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D 선언의 사후적 위반행위에 대한 판단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24. 선고 2011가합39522판결 을 중심으로 한서희 1) Ⅰ. 서론 Ⅱ.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가. 삼성전자의 FRAND 선언 나.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의 협상 등 경과 2. 애플의 항변 및 법원의 판단 가. 애플의 항변 나. 법원의 판단 3. 소결 Ⅲ. FRAND 선언에 대한 경쟁법 상 논의 1. 표준특허와 FRAND 선언 2. FRAND 선언에 대한 사후적 위반행위의 유형 3. 특허권 행사와 FRAND 선언의 관계 4. FRAND 선언의 의미 및 위반의 효과 가. 논의의 배경 나. FRAND 선언이 청약인지 여부 다. FRAND 선언 위반의 효과 계약완성의무 부담 여부를 중심으로 라. FRAND 선언자의 계약완성의무 부존재와 경쟁제한성과의 관계 Ⅳ. FRAND 선언 위반행위의 경쟁제한성 판단 1. FRAND 선언 위반 관련 미국의 입장 가. 미국의 지식재산권 관련 규정 및 경쟁당국의 입장 나. Rambus 사건 다. Qualcomm 사건 라. N-Data 사건 2. 독일 Orange-Book-Standard 판결 가. 사실관계 나. 법원의 판단 다. 시사점 3. 소결 Ⅴ. 독점규제법상 홀드업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성립 여부 1. 서론 1)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 1 -
2. 지식재산권에 대한 독점규제법의 적용 가능성 3. 홀드업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성립 여부 가. 관련시장 획정 나. 시장지배력 다. 필수설비 인정 여부 라. 거래거절 성립 여부 4. 삼성전자의 행위에 대한 판단 -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성립 여부 가. 관련시장 획정 및 시장지배력 나. 필수설비 인정 여부 다. 거래거절 성립 여부 Ⅵ. 결론 Ⅰ. 서론 21 세기 초반에는 경쟁법 2) 과 지식재산권법은 서로 양립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지 식재산권법의 물권적 배타성으로부터 독점이 초래될 수 있고 경쟁법은 독점을 금지하기 때 문에 양자는 긴장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에 와서는 지식재산권법과 경쟁법은 모두 새롭고 더 나은 기술, 제품 및 서비스를 보다 싼 값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하여 함께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해석하는 견해가 다수이다. 이와 같이 양자는 기본적으로 상호 보완적이라 하겠으나 여전히 시장지배력 형성과 관련하여서는 상충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 중의 하나가 바로 산업표준의 제정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경쟁법과 지식재산권의 충돌 문제이다. 산업표준을 통해 업체들은 생산할 제품을 보다 저렴한 원가로 제조해 더 많은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 공할 수 있게 되고 혁신 및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선택범위를 확대하게 된다. 반면, 제 반 표준을 제정하는 작업은 표준화 기구들에서 이루어지는데, 여기에서 채택되는 표준특허 들이 업계에서 널리 사용됨으로써 경쟁법상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높아진다. 3) 그리고 많은 표준화 기구들은 이러한 경쟁법상 문제에 대한 사전적 조치로써 표준으로 제정되는 특허의 경우 특허권자로 하여금 FRAND 선언 4) 또는 RAND 5) 선언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합 리적이면서 비차별적인 조건에 근거해 하나의 표준에 대하여 반드시 필요한 모든 지식재산 권의 사용 허가를 약속하는 행위이다 6).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24. 선고 2011가합 2) 아래에서는 경쟁법 일반에 대해서는 경쟁법 이라고 하고, 미국의 Antitrust Law는 미국 독점금지 법, 우리나라법의 경우 독점규제법 이라고 하겠다. 3) 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35면 4) FRAND 확약, FRAND 선언, FRAND 서약 등 여러 가지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24. 선고 2011가합39522판결에서 특허권자인 삼성전자가 FRAND 확약을 선언하였다는 의 미에서 FRAND 선언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본고에서는 위 판결의 용어를 따라 FRAND 선 언이라고 통칭하겠다. 5) FRAND는 유럽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이고, 미국에서는 Fair 조건과 Reasonable 조건이 사실상 동일하다고 보아 RAND라고도 한다. 아래에서는 편의상 FRAND로 통칭한다. 6) 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36면 - 2 -
39522판결(이하 이 사건 소송 이라 한다)에서 쟁점이 된 행위는 고액의 실시료 청구 및 실 시계약 미체결행위인데, 이와 관련하여 이 행위가 FRAND 선언에 위반되는 행위인지, 위반 된다면 FRAND 선언 위반 행위를 경쟁법에 근거하여 판단할 수 있는 지 등이 쟁점으로 대 두되고 있다. 이하에서는 특허권자의 FRAND 선언에 위반하는 행위가 그 자체로 경쟁제한적 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별도로 경쟁제한성이 입증되어야 하는 것인지 살펴보고 FRAND 선언자의 고액실시료 청구 및 실시계약 체결 지연 행위 7) 를 독점규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중 부당한 거래거절에 해당될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최근 삼성전자 주식회사(이하 삼성전자 라 한다)와 애플 코리아 유한회사(이하 애플 이라 한다)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 원 2012. 8. 24. 선고 2011가합39522판결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Ⅱ.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이 사건 소송의 원고는 삼성전자, 피고는 애플이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Galaxy S2 등의 제품과 관련하여 자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관련 특허 및 디자인특허 침해행위 및 부정경쟁 행위를 하였음을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신의 HSPA(고속패킷전송방 식)통신 표준특허, 데이터 전송시 수신오류를 감소시키는 WCDMA 통신표준특허, 휴대폰을 데이터케이블로 PC와 연결하여 PC로 무선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특허 등을 침해하 였다고 주장하였다. 아래에서는 이 사건 판결에 대한 사실관계를 좀 더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가. 삼성전자의 FRAND 선언 삼성전자는 1998년경 WCDMA 기술 관련 자사의 표준특허 전체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FRAND 조건으로 실시권을 허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 8) 는 FRAND 선언서를 ETSI에 제출하 였고, 그 후 삼성전자는 2003년경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이 사건 표준특허 및 그 패밀리 특허 에 대하여 FRAND 조건으로 실시권을 허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선언서(DECLARATION) 를 ETSI에 제출하였다. 나.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의 협상 등 경과 애플은 2007. 6.경 통신기능을 포함한 스마트폰인 iphone을 출시하였고, 2010. 6.경 삼성전 자의 스마트폰인 Galaxy S가 출시되자, 2010. 7.경 삼성전자에게 디자인 및 비표준특허에 7) 학설 및 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2007)에서도 홀드업 이라고 하 고 있으므로 필자 역시도 홀드업 이라고 지칭하여 이에 한정된 논의를 하도록 하겠다. 8) SEC is prepared to grant licenses to its essential IPRs on a 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basis in accordance with the terms and conditions set forth in Clause 6.1 of the ETSI IPR Policy. - 3 -
대한 침해의 중지를 요구하였고, 이에 삼성전자도 애플에 대하여 표준특허의 침해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 후 애플은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에게 휴대전화기 매출의 일정비율에 해당하 는 금액의 실시료를 요구하였으나 이에 대한 협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애플은 2011. 4. 15.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디자인권 및 비표준특허의 침해 를 원인으로 한 침해금지의 소를 제기하였고, 삼성전자도 2011. 4. 21. 애플을 상대로 이 사 건 소를 제기한 것을 비롯하여 그 이후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특허침해금지의 소를 제기하거나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하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1. 4. 21. 서울중앙지방법원 에 애플을 상대로 iphone과 ipad 제품에 대하여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 하였고, 이에 애플은 2011. 6. 22. 같은 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며, 삼성전자는 2012. 3. 7. 애플의 iphone 4S와 ipad2를 추가하는 내용의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 소 제기 이후 삼성전자 와 애플은 표준특허의 실시료 등에 관하여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협상을 진행하였는데 양자 간에 주장하는 실시료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였고 이견이 좁혀지지 아니하여 결국 협 상이 결렬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2. 8. 24. 위 사건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였다. 2. 애플의 항변 및 법원의 판단 가. 애플의 항변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의 표준특허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애플은 1 삼성전자의 FRAND 선언은 철회불가능한 실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고, 애플의 실시행위는 승낙의 의사표시이므로 자신의 실시행위로 삼성전자와 사이에 실시계약이 이미 성립되었고, 2삼성전자가 FRAND 선언을 하였음에도 금지청구를 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며 3삼성전자는 FRAND 선언을 함으로써 실시계약 협상에 응할 의무가 발생하였음에 도 자신에게 FRAND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과도한 실시료를 요구하는 것은 FRAND 선언 에 위반되는 행위로써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고 항변하였다. 이와 함께 애플은 4삼성전자가 표준특허 침해에 대한 금지청구를 하는 것은 독점규제법상 필수설비의 거래거절행위, 차별 적 취급,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나. 법원의 판단 (1) FRAND 선언의 의미 법원은 FRAND 선언의 준거법이 프랑스법이라고 하면서 FRAND 선언의 의미와 관련 하여 특허권자가 FRAND 선언에 의하여 곧바로 불특정의 제3자에게 해당 특허에 대하여 실시권을 부여하기로 하는 것 또는 실시권 허여의 구속력 있는 확약에 해당한다거나, 해당 특허를 사용한 자 또는 사용하려는 자가 FRAND 선언에 의해 당연히 실시권을 취득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고 하였다. 그리고 특허권자는 FRAND 선언을 한 후 향후 표준특허 에 대하여 실시권 허여를 요청하는 제3자에 대하여 FRAND 조건에 따라 성실하게 실시료 등 실시 조건에 대한 협상을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표준특허를 실시하고자 하는 잠 재적 실시권자 내지 제3자가 필수적인 표준특허를 이용하려면 정당하게 실시권 허여를 요청 - 4 -
하고 특허권자와 실시료에 대한 협상을 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고 하였다. 9) (2) 애플의 항변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삼성전자가 피고인 애플과의 실시료 협상을 성실하게 하지 않은 사정이 있더라도 1삼성전자의 FRAND 선언은 청약이 아니고, 따라서 애플의 표준특허 실시만으로 실시 계 약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고 FRAND 선언을 향후 표준특허 침해에 관한 금지청구권을 포기하는 의사표시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금반언의 원칙 위반을 논의할 수도 없다. 2표준 특허라고 하더라도 실시권에 대한 허여 요구 없이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실시권자에게 침 해금지를 구하는 것이 표준특허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표준 화 기구인 ETSI는 표준특허에 대한 실시 계약의 조건은 당사자 사이의 협상을 통해 정하도 록 하고 있으나 양 당사자 모두 협상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과도한 실시료를 요구했다는 사 정에 대한 아무런 증명이 없는 본 사안에서 단순히 성실한 협상의무를 불이행 하였다는 것 만으로는 특허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3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 중 거래거 절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단순히 경쟁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경 쟁제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표준특허 침해 금지청구가 필수설비접근 방해행위로 볼 정도의 부당한 가격이나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조건 을 제시하는 행위로 볼 증거가 없다. 4차별취급과 관련하여서는 삼성전자가 피고인 애플을 기존 사용자와 비교하여 차별취급에 해당하는 조건을 제시하였다는 증거도 없다. 5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에 관하여는 표준 제안 시기 또는 표준으로 채택된 시기로부터 일정한 기 간이 경과된 이후에 특허를 공개한 행위가 표준과 관련하여 특히 다른 기업들의 FRAND 선언 후 특허 존재 공개시기가 비슷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특허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기 만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Ⅲ. FRAND 선언에 대한 독점규제법 상 논의 1. 표준특허와 FRAND 선언 산업표준은 산업 생산물 및 생산방법에 대해 그 형상, 규격, 성능, 시험 등을 통일화한 것 으로, 국제표준, 국가표준, 단체표준, 사내표준 등으로 분류되고 본고에서 의미하는 표준 화 기술에서의 표준은 국제표준을 의미한다. 산업표준은 오늘날 경제의 원동력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산업표준을 통해 업체들은 생산할 제품을 보다 저렴한 원가로 제조하고 더 많은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 혁신과 창의 및 효율성 증대에 이바지한다. 각 기업은 표준화 기구인 SSO(Standard-Setting Organization 10), 이하에서는 표준화 기구 라 9)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고인 삼성전자가 표준선언 특허에 대하여 FRAND 선언을 한 이상 표준특허 를 실시하려는 자에게 FRAND 조건에 따른 실시권을 허여하고 성실하게 협상할 의무가 있으나, 표준특허라고 하더라도 실시권에 대한 허여 요구 없이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실시권자에게 침해 금지를 구하는 것이 표준특허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즉, 서울중앙지방법원은 FRAND 선언을 한 표준특허권자는 실시권자가 청약을 하면 이에 대하여 FRAND 조건에 따른 실시허락을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고, 이 때 FRAND 조건에 대하여 구체 적으로 제시할 의무는 쌍방 모두에게 있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10) Standard Development Organization, SDO라고도 한다. - 5 -
고 하겠다)를 통하여 제반 산업표준을 제정하는 작업에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다. 표준제정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표준화 기구의 회원들은 각각의 대체기술에 대하여 공동으로 평가한 뒤 그 중 하나를 표준 기술로 채택한다. 어떤 기술에 대한 표준의 합의는 업체들에게 경쟁 적인 기술개발과 시장에서의 경쟁을 상당부분 피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제품의 개발에 대한 원가 절감의 효과를 얻게 할 수 있고,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보다 저렴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표준에 포함되는 필수 기술의 권리자는 표준에 자신 의 기술을 포함시켜서 표준 이용자를 통제하고 더 나아가 표준이 널리 확산된 뒤에는 필연 적으로 당해 표준기술 시장을 넘어서 표준을 사용하는 상품 서비스 시장을 통제할 기회를 얻고자 하며 11) 실제로 그러한 기회를 얻어 시장 내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오르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표준화 기구의 표준제정절차 및 표준특허권자의 FRAND 선언 위반 은 다음과 같은 과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1표준화 기구의 구성원이 소유한 특허기술이 표 준화 기구에서 기술 표준으로 채택되고 2이에 특허권자는 FRAND 조건에 의하여 특허기 술의 실시권을 허여하겠다고 선언하며 3특허기술이 기술 표준으로 실시된 상황에서 4특허 권자가 실시권자와 실시료 협상 시 FRAND 선언과 다른 실시 조건을 요구 12) 하여 결과적으 로 실시계약 체결이 결렬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실시계약 체결 결렬과 관련하여 해당 기술 에 대한 효과적인 대체기술이 없거나 대체 표준규격을 기존에 채택된 기술에서 다른 기술로 변경하는 과정에 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될 경우,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권자의 위와 같은 FRAND 선언 위반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2. FRAND 선언에 대한 사후적 위반행위의 유형 경제학에서 홀드업 이란 관련 당사자가 상호간에 협력할 경우 사회적 최적 상태에 도달 함에도 각 당사자가 자신의 협상력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협력을 회피하는 행위 를 의미하고 13) 표준특허와 관련하여서는 표준특허권자가 표준특허의 실시를 방해하는 모든 활동으로 사회적 최적 14) 을 저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실례로 표준특허를 획득한 특허권자 가 다른 사업자와 실시계약 체결을 지연하는 일련의 행위를 들 수 있다. 15) 본래적 의미의 홀드업은 자신의 특허를 숨기고 사후적인 기습행위에 의하여 고액의 실시료를 요청하는 경 우 16) 혹은 기만적 행위에 기한 실시계약 체결 거절 행위 까지도 예정하고 있는 듯하나 17), 본고에서는 특허권자가 실시권자 내지 잠재적 실시권자에게 고액의 실시료 지급을 청구하면 서 실시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경우 사전 기만 의도는 입증되지 아니한 사후적 FRAND 선 11) 오승한, 사적 표준화 기구의 지식재산권 공개의무의 범위 및 공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사후규제, 산업재산권 제36호, 380면 12) American Bar Association, Antitrust Counterattack in Intellectual Property Litigation Handbook, 112~115면 13) available at http://en.wikipedia.org/wiki/hold-up_problem 2012. 11. 1. 확인 14) 최승재, 위 전게서, 224면에서는 이를 pareto improvement의 달성이라고 표현한다. 15) 이황, 위 전게논문, 194~195면 16) 이황, 표준설정 과정에서 특허공개의무 위반과 특허위협(Hold Up)에 대한 경쟁법의 접근ㅡ 산업 재산권 제36호, 310~311면 17) 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2007) - 6 -
언 위반 행위를 홀드업 18) 이라고 지칭하겠다. 그 밖에 표준특허권자의 행위와 관련하여 로열티 스태킹, 가처분 위협의 문제, 고액 실시 료 청구, 실시 거절 행위 등 여러 가지 행위가 문제된다. 그리고 로열티 스태킹이나 가처분 위협 행위 등을 모두 홀드업의 한 유형으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19) 로열티 스태킹이나 가 처분 위협 행위가 표준특허권자가 실시권자의 실시권을 제한하는 행위라는 점에서는 모두 홀드업의 한 유형으로 볼 여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 두 행위는 본고에서 논하는 홀드 업과는 상이한 개념인 바 이하에서는 표준특허권자의 홀드업과 관련하여 특허권자의 고액 실시료 청구로 인하여 실시계약이 결렬되는 경우만을 논의의 대상으로 하고자 한다. 3. 특허권 행사와 FRAND 선언의 관계 특허권과 경쟁법의 긴장관계에 대한 논의는 혁신과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오랜 기간 계속 되어 왔고, 대체로 특허권자의 특허권에 근거한 일정한 행위가 경쟁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 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특허권자의 행위는 특허권 실시계약이라는 사법적 계 약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이고 특허권에 기하여 어느 정도의 독점적 지위가 인정되지만 이러 한 행위가 일정한 요건에 해당할 경우 경쟁법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표준특허에 있어 서는 위 특허권과 경쟁법의 긴장관계에서 더 나아가 표준화 기구의 표준 채택 행위와 이후 FRAND 선언 행위가 일반적인 특허권과 경쟁법 사이의 긴장관계 이상의 경쟁법적 함의를 지니느냐가 문제된다. 즉, FRAND 선언을 하였다는 이유로 일반적인 특허권자의 경쟁법 위 반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 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경쟁제한성을 판단할 것인지, 아니면 표 준화 기구 역시 결국 사적 단체이므로 일반적인 특허권자의 경쟁제한적 행위 판단의 정도로 그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FRAND 선언 행위가 계약 상대방에게 주는 의미, 즉 연 표준화 기구라는 사적 단체에서 부여한 표준특허를 남용한 행위에 대하여 경쟁제한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인지를 알아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문제는 표준화 기구가 사적 단체임 에 비추어 볼 때 일차적으로 계약법의 범주를 벗어나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즉, 우선 적으로 표준화 기구라는 사적 단체에서 해당 기구 및 그 구성원에 대하여 내부 IPR 정책에 따라 FRAND 선언 을 한 것이고 이러한 선언 위반행위는 근본적으로는 사적 계약 위반행 위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특허권자의 FRAND 선언 행위가 표준화 기구 구성원 중 장래의 실시 계약 상대방이 될 자에게 계약 완성의무를 부담할 정도의 신뢰를 부여한 행위인지를 판단하여 보고, 만일 FRAND 선언 행위가 일반적인 계약 결렬 관계 이상의 책임을 부담할 만한 함의를 지닌 다면 선언 위반행위는 경쟁제한성이 존재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경쟁제한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FRAND 선언 위반행위에 대하여 경쟁법을 적용한다는 것 은 과도한 제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18) 필자는 삼성전자의 행위가 필자가 본고에서 논의 대상으로 삼은 한정된 의미의 홀드업 에 해당한 다고 생각하는 바이고, 이하에서는 이러한 전제 하에 삼성전자의 행위를 논하도록 하겠다. 19) 최승재, 위 전게서 225면, 위 전게서에서는 로열티 스태킹이나 가처분 위협 행위 등을 모두 홀드 업의 한 유형으로 보고 있다. - 7 -
이와 같은 전제하에 FRAND 선언의 함의가 일반적인 특허권과 경쟁법 간의 긴장관계 이 상으로 경쟁법적 책임을 부여할 만한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만일 FRAND 선언 자체만 으로 계약 완성의무를 부담한다면 그것을 위반하는 행위는 일반적인 특허권자의 실시계약 체결 거부와 FRAND 선언자의 실시계약 체결 거부의 의미가 다를 것이다. 문제는 결국 FRAND 선언을 한 특허권자의 FRAND 선언 위반행위 자체를 경쟁제한적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경쟁당국이나 경쟁제한성을 주장하는 자가 경쟁제한성을 효과적으로 입증한 경우에 만 경쟁제한적으로 볼 것인지 여부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계약 당사자의 계약 결렬 상 책임에 관하여 우리나라의 경우 계약교섭 부당파기 문제로서 불법행위법을 적용하는 것이 다수설과 판례 20) 의 입장이고 우리나라 외의 대륙법 계 국가들에서는 계약교섭과 관련하여 계약 당사자의 행위 유형을 분류하여 상세하게 논의 한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영미법에서는 금반언의 원칙과 관련하여 계약 결렬 책임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행하여 진 바, 영미법 상 논의를 참고하여 FRAND 선언의 의미를 설명 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많은 국제계약의 준거법으로 영미법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미법상의 논의를 참고하여 FRAND 선언의 계약 결렬 상 책임을 살펴보는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4. FRAND 선언의 의미 및 위반의 효과 가. 논의의 배경 FRAND 선언의 법적 의미는 FRAND 선언자의 사후적 선언 위반행위인 홀드업에 대한 경쟁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FRAND 선언으로 인하여 선언자에 게 발생되는 의무에 따라 책임의 범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일 FRAND 선언이 청약에 해당하거나 FRAND 선언으로 인하여 특허권자에게 실시계약 체결 의무 또는 계약완성의무 가 발생한다면 삼성전자의 실시료 제시 이후에 적극적으로 실시계약 완성을 위하여 노력하 지 아니한 행위 는 의무를 불이행한 것이 되고 사실상 실시권자의 실시만으로 이미 계약은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특허권자의 실시권자에 대한 특허침해 금지청구는 기각될 것이다. 다음으로 FRAND 선언이 청약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위 선언으로 계약완성 의무로서의 실시계약 체결의무가 발생된다면 실시권자의 실시만으로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 니겠으나 특허권자가 실시계약 완성을 위하여 노력하지 않은 것은 위법한 거래거절 행위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 마지막으로 선언 행위가 청약에 해당하지 않고 동시에 실시계약 완성 의무도 부여하지 아니한다면 실시계약 체결에 나아가지 아니한 삼성전자의 행위는 단순한 계약 교섭 결렬로 인한 계약법적 문제에 불과하고 거래거절 등에 의한 경쟁법 적용 여지는 거의 없을 것이다 21). 이러한 관점에서 FRAND 선언의 계약법적 의미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20)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2다32301 판결 외 다수 21) 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계약완성의무가 없다면 특허권자가 실시료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하여도 이는 단순한 부작위가 될 것이고, 단순히 계약완성의무가 없는 상태에서 부작위만으로는 시장지배 적 지위남용 행위 중 시장 내 경쟁제한의도가 존재하는 또는 미국 셔먼법 제2조의 독점화기도로써 의 거래거절로 의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 독점규제법상 불공정거래행위의 성립 또 는 미국FTC법 제5조 위반 여부는 본고의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추후 다른 논문에서 논의하도록 한다. - 8 -
나. FRAND 선언이 청약인지 여부 ETSI의 준거법이 되는 프랑스 민법에 의하면 계약의 청약이 되기 위해서는 청약자의 청 약의 의사표시와 낙약자의 낙약의 의사표시가 주관적 객관적으로 일치하여야 하고, 청약의 의사표시 는 그 의사표시에 응하는 승낙만 있으면 곧 계약이 성립될 수 있는 구체적 확정적 인 의사표시로서 계약의 내용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본질적인 요소가 포함되어야 하고, 청약자의 의사가 충분히 명확하고 완전하게 표명되어야 한다. 22) 청약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계약의 성립 요소 중 본질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 그에 응하는 행위만으로 계약이 성립 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고 23), 실시계약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실시료 라 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표준화 기구 IPR 정책에 의하면 실시료를 협의함에 있어서 공정하고(fair), 합리적이며(reasonable), 비차별적인(non-discriminatory) 조건에 의할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세부적인 산출 방법이나 근거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24). 또한, FRAND 선언을 하면서 실시료 관련사항들을 정하는 것도 아니다. 즉, FRAND 선언 은 일반적인 원칙에 대한 선언 행위에 불과하고 따라서 FRAND 선언 행위를 계약의 청약 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 FRAND 선언 위반의 효과 계약완성의무 부담 여부를 중심으로 (1) FRAND 선언 위반 행위와 계약 교섭 결렬 간의 관계 FRAND 선언 이후 실시료가 결정되고 실시권자 또는 잠재적 실시권자가 실시의사를 표 명하면 실시권자 등의 청약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FRAND 선언 이후 실 시계약 체결 전 단계에서 FRAND 선언자가 실시료를 과다하게 청구하거나 실시료 협상에 응하지 아니하는 홀드업을 하여 종국적으로 실시계약의 체결이 결렬된 경우 FRAND 선언 위반 행위의 법적 판단은 계약 교섭 중 계약이 결렬된 경우에 있어서 계약 일방 당사자의 계약 결렬에 대한 책임귀속과 일맥상통 하므로 이하에서는 계약 교섭 중 결렬 책임에 대하 여 살펴본다. (2) 영미법상 계약 교섭 중 결렬 행위에 대한 법리 2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24. 선고 2011가합39552 판결 23) 우리나라 법원은 청약에 대하여 계약이 성립하기 위한 법률요건인 청약은 그에 응하는 승낙만 있으면 곧 계약이 성립하는 구체적, 확정적 의사표시여야 하므로 청약은 계약의 내용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사항을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 결, 대법원 2005.12.8. 선고 2003다41463 판결 등 다수) 라고 판단하고 있는바 프랑스 민법과 우리 나라 민법은 청약에 대하여 사실상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 이와 관련하여 최근 미국 법원 및 여러 학자들이 RAND 조건의 의미와 적용을 다루고 있다 Broadcom v. Qualcomm사건에서는 (2006 WL 2528545) SSO 참여자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 별적인 조건들을 전제로한 사용허가 계약의 책임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독점금지법을 위반하였다 는 원고의 주장을 기각하였고 United States v. Microsoft corp. 간 소송에서는 RAND 조건의 합 리성 에 대하여 대체로 객관적인 표준에 속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2007) 제46면 각주 70 인용}. - 9 -
영미법상 계약 교섭 당사자는 계약 체결 단계에서 아무런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 고 교섭을 파기할 수 있음이 원칙이다. 즉, 계약 체결 여부는 자유이므로 계약 교섭의 중단 으로 타방에게 손해가 생겼다 하여도 그 중단 행위는 위법성이 없고 쌍방 간에 배상 의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25) 그런데 교섭 상대방의 정당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는 특수한 경 우에 미국 연방대법원은 판례에 의하여 계약 교섭 결렬에 대한 책임을 일방 당사자에게 지 우도록 하는 원칙을 발전시켜 왔고, 표준특허권자의 FRAND 선언이 위와 같이 교섭 상대방 의 정당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미국에서는 계약 교섭 결렬에 대한 책임 귀속과 관련하여 부당이득(unjust enrichment) 의 원칙, 부실표시(misrepresentation)의 법리, 약속적 금반언(promissory estoppel)의 원 칙 마지막으로 신의성실에 따른 교섭의무(duty to negotiate in good faith)의 원칙 이 논 의되고 있다. 26) 부당이득(unjust enrichment)의 원칙 은 이행책임의 존부를 논하는 우리 사 안과는 사실 무관한 원칙이고, 부실표시(misrepresentation)의 법리 는 다른 계약당사자를 유인할 목적 으로 부실표시를 하는 경우이므로 사후적인 FRAND 선언 위반 보다는 표준 화 기구에 대한 사전 기만 의도에 기한 FRAND 선언 위반 행위를 논할 경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약속적 금반언(promissory estoppel)의 원칙 은 특정한 계약 당사자 사이의 구체적인 약속을 전제로 행위자의 선행행위에 반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이행 의무를 부과하여 상대방의 예측가능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원칙이므로, 불특정 다수 당사자 에 대하여 특허 실시와 관련된 일반적 원칙을 선언한 행위인 FRAND 선언에 위 원칙을 적 용하는 것은 부적합하다. FRAND 선언은 스스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여 의사표시를 하 는 것이고, 이를 신뢰한 상대방에 대하여 일정한 법적 의무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형평법 상 일반 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신의성실에 따라 교섭할 의무(duty to negotiate in good faith) 원칙 을 적용함이 타당하다. 미국의 판례 27) 는 신의성실에 따라 교섭할 의무(duty to negotiate in good faith) 원칙 과 관련하여 교섭하기로 하는 합의 가 존재할 경우 신의성실에 따라 교섭할 의무에 관한 묵 시적인 예비적 합의 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신의성실에 따라 교섭할 의무를 위반한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Farnsworth는 신의성실 및 공정거래의무(duty of good faith and fair dealing)를 예비적 합의(preliminary agreement)라는 매개물을 이용하 여 전계약적 단계에 확장하고 있는데, 계약 성립 과정을 3가지 체제(regime)로 분류하여 각 단계별로 행위자의 의무를 판별하고 있다. 그 단계는 극단적 체제(polar regime)인 교섭 25) 이러한 법리는 우리나라 및 대륙법계에서도 같다. Flume, Allgemeiner teil des Bürgerlichen Rechts Bd. Ⅱ: Das Rechtsgeschäft. 3. Aufl., 1979. S. 617., 박영목, 계약완성의무의 위반과 이행이 익의 배상, 고려법학 제59호,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2010. 12., 264면 재인용 26) 부당이득(unjust enrichment)의 원칙 은 교섭과정에서 발생한 일방당사자의 손실로 인한 타방의 이득에 관하여 배상청구를 인정하는 원칙이고, 부실표시(misrepresentation)의 법리 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떤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유인할 목적으로 부실표시를 하는 경우에 사기적 부실표 시라고 하여 이를 믿은 상대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원칙이며, 약속적 금반언(promissory estoppel)의 원칙 은 계약 당사자가 타방 당사자에게 계약 이행을 약속하고 수약자는 이에 대하여 신뢰를 하였으며 계약 당사자는 자신의 약속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 이로 인한 계약 교섭 결렬 이 부정의를 초래하여 수약자를 구제할 필요성이 존재하는 경우에 수약자를 구제하는 원칙을 의미 한다. 27) Reprosystem, B.V. v. SCM Corp., 727 F.2d 257, 264 (1984) - 10 -
(negotiation)과 최종합의(ultimate agreement) 그리고 중간적 체제(intermediate regime)인 예비적 합의(preliminary agreement) 가 그것이고 예비적 합의는 다시 미결정 사항이 있는 합의(agreements with open terms0 와 교섭하기로 하는 합의(agreements to negotiate) 로 분류된다. 28) Farnsworth 29) 에 의하면 미결정 사항이 있는 합의 는 아직 일부 사항은 미결정이지만, 거래의 대부분의 사항이 결정되어 있고, 당사자들이 결국 미결정 사항에 합의하지 못하더라 도 구속받기로 합의한 예비적 합의를 의미하는 것이다 30). 따라서 미결정 사항에 관한 합의 에 이르지 못한 경우 법원은 보충적 해석에 의하여 미결정 사항이 있는 합의를 강제할 수 있고, 합의 하에서 계약의 이행 의무가 신의성실에 따라 병존한다. 반면 교섭하기로 하는 합의 란 서로 공정하게 교섭할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를 의미한 다. 위 합의 당사자에게는 신의성실에 따라 교섭할 의무가 인정되나 교섭이 실패할 경우 아 무런 합의가 없게 되어(당사자간의 계약관계는 無 로 돌아간다) 쌍방 간의 계약의 이행의무 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결정 사항이 있는 합의와 다르다. 그러나 교섭하기로 하는 합의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에서 강제력이 인정된다고 한다. (3) FRAND 선언자의 계약 교섭 결렬 책임 존부 계약완성의무 부담 여부 만일 FRAND 선언 그 자체를 특허권자가 미결정사항이 있는 합의를 한 경우로 본다면 일부 사항은 미결정이지만 거래의 대부분의 사항이 결정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비록 실 시료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아니하여도 실시권자가 실시의사만을 표명할 경우 이 계약은 이 미 계약이 성립된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니므로 법원은 강제적으로 이행의무를 부과할 수 있 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의 표준화 기구들은 IPR 정책에서 FRAND 조건과 관련하여 실시료 및 실시 대상자에 대한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심지어 실시료 산정 방 법 조차도 정해져 있지 않다. 또한 FRAND 선언 위반 시 실시권자의 특허 사용을 허가하거 나 특허권의 효력이 무효가 된다는 등의 규정은 찾아 볼 수 없다. 31) 그리고 표준특허권자 및 표준화 기구는 FRAND 선언 시에도 이러한 사항들을 정하지 아니한다. 이와 같은 FRAND 선언을 일부 사항은 미결정이지만 거래의 대부분의 사항이 결정되어 있는 경우 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일반 상식에 반하고, 대부분 의 사항이라는 용어의 의 미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미결정 사항에 대한 합의에 있어서 핵심 문제는 당사자가 예비적 합의에 구속될 의사가 있는지 여부일 것인데, 계약 내용이 특정되지 않았 기 때문에 구속되고자 하는 의사의 대상 역시 특정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계약 당 사자는 계약에 구속되고자 하는 의사가 형성되기 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므로 예비 28) 영미법상 계약 교섭 결렬에 따른 책임에 대하여는, 이혜리 미국에서의 계약 교섭 결렬에 따른 책 임에 관한 법경제학 검토, 미국헌법연구 제23권 제1호, 2012. 4., 177~180면 29) Allan Farnsworth, Precontractual Liability and Preliminary agreements: Fair Dealing and Failed Negotiations, 87 Colum. L. Rev., 219 (1987), 이혜리, 전게논문 174면 각주 22에서 재인용, 위 논문 179면에 의하면 Farnsworth의 이론은 미국 계약 관련 이론 및 판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30) American Jurisprudence Legal Forms, 2d, westlaw, 2002, 253:181, 이혜리, 전게논문 180면 각주 49에서 재인용 31) 실시계약 체결 거부 시 표준에서 제외하거나(ETSI표준)관련 총회에서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규정 은 하고 있으나, 특허권의 효력이나 실시료에 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 11 -
적 합의에 구속될 의사의 존재는 인정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Farnsworth에 의하면 예비적 합의의 문언, 내용 규정의 상세 정도, 유사한 거래에서 보통 이루어지는 수준, 일반적인 내용을 규정하였는지 여부, 거래의 중요성, 거래의 본질 등 을 근거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예비적 합의인 FRAND 선언의 문언 내용 은 일반적인 의무 사항만을 선언 한 것이지 실제 당사자를 구속하기에는 너무나 포괄적이 어서 개개의 경우에 특정이 불가능하고, 미국 DOJ 및 FTC의 보고서 32) 에 의할 때에도 표준 특허권자는 FRAND 선언으로 특허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하며, ETSI의 IPR 정책에서도 특허 권과 관련하여 특허권자와 실시권자는 ETSI 밖에서 특허권에 대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고 규정되어 있고, 실시료 약정 및 실시료 액수가 실시계약의 핵심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면, 표준특허의 FRAND 선언이 계약의 일부만이 미결정 되고 대부분의 사항이 결정되어 있는 경우 라고 보기 어렵고 또한 실시계약이 체결되지 않더라도 이에 구속될 것을 표명하는 의 사 로 보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FRAND 선언을 미결정 사항이 있는 합의로 보기 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FRAND 선언은 특허권자가 향후 실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FRAND 조건에 따른 제안을 감수하겠다는 의사 표명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FRAND 선언은 서로 공정하게 교섭할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를 의미하는 교섭하기로 하는 합 의 에 해당할 것이다. 따라서 특허권자와 실시권자는 서로 공정하게 교섭할 의무를 부담하 는 것이고, 특허권자가 계약완성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FRAND 조건 의 구체 적인 내용은 특허권자와 실시권자의 교섭 단계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교섭 단계를 거쳐 실 시료가 확정되면 이로써 실시권자의 청약이 구속력을 갖게 되고, 이에 응하는 특허권자의 행위는 승낙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교섭 단계에서 FRAND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도 달하지 못하여 실시료가 결정되지 아니한 경우, 이후에 계약이 결렬되더라도 특허권자는 실 시계약 이행의무나 실시계약 체결을 위하여 더 이상 노력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실시 계 약 교섭에 성실히 응하였다면 계약 교섭 결렬에 대한 책임을 질 여지는 전혀 없다. 설령, 특 허권자가 계약 교섭 당시 이에 성실히 응하지 아니하였다 하여도 상대방이 의무 이행을 성 실히 하지 아니한 이상 쌍방의 귀책사유 없는 계약 불성립에 불과하므로 계약이행책임은 부 담하지 아니한다. 33) 또한 교섭 중이던 계약은 애초에 아무런 합의가 없는 상태로 돌아가게 되고 협상 단계에서 실시권자에게 실시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이행이익을 배상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이며, 실시권자가 특허권을 무단 실시하였다면 이는 특허권자에 대한 특허권 침해가 성립한다. 34) 32) 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2007) 33) 예외적으로 상대방이 계약 체결을 신뢰하여 지출한 비용에 대한 신뢰이익 배상책임은 인정될 가 능성이 있다. 34) 법원은 이 사건 판결에서 FRAND 선언은 FRAND 조건에 의한 실시권 허여 에 대한 약속 내 지 일반적인 원칙을 선언한 것이라고 보고, 특허권자가 FRAND 선언을 한 이후에는 표준특허 실 시를 요구하는 자와 성실하게 협상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고 이러한 의무는 상대방이 명시적, 묵 시적으로 협상거절 내지 포기의 의사표시를 하기 전까지는 실시 계약 대상인 당해 표준특허에 기 하여 침해금지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할 의무도 포함한다 고 하고 있으며 표준화 기구(ETSI)의 정책 목적, 표준화 이념 등에 비추어 보면 특허권자는 FRAND 선언을 한 후 향후 표준특허에 대 하여 실시권 허여를 요청하는 제3자에 대하여 성실하게 실시료 등을 FRAND 조건에 따라 협상할 - 12 -
결론적으로, 특허권자는 FRAND 선언에 위반하여 고액의 실시료를 청구하였다거나 실시 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홀드업을 하여도 예외적으로 민사법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것 은 별론으로 하고, 계약완성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고, 계약이행책임을 부담하는 것도 아 니다. 이와 같이 계약이행책임 내지 계약완성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당사자에게 실시계 약 결렬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경쟁법을 적용하는 것은 사적계약원칙에 대한 침해를 구성하 는 과도한 제재라 할 것이다. 35). 라. FRAND 선언자의 계약완성의무 부존재와 경쟁제한성 간의 관계 표준특허권자가 FRAND 선언 위반행위인 홀드업을 하여도 원칙적으로 민사법적 책임만 을 부담할 것이다. FRAND 선언이 계약완성책임을 가져오지 아니하므로 특허권자가 실시계 약체결 거부행위를 하여도 체결 거부 그 자체에 대해서 경쟁제한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표준화 기구가 표준 채택을 함에 있어서 특허권자에게 FRAND 선언을 요구는 것은 표준특허권자의 특허기술이 표준화 기구의 표준 채택이라는 합의를 통해 기술 표준으 로 선정되었다는 사실 자체로 기술이 우월하다는 시그널을 소비자 36) 에게 주게 되고 동시에 대체기술의 발전은 억제됨으로써 표준기술 특허권자는 실시권자와 실시계약 협상 시 유리한 지위를 획득하게 되며 특허권자는 이를 남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 면 FRAND 선언 위반 행위를 순수하게 계약적 관점에서만 파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표준특허권자는 자신이 보유한 표준기술 이외에 대체기술이 없거나 전환비용이 과다 하게 소요되는 경우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실시권자에게 과다한 실시료를 요구하 거나 실시권을 허여하지 않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표준특허권자의 우월적 지위는 특허권자가 개발한 특허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표준화 기구의 표준 채택 이라는 과정에 의하여 얻어지는 것이므로 자신의 노력 이상으로 우월적 지위를 향유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할 여지가 상당하고, 그 자체로 경쟁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만일 FRAND 선언자의 행위 중 선언 위반 행위 이외에 경쟁제한적으로 보여지는 추가적 행위 요소가 존 재한다면 이를 통하여 표준특허권자의 행위에 경쟁제한적 의도가 존재한다고 추정할 필요성 이 존재한다. 미국 판례의 quick -look 합리의 원칙 (quick-look rule of reason standard) 또는 약식합리의 원칙 (truncated rule of reason standard)과 같이 특허권자의 일정한 행위 가 존재할 경우, 그러한 행위만으로 경쟁제한 의도가 있다고 추정하고, 경쟁제한적 의도가 의무가 있는 반면에 표준특허를 실시하고자 하는 잠재적 실시권자 내지 제3자로서 필수적인 표준 특허를 이용하려면 정당하게 실시권 허여를 요청하고 특허권자와 실시료에 대한 협상을 해야할 의 무를 함께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 판례의 결론과 필자의 견해는 결국 실시료 협상이 결렬될 경우 특허권자가 계약 이행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는 측면에서 같다고 할 것이고, 이것이 타당하다 고 생각한다. 35) 홀드업 내지 사후적인 FRAND 선언 위반행위만으로는 경쟁법상 위법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볼 수 는 없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특허권자가 선언 위반행위를 함에 있어서 이에 더하여 경쟁제한 의도 에 의한 것이거나 관련 시장 내 경쟁제한을 야기한다고 인정될 만한 행위를 하였다면 실시계약 체 결 지연행위 내지 거절행위는 경쟁제한성이 인정되고, 기타 요건이 충족된다면 독점규제법상 시장 지배적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서 아래 본문에서 추가로 서술하도록 하겠다. 36) 여기서는 최종 소비자가 아니라 기술 소비자를 의미한다. - 13 -
없음을 특허권자로 하여금 반증하도록 할 필요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미국 Antitrust Guidelines for the Licensing의 시행기관들에 의 하여 당해 제한이 반경쟁적인 효과를 가질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시장지 배력 내지 제한에 대한 정당화 사유에 관한 정밀한 조사 없이도 당해 제한을 합리적인 것으 로 취급하게 될 것이고, 만약 당해 제한이 명백하게 항상 또는 대부분의 경우 산출량을 제 한하거나 가격을 인상시키는 종류의 유형에 속하고 효율성의 제고라는 측면에 합리적으로 보아 연관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시행기관들은 특정 산업의 상황에 대한 정밀 한 조사 없이 당해 제한에 관하여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문제 삼게 될 것이다 라는 규정 37) 에 제시된 입장과 같은 것이다. 또한 이러한 원칙은 최근 역지불 합의에 대한 민사 판결인 미 국 제3연방항소법원의 In re K-DUR Antitrust Litigation, 2012 WL 2877662 (3rd Cir. July 16, 2012) 에서 구체화되었다. 위 법원은 위법성 판단을 함에 있어서 합리의 원칙과 당연위법 원칙사이의 반독점 분석을 행하는 경우가 있고 이를 Quick look 또는 약식 (truncated)합리의 원칙 이라 한다. 고 하면서, 법원이 위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 원고가 피고의 당연위법 원칙이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행위(practices similar to those subject to per se treatment)의 존재를 입증할 경우, 원고는 시장 내 피고의 행위에 의한 반경쟁적 효 과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을 면하고 오히려 피고가 자신의 행위는 친경쟁적 효과의 존재에 의하여 정당화 된다는 점을 입증 해야한다. 고 판시한 바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해볼 것은 과연 경쟁제한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될 수 있는 행위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즉, 미국 Antitrust Guidelines for the Licensing에서 말하고 있는 당해 제한이 명백하게 항상 또는 대부분의 경우 산출량을 제한하거나 가격을 인상시키는 종류의 유형에 속하고 효율성의 제고라는 측면에 합리적으로 보아 연관되고 있지 않다고 판 단되는 경우 내지는 In re K-DUR Antitrust Litigation, 2012 WL 2877662 (3rd Cir. July 16, 2012) 판결의 당연위법 원칙이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행위 (practices similar to those subject to per se treatment)가 어떤 경우를 의미하는 것인지가 문제된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에서는 FRAND 선언 위반 행위가 원칙적으로 사적 계약 관계에서 도 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경쟁법 적용 여부에 대하여 판단한 미국의 판결 및 FTC 의결을 살펴보고 경쟁제한적 효과가 생길만한 우려가 있는 일정한 행위를 예 시한 독일 특허법 관련 판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38) 37) 권오승, 정희찬, 미국의 지식재산권의 이용허락에 관한 독점규제법 시행지침, 법학 제37권 3-4호, 1997., 제129면, 각주 제27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의 접근방식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Massachusetts Board of Registration in Optometry, 110 F.T.C. 549, 604(1988)에 제시되어 있다고 한다. 위 각주 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는 항상 또는 대부분 산출량을 제한하고 가격을 인상시키게 되어 명백히 반 경쟁적인 제한이 되지만 전통적인 당연위법의 범주에는 잘 들어맞지 않거나 이와는 비교적 관계가 적었던 경우를 별도로 분류하여 이 경우 성질상 위반의 혐의를 받게 되어 있는 경우 라고 하면서 이 경우에 약식의 합리의 원칙에 의한 조사를 적용하여 합리의 원칙에 의한 경쟁제한 여부를 판단 한다고 한다. 38) 이러한 원칙은 US Dept of Justice & Fed. Trade Comm n Antitrust Guidelines for the licensing of intelectual property 2.2 제2원칙에서도 분명히 제시되어 있다. 즉 위 지침에서는 지 식재산권과 시장지배력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지식재산권은 그 자체로 시장지배력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고 하였다. 그리고 지식재산권의 권리자가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서 그 사실 때 문에 당해 권리의 라이센스를 해주어야만 하는 의무를 지니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식재산 - 14 -
Ⅳ. FRAND 선언 위반행위의 경쟁제한성 판단 1. FRAND 선언 위반 관련 미국의 입장 가. 미국의 지식재산권 관련 규정 및 경쟁당국의 입장 미국의 판례 및 FTC 의결을 살펴보기 전에 그 전제가 되는 지식재산권 관련 규정의 주 요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미국에서는 지식재산권 전반에 대한 지침으로 FTC가 1995년에 공표한 Antitrust Guidelines for the Licensing of Intellectual Property 39) 가 존재 하고, 관련 보고서로는 2007년 DOJ와 FTC가 함께 발표한 Antitrust Enforcement and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이 존재한다. 40) 우선 지식재산권 독점금지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1하나의 지식재산권이 반드시 시장지배력을 형 성하는 것은 아니고(제2조 제2항) 2지식재산을 포함하는 계약이 다른 재산권과 달리 취급 될 이유는 없으며(제2조 제1항) 3지식재산권 사용 허가는 대체로 친경쟁적이다(제2조)라고 하면서 대다수의 실시 계약 조건들은 특허권자의 지식재산과 상호 보완적인 생산 요소들의 결합을 촉진하여 경제활동의 통합을 강화하는 효율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제3조 제4 항)고 규정하고 있다. 41) 또한 미국 FTC와 DOJ는 표준화 기구의 참여자들이 지식재산권 사용허가 조건들을 사전 검토하는 것이 친경쟁적이라고 할 수 있음을 밝히면서 어떤 지식재산권 보유자가 사용허가 조건을 일방적으로 공지하는 것은 셔먼법 제1조에 위배되지 않고, 지식재산권 보유자가 가 격 조건을 일방적으로 공지할 뿐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도 셔먼법 제2조에 위배되지 아니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2) 나. Rambus 사건 43) Rambus 사건은 Rambus가 JEDEC(Joint Electronic Devices Engineering Committee)라 는 표준화 기구에 대하여 자신이 특허출현 하였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위 기술이 기술표 준으로 채택된 후에 특허권을 행사한 것이 문제된 사건이다. 권 이외의 영역에서 독점규제법상의 분석을 행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식재산권의 영역에서도 역시 시장지배력은 위법하게 취득되거나 유지되어질 수 있고 나아가 위법하게 취득 및 유지된 경 우에도 지식재산권의 권리자는 당해 권리행사와 관련한 불합리한 행동을 통해 당해 시장의 경쟁을 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라고 하고 있다. 39) 미국 법무부 및 연방거래위원회, Antitrust Guidelines for the Licensing of Intellectual Property (미국 지식재산권 라이센싱에 대한 독점금지 가이드라인, 이하에서는 지식재산권 독점금지 가이드 라인 이라 하겠다), available at http://www.usdoj.gov/atr/public/guidelines/0558.pdf 40) 이하 본문에서는 혁신과 경쟁에 대한 보고서 라 하겠다. 41) 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2007) 87면, available at http://www.justice.gov/atr/public/hearings/ip/222655.pdf 42)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2007) 8면 43) FTC v. Rambus 522 F.3d 456 (D.C. Cir. 2008) - 15 -
위 사건에서 FTC는 Rambus의 임원과 직원들이 특허 출원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 하고 표준화 기구로 하여금 이를 오인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존재한다고 보았 다. 그리고 FTC는 Rambus가 위와 같은 결정을 한 것이 표준화 기구가 특허출원에 포함된 기술을 배제하는 것으로 기술표준을 수정하거나 특허 기술에 대하여 FRAND 선언을 하도 록 요구할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FTC는 2006. 7. Rambus의 기만적 행위가 없었다면 1표준화 기구가 Rambus의 특허기술 대신에 대체기술을 기술표준에 포함하였거나 2Rambus의 기술을 기술표준에 포함하는 데 대하여 Rambus로 하여금 FRAND 선언을 하도록 요구하였을 것이므로 Rambus의 행위는 셔먼법 제2조 및 FTC법 제5조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즉, FTC는 위의 1 또는 2의 행 위와 Rambus의 기만적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였고, 이에 기하여 Rambus의 행위 의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44) 이에 대하여 Rambus는 2007. 4. 4. D.C. 항소법원에 불복의 소를 제기하였고, 2008. 4. 22. 위 법원은 FTC의 결정을 파기하였다. 위 판결의 이유는 Rambus가 기만행위를 하지 아니 하였다면 표준화 기구가 Rambus의 기술을 기술표준에서 배제하였을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FTC가 입증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경쟁제한성이 입증되지 못하여 FTC의 독점화 기도 주장 은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45) FTC와 D.C.연방항소법원은 모두 기만행위를 통하여 기술표준 채택절차에 조작을 가하려 는 의도가 있을 때 경쟁법 상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기만적 행위로 인하여 기술채택 결과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에 의하면 결국 대체기술이 있는 경우에만 기술표준에서 배제가 가능하므로 이 경우에 한하여 경쟁제한성이 인정될 것이고, 대체기술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시장점유율 판단 기준은 FRAND 선언 당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지배력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연방항소법원의 기준에 의하면 FRAND 선언 전 기만의도 에 기한 기술 표준 채택행위를 셔먼법 2조에 기하여 처벌할 수 있는 경우는 선언 당시에 대 체기술이 존재하고 기만행위자는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경우인데, 반대로 시장지배력이 클 경우 셔먼법 제2조의 적용대상은 되겠지만 특허권자의 시장지배력이 클수록 기만행위 그 자 체가 시장에 미치는 경쟁제한성은 작아지기 때문에 시장지배력이 인정되면서 경쟁을 제한하 는 경우를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연방항소법원의 견해에 의할 때 특허권 남용의 고의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표준에 채택되기 위하여 자신의 특허권을 은닉한 행위자의 행위가 경쟁 제한성을 갖는 경우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다. Qualcomm 사건 46) 44) 홍대식 권남훈, 기술표준 관련 특허권의 행사와 한국 독점규제법의 적용, 고려법학 제63호, 2011년 12월, 205면~207면 45) D.C. 항소법원은 기만적 행위가 셔먼법 제2조의 독점화기도 주장의 근거가 되기 위해서는 경쟁제 한적효과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2012. 11, 1. avai lable at <http://www.ftc.gov/os/adjpro/d9302/060802commissionopinion.pdf> 46) Broadcom Corp. v. Qualcomm Inc., 2006 WL 2528545 (D.N.J. Aug 31, 2006) (NO. CIV A 05-3350 MLC), Broadcom Corp. v. Qualcomm Inc., 501 F.3d 297 (3d Cir. 2007) - 16 -
Qualcomm 사건에서 Broadcom은 Qualcomm이 WCDMA 표준 규격의 설정에 참가해 관 련 특허를 보유한 사실을 밝히고 이 특허를 FRAND 조건으로 실시 허락하겠다는 선언서를 제출하였음에도 자신에게 의무적인 Grant Back을 요구하고 고액의 실시료를 부과하였다는 이유로 뉴저지 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Qualcomm이 표준화 이후에 특허기술을 공개한 행위가 FRAND 선언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그리고 그 행위가 WCDMA 기술시장 및 UMTS 칩셋 시장에서 셔먼법 제2조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연방지방법원 47) 은 합법적인 특허권 행사가 독 점금지법 위반이 될 수 없고, 경쟁이 제한되었다 하여도 표준화 기구의 표준 채택 행위에 기한 것이지 Qualcomm의 특허기술 공개 지연행위에 기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48) 즉, 표준화 기구는 특정기술을 수용한 단일 표준이 가져올 경쟁제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표준이 가져올 다양한 효율성을 위하여 당해 표준을 채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49) 이에 대하여 제3연방항소법원은 2007. 9. 4. 표준특허가 셔먼법 제2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1사 적기구에 의한 표준특허 채택 과정에서 특허권자가 사후에 FRAND 선언을 준수할 의사가 없음에도 허위로 FRAND 조건으로 자신의 기술을 이용 허락한다고 선언하고 2표준화 기 구가 해당 특허를 표준에 포함시키고 3특허 보유자가 FRAND 선언의 내용에 반하는 행위 를 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50). 그리고 항소법원은 Qualcomm의 행위가 독점화 시도의 구 성요건인 약탈적 또는 반경쟁적 행위인지, 독점화 의도가 존재하는지 또는 독점화 개연성이 있는지에 대하여 심리하여야 함을 밝히면서 1심판결을 일부 파기 환송하였다. 이 사건은 2009. 4. Qualcomm이 8억9천1백만 달러를 지급하고 Broadcom이 자신이 제기한 각국의 특 허 및 경쟁법 소송을 취하 및 종결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종결되었다. 즉, Qualcomm의 행위 가 경쟁제한적 행위인지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로 종결된 것이다. 위 판결은 연방항소법원에서 FRAND 선언 위반이 셔먼법 제2조에 반하는 행위인지 여부 를 판단하기 위한 요건을 설시하였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51) 위 요건의 충족여부를 판단 함에 있어서 특허권자가 FRAND 선언 준수 의사가 없음에도 사후적 위반의 고의를 갖고 선언 행위를 한 것인지 여부 에 대한 입증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한편 위 판 례가 Qualcomm이 FRAND 선언 위반행위를 처음부터 지킬 의도가 없는 순수한 기만행위인 지 여부를 묻지 않고 선언 행위의 성격상 어떤 경우에도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것인 지 아니면 이 사건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경쟁에 대한 영향을 부인한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 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하는 견해도 존재한다. 52) 그러나 위 판결의 문구는 경쟁당국은 특허권자의 FRAND 위반에 대한 고의가 표준 채택 전부터 존재함을 입증해야 하고, 이후 표준화 기구가 해당 기술을 채택하고 특허권자는 입증된 사전 고의에 따라 FRAND 선언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따라서 서약 행위를 위반 47) Broadcom Corp. v. Qualcomm Inc., 2006 WL 2528545 (D.N.J. Aug 31, 2006) (NO. CIV A 05-3350 MLC) 48) 이황, 위 전게논문 202면 49) 오승한, 미국 경쟁당국의 특허권 행사에 대한 경쟁법 집행 사례, 행정법연구 제18호, 183면 50) Broadcom Corp. v. Qualcomm Inc., 501 F.3d 297 (3d Cir. 2007) 51) 이황, 위 전게논문, 203~205면 52) 오승한, 위 전게논문, 181면 - 17 -
한 자체는 위법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특수한 상황 즉, 기만적 고의가 입증되면 경쟁제한 의도 보다 더욱 악의적인 기만 의도가 입증된 이상 셔먼법 제2조를 적용할 수 있다는 논리 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에서는 표준 채택 당시 Qualcomm의 기술 이외에는 대체적인 경쟁기술이 존재한다는 다른 증거가 제출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Qualcomm의 FRAND 선언 위반이 처 음부터 의도된 것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사실만 언급하고 대체기술의 입증 부 재로 경쟁제한성 존부에 대한 입증이 없는 바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은 배제하였던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53). 만약 Broadcom이 대체적 경쟁기술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하였고 실제 이러 한 기술이 Qualcomm의 행위로 인하여 표준기술로 채택될 수 없었다면 Qualcomm의 FRAND 선언도 여러 가지 기술 중에서 특정 특허기술로 표준이 채택되도록 유인하는 기만 적 수단의 하나로 판단되었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 54) 라. N-Data 사건 55) 위 두 사건이 사전고의에 기한 FRAND 선언위반 행위에 관한 것이었던 반면 N-Data 사 건은 사후적 선언 위반 행위의 효과가 문제된 사안이었다. 사안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1993 년 표준특허 채택 당시 autonegotiation(자동설정기술 이하 NWay 기술) 특허권자였던 Nati -onal Semiconductor는 자신의 기술이 표준기술로 채택된다면 일시금 1,000달러의 대가만 받고 특허 실시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이에 표준화 기구인 IEEE는 NWay 기 술에 기초한 고속 이더넷 표준을 채택하였고, 대부분의 업체에서 위 표준기술을 채택함으로 써 2001년 경에는 이를 대체할 기술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56) 이후 National Semiconduct or는 자신의 기술을 위 1,000달러 실시료 부과 조건과 함께 Vertical에게 양도하였고 이에 Vertical은 2002년 IEEE에 대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그리고 현재의 실시료 비율을 포함해 합리적인 조건으로 비독점적 라이센스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하였 다. 그리고 Vertical은 2003년 Negotiated Data Solution(이하에서는 N-Data 라 한다)에게 관련 특허를 양도하고 자신은 영업을 폐지하였다. 그리고 N-Data는 모든 실시권자에게 1,00 0달러의 실시료만을 부과하기로 하는 선언의 존재 및 Vertical이 IEEE와 한 약정에 대하여 알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N-Data는 실시요청자에게 1,000달러를 상회하는 상당한 기술료를 요구한 후에 이에 불응하는 상대방을 제소하겠다고 하여 미국 FTC가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사건에서 N-Data는 표준기술 채택에 관여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N-Data 에게 표준기술 채택 전 FRAND 선언 위반 고의 가 없었음이 명백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은 경쟁제한의도가 없음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기존에 Qualcomm 사건이나 Rambus 사건과 다르다. 따라서 N-Data의 위반 행위를 셔먼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57). 다만 이에 53) 이러한 이유에서 이 사건에 대하여 제3연방항소법원은 서약행위의 성격상 어떤 경우에도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 사건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경쟁에 대한 영향력을 부인한 것인지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54) 오승한, 위 전게논문, 182면 55) In the Matter of Negotiated Data Solution LLC, FTC File No. 051 0094 (Consent Accepted For Public Comment, January 23, 2008), available at http:// www.ftc.gov/ opa/ 2008/ 01/ ethernet.shtm. 56) 이황, 위 전게논문 204면; 이문지, 위 전게논문 218~221면 57) 이 사건 심판 청구서에는 셔먼법 제2조 위반 또는 경쟁배제적 행위라는 내용의 주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See Negotiated Data Solution LLC FTC File No.0511094, Statement of the Federal Trad - 18 -
대하여 FTC는 N-Data의 행위가 FTC법 제5조의 불공정한 행위 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N- Data와 FTC 사이의 합의에 따른 동의명령으로 종결되었다. 이 사건에 대하여는 FRAND 선언 위반에 대하여 경쟁제한의도 내지 기만적 의도가 부정 되거나 이를 전혀 입증할 수 없는 경우 셔먼법 제2조의 적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FTC법 제 5조에 기하여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논의 되었으나 58)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FRAND 선언 위반행위자에게 오로지 사후적인 위반 고의만 있는 경우 셔먼법 제2조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FTC가 명시적으로 인정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즉 표준특허권자의 FRAND 선언 위반행위 즉, 홀드업에 의하여 실시료가 인상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하여도 FRAND 선언 전 기만적 의도나 경쟁사업자 배제효과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셔먼법 위반으로 규율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59) 지금까지는 표준화 기구에 의하여 표준으로 채택된 표준기술과 관련하여 특허권자가 FRAND 선언을 위반한 경우 판례 및 FTC의 입장을 살펴보았다. 아래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특정 상품 제조를 위한 필수 기술로서 사실상 표준이 된 특허기술의 특허권자가 실시 권자 또는 잠재적 실시권자 사이에서 실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상당한 금액의 실시료 지급 청구를 하였고 결국 실시계약 체결이 결렬된 경우 특허권자에게 실시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실시계약 체결 이 결렬된 후 특허권자가 특허침해금지 청구를 한 것이 시장지배력의 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을 보도록 하겠다. 3. 독일 Orange-Book-Standard 판결 60) 다음에서 볼 독일의 Orange-Book-Standard 판결은 어떤 상품 제작에 필수적인 특허를 보유한 특허권자가 해당 상품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실시권자와 실시계약 체결을 거부한 경 우에 특허권자에게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을 제시하였다. 본 판결 은 민사상 손해배상에 대한 판결로서 경쟁당국이 당사자가 된 사건은 아니나, 법원이 특허 권자의 특허권 행사에 대하여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였고 이러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성립 요건으로 특허권자의 일정한 행위를 적시하였다는 점에서 본 판결이 시사하는 바가 있어 이를 소개한다. 가. 사실관계 원고는 필립스와 소니이고 이들은 CD-R과 CD-RW 제조를 위한 핵심기술인 광학적 인 식이 가능한 자료 저장 매체에 대한 유럽특허 325, 330번 의 보유자이며, 이 특허는 1989. 1. 17. 에 개시되어 이 사건의 항소심 절차 기간 중에 만료되었다. 피고는 CD-R과 CD-RW 제 e Commission (Jan. 23. 2008), available at www.ftc.gov/os/caselist/0510094/080122statement.pdf, 이 사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이황, 위 전게논문 204~214면 58) See Negotiated Data Solution LLC FTC File No.0511094, Statement of the Federal Trade Commission (Jan. 23. 2008), available at www.ftc.gov/os/caselist/0510094/080122statement.pdf, 이 59) 이황, 위 전게논문, 209면; 이 사건과 관련하여 FRAND 선언 위반행위의 FTC법 제5조의 적용여 부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나 이 부분은 다른 논문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60) BGH, Urteil vom 6. Mai 2009 KZR 39/06 OLG Karlsruhe LG Mannheim 판결 - 19 -
조사로써 원고와 사이에 위 특허에 대하여 실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채 위 특허 기술을 이용하여 CD-R과 CD-RW를 제작하였다. CD-R과 CD-RW를 제조하는 회사들은 모두 오 렌지 북 이라고 알려진 기준 문서에 기재된 기술 표준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위 특허를 사용하지 않으면 CD-R과 CD-RW의 제조는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다만 위와 같은 기준문서가 표준화 기구에 의하여 제작된 것은 아니고 필립스와 소니가 FRAND 협약 등의 표준화 선언을 한 사실도 없다. 피고는 CD-R과 CD-RW제작을 위한 필수 기술인 위 특허 를 사용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라이선시 실시료로 순매출액의 3%를 제시하였으나 원고는 이 를 거절하였고 피고는 원고와 아무런 계약 체결 없이 위 특허를 사용하여 CD-R과 CD-RW 를 제조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시장지배적 지위에서 거래거절 및 차별취급행위를 하여 경쟁제한방지법에 위 반하였고 이에 기하여 강제실시 요건이 충족되었으므로 자신의 특허 사용은 정당하고, 특허 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지방법원은 원고의 동의 없이 CD-R과 CD-RW을 제조 및 유통한 피고에 대하여 CD-R과 CD-RW의 제조 공급 유통 등을 금지하 는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지불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본 사안은 반독점법에 근거하여 특허보유권자가 특허실시계약의 체결을 승인할 의무가 있는 지 여부 및 특허보유권자인 원고가 피고의 실시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이 시장지배적 지위남 용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 사안이다. 나. 법원의 판단 법원은 표준 CD-R과 CD-RW을 제조하는 회사는 모두 오렌지 북 이라고 알려진 기준 문서의 기술사항 기준에 따라야 하므로 문제의 특허 라이센스 승인행위에 의하여 관련 시장 이 형성되고 그러한 시장에서 원고회사가 유일한 공급자로서 지배하게 되므로 원고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획득한 것으로 인정하였다. 그리고 법원은 시장지배적인 기업이 피고와의 실 시계약 체결을 거절함으로써 다른 유사 기업들에게는 보통 접근 가능한 거래에서 불공평하 게 피고를 방해한 경우 및 특허법에 의한 금지명령을 집행하는 행위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하면서 원고의 행위가 61)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 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였다. 독일 BGH는 특허실시계약 체결 거부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 는 특허권자의 계약체결 거부행위 뿐만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수락이 예상되는 정도의 청약 과 실시료의 지급행위 내지 지급에 갈음하는 지급보증이나 공탁이 존재하여야 한다고 판시 하였다. 즉, 1실시권자 내지 잠재적 실시권자가 특허권자에게 실시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특 허권자가 비차별적이고 비방해적인 조건으로 모든 특허실시 요청자와 사이에 실시계약을 체 결할 만한 정도의 실시료를 제시하면서 청약을 하였고, 2이미 실시권자 또는 잠재적 실시 권자가 특허권을 실시하고 있는 중에 위와 같은 청약을 한 경우라면, 실시권자 또는 잠재적 실시권자가 실시료를 특허권자에게 실제로 지급하였거나 수령을 거부할 경우 공탁하여야 한 61) 피고는 원고의 행위가 차별적취급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법원은 피고는 원고가 다른 어떤 기업들과도 피고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순매출액의 3%를 실시료를 지불하는 실시 계약을 체결했다는 증명을 하지 못했고 원고가 피고를 다른 기업들과 달리 취급하였다는 점 도 증명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차별적취급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 20 -
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가 무조건적 실시가 가능한 정도의 청약 내지 공탁을 하 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고 하면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특허권 침해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하였다. 다. 시사점 위 Orange-Book-Standard 판결에서 중요한 시사점 세 가지가 존재한다. 먼저 1특허권 자의 특허가 상품제작에 필수적인 특허이고, 이에 기하여 특허권자가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 다고 인정되는 경우 특허권자의 행위는 경우에 따라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로서 거래거 절이 인정될 가능성을 존재함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2특허권자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일 경 우 특허권자는 다른 기업들의 시장진입을 방해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지만 시장지배적 사 업자라는 이유만으로 실시권자에게 실시계약에 대한 청약을 할 의무는 발생하지 않으므로 단순히 실시계약 체결에 응하지 않았음 을 이유로 거래거절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한다. 마 지막으로 3실시권자가 특허권 실시계약에 대한 청약을 하였음에도 사실상 표준특허권자가 가격 협상을 하는 등 계약의 이행에 협조하지 아니할 경우 사실상 표준특허권자의 협조의무 불이행이 거래거절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실시권자가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정도의 가격을 제시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공탁을 하는 등의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특허권자의 시장 지배적 지위남용행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3. 소결 위에서 본 미국 판결들은 사실상 특허권자가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다고 하여도 경쟁제한 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셔먼법 적용대상이 되지 않고, 사전에 기만 의도가 존재하는 경우에 는 FRAND 선언 위반 행위가 위법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정확한 판례의 입장을 알 수는 없겠으나, 미국 판결들은 FRAND 선언 위반 행위만으로는 경쟁제한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시장에서의 경쟁제한성이나 기만 의도가 입증되는 경우 즉, 별도의 위법성요건의 존재 를 입증하여야 경쟁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에 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 독일 BGH의 Orange-Book-Standard 판결은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 특허권자 에게 무조건적인 실시계약 체결의무를 부정하고 거래거절 성립을 위하여 매우 엄격한 요건 을 요구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위 독일 BGH 판결의 특허는 표준화 기구의 표준 채 택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어서 특허권자가 FRAND 선언을 한 바는 없으나 위 판결의 취지 는 표준화 기구의 표준 채택에 의한 것이든 표준 채택에 의한 것이 아니든 결과적으로 특허 권자의 특허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취득한 경우 62) 에 그 지위남용 가능성을 규제할 필요가 있고, 특허권자의 행위가 지위남용에 해당할 경우 특허권 행사 범위에 제한을 가하겠다는 62) 일부 견해는 표준 채택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시장 내에서 필수적인 특허로서 업계 표준이 된 경우를 사실상 표준 이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최승재의 위 전게서 239면에서는 사실상 표준의 시 장지배력이 표준화기구에 의한 표준보다 더 클 수 있다 라고 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견해에 따르 면, 사실상 표준특허권자의 거래거절이 야기하는 경쟁제한성이 표준특허권자의 거래거절이 야기하 는 경쟁제한성 보다 더 클 여지도 있다. - 21 -
것인 이상 표준화 기구의 표준 채택 여부나 FRAND 선언 유무와 상관 없이 위 판결의 요 건을 널리 적용하여 부당성이 인정되는 행위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독일 BGH가 위 판결에서 설시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중 거래거절의 성립요건 및 그 논리 구조는 FRAND 선언의 사후적위반 행위인 홀드업의 우리나라 독점규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 중 거래거절 성립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FRAND 선언을 한 특허권자에게 계약완성의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 에 특허권자의 홀드업으로 인하여 계약 교섭이 결렬된다 하여도 행위 자체만으로 경쟁법 적 용 대상이 되지도 아니하고 경쟁제한적인 행위로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다만 그러한 특허권자가 미국 판례에서 제시하는 당연위법 원칙이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행위 즉, 경쟁제한적 효과가 생길만한 우려가 있는 일정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FRAND 선언자의 행위에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에서 요구하는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위 판결에서 제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1실시권자가 특허권자에게 특허실시계약 체결과 관련하 여 특허권자가 비차별적이고 비방해적인 조건으로 모든 실시권자 또는 잠재적 실시권자와 사이에 실시계약을 체결한다면 실시계약을 체결할 만한 정도의 실시료를 제시하면서 청약을 하였고, 2실시권자 또는 잠재적 실시권자가 특허권을 실시하고 있는 중에 위와 같은 청약 을 한 경우에 있어서 실시권자 또는 잠재적 실시권자가 특허권자에게 위와 같은 방식으로 산정된 실시료를 실제로 지급하였거나 공탁을 하였음에도 특허권자가 실시계약 체결에 응하 지 않은 경우에는 그와 같은 특허권자의 행위를 당연위법 원칙이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행 위 내지 경쟁제한적 효과가 생길만한 우려가 있는 일정한 행위 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리하여 특허권자의 위와 같은 행위 사실이 입증된다면 특허권자자의 반증이 없는 한 독점규 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요건 중 부당성이 입증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Ⅴ. 독점규제법상 홀드업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성립 여부 1. 서론 아래에서는 FRAND 선언자가 실시권자에게 높은 실시료 청구를 하고 실시계약 체결에 응하지 않는 홀드업이 독점규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중 특히 거래거절에 해당하는 지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2. 지식재산권에 대한 독점규제법의 적용 가능성 독점규제법은 저작권법, 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 또는 상표법에 의한 권리의 정 당한 행사라고 인정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독점규제법 제59조). 저작권, 특 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 또는 상표권 등과 같은 무체재산권에는 그 성질상 배타적으로 사 용 수익 처분 권능이 존재하나, 무체재산권의 행사라고 하여 언제나 독점규제법의 적용이 배 제되는 것은 아니다. 63) 해당 행위가 지식재산권 보호범위 내에 있다 하여도 관련시장에서 경쟁제한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우 경쟁제한이라는 현상을 제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한 특허권에 기하여 독자적, 배타적 영역을 보호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권리자의 권리보호를 63) 이봉의, 이호영 공저, 위 전게서, 제10면 - 22 -
통하여 개발 의욕을 증진시키고 혁신을 보호하여 기술개발과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므 로 권리자의 권리 행사가 경쟁을 제한하는 정도를 넘어서 침해에까지 이르는 경우 그러한 특허권 행사에 대하여 독점규제법상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은 특허권에 배타적 영역을 부여 한 취지와도 어긋난다. 따라서 특허법에 의하여 적법한 권리행사라도 독점규제법 제59조에 기하여 독점규제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64). 3. 홀드업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성립 여부 독점규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행위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위자가 동법 제2 조 제7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여야 하고, 둘째 행위가 동법 제3조의2 제1항의 남 용행위에 해당하여야 한다. 65) 가. 관련시장 획정 US Dept of Justice & Fed. Trade Comm n Antitrust Guidelines for the licensing of intellectual property(이하 Antitrust Guidelines for the licensing 이라 약칭함) 에 의하면 지식재산권 관련시장은 지식재산권을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상품 또는 서비스와 그로부터 영 향을 받는 상품으로 구성되는 상품시장, 실제 상품시장 생산자에게 사용허락이 주어지는 지 식재산권 및 대체기술로 이루어지는 기술시장, 위 두 시장을 제외하고 지식재산권에 관한 새로운 약정이나 개선된 상품 등에 대한 공정의 개발을 위하여 존재하는 시장인 혁신기술시 장으로 나누어 질 수 있다 66). 이 사건 소송에서 문제되는 것은 표준특허권 사용 그 자체에 대한 것이므로 기술시장이 관련상품시장이 될 것이다 67). 관련지역시장은 전 세계시장으로 64) 설민수, 지적재산권 사용계약에 대한 거래거절에 관한 미국과 EU에서의 독점규제법 적용, 저스티 스 101호(2007. 12) 에서는 한국에서의 거래거절행위에 대한 독점규제법 적용과 관련하여 강제실시 가 사실상 불가능한 미국과 달리 넓은 정도의 강제실시를 인정하고 있는 한국특허법에 비추어 볼 때 지식재산권 자체의 법리로 해결할 문제에 가깝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으나 특허법 제107조 제 1항 제4호 규정은 문언 상 사법적 절차 또는 행정적 절차 에 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로 판정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독점규제법에 기한 그 위법성 판단을 전제로 하고 있고, 위 규정 도 입의 배경이 된 WTO/TRIPS 조약 상 강제실시 사유도 행정적 사법적 절차에 의해서 불공정거래 행위로 판정 되었음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독점규제법 상 위법성 판단이 우선된다고 보여지고 따라서 지식재산권 자체의 법리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바이다. 65) 이봉의, 이호영 공저, 위 전게서, 제45면 66) 권오승, 정희찬, 미국의 지식재산권의 이용허락에 관한 독점규제법 시행지침, 법학 제37권 3-4호, 1997. 67) 표준화 기구 내에서 표준기술을 설정하는 경우 각 표준화 참가회사들은 수평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개개의 특허라이선스계약 체결에 있어서 특허권자와 실시권자(또는 잠재적 실시권 자)는 수직적 관계에 있다고 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Antitrust Guidelines for the licensing 4.1. 반경쟁적 효과의 분석에서 특허권자와 실시권자 가 수직적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시행기관들은 특허권자나 실시권자가 활동하고 있는 시장이나 기타의 관련시장에서 수평적 관계에 있는 기업들 간의 경쟁을 해하게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분석하게 될 것이다. 라고 하고 있다. 이는 수직적 관계에 있을 경우 경쟁제한성을 판단하는 것은 실시권자 와 특허권자가 활동하는 상품시장 에서의 경쟁제한성을 판단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즉, 시장지배적 지위의 판단기준이 되는 시장점유 율은 해당 특허권자가 기술시장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를 판단하기 위한 근거가 되는 것이므 로 관련시장은 기술시장이 되겠지만, 경쟁제한성 판단의 근거가 되는 시장은 하방시장인 상품시장 이 될 것이고, 상품시장에서의 경쟁제한 여부를 근거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의 위법성을 판단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가 아니라, 특허권자의 불공정거래행위 여부 판단 을 위해서는 그 경쟁제한성 판단의 근거가 되는 관련시장은 역시 해당 상품시장이 되어야 할 것이 - 23 -
획정해야 할 것이다 68). 이와 유사하게 Qualcomm사건에서도 미국연방항소법원은 UTMS 수행에 필수적인 Qualcomm사 소유의 WCDMA 기술시장 을 관련상품시장으로 보고 위 기술은 다른 기술로 대체될 수 없으며 위 기술시장은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Qualcomm사가 높은 시장점유율 을 보유하여 시장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판단하였다 69) 위에서 보았던 독일 BGH의 Orange-Book-Standard 판결 역시 관련상품시장을 해당 기 술시장으로 보았다 70). 따라서 이러한 외국 사례들을 보더라도, 해당 기술시장을 관련상품시 장으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나. 시장지배력 표준기술의 경우에는 시장지배력이 인정된다고 보는 견해가 존재하고, 반대 견해는 기술 시장의 경우에 아무리 적은 경쟁기술이 존재한다고 하더라고 기술이 대체재인 경우 매우 활 발한 경쟁을 유발하므로 특정기술이 현재 시장점유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지배력을 인 정할 수는 없고 한다 71). 그러나 시장지배력을 셔먼법 제2조의 요건으로 하고 있는 미국에서 는 위와 같은 논쟁이 의미가 있을 것이나, 독점규제법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를 인정함 에 있어서 독점규제법 제4조에서 시장지배적 지위 추정규정을 두고 있고, 해당 사업자의 현 재의 시장점유율이 위 규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사업자가 반증을 제시하지 않는 한 시장지 배적 지위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므로 시장지배력 인정을 위한 위와 같은 논쟁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관련 기술시장 내에서 표준기술만이 존재하고 대체기술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표준보유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획득이 별다른 이론 없이 인정되겠지만 그러한 경 우가 아니라면 필연적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획득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해당 기 술의 시장점유율을 조사하여 독점규제법 제4조에 의하여 시장지배적 지위 인정 여부를 판단 함이 타당할 것이다. 다. 68) 이동통신기기 시장을 관련상품시장으로 보게 되면 관련지역시장을 해외로 볼 것인지, 국내로 볼 것인지 등도 문제가 될 수 있겠으나 관련상품시장을 기술시장으로 볼 경우 표준특허 확약 기구인 ESTI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표준화 기구이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하여 관련지역시장을 해 외시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69) 정성욱, 표준특허와 독점금지법의 충돌문제 해결을 위한 고찰-표준화 기구의 IPR 정책 개선을 중 심으로, 홍익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제38면, 2011. 12. 30. 70) 공정거래위원회 2009. 12. 30. 의결 제2009-281호 <퀄컴인코포레이티드, 한국퀄컴(주), 퀄컴 씨디 엠에이테크놀로지코리아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건>에서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상품 시장을 모뎀칩을 이용한 조건부 리베이트 제공행위와 관련된 상품시장은 CDMA2000 방식 모뎀칩 시장 으로 획정하였다. 이동통신기기 시장이 아니라 모뎀칩 시장을 관련상품시장으로 보았다는 점 에 있어서 사실상 기술시장을 관련상품시장으로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서울중앙지 방법원의 이 사건 판결에서 관련상품시장을 이동통신기기 등 시장으로 본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 한다. 71) 최승재, 위 전게서 제240면 각주 282번 Daniel G.Swanson & Willoa, J. Baumol,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Royalties, Standard Selection, and Control of Market Power 73 Antitrust Journal 1 (2005) 재인용 - 24 -
다. 필수설비 72) 인정 여부 필수설비란 그 시설을 이용할 수 없으면 경쟁상대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시설을 말한다. 경쟁상대의 활동에 불가결한 시설을 시장지배적 기업이 전유하고 있고, 그것 과 동등한 시설을 신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경제적 타당성이 없어 그러한 시설에 의 접근을 거절하는 경우 경쟁상대의 사업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한 장애를 초래 하게 되는 설비를 말한다. 필수설비접근방해 행위의 경우에는 필수설비를 제공하는 시장(upstream)과 최종사용자에 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2차 시장을 전제한다. 보통 2차 시장은 1차 시장과 종속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필수설비이론은 소위 지렛대 이론의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이에 의하 면 1차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2차 시장으로 전이되어 2차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유지되기 때 문이다 73). 필수설비보유자의 2차 시장 참여여부가 요건인지에 여부에 대하여 EU법원은 1차 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2차 시장에도 참여하여야 하며 동 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 도 인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필수설비이론의 적용을 위해서는 시장지배 적 사업자가 필수설비를 독점적으로 소유 또는 통제하여야 한다. 이때 설비와 관련하여 무 체재산권 특히 지식재산권도 필수설비 이론의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EU 법원은 컴퓨터 운영시스템과 기술표준과 같은 경우에도 필수 설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고 우리나라 현행 심사 기준은 필수적인 요소 라고 하여 반드시 설비에 국한될 필요가 없으므로 지식재산권도 위 필수요소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적으로 대체기술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표준특허가 필수설비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나 대체기술이 없는 경우 기술시장에서의 특허기술이 2차 시장인 상품 시장의 제품 생산에 필 수적이고, 2차 시장 내 상당한 경쟁이 존재하며 설비소유자가 거래를 거절하는 데에 아무런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표준특허는 필수설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라. 거래거절 성립 여부 (1) 실시료 과다청구 행위와 홀드업의 관계 홀드업은 실시료 과다 청구를 전제로 실시지연 행위를 하는 것도 포함된다. 따라서 실시 료와 관련하여서는 실시계약 협상을 함에 있어서 실시료 과다 청구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그리고 실시료 과다 청구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특허권자가 주장하는 실시료가 불 공정(unfair)하고, 합리적이지 않으며(unreasonable), 차별적(discriminatory)이라는 점이 입증 되어야 한다. 74) 차별적(discriminatory)이라는 점은 각 실시계약의 실시료를 비교하면 쉽게 72) 우리나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 에 대한 부당한 방해행위 로 동법시행령 제5조 제3항 제3호에서 위 행위 중 하나로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사업자의 상품 또는 용역의 생산 공급 판매에 필수적인 요소의 사용 또는 접근을 거절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논의되는 것과 같이 필 수설비접근방해 행위 라고 명칭 하므로 본고에서도 필수설비접근방해 행위 라고 명하도록 하겠다. 73) 신동권, 위 전게서, 제154면 - 25 -
입증이 가능하므로 문제가 되는 것은 특허권자가 주장하는 실시료가 합리적이지 않은 지 (unreasonable) 여부이다. 이를 산정하는 방법에는 cost - based pricing, same firm price comparison(, parity pricing formula 75) 등이 있으나 모두 측정에는 한계가 존재하 기 때문에 적정 실시료를 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따라서 어떠한 실시료에 대하여 법원이 FRAND 선언 위반이라고 판단하는 것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76) 이와 같이 적정한 실 시료 산정이 어려운 것은 개발자에 대한 충분한 인센티브 보상책이 되면서도 후속 혁신에 저해되지 아니할 정도의 대가를 지급할 것을 고려한 개념이 합리적인(reasonable) 실시료 지급조건이라고 할 것이나 이것이 어느 선에서 충족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 이다. 그러한 이유에서 대부분의 경우 특허권자가 과도한 실시료 지급 청구를 하였는지 조 차도 불분명하다. 아래에서는 홀드업의 위법성은 실시료 과다 여부에 대한 입증이 이루어지 지 아니하여도 실시료에 대한 협상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결과적으로 실시계약 체결이 지 연되거나 방해되는 것에 있다는 77) 전제하에 홀드업이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에 해당하 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2) 거래거절 성립 여부 78) 먼저 특허권자의 FRAND 선언은 청약으로 볼 수 없고 특허권자에게 제한된 승낙을 할 의무만 부여함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다음으로 특허권자가 성실히 협상에 임할 의무가 있 는 것은 사실이지만 계약 체결 협력 의무는 쌍방에 있고 거래거절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FRAND 조건에 부합하는 실시료를 청약자인 실시권자가 제시하여야 하므로 특허권자에게 FRAND 조건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따라서 특허권자는 계약이행 의 책임을 부담하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FRAND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 특허권자의 특허침해 금지청구권의 행사는 정당한 특허권 행사이고 독점규제법 에 위반되는 거래거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또한 미국 FTC와 DOJ는 표준화 기구 참여자들이 지식재산권 사용허가 조건들을 사전검 토하는 것이 친경쟁적일 할 수 있음을 밝히면서 어떤 지식재산권 보유자가 사용허가 조건을 74) 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2007), 35-40면 75) 위 공식은 표준특허기술의 강제실시 등에서 객관적인 실시료 요금 책정에 원용되는 방법으로, reasonable한 실시료는 (기술제공의 한계비용) - (표준 안에서 실시된 기술의 사용으로부터 발생한 이익) + (특허권을 라이센싱하기 위하여 발생한 특허권자의 기회비용) (특허권자가 차선책을 포 기하지 않고 이행하였을 경우에 지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계비용)에 의하여 계산한 값이 된다. 76) 오승한, 미국 경쟁당국의 특허권 행사에 대한 경쟁법 집행사례, 행정법연구 제19호, 제187-188면 77)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2007) 36면 각주 16에서는 11월 6일 의사록 제15쪽을 아래와 같이 인용하고 있다. 그래서 홀드업의 개념은 사후에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 가 매우 적으며 어떤 필수적인 특허를 관리하는 회사는 해당 표준을 준수하고자 하는 사람들로부 터 특허권 사용료 내지 기타 허여를 받을 수 있는 매우 든든한 교섭적 위치에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 78) 독점규제법 제3조의 2 제1항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금지의 하나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 를 금지하고 있고 다시 위 법률 시행령 제3조 제3호 는 직접 또는 간접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사업자의 상품 또는 용역의 생산, 공급, 판매에 필 수적인 요소의 사용 또는 접근을 거절,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 렵게 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 26 -
일방적으로 공지하는 것은 셔먼법 제1조 규정에 위배되지 않고, 어떤 지식재산권 보유자가 가격 조건을 일방적으로 공지할 뿐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도 셔먼법 제2조 에 위배되지 아니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79). 특허권자가 이후 계약 체결을 위하여 아무 런 노력을 하지 아니하여 실시계약 체결이 지연되거나 결국 거부되더라도 특허권자의 행위 가 거래거절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허권자가 당연위법 원칙이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행위 즉, 경쟁제한적 행위로 추정될 만한 일정한 행위를 한 경우까지 경쟁제한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특허권자 에 대한 과도한 보호이자 경쟁질서의 왜곡을 야기하는 행위라 할 것이다. 따라서 특허권자 가 당연위법 원칙이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행위 즉, 경쟁제한적 행위로 추정될 만한 일정 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특허권자의 행위인 홀드업은 경쟁법 적용 대상이 되고, 경쟁제한성 이 인정되어 향후 독점규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가 성립할 가능성 까지도 존재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실시권자가 비차별적이고 비방해적 조건으로 실시계약 체결에 대한 청약을 하고 실시권자가 특허권자에게 실시료를 지급하거나 실시료를 공탁하였다면 특허권자의 실 시계약체결 지연 거부행위 및 실시권자에 대한 특허침해금지청구는 당연위법 원칙이 적용 되는 것과 유사한 행위 내지 경쟁제한성이 추정될 만한 행위 에 해당하여 독점규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80) 4. 삼성전자의 행위에 대한 판단 -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 성립 여부 가. 관련시장 획정 및 시장지배력 표준화 기구의 표준 채택으로 삼성전자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획득하게 되는 것 혹은 시 장 내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해당 기술시장이다. 그러나 이 사건 판결에 있 어서 법원은 관련시장을 이동통신기기 및 태블릿 컴퓨터 시장으로 획정하고 기술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근거로 바로 하방시장인 이동통신기기 및 태블릿 컴퓨터 시장의 시장지배력을 인정하고 그 시장지배력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시장지배적 지위의 사업자라고 인정 하였다. 동 판결의 입장은 기술시장의 지배력이 상품시장에 전이된 것으로 보아 시장지배력 전이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 판결과 같이 관련상품시장을 하방시장인 상품시장 79) 미국 DOJ 및 FTC, ANTITRUST ENFORCEMENT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2007), 제8면 80)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거래거절행위가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고 하면서 부당성이 인정되기 위 해서는 첫째,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 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 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 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이 인정되어야 하고, 둘째, 문제가 된 행위가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 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행위 이어야 한다(대법원 2007. 11. 22. 선고 2002두 8626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실시권자가 비차별적 비방해적 조건으로 실시계약 체결의 청약을 하고 실시권자가 특 허권자에게 실시료를 지급하거나 실시료를 공탁하였다면 특허권자의 실시계약체결 지연 거부행위 및 실시권자에 대한 특허침해금지청구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중 거래거절과 관련하여 위 판 례의 부당성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할 것이다. - 27 -
으로 획정하는 것보다는 기술시장으로 획정하고 시장지배력 전이에 따라 경쟁제한성은 하방 시장인 상품시장에서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시장지배력을 인정함에 있어서 법원은 이 사건 표준특허는 표준화 기구인 ETSI에서 표 준으로 채택된 점, 2피고와 애플 사이의 관계 3다른 사업자들이 위 표준특허를 실시하지 않고서는 이동통신기기 등의 사업에 진입하기는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은 점, 4표준특허를 다른 대체특허로 전환하는 것도 사실상 곤란한 상태여서 원고가 위 표준특허의 실시를 거절 하는 경우에는 관련상품시장에의 진입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시장지배력이 높기 때문 에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관련시장을 기술시장이 아니라 상품시장으 로 보았기 때문에 추정규정에 의한 시장지배적 지위 인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된 다. 만약 관련시장을 기술시장으로 획정한다면 표준특허 기술에 대하여 대체기술이 존재하 는 경우에는 표준특허 기술과 대체기술이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하여 독점규제법 4조에 의하 여 시장지배적 지위 인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고, 대체기술이 없을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표준특허권자는 시장지배적 지위의 사업자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필수설비 인정 여부 필수설비접근 방해행위의 경우에는 필수설비를 제공하는 시장(upstream)과 최종사용자에 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2차 시장을 전제한다. 보통 2차 시장은 1차 시장과 종속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1차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2차 시장으로 전이되어 2차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유 지되고 있다는 논리이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삼성전자의 경우 2차시장인 이동통신기기 및 태블릿 컴퓨터 시장에도 이미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논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81) 또 한, 표준특허 기술 시장 내에 대체기술이 존재한다면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심사기준 Ⅳ. 3. 다)의 필수적인 요소에 대한 정의규정에 부합하지 아니할 것이나, 대체기술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는 이 사건 소송에서는 표준특허를 사용하지 않으면 제품 양산 자체가 불가능하고 표준특허 기술은 표준특허권자의 통제 하에 있으며, 대체가능성이 없으므로 이 사건 표준특 허는 필수설비에는 해당한다. 사업자의 정당한 이유는 홀드업에 대한 거래거절 성립을 원칙 적으로 부정하는 필자의 견해에 따르면 크게 논의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필수설비 접근 방 해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거래거절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아래에서 검토 한다. 다. 거래거절 성립 여부 가장 먼저 FRAND 선언 위반 여부를 검토하면 애플의 주장대로 합리적인 가격의 청구가 아닌 것인지 문제될 것인데,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하면 모토로라는 애플이 스마트폰 단말기 당 최대 2.25%의 실시료를 요구한 바 있고, 애플은 이전에 구글 및 모토로라와의 협상 시 단말기 당 1~2.5%에 달하는 실시료를 제공하면서 관련 특허분쟁에 대한 화해를 시도하였다 고 한다 82). 이러한 사실들에 비추어 볼 때 삼성 전자가 지급 청구한 실시료 규모가 위와 유 81) 표준기술 보유자가 자신은 특허기술을 이용한 제품생산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표준설정 당 시의 사전적 기만행위 의도가 밝혀지거나 사후적으로 기술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한 경우 에 2차 시장에 참여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필수설비 접근방해 행위의 성립을 무조건 부정 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있으나 좀 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82)available at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21117181736(2012. 11. 20. 확 -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