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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박성용 ( 프랑크푸르트대학 ) Ⅰ. 들어가는말 : 걸음의모티브가시에낸효과 시의운율은걸음에관련되어있다. 음보라는말과이에해당하는독일어단어 Versfuß 에는걷는발이담겨있다. 횔덜린이 1800년이후쓴시에서발의걷는속도와방향을정해주는운율형식은송가와비가그리고자유리듬에따른찬가이다. 횔덜린은도보여행의모티브를이런운율형식에담았다. 이글에서는시의운율에따른걸음의성격과걷는모티브의관계를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 Asklepiadeische Ode에따라쓰인두편의시 삶의행로 Lebenslauf 의확장판과 용기없음 Blödigkeit 에제한하여다루려한다. 1) 이두편의시작품에서걷는모티브가내는효과를살펴보는것이이글의목적이다. 이두시에는처음부터걷는모티브가들어있지는않았으나, 횔덜린은두작품을개작하면서이모티브를시를관통하는소재로삼았다. 횔덜린이알카이오스송가와비가그리고자유리듬찬가에담은걸어가는행위또는도보여행의소재는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로쓰인이두편을향해개작하는과정에도스며들었다. 자유롭게걷는모티브를담고있는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의운율도식이맡은기능은 2) 세밀하게검토되어야하겠다. 시 1) 삶의행로 에대한연구는 Haselhaus 1964, Zuberbühler 1969, 50-66, 황윤석 1976 을들수있으며, 용기없음 에대한대표적인연구는 Schmidt 1978 을들수있다. 두시의번역은황윤석 1976 과장영태 2008( 삶의행로 : , 수줍음 : ) 를다듬은결과이며, 기존번역과다른대목들에는주해를달았다. 2) 국내연구에서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는 딱딱하고단절적이며대립적사고를전개하는데알맞은형식 이라고유형화되어있다 ( 박준규 2008, 168, 각주 26). 이글에서는이런

2 36 박성용 를미세하게읽다보면횔덜린이소재를관철시키기위해운율도식의틀을파괴하는양상에까지이르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Binder 1970, 68). 횔덜린은그토록이소재에큰관심을보였다. 한편횔덜린은이두시를낙담한시인에게용기를북돋아주려는의도에따라구성했다. 이두시에서횔덜린은낙담한이에게도보여행을권하며, 세계를걸으면서세계에대해알게되는과정을말한다. 이렇게걸어가면서파악하는세계의성격은낙담한자에게용기를북돋아줄근거이다. 이를다루면서우리는시인이세계를그가살던계몽주의시대의지식에따라묘사하고있음을살펴보게될것이다. 이글에서는이를신화등타율적인체계를통해세계를이해하는태도와세계를자체로알려드는의지의맥락에따라서술하려한다. 횔덜린은 1800년이후새로운신화론을프로그램으로삼았다. 그러나이글에서는횔덜린이걷는모티브를사용하면서이프로그램의반대에해당하는경향도보이고있음을다루려한다. 시인의용기 의 2행에담겨있는신화적요소인파르체여신의모티브는 용기없음 의 2행에서걷는발의모티브로바뀌면서사라진다. 3) Ⅱ. 삶의행로 의확장판에나타나는변화 삶의행로 는원래 4행으로이루어진짧은송가였으나, 횔덜린은이를개작하면서가는모티브를정당화하는논증구조를만들어내었다. 개작의결과인확장판의특징을살펴보기위해이자리에서는처음의 4행시를자세히읽 철학적반립의구조를다루지않으며, 이형식을진자운동에비유하는이해를따라 (Beissner 1961, 114 참조 ) 시의내용과관련지어논하려한다. 3) 이글에서는인식행위와신화적사고를구별한다. 세계를정당화하기위해하나의서사체계를만들때에, 신화적사고는초월적인힘을전제로삼는다. 예컨대횔덜린이말하는 축복 은만물에게작용하는신의은혜로운힘이다. 그러나이러한힘을의문시하거나반박하면서현실내재적인의미체계를구성한다면, 이는신화의틀에따르지않는시선으로세상을보는태도이다. 둘중하나가더우월하다는판단을내리는것은이글의관심사가아니며, 신화에대한횔덜린의자세에나타나는변화를설명하는것이이글의목적이다.

3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37 는것으로시작하겠다. 나의정신은높은곳을추구했다. 그러나사랑이아름답게정신을끌어내렸다. 고통은내정신을더욱세게굽힌다. 그래서내가두루걷고있는것은삶의원호, 그리고나는내가왔던곳으로돌아간다. (StA I, 247) 시에따르면 나의정신은높은곳을추구했 지만 4), 사랑과고통때문에그러지못했다고전한다. 끌어내렸다 zog... nieder 그리고 굽힌다 beugt 라는말은 높이추구했다 auf strebte 는말만큼이나강렬하다. 나의정신은높은곳을추구했다 는처음구절과 그리고나는내가왔던곳으로돌아간다 라는마지막구절은내용에따라서도, 지향하는방향에따라서도서로반대된다. 시의화자는반대되는이힘들이이루는운동의결과자신이제자리로돌아가고있음을본다. 횔덜린은이시를 1800년에확장하는과정에서도 높이추구하다 라는시어를 날아감 에해당하는어휘 flog/flug 으로대체할정도로비상의모티브에관심을두었다 (StA II, 425:14,15 참조 ). 이는횔덜린이잘알고있었던실러의영향에서살펴볼만하다. 이시의 1행과 2행은실러가쓴다음문장과놀라울정도로유사하며, 이문장을시적으로번역했다고불러도무방할정도이다. 감각적충동 은 끊어지지않는끈으로더높이날아오르려는정신을감각세계에묶는다. 5) (NA 20, 345. 이에대한해설은이경희 2005, 참조 ). 6) 이문장을우리가분석하는 삶의행로 에적용해보면, 1행과 2행에 4) 횔덜린이 4 행시의 1 행에서사용한단어 추구했다 strebte 는그가 1790 년대중반철저하게연구한피히테가 지식학 Grundlage der gesamten Wissenschaftslehre 에서끊임없이자신과타자를지양하면서더큰자아를만들어내는과정에사용한같은동사에서유래한다 ( 이동사에대한설명은 Trappe 1998 참조 ). 5) Mit unzerreißbaren Banden fesselt er [= der sinnliche Trieb] den höher strebenden Geist an die Sinnenwelt. 6) 천공을날고싶어하는비상의모티브는이당시철학자들의관심사로여겨진다. 가련한자아가그저 주어진 것이라고보고이를떠나이상적주체의상승으로너무빠르게날아오르는것은아닌가? 라는비판 (Scholem 1996, 531) 도가능하겠다. 헤겔의지양개

4 38 박성용 서는날아오르려는힘과감각성이뜻하는끌어내리는힘, 곧중력의힘이서로반대된다고이해할수있다. 이는줄에물체를묶고돌릴때에생겨나는원운동으로도이해할수있다. 이에따르면 높이추구했다 는원운동의궤도밖으로나아가고싶어하는힘이며, 끌어내렸다 와 굽힌다 는반대로줄이물체를묶어잡아당기는힘이다. 구심력과원심력을지탱하는등속원운동의양상에따르면 4행의 Bogen 은이운동의궤적에해당하는원과원호로이해될만도하다. 삶의행로 에서 정신 의추상성과 사랑 그리고 고통 의감각성이서로반대되는힘을이루면서, 원운동에따른균형이생겨난다. 물론횔덜린의시에서이것은만족스러운삶을뜻하는균형이아니며, 조화로운상태도아니다. 횔덜린은초월하고자하는의지가경험적현실속에서좌절하는체험을시에서말했다. 앞으로나아가지도상승하지도못하는이좌절감은 생각에사로잡혀걸음을멈추며앞으로나아가는 (Mieth 1978, 108) 특징을보이는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의진자에비유될만한운율도식과일치한다. Hoch auf strebte mein Geist, aber die Liebe zog Schön ihn nieder; das Laid beugt ihn gewaltiger; So durchlauf ich des Lebens Bogen und kehre, woher ich kam. [ 는휴지부를, 밑줄은강음을뜻함 ] 이시의 1행과 2행에서는첫 6음절의음보를하반부에서거꾸로돌아가는형식을취한다. 이러한음보는진자운동에비유될만하다. 3행에서는첫 6음절의음보에약음을하나더하면서이 5개의단위는왕복운동을그려보인다. 그리고 4행에서는첫 6음절의음보에약음과강음이더해지면서진자운 념에대한이런비판에담긴비상의모티브와는달리횔덜린에게서감각적경험은그렇게날아오르고싶어하는의지를제약하는힘이다.

5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39 동에따른왕복은끝난다. ( 인용된시의 4행은이러한도식에맞지않는다.) 이운율도식은진자운동의종착점을찾는형식으로이해될수있다. 이러한특성에따라음악적으로정교하게구성된 7) 이시의형식적차원을앞에서설명한내용의차원에관련지어살펴보도록하겠다. 1행의전반부에해당하는첫 6음절은시의모티브로제시되어있다. 횔덜린은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로쓴여러시들에서이첫 6음절에휴지부를두면서이를주제로독립시켰다. 횔덜린은마치당시즐겨사용된소나타형식에서처럼주제를들려준뒤이모티브를바탕으로 그러나 aber 로시작하는반대곧제 2 주제를분열시키고이둘을경쟁시킨다음, 3행이하에서 그래서 So 라는말에서알아볼수있듯이종합을이루어내려한다 ( 황윤석 1976, 263). 그러나시에서이러한종합에는이상주의철학에서말하는발전과도약이보이지않는다. 운동은정체상태에빠졌다. 높은곳을향해오르려했던시도가진자의왕복운동을거쳐돌아가는곳은과거의출발점이다. 횔덜린은이시를 1801년 8월에확장하면서 (StA II, 22.) 주제에해당하는첫 6음절을새로썼다. 7) 이음악성에따른엄격한구성의성격을살펴보도록한다. 1 행에서쉼표를중심으로전반부와하반부가마치거울처럼반사되는음보를따른다면, 이는 12 음기법에서말하는뒤집음 Krebs 에비유할만하다. 이렇게본다면거의비슷한소리를가진 Hoch 와 zog 이 1 행을반으로접으면서로대칭되는자리에놓여있는것은절묘한구성에속한다. 모음운 Assonanz 을이루는 Geist 와 Laid 는모두 1 행과 2 행에서 6 번째음절에놓였다. 2 행에서는 nieder 와 gewaltiger 에서 er 의압운이생겨난다. 내용상으로 gewaltiger 의비교급은 Schön 에대비효과를내기위한상승으로볼만하다. 그리고이반대되는두어휘가 2 행에서각각첫단어와마지막단어를이루면서거울에서처럼반사된위치에놓여있기에 1 행의구조에닮았다. 시에서자음운 Alliteration 은 Liebe, Leid 그리고 Lebens 에서보인다. 그리고 durchlauf 에서도 l 을찾아볼수있다. 또매행을시작할때마다 2 행만제외하고 o 가들어간음절로시작하는것도눈여겨볼만하다. 1 행의첫음절 Hoch 와 3 행의첫음절 So 그리고 4 행의첫음절 Bo[gen] 에는모두 o 가들어있다. 2 행에있는 ö 는 o 의변모음이다. 그리고 3 행과 4 행에서 des Lebens / Bogen 이라고걸쳐쓸때, 이앙장브망이갖는긴장의효과도눈여겨볼만하다. 이는앞에서 [...]lauf [...] des Lebens 와 des Lebens / Bogen 이서로잡아당기는효과에서비롯한다.

6 40 박성용 더큰것을너역시원했었지, 그러나사랑은우리모두를아래로끌어내리고, 고통은더욱세게구부린다. 그러나우리의호선이공연히출발하는곳으로돌아가는것은아니다. 8) 4행시의 1행에서휴지부가정확하게절반에선것처럼확장판에서도 1행전반부에서의미단위와휴지부는일치한다. 4행시에서 1행의전반부와후반부가모두과거로쓰였던것과는달리확장판에서는과거와현재의시간적반립을만들어내었다. 4행시에서사랑이 끌어내렸다 zog 고과거로썼으나확장판에서는 강요한다 zwingt 고현재로썼다. 이로써과거에품었던의도와이를행위로옮기면서겪고있는감각성이반립을이루고있음을분명히했다. 9) 4행시에서는 나의 라는말로, 나 라는말로시적자아가경험한실패의양상을보였다. 그러나확장판에서는 너 로누군가를부르며그것도 너역시 로부르면서, 고립된주체를넘어선 우리 라는집단이생겨난다. 그뿐아니라 정신 아니면 내 가사라진자리에 2행에서는 우리 가들어서며 2 행의하반부에서는아예 beuget 에서처럼음절을억지로늘려가면서까지 나 의흔적을지우고대신에보편성을추구한다. 1행전반부를모티브로삼아본다면, 3행과 4행은더이상이모티브를통해서이해되지않는다. 4행시에서 삶의원호를두루걷는 모습이시적자아의반성을도드라지게했다면, 10) 확장판에서이렇게돌이켜보는몸짓은나타나지않는다. 4행시에서이 8) Größers wolltest auch du, aber die Liebe zwingt / All uns nieder, das Laid beuget gewaltiger, / Doch es kehret umsonst nicht / Unser Bogen, woher er kommt. 9) 이시에서는 4 행시에서보이던음악성을확인할수없으며, 훨씬자유롭다. 그리고 4 행시에서언급했던폐쇄성이느껴지지않는다. 4 연시에서마치꺽쇠와도같았던첫행의양끝에들어선 o 의반복이나, 1, 3, 4 행의첫음절을 o 로시작하고또 2 행은이에유사한 ö 로채우는엄격한짜임새를자랑하던성격은새로고쳐쓴시에서는보이지않는다. 10) 우리가다룬 4 연시에대해 횔덜린의시에서는구체적인, 주관적체험이직접적으로말해지는법은없다 (Mieth 1978, 53) 라고일반화시킬수있다. 실제로이시의추상적인성격은 삶을... 두루거친다 라고쓰는대신에 삶의원호를두루거친다 고쓴대목에

7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41 러한반성의주체는삶의이정을두루걷는 나 였다. 나는 높이 도가보았고 낮게 도가보았다. 이길을두루회상하는구조가 4행시에해당한다. 그러나확장판에서는이런주관적차원의회상이나타나지않는다. 11) 4행시에서 그래서 는서로반대하는두가지를형식논리적으로종합하는기능을맡았다. 그러나이말은확장판에서 그러나 로바뀐다. 확장판의 1행과 2행에서나타나는반립구조가삶의특정한경험의양상에관련되어있다면, 3행과 4행에담긴이러한삶의경험에대한반성은개인의주관적반성과정을넘어서보편적이고추상적이다 ( 황윤석 1976, 265 참조 ). 4행시의 3행과 4행에서는삶의원호를두루걷고또근원으로돌아가는주체로 나 를제시했던반면, 확장판에서는주체인 나 는지워지고 호선 이주어로등장한다. 4행시에서원호를걸으면서다시근원으로돌아가는체험은구상적이다. 횔덜린은여기서 돌아가는 행위와 내가유래한곳 을각각현재와과거시제로제시하면서반립을구성해낸바있다. 그렇지만확장판에서 kehret 와 kommt 는시간차원에서동등하다. 12) 귀환하는행위는출발하는행위와동일하게이루어진다. 4행시에서돌아가는행위는과거의특정한점을찾아귀환하는행위였다. 진자운동의이미지에따른운율도식의성격을여기 서확인된다. 여기서는삶이 삶의 라는 2 격을통해뒤로물러나면서, 시에서는직접성대신에간접성, 반성적성격이도드라진다. 횔덜린이에피그람형식을이러한내용에적용했다는사실이나, 나의정신 이라는말을두번반복하는대명사 ihn 을강조하는태도에서정신과감각의관계가주제가된다. 이시는이러한관계를바탕으로 내 가겪는반성의차원을말하는시이다. 11) 이를설명할근거는두가지이다. 첫번째로 4 행시에나타나있는 높이 낮게 두루통과하여 hoch - nieder durch 의세어휘가이루는맥락이사라졌다. Hoch 에서엿보이던초월의의지는 2 행에서 nieder 의내재체험을지나 3 행에서 durch 를거치면서시의움직임은 두루거치는 반성과정을통과한다. 이러한내재적순환내지얽힘의구조는확장판에서사라졌다. 낮게 하나만남았고다른두어휘는지워졌다. 두번째로주관적차원의회상이사라지는것은반성의주체인 나 를지워낸결과이다. 정신 도사라졌다. 대신에남은것은 우리의호선 이라는사물주어이다. 오로지 1 행의첫 6 음절에해당하는대목에만인간인 너 가주어로서있을뿐, 나머지는모두 사랑, 고통 그리고 호선 이주어로서서움직인다. 호선 은반성의주체가아니며, 독자적으로움직이는주체로세워져있다. 12) 이러한차이는황윤석 1976, 265 과장영태 2008 의번역에서고려되지않았다.

8 42 박성용 에도적용해본다면, 확장판에서 호선, 곧궤도가돌아가는길은현재에마찬가지로시작하는점이다. 시작하는행위와돌아가는행위는톱니바퀴처럼서로엇물린다. 횔덜린이번역한 외디푸스왕 의줄거리는시작하는점을재판의형식으로찾아가는과정이다. 과거는현재속에불러내어지면서현재에영향을미치며새로운사건을만들어낸다. 출발점을찾는과정은현재를모색하는과정이다. 그렇기에 Bogen 의모티브는앞에서살펴본 4행시에나타나있는것과는전혀다르다. 원의폐쇄성은파열되고순환과반복의이미지는사라지며, 끝없이열린길의이미지가생겨난다. 그토록걸었던길이사실은근원인동시에목표자체라는통찰이여기에담겨있다. 그렇기에이말은확장판에서활등모양으로굽은선으로새겨볼수있다. 13) 단연으로쓰였던 삶의행로 에사용된원의모티브는길의모티브보다는구체적이다. 길은시작은있으나끝이열려있기에훨씬추상적인모티브이다. 돌아간다는원의모티브는기독교신학에서나타난다 (Meyer 1997, 33). 확장판의 1연에나타난원호에부여된열린길의성격과 3연에서 길 이사용되면서, 제목인 Lebenslauf 는이력이라는의미에서지나온과거를뜻하지않는다. 그리고제목의의미도변하여, 이제삶이여전히 걸어가야할 길을뜻한다. 이와더불어삶의폐쇄적내재성에대해체념할근거는사라져있다. 13) 황윤석 1976, 261, 265 은 Bogen 의의미변화를고려하지않은채모두 호선 이라고옮겼고, 장영태 2008 는 활 로옮겼다 ( Bogen 을일반적차원에서 활 로이해하여서술한연구는 Hiller 2008, 참조 ). 한편정상건 1994, 121 은다른시를언급하면서 원형 과 호선 을구분한바있다. 원호와호선이라는말을번역어로택한것은두말에모두 호 가공통되게들어있는까닭도있다. 이말은국어사전에등재되었을뿐더러음악용어로도쓰인다. 호선은 악보에서, 높이가같은두음을끊지않고이어서연주할것을지시하는기호 을뜻하며, 이는 로표시된다. 원호와호선이라는말의기하학적성격이문학적이지않다는반론도제기될수있겠으나, Bogen 에대한주해에는심지어미분함수까지언급될정도이다 (Hiller 2008, 94 이하 ).

9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43 Ⅲ. 계몽주의시대기독교에따라세계를설명하다 Ⅲ. 1. 그리스적인명부를계몽주의신학에따라이해하는횔덜린 횔덜린은이순환적성격이사라진채열린길을걷도록 너 를독려한다. 4행시의 1판에서체념하는이는 나 이지만, 4연시에서좌절에빠진이는 너 이다. 횔덜린은이런 너 를위로하는시를썼다. 횔덜린은이시에서 너 를위로하고고무하기위해몇가지새로운세계상을소개한다. 횔덜린이드는새로움은부정적인상태를체험하는곳에서조차긍정적인것이피어난다는통찰에서비롯한다. 그리고세계는신적인존재가특별한의도를가지고만든의미있는자리이다. 이는시의 2연과 3연에서읽어볼수있다. 위로또는아래로! 거룩한밤에, 말없는자연이다가올낮들을생각할때, 가장삐딱한명부에서똑바른것, 올바른것이지배하지않던가? 14) 명부 와 거룩한밤 은이속에 똑바른것, 올바른것 이있다는수사학적물음의대상이다. 먼저명부의성격을살펴보려한다. 2연에서우리는저승으로하강하는모티브 Descensus ad Inferos를본다. 너 에게용기를불어넣는근거중하나는저승의성격에담긴새로운사고이다. 횔덜린은그리스신화에서는하데스 Hades로불리던명부를로마식명칭인 Orkus 로부르고있다. 14) Aufwärts oder hinab! herrschet in heil ger Nacht, / Wo die stumme Natur werdende Tage sinnt, / Herrscht im schiefesten Orkus / Nicht ein Grades, ein Recht noch auch? 황윤석 1976, 266 과장영태 2008 에서는 삐딱한 을 가장믿을수없는 으로옮겼으나, 이글에서는후기횔덜린에서나타나는기하학에대한관심에따라번역어를택했다. 또한 생성의한낮 ( 황윤석 1976, 266; 장영태 2008) 이라는말역시 werdende Mutter 임산부 라는말에서처럼명사가동사의결과가되는구조에따라옮긴다.

10 44 박성용 저승에대해그리스명칭대신에로마식명칭을사용하는경향은이미실러의 그리스의신들 Die Götter Griechenlandes 에서나타난바있다. 이에는고대그리스를다룰때새롭게관철되기시작한고전주의적이해가담겨있다 (Dischner 1996, 39). 횔덜린은이시를알고있었기에이런고전주의적인그리스상의의미도함께수용한것으로보인다. 실러는그리스의경쾌함과명랑함을죽음의모티브에서다루었다. 이시의 66행에서 입맞춤 은죽음의상징이다. 그리고 69행에서 72행에서 명부의엄격한저울조차도 / 죽어야하는여자의손자가잡고있었다 고쓰거나심지어 트라커가영혼으로가득한탄식을하면 / 에리네엔들조차도감동했다 는식으로그리스적인신화세계에서죽음의인간적인양상을도드라지게했다. 반면 65행에서기독교적인죽음은낫을든 흉칙한해골 로나타내었다. 실러가기독교를비판하고있음은분명하다. 그러나이렇게명부를인간의영역으로변화시키는것은그전까지지옥을어둡고무섭게묘사했던전통과는달리이당시계몽주의를수용한기독교신학 Neologie에서낙관적이고새시대에어울리는긍정적세계체험을정당화하는구상으로지옥의이미지를바꾸어내었던것에 (Briese 1995, 13) 일치한다. 횔덜린은 삶의행로 에서명부를빠져나갈길없는상태로이해한듯싶다. 횔덜린은 명부 를이해할때에실러와는달리죽은자들이명부에서당하는고문과괴로움을암시한것으로보인다. 그렇기에이것은명부에대한실러의이해와는전혀다르다. 이시에서명부는가장부정적인자리이다. 그러나횔덜린은여기서희망을보려든다. 횔덜린은명부를말하는 2연 4 행에 살아있는숨결 ein lebender Othem 을넣었고, 여기서다시 살아있는 을 사랑하는 liebender 으로고쳤다가 (StA II, 426: 22-28), 이대목을완전히새로썼다. 이런구상에서생명의재생을떠올릴수있다면, 이미앞에서지옥여행이라는말로암시했듯이하데스를방문한디오니소스, 헤라클레스그리고특히오르페우스신화를상기할만하다. 그리고사도신경에따라 저승으로내려간 Hinabgestiegen in das Reich des Todes 그리스도도떠올려볼수있다. 가장삐딱한명부 에서도횔덜린은똑바른것과올바른것이있다고말한다. 이러한명부의모티브는세계를탐험하도록길을나설용기의근간을이

11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45 룬다는점에서당시의새로운논의를반영한것으로보인다. 한편밤에는 거룩한 이라는형용사가붙었다. 이거룩한밤에자연은말을못하지만곧다가올날들을생각한다. 여기서 거룩한밤 은 명부 와이어지면서, 거룩함 은 가장어두움 의의미로읽혀야할것이다. 횔덜린이밤은 세상 이며 어떠한기쁨도어떠한노래도피어나지않는다 (StA II, 16: 7이하 ) 고쓴바있다면, 삶의행로 에담긴 거룩한밤 은 3-4행에담긴 명부 와함께부정적이면서도, 긍정이피어나는순간에대한기대를품고있는시간이다. 세상저편의가장깊은곳인밤과명부에서이런가능성이있다고한다면, 세상에도역시그런것이있다. 가장부정적인것은새로운긍정과얽혀서긍정을피어나게하는힘을갖고있다. 이는세계를체험하고서는주눅들어있는 너 에게들려주는 나 의독려이다. 이러한인식을바탕으로 나 는세계를시험해볼것을 너 에게권할수있다. 우리는부정에서긍정이피어나는이독특한사고를뒤에서다시살펴보게될것이다. Ⅲ. 2. 예정조화에따른신학적세계상 시의화자가 너 를독려할다른근거는신학적인세계상이다. 횔덜린은앞에서그리스신화에서유래한명부를계몽주의적기독교신학의관점에서새로해석한견해를따랐다. 그리고이에덧붙여횔덜린은세계가신의섭리에따라구성되어있다고주장한다. 나는이를경험했다. 그럴것이인간스승들과는달리당신들천상의존재들, 당신들모든것을유지하는이들은내가알도록앞을내다보고평탄한길로나를이끌지않았었다. 15) 15) Diß erfuhr ich. Denn nie, sterblichen Meistern gleich, / Habt ihr Himmlischen, ihr Alleserhaltenden, / Daß ich wüßte, mit Vorsicht / Mich des ebenen Pfads geführt.

12 46 박성용 여기에는시의화자가들어선다. 이시는실의에빠진 너 를향해 내 가들려주는연설이다. 그리하여이시는 그럴것이 Denn 라는접속사에서알아볼수있듯이논증의구조를갖고있다 ( 황윤석 1976, 266 참조 ). 여기서우리는 평탄한길 이라는말을만나면서 1연에쓰였던 호선 이라는말을기억하게된다. 삶의행로 Lebenslauf 에들어있는걷는행위는바로이런길들에서일어난다. 여기서우리는원의모티브가길의모티브로바뀌는것을짐작해볼수있다. 여기서 1연의의미를다시생각해볼수있겠다. 너 를향해서 우리 를말하던숨겨진 나 는 3연에서 내가알도록 16) 신들이그렇게해왔다고논증한다. 나 는여기서신의섭리를생각한다. 여기에는횔덜린의신학적세계상이담겨있다. 삶에는목적이있으며, 신은이길을두루인도한다. 이는 1연의 3행에들어있던 공연한것이아니다 의맥락을펼친다. 나의시련에목적이있다고말하는것은기독교의신정론에따른고통의정당화없이는상상할수없는대목이다. 신들이맡은역할은 모든것을유지하는 것이다. 17) 마치라이프니츠이래기독교신학이내세운예정조화에서처럼신들은 모든것을유지하기 위해특별한교육자처럼인간을단련한다. 3연에서세번반복되는 나 는 erfuhr 18) 나 wüßte 에서처럼 알다 의주체이며, 신이 이끄는 대상이된다. 그는신의인도를받아길을간다. 이과정에서시의화자를비롯한인간이당하는수난은순간의뜻없는개별체험에해당하지않으며, 의미를담고있다. 그는이를경험했다. 16) 이대목을 내알기로 로주해하는것 (Zuberbühler 1969, 58; 황윤석 1976, 266 ) 또는 내알고있네 ( 장영태 2008) 로번역하게되면, 신이평탄치않은길로이끄는목적이사라져버린다. 앞을내다보고 라는말은평탄하지않은길에시인을보내는천상의존재들의의도에따라해석되어야하겠다. 이러한의도는교육적이다. 실제로횔덜린은 StA II, 427: 4 에따르면 교육하다 Erziehen 라는말을고려한바있다. 교육의목적은 내 가깨닫는것이다. ( 앞을내다보고 대신에글자그대로 조심스럽게 로옮긴경우는황윤석 1976, 266; 장영태 2008 참조 ). 17) 장영태 2008, 164 는이에대해 천상적인것이보존하는우주의삶은한껏분기충천하는신적인삶이아니라, 서둘러맹목으로내닫는것을머물러생각하는삶이다. 이라고정확하게쓴바있다 ( 이러한섭리에근거한주해는 Zuberbühler 1969, 58 참조 ). 18) 장영태 2008 는이동사를 배워아네 라고옮겼으나, 황윤석 1976, 266 은 " 이것이내가체험한것 이라고옮기면서이동사의경건주의적인배경에근접해있다.

13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47 Ⅳ. 비판적으로세계를인식하라는계명 Ⅳ. 1. 세계를시험하는모티브 횔덜린은 4연에서신의섭리에따라신적인힘이인간의자유를독려한다고설명한다. 인간은모든것을시험하라고, 천상의존재들이말한다, 인간이풍성히먹여져서 19) 모든것에감사하는법을배우고, 자기가원하는곳으로떠날자유를이해하기위해. 20) (StA II, 22) 이는마지막연이다. 가고싶은곳으로떠나는자유를논하는대목은첫행의 6음절에담긴모티브를반복한다. 첫행의전반부는하반부에서신들이격려하는식으로반복되며, 두번째행은첫행을확장한것이다. 1행하반부와 2행하반부에서 말하다 sagen 와 감사하다 danken 가비슷한자리에서반복되는것도대칭구조의일부이다. 물론 3연 1행의 경험했다 / 들었다 는말은 4연 1행의 말한다 는말에대칭을이룬다. 또 1행전반부에쓰인 Alles 를 2행후반부에쓰는것도거울에서보는듯반대자리에놓여있다. 또한그리고세번째행은다시전반부의명령을변주하며, 21) 네번째행은그러한자유의내용을구체적으로설명한다. 마지막단어인 will 은자유에가깝다. 더 19) 여기서는바이스너의주해 (StA I, 592: 23-26) 에따라 구원하다, 치유하다 로번역하는것 ( 황윤석 1976, 267) 또는 길러져 ( 장영태 2008) 와는달리, 먹이다 는원뜻을따른다 (Zuberbühler , 각주 79). 20) Alles prüfe der Mensch, sagen die Himmlischen, / Daß er, kräftig genährt, danken für Alles lern, / Und verstehe die Freiheit, / Aufzubrechen, wohin er will. 21) 물론횔덜린은초고에서부터 3 행을 2 행의목적부문장의연속으로구상했다. 그렇지만이마지막연전체를 천상의존재들이말한다 라는문장에따라 시험하라 그리고 이해하라 라는두개의명령이그내용이라고이해하는것이아주자의적이지는않겠다.

14 48 박성용 군다나 aufbrechen 은갇힌상태를뚫고나감을의미한다 (Zuberbühler 1969, 61). 이러한폭발시키는, 출발하는초월의이미지는 4행시에나타나는얽힘이라는의미에서내재의이미지를넘어선다. 4행시에서원호의이미지는근원으로, 출발점으로되돌아간다는구성에서생겨난바있다. 그렇지만 1연에서살펴본대로이런원환의이미지는사라지고 3연에서길을걷는비유로바뀐다. 이렇다면 4연에서나타나는이러한반복은 4행시에서와는달리생각에사로잡혀오도가도못하는안타까움의표현이아니라미세한반복을통해해방을찾아내고격려하며고무하는몸짓이다. 첫행의전반부에해당하는운율리듬은 3행과 4행에서각각한음절씩늘어나면서조금씩자유를더크게그려내며, 마지막행에서는좁은공간을터뜨려낸다. 세상을경험하다가움찔하여자신에게로내동댕이쳐진자아는신의섭리에서용기를얻고다시세상을향해나갈힘을얻는다. 모든것에감사하는법을배우라 는통찰에는삶에대한긍정이담겨있다. 파트모스 를쓰면서횔덜린은 그러나아버지는긍정하는감사를가장좋아한다 22) (StA II, 778: 2/4) 라고썼다면, 삶의행로 의확장판 4연은바로이러한감사를배우는것이신들이준계명이라고말한다. 시험을통한세계인식은감사로이어진다. 초월하고자하는의지는천상으로날아오르는아찔함과즐거움을따르지않는다. 그러한의지는땅위를걷는이의비판적인정신행위, 곧관찰과비판이합치된 시험하는행위 로 23) 바뀐다. 이구절은보통신약성서의데살로니가전서제 5 장 21절, 그러나모든것을시험하여선한것을취하고 에따라주해된다 ( 황윤석 1976, 267; 장영태 2008). 그러나횔덜린이이어휘를칸트가사용하는철학적인의미에따라사용하고있음도강조해야하겠다. 1795년 4월 13일에동생칼곡 Karl Gok에게보낸편지에는이런맥락이담겨있다. 22) Der Vater aber liebt / Am meisten bejahenden Dank. 23) 시험하는모티브가가는행위와관련되어있음은 1799 년말에쓰였으나미완성상태로남은찬가 축일에서처럼... Wie wenn am Feiertage... 에서 농부가들판을보러가는 das Feld zu sehn, / Ein Landmann geht (StA II, 118: 1-2) 이라는대목에서도확인해볼수있다 ( 이모티브에대해서는 Vöhler 2006 참조 ).

15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49 인간은그가행동하는근거인신조가법칙으로모든사람에게적용될수있도록항상그렇게행동해야한다. 그리고그는오로지그가해야하기때문에그렇게행동해야한다. 왜냐하면그것이그의본성의거룩한변하지않는법칙이기때문이다 ( 개별행동을할때마다나타나는법칙의감정, 자신의양심을편파적이지않은눈으로시험하는자라면누구나발견할수있다 ). 24) (Nr. 97, StA VI, 162 이하. 밑줄을통한강조는필자의것이다.). 횔덜린이그려내는인간상은칸트가말하는성인의의식을갖추어스스로를계몽하는인간이다. 횔덜린이시에서길을걷는과정을 경험 erfuhr, 앎 wüßte, 이해 verstehe 또 배우다 lerne, 시험하다 prüfe 라는인식행위에관련된말들로채운것은인식능력을발휘하는인간상에대한중요한단서이다. 여기서우리는횔덜린이신화를당시에서볼때현대인의관점에서다룬다는사실을부각시키려한다. 횔덜린은고전과신화에사로잡혀과거를꿈꾸던이가아니다. 횔덜린을읽을때그가당시의가장최근의지적인관심들을섭렵했다는사실을고려해야하겠다. Ⅳ. 2. 걸어가는모티브와운율도식 확장판을읽고나면 4행시를분석할때인용했던운율도식의특징이더이상타당하지않음을느끼게된다. 시의운율이보이는특징은내용에대한반성으로채워져야하겠다. 이런점에서본다면 4행시에적용될만한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의운율적특징, 곧주저하는걸음, 마지못해 왔던곳으로돌아가는 걸음걸이는확장판에서포기된다. 4행시의 4행에서말하는 왔던곳으로돌아가는 행위는 원하는곳으로떠날 / 자유 로바뀌어있다. 그렇 24) [...] der Mensch soll immer so handeln, daß die Gesinnung aus der er handelt, zum Gesetz für alle gelten könnte, und er soll so handeln, lediglich weil er soll, weil es das heilige unabänderliche Gesez seines Wesens ist (wie jeder finden kann, der seine Gewissen, das Gefühl jenes Gesezes, das sich bei einzelnen Handlungen äußert, mit unpartheiischem Auge prüft).

16 50 박성용 기에 4행시가전하는빠져나갈길없는닫힘의상태는뚫려있다. 우리가앞에서말했던진자운동에따른왕복의이미지를다시마지막연에적용하면, 최종적으로돌아가는곳은열린미래이며, 원하는곳 wohin er will 이다. 4 행시와확장판의 1연에서 출발하는곳 woher 를말했다면, 4연마지막행에서는 향하는곳 wohin 이들어선다. 이는 4행시의테두리를완전히벗어나있다. 그리고시의마지막단어인 will 에담긴자유는진자운동의종착점이미래이자의지의영역임을알게해준다. 이시는 1연에서 4연까지걸어감의모티브를담고있다. 1연에사용된 돌아가다 나 오다 그리고 호선, 2연에사용된깊은밤과저승으로내려가는모티브, 3연에서사용된 평탄한길로인도하지않는 천상적인존재들의뜻, 4연에서 떠나다 에이르기까지횔덜린은가는행위를핵심모티브로삼아이시를구성했다. 이는 4행시에서는그저주변에머물러있던모티브였다. 여전히같은운율도식을따르지만, 여기서횔덜린은자유로운걸음, 그무엇에도구애받지않는걸음을표현하는자유리듬에해당할내용을만들어내었다. 이시를고쳐쓰는과정을송가에서찬가로나아가는과정의예로드는것 (Szondi 1967, 34 이하 ) 은격언같은어투로변화하는양상, 보편성을강조하는태도에서만읽히지않는다. 이시에서내용차원의걸음걸이는운율도식을따르기는하지만, 더이상이를굴레로파악하지않는다. 이시는체념에사로잡힌 너 에대한공감과이해를말하면서시작했다. 2 연과 3연에서횔덜린은수사학적질문과논증구조를통해서삶의이력이갖는의미를설명했다. 자아의주관적인반성차원, 인간이자신을갉아먹는반성이 4행시에나타나있었다면, 확장판은신의섭리속에서시험하기위해세상을두루경험하라고권하는것으로끝맺는다. 이와더불어 4행시에서말해지는추구하는자세와근원을찾는자세의답답한일치는 4연시의 4연에서신학적으로정당화된독려를통해열린상태를향해뚫리고만다.

17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51 Ⅳ. 3. 촘촘하게얽힌시의구조가나타내는세계상 우리는이러한여행의자유를설득하려는시적자아가전제하는세계상을이제 모두 라는언어소재에서설명하려한다. 4행시에서는찾아볼수없던이단어는확장판에서모두 4번사용되었다. 나 와 너 를감싸는더큰주체인 우리모두 는 2행에서읽혔다. 25) 10행에서는 모든것을유지하는이들 에쓰이면서, 전체를주관하는신들의역할을말했다. 12행에서는 모든것을시험하라 라는말로개별자들을나누어파악하는새로운계명을신이내렸다고제시했으며, 13행에서는이를통해 모든것에감사하다 라는말에쓰였다. 이에덧붙여 5행에서 위로또는아래로! 처럼반대의공존역시 모두 의범주에속한다고볼수있다. 특히 2연전체는밤과낮, 삐뚤어짐과똑바름이라는반대를통합하는횔덜린의독특한사고방식을담고있다. 26) 서로상반되는요소들이서로에게영향을미치는요소로서있다. 깊은밤은장차올낮에관련되며, 죽음에바쳐진명부는삶에열린공간으로변한다. 이는횔덜린이피히테와실러에게서배운 상호작용 Wechselbestimmung 에서비롯한다 (Waibel 1997, 69; 황윤석 1976, 266 참조 ). 27) 횔덜린은이를도보여행의모 25) 4 행시에서서로반대되는것을동시에세울때에이반대들이서로연결되며관계를맺는방식은외적인틀에해당하는음악적구성의결과였다. 확장판에서는이반대들이서로조화를이루며서로영향을미치는관계속에들어선다는생각이어휘들의내적인상호관계에서철저히관철된다. 확장판에서는 Schön 이라는말이섰던자리에 All 이들어서면서 우리모두 를통해보편성에도달하며, 이는 10 행과 13 행에서반복된다. 모두 를이처럼시에서강조하는것은 4 행시에서는찾아볼수없었다. 26) 이러한반립의구조는 2 연에서어휘를선정한방식에서알아볼수있다. 4 행에서는 똑바른것, 올바른것 이있느냐고반문한다. 1 행전반부를제외한전체 4 행이마지막행에담긴주어에따라구성되어있다. 1 행하반부는 3 행에서도같은구조로그러나상승되어반복된다. 거룩한 heil ger 이나왔으나 가장삐딱한 schiefesten 이라는말로어조는높아져있다. 1 행하반부는 2 행에담긴부문장때문에생각을잊었다가, 다시말해주어를잃었다가 3 행에서다시반복하면서, 4 행에서주어를찾아낸다. 여기서 삐딱한 schief 와 똑바른 Grades 이이루는반립구조는이해가능하다. 또한통상적으로 법 또는 권리 로번역될 Recht 는형용사 recht 와밀접한관계에서있기에, 이말역시 올바른것 으로이해할수있다. 밤 과 낮 도마찬가지로반립을이룬다. 여기서우리는횔덜린의특징적인표현인 조화롭게반대되는것 das Harmonischentgegengesetzte (StA VI, 256) 의이념이형식차원에서나타나는것을확인해볼수있다.

18 52 박성용 티브를정당화하는논증에서 두루가봄 이라는 4행시의모티브를확장판의 2 연에적용하여충만히펼치면서적용했다. 이 모두 는횔덜린에게억압적인전체를말하는것이아니라개별자들이분화되는총화로서의전체이다. 세계는이개별자들이다투면서도어울려사는공간이다. 분열의시대에그는이런모든것이갈등하면서도신정론적인질서속에서의미를구성하는세계를그려내었다. 4행시에서보이는반립에서유래한긴장은확장판에서찾아볼수없다. 서로반대하는힘들은서로팽팽하게맞서지않으며, 서로를낳는근원이된다. 세상의모든것은씨줄과날줄처럼서로상관관계를이루고있다. 횔덜린은형식의표면에나타난씨줄과날줄이얽히는관계를 용기없음 에서양탄자라고부른다. 시인은 4행시에서처럼자신의내면에파고들어힘겨워하는이로나타나지않으며, 이렇게양탄자처럼짜인세상의구조를해석하는임무를맡게된다. Ⅴ. 양탄자처럼짜인세계를걷는발과인식능력의확대 횔덜린은 삶의행로 에서세상이의미있는전체라는주장을개별어휘들이시에서이루는관계를통해암시했다. 용기없음 의 2행은이것이걷는발의모티브에결부되면서시의표면으로뚫고나온다. 걸어가는행위의모티브를다루는맥락에서이대목에주목해야할근거는두가지이다. 첫번째로 2행에서걸어가는모티브가전면에서면서시의운율도식에균열이생겨난다. 두번째로이걸어가는행위를담은 2행은 용기없음 을쓰던이전단계에서는찾아볼수없는새로운사고를담고있다. 27) Benjamin 1972, 125 은이미 1915 년에횔덜린의 용기없음 에는 전적으로관계만이들어서있다 Alleinherrschaft der Beziehung 고관찰한바있는데, 이는 삶의행로 에나타난구성원칙에도적용될수있다.

19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53 살아있는많은것은네가다알고있는것이아닌가? 네발은양탄자위처럼참된것위를가고있지않은가? 그렇기에, 나의수호신이여! 그저걸어가라맨몸으로삶속으로, 근심하지말라! 일어나는것네게모두반가워야하나니! 기쁨에운을달아라. 무엇이너를괴롭게할수있는가, 심장이여, 무엇이네가가야할곳에서만날수있으랴? 그럴것이천상의존재들처럼인간들은고독한야수이고, 노래와영주들의합창이각자의방식으로신들이돌아오도록이끈이래 민중의혀인우리역시살아있는자들옆에즐겨있었다. 많은것들이서로어울리고기뻐하며각자에게동등하게각자에게열려있었다. 그러하다, 우리아버지하늘의신은 그는가난하든부자이든생각하는날을허락하시고시대가바뀔때에우리잠들어있는자들을서있게한다, 황금빛끈에묶여걷는아이들처럼. 우리는선하기도하며우리는누구에겐가무엇인가를위해보내어졌다, 우리가예술을가지고오며천상의존재들중누군가를데리고올때면. 그러나우리가가져오는것은능숙한손이다. 28) 28) StA II, Sind denn dir nicht bekannt viele Lebendigen? / Geht auf Wahrem dein Fuß nicht, wie auf Teppichen? / Drum, mein Genius! tritt nur / Baar in s Leben, und sorge nicht!

20 54 박성용 이시에서걷는모티브가담긴 2행은 시인의용기 의 2행인 파르체여신도자기일을하면서너를먹이지않는가? (StA II, 62) 를고쳐쓴결과이다. 이두행을운율차원에서비교해본결과, 흥미로운사실이도출된바있다. 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에서각연의 1행과 2행에는정확하게 6음절뒤에휴지부가서있어야한다. 위에인용한이전단계의 2행은전형적으로이러한규칙을지킨사례이다. Nährt die Parze denn nicht selber im Dienste dich? 여기서 nicht 와 selber 에강음이충돌하기에휴지부가서있다. 이송가형식에서는휴지부설정에따른엄격한대칭성이보이다보니시인의자유는제한되어있다. 반면횔덜린은이시를고쳐쓰면서 용기없음 의 2 행에서반드시있어야할대칭성을어긴다. Geht auf Wahrem dein Fuß nicht, wie auf Teppichen? 원래는서로충돌하는강음들인 Fuß 와 nicht 사이에휴지부가서야한다. 그러나횔덜린은쉼표를 nicht 뒤에찍으면서운율도식과말하고자하는의지사이에긴장을만들어내었다. 용기없음 의 2행에서는 시인의용기 에서보이는이송가형식의특징인대칭성이깨지고, 횔덜린은표현의자유를얻어내었다. 이걷는발의모티브가담긴전언은걸음걸이의성격을지정하는운율도식을어긴다. 이걷는발의모티브에서규칙에대한자율성의우위를엿볼수있다면, 이러한자율적성격은 시인의용기 의 2행에담겨있던파르체여신을통해구축된신화적요소를포기한결과이기도하다. 이시를처음쓰기시작한 5 Was geschiehet, es sei alles gelegen dir! / Sei zur Freude gereimt, oder was könnte denn / Dich belaidigen, Herz, was / Da begegnen, wohin du sollst? 9 Denn, seit Himmlischen gleich Menschen, ein einsam Wild, / Und die Himmlischen selbst führet, der Einkehr zu, / Der Gesang und der Fürsten / Chor, nach Arten, so waren auch 13 Wir, die Zungen des Volks, gerne bei Lebenden, / Wo sich vieles gesellt, freudig und jedem gleich, / Jedem offen, so ist ja / Unser Vater, des Himmels Gott, 17 Der den denkenden Tag Armen und Reichen gönnt, / Der, zur Wende der Zeit, uns die Entschlafenden / Aufgerichtet an goldnen / Gängelbanden, wie Kinder, hält. 21 Gut auch sind und geschikt einem zu etwas wir, / Wenn wir kommen, mit Kunst, und von den Himmlischen / Einen bringen. Doch selber / Bringen schikliche Hände wir.

21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년이래횔덜린은파르체여신이시인의창조력을유지하고고양시키기위해시인의수호신을먹인다고상상해왔다. 운명의실을가르는여신은시인이죽게하면서시를더이상쓰지못하게한다. 그러나시인의사명에적대자로여겨질운명의여신에횔덜린은 조차도 selber 라는말을붙였다. 운명의여신은시인의적대자가아니라시인이시를쓸수있도록그를먹이는조력자로변해있다. 이러한상상력은그리스 -로마신화에근거를두고이를변형시킨결과이다. 29) 그렇지만 용기없음 에서횔덜린은신들에의해이미예정된삶속에서먹여지는시인의모습을철회한다. 그가발견해낸자신감은 양탄자 처럼짜인 진리 의길을 발 로 걷는 이를그려내면서생겨났다. 이와더불어 삶의행로 의확장판에서읽은신들이먹이는어린아이의이미지는사라져있다. 신들이인간을먹인다는상상력에서본다면 삶의행로 의확장판과 시인의용기 는같은모티브를담고있다. 시인의용기 에서는신화적인수동성이나타나지만 용기없음 에서는인간의몸이세상을두루움직이는주체로나타난다. 세상을걷는여행은세상을체험할뿐더러양탄자같은진리의길을걷는과정이며, 걷는이의비판적인지성은걸으면서참된것을구성한다 (Benjamin 1972, 115). 30) 세계가참되다는주장을정당화하는것은세계를그렇게구성할수있으며또한세계가그렇게구성되어있다는믿음에서비롯한다. 발 이세상을두루가는과정은세계를체험하는과정일뿐아니라세계에의미를부여하고세계를구성하는과정이다. 이러한과정은이미앞에서살펴보았던 삶의행로 의확장판 3연과 4연에나타난인식이연장되었을뿐더러이를넘어선다. 2연 2행이하는우리가앞 29) 횔덜린은 1798 년이래파르체여신과시인의관계를시에담아왔다. 횔덜린은 운명의여신들에게 An die Parzen 에서금방이라도시인에게서생명을앗아가는운명의여신에죽음을유예해달라고청원하거나, 본문에서처럼파르체여신이시인에게먹을것을준다고상상한다. 시인의존재를예를들어사회에서차지하는자리를통해정당화하지않고, 그리스 - 로마신화에기대어시인이사회에존재해야할이유를설명하는것은신화적이다. 30) 또한벤야민은이러한변화과정을 신화론적인직관에서걷는행위의냉철한직관으로바뀌고있다 고파악했다 (Benjamin 1972, 114).

22 56 박성용 에서살펴본 삶의행로 의 4연 3행과 4행에관련되어있다. 삶의행로 에서 자기가가고싶은곳으로떠날 / 자유 를말했다면, 용기없음 에서는 네가가야하는곳에서만날수 있는여러위험들을말한다. 삶의행로 에서말해지는고통은삶의의미를파악하게하는계기로해석되었으나, 용기없음 에서시인은이고통이마음에 상처를줄수있음 을알고있다. 시의화자는이러한상처받음의가능성에직면하여세계가어떻게구성되어있는가를 수호신 에게설명하려한다. 이시는실의에빠진시인에게용기를불어넣는내용을담고있다. 이러한의도에서시적자아는세계의 많은살아있는것들이이미다알고있는것 이며, 기쁨에운을달아야한다 고용기를북돋는다. 세계를걷는것은낯선것과만나는모험이지만, 시적자아는그러한낯선것조차도 이미다알고있는것 이라고주장한다. 그리하여 모든것이네게반가워야하나니 라는선언이나온다. 횔덜린은이전단계에해당하는 시인의용기 에서는같은자리에신화적인어휘인 축복 geseegnet (StA II, 62: 5; 64: 같은행 ) 을골랐으나, 용기없음 에서는이를 놓여있음 gelegen 으로바꾸었다. 31) 이어휘는 놓여있다 liegen, 놓다 legen 그리고 자리 Lage 가이루는관계에들어서면서, 2연 1행에서는독특한사고가펼쳐진다. 시인의발이가는자리는 놓인, 즉구성된자리일뿐더러 놓는, 다른말로구성하는자리이기도하다. 축복된 이 놓여있는 으로바뀌는과정에서 시인의용기 2판에까지들어있던축복의신화적요소가밀려나는것을확인해볼수있다. 세상은신화적상상력에따라정당화되지않으며의미를구성하는인식의대상이된다. 축복에대한기대는파르체여신과함께 용기없음 에서지워져있다. 용기없음 에나타나는걸어가는모티브를시를고쳐쓰는과정에관련하 31) 장영태 2008 에서는이구절을 일어나는모든일그대에게모두은혜되나니! 라고옮겼다. gelegen 이라는말이 은혜 로번역될수는없겠다. 더군다나 은혜 라는말이지닌타율적인성격은 용기없음 의철저하게자율화된성격에어울리지않는다. 오히려 그림형제의독일어사전 에수록된구약성서의에스더서 8 장 5 절은횔덜린이쓴구절과유사하다 : ist s gelegen dem König( 왕이이일을좋게여기시며 ). 이에대해 그림형제의독일어사전 은 nach ort und zeit oder umständen willkommen, recht, dienlich( 때와장소그리고상황에따라반길만하다, 적당하다, 쓸모있다 ) 라고뜻을풀이했다.

23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57 여살펴보도록한다. 이모티브를갑자기나타난것이아니라이미 1799년 9 월에쓰인 시인의용기 Muth des Dichters 로알려진구상의 20-21행에담겨있었다. 우리들민족의시인들은삶의길각각은만족하여간다 32) (FHA 5, 688, 약간변형된형태는 691 참조 ). 1800년 11월에완성된 시인의용기 2판의 22-24행에담긴생각역시마찬가지로걷는모티브에관련되어있다. 고귀한빛은같은마음을품고변화를파악하면서길을내려간다 33) (StA II, 64). 파악하면서 에는인식의계기가담겨있다. 인용된대목에서횔덜린은 변화 라는말을고르기전에 길들 Pfade 을고려하기도했다 (FHA 5, 696: 23 참조 ). 빛이길을파악하면서간다 라는말에서우리는걷는행위에담긴인식행위를본다. 이인식행위는참된것에관련된 빛 의성격에서뒷받침된다. 34) 시를처음쓸때부터동반한걸어가는행위에대한관심이시간의변화를겪는가운데, 이모티브는 용기없음 의 2행에서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의음보에어긋나는발걸음을통해지적이고감각적인성격을얻는다. 이전의시도들에서주도적이었던신화적요소는이발걸음이시의표면에들어서면서사라지며, 축복의은유에서보이듯이신화적으로보증되었던세계는지적인 32) so gehn vergnügt // Wir die Dichter des Volks jeglichen Lebenspfad. 33) das edle Licht / Geht, kundig des Wandels, / Gleichgesinnet hinab den Pfad.. 34) 용기없음 의걷는모티브를이제비슷한모티브를지닌다른대목들에관련지어보면, 운명의여신이조력자로등장하는신화적요소를탈피하는맥락이도드라진다. 이모티브는무엇보다도 1801 년 6 월에쓰인 빵과포도주 에나타난도보여행을독려하는대목에나타난신화적성격에서완전히벗어나있다. 신의불꽃도낮이나밤이나 / 떠나라고몰아댄다 Göttliches Feuer auch treibet, bei Tag und bei Nacht, / Aufzubrechen. (StA II, 91: 40-41) 년횔덜린이상상하는도보여행에서는이렇게 우리마음에지배하는신 denn es waltet ein Gott in uns (StA II, 24: 4) 이불길처럼몰아대어떠나는모티브는시인의발이새로받은자율성의차원을확보하기위해밀려나있다 년쓰이는시들에서 걷는발 의모티브가자주등장한다는우리의관찰을지지하는또다른사례로 삶에대한사랑으로측정하면서발이순종하는여행자들에게길들은더욱아름답게꽃핀다 Reisenden aber, wem, / Aus Lebensliebe, messend immerhin, / Die Füße gehorchen, blühn / Schöner die Wege (StA II, 258: 48-51) 는구절을추가할수있겠다. 여기서 측정하다 라는말에담긴인식의계기는 참된것 위를걸으며인식하는 용기없음 의 2 행에닿아있다.

24 58 박성용 행위를통해구성될수있는세계로나타난다. 처음에는길을걷는모티브가삶을살아가는것에대한단순한은유에불과했다. 그러나 용기없음 에서 걷는발 은독립적인모티브로변해음보와연결되면서형식을깨뜨릴정도의폭발력을갖게되었다. 그리고이모티브는새로운세계상을끌어들인다. 이순간은그저놀라울뿐이다. Ⅵ. 맺는말 여태까지우리는횔덜린에게서자주나타나는걸음의모티브를시두편에관련지어다루었다. 운율차원에서 삶의행로 의 4행시의내용은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의운율도식에담긴진자운동의성격과일치했지만, 이를 4연시로확장하면서걸음의모티브를넣은결과그러한운율도식의성격은다르게해석되어야했다. 그리고 용기없음 의 2행에서횔덜린은걷는발의모티브를넣으면서음보의도식은파열한다. 음보차원에서시인이자율성을깨달아얻게되는자신감은내용차원에서도나타난다. 삶의행로 의확장판에서횔덜린은걸으면서파악하는세계를지적인시험의대상으로삼았다. 실의한자에게용기를불어넣고자하는의도를따라횔덜린은세계가의미있게구성되어있다고주장한다. 시의이미지들을조직하는원리는부정에서긍정이피어나는상호영향관계이다. 그리고세계는신정론에따라교육적으로계획된자리이다. 이를시험하면서깨닫는과정이걷는과정이다. 용기없음 의 2행에서는시인의발은참된것위를걸으면서이를구성한다. 이세계역시의미있게구성된세계이다. 횔덜린은 용기없음 의이전단계들에서파르체여신의양식을먹는시인을상상해내었으나, 이는 용기없음 에서사라져있다. 용기없음 에서시인은그러한신화적인상상력을지워내고, 걷는발을운보의차원에그리고세계인식의차원에세웠다.

25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59 참고문헌 박준규 (2008): 횔덜린의송가하이델베르크연구, 헤세연구 20, 이경희 (2005): 실러의미학이론에나타난젠더불평등연구 - 우미와존엄 을중심으로, 독일문학 95, 장영태 (2008): 횔덜린시선 : 머무는것은그러나시인이짓는다, 유로 정상건 (1994): 삶과환상의길 - 횔덜린의시에나타난 저녁 모티브, 독일문학 53, 황윤석 (1976): 횔덜린의송시확장에관한연구, 독일문학 17, Benjamin, Walter (1972): Zwei Gedichte von Friedrich Hölderlin, in: Gesammelte Schriften, hrsg. von Rolf Tiedemann et. al., FfM., Bd. II, Beissner, Friedrich (1961): Hölderlin. Reden und Aufsätze, Weimar. Binder, Wolfgang (1970): Hölderlin-Aufsätze, FfM. Briese, Olaf (1995): Wie unsterblich ist der Mensch?, in: Zeitschrift für Religions- und Geistesgeschichte 47, Dischner, Gisela (1996): Bald sind wir aber Gesang : Zur Hölderlin-Linie der Moderne, Bielefeld. Haselhaus, Clemens (1964): Friedrich Hölderlin: Lebenslauf, in: Die deutsche Lyrik: Form und Geschichte, hrsg. von Benno von Wiese, Bagel, Bd. 2, Hölderlin, Friedrich: Sämtliche Werke, Große Stuttgarter Ausgabe, hrsg. von Friedrich Beissner und Adolf Beck, Stuttgart (= StA). Hölderlin, Friedrich: Sämtliche Werke, hrsg. von D. E. Sattler, FfM. 1975ff. (= FHA). Meyer, Christian (1997): Die religiöse Reise: Zum Verständnis eines allgemeinen Erfahrungsmusters im Bereich der Religion, in: Zeitschrift für Religions- und Geistesgeschichte 49, Mieth, Günter (1978): Friedrich Hölderlin: Dichter der bürgerlichdemokratischen Revolution, Berlin. Schiller, Friedrich: Schillers Werke. Nationalausgabe. Im Auftrag des Goe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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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횔덜린의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두편에나타난걸음과앎의관계 61 Zusammenfassung Das Gehen als Erkenntnisvorgang Überlegungen zu zwei Asklepiadeischen Oden Friedrich Hölderlins Park, Seong-Yong (Uni Frankfurt) Dieser Beitrag behandelt das Motiv des Gehens in den beiden Asklepiadeischen Oden Friedrich Hölderlins Lebenslauf und Blödigkeit unter zwei Gesichtspunkten. Der eine ist der Widerstreit zwischen metrischem Zwang und Inhalt. Der Versfuß, der ein Sinnbild für die Metrik darstellt, bestimmt das Tempo und die Richtung des Gehens. Hölderlin wählte die Asklepiadeische Ode zur metrischen Vorlage für seine Gedichte Lebenslauf und Blödigkeit, in denen es um das Motiv des Gehens geht. Die Odenform besteht aus der Wiederholung der ersten 6 Silben mit beschränkter Variation, wobei das Gehen in diesem Versfuß als Pendelbewegung aufgefasst wird. Die metrische Vorlage gerät in Widerstreit mit dem Motiv des Gehens, als Hölderlin einen Zusammenhang zwischen diesem Motiv und dem der Freiheit herstellt. Der vorliegende Beitrag analysiert deshalb ausführlich Struktur und Inhalt der beiden Oden, um diesen Widerspruch in den Vordergrund zu rücken. Der Beitrag zeichnet ferner Hölderlins Versuch nach, das Motiv des Gehens inhaltlich so zur Entfaltung zu bringen, dass er darin sein Weltbild aufnehmen konnte. Das Bild der Welt, die das lyrische Ich auf seinem Wandern erfährt, rechtfertigt Hölderlin in der erweiterten Ode Lebenslauf mit Argumenten, die aus der aufklärerischen Theologie sowie der kritischen

28 62 박성용 Philosophie gespeist sind. Und die Ode Blödigkeit setzt die Annahme voraus, dass die Welt kohärent konstituert ist und der Mensch sie entsprechend wahrnehmen kann. Das Gehen wird in dieser Ode als Erkenntnisvorgang dargesellt. Damit gelangt Hölderlin über das Motiv des Gehens zu einer Einsicht in die Autonomie des Menschen. 주제어 : 가다, 음보, 아스클레피아데스송가, 인식행위 Schlüsselbegriffe: Gehen, Versfuss, Asklepiadeische Ode, Erkenntnisvorgang 필자 osjusti@gmx.net 논문투고일 : , 논문심사일 : , 게재확정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