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속으로, 고객 속으로, 현장 속으로 내실 있게 성장하는 강한 ibk ibk가 만드는 승승장구 2014 중소기업 혁신의 수단 제42회 희망중소기업포럼 및 2014 중소기업학회 춘계학술대회 소상공인에서 중소 중견기업으로 가는 길 05 2014. vol.111 경제연구소 IBK Economic Research Institute
2014년 5월 주요 행사 Cover Story 1999년 창업한 이후 3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 건강 생활용품 전문 기업 (주)한경희생 활과학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 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경 희생활과학은 여성 가정 인류 를 위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 여하는 제품 생산 이라는 목표 아래 열정과 창의로 세계 무대 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은 1초 만 에 침구류 손상 없이 고온으로 미세 먼지를 제거하고 집먼지 진 드기를 살충하는 패브릭 청소기 진드기싹 으로 고온의 열을 가해 살충 살균 효과를 발휘한다. 이 제품에는 한경희생활과학의 기 업 철학이 담겨 있다. 08 木 13 火 14 水 17 土 27 火 2014 대한민국 조경박람회(Korea Landscape Expo 2014) 리드엑스포가 주최하는 2014 대한민국 조경박람회 가 5월 8일 개최된다. 이 박람회 에서는 경관 시설, 실외 휴게 시설, 학교 시설, 정원 시설, 원예 시설, 수처리와 생태 복원, 실내 놀이 시설 관련 제품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조경은 더 이상 산업이 아 니라 문화다 라는 위원회 측의 말처럼 기업의 조경 문화를 위해 한 번쯤 찾아볼 만 하다. 5월 7일까지 홈페이지 사전 등록하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5월 8~14일, 코엑스 A홀. 2014 국제관세사회연맹(IFCBA) 세계 컨퍼런스 한국관세사회 주관으로 5일간 진행되는 2014 국제관세사회연맹(IFCBA) 세계 컨 퍼런스 의 올해 주제는 To Celebrate the 25th Anniversary of Trade Facilitation Through Innovation and Expertise 다. 상업적 물품의 국제 이동을 관장하 는 관세 전문가의 현안에 대한 전략적 운영적 방안을 반영해 계획된 이번 컨퍼런 스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 관세 통관 검증 절차인 Uni-pass와 관세사 법, FTA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5월 13~17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비론치 2014(beLAUNCH 2014)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테크 컨퍼런스 비론치 2014(be- LAUNCH 2014) 가 14일부터 2일간 열린다. 국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비석세스 가 주최하는 컨퍼런스는 아시아 지역에서 뛰어난 혁신체를 발굴하고 그 성공 가능 성을 발현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으며 올해는 작은 스타트업의 강한 저력(Bigger Than It Seems) 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5월 14~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터 1관. 소프트웨어 자산관리(SAM) 세미나 올해로 5년째를 맞이한 소프트웨어 자산관리(SAM) 세미나 가 5월 17일 대전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 광역자치단체가 후원하는 SAM 세미나는 정품 소프트웨 어 사용 문화의 조기 정착,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이번 세미나는 공공기관의 소프트웨어 관리 관련 업무 담당자가 연 1회 이상 수료해야 하는 관리 교육에 포함되며, 참석자에게는 교육 수료증이 발급된다. SAM 세미나 는 대전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각 광역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5월 17일, 대전 한국철도공사 본사.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4(NDC 14) 국내외 게임 개발자들을 비롯해 학계,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게임 산 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4(NDC 14) 가 5월 27일 개막한다. 올해 NDC의 슬로건은 Checkpoint 로 게임 산업이 걸어온 역사와 최 근 각광받는 트렌드를 살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NDC)는 2007년 넥슨 개발자들이 모여 지식을 공유하는 소규모 사내 행사에서 시 작한 뒤 2011년부터 본격적인 정보 공유의 장으로 발돋움했다. 5월 27~29일, 판교 넥슨 사옥.
contents 2014 May vol.111 02 시론 가정의 달, 5월의 새로운 의미를 되새기며 management lounge 04 경영인의 현장 소상공인에서 중소 중견기업으로 가는 길 08 글로벌 마켓 세계경제계에 멕시코 기회 가 오고 있는가? 12 도전하는 삶 혁신적인 제품으로 생활을 바꾸다 (주)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대표 16 문화 경영 중국 비즈니스의 심장, 상하이와 화동 지역 기획 특집 승승장구 2014 I. 중소기업, 디자인에서 경쟁력을 찾다 Ⅱ. 디자인 경영, CEO의 전략이 필요하다 Ⅲ. 경영을 디자인하라, 관점을 디자인하라 18 ceo lounge 26 CEO의 서재 늙어감의 미학 28 취미를 디자인하다 가구 만드는 남자 30 나를 돌아보는 여행 남도( 南 道 )의 산과 사찰에서 평안을 얻다 32 릴레이 인터뷰 견고한 세계시장의 벽, 품질로, 아이디어로, 신뢰로 뚫다 36 IBK 컨설팅 문제 해결의 키 맨? 바로 직원이다 38 세무 노트 1 주택 보유자의 절세 노하우 발행일 2014년 5월 1일(통권 111호) 등록번호 서울중 라 00429 발행인 권선주 편집인 이동주 발행처 IBK기업은행(www.ibk.co.kr)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79(을지로2가) tel. 02-729-6258 fax. 02-729-6605 기획 IBK경제연구소 편집 디자인 제작 (주)RH Korea(02-6443-8888) 사진 season2(02-538-9916) 인쇄소 다라니 <중소기업 CEO 리포트>의 저작권은 IBK기업은행에 있습니다. IBK기업은행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이 책에 실린 모든 글과 그림, 사진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economic lounge 40 경제 나침반 청년 창업의 실태, 대한민국의 젊은 희망을 진단하다 44 경제 톺아보기 심리 가 경제를 움직인다 46 소비자 트렌드 먹방과 싱글, 그 속에 숨어 있는 기회 48 경제 동향 해외경제 / 국내경제 / 중소기업 / 금융시장 52 IBK 통신
시 론 가정의 달, 5월의 새로운 의미를 되새기며 5월은 가정의 달 이자 감사의 달 5월엔 휴일과 기념일이 유난히 많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 부의 날. 어쩌면 5월은 바쁘다는 핑계로 그간 잊고 지냈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는 달이 아닌가 싶다. 5월을 가리켜 가정의 달 이라고 하지만, 이런 의미에서 보면 감사의 달 이라고 표현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IBK경제연구소장 이동주 가족만큼 소중한 회사 직원들 가정은 공동생활이 이루어지는 최소 단위이자, 사회생활의 출발점이다. 우리 주위에 는 소중한 사람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가족 은 희망과 위안을 주는 존재다. 그래서 선현( 先 賢 )들은 가정의 화목을 중요시 여기며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말씀을 남겼다. 2 중소기업 CEO 리포트
子 孝 雙 親 樂, 家 和 萬 事 成 자식이 효도하면 부모가 기뻐하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해결된다. 선현들의 말씀처럼 화목한 가정은 모든 일의 기본이다. 또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회사 직원 간의 화합과 화목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사를 뜻하는 영어 단어 Company 는 함께 를 뜻하는 Com 과 빵 을 뜻하는 라틴어 Pany 가 합쳐져 서 생겨났다고 한다. 다시 말해 회사란 더불어 함께 일하며 살아가기 위해 모인 조직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훌륭한 기업 문화는 일류 기업을 만드는 비결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 가문에 배울 만한 독특한 가풍이 있듯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 어가는 일류 기업에는 훌륭한 기업 문화가 있다. 1998년 경제 전문지 <포천>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으로 사우스웨스턴 항공을 선정한 적이 있다. 지방 의 작은 항공사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끊임없는 성장 비결은 많은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업계 평균보다 임금은 낮지만 인간관계 중심의 기업 문화를 통해 고 객과 직원의 만족도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애로와 의견을 경청하는 상사,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라도 함께 격려하는 태도, 실패했을 때 오히려 용기를 심어주는 배려, 기업의 성장이 곧 개인의 성장이라 는 신뢰 등은 일류 기업이 갖고 있는 보편적 특징이다. 잘 떨어지는 접착제 라는 비 상식적인 연구 개발 과제를 승인하지 않았다면 3M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장 화재로 해고 위기에 몰린 직원에게 사고에서 무엇을 배웠나? 라고 물으며 책임보다 실패를 통한 경험을 중요시했던 상사가 없었다면 위대한 경영인 잭 웰치는 없었을지 도 모른다. 훌륭한 기업 문화 정착은 CEO의 관심과 실천이 관건 저명한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처럼 평범함으로 비범함을 이루려면 강한 기 업 문화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CEO의 솔선수범이 필수적이다. 부모가 모범 을 보이지 않고서 자녀가 훌륭하게 자라기를 기대하기 어렵듯이 좋은 기업 문화를 만 드는 것도 결국 CEO의 몫이다.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이 사람은 기업 성장의 핵심이다. 시스템보다 사람 중심으로 움 직이는 우리 중소기업은 더더욱 그렇다. 직원 간 화합하고 단합하면서 직원들의 숨겨 진 재능을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근로자의 날에는 직 원들에게 감사의 마음 을 전하며 한 걸음 먼저 다가가는 것도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 어나가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3 2014 May
management lounge 경영인의 현장 제42회 희망중소기업포럼 및 2014 중소기업학회 춘계학술대회 소상공인에서 중소 중견기업으로 가는 길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가운데 87.9%, 전체 종사자 가운데 37.7%를 차지하는 소상공인. 이들이야말로 국가 경제의 근간이자 성장 사다리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그간 성장을 위한 지원 정책에서는 중심이 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소상공인들은 어떻게 해야 중소기업으로, 또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한국중소기업학회와 중소기업청, IBK기업은행이 소상공인의 성장 방안을 토론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글 강한기 사진 박용진 4 중소기업 CEO 리포트
한국 경제의 당당한 주역, 소상공인 2014년 4월 4일 오전 9시 30분, 대한상공회의소 회 의실에서 제42회 희망중소기업포럼과 2014 중소기 업학회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날의 주제는 소상공인에서 중소 중견기업으로! 였다. 그간 우리 나라 경제의 토대면서도 정부 지원이나 정책 측면에 서 소홀히 여겨지던 소상공인 대책이 당당히 주역으 로 떠오른 것이다. 그간 논의된 적이 없던 주제라는 점에서 학계와 정부 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행사장은 대학과 각종 연구기 관의 연구진, 정부 관계 인사로 가득 차 있었다. 오전 9시 30분부터 분과별로 학술 연구 논문 발표와 토론 이 이어졌다. IBK경제연구소도 중소기업 금융과 연 관된 많은 연구 결과를 발표해 학자들의 이목을 모았 다. 분과별로 이루어진 학술 연구 주제는 다음과 같다. 제1분과 : 중소기업 금융의 시대 정신 제2분과 : 상생 협력과 공정거래 제3분과 : 기술 혁신과 기업가 정신 제4분과 : 중소기업 금융과 경영 글로벌 세션(in english) 중소기업을 위한 학자들의 노력에 감사를 오후 2시, 개회식에 이어 IBK기업은행이 시행하는 IBK학술상 시상식이 열렸다. 중소기업에 관한 학문 적 이해를 높이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 한 학자들에게 수여하는 이 상은 중소기업 학술 부문에 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뒤이어 노대래 공정거래위 원회 위원장의 기조연설이 시작되었다.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의 흐름을 읽는 것 이 중요합니다. 중소기업들도 더 큰 시각으로 미래를 대 비해 통일 이후 통합 경제를 사전에 준비해야 합니다. 노 위원장은 중소기업의 생존 전략을 시작으로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일에서는 통일 이후 국가 경쟁력 포지셔닝을 바꾸 어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독일의 최 대 강점인 정밀 가공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습니다. 반면 일본은 대기 업에 납품하는 하도급 기업의 종속성을 더 강화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히든챔피언으로 대표되 는 독일 중소기업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었지 만, 일본은 그렇지 못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교훈 을 얻어야 합니다. 노 위원장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독자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 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 년 동안 총 요소 생산성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73%에 달하는 상황에서 인력이나 자본 등을 확대하는 정책으 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좌중에서 큰 박수가 울려 퍼졌다. 한국형 히든챔피언 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 뒤이어 이날 포럼의 백미인 주제 발표와 토론이 시작 되었다. 먼저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이 연단에 섰다. 김 차장은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중소기업 성장 지 원 정책 방향 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국정 비전인 희망의 새 시대 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소기 업의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 작했다. 화면 가득 창의성이 꽃피는 역동적 기업 생 태계 확산 이라는 글자가 나타났다. 2014년 중소기업 성장 지원 정책은 다음과 같다. 1 고급 기술 인력의 창업 촉진 2 벤처 창업 자금 선순환 대책 보완 및 발전 3 성장이 원활한 생태계 구축 4 중소 중견기업의 글로벌화 촉진 5 인력 미스 매칭 현상 완화 6 창조제품 등의 공공 민간 판로 확충 특히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것은 창업 촉진과 중소기 업 지원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 중소기업을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정부의 각 부처가 힘을 합쳐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14대 전략 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핵심은 바로 한국형 히든챔피 5 2014 May
(왼쪽) 이날 행사에서는 중소기업에 관한 학문적 이해를 높이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학자들에게 수여하는 IBK학술상 시상식이 함께 열렸다. (오른쪽) 제42회 희망중소기업포럼 및 2014 중소기업학회 춘계학술대회에는 많은 관계자가 참가해 이날의 주제인 소상공인에서 중소 중견기업으로!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언 육성 으로 모아진다. 주요 국가에는 많은 히든챔피언이 있습니다. 독일은 1,307개, 일본은 220개, 중국은 68개에 달합니다. 반 면 우리나라의 히든챔피언은 23개에 불과합니다. 수 많은 히든챔피언이 나올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칠 계획 입니다. 또 정상 외교 성과를 활용, 우리 중소기업들 이 각 국가에 진출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만들고 인 력 미스 매칭 현상을 완화할 것입니다. 특히 창조제품 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공공 조달시장은 물론 중소 기업의 판로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철저한 준비, 차별화된 마케팅이 성공 비결 서강대학교 임채운 교수는 중소기업 성장 전략 을 주 제로 그간의 조사와 향후 추진해야 할 정책을 정리, 발표했다. 그는 연구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 요한 연구는 많았습니다. 그러나 소상공인의 성장 전 략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오 늘 포럼은 소상공인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는 출발이라는 데 그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소상공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 창업하고 성장하는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소상공인이 창업을 위 해 준비하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약 70.4%의 소상 공인이 6개월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1개월 미만 이었다고 말한 소상공인도 14.2%나 차지했다. 그만큼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창업하는 경우 가 많은 것이 다. 창업 동기는 생계 유지 가 80.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을 통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라는 응 답은 17.2%에 불과했다. 소상공인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각 성장 단 계에 맞는 지원 정책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무적인 것 은 월 매출액이 1,000만 원 이상인 소상공인이 16.3% 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이 숫자는 공교롭게도 2년 이 상 창업을 준비한 17.4%와 유사합니다. 철저한 준비 를 거쳐 창업할 때 비로소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 로 해석됩니다. 임 교수는 소상공인의 성장 과정을 10단계로 구분한 뒤, 시기마다 맞춤형 지원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코사마트, 총각네 야채가게, 기찻길 연탄불 생고기 등 각종 소상공인 성공 사례를 제시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최고의 패션 브랜드를 만든 형지 그룹 의 사례 세 번째 주제 발표를 위해 패션 그룹 형지 최병오 회 장이 단상에 서자 특히 많은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형지 는 크로커다일을 비롯해 예작, 엘리트학생복 등 17개 브랜드와 1,900여 개 매장을 거느린 패션 중견 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 회장은 과거를 회상 하며 성공 비결을 강의했다. 수많은 매장이 권리금을 주면서 입지 조건이 좋은 동대문 중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외진 곳에 점포를 차리는 대신 직접 물건을 팔러 다녔습니 6 중소기업 CEO 리포트
주요 국가에는 많은 히든챔피언이 있다. 독일은 1,307개, 일본은 220개, 중국은 68개에 달하지만, 우리나라의 히든챔피언은 23개에 불과하다. 수많은 히든챔피언이 나올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가운데 87.9%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상공인이야 말로 국가경제의 성장 사다리로 이들을 위한 성장 전력이 필요한 때임을 강조했다. 다. 기본에 충실하자 는 생각으로 바느질 등 최고의 물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독자 적 브랜드를 추구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습니다. 장 사가 잘되면 안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거기에 서 그치지 않고 내 브랜드를 만들겠다 는 목표를 갖 고 끊임없이 도전했습니다. 또 다른 성공 비결은 기업가 정신이다. 최 회장의 집 무실에는 대나무 그림과 지속 성장 기업을 향한 인생 철학이 적힌 액자가 걸려 있다. 생각은 창의적으로, 일은 근면하게, 곤경에 처 한 경우는 긍정적인 자세로, 성공은 겸허한 자 세로 일한다. 한 마디 한 마디 커가는 대나무처럼 작더라도 끊임없 이 성장하겠다 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최 회장의 명함 뒷면에는 평생 남보다 반의 반 발자국만 더 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러한 기업가 정신과 창 의적인 발상이 소상공인이던 최병오 회장을 중견기업 의 수장으로 만든 비결이다. 소상공인이 살아나야 국가 경제가 우뚝 선다 주제 발표 이후 종합 토론이 시작되었다. 김세종 중소 기업연구원 부원장, 박해철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 1본부 본부장, 심윤희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이동 주 IBK경제연구소 소장 등이 논평자로 참가했다. 이 동주 소장은 논평을 통해 소상공인의 중요성과 금융 지원에 대해 많은 의견을 피력했다. 소상공인이 살아야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저는 소상공인의 성공이 국민들에게 많은 희망을 줄 수 있 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에게는 사업 성공의 꿈을, 국민 에게는 경제 성장의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금융기관에서 일한 경험에 비추어볼 때 정 책의 역량과 자원이 이제는 성장 단계별로 배분되어 야 한다고 봅니다. 소상공인들은 초기에 겪는 제품과 기술 개발 사업화 단계, 대량생산 단계, 이후 유통 회계 세무 관리 등 매 시기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단계에 집중 지원을 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 어야 합니다.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 금 융기관의 자리매김과 금융 생태계 복원이 필요합니다. 최근에 논의되는 관계형 중소기업 금융 도입도 검토 되기를 바랍니다. 저녁 해가 뉘엿뉘엿 지는 가운데 8시간 동안 진행된 포럼이 종료되었다. 뜨겁게 달궈졌던 행사장 분위기 도 서서히 식어갔다. 포럼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그 자리에 참가한 중 소기업 관계자와 많은 학자들은 다 음과 같은 고민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소상공인이 중소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대한민국 경제도 우뚝 설 수 있다. 소상공인 성장을 위해 우리 나라는 어떤 일을 추진해야 할 것인가? 7 2014 May
management lounge 글로벌 마켓 세계경제계에 멕시코 기회 가 오고 있는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도시로 꼽히는 칸쿤, 마야 문명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치첸이트사까지 자연과 유적이 어우러진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나라, 멕시코. 중남미와 북미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이며, 중남미 2위의 경제대국인 멕시코는 우리나라의 수출 상대국 중 11위 국가이기도 하다. 글 김건영(KOTRA 중남미 본부장 겸 멕시코무역관장) 신흥국 탐방 16 5월호 세계경제계에 멕시코 기회 가 오고 있는가? 6월호 멕시코 진출 시 주의 사항과 유망 분야 8 중소기업 CEO 리포트
멕시코는 지금 변화와 혁신 중 지금 멕시코 경제는 급변하고 있다. 에너지 개혁, 세 제 개혁, 통신방송법 개혁 등 경제 구조 개혁에 헌법 개정까지 동원해 분야별 대규모 개혁과 함께 기존 시 스템을 수술 중이다. 특히 산유국으로 76년간 닫혀 있 던 에너지 시장 개방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말에 는 독과점 폐지를 골자로 하는 경쟁법까지 통과되었 다. 실로 멕시코 경제는 개방과 혁신을 위해 급격한 변 화를 거치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멕시코의 개 혁과 변화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외부 강요로 이루어 진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의 개혁과는 달리 멕 시코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 세계경제는 멕시코 기회(Mexico Moment) 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다시 살아나는 미 국의 이웃 국가이자 중남미 라틴 경제계를 대표하고 소비 인구 1억 2,000만 명을 보유한 신흥 경제 대국 멕시코의 가능성을 새로이 발견한 것이다. 이제 우리 중소기업들도 멕시코 변화가 가져올 사업 기회와 시 장 기회를 주목하고 멕시코와 중남미 시장 진출 전략 을 수립할 때다. 아직 멕시코는 불황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해 1.1%의 저성장과 연초 미국 한파에 수출이 감소하 고 세제 개혁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어 불만의 소리가 높다. 그러나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멕시코의 획기적 변화에 주목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Enrique Peña Nieto) 현 멕시코 대통령을 2월호 표지 모델로 내 세우기까지 했다. 멕시코와 가장 가까운 미국에서부터 멕시코의 근본적인 개혁을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다. 국제무역 주도의 기회를 모색 중인 멕시코 멕시코의 변화는 내부 경제 개혁에 그치지 않고 있다. 국제무역에서도 더 이상 미국 경제에 종속되지 않고 세계를 상대로 하는 중진 강국으로 부상할 방법을 모 색 중이다. 현재 멕시코는 수출입의 80% 이상을 미국 에 의존하고 있지만, 앞으로 미주 대륙 내 태평양 연 안 국가들이나 아시아 국가들과 교역 관계를 확대해 멕시코시티 시내 전경. 중남미 라틴 경제계를 대표하고 소비 인구 1억 2,000만 명을 보유한 신흥 경제 대국인 멕시코는 현재 모든 분야에서 대규모 개혁을 진행 중이다. 나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멕시코는 오는 6 월부터 중남미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과 맺은 태평 양동맹(Pacific Alliance) 의장국을 맡으면서 중남 미 국가들과 교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태평양 연안국들의 경제성장률이 여타 지역을 앞 질러 지속 성장하고 있고, 멕시코는 이런 국제무역 기 회를 주도해나가고자 한다. 최근 외국인 투자 유입 추 이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이 맺은 남미 경제공동체(MERCOSUR)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TPP) 국가에서 더 큰 점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의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를 뒷받침한다. 물론 아직 멕시코 전역에 불안 요소는 존재한다. 경 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마약과 카르텔과 의 전쟁도 진행 중이어서 치안도 불안하다. 금년 3월 9 2014 May
멕시코에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존재하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은 중 장기적인 측면에서 멕시코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도 멕시코 경제에 관련한 새로운 기회를 활용해야 할 때다. 멕시코 최대 마약 조직 리더를 체포했지만 외국인에 게 멕시코의 치안 불안은 여전히 큰 위험 요소로 작용 하고 있다.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최대 무역항인 라사 로 카르데나스(Lazaro Cardenas)가 치안 불안 지 역에 위치해 무역 물동량이 줄었다는 발표가 나올 정 도로 멕시코의 치안 불안은 사업에 위험 요인이다. 그 럼에도 외국인 투자가들은 중 장기적인 측면에서 멕 시코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 같 은 사실을 증명하듯, 지난해 총 352억 달러의 획기적 인 외국인 투자 자금이 멕시코로 몰려들었다. 금년에 도 일본 자동차업계를 중심으로 투자 확대 발표가 속 속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으로 변모 멕시코의 변화에는 분명 운도 따르 는 듯 보인다. 2014년 멕시코 경제 성장률은 4%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 되는데, 이는 멕시코가 미국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어 미국의 경기 회 복 기운이 멕시코에까지 미치고 있 는 것이다(Spill-Over Effect). 멕시코 경제는 2014년부터 시작된 한국 경제의 2020년 세계무역 5강 진 입과 무역 2조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회복 중인 유럽도 중요하고, 노선 수정 중인 중국도 중요하고, 우리나라 인근 에 위치한 아시아 국가도 중요하지만, 향후에는 멕시코와 중남미 시장 진출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Tapering)에 따른 신흥국의 위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 경기 회복의 혜택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부자 이웃 덕을 톡톡히 보 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중국의 생산 단가가 상승하면서 미국 제조업 체들은 중국을 떠나 생산 기지를 다시 멕시코나 미국 으로 이전하고 있다(Reshoring Effect). 1990년대 이후 중국으로 떠나갔던 미국의 자동차, 항공, 화학, 기 계류 제조업체들이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들 미 국 기업들은 멕시코의 생산 단가가 중국과 거의 비슷 해졌고, 풍부한 숙련공을 보유하면서도 공급(Supply Chain)에 장점이 있는 멕시코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국경을 접한 멕시코로 돌아오는 미국의 U턴 기업 현상으로 멕시코가 혜택을 보는 인접 국가 아웃 소싱 효과(Nearshoring Effect)도 거론 중이다. 특히 멕시코는 20년 전 미국과 맺은 북미자유무역협 정(NAFTA)으로 미국과 멕시코 간의 협력 생산 방식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되었다. 지난 3월 중순 멕시코 푸에블라 시에서 멕시코, 미국, 캐나다 등 3국 정상이 모여 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20 주년을 축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국과 맺은 자유무 역협정에 힘입어 멕시코는 단순 농업 국가에서 제조 업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이제 멕시코는 한국과 같이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를 증명 하듯 최근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도 멕시코 페소화 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정 책에 따라 신흥국 경제를 주도하던 브라질, 인도네시 아, 남아공, 터키 등의 화폐가 평가절하되는 상황에 서도 멕시코 페소화는 안정세를 보 였다. 제조업 강국인 멕시코는 여 타 신흥국과 다르다는 것을 객관 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커져가는 사업 기회와 미래 시장 최근 멕시코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멕시코 정부 발표도 있었다. 멕시 10 중소기업 CEO 리포트
코 내 일본, 미국 등 주요 자동차 투자가 확대되면서 멕시코가 세계적 자동차 생산국으로 도약했다는 것 이다. 2018년경에는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발표했다. 결국 멕시코-미국-캐 나다의 북미자유무역협정은 멕시코를 전 세계적 생산 기지로 변화시켰다. 우리 기업들도 새로운 멕시코 사업 기회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멕시코에서 플랜트 프로젝트를 성 공시킨 국내 주요 기업 CEO와 만났다. 프로젝트 성 공을 축하하는 이 자리의 화두는 무엇보다 이제 우리 나라는 멕시코와 중남미 시장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라는 것이었다. 결론은 한국 경제의 2020년 세계무역 5강 진입과 무역 2조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회복 중인 유럽도 중요하고, 노선 수정 중인 중국도 중요하고, 우 리나라 인근에 위치한 아시아 국가도 중요하지만, 향 후에는 멕시코와 중남미 시장 진출이 가장 중요한 요 소가 되리라는 것이었다. 이제는 회복세에 들어선 미 국 시장의 후광 효과를 보는 멕시코와 중남미로 진출 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데 동의한 것이다. 멕시코에 오기 전까지는 현지의 유망한 사업 기회를 잘 몰랐다는 CEO와의 대화를 통해 멕시코에 세 번째 근무하며 멕시코의 변화를 실감하고, 사업 기회를 목 격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멕시코를 제대로 평가해주는 것 같아 무척 반가웠다. 우리 중소기업도 적극적으로 진출 방안 모색해야 이제 우리 중소기업도 멕시코 경제에 관련한 새로운 기회를 활용해야 할 때다. 멕시코의 근본적 변화가 가져올 사업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 신흥국으로서 시 장의 위험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지난해 멕시코 관세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대멕시코 무역 흑자 규 멕시코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3대 현상 Spill-Over Effect 2014년 멕시코 경제성장률은 4%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경기 회복의 영향이 멕시코까지 미치고 있 기 때문이다. Reshoring Effect 최근 중국의 생산 단가가 상승하면서 미국 제조업체들은 중국을 떠나 생산 기지를 다시 멕시코나 미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Nearshoring Effect 20년 전 미국과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 으로 미국과 멕시코 간 협력 생산 방식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된 멕 시코는 니어쇼어(인근 국가에서 아웃소싱을 진행)에서도 유리하다. 모가 130억 달러에 달했다는 무역 통계는 아직 우리 와 자유무역협정도 체결하지 못한 멕시코의 사업 기 회를 말해주고 있다. 멕시코에 대한 편견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멕시코는 역사적으로 볼 때 150년 전까지는 미국 텍사스, 애리 조나, 캘리포니아 등 방대한 땅을 소유했다. 우리 기 업인들이 자주 방문하는 LA나 샌프란시스코는 역사 적으로 오랫동안 미국 땅이라기보다는 멕시코 땅이었 다. 과거 신대륙인 미국에서 스페인 식민지는 영국 식 민지보다 훨씬 넓었다. 현재 미국에는 약 5,000만 명 의 스페인계가 살고 있다. 우리는 영미계 시각으로 멕 시코를 은연중에 무시하는 편견을 극복하고 멕시코의 가치와 사업 기회를 새로이 평가해야 한다. 이제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한 멕시코와 단순히 수출 입만 논하기보다는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남미 시장 개척을 한 단계 업그레이 드시킬 수 있는 산업 협력 모델도 필요하다. 멕시코 와 멕시코가 주도하는 중남미 시장은 우리나라에 새 로운 기회다. 우리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시 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FDI(외국인직접투자) 동향 (단위 : 백만 US 달러) 2009 2010 2011 2012 2013 Total 11,417.5 17,725.9 19,439.8 12,659.4 35,188.4 자료 : www.economia.gob.mx 11 2014 May
management lounge 도전하는 삶 (주)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대표
혁신적인 제품으로 생활을 바꾸다 입식 부엌 이후 남녀평등에 가장 기여한 제품이다. 어느 사회학자는 한경희생활과학이 만든 스팀청소기를 가리켜 위와 같은 찬사를 보냈다.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이 제품 덕분에 걸레질을 싫어하는 남편들도 스팀청소기를 쥐게 된 상황을 그렇게 언급한 것. 이 회사는 최근 생활 가전 기업 인지도 조사에서 삼성과 LG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열정과 창의의 힘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둔 한경희 대표, 그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글 강한기 사진 선우형준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가 정신 한경희생활과학이 걸어온 지난 발자취를 돌아볼 때 의미 있 는 사건을 꼽는다면?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제품을 출시했을 때다. 정말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었고 개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련과 실패를 겪었기에 첫 제품이 나왔을 때 느낀 희열과 기쁨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지난 2008 년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주목해야 할 여성 기업인 50 인(Top 50 Women to Watch) 으로 선정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 회사가 글로벌 가전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1999년 IMF 외환위기 당시 회사가 설립되었다. 창업 배경 과 동기, 비전은 무엇인가? 걸레질 좀 안 하고 살 수 없을까? 당시 집에서 청소를 하다가 불쑥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디어가 더 구 체화된 것이 스팀청소기 다. 비록 작은 생각에서 시작 되었지만 유용하면서도 실생활에 꼭 필요한 아이템으 로 시장을 개척해보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팀청소기 스티미 를 출시하면서 많은 주 목을 받았다. 제품 개발 당시 난제를 어떻게 극복했는가? 사업 경험은 고사하고 과학 기술에도 철저한 문외한 이었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KAIST 등 국내 대 학을 기웃거리며 3년에 걸쳐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 러나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제품 보일러 탱크의 누 수 가능성 등 사소한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 주위에 서는 중소기업 제품이 그 정도면 훌륭하다 라며 출시 를 권유했지만 눈물을 머금고 3,000대 전량을 폐기 처분했다. 단 한 대의 불량품도 내놓을 수 없다는 오 기 때문이었다. 이후 오랜 연구 끝에 마침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생활 가전을 넘어 사업 다각화로 창업한 후 채 5년도 지나지 않은 2002년 후반부터 해외 수출 이 시작되었다. 초기 수출 당시 어려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스팀청소기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국내시장은 곧 한계 에 도달했다. 글로벌시장 진출은 지속 성장을 위해 반 드시 필요했다. 먼저 미국을 공략했다. 가전시장이 국 이 기사는 IBK경제연구소 홈페이지(www.ibk.co.kr/research/main.ibk)와 아이폰 팟캐스트 경제 읽어주는 IBK 에서 다운받아 오디오로 들을 수 있습니다.
내 10배 규모였고 독신 가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각종 전시회가 가장 효과적이 라고 판단했다. 많은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우리 제품 을 알렸다. 유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바이어 발굴 에 주력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결은 바로 품질과 기술 덕분이었다. 주부들 사이에 제품이 좋다 는 입소문이 났던 것이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기술과 품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현 재 전체 인력 중 20%가 연구 개발 전문 직원이다. 또 전체 매출액의 5%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한경희생활과학은 스팀 기술 기반의 생활 가전 전문 기 업 을 넘어 화장품과 주방용품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현재 스팀 가전 외 주방용품, 뷰티 등 제품군으로 사 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성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 킬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혁 신적인 제품을 통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 기 위해서다. 한경희생활과학은 R&D 투자를 많 이 하는 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R&D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는? 하나의 제품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고민과 연 구가 필요하다. 특히 소비자 입 장에서 꼭 필요한 요소를 찾기 위해서는 R&D가 무엇보다 중 요하다. 초창기에 우리 회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 한경희생활과학의 신제품인 보온히팅쿠커. 저온에서 조리해 건강한 저염식 요리가 가능 한 이 제품은 한경희생활과학의 평소 기업 철학인 여성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와 그 맥락이 닿아 있다. 창의와 열정, 한경희생활과학의 힘 하나의 제품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서는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가 필요 하다.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 꼭 필 요한 요소를 찾기 위해서는 R&D 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경희생활과학의 기업 문화는 한마디로 창의 와 열정 으 로 요약된다.인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지금 직원들의 창의 와 열정 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 우리의 경영 이념은 매일 거듭나는 회사 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속에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더 큰 세 상으로 나가기 위해서다. 실제로 우리는 직원을 뽑을 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 람 을 원한다. 또 인성과 노력, 능력 등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나는 스스로 한 우물만 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 비해 수많은 경험을 했고 매 순 간 최선을 다했다. 늘 온 힘을 다해 일한 것은 회사를 위해서 이기도 했지만 나 스스로를 위 한 노력이기도 했다. 그런 자세 가 성공을 가져온다고 확신한다. 한경희생활과학은 특히 창의적 발상을 중시한다. 이를 위한 독특한 제도나 방침이 있다면? 열정과 창의를 위해 직원 한 사람 한 사람 간의 소통 을 가장 중시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씽크타임 이다. 모든 직원은 매주 금 요일에 1시간씩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 내용을 인트 라넷에 올려놓는다. 우수한 아이디어나 최다 제안자 에게는 포상을 한다. 그 밖에도 연간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제품 개발 아이 디어를 얻고 있다. 10여 명 내외의 직원들로 팀을 구 14 중소기업 CEO 리포트
성하고 이들이 자율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우 수 팀에는 상금 등의 인센티브를 수여한다. 아이디어 나눔 시간 도 우리 회사의 독특한 제도다. 직 급에 관계없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업무와는 별 도로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지속 가능 경영의 일환으로 많은 기업들이 사회 공 헌, 지역 공헌, 상생 경영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생각과 한경희생활과학의 추진 내 용 등에 대해 소개한다면?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공부방 지원 사업 을 해왔다. 결손 저소득층 어린이, 맞벌이 때문에 방과 후에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 가정의 교육을 지원 해온 것이다. 시작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과 고양시 삼 송에 개소한 한사랑 지역아동센터 였다. 많은 어린이 들이 희망을 갖고 꿈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고 2006 년에는 충청남도 홍성에 세 번째 센터를 세웠다. 기 업은 그 수익을 국민과 고객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생 각한다. 그것이 기업을 하는 중요한 이유다. 앞으로 도 꾸준히 사회 공헌 활동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지속 가능 경영을 이끄는 여성 기업가 고객 만족은 더 이상 기업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고객 만족 경영의 대표적인 내용을 소개한다면? 창업 당시부터 그래왔듯 우리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 는 하나다. 여성 가정 인류를 위해 삶의 질을 높이 는 데 기여할 제품을 만드는 것 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개발 검토를 진행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특히 여성이자 주부로서 철저히 삶의 질 제고에 중 점을 두고 있다. 주변을 살펴보면 좋은 아이디어를 상용화해 소위 대 박 을 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생 각에 그치지 말고 현실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비록 많은 난관이 따르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현재 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더 우수한 신제품을 개 발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 바로 최고의 고객 만족 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일하는 여성을 위해 신제품 개발 에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성 CEO와 기관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 졌다. 기업 경영에서 여성 CEO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여성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아울러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수성을 반영해 더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 다. 스팀청소기, 스팀다리미, 주방 가전인 에어프라 이어, 식품 건조기, 건강식 마스터 등 수많은 생활 가 전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여자의 입장과 상황 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의 파워 여성 기업인 50(<포브스> 선정, 2012) 선정, 주목해야 할 여성 기업인(월스트리트 저널, 2008) 등 많은 해외 언론들도 한경희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 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영 광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각종 수상보다 스팀청소기 가 가사노동에서 여성을 해방시켰다 라는 평가가 더 기뻤다. 우리나라 사회학자에게서 받은 입식 부엌 이 후 남녀평등에 가장 기여한 여성 이라는 찬사는 오래 도록 내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15 2014 May
management lounge 문화 경영 중국 비즈니스의 심장, 상하이와 화동 지역 <중소기업 CEO 리포트>는 중소기업 CEO의 중국 진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성균중국연구소와 연계하여 6회 분량으로 중국 지방 정부를 분석한다. 첫 번째는 상하이 화동 지역으로 중국 동부의 일부 성( 省 ), 시( 市 )를 일컫는다. 화동 지역의 중심 도시는 상하이다. 사회 문화적으로나 정치 경제적으로 상하이는 베이징과 대비되는 소위 남방의 대표 도시다. 화동 지역, 특히 상하이는 공교롭게도 식민의 역사와 유산을 먹고 자란 도시이기도 하다. 글 양갑용(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연구교수) 성균중국연구소의 중국 지방정부 분석 시리즈 1 상하이 화동 지역 2 광둥 화남 지역 3 베이징 화북 지역 4 동북 지역 5 서북(충칭) 청두 지역 6 산동 지역 외국 문화에 이질감이 덜한 상하이 황푸( 黃 浦 )강 옌장( 沿 江 )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와 이탄( 外 滩 )에 푸둥( 浦 东 )발전은행이 있다. 한때 유럽 밖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평가받던 곳이다. HSBC 상하이 분점으로 사용되었고, 국민당 집권기 에는 상하이 시 정부로 잠시 사용되었으며 신중국 들 어서 상하이 시 인민 정부로 잠시 사용되다 지금은 푸 둥발전은행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안에 들어서면 돔 형식의 천장에 1920~30년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 던 8개 도시가 10만 개에 달하는 조각으로 모자이크 되어 있는데 뉴욕과 홍콩, 런던, 파리와 어깨를 나란 히 하는 상하이도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 만큼 20세기 식민지 시절 상하이는 국제적인 도시로 서 이미 중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금융과 무역의 허 브 도시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일개 어촌에서 출발한 상하이는 국제적인 도시로 성장 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혁 개방 시기에 비약 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국제적인 감각과 외국 문화, 문물에 대한 이질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DNA가 이미 상하이 사람들에게 내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하이의 국제적인 감각이 화동 지역 인근으 로 전파되어 남방 지역은 북방 지역과 달리 집체 기업 이나 상업 영농, 민영(사영) 기업이 빠르게 발전했다. 그래서 상하이 중심의 남방 지역은 베이징 중심의 북 방 지역과 달리 기업 환경이 상대적으로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남방 지역이 지닌 다양성과 다 원성이 있는 언어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보수적인 북방과 개방적인 남방 지역 중국 문화와 자긍심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 쯔진청( 紫 禁 城 )에 입주해 있던 스타벅스 커피숍은 6년 여 동안 열심히 장사를 하다가 서양 문화의 중국 문화 침탈이라는 블로그 글 하나로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 야 했지만, 상하이에서는 20세기 마오쩌둥( 毛 泽 东 )과 혁명가들을 21세기 자본주의가 에워싸고 있는 신톈디 ( 新 天 地 )가 늘 불야성을 이룬다. 마오쩌둥은 마오쩌둥
이고 혁명은 혁명이며 지금은 재즈와 커피와 술잔이 오가는 곳이 바로 신톈디이고 상하이 사람들은 그 문 화를 즐긴다. 베이징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이 적어도 상하이에서는 아무 거리낌 없이 벌어지고 있다. 다양성보다 획일성과 집단성이 더 강조되는 북 방에 비해 남방, 특히 화동 지역의 다양성과 상호 간 차이 인정은 경제 발전 전략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저장( 浙 江 )성 내륙 소도시 이우( 义 乌 )에 가면 중국 최 대 소상품 도매시장이 있다. 내륙에 어떻게 그런 최 대 규모의 국제 도매시장이 있을까 싶은데, 실제로 그 곳에는 대형 시장이 있다. 적어도 이우에 가면 중국인 의 상인 DNA를 실감하게 된다. 내륙에 시장을 만들 생각, 이것이야말로 남방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북방과 달리 남방은 다양성, 다원성을 중시하고 외국 문화에 대한 이질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좋은 것 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돈이 되는 일은 그것이 어디에서 왔든 받아들이고 체 화하는 능력이 남방 사람들의 DNA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 이익만을 좇다 베이징은 정치의 중심이다. 요, 금, 원, 명, 청 등 오 랜 기간 왕조의 수도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여간해선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수도 사람들이 신조로 여기는 일종의 수도 시민의 자존심이랄 수 있다. 돈 버는 것 보다, 눈앞의 이익보다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풍조 가 여기에서 나온다. 반면 상하이는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 어촌에서 출발했다. 상하이의 다른 명칭인 후 ( 沪 )도 어부의 어구를 이르는 말이다. 상하이는 아편 전쟁을 거치면서 개항하고 20세기를 거치면서 중국 최대 경제 도시로 성장했다. 식민의 경험이 상하이에 서는 발전의 기회가 된 셈이다. 신중국 이후 반자본 주의 물결이 불어닥친 몇 년을 제외하고 상하이에는 계속해서 개혁 개방의 새로운 기회가 왔으며 상하이 는 그 기회를 잘 포착했다. 상하이 경제 권역에 존재 하는 화동 지역은 상하이의 그런 발전 경험을 그대로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상하이와 화동 지역은 중앙과는 멀리 떨어져 정치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식민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국 문화와 문물에 더욱 개방적이다. 상하이는 현재 국제 금융 도시와 항운, 무역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 속칭 상하이 자유무역 시범 지구 (China-Shanghai Pilot Free Trade Zone, FTZ)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지난 2013년 8월 22일 국무원의 승인을 받아 그해 9월 29일 정식 출범했다. 발전 정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금융시장의 새로운 성 장 모멘텀을 FTZ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금융의 휘발성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도 필요하지만, 상하이 의 개방성과 적극성 때문인지 빠르게 밀어붙이고 있 다.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할 정도로 적극적이 다. 홍콩과의 금융 중심 경쟁에 대한 이런저런 우려 도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다. 정치적 고려는 중앙에 서 하고 오직 경제적 이익만을 좇는 상인 DNA의 전 형을 보여주고 있다. 창의성과 혁신으로 경제를 선도하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화동 지역은 중국에서 민영(개 인) 기업이 가장 발달한 곳이다. 이들은 주로 틈새시 장 전략을 구사한다. 외국에서 가능성이 보이는 분야 의 론칭에 거침이 없다. 창의성과 혁신, 민첩성과 선 도성이 이들 지역 비즈니스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중앙과는 멀리 떨어져 정치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식 민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국 문화와 문물에 더욱 개 방적이다. 베이징 사람들은 돈만 밝히고 이익만 좇는 다고 상하이 사람들을 경멸한다. 상하이 사람들은 가 진 것 없으면서 체면과 의리만 따진다고 베이징 사람 들을 업신여긴다. 거대한 시장을 앞에 두고 한국의 비즈니즈 달인들은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손안에 있 다. 창의성과 개방성, 다양성이 몸에 밴 상하이, 화동 지역이 우리의 삶터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 17 2014 May
승승장구 사람들을 놀라게 할 신선한 아이템이나 기술이 주춤한 듯하다. 그렇다면 그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것 은 무엇인가. 바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디자인이다. 그래서 최근 수많은 기업과 브랜드는 디 자인 경쟁력을 내세우며 같은 제품이라도 새 옷을 입혀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정부의 창 조경제 역시 디자인 경쟁력과 그 맥이 닿아 있다. 지금, 중소기업은 디자인 과 관련해 무엇을 생각 해야 할지 알아본다.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 (단위 : 백만 원, %) 디자인 특수 분류 매출액 디자인 기여도 부가가치율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 제품 디자인 177,273,494 23.36 24.1 7 10,009,060 시각 디자인 43,1 1 5,775 35.73 41.39 6,376,240 디지털/미디어 디자인 9,220,684 35.59 37.64 1,235,210 공간 디자인 59,925,887 38.39 39.99 9,199,919 패션/텍스타일 디자인 8,876,026 27.7 1 27.64 679,819 서비스/경험 디자인 152,443,293 27.18 54.92 22,755,601 산업 공예 디자인 9,881,308 26.45 28.82 753,241 디자인 인프라 123,914,468 24.10 61.81 18,458,559 계 - - - 69,467,649 주 : 매출액은 2010년 경제 총조사 data, 디자인 특수 분류 해당 업종 x 디자인 활용 비율, 자료 : 한국디자인진흥원(2014, 2012년 자료 기준)
기업에서의 디자인 역할 변화 제품 외관 개선 Styling 경영 전략 혁신 수단 Design as Innovation Design as Innovation Design as Process Design as Styling Non-Design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디자인 산업 규모 (단위 : 개사, 백만 원) 구분 디자인 활용 업체 수 업체 평균 디자인 투자 산업 규모 소기업 63,496 94 5,968,624 중기업 11,656 164 1,911,584 대기업 889 2,415 2,146,935 계 76,041 132* 10,027,143 주 : *는 가중 평균치, 자료 : 한국디자인진흥원(2014, 2012년 자료 기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디자인 인력 규모 (단위 : 명) 구분 활용 업체 중 디자이너 보유 업체 비율 디자이너 고용 업체 대상 평균 디자이너 수 활용 업체 전체 대상 산업 인력 소기업 64.7% 4.0 2.6 162,146 중기업 52.3% 5.9 3. 1 35,660 대기업 79.4% 30.7 24.3 21,638 계 63.0% * 4.6 * 2.9 * 219,444 주 : *는 가중 평균치, 자료 : 한국디자인진흥원(2014, 2012년 자료 기준)
DESIGN i 중소기업,디자인에서 경쟁력을 찾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경영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이 고리를 끊을 수 있어야 중소기업이 살고, 경제가 살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절실한 때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이 경쟁력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먼저는 눈에 띄는 디자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은 얼마나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소기업의 디자인 현주소를 진단해본다. 글 이경순(한국디자인진흥원 전략연구팀장) 성장 동력의 부재, 히든챔피언으로 돌파구 찾아야 1967년 무역 10억 달러를 시작으로 50여 년 만에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나라. 이것이 밖 으로 드러나는 한국의 모습이다. 아마도 이러한 나라는 다 시는 나오지 못할 것이다. 타고난 부지런함과 강인함, 무엇 이든 해내려는 끈기, 단결된 힘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 원 동력이었고, 그 선두에는 많은 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 이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을 보면 어떨까? 한국은 현재 새로 운 성장 동력이 부재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날로 벌어지며,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입 등으로 많은 부분의 경 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우리가 두각을 나타냈던 IT, 조선, 자동차 등에서 신흥 강국 들의 강력한 추격을 받고 있어 경쟁력 확보에 적신호가 켜 졌으며, 기존의 대기업 위주 성장 전략은 더 이상 한국을 글 로벌 선두 주자로 이끌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시급히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기반의 히든챔피언을 육성하는 것이다. 회사의 미래 전략과 고객 가치를 잇는 디자인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고 제품의 질적 수준 제고를 통한 소 비자 만족감을 향상할 수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미래는 소 비자 위주의 시장이 주도할 것이다. 따라서 고객의 관점에서 회사의 미래 전략을 세우고 상품 기획 단계부터 고객의 가 치를 생각해야 한다. 고객 입장에서 회사의 미래 전략을 세우고 상품 기획 단계 에서 고객 가치를 적용하려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바 로 디자인의 활용이다. 회사의 미래 전략과 고객 가치가 디 자인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을 것이다. 요즘은 인생을 디 자인하고, 생활을 디자인하고, 서비스를 디자인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이렇듯 디자인은 이제 단순히 상품을 예쁘 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점차적으로 제품 생산, 근무 환경, 미 전자제품에 혁신을 일으킨 영국의 기업 다이슨(Dyson). 세계 최초로 먼지 봉투가 없으면서도 흡입력이 뛰어난 진공청소기(왼쪽)를 만든 다이슨은 베르누이 원리를 이용한 날개 없는 선풍기(오른쪽)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 중소기업 CEO 리포트
래 비즈니스 확산 전략 등 경영 전반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창의성과 기술을 결합, 비즈니스 구체화에 필 요한 문제 해결 수단으로서의 디자인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중소기업의 디자인 투자 디자인의 쓰임새와 가치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4년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발표한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는 69조 원으로 한국의 산업 발전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디자인은 이렇듯 한국의 수출 향상에도 일조하며, 기업의 미래 전략과 소비자 가치 판단에 도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2000 년대 초부터 앞다퉈 디자인 경영을 모토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선행 디자인팀을 만들어 회사와 상품의 미래 전략을 세우고 이를 통해 타사와 차별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 렇다면 중소기업은 어떨까? 아쉽게도 우리의 중소기업들은 현재 12%만이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으며, 투자액 또한 3억 원을 밑돈다. 중기업과 소기업의 2012년 디자인 투자 금액 은 총 2억 5,800만 원으로 2010년 2억 9,700만 원 대비 오 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디자인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알 수 있는 창의적 디자인이 다양한 가 치로 거래되고, 투자가 순환되어 중소기업의 창조 혁신을 뒷받 침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선 진국의 경우를 보면 영국이 33%, 프랑스 36%, 스웨덴은 무려 75%의 기업이 디자인을 활용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디자인을 통해 중소기업을 세계적으로 성장시킨 선진국은 많 디자인 경쟁력 중소ㆍ중견기업 경쟁력 진화 단계 브랜드 경쟁력 디자인 경쟁력 창출을 통한 시장 확대 및 수출 증진을 통한 성공 시장 확대, 세계시장 진출 제품 경쟁력 고부가가치 제품을 목표로 제품 표준화, 브랜드화를 기반으로 한 성공 브랜드 명품화 기술 경쟁력 최고 품질의 제품 생산을 목표로 품질, 내구성, 가격 경쟁을 기반으로 한 성공 제품 경쟁력 강화 세계 최고 기술 개발을 목표로 제품화, 기업화 가능한 기술 개발에 기반한 성공 기술 개발 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디자인 선진 국가는 이탈리아일 것 이다. 이탈리아는 알레시(Alessi) 등과 같은 전통적인 중소기 업과 뛰어난 디자이너를 융합해 명품 디자인을 만들어 세계 적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또 영국의 기업 다이슨(Dyson) 은 베르누이 원리를 이용한 날개 없는 선풍기를 디자인해 청 소기에 이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기술과 자본이 대기업에 비해 뒤떨어 진다고 보고 디자인 투자 비용을 아깝게 생각하거나 투자할 여력조차 없다고 주장한다. 기업 CEO부터 인식을 변화시켜 디자인을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야 할 시점이다. 디자인과 경영의 지식을 융합해 혁신을 가 시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제공하는 디 자인 경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탈리아 브랜드 알레시 (Alessi)는 고유의 독특한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구매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21 2014 May
DESIGN ii 디자인 경영, CEO의 전략이 필요하다 디자인이 혁신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금, 디자인의 중요성은 누구나 통감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멋진 디자인을 쏟아낼 수는 없다. 디자인 경영을 위해서는 확고한 CEO의 철학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글 정경원 박사(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한국디자인진흥원장 및 서울특별시 디자인부시장 역임) 디자인은 혁신의 수단이다 제품은 매일 선거를 치르고 있으며, 좋은 디자인이 선거운동의 승리를 좌우한다(Your products run for election every day and good design is critical to winning the campaign).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크레스트 치약, 팸퍼스 기저귀, 프링 글스 감자칩 등을 제조하는 프록터&갬블(Proctor&Gamble: P&G) 의 앨런 라플리(Alan Lafley) 회장의 말이다. 유권자들 이 여러 후보 중 한 명에게 투표하는 선거에 빗대어 제품이 구매로 이어지려면 디자인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라플리 회장은 2000년대 초반 위기에 처했 던 회사를 디자인 경영으로 구해낸 디자인 CEO로 유명하다. 라플리 회장은 평소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디자 인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하라.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욕망 을 찾아내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디자인이란 단지 겉모습 을 예쁘게 꾸미는 것만이 아니라 혁신의 수단이 될 수 있음 을 꿰뚫고 있던 라플리 회장은 P&G를 세계 최고의 소비자 디자인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라플리 회장이 2010년 현직에서 명예롭게 은퇴할 때까지 10년간의 재임 기간 동안 P&G의 매출은 무려 2배나 늘어났다. 그러나 후임자인 로버 트 맥도날드 회장의 경영 성과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 때 문에 라플리는 2013년 5월 회장직에 복귀해 다시 디자인 경 영에 불을 지필 것으로 기대된다. CEO가 이끄는 디자인 경영 P&G의 예는 디자인 경영이 기업의 성패( 成 敗 )를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전 회장은 생전에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등 베스트셀 러를 계속 디자인해낼 수 있도록 앞장서서 독려했다. 디자인 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독특한 정체성과 매력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설사 성능이 다소 떨어져도 애플 이면 OK 라는 애플 마니아(Apple Mania) 를 탄생시켰다.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은 1996년을 삼성 디자인 혁명의 해 로 정하는 등 강력한 디자인 경영 드라이브를 걸어, 삼성전 (왼쪽) P&G의 라플리 회장은 디자인 경영으로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P&G의 제품들. (오른쪽) 세비앙은 낮은 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디자인 경영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사진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2009년 if 디자인 어워드 에서 샤워기 부문 최초로 상을 받은 세비앙의 디자인 수납 샤워기 퍼즐. 22 중소기업 CEO 리포트
자를 세계적인 디자인상( 賞 )을 가장 많이 수상하는 기업으 로 성장시켰다. 요즘 세기의 화제가 되고 있는 삼성과 애플 의 지식재산권 소송은 디자인 경영이 기업의 전략적 축이라 는 사실을 대변해준다. 2012년 구글의 경영 일선에 나선 래리 페이지(Larry Page) 회장은 추해지지 말자(Don t be Ugly) 라는 캐치프레이즈 를 앞세워 아름다운 구글(A Beautiful Google) 전략을 추 진하고 있다. 그 결과 구글의 검색창은 물론 구글맵, 구글어 스, 구글글라스 등 제품과 서비스의 디자인 수준이 향상되 어, 한때 기술자 DNA 때문에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했던 데 서 벗어나고 있다. 디자인 경영은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 니라, 중소기업에서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세비앙이라는 샤워기 전문 업체는 국내외 디자인 컨설팅 회 사들과의 활발한 산학 협력은 물론 해외 디자인 인턴 등을 적극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디자인 경영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전 직원이 30여 명에 불과한, 전형적 인 중소기업인 세비앙이 미국의 아덱스상과 독일의 if상 등 을 수상한 것은 디자인에 사운( 社 運 )을 거는 류인식 대표의 독특한 디자인 경영 덕분이다. 디자인 경영의 단계와 전략 기업이 디자인 경영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은 매우 다양하 다. 주요 업종과 경영 여건은 물론 CEO의 철학과 스타일에 따라 디자인 경영도 달라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덴마크 디 자인 센터(Danish Design Center)는 기업이 디자인 경영을 활용하는 과정을 無 디자인-스타일링-프로세스-전략 의 네 단계로 정의했다. 먼저 無 디자인 단계는 제품이나 서비스 개 발에서 성능과 효용성 등 기술적인 데만 치중해 선진 기업의 디자인을 모방하는 전략에 의존한다. 스타일링 단계에서는 디자인을 제품과 서비스를 아름답게 만드는 수단으로 간주해 외관에만 치중하는 소극적 전략에 머문다. 프로세스 단계에서는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과정에 서 디자인을 관련 분야 간의 협력을 촉매로 활용하는 적극 적 전략을 구사한다. 끝으로 전략 단계에서는 디자인이 개 발 과정을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전략으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한다. <그림 1>은 디자인 경영이 활성화되는 각각의 단계에서 필요한 전략을 CEO와 디자인의 역할과 연 관 지어 나타낸 것이다. <그림 1> CEO를 위한 디자인 경영 전략 프레임워크 Design as Styling 저 Nondesign 스타일링으로서의 디자인 (소극적 전략) 無 디자인 ( 無 전략) 고 CEO의 역할 저 전략으로서의 디자인 (주도적 전략) 디자인의 역할 프로세스로서의 디자인 (적극적 전략) Design as Strategy 분수에 맞는 실행이 중요 CEO 중에는 애플이나 덴마크의 B&O처럼 단순하고 세련된 제품을 디자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 다. 단숨에 디자인 경영의 역량을 키우고 싶다는 의욕의 발 로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기대일 수도 있다. 디자인 경영의 발전에는 단계별 선행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無 디자 인이나 스타일링 단계에 있는 기업이 갑자기 주도적인 디 자인 전략 을 구사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게 되려면 CEO의 강력한 의지 못지않게 디자인 역량의 확보라는 전제 조건 이 충족되어야 한다. 디자인은 제품에 혼을 불어넣는 것 이라는 강한 신념을 갖 고 있던 스티브 잡스조차 1976년 창업한 이래 수많은 시행 착오를 거쳤다.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1997년 영국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주도 적인 전략을 구사하며 고객의 심금을 울리는 아이폰과 같은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었다. 디자인 경영으로 펼치는 진검 승부는 CEO의 전인적인 역량 이 표출되는 무대다. 디자인 경영에서 이미지의 제고와 경 쟁력을 확보하려는 CEO는 사람을 위한 디자인의 본질을 이 해하고, 자사 디자인의 강점과 약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 리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등 실정에 맞는 디자인 전략 을 구사해야 한다. 디자인 경영을 위한 CEO들의 올바른 전 략적 선택이 더욱 긴요한 시점이다. 고 Design as Process 23 2014 May
DESIGN iii 경영을 디자인하라, 관점을 디자인하라 제품이 잘 팔리려면 품질이 좋아야 한다, 가격이 적정해야 한다, 디자인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틀에 박힌 말이다. 진정한 중소기업 CEO라면 경영을 디자인할 줄 알아야 한다. 경영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국내 유일의 관점 디자이너인 박용후에게 그 정의를 들어보았다. 글 박용후(관점 디자이너. 본도시락, 배달의민족, 4:33, (주)오콘, (주)KTN 등 총 16개 회사의 홍보이사 겸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마이크임팩트 전속 강연자) 관점을 바꾼다는 것 내 직업은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다. 대한 민국에 없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카카오톡을 만든 (주)카카오에서 처음에는 홍보이사 라는 직책으로 일했 다. 그러나 그런 직함을 쓰면서 마음 한편에 불편함이 있었 다. 왜냐하면 홍보( 弘 報 ) 라는 단어가 왠지 거슬렸기 때문이 다. 홍보 라는 단어를 보면 넓을 홍( 弘 ) 에 알릴 보( 報 ) 라는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직역하면 넓게 알리는 일 이 내 직업 이었던 셈이다.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왠지 목적이 빠진 직책같이 느껴졌다. 이후 내 머릿속에서 내 직업에 대한 적 확( 的 確 )한 정의 를 찾아보자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무엇 인가를 염두에 두면 그것을 중심으로 보이는 법이다. 그 당 시 나의 시선을 끈 하나의 동영상이 있었다. 영국의 퍼플 페 더(Purple Feather)라는 회사가 자신들이 하는 일을 설명 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이었다. 맹인이 구걸을 하는 동영상이 었는데 맹인 거지 앞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나는 장님입 니다. 도와주세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몇 푼의 동전을 던 져주었다. 그때 지나가던 한 여성이 맹인 앞에 놓인 문구를 디자인 경영 이란 회사의 모든 리소스를 창의적으로 연결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경영 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24 중소기업 CEO 리포트
바꾸어준다. 그러고 난 뒤 맹인 거지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과연 어떤 문구가 쓰여 있던 걸 까? 아름다운 날입니다. 아쉽게도 저는 그걸 볼 수 없네요! 라는 문구였다. 나는 이 동영상을 보면서 무릎을 탁 쳤다. 바 로 이거다. 맹인 거지가 동냥을 하는 것은 같지만 지나가던 여성이 바꿔준 문구를 통해 행인들이 거지를 바라보는 관점 (Perspective)이 바뀐 것이었다. 같은 업종이라도 정상을 달리는 업체가 있고, 같은 경영자라고 해도 많은 차이가 난다. 그 차이의 원인은 같은 것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어떻게 달리 해석해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느냐 는 데서 찾는다. 고객의 관점을 바꾸는 것이 마케팅 이후 나는 내 직업을 관점 디자이너 라고 이름 붙였다. 나의 궁금증은 계속 이어졌다. 마케팅은 과연 무엇이라고 정의를 내려야 하는 것일까? 그 답도 역시 관점에서 찾을 수 있었 다. 마케팅이란 고객의 관점을 바꿔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 르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라고 정의를 내린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같은 물건이나 서비 스라도 관점이 바뀌면 고객의 태도는 전혀 다르게 표현된 다는 것이다. 물건을 잘 만드는 회사는 매우 많다. 서비스를 잘하는 회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고객 들의 머릿속에서 1등이 되는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나는 고객의 머릿속에 1등인 회사 라고 정의한다. 그 1등을 만드 는 것은 고객의 관점 이라고 본 것이다. 어떤 경영을 원하는가? 먼저 정의부터 내려보자 자, 이제 경영이라는 것을 대상으로 생각을 이어가보자. 나는 디자인 경영 이란 주제를 전달받았을 때 이런 생각이 떠올랐 다. 과연 디자인 은 무엇이고 경영 은 무엇인가? 각각의 단 어에 대한 남과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어야 하고, 이 두 단 어가 솔기 없이 연결될 때 이기는 정의(Winning Definition)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디자인(Design) 이란 단어가 주어졌 을 때 어떤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내 머릿속에는 크리 에이티브(Creative) 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여러분 은 이 단어에 대해 어떤 정의를 가지고 있는가? 나는 크리 에이티브란 존재하는 것들을 연결해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 석해내는 것 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를 연결해보니 디자인 경영 이란 회사의 모든 리소스를 창의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경영 이라고 정 의 내릴 수 있었다. 나는 여덟 번의 CEO 경험이 있다. 그러 나 나는 그때 닥친 일을 해결하느라 어떤 것에 대한 정의 내 리기 같은 것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경영 의 방향이 흐트러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내가 카카오톡을 홍보하면서 기적(?)이 시작된 것은 고민하고 있 는 것들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다른 정의를 내리 는 일을 먼저 하고 나서부터였다. 주변에 있는 아주 익숙한 것들에 대해 관점을 달리해 남과 다른 정의를 내리면서 같 은 일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었고, 다른 생각들이 떠올랐다. 존재하는 것들을 연결해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하라 머리를 깎는 일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어떤 사람은 자신의 직업을 이용사, 미용사 라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헤어 디자이너 라고 표현한다.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앞서 밝힌 대로 디자인 이라는 단어에는 크리에이티브 라는 단 어가 포함되어 있다. 같은 일을 하지만 같은 직업을 표현 하는 단어에서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이 빠지면 왠지 단순 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느낌이 든다. 나는 사람이나 회사 의 수준 차이는 같은 대상을 어떻게 다르게 보느냐 의 차 이라고 설명한다. 같은 업종이라도 정상을 달리는 업체가 있고, 같은 경영자라고 해도 많은 차이가 난다. 그 차이의 원인을 같은 것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어떻게 달리 해석해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느냐 는 데서 찾는다. 이런 맥락에 서 디자인 경영 이란 창의성이 포함된 개념으로서의 경영 을 이해하고 창의성에 대해 어떤 정의를 내리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변을 살펴보라. 동종 업계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너 무 많다고 느끼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단언컨대 같은 대상을 다르게 보는 힘 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라도 같은 대상에 대해 관점을 달리하고 다른 정의를 내려보자. 달라진 관점으로 내린 정의는 경쟁자를 압도하는 힘이 될 것이다. 25 2014 May
ceo lounge CEO의 서재 늙어감의 미학 소설가 김훈은 늙기란 힘든 사업 이라고 했다. 내 인생에 은퇴, 고독, 질병, 치매, 이별, 죽음이라는 손님이 찾아온다니! 세월 앞에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신의 계획대로, 자연의 의도대로 늙어가고 있다. 그러나 늙음은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 이렇게 노년이 수동형인 까닭에 늙음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경구는 고마우면서도 공허하다. 글 이현숙(IBK기업은행 남동인더스파크지점 부지점장) 나이 들수록 자립의 긍지를 지키자 소노 아야코의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노년 에 경계해야 할 것들을 적어놓은 계로록( 戒 老 錄 )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에 어른이 될 준비를 하듯 중년부터 노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엄격한 자 기 관리와 노년의 증상에 대한 인식, 죽음을 맞는 자 세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읽다 보면 노년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 깐깐한 조교를 만난 느낌이다. 노인이기 때문에 버스에서 젊은이로부터 자리를 양 보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 다. 고령 시대에 노인이라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지 위나 자격이 될 수 없다. 경제와 체력이 허락하는 한, 낼 것은 당당하게 내고 몸소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떳 떳할 수 있다는 얘기다. 노인이라고 해서 남이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자립의 긍지를 가질 수 없 다.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를 되도록 많이 남 겨놓아야 서운함과 불만이 적다는 말에는 고개가 끄 덕여진다. 노인이 되면 모든 것이 용납된다는 생각은 응석에 불과하니 당연히 받아주겠지 하는 마음은 애 당초 갖지 말라는 작가의 쓴소리다. 노인이 되어서도 매사에 자신이 전면에 나서려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진취적이며 훌륭한 생활 방 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른답지 못하다. 노인이 제일 먼저 잃는 것은 <어른다움>이다. <어른다움> 이란 대국적인 견지에서 스스로 뒷전으로 물러서 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타인에게 이득이 되 게 하기 위해 자신을 어느 정도 희생하며 티를 내 지 않는 것이다. 나는 <어른다움>의 미학을 소중 히 간직하고 싶다. 누구든지 한 번은 젊고 누구든 지 한 번은 늙는다. 이만큼 공평한 흐름을 시기하 는 것은 탐욕이다. 목표 설정으로 노년의 외로움 극복해야 일본의 숲은 상록 활엽수림이 많다. 작가는 이 숲에 서 나는 낙엽 썩는 냄새를 예를 들어 말한다. 나무에 26 중소기업 CEO 리포트
서 자라나 성장한 잎은 제 몫을 다하고 나면 땅에 떨 어져 썩는데, 이것이 토양의 자양분이 되어 어린잎과 나무를 다시 키워낸다는 것이다. 어린 초록에 자리를 내주는 낙엽의 추락은 얼마나 아름답고 위대한가. 반 대로 메마르고 파리한 모양새로 가지 끝에 매달려 있 는 낙엽의 안간힘은 또 얼마나 위태롭고 애처로운가. 작가가 말하는 어른다움 이란 초록을 시기하는 낙엽 이 아니라, 초록을 위해 나무에서 기꺼이 떨어질 줄 아는 낙엽의 지혜를 지니는 것이다. 노년은 외롭다. 자식과 함께 살거나 경제적으로 풍족 하다면 그 외로움이 덜하겠지만, 그렇다고 100% 면 제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노년의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목표 설정 을 말한다. 흔히 은퇴하 면 농사나 지어야지, 글이나 써야지, 여행이나 다녀 야지 라고 결심한다. 모두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농사든 글이든 여행이든 체력과 시력이 뒷받 침되어야 가능하다. 물론 장애가 있는 몸으로 산을 정 복하거나 세계를 횡단하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노년의 몸이란 생각보다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고, 몸 의 어느 한 부분을 쓸 수 없게 되고, 판단력도 흐려진 다. 그러니 몸이 성할 때 되도록 노년에 할 수 있는 취 미를 준비하라고 권한다. 도자기 공예, 소설 쓰기, 골 프나 춤, 그림 그리기, 화초 재배 등 어떤 것이든 좋 다. 외로움을 피하는 방법도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 는 방법도 노력 없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타인의 생활 방식을 존중할 줄 알아야 사람의 능력이나 체질은 각양각색이다. 노년이 되어서 도 다부진 몸은 그만큼 관리를 해서이기도 하지만 일단 은 타고나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 잘난 척할 일도 아니다. 작가는 부부간의 체력이나 건강의 차이로 생기는 문제 를 지적한다. 길거리에서 몇 미터 앞서가는 남편이 뒤 에 오는 부인을 향해 빨리 좀 걸으라고 한다든지, 무거 운 물건을 낑낑대며 드는 남편에게 그것도 하나 못 드 느냐고 타박을 한다든지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누구 나 각자 체력의 용량이 있다. 발 빠른 사슴을 잡는 일 은 표범에게나 가능하다. 나무늘보가 어찌 잡겠는가. 작가는 특히 힘자랑 하는 노인들에게 이 점을 경계하 라고 말한다. 자신의 체력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은 사 람을 우쭐하게 만들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쉽게 상처를 준다는 것이다. 격차를 인정하고 자신이 기력 이 넘친다고 자만하지 말고 타인의 생활 방식을 존중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무를 위해 기꺼이 떨어지는 낙엽의 지혜 옛이야기 하기를 싫어하는 노년은 없다. 연세가 지 긋한 CEO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그 중 반은 이미 들 었던 얘기다. 그래도 분위기는 늘 처음처럼 이다. 작 가는 대화가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상대에게 대화의 주도권을 넘기라고 한다. 그리고 왕년에 미인이었 다 든지 여자들에게 꽤 인기가 많았다 라는 말은 웃 기려고 작정한 경우를 빼고는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조건 자주 걸어야 한다. 이는 노년 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걷는다는 것은 이동한 다는 것 이상으로 정상의 상태 임을 보증하는 증거 이기 때문이다.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하고,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을 피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 다. 여행을 많이 하는 것, 이사나 대청소 때 자리를 피 해주는 것, 새벽에 눈이 떠지는 것을 한탄하지 않는 것, 세상에 미련을 남기지 않는 것. 소노 아야코의 늙 음에 대한 덕목은 너무나 옳아서 읽다 보면 숨이 차 다. 온 세상이 초록으로 출렁이는 5월, 꽃그늘에 앉아 초록을 위해 나무에서 기꺼이 떨어질 줄 아는 낙엽의 지혜를 떠올려본다. 늙는다는 것, 힘든 사업이 아니 라, 멋진 사업이다. 참고 서적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소노 아야코, 리수) 이 기사는 IBK경제연구소 홈페이지(www.ibk.co.kr/research/main.ibk)와 아이폰 팟캐스트 경제 읽어주는 IBK 에서 다운받아 오디오로 들을 수 있습니다.
ceo lounge 취미를 디자인하다 벌레가 나뭇잎을 갉아 먹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작업한 가구와 소품. 가구 만드는 남자 참을 인( 忍 ) 자 3개면 살인도 면한다지만 목공 취미에는 참을 인이 5개는 필요하다. 그만큼 힘이 드는 데다 꾸준히 하지 않으면 결실을 보기 힘든 탓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DIY에 빠지는 건 그만한 매력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글 이중한 사진 선우형준 STEP 1 : 적응 단계 직접 가구를 만드는 건 매우 단조롭고 힘든 일이다. 어느 정 도 경지에 이르지 않는 이상 완성된 가구 역시 비용은 배나 들어가면서 대량생산 제품처럼 매끄럽지도 않다. 끝없는 사 포질이 작업의 대부분이고, 톱밥 가루에 온몸이 하얘지는 건 물론 기침까지 날 지경이다. 그래서 이 취미의 첫 단계는 가 구 만들기가 적성에 맞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멋진 결과 물만 떠올려서는 목공 작업과 친해지기 힘들다. 사포로 나무 를 가는 샌딩 작업은 힘들고 지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 우 중요한 공정이기도 하다. 이 과정이 적성에 맞는다면 본 격적으로 목공 취미에 도전해볼 만하다. 28 중소기업 CEO 리포트
1 설계 가장 간단한 구조물부터 시작한다. 선반이나 상자, 책이나 휴대폰의 거치대 정도가 적당하다. 목재의 두께도 고 려해 도면을 그렸으면 필요한 목재를 구입한다. 2 제작 사이즈대로 목재를 자른다. 톱날의 두께 때문에 목 재가 깎이는 손실분도 미리 고려해야 한다. 자른 목재의 거 친 면이 매끄러워질 때까지 사포질한다. 퍼티(목재 전용 아 교풀)를 목재에 바르고 다시 사포질한다. 나사나 못, 경첩 등 으로 목재들을 붙인다. 나사 등이 들어갈 곳은 미리 연필로 표시한 후 전동드릴로 뚫는다. 결합 후에는 다시 사포로 밀 어낸 후 페인트로 칠한다. 사포질과 칠을 2~3번 반복한다. STEP 2 : 길을 찾아서 처음부터 각종 목공용품을 구입하는 건 피해야 한다. 비용과 공간이 낭비되고 위험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원목을 살리길 원하는 곳, 소품 위주인 곳, 고가구 전문인 곳 등 공방에 따라 추구하는 스타일은 천차만별이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공방을 찾아야 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DIY를 검색하면 많은 카페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작업 방법과 결과물, 노 하우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여러 오프라인 공방 에서는 선배들의 정보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상보적인 관계다. STEP 3 : 가구의 으뜸은 안전! 공방에 등록해도 처음엔 실망할 수 있다. 소림사에 처음 들 어가서 몇 년 동안은 물만 긷는 것처럼 한동안 기초 교육만 반복하기 때문이다. 가구 만들기는 안전으로 시작해 안전으 로 끝난다. 전기톱을 비롯한 각종 전동 공구를 취급하기 때 문에 충분한 안전교육이 필수다. 공방 선생님의 가르침대 로 자신의 가구를 만든다. 다양한 공구로 여러 방법을 시도 하지만 공정은 처음 시험 단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STEP 4 : 나만의 가구 만들기 가구 만들기 취미의 방법을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각자 의 개성에 따라 가구 종류나 제작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 다. 자신에게 맞는 가구가 무엇인지는 어느 정도 내공이 쌓 였을 때 자연스레 알게 된다. 박남욱 대표는 가구 만들기의 핵심은 나무에 대한 이해 라고 말한다. 결국 나무를 자유 롭게 다룰 수 있는 안목 이 필요합니다. 가구만 바라보지 말 고 실내 구조나 나무 자체의 특성을 알아야 하는 거죠. 목공을 통해 자연에 다가갑니다 다랑인테리어 박남욱 대표 처음 가구를 만들게 된 이유는 뭔가요? 가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 한 후 건축 현장의 내부 목수와 외장 목수를 모두 경험했습니 다. 한동안은 단청을 배우기도 했고요. 결국 인테리어 일을 하게 되었는데 업무 특성 때문에 직접 가구를 만들어야 할 때도 있었 습니다. 현장의 특성에 맞춰 가구의 질감과 형태를 고민했는데 반응이 좋아 계속 가구를 만들게 됐습니다. 가구를 만들다 보 면 색감이나 마감, 질감 등을 달리하는 여러 시도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요? 목재를 그슬려 나이테를 뚜렷하게 살리거나, 색깔을 중첩하고 갈아내길 반복해 밑색이 올라오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신 이 원하는 바에 따라 스타일도 결정됩니다. 저는 가구에 자연 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가구와 건축을 동일선상에서 생각하는 거군요. 작업실에 2층 놀이터를 만들었더니 아이가 무척 좋아했습니 다. 놀이터를 만들 때는 계단의 간격과 높이는 물론 작업실의 구조도 고민해야 합니다. 가구를 잘 만들기 위해선 작은 가구 뿐만 아니라 주변의 큰 구조에 대한 이해까지 겸하면 좋습니 다. 가구를 만드는 취미는 각자의 여건에 따라 접근 방법이 매 우 달라집니다. 어떤 경우든 나무를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 노 력하길 권합니다. 목공의 매력은 뭘까요? 복합적이죠. 새로운 형태에 도전하는 것도 재미있고, 완성품을 보면 즐겁습니다. 기분좋은가게(민족의학연구원에서 설립한 사 회적 기업으로, 아름다운가게보다 친환경 성향이 강하다) 의 의 뢰로 작업한 친환경 수레 제작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물건 을 싣고 가서 위의 덮개를 열면 가판대로 바뀌어 곧장 판을 벌 일 수 있게 만든 수레였습니다.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 과정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자연에 대한 관심이 무척 깊은 듯합니다. 시골에서 자랐고 지금도 주거 공간을 자연 가까이에 꾸미고 있습 니다. 자연에서 벗어나면 내 자리가 아닌 듯해 불편합니다. 한동안 절에서 단청을 익힌 것도 자연에 대한 이해력을 높였을 겁니다. 29 2014 May
ceo lounge 나를 돌아보는 여행 남도( 南 道 )의 산과 사찰에서 평안을 얻다 바야흐로 봄의 중심이다. 대지를 가득 채운 연초록 생명들이 참으로 싱그럽다. 다사로운 봄볕을 곁에 두고 길을 떠난 나그네는 남도 깊숙이 자리 잡은 조계산 자락으로 접어든다. 글 사진 김초록(여행작가) 승선교, 보물 제400호를 밟고 지나는 계곡 돌돌돌 흘러내리는 계곡 물소리 하며 지저귀는 새소리가 심 신을 맑게 헹구어준다. 오솔길을 따라 얼마쯤 올라갔을까. 맑 은 계곡물 위로 무지개처럼 걸려 있는 반원형의 승선교(보물 제400호)가 반겨준다. 이 돌다리는 밑동이 자연 암반이라 급 류에도 휩쓸릴 염려가 없는 견고한 아치형이다. 주변 경관과 도 잘 어울려 방문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속계와 선계 를 이어주는 이 다리 앞에서 사람들은 세상의 시름을 잊는다. 승선교를 지나면 곧이어 강선루가 나오고 이내 도선국사가 팠다는 작은 연못, 삼인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서 삼인 이란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의 삼법인을 뜻한다. 즉 모든 것은 변하여 머무르는 것이 없고 나라고 할 만한 것도 없으므로 이를 알면 열반에 들어간다 라는 심오한 철학이 담 겨 있다. 연못가를 둘러싼 아름드리 전나무 세 그루는 운치 와 멋을 한껏 자아낸다. 고풍스러우면서도 소박한 선암사 삼인당에서 곧장 100m만 걸어가면 선암사 일주문이다. 선암 사는 예부터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한 절집 이라고 불릴 정도 로 잘 가꾸어져 있다. 경내로 들어서면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을 위시해 심검당, 설선당, 무우전, 달마전, 팔상전, 권통전, 천 불전, 불조전, 해천당, 장경각 등이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축 양식을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는 이 건물들은 하나같이 고풍스러우면서도 소박하다. 대웅전 좌우 를 보좌하는 쌍삼층석탑(보물 제395호)을 보는 느낌도 새롭 다. 가람 뒤쪽에 늘어선 매화나무는 푸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선암사에서 눈여겨볼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 다는 뒷간. 어른 세대에 추억의 상징물인 된 뒷간은 살림채 에 붙어 있지 않고 별채에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절에서는 보통 해우소( 解 優 所 )라 하는데, 말 그대로 근심을 푸는 곳이 다. 해우소는 내부에서는 외부가 보이나 외부에서는 내부가 30 중소기업 CEO 리포트
보이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선암사에서 템플 스테이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1박 2일 혹 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 성찰의 시간은 새벽 예 불, 발우공양, 다도 체험, 스님과의 차담, 108배, 명상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365일 템플 스테이가 가능하며 1박 2일 4만 원부터다. 선암사 종무소(061-754-5247)에 문의하면 된다. 몸속으로 흐르는 명산의 기운 선암사를 품에 안은 조계산(해발 884m)은 소백산맥의 끝자 락이 맺은 명산으로 굴나무, 서어나무, 개골나무, 갈참나무, 나도밤나무, 조록싸리, 조릿대 같은 갖가지 나무들이 울울하 게 들어차 있다. 등산로를 따라 정상(장군봉)을 경유, 천 년 고찰 송광사까지 갈 수 있어 등산 마니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산이다. 군데군데 오르막길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평 탄해 가족 단위 등산객이 즐겨 찾는다. 산행은 선암사 뒤편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선암굴목이재-송 광굴목이재-송광사로 내려가는 횡단 코스(약 2시간 소요) 와 선암사-대각암-장군봉-조계천-송광굴목이재-송광사 를 잇는 능선 종주 코스(약 6시간 소요)가 있다. 조계산의 깊 은 속살을 두루 구경하고 싶다면 종주 코스를 택하면 된다. 산 너머에 있는 송광사는 국내 삼보 사찰 중 하나로 가장 규 모가 큰 절이다. 대웅전, 소조 3세불상, 십자각, 사천왕상 등 보물급 문화재와 보조국사 지눌이 품고 다녔던 목조삼존불 감 등 국보 3점을 소장한 성보박물관은 꼭 둘러보길 권한다. 문의 조계산 관리 사무소(061-754-6341) 여행 정보 주변 볼거리 고인돌공원, 낙안읍성 민속마을, 드라마 세트장, 순천만 정원, 대대 포구, 용산 전망대, 와온포구, 천자암 쌍향수, 벌교 어시장 등이 있다. 맛집 순천은 맛의 고장이다. 대대포구(순천만) 입구에 장어구이와 짱뚱 어탕을 내놓는 식당이 여럿 있다. 강변장어(061-742-4233), 순 천만가든(061-741-4489) 등. 시청 뒤편에 있는 대원식당(061-744-3582)은 40년째 한정식을 내고 있다. 낙지볶음, 굴무침, 무나 물, 배추나물, 전유어, 갓김치, 게조림, 더덕무침 등 맛깔스러운 반 찬을 한 상 가득 차려낸다. 선암사 입구의 길상식당(061-755- 2173, 산채백반), 진일기사식당(061-754-5320, 김치찌개백반) 도 알아주는 맛집이다. 숙박 낙안읍성마을의 민박집을 권한다. 은행나무집(061-754-3032), 고향집(010-3420-3498) 등. (위) 전형적인 작은 어촌인 와온포구. 꼬막 생산지로 유명하다. (아래) 2006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되면서 명소로 떠오른 순천만 갈대숲길. (왼쪽) 국내 삼보 사찰 중 하나인 송광사. (오른쪽) 천연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된 천자암 쌍향수. 송광사 3대 명물 중 하나다. 31 2014 May
ceo lounge 릴레이 인터뷰 견고한 세계시장의 벽, 품질로, 아이디어로, 신뢰로 뚫다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곧 수출 경쟁력이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협소한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이름도 모르는 대한민국의 작은 중소기업이 어떻게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 이에 기술과 아이디어, 신뢰를 비법으로 꼽는 이들을 직접 만나본다. 글 강현숙 사진 선우형준 중국의 물량 공세, Made in Korea 가 힘이다 우리나라가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러한 성과를 이룬 데는 중소 중견기업의 수출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소기업 수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1월 중소 중견기업 수출이 1,683억 9,300만 달 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대기업의 수출 증가율(0.5%)보다 8배 이상 높은 실적이다. 또 하나 주 목할 것은 수출 실적 100만 달러 미만 업체의 수출액이 증가한 것이다. 규모는 작지만 탄탄하게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중소기업의 약진, 그 뒤에는 어떤 비법이 숨어 있을까. 답은 품질과 아이 디어, 그리고 열정이다.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로 세계시장을 매혹하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 장벽으로 우위를 점하며, 꾸준한 세계시장 공략으로 믿음을 더한다. 노동 집약적 수출 산업에서 벗어나 기술 집약적 수출 산업을 일구고 있는 대한민 국 중소기업표 Made in Korea 는 어느덧 세계시장에서 믿을 수 있는 품질의 상징이 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 품의 물량 공세는 국내 제조업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고 있지만 그 위기마저 타계하며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중 소기업도 분명히 존재한다. 32 중소기업 CEO 리포트
무결점 기술과 가격 경쟁력, 중국도 무섭지 않다 정우금속공업(주) 이광원 회장 초창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제품 특성상 선진국에서 구해 온 샘플은 번번이 금속 탐지기에 걸렸고, 해외 영업 인력을 확 보하지 못해 현지 유학생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해 시장 개척에 나서기도 했다. 규격이 같더라도 이음쇠를 조였을 때의 느낌 이 나라별로 다를 만큼 고객의 요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분석해 맞춤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큰 숙제였다. 이에 이광 원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만들어내기 위해 제조 장비까지 직접 개발하는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들이 보기에는 바보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 남 다. 제품 개발뿐 아니라 80%에 이르는 제조 장 비까지 자체 개발했으니 말입니다. 더불어 다양한 제품을 대 량으로 더욱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1994년 원자재 회사 제껏 품질 불만이 접수된 적이 없습니다. 우수한 이 품질, 그것이 정우금속의 가장 큰 경쟁력이지요. 국내 최대의 동관 이음쇠 제조업체인 정우금속공업(주)은 매출 의 65%가 수출로 1996년 최초 수출 개시 이후 2006년 3,000 만 불 수출의 탑 을 달성하고, 지난해에도 3,000만 달러의 수 출 실적을 달성했다. OEM 업체가 아닌 정우 라는 자체 브랜 드로 전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하는 수출 주도형 기업으로 성 장하기까지 이광원 회장은 발로 뛰며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협소한 내수시장을 뛰어넘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의 식을 가지고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염두에 뒀습 니다. 1980년대에는 일본의 자동화 시설에 자극받고, 프랑 스를 방문했을 때는 대규모 양산 체제에 놀랐지요. 그런데 미국에 가니 양산과 자동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 일찌감치 제품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했 고, 결국 세계 각국의 다양한 규격을 최고의 품질로 만족시 킬 수 있는 기술과 설비를 갖추게 되었지요. 를 창업하기까지 했습니다. 고작 300톤을 소비하던 때였는 데 6,000톤 규모의 원자재 회사를 꾸린 것이죠. 더 크게, 더 멀리 내다본 결정이었지요. 그 덕에 현재 700여 개의 국제 규격과 4,300여 종의 금형을 자체 보유하게 되었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면 어떤 제품이든 신속하게 대응하며 안정적으 로 공급할 수 있게 되었지요. 또 원자재 수급이 안정적이다 보니 단가를 좀 더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5%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한 중국은 정우금 속에도 위협적인 요소다. 하지만 뛰어난 품질과 발 빠른 시 장 대응력, 가격 경쟁력이라는 3박자를 갖춘 정우금속은 이 미 중국과 정면 승부를 겨룰 준비가 되어 있다. 이미 중국의 품질에 실망한 고객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 다. 그동안은 선별적 고객 관리를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공 급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였는데, 이제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 해 양으로도 승부수를 거는 수출 기업으로 거듭나려 합니다. 1979년부터 동관 이음쇠 외길을 걸어온 이광원 회장의 목소 리는 흔들림이 없었다. 33 2014 May
산업용 섬유로 반전, 새로운 수출 블루오션 개척 (주)영도벨벳 이충열 대표 60년대, 대한민국의 수출 원동력이던 섬유는 이제 19 지는 산업으로 한 걸음 물러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3,000만 불 수출의 탑 을 쌓은 (주)영도벨벳 이충열 대표는 의상용 벨벳의 진화뿐 아니라 산업용 섬유로 반전을 시도해 다시 한 번 섬유 수출시장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유럽에는 100~150년 전통을 지닌 벨벳 회사가 있지만, 오 랜 역사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저희는 그 점을 공략해 벨벳 소재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세 탁 문제와 털 눌림 현상을 개선한 마이크로 벨벳 을 개발 해 세계시장에서 각광받게 되었지요. 물빨래가 가능하고 눌림 현상이 없는 벨벳은 단숨에 유럽, 미주, 중동 시장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충열 대표는 세계시장을 장악하려면 카피가 아니라 창조 적인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초기 시 장을 개척할 때는 이론적인 이윤 계산을 떠나 과감하고 공격 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중동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는 재고로 시작했습니다. 남는 장사는 아니었지만 샘플을 선보이듯 매우 싼 가격으로 영도 벨벳을 소개했어요. 그것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쌓고, 네트워 크를 구축한 결과 중동은 현재 최대 수출시장이 되었지요. 꾸준한 R&D를 통해 벨벳의 진화를 이끌어온 영도벨벳이지 만 최근 중국의 저가 카피 제품의 물량 공세에 수출이 잠시 둔화되었다. 이에 이충열 대표는 의상용이 아닌 LCD 표면 처리에 사용하는 러빙포(Rubbing Cloth) 로 반전의 승부 수를 띄우고 있다. 러빙포는 매년 성장률이 50%에 이르는 핫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빙포는 LCD의 화질과 색감을 구현하는 핵심인 배 러양막에 쓰이는 소모품으로 그동안에는 일본 아게 하라사의 레이온포가 세계시장을 20년간 독점하고 있었습 니다. 그런데 저희가 더 고성능에 패널 대형화에 부응하는 제품을 개발, 틈새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 고 있는 것이지요.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선 영도벨벳은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 LCD시장을 3등분하고 있는 중국과 대만으로 러 빙포 생산량의 약 70%를 수출하고 있다. 섬유 산업은 누가 봐도 레드오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섬유 쪽에 뛰어드는 사람은 없어요. 경쟁자가 적은 레드오션 속에 서 조금만 차별화하고, 특화된 것을 개발하면 그것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 벨벳과 러빙포처럼 말 이지요. 저는 사양 산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충열 대표는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으로 창조 와 상상 을 말한다. 남들과 다른 작은 아이디어가 세계시장을 매혹 하는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산업용 섬유 개발에 박 차를 가할 것이라는 영도벨벳은 섬유 강국 대한민국의 자부 심을 꼿꼿이 세우고 있었다. 34 중소기업 CEO 리포트
세계 바이어들이 한자리에, 악기 쇼를 공략하다 (주)다이나톤 이진영 대표 됐습니다. 이렇게 해외 전시를 통해 바이어를 하나둘 늘려 가고, 그들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해외 영업의 발판을 다 지고 있습니다. 제조 공장과 R&D 연구소까지 갖춘 다이나톤의 악기는 클래 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을 만큼 제품 경 쟁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이진영 대표는 현재의 제품에 만 족하지 않고 매해 악기 쇼에 참가할 때마다 신제품을 선보 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이나톤의 기술 경쟁력을 강 조하며 정체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또한 까다로운 해외 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 든 국내 제조업체가 그렇듯 해외시장 장악이 궁 모 극적인 목표지요. 중소기업에게 해외시장은 광고 나 브랜드 파워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 겨룰 수 있 는 공정한 시장이기도 합니다. (주)다이나톤은 디지털 피아노, 미디 키보드, 기타 등 국내 전 자악기 전문 업체 중 수출 1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 다. 이진영 대표는 현재까지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20%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한다. 주요 수출시장이 유럽과 미주인데 중소기업이 각각의 나라 를 돌기는 힘듭니다. 대신 저희는 독일, 미국, 중국에서 열리 는 세계 3대 악기 쇼에 12년 연속 참가하며 해외 바이어들을 한자리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사실 해외 전시에 참여하는 것이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중 소기업에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거든요. 하지만 꾸준히 빠 지지 않고 참가하다 보니 10년 넘게 쭉 지켜봐온 바이어들 이 신뢰를 가지고 먼저 거래하자고 다가오는 일이 생기게 는 마케팅 포인트인 것이다. 다이나톤은 지난해 11월, 미국 현지에 판매 법인을 직접 설 립하며 공격적으로 미주 수출 거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독점권을 주는 형태로 미주시장을 공략했는데 그동안 뿌 리를 내리지 못하고 수출이 미진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판 매 법인을 설립하게 되었지요. 중 고가 제품을 중점적으로 마케팅하며 다이나톤 이라는 브랜드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 록 적극 나설 것입니다. 미국 현지 법인이 자리를 잡으면 다음은 중국입니다. 중국의 저가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Made in China 를 가장 싫어하는 이들이 중국인이라고 하잖아요. 한류를 통 해 Made in Korea 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는데, 전자악기 분 야에서도 다이나톤이 한류를 일으키고 싶습니다. 오랜 전통의 전자악기 브랜드를 보유한 일본과 저가로 공략 하는 중국 사이에서 대한민국 전자악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다이나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진영 대표는 최고의 품질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다이나 톤 만의 제품으로 K-POP 못지않은 전자악기 한류를 일으 키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35 2014 May
ceo lounge I BK 컨설팅 문제 해결의 키 맨? 바로 직원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비용을 절감해야 할 것 같아 직원 임금과 복리후생 비용을 줄이려고 합니다. 얼마 전 A기업의 CEO가 찾아와 상담한 내용이다. 아쉽게도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 적지 않은 기업이 직원들에게 소요되는 비용을 먼저 줄이려고 한다. 그러나 정말 그것이 합당한 방법일까?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글 김희주(IBK기업은행 IBK컨설팅센터 회계사) 직원은 모든 문제와 연계되어 있다 여기 몇 가지 질문이 있다. 귀하의 회사에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가?, 그 문제 의 근원은 직원에서 비롯된 것인가? 우리나라 중소기업 CEO들은 과연 어떤 답변을 할까?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상당수의 CEO가 그렇다 라고 응답했다. 분명 직원들은 회사의 모든 문제와 연결되 어 있다. 그러나 회사들은 그런 점을 인지하면서도 정 작 위기의 순간에는 그런 사실을 잊어버리는 듯하다. B기업의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B사는 10 명의 임직원으로 1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기업 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매우 좋지 못하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고 미래마저도 불 투명하기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하지만 현실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비용 항목이 없습니다. 조만간 대출이자 내 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업무 효율이 낮은 직 원 한 명을 해고할 생각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옳은 것일까? 한 명의 직원을 해고하 는 것이 기업을 살릴 묘책이 될 수 있을까?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정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물론 단기간 으로는 수익성이 개선되는 듯 보일 수도 있다. 그러 36 중소기업 CEO 리포트
나 이것은 착시 현상이다. 한 명의 퇴사는 남은 직원 들의 업무 몰입도와 충성도를 떨어뜨려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약화시킨다. 자연히 매출과 수익성 하 락의 함정으로 빠져들게 된다. 우리 직원들은 왜 노력조차 하지 않는가? 사람은 중소기업에게 가장 큰 자원이다. 많은 CEO들 이 그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창업 때의 다짐과는 달 리 이를 간과하는 일이 많다. 예전에 내가 일할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내 마음처럼 일하는 직원이 없다. 다른 회사와는 달리 이 정도가 우리 한계인 모양이다. 직원에 대해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CEO가 매우 많 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다. 직원들의 수준과 직결되는 급여 문제에 대해 묵인하면서 직원 수준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경험상 중소 기업 과장급 연봉은 대기업 신입 초임 수준에 불과하 다. 복리후생이나 근무 여건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아 무래도 직원들의 교육 수준이나 역량이 대기업에 비 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차이가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은 아니다. 지금과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 이 정도의 차이는 노력 으로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 직원들은 왜 CEO들의 생각처럼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일까? 인원 부족, 시스템 미비 에 따른 업무 과중, 회사와의 가치관 차이 등 여러 이 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가 치를 인정하지 않는 회사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누구 든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하는 곳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우선 가치는 직원들이다 필자는 서두에 대부분의 문제가 직원과 연계되어 있 다 라고 규정지은 바 있다. 이 말을 그대로 뒤집어보 면 직원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라는 의미가 된다. 실제로 회사가 직 중소기업 직원들은 왜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 일까? 인원 부족, 시스템 미비에 따른 업무 과중, 회사와의 가치관 차이 등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회사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경영 악화 구조조정 인력 구조조정의 악순환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 충성도 하락 매출 수익성 하락 면한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은 직원에게 있다.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를 직원으로 설정하고 당 면한 문제를 적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시기의 산업사를 살펴보면 직원의 소중함을 인 지하지 못한 기업들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제는 회사 성장의 공을 직원에게 돌리고 합당한 보상을 해 야 한다. 직원 개개인의 직무 만족에 관심을 갖고 교 육 기회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질 때 회사는 성 장 가도를 달리게 될 것이다. 문제 해결의 열쇠, 바로 직원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자. 37 2014 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