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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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IG 아트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Tel LIG ART HALL Vol. 06_2008 SUMMER LIG 아트홀 계간지 인터뷰 interview LIG ART HALL linked to your dreams...

2 VOL. 06_ Summer 2008 CONTENTS Prologue 02 INTRO Editor s Note 03 INTRODUCE 기획 프로그램 소개 04 INTRODUCE 02 계간지 인터뷰 구성안 소개 05 INTRODUCE 03 공연일정표 7월 ~ 10월 Program 06 PROGRAM 01 스크린 플레이어 08 PROGRAM 02 포켓 라디오 10 PROGRAM 03 쵸콜릿 뮤직 12 PROGRAM 04 LIG 아트홀의 특별한 수요일 14 PROGRAM 05 김희진의 댄스 콘서트 16 PROGRAM 06 Dance Exchange Program`08 : Montreal-Seoul-Tokyo Special Focus 20 PEOPLE 01 프로듀서 인재진 26 PEOPLE 02 드러머 오종대 30 COLUMN 01 한국의 소리문화사 2 : 마이크, 적자생존의 낯선 터널 34 COLUMN 02 무대디자인 이야기 2 : 거북이 40 NEWS 01 John F. Kennedy Center Fellowship 44 SPACE 01 풍월당 46 SPACE 02 Dublin Theatre Festival 50 LOGUE 01 조명디자이너 이동진, 테크니션 조슈아 바니에를 만나다 Epilogue 58 SIGNBOARD LIG 아트홀과 만난 예술가들 : 바람공항팀 59 EPISODE 비창의 두 연인, 차이코프스키 & 마담 폰메크 60 CREDITS 만든 사람들

3 2 LIG ART HALL interview INTRO_ 에디터 노트 기획시즌 소개_ INTRODUCE 01 LIG ART HALL interview 3 Editor s Note 마음 이라는 잡히지 않는 실체 신동이라 불리웠던 5세의 어린 김시습( 金 時 習 )에게는 이런 일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김시습의 집에 하루 유숙을 하게 된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이제 나이가 들어 조정에서 정년 퇴직을 하고 저물어가는 인생의 황혼기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자신의 지나온 삶을 반추해 보고 있었지요. 신동 김시습의 유명세를 알고 있던 그 노( )관원은 어린 시습에게 묻습니다. 사람들이 너를 신동이라고 하던데, 내 눈에는 그리 보이지 않는구나. 만약, 지금 네가 한 문장의 시( 詩 )를 여기서 지어서 나를 감동시킬 수 있다면 너를 신동이라고 불러주마. 어린 시습은 물끄러미 그 노관원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죠. 노목계화 불심노( 木 契 花 心 ) 그 문장 한 줄에 홀연 노인은 껄껄껄 웃고는 어린 시습의 머리를 쓰다듬은 채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합니다. 그 문장은 바로, 늙어가는 나무에 꽃이 피려하니 마음만은 늙지 않았어라 라는 뜻이지요. 김시습이 읊은 그 한 줄의 문장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아마도, 자신을 마주한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었을 것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읽고, 그것에 대해 과장없이 조용히 한 마디 말을 던질 수 있는 힘. 어쩌면, 천재성이란 나를 둘러싼 세계속에서 나 를 보는 능력을 넘어서 상대 를조용히바라봐줄수있는관용에있는게아닌가싶습니다. 우리 모두가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은 과연 어느 곳을 향하고 있을까요? Season 2008 꿈꾸는 작은 극장 LIG ART HALL 팝 줌 POP ZOOM 예술지원 프로그램 21세기의 동시대적 예술 현상들을 조망하는 프로그램 매년 5월, 10월 기획 공연 및 전시를 통해 즐기는 거침없는 현대 예술의 상상패키지 뮤직 레시피 music RECIPE 음악 프로그램 전시 : 아일랜드(island) 테헤란로에서 현대예술을 만나다. 권기수 외 여섯 작가의 설치, 영상, 퍼포먼스 공연 : 바람공항 현대 공연언어의 확장을 노리는 신예 아티스트 문정수의 예측 금지 연극 무대 5월 15일(목)~25일(일) 5월 20일(화)~25일(일) 공연 : Dance Exchange Program 08 : Montreal-Seoul-Tokyo 10월 17일(금)~18일(토) 캐나다, 한국, 일본의 독창적인현대무용가3인의작품을 순회공연하는격년제현대무용프로젝트 재즈, 월드뮤직,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LIG 아트홀 음악 프로그램 매년 6월, 7월 기획 프로그램, 12월 연계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나는 맛있는 음악 레시피 빨간의자 RED CHAIRS 가족 프로그램 레이블 시리즈 : 스톰프 뮤직 소사이어티 6월 4일(수)~6일(금) 스톰프 뮤직 대표 뮤지션 이사오 사사키, 푸딩, 손성제 쿼텟이 선보이는 다양한 음악 빛깔 어워드 시리즈 : LIG meets JAZZ people 재즈팬들이 선정한 7개 부문 한국 최고의 재즈 연주자들, 한 자리에 서다 작곡가 시리즈 : 스크린 플레이어 6월 27일(금)~28일(토) 7월 9일(수)~11일(금) 대표적인 영화음악 작곡가 달파란, 장영규, 방준석, 이병훈이 말하는 그들의 음악 인생 공간 시리즈 : 포켓 라디오 송기철의 월드뮤직 과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해후 연극, 뮤지컬, 춤, 미술 등의 장르에 걸쳐 구성되는 일반 관객들을 위한 감성 터치 프로그램 매년 4월 어린이와 가족 관객, 9월 직장인 관객 대상의 기획 공연 및 전시 공동기획 : 리틀 동키 (Pupet Musical Little Donkey) 7월 24일(목)~25일(금) 4월 10일(목)~5월 5일(월) 사랑스러운꼬마당나귀동키의마법같은이야기, 세계적퍼핏뮤지컬 리틀동키 의한국라이센스공연 the ARTIST 시리즈 : 김희진의 댄스 콘서트 9월 4일(목)~7일(일) 프랑스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최고의 무용수로 인정받는 김희진의 춤, 그리고 이야기 Urban Party 시리즈 : 땅고 (Tango) 우르과이안 땅게리아들의 몸을 타고 흘러내리는 땅고, 그 음악과 춤의 매혹 9월 26일(금)~27일(토)

4 4 LIG ART HALL interview INTRODUCE 02_ 인터뷰 구성안 공연일정표 _ INTRODUCE 03 LIG ART HALL interview 5 LIG아트홀 계간지, 인터뷰 구성안 1-Season Schedule 2008년 7월~10월 LIG 아트홀은 지난 2007년 시즌을 열면서 LIG 아트홀 소식지 인터뷰 를 제작하였다. 계 간지로 기획/편집되는 아트홀 소식지는, 상세 프로그래밍 소개 및 LIG 스페셜 포커스라 는 제목 아래 기획기사를 선보인다. 새로운 공연예술 전문가들을 발굴해내는 공연계의 오프 스테이지 이야기가 주요 골자로 구성될 것이다. LIG 아트홀의 새로운 실험정신과 꿈꾸는 작은 극장 의 이미지를 되살려 낼 아트홀 소식지 인터뷰 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판을 짜는 수색꾼들의 이야기들을 소담하게 담아내는 작고 예쁜 책으로 관객에 게 다가서고자 한다 PEOPLE 프로듀서 새로운 판을 짜는 문화예술 분야 기획자들과의 집중 인터뷰 아티스트 공연계에서 자신의 색깔을 조용히 드러내는 신예 및 프런티어들과의 담소 COLUMN MUSIC 한국 소리 문화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STAGE 무대 디자이너들이 현장을 이야기한다 NEWS 지원제도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해외통신 해외 주재 한국 문화원들의 활동 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SPACE 국내공간 국내 재즈바, 갤러리, 카페 등 예술이 있는 대안공간 소개 해외공간 해외 축제, 아트마켓, 극장 등 컨셉이 분명한 공간 소개 LOGUE 만 남 Artist meets Artist, 분야별 전문가끼리 나누는 담소 스크린 플레이어 일정 구분 아티스트 포켓 라디오 일정 구분 아티스트 초콜릿 뮤직 일정 구분 아티스트 김희진의 댄스 콘서트 일정 구분 단체 땅고(Tango) 일정 구분 아티스트 LIG 아트홀의 특별한 수요일 일정 구분 아티스트 MST 프로젝트 일정 구분 아티스트 7월 9일(수)~11일(금), 평일 8pm 기획 : 뮤직 레시피 영화음악 작곡가집단 복숭아 (달파란, 장영규, 방준석, 이병훈), TIMF 앙상블 7월 24일(목)~25일(금), 평일 8pm 기획 : 뮤직 레시피 송기철, 두 번째 달, 이문수 8월 22일(금)~23일(토), 평일 8pm/ 주말 5pm 대관 : 빨간의자 하늘해 9월 4일(목)~7일(일), 평일 8pm / 주말 5pm 기획 : 빨간의자 김희진 9월 26일(금)~27일(토), 8pm 기획 : 빨간의자 Martin Borteiro, Regina Chiappara 9월~10월 매주 수요일, 12pm 기획 : 팝줌 인디밴드 8팀 10월 17일(금)~18일(토), 금 8pm / 토 5pm 기획 : 팝줌 김윤정

5 6 LIG ART HALL interview PROGRAM 01_공연소개 LIG ART HALL interview 년 LIG 아트홀 음악기획 뮤직 레시피 4개 공연 중에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작곡가 시리즈 가있다. 작곡가 시리즈는 그동안 순수음악 분야에서만 부각되어왔던 작곡 의 개념을 대중 음악씬에 적용하는 무대이고, 나아가 뮤지션의 큰 판을 짜는 작곡가들을 부각시키고 자 함이다. 첫 번째 주인공은 그동안 한국 영화음악의 역사를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음악 창작집단 복숭아 4인의 무대이다. 복숭아 는 음악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복수는 나의 것>, <해안선>, <4인용 식탁>, <반칙왕>, <너는 내 운명>, <타짜>, <달콤한 인생>, <라디오 스타>, <즐거운 인생> 등등, 2002년 이후로 이들 이 소화해낸 영화의 몇 편만을 소개해도 이들은 한국 영화음악계의 주력부대 중의 하나다. 그러나 딱히 이 모임의 뮤지션들이 영화음악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뮤지션들을 보면 그 동안 최고 뮤지션 소리를 들어온 사람들이다. LIG 아트홀 기획공연 뮤직 레시피 <작곡가 시리즈> Screen Players : 스크린 플레이어 한국 영화음악의 거점, 작곡가 집단 복숭아 초연 영화에 음악을 그리는 사람들, 시간 에 대한 음악적 담론을 펼치다 일정 7.9(수)~11(금), 8pm 장르 대중음악 작곡 달파란, 장영규, 방준석, 이병훈 연주 TIMF 앙상블 무대 백현진[어어부프로젝트] 티켓 30,000원 예매 인터파크 T 달파란은 일찍이 시나위의 멤버였고 H2O라는 전설적인 밴드에서도 활동했으며 삐 삐밴드를 거친 후 DJ로 변신하여 다운타운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권병준과 함께 모 조소년 이라는 전자음악 듀오를 했다. 달파란은 한 번도 스타일의 최전선에서 벗어 난적이없는것같다. 장영규는 인상적인 신디팝 밴드 도마뱀을 이끌었고 연극 및 무 용 음악으로 수 많은 작품을 음악적으로 받쳐주었으며, 백현진과 함께 어어부 프로 젝트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아방가르드 록 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안은미, 피나 바 우쉬 등 저명한 예술가들에게 음악을 만들어 주면서 세계적인 음악가의 반열에 올랐 다. 라틴적인 정열을 음악 밑바닥에 깔고 있는 방준석은 유앤미 블루 라는 록 밴드 의 보컬, 기타리스트였고 지금도 틈틈이 록 공연을 한다. 그러면서도 <공동경비구역 JSA>나 <YMCA 야구단>, <라디오 스타> 같은 큰 스케일의 영화음악 스코어를 써 왔다. 이병훈은 화성적으로 빈틈없이 조직된, 훈련된 음악을 많이 만든다. JK 김동욱 의 <미련한 사랑> 같은 노래를 만들어 가요계에서도 잘 적응하고 있는 작곡가이다. 장영규와 함께 도마뱀을 한 노련한 컴퓨터 뮤지션이면서 보이 라는 솔로 프로젝트 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LIG 아트홀이 위촉한 시간 이라는 곡에 대한 해석도 기대해볼만 하지만, 대한 민국 대표 영화음악 작곡가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어떤 식으로 공간 안에서 풀어낼 것인지 가히 주목할 만하다. 어어부 프로젝트의 마부, 전방위 예술가 백현진은 이들 4인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조명하는 의미에서 무대디자인의 컨셉으로 20세기 초 미 술사조 중 하나인 미래파 의 컨셉을 적용, 기하학적인 풍경을 무대위에 그려낼 것 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언제나 미래지향적인 작품을 그려내는 선구자적인 이들 4인의 색깔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무대디자인이 될 것이다. 또한 국내 현대음 악의 새로운 해석자들인 통영국제음악제의 TIMF 앙상블이 참여함으로써, 장르를 초 월하여 오직 음악 이라는 길을 걸어가는 장인들의 세계를 들여다 볼수있는아주 귀한 공연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6 8 LIG ART HALL interview PROGRAM 02 LIG ART HALL interview 9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제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세상에는 이렇 게 다양한 음악이 있군요 라는 여러분들의 사연을 읽을 때였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했던 시간, 여러분의 사랑, 여러분과 함께 기뻐했던 순간들, 그 소중한 기 억들을 오랫동안 잊지 않겠습니다. 감동은 언어의 장벽을 초월합니다. 고맙습 니다. _이천사년 화창한 어느 봄 날, 송기철의 월드뮤직 마지막 방송 멘트 中 아주 어렸을 적, 손가락으로 만지작 만지작 거리며 채널을 이리저리 맞추었던 때가 있었다. FM이 뭔지 AM이 뭔지 모른채, 채널의 숫자를 보며 기웃기웃 맞춰보다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면 그 채널속을 빤히 바라보던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생각했 을 것이다. 마치 그 채널판을 열면 그 속에 사람이 있을 것 같다라는.. 그렇게 라디오 는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기억의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추억의 매체이다. 유년이 지나고 중 고등학교 시절 가장 친한 지인과 더불어 담론을 벌였던 여러 이 야기들 중에 라디오 프로그램 중의 하나는 꼭 끼어있기 마련이었다. 배철수의 음악 캠프, 정은임의 영화음악실, 신해철의 음악도시 등... 각각 굴지의 매니아들에게 즐 거운 교주 역할을 했던 그 프로그램 중에는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있 고, 혹은 청취의 사각지대 안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밀려나며 많은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프로그램들도 있다. LIG 아트홀 기획공연 뮤직 레시피 <공간 시리즈> Pocket Radio : 포켓 라디오 세상의 소리를 만났던 상상의 공간, 마법 같은 그 공간으로 떠나는 단 이틀의 여행 라디오 키드들, 추억의 타임머신을 타고 청취의 사각지대로 다시 떠나다 송기철의 월드뮤직과 4년만의 해후 일정 (목)~25(금), 8pm 장르 월드뮤직 출연 송기철, 두 번째 달, 이문수 티켓 30,000원 예매 인터파크 T lhttp:// 우리는그때그시절나만의방에고이모셔둔 포켓 라디오 와 함께 나이를 들었고, 이제 장성한 어른이 되어 버렸다. 그 시절 소년 소녀들은 올드 보이와 올드 걸이 되 었지만, 아직도 우리 맘속에는 라디오 부스안의 그 DJ 분들이 영원히 그 때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다. 지난 2007년 공간 시리즈였던 재즈바 를 이어 이번 2008년 LIG 아트홀에서 준비 한 공간 시리즈는 잡히지 않는 기억의 공간 라디오 이다. 라디오의 주인공으로는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MBC FM에서 송기철의 월드뮤직 을 이끌었던 음악 칼럼니스트 송기철 이 포켓 라디오로 7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추억의 팬들 과 해후하게 된다. 송기철의 월드뮤직은 당시 월드뮤직 의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 매일 새벽 시간 팬 들에게 전 세계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문화사를 소개했던 프로그램으로 그 힘에 입 어 이후 국내에 월드뮤직 붐을 일으키게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약 4년간 이 프로그 램과 같이 한 많은 청취자들은 프로그램의 종영에 안타까워 했었다. 이번 LIG 아트 홀에서 몇 년 만에 다시 만나는 보이는 라디오 공연을 통해 잠시나마 그 때로 떠날 수 있는 추억의 시간을 선사할 특별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특별 게스트로 드라마 아일랜드 와 궁 으로 아이리쉬 정통 음악과 현대음악을 잘 어우러지게 만 들었던 두 번째 달 과 아쟁 연주자 이문수 가 참여할 예정이다.

7 10 LIG ART HALL interview PROGRAM 03 COLUMN 01 LIG ART HALL interview 11 어느 날, 우연히 그녀가 내 맘에 찾아왔습니다. 두려운 맘도 잠시 그 두려움은 설렘이 되었고 설렘은 이제 사랑이 되었습니다. 저 지금 프러포즈하러 갑니다. 여름 날의 추억과 아쉬움이 저녁노을처럼 길게 스며드는 8월 말, 어디선가 진한 초 콜릿 향이 느껴지는 프러포즈 콘서트가 찾아온다. 초콜릿 뮤직(Chocolate music), 지금 프러포즈하러 갑니다 는 가을 햇살처럼 달콤하고(sweet), 깊은(deep) 멜로디 (melody)와 함께 할 수 있는 발라드를 선사한다. 싱어송라이터 하늘해의 네 번째 콘 서트이자 그가 설립한 레이블 초콜릿뮤직 의 창립기념 콘서트이기도 한 이번 무대 에서 하늘해는 특유의 로맨틱한 목소리에 피아노, 클래식 기타, 현악 4중주의 감미 로운 사운드를 더하여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 깊은 설레임으로 다가간다. 기존의 콘 서트와는 달리 적극적인 관객들의 참여로 만들어지게 되는 8월의 초콜릿 뮤직 (Chocolate music), 지금 프러포즈하러 갑니다 에는 하늘해와 함께 초콜릿 만들어 보기, 외로운 솔로들을 위한 가상 커플 만들기, 결혼을 앞둔 관객의 프로포즈 무대, 영화 속 로맨틱 장면 재현 등, 여성들이 그리는 핑크 빛 프러포즈의 꿈을 모두 이루 어주는 특별한 순간들을 숨겨두었다. 기획대관 빨간의자 Chocolate Music 쵸콜릿뮤직 : 지금 프러포즈 하러 갑니다 발라드 가수 하늘해의 네 번째 콘서트 특유의 로맨틱한 목소리에 피아노, 클래식 기타, 현악 4중주의 감미로운 사운드를 더하여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 깊은 설레임으로 다가간다. 일정 (금)~23(토) 금 8pm / 토 5pm 장르 대중음악 출연 하늘해 연주 초콜릿뮤직 밴드 티켓 40,000원 예매 인터파크 T 년 KBS 인터넷 가요제 입상을 계기로 가요계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하늘해 는 데뷔 후 수 많은 가수들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활동해오면서 그 만의 탁월한 감 각을 엿볼 수 있는 세 차례의 개성 있는 기획 공연을 선보였다. 6년 만에 선보인 솔로 앨범 첫사랑은 아직 죽지 않았다 에서 하늘해는 모든 트랙의 작사, 작곡, 편곡 및 프로듀서를 담당하는 발군의 실력으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주목 받는 뮤지션이다. 가수 하늘해는 이 솔로 앨범을 통해 2007년 일본 KMTV에 소개된 바 있으며, 같은 해 핫트랙스의 이 달의 앨범 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1집 정규앨범 타이틀 왜 그 랬나요 는 발매 하루 만에 벅스챠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늘해는 2008년 가을,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과 기획 컨셉을 담은 콘서트, 초콜릿 뮤직 을 통해 천편일률적인 가요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계획이다. 하늘해 라는 이 름처럼 그는 언제나 세상을 따뜻하게 비춰주는 음악을 노래할 것이다.

8 12 LIG ART HALL interview PROGRAM 04 LIG ART HALL interview 13 지난 2007년에 시작한 LIG 아트홀의 특별한 수요일을 통하여 퍼포먼스, 음악, 설 치미술 등 다양한 컨텐츠로 테헤란로 시민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아주 낯선 시도는 시간을 들이면서, 점점 테헤란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시간을 선사했다. 올해 2008년 LIG 아트홀 기획시즌을 열며, 다시 돌아온 LIG 아트홀의 특별한 수요 일은 전체 프로그래밍을 인디음악으로 결정하였다. 테헤란로의 색감과 소리를 꽉 채 우며, 점심 한 낮의 열기 속에서 살포시 떠오를 아주 특별한 그 공간에서 다시 시민 들과 해후하게 되는 것이다. 인디 밴드(Independent Band)는 자립형 밴드를 뜻한다. 기존의 상업적인 대중 음악 과는 달리, 독립된 자본으로 음악을 꾸려나가는 밴드를 일컫는다. 따라서 주류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한다. 이번 9월부터 10월까지 8주에 걸쳐 진행 될 하반기 특별한 수요일에는 네오 펑크락, 펑키, 포크, 그루브 사운드, 에시드 등 각 별하고 특별한 사운드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뜨거운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문턱까지 활기와 흥겨움의 한 판이 될 신인 인디밴드들 의 다양한 음악색깔은 주류와 비주류, 메이저와 마이너의 경계를 넘어 음악 이라는 주제속에서 아주 특별한 수요일의 테헤란 거리가 될 것이다. 아주 살짝 대기를 가로 질러가는 미풍의 한들거림으로, 혹은 뜨겁게 작렬하는 태양빛 아래서 꿈틀대는 젊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어우러질 마법의 그 시간과 공간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인디밴드 8팀의 라인업은 추후 아트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LIG 아트홀 기획공연 팝 줌 LIG 아트홀의 특별한 수요일 LIG 아트홀의 특별한 수요일 테헤란로의 점심시간을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이다! 일정 장르 출연 장소 티켓 2008년 9월~10월 매주 수요일, 12pm 인디음악 인디밴드 8팀 LIG 아트홀 야외 LIG-플라자 무료

9 14 LIG ART HALL interview PROGRAM 05 LIG ART HALL interview 15 뛰어난 신체조건과 어떤 동작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테크닉, 그리고 깊고 예민 한 감수성 온 몸에 날이 선 대패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과 스피드를 갖춘 곡예 같은 테크닉으로 무대를 압도하는 춤추는 여인, 김희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와 같은 수식어들을 이끌고 다닌다. 그녀 의 춤에서는 폭발하고 흘러내리고 다시 날아오르기를 자유롭게 반복하는 에너지의 궤적들이 물컹하게 만져질 듯 하다. 김희진은 정말 타고났다. 누구나 그렇게 말한다. 남다른 노력 없이 남다른 예술인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남다른 노력만 가지고도 남 다른 예술인은 될 수 없다. 천부적 재능이 따라주는 예술가는 명검을 가진 최고의 검 객과도 같다. 무용가 김희진이 강하고 아름다운 명검으로 공간과 시간을 가르는 것 을 바라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매혹적인 경험이 된다. 이번 공연 <김희진의 댄스콘서트>에서 그는 동료들인 뤼도빅 갈방, 로항 반 코뜨, 그 리고 몇몇 국내 댄서들과 함께 최근작인 <로항의 집>, <루나>, <기억세포>를 춤춘 다. 이국적인 멋과 정취 속에서 또 다른 감성을 자극하는 이들 작품 사이사이로 그가 흘리는 삶과 춤에 대해 진한 이야기는, 관객들이 현대무용이라는 생경한 춤을 가슴 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는 윤활유가 되어 줄 것이다. 춤 과 춤추는 사람 에 대한 진한 감성 터치를 기대할 수 있는 공연, <김희진의 댄 스콘서트>. 그 흐드러지는 춤의 생명감을 경험해보자. LIG 아트홀 기획공연 빨간의자 <앞서가는 예술인, the ARTIST 2008 : 현대무용가 김희진> 김희진의 댄스콘서트 프랑스 평단 및 관객들로부터 최고의 무용수라는 찬사를 받는 그녀가 풀어내는 삶과 춤에 대한 진한 이야기 일정 (목)~6(금) 목.금 8pm, 토 5pm 장르 현대무용 출연 김희진, 뤼도빅 갈방(Ludovic Galvan), 로항 반 코뜨(Laurent Van Kote) 외 티켓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15,000원 예매 인터파크 T LIG 아트홀의 연간 시리즈 프로그램인 디 아티스트(the ARTIST) 는 호소력 있 는 예술적 결실을 거두고 있는 앞서가는 예술인들을 소개한다. 매년 공연예술 분야 중 1인의 예술인을 초청하여 일반 대중에게 그의 최근 작품을 소개함과 동시에 인 간적인 면모에도 애정 어린 관심을 기울여 보는 프로그램이다. 디 아티스트 2007 : 연출가 임도완 에 이어 2008년에는 유럽무대를 매료시킨 현 대무용가 김희진을 초청하여 춤과 삶에 대한 진한 이야기를 풀어내어 본다.

10 16 LIG ART HALL interview PROGRAM 06 LIG ART HALL interview 년 10월, LIG 아트홀에서 새롭게 출범하는 <Dance Exchange Program 08: Montreal-Seoul-Tokyo> 는 격년제로 운영되는 현대무용 국제교류프로그램으 로, 몬트리올(캐나다), 서울 (한국), 도쿄(일본), 3개 도시의 의식 있는 소극장들이 중 심이 되어 국제적인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현대무용의 발전과 교류를 위해 실질적 지 원을 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국제적인 소극장 연합 프로그램은 각 국의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안무가의 작품 을 공동으로 소개하면서 3개 도시의 해당 공연장을 순회한다는 신선한 운영 컨셉을 가지고 있으며, 2008년 프로그램의 메인 타이틀로는 <Jamais VU>를 확정하였다. <Jamais Vu (쟈메뷔)>는 never seen 의 의미를 갖는 프랑스어이며, 이미 익숙한 상황과 장면이 처음 보는 듯이 낯설게 여겨지는 현상 을 칭하는 심리학 용어로, 처 음보는것을전에이미본적이있는듯이느끼게되는현상 인 <Deja Vu (데쟈뷔)> 와 대응하는 개념이다. 현대춤이 가지고 있는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속성에 대한 추 상적 환유인 <Jamais Vu (쟈메뷔)>는 이 프로그램의 관계자와 관객들이 공유할 수 있는 흥미로운 화두가 되어줄 것이다. LIG아트홀 기획공연 팝 줌 예술지원 프로그램(공연) Dance Exchange Program 08 : Montreal-Seoul-Tokyo Jamais VU 쟈메뷔 캐나다, 한국, 일본의 독창적인 현대무용가 3인의 작품이 3개국을 함께 순회하는 격년제 현대무용 프로젝트 Host Venues _ Tangente (Montreal), LIG Art Hall (Seoul), Aoyama Round Theatre (Tokyo) 사진 : 좌로부터 Melanie Demers (photo: Larry Dufresne), 김윤정 (photo: 강태욱), Ayako Hamaguchi (photo: IIDA kenki) 일정 (금)~18(토) 금 8pm, 토 5pm 장르 현대무용 안무 티켓 Melanie Demers(캐나다 몬트리올), 김윤정(한국 서울), Ayako Hamaguchi(일본 도쿄)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15,000원 예매 인터파크 T 올해의 프로그램으로는, Mayday (Melanie Demers)(캐나다)의 <Les Angles Morts>, 김윤정(한국)의 신작 <Meeting You>, Ayako Hamaguchi (일본)의 <muteki>가 소개 되며, 이들은 10월 5일부터 24일까지 3개 도시를 함께 순회하게 된다. 젊은 안무가들이 각기 다른 문화예술적 환경과 특성을 지닌 해외 2개 도시에서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되어줄 이 네트워킹 프로그램 은, 참여한 극장들의 긴밀한 상호 이해와 협력 및 전문적인 지원에 힘입어 차별화된 예술 지원 프로그램으로서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다. 공연 일정 및 장소 10월 09일 ~ 12일 캐나다 몬트리올 Tangent 10월 17일 ~ 18일 한국 서울 LIG 아트홀 10월 21일 ~ 23일 일본 도쿄 Aoyama Round Theatre 참가 작품 Les Angles Morts 안무 : Mayday (Melanie Demers) _ 캐나다 우리를 같게 만드는, 혹은 완전히 구별 지어주는 것들에 관한 작품 Meeting you 안무 : 김윤정 _ 한국 끊임없이 일어나는 만남을 통해 sens와 nonsens로 가득한 세상을 비춰보는 거울과도 같은 작품 muteki 안무 : Ayako Hamaguchi _ 일본 기록과 기억에 대한 상념들을 반추하는 작품

11 라디오 키드들, 추억의 타임머신을 타고 청취의 사각지대로 다시 떠난다 감동은 언어의 장벽을 초월합니다 (수)-11(금) (목)-25(금)

12 20 LIG ART HALL interview PEOPLE 01_프로듀서 LIG ART HALL interview 21 이름이 섬이된사람 프로듀서_ 인재진 다시 태어나도 또할것같은그런사람들이 있잖아요. 결국,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은 그들이니까요. 제가 기억하기론 인재진 감독이 바로 그런 사람인 것 같습니다. - 통영국제음악제 프로듀서 김승근 실행속에서 답을 찾는 것, 그것이 제가 후배 프로듀서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2002년, 어떤 이는 아일랜드의 펍에 앉아 있었다. 마치 한국의 목로주점을 연상케하는 그 펍에 있던 손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 네스 한 잔씩을 들고, 한 재즈 트리오팀을 동그랗게 에워싸며 연신 브라보 를 외치고 있었다. 앉아 있던 어떤 이는 들려오는 음악이 아주 독특하여 겹겹이 에워싼 사람들 틈에 껴서 저들이 누군지 묻는다. 그래서 알게된 이름, E.S.T 트리오라는데... 그리고선 문득 생각한다. 이런 팀을 한국의 누군가가 초청할 일이 과연 있을까? 2004년, 아주 생소한 섬이름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온갖 신문 문화면을 장식하며 떠오른 그 이름,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그 리고, 뮤지션 라인업들 사이로 살포시 적혀 있는 이름, 스웨덴 재즈 트리오 E.S.T... 어떤 이와 어떤 이 같은 재즈 팬들은 경기도 가 평 자라섬으로 몰려 들었고, 첫 회때 짓궂게 내린 빗줄기를 막고 있는 얇은 비닐천 밑으로 미지의 땅 스칸디나비아에서 온 한 트리 오의 공연이 보인다. 관람하던 어떤이들은 생각했다. 이런 공연을 가능하게 한 이 축제가 과연 우리나라에서 지속될 수 있을까? 글: 장진아 (LIG아트홀 음악PD 에디터) 사진: 이운식 (사진작가) 2004, 2005, 2006, 만, 5만, 7만, 10만

13 22 LIG ART HALL interview PEOPLE 01 LIG ART HALL interview 23 준비만을 위해서 겉돌기 보다는 일찍 태풍의 눈 안으로 들어가서 가장 핵심에서 깨져보는 작업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가장 메인 스트림에서 이름을 걸고 깨져봐야 결국에는 그것이 단련되고 단련되어 자신만의 정체성 혹은 색깔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국내에 덜 알려진, 그러나 현재 유럽 재즈씬에서는 가장 최전성기인 팀들을 데려올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기획자로서의 본능과 작품을 알아보는 예술가적인 눈이 한 몫 했음이 분명하다. 기획에 있어 한 개인 기획자가 그 작품이 분명히 상업적으로 성공을 보 장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그런 팀을 섭외해서 공연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물론 여러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그런 팀 자체에 다른 생명력을 보완해서 훌륭한 공연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철저하게 모든 능력이 집약된 상황에서만 가능할 것 이다. 이 점에서 기획자 인재진은 걸어온 시간과 겪어온 경험의 폭에서 분명 구별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도 한 번도 재즈쪽에서 발을 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실행속에서 답을 찾는 것, 그것이 제가 후배 프로듀서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거듭되는 년도 위로, 그렇게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올해 5회를 맞게 되고, 어느 덧, 수면위로 떠오른 섬 자라섬 을찾는관 객들도 10만을 넘어섰다. 대학시절 나팔이 너무 불고 싶어 취주악부에 발을 들여놓으며 음악과 인연을 맺은 그는, 이후 본인이 음악 자체보다는 뒷 무대가 더 익숙한 공간임을 깨닫고, 취주악부의 동료들을 위해 대학가 당구장, 호프집들을 돌아다니며 소위 스폰받는 일에서부터 기획 자로서 첫 걸음을 딛게 된다. 대학졸업 후, 모기업 해외영업팀에서 6개월 10일정도 일하다가 도저히 자신의 적성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나온 후, 동료들과 모여 제3 강의실 이라는 대학가만 배포하는 신문을 만들었었고, 처음의 열정과는 다르게 철저하 게 실패를 맛보게 된다. 이후, 대학시절 맺은 음악하는 사람들과 여러 인연이 닿아 처음에는 웨딩사업 분야에 축가전문대행을 맡 으며 최고 200팀을 서울,경기 지역 예식장에 섭외 대행하는 사업을 하였고, 그러면서 본격적인 행사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 며, 점점 폭을 넓혀갔다. 그러던 즈음 94년도에 국내에 재즈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고, 이 때 결정적인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프 리재즈의 대부인 색소포니스트 강태환 선생을 만나게 된 것이다. 소위 재즈분야의 가장 마지막 단계라고 불리우는 프리재즈 뮤지션들을 처음부터 만나게 되면서 오히려 그는 강태환 선생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가장 하이엔드의 재즈 뮤지션들인 E.S.T(에스뵈욘 스벤손 트리오, Esbjorn Svenson Trio), 조슈아 레드맨(Joshua Redman), 조 자 비눌(Josef Erich Zawinul), 에릭 트루파즈(Erik Truffaz), 스테파노 볼라니(Stefano Bollani), 마세오 파커(Maceo Parker) 등이 자라 섬 무대에 차례로 오르며, 열광하는 관중들 사이로 폭발적인 사운드를 뿜어내며, 명실공히 자라섬을 아시아 최고 재즈 페스티벌 로 만들었다. 실제로 E.S.T같은 밴드를 한국에 소개할 수 없었어요, 일단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하지만 그 때 유럽에서는 그 팀이 탑이었 는데, 그런 밴드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획자가 실제로 없었던 것 같긴해요. 국내에서는 음반 200장 안쪽을 겨우 팔고 있는 상황이 었으니까. 와서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지. 그런 팀을 과감하게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것이 페스티벌이 지 향해야 하는 바라고 생각을 했고 섭외를 한 거지요. 진정 자신이 예술가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보여주는 삶의 내용같은 것들이 실제로 강태환 선생 안에는 있다고 지금도 얘기 하거든요. 아티스트의 삶이라던가, 아티스트를 대하는 자세라던가, 최소한 기획자로서 갖춰야되는 기본적인 생각같은 것들을 그 분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요. 제일 늦게 접근하게 된다는 프리쪽의 음악을 역으로 먼저 접근하게 된 거에요. 그리고 그 세계가 비 즈니스로 연계되며 기획자로서 어떻게 일을 해야되는지 알게 되었고, 또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에 재즈와 관련된 일을 하는 전문 적인 기획자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물론 그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실패를 겼었지만, 그래도 한 번도 재즈쪽에서 발을 빼 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재즈 공연을 하나씩 기획하며 경험을 넓히던 그에게 아주 조그만 소극장을 운영할 기회가 생기게 된다. 대학로에 위치한 100석 짜리 작은 소극장이었는데, 딸기를 좋아하던 그는 극장명을 딸기 소극장 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재즈 전문 공연장으로 약 3년

14 24 LIG ART HALL interview PEOPLE 01 LIG ART HALL interview 25 시간동안 운영하였다. 현재 이름있는 재즈 뮤지션들이 거의 다 이 곳을 거쳐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공연장에서는 기존 공연 색감과는 다른 아방가르드한 공연을 위주로 프로그래밍을 하였고, 당시 딸기소극장 자체 매니아들이 있었을 정도로 국내 재즈 뮤지션들의 메카였다. 이후 극장 경영에 관심없는 건물주로 바뀌게 되며 아쉽게도 그 곳을 나오게 된다. 당시 딸기 소극장을 운 영하던 그에게 강태환 선생은 인재진은 굉장히 어려운 가운데 소극장을 운영해서 좋은 연주자를 초청공연하는 일에 의욕을 보 였다. 재즈 음악에 헌신하는 이 젊은이를 고맙게 생각한다 고평한바있다. 딸기 소극장을 나온 그는 '어드밴스드 뮤직 프로덕션(AMP, Advanced Music Pruduction)' 기획사를 설립하고, 공연기획, 음반제 작, 출판물 간행 등 재즈 전반에 걸쳐 본격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 때 그의 인생에서 두 번째 결정적인 인연을 만난다. 노르웨이 재즈 트리오 NHOP(Niels Henning Orsted Pedersen) 내한공연을 추진하면서 호주의 음악순회연주 전문 기획사인 오 스트레일리아-북유럽 연결망 대표인 행크 반 리우윈을 만나게 된 것이다. 마침 한국의 음악기획자를 찾기 위해 주한 덴마크 대 사관에 문의한 끝에 6명의 후보명단을 받았던 행크는 그 중 인재진 의 열정을 높이 사 지속적으로 북유럽 뮤지션들을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LG 아트센터에서 초연을 올린 NHOP 공연을 통해 유럽 재즈씬의 이너써클 뮤지션들의 세계를 본격 적으로 파악하게 된 그는 '해외시장' 활로 개척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후 국내 주한 외국 대사관들의 요청으로 각국의 페스 티벌에 초청이 되며 해외 최정상의 뮤지션들을 찾고 공연을 올리게 된다. 라도 그에게 장인 이라는 호칭은 결코 과한 평가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에, 음악이라는 판 을 집대성시킨 그가 있다는 것은 분명, 음악관련 분야의 모든 사람들에게 크나큰 축복이다. 그 옛날 이대거리의 즐비하게 늘어선 수많은 웨딩샵들을 들어서며 신발을 벗고 무릎을 꿇으며 한땀한땀흘렸던그 시간들이, 지금에서야 포장이 그럴싸한 캐터링의 원조격인 출장뷔페까지 담당하며 식장에서 연주할 뮤지션들을 섭외하던 그 시간들이, 그리고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거리의 택시운전자로서, 거리의 행상인으로서의 그 시간들이 결국은 모이고 모여 자라섬의 한 요소요소가 되었으며, 그의 영문이름 이니셜 J.J 에 맞추며 자라섬 재즈(Jarrasum Jazz)라는 이 름으로 지도에 한 점을 찍었다. 준비만을 위해서 겉돌기 보다는 일찍 태풍의 눈 안으로 들어가서 가장 핵심에서 깨져보는 작업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가장 메인 스트림에서 이름을 걸고 깨져봐야 결국에는 그것이 단련되고 단련되어 자신만의 정체성 혹은 색깔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실행속에서 답을 찾는 것, 그것이 제가 후배 프로듀서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문화기획 양성자 강의를 하고 있던 그에게 어느 날, 가평군청 문화과 직원이 말을 걸어온다. 가평군에서 문화관련 페스티벌을 추진중인데, 조언을 부탁한다는 제의가 온 것이다. 시간을 내어 가평군으로 찾아간 그는 문화과 직원과 열 몇 군데를 돌아다니며 적당한 장소를 찾으면서 계속해서 말도 안되는 공간을 보고 발길을 돌리던 끝에 제일 마지막으로 찾은 자라섬 을 보면서 으례 영화 마지막에서 보듯 이 곳이야~ 와는 정반대인 여기가 마지막이겠군 이라는 생각에 자라섬을 선정 하게 되었고, 그렇게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의 서막이 오르게 되었다. 핀란드의 포리 재즈페스티벌 같은 축제를 꼭 만들고 싶었던 그는 불혹의 나이에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가평군으로 집까지 이사하였다. 주변경관의 수려함말고는 실제적인 시설자체가 전혀 구비되어 있지 않았던 자라섬에 상수도 진입시설, 전력 보강시설들을 하나씩 채워가며 또다시 그야말로 맨땅에 머리박는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으로 축제를 준비하였다. 성공하는 모든 것에 따라붙는 처음의 혹독한 난항 속에서 차곡차곡 초심을 잃지 않고 모든 네트워킹을 총동원해 탄생시킨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은 2008년 올해로 5회를 맞는다. 한 아이를 낳고, 그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면서 걸음마를 떼게 하고 이제 다섯 살까지 키운 자라섬은 처음 빗줄기속에 황량해 보 이던 허허벌판에서 차차 공연 무대도 다양하게 생겨났고, 공연 이외에 전문 워크숍, 재즈 신인콩쿨같은 부대행사가 활성화 되었 으며, 2007년에는 아예 축구경기를 치러도 좋을만큼 푸른 잔디밭까지 가평주민들의 애향심으로 완성되었다. 올해부터는 자라 섬와인 을 출시할 계획이고, 가평군내에 유럽의 펍같은 재즈 카페들이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 한 축제를 넘어 가평군 전체를 하 나의 문화상품 으로 인식시켜 관광특화지역으로까지 넓혀 놓은 데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이 그리고 그 뒤에는 기획자, 인재진이 서 있다. 수마( 水 魔 )의축복(?)으로시작된한축제를단발에그치지않고한겹한겹쌓아하나의 '아일랜드 를 만들어낸 사람, 인재진. 한 공연을 잘 올리고 좋은 평가를 받게 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그 공연들을 지속적으로 시간을 들여서 성장시키고, 결국에는 모든 집적 시스템이 원활히 이루어지게 하는 판을 짜는 일일 것이다. 이 점에서 기획자 인 재진은 시간과의 사투에서, 개인적인 삶과의 사투에서 자신의 소담한 꿈으로 가는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이점에서만 보더 인재진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총감독

15 26 LIG ART HALL interview PEOPLE 02_아티스트 LIG ART HALL interview 27 무엇으로 음악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이라는 지향점이 결국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겠지요. 저는 아직도 그것을 찾고 있습니다. 그저 선택의 순간에 제 마음이 따르는 대로 했을 뿐이고 그것이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비트위에 음 音 을 조각하는 장인 드러머 _ 오종대 저물어가는 붉은 해가 뉘엿뉘엿 살포시 비추는 어느 모퉁이에 있는 작은 음반가게. 한 손에 스틱을 든 청년이 황급히 들어서며 질 문을 던진다. 여기 찰리파커 CD 컬렉션이 어디 있어요? 한 쪽 진열장에 숨어있던 찰리파커 CD를 꺼내든 그는 한아름에 안고 계산대로 다가선다. 전부 다 계산해 주세요! 지난 2007년 6월, LIG 아트홀에서는 재즈팬들이 뽑은 최고 재즈 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공연 중간, 다음 연주할 드러머를 소개하는 베이시스트의 멘트가 이어진다. 드러머가 왜 작곡까지 하고... 관객들 한 바탕 웃는 다. 곧이어 연주되는 Uncle Peter. 드럼비트 위주의 곡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재즈분야의 세션을 넘어 한 작곡가 가 관객들에게 각인되는 순간이다. 위트와 슬픔이 잔잔하게 스며들며 드럼, 베이스, 색소폰의 절묘한 합의 연주곡으로 객석에 있 는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글: 장진아 (LIG아트홀 음악PD 에디터) 사진: 이운식 (사진작가) 드러머 오종대. 처음부터 드러머로 시작하지도 않았고, 역시 처음부터 재즈 분야에서 시작하지도 않았다. 여느 뮤지션들처럼 그저 음악이 좋아서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들과 밴드활동을 하며, 우스개소리로 당시 일일찻집 에서 최고 스타였던 적도 있었던 그는, 건국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에 진학한다. 선택의 이유가 당시 건국대의 유명한 밴드였던 옥슨(Oxen) 밴드의 일원

16 28 LIG ART HALL interview PEOPLE 02 LIG ART HALL interview 29 글쎄요... 지나온 시간들을 반추해 보면 그저 선택의 순간에 제 마음이 따르는 대로 했을 뿐이고 그것이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서울예대 졸업 후 네덜란드 유학길에 오른 오종대는 처음에는 재즈의 본향이라는 뉴욕으로 가고 싶었다. 당시 미국비자 취득의 어려움도 한 몫했고, 또한 존경하던 선배이자 기타리스트인 박용규 의 권유로 네덜란드에 있는 정통 재즈 교육의 장인 네덜란 드 로테르담 콘서바토리엄 (Rotterdam Conservatorium) 에서 5년간 유학생활을 하게 된다. 부인하고 단 둘이 떠난 네덜란드에 서 비로소 지나온 자신의 길을 돌아보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한 아티스트에게 있어 그 동안 지내왔던 일상의 공간을 벗어 나 자신 이라는 대명제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는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이 바뀐 것 같냐는 질문에 살이 좀 찐 것 같아요. 성격이 좀 좋아지니 그렇더라구요. 라며 담담히 미소로 대답하는 그는 타향에서 비로소 그 동안 경쟁구도의 음악의 틀에서 벗어나 음악 자체에 다가가기 위해 자신의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를 비로소 생각하 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마음이 원하는 선택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서울로 돌아온 그는 서울예대 재학시절 교수님이었던 정성조 선생의 권유로 KBS 관현악단에 들어가게 된다. 들어가게 된 이 유역시 정성조 선생이 곧 만들려고 하는 '빅밴드 에서 연구하고 싶은 이유가 가장 컸다고 한다. 결국, 빅밴드 활동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1년간 열심히 활동을 하던 어느 날, 여기에 내가 있기에는 젊지 않은가? 라는 생각에 나오게 된다. 그 후로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기타리스트 김민석, 베이시스트 김창현과 '트리오 로그(Trio Logue)'라는 팀을 만들었고, 오랜 시간 공들여 팀의 이름에서부터 작곡, 구성까지 세 명이 연구자의 자세로 만든 첫 번째 앨범 <Speak Low>는 당연한 결과인지 제3회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재즈부문 최고 연주상의 영예를 안게 된다. 그저 선택의 순간에 제 마음이 따르는 대로 했을 뿐이고 그것이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되고싶은 이유 때문이었다. 그렇게나 염원하던 옥슨 밴드이 일원이 된 그는 옥슨 91 로 활동하며 91년 KBS 대학가요축전 에서 비의 추억 으로 대상의 영광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옥슨 91의 영예로 방송사에 섭외되며 활동을 하려는 순간 그의 눈에 비친 방송사의 모습은 '아티스트로서 음악을 하기에 이 곳은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준다. 결국, 편안히 올라갈 수 있는 길을 과감하게 접 는다. 현재, 드러머 오종대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연주자이다. 그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LIG 아트홀과 재 즈 전문지 재즈피플의 공동기획작인 리더스폴(Reader's Poll) 콘서트 에서 2008년까지 연속으로 유일한 수상자가 되었다. 향후, 음악전문방송 EBS 스페이스 공감이 의뢰한 렉쳐 콘서트(Lecture Concert) 를 어떻게 재미있게 구성할 것인지를 준비하고 있고, 또한 새로 만들 프로젝트 팀 네오 트래디셔널(Neo Traditional, 新 고전주의) 을 통해서 재즈의 고전주의를 현대음악과 잘 맞물려 표현할 음반을 계획중에 있다. 군대 제대 후,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오종대. 음악의 길을 쉽게 용인할 리가 없는 부모님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수석입학 이라는 이유로 일단 그의 길을 유보해 주게 된다. 뒤늦게 들어간 서울예대에서 후배들과 열심히 음악을 공부하던 그 에게는 운이 좋았는지 참 많은 세션활동의 기회가 주어진다. 어느 날, 모 재즈바에서 열리는 잼세션 공연에 드러머가 부재했던 적 이 있어서 아르바이트로 참여하게 된다. 막상 가보니 재즈계 유명한 대가들과 호흡을 맞추는 공연이었다. 그저 저분들 공연에 방 해되지 않게 뒤에서 조용히 연주만 하고 가면 되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한 오종대. 웬일인지 공연 내내 연주하는 호흡이 계속해 서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타 멤버들한테 피해를 준 것은 아닌가 싶어 고민하고 있던 찰나 멤버중 한 분이 우리 다 음곡은 하지 말자. 도저히 안되겠다. 라는 멘트가 들려온다. 서둘러 재즈바를 빠져 나오며 반은 홧김에 반은 창피함에 눈에 띄는 음반가게로 들어갔고, 재즈의 교본이라는 찰리파커 CD를 한아름 사가지고 집에 와서 트랙이 닳도록 음반을 들으며 도대체 재 즈가 뭔가라며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글쎄요... 지나온 시간들을 반추해 보면 그저 선택의 순간에 제 마음이 따르는 대로 했을 뿐이고, 그것이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마음이 원하는 선택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죽 늘어선 진열장 사이사이로 찰리파커의 CD가 문득 보인다. 순간 몇~년 전이 떠오르며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진다. 내일 강의하 러 가면 학생들에게 CD 사서 들으면서 공부하라고 해야겠네~. 아직까지도 한 손에 스틱을 꽉 움켜쥐고 음반가게를 나온 이 사람, 오종대. 그의 발치로 내리비치는 저 멀리 하늘위의 별빛이 살 포시 길을 터준다. 오종대 드러머. 네덜란드 유학파인 오종대는 기타리스트 김민석, 베이시스트 김창현과 함께 트리오로그를 결성하여 발표한 <Speak Low>로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연주상과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싱글 부문 을 수상했다. 탄탄한 연주기량과 짙은 감수성을 지닌 드러머 오종대 는 전문 재즈클럽과 다수의 앨범 세션으로 왕성한 연주활동을 보이고 있다. 2007년에 이어 2008년까지 연속 2회에 걸쳐 리더스폴 드럼 부문 에 선정된 연주자이다.

17 30 LIG ART HALL interview COLUMN 01_ 역사칼럼 LIG ART HALL interview 31 마이크, 적자생존의 낯선 터널 연재내용 봄 호 한국의 소리문화사 01 축음기, 모던을 부르는 나팔수 여름호 한국의 소리문화사 02 마이크, 적자생존의 낯선 터널 가을호 한국의 소리문화사 03 음악, 트랜지스터의 데릴사위 겨울호 한국의 소리문화사 04 한국음악, 수입상에서 중소상공인으로 글: 金 土 日 전주대 영상예술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전문사 과정 졸업, <소리의 문화사>(2005)를 집필했고, 고음반 복각 및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의 음악을 제작하고 있다. 이게 다 마이크 때문이다! 조선에서 신파 무대가 처음 열렸던 극장 혹은 여류 가수 윤심덕 등이 목청을 돋우던 무대의 사실적인 모습을 지금 우리가 상상해 낼 수 있을까. 이따금씩 사진을 통해서 당대 극장의 모습 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찰나의 순간이 평면적인 이미지로 구현된 그 사진들은 그 곳의 참모 습과 분위기, 극장의 더운 숨결 등을 전해주지는 못한다. 대신 당시 분위기에 대한 이런저 런 글들이 남아 있어 참고해볼 수 있는데 아래의 글은그중하나다. 구경하는 사람은 여전히 들입다 지껄이며 그 중 긴요한 모퉁이에서 웃음까지 일어납니다. <매일신보> 년에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극장 협률사 전경. 관객 500명은 족히 수용했을 법한데 이런 곳에 마이크는 물론 없었다. 위 의 인용문은 간단히 말해서 당대의 극장 객석이 요즘과 달리 무척 시끄러웠다는 이야기다. 무대에서 노래를 하건 연극을 하 건 객석의 관객들은 쉴 새 없이 떠들고 지껄이고 했다는 건데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예술적 표현을 충실히 감내할 수 있는 음 악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사랑방이나 조용한 숲속에서 유흥을 벌일 때는 가야금이어도 좋고 고즈넉한 정가( 正 歌 )여도 좋았지 만 극장에서는 달랐다. 산만하고 웅성대는 극장에서는 판소리처럼 우레 같은 소리를 내는 음악이 필요했고 또 그것만이 경 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만일 근대적인 극장이 출현하기 전 마이크와 스피커가 먼저 등장했더라면 정가와 판소리의 운 명은 어떠했을까. 지금과 같았을까. 혹시 조금 다르지는 않았을까.

18 32 LIG ART HALL interview COLUMN 01 LIG ART HALL interview 33 마이크가 없던 당시에는 메가폰 같은 곳에 꾸역꾸역 모여 앉아 음악을 연주해야 했다. 마이크가 등장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답게 연주할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 마이크가 등장하자 무대 위에서 또 녹음실에서 노래를 부르던 가수들은 더 이상 목청을 높이지 않아도 괜찮게 되었다. 판소리처럼 우레 같은 목소리를 내지르지 않고서도 앰프의 힘을 빌려 관객이나 청취자들이 불편 없이 즐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소리로 노래할 수 있었던 때문이다. 우레 같은 목소리 대신 친 근한 대화를 닮은 목소리로 가수들은 노래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성색( 聲 色 )을 통해서 노 래 속에 개인적 서정성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마이크를 통해 구현된 새로운 목소리는 노래 로 하여금 서사적이고 계몽적인 내용을 벗어나 가까운 친구와의 내밀한 대화가 되도록 하 였고 인격적 존재로서의 개인의 번민과 희열을 노래하게 만들었다. 일제강점기에 만 들어져 지금까지도 애창되고 있는 <황성옛터>, <타향살이> 등은 바로 그렇게 등장 했고 사랑받았던 노래다. 마이크로 노래하고 녹음하던 시절 가수들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마이크가 가져다주는 새로운 표현의 세계를 얼마나 잘 이용할 수 있는가가 매우 중요했다. 가수 채규엽은 마이크와 레코드가 등장하 는 시대 혹은 마이크형 외래 음악이 목청형 전통음악을 대체해 나가던 시절 맨 선두에서 그러한 흐름 을 이끌었던 일제강점기 최고의 인기가수다. 그가 인기를 얻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 가 바로 폭발적 가창력을 선보이는 대신 옆에서 말을 건네는 듯한 목소리를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그에 대해서 는 다음과 같은 당대의 언급이 있어 읽어볼 만하다. 참고로 인용문 속의 확대기는 마이크를 말한다. 蔡 奎 燁 氏 의 목청은 남자로서는 좀 우렁차지는 안타고 하지만 레코-드로서는 아주 적합한 목청이외다. 몇10만 청춘 앞에 서는 확대기를 사용한다 하드라도 이것은 상관없는 것이외다. 어듸 군대대장처럼 큰 고함을 치는 것이 아니요 그 기묘하 게 가늘게 빼고 꺽거 돌리는데 큰 고함소리가 하등 필요가 없는 것이외다. 삼천리 1935년 11월호. 극장이라는 20세기 신문물이 등장하자 판소리는 특유의 우렁찬 소리와 전달력을 무기로 궁중에서 고급스럽게 단련된 음악이나 중상류 계급의 나지막한 가창 문 화를 제치고 전통음악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했었다. 그러나 마이크의 등장으로 인하여 우렁찬 소리와 전달력이라는 판소리 고유의 강점이 무의미한 특징이 되 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마이크를 활용한 음악 산업인 레코드와 라디오가 시장 에서 점차 큰 힘을 얻게 되면서 그 영향력은 점점 축소되었다. 판소리 등의 전 통음악이 물러난 자리는 이제 채규엽 류의 목소리를 담아낸 유행가가 채워 나 갔다. 물론 그 목소리들은 언제나 마이크를 경유하였다. 한편, 마이크의 등장은 다양한 악기들이 뿜어내는 소리의 크기를 상향평준화 하였다. 악기별 음량의 평준화는 이전에는 존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 마이크가 없던 시절, 메가폰을 통해 음반을 의 합주를 가능하게 만들고 새로운 장르의 음악들을 탄생시켰으며 개별 연주 녹음하고 있는 윤심덕의 포즈 자들에게 모두 솔리스트 의 영예를 선사해 주었다. 우리 전통음악에서 풍물 놀이의 경우 과거에는 두어 대의 꽹과리와 징이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장고와 북을 만나 하모니를 이루었지만 마이크가 등장하자 각각의 악기들을 하나씩 선택하고 앰프의 증폭 음량을 조절하여 새로운 하모 니를 창출하였다. 수십 년동안 김덕수가 다듬고 발전시켜 온 현대화된 풍물놀이인 사물놀이 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현대적인 극장 무대에서 혹은 음반을 통해서 듣는 사물의 현란한 조화와 질주는 마이크가 없었다면 등장할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음악이었다. 채규엽의 이야기에서 보았듯이 대중음악의 영 역에 끼친 마이크의 영향은 그보다도 몇 배쯤은 더 강렬한 것이었다. 마이크의 등장을 통해 가녀린 손가락을 담은 통기타 한 대로도 조안 바에즈(Joan Baez)는 우드스탁에 모인 수십만 청년들과 어렵지 않게 소통할 수 있게 되었 으며 광장의 바이올린 연주자는 오케스트라에서처럼 수십 명이 아니어도 좋았다. 아니 수십 명의 연주자보다 애절한 호흡을 전 달해주는 단 한 명의 연주자가 더욱 좋았다. 가늘게 떨리는 현 하나는 육중한 파워를 발산하는 드럼을 압도하기도 하였고 수십 만 청중과 내밀하게 만나 그들의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마이 크를 통해 형성된 이러한 질감들은 엔지니어의 힘을 빌려 매력 이 넘치는 새로운 퓨전 음악들을 일구어 냈다. 또한 마이크의 등장과 발전은 라디오 방송이라는 새로운 음 악산업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마이크와 전파를 독점한 DJ라는 동시대의 새로운 뮤즈에게 저마다의 취향을 전송하고 또 내맡겼다. 그런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음악 은 손바닥만한 트랜지스터라디오의 등장을 통해 청취자가 원하는 공간 그 어느 곳에서도 흘러나오게 되었다. 극장과 시장, 거실과 식당 등에서 제한적으로 울려 퍼지던 음악은 이제 청취자들이 거기 있으라 하는 곳에 늘 있을 수 있 게 되었다. 음악은 폭발적으로 확장되었고 음악인들은 최고의 스타가 되었으며 엔터테이너에서 아티스트로 포지션을 옮기게 되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렇 게이야기할수있을법도했다. 이게 다 마이크 때문이다! 계속>>> 일제강점기 최고 인기 가수였던 채규엽. 도쿄에서 음악학교를 졸업하였고 일본에서도 가수로 활약하였다. 인기스타가 될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던 인물이었다.

19 34 LIG ART HALL interview COLUMN 02_ 무대칼럼 LIG ART HALL interview 35 글: 도현진 무대 디자이너. 영국 런던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에서 Art & Design으로 무대미술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요작으로 <기우는 달>, <홀스또메르>,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웰컴투동막골>, <나무를 심은 사람>, <택시 드리벌>, <거북이, Go to the World> 등이 있으며, 그 外 다수 작품에 무대디자이너로 참여했다. 도현진의 무대 디자인 이야기_ 뮤지컬 <거북이, Go to the World> 초연 : 2008년 1월 26일 ~ 3월 2일,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 극작 : 고성일 작곡 : 이경재 연출 : 박승걸 주최 : 극단 툴, 극단 사다리 관객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무대의 첫 인상을 통해 공연작품이 안내하 는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첫 시청각적 이미지는 관객이 특정한 시공간과 양 식적 문법 속에서 작품을 들여다보도록 돕는다. <거북이, Go to the World>의 무대는 막으로 가려 신비로운 기대감을 주지도, 어 둠 속에서 은밀히 호기심을 자아내지도 않은 채, 입장하는 관객에게 활짝 열려있 다. 각 장면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대소도구를 한 장의 스케치북에 꼴라주한 듯이 무대 위에 펼쳐놓고 시작한다. 아이가 동화책을 찬찬히 읽기 전에, 이 책엔 어떤 이 야기가 나오나 재빨리 넘겨보며 등장인물이나 주요한 장소를 짐작한 후, 다시 표 지를 넘기는 것과 같다.

20 36 LIG ART HALL interview COLUMN 02 LIG ART HALL interview 37 무대 가운데에는 동그마한 모래밭이 있고, 허공에 걸려있는 그물막은 이 모래밭을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그물막 너머로 배경막 의 하늘과 바다가 희미하게 느껴지고, 거대한 컵 한 개가 막 파도에 밀려온 듯 놓여있다. 무대 왼쪽에는 여러가닥의 도르레줄 사 이로 피아노와 첼로 연주자가 뭉쳐진 물빛커튼을 배경으로 앉아있고, 붉은 색 고무로프가 객석 가까이 말려있다. 무대 오른쪽에 는 극장의 높이를 가득 채우는 철골 구조물 2개가 커다란 붉은색 송곳 같은 것을 매달고 우뚝 솟아있다. 알록달록한 물고기 그림 이 무대 측면 벽에 군데군데 걸려있다. 그리고 작은 모래밭에는 관객 입장 전부터 광대같이 분장한 배우 한 명이 간혹 불편한 자세 만 바꿀 뿐, 움직임없이 앉아있다. 이렇게 개별적으로는 재현적이나 서로 이질적인 장치요소들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무대는 오히 려 비사실적인 공간이 되고 각 요소는 배우의 움직임에 의해 비로소 생명력을 얻으며 각 장면마다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한다. 니와, 지나치게 사실적이어서 양식화 시켜야 할 다른 장면의 요소들과 충돌을 일으켰다. 관점을 달리해서 막 알에서 깨어 난 아기 거북이에게 모래는 어떻게 보일까 생각해보았다. 인 간이나 큰 동물들이 보는 것보다 입자가 굵고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몸에 달라붙기도 하고 흩뿌릴 수도 있고 쌓아서 뭉 칠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기능적으로 배우가 밟고 춤추 기에 무리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거북이, Go to the World>는 무대와 소품을 담당한 디자이너에게 여러 의미에서 어려운 작품이었다. 다행히 6m의 높이가 확보 되긴 했지만 충분한 설비와 전환공간이 갖춰지지 않은 소극장, 라이브 연주자와 악기를 배치해야하는 뮤지컬 공연조건, 수익성 을 기대할 수 없는 소극장 어린이 창작극에 필수적으로 따르는 저예산, 그리고 무엇보다 대본 속에 제시된 광대한 공간과 유별난 주인공들은 프러덕션 전반에 일관된 양식적 실험을 요구하고 있었다. 알에서 깨어난 아기 거북이들이 바다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거북이, Go to the World>는 무척 단순하면서 근원적인 이야기이다. 갓 알에서 깨어난 아기 거북 세 마리는 모래 구덩이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애쓴다. 겨우 웅덩이를 벗어난 아기 거북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포식자 바닷새들과 바닷게들이다. 죽 이고 먹히는 험난한 과정에서 친구들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거북이 한 마리가 마침내 엄마가 살고 있을 바다에 무사히 뛰 어들게 된다. 대본에서 제시된 공간은, 희미한 빛이 스며드는 갑갑한 모래 구덩이를 벗어나 처음 발견하게 되는 드넓은 모래사장과 광활 한 푸른 하늘, 그리고 바다 속 세상으로 크게 구별할 수 있다. 또한 아기 거북이들, 바닷새 무리, 바닷게 무리, 바다 속 물고 기들의 등장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 의상 및 분장과의 긴밀한 협력을 동반하는 무대미술의 역할이 요구되었다. 아기 거북이의 시선에서 세상 바라보기 무대미술은 모래 를 어떻게 표현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였다. 이것은 소재 뿐 아니라 양식적으로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극작가는 이 작품이 실제 모래 위에서 공연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마르면서 생기는 먼지 때문에 모래는 관리도 어렵거 여러 가지 소재들을 리서치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크기의 스티로폼 알갱이, 유아들이 가지고 노는 볼풀용 플라스틱 공, 곱게 찢 어진 얇은 비닐조각이나 부직포 조각을 제외시켜 나가면서 결정한 것은 흔히 만들기 소재로 사용하는 솜방울이다. 다양한 크기 와 색상으로 제품이 생산되고 있었고, 배우들의 움직임에 지장 없이 필요한 기능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지름 3cm와 4cm 솜방 울 약 5만개를 공장에 주문 생산한 후에 제작소에서 염색해서 사용하였다. 솜방울은 염색과정을 거치며 탄성은 약간 줄었지만, 배우들은 아이들이 모래를 가지고 놀듯이 던지고 뭉치고 흩뿌리며 무대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무대 밖으로 튕겨나간 솜방울을 어린이 관객들이 주워서 다시 무대로 던지며 호응하는 모습은 함께 즐거운 모래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모래사장의 조약돌은 파스텔 색상의 우레탄비닐 자루에 모래색으로 염색한 솜방울과 여러 원색의 볼풀용 공을 섞어 담아 만들었 다. 볼풀용 공은 배우들이 자루를 밟았을 때 자루의 부피감을 유지하게 도와주었다. 조약돌을 형상화한 자루들은 중성적인 공간 에서 스툴이 다양한 기능을 소화해내듯이 이 무대에서도 배우들의 행동과 어울려 다채롭게 사용되었다. 성인배우가 역할을 맡은 아기거북이를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솜방울을 모래로 사용하는 것 외에 차이를 보여줄 요소가 더 필요했다. 영화 나홀로 집에 2 에서 키가 훌쩍 자란 아역배우를 작아 보이게 하기 위해 가구를 일정 비율로 크게 제작 한 것과 같은 트릭이 필요했다. 조개껍질, 나뭇가지, 버려진 신발 한 짝, 캠핑용 랜턴, 빈 병, 뚜껑을 딴 캔 등 여러 물건을 고려했었 다. 우연히 스텝회의 중에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컵을 놓고 거북이의 크기를 비교하던 중, 컵을 사용하면 어떻겠냐는 연출가의 제 안이 있었다. 형태가 유지되면서 가볍게 제작된 커다란 컵은 달리기 경주의 목표물이자 아기 거북이들의 은신처로 사용되었다.

21 38 LIG ART HALL interview COLUMN 02 LIG ART HALL interview 39 갇힌 공간과 대비된 드넓은 자연 공간 모래구덩이라는 갇힌 공간을 생각하며 처음 떠올린 이미지는 숨 이었다. 엄마 거북이의 몸을 연상시키는 넓은 천이 숨쉬듯 부 풀어 올랐다가 오므라드는 모습을 통해 모성의 사랑이 아기 거북이의 탄생에 전제되어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천이 아 기 거북이들을 지켜주는 모래웅덩이가 되고, 바다에 이르는 길이 되었으면 했다. 하지만 개념과 달리 부드러운 천을 긴 장면 동 안 다양한 위치에서 운영하기에는 기능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빛을 일부 투과시키면서, 차일처럼 자연스럽게 매달 수 있고, 솜방울 위에 깔았을 때 배우들이 연기하기 편한 소재가 관건이었다. 시행착오 끝에 플라스틱 망을 힘겹게 재봉하여 연결해서 사 용했다. 플라스틱 망에는 오세아니아 원주민의 aboriginal art를 연상시키는 점묘법의 작화를 통해 솜방울 모래알갱이의 이미지 를 연장시켰다. 이 그물망은 지면과 구덩이의 경계가 된다. 아기 거북이들이 힘을 합쳐 구덩이를 벗어나려는 동작에 맞춰 하늘을 가리고 있던 망은 차츰 아래로 내려오게 되고, 마침내 거북이들 앞에 넓은 하늘과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거북이, 바다에서 날다 게의 집게를 벗어나면서 홀로 살아남은 거북이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파도를 느낀다. 모래사장에서 바다로 뛰어드는 순간을 포 착하여 전환하는 장면은 아쉽지만 다소 상투적으로 표현되었다. 흰색과 남색 실크를 엮어서 만든 물빛천이 정지된 시간 속에 있 는 거북이를 감싸고 돌며 하늘 배경막 앞으로 물빛 커튼이 쳐진다. 반투명 커튼은 수면 밖의 하늘과 모래사장의 컵이 여전히 존 재함을 보여주며 공간을 차단한다. 평면적으로 오려낸 물고기들이 비닐옷을 입은 배우들에 의해 움직이며 등장한다. 거북이는 힘겹게 기어온 모래와는 달리, 바다에서 자유롭게 부유한다. 대사에서는 거북이 날다 라고 표현되었고 이 장면을 위 해 서커스의 외줄 로프를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장시간의 훈련을 요구하는 외줄 로프를 대신하여 기술적으로는 아쉽지만 줄 사다리를 설치하였고, 배우는 줄사다리에 의지해 팔을 활짝 펼쳤다. 그물망을 바닥에 깔아 펼치니, 그동안 그 자리에 있었지만 관객들 시선에 띄지 않았던 하늘 배경막이 온전히 드러난다. 하늘막은 사실적인 구름과 파도를 작화하였고, 무대바닥과의 경계를 없애기 위해 사진 스튜디오처럼 아래쪽을 모서리 없이 둥글게 제작 했다. 배경막의 끝자락은 바닥의 솜방울 알갱이들과 섞여 만나게 된다. 동화적인 터치를 피하고 사실적으로 하늘막을 작화함으 로써, 지금까지의 모래웅덩이나 앞으로 만날 위험한 새나 바닷게에 대한 아기 거북이들의 주관적인 감정 밖의 초월적 존재로서 자연을 표현하고 싶었다. 새와 게의 특성을 강조한 비유적 무대 표현 대본에 등장하는 바닷새와 바닷게 무리를 표현하기 위해 묘사적인 방식보다는 각각의 정서적 특징을 부각시켰다. 아기 거북이 들에게 새의 뾰족한 부리는 전투의 창이나 식탁 위의 나이프처럼 두려움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날개와 깃털은 생략하고 우아하 고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 장치에 뾰족하고 위협적인 붉은 송곳을 매달았다. 배우는 새의 움직임을 재현하기 보다 는 이 기계의 조종자 역할을 맡았다. 이렇게 구축된 새의 이미지는, 제도용 스탠드나 포크레인의 형태를 참고해서, 회전가능한 중심축에 대형 ㄱ자 틀을 연결하고 스프링의 반동을 이용해 앞뒤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각 장면에서 묘사보다는 특징적인 성격을 찾아서 이미지를 구축 하는 <거북이, Go to the World>는 극장공간과 전환방식을 그대 로 노출시키고, 무대전환은 거북이 주변에서 다양한 역할을 담당 했던 해설자들이 도르레 장치를 이용해 관객들 앞에서 진행했다. 연주자들과 악기도 다른 대소도구와 마찬가지로 특별히 가리거 나 숨기지 않고 함께 둥근 모래사장 주무대 주변에 배치했다. 이 런 운영방식을 통해 무대의 각 요소는 배우들이 사용하는 순간 생 명력을 얻게 되고 관객들의 상상력에 의해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게의 경우는 격투기의 거친 성격을 강조해서 약자에겐 비극적인 장면이지만 강자에겐 게임과도 같은 이중성을 강조하였다. 격 투기 옷을 입은 배우는 의상팀에서 크게 제작한 대형집게를 양팔에 끼고 나와 링로프를 펼친다. 배우들은 링로프를 타고 넘거나 아래로 빠져나가거나 로프의 반동을 이용하여 연기에 활용하였다.

22 40 LIG ART HALL interview NEWS 01_지원제도 LIG ART HALL interview 41 세계 여러국가에서 방문한 아티스트와의 바디랭귀지 소통, 매 시즌을 준비하러 세계의 우수공연을 찾아 다니는 디렉터의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자세는 대학원에서 얻은 지식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 해 새로운 안목을 키우게 되었다. 더불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우리의 것에 대한 소중함과 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극장의 현장에서 운영되는 공연예술경영 교육 프로그램 케네디 센터 인턴쉽 프로그램 (John F. Kennedy Center Internship Program) 쌀쌀해진 2000년 가을, 대학원 3학기에 접어든 나는 과제제출과 산더미 같은 읽을거리만으로도 하루하루의 불을 끄 며 지내기에 바쁘고 버겁기만 하던 때 라 다음학기 인턴쉽 계획을 묻는 클래 스 메이트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못 했다. 인턴쉽은 대학원 과정 중 필수과 목이었기에 임박한 인턴쉽 지원 마감에 급하게 반드시 귀 기관에서 인턴쉽을 하고 싶다는 느끼한 커버레터와 에세이 등의 샘플(writing sample) 등 소정의 양 식을 챙겨 두 군데 보냈다. 한 곳은 워 싱턴 D. C에 있는 케네디 센터(John F. Kennedy Center)이고 다른 한 곳은 야외극장 울프 트랩(Wolf Trap)이었다. 명성 높은 기관에서는 어리숙한 외국인 인턴을 뽑지 않 으리라고 생각되었지만 모두 알만한 기관 외에는 인턴쉽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달리 찾아 볼 여유도 없었다. 인턴쉽이 되지 않을 경우 나의 은근한 후속 대책은 다음학기 에 여유롭게 졸업시험과 논문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전화가 왔 다. 케네디 센터라며 전화 인터뷰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라디오에서 청취자 전화통 화에 갑자기 연결된 듯 기뻐하며 적당히 자신있게 나의 영어는 듣고 말하기는 괜찮 으나 쓰는 데는 미국인보다는 시간이 걸린다는 솔직한 입장을 전했다. 당당하게 들 려오던 그녀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후 1월부터 시작되는 인 턴쉽에 참여하라고 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던데 가끔은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나의 케네디 센터 인턴쉽은 그렇게 얼떨결에 시작되었다.

23 42 LIG ART HALL interview NEWS 01 COLUMN 01 LIG ART HALL interview 43 케네디 센터는 1971년 캐네디 대통령 의 예술지원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 된 공연예술극장으로 미국의 수도인 워싱 턴 D.C에 위치하고 있다. 5개의 극장과 야외무대에서 연간 3,300회 이상의 무 용, 연극, 오페라, 음악 연주회, 페스티 벌 공연과 매년 2,300만명 이상의 관람 객이 방문하고 있다. 센터의 인턴쉽은 공연예술분야 또는 예술교육 분야에 직 업을 희망하는 대학생, 졸업생 또는 대 학원생을 대상으로 현장경험을 통한 교 육의 기회가 주어진다. 봄, 여름, 가을 세 학기로 나누어져 진행 되며 단 1회만 참여할 수 있다. 학기마 다 약 20명의 인턴이 선발되며 인턴은 주당 40시간의 업무수행을 조건으로 일정의 생활비 보조금이 장학금 형태로 지급된다. 극장의 모든 분야인 광고, 재 원조성, 교육(지역과 국가교육), 홍보, 내셔널 오케스트라, 스페셜 이벤트, 프 로덕션, 프로그램, 자원봉사 관리, 테크 놀로지, 법률, 회계부서에 소속되어 수 퍼바이저 지도하에 배워야 할 목표와 목적을 정하고 매주 저널 제출, 공연관 람, 워킹 포트폴리오 발전시키기, 인턴 워크숍 참석, 중간 및 최종 평가로 구성 되었다. 인턴쉽 시작과 같은 시기에 공연예술경 영 분야의 스타인 마이클 카이저 (Michael M. Kaiser)가 센터장으로 부임 해오면서 막강한 미국의 기부가들의 참 여를 이끌었다. 당시 테크놀로지 펀드로 엄청난 부를 창출하던 기부가 알베르토 빌 라(Alberto Vilar)의 이름으로 빌라 아트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Vilar Institute for Arts Management)라는 이름의 예술경영 프로그램이 설립 되어졌다. 종전의 인턴쉽만 운 영하던 공연예술 종사자를 위한 교육 시스템을 국제 펠로우쉽(International Fellowship)과 최고경영자 세미나(Executive Seminars)를 추가 창설하게 되었다. 그 러나 Mr. Vilar가 횡령사건에 연루되면서 현재는 케네디센터 예술 매니지먼트 프로그 램 명칭이 바뀌면서 세계 20여개 국가의 공연예술 경영분야의 전문가들을 상대로 펠 로우쉽과 인턴쉽만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나는 프로그램 부서에 가장 가고 싶었다. 더욱이 일반 프로 그램 부서가 아닌 지원 대상 1번인 스페셜 프로그램 부서에서 일하게 되었다. 센터 를 방문하는 워싱턴의 관객은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 클래식 오페라, 음 악회, 발레, 연극 공연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새로운 예술 형태 제공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라틴 아메리카 작품 으로 구성된 페스티벌, Americartes 와 컨템포러리 장르를 소개하는 Something New Series 기획의 홈페이지 콘텐츠 관리, 예산, 예술가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업무-- 계약서 주고 받기, 비자 승인, 아티스트 서비스, 부서장과 코디네이터의 일반 업무보 조로 이루어졌고, 그 외에 부서에 보내져 온 수 많은 비디오, 오디오 파일 정리하기, 이사회 등 회의 준비와 참석 등이었다. 학교에서 재원조성, 마케팅, 관객개발, 정책 을 논했던 시간에 비하면 단순한 것 같았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공연장의 순간적인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다. 모든 학업과 성장을 한국에서 한 나에게 외국인의 성(last name)과 얼굴을 매치시켜 기억하기는 새로운 도전이었으며 방문객과의 공손한 대 화, 아티스트 서비스, 세심한 배려와 같은 대인관계, 꼼꼼하게 정리하기와 고단한 공 연예술의 현실을 농담으로 풀 수 있는 유머 감각을 익히는 것은 학교에서는 얻을 수 없는 훈련이었다. 초기의 나의 목표 설정은 1. 부서의 일반적 운영 형태 배우기, 2. 나의 교육의 기회 확대, 3. 장래 종사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현장 경험을 통한 기초 마련, 4. 케네디 센 터의 미션 수행을 위한 스페셜 프로그래밍 부서의 역할 파악이었다. 큰 극장에서 능 력있는 경험자들과 일하며 나의 꿈은 햇볕을 쏘였다. 외국인으로서 문화와 언어의 장벽이라는 한계를 느끼는 외로움도 있었지만 미국 지역이 아닌 세계 여러국가에서 방문한 아티스트와의 바디랭귀지 소통, 매 시즌을 준비하러 세계의 우수공연을 찾아 다니는 디렉터의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자 세는 대학원에서 얻은 지식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안목을 키우게 되었다. 더불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우리 의 것에 대한 소중함과 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최근에는 많은 젊은 친구들이 훨씬 더 유창한 외국어를 구사하고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분야는 더많은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게 될 것이다. 이제는 추억으로 기억되는 지난 시절의 열정을 떠올리니 현재의 나는 문화예술기획자로서 어떤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지 새삼 부 끄러워진다. John F. Kennedy Center 인턴쉽 홈페이지 글: 구수미 문화예술기획자. 現 KOO Company 디렉터, 前 국립극장 기획팀 해외담당, American University 예술경영 석사, John F. Kennedy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Management Internship Program, 일본 외무성 초청 Global Exchange Program 참가

24 44 LIG ART HALL interview SPACE 01_ 국내공간 LIG ART HALL interview 45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한 남자가 머무는 곳_풍.월.당 Poongwoldang 여기 고독하지만 자유로운, 하지만 그 고독을 클래식 음악으로 채우는 한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가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5년째 정성스레 가꾸고 있는 음반 매장이 있다. 글: 강민정 (LIG아트홀 홍보매니저) 사진: 이운식 (사진작가) 안내: 최성은 (실장) Poongwoldang 브람스는 '자유를 원하면 고독을 감수하고, 고독을 원치 않으 트, 정신과 전문의 박. 종. 호의 인터뷰 기사가 여기 저기 붙어 면 자유를 포기하라'고 했어요. 저는 고독하지만 자유롭게 삽 있다. 병원 문 닫고 클래식 음반 매장 연 의사 라는 짓궂은 타 니다." _ 풍월당 대표 박종호 (조선일보 인터뷰 중) 이틀 또한 풍월당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일 것이 다. 강연을 하면 진료할 때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고 진료할 여기 고독하지만 자유로운, 하지만 그 고독을 클래식 음악으로 땐 강연하며 받은 스트레스가 풀려서 따로 스트레스를 풀고 말 채우는 한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가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 고할일이없다 는 박종호 대표의 인터뷰기사를 읽으니, 정신 들과 함께 5년째 정성스레 가꾸고 있는 음반 매장이 있다. 과 의사라는 그의 또 다른 직업에 괜한 신뢰가 갔다. 스트레스 없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나도 그렇게 될 것 같은 생각 때 풍.월.당 문일까?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클래식 레코드 전문점을 표방한다 는 자부심에 걸맞게, 매장 안에 들어서자 그윽한 커피향을 타 고개를 돌리니 또 다른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밝은 달과 맑은 고 브루크너 7번 교향곡이 울려 퍼진다. 매장 한 가운데에 커 바람을 벗 삼아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인 사랑방! 풍월채!! 다랗게 자리잡은 엔틱풍의 테이블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 매달 1~2회 정도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작품 신사가 점원들과 새로 산 음반에 대해 재미나게 대화를 나누고 도 감상하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그야말로 풍월당을 있다. 뭐가 그리 즐거울까? 염치 불구하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아끼는 사람들이 모이는 사랑방이다. 낮은 조도와 한쪽에 고즈 귀가 쫑긋 세워진다. 클래식에 문외한인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넉이 놓여 있는 그랜드 피아노, 가지런히 놓여 있는 50여 개의 말이 대부분인데, 노신사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나도 괜히 즐 의자, 잘 정돈되어 있는 50여 개의 머그잔.. 박종호 대표의 클 거워진다. 길가를 바라보는 통 창에는 보라색 소파가 푹신한 래식 사랑과 그 꿈을 같이 키워나가는 풍월당 가족들의 정성이 쿠션과 함께 놓여있고, 그 옆에는 클래식 음반 서적들이 꽂혀 여기저기 묻어 있다. 있다. 책한권빼들고푹신한소파에몸을기대몇시간이고 앉아 클래식의 세계에 빠져들고 싶어진다. 고독하지만 자유롭게 사는 이들은 진정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을 벗 삼아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이리라!! 매장 현 켠 벽에는 풍월당 대표이자 오페라 평론가, 칼럼니스 풍월당 장소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층 전화 : ,

25 46 LIG ART HALL interview SPACE 02_ 해외공간 LIG ART HALL interview 47 아일랜드 문학과 정극의 산실 _더블린 연극 페스티벌 Dublin Theatre Festival 유럽 공연 축제들은 관객들의 휴가와 맞물리는 여름 시즌에 집중된다. 두 달에서 길게는 석 달에 이르는 긴 바캉스 스케줄 을 잘 조정하면 5월 이베리아 반도에서 시작되는 축제부터 6,7월에 열리는 아비뇽 페스티벌, 7,8월의 에딘버러 연극제 등 주요 연극제들을 섭렵할 수 있다. 시간에 쫓기며 공연을 관 람하다가 캠프장에서 먹고 자며 세계 공연계의 최신 동향을 집중적으로 경험하는 유럽 젊은이들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명의 시나리오를 각색한 Festen 을 감각적으로 보여주었으 며, 게이어티(Gaiety) 극장에서는 러시아 옴스크 드라마 씨어 터의 고르끼의 소설 여름 사람들 을 각색한 휴가객들 과 역 시 독일 출신 젊은 연출가 마이클 탈하이머의 에밀리아 갈로 티 가 많은 관심을 모았다. 물론 몇몇 작품은 실험적이었고 치 열하게 연극성을 모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극제의 가 장 두드러진 경향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정치적 사건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작품들이었다. Dublin Theatre Festival 시내에 흩어져 있는 10여 개의 상설 극장에서 초청작들만을 공연하는 더블린 연극제는 현재 가장 핫이슈가 되는 공연을 제대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조금씩 차이는 나지만 대체로 9월 말부터 2주간 이어지는 더 블린 연극제는 이런 연극제들의 대미를 장식하는 축제이다. 해외에 나가 단기간에 다양한 검증된 공연을 보려는 분들께 추천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비뇽이나 에딘버러는 인(In)이나 메인 공연을 통해 수작들을 만날 수 있 지만아무래도수백개의극장에서 또 극장당 하루 8~10개 의 공연이 올라가다보니 무대나 조명 등 기술적인 면에서 제 대로 된 공연을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야말로 휴가 기 간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양한 공연을 즐기는 축제들인 셈이 다. 반면 시내에 흩어져 있는 10여 개의 상설 극장에서 초청 작들만을 공연하는 더블린 연극제는 현재 가장 핫이슈가 되 는 공연을 제대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작업을 통해 교류해 온 아일랜드 예술 위원회(Irish Arts Council)와 아일랜드 연극 연구소(ITI) 초청으로 2년 전 더블린 연극제에 참가한 적이 있다. 정극(Straight Plays)이 주를 이루 는 영미 연극의 경향을 반영해 그 해의 프로그램도 고전과 진 지한 작품들이 채우고 있었다. 아일랜드 국립극장에서는 최 근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독일의 젊은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 마이어의 신작 헤다 가블러 가 선보였고, 또 다른 더블린의 유서 깊은 극장 게이트(Gate Theatre)에서는 영국 연극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여성 연출가 중 한 명인 셀리나 카트멜이 동 벨기에 빅토리아 극단의 Aalst"는 동명의 벨기에 소도시에서 일어난 부모들의 충격적인 자녀 살해를 다뤘는데, 초반에 부 모들에게 동정적이던 관객들은 나중에 도덕적 해이로 양육의 책임을 회피한 그들의 실상이 밝혀지면서 복지 시스템이 닿 지 않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생각에 빠 졌고, 백인인 주인집 딸과 그녀를 기른 흑인 가정부간의 사랑 이 있었지만 인종차별 정책으로 결국 비극적 상황에서 재회 하게 되는 두 사람의 비극을 다룬 수수꽃다리 나무(The Synringa Tree) 는 그네 하나와 1인 20여 역으로 대극장 무대 를 채운 연출력과 여배우의 열연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무엇보다 감동을 준 작품은 미국의 두 젊은 배우들이 사형수 로 복역하다 석방된 사람들을 인터뷰해 쓴 사면된 사람들 (The Exonerated) 이었다. 이미 뉴욕, 런던에서도 호평을 받 은 작품으로 수잔 서랜든, 마돈나, 미아 패로우 등 유명 배우 들이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고 내용도 매우 감동적이었는데 내가 관람한 날은 한 노 여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담담 하면서 나직한 목소리가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였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을 하는데 배우 중 한 명이 할 말이 있다고 했 다. 출연진이 일렬로 서서 인사하는 것이 전부인 이곳 관례로 는 특이한 일이었다. 그리고 제대로 듣지 못한 사이 관객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고 눈물을 보이는 관객

26 48 LIG ART HALL interview SPACE 02 COLUMN 01 LIG ART HALL interview 49 상하는 것은 뉴욕 시민의 권리라며 센트럴 파크에서 매년 여 름 무료 공연을 계속 하고 있고, 현재 준비 중인 브레히트의 억척 어멈 에는 메릴 스트립이 공동체에 봉사하는 의미로 출연한다는 말에 공공 극단의 역할에 대해 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지자체가 운영하는 연극제와 또한 수도 권 극장들의 해외 작품 초청도 계속 느는 추세라 예상 못한 유 명세를 누리기도 했는데, 둘째날 프로그램인 각국 연극인들 과 1:1 대화에서는 제 카드에 캐나다, 러시아, 동유럽 연극인 들 신청이 몰려 영미 연극인들에게 무슨 이유냐는 질문 공세 를 받기도 했다. 우리 연극에 대한 질문이나 관심이 아니라 한 국 공연을 부탁하는 이야기가 3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좀 우 울해지기도 했다. 열흘 동안 정말 많은 경험을 한 더블린 연극제 참가는 우리의 연극제와 공연제에 대해 또한 연극과 개인적인 작업에 대해 돌아보고 반성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더블린 연극 페스티벌 홈페이지 들도 있었다. 범인의 위증으로 인해 억울하게 20여 년 동안 옥살이를 하고 함께 수감생활을 하던 남편과 사별해야했던 인물을 맡은 배우가 실제 인물이었던 것이다. 허리 숙여 인사 하고 무대를 떠나는 모습에 숙연해졌는데 그때 같이 공연을 본 아일랜드 평론가가 던졌던 정치극(political theatre)은 대 중적인 연극 이라는 말 때문에 연극의 사회적인 역할이 무엇 인가에 대해 늦은 밤까지 많은 생각을 했던 일이 기억난다. 부대 행사도 다양했는데 아일랜드 연극계의 존경받는 어른 중 한 분인 톰 머피를 만났던 작가와의 대화, 매주 공연제 작 품을 함께 토론하는 평론가 포럼도 좋았지만 가장 중요한 행 사는 아일랜드 예술 위원회와 해외에서 아일랜드 연극을 지 원하는 컬처 아일랜드(Culture Ireland)가 후원하는 ITI 국제 컨 퍼런스였다. 3일 동안 벌어진 이 행사는 매해 주빈국을 정해 그 나라 연극계와의 교류를 시도하는데 그해는 북미 연극이 었다. 미국, 캐나다 연극인들이 아일랜드 연극계에 바라는 점, 또 후자가 전자에게 바라는 점을 격의 없이 나누는데 컨퍼런 스에 참가한 다른 나라 연극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외국 배우들이 미국에서 공연할 때 겪는 취업 비자 발급의 어려움 등이 있었다. 워낙 영국, 아일랜드 공연이 많이 초청되다보니 미국 배우들이 그런 자구책을 들 고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되기도 하고, 양국 연극인, 문화 정책 담당자들이 이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해 컨퍼런스의 기조 연설자는 미국 퍼블릭 씨어터(Public Theater)의 오스카 유스티스 연출이었는데, 셰익스피어를 감 글: 성수정 前 코리아 헤럴드 기자, KBS 보도국 국제부 통/번역, 現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강사 뮤지컬 <맘마미아>, <판타스틱스>, <애니>, 연 ` 극 <거기>, <고양이늪>, <샤이팅 시티>, <블랙버드>, <포트>영화 <뷰티풀 선데이>, <특별시 사람들> 번역

27 50 LIG ART HALL interview LOGUE 01_ 만남 LIG ART HALL interview 51 빛의 틀을 그리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의 아주 특별한 담소 조명디자이너 이동진, 조명테크니션 조슈아 바니에를 만나다 인상 깊었던 것은 N서울 타워 올라가서 바라본 서울과 그곳에서 볼 수 있었던 영상 쇼와 레이저 쇼였습니다. 장비의 사용법은 물론이고 그 장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글: 이동진 (LIG아트홀 조명감독) 사진: 이운식 (사진작가) 진행: 장진아 (LIG아트홀 음악 PD) 통역:김남근(C&C 컴퍼니 대리)

28 52 LIG ART HALL interview LOGUE 01 LIG ART HALL interview 53 공연조명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나, 직접적으로 공연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공연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조명 회사에서 조명 관련 일을 하면서 조명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조명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동진 간략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조슈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Joshua Vanier입니다. 저는 지금 현재 ETC사에서 Field Service Engineer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Field Service Engineer에 대해서 설명 을 좀 해드리면 저희 회사는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 및 수출하는 업체로서(제조업 체)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 또는 대리점에 직접 방문하여 체계적으로 교육을 하거나 또는 직접 가지고 올 수 없는 전체 시스템의 문제를 현장에 직접 가서 해결 해 주는 일종의 a/s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근무한지는 만 4년이 되어 갑니다. 이동진 공연조명을 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만, 일반 독자들에게 ETC사에서 전반적인 조명 생산 또는 공정과정은 궁금하다. 조슈아 지금까지 유럽 및 미주 쪽으로 현장 업무만 해오던 저에게 3주전 회사는 한국으로의 출장을 요구했습니다. 한국에는 ETC 대리점인 C&C 전자가 있습니다. 이번 현장 업무는 한국 대리점에 가서 신제품 교육을 하는 것이었는데요, 올해 새 로 개발된 EOS, ION 콘솔 및 네트워크 시스템에 관한 교육이었습니다. 한국에 대 해서 아는 정보가 별로 없었습니다만, 그것보다도 아시아 지역 첫 출장인 만큼 교 육 쪽으로 준비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동진 ETC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조슈아 저희 ETC는 1975년 프레드, 빌 포스터 형제가 조명 콘솔을 제작하면서 시 작되었고, 1982년 ETC 브랜드를 런칭하였고, 첫해 120만 불에서 현재 1600만 불 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365일 24시간 서비스 문의가 들어오면 해결책을 찾던 찾지 못하던 간에 15분 안에 연락을 해주고 있습니다. 시장의 점유율이 높아져도 이같은 서비스는 변하지 않고 있으며 자만하지 않는 다는 것이 ETC 제품을 미국 시장의 70%를 차지할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ETC 제품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 할 수 있는데요. 하나는 무대 조명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경관조명 시스템입니 다. 무대 조명은 일반 조명과는 다르게 공연에 따른 전반적인 것을 나타냅니다. 단 순하게 불을 켜고 끄는 것만이 아닌 조명으로 하나의 예술품을 만들어 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여러 가지 특수 조명기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조명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콘솔, 조명기를 제어할 수 있는 디머, 이렇게 크게 3가지로 구분하며 이 모든 시스템을 저희 ETC에서는 개발 및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경관 조명도 마찬가지입 니다. 씨앤씨 전자는 저희 ETC의 제품을 한국에 독점으로 판매할 수 있는 대리점 입니다. 씨앤씨 전자는 ETC외에 다른 협력 업체도 확보하고 있으며, 수입업체로는 드물게 해외(베트남 컨벤션센터,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 등)에 역 수출 및 시공 까지 하는 조명 전문 업체입니다. 이동진 새로운 조명장비가 생산되면 장비에 대한 이해력도 높여야 하지만, 공연 응용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 같다. 그런 고민은? 조슈아 가장 먼저 저는 고객들의 이해 수준 다음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본 후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제가 하는 교육 스타일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오디 오입니다. 그것은 제품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실제적으로 그 제품이 세계에서 어 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그 예를 들어주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터치입니다. 고객들 앞에 그 제품을 갖다 놓고 설명과 함께 직접 고객들이 버튼 하나하나씩 누르고 만 져봄으로써 이해력을 높이는 것이지요. 세 번째는 시각효과입니다. 파워포인트 또 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실제적으로 무대에서 그 제품을 사용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동진 공연조명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나, 직접적으로 공연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한국보다 전문적으로 세분 화 되어져 있어 역할분담이 확실한데, 공연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조슈아 제가 처음 ETC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저는 직접적으로 공연에 참 여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공연장에 저희 조명 시스템을 설치하고 전반적인 교육만 담당하고 있었죠. 사 실 저희 회사에서는 관련된 다른 일을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 만, 조명 회사에서 조명 관련 일을 하면서 조명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고, 지금은

29 54 LIG ART HALL interview LOGUE 01 LIG ART HALL interview 55 조슈아 바니에(Joshua Vanier)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라이팅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ETC 社 의 필드 서비스 엔지니어(Field Service Engineer)로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동진 LIG 아트홀의 조명감독으로, 평소 조명 원리 및 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많은 학구파 조명 디자이너이다. 주요 디자인으로 안무가 미나유의 <Portraits>, 정아트비 전의 <YAC>, LIG 아트홀 음악공연 <리더스폴 콘서트> <클럽 에반스>, <아마디또 발데스 내한공연> 외 많은 작 품이 있다. 프리랜서로 조명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조명 디자인이 제 취미가 되어 버린 거죠. 그래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외부에서 요청이 있을 때에 조명 디자 인을 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한 작품에 대해서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락 콘서트 같은 것과 영상을 이용한 조명 디자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동진 공연조명을 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조슈아 글쎄요, 먼저 여러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겠죠. 즉, 여러분에게 주어진 환경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장비를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이며, 그 장비의 사용법은 물론이고 그 장 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두 번 째는 서로 간에 협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조명과 관련 되어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무대에서는 총 지위자, 프 로그래머, 조명 디자이너, 오퍼레이터 등이 있습니다만, 그 사람들이 하는 일에 대 해서도 조금은 알고 있다면, 마찰이 일어나기 보다는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자기 자신의 솔선수범(희생)이 라고 생각합니다. 이동진 끝으로 한국을 방문한 소감을 부탁한다. 조슈아 서울에서 저의 시간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정말 협조적 이고 친절한 사람들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저녁마다 전 새로운 친구들 을 만났고 새로운 한국 음식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손꼽을 수 있는 재 미라면, 인사동에서 체험한 길거리 음식일 것입니다. 씨앤씨 전자의 직원이면서 이번 통역을 담당했던 Jackie의 안내로 인사동 및 N서울타워 등을 관광했었는데 요. 길거리 음식 중에 붕어빵을 먹어봤습니다. 맛도 맛있었지만, Jackie가 붕어빵 에 대한 짤막한 역사 소개 및 재미있는 성격 테스트에 관해서도 설명해주었는데요. 붕어빵의 머리쪽부터 먹는 사람과 꼬리쪽부터 먹는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꿀타래 만드는 것을 보았는데요, 만들어 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꿀 덩어리에다 두 개의 구멍을 뚫고 그것이 점 점 늘어지면서 늘어나는 가닥 수, 이 모든 것들이 정말로 신기했습니다. 마지막으 로 인상 깊었던 것은 N서울 타워 올라가서 바라본 서울과 그 곳에서 볼 수 있었던 영상 쇼와 레이저 쇼였습니다. 사실 서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지만 정상에서 보니 서울이 정말로 큰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TC 社 소개 ETC사는 1975년 프레드&빌 포스터(Fred & Bill Foster) 형제가 설립하였고, 현재 미국 위스콘신 마일드스톤에 본사를 두고 있 다. 전반적인 라이팅 시스템(콘솔, 디머, 조명기, 네트워크 시스템)에 관련된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이며, 미국 시장의 7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C&C 전자 소개 1994년 4월 창립되었으며 공연 공간에 설치되는 컨트롤 콘솔, 디머, 스포트라이트 및 각종 효과 장비 등의 제품과 더불어 조명 시스템을 국내 많은 공연장 및 방송국에 공급하고 있다. 그 동안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에 소재한 세계 선두의 무대장 비 제조회사들과 공급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최고 품질의 조명장비를 공급해 오고 있으며 국내 무대 방송조명 선두업체로서 기 술개발, 고객요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에디터 주) 지난해 2007년 LIG 아트홀에서는 무대 전문인 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관계자 外 출입금지 프로젝트를 만들고, 워크숍과 공연을 올린 바 있다. 공연제작의 완성된 작품으로서만의 의미에서 접근하였다기 보다는, 요소 하나하나의 원 리와 그것을 실험해 보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공연 및 무대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강의를 겸한 공연이었다. 올해 들어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였고, 무대팀 조명감독의 평소 학구적인 성격으로 LIG 아트홀에서 조명 세미나 에 장소 협찬을 하게 되었고, 마침 ETC사에서 방문한 조명 테크니션을 보면서 테크닉의 입장에서 바라본 무대요소와 디자인의 측면에서 바라본 조명에서 무 슨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이번 대담을 기획하게 되었다.

30 w w w. l i g a r t h a l l. c o m LIG아트홀 2008~2009년 대관신청 안내 대관 일정 대관문의 및 접수

31 58 LIG ART HALL interview SIGNBOARD_ 싸인보드 에피소드_ OUTRO LIG ART HALL interview 59 바람공항 출연진 2008년 5월 20(화)-25일(일) : 출연진 3인 김 완, 문정수, 송은주 Outro 비창의두연인 차이코프스키 Vs 마담 폰메크 글: 장진아 LIG 아트홀 음악 PD 에디터 러시아의 황량한 흙길 위에서 두 마차가 도랑 하나를 두고 마주 선다. 바로 이어지는 각 마차의 마부들은 실랑이를 벌인다. 서로 먼저 길을 터달라는 내용으로. 시간은 계속 지체되고, 마음이 급해진 마차속에 있던 주인들이 드디어 밖으로 나온다. 공연 시간이 임박해 길을 재촉해야 하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상대편 마차에서 나온 귀족 부인과 마주 서게 된다. 무슨 사연인 지, 상대편 귀족 부인은 조용한 어조로 자신의 마부에게 뭔가를 말하더니 차이코프스키를 위해 길을 먼저 터준다. 김 완 문정수 송은주 감사하다는 말을 할 겨를도 없이, 마음이 급해진 차이코프스키는 전속력으로 공연장을 향해 달린다. 공연장에 도착하자마자 무대뒤에서 공연을 준비해야 할 그는 관객이 들어오는 입구에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고 있다. 오늘도 역시 못찾았군 싶은 심정으로 쓸쓸히 무대에 오르는 차.이.코.프.스.키. 그 날은 그가 절절한 심정으로 아직 만나보지도 못한 마음속의 연인을 위해 만든 비창 을 발표하는 날이다. 젊은 시절부터 그 날까지 지속적으로 자신을 후원해온한여인, 그녀와의 허락된 유일한 것은 단지 편지 왕래 일 뿐이었다. 끊임없는 염문과 구설에 시달리는 상황속에서 러시아 고전주의 음악 을 완성시킨 그는 알.수.없.는 그녀와 몇 십 년간 편지왕 래를 하였고, 그 동안에 불멸의 작품들인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예브게이 오네긴 등 주옥같은 곡들을 만들었다. 비창은 베일에 가려진 그의 마음속의 연인이자 고향인 그녀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작품으로, 끝내 그 곡을 완성하고도 그녀와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차이코프스키 사후, 드디어 발간된 마담 폰메크의 편지 서한에서 마차 충돌 사건에서 본 그 부인이 그토록 그가 염원하던 그녀 였다는 것이 밝혀졌을 뿐이다. 만남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쓸쓸히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떠난자와, 그런 그를 알아보고도 자신을 밝히지 않은 이 두 연인의 슬픈 일화는 비창 이라는 불멸의 작품으로 지금도 21세기를 사는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조용히 전달되고 있다.

32 CREDITS 대표이사/ 발행인 극장장/ 편집인 부극장장/ 홍보이사 총괄팀장 기획팀장 음악기획 PD 홍보매니저 무대감독 조명감독 음향감독 하우스매니저 미술감독 사진촬영 디자인 에디터 발행월 발행처 김우진 김병헌 박주천 김태욱 조성주 장진아 강민정 문원섭 이동진 박범진 서예진 이재희 이운식, 강태욱 상지앤컴퍼니 (김미나) 장진아 2008년 7월 LIG아트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T

+국악누리 8월호 내지최종 0722

+국악누리 8월호 내지최종 0722 August 2006 _ Vol 76 등록번호 11-1370132-000057-06 ISSN 1739-9599 The National Center for Korean Traditional Performing Arts www.ncktpa.go.kr 2006.08 MONTHLY MAGAZINE 는 그동안 국립국악원 계간지로 발행되었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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