자료 및 정보, 근거, 보강, 반론, 한정어, 정책주장 등의 요소들을 기초로 한다. 16) 이러한 여섯 가지 요소들을 바탕으로 하여 정책논변모형 의 구조를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14) 윤영진, 툴민의 정당근거론이 비판적 사고 교육에 주는 도덕적 함의, 윤리교 육연구 제24권(서울: 한국윤리교육학회, 1999), 55면. 15) 김재관, 정책논쟁분석의 이론과 활용, 동계학술대회 논문집 (서울: 한국정책 학회, 2004), 457면. 16) 유민봉, 정책분석틀로서의 정책논변모형, 한국행정학보 제28권 제4호(서울: 한국행정학회, 1994), 1176면.

112 선문화연구 제15집 정보 I는 현재 당면한 정책이슈와 관련이 있는가? Yes NO I 그러므로 표 1) 정책 논변모형의 이어지는 한정어 Q2는 반론 R이 성공적이면 바뀔지 모른다. Q C 정책관련 정보I는 정책논증의 시작이다 당초의 한정어 Q1은 주장에 개연성이 부여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주장 C는 결론이 진실일 자격이 있다는 것을 확증한다. 왜? 그 이유는 W 그렇지 않으면 R 정책주장 C는 이어 지는 논증에 있어서 정보 I가 된다. 근거 W는 정보 I로 부터 주장 C로의 이동을 정당화한다. 왜? 그 이유는 반론 R은 특별한 조건, 예외, 또는 W,B,I에 대한 자격요건이 주장 C의 개연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나타낸다. B 보강 B는 근거 W를 정당화 한다 출처 : 이희선 외 역(2009), 정책분석론, 서울 : 법문사, p.495. 필자는 Toulmin의 이와 같은 정책자료 및 정보, 근거, 보강, 반론, 한정 어, 정책주장 등의 요소들을 기초로 함허선사의 현정론 을 분석하여 호불 론의 전개와 그 본질을 검토할 것이다. 정책자료 및 정보 의 대상은 첫째,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13 성리학이 국가 통치이념으로 정립되면서 배불운동이 시작되고, 이를 기초 로 한 불교정책에 관한 사실이다. 다음으로 근거 는 첫째, 조선 초기 신진 관료들이 불교의 현실적 폐해만을 가지고 배척한 것이며, 둘째, 유교 독존 적 권위주의에 바탕 한 정도전의 佛 氏 雜 辨 의 배불론이다. 셋째, 불교가 滅 人 倫 的 이고, 三 世 因 果 說 은 허탄하다는 그들의 논리다. 이 근거 에 대한 반론 은 첫째, 현정론 의 서론과 14개 각론이 해당된다. 즉 현정론 이 유 불간의 오해와 왜곡을 해소하고 불교의 정체성을 현양한 것이다. 함허선사 는 불교가 유해하지 않고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있어 유교와 별 차이 없는 것이다. 둘째, 초기경전에 효에 대한 내용이 많고, 朝 夕 으로 국가와 임금을 위해 축원해주고 있으며, 셋째, 인과응보의 가르침을 통해 사회교화의 기 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함허선사의 배불론과 불교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는 조선 초기 불교정책과 배불론이 부당하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Ⅲ. 政 策 資 料 및 情 報 와 朝 鮮 初 期 佛 敎 政 策 정책자료 및 정보(Data / Information)는 정책논증의 출발점으로 본 논문 에서는 불교정책과 관련한 일련의 역사적 사실이다. 이러한 정보는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과학적 자료로부터 상식에 이르는 다양한 근원으로부터 얻 게 되는데, 이것은 정책주장의 근거가 된다. 그리고 이것은 어떤 주장을 하 는 사람이 그 주장에 관한 증거로서 제시하는 사실 또는 의견으로 이루어 지며 사실적 진술이나 다른 논증으로부터 도출된 주장들일 수도 있다. 17) 17) 김재관, 정책논쟁분석의 이론과 활용, 동계학술대회 논문집 (서울: 한국정책

114 선문화연구 제15집 한편 근거(Warrant)는 왜(Why)라는 질문에 대하여 그 이유는(since) 으로 시작되는 이유, 가정, 또는 논증으로 답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근거는 정책 문제 해결에 대한 정책주장을 정당화시켜 주는 가장 기본적인 증거를 제 시하는 것이다. 논증의 형태로는 관련주체에 인정되는 권리, 국가의 법률, 사회적 윤리, 여타 정부의 경험, 권위자의 의견 및 논증자의 직관 등이 포 함된다. 18) 불교정책 시행의 배경으로 고려후기 불교계의 모순, 배불론의 대두와 전개 등이 이에 해당된다. 보강(Backing)은 근거(W)가 정책정보(I)로부터 정책주장(C)으로 나감을 정당화하는 것과 같이, 보강(B)은 근거(W)가 그 개연성을 의심받을 경우 이를 정당화 한다. 상이한 학문분과, 전문직업분야, 그리고 정책 이해당사 자들은 각기 상이한 형태의 보강을 특징적으로 사용한다. 보강은 과학적 법칙, 전문가의 권위, 또는 윤리적 또는 도덕적 원칙을 포함하여 다양한 형 태를 취한다. 19) 한정어(Qualifier) 본증 보증 반증에 의하여 결정된 정책주장의 확신 정도를 나타낸다. 즉, 정책주장에 대해 논변이 갖는 상대적 개연성 또는 신 뢰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요소로 반 증을 들고 있으며 아마도, 잠정적으로, 반드시 와 같은 한정부사를 사용 하여 표현한다. 20) 학회, 2004), 458면. 18) 박균열, 정책논변모형에 의한 교장공모제의 분석과 정책적 함의, 교육문제 연구 제33집(서울: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2009), 109면. 19) 이희선 외 역, 정책분석론 (서울: 법문사, 2009), 27면. 20) 박균열, 앞의 논문, 109면.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15 1. 根 據 와 朝 鮮 初 期 排 佛 論 과 佛 敎 政 策 새로이 건국된 조선 왕조가 국가의 정책이념으로서 성리학을 내세운 것 은 결국 排 佛 崇 儒 의 결과를 가져왔는데, 그 주된 원인은 불교가 가지고 있 었던 내부적인 사정과 時 弊 에 있었다. 공양왕 3년(1391)의 演 福 寺 塔 중창 불사를 계기로 정도전을 중심으로 한 허응 정총 김자수 박초 등 성균관 유생들과 유학자들은 사탑건립의 불가를 주장하는 상소문에서 불교계의 전반적인 폐단을 비판하였다. 출가 승려의 환속, 5교양종의 혁파와 승려의 충군, 그리고 寺 社 奴 婢, 財 用 을 소재 관사에 분속시키라는 요청 등은 조선 건국 이후에도 유학자들의 배불 상소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쟁점들이었 다. 본격적으로 배불정책을 감행한 것은 조선의 3대 왕인 太 宗 때부터라 할 수 있으며, 이 시기에 단행된 배불정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종단의 통폐합이었다. 태종 6년 3월에는 11종 242사찰을 국가 공 인 사찰로 지정하였다. 21) 따라서 공인된 이외의 사찰은 국가의 보호를 받 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공인된 242사찰 이외의 사찰이 곧바로 廢 寺 된 것은 아니었다. 태종이 定 額 외의 사찰에도 田 地 1-2결씩을 주도록 지시 했음이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막대한 토지를 소유했던 대가람들이 노비를 몰수당한 상태에서 단지 1-2결의 전지만으로는 유지가 불가능했을 것이고, 급기야 혁거와 다를 바 없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임은 분명한 일이었을 것 이다. 둘째, 태종 7년 12월 資 福 寺 의 지정이다. 자복사란 국가가 보호하는 사 찰이다. 이때 자복사로 지정된 종단은 7개뿐이었는데, 이것은 곧 종단이 21) 태종실록 권11, 태종 6년 4월 신유조.

116 선문화연구 제15집 통폐합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태종 6년 3월에는 조계종, 총지종, 천태소자 종, 법사종, 자은종, 중도종, 남산종, 시흥종 등 11종에서 조계종, 천태종, 화엄종, 자은종, 중신종, 시흥종, 총남종 등의 7종으로 축소된 것이다. 셋째, 度 牒 발급 조건의 강화이다. 여말부터 승려가 되려는 자는 일정한 액수의 경제적 부담을 치러야만 출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후 태종 16년 8월, 예조에서 도첩제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조처를 다음과 같이 시행하였 다. 태종 16년 7월 이후에 자원하여 승려가 된 자는 大 選 外 의 무도첩 승려 는 당시의 관할 관청에서 붙잡아서 법에 따라 처벌하고, 나이가 70세 이상 인 경우는 도첩을 발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22) 골자이다. 이와 같이 강화된 도첩발급의 기준 때문에 도첩제라는 엄격하고도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서 승려가 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태종 시대의 배불정책의 결과를 요약하면 첫째, 종파를 11종에서 7종으로 축소하고, 사원과 승려 수를 줄였으며 둘째, 사찰 토지와 노비를 몰수하여 국가재정에 충당하였으며 셋째, 도첩제를 엄격하게 실시 하고, 왕사와 국사제도를 폐지하고, 넷째, 陵 寺 제도를 폐지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배불정책 중 불교를 沙 汰 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11종 에서 7종으로의 종파 축소와 사원과 승려 수를 줄이고 사찰 토지와 노비를 몰수하여 국가재정에 충당한 것이었다. 결국 이러한 배불정책으로 말미암 아 사원경제력은 크게 약화되어 갔다. 특히 사사전과 노비를 없애버린 것은 불교계에 크나큰 타격을 가져다주 었다. 승려들이 절을 버리고 해산하게 되는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한 이러한 현실은 대대적인 사찰 소유의 땅의 정리 및 몰수와 불교 종파의 통폐합 같은 또 다른 배불정책으로 이어짐으로써, 불교계는 결국 배불이 22) 태종실록 권32, 태종 16년 8월 신유조.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17 배불정책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세종 때에 접어들 자 불교는 또 다시 혹독한 수난을 겪게 된다. 세종이 만년에 독실한 불교 신앙을 갖게 되었으나 초년에는 태종의 억불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아 강력 한 척불을 단행하였다. 세종이 펼친 주요 척불정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찰의 노비와 승려들이 대대로 전하는 法 孫 의 노비를 관아로 넘 겼으며, 둘째, 종파를 7종에서 선교 양종으로 폐합하고, 셋째, 사원의 수를 대폭으로 줄였으며, 넷째, 內 佛 堂 을 폐지했으며, 다섯째, 도성 내에는 흥천 사와 흥덕사만을 남기고 나머지 사원은 전부 철폐하였고, 여섯째, 철폐된 절의 불상과 鐘 을 녹여 병기로 만들었으며, 일곱째, 각종 불사를 줄여서 비 용을 절약하고, 여덟째, 승도들이 함부로 도성 내에 출입하는 것을 금했으 며, 아홉째, 度 僧 制 를 엄하게 하고 특히 연소자의 출가를 금지한 것 23) 등이 다. 이러한 아홉 가지 배불정책 가운데 7개 종파를 줄여서 선 교 양종으로 한 것, 내불당을 폐지한 것, 도성 내의 사원을 철폐하고 오직 흥천사와 흥 덕사 두 절만을 남긴 것, 그리고 승려들이 함부로 도성 안으로 출입을 못 하게 한 것 등의 정책은 태종의 척불정책에서도 볼 수 없는 너무나 가혹한 것이었다. 특히 불교교단에 타격이 컸던 것은 세종 6년 4월 태종에 의해 7 종으로 감축된 불교교단을 다시 선 교 양종으로 폐합하고, 각 종에 각각 18개씩 총 36개 사찰만을 남기고 나머지 사원은 전부 없애버린 조치였 다. 24) 23) 세종실록 권94, 세종 23년 윤 11월 임신조. 24) 세종실록 권24, 세종 6년 4월 경술조.

118 선문화연구 제15집 2. 補 强 과 性 理 學 的 政 治 理 念 고려 말, 安 珦 (1243~1306)이 성리학을 도입한 후, 李 齊 賢 (1287~1367)을 거 쳐 李 穡 (1328~1396)에 이르는 근 100년 동안 유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무장한 學 者 群 이 광범하게 형성되었다. 성리학은 귀족세력과 밀착한 불교 와 무신정권의 장식으로 기능했던 修 飾 과 文 辭 의 유학 을 탈피하여, 유학 의 가르침이 정치와 행정, 그리고 사회생활의 일상 에 철저하게 관여할 것 을 요구했다. 25) 조선건국과 행정개혁론을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정립되기 시작하였다. 조선 초기 행정개혁론의 목표는 행정의 이념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데 있었다. 즉 행정개혁을 통하여 첫째,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백성들의 생활 을 윤택하고 안정되게 하며, 둘째, 더욱 더 백성을 사랑하고, 중하게 여기 며, 백성을 위하여 봉사하는 행정을 실현하고, 셋째, 행정이 바르게 이루어 지고 백성에게 고르게 혜택을 주는 상태를 구현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러한 개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조되었던 것은 民 本 思 想 에 근거한 합법성과 합리성이었다. 첫째, 합법성은 자의적 지배와 대응하는 것으로 정치와 행정이 법 테두 리 내에서 운영되고 법에 대한 존중이 모든 행정과정에서 전제되는 것을 의미한다. 26) 조선 왕조의 기본 章 典 이며 행정법전이라고 할 수 있는 經 國 大 典 은 조선 초기의 정책결정에 중요한 텍스트였다. 경국대전 뿐만 아 니라 經 濟 六 典 續 大 典 大 典 續 錄 등도 조선시대 법치주의의 법률 25) 박병련, 三 峰 鄭 道 傳 의 行 政 思 想, 하계학술대회 발표논문집 (서울: 한국행정 학회, 2005). 26) 김규정, 신고 행정학원론 (서울: 법문사, 1984), 40면.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19 적 근거를 잘 말해 주고 있는 것들이다. 27) 둘째, 합리성을 들 수 있는데, 성리학적 행정이념에 나타난 합리성은 형식적 합리주의 또는 수단적 합리 주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명분론을 중시한다. 이와 같이 조선 초기 행정개혁론자들은 고려왕조의 정치와 행정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하여 백성과 백성의 생활에 대한 가치를 상위로 끌어 올 렸다. 천자가 爵 祿 을 나누어 주었던 것은 신하를 위함이 아니요, 모두 백 성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성인은 한 동작, 한 시설, 한 명령, 한 법제 라도 반드시 백성에 근본을 두었다. 28) 성리학은 선험적 가치를 지닌 존재 로서, 그리고 인식의 주체로서 개인을 강조하고, 현상인식의 기점을 주관 적 자아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다른 사람과 우주를 이해하는 보편원리로 확산한다는 점에서 중세의 틀을 벗어나는 새로운 인식론의 출발로 볼 수 있으며, 조선의 건국과 정치 행정변화를 선도한 개혁 이데올로기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할 수 있다. 29) 그런데 불교는 성리학과 이에 기초한 정치와 행정개혁에 백해무익한 것으로 이해하였다. 무릇 부처는 본래 오랑캐의 사람이므로 중국과 언어가 같지 않고 의복이 다르고, 입 으로는 선왕의 말을 말하지 않고 몸에는 선왕의 법복을 입지 않으며, 부부와 부자, 그리고 군신의 윤리를 알지 못하고 거짓으로 三 途 를 드러내 보이고 있어 잘못 육도 를 주장하여 마침내 혼미하고 미혹한 자로 하여금 헛되이 공덕을 구합니다. (중략) 모든 것이 부처로 말미암은 것이라 하여 임금의 권리를 도적질하고 조화의 힘을 끊 27) 박병호, 조선시대 입법자의 법률관, 한국사상대계 3(서울: 성균관대 대동문화 연구원, 1979), 599-600면. 28) 박병련, 三 峰 鄭 道 傳 의 行 政 思 想, 하계학술대회 발표논문집 (서울: 한국행정 학회, 2005). 29) 유승국, 조선조 성리학의 특징과 현대적 의의, 대동문화연구 13(서울: 성균 관대 대동문화연구원, 1979). 47-53면. 참조.

120 선문화연구 제15집 어버리고 민생의 이목을 흐리게 하며 천하를 오탁에 빠지게 합니다. (중략) 그리하 여 불자로 하여금 그 향리에 돌려보내어 병력으로 충당하고 그 집에 부과하여 호구 를 더하고 그 책을 불살라서 길이 근본을 끊도록 해야 합니다. 30) 인용문은 박초와 성균관 유생들이 강력한 배불론의 입장을 피력한 상소 문이다. 그들은 불교의 근본교리인 삼도와 육도윤회 등을 부정할 뿐만 아 니라 유교의 三 綱 에 기초하여 불교가 惑 世 誣 民 케 하고 세상을 汚 濁 에 빠 지게 한다고 주장하며, 나아가 승려를 군대의 병력으로 충당하고 사원은 물론 불교의 씨를 말려버려야 한다는 등 과격하고도 극단적인 논리를 펴 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禁 令 을 엄하게 세워 삭발 승려는 죽이고 용 서하지 말아야 한다. 31) 는 등 매우 극단적이고도 살벌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불교를 완전히 말살시키려는 집착만 보였을 뿐 타당성 있는 근거와 논리가 부족했고, 감정적인 면에 치우친 나머지 이미 민중의 삶에 깊이 스며든 불교를 단시간 내에 없앨 수 있는 명분과 공감대를 얻지 못하였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한편 조선건국의 설계자, 정도전은 정책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종교적 철학적인 입장에서 보다 강력한 闢 異 端 的 排 佛 論 을 전개했다. 일반적인 배 불론이 단순하고 정치적인 성향이 강한 데 반해, 정도전이 나름대로 불교 의 논설을 세분하여 체계적으로 비판함으로써 불교에 대한 성리학의 비판 의식을 확립했다는 점은 그 나름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물론 불교에 대 한 이론적, 철학적 비판이 고려 말에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정도전 은 신문천답 심기리편 불씨잡변 을 통해 불교의 철학적 기반으로 30) 고려사, 외전 권33, 김자수전. 31) 고려사, 열전 권30, 이색전.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21 부터 당시 불교계의 폐단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불교를 비판하였다. 그는 이들 저술을 통해 불교와 유학의 차별성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유 학의 우월성 및 불교와 유학이 양립이 불가한 것임을 역설했던 것이다. Ⅳ. 反 論 에 基 礎 한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반론(Rebuttal)은 정책주장을 긍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거(W)나 보강(B) 에 대립되는 증거로 정책주장의 정당성에 도전한다. 정책주장이 참이 될 수 없는 가상 상황과 조건을 나타내는 것으로, 원래 주장의 개연성을 사라 지게 하는 특수한 조건, 예외 또는 자격을 언급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unless) 으로 응수한다. 근거와 보강의 타당성이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 나 조건을 제시하거나 이들에 대해 직접 반론을 폄으로써 정책주장의 설 득력을 약화 또는 침식시키는 것이다. 32) 정책결정은 정책의 반대자와 지 지자들 사이의 흥정, 협상, 그리고 경쟁을 포함하기 때문에 모든 정책논증 에는 반론이 있다. 반론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석가들은 정책이슈에 비판적 입장을 가지고, 취약한 그리고 숨겨진 가정을 찾아내며,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예상하고, 예상했던 반대에 의문을 가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자신 들의 가정 및 논증을 비판적으로 보는 체계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33) 32) 신황용 이희선, 세종시 건설에 대한 정책논변 및 계층구조 분석, 2010 학술 대회발표 논문집 제2권(서울: 한국정책평가분석학회, 2010), 43면. 33) 이희선 외 역, 정책분석론 (서울: 법문사, 2009), 28면.

122 선문화연구 제15집 1. 出 家 不 忠 孝 論 정도전은 불씨잡변 에서 불교의 교리를 윤회설 인과설 지옥설 등 10 여 편으로 나누어 비판하고 유교와 불교의 同 異, 불교의 중국 유입, 불교 신앙에 의한 득실, 이단, 배척의 필요성 등을 덧붙여 불교의 사회적 폐단을 낱낱이 폭로하고 있다. 34) 그러나 비판은 순수한 학자적인 입장에서 불교 를 비판했다기보다는 사회와 정치개혁의 수단으로서 불교를 비판한 점이 다. 다시 말해, 그는 불교 고유의 철학적 윤리적 면을 부분적으로 긍정하 고 인정하면서도, 불교의 단점을 과장하고 불교교리를 너무나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비판함으로써 불교의 진면목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는 사 실이다. 물론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 불교가 국가사회에 끼치는 폐단 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정도전을 비롯한 유학자들의 강력하고도 극단적인 배불운동은 불교의 잘못된 폐해를 시정하고자 한 시대적 요청으로서 여겨 질 수 있다. 이에 대한 함허선사의 반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무릇 사람이란 부모에 의탁하여 태어나고 임금과 나라에 기탁하여 생존한다. 집에 들어와서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밖에 나가서는 임금과 나라에 충성하는 것은 진실로 신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혼인과 제사도 또한 인륜의 큰 도리다. 혼인이 아 니면 거듭거듭 태어나는 이치가 끊어지고 제사가 아니면 먼 조상을 추모하는 법이 폐지될 것이다. 35) 34) 9개 항의 제목을 그대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佛 氏 輪 廻 之 辨, 佛 氏 因 果 之 辨, 佛 氏 心 性 之 辨, 佛 氏 作 用 是 性 之 辨, 佛 氏 心 跡 之 辨, 佛 氏 昧 於 道 器 之 辨, 佛 氏 慈 悲 之 辨, 佛 氏 眞 假 之 辨, 佛 氏 地 獄 之 辨, 佛 氏 禍 福 之 辨, 佛 氏 乞 食 之 辨, 佛 氏 禪 敎 之 辨, 儒 釋 同 異 之 辨, 佛 法 入 中 國, 事 佛 得 禍, 舍 天 道 而 談 佛 果, 事 佛 甚 謹 年 代 尤 促, 闢 異 端 之 辨. 35)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 218b).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23 함허선사는 원칙적으로 효도와 충성은 인륜의 도리이므로 지켜야 하지 만 신하가 되었다 해서 충성과 효도를 다하기는 어렵고, 혼인은 하였으나 종신토록 바른 도를 지키고 제사를 받들되 마음을 다해 극진히 齋 戒 하기 는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36) 그러나 설혹 이렇게 한다 하더라도 좋은 이름을 얻었을 뿐 애욕을 끊은 사람은 드물고, 인간으로 죽었다 태어났다 할 뿐 윤회를 면하기 어려운 법이라 윤회와 생의 근본이 되는 애욕을 끊지 않고서는 불가능하기에 애욕을 끊기 위해서 처자를 버리고, 처자를 버리기 위해서는 티끌세상을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37) 물론 티 끌세상을 벗어나지 않고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용렬한 범부로서는 하 기 어렵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방편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마땅히 군주에게 충성을 다하고 성의를 기울여 나라를 도 와야 하거늘, 이제 불교인들은 세상에 나오지를 않고, 왕후를 섬기지 않으면서 거처 하고 멀리 들어앉아서 성패를 바라보기만 하니 어찌 충이라 할 수 있겠는가? 38) 충 에 대한 문제제기의 핵심은 불교도들이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므 로 사회적 결속력을 지니지 못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유교는 기본 적으로 자신의 도덕성을 계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를 통해 백성을 편 히 다스리는 修 己 治 人 을 기본이념으로 한다. 때문에 현실 정치에 참여하 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공자가 천하를 주유한 것도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 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유학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불교도들이 출가하여 36)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18b). 37)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18c). 38)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19a). 曰 人 生 斯 世 當 盡 忠 於 君 傾 誠 輔 國 今 浮 圖 氏 不 朝 天 子 不 事 王 侯 高 棲 遐 擧 坐 觀 成 敗 豈 可 謂 忠 乎.

124 선문화연구 제15집 세속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신하된 자와 지식인으로서의 본분을 저 버리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함허선사는 다음과 같이 반론 을 제기한다. 출가자들은 아침, 저녁으로 향을 피우고 등불을 켜 군주를 축원하고 나라를 축원하 니 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군주가 녹으로써 선을 권하고 형벌로써 악을 금하는 외에 우리 부처께서 선을 행하면 경사를 부르고 악을 행하면 재앙을 부른다 는 것으로써 보이니, 이를 듣는 사람은 자연히 악한 마음을 거두어들이고 착 한 뜻을 낸다. 이렇듯 우리 부처의 가르침이 상으로 권함과 형벌로써 위압함을 빌지 않고서도 사람들로 하여금 쓸리듯 교화를 좇게 하니 어찌 군주와 나라에 도움됨이 없겠는가? 39) 함허선사는 불교도가 현실정치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군주의 마음을 깨 끗하게 하는 종교적인 감화와 국가를 위하여 축원하는 종교적인 행사, 그 리고 인과응보의 가르침을 통해 사회교화의 기능을 실행하고 있음을 강조 함으로써 반박의 담론을 전개하고 있다. 유교는 삼강오륜이 말해주듯이 전제군주 하에서 군신과 부자간의 윤리 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위로 임금과 안으로 부모에 대한 예를 다하지 못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었다. 이에 비해 불교는 수행을 위해 출가를 하고 그 가르침은 세간을 뛰어 넘는 것이므로 양교는 일상윤 리의 문제에 있어서 크게 상반되고 있다. 이러한 상반성은 불교와 유교가 대립하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 동진시대로 39)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19a). 又 令 凡 出 家 者 莫 不 朝 焚 夕 點 而 祝 君 祝 國 可 不 謂 之 忠 乎 且 君 者 爵 祿 以 勸 善 刑 罰 以 禁 惡 之 外 吾 佛 示 之 以 爲 善 招 慶 爲 惡 招 殃 人 之 聞 者 自 然 收 其 惡 心 發 其 善 意 吾 佛 之 敎 不 假 爵 賞 之 勸 刑 罰 之 威 令 人 靡 然 趨 化 豈 無 輔 於 君 國 乎.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25 부터 당 송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불교와 유교가 충돌하여 불교는 왕국 도 없고 부모도 없는 오랑캐의 교라든가, 나라가 피폐해지고 질병이 창궐 하여 수명이 단명해진다든가, 선악보응과 삼세인과, 영혼불멸 등 형이상학 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첨예한 대립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2. 輪 回 思 想 論 인과설은 불교 세계관의 기초가 되고 있지만 현상론에 치중하는 유교의 입장에서 불교의 삼세 인과설은 허탄한 이론이다. 따라서 공자는 생사만 언급하였지 죽음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아니하였고, 증명 불가 능한 삼세인과설을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다. 사람의 생사는 사람의 시종이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생사만을 말하였을 뿐 그 앞뒤 는 말하지 않았다. 지금도 불교도들은 생사와 앞뒤의 관계를 말하여 삼세라 한다. 태어나기 전과 죽은 뒤는 귀와 눈으로 접할 수 없는 것이니 누가 친히 보았겠는가? 그런데도 이로써 사람을 미혹시키니 어찌 허탄한 것이 아니겠는가? 40) 그러나 함허선사는 인과론이 낮과 밤의 원리와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하 고 있다. 사람의 생사는 마치 낮과 밤이 뒤바뀌는 것과 같다. 이미 서로 바꾸는 일이 있으니 저절로 앞과 뒤가 이루어진다. 낮은 지난밤을 앞으로 삼고, 오는 밤을 뒤로 삼으며, 40)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3a). 曰 人 之 生 死 卽 人 之 始 終 也 故 孔 子 只 言 生 死 而 未 嘗 言 其 前 後 也 今 浮 圖 浮 圖 言 其 前 後 而 幷 其 死 生 之 間 謂 之 三 世 夫 生 前 死 後 非 耳 目 之 所 接 孰 親 視 之 乎 以 之 惑 人 豈 非 誕 也.

126 선문화연구 제15집 그 낮밤과 함께 저절로 세 때를 이룬다. 낮과 밤이 이미 이러하니 세월도 또한 그러 하다. 세월이 이미 이러하니 생사도 또한 그러하다. 과거는 시작이 없으며 미래는 다함이 없다는 것을 또한 이로써 알 수 있다. 주역에서는 지난 것을 밝히고 오는 것을 살피면 득실의 과보를 알 수 있다. 라고 하였다. 가고 온다는 말이 어찌 이른바 앞뒤가 아니겠는가? 이로써 삼세의 설이 허탄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41) 함허선사는 三 世 因 果 역시 유교자체의 논리로 가능하다고 보았다. 낮이 今 生 이라면 밤은 來 生 이라는 것이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듯이, 삶이 있으 면 죽음이 있고, 죽음은 밤이고, 이 밤은 내생에 비유하여 설명한 것이다. 낮이 어두워지기 전은 因 이고, 어두워 진 것은 果 이다. 그러므로 음양과 주 야의 이치는 인과에 합치되므로 현재의 사물은 홀로 있을 수 없다고 본 다. 42) 아울러 함허는 생로병사의 순환을 낮과 밤에 확대시켜 사시변천과 같다고 하였다. 즉 순환함이 日 月 같다는 것이다. 주역에서 음양을 말할 때 는 고정된 음양을 말한 것이 아니고, 음이 변해야 양이 됨을 말하였으며, 귀신도 음양의 굴신 왕복하는 이치를 의미하였다. 이것은 즉 음양의 순환 이 필연적임을 의미하며 二 氣 안에 있는 것은 모두 순환함을 뜻한다는 것 이다. 43) 바꾸어 말하면, 음양 상승이 인과의 범위로 파악할 수 있음을 밝 힌 후에 삼세인과라는 것은 만물순환의 음양 상승의 필연적 순환에 의하 41)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3a). 曰 人 之 生 死 猶 晝 夜 之 代 謝 旣 有 代 謝 則 自 成 前 後 晝 則 以 去 夜 爲 前 來 夜 爲 後 夜 則 以 去 日 爲 前 來 日 爲 後 幷 其 晝 夜 自 成 三 際 晝 夜 旣 爾 歲 月 亦 然 歲 月 旣 爾 生 死 亦 然 已 往 之 無 始 未 來 之 無 窮 亦 由 是 而 可 知 也 易 云 彰 往 察 來 明 失 得 之 報 往 來 之 言 豈 非 所 謂 前 後 乎 以 三 世 之 說 爲 誕 者 未 之 思 也. 42) 송천은, 함허의 사상, 한국불교사상사 (익산: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소, 1975), 770면. 43)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3a). 且 生 老 病 死 猶 夫 四 時 也 循 環 出 沒 猶 夫 一 月 也 陰 陽 鉤 復 必 然 之 理 盈 乎 二 氣 之 間 者 皆 然 也.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27 여 성립된다고 볼 수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전통적인 인과의 비판이 음양 설에 근거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불교의 삼세인과설은 불교의 근본교설로서 業 說 을 바탕으로 한다. 즉 삼세인과설은 현세에 있어서 업설로 설명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며, 현세에서 업인을 찾을 수 없는 과보는 과거세에서 그 원인을 찾 고 또한 현세의 업인에 대응하는 과보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은 미래세에서 그 과보를 찾는 데서 성립된 것이다. 우주의 모든 존재를 원인과 결과로서 파악하는 불교적 세계관인 인과설에 대해 자연현상과 유교경전에서 반론 의 근거를 찾아 제시한 함허의 논증은 상당히 체계적이며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정론 과 유석질의론 의 체제상 두드러지는 특징 가운데 하 나가 삼세인과설과 선악응보설에 관한 담론이 중복되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정론 의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 다. 천당, 지옥이 설사 없다고 해도 그런 말을 듣고서 천당을 흠모하여 선을 따르고 지 옥을 싫어해서 악을 버리게 되는 것이니, 이 천당, 지옥설이 백성을 교화함에 있어 그 이익이 막대하다. 또한 과연 천당, 지옥이 존재하면 선한 사람은 반드시 천당에 오르게 되고 악한 사람은 지옥에 떨어지게 되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이것을 듣게 하 면 선한 사람은 스스로 착한 일에 힘써야 천당의 즐거움을 마땅히 누리려 하고, 악 한 사람은 스스로 나쁜 짓을 그쳐서 지옥에 들어감을 면하려고 한다. 그런데도 구태 여 천당 지옥설을 배척하여 망령된 것이라고 하는가? 44) 44)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2a). 天 堂 地 獄 設 使 無 者 人 之 聞 者 慕 天 堂 而 趨 善 厭 地 獄 而 沮 惡 則 天 獄 之 說 之 於 化 民 利 莫 大 焉 果 其 有 者 善 者 必 昇 天 堂 惡 者

128 선문화연구 제15집 유학자들의 배불론이 불교윤리의 출세간성 및 보편성 등으로 인한 비현 실성을 반박하는 데 그 초점이 있음을 고려할 때, 현정론 과 유석질의론 에서 인과응보설을 특별히 중복하여 취급하고 있는 것은 인과응보설이 불 교의 현세 윤리적 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부 각시킴으로써 유학자들의 윤리적 배불론에 대응했던 것이다. 한편 불교에서는 정신의 불멸과 업보의 인과를 근거로 하여 윤회를 강 조한다. 즉 사람의 육체는 사라져도 정신은 없어지지 않고 불멸하여 자신 이 지은 업에 따른 보응을 받으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삼세를 윤 회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성리학에서는 기의 모임 과 흩 어짐 으로 생사를 설명함으로써, 불교의 윤회설과 그 근거가 되는 정신불 멸설이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한다. 즉 불교에서는 정신의 불멸과 윤회를 주 장하지만, 유교에서는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기의 모임과 흩어짐에 의한 것으로, 기가 모이면 태어나고 기가 흩어지면 죽는다고 주장한다. 이 때 기의 모임 과 흩어짐 에 의한 생멸의 대상에는 정신도 포함된다. 하지 만 함허는 정신의 생멸에 관한 유학자들의 이러한 생각은 단견이며 생생 의 이치에 밝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정신이 일생에 그치고 다 멸한다고 말하는 것은 단견이니, 이는 생생의 이치에 어두 운 것이다. 사람은 항상 사람만 되고 축생은 항상 축생만 된다고 하는 것은 常 見 이 니, 이는 음양변화의 이치에 어두운 것이다. 단상의 두 견해는 부처가 꾸짖은 것이 다 음양주야가 왕복해서 다함이 없는 것은 원기가 주가 되기 때문이고, 삼세의 만물이 생생하여 끊어지지 않는 것은 정신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 45) 必 陷 地 獄 故 使 之 聞 之 則 善 者 自 勉 而 當 享 天 宮 惡 者 自 止 而 免 入 地 獄 何 必 斥 於 天 堂 之 說 而 以 僞 妄 也. 45)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72b). 若 言 精 神 止 一 生 而 盡 滅 者 斷 見 也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29 함허선사는 밤과 낮의 바뀜과 삼세의 만물이 생생하여 끊어지지 않는 것은 정신이 주가 되기 때문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정신불멸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 정신불멸설과 더불어 윤회설의 근거가 되는 것이 업보설이다. 업 보설은 현상계 가운데 사람과 다른 사물과의 차별과 사람 사이의 지혜로 움과 우둔함 어질고 어리석음 빈부 귀천 천수 등의 차이를 전생에서 지은 선업과 악업이 원인이 되어 보응으로 나타난 결과로 설명한다. 이러 한 업이 원인이 되어 보응의 결과가 온다는 불교의 업보설은 정신불멸설 과 더불어 윤회설의 이론적 근거가 되며, 또한 종교적인 측면에서 불교가 일반대중에게 지닌 가장 설득력 있는 교설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인과라는 것은 콩을 심으면 콩을 얻고 보리를 심으면 보리를 얻는 것을 말한 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봄에 한 알의 곡식을 심으면 가을에 만 알의 씨를 거둔다. 하였는데, 인생이 선악을 지으면 과보도 이와 같은 것이다. 또 말하기를 전세의 인 을 알고자 한다면 금생에 받은 것이 바로 이것이고, 미래세의 과를 알고자 한다면 금생에 지은 것이 이것이다. 라고 하였으며, 백 천겁을 지나더라도 지은 바의 업은 없어지지 않고 인연이 회우할 때에 과보를 스스로 다시 받는다. 하였으니, 이는 부 처가 보여준 가르침이 인과를 먼저 함이다. 46) 결국 함허는 인과라는 것은 자연의 정리 47) 인 까닭에, 업은 없어지지 않 是 昧 生 生 之 理 也 人 恒 爲 人 畜 恒 爲 畜 者 常 見 也 是 昧 陰 陽 變 易 之 理 也 斷 常 二 見 佛 之 所 訶 也 使 陰 陽 晝 夜 而 往 復 無 窮 者 元 氣 爲 之 主 也 使 三 世 萬 物 而 生 生 不 絶 者 精 神 爲 之 主 也. 46)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72b). 所 謂 因 果 者 種 菽 得 菽 種 麥 得 麥 之 謂 也 故 曰 春 種 一 粒 栗 秋 收 萬 顆 子 人 生 爲 善 惡 果 報 還 如 此 又 曰 欲 如 前 世 因 今 生 受 者 是 欲 知 未 來 果 今 生 作 者 是 又 曰 假 使 百 千 劫 所 作 業 不 亡 因 緣 會 遇 時 果 報 還 自 受 是 佛 之 示 敎 先 乎 因 果 也. 47)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72a). 曰 三 世 之 爲 因 果 罪 福 之 有 報 應 是 乃

130 선문화연구 제15집 고 언젠가는 그 과보를 받는다고 주장하며 유학자들의 입장을 반박하였다. 함허는 皇 極 의 도와 삼세인과 역과 연기 등을 들어서 불교와 유교의 상 관관계를 설명한다. 인과설은 유교와 불교에서 공히 설하고 있으나 유교가 현세에만 그치고 있음에 비해, 불교에서는 전세 금세 후세의 삼세인과 를 설하고 있음이 다른 것이다. 유교의 인과설은 황극의 도에서 찾을 수가 있는데, 황극의 도는 洪 範 九 疇 48) 중 기본이며 중심이 되는 大 中 至 正 의 도 로써 구주 중 오행 오사 오기 삼덕 계의 서징을 통하여 천의에 따라 선을 행하면 오복을 받고 천의를 어기고 악을 행하면 육극을 받는다고 보 는 유교의 정치철학으로 볼 수 있다. 3. 虛 遠 寂 滅 論 유학자들은 佛 書 가 虛 遠 함에 힘쓰고 寂 滅 을 숭상하니 소학 보다 곱절 을 노력해도 아무 효용이 없으며 대학 보다 고상하지만, 실리가 없기 때 문에 자기를 수양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방책으로는 적당하지 못하다고 지 적한다. 그 책(불경)을 살펴보면 虛 遠 한 것에만 힘을 쓰고 寂 滅 만을 숭상하여 그 공은 소학 의 배나 들지만 아무 효용이 없으며, 그 두께는 대학 보다 두텁지만 내실이 없다. 그러니 이로써 修 己 治 人 의 방도를 삼을 수 없다. 49) 天 道 自 然 之 定 理. 48) 서경 의 홍범에 기록되어 있는, 우( 禹 )가 정한 정치 도덕의 아홉 원칙. 오행, 오사, 팔정( 八 政 ), 오기, 황극, 삼덕, 계의, 서징( 庶 徵 ) 및 오복과 육극이다 49)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4c). 曰 考 其 爲 書 務 於 虛 遠 崇 於 寂 滅 其 功 倍 於 小 學 而 無 用 其 高 過 於 大 學 而 無 實 不 可 以 爲 修 己 治 人 之 方 也 矣.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31 불교 서적에 실려 있는 불교의 이론이 비현실적이어서 유교에 비하여 실제적으로 유용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즉 불교는 자신을 닦고 남을 다스 리는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유학자들의 이러한 견해에 함허는 불교 가 허원적멸이라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며 불교의 서적을 제대 로 살펴보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그는 유교에서 말하 는 도와 불교의 도는 형식은 달라도 내용은 서로 상통하는 점이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반론을 제기한다. 책이란 도를 싣는 도구이며 널리 교화하는 방편이다. 그 책을 보면 그 도가 따를 만 한 것인가 따를 만하지 못한 것인가를 알 수 있으며, 그 예가 사모할 만한 것인가를 사모할 만하지 않은가를 알 수 있다. 그런즉 어찌 내가 익힌 바가 아니라고 해서 버 릴 수 있겠는가 50) 인용문에서 함허는 불교가 한결같이 虛 遠 寂 滅 이라 해서 되겠는가. 반 문하고, 진위를 알려면 먼저 그 글을 살펴보아야 하고, 그 글을 자세히 살 피지도 않고 함부로 배척하면 반드시 비웃음을 사는 일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함허는 불교는 공자의 가르침과 다를 바 없으며, 허원적 멸의 도가 아니라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50)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4c). 曰 書 者 載 道 之 具 也 弘 化 之 方 也 見 其 書 則 知 其 道 之 可 遵 不 可 遵 知 其 禮 之 可 慕 不 可 慕 也 其 道 可 遵 其 禮 可 慕 則 豈 以 非 吾 所 習 而 可 棄 之 也.

132 선문화연구 제15집 Ⅴ. 反 論 의 再 補 强 과 佛 敎 의 優 越 性 1. 三 敎 의 相 通 性 함허가 현정론 에서 주장하는 儒 佛 道 三 敎 의 相 通 性 의 골자는 마음의 때를 씻어 혜안을 얻으면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노자는 無 爲 이면서 하지 않음이 없고, 함이 있으면서 무위여야 한다 고 했고, 석가는 고요하 면서 항상 비추고 비추면서 항상 고요하다 고 했으며, 공자는 易 은 생각이 없고 無 爲 이며 寂 然 하여 움직이지 않으나 느끼면 통한다 라고 하여 모두 한 입에서 나온 듯 같다는 것이다. 51) 이렇게 보면 결국 유 불 도 삼교의 가르침은 근본적으로 상통하는 것이다. 현정론 에서는 儒 佛 道 삼교 가 결국 會 通 하는 근거를 표)와 같이 정리하였다. 표 2) 현정론 에서 유 불 도 삼교회통 근거 유 교 불 교 도 교 寂 然 不 動 感 而 遂 通 寂 而 常 照 常 而 寂 照 無 爲 而 無 不 爲 有 爲 而 無 爲 그런데 함허선사는 유교와 불교간의 회통에 보다 역점을 둔 흔적이 보 인다. 실제로, 현정론 의 삼교론은 주로 유교와 불교의 관계에 집중되어 51)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5b). 日 老 之 言 曰 無 爲 而 無 不 爲 當 有 爲 而 無 爲 釋 之 言 曰 寂 而 常 照 照 而 常 寂 孔 之 言 曰 夫 易 無 思 也 無 爲 也 寂 然 不 動 感 而 遂 通 而 如 出 一 口 也.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33 있다. 그대는 듣지 못 하였는가. 천하에는 두 도가 없고, 성인에게는 두 마음이 없다는 것을. 무릇 성인이란 비록 천리가 막혀있고 만세나 오래 떨어져 있어도 그 마음이 조금도 다름이 없는 것이다. 52) 천하에 두 가지의 도가 없다는 것은 진리가 보편적인 것이며, 유일한 것 임을 의미한다. 성인에게 두 마음이 없다는 것은 진리를 체득한 경지의 보 편성을 말하는 것이다. 함허선사는 우선 三 身 佛 과 주역의 태극, 음양사상 이 상통한다고 보았다. 함허선사는 역에서 도의 근원이 태극이라고 하였 는데, 태극은 무극에 근본하여 무극은 담연하고 허명하여 시방세계를 포괄 하므로 法 身 佛 에 상통한다 고 파악했다. 53) 무극에서 미묘한 움직임이 시 작한 상태를 태극이라 하는데, 태극에서 一 氣 가 발한 상태를 太 初 라 한다. 기가 선회함을 太 初, 영묘함이 순수하고 참됨을 太 素 라 한다. 태소에서 二 氣 가 나누어져 맑은 기운은 양이 되고, 탁한 기운은 음이 된다. 태극에서 음양이 구분되는 단계까지가 부처의 보신불에 해당한다. 54) 報 身 佛 을 주역 의 변화과정 중에서 음양의 과정으로 대비시키는 함허의 견해는 독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불교의 보신불을 이렇게 비유한 경우는 전례가 없는 경우다. 또한 음양이 구분되어 서로 움직이면 24 期 가 되고 착종하면 오행 52)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4c). 君 不 聞 乎 天 下 無 二 道 聖 人 無 兩 心 夫 聖 人 者 雖 千 里 之 隔 萬 世 之 遠 其 心 未 嘗 有 異 也. 53)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68a). 夫 易 之 爲 道 原 於 太 極 而 太 極 又 本 乎 無 極 無 極 者 湛 寂 虛 名 包 括 十 處 之 謂 也 卽 佛 之 法 身 是 也. 54) 기화, 유석질의론 上 ( 韓 佛 全 7권, 261b). 無 極 之 中 靈 妙 將 發 謂 之 太 極 二 氣 判 而 淸 濁 分 謂 之 兩 儀 氣 淸 而 上 者 謂 之 陽 氣 濁 而 下 者 瑞 之 陰 卽 佛 之 報 身 是 也.

134 선문화연구 제15집 이 생한다. 오행이 생하여 조화가 무궁함이 化 身 佛 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불교의 삼신불과 주역과의 관련은, 역의 변화하는 이치와 연기의 일치를 전제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河 圖 洛 書 의 이치와 삼신불과의 관련의 해 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55) 智 拳 印 을 한 법신불의 모습은 무극이 태극을 상징한다는 것이며, 양손을 편 보신불의 모습은 음양이 나뉘어 四 象 이 구 분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두 팔의 두 마디는 합하여 네 개가 되는데, 이것 은 四 象 을 뜻하며 세계로 보아서는 四 時 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56) 화신 불의 수인은 왼쪽 손가락 가운데 2개의 손가락을 구부리고 3개의 손가락은 폈으며, 오른쪽 손가락 가운데 역시 3개는 펴고 2개는 구부린 것으로 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구부린 것은 地 數 를, 편 것은 天 數 를 나타내며 양손의 손가락이 오행의 생성 배치관계를 나타낸다고 보았다. 57) 삼신불과 주역의 관련은 불교를 오랑캐의 교 라 보고 중국사상과의 합 치 여부를 물은 데 대해 법왕( 佛 陀 )이 세계에 응할 때 體 를 태극에 두고 用 을 건곤에 둔다고 답한 데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58) 체를 태극에 두고 있다 함은 법신이 무극은 태극을 나타낸다고 보는 데서 설명되었다고 볼 수 있 으므로, 건곤을 용으로 한다함은 화신불의 모습을 더욱 구체화시켜 팔괘와 관련지음으로써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59) 불타의 행적이 태극을 體 로 하 55) 기화, 유석질의론 上 ( 韓 佛 全 7권, 261b). 法 身 之 結 手 合 左 右 爲 一 拳 示 其 體 也 易 之 自 無 極 而 太 極 是 也 云 云. 56) 기화, 유석질의론 上 ( 韓 佛 全 7권, 261b). 報 身 之 結 手 闢 而 展 左 右 示 其 象 也 左 爲 陽 右 爲 陰 而 四 象 則 腑 之 二 節 也 左 右 合 而 爲 四 矣 世 以 四 時 爲 四 節 者. 57) 기화, 유석질의론 上 ( 韓 佛 全 7권, 261c), 化 身 之 結 手 左 舒 右 縮 示 其 用 也 舒 者 陽 而 縮 者 陰 也 左 手 之 指 三 伸 理 屈 右 手 之 指 三 屈 二 伸 伸 者 皆 天 數 而 屈 者 皆 地 數 也 兩 手 之 指 屈 伸 相 錯 以 五 行 生 成. 58) 기화, 유석질의론 上 ( 韓 佛 全 7권, 260a). 原 夫 法 王 之 應 世 也 體 則 太 極 用 卽 乾 坤 運 用 施 爲 自 與 天 地 流 行 一 事 一 相 無 有 不 合 於 造 化 者. 59) 기화, 유석질의론 上 ( 韓 佛 全 7권, 261c). 左 手 之 三 屈 而 合 成 乾 卦 二 伸 與 下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35 고 乾 坤 을 用 으로 하여 천지의 유행과 合 一 함을 밝히기 위해 불타의 생애 를 음양사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河 圖 와 洛 書 의 조화가 그 사 이에 갖추어져 있어 내외와 건곤이 양자에 모두 있어 운동변화가 서로 같 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60) 이와 같이 주역의 원리와 삼신불의 상통함을 제시한 것은 역의 원리나 삼신불의 원리가 모두 一 心 의 조화에서 발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복희, 문왕, 주공, 공자의 네 성인도 한 마음의 조화에서 이치를 얻었기 때문에 61) 주역을 공부하려는 자는 먼저 한 기운이 아직 발동하지 않은 상태를 廻 光 返 照 하여 자기의 태극을 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는 자기의 태극을 보 면 자기의 건곤을 볼 수 있으며, 자기의 건곤을 보면 자기의 조화를 보며, 자기의 조화를 보면 가히 천지와 더불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 다. 62) 이와 같이 함허선사는 주역의 이치와 성불의 이치를 다른 것으로 보 지 않고 하나로 여겼던 것이다. 그렇다면 불교의 원리와 역의 원리가 상통한다면 불교의 日 月 의 운행에 대한 언급과 유교의 日 月 觀 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까? 이에 대해서는 불교의 가르침은 외부세계가 아니라 자기의 내면세계 를 밝히는 데 있음을 강조한다. 63) 자기의 건곤조화의 도와 외부세계의 건 屈 爲 震 二 伸 與 中 屈 爲 坎 二 伸 與 上 屈 爲 艮 此 所 以 乾 震 坎 艮 爲 陽 而 象 於 左 手 也 右 手 之 三 伸 合 成 坤 卦 而 二 屈 與 下 伸 爲 巽 二 屈 與 中 伸 爲 離 二 屈 與 上 伸 爲 兌 此 佛 之 所 以 示 乾 坤 卦 象 之 根 也. 60) 기화, 유석질의론 上 ( 韓 佛 全 7권, 261b). 河 之 出 圖 洛 之 出 書 而 造 化 之 妙 備 現 於 其 間 內 外 乾 坤 全 彼 全 此 運 動 變 化 無 二 無 別 61)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68c). 足 以 見 羲 文 周 孔 四 聖 人 之 發 揮 同 出 一 心 造 化 生 生 之 妙 而 亦 現 矣. 62)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68c). 學 易 者 宜 善 參 祥 向 一 氣 未 發 見 自 己 太 極 則 便 見 自 己 乾 坤 見 自 己 乾 坤 則 便 見 自 己 造 化 見 自 己 造 化 則 可 以 與 天 地 參 矣.

136 선문화연구 제15집 곤조화의 도는 둘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곧 事 로 보나 理 로 보나 결코 둘 이 아닌 이치에 도달하는 그것이 바로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事 는 객관세 계의 조화를, 理 는 주관세계의 조화를 상징한다면 理 事 無 碍 라는 것은 결국 두 세계를 회통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통의 세계는 절대성에서도 걸리지 않고, 상대성에서도 걸리지 않는 원융을 상징한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한 다면 불교는 주관세계의 깨침을 더욱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주관세계를 깨침으로써 객관세계를 직관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그러므로 유가는 외면을 밝혔다면 불가는 내면을 밝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함허선사는 유학자들의 불교에 대한 왜곡된 이해와 비판에 대하여 그릇된 시각을 바로 잡아주고 불교의 참모습을 顯 揚 하고자 하였다. 2. 불교의 우위성 함허선사는 유석질의론 에서 유 불 도 삼교는 모두 세상을 다스리 는 큰 가르침으로 삼교의 성인이 각기 그 백성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지만, 다만 그 순서와 방법이 같지 않을 뿐 이라고 전제하고, 삼교가 모두 마음 에 근본하였으나 유교는 마음의 자취를, 불교는 진심을, 도교는 자취와 진 심의 사이를 접한 도 라고 규정한 뒤, 나타나 볼 수 있는 것은 자취이고, 오묘하여 볼 수 없는 것은 성( 性 )이니, 볼 수 없는 것은 그 도가 멀고 깊으 며 볼 수 있는 것은 가깝고 얕은 도이므로 유교는 불교의 대각의 경계를 논할 수 없다 고 논의하여 불교의 우위성에 대한 담론을 펼치고 있다. 63)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 7권, 271a). 佛 之 垂 敎 也 貴 明 乎 自 己.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37 a. 보이지 않는 것은 멀고 또 깊으며, 보이는 것은 가깝고 또 얕다. 64) b. 마음의 번뇌를 다 씻어버리고 지혜의 눈으로 대장경이나 유교 도교의 여러 서적 을 다 보고 일상생활과 생사 화복이 있을 때 참고하면 내말을 듣지 않고도 스스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65) 함허선사는 인용문에서 도는 넓고 깊게 그 이치를 궁구하면 스스로 터 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함허선사는 현정론 과 유석질의론 두 권의 저술을 통하여 유 불 양교의 교리에서 동일한 용어 또는 의미로 사 용되는 내용의 비교를 통한 불교 우위론을 주장하며 배불이론을 반박한다. 우선 양교의 핵심 개념이라 할 수 있는 性 心 道 에 대하여 분명한 담론 을 전개하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유교에서 말하는 성은 天 命 의 성으로 하 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인성 을 의미하는 데 반하여, 불교의 성은 圓 滿 大 覺 의 성으로 천지에 앞서며 물질을 따라 생하거나 변하지 아니하는 초월적 인 常 住 不 變 하는 진여의 체 로서 그 우월성을 주장하고 있는 점이다. 또한 유가에서 말하는 심은 생멸하는 육단심 인 반면, 불교에서는 진여 청정심 을 말하였고, 도에 있어서도 불교에서는 생사와 윤회를 초탈하는 시공을 초월한 도 를 말한 반면, 유가에서 주장하는 도는 성을 따르는 세 간의 도 를 말하고 있어 주객이 대립하는 세간법과 평등한 출세간법의 차 이를 들어 불교의 우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함허선사는 타 종교의 교리를 배타적인 입장에서 논의하지 않고 먼저 긍정적으로 포용하여 객관적인 입장에서 다루면서 정당성과 우 위성의 담론을 전개한다. 물론 당시 사회적으로 불교가 처한 상황에 기인 64)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52c). 65)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5b).

138 선문화연구 제15집 한 바는 있었겠지만, 배불이론에 대한 반론에서는 당시 유학자들과 같이 상대 종교를 일방적으로 비방하고 배척하는 태도를 먼저 비판하여 자기의 학문에는 통달하지 못하고 배불론을 급선무로 삼는 것은 천성과 천명을 거슬리는 것으로 유생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 규정하고, 그들 의 배불이론이 타당치 않음을 논박하며 유교의 교리와 불교의 교리를 비 교하여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만일 그 드러난 모습을 구하지 않고 행한 도를 구한다면 다만 오계와 십선의 도만으 로도 오제삼왕의 도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데 하물며 사제, 인연, 육바라밀 등의 법이겠는가? 만일 오제삼왕으로 하여금 이 가르침을 만나게 하였다면 반드시 손 모 으고 무릎 꿇어 듣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66) 인용문에서 보듯이, 함허는 불교에서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가르침인 오 계나 십선으로도 유교의 성인들인 오제삼왕의 가르침에 뒤질 것이 없다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계나 십선의 가르침만으로도 유교의 이상인 자 신의 몸과 마음을 닦은 후에 남을 다스림( 修 己 治 人 ) 을 충분히 이룰 수 있 다고 주장하였다. 오계와 십선은 불교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것 으로서 본래 근기가 아래인 자를 위하여 施 說 한 것이다. 그런데도 진실로 이를 행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스스로에게 성실하고 남을 이롭게 할 수 있다 는 것이다. 그러니 四 諦 緣 起 의 가르침과 六 婆 羅 蜜 의 가르침이 굳이 필요 한 것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이로 볼 때 함허는 유교의 가르침에 대해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 인 인천승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아래라고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66) 기화, 현정론 ( 韓 佛 全 7권, 225c).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39 어디까지나 세간승에 속할 뿐 궁극적인 해탈의 가르침은 될 수 없다는 것 이다. 그에 의하면 해탈에 이르는 길, 실재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은 현실적 으로 오직 불교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불교만이 출세 간승인 삼승의 가르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유교는 삼 승의 가르침으로 옮아가기 위한 전단계의 가르침이라는 의미만을 가지게 된다. 유석질의론 에서도 함허는 불교와 유교의 가르침이 서로 다름을 주장하고 있다. 도에는 가까운 것이 있고 먼 것이 있으니 언덕배기와 泰 山 華 山 같은 것을 말함이 다. 가르침에는 얕은 것이 있고 깊은 것이 있으니 발자국에 고인 물과 강이나 바다 와 같은 것을 말함이다. (중략) 무릇 성인들이 서로 이어온 세상을 다스리는 큰 가르 침으로서는 유교, 노장사상, 불교가 있으니, 세상에서 말하는 三 敎 가 이것이다. 삼교 의 도는 모두 마음에 근본하고 있으나 유교는 드러난 자취를 탐구하고, 불교는 참됨 에 들어맞으며, 그 둘 사이에 붙어서 두 가지를 붙여주는 것이 노장사상이다. 67) 무엇을 참됨이라 하고 무엇을 자취라 하는가? 밝히고 깨닫는 것을 일컬 어 참됨이라 하고, 닦고 다스림을 일컬어 자취라 한다. 자취라는 것은 모습 이 생긴 뒤의 것으로서 情 이니, 사물을 궁구하여 앎을 이루고 뜻을 성실하 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며 덕을 증진시키고 행위를 닦는 것이 모두 이것 이다. 참됨이라고 하는 것은 모양 이전의 것으로서 性 이며, 그 체는 끝이 없고 그 밝음은 시작이 없고, 신령하여 다함이 없으며, 묘하여 억지로 함이 없고, 三 際 를 끝까지 하고, 시방에 두루 미치며, 맑게 홀로 존재하는 것이 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밝히고 깨달아 큰 깨달음으로써 초극하였으니 그 67)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52b).

140 선문화연구 제15집 몸은 음성이나 모양으로 구할 수 없고, 그 마음은 생각으로 미칠 수 없다. 요컨대 성인의 도가 이보다 더 큰 것이 없다는 것이 함허의 주장이다. 현정론 과 비교해볼 때 유석질의론 에서는 삼교의 가르침 자체가 갖 는 차별성이 좀 더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단지 겉으로 드 러난 가르침만의 차별이 아니라 그러한 가르침의 바탕이 되는 진리인식의 차별성을 전제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주장 에서 보다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마음과 性 에 대해서는 유교와 도교에서 또한 말하지 않음이 없지만 말한 바가 지극 하지 못하다. 지극한 것은 불교이다. 아직 지극하지 못하여 이미 사이가 있으니 도 가 이에 따라 멀고 가까움이 있다. 가까운 것은 귀와 눈으로 듣고 보는 것에 제한된 도이니 세간의 도이다. 먼 것은 三 世 를 꿰뚫고 시방을 다하는 도이다. <중략> 그러 나 그들이 말하는 성이란 하늘의 명령으로서의 性 일뿐이어서 불교에서 말하는 원만 한 큰 깨달음의 성이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마음이란 육체와 함께 생겨났다 사라지 는 마음이어서 불교에서 말하는 진여로서 청정한 마음이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도 란 성에 따르는 것일 뿐이어서 불교에서 말하는 나고 죽음으로부터 벗어나 윤회를 면하는 묘한 도가 아니다. <중략> 永 嘉 68)가 말하는 바, 마음의 거울을 밝게 비추어 걸림이 없고, 툭 트여 또렷하게 온 우주에 두루 꿰뚫으니, 온갖 사물들이 빽빽하게 그림자로 비추는 가운데 한 알갱이 원만한 빛 안팎이 따로 없네 라고 한 것이 이것 이다. 부처님께서 세로로 과거 현재 미래를 다하시고, 가로로 시방에 두루하며, 밝기 는 해와 달을 꿰뚫어 지나고, 덕은 하늘과 땅보다 뛰어나며, 공은 조화를 뛰어넘고, 크기는 太 虛 를 벗어나서 삼계에 있는 사생의 따뜻한 아버지가 되는 까닭이 모두 이 를 얻어서일 따름이다. 그러니 이른바 세간의 성현이라고 하는 이들 가운데 누가 이 를 얻어서 견줄만 하겠는가? 69) 68) 영가 현각(675~713)은 중국 절강성 영가현에 출생하여 어릴 때 출가했다. 일찍 이 경론을 섭렵하고 천태교관에 정통하며 선적을 즐겨 읽었다. 승찬대사의 신 심명 과 함께 선종초기의 대표적인 운문작품으로 유명한 증도가 를 지었다.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41 여기에서는 동일한 진리에 대한 서로 다른 수준의 진리인식이 분명하게 구별되어 나타난다. 함허는 마음과 성을 지극하게 말하는 것이 불교요, 삼 세를 꿰뚫고 시방을 다하는 도가 불도이며, 사생의 자부인 석가모니 부처 에 어느 성현도 비교될 수 없음을 주장한다. 진리는 분명 하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고, 이 차이에서 삼교의 현상적인 가르침 의 차별이 나타난다는 것이 유석질의론 의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같 은 개념, 즉 성 을 사용하여 가르침을 편다고 할지라도, 그 내용은 전혀 다 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차원으로 전개된 여러 가르침의 우열을 정하는 기준 에 대해 현정론 과 유석질의론 모두 그것이 과연 해탈로 이끄는 가르 침인가 아닌가 하는 것을 들고 있다. 그런데 윤회로부터의 해탈 은 중국의 전통사상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불교적 전통에서만 찾아볼 수 있 는 고유의 가르침이며,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이다. 따라서 현 정론 이나 유석질의론 은 확고한 불교의 근본 가르침에 입각하여 여러 가르침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불교적 정체성이 매우 뚜렷함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현정론 과 유석질의론 에서 실천적인 측면 에서 불교가 가장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점이다. 인이란 천지만물을 자기와 하나로 하는 것이다 는 이 말은 유교인의 말이다. 행하는 바가 그 말과 같은 뒤에야 비로소 인의 도를 다할 수 있다. 인이란 천지만물을 합하여 한 몸으로 하여 사이가 없음을 말한다. 이러한 이치를 깊이 체득한 이는 비 69)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66a).

142 선문화연구 제15집 록 하찮은 사물이라도 해를 입히는 일이 없으니 어진 사람의 도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시전 에서는 한번 쏘아 다섯 마리 돼지를 잡았다 하고, 논어 에서는 낚 시는 하여도 그물은 치지 않으며, 자고 있는 새를 화살로 쏘지 않는다 하였으며, 맹자 에서는 군자는 주방을 멀리하는 것은 동물들의 죽는 소리를 듣고서는 차마 그 고기를 먹지 못한다 고 하였다. 또 촘촘한 그물을 연못에 넣지 않으면 온갖 물고기 를 다 먹어 볼 수 없다 고 하였는데, 이런 말들은 모두 인을 행하려 하면서도 그 도 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왜 자기와 한 몸으로 여긴다 는 말에 계합하지 못하였을까? 중용 에서는 말은 행위를 돌아보고, 행위는 말을 돌아보아야 하니 군자로서 어찌 독실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하였는데, 지금 왜 이렇게 되었는가? 이것이 바로 유 학자들이 인의 도는 잘 논하였지만 그것을 완전히 실행하지 못한 까닭이다. 70) 함허선사는 유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인 인 의 실천과 관련하여 여러 유 교 경전을 통하여 유교에서의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유교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용문에 언급된 시전, 논 어, 맹자 의 구절은 언행의 일치를 강조하고 있는 중용 의 말과 모순된 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함허는 유교가 이론과는 달리 실질적으로 인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지 못함을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그만큼 불살 생에 대한 함허의 태도가 단호하고 철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그는 불교에서는 불살생계 를 통하여 철저하게 인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 한다. 한편, 현정론 과 유석질의론 에서는 五 戒 와 五 常 을 동일한 것으로 언 급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서로 다르다. 먼저 현정론 에서는 오 계가 바로 오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유석질의론 에서는 오계가 오상의 단서를 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70)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66c).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43 계율에는 간략히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죽이지 말라는 것이니 인( 仁 )의 단서를 여는 것이다. 둘째는 훔치지 말라는 것이니 義 의 단서를 여는 것이다. 셋째는 음란 한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니 禮 의 단서를 여는 것이다. 넷째는 망령된 말을 하지 말 라는 것이니 信 의 단서를 여는 것이다. 다섯째는 냄새나는 채소와 술을 먹지 말라는 것이니 智 의 단서를 여는 것이다. 다만 오상이 인륜의 큰 도이다 라고만 말할 뿐 단 서를 열어 보여주지 않으면 마치 집을 아름답게 지어놓고도 문을 만들어놓지 않는 것과 같으니, 거기에 들어가는 것이 또한 어렵지 않겠는가? 부처님의 다섯 가지 계 율은 오상의 단서를 열어 보이는 것으로서 어리석은 이들까지도 모두 깨달아 들어 가게 할 수 있는 것이니, 가까운 것으로부터 먼 것에 이르는 것이다. 71) 인용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정론 과 유석질의론 은 오계를 오상이 라는 덕으로 볼 것인가, 오상을 여는 단서인 마음의 작용 또는 행위로 볼 것인가 하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이러한 사실은 성리학 전반에 대한 이해 의 차이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인간이 태 어나면서부터 仁 義 禮 智 의 덕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보는 것이 성리학의 입 장이다. 여기에 신 을 더한 것이 오상이다. 따라서 오상은 덕성이다. 이 덕 성이 구체적인 사태에 감응하여 나타나는 것이 四 端 之 心 으로, 경험적인 마 음의 작용이다. 반면, 불교의 오계는 구체적인 행위이다. 따라서 오계가 바 로 오상이라고 한다면, 이는 덕성 을 행위 와 동일하게 보기 때문에 다른 범주에 속하는 것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다. 71) 기화, 유석질의론 下 ( 韓 佛 全 7권, 266c).

144 선문화연구 제15집 Ⅵ. 맺 음 말 조선 초기 함허선사의 배불과 불교탄압에 대한 이론적 대응은 한국불교 학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의 저술 현정론 은 忠 孝 와 같 은 실천윤리뿐만 아니라 인과응보에 기초한 윤회론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 리적 입장을 논리정연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것은 유학자들에게 불교에 대 한 無 知 를 일깨우는 역할과 함께 그들의 불교비판이 형평성을 잃고 있음 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함허선사의 이와 같은 이론적 대응은 탄압에 대한 현실적 타협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기도 하였다. 정치와 경제라는 현실적 측면이라든가 려말 선초 불교계의 동향만을 전제로 한 해석의 결과인 것이다. 필자는 불교학 적 입장보다는 정책논증모형을 기초로 함허선사의 이론적 대응과 불교교 리가 지닌 우월성을 검증해보자 하였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툴민의 정책 논증모형은 유용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정책논변 모형의 유용성은 가치와 사실의 혼합적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고, 정책내용이 갖는 타당성과 본질,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들이 정책주장을 어떻게 형성하 고 어떤 상관을 갖는가 등을 명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동일 한 정책자료 및 정보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정책주장이 있을 수 있는 가능 성을 인정하여 다양한 가치를 포용하고 있고, 대화의 장을 전제로 하는 상 호 의사소통행위의 동태적 과정을 통해 정당화 및 합의를 추구하며 이를 통해 정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논거의 상대적 설득력을 기준으로 삼는 연유로 보다 융통성 있는 논의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유용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정

정책논증모형을 통해 본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涵 虛 禪 師 의 顯 正 論 / 이원행 145 책논변모형은 어떠한 쟁점에 대하여 서로 대립되는 집단 간의 논쟁구조와 과정을 분석하여 양 집단 간의 주장을 검토함으로써 논쟁의 성질을 분석 하고 보다 종합적인 결론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용한 틀이라고 할 수 있다. 72) 필자는 우선 근거와 보강을 통해 조선초기 불교정책과 배불론의 이론적 근간을 설명하였다. 일종의 역사적 사실인 것이다. 다만 불교가 지닌 종교 적 특성을 무시하고 제기된 배불론은 보강 의 입장에서는 그 허약성을 면 하기 어렵다. 충효와 같은 실천윤리뿐만 아니라 인과응보에 기초하여 윤회 를 거듭하는 것이 허무맹랑하다는 논리는 불교 그 자체가 지닌 사회적 유 용성이나 한국역사에서 불교가 지닌 가치와 위상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있 음을 의미한다. 반론 은 함허선사가 현정론 을 통해 제기한 배불론에 대 한 부당성과 불교가 유교 도교와 지닌 상통성 뿐만 아니라 양교를 담을 수 있는 종교나 철학으로서의 가치를 설명하였다. 예컨대 출가수행의 궁극 적 목적은 중생구제뿐만 아니라 충과 효에 대한 실천이 전제되어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삼신불과 주역의 구조를 통해 그 상통성을 설명했고, 불교 의 不 殺 生 을 통해 유교경전이 제시한 仁 에 대한 입장이 모순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와 같은 논변을 통해 배불론의 부당성과 이해의 오류를 바 로잡았고, 마지막으로 三 敎 가 지닌 현상적인 가르침의 차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三 世 를 꿰뚫고 시방을 다하는 도가 佛 道 라고 천명하였다. 72) 박균열, 정책논변모형에 의한 교장공모제의 분석과 정책적 함의, 교육문제 연구 제33집(서울: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2009), 1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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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Buddhist Policy of the Early Joseon and Seon Master Hamheo s Hyeonjeongron in the Perspective of the Policy Argument Model Lee, Won - Haing The usefulness of Toulmin s Policy Argument Model lies in the possibility of combining analysis on value and fact, and it helps us to understand exactly how the appropriateness and essence of its policy and a variety of informations related to the policy are formed and how they have a co-relation with each other. In addition, Toulmin s Policy Argument Model policy accepts different values by recognizing the possibility that there will be diverse interpretations and policy assertions on same policy data / information, and it seeks the justification and agreement through the active process of mutual communication, which will enhance the quality of the policy as well. In this paper, I tried to explain the doctrinal linchpin of the Buddhist Policy of the Early Joseon Era and of anti - Buddhism theory based on Policy Data, Warrant and Back-up. Actually, it is a historical fact, but anti-buddhism theory, raised ignoring a religious characteristic, is not easy to escape the vulnerability in the perspective of Back-up. In particular, asserting that not only practical ethic such as loyalty and filial piety but the reincarnation based on Karma are

150 선문화연구 제15집 groundless means that the social usefulness of Buddhism itself and even the value and position of Buddhism in Korean history are not recognized properly. Hence, as Refutation against that, through Seon Master Hamheo s Hyeonjeongron, I stressed the unfairness of anti - Buddhism, particularly pointed the value of Buddhism as Confucianism and Taoism-embracing universal religion and philosophy. It is well revealed in that he ultimate purpose of renouncing the world is premised on saving all sentient beings and the practice of loyalty and filial piety. Moreover, I paid attention to the commonness through the structure of the triple body of Buddha and the Book of Changes, and above all, through the important precept of Do not Kill of Buddhism, I pointed the contradiction on benevolence raised by Confucian Scriptures. Through the above argumentations, I could correct the injustice and misunderstanding concerning anti-buddhism theory. Finally, presenting the differences of the teachings of Buddhism, Confucianism and Taoism in detail, I could certify that the only "Embracing the past, the present, and the future and the ten directions all" is the very Buddhism. Key wards: Policy Argument Model, HyeonJeongron, Buddhist criticism, Practical morality, transmig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