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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호 pp.68~74 한국노동연구원 영국연립정부의노동정책 International Labor Trends 국제노동동향 ② - 영국 이정희 (영국 워릭대학교 노사관계학 박사과정) 머리말 예견된 것처럼 지난 5월 6일 실시된 영국 총선은 노동당의 13년 집권의 종지부를 찍고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자민당)의 연립정부 수립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연립정부 구성은 제2차 세계대전 시 기 보수당과 노동당의 전시 연립정부 이후 최초이다. 지난 선거 기간 중 쟁점은 경제, 안보 대 EU 정책 분야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가장 큰 이슈 로 부각된 재정적자 문제와 관련, 세 당 모두 재정적자 축소 방안을 제시하였으나 그 속도와 방법 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집권 여당이었던 노동당은 급격한 감축보다는 비효율적인 지출 삭감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지난 2009년 가을에 열린 전당대회에서 노동 당은 당시 1,700억 파운드 규모이었던 재정적자를 2010년까지 1,281억 파운드, 2012년까지 910 억 파운드 등으로 줄여 2014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보수 당은 노동당보다 훨씬 과감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보수당은 2010년부터 신속한 재정적 자 감축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공부문 지출 축소, 의원 수 10% 감축, 장관 연봉 5% 삭감 등 을 제시했다. 자민당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공무원 임금인상 한도 설정 및 고가주택 매입세 도입 등을 주장하였다. 연정 출범 이후 카메론 총리의 조치는 발빠르게 이뤄졌다. 5월13일 열린 집권 후 첫 각료회의에 서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상징적 조치의 하나로 장관들의 연봉을 5%씩 5년간 일괄 삭감 하겠다고 선언했다. 9일 뒤인 24일에는 2010년 예산에서 62억 4,000만 파운드(약 11조 3,000억 68_ 2010년 6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원)를 줄이는 재정긴축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카메론은 6월 7일 버킹엄셔에서 행한 연설에서 영 국 경제의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며 정부지출을 줄이는 데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강 조했다. 특히 카메론 총리가 노동당 정부가 공개하지 않았던 통계들에 따르면, 5년 이내에 국가부 채에 따른 이자로만 700억 파운드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 발언한 데에서는 긴축재정의 절박성마저 엿보게 한다. 오는 6월 22일 긴급예산 편성에서도 GDP(국내총생산) 대비 11%에 달하는 재정적자 해소대책 이 포함될 것임을 감안하면, 이날 연설은 강도 높은 재정 삭감 조치의 예고탄인 셈이다. 실제 영국 언론들은 이는 1단계 조치에 불과하며 추가로 대폭적인 긴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 기도 했다. 재정적자 해소법으로 제시되는 대책은 세금 인상, 복지혜택 축소, 공공부문 임금삭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 식 방안이다. 이는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 실업수당 등 노동정책에 직접적인, 또한 부 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글에서는 연립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보고서, 총리 및 각 료의 발언,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새 정부 노동정책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연립정부의 노동시장 진단 회계법인 KPMG 와 영국 고용협회(REC)는 총선 한 달여 전인 지난 4월 6일 내놓은 <월간 고용 동향 보고서>에서 정규직 노동자 수가 최근 1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일자리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가장 명백한 신호탄 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월 정규직 일자리에 관한 지수가 65.2로, 이 조사를 시작한 1997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성장세라는 것이 그 근거였다. 실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지난해 2월 일자리 지수가 27.6이었고, 2010년 1월(60.5), 2월(63.2) 에도 60을 갓 웃돌았음을 감안할 때에도 월등히 높은 수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과 달리 올 1~3월 실업자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5월 12일 발표에 따르면, 1~3월 실업자 수는 251만 명으로 94년(65만 명) 이래 가장 큰 규모이었다. 실업률 은 8.0%로 2009년 같은 기간과 견줄 때 0.9% 상승하였다. 이 기간 중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121 만 명)은 5만 2,000명 감소했음에도 12개월 이상 장기실업자(75만 7,000명)는 9만 4,000명이 증가 >> _69

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비경제활동인구가 8만 8,000명 증가한 817만 명으로 집계됐다. 연립정부의 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진단은 지난 5월 27일 발표된 국가 현황 보고서(State of the nation report) 에서 더 자세히 확인된다. 보고서는 8%대의 실업률이 갖는 심각성과 함께 1 260만여 명이 지난 10년 중 최소 5년 이상을 실업 관련 복지수당으로 수령했다. 2 16~24세 청년실업자 규모가 94만 명이고, 청년층 중 NEET (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족 비율이 EU 회원국보다 더 높다. 3 흑인 가정의 3분의 1 이상, 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일을 하고 있지 않다. 4 노동연령인구의 10%가 아무런 자격증이 없는 것 등을 노동시장 및 노동복지정책 개혁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연립정부가 주목 하는 점은 140만 명이 지난 10년 동안 중 9년 이상을 실업 관련 복지기금으로 생활해 오고 있다는 것과 노동연령 성인의 4분의 1 이상 - 1,060만 명- 이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던컨 스미스 신임 노동연금부 장관은 이 보고서에서 현재의 복지시스템은 퇴행적(become regressive) 이고 영국은 더 이상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연립정부의 고용정책 연립정부는 5월11일 양당 간 합의된 경제, 고용, 세제 등 분야별 주요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5월 20일과 27일 각각 연립정부 개혁 프로그램(The coalition: our programme for government), 국가현황 보고서 등을 제출하면서 고용정책의 윤곽을 발표했다. 우선 일자리 및 복지개혁 관련, 연립정부는 기존의 다양한 복지개혁 프로그램을 하나의 단일한 복지연계정책 Work Programme 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이는 행정 비용 절감과 프로그램 이용자 의 편익 증진을 위함이다.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연립정부는 재취업 알선 및 보고 프로그램을 민간 및 제3섹터에 아웃소싱할 예정이며 재취업 성적에 따라 성공 보수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노동과 복지혜택의 연계를 위해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즉시 재취업 훈련 등 노동연계 복지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노동당 정부 하에서는 실업급여를 받는 시점부터 재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기 때문에 나이에 따라 6~12개월 유예기간이 부여됐다. 덧붙여 일을 하지 않고 복지혜택만 수령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의 노동능력 부재 급여(Incapacity 70_ 2010년 6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benefits) 수령자 전체를 재심사하여 실업급여 수당 대상자로 전환시키거나 취업을 독려키로 했다. 아프거나 장애가 있어 일을 하지 않고서도 복지 혜택을 받는 250만명중실제일할수없는사람 이 몇 명인지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남성 만 65세, 여성 만 60세인 법정퇴직연령을 규제 철폐를 통해 폐지할 계획이다. 기초 연 금 수급개시 연령을 66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남성은 2016년까 지, 여성은 2020년까지 상향 조정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공적연금 수혜자의 확보된 권리는 보호하 는 대신 장기 지속성에 대한 검토를 위해 독립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양당이 합의한 분야는 아니지만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고용 관련 정책으로 평등법 일부 조항 개정, 유연노동제 적용대상 확대, 파견노동자 동등대우 원칙 등이 있다.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개정 평등법(Equality Act)에서는 구직자가 동등한 조건을 갖췄다면 회사 내에서 소수인 자 를 우선적으로 뽑을 수 있도록 한 적극적 구인 과 남녀 임금격차가 큰 기업에 대해 임금을 조사할 수있는 감사권 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카메론 총리는 이 조항들을 삭제할 것으로 고려하고 있다. 유연노동제 적용대상은 확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민당이 모든 노동자에게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보수당은 18세 미만 자녀를 둔 모두 부모로 제한을 두고 있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유연노동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육아휴가는 배우자가 나눠 쓸 수 있게 되며, 동시에 함께 쓰는 방안 도 강구되고 있다. 한편 파견노동 관련 규정은 카메론 총리의 바람과 달리 개정되기 어려워 보인다. 총선 전 카메론 총리는 입사 후 12주 이후부터 파견노동자가 정규직과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기 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파견노동자 동등대우 규정은 유럽연합법(EU legislation)에서 강제되고 있기 때문에 폐지 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용자들은 정규직과 비교할 때 파견노동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의 정의를 연립정부가 분명히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여부 또한 관건이다. 보수당은 2011년 한해 동안 저임금 노동자 를 제외한 모든 공공부문 노동자의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자민당은 2년간 400파운 드로 임금인상 폭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부문 일자리의 대폭 감축은 불가피해 보 인다. 연립정부는 이미 향후 수년 동안 30만~70만 개의 일자리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 _71

전망 및 분석 연립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조치는 밖으로는 영국 경제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우려를 불식시 키고 안으로는 경기회복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총선 전까지만 해도 조기 긴축안에 반대하던 닉 크레그 영국 부총리가 BBC TV와의 인터뷰에서 풍요의 시대가 끝나고 뼈아픈 긴축 의 시기가 시작됐다 고 한 것도 현 연립정부의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영국 경제가 공공부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재정지출 축소가 민간부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과 특히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명 약관화한 일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미 향후 3년 안에 10만 개 일자리 축소 계획을 제출했고, 향후 1년 동안 공무원 임금과 신규 임용이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년층의 경우, 직업훈련을 위한 정부 보조금이 삭감됨에 따라 고용시장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디언은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 분석을 빌려 2012년 하반기까지 공공부문에 서 75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영국의 실업자 수는 300만 명에 이르게 될 것이 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 같은 추세는 연립정부 임기인 2015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이 기간 중 실질임금 인상은 기대하기 어렵고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실질임금 삭감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 다. 하지만 카메론 총리가 지난 10년간 이뤄진 고용이 공공지출을 통해 창출되는 등 영국 경제가 공공부문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 고 발언한 것을 감안하면 집권 기간 동안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영국 경제의 구조적 개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연립정부가 제출한 산업정책에 따르 면, 우체국(Royal Mail)은 현행 정부 소유를 유지하되 일부 민영화를 추진할 계획이며 경제성장과 혁신의 원동력으로 여기는 기업활동을 장려할 방침이다. 복지정책 역시 현행 제도를 비효율적이 고 실업을 조장하는 제도라 비판하고 있는 연립정부는 노동 과 직접 연계되지 않은 복지혜택을 과감히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맺음말 이상에서 간략히 영국 연립정부의 고용정책을 살펴보았다. 핵심은 세금 인상, 복지혜택 축소, 72_ 2010년 6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공공부문 임금삭감 등으로 요약된다. 야당이 된 노동당이 정부 지출을 급격히 줄이는 것은 되살아 나기 시작한 경기를 다시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연립정부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 감축 방안과 관련, 흥미로운 대목은 영국 노동계의 대응이다. 브렌단 바버 영국노총 (TUC) 위원장은 일부 언론 인터뷰나 지난 6월 7일 카메론 총리의 연설 후 언론에 공개한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불가피하게 공공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는 빈곤층과 취약계층, 중산층 다수에게 부정 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경기가 두 번 침체되는 더블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고 지적했을 뿐이 다. 이미 긴축정책을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할 예정인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등에서 주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파업이 진행되고 있거나 예고되는 상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집단 적인 반발의 목소리는 적은 편이다. 프랑스 철학자 에티엔 발리바르는 5월 25일자 가디언에 기고한 글 <유럽은 죽은 정치 프로젝트 이다>에서 세계화의 실질적인 흐름에 대해 민중들이 정치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재정 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고에 영국을 비롯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정부 정책이 점차 본격화될 유럽 국가들의 노동조합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참고문헌 <웹사이트> 보수당 홈페이지 http://www.conservatives.com 영국노총 홈페이지 http://www.tuc.org.uk/ >> _73

<자료 및 신문기사> Cabinet Office, 2010년 5월 20일, The Coalition: our programme for government http://www.cabinetoffice.gov.uk/media/409088/pfg_coalition.pdf, 2010년5월27일, State of the nation report: poverty, worklessness and welfare dependency in the UK http://www.cabinetoffice.gov.uk/media/410872/web-povertyreport.pdf House of Commons Library Research Paper, 2010년 5월12일, Unemployment by constituency: May 2010 퍼스널투데이 2010년 6월 10일자 Coalition government: the future of employment law in the UK http://www.personneltoday.com/articles/2010/06/10/55900/coalition-government-thefuture-of-employment-law-in-the.html, 2010년 5월 27일자 Welfare policy to be overhauled by government http://www.personneltoday.com/articles/2010/05/27/55750/welfare-policy-to-beoverhauled-by-government.html 가디언 5월25일, Europe is a dead political project http://www.guardian.co.uk/commentisfree/2010/may/25/eu-crisis-catastrophic-consequences, 5월 26일, Coalition government sets out radical welfare reforms http://www.guardian.co.uk/politics/2010/may/26/coalition-welfare-reforms-duncan-smith, 6월10일, Cuts will push jobless to 3m - thinktank, Thinktank warns 750,000 public sector staff will join dole queue in government spending squeeze http://www.guardian.co.uk/politics/2010/jun/10/spending-cuts-public-sector-staff-thinktank 74_ 2010년 6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