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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45회 송광사 여름수련법회 통권 171호 불기 이천오백오십구년 l 일정 차수 기간 1 7월 18일(토) ~ 7월 22일(수) 2 7월 25일(토) ~ 7월 29일(수) 3 8월 01일(토) ~ 8월 05일(수) 4 8월 08일(토) ~ 8월 12일(수) 5 8월 15일(토) ~ 8월 17일(월) 모집인원 대상 신청기간 성인(일반수련) 80명 100명 성인(일반수련) 6월 15일 성인(선수련) ~ 성인(선수련) 완료시까지 어린이(초등 3~6학년) 신청대상 오. 신청서와 입금이 확인되면 연락드리며(전화 또는 문자 또는 이메 01. 수련법회 신청대상 일) 이상이 있으신 분은 담당자에게 전화주십시오 1차~4차 : 20세 이상 수련 생활에 지장이 없는 성인 남 여 5차 : 수련 생활에 지장이 없는 초등 3~6학년 신청 후 10일 후에도 입금되지 않은 분에 대해서는 불참의 뜻으로 알겠습니다. 동참금 : 1~4차 18만원, 5차 : 10만원 중고생 수련법회는 송광사 사정상 올해는 열리지 않습니다. 개인사정으로 불참하면, 동참금은 환불해 드리지 않고 수련법회 보 시금으로 접수되며 대웅보전에서 축원해드립니다. 일반수련, 선수련 모두 일,월,화요일은 오후불식을 합니다. 선수련은 경험이 있는 분들을 우선 선발하여 정진에 몰두하는 선 전문 수련 법회이니 착오가 없으시기 바랍니다. 1차 4차(성인:18만원) : 우체국 (송광사) 5차(초등 3~6년:10만원) : 우체국 (송광사) 02. 동참자 선발 기준 참가신청서를 작성해서 신청하고 아래 계좌로 입금하면 신청이 완료 03. 문의 및 접수처 되며, 선착순을 원칙으로 합니다. 전화 : (061) , (09:00~17:30까지만 가능) 반드시 참가하는 차수와 본인 성명(예 : 1차 홍길동)으로 입금하십시 팩스 : (061) 이메일 : songgwangsa@templestay.com 승보종찰 조계총림 송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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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장자 癸 未 年 (2003년) 陰 11 月 보름 法 門 나는 오늘 색 色 다른 법문 法 門 을 할 생각이다. 옛날 사람은 벼슬이 높을수록 서민행 庶 民 行 을 하고 학덕 學 德 이 깊을수록 영아행 嬰 兒 行 을 했다고 한다. 우리 비구 比 丘 는 수행 修 行 이 깊고 나이가 많을수록 사미행 沙 彌 行 을 해야 된다. 그래서 청허 淸 虛 스님 말 씀을 몇 마디 소개하고자 한다. 출가수도배 出 家 修 道 輩 는 재색최선금 財 色 最 先 禁 하라 좌필향서좌 坐 必 向 西 坐 하고 행수시지행 行 須 視 地 行 하라 금서불리수 金 書 不 離 手 하고 외전막유정 外 典 莫 留 精 하라 앉을 때는 서쪽을 향해 앉고 다닐 때는 땅만 보고 다니라 경전과 어록을 항상 지니고 세속 글을 즐겨 읽지 말라 군거수신구 群 居 須 愼 口 하고 오직 공부에만 몰두하라 범일 보성 梵 日 菩 成 l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앉을 때는 서쪽을 향해 앉고, 다닐 때는 땅만 보고 다니라 경전과 어록을 항상 지니고, 세속 글을 즐겨 읽지 말라 독처요방심 獨 處 要 防 心 하라 명사상배석 明 師 常 陪 席 하고 악우물동금 惡 友 勿 同 衾 하라 어당리희소 語 當 離 戱 笑 하고 수역막혼침 睡 亦 莫 昏 沈 하라 중이 되어 공부하는 이는 먼저 돈과 이성을 멀리하라 대중에 살 때는 입을 조심하고 홀로 있을 때는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말라 큰스님을 늘 가까이 모시고 나쁜 벗을 멀리하라 말을 많이 하지 말고 혼침해서 자지말라 또 하셨으니 이 얼마나 절실 切 實 한 말씀인가. 초기 선종 初 期 禪 宗 의 선사 禪 師 들은 일체 一 切 모든 것 을 다 끊고 오직 공부 工 夫 만 몰두 沒 頭 했지만 말세 末 世 로 내려올수록 근기 根 器 가 하열 下 劣 해져서 능엄주백팔배 嚴 呪 百 八 拜 와 극락발원도솔발원 極 樂 發 願 兜 率 發 願 을 하게 되었으니 요즘 수행인 修 行 人 은 이 점을 명심 銘 心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월색화운백 月 色 和 雲 白 하고 송성대로한 松 聲 帶 露 寒 이로다 달은 흰구름과 함께 하니 더욱 희고 솔소리는 이슬에 젖으니 더욱 차도다. 下 座 2 송광사보 3

4 목우헌에서 불자의 길, 부처의 길 <불기2559년 석가탄신일 법문> 무상 無 想 l 조계총림 송광사 주지 세존당입설산중 世 尊 當 入 雪 山 中 하사 부처님께서 설산에 한 번 들어가시니, 일좌부지경육년 一 坐 不 知 經 六 年 하니 한번 자리하사 6년이 지남을 알지 못하셨네. 인견명성운오도 因 見 明 星 云 悟 道 하야 새벽별을 보고 크게 깨달으시니, 언전소식변삼천 言 詮 消 息 遍 三 千 니라 한 말씀에 그 소식 삼천세계에 두루했네. 일국의 왕자였던 싯타르타 태자는 약속 된 왕위를 과감히 버리고 출가의 길을 택하 였습니다. 왕궁을 나서는 순간, 부처님께서는 이 미 당신의 수행이 개인의 행복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행동으로 선언하셨습니다. 왕궁을 나서는 첫발을 디디는 순간, 인 류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습니다. 그 위대 한 한 걸음으로 인류의 정신은 질적으로 도 약하였습니다. 해마다 계절의 여왕 5월이 되면, 불제자 들은 부처님의 탄신을 경축하며 도량과 마을 을 불국토로 아름답게 꾸밉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라 면 부처님께서 개인의 행복을 버리시고 설산 에서 고행하신 깊은 뜻을 가슴 깊이 새기고 또 새겨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나의 이 수행으로 온 중생 의 번뇌를 모두 끊고야 말겠다는 다짐입니다. 서원이 크고 맑아야 부처님같은 위없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중생들은 내가 어떻게 부 처가 되겠는가 하면서 서원조차 내지 않습 니다. 내 자식 잘되기만 빌고, 우리 가족 건강 하기만을 바라지 부처되겠다는 큰 뜻을 세우 려고 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부처되는 길입니까? 부처되는 길은 멀고 험한 길이 아닙니다. 지금 부처님 나라 네팔은 지진으로 온 나라가 폐허가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후손들 이 고통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그들에게 작은 관심의 손길을 보 내는 것이 바로 부처님같은 큰 서원을 내는 길입니다. 무한 경쟁 속에서 고통받는 모든 청소 년들의 행복을 기도하는 것이 곧 부처님의 마음입니다. 남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생각을 버리 고, 길거리 쓰레기 하나라도 내가 먼저 허리 숙여 줍는 것이 부처님의 행입니다. 부모님을 비롯하여 무수히 많은 중생들 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없었다는 생각으로, 모든 이들을 사랑하고, 모든 이들 과 함께 하고자하는 그 마음이 바로 부처의 길입니다. 약지차처비동이 若 知 此 處 非 同 異 하면 즉시화엄변시방 卽 是 華 嚴 遍 十 方 이라 만약 이곳이 차별 없는 세계임을 바로 보면 화엄세계가 시방세계에 두루함을 알리라. 바로 지금 이 곳이 곧 화엄세계입니다. 오색찬란한 연등으로 장엄하지 않더라 도, 부처님의 탄신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그 마음이 이 세상을 극락정토로 만들어줍니다. 우리도 부처님처럼 살겠다는 다짐이 이 세상 을 살만하게 만들어 줍니다. 마음의 등 하나 바로 켜니 온 세상이 환 히 밝아집니다. 여러분 모두, 부처님이 이 땅 에 오심을 진심으로 경축하기 바랍니다. 4 송광사보 5

5 특 집 특 집 목우가풍 牧 牛 家 風, 그곳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쉬는 것이 공부 잘 쉬어야 잘 살 수 있어 화순 쌍봉사 주지 시공스님 템플스테이(Templestay)는 절에서 쉬는 것 입니다. 세파에 찌들린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를 모릅니다 쌍봉사 주지 시공스님은 앞만 바라보고 달리는 현대인에게 무턱대고 쉬라고 하 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며 잘 쉬게 하는 프로그램이 템플스테이의 관건이다 고 말한다. 쌍봉사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단청체험과 장아찌체험, 그리고 종치고 소원빌기, 부모은중경 한줄일배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쌍봉사에서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단청체험 이다. 스님은 목조건축물의 보존과 위엄을 살리기 위해 채색하는 단청은 한국사찰에 가장 잘 남아있다 고 소개한다. 세상이 어지럽게 돌아간다. 정치 경제 사회 할 것 없이 여기저기 모두가 버거워한다. 이 럴 때일수록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나 란 놈이다. 수행자들의 고향 조계총림 본 말사에서는 주인공을 찾고 길들이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 고 있다. 다가오는 무더운 여름에 앞서 조계총림 템플스테이 현장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송광사보 7

6 앞만 바라보고 달리는 현대인에게 무턱대고 쉬라고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잘 쉬게 하는 프로그램이 템플스테이의 관건이다 쌍봉사에서 시행하는 단청체험 은 둥근 나무판과 기와에 실제 단청시공에 쓰이 는 재료와 기법을 사용해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나무판에 단청의 기본 도 형을 그리고 그곳에 채색을 하다보면 집중력이 생겨 잡다한 생각을 잊게 된다. 더구나 자신이 만든 단청작품은 가져갈 수 있어 작지만 큰 선물이 되기도 한다. 또하나 쌍봉사 템플스테이에서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아침에 늦게까지 잠을 잘 수 있다는 것. 시공스님은 현대인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어 아침 공양 에만 참여하면 특별히 탓하지 않는다 고 말한다. 스님은 새벽에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요즘사람들 에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고 하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이다 고 지적한다. 그리고 시공스님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스님과의 대화 이다. 참가자들은 스님 과 차마시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이때 개인과 가족사는 물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가 다 나온다. 스님은 그저 차를 내고 들어줄 뿐이다. 이렇듯 강약이 겸비된 쌍봉사 템플스테이는 가족단위의 참가자뿐 아니라 청소년 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다. 지난 해 1,200여 명이 쌍봉사를 다녀갔다. 쌍봉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시설 에 깜짝 놀란다. 숙소마다 화장실은 물론 비데까지 갖추고 있다. 그래서 쌍봉사에서 하룻밤 자고나면 사찰생활이 불편하다는 선입관을 버리게 된다. 시공스님은 쌍봉사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뿐 아니라 수행자를 위한 선방과 재가불자를 위한 기도처를 갖춘다는 기본계획을 수립해놓았다. 2년 후, 대중이 정진하는 설법전 불사와 공양간 정비를 마치면 쌍봉사는 명실공히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자산문의 가풍을 새롭게 써내려 가는 근본도량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길상사(서울) [ 참 나를 찾아 떠나는 1박 2일 주말여행 ] 길상사 주말 선수련회는 한 달에 두 번 진행합니다. 불교를 갓 접하신 분이나 여러가지 참선 경험이 있는 분들 모두 참가하셔 도 좋습니다. 길상사 주말선수련회는 수련형 템플스테이로 묵언과 차수 수 행을 원칙으로 합니다 228기 : 6월 20일 ~ 6월 21일 229기 : 6월 27일 ~ 6월 28일 [ 맑고향기롭게 여름 선 수련회 ] 법정스님께서 발족하신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의 마음수행 중 한 활동 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길상사 템플스테이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3박 4 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묵언과 참선을 통해, 스스로를 가만히 지켜보는 귀 한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문의 전화 : 02) 대원사(보성) [ 백제고찰 대원사 휴식형 템플스테이 ] 나를 만나고, 서로를 알게 되는 곳. 참 나를 찾고 새로운 인연이 이어지는 공간. 무거운 짐을 내리고 나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 지혜를 키우고, 자비심 을 키워 삶을 복되게 하는 일, 대원사 템플스테이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현장스님과 함께 하는 웰빙캠프(불교 양생법) ] 불교는 인간학이며, 생사학이라는 가치 부여 하에 본 프로그램의 내용이 진행됩니다. 프로그램 : 1. 서로 부처되기 예배명상, 만트라 명상 / 2. 빛과 소리 명상 / 3. 선체조, 명상음악과 함께 / 4. 향도(자기 정화 의식) / 5. 인디언 워킹 (셀프 테라피, 걸음으로 치유한다) / 6. 달빛 명상(화내서 생긴 독을 정화하 고, 자비로운 삶을 발원한다) / 7. 향공(스마일 기공, 병을 치료하고 건강한 몸으로 불법 진리를 행하는 기공행법이다) 문의 전화 : 061) 특 집 8 송광사보 9

7 무각사(광주) [ 템플스테이 ]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외국인 참여공간 운영. [ 템플라이크 ] 다도. 명상. 사찰음식 등을 당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문의 전화: 062) , 주소 : 광주광역시 운천로 230 유마사(화순) [ 알지 힐링스테이(상시 체험) ] 비움과 채움의 행복 장과 간해독을 위한 건강 힐링 프로그램. 1박 2일형(150,000원) 2박 3일형(250,000원) 3박 4일형(350,000원) 프로그램 : 알지와 효소만으로 식사대용, 디톡스, 해독운동, 포행, 냉온법, 명상 문의 전화 : 061) 사이트, 이메일 : / yumasa00@naver.com 보림사(장흥) [ 지극한 마음으로 차 한 잔 올립시다 ] 프로그램 : 수심결 강의, 화두 드는법, 탑돌이, 맨발행선, 비자숲길 행선, 가지산 등산, 108배, 바루공양, 선체조, 도자기 체험, 버섯따기 체험, 청태 전 만들기 체험 참가비용(1박 2일 기준) 성인 / 대학생 : 5만원 (개인방 8만원) 청소년 : 3만원 초등학생 : 2만원 주소 : 전남 장흥군 유치면 봉덕리 보림사로 224 문의 전화 : 061) 템플스테이 계좌번호 : 농협은행 (예금주 : 보림사) 송광사(순천) [ 스님 계십니다 -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템플스테이 ] 불안한 마음, 흔들리는 마음, 어디에도 내려놓을 곳 없는 젊은 청춘들과 위로가 필요한 이를 위해 2박 3일 동안 8분의 스님을 만납니다. 여러 스 님들과 만남을 통해 즐거움과 괴로움이 인연 따라 존재한다는 도리를 깨 칩니다. 괴로움이라고 내놓을 것도 없는, 그저 쉬는 도리를 경험합니다. 프로그램 : 송광사 장엄예불, 차담, 큰스님과 대화, 암자 한바퀴, 나를깨 우는 108배, 참선, 스님과 선체조, 이야기 책 만들기 문의 전화: 061) , 예약 : 행사당일 16:00까지 도착합니다. (매표소 지나 숲길을 따라 올라오시다가 다송원 옆 다리 건너 왼편 산사 체험관입니다.) 증심사(광주) [ 신 身, 수 修, 심 心, 휴 休 ] 신( 身 ) - 매월 둘째주 주말(5만원, 1박 2일) 무등산 자연명상, 불교공예체험(염주만들기 및 연꽃컵 등 만들기 중 선택, 오백전에서의 500배 수( 修 ) - 매월 넷째주 주말(3만원, 1박 2일) 붓다락키따 스님과 함께 하는 위빠사나 집중수행, 오후불식 심( 心 ) - 상시(5만원, 1박 2일) 사경, 스님과의 차담, 참선, 108배, 성불도 놀이 휴( 休 ) - 상시(1박 2일, 3만원, / 2박 3일, 5만원) [ 빛나다 라이프 ] 1박2일 사찰에서 지낼 시간이 부족 하신 분들을 위한 2~4시간 잠깐의 체험으로 나를 빛나게 하는 템플라이프. 프로그램 : 사찰안내, 참선, 불교 공예체험 금액 : 무료~1만원(프로그램에 따라 차등)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증심사길 177 문의 전화 : 062) 쌍봉사(화순) [ 단청체험 프로그램(참여 인원 : 10명 이상) ] 천년고찰인 기나긴 쌍봉사의 역사와 현대적인 조화가 어우러진 생생한 모 습을 경험하고 편리함과 실용성을 겸비한 전통사찰을 직접 체험하는 소중 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 문의전화(사무실) : 061) / (담당자) : 사이트, 이메일 : / ssangbongsa@templestay.com 템플스테이 계좌번호 : (예금주 : 쌍봉사) 10 송광사보 11

8 법성료_ 금강경 강설.열번째 覺 입니다. 중생들의 생각, 개념은 다 이렇게 불완전한 오관작용에 의지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모두 잘못된 것들이 많습니다. 중생의 이런 착각을 떼어버린 마음자리만 드러난 부처님에게는 얻은 것도 없고 말할 것도 없다 덕조 德 祖 l 조계총림 송광사 승가대학장 얻는 것도 설명할 법이 없습니다. 만일 얻은 것이 있고 말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관에 의한 착각일 뿐 마음자리가 아닙니 다. 마음만 드러난 자리에서는 주관도 객관도 끊어지고 시간과 공간이 벌어지기 이전의 자리 이므로 얻은 법도 얻을 주관도 없습니다. 마음을 깨쳤다고 하여 새로운 것을 얻은 것도 아니고 본래부터 있던 마음 그대로이므로 얻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얻을 것도 말할 것도 없는 도리 를 말하는 의미의 무득무설분 無 得 無 說 分 이라 한 것입니다. 須 菩 提 수보리 於 意 云 何 어의운하 如 來 여래 得 阿 耨 多 羅 三 藐 三 菩 提 耶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야 無 得 無 說 分 第 七 무득무설분 제칠 須 菩 提 수보리 於 意 云 何 어의운하 如 來 여래 得 阿 耨 多 羅 三 藐 三 菩 提 耶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야 如 來 有 所 說 法 耶 여래유소설법야 須 菩 提 言 수보리언 如 我 解 佛 所 說 義 여아해불소설의 無 有 定 法 무유정법 名 阿 耨 多 羅 三 藐 三 菩 提 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 亦 無 有 定 法 역무유정법 如 來 可 說 여래가 설 何 以 故 하이고 如 來 所 說 法 여래소설법 皆 不 可 取 개불가취 不 可 說 불가설 非 法 비법 非 非 法 비비 법 所 以 者 何 소이자하 一 切 賢 聖 일체현성 皆 以 無 爲 法 개이무위법 而 有 差 別 이유차별 수보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여래가 무상정등각을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여래가 설한 바 법이 있다 고 생각하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제가 이해하기로는 무상정등각라고 이름 할 정해진 법이 없으며, 또한 여래께서 설하실 정해진 법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법은 취할 수도 없으며 말할 수도 없으며, 또한 법도 아니고 법 아님도 아니 기 때문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현성이 다 무위법으로써 차별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득무설분 無 得 無 說 分 제칠분은 석가여래께서 6년 고행 끝에 깨달음을 성취하셨지만 성취 한 바가 없고, 45년 동안 설법을 하셨지만 말씀하신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모든 법은 본래 있 는 것이고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들이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새로 발견했다 고 해서 내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내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하면 깨달은 것이 아닙니다. 불법이란 금강경에 있는 것이 아니고 글자나 말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와 불법 佛 法 은 어떤 개념으로 규정될 성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 달았다고 하고 그 깨달음이 더 없는 최고의 정법이라 합니다. 정법이란 있는 그대로 바로 보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말하지 못하고 자기 분별식으로 보고, 듣고, 말합니다. 우리의 오관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보고, 듣는 것이 달라 진실한 그대로의 모 습을 보지 못하고, 소리 또한 듣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생이 생각하는 것을 원리전도몽 상이라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다 뒤바뀐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사실 그대로 아무 조건 없는 마음으로 사물이나 사람을 보고 대할 때 이것이 정각 正 如 來 有 所 說 法 耶 여래유소설법야 수보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여래가 무상정등각을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여래가 설한 바 법이 있다 고 생각하느냐?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무상정등각)를 얻었다고 생 각하는가? 부처님이 문득 그것을 묻습니다. 최상의 깨달음을 얻었느냐? 또 여래가 설법한 바 가 있는가? 그 두 가지를 물었습니다. 모든 존재의 공 空 의 이치를 아시는 혜공 慧 空 의 수보리 존자가 이런 질문을 듣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우리 중생들은 모든 상에 집착해서 한 것은 더 자랑하고 싶어 하지만 부처님은 우리와 다른 분이시니 얻은 바도 설한 바도 없는 것입니 다. 그것이 공입니다. 須 菩 提 言 수보리언 如 我 解 佛 所 說 義 여아해불소설의 無 有 定 法 무유정법 名 阿 耨 多 羅 三 藐 三 菩 提 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 亦 無 有 定 法 역무유정법 如 來 可 說 여래가설 수보리가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제가 이해하기로는 무상정등각라고 이름 할 정해진 법 이 없으며, 또한 여래께서 설하실 정해진 법이 없습니다. 이 질문에 수보리가 겸손하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제가 이해 하기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이름할 정해진 법이 없으며, 또한 여래께서 설하실 정해진 법이 없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고정된 실체법이 없고 고정된 길이 있지 않은 세계가 아뇩다 라삼먁삼보리의 세계입니다. 부처님 되는 길은 많습니다. 우리들의 인생도 늘 선택의 연속이 며 잘 선택해서 걸어가야 합니다. 모두 근기에 따라 한 길을 택해 꾸준히 갈 뿐입니다. 여러 갈래 길 중에서 내가 가는 길만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나의 길만이 최고라고 주장 하면 아집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하지 않습니다. 나는 다만 길 안내자다. 많고 많은 사람을 좋은 길로 인도하되 가고 안 가고는 너희에 게 달렸다 고 하십니다. 수보리 존자는 여기서 겸손하게 무유정법이란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어떤 정해진 부처님 12 송광사보 13

9 설법이라고 해서 여래의 설법이라고 할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何 以 故 하이고 如 來 所 說 法 여래소설법 皆 不 可 取 개불가취 不 可 說 불가설 非 法 비법 非 非 法 비비법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법은 취할 수도 없으며 말할 수도 없으며, 또한 법도 아니고 법 아님도 아니 기 때문입니다. 송광사의 어제와 오늘 - 하사당 여래가 말한 바 법식이라고 하는 것은 꼭 이것만이 최고라고 하지 않으니 상을 취할 수 가 없습니다. 설법의 형식은 다종다양합니다. 이것만이 부처님 길이다 라고 하는 것은 어리 석은 짓입니다. 불교는 고정된 것을 거부합니다. 아무리 모든 학문에 통달했다 해도 부처님보 다 많이 알 수야 있겠습니까. 항상 융통성 있고 나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조차도 내 것만이 옳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양보한다는 의식이 없으면 서로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는 것은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 다는 뜻입니다. 모든 것을 다 융통성 있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부처님의 자세입니다. 부처님은 고정된 실체법으로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所 以 者 何 소이자하 一 切 賢 聖 일체현성 皆 以 無 爲 法 개이무위법 而 有 差 別 이유차별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현성이 다 무위법으로써 차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 등장하는 부처님을 제외한 성자, 현자들은 모두 다 이와 같은 무위법을 갖고서 내가 옳으니 네가 그르니 차별경계에 빠져서 다툼을 끊임없이 계속합 니다. 무위법이란 현상경계를 떨친 법, 불가취, 불가설, 비법, 비비법인 세계입니다. 내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이 세상에 싸움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입니다. 부처님 세상은 시비를 떠 난 자리, 싸움이 없고 마음이 평안한 자리입니다. 부처님의 깨달음도 모든 존재의 실상과 같 고 부처님의 설법도 모든 존재의 원리대로 똑 같은것이기 때문에 그 똑같다는 존재의 실상은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는 바로 그 원리입니다. 그러한 이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이 치에 맞게 당신의 깨달음과 설법을 그렇게 우리에게 깨우쳐주고 있습니다. 제칠분 무득무설분 無 得 無 說 分 얻음도 없고 설함도 없다 에서 얻음은 부처님의 깨달음이 고 도 道 를 얻은 것이고 설 說 은 설법 說 法 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얻으신 깨달음과 설함 까 지도 부처님 마음에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그 말씀을 통해서 우리들의 집착을 내려놓고 차별심을 떠나야 무위법을 얻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사당은 1461년(조선 세조7)에 스님들의 생활공간 僧 房 으로 건립된 건물이다. 정면 3칸 옆면 2칸 규모로, 왼쪽 2칸이 툇마루를 갖춘 온돌방이고 오른쪽 1칸은 부엌이다. 지붕은 맞배지붕이며, 기둥 위에서 이전 모습 현재의 하사당 지붕 처마를 받치고 장식을 겸하는 간결한 구조가 기둥 위에만 있다. 부엌 지붕 위로 네모 구멍을 내고 조그만 환기구를 만들었는데 다른 건물에서는 볼 수 없는 시설이다. 하사당은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263호로 지정되었다. 덕조스님 1983년 송광사에서 법정스님을 은사로 출가. 송광사 강원 졸업. 제월 통광스님으로부터 전강, 범일 보성스님으로부터 전계. 대만에서 계율학 석사 취득. 서울 길상사 주지 역임. 현 송광사 승가대학장. 14 송광사보 15

10 조계산문 상량 로 삼으니 희종熙宗은 조계산曹溪山 수선사修禪社라 사액賜額하였다. 이에 보조국 사는 구산선문九山禪門을 융화融和하고 선교양종禪敎兩宗을 회통하여 해동불교의 조계산문曹溪山門 상량기上樑記 종문宗門인 조계산문曹溪山門을 열었으며, 이후로 16국사를 비롯한 수많은 선지 식을 배출하니 동방제일대가람東方第一大伽藍이며 해동海東의 승보종찰이라는 영 예令譽를 드날리게 되었고, 이로부터 인물은 승평昇平이 천하제일이라는 긍지를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낙수역洛水驛에서 송광사에 이르는 십리의 조계로曹溪路에는 고승 명사高僧名士들과 신남신녀信男信女들의 발걸음이 그치지 않았고, 좌우의 산은 뜨 고 지는 일월따라 이 길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지워왔으며, 선남선녀들이 봄 날의 흥취를 꽃잎에 흩날려 보내기도 했고 탄금彈琴의 여울 물소리를 밟으면서 대저大抵 세간世間에서 대업大業을 성취함에는 천시天時와 지리地理와 인물人物 의 삼재三才가 어울리며 시절인연時節因緣이 익어야 하는 것이다. 그림자 끌면서 시문詩文의 자국을 남기기도 했다. 이곳 조계산曹溪山은 멀리 백두白頭에서 뻗어온 호남정맥湖南正脈의 행룡行龍 그러다 이 근래에 주암댐을 만들고 송광면 일대가 대호大湖를 이루니 연화 이 남해안南海岸의 장흥長興에 이르러 제암산帝巖山과 사자산獅子山을 이룬 뒤에 부수蓮花浮水의 형세가 더 돋보이기는 했으나, 인근이 수몰되어 국도27호선을 우 동쪽으로 존제산尊帝山을 지나 백이산伯夷山에서 다시 북으로 회룡回龍하여 유려 회시키면서 백호白虎의 옥등봉玉燈峰을 자르고 지방도제834호선인 조계로曹溪路 柔麗하게 가 반 토막이 되니, 그 천자天姿가 손상되는 안타까움을 비길 수 없었다. 우뚝 솟아난 영산靈山을 이루었으니, 그 산용山容이 문수보살文殊菩薩의 상주처常住處인 오대산五臺山과 방불彷彿하여 청량산淸凉山이라 하였으며, 또는 송 광산松廣山이라 불리었다. 그 중심의 호악봉虎嶽峰에서 서쪽으로 두 갈래지며 각 그리고 참배인들과 관광객의 출입이 빈번하고 교통이 혼잡하여 성속聖俗의 경계가 혼돈混沌하니 대중들이 진작부터 산문山門의 건립을 희망하였다. 기各其 칠봉七峰을 이루니, 청룡靑龍은 장막봉帳幕峰 호령봉號令峰 장군봉將軍峰 인 그러나 오랫동안 그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2014년 6월에 이 지역 귀봉仁歸峰 조계봉曹溪峰 직세봉直歲峰 백로봉白鷺峰을 이루었고, 백호白虎는 장고 의 명사 이정현李貞鉉 공公이 본사本寺의 주지 무상無想화상을 방문한 자리에서 봉長鼓峰 증봉甑峰 화봉花峰 학봉鶴峰 망수봉望水峰 옥등봉玉燈峰 탄금봉彈琴峰으로 이 사정을 알고는 적극 주선하여 국비지원을 받아 옛날 장승을 세워 송광사의 뻗어가면서 좌우가 서로 감아 돌며 그 가운데 천혜天惠의 조화로 오묘한 동천洞 입구 표시를 하여 장승지址 혹은 불문佛門들이 라고 불러지던 곳에 산문山門 天이 을 세우게 되었다. 열리었다. 이곳은 사시절四時節에 삼광三光이 병랑炳朗하고 감천甘泉은 윤택潤澤하여 생 원래 공성空性의 대도大道는 무문無門이나 연기緣起의 방편方便에는 팔만사천 장生長하는 총림叢林의 초목은 상서롭고 향기로우며, 그 지세地勢는 현공懸空의 풍 문八萬四千門을 세워 열고 닫으며, 부처님도 사문四門을 유관遊觀하시고 성도하시 취나대風吹羅帶로 줄기마다 결국結局하고, 대택大澤의 만개부용滿開芙蓉으로 면면面 었으며, 보조국사普照國師도 수행의 삼종문三種門으로 조계산문曹溪山門을 열어 이 面이 법문으로 육도六道를 벗어나게 하였다. 결실結實하는 영지靈地를 이루었다 여기에서 나대羅代의 혜린화상慧璘和尙이 문수대성文殊大聖을 친견하고 길상吉 속제俗諦의 관문關門은 안팎을 나누지만 진제眞諦의 공문空門은 내외의 분별 가람을 개창開創하였으며, 고려高麗의 불교를 중흥시킨 목우자牧牛子 불일보 이 없어서 부처나 중생이나 누구든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것이니, 이 산문을 조국사佛日普照國師 지눌知訥스님이 이곳을 정혜결사定慧結社의 근본도량根本道場으 세우는 것은 세상의 홍진紅塵을 멀리 여의는 경계를 짓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문 祥의 16 저문 날의 만종晩鐘소리를 듣기도 했으며, 소객騷客들이 가마 수레를 타거나 제 송광사보 17

11 을 통하여 진속眞俗이 둘이 아닌 불이문不二門으로 들어가 부사의해탈경계不思議 옥등봉玉燈峰은 언제나 북극성北極星을 받쳐 들고 解脫境界에 무명의 긴긴밤에 갈 길을 밝혀주니 노닐기 위함이로다. 떠도는 뭇별들이 헤매지 않는구나. 이러한 불사를 위해 금년 4월 2일에 개토제開土祭를 지내고 기공하여 4월 18일에 정초定礎하였으며 조계산문曹溪山門의 개산조開山祖인 보조국사普照國師의 어허영차 종재일宗齋日을 맞아 음력 3월27일 <5월 15일>에 상량上樑을 하게 되었다. 들보를 아래로 멀리 들어 던지니 아! 시대가 변하여 송광대호가 생기면서 지형이 바뀌고 마침 이 때에 이 사 람들이 힘써서 예전부터 불문佛門들이 로 점지點指하였던 자리에 이 산문을 세 조계수曹溪水는 흘러흘러 송광대호松廣大湖 이루어 우게 되었으니, 이 일도 천시天時와 지리地理와 인물人物의 삼재三才가 서로 시절인 물속에다 저 하늘의 달그림자 갈무려서 연時節因緣을 만나 이루어진 희유稀有한 대작불사大作佛事가 아니겠는가! 천촌만가千村萬家 문호마다 감로수를 보내주네. 이에 들보를 육방六方으로 들어 올리며 노래지어 이를 기린다. 어허영차 들보를 위쪽으로 높이 들어 올리니 어허영차 처마자락 날개 치며 은한銀漢으로 올라가고 들보를 동쪽으로 멀리 들어 올리니 조계曹溪의 어별魚鼈들도 용龍이 되어 승천昇天하니 여명黎明이 밝아오는 조계曹溪의 동천洞天이여! 이 산문山門이 그대로 등용문登龍門이 되었구나. 길상吉祥의 도량道場을 혜린선사慧璘禪師 터 닦으니 불일佛日이 보조普照하여 미몽迷夢을 일깨우네. 엎드려 바라옵나니, 이 문을 세운 뒤에 온 누리에 불일佛日이 보조普照하고 이 길 위에 법륜法輪 어허영차 들보를 남쪽으로 멀리 들어 올리니 이 상전常轉하며, 이 산문의 안팎이 태평로가 되어서 드나드는 모든 이들이 홍진 문수보살 인도하여 일백유순一百由旬 남순南巡하며 紅塵 세상의 번뇌를 모두 여의고 가는 곳 어디서나 안신입명安身立命하여지이다. 선지식을 찾으면서 구도求道하는 선재善財처럼 길을 묻는 선남선녀善男善女 조계로曹溪路를 찾는구나. 佛紀 2559年 公元 2015年 乙未 3月 27日 어허영차 曹溪山人 玄鋒 謹識 들보를 서쪽으로 멀리 들어 올리니 서방정토 안양국安養國이 어느 메냐 묻지 말라. 안개연기 사라지니 탄금봉彈琴峰이 드러나고 그 너머 모후산母后山은 노을빛에 물들었네. 어허영차 들보를 북쪽으로 멀리 들어 올리니 18 송광사보 19

12 세상속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 편 집 부 한 아이가 학원가기 싫은 날 이라는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평소에 잔혹 호러물을 좋아 시를 썼다. 학원가기 싫은 날에는 엄마의 심 한다. 표현이 거칠지만 예술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실기로 장을 씹어 먹는다는 섬뜩한 내용의 동시다. 했다. 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일보는 아이를 직접 인터뷰 삽화도 섬뜩하기 짝이 없다. 여자 아이가 했다. 아이는 어린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무서운 생각을 피가 뚝뚝 흐르는 심장을 들고 고개를 돌 하면 안 되는 거냐. 며 시는 시일 뿐인데 진짜라고 받아 려 쳐다보고 있다. 들인 어른들이 많이 잔인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고 말했 이 시는 아이의 엄마, 출판사 등 어른 다고 한다. 들의 손을 빌려 출간되었다. 출판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예술성이 있다고 모든 것이 용납되 본래 제목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잔혹동 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의 뭇매가 돌아왔다. 아이에게 패륜 시 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 순식간에 인터 아, 사이코페스 등의 극단적인 언어폭력이 가해지는 등 마 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녀재판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동시치고는 너무 잔혹하고 섬뜩하다는 잔혹동시 논란에 대해 보수적 입장과 진보적 입장 말들이 터져 나왔다. 부모와 출판사는 도덕 은 각기 다른 의견을 표명했다. 조선일보는 이 동시는 일 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그 상어로 씌어져 있기 때문에 시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므 러자 소위 어린이 권장도서라는 그리스 로 로 거친 표현들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면하기는 힘들다. 마 신화도 아버지가 자식을 잡아먹고, 자식 는 기조의 칼럼을 실었다. 반면 프레시안은 일 년에 250 이 아비를 죽이고, 만나는 여자마다 건드리 명 정도의 청소년이 자살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이 동 는 불륜, 치정 그리고 패륜으로 도배된 하드 시가 잉태되었다. 는 주장의 기고문을 실었다. 코어 서적이다. 이 시에 나타난 잔혹성은 단 잔혹동시 논란은 자신의 아이에게 뛰어난 시적 재 지 충동일 뿐이다. 라며 이 시를 옹호하는 주 능이 있다고 해서 굳이 시집을 출판까지 한 부모와 출판 장이 대두되었다. 다른 일각에서는 한국 사회 사, 사람들이 혹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기사화시키고 보 에서 여전히 통제와 규율이 일상화되어 있기 는 언론, 이런저런 분석과 비평으로 논란에 일조하고 무게 때문에 이런 논란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를 더하는 전문가 집단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들을 심 심풀이 땅콩삼아 보고 즐기는 익명의 대중 들이 빗어낸 결과물이다. 한 편의 동시가 만들어낸 파장이 엄청나게 크다. 일파만파 一 波 萬 波 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말과 말이 부딪히고 뒤섞이며 어느 새 알아 들을 수 없는 커다란 소음이 되어버렸다. 과거엔 마을 우물가에서 아낙네들 입 에 오르내리고 말았을 이야기도 이제는 순 식간에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퍼져버 린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말의 무게는 그 만큼 더 가벼워지고 있다. 깃털보다 더 가벼워진 말들은 사람의 영혼을 죽이는 비수로 탈바꿈하고 있다. 심 지어 실제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얼마 전 미국의 한 유명대학에 다니던 여대생은 자 신이 포르노 영화에 출연했던 사실을 SNS 에 올렸다. 그 이후로 그녀는 온갖 악성 댓 글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하고 말았다고 한 다. 일찍이 어른 스님들께서 혀는 나 죽이 는 도끼가 되니 입은 병 입과 같이 말이 없 고 뜻은 태산과 같이 높이 세우라. 고 한 말 씀이 무색하다. 혀를 도끼에 비유하는 것이 비유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는 세상이다. 마을에 한 처녀가 그만 아이를 낳고 말았다. 처녀는 뒤탈이 두려웠다. 한편 마 을 인근에는 나이든 스님이 홀로 수행하는 작은 암자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스 님을 존경했다. 처녀는 갓 태어난 아기를 이 암자에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곧 스님에게 아이가 생겼 다는 소문이 온 마을에 퍼졌다. 마을 사람 들은 하나같이 스님을 비난했다. 그러나 스 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스님은 아이 말과 말이 부딪히고 뒤섞이며 어느 새 알아들을 수 없는 커다란 소음이 되어 버렸다. 말이 무게를 가지려면 말해야 할 때 말하고, 말하 지 않아야 할 때 말하지 않아야 한다. 말해야 할 때 에 말 안 해도 안 되고 말해서는 안 될 때에 말해서 도 안 된다. 를 안고 이집 저집 다니며 동냥젖으로 아이를 키웠다. 처 녀는 당장의 비난은 면했지만 죄책감 때문에 괴로웠다. 아 이도 보고 싶었다. 결국 처녀는 사실을 털어놓고 용서를 빌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스님을 더욱 존경 하게 되었다. 그러나 스님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저 조 용히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말들을 하 며 살고 있다. 말의 무게가 깃털보다 가벼운 세상이다. 말 이 무게를 가지려면 말해야 할 때 말하고, 말하지 않아야 할 때 말하지 않아야 한다. 말해야 할 때에 말 안 해도 안 되고 말해서는 안 될 때에 말해서도 안 된다. 비난을 받을 때나 존경을 받을 때나 아무 말 없이 조 용한 미소만 지었던 스님의 지혜가 그리운 세상이다. 20 송광사보 21

13 명상수행 에세이 사마타수행, 집중명상 (2) 인경 印 鏡 목우선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 일상에서 우리는 어떤 일에 집중된 상태를 삼매에 들었다 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로 결코 쉽지가 않다. 금방 생각들이 일어나면서 근심이나 불안에 자신 도 모르게 다시 빠져들곤 한다. 그래서 더욱 수행자들에게 선정체험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선종의 대표적인 어록인 육조단경 六 祖 壇 經 에서는 일상의 모든 행위 가운데 흔들림이 없는 한결같은 마음 直 心 을 일행삼매 一 行 三 昧 라고 정의한다. 나의 행위들 하나하나가 모두 삼매에서 비롯되고, 어떤 폭류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면, 행복하지 않을까? 이렇게 되면 마치 허공 같은 큰마음과 한량없는 자비가 함께 하지 않 겠는가. 이게 단지 하나의 이상일까. 그래도 매일 조금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면 다 행이지 않겠는가? 집중명상의 과정을 초기불교의 대표적인 논서의 하나인 아비달마의 요약Abhidhammattha Sangaha 에서는 준비, 접근, 몰입의 세 단계로 설명한다. 준비 단계parikamma-bhāvanā는 주의 집중을 시작하는 단계이고, 두 번째의 접근 단계upacāra-bhāvanā는 탐욕이나 성남과 같은 산 란한 마음의 다섯 가지 장애가 소멸되고 상반되는 표상nimitta이 일어나는 단계이며, 마지막 세 번째의 몰입단계appanā-bhāvanā는 참된 마음의 고요함, 선정이 발생하는 단계이다. 준비 단계는 명상대상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단계이다. 예를 들면 호흡명상이 라면 호흡이란 대상에 집중하는 것을 말하고, 먹기 명상이라면 움직이는 현재의 행위에 주 의를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도적 이란 말이다. 일정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준비단계는 하나의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고 다른 대상에 대한 시선 의 배제를 의미한다. 다른 대상의 배제가 없으면, 그것은 산란된 마음상태로서 아직 준비 가 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접근 단계는 탐욕이나 성남과 같은 다섯 가지 장애가 소멸되고 이것과 상반되는 표 상nimitta이 나타나는 단계이다. 접근으로 번역한 upacāra란 용어는 위로 라는 의미의 upa 와 움직이다 라는 car 가 결합된 말로서, 그 위로 움직이다 는 의미이다. 이 것은 마음이 어떤 대상에로 다가가서 머문 상태, 곧 집중을 의미한다. 이때 탐욕, 성남, 산란, 의심, 졸음 등의 다섯 가지 장애가 억제되고, 상반된 표상의 나타남을 그 특징으로 한다. 여기서 상반된 표상nimitta이란 의도적으로 선택한 명상대상에 대한 이미지, 영상을 말한다. 이를테면 호흡명상에서 호흡의 표상, 그 영상은 외적인 물리적 대상도 아니고, 그렇다고 언어적인 개념이나 상상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다. 호흡이란 실제로 는 몸에 의해서 느껴지는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신체의 움직임에 대한 표상이다. 이것이 눈앞에 선명하게 나타났다고 함은 집중에 방해되는 장애들이 억제되었거나 소멸되고, 마 음이 고요해진 상태임을 증명하는 표식이다. 이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온갖 선입견을 버 리고, 온전하게 수용하여 고요함 그 자체를 체험하게 된다. 마지막 몰입 단계는 산란함이 사라지고 마음의 고요해진 상태로서 선정 禪 定 을 경험 하는 단계이다. 감각적인 욕망의 장애가 사라지고, 새로운 영역으로서 영적인 마음의 기 쁨, 행복감과 평정을 경험하는 단계이다. 그 이전에는 많은 생각들로 순수하게 집중하기 가 힘들지만, 인내하고 계속 대상에 머물러 명상수행을 계속하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장 애가 소멸되고, 마음과 대상이 온전하게 하나가 되는 경험 心 境 一 如 을 분명하게 체험하게 된다. 이런 집중명상의 과정은 명상수행bhāvanā과 함께 오랜 시간동안 점진적으로 개발된 다. 하지만, 실제로 3분 명상을 하는 순간에도 순차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서 집중하려는 의도적인 처음 노력은 점차로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명상대상에 집중하게 되 면, 뜻밖에도 쉽게 이런 과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인경스님 송광사에서 현호스님을 은사로 출가. 동국대에서 간화선연구로 석.박사학위 취득. 현재 동방대학원대학교 명상심리학 전공교수 겸, 한국명상치료학회 회장. 22 송광사보 23

14 승보종찰 송광사 16국사 진영 봉안 불사 명상 카툰 송광사 16국사 진영을 새롭게 모십니다 대시주 : 2,000만원 대시주자는 시주질에 기재. 대중질 大 衆 秩 과 시주질 施 主 秩 은 족자 뒷면에 기록. 일반동참 : 1구좌 30만원 구좌 당 접수받으며, 1구좌 이상 가능. 한 분의 국사 진영에 여러 구좌를 올릴 수 있으며 여러 구좌를 한 분 이상의 국사 진영에 올릴 수도 있음. 동참자 명단은 원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복원된 진영 에 복장. 회향일에 16국사 진영 봉정식 을 여법하게 진행할 예정. 16국사의 수행정신을 담아 승보의 빛나는 도량, 송광사를 후손에게 물려줍시다

15 제805주기 보조국사 종재 및 보살계 수계산림 이모저모 정혜결사 정신, 조계산에 활짝 꽃피웠네 제805주기 보조국사 종재 및 보살계 수계산림이 지난 5월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성대하게 열렸다. 여느 해와 달리, 조충훈 순천시장, 이정현 국회의원 등 지역 내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지역 불교문화행사의 모습을 갖추었다. 특히 조계산문 상량식도 거행되어 더욱 의미를 더하였다 관음전 앞을 지나고 있는 보조국사 진영 02 보조국사 행장 소개 03 점등식 04 보살계 수계산림법회 입재식 05 헌다 06 조계산문 상량식 07 법성도를 따라 보조국사진영을 뒤따르는 신도들의 행렬 송광사보 27

16 화보 - 부처님 오신날 관불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도다. 삼계가 괴로움에 빠져 있으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 사진 유혜인 28 송광사보 29

17 산문 밖 정토 세상 나만을 위한 사진첩 글 사진 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시카고에서 역사책을 쓰려던 존 말루프는 우 연히 동네 경매장에서 필름이 가득 찬 상자를 헐 값에 샀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현상된 필름을 보던 존은 이 사진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해 스캔을 받 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웃 들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중년의 신 사, 엄마 손을 잡은채 울음보가 터져버린 아이, 술 에 절은 걸인, 슬픈 표정의 피에로, 신문 가판대에 서 졸고 있는 주인 등 다양한 인간의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존이 SNS에 사진을 올리자, 사진을 보 는 사람들마다 극찬이 쏟아졌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 궁금증 이 생긴 존은 사진작가를 찾아 나섰습니다. 상자에 담긴 물건을 추적한 결과 사진의 주인 은 비비안 마이어라는 전직 유모로 밝혀졌습니다. 그녀가 남긴 사진은 무려 15만장에 달했고, 그녀를 아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항상 남성들이 입는 셔츠와 큰 코트를 입었고, 사생활 노출을 극 도로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가 죽은 뒤 사진은 세상에 빛을 봤고 그 녀의 비밀스러운 삶과 함께 주목을 받아 일약 스 타 작가의 반열에 오릅니다. 무엇보다, 저의 관심 을 끌었던 것은 그녀가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었지 만,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진이 흔해 빠진 요즘, 그녀가 사진에 대해 가졌던 태도는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마치 사진으로 일기를 쓰듯이, 그녀는 펜 대신 카메라로 세상을 기록했습니다. 그녀가 쓴 카메라는 롤라이플렉스라는 카메라 인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고 찍어야 하므로 다른 사람들이 사진 찍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진 속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 그 녀를 의식하지 않아 매우 자연스러운 표정입니다.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고 찍은 그녀의 낮은 시선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줍니다. 결혼도 하지 않고 가족도 없이 홀로 아이를 돌보며 세상 사람들과 벽을 쌓고 살았지만, 그녀는 카메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이 들 때까지 스마트폰으 로 세세한 일상을 사진으로 찍고 있는 요즘, 비비 안처럼 은밀한 사진첩 하나 만들어도 좋을 것 같습 니다. 타인에게 내 삶을 자랑하지 않아도 될 나만 의 일기 같은 그런 비밀 사진첩 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이 들 때까지 스마트폰으로 세세한 일상을 사진으로 찍고 있는 요 즘, 비비안처럼 은밀한 사진첩 하나 만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타인에게 내 삶을 자랑하지 않아도 될 나만의 일기 같은 그런 비밀 사진첩 말입니다. 30 송광사보 31

18 몽골불교미술 이야기 6 몽골불교를 부활시킨 쿠쇽 바쿨라 린포체의 라마존상도 尊 像 圖 김선정 몽골전통미술원 부원장 쿠쇽 바쿨라 린포체 라마존상도 린포체가 열반에 드신 다음 해에 제작해서 울란바타르 뻬툽 승원에 봉안했다. 오른쪽에는 린포체가 주석하신 히말라야 산의 라다크 뻬툽 승원과 승가 제자들을 그렸다. 왼쪽에는 울란바타르에 린포체가 세우신 뻬툽 승원과 몽골의 승속 제자들을 그렸다. 검은 깃이 달린 몽골 승복을 입은 스님들은 공산 시절에 간단 불교학원의 학자 자격으로 스님이 된 노장스님들이다. 대부분 결혼을 했지만 몽골불교의 명맥을 이어온 귀중한 분들이다. 린포체가 동진 출가시켜서 교육한 젊은 스님들은 라다크 승복을 입고 있다. 린포체의 페툽 승원은 몽골에 처음 세워진 새 절이었다(1999년). 현재는 몽골에 100개 이상의 절들이 생겼지만 강원과 청정한 승가 공동체가 있는 승원은 아직은 페툽이 거의 유일하다. 몽골 미술학의 신앙물 信 仰 物 분류법 밀불교의 신앙물들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서 전문가들도 갈피를 잡기가 어렵 다. 그러나 몽골 미술학의 신앙물 분류법에 의하면 불보살과 신들을 쉽게 분별하고 알 아볼 수 있다. 밀불교의 미술품으로 제작되 는 모든 불보살과 신들은 불신 佛 身 의 신앙 물 信 仰 物 이라고 하며 장엄 莊 嚴 한 신앙물과 장엄하지 않은 신앙물 2가지로 분류된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제자들, 아라한들의 신 앙물과 큰 스승들의 신앙물인 라마존상은 장엄하지 않은 불신의 신앙물이다. 그림, 판 화, 조각, 부조, 자수, 비단 탱화 등 어떤 기 법으로 제작하든 화려한 장엄없이 욕망을 여의고 법의(가사)를 입은 비구의 모습으로 표현한다. 쿠쇽 바쿨라 린포체(1917~2003)는 헬 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로 잘 알려진 히말라야의 불교 왕국, 라다크에서 왕자로 태어났다(1917년). 16아라한 중 쿠 쇽 바쿨라 아라한의 19번째 환생으로 확인 된 왕자는 뻬툽 사원에서 성장했다. 영국 식 민지에서 해방되면서 라다크 왕국이 인도에 합병되자 린포체는 라다크와 자무 캐시미르 주의 정치 대표로 선출된다(1945년). 그 이 후 국회의원, 소수민족 대표, 장관, 정부자 문위원 등 인도의 여러 정치 요직을 역임하 며 불교 승려로서 국제적인 정치활동을 했 다. 1990년 인도 대사로 몽골에 부임하기까 지 반세기 동안 라다크뿐만 아니라 인도의 불가촉천민들과 소수민족들의 교육, 복지, 인권,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큰 업적들을 남 겼다. 널리 추앙받는 청정 비구인 린포체가 대사로 오신 인도 대사관저는 스승에 목마 른 몽골인들이 절과 기도를 하며 꼬라를 도 는 성지가 되었다. 민주화 직후 생필품조차 귀하던 몽골에서 린포체는 자신의 경제력과 국제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여 불교가 다시 살아나는데 필요한 모든 활동을 했다. 린포 체는 구두공장 건물에 승려가 될 몽골의 사 내아이들을 모아서 몸소 가르쳤으며, 끊임 없이 법을 설하고 관정을 베풀고 민중들의 개인적인 고민을 상담해 주었다. 신기한 것 은 아주 오래 전부터 몽골에는 바쿨라 아 라한에게 올리는 특별한 불공의식이 있었 다. 불법이 파괴되어 캄캄하게 어두운 긴 시절이 오리라. 이 깊은 어둠에 갇힌 몽골에 바쿨라 아라한이 오셔서 다시 법의 불을 밝 혀 주시리라 라는 큰스님들의 예언들도 있 었다. 린포체는 2003년 라다크에서 열반하 셨고 장례는 전 국민이 애도하는 인도 국 장으로 치루었다. 인도 정부는 린포체를 기 리기 위해 라다크 수도인 레의 공항을 쿠쇽 바쿨라 공항Kushok Bakula Airport으로 명명 했다. 김선정 몽골전통미술원 부원장 전 몽골불교미술대학 교수, 홍익대학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무형문화재 48호 이만봉 스님께 한국탱화 수업, 상계예쉬 스님께 티베트 불화 수업, 게쉬 쌈텐 스님께 입체 만다라 수업 32 송광사보 33

19 동화가 있는 서재_ 6 사람들과 나눠 먹자고 말했다. 사람들은 양을 뺏 여전히 양으로 보였다. 그때 조그만 사내아이가 맞 을 수도 없고 조금 나눠달라고 해봤자 들은 체도 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거짓말을 못 개로 보이는 양 하지 않을 텐데 무슨 방법으로 나눠 먹을 수 있느 냐고 물었다. 아이는 자신이 하자는 대로 해보라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각자 할 일을 가르쳐주었고 사 하니까 보이는 대로 말할 거라는 생각에 수도사는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수도사님이 별걸 다 물으시네요. 개잖아요, 이일야 l 전북불교대학 연구처장 내 눈에는 분명 양으로 보이는데, 다른 사람이 개라고 말 한다면 어떨까? 처음에는 그저 농담이려니 하고 지나갈 것이 다. 그런데 또 다른 사람이 개라고 말하면, 혹여 내 눈이 잘못 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많은 사 람들 역시 개라고 말하면, 스스로 개를 양으로 잘못 보았다고 확신하기에 이른다. 실제로 내가 본 것이 틀림없는 양이라 하 더라도, 내 마음 속에는 양이 아닌 개로 인식되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같은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험이 나 주위의 환경에 따라 다르게 보기도 한다. 오감 五 感 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를 우리의 뇌가 상황에 맞게 편집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기 양을 개로 착각한 어 느 수도사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바로 김민서 작가의 창 작동화 <양일까요, 개일까요?>가 그것이다.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마을에 자신만이 신과 통하는 거룩 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한 수도사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수 도사는 신도의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고 신의 보살핌 이 함께 하기를 이라 축복해주었다. 그러자 신도는 수도사에 게 양 한 마리를 선물로 주었다. 기름진 양고기를 먹고 포근한 양털 외투를 입고 다닐 생각에 수도사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신이 난 수도사는 양을 어깨에 짊어지고 수도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도중 굶주림에 지친 사람들을 만났지 만, 수도사는 모른 척하고 지나갔다. 이 양은 나 혼자 먹으라고 준 거야. 암 그렇고말고. 수도사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굶주린 사람들을 외면하며 묵묵히 걸어갔다. 사람들은 그런 수도사가 야속했다. 양 한 마리면 온 동네 사람들이 나눠 먹을 수 있을 텐데, 혼자 욕심 을 차리는 수도사가 서운했던 것이다. 그때 조그만 사내아이가 눈을 깜박거리며 저 양을 잡아 람들은 활짝 웃으면서 흩어졌다. 과연 이들은 무슨 일을 꾸민 것일까? 수도사가 무거운 양을 어깨에 메고 교회 앞을 지나갈 무렵 턱수염이 기다란 할아버지가 뚜벅뚜벅 다가와 말을 걸었다. 수도사님, 그 개를 메고 어디를 가십니까? 수도사는 걸음을 멈추고 할아버지를 바라보 았다. 개가 어디 있다고 그런 말을 하시오? 혹시 노망했소? 수도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 길 을 갔다. 몇 걸음 더 걸어가자 지팡이를 짚고 있는 할머니가 다가왔다. 거룩하신 수도사님께서 웬 개를 메고 다니십 니까? 개라니요? 너무 늙어서 눈까지 멀었구려. 양 하고 개도 구분 못하시오? 그때 한 젊은이가 호들갑스럽게 달려오며 소 리쳤다. 수도사님, 그 개는 어디에 쓰려고 메고 가십 니까? 그러자 수도사는 화를 벌컥 내며 말했다. 아니, 이게 어떻게 개란 말인가! 그럼 개가 아니고 뭐란 말입니까? 늙은 수도사는 사람들이 왜 양을 보고 자꾸 개라고 하는지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자신의 눈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양의 탈을 쓴 개 를 자신만 몰라보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수도사의 눈에는 개! 그런데 왜 그 지저분한 개를 메고 가시는 거예 요? 설마 수도원에서 잡아먹으려는 건 아니겠죠? 수도사는 정말로 더럽고 징그러운 것을 뿌리 치듯 둘러멨던 양을 얼른 내려놓고 다시 바라보았 다. 그러자 얌전히 다물려 있던 양의 입이 떡 벌어 지고 날카로운 이빨 사이에서 붉은 혀가 날름거렸 다. 어느새 두 귀도 위로 번쩍 솟아오르고, 털 속에 감추어져 있던 꼬리도 길게 뻗쳐 올라왔다. 이럴 수가! 신이시여, 용서하소서. 혼자 양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눈이 멀어 하마터면 개를 잡 아먹을 뻔했습니다. 수도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저 멀리 달아났 다. 사내아이는 크게 웃으면서 양을 어깨에 메고 돌 아와 사람들과 함께 양을 잡아 동네잔치를 벌였다. 있는 그대로 보기 이 동화는 종교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을 지배하던 서구 중세 시대에 위선과 왜곡된 신앙으로 점철된 성직자들의 탐욕을 꼬집고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양을 개로 착각한 수도사의 이야 기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과연 우리가 본다 는 것 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도록 안내하기 때문이 다. 진정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세계를 제대로 보 고 있는 것일까? 오늘날 철학과 심리학, 뇌과학 등 여러 분야 에서 마음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 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우리의 뇌가 많은 착각 을 일으키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눈과 귀, 코, 입, 몸 등 오감을 통해 받아들인 대상을 우리의 뇌 34 송광사보 35

20 가 일정하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이 나 주위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때로는 혼동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수도사가 분명 양인데 도 불구하고 개로 착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여러 사물을 제대로 본다고 생각하지 만, 사실은 뇌에 저장된 정보를 통해서 대상을 해 석하고 있는 것이다. 비행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 는 아프리카 어느 외지에 살고 있는 원주민에게 비 행기는 매우 거대하고 낯선 새로 인식될 것이다. 그 의 뇌에 비행기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날개가 있고 하늘을 나는 것은 새라는 정보가 그의 뇌에 저장되었기 때문에 그의 눈에는 비행기가 새 로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뇌에 축적된 정보를 통해서 사 물을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물에 대한 왜곡이 나 선입견, 편견 등은 살면서 피하기 힘들다. 예컨 대 거실에서 강아지가 오줌을 쌌다고 해보자. 집주 인이 아무리 깨끗이 닦았다 하더라도 손님의 눈에 는 강아지가 오줌을 싼 자리라는 생각 때문에 그 곳이 더럽다고 느낄 것이다. 우리는 있지 않은 것을 보고, 정작 있는 것을 보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수도사는 있지 않은 개는 보았지만, 정작 있는 양은 보지 못했다. 어쩌 면 수도사가 진짜로 보지 못한 것은 굶주린 백성들 의 아픔일지도 모를 일이다. 손님은 있지 않은 더러 움은 보았지만, 정작 있는 깨끗함은 보지 못했다. 그것이 뇌의 착각이든 마음의 왜곡이든 분명한 것 은 우리의 삶이 이러한 과정 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 말을 오늘의 현실에 적용해보면 상황은 그 리 간단치 않다. 흔히 종북놀이 로 치부되는 현상 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 놀이에 빠져있는 사람들 은 어쩌면 있지 않은 종북은 보고, 정작 있는 천박 한 자본과 무능한 권력에 대한 걱정은 못 보는 것 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그저 뇌에 저장된 레드 콤 플렉스 에 따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가족들을 왜곡된 눈으로 보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잘못된 정보가 우리의 뇌에 반복 적으로 저장되면, 우리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기 마련이다. 그들은 있지도 않은 세월호 가족들의 더 많은 보상금을 타려는 욕심은 보고, 정작 있는 그 들의 아픔과 참사의 진실을 보지 못한다. 콤플렉스 로 점철된 뇌의 착각이 그들의 아픔에 소금을 끼얹 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빨간 색 안경을 끼고 세계를 바라보면 빨간 색으로 보이고, 파란 안경을 끼면 세계가 파랗게 보이기 마련이다. 파랗거나 빨갛게 보인다고 해서 대상이 빨갛거나 파란 것이 아니다. 파랗거나 빨간 안경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우리 안에 남아있는 탐욕과 편견, 선입견 등이다. 이를 통해 세계를 보 면 그저 보고 싶은 대로만 볼 뿐이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는 색깔로 점철된 마음의 안경 을 벗고 내 안에 있는 편견을 돌이켜 보아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마치 구름에 가려진 둥근 보름달이 밝게 드 러나 온 세계를 환히 비추는 것처럼 말이다. 본다는 것 에 대한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송광사 산책 - 하사당 아궁이 하사당은 보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요사채 건물이라 국가에서 보물 로 지정한 건물입니다. 이 보물에 장작을 때는 일은 방장스님 시자 소임 중의 하나입니다. 아궁이 깊숙한 곳에서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머릿속이 하얗게 지워 지면서 하염없이 불꽃에 빠져들게 됩니다. 아궁이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살짝 졸리기도 하 면서 정신이 몽롱해집니다. 도반들과 떨어져 방장스님과 단 둘이 지내야 하는 시자 생활은 매 순간 긴장의 연속입니 다. 살얼음판을 걷는 일상에서 아궁이 불을 때는 시간만큼은 금쪽같은 휴식 시간입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시자생활이지만, 그래서 묵은 중생습 衆 生 習 을 조금이라도 털 어낼 수 있는 귀중한 순간들입니다. 하사당 아궁이를 보며, 방장스님 밑에서 중물을 들여가던 그 시절을 떠올립니다. 36 송광사보 37

21 고향수 내 마음의 환승역 중현 中 玄 l 월간 송광사 편집장 사보가 나왔는데 뒤표지에 실린 초파일 광고에 연등 금액이 잘못 적혔 단다. 어처구니없는 실수, 미숙한 일처리 그리고 부주의함이 겹쳐진 결과다. 당장 눈앞에서 일처리를 해도 모자랄 판에 기도하느라 용암사에 발이 묶여 서 꼼짝 못하고 전화로만 서둘러 지시한다. 그러니 더 답답하고 그래서 화가 난다. 그래도 화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동절이 낀 징검다리 연휴 전날 벌이진 일이라 자칫 잘못하면 3일 동안 일이 연기될 수도 있단 생각에 마음 은 안절부절해진다. 조바심은 화를 더욱 부추긴다. 다행히 발송 전 단계에서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었다. 이제는 어디서 작 업할 건지를 놓고 여기저기서 의견이 분분하다. 기도시간은 다가오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갑자기 여러 가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다. 다른 일들 몇 가지로 계속 전화가 걸려오고 또 내가 전화를 해주어야 한다. 공양주는 마침 오늘 휴가를 갔다. 저녁 7시는 가까워지는데 기도는 해야 하니 어찌되었건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어 전화하면서 부랴부랴 라면을 끓였 다. 차분하게 생각할 시간적인 여유조차 없다. 경황이 없으니 더 화가 난다. 결국 기도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10분이 나 늦게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목탁 치는 손 거친 번뇌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헤매지 에 힘이 들어간다. 목탁채가 부러질까 걱정될 않으려면 평소에 마음의 환승역을 찾아가 정도로 세게 목탁을 후려친다. 치밀어 오르는 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마치 군인이 화를 목탁에다 쏟아낸다. 화를 누르려 해도 평화로운 시기에 단조로운 훈련을 계속 반 잘 되질 않는다. 복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잘 훈련된 군 거센 물줄기가 몸 한 가운데에서 세차게 인이 전투에서 승리하듯 잘 훈련된 마음은 쏟아져 나와 손에 쥔 목탁채를 통해 빠져 나 그 어떤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쉽게 고요함 가는 듯하다. 그런데 느낌이 묘하다. 자신의 으로 가는 환승역을 찾아간다. 분노를 옆으로 비켜서서 지켜보는 느낌이랄 까. 약간은 신기한 기분으로 거센 분노의 물줄 기를 관찰하다보니 어느 새 목탁소리가 잦아들 었다. 정중선정무위난 靜 中 禪 定 無 爲 難 이요, 대경부 동시위난 對 境 不 動 是 爲 難 이라 하였다. 고요하고 시끄러운 것은 주변 환경이 고요 하고 시끄럽다기보다 그로 인해 마음이 어떠한 지를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시끄러운 곳에 있 어도 마음이 고요하면 그 곳은 고요한 곳이다. 아무리 고요한 곳이라도 마음이 시끄러우면 그 곳은 시끄러운 곳이다. 조용한 숲 속에 있지만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 하고 들떠 있다면 마음이 시끄러운 것이다. 시 끄러운 카페에서 혼자 집중해서 책을 보고 있 다면 마음이 고요한 것이다. 마음이 고요함은 대상에 끌려다니지 않음 이다. 끌려다니지 않음은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곧 다만 바라 봄을 뜻한다. 마음이 시끄러움은 외부의 대상 과 생각에 마음이 정신없이 끌려다니며 그 안에 서 헤어나오질 못함을 의미한다. 공부를 짓는 다 함은 고요한 상태에서 한 곳에 마음을 집중 하는 것이다. 대상에 끌려 다니는 마음은 분노, 슬픔, 우울함, 즐거움 같은 거친 번뇌를 동반한 다. 그래서 시끄럽다. 눈을 감고 눈 앞에 원을 그려보자. 일정한 속도로 원을 계속 그리다가 멈추라고 마음속으 로 생각해보자. 그런데 눈 앞의 원이 쉽게 멈춰 지질 않는다. 멈춰야 된다는 생각은 하지만, 마 음은 제어하기 힘든 어떤 관성에 의해 계속 원 을 돌리고 있다. 분노를 안다고 해서 분노를 쉬 가라앉히기 힘든 것도 이와 같은 이치이다. 원 그리기를 멈추는 가장 쉬운 방법은 눈 을 뜨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관심을 돌려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다. 안다고 해서 시끄러운 마 음이 고요해지는 것은 아니다. 본다는 것은 거 리를 두는 것이며, 거리를 둘 때 비로소 제대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아무 생각없이 다만 바라 볼 때 비로소 마음은 고요함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울의 복잡한 지하철 노선도를 보노라면 정신이 없다.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찾아 가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 같은 시골 중이 복잡한 서울 지하철 안에서 헤매지 않으려 면 환승역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환승역 을 놓쳐서 가는 길이 한 번 꼬이기 시작하면 대 책이 없다. 마찬가지로 거친 번뇌에 이리저리 끌려 다 니며 헤매지 않으려면 평소에 마음의 환승역을 찾아가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마치 군인 이 평화로운 시기에 단조로운 훈련을 계속 반 복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잘 훈련된 군인이 전투에서 승리하듯 잘 훈련된 마음은 그 어떤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쉽게 고요함으로 가는 환 승역을 찾아간다. 하루하루 일희일비 一 喜 一 悲, 일노일소 一 怒 一 笑 함은 사람의 몸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스스로 수행의 끈을 놓치지 않기를 부처 님께 발원할 뿐이다. 중현스님 1998년 송광사에서 범일 보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 송광사 강원을 졸업하고 제방에서 정진. 월간 송광사 편집장. 화순 용암사 주지. 38 송광사보 39

22 인터뷰 승보종찰 송광사 영산전 약사전 개금불사 인연공덕 지으소서 업장소멸 원 願 세우고 사분정근 - 정견스님, 관음전 천일기도 회향 - 정견스님은 범어사 스님이다. 송암 스님 을 은사로 출가한 후, 줄 곧 선방을 다닌 용 맹수좌였다. 그러나 각화사 금봉암에서 동안 거를 살면서 몸에 장애옴을 느끼고 선방 생활 을 정리하고 기도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기도를 시작한 스님은 대둔산 태고사 에서 3년간 기도정진하였다. 송광사 관음전으 로 오기 전, 스님은 3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 이 태고사 관음전에 석천수를 떠 올리며 천일 기도를 발원하였다고 한다. 간절한 서원에 힘입어, 스님은 지난 2012 년 7월 13일, 송광사 관음전에서 천일기도를 입재하게 되었다. 마침 그 날이 스님의 생일이 기도 해 감회가 남달랐다고 스님은 당시를 회 상했다. 지난 3년간 기도하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 삼보에 귀의하옵고, 보물 302호 약사전 약사여래부처님, 보물 303호 영산전 석가모니 부처님 개금불사 인연 을 모연합니다. 부처님을 새롭게 장엄하는 개금불사는 마음을 새롭고 청정하게 맑혀 진 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수승한 인연을 맺는 불사입니다. 무량공덕이 높아지는 개금불사에 동참하시어 불자님 가정에 모든 마장이 소멸되고 건강 다. 특히나 관음전이 선원인 문수전과 가까이 있어 목탁소리가 선원 스님들 공부에 방해될까 기 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발원합니다. 도하는 내내 노심초사하였다. 더구나 작년에 정말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불자님들의 많은 수희동참 바랍니다. 작년에 기도하면서 치아도 깨지고 기력이 쇠하여져 몸이 많이 아프고 힘들었어요. 그때 주 변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저 나름대로 주력, 사경, 독송, 정근 대 시 주 2,000만원 을 통해 업장을 소멸하리라는 원을 세우고, 하루 네 번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가족동참 100만원 한편, 스님은 강원발전기금으로 300만원을 내놓기도 하였다. 정작, 스님은 욕심부리지 않 고 열심히 기도해서 업장소멸하겠다는 서원에 따라 그저 열심히 기도정진했을 뿐이라고 겸손해 하였다. 천일기도를 무탈하게 회향하면서, 스님은 참 많이 행복했고 대중들이 도와줘서 기도할 수 개인동참 회 향 일 2015년 11월 29일 (음.10.18) 일요일(금강산림법회 회향일) 동참계좌 우 체 국 (예금주 : 송광사) 국민은행 (예금주 : 송광사) 있었다 고 소감을 밝혔다. 문 40 30만원 의 송광사 기도접수처 팩스 송광사보 41

23 포커스 제805주기 보조국사 종재 및 보살계 수계산림 성대히 치뤄 - 보조국사 종재, 불교문화 행사로 거듭 태어나 - 03 지난 5월 15일 보조국사 스님의 열반 805주기 진행되었다. 를 기리는 종재가 성대히 치러졌다. 주지스님은 봉행사에서 "불일보조국사스님이 02 종재는 이운의식으로 시작되었다.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진영을 필두로 대중스님 제시한 수심의 처방은 인간 본래의 성품을 회복하 는 길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길은 인류보편의 가치 01 보조국사 종재(대웅보전) 02, 03 보조국사 이운의식 행렬 04 조계산문 상량식 04 들과 불자들이 그 뒤를 따랐다. 16국사 진영이 봉 안된 국사전에서 시작된 이운의식은 관음전, 성보 각을 거쳐 대웅보전에서 마무리되었다. 이어진 종재법회는 보조국사 행장 소개와 헌 향, 헌다, 그리고 주지 스님의 봉행사 등의 순으로 에 기반한 인간의 길 이라고 강조하며, 보조국사스 님의 열반 805주기를 맞이하여 스님의 정혜결사 정 신이 사회 곳곳에 확산되기를 기원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조충훈 순천시장은 송광사 는 우리 순천시민의 휴식공간이자 대한민국을 대표 하는 문화유산 임을 역설하고, 모든 순천시민들 이 힘을 모아 미래 순천의 새로운 모습을 준비해나 가겠다 고 다짐하였다. 오후에는 조계산문 상량식이 조계산문 건립현 장에서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방장스님, 주지스님 일부터 부처님 오신날 인 25일까지 전시되었다. 사중에서는 대형 걸개 현수막과 홍보카탈로그 의 제작, 16국사 홍보 현수막의 설치 등에 만전을 기하여 보조국사 종재가 지역의 대표적인 불교문 화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이에 부 그리고 조충훈 순천시장을 비롯한 많은 사부대중 응하여 조충훈 순천시장, 이정현 국회의원 등 지역 이 상량식에 참석하여 조계산문의 건립을 함께 축 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히여 자리를 더욱 빛내 주었 하하였다. 다. 향후 보조국사종재는 지역 내 대표적인 불교문 조계산문 상량문에서 현봉 스님(송광사 전 주 화행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은 보조국사도 수행의 삼종문으로 조계산문을 아울러 금강계단 보살계 수계식이 14일과 15 열어 이 법문으로 육도를 벗어나게 하였다 고 조계 일 양일간에 걸쳐 열렸다. 14일 율주 지현 스님의 산문의 역사적 필요성을 설파하고, 조계산문 건립 불 입재법문으로 시작된 보살계는 15일 새벽의 보살계 사는 천리와 지리와 인물의 삼재가 서로 시절인연을 관정의식까지 철야로 이어졌다. 이어 15일 오전 9 만나 이루어진 희유한 대작불사 라 칭송하였다. 시 대웅보전에서 보살계 수계식이 거행되었다. 그 한편, 보조국사 종재에 맞추어 보조국사스님 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참석인원이 줄어들고 고령 의 원불인 국보 제42호 목조삼존불감을 일반인에 화되는 문제가 노정되어 사중 차원에서의 대책 마 공개하는 특별전도 열렸다. 목조삼존불감은 보조 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국사스님이 중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모셔 온 것으 14일에는 전국 불일회 총회도 열렸다. 불일회 로, 일제강점기에 보물로 지정된데 이어 1962년, 국 역시 구성원들이 고령화되어 활동이 침체된 상태 보로 승격되었다. 지난 2000년대 초, 새롭게 복원 여서 대책강구가 시급하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 01 된 목조삼존불감은 보조국사 종재 전 날인 5월 14 았다. 42 송광사보 43

24 송광사 소식 광주 행복바라미 문화축전에 본사 스님들 동참 5월 4일, 광주 충장 우체국 일원에서 열린 행복바라미 문화대축전에 송광 사 주지 무상스님, 백양사 주시 원일스님을 비롯해 20여 대중스님과 이기 흥 중앙신도회장 등이 동참해 카드 기부시연과 모금활동을 진행하였다. 을미년 하안거 결제 을미년 하안거가 6월 1일부터 시작된다. 해제 일은 8월 28일이다. 다맥의 재발견 학술대회 6월 6일 송광사 사자루에서는 한국 선차의 맥을 이어온 송광사 다맥의 재발견 학술대 회 가 있을 예정이다. 향봉선사 추모 법회 6월 5일 제35주기 향봉선사 추모 법회가 지장전 에서 봉행될 예정이다. 호국영령 추모 천도재 6월 8일 호국 영령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 하는 호국영령 추모천도재가 오전 10시 30분 사자 루에서 있을 예정이다. 세계간화선무차대회. 21교구도 적극 동참 5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세계간화선 무차대회를 위한 실무자회의 가 송광사 종무소에서 있었다. 21교구에서는 송광사 불일불교대학, 송광 사 강원, 원각사(일산), 정혜사, 길상사(광주), 양복사, 봉갑사, 만연사, 무 각사, 보림사, 원각사(광주), 유마사, 보광사 등 14대의 차량과 약 600여 명의 신도가 이번 무차대회에 참석하였다. 소임자 임명장 수여 순천 금강암 주지 정응스님 율학승가대학원장 대경스님 사서국장 혜공스님 연수국장 태정스님 전국불일회 임원회의 개최 5월 14일, 금강계단 보살계 수계산림 중에 불일회 임원회의가 박물관 회의실에서 있었다. 이날 대구불일회 권복술, 마산불일회 강환복, 진주불 일회 곽종형, 여수불일회 서병희, 송광불일회 김영월 회장님 등이 참석하 여, 불일회 1년 사업을 보고 받고, 당면 현안을 논의하였다. 난원 정향자 사경 특별전 개막 보조국사 종재를 맞이하여 송광사 성보박물관은 지난 5월 14일부터 수 행과 공덕의 예술적 장엄사경 이란 주제로 난원 정향자 사경 특별전 을 열고 있다. 조선시대 관음신앙을 대표하는 경전인 불정심다라니경, 관세 음보살보문품, 천수경 등을 감지금니 제작기법으로 사경한 작품 60여점 이 전시되고 있다. 이 작품들은 오는 6월 28일까지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제9회 순천 등축제 열려 5월 16과 17일 양일에 걸쳐 순천시 불교사암연합회 주최로 순천시 향동 문화의 거리 일원에서 제9회 순천 등축제가 열렸다. 송광사 일봉스님이 집전한 법고와 종송에 이어 등 콘테스트에 입상한 시민들의 시상이 있었 다. 법요식에서 사부대중을 대표하여 주지 무상스님은 초파일 봉축 법어 를 통해 불제자의 도리를 다할 것을 다짐하였다. 말사소식 [장흥 천관사] 제6회 봄나물 나눔 잔치 개최 5월 2일, 장흥 천관사(주지 지행스님)는 경내에서 봄나물 나눔 잔치를 열었다. 올해로 6회째인 이날 나눔잔치는 장흥 보림사 일선스님, 김성 장흥군수, 소설가 한승원 씨를 비롯해 지역 주민 300여명이 참석했다. 주지 지행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천관사의 봄을 지역민과 함께 나누고자 화합과 소통의 자 리를 마련했다 고 말했다. 이날, 천관사 신도들은 천관산에서 채취한 50여종의 나물을 다양한 음식으 로 요리해 선보였다. [장흥 보림사] 제3회 장흥 보림사 선차축제 및 산사음악회 개최 5월 25일, 장흥 보림사(주지 일선스님)에서는 부모님, 스승님 그리고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 으로 차를 올리는 선차축제가 열렸다. 수행과 차가 둘이 아니라는 선차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보림사는 뒷산에 펼쳐진 3만여 평의 차밭에 천연기념물 비자림과 함께 자생하는 야생녹차로 유명하다. 행사는 10시, 법요식 및 햇차 헌다. 12시, 경로잔치와 청태전 시음 및 만들기 체험. 그리고 마지막으로 2시부터 산사음악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산사음악회는 임동창 피아니스트와 향수로 유명한 가수 이동원, 국악그룹 노름마치, 테너 진성원이 함께하였다. [보성 봉갑사] 봉갑사 영산대재 호남삼갑 봉갑사는 오는 6월 1일 오전 10시 상법당 적멸보궁에서 영산대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봉갑 사는 상법당 십이각 적멸보궁에 부처님 진신사리 150여과가 모셔진 날을 기념하여 매년 양력 6월1일 에 영산대재를 열어왔다. 각안 스님(봉갑사 주지)은 전국의 불제자들이 함께 수행 발심하는 뜻깊은 자 리에 불자들의 많은 동참을 희망하였다.

25 승보종찰 송광사 기도동참안내 매월 기도 기도명 기도(축원)기간 동참금액 초하루기도 매월 (음력) 1일 3만원 약사기도 매월(음력) 8일~10일 3만원 관음기도 매월 (음력) 24일 1만원 상시 기도 기도종류 시간 동참금 특별축원 오전 10시 20분 10만원 천일기도 1년기도 백일기도 7일기도 삼일기도 새벽 4시 오전 10시 오후 1시 저녁 6시(동절기), 7시(하절기) 중 1회 축원 100만원 30만원 10만원 7만원 3만원 생일 기도 오전 10시 1만원 하루 기도 오전 10시 1만원 봉축(초파일)등 동참 전각명 응진전 산신각 승보전 지장전 대웅보전 인등 동참 동참금액 대등(30만원), 소등(20만원) 소등 (10만원) 대등(20만원), 소등(10만원) 대등(20만원), 소등(10만원), 영가등(10만원) 대등, 마당등(5만원) 관음전 인등 1인 1년등 10만원 관음전 인등은 수시접수 가능하며 소등 연락이 없을 시에는 자동연장되오니 꼭 연락바랍니다. 곽종형 곽호석 강문실 고미영 2766 구지홍 1035 김도완 168 김미령 157 김병우 2805 김성수 2804 김지혜 128 노홍석 21 문상학 1401 김애진 김혁기 김해천 문석주 118 문준우 119 박관우 1363 박광현 20 박성민 19 박신영 2232 박은숙 18 방정숙 1061 백지완 3106 송광사 불사 동참에 감사드립니다 ( ~ 5.20) 동참시주: 김기순 김광명장 이승오 오백철 오영주 전홍현 서까래 : 김남도 김병철 유기선 유준선 ( ~ 5.20) 박종태 박호병 ( ~ 5.20) 노정미 서준표 손민지 서종환 1178 송현우 127 신승우 1620 신영모 1619 신유나 1621 양준혁 166 오경훈 2774 오말순 3120 오승현 160 신동민 심우진 ( ~ 5.20) 오주현 2775 오창원 2773 윤명임 1889 이건호 158 이동원 167 이동현 117 이민재 2832 이상연 121 이상헌 156 주춧돌 : 임순옥 돌기둥 : 김순의 정구상 정윤상 양성철 예진영 이승표 162 이승희 116 이정빈 120 이준호 2830 이준호 165 이진석 2831 이형주 159 이혜경 1202 이혜인 2230 월간 송광사 정기구독 안내 윤광자 윤신철 ( ~ 5.20) 영산전(개인) : 비구혜공 김태인 차민아 영산전(가족) : 이경희 조민성 조민수 조승완 약사전(개인) : 강경필 강영란 김민경 김용순 박정륜 조연중 강동훈 강지우 김민준 박양길 이재천 차동주 약사전(가족) : 조인기 김상은 조춘우 김수경 조선명 전경순 조선희 이광근, 정원용 임경숙 정기욱 김지혜 장인석 신정희 장성욱 장유정, 이자경 손희주 이은채 이채연 이호석 131 이호현 164 이홍재 169 장정인 1634 정승현 124 정양호 3333 정오현 123 주은지 2776 지용현 1038 천도영 2121 천시우 132 최남준 125 최성현 126 최의수 2815 추성민 2884 하순이 129 하정인 2544 한상은 130 허준호 년 1월부터 2년 정기구독 회원, 3년 정기구독 회원 및 평생 구독 회원 제도는 으로 단일화하였습 니다. - 이에 따라 2013년 12월 이전에 등록하신 회원님들에게는 2014년 12월까지 사보를 발송하여 드렸습니다. - 기존 평생구독회원님께는 2015년 12월호까지 사보를 발송하여 드리겠습니다. 계속 구독을 원하는 회원님께서는 월간 송광사 편집 실로 연락바랍니다. ( ~ 5.20) 김순희 김현중 남궁명애 남궁성연 심우남 유재경 임종식 장재혁 윤영훈 이양숙 노정자 영가 신대원 이희경 홍구희 홍재원 김성희 김재윤 장경태 문의 월간 송광사 편집실 (사보담당) 우체국 : (예금주 : 송광사) 도리: 우체국 (예금주 : 송광사) 구독 회원님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홈페이지_ 블 로 그_ 페이스북_ Facebook.com/SongGwangsa

26 감로암 소식 역사소설 여름 한철 안거에 들어가 수행에만 전념하는 하안거 결제가 돌아옵니다. 기도도량 감로암에서는 불자 님들도 결제하는 마음으로 여름 한 철 기도정진할 수 있도록 하안거 결제기도를 봉행합니다. 두루 동참 하시어 기도정진을 생활화하여 부처님 가피 속에 지혜와 복덕이 충만한 삶을 이루시기를 발원합니다.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지혜의 등을, 사업하는 이들에게는 성취의 등을, 병들어 고통받는 이에게는 쾌유의 등을, 운전하는 이들에게는 안전의 등을, 군복무하는 자녀에게는 무사귀환의 등을, 돌아가신 조상님들을 위한 영가 등을 천년 기도도량 감로암에서는 1년 365일 목탁 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감로암 기도정진에 동참하시어 입시 수험 승진 건강발원 정진으로 소원성취하시고 좋은 인연공덕 지으시기 바라며, 불보살님의 가피력으로 매일 매일 행복과 희망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부처님 가피로 장원급제한 원감국사 창건도량 작 가 이 정 범 의열투쟁의 시대 1919년 3월 1일,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시작된 3 1운 동은 순식간에 전국 각지뿐만 아니라 해외로 퍼져나갔다. 그 결과 국내외에서 모두 1,542회의 만세운동 집회가 열렸다. 모 두 202만여 명이 만세운동에 참가했고 그 중 7천 5백여 명이 일제의 총검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1만 6천여 명이 부상당했 고 4만 7천여 명이 체포, 구금되었다. 그 결과 전국의 감옥이 란 감옥은 만세운동을 벌이다가 구속된 애국자들로 미어터질 지경이었다. 일제는 3 1운동의 여파를 잠재우기 위해 조선총독부의 관제와 제도를 고쳤다. 조선인을 일본인과 동등하게 통치하겠 다며 이른바 무단통치 에서 문화통치 로 전환했다. 그리고 이전에는 일본 육군이나 해군대장 출신을 총독으로 임명했던 데에 비해 문민 출신을 총독으로 임명해 한국인의 분노와 결 기를 잠재우려 했다. 그러나 말이 문화통치였지 실제로는 무단통치 시절보다 더욱 교활하게 한국인을 억압해나갔다. 경관의 수를 크게 늘려 한국인들의 집회와 시위 움직임을 더욱 철저히 감시했으며 서 로 이간질시켜 이른바 친일파들을 늘려나가는데 활용한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때 한국인 경관에 대한 채용이 일본인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국에 파견된 일본 경관들의 한국어 습득 이 더뎌 언어 소통과 정보 수집에 애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제는 악명을 떨친 고등경찰도 대폭 증원함에 따라 48 송광사보 49

27 역사소설 3 1운동 전만 해도 경무총감부 기밀과에만 고등경찰을 두었던 것을 3 1운동 후에는 전국의 모든 경찰서마다 고등경찰을 두어 한국인들을 대대적으로 감시하고 탄압해나갔다. 고등경찰은 1911년부터 설치되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존 속한 일본의 비밀정치경찰을 가리킨다. 본래 특별고등경찰이라 부르며 그 것을 줄여 고등경찰 또는 특고 特 高 라 했다. 그들은 한국인들의 사상, 정치활동,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감시하고 억압하는 게 주요 임무였다. 더 나아가 국내외 독립지사들의 동향을 철저히 감시했고 특히 체포한 독립지 사들에 대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고문하는 것으로 악명을 떨쳤다. 고등경찰에게 체포된 지사들은 반신불수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심지어 고문을 견디지 못해 숨지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그래서 고등경 찰에게는 고문왕, 고문귀 拷 問 鬼, 악의 화신, 귀경부 鬼 警 部 등의 별명이 따라 다녔다. 특히 한국인 경관 중 고등계 형사들의 동포에 대한 악행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이처럼 일제가 3 1운동 이전보다 더욱 교활하고 광범위하게 탄압 하자 비폭력 평화운동을 지향하던 항일 단체들도 한계를 느끼고 본격적 으로 무력투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 결과 3 1운동 직후 출범한 상하이 임시정부에서는 각 지역에서 활약하던 독립군을 임시정부 산하에 두고 조 직적으로 지원했으며 의열단 義 烈 團 등 무력을 사용하는 독립운동단체들이 곳곳에서 조직되었다. 이런 때여서 당시의 각급 법원에서는 애국지사들을 단죄하느라 조용 한 날이 없었다. 평양복심법원 판사 이찬형도 그런 사람들을 단죄하는 날 들이 많았고 그럴 때마다 늘 좌불안석이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동포들에게 무거운 형량을 내리는 일은 언제나 양심의 가 책을 느끼게 했다. 대개 고등경찰에게 체포된 애국지사들은 하나같이 대쪽 같은 성격에 다 죽음까지 각오한 터라 포승줄에 묶여있을지언정 결코 기가 꺾이는 일 이 없었다. 오히려 검사나 판사들에게 눈을 부릅뜨고 준엄히 꾸짖기 일쑤 였다. 특히 평양복심법원에서 유일한 한국인 판사로 근무하던 이찬형에 대한 지탄이 심했다. 약산 김원봉이 창단한 의열단 단원들. 의열단은 1920년대의 대표적인 항일무장단체로 이름을 떨쳤다. 이 놈! 네가 와세다 대학까지 나왔다는 이찬형이 아니냐? 배울 만큼 배운 자가 앞장서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기는커녕 왜놈들 비위나 맞 추고 있으니 조상과 민족 앞에 부끄럽지도 않느냐! 이찬형은 이런 비난을 받으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 다. 그런 날에는 으레 주색으로 중압감을 떨쳐내는 게 습관이 될 정도였 다. 그러나 술과 여자라는 게 본시 허망한 것이라 이튿날 아침 숙취에서 깨어난 자신이 기생을 품고 있었다는 걸 발견하면 세상이 그처럼 덧없을 때가 없었다. 그러던 1921년 8월 14일 아침, 법원에 출근해 신문을 읽던 이찬형은 가슴 아픈 기사를 접했다. 전날인 8월 13일자 석간 <동아일보>에 박상진 朴 尙 鎭 사형 집행 이란 제목으로 실린 2단 짜리 기사 때문이었다. 기사에는 독립지사 박상진과 김한종 金 漢 鍾 을 대구형무소에서 동시에 사형시켰는데 박상진이 사형 집행 13분 만에 절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무력 독립투쟁을 벌이다 체포되어 사형 당한 애국지사들이 무 수히 많았음에도 이찬형이 유독 그 기사에 충격을 받은 것은 박상진의 이 력 때문이었다. 50 송광사보 51

28 역사소설 1884년, 울산에서 태어난 박상진은 어려서부터 유학을 익힌 후 양정 의숙 養 正 義 塾 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그 뒤 법관 시험에 합격해 1910년에는 평양지방법원 판사로 발령받았다. 그러나 바로 그 해에 한국이 일본의 완 전한 식민지로 전락하자 판사직을 미련 없이 던져버렸다. 나라 잃은 백성 으로서 일제가 지배하는 권력 기관에 종사하느니 그들을 이 땅에서 몰아 내고 독립 국가를 이루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그 뒤 박상진은 만주로 건너가 대한광복회라는 혁명 단체를 조직하 고 치열한 의열 투쟁을 벌이던 끝에 1918년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찬형은 4년 연상이자 자신보다 먼저 평양법원에 발령받았던 한국 인 판사 박상진을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 다만 같은 평양법원을 거쳐 간 박상진의 의로운 선택과 용기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어 잘 알고 있었다. 바로 그런 애국지사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는 기사를 읽고 난 이 찬형은 신문을 그대로 책상 위에 내려놓고 창문가로 다가섰다. 꼭 그렇게 죽여야 했던 것인가? 이찬형은 그런 의문에 사로잡힌 채 담배 한 가치를 꺼내들었다. 그때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동료 와타나베 渡 邊 판사가 활짝 열린 사무실 안으 로 들어서며 물었다. 이 판사, 무슨 일인데 아침부터 착 가라앉았소? 와타나베는 이찬형과 동갑이었으나 와세다 대학의 3년 선배였으며 판사로 임용된 것도 그만큼 빨랐다. 그런 까닭에 이찬형은 그를 선배로 대우했다. 두 사람은 결심공판 때 야마자와 山 澤 재판장을 사이에 두고 배 석판사로서 동석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이찬형이 답했다. 별일 아닙네다. 그게 아닌 것 같은데. 옳거니! 이 기사 때문이구만. 와타나베가 이찬형의 책상 위에 놓인 동아일보를 집어 들면서 덧붙여 말했다. 이 기사라면 나도 읽었소. 뭐, 조선인들 중 항일 투쟁을 벌이다 사형 당한 인사들이 한 둘이 아닌데 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시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찬형은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며 욱하는 마음을 참아냈다. 반드시 그 기사 때문에 그런 건 아닙네다. 다만 와타나베 판사도 입 장을 바꿔 생각해보시라우요. 지금 이 순간 대일본제국이 우리 대한제국 의 지배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자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는 일본인들이 있다면 판사께선 어떤 마음이 들겠소? 와타나베가 잠시 뜸을 들인 후 답변했다. 그런 상황이라면 나 또한 착잡했을 거요. 그러나 법조인의 입장에서 보면 박상진이나 김한종 등은 중대 범죄자이며 지배체제를 전복시키려는 반역자 아니오? 사형을 시키는 게 당연합니다. 이찬형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국가와 사회가 정상적인 상태라면 박상진 등이 추구하는 무력투쟁은 실정법을 크게 어기는 일이 분명했다. 그리고 와타나베의 말처럼 죄를 저 질렀으니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일제의 강제 지배 를 받던 한국인의 항일 투쟁을 무조건 법의 이름으로만 처벌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런 의문은 법관 이찬형을 두고두고 괴롭히는 고민거리였다. 아무리 박상진 사건이 이찬형에게 충격을 주었다 해도 세월은 어김없 이 흘러갔고 그 세월만큼 박상진의 이름도 잊히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의 열 투쟁은 곳곳에서 끝없이 이어져 일제 고등경찰들을 날마다 긴장시켰다. 약산 김원봉이 조직한 의열단 단원 박재혁의 부산경찰서 폭파사건, 김익상의 조선총독부 폭파사건, 또 다른 의열단체인 혁신단 단장 김상옥 의 종로경찰서 폭파사건,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진 나석주 사건, 심지어 도쿄의 황궁 안에까지 폭탄을 던졌던 김지섭 사건 등을 그 대표적 인 예로 들 수 있다. 훗날의 일이지만 백범 김구가 조직한 한인애국단 단 원 이봉창의 도쿄의거와 윤봉길의 상하이의거 또한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 게 만든 의열 투쟁이었다. 특히 김원봉과 의열단 단원의 활약이 얼마나 용맹하고 신출귀몰했는 지 고등경찰들은 의열단이란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었다. 반면 한국인들 은 임시정부는 몰라도 의열단은 안다고 할 정도였다. 다음호에 계속 52 송광사보 53

29 다맥 茶 脈 의 재발견 학술대회 일시 불기 2559(2015)년 6월 6일(토) 09:30 12:30 장소 승보종찰 조계총림 송광사 행사내용 1. 헌다례 초의의순, 범해각안, 금명보정, 연해적전 스님 영정 앞에 올리는 헌다례 2. 전다법( 煎 茶 法 )재현 연해적전 스님의 탕법 3. 학술대회 가. 초의 의순의 다맥의 고찰 1) 발표자 : 임종욱 (동국대 국문과 학문학 박사) 2) 논평자 : 최성렬 (조선대 명예교수) 나. 범해각안의 다가의 현대적 조명 1) 발표자 : 고영섭 (동국대 교수) 2) 논평자 : 이 준 (건국대 명예교수) 다. 금명보정의 종통과 다풍 1) 발표자 : 현봉스님 (전, 송광사 주지) 2) 논평자 : 김기원 (경남과학대 명예교수) 라. 연해적전 생애를 통해 본 조선후기 한국선차 문화의 재발견 1) 발표자 : 최석환 (동아시아 선학연구소장, 차의 세계 발행인) 2) 논평자 : 공종원 (언론인) 4. 50인 특별 찻자리 연해적전의 고향인 하동 악양 동매로 옮겨 찻자리를 개최합니다. 장소 : 하동악양 동매마을 시간 : 오후 2시 ~ 5시 주최 : 승보종찰 조계총림 송광사 T. 061) ~9 주관 : 월간 차의 세계 T. 02) 후원 : 전라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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