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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 권 22호 통권 521호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1) 박 찬 경 * 본고는 OTT 서비스에 관한 해외 정책 논의 동향을 살펴보고, 이러한 논의가 국내에서는 어떠한 함의를 가질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요 정책 논의 주제들을 OTT 서비스의 분류, 수직결합, 문화정체성 보호의 세 항목으로 분류하였다. 이 중에서도 콘텐츠에 대한 동등접근, 셋톱 표준화, 망중립성 문제 등은 한국에서 OTT가 활성화될 경우 논쟁의 여지가 큰 사안들임을 지적하였다. 그 외에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주제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범용 망을 사용하는 OTT의 특성상, 문화정체성 보호 문제가 다시 부각될 수 있음도 지적하였다. I. 서 론 Ⅰ. 서 론 / 1 목 차 2010년 말 미국 FCC가 제안하고, 2011년 9월에 백악관 행정관리예산부 Ⅱ. 주제별 정책 논의 현황 / 5 1. OTT의 사업자 분류 / 5 2. 수직결합 / 15 3. 문화정체성 / 21 Ⅲ. 국내 시장에서의 함의 및 결론 / 23 (White House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가 최종적으로 승인한 미국 의 망중립성 원칙은 그 첫 번째 정책 목 표로 혁신, 투자, 경쟁, 표현의 자유 및 국가적 초고속 통신망 목표 달성의 촉진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방송 전파정책연구실 연구원, (02)570-4036, paniked@kisdi.re.kr 1

을 내세우고 있다(FCC, 2010). 특히 FCC는 여기서 제시한 혁신의 항목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훌루(Hulu), 넷플릭 스(Netflix), 유튜브(Youtube), 애플(Apple) TV 등의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를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범용 인터넷망(public internet)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흔히 OTT(Over-the-Top) 서비스라고 한다(박민성, 2011). 1) OTT 서비스는 별도의 전송 계층과 함께 정의되는 기존 방송 서비스와는 달리 범용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 에 통신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와 함께 OTT 서비스가 전통적으로 방송의 영역이 라고 여겨졌던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방송 통신의 산업적, 정책적 체계에 격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표 1> 국가별 OTT 주요 사업자 및 이용률 2) 국가 주요 사업자 이용률 미국 유튜브, Hulu, Netflix 54% 한국 TVing, 곰TV 55% 영국 BBC iplayer, Youview, Sky Anytime+ 50% 프랑스 DailyMotion. TF1.fr 53% 독일 지상파 및 유료방송사 운영 44% 일본 ニコニコ 動 画, GyaO!, 第 二 日 テレ 20% 자료: 佐 野 貴 子 (2011) 수정 1) 본고에서는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법을 따라 OTT라는 용어를 사용하나, 유사한 서비 스를 부르는 방식은 경우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OTT 서비스 관련 정책 문제를 다루는 본고의 목적을 감안하여 각국의 방송 통신 규제당국의 해당 서비스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음. 미국: OVD(Online Video Distributors) 한국: OTT 일본: OTT-V(Over-the-Top Video) 영국: Internet TV 캐나다: OTT 2) 해당 자료는 OTT를 Youtube와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 2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이와 같이 OTT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산업적으로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 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방송을 대체할 정도로 저변이 확대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일반 적인 평가이다(OTT의 이용률은 <표 1> 참조). 때문에 각국의 규제당국은 OTT 서비 스가 아직 기존 방송 서비스에 위협이 될 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며, 다만 앞으로 TV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감안하여(미국의 예상치는 [그림 1] 참 조) 그 성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그림 1] 미국 OTT 기기 보유 가구 수 및 TV 보유 가구 수 대비 비율 전망 (단위: 백만 가구) 자료: SNL Kagan(2010. 6. 29) OTT는 방송 통신 규제와 관련하여 잠재적으로 많은 쟁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 는 OTT 서비스가 콘텐츠 측면에서 기존 방송 서비스와 유사하나, 물리적으로 네트워 크와 플랫폼이 분리되어 있다는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이미 유럽에서 도입되었 고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수평 규제가 콘텐츠단과 플랫폼 및 네트워크단을 분리하여 규제하는 것을 수용의 차원에서 정당화하고 있다면, OTT는 플랫폼과 네트워크의 분리가 기술적으로 이미 이루어져 있는 서비스 형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3

이러한 OTT의 특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쟁점을 크게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OTT 서비스를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한국에서 방송으로 분류 되는 IPTV의 경우, 인터넷 전송 기술을 이용한 영상 서비스라고는 하나, 여전히 전용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기준으로 나눈 방송의 분류 체계에 본격적으 로 문제점을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네트워크와 별도로 정의되는 OTT 서비스 는 기존 통신 부가 서비스와 기술적으로는 다르지 않은 반면, 이용자가 기존 방송 서 비스를 통해 영위해왔던 서비스를 OTT를 통해 동일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분류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둘째, 접속 및 망중립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OTT는 플랫폼단에서 정의되는 서비스 일 뿐 전송은 범용망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시킬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의 특성상 네트워크 사업자는 OTT 서비스를 일정 부분 제한할 유인이 있다. 셋째, 콘텐츠에 대한 내용 규제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범용망은 국경이 없기 때 문에 OTT의 활성화는 해외 콘텐츠에 대한 접촉을 훨씬 용이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 다. 기존 방송은 비교적 한 국가 안에서 통제 가능한 전용 전송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영상의 내용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OTT는 범용 네트워크 인 인터넷을 이용하기 때문에, 국가의 이러한 규제 능력에 제한이 생긴다. 특히 애플,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스마트 TV 사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국 가의 내용 규제 목적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VOD 서비스의 등장, 인터넷의 발전, 문화 콘텐츠의 교류 등 으로 인해 방송 통신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오던 것들이다. 그런데 OTT라 는 TV-more-likely한 서비스 3) 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더욱 심화되어 나 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OTT 서비스는 아직 미국을 제외하면 가능성의 단계에 머 물러 있는 국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관련 논의들은 OTT를 둘러싸고 발생할 수 있는 쟁점들을 가능성의 차원에서 다루거나(박민성, 2011), 정책의 관점을 3) 영국 OFCOM은 VOD 서비스 등의 온라인 영상 서비스를 TV-likely-service로 지칭. 4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전의 논의들과는 달리 본고에서는 OTT 서비스의 영향력이 점차적으로 가시화됨에 따라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 적인 정책 이슈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단, OTT 서비스의 이용이 어느 정 도 의미 있는 수준에 도달한 국가가 여전히 한정되어 있는 관계로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의 사례만을 살펴볼 것이며, 정책기관의 구체적인 개입 사례는 미국에 국한된다 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Ⅱ. 주제별 정책 논의 현황 1. OTT의 사업자 분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OTT에 적용되는 첫 번째 정책적 난점은 OTT를 어떠한 미디어, 혹은 플랫폼으로 분류할 것인가, 아니면 단적으로 통신 부가 서비스로 분류할 것인가, 유료TV로 분류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러한 분류는 세부적으로 여러 가지 <표 2> IPTV와 OTT의 국가별 법적 지위 국가 기술(IPTV, OTT)에 따른 면허 구분 리니어/ 넌리니어에 따른 면허 구분 네트워크/콘텐츠 규제 분리 여부 OTT 면허 분류 IPTV: 일치 미국 없음 OTT: 분리 있음 없음 일본 분리 신고 한국 있음 있음 분리 신고 IPTV는 면허 발급, OTT는 면허 없음 일본은 콘텐트 사업 면허 있음 리니어 IPTV만 면허 있음 영국 프랑스 없음 있음 분리 독일 자료: 佐 野 貴 子 (2011). 리니어: 면허 넌리니어: 신고 리니어 서비스만 방송으로 정의 5

정책적 논의 지점을 만든다. IPTV 역시 인터넷과 동일한 IP망을 이용하고, 넌리니어 서비스, VOD 서비스에 장점을 가진다는 점에서 방송으로 분류할 것인지, 통신으로 분류한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하지만 OTT는 이보다 더 나아가 전용 선이 아닌 인터넷 범용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를 방송으로 분류하는 데에는 더 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표 2>와 <표 3>과 같이 IP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IPTV와 OTT의 법적 지위 및 분류 체계는 국가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표 3> 기존 방송과의 법적 위상 비교 국가 케이블의 법적 정의 및 구조 IPTV에 대한 케이블 관련 법제 적용 여부 OTT에 대한 케이블 관련 법제 적용 여부 미국 통신: 신고 서비스: 면허 그대로 적용 적용하지 않음 한국 방송법으로 콘텐츠 네트워 대부분 적용 적용하지 않음 일본 크 동시 면허 그대로 적용 적용하지 않음 영국 프랑스 독일 통신: 신고 서비스: 리니어만 일률적으 로 방송 면허 리니어 서비스에 대해서만 적용 리니어만 적용 자료: 佐 野 貴 子 (2011). 유럽은 특유의 수평 규제 시스템에 따라 리니어 서비스에 대해서는 서비스의 기술 적 특성과 상관없이 기존 방송과 유사한 동일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즉, IPTV, OTT 등을 구분하지 않고, 기존 방송과 마찬가지로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동일한 방 송 규제틀을 적용하는 것이다. 반면, 어떠한 영상 서비스든 실시간 서비스가 아닌 경 우, 비대칭 규제의 원리에 따라 대부분의 방송 규제에서 면제된다. 한편, 유럽과 달리 일본과 한국은 대체로 IPTV는 방송으로, OTT는 통신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수용자 혹은 콘텐츠 차원에서 방송을 정의하는 유럽과 달리, 한국과 일본 에서는 방송에 필요한 네트워크가 방송 정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 6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한다. 미국도 이와 유사하게 IPTV는 MVPD(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로 분류하여 케이블과 동일하게 유료 TV 체계 안에서 규제를 하지만, OTT에는 이와 같은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용자가 OTT 서비스를 통해 방송과 동일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기준으로 방송과 통신을 구분하는 데에는 여전히 많은 논란거리가 남아 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실제로 미 국에서는 OTT를 MVPD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어떠한 영상 서비스가 방송 플랫폼으로 규정되는 경우 일반적으로 통신에 비해 강 력한 규제가 적용되는 것은, 방송이 통신에 비해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통상적 판단 하에서 그 영향력에 걸맞는 높은 수준의 사회 문화적 규제를 요구하기 때문이 다(초성운 외, 2009). 따라서 OTT가 통신과 방송 중 어떠한 플랫폼으로 분류되느냐 에 따라 어떠한 규제를 적용받을 것인가가 결정된다. 이와는 별도로, 미디어 자체의 성격과는 관계없이 시장 지표에 따라 어떠한 미디어 와 동일한 시장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해야 하는가 하는 시장획정의 문제가 발생한다. 즉, OTT 서비스가 기존 유료방송 서비스들과 동일한 시장에 속하는가, 아니면 별도 의 시장으로 분류되는가에 따라 해당 시장의 점유율, 시장 집중도 등 경쟁 상태를 파 악하고 공정경쟁 규제당국의 개입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다. 따라서 OTT 서비스의 시장획정에 따라 OTT뿐 아니라 인접 미디어에 적용되는 시장 집중 규제의 적용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전자의 문제와 관련한 현안으로는 미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프로그램 동등접근 규칙 (Programming Access Rule; PAR)의 적용 문제와 Video-Navigation Rule 및 FCC 가 유료 영상 서비스의 표준으로 추진하고 있는 AllVid 정책 관련 논란이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방송에 적용되었던 사회 문화적 규제인 내용 규제의 적용 역시 중요한 현안이다. 시장획정 문제는 실제 논의 과정에서 앞의 문제들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결합되어 나타나지만, 개념적으로 구분된다는 점에서 별도의 절에서 다루도록 한다. 7

(1) 셋톱 표준화와 AllVid 정책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방송으로 분류된 영상 서비스는 통신 서비스에 비해 강력한 규제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콘텐츠에 대한 접근 규제, 내용 규제, 기업의 소유 규제 등이 이러한 비대칭 규제 원리가 적용되는 영역들이다. 방송과 통신 간의 차별적 규제 의 정당성을 제공하는 근거로는 먼저 주파수의 희소성, 방송시설의 고비용성 및 진입 장벽이라는 기술 경제적 이유, 방송의 영향력과 공익성이라는 사회 문화적 이유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들 중 많은 부분이 OTT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 다. OTT는 희소한 자원인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별도 망이 아닌 일반 범용 인터넷 망을 이용한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용도 기존 방송망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없 으며,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기존 방송과 동일한 의미에서의 진입장벽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넌리니어 서비스가 주를 이루는 OTT의 특성상 수용자가 재생, 정 지, 건너뛰기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리니어 서비스에 기반하고 있 는 기존 방송과 수용자에 대한 영향력이 대등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eflix, Hulu 등이 제공하는 프리미엄 콘텐츠나 방송사가 직접 제공하는 OTT 서비스의 경우처럼, 수용자들이 OTT를 통해 이미 사회적 영향력이 큰 것으로 인정된 방송 콘텐츠를 동일하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사회 문화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또한 수용자 시각에서는 IPTV와 OTT 셋톱박스 를 이용한 영상물 시청 간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수평적 규제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는 IPTV를 방송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OTT 서비스도 유료방송 서비스들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한 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OTT의 지위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1년 2월, 미국의 위성방송 사업자인 DirecTV는 FCC에 OTT 혹은 OTT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internet-connected device(예컨대 Roku 4) )를 MVPD 4) Roku는 TV에 장착하여 인터넷 스트리밍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로, 이를 이용하 8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Multichannel News, 2011. 2. 7). 이러한 질의가 등장한 배경에는 FCC가 IPTV를 포함한 MVPD 사업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videonavigation rule이 OTT 사업자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MVPD 사업자들의 주장이 있었다. video-navigation rule은 2007년 7월부터 시행된 제도로, 유료방송용 셋톱박 스와 CableCARD라고 불리는 보안 모듈을 분리하여 특정 업체의 솔루션에 종속되지 않는 셋톱박스 생산 및 공급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소매 시장에서 소비자 구매의 폭을 넓히고, 가격인하를 유도한다는 데 정책의 목적이 있다(채지혜, 2011). DirecTV는 Roku와 같은 인터넷 셋톱박스 업체들이 이미 백만 개 이상의 기기를 판매했고, 135 개 이상의 소스에서 약 10억 개의 스트리밍을 전송하는 등 MVPD의 잠재적 경쟁자 임이 분명하므로, MVPD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규제를 OTT에게도 부과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최근 FCC가 video-navigation rule의 대안으로 새로운 셋톱 표준 정책인 AllVid 정책을 제안하면서 이러한 논란의 중요성이 배가되고 있다. AllVid는 써드파티 콘텐 츠 공급자들도 수용자들에게 쉽게 서비스를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혹은 개방 API로, 5) IPTV, 케이블, 심지어 OTT까지 다양한 영상 서비스 방식을 하나의 내비게 이션 장비를 통해 이용하도록 하여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일종의 표준화 정책이다. FCC가 AllVid 정책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CableCARD 방식과 마찬가지로 셋톱박스 가격을 낮추고 단말의 기술 혁신 인 센티브를 올리는 것이다. 현재의 셋톱박스는 시스코 등 일부 업체가 과점하고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매우 높은 가격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며, 미국 국회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수년째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표준화된 범용 기기의 이용이 활성화되면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IPTV, 케이블 등 다양한 방식의 유료방송 서비스 면 Netflix, Hulu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시청함과 동시에 다양한 인터넷 부가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무료 인터넷 기반 채널들을 사용할 수 있음. 5) FCC는 AllVid 정책에 대한 유료 TV 사업자들의 반대에 직면하여, 최근 셋톱 형태의 표준 정책을 Open API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스트라베이스, 2011. 5. 27). 9

들을 전환하여 이용할 수 있으며, 특히 OTT와 같은 브로드밴드 기반 방송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가전 업체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용자 인 터페이스(User Interface; UI)를 기반으로 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료 TV 사업자들은 AllVid 정책에서 제시하는 망중립적 단말이 방송에 등장하면 그들이 가지고 있던 방송 네트워크가 Dumb Pipe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FCC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스트라베이스, 2011. 5. 27). 반면, Sony, Google 등의 업체들 은 AllVid 정책을 지지하기 위한 연합체인 AllVid Tech Company Alliance 를 만들 고 개방적, 혁신적 경쟁 시장의 성장을 위해 이와 같은 표준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 다고 주장하고 있다. AllVid 정책이 FCC의 의도대로 기존 CableCARD 정책을 넘어서 OTT까지 아우 르는 기술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유료 TV 사업자들과 OTT 사업자들에게 일괄 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OTT의 현행법상 지위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FCC가 실제로 이러한 계획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다. AllVid 정책 사례를 통해 표준화 정책으로 새로운 인터넷 동영상 전송 기술을 미디어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에 있어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법적 분류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 프로그램 동등접근 조항 미국에서 OTT의 분류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또 다른 제도는 프로그램 동등 접근 조항(Program Access Rule; PAR)이다. 이 유료방송 규제 조항이 OTT에 관한 규제 문제로 처음 떠오른 것은 Sky Angel이라는 일종의 OTT 사업자와 프로그램 공 급자인 Discovery Channel 간의 분쟁 때문이다(Public Knowledge, 2010. 4. 25). Sky Angel은 스스로를 Christian IPTV Distributor 로 칭하고 있는데, 이들은 종교적 으로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채널들을 패키지로 공급하고, 가입자들은 일반 브로드밴드 를 통해서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y Angel이 공급하는 채널 중에는 Discovery Channel이 있었는데, 이들은 Sky Angel 의 채널 공급 방식을 문제 삼아 프로그램 공급을 중단하였다. Sky Angel은 이러한 10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Discovery Channel의 프로그램 공급 중단 행위가 프로그램 동등접근 조항을 위반한 다며, 이를 FCC에 제소했다. 프로그램 동등접근 조항에 따르면, 프로그램 공급자(예컨대 케이블 네트워크)는 MVPD와의 거래에서 다른 경쟁 MVPD와의 거래관계에 비추어 불공정하거나 반경 쟁적인 행위를 할 수 없다. 즉, 프로그램 및 채널의 공급 단가에 관한 차별을 가하거 나, 정당한 이유 없이 공급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Sky Angel은 경쟁 MVPD인 위성 사업자 DirecTV가 OTT와 경쟁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Discovery Channel 로 하여금 프로그램 공급을 중단하도록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Discovery Channel은 Sky Angel이 브로드밴드를 통해 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반 MVPD와 동일한 스케줄로 채널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MVPD로 분류할 수 없고, 따라서 Sky Angel와의 관계에는 프로그램 동등접근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FCC의 Media Bureau는 Sky Angel이 프로그램 공급에서 기존 방송 장비가 아닌 브로드밴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MVPD로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 에서 Media Bureau는 MVPD 개념을 비디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다채널 사업자로 정의했는데, 여기서 채널 이라 함은 단순히 다수의 실시간 비디오 프로그램 스트림 (multiple streams of real-time video programming) 이 아니라, 물리적 채널(physical channel) 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결정은 리니어(혹은 실시간) 방송이라고 해도 브로드밴드라는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방송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것의 의미한 다. 이는 콘텐츠가 전송되는 네트워크와는 관계없이 리니어 서비스는 모두 방송으로 분류하는 유럽의 수평적 규제체계와는 상반되는 판단이다. 물론, 이러한 결정은 OTT 서비스의 이용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고, 그 비즈니스 모델도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OTT 서비스의 성격에 대한 결정적인 법률적 판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OTT 서비스가 어 떠한 방식으로 진화할지, 기존 다채널 방송 서비스의 대체재가 될지에 대한 문제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그 법적 규정에 대해서는 당분간 보류하면서 서비스의 발전 양상 을 지켜보자는 것이 대부분의 각국 방송통신 규제당국의 입장이다. 11

예컨대 영국 OFCOM은 2010년 BBC, ITV, NT, Channel4, Five, Freesat 등 거대 방송 사업자 및 플랫폼 사업자들을 아우르는 일종의 OTT 서비스인 Youview에 대해 서 인터넷을 통한 비디오 서비스의 규제 여부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 바 있다. Sky와 Virgin 미디어 등의 사업자들은 Youview와 같은 거대 컨소시엄이 VOD 시장의 경쟁 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Sky는 OFCOM과 공정거래청(OFT)에 조사 신청을 의뢰하였다. 그러나 OFCOM은 Youview가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판단할 수 없 는 상황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이러한 조사 신청을 기각하였다(신 호철, 2011). 마찬가지로 캐나다에서는 2011년 5월, OTT 서비스에 대한 규제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의견수렴 절차(fact-finding exercise)를 진행하였으나, 아직은 OTT 서비스가 진화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OTT 사업자에 대한 기존 규제 프레 임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며, 단 이러한 진화가 향후 방송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 게 될지는 계속해서 지켜보아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3) 콘텐츠 내용 규제 콘텐츠 내용 규제 문제는 명시적 분쟁이나 규제 사례를 남기지는 않았으나, 논란이 가능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만약, OTT 서비스의 진화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지상 파를 포함한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OTT를 통해 시청하고, 이에 따라 OTT의 사회적 영향력이 충분히 크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현재는 통신으로 분류되어 적용 되지 않고 있는 음란물이나 폭력적인 콘텐츠에 대한 방송 규제의 적용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캐나다 CRTC의 의견수렴에서 제기된 바와 같이 자막 프로그램 등 사회적 약자 보호와 관련한 콘텐츠 규제 적용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러한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일본 총무성에서는 현재 IPTV와 OTT에 적용되고 있는 프로그 램 규제를 국가별로 정리하였는데, 그 결과는 <표 4>와 같다. 12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표 4> OTT와 IPTV에 대한 각국의 프로그램 규제 기존 방송과 유사한 국가 프로그램 규제 일반적인 양속( 良 俗 ) 관련 규제 6) 미국 헌법, 형법 등 헌법, 형법 등 일본 방송법 프로그램 규제 편집 방침 등 제출 의무에 반영 한국 리니어 IPTV 사업자에 대 넌리니어 IPTV 및 OTT에 해서만 적용 대해서 적용 영국 리니어에 대해 동일 규제 프랑스 독일은 공영방송의 넌리니 넌리니어 독일 어도 엄격히 규제 자료: 佐 野 貴 子 (2011). 청소년 보호 별도 규제 별도 규제 없이 법원 판결에 따름 청소년 인터넷 환경 정비법 등 리니어: 방송과 동일 기준 넌리니어: 일반 양속 규제 적용 리니어/넌리니어에 일괄적 으로 적용되는 별도 규제 (4) 시장획정 앞에서 살펴본 동일 규제 적용의 문제가 대체로 방송, 혹은 영상 서비스 그 자체의 미디어적 특성으로부터 비롯된 문제라면, 시장획정 문제는 상품으로서 미디어의 대체 성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시장획정 문제는 기존 유료방송 가입자가 이탈하는 현상인 이른바 cord-cutting 이 OTT와 같은 신규 영상 서비스 때문인가라는 질문으로 요약 된다. 즉, OTT가 기존 유료방송의 대체재인가, 보완재인가 하는 문제인 것이다. 만 약, OTT가 유료방송의 보완재라면 OTT와 유료방송을 동일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OTT의 가입자 증가로 인해 유료방송 가입자가 감소하는 대체관계가 존재한 다면, 경제학적 의미로는 OTT와 유료방송은 동일한 상품이 된다. 이러한 시장획정이 중요한 이유는 동일 시장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가 소유 규제, 진입 규제, 회선개방 규제 등 공정경쟁 관련 규제에서 결정적인 기준을 제공하기 때문 이다. 프로그램 동등접근 조항의 적용을 둘러싼 문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방송 시장에서 미디어 성격에 따른 서비스의 구분과 경제학적 의미의 시장획정 문제 6) 일반적인 사회 문화적 규제를 의미 13

는 실질적으로 명확하게 분리하여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최근에는 경제학적 의미의 시장획정 논리가 점차적으로 중요성을 얻고 있는 추 세이다. 캐나다의 경우, CRTC는 2009년 뉴미디어에서의 방송에 대한 분석(CRTC, 2009) 에서 새롭게 등장한 기기들을 통한 방송 유사 서비스가 기존 방송 사업자들이 그들의 방송 사업자로서의 의무를 이행하는 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오히려 방송사 들이 뉴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놓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하거나, 방송 창구를 확대하고 채널 충성도를 높이는 등 자사의 방송 서비스에 보완적 인 역할로 OTT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CRTC는 방송 사업자가 새로운 기술 변화 및 신규 플랫폼, 새로운 방송 포맷의 등장을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 안으로 포섭시킬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물론, CRTC는 2009년 이후 계속해서 성장하는 OTT 서비스의 영향력을 감안하여 이러한 판단을 다소 유보적인 입장으로 변경한 바 있다. 한편, 미국 FCC는 2007년에서 2010년 시기를 포괄하는 케이블 시장 경쟁상황 평 가(Cable Competition Report)에 Hulu, Vudu, Netflix 등 OTT 관련 데이터를 포함 시키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Multichannel News, 2011. 5. 2). FCC 역시 OTT가 아 직 케이블과 경쟁하는 대체제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러 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FCC는 OTT가 영상 소비에 있어 중요도를 더해가고 있다는 점, FCC가 여러 차례 예견한 바와 같이 앞으로 브로드밴드를 기반으로 한 영상 서비 스 소비의 중요도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OTT에 대한 모니터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만약, FCC가 OTT를 케이블 등 기존 MVPD와의 대등한 경쟁자라는 결론 을 내린다면, 케이블 업체 측에서는 점증하는 경쟁 상황에 맞추어 OTT와 동등한 수 준으로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14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2. 수직결합 FC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Jonathan B. Baker(2011)는 최근 논문에서 FCC가 제 시한 Comcast-NBCU의 합병승인 조건이 미디어 기업의 수직결합에 관한 중요한 전 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였다. Comcast-NBCU 합병은 네트워크 및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의 결합이기 때문에 수직결합 문제가 여러 부문에 걸쳐 나타나지만, FCC는 합병 승인서에서 OTT와 관련하여 따로 한 절을 할애할 정도로 합병이 OTT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주목하였다(FCC, 2011). OTT와 관련한 수직결합 문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제기된다. 첫째는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영상을 제공하는 사업자의 콘텐츠에 대한 접근의 문제이고, 둘째는 망중립성의 문제이다. Baker가 요 약하는 바와 같이, 수직결합에서 가장 중요하게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는 시장봉쇄 (market disclosure)이다. 시장봉쇄에는 input foreclosure 와 customer foreclosure 가 있는데, 이를 간단하게 도시해보면 다음 [그림 2]와 같다. [그림 2] 수직결합 모형 그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상류 시장(upstream market)에 속한 기업 U와 하류 시 장(downstream market)에 속한 기업 D가 수직결합을 했다고 하자. input foreclosure는 수직결합 기업이 수직결합하지 않은 하류 기업 D'가 수직결합된 상류 기업 U의 중간재를 동등하게 구매하지 못하도록 막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리고 customer 15

foreclosure는 수직결합하지 않은 상류 기업 U'가 수직결합 기업의 소비자 유통 부문 (D)을 통해 동등하게 소비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을 의미한다. Comcast-NBCU의 합병사례에서 input foreclosure와 customer foreclosure 모두 OTT 서비스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특히 input foreclosure는 OTT 사업자의 NBCU 콘텐츠에 대한 접근 문제와 관련되고, customer foreclosure는 망중립성 문제 와 관련된다. 이 절에서는 양쪽의 접근을 검토하고, 그 정책적 함의에 대해서 알아보 도록 한다. (1) 콘텐츠에 대한 접근 FCC는 Comcast-NBCU 합병이 온라인 비디오 유통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보고, 온라인 distributor들이 Comcast-NBCU의 콘텐츠에 대해 접근하는 것 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표 5> FCC의 Comcast-NBCU OTT 관련 승인 조건 - Comcast-NBCU는 Comcast가 온라인 제공이 가능한 형태로 만든 합병체의 콘텐츠를 모든 MVPD에게 비차별적인 가격 및 조건으로 제공해야 함 - Comcast-NBCU는 MVPD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OVD에게도 같은 조건으로 제공해야 함 - Comcast-NBCU는 그들의 프로그램을 유통시키는 계약을 채결한 OVD와 유사한 가격, 조건의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함 - Comcast-NBCU의 합병체 혹은 비합병체 프로그램의 온라인 유통을 방해할 수 없음 - Comcast의 케이블 텔레비전에 가입할 필요 없이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적정 한 가격과 충분한 대역으로 독립적인 브로드밴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할 것 - Comcast가 동사가 제공하는 브로드밴드 인터넷과 셋톱박스를 통해서 경쟁 OVD의 서비스를 저 해하지 않을 것 - NBCU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신생 OVD인 Hulu에 대한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을 해소할 것 자료: FCC(2011) 또한 합병 후에도 NBC의 방송 콘텐츠를 타 사업자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합병이 온라인 시장의 경쟁을 저해하지 않도록 합병체에게 다음의 다섯 가지 조건에 자발적 16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으로 서명하도록 하였다. <표 6> Comcast-NBCU 합병에 대한 FCC의 행태적 시정 조치 - Comcast가 CP들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와의 협상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조건 부과를 금지 - 결합회사는 OVD를 포함한 프로그램 공급 시장에서 Comcast 경쟁사에게 NBCU 콘텐츠를 차별 없이 공급 - 결합회사가 Comcast 경쟁사에게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방송사 및 제작사에게 보복하는 행위 를 금지 - FCC가 제정한 Open Internet 규정을 위반하는 경쟁자 차별행위를 금지하고, 초고속 인터넷 서비 스를 유지 - Comcast는 인터넷 기반 방송 사이트인 훌루(Hulu.com)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 자료: 송민정 이화진 김주영(2011) FCC가 Comcast와 NBCU의 수직결합과 OTT 서비스 발전과의 관련성에 대해 지 적한 첫 번째 측면은 Hulu와 같은 경쟁 플랫폼이 NBCU의 콘텐츠에 접근하지 못하 도록 막을 수 있는 input foreclosure의 측면이다. 즉,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MVPD 사업자인 Comcast는 7) OTT라는 잠재적인 경쟁 플랫폼의 경쟁력을 약화시키 기 위해 결합관계에 있는 NBCU의 콘텐츠를 Hulu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할 유인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OTT의 유료화 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OTT 서비스 성 패의 상당 부분은 프리미엄 콘텐츠의 확보에 달려 있는데, NBCU는 프리미엄 콘텐츠 의 핵심인 전국 지상파방송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8) 시장봉쇄의 위험성이 매 우 크다고 할 수 있다. FCC는 이러한 시장봉쇄 행위가 가능하기 때문에 Comcast와 NBCU의 합병이 혁신적인 OTT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 임을 명확히 하였다. 7) Comcast는 현재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 8) NBCU는 지상파TV 네트워크인 NBCTV Network와 산하 프로덕션으로 미국 2위 스페인어 지상 파 네트워크인 Telemundo Network를 보유하고 있음. 17

[그림 3] Comcast-NBCU 합병에서 input foreclosure의 문제 앞의 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프로그램 동등접근 조항(PAR)에 따르면 콘텐츠 공 급자는 모든 MVPD에게 공정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공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은 케이블, 위성, IPTV에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OTT, 스마트 TV 등은 제외된다. 따라서 FCC는 합병 조건으로 Comcast-NBCU가 MVPD와 동일한 조건으로 OTT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하는 자발적 서약을 권고하였다. 자발적 서명의 형태인 만큼 그 법적 구속력은 불분명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조항에도 불구하고 Comcast-NBCU를 포함한 지상파방송사들이 담합하는 경우, OTT에 대한 콘텐츠 봉쇄를 실시하거나 유료방송 플랫폼에 비해 가치가 낮은 콘텐츠만을 제공하는 전략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송민정 이화진 김주영, 2011).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것은 NBCU가 미국의 유력 OTT 사업자인 Hulu의 투자 자라는 점이다. 9) NBCU는 여타 지상파방송사 및 케이블 네트워크들과 공동 투자하여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번 합병의 주요 요인 중의 하나가 OTT 및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의 활성화 때문에 Comcast가 겪고 있는 가입자 감소 현상(cord-cutting) 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입자 지배력 유지라는 점에서, 합병체가 향후 Hulu의 성장 을 방해할 수 있는 유인이 충분히 있다고 평가된다. 이와 관련하여, 2011년 1월에 Al Franken 미국 상원의원은 Comcast는 이미 넷플릭스에서 프로그램을 뺄 준비를 하 9) NBCU는 Hulu에 대해 32%의 지분을 보유. 18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고 있다. 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송민정 이화진 김주영, 2011). 즉, Comcast는 심 화되고 있는 가입자 감소 현상을 저지하기 위해 OTT 서비스의 경쟁력을 낮추고자 하는 유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FCC는 NBCU가 보유한 32%의 Hulu 지 분을 유지하되, Comcast가 의결권은 포기하도록 함으로써, 경영권을 이용해 OTT 서 비스의 발전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러한 FCC의 입장은 영국 OFCOM의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 로 보인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OFCOM은 Youview에 대한 조사 요구에 대해 Youview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알 수 없으므로 조사가 필요 없다고 보았다. 그 러나 Sky와 Virgin Media가 Youview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던 것은 Youview가 BBC, ITV Channel4, Five 등 대부분의 프리미엄 콘텐츠 사업자를 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VOD 시장 경쟁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를 수직통합의 관점에서 보면, Youview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요 상류 기업 대부분과 하류 기업인 플랫폼 기 업에 결합한 형태이기 때문에 여타 하류 기업들에게 경쟁 위협이 될 수 있는 것도 사 실이다. 물론, OFCOM이 이러한 잠재적인 위험에 대응하지 않는 것은 아직까지 영 국은 미국에 비해 OTT의 사용이 의미 있는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 이다. 그리고 FCC가 OTT 서비스를 중요한 미래 영상 유통 방식으로 보고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하며, 영국 시장의 변화에 따라 OFCOM의 입장 역 시 변화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2) 망중립성 문제 FCC가 경쟁 하류 기업의 소비자에 대한 접근을 막는 customer foreclosure와 관련 하여 Comcast-NBCU 합병에서 주목한 것은 망중립성의 문제이다. 망중립성의 문제 에서 하류 기업은 수직결합 및 시장봉쇄와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었던 하류 기업과는 다르다. 여기에서 하류 기업은 플랫폼이 아닌 인터넷 네트워크라는 점에서 앞서 설명 한 콘텐츠 접근 문제와는 차이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omcast와 NBCU의 수 직결합에서 망중립성이 문제로 떠오른 이유는 미국에서 Comcast와 같은 케이블 사업 자는 스스로 중요한 브로드밴드 인터넷 사업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9

[그림 4]에서 알 수 있듯이, 망중립성 문제에서 Comcast는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인 반면, NBCU는 Hulu라는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이다. 이러한 점에서 Comcast와 NBCU의 합병은 Comcast가 Hulu를 제외한 경쟁 OTT, 예컨대 Youtube, Netflix 등의 전송 속도를 의도적으로 낮추어 Comcast의 인터넷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Hulu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을 가진다. [그림 4] Comcast-NBCU 합병에서 customer foreclosure의 문제 이러한 우려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미 Comcast가 합병 이전에 OTT 및 망 중립성과 관련한 분쟁에 휘말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박민성, 2011). Comcast는 Level3이라는 백본(backbone) 사업자와 동등접속(peering) 계약 10) 을 맺고 있었는데, Level3가 미국 최대 OTT 사업자인 Netflix의 Content Delivery Network(이하 CDN) 11) 사업자가 되자 Level3에게 트래픽 증가에 대한 동영상 전송료(recurring fee)를 요구 한 것이다. Netflix는 이미 북미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의 24.71%를 점유하고 있는데 (Sandvine, 2011), Level3가 CDN으로 설정될 경우 이 엄청난 규모의 트래픽이 Level3와 상호접속하고 있는 lastmile 사업자인 Comcast의 네트워크로 대거 유입될 10) 동등한 규모의 트래픽을 전송하는 네트워크 사업자 간의 상호접속에서 네트워크 사용대가를 상 호 산정하지 않는 계약. 11) 대형 콘텐츠 공급자의 일부 콘텐츠를 인터넷 사업자의 접속점(POP)에 설치한 서버에 저장하고, 콘텐츠 요구 발생 시 해당 서버로부터 콘텐츠를 전송하는 트래픽 분산 시스템. 20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것이라고 Comcast는 주장하였다. Comcast는 2010년 11월 19일에 Level3이 이를 이 행하지 않을 경우 웹트래픽 접속을 차단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네트워크 사업자 간의 분쟁이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망중립성 분쟁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Comcast의 동영상 전송료 요구가 Level3에 대한 제재 조치라기보다는 Netflix에 대한 제재 조치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송민정 이화진 김주영, 2011) Comcast가 OTT 서비스에 대한 네트워크 제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NBCU와의 합병 이후, Netflix에 비해 이용이 부진한 Hulu 서비스의 우위를 점 하기 위해 Netflix에 대한 네트워크 제한 조치를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FCC는 이를 감안하여, 합병 조건에서 Comcast-NBCU가 2010년 12월 21일 에 발표한 인터넷 개방성 유지를 위한 고시(FCC, 2010)를 준수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 리고 이러한 조치는 OTT의 발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임을 분명히 하였다. 3. 문화정체성 OTT로 인해 새로 제기되는 콘텐츠의 문화정체성 문제는 현재 본격적으로 OTT 및 스마트 TV 등 브로드밴드를 이용한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주요 사업자들이 대부분 초국적 기업들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특히 물리적, 제도적으로 국가별 관리가 가능했던 기존 방송 네트워크와 달리, OTT 서비 스는 범용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타국가의 서비스가 해당 국가로 넘어오 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이는 과거 방송에서 문제가 되었던 전파의 월경 문제, 영화 등 콘텐츠 수출입에서 제기되었던 이슈들, 예컨대 문화정체성, 문화제국주의 논의 및 관련 규제에 관한 논쟁이 OTT 서비스로 인하여 온라인의 영역으로 본격적으로 확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OTT와 관련하여 문화정체성의 문제가 이슈로 제기된 국 가는 캐나다에 국한된다. 그 이유는 OTT 서비스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조차 아직은 그 시장 규모가 시작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제적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2) 그러나 캐나다는 지리적, 문화적 인접성으로 인해 미국의 문화 21

콘텐츠 및 서비스가 직접적으로 유입되어 왔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캐나다는 특히 방송 영역에서 자국 콘텐츠에 대한 보호 조치를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점에서 OTT에 대한 문화정체성 이슈가 캐나다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IPTV World Forum에 서 미국의 Netflix가 첫 해외 시장인 캐나다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밝 혀졌다(스트라베이스, 2011. 4. 4). Netflix는 2010년 9월 말에 최초로 캐나다에서 해 외 서비스를 개시하였으며, 진출 6개월 안에 캐나다 가구의 10%까지 침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구글은 올해 9월 캐나다에서 4~5달러를 받고 영화 스트리밍을 제공 하는 YouTube Moives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캐나다 시장에서의 Netflix와의 경쟁을 선언하였다(LR Cable News Analysis, 2011). 이와 같이 미국 기업의 캐나다 온라인 영상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나다 국회는 2011년 3월에 CRTC로 하여금 해외 방송 관련 사업자들, 특 히 뉴미디어 영역에서 시장점유율을 확장시켜 가고 있는 것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도 록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를 통해 해외 사업자들이 캐나다 문화 프로그램 (Canadia Cultural Programming)을 보조하도록 유도해야 하는지, 만약 그렇게 해야 한다면 어떠한 방법을 이용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러한 국회 요구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실시된 의견수렴 결과서(CRTC, 2011) 를 보면, 구글, Netflix, 애플 캐나다 등 초국적 기업들을 위시한 일부 측은 OTT 서비 스가 캐나다의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하지만 캐나다 방송사인 Pelmorex와 창작자 그룹에서는 OTT로 인해서 캐나다 콘텐츠의 수 효가 감소할 수 있음을 우려하였다. 캐나다 방송사들은 막강한 재력과 낮은 비용을 갖추고 있는 해외 OTT 업체들이 캐나다 사업자들에 비해 경쟁 우위에 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또한 창작자 그룹은 중소제작자들이 초국적인 OTT 서비스를 통해 콘 텐츠를 유통시키는 데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12) Netflix는 캐나다와 라틴아메리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영국과 스페 인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사업자인 Hulu는 현재 일본에 진출해 있음(한은영, 2011). 22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CRTC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다수의 사업자들이 OTT의 활성화에 따라 캐나다의 콘텐츠 생산을 지원해왔던 자금이 감소하고 광고 매출이 유출되며, 캐나다 기업들이 가지고 있던 프로그램 방영권이 점차적으로 초국적 기업들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였 다. 이에 따라 캐나다의 유력 방송사들은 초국적 OTT와의 경쟁을 위해 OTT에 대응 하는 수준으로 방송 시장 규제를 완화하여 캐나다 방송 산업이 OTT 서비스에 대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Ⅲ. 국내 시장에서의 함의 및 결론 지금까지 본고에서는 해외에서 OTT 서비스와 관련하여 제기되고 있는 정책 이슈 들을 정리해 보았다. 논의 대상이 된 정책 이슈는 OTT의 사업자 분류 및 방송 서비 스와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 기존 플랫폼 사업자 혹은 네트워크 사업자와의 수직결합 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마지막으로 현재 유력 OTT 사업자들이 방송통신 생태계에 서 막강한 힘을 발휘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화정체성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본고 에서 제기한 문제들의 세부사항을 포함하여 정리하면 <표 7>과 같다. 결론을 갈음하 는 본 장에서는 각 정책 이슈들이 한국 방송통신 생태계에서 가지는 함의 및 향후 정 책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제기되는 지점들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표 7> OTT 관련 정책 이슈 정리 구분 사업자 분류 수직결합 문화정체성 기타 세부 항목 - 콘텐츠 동등접근 규칙 동일 적용 여부 - Allvid 혹은 단말기 표준화 - 시장획정 - 콘텐츠 접근 - 망중립성 - 초국적 OTT 사업자의 시장 잠식과 국내 콘텐츠 감소 우려 - 진흥 정책 - 소수자 보호 23

한국은 아직 OTT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OTT 서비스에 대해 콘 텐츠를 제공하는 데 동등하지 않은 계약 조건을 적용했다고 하여 문제가 된 사례는 없다. 물론, MPP의 프로그램 공급에서의 차별 위험은 경쟁상황 평가 등에서 주목하 고 있으나, 콘텐츠 공급자에 비해 플랫폼 사업자가 우위를 가지고 있는 한국 유료 TV 시장의 사정상 미국과 유사한 콘텐츠 동등접근 문제는 아직 큰 논쟁으로 비화한 적이 없다. 그러나 OTT 사용이 활성화될 경우, 이러한 콘텐츠 동등접근의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예컨대, CJ E&M의 TVing은 현재 케이블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대부분의 채널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네트워크, 기기에 따른 제약 및 저작권 문제로 인해 일부 콘텐츠의 다시 보기 서비스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또한 PC, 모바일 기기를 통해 리니어/넌리니어 영상을 제공하는 지상파방송사의 서비스는 매우 제한적인 채널만을 시청할 수 있다(<표 6> 참조).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 는 기업들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사이거나, 콘텐츠와 플랫폼을 수직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기존 방송 사업자로 부터 독립적인 OTT 사업자가 등장할 경우 미국과 유사한 프로그램 동등접근 관련 분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이러한 서비스들이 OTT 혹은 스 마트 TV 서비스로 발전할 경우 콘텐츠 동등접근을 요구할 수 있는지, 또한 수직결합 기업의 콘텐츠 제공 및 OTT 보유에 제한을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표 8> 스마트 기기를 통한 방송 콘텐츠 서비스 현황 서비스 사업자 채널 TVing CJ E&M 일부 채널을 제외한 대부분의 채널 pooq MBC MBC, MBC Drama, MBC Everyone, SBS, SBS Plus K플레이어 KBS KBS1, KBS2 또한 FCC가 유료 TV 셋톱박스 표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AllVid도 주목할 필요가 24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있다. 한국은 지난 2001년 미국과 동일한 방식의 오픈 케이블 방식을 디지털 케이블 TV의 표준으로 채택했고, 2005년부터 제한수신 시스템(CAS) 분리의무 기술기준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IPTV와의 규제 형평성의 제고와 디지털 전환 확산 등의 이유로 2008년 말 CAS 분리의무를 2년간 유예하였다가 2010년 12월 31일에 유예기간이 종 료되었다(채지혜, 2011). FCC는 지속적으로 논란을 발생시켰던 CableCARD 방식을 폐기하는 대신, OTT를 포함하는 표준으로 AllVid 방식을 제시하였다. 이는 케이블 업계의 요구와는 반대로 OTT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더욱 강력한 표준 정책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OTT, 스마트 TV 등 뉴미디어 서비스의 발전을 위한 표준 정책의 수립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는 점 에서 AllVid 정책은 한국의 방송 서비스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수직결합에서 발생하는 망중립성 문제는 한국에서 네트워크, 플랫폼 및 콘텐츠를 망라하는 수직결합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한국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동영상 서비스, P2P 서비스에 대한 망중립성 논란이 지속 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는 점에서 FCC의 최근 망중립성 원칙의 채택과 OTT 서비스 발전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FCC가 명시적으로 OTT를 미래 영상 서비스의 주요 제공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AllVid 정책, 망중립성 정책을 일종의 진흥책으로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 총무성은 각국의 진입제한 완화 정책과 진흥 정책을 <표 9>와 같이 정리하고 있다. 총무성이 한국의 진흥 정책의 특성으로 파악하 고 있는 것은 보조금 정책인데, 미국은 진입제한 완화로 분류되는 망중립성 정책과 표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표준 정책과 같이 일반적으로 경쟁 정책으로 여겨지는 정책 들을 일종의 진흥책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과 대비된다. OTT에 대한 진흥책 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만약 필요하다면 어떠한 진흥책이 필요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25

<표 9> 각국의 진입제한 완화 정책과 진흥 정책 국가 진입제한 완화 진흥 정책 한국 미국 없음 OTT: 망중립성 IPTV: 케이블 프랜차이즈 허가 절차 완화 사실상 진입제한 완화로 작용 IPTV: 보조금(교육기관 등) OTT: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보조금 및 금 융 지원 없음 일본 IPTV 외자 규제 철폐 없음 영국 비선형 면허 심사 등이 없는 것이 사실상 프랑스 진입제한을 완화 독일 자료: 佐 野 貴 子 (2011). 없음 한편, 캐나다에서는 문화정체성 보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 할 필요가 있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방송 및 영화 등 영상 콘텐츠에서 문화정체성 의 문제가 중요한 정책 이슈였다면, 초국적 기업의 침투가 훨씬 더 용이한 OTT와 관 련하여 문화정체성 보호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최 근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편성 정책에 관한 정보통신정책 연구원의 연구(정보통신정 책연구원, 2011)에서 영상 서비스에 대한 정책 프레임의 핵심가치로 문화정체성의 담 보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도 문화정체성이 여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가치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캐나다의 실태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측면은 캐나다적인 콘텐츠에 대한 고민에서 거대 방송 사업자들만이 아닌 중소 사업자들에 대한 측면을 별도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도입 이후 생태 계 내에서 중소 콘텐츠 공급자들의 역할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고려가 필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지금까지 OTT 서비스와 관련해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가능하면 실제로 제기되었던 이슈들을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캐나다에서 부분적으로 제기된 장 26

OTT 서비스 관련 각국 정책 논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 애인 보호(자막) 관련 이슈 등과 같이 포괄하지 못한 이슈들도 있고, 전반적으로 OTT 서비스가 아직 규모면에서 가능성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하지만 실제로 제기되지 않은 이슈들도 있을 것이다. 이미 제기된 문제들은 저마다 다른 각 국가의 미디어 지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므로, 그 문제 제기와 판단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본고는 사례에 미루어 보아 판단이 필요한 지점들을 최대 한 지적하여, 향후 정책 논의에 도움이 되는 리스트를 작성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각국의 OTT 관련 규제 현황들을 살펴보면, 방송사들이 OTT 서비스에 상응하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규제 완화 일변도로만 가고 있다기보 다는 해당 국가의 제도와 미디어 환경에 맞은 정책적 판단들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면에서 새로운 미디어의 도입이 단순한 탈규제(de-regulation)가 아닌 재규제(re-regulation)를 요구한다는 일반적인 명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OTT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가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국가들에서 제기된 문제들 중 상당 부분은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곧 도래할 정책 판단의 시기를 미리 준비하고, 숙고하 기 위해서 향후에도 해외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박민성 (2011), OTT 서비스 사업 진화 방향과 계층별 주요 쟁점 방송통신정 책, 제23권 15호, pp.1~30. 송민정 이화진 김주영 (2011), Comcast-NBCU 합병 의미 분석 및 시사점, Issue & Trend. 스트라베이스 (2011. 5. 27), 미 방송시장 개혁을 둘러싼 태풍의 눈 AllVid 정 책,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정책기조 전환이 갖는 의미. 스트라베이스 (2011. 4. 4), 캐나다 진출 성공한 Netflix, 전 세계 유료 TV 시장 위협 가능성 높아. 신호철 (2011), YouView의 탄생과 영국 VOD 시장의 경쟁구도, 방송통신정 27

책, 제22권 21호, pp.55~61.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1),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편성정책 토론회 자료집. 채지혜 (2011), 스마트 미디어 시대 도래에 따른 FCC의 AllVid 정책 제안, 전파 방송통신저널, 제33호, pp.28~33. 초성운 외 (2009), 방송통신 통합법제 정비방안 연구(Ⅱ)-방송통신 수평적 규제 도입방안, 정책연구 09-76,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은영 (2011), Netflix와 Hulu의 해외 진출 분석 및 시사점, 정보통신정책, 제 23권 20호, pp.77~91. Baker, Jonathan B. (2011). Comcast/NBCU: The FCC provides a roadmap for vertical merger analysis. Antitrust, 25(2), pp.36~42. CRTC (2009. 6). Review of broadcasting in new Media. Broadcasting Regulatory Policy CRTC 2009-329. CRTC (2011. 5). Fact-finding exercise on the over-the-top programming services in the Canadian broadcasting system, Broadcasting and Telecom Notice of Consultation. CRTC 2011-344. CRTC (2011. 10). Result of the fact-finding exercise on the over-the-top programming services. FCC (2010). Report and order, in the matter of perserving the open internet broadband industry practices. FCC 10-201. FCC (2011). Memorandum Opinion and Order. FCC 11-4. LR Cable News Analysis (2011. 9. 1). Google takes VoD Over the Top in Canada. Multichannel News (2011. 5. 2). FCC Adds Over the Top To Competition Report. Multichannel News (2011. 2. 7). Is Over-the-Top pay TV?: DirecTV asks FCC what MVPD means now.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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