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 국민연금의 회사지배구조에서의 역할과 의결권 행사의 개선방안 - 최문희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머리말 최근에 국내외적으로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사건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을 꼽을 수 있다. 이 사건은 합병비율의 불공정성 여부, 경영진에 우호적인 제3자에 대한 자기주 식 처분의 정당성 여부, 주주총회 관련 가처분의 문제, 위임장 권유의 비용부담의 문제 등 다 양한 회사법적 자본시장법적 쟁점을 포함하고 있다. 1) 이와 더불어 논란이 있었던 점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관한 것이다. 삼성물산의 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함으로써 합병 안건의 가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 문 제는 합병 비율의 불공정성 여부의 문제와 맞물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연기금의 신인의 무자 또는 수탁자로서의 의무를 준수한 것인가 하는 논의로 연결된다. 연기금이 의결권 행사 를 통해서 회사지배구조의 개선을 위해서 앞장서야 한다거나, 재벌 개혁에서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가 중요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전술한 이 사건의 법적 쟁점들에 관해 서는 향후 학계와 실무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글에서는 공적 연기 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2) 회사지배구조에서의 역할과 의결권 행사의 함 의를 고찰한다. 국민연금은 지분비율이 높은 편으로 그 의결권 행사가 다른 공적 연기금이나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삼성물산 합병 건의 당부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특정 방향 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주장하기 위함도 아니다. 삼성물산 합병 건을 계기로 국민연금의 의결 권 행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갖가지 논쟁에 대하여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의 함의와 의결권 행사의 개선방안으로 고찰할 점을 제시하는 데 그침을 밝혀둔다. 30 상장 2015년 8월호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현황과 의결권 행사의 함의 2015년 5월말 기준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 497조 1천억원 중에 서 국내 주식에 96조 6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다(약 19.4%의 투 자비중). 국민연금이 5%이상 대량보유한 회사도 2015년 1/4 분기 기준 166개사(10% 이상은 46개사)이고, 3) 2013년말 기준 712개 국내 상장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 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의 투자비중도 적지 않다. 4) 이처럼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높고, 실제로 경영에 영 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로 지분을 투자한 상장회사가 많다는 점은 국민연금이 회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위에 있고, 주식시장 및 회사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 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통해서 회사의 지배구조개 선에 기여해야 하는지 여부, 국민연금의 중요한 기능이 지배 구조개선에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첫째,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통해서 회사지배 구조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은 다음 세 가지 논거를 바탕으 로 한다. (1) 대다수 소수주주가 의결권 행사에 무관심하고 다 른 기관투자자도 경영진의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서 국민연금이 경영진의 감시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또한 그 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적 연기금은 자산운용사나 기관 투자자와는 달리 의결권 행사 대상회사와 사업 관계나 이해관 계가 맞물려 있지 않으므로, 바람직하지 못한 의사결정에 대 해 반대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 5) 실제 그동안의 의결권 행사 1) 이들 법적 쟁점이나 삼성물산 합병 건의 당부에 관해서는 세간에 의견이 분분하였다. 이들 쟁점에 대해서는 단지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재벌의 문제나 외국의 투기자본의 문제에 터잡아서가 아니라 보다 정치한 논리에 터잡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2)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검토하는 이유는 의결권 행사를 통하여 회사지배구조에서 영향력이 있을 정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3)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http://fund.nps.or.kr/jsppage/fund/mcs/mcs_01.jsp 참조. 4) 시가총액 기준으로 2004년 2.79%, 2008년 4.4%, 2010년 말에는 4.3%에 이르고 있다. 5) 이 점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Roberta Romano, Public Pension Fund Activism in Corporate Governance Reconsidered, 93 Colum. L. Rev. 795 (1993); John C. Coffee Jr., Liquidity versus Control: The Institutional Investors As Corporate Monitor, 91 Colum. L. Rev. 1277, 1321 (1991). KLCA Monthly Journal Vol.488 31
상황을 보면 국민연금이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한 비율은 여타 기관투자자나 자산운용사가 반대한 비율보다도 높다. 6) (2) 국 민연금은 개별 회사의 지분소유 구조, 즉 국민연금의 지분율, 최대주주의 지분율, 지분의 분산정도 등에 따라서 해당 회사 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간 의 견 대립이 있는 경우 주주총회 결의의 향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삼성물산 합병 건에서 삼성물산과 엘리 엇의 지분확보 경쟁에서 11%를 상회하는 지분을 가진 국민연 금이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3) 국민연금의 의 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연금기금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둘째, 위와 같은 역할론에 대하여 국민연금의 기능에 대해서 미심쩍어 하거나 반대하는 소극론도 있다. 의결권 행사를 통 한 회사지배구조 개선을 국민연금에 기대해서는 안된다거나 이는 국민연금의 의무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1)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회사나 다른 주주들의 최대이익을 위해서가 아 니라 정치인 또는 특별한 이익집단의 개인적 이익에 터잡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7) 국민연금의 운영주체는 정부이 므로 정부가 회사지배구조 개선을 명목삼아 회사에 대한 통 제를 가할 수도 있는데, 의결권 행사를 통해서 원하는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거나, 거슬리는 인사를 이사로 선임될 수 없도 록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은행장을 정부가 임명하고 있 는 실정을 고려할 때 이러한 우려가 완전히 현실성이 없는 것 은 아니다. 외국의 예에서도 보는 것처럼 연금의 의사결정이 정부나 기타 단체의 입김에 따라 이루어질 소지도 없지 않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방향을 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는, 정 부인사와 각 단체를 대표하는 위원 2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민연금법 제103조 제2항). 위원장인 보건복지부장관, 기획 재정부차관 농림축산식품부차관 산업통상자원부차관 고 용노동부차관과 공단 이사장 및 위원장이 위촉하는 사용자 단 체 추천위원, 노조 대표 연합단체 추천 위원, 지역가입자 대표 위원, 국민연금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위원으로 구성된다. 정부소속 위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사용자단체, 노동계 등 각계의 이익을 대표하는 자가 포함된 다. 전문가로는 2인의 위원이 있을 뿐이다. 기금운용본부에서 일정한 사안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이하 의결권위원회 )에 의결권 행사방향 결정을 요청할 수 있는데, 의결권위원회는 정부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대표, 연구기관의 추천 을 받은 9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정부 인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모두 외부인사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기금운용위원 회와 차이가 있다. 기금운용위원회의 구성이 정부 소속 위원, 각계의 단체의 대표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전문성의 결여 뿐만 아니라 정부의 입김이나 각계의 이해관계로 인해 타당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있다. (2) 회사지배구조 개 선의 의미와 측정 지표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의결 권 행사 방향이 회사지배구조 개선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도 불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3) 국민연금은 연금 가입자/수급권자 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어 행사되어야 하는데, 회사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 당장의 가입자/수급권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결권이 행사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민연금이 아예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 은 그다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는 단지 개인주주의 주주권 행사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우리 나라 회사법상 원칙적으로 개인주주는 비록 그가 최대주주 또 는 지배주주이더라도 다른 주주 또는 회사 또는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신인의무자로서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의결권 행 사에서 아무런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국민연 금법에 신인의무에 대해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국민연금 이 연금 가입자/수급권자의 재산을 수탁받은 수탁자(trustee) 내지 신인의무자(fiduciary)의 지위에 있다는 점에 토를 달기 는 어려울 것이다. 8) 따라서 수탁자로서 기금운용시에 신인의 무를 부담하고, 의결권도 이러한 신인의무에 터잡아 연금 가 입자/수급권자의 이익을 위해 행사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 에서 국가재정법에서 기금관리주체는 기금 보유 주식의 의결 6) 2009년 기준 기관투자자들은 0.73%에 대해서만 반대하였지만, 국민연금은 5~6% 비율로 반대의결권을 행사하였다. 박영석 외,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개선 방안, 증권학회지 제41권 제1호(2012), 114-115면. 7) 미국에서 유사한 견해로 Romano, 앞의 논문, 800-803면. 8) 국민연금법에 신인의무에 대해서 명문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기금의 관리 및 운용을 규정한 국민연금법 제102조 및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76조에 따라 국민연금기금의 관리 운용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 국민연금기금운용규정에서 임직원의 의무와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국민연금기금운용규정 제4조 제1항 제1호, 제4호). 32 상장 2015년 8월호
권을 기금의 이익을 위하여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행사하도록 의결권 행사의 원칙을 정하고 있고(국가재정법 제64조), 국민 연금기금 의결권 행사지침 9) 도 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 가입 자이었던 자 및 수급권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신의에 따라 성 실하게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선관주의 원칙을 규정(제3조)하 고 있다. 국민연금이 연금 가입자/수급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산에 대한 투 자뿐만 아니라 운용-의결권 행사시에도 수익률을 고려하여 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의결권 행사 대상회사의 회사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인가? 전술한 국민연금의 역할론은 재벌의 지배주 주가 존재하는 기업 현실에서 국민연금이 회사지배구조 개선 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 은 회사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의결권 행사는 장기적인 주주가 치를 증진시키고, 결국 연금 수급권자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지침도 의결권 행사 시에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제4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률 제고를 위하여 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 등 책임투자 요소를 고려 (제4조의2)한다고 규정한 다. 장기적 주주가치의 증대나 기업지배구조를 의결권 행사에 서 고려할 요소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결정기구의 지배구조 하에서는 회사지배구조를 고려하거나 장기적 주주가치 증진 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생각할 점이 없지 않다. 장기적 주주가 현재의 국민연금 지배구조 하에서는 장기적 주주가치 증진이나 회사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미명 아래 오히려 수익률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장기적 주주가치 증진을 위한 의결권 행사가 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치나 회사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면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현재의 국민연금 지배 구조 하에서는 장기적 주주가치 증진이나 회사지배구조 개선 이라는 미명 아래 오히려 수익률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할 가 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장기적 주주가치 증진을 위한 의결권 행사가 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막연히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는 것이 회사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고, 기금의 수익률에도 도움이 되 는지 여부의 판단은 논리적 실증적 근거에 터잡아서 이루어 져야 한다. 회사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의결권 행사 방향이 반 드시 재무적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이러한 점 9) 2014년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지침. KLCA Monthly Journal Vol.488 33
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모든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도구로 기능하거나, 국민연금이 논란의 대상이 된 모든 안건 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삼성물산 합병 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찬성을 한 이유는 국민연금이 합병 무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 아니었나 추측해 볼 수 있다. 의결권 행사의 독립성, 전문성 제고를 위한 장치 국민연금의 회사지배구조 개선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견 이 있지만,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있어서 독립성, 전문성 을 제고해야 한다는 점에 토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 해서 현재 세간에서 주장되고 있거나 고려할 만한 개선사항에 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의 지배구조 개선, 의사결정 과정 의 투명성, 스튜어드쉽 코드(Stewardship Code)의 제정, 의 결권행사 자문기관의 활용,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분리가 있다. 첫째,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 및 의결권 위원회의 지배구 조개선의 문제이다. 국민연금법 및 의결권행사지침(이하 지 침 )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기금운용본부 내 투자위원회에서 심의 의결을 거쳐 행사한다(지침 제8조 제1항). 다만 기금운용본부가 찬성 또는 반대하기 곤란한 안건 은 의결권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다(제2항). 그러나 기금운용위원회의 구성은 정부, 각계의 이익단체의 대 표자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독립성, 전문성 에 의문이 있다. 의결권위원회의 위원도 각계를 대표하는 자 로 구성되어 있고, 각 위원은 의결권위원회 이외의 본업에 종 사하므로 마찬가지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의 결권위원회 위원은 모두 외부인사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독립적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투자위원회에서 의결권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할지 여 부를 어떠한 기준으로 정하는지 모호하다는 점이다. 지침은 찬성 또는 반대하기 곤란한 경우 라고 추상적으로 되어 있을 뿐이다. 합병 안건에 국한하여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의 전 례를 보면 모두 의결권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했다. 특히 삼성 물산 합병 건과 유사한 SK와 SK C&C의 합병 건에서도 의결 권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했다. 따라서 삼성물산 합병 건을 전 례들과 달리 의결권위원회에서 결정하지 않도록 한 점에 의문 이 없지 않다. 국민연금 측에서는 이 사안이 의결권 행사지침 제8조 제2항에 따라 투자위원회가 결정하기 곤란한 사항이 아니다 라고 판단한 것일 터인데, 그 이유로는 몇 가지로 추측 된다. 아마도 엘리엇이 제기한 주주총회 소집 통지 및 개최 금 지 가처분 사건의 제1심에서 10) 합병가액이나 합병비율이 불공 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을 것이 다. 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 의 반대에 의해 합병이 무산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 10) 서울중앙지법 2015. 7. 1. 2015카합80582 결정. 이 결정은 삼성물산 주주총회 전일에 서울고법에서 유지되었다. 2015. 7. 16. 2015라20485 결정. 11) UK Stewardship Code(2010. 2); 金 融 庁, 責 任 ある 機 関 投 資 家 の 諸 原 則 日 本 版 スチュワードシップ コード (2014. 2). 12) 미국과 EU의 학계와 실무계의 공통된 문제의식이다. Stephen Choi 외, The Power of Proxy Advisors: Myth or Reality? 59 Emory L. J. 869 (2009); Fleischer, Zur Rolle und Regulierung von Stimmrechtsberatern(Proxy Advisory) im deutschen und europaischen Aktien- und Kapitalmarktrecht, AG 2012, 2. 34 상장 2015년 8월호
것이다. 여하튼간에 의결권위원회에 대한 결정 요청의 기준이 보다 명확하게 설정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의결권 위원회의 전 문성과 독립성을 확충하여 유사한 유형의 안건이 아닌 경우에 는 원칙적으로 의결권위원회에 의사결정을 맡기는 것으로 운 영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외부인사인 의결 권위원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 등 기금운용본부에서 이들을 뒷받침하는 물적지원, 보조인력의 확충도 필요할 것이다. 둘째, 지침에 의하면 투자위원회가 전문위원회에 의사결정을 요청하게 되는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은 국민연금 내 의사결 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 제고 장치를 강구해 볼 수 있다. 우선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주주총회 안 건의 내용이 터무니 없는 경우가 아닌 한 국민연금이 찬성 또 는 반대 어느 쪽으로 결정을 하든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의 내 용에 대한 당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충족하였다면, 일단 내용의 정당성도 갖춘 것으로 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영국과 일본 11) 에서 도입된 소위 스튜어드쉽 코드 의 제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양국의 코드의 세부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기관투자자의 책임성 있는 의사결정을 위한 원칙 지 향적(principle-based) 모범규준으로서, 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의 의결권행사정책을 공시하고, 고객(연금의 경우 수급 권자)에 대해 의결권 행동 방침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할 것 을 정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미 지침(제10조)에 따라 의결권 행사지침과 상장주식에 대한 의결권행사내역을 공시하고 있 기는 하지만, 스튜어드쉽 코드를 제정하여 의결권행사 과정 이 보다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규정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 다. 나아가 스튜어드쉽 코드의 제정 여부를 불문하고 의사결 정 과정의 투명성을 위해서 기금운용본부 및 의결권위원회의 의사결정과정의 공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민연금법 에 따라 기금운용위원회의 회의에 대해서는 토의내용 의결 사항 및 각 참석자의 발언내용이 전부 기록된 회의록을 작성, 보관하고 회의록의 주요내용을 요약 공개한다(제103조의2 제 1항). 또한 지침에 따라 의결권위원회가 결정한 의결권 행사방 향에 대하여 그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제10조 제3항). 그러나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위해서는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 회, 의결권위원회의 회의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공개하고, 의 결권위원회뿐만 아니라 투자위원회의 의결권 행사방향의 내 용 공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셋째,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서 주주총회 의 안건 분석기관인 ISS나 기업지배구조원과 같은 의결권 행 사 자문기관을 활성화하자는 주장이 있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시 외부 의결권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을 수 있고(지침 제 8조 제3항), 이미 복수의 전문기관과 자문서비스 계약을 체결 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수백 개에 이르는 투자대상 회사에 대 한 안건을 분석하여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는 데에는 한계 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자문회사의 활용은 바람직하다. 그러 나 의결권 행사 자문기관의 이익상충, 금융규제의 부재, 의결 권 행사 자문기관의 영향력 증대가 제기하는 문제는 차치하더 라도, 12) 수많은 회사의 안건에 대해 분석할 역량과 시간의 제 약때문에 자문기관 자체의 전문성에도 의문이 있다. 또한 국 민연금이 자문기관의 권고 내용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반드시 전문성이나 정당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고, 자문을 참조하여 국민연금 스스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여야 한다. 넷째, 의결권행사를 비롯해 기금운용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서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에서 분리하여 한국투자공사(KIC) 처럼 독립된 기금운용공사로 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와 유사한 배경의 인적 구성원으로 조직되는 경우 여전히 독립성의 문제가 있고 기금운용본부의 분리가 보 다 나은 대안이 될지는 의문이다. 맺음말 국민연금이 상당수 지분을 가진 회사가 많고 국민연금의 의결 권 행사 여하에 따라서 주주총회 결의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 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 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벌구조 하에서 국민연금이 회사지배 구조 개선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거나 국민연금이 우리 나라 회사지배구조 개선, 재벌개혁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주 장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전술한 것처럼 국민연금을 이러한 역 할 기구로 위치시키는 데에는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국 민연금은 연금 가입자/수급권자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의 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원칙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이러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정당 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본론에서 언급된 의사결정의 투명성, 전문성, 독립성 제고 장치의 확충이 필요하다. 상 장 KLCA Monthly Journal Vol.488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