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학 총서 03 뒷표지 문구 내용 세계김치연구소 김치학 총서_03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초판 1쇄 발행 2015년 12월 20일 글쓴이 박채린, 조숙정, 강진옥, 함한희, 김일권, 서리나, 루치아 슈람프, 김소희 펴낸이 세계김치연구소 펴낸곳 세계김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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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 김치학 총서 03 뒷표지 문구 내용 세계김치연구소 김치학 총서_03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초판 1쇄 발행 2015년 12월 20일 글쓴이 박채린, 조숙정, 강진옥, 함한희, 김일권, 서리나, 루치아 슈람프, 김소희 펴낸이 세계김치연구소 펴낸곳 세계김치연구소 주 소 광주광역시 남구 김치로 86 세계김치연구소 전 화 팩 스 홈페이지 디자인 및 인쇄 도서출판 선인 주 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4다길 4(마포동) 곶마루빌딩 2층 전 화 팩 스 메 일 등 록 1998년 11월 4일 제5-77호 비매품 ISBN C 세계김치연구소, 2015 저작권법에 의해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이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세계김치연구소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비매품 잘못된 책은 바꿔드립니다.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엮은이 세계김치연구소 ISBN ISBN (세트) 세계김치연구소 World Institute of Kimchi 세계김치연구소 World Institute of Kimchi

3 학 김치학 총서 03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The Humanities of Kimchi 엮은이 세계김치연구소 글쓴이 박채린 조숙정 강진옥 함한희 김일권 서리나 루치아 슈람프 김소희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3 세계김치연구소 World Institute of Kimchi 세계김치연구소

4 발간사 김치학총서는 세계김치연구소가 매년 개최하는 김치학 심포지엄에서 발표 되는 연구 결과와 토론된 내용을 재구성하여 발간되고 있습니다. 각 분야 권 위자들의 김치에 대한 심도 있으면서 재미있고 유용한 연구 결과를 담고 있어 서 김치를 연구하는 학술도서로 뿐 아니라 김치관련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이 알아야하는 김치 지식서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미 알고계시는 바와 같이 세계김치연구소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과학기 술계 출연연구소 중 하나로 김치산업 발전과 김치 세계화를 위한 종합적 연구 개발이 주 기능입니다. 자연과학분야만을 탐구하는 연구 활동만으로 창의적 인 연구 주제를 찾거나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를 얻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모든 분들이 동의하는 바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에 대한 이 해와 고찰을 통해 산업계 현안의 해결책을 병행하여 모색하는 것도 김치과학 기술의 발전과 김치문화 융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 습니다. 이러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융합적 학술연구 활동을 통한 김 치산업 활성화와 김치문화의 성공적인 세계화야말로 저희 세계김치연구소가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2013년 김치관련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통합하는 학문 범주로 김치학 (Kimchiology) 을 개창한 후 세 번째로 발간하는 이번 총서는 김치에 대한 4

5 인지체계와 정서, 그리고 이것들이 김치문화 형성 및 변화에 어떠한 관련성 을 지니고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특별한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번 김치학총서도 연구 현장과 산업 현장에서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고 국민들 에게는 우리 고유의 김치 문화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되 길 기대합니다. 끝으로 한 해 동안 연구하신 결과를 총서의 원고로 집필해 주시고 출판을 허 락해 주신 저자분들과 김치학에 관심을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15년 12월 세계김치연구소장 박 완 수 5

6 차 례 발간사 4 01 김치에 대한 인지와 정서 1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_박채린 11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_조숙정 김치에 대한 인지와 정서 2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_강진옥 103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일, 주거양식, 테크놀로지와 김치의 상호작용 _함한희 183 6

7 03 근현대 김치 史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_김일권 203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 20C 하와이 이주 한인에 의한 김치 전파 및 김치산업의 성쇠 과정 _서리나 밖에서 보는 김치 세계화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_루치아 슈람프 287 김치 세계화 성공사례 및 제언 _김소희 제3회 김치학 심포지엄 현장스케치 311 글쓴이 소개 31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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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01 김치에 대한 인지와 정서 1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박채린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조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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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박채린 1. 김치담론의 출발 김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현재 김치는 한국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의 이미지와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는 물론 세계인들도 한국의 대표음식으로 김치를 꼽는다. 수년 전 외국 매체에서 선정하는 5대 건강식품 목록에 오르더니 급기야 2013년도에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 표목록에까지 등재되었으며, 급증한 김치교역량과 국내외 매스컴들의 높은 관심 등을 볼 때 김치가 우리민족 대표음식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여겨진다. 정말로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그리고, 언제부터, 누가 김치를 우리민족의 대표음식이라고 정하고 사용했는가? 이것이 김치와 김치문화에 대한 대표 담론 1 이자 본질이며, 이것을 추적하고 고증하고 확인하는 것이 본 1_ 담론은 통상 한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치경제 사회적 행위자들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정당화하기 위해 창출하는 논리성을 갖는 언술 체계 혹은 넓은 의미에서의 지식 체계 혹은 하나 의 논리적인 지식 체계 성격을 담고 있고 논리적으로 표출되는 언술 행위 로 정의되고 있다(정재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11

12 고의 목적이자 목표이다. 필자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무렵 학교급식이라는 시스템이 없었던 시절에 각각 중학생, 고등학생의 학창생활을 했던 터라 김 치와 도시락에 얽힌 다양한 추억담을 가지고 있다. 성능이 뛰어난 밀폐용기 는 고사하고 냄새나 국물이 새는 것을 막아 줄 비닐랩마저 없었던 때 특유의 냄새와 여기저기로 잘 새어나오는 국물 때문에 여간한 고충이 아니었고, 자 가용으로 등교할 수 있었던 극소수 상류층 자녀를 제외하고는, 만원 버스를 타고 내리는 동안 고이 싸 온 도시락 반찬통 안에서 벌어진 각종 김치테러사 건은 감수성 예민한 여고생들에게 참담한 추억들을 많이 남겼다. 이렇듯 김 치 때문에 창피했던 기억은 많은데 비해 자랑스러웠던 기억은 잘 나지 않는 다. 반면, 도시락이 아닌 집 밥상에서 김치는 빼놓을 수 없는 반찬이었다는 점에서 우리 세대에게 김치는 그야말로 애증의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이렇듯 썩 자랑스럽지만은 않았던 존재였던 김치라는 음식이 언 제부터 우리민족의 대표음식이라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던 것일까? 자랑스러 움과 창피함의 간극은 정말 어떤 계기로 메워지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해 일부 학자들 및 업계에서는 김치가 민족대표음식이라는 타이틀 을 얻게 된 것이 서울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전후해 국가적 필요에 의해 주 도된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언론과 다수의 사람들이 별다른 이의 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수긍하면서 이 주장이 거의 일반론으로 수용되고 있는 듯하다. 필자의 개인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시기적인 문제에는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철, 문화연구의 핵심개념,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중에서). 원래 사회과학분야에서 출발한 용 어로 현재 학문분과마다 학자마다 조금씩 다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본고에서는 김치에 대한 한국인의 생각과 지식체계들이 매체를 통해 발화된 것을 담론이라는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1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3 정말 그럴까? 최근 필자는 일제강점기 기사에서 김치를 민족음식으로 인식하고 상징적 인 의미를 부여한 바 있었다는 뜻밖의 단서를 찾게 되면서 이제라도 김치담론 의 내용과 변화를 다시 한 번 검증해 보아야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치는 정말 우리민족의 대표음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언제부터 그러한 인식을 하게 되었는지? 는 김치와 김치문화에 대한 가장 크고도 본질 적인 담론인 만큼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 근거를 토대로 한 고증과 고찰이 뒷 받침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2. 민족음식과 민족대표음식 민족음식 또는 민족대표음식 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관련 학자들조차도 혼동하여 사용할 만큼 개념과 정의가 모호한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 민족고 유음식(ethnic food)과 민족대표음식(national food)을 구분하지 않고 사 용하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며, 따라서 이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하고자 한다. 민족음식 은 어떤 민족에서 기원하거나 오랫동안 주로 먹어 온 음식으로 그 민족 이미지의 한 부분이 될 수도 있는 음식 이라 정의 할 수 있다. 이때의 민족음식 은 민족고유음식(ethnic food)을 뜻하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민 족에게 나타나는 특징적인 음식 형태라는 의미로 특별한 가치개입이 되지 않 은 문화상대론적 관점의 용어라 할 수 있다. 어떤 특정 민족이 만들어 내고 오랫동안 먹어 온 음식으로 다른 민족과 구별지음(identify)이 가능한 음식 으로 정의되는 우리 민족고유음식(또는 민족음식)에는 김치 외에도 된장, 고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13

14 추장, 장아찌, 젓갈, 막걸리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2 그런데, 다양한 이 민족음식들 중에서 유독 김치를 민족대표음식 이라 부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김치라는 음식이 기본적으로 민족고유음식 (ethnic food)의 자격을 갖추되 여기에 긍정적인 민족적 정체성과 일체감 을 유발할 수 있고 대다수 구성원들에 의해 그 대표성이 인지적 심리적으로 수용되어 민족음식들 중에서도 으뜸의 위상을 갖는 음식 즉, 민족대표음식 (national food)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민족대표음식(national food)이란 다른 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그 민족만의 독특한 음식으로 구별지음이 가능한 음식이어야 한다는 기본 명 제 위에,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절대 비중이 높고, 일반적으로 가장 많 이 먹는 식품이면서, 대다수가 먹는 음식이라는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거기에 민족 상징으로서의 자부심과 그 대표성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공감이 따라주는 음식인 것이다. 본 연구에서 알고자 하는 것은 김치가 민족 대표음식 인가에 관한 것이므로 그동안 민족음식이라는 용어에 혼재되어 있 던 2가지 개념을 구분하여 사용키로 한다. 2_ 주영하( 음식전쟁 문화전쟁, 2000, 315~316쪽)는 민족음식(ethnic food)은 한 민족이 음식을 통 해 정체성 혹은 민족성을 확인할 때 유효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는 개념으로 이를 통해 민족적 일치 감을 공유하게 된다. 라고 정의하였다. 그러나 정체성이나 민족성, 민족적 일치감이라는 것에는 해 당 민족 스스로 긍정 부정의 주관적 가치가 개입되기도 하므로 용어 사용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 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 민족의 긍정적 자긍심이 덧입혀진 민족대표음식(흔히 유행하는 말로 국민음식 이라고도 할 수 있음)을 내셔널 푸드라 하여 민족고유음식인 에스닉 푸드와 구별하여 개 념을 명확히 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구별을 둠으로써 김치를 민족대표음식으로서 인식하고 자 각한 것이 언제부터인지를 규명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1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5 3. 김치는 정말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정말 김치는 우리의 민족대표음식(national food)인지? 를 보다 효과적 으로 밝히고자 본 연구는 조선시대, 개화기 및 일제강점기에서 오늘날에 이 르기까지 통시적 관점에서 사적, 공적 문서와 언론보도를 포함한 다양한 자 료를 조사 분석, 고찰함으로써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 보려 한다. 특히, 김치가 언제부터 우리의 민족대표음식(national food)으로 인식된 것인 가? 를 밝히는데 있어 일제강점기 기사 3 에 나타난 담론들은 중요한 단서를 제 공해 주기에 이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다루려 한다. 김치가 민족고유음식을 넘어서 우리의 민족대표음식(national food)이라 고 하려면 적어도 다음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본다. 첫째, 우리의 식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둘째, 지위,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나 일상적, 보편적으로 먹는 음식 인가? 셋째, 민족적 동질감을 공유하고 정체성을 확인하는 수단인가? 마지막으로 우리 스스로가 김치를 민족의 대표음식으로 자랑스러워하는 가? 를 확인하여야 한다. 이같은 조건들에 대한 검증작업을 통하여 김치가 민족대표음식(national food)이라 할 만한 것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3_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 통해 검색한 자료들과 세계김치연 구소에서 발행한 일제강점기 김치기록 모음집-동아일보신문기사 1920~1945 (2014)를 참고하 였으며, 조선일보의 기사는 별도로 해당 사이트( 김장 및 김치를 검색어로 추출하였다.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15

16 1) 김치는 우리의 식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과거 우리 상차림에서 김치의 중요성과 필수성 (Quintessential) 김치가 오랜 기간 가장 기본적인 반찬이자 필수 부식으로 실제 식탁 위에 올라왔었고 그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왔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자 현상 이다. 다음 기록을 보면 김치에 관한 기록이 첫 출현할 때부터 한국인의 식사 에서 김치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을 곁들이면 한여름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이면 긴 겨울을 넘긴다. (이규보, 1168~1241) 4 3개월 겨울은 김장김치로 마땅히 견디어 가야하니 문 밖 무배추가 몇 이랑 인고. (박윤 묵, 1771~1849) 5 외국인들의 시선에도 한국인들의 식생활에서 김치와 김장의 비중은 매우 크게 보였던 듯하다. 보리나 밀을 추수한 이후엔 겨울 김장에 대비하여 무나 배추를 심는 일이 일상이다. 또 이른 봄에는 여름에 김치를 담기 위해 배추를 심는다.(Gardner, 1895) 6 한국 사람들에게 김치 없는 식탁은 생각할 수 없다. 주재료인 배추와 무, 고춧가루와 소 금은 어디나 같지만 배추를 담그는 방법은 다양하다.(Underwood, Lillias Horton, 1905) 7 4_ 동국이상국후집 卷 4 <가포육영( 家 圃 六 詠 )>. 5_ 존재집( 存 齋 集 ) 卷 18 <설후( 雪 後 )> 이외 조선시대 김치문화와 관련된 사례는 졸고 조선시대 김치 의 탄생 (민속원, 2013)에 많이 소개되어 있다. 6_ After the barley or wheat crop has been reaped, it is usual to sow turnips and cabbages for the winter kimch'i or pickle. Cabbages are also sown early in the spring, to form the supply for the kimchi during the summer.( Corea by Gardner, 1895) 7_ No Korean considers a meal complete without kimchi and various are the recipes for its making, though the main articles are everywhere the same.( With Tommy Tompkins in 1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7 월동 준비하는 시절엔 이곳 여자들은 무척이나 바쁘다. (중략) 한국 사람들에게 김 치 없는 식탁은 생각할 수 없다.(Hulbert, 1906) 8 한국 식탁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음식이다.(Horace G. Underwood, 1908) 9 김치는 밥과 함께 매일 식탁에 오른다. 김치 없이 밥을 먹는 한국 사람은 없다.(Urquhart, 1923) 10 조선에서 김치는 빠짐없이 밥상에 오른다.(Drake, 1930) 11 일제강점기 기사를 보면 김치는 조선 사람 밥상 위에 한 끼도 빠지지 못하 는 것 12, 김장은 제철에 하지 못하면 한 겨울동안을 고생 13, 아무리 어려 워도 김장은 해야 하는 것 14 으로 정의되고 있다.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 한 필수품이며 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는 김치가 반찬으로서 절대적 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양식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음식 마련 Korea by Gardner, 1895) 8_ Their kimchi or sauerkraut is made of cabbages which are much coarser and tougher than ours, and busy indeed are the women in the season when it is " put down " for the whole year. (중략) No Korean considers a meal complete without kimchi and various are the recipes for its making, though the main articles are everywhere the same, cabbage, turnip peppers and salt.( The passing of Korea by Homer B. Hulbert, 1906) 9_ they use in various ways, but mainly in the form of salt pickles, which are a most important part of a Korean meal.( The Call of Korea by Horace G. Underwood, 1908) 10_ This kimche is eaten at every meal, along with their rice. No Korean eats without his kimche.( Glimpses of Korea by Urquhart, E. J., 1923) 11_ 하수도는 오랜 가뭄 탓에 다소 불쾌하고 독특한 냄새를 풍기지만 당신이 혐오감을 느낄 만큼 독 하지는 않다. 그것은 조선의 피클인 김치 냄새가 퍼진 것이다. 가울에 그 피클을 담그는데 그 향 은 몹시 역겹다. 그 냄새는 일련 내내 당신을 따라다닐 것이다. 그 냄새는 결코 피할 수도 없고 떨쳐 낼 수도 없다고 마음먹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불행해질 것이다. (H.B. Drake, 일제시대의 조선 생활상, 쪽, 99쪽) 12_ 조선 사람 밥상 위에 한끼도 빠지지 못하는 것이 될 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 같이 회사가 잇서 담 거 파는 법이 없음으로 집집마다 한겨울 동안 소비할 것을 한꺼번에 만들어야하는 것입니다. (조 선 ) 13_ 김장은 제철에 하지 못하면 한 겨울동안을 고생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조선 사람 생활에 김장을 중대시하게 되는 원인이 여긔에 잇습니다. (조선 ) 14_ 남에게 구청하는 것 중에 김치나 장을 달라하는 것이 제일 창피한 것 아무리 어려워도 김장은 해야 하는 것이다. (동아 )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17

18 중에서도 1년에 단 1번의 작업으로 몇 달간 식탁에 오르게 될 김치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할 수 있는지, 한 번에 큰 금액이 일시에 들어가는 만큼 어떻게 하면 차질 없이 예산에 맞는 김장을 할 수 있을지가 지대한 관심사였다. 15 이 러한 담론 조성의 결과 매년 입동철의 기사는 김장김치 재료의 시세와 작황, 김장을 맛있게 그리고 제때에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조리법 관련 정 보들로 채워진다. 16 김치를 맛있고 값싸게 담그기 위해 연구와 노력하는 것이 가정주부의 의무이자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_ 겨울통김치를 그릇에 썰어놓으면 오색이 영롱한 색택과 냄새에 특별한 맛이 구미 없는 사람의 식욕도 증진시킨다. (조선 ) 조선가정에서는 김치 깍두기를 밥과 마찬가지로 하루 세 때의 항찬으로 식탁을 떠나지 못하 게 되는 그 만큼 김장은 실로 겨울사리과비에 단단히 한몫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김장맛이 틀리 고 보면 그 겨울한철은 모든 음식 맛조차 기우러지는 것 갓습니다. 그러므로 주부된 사람은 무한 단 배추한포기를 골르는 것부터 김장에 대한 일절준비에 실패가 업시하야 금년에는 기어이 갑싸 고 맛있는 것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조선 ) 다른 찬이 아무리 많아도 김치 하나 맛있어야 식사를 잘하게 된다 (동아 ) 16_ <표 1>의 분류에 따른 기사 비율에서 확인되듯이 김장철을 즈음하여 김장재료의 시세와 작황 정 보가 6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조방법까지 포함하면 김치 및 김장 과 관련한 기사 중 75%에 이르는 분량이 김장 시기를 절대 놓치지 않고, 가능한 저렴하고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데 편중되어 있는 것이다. <표 1> 일제강점기 김치관련 기사 306건에 대한 주제 분류 전체기사수 시세 작황 연구대상 기사 영양 제조법 연계 일반 % 58.6% 7.8% 16.0% 17.6% 17_ 김장이라는 것은 조선사람의 생활에 잇서서 데어내지 못할 중요한 반찬의 하나입니다. 그럼으로 조선가정의 부인들은 김장을 맛있게 담그는 것으로써 온가족에게 만족한 미각을 주는 것이며 식 욕까지 좌우한다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김치야말로 조선부인네에게는 제일 큰 가사의 하 나일 것입니다. 그러면 가장 맛있는 김장을 담그려면 어떤 재료를 구하야 어떠케 조리하나? 거기 에 대한 노력과 연구가 항상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신보 ) 이 김장 때이야말로 한가뎡 가뎡의 일년 행사중 아마 뎨일 중대한 때인 듯 합니다. 지리한 한 겨을을 지나 다시 날이 더워질 그때까지 맘노코 먹을 가장 큰 반찬인 김치를 맨드는 것이니 얼 마나 큰일이겟습니까 그러나 너나할것업시 재래로 해나려 오든 습관으로서 누구나다 어렵지 안 1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9 중요한 만큼 부담스럽기도 했던 김치 김치가 차지하는 식생활에서의 큰 비중으로 인해 김장은 성심껏 잘 준비해 야한다, 한국 가정에 김치는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모든 가사 중 우선순위에 자리해야한다 는 입장이 있는 반면, 오히려 김장이 중요한 필수품 이라는 인 식들이 한국인, 특히 가정주부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 것인지를 피력 하는 부정적인 견해도 존재하였다. 김장에 있어 가장 큰 골칫거리는 한 번에 목돈과 인력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가장은 김장 비용을 마련하느라 고 민해야 하고 부인은 며칠씩 사람들과 일을 분담하며 김장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김장은 고통스러운 절기, 큰 걱정거리 탄식거리, 불 평과 불화의 요인 으로 회자되고 있으며, 게다가 들어가는 재료와 만드는 과 정은 너무 복잡한데 상품시장도 형성되어 있지 않으니 김치를 만드는데 들이 는 노력과 정성을 낮추어 조금 간단하게 하자, 김치를 전문으로 제조 판매 하는 회사가 생겨야 한다 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년대까지도 김장의 케생각하는 동시에 그다지 귀한 직책인 것도 새롭게 깨다를 여가가 업섯든 것입니다마는 곰곰 히 생각할스록 경제방면과 인력방면으로 중대시 할 바인 동시에 또 그만큼 이중한 책임을 가진 주부의 새로운 연구를 바랄 때이겟습니다. 살돈 들여가며 남편이 시원하게 가초가초 잘사오기 만 하면 저절로 훌륭한 김치가 될 것은 아니겟습니다. 그럼으로 어대까지든지 이때껏 경험에 비 치어 새궁리와, 방법으로써 시험해보는 것이 김장때를 마지한 주부의 한 행사일 것입니다. (동아 ) 우리조선음식으로는 아모러 한 성찬을 느러 노앗다 하드라도 김치 깍둑이 없이는 한술도 못먹습 니다 김치 깍둑이는 저마다 다 담글 줄 알지마는 맛잇게 담그는 것이 문제입니다 같은 솜씨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맛잇을 때도 잇고 맛 없을때도 잇으니 딱한 노릇입니다. (동아 ) 18_ 요사이 여편네들이 길에서 만나면 첫인사가 댁에 김장 다했소 하는 것이다. 참으로 김장 해 넣 는 일이 큰일이다 소금을 드려도 한 바리 고추를 사도 몇말 젓국이나 새우젓도 몇독이 모양으로 크게 버리며 장독대에 놓았던 빈독이란 독은 다 마당으로 나오며 무배추씨슬 물 길러 오는 사람 도 하나 따로 얻어야 되고 실고추 써는 사람 무 배추 다듬는 사람 집안에 사람이 있으면 있는대로 다 필요하며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다 바빠서 쩔쩔매고 돌아가는 것이 김장을 다 잘 해 넣는다 하나 젓국과 새우젓을 구덕이 아니나게 묵히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니 항상 많은 그릇과 독과 항아리를 준비하여 두지 안이하면 아니되므로 김치담그는 것 김장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회 사가 절대로 필요하다 첫째 우리의 가정살림을 간단하게 만들고 부인들에게 여유를 주게 될 것 이오 둘째 집집마다 각각 담그는 것보다 노력이 적어질 것이오, 셋째 전문적으로 김치담그는데만 전력함으로 집에서 담그는 것보다 맛있는 김치를 먹게 될 것이다. 김치담는 회사는 급히 생겨야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19

20 중요도로 인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이 집중되고 총선 날짜를 김장철과 겹쳐 잡 는 바람에 투표율까지 떨어질 정도로 영향력은 상당하였다. 19 없어서 안되 는 중요함 이라는 인식은 수용의 태도에 있어 잘 준비해야한다는 마음가짐 과 중압감 이라는 양면성으로 작용하였던 것이다. <표 2> 일제시기 김치의 중요성과 필수성 에 대한 인식의 양면성 긍정적 김장을 잘 준비해두면 겨울이 든든 아무리 어려워도 김장은 해야 한다 김장대목 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 특수( 特 需 ) 절기 주부라면 값싸고 맛있는 김장을 만들어야 부정적 큰 걱정거리 탄식거리 불평과 불화의 요인 고통스러운 절기 노동력이 많이 드는 음식 김치를 전문으로 제조 판매하는 회사가 생 겨야 한다. 일시에 큰 금액이 소요되어 부담 할 것 가운데 가장 급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선 ) 한겨울 동안 먹을 김치를 형형색색으로 이름 지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드는 터인데 같은 분량 을 가지고도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사오일씩 걸릴 수가 있으니 이것도 적지 않은 폐단이라 하겠 다. (조선 ) 돈푼이나 있는 사람들은 김장바리를 저 들이느라고 분주한데 이것저것 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큰 걱정꺼리며 탄식거리입니다. (중략) 한편에서는 겨울준비에 분망하고 또 한편에서 는 불평과 불화가 꼬리를 이어 일어납니다. 빈한한 사람일수록 좋은 절기가 오면 더욱 고통이 됩 니다. 의미 있는 일이 무의미하게 되는 그 때에 적지않은 눈물과 한숨으로 겨울을 지내게 되니 차 라리 평안을 누리는 겨울이란 이름부터 없었으면 도리어 이런 비애가 없지 않을까 하는데서 조물 주의 원망이 새어 나옵니다. (동아 ) 송구영신하는 설대목 보담도 또는 1년을 두고 모든 음식에 필수품 되는 장담이 보다도 더 중요시 한다. 장은 정월에 담는 올장으로부터 5월, 6월까지에 담는 늦장 담는 이도 있다. 그러나 김장만 은 꼭 수십일의 단기간에 기어코 해야하고 어려운 사람이 장은 흔히 아니 담는이도 있지만은 김 장만은 다만 몇 포기씩이라도 기어이 담는다.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애를 쓰고 힘을 들이 어 주요시하는 이것을 내구성이 없게 하여서 해춘( 解 春 )만 되면 그만 버리게 되는 것이 나는 무엇 보다도 애석하는 바이다 음식사치란 의복사치보다도 더욱 낭비가 된다. 김장만은 더욱이 빈부 를 통틀어 사치품이 된다. (매일 ) 19_ 근대 이후 김장의 중요도와 그에 따른 현상 관련하여서는 졸고인 한국 김장문화의 역사, 의미, 전 개양상, 김치학총서 1.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1권 (세계김치연구소 편, 2013) 참조. 2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1 음식 자체로서 보다 문화자산으로서 가치와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김치 반찬으로서의 중요도와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이나 세대별, 개인별 다른 양상이 혼재 오늘날, 한 끼 식사에서 부식으로서 차지하는 김치의 비중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 먹거리의 풍요로움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식사 횟수, 장소, 방식도 다양해져 반드시 김치가 있어야만 했던 과거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김치의 연간 소비량과 인당 평균 섭취량이 점차로 줄어 들고 있다는 통계는 더 이상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그렇다고 온 국민을 동일하게 놓고 보아서는 안 된다. 우리 가족만 보더라 도 밥 먹을 때 김치 한보시기를 다 먹는 나와, 한 젓가락도 집어 들지 않는 10대 딸, 요새는 뭘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된다며 후식으로 김치를 드시는 70 대 어머니가 함께 살고 있다. 다시 말해 여전히 김치가 중요한 필수반찬이기 에 김장을 끝내 놓아야 한 해의 마무리가 완전히 되었다고 하는 세대와 김치 없는 식단이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세대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김장의 필수성에 대한 압박감 감소 반찬으로서의 필수성과 비중이 감소한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김장을 맛있 게 담아야 했던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 사실 김치가 필수적인 중요 반찬이 었기 때문에 김장을 직접 감당해야하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압력은 여타 전통 식품에 비해 강력하게 작용하여 왔었다. 김장을 모든 음식에 필수품이 되는 장 담기보다 더 중시하여, 장은 안 담는 사람도 더러 있는데 김치는 기어이 담으니 알 수 없는 노릇 (매일 )이라고 개탄한 기사의 내용처럼 사회적으로 중요성이 더 강조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어이 알 수 없는 노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21

22 릇 은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장류의 자가제조율에 비해 김치의 자가제조 율 20 이 훨씬 낮으면서도 오랜 기간 답보상태를 유지하는데 상당기간 영향을 미쳤다. 2000년 초, 상품김치 구매에 대한 소비자 행동패턴을 조사하면서 경험했 던 사례로, 배달김치를 주문한 주부가 남편이 있는 시간을 피해 배송 받을 수 있도록 요청을 하거나 배송시간 혹은 주문확인 전화 시 남편이 옆에 있을 경 우 마치 잘못 온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상품김치를 구매하는 주부 들은 김치를 직접 담그지 않는다는 것에 상당한 죄책감(guilty sense)을 갖 고 있으며, 감추려 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 김치메이커들이 상품김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벌여야 했던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이 죄책감(guilty sense)의 장벽을 낮출 것이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15년이 흐른 지금은 어떤가? 중요도에 대해서 부정적 수용 입장의 담론이 점점 우세해지고 있는 편이다. 김치를 직접 담근다는 여성의 얘기에 힘든데 어떻게 아직도 직접 담그세요? 라는 존경 어린 반문을 하게 되고, 미국인이 같은 동네 살고 있는 한국인 젊은 새댁에게 김치 담는 법을 아느냐고 물으니 김치는 사먹는 거예요! 라고 답변을 하는 걸 들었다는 경험담에 그렇게 말 할 수도 있겠네요. 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15년 전 김치를 사 먹으면 죄책감이 든다며 애써 숨기려했던 40대 주부들 은 현재 50대가 되었고, 이들에게는 이제 김치를 사먹는 것이 합리적이면서 20_ 2014년 기준 김치 자가제조율은 57%임. 고추장, 간장은 상품시장의 성장이 거의 임 계점에 다다랐을 정도로 자가 제조 비율이 낮으며 된장이 50% 수준으로 아직 상품 시장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식품유통연감 (식품저널, 2015) 2000년 조사자료에 따르면(농촌경제연구원, 김치 수요의 변화와 전망, 2000) 상품김치 구매율 이 23.9%였으므로 2014년 40%대로 상승하는데 약 15여년이 걸린 반면, 된장은 이보다 훨씬 빨 리 50% 수준으로 올라선 후 상당시간 답보상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3 여유로운 가사 소비활동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힘이 닿을 때까지는 직접 김장을 하겠다는 70대 노모는 딸이나 며느리가 김치를 직접 담가 먹으리라고 기대하지도 담그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내 세대가 끝나 면 집에서 김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말한다. 김치 김장의 사회적 가치와 중요도 상승 이제 김치는 실생활에서 반찬으로서보다 사회적인 중요도가 높아졌다. 개 인이 느끼는 필수반찬으로서의 중요도와 강도는 낮아졌으나 사회적 필수성은 더 높아졌다. 반드시 잘 만들어 먹지는 않더라도,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 으로 자리매김하였고 따라서 김장의 중요성에 걸맞는 대안 마련은 개인의 몫 이라기보다 사회 시스템이 감당해야할 몫이 되었다. 김치연구소의 설립, 소 비촉진과 산업활성을 위한 각종 김치관련 정책 입법 마련 등이 그렇다. 김 장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김장나눔 프로 그램이 운영되는 등 민간차원에서의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또, 집에서 직접 담는 것이 점점 가치 있는 일이 되면서 여전히 김치가 반 찬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직접 담근 장과 김치는 정성이 담긴, 모방 불가능한 고급 선물의 가치를 입게 되었다. 현재 김장철 에 흩어져 있던 가족이 모이는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담글 줄 아 는 부모세대는 노동력과 경제력을 필요로 하고, 담글 줄 모르기에 얻어먹어 야 하는 자식세대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상호이해가 공존하 는 가족집단의 경우 김장 유대가 어느 한쪽의 이해만 존재하는 제사나 명절보 다 더 끈끈할 것이다. 김치를 먹는 절대량과 빈도는 줄고 그에 따른 압박감과 스트레스도 감소하 였지만 음식자체로서의 중요도는 낮아진 대신 다른 차원에서의 중요도는 오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23

24 히려 상승하였다. 김치와 김장문화는 음식을 넘어서 문화상품으로서 독특한 가치를 지닌 자산이 되면서 국가 종주국으로서의 책임도 생겼고, 유네스코 등재 세계무형문화유산의 전승 주체로서 이를 잘 보전 계승해야하는 책임감 도 주어졌다. 중요한 필수 반찬 이 아닌 중요한 필수 문화소비재 로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여전히 김치는 한국사회에서 중요하 고 비중있는 음식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하겠다. 2) 우리 민족 대다수가 일상적, 보편적으로 먹는 음식인가? 누구나 늘상 먹는 음식이었다.(Ubiquitous Food) 김치 없이 밥을 먹는 한국 사람은 없다. 고 한 미국인 선교사 엘라수 21 의 증언대로 김치는 지역, 빈부, 지위고하, 성별, 연령을 막론하고 누구나 먹 는 보편적이며 일상적인 기본 찬이기에 진정 평등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김 치를 평등한 기본 찬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례는 총독부 내과의사로 근무하였 던 이재택이 이를 의학연구 설계에 적용한 것에서 드러난다. 22 이재택은 조선 사람의 위액이 외국인과 차이 나는 이유가 최하층부터 최상층 계급의 사람들 까지 모두 다 먹고 있는 김치 때문인 것으로 보고, 이 절대적인 기본음식으로 인해 형성된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병리연구를 시도하였다. 계급을 초월한 음식으로 김치를 선택하였던 것이다. 21_ 미국에서 파송된 선교사로 1904년에 내한하여 개성 호수돈 여학교를 설립하였다. 한국 근현대 100년과 민속학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2014, 212쪽. 22_ 얼마 전 조선사람의 위액을 검사한 결과 외국사람에 비교하야 다대한 차이가 잇는 것을 발견한 총독부제일내과의사 리재택씨는 그와 가치 위액에 차이가 잇슴을 라 조선사람은 엇더한 분량 에 의하야 약을 씨면 뎍합할가하야 방금녈심으로 연구하는 중인뎨 우선 조선사람의 영양물 중에 큰 부분을 뎜령한 김치 두기 의 세가지에 더하야 어떠한 성분과 작용을 가젓스며 병리상 엇더한 관계를 가젓는 가를 연구하기 위하야 슈월동안 을 두고 최상으로는 리왕직의 각궁가와 최 하로는 행랑살이하는 사람에게 지 그의 만드는 법을 됴사하여. (조선 ) 2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5 <그림 1> 김치 레시피의 확장성과 계급성 김치가 어떻게 계급을 초월한 음식일 수 있는지는 <그림 1>을 통해 설명 가능하다. 통상 김치의 범주는 2~5군까지의 원료로 만들어진 것으로 김치의 초기 원형에 가까운 1군의 짠지도 광의의 김치 범주에 포함된다. 일제강점기 가장 표준적인 김치의 유형은 2+3+4의 조합인데, 조선시대 양반가나 궁궐 에서는 기존 2+3+4군 재료의 조합에 5군의 젓갈, 갖은 해산물, 고기육수까 지 넣어 만들었다. 5군의 재료까지 들어간 최고급 김치나 아주 간단한 2군이 거나 모두 기본형인 1군에 재료의 가짓수와 종류만 추가되는 형태이므로 모 두 김치라는 고유명사에 포괄될 수 있다. 레시피의 확장성이 컸기 때문에 각 자 경제적 여건, 지리적 환경에 맞추어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일제강점기 자료를 보면 서민 계층민들은 2~4군 범위 내의 재료들로 김치 를 만들어 먹었으며, 2군만으로 해결하는 계층, 심지어 배추김치도 거의 먹 지 못하고 1군의 짠지형만을 먹었던 사람들도 1970~80년대까지 상당수 존 재하였다. 외국인들이 남긴 민속지 성격의 자료를 보면 김치에 들어가는 재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25

26 료는 계층별로 매우 편차가 컸으며 하층민이 먹는 김치는 짠지와 2군의 조합 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3 하지만 어떤 유형이든 한국인 모두가 김치를 먹었던 것은 분명하다. 따라 서 보편적이며 모두가 먹는 음식이었기에 그에 따라 전 국민이 오롯이 김치의 영양기능적 혜택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존재하였다. 김치를 기본 찬으로 하 는 조선인에게는 각기병, 곱추병이 비교적 적으며 밥을 주식으로 하는 조선 인의 식단과 체질에 가장 이상적인 음식 24 이라는 담론도 제기되었다. 누구나 먹는 김치에도 계급은 있다 그러나 누구나 먹었기 때문에 평등 음식이었던 김치는 역설적이게도 엄연 히 먹는 사람의 계급이나 경제력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하였다. 1970~80대까지도 김장을 한 뒤 김치를 돌린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양의 김 23_ 여기가 순무를 파는 곳이다, 아니면 무인가? 이들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을 한 번도 본적이 없 다. 적어도 이것들은 한국 사람들이 김치를 만들어 먹는 채소다. 가끔은 배추를 넣기도 한다. 한 국 사람들은 이런 피클을 김치라고 부르는데, 채소를 간단히 씻어 소금물에 담갔다가 꺼낸 다음 고춧가루를 많이 뿌려 양념한다. ( Glimps of Korea, 1923) 그들은 거칠고 맛은 부족하더라도 온갖 채소를 가지고 여러 가지로 요리하지만, 대개는 소금에 절인 피클로 한국 식탁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음식이다. 우리 배추와 양상추의 중간 정도 되는 이 들 배추가 가장 많이 쓰이지만, 우리 순무와 오이만큼 큰 무 또한 매우 중요한 부재료이다. 양념, 견과류, 생선 등이 함께 포함된 최고품 김치는 이방인 대다수에게도 인정받지만, 일반 김치는 이 방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 ( The Call of Korea, 1908) 한국인에게 김치없는 식탁은 생각할 수 없다. 주재료는 어디에서나 배추와 무, 고춧가루와 소금 으로 같지만 만드는 레시피는 다양하다. ( With Tommy Tomkins in Korea, 1905) 소금에 절인 채소인 김치는 기본적으로 배추와 무를 사용하며 고춧가루, 굴, 기름과 마늘 모두를 소금물에 넣은 후, 약 2달간 숙성시킨다. 140여 가지의 재료가 섞인 김치는 커다란 토기 항아리 에 저장한다.( Things Korea, 1906) 24_ 조선에 각기병이 적은 것은 김치짠지를 먹어 바이타민 을 취하는 까닭인지 연구해볼 문뎨입니 다. 바이타민을 아니먹으면 어린애가 잘 자라지 못하고 각긔병이나 괴혈병이 들리며 어룬도 원귀가 업서지고 각귀가 트넛을 들리게 되는 것이 판명되엇슴니다. (조선 ) 매우나, 맥량한 고추장의 영양가치. 비타민C 가 만흔 관계인지. 조선에 등꼽추가 비교적 적다. (조선 ) 2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7 치를 담글 수 있으며, 남에게 내보일 수 있을 정도의 풍부하고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지닌 집이라는 것을 의 미했다. 국민의 대부분, 누구나가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기 때문에 김치의 레 시피를 통해 가문의 위세나 가격( 家 格 )이 쉽게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의 김치는 계급성을 띠게 된다. <그림 2> 시의전서(19세기 말) 반상식도(좌), 生 活 狀 態 調 査. 平 壤 府 (1932) (우) 김치가 누구나 먹는 보편적인 기본 찬이라는 것은 <그림 2>의 상차림 구조 에서도 확인된다. 한식 상차림에서 김치, 간장, 초장은 기본 구성으로 3첩에 서 9첩에 이르기까지 김치를 먹던지 먹지 않던지 반드시 모든 상차림에 올라 가며 첩수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가장 기본적인 찬이어서 누구나 먹는다는 의미는 가난한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것도 되며, 김치 밖에 없다 는 말은 궁색한 밥상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25 이는 김치가 한상차림의 25_ 칼을 두드리며 생선 없음을 탄식할 것 없나니 (중략) 가난한 선비의 반찬은 김치로 충분하여 라. ( 석주별집( 石 洲 別 集 ) 卷 1 권필( 權 韠 1569~1612))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27

28 구성 내에서는 가장 서열이 낮은 음식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26 이러 한 현상은 실제 현지조사 자료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27 자연히 김치 외에 다 른 반찬을 준비할 수 없다거나 소략한 재료로만 김치를 만든다는 것은 경제적 지위가 낮다는 것을 뜻하였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가난과 비천함, 부덕( 婦 德 ) 부족의 상징으로 취급받게 되었다. 28 다른 반찬을 갖출 여력이 안 되는 사람 들도 먹을 수 있는 김치는 가난한 상차림, 다른 반찬에 비해 비천하고 하찮은 음식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고 이는 자랑스러운 음식으로 자리잡는데 부정 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정리하자면 김치는 레시피의 확장성이 다양하여 부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각자 형편에 맞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보편적, 일상적 음식이 될 수 있었 다. 누구나 먹는 일상적 평등한 음식이었지만 개별 김치레시피 안에는 차이 가 존재하였다. 또, 한상차림 내에서도 다른 찬 없이 김치만 먹는다는 것은 가난과 비천함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니 계급적으로 이중성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한경구가(1994) 김치는 가장 비천한 음식이지만 절대 빠져선 안 되는 반찬 29 이라고 한 것과도 상통한다. 26_ 기본적으로 김치를 만들 때 사용되는 재료들이 지니고 있는 원래의 음식 위계 서열과 관계가 깊 다. 김치의 주재료는 식물성 원료인 무와 배추로 동물성 재료에 비해 위계가 낮다. 마빈 해리스의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참조. 27_ 박효진, 안동의 한 동성마을 밥상차림으로 본 음식등급과 서열의식, 안동대 석사학위논문, 2010, 69쪽. 밥을 먹을 수 있게 하는 맛있는 반찬이라야 반찬이라는 개념이 성립된다. (중 략) 된장, 고추장, 간장과 김치 등의 기본반찬과 나물반찬은 반찬으로 인식되지 않고 대부분이 고기반찬을 반찬으로 지칭하고 있다. 28_ <죄수도 차별> 조선사람에게는 누런 좁쌀밥에 무김치 조각을 한데 뒤석거 아모러케나 갓다가 앙기니(동아 ) 인부들의 식사. 반찬은 단 김치 한 가지(조선 ) <시부모나 남편에게만 좋은 것을 양보해서는 안된다> 어린애 건강을 위하여 조흔 음식 잡수시 오 김치 쪽에 찬밥 차지는 그릇된 옛날의 부덕( 婦 德 )(조선 ) 봄에 다른 반찬이 나오면 천대받는 음식(조선 ) 29_ 한경구, 어떤 음식은 생각하기에 좋다 김치와 한국민족성의 정수, 한국문화인류학 26권 제1 호, 한국문화인류학회,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9 <표 3> 일제시기 김치의 보편성 이 갖는 이중성 평등한 음식 비타민이 많아 조선에 등꼽추가 비교적 적다. 조선음식은 석회분 부족한데 김치가 훌륭한 급식원이다. 우리 체질과 식생활에 반드시 필요 산해진미를 가춘 성찬도 김치 없으면 이 빠 진 그릇 김치가 없으면 얼굴에 코가 없는 것과 같다. 계급 계층의 상징 인부들의 식사. 반찬은 단 김치 한 가지 김치 쪽에 찬밥차지는 그릇된 부덕 봄에 다른 반찬이 나오면 천대받는 음식 가난한 사람에게는 음식사치 부러움의 대상 김치 보편성에 대한 의미와 위상은 변화하고 있다. 과거 김치는 누구나 먹었던 음식이었기 때문에 먹는 사람간의 계층을 구분 하는 방편이 되기도 하였으나 산업화 글로벌화 덕분에 김치보다 더 싼 반찬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게 되었고 단순히 식재료의 종류와 가짓수만으로 서열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복잡한 변수들이 생겨났다. 30 그러다 보니 김치를 가난의 상징이라고 말하기에는 김치가 지닌 속성의 편차가 너무 광범위해져버린 것이 다. 과거에는 누구나 먹는 음식이어서 가정마다 다른 김치레시피를 통해 계급 적 지위를 확인하기가 비교적 쉬웠던 반면, 지금 김치 재료로 무엇을 사용하 는지는 그 집의 기호나 선호도를 보여주는 지표로서의 성격이 더 커졌다. 한편, 한국인의 일상 식사에서 서양식과 간단식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김치 를 매끼 먹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기본 찬이라는 이름이 더 이상 적 합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국민건강영양 조사의 데이터를 보더라도 2013년 한국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김 30_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 접어들면서 음식의 위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동물성 음식보다 유기농 채소 의 서열이 더 높기도 하고, 조리의 복잡도가 높더라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면 가치가 낮 고 수제 핸드메이드일 경우 높은 가치를 갖게 된다. 또 단순히 식재료의 가격만으로 음식 값이 매 겨지지 않으므로 서열을 매기는 데에는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해야한다.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29

30 치를 먹는 횟수는 평균 1.7회 정도로 나타난다. 31 이마저도 하루에 1회 이상 의 외식 또는 급식을 통해 공급받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일반 가정에서 한 식상차림 기본 찬으로서 김치의 역할은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런데 외식업체와 단체급식소에서 이 기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식당에서 비싼 음식을 주문하든 저렴한 음식을 주문하든 무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것 이 김치이며, 단체급식당에서도 김치는 기본 찬으로 제공된다. 한식의 특성 상 한상차림으로 차려지기 때문에 반찬을 리필한다고 돈을 받는 방식은 한국 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최근 식당에 가면 추가 주문시 요금을 받는 반 찬들(명이나물, 호박잎 등)이 점차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김치는 그 안에 들지 못한다. 한국 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저가의 김치가 대량 유통되 는 이유이며, 김치 판매 가격을 제대로 형성하는데 장애요소이다. 누구나 비 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반찬으로 포지셔닝 된 것이다. 그로 인해 고급 김치시장은 잘 형성되어 있지 않게 되었고 이는 김치 상품성 전체가 하 향 평준화되는데 한 역할을 하였다. 즉 보편성이라는 것의 의미가 과거와 동 일하지 않으나 여전히 대다수의 국민이 일상적 보편적으로 먹는 음식으로 생 각하고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3) 김치를 통해 민족적 동질감과 정체성을 확인하는가? 김치는 한민족 고유의 독특한 음식이다. 지금까지 앞서 제시한 민족대표음식의 조건 중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 31_ 국민건강영양조사 2013년도 데이터 분석결과, 김치를 하루 1회도 섭취 하지 않는 사람 22.9%, 1 회 섭취 18.3%, 2회 섭취 35.2%, 3회 이상이 23.6%로 나타나 대다수의 국민이 매끼 먹는 반찬이 라는 전제는 더 이상 맞지 않게 되었다. 3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1 반찬으로서의 보편성과 일상성을 기준으로 김치가 민족대표음식으로서의 요 건을 갖추었다는 사실에 대해 검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식문화로서 타민 족과 구분되는 독특성을 지니고 있어 김치를 통해 민족적 동질감을 공유하고 그 정체성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단서들을 찾아보 기로 하자. 김치가 다른 민족에게 없는 독특한 음식이라는 사실은 굳이 증명해보이지 않아도 되는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조선시대에도 타문화와의 접촉과 정을 통해 김치가 다른 나라의 절임류와 차별되는 맛을 지닌, 한국인만의 식 문화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혹 통관( 通 官 )의 집에는 우리나라의 침채 만드는 법을 모방하여 맛이 꽤 좋다 한다. 32 북경의 통관( 通 官 ) 집에서 만든 김치를 보니, 역시 우리나라의 방법을 모방한 것인데 그 맛이 꽤 좋았다. 33 동치미[ 冬 沈 菹 ]의 맛이 우리나라의 것과 같다 하는데, 이는 정축년(1637, 인조 15)에 포로 로 잡혀 온 우리나라 사람의 유법( 遺 法 )이라 한다. 34 다음은 외국인이 한국 땅에서 한국인들과 접촉하며 겪은 직접적인 경험을 그대로 실은 민속지적 기록에서 남겨져 있는 글들 중 극히 일부이다. 32_ 개침채( 芥 沈 菜 ) 숭침채( 菘 沈 菜 )는 가는 곳마다 있는데 맛이 나쁘면서 짜고, 또한 갖가지 장아찌 [ 醬 瓜 ]가 있는데 맛이 좋지 못하다. 혹 통관( 通 官 )의 집에는 우리나라의 침채 만드는 법을 모방하 여 맛이 꽤 좋다 한다. 계산기정( 薊 山 紀 程 1803~1804) 제5권 부록( 附 錄 ) <음식( 飮 食 )>. 33_ 영원위( 寧 遠 衛 )나 풍윤현( 豐 潤 縣 )에는 모두 동치미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동치미 맛과 비슷 하였으며, 풍윤현의 것이 더 나았다. 북경의 통관( 通 官 ) 집에서 만든 김치를 보니, 역시 우리나라 의 방법을 모방한 것인데 그 맛이 꽤 좋았다. 이 밖에 갓김치, 배추김치는 가는 곳마다 있었는데 맛이 조금 짰지만 가끔 맛이 있는 것도 있었다. 또 갖가지 장아찌도 있었는데 맛이 좋지 않았다. 연행일기( 燕 行 日 記 ) 제1권 <산천 풍속 총록( 山 川 風 俗 總 錄 )>. 34_ 동치미[ 冬 沈 菹 ]의 맛이 우리나라의 것과 같다 하는데, 이는 정축년(1637, 인조 15)에 포로로 잡 혀 온 우리나라 사람의 유법( 遺 法 )이라 한다. 그러나 가져다가 맛을 보니 그렇지가 않았다. 연원 직지 제2권 <출강록( 出 疆 錄 )> 1832년 12월 8일.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31

32 외국인이 김치의 냄새를 극복하고 그 진정한 맛을 아는 데는 대개 오랜 시간이 걸린다. (중략) 한번 김치 맛을 알면, 타지에서 향수병이 걸린 한국인이 다른 어느 곳에도 없 는 이 아삭아삭하고 톡 쏘는 맛있는 김치를 얼마나 먹고 싶어하는지 쉽게 이해가 간다. 35 조선시대 문집, 선교사들의 견문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민족이라는 개 념을 인식하고 있었든 그렇지 않든 김치는 자타공인 한국인이 오랜 기간 동안 먹어왔고 나름의 형태로 발전시켜 온 한국인의 대표음식임이 틀림없다. 36 그 러다가 일제강점기 식민지배하에 놓이게 되면서 한국인들 스스로에게 민족 이라는 개념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37 김치가 개화기 이전부터 민족대표음식으로서의 요건에 부합하며 존재하여 왔으나 일제강점기 식민지배 아래 지배권력에 대한 대항적 기제에서 스스로 이를 민족정체성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인식하고 민족적 일치감을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자 민족정체성이 투영된 상징으로 표출하게 된 것은 일제 강점기부터로 확인된다. 이는 일제강점기 외국생활 동안 간절히 생각나는 소 울 푸드(soul food)로서 경험담을 소개한 기고문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_ 외국인이 김치의 냄새를 극복하고 그 진정한 맛을 아는 데는 대개 오랜 시간이 걸린다. (중 략) 한번 김치 맛을 알면, 타지에서 향수병이 걸린 한국인이 다른 어느 곳에도 없는 이 아삭 아삭하고 톡 쏘는 맛있는 김치를 얼마나 먹고 싶어하는지 쉽게 이해가 간다. 많은 외국인은 절 대 김치의 맛을 알지 못하고 김치에 대해 계속 심한 편견을 갖는다. 보통의 한국인이 우리의 치 즈를 썩은 우유 라고 부르며 싫어하듯이 말이다. (Ellasue Wagner, Korea; The Old and The New, 1931) 36_ 이에 대한 사례는 김치학 총서 1권 한국 김장문화의 역사, 의미, 전개양상,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2013)에 더 많이 소개되어 있다. 37_ 유럽의 경우 르네상스 시기 이후, 동아시아의 경우 19세기 말에 와서야 민족이란 개념이 자리 잡 기 시작한 것 이라 하였다. 주영하, 앞의 책 참조. 38_ 별건곤 이라는 잡지 1928년 5월 1일자에는 < 外 國 에 가서 생각나든 朝 鮮 것>이라는 제목으로 당 시 사회 지도급 인사들의 기고가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中 國 에서 약 6년 동안을 잇섯고 日 本 에서 약 8, 9년을 잇는 동안에 여러 가지의 고생을 다 맛보왓스니 故 國 의 어느 것이 생각나지 안엇겟슴닛가 더욱 생각나는 것은 온돌과 김치엿슴니 다. 우리 조선의 김치처럼 맛이 조코 영양에 適 宜 한 것은 업슴니다 (류영준) 늘 김치을 사모하다가 어느 동포의 집에 초대를 바드면 가서 식탁에 안즌 다음에는 념치를 불 3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3 춘원 이광수의 장편소설 흙 을 보면(동아일보 일자 연재 분)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돌아온 이박사와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 속 에 김치에는 민족정신이 깃들어 있다 고 말하는 내용이 있다. 동아일보 ( ) 기사에도 유사한 내용이 나오는데 김치가 단순히 민족을 식 별해주는 구별 짓기 역할을 넘어서 한민족이라는 정서를 뒤흔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에 대하여 우리 민족끼리의 공감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김치맛이 아마 조선음식에 잇어서는 가장 조선 정신이 잇지오 하고 대학문과에서 조선 극을 전공하는 김상철이 유모러쓰한 말을 한다. 브라보우! 하고 리박사가 영어로 웨치 고 참 그럿습니다. 김치는 음식 중에 내슈늘 스피릿(National Spirit 민족정신)이란 말슴 이야요. (중략) 딴은 음식에도 각각 국민성이 들어나는 모양이지오 하고 또 한 학생 이, 일본료리의 대표는 사시미(어희)지오, 청료리의 대표는 만두, 양료리의 대표는 암만 해도 로스트치킨(닭고기 구은것)이지오. (동아 ) 먹는 것도 젊엇을 때 서양요리를 조하하다가도 나이들 어가면 된장이나 김치맛이 낫다 고 하게 되는데 여기 그 백성의 특유한 정서( 情 緖 (정서))가 잇습니다. (동아 ) 민족정체성이 투영된 민족대표음식 김치는 때로는 민족적 우수성을 입증해 주는 근거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패배주의적 자학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던 것이며, 김치를 통해 민족주의 발로( 發 露 )의 담론과 근대화의 주체가 되지 못 하고 떠밀려가는 피지배 민족으로서의 자성 자책적 담론이 대립하면서 상호 고하고 김치를 막 먹엇고 (유경) 긴 밤을 글 읽다 시장하면 식은 밥에 김치 걸처 먹든 생각 日 本 의 겨울밤에 그것을 생각하 는 이도 적지 안을 것이다 (손진태) 내가 불란서에서 유학하던 중에 제일 그리웠던 것은... 양식을 먹은 뒤에는 언제든지 김치 생 각이 퍽 간절하였다 (이영섭)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33

34 공존하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싹튼 자랑스런 민족대표음식 담론 근대 자연과학의 도입으로 식품성분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확인된 김치의 영양기능적인 가치는 김치를 만들어 먹고 있는 한민족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최적이었다. 김치 유산균의 장점, 김치 속 비타민과 미네랄 의 이점을 들어 우리 김치가 세계 여느 발효식품보다 우수하다는 점도 역설하 고 있다. 39 일제강점기에 이미 자연과학 지식의 유입으로 김치의 영양학적 우 수성이 입증됨으로써 김치가 이것을 늘상 섭취하는 한국인의 건강에 긍정적 인 기능을 한다는 주장이 존재하였었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이와 같 은 사실은 그냥 한국인이기 때문에 김치를 단순히 자주, 많이 먹는 음식으로 만 생각하였던 당시 사람들에게 1970년대 이후 식품학자들이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김치의 항암효과와 각종 기능적 효능 등을 확인해 주었던 것 40 이상으 39_ 조선에 각기병이 적은 것은 김치짠지를 먹어 바이타민 을 취하는 까닭인지 연구해볼 문뎨입니 다. 전에는 사람의 양분이란 것이 뎐분 단백질 지방 세가지면 되는줄 알엇더니 근래에 와서 학자 들이 실험한 결과 그 세가지가 알초잇는 음식을 먹더라도 바이타민을 아니먹으면 어린애가 잘 자 라지 못하고 각긔병이나 괴혈병이 들리며 어룬도 원귀가 업서지고 각귀가 트넛을 들리게 되는 것 이 판명 되엇슴니다. (조선 ) 영양상으로 본 조선김치는 세계에 유래가 없다하는 것을 수원농사시험장기사 겸 수원고농조교 수로 근무 중인 조백현씨의 발견이엿다 세계의 장수국인 불가리아 전 인구 400만중 3천800만 이나 100세 이상의 장수자가 잇게 됨은 요규르트를 애용하는 까닭이라 하였다 유산균이 영양상 중요하다는 것과 이에서 장수에 비제가 된다는 것은 먼저 설명으로 충분히 알게된다 보통우리 가 취하는 음식물 중에는 석회분이 가장 결핍되야 있다 그래서 조선김치는 골격잇는 어류를 넣게 되므로 김치 중에 있는 유산과 어류 중에 있는 석회와 화합하야 유산석회를 조성하고 있다 즉 이 점이 조선김치에 가진바 특징으로 세계적으로 이와가튼 류가 없다는 것인데 이것으로 보아 조선 김치를 더욱 애용케 될 것이오 이것을 많이 먹으면 장수를 할 수 있는 것이 (조선 ) 40_ 종래 연구(주영하, 김치의 문화류학적 연구, 89쪽)에서는 1970년대 식품과학적 연구를 통해 영 양담론이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1980년대 절대 빈곤 시기가 끝난 후 과다 열량이 문제되면서 오 히려 식물성 식단에 기반한 건강식의 개념으로 전환하면서 정부의 연구지원에 힙입어 활성화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영양담론의 출현은 일제강점기에 이미 출현하였고, 이때의 논리는 김치를 통 해 한국(조선)인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잘 섭취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3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5 로 시효적절한 과학적 입증이 아닐 수 없다. 김치를 음식물로만 바라보았던 기존의 패러다임을 처음으로 바꿔준 시초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김치가 영양 학적으로 잘 설계된 우수한 음식이라는 사실은 그 음식을 만들어 먹는 한국인 역시 우수한 민족이라는 점을 역설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 주었다. 이렇게 영양적으로 잘 설계되고 세계적으로 독특한 김치는 민족 고유의 전 통음식이기 때문에 반드시 계승하고 연구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강했다. 41 김 치는 민족적 정체성 및 자존감과 동일시되기에 김치문화의 계승발전은 민족 주권 회복 및 영속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한국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전통 음식으로서 김치 만들기는 주부라면 반드시 익혀야할 가사 기능 이라는 것이다. 조선가정에 주인이 되려는 여자들에게 반드시 배우게 해야 할 일 이 며, 여학교에서 서양요리를 가르치면서 김치와 깍두기 만드는 법 가르치지 않는 것은 불합리 하다고 주장하면서 김치 만드는 법의 교육 = 민족 전통의 제대로 된 계승 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리하여 매년 입동을 전후해 여학교의 여학생들이 기숙사에서 먹을 김장 김치를 직접 담는 실습 사진은 매우 바람직 한 모습으로 묘사되며 소개되었다 _ 근대 과학적으로 보드래도 육류보다 채소가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는 학설로 우리의 통김치는 다 른데 사람들도 대단히 충찬하는 바 이에 뜻이 잇는 이가 잇어 이러한 우리의 자랑거리 음식이나 마 좀 연구에 개량을 더하야 더욱 빛난 우리의 반찬을 세게적으로 일흠이 잇게 하엿으면 하는 바 올시다. (동아 ) 세계에 자랑하고도 남는 조선음식의 재인식 洪 善 杓 예로부터 내려오는 조선음식 중에는 전 세 게에 소개해도 부끄럽지 안흘 것이 하두 만치마는 내것대로 찾지 못햇고 남의것을 내것 만들기에 급급해서 내것을 찾기에 시기를 노처 버린 것입니다. (동아 ) 42_ 김치 깍두기 조작은 가정 입문 ABC! 조선사람이 김치 깍두기를 먹지 안코는 위장의 안일을 바랄 수 잇는가? 바랄수가 없으니 김장이 가진 의의는 더욱 빛나는 것이다. 김장이란 것이 우리생활 에 잇어서 이같이도 중요한 것이매 장차 가정주부가 될 사람으로 김장의 ABC를 아는 것은 곧 가 정입문인 것이다. 그러기에 각 여학교, 그중에서도 기숙사 잇는 여학교에서는 학생을 총동원하야 김장실습을 하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주부가 될 때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앞에 맛있는 김 치, 깍두기를 내어 노리라 하는 생각으로 학교김장을 하는 배우는 아가씨들의 솜씨는 별다른 맛 을 풍기는 것이다. (동아 )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35

36 낮았던 민족 자존감으로 인해 흔들렸던 김치의 위상 그런데 우리 민족끼리가 아닌 타자의 시선을 의식하게 될 때 상황은 달라 졌다. 다른 문화권에 비해 발전 속도가 한 박자 늦었던 개화기부터 일제강점 기는 물론, 1980년대 경제성장기까지도 한국 産 (또는 조선 産 ) 에 대한 자긍 심은 낮았고 아울러 김치는 내세우기 불편한 창피함과 불완전함을 상징하였 다. 동경의 대상은 우리 문화 밖에 있었기 때문에 추구하고 싶은 이미지와 자 랑하고 싶은 상징은 유럽, 미국, 일본 같은 경제대국으로부터 유입된 것들이 었다. 따라서 전통적이라는 말은 근대화되지 못한, 후진적이라는 의미를 지 니기도 했다. 김치는 전통음식이므로 다른 데 내세우기 민망하며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관점으로 조명하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김치는 불완 전하고 전근대적인 음식이며 이를 먹는 민족문화 역시 미개하다는 기제가 깔 려있다. 대표적으로 다음 3가지 측면을 후진적인 특징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첫째, 맛과 냄새에 대한 자신감 부족으로 김치가 지닌 매운맛이나 군내, 마 늘냄새와 같은 것은 불쾌감을 주는 감추고 싶은 창피한 문화라는 인식이 존재 하였다. 43 독특한 맛과 냄새, 고추양념이 막 버무려진 채 국물이 흥건한 외형 등 김치가 지닌 물리적인 속성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산 이라는 것 자체가 당시 사회적 통념상 고급스러움이나 세련됨의 가치와는 거리가 있었다. 김치 가 가난한 사람도 먹는 보편적인 음식이다 보니 한국의 국가 위상은 김치의 낮은 서열과 동일시되었다. 둘째, 전근대적 제조 방식 44 에 따른 문제로 만들 때 정확한 계량과 매뉴얼에 43_ 군내가 더럭더럭 나는 김치깍뚝이를 담아가지고 전차 속 가튼데 타시는 것은 좀 말아주셨으면 생각합니다 공연히 여러 사람의 입맛을 덧트리는 것도 미안할 뿐이 아니라 외국손님이 코를 막 고 저의끼리 뒷말을 짓거리는 것도 챙피한 일입니다 (조선 ) 군대난다고 천대받는 김치 (조선 ) 44_ 貧 寒 (빈한)한우리는 洋 料 理 (양요리)와 淸 料 理 (청요리) 硏 究 (연구)보다 김치담그는 法 (법)과 메주 3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7 의하지 않고 눈짐작, 내림솜씨로 해결하고 있으며 무조건 넉넉하고 화려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필요 이상의 양념과 고명(소)을 낭비하는 것 등을 개선의 대상으로 지적하고 있다. 45 표준화되지 못한 김치 제조방식은 당시의 기술력 과 의식수준의 낙후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라고 생각 46 하였기 때문이다. 셋째, 위생성에 관한 부분이다. 개천에 나와 김칫거리를 씻어 하천을 오염 시키고, 그 물을 다시 식수로 사용함으로써 도시 위생을 해치고, 가열조리를 거치지 않는 김치의 특성으로 인해 한국인에게 기생충이 많은 주요 원인도 바 로 위생관념 없는 한국인의 김치 때문이라고 지목하였다. 위생 역시 근대과 학에 의해 정립된 개념이므로 이에 대한 무지는 전근대성의 상징으로 생각하 였기 때문인 것이다. 47 와 장( 醫 (의)) 된장담그는 法 (법)과 食 鹽 (식염)의 配 合 法 (배합법)을 調 理 (조리)잇게 合 理 的 (합리적) 으로 硏 究 發 表 (연구발표)함이 先 務 (선무)일것이다. 우리 朝 鮮 (조선)에서 몇 千 年 (천년)먹어온 장과 김치 等 屬 (등속)의 製 造 法 (제조법)에 統 一 (통일)이 잇는가 누구가 合 理 的 紀 錄 (합리적기록)을 남긴 사람이 잇는가 (동아 ) 45_ 분량의 죠화를 잘 마쳐야 될 것인데 우리 죠선 사람들은 그저 눈어림 손어림으로 항상 저울을 삼 기 문에 혹은 맵고 기도하여 너무 달고 시기도하야 심지어 음식의 전부를 바리는 일가지 업 지 않다 그럼으로 아모리 음식을 잘한다는 뎡평을 밧는 집일지라도 다년간 맛해하든 차집이 나가 거나 주부가 업서지면 그 집 음식은 근 절단이다 궁내에서도 지금 잇는 차집들이 나희 오륙십이 갓가웟스니 장차 그대를 이을만한 사람이 업스리라고 걱정이라한다 (조선 ) 깍두기의 고추분량을 반으로 줄이자. 고추량을 1/3 줄여도 맛은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위장이 나 쁜 조선사람에게는 고추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지 않으니 보기에 좋게 하려고 구태여 해로운 것을 많이 넣지 말아야 한다 (조선 영양연구소/필자 오억) 46_ 朝 鮮 人 (조선인)의 風 俗 (풍속)에 原 因 (원인)한다하고, 或 (혹)은 民 族 的 (민족적) 氣 質 上 (기질상)에 原 因 (원인)해다고 할지모른다. 그렇나 吾 人 (오인)의 見 地 (견지)로서하면 根 本 原 因 (근본원인)은 産 業 上 (산업상)의 發 展 如 何 (발전여하)에 잇다한다. (동아 ) 47_ 장한 뒷 끝에 노변에 쓰레기 산적, 위생상도 대불결, 가정에서도 급히 소제가 필요 (조선 ) 배추를 시처서 소금에 저렷다가 그 소금물을 바더서 나중에 김치국을 붓는 집이 잇다 이것은 얼 핏 생각하면 경제적이라할지는 모르거니와 배추를 저려낸 소금물에는 응당 독이 많이 빠졋을 것이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미균이 혹 죽기도 하고 혹 살기도 하여 떠러졋을 것이니 이것으로 김치국물을 붓는다는 것은 극히 위험아 일이다. 또 김장에 쓰기위하여 담은 외지를 놋그릇 닥 는 집쑤섬이를 너코 담는 것은 엇더한 가정에서던지 보통하는 일이다 그것은 외지가 보기조코 새 파래지는 까닭이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그속에 만흔 독이 생길것이니 보기에 좀 흉하더래도 그대 로 외지를 담엇다가 쓰는 것이 좋을 줄 생각한다. (조선 ) 한 가지 파( 破 ) 는 기생충 (조선 )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37

38 <표 4> 일제시기 김치가 민족정체성의 상징 이라는 인식에 대한 양면성 긍정적 <자랑스러운 음식> 세계에서 유사한 예를 찾을 수 없는 특색 있 는 조선음식, 세계적으로 유명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장수제( 長 壽 劑 ), 조 선김치 꾸준이 밥과 먹을수록 입에 정이 더든다 고기는 금방 질리지만 언제까지 먹어도 변 하지 않고 맛 좋음. 다른 음식에 비해 탁월 일본인이 김치맛 본 후에는 귀국할 생각이 없어지고 서양인도 맛만 보면 미친다. <계승해야 할 전통> 장래주부가 될 여학생들이 배워야 할 일 여학교에서 서양요리를 가르치면서 김치 깍 두기 만드는 법 가르치지 않는 것은 불합리 어떻게 맛있게 만들 수 있을지 연구가 필요 부정적 <부끄러운 음식> 김치 군덕내는 여러 사람의 입맛을 덧트림 김치 가지고 전철타지 말아야 외국손님 이 코를 막고 저희끼리 뒷말 한다. <개선해야 할 전근대성> 어림짐작으로 김치를 담는다. 궁에서도 눈어림 과학적으로 제조법이 마련되지 않아서 집집 마다 담는 법 다르고 지방마다 다르며 해마다 맛이 달라진다. 비위생적인 제조방식 김장쓰레기로 도시 위생에 위해 요소 한 가지 나쁜 것은 기생충 4. 김치는 언제부터 민족의 대표음식(National food)이 되었나? 자존감이 낮은 자는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다. 근대 이전 자료를 통해 이미 그때부터 김치가 한국의 민족대표음식의 요건 <한심한 조선 아동의 보건> 조선인 기생충보유자가 많은 이유는 소채를 생식하는 양과 기회가 많은데 유인한 것 김치나 생식할 야채는 섭씨 73도 가량 열탕에 담거서 (동아 ) 벼락 짠지나 김치에는 소독하지 않흐면 그대로 기생충알이 부착해 잇는 것을 먹는 것이 됩니다. 음식물로 중개되는 것은 전혀 김치에서 더구나 것저리 같은데서 전염되는 것입니다. 김치 맛에는 좀 상관될지 모르나 김치거리를 씻을때는 끓는 물에 한번 당거 내거나 여러번 손으로 문질러 씻 거나 혹은 크롤카루키로 소독하거나 하십시오. (동아 ) 3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9 을 갖추고 있었으며 일제강점기부터는 민족정체성의 상징으로 스스로 인식 하여 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만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 의해 타자와의 비 교대상이 될 때는 보잘 것 없고 부담스러운 음식으로, 때로는 자랑스럽게 계 승해야 할 전통음식으로, 양면적인 가치가 상충하면서 존재해왔던 것이었 다. 즉, 한국인의 보잘 것 없는 음식이자 부끄러운 음식의 원천이었던 김치 가 1980년대 후반 이후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여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자랑 스러운 민족 음식의 상징이 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김치가 민족대표음식이 된 것이라 인식하고 있는 것인가? 일제강점기 기사의 절대량으로는 긍정적인 담론으로 표출되고 있는 비중이 훨씬 높지만, 실상은 김치와 우리 민족의 위상을 부정적으로 동일시하는 경 향이 더 강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민족음식이라는 것이 통상 타문화권 사람 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맛과 냄새를 가진 경우가 많다. 특히 특유의 냄새는 사실 김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지금도 한국인 대다 수가 그 냄새를 유쾌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48 그러다보니 민족정체성을 확 인시켜주는 민족대표음식임을 수용하고 있다하더라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내놓기에는 뭔가 당당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당시 낮아져 있는 국가와 민족의 위상이 이를 가중시켰을 것이다. 의도적인 긍정 담론의 생산을 통해 자랑스러움을 강조하려 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실 제로 퍼져 있는 부정적 담론들을 타파하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48_ 본고에서 소개한 많은 기록을 통해서도 외국인들의 기피 이유로 김치에서 나는 생마늘 냄새가 꼽 히고 있다.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39

40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다. 이 경우 자랑스러움은 타 인을 통해 강화되기 마련인데 김치 맛을 본 외국인들이 그 맛에 반하면서 세 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조선 )는 기사와 같이 앞선 문물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타자(외국인)들도 제대로 맛을 알고 나면 반드시 매료되 는 맛을 지녔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음식이라는 증언은 자긍심 고취에 강력 한 작용을 하였다. 49 그리하여 김치가 좀처럼 친숙해지기 어려운 냄새와 맛을 지녔으나 여러 번 접하면 매니아(Mania)가 되어 버리고 마는 마성의 음식이 라는 인식을 강화시키려 한 것이다. 50 하지만 아직 외국인들로부터 김치맛을 49_ 이번 첫 여행에서 음식은 정말로 야만적으로 보였으나, 그때 이후 나는 밥, 장 그리고 김치를 무 척이나 좋아하게 되었다. 15리쯤 지나서 우리는 초가집을 발견했는데 그 곳에서 하룻밤 지내 기로 마음먹었다. 중국에서 돼지기름과 옥수수 빵을 먹은 이후 우리는 정말 마음에 드는 밥과 김 치를 다시 한 번 먹게 되었다. ( Corea by Gardner, 1895) 양념, 견과류, 생선 등이 함께 포함된 최고품 김치는 이방인 대다수에게도 인정받는다. ( The Call of Korea by Horace G. Underwood, 1908) 집안 고유의 비법에 따라 견과류와 양념, 그리고 여러 과일과 채소를 넣어 만든 또 다른 김치는 이방인의 입맛에도 맞아서 인도 음식 처트니보다 훌륭하다. ( A modern pioneer in Korea by William Elliot Griffis, 1912) 소금에 절인 채소인 김치는 기본적으로 배추와 무를 사용하며 고춧가루, 굴, 기름과 마늘 모두를 소금물에 넣은 후, 약 2달간 숙성시킨다. 140여 가지의 재료가 섞인 김치는 커다란 토기 항아리 에 저장한다. 먹을 때쯤 되면 김치는 아삭거리며, 마늘을 넣지 않은 김치는 맛이 더하다. 이 음식 을 먹는 소수 외국인 중 하나인 나는 김장 김치를 만들 때 항상 마늘을 빼서 거부감 있는 냄새를 없앴다. ( Things korea by Horace Newton Allen, 1906) 진정한 김치 냄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언가가 있다. 어떤 환자가 감사를 표시하는 마음 으로 놓아 둔 작은 항아리에서 냄새가 흘러나오는 것을 찾아내었다. 그 항아리에는 아주 잘 익은 김치가 담겨 있었고, 나는 당장 갖다 버리라고 지시하였다. 그리고 막노동꾼이 뿜어내는 입냄새 같은 김치 냄새에 향수를 뿌렸다. 나는 그렇지 못 했지만 그들은 이를 고마워했던 것은 분명했다. 후에 마늘 없이 만든 김치를 맛보도록 권유해 먹어본 순간, 나는 그 맛에 당장 빠지고 말았던 즐 거운 추억이 남아있다. ( Things korea by Horace Newton Allen, 1906) 서양 사람들도 대개는 맛만 보면 미치는 것이 세게 뎨일이라고 하겟슴니다 (별건곤 / 류춘섭) 50_ 일본에 닥구앙, 나쓰께, 하구사이쓰께들은 말할 것도 업시 우리네의 김치에는 족달불급임니다. 위선 일인들이 우리 나라 김치 맛을 본 후에는 귀국할 생각조차 업서진다니 더 말할 것도 업고 서 양 사람들도 대개는 맛만 보면 미치는 것이 세게 뎨일이라고 하겟슴니다 (별건곤 / 김치예찬/ 류춘섭) 아마 이 김치에 대하여서는 우리 나라 사람뿐 아니라 서양 사람들도 본국을 다녀온 후에는 자 긔 나라에 가 잇슬 동안에 조선 김치가 제일 생각난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히 보앗슴니다 (별건곤 / 外 國 에 가서 생각나든 朝 鮮 것- 溫 突 과 김치/유경) 4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41 인정받게 된 경험 축적의 초기단계로 아직 견고해지기에 그 파급력과 영향력 이 충분하지 않았고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꾸기에는 역부족이 었다. 이러한 외국인의 사례들을 통해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담론화에 애쓰 지만 민족적 자존감이 한껏 낮아져 있던 당시, 누가 좋다고 하면 위안이 되었 다가도 나쁘다고 하면 금방 위축되기 십상이었던 것이다. 민족 자존감의 회복과 더불어 확고해져 가는 김치의 위상 일제강점기 기사 자체에는 자랑스러운 음식이라는 담론의 비중이 절대적으 로 높지만 이것은 민족정신 고취를 염두에 둔 발화자의 의도적 주장인 경우도 많았을 것이며, 내부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라도 타자의 시선에 대해 서는 아직 자신감도 확고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서울올림픽 을 계기로 김치가 민족대표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거나 김치 가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는 논리가 1970년대 이후에야 시작된 것으로 파악 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민족 정체성 상징으로서 부정적인 인식을 누르고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의 상징으로서 긍정 담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해지게 된 것은 타자에 의한 긍정적 인 평가를 많이 접할 수 있게 된 1980년대 후반으로 볼 수 있다. 51 올림픽이 김치가 썩 좋습디다. 좀 맵지 않다면 더 조겠습니다. 우리 독일에는 그런것이 없어요 나는 이번 에 배추씨를 가지고 가서 심어서 김치가티 맨들어 먹을까 하는 군요 어떻든지 일본음식같이 달지 않은 것만은 썩 좋으나 대신 매워서 걱정입니다 (조선 알메 마리아 콜라양 인터뷰 기사) 방심한 이방인이 한국의 주식인 김치를 처음 먹을 때는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듯하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터지게 한다. 집안 고유의 비법에 따라 견과류와 양념, 그리고 여러 과일과 채소 를 넣어 만든 또 다른 김치는 이방인의 입맛에도 맞아서 인도 음식 처트니보다 훌륭하다. ( A modern pioneer in Korea, by William Elliot Griffis, 1912) 51_ 한경구는 김치가 민족음식의 지위로 승격된 것은 한국인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긍지와 자신감의 상승과 관계있다고 보았다.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41

42 라는 우리 민족 최초의 최대 국제행사를 치르기 위해 마케팅적 필요에 의해 자랑스러운 민족음식 으로의 대표성이 더욱 특화되었고, 성공적 행사 개최와 그에 따른 국가의 경제적 지위 향상으로 민족적 자존감이 올라가면서 긍정과 부정의 담론이 상충해 왔던 일제강점기와 달리 민족대표음식으로서 김치에 대 한 자긍심도 견고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또 해외여행 개방으로 외국과의 접 촉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개별적으로 확인하게 되는 기회가 많아졌고, 국가적 필요에 의해 김치과학기술부문에 연구비가 적극 투입되어 과학적 입증자료가 본격적으로 많아진 것도 이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일제강점기 김치에 대한 부정적 담론 형성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력 을 미쳤던 일본인에 의한 김치의 선풍적 인기는 격발요인이 되었다고 판단된 다. 따라서 김치가 민족대표음식으로서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일제강 점기부터이나 긍정적 인식이 더 강화 견고해지기 시작한 것이 1980년 후반 부터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52 구분 개화기 이전 일제강점기 서울올림픽 이후 식생활에서 중요도 일상성과 보편성 민족 정체성의 상징 자랑스러운 민족음식으로 내면화 21세기, 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민족대표음식 김치 이제 김치는 음식으로서의 필요성이 줄어든 대신 현대 사회의 신민족주의 53 52_ 김치가 국제적 공인을 받아 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임재해( 김치문화의 인문학적 가치 인식과 세 계화의 길, 김치학 총서 2. 김치의 인문학적 이해, 세계김치연구소 편, 2014, 19~27쪽)의 글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53_ 세계화로 국가 정체성이 약화되면서 문화 정체성에 집착하는 민족주의를 가리켜 신( 新 )민족주의 라 부른다. 신민족주의는 국가 정체성의 약화에 대한 보상 심리 때문에 생겨난 것인지도 모른다. 4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43 부상과 맞물려 오히려 자랑스러운 민족대표음식이라는 상징성이 더 강화된 측면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사회적 공인이 뒷받침 되었기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여 승인받을 수 있었고, 각종 한국 문화 알리기 행사에 대표적 음식문화로 소개된다. 자랑스러운 민족의 상징이 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도록 잘 보전해야하므로 소비촉진을 해야 하고, 김치 의 우수성을 홍보하면서 외국인의 취식도 늘리고 민족적 우수성을 간접적으 로 알릴 수 있으니 기능성 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김치를 음식물로써 섭 취하는 량은 어쩔 수 없이 줄어들겠지만 문화자원으로서의 가치(독창성, 자 부심)는 더 제고해야만 한다. 일제강점기에 긍정적 부정적 담론이 공존하였 다면, 현재는 사회적 공감대 위에서 긍정적 담론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한국의 국가 위상이 올라간 만큼 김치에 대한 자신감이 상승하면서 김치 냄새를 꺼리는 외국인을 만나게 된다고 해서 김치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서양의 치즈와 다를 바 없는 그저 문화차이라고 생각한다. 54 몇 달 전 만난 이탈리아 거주 교포는 비즈니스 미팅이 있는 날은 하루 전부터 김치 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상대를 위한 배려이지 창피함 때문이 아니다. 부끄러운 음식이라거나 전통적 폐습이라고 했던 부정적 수용과 그에 따른 담론은 거의 사라졌고 다만 전통음식이기 때문에 아직 현대적 요구에 부응하 지 못하고 있거나 수출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은 국제 기준에 맞추어 개선해야 한다는 합리적 제안이 이루어지고 있다 _ 근대시기 외국인 선교사들은 김치 냄새를 견디기 힘들어 하면서도 자신들이 먹는 치즈와 같이 그 저 타자에게는 견디기 힘든, 민족고유음식에서 맡을 수 있는 독특한 향이라고 생각하였다. 타자 가 견디기 힘들어 한다고 해서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라고 여길 수 있는 것은 자문화에 대한 자긍 심에서 기인한다. 55_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산업표준 및 위생 규격 설정과 준수, 섭취량 제고와 세계화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43

44 5. 맺음말 본 연구는 김치가 민족대표음식인가?, 언제부터 김치는 민족의 대표음식 이 되었는가? 를 확인하기 위해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그리고 이 시대에 존재하였던 기록들을 분석하여 김치담론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정리해본 것 이다. 결론적으로, 김치가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 보편성과 대 중성, 민족정체성의 상징이라는 측면에서 가히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민족 음식이라 할 만 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민족대표음식이라는 심리적 수용과 인정은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급 조된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이미 김치가 우리의 민족정체성의 상징으로 우수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존재하였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오늘날 김치담론은 훨씬 복잡한 양상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민족대표음식 인가, 아닌가? 또는 언제부터인가? 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민족에 있어 김치 문화가 갖는 본질적 의미와 가치를 찾는 것, 김치 세계화에 대한 것, 미래 우 리민족의 생활과 김치 및 김치문화 관계의 지속성 등 많은 담론의 주제들이 검토되고 논의 되어야 할 것이다. 김치에 대한 미래 담론의 형성과 재정립의 과정에서 고려할 요소들은 많 다. 긍정적인 요소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등으로 문화자 산으로서의 가치가 커짐에 따라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나는 스스로의 자부심과 바깥의 시선들, 그에 맞춰 진행될 관련 산업분야의 활성화와 그에 따른 사회 적 지원과 육성이 있다. 반대로, 부정적 요소로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 라 필연적이라고 여겨지는 김치 소비량의 지속적 감소와 그에 따른 김치의 경 (glocalization)를 위해 나트륨 주공급원으로서의 오명 씻기 작업이 필요하다는 내용. 4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45 제적 가치 하락, 나트륨 주공급원이라는 오해로 인한 건강식품 이미지 퇴색, 자본주의 이해관계망 속에서 앞의 요소들과 연계되어 나타날 수 있는 푸드 패 디즘(food faddism) 56 의 김치 공격 등이 있다. 이 모든 요소들에 대하여 미 리 준비하고 제때 대응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김치는 과거로부터 시작되어 현 재까지 누려온 민족대표음식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과거 의 유물로 전락하게 될 것인지가 결정될 수 밖에 없고, 그에 대한 기본적 방 향성은 담론으로부터 시작 된다. 아직 우리에게 음식에 대한 담론, 이데올로기 등의 표현과 개념이 낯선 것일 수 있으나 유구한 역사를 거쳐 진화되어 오면서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민 족대표음식으로 자리 잡은 김치의 미래를 위해서 앞으로 김치에 대한 거대 담 론이 형성되고 활성화 되도록 어떤 학문적, 사회적 노력을 해 나가야 할 것인 지 많은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56_ 푸드 패디즘은 먹거리가 건강과 병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것 으로, 먹거리를 나쁜 음식 과 좋은 음식으로 나눠 그 효과를 과장시키는 것이다.(경향신문 <푸드 패디즘의 선동 아직도 믿나요> 중에서) 김치담론, 김치는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가? 45

46 참고문헌 시의전서 朝 鮮 總 督 府, 生 活 狀 態 調 査. 平 壤 府, Ellasue Wagner, Korea ; The Old and The New, Gardner, Corea, Horace G. Underwood, The Call of Korea, Horace Newton Allen, Things korea, William Elliot Griffis, A modern pioneer in Korea, 마빈 해리스,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한길사, 박채린, 조선시대 김치의 탄생, 민속원, 박효진, 안동의 한 동성마을 밥상차림으로 본 음식등급과 서열의식, 안동 대 석사학위논문, 세계김치 연구소 편, 김치학총서 1.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2013., 김치학총서 2. 김치의 인문학적 이해, 2014., 일제강점기 김치기록 모음집-동아일보신문기사 1920~1945, 식품유통연감, 식품저널, 정재철, 문화연구의 핵심개념, 커뮤니케이션북스, 주영하, 김치의 文 化 人 類 學 的 硏 究, 한양대 석사학위논문, 주영하, 음식전쟁, 문화전쟁, 사계절, 한경구, 어떤 음식은 생각하기에 좋다:김치와 한국민족성의 정수, 한국문 화인류학, 26권 제1호, 한국문화인류학회, 한국 근현대 100년과 민속학자,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조선일보 아카이브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 4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47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조숙정 1. 머리말 1) 문제제기: 김치란 무엇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이자 민족음식 가운데 하나가 김치 라는 데에 이 론( 異 論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한경구 1994 참조). 2001년 7월에 국제식 품규격위원회는 한국 배추김치를 기준으로 작성된 김치 규격을 국제식품규 격(Codex)으로 채택했고, 1 이제 이 음식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Kimchi 라 는 새로운 영어 단어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년에는 한국의 대 표 식품학자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여 김치백과사전 (김치사전편집위원 회 2004)을 편찬하였다. 이 사전은 1409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우 1_ 코덱스(Codex)는 Codex Alimentarius(food code의 라틴어)의 약어로서 FAO와 WHO가 합동으 로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Alimentarius Commission)에서 식품의 국제교역 촉진과 소비자의 건강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되는 국제 식품규격이다. (김치사전편집위원회 2004: 1400) 2_ Kimchi Codex 규격에 따르면 김치는 주원료인 절임 배추에 여러 가지 양념류(고춧가루, 마늘, 생 강, 파, 무 등)를 혼합하여 제품의 보존성과 숙성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저온에서 젖산생성을 통해 발표된 제품 으로 정의된다(김치사전편집위원회 2004: 1401).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47

48 리나라에서 발간된 각종 문헌에 나오는 김치를 찾아내어 3000여 종을 소개 한다. 이와 함께 중국, 일본, 태국, 유럽 등의 절임채소 음식을 소개함으로 써 김치의 비교문화론적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김치의 세계화 라는 국가정책의 일환으로 2010년 1월에는 김치 관련 연구개발 및 식품산업의 발 전을 목적으로 세계김치연구소 가 정부 지원으로 설립되었고, 2013년부터 김치학(Kimchiology) 이라는 융복합 성격의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동시에 김치학 심포지엄 이라는 학술회의를 매년 개최하고 김치학 총 서 도 발간하고 있다. 또 2013년 12월에는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가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 재되었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예들은 한국 사회에서 재인식된 김치의 음식문 화로서의 중요성 및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위상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정책적 학술적으로 김치 가 강조되고 논의될 때마다 여기서 말하 는 김치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새삼스런 의문이 든다. Kimichi, 김치의 세계화, 세계김치연구소, 김치학, 그리고 김치백과사전 등이 공통으로 포함하고 있는 김치 라는 말은 모두 같은 것을 지시하는가? 김치 라는 같은 단어로 다른 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측면은 없는가? 필자가 여기서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김치학에서 말하는 김치란 무엇인가? 이다. 세계김치 연구소는 김치학 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하나의 독립학문으로서 위상을 확 보하는 것 을 김치학의 최종 비전으로 밝히고, 김치학(Kimchiology) 체 계정립과 확산은 김치가 먹는 음식으로서뿐만 아니라 학문의 주체로서도 세 계인들의 관심과 호응을 유도함으로써 김치종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점 을 의의로서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세계김치연구소 2014: 11). 세계김치연구소가 두 번째로 펴낸 김치학 총서의 프롤로그에는 김치학의 4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49 정의 (2014: 9~12)라는 제목으로 김치학을 소개하고 있는데, 김치학을 다 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김치학(Kimchiology)은, 김치(Kimchi)와 학문(logos)을 합친 말로, 한민족의 대표적인 식품이자 문화인 김치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김치학의 학문영역은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 수만큼이나 연구대상 범주가 넓다. 따라서 김치학의 범위는 김치 의 원재료 문제부터 운송, 담그기, 포장, 저장, 유통, 취식, 먹으면서 발생하는 관계, 느 낌, 표현방식과 관계되는 언어, 예술에 이르기까지 김치의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포괄해 야 한다.(세계김치연구소 2014: 9, 11) 김치학의 정의와 연구 범위를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위 내용은 우리가 지금 상상하고 있는 바로 그 김치 를 떠올리게 한다. 즉, 배추김치, 깍두기, 총각김치, 열무김치, 파김치, 오이김치, 갓김치, 백김치, 동치미 등 수십 종 의 다양한 종류의 김치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중에서도 빨간색의 포기배추김 치가 단연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 김치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김치학에 서의 김치는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대표 반찬인 김치와 동일한 것처럼 생각 된다. 그러나 김치학 심포지엄 과 김치학 총서 에서 비교문화론적 관점에서 중 국의 옌차이( 腌 菜 또는 醃 菜 ) (자오 2013) 또는 파오차이( 泡 菜 ) (임재해 2014: 25) 및 일본의 쓰케모노( 漬 物 ) (아사쿠라 2013), 그리고 서양의 피클(pickle) 이나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이시게 2014: 261, 266; 윤덕노 2014: 243; 슈람프 2015)를 바로 그 김치 와 대응관계 속에 서 다루는 상황을 접하게 되면 혼란스럽다. 왜냐하면 오늘날 한국인의 일상 의 밥상에서, 바꿔 말해 음식 범주에 대한 인치체계에서 파오차이, 쓰케모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49

50 노, 피클 등은 한국 음식의 범주로 말하자면 김치 가 아니라 일종의 장아찌 에 해당하는 음식들이기 때문이다. 학술적 맥락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김치 라는 말이 장아찌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도 사용되고, 장아찌와 대조범주를 이루는 좁은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 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3 이러한 언어 사용은 한국인이 김치를 먹어온 오랜 역 사와 음식문화의 변화의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치와 장아찌가 소금에 절인 채소 음식이라는 한 음식 범주에서 기원한 것이지만, 재료나 담금법 등 조리방법의 혁신적인 발달과 함께 별개의 음식 범주로 분화되었다는 한국 음 식문화사의 맥락 안에서 연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는 이러한 통시적 관점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김치학에서 말하는 김치 의 개념과 범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김치학의 연구 대상인 김치 는 오늘날 한국 음식문화에서 별개의 음식 범주인 김치 만을 지시하는가? 아니면 김치 와 구별되는 장아찌 도 포함하는 개념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김치학이 추 구하는 김치 연구는 비교문화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김치와 장아찌를 포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치학을 정의하는 그 어디에서도 장아찌가 상 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세계김치연구소 2014: 9~12 참조). 와인, 올리 브, 면류 등 다양한 음식분야의 학문 분과들이 세계적으로 정립되고 활성화 된 것처럼 김치학 이 그러한 위상을 가진 학문 분과로서 정립되기 위해서는 우선 연구 대상인 김치 를 보다 학술적인 개념으로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한민족의 대표적인 식품이자 문화인 김치 (세계김치연구소 2014: 9) 3_ 예를 들어, 한경구(2013: 284~285)는 저장성 절임채소음식으로서 독일과 네덜란드 사람들이 먹는 사우어크라우트를 김치의 먼 사촌으로서 아주 넓은 의미의 김치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고 말한 다. 여기서 앞의 김치 는 장아찌와 대조를 이루는 좁은 의미의 김치일 것이고, 뒤의 김치 는 김치와 장아찌를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김치일 것이다. 5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51 라는 지극히 자문화중심적인(ethnocentric) 서술은 결코 김치학의 연구 대 상으로서 김치란 무엇인가? 더 나아가 김치학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명 확한 답을 주지 못할 것이다. 김치학이 잠정적으로 넓은 의미의 김치를 전제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장아 찌가 배제된 좁은 의미의 김치에만 연구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사실 오늘 날의 김치와 관련된 한국의 음식문화, 즉 김치와 장아찌의 음식 범주에 대한 인지체계 및 이용 양상을 반영한다. 다시 말해, 김치학을 논할 때 현대 한국사 회에서 일반 사람들이 김치와 장아찌를 어떻게 개념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 화적 이해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통시적 관점에 서 김치와 장아찌의 관계에 대한 음식문화사적 이해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2) 연구 목적과 방법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필자는 김치와 장아찌의 음식 범주와 관련된 한국 음식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시도해 보고자 한다. 즉, 본고는 김치 와 장아찌 관련 언어 분석에 의거해 오늘날 민중들이 김치와 장아찌를 인지하 고 분류하는 문화모형(cultural model)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민 간에서 사용되고 있는 김치 의 개념이 학술적으로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의 양자로 암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김치 의 개념과 어떤 차이와 관계에 있는 지를 명시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음식문화사적으로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 관계를 추적하고 그 공통 기원 및 분화를 논할 수 있는 민속명칭(folk term)을 제시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본고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다. 우선 필 자는 민간에서 인지되는 김치란 무엇인가? 를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 출 것이다. 즉, 김치의 어휘적 명칭체계와 범주화 방식의 발견에 초점을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51

52 맞추어 김치의 민속구분법(folk classification)에 대한 민속지식(folk knowledge)을 밝힐 것이다. 4 이를 위해서 전라북도에서 수집된 경험적 자 료에 의거해 전라도 김치에 대한 민족지적 사례를 기술 분석하도록 하겠다. 둘째, 성분분석(componential analysis)을 이용해 김치와 장아찌가 별개 의 음식 범주로 구분되는 의미관계를 살펴볼 것이다. 즉, 오늘날 민속지식에 서 김치와 장아찌가 상호 관계 속에서 정의되는 방식을 살피고, 김치가 장아 찌와 대조를 이루는 음식 범주로서 좁은 의미로 개념화되어 있음을 보여줄 것 이다. 셋째, 지역별 김치와 장아찌의 민속명칭들의 비교 분석을 통해서 김치 와 장아찌의 역사적 관계 및 넓은 의미로서 김치의 개념 사용의 근거를 제시 할 것이다. 과학지식에서 김치 는 장아찌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정의되는 데, 이것은 김치와 장아찌를 저장성 염절임 채소음식으로서 한 뿌리에서 분 화된 것으로 보는 그 기원에 대한 역사적 관점과 관련된다. 오늘날 민속지식 차원에서는 김치와 장아찌의 역사적 기원에 대한 문화적 인식은 발견되지 않 는다. 하지만 민간에서 사용되고 있는 김치와 장아찌 관련 언어 표현에는 그 역사적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흔히 김치 에 대응하는 사투리로 치부되는 고유어 지 가 바로 그것이다. 즉, 일상생활의 말 속에 남아 있는 김치와 장아 찌의 공통 어휘소(lexeme) 지 의 전국적 분포와 사용 양상을 통해 두 음식 범 4_ 여기서 민속지식 은 일반사람들 즉 민중들이 오랜 기간을 두고 축적해온 지식 으로 정의한 함한 희(2008: 13~14)의 용례를 일반적 의미로서 따른다. 지식의 위계구조를 전제하는 계급(class)보다 는 지역(locality)을 근간으로 접근하는 차원 이라는 점에서 지역지식(local knowledge)으로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세상을 지각하고 이해하고 설명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인지 또는 지식체계로서 의 문화라는 구디너프(Goodenough 1957)의 개념에 준하는 것이지만, 한 사회 내 지역 공동체와 지역적 특수성이 강조되고 있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대조를 이루는 과학지식(scientific knowledge) 이란 학자들에 의해서 학술적 탐구를 목적으로 생산된 일반 목적적 지식이고 국가에 의해서 보급되는 표준화된 지식이다. 따라서 민중의 일상생활에 토대한 문화로서 상대성을 함축하 는 민속지식은 일반성을 추구하는 과학지식과 그 목적과 범위,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 차이가 있 다. 즉, 두 지식체계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사고체계이므로 양자 사이의 차이가 지식의 옮고 그 름이나 우열관계로 단순히 환원될 수 없음을 물론이다. 5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53 주의 공통 기원과 범주의 분화를 논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한편으로는 김치 의 어원 및 음식문화 연구에서 방언형 지 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을 제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김치를 옌차이, 쓰케모노, 피클 등 세계 절임채소음식들과 대응시킬 때 그 비교의 층위와 맥락에 주위를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자 한다. 이 연구를 위해서 경험적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현지조사 방법과 문헌 연 구가 병행되었다. 이 연구에 사용된 경험적 자료는 필자가 2006년(조숙정 2007)과 2007년(조숙정 2008b)에 전라북도에서 김치의 명칭과 범주화 연 구를 수행한 현지조사 자료에 토대한다. 그리고 2015년 7월부터 11월 사 이에 이루어진 김치와 장아찌의 구분법에 대한 인터뷰 자료가 새로 추가되었 다. 즉, 7월과 11월에 전주시와 부안군에 거주하는 70~80대의 주요제보자 (key informant)를 다시 인터뷰하여 김치와 장아찌의 의미관계에 대한 자 료를 보완하였다. 또한 8월에는 지역별 김치와 장아찌의 명칭 비교를 위해서 충청남도 홍성군에서 인터뷰 조사를 통해 김치와 장아찌에 대한 자료를 추가 하였다. 5 한편, 지역별 김치와 장아찌의 명칭 비교를 위해서는 필자가 직접 조사한 전라북도와 충청남도를 제외한 전라남도(이기갑 외 1998), 경상남북 도(김지숙 홍기옥 2009; 임재해 2014)와 제주도(김순자 2013) 지역의 자 료는 문헌 자료를 이용하였다. 그리고 2015년 11월에 부산과 진주의 경상남 도 지역의 김치와 장아찌의 명칭과 범주에 대한 인터뷰 자료를 보완하였다. 6 5_ 충남 홍성군의 제보자는 모두 세 명으로, 여성 제보자는 각각 1930년생과 1935년생이고, 남성 제 보자는 1936년생이다. 6_ 경남의 제보자 세 명은 여성 두 명과 남성 한 명이다. 부산의 제보자는 1934년생 남성과 1940년 전 후생의 여성이고, 진주의 제보자는 1926년생의 여성이다. 경남 부산과 진주의 자료는 부산 출신의 언어인류학자인 왕한석 서울대 명예교수가 제공해준 인터뷰 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자료를 제공해 주신 왕한석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53

54 성별분업에 의한 주된 활동 영역의 차이로 성별에 따라 문화적 지식의 내적 변이(intra-cultural variation)가 존재한다는 것은 여러 사회에 대한 인 지인류학적 연구들이 이미 보고한 바 있다(왕한석 1996b; Conklin 1955; Berlin 1992 등). 음식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살림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특히 주부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전문적 지식 이기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 이, 미혼자보다는 기혼자가 김치 및 장아찌와 관련된 더 세부적이고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조숙정 2007: 86). 따라 서 이 연구는 기혼인 여성 화자, 특히 노년층을 주요제보자로 선정했다. 즉, 2015년 기준으로 70~80대인 주요제보자들은 대부분 1930~40년대에 출 생한 여성들로서 1950~60년대에 혼인을 하고 주부로서 살림을 해온 사람 들이다. 이와 함께 남성 화자들과 30~40대 젊은층 제보자들의 진술도 분석 자료로서 활용되었음은 물론이다. 2. 이론적 배경 본고는 김치와 장아찌라는 음식 영역에 대한 문화적 강조와 어휘 분화의 발달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서 민족과학(ethnoscience) 또는 넓게는 인지 인류학(cognitive anthropology)의 분석틀을 사용한다. 민족과학 연구 는 언어와 문화는 밀접히 관련되고 전자가 후자를 이해하는 데 열쇠를 제공 한다. 는 사피어(Edward Sapir) 이후 언어인류학의 관점을 계승함으로 써, 언어학적으로 정향된 접근법(linguistically oriented approach) (Casson 1981: 4)을 취한다. 민족과학 연구는 사람들의 정신 속에 있는, 그래서 사회적 행위와 달리 직접적인 관찰이 불가능한 인지 또는 지식 체 5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55 계로서의 문화를 언어 분석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Goodenough 1956; Conklin 1955, 1962; Frake 1961, 1962; Tyler 1969; Casson 1981). 민족과학 연구의 초기에 중요한 이론적 논 의의 토대를 형성한 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프레이크(Charles O. Frake 1962)의 글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개별 문화의 명칭체계의 분석은 물론 그 성원들의 인지 세계를 완전히 드러내지는 않 을 것이지만, 그 인지 세계의 중심 부분을 확실히 두드릴 것이다. 문화적으로 중요한 인 지 자질들(cognitive features)은 그 문화의 한 표준적 상징체계에 의해 사람들 간에 의사 소통될 수 있음에 틀림없다. 이러한 자질들의 주 부분은 의심할 바 없이 개별 사회에서 가장 유연하고 생산적인 의사소통의 장치인 언어 속에 부호화될 것이다. 또한 가장 빈 번한 의사소통을 필요로 하는 인지 자질들은 표준적이고 비교적 짧은 언어적 이름을 가 질 것이라는 점을 여러 증거가 보여주는 것 같다. 인지적 부호화가 언어적이 되고 또 효율적이 되는 한, 표준적이고 쉬이 추출해 낼 수 있는 언어 반응 즉, 명칭들(terms) 의 지시적 사용에 대한 연구는, [개별 문화의] 인지체계를 지도화하는 데 효과적인 출발 점일 것이다.(Frake 1962: 30) 7 이와 함께 타일러(Stephen A. Tyler 1969)의 글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토착민들이 그들의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는 오래된 인류학의 관심사다. 우 리는 다른 민족들의 정신적 과정을 어떻게 추론하는가? 이러한 과정들은 언어를 통해 서 가장 쉽게 들어갈 수 있다고 가정해 왔고, 최근 연구들의 대부분은 언어에 지도화된 정신적 부호들(mental codes)을 발견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환경에 있는 것들의 이름은 어떤 다른 민족의 환경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지표이고, 이 사람들이 그들의 7_ 프레이크(Frake 1962)의 인용문은 왕한석(1996a: 19)의 번역을 참조하였음을 밝힌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55

56 환경에 대한 지각을 어떻게 조직하는가를 발견하게 하는 도구다. 명명(naming)은 지각 에 질서를 부과하는 주된 방법 중 하나로 보인다. 물론 모든 중요한 사물들이 명명되 는 것이 아닌 것처럼, 모든 명명된 사물들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출발점으로서 명명된 범주들은 일차적으로 중요하다.(Tyler 1969: 6, 21) 다시 말해, 문화적으로 중요한 인지 자질들 또는 정신적 부호들 이 언어 에 지도화되기 때문에, 언어는 인지체계를 발견하는 데 중요한 도구이고, 특 히 명칭체계의 분석은 문화적으로 중요한 범주들을 발견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한편 인간을 분류하는 동물(classifying animals) (Berlin, Breedlove, and Raven 1973: 214)이라고도 한다. 모든 인간은 그들의 경험 세계를 분류하고 조직화함으로써 질서를 부여하고 이해하려는 보편적 성 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8 그리고 이와 같은 인간의 보편적인 인지작용에 서 중요하고 유용한 도구가 바로 언어 곧 명명(naming)이다. 즉, 명명과 분 류(classification)를 통해서 엄청난 다양성을 지닌 경험 세계를 다룰 수 있는 크기(manipulable size) 로 축소시킴으로써(Tyler 1969: 7), 인간 은 그들의 세계를 개념적으로 지각하고 사고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스터트반(Sturtevant 1964: 130)은 이 연구 분야의 명칭으로서 가장 널리 수용된 민족과학 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풀어 설명한 바 있다. 접두어 민족(ethno-) 은 특정 문화에서 전형적인 지식과 인지의 체계 를 나타내는 특수한 의미이며, 과학(science) 은 기본적으로 분류(classification)를 8_ 이 세계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수단인 동시에 사고의 대상 으로 분류를 통해 질서를 부여 하려는 욕구는, 야생의(신화적) 사고 든 문명인의(과학적) 사고 든 모든 사고 속에 공통적으로 내재 한다(레비-스트로스 1996: 52, 61). 5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57 의미 한다. 그래서 민족과학은 분류와 지식에 관한 토착적 체계의 분석, 즉 개별 문화의 성원들이 그들의 세계를 개념화하는 방식의 분석 으로 일반적으 로 이해할 수 있다(왕한석 1996a: 17). 그래서 민족과학 연구는 주로 토착 명칭체계에 반영되는 분류체계의 분석 에 집중되어 왔고, 지금까지 가장 철저하게 연구되어 온 인지체계의 유형 이 바로 민속구분법(folk classification) 이다(Casson 1981: 9, 75~91). 지금까지 민족과학 연구는 주로 친척, 식물, 동물, 색채, 질병, 신체 부 위 등 특정 의미영역(semantic domain)에서의 문화적 지식을 분석해 왔 다. 아직까지 음식의 어휘체계에 대한 민족과학 연구는 제한적이다(왕한석 1996b; 조숙정 2007, 2008a, 2008b, 2010a, 2010b). 따라서 개별 사회의 성원들이 그들의 세계를 개념화하는 문화적 방식을 발 견하고자 하는 민족과학의 접근법은 김치(와 장아찌)의 명칭체계에 반영되어 있는 김치(와 장아찌)의 분류 지식을 발견하려는 본 연구의 분석틀로서 적절 하고 유용하다. 3. 김치의 명칭과 범주화: 전라도 김치의 사례 9 1) 음식 범주의 명칭으로서 김치 전라북도에서 조사한 전라도 김치 에서 김치 란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기본 반찬으로서 소금에 절여 물기를 뺀 배추, 무, 오이, 파 등 주재료 인 채소를 고추, 마늘, 생강, 젓갈 및 부재료인 각종 채소 등을 섞은 양념으 9_ 3장은 졸고(조숙정 2007: 87~100, 104~107)의 내용에 토대한 것임을 밝힌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57

58 로 버무려 담근 음식이다.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으로서 김치의 종류는 재료, 담근 방법, 지역 등에 따라 무려 200여 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윤 서석 1991a; 조재선 2000; 최홍식 2002 등). 이 음식 범주를 지시하는 말 로 제보자들이 교체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은 모두 세 가지다(조숙정 2008b: 97~99 참조). 1 지: 김치를 가리키는 전라도 방언형 2 짐치: 김치를 가리키는 전라도 방언형 3 김치: 김치의 표준어형 짐치 는 김치의 음운적 변이형(variant)라는 점에서 독립된 명칭으로 보 기는 어렵다. 하지만 짐치 는 김치의 방언형으로 인지될 뿐만 아니라 사회언 어학적으로 사용상의 상이한 분포를 보인다는 점에서 구분하여 세 가지 명칭 으로 제시하였다. 이 명칭들은 음식 범주를 지시할 때 단일 어휘소(lexeme)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수십 종의 개별 김치 및 김치 관련 명칭에 접미어로 결합되어 사용된 다. 예컨대, 배추지/배추짐치/배추김치 또는 무지/무짐치/무김치 또는 생 지/생짐치/생김치 또는 묵은지/묵은짐치/묵은김치 가 그것이다. 이 명칭들의 사용 빈도는 제보자들의 연령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 다. 제보자들이 김치에 대해 진술할 때 상대적으로 젊은층 제보자들은 김치 를 주로 사용하였고, 노년층 제보자들은 지 나 짐치 를 주로 사용하였다. 이 와 함께 제보자들의 거주 지역과도 관계가 있었다. 전주시와 같은 도시에 사 는 제보자들은 김치 를 주로 사용하였고, 부안군과 같은 시골에 사는 제보자 들은 지 나 짐치 를 주로 사용하였다. 즉, 방언형인 지 나 짐치 는 시골과 고 5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59 연령층에서 주로 사용되고, 표준어형인 김치 는 도시와 저연령층에서 주로 사용되는 경향이다. 이것은 김치 보다는 지 나 짐치 가 음식 명칭으로서 그 사용이 보다 오래된 지역말임을 의미할 것이다. 동시에 이것은 언어 변화의 방향을 암시하는데, 음식 명칭으로서 방언형 지 나 짐치 의 사용이 감소하고 표준어형 김치 의 사용이 증가할 것을 의미한다. [사례] 1 일반적으로 김치라고 한다. 하지만 시골집(정읍)에 가서는 친정엄마(1934년생, 전 북 고창 출생)와 이야기할 때는 엄마가 지라고 하시니까 나도 지라고 한다. 집에서 우리 애들이랑 말할 때는 김치라고 한다.(권 자, 여, 1970년생, 대졸, 전주 거주) 2 나 어렸을 때 우리 어머니(1908년생, 전남 나주 출생)는 지나 짐치라고 하셨다. 김 채라고 하시는 말도 들었다. 나는 보통 김치라고 하지 지나 짐치라고는 안 한다. 오래된 것 같다. 우리 애들도 다 김치라고 한다.(전 옥, 여, 1943년생, 고졸, 전주 거주) 10 한편 지 와 짐치/김치 의 관계에서 보자면 지 가 더 고형( 古 形 )의 지역 명 칭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김치의 명칭들 가운데 지 하고 만 결합되고 짐치 나 김치 와는 결합되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 대, 동치미 는 동침지 라고는 해도 동침짐치 나 동침김치 라고는 하지 않는 다. 물김치인 싱건지 도 싱건짐치 나 싱건김치 라고는 하지 않는다 _ 이 제보자의 경우 고연령층임에도 김치의 사용이 일반적인 것은 도시에 거주한다는 지리적 변수 와 함께 문자 교육 및 학교교육을 통해 표준어를 학습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학력이라는 사회적 요인도 김치 명칭의 방언형과 표준어형 사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_ 국어학에서 김치의 순우리말 고형으로 딤 (김치) 이전에 디히 (지)가 사용된 것으로 본다는 점 에서(이기문 1991: 26; 김덕호 2012: 293에서 재인용), 지 가 오랜 세월 민중의 입말로 사용되며 보전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59

60 2) 김치의 종류와 민속분류법 (1) 김치의 종류와 명칭 전주시에 거주하는 제보자들로부터 수집된 김치 명칭은 35종이다. 다음에 김치 종류의 특징을 제보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간략히 정리할 것인데, 개 별 김치의 명칭으로 김치 가 어휘소로 결합된 이름을 대표형으로 삼았다. 앞 서 진술한 바와 같이 개별 김치의 명칭은 지 와 짐치, 김치 가 모두 결합된 어형이 교체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지 가 더 고형의 지역 명칭일 가능성이 높 지만,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실제로 김치 의 사용이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관 찰되었기 때문이다. 지 와 짐치 가 전라도 방언형이기는 하지만, 사례 연구 가 도시에서 이루어진 조사이기 때문에 나타난 언어 현상으로 이해된다 가지소박이: 소금에 살짝 절인 가지를 오이소박이처럼 담근 김치 (가지소백이, 가지김치) 2 갓김치: 절인 갓을 보통 쪽파와 함께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갓지) 3 경종배추김치: 절인 경종배추(조선배추)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경종배추 지, 조선배추김치, 조선배추지) 4 고구마대김치: 껍질을 벗긴 고구마줄기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보통 부추와 함께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고구마순김치) 5 고들빼기김치: 고들빼기를 소금물에 2-3일 담가 쓴맛을 어느 정도 우려 낸 후 쪽파와 함께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고들빼기지, 꼬들빼기지) 6 고추김치: 소금물에 담가 삭힌 고추를 씻어서 물기를 뺀 후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고춧잎을 함께 담그기도 한다. (고추지) 7 깍두기: 무를 한입 크기의 팔모로 썰어 소금에 절인 후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 12_ 김치 종류의 나열 순서는 편의상 일련번호를 붙이고 가나다순으로 정리하였으며, 제보자들의 김 치 인지도 및 이용률과는 상관없다. 대표형 외에 변이형들은 개별 김치의 특성을 기술한 후 괄호 안에 병기하였다. 6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61 치 (깍대기, 깍디기, 쪼각지) 8 깻잎김치: 씻어 물기를 뺀 깻잎에 간장이 들어간 김치양념을 발라 담근 김치. 깻잎을 소금물에 담가 삭힌 후 물에 씻어 김치양념을 발라 담그기도 한다. 9 나박김치: 무를 깍두기 모양으로 납작하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13 (나박지) 10 달랑무김치: 이파리째 자잘한 무(달랑무 또는 솎음무)를 소금에 절인 후 김치양념으 로 버무려 담근 김치. 무가 좀 큰 것은 칼집을 넣기도 한다. (총각김치, 무시김치, 무김치, 달랑무) 11 동치미: 무청을 떼어 낸 중간 크기의 단단한 무를 통째로 독에 넣고 소금을 뿌려 3일 정도 두었다가 국물을 흥건하게 부어 담근 하얀 물김치. 여린 무청이 달린 무로 담그기도 하고, 통배추를 넣어 함께 담그기도 한다. (동침지, 싱건지) 12 무김치: 무청이 달린 크지 않은 무에 칼집을 넣거나 무만을 큼직하게 썰어 소금에 절 인 후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무시김치, 무시지, 무수지, 무지) 13 무청김치: 가을무에서 떼어 낸 이파리를 소금에 절인 후 상대적으로 고춧가루를 적 게 넣고 멸치젓국으로 간을 맞춘 양념으로 담근 김치 (무가닥지) 14 미나리김치: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미나리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미나리지) 15 반지: 절인 배추에 갖은 과채와 해산물을 넣고 고운 고춧가루로 연붉게 만든 (쇠고기 육수) 김칫국물을 자박자박하게 부어 담근 김치 14 (반김치) 16 배추겉절이: 포기배추를 가닥으로 찢어 살짝 절인 후 김치양념으로 버무려서 담근 즉시 생으로 먹는 김치 (겉절이) 17 배추김치: 절인 포기배추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배추지, 김치, 짐치, 지) 18 배추물김치: 배추를 통째로 또는 썰어 절인 후 국물을 흥건하게 부어 담근 하얀 물김치 13_ 문헌이나 사전에서 나박김치 는 흔히 무를 주재료로 한 물김치로 소개된다. 그러나 조사지에서 나박김치 는 국물이 없는 무김치이며, 물김치로 알려진 나박김치는 조사지에서 싱건지 라고 한다. 14_ 이것은 요리책에 전라반지 로 소개되고 있다(윤숙자 2003; 한복려 2000; 광주전남김치산업육성 사업단). 한복려(2000: 60)는, 국물이 많은 동치미도 아니고 그렇다고 젓국과 고춧가루를 많이 넣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김치라는 뜻으로 반지 라 한다. 고 설명한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61

62 19 백김치: 절인 포기배추에 국물을 자박자박하게 부어 담근 하얀 김치 (백지) 20 봄동겉절이: 봄동을 가닥으로 찢어 살짝 절인 후 김치양념으로 버무려서 담근 즉시 생으로 먹는 겉절이 김치 (봄동김치) 21 생채: 채 썬 무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무시채, 무채, 한채, 채지) 22 섞박이김치: 무와 배추를 썰어 소금에 절인 후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이때 주재료인 무는 나박김치 모양으로 넙적하고 큼직하게 썬다. (섞박지) 23 솔김치: 씻어 물기를 뺀 솔(부추)을 멸치젓국으로 간을 한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부추김치, 부추지, 솔지) 24 실파김치: 씻어 물기를 뺀 실파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25 싱건지: 무를 통째로 또는 썰어 국물을 흥건하게 부어 담근 하얀 물김치. 15 배추와 무 청을 썰어 함께 담그기도 하고, 연붉은 국물로 담그기도 한다. (물김치) 26 알타리김치: 절인 알타리무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총각김치, 알타리무 시김치, 무시김치, 무김치, 알타리) 27 얼갈이겉절이: 봄에 얼갈이배추(솎음배추)를 가닥으로 찢어 살짝 절인 후 김치양념으 로 버무려서 담근 즉시 생으로 먹는 겉절이 김치 28 얼갈이김치: 살짝 절인 얼갈이배추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29 열무김치: 살짝 절인 열무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열무지) 30 열무물김치: 썰어서 살짝 절인 열무에 연붉은 국물을 흥건하게 부어 담근 물김치 (물 김치, 싱건지) 31 오이소박이: 오이를 썰어 한쪽 끝에 십자모양으로 칼집을 넣고 소금에 살짝 절인 후 부추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만든 양념소를 박아 담근 김치 (오이소백 이, 오이속백이, 오이김치, 오이지) 32 중걸이겉절이: 가을에 중걸이배추를 가닥으로 찢어 살짝 절인 후 김치양념으로 버무 려서 담근 즉시 생으로 먹는 겉절이 김치 15_ 싱건지를 담글 때 김치 담는[담그는] 사람 마음대로 무를 직사각형 모양으로 길게 또는 나박나 박 얇게 썰어서 담글 수도 있다. 6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63 33 중걸이김치: 살짝 절인 중걸이배추를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쪽파김치: 씻어 물기를 뺀 쪽파를 멸치젓국으로 간을 한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김치 (파김치, 파지) 35 풋마늘잎김치: 풋마늘잎을 썰어 간장이 들어간 김치양념으로 담근 김치 (2) 김치의 민속분류법 제보자들이 보고한 35종의 김치는 일차적 범주에 해당한다. 35종의 김치 는 상위 단계에서 특정한 분류 기준에 의거해 재범주화되는데, 먼저 김치의 명칭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김치의 명칭들에서 일차적으로 파악되는 것은 대체로 김치의 주재료를 중심으로 김치의 명칭이 부여되고 있다는 점이 다. 조사 당시 60대의 한 주요제보자의 경우에는 주재료별로 김치의 종류를 나누어 순차적으로 진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즉, 조사지에서 김치 의 종류를 일차적으로 범주화시키는 분류 기준은 김치의 주재료 라는 의미대 조차원(dimension of semantic contrast)이다. 이것은 35종의 김치를 세 개의 상위 범주(superordinate category)로 나누는데, 그 상위명칭은 다음과 같다. 36 배추김치: 배추를 주재료로 담근 김치 (배추지, 김치, 짐치, 지) 37 무김치: 무를 주재료로 담근 김치 (무시김치, 무시지, 무수지, 무지) 38 기타 채소김치: 배추와 무를 제외한 기타 채소를 주재료로 담근 김치 17 16_ 중걸이배추 는 김장용으로 심은 어린 배추를 추석 전에 솎아낸 솎음배추를 가리킨다. 한 주요제보 자(1943년생)는, 어릴 때 어머니가 추석이 되면 친척들이 오기 때문에 중걸이배추로 추석 김치 곧 명절 김치 를 담곤 하셨다고 진술했다. 이 제보자는 지금도 추석 전에 명절 김치를 담그고 있다. 17_ 이 범주를 지시하는 명칭은 특별히 발달하지 않았고, 제보자들은 채소김치, 야채김치, 별미 김치, 계절김치 등을 교체적으로 사용하여 구분하였다. 이 글에서는 기타 채소가 주재료인 김 치의 범주 라는 의미에서 기타 채소김치 를 범주 명칭으로 사용한다. 단, 숨겨진 범주(covert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63

64 그런데 36 배추김치, 37 무김치, 그리고 일부 38 기타 채소김치 의 경우 주재료의 하위품종 이라는 대조차원에 의해서 개별 김치들이 다시 세분된다. 39 (포기)배추김치: 포기배추로 담근 배추김치 (배추지, 김치, 짐치, 지) 40 얼갈이김치: 얼갈이배추로 담근 배추김치 41 중걸이김치: 중걸이배추로 담근 배추김치 42 무김치: 무로 담근 무김치 (무시김치, 무시지, 무수지, 무지) 43 열무김치: 열무로 담근 무김치 (열무지) 44 파김치: 파로 담근 기타 채소김치 (파지) 따라서 35종의 김치는 주재료 및 주재료의 하위품종 이라는 두 가지 대조 차원에 따라 두 단계(levels)에 걸쳐 9개의 상위범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 다. <표 1>은 주재료별 김치의 범주화를 도표화한 것으로, 조사지에서 김치 의 종류들이 김치의 주재료에 의거한 분류에 따라 상위-하위범주 간의 위계 적 포함(hierarchical inclusion) 관계로 조직되는 구분체계 곧 민속분류 법(folk taxonomy)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 1>을 보면, 36 배추김치 가 11종류, 37 무김치 와 38 기타 채소김 치 가 각각 12종류로, 주재료의 면에서 특정 범주의 김치가 숫자상으로 우세 를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김치의 주재료로 배추 와 무 가 매우 다양한 방 식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여 개가 넘는 김치 종류를 제시하는 김치 관련 학술서나 요리책을 보 면, 흔히 주재료뿐만 아니라 부재료 에 의해서도 김치의 종류를 세분한다. category)로서 기술의 편의상 기타 채소김치 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속명칭이 사용되는 36 배추김치, 37 무김치 와 구별하기 위해서 기울임체로 표기한다. 또한 개별 김치 종 류의 경우에도 명칭이 분화되지는 않았지만 한 범주로서 구분되어 명기할 필요가 있을 때는 기울 임체로 표기한다. 6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65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65 <표 1> 주재료별 김치의 민속분류법 김치 36 배추김치 37 무김치 38 기타 채소김치 39 (포기)배추김치 40 얼갈이 김치 41 중걸이 김치 3 경 종 배 추 김 치 20 봄 동 겉 절 이 42 무김치 43 열무 김치 26 알 타 리 김 치 44 파 김 치 1 가 지 소 박 이 2 갓 김 치 4 고 구 마 대 김 치 5 고 들 빼 기 김 치 6 고 추 김 치 8 깻 잎 김 치 14 미 나 리 김 치 23 솔 김 치 31 오 이 소 백 이 35 풋 마 늘 잎 김 치 15 반 지 16 배 추 겉 절 이 17 배 추 김 치 18 배 추 물 김 치 19 백 김 치 27 얼 갈 이 겉 절 이 28 얼 갈 이 김 치 32 중 걸 이 겉 절 이 33 중 걸 이 김 치 7 깍 두 기 9 나 박 김 치 10 달 랑 무 김 치 11 동 치 미 12 무 김 치 13 무 청 김 치 21 생 채 22 섞 박 이 김 치 25 싱 건 지 29 열 무 김 치 30 열 무 물 김 치 24 실 파 김 치 34 쪽 파 김 치

66 예를 들어, <표 1>에서 17 배추김치 는 젓갈 의 종류에 따라 가자미젓김 치, 황석어젓김치, 토하젓김치 등으로, 7 깍두기 는 해산물 의 종류에 따 라 굴깍두기, 오징어깍두기, 서거리깍두기 등으로 명명되어 구분된다. 제 보자들도 깍두기를 담글 때 굴이나 오징어를 넣어 담그기는 한다. 하지만 그 것을 굴깍두기, 오징어깍두기 라고 별개의 이름으로 명명하지는 않으며, 대 신 굴을 넣어 담근 깍두기 또는 굴을 넣어서 깍두기를 담갔다 고 표현한다. 다시 말해서, 조사지에서 제보자들은 김치를 담글 때 부재료의 차이를 두기 도 하고 그 차이를 인식하기도 하지만, 개별 김치를 상위범주로 하여 세분되 는 하위(subordinate) 명칭을 따로 구분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김치의 재료별 분류법은 김치를 분류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 식인 것 같다. 그러나 제보자들이 김치를 범주화하는 방식은 이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차원적이다. 물김치와 물김치가 아닌 것 도 김치를 범주화하는데 쉽게 동원되는 분류 기준이지만, 조사지에서 김칫국물의 여부 라는 대조차원 은 개별 김치들을 세 개의 상위범주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것은 36 배추김치 와 37 무김치 (단, 26 알타리김치 제외)에만 적용되고, 다음과 같은 상위명칭을 갖는다. 45 김치: 김칫국물이 없는 김치 반지: 김칫국물을 자작자작하게 부어 담근 김치 47 싱건지: 김칫국물을 흥건하게 부어 담근 김치 (물김치) 18_ 김치는 그 자체에서 어느 정도 물이 나오기 때문에, 사실 국물이 없는 김치는 없다. 여기서 김칫 국물이 없는 김치 란 국물을 먹는 것이 주목적이 아닌 김치로, 따로 만든 국물을 붓지 않고 담근 김치를 가리킨다. 6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67 김칫국물의 여부에 따라 김치의 종류를 범주화할 때, 앞에서 제시되지 않 았던 두 개의 김치 종류가 추가될 수 있다. 숨겨진 범주(covert category) 인 나박김치 와 열무김치 는 그 범주를 지시하는 어휘적 명칭이 따로 발달하 지는 않았지만, 특히 60세 이상 제보자들에 의해서 각각 개별 범주로 구별된 다. 여기서 나박김치 는 반지로 담근 나박김치 를, 열무김치 는 반지로 담근 열무김치 를 가리킨다. 끝으로, 김치는 저장해 놓고 익혀서 먹는가 아니면 익히지 않고 담가 바로 먹는가, 즉 숙성 및 저장 여부 에 따라 범주화된다. 이것은 36 배추김치 의 범주에만 적용되며 11종류의 배추김치를 두 개의 어휘집합으로 구분한다 김치: 김치를 담가 발효 숙성시켜 먹는 배추김치 49 겉절이: 김치를 담가 익히지 않고 먹는 배추김치 20 제보자들이 48 김치 와 49 겉절이 를 구분하는 숙성 여부 라는 진술은 사 실 근본적으로 김치의 저장성 과 밀접히 관련된 인식이다. 48 김치 는 기본 적으로 장기간 보관해서 먹는 저장용 김치인 반면, 49 겉절이 는 오래두고 먹는 김치는 아니다. 김치의 범주화에 대한 이상의 기술을 정리하면, 조사지에서 김치의 범주는 나박김치 와 열무김치 를 포함하여 모두 51개가 조사되었고, 김치의 주재 19_ 김치는 기본적으로 저장성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분류 기준으로 숙성 및 저장성 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김치의 기본 속성에 반하여 숙성 및 저장성이 없는 김치 종류(겉절이)가 포함되는 36 배 추김치 의 범주에서는 숙성 및 저장성 이 하나의 대조차원으로 나타난다. 20_ 사실 모든 김치는 담근 즉시 익히지 않고 곧 생으로 먹을 수 있지만, 그것을 모두 겉절이 라고 하 지는 않는다. 그것은 숙성 정도에 따라 김치를 범주화하는 다른 구분법이 적용되며, 생지 또는 생김치 라고 부른다. 김치의 숙성도별 김치의 구분법은 조숙정(2007: 111~115)을 참조할 것.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67

68 료, 주재료의 하위품종, 김칫국물의 여부, 숙성 및 저장 여부 라는 네 개의 대조차원에 따라 분류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것을 전체적으로 도표화한 것이 <표 2>다. 조사지에서 김치의 범주들이 위계적인 내적 의미관계로 조직 된 분류법을 구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치를 단순히 재료별로 분류한 <표 1>보다 다층적이고 세분된 의미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세히 살펴보면, 45 김치 는 모두 12종류로, 36 배추김치 가 4종, 37 무김치 가 8종이다. 46 반지 는 4종류로, 15 반지, 19 백김치, 나박김 치 와 열무김치 를 포함한다. 47 싱건지 에는 11 동치미, 18 배추물김치, 25 싱건지, 30 열무물김치 4종이 있다. 국물이 없는 김치의 종류가 압도 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48 김치 는 모두 7종이고, 49 겉절이 는 16 배추겉절이, 20 봄동겉절이, 27 얼갈이겉절이, 32 중걸이겉절이 모 두 4종이다. 김치의 기본 속성상 익혀 먹는 저장성 배추김치가 겉절이보다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표 2>를 <표 1>과 대조해 보면, 주재료의 하위품종에 따라 개별 배추김치들의 상위명칭으로 나타났던 39 배추김치, 40 얼갈이김치, 41 중걸이김치 가 <표 2>에서는 실제로 체계적인 대조차원으로서 상위범주의 지 위를 얻지 못했다. 이와 함께 36 배추김치 와 37 무김치 가 약간 다른 양상 으로 범주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먼저 주재료별 로 범주화된 37 무김치 는 다시 주재료 무의 하위품종 에 따라 42 무김치, 43 열무김치, 26 알타리 김치 로 구분되고, 그리고 42 무김치 와 43 열무김치 는 김칫국물의 여부 에 따라 각각 세 개의 어휘집합으로 세분되는 구성을 보여준다. 반면에, 36 배 추김치 는 먼저 김치의 숙성 및 저장 여부 에 따라 48 김치 와 49 겉절이 로 범주화되고, 48 김치 는 다시 김칫국물의 여부 에 따라 세 개의 범주로 세분 6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69 <표 2> 다차원적인 김치의 민속분류법 김치 36 배추김치 37 무김치 38 기타 채소김치 3 경 종 배 추 김 치 45 (배추)김치 17 배 추 김 치 28 얼 갈 이 김 치 48 김치 49 겉절이 42 무김치 33 중 걸 이 김 치 15 반 지 46 반지 19 백 김 치 47 싱 건 지 18 배 추 물 김 치 16 배 추 겉 절 이 20 봄 동 겉 절 이 27 얼 갈 이 겉 절 이 32 중 걸 이 겉 절 이 7 깍 두 기 9 나 박 김 치 10 달 랑 무 김 치 45 (무)김치 12 무 김 치 13 무 청 김 치 21 생 채 22 섞 박 이 김 치 46 반 지 나 박김 치 11 동 치 미 47 싱 건 지 25 싱 건 지 45 열 무 김 치 29 열 무 김 치 43 열무김치 46 반 지 열 무김 치 47 싱 건 지 30 열 무 물 김 치 26 알 타 리 김 치 44 파김치 24 실 파 김 치 34 쪽 파 김 치 1 가 지 소 박 이 2 갓 김 치 4 고 구 마 대 김 치 5 고 들 빼 기 김 치 6 고 추 김 치 8 깻 잎 김 치 14 미 나 리 김 치 23 솔 김 치 31 오 이 소 박 이 35 풋 마 늘 잎 김 치 * 참고 : 김칫국물의 여부에 따른 김치의 구분을 보다 명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 35개의 개별 김치 명칭과 함께 나박김치 와 열무김 치 를 포함시켜 도표화하였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69

70 된다. 이것은 무김치의 경우 재료별 특성이 보다 중요하게 지각되는 반면, 배추김치의 경우는 숙성 및 저장성과 관련한 구분이 보다 중요하게 인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표 2>에서 주재료별로 구분된 김치의 상위범주들 사이에 보이는 대조단계(levels of contrast)의 차이는 범주들 사이의 상대적 중요성 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Frake 1961). 38 기타 채소김치 는 12종 류 중 10종의 김치가 최종범주(terminal taxon)로서 대조관계(terminal contrast)(casson 1981: 77)에 있고, 36 배추김치 에서 49 겉절이 가 모두 최종범주로서 대조를 이룬다. 반면 38 기타 채소김치 와 대조관계 있는 36 배추김치 와 37 무김치, 그리고 49 겉절이 와 대조관계 있는 48 김치 의 대조단계는 상대적으로 다층적이고 세분되어 있다. 이것은 제보자들의 김 치에 대한 인지구조에서 기타 채소김치 와 겉절이 가 갖는 주변성의 반영일 것이다. 바꿔 말해, 36 배추김치 (특히 48 김치 )와 37 무김치 범주의 상 대적인 다층성과 세분화는 배추와 무를 재료로 한 김치 종류가 문화적으로 더 중요하게 인지되고 이용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즉, 김치의 어휘 분화 및 민 속분류법은 한국 사람들이 다양한 채소로 수십 종의 김치를 담가 먹지만 김 치 라는 음식 범주의 주축은 바로 배추김치와 무김치임을 보여준다. 제보자 들이 김치의 종류를 보고할 때, 대체로 36 배추김치 와 37 무김치 를 38 기 타 채소김치 보다 먼저, 그리고 48 김치 를 49 겉절이 보다 먼저 진술하는 말하기 방식도 이러한 인지도 및 이용도의 차이를 반영할 것이다. 개별 사회마다 문화적으로 중요한 영역에 차이가 있다. 프레이크(Frake 1961: 199)는 문화간(intercultural) 뿐만 아니라 문화내적(intracultural) 으로 특정 현상에 대한 정보가 의사소통되어야 하는 구별된 사회적 맥락들 이 크면 클수록, 그 현상을 범주화시키는 상이한 대조단계들의 수도 크다. 7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71 는 가설을 통해 특정 의미영역의 발달을 설명하였다. 이상으로 살펴본 김치 의 발달된 어휘 분화 및 민속분류법은 바로 하나의 음식 범주로 구분된 김치 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문화 영역임을 경험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3) 음식 명칭 김치 의 다의성과 원형 음식 명칭으로서 김치 는 한국 사람들의 일상 언어 속에서 다의어 (polysemy)로 사용되는 단어다. 앞서 살펴본 전라도 김치의 민속분류법에 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김치는 최상위 층위에서 하나의 음식 범주를 지시하 는 의미영역의 명칭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그 영역 내 상이한 층위에 있는 하위범주들을 지시하는 표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즉, 김치라는 말은 위계 적인 범주 관계 속에서 그 범위를 달리하며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 이다. 이러한 김치 명칭의 다의적 사용을 분석함으로써, 한국 사람들이 생각 하는 김치의 심리적 원형(prototype)이 무엇인지를 찾아낼 수 있다. 21 즉, 김치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나 범주로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김치다운 김치는 무엇인가? 를 알 수 있다. 그래서 먼저 앞서 살펴본 김치의 민속분류법에 의거해 여러 층위에서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김치 의 전체적인 용례를 정리하도록 하겠다. 명칭 김치 는 다음 5가지 용법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21_ 민족의미론(ethnosemantics) 연구에서 분석 개념으로서 원형(prototype) 이란 특정 의미영역을 구성하는 어휘들이 내포하고 있는 가장 이상적이고 전형적인 보기를 뜻한다. 이상화되고 내면화 된 개념으로서 이 원형성을 토대로 다른 사물이나 행위에 대한 명명과 범주화가 이루어진다. 원 형 범주는 대개 그 의미영역의 명칭과 다의어 관계에 있다. 여기서 원형 이란 통시적 관점에서의 기원적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주의하기 바란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71

72 1 한국의 채소절임 저장성 발효식품 중 한 음식 범주를 지시 김치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을 포함하는 하나의 음식 범주를 지시한다. 이것은 예컨대 장아찌, 젓갈, 장(류) 등의 음식과 대조를 이루며 의미영역 을 형성한다. 특히 장아찌 와 대조관계로 인지된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 음 식 범주를 지시하는 명칭으로서 김치가 민간에서 사용되는 가장 넓은 의미의 개념이다. 2 주재료를 배추로 담근 김치(36 배추김치)를 지시 의미영역 범주의 바로 아래의 상위범주를 형성하는 36 배추김치 (11종의 김치 포함)는 보통 주재료를 의미하는 배추를 생략하고 그냥 김치 로 지시된 다. 이것과 대조를 이루는 37 무김치, 38 기타 채소김치 는 거의 항상 주재 료명이 붙는 이름이 사용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 범주들과 대조를 이루는 맥락에서 명시적인 표현을 필요로 할 때는 배추김치 로 지시된다. 3 숙성 및 저장성과 관련된 배추김치(48 김치)를 지시 배추김치 중에서도 주된 용도가 장기간 보관해 놓고 익혀서 먹는 48 김치 (7종의 김치 포함)는 보통 주재료를 의미하는 배추를 생략하고 그냥 김치 로 지시된다. 이것은 겉만 살짝 절여 담근 후 생김치로 먹는 49 겉절이 와 대조 를 이룬다. 4 김칫국물이 없는 배추김치(45 김치)를 지시 김칫국물이 없는 김치, 즉 일부러 국물을 만들어 붓지 않고 담그는 김치 범 주는 의미영역의 명칭과 동일한 45 김치 (36 배추김치와 37 무김치 중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73 종의 김치 포함)로 불린다. 이것과 대조를 이루는 물김치 범주들은 46 반 지, 47 싱건지 다. 특히 45 김치 중에서도 배추로 담근 45 (배추)김치 (4 종의 김치 포함)가 보통 주재료 이름이 생략되고 그냥 김치 로 지시되며 이 범주를 대표한다. 5 개별 김치의 명칭으로 포기배추로 담근 김치(17 배추김치)를 지시 포기배추로 담그는 17 배추김치 는 주재료를 의미하는 배추를 생략하고 그 냥 김치 로 지시된다. 그러나 예컨대 12 무김치 와 대조를 이룰 때는 배추김 치 로, 3 경종배추김치 와 대조를 이룰 때는 포기배추김치 로 명시적으로 표 현될 수 있다. 이것은 김치의 의미영역에 포함되는 나머지 36종의 김치들과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17 배추김치 를 지시하는 김치는 민간에서 사용되는 가장 좁은 의미의 개념이다. 특정 하위범주가 그것이 포함되고 있는 의미영역의 명칭으로 다의적으로 지시된다는 것은 그 범주가 그 의미영역에서 중심적 또는 원형적임을 의미하 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Berlin 1992). 김치 명칭의 이 다섯 가지 용법 에서 드러나는 다의성은 바로 김치라는 음식의 의미영역에서 배추로 담근 김 치의 문화적 강조를 잘 보여준다. 배추김치와 관련된 여러 층위의 범주 명칭 들이 그 대조범주들과 달리 김치 로만 지시될 수 있고, 특히 개별 김치 종류 로서 17 배추김치 가 보다 포함적인 상위범주들의 명칭이면서 동시에 의미 영역의 명칭인 김치 로 지시된다. 즉, 김치 의 민속분류법 및 명칭의 다의성 에서 드러나는 배추김치의 무표성(unmarkedness)은 수십 종류의 김치 중 에서도 주재료를 배추로 담근 김치, 특히 고추 양념으로 빨갛게 담근 김칫국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73

74 물이 없는 포기배추김치 곧 17 배추김치 가 김치의 원형 범주를 구성하고 있 음을 보여준다. 22 실제로 가장 기호성이 높고 소비량이 많은 김치는 배추김치와 깍두기인 것 으로 보고된 바 있다(최홍식 2002: 3). 이러한 배추김치의 높은 기호성과 소비량은 배추김치의 인지도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김치 관련 학술서나 요리서, 웹 사이트 등에서 김치의 종류를 나열하거나 사진 등을 전 시할 때 가정 먼저 또는 대표적으로 나오는 것이 거의 항상 포기배추김치라 는 사실도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 자. 세계김치연구소의 홈페이지 <그림 1>과 첫 번째 김치학 총서(세계김치연 구소 2013)의 겉표지 <그림 2>에는 김치 사진이 등장한다. 이 김치 사진들 은 말할 것도 없이 빨간 포기배추김치다. 이 사진들은 17 배추김치 를 원형 범주로 하는 김치의 인지체계가 작동한 문화적 행위의 전형적인 예들이다. 첨언하면, 그래서 이 글의 서두에서 문제제기를 한 바와 같이 김치학에서 말 하는 김치 가 포기배추김치를 중심으로 한 좁은 의미의 김치 를 연상시키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김치 명칭의 다의적 사용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것은 김치 개념의 범위와 관련된 것이다. 민간에서 김치 란 말을 가장 넓은 의미의 개념으로 사용할 때 는 장아찌, 젓갈 등과 대조를 이루는 음식 범주를 지시할 때다. 반면에 가장 좁은 의미의 개념으로 사용할 때는 백김치, 깍두기, 동치미, 파김치, 오이김 치 등과 대조를 이루는 개별 김치 종류 곧 17 배추김치 를 지시할 때다. 민 속지식에서 광의의 개념으로서 김치 는 소금에 절인 배추, 무 등의 채소를 22_ 전라도 김치의 인지체계에 대한 연구에서(조숙정 2007: 118) 김치의 원형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네 가지로 밝혀졌는데, 1 배추(와 무)를 주재료로 담근 것, 2 고추 양념을 사용해 빨갛게 담근 것, 3 김칫국물이 없는 것, 4 젓갈로 담근 것이 그것이다. 7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75 <그림 1> 세계김치연구소 홈페이지의 김치 사진 <그림 2> 김치학 총서 표지의 김치 사진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75

76 고추, 마늘, 생강, 젓갈이 들어간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채소 음식 으로 개념화되어 있으며, 소금 절임보다는 고추 양념으로 버무림이 더 부각되어 인지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23 김치 외에도 단일 어형이 다의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배추김치, 무김 치, 반지, 싱건지 등이 있다. 다의적으로 사용되는 이러한 명칭들은 모두 상위-하위범주 간에 직접적인 위계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다의적 명칭들의 의미는 그것이 사용되는 언어적 그리고 비언어적인 전체 상 황, 즉 사용 맥락에 의해서 구분될 수 있다. 한편 35개(또는 37개) 김치 종류는 고추 양념의 사용 여부 에 의해서 고추 를 넣어 담근 김치와 넣지 않고 담근 김치로 구별되기도 한다. 고추를 넣지 않 고 담근 김치에는 11 동치미, 18 배추물김치, 19 백김치, 25 싱건지 네 종류만이 포함되는데, 이것은 모두 물김치류에 해당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 러나 고추 양념의 사용 여부는 제보자들에 의해 실제로 지각되기는 하지만, 다차원적인 김치의 분류법 안에서 체계적인 대조차원이 되지는 못하였다. 3) 김치의 지식과 이용의 변화 지금까지 살펴본 김치의 분류 지식은 김치의 종류 및 명칭과 분류법에서 몇 가지 변화의 경향을 전망하게 한다. (1) 김치 종류의 변화 개별 김치로서 범주가 불안정한 김치 종류들이 있다. 1 가지소박이, 3 경 23_ 제보자들은 특히 배추김치와 관련하여 소금 절임이 김치의 맛을 50%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고 생 각한다. 하지만 소금 절임이 김치의 맛 및 저장성과 관련된 것이지 김치 자체를 규정할 때는 그렇 게 중요하게 인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살펴볼 것인데, 장아찌, 젓갈 등 다른 절임식품과 의 대조관계에 대한 인지에서는 소금에 절인 채소라는 것이 분류 기준으로 작동한다. 7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77 종배추김치, 9 나박김치, 10 달랑무김치, 13 무청김치, 15 반지, 22 섞박이김치, 24 실파김치, 27 얼갈이겉절이, 28 얼갈이김치, 32 중 걸이겉절이, 33 중걸이김치, 35 풋마늘잎김치 등 13종이다. 특히 1, 3, 13, 15, 22, 24, 27, 28, 32, 33, 35 등 11종의 김치는 젊은 세대에서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3과 27, 28의 경우는, 30대 제보자들도 알 기는 하지만 쉽게 의식차원으로 떠올리지 못했다. 9 나박김치 의 경우, 나박김치를 보고한 젊은 제보자도 적었을 뿐만 아니 라, 세대별 명칭과 지시물 사이에 혼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조 사 당시 30대의 한 제보자는 나박김치 를 물김치로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국물이 없는 김치인 나박김치 를 보고하였다. 이것은 방언형과 표 준어형의 명칭이 형태상 똑같지만 상이한 지시물을 각각 지시하는 데서 발생 한 혼란일 것이다. 10 달랑무김치 의 경우, 26 알타리김치 와의 구분이 없 어지는 경향이다. 60세 이상 제보자들의 경우, 10 달랑무김치 와 26 알타 리김치 를 별개의 김치 종류로 구분했고, 24 30대 제보자 중에도 상대적으로 주부경력이 오래된 주부들은 구별하였다. 반면에, 주부경력이 짧고 직장생활 을 하는 기혼자와 미혼자 및 남성 제보자들은 26 알타리김치 만을 보고했는 데, 그냥 무김치 라고 하거나 표준어형인 총각김치 를 의식적으로 사용하기 도 했다. 요컨대, 김치의 종류 및 가짓수에 세대별 차이가 있었다. 노인 세대의 경 우 30여개의 김치 종류를 진술한 반면, 젊은 세대는 10~20개 정도의 김치 종류를 보고했다. 그리고 상술한 13종의 개별 김치는 30대 제보자들에 의해 24_ 60세 이상 제보자들에 따르면, 알타리김치 와 총각김치 명칭은 모두 중년에 들어온 말로 어렸을 때는 없던 말이고, 근래는 10 달랑무김치 와 25 알타리김치 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총각김치 로 부르는 것 같다. 알타리무는 1970년대 중반부터 전국으로 확대되었다(조재선 2000: 121).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77

78 서 인지되지 않거나 매우 약하게 인지되고 있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일상적 으로 담가 먹고 구별하는 김치의 종류가 단순화되고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25 특히 젊은 세대에서 구분하고 인지하는 김치의 종류 및 가짓수가 감소하는 변 화는, 재배기술과 저장기술의 발달 등으로 김치의 계절성 약화와 함께, 특히 사계절 내내 먹는 대표 김치로 배추김치의 소비 확대가 결국 다른 김치 종류 의 소비 및 기능을 축소, 약화시키고 있는 측면과 밀접히 관련된 현상일 것으 로 이해된다. (2) 김치의 명칭과 분류법의 변화 김치의 종류를 범주화하는 상위명칭 중에도 그 범주적 지위가 불안정한 것이 있다. 44 파김치, 46 반지, 47 싱건지 가 그것이다. 44 파김치 의 경우, 연 령에 상관없이 제보자들이 파김치 라고 진술하는 김치는 구체적으로는 34 쪽 파김치 를 가리켰다. 반면에, 24 실파김치 는 보고하는 제보자도 적었고, 특 히 젊은 세대에서는 구분 인지되지 않았다. 따라서 44 파김치 는 쪽파김치 만을 의미하는 범주로 축소되어 하나의 최종범주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46 반지 는, 60세 이상 제보자들이 주로 구분 인지하는 범주이기는 하지 만, 일상적으로 그렇게 자주 언급되지는 않는 것 같다. 46 반지 에 대한 개 념이 없는 젊은 제보자 대부분은, 9 나박김치 와 나박김치, 29 열무김치 와 열무김치 를 구별하여 지각하지 못했고, 19 백김치 를 물김치 라고 하는 경 우도 있었다. 따라서 46 반지 는 그 명칭과 구분 자체가 불명료해지면서 47 25_ 물론 젊은 제보자들이 노인 세대에서 보고되지 않은 홍어지, 호박김치, 양파김치 등의 김치 종 류를 보고하기도 했다. 이것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역 간 이동이 용이해지고 매체를 통한 다 양한 정보의 접촉이 가능해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이런 종류의 김치들을 실 제로 담가 먹거나 구분하여 인지하지는 않는다. 7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79 싱건지 범주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47 싱건지 는 범주의 확장과 함께 명칭이 변화를 겪는 경우다. 제보 자들이 아직 일상적으로 싱건지 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근래 특히 젊 은 세대에서 물김치 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 이것은 47 싱건지 의 범주 자체는 여전히 구분되지만 명칭이 물김치 로 대체될 가능성 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46 반지 가 47 싱건지 로 범주화될 가능성과 함 께, 김칫국물의 여부 에 따른 김치 종류의 분류법도 앞으로 45 김치 와 47 싱건지 곧 물김치의 두 범주로 축소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 다음으로 김치의 민속명칭 곧 방언형 명칭과 표준어형 명칭과의 관계에서 보이는 변화의 경향이 있다. 지 (또는 짐치 )는 김치 와 교체적으로 사용되는 방언형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김치 종류는 예컨대 배추지 와 배추김치 처럼 방언형( -지 )과 표준어형( -김치 )의 이름이 모두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전 주시를 중심으로 한 전라도 김치 조사에서는 방언형 지 보다는 표준어형 김 치 가 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김치 명칭도 마찬가 지로 지 보다는 김치 결합형이 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3장 1절 음 식 범주의 명칭으로서 김치 참조) 그리고 김치의 명칭 자체가 표준어형과 방언형이 다를 경우, 특히 젊은 제 보자들은 대체로 표준어형의 김치 명칭을 보고하였다. 예컨대, 솔김치, 알 타리김치, 싱건지 대신에 부추김치, 총각김치, 물김치 를 사용하였다. 그 러나 아직까지 일상적으로는 전자의 방언형 명칭이 더 높은 빈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26_ 조사자가 전주에서 현지조사를 하던 중 한 식당에서 반찬으로 싱건지 가 나왔다. 40대로 보이는 식당 아주머니에게 무엇이라고 하느냐고 묻자 물김치 라고 답했다. 싱건지라고 하지 않느냐고 되 묻자, 요즘은 싱건지라고 하면 못 알아들어서 라며 웃었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79

80 그렇지만 솔지 나 솔짐치 보다 솔김치 를, 그리고 솔김치 보다는 부추김 치 를 사용하려는 경향은, 방언형 지 (또는 짐치 )가 김치 로 대체되고 있듯 이 방언형 어휘 솔 이 표준어형 부추 로 대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표준어가 방언에 대하여 위세형(prestige form)의 지위를 갖는 일반적 경 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요컨대, 대체로 노인 세대에 비해 젊은 세 대가 지 보다 김치 를, 지 결합형보다 김치 결합형을, 그리고 방언형보다 표준어형 명칭을 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4.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와 성분분석 앞서 살펴본 전라도 김치의 민속지식에 대한 민족지적 사례는 오늘날 민간에 서 김치란 어떻게 정의되고 범주화되는지를 보여준다. 김치의 분류 지식에 대 한 분석 결과에서 주목하고 싶은 점은 김치 와 장아찌 가 서로 대조를 이루는 음식 범주로서 구분되고 인지된다는 것이다. 즉, 민속지식에서 가장 넓게 개념 화되는 김치 란 장아찌, 젓갈, 장류 등과 대조를 이루는 음식 범주인 것이다. 이와 달리 과학지식에서 가장 넓은 의미로 사용되는 김치 란 김치와 장아 찌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즉, 학술적 맥락에서는 김치 가 장아찌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도 사용되고, 장아찌와 대조범주를 이루는 좁은 의미로도 사용되 고 있는 것이다. 식품학적으로 김치 란 명칭이 사용되는 두 가지 방식을 좀 더 구체적인 예를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1991년에 윤서석이 출판한 책 한국의 음식용어 를 살펴보자. 이 책 은 조선시대 이후 1980년대까지 출간된 문헌 자료를 토대로 한국의 전통음 식을 모두 29범주로 분류하고 각 항목의 음식용어를 정리하였다. 29개의 음 8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81 식 범주에는 김치류 와 장아찌류 가 젓갈류, 장류 등과 함께 별개의 항목 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김치 는 무, 배추 따위를 소금에 절이고 고추, 파, 마늘, 생강 등 여러 가지 양념과 젓갈을 넣어 버무려 익힌 채소의 염장발효 식품 으로, 장아찌 는 무, 오이, 도라지, 더덕, 고사리 등의 채소를 된장이 나 막장, 고추장, 간장 속에 넣어 삭혀 만든 반찬 으로 각각 정의된다(윤서석 1991b: 251, 271). 두 번째로 2004년에 출판된 김치백 과사전 을 살펴보자. 이 사전은 우리나라 에서 발간된 각종 식품 관련 문헌에 수록 된 각종 김치를 찾아내어 그 출처와 담금 법을 함께 정리하였다. 이 사전은 김치 를 크게 세 항목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일반 김치 (2400여 종), 장아찌 (680여 종), 겉절이 (50여 종)가 그것이다. 그 리고 이와 함께 외국 김치 라는 항목을 별도로 두고 중국 김치 (100여 종), 일 본 침채류 (60여 종), 기타 나라 침채류 <그림 3> 김치백과사전 (40여 종)라는 제목으로 정리하였다. 중국의 파오차이, 일본의 쓰케모노, 유 럽의 피클 등을 포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첫 번째 책은 김치 를 장아찌와 대조를 이루는 좁은 의미로 개 념화한 경우이고, 두 번째 책은 장아찌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개념화한 경 우이다. 27 따라서 민속지식에서 음식 범주로서 넓게 개념화된 김치 는 과학지 27_ 두 책이 김치 항목에 포함시키는 김치의 종류에 차이가 있어 좀 더 검토를 요하는 부분이 있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81

82 식에서는 좁게 개념화된 김치 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인가? 이는 김치와 장아찌가 한국음 식문화사에서 공통 기원을 갖는 음식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관련돼 있다. 과학 지식은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할 때 김치와 장아찌가 한 뿌리에서 기원한 음식 이고 이후 분화된 음식임을 고려하여 두 음식 범주를 넓게 김치 로 통칭하는 것이다. 음식문화사적으로 지금의 장아찌류와 같은 절임채소음식이 통일신 라 고려시대에 장아찌 와 김치 의 두 범주로 분화 발달한 것으로 본다(이효 지 1998: 28, 118; 최홍식 2002: 48; 김치사전편집위원회 2004: 251). 그러나 오늘날 민속지식 차원에서는 두 음식 범주의 공통 기원에 대한 역사 적 인식은 발견되지 않으며, 김치와 장아찌는 별개의 음식 범주로만 인지되 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는 두 음식 범주가 서 로 유사한 음식인 것으로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인식의 차 원과는 달리 김치와 장아찌를 지시하는 민간의 말 속에는 두 음식의 공통 기 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언어적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먼저 민속지식 상에서 김치와 장아찌가 어떤 의미관계로 구분되 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두 음식 범주가 어떤 측면에서 유사한 음식으로 여전히 인식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김치와 장아찌의 유사성은 비슷하지 만 다른 제삼의 음식 범주와 함께 삼항구분작업(triadic sorting task)을 하 는 과정에서 보다 명료히 드러났다. 그래서 여기서는 김치, 장아찌와 함께 한 국의 중요한 저장성 절임음식에 해당하는 젓갈을 함께 분석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성분분석(componential analysis)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가자미식해, 명태식해 등 식해( 食 醢 )류를 한국의 음식용어 는 젓갈류 로 분류한 반면 에, 김치백과사전 은 일반 김치 에 포함시키고 있다. 8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83 성분분석은 언어 표현의 정의적 속성(definitive attributes)과 그것들의 결합과 배열을 다룸으로써 언어공동체 성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어휘의 의미 (signification)를 드러내준다(Goodenough 1967: 329). 즉, 민속구분 법(folk classification)에서 어휘소(lexeme)의 의미를 결정하는 절차다. 따라서 저장성 절임음식의 명칭에 대한 성분분석은 개별 음식 범주의 변별적 (distinctive) 의미를 구성하는 의미성분(semantic components) 또는 자질(features)을 발견함으로써 절임음식들의 의미를 더욱 명료히 구분시킬 것이다. 세 종류의 절임음식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발견된 의미대조차원은 <표 3>과 같이 주재료, 절임원, 용도, 먹는 방법 의 네 가지였다. 세 음식 범주를 구분하는 의미차원으로서 주재료가 무엇이고(1.0), 무엇에 절였는가(2.0) 하는 점이 주요 분류 기준이었고, 용도가 무엇이고(3.0), 먹을 때 이차 가공 이 필요한지의 여부(4.0)는 부차적으로 언급된 차원이었다. <표 3> 절임음식의 의미대조차원 대조차원 1.0 주재료 2.0 절임원 3.0 용도 4.0 먹는 방법 1.1 채소 2.1 소금 3.1 반찬 4.1 무가공 의미성분 1.2 어패류 2.2 장류 3.2 양념 4.2 이차 가공 2.3 젓갈 2.4 식초 2.5 술지게미 이 네 가지의 의미차원에 의거해 세 종류의 절임음식은 <표 4>와 같이 성 분정의(componential definition) 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치는 채소(1.1)를 소금(2.1)에 절인 것이며, 반찬(3.1)으로 이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83

84 용되고 만들어진 그 상태 그대로 별도의 가공 없이(4.1) 먹을 수 있는 음식 이다. 장아찌는 채소(1.1)를 소금(2.1) 외에도 장류(2.2), 젓갈(2.3), 식초 (2.4), 술지게미(2.5) 등 다양한 절임원에 절인 것이며, 반찬(3.1)으로 이 용되고 만들어진 그 상태 그대로(4.1) 먹을 수도 있고 고춧가루, 마늘, 파, 깨, 참기름 등 양념으로 무치는 이차 가공을 해서(4.2) 먹을 수도 있는 음식 이다. 그리고 젓갈은 어패류(1.2)를 소금(2.1)에 절인 것이며, 반찬(3.1)으 로도 이용되고 김치를 담그거나 조리를 할 때 양념(3.2)으로도 이용되며, 반 찬으로 먹을 때는 보통 고춧가루, 마늘, 파, 깨 등 양념으로 무치는 이차 가 공을 해서(4.2) 먹는 음식이다. <표 4> 절임음식의 성분분석 대조차원 절임음식 1.0 주재료 2.0 절임원 3.0 용도 4.0 먹는 방법 김치 장아찌 , 2.2, 2.3, 2.4, , 4.2 젓갈 , 김치, 장아찌, 그리고 젓갈에 대한 의미성분의 분석 결과는 세 종류의 절 임음식이 구체적으로 서로 어떻게 다르고 유사한지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세 음식 범주는 모두 소금을 기본으로 절인 음식이라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김 치와 장아찌는 기본 주재료가 채소이고 젓갈은 어패류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채소를 소금에 절인 음식인 김치와 장아찌는 그러나 절임원의 다양성이라 는 측면에서 중요하게 구분되고 인지된다. 김치는 채소를 절이는 데 소금만 이 절임원으로 사용되지만, 장아찌는 소금 외에 장류, 젓갈, 식초, 술지게미 등 다양한 절임원이 사용된다. 그러나 장아찌의 전형적인 절임원으로 주로 8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85 사용되는 것은 아무래도 그 명칭에 내포된 바와 같이 장류다. 제보자들은 흔 히 장아찌를 된장이나 간장에 담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장아찌는 대개 먼저 채소를 소금에 절여 물기를 뺀 후에 장에 넣어 담근다. 장류 중에서도 된장 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었다. 고추장으로도 장아찌를 담그지만 고추장은 된장 이나 간장만큼 흔하게 사용되지는 않았다. 옛날에는 고추장이 귀했기 때문이 다. 그래서 고추장으로 담근 장아찌는 어른들 상에만 올리거나 큰 손님이나 오셔야 내놓는 귀한 장아찌였다(조숙정 2008b: 263). 그런데 식초가 장아찌의 주 절임원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예 컨대, 간장에 담그는 마늘장아찌를 담글 때 식초를 첨가하는 식이다. 술지게 미의 경우도 단무지나 울외장아찌 등 일제강점기 때 전파된 일본식 장아찌를 담글 때 주로 사용된다. 한국 장아찌의 기본 절임원으로 소금과 장류, 젓갈 (특히 젓국)이 주로 이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장아찌는 신맛과 단맛보다 는 발효식품인 장류와 젓갈이 가지고 있는 감칠맛이 복합된 짠맛을 특징으로 한다. 한편 장류와 젓갈이 모두 소금을 기본으로 이차 가공된 절임원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장아찌 절임원의 발달적 과정을 짐작케 하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소금에 절이는 채소를 점차 발효식품인 장류와 젓국과 같은 이차 가공 된 절임원에 담금으로써 장아찌의 조리방법이 좀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진 것 이다. 이와 함께 발효미( 醱 酵 味 )가 더해지며 풍미도 훨씬 좋아지게 된 것이다. 김치와 장아찌의 음식 형태가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김치가 소금 절임음식이라는 점이 민속지식 상에서 그렇게 부각되어 인지되지 않음 에도 불구하고(조숙정 2007: 116), 성분분석에서 주재료와 절임원이 음식 범주를 구분하는 주요 대조차원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김치와 장아찌는 염절 임 채소음식이라는 점에서 젓갈과 달리 유사성이 있는 음식으로 구분, 인지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85

86 <그림 4> 고추장아찌와 깻잎장아찌(된장 절임) <그림 5> 마늘장아찌(간장 절임) 8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87 되었다. 이것은 김치와 장아찌가 저장성 염절임 채소음식이라는 한 뿌리에서 출발하였으나, 절임원의 차이가 크게 부각됨으로써 다른 음식 범주로 분화되 었음을 함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이후 두 음식 범주는 담금법 등이 더욱 달라지면서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되어 오늘날 한국인의 밥상에서 김 치와 장아찌라는 별개의 반찬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5. 김치와 장아찌의 지역별 명칭 비교와 지 의 음식문화사적 함의 한국음식문화사에서 보면 김치와 장아찌는 저장성 염절임 채소음식이라는 하나의 음식 범주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김치에 대한 민간의 문 화적 지식에 김치와 장아찌가 공통 기원을 갖는다는 역사적 관계에 대한 인 식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치와 장아찌의 민속명칭에는 두 음식 범주의 역사적 관계에 대한 언어적 흔적이 남아 있다. 표준어형 김치에 대응하는 방언형 지 가 그것이다. 지 는 김치를 가리키는 순우리말 고형 디히 에서 온 말로, 딤 ( 沈 菜 ) 에서 온 김치 와는 또 다른 어원을 갖는 오래된 명칭이다(김덕호 2012: 293). 28 국어학적으로는 김치가 본래 디히 로 불리다가 15세기 이전 어느 시기에 딤 ( 沈 菜 ) 가 나타나면서 어휘가 대체된 것 으로 본다(이기문 1991: 26. 김 28_ 디히 를 한자어 菹 나 漬 에서 온 말로 보고 지 를 쓰고 漬 를 병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절임 채소음식이 중국의 저( 菹 )에서 기원했다는 입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지 를 순우리 말로 보는 입장으로 지 를 漬 에 대응시키는 것에 회의적이다. 저장성 염절임 채소음식의 기원을 중국 중심의 단일기원설보다는 다원기원설로 설명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치, 장아찌와 같은 한국의 저장성 염절임 채소음식을 자생기원의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으 며(박채린 2012 참조), 이와 함께 그 음식에 대한 고유어로 된 음식 이름이 명명되어 사용되어 왔 을 가능성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87

88 덕호 2012: 293에서 재인용). 오늘날 디히 곧 지 는 짠지, 오이지, 석박 지 및 장아찌 처럼 복합어 형태로 현대어에 (정확히 말하자면 표준어에) 남 아 있으며, 일부 방언에서 지 가 단일어 형태로 쓰이는 것으로 본다(이기문 1999: 130; 김덕호 2012: 293). 즉, 오늘날 복합어에 접미사로 쓰인 지 의 쓰임은 표준어형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지 가 명사로서 단일어로 쓰이는 것은 방언형으로만 취급되고 있다(이태영 2000: 23). 앞서 이미 언급한 바 와 같이, 표준어가 방언에 대하여 위세형의 지위를 갖는 일반적 경향을 반영 하여 전라도 방언에서도 명사형으로든 접미사형으로든 지 가 김치 로 대체되 는 언어 변화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방언 곧 지역말이 그 지역의 문화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왕한석 2009, 2010, 2012 참조). 그리고 민간에서 구전으로 전 승되어온 입말로서 방언이 문화의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29 또 한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복합어뿐만 아니라 단일어로서 지 가 민간의 언어 생활에서는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오늘날 별개의 음식 범주로 구분되고 인지되는 김치와 장아찌를 지시하는 민 속명칭 속에 공통 어휘소로서 지 의 사용이 전국적인 분포 현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글말/표준어형의 김치 에만 주목할 일이 아니라 입말/ 방언형의 지 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한국 김치의 기원이나 어 원, 김치 관련 음식문화의 변화 등을 연구할 때 문헌에 기록된 김치(딤 ) 뿐 만 아니라 생활말로 살아 있는 구어 (임재해 2014: 43)로서 지(디히) 를 함 29_ 이와 같은 입장에서 임재해는 문헌기록에서 벗어나 생활세계에서 현장언어로 전승되는 구어 를 주목할 필요가 있[음] 을 주장하면서 지역 토박이말로서 방언을 언어의 지리적 차이로만 인 식할 것이 아니라 고어의 전통을 지속하고 있는 역사적 언어로 주목할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2014: 43). 8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89 께 검토하는 것이 분석적으로 훨씬 유용하고 타당할 것이다. 그러면 이제 지역별로 조사된 김치와 장아찌를 지시하는 민속명칭을 비교 해 보도록 하겠다. 다음 <표 5>는 지역별 김치와 장아찌를 지시하는 민속명 칭을 정리한 것이다. 참고로, 앞서 살펴본 전라도 김치의 민족지적 사례에 토대해 볼 때, 김치를 분류하는 여러 범주 중에서 김칫국물의 여부가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대조차원 이었다. 즉, 김칫국물의 여부가 김치를 범주화할 때 부각되어 인지되는 요소 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각 지역의 김치 명칭을 조사한 연구자들(김지 숙 홍기옥 2009; 김순자 2013; 임재해 2014)이 김치 와 물김치 의 명칭을 대조시켜 기술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표 5>에 김치와 물김치의 명칭을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한편 김치의 민속분류법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 이 오늘날 김치의 이상적 범주는 김칫국물이 없는 김치라는 점에서 물김치보 다 김치의 명칭이 상위범주를 지시하는 명칭의 대표형을 구성한다. 그래서 국 물이 없는 김치의 명칭을 대표형으로 하여 장아찌의 명칭과 비교하였다. <표 5> 지역별 김치와 장아찌의 민속명칭의 비교 일련 번호 지역 김치 김치 물김치 장아찌 1 전북 (전주) 지, 짐치 싱건지, 물짐치 짱아치 장아치 2 전북 (부안, 순창) 지, 짐치 싱건지, 물짐치 짱아치 장아치 짱아찌 3 전남 지, 짐치 짱아치 짱에찌 4 충남 (홍성) 짠지, 짐치 싱건지, 멀국짐치 장아찌 짱아치 출처 조숙정 2007 조숙정 2008b 이기갑 외 조사자료 5 경북 (안동) 짠지 짐치 지 임재해 경북 (경주, 경산, 영덕, 대구) 짠지, 김치 짐치, 물짐치 지 김지숙 홍기옥 경남 (거창, 의령, 부산) 짐치, 지 김칫국, 물김치 짠지 김지숙 홍기옥 2009 지, 장 경남 (부산) 짐치 국물짐치 8 (에)지 2015 조사자료 경남 (진주) 짐치 국물짐치 장아치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89 9 제주 짐치, 짐끼 물짐치 지, 지이 김순자 2013

90 우선 김치의 명칭을 보면, 제주도를 제외하고 명사로든 접미사로든 지 가 사용되고 있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에서는 지 가 단일어 형태로 김치를 지시하고, 충청남도와 경상북도에서는 복합어 형태인 짠지 가 사용된다. 30 이외에도 평안 방언에서는 김치를 구개음화을 겪지 않은 형태로 짠디 라고 하고, 황해, 함경, 강원 방원에서도 짠지 가 쓰인다(이기문 1999: 130). 장아찌의 경우는, 경상남북도와 제주도에서는 지, 장(에)지 와 짠지 가 사용 되고, 전라남북도와 충청남도에서는 짱아치, 장아치 또는 장아찌, 짱아찌 등 다양하게 발음되는 장아찌가 사용된다. 주지하다시피, 장아찌는 쟝앳디히 에서 온 말로서 곧 장에 담근 지 를 의미한다. 쟝앳디히 는 구조상 쟝( 醬 )+- 애+-ㅅ+디히 로서, 즉 쟝( 醬 ) 과 처격조사 애, 사이시옷, 그리고 디히 의 합 성어다(이기문 1999: 130). 따라서 -찌 또는 -치 는 디히 곧 지 의 발음상 의 변음인 것이다. 다시 말해, 복합어 형태의 장아찌/짱아치 나 짠지, 장(에) 지 로든 단일어 지 로든 장아찌도 지 로 지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치와 장아찌를 지시하는 지역어 명칭을 비교한 결과, 두 음식 범주의 명 칭에 지 가 공통 어휘소로 사용되고 있음이 분석되었다. 김치 와 장아찌 의 명칭 속에서는 그 관계를 알 수 없던(<그림 6> 참조) 두 음식 범주의 유사성 이 지 와 짱아치 또는 짠지 와 지 또는 짠지 와 장아찌 의 대조 어휘 속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그림 7> 참조). 31 다시 말해, 지역별 김치와 장아찌 의 명칭에 다소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민속명칭 지(디히) 는 30_ 짠지 는 짠+지 로 된 어형으로, 짠 은 짜다 에서 온 말이다. 31_ 추후 더 자세한 논의를 필요로 하는데, 김치 와 장아찌 로의 명칭 분화도 음식문화사적으로 설명 되어야 할 부분이 있음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김치와 장아찌의 지역별 명칭의 차이 및 분포 양상 에 대해서도 앞으로 더 자세하고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김치와 장아찌의 명칭으 로 전라북도에서는 지 와 짱아치 가 대조를 이루는 반면, 경상북도에서는 짠지 와 지 가 대조를 이루며, 지 가 전라북도 지역에서는 김치를, 경상북도 지역에서는 장아찌를 지시한다. 9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91 김치와 장아찌가 한 뿌리에서 분화된 음식임을 보다 분명히 보여주는 언어적 잔존이라는 것이다. 김치와 장아찌 등 음식에 대한 한국인의 민속지식에서 두 음식 범주가 역사적으로 한 범주에서 출발한 음식이라는 인지는 발견되지 않지만, 언어적으로 그 역사적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림 6> 김치 의 분화도 <그림 7> 지 의 분화도 그러므로 한국 김치의 역사와 문화에서 어형 지 가 간직하고 있는 함의는 결코 가볍게 취급될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김치의 어원 및 음식문화 연구에 서 딤 (김치) 함께 고유어 디히(지) 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을 제언하는 바 이다. 다른 한편으로 김치와 장아찌가 공통 기원을 갖는 음식이기는 하지만, 오 늘날 민간에서 김치와 장아찌는 매우 다른 별개의 음식 범주로 발전해 왔다. 그리고 오늘날 장아찌보다는 김치가 문화적으로 더 중요하게 인지되며 이용 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과학지식에서 저장성 염절임 채소음식을 넓은 의미의 김치 로 통칭할 때조차도 장아찌보다는 좁은 의미의 김치에 초점을 맞추는 인지체계가 발달해 있다. 따라서 김치의 기원을 다루고 비교문화론적 논의를 할 때 김치 의 용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중국의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91

92 옌차이 또는 파오차이, 일본의 쓰케모노, 서양의 피클이나 사우어크라우트 등과 대응하는 음식 범주는 오늘날 김치가 아니라 장아찌이기 때문이다. 6. 맺음말 이 글은 김치와 장아찌의 명칭과 범주화를 중심으로 민간에서 두 음식 범주 를 개념화하는 문화적 지식을 살펴보았다.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김치의 어휘적 명칭체계와 범주화 방식을 찾아냄으로써 민간에서 인 지되는 개념 범주로서 김치가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민속지식 상에서 김치 란 고추, 마늘, 생강, 젓갈이 들어간 김치양념으로 버무려 담근 채소 음식 으로 개념화되었고, 국물이 없고 빨간 포기배추김치가 김치의 원형 범주를 구성하고 있었다. 학술 용어로서 김치는 장아찌와 대조범주를 이루는 좁은 의미로도 사용되고, 장아찌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도 사용되는 반면에, 민 속지식 상에서 김치는 장아찌와 대조를 이루는 음식 범주의 명칭으로 사용된 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둘째, 성분분석을 통해 오늘날 민간에서 김치와 장아찌가 유사하지만 별개 의 음식 범주로 정의되는 방식을 살펴보았다. 두 음식 범주는 저장식품으로 서 소금에 절인 채소음식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음식으로 인지되었다. 그러 나 민속지식 상에서 김치와 장아찌가 역사적으로 공통 기원을 갖는 음식이라 는 문화적 인식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늘날 김치는 절임채소음식이라는 점보 다는 김치양념 으로 버무려 숙성시켜 먹는 (발효된) 음식이라는 점이 더 부각 9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93 되어 인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음식문화에서 이 양념 김치는 이미 오 래 전에 단순 소금 절임 형태의 장아찌류와는 다른 범주로 분화되어 다른 맛 과 향, 형태, 색감, 기능 등을 가진 혁신적이면서도 한국의 독창적인 음식으 로 발전해 온 것이다. 셋째, 지역별 김치와 장아찌의 민속명칭들을 비교 분석하여 두 음식 범주 의 역사적 관계 및 그 언어적 흔적을 살펴보았다. 오늘날 민간에서 두 음식 범주의 역사적 관계에 대한 인식 부재에도 불구하고, 김치와 장아찌의 공통 어휘소 지 는 두 음식 범주가 발달적 과정에서 어떻게 분화되었는지를 확인 해주는 언어적 잔존이었다. 그리고 통시적으로 김치와 장아찌를 하나의 개념 범주로 논할 수 있는 언어적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 그동안 김치의 기원과 어 원 연구들은 주로 김치(곧 딤 ) 에 초점을 맞추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치를 지시하는 순우리말 고형인 지(곧 디히) 가 민간의 입말 속에서 보전해 온 음식문화사적 함의는 결코 작지 않다. 따라서 김치의 어원 및 음식문화 연 구에서 딤 와 함께 고유어 디히 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의 필요성을 제언하 였다. 서두에서 문제제기를 했던 것처럼, 김치학 의 명칭이나 김치학의 정의(세 계김치연구소 2014: 9~12)에서 빨간 포기배추김치로 대표되는 좁은 의미 의 김치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바로 그 김치가 오늘날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김치로 인지되기 때문이고, 연구자들도 이러한 문화적 공유성에 의 해 김치 개념을 전제하고 김치학을 사고하고 논하기 때문이다. 32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김치를 역사적으로 접근할 때 세계 여러 나라의 절임채소류 32_ 그래서 이렇게 한국의 전통음식으로서 김치 는 빨간 배추김치라는 인지체계를 토대로 한국인들 이 김치를 강조하고 홍보하기 때문에, Kimchi는 곧 맵고 빨간 배추김치라는 인식이 한국 김치를 접해본 외국인들에게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것이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93

94 (피클, 쓰케모노, 파오차이 등)를 한국의 장아찌가 아니라 김치와 단순하게 대응시키는 것은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다. 중국, 일본 및 서양의 음식 문화에는 한국 김치에 해당하는 음식 범주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음식 중에서 유사한 것으로 인지되는 절임음식의 범주로 한국 김 치를 수용하는 문화적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의 음식문화에는 김치 범주와 별도로 장아찌라는 음식 범주가 존재하고, 장아찌가 앞서 언급 한 나라들의 절임음식과 대응할 수 있는 범주다. 그만큼 한국 김치가 한국의 고유하고 독창적인 음식문화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파오차이, 쓰케모 노, 피클 등에 대응하는 음식 범주와 명칭 곧 장아찌 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 구하고, 김치 를 단순 절임류와 대응시켜 비교문화론적으로 다루는 것은 오 히려 한국김치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독창성과 역사성을 평가절하 하는 것으 로 비친다. 2015년 김치학 심포지엄에서 오스트리아의 음식 전문 저널리스트(슈람프 2015)는 젖산발효 채소음식이라는 공통점 외에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김치 를 유럽의 사우어크라우트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문화유산 으로 평가받으며 한국에서 문화적으로 각별한 의미를 가 진 음식인 김치와 달리, 사우어크라우트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돼지고 기를 먹을 때 곁다리로 함께 먹는 음식으로 그리 대단한 음식으로 주목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으로서 정책적으로 김치의 세계 화 를 추진하는 입장에서나 학술적으로 김치학 을 정립시키고자 하는 입장에 서 김치의 문화적 이미지와 가치평가를 고려한다면, 이것은 김치를 다른 문 화의 음식 범주와 비교할 때 좀 더 신중해야 할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글의 서두에서 필자는 김치학에서 연구 대상인 김치에 대한 개념 규정이 9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95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김치 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 설정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본고에서 분석한 김치와 장아찌의 개념화에 대한 민간 의 문화적 인지체계 연구가 김치학에서 김치에 대한 학술적 논의가 깊어지고 넓어지는 데 작으나마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를 기대한다. 김치와 장아찌의 범주화에 관한 인지인류학적 연구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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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1 02 김치에 대한 인지와 정서 2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강진옥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함한희 KIMCHI AUS MITTELEUROPÄISCHER SICHT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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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강진옥 1. 머리말 : 김치맛 표현을 주목하는 이유 한 공동체의 언어는 그 공동체의 문화를 반영한다. 언어란 언어 사용의 틀 이 되는 일상문화의 산물이기도 하고, 이 문화의 일부분이기도 하며, 문화의 조건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C. Lévi-Strauss). 인간의 행동과 인지는 음 식과 마찬가지로 생리적일 뿐 아니라 문화적인 현상이며, 인간은 문화적 미 각을 지닌 존재이다. 우리가 음식에 대해 가지는 인지 과정은 정신적이고 경 험적인 것으로, 언어와 함께 인간 역사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1 미각의 언 어적 표현은 음식의 맛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문화문맥 안에서 더욱 확장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 민족의 식문화에서 중요한 위치 를 점하는 특정 음식에 대한 맛 표현에는 해당음식의 개별적 특징은 물론, 그 음식과 관련된 정서, 문화문맥적 의미까지 함축하게 된다. 1_ JOHN S. ALLEN, The Omnivorous mind : our evolving relationship with food, 윤태경 역, 미각의 지 배, 미디어윌, 2013 참조.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03

104 맛은 일차적으로 미각의 영역에 속하지만, 맛을 느끼는 행위는 미각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맛 체험은 촉각이나 후각, 시각을 통해 보강될 뿐 아 니라 정서적 요소들도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요소들 이 작용하면서 형성된 맛 체험은 감각적 기관에는 물론, 맛 체험과 관련한 요 소들이 통합된 체험적 문맥을 형성하면서 인지지식으로 저장된다. 그러므로 특정한 음식에 대한 맛 표현에는 해당음식에 대한 감각적 차원에서부터 정서 적 측면, 그 모든 요소들이 통합된 추체험적인 경험들로 재구성된 문화문맥 적 의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편폭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맛 표현이 이처 럼 다양하고 다층적인 의미망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맛 표현 의 대상이 되는 특정음식의 문화적 위상에 따라 추출할 수 있는 의미의 층위 는 보다 심중할 것이다. 김치는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적인 음식으로서, 한국의 음식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김치가 한국인의 삶과 함께하면서 그 역사적 변 화상은 물론 지역적 유형적 다양성을 드러내며 독자적 계보를 형성해오는 동안 김치맛은 한국인이 경험하는 원초적인 맛이자 일생을 함께 하는 맛의 원 형으로서 자리하게 되었다. 발효음식인 김치는 발효과정에서 형성된 독특한 맛은 물론이고, 신체에 유익하게 작용하는 다양한 성분들이 제공하는 효용성 때문에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자꾸 찾게 되는 강한 중독성을 지니게 된다. 그 러므로 어릴 때부터 김치를 먹고 자란 한국인에게 김치는 삶의 일부분으로 자 리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김치는 발효식품이라는 공통성을 지니지만, 김치의 맛은 재료나 기후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역적인 차이가 있고, 담는 사람의 손맛에 따라서 도 달라지므로 집집마다 김치맛이 다르다. 김치맛에 대한 기억은 김치라는 공통성과 함께 개인적인 체험에 바탕하여 형성된 개별적 다양성을 아울러 지 10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05 닐 수밖에 없게 된다. 그 결과 김치맛은 발효음식으로서의 공통성과 개별적 요인들에 의해 형성된 맛의 다양성을 함께 지닌 한국인의 원초적인 미각으로 자리하게 된다. 여기에 개인적 삶의 이력과 특별한 사연이 깃들면서 김치맛 은 단순한 미각을 넘어 정서적 경험을 환기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삶에 대 한 체험적 인식을 담는 한국인의 삶과 문화의 표상으로 자리하게 된다. 더욱 이 맛 표현에는 미각에서부터 문화문맥적 의미에 이르는 다양한 의미층위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한국인의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해온 김치 와 관련된 인지지식에는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대변하는 다양한 내용들이 담 겨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김치맛에 대한 인지지식의 양상을 조사하여 자료적 토대를 구축 하고,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적 국면과 그 문화적 표상을 밝혀 보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이다. 조사된 자료에 대한 논의는 다음의 두 방향에 서 전개된다. 첫째, 김치의 맛에 대한 언어적 표현양상을 주목한다. 맛 표현 언어들의 유형을 분류하고, 그 특징적 양상을 살펴본다. 둘째, 김치와 그 맛 에 얽힌 내러티브를 주목한다. 내러티브 분석을 통해 김치맛 을 중심으로 교 직되어 있는 다양한 삶의 표백들을 대상으로 문화, 정서, 정체성이라는 문제 를 어떻게 가닥지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시론적 논의라는 특성 상 본 연구의 방향은 조사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김치맛 표현 및 관련 내러 티브들의 학술적 논의 가능성을 가늠해보는데 초점을 둘 수밖에 없으므로 개 관적 검토라는 태생적 한계를 넘어설 수 없음을 미리 밝힌다.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05

106 2. 자료조사방법 2.1. 제보자 선정 본 연구는 김치맛에 대한 인지양상과 그것에 내포된 한국인의 정서를 파악 하기 위하여 시도된다. 그런데 본 연구는 주제의 특성상 대상자료들이 가시 화된 텍스트로 정착된 상태가 아니므로 연구 대상자료를 조사하고 채록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문제는 대상자료를 얻을 수 있는 제보자 들의 선정기준인데, 실험적 성격을 띠고 있는 본 연구의 특성상 가장 우선적 으로 고려한 부분은 연구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에 적합 하다고 생각되는 조사대상 집단의 선택방식이었다. 이를 위해 연구자가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그룹-카톡 대화방, 학회, 가족 모임 등-을 대상으로 설문 또는 면접조사를 시험적으로 시행해본 결과, 무작 위의 샘플링 방식보다는 김치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일 정한 언어적 표현능력을 구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생애가 추적 가능하고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집단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 실을 확인했다. 그에 따라 예비조사에 가장 다양한 표현을 보여준 50~60대 여성들을 주된 면접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 이 유는 이들 세대가 김치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식문화 경험을 유지하면서 서구적 식문화 체험도 한 세대이므로 김 치맛 인지지식에서의 다양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 울러 다른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연구도 병행하여 그 성과를 참고자료로 활용함으로써 분석된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자 했다. 그 결과 조사에 참여한 제보자들의 연령대는 10대부터 90대에 이르는, 다양한 분포를 보이게 되었고, 그 비율은 낮지만 남성제보자도 상당수 참여하게 되었다. 10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07 본 연구에 참여한 제보자들의 특징을 간략하게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 째, 높은 교육수준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제보자들이 대학생 활 경험자들로서 석사 및 박사학위 소지자도 상당수 포함된다. 둘째, 비교 적 높은 경제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중산층 이상으로서 외 국 생활이나 여행 경험 등으로 식문화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들을 소지하고 있 다. 셋째, 조사자와 비교적 높은 친밀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당수 의 제보자가 조사자와 학연, 지연, 혈연 등 다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었으 므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조사방법 조사방법은 면접조사와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김치맛에 대한 인지지식은 아직도 각자의 경험 영역에 머물러 있다. 각자의 체험 안에서 형성된 인지지 식을 연구대상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연구가 필수적이다. 자료조사 방법으로는 면접조사를 중심으로 하되 SNS와 설문지 를 이용한 조사도 병행했다. 면접조사는 현장조사방법론을 활용하여 개별 제 보자의 김치맛 표현 과 그렇게 생각하게 된 요인에 대해 조사했으며, 이 과정 에서 각자의 김치맛 인식과 관련된 배경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스토리텔링 되 었다. 면접조사는 그룹면담을 지향했으나 상황에 따라 개별면담도 시행했다. 그룹면담의 경우 화제가 다양해지는 장점은 있으나 개별적인 체험과 정서의 깊숙한 국면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반면 개별면담에서 는 개인에 따라 김치맛과 관련한 삶의 경험들을 심층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양자를 병행하기도 했다. 설문조사의 방법도 면접조사와 유사하게 구술성과 상호성이 유지되는 방식 을 우선시했다. 먼저 SNS를 활용하는 방법인데, 예컨대 카톡 대화방의 경우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07

108 동질성을 공유한 구성원들 간의 상호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공간이므로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담이나 추억 따위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구 술성이 살아있는 이야기판에 비견된다. 조사자의 고등학교 및 대학 동창들의 카톡 대화방, 전공생 카톡 대화방 등을 활용했으며, 응답자 중에서 면담조사 가 가능한 경우에는 면담조사도 병행했다. 설문지를 이용한 설문조사 2 는 주 로 20대 남녀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했고 제보자의 성향이 일정하게 파악 될 수 있는 동질집단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조사 일정 면접조사는 2015년 4월 18일~9월 23일까지 29차례에 걸쳐 이루어졌 고, 참여한 제보자 숫자는 98명, 연인원 103명에 이른다. SNS 설문조사 는 이 연구의 가능성에 대해 점검해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초기에 주로 시행했 다.(4월 하순~5월 초순)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몇 개의 카 톡 대화방을 주로 이용했고, 설문에 응답한 사람은 36명이다. 대부분 여성들 이 운영하는 대화방이어서 응답자도 대부분 여성이다.(35명) 설문지를 이용 한 조사는 서울 수원 천안 등지에 소재한 대학에 재학하는 학부생 4그룹을 주된 대상으로 하여 5월 하순~6월 초순 사이 이루어졌는데 남녀대학생 128 명이 참여했다. 그 밖에 성인여성 4명이 동참하여 참여자는 모두 132명이 다. 이상의 조사과정에 참여한 제보자 수는 도합 267명(연인원 279명)이며 3 해당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_ 설문지 문항은 1나이, 2고향, 3김치맛에 대한 표현 서술, 4그렇게 표현하게 된 이유, 5자신이 접하는 김치에 관한 정보(김치 종류, 만든 사람, 지역성), 6김치에 대한 태도(언제, 얼마나 먹는가), 7김치에 얽힌 기억, 8자신의 관점에서 김치와 김치맛 정의해보기와 같은 항목으로 구성되었다. 3_ 이중 카톡 설문과 면담조사 병행 6명, 면담조사 2번 5명, 설문지조사와 면담조사 병행 1명이다. 10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09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이상 남 여 남 여 남 여 남 여 남 여 남 여 남 여 남 여 면접 SNS 설문 소계 합계 맛 표현의 유형별 특징 3.1. 맛 표현의 분류 기준 다양한 연령대의 김치맛 표현 내용들은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들을 그 언어적 표현양태와 내포된 의미지향에 따라 크게 신체감각적 유형, 정서적 유형, 비유적 유형으로 분류하고자 한다. 각 유형의 범주적 속성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자 한다. 1) 신체 감각적 : 맛은 미각을 비롯한 구강 내 감각기관을 통해 지각되고 인지지식으로 기억된다. 맛 표현은 감각기관을 통해 지각되어 뇌세포에 기억 된 내용을 환기하여 언어화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개별적인 맛에 대한 표 현에서는 신체적 감각기관을 통해 인지된 구체적인 맛에 대한 기억들이 우선 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여기에는 미각(짠맛,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 촉 각, 통각(매운맛), 후각, 시각 등의 감각적 요소는 물론, 그러한 맛들이 자아 내는 신체적인 반응양태에 대한 부분들까지 포함된다. 개별화된 느낌을 표현 하기 위해 자기화된 언어를 구사하여 설명하거나 묘사적으로 서술하기도 한 다. 김치맛이 김치의 종류나 발효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감안한다면, 맛의 개별성이나 구체성에 관한 표현 사례가 풍부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더 구나 질문의 초점이 각자 인지하는 김치맛의 표현에 두어져 있고, 개별적이고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09

110 구체적인 표현을 요구하기도 했으므로 신체감각 기관을 통해 인지된 맛에 대한 기억들을 표현하는 사례가 가장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정서적 : 신체감각적으로 경험되고 인지된 맛에 대한 정보들은 그것을 경험했던 여러 가지 정황들과 연결되면서 심리적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 고, 내면화된다. 감각적 차원의 경험들이 내면화되면서 형성된 이러한 맛 체 험은 문화적으로 통용되는 표현방식을 차용하거나 활용하여 언표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한 음식이 구현하는 맛에 대한 느낌과 표현방식에는 특정집단 구 성원들 속에서만 공감되고 통용되는 내용들이 일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 는데, 이러한 맛 표현에는 다른 문화권 사람들은 쉽게 이해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더러 있다. 이러한 표현이 공유된다는 것은 해당표현이 문 화적으로 학습되는 것임을 말해준다. 따라서 수사법상으로는 비유에 해당되 더라도 관습적으로 통용되면서 정서적 투영이 우세한 표현들은 여기에 귀속 시키고자 한다. 한국의 맛, 엄마맛, 손맛, 친구맛, 집(밥)맛 등 비유적이기는 하나 그 비유가 일상적인 공간/사람/사물/대상 등에 귀속되는, 우리의 일상 혹은 삶의 제유적 특징을 이룰 때는 정서로 간주한다. 3) 비유적 : 정서적으로 내면화된 맛 체험 내용들이 수용자의 개별적 표현 요구에 의해 자기화된 언어로 표현되는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맛의 다층성에 대한 인지능력은 수용자의 연륜이 쌓일수록, 맛 체험 사례가 다양할수록 향 상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러한 경험이 반영됨에 따라 맛의 언어적 표현 양 상은 새로운 국면을 드러내게 된다. 인생살이에서 깨닫게 된 생 체험 내용 과 해석된 의미 그리고 특정 음식이 실현하는 맛 의 다차원성간의 類 比 를 발 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그 맛 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자기만의 언어화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주게 된다. 이러한 맛 표현 언어들을 비유적 유형에 귀속시키고자 한다. 11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11 이러한 표현 욕구는 개개인의 생에 대한 연륜과 해당음식에 대한 애정이라는 요소가 동시적으로 작용할 때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이상 신체적/정서적/비유적이라는 세 범주를 편의상 설정하고는 있지만 실 제의 맛 표현에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할 뿐 아니라 개인별 표현방식의 개 별성도 작용하므로 범주 간의 구분이 확연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신체감각적 표현일지라도 맥락에 따라 신체적이기만 하지 않고 정서적 인 범주를 함축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시원하다 의 경우, 문맥에 따라 맛 의 표현에 국한되는 경우도 있고, 신체적 범위를 넘어 정서적 측면까지 포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은 문맥 속에서 구별할 필요가 있다 연령별 김치맛 표현 양상과 그 특징 일반적으로 맛은 미각을 비롯한 감각기관을 통해 즉각적으로 느껴 지는 것이지만, 특정한 음식이 갖는 맛에 대한 인지는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개발되기도 한다. 전자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처럼 구강 내 감각 기관에 닿는 순간 인지될 수 있는 일차적인 맛이라면, 후자의 경우로는 다양 한 재료들이 섞여 질적인 변화를 초래한 김치같은 발효음식을 들 수 있겠다. 김치는 발효에 작용하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그 지역적 특성은 물론, 만드는 사람의 손맛의 작용으로 집집마다 고유한 맛을 지니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그러므로 누구나 어린시절부터 먹어온 자기 집의 김치맛에 길들여지게 되고, 어린 시절부터 익숙해진 그 맛은 개개인에게 김치맛의 원형이자 표준 으로 자리하게 된다. 김치는 다양한 재료와 양념이 혼합하여 발효됨에 따라 맛의 변화가 실현되는 음식이므로 발효의 단계에 따른 각각의 맛이 단계적으 로 드러나게 된다. 발효는 각각의 재료들이 그 고유성을 내려놓고 김치라고 지칭되는 식품으로서의 정체성을 획득하게 하는, 존재전환의 사건이다. 이러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11

112 한 속성 때문에 김치는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국면을 보여주는 음식으로 자 리매김된다. 김치의 발효과정은 생성되어가는 맛의 다양성을 다면적으로 실현해가는 과 정이다. 재료의 성격, 담그는 방식이나 손맛뿐만 아니라 기후조건이나 담는 용기 등 발효에 관여하는 다양한 조건들에 의해 실현되는 맛의 다양성에 이르 기까지 가히 다면성, 다층성을 갖게 된다. 김치맛은 발효에 관여하는 요인들 의 작용에 따라 실현되는 것이므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에 따라 김치 맛에 대한 개개인의 선호 지점도 그가 경험한 영역 속에서 형성된 다양한 좌 표들을 그려내게 되는 것이다. 김치가 보여주는 맛의 가변성, 유연성, 다양 성 등은 김치맛에 대한 개개인의 인지지식을 다양한 형태로 지각되고, 그에 따라 개개인의 맛 표현에서 다양성이 나타나게 된다. 음식맛에 대한 기억은 그 원초적 경험으로서의 어머니 손맛과 관련된다. 우리는 성장하는 내내 살림을 주관하는 주부-어머니의 손맛에 반복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그 맛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지면서 개개의 음식에 대한 맛의 기 준이 형성된다. 그런데 김치처럼 맛의 다층성을 보여주는 식품의 경우 맛에 대한 인지지식은, 다양한 맛에 대한 체험이라는, 반복되는 학습을 통해 이루 어진다. 다양성 속에서 그 식품이 지닌 맛의 본질(진미)에 접근하게 되는 것 이다. 맛에 대한 선호는 고정된 것이기도 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맛 경 험의 영역이 넓어지고 다양화됨에 따라 변화하는 경우도 많다. 그것은 일생 을 통해 반복되는 것이므로, 개인의 신체적 생리적 조건이나 처해있는 환 경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고,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기도 하며, 어떤 음식과 함께 먹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짜거나 맵거나 신맛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러한 맛들이 일차적으로 감지되는 김치를 어린이 입맛에서 즐기기는 어렵다. 11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13 (3-1) 어린애들이면 당연히 고기라든지 아니면은 뭐 그런 걸 먹고 싶어하지. 뭐 김치 가 이렇게. 예를 들면은 햄버거가 있으면은 햄버거를 먹고 싶어하고, 짜장면이 있으면 짜장면을 먹고 싶어하지. 짜장면 먹을래 김치 먹을래 하면 김치 먹겠다는 애들은 없잖 아요. 기본적으로 김치라는 것이 어린 아이들한테 굉장히 이런 뭐랄까. 땡기거나 먹고 싶다는 음식은 아닌 거 같아요. 항상 이거는 그냥 먹는 거고 차선책이지 없을 때 먹는 거 였지. 제 느낌에는 그런 거 같아요. 김치라는 것은 찾아서 먹겠다 어머니의 손맛 이런 것보다도 기본적으로는 건빵이 있으면 건빵을 먹고 싶어 하고, 아이스크림이 있으면 아 이스크림을 먹고 싶어 하고. (조사자 : 어린 시절에는 김치를 좋아하지 않으셨군요.) 김 치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없죠. 그것은 기본적으로 맞는 것 같애요. 김치를 좋아할 수 가 없어요 어린 애들은.[백 걸, 남, 47세] 그러나 성장하면서 맛의 다양성을 경험하게 됨에 따라 맛에 대한 지평이 점 차 열리면서 김치맛의 깊이와 넓이에 도달하게 된다. 하나의 고정된 맛의 유 형에서부터 그 다양성을 인정하게 되고 각각의 김치들이 실현하는 다양한 맛 의 특성들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치맛의 경우 연령대에 따른 맛 표 현 내용에서의 차이가 드러나게 되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경험의 폭 이 넓어지면서 맛에 대한 이해와 수용의 능력도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연령별 맛 표현 양상 : 그러면 조사된 결과를 바탕으로, 연령별 맛 표현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20대 제보자들의 맛 표현 4 양상을 범주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20대 범주별 맛 표현 양상 표현 신체감각적 정서적 비유적 합계 수 비율 _ 맛 표현은 한 사람이 한 개 이상의 표현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례수가 제보자수와 정확하 게 일치하지 않음.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13

114 20대의 맛 표현 양상을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는 신체감각적 유형 128개 (75.29%), 정서적 유형 33개(19.41%), 비유적 유형 9개(5.29%)로 나타 난다. 신체감각적 유형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서적 유형과 비 유적 유형의 관계도 유사한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 30대 범주별 맛 표현 양상 표현 신체감각적 정서적 비유적 합계 수 비율 대의 경우 신체감각적 유형 7개(50%), 정서적 유형 4개(28.57%), 비 유적 유형 3개(21.43%)로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사례가 많지 않아서 객관 성을 담보하기는 어렵지만, 유형별 분포 비율로 보면 각 범주들의 관계가 20 대에 비해 균형감각을 보여준다 하겠다. 20대에 비해 신체감각적 유형의 비 중이 50% 가까이 줄어든 반면 정서적 유형과 비유적 유형의 비중이 상대적 으로 늘어났다. 특히 정서적, 비유적 유형의 비중이 상당히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 40대 범주별 맛 표현 양상 표현 신체감각적 정서적 비유적 합계 수 비율 대의 맛 표현 양상을 범주별로 나누어 보면, 신체감각적 유형 17개 (39.53%), 정서적 유형 15개(34.88%), 비유적 유형 11개(25.58%)로 볼 수 있다. 우선 신체감각적 유형의 숫자가 앞 연령대에 비해 낮아지면서 정 서적 유형의 비중과 비유적 유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그에 따라 11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15 신체감각적 유형과 정서적 유형간의 격차가 현격하게 줄어들었고, 비유적 유 형도 앞의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 50대 범주별 맛 표현 양상 표현 신체감각적 정서적 비유적 합계 수 비율 대의 맛 표현 양상을 범주별로 나누어 보면, 신체감각적 유형 16개 (41.03%), 정서적 유형 10개(25.64%), 비유적 유형 13개(33.33%)로 나타난다. 앞의 연령대와 비교하면, 비유적 유형의 비중이 정서적 유형을 능 가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신체감각적 유형의 경우 40대에 비하면 약간 높은 편이나 2, 30대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연령대가 높 아질수록 비유적 유형의 비중이 높아간다는 사실을 특기할 수 있겠다. * 60대 범주별 맛 표현 양상 표현 신체감각적 정서적 비유적 합계 수 비율 대의 맛 표현 양상을 범주별로 나누어 보면, 신체감각적 유형 26개 (34.67%), 정서적 유형 25개(33.33%), 비유적 유형 24개(32%)로 나타 났다. 신체감각적 유형의 비중이 더욱 낮아지면서 다른 범주들의 비중이 상 대적으로 높아졌으며, 그 결과 세 범주의 비율은 더욱 가까워져서 거의 대등 한 비중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15

116 * 70대 범주별 맛 표현 양상 표현 신체감각적 정서적 비유적 합계 수 비율 대의 맛 표현 양상을 범주별로 나누어 보면, 신체감각적 유형 4개 (66.67%), 정서적 유형 1개(16.67%), 비유적 유형 1개(16.67%)로 나타 난다. 신체감각적 유형의 비중이 현저하게 늘어났으며, 그에 따라 나머지 두 유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 80대 이상 범주별 맛 표현 양상 표현 신체감각적 정서적 비유적 합계 수 비율 대의 맛 표현 양상을 범주별로 나누어 보면, 신체감각적 유형이 5개 (100%)로 절대 우위를 차지하는 반면 정서적, 비유적 유형은 그 사례가 전 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 연령별 맛 표현의 유형별 범주화 결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1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17 신체감각적 유형은 60대를 제외한 전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빈도수를 보여 준 범주이지만, 특히 20대에서 그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20대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던 신체감각적 유형의 비중은 30대부터 점차 낮아져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비율이 현격하게 떨어졌고, 그와 반비례하여 비유적 유형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한 현상은 60대에 정점을 보이다가, 70 대부터는 신체감각적 유형의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나머지 두 유형은 그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으며, 80대 이상에서는 신체감각적 표현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70대와 80대 이상의 경우는 대상자료의 숫자가 적어서 결과의 객관성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지 만, 그럼에도 이러한 분석결과가 보여주는 일정한 경향성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신체감각적 유형의 연령대별 표현양상 : 이 문제에 접근하는 하나 의 단서로서 연령대별 신체감각적 유형의 표현 사례를 간단하게 비교해보기 로 한다. 먼저 20대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던 신체감각적 유형 맛 표현의 경우 해당사례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맛 표현에 사용된 어휘들을 세 분화해서 그 빈도수가 높은 경우부터 검토해보기로 한다. 아래의 표에는 신체감각적 유형에 해당되는 구체적인 맛 표현에서 두 개 이 상 나타난 21개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 외에 1개씩 나타난 사례도 21개나 되는데 이러한 사실은 김치맛에 대한 인지지식에는 보편적 국면도 일 정하게 나타나지만, 개인의 성향에 따른 개별성이 그 못지않게 다양하게 나 타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17

118 느끼 표현 매운 시원 아삭 맛있 감칠 개운 깔끔 톡 쏘 김치 어울 칼칼 담백 비린 신선 다양 맵지 어우 신맛 짠맛 단맛 함 없 맛 함 함 음 맛 함 함 는 맛 맛 림 함 함 맛 함 한 맛 않음 러짐 앰 수 비율 (총계: 262) 20대의 신체감각적 유형에는 매운맛 이 55회로 수위를 차지하며 신맛, 짠맛 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하는 시원함, 아삭함 등은 미각 이외의 감각기관이 함께 작용하여 인지된 공감각적 표현들이다. 그 다 음 순위를 차지하는 맛 표현은 맛을 특정하지 않은 맛있음 인데, 이는 김치 맛 의 경우처럼 자신이 알고 있는 김치의 맛을 구체적으로 언어화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다양한 맛 을 비롯하 여 먹을 때마다 색다른 맛, 묘한 이상한 맛, 복합적인 맛, 독특한 맛, 뭔가 새로운 맛 과 무슨 맛인지 모르겠음 에 이르기까지, 김치맛의 독특함을 드러 내고는 싶으나 그것에 부합되는 구체적인 언어를 찾지 못한 경우들이 포함될 수 있겠다.(도합 28회) 그 뒤를 잇는 단맛 감칠맛은 신맛, 짠맛, 쓴맛 같이 미각의 영역에 해당되며 맛을 돋우는 맛 도 유사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미각영역 80회) 이어지는 개운함 깔끔함 느끼함 없앰 담백함 칼칼함 신선함 등은 신체감각적 측면은 물론 기분까지도 포괄하는 快 와 일 정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표현들로서, 여기에 1회씩 나타났던 상쾌한 맛, 상 큼한 맛, 여러 가지 맛을 잡아줌 등까지도 일정부분 연관되는 부분이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와 관련된 맛 표현 범주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도 합 58개)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에게 인지된 김치맛은 미각을 포함한 구강 내부의 감각기관의 작용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김치의 풍미와 효 용이 여러 감각기관들을 자극하여 신체감각적 쾌함은 물론 그로 인한 심리 11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19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19 적 정서적 반응까지도 유발할 수 있으리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한 현상은 김치의 재료적 특성과 발효라는 사건이 동시적으로 작용한 결과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상 신체감각적 유형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던 20대의 세분화된 맛 표현 양 상을 참고하면서, 여타 연령대의 신체감각적 유형에 해당되는 맛 표현의 특 징적 양상을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 30대 신체감각적 유형(비율: 소수점 첫 번째 숫자까지 표기) 표현 신선함 매운맛 단맛 짠맛 아삭함 감칠맛 신맛 시원함 고소함 상큼함 수 비율 (총계: 11) * 40대 신체감각적 유형(비율: 소수점 첫 번째 숫자까지 표기) 표현 시 원 함 매 운 맛 발 효 아 삭 함 단 맛 개 운 함 신 맛 짠 맛 맛 있 음 다 양 한 맛 깔 끔 함 느 끼 함 없 앰 톡 쏘 는 맛 담 백 함 신 선 함 군 내 쿰 쿰 한 맛 수 비율 (총계: 47) * 50대 신체감각적 유형(비율: 소수점 첫 번째 숫자까지 표기) 표현 시 원 함 톡 쏘 는 맛 신 맛 맛 있 음 발 효 매 운 맛 개 운 함 단 맛 깔 끔 함 깊 은 맛 담 백 함 자 극 적 감 칠 맛 쓴 맛 짠 맛 아 삭 함 젓 갈 다 양 한 맛 신 선 함 쩡 한 맛 수 비율 (총계: 56) * 60대 신체감각적 유형(비율: 소수점 첫 번째 숫자까지 표기) 표현 시 원 함 단 맛 신 맛 개 운함 젓 갈 맛 있음 아 삭함 톡 쏘 는 맛 담 백 함 신 선 함 매 운 맛 감 칠 맛 깔 끔 함 앙 념 맛 상 큼 함 칼 칼 함 산 뜻 함 쨍 한 맛 발 효 싱 그 러 움 고 소 함 다 양 한 맛 쓴 맛 수 비율 (총계: 77)

120 * 70대 신체감각적 유형(비율: 소수점 첫 번째 숫자까지 표기) 표현 단 맛 시 원 함 짠 맛 신 맛 개 운 함 젓 갈 수 비율 (총계: 17) 맛 있 음 산 뜻 한 맛 톡 쏘 는 맛 담 백 함 찡 한 맛 고 소 한 맛 발 효 맛 * 80대 신체감각적 유형(비율: 소수점 첫 번째 숫자까지 표기) 표현 시원함 상큼함 단맛 짠맛 담백함 맛을 돋우는 맛 맛있음 씹는 맛 찡한 맛 싱그러움 산뜻함 수 비율 (총계: 14) 이상 신체감각적 표현들의 연령대별 양상을 비교해보면, 가장 두드러진 현 상은 매운맛 비율의 변화이다. 2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던 매운맛은 30대 이후 점차 낮아지다가 70대 이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처럼 20대에서 매 운맛을 특히 많이 거론한다는 것은,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 아닌 가 생각된다. 첫째, 김치 종류의 변화라는 현상과의 관련성이다. 다양한 재 료를 이용하여 담궜던 다양한 김치들이 일상생활에서 점차 사라짐에 따라 배 추와 무 등 특정 재료에 국한된 빨간 김치가 대세를 이루는 김치문화의 현재 적 상황을 일정부분 반영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둘째, 연령대와 맛 경 험 수준의 관련성이다. 20대는 아직 김치맛의 다양성을 심층적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단계에 있으므로 구강 내에서 감지되는 매운맛을 우선적으로 느끼 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매운맛과 아울러 신맛, 짠맛, 단맛 등을 많이 느 낀다는 것은 20대의 김치맛에 대한 경험이나 인지정도가 미각 내지 구강차원 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셋째, 식습관과의 연관성이다. 20대는 여타 연령대에 비해 서구식 패스트푸드를 선호하고 서구식 입맛과의 친밀도가 높은 세대이다. 매운맛이 덜 부각되는 서구식 음식문화에 익숙해졌 12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21 기 때문에 매운맛이 보다 강렬하게 인지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지 만 이들 세대에게 매운맛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20대의 매운맛과 달리, 다른 연령대에서는 시원함이나 신선함 등 快 함에 관한 표현이 단연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에서는 시원 함이 수위를 차지하고, 30대는 유사한 성향을 보여주는 신선함과 시원함이 1,2위를 차지하며, 70대의 경우 시원함은 단맛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 다. 80대 이상의 경우 시원함과 상큼함이 공동 1위를 차지한다. 이러한 맛 표현 비율은 김치맛과 연령대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되 는데, 우선 매운맛이 감소하면서 시원함 또는 그에 준하는 상큼함 내지 신선 함 등이 수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하게 되는 김치의 독특한 풍미를 快 라는 속성으로 파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快 와 연관되는 이러한 표현들은, 면담을 통해 확인된 바, 그 효능이 신체적 차원은 물론 정 서적 차원으로까지 넘나드는 탈경계적 인지지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므 로 이러한 맛 표현이 신체감각적 유형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김 치가 가지고 있는 효용성의 본질적 국면에 접근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인용문은 김치맛을 제대로 알게 된 순간의 기억을 생생하게 증언하 고 있다. (3-2) 어렸을 때는 김치를 잘 못 먹었다가 아 김치가 이 맛이구나. 김치가 정말 맛있 는 음식이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던 계기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김장 김치를 어느 날 겨울에 새로 꺼내주셨는데 그때 왜 김장 담글 때 항아리 제일 밑에 무를 크게 썰어놓고 넣어놓잖아요. 무에는 양념하지 않고. 그냥 이렇게 크게 크게 썰어가지고서는 넣어놓 는 무를 하나 꺼내갖고 잘라주셨는데 그게 너무 시원하고 맛있는 거에요. 허허허.[웃음] 그래서 뭔가 너무 과하지도 않고, 양념이 막 세게 된 것도 아니고. 그런 그리고 원래 무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21

122 는 약간 알싸해서 무 자체로는 좀 잘 못 먹었었는데 그런데 그것이 오래된 김칫독 안에 서 서로 만나서 곰삭아서 그런 새로운 맛이 나더라구요. 굉장히 시원하고, 시원하고 달 큰하고 그런 맛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아 그래서 그 때 아 김치가 이런 맛이구나. 그래서 굉장히 그 기억이 납니다.[연 경, 여, 42세] 세 번째 주목되는 맛 표현 변화는 단맛에 대한 인지비율의 변화이다. 단맛 은 20대에서 7위였던 반면, 30대 이후부터 그 순서가 앞당겨지는 경향을 보 여준다. 30대에서 단맛은 매운맛과 같이 공동 2위를 차지한다. 40대의 경우 단맛은 공동 3위인 반면, 매운맛은 공동 5위를 차지하고 있다. 50대의 경우 단맛과 매운맛은 공동 3위를 기록하며, 60대는 단맛이 공동 2위인 반면 매 운맛은 공동 6위(실제는 11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70대의 경우 단 맛은 1위를 차지하는 반면 매운맛은 나타나지 않으며, 80대 이상에서도 단 맛이 공동 2위를 차지하는 반면 매운맛은 언급되고 있지 않다. 이처럼 30대 와 50대에서는 단맛과 매운맛이 동등한 비중을 보여주는데 비해, 60대 이후 부터는 단맛과 매운맛의 비중이 역전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역 전의 구도는 70대 이후 심화되어 단맛은 계속 수위를 차지하는 반면 매운맛 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5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단맛과 매운맛의 관계가 역전되고 있다는 사실은 단 맛이 김치맛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가 되는 것이 아닌 가 생각하게 해준다. 맛있는 김치를 먹을 때 어떤 맛을 느끼느냐 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구술된 다음의 서사내용들은 이 문제에 접근하는데 일정한 참 조가 될 만하다. 5_ 조사사례가 더 많아질 경우 다양한 경우의 수가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됨. 12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23 (3-3) 아주 산뜻한 맛이 나요. 입에 넣으면. 입에 넣으면 산뜻해. 그리고 또 넴기면은 들찌근한게 맛있고, 들찌근하니 단맛이 나요, 김치에서. 또 없어요.[웃음] (왜 그렇게 표 현할 수 있을까요?) 내가 항상 먹는 거니까. 먹으니까. 매일 먹으니까 잊어버려지지 않 죠.[웃음] 김치 떨어질 때마다. 넴기면 달콤하고, 처음에는 산뜻하고. 그렇게 잘 먹어요. (익었을 때?) 응, 아주 완전히 익어서 진짜 맛있을 때. 그러면 김치 두 조각도 먹고, 세 조 각도 먹어요. 왜냐하면 심심하니까, 짜질 않으니까.[정 영, 여, 82세] (3-4) 그 새콤하고 달콤한 맛. (왜 그렇게 표현하시죠?) 너무나 나에게 그런 느낌이 왔 어. 항상. 나의 혀의 감각이거든요. (어떻게 담으세요?) 다 집집마다 틀리겠지만, 저의 집 은 절였다가 씻어서 젓갈을 근래에 와서 많이 썼어. 그래갖고 우리는 이북식을 좀 따르 기 위해서 그 안에다 마른 북어를 넣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담백합니다. (김치 좋아하세요?) 너무너무 좋아해요. 맛이 없어도 먹어요. (어떤 김치맛을 좋아하세요?) 어 찌되었든 간에 나는 새콤달콤하고, 김치의 그 익었을 때의, 뭐라고 말할까, 그 표현이 안 되는데, 아주 새콤한, 난 그 맛이 더 특이한 것 같애.[허 순, 여, 70대 후반] (3-5) 달죠. 달고, 그리고 응, 시원하고. 요새 또 식욕이 좋아서, 그 참, 음식이 맛있을 때 달다고 그러잖아요. 요새는 달고. 그리고 나도 시원한 거를 좋아해서, 열무김치 그 시 원한 물, 거. 스파게티를 먹어도 어제 열무김치를 먹었으니까. 밑에서 스파게티를 하고, 열무김치를 한 그릇 놓고,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뭐 열무김치 국물을 먹으면[웃음] 아 이 게 피클이지, 뭐 피클이 딴 게 있나? (피클보다 맛있어.) 응, 피클보다 맛있어. 그러고 그 렇게 먹어서, 뭐라고 표현하기는 한데, 그 발효된 시원한 맛과 또 한편으로는 입맛이 좋 을 때는 밥하고 먹으면 달다는. 우리 달다는 표현이 꼭 설탕의 단맛이 아니고 입에 착 감긴다, 내 입에 달다, 뭐 이런 느낌이 있는 거 같애요. (김치를 아주 좋아하는군요?) 좋 아하죠. 그래서 어렸을 때는 김치를 너무 좋아해갖고, 아버지랑 둘이 겸상을 해서 먹으 면, 그 한 보시기를 내가 다 먹으면, 엄마가 탁 치면서, 고만 좀 먹으라고 어떻게 그렇게 네 맛있는 것만 고거 딴 사람 생각지도 않고 고걸 다 먹느냐고. 그러면은 아버지가 아이 괜찮다고 더 먹으라 고 이러고. 그럴 정도로 좋아하고.[조 미, 여, 56세]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23

124 이상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구술한 서사들은 맛있는 김치와 단맛이 불 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김치맛 표현에는 이분들의 예 사롭지 않은 김치에 대한 공력이 엿보이는데, 80대와 70대의 두 여성분은 말할 것도 없고, 50대 여성제보자의 경우도 어렸을 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김 치맛 이해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수 있다. 그 단맛은 설탕을 넣 어서가 아니라 여러 재료들이 어우러지면서 우러나는 맛이라는 사실이 강조 된다. 이들이 말하는 단맛은 잘 담궈진, 발효가 잘된 김치에서만 맛볼 수 있 는, 어쩌면 김치맛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생 각되기도 한다. 이밖에도 연령대가 높을수록 다양한 김치종류를 경험했고 개별적인 김치의 맛을 기억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경험내용은 김치맛의 인식방향에도 일 정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이는데, 이를테면, 김치의 종류에 따른 맛의 개 별성이나 특징적 성향을 인정하는 유연성과 함께 맛의 다양성을 드러내고 구 체화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하나의 증거가 될 것이 다. 이상 신체감각적 유형의 대표 맛 비교 결과를 도시하면 다음과 같다. 12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25 연령대별 정서적 유형 맛 표현 양상 : 이제 정서적 유형의 맛 표현 양상을 연령대별로 살펴보기로 한다. * 10~20대 정서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엄마 엄마맛, 어렸을 때 먹었던 엄마가 해준 맛, 엄마에 대한 그리움, 엄마와의 관계, 어머니의 사랑, 엄마만의 맛, 엄마 밥맛(2), 엄마 손맛(2) 10 집, 가족 한 집안의 특성을 보여주는 음식, 가족끼리 만들고 먹는 맛, 손맛(2), 집 밥, 집밥 맛, 집맛, 가족의 맛, 우리 집의 맛, 할머니 맛, 할머니 손맛(2) 12 절실함, 필요성 꼭 필요한 맛, 늘 옆에 있어주는 친구, 한결 같은 맛, 변함없는 맛, 없으면 허전함, 없으면 아쉽고 묘한 이상한 맛, 밥 먹을 때 없으면 찾게 되는 맛, 밥 먹을 때마다 생각나는 맛, 익숙해지고 거부감이 없게 되면 그때부터 계속 찾게 되는 맛 15 효용성 먹을 게 없을 때 찾는 맛, 맛있지는 않지만 먹고 싶은 맛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맛, 중독성이 있는 맛 건강한 맛, 답답한 것을 풀어줄 수 있는 맛, 청량감 한국,한국인 한국의 맛(3번), 한국인의 맛 4 맛의 다양성 변화무쌍함, 메뉴에 따라 어떤 때 누구랑 먹느냐에 따라서 맛이 다름 2 기타 전체적으로 사랑함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 맛 2 김치맛의 정서적 유형에서 가장 빈도수가 높은 어휘는 엄마(어머니) 로서, 엄마맛, -밥맛, -손맛, -사랑, 그리움 등의 어휘들과 함께 나타난다. 이는 김치 체험의 원천이 어머니이며, 그 맛은 어머니의 손맛과 긴밀한 연관성을 지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시 빈도수에서 수위를 점하는 또 다른 범주는 집 그리고 가족 과 연관된 어휘 및 이미지들로 나타난다. 집맛, 집밥 등은 어머니의 손맛과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고, 할머니 손맛은 엄마 손맛의 대체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머니-집-가족의 이 미지로 대표되는 20대 김치맛의 정서적 원형상에는 아직도 어머니와 집, 가 족의 영향력 하에 놓여있는 이 연령대의 정서적 지형도를 일정하게 반영하고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25

126 있다고 읽혀지기도 한다. 한편 표현언어는 각기 다르지만 내포된 의미상의 연관성으로 묶여진 절실함, 필요성, 효용성 범주에도 적지 않은 사례가 나 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연령대에도 신체감각적 차원에서 인지한 김치맛의 풍미와 효능을 깊숙하게 내면화하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적지않음을 말해 준다. 이러한 사실은 김치맛이 한국과 한국인을 대표하는 문화적 표상으로서 자리매김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 30대 정서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집, 가족 집에서 먹는 맛, 외할머니 손맛 2 중요성 전체적인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함 1 효용성 속을 뚫어주는 맛, 속 시원한 맛 2 관계 보살핌 1 30대 정서적 유형에 해당되는 사례들은 크게 위와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집과 가족, 효용성 이 2개씩 나타나고 김치맛의 중요성 과 보살핌이라는 관 계성 을 드러내는 표현들이 있다. 사례수가 적어서 결과의 객관성에 대해서 는 다소 유보적이지만, 20대와 비교하면 엄마 항목은 보이지 않는 대신(사 례가 많아지면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봄) 집과 가족 항목이 수위를 차지한다 는 점, 관계성 을 대변하는 항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 40대 정서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엄마 엄마 손맛, 엄마의 손맛, 엄마의 맛, 어머니 손맛, 어머니의 손맛, 어머니 6 집, 가족 시집살이 맛, 고향의 맛(2), 동생의 손맛, 마음맛, 외할머니 맛 6 절실함, 필요성 효용성 편하고 익숙함, 익숙한 맛 속이 뚫리는 것 같은 진한 맛 중독되는 맛, 길들여지는 맛, 중독시키는 미친 맛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27 맛 경험 커가면서 알게 된 맛 모든 것을 통합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것 단 하나의 맛 안도감을 주는 맛 때론 심한 배신감이나 당혹으로 다가오기도 하 는 격차가 큰 맛 4 맛의 근원 김장 1 관계성 가장 돌봄을 받고 싶고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가장 많이 남아있 는 어떤 맛 1 40대의 정서적 유형에는 엄마, 집과 가족, 절실-필요-효용성 항목이 대등한 비중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20대와 비교된다. 특히 맛 경험 과 관련 된 표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음이 주목되며, 관계성 을 드러내 는 표현이 있다는 점에서는 30대와 비교할 수 있겠다. * 50대 정서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엄마 엄마, 할머니 생각 2 집, 가족 집밥, 집에 온 것 같은 느낌, 고향 3 안정감, 편안함, 컴포트 푸드(위안 푸드), 평정시켜주는 음식, 편 절실함, 필요성, 안한 맛, 익숙한 맛, 긴장감이 확 풀어지는 듯한 느낌 효용성 속풀이 맛, 감각이 깨어나는 것 같은 느낌, 시원한 느낌, 스트레스 11 해소 관계 사랑 받거나 관리를 받고 있다는 느낌, 대접 받는 느낌 2 굉장히 풍성하고 고소한 느낌, 개미( 佳 味 )가 있다, 깊은 맛 맛 경험 오래됐지만 너무 좋음 행복 5 50대의 맛 표현에도 20대에서처럼 엄마, 집과 가족, 절실-필요-효용 성 등 기본적인 항목들이 나타났고, 40대에서처럼 관계, 맛 경험 등이 나 타나고 있다. 엄마, 집 과 가족 의 비중이 낮아지는 반면 절실-필요-효용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27

128 성 의 표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으며, 맛 경험 이나 관계 항목도 상대 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 60대 정서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엄마 엄마맛, 엄마의 맛, 여러 가지 기능의 엄마맛, 엄마의 정성, 엄마 같은 존재, 어머니가 해주신 맛, 어머니 맛, 시어머니 손맛, 시어 머니의 깊은 손맛에 대한 그리움, 언제나 그리운 친정어머니, 어 11 머님 손길 집, 가족 고향 맛, 고향의 맛, 고향을 느낌, 시골스러운 맛, 소박한 맛, 행복 한 집, 가족의 이미지 7 가장 절실한 것, 한국인의 밥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제일 중요한 양념 절실함, 필요성,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 같은데 의외로 맛보기 힘듦 효용성 편안함, 속 편하고 안정시켜줌, 뭔가 든든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12 느낌, 푸근함, 편안한 맛, 뼛속 깊은 편안함, 항상 청량감을 느끼 게 해줌, 조화롭게 해줄 수 있는 음식 한국 진짜 우리나라 고국의 맛, 소중한 한국 맛, 우리나라의 아주 고유 한 맛 3 삶 삶의 일부분, 삶, 삶의 척박함, 삶 자체, 일상의 맛 5 맛 경험 행복,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뜨거운 밥이랑 먹을 때 향긋한 내음 에 행복함, 맛깔스럽고 황홀했던 맛, 환상적인 맛 5 관계 정겨움, 텁텁한 우정, 사랑, 사랑 받는 거 부러운 거 같은, 정, 그 리움의 맛, 인정의 맛, 인정, 질투, 좌절, 귀한 사람 된 듯 대접받 12 는 기분, 프라우드하게 함 사물 장독대 1 60대에도 앞의 연령대와의 유사한 국면들이 보이지만 연령대의 특징적 국 면도 많이 나타난다. 엄마, 집과 가족, 절실함-필요성-효용성 은 여전히 수위를 차지하고 한국, 맛 경험, 관계 등 앞에서 보였던 항목들은 대부분 다 나타나고 있다. 특히 다른 연령대와 차별화되는 국면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삶 이라는 표현이 5회나 나타나고 있다는 점, 인간관계의 다양한 국면 12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29 을 반영하는 정서적 층위의 정감적 어휘들이 다채롭게 구사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12회) 인간관계의 다면성을 정서적 정감적으로 드러내는 표현들 을 풍부하게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연령대에서 획득할 수 있는 삶의 경 험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륜에서 비롯된 삶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풍부한 경험들은 인간관계에 대한 다면적인 인식, 특히 공감과 나눔에 대한 확장되고 심화된 이해를 가능하게 하여 일상의 작은 것들의 의미를 재인 식하게 하는데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이 연령대에서 보여주는 공감 적 관계성의 범위가 가족이나 친족을 넘어 정서적 유대감의 확인이라는 요건 을 지닌 다양한 사회적 관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은 60대 제보자들이 김치맛을 다양한 관계성으로 표현하고 있는 카톡 대화방 게시 내용들이다. (3-6) 김치는 지금 현재는 내게 인정의 맛! 내가 살림에 허덕이니 김치 나눠주는 사람 이 넘 고맙거든. 먹을 때마다 담아준 사람 떠올리며 그 사람과 얽힌, 엮인 추억 생각하며 먹는다. 어느 선생님 마누라 영란씨, 우리 동서, 올케언니! 서울 북한산의 원석이네집 사 장, 우리 동생 장모님 등.. 다들 맛이 다르고 깊어. 알수록 아프고 고단한 그분들 그 사람 들 마음같은 그리고 김치는 언제나 그리운 친정어머니야. 울어머니 백김치! 자가 담근 나박김치랑 꼭같이 생긴 분홍물김치. 정말 맛깔스럽고 황홀했던 맛.. 또 김치는 그 리움의 맛! 영국 있는 울 큰딸이 넘 그리워하는 한국 김치 젓갈 없이 소금만으로 담궈 서 그 국물까지도 끝까지 다 먹는다는 소중한 한국맛.[박 련, 여, 61세] 그래애 련이 말대로 김치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인정 이다. 나도 어제 백 김치 담아 미국 선생님이랑 한국분들이 아주 좋아하더라. 나도 젓갈 없이 소금으로 간 해서 깔끔하고 상큼하다네.[박 자, 여, 61세] (3-7) 김치는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의 맛~~ 난 지금도 김치거리나 나물 을 사려면 화요장터를 간단다. 서대전역 근처 농협마당에서. 겨울 한 철만 빼고 시골 농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29

130 사짓는 분들이 직접 재배한 걸 직거래하는 곳이야. 난 서울서 자라서 실제 시골생활은 겪은 바도 없는데 이상하게 그런 시골장에 가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 좀 있으면 포기 덜 찬 배추, 그냥 양념 쓱쓱 발라 잎사귀 시퍼렇게 밥 위에 얹어먹는 배추냄새 풀풀 나는 김치. 가끔 오시는 우리 엄마도 그건 싸가지고 가시지. 열무도 그냥 뽑아온 거 묶지도 않 은 거 어린 배추랑 섞어서 잘박잘박 담으면 우리 남편도 옛날 어릴 때 이야기하며 무척 좋아해. 결국 노스탤지어일까. 우리 기억 속의 그 추운 어느 날 마치 잔치날 같았던 김장 날의 추억. 그래서 지금도 김장은 성당교우들 여러 명과 함께 버무리려고 해. 우리 삶에 서 사실은 많지 않은 소중한 인연을 오래 기억하려고~~[심 윤, 여, 61세] * 70대 정서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엄마 엄마맛 1 70대 정서적 유형은 엄마 에 해당되는 표현 한 사례만 나타나고 있다. 80 대 이상의 경우 정서적 유형에 해당사례가 없다. 이상 정서적 유형에 해당되는 표현언어 분류 결과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 음과 같다. 엄마, 집과 가족, 필요성-효용성 등은 20~60대까지 정서적 유형의 기 본항목으로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30대: 엄마 제외) 이러한 기본항목들 은 20대의 경우 그 비중이 높은데 비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경향 을 보여주는 반면, 맛 경험 의 표현이나 관계성 을 보여주는 정서적 언어들 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다양하게 구사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실은 60대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연령대에는 전체 연령대에서 나타났던 항목들을 두루 포괄하면서도 여타 연령대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항목들 삶 과 관련된 표현들이나 인간관계 의 정서적 국면을 깊숙한 시선으로 응시하고 13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31 있는 맛 표현과 관련 서사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60대에서 드러난 이러한 특징들은 앞서 유형별 맛 표현 양상의 비교 검토에서 드러난 결과와도 일정하 게 연관되고 있다. 70대의 경우 엄마 항목 하나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김치맛 표현의 정서적 국면에 자리하는 엄마 이미지의 원형적 위상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자료조사의 확충을 통해 보다 많은 사례들이 확보 된다면 표현 언어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신뢰할만한 해석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비유적 유형의 연령대별 양상 : 비유적 유형의 연령대별 맛 표현 양상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0~20대 비유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시간 특정한 기억의 맛, 어린 시절 기억 오래 남는 맛, 처음의 맛, 시간의 맛 5 사물 편의점 김치, 고기에 감초맛, 반찬이 아닌 '밥' 3 * 30대 비유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사물 매콤한 사이다, 짠 사이다, 샐러드 에너지 4 개념 음식의 기준 1 의인화 씬스틸러(2) 2 * 40대 비유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욕망 눈물을 넘는 욕망, 눈물을 넘어서는 욕망 2 개념 객관적 상관물 1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31

132 시간, 존재 추억의 맛, 기억에 오래 남는 맛, 신선함과 오래됨이 같이 있는 맛 고향의 2월 맛, 봄을 기다리는 맛 6 엄마의 생명 그 자체 맛의 층위 깊고 그윽한 맛, 다층적인 맛 늘 옆에 있는 맛 손맛의 결정체 3 의인화 밥도둑 1 * 50대 비유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효능 소통 1 시간 어릴 적의 추억, 시간의 맛 2 사물 청량제, 상큼한 사이다 같이 톡 쏘는 맛, 사이다맛, 발효된 탄산가스 자극제, 각성제, 기운이 나는 음식뽕 10 우리의 밥, 요구르트맛, 중독제 의인화 예쁜 할머니 1 맛의 깊이 어디선지 모르는 곳에서 우러나오는 맛, 구비문학 같은 원형적인 맛, 내 내면의 맛, 말하지 않았으면 좋을 어떤 맛, 참맛 5 절실함 강력한 유혹 1 * 60대 비유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감각 입맛, 미각 2 사물 한국의 샐러드, 사이다 맛이 나는 샐러드, 찡한 사이다 맛, 새콤짭질 한 감초맛, 요구르트 같은 새콤한 맛 7 만병통치약, 소화제 의인화 매콤하면서도 엄한 아부지의 불호령, 아주 야하게 화장한 여자, 신사적인 거, 밥도둑 4 냄새 거지같은 냄새, 설거지 냄새 2 추억의 맛, 자기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옛날 향수를 느끼는 시간 음식, 향수, 향수의 맛, 옛날 맛 존재 겨울 5 생명 감성 첫사랑의 맛, 시를 쓰고 싶은 맛, 소풍 가는 거니까 그냥 즐겁다, 사 랑할 수밖에 없는 음식이니까 하트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33 관계 한국 절실함 필요성 가장 사랑하는 친구, 포용력 큰 해결사 친구, 친구 같은 엄마 소중한 인연의 맛, 자식 입에 넣고픈 사랑 동서양을 아우르는 맛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외국 생활에서 오는 다양한 갈증을 해소해 주는 맛, 우리나라의 유산 공기 같은 것, 공기 같은 맛, 산소 같이 필요한 것 살아가는 힘, 몸이 말을 하는 맛 * 70대 비유적 유형 범주 세부적인 표현 개수 중요성 음식의 중심 1 * 80대 이상 비유적 유형 : 없음 10~20대는 김치맛을 시간과 사물로 이미지화하고 있다. 시간성은 발효를 거쳐 숙성되어가는 김치맛의 변화과정을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 을 갖는다. 사물화된 이미지는 주관적으로 인지된 자신만의 맛을 자신의 언 어로 구체화하는데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20대의 경우 비유적 표현의 비율 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은 연륜과 맛 경험, 맛 표현 사이의 연관성을 일정하 게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0대의 경우 조사 사례수가 영성한 관계로 비 유적 유형의 사례도 사물, 개념, 의인화 라는 형태로 간략하게 나타난다. 40대의 경우 시간 외에 맛 층위 항목이 풍부해지고 있으며 욕망에 관한 내 용이 나타나고 있다. 50대의 경우에는 사물, 맛 층위 항목이 수위를 차지 하고 있으며 시간, 의인화 와 함께 효능 과 필요 에 대한 비유가 나타난다. 60대의 경우 사물, 시간, 관계, 의인화, 감성, 필요성, 한국 등 대부 분의 항목에서 풍부한 사례수를 보임으로써 자신이 인지한 주관적인 맛을 자 신의 언어로 표현하려는 욕구를 실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70대의 경 우 비유적 유형은 음식의 중심 이라는 하나의 사례만 나타났고, 80대 이상의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33

134 경우에는 해당 유형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상, 비유적 표현은 연령대가 높아 질수록 점차 다양해지는 경향을 보이다가 60대에 가장 풍부하고 다양한 사례 들을 보여주면서 그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 소략하게나마 맛 표현 어휘의 분포양상과 비율의 변화 추이 를 통해서도 연령대별 김치맛 인지양상과 경험의 내용에 대해 추론할 수가 있 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김치맛은 각성제, 청량제, 소화제 등으로도 비유되 었던 것이다. 그 맛을 알게 되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김치의 강한 중독성 은 김치의 맛이 미각의 차원을 넘어 신체 전반에 작용하는 효용성으로 기억될 뿐 아니라 그로 인한 심리적 정서적 층위의 반응으로도 인지될 수 있다는 사 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김치맛 인지수준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다양해지고 깊어지는 이유는 일차적 으로 김치라는 음식의 특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치를 먹으면 미 각을 비롯한 신체감각적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이 유형 의 맛 표현은 수용자의 맛에 대한 인지정도가 신체적 감각의 차원에 머무르 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는 젊을수록 신체감각적 차원의 맛 체험에 머무르고 있거나 자신이 경험한 맛에 대한 표현을 그 단계의 느낌에 한정해서 언표하 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반면 비유적 표현의 경우 30대 이후부터 현저하 게 증가하여 60대에 정점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20대의 경우와 대조를 이 룬다. 정서적 표현과 더불어 비유적 표현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맛을 인지하는 정도의 깊이와 맛에 대한 인지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생에 대한 체험의 깊이와 성찰의 정도를 일정부분 반영한다는 점에서 삶의 연륜, 김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13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35 그것을 인지하는 능력이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보이면서 일정한 의미망을 형 성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정서적, 비유적 유형의 비율이 상승하는 이유는 맛 체험 사례가 많아졌을 뿐 아니라 과거의 기억들이 내면화되어 추억이라는 자 산을 풍성하게 가지게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산들은 정서적 깊이 와 비유의 독자성에 자양을 제공함으로써 맛 표현의 생동감을 유발하는 동력 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체화된 맛 체험들과 오랜 내면화 과정은 맛 의 주체로서 거듭나는 자기 확인의 과정에 다름 아니다. 6 그런 관점에서 보면 60대는 생의 지점/인식의 문제/맛의 체감능력이라는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60대 김치맛 표현의 분류 결과는 연륜에서 나오는 깊이와 김치맛의 다층성이 행복하게 조우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4. 김치, 김치맛, 한국인의 삶 : 정서와 정체성 4.1. 엄마 엄마 김치 엄마맛 : 정서의 원형 어머니는 모든 인간의 근원이고, 인간관계의 출발이자 원형으로서 존재한 다. 그러한 관계구도는 음식을 매개로 바라볼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어머니 김치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김치의 원형이므로 김치와 어머니는 긴밀하게 연관되면서 한국인의 삶에 뿌리를 내리고, 어머니 김치는 6_ 자신이 느끼고 있는 그 맛을 자신의 언어로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맛의 주체로서 존재한 다는 자부심과 무관하지 않다. 김치와 맛의 주체화 는 커피교실에서 이루어진다는 커피감식의 언 어적 구성 이라는 문제와는 상당한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인다. 커피교실에 관한 내용은 강윤 희, 냄새를 보는 사람들: 커피 향미 감식의 언어적 구성, 오감의 인류학, 2015년 한국문화인류 학회 제 53차 정기학술대회 발표집, 국립민속박물관 강당, , 63~72쪽 참조.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35

136 김치맛의 원형이자 맛의 기준으로 자리하게 된다. 그 결과 어머니 김치맛은 어머니와의 관계, 어머니와 함께 했던 모든 것들, 어머니라는 이미지가 환기 하는 정서적인 모든 것의 원형적 표상으로서 자리매김 된다. 연령대와 성별 을 불문하고 김치맛 표현의 정서적 유형 중에서 가장 높은 빈도수를 보여주는 항목이 어머니 또는 그와 관련되는 표현이라는 사실은 김치맛, 한국인, 어 머니 가 생활적 정서적인 연관성 아래 의미화 되면서 문화적 이미지를 형 성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엄마맛 : 맛의 원형적 경험 엄마맛은 맛의 원초적 경험이자 원형적 위상에 있다. 어머니 김치는 내 김 치맛의 원형이고, 맛의 고향이다. 우리가 고향을 그리워하듯이, 그 맛은 우 리에게 그리움을 자아낸다. 엄마맛, 엄마와 관련된 김치맛에 대한 표현들은 그러한 측면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맛의 원형적 경험이었던 어머니 김 치는 맛의 기준으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각자의 기억 속에 아로새 겨진, 생각 이전의 몸의 기억이고 반응이다. (4-1) 아 저게, 그 뭐가 있는가 하면, 백김치라는 게 있잖아요. 그 백김치를 맛있게 담 는데. 요즘은 그냥 백김치 그냥 맹물에 담았는데, 옛날에 잘 담는 사람은 그거를 고기, 사태살이나 양지머리를 삶아서 그거를 받쳐가지고 그 국물에다가 담궜거든요. 그 국물 자체는 굉장히, 너무 맛있는 거야, 배추김치. 그래가지고 저녁에 앉아가지고 공부하다가 우리 그때 사촌들하고 많이 살았거든. 같이, 이러면은. 밤중에 나가가지고 그 백김치 갖 고 와가지고 딱 잘라가지고 졸립고 할 때, 그거 먹으면은, 그 배추김치국물 있잖아요, 그 게 양지머리 삶은 물이니까 얼마나 맛있었겠어요? 지금 냉면, 그 냉면, 요즘 냉면 육수 는 저리가라야. 너무 너무 맛있었어요. 그래서 밤에 가가지고 짤을 칼이 없으니까 왜 면 도칼 있지. 그걸 가지고 끊어서 그 밤에 먹었던 생각이 나요. (그 때의 맛을 구체적으로 13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37 표현한다면요?) 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은, 아휴~, 글쎄, 너무 너무 그렇게, 얼음이 살살살살 얼은 것에다가 그 국물. 그게 요즘 어디 더웠을 때 가서 냉면 육수 마시면 참 맛있죠? 그거보다 더 맛있었다는 기억.[박 희, 여, 79세] (4-2) 나도 김치맛하면은 열무물김치 맛이 엄마맛이 딱 생각나는데. 김치하면 그러니 까 부산에 집에 내려가도 물김치를 하면은 나는 그 맛을 아직 못 따라가겠더라고. 땡초 썰어놓고 열무를 해놨는데 나는 그렇게는 내가 아직 못 만들어 먹어봤어. 그 물김치는 엄마맛을, 뭐라고 해야 되나. (엄마 물김치는 어떤 맛이 나?) 톡 쏘는 맛이 있어. 그래서 다른 반찬 아무 것도 필요 없고. 외식하기 싫은 거야, 그니까. (그것만 먹으면 돼서?) 그 니까 집에 가면은 엄마는 조금 귀찮겠지만은. 내려 가면은 밖에 나가서 나도 뭘 맛있는 걸 사드리고 싶고 엄마도 그러고 싶은데 나는 근데 집에 있는 엄마 김치하고 밥 한 그릇 먹는 게 너무 좋은 거야 그냥. 김치만 하나 있어도. 그런 맛이 좀 있는 거 같네. (정말 뭐.) [청중 : 그리운 맛이다.] [대체불가능한 절대적인 맛이구나. 그만큼 맛있구나.] 정말 밖에 나가서 먹기 싫을 정도로. 다른 반찬 필요 없이. (그거 하나만 있어도 너무 충족되는) 그 러니까. 나는 물김치는 그런 맛이 있어. [청중 : 아무리 맛이 없어도 그냥 엄마 것은 다 맛 있잖아. 그것처럼 김치는 엄마가 한 것은 무조건 다 맛있는 거지. 무조건적으로 그냥.] [김 숙, 여, 61세] (4-3) 저는 어렸을 때 제가 중학교 때부터 자취를 했잖아요. 중학교 때부터 자취를 하 니까 어렸을 때는 엄마가 해주는 김치 별로 안 먹고 그러다가, 혼자 있으니까, 아무래도 이제 그 왜 엄마가 해주던 밥 먹다가 저 혼자 해먹을려니까, 그렇잖아요. 이게 이제 김치 가 막 계속 땅기는 거에요. 엄마가 해주던 김치. 왜, 저는 겉절이 좋아하거든요. 저희 엄 마가 그때는 겉절이 해주면 그게 너무 맛있었던 거 같애요. 엄마가 겉절이 해주면. 그냥 해주는 겉절이도 웬지 엄마가 해주면 그 맛이 남다른 거 같애요. 그래서 이제 그런 겉절 이는 자취할 때는 못 먹잖아요. 같이 살아야지만 먹는데. 그래서 인제 김치를, 특히 겉절 이는 진짜 엄마가 직접 해주는 걸 먹을 때 그게 엄마의 맛이다, 그런 거를 느끼는 거 같 애요. (그러면 계속해서 객지 생활한 거네?) 그렇죠. 중학교 때부터 계속. (그러면 방학 때나 엄마를 만나러 가는, 집에 갈 때가 있죠?) 네, 방학 때 갔죠. (방학에 집에 가서 엄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37

138 마 김치를 다시 먹으면 어떤 느낌이 났어요?) 아 그 맛인 거 같아요. 왜 그, 우리 엄마가 양념 넣고 특유한 맛이 있잖아요. 그 손맛, 손맛이라고 하는데, 그 특유한 맛이 있어요. 그 특유한 맛을 먹을 때면 왜, 그, 그 엄마의 맛. 그리고 객지생활하다가도 어느 순간 어 디가서 고 비슷한 맛을 먹으면 가슴이 뭉클하는 그런 거. 왜, 똑같은 맛이니까. 그래서, 아, 그 특유한 맛이 있어요. 우리 엄마가 해주는. 그거는 엄마밖에 해줄 수 없는 특이한 맛.[천 순, 여, 47세] (4-4) 저는 뭐 김치맛 그러면 고향이나 엄마. (왜 그렇게 생각하지요?) 일단은 마누라 는 김치를 못 담그니까. 김치의 소스가 엄마니까. 항상 지금도 엄마한테 김치가 오니까. 김치 그러면 엄마. 허허허[웃음] (그럼 어머니 김치를 항상 김치맛의 기준으로 생각하시 겠네요?) 그렇게 뭐 생각을 의식적으로 해본적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김치가 맛이 좀 이 상하지 이러면 아마 그런 기준들이 엄마 것하고 좀 다른 느낌 때문에 아마 그런 걸 느끼 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럼 선생님 어머니가 해주신 김치맛을, 맛있을 때, 어떤 표현을 할 수 있을까요?) 맛있을 때. 깔끔하죠 일단. 두 종류가 있는데 김장했을 때 김치는 뭐라 그럴까 굉장히 풍성하고 고소하고 이런 느낌이고, 해가 지나서 묵은 김치를 먹을 때는 정말 깔끔한 그런 맛. 다른 뭐 없이. 깔끔한 맛. 그런 맛.[오 택, 남, 54세] (4-1) 어머니가 담그신 백김치의 맛, 특히 한 겨울밤에 공부하다가 출출해 지면 사촌들과 함께 먹던 김치 국물의 시원한 맛에 대한 기억을 구술한다. 제 보자는 60년도 더 된 그 기억들을 마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형의 사 건처럼 여학생처럼 들뜬 목소리로 맛있게 풀어놓았다. (4-2) 제보자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절대맛을 실현한 엄 마 열무 물김치맛에 대한 예찬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엄마 김치맛에 대 한 청중들의 반응이다. 아무리 맛이 없어도 그냥 엄마 것은 다 맛있잖아. 그 것처럼 김치는 엄마가 한 것은 무조건 다 맛있는 거지. 무조전적으로 그냥. (4-3) 어린 시절부터 객지생활을 하면서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했던 제 13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39 보자에게 엄마맛 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엄마맛은 특유한 맛, 엄마의 손맛,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맛이다. 그 맛은 다시 내가 다시 태어나는 그 느낌, 내가 어렸을 때 다시 한 번 잉태된다는 느낌 으 로 규정되고(엄마 손맛을 다시 접했을 때) 그것은 다시 우리 엄마의 생명하고 같이 따라다니는 그 맛, 엄마의 생명 그 자체 로까지 재규정된다. (4-4) 김치의 원천은 어머니이고, 맛의 기준도 어머니 맛이다. 그 맛은 담 그는 방식에 따라 고소하고 풍성하기도 하고, 깔끔한 맛이기도 하다. 엄마 김치맛은 맛의 수용이라는 측면에서만 소비되는 이미지가 아니다. 남 성제보자들의 엄마 또는 엄마맛이라는 표현에는 맛의 수용자이자 소비자로서 의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면, 여성 제보자들의 경우 엄마 김치맛은 다층적 의 미지향을 함축하고 있다. 여성들은 대부분 맛의 생산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 기 때문이다. 이처럼 엄마맛이라는 표현은 제보자의 연령대나 경험양상에 따 라 일정한 의미의 편차를 드러낸다. 엄마맛이라는 표현에는 그가 어떤 경험 을 했으며 어떠한 삶을 살았는가라는 요소가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 다. 그러므로 엄마맛이라는 표현에 담겨있는 의미의 층위를 파악하려면 그 표현을 구사한 제보자의 생활체험이라는 요소가 또 다른 기준으로서 관여해 야 한다. 20대 제보자들의 엄마, 어머니, 엄마 손맛, 엄마맛 등의 표현은 신체감각 적 차원에서의 익숙한, 편안한, 집 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60대 여성들의 경우에는 보다 다양한 요인들이 중층적으로 관여한다. 20대와 유사한 이미 지들은 물론이거니와, 수용자로서의 위치에서부터 생산자로서의 위치에 이 르기까지 역할의 다양성이 나타난다. 더구나 연령대의 특성상 어머니와 딸로 서의 관계양상이 이전과는 상당히 달라졌다는 현실적 상황도 일정한 역할을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39

140 담당한다.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치매 또는 노환으로 옛맛을 재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4-5) 굉장히 담백하고 굉장히 지금도 그게 추억의 맛이죠. 지금도 그거 생각하면 너 무 먹고 싶은데 인제 엄마가 그 김치를 인제는 담글 수가 없으니까. 엄마가 살아는 계시 는데 엄마가 치매이기 때문에 김치를 못 담으셔요. 옛날 그 개성 보쌈김치가 너무 그리 운데 그걸 먹을 수가 없고. 나도 내가 한번 해봐야지 어떻게 담는지는 봤는데 해볼려고 생각은 했지만 아직 내가 할 수는 없어서 한번 그걸 해봤으면 하는 생각은 있어요. (그럼 나한테 김치맛 하면 한 마디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김치맛 하면 글쎄요. 그러 니까 추억의 맛이지 그게. 그러구 또 하나 생각나는 거는 할머니가 옛날에 북어식해를 담았는데 [중략] 북어식해인데 무를 넣고. 그게 김치의 일종이에요. 그게 진짜 지금 도 생각이 나더라고 그 맛이. 그런데 강원도에 보면 가재미식해가 있는데 그건 아니야. 내가 찾는 그 맛은 아니더라고. 엄마가 살아계셔도 치매로 담그실 수가 없으니까. 그게 좀 내가 못 배웠던 거. 지금 나이 같으면 배웠을 텐데 옛날에는 왜 그런 걸 배울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어요. (맞아. 우리가) 그때 철이 안 난 거지. 그때 내가 그걸 배워서 했었 으면 하다못해 우리 자식 아들도 되게 좋아했을 거고 이런데 그때 단순히 그걸 할 엄두 를 못 냈던 거지.[박 란, 여, 61세] 그러므로 어머니 김치맛은 이제 자신이 도달해야 할 맛의 기준이자 지향점 이 되거나,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사라진 유산이 되어버렸다는 아쉬움과 상 실감이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엄마의 맛은 엄마가 만든 젓갈과 연관되어 있기도 하고 7 엄마맛은 더 이상 재현 불가능한 엄마와의 모든 것들 그것이 환기하는 정서적 일체감이나 충족에 대한 결핍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강렬 한 그리움 또는 아쉬움 등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 7_ 부산 출신 60대 초반 여성 제보자들의 경우, 상당수가 김치맛과 젓갈의 연관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 었음. 14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41 엄마맛 : 맛의 기준이자 정점 앞서 살펴보았듯이, 엄마 김치맛에 대한 언급은 다수의 제보자들에게서 나 타나고 있다. 어머니는 김치를 잘 담그는 분이시고 맛있게 담그는 분이시다. 그 김치는 우리의 일상에 자리하면서 모르는 사이에 우리 입맛의 기준으로 자 리 잡는다. 그러므로 어머니 김치는 우리에게 익혀진 김치맛의 기준이자 우 리가 추구하고 지향하는 맛이 된다. 김치를 담그는 입장에서 보면 그 김치맛 은 각자가 도달해야 할 맛의 정점이다. 다음은 유호정씨가 <힐링캠프>에 출연해서 대담한 내용 속에서 친정어머니 와 관련된 대목의 일부이다. 8 홀어머니의 장녀로 자라면서 늘 엄격하고 살갑 지 않았던 친정어머니에 대해 서운한 부분이 있었다는 일화와 함께 엄마가 돌 아가신 후의 그리움을 3개의 에피소드로 드러낸다. 1우연히 돌아가신 엄마 전화기와 연결되었을 때의 일화, 2엄마 김치를 먹고 싶어서 김장을 시작한 이야기, 3꿈을 통해 딸의 잉태를 예시해준 엄마(엄마반지). 이중 두 번째 일 화의 엄마 김치와 엄마 손맛은 그리움을 구체화하는 객관적 상관물로서 뚜렷 하게 자리하고 있다. (4-6) 엄마 김치가 그렇게 먹고 싶어요. 오호호오.[웃음] 에. 그래서 돌아가시고 나서 몇 년 있다가 제가 김장을 하기 시작했어요. 엄마 김치, 엄마 손맛 내고 싶어가지고. 네, 엄 마, 너무 먹고 싶어가지고 김장을 시작해서 요즘도 계속 김장을 하거든요. [사회자 : 그래 서 엄마 김치맛이 나요?] 그거 못 따라가는데 그래도 시원한 엄마 김치맛이 조금은 나요. 점점점점 업그레이드 되고 있어요. 이제 십년 됐는데, 조금 조금 업그레이드되고 있어요. [사회자 : 엄마에게 서운했던 것만큼 그리우신가 봐요.] 네.[유호정 편, SBS <힐링캠프>] 8_ SBS <힐링캠프> 방송.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41

142 이 삽화는 부재하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엄마 김치맛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음식 맛의 근원인 어머니 손맛은 어머니와의 정서적 연대와 그리움을 표현하는 상관물이다. 엄마맛은 재현하고 싶은 맛이고, 그러므로 그것은 가장 맛있는 맛에 대한 그리움이자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이 된다. 부재 하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갈등을 유발하고, 그것은 엄마 김치를 먹고 싶다 는 갈망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엄마 김치는 갈등해소의 매개물이다. 엄마 손 맛을 내고 싶어서 시작한 김장은 엄마 김치맛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므 로 매해 반복되는 김장은 부재하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는 의례적 행 위에 다름 아니다. 김장 의례를 통해 그 의미가 새로워지는 엄마 손맛 엄마 김치는 엄마의 현존을 대신하는 상징물이다. 해가 갈수록 기억 속의 그 엄마 맛이 조금씩 나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맛의 정점 을 향해 향상일로를 걷고 있는 자기 솜씨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김치맛이 엄마와의 정서적 관계를 드러내는 객관적 상관물로 작용하는 경 우는 다음의 서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4-7)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가 없는 게 여러 가지 재료가 어우러져서 함께 숙성이 되 면서 나오는 그 독특한 맛이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마다 달르고 만드는 지방마다 달르고 그러니까 사람들마다 어린 시절에 먹은 김치에 대한 게 그냥 음식맛이 아니라 고향 어 린 시절, 자기의 어린 시절 이런 게 생각이 나는 그런 거겠죠. 그냥 뭐라고 딱 구체적으 로 딱 말할 수가 없는 게 자기의 어린 시절. [청중 : 우리 엄마가 담근 김치맛은 딱 구별이 가는 거 같애.] (첨에 편안함으로 표현했잖아요? 편안함이라고 보는 이유는 뭘까요?) 일 단 쉽게 말해서 엄마가 담가준 김치맛 너무 편안하고 그냥 당연하고 입에 맞는 맛인데 지금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그 맛은 없고. 그때 그 옛날에 그 편안함이 막 그리워 지는. 엄마랑 연결되는 그 맛이지. 그죠? 나이 육십이 넘어가지고도 엄마가 담아준 김치 에 대한 향수들이 다 있고. 나 같은 경우는 엄마가 빨리 돌아가셔놓으니까 인제 그거에 14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43 대한 뭐랄까. 그리움이라든가. (그게 김치맛하고 연관돼요?) 네. 김치를 먹을 때, 또 김장 김치를 특히 먹을 때 많이 생각이 나죠, 엄마맛이.[박 희, 여, 61세]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엄마맛을 재현할 수 없는 이유로서 젓갈맛을 거론하 는 경우가 있는데, 다음의 사례는 젓갈맛이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 준이 된다고 보는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4-8) 뭐 일상을 일용할 음식. 근데 엄마가 담근 멸치젓갈이 없어서 이제는 그 김치맛 이 안 나요. (그럼 그 엄마가 담가줬던.) 멸치젓갈. (멸치젓갈이 들어간 그 김치맛은 어떻 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요?) 그냥 일상의 맛. 공기 같은 맛. 근데 지금은 그 맛을 잊지를 못하겠어요. 나는 엄마가 그 젓갈을 안 만들어줘 가지고. 김치맛은 젓갈맛이라고 생각 합니다. 다른 모든 것이 다 돼도 그 엄마가 만든 젓갈이 없으니까 그 김치맛이 안 나요. 옛날에는 내가 신혼 때는 대충 만들어도 내 김치도 참 맛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정성 을 다해도 그 맛있는 김치를 못 만들겠어요. (젓갈이 멸치젓갈이에요?) 멸치젓갈. 엄마 가 담아주는 멸치젓갈. (독특하군요. 딴 멸치젓갈로는 그걸 대신 못 한다는 게.) 대신할 수 없는.[이 희, 여, 61세] 조사사례에서 드러난 바 김치맛은 젓갈맛이라는 입장은 젓갈을 많이 사용하 는 경상도 출신 사람들에게서 많이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젓갈맛은 엄마가 만들어준 것이므로 엄마맛의 연장선에 있다. 엄마맛은 이러한 위상을 갖기 때 문에, 엄마맛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다가 마침내 그것을 이루어내었을 때 맛보 게 되는 기쁨과 자부심은 상당하다. 엄마 김치맛을 재구하는 것은 자기 솜씨 가 정점에 도달했음을 자각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해당사례를 보기로 하자. (4-9) 시원하고, 모든 음식을 다 어우릴 수 있고. 음식의 중심이지. 뭐. 하하하하하. (왜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김치를 좋아하니까요. 하하하하.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43

144 먹어요. 하하하. [중략] 그전에는 어머니가 다해주셨는데, 전혀 안했는데, 어머니 거 를 먹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어머니 돌아가시고 내가 하니까 그 맛이 나오더라고. 그래 서 나도 김치 잘 담궈요. 으하하하.[한 교, 여, 78세] 위의 인용문은 교직생활을 하다 정년퇴직한 제보자의 사례이다. 친정어머 니가 살림을 맡아주셨기 때문에 전혀 해보지는 않았지만 어머니 김치를 먹고 자랐기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그 맛을 낼 수 있었고, 자기도 김치를 잘 담근다는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다. 어머니 김치는 맛의 기준이며, 자기에 게 내면화된 맛의 원형을 스스로 재현해내었다는 사실은 상당한 자부심의 근 거로 작용한다. (4-10) (김치 좋아하세요?) 뭐라 그러지? 우리 애들만큼 좋아하나. (정말 좋아하는구 나.) 그치? 애들만큼. 없으면 안 되는 거지. (그럼 김치맛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엄마의 맛이지. (왜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저희 엄마가 김치를 너무 잘 담아요. 그 러고 다른 김치보다는 우리 엄마가 한 김치는 딱 표가 나. 그서 난 김치를 너무 좋아하고 우리 딸애도 잘 먹지는 않았는데 이기 사가 온(이 김치가 사가지고 온) 김친지 엄마 김친 지 그걸 알더라고. 그 정도로 우리 엄마 김치는 독특합니다. 아주 맛있구요. 저도 이때까 지 김치를 거의 얻어먹었는데 몇 년 전부터, 2,3년 전부터 내가 이제 담기 시작했어요. 근데 엄마맛을 따라가려고 애를 쓰는데 지난해는 드디어 우리 엄마가 야 니 김치 맛있 다. 나 안 담아도 되겠다 이러더라고. 그래서 내가 우와. 내 김치맛 좀 보세요. [이 자, 여, 61세] 이는 김치문화가 어머니로부터 딸에게로 이어지는, 김치맛의 계보를 증거 하는 증언으로도 읽힌다. 시집살이라는 문화적 관습 때문에 김치맛도 시어머 니를 통해 며느리로 이어지는 것으로 생각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면담 을 통해 확인되는바 맛의 표준이 친정어머니의 김치라는 사실은 흥미롭다. 14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45 이는 김치를 잘 담그는 것이 자부심의 근원이 된다는 사실과도 연결되는 국면 으로, 내 맛의 원형이 어머니 김치맛이라면 그 맛을 실현했다는 것은 굉장한 자긍심을 획득하게 하는 사건인 것이다. 또한 자기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맛 의 기준에 근접한 김치를 만들어먹는다는 사실이 주체로서의 자기표현의 한 양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김치맛과 자기인식 : 자기표현의 매개물 김치맛은 그것을 생산하는 주체로서의 여성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매체로 도 기능한다. 맛있는 김치는 담근 사람에게 자부심과 자긍심의 원천이다. 맛 을 통해 자기자신을 주장하기도 하고, 추구하는 맛을 독자적인 방법으로 실행 함으로써 세계에 대해 자기존재를 주장하고 확립하려는 매체로도 작용한다 내가 찾아내고 완성시킨 김치맛 김치맛은 지역적 특성을 지닐 뿐 아니라 담그는 사람의 손맛에 따라서도 다 르기 때문에 집집마다 제각기 다른 맛의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다음은 20대 후반의 여성제보자가 들려주는 김치맛에 대한 생각이다. (4-11) 저한테는 그냥 엄마맛인 거 같애요. 저희 엄마. (왜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제가 지난번에 할 때는(*1차 인터뷰를 말함) 김치는 집의 맛이다. 라고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친구네 김치를 라면하고 같이 먹어본 적이 있는데 그 집 부모님은 인제 부산 출신이셨거든요. 남의 집 김치를 사실 별로 잘 먹어보지 않아 서 약간 괜찮을까 하고 먹어봤는데 맛은 비슷하면서도 또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구요. 제가 먹던 것하고. 그래서 정말 김치는 이렇게 집집마다 맛이 묘하게 다르구나. 물론 어 떤 기본적인 맛은 있지만. 그리고 저희 이모들이 담근 김치를 먹어봐도 엄마가 담근 거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45

146 하곤 또 조금 차이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아 이게 같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자매라고 해 도 같은 것을 먹고 자랐지만 결국에는 이렇게 맛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김치는 그 집의 맛이고 결국은 그걸 담그는. 저의 경우는 엄마가 담그시기 때문에 엄마의 맛이라고 표 현을 하고 싶습니다.[박 성, 여, 29세] 이처럼 집집마다 다른 김치맛의 비밀 자매간이라도 조금씩 다르게 실현되 는 그 집의 맛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다음 사례는 다양한 맛의 실험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맛있는 김치맛을 실현한 80대 제보자의 경험이 간략하 게 제시된 내용이다. (4-12) 충청도 식이 아니라 지금은 다 섞였어. 사방에서 다 섞였어. 맛있게 익으면 어 떻게 했는가 물어가지고. 옛날에는 전라도 김치 다르고 충청도 김치가 다르고 다 달른 데, 충청도 김치가 맛이 없었어. 양념을 많이 안해서. 내가 볼 때는. 그런데 전라도 김치 가 맛있었잖아. 옛날에는. (그래서 맛있는 김치를 다 해가지고 내가 이제 맛있게 만드셨 구나?) 그렇지. 내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지금 담그는 내가 만든 김치는 맛이 좋다?) 맛이 좋아요. 지금 어쩌다 하나 꺼내놓으면 김치가 맛이 좋아, 맛이 짱해. 근 데 꺼내 놓고 며칠 지나면 맛이 없고, 금방 꺼내놓을 때.[정 영, 여, 82세] 위의 제보자는 충청도 충주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지만 17세 때 상경한 후 계속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다. 남편도 동향 사람이고 시집의 문화적 기반이 나 본인의 가치관념도 관습적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분이지만, 김치맛의 경 우에는 상당한 융통성을 보여주고 있다. 고향의 맛을 고집하지 않고 맛있는 맛을 추구하여, 사방에서 들었던 맛의 비결들을 끊임없이 실험한 결과 끝내 는 자기 맛을 실현해내었던 저간의 사정이 축약되어 있다. 맛있는 김치에 대한 자부심은 다양하게 표현된다. 다음 인용문은 간결하지 만 명확한 자기 김치맛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다. 14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47 (4-13) (내가 만든 김치는 어떤 김치죠?) 아 맛있어요. 김치 전 맛있게 담아요. (어떤 김 치 가장 잘 만들어요? 배추김치?) 네, 배추김치하고 열무, 알타리 김치. (내가 만든 김치 맛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시원하고 상큼해요. (알타리도?) 알타리도. 하여튼 제 일 맛있어요.[이 숙, 여, 65세] 김치맛이 전해주는 기쁨과 자긍심의 정점은 어디쯤일까? 다음의 인용문은 시집살이를 하면서 시어머니로부터 김치 담는 법을 배운 후에 그 맛을 전승해 가는 한편으로, 더 나은 맛을 추구하려는 의지를 실천적으로 수행하면서 창 조적 변형을 시도한 결과 현재와 같은 자기만의 김치맛에 도달하게 된 제보자 의 서사이다. (4-14) 김치맛? 김치맛? 아하, 정말 너무 행복하죠. 김치맛을 생각하면요. 행복 자체. 저는 김치를 굉장히 사랑하고 내가 김치, 김장 이런 걸 담을 때는 혼신을 다해서 담는 것 같애요. 그 재료 재료를 제가 지금 한 43년 담았거든요. 근데 해마다 어떤 사람들한테 무엇을 넣으니까 맛있더라는 이런 말을 들으면 꼭 다시 해봐요. 그거를 내가. 한 부분, 내가 본래 하던 거에다가 한 통은 내가 하는 맛, 또 어떤 한 통은 누가 다른 사람이 맛있 다고 한 걸 하기도 하고. 또 김치 종류도 뭐 보쌈김치, 파김치, 뭐, 배추김치 뭐 이런 식으 로 아주 다양하게 담아요. 백김치도 담고. 그렇게 담으면서 심지어 내가 그때도 말씀드 렸지만, 어, 가을 김장 담고 난 뒤 겨울부터는 쌀밥 한 공기에 김치만 있으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애. 쌀밥, 따뜻한 쌀밥에다가 김치를 쫙 찢은다거나 썬다해도 그 행복감을 말 할 수가 없어요. (말할 수 없는 그 맛을 표현해본다면?) 김치가 고소하기도 하고, 젓갈에 따라서, 시원 하기도 하고, 새우같은 경우에는 시원하기도 하고요. 아주 달콤한 맛도 나고. (달콤한 맛 은 어떻게?) 그때는 제가 고구마를 채를 썰어서 넣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달콤하기도 하고 아주 깔끔한 맛도 나기도 하고 맵기도 하고, 아주 다양한 맛을, 생강도 넣고. 저같 은 경우는요, 저의 재래식으로 내려오는 것은 뭐가 있느냐 하면 제피를 넣어요. 그 매콤 함 맛을 저는 아주 즐겁게 먹고 김장도 아주 행복해하고. 심지어 제 딸도 곧 한국에 돌아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47

148 오려하는데 한국에 오면 자기는 꼭 엄마 김치를 전수를 받겠다고 할 정도니까, 우리 가 족이 전부다 김치를 사랑해요 그게 참 보람이 있고, 우리 언니 같은 경우도 우리 과천집 에서 세미나를 하자고 매날 나를 조으는데 내가 분량을 정확하게 계량을 못해. 그냥 느 낌으로만 하니까. 그래서 김치는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어떻게 보면 프라우드 하게 해 요. 남들이 김치를 조금 주면 맛있다고 하니까. 심지어 제 김치의 팬들이 생겼답니다. [청중들 : 궁금하다] 그래서 와서 먹어보면, 제 동창애들도 와서 먹어보면 엄마의 김치맛 이 생각난다. 옛날맛. 저는 현대김치가 아니고 재래식 김치를 담기 때문에. 그렇게 저의 프라이드도 만들어주고, 행복감도 느끼게 해주고, 굉장히 감사하게 해주고, 저희 시어머 니한테도 감사를 느껴요. (김치의 맛은 시어머니한테 배운 거에요?) 기본은 시어머니한테서, 제가 해가면서 조 금씩 변형을 해가요. [중략] 그래서 그런 김장을 꼭 하기 때문에 저희 친정언니도 저 희 백씬데, 저희 백씨도 항상 저한테 김치를 얻어 먹고 싶대요. 너의 시어머니는 김치를 세상에 알리고 가야하는데 항상 그렇게 이야기해요. 내 김치를 얻어먹으면서 굉장히 행 복해해요. 더 웃기는 이야기는, 우리 언니집의 막내며느리가 교수부인인데 뭔가 철학을 뭔가 가지고 싶어해. 이모 김치를 꼭 배워서 자기가 딸이 둘인데, 그 딸이 시집을 가면 자기가 그 딸에게 그 김치를 담아서 그거를 자기 딸집으로 갖다주고 싶다[웃음], 그애가 제 김치 팬입니다. 쇼핑 호스트에요. 걔가.[최 희, 여, 67세] 여기서 김치맛은 행복 그 자체이자 무한한 자긍심의 원천으로 자리한다. 김치를 담았던 이력도 예사롭지 않지만, 그 김치의 맛에 대한 다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과 평가는 해당 김치의 맛에 대한 객관적 수준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이다. 여기에 동원되는 사례들을 차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김치맛을 즐기는 나의 행복이다. 가을 김장 담고 난 뒤 겨울부터는 쌀밥 한 공기에 김치만 있으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애. 쌀밥, 따뜻한 쌀밥에다가 김 치를 쫙 찢은다거나 썬다해도 그 행복감을 말할 수가 없어요. 로 압축되는 행 복은 내가 담근 김치의 맛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2딸의 입장을 빌려서 뒷받 침되는 맛의 수준이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올 딸이 귀국 후 계획의 하나 14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49 로서 엄마 김치를 전수받겠다고 할 만큼 딸과 가족이 다 사랑하는 맛이다. 3 김치맛 전수 세미나를 하자고 조르는 친정 언니의 입장을 통해 맛의 객관성이 담보된다. 4동창 친구들의 평가, 5내 김치를 얻어먹고 싶어하고 그 맛을 즐기고 행복해하는 친정언니의 평가, 6언니 며느리의 입장을 통해 드러나는 맛의 평가는 그 객관적 수준을 명확하게 확인하는 인증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처럼 맛있는 김치는 김치 담그는 사람 자신에게도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김 치맛을 공유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도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게 하는 삶의 윤 활유가 된다. 이처럼 김치맛을 나누는 순간의 공감과 상찬은 개인, 가족, 다 양한 인간관계들로 이루어진 사회적 관계망에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의 원 천이 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김치맛이 개인적 정체성뿐만 아니라 맛을 공유 하는 집단 내부의 평가를 통해 맛의 정점을 실현한 존재로서의 문화적 자긍심 을 확인하게 하는, 문화적 평가기준으로도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것은 맛있는 맛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게 하는, 김치맛 진화에 일조하는 원 동력으로 자리했을 것이다 딸이 이어가는 김치맛 김치맛의 전승주체는 누구인가? 일반적으로 김치맛은 시어머니로부터 며 느리에게로 이어지는 것으로 말해진다. 9 出 嫁 外 人 이자 入 家 外 人 인 며느리는 시댁의 김치맛을 전수받아 그것을 전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9_ 김치 만들기의 지식과 기술은 그 집안의 계승되어야 할 문화전통 의 중요한 부문으로서 그 전수는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특히 맏며느리로 이어진다. 더욱이 김장하기는 대가족적 행사가 되며 이 때 참여 여성들 사이에는 사회적 위계와 함께 문화적 위계가 실현된다. 김광억, 김치와 김장의 인 문학 : 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김치학총서 1.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세계김치연구 소 편, 2013, 18쪽.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49

150 여성제보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김치맛의 전승이 어머니로부터 딸이 이어가는 경우도 상당수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시집살이 전통 이 약화된 최근의 일인지, 아니면 전통사회에서도 이러한 국면이 병존했는지 는 좀더 관찰하고 검토해볼 일이라고 생각된다. (4-15) 엄마 김치가 굉장히, 뭐라고 그럴까. 그 당시에 우리 엄마는 참 젊은 김치를 담 았던 거 같애. 그래가지고 엄마김치는 참 맛있었어. 근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때 그 단 맛이 배도 넣구~ 그 담에 단백질 같은 거 있잖아, 그런 것도 좀 보충하고. 그러니까 일반 적으로 해안지방 사람들은 그 단백질의 그, 그 거를 많이 넣었던 거 같애, 그지? 우리 부산에도 그랬잖아요. 그지? 그러니깐 어, 그, 사람들이 말을 할 때, 경상도 김치는 젓갈 이 시커멓고 뭐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때 어머니가 할 때, 그~거를 이렇게 받쳐가지고 말간, 진짜로 깨끗한 그 저 생~ 저게 젓 있잖아, 그걸 갖고 담았을 때는 서울김치가 못 따 라갔어. 그 같은 경상도 김치라도. 그니까 그 단백질이 아미노산 그거 해가지고, 발효해 가지고. 그것이 진짜 맛이었던 거 같애요. (그 맛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엄마맛 이지 뭐. 응응응 (김치맛 하면 엄마맛이 원형으로 떠오르는군요?) 그렇죠. 근데 나는, 그, 어, 우리 며느리가 엄마가 이북이거든. 그러면 얘는 이북김치를, 그 맛을 못 잊더라고. 아 근데, 이북김치가 아무리 맛있다 해도, 내 김치가 맛있는 거야, 나는. 응응. 내 옛날에 우리 엄마한테 받은 김치. 그러니까 엄마맛이야, 김치는. 그러니까 엄마, 저 그 김치는 며느리가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딸이 딸이 딸이 이어가는 거 같애. (어머니의 솜씨를 이 어가는 게?) 응. 딸이 딸이 이어가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우리 큰며느리하고 김치를 같 이 담았었거든. 담았는데, 담아서 노놔 주었는데, 큰애가 오십이 되니까 지가 따로 담고 싶어하더라고. 그래 아, 나도 내가 오십이 넘었을 때 내가 김치 내 김치를 담았는데, 그 렇게 싶어서 독립시켜주고 나는 내가 내 옛날에 담던 식으로 담고 있고. 그니까 어, 며느 리 김치맛하고 내 김치맛을 합쳐놓으니까, 그니까 걔가 젓갈 안넣은 거를 좋아하고 그 이북김치하고, 내 경상도의 그 진한 맛하고를 절충을 하니까 제대로 맛이 안 나더라고. 그래서 오십 되고 난 다음에 지 독립시켜주고 나는 내 나대로, 내 맛대로 하는데, 우리 아들이 와서 엄마 김치 맛있다고 이러더라고.[하하하] 응, 엄마 김치가 맛있다고. 그래 15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51 가지고 우리 작은 애, 우리 작은 애 같은 애는 오면은, 걔는 뭐 온~~ 사방에 제일 맛있는 거는 다 먹고 다니는 애거든. 근데, 김치만 먹어요. 맛있다고. 그래서, 김치 참 좋아해요. 나만큼 좋아하는 사람은 [웃음].[박 희, 여, 79세] 여기서 언급되는 50살이라는 연령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보자. 김장은 시 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가 드러나는 가정권력의 장이다. 며느리와 시어머니 의 위상이 엄연히 다름을 인식하게 해주는 행사이다. 며느리는 시댁의 법도 를 따라야 하고, 시어머니 김치맛으로 대변되는 시집의 김치맛을 배우고 익 혀야 한다. 그런데 입맛은 쉽게 바뀌지 않는, 개인의 취향 중에서 가장 원초 적인 것으로 몸에 새겨진 기억들이다. 그것은 의지와 노력을 통해 일시적으 로 억압되거나 은폐될 수는 있어도,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특정한 상황에서 는 자신도 모르게 울타리를 넘고 은폐된 목소리를 발화하게 된다 살이 되면서 자기 김치를 담고 싶어 하는 며느리와 그것을 이해하는 시어머니의 인 식근거는 자신도 50살에 자기 김치를 담았다는 사실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며느리의 제안을 받아들여 각자가 지향하는 김치맛인, 친정어머니 김치맛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다. 그 결과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각자가 원 하는 맛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실현할 수 있어서 좋은, 그리고 아들의 인정을 받고 자신의 맛에 대한 자부심을 재확인함으로써 만족스러운 시어머니의 입 장을 위의 서사는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양쪽 모두가 만족한 결과에 이르렀 다는 사실이 흥미로운데, 그동안 며느리의 입맛과 시어머니의 입맛이 혼합되 10_ 윤기, 김치와 우메보시, 예지, 2001, 62쪽 참조. 저자의 어머니는 한국인과 결혼하여 50년간 을 한국에서 치마저고리를 입고 한국말을 하며 고아들의 어머니로 사는 동안 한국인이 되어 있었 지만, 병으로 쓰러져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아들에게 한 말은 일본말로 우메보시가 먹고 싶 다. 였다고 한다. 그는 재일 동포 한국인 노인들이 자신의 어머니처럼 일본 땅에 묻히려고 할 때 한국말로 김치가 먹고 싶다. 라고 꺼질 듯한 목소리로 호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미어 진다고 고백한다.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51

152 면서 점차 변화되어간 김치맛은 양측에 모두 불만족스러웠다는 사실이 주목 된다. 맛을 기억하고, 회복하려는 의지를 자각하여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또 다른 관점에서 자기자신을 회복해가는 과정이다. 잊혀지고 은폐된 맛에 대한 기억을 회복하는 것은 맛의 식민지였던 개인이 탈식민지하는 사건이다. 그것은 개인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기자신을 회복하려는 의지를 실현 할 만한 일정한 힘을 가졌을 때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50대는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 지점이다. 자기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일정부분 갖춰질 수 있 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각자 맛있다고 기억하는 김치맛의 원형은 어머니 김 치맛이다. 어머니 김치맛을 못 잊고 그 맛을 재현하고자 하는 딸의 의지와 그 실현의 과정을 통해 맛의 전승과 계승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치맛은 딸이 이어가는 맛이다 김치맛과 한국인의 일상 : 계절 이미지 김치맛의 원체험은 김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가장 맛있는 김 치의 원형질은 겨울철 땅에 묻어둔 김장독에서 갓 꺼낸 잘 익은 김치맛이다. (4-16) 우리 어렸을 때 정릉집 살면서 김장독 묻어놓고 엄마가 인제 밥 먹을 때면 김 치 갖고 오라고 그러는데. 우리 엄마가 여성, 여성 해방 운동 그런 생각이 좀 있으셔서 아들들더러, 여자들은 찰 때 밖에 나가면 안 된다고 저녁 때, 아들들더러 김치 떠오라고. 그럼 아들들이 고무장갑 끼고 김치 갖고 왔는데. 한번은 내가 나갔더니 위에는 막 얼었 어요. 배추 덮어놓은 게 얼어서 그거 이렇게 얼음 위에 있는 거 들치고 갖고 와서 막 먹 는 고 시원한 맛. 그거는 정말 요새 단 거하고 다르게 시원하면서 달콤한 것. 그리고 그 렇게 맵지도 않게 옛날은 굉장히 맛있게 담으셨던 거 같애요. 정말 말했듯이 물 좋고 그 래서 그랬는지.[최 숙, 여, 67세] 15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53 (4-17) 어렸을 때는 김치맛을 느끼고 지금까지도 그거랑 기억이 나는 거는 김장김치 해가지고 한겨울 중에 김장이 잘 익어가지고 가장 맛있는 때에 그 김치는 정말 아주 시 원한 거의 정말 밥에다 물 말아가지고 그 김치 하나만 가지고도 먹어도 밥 먹을 수 있 는 그런 종류의 김치. 그런 거가 인제 생각이 나고. 그 김치는 근데 그런 김치는 어디서 도 못 먹어요. 이젠 지금은 막 먹을 수가 없대 그런 김치는. (그때 그 맛을 기억을 해서 표 현해본다면?) 그 맛은 시원하면서 단맛하고 시원한 맛. 그리고 굉장히 영어 표현이 그 냥 곧바로 생각나는데 그냥 프레시(fresh)한 맛이에요. 프레시하다. 탁 하는 느낌. 신선한 맛. (그렇구나. 그러면 인제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그게 그때 여러 김장 들 담근, 땅속에다 보통 옛날엔 묻었잖아요. 거기서 나온 맛이, 이제는 흉내내기가 어려 운 맛이 아니지 않나 싶고. 배추도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싶어요.[김 숙, 여, 62세] 김치맛은 계절별로 다른 맛을 낸다. 계절에 따라 김치 재료가 달라지기 때문 이다. 다음의 서사는 그러한 계절김치의 다양한 국면을 재미있게 서술한다. (4-18) 김치맛이 각 계절마다 다른데, 요즘은 아, 저같은 경우에는 열뭅니다 열무. 열 무해서 고게 인제 어느 정도 딱 삭아가지고, 삭아서 된장하고 풋고추 넣어서 된장 지져 서 그거를 밥을 비벼먹는 그 맛이 아주 일품이죠, 그것은 인제 표현을 한다면, 고향맛, 정겨움. 음, 그렇게 저는 느낄 수 있고. 그리고 인제 겨울같은 경우에는 배추김치도 있 지마는, 백김치 있잖아요. 백김치, 아주 맛깔스럽게 잘 익어서 깔끔하면서도 각종 과일 이 담아있는 그 백김치가 익으면, 그 겨울의 아주 독특한 맛을 느낄 수가 있거든요. 물론 인자 배추김치, 그 젓갈 넣고 하는 그런 것도 굉장히 맛있지마는 그거는 두말할 것도 없 지마는, 독특하게 이야기를 한다면 겨울에라도 그 백김치가 그 진미, 아주 그냥 그 맛을 딱 한다면 좀 신사적인 거, 좀 고~급스럽다 이렇게 느낄 수가 있고요. 그 다음 깍두기죠, 깍두기는 여름에서부터 시작해서 가을부터 겨울 이렇게 먹는데, 집에서 갈비탕을 해먹 거나 곰탕, 우족 같은 거 했을 때 그 깍두기 먹는 맛이 그런 것이 일품이죠. 그런 거 먹을 때 막걸리하고 같이 먹으면 텁텁한 우정 이런 것을 느낄 수가 있고, 여러 가지 김치가 많 죠, 많는데, 제 같은 경우는 그런 정도고.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53

154 갓김치는 저쪽에 돌산 갓김치가 참 맛있는데 저는 익은 것도 좋지만 갓김치 그 먹은 기억이, 인제 선원에서 소풍을 가잖아요. 우리가 찰밥을 시켜요, 찰밥을 시키면 박스 안 에서 찰밥을 딱 싸고 딴 거 안하고 김 하고 인자 갓김치, 갓김치가 생 건데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콕 찌르는 거 같지만 아주 맛있어요. 젓갈 느끼는 맛. 그렇고. (그 맛 은 어떻게 표현?) 젓갈 그 맛은 그냥 소풍가는 거니까, 그냥 즐겁다 맛있다 이런 거고. 그 러고 부추김치가, 겨울에도 아 여름에 부추김치가 있는데,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부추 김치하면 항상 부추김치가 생각나는데, 인자 학교를 초등학교 2학년 때 수정국민학교 에 다니는데, 우리는 형제간이 많으니까 엄마가 학교를 가든지 말든지 챙겨가 가요. 우 리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데 저는 제꺼 딱 챙겨서 가는데, 내하고 친한 아이는 엄마가 없는지, 할머니하고. 꼭 데릴려 가면 할머니가 밥 말아가지고 정구지 인자 얹어서 먹고 가라고 그렇게 애걸복걸을 하는데 그게 굉장히 맛이 있어 보이는데 왜 안먹는지 모르겠 어. 그래서 그 정구지를 생각하고 항상 내가 담으면 그 맛이 안나더라고, 항상 그런 기억 이 있어요, 어릴 적에 그 사랑 받는 거 부러운 거 같은, 그런 그거, 아무 것도 아닌데, 그 런 게 있고. 그러고 겨울 되면 아부지가 좋아하시는 파김치 있어요. 파, 겨울에 해가지고 젓갈에 다가 집에서 담는 젓갈에다가 해가지고, 맛 딱 들면 우리 아버지는 팔방미인이시거든, 그거만 딱 드시는, 그러면 아부지 생각이 나는, 그런 정도. (파김치 맛은?) 아부지의 그 불호령, 그 뭐냐, 좀 매콤하면서도 좀 엄한, 그런 기억이 납니다. (구체적이면서 좋은 표 현 굉장히 인상적이고요. 그러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배추김치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글쎄, 저같은 경우는, 저같은 경우는 김치를 참 좋아하는데, 일반적으로 그냥 배추김치하면 우리나라 대표적인 거, 이거는 빠지면 안되는 거, 그죠오? 어, 대한민국, 우리나라, 뭐 이런 기분이 들죠. 들고, 인자 그것도 인자 지방마다 인자 맛도 좀 다르고, 들어가는 게 다르니까, 다르고 그런데, 경상도는 사실은 그 안에 거를 많이 넣지를 않잖 아요, 안 넣는데 그 대신에 젓갈을 많이 쓰죠, 서울로 시집을 오니까 서울 김치를 담는 거를 보니까 안에 넣는게 많더라고요. 지금은 습관이 되어서 안에 넣어서 담는데, 김장 해서 포기로 처음에는 제가 배우기로는 이웃사람들이 그냥 찢어서 김장 담고 나면 한보 시씩 죽 이웃을 나눠먹는데, 저는 그게 보기가 싫어 차라리 1/4 쪽을 주더라도 그냥 그 렇게 딱 주거든요. 그런 김장, 겨울 정서, 어, 겨울정서, 그러니까, 좀 구체적이면 겨울 정 15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55 서하면 우리나라 독특하게 하는 게 많죠, 첫째 김장이잖아요. 이웃, 정겨움, 음 그런 거. 그담에 메주도 쑤고 그러죠. 그런 거, 그거는 우리나라만이 가질 수 있는, 가지고 있는 정서, 아름다운 정서를 표현할 수 있다, 그런 거 같아요. 허허허.[김 운, 여, 69세] 그런데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그 계절맛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도 없 지 않다. 김치냉장고에 대한 우리의 양가감정은 다음과 같이 토로된다. (4-19) 그냥 감정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사실은 계절 과일하고도 비슷한 느낌인데, 사 실은 필요한 것은 뭐든지 그때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있어야 될 필요는 없을 거 같애요. 그니까 1월에 먹는 김치의 맛이 있고 2월 말에 먹는 김치의 맛이 있고, 그리고 먹고 싶 어도 못 먹는 김치의 맛이 있고 봄에 아니면 여름 김치의 맛이 다 따로 있어서 여름 김 치 먹으면서 김장김치 먹고 싶잖아요. 근데 그거를 없앤 거 같애요. [박 희 : 다양한 김 치맛이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오면서 없어졌어요. 없어졌어요. 이게 자연히 옛날에 없 을 때에는 자연히 그 계절과 온도 변화에 따라서 맛이 다양했던 거 같애. 근데 그게 언젠 가 나는 느끼지 못하게 아쉬웠는데 그게 지금 말씀하시니까 김치냉장고 같애. 다양성이 떨어졌어요. 떨어졌어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건.] 사실 그게 잘 하려고 그렇게 만든 건 데. (그렇죠. 좋은 점도 있는데 인제 우리한테는.) [웃음] 아쉬운 점도 있는 거죠. (계절마 다 다른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날씨의 변화에 따른 김치맛의 변화. 그게 없어진 거예요. (자연스러움이 없어졌죠. 자연스러움이.) [박 희 : 아. 맛의 다양성도 없어진 거 같애. 맛 의 다양성. 저는 그렇게 좀 생각해요.] [김 빈, 여, 49세; 박 희, 남, 60세] 계절맛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우리의 일상이 제때 제철 재료로 김치를 담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가 못하다. 식습관의 변화는 우리에게서 그렇게 해야 할 당위나 필요성도 함께 가져가버린 것 같다. 시원한 물김치를 대체할 만한 채소들이 철을 가리지 않고 공급되는 현재 상황에서, 제철 김치맛을 기억하 는 사람일지라도 그것을 때마다 누리는 것은 호사가 되어버렸다. 삶의 여건 과 가치관, 생활방식의 변화로 식문화 패턴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55

156 5. 김치맛과 문화표상 : 한국인, 한국문화, 문화적 정체성 5.1. 김치 : 한국인 식탁의 규범 음식 김치가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라는 사실은 김치의 문화적 위상이 음식문화의 규범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 인에게는 일상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되고 체득되어진 것이다. (5-1) 딴 건 다 몰라도 김치만큼은 없어서 안 되죠. 절대로 안 되죠. (그러면 김치를 아 주 좋아하시는 편이시겠네요?) 좋아한다기 보담도 상에는 일단 김치가 올라야 되지. 아 니 교수님은 김치 안 드세요? (저 좋아하죠. 저도 좋아하지만 말씀하시는 분이 각각이 어떻게 느끼는가를 제가 알고 싶어가지고.) 다 그럴 거예요. 제 마음 같을 거예요 아마. 한국사람이라면은. [중략] 아 진짜 맛있죠. 정말 진짜. 어 어. 맛있는 맛. 아무리 좋은 고기를 갖다놓고 아무리 좋은 진수성찬을 갖다놔도 잘 익은 김치 딱 썰어서 먹을 때는 비교할 수가 없죠. [중략] 김치 없이는 못 살죠 우리 한국사람은.[박 이, 여, 73세] 몸에 배인 음식문화의 규범, 그것을 가늠하는 기준이 김치라는 사실은 김 치가 한국인의 음식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말해준다. 이러한 관점은 다음 의 서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5-2) 그리고 어머니도 과거에 잘 살았던 집이고, 아버지 쪽도 과거에 궁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님이나 할머니가 살았었을 적에는 굉장히 특이한 김치를 많이 담았어요. 그래갖고 뭐 조선간장으로만 온갖 견과류니, 뭐 전복이니 이렇게 넣어서 장김치라는 것 도 담고, 보쌈김치, 무슨 김치 해갖고 그리고 생태도 또 사다가 그것만 해가지고 굉장히 여러 가지 김치를 담았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거를 많이 먹었던 거 같애요. 옛날에는 김 치 냉장고가 없었잖아요. 그래 갖고, 김치를 옛날에는 날이 더워가지고 쉬면 몇 독씩 해 서 버리기도 하고, 너무 쉬어갖고. 옛날에는 이백포기도 하고, 요즘에는 한 이십포기나 15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57 하나 그러는 것 같아요. 그러고 나는 요즘 김치라는 게, 아유 요새 느낀 게, 굴레인 것 같 아요. 왜냐하면 내가 지금 김치를 담아먹을 상황은 아닌데, 주위에 어머니를 모시고 있 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더더욱이나 굉장히 어머님이 잔치 때나 추석 때나 설 때 되면 굉장히 쓸쓸해 하세요. 그러기 때문에 일부러 음식을 더 많이 하고, 김장 때도 이제 김 장을 안해도 되지만 김장을 일부러 이것저것 해갖고, 우선 시작에, 제일 처음에 총각김 치 담고, 그 다음에 배추김치 담고, 또 동치미 담고 그것을 한꺼번에 다하지 않고 다 담 는데, 꼭 그렇게 하는데, 꼭 그렇게 내가 하는 이유가 어머니가 그날은 너무 좋아하시고 일하는 사람 불러서 하면 사람 사는 거 같다고, 그렇게 김장을 벌려놓고 하면은 사람 사 는 거 같다고, 그래서 일부러 더 인제 하면서 속으로는 휴~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 고 저 노인네가 저렇게 기뻐하시니까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러면서 요즘은 너무 많이 하니까 우리 일하는 아줌마도 싸주고, 그러면서 이게 하나의 굴레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걸 꼭 해야만 하는 굴레. 갑자기 요즘 어머니가 안계시잖아요. 몇 개월 어머니가 안 계시잖아요. 그 습관이 들어서, 봄 되면 열무 담아야 되고, 오이 담아야 하 고 오이 그 짠지, 소박이도 해야 되고, 그 해에는 고걸 꼭 담갔는데, 하는 수 없이 나 혼자 라도 그걸 담아서 새로 담은 김치가 두통인가 세통인가 있어서 또 아줌마 싸주고. (모르 는 사이에 습관이 되었구나) 습관이 되어서 아 이게 부추가 나오면 부추를 담아야 되고 열무하고 얼갈이가 나오게 되면 열무하고 얼갈이를 담아야 되고 유월말이나 칠월초에 는 오이 짠지 그거를 담아야 되고, 그러면서 이게 하나의 내가 굴렌가, 습관인가. 속박인 가.[조 미, 여, 56세] 독신인 제보자는 특별히 김치를 많이 담가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 에 있다. 그러나 번성한 집안에서 절기에 맞춰 풍성한 살림을 살았던 80대의 노모가 세시의례 날만 되면 현재의 고적함을 유독 쓸쓸해하시므로, 절기 때 마다 음식도 더 많이 하고 김장도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한 행사의 일 환이 되고 있음을 토로한다. 인터뷰 시기가 마침 해외 거주하는 아들집을 방 문하러 어머니가 장기 출타한 때였으므로 일상의 습관을 되돌아보는 계기와 함께 이런 자문이 제기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혼자 지내면서도 때가 되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57

158 면 제철재료를 이용하여 김치를 담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자신도 모르 게 몸에 배인 굴레가 아닌가 자문하는, 착잡함, 양가감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치와 김치맛은 존재자체만으로 채워지는 정서적 포만을 보여준다. 음식 이면서도 음식 이상으로서의 위상을 갖는다. 김치의 정서적 충족 기능은 다 양한 방식으로 드러난다. (5-3) 제가 호주에 혼자 살 때 해먹어요. 우리 음식이 귀찮으니까 서구음식을 먹는 거 야. 그런데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 거야. 정신적으로. 응. 배는 안 고파. 근데 허기져 있 어. 정신적인 포만감이 없어. 그런데 그때 뭐 한국식당 가가지고 김치찌개 시켜가지고 막 먹고 나면 배 불르고 만족감이 있어. 그게 굉장히 큰 거에요. 그니까 스테이크 먹었을 때 어 잘 먹었다 나는 그런 이야기 잘 안 해. 그런데 한국의 뭐 김치찌개나 무슨 막 이런 탕 이런 거 먹으면 어 잘먹었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 어 잘 먹었다는 하는 게 대개 김 치찌개 된장찌개 이런 거야. 그게 이 서구 음식은 영양적으로 아무리 배가 불러도 만족 감을 주는 데 한계가 있어.[박 희, 남, 60세] 김치를 비롯한 한국음식을 먹지 않으면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지는, 정신 적인 포만이 없는 상태에 대해 구술한다. 김치는 어느 지역에 거주할 지라도 한국인의 식탁에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음식문화의 규범이자 표준이 되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정신적 정서적 충족감은 먹는 것으로만 채워 지는 것은 아니다. 아래의 서사는 김치가 없어도 살 수 있고, 김치의 맛을 좋 아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냉장고에는 김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각인되어 있는 사례이다. (5-4) 일단 배추를 보면 사게 돼요. 배추를 보면은 사게 되고요. 왜냐면 오랜만에 보 는 배추니까. 그게 보통 토요일 날 일어나는 일이에요. 왜냐하면 저는 월요일하고 금요 일까진 실험실에 있고 밤에 늦게 퇴근하니까 슈퍼마켓에 갈 수가 없어요. 보통 토요일 15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59 에 장을 보는데, 배추가 있으면은 한 통이나 두 통을 사와요. 그러고 나서는 후회를 하 죠. 그거를 이제 소금을 담가놓고 이러고 나서는 후회를 했어요. 늘. 담궈야 하니까. 그 러고 나서 무슨 반드시 해야되는 의무인마냥 그걸 담갔어요. (맛을 기억하면, 첫 번째 담 가먹었을 때의 김치맛은 어떻게 기억되나요?) 아 김치가 되네? 이런 거.[웃음] 김치맛이 나네? 이런 거. [중략] 제가 막 좋아하지는 않는 맛이에요, 김치가. 왜냐하면 특히, 특히 유럽에서는, 어~ 유난히 더 냄새가 많이 나고요. 어~ 근데, 글쎄~, 가끔은 김치를 먹어주어야 생존할 것 같은 느낌. 그게 막 큰 기쁨이라기보다는 그냥, 거, 가끔 먹어줘 야 뭔가 살 것 같은, 그니까 산다는 그런, 약간 그런 게 있어. 최소한의 내가 최소한의, 거기서 뭔가 소시지를 먹고 이러잖아요. 근데 이거 한쪽은 먹어야 내가 생존은 하지 않 을까? 하는, 여하튼 그런 것들이. 그래서 내가 배추를 보면 김치를 담아야지 하고 사다 놓고는. 그 소금을 절여놓고는, 피곤한데 그게 인제 금방 안되니까 오후쯤에 소금을 넣 고, 밤에 잠을 못자는 거에요. [중략] 나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 내 스스로 생존에 대 한 책임감 뭐 이런 거. [청중1 : 먹고 싶다든가 뭐 땡긴다 그런 느낌이 없단 말이야?] 네. [청중1 : 이상한 동물이야. 하하하] [중략] 요즘도 밥이 없으면 안 먹어요. 밥 안 먹구 특히 밥 안 먹구 며칠이든 아무렇지도, 불편하지 않아요. [중략] 근데 저한테 김치 를 담는다는 것은 저의 냉장고에 김치를 있게끔 하는 그게 더 중요하지 않은가? 하하하. [김 빈, 여, 49세] 김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슈퍼마켓에서 배추를 보면 그때마다 샀고, 그 것을 가지고 돌아오면 김치 담는 공정의 예사롭지 않음에 항상 후회를 하면서 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의무처럼 김치를 담았으며, 잘 먹지는 않았지만 냉 장고에 항시 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 롭다. 일반적으로, 김치가 식품이기 때문에 김치의 존재이유는 먹는 것에서 부터 찾게 된다. 그런데 위의 제보자에게는 김치라는 식품이 먹는 행위를 통 한 신체감각적 차원보다는 김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심리적, 정서 적 차원의 충족감이 보다 우선시되는 가치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것의 이유 를 묻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의 생존에 대한 책임감 으로 설명하지만, 김치의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59

160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시지로 대표되는 독일식 식생활에서 비롯되는 정서적 결핍감의 해소가 충분히 이루어졌을 것임은 짐작할 수가 있다 김장 : 음식문화 규범이 실현되는 장 김장은 오랫동안 한국인들이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전국민적인 의례였다. 김장은 기나긴 한반도의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반드 시 섭취해야할 필수적인 영양소를 마련하는 행사였다. 11 밥과 함께 겨우내 파 먹을 반양식을 준비하는 날이므로 그날의 집안 풍경에는 일상과는 다른 특별 한 분위기가 지배한다. 수북하니 쌓여있는 배추더미, 양념과 함께 버무릴 다 양한 재료들, 함께 하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 일가친척이나 이웃사람들.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북작거리는 집안 분위기, 배추를 절이고 씻고 버무려 담는 동안, 마당에서는 그것을 담을 독을 묻으려고 땅을 파는 집안 남 자들. 집안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부산하고 수런거리는 왁자지끌한 소리, 냄새, 그리고 그날의 특별한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과 소리와 냄새, 그런 것 들로 가득찬 특별한 시간들. 의무와 노동으로 하여 즐겁지 만은 않았을 어른 들과 달리, 일상과 다른 일들이 벌어지는 김장날 집안 풍경은 어린아이들에 게는 잔치날처럼 즐거운 기억이다 김장날 1 : 즐거운 잔치날의 추억 어린, 젊은, 아직 김장에서 특정한 소임을 맡지 않는, 의무와 책임으로부 11_ 김장 관련 사례들은 선행연구자들에 의해 자세하게 다루어진 바 있다. 주영하, 김치, 한국인의 먹거리-김치의 문화인류학, 도서출판공간, 1994; 박채린, [한국 김장문화의 역사, 의미, 전개양 상], 김치학 총서1.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세계김치연구소 편, 2013 외. 16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61 터 비켜나 있는 사람들에게 김장날의 풍경은 마치 잔치처럼 넉넉하고 들뜬 기 억들과 함께 재구된다. (5-5) 저만 김치를 안 좋아하는데. 근데 말씀하시니까 인제 생각이 났어요. 뭐냐면 김 치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하고 살았기 때문에 저도 어릴 때 김장했던 그런 게 생각이 나요. 그때는 한 삼백 포기씩 그렇게 했던 거 같애요, 저 어릴 때는. 그서 막 가족들이 와서 같 이 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게 없어졌네요. (그럼 그때 먹었던 음식 중에 김장하는 날 특별하게 먹었던 김치가 있어요?) 네. 있어요. 김장하는 날 집에 가면 그날 담근 안 익은 배추로 찌개를 끓였는데 그다지 맛있다는 생각은 안 했거든요. 그냥 생배추 막 이런 김 치에요. 근데 그건 진짜 그야말로 추억의 맛인 거 같애요. 익지도 않았는데 배추쌈하고 그 안 익은 김치 끓여서, 끓인 그런 찌개가 있었어요. 그 냄새가 기억이 나요. 된장을 풀 어가지고 그 배추 안에, 파랗지 않은 거 하얀 거. 그걸 넣어가지고 싹 담백하게 끓인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렇게 이런 국처럼 먹고. 그리고 우리는 돼지수육. 수육을 해서 보쌈 하고 같이 먹고. 그리고 김장 전에 인천에도 갔던 거 같애요. 젓갈 사러. [박 희 : 나도 따라 많이 다녔어요. 인천까지.] (몇 살 때 기억이에요?) [박 희 : 저는요. 초등학교 한 3 학년까지. 기차 타고. 인천에 소래까지 가서 뭐 새우젓, 굴 뭘 이런 걸.] 네모난 깡통 같은 것에 든 새우젓. 어우, 그런 얘기하니까 기분이 좋네요.[일동 웃음] [박 희 : 큰 행사였 잖아. 잔치고.] 네. 꽃밭에 있는 이제 일년초들 다 베고 삼촌들은 가서 막 파고 김치통 준 비하느라. 좋았네요. 그때 생각해보니까. (그럼 그때 그 김장날 먹었던 김치맛, 국물 찌 개맛. 그 맛은 어떻게 지금 표현할 수 있을까?) 기억이에요. 맛 자체로는 절대적으로 맛 있는 맛은 아니에요. 익은 김치가 아니니까 약간 텁텁하면서. (텁텁한 맛인데. 근데 지금 그것을 갓 떠오르면 추억의 맛이다?) 네. 추억이고.[김 빈, 여, 49세; 박 희, 남, 60세] 위의 사례는 김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대화를 진행하는 도중에 김치와 관련된 특별한 체험들을 기억하고 재구해가면서 자기내부에 자리하는 정서의 본질을 더듬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장의례의 서막은 젓갈을 비롯 한 양념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어머니를 따라 기차를 타고 인천이나 소래 등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61

162 지에 젓갈을 사러갔던 기억은 어린아이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기 차 타는 일도 그러하거니와 김장철 어시장 체험은 이어지는 김장날의 풍경들 과 연결되면서 김장축제라는 탈일상적 공간으로의 진입을 강화해주는 이미지 가 되었을 것이다. 거기에 꽃밭에 있는 일년초들 다 베고 삼촌들은 가서 막 파고 같은 표현은 김장날의 풍경을 그림처럼 그려지게 한다. 잊어버리고 있 던 유년의 기억들은 이야기를 통해 아득한 시간 저편을 가로질러, 지금 여기 에서 재현되고 있다. 그 시절의 이야기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기억 속에서 불려나온 그날의 기억들은 좋았던 시절의 정취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5-6) 저희집 같은 경우는 좀 김장을 많이 하는 집이라 가지고. (많이 할 때는 몇 포기 정도 하셨나요?) 삼사백 포기 정도 한 것 같애요. 근데 지금도 한 이백 포기 정도 하는 거 같애요. (그럼 형제들이 얼마나 되세요?) 3남 2녀에요. (그러니까 모두 다 어머니 김치를 다 먹는 거죠?) 그죠. 여동생들도. 여동생들도 다 모여요 지금. (그럼 그날은 다들 시간 되는 사람은 모여서 같이 하겠네요 지금도?) 근데 뭐 실질적인 일은 옛날부터 동네 아주 머니들이, 도와주던 아주머니들이 다 하는 거고 그냥 며느리들은 가가지고 그냥 먹고만 오는 거죠. 먹고 자기 필요한 거 들고 오는 거죠. [웃음] 마지막 단계. (아직도 김장독을 따로 보관하거나 이렇게 땅에 묻으세요?) 좀 묻기도 하고 그 다음에 냉장고에 요즘. 김 치냉장고를 대부분 쓰니까. 김치냉장고를 몇 대씩 놓으니까.[오 택, 남, 54세] 위의 인용문은 현재까지도 시골 본가에서 어머니 주관아래 전통적인 김장 문화 관습을 유지하고 있는 집안 출신의 남성 제보자가 설명하는 김장날 풍경 이다. 성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인 설명적 진술방식으로 김장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아래의 인용문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5-7) 어렸을 때 엄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이모, 우린 열두 식구가 애들 다섯 하고 너무 너무 너무 행복하게 자랐거든요. 참 즐겁게. 그래서 그것이 제게는 어떤 패밀 16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63 리의 가족의 이미지로 남아 있어서. 근데 그때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시고 나서는 할아 버지 할머니가 집에다 배추랑 그걸 심으셔서 김치를 담갔는데 그때 열두 식구나 되니까 앞에 현관에 배추를 이백 오십 포기 쌓아 놓고 무를 몇 백 개 쌓아놓으면 거의 현관이 꽉 찼었어요. 그래서 사람 몇 분 오셔가지고 며칠 동안 하죠. 하루는 절이고 하루는 씻어서 그거 또 속 하고 해서 며칠 동안 하고 땅에 다 심잖아요. 삼촌들이 땅을 파서 항아리 넣 고 김치를 넣어놓으면 엄마는 며칠 아프셨어요 꼭. 그런데 그 장독대가 우리집 장독대 가 정말 그 이상적인 장독대. 항상 닦으고 해 나면 또 장 해 들게 다 열어놓고. 밖에서 비 오면 막 뛰어 들어오셔서 닫구요. 저는 참 전형적인 한국식 그런 집에서 자란 것 같애요. 할아버지 할머니도 오셔서. 그땐 김치도 여러 가지였죠. 석박지, 뭐 제일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했던 게 외할머니 가 담가주신 보쌈김치 있죠? 그걸 보쌈김치라고 그래요? 이렇게 해가지고 싸서 속에다 뭐든지 다 쓸어서 넣고 밤도 넣고 대추, 잣, 그러고 돼지고기. 그러면 돼지고기가 익어가 지고 나중에는 거의 삭아요. 그게 진짜 맛있어. 그거는 정말 지금도 너무 맛있어서 그리 워지구요. 고게 어떻게 그렇게 맛있는지. 그리고 인제 우리는 엄마가 생선들을 툭툭 토 박 치셔서, 인천서 살아서 그랬는지 신선한 생선을 툭툭 쳐서 막 넣고 버무려 놓으시면 그 생선이 또 그렇게 맛있게 익어요. 김장 김치에. 삭으면. 너무 맛있게 삭아서. 그런 거 는 근데 요새는 어디서도 못 먹어본 것 같애요. 우리 엄마가 김치 솜씨가 진짜 좋으셨거 든요. 시원하면서도 안 익어도 맛있고 익어도 참 맛있어서 우리 엄마 김치가 참 좋았는 데. 그 맛은 지금 어디서도 못 보죠. 엄마도 나중에 나이 드셔서는 종갓집 김치 사드시더 라고. 혼자 계시고. 일하는 여자랑 같이 계실 때는.[최 숙, 여, 67세] 그 행복한 집과 가족 이미지의 중심에는 김장날의 풍경이 일정하게 자리하 고 있다. 그것은 기억 속에서 완벽하게 존재하는 유토피아이다. 풍성한 음 식, 가족들의 협업, 함께 하는 즐거움. 그런데 그 완벽한 추억 속의 유토피아 는 지금 여기의 현실에선 사라진 신기루이다. 지금은 그 맛을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다. 김장을 주관하시던 어머니는 이제 나이 드셔서 종가집 김치를 사 서 드신다. 어린 시절의 김장날의 풍경과 그날 담궜던 그 다양하고도 풍성한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63

164 김치종류와 맛깔스런 맛에 대한 기억들은 지금 여기의 종갓집 김치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추억 속의 김장날과 대비되는 음식문화의 현주소는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삭막해진 오늘 우리의 음식문화의 단면을 대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장날은 아직도 재밌고 즐거운 잔치날이다. 20대 젊 은이의 김장날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5-8) 아, 맛보다는 추억 같은 거. 저희는 거의 할머니 집에서 김장을 다 담궈서, 김장 철 되면 다 할머니 댁으로 가거든요. (할머니댁이 어디지?) 고창. 친할머니댁에. 그때 인 제 가족들 다 모여서 진짜 막, 뭐라고 하지? 엄청 큰 창고에 막 수백 포기 막 있고, 가족 들 다 먹고 할려고, 할아버지가 막 거의 100포기씩 사놓으시거든요. 그리고 엄청난, 그, 뭐라고 해야 하지? 큰 양동이 그런데다 양념 다 만들어놓으시고, 그래서 약간 잔치 분위 기 같은. 그리고 끝나면 할머니가 보쌈 수육 해주셔서 그거랑 이제 방금 만든 김치랑 먹 고 하면, 그런 분위기가 대개 재밌어서 해마다 따라가고 그랬어요. (어릴 때?) 아니 지금 도. (지금도?) 네. (나도 그럼 지금도 고창에 가는 거야?) 네, 네. (김장하는 날?) 네. (그럼 부모님은 어디에 계시고?) 부모님은 지금 군산에 계신데 (그럼 그날은 가족이 다 모이는 잔치날이네?) 네. 고모도 다 내려오세요. (전 가족이 다 모이는 잔치날인가? 그럼 일년에 가장 큰 행사 중의 하나?) 네, 저희끼리 그냥 즐기는 시간 되면 오고 안 되시는 분은 못 오기도 하시고. (가능하면 오셔?) 네네.[오 지, 여, 25세] 김장날 2 : 가정정치 권력의 장 김장은 김치맛의 근원이자 출발이다. 일정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는 어린 시절 김장날의 한 장면들이 대체로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집살이 하는 며느리들에게 김장날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시집살이 며 느리의 입장에서 구술하는 김장날 경험담을 들어보기로 하자. 16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65 (5-9) 저의 어머니는요, 다른 집하고 다르게 김치를 좀 많이 담았어요, 제가 시집살이 할 때, 120포기 정도 기본이에요. (식구가 몇인데요?) 식구가 제일 많은 때는 13명이에 요. 그런데 처음에 한 여섯 사람, 이렇게 있을 때에도 백 포기 이하로는 거의 담지를 않 았어요. 어른들은요, 김치를 한번 항아리에서 한번이라도 냈다 하면은 상에 한번 올라 갔다 하면 그 김치는 어른들은 절대 안 잡수셨어요. 그거는 우리가 먹든지 김치찌개를 하든지, 그렇기 때문에 김치의 양이 한없이 들어가거든요. 김치종류도 그러고, 제일 좀 제가 눈물겨웠던 김치가 뭐였냐 하면은, 우리 시어머니가 큰 옛날 어른들, 아주 큰 항 아리에 고추잎하고, 고추 아주 잔잔한 고추 삭혀놓은 거 한 항아리가 있었어요 그걸 우 리 시어머니는 부엌 안에서 일을 하시면서 저보고는 바깥에서 주택이니까 날보고는 바 깥에서 그 항아리를 씻어오게 했어요. 24살 밖에 안 되는 어린 나이니까 그 항아리를 내 혼자 씻는 것이 너무 힘들어가지고 손이 이제 동상에 걸려버렸어요. 그랬는데 동상이 걸렸는데, 그게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죠, 근데 그 김치를 담았더니 무말랭이하고 같이 담아요 그거를, 근데 너무 맛있는 거에요. 그때 내가 제일 부러웠던 거는 어머 나는 언 제 시어머니가 한번 되어볼까. 나도 부엌 안에서 일하고 싶다. [일동 웃음] 그런데 내가 시어머니가 되고나니까 그거하고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 있어. 여전히 나는 김치를 담아야 되고 며느리한테 주는 시어머니지, 아직까지 여전히 며느리한테 얻어먹어보지 를 못했어요.[크게 웃음] (시집살이와 김치와 시어머니와 이런 것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나요?) 근데 정말 시집살이 할 때 너무 힘들고, 김치 담는 것도, 우리 어머니가 일을 좀 아침에 시작해서 초저녁에 끝을 내어주면 좋겠는데, 애기 젖도 먹이고 너무 피곤한데, 저같은 경우는 120포기나 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려요. 그런데 우리 어머니는 낮까지 는 당신 볼 일 다 보시고 저녁에 오셔서 뭐뭐 해놔라 이러고 가셨다가, 저녁에 오셔서 담 기를 하셔요. 씻는 것 이런 거는 일하는 사람하고 제 몫입니다. 그러니까. (그럼 언제 시 어머니가 ) 그러면 어머니가 그것을 담으시면 맛은 정말 있었어요. 제가 시집가서 야, 어머니 김치를 이렇게 맛있게 담으시는구나. 근데 다행스럽게 우리 며누리가 제 김치 를 너무 맛있게 먹어요. [중략] 근데 우리 어머니가 그렇게 나에게 슬픔을 많이 주었 던게 나를 인간으로 만들어주고, 부처님을 바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지금은요, 어 머니가 돌아가신지 6년 됐어요. 근데 어머니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웃음].[최 희, 여, 67세]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65

166 (5-10) 아이가 더 어릴 때는 시어른들이 애를 보셔야 되니까 아기 이쁜 모습을 보셔야 하니까 걔를 업고 제가 가는 거죠. 사실은 제가 애를 업고 애 7개월 때부터 제가 코스웍 시작, 박사 1학기 시작을 했거든요. 그때 모든 일이 다 일어나고, 그때 제일 심하게 혼날 때가 김장 못 왔다 였거든요. 근데 저희 집 김장하는 거랑은 사뭇 다르게 온갖 젓갈들이 다 나오고. 젓갈 냄새 등천하는 거 아시잖아요? 어떤 때는 뒤에다가 젓갈을 달여서 넣은 적도 있고 (그렇게 달이면 맛이 좀 맑아지거든. 아무튼 맛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셨네?) 어머님 혼자서 안하시고 자매끼리 모여서 하셨어요. 뒷집 이모님 하고 (그럼 김선생은 시어머님의 자매라는 시댁 군단에 지금 들어가는 거네. 굉장히 조심스러운 자리였네?) 아 그럼요. 뒷집 이모님 사셨고, 같이 계시는 이모님 계셨거든요. [중략] 같이 이제 맞추어 돌아가는, 김치랑 김치가 김장이 일이니까요. 큰일이니까. 네. 대개 큰일이니까 거의 뭐 150포기 뭐 이렇게 하셔서 이모님들이 다 모이시는 거 좋아하셔갖고 거의 가족 잔치처럼 하셨는데 그 잔치에서 저는 뭔가 모르게 늘 애를 업고 뛰어다녀야 했던 그런 기 억이 있어가지고 (지금처럼 여유롭지가 않지. 지금은 약간 느긋할 수도 있는데) 네, 그러 믄요, 시집 가자마자 애가 생겨가지고, 하하하 [중략] (권력관계, 가정정치의 핵심이 다. 그런 얘기를 설문에서 했는데 그렇게 표현한 이유는?) 가정정치, 김장이요? 가족모임 으로 가장 명분이 서는 거, 그러니까 아버님도 찬성하시고 김장인데 와야지, 뭐 이런 식 으로, 제사와 더불어. 뭐, 그런, 그, 안 오면 큰일이 나고, 그것 때문에 뭔가 일이 또 그 다 음 이야기가 있고, 그런 게 인제 생기는 거죠. 사실은 늘 먹는 거 하느라 그런 건데 김장이 다 이러면 늘 이런 경험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그러니까요. [중략] 그러니까 저에게 는 음식하는 자리가 아니고 너무 어려운 자린 거에요.[김 미, 여, 44세] 어린아이들은 김장을 즐거운 잔치로 기억한다. 며느리에게는 어려운 시집 살이와 함께 기억되기도 하고, 어른들에게는 의무와 함께 겨울양식을 장만했 다는 뿌듯함까지, 아무튼 이런저런 것들과 함께 버무려져 땅속에 묻힌 채 익 어가는 김치처럼, 김장날은 일상을 깨뜨리며 왁자지껄 다가와 이런 저런 인 상들과 버무려져 우리 기억 속에 묻힌 채 추억으로 익어갔던 것 같다. 각자 위치에 따라 제각기 다른 의무를 행하면서. 해마다 반복되면서 모르는 사이 16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67 우리 자신의 일부가 되고, 마땅히 그렇게 해야만 하는 하나의 의무로서까지 자리잡게 된 김장은 한국인의 김치체험의 모태이다. 생활상의 필요 때문에 해마다 시행되고 그 경험이 내면화되면서 한국 음식문화의 규범으로 자리하 게 된다. 다음의 인용문은 김장이 음식문화의 규범으로서 자리하는 양상을 설명하고 있다. (5-11) 근데 집에서 우리가 어렸을 때는 김장김치가 있었기 때문에, 김장김치는 굉장 히 사치품이었어요. 사실은 그래서, 굉장히 많이 만들지. 그리고 우리 어머니가 백김치, 뭐 배추김치, 포기김치 그때 우리 어렸을 때는 집에 음식사치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김장김치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요. 김장김치를 할 때 저기 속에 명태를 넣기도 하고 조 기를 넣기도 하고 소고기를 넣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굉장히 김장에 대한 사치가 심했 던 것 같애. 그런데 이제 어느 시점부터 우리나라는 김장을 하지 않는 나라가 되잖아. 그 리고 우리집에서도 아예 김장도 안하고 우리 어머니는 어떤 집에서 대놓고 김치를 사먹 어요. 근데 우리는 어머니 김치인 줄 알고 막 집에 가서 먹어요. 그러면 어머니는 나 이 제 김치 안한다. 내꺼 아니다 그러는데[웃음] 이게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음식이 굉장 히 많지 않았을 때, 김장김치는 어떤 집에서 음식사치를 표식하는 어떤 상징이지 않았 나 이런 생각도 좀 합니다. (경제적 지표도 돼. 김장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집도 있었으 니까 ) 사실은 그때는 뭐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하는 거, 사실 그게 굉장히 번잡 한 일이잖아요. 그게 사실, (겨울의 반양식이라고도 했는데 ) 사실은 제주도는 그렇게 반양식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었어요. 아주 어렸을 때였던 거 같은데, 11월 한 20일이나 전후가 되면은 집에 외할머니가 와가지고 이제 굉장한 다라이에 이제 파라든가 여러 가 지 해서 이렇게 해 넣던 그런 기억이 있는데 (몇 포기, 백포기쯤?) 그 정도는 아니에요. 3-40포기 정도. (따뜻하니까)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김치를 많이 먹는 집이 아니에요. 기 본적으로. 우리 아버지도 굉장히 김치를 안 좋아하고, 밑반찬을 많이 안 먹는 집이기 때 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치는 항상 그런 방식으로 집이나 한국인들한테 어떤 의미를 갖는다는 거지. 그리고 그것이 내 개인 때문이 아니고 사회자체가 김장이라든가 김치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67

168 에 대한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리츄얼처럼) 하는 거죠. 거의 모든, 김장철이라는 것은 거의 모든 집이 그것을 하는 것이 규범이죠. 하지 않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에 안하는 거야. 근데 규범이라는 것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철에, 그래 서 엄청나게 김장 배추가 생산이 되고, 양념이 생산이 되고, 그것을 사용해주어야 되는 거야. 어떤 면에서는. 그것을 겨냥해서 생산해내기 때문에. (어떤, 자기를 드러내는 방 식 ) (청중 : 안정된 가정생활 ) 그렇죠. 어떤 사람들이 동원되어 같이하는가 하는 것 도 중요한 거고.[김 실, 여, 59세] 5.3. 김치맛 : 문화표상 문화정체성 음식을 먹는 것은 그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함께 경험하는 사건이 다. 음식의 재료와 만드는 솜씨가 결합되어 구현된 맛뿐만 아니라 해당 음식 과 관련된 제반 상황들-함께 했던 사람들, 사건, 장소 등의 요소들이 빚어내 는 특정한 정황들도 경험적 지식으로 저장되므로 우리가 인지하는 음식의 맛 은 미각뿐만 아니라 음식과 관련된 문화적 맥락이나 특정 순간의 정황들과 함 께 기억된다. 음식을 먹고 맛을 느끼는 행위는 개개인의 고유한 경험이자 해 당음식을 즐겨먹는 집단의 문화적 특성을 일정하게 보여주게 된다. 일상적으로 먹던 음식들은 공기와 같아서 평소에는 그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상-익숙한 음식문화권-을 벗어나 탈일상-다 른 음식문화권-공간에서 장기간 거주하게 되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현상들이 자각되는 예사롭지 않은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이른바 금단증상에 해당되 는, 결핍의 상황과 그로 인한 갈증이 야기된다. 김치처럼 한국인 식탁의 중 심부에 항상 자리하고 있었던 규범식품의 경우, 그 결핍의 상황은 의식적 차 원에서는 물론 무의식적인 갈증을 유발한다. 그것은 미각적 갈증이면서 심층 적으로 낯선 환경에서의 스트레스와 긴장, 낯설음 등에 관한 정서적 표현이 기도 하다. 16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69 익숙한 것과 단절되는 것은 정서적 단절을 가져온다. 낯선 환경에서 낯선 음식을 먹고 낯선 언어를 말하는 그런 환경에 처하면 자연스럽게 익숙한 것들 에 대한 기대와 갈망을 갖게 된다. 그것이 심화되어 나타나는 갈증은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건강상의 문제도 있겠고, 정서적인 문제도 있겠다. 특정 음식은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도 중요시되지만, 그 못지않게 심리적 정서 적 측면의 효용성 때문에 중시되기도 한다. 이른바 소울푸드라고 하는 음식 들은 다양한 영양소들을 갖추고 있으면서 그 음식과 관련된 경험에서 비롯된 기억들이 동시에 중시되는 경우들이다. 김치의 영양학적 우수성은 많은 연구 자들에 의해 지적된 바 있다. 김치는 특유의 시원하고 개운함 맛 때문에 그 자체로도 애호되지만 다른 음식과의 관계 속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한국인들을 김치를 떠올린다. 라면을 먹을 때 김치가 생각나고, 해외에서 낯선 음식을 체험할 때 김치에 대한 갈망이 증폭되는 경 우가 그러하다. 느끼한 것을 먹을 때 맛을 잡아주고 개운하게 해주거나, 음 식들의 어울림을 좋게 해주는 김치의 효용성은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 했을 것이다. 김치를 좋아하고 늘 가까이해야 하는 사람들은 외국에 거주할지라도 여러 방식으로 김치와의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므로 결핍과 관련한 특별한 경험들이 부각되지 않는다. 다음의 서사는 유학시절에 김치를 자주 담가 먹 고 김장까지 했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에 있을 때보다 김치를 더 많이 먹었다 는 사례이다. (5-12) 저희는 김치를 와이프가 해먹었기 때문에. 저희는 김장을 담그고 김치를 이렇 게 조금 해가지고 자주 담가 먹었기 때문에 별로 이렇게 김치에 대해서. (갈증은 안 느꼈 겠네요.) 김치를 지나치게 오히려 더 많이 먹었을 수는 있죠. 왜냐면 반찬이 다양하지 않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69

170 았기 때문에. 유학 갔을 때는 몇 가지 이렇게 하고 김치가 항상 들어가고. 김치찌개를 이 렇게 간편하게 해서 먹고 이렇게 했기 때문에 김치는 뭐 상당히 여기 있을 때보다 오히 려 더 많이 먹었을 수도 있죠. 김치 굉장히 많이 먹었었어요. (김치 또는 김치맛과 관련 된 특별한 기억 없으세요?) 김장 담갔던 기억. 제가 직접 담가서 와이프가 시켜가지고 이제 마늘을 간다든지, 마늘을 다지는 기계 같은 거. 그 다음에 또 이제 김장 담글 때 소 금에다 이게 뭐죠? (절이는 거.) 소금에다 절인 다음에 놔둔 다음에 그걸 씻잖아요. 씻어 가지고 그렇게 하는 거. 그런 것도 제가 다 하고. 옆에서 도와주고.[백 걸, 남, 47세] 몸이 기억하는 모국어 문제는 평소 김치에 대한 특별한 의식이 없었던 사람들의 경우이다. 김치 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외국에서의 장기거주 경험담에서 그들이 발견하게 된 김치의 의미에 대해 들어보기로 하자. 일상성의 탈일상화 상태에서 자각한 김치맛 결핍과 갈증의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5-13) 저는 희안한게요. 한국에 있을 때는 김치 잘 안먹었어요. 근데 독일에 가니까 독일에 가니까 며칠 지나니까 김치가 너무 땡기는 거에요. (며칠 만에?) 며칠이 지나니 까. 독일 음식이 지루하잖아요. 며칠 지나니까 너무 김치 이 시큼한 맛이 너무 땡기는데, 김치를 담자니 시간이 너무 걸리고, 맛있게 못 담그니까, 저는 정말 돈을 아껴가지고 다 른 거 안 사먹고, 겨울에 김장 포기김치가 너무 먹고 싶은 거에요. 근데 제가 포기김치는 담지를 잘못해가지고 그 어렵잖아요. 포기김치는 양념도 해야 되고. 선생님이 말씀하셨 던 것처럼 한국식품점에서 통으로 넣어서 팔아요. 근데 그게 학생이 사먹기에는 좀 비 싸거든요. 근데도 그거를 그 돈을 거금을 주고, [중략] 근데 그거 다 먹었어요. 진짜 당길 때가 있어요. 특히 겨울에 포기김치 먹고 싶을, 너무 땅길 때가 있어요. 겨울에, 그 래가지고 그게 30유로였나? 조그만한 통, 30유로, 30유로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은 [청중1: 어휴 대개 비싸네] 비쌌죠, 근데 [청중2: 오만 원이네] 한 오만 원 정도 되죠. 그러니까 비싼 거죠. 그래서 그 대신 다른 거 하나도 안사고[웃음] 김치만 사가지고 밥만 해가지고 밥솥에다가 밥만 하고 [청중1 : 찌게도 하고] 아니 아무것도 필요 없어. 밥솥에 17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71 다가 밥만 하고. [중략] 그거를 고거 한통 사면 한 일주일 먹었어. 다른 거 다 필요 없 고 고거만 계속. 저녁에 갔다 와서. [중략] 진짜 몸 속에서 너무 너무 땅길 때가 있었 어요. 그 김치를 지금 먹으라고 하면 안 먹을 거에요. 근데 그때는 진짜 진짜 [천 순, 여, 47세] (5-14) 지금까진, 유학가기 전에는 김치맛을 별로 의식을 못했었어요. 그냥 늘 일상 적으로 먹는 거니까, 저는 뭐 특별하다 생각은 못했었고요. 또 독일 가서 공부를 하는 중 에도, 사람들이 아침은 서양식으로 먹고 점심은 학교식당에서 먹고 저녁은 한식으로 먹 어야 된다, 뭐 먹는다 그래서 아 그러려니 하고 처음에는 그랬는데, 나중에는 시간도 없 고, 그러다보니까 한국음식을 아예 안 먹었어요, 저는. 학교식당에서 두 끼를 다 해결을 하고, 아침은 그냥, 그 집에서 보내준 미숫가루 이런 거 같은 거 먹고, 커피 마시고 그랬 거든요. 그러고 김치를 별로 의식을 못했어요. 그러다가도 인제 가끔 김치를 담그죠. 담 그긴 했어요. 담궈 본 적도 있어요. 많이. 그런데 김치는 어떻게 아무렇게나 담궈 놓아 도 시간이 지나면 너무 맛있는 거에요. 그러고 인제 저는 김치맛을 오히려 독일에 가서 알았던 것 같애요. 그래도 또 바쁘니까 잘 안 담궈요, 안 담그고 거기 있는 거 먹고 살다 가. 제가 굉장히 친한 언니가 다른 도시에 주부로 와서 있었어요. 그니까 남편이 주재원 으로 오시고, 그 언니집에 이제 방학이 되어서 놀러를 갔는데 김치가 너무 맛있는 거에 요. 제가 원래 새벽에 잘 자요, 자다가 말고 새벽에 일어나서 김치가 먹고 싶어서 그냥 그 김치를 먹었던 거에요. 그랬더니 언니가 놀래더라고요. 잊고 있었고, 별로 유학을 가 기 전까지는 의식을 못했었는데, 오히려 독일에 가서 김치맛을 알았고, 그러고 인제 바 쁘니까 저는 그립지도 않아요. 그냥 안먹게 되거든요. 안먹어도 상관이 없어요. 그냥 거 기 음식도 잘 먹으니까, 살도 찌고. 그랬는데 한번 맛이 들리면 마치 그거에 중독증세가 있는 것처럼 굉장히 많이 먹더라고요. [중략] 집에 온 것 같은 느낌. 그 언니야가 거 의 인제 가족과 같은 언니이기도 했는데, 집에 온 것도 같고, 뭔가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 한, 뭔가 긴장감도 확 풀어지는 듯한, 그러면서 인제 사이다 같은, 청량제 같은 느낌, 그 런 맛이었어요. [중략] 시원~했었어요, 굉장히 맛있었어요. [중략] 날마다 올라 오는 반복되는 밑반찬의 하나였지, 이게 이렇게 나한테 새롭게 다가오리라는 거는 몰랐 는데, 오히려 독일 가서, 바깥에 있으면서 김치맛을 알았던 거 같아요.[김 수, 여, 49세]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71

172 자신도 모르게 자각된 김치에 대한 갈증이나 김치맛에 대한 반응은 몸의 기 억이다. 그러므로 김치맛은 몸이 기억하는 맛, 나아가 몸이 기억하는 모국어 이다. 우리가 말을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는 것처럼. 오랜 외국생활로 외국 어를 자유롭게 구사한 사람조차도 어느 단계에서는 모국어만 기억하고 말하 는 것처럼. 탈일상의 상황에서 자각되고 확인된 김치맛이야말로 몸의 모국어 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몸의 언어로 증명하는 김치의 존재감. 그것을 통해 김 치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김치맛을 알게 되는 것이다. 생각 이전에 반응하는 몸의 언어는 어쩌면 스스로 타자화했던 자기자신을 주체로서 자각하게 하는 탈식민의 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탈일상적 상황에서 일상성의 확인 : 몸의 언어로 소통하기 일상은 우리에게 양면성으로 다가온다. 일상은 지루하고 달아나고 싶은 것 이면서 한편으로는 너무나 그립고 회복하고 싶은 것이다. 다음의 서사는 식 탁 위의 음식을 통해 외국생활에서 느끼는 진한 향수를 달래고 결핍감을 해소 하며 지리적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정서적으로 고향을 회복하는, 자기 안 의 한국을 실현하는, 한국음식문화의 규범을 실현함으로써 한국인의 식탁에 있는, 한국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5-15) 그때 김치는 정말로 한국인으로서 정체성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길, 유일한 기회죠 밥 먹는 게. 아침에는 빵 먹고 커피하고, 점심 때는 학교 식당에서 먹고. 그리곤 인제 우리 남편은 워낙 대학교 때부터 서울 와서 유학 생활을 해가지고 하얀 쌀 밥이 소원인 거예요 이 사람은. 지금까지도 하얀 쌀밥. 근데 저는 요샌 잡곡밥 해주니까 일요일이면 하얀 쌀밥을 해주는데. 그래서 저녁때에는 남편 때문에 꼭 하얀 쌀밥을 해 줬구요. 그리고 그때 김치가 저는 별 재료가 없었는데도 참 맛있었던 것 같애요. 그러구 17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73 거기서 그 유학생들이 멸치 이런 걸 사다가 젓을 담가 먹더라구요. 그래서 저한테도 그 런 걸 줘서 진짜로 별 거 없이 소금에 절여서 그냥 마늘하고 젓갈, 그거를 드르륵 갈아 요. 거기다 넣어서 드르륵 갈아서 그냥 버무려서만 놓고 먹는데도 오히려 한국 와서 이 것저것 한 것보다 저는 훨씬 맛있게 먹은 거 같애요. 뭐가 없어서 그랬는 거 같애요. [중략] 진짜 맛이라는 게 그냥 푸근한 거죠. 외국에서 처음으로, 우선 하얀 밥 자체가 한국 거구 학생식당에서는 밥을 그렇게 한국밥을 주는 경우가 없거든요. 걔네 밥은 펄 펄 끓여서 따라가지고 후르륵 따라가지고 버터에 볶고 이러니까 담백하고. 그러구 김치 는 어 글쎄 그 표현을 어떻게 해야 될지. 정말 어떤 때는 시원한 맛. 그래서 정말 고때는 우리들이 한국인이다. 고향생각.[최 숙, 여, 67세] 음식문화를 통한 그러한 정서적 확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실현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국을 가지고 있다는 정서적 충 족감을 가질 수 있었다는 다음의 증언-김치는 한국의 아이템이라는 사실. 그 런데 미국에 대해 감정적인 자기 주장을 하고 싶을 때에는 김치와 한국음식을 먹었다는 대목이 심상치 않다. 김치를 보유하고 눈으로 보고 있는 것만으로 충족되는 감정적 층위가 있고, 김치와 한국음식을 먹어야만 해소되는 층위의 감정적 응어리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김치를 사서 보유하고 있었던 제보자는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 감정적 정서적 결핍에 대비하는 예방주사를 김치를 통 해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 예방주사를 맞아도 병을 앓을 수 있지만 그러나 맞 지 않은 것보다는 가볍게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다고 하는 말을 여기에 적용 시킬 수 있겠다. (5-16) 나도 유학시절에 샌프란시스코 버클리에 버클리에 있었을 때 서라벌이라는 유 명한 한식식당이 있었어요. 그 식당에서 이제 미국 슈퍼마켓이라든가 한국 슈퍼마켓에 서라벌표 김치를 팔았었어요. 큰 유리병으로. 그것이 한 10불정도 했나 아무튼 그랬을 것 같애. 그거를 사오는 거에요. 나는 김치를 아마 일 년에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샀던 거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73

174 같아요. [중략] 근데 일단 그 김치는 맵지가 않고, 물이 많았고, 그리고 캘리포니아 김치가 굉장히 물이 많아, 굉장히 샐러드 같애. 이거를 절이면 굉장히 아삭하게 되는. 사 실은 그때의 김치에 대한 기억이 있는데, 미국애들도 밥하고 먹는 것이 아니고 그냥 서 서 샐러드처럼 먹죠. 김치가 고춧가루가 가미된 샐러드같은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근 데 나는 김치를 사는 이유는 샐러드를 먹거나 김치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한국 의 한국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한국의 아이템의 김치야. 그니까 나는 한국에도 자주 가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냉장고에 김치가 있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내가 한국을 가 지고 있다는 심볼 같은 거 그런 거였어요. 굉장히 김치를 자주 먹거나, 그 김치를 빨리 먹지도 않았어요. 오랫동안 그렇게 하고, 나는 미국에서 스트레스가 쌓인 날, 기분 나 쁜 날 한국식당에 가서 매운 냉면을 먹거나 김치를 먹어요. 항상 그런 식의 그 미국에 대한, 미국에 대한 어떤 내 감정을 주장하고 싶을 때 이제 갖게 되는 어떤 감정적, 감정 적 어떤 보고, 감정적인 어떤 표현의 매개가 김치라든가 한국음식 같은 거였던 거 같애 요.[김 실, 여, 59세] 여기서 김치에 대한 갈망은 탈일상의 상황에서 그것의 충격을 최소화하려 는 몸이 발화하는 모국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김치에 대한 갈증 은 몸이 기억하고 인지하는 김치의 맛이다. 김치의 맛은 김치의 재료들이 발 효를 통해 실현해낸 그 모든 것의 총체이다. 그러므로 맛에 대한 표현에는 미 각적 차원에서부터 신체감각적 차원으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그 모든 감 각기관을 통해 인지되는 김치의 맛은 바로 김치 그 자체에 대한 몸의 기억이 다. 몸이 기억하는 김치의 모든 것, 그것이 김치맛으로 총칭되는 것이다. 그 것은 내면화되면서 정서적 차원으로, 다시 은유화하는 비유적 차원으로 확장 되면서 그 언어적 기능의 외연과 내포를 확대해가고 있다. 다음은 몸의 언어 를 스스로 자각하고 세상을 향해 그 목소리를 낸 행복한 공존의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 17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75 (5-17) 김치맛, 표현이 어렵네. 난 두 달에 한 번씩 간단히 내 방법으로 젓갈 없이 배 추김치, 석박지, 백김치, 그리고 물김치(동치미) 담궈 먹는데 글쎄 외국 생활에서 오는 다양한 갈증을 해소해 주는 맛이라고나 할까? 고국에 대한 갈증, 언어에 대한 갈증, 사 람에 대한 갈증? 내 김치는 우리학교 pot luck파티에서 최고 인기. 특히 우리 러시안 교 수들 너무 좋아하고. 스페인어과, 아랍어과 선생님들은 파티 때마다 주문하면서 집에서 만든 내 김치는 사는 것보다 훨씬 신선하고 향기롭단다. 내 자랑? 지난번에는 김치 만들기로 faculty team building workshop을 했는데, 학장이 짱이라 고 칭찬 받았지. 이만하면 동서양을 아우르는 맛이라고나 할까? 김치는 다른 서양 음식 하고 중동 음식하고도 잘 어울리고 물론 동양 음식은 말 할 것도 없지. 단지 사는 김치는 너무 맛이 강해서 다른 음식을 죽일 수 있지만 [강 희, 여, 60세] 김치맛은 다양한 갈증 고국에 대한, 언어에 대한, 사람에 대한 갈증을 해 소해주는 맛이다. 갈증 해소, 동서양을 아우르는 맛 등의 표현에서 제보자가 처해있는 정서적 정황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 었고 미국사회에서 뚜렷한 입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정서적 기반에 자리하는, 오랜 외국생활에서 비롯된, 갈증 이라는 어휘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그럼 에도 그 다양한 갈증들은 김치라는 해결의 방안을 갖게 된다. 그것은 다시 함 께 근무하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과의 소통과 공감의 매개가 되고, 김치 만들기는 집단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행사의 주제로 실행되면서 찬사를 받는다. 그리하여 김치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맛으로 자리매김된다. 고국, 언 어, 사람에 대한 갈증. 그 다양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맛. 김치맛의 의미기능 은 몸에 기억된 효용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외국 또는 다른 문화권-에 서 더욱 부각된다. 그 갈증을 해소하고 충족시켜주는 김치맛은 우리의 몸이 기억하는 모국어임을 말해주고 있다.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75

176 6. 마무리 : 문화표상으로서의 김치, 김치맛 김치는 한민족의 삶과 함께 하면서 그 독자적 계보를 형성해오는 동안 한국 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한국인이 일생을 함께 하는 맛의 원형으로 자리하게 되 었다. 발효음식인 김치는 재료의 종류, 담는 사람의 손맛, 발효단계에 따른 숙성도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실현하므로 김치맛은 발효음식으로서의 공 통성과 개별적 요인들에 의해 형성된 맛의 다양성을 함께 지닌 한국인의 원초 적인 미각으로 자리하게 된다. 맛 체험에는 감각기관 뿐만 아니라 정서적 요 소들도 일정하게 관여한다. 그렇게 형성된 체험내용은 관련 요소들이 통합된 체험적 문맥을 형성하면서 인지지식으로 저장되므로 맛 표현에는 미각에서부 터 문화문맥적 의미에 이르는 다양한 의미층위를 담아낼 수 있게 된다. 본 연 구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김치맛에 대한 인지지식의 양상을 조사하여 자료 적 토대를 구축하고,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적 국면과 그 문화 적 표상을 밝혀보고자 시도되었다. 본 연구에서 면접 및 설문을 이용하여 조사된 자료들은 두 방향에서 검토되 었다. 첫째, 김치의 맛에 대한 언어적 표현에 주목하여 맛 표현 유형을 분류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제보자의 연령대와 맛 표현 유형 사이에 일정한 연관성 이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신체감각적 유형은 20대에서 가장 높게 나 타났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점차 낮아지다가 60대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70대 이후 다시 높아졌다. 반면, 비유적 유형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 하다가 60대에 정점을 찍은 후 70대 이후 다시 낮아졌다. 그 결과 60대에서 는 각각의 유형이 거의 대등한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김치맛 인지수준이 연 령대가 높을수록 다양해지고 깊어지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김치라는 음식의 17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77 특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신체감각적 표현 비중 이 높은 반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정서적 표현과 더불어 비유적 표현의 비중 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맛을 인지하는 정도의 깊이와 맛에 대한 인지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생에 대한 체험의 깊이와 성찰의 정도를 일정부분 반영한다는 점에서 삶의 연륜, 김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그것을 인지하는 능력이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보이면서 일정한 의미망을 형성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현상은, 김치 맛의 본질을 알아가는 일이 일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임을 시사하며, 김치 맛 표현과 한국인의 삶이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둘째, 김치와 그 맛에 얽힌 내러티브를 주목하고, 김치맛 을 중심으로 교 직되어 있는 다양한 삶의 표백들을 정서와 정체성, 문화표상으로 범주화하여 가닥지어 보고자 했다. 4장에서는 김치맛과 한국인의 삶의 관계를 정서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았 다. 김치맛 표현에 나타나는 정서적 원형에서 단연 수위를 차지하는 것은 엄 마 김치 로 대표되는 엄마-맛 이다. 엄마맛 은 맛의 원형적 경험이고, 맛의 기준이며, 도달해야 할 맛의 정점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김치맛은 생산주체 인 여성에게 자기표현의 매개물로도 기능하는데, 자신이 추구하는 맛을 찾아 내어 완성시킨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찬은 긍지와 자부심의 원천이며, 그것은 다시 김치맛 진화에 일조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주체로서의 자기 표현이라는 문제는 김치맛 재현과 전승의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시어머니에 게서 며느리에게로 전승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일정한 연령층에 도달한 여성 제보자 상당수는 친정엄마 김치맛을 재현하고 전승하고 있었다. 시집의 맛을 전수받는 동안 내려놓았던, 자신이 기억하는 원형적 맛을 회복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77

178 하고 실현하려는 노력은 자기 자신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입맛은 쉽게 바뀌 지 않는, 개인의 취향 중에서 가장 원초적인 것으로 몸에 새겨진 기억이다. 그것은 의지와 노력을 통해 일시적으로 억압되거나 은폐될 수는 있어도, 스 스로 제어할 수 없는 특정한 상황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울타리를 넘고 은폐된 목소리를 발화하게 된다. 자기 영역을 구축할 만한 여건이 갖춰질 때 맛의 정 체성을 회복하고 실현하면서 전승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5장에서는 김치맛과 문화표상의 관계를 다루었다. 생활상의 필요성 때문 이든, 몸에 배인 습관 때문이든, 정서적 충족 때문이든, 김치는 여전히 한국 인 식탁의 규범으로 자리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그것의 근원은 세시의례처럼 행해진, 음식문화의 규범이 실현되던 김장에서 찾을 수 있다. 김장날은 어 린아이에게는 김장축제로서 탈일상적 공간으로 진입하는 잔치날로 기억되지 만, 시집살이하는 며느리들에겐 가정정치의 핵심에 진입하는 노역의 날로 기 억되고 있었다. 생활상의 필요 때문에 시행되어야 했던 김장은 한국인의 김 치체험 모태이자 음식문화의 규범을 마련하는 계기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문화적 환경 속에서 저절로 익혀진 김치맛은 몸이 기억하는 모국어이다. 모국어의 소중함은 그것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을 때 확인된다. 보통의 한 국인에게는 식탁에 일정기간 이상 김치가 없을 경우 탈일상적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평소 김치에 무관심했던 사람일수록 탈일상적 상황에서 자각된 김치맛 에 대한 갈증을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은 생각 이전에 반응하는 몸 의 언어를 통해 스스로 타자화했던 자신을 주체로서 자각하게 하는 탈식민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맛의 주체성을 회복한 사람은 탈일상의 상황에서 일상 성을 확인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것은 몸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다. 김 치맛은 외국생활에서 오는 다양한 갈등을 해소하는 매체였을 뿐만 아니라 자 신이 담근 김치가 다문화 집단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식품으로 부각 17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79 되었다는 사례(5-17)는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치맛은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실현하는 매개일 뿐 아니라 동서양 을 아우르는 맛으로까지 자리매김되는, 몸의 언어로 소통하기의 바람직한 사 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김치-김치맛 은 한국인-한국문화-문화정체성 과 불가 분의 관계에 있으며 주체로서의 자기인식과도 긴밀한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는 점에서 그 문화표상으로서의 의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김치맛 표현이라는 창구를 통해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또 다른 시야를 마련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평가할 수 있지만, 조사대상의 편향성이나 면 접조사와 설문조사 결과 활용방식 등에서 적지않은 한계도 내포하고 있다. 기 회가 된다면 조사대상을 보다 다양하게 확대하고 자료의 객관성을 담보하여 본 연구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예각화하고 심화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79

180 참고문헌 강윤희, 냄새를 보는 사람들: 커피 향미 감식의 언어적 구성, 오감의 인류 학, 2015년 한국문화인류학회 제 53차 정기학술대회 발표집, 국 립민속박물관 강당, 박채린, 조선시대 김치의 탄생, 민속원, 세계김치 연구소 편, 김치학총서 1.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2013., 김치학총서 3. 김치인문학 :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제3회 김치학 심포지엄 발표집, 국립중앙도서관 국 제회의실, 윤 기, 김치와 우메보시, 예지, 이규태 김만조, 김치견문록, 디자인하우스, 주영하, 김치, 한국인의 먹거리 김치의 문화인류학, 도서출판공간, 1994., 한국사회에서 김장의 문화적 의미, 김치와 김장문화, 유네스 코 무형문화유산 자문기구 국제심포지엄 발표집, 문화재보호재단, 최홍식, 한국인의 생명, 김치, 밀알, 한경구, 어떤 음식은 생각하기에 좋다: 김치와 한국민족성의 정수, 한국문 화인류학 26권, 한국문화인류학회, 한국문화 재보호재단, 김치와 김장문화, 유네스코 무형유산자문기구 국제심 포지엄 자료집, 한복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김치 백가지, 현암사, Carole M. Counihan, (The) anthropology of food and body : gender, meaning, and p, 김정희 역, 음식과 몸의 인류학, 갈무 리,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81 DANJ URAFSKY, The language of food, 김병화 역, 음식의 언어, 어크로스, JOHN S. ALLEN, The Omnivorous mind : our evolving relationship with food, 윤태경 역, 미각의 지배, 미디어윌, LEON RAPPOPORT, How we eat, appetite, culture and the Psychology of food, 김용환 역, 음식의 심리학, 인북스, 김치맛 표현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서 181

182 18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83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일, 주거양식, 테크놀로지와 김치의 상호작용- 함한희 1. 서문 라이프스타일은 생활양식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개념적으로는 약간의 차 이가 있다. 두 개념이 모두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행위, 행위의 지향점, 태도, 인식, 가치 등을 말한다. 그러나 생활양식이라고 할 때는 어떤 사회나 집단에 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생활에 대한 인식이나 생활하는 방식을 말하는 반 면에, 라이프스타일(lifestyle)에서는 개인의 영역도 개념의 구성요소로 포함 시킨다. 그래서 이 글에서도 생활양식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용어를 선 택한 것이다. 여기에서 개인과 집단 또는 사회를 같은 위치에 놓고 개념을 규 정한 이유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도 결국은 집단 또는 사회와 유리되어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경우도 사회과학에 서는 집단이나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개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183

184 성 또는 개체성을 중시하는 차원의 개인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라이프스타일의 개념적 이해에서 또 중요한 점은 유형적 측면과 무형적 측 면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문화의 개념처럼 무형적인 측면이 강조되기 도 하지만, 그 성향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유형적 측면이 동원된다. 예를 들 어 도시와 농촌의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다고 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 는 것은 장소에 따른 경관, 그 경관을 구성하는 생태환경과 문화적 환경이 다. 산, 숲, 공원, 호수, 강, 바다, 논, 밭, 집, 건물 등과 같은 환경을 통해 서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시와 농촌의 문화적 경관은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좋은 기호들 이다. 문화라는 개념보다는 이러한 유형적인 측면과 행위성을 보다 중시한다 는 점에서 라이프스타일은 기호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얻게 된 다. 결국,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기호체계가 변했다 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또 짚고 넘어가야할 개념은 김치문화이다. 더 정확하게는 김치의 문화라 는 뜻이다. 김치와 관련된 생산, 소비체계에서부터 김치를 둘러싼 사회관계, 교환체계, 김치에 대한 인식, 가치 등을 말한다. 이러한 김치의 총체적 실체 를 김치문화라고 할 수 있다. 김치의 원료에 해당되는 배추, 고추, 마늘 등의 원자재 생산까지도 포함되어야 하지만, 본 글에서는 주로 김치를 만드는 일, 소비패턴, 그리고 김치에 대한 인식 등에 한정하여 김치문화를 다룬다. 라이프스타일과 김치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서 두 가지 방법론을 활용 한다. 하나는 통계에 대한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사례를 통한 해석이다. 통 계의 경우는 국가통계자료와 기존 연구자들이 조사한 통계자료를 인용한다. 사례의 수집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김장철인 11월 중에 필자와 대학 18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85 원생들이 조사했던 자료를 이용한다. 김장철이 아닌 평상시 판매하는 김치에 대해서는 슈퍼마켓, 편의점, 시장에서 필자가 직접 관찰한 바와 20대에서부 터 60대까지의 대 중소도시에서 사는 여성 7명을 면담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2. 일, 주거양식 그리고 테크놀로지 김치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서 먼저 라이프스타일 을 기호화해서 볼 수 있는 몇 가지 측면을 상정한다. 위에서도 명시한 바와 같이 라이프스타일은 개인, 집단, 사회에서 보이는 행동, 태도, 인식, 가치 와 그것이 구현되는 방식의 총체적인 것을 말한다. 이러한 특성을 기호화해 서 볼 수 있으면서도 김치문화와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서 일(경제활동/ 직업), 주거양식, 그리고 김치의 조리, 보관 등에 관련한 테크놀로지의 발달 을 선택한다. 산업사회가 되고 도시가 발달하면서, 도시로 인구이동이 시작되었다. 최 근에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에는 전 인구의 91.7%가 살고 있 다. 1 이는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이 압도하고 있음을 의미하기에 본 발표에서 도 도시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주목해 보고자 한다. 도시인들의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첫 번째 양상은 일터와 집의 분리이다. 주거공간과 경제활동을 하는 공간의 분리로 인해서 도시적 라이프스타일은 농촌과는 차별화된다. 주거지와 사무공간, 상업공간 등이 분리되면서 보이는 1_ e-나라지표, 도시인구.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185

186 도시경관이라든지, 일터로 나가는 도시인들의 복장과 행동 그리고 이들의 행 위와 의식을 제어하는 도시의 시간 등은 모두 도시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읽 을 수 있는 기호들이다. 두 번째는 주거양식 또는 집의 구조이다. 한국에서는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으로 구분하는데, 후자는 주로 아파트로 대변된다. 2014년 주택 조사 통계 에 따르면, 아파트,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포함하는 공동주택의 보급률 이 59.2%이다. 2 이는 전국적 통계이기 때문에 도시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그 비율은 월등 높아진다. 특히 신도시는 아파트의 숲으로 덮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주거양식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따라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생활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이웃과의 교류를 극소화시키면서도 반대로 사회로부터 소외, 고립 및 독립되지 않으려는 삶의 방식을 보인다. 세 번째로는 김치를 포함하는 음식에 관련된 기술의 발달이 도시인들의 의 식을 기계화, 숫자화 시켜서, 빠름의 미학(?)을 추구하게 만든다. 김치는 발 효가 생명이며, 건강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도 발효식품이라는 점 때문 이다. 얼마 전까지도 김치가 맵다는 것, 짜다는 것, 냄새가 난다는 것 때문 에 부정적으로 인식되더니 최근에는 건강담론에 힘입어서 건강식으로 자리를 되찾게 된 것은 다행이다. 발효과학이 발달하면서 김치의 맛과 보관의 기술 이 날로 진보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어렵게 생각되었던 김치의 장기간 유 통도 극복되어서 포장김치의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모두 테크놀로지의 발전 덕분이다. 이같은 발전의 이면에는 김치문화가 추구했던 자연스러운 발효, 감각과 감성을 전제로하는 조리법의 퇴화가 도사리고 있었다. 2_ 국가통계포탈 KOSIS,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87 3. 변화된 김치문화 (1) 늘어난 선택 2014년 기준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여성 전체인구(21,718,000명)의 57%인 11,149명이다. 3 전국적인 통계에 따르면, 90% 이상의 여성이 도시에 살며 이들의 반 이 상이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이 예전처럼 김치를 일상 적으로 담그기 어렵다는 것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늘 어날수록 직접 김치를 담글 수 있는 시간이나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편, 외부에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들도 여러 가지 이유로 김치를 집에 서 담그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첫째는 김치 만드는 방법이 어렵고 시간이 많 이 들며, 맛을 내기 힘들다는 점이다 대 여성들은 대체로 이런 반응 이다. 60대 이상 여성들도 유사한 답을 하는데, 약간 차이가 나는 것은 본인 의 솜씨가 떨어졌는지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한다. 둘째는 30 40대 여성들 가운데는 자녀교육, 취미생활, 사회활동 등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아 져서 김치를 직접 담그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소 시간이 경과된 통계자료(2009년과 2010년)이지만,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두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기로 한다. 필자의 면담조사와 유사 한 결과가 나왔는데, 2009년 조사대상자의 76.1%가 김치를 직접 담그고, 26.9%가 친인척으로부터 조달해서 먹으며, 13.1%가 김치를 사먹는다고 한다(김주현 윤혜려 2011: 301). 또 시차를 두고 조사한 자료에서는 김장 을 직접 담그는 비율이 2006년에는 60.9%였고, 2010년도 57.8%로 줄었 3_ e-나라지표, 여성고용동향.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187

188 다 (이용선 박규은 2011: 42~42). 친인척으로부터 김장을 조달하는 비율 이 각각 2006년에는 34.6%, 2010년에는 31.6%였다. 김장은 평상시 김 치보다 사먹는 비율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두 연구가 유사한 결과 를 보여주고 있다. 4 해가 갈수록 상품김치를 구입해서 먹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임은 분 명하다.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의 증가 및 기타 사회활동의 증가와 비례한 다. 5 김치를 담가먹는 일을 포함해서 집안 일 이외에 소비하는 시간이 많아지 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필자의 조사와 기존 연구를 종합 해보면, 여성들의 나이나 계층을 불문하고 김치 조달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넓 어졌음을 알 수 있다. 크게 보면, 김치를 나누어 먹는 것과 구입해서 먹는 것 으로 구별할 수 있고, 각각을 다시 세분해 보면 아래 <그림 1>과 같다. 가까 운 가족-(시)부모나 형제 자매-이나 친인척으로부터 조달하기도 하고, 가 까운 친구나 지인들로부터 가져다 먹는다는 이들도 있다. 김치를 구매하는 경우, 그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 김치 전문가들이 등장해서 이들로부터 구 입하는 일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스스로를 김치 명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전문점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해서 홍보와 판매를 하고 있다. 6 필자의 조사에 의하면, 이들도 처음에는 지인들에게 소규모로 판매하는 형식을 취하 다가 수요가 늘어나자 십여 년 전부터 상품으로 개발하여 김치사업을 확장하 4_ 이윤선 박규은의 연구(2011)에서는 김장을 사먹는 비율을 직접 밝힌 것은 아니다. 다만, 백분율 을 놓고 보았을 때, 직접 담그는 경우와 친지조달을 뺀 나머지가 김치를 사 먹거나 먹지 않는 경우, 또는 답을 하지 않은 경우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 수치가 2006년에는 약 0.5%, 2010년에는 10.6%가 된다. 또 이 연구에서는 김장보다 비김장철 김치를 사 먹는 비율이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윤선 박규은 2011: 43). 5_ 사회활동은 면담 자료에서 나온 바와 같이, 자녀교육, 취미활동, 사회적 교제 등을 들 수 있다. 6_ 필자가 조사한 C시의 경우, 두 김치 전문가는 20~30년 전부터 김치판매를 작은 규모로 해 오다가 10년 전부터 사업을 늘렸다. 이는 김치수요가 그 시점부터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전문가 는 일본수출을 전문으로 하다가, 최근에는 국내 판매도 하고 있다. 18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89 게 되었다고 한다. 명인과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김치는 집에서 직접 담그는 김치와 유사하다는 생각에서 소비자들은 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 들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져서 나오는 김치보다는 명인들의 김치가 정성 이 더 들어가 있으며, 재료의 질도 나을 것이라는 인식 아래서 구입을 한다. <그림 1> 김치수급의 다양한 경로 (2) 차별화된 맛에서 획일화된 맛으로 김치연구자들은 지역에 따라 재료, 조리법, 맛의 차이를 두고 김치를 분류 해 왔다. 전라도 김치, 경상도 김치, 서울 김치, 함경도 김치 등은 각기 독 특한 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른 분류는 그 지역의 생태환경적 조건에다가 오래 전부터 전승해 내려오는 조리법 등이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 다. 그러나 실제로는 집집마다 맛이 다르다는 것이 더 정확한 설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라도 김치라고 해도 실은 집집마다 차별화된 맛과 조리 법을 가지고 있다. 김치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이처럼 다양화된 맛인데, 이는 가족 내의 조리전승법, 여성들의 지식정보 네트워크 등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내 전승은 그 집안에서 독특하게 개발한 조리법을 시어머니와 며 느리로, 또는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가내 전승의 경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189

190 재료의 특징보다는 같은 재료를 가지고 사용하는 방법의 차이에 따라서 독특 한 맛을 낸다. 젓갈의 예를 들면, 지금까지는 종류별 차이를 강조했지만, 실 은 같은 멸치젓을 쓰더라도 젓갈을 달이는 법, 거르는 법 등에서 차이를 보인 다는 점을 중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따라서 김치 재료별 특징에 주목하기 보 다는 실제로는 만드는 방법에서 작은 차이들이 맛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인 다는 점을 중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여성들은 보다 맛있는 김치를 만들 기 위해서 자기를 둘러싼 지식정보 네크워크를 충분히 활용한다. 맛있는 김 치를 먹게 되거나 좋은 조리법을 듣는 즉시 이들은 그 방법을 사용해 보거나 응용을 하면서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옆집 아주머니가 사골 국물을 넣으면 김치 맛이 시원해진다고 해서 넣어봤는데, 뜨거울 때 넣는 것인지, 사골 국물을 식혀서 넣는 것인지를 잘 모르고 했다가, 실패를 본 적이 있어요. 또 사골도 얼마나 진하게 끓이는 것이 좋은 지는 내가 알아서 판단을 해야 하니까 처음에는 말만 듣고 하다가 나중에는 내 식이 되는 거지요. (A씨, 1953년생) 우리 시어머니는 멸치젓을 끓일 때 정성을 다 했었지. 장만들 때처럼 치성을 드리기 도 하고. 근데 우리들은 그냥 하게 되요. 그래도 시어머니가 하던 방식을 따라 하려고는 해요. 고춧가루, 찹쌀, 멸치젓을 넣고 학독에 넣고 갈 때도 그 비율이 잘 맞아야 한 대 요. 절대로 믹서기를 못 쓰게 해요. 맛이 떨어진다고 (B씨, 1929년생) 가내 전승과 여성들의 지식정보 네트워크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를 해야 한 다. 가내 전승은 전통이고 후자는 현대적인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이 두 요소가 같이 작용을 해서 집집마다 차별화된 김치 맛을 가지게 되는 것이 다. A씨는 이웃으로부터 배운 방법과 자신이 어른들로부터 배운 방법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또 자신만의 비법을 개발했다. 사실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지 19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91 금까지 김치를 담글 때 이 두 가지를 모두 적용하면서 자신만의 김치 맛을 내 지 않았나 싶다.(그림 2) 구전과 행위를 통해서만 전승되는 김치조리법이 이제는 공장에서 개발하는 엄정하고 과학적인 지침서로, 조리서로 그리고 인터넷으로 올라오면서 고정 된다. 획일화된 맛을 확산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은 상품화된 김치이다. 공 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과학화된 시스템 아래서 원료가 정확하게 사용되어야 하며, 표준화시킨 조리방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잘 만 들어진 김치는 일정한 맛을 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서 김치 맛은 점차 각양각 색의 맛을 잃어가고 있다. 상업화된 김치가 확산되면서 집집마다 다른 김치 맛을 맛보던 시대는 지났다. <그림 2> 전승과 지식정보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김치의 맛 (3) 노동교환, 공동작업 그리고 선물상품 과거에는 김치를 담그거나 김장을 하면, 품앗이를 하기 때문에 노동력의 교환이 자연스러운 관행이었다. 특히 김장철이면 이웃들끼리 자연스럽게 김 장날짜를 맞추게 된다. 품앗이를 해야하기 때문에 김장하는 날의 순번을 정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191

192 한다. 워낙 김치를 담그는 양이 많아서 이웃의 도움이 없이는 해내기 어려웠 기 때문이었다. 농촌에서는 아직도 김장품앗이가 남아있기는 하다. 예전처럼 많은 이웃이 참가하는 품앗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김장 속을 넣는 날에는 이웃들이 참여한다. 7 김장을 도우러 온 이웃들에게 김치를 답례로 보내는 것 이 일반적인 풍속이다. 불과 몇 포기이지만, 당일 노동에 대한 답례 표시로 볼 수 있다. 또 품앗이를 왔던 사람의 집에서 김장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 집으로 가서 일을 도와야 한다. 다시 그 집에서는 답례로 김치를 보낸다. 이러한 노동과 정( 情 )의 교환은 김장문화의 꽃이었다. 노동력 품앗이를 기본으로 하는 김장 시 교환의례는 이제 도시에서는 찾아 보기 힘들다. 김장을 담그는 양도 크게 줄었고, 이웃과의 관계도 품앗이를 할 만큼 발전하지 못하여서이다. 그러다보니, 도시에서는 새로운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거주지역을 단위로 했던 노동 교환 대신에 가까운 가족, 친 구, 동료 등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김장을 공동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김 장 조직이 생겨나고 있다. 도시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고안된 공동 작업이라고 보여진다. 비용 절감, 믿을 수 있는 김치, 혼자서 담그기 힘 들다는 것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서 공동 김장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년 11월 22~24일 임실 신평면 김 댁 김장의 사례. 이웃 노인들이 고령이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다. 이 날도 이웃에서는 한 분이 참여했다. 19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93 <사진 1> 도시생활 속에서 생긴 새로운 김장조직 C시에서는 2010년부터 6~7명의 친구들이 모여서 김장을 한다. 가족이나 이웃의 범위를 넘어서서 만들어진 공동 김장조직이다. 이같은 합목적성 조직 은 평소 친구이며 지인들이기에 가능하다. 이들은 모든 재료를 생산자로부터 직거래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확보한다. 그리고 경비 는 공동으로 부담한다. 3일 동안 김치를 담그는데, 참석하는 개인들은 똑같 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마지막 날, 김치를 분배하며 뒷풀이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농촌의 품앗이가 줄어든 만큼 이러한 공동 김장 의 형태는 도시인들 사이에서는 늘어날 전망이다. 자매, 친구, 사회적 모임 등을 통해서 여성들이 평소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로 공동 작업팀이 구성되는 일이 일반적이다. 품앗이든, 공동 김장이든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는 일은 쉽지 않다. 현대 도시인들에게는 더욱 김치 담그는 압박이 크게 작용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김치를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풍속이 생겨난 것 같다. 원래 선물은 특별한 것 을 주고받는 것인데, 김치가 선물로 등장한 것은 김치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뜻도 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선물상품으로서의 김치를 주목할 만하다. 과거 에는 김치를 선물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김치야말로 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받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물이 되었고, 이는 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193

194 치문화의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집에서 담근 김치가 선물이 되는 것은 생활의 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현상이다. D씨(여성, 59세)는 김장을 400여 포기를 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 다. 농촌 가까이에 사는 D씨는 서울, 부산 등 도시에 사는 친척들, 지인들, 친구들에게 보낼 김치까지 만들기 때문에 김장의 양이 매우 많다. 김장이 거 의 끝나갈 무렵 D씨는 미리 작성해 둔 리스트와 김치통을 준비하다. 그리고 김치를 다 나누어 담고는, 곧 바로 우체국으로 달려간다. 2013년 김장 때 D 씨가 김치를 선물한 곳은 아래와 같다. 남편의 친구 집 60kg 서울 남편의 지인 30kg, 서울 친정 동생네 30kg, 부천 시아주버니댁 15kg, 포항 친구 집 15포기, 부산 <사진 2> 김치 선물 상자와 받은 선물 19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95 며칠 후 A씨에게 김치를 받은 사람들의 답례가 속속 도착한다. 한의원을 운영하는 남편의 지인은 한방파스와 소화제를 보냈다. 어느 해는 A씨를 위해 서 보약을 지어 보낸 적도 있다. 파스와 소화제는 다시 김장 때 품앗이를 온 이웃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A씨의 동생은 돈을 부쳤고, 포항에 사는 아주 버니는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를 자주 보낸다. 부산에 사는 친구는 귤 1박 스와 케이크를 사가지고 직접 와서 김치를 가지고 갔다. (4) 자연과 인간적 발효기술에서 과학적 발효로 김치는 발효가 생명이며, 김치가 건강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도 발효식 품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 전까지 김치가 맵다는 것, 짜다는 것, 냄새가 난 다는 것을 더 강조하던 분위기는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건강담론에 힘입 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발효과학이 발달하면서 김치의 맛과 보관의 기술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어렵게 생각되었던 장기 간으로 유통할 때 생기는 문제도 이제는 극복되었다. 그래서 포장김치가 발 달하게 되었고, 또 거리에 상관없이 김치가 유통된다. 김치와 관련된 기술발전의 대표는 김치냉장고의 출현이다. 김치 보관을 위 해 혁명적인 발명품이다. 60% 가량이 공동주택에 사는 한국인들은 김치를 담그는 것도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장기간 보관을 하는 것도 문제였다. 특히 김장처럼 겨울을 나기 위해서 담그는 김치의 경우 적절한 발효시기를 맞추는 것이 어려웠다. 아파트는 실내온도가 높아서 바깥에 둘 경우, 일찍 시어버리 고, 또 금방 냉장고에 넣으면, 발효시키는데 문제가 있다. 추운 겨울 땅속에 묻어둔 옹기 항아리 속에서 발효되는 김치 맛을 한국인들은 잊기 어렵다. 김 치냉장고는 이러한 발효방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만들어 낸 기술이라고 알고 있다. 정서적인 목마름을 과학으로 추겨준 좋은 사례이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195

196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 여성들은 봄부터 젓갈을 준비한다. 젓갈은 김치와 함께 한국 발효식품의 대명사이다. 그러나 제대로 묵히고 기다려야 제 맛을 내기 마련인데,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것은 쉽지 않다. 정성을 다해서 만들 어야 제대로 된 맛을 기대할 수 있어서 과거에는 장이나 젓갈을 담글 때 택일 이나 고사를 지내기도 했을 정도다. 최근에는 집집마다 장, 젓갈, 김장을 담 그는 일도 줄었으니, 이러한 풍속도 사라졌다. 발효음식은 묵히고 기다리는 정성어린 음식 임에는 틀림없다. 음식을 만드 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솜씨가 어우러져서 독특한 맛을 내며 건강에도 좋은 발 효음식이다. 이제는 발효를 과학기술에 의존하게 되어 편리함은 얻었으나, 자연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전통발효지식은 잃어가고 있다. (5) 항아리에서 개별 포장으로 김치를 항아리에 담가먹던 시절, 김치의 단위는 포기보다는 항아리 그 자 체였다. 언제부터인가 포기를 세기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배추는 원래 포기로 세기 마련이며 김치를 담글 때나 김 장을 할 때의 단위가 포기이다. 그리고 김치는 조리와 발효의 과정을 거치면 담겨있는 용기와 일체가 되어서 항아리가 단위가 된다. 제 어머니는 항아리를 많이 묻어두고는 늘 겨울나기가 끝났다고 안심을 하곤 하셨지 요. 한 항아리를 열고 다 먹을 때까지 다른 항아리는 건들면 절대로 안되는 법인데, 귀 한 손님이 오면, 먹던 항아리 김치를 가져오지 말고, 새 항아리 김치를 퍼오라고 시키곤 했습니다. 항아리가 단위였던 시절이 이제는 김치냉장고의 플라스틱 통이 단위가 되 19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97 기도 하고, 슈퍼마켓에서 파는 10kg, 20kg 비닐봉지가 단위가 된다. 그런 가하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파는 일인용 포장김치도 하나의 단위가 되 어서 팔린다. 작은 김치포장은 단독세대이거나 도시에서 자취를 하는 학생이 나 직장인들, 등산객들, 여행객들에게는 편리한 상품이다. 김치의 단위가 이 처럼 바뀐 것이 일차적으로는 가족의 거주와 형태가 농촌의 대가족에서 도시 의 소가족으로 바뀐 것을 보여주는 기호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문화와 연결시키면, 항아리 속 김치는 넉넉함과 나눔의 문화를 상징하는 기 호이고, 낱개 포장된 김치는 합리성과 편리함 그리고 계산이 앞선 라이프스 타일의 기호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다. 4. 맺음말 이 글에서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가져온 김치문화를 분석해 보았다. 현 대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기호로 일, 주거양식 그리고 기술혁신을 꼽았 고, 이에 영향을 받고 있는 김치문화의 특징을 사례 연구를 통해서 살펴보고 자 했다. 첫 번째로는 김치와 관련한 행위자들의 선택 폭이 크게 늘었다는 점 을 들었다. 김치 조달 방법에서부터, 김치를 구입하는 동기나 구입처 등이 다양해졌다. 꼭 김치를 담가야 한다는 압력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났고, 상품 김치도 다채로워져서 여성소비자들은 좀 더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해졌다. 두 번째로는 김치의 맛의 획일화를 들었다. 집집마다 달랐던 맛을 잃은 것은 김 치의 전승지식과 여성들의 정보네트워크를 활용한 창의적 맛이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로는 이웃과 공동체 생활에서 필수적이었던 품앗이 노동교 환 구조가 도시생활 속에서 공동 김장팀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선물상품을 교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197

198 환하는 구조로 변화해 가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집에서 담근 김치를 선 물로 주게 되었다는 변화는 김치의 의미구조도 바뀌었다는 뜻이다. 네 번째 로는 전통방식의 발효기술이 이제는 과학적으로 바뀌고 자연에 의존하면서 인간성이 깃든 발효기술을 더 이상 맛볼 수 없게 된 점이다. 다섯 번째로는 규모의 변화에 주목해 보았다. 규모는 단순히 수학적인 개념이기 보다는 인 간 의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기호임을 알아차려서 항아리를 단위로 하는 김치 문화가 넉넉함 속에서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 온 반면에 낱개로 포장된 김치는 경제성과 합리성의 상징임을 지적했다. 이상으로 이 글을 통해서 필자는 현 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김치문화의 변화를 연관지어 보려고 했다. 하지만,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논의의 수준을 넘어서기는 어려웠다는 점을 고백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 짓는다. 19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199 참고문헌 강정원, 근대화와 김장문화의 지속, 김치학총서 1.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 문학적 이해, 세계김치연구소 편, 김광억, 김치와 김장의 인문학: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김치학총서 1.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세계김치연구소 편, 김주현 윤혜려, 내 소비자들의 김치 소비실태 연구, 한국식품영양학회지 25권 제2호, 한국식품영양학회, 박채린, 한국 김장문화의 역사, 의미, 전개양상, 김치학총서 1. 김치와 김 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세계김치연구소 편, 이경진, 일상생활과 의례교환: 김장을 중심으로, 한국구술사학회 발표문, 이용선 박규은, 김치산업의 중장기 발전 전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 보고서, 한경구, 어떤 음식은 생각하기에 좋다: 김치와 한국민족성의 정수, 한국문 화인류학, 26권, 한국문화인류학회, 1994., 김치와 김장의 문화인류학, 김치학총서 1.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 문학적 이해, 세계김치연구소 편, 한은영 계윤희, 김치시장 현황 및 운영전략, 한국유통학회, 한국유통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함한희, 김장, 가족 그리고 전승성, 김치학총서 2. 김치의 인문학적 이 해, 세계김치연구소 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김치문화에 미치는 영향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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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03 근현대 김치 史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김일권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서리나 KIMCHI AUS MITTELEUROPÄISCHER SICHT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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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김일권 1. 서 론 조선시대 후반기는 작물재배의 지식과 보급 이전에 비해 더욱 정돈되고 점 증되어간 시기이자, 현재 우리 음식문화의 가까운 원형이 성립되던 주목되는 시기이다. 임진왜란을 통해 유입된 고추의 보급과 배추 재배의 확대는 주지 하듯 현재 한국 김치의 원형을 이루도록 하였고, 고구마와 감자의 도입 보급 등도 20세기 들어 새로운 음식문화를 생성하도록 하였다. 1 특히 20세기 전후 한말-일제를 거치면서 비약적으로 커지는 인구 증가 현 상은 식료 작물의 다량 생산과 풍부한 식단의 개발을 요청하게 되었다. 개화 시기 조선 정부가 근대 농법을 도입하는 일환으로 1884년에 처음으로 국영 <농무목축시험장>을 설치 운영한 것은 그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른 합당한 정 1_ 이성우, 한국식경대전, 향문사, 1981 ; 차경희, 조선 중기 외래식품의 도입과 그 영향: 薯 類 두 류 채소류를 중심으로,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20권 4호, 2005 ; 박채린, 조선시대 김치의 탄 생,민속원,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03

204 책이라 할 것이다. 2 이렇게 시작된 근대 농법의 도입은 1906년부터는 통감 부가 주도한 <권업모범시험장>으로 계승되었고, 다시 국권을 침탈당한 총독 부 시기에는 <농업시험장>으로 개칭 운영되기에 이르렀다. 이러는 사이에 근 대적 작물재배가 비약적으로 발달하였고, 그에 따른 풍성한 식재가 우리 음 식의 구성을 더욱 다변화시켰다. 일반 가정요리를 다룬 조선요리제법 을 통 해서 보더라도, 1910년대에 김치 종류가 20종이던 것이 1930년대에 무려 50종 가까이 다종 다량으로 증대된 것은 이러한 시대변화가 반영된 흐름이라 할 것이다. 3 이와 같이 본고에서는 근대 농법의 변화가 가져오는 작물재배와 그 확대 상 황을 살펴보면서, 그에 따라 부식재로서 배추, 무우 4 등의 채소작물이 근대 김치문화의 확산에 어떤 기여와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무릇 음식의 발달에는 그 물질적 기반이 되는 식용작물의 재배와 수급 문제 를 함께 고찰하게 되며, 여기에는 인간이 자연환경을 교감하여 관리하고 이 용하는 음식생태학적 관점의 접근이 또한 요청된다. 그중 하나로 생동하는 물산학에 대한 연구이다. 풍부한 물산이야말로 풍부한 음식으로 이어지는 대 전제여서 물산학과 음식학의 상관성은 매우 긴밀하다 할 것이며, 근대시기 가파르게 발달하는 물산-음식학의 상관성 연구를 위해 작물, 기술, 도구, 연 료, 토산 등 세부 키워드에 따른 여러 분야적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2_ 김영진 홍은미, 농무목축시험장( )의 기구변동과 운영, 농업사연구 제5권 2호, 한국 농업사학회, _ 김일권, 나채류의 분류 문제와 김치류 음식의 발달 ( 김치학총서 2. 김치의 인문학적 이해, 세계 김치연구소 편, 2014)에서 전통시대 음식서 및 조리서에 나타난 채소 종류와 음식 목록 변화 문제 를 다루었다. 4_ 현재 맞춤법으로 무 이나, 외자로 적으면 가독성이 떨어지고, 발음이 같은 巫, 無 등과 혼동되는 면 이 있고, 또 나중에 검색에 불편함이 따른다. 이에 본고에서는 이전 맞춤법 표기인 무우 로 적어 쉽 게 읽히도록 한다. 무우로 적고 무로 읽으면 되고, 연용어일 경우는 순무처럼 무로 표기된다. 20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05 2. 최초의 근대식 농무시험장 설치와 채소작물 목록 검토 (1) 한국 최초의 근대적 농사시험장은 1884년 초에 설치된 <농무목축시 험장( 農 務 牧 畜 試 驗 場 )>이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체결 후 미국공사 푸트(Foote, L. H.)가 내한 한 것에 대한 답례로 견미사절단을 파견함에 따라 전권대신 민영익( 閔 泳 翊 ) 등 11명 5 의 보빙사( 報 聘 使 ) 일행이 고종 20 년(1883) 9월에서 10월 사이 40일간 미국을 탐방 시찰하고 돌아왔다. 이 때 9월 19일과 20일 양일간 보스턴시 박람회에 참가하여 각종 농기구를 관 람하였고, 이후 왈콧 모범농장(J.W. Walcott Model Farm)을 시찰하였 다. 이런 견문이 조선농업의 개량을 위한 농업시험장 구상으로 이어진바 되 었으며, 미 농무성으로부터 각종 농작물 종자를 얻고, 또 미 국무성에 농업 기술자의 파견을 요청하였다. 미국에서 안내를 맡았던 해군중위 훠크(G.C. Foulk)는 이 과정의 알선에 도움을 주었고 귀국시 함께 돌아와 미 공사관의 대리공사로서 시험장의 정착에 일정한 역할을 하였다. 귀국 직후 보빙사는 동년 12월 20일 고종에게 시찰 결과를 보고하였고, 고종은 그 중요성을 인정하여 넓은 토지와 재정 지원을 결정하였다. 드디어 이듬해(1884) 초에 보빙사로 견문하였던 최경석( 崔 景 錫,?~1886)을 초대 관리로 하는 <농무목축시험장>(이하 농무시험장으로 약칭)이 동적전( 東 耤 田 ) 인근의 망우리 일대(축산 관련, 후일 東 種 牧 局 )와 남대문 밖(작물 관련, 5_ 보빙사 구성원은 전권대신 민영익( 閔 泳 翊 ), 부대신 홍영식( 洪 英 植 ), 종사관 서광범( 徐 光 範 ), 수원 유길준( 兪 吉 濬 ), 고영철( 高 永 喆 ), 변수( 邊 燧 ), 현흥택( 玄 興 澤 ), 최경석( 崔 景 錫 ) 등과 중국인 오례당 ( 吳 禮 堂 ), 일본인 미야오카( 宮 岡 恒 次 郎 ), 미국인 로웰(Lowell, P.)의 11인이었다. 이들은 7월 26일 인천을 출발, 일본을 거쳐 9월 18일 미대통령 아서(Arthur, C. A.)를 접견하고 10월까지 40일간 각종 시설을 시찰하였다. 홍영식 등은 바로 귀국하였고, 민영익, 서광범, 변수는 유럽을 거쳐 돌아 왔고, 유길준은 미국에 남아 유학하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05

206 南 種 牧 局 )의 두 곳에 분설되었다. 6 이 최초의 근대식 <농무시험장>에는 미국에서 수입한 각종 농작물과 채소, 과수 등이 재래종과 함께 재배되었는데, 그 전체 내역이 1885년 경 최경석 이 작성한 7 서울대 규장각 소장 농무목축시험장소존곡채종( 農 務 牧 畜 試 驗 場 所 存 穀 菜 種 ) (규장각 MF 11507) 문건으로 남아있어 당시 현황을 잘 보여준 다. 8 (그림 1, 2) 이 자료의 작성자인 최경석은 문건 말미에 기록된 바에 따르 면, 직책이 농무목축시험장 관리( 管 理 ) 이고 직급은 훈련원 첨정( 僉 正, 종4 품) 이다. 수록된 수량은 마땅한 한자어가 없이 한글음으로 표기한 가베지, 셸네리 9 등과 미국 가지( 美 茄 子 ), 미국 감자( 美 藷 ), 미국 옥수수( 美 玉 薥 ) 등을 포함하 여, 이상 도합 344종 이라고 말미에 기록하고 있다. 토마토를 영어식 발음 그대로 土 袂 菟 (토몌토)라 음사한 것도 인상적이다.(그림 3) 6_ 김영진ㆍ홍은미, 농무목축시험장( )의 기구변동과 운영, 농업사연구 제5권 2호, 한국 농업사학회, 2006, 73쪽, 83쪽. 7_ 이성우 선생은 한국식경대전 (1981, 193쪽)에서 이 문서를 고종 21년(1884)경의 작성으로 보았고, 김영진 등(2006, 74쪽)은 고종 22년(1885)으로 보았다. 8_ 이 자료는 겉표지 제목을 試 驗 場 各 種 目 錄 이라 하여 목록서로 작성된 것임을 표명하였고, 속표지 제목은 農 務 牧 畜 試 驗 場 所 存 穀 菜 種 이며, 본문은 말 그대로 시험장에서 재배한 각종 곡채종 목록 만을 17쪽에 걸쳐 기록하고 있다. 이 문서에 시험장 관련 사정이나 과정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붙 어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9_ 가베지는 양배추인 캐비지(cabbage), 셸네리는 미나리과의 셀러리(celery)이다. 이성우(1981), 김 영진 외(2006)는 한글로 결 이라 쓴 작물이 kale(양배추류)이 아닐까 하였고, 골라지( 骨 羅 芝 )는 kohlrabi( 球 莖 양배추류), 비두( 肥 肚 )는 beet(사탕무 종류), 탄입후( 綻 入 喉 )는 turnip(순무류)로 해 석하였다. 20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07 <그림 1> 겉표지: 試 驗 場 各 種 目 錄 <그림 2> 농무시험장소존곡채종 본문 1면 <그림 3> 농무시험장소존 곡 목록 예시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07

208 그런데 일련번호를 매겨 검토한 결과 목록 수량이 이보다 적은 244종이 다. 이에 다시 대조하여 보면, 표제로 제시한 목록이 244종이고, 그 하위 종 수까지 포함할 때 344종이었다. 이는 품종과 그 하위의 아종으로 2단계 분 류를 한 것이어서 주목되는 바이다. 가축으로 모저( 牡 猪, 수퇘지) 1수( 首 ), 빈저( 牝 猪, 암퇘지) 6수, 생자( 生 子, 새끼) 56수를 합한 64수를 덧붙이고 있다. 전체 구성은 분류명이 없이 곡채류 50종 목록을 먼저 제시하였고, 나머지 294종은 각곡류( 各 穀 類 ) 107종, 유종류( 油 種 類 ) 7종, 면류( 棉 類 ) 3종, 과 류( 苽 類 ) 4종, 채류( 菜 類 ) 37종 등에서 포경류( 布 顈 類 ), 호류( 瓠 類 )까지 15 류 분류명 아래 열거하였다. 그런데 이 문건의 제목이 곡채종( 穀 菜 種 )이어서 곡채류만 수록한 것 같으나, 과류( 果 類 )와 화류( 花 類 ), 연초류( 烟 草 類 ) 등도 포함되어 있어, 주식과 부식의 식재료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수급상 필요로 하는 우리 농가의 재배작물 범주 일반을 <농무시험장>에서 실험 재배한 것임 을 보여준다. 이중에서 <각곡류>가 107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채류> 37종인 것 은 우리 식단의 주식으로서 곡식과 부식으로서 채소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담 은 바라 하겠다. 이것은 조선 후기에 발달한 전통분류법에서 식용의 중요성 에 따라 곡채나과( 穀 菜 蓏 果 ) 10 로 분류하던 방식이 농무시험장곡채종 목록에 10_ 곡채나과( 穀 菜 蓏 果 ) 분류법은 조선 후기 각종 산림서와 농서 등의 고찰을 통해 재구성한 전통작 물분류법 체계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중심점으로 삼을 때, 일용 식단에서 곡식이 가 장 중요한 작물이고, 그 다음이 채소, 다음이 나실( 蓏 實 ), 다음이 과실( 果 實 )임을 뜻한다. 여기서 나실은 오이, 가지, 호박, 참외, 수박 등과 같이 원형 과일인 목실( 木 實 )이 아니라 타원형 열매인 초실( 草 實 )로서 식용하는 작물 범주를 일컫는다. 흔히 오이, 가지 등의 과류( 瓜 類 )로써 이 부류를 지칭하는데, 우리말 발음이 과( 瓜 )는 과( 果 )와 혼동되어 불편하기도 하고, 오이, 가지, 토마토, 참 외 등 땅 위에서 자라는 초류( 草 類 )의 열매를 식용한다는 측면을 강조하고자 나류( 蓏 類 ) 혹은 나 실( 蓏 實 )이란 용어를 재발굴하여 혼용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필자가 개진한 바 있다. : 김일권, 나채류의 분류 문제와 김치류 음식의 발달 (2014). 이 내용을 네이버캐스트, 실학, 조 20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09 도 계승된 것임을 시사한다. 이상의 농무시험장 곡채종의 전체 구성과 목록은 다음과 같다.(표 1) <표 1> 農 務 牧 畜 試 驗 場 所 存 穀 菜 種 (1885)의 곡채종 목록 내역 작물 분류명 품목 수록 목록 종수 1 無 分 類 50 春 牟, 秋 麥, 靑 小 太 등 50종 50 2 各 穀 類 107 醎 稻, 早 稻 등 107종 油 種 類 7 早 黑 脂 麻 등 7종 7 4 棉 類 3 花 白 木 棉, 花 紅 木 棉, 草 棉 3종 3 5 苽 類 4 南 苽 (16), 黃 苽 (5), 冬 苽 (2), 絲 苽 (1) 4품(24종) 24 6 菜 類 37 白 菜 (18), 生 菜 (5), 蘿 葍 (16), 高 老 投 (8), 芹 菜 (5) 등 37품(99종) 99 7 果 類 6 葡 萄 (2), 丹 杏 (1), 桃 (3), 紫 桃 (1), 櫻 桃 (2), 栗 (1) 6품(10종) 10 8 藥 類 6 香 薷, 紫 蘇, 酸 醬, 龍 鬚 草, 地 膚, 牛 蒡 6종 6 9 香 茶 類 3 荳 蒄 茶, 芸 香, 甘 松 香 3종 3 10 水 果 類 2 蓮, 芡 2종 2 11 根 果 類 7 北 藷, 南 藷, 美 藷, 甘 藷, 兩 種 藷, 土 芋, 落 花 生 (2) 7품(8종) 8 12 花 類 2 月 桂, 別 菊 (3) 2품(4종) 4 13 染 類 4 藍, 靑 黛, 紅 花, 向 日 花 4종 4 14 烟 草 類 2 呂 宋 烟 (2), 烟 草 (7) 2품(9종) 9 15 布 顈 類 2 大 麻, 顈 2종 2 16 瓠 類 2 大 瓠 (3), 葫 蘆 瓠 (3) 2품(6종) 6 합계 선의 르네상스를 열다 시리즈 중 <과실과 나실, 과채류와 나채류의 생태자연학 보고서>(김일권, 2015)로 실었다. 전통시대에는 서명응의 농정본사 에서 잘 보이듯이, 자연계의 식물 전체를 분류하기 위해 곡채 나과초목( 穀 菜 蓏 果 草 木 )이라는 생활위계 분류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마지막의 초목은 곡 채나( 穀 菜 蓏 )를 제외한 초류( 草 類 ) 및 과수( 果 樹 )를 제외한 목류( 木 類 )를 지칭한다. 김일권, 전통 시대 생물분류체계와 관련 문헌자료 고찰, 정신문화연구 38권 1호, 한국학중앙연구원,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09

210 위의 분류명에서 흥미로운 점은 果 類 (과류) 6종 외에 水 果 類 (수과류) 2종 과 根 果 類 (근과류) 7종을 따로 두어 과( 果 )라 이름하고 있지만, 수과류에는 蓮 (연밥)과 芡 (검. 가시연)을 두었고, 근과류에는 北 藷 (북저), 南 藷 (남저), 美 藷 (미국 감자), 甘 藷 (감저), 兩 種 藷 (양종저), 土 芋 (토란), 落 花 生 (땅콩)을 수록하고 있다. 이로 볼 때 근과류란 뿌리열매(혹은 뿌리과일) 작물로 달리 분류한 것이라 주목된다. 지금도 이들은 구근류( 球 根 類 ) 내지 근채류( 根 菜 類 ) 로 혼동되며, 19세기 서유구의 임원경제지 (1827) 만학지( 晩 學 志 ) 는 나류 ( 蓏 類 )로 분류하여, 풀열매[ 草 實 ]란 뜻을 지니는 나실( 蓏 實 ) 관점을 부여하고 있어 참조된다. 11 (2) 다음으로 본고에서 관심을 두는 김치 식재로서의 작물 재배 문제를 보 기 위해 <채류> 37종 내역을 검토하면, 가장 많은 수량으로 배추[ 白 菜 ] 18 종과 무우[ 蘿 葍 ] 16종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18종과 16종은 배추와 무우 에 속하는 하위 품종을 일컫는 다 보이므로 1885년 당시에 이미 상당히 다양 한 품종이 도입 재배되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농무시험장곡채종 목록에 는 그 품종 내역이 제시되지 않아 아쉬움이 큰데, <무분류> 항목에서 가베 지, 大 頭 白 菜, 白 菜 등으로 일부 노출되어 있어 참조된다. 이렇게 김치 발효식품의 주재료 작물로서 배추와 무우가 다량의 품종으로 재배되고 있었다면, 이와 더불어 한국인의 대표적 발효 저장식품으로서 발달 한 된장 식품의 주작물인 콩에 관한 품종은 매우 많다. 콩은 <무분류> 항목에서 靑 小 太 (청소태), 黃 洒 太 (황선태), 矮 太 (왜태), 頂 11_ 김일권, 나채류의 분류 문제와 김치류 음식의 발달, 김치학총서 2. 김치의 인문학적 이해, 세 계김치연구소 편,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11 早 太 (정조태), 長 太 (장태), 紅 東 富 豆 (홍동부두), 黑 豆 (흑두), 白 豆 (백두), 千 子 豆 (천자두)의 9종이 보이고, <각곡류> 항목에는 黑 大 豆 (흑대두), 常 豊 大 豆 (상풍대두), 番 達 大 豆 (번달대두) 이하 阿 竹 大 豆 (아죽대두), 善 肥 大 豆 (선비대 두), 卵 色 大 豆 (난색대두), 江 浪 大 豆 (강랑대두), 紫 扁 豆 (자편두)까지 무려 33 품종이 수록되어 있다.(표 2) 녹두는 1종이나, 팥은 10종 수록하였다. 김치의 재료로 혹은 곁들이로 쓰이는 파는 백총( 白 葱 ), 백장본총( 白 長 本 葱 ), 백영총( 白 英 葱 ), 홍미총( 紅 美 葱 ), 자총( 慈 葱 )의 5종을 수록하였으며, 여기서 영총( 英 葱 ), 미총( 美 葱 )은 수입종이 아닐까 한다. 한편 농무시험장곡채종 목록에는 무슨 작물인지 해석되지 않은 항목이 많 이 보여 앞으로의 심화연구가 요청된다. 예컨대, 高 老 投 (고노투), 四 蒔 薈 (사 시회), 蘿 月 菜 (라월채), 羅 芝 菜 (라지채), 白 糖 菜 (백당채) 등이 무슨 채소작물 인지, 또 옥수수에도 長 玉 薥 (장옥촉), 紅 穗 玉 薥 (홍수옥촉), 斑 玉 薥 (반옥촉), 紫 色 玉 薥 (자색옥촉), 江 浪 斑 玉 薥 (강랑반옥촉), 江 浪 玉 薥 (강락옥촉), 五 月 薥 (오월촉)으로 무려 7품종이 수록되었고, turnip(순무류)의 번역어로 보이는 것에도 白 綻 入 喉 (백탄입후), 白 白 綻 入 喉 (백백탄입후), 紅 綻 入 喉 (홍탄입후)의 3종류가 수록되어 있다.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11

212 <표 2> 농무목축시험장소존곡채종 (1885)의 대두와 소두 목록 < 無 分 類 >의 콩 목록 < 各 穀 類 > 항목의 콩 목록 < 各 穀 類 >의 팥 목록 靑 小 太 (청소태), 黃 洒 太 (황선태), 黑 大 豆 (흑대두), 常 豊 大 豆 (상풍대두), 番 達 大 豆 (번달대두), 錦 小 豆 (금소두), 赤 小 豆 (적소두), 矮 太 (왜태), 黑 八 日 大 豆 (흑팔일대두), 黃 洒 太 (황선태), 龍 眼 赤 小 豆 (용안적소두), 頂 早 太 (정조태), 長 太 (장태), 紅 東 富 豆 (홍동부두), 黑 豆 (흑두), 靑 太 (청태), 靑 小 太 (청소태), 頂 早 太 (정조태), 長 太 (장태), 矮 太 (왜태), 六 月 太 (육월태), 白 豆 (백두), 黑 豆 (흑두), 千 子 豆 (천자두), 靑 解 大 豆 (청해대두), 皆 骨 小 豆 (개골소두), 黑 小 豆 (흑소두), 白 小 豆 (백소두), 可 乃 小 豆 (가내소두), 白 豆 (백두), 棗 色 大 豆 (조색대두), 好 羅 大 豆 (호라대두), 赤 藝 小 豆 (적예소두), 千 子 豆 (천자두) 飯 底 大 豆 (반저대두), 靑 鼠 目 大 豆 (청서목대두), 黃 鼠 目 大 豆 (황서목대두), 白 藝 小 豆 (백예소두), 晩 種 小 豆 (만종소두). 菉 豆 (녹두) 黑 鼠 目 大 豆 (흑서목대두), 晩 種 大 豆 (만종대두), 阿 竹 大 豆 (아죽대두), 善 肥 大 豆 (선비대두), 卵 色 大 豆 (난색대두) 東 富 豆 (동부두), 皆 八 東 富 豆 (개팔동부두), 朱 東 富 豆 (주동부두), 光 丁 豆 (광정두), 江 浪 大 豆 (강랑대두) 白 扁 豆 (백편두), 黑 扁 豆 (흑편두), 紫 扁 豆 (자편두) 9종 33종 11종(녹두 1종 포함) 근대 농법을 도입하여 각종 작물의 재배실험과 품종개량에 나섰던 <농무시 험장>은 초대 관리 최경석이 불과 3년만인 고종 23년(1886) 봄에 병사하면 서 운영이 지체되었고, 동년 8월에는 왕실 직속에서 내무부 농무사( 農 務 司 ) 로 이관하고서 종목국( 種 牧 局 )으로 개칭하였고, 이듬해 24년(1887) 9월에 는 영국인 제프리(R. Jaffray)를 농무사로 고용하여 농업학교 개설 등을 노 력하다가 25년(1888) 7월 그가 10개월 만에 사망하면서 다시 방치되다시피 하였다. 이후 갑오경장(1894.7~1896.2)으로 관제를 개편하면서 고종 32 년(1895) 5월에는 궁내부( 宮 內 府 )로 이관하면서 종목과( 種 牧 課 )로 개칭하였 21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13 고, 39년(1902)에는 가축사육에 관한 전생과( 典 牲 課 )를 증설하여 신촌역 부 근에 개설하였으며, 42년(1905)에는 궁내부 경리원( 經 理 院 ) 소속으로 변경 하는 등 12 고종실록 43년(1906) 5월 31일에 칙령 제25호로 <농사시험장> 관제를 폐지할 때까지 장장 23년간 존속되었다. 그런데 그 긴 시간의 존속과 근대적 농무실험 의욕에 비추어 이 시험장 기 구에 관한 자세한 경과 사정이나 작물 시험 과정 등을 담은 보고서가 하나도 꾸려지지 않고 최경석의 농무시험장곡채종 목록 정도만 전한다는 것은 실학 ( 實 學 )이나 개화( 開 化 )를 관념으로 전개하던 시대의 한계성을 벗어나지 못하 였음을 시사한다. 3. 일제시기 근대 농법의 시험과 권업모범장 농사시험장의 전개 (1) 일제는 러일전쟁(1904.2~1905.9)의 승리를 바탕으로 조선 침략의 야욕을 펼친 을사조약( )을 강요하였고, 그 결과로 설치된 통감부 (1906.2~1910.9)는 기존의 <농무시험장>을 폐지하고 동년 4월에 <권업 모범장관제>를 발표하고, 6월 15일 경기도 수원에 <권업모범장>을 개설하 였다. 이 기관은 일제의 조선 병합 이후 총독부 시기에도 계속 존속하여 활 동하다가, 1929년에는 <농업시험장>으로 개칭하여 확대 개편되었다. 시험 장 체제는 본장( 本 場 )을 경기 수원에 두고, 전국 관할의 3대 지장으로 서선지 장( 西 鮮 支 場 )을 황해도 사리원, 남선지장( 南 鮮 支 場 )을 전북 이리, 북선지장 12_ 김영진 홍은미, 농무목축시험장( )의 기구변동과 운영, 농업사연구 제5권 2호, 한 국농업사학회, 2006, 74~83쪽.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13

214 (北鮮支場)을 함북 갑산에 설치 하였고, 면작(棉作) 등의 특별 지장으로 목포면작지장, 평남 의 용강(龍岡) 면작지장, 평북 의 차련관(車輦館) 잠업출장소, 전북의 김제간척출장소를 두었 다.(1931년 기준, 그림 4)13 조선의 농업 현장을 근대화한 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한편, 조 선을 대륙 침략의 병참기지로 삼 으려던 일제의 이중적 정책에 따 라 <권업모범장>과 후신인 <농 업시험장>은 1906년부터 패망 하는 1945년 8월까지 40년간 존립하면서 각종 농법의 시험 과 더불어 조선 팔도의 농업 실 태를 조사하고 농사 현장 개량 에 집중하였다. 초대 통감 이또 (伊藤博文)가 이 모범장 개장식 <그림 4> 총독부 농사시험장 소재 지도 (1931년) 에 참석할 정도로 조선 농법의 개 량 사업은 일제가 역점을 둔 것이었는데, <권업모범장> 창설 25주년을 맞이 하여 발간한 조선총독부 농사시험장 25주년 기념지 (1931.5, 이하 기념지 13_ 농사시험장기념지 (1931), <연혁> 및 지도 참조. 21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15 로 약칭) 14 상권의 서문에는 이를 두고 새로 부회된 2천만 동포의 복지를 증 진할 방도인 농업의 개량발달을 기대 하고자 본장은 조선 농업의 모범 재배 법과 우량 종자 및 종묘( 種 苗 ), 종축( 種 畜 ), 종금( 種 禽 ), 종란( 種 卵 ), 잠종( 蠶 種 )의 배부 보급, 또는 실제 지도, 기술원 양성, 혹은 실용성 시험조사에 전 력을 경주하여 왔다. 고 자평하고 있다. 이 농사시험장기념지 는 상권에서 논벼( 水 稻 )와 밭작물( 田 作 物 ) 재배를 다 룬 1.종예( 種 藝 )와 과수 및 채소를 다룬 2.원예( 園 藝 )를 수록하였고, 이어서 3.토지개량, 4.농기구, 5.해충, 6.병해, 7.화학, 8.축산편으로 구성하였 다. 하권은 9.잠업과 우량품종 시험에 관한 10.밭작물편을 다루었다. 그러면 이 농사시험장기념지 (1931)의 보고서를 통해 20세기 전반기의 채 소 작물 상황을 주로 김치 음식의 식문화 측면으로 관련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상권 <채소편>은 배추의 재배를 가장 큰 비중으로 다루면서, 조선 재래채 소로 배추류( 菘 類 ), 무우( 蘿 蔔 ), 참외( 甛 瓜 ), 마늘( 葫 ), 생강( 薑 ), 호박( 南 瓜 ), 박( 扁 蒲 )의 7종을 제시하고 설명하였다. 그만큼 당시 조선인의 채소작 물에서 배추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조선 재래채소류의 대부분은 김치의 재료로서 재배되었다(상권 208 쪽)고 조사되었고, 따라서 재래채소는 김치에 적합한 것이 많은 특성을 보이 는 까닭에 그 종류는 극히 소수로 한정된다고 보았다. 무우도 김치용으로 육 질이 단단한 것이 선호되나, 최근 일본식의 조리법과 짠지(단무지)의 보급에 따라 거의 궁중무로 통일되는 경향이라 하였다.(상-203) 배추에 대해서, 고려시대부터 재배되어 왔던 개성배추는 근래 조선왕실 14_ 원자료는 朝 鮮 總 督 府 農 事 試 驗 場 二 拾 五 周 年 記 念 誌 ( 上 卷 下 卷, 朝 鮮 總 督 府 農 事 試 驗 場 編, 1931)가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자료( 朝 )로 열람이 가능하다. 이 번역서가 조선총독 부 농사시험장 25주년기념지 상 하권(농진청 번역, 2008)으로 발간되었다.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15

216 의 김치재료로서 이름이 높은 경성배추와 더불어 조선 채소를 대표하는 주 된 것 (상-196)이라 하였다. 이 개성배추와 경성배추의 2품종이 가장 유명 하고 오랫동안 김치용으로 개량되어 왔으며, 품종특성으로 결구성인 지부( 芝 罘 )배추(산동 원산지)와 달리 포합성( 抱 合 性 ) 배추라 하였다.(상-209) 현재 는 저장용으로 결구성 배추 재배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은 재래종 재배 가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파악하였다. 이 조선의 양대 배추 품종을 대비하면 아래와 같다.(상-209, 219) 개성배추 원산지: 경기도 개성 부근이 원산 내력: 내력은 아주 오래되어 고려조부터 재배가 왕성하게 행해져 고려 왕실용 채소 로서 특별히 재배되었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한층 더 개량 발달하였다. 품종: 중국산 직예, 화심, 산동배추 등과 비슷한 포합성 배추. 북선( 北 鮮, 조선 북부) 지방에 많이 보급 재배된다. 형태: 초장 60cm 내외이고, 잎색은 담녹색, 엽질이 유연한 우수한 품질이다. 채종: 채종지는 대부분 개성시 부근. 연 생산량 약 2,625~3,750kg. 6월 하순에 성숙 한 종자를 채종. 종근: 종근은 이듬해 봄 3월 하순에 해빙 후 파내어 밭에 42~45cm 간격으로 심고 3cm 정도의 토양을 복토한다. 경성배추 원산지: 경기도 경성부 훈련원 부근이 원산으로, 일명 훈련원배추 또는 조선배추라 불린다. 내력: 조선 왕실의 부식 채소로서 오랫동안 재배되었고, 조선 김치로는 개성배추보 다 품질이 더 좋고, 재배면적이 매우 넓다. 형태: 생김새는 개성배추와 유사하나 그보다 키가 작고 잎색이 약간 더 녹색이다. 남 21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17 선( 南 鮮, 조선 남부) 지방에 많이 재배되고, 특히 경성부 동대문 부근에서 많이 재배되어 다량으로 채종되므로 그 채종법이 한지( 寒 地 )에 있어서는 가장 진보 된 방법으로 행해지고 있다. 채종: 동대문 안팎에서 대다수 채종. 특히 문안에는 우량한 배추를 생산. 종근: 종근 심기는 말뚝을 이용하여 토중에 구멍을 뚫고 여기에 주근( 株 根 )을 곧게 꽂 고 1.2~1.5cm 가량 복토한다. 이렇게 조선에는 배추가 매우 넓게 가장 중점적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기 념지 보고서는 그것이 조선에서는 김치(채소 절임)가 주요한 부식물이기 때 문이라 보았다. <조선의 지물( 漬 物 ), 김치>를 별도의 장으로 설정하여 그 제 조법에 대해서도 상술하고 있다.(상-224) 그 김치 제법에 대해, 재료만 있으면 4계절 언제라도 제조하지만 특히 가 을배추류 수확시기에 가장 많이 담그며, 주요한 김치 종류로 봄철에 담그는 동치미( 凍 沈. 소형 무우를 절여 국물을 시원하게 먹는 것), 나박김치(무우와 배추를 사용하는 것), 짠지(무우에 소금을 다량으로 넣어 짜게 저린 것) 등이 있고, 또 오이를 절인 오이김치, 박을 재료로 한 박김치, 간장 절임( 醬 油 漬 ) 일종인 장김치 등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배추를 주재료로 하는 배추김 치는 가을철 채소절임( 漬 物 )으로 가장 유명하다고 기록하였다. 배추김치 담그는 방법에 대해서 기술한 것을 보면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 1 배추의 황색잎을 떼어내고 큰 통에 물 36l당 2.7~3.6l 비율로 만든 소금물에 집어넣고 24시간 정도 놓아두면 배추가 유연해진다. 2 이후 맑은 물에 씻고 배추의 물이 빠진 후 향신료와 잘게 썰은 과물 등의 조미료를 혼합시킨 것을 배추 잎 사이와 심부에 넣고 항아리 밑에서부터 신중 히 가득히 채운다.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17

218 3 이때 1~2켜마다 소금과 해초의 일종인 청각을 넣으며, 층으로 쌓아 항 아리 입구까지 차면 두껑을 덮는다. 4 그 후 4~5일 지나서 황석이젓( 石 水 魚 ) 또는 새우젓액(1.5~2배 물에 희석)을 항아리에 붓고, 약 4kg 정도의 김칫돌로 눌러 덮는다. 5 이를 온도의 변화가 적은 땅속 또는 광의 한쪽 구석에 놓고 2~3주간 경 과하면 식용으로 제공한다. 다음으로 김치 제조법의 구체성과 계량적 이해를 위해 5.4l들이 항아리 기 준으로 재료의 분량과 다듬는 법을 수록하고 있어 이 시기 김치법 연구에 도움 을 준다.(표 3) 15 배추를 주재료로 하고, 고추, 마늘, 생강, 파, 미나리, 청각 (해초), 배, 밤, 무우, 호두, 잣, 식염까지 총 14종 재료가 혼합되고 있다. <표 3> 농사시험장25주년기념지 (1931) 배추김치 제조법 예시 재료 분량 단위환산 조제법 1 배추 30관( 貫 ) 113kg 물에 씻음 2 식염 4되 5홉 7.2l 물에 씻음 3 고추 5되 3kg 1.8kg은 실고추, 1.2kg은 고추가루 4 마늘 10구( 球 ) 10구 잘게 자른 것 5 생강 160문( 匁 ) 600g 잘게 자른 것 6 파 500문 1875g 잘게 자른 것 7 어류젓갈 1되 5홉 2.7l 2배 정도의 물에 희석한 것 8 미나리 150문 563g 잘게 자른 것 9 청각(해초) 100문 375g 잘게 자른 것 10 배 500문 1875g 4방 1.5cm, 두께 3mm로 자른 것 11 밤 5홉( 剝 皮 ) 900cm3 잘게 자른 것 12 무우 5관문( 貫 匁 ) 19kg 잘게 자른 것 13 호두 1되 1.8l 잘게 자른 것 14 잣 5홉( 剝 皮 ) 900cm3 잘게 자른 것 15_ 단위 환산은 농진청 번역서(2008), 상권 225쪽에 수록된 것을 따랐다. 21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19 또한 김치 국물의 음용 목적인 나박김치의 제조법을 18l들이 항아리 기준 으로 예시하고 있어 참조가 된다.(표 4) 무우와 고추, 파, 생강, 마늘, 갓, 미 나리, 식염의 8종 재료가 들어간다. 이때 미나리를 제외한 다른 재료를 식염 180cm3를 물 9l에 녹인 것과 함께 질그릇 항아리에 넣으며, 김치를 담근 뒤 두세 시간 경과하면 나머지 소금 180cm3를 물에 녹여서 항아리를 채운다. 이 후 2~3일 경과 후부터 착색을 위해 남은 미나리를 첨가하고, 식용으로 하기 까지 그대로 4~5일을 보낸다. 이 나박김치는 장시간 저장에는 적당치가 않 고, 조선의 정월에는 반드시 이것을 손님용으로 이용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표 4> 농사시험장25주년기념지 (1931) 나박김치 제조법 예시 재료 분량 단위환산 조제법 1 무우 2관문 7.5kg 4방 1.5cm, 3mm 두께로 잘게 자른 것 2 고추 5홉 900cm3 실고추로 잘게 자른 것 3 파 100문 375g 실처럼 가늘게 자른 것 4 생강 50문 188g 실처럼 가늘게 자른 것 5 마늘 1구 1구 실처럼 가늘게 자른 것 6 갓 1홉 180cm3 박피한 것 통째로 7 미나리 3 株 3포기 가늘게 자른 것 8 식염 2홉 360cm3 (2) 그렇다면, 이 기념지 가 서술한 김치 제조법을 가늠하기 위해, 동시기 자료로 대비할 만한 방신영(1890~1977)의 조선요리제법 을 살펴본다. 이 책은 근대 출판물로 편찬되어 유통된 것이고, 일상 가정에서 마땅히 참조할 요리 책자가 없던 당시 상황에서 수요가 컸던 책이며, 1917년부터 1958년까지 42년간 무려 33판이나 인쇄되었던 베스트셀러이다 년 16_ 저자 방신영의 주소지가 판본마다 바뀌는 점도 주목되는데, 1918년 재판본은 京 釜 線 金 泉 驛 南 山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19

220 재판본( 新 文 館 발행)이 115쪽 분량인 것에 대해, 1936년 증보7판(한성도 서)의 경우 496쪽으로 무려 4배 이상 증대되었다. 17 증보 전후의 두 판본을 비교할 때, 몇 가지 주목할 점이 보인다. 18 (표 5) 첫째, 1918년 재판본은 김치류를 대표하는 말로 침 라 불렀고, 1936 년 증보7판은 현재와 같은 김치 라 일컫고 있어, 두 판본 사이의 시점에 김치 의 사회적 일반 명칭법이 이동하였음을 시사한다. 19 둘째, 수록 순서가 음식의 중요성을 반영한 흔적이라고 볼 때, 증보7판은 김치를 음식류 중에서 가장 앞선 13장과 14장에 배치하였다면(전체는 61장 구성), 재판본은 음식류 중 가장 뒤쪽인 24장에 배치하고 있다는 점이다(전 체는 37장). 이 역시 두 판본 사이의 어느 시점에, 곧 대략 1930년대 전후 에 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반영한 흐름이라 하겠다. 셋째, 주목되는 점은 재판본의 침채류 목록에서 나 김치 가 가장 먼저 수 록되었고, 다음으로 동침이 가 수록되고 있으며, 이 뒤를 이어 김치 가 제시된다는 것이다. 이는 적어도 1910년대 시점에는 배추김치가 아니라 나 박김치가 김치음식의 대표성을 지닌다는 의미로 읽을 수가 있다. 반면 증보 7판에는 통김치 라 새롭게 명명된 배추김치가 김장김치 의 타이틀로 가장 앞 町 36-22번지이고, 1921년 3판 주소지는 경기도 안성군 읍내면 장기리 142번지이며, 1937년 증 보8판 주소지는 京 城 府 通 洞 町 (현재 통인동) 157번지이다. 17_ 이 분량 증대는 증보판이 처음 나온 1934년 8월 증보6판(한성도서)부터라 하겠으나, 이 판본을 아직 구하지 못해 동일한 내용으로 여겨지는 증보7판(1936.3, 국립중앙도서관 古 )으로 대 조하였다. 또 초판본(1917.7) 역시 구하지 못해 재판본(1918.9, 新 文 館 발행)으로 검토하였다. 방신영, 萬 家 必 備 죠션료리졔법 (재판), 新 文 館, 방신영, 主 婦 의 동무 日 日 活 用 조선요리제법 (증보7판), 한성도서주식회사, _ 필자는 지난해 발표문에서 두 판본의 대비를 시도한 바 있고, 이때는 나채류( 蓏 菜 類 ) 기반의 나물 류 음식이 발달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김치류 음식의 확장 문제를 살펴보았으며, 본고는 일반 가 정에서 차지하는 김치음식의 확산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김일권, 나채류의 분류 문제와 김 치류 음식의 발달, _ 재판본(1918)과 3판본(1921)은 둘 다 장절 제목을 침 만드 법 으로 내세웠고, 증보7판(1936) 이하는 한글맞춤법이 달라진 김치 만드는 법 으로 제시하였다. 22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21 서 제시되고 있어, 적어도 1930년대 무렵에는 배추김치가 김치의 대표자로 인식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넷째, 이렇게 193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변화되는 김치에 대한 인식 증대 는 김치 종류를 더욱 다종화하고 분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증보7판 에서 김치는 김장김치 와 보통김치 의 구분법으로 분화하였고, 김장김치에는 통김치, 석박지, 젓국지, 쌈김치, 짠지, 동침이, 깍둑이, 지럼김치, 채김치 의 9종이, 보통김치에는 풋김치, 나백김치, 장김치, 외김치, 외소김치, 외 지, 외깍둑이, 갓김치, 박김치, 곤장이젓감치, 전북김치, 굴김치, 돌나물김 치, 열무김치, 멧젓김치 등 19종이 수록되었다. 다섯째, 침채류로 포괄되던 장앗지가 김치에서 분리되는 흐름을 보인다. 재판본에서 침채류의 하위로 구성되었던 장앗지가 고쵸닙, 마늘, 무우 장앗 지의 3종에 불과하다가, 증보7판에서는 16장으로 분리 편장되었고, 그 종 류도 무우, 전복, 토란, 열무, 무말냉이, 파, 감자1, 고추잎, 홍합, 풋고추, 외, 숙, 두부, 달래, 미나리, 머우, 감자2, 마늘 장앗지의 18종으로 대폭 증 보되고 있다.(표 5) <표 5> 가정요리제법 판본 비교를 통해 본 김치 인식의 변화 1918년 재판 萬 家 必 備 죠션료리 졔법 ( 新 文 館 ) 1936년 증보제7판 主 婦 의 동무 日 日 活 用 朝 鮮 料 理 製 法 (한성도서주식회사) 하위 목록 十 三. 김치 1, 김장김치: 23. 침 만드 법: 통김치 배추소버무리는법 석박지 젓국지 쌈김 나 김치 동침이 동침이별법 치 짠지 동침이 깍둑이 지럼김치 채김치 김치 셕박지 외김치 외지 외쇼김 (10종) 치 외찬국 쟝김치 지 쟝 지 졋 十 四. 김치 2, 보통때김치: 국지 통김치 젼복김치 닭김치 풋김치 나백김치 장김치 외김치 외소김치 외지 둑이 고쵸닙쟝앗지 마늘션 무쟝앗 깍둑이 외깍둑이 굴깍둑이 숙깍둑이 닭깍둑이 지 (20종) 갓김치 박김치 곤장이젓김치 전북김치 굴김치 돌나물김치 열무김치 멧젓 (19종)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21

222 十 六. 장앗지 무장앗지 전복장앗지 토란장앗지 열무장앗지 무말냉이장앗지 파장앗지 감자장앗지1 고추잎 장앗지 홍합장앗지 풋고추장앗지 외장앗지 숙 장앗지 두부장앗지 달래장앗지 미나리장앗지 머우장앗지 감자장앗지2 마늘장앗지_마늘선 (18종) 이와 같이 1930년대를 전후하여 김치류가 김장김치와 보통김치로 분화하 고, 1920년대까지 쓰던 침채란 말이 김치란 용어로 대체되고, 김치의 대표 주자로 10, 20년대에 나서던 나박김치가 30년대에는 통김치라 불리는 배추 김치로 전환되었고, 20종 가량 되던 침채 종류가 30년대에는 30종에 가까 운 김치종류로 발달함과 더불어 장앗지가 18종으로 분리 발달하였다. 이를 합하면 50종 가까운 다종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가정요리제법 을 통해 볼 때, 1930년대는 김치문화의 커다란 전환기라 이를 수가 있다. 이 현상은 앞서 농사시험장기념지 (1931)가 조선 재래채소의 대부분이 김치의 재료로서 재배되었고, 그 중에서 배추의 재배 면적이 가장 넓다는 조사보고 는 바로 1930년대 전후로 크게 확산되는 김치문화의 현장성을 담은 기록지 라 할 것이다. 한편 가정요리제법 에 기술된 배추김치의 제조법을 살펴보면, 재판본 (1918) < 김치>는 간략히 설명되어 있으며, 배추를 밑둥으로만 한치기 리씩 썰어 깨끗하게 씻은 후, 소금에 절였다가, 항아리에 건져담고, 물을 알 맞게 부은 후, 절였던 소금물을 가라앉혀 붓고, 미나리와 갓을 한치기리씩 썰어 넣고, 또 고추, 파, 마늘을 채쳐 넣고, 두껑을 덮어 놓는다고 하였다. 증보7판(1936) <통김치>는 아래처럼 자세하게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90쪽) 1 배추를 통이 크고 좋은 것을 택하여 누렁잎을 제치고 잘 다듬어서 물에 22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23 정하게 씻으며, 이때 잎이 부서지지 않도록 하고 잎사귀 틈틈이에 모래가 없 도록 정밀하게 씻는다. 2 이를 소금에 절이는데, 물 두 동이에 소금 석 되만 풀어서 큰 그릇에 부 어놓고 씻은 배추를 이 소금물에 하나씩 잠가서 배추 속에까지 들어가도록 해 서 다른 독에 담는다. 3 여기에 다시 소금물을 붓고 덮개로 덮어 하루 동안 두었다가, 다 젖거든 큰 광주리에 내어놓고, 배추를 한통씩 잡아 헤쳐서 속속들이 다 벌리고, 배 추소를 골고루 뿌려 잎잎이 넣고, 다시 바루 잡아 소 넣은 것이 빠지지 않도 록 잎사귀줄기 한자락을 붙들고 돌려서 배추허리를 잡아맨다. 4 또 절인 무우를 칼로 이리저리 비늘처럼 비슷비슷 어여서 그 틈틈에 소를 넣어서 절인 배추 잎으로 싸서 독에 담되, 독에는 배추 한 켜 놓고 무우 한 켜 씩 번갈아 놓으며, 나중 물 부을 것을 예상해서 꽉 차도록 담지 않도록 한다. 5 소금물로 절인 무청으로 위를 많이 덮고 무거운 돌을 얹어서 누른다. 6 2~3일 지내어 정한 물에 소금을 풀어서 고은 체에 밭여가지고 김치독 에 부어서 꼭 봉하고 잘 덮어서 두었다가 겨울에 먹는다. 이어서 김치제법에 가장 핵심이 되는 <배추소 버무리는 법>을 수록하고 있는데(91쪽), 한 집의 배추 100통을 기준으로 소요되는 재료를 계량적으 로 제시한 것이어서 이 시기 김장김치의 제조법을 이해하는데 큰 참조가 된 다.(표 6) 혼합되는 재료는 채친 무우, 마늘, 파, 생강, 배, 밤과 가늘게 썰 은 실고추, 미나리, 갓, 청각에다 소금까지 12종이고, 각 재료는 동이, 사 발, 톨, 대접, 뿔, 되, 줄기, 보시기 등 각기에 해당하는 전통단위로 계량화 하였다. 또한 각 재료의 다듬는 법을 세밀히 제시하여 이 김치제법을 보는 누 구나 그 표준적인 핵심을 공유하도록 하였다.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23

224 <표 6> 조선요리제법 (증보7판, 1936) 배추김치 제조법 재료 분량 다듬는 법 1 배추 100통 한 집 기준 2 무우 (채친 것) 한 동이 가는 젓가락 굵기만큼씩 채쳐서 그릇에 담고 꼭 덮어두었 다 쓰라. 덮어두지 않으면 맛이 써지니라. 3 실고추 세 사발 실같이 가늘게 썰을 것 4 마늘 (채친 것) 여섯 톨 굵은 마늘 여섯 톨 가량 5 파 (채친 것) 한 대접 채친 것 한대접 가량 6 생강 (채친 것) 세 뿔 큰 것 세 뿔 가량 7 배 (채친 것) 열 개 큰 배 열 개. 젓가락청 굵이만큼씩 납작하게 8 밤 (채친 것) 한 되 굵은 밤 한 되. 배 채친 것과 같은 모양으로 9 미나리(썰은 것) 다섯 대접 뿌리와 잎사귀를 따고 썰되, 굵은 부분은 한치 길이씩 잘 라 겉고명으로 쓰고, 가는 부분은 한치씩 썰어 속고명으 로 쓰라. 10 갓 (썰은 것) 세 대접 가는 줄기과 잎으로만 한치 길이씩 썰 것 11 청각 다섯 줄기 닷분 길이씩 잘게 뜯어서 12 소금 한 보시기 소 버무릴 때 무우에 뿌리고 버무릴 것 이상을 버무려 소로 넣나니, 먼저 채친 무우에 소금을 뿌 리고 실고추를 넣고, 오래 동안 섞어서 고추물이 무우에 빨갛게 들거든, 미나리와 갓, 파, 마늘, 배, 밤, 생강, 청각 을 넣고 잘 섞어 쓴다. 이 책에는 한편 앞부분 2장에 <중량비고>를 따로 수록하여 전통단위를 당 시의 문( 匁 ) 단위로 환산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조선음식요리의 계량화 와 표준화에도 상당한 역할이 기대되는, 당시로서 매우 근대적인 요리서의 면모를 갖추었다.(표 7) 전통단위는 각 재료의 형태적 특성에 따라 매겨져 있으며, 간장은 한 종자 26문( 匁 ), 생강은 큰 한 톨 10문, 고춧가루는 한 되 180문, 기름은 한 종자 19문, 마늘은 한 톨 10문 등이다(1 匁 =약 3.75g). 특히 일용가정에서 물을 중량의 단위로 어림짐작할 수 있도록 세분하여, 한 되 480문, 한 홉 100문, 한 대접 260문, 한 종자 20문, 한 사발 170문으로 수록한 점도 인상적이 다. 되는 부피 단위여서 중량은 재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데, 비중대로 22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25 보면 고추가루 1되 180문, 메주가루 1되 200문, 백미 현미 1되 390문, 쌀가루 1되 400문, 물 1되 480문이다. <표 7> 조선요리제법 (증보7판, 1936) <중량비고> 재료 단위 무게 재료 단위 무게 간장 한 종자 26문 현미 한 되 390문 생강 큰 한 톨 10문 계란 한 개 12.3문 고추가루 한 되 180문 고구마 한 개 50문 기름 한 종자 19문 토란 한 개 5문 마늘 한 톨 10문 마령서 한 개 30문 메주가루 한 되 200문 황무( 人 蔘 ) 한 개 60문 물 한 되 480문 무우 한 개 100문 물 한 홉 100문 캐베지 한 통 200문 물 한 대접 260문 玉 葱 한 개 30문 물 한 종자 20문 긴파 한 개 5문 물 한 사발 170문 송이( 松 茸 ) 한 개 10문 설탕 한 종자 11문 참기름 한 잔 25문 엿기름가루 한 되(약 여섯 보시기) 200문 두부 한 체 80문 쌀가루 한 되(쌀 한 되를 가루 만들 면 약 두 되가 됨) 400문 밀가루 한 홉 20문 精 白 米 한 되 390문 4. 원예모범장의 운영과 채소작물 재배 상황 (1) 가정요리제법 의 1930년대 증보판이 당시 대폭 증대된 요리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바, 그 기저에는 요리에 쓰이는 식재료 작물의 재배가 크게 활 성화되는 면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 20세기 전반기 채소 작물에 관 한 재배와 실험 문제를 살펴본다. 농사시험장기념지 (1931)에서 서술되었듯 <권업모범장>과 <농사시험장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25

226 >이 주식재인 곡류 재배 실험에 중점이 두어져 있다면, 부식재인 채소와 과 수 재배를 실험 관리하는 기구도 별도로 설치하여 운영하였는데, 고종 광 무 10년(1906) 8월에 칙령 제37호로 농상공부( 農 商 工 部 ) 소관의 <원예모 범장( 園 藝 模 範 場 )> 관제를 공포하여, 조선의 재래 소채 작물의 개량에 주력 하였다.( 고종실록 43년 8월 9일조) 동년 10월 16일에는 탁지부( 度 支 部 ) 가 뚝섬( 纛 島 )에 설치할 원예모범장의 건축비와 토지구매 및 물품 구입비로 7,344원을 지출하고 있다. 20 뚝섬에 설치된 <원예모범장>은 1918년 <권업 모범장>에 기구 통합되어 독도원예지장( 纛 島 園 藝 支 場 )으로 개편되었다. 농상공부 원예모범장( 京 城 동대문밖 纛 島 ) 명의로 발간한 원예모범장보고 제2호(1909)를 보면, 풍토상황에 따른 작물의 생육상태 실험을 위해, 모범 재배와 속성재배 및 시험재배의 세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21 채소류의 모범재배 작물은 가지, 양배추( 甘 藍 ), 당근( 胡 蘿 葍 ), 파, 머위( 款 冬 ), 토당귀( 土 當 歸 ), 생강의 7종이고, 속성재배는 강낭콩( 菜 豆 )과 상추( 萵 苣 )의 2종이며, 시험재배는 가지, 토마토( 蕃 茄 ), 당근, 우엉( 牛 蒡 ), 감자( 瓜 哇 薯, じゃがいも), 토란( 里 芋 ), 오이( 胡 瓜 ), 호박( 南 瓜 ), 양배추( 甘 藍 ), 상 추, 셀러리, 양파( 葱 頭 ), 서여( 薯 蕷 ), 완두( 豌 豆 ), 강낭콩, 지채( 漬 菜 ), 무청 ( 蕪 菁 ), 나복( 蘿 蔔 )의 18종이다. 이중 <지채( 漬 菜 )>항에서 청국배추( 淸 國 白 菜 )와 개성배추( 開 城 白 菜 ) 및 청 채( 靑 菜 ), 고채( 高 菜 )의 4종을 시험재배하였고, 각 종에 대한 파종, 발아, 생 육, 충해 등에 관한 관찰을 기록하고 있다. 수확량은 청국배추와 개성배추가 20_ 순종 황후가 융희 3년(1909) 5월에 수원의 권업모범장을 방문하였고, 1910년 10월에는 순종이 왕 비와 함께 뚝섬( 纛 島 ) 원예모범장을 관람하고서 직원들에게 술값( 酒 肴 料 ) 50원을 하사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순종실록 부록). 21_ 원예모범장보고 제2호(융희 3년 5월), 농상공부 원예모범장,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27 많고, 청채와 고채는 적다.(표 8) 1909년 결과를 수록한 원예모범장보고 제3호(1910)의 <지채>항에는 1 호 청국배추, 2호 청국배추, 개성배추, 청채의 4종을 시험재배 보고하였다. 하종( 下 種 )은 모두 8월 8일 하였고, 발아는 2호 청국배추만 가장 늦은 8월 20일이고 나머지는 7일 뒤인 8월 13일이었다. 수확 시기는 개성배추가 가장 빨랐고, 수확량은 청국배추 2호, 1호, 개성배추, 청채 순이었다.(표 8) 22 <표 8> 원예모범장보고 의 <지채( 漬 菜 )> 시험재배 결과 下 種 期 發 芽 期 收 穫 期 作 付 步 收 量 1 段 步 改 算 收 穫 量 1908년 1909년 청국배추 ,360관 1,115,400관 개성배추 ,980관 1,064,700관 청채 ,500관 877,500관 고채 ,745관 844,350관 收 穫 量 1호 청국배추 ~ ,200관 1,113,731관 2호 청국배추 ~ ,300관 1,354,500관 개성배추 ~ ,600관 806,250관 청채( 靑 菜 ) ,500관 672,794관 (2) 총독부 식산국( 殖 産 局 )에서 발간한 조선의 특용작물과 과수소채 (1923)는 일제 전반기 동안의 작물재배 상황을 잘 보여주는 자료집이다. 이 를 보면, 조선의 재래소채로 무우, 생강, 파, 마늘, 상추, 배추, 시금치( 菠 䔖 草 ), 아욱( 冬 葵 ), 미나리, 수박, 참외, 오이, 호박, 가지, 고추 등이 있고,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것은 무우, 배추, 마늘, 고추라고 강조하였다 _ 원예모범장보고 제3호(융희 4년 5월), 농상공부 원예모범장, _ 朝 鮮 總 督 府 殖 産 局, 朝 鮮 の 特 用 作 物 竝 果 樹 蔬 菜,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27

228 또 발간 당시 뚝섬 원예지장의 전신인 <원예모범장>이 1906년에 설립되 어, 완두, 양배추, 호박, 파, 양파, 무우, 우엉, 당근, 토마토, 무청, 배추 등을 재배 시험하였고, 1907년경에는 구미, 중국, 일본으로부터 각종 소채 를 수입하여 시험하였으며, 조선의 기후풍토에 적합하고 우량한 소채 품종을 개발하여 일반 농가에 재배와 시설을 장려하는 등 소채 소비에 응하는 생산 증가를 매년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이 책의 제5장 소채의 생산과 소비상황에서는 조선 전국의 13도 단위로 여 러 과수와 소채의 작물 상황을 정리하고 또 통계표로 수록하고 있어 당시의 작황 상황을 읽는데 도움을 준다. 소채류 중 무우와 배추의 경우를 뽑아 아래 에서 살펴본다. 첫째, 무우의 재배 면적이 배추보다 넓게 나온다는 점이다. 이는 배추보다 무우의 소비량이 더욱 많음을 의미하고, 또 1921년 당시 김치의 주재료로 배추보다 무우가 더 선호되었음을 시사한다. 작부반별( 作 付 反 別 ) 면적을 13 도별로 비교할 때, 경성 주변의 경기도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평안북도, 그 다음이 황해도, 다음이 함경남도, 다음이 평안남도이다.(표 9) 이를 필자가 그래프로 그려 도별 상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그림 5) 북한지역인 평북, 황해, 함남, 평남이 전체적으로 재배면적이 넓으며, 남 한지역은 전반적으로 낮은 가운데 전남이 상대적으로 많고, 다음으로 경북, 경남, 전북, 충남, 충북의 순이다. 이 상황은 배추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무우와 비례 관계의 경향성을 보이며, 북한지역의 재배 면적이 남한에 비해 크게 높다.(표 9, 그림 5) 다만 도별 순위에서는 경기도 다음으로 황해도 배 추가 많고, 다음 강원도, 함경남도의 순서를 보인다 _ 朝 鮮 の 特 用 作 物 竝 果 樹 蔬 菜 (1923), 第 1 號 表 大 正 十 年 蔬 菜 作 付 反 別 及 收 穫 高 表, p.98. 여기에 쓰 22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29 경기도 다음으로 황해도 배추가 많고, 다음 강원도, 함경남도의 순서를 보인다. 24) 경기도 다음으로 황해도 배추가 많고, 다음 강원도, 함경남도의 순서를 보인다. 24) <표 9> 1921년도 무우와 배추의 전국 13도별 作 付 反 別 경작면적 (단위 反 ) <표 9> 1921년도 무우와 배추의 전국 13도별 作 付 反 別 경작면적 (단위 反 )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총계 무우 7,45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총계 2,03 2,35 2,70 4,30 3,28 2,86 6,12 4,45 6,56 5,63 5,06 1,29 5,.13 무우 <표 1.2 7,45 2,03 2,35 2,70 4,30 3,28 2,86 6,12 4,45 6,56 5,63 5,06 1,29 5,.13 9> 1921년도 무우와 8.9 배추의 전국 도별 1.2作 付 6.1 反 別 2.2 경작면적 2.0 (단위 7.0 反 9.0 ) 6.8 배추 5, ,68 1,55 1,85 2,83 2,15 1,77 4,50 3,04 3,70 4,68 3,99 1,07 38,6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총계 배추 3.5 5,72 1,68 1,55 1,85 2,83 2,15 1,77 4,50 3,04 3,70 4,68 3,99 1,07 38, 무우 7, , , , , , , , , , , , , , 배추 5, , , , , , , , , , , , , ,607.2 무우의 재배면적 순위: 경기 >평북 무우의 재배면적 >황해 >강원 순위: >함남 >평남 >전남 >전남 >경북 >경북 >경남 >경남 >전북 >전북 >충남 >충남 >충북 >충북 >함북 >함북 경기 >평북 >황해 >강원 >함남 >평남 >전남 >경북 >경남 >전북 >충남 >충북 >함북 배추의 재배면적 순위: 배추의 재배면적 순위: 경기 >황해 >강원 >함남 >평북 >평남 >전남 >경북 >전북 >전북 >경남 >경남 >충북 >충북 >충남 >충남 >함북 >함북 경기 >황해 >강원 >함남 >평북 >평남 >전남 >경북 >전북 >경남 >충북 >충남 >함북 경기 경기 충북 충북 충남 충남 전북 전북 전남 전남 경북 경북 경남 경남 황해 황해 평남 평남 평북 평북 강원 강원 함남 함남 함북 함북 무 무 배추 배추 <그림 5> 1921년도 전국 13도별 무우와 배추의 단별 경작면적 (단위 反 ) <그림 5> 1921년도 전국 13도별 무우와 배추의 단별 경작면적 (단위 反 ) <그림 5> 1921년도 전국 13도별 무우와 배추의 단별 경작면적 (단위 反 ) 둘째, 둘째, 수확량을 수확량을 도별로 도별로 검토하면, 검토하면, 무우의 무우의 경우 경기도와 경우 경기도와 평안북도가 평안북도가 압도적으로 압도 높은 둘째, 수확량을 도별로 검토하면, 무우의 경우 경기도와 평안북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수확량을 적으로 보인다. 높은 다음으로 수확량을 역시 보인다. 북한의 다음으로 황해도와 역시 평안남도가 북한의 황해도와 높다. 이 평안남도가 경기, 평북, 황 수확량을 보인다. 다음으로 역시 북한의 황해도와 평안남도가 높다. 이 경기, 평북, 황 해, 평남의 4도 수확량이 거의 전국 무우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표 10, 그림 해, 평남의 높다. 4도 이 경기, 수확량이 평북, 거의 황해, 전국 평남의 무우 4도 생산의 수확량이 절반 거의 이상을 전국 차지한다.<표 무우 생산의 절10, 그림 6> 6> 반 이상을 차지한다.(표 10, 그림 6) 다음 배추 수확량의 경우, 경기도만 유난히 매우 높고, 나머지는 낮은 분포를 보이 다음 배추 수확량의 경우, 경기도만 유난히 매우 높고, 나머지는 낮은 분포를 보이 며, 그중에서도 다음 배추 황해, 수확량의 평북, 경우, 평남의 경기도만 북한지역이 유난히 더 매우 높고, 높고, 그 다음이 나머지는 충북이다. 낮은 분포충북은 며, 그중에서도 황해, 평북, 평남의 북한지역이 더 높고, 그 다음이 충북이다. 충북은 무우 수확량이 를 보이며, 전국 그중에서도 최저 다음임에 황해, 평북, 비해 평남의 배추 생산은 북한지역이 5위로 더 높은 높고, 점이 그 다음이 인상적이다. 무우 수확량이 전국 최저 다음임에 비해 배추 생산은 5위로 높은 점이 인상적이다. <그림 6> 충북이다. 충북은 무우 수확량이 전국 최저 다음임에 비해 배추 생산은 5위 <그림 6> 이상에서 배추 생산이 경기도만 유독 높은 것은 앞서 살펴보았던 조선배추로서 개성 이상에서 배추 생산이 경기도만 유독 높은 것은 앞서 살펴보았던 조선배추로서 개성 24) の 이는 特 용어로 用 作 物 작부( 竝 果 作 樹 付 蔬 )는 菜 작물 (1923), 재배를 붙인다는 第 1 號 表 뜻이고, 大 正 반별( 十 年 反 蔬 別 菜 )은 作 단별( 付 反 段 別 及 )과 收 같고, 穫 高 작부반 表, p ) 여기에 の 별은 쓰이는 特 用 1단보( 作 용어로 物 段 步 竝 ) 果 단위의 樹 작부( 蔬 경작면적을 菜 作 (1923), 付 )는 작물 이른다. 第 재배를 1 반당( 號 表 反 當 붙인다는 大 )은 正 단당( 十 年 段 蔬 뜻이고, 當 菜 )과 作 같은 付 반별( 反 말로 別 及 反 1단보 別 收 )은 穫 단위당 高 단별( 表, 段 p.98. 수확량을 일컫는다. 여기에 別 )과 같고, 쓰이는 작부반별은 용어로 작부( 1단보( 作 段 付 步 )는) 단위의 작물 재배를 경작면적을 붙인다는 이른다. 뜻이고, 반당( 反 반별( 當 )은 反 단당( 別 )은 段 當 단별( )과 段 別 같은 )과 말로 같고, 1단보 작부반별은 단위당 1단보( 수확량을 段 步 일컫는다. ) 단위의 경작면적을 이른다. 반당( 反 當 )은 단당( 段 當 )과 같은 말로 1단보 단위당 수확량을 일컫는다.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30 로 높은 점이 인상적이다.(그림 6) 이상에서 배추 생산이 경기도만 유독 높은 것은 앞서 살펴보았던 조선배추 로서 개성배추와 경성배추의 두 품종이 가장 유명한데 이 둘의 주산지가 경기 도인 까닭과 관련되어 이해되며, 아울러 배추김치의 소비가 서울을 중심으로 크게 이루어졌을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무우와 배추 공히 재배면적이나 수확량에서 북한지역이 남한보다 크 게 높다는 점에서 북한 가정의 일상식단에서 무우와 배추 음식이 차지하는 비 중이 높은 경향성을 시준한다. 반면에 함북을 제외하고 남한의 남서부지역인 전북과 전남, 충남 및 남해지역인 경남 등에서 배추 생산이 상당히 낮은 점이 주목되며, 이는 당시 이들 지역의 음식소비와 식단구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 인이 되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표 10> 1921년도 무우와 배추의 전국 13도별 收 穫 高 (단위 萬 貫 )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총계 무우 배추 무우의 수확량 순위: 경기 >평북 >황해 >평남 >함남 >경북 >강원 >전남 >함남 >전북 >충남 >충북 >함북 배추의 수확량 순위: 경기 >황해 >평북 >평남 >충북 >강원 >함남 >경북 >전남 >경남 >충남 >전북 >함북 23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31 4000 만 관 만 1500 관 무우 무우 배추 배추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그림 <그림 6> 1921년도 6> 1921년도 전국 전국 13도별 무우와 무우와 배추의 배추의 수확량 수확량 (단위 (단위 萬 貫 ) 萬 貫 ) <그림 6> 1921년도 전국 13도별 무우와 배추의 수확량 (단위 萬 貫 ) 셋째, 이어서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도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무우의 경우 단위 수확량은 평안남도가 가장 높고, 다음 경기도가 조금 낮으며, 다 음으로 충남, 평북, 경북 등의 순서를 잇는다. 낮은 지역이 경남, 전남, 강 원, 함경도이다. 배추의 단위당 수확량은 배추의 원산지답게 경기도가 가장 높고, 다음이 경북이어서 주목되며, 다음으로 충남, 경남 순서를 보인다. 낮은 지역으로 황해, 전남, 함경도, 강원도이다.(표 11, 그림 7) 남한의 전라남도가 무우와 배추 수확량이 비교적 낮고(그림 6) 단위 수확량이 낮은 점도(그림 7) 이 시 기 작황과 음식문화의 관계성을 고찰할 때 주목할 만하다. 이상의 통계치는 아마도 무우와 배추의 기후풍토적 적응성 측면과 작물 재 <그림 9>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수확량 추이 그래프 (단위 萬 貫 ) 배의 기술적 측면 등이 복합된 요인으로 말미암은 바가 아닐까 한다. <그림 9>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수확량 추이 그래프 (단위 萬 貫 )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31

232 <그림 6> 단위 수확량이 낮은 점도<그림 7> 이 시기 작황과 음식문화의 관계성을 고찰할 때 주목할 만하다. 이상의 통계치는 서 주목되며, 아마도 다음으로 무우와 충남, 배추의 경남 순서를 기후풍토적 보인다. 낮은 적응성 지역으로 측면과 황해, 작물 전남, 재배의 함경도, 기술 강원도이다.<표 11, 그림 7> 남한의 전라남도가 무우와 배추 수확량이 비교적 낮고 적 측면 등이 복합된 요인으로 말미암은 바가 아닐까 한다. <그림 6> 단위 수확량이 낮은 점도<그림 7> 이 시기 작황과 음식문화의 관계성을 <표 11> 고찰할 1921년도 때 주목할 무우와 만하다. 배추의 전국 13도별 反 當 收 量 (단위 貫 ) 이상의 통계치는 아마도 무우와 배추의 기후풍토적 적응성 측면과 작물 재배의 기술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표 11> 적 1921년도 측면 등이 복합된 무우와 요인으로 배추의 말미암은 전국 13도별 바가 아닐까 反 當 收 한다. 量 (단위 貫 ) 무우 배추 364.0경기225.1 충북294.3 충남225.0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219.3평남 267.0평북259.8 강원164.4 함남171.5 함북 <표 11> 1921년도 무우와 배추의 전국 13도별 反 當 收 量 (단위 貫 ) 무우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무우의 배추 단위면적당 무우 수확량 순위: 평남 무우의 >경기 단위면적당 >충남 배추 >평북 수확량 순위: >경북 >전북 225.0>충북 >황해 >경남 219.3>전남 >강원 >함북 >함남 평남 >경기 >충남 >평북 >경북 >전북 >충북 >황해 >경남 >전남 >강원 >함북 >함남 배추의 단위면적당 수확량 순위: 배추의 단위면적당 무우의 수확량 단위면적당 순위: 수확량 순위: 경기 >경북 >충남 >경남 >평남 >평북 >충북 >황해 >전남 >함북 >함남 >강원 경기 >경북 >충남 평남 >경남 >경기 >평남 >충남 >평북 >평북 >전북 >충북 >경북 >황해 >전북 >전남 >충북 >함북 >황해 >함남 >경남 >강원>전남 >강원 >함북 >함남 배추의 단위면적당 수확량 순위: 경기 >경북 >충남 >경남 >평남 >평북 >전북 >충북 >황해 >전남 >함북 >함남 >강원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남 함북 25_ 朝 鮮 の 特 用 作 物 竝 果 樹 蔬 菜 (1923), 第 2 號 表 蔬 菜 作 付 反 別 及 收 穫 高 累 年 表, p 무 무 배추 배추 <그림 7> 1921년도 <그림 7> 전국 1921년도 13도별 전국 무우와 13도별 배추의 무우와 단별 배추의 수확량 단별 (단위 수확량 貫 (단위 ) 貫 ) <그림 7> 1921년도 전국 13도별 무우와 배추의 단별 수확량 (단위 貫 ) 넷째, 끝으로 1912년부터 1921년까지 10년간 채소 재배 면적의 확대 상황과 수확 넷째, 량 끝으로 추이 1912년부터 문제를 살펴본다. 1921년까지 25) 보고서에 10년간 채소 실린 재배 <소채작부반별급수확고누년 면적의 확대 상 넷째, 끝으로 표>(1912~1921)를 1912년부터 그래프로 1921년까지 그려보면, 10년간 무우와 채소 배추 공히 재배 완만한 면적의 기울기로 확대 재배 상황과 면적 수확 황과 수확량 이 확대되는 추이 것을 문제를 볼 수 살펴본다. 25 있다.<표 량 추이 문제를 살펴본다. 25) 12, 보고서에 그림 8> 두 실린 작물 <소채작부반별급수확고 중에서 무우의 재배면적이 배 보고서에 실린 <소채작부반별급수확고누년 표>(1912~1921)를 누년표>(1912~1921)를 추보다 더 많으며, 이 그래프로 그려보면, 그래프로 정도 차이가 무우와 그려보면, 계속 유지되는 배추 무우와 것으로 공히 배추 보아 완만한 공히 음식소비에서 기울기로 완만한 기울 무우가 재배 면적 지속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 확대되는 기로 재배 것을 생산량 면적이 볼 수 측면에서 확대되는 있다.<표 보더라도 것을 12, 볼 둘 그림 수 다 있다.(표 1910년대를 8> 두 작물 12, 통해 그림 중에서 지속적으로 8) 두 무우의 작물 증량되고 재배면적이 중에서 있으며, 배 추보다 무우의 더 많으며, 재배면적이 이 정도 배추보다 차이가 더 계속 많으며, 유지되는 이 정도 것으로 차이가 보아 계속 유지되는 음식소비에서 것으 무우가 25) の 特 用 作 物 竝 果 樹 蔬 菜 (1923), 第 2 號 表 蔬 菜 作 付 反 別 及 收 穫 高 累 年 表, p.99. 지속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로 보아 음식소비에서 무우가 지속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생산량 측면에서 보더라도 둘 다 1910년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증량되고 있으며, 생산량 측면에서 보더라도 둘 다 1910년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증량되고 25) の 特 用 作 物 竝 果 樹 蔬 菜 (1923), 第 2 號 表 蔬 菜 作 付 反 別 及 收 穫 高 累 年 表, p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33 둘 중에서 역시 무우의 생산량이 배추보다 많아 더 많은 소비를 하였음을 의미한다. <표 13, 그림 9> 그런데 1919년에 수확량이 4년 전 수준으로 뚝 떨어지고 있는데, 있으며, 둘 중에서 역시 무우의 생산량이 배추보다 많아 더 많은 소비를 하 이는 당시 전국적으로 호응하였던 기미독립운동의 여파라 할 것이다. 일제하에서 일어 였음을 의미한다.(표 13, 그림 9) 그런데 1919년에 수확량이 4년 전 수준 섰던 조선인의 독립 열망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극명하게 잘 보여주는 흥미로운 통계이 둘 중에서 역시 무우의 생산량이 배추보다 많아 더 많은 소비를 하였음을 의미한다. 다. 으로 뚝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당시 전국적으로 호응하였던 기미독립운동의 <표 13, 그림 9> 그런데 1919년에 수확량이 4년 전 수준으로 뚝 떨어지고 있는데, 재배면적의 여파라 이는 할 증가 당시 것이다. 속도에서 전국적으로 일제하에서 무우와 호응하였던 일어섰던 배추가 기미독립운동의 서로 조선인의 비슷한 여파라 독립 기울기로 할 열망이 것이다. 증대되는데 얼마나 일제하에서 높았일어 비해, 수 확량 증가 는지를 속도는 섰던 조선인의 극명하게 무우가 독립 잘 더 보여주는 가파르고 열망이 얼마나 흥미로운 배추는 높았는지를 통계이다. 좀 완만하여, 극명하게 1917년경부터는 잘 보여주는 흥미로운 두 통계이 작물의 생 다. 산량 차이가 더 벌어지는 상황임을 읽을 수가 있다. 재배면적의 증가 속도에서 무우와 배추가 서로 비슷한 기울기로 증대되는데 재배면적의 증가 속도에서 무우와 배추가 서로 비슷한 기울기로 증대되는데 비해, 수 확량 증가 속도는 무우가 더 가파르고 배추는 좀 완만하여, 1917년경부터는 두 작물의 생 비해, 수확량 증가 속도는 무우가 더 가파르고 배추는 좀 완만하여, 1917년 산량 차이가 더 벌어지는 상황임을 읽을 수가 있다. <표 12>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작부 면적 추이표 (단위 反 ) 경부터는 두 작물의 생산량 차이가 더 벌어지는 상황임을 읽을 수가 있다 무 33, ,187. <표 12> 38, 년대 40,342. 무우와 43,550. 배추의 작부 48,177. 면적 50,838. 추이표 (단위 51,821. 反 ) 53, ,136. 우<표 5 12>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작부 8 면적 추이표 1917 (단위 反 ) 배 21,571. 무 , , , , , , , , , , , , , , , , , , ,607. 우 추 무우 33,246.5 배 21, , , , , , , , , , , , , , , , , , ,136.8 배추 21,571.5 추 524, , , , , , , , , 무 무 배추 배추 <그림 8>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작부 면적 추이 그래프 (단위 反 ) <그림 8>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작부 면적 추이 그래프 (단위 反 ) <그림 8>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작부 면적 추이 그래프 (단위 反 ) <표 13>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수확량 추이표 (단위 貫 ) 무 89,313, 99,421, 109, , , , , , , ,115 <표 13>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수확량 추이표 (단위 貫 ) 우 ,195,436,547,575,986,568,254,737 배 50,324, 60,223, 68,044, 80,538, 84,315, 94,378, 97,482, 79,739, 101,450 98,225, 추 , 무 89,313, 99,421, 109, , , , , , , ,115 우 ,195,436,547,575,986,568,254,737 배 50,324, 60,223, 68,044, 80,538, 84,315, 94,378, 97,482, 79,739, 101,450 98,225, 추 ,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34 <표 13>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수확량 추이표 (단위 萬 貫 ) 무우 배추 만 관 e e e e e e+007 6e e e 무무우 배추 배추 <그림 9> 1910년대 <그림 9> 무우와 1910년대 배추의 무우와 수확량 배추의 추이 수확량 그래프 추이 (단위 그래프 萬 貫 ) (단위 貫 ) 그림 년대 무우와 배추의 수확량 추이 그래프 (단위 萬 貫 ) 이와 같이 경쟁적으로 무우ㆍ배추의 생산과 소비가 증대되는 것에는 근대시기 인 이와 구변동의 같이 경쟁적으로 문제가 함께 무우ㆍ배추의 고려된다. 1910년대의 생산과 소비가 10년간 증대되는 채소 생산량과 것에는 재배면적의 근대 증대 현상은 그만큼 이를 재료로 하는 음식의 수요와 소비가 증대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가 시기 인구변동의 문제가 함께 고려된다. 1910년대의 10년간 채소 생산량과 있는 것이다. 재배면적의 증대 현상은 그만큼 이를 재료로 하는 음식의 수요와 소비가 증대 한양의 인구변동 연구를 살펴보면, 조선 건국 초 1426년 10.3만 명이었고, 양란을 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지난 1669년 19.4만 명으로 두 배 증가되었으나, 이후로는 1723년 19.9만 명, 1733년 20.7만 명, 1759년 17.2만 명, 1783년 20.7만 명, 1799년 19.3만 명 등으로 20만 명 한양의 인구변동 연구를 살펴보면, 조선 건국 초 1426년 10.3만 명이 을 넘나드는 정체상태를 보이며, 26) 1800년대에도 계속 동일 수준이 유지되어 1900년 었고, 양란을 지난 1669년 19.4만 명으로 두 배 증가되었으나, 이후로 까지도 19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다 1910년 28만 명, 1920년 25만 명, 는 1723년 19.9만 명, 1733년 20.7만 명, 1759년 17.2만 명, 1783년 1935년 40만 명, 1940년 93만 명, 1945년 90만 명으로 크게 증가한다. 27) <그림 10> 20.7만 명, 1799년 19.3만 명 등으로 20만 명을 넘나드는 정체상태를 보이 며, 년대에도 계속 동일 수준이 유지되어 1900년까지도 19만 명 정도 26_ 권태환 신용하, 조선왕조시대 인구추정에 관한 一 試 論, 동아문화 14집, 서울대 동아문화연구 소, 전국 인구변동은 1392년 554만 명, 1511년 1001만 명, 1709년 1511만 명, 1810년 1838 만 명, 1880년 1691만 명, 1900년 1708만 명, 1910년 1742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26) 권태환ㆍ신용하, 조선왕조시대 인구추정에 관한 一 試 論, 동아문화 14집, 서울대 234 김치에 동아문화연구소,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전국 변화인구변동은 1392년 554만 명, 1511년 1001만 명, 1709 년 1511만 명, 1810년 1838만 명, 1880년 1691만 명, 1900년 1708만 명, 1910년 1742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27) Tony Michell(김혜정 역), 조선시대의 인구변동과 경제사: 인구통계학적 측면을 중 심으로, 역사와 경계 17호, 부산사학회, 1989 ; 고동환, 조선시대 서울도시사, 태 학사, 2007.

235 무우 배추 <그림 9> 1910년대 무우와 배추의 수확량 추이 그래프 (단위 萬 貫 ) 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다 1910년 28만 명, 1920년 25만 명, 1935년 40 만 명, 1940년 93만 명, 1945년 90만 명으로 크게 증가한다. 27 (그림 10) - <그림 10> 하단에 바로 <그림 11> 그래프와 <표 14> 표를 삽입바랍니다. 만 명 <그림 <그림 10> 11> 한양의 한양의 인구 인구 변동 변동개요 개요 <표 14> 한양 인구 변동 변동 개요 개요 년 인구인 10.3만 19.4만 19.9만 20.7만 17.2만 20.7만 19.3만 19만 28만 25만 40만 93만 90만 10.3만 19.4만 19.9만 20.7만 17.2만 20.7만 19.3만 19만 28만 25만 40만 93만 90만 구 이상의 추이는 20세기 전반기를 지나는 동안 한양 인구가 비로소 비약적 7. 서리나 논문, 루치아 논문, 김소희 논문 으로 증가함을 보이며, 그에 따른 음식의 수요 역시 비례적으로 수급되었을 - 수정사항은 원고에 붉은 색으로 표시하였습니다. 것임을 뜻한다. 앞서 살펴본 1910년대 배추와 무우의 작물 재배 증대 현상 은 바로 이에 대응하는 인구 증가의 사회적 변화에 곧장 상응하는 결과인 것 이다. 음식의 발달로 인구가 더욱 증가하고, 인구증가로 인해 음식의 수요와 재배작물의 보급이 더욱 증대하는 비례적 순환 관계에 놓이는 것이다. 27_ Tony Michell, 김혜정 역, 조선시대의 인구변동과 경제사: 인구통계학적 측면을 중심으로, 역 사와 경계 17호, 부산사학회, 1989 ; 고동환, 조선시대 서울도시사, 태학사,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35

236 이같은 인구변동과 작물재배의 증대는 조선시대 전통적 한양에서 근대시기 경성의 시대를 크게 활성화하는 면모이기도 하므로, 필자는 이를 통해 근대민 속의 도시현상적 문화변동을 한양시대 경성시대 서울시대의 3단 구분법을 통해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28 여기에는 일상 의식주 생활사의 토대가 되는 생태지형의 변화와 문물지형의 변화를 함께 고려하게 된다. 5. 결 론 지금까지 개화시기 근대농법을 실험적으로 도입한 농무목축시험장의 개설 을 필두로, 통감부시기 농작물 중심의 권업모범장과 과수 채소 중심의 원예 모범장, 총독부 시기 이 둘을 통합한 농사시험장의 전개를 중심으로 근대시 기 작물재배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무 우의 채소작물 재배가 확대되고 그와 더불어 김치음식의 분화와 다종화 현상 을 고찰하였다. 1884년 초 조선 최초로 근대식 농법의 시험을 위해 망우리 일대(목축시험 장, 東 種 牧 局 )와 남대문 밖(작물시험장, 南 種 牧 局 )에 설립한 <농무목축시험 장>은 1883년 9월 미국을 탐방하였던 보빙사 일행이 근대문물을 직접 견문 한 결과로 가능한 것이었고, 보빙사 구성원으로서 초대 관리로 임명된 최경 석 첨정(종4품)이 3년만에 병사하여 시험장 운영이 답보되었지만, 그 전에 작성하였던 농무목축시험장소존곡채종 문건이 남아있어 당시 어떤 작물을 28_ 김일권, 20세기 100년간 민속생활분야의 조사현황과 무형유산의 문물지식적 집대성 과제, 무 형유산조사의 현황과 방안, 국립무형유산원,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37 재배 실험하였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었다. 이 문건은 작물 목록서 성격이며, 미국에서 직접 수입한 작물 종자로 보이 는 미국 옥수수, 미국 감자, 가베지(양배추), 셀러리, 토마토( 土 袂 菟 로 음사 함) 등 344종 목록이 그 농무시험장에서 실험재배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들 작물은 곡물이 107종으로 가장 많고, 채류, 면류, 과류, 화류, 염류 등 15 개 범주명 아래 분류 수록되어 있어 개화시기 작물분류의 연구에도 일정한 의 의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중 채소 작물 37종에는 배추가 18종, 무우가 16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보이고 있어 당시 식재료에서 김치음식이 차지하 는 역할을 짐작케 하였다. 이 목록서에는 아직 잘 해석되지 않는 작물명도 있 는 등 앞으로 심도있는 분석을 통해 근대 작물과 음식의 상관성 연구로 이어 지길 요청하고 있다. <농무목축시험장>은 이렇게 야심차게 시작되었고 1906년 5월까지 무려 23년간 존속하면서 개화시기 조선 농무의 새로운 실험장 역할을 수행하였던 주목할 기관이다. 일제 강압에 의한 통감부가 들어서면서 그 후속으로 1906 년 6월 수원에 <권업모범장>과 동년 8월 뚝섬에 <원예모범장>이 설립되었으 며, 이들은 1929년에 <농업시험장>으로 확대 개편되고서 1945년 8월 일제 패망까지 40년간 존속되었다. 본고에서는 이들 시험장에서 어떤 작물재배가 실험되고 있었는지를 농사 시험장25주년기념지 (1931)를 통해 살펴보았다. 채소작물 중심으로 고찰 할 때, 조선의 재래 채소로 배추, 무우, 마늘, 생강, 호박 등 7종이 크게 주 목되었고, 이중에서 배추를 채소의 대명사로 인식하는 등 조선배추의 재배와 보급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조선배추의 양대 품종으로 포합성 개성배추 와 경성배추를 꼽았고, 그에 관한 작황 상황과 특성이 잘 드러나 있다. 이들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37

238 을 재료로 한 김치의 제조법도 수록하였는데 배추김치와 나박김치를 김치의 대표로 내세웠고 그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여 이 시기 김치문화 연구에 도움을 주었다. 관변자료가 아니라 민간 조리서로서 일제시기에 크게 판매되었던 조선요 리제법 을 통해 김치음식의 변화 측면을 대비하여 살펴보았다. 1910년대에 는 침채란 말이 대표하여 쓰였고, 김치음식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되었으며, 배추김치보다 나박김치가 우선시되었다면, 1930년대를 전후하여서는 김치 란 말로 통일되면서 김장김치와 보통김치로 분화하는 발달을 보였으며, 그 김장김치는 배추김치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여 이 시기 즈음에는 무우 중심 의 나박김치보다 배추김치가 김치의 대표 주자로 부각하여 표상되는 흐름이 라 분석되었다. 이런 점에서 1930년대는 배추 김치문화의 커다란 전환기라 재해석할 만한 것이다. 이같은 1930년대 전후 김치음식의 변화를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기 위 해, 총독부 식산국 발간의 조선의 특용작물과 과수소채 (1923) 문건을 검 토하였으며, 여기에는 1921년도 조선의 재래채소 작물에 관한 전국 13도별 재배면적과 수확량의 통계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이 자료를 분석할 때, 재배 의 총면적과 총수확량은 무우가 배추보다 높았으며, 두 작물 모두 전반적으 로는 경기도 다음으로 남한지역보다 북한지역에서 더 넓은 면적과 수확량을 보이고 있어, 황해, 평북, 평남 등 북한지역의 음식문화 고찰에 김치가 차지 하는 비중이 매우 높았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었다. 배추 수확량의 경우는 개 성배추와 경성배추의 주산지인 경기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높아 당시 배 추김치의 주 소비지역은 경성 중심으로 발달하였을 것으로 보였다. 1912년부터 1921년까지 1910년대 10년간 채소작물의 재배면적과 수확 량 변동추이 통계를 보면, 무우가 배추에 비해 지속적으로 더 많은 면적과 수 23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39 확량을 보이고 있어 음식소비에서 무우가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케 하였다. 1917년경부터는 무우 생산의 증가량이 배추 증가량보다 더 높아지고 있어, 음식문화사적으로 배추김치가 나박김치보다 더 선호되고 있었지만 깍둑이 등 무우를 재료로 하는 음식의 발달이 더욱 광범위하였을 것임을 시사하였다. 1910년대를 전체적으로 볼 때 매년 무우와 배추의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 대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에 관한 음식의 수요와 소비가 발생한 것이라 이해되 고, 이는 1900년대 이래 크게 증가하는 인구변동의 측면에서도 적절히 상응 하는 결과로 해석되었다. 충분하고 건강한 음식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일은 인구증가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토대 변수인 바, 근대시기 인구의 증가에는 이같은 식재료 작물의 재 배 확대와 그에 따른 배추, 무우 등 김치음식의 발달이 함께 기여한 것이라 이를 수가 있다.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39

240 참고문헌 농상공부 원예모범장, 원예모범장보고 제2호(융희 3년 5월), 농상공부 원예모범장, 원예모범장보고 제3호(융희 4년 5월), 농업진흥청 번역, 조선총독부 농사시험장 25주년 기념지 상 하권, 방신영, 萬 家 必 備 죠션료리졔법 (재판), 新 文 館, 방신영, 主 婦 의 동무 日 日 活 用 조선요리제법 (증보7판), 한성도서주식회사, 이성우, 한국식경대전, 향문사, 朝 鮮 總 督 府 殖 産 局, 朝 鮮 の 特 用 作 物 竝 果 樹 蔬 菜, 朝 鮮 總 督 府 農 事 試 驗 場 編, 朝 鮮 總 督 府 農 事 試 驗 場 二 拾 五 周 年 記 念 誌 上 下 卷, 권태환 신용하, 조선왕조시대 인구추정에 관한 일시론, 동아문화 14집, 서울대 동아문화연구소, 김영진 홍은미, 농무목축시험장( )의 기구변동과 운영, 농업 사연구 제5권 2호, 한국농업사학회, 김일권, 나채류의 분류 문제와 김치류 음식의 발달, 김치학총서 2. 김치의 인문학적 이해, 세계김치연구소 편, 2014., 과실과 나실, 과채류와 나채류의 생태자연학 보고서, 실학, 조선 의 르네상스를 열다 시리즈, , 전통시대 생물분류체계와 관련 문헌자료 고찰, 정신문화연구 38 권 1호, 한국학중앙연구원, 2015., 20세기 100년간 민속생활분야의 조사현황과 무형유산의 문물지식 적 집대성 과제, 무형유산조사의 현황과 방안, 국립무형유산원,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41 박채린, 조선시대 김치의 탄생, 민속원, 세계김치연구소 편, 김치학총서 1.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2013., 김치학총서 2. 김치의 인문학적 이해, 차경희, 조선 중기 외래식품의 도입과 그 영향: 薯 類 두류 채소류를 중 심으로,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20권 4호, 한국식생활문화학회, 근대시기 김치문화사 연구를 위한 농무시험장의 전개와 채소작물의 재배상황 고찰 241

242 24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43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0C 하와이 이주 한인에 의한 김치 전파 및 김치산업의 성쇠 과정- 서리나 I m as local as one spaghetti plate lunch with side order Kim Chee. (Rachel Landan 1996: 19) 위의 글은 Rachel Laudan 1 가 하와이 로컬음식에서 김치가 차지하는 보 편성 을 설명하기 위해 언급한 말이다. 이와 같이 하와이 주 오아후 섬 호놀 룰루에서 김치를 접할 기회는 아주 빈번하다. 관광객이 많이 밀집해 있는 와 이키키 해변이나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주변에서 뿐만 아니라 로컬 사람들에 게 인기 있는 음식점이나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은 김치나 김치를 이용한 요리 들을 일상적으로 주문한다. 또한 한인마켓이나 로컬마켓에서 김치상품은 언 제나 거리낌 없이 살 수 있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하와이에서 김치 를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1_ Rachel Laudan의 책, The Food of Paradise: Exploring Hawaii s Culinary Heritage(1996) 은 Julia Cookbook Awards가 우수 학자들에게 수여하는 1997년 Jane Grigson Prize를 수상했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43

244 이 질문에 대해 본 연구는 1903년 공식적인 미국 최초의 이민이 하와이 지역에서 시작되었고, 이주한 한인들이 다문화사회에 적응하면서 김치문화 를 잘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답하려고 한다. 하와이에 첫 이민단이 들어온 지 112년(1903~2015년 현재까지)이 지나고 있다. 백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 만 타국 하와이에서 이주 한인과 그 후손들은 여전히 김치를 먹는다. 또한 가 정에서 김치를 담그며 한국의 김치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로컬 사람 들이나 관광객에게 조차 김치나 김치요리는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메뉴가 되 어 그 맛을 즐기고 있다. 이제 하와이에서 한국김치는 로컬음식(Rachel Landan 1996: 1) 이 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의 개별가정에서 중요한 전통생활문화 영역인 김치 담그는 문화, 그리고 김치(Kimchi 또는 Kim Chee 2 ) 라는 음식이 어떻게 하와이에 지금까지 존재하고 전파되었는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에 있 다. 저자는 하와이에서 한국 김치가 로컬음식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초기 이 주 한인과 그 후손들뿐만 아니라 하와이 원주민과 미국인들, 그리고 다른 이 주 민족들과 같은 로컬 사람들에게 김치를 맛 볼 수 있었던 기회가 지속적으 로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또한 한국전통문화의 원형인 한국식 김치 를 담그는 문화가 이곳에서 이어질 수 있는 어떤 중요한 계기가 있었을 것으 로 보았다. 이러한 저자의 견해는 하와이에 두 가지 김치 맛이 존재한다는 사 실로부터 기인한다. 다시 말해서 한국 전통의 맛을 가진 한국식 김치와 상품 화되어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가 그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20세기 초 이주 한인이 다른 민족들과의 문화적 접촉 상황에서 김치문화를 유지하고 김치를 전파해 온 경로를 추적해 볼 것이다. 뒤이어 하와이 김치제조공장의 성쇠의 2_ 하와이에서 김치 표기는 대부분 Kimchi 보다는 Kim Chee를 사용하고 있다. 24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45 역사를 고찰할 것이다. 이것은 로컬사회에 전파된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 맛 의 근원이 바로 대량으로 생산된 김치상품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하와이에서 한국식 김치가 담가질 수 있는 계기를 1965년에 개정된 미국 이민법 이후 급격히 증가한 가족단위 이민으로 보고, 그 시기에 이민 온 기혼여성들을 대상으로 김치 담기에 대한 문화적 단서를 찾아 볼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과 연구문제를 위해서 첫째, 20세기 이주 한인의 다문화사 회 적응과 김치 전파의 경로를 찾기 위하여 관련 문헌들을 고찰하였다. 둘 째, 하와이 김치제조공장의 역사와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의 전파 경로를 추 적하기 위하여 신문기사 및 인터뷰 자료들에 대한 내용분석을 하였다. 셋째, 한국식 김치와 김치 담기 문화를 유지하는 근거를 찾기 위하여 1960~1970 년대 하와이 이주 가정의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총 12개의 사례조사를 실시하 였다. 현지 인터뷰 및 사례조사는 2015년 8월 13일부터 8월 22일까지 이 루어졌다. Ⅰ. 20C 초 이주 한인의 다문화사회 적응과 김치문화 전파 하와이에서 한국 김치문화가 존재하는 근거를 찾기 위하여 먼저 한인 이민 이 처음 시작된 20세기 초(1903~1959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와이에 이민 온 초기 한인들은 다른 국가의 이민자들과 서로 대등하게 문화적 접촉을 하면서 다문화사회의 구성원이 되었다. 이주 한인들은 김치 재료와 양념들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 상황에서 김치 담기에 성공했다. 나아가 그들은 다른 민 족 이민자나 현지 로컬 사람들에게 김치 맛을 전파하였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45

246 1. 이주 한인의 타문화 접촉과 다문화사회 진입 제1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 초반은 경제사학적으로 1차 세계화시대 (1870~1914년)로써 대규모 국제적 노동이민이 나타난 시기이다. 이 시 기 하와이는 해외 노동력이 많이 유입된 곳들 중 하나였다(조은정 송병건 2011: 106~108). 하와이에 다양한 민족의 노동력 유입은 결과적으로 하 와이 특유의 독특한 다문화사회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 정부의 경 우 하와이는 대한제국 최초의 공식적인 미국 이민이 시작된 곳으로 그 의미 가 깊다(p.112).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첫 한인 이민단은 102명(부인 21명과 아동 26명)이었다(이덕희 2014: 76). 하와이에 한인 인구가 집중 된 시기는 먼저 1903~1905년이고 약 7,000명 정도로 대부분 남성들이었 다. 그 다음은 1910~1924년 3 으로 약 1,000명이며 이민 와 있던 남성들의 배우자와 사진신부(약 680명) 4 로 구성되었다(조은정 송병건 2011: 110). 특히 1903~1905년에 한인 이민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하와이의 노동력 다변화정책 때문이다. 다양한 인종의 노동력을 유입하고자 했던 하와이 노동 력 정책은 특정 민족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면서 생기는 문제들 5 을 해소하려는 3_ 하와이 인구센서스에서 1903년 시작된 하와이 한인 이민자는 1910년 4,533명, 1920년 4,950명, 1923년 5,608명으로 전체 하와이 인구대비 평균 2% 내외를 차지한다(조은정 송병건 2011: 109). 참고로 1905년 8월 약 7,400명의 한인 이민자가 하와이에 도착했지만, 그 중 약 2,000명은 미국 본토로 이사하고, 1,000명은 환국하였다. 그리하여 한국인이 외국인으로 최초로 포함된 2010년 하 와이 인구 센서스조사에서 한국인 이민자 인구는 총 4,533명이었다(이덕희 2014: 76). 4_ 1898년 하와이가 미국에 병합된 후 미국의 이민법에 따라 계약이민은 불법으로 간주되었다. 주미 공사 알렌은 새로운 법적 환경에서도 양국의 입장을 생각하며 이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으나 1905년 4월 해외이민금지령 이 공표되면서 하와이 이민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1905년 을사조약을 통해 일본은 한국인에 대한 이민금지정책을 시행했다. 이후 1907년 후반 미국 국무부 장관 루트(E. Root)가 한국 여권은 더 이상 인정하지 않고 일본 외무성 발행 여권만 유효한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 조치 이후 1910년까지 유학 목적의 이주가 제한적으로 허용되었고, 1910년 일본 정부는 1903년 ~1905년에 떠난 남성 노동자들을 위한 여성 배우자의 이민을 허용하였다(조은정 송병건 2011: 121 재인용). 따라서 사진신부들(약 680명)을 포함한 여성들은 모두 일본 여권으로 하와이에 왔다 (이덕희 2014: 76). 5_ 1865년 522명의 중국인 계약노동자들을 시작으로 1876년 일본인과 포르투칼인 노동자가 하와이 24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47 농장주의 전략적 판단에서 기인한다. 한편 1905년 한국인 노동자 100명을 고용한 고용주의 한국인 노동자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6 이었다. 그것은 한국인 노동자 대부분이 도시출신이었고 하와이에서 한국인 노동자 고용의 역사가 짧았기 때문이다(조은정 송병건 2011: 115). 그렇다면 국가적으로 불안정한 대한제국의 상황에서 노동자 자질이 부족한 한국인이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하와이로 어떻게 장거리 이민 을 갈 수 있었을까. 그것은 당시 한미 양국의 정치 및 경제적 목적과 관련이 깊다. 당시 대한제국은 경제적으로 계속되는 가뭄에 시달려 일반 민중의 경 제적 어려움이 나아지지 않았다. 7 또한 정치적으로 강화도 조약 후 강화된 일 본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정부의 의도에서 1882년에 체결한 한미수호통상 조약을 이용하여 이민 권리를 미국에 부여함으로써 미국과의 정치적 이해를 확대하고자 했다. 당시 하와이는 미국 이민법(1898년)으로 중국인과 일본인 노동자의 계약이민이 금지되면서 노동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던 상태였다. 더불어 일본 견제라는 한미 양국의 이해관계에 바탕을 두고 기독교 선교사들 의 설득과 노력 8 에 힘입어 1903년 드디어 최초의 하와이 이민이 추진되었던 것이다. 에 왔다. 그러나 중국인 이민자수가 10년 동안 5만 명으로 증가하자 노동력의 다변화가 필요했다. 이에 1883년 중국인 이민자 수가 제한되었고(1882년 중국인 배척법), 비싼 손실비용 때문에 포르 투갈인의 유입도 일시 중단되면서, 1885년 일본인의 이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일본 인 노동자들은 파업 등의 단체행동으로 인하여 노동주의 노동통제가 어려워졌다(조은정 송병건 2011: 113~114). 6_ 한국인 노동자는 중국인이나 일본인보다 중노동을 못하여, 노동자로서 선호 순위가 푸에르토리코 인 이나 중국인, 일본인 다음으로 낮았다. 7_ 1901~1902년 가뭄 발생으로 일반 민중이 곤궁해지자 정부는 혜민원을 설치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기근과 예산 부족으로 1904년 혜민원은 폐지하기에 이른다(조은정 송병건 2011: 119 재인용). 8_ 1902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주 연합회 대표들은 당시 미주 공사 알렌을 만나 한인의 이주 문제를 상의했고 알렌은 미국 원조가 필요했던 고종을 설득하여 고종은 미국행 이민을 승인하였다. 또한 이민 지원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선교사들(조지 존스 목사, 언더우드 목사 부부, 헨리 아펜젤러 목사 등)의 설득은 한국인들이 이민을 결심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김선정 2009: 152).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47

248 이와 같이 하와이 이민 추진에 직접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 기독교였다. 그 리고 기독교는 미숙한 노동자였던 당시 이주 한국인이 타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초기 이주 한인 중 약 40%가 한국에서 기독교 인이었는데 그들의 종교적 유대는 타국에서 서로 친밀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이후 교회는 하와이 한인사회에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활동의 중심이 되어 갔다(김선정 2009: 153 재인용). 다음 글은 1848년부 터 1924년까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역사를 기록한 글에서 기독교가 초기 이주 한인들에게 미친 지대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곤궁한 노 동자였던 한국인이 교회 건립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중국인 이민자들은 중국 새해를 축하했다. 그들은 쌀을 재배해 먹었다. 한국인들은 한국의 전통 음식인 매운 맛의 배추 요리인 김치를 준비하였다. 하와이언들은 Kalua 돼 지고기와 ti leaves으로 싼 생선을 나누어 먹었다. 일본인 이민자들은 절을 세웠고, 한국 인들과 선교사들은 교회를 세웠다.(Inc. Media Projects 2004: 55) 위의 글에서 한인들은 다른 아시아계 노동자인 중국인이나 일본인과 마찬 가지로 이민 노동자로서의 삶의 고단함을 잊기 위해 본국을 향수하는 활동을 하였다. 한국인에게 고향을 그리는 대표적인 활동은 바로 김치를 담그는 일 이었다. 농장 노동자들은 민족을 초월해 서로 어울려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 이때 한인들은 다른 민족 노동자들과 김치를 나누어 먹으며 한국이라는 나라 와 함께 김치 맛을 알리기 시작했다. 1910년 하와이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9 인구통계학적으로 하와이는 이미 다 9_ 하와이 총인구 20만 명 중 42%는 일본인, 23%는 백인(포르투칼인 포함), 20%는 하와이 원주민, 11%는 중국인, 2.4%는 한국인, 그리고 1.1%는 필리핀인이었다. 24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49 민족으로 구성된 다문화사회였다. 그렇다면 한인은 어떻게 다문화사회의 일 원으로 적응할 수 있었을까. 이덕희(2014)는 하와이 다문화사회에서 한인 이민자의 기여를 다룬 논문에서 한인은 하와이 인구의 약 2%를 차지하는 적 은 수였지만 하와이 다문화사회의 일원으로 적응하였다고 평가하였다. 당시 하와이의 다민족 이민자들은 모두 농장의 노동자라는 동등한 신분을 가지고 있어서 그 점이 비교적 원활하게 평등한 다문화사회를 형성하는데 토대가 되 었다. 이주 한인의 경우 1910년 을사조약으로 일본의 식민지 국가로 등록된 한국인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은 당당하게 다양한 한국문화를 표현 하였다(p.77). 농장 노동자 이민사회는 각 민족 캠프별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서 이웃 민족 캠프의 다른 문화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빈번 하게 일어나는 문화적 접촉과 문화적 교류가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그런 분 위기에 적응하면서 초기 이주 한인들은 한국문화를 유지하는 한국인의 자격 으로 그 곳 다문화사회의 일원이 되었다. 2. 이주 한인의 김치문화 전파 이덕희의 논문(2014)은 하와이 다문화사회에서 한국문화가 유지되고 전파 된 사례들 10 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중 한국문화 전파의 대표적인 사례가 김 치였다. 첫 이주 한인들은 오아후 섬 와이알루아 사탕수수 농장의 모쿨레이 나 지역의 한인 캠프에서 거주하였다. 그 곳에는 각 민족별 캠프가 조성되어 있었는데, 이웃의 다른 민족들과 언어가 통하지 않아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 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웃 친구 집에 놀러 갔고 그 집의 음식을 맛보는 기 10_ 이덕희(2014)는 하와이 다문화사회의 증거 사례로 김치 교류와 김치공장의 상업화와 함께 사립학 교 학생들의 활동, 한인 단체의 퍼레이드, 한국 건축양식의 교회, 한국 전통 춤의 공연 등을 제시 하였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49

250 회를 가졌다(p.78). 한국인 친구 집에 놀러 간 다른 민족의 아이들은 그 집 음식을 맛 보았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들은 한국의 김치 맛을 알기 시작했 다. 다음의 글은 20세기 초 아시아계 농장의 이민 노동자들이 고국의 전통음식 을 재현해 보려고 노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인 역시 어떻게든 김치를 만 들어 먹으려 애썼고 마침내 성공하였다. 김치는 주재료와 양념들이 필요한 음식으로 생활환경과 기후가 상이한 외국에서 곤궁한 농장 노동자 한인들이 한국에서처럼 쉽게 김치를 담가 먹지 못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주 농장 노동자들은 향수병과 배고픔에 시달리면서 익숙한 고향 음식들을 계속 먹 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민 초창기라서 익숙한 고향 음식을 얻기는 어려웠고, 수입식료 품 물가가 너무 비싸 농장 관리인들은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쌀을 공급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게다가 고향의 씨앗을 재배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일본인들은 두부, 사케, 미소를 만드는데 성공했고, 한국인들은 김치 를 만들어 먹 는데 성공했다.(Rachel Landan 1996: 109) 김치 담기에 성공한 한인들은 다른 민족들과 농장의 필드에서 어울려 지냈 고,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이때 나누어 먹은 음식이 바로 매운맛의 김치이 다(Inc. Media Projects 2004: 55). 이처럼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울 리면서, 그리고 어른들은 노동의 현장에서 서로 김치를 공유하였다. 하와이 김치문화는 20세기 이민 초 열악한 삶의 현장인 한인 민족 캠프에서 김치 담 기가 성공하면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1919년 기미년 한국의 독립운동 소식이 하와이에 전해졌다. 남성들은 호 25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51 놀룰루의 깊숙한 계곡에서 군사 훈련 11 을 실시하였고, 여성들은 김치를 만들 어 팔아 독립운동 기금을 모았다. 12 한인들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인, 일본인, 필리핀인 등이 김치를 구매했기 때문에 김치장사는 잘 되었다(이덕희 2014: 78). 독립 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한 김치상품의 판매였지만 다른 민족들이나 로컬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 잘 팔렸다. 이것은 김치가 하와이 시장에서 어 느 정도 상품성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러한 로컬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 응은 후에 한인들이 어머니의 김치레시피를 기반으로 설립한 김치제조공장의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하였다. 1929년 조 킴(Joe Kim) 김치를 시 작으로 1940~1950년대에 코할라(Kohala) 김치와 케에아우(Kea au) 김 치, 그리고 함스(Halm s) 김치와 같은 한인 김치제조공장들 13 이 지속적으로 설립되었다. 이들 공장의 몇몇 김치브랜드들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하와이 로 컬마켓에서 다양한 김치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11_ 하와이는 1945년까지 미국 독립운동의 요람으로, 호놀룰루에서 1903년 미국 최초의 정치단체인 <신민회>가 조직되었고, 한인사회의 권익보호와 조국 독립을 위해 의무금을 조성하는 등의 활동 을 수행한 <국민회>가 있다. <국민회>의 박용만은 1914년 <대조선국민군단>을 조직했다. 그리고 1919년 호놀룰루에서 <대조선독립단>을 창설해 본격적인 군사훈련을 하였다(최협 2003: 39). 12_ 1919년 빅 아일랜드(하와이 섬)에서 이루어진 자선 모금 운동으로 추정된다. 13_ 하와이의 김치제조공장은 1967년 베트남전 한국군용 김치통조림 보급품 생산과 관련이 있다. 그 당시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보급된 최초의 베트남 참전 한국군용 김치통조림은 하와이에서 만들 어졌다. 그러나 문제는 하와이의 일본인 공장에서 만들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 군인들의 반응은 우리 입맛에 맞지 않다 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 정부는 미국 국 방부에 요청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국산 김치통조림을 건의했고, 미국 당국과의 절충 끝에 물 물교환방식으로 국산 김치통조림을 베트남 한국 군인들에게 납품할 수 있었다(경제풍월, 2013년 4월호). 하와이 김치공장에서 납품한 초기 한국군용 김치통조림이 어떤 한인 김치공장에서 만들 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현재 찾지 못했다. 또한 한인 김치공장에서 생산되었다 할지라도 당시 하와이 김치상품의 김치 맛이 현지화되어 있어서 토종 한국군의 입맛을 충족하지는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51

252 Ⅱ. 하와이 김치제조공장의 역사와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 하와이에서 현재 김치를 쉽게 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소규모 김치 제조업 14 이 성행했기 때문이다. Davide K. Choo(2011)의 기고문은 김치가 최초 로 대량 생산된 것이 1919년 빅 아일랜드에서 열린 한 교회의 자선모금행사 15 에서라고 하였다. 이후 40년 이상 하와이에 김치를 공급한 대표적인 4개의 김치제조공장들이 차례로 설립되었다. 1929년에 조 킴(Joe Kim) 김치가 만들어졌고, 1949년에 코할라(Kohala) 김치와 1954년에 케에아우(Kea au) 김치, 그리고 1955년에 함스(Halm s) 김치가 그것이다. 함스 김치는 나중에 마이클 아이리쉬의 함스 엔터프라이즈회사(김치 및 식료품가공 회사) 의 대표적인 김치브랜드가 된다. 본 연구는 기존 인터뷰 자료들과 신문기사, 2015년 8월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네 곳의 김치제조공장의 성쇠의 역사를 조사하였다. 80여 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각 고유브랜드 이름을 유지하는 김치상품의 존재를 찾는데 초점을 두었다. 또한 각 김치제조공장의 특성을 반영하는 김치가 어떠한 맛이었는지 밝히려고 노력하였다. 현재 하와이 로컬 마켓에서 판매되는 김치상품들의 맛의 원천소스가 바로 당시 세워진 한인 김 치제조공장의 김치브랜드들이기 때문이다. 하와이산 김치상품들은 대부분 전통 한국김치에 비해 색깔이 더 약하고, 매운맛이 덜하다. 그리고 아삭아삭 한 식감과 신선도를 선호하는 로컬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대부분 익지 않 14_ 김성훈(1968)의 연구에서 김치제조공장의 현황을 조사한 시점은 1967년 2~5월이었는데 당시 하 와이 4개 섬에 정식 등록된 김치공장은 5개이고, 그 외 김치제조업체를 합치면 10여 개가 넘었다 (p.51). 15_ 1919년 김치장사는 독립운동 기금마련이 목적이었다. 한편 1976~1977년경 모금을 위한 김치장 사가 다시 이루어졌는데, 하와이에 절(현재 무량사)을 짓기 위해서였다(2015년 8월 사례조사 인 터뷰). 25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53 은 김치를 판매한다. 이에 본 연구는 로컬마켓에서 구매 가능한 하와이산 김 치상품을 현지화 된 김치 또는 로컬식(Local style) 김치라고 지칭하고자 한 다. 이것은 김치상품에 한국식(Korean Style) 김치 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전통적인 한국 김치나 하와이의 한인 가정에서 담가지는 한국식 김치와 구분 하기 위함이다. 1. 김치제조공장의 역사 (1) 조 킴(Joe Kim) 김치 조 킴(Joe Kim)은 1929년 오아후 섬 칼리히 밸리(Kalihi Vally)에 다 이아몬드 김치라는 이름으로 김치공장을 세웠다(Davide K. Choo 2011). 유철인(2003: 150)은 조 킴 김치공장을 하와이 김치산업의 시작으로 보았 다. 조 킴은 다이아몬드 케이 김치 라는 상품명으로 김치상품을 생산하였고 미국 본토까지 공급하였다(이덕희 2014: 28). 그리고 1940~1950년대에 다이아몬드 김치는 조 킴 김치(Joe Kim Kim Chee 또는 Joe Kim s Kim Chee)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16 조 킴은 이민 2세로 어머니의 김치 맛에 길들 여져서 어머니가 준 김치 레시피 를 가지고 김치를 생산하였다. 17 이 후 조 킴의 김치공장에 대한 행적을 다룬 구체적인 자료는 찾기 어려웠 다. 18 또한 2015년 현재 하와이 한인식품점이나 로컬마켓에서 조 킴 김치 의 흔적은 없었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함스 엔터프라이즈의 마이클 아이리 16_ 다이아몬드 케이 김치 가 조 킴 김치 로 브랜드명이 바뀐 시기에 대해 다소의 의견 차이가 있 는데, Davide K. Choo(2011)는 1940년대로, 이덕희(2014)는 1950년대로 보고한다. 17_ 이덕희 하와이 한인이민 연구소장과의 인터뷰에 토대를 둔 내용이다(2015년 8월 인터뷰). 18_ 조 킴의 며느리를 만난 적이 있는 본 연구의 사례 조사대상자에 의하면 조 킴은 노후에 치매에 걸 렸는데 빨래를 할 때마다 펼쳐놓은 빨래 위에 계속 소금을 뿌려댔다고 한다(2015년 8월 사례조 사).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53

254 쉬 사장과의 인터뷰(2015년 8월)에서 그의 회사의 10번째 김치레시피 인수 협상 대상이 바로 조 킴 김치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것은 조 킴 김치의 김치 레시피가 함스 엔터프라이즈를 통해서 다시 재현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언젠가 함스 엔터프라이즈 회사의 이름으로 생산된 조 킴의 김치상품을 로컬 마켓에서 만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추정하건대 조 킴 김치는 조 킴의 어 머니가 이민 2세인 조 킴에게 먹일 만한 수준의 현지화 된 김치 맛을 가졌을 것이다. 특히 로컬 사람들이 주 고객인 함스 엔터프라이즈가 인수하려는 레 시피라는 점에서 로컬인의 요구를 반영한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일 가능성이 높다. (2) 코할라(Kohala) 김치 1949년 한나 킴 리우(Hanna Kim Liu)는 하와이 섬 코할라 지역 19 에서 코할라(Kohala) 김치 브랜드를 만들었다(Derek Paiva 1999). 아버지 김 계남과 어머니 김순내의 둘째 딸 김봉실이 바로 한나 킴 리우이다. 첫째 딸 김봉순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김봉실은 4살 때 하와이에 왔다. 남편은 중국 계인 Fa Sin Liu이다. Hawaii Business(Derek Paiva 1999)는 한나 킴 리우의 아들 Donald와 인터뷰에서 1999년 당시 Donald and Joanne Liu 부부는 가족 사업으로 50년째 코할라 김치공장을 이어왔다고 하였다 년 직원은 Liu 부부를 포함해 총 5명으로 김치상품의 전 생산과정이 철저한 수작업으로 이루어졌고, 원복(중국배추)김치와 머스타드 양배추김 19_ 코할라 김치는 본래 하와이 섬(빅 아일랜드)의 코할라 지역에서 시작했지만 번창해지면서 오아후 섬의 호놀룰루 지역 카이무키로 공장을 옮겼다(2015년 8월 이덕희 소장 인터뷰). 20_ 1965년 어머니가 김치사업에서 물러날 때 아버지는 교사직을 은퇴하면서까지 김치사업을 이어갔 고 1975년 Donald Liu가 가업을 물려받았다. 25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55 치, 오이김치를 하루 1,400 bottles을 생산하였다. 다음 글은 코할라 김치 공장에 대한 역사와 코할라 김치 맛의 특징을 찾을 수 있는 내용이다(Derek Paiva 1999). 1949년 사탕수수 농장, Hawi에서 주변 이웃에게 직접 담근 김치를 선물하면서 그 의 어머니의 김치가 맛나다고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아들 Donald Liu는 어머니를 모 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마일드한(mild) 맛 의 한국식 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을 갖고 김치를 만드신 위대한 요리사라고 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처음에 Quart-size 마요 네즈 병에 집 부엌에서 만든 김치를 넣어 가게에 팔다가 고객 요구에 부응하여 새로운 mason jar(아가리가 넓은 식품보관용 유리병)에 담긴 김치브랜드를 대량으로 주문받게 되면서 빅 아일랜드 서쪽 힐로(Hilo)의 다른 상점까지 판매하기에 이른다 년 어 머니 은퇴 당시 하루에 25,000 pounds의 김치상품을 대량 생산해서 하와이 주 전역뿐 만 아니라 본토, 멀게는 뉴욕에까지 팔았다. 1983년 어머니 한나 킴은 돌아가셨지만 그 는 어머니의 유명한 김치레시피, 마일드한 김치 맛은 거의 변하지 않고 고스란히 전수 하고 있다. 코할라 김치의 최고 전성기는 1980년대로 호놀룰루의 경우 주당 주문량이 400개였다(1999년 당시 주문량은 100개 정도). 그는 자녀 중 그 누구도 대를 이어 가족 김치사업을 경영하는 데에 관심이 없어 머지않아 50년간 이어온 애정어린 이 가족 사업 을 팔 것 같다고 하였다(1999년 당시 Donald 나이는 62세). (중략) 그는 찾는 고객만 있다면 그가 은퇴하더라고 코할라 김치 브랜드와 레시피가 유지되기를 원했다. 그것은 어머니의 유언을 따르기 위해서이다. 그의 어머니는 남편에게 코할라 라는 김치 브랜드 명을 고수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위의 내용에서 코할라 김치는 1949년에 시작했고 1980년대 번성했음을 21_ 힐로는 그 당시 빅 아일랜드의 다른 김치브랜드인 케에아우 김치의 주요 판매지역이었지만 두 브 랜드 간에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55

256 알 수 있었다. 특히 코할라 김치는 1999년까지 한나 킴 리우의 유명한 김치 레시피, 모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마일드한 맛 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마 일드한 맛이란 바로 하와이 지역 로컬 사람들이 선호하는 완전히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를 의미한다. 다음은 이덕희 하와이 한인이민 연구소장과의 현지 인터뷰(2015년 8월)를 통해 밝혀진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이덕희 소장은 생전에 한나 킴 리우를 직접 만나 코할라 김치에 대한 당시의 상황들을 기록 하였다. 한나 킴 리우가 마일드한 김치 맛을 가진 김치상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어릴 적 어머 니가 어린 딸, 김봉실에게 먹이려 만든 맵지 않은 김치 맛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 이다. 1949년 당시 김치를 즐겨먹는 하와이 외국인 농장 노동자들이나 로컬 사람들을 대상으로 김치상품을 팔기 위해서 그녀는 주요 고객인 로컬인이 선호하는 김치 맛을 택 할 필요가 있었다. 즉 국제적인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양배추를 이용해 김치를 생산하였다. 양배추로 담근 코할라 김치는 하와이의 더운 기후 조건에서 쉽게 물러져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그녀는 김치를 담 는 주재료인 배추의 질 이 김치상품에서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이후 다소 질긴 원복배 추 22 를 이용해 코할라 김치를 생산하면서 1950년대에 미국 본토까지 판로를 넓혔다. 당 시 코알라 김치는 빅 아일랜드의 다른 지역인 힐로 지역을 점유한 케에아우 김치(또는 해리 킴 김치)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성장해 나갔다. 23 본 연구는 2015년 현지 인터뷰를 통해서 코할라 김치레시피가 1999년에 22_ 하와이산 김치상품의 주재료인 원복배추가 하와이에서 언제부터 재배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 거자료가 없다. 23_ 두 김치공장 간의 긴밀한 관계를 암시하는 한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1950년대는 김치용기 (유리병)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용기가 부족하면 서로 빌려주기도 하고, 심지어 서로 합의하여 김치가격을 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가격 담합을 한 셈이다(2015년 8월 이덕희 소 장 인터뷰). 25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57 함스 엔터프라이즈에 의해 인수되었음을 확인하였다. 현재 코할라 김치는 한 나 킴 리우의 유언대로 코할라(KOHALA)라는 고유 브랜드 명칭을 고수하 고 있으며 마일드한 맛을 가진 김치상품으로 로컬마켓 24 에서 판매되고 있다. (3) 케에아우(Kea au) 김치 케에아우 김치는 1954년 25 하와이 섬(빅 아일랜드)의 힐로 근처 케에아우 지역에서 임야물(하와이 섬 前 시장 해리 김의 어머니)에 의해 만들어졌다(맹 도티 쉬러 2007). 임야물은 하와이 이민 1세대이며 사탕수수농장 노동자의 사진신부였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9남매와 살아남기 위해서 힐로에서 케에 아우 김치라는 브랜드로 김치공장을 시작했다. 전에는 가족이 하와이 전통 돗 자리(라우할라)를 짜는 일을 했지만 다른 자식들이 직장과 유학 때문에 본토로 떠나면서 막내아들 해리와 함께 김치사업에 뛰어들었다. 다음의 글은 2007년 에 해리 前 시장의 누나 맹도티 쉬러가 어머니를 회고한 책, 야무진 한국 여인 야물이 를 한국일보에서 연재한 것으로, 케에아우 김치 공장의 설립 배경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미주 한국일보 하와이 2007: <50>번째 연재). <50> 중에서: 어머니는 한성이 마저 떠나버리면 라우할라(하와이 전통 돗자리)를 짤 사람이 없게 되리라는 걸 깨닫고, 1954년에 이미 그 대안으로 김치사업을 동시에 가동 시킬 참이었다. 김치는 어릴 적부터 익히 아는 것이고 또 줄곧 먹어 온 음식이니 못할 일 24_ 함스 엔터프라이즈가 인수한 코할라 김치는 현재 Won Bok Kim Chee와 Won Bok HOT Kim Chee로 세분되어 있다. 현재 코할라 김치는 돈키호테(Don Quijote)와 푸드 팬츄리(Food Pantry), 세이프 웨이(Safeway Inc.) 등 하와이 로컬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2015년 8월 시장조 사). 25_ 케에아우 김치공장의 설립 시기는 이덕희의 논문(2014: 78)에서 1952년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2007 년 한국일보에서 맹도티 쉬러 저, 신명섭 역(종합출판 EnG, 2007), 야무진 한국여인 야물이 <50> 에서 김치사업의 시작시기를 1954년으로 기록하고 있어서 본 연구는 이를 따르기로 한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57

258 도 아니었다. 그렇잖아도 동네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어머니의 김치를 격찬했었는데 차제에 그 맛난 김치를 상업적으로 전환하라고 모두들 힘을 실어주었다. 어머니는 15살 짜리 막내 해리에게 그 얘기를 꺼내셨다. 왠지 기시감( 旣 視 感 )을 떠올리는 일이었다. 예 전에는 의논의 상대가 맏아들이었는데 비해 이제는 그게 막내라는 거였다. 김치사업을 차리려면 전기와 관청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이 필요했다. 그것은 보건부 의 규정이었다. 전기도, 전화도 없는 올라아(Olaa) 집은 물마저 집수( 集 水 )에 의존하는 터 라 아예 고려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쉬프먼(책임자, 하와이언) 26 씨네 도살장이 우리 집에서 불과 0.5마일밖에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 도살장 건너편에 세를 놓아 꽃 도매상 으로 쓰던 창고가 비어있었다. 또 그 위치가 도살장의 대형 냉장고 바로 맞은쪽이어서 김치공장으로서는 안성맞춤이었다. 뚜뚜맨(쉬프먼)이 돌보는 목축장 인근에 김치공장 을 차리면 소와 말도 많을뿐더러 하와이 토착민 일손도 많고 해서 이상적이었다. 다른 한인 김치공장들이 이민 2세대들에 의해 운영된 것과는 달리 케에아 우 김치공장은 이민 1세 임야물이 설립한 김치제조공장이다(이덕희 2014: 79). 위의 내용에서 당시 보건부가 규정한 김치사업체 설립을 위한 기반 조 건들을 알 수 있다. 특히 케에아우 김치공장은 사업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환 경 구축과 자원 공급이 순조로워 보인다. 한편 다음 내용은 기존 김치시장 진 입이 어려웠던 당시 상황을 엿보게 한다. 여기에서 김치용기 라벨에 대한 내 용이 흥미롭다(미주 한국일보 하와이 2007: <51>번째 연재). <51> 중에서: 그리하여 한때는 꽃 저장소로 사용되던 공간이 재빨리 김치 키친 (Kimchee Kitchen)으로 개조되었다. 소금에 절인 배추를 발효시키는 대형 함지에, 1쿼 트(약 1.14리터)짜리 병은 수도 없이 많고 27 칼, 마늘, 생강뿌리, 시뻘건 매운 고추 등등 26_ 허버트 쉬프먼씨(책에서 뚜뚜맨 으로 불림)는 이후 김치공장을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도와주었다. 27_ 코할라 김치와 김치용기를 서로 빌려주었다고 한 내용을 뒷받침해준다. 아마 김치용기가 상대적 25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59 이 여기저기 수북했다. 어머니 생각은 우선은 소규모로 시작하자는 거였다. 그래서 아 무것도 찍히지 않은 공 라벨만 샀다. 처음에 제일 난감했던 도전은 마케팅이었다. 김치를 상자에 넣어가지고 올라아 (Olaa), 파호아 (Pahoa), 힐로(Hillo), 카포호(Kapoho), 그리고 심지어 저 먼 나알레후 (Naalehu)까지 갖고 가서 상인들한테 새로 나온 우리 물건을 소비자에게 소개해달라고 했다. 어떤 상인들은 우리 부탁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 상점 진열대에는 다른 브랜드 가 이미 한두 개 진열되어 있는 터라 새 것을 더 추구할 생각이 없었다. 특히 우리 제품 의 라벨은 손으로 그려 붙인 거라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해리는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 에 많은 상점에서 우리 물건을 받아주기로 했다. 다만 타 제품이 떨어졌을 경우에 팔아준 다는 조건이었다. 어쨌든 발 하나는 문 안에 들여놓은 셈이다. 열흘 안에 판매되지 않은 김치 병들은 반환되어서 그만큼 손해였다. 그래도 어머니는 굴하지 않고 계속하여 판매 를 올렸다. 우리 것을 팔아주는 상인들은 거의 다 손으로 쓴 상표를 보고 그게 뭐냐고 비 난했다. ~ 중략 ~ 그들은 제대로 인쇄된 딱지를 붙이고 내용물도 중요한 것부터 먼저 표 기하라고 해리에게 타일렀다. 예를 들어 배추 를 먼저 적은 다음에 소금 을 쓰라는 것이 었다. 특히 1950년대 중반 이후 하와이 김치사업은 날로 성장해 나갔다. 다음의 내용은 힐로시장을 이미 선점한 코할라 김치와의 긴밀한 관계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그 당시 김치시장의 성장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미주 한국일보 하 와이 2007: <52>번째 연재). <52> 중에서: 힐로 시장은 어머니의 친구가 벌써 선점해둔 터라, 그 분은 우리 김치 가 자기 영역에 들어오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다. 허나 그 분과 어머니 사이의 관계는 깨 지지 않았고, 또 우리 때문에 그분의 사업이 침해를 받은 것도 아니다. 으로 풍부한 케에아우 김치공장이 코할라 김치공장에 유리병을 빌려주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59

260 호놀룰루의 김치 시장들은 벌써 잘 알려진 브랜드로 홍수가 나 있는 정도였다. 그 곳 에 가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은 시장개척에 최선을 다했다. 인기 많은 어떤 슈퍼에서 호 의를 베풀어 판매할 기회를 주었다. 김치상자는 여러 개를 서서 드나드는 대형 냉장고 에 쌓아두고 판매대에는 병에 담은 김치 몇 개를 얹어 놓았다. 일주일 안에 팔리지 않는 것은 새 걸로 대치해야 했다. 그런데 많은 고객들에게 손으로 쓴 <케에아우 김치> 라벨 이 별로였다. ~ 중략 ~ 급기야 새로 주문한 인쇄 라벨이 도착했다. 인쇄된 딱지는 특히 우리 물건을 받아 파는 본토의 Los Angeles에서 더 필요하게 되었다. 연재된 <51>과 <52>의 내용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로컬마켓에서 김치상 품을 진열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7일~10일 정도로 보인다. 김치는 실온에 서 계속 익어가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하와이 로컬 사람들이 어떤 상태의 김치 맛을 선호하는 지도 보여준다. 로컬 사람들은 김치를 매운맛의 야채샐 러드 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김치상품이 아삭거리는 신선한 야채 상태(샐러드) 이기를 원했던 것 같다. 이후 케에아우 김치는 해리 김 김치 로 브랜드 명칭을 변경했다. 해리 킴 의 최근 인터뷰(미주 한국일보 하와이, 2014)에 의하면 케에아우 김치가 잘 팔려서 미 본토의 판매업자가 접촉을 해왔고, 이를 계기로 발음이 어려운 케 에아우 김치 대신 해리 김치로 바꾼 것이다. 김치사업은 1980년대까지 계속 이어졌다. 그는 미 본토 수출 당시 공급 규모가 24병들이 상자로 500상자씩 이어서 이로 인해 가정형편은 많이 나아졌다고 회고하였다. 케에아우 김치상 품의 경우 빠른 시간에 힐로가 있는 하와이 섬(빅 아일랜드)과 오아후 섬의 호놀룰루에서 판매되었고 본토까지 수출하였다. 이것은 케에아우 김치가 매 운맛 김치이기보다는 현지 로컬인과 본토 사람들 입맛에 맞았다는 것을 의미 한다. 따라서 케에아우 김치는 한국식 김치보다는 현지화 된 김치, 즉 로컬 식 김치 맛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6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61 결과적으로 해리 킴의 어머니, 임야물은 이름처럼 야무지게 김치사업을 해 나갔다. 그리고 김치사업은 이민생활에서 남편 없이 홀로 자녀들을 부양하고 교육을 시키는 경제적인 기반이었다. 후에 해리 킴은 하와이 섬의 시장이 되 었고 로컬사회에 영향력 있는 지위를 가진 한인 리더 28 가 되었다. 해리 킴의 인터뷰(미주 한국일보 하와이 2014) 그의 누나 맹도티 쉬러의 어머니에 대 한 회고록(맹 도티 쉬러 2007)으로부터 케에아우 김치제조공장이 임야물 어 머니의 의지력과 가족경영을 통해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김치는 한인 여성의 강인한 생활력을 상징하며, 현지화 된 김치 맛은 다른 문화와의 접촉 상황에서 일방적인 문화적 동화나 변용이 아닌 주도적이고 전략적인 적응과 정 이었음을 의미한다. (4) 함스(Halm s) 김치와 함스 엔터프라이즈 1955년 헨렌 함(Helen Halm)은 호놀룰루 한인 지역으로 알려진 카이무 키(Kaimuki)의 Waialae Avenue에 위치한 남편의 회계사 사무실 뒤편 주방에서 함스 김치공장을 시작하였다. 그의 아들 사무엘(Samuel)에 의하 면 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해볼 만한 일 을 갖고 싶어 했고 그것이 김치 사업이었다고 한다. 헬렌 함은 그녀 어머니의 김치레시피 책과 가족 노동력 의 도움으로 김치제조공장을 성장시켰다. 김치공장을 운영할 당시 가족들의 고충에 대해 사무엘은 다음과 같이 회상하였다. 그 일(김치를 담그는 일)은 고된 노동이었다. 어머니는 모든 재료를 신선한 것만 사용 했는데, 마켓에서 어머니는 사람들에게 재료의 신선함에 대하여 자주 언급하였다. 김치 28_ 그는 현재 하와이 지역사회에서 협력 및 자문 활동과 함께 한인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61

262 공장을 경영하는 내내 자신과 여자형제들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어머니가 내다 팔 상품 에 들어 갈 대구(codfish)를 포로 찢는 작업 29 도 했다. 그녀의 남편과 아들, 딸들은 모두 그녀의 작업에 동원되었다(Mary Vorsino 2003). 함스 김치브랜드가 현재까지 유지되기까지 독특한 과정이 있다. 헬렌 함은 단지 3년(1955~1958년)동안 김치공장을 운영하였다. 이후 괌(Guam)으 로 이사하면서 1958년에 래리 강(Larry Kang)에게 팔았다. 6년 후(1964 년쯤) 헨렌 함은 하와이에 다시 돌아왔고 한국 스타일의 매운 소스가 들어간 김치공장을 다시 시작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것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Mary Vorsino 2003). 1985년 래리 강이 암에 걸리면서 함스 김치는 1987년경 마이클 아이리쉬 (함스 엔터프라이즈 대표)가 인수하였다 30. 사무엘과의 다음 인터뷰 내용을 보면 사업가 마이클 아이리쉬는 래리 강으로부터 함스 김치레시피를 샀고 이 후 헨렌을 두 번 찾아갔다고 한다(Mary Vorsino 2003). 아마 그 때 그는 그녀에게 김치레시피에 대한 자문을 구했을 지도 모르겠다. 어머니(헨렌 함)는 마이클 아이리쉬를 생전에 두 번 만나셨는데, 당시 어머니는 그에 게 함스 김치브랜드를 유지하게 해주어 항상 행복하고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김치브랜드에 그녀의 이름이 있기 때문에 서로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9_ 당시 헨렌 함은 김치와 함께 대구포 무침 등을 판매했다. 한국의 대구포 무침 역시 김치만큼이나 하와이에서 로컬화 된 음식이다. 30_ 이정덕(2003)은 함스 김치의 인수년도를 1986년으로 기록하고 있다(p.137). 마이클 아이리쉬 의 이전 인터뷰(미주 중앙일보 하와이 2000)에서 인수 시점을 약 15년 전으로 언급하고 있어 1985~1986년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의 현지 인터뷰에서 함스 김치 인수년도가 1987년 임을 확인하였다. 26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63 친정어머니의 김치레시피를 바탕으로 매운맛의 한국식 김치를 담고자 했던 헨렌의 함스 김치는 본래 매운 한국식 김치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 운맛 김치의 시장 호응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인지 헨렌 함스는 3년 만에 김치 장사를 포기하고 래리 강에게 레시피를 팔았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로컬 사 업가 마이클 아이리쉬에 의해 인수되었다. 약 29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함스 김치는 어느 정도 현지화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함스 엔터프라이즈 는 함스 김치의 하위 브랜드들 31 을 개발하면서 다양한 함스 제품들을 판매하 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함스 김치는 본래 함스 김치브랜드 보다 훨씬 현지화 된 김치 맛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함스 엔터프라이즈를 살펴보기로 하자. 마이클 아이리쉬가 김치사업 을 시작한 것은 평소 알고 지내던 한국인으로부터 리리하(Liliha)에 위치한 박스 김치(Park s Kim Chee)를 인수하라는 제안을 받으면서였다(2015년 8월 현지 인터뷰). 당시 하고 있던 부동산 사업의 경기가 하락해 침체기에 접 어들면서 그는 1984년 박스 김치레시피를 인수했다. 1985년 3명의 직원과 함께 박스 김치레시피를 토대로 김치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로컬마켓에서 인기를 끈 것은 박스 김치보다는 박스 김치의 소스들이었다. 이후 함스 엔터 프라이즈는 박스 김치의 김치상품보다는 소스제품 32 의 판매에 중점을 두었 31_ 함스 김치의 하위브랜드는 Won Bok Kim Chee, Won Bok LITE Kim Chee, Cucumber Kim Chee, Head Cabbage Kim Chee, Takuan, Turnip Kim Chee, Pickled Onion 등이다(2015년 8월 시장조사). 32_ 현지 시장조사(2015년 8월)에서 박스 김치브랜드는 인수 당시와는 달리 김치상품보다는 김치소 스 제품 만을 생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Parks Brand의 소스류는 Kim Chee sauce, Korean BBQ sauce, Korean Hot sauce, Taegu, fresh ground chili pepper, Chili Water(하와이 음식 에 맞는 매우 인기 있는 소스)이다. 현재 로컬마켓 외에 한인마켓에서도 박스 김치소스가 판매되 고 있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63

264 다. 이것은 김치레시피로써 함스 김치를 인수하게 된 배경이 된다. 함스 엔 터프라이즈는 여러 개의 김치제조공장들을 인수하여 각 김치공장이 보유한 독특한 김치레시피를 이용해 소비자의 맛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김치상품들 을 생산, 공급하는 하와이 최대 김치사업체이다. 33 함스 엔터프라이즈는 김 치 및 식품관련 11개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김치 브랜드는 9개 34 로 현재 하와이 로컬마트 김치시장의 85% 35 을 점유하고 있다. 2. 현지화 된 한국식 김치, 로컬식 김치 앞서 하와이에서 대표적인 네 곳의 김치공장의 역사를 살펴보았고 각 김치 공장 브랜드에 대한 김치 맛을 추정해 보았다. 36 그러나 실제 김치 맛을 객관 적으로 평가하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한국에서 김치는 어머니 손맛이 곧 김 치레시피라고 할 정도로 개별가정마다 추구하는 김치 맛이 다르며 배추김치 를 기준으로 할 때 김치 맛의 매운 정도는 가히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또한 재료에 따라 김치 종류가 달라지므로 김치 맛을 평가하거나 현지화 된 정도를 밝히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본 연구는 한국계 로컬인(로컬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 후손들)의 관점에서, 그리고 9개의 김치레시피를 인수한 사업가의 입 장에서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 맛과 그 배경을 찾고자 하였다. 한인의 후손이 33_ 마이클 아이리쉬의 인터뷰(2015년 8월)에서 그는 처음에는 대를 이어 김치사업을 할 수 없었던 소규모 김치공장을 인수해 김치레시피를 보존하자는 데서 출발해 한국김치브랜드를 인수했다고 하였다. 34_ 김치상품을 생산하는 김치 브랜드 9개는 Halm s Kimchee를 비롯하여 Kohala, High Max, Man Nani, Ted s, Sweet Charlie, Kewalo, Sumida Pickle, A-1이다. 그리고 10번째 김치브랜 드로 조 킴 김치브랜드의 인수가 현재 추진 중이다(2015년 8월 시장조사). 35_ 하와이 대형 로컬마켓에서 대부분 함스 엔터프라이즈의 다양한 김치브랜드들을 볼 수 있다. 그러 나 유기농 식품을 취급하는 미국 내 유명 마켓, Whole Food는 캘리포니아산 김치브랜드(Mother in law s Kimchi와 King s Kimchi)를 팔고 있었다(2015년 8월 시장조사). 36_ 단지 배추김치를 기준으로 일반적인 한국 김치보다 상대적으로 매운 정도를 추측할 뿐이다. 26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65 라는 점에서 한국식 김치와 로컬식 김치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Davide K. Choo(2011)는 김치에 관한 칼럼, Deep Kim Chee 에서 하와이의 김치산업을 지배해 온 네 개의 김치제조공장에서 생산한 김치상품 들의 김치 맛이 한국김치와는 다른 맛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하와이식 물 김치는 맵거나 맛이 깊지 않지만 더 짭짤하고 순해서 다양한 요리에 잘 어울 린다고 평가하면서 한국김치보다는 일본식 장아찌 에 가까운 맛이라고 하였 다. 이것은 김치가 하와이에 외유한 지 한 세기 만에 한국의 토속음식에서 일 본인 농장의 농부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변해서 라고 하였다. 2011년 인 터뷰 당시 마이클 아이리쉬 37 는 한국김치 맛의 현지화의 원인에 대하여 손에 잡히는 것을 닥치는 대로 무엇이든 이용해야 했던 초기 이민자들의 처지 와 관련된다고 하였고, 무엇보다 그들의 이웃이나 로컬 고객들 이 심심한 맛을 좋아해서 사업가의 입장에서 그런 요구를 수용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현지 인터뷰(2015년 8월)에서 함스 엔터프라이즈에서 생산된 김치브랜드 들의 김치 맛과 한국산 김치의 차이점에 대하여 마이클 아이리쉬는 다음과 같 이 말하였다. 이것은 그의 이전 인터뷰(미주 중앙일보 하와이 2000)에서 로 컬 사람들이 아삭아삭한 야채 맛이 느껴지는 신선한 김치를 좋아하므로 신선 한 최상품의 재료 38 을 직접 생산하는 방식으로 김치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한 인터뷰 내용을 한층 보완해 준다. 함스에서 생산된 김치는 한국의 전통적인 김치는 아니다. 로컬식 김치는 한국식 김치 39 37_ 데이비드 추는 칼럼을 쓰기 위해 하와이 로컬 김치시장을 점유한 마이클 아이리쉬와 인터뷰하였다. 38_ 함스 엔터프라이즈는 120명의 직원이 있으며 오아후섬 서쪽 농장에서 매일 신선한 로컬 Napa배 추를 공급받는다(2015년 8월 인터뷰). 39_ 하와이 호놀룰루의 한인마켓(팔라마마켓, 퀸즈마켓, 키아무쿠 슈퍼마켓)은 현재 한국에서 수입한 한국산 김치브랜드 외에 각 마켓의 이름을 가진 김치브랜드(예, 팔라마김치)로 김치를 판매하고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65

266 만큼 맵지 않다. 로컬식 김치는 소금과 마늘, 생강을 덜 사용하므로 맛과 냄새가 한국김 치보다 약하다. 담근 지 오래되거나(10일 이상) 묵은 김치는 신맛 때문에 인기가 없다. 한국계 이민 4세대인 Davide K. Choo와 사탕수수 노동자인 외할아버 지와 사진신부인 외할머니의 김치를 먹고 자란 이민 3세대 마이클 아이리쉬 의 견해로부터 김치 맛이 현지화 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하와이는 일반적 으로 우리가 아는 한국김치와는 다른 김치 맛(현지화 된 김치 또는 로컬식 김 치) 40 이 40년 이상 존재해 왔던 곳이다. 이민 초기 김치재료의 구입이 어려웠 고 따뜻한 하와이 기후를 감안할 때 초기 이주 한인들이 한국김치의 깊은 맛 을 구현해 내기는 쉽지 않았다. 또한 김치 사업가의 입장에서 로컬인이 선호 하는 김치 맛에 대한 고객 요구를 거부하기는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마치 한 국인이 이민생활에 적응하듯이 하와이산 김치상품도 로컬의 시장 상황에 적 응한 것처럼 보인다.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는 현재 하와이의 많은 음식점에 서 사이드 메뉴와 유명 레스토랑의 대표 음식(예를 들어, Side Street Inn 의 김치볶음밥이나 Alan Wong s The Pineapple Room의 르우벤 김치 샌드위치) 41 의 주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대형 로컬마켓에 다양한 김치상 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이와 같이 하와이의 경우 관광객이나 현지 로컬 사람 들이 지속적으로 김치 맛을 볼 수 있는 로컬시장 환경이 이미 조성되어 있다. 있다. 40_ 로컬마켓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Wildbrine 회사의 경우 김치상품은 크게 두 가지(일본식 김치 와 한국식 김치)이다. 고유한 김치레시피 재현을 통해 다양한 김치상품들을 만드는 함스 엔터프 라이즈 김치상품들과 비교된다(2015년 8월 시장조사). 41_ Side Street Inn은 미국인 스타 셰프 안토니 보데인(Anthony Bourdain)의 No Reservations 프로그램에서 하와이 베스트 맛 집으로 소개된 곳으로 제일 인기 있는 음식이 바로 김치볶음밥이 다. 또한 Alan Wong은 식품업계의 오스카상인 James Beard Award를 수상한 하와이 최고의 유명 셰프이다. Davide K. Choo(2011)의 인터뷰에서 그는 김치를 이용한 음식개발에 관심이 많 다고 밝혔다. 26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67 하와이의 시장 환경적인 조건은 한국김치를 로컬음식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와 함께 로컬마켓에서 광범위한 김치시장을 형성하는 중요한 촉진 요인으로 작 용하고 있다. Ⅲ. 1960~1970년대 이주 한인의 한국식 김치와 김치문화 정체성 ~1970년대 이주 한인의 한국식 김치문화 1965년 미국 이민법의 개정 42 으로 가족초청 미국 이민이 많아졌고(유철인 2003: 103), 하와이 역시 가족초청 이민과 가족단위 이민이 증가하였다. 본 연구는 1965년 이민법 전후시기에 해당하는 1960~1970년대 이민가정 의 기혼여성 43 을 사례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민 초반기 개별가정에서 김치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조사하였다. 즉 가정에서 김치를 담가 먹었는지, 김치 를 담기 위해 배추나 고춧가루 등의 재료들은 어떻게 조달했는지, 그리고 마 켓에서 김치상품을 구매했다면 어떤 브랜드를 선호했는지에 관한 것이다. 참 고로 그 당시 함스 엔터프라이즈는 로컬시장에 진입하기 이전으로 몇몇 소규 모 김치제조공장들이 하와이 로컬마켓에 현지화 된 김치상품을 공급하고 있 을 때였다. 사례 대상자는 이주 한인 가정의 기혼여성 총 12명이다. 그 중 3 개 사례는 1960년대에 해당하며, 나머지 9개 사례는 1970년대이다. 사례 조사대상자의 연령은 50대 후반~80대 중반이고, 이민 지속 기간은 35~53 년이다. 이민 연도별로 각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42_ 1965년 미국의 새로운 이민법(The 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의 통과로 대규모 한인 이 민이 가능해지면서 한인의 본격적인 미국 이주가 시작되었다(김선정 2009: 161). 43_ 1965년 새 이민법 실행 이후 하와이에 온 이주 한인을 신 이민자 또는 새 이민자 로 지칭한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67

268 먼저 1965년 새 이민법 이전 1962년에 이주한 여성(유 )은 혼자 유 학을 목적으로 하와이에 왔고 1964년 한국인 이민 2세와 결혼했다. 하와이 에서 초등, 중등, 성인 학교의 교사생활을 두루 거치다가 은퇴하였다. 이민 온 해(1962년) 그녀는 조 킴 김치와 코할라 김치를 로컬마켓에서 사먹었다. 그러나 그 김치 맛은 한국에서 먹던 김치 맛과는 달리 너무 달달했다. 이 후 하와이대학 한인유학생들 44 로부터 호놀룰루 차이나타운 오아후 마켓(한인 마켓은 아님)의 한 칸에서 김치와 김치소스를 팔던 박스 김치(Park s Kim Chee)를 소개받았다. 박스 김치는 한국김치 맛이 나는 한국식 김치 여서 이 후 그 곳에서 김치를 사먹었다. 앞서 함스 엔터프라이즈가 김치사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박스 김치였고 박스의 김치상품이 한국식 김치 맛을 가져 서 함스 엔터프라이즈가 사업 시작 초기 박스 김치를 생산했지만 로컬 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례조 사자의 인터뷰로부터 박스 김치가 매운 한국식 김치 맛을 가졌음을 알 수 있 다. 현재 하와이 시장에서 판매되는 박스 김치의 김치소스 역시 매운맛을 가 졌다. 김치 소스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기호에 따라 양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박스 김치의 김치소스는 로컬마켓에서 그리고 한인마켓에서도 팔리고 있다. 함스 엔터프라이즈의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박스 김치의 김치소스 가 한인마 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1962년 박스 김치와 김치소스는 한인이 선호하는 맛을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1965년 미국 이민법 개정 직후 이민을 온 다음 두 명의 사례대상자 인터뷰 내용은 변화된 이민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1965년 이민여성(황 )은 44_ 1960년대 초 하와이대학 한인학생 수가 매우 적어서 박스 김치(Park s Kim Chee)는 한국김치를 그리워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을 가끔 초대해 한국 음식과 김치를 실컷 먹게 했다(2015년 8월 사례 조사). 26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69 딸의 초청으로 이민을 왔고 한국에서 한국산 고춧가루와 메주(고추장을 담기 위한)를 직접 가져올 수 있었다. 김치를 담기 위해 지역 야채가게(차이나타운 이나 워드지역)에서 원복배추(하와이에서 기른 Chinese Won Bok)를 샀고 한국에서 가져 온 고춧가루를 이용했다. 이후 고춧가루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구입하고 있다. 당시 고춧가루를 제외한 김치 양념재료들은 차이나타운의 야 채 시장에서 대부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질 좋은 한국산 고춧가루를 구매 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한인 사회 정보가 없어서 한인마켓을 찾기도 어려웠 다. 1966년 딸의 초청으로 이민 온 여성(김 )도 역시 1965년 이민여성 처럼 고춧가루를 한국에서 가져왔고 김치를 담기 위해 재료를 구하는 과정도 비슷했다. 단지 당시 배추를 로컬마켓이 아닌 한인마켓에서 구매했다고 한 다. 시기적으로 그 곳은 차이나타운에서 야채를 판매했던 박스 김치였을 가 능성이 크다. 두 사례 모두 가족초청으로 이민을 왔고, 김치 담그는 주재료 인 고춧가루를 한국에서 가져왔으며, 하와이내 마켓에서 배추를 구매했다. 1970년대(1970~1979년)에 이민 온 한인여성들 9명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1970년에 이민 온 여성(이 )은 신랑의 초청으로 결혼이민을 왔다. 고춧가루도 한국에서 가져오지 못했고 한인마켓에 대한 소재 정보를 몰라서 이민 초창기에 로컬마켓에서 구매 가능한 재료들을 이용해 김치 담기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배추가 없어 대신 양배추를 샀고 한국산 고춧가루 대신 매운 멕시칸 고추로 김치를 담갔다. 그러나 너무 매웠다. 다음번 시도에서 빨간색 파프리카를 씨까지 통째 갈아 김치를 담갔더니 색은 빨간데 매운맛이 전혀 나 지 않았다. 거듭된 실패 이후 멕시칸 고추와 생 파프리카, 파프리카 가루를 함께 섞었더니 먹을 만한 김치 비슷한 맛이 났다. 그러나 그것조차 한국에서 먹던 김치 맛이 아니어서 결국 한국의 친정어머니에게 고춧가루와 고추장, 된장, 참기름을 부쳐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로컬마켓에 원복배추가 등장하면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69

270 서 배추김치 담기를 시작했다. 1971년 가족이민 온 여성(양 )은 1970년대 초반에 소규모 한인마켓 (고화식품과 동양식품) 45 에서 된장과 고추장을 구매하였다. 그러나 김치는 아 예 담글 줄 몰랐고 원복배추(한국산 배추나 LA산 배추보다 질김)를 절이는 데 계속 실패하면서 김치담기를 포기하고 마켓에서 김치를 사먹었다. 비록 김 치상품이지만 김치를 먹고 자란 딸은 현재 본토에 살지만 김치 맛을 잊지 못해 인터넷을 보고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다. 그만큼 김치는 강한 중독성을 가진 독특한 맛을 보유하고 있어 후손의 맛 기호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이것은 20세기 초 이주 한인 노동자에 의해 시작된 김치 전파 가 지금까지 다양한 민족의 로컬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1973년 이민여성(오 )은 가족초청으로 가족이민을 왔고 먼저 이민 와 있던 시누이의 정보로 한국에서 고춧가루와 담근 김치 2박스를 가지고 입국 하였다. 가져 온 김치가 떨어진 후 김치 담그는 솜씨가 없어 시댁 김치를 계 속 얻어먹었다. 이후 한인마켓(동양식품 또는 고화식품)에서 파는 한국식 김 치를 사 먹었다. 1975년 이후 동양식품은 한국식 매운 김치를 만들어 판매 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1980년대까지 호놀룰루에서 동양식품점(현, 팔 라마 마켓)을 운영한 이민여성(차 )은 1974년 남편 초청으로 이민을 왔고 부부가 함께 동양식품을 운영했다. 초기에 한인마켓이 잘 안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치상품(라벨명은 동양식품 김치)을 직접 만들어(하루 5~6박스, 1 박스에 50파운드) 팔면서부터 장사가 잘 되었고 이후 11년간 동양식품을 운 45_ 사례조사(2015년 8월)를 통해서 동양식품은 1972년에 설립되었고 사례조사대상자(차, 1974 년 이민)의 남편(1973년 먼저 이민)이 1973년에 인수하였다. 이후 동양식품은 현재의 팔라마 슈 퍼마켓이 되었다. 고화식품은 도매상점으로 2~3년간 운영되다가 곧 없어졌다. 27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71 영했다. 장사가 잘된 비결에 대해 그녀는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서울이 고 향)가 모두 김치를 잘 담가서 그 맛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특히 경상도 친구 집에서 자주 먹었던 젓갈 넣은 김치 맛에 반했던 추억 때문에 동양식품은 깔 끔한 맛의 서울식 김치와 멸치젓을 이용한 경상도식 김치(처음엔 비리지만 익으면 맛있어진다고 표현함)를 팔면서 한인에게 인기가 있었다. 주재료인 고춧가루의 경우 처음에 한국에서 조달을 받았지만 배의 운송기간이 너무 오 래 걸려서(1~2달) 나중에는 LA의 한국식품도매상을 통해 한국산 고춧가루 를 공급받았다.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때는 중국산 고춧가루나 멕시코 산 고춧가루를 자주 이용하였다. 1976년 이민여성(김 )의 경우 재혼을 위한 결혼이민으로 15년째 한국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민 초창기에 마켓에서 배추는 쉽게 구할 수 있었지 만 열무(대표적인 여름 김치를 담기 위한 재료)를 구하기는 어려웠다. 이를 계기로 열무를 직접 기르기 시작했고, 지금은 대부분의 야채와 채소들을 재 배하고 있고 그것들을 운영하는 식당의 재료로 공급하고 있을 정도이다. 한 국에서 김치를 담가 본 적은 없었지만 친정어머니의 김치 담그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성장한 덕에 과거 어머니의 김치 담그는 과정을 생각해가면서 김치 담 그기를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1976년에 이민 온 여성(박 )은 가족단위 이민자로 역시 한국에서 고춧 가루를 가져왔고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급받고 있다. 현재 시원한 맛의 김치 를 담가 먹고 있다.배 운송기간 때문에 한국산 질 좋은 젓갈을 구하기 어렵고 당시 액젓도 없어서 직접 액젓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시원한 김치 맛을 내 기 위해 새우젓 대신 새우머리를 삶아 식히고 그것을 마켓에서 쉽게 구하는 타일랜드 피시 소스와 함께 섞어 만들었다. 그녀가 담그는 김치는 일반적인 한국김치보다는 빨갛지 않고 진한 한국전통의 김치 맛은 아니지만 (하와이에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71

272 어울리는) 시원한 김치 맛을 낸다. 그녀는 현지 생활환경에 적응하여 김치 담 그기를 시도하였고 나름대로 김치 맛을 현지화하고 있었다. 1977년 이민여성(김 )은 친정언니 초청으로 가족이민을 왔다. 먼저 이 민 온 언니(1969년 이민) 46 의 정보로 고춧가루를 한국에서 가져왔다. 친정어 머니에게 배운 함경북도식 김치를 담가 먹고 있는데, 진한 소금물에 배추를 절일 때 어느 정도 절여지면 한 개씩 엎어놓고 나중에 그 위에 소금물을 다시 붓는다고 한다. 김치를 담글 때 양념으로 버무린 배추김치 한 겹을 쌓고 그 위에 크게 썬 무 조각들을 한 겹 쌓는 식으로 하여 보관하면 국물이 아주 시 원한 김치가 된다고 비법을 알려주었다. 1979년에 이민온 여성(변 )은 대학교 3학년 때 유학을 왔으며 이미 언 니가족이 결혼해서 하와이에 살고 있어서 가족 이민자가 되었다. 현재 하와 이 로컬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 으로 대학 졸업 전 결혼을 했기 때문에 학생 때부터 직접 김치를 담가먹었다. 그 당시 배추보다 양배추가 맛있어서 양배추김치를 담그기 시작했다. 한국에 서 고춧가루를 가져왔고 이후 한국 친정식구들이 계속 보내주고 있다. 특히 고춧가루에 관심이 많아서 고춧가루는 항상 세 가지(육개장용, 김치용, 고추 장용)를 준비해 둔다. 심지어 고추장과 된장을 직접 담가 먹는데, 한국에 갈 때마다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가져온다. 그녀는 한국산 재료가 가장 신선하 다고 생각한다. 친정아버지(경기도 양평 거주)가 종손이고 친정어머니가 종 부여서 제사 음식과 갖가지 김치, 장을 담그시던 어머니 모습을 보면서 자랐 기 때문에 김치 담그기는 어렵지 않았다. 하와이에서 아프신 시어머니를 위 46_ 1969년 이민한 언니의 경우 고춧가루를 구할 수 없어 피자가게에서 소스로 파는 말린 고추씨를 아주 많이 모아서 물에 담가 매운맛을 우려내어 김치를 담가 먹었다고 한다. 27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73 해 매운 한국식 김치보다는 맛이 덜 강한 나박김치나 백김치, 보쌈김치를 담 가 드린다. 또한 남편이 김치를 좋아해서 한국처럼 하와이에서도 다양한 한 국식 김치를 직접 담그고 있다. 1979년 말 이민 온 여성(최 )은 아들과 가족이민을 왔다. 당시 배추 는 비쌌지만 김치는 반드시 담가 먹었다. 47 또한 총각김치가 먹고 싶어 길이 가 긴 로컬 무에서 조그만 것만을 골라 매운 칠리소스를 사용해 담갔다. 10 년이 지난 후 한국마켓에 김치 재료들과 야채들이 풍부하게 들어왔다. 이민 온 뒤 5년쯤 하와이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로컬 사람이 운영하는 야채도매가 게(Ward Farmers Market)에서 김치 재료들을 박스 단위로 구매하기 시 작했다. 고춧가루는 이민 올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조달해 먹는다. 당시 한인식품점에 고춧가루는 있었지만 한국에서 가져온 것만큼 품질이 좋지 않 았다. 소금의 경우 하와이산 소금의 질이 매우 좋아서(깨끗하고 짜면서도 고 소함) 대부분의 한인 주부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상의 사례 분석을 통하여 1965년 새 이민법 이후 1970년대까지 하와이 이민은 대부분 가족단위이거나 가족초청 이민임을 알 수 있었다.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측면에서 한인 이민여성이 김치를 담가 가족에게 공급하는 일은 중 요한 역할 과업 중 하나였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새 이민법이 계기가 되어 가족단위나 가족초청 이민이 증가하면서 개별가정에서 한국식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는 생활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이다. 새 이민자 한인 가족들 은 한국에서처럼 하와이에서도 한국김치를 만들어 먹고 있다. 하와이에서 집 에서 담가서 먹는 한국식 김치문화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바로 그녀들 47_ 당시 시간당 임금이 $4이고, 배추 한포기는 약 $10이었다고 한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73

274 의 덕분인 셈이다. 한국 가정식 김치가 하와이에 존재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새 이민자들이 대부 분 성인이라는 것과 관련된다. 다른 문화의 접촉이 빈번한 하와이 다문화사 회에서 이질적인 생활 여건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한국김치의 맛 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사례 대상자 대부분이 맛난 한국식 김치를 담그기 위해 한국에서 고춧가루를 가지고 이민을 왔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 으로 직접 김치를 담갔다. 이것은 35~53년 동안 하와이에서 살면서도 여전 히 한국에서 고춧가루를 공급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1960~1970년대 이민 온 기혼여성들은 하와이에서 가정식 김치를 담가 한국김치 맛을 재현하고 지 속적으로 유지하는 한국 김치문화의 전수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즉 한국 기 혼여성들은 하와이에서 한국적인 가정식 김치가 로컬식 김치상품과 대등하게 양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기여를 한 것이다. 현재 현지화 된 김치는 김 치상품으로 로컬마켓에서 언제든 구매할 수 있다. 동시에 가정식 한국김치는 이주 한인의 주부들에 의해 개별가정에서 담가지면서 한국의 김치문화와 그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 ~1970년대 이주 한인의 김치문화 정체성 본 연구는 1960~1970년대 기혼 이민여성을 대상으로 가정식 한국김치를 담그는 문화를 확인하였고, 이어서 김치 관련 개인적인 추억과 김치가 한국 인에게 무엇인지를 조사하였다. 김치에 대한 추억과 에피소드 대부분은 친정 어머니(또는 어머니들)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 주요 내용은 김치를 맛본 경험 과 김장문화에 관한 것이었다. 먼저 김치 맛에 대한 경험을 살펴보면, 어릴 때 아버지와 형제자매 모두가 27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75 매운 김치를 먹지 못해 어머니는 가족들의 입맛에 맞는 백김치를 담가 김치를 계속 먹을 수 있게 하였다(김 ). 또한 서울 사람이던 친정어머니 김치는 항상 싱거웠는데, 어느 날 옆집 친한 친구 집에 놀러가서 맛본 전라도 김치가 너무 깊고 맛나서, 나중에 전라도식 김치를 배웠다(최 ). 그리고 전라도 친구 집에서 부추김치를 먹고 나서 그 독특한 맛을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오 ). 하와이에 이민 와서 어느 날 문득 친구 엄마의 깔끔한 보쌈김치가 생 각났다. 결국 보쌈김치 만들기를 시도했다(양 ). 한편 김장문화에 관한 이야기들은 더욱 다양하고 풍부하다. 김장을 잔칫 날 로 묘사하면서 종부였던 어머니가 커다란 김칫독 항아리를 청소하기 위해 숯을 피워 그 연기로 소독을 하고 습기와 잡냄새를 제거하던 노하우를 설명하 였다. 또한 겨울에 어머니가 소독한 커다란 김치항아리 안에 가마니를 넣고 그 속에 생 무를 보관해 두곤 했는데, 어느 날 몰래 반 건조된 아삭한 무를 꺼 내 먹으려다 결국 항아리에 빠져 어머니에게 혼이 났다(변 ). 또한 어머니 가 김장때 쓸 많은 양의 무를 씻기 위해 커다란 김칫독에 물을 붓고 무를 모 두 넣은 후 나무틀을 세워 꾹꾹 눌러 주면서 무를 한꺼번에 씻어냈던 장면을 기억해내기도 했다(오 ). 김장철이면 어머니가 짐수레가 달린 오토바이를 타고 아주 멀리 가서 김칫거리를 사오시곤 했는데, 이상한 것은 무에 묻은 흙 색깔이 황토색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머니 옷까지 황토색으로 물들었다 고 한다. 그렇게 친정어머니는 좋은 김치 재료를 이용해 담그는 김장을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겼다(유 ). 하와이에서도 한국에서만큼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는 편이어서 어느 날 김치 버무리는데 쓰려고 커다란 스텐 양동이를 사서 들고 가는데 어떤 미국인이 사람은 조그마한데 양동이가 커서 잘 보이지 않는 다고 웃어댔다(김 ). 한국이든 하와이든 기혼여성에게 김치를 담그는 것 은 중요한 일상의 생활문화임이 틀림없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75

276 김치가 한국인에게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에 사례조사 대상자들 대부분은 김치의 존재가치와 음식가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한국인과 김 치는 바늘과 실처럼 함께 있어야 한다(변 ). 그리고 김치는 한국인의 척 추이므로 한국인과 김치는 동격이다(유 ). 김치는 한국인에게 기본이 되 는 음식이며(김 ), 한국인이 살아가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것(오 )이므 로 김치는 한국인에게 대단한 것이고 없어서는 안 될 식품이다(김 ). 또한 김치는 음식의 전부이므로 상을 차릴 때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으로(최 ), 다른 반찬은 없어도 김치는 꼭 있어야 할 음식(김 )이다. 그러므로 김치는 메인 디쉬(양 )이며 밥도둑이다(황 ). 특히 김치는 담근 지 4~5일만 지나도 발효되어 맛이 깊어지므로 김치가 곧 보약(이 )이며 한국인에게 최 고의 음식(박 )이다. 그들의 표현을 그대로 재현해보니 김치가 해외 동포 여성에게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지 그 정체성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해외 이민 가정의 기혼여성은 김치를 한국인이라는 존재가치와 자긍심을 심어주는 살아있는 매개체로 인식하고 있었다. Ⅳ. 한국 김치문화의 전파와 세계화 1. 한국 김치문화의 전파 Helen C. Britten은 세계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그녀의 저서에서 하 와이 음식문화는 폴리네시안을 비롯하여 영국인과 미국인, 중국인과 일본 인, 필리핀인, 아시안 인디언, 포르투칼인, 그리고 한국인 의 영향을 받았다 고 하였다. 1880년대부터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농장 노동자로 중국인과 일 본인, 필리핀인 및 아시안 인디언, 그리고 한국인이 이주해 왔고 그들과 함 께 각 민족의 음식문화 및 관습이 하와이에 들어왔다. 그녀는 각 나라의 대표 27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77 적인 음식을 소개하면서 오늘날 하와이 음식에 한국음식이 포함되며, 대표적 인 한국음식 중 하나로 김치 를 소개하였다(2011: 341). 이것은 하와이 로 컬음식이 각 민족의 음식문화로부터 유래되었음을 말해주는 내용이다. 하와 이는 20세기 초 노동력 다변화정책의 영향으로 다양한 민족을 노동자로 유입 하면서 다문화사회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김치와 김치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20세기 초 하와이 이주 한인은 한인 민족 캠프에서 김치 담 그는 문화를 재현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웃의 다른 민족 노동자 가족 들과 김치 맛을 공유하면서 김치를 전파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김치제 조공장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자녀를 교육하고 가정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 단으로 한인여성들은 김치사업을 시작했고 그것이 토대가 되어 현재 로컬마 켓에서 김치시장을 형성하게 되었음을 밝혔다. 특히 함스 엔터프라이즈는 고 유의 한국 김치브랜드들을 인수하여 고유 레시피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로컬 시장의 김치상품에 대한 상권을 점유하고 있었다. 한국 여성의 전통적인 가 정생산품이었던 김치가 한국에서처럼 하와이에서도 잉여가치를 갖는 경제적 상품이 된 것이다. 한편 하와이 시장에서 생산되는 하와이산 김치상품은 한국식 김치와 맛이 다소 다르다. 하와이의 기후와 다민족 로컬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맛과 색이 현지화 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할라 김치는 판매를 목적으로 상 징적인 마일드한 김치 맛을 고수해 온 대표적인 한인 김치브랜드이다. 우리 가 아는 익숙한 한국김치 맛과는 다르지만 한인 여성이 하와이 시장을 목표 시장으로 잡고 로컬 사람들을 목표고객으로 삼아 개발한 김치 맛이라는 사실 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현재 로컬마켓에서 코할라 김치와 같은 현지화 된 김치는 로컬인에게 그리고 관광객에게 인기가 있다. 무엇보다 그러한 한국음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77

278 식에 대한 인기가 한국이라는 나라와 전통적인 한국 김치, 그리고 김치를 담 그는 하와이의 가정식 김치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와이는 현재 두 가지 김치 맛이 공존하는 곳이다. 김치상품으로 생산되 는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와 한인 개별가정에서 담가지는 한국식 김치가 그것 이다. 본 연구는 1965년 새 이민정책으로 증가한 가족단위 이민 가정의 영 향으로 개별가정에서 김치를 담그는 문화가 하와이에서 본격적으로 재현되 기 시작했다고 보았다. 현재 이주 한인 가정에서 김치를 담그는 것은 매우 보 편적인 일상생활이 되었다. 앞서 하와이에서 김치가 로컬음식이라고 소개한 Rachel Laudan는 그녀의 책에서 김치는 매운 피클 같으며 중독성이 있 다 고 하면서 김치를 담그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그녀는 하와이의 경우 가게 에서 김치를 살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는 점을 분 명히 지적하고 있다(1996: 20). 이제 하와이는 김치를 담가 먹을 수도 있고 사 먹을 수도 있는 곳이 되었다. 김치가 하와이의 로컬음식이 된 것이다. 2. 김치 세계화를 위한 제안 1960~1970년대 이민 온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사례조사에서 한국김치 의 세계화에 대한 제안들을 수집하였다. 저자는 한국인으로서 김치 세계화를 위해 함께 생각해보자는 취지를 설명하였고, 그들은 기꺼이 한국에서 김치 세계화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하여 함께 고민해 주었다. 하와이에 이 민 온 지 35~5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의 김치문화를 유지하고 살아 온 기혼여성들의 관점에서 제안한 내용들이 참으로 현실적이다. 김치에 관한 좋은 TV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서 영상을 통해 외국인에게 알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김치는 과학이다 는 프로그램을 보고 정말 김치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27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79 더 사랑하게 되었다(김 ). 김치의 포장과 용기 문제를 한번 고민했으면 한다. 한국의 옹기나 항아리는 숨을 쉬므 로 김치 맛이 확연히 다르다. 언젠가 한인마트에서 하얀 옹기에 담긴 고추장을 판 적이 있었는데 맛이 달랐다. 운송과 파손 위험으로 이제 더 이상 팔지 않아서 아쉽다(변 ). 또한 해외 동포 행사, 특히 김치와 관련된 한인문화행사에 한국의 관심과 지원을 요 청한다. 외국인에게 한국김치를 직접 소개하면서 김치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 회이기 때문이다(변 ). 한국 김치 홍보는 거의 빨간색 배추김치 일색이다. 외국 사람들 중 김치마니아만이 아주 매운맛이나 익은 김치 맛을 좋아한다. 백김치나 보쌈김치는 로컬 친구들이나 백인 들이 매우 좋아하는 김치 맛이므로 더 많이 홍보하기 바란다. 특히 공항에서 선물용 보 쌈김치를 판매하길 바란다(최 와 김 ). 또한 수출용 한국 브랜드 김치나 한국 공항의 선물용 김치브랜드의 김치 맛에 대해 컨트롤이 필요하다. 외국인의 경우 그것이 한국 김치의 맛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 ). 한국 전통의 김치 맛은 보존해야겠지만 수출용 김치는 현지 사람들의 입에 맞아야 팔린다. 그래서 다양한 맛의 김치를 개발해야 한다. 외국인은 대부분 깨끗하고 시원한 맛의 김치를 좋아한다(오 ). 한국 전통 김치는 마늘과 양념 냄새 맛이 강해 외국인들이 싫어한다. 하와이의 코할 라 김치는 로컬 사람들에게 맞는 맛을 개발해서 인기가 있었다(차 ). 과거 일본인들은 한국인에게 마늘 냄새가 난다고 놀렸지만 지금 로컬에 사는 일본 인들은 김치를 좋아하고 잘 먹는다. 하와이의 코리언 페스티벌이나 김치축제 등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와서 한국 김치를 시식하는 기회를 갖는다. 특히 한국 드라마 등을 이용 한 김치 홍보는 대단한 위력이 있다(유 ). 하와이 로컬마켓이나 미국 본토, 유럽의 현지 마켓에 직영으로 한국 김치를 수출해 야 한다(이 ). 또한 발효된 익은 김치가 몸에 좋다는 것에 대한 전략적인 홍보가 절실하다. 외국인 들은 갓 만들어낸 김치를 대개 좋아하는데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 익기 마련이기 때문이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79

280 다(이 ). 외국에 살아보니 인종에 따라 좋아하는 김치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인은 맵지 않은 허연색 김치를, 일본인은 백김치를 좋아한다. 더운 남미나 멕시칸들은 매운 음식을 잘 먹는다. 이것을 김치 수출에 이용하면 좋겠다. 특히 외국에 한국인 선교사나 한국학교 교사를 파견할 때 그 지역 로컬 사람들에게 김치를 맛보게 하는 것은 매우 중 요한 일이다(황 ). 본 연구는 20세기 초 하와이 이주 한인에 의한 김치와 김치문화의 전파 경 로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하와이의 한인 김치제조공장의 성쇠 과정을 조사하여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 맛의 근거를 제시하였다. 또한 가정식 김치 담그는 문화가 본격화된 계기를 1965년 미국의 새 이민법으로 보고, 사례조 사를 통해 대다수 가족단위 이민이나 가족초청 이민 가정에서 한국식 김치를 담가 왔음을 밝혔다. 이상의 연구 결과에 대한 분석은 근본적으로 하와이에 서 맛볼 수 있는 두 가지 김치, 즉 현지화 된 로컬식 김치와 가정식 한국김치 에 대한 존재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민이라는 타문화접촉 및 다양한 문화교류의 상황에서 하와이 이주 한인 들은 다문화사회의 일원이 되었다. 김치와 김치 담그는 문화가 하와이에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고 김치가 로컬음식으로 인식되는 보편성을 갖는다는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하와이 이주 한인이 다민족사회에서 일방적 으로 동화되거나 변용되지 않은 채 다문화사회에 적응하면서 주도적으로 한 국문화를 유지하며 살았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하와이 김치상품은 하 와이 시장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맛을 현지화 시켰다. 그러나 한인 가정은 집 집마다 한국산 고춧가루로 한국 맛 김치를 고수하고 있었다. 그렇다. 하와이 는 현지화 된 김치 맛과 한인 가정의 한국식 김치 맛이 함께 공존한다. 두 가 28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81 지 맛의 김치가 하와이에 존재한다는 것은 한인들이 한편으로 다른 문화에 동 화되지 않고 한국문화를 유지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김치에 기반을 둔 현지화를 시도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개별가정에서 마치 한국에서처럼 김치 를 담근다는 사실은 한국 김치문화가 다른 문화적 접촉 상황에서도 유지되는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이다. 본 연구를 통해 한국 의 국가경쟁력이 상승할수록, 그리고 하와이 로컬사회에서 한인의 긍정적인 영향력이 커져갈수록 한국김치의 위상도 높아짐을 느낀다. 김치는 한국인의 존재가치를 반영하는 매개체로, 이주 한인은 타문화 접촉 환경에서 김치문화 를 통해 한국의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81

282 참고문헌 김선정 한인의 미국 이주 시기 구분과 특징, 남북문화예술연구 통권 제4 호. 남북문화예술학회, 김성훈, 미국 하와이에 있어서의 김치생산과 그 시장 활동에 관한 경제적 분 석, 경제학 연구 16권 제1호, 한국경제학회, 이덕희, 하와이 다문화에 한인 이민자들도 기여했을까? : 하와이 한인 이민 사의 경험과 교훈, 1903년~1959, 아시아 리뷰 제4권 제1호,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이정덕, 제5장 직업과 경제생활, (미국 하와이지역) 한인동포의 생활문 화. 국립민속박물관, 유철인, 제6장 의 식 주생활, (미국 하와이지역) 한인동포의 생활문화, 국립민속박물관, 조은정 송병건, 20세기 초 하와이 한국인 이민의 요인과 이민자의 특성, 경제사학 제51호. 경제사학회, 최 협, 제2장 하와이 한인 이민 역사, (미국 하와이지역) 한인동포의 생 활문화, 국립민속박물관, 맹 도티 쉬러 저, 신명섭 역, 야무진 한국여인 야물이: 하와이 이민 104주 년 기념, 현지 한국일보 특집 연재, 종합출판사 EnG, Davide K. Choo, 2011, Deep Kim Chee in Hana Hou, The Magazine of Hawaiian Airlines. Vol. 14, no.5.( co.kr/stories/kim-chee-kr-5) Derek Paiva, 1999, Kohala s Kim Chee King. Hawaii Business. March. Helen C. Britten, 2011, The Food and Culture Around the World Handbook. Pentice Hall. 28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83 Inc. M edia Projects, 2004, Student Almanac of Asian American History: From Gold Mountain to picture bride, 1848~1924. Vol.1. Greenwood Press. Mary V orsino(2003). Helen Halm( ), Kim Chee maker heated up Hawaii in Honolulu Star-Bulletin Hawaii News. Friday, November 28, ( starbulletin.com/2003/11/28/news/story4.html) Rachel Laudan, 1996, The Food of Paradise : Exploring Hawaii s Culinary Heritage. University of Hawaii Press. 경제풍월, 한국군은 김치 안 먹고 전투 못한다, 2013년 4월호. 미주 중 앙일보 하와이, <연말특집> 2000년 이 사람 시리즈: 김치와 더불어 사는 아이리쉬 김치공장 사장, 2000년 12월 17일(일요일). 미주 한 국일보 하와이, 2003~2014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 사업회 11년의 변화: 한인 최초 미국 내 카운티 시장 직에 오른 빅 아일랜드 카운티 해리 김 전 시장, 2014년 11월 7일. 타문화 접촉과 김치문화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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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04 밖에서 보는 김치 세계화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루치아 슈람프 김치 세계화 성공사례 및 제언 김소희 KIMCHI AUS MITTELEUROPÄISCHER SICHT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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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루치아 슈람프 음식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저는 오스트리아에서 발행되는 데어 슈탄다르트 Der Standard 1 신문에 주로 글을 씁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와인 분야 전문잡지들에도 기고하고, 런던의 WSET 2 와 함께 진행하는 오스트리아 와 인아카데미에서 전문 강사로 일하면서 어떤 음식에는 어떤 와인이 좋은 궁합 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여기서는 당연히 김치와 와인의 만남이 관건 인데, 이 이야기도 곧 들려드리겠습니다. 중부 유럽 특히 오스트리아에서 김치의 위상 김치는 아시아 식당에 가면 대개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한국음식 이라는 사실은 다들 밝히는 편입니다. 유럽에 있는 아시아 식당에 가면 개별 음식의 맛을 정확히 구별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략 어느 나라 음식이라는 정도 로만 구별하니, 그렇게 큰 나라인 중국음식의 경우라 해도 예컨대 광동식이 1_ 비엔나에서 1988년 경제 전문지로 출간해, 2014년 현재 40만 인구가 구독하는 오스트리아의 대표 적 일간지 중 하나. 2_ 런던에 1969년 설립된 Wine and Spirit Education Trust의 약어로서, 와인 및 주류 감식 교육 및 자격증 시험 인증기관.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287

288 니 사천식이니 하는 특정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그 맛을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김치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상추와 비슷하게 생긴 배추에 매운 양념 을 해서 젖산발효가 일어난 덕에 독특한 맛이 나고, 재료로 고추를 활용한 게 틀림없는 붉은 빛깔 소스에 버무린 음식이라는 정도이겠습니다. 중부 유럽에 서는 여러 채소를 섞은 샐러드를 작은 접시에 별도로 담아 먹는 게 오랜 전통 인데, 오스트리아 대도시에 있는 아시아 식당들에서는 김치도 그렇게 별도의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너무 매워서 맛의 식별이 곤란 김치를 먹어본 유럽 사람들은 대개 매워서 혼났다는 얘기부터 하고, 거의 그 얘기만 합니다. 중부 유럽 음식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대개 그럴 수밖에 없고, 맛이 어떻더라는 얘기는 전혀 할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김치를 준비할 때 배 추 외에 대체로 어떤 재료가 거기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 습니다. 김치의 맛이 얼마나 다양한지 한국에 가면 지역에 따라 그토록 색다 른 김치의 종류가 많지만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더욱이 일단 익숙해지기만 하면 정말 굉장히 맛있는 음식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전혀 모릅니다. 김치 독일어로도 김치 라는 말은 쉽게 따라할 수 있고 혀끝에서 정감이 도는 어 감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토록 다양하다는 김치 종류에 대해 우리 유럽 인들은 전혀 구별할 줄을 모르니까 더 이상 진도를 나갈 수가 없습니다. 28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89 김치는 건강식? 무엇보다 김치의 재료가 무엇인지, 그 재료들이 우리 몸에 어떤 효능이 있 는지, 이런 내용에 대해 유럽에서는 전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사회적 가치평가? 마찬가지로 김치의 사회적인 위상이나 문화적인 위상에 대해서도 유럽에 서는 알려진 내용이 없습니다. 한국에 가면 김치를 위한 별도의 연구소가 있 고, 김치를 주제로 이런 심포지엄까지 열린다는 사실을 유럽에서는 그 누구 도 알지 못합니다. 사우어크라우트와의 비교? 김치는 예컨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흔히 먹는 하얀 양배추 혹은 보라 색 양배추에 회향( 茴 香 ) 3 같은 허브 씨앗을 섞어 역시 젖산발효가 일어난 음 식인 사우어크라우트와 닮은 점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숙성한 사우어크라 우트는 그냥 먹는 게 아니라 열을 가해서 다시 익혀 먹으며, 그렇게 하면 뻣 뻣한 배추가 부드러워져 예컨대 구운 돼지고기와 아주 궁합이 잘 맞는 전통음 식이 됩니다. 그런데 사우어크라우트는 김치처럼 그리 대단한 음식으로 주목 받는 게 아니고 그저 돼지고기 먹을 때 곁다리로 함께 먹는 정도입니다. 나무 통에 잔뜩 절여서 먹는 사우어크라우트는 그런 정도의 명성이고, 그 대신 4 미터 깊이로 땅을 파서 목재로 벽을 치고 밀짚으로 틈새를 막아 보존하는 일 명 그루벤크라우트 정도면 좀 특별식으로 대접을 받기도 합니다. 3_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향신료로 많이 쓰이며, 맛은 달콤 쌉싸름하다.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289

290 김치와 사우어크라우트의 공통점? 김치를 유럽의 사우어크라우트와 비교하는 건 아무래도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은 공통적으로 젖산발효가 된 채소음식이며, 둘 다 비타민 C 가 풍부해 특히 신선한 채소가 귀한 계절에는 각별한 사랑을 받습니다. 하지 만 최종 산물의 결과가 전혀 다르고 각각에 들어가는 양념을 보아도 둘 사이 에는 정말로 아무런 공통점이 없습니다. 건강식으로서의 김치 김치가 건강한 음식이라지만 유럽에서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전혀 없거 나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유럽인들에게는 몸에 좋으니까 먹어보라는 논리가 별로 통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가 맛은 별로 없어도 몸에는 정말 좋으니까 많이 먹으라는 얘기를 아이들에게 자주 하고 어른들끼리도 많이 하 지만, 그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역시 맛이 좋으니까 먹어보라 고 권하는 편이 사람들에게는 훨씬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게다가 몸에 도 좋다고 하면 더 열심히 먹게 될 것입니다. 한편 유럽연합(EU)에서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식품과 관련해 건강식 이 란 표현을 함부로 쓸 수 없도록 엄격한 법적 제재가 작동합니다. 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된 내용에 한해서만 그 표현을 허용합니다. 김치의 경우 그 성분 및 건강상의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되었습니다. 유럽 의 사우어크라우트와 마찬가지로 김치는 비타민이 풍부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음식의 영양학적 특성에 대해 유난히 해박한 사람이 아니면 알지도 못 하고 보통 사람들은 관심도 없을 것입니다. 29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91 중부유럽에서 발효식품에 대한 이미지와 가치 평가 중부 유럽에서도 좀 북쪽에 위치해서 기온이 낮은 편인 체코나 슬로바키아 특히 폴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발효를 통한 저장식품에 대한 이해가 꽤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에서는 식물을 재료로 하는 발 효식품이라면 그저 포도를 원료로 하는 와인, 그리고 맥주 정도 밖에 모릅니 다. 그 외의 다른 식품도 발효를 통해 각별한 맛이 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은 정말 드뭅니다. 물론 최근 들어 약간의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기는 합니다. 요 몇 년 전부 터 독일어권에서도 웰빙 바람과 함께 셰프들이 대중 앞에 솜씨를 뽐내는 방 송이 유행하면서 발효음식의 가치에 대해서도 조금씩 눈을 뜨는 형편입니다. 손수 장을 보고 부엌에 들어가 음식을 하는 동호인이 늘어나면서, 식재료들 의 생산 양식이며 그 품질 및 상세한 내역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 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김치에 어울리는 술? 김치와 곁들여 마실 만한 가장 간단하고 또 쉽게 추천할 수 있는 술은 아무 래도 맥주겠지요. 하지만 유럽에서도 특히 남쪽 지역으로 갈수록 반드시 와 인을 곁들여야 제대로 된 음식으로 인정을 받는데, 김치는 그 자체가 워낙 매 운 음식이어서 그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아내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의 맛은 포도의 종류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기후도 영향이 커서 좀 추 운 지역에서 자란 포도로 담근 와인은 담백하고 독특한 산( 酸 )의 맛이 기본인 까닭에 매운 음식과는 어울리기가 무척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이런 와인 중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291

292 에도 음식 재료의 짠맛과 기가 막힌 조합을 이루며 음식의 맛을 묘하게 살려 내는 경우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에 비해 산도( 酸 度 )가 떨어지고 당도( 糖 度 )가 센 포도, 특히 끝물에 수확 한 농익은 포도로 와인을 담그면, 실제 알코올 도수가 별로 높지 않더라도 잘 익은 맛의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아주 고급 와인이 되는데, 이들은 김치와도 잘 어울리고 함께 먹기가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김치와는 서로 대립되는 맛 이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서로의 맛을 보충하며 훌륭하게 조화를 이룰 수도 있겠습니다. 같은 토양과 같은 기후에서 자란 동일한 포도로 와인을 담그더라도 더 섬세 하게 그 맛이 나뉠 수 있으니 배합하는 향료에 따라서도 풍미가 상당히 달라 집니다. 예컨대 좀 강렬한 향신료가 들어간 와인은 음식의 어떤 재료와 어울 려 그 맛을 훨씬 더 살려줄 수도 있는데, 그런 배합을 찾아내는 일은 상당히 까다롭기 마련입니다. 예컨대 떫은맛의 타닌 향이 두드러진 적포도주의 경우 음식에 쓰인 향료 중에 그와 유사한 타닌 성분이 존재할 경우 이들이 서로 부 딪히며 꽤 복잡한 조합을 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굉장히 조심스레 살펴 야 할 것입니다. 김치와 잘 어울릴 것 같아 한번 시험해 보고 싶은 흥미로운 와인 품목이 하 나 있는데, 최근 유럽에서 손꼽히는 스칸디나비아 특급 음식으로 급부상한 바로 유기농 오렌지 와인이랍니다. 이 와인은 음식의 아주 짠 어떤 요소와 환 상적인 궁합을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어쩌면 김치와도 잘 맞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9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93 김치와 유럽인의 취향에 대한 제언 1. 김치를 섣불리 유럽인의 입맛에 맞추려고 바꾸는 일은 절대로 삼가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김치의 매운 맛을 유럽인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순 화시키면서 오히려 매혹시킬 수 있는 그런 맛으로 바꿀 수 있는 길을 부디 찾아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럽인들은 한국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순한 음식을 먹어 왔기 때문에 매운 음식에는 전혀 길들여져 있 지 않습니다. 2. 김치의 문화적인 배경에 대해 유럽인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 한국에서 김치는 문화적으로 굉장히 각별한 의미가 있는 음식인 듯 보입니다. 김치 는 그냥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대단한 문화유산 으로 평가되고, 그런 까닭 에 한국에는 이를 별도로 연구하는 국가 차원의 기구까지 갖추고 있지만 그 런 내용에 대해 유럽인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이 유감입니다. 유네스코의 정의에 따르면 무형문화유산 이란 어떤 공동체에서 자신들 의 환경, 자연, 역사의 상호작용에 따라 세세대대 끊임없이 새롭게 창조하 고 변형시켜 온 각종 지식과 기술, 문화적 표현 인데, 이런 점에서 김치는 가장 전형적인 무형문화유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으며, 바로 이런 점 이 중부 유럽인들에게는 대단히 흥미로운 사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음식을 비롯해 인류의 기본생산품들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커지는 요즘의 추세에 비추면 김치는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는 품목이 될 수 있겠습니다. 3. 변화무쌍한 김치의 변모에 대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점은 정말로 유 감입니다. 김치는 그 종류가 100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토록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293

294 많은 김치가 있는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김치와 관련해서 숱 한 이야기가 존재할 터인데, 이런 내용들을 알릴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 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이 아닌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김치의 맛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시되, 오직 배추김치만이 아니라 훨씬 다양한 김치 의 맛을 알게 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에도 역시 가장 확실한 건, 맛으로 승부하는 일입니다. 29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95 KIMCHI AUS MITTELEUROPÄISCHER SICHT Luzia Schrampf Ich bin Journalistin im Bereich Getränke und Essen und arbeite für die österreichische Tageszeitung Der Standard. Ich schreibe auch für Special- Interest-Magazine im Weinbereich in Österreich und Deutschland und bin Wine Educator für die Weinakademie Österreich, die mit dem WSET in London Wine and Spirit Education Trust - eng verbunden ist. Dadurch habe ich auch viel mit der Frage zu tun welcher Wein zu welchem Essen passen könnte. Und hier berühren sich die Themen Kimchi und Wein. Doch dazu später Wie wird Kimchi in Mitteleuropa, speziell in meinem Land wahrgenommen? Gelegenheiten Kimchi zu essen gibt es in unseren Breiten meist in asiatischen Lokalen, von denen sich jedoch die wenigstens als explizit koreanisch deklarieren. Die Unterscheidungen der einzelnen Küchen werde nicht sehr genau getroffen, sondern sehr großflächig nach Ländern. So wird zum Beispiel bei China mit seinen vielen Regionalküchen sehr selten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295

296 unterschieden. Wenn sich jemand etwas unter Kimchi vorstellen kann, dann einen einen würzig-scharfer Chinakohl, der wie Salat aussieht, seine Konsistenz der Milchsäuregärung verdankt und der aufgrund der verwendeten Gewürze in eine rötlichen, äußerst pikanten Sauce schwimmt. Serviert wird Kimchi üblicherweise extra in einer kleinen Schüssel etwa wie ein gemischter Salat, der in Mitteleuropa sehr traditionell ist. Schärfe kommt vor Geschmack Leute, die Kimchi kennen, sprechen zuerst und fast ausschließlich von der Schärfe. Denn die ist für mitteleuropäisch sozialisierte Esser sehr, sehr groß. Nur selten wird vom Geschmack geredet. Niemand weiß, aus wie vielen unterschiedlichen Gemüsearten neben dem Chinakohl Kimchi gemacht werden kann und in wie vielen regionalen Varianten es zu finden ist. Niemand kennt die Vielfältigkeit des Geschmacks, die einfach großartig ist. Zum Begriff Kimchi ist ein Begriff, der auch auf Deutsch leicht zu merken ist und der uns leicht und sympathisch über die Zunge geht. Wir unterscheiden aber nicht weiter zwischen den verschiedenen Kimchi-Arten. Gesundheitsaspekte Und den wenigsten ist bewusst, wie viele Inhaltsstoffe Kimchi hat und 29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97 welche gesundheitlichen Auswirkungen das haben kann. Gesellschaftlicher Stellenwert Genauso wenige wissen, welchen hohen soziologischen und kulturellen Stellenwert Kimchi hierzulande genießt. Nämlich dass es für Kimchi Forschungsinstitutionen gibt und zu diesem Thema sogar Symposien veranstaltet werden. Vergleiche mit Sauerkraut? Kimchi wird gern mit Sauerkraut verglichen, das zum Beispiel für Österreich und Deutschland sehr typisch ist. Es wird aus Weißkraut, manchmal auch aus Rotkraut, mit Gewürzen wie Kümmel gemacht und wird ebenfalls milchsauer vergoren. (Vergleiche dazu Sandor Ellis Katz in seinem umfassenden Buch zum Thema Fermentation The Art of Fermentation ) Das vergorene Sauerkraut, das zusätzlich noch gekocht wird, was es dicker und sehr weich macht, ist zu Speisen wie Schweinebraten (roasted pork) sehr traditionell. Es bekommt aber bei weitem nicht soviel Aufmerksamkeit wie Kimchi, sondern wird vielmehr als Selbstverständlichkeit empfunden. Es sei denn, es wird als Spezialität angesehen wie das Grubenkraut, das nicht im Holzfass sondern mindestens fünf Monate lang in einem mit Holz oder Mauerwerk ausgekleideten vier Meter tiefen Erdloch reift, das mit Stroh abgedichtet wird.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297

298 Was haben Kimchi und Sauerkraut gemeinsam? Der Vergleich ist nicht ganz passend. Beide sind milchsauer vergorene Gemüse, beide sind wesentliche Vitamin-C-Lieferanten vor allem in Jahreszeiten, in denen kein frisches Gemüse verfügbar ist. Aber die verwendeten Ausgangsprodukte und die Gewürze sind völlig unterschiedlich. Gesundheitsaspekte wenig bekannt Über gesundheitliche Aspekte von Kimchi wissen die Menschen in Europa wenig bis gar nichts. Gesundheit als Argument, um etwas zu probieren, zählt in unseren Ländern leider sehr wenig. Ein Kind oder auch einen Erwachsenen mit Iss Brokkoli, der ist gesund! zum Essen einer Speise aufzufordern, der er skeptisch gegenübersteht, ist meistens nutzlos. Überzeugt wird immer zuerst über den Geschmack. Das Argument, dass es auch noch gesund ist, wird sozusagen nachgeliefert. Ein anderer Aspekt ist die Gesetzgebung der Europäischen Union im Gesundheitsbereich, die zum Schutz der Konsumenten Hinweise auf gesundheitsfördernde Wirkung in Lebensmittel sehr stark eingeschränkt hat. Erlaubt ist nur, was wissenschaftlich bewiesen ist. Und die Inhaltsstoffe und deren gesundheitlichen Auswirkungen sind für Kimchi hinlänglich bewiesen. Ähnlich wie das hiesige Sauerkraut, ist Kimchi ein wichtiger Vitamin-Lieferant. Das wissen allerdings nur jene wenigen Menschen, die sich explizit mit Gesundheitsaspekten von Speisen befasst haben. 29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299 Image und Wertschätzung von fermentiertem Gemüse in Mitteleuropa Es ist zwar eine weitgehend anerkannte Form des Haltbarmachens, die speziell in kühleren Ländern des nördlichen Mitteleuropa Tschechischen Republik, vor allem in Polen (!), Slowakei usw. große Tradition hat. Doch Vergärung wird zum Beispiel in Österreich fast ausschließlich nur mit Trauben Wein und Bier in Verbindung gebracht. Dass auch Lebensmittel fermentieren können, ist derzeit nur wenigen bewusst. Die gute Nachricht ist, dass sich das gerade ändert: Langsam wird das Fermentieren mehr wertgeschätzt, vor allem seit es von Foodies und renommierten Küchenchefs vor ein paar Jahren zur Trend-Zubereitung erhoben wurde. Foodies nennen wir Menschen, die gerne kochen und die sich daher auch mit Herkunft von Lebensmittel, deren Qualität und deren Inhaltsstoffen befassen. Was zu Kimchi trinken? Am einfachsten und sicher auch am häufigsten empfohlen wird Bier. Aber in Europa speziell in Südeuropa ist Wein zum Essen ein wichtiges Thema. Durch die Schärfe von Kimchi ist die Kombination mit Getränken eine Herausforderung. Säurebetonte Weine aus kühlen Weinbaugebieten, respektive aus Rebsorten, die in trockener Form eine ausgeprägte Säure mitbringen, sind mit Schärfe schwer zu kombinieren, können aber die Salzigkeit in Speisen und Wein hervorheben, was sehr reizvoll sein kann.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299

300 Weine mit milderer Säure oder auch mit Restzucker bis hin zu Auslese- Stilen sind dagegen sehr gut vorstellbar, ebenso etwas rundere, körperreichere Weinstile, was nicht notwendigerweise hohen Alkohol bedeutet. Sie funktionieren als Gegensätze, die sich gleichzeitig jedoch immer harmonisch ergänzen. Allzu feingliedrige Weine respektive Rebsorten tun sich schwer, den intensiven Aromen der Gewürze etwas entgegen zu halten. Vorsicht ist auch bei tanninreichen Rotweinen geboten, da sich die Gerbstoffe des Weins mit den Gerbstoffen aus Gewürzen multiplizieren können. Als interessanten Versuch können die derzeit in der europäischen speziell der skandinavischen Spitzengastronomie sehr trendigen Natural und Orange Wines angesehen werden, die oft selbst eine sehr salzige Komponente einbringen. Ideen um Kimchi für europäische Gaumen interessant zu machen 1. Es sollte keinesfalls darauf hinauslaufen, Kimchi einem europäischen Geschmack anzupassen. Aber es sollte ein Weg gefunden werden, die Schärfe auch für europäische Mägen akzeptierbar und genießbar zu machen. Europäer essen weit weniger scharf als Koreaner und sind daher auch nicht an sehr Scharfe Speisen gewöhnt. 2. Niemand kennt den kulturellen Hintergrund. Dass Kimchi in Korea auch ein äußerst hoher kultureller Stellenwert 30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01 zugeschrieben wird, dass es als immaterielle Kulturerbe eingestuft ist und dass es Regierungsinstitutionen gibt, die darüber forschen, ist nicht bekannt. Als immaterielles Kulturerbe gelten kulturelle Ausdrucksformen, die unmittelbar von menschlichem Wissen und Können getragen, von Generation zu Generation weitervermittelt und stetig neu geschaffen und verändert werden. Damit wird gerade Kimchi - und nicht nur das höchst zutreffend beschrieben. Und auch das ist ein Punkt, der Kimchi für Mitteleuropäer interessant machen könnte, angesichts des generellen Trends zu mehr Lust an Information, wo Essen und Grundprodukte herkommen. 3. Niemand kenn die Vielfalt und das ist bedauerlich. Kimchi gibt es in mehr als 100 unterschiedlichen Varianten. Erklären Sie, wie diese Vielfalt zustande kommt, erzählen Sie die Geschichten rund um Kimchi und machen Sie so die Menschen mit dieser Spezialität bekannt. Und vor allem eines lassen sie die Menschen außerhalb Koreas Kimchi probieren, und zwar alle Arten, nicht nur jene mit Chinakohl. Sie überzeugen mit Geschmack!! 중부 유럽의 시각으로 보는 김치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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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김치 세계화 성공사례 및 제언 1 김소희 김치와 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치는 막 소금에 절인 배추를 양념에 버무린 뒤 첫 속 잎을 떼어 맛보는 그 김치의 맛. 내가 좋아하는 세 가지 배추김치. 1. 아직 모든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배추맛, 양념맛, 젓갈맛) 금방 만든 생 김치. 2. 김치냉장고가 아닌 밖에서 3일 숙성한 김치. 약간 시큼한 김치. 3. 6개월이 넘어가는 묵은 김치. 1_ 본고는 제3회 김치학 심포지엄 학술대회의 자료집에 수록한 원고와 심포지엄 당일 발표내용을 취 합하여 정리한 것이다. 김치 세계화 성공사례 및 제언 303

304 내가 레스토랑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스스로 만들어 먹고 싶어서인 듯하다. 특별히 김치. 보편적으로 김치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못 담그는 사람이 없 을 것이며 김치를 활용한 요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진짜 'real'김치, 그 김치의 참맛을 아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일까. 나는 김치를 무조건 먹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김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김치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김치에 대해 알고 싶어 하고, 김치를 요리에 항상 활용하고 싶은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우리 어머님이 내겐 김치 선생님이셨다. 내가 김치를 사랑하게끔 열어주신 분이다. 나는 내 어머니께 항상 감사드린다. 김치를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그리고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 어떤 김치에 어떤 젓갈을 사용하며 어떻게 하면 더 맛이 있을까를, 재료 고르는 법과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셨고 직접 나를 위해 만들어 주셨다. 30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05 배추김치만으로도 김치에 맞추어 들어가는 젓갈과 재료에 따라 하루 먹는 김치, 3일 뒤까지 먹을 수 있는 김치, 일주일 안에 먹어야 하는 김치. 그리고 묵은지인가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나 젓갈이 다 다르다. 예를 들면 당일날 꼭 먹어야 하는 김치는 생굴과 싱싱한 새우가 들어간다. 그런가하면 묵은지에는 다른 여러 가지 재료가 첨가되지 않고 기본으로 들 어가는 재료만 들어간다. 그 외에도 여러 종류의 다른 야채를 사용하는 물김치, 봄김치, 여름김치, 겨울김장김치, 오이김치, 깻잎김치, 콩잎김치, 무김치, 부추김치, 파김치, 그 숫자를 헤아리기 힘든 많은 종류의 김치들을 어머니께서는 만들어 주셨다. 그 김치에 들어가는 젓갈 담는 법 또한 종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다. 레스토랑을 차린 지 벌써 20년이 되어가는 데 유럽에서 구하지 못하는 재료들이 아직도 많다. 그래서 내가 먹고 싶은 김치를 다 만들어 보지 못하고 즐기지 못하는 슬픈 사연도 있다. 또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김치이기에,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보니 우리 레스토랑에 오는 손님들에게도 맛보이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매운 것이나 강한 향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유럽사람들에게 우리 김치 세계화 성공사례 및 제언 305

306 김치를 선보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치의 매운맛, 마늘의 강한 맛, 강한 냄새 기타 등등이 유럽사람들에게 김치를 인정받기 힘들게 했었다. 유럽사람들은 미국이나 아시아 사람들과 달라서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아시아 문화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 물이나 맥주를 마시고 자리를 옮겨 2차로 와인이나 다른 술을 즐기지만, 유럽의 문화는 음식을 먹으면서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우리 김치와 같이 맵고 향이 강한 음식에는 이 나라의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와인과는 적합하지 않아서 김치를 유럽인들에게 선보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김치를 완전히 변형을 시켜 선보이자니 기지도 못하는 아이 를 뛰게끔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듯 김치의 개념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완전 변형된 김치를 선보이는 것은 어려 웠다. 게다가 김치를 와인과 함께 서빙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었다. 유럽의 와인은 현지 음식풍습에 맞게끔 제작되었는데, 우리나라의 김치요리에는 그 와인들이 맞지가 않았다. 이곳의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기에 그 음식에 맞춰 와인이 만들어져, 맵고 진한 우리나라 김치요리와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김치요리에 맞는 진한 술을 함께 내어보았으나 빨리 취했고, 306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07 그렇다고 약한 술과 함께 내니 음식과 술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었다. 그런데서 오는 어려움이 레스토랑에서의 김치활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다 생각나는 것이 바로 물김치였다. 나 역시 부담 없고 시원한 물김치를 좋아하다 보니 물김치에 대한 연구에 더욱 힘쓰게 되었다. 물김치를 만들어 우리 종업원들에게 먼저 시식을 하게 하였더니 아~ 맛있다. 면서 즐겨 먹게 되었다. 그러면서 레스토랑으로 오는 손님들에게 자발적으로 물김치를 소개하고 먹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점차 물김치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졌다. 그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김치만 따로 찾는 사람들은 없었다. 맛을 보일 때는 다들 마음에 들어 했으나, 물김치만을 따로 찾는 사람은 없었다. 때문에 우리 테이스팅 메뉴에 집어넣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그런 종류의 김치요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김치를 만들 때 김치 세계화 성공사례 및 제언 307

308 순수한 한국재료 뿐 아니라 현지에서 사용하는 허브 등을 겸용하여 퓨전김치를 만들기도 하였고, 또 물김치를 이용한 남미의 세비체, 그리고 배추김치를 이용한 오스트리아의 전통음식 크뇌델 등을 이용하여 현지인들에게 김치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생선을 요리하는 법에는 굽는 것, 찌는 것, 데치는 것 등으로만 생각했었 는데, 남미에서는 레몬즙이나 라임즙을 이용하여 생선을 요리하는 세비체 (ceviche)라는 음식을 경험했었다. 세비체는 해산물을 회처럼 얇게 잘라 레몬즙이나 라임즙에 재운 후 차갑게 먹는 것인데, 이 세비체처럼 초를 넣고 레몬즙을 넣는 대신, 연어를 살짝 구 워 우리나라 물김치에 넣어 김치요리를 만들었더니 외국인들에게 반응이 좋 았다. 오스트리아의 크뇌델은 감자나 빵, 고기, 밀가루 등의 재료를 한데 뭉쳐 우 리나라 경단처럼 만들어 먹는 음식인데, 이 요리법에 우리나라의 고추장과 김치를 같이 볶아 곁들여 만든 음식을 선보이니 역시 외국인들에게 반응이 좋 았다. 그래서 물김치 세비체같은 경우는 전식으로, 배추김치를 이용한 무거운 음 식은 메인으로 서빙하기도 했었다. 이곳에서의 경험으로 우리나라 음식을 기본적 형태와 맛은 그대로 지니면서 외국인들 308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09 특히 유럽인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그들의 요리와 접목시켜야만 그들을 충족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 음식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한국인 셰프로서 이곳 현지인들에게 김치를 통해 조금 더 한국을 소개하고 싶다. 그러다보니 배척받지 않는 김치문화, 그리고 배척받지 않는 김치요리를, 김치의 건강한 효능을 유럽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앞으로 나의 가장 큰 숙제는 셰프로써 이 유럽인들에게 이해하기 쉽고 먹기에 부담 없는 건강한 김치를 재창조하 여 김치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김치를 사랑하고 찾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현재 한국에서 김치에 대한 세계화를 한다면서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에 만 범위를 한정하여 사업을 구상한다. 그러나 한계적이다. 그렇기에 유럽의 셰프들이나 음식 관련 사람들을 불러 놓고 김치맛을 보여 주면서 그들의 음식문화와 접목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등을 확보하여 진행해 김치 세계화 성공사례 및 제언 309

310 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한국 음식, 특히 김치에 대한 인식 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310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11 2015 제3회 김치학 심포지엄 현장스케치 KIMCHI AUS MITTELEUROPÄISCHER SICHT 311

312 2015 제3회 김치학 심포지엄 현장스케치 - 개회사 및 축사 개회사 : 세계김치연구소 소장_박완수 축사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_이상천 축사 : 문화융성위원회위원, 서울대 명예교수_김광억 312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13 - 공로패 수여(좌측부터 조재선, 이효지) - 단체 사진 2015 제3회 김치학 심포지엄 현장스케치 313

314 - 발표와 토론 314 김치에 대한 인지, 정서 그리고 변화

315 - 제3회 김치학 심포지엄 특별展 : 최초 한글조리서인 최씨 음식법 과 조선시대 조리서의 김치 재현 2015 제3회 김치학 심포지엄 현장스케치 315

316 글쓴이 소개(집필순) 박채린 조숙정 강진옥 함한희 김일권 서리나 루치아 슈람프 Luzia Schrampf 김소희 세계김치연구소 연구개발본부 본부장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 문학박사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전북대학교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 미국 콜럼비아대학교 인류학과 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문화예술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철학박사 전남대학교 생활환경복지학과 강사 전남대학교 가정학과 박사 오스트리아 음식문화 저술가 오스트리아 와인아카데미 전문 강사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디플로마(Diploma) 오스트리아 소재 한식당 킴코트(kim kocht) 대표 <마스터셰프코리아> 프로그램 외 다수 출연 2006 알 라 카르테 선정 외국 요리 부문 최고상 수상 등 팔스타프 가이드 2011 최우수 아시아 음식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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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0313320B5BFBEC6BDC3BEC6BBE74542532E687770> 58 59 북로남왜 16세기 중반 동아시아 국제 질서를 흔든 계기는 북로남 왜였다. 북로는 북쪽 몽골의 타타르와 오이라트, 남왜는 남쪽의 왜구를 말한다. 나가시노 전투 1. 16세기 동아시아 정세(임진전쟁 전) (1) 명 1 북로남왜( 北 虜 南 倭 ) : 16세기 북방 몽골족(만리장성 구축)과 남쪽 왜구의 침입 2 장거정의 개혁 : 토지 장량(토지 조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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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민락초신문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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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爲旅行의 세상에 대한 삿대질 005 無 爲 旅 行 의 세상에 대한 삿대질 005 무위여행 소개글 목차 1 김정일의 붕괴는 북한주민들에게는 축복 8 2 善 의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 정책은 폐기되어야 9 3 정치인은 국민에게만 負 債 의식을 가져야 한다 11 4 기댈 곳은 어디에도 없다 13 5 침략의 원흉을 비판하고 단죄하는 게 순서다 15 6 김수해님께 다시 드립니다. 17 7 이런 개 풀 뜯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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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b 2) zb3) 나 위 시와 보기의 공통적인 표현 방법이 아닌 것은? 뻐꾹새야 뻐꾹새야 뻐꾹뻐꾹 울어 주면 < 보기>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뻐꾹새야 뻐꾹새야 뻐꾹뻐꾹 울어 주면 밭을 매는 우리 엄마 허리 허리 덜 아프고 ᄂ밭을 매는 우리 엄마 허리 허리 덜 아프고 zb1) 중 2014 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국어 콘텐츠산업 진흥법 시행령 제33조에 의한 표시 1) 제작연월일 : 2014-03-04 2) 제작자 : 교육지대 3) 이 콘텐츠는 콘텐츠산업 진흥법 에 따라 최초 제작일부터 5 년간 보호됩니 콘텐츠산업 진흥법 외에도 저작권법 에 의하여 보호되는 콘텐츠의 경우, 그 콘텐츠의 전부 또는 일부 를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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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DFB0B3BBE7B9FD3128B9FDB7C92C20B0B3C1A4B9DDBFB5292E687770>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령 제1장 공인중개사제도 제2장 총칙 제3장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 제4장 중개업무 제5장 중개계약 및 부동산거래정보망 제6장 중개업자 등의 의무 제7장 중개보수 제8장 교육 및 업무위탁, 포상금 제9장 공인중개사협회 제10장 지도ㆍ감독 및 벌칙 제23회 완벽대비 제1장 공인중개사제도 1. 시험시행기관 (1)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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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2014 ISBN978-89-97412-25-9 11 12 13 14 17 18 19 20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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