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북 '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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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뷰북 '상어' 샤하르

2 소개글 샤하르가 드라마에서 느낀 점들을 담은 샤하르 리뷰북, 세 번째. 2013년 5월부터 2013년 7월까지 방영된 드라마 '상어' 의 리뷰를 담았습니다. 총 20부작 드라마에 맞춰 각 회 리뷰 20개, 특별리뷰 1개가 들어 있습니다. 추리 내용이 들어 있으므로 드라마의 각 회차를 본 후에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3 목차 상어 1회 리뷰-상어의 귀향 4 상어 2회 리뷰-숨길 수 없는 단서 7 상어 3회 리뷰-외로운 숨바꼭질 10 상어 4회 리뷰-나만 아는 비밀 15 상어 5회 리뷰-불변의 진리,원점으로 20 상어 6회 리뷰-심장의 기억 26 상어 7회 리뷰-잡을 수 없는 빛 32 상어 8회 리뷰-넘치는 그리움 37 상어 9회 리뷰-직선과 원 44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1 상어 11회 리뷰-참을 수 없는 모순 60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66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74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82 상어 15회 리뷰-치명적인 약점 91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97 상어 17회 리뷰-씁쓸한 내막 106 상어 18회 리뷰-핏줄의 함정 113 상어 19회 리뷰-오지 않을 내일 120 상어 20회 리뷰-상어의 귀향 128 드라마 상어 의 비유와 상징들 135

4 상어 1회 리뷰-상어의 귀향 :05 상처투성이 상어 소녀는 무작정 도망쳤다. 남들이 못 가진 것들을 다 가졌으면서, 남들이 다 가진 것은 못 가진 소녀. 웃음과 관심. 그거면 다 해결되 는 쉬운 나이인데 그마저도 해주지 못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무작정 달리고, 엇나가고, 도망쳤다. 상처투성이 마음을 감추려 일부러 강한 척, 배짱 좋은 척, 고독을 즐기는 척, 이빨을 세웠다. 그러다가 소년을 만났다. 착해 보이기도 하고,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여자를 위해 주먹도 날릴 줄 아는, 한이수. 조금은 마음에 드는, 한이수. 그런 그 아이가 엉망진창인 우리 집을 본다. 내 꼴을 본다. 사랑은 고사하고 다정한 인사조차 건넬 수 없는 그런 끔찍 한 내 집안을 보고 말았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고쳐야 하는데. 비겁한 사랑을 하는 그들을 혼내줘야 하는데. 걸음마다 유리 조 각이 파고들어, 아프다. 유리조각이 흐르고 흘러 심장을 찌르기라도 한 듯, 아프다. 상어 1회 리뷰-상어의 귀향 4

5 상어를 좋아한 소년 불쌍했다. 아무도 좋아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아니,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내가 고용인의 아들이라서 당황한 게 아니라, 자기 집안 일을 들켜서 당황하는 소녀. 사람을 면전에서 무시하는 시시한 아버지의 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멋진 소녀. 정의로우면서 아닌 척, 시시한 사람이 아니면서 시시한 척, 아프면서도 안 아픈 척, 그저 그런 척만 하고 사는 아이라서, 강하지만 불쌍했고, 예쁘 지만 슬펐다. 그래서 좋아했다. 그러다가 소녀가 웃는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웃고, 어두운 수면 밖으로 나와 햇살을 보며 빛난다. 내 팔에 매달리고, 내 옆으로 와 앉고, 비밀을 공유하자고 한다. 그리고 내년에도, 생일을 축하해 달라고 한다. 불쌍해서 좋아했지만, 이제 불 쌍하지만은 않다. 그래서, 더 좋다. 상어 1회 리뷰-상어의 귀향 5

6 상어의 귀향 고향으로 돌아온 그 날, 인생 최고의 아름다운 순간의 그녀가 거기 있었다. 불쌍한 소녀가 아니라 더없이 행복한 여자가 되어. 꿈 없 는 어린애가 아니라 당당한 검사가 되어. 그리고 더 이상 둘만의 비밀을 나눌 수 없는 낯선 사람이 되어. 한 남자에게로 정착해버린 그녀는 더 이상 상처 입은 상어가 아니었다. 불쌍한 것은 나. 멈출 수 없는 여정을 계속해야만 하는, 강하지만 불쌍한 상어. 그녀가 그랬듯이 이빨을 세우고 무작정 달려가야 하 는, 상어. 하지만 절대 도망치지 않는다. 들키지도 않는다. 당신들을 집어삼킬 그 날까지. 상어 1회 리뷰-상어의 귀향 6

7 상어 2회 리뷰-숨길 수 없는 단서 :04 위험한 만남 주인집 딸과 운전기사의 아들. 마음을 나누고 정이 깊어질수록, 위험한 둘의 만남. 딸을 넘보는 사내 녀석을 경계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조의선의 마음은 신분의 벽을 넘으려는 자에 대한 경계였을 것이다. 조상국 역시, 겉으로는 이수와 해우를 함께 유학 보내겠다 는 둥, 이수를 손자처럼 생각한다는 둥, 사람 좋은 척을 했지만, 그 밑바닥에는 자신의 과거와 치부를 알고 있는 한영만에 대한 의식 이 깔려 있다. 위험한 만남. 만났다 하면 한쪽에게 혹은 서로에게 득이 될 리 없는 악연이지만, 결국에는 만날 수밖에 없는 관계. 요시무라 준이치 로와 조상국이 그렇고, 조상국과 강희수가 그렇고, 강희수와 한영만이 그렇고, 한이수와 요시무라 준이치로가 그렇다. 위험한 관계를 만드는 것은 오래된 원한이나, 잘못된 진실이나, 과거의 비밀이겠지만, 때로는 미래의 공동 목적이 그런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위험 한 만남을 피할 방법은, 다시는 만나지 않는 것이다. 혹은 다시는 만날 수 없도록 한 사람이 사라지거나. 상어 2회 리뷰-숨길 수 없는 단서 7

8 흑백이 뒤섞인 바둑판 준이치로-조상국-이수. 죽마고우라 말은 하지만 불안한 눈빛의 조상국. 준이치로와 조상국은 아버지 대에서의 악연인 듯하다. 그리 고 준이치로와 이수는 결과적으로 조씨 집안에 공통적인 원한을 가지는 두 사람. 강희수-조상국-한영만. 조상국의 구린 과거를 캐는 역사학자 강희수는 조상국에게는 아킬레스건. 거기에 한영만의 죄를 알고 있다면 한영만에게도 역시 위험인물이다. 강희수를 죽일 만한 공통의 이유가 있는 두 사람. 한영만-조상국-조의선. 조상국에게 치명적인 서류를 가지고 있는데다 오랜 세월 운전기사로 자신의 치부를 알고 있는 한영만. 그리 고 조의선의 뺑소니 사실도 한영만이 자수를 하는 순간 밝혀질 것이다. 한영만을 죽일 공통의 목적이 있는 두 사람. 조상국-조의선. 강희수를 누가 죽였든 간에, 조상국 입장에서는 한영만이 강희수 살인범인 편이 유리하겠지만, 조의선은 한영만이 강희수 살인범이어서는 곤란하다. 살인범이 동시에 뺑소니범일 수는 없기 때문에. 또한 한영만 살인혐의도, 조상국 입장에서는 서류 가 영원히 없어져야 자신이 한영만을 살해할 동기가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조의선 입장에서는 서류가 드러나야만 살해 동기가 아버 지 쪽으로 맞춰질 테고, 서류가 없다면 뺑소니를 덮어 씌우려다 실패한 자신 쪽으로 혐의가 맞춰질 것이다. 부자지간이지만, 반대편 에 서게 될 수 있는 두 사람. 살인사건과 진실을 은폐하려는 움직임, 복잡한 이해관계가 마치 흑백의 돌로 어지럽게 덮여가는 바둑판처럼 보인다. 숨길 수 없는 단서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강희수로부터 도망치며, 조상국의 비밀이 담긴 서류도 함께 가져가는 한영만.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잊고 사람답게 살려 했지만, 하늘 아래 영원한 비밀은 없다. 설사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죄인의 마음만은 영원 히 기억하는 법. 조상국은 한영만의 죄책감을 이용해 아들 조의선의 뺑소니 살인사건을 덮으려 하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죄까지도 덮으려 한다. 한영만이라는 단서를 자신의 곁에서 없애려는 노력은 성공하는 듯 보이지만, 사람을 숨긴다는 것은 뺑소니 사건의 유일 한 단서인 시계를 숨기는 것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용서받아야 할 사람으로부터 용서를 받은 한영만은, 조상국의 생각과 달리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경찰서를 향한다. 상어 2회 리뷰-숨길 수 없는 단서 8

9 비밀을 은폐하기 위해 알 수 없는 가해자로부터 살해당하는 한영만. 가해자는 자신의 과거사를 없애려는 조상국일 수도, 살인죄를 감추려는 조의선일 수도, 혹은 더 큰 무언가를 숨기려는 제3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 아이가 뺑소니 사건의 증인으로 나서고, 강희수의 죽음이 조 상국에 대한 흔적을 남기고, 이현이 오르골에서 한영만이 남긴 보관함 키를 찾아낸다. 자유의지로 움직이는 사람은 예측할 수 없고, 그런 의 지가 남긴 명백한 단서는 숨기기 어렵다. 숨긴다 해도, 그 기한은 그리 길지 않으리라. 상어 2회 리뷰-숨길 수 없는 단서 9

10 상어 3회 리뷰-외로운 숨바꼭질 :42 외로운 숨바꼭질 아무도 믿을 수 없다. 아버지의 사건을 왜곡하고 무시한 형사도, 자신은 죄가 없다는 해우의 아버지도,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는 해우 의 할아버지도, 그리고 해우마저도 믿을 수가 없다.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말도, 사건의 진실을 함께 찾아주겠다는 말도, 다 거짓말, 다 위선이다. 오로지 혼자서 파헤쳐야 하는 진실 앞에서, 이수는 외로웠다. 이현이처럼 아빠가 보고 싶다며 맘껏 울고 싶어도, 해우 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위로 받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손 안에 진실의 파편들을 꼭 쥔 채로, 홀로 찾아나서는 수밖에. 아버지가 남긴 보관함 열쇠로 간신히 찾은 증거. 죽은 강희수의 말을 빌자면, 세상을 뒤집어놓을 만한 자료는, 아마도 조상국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시작은 뺑소니 누명을 쓰고 입막음을 위해 살해당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한 것이었지만, 강희수의 죽음과 조상 국의 문서를 접한 이수는 아버지가 훨씬 거대한 사건에 휘말렸음을 직감한다. 혼자서 감당 하기에는 너무 벅차고, 너무 괴로운 일.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어른인 변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막막함을 토로하고, 그나마 기댈 수 있는 해우에게 전화를 걸어 괴로움을 털어 놓는다. 상어 3회 리뷰-외로운 숨바꼭질 10

11 그러나 이수는 직감했으리라.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숫자가 바뀐 보관함 열쇠는 아마 이수가 남긴 또 다른 단서일 것이 고, 변형사가 자신을 배신했을 경우를 위한 대비책이 아닐까. 그리고 거대한 음모 앞에서 이현이와도, 해우와도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또한 느꼈으리라. 그렇기에 마치 유언처럼, 절대로 헤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을 것이다. 외로운 숨바꼭질. 술래가 꼭꼭 숨은 사람의 옷자락을 잡아당겨 찾아낸 순간, 새로운 술래는 그의 등을 떠밀어 숨바꼭질을 끝내고 집 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숨은 아이는 숨바꼭질이 끝난 줄도 모르고 해가 지고 달이 뜰 때까지 혼자 외롭게 숨어 있을 것이다. 다시 새 로운 게임을 시작할 때까지. 빼앗긴 마음 처음으로 마음을 빼앗아 놓고, 다시 돌려받을 길도 없이 사라져 버린 이수. 상어를 좋아한다던 그 아이는 물 속으로 돌아가지 않았을 까. 아버지를 따라 저 물 속에 잠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갈 곳을 잃은 마음을 안은 채, 언젠가 이수가 그랬듯이 해우도 그를 따라 가기 위해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녀를 돌려세우기 위해 준영은 이수를 위해 살아남으라고 말한다. 그 길에 함께 하겠다며, 곁 에 있어 주겠다며. 상어 3회 리뷰-외로운 숨바꼭질 11

12 세월은 흐르고, 따뜻한 준영과 결혼을 하는 해우. 하지만 검사가 된 것도, 이현이를 살뜰히 살피는 것도, 열심히 살고 준영과 사랑을 하는 것도, 모두가 이수를 위한 것. 준영의 아내로 몸이 매여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이수에게 붙박여 있는 듯하다. 사랑하는 남편과 의 첫날밤에도, 이수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머리 속에 그를 향한 유도장치가 달려 있는 것처럼 무작정 현장으로 달려가는 해우.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준영이 안쓰럽다. 상어 3회 리뷰-외로운 숨바꼭질 12

13 기회의 균형 조의선의 뺑소니 사건을 한영만에게 덮어씌우는 데 일조한 정만철은 여전히 조의선에게서 돈을 뜯어낸다. 정만철로서야 살인죄를 없 애주었으니 평생 물주로 삼아도 좋다 생각했을 테지만, 조의선은 자신이 치르는 대가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기 준이 다르고, 그래서 수평을 유지했던 관계도 시간이 지나면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균형. 세상엔 균형이 필요하다고, 요시무라 준은 말한다. 갈수록 커지는 수퍼 갑, 갈수록 쫄아드는 을 중의 을.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상. 너무나 만연해서 세상 사람들은 이미 익숙해져 버렸지만, 불균형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 그는 결코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 때의 일이 아니었다면, 해우와 진짜 사랑을 나눌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형편이 차이 난다지만 그래도 어쩌면, 결혼도 할 수 있 었을 지 모른다. 멋진 아버지와 예쁜 여동생과 함께 아름다운 신부가 된 해우의 모습을 바라봤을 지도 모른다. 눈물 고인 눈이 아니 라 미소 짓는 입술을 느끼고, 달빛을 쓸쓸하게 바라보던 뒷모습이 아니라 햇살에 눈부시던 그 얼굴을 보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녀 를 품에 안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는 더 이상 세상에 없고, 여동생은 다른 사람의 가족이 되었고, 해우는 남의 아내가 되었 다. 기회가 박탈된 삶은, 후회를 할 수조차 없었다. 상어 3회 리뷰-외로운 숨바꼭질 13

14 정만철에게 이수는 말한다. 균형이 필요하다고. 정만철은 자신의 자백과 자신의 생명이 같은 무게라고 생각했겠지만, 이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치졸한 삶을 살아온 그에게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한번의 기회와 짧은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나게 해주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뿐. 더 큰 죄를 지은 자들을 위해 예비한 고통에 비하면 그 정도는 큰 배려였을 테니까. 상어 3회 리뷰-외로운 숨바꼭질 14

15 상어 4회 리뷰-나만 아는 비밀 :02 위선자의 벽 가난한 천사들의 아버지라는 그랑블루 호텔 사장과, 대한민국 대학생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는 조상국. 기본 욕구를 해결하면 돈을 벌고 싶고, 돈을 번 뒤에는 명예를 얻고 싶고, 명예를 얻은 뒤는 권력을 잡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 권력 을 잡은 뒤에는 다시 기본 욕구를 해소하기 원하지만, 처음과 달리 기본 욕구 해소의 장애물은 극히 적어지기에 더욱 말초적인 본능 에 충실해진다. 그런 말초본능에 너무 일찍 충실했던 그랑블루 호텔 사장은, 준의 협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그런 악행을 저지르 고도 무사할 수 있으려면, 조금 더 돈을 가지거나, 권력을 가져야 했으리라. 적어도 조상국만큼. 그랑블루 호텔 인수는 본 공연의 리허설이자, 우회공격일 것이다. 국내 호텔업계에서의 기반을 넓혀가며 가야 호텔을 압박해 나가려 는 전략인 듯. 위선도 쌓이고 쌓이면 선이 되기에, 섣부른 폭로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거기에 검찰지검장을 사돈으로, 현직 검사를 손녀로 두고 있고, 위증이라도 해줄 사람이 넘칠 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다면 더더욱. 사상누각이라도, 모래를 쌓은 지가 오래 되면 돌벽처럼 단단해지는 법. 그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망치보다는 스며드는 물방울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상어 4회 리뷰-나만 아는 비밀 15

16 나만 아는 비밀 북극성이 길잡이 별이라는 것, 꿈 깨 라는 말버릇, 해우의 호수. 해우는 이 모든 것이 이수와 둘만의 비밀이라고 말했지만, 변형 사의 말대로 우리가 비밀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에 진짜 비밀은 거의 없다. 비밀이 진짜 비밀이 되기 위해서는, 그 비밀 안에 나만 알 고 있는 무언가가 담겨 있어야 한다. 박여사가 한영만을 짝사랑했었다는 사실을 준에게 말한다 해도, 준이 그녀의 비밀을 다 알게 된 것은 아니다. 그 짝사랑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이고 어떤 행동을 하게 할 지는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이수에게 가버린 후 돌아오지 않은 마음을 안은 채로 결혼을 하던 날, 이수가 그랬듯이 길잡이 별 얘기를 하는 남자. 이유도 없이 자꾸만 그에게 끌리는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꿈 깨라는 말을 하는 남자. 이수에게 마음을 주었던 그 호숫가에, 꿈 속의 이수처럼 물 앞에 서서 나를 돌아보는 남자 상어 4회 리뷰-나만 아는 비밀 16

17 그는 그 자리에 있을 수도,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그가 아닌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 특별할 것도 비밀일 것도 없다. 하지만 그 장소에서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내 마음이 동요한다는 것은 나만 아는 비밀. 자꾸만 그가 이 비밀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묻어 두었던 이수에 대한 그리움이, 미안함이, 사랑이 자꾸만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을 다 알아버린 것만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이수뿐이기에, 자꾸만 그가 이수 같다는, 이상한 생각이 든다. 상어 4회 리뷰-나만 아는 비밀 17

18 멈추지 않는 통증 그대로 그녀를 품에 안고 말하고 싶었다. 내가 이수라고, 네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널 이토록 그리워하는 한이수라고. 시간을 뛰어넘 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눈 앞의 행복만 보고 싶은 마음. 그럴 때마다 준은 12년 전으로 자신을 데려간다. 모든 것을 잃고 벼랑 끝에 서 있었던 그 때로. 얼굴과 이름을 잃고, 인간으로서의 감정을 잃고,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에 살아가야 그 때의 한이수로. 항상 그래왔지만, 해마다 아버지의 기일이 되면 더해지는 것 같은 고통. 사치스런 감정을 비웃는 듯한 통증은 결코 아물지도 멈추지 도 않았다. 여전히 아버지는 그 물 속에 잠들어 있고, 남매에게는 되돌릴 수 없는 상처만 남았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화려한 위선의 껍데기 속에 들어앉아, 후안무치한 얼굴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상어 4회 리뷰-나만 아는 비밀 18

19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 했던가. 끝내 통증이 멈추지 않는다면, 그들과 끝이 나지 않는 이 고통을 나눌 수밖에. 상어 4회 리뷰-나만 아는 비밀 19

20 상어 5회 리뷰-불변의 진리,원점으로 :26 미끼가 되는 증거 시계가 돌아왔다. 예전에 이미 한강 바닥에 던져버린 뺑소니 사건의 유일한 증거품이 눈 앞에 나타나자, 조의선은 귀신을 본 것처럼 두려움에 떤다. 드넓은 한강 밑바닥에서 작은 시계를 건져내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 똑 같은 모델에 똑 같은 글씨를 새겨 넣은 가짜 시계는 물증으로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하지만 이수로서는 가짜 시계여도 충분했을 것이다. 제 입으로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솔직한 성격이라던 조의선이, 그 이상 확실할 수 없는 표정을 보여 주었으니. 이젠 공소시효도 지나버린 뺑소니 사건이지만, 죄를 지 은 자에게 공포의 시효 같은 건 없다. 아버지가 그랬듯, 22번 사물함에 중요한 문서를 넣어두는 이수. 조해우 검사라는 이름이 적힌 봉투 안에는 분명 사건을 뒤엎을 만한 증거가 들어 있을 것이다. 물론, 시계가 가짜였듯이, 문서도 12년 전의 그 문서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최소한 조상국에게서 반응을 이끌어내는 정도만 되어도, 충분한 수확일 테니. 상어 5회 리뷰-불변의 진리,원점으로 20

21 분리되는 몸과 마음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 지하세계로 아내를 구하러 내려간 오르페우스. 오르피즘(Orphism)은 인간의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될 수 있으 며 그럼으로써 신을 만날 수 있다는 사상. 육체가 썩어 없어져도 영혼은 불멸. 지상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도 죽은 뒤에는 영혼이 되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는, 달콤하고도 위험한 이야기. 살아 있지만, 육체와 영혼이 분리된 남자. 몸은 복수를 위해 앞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12년 전 그 언저리에서 그 녀를 향하고 있다.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거리에 있지만, 잡아서는 안 되는 여자. 처음 입을 맞춘 그 나무 아래에서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떠나가는 여자. 목숨을 끊지 않고 살아남은 인간으로서 이 지옥불로 뛰어든 것은, 그녀를 지옥에서 꺼내오기 위해서. 그리 고 저승신의 소유가 된 그녀를 되찾아 오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는 돌아봐선 안 된다. 복수의 여정을 향해 달려가는 몸에 마음을 끼워 맞추고 어서 그 끝을 향해야 한다. 상어 5회 리뷰-불변의 진리,원점으로 21

22 그러나 신화가 아닌 현실에서 인간은 제 뜻대로 몸과 마음을 분리할 수도, 합칠 수도 없다. 지옥의 마지막 관문을 향해 순조로이 걸 어가고 있다 해도, 끝이 나지 않은 한 여전히 그녀는 저승신의 아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역시 나약한 인간이기에, 사랑하는 그녀 를 끌어안고 싶은 마음 하나도 뜻대로 억누를 수가 없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그 나약한 애정이 자신에게 치명타가 될 줄 알면서 도. 상어 5회 리뷰-불변의 진리,원점으로 22

23 불변의 진리, 원점으로 보름달은 언제나 똑같다. 벼랑 끝에 서 있었을 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해우는 서울이 많이 변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이수에게는 변한 것이 없다. 서울의 풍경도, 해우의 얼굴도, 그리고 악인들의 추악함도. 불변의 자리에서 보면 모든 것이 불변. 변하는 자리에서 보면 모든 것이 계속 변하는 것. 12년 전의 세상에서 한 치도 변하지 못한 이수의 눈에는 모든 것이 예전 그대로인 것처럼 보인다. 고통도, 불합리함도, 사랑과 그리움도 모두 예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상어 5회 리뷰-불변의 진리,원점으로 23

24 악인들은 시시때때로 말을 바꾼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끝도 없이 변하고 또 변하는 것. 자식이 받을 상처를 걱정해야 진정한 부모라면서, 자기 자신은 자식들이 상처받고도 남을 악행을 예사로 저지르는 조상국. 그에게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처세술만이 도( 道 )이고, 덕( 德 )이다. 그들의 눈에 변하지 못하고 늘 한결 같은 사람, 정의와 도덕을 지키고자 하는 한영만이나 강희수 같은 사람 들은 처절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힘든 나약한 존재들이자 먹잇감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상에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인과응보, 사필귀정. 죄를 지은 자는 벌을 받고, 선을 행한 자는 복을 받는다. 그것이 자연이 만든 균형이며, 다음 단계로 순환하는 절차이리라. 모든 건 되돌아온다. 해야 할 일은 언젠가 다시 돌아오고,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 가 다시 만난다. 다만 때를 놓친 채 한 바퀴를 돌아오는 동안, 작은 산은 넘기 힘든 태산으로 커지겠지만. 상어 5회 리뷰-불변의 진리,원점으로 24

25 시작도 끝도 없는 하나의 원. 정만철의 몸과, 강희수의 집에 그려진 붉은 원을 통해, 이수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원점 으로 돌아가라. 처음 그 자리로 다시 돌아와, 잔인한 역사를 반복해 나가서 추악한 현장을 재현해 내라. 그리고 용서받을 때를 놓친 당신들의 죄에 대해, 더 큰 대가를 치르라고. 상어 5회 리뷰-불변의 진리,원점으로 25

26 상어 6회 리뷰-심장의 기억 :52 분노와 증오의 무장해제 해우와의 입맞춤. 요시무라 회장의 말대로, 그것은 우연이고 충동이었을지도 모른다. 나약해빠진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예측불허 의 돌출행동. 감정이 흔들린 것은 비단 해우에게만이 아니었다. 해우의 휴대폰으로 걸려온 이현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오빠 라 고 짧게 부른 그 한 마디에 겹겹이 쌌던 무장이 해제되어 버리고 만다. 김준에서, 다시 한이수로.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감정 속에서, 이수는 북극성을 찾는다. 길을 잃었으니 돌아갈 곳을 알려달라고. 하지만 흔들리는 마음을 스스 로 추스릴 겨를도 없이, 달려드는 공격. 감정 따위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님을, 목숨을 내걸고 전진해야 하는 상황임을 상기하는 이수. 실수, 치명적인 실수. 물 밖으로 물고기 한 마리를 꺼낸다. 물을 벗어나면 죽어갈 수밖에 없는 물고기처럼, 그도 역시 복수의 길을 벗어나면 살아갈 수가 없다. 실수에 관대하지 못한 이수는, 숨을 헐떡이며 괴로워하는 물고기가 자기 자신이기라도 한 듯이, 괴로워 하며 자책한다. 그리고 다시 차가운 얼굴로 돌아가 계획된 다음 절차를 밟는다. 상어 6회 리뷰-심장의 기억 26

27 부도덕한 스승 이 시대의 우리의 영원한 스승. 돈과 힘을 떠나 진정 중요한 것은 사람의 됨됨이라는 책을 읽으시는, 대쪽 같은 분. 술김에 솔직해진 조의선의 말대로, 인간은 다 똑같고 고상한 척하지만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 물론 조상국도 그렇다. 해우에게서 사건을 빼앗고, 정만철 사건도 조속히 마무리 하라는 조상국. 모든 일을 일개 인간인 자신이 결정하면서도, 그는 말한다. 모든 건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고. 상어 6회 리뷰-심장의 기억 27

28 그러나 이수가 말했듯이, 자기가 못하는 건 남에게 가르쳐선 안 된다. 부도덕한 인간을 통해 반면교사( 反 面 敎 師 )의 교훈을 얻을 수는 있을지언정, 그런 인간으로부터는 직접 배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런 인간으로부터 도덕을 배운다면, 그건 안 배우느니만 못 한 위선일 테니까. 사건의 열쇠 전화부스에서 통화를 할 때, 이수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14번 열쇠. 하지만 이현이가 오르골에서 발견한 열쇠는 22번. 22라는 숫자 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가는 번호라 좋아했다는 한영만. 이 수와 이 현이 둘이 걸어가는 모습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수는 문서 중 일부, 사진 한 장을 14번 보관함에 넣었다. 신중한 성격이기에, 변형사가 변심하거나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까지 대비한 듯. 주목할 것은, 이수가 굳이 열쇠를 바꾸고, 사진 한 장만 들어 있는 14번 보관함 열쇠를 넘기려 했다는 것. 변형사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문서만으로는 아버지의 살해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고 말했으면서, 문서와 14번의 사진을 모두 넘기려 고 했다는 것도 이상하다. 범인을 밝혀주지도 못할 증거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다 넘길 이유는 없으니까. 100%가 아니라 면, 그 빠진 부분은 이수에게 있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22번. 그 옛날의 22번이던지, 새로운 22번이던지. 당시 증거품으로 남은 14번 열쇠는 사라졌다. 12년 전에 문서를 가져간 사람은 열쇠가 또 있다는 사실을 알고 훔쳐냈을 것이다. 그리 고 14번의 사진을 찾아 문서의 전부를 회수했으리라. 범인은 확실히 14번 열쇠를 훔쳐간 사람. 해우와 변형사는 그 범인이 정만철일 거라 의심하고, 그의 주변을 뒤지면 사건이 풀릴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수는 이미 정만철을 만났고, 진상을 들었다. 14번 열쇠의 행방을 알았다면 어디로 갔을지 궁금할 리는 없을 터. 정만철은 범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누가 열쇠를 훔쳐 갔을까. 과연 그 사람은 해우의 추측대로 문서를 감추고 이수를 죽인 사람이 맞을까. 아니면 그 사람을 지목하게 하려는 또 다른 사람일까. 상어 6회 리뷰-심장의 기억 28

29 뜬금없이 이벤트에 당첨되어 고가의 천체 망원경을 받은 이현. 변형사는 수상한 낌새를 차리고 사이트를 알려달라고 한다. 어쩐지 이 수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형사로서의 직감이 아닐까. 그리고 해우 역시, 모든 사건이 이수와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 하고 사망이 아닌 실종이라고 가정한다. 실제로 시체조차 찾지 못했으니까. 그리고 박여사 역시 한영만의 무덤을 찾은 남자를 다시 만난 순간, 여자의 육감으로 나이를 궁금해한다. 그녀 역시 이수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정체가 거의 드러나려는 한이수. 상어 6회 리뷰-심장의 기억 29

30 하지만 정체가 드러나는 것은 계획을 실행하는 데 불편하긴 해도 그다지 위협은 되지 않을 것 같다. 이미 자신의 정체를 알리기 위 해 해우에게 하나씩 단서를 던지고 있으니까. 그에겐 정체를 드러내는 것도, 가야 호텔을 무너뜨리는 것도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 다.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조상국에게 가장 타격이 되고 아픔이 되는 복수의 방법, 그것만이 중요하니까. 심장의 기억 너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내 몸이 아무리 바쁘게 끝을 향해 달려가도, 내 마음은 너에게 머물러 있었다. 너를 돌아보지 말아야 하지만, 나는 돌아봐야만 했다. 머리에서 기억을 지워내도, 심장은 너를 기억했다. 왜 안 되는 걸까. 왜 너를 사랑해서는 안 되는 걸까. 어떤 사람보다 불가능한 도전을 하고 있으면서, 왜 불가능한 약속에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걸까. 모두가 오르페우스를 어리석고 나약한 인간이라 생각하지만, 그가 뭘 잘못한 걸까. 죽음이라는 순리를 거스르려고 했기 때문에? 아 니, 아름다운 연주의 대가로 하데스가 아내를 지상으로 되돌려주겠다고 했을 때, 이미 순리는 깨졌다. 그런데도 돌아보지 말라는 조 항을 달아 오르페우스를 시험한 저승신은 치사한 사기꾼 아닌가. 사랑하는 사람을 돌아보는 것이 무슨 죄란 말인가. 머리로 통제하려 애를 써도 심장이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것은 결국 인간으로서는 거스를 수 없는 순리이자 운명인데. 다시 오르페우스의 그림을 바 라보던 이수는 스스로를 속박하던 끈을 풀어 버린다. 상어 6회 리뷰-심장의 기억 30

31 단지 실수였다면, 그건 충분히 자책할 일. 그러나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은 실수도, 우연도, 충동도 아니었다. 그것은 티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빛. 기쁘고 아픈 기억을 모두 잘라내도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운명이리라. 상어 6회 리뷰-심장의 기억 31

32 상어 7회 리뷰-잡을 수 없는 빛 :02 존재하는 과거 한이수를 닮은 남자. 자꾸만 아내 해우의 곁을 맴도는 남자가 자꾸 거슬린다. 결혼식장의 테라스에서, 별장의 숲 속에서, 술집 처마 밑에서, 그리고 자신의 호텔 바에서 아내와 단 둘이 서 있는 김준. 자신이 먼저 알았지만, 이수에게 마음을 주었던 해우였다. 12년 전에 죽어버린 이 수 때문에 삶의 방향마저 바꿔버리고, 검사가 되어서는 이수의 사건에 밤낮없이 매달리더니, 이젠 이수와 닮은 남자와 자꾸만 마주치는 해우. 이수와 얼굴은 다르지만, 분위기가 닮은 김준을 보며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는 건, 해묵은 질투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내의 마음을 다른 남자에게 빼앗긴 채 살아가는 준영 자신의 과민반응일지도. 불안할수록, 아내가 걱정될수록, 자꾸만 더 함께 있고 싶고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 지는 준영. 준영이 그랬듯, 박여사는 김준에게서 이수의 흔적을 찾으려 하고, 이현이는 오빠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이수가 사라진 동안 모든 사람이 매일 그를 기억했을 리는 없다. 때로는 해우처럼 다른 사람을 사랑하며 잊으려 노력하기도 하고, 동수처럼 가슴에 묻고 잊은 척하기도 하고, 박여 사처럼 잠깐은 정말로 잊기도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들 앞에 김준이 나타났고, 그의 눈빛, 그의 이름, 그의 목소리, 그의 말들이 이상하게 도 자꾸만 과거의 이수를 떠올리게 한다. 상어 7회 리뷰-잡을 수 없는 빛 32

33 과거는 들출 때만 존재하는 것.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과거는 해프닝이지만, 과거와 연결된 현재의 사건들이 생겨나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가던 과거는 다시 존재하게 된다. 존재를 찾은 과거는 점점 더 선명해질 것이다. 12년 전이 바로 어제인 것처럼, 그 때의 고통이 바로 오늘 일인 것처럼. 거대하고 흐릿한 그림자 사건을 은폐하려는 지검장의 의중을 알고 찾아간 해우에게, 이미 지검장은 이수 사건의 관련자일 뿐이다. 시아버지로서, 같은 검사로서 일말 의 희망을 가지고 진실을 묻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권한 밖의 일이라는 말뿐. 쟁점은 뺑소니 사고 하나가 아니라 강희수 살인사건, 한영만과 한이수의 죽음까지 여러 개. 거기에 과거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정만철의 죽음 까지. 하나 둘 도착하는 단서들 모두가 한이수를 가리키고 있고, 그 단서를 해우에게 보내는 이유도 이수의 죽음에 해우의 집안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 아버지 조의선을 범인으로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지검장의 말을 들으며 해우는 어렴풋이 짐작했으리라. 아버지를 넘어서는 더 큰 무엇이 있다는 것을. 짐작이 안 갈 정도로 아직은 흐릿하지만, 자신의 주변을 전부 덮고 있는 거대한 그림자. 결코 아니기를 바라는 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을. 상어 7회 리뷰-잡을 수 없는 빛 33

34 인간의 도리로 한이수를 구했다는 요시무라 준이치로. 자신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 준에 대해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체하지만, 묻는다. 조회 장 가족을 다시 만난 기분이 어떠냐고. 한이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더냐고. 그는 준이 하려는 일에 대해 알고, 해우가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도 알고, 장비서를 붙여 감시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도 순수하고 사람 좋은 척 의뭉을 떠는 준이치로. 그의 속셈을 아는지 모르는지, 준은 그저 자이언트 호텔의 후계자다운 모습만 보여주려 한다. 너무도 흐릿해서 형체조차 알 수 없는 그림자. 그런 그들에 비해, 너무도 선명한 준의 움직임이 들킬까 무섭다. 상어 7회 리뷰-잡을 수 없는 빛 34

35 잡을 수 없는 빛 그의 계획대로, 오키나와까지 온 해우는 이수가 그 사고로 죽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그것이 그의 의도의 전부였을까.그 옛날, 오키나와에서 한이수는 죽었다. 그녀를 거기로 부른 것은 그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육체는 살아있을지라도, 그의 마음은 이미 그곳에서 죽어버 렸다는 것을. 이제 그 육체 안에는 다른 사람이 들어 있다. 상어를 사랑하는 소년이 아니라 상어 그 자체. 흉포한 이빨을 드러내고 원래의 자 리로 돌아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리려는 남자가. 그는 알고 있다. 이수의 끔찍한 과거를 알게 되었을 때 해우가 얼마나 슬퍼할 지, 얼마나 아파할 지. 그녀가 선물한 상어 목걸이를 발견했을 때 얼마나 눈물을 흘리고, 이수가 살아 있음을 확인했을 때 얼마나 감격할 지. 하지만 안아주어서도, 이름을 부르는 그녀에게 대답을 해서도 안 된다. 해우를 이 곳으로 부른 것은 한이수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김준이다. 그녀가 그렇게 아파하고 슬퍼하는 것도 모두가 계획되어 있는 것. 그리고 그녀의 다음 행보를 인도하는 것도, 이미 모두 계획되어 있으리라. 상어 7회 리뷰-잡을 수 없는 빛 35

36 햇살을 잡는다. 언젠가 그녀가 그랬듯이. 아름다운 내일만 펼쳐져 있을 줄 알았던 그 날의 도서관. 햇빛처럼 눈부신 조해우는 아직도 빛나고 있지만, 한이수는 죽어 버렸다. 죽은 자에게 내일 같은 건, 더구나 아름다운 내일 같은 건 없다. 내 마음 속 영원한 햇빛인 그녀를 잡고 싶지 만, 죽은 자의 손가락은 투명해서 그 빛을 잡을 수가 없다. 내가 빛 속으로 걸어갈 수 없다면, 그녀를 그림자 속으로 인도해야 하리라. 그 어 둠 속에서나마 함께 하는 것이 서로에게 지옥이 될 지, 천국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상어 7회 리뷰-잡을 수 없는 빛 36

37 상어 8회 리뷰-넘치는 그리움 :06 마지막 경고 두렵다면 힘껏 도망치라고, 그가 말한다. 단지 이수가 살아있음을 안 것만으로도 쓰러지는 여린 그녀가, 앞으로 벌어질 많은 일들을 과연 감 당할 수 있을까. 누구보다 그녀를 필요로 하고 원하지만,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하기에. 두렵지 않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수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두운 그림자로만 나타났다는 야속함도, 좀 더 일찍 알아봐주지 못한 미안함 도, 다 상쇄됐으니까. 누구보다 그를 만나고 싶고, 누구보다 그를 이해하고 싶기에. 준영의 말대로, 이수는 더 이상 그들이 알던 착한 소년이 아니다. 이미 한 사람이 죽었고, 다음은 무엇이 될 지 모른다. 어떤 진실이 기다리 고 있을지, 누가 또 다치고 죽게 될지, 캄캄한 미궁 속으로 해우를 끌어들이는 그런 사람이라면, 예전의 이수일 리가 없다. 해우를 지키기 위 해, 준영은 그녀에게 사건에서 빠지라고 경고한다. 친구의 고통보다는 사랑하는 아내가, 해묵은 진실보다는 새로운 현실이 더욱 중요한 준영. 하지만, 그 진실이 자신의 일이 된다면 어떨까. 상어 8회 리뷰-넘치는 그리움 37

38 아들 준영이 가야호텔에 취직을 하고, 해우와 결혼함으로써 조회장과의 연을 계속 이어가야만 하는 오 지검장은 어른들의 잘못으로 힘든 시 간을 보내야 할 아이들을 생각하며 힘겨워한다. 정만철 사건을 조기 종결시키고 변형사와 해우를 공식적으로 사건에서 떼어놓는 것으로 자신 은 할 일을 다했다며, 사건의 발단인 조의선에게 마지막 경고를 한다. 조심하라, 혹은 각오하라. 적에게 하는 경고는 전투를 시작하기 전 마지막 인간성의 표현. 그러나 그것은 경고를 한 당사자의 죄책감을 가벼이 하기 위한 것일 뿐, 상 대가 그 경고에 귀를 기울이던 그렇지 않던, 전쟁은 예정대로 시작된다. 상어 8회 리뷰-넘치는 그리움 38

39 넘치는 그리움 열 살도 안 된 나이에 어머니, 아버지, 오빠를 다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겨졌을 아이. 마지막으로 본 얼굴이 울고 있던 얼굴이라서, 아직까지도 계속 방 구석에서 울고 있을 것만 같았는데. 이현이는 천사처럼 웃고 있다. 구김 하나 없는 얼굴에, 별을 좋아하고 발랄하던 그 때 모습 그대 로. 동생이 일하는 가게에서 좋아하지도 않는 주스를 시키고, 시덥잖은 말을 주고 받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리운 얼굴을 이리 저리 훔쳐보 는 이수. 예쁜 동생이 코피를 흘려도, 사랑하는 여자가 눈물을 흘려도 안아줄 수 없다. 바라볼 순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거리라면, 차라리 그리움이라도 없었으면. 바래지도 않는 그리움이 차가운 여정 사이를 자꾸만 비집고 들어온다. 혼자서 그리움의 흔적들을 어루만지며 스스로를 위로하면, 조금은 사라지지 않을까. 상어 8회 리뷰-넘치는 그리움 39

40 꼬리잡기를 하듯이 이수의 흔적을 쫓아도, 잡힐 듯하면 바로 눈 앞에서 사라진다. 예전 그 날처럼, 손에 잡힐 것 같았던 마지막 통화가 채 끝 나기 전에 그가 사라진 것처럼. 사라진 이수의 잔상이 눈 앞에 선해서, 그가 있었던 자리를 찾아가는 해우. 이수가 살아있음을 알아도, 그 도서관이 변한 것 하나 없이 그 자리에 있어도, 그 날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초라한 인간이라서, 아름다 웠던 감정도, 찬란했던 시간도 되돌릴 방법이 없다. 그 때 그 사람과 그 장소에서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 그러나 해우에 게는 그 방법조차 허락되지 않아서, 그저 눈물만 흘린다. 이수는 홀로 어둠 속을 헤매고 있고, 그 어둠 속에서 자신이 꺼내 주지 못한다면 앞 으로도 영원히 그리워만 해야 할 테니. 상어 8회 리뷰-넘치는 그리움 40

41 제 3의 손 7년 전, 요시무라 회장은 영희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고, 4년 전에는 그녀를 이수의 비서로 만들었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지만, 그저 성실함과 우직함 하나를 보고 누구보다 영희를 믿는다고 말하는 요시무라. 누군가의 충성을 받아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니다. 신뢰. 겨우 세 치 혀로 0.5초 만에 내뱉을 수 있는 말, 세상 누구보다 당신을 믿는다는 말 한마디는 목숨까지 바치게 할만한 힘이 있다. 그 힘을 이용해 이수의 모든 것을 파악하려는 요시무라. 그 오랜 세월 자기 사람을 만들고 이수에게 붙여 놓는 것은, 단순히 기업 후계자로서 그를 믿지 못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무언가 자신의 더 큰 의지를 물려받아야 하는 이수를 믿지 못해서일 듯. 상어 8회 리뷰-넘치는 그리움 41

42 볼펜을 딸깍거리는 습관을 가진 남자. 강희수가 죽던 곳에도, 한영만이 죽던 곳에도, 이수가 죽던 곳에도 그가 있었다. 조회장과 그의 관계는 요시무라가 영희에게 들인 세월의 몇 배는 될 듯하다. 그렇다면 그가 관여한 것이 비단 12년 전의 사건뿐일까. 아무도 조회장의 과거를 모를 만큼 오랜 세월 입을 다문 것 하나로도, 남자는 조회장의 제 3의 손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리고 한이수 역시 자신만의 하수인을 가지고 있다. 정만철을 납치하고 살해할 때 보였던 그의 다음 임무는 보관함에 들어 있던 문서의 남 은 한 장, 사진을 찾아내는 일이 될 것이다. 증거물 목록에서 사라진 14번 열쇠의 행방을 알 수 있는 사람.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고 운신이 폭넓은 사람. 볼펜을 가진 남자가 책방주인으로서 해우의 주변에 있었듯이, 그의 하수인도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주변에 있을 듯하다. 상어 8회 리뷰-넘치는 그리움 42

43 우연의 정체 전혀 다른 얼굴. 전혀 다른 이름과 내력. 그런데도 자꾸만 그가 이수처럼 느껴진다. 잡히지 않는 이수의 흔적의 끝에, 손을 뻗으면 늘 그 자 리에 있는 그 남자. 머리 속을 온통 이수가 점령하고 있어서일까, 그의 어깨가 아픈 것도, 발이 불편한 것도, 자주 마주치는 것도 우연이 아 닌 것만 같은 해우. 망상일까, 직감일까. 해우가 나를 알아볼까. 계획에도 없이 불쑥불쑥 경로마다 나타나는 그녀. 그러나 그 우연의 정체가 운명인지, 확률인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 다. 만약 운명이라면, 그녀는 한이수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알아볼 것이다. 상어 8회 리뷰-넘치는 그리움 43

44 상어 9회 리뷰-직선과 원 :58 논리보다 강한 직감 무라카미 신지. 요시무라 준. 김준. 그의 아픈 어깨와 다리는 야쿠자들에겐 흔히 있는 작은 전쟁 탓이다. 김준은 그저 별을 좋아하고, 의미심 장한 말장난을 즐겨 하는 그런 남자일뿐. 아버지의 내연녀와 한 아파트에 사는 것은 우연의 일치고, 동수와 알고 지내는 것은 동수의 상사이 기 때문이고, 자주 마주치는 것은 집안끼리 관계와 비즈니스 때문이고, 자꾸만 나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건 그 남자가 나를 여자로서 마음에 들어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명백하고, 논리에 맞는다. 오키나와에 있었던 소년은 이수의 얼굴이 아니었고, 이수는 다시 안개 속에 가려진 상태. 그런데도 해우의 머릿속은 아무런 근거 없이 김준이 이수라는 생각으로 꽉 차 있다. 역시 이유는 없지만, 오빠가 살아있다고 느낀다는 이현. 딸의 말을 듣고 난 후여서일까, 변형사도 이수가 살아있다는 생각에 동요하고 있다. 간단한 수사의 원칙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직감에 사로잡혀 버린 두 사람. 정만철 살해현장에서 발견된 스마트키를 본 순간, 앞뒤 재지 않고 이수의 집으로 달려가는 해우와 변형사. 키는 맞지 않았고, 거기엔 김준밖 에 없었다. 두 사람이 이수의 정체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벌인 황당한 실수. 하지만 김준은 당황했다. 키를 그 곳에 두고 온 의도는 키의 주인을 찾아 사건에 한 발짝 더 다가서라는 것이었지만, 해우는 그가 세운 논리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직은 정체를 밝히지 말아야 할 때. 상어 9회 리뷰-직선과 원 44

45 계획대로 움직이는 김준 의 입장에서 그녀가 찾아온 것은 계획 밖의 일이고 한편으로는 위기였을 것이다. 그림을 좋아한다는 말 하나에도 촉각을 세우는 해우인데, 집 안으로 들어와 오르페우스를 본다면 일순간에 정체를 알아차릴 테니. 그러나 해우를 그리워하는 한이수 의 입장에서는, 자꾸만 계획하지 않은 빈틈을 치고 들어오는 해우 때문에 마음이 내려앉지 않았을까. 머리 속에 이수를 향한 레이더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언제나 그를 향해 달려오는 그녀가. 아군 없는 전쟁 요시무라 준이치로가 양아들 김준에게 붙인 비서 장영희. 단순한 비서가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스파이를 붙였다는 것은 그를 믿 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는 무엇을 못 믿는 것일까. 비즈니스에 몰두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복수를 할까 봐? 옛정에 얽매여서 가야 호텔을 무 너뜨리지 못할까 봐? 어느 쪽이든, 이수가 개인적인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비서 행세에, 바로 옆집에 사는 것으로도 모 자라 도청장치까지 설치하는 영희. 혼자 생활하는 남자가 떠들 일은 별로 없을 테지만, 뭔가 말을 한다면, 동수의 예상대로 그림과 물고기를 상대로 할 것이다. 그가 가장 많이 머무르는 장소인 오르페우스 그림 뒤에 도청장치를 숨기려다, 생각을 바꿔 장소를 옮긴 영희. 적어도 김준 의 행동방식에 대해서는 이미 파악이 끝난 모양이다. 상어 9회 리뷰-직선과 원 45

46 자신을 구원해준 요시무라 회장에게도 절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이수. 비서인 영희가 첩자라는 사실은 이미 눈치채고 있는 듯, 그림이 비 뚤어졌다며 그녀를 떠본다. 동수는 옛 친구지만 아무 것도 공유할 수가 없고, 이현이는 이 전쟁과 관련이 없다. 그리고 믿고 싶은 해우마저, 아버지가 살인범으로 몰리는 상황에는 망설인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 12년 전에도, 지금도, 세상은 믿지 못할 사람들과 진실들로 가득하다. 자신의 계획과 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상대는, 그 의 유일한 친구. 길지 않은 말로도 서로의 계획과 상황을 공유하는 단 한 명의 친구와 치르는 전쟁. 아군 없이 외로운 전쟁을 치르려면, 이수 자신이 무기이자 방패가 되어야 하리라. 상어 9회 리뷰-직선과 원 46

47 잘못된 자리 조상국 선친의 백자. 독립운동가였던 그의 아버지가 아꼈던 물건이 돌아왔는데도 알아보지 못하는 건, 세월이 오래돼서일 것이다. 물론 그가 진짜 그 독립운동가의 아들이었다면. 이수가 그런 출처도 불분명한 백자를 들고 온 것은, 조의선에게 가짜 시계를 보냈을 때와 같은 의도였 을 것이다. 당신의 거짓말을, 누군가는 알고 있다. 그러니 어서 잘못된 자리를 내놓고 제 자리로 돌아가라. 강희수가 밝히려 했던 천영보라는 이름. 낯선 남자와 어린 상국의 사진. 역사를 밝히겠다던 강희수의 말에 말문이 막히던 조상국. 추정하건 대, 선친이 독립운동가였다는 것은 허위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거짓말이 조상국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단순 사칭인가, 아니면 어 떤 죄를 저지르면서 얻은 비싼 대가인가, 하는 것. 그는 그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강희수, 한영만, 한이수까지 죽였거나, 죽이려 했다.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면서까지 지키려 하는 거짓이라면, 그 거짓의 태생도 더 끔찍했으면 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것. 사실적 지배가 계속되면 점유권이 생긴다. 조상국 얻은 부와 명예처럼, 세월이 오래 되면 사람들은 그가 잘못된 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모든 것은 돌고 돌아 제 자리로 가는 것이 불변의 진리. 돌아가는 길이 아무리 멀다 해도, 멈추지 않으면 닿을 것이 다. 상어 9회 리뷰-직선과 원 47

48 직선과 원 이수가 관련된 사건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해우, 여전히 이수를 닮은 남자를 바라보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준영의 자신감은 바닥으로 떨어 진다. 이수가 살아있었다면, 그래도 나와 결혼했을까. 사랑이 아니라 신뢰와 응원밖에 줄 수 없는 준영. 그런 남편을 보는 해우의 마음은 미 안함으로 가득하다.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 아버지에 대한 원망, 원치 않던 진로 때문에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모두 지켜봐 주고 곁에 있어 줬던 준영이었다. 만약, 이라는 건 없다며, 지금이 있을 뿐이라는 해우. 사람들은 만약, 이라고 말하며 이미 일어난 사건을 부정하고 되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간은 앞으로, 일직선만 흐르는 법. 이수가 죽 은 뒤, 해우의 뒤에는 남겨진 것이 없었으리라. 이수가 죽기 전으로 몇 번이고 되돌리고 싶었겠지만, 12년 동안 단 한번도 그 소망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 이수의 억울함을 밝히겠다는 사명만이 남아 그녀를 검사의 자리까지 몰아갔으리라. 다시 이수가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그녀는 이미 일어난 일들은 되돌릴 수가 없다는 것을 안다. 다만 준영의 아내로서, 검사로서, 이수를 어둠 속에서 건져내 앞으로 살아 가게 하고 싶은 마음. 상어 9회 리뷰-직선과 원 48

49 이수에게 시간이 흐르는 것은, 다시 돌아가기 위한 여정. 그가 살아온 12년의 시간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다시 한국으로, 사건의 당사자들에게로 돌아가기 위한 것. 과거를 잊거나 숨기고 앞으로만 나아가자 부르짖는 뻔뻔한 자들에게, 과거를 뒤돌아보는 법을 알 려주기 위해 필요한 시간. 상어 9회 리뷰-직선과 원 49

50 아버지의 여자가 돌아왔다. 아버지는 그 때와 똑같이 살인용의자가 되었다. 언론은 가야호텔의 J씨 이름으로 다시금도배가 되었고, 조상국의 거짓말을 밝힐 단서인 낡은 사진이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해우도 비로소, 시간이 직선으로만 흐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 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고,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가며, 다시 흐를 시간은 지나간 시간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이 수가 돌아왔을 때, 현재마저도 달라질 지 모른다는 그 사실을. 상어 9회 리뷰-직선과 원 50

51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04 심증과 물증 판자집에서 만났던 그 날처럼, 술을 마시면 솔직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키나와에서처럼, 한이수라고 부르면 그가 돌 아볼 거라고 생각했다. 12년 동안 웃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하면, 그 날의 호수에서처럼 안쓰러운 얼굴로 바라볼 거라고, 기대했다. 그는 안 쓰러워했다. 충고를 해주며, 내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러나 그는 사람을 믿지 않고, 믿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나를 이상하게 여긴다. 알아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처음 만나는 순간 눈 앞에 섬광이 내리 꽂히기라도 할 줄 알았는데, 그는 이수가 아니다. 가슴은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이수라고 말하는데, 머리는 그럴 리가 없다고 결론을 내려버린다. 첫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운 표본 같은 것. 세월이 흘러 물기 하나 없이 말라 버려도, 살아있는 어떤 존재보다 생생하고 향기로운 가상의 존재. 해우는 생각한다. 이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내가 변해서일지도 모른다고. 세월은 흘렀고, 해우도 준영도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일진이었 던 준영은 자상한 남편이자 호텔 본부장이 되었고, 그림을 사랑하던 삐딱한 해우는 애교가 넘치는 아내이자 검사가 되었다. 그런 일이 없었 더라도, 이수가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 하물며 그런 엄청난 사건을 겪은 이수가 여전히 쓸쓸하고 따뜻한 열 여덟의 소년일 거라 생각하는 건, 과거가 언제나 현재보다 강렬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1

52 해우는 이제 막연한 심증보다는 확실한 물증을 찾으려 한다. 오키나와의 할아버지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면, 그의 얼굴이 달라진 것은 성형일 수도 있다. 다시 봐도 처참한 사건 현장과 혈흔. 그 정도 상처였다면 얼굴이 망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니까. 사건 현장 주변 외과병 원을 뒤지고 목격자를 만나려는 해우. 하지만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녀의 앞길을 막는다. 멈출 수 없는 이수를 찾아서, 멈춰줘야 한다고 말하는 해우. 한이수를 부르고, 내 얼굴에서 이수를 보기 위해 애쓰는 그녀를 보면, 이수를 찾아야 한다고 눈물을 글썽이는 그 눈을 보면, 모든 것을 없던 일로 되돌리고 싶다. 당장에라도 달려가 끌어안고 돌아왔다고, 말해주고 싶다. 모든 것이 이 수처럼 보이는 병에 걸렸던 해우와 마찬가지로, 온 신경이 해우에게로 향하는 병에 걸린 이수.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2

53 그녀는 이수가 멈춰주길 바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오직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그에게 복수를 멈추라는 것은 살 아가지 말라는 것. 더 이상은 흔들릴 수 없다. 신의 계획이 우연을 가장해 날개를 꺾는다 해서, 두 번 다시 빌어먹을 신 때문에 날갯짓을 멈 추고 추락할 순 없으니까. 전쟁은 시작되었고, 적은 응전을 개시했다.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3

54 믿고 싶지 않은 진실 아무리 아버지가 미워도, 정만철 살인범으로 몰리는 순간에는 딸의 입장으로 사건진행을 지연시켰던 해우. 뺑소니는 분명 중죄지만, 의도한 살인이 아니었던 만큼 아버지를 살인자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 때문에 여러 사람이 죽음에 몰린 사건을 앞에 두 고, 재수가 없었다고, 타이밍이 안 좋았다고, 길 가다 똥 밟은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조의선의 행동에 해우도 염증이 난다. 장인이 과거 이혼의 빌미이기도 했던 불륜녀와 다시 만났다는 사실, 그것도 자신과 해우의 결혼식 당일 밤에 함께 있었다는 것은 준영으로서 도 불쾌하고 믿고 싶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정직함의 표본이라 생각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그런 장인의 사건에 얽혔을 때는. 몇 번 쯤, 아버지와 조의선 사이에 흐르던 미묘한 기류를 눈치챘을 테고, 해우에게서 무슨 말을 들었냐며 전전긍긍하는 아버지를 보며 미심쩍어했 을 준영. 그러나 아직은 믿고 싶다. 아버지만은 장인과 다르다는 것을.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4

55 다른 얼굴의 이유 얼굴이 다른 이유는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거나, 얼굴을 고친 같은 사람이거나. 사진 속 상국 이 조상국과 다른 이유는, 그 아이가 조인석의 아들이 아니거나, 조상국이 사진 속 아이가 아니거나, 조상국이 얼굴이 변했 기 때문에. 조상국이 진짜 아들이라면 얼굴을 고쳤을 리 만무하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임을 자랑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증명인 얼굴을 뜯어 고쳤을 리 없으니까. 세월이 흘러 얼굴이 변했다는 것도 지나치게 다르면 납득이 어렵다. 그렇다면 사진 속 아이가 조인석의 아들이 아닐 가 능성은? 1950년, 사진 한 장 찍기 어려운 시대에 아들과 동명이인인 남의 아이와 사진을 찍었을 리 없다. 결론은 조상국이 사진 속 아이가 아닌 경우. 조상국이 독립운동가의 아들을 사칭했다는 것은 정황상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문제는 사칭의 방법과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 그러나 사진이 사라지고 오형사가 죽음으로써 진실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 버렸다. 이수가 계획했던 복수의 다음 단계 역시.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5

56 해우는 심정적으로 한이수와 김준을 동일 인물로 결론짓고 증거를 꿰어 맞추려고 한다. 그가 얼굴을 고친 것은 사고 탓이겠지만, 복수를 위 한 의도적인 성형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가 한이수가 맞다면, 무라카미 신지라는 새로운 이력이 만들어진 것 역시 복수를 위한 포석. 성형도, 신분위장도, 어린 이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자동으로 요시무라 준이치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가 단순히 이 수의 복수를 지원해준 것인지, 아니면 조상국과 어떤 사연이 있어서인 지가 또한 관건. 해우가 찾으려는 것은 얼굴이 다른 이유 하나가 아니 라, 그의 정체 전체를 파고드는 일이 되리라.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6

57 그림자의 역공 이수가 정만철을 죽인 것은 그와 조의선과의 관계 때문이었을 것이다. 로또 라는 파일명의 몰카영상은 생전의 정만철이 오형사에게 말했 듯이 조의선으로부터 더 많은 돈을 긁어내기 위해 정만철 자신이 찍은 영상일 듯. 둘의 관계는 곧바로 뺑소니 은폐의 증거이고, 그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을 얻은 것은 이수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확이었으리라. 하지만 정만철은 14번 보관함에서 나온 사진에 대해서는 감을 잡지 못한 듯하다. 만약 감을 잡았다면 이미 12년 전에 조상국을 만나 한 몫 잡았을 텐데, 찔끔찔끔 조의선을 협박하고 영상을 찍어야 할 정 도로 궁한 방법을 썼다면, 몰랐던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수에게 발설하지도 않았을 터. 그것은 조상국 쪽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오형사가 정만철의 내막을 캐려 했던 것은 그가 약속했던 로또 때문일 수도 있고, 인간적인 정리로 파트너의 살인범을 잡으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그가 움직임으로써 사진이 발견되었고, 한이수와 조상국은 같은 선상에서 경쟁을 하게 되었다. 물론 한이수가 어디 있는 지를 모르기 때문에 아직은 조상국이 좀 더 불리한 입장. 하지만 인생을 헛 산 것은 아닌 듯, 그는 보이지 않는 적을 끌어내는 노련한 방법 을 알고 있었다. 오형사를 조용히 따라붙었던 이수가 거의 사진을 손에 넣은 그 순간에 사진을 빼돌리고, 오형사를 죽여 이수의 짓으로 위장 하는 조상국. 언제나 그랬듯, 자신의 죄를 누군가에게 뒤집어 씌우는 재주가 있다.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7

58 사람들에게는 아직 베일에 싸인 한이수. 사실 그의 공격은 임팩트가 적었다. 동기도 범인도 증거도 불분명한 신원불상의 미제사건일 뿐. 그러 나 똑 같은 수법이 두 번 이상 반복되면 어떨까. 사람들은 가슴에 붉은 동그라미가 그려진 연쇄 독살 사건에 주목할 것이고, 범인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정체가 밝혀질 거라면, 망설이거나 빙 둘러 갈 필요 없다. 감상에 치우쳐 그녀가 받을 상처를 걱정할 만한 시간도 이젠 없다. 조상국의 역공은 이수의 복수에 더욱 불을 붙였고, 이젠 전면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8

59 그랑블루 호텔을 빼앗아 가야 호텔에 타격을 주었고, 뺑소니와 불륜 기사로 조의선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그리고 해우로 하여금 믿고 싶 지 않은 진실을 밝혀내게끔 만들었다. 부와 명예, 그리고 사람을 잃게 만들려는 이수의 계획. 준영의 말대로, 사람을 믿지 않으면, 사람을 잃 고,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법. 해우가 진실을 밝혀낼 수록, 믿었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잃게 될 것이다. 조상국과 조의선 역시, 가족임에도 자 신들을 공격하는 해우를 믿지 못하게 될 것이다. 가족 모두가 사람을, 소중한 서로를 잃고 모든 것을 잃게 되리라. 이수가 더 이상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상어 10회 리뷰-그림자의 역공 59

60 상어 11회 리뷰-참을 수 없는 모순 :25 누명의 목적 조의선의 죄를 그 딸인 조해우가 폭로했다. 창립기념회장에 흘러나왔던 음성파일은 해우가 본 영상이 출처였다는 것이 팩트다. 해우에게 고 의가 있었든 없었든, 그것은 해우 자신 혹은 주변 사람들만 아는 일이다. 그리고 해우는 아버지를 임의동행할 수 있도록 동영상을 직접 경찰 에 제출하기까지 했다. 이미 예전부터 아버지의 죄를 알고 있었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며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겠지만, 폭로는 해우의 자의가 아니라 누군가가 보내온 동영상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동영상을 보낸 사람이 과연 해우가 그 동영상을 조정실에서 볼 거라는 것 까지 예상했을까? 호텔 직원이 달려오자마자 숨긴 USB에 어떤 파일이 들어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정만철의 살해현장을 그대로 모방한 오형사의 살해현장. 그러나 원은 일그러져 있고, 살해도구는 주사기가 아니라 독침이었다. 한영만을 살해 했던 것과 똑 같은 방식으로. 해우의 추리대로, 볼펜을 가진 남자는 프로이고 든든한 배후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모방범죄를 저지른 것은 이수에게 연쇄 살인의 누명을 씌우기 위한 것이자, 선전포고였으리라. 동영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원래 해우가 아니었다. 아마도 조의선이나 조상국. 그러나, 자신의 죄를 깨닫지 못하는 그들이 영상을 본다 해도 받을 충격은 뻔한 수준. 그들에게 더욱 아프고 두려운 쪽은 해우가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리라. 누명을 씌우는 목적은, 보통은 자신의 죄를 숨기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것뿐이라면 하수 중의 하수. 자신의 죄를 숨기는 동시에 적에게 타격을 줄 수 있어야 중수쯤은 되지 않을 까. 영상의 폭로자를 자신이 아닌 해우로 만든 이수처럼, 오형사 살해범을 자신이 아닌 이수로 만드는 조상국처럼. 상어 11회 리뷰-참을 수 없는 모순 60

61 참을 수 없는 모순 법정 스님이 무소유 를 절판하고 거둬들이라 하신 것은,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스님의 입 적 직후 그 책을 소장하기 위해 몇 배의 가격을 주고서라도 사들였다. 부자들이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라는 책을 읽는 것이나, 성형외과에 앉은 여자들이 마음수련 이라는 책을 읽는 것이나. 언행불일치로 자가당착에 빠진 사람들이 차고 넘치지만, 그들은 결코 알지 못한다. 자신들이 무슨 말을 떠들고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상어 11회 리뷰-참을 수 없는 모순 61

62 죄를 지었다면 온당히 용서를 빌어야 마땅하다는 조상국. 목숨을 바꿔서라도 피해자 가족에게 돌려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최선을 다해서 용 서를 구하겠다고 말한다. 볼펜을 가진 남자는 경찰을 사칭하고, 몇 번씩이나 사진을 보여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증거로 가득한 조인석의 생 가는 불태웠다. 문서를 본 사람, 사진을 본 사람, 모두를 죽였다. 자신의 아들을 버리는 카드로 만들면서까지 죄를 숨겼으면서, 수많은 피해자 를 만들고도 죄를 인정조차 안 했으면서, 그는 떠든다. 죄를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조상국은 모른다. 무소유는 글로 적고 읽는 순간 소유가 된다는 걸. 용서는 진심이 없으면 받을 수 없다는 걸. 피해자들의 마음은 카메라를 대동하고 달려와 무릎 꿇는 정도로는 치유될 수 없다는 걸. 그리고 진실은 아무리 불태워도 목숨을 끊어도 질기게 되살아나는 부활의 존재라 는 걸. 그 사람의 흔적 박여사의 예상하지 못했던 방문. 밑반찬을 싸 들고 와 건네주는 그녀의 행동은 어쩐지 엄마 같다. 숨가쁘게 진행되는 일들 속에서, 어쩌면 가 끔은 잊었는지도 모르는 아버지. 그녀의 다감한 눈빛이, 따스한 손길이 아버지를 생각나게 한다. 아버지를 짝사랑했다던 그녀. 그래서 나를 아들처럼 생각하는 걸까.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에 잠시 넋이 나간 채 박여사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 보는 이수. 상어 11회 리뷰-참을 수 없는 모순 62

63 흔적 없이 사라지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뚜렷한 흔적을 남기는 사람은 드물다. 남는 것이라곤 시간이 갈수록 흩어지는 기억의 파편, 그 사람 이 남긴 물건들, 가끔 닮은 사람이 지나치면 생각나는 그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 그리고 그 사람을 아직 기억하고 사랑하는, 남겨진 사람들. 상어 11회 리뷰-참을 수 없는 모순 63

64 언젠가 요시무라 회장이 왔을 때 이수와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을 박여사, 김준의 손에서 빛나는 상어 목걸이를 봤을 때의 해우, 김준의 목소 리로 오빠를 떠올렸던 이현, 영상 속의 한영만이라는 이름에서 다시 한 번 이수를 떠올렸을 동수. 어쩌면 사람이 남기는 흔적 중에서 가장 강한 것은, 바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까지도.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짧게 살다 사라진 이수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끝없이 불려지고 존재할 수 있으니까. 존재의 증명 뻔뻔함의 극치인 조상국의 기자회견. 내뱉는 말마다 거짓과 가식으로 범벅이 된 그의 면상을 보다가 참지 못하고, 이수가 직접 전화를 건다. 감동, 용기, 본보기. 이미 김준을 한이수로 의심하고 있는 조상국이, 언중유골의 통화 내용을 들으며, 짐작 못했을 리 없다. 자신이 한이수임 을 우회적으로 밝혔지만, 전혀 흔들림 없는 이수. 스마트키를 들고 무작정 찾아왔던 해우를 보고 당황했던 때와는 달리, 이수는 밤 늦게 찾아온 그녀를 집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정체가 밝혀 지는 것도, 자신의 감정이 흔들리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듯. 이미 한이수의 증거들을 하나씩 보내왔기에, 이쯤 되면 해우가 자신을 알아봤으리라는 것쯤 예상했을 것이다. 갑작스레 이수야 라고 부 르는 그녀의 앞에서 알게 모르게 진심을 흘리게 된 것 역시, 계획에 있었으리라. 한이수를 증명해 내면, 한이수가 되어 주겠다며 해우를 자극 하면 그녀는 더더욱 사건에 깊이 빠져들 것이다. 정체를 드러내는 것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우를 사건의 중심으로 끌어들여 조상 국의 진실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할 뿐. 하지만, 그녀가 애원한다. 언젠가 내가 했던 말대로, 시시한 사람들 때문에 똑같이 되지 말라는 말을 한다. 눈물을 흘리며 나를 찾기 위해 지 옥 끝까지 가겠다고 한다. 상어 11회 리뷰-참을 수 없는 모순 64

65 해우의 말을 들어야 할까. 멈춰야 할까. 아니, 그녀는 세상의 진실을 모르면서 정의를 운운하는 공주님에 불과하다. 똑 같은 사람이 되겠느냐고, 그녀는 물었다. 하지만 세상은 정당 하지 않고, 똑 같은 조건에서는 이길 수 없다. 잔인한 그들을 이기려면, 그들보다 더 잔인해져야 한다. 12년이나 걸렸던 것은 그 때문이니까. 멈추지 않으면 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할 수 없는 일 때문에 힘들어하는 소녀일 뿐이다. 한이수로 돌아오기 위해서라도, 이 복수는 멈출 수가 없다. 멈추면, 이번엔 정말로 죽을 지도 모르니까. 상어 11회 리뷰-참을 수 없는 모순 65

66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17 선택의 방법 정만철이 죽기 전에 자백한 음성파일은 오현식을 직접 지목하고 있다. 간신히 빠져 나온 연루설에 다시 발목이 잡히게 된 상황에, 지검장은 이성을 잃고 조회장을 찾지만. 조상국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선택권을 지검장에게 넘긴다. 모든 것을 공개하고 수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 은 조상국과 함께 하려면, 지검장 역시 사실을 밝히고 옷을 벗는 것이 정해진 수순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다른 손에 들려진 사진은 어떻게 할 지. 단서들이 발견될수록, 모든 사건은 문서와 관련이 있으며, 특히 그 사진은 정황상 조상국 회장과 관련이 깊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변형사. 해 우에게 역시 선택을 권한다. 계속 수사를 할 지, 그만 둘 지. 두려우면 언제든지 도망치라던 이수처럼, 사건에서 손을 떼라던 오 지검장처럼, 모두가 해우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그러나 선택지를 들고 고를 수 있던 때는 이미 지나 버렸다. 해우는 이수를 만났고, 이제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복잡하게 주변 사람들이나 자기 자신을 배려할 때가 아니라, 단순하게 앞으로만 나아가야 하는 목표가.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66

67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서 사람들은 갈등한다. 갈등의 이유는 어느 한 쪽을 포기하기가 힘들 정도로 모두가 중요하고 욕심이 나기 때 문에. 그런 선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잃을 것이 많은 풍족한 상태라는 것이 아닐까. 절박한 사람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고통이나 두려움 따위를 감상적으로 느낄 만큼의 여유도 없다. 조 회장은 이수에게 진실을 아는 대가가 괴로울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지만, 그에겐 대안이 없다. 길을 가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선택지에 없다. 준비, 또 준비를 하고서 어떻게 그 길을 가느냐, 그것만이 필요할 뿐.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67

68 감정의 습격 볼펜을 든 남자. 그의 정체파악에 몰두하고 있는 순간에, 박여사가 두고 간 음식들이 정신을 흐트러뜨리더니, 장비서와 동수마저 찾아온다. 한껏 팽팽하던 긴장을 끊는 동수의 침입에, 어이 없어 웃고 마는 이수. 동수를 불러들인 것이나, 이현이를 만나러 가는 것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치명적인 약점일 수 있다. 그런데도 그들을 만나야만 했던 건, 숨막히는 복수의 길에 잠깐씩은 방심하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른다. 어 쩌면 불시에 찾아 드는 그리움 때문에 일을 그르칠 지도 모르니까. 계속되는 통증을 막기 위해 한 두 알씩 약을 먹어두는 것처럼, 가끔 두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을 달래는 이수. 그러나 이상하게도 한 사람만은, 자주 만나는 것만으로 달래지지가 않는다. 끌어안고, 입을 맞추고, 마음을 표현하고 정체까지 드러냈는데도, 못다한 것이 있는 양 볼 때마다 감정이 흘러 넘쳐 버린다. 지옥 끝까지라도 찾아가겠다는 그 말이, 내 아픔을 멈춰주겠다는 그 마음이, 오래 된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그 눈빛이. 다음 타겟인 오 지검장을 공격해야 하는 순간, 암살자의 정체를 확인해야 하는 순간에, 불시에 눈 앞에 뛰어들며 마음을 바닥 끝까지 마구 뒤흔들어 버린다.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68

69 시도 때도 없는 감정의 습격 속에서 중심을 잡을 수가 없다. 자신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이용해 진실을 밝히게끔 하려 했던, 자신의 실수마 저도 계획에 넣으려 했던 그였지만, 자꾸만 돌아보고 싶게끔 만드는 감정의 기복이 파도를 친다. 주먹을 쥐고, 발을 멈추고, 목표에 집중. 그 렇게라도 튀어나오는 열 여덟의 한이수의 감정을 눌러 버릴 수만 있다면.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69

70 세 장의 사진 오형사가 정만철의 집에서 찾은 사진은, 그의 죽음과 동시에 조상국의 손으로 들어가 불태워졌다. 요시무라 회장이 조상국에게 보낸 것은 그 사진을 칼라복사한 듯한 사진. 그리고 오형사는 국과수를 찾았을 때 사진을 복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오현식의 손에 들어간 사진 은 또 뭘까. 조상국은 요시무라 회장이 보낸 사진을 보고 크게 놀랐다. 그건 복사본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 조상국은 사진이 완벽히 사라지길 바 라는 사람이다. 그런 사진을 오현식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조상국에게 바치려 했거나, 그를 폭로하려 했거나. 사 진을 바치려 했다면, 그 사진은 오형사의 유품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로서는 오형사가 발견한 모든 증거를 없애주는 것이 충성일 테니까. 만약 폭로하려 했다면, 그 사진의 출처는 오형사일 수도 있지만 12년 전 한이수일 수도 있다. 14번 보관함에 넣어둔 사진. 사실 조상국이 살인교사죄를 지은 것은 12년 전. 증거는 거의 사라졌다. 희미해진 범죄를 재수사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죄를 짓게 만드는 것 이 처벌하기에는 수월한 편이 아닐까. 오형사를 죽임으로써 새로운 죄를 짓게 되었지만, 한이수에게 그 누명을 씌운 조상국. 한 수 앞을 내다 본 선택이었으리라. 그러나 요시무라 회장의 말처럼,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자를 이기려면 두 세수 앞을 내다보는 눈이 필요하리라. 가짜 미끼 를 던져 동요하고 움직이게 만들 선구안이. 조상국은 사진을 얻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 그렇다면 그가 새로운 살인을 하게 만든 가짜 미끼는 사진이 아니었을지. 그럼 그 미끼는 누가 던졌을까.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70

71 아픔의 단계마다 뺑소니 사고로 사람을 죽인 것이 단순히 실수라고 말하는 장인의 뻔뻔함에 치를 떠는 준영. 피해자들의 심정이 어떤 것으로도 치유될 수 없 다는 것을 그는 너무나 잘 안다. 뺑소니 사고로 동생을 잃은 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되는 대로 살았던 일진 오준영이었으니까. 그 심정은 아 버지인 오 지검장도 마찬가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 없이 거짓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넘어가는 조씨 부자를 보는 동안 죽은 아들이 생각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죽은 아들한테 부끄럽지 않던가요? 그리고 그런 그의 괴로움을, 한이수는 잘 파고든다. 조의선의 말 한 마디에 아버지를 의심하게 된 준영은, 김계장을 통해 아버지는 물론 해우마저 사실을 알고도 묵과했다는 것을 안다. 아버지 만은, 저급한 장인과는 다른 사람일 줄 알았다. 누구보다 존경하고 믿어온 아버지마저 더러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준영. 아무도 믿을 수 없다. 아들을 뺑소니로 잃어놓고도 권력자의 뺑소니를 덮어주는 아버지도, 아버지의 죄를 알고도 함구한 아내도, 믿을 수가 없다. 아무도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괴로움에 빠져드는 준영. 이수는 착한 준영을 위해 오 지검장에게 3일의 말미를 준다고 말했지만, 그 가 진실을 밝히든 그렇지 않든, 준영에게는 둘 다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상처는, 이수가 이미 겪은 상처의 첫 단계에 지나지 않는 다.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71

72 딸은 동영상을 경찰에 제출함으로써 자신을 직접 고발했고, 사위는 피해자의 아픔 운운하며 자신을 비난했다. 게다가 사위 앞에서 늙은 아들 을 때리는 아버지까지. 개차반 인생일지언정 딸에게만큼은 잘 보이고 싶었건만, 이젠 전부 글렀다. 대궐 같은 집이지만 내부에서는 고성과 폭 력이 오가는 뒤틀린 삼대( 三 代 ). 함께 살고 있지만 서로를 잃어가는 조씨 일가는, 이수가 겪은 두 번째 단계를 밟고 있다.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72

73 아픔은 등수를 매길 수도, 크기를 정할 수도 없을 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겪는 아픔의 단계마다, 그들이 힘없는 사람들에게 행한 짓이 똑 똑히 새겨질 것이다. 아버지를 죽인 자를 이제야 찾았다. 아버지가 당한 것과 똑같이, 받은 대로 돌려주리라. 단순하고, 공평하게. 상어 12회 리뷰-아픔의 단계 73

74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19 돌아가는 마음 12년 전에도 그랬다. 아버지는 세상에 부끄러운 짓을 했고, 어머니는 날 버렸고, 밝히고 싶은 진실을 폭로하기에는 난 너무 어렸다. 그러다 한이수를 만났다. 그 아이가 내게 달려와 줬고, 상처 입은 발을 치료해줬고, 내 아픔을 알아줬다. 고통스런 날들의 유일한 햇빛. 아버지는 물론 할아버지마저 더욱 부끄러운 사람이 된 것 같다. 아끼는 동생 이현이는 그런 아버지를 둔 나를 원망하고, 남편은 진실을 말하 지 않은 날 외면한다. 겨우 살아났는데, 겨우 행복한 신부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예전의 상처투성이 소녀로 다시 돌아간 기분. 마음을 달랠 곳이 필요했다. 이수와의 추억이 묻어 있는 낡은 책방에서라면 조금은 편안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거기에 서 있는 남자는 이수가 아니라 스 스로를 김준이라 부르는 남자.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진실을 찾기 전까지는. 혹시 이수도 이현이처럼 날 원망하고 있는 게 아닐까. 오형사를 죽인 게 이수라면, 사진에 대해 알고 있을까. 할아버지가 관련되어 있을까. 다음 복수의 대상은 누구일까. 수 만 가지 생각이 교차하지만 정말로 궁금한 건, 왜 그 책방에 간 걸까. 나처럼, 그 때의 우리를 추억하고 싶 었던 건 아닐까...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74

75 묻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아서 달려갔다. 하지만 피 흘리는 그를 보자마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그가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 그 때처럼 죽지 않기만을 바랄 뿐. 상처를 치료해주고 싶고, 그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오래 전에 그가 내게 해주었듯이. 오르페우스의 그림을 걸어두고 낡은 기억 속에 살아가는 남자라서일까. 그를 만나면 자꾸만 그 때로 돌아가는 마음. 스스로도 멈출 수 없을 만큼 그에게 끌려가는 마음. 하지만 안 된다. 가정을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랑을 꿈꾸어선 안 된다. 아버지의 비겁한 사랑을 경멸했던 내가. 이것은 그저 그의 계획에 이용 당해 주는 것일 뿐이다. 어른들이 그에게 한 짓을 대신 속죄하기 위해서, 나 자신에게 벌을 주기 위해서. 가속도 싸움 뺑소니 사건을 겨우 수습한 마당에 지검장이 협박을 당하자, 꼬리를 잘라 버린 조상국. 사랑하는 손녀나 손주사위가 겪을 고통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간단히 옷을 벗기는 정도로 끝낼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후환을 없애는 데 가장 확실한 방법을 쓰는 편이 좋을 것이다. 조용히 처리하면 좋지만, 만약 발각된다 해도 이젠 그 죄를 뒤집어씌울 수 있는 한이수가 있으 니 어려울 것은 없다. 뺑소니 사고로 죽은 아들의 뒤를 이어 똑 같은 사고로 죽은 검찰 지검장. 팔자려니 생각하면 그뿐이다.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75

76 워낙에 확실한 방법을 좋아하는 조상국이지만, 이번의 한 수는 무리수인 감이 있다. 지검장에 사돈이니까. 사회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는 살인. 하지만 그랑블루 호텔 인수에 아들 의선의 죄를 폭로하며, 타협의 여지도 주지 않는 이수를 이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낸 듯하다. 그의 역공을 예상하긴 했지만, 오형사와 지검장 건까지 조상국이 빠르게 받아 치자, 이수는 계획을 바꾼다. 조상국의 실체일 것으로 짐작되는 천영보 를 찾는 광고를 싣는 이수. 과거 강희수가 들고 왔던 문서에 있던 바로 그 이름이다. 광고를 보고 조상국이 심적으로 동요하기 무 섭게, 바로 다음 타겟인 조의선을 납치하는데.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76

77 두 번이나 괴한의 피습을 당한 것은 한이수 개인의 복수가 아니라 호텔 비즈니스 관련이었다. 그랑블루 문사장으로부터 한 번, 가야호텔 조 의선으로부터 한 번. 그러나 어쩐지 타이밍이 묘하다. 이수가 해우와 처음으로 입을 맞추던 그 날, 그리고 이수가 해우에게 정체를 드러낸 그 날. 복수의 계획을 떠나 잠시 마음이 동요할 때마다, 괴한이 찾아온다. 마치 정신 차리고 좀 더 복수에 박차를 가하라는 듯이. 그것이 연료가 되어 점점 더 속력을 내는 이수. 이제는 시간 싸움이다. 누가 먼저 선수를 치는가. 진실을 덮으려는 자, 진실을 밝히려는 자, 그리고 구경꾼.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77

78 줄어드는 위로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이지만, 소수자(?)를 차별하지는 않는다는 동수의 말. 긴장을 풀어주는 그 짧은 격려에 드물게 활짝 웃는 이수. 자꾸만 속도를 높여가는 계획 속에서, 동수와 이현은 그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소중한 존재였으리라. 하지만 조상국의 하수인을 만남으로써 그의 소 중한 사람들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되었다. 언제나 예쁜 미소로 맞아주는 이현 앞에서는 모든 것을 다 잊고 남매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이수지만, 이제 이현을 찾아가는 건 단순히 위안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호하기 위한 것.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조차 긴장을 해야 하 면서, 그가 위로 받을 수 있는 순간들이 줄어든다. 적의 정체를 찾아 나서는 길목마다 스며 있는 해우와의 추억. 하지만 그 공간들은 더 이상 첫사랑의 빛이 아니라 복수의 어둠으로 바뀌어가 고, 그녀를 만나는 순간은 우연이 아니라 의도가 되어 간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은 공포의 순간에 나타나 따뜻한 손길로 상처를 어루만 져 주는 그녀. 예전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면서 자신은 아무런 위로도 안 되느냐고 물었던 해우. 그녀는 알까. 그녀의 존재 자체만으로 무한한 위로가 된다는 것을. 12년 동안 익숙해져 버린 통증을, 그녀 없이는 견디지 못했을 거라는 사실을.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78

79 무방비로, 오직 내 걱정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내 앞에 있는 그녀. 안고 싶다. 이제 남의 아내가 되어 버린, 결코 내 사람이 될 수 없는 사람 이지만, 애원하고 싶다. 그녀를 이용하고 상처 줘야만 하는 앞으로의 길에서, 하루하루 줄어들고 말 이 짧은 위로의 시간을 조금만 더 함께 해 달라고.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79

80 의지와 운명 해우에게 사건을 포기하라던 지검장의 말, 강희수가 할아버지를 만난 사실, 사진 뒷면의 상국이라는 이름 등. 일련의상황과 단서가 조상국을 향해 있다. 진실을 감추려는 자가 누군지 상상하라는 이수의 말을 들으며, 해우는 그 대상이 할아버지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짐작했으리라. 그러나 그의 말처럼 진실을 밝히는 데는 증거가 필요하다. 검사로서 법에 따라 심판하려면 더더욱. 그 증거를 찾기 위해 할아버지의 서재를 뒤지는 해우. 사진 속 상국이와 할아버지가 닮지 않았다는 점은 얼핏 보았지만, 큰 수확은 없었다. 앨범을 거꾸로 꽂는 실수로 자신을 노출했 을 뿐. 손녀가 상처 받을까 봐 걱정이라면서, 손녀의 뿌리를 통째로 뒤흔들 수 있는 거짓된 삶을 살아온 조상국. 손녀가 사랑하는 소년과 그 아버지 를 죽이더니, 손녀의 남편 가슴에 대못을 박고 그 아버지를 또 죽였다. 할아버지를 믿고 싶지만, 믿어서는 안 된다. 이수를 믿고 싶지만, 믿어 서는 안 되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의심해야만 하는 것은 불행이다. 해우로 하여금 그런 불행한 삶을 살게 한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인 그녀의 할아버지.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80

81 한 개인의 비뚤어진 욕망은 자기 자신 뿐 아니라 가족은 물론, 조직과 사회까지 물들인다. 악은 새로운 악을 낳고, 비극적 역사는 돌고 돌아 계속 같은 자리에서 또 다른 비극을 낳는다. 그가 만들어놓은 모순덩어리의 세상 속에서, 힘 없는 자들의 의지나 운명은 하찮은 것이 되어 버리고 만다. 심지어 그의 아들마저도, 자신의 운명껏 살지 못하고 비참한 생을 강요 당하게 되어 버리고 마는 것처럼. 상어 13회 리뷰-줄어드는 위로 81

82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22 불신의 늪 그는 아들을 버렸다. 그것이 납치범을 속이기 위한 허세이든,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진심이든, 아들의 목숨을 포기하던 조상국의 말은 조의선 의 뇌리에 쐐기처럼 박혀 버렸으리라. 오래 전 아버지가 어머니를 버린 사실을 알고 버림 받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아왔건만, 역 시 아버지는 못난 아들쯤은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가짜라는 말에, 조의선은 자신이 조상국의 아들이고 현재의 아버지 가 가짜 조상국인지, 현재의 아버지가 조상국이지만 진짜 아버지는 아닌 것인지, 아니면 가짜 조상국의 아들이어서 자신도 가짜 조의선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상식적으로는 악한 사람인 납치범의 말이 참말이라고 믿을 필요가 없지만, 어릴 적부터 조의선의 무의식에 자리잡은 버림받는 것에 대한 공 포는 아버지와 자신이 진짜 부자가 아닐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하게 만들어 버린다. 버려질 지도 모른다는 극한의 공포 속에서, 조의선은 어 떻게든 아버지의 곁에 붙어 있기 위해 사실을 숨기고 수사에도 비협조적으로 응한다. 아버지는 진짜 독립운동가여야 하고, 나는 진짜 아들이 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 관계가 유지된다, 라는 생각인지도. 그러나 이미, 부자의 사이는 그가 내던진 도자기처럼 완전히 깨져 버렸다.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82

83 아버지가 당했고, 장인이 당했다. 두 사람 다 한영만과 한이수 사건에 관계된 사람들. 정만철을 죽이고, 해우를 오키나와까지 불러내더니, 이 젠 보란 듯이 사건과 관련 있는 사람들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 범인은 한이수. 준영은 그렇게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다. 이수는 이미 괴물이 되었는데도, 이수에 대한 과거의 감정과 연민에 사로잡힌 아내는 가족들이 당하는 걸 뻔히 보면서도 이수를 감싼다. 그리고 둘의 관계는 어 쩌면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인지도 모른다. 김준, 한이수. 뭐가 진짜이든, 놈은 위험하다. 12년 동안 지켜낸 아내를 의심하고 싶지 않지만, 정말로 믿고 싶지만, 자꾸만 치미는 불신을 억누르기 힘든 준영.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83

84 이수는 조의선의 죽음을 바라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조상국의 죽음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진실. 그 진실을 밝히지 않 는 대가로 조상국과 그 가족이 겪어야 하는 것은, 소중한 가족 사이의 불신과 미움, 원망이리라. 아무도 믿을 수 없다. 아들은 아버지를 못 믿고, 손녀는 할아버지를 못 믿고, 남편은 아내를 못 믿고, 할아버지는 손녀와 손주사위를 믿지 못 하게 될 것이며, 머잖아 손주사위는 처조부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한 일까지 알게 될 것이다. 발버둥칠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불신의 늪. 그 러나 조상국이 잃은 신뢰는 아직 겨우 세 사람 몫일 뿐이다. 그를 불신하게 될 사람은 한참 많이 남아 있다. 그가 죽인 사람들만큼이나 많이. 다중 비밀 조의선 납치의 첫 번째 목적은 조의선에 대한 보복, 두 번째는 부자 사이의 신뢰를 갈라놓는 것, 세 번째는 해우와 변형사를 로버트 윤 교수 에게로 인도하는 것. 납치의 이유를 캐 나가면서 해우는 첫 번째 목적만을 생각했겠지만, 두 번째는 조의선이 숨김으로 인해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도 윤 교수를 만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다. 하나의 사건을 여러 겹으로 덧씌운 것은, 그것으로 찾아내야 할 비밀 역시 다중 비밀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의선의 뺑소니 덮어씌우기인 줄 알았던 사건이 강희수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었고, 단순히 잘난 아버지와 못난 아들 사이의 갈등인 줄 알았던 부자 관계 사이에는 실종된 생 모가 끼어 있었다. 그리고 독립운동가를 사칭했다고만 생각했던 천영보는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이념도 인간의 도리도 저버린 극악무도한 인 물이었다. 양파처럼 한 겹 한 겹 벗길 수록 새로운 속살을 드러내는 진실들 앞에서, 해우는 할 말을 잃는다.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84

85 비밀을 감추기 위해서는 또 다른 비밀을 만들어야 한다. 김준이 한이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해우와 조상국 두 사람이지만, 둘 다 그 사실 을 밝히기 쉽지 않다.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서, 범인을 짐작하지 못하겠다며 금전을 요구한 납치라고 둘러대는 조상국. 이수를 지키기 위 해서, 한이수의 이름이 나왔음에도 모르는 척하는 해우. 하지만 비밀을 위한 비밀을 만든다고 해서 풀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해우는 이미 납 치범이 이수라는 것을 알고 있고, 변형사는 해우가 김준의 정체를 숨겼음을 눈치챘으니까. 조상국의 거짓말도, 차례대로 퍼즐 조각을 맞춰 나 가다 보면 풀릴 수 있을지 모른다.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85

86 그러나 비밀을 숨기는 법을 잘 알고 있는 조상국은 다시 한 번 새로운 거짓말로 한 겹을 덧씌운다. 천영보를 죽인 사람이 자신이라고. 그 거 짓말을 증명해내기 위해 해우는 또 몇 개의 퍼즐을 풀어야 할지. 하수인의 정체 예순 여섯, 아마도 30년 이상은 조상국과 함께 했을 것으로 보이는 책방 주인 최병기는 일련의 살인사건 주범이다. 한영만 이전에 또 몇 사 람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를 일. 아무튼 그의 정체가 밝혀지자마자, 책방의 문은 굳게 잠겨 버렸다. 이수의 약점이 이현이라는 것도, 이현의 약점이 이수라는 것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수의 집을 제 집 드나들듯 들어와 인질로 잡은 이현의 흔적을 남긴다.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86

87 마찬가지로 정체를 드러낸 이수의 하수인은 다름 아닌 김수현 계장. 이수의 건강을 세심하게 걱정하고 다정한 것으로 보아 완벽한 주종관계 가 아니라 그야말로 친구 같은 관계인 듯하다. 공동의 목적 혹은 이익을 위해 뭉친 듯한 두 사람. 오형사를 놓치고 이현이를 지키지 못 하는 등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다. 과연 노련한 최병기를 대적할 수 있을까. 하수인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것은, 더 이상 게릴라전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조상국이 이수의 정체를 알아챈 것으로 이제 입장은 평등해졌고, 몸을 드러내더라도 맞붙어야만 할 것이다.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87

88 지옥의 문 아래로 우릴 조종하는 것은 악마인지고! 날마다 한 걸음씩 악취 풍기는 어둠을 가로질러 혐오도 없이 지옥으로 내려가는구나. -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中 이수는 말했다. 아직 지옥의 문 앞에 오지도 못했다고, 시작일 뿐이라고. 이제야 해우는 안다. 이제까지의 모든 것은 저승의 강을 건너는 풍 랑이었을 뿐, 이제야 비로소 지옥의 문 앞에 섰음을. 상관 없었다. 진실이 무엇이든. 검사가 된 것도, 정의감이나 사명감이 아니라 어찌 보면 극히 개인적인 이유였을 뿐이니까. 죽은 한이수의 억 울함을 풀어주는 것. 살아 있는 한이수를 찾아내 주는 것. 김준이 아닌 한이수의 존재를 되찾아 주는 것. 그것만이 그 날의 호수에서 죽지 않 은 이유였고, 사람들로부터 그를 숨긴 이유였다. 그가 말했던 진실이 자신의 피붙이와 관련되어 있고 그래서 조해우 자신의 근본을 뒤흔든다 고 해도, 상관없었다. 그를 지킬 수만 있다면.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88

89 사람은 죄를 지을 수 있지만, 법에 따라 벌을 받고 잘못을 뉘우칠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 후손을 사칭했다고 해도, 극악무도한 짓을 저질렀다고 해도, 사실을 인정하고 합당한 벌을 받게 만들 것이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할아버지와 가족 모두를 위해서 맞는 일이니까. 이수도 모든 것을 그만 두고 벌을 받는다면, 그리고 스스로 망가지지만 않는다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기회도 있다고 생각하는 듯한 해우.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89

90 그러나 결코 뉘우치지 못하는 인간은 있다. 평생을 죄책감 속에 살아왔다고, 조상국은 말했지만 과연 그럴까. 인간의 비극적인 운명을 내려다 보는 지옥문의 상징 아래에서, 해우는 본다. 죄를 덮기 위한 새로운 죄를 만들며, 어떠한 죄책감이나 혐오도 없이 지옥으로 성큼성큼 걸어내 려 가고 있는 조상국을. 무고한 이현을 인질 삼아, 이수마저 그 지옥으로 끌고 들어가는 자신의 혈육을. 상어 14회 리뷰-지옥의 문 아래로 90

91 상어 15회 리뷰-치명적인 약점 :58 나는 나를 죽였다 천영보의 원인불명의 악행. 그것들을 낱낱이 읊어대며, 조상국은 진정 분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 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며,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대목에서는 감정 이입되어 눈물까지 보이는데. 전쟁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는 말로 천영보가 저지른 짓들을 합리 화하고, 미치광이를 죽였다는 말로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한다. 천영보는 죽었다. 오래 전 오키나와에서 한이수가 그 자신을 죽였듯이, 천영보를 죽인 것은 그 자신이었다. 아들처럼, 동생처럼 여겨주는 주 인을 보며, 그는 생각했을지 모른다. 저 자리가 내 자리여야 한다고. 내 인생이 머슴의 자식으로 비참하게 끝날 리가 없다고. 돌아다 보고 싶 지 않은 그 순간, 그는 알았으리라. 이번이 천영보를 죽일 마지막 기회란 것을. 독립운동가의 아들,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사람을 믿으며, 죄를 시인하고 사과할 줄 아는 그런 사람. 몇 십 년을 조상국으로 살아오는 동안, 어쩌면 자기 자신마저도 그 거짓말에 속지 않았을까.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자신이 원래부터 진짜 조상국이었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았을까. 상어 15회 리뷰-치명적인 약점 91

92 인생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기차와 같다면, 처참한 뒷칸을 탈출해 우아한 앞칸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뒷칸을 끊어 버리는 것으로, 그의 여정은 새롭게 계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인생은 순환선. 긴 시간을 달려가다 보면, 자신이 잘라버린 뒷칸이 눈 앞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두 명의 양 아버지 죽은 강희수에게 도착한 문서의 출처, 요시무라 회장. 12년 전 강희수에게 문서를 보낼 때부터, 그는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희수가, 한영만이, 한이수가 그 문서 때문에 죽는 것을 모두. 자신의 목적을 위해 한이수의 사고를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고 있었던 주제에, 복수를 향 해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수의 등을 오히려 떠미는 주제에, 그는 이수에게 말한다. 너는 내 아들이라고. 달라면 자신의 목숨까지도 전부 줄 수 있다고 말은 하지만, 거기에는 단서가 있으리라. 네가 조상국에게 복수를 한다면. 그 조건이 없다 고 해도, 과연 그는 이수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을까. 상어 15회 리뷰-치명적인 약점 92

93 자신의 인생과 상관 없는 하나의 사건에 매달렸던 변형사. 어쩌면 보통의 미제사건으로 지나가 버렸을 사건이지만, 그가 이현을 딸로 맞아들 이면서 그 사건이 그의 인생의 일부가 된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은, 단순히 불쌍한 아이를 거두기 위해서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 사건에 휘말려도 어쩔 수 없다, 언젠가는 이현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니었을지. 자신의 모든 것을 총동원해 이현을 찾아나서는 변방진. 딸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피의자를 구타하는 정도가 아니라 더한 짓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어 15회 리뷰-치명적인 약점 93

94 아버지가 진짜 아버지가 되는 이유는, 핏줄이 이어져서도, 부와 안락함을 물려줘서도 아니다. 진정으로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걸기 때문에. 아이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올바르게 살고, 열심히 아껴주고, 사랑해 주기 때문에. 아버지라는 소리를 결코 듣지 못한 요시무라 회장에게는, 그의 뜻을 따라줄 아들도 없으리라. 치명적인 약점 적의 예상대로, 이현은 이수에게 있어 약점이었다. 이현을 납치함으로써 쾌재를 부른 쪽은 물론 조상국이지만, 요시무라 회장 역시 원하던 바 였을 지 모른다. 자꾸만 흔들리는 그의 마음을 복수 쪽으로 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으니까. 하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이수의 상태다. 뚜렷한 계획도 없이 납치범의 요구사항부터 들어주고, 자신에게 총을 들이대고, 그런 와중에 이현의 목소리를 듣고는 감정에 북받쳐 정신을 못 차리는 이수의 상태. 그답지 않은 성급한 모습들을 보며, 요시무라 회장은 영희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함을 알아차린다. 만약 미리 알았더라면 어떻게 해서든 정신을 차리도록 만들어 주었을 테니까. 그러나 이수의 치명적인 약점은, 사실 이현이 납치된 사실이 아니었다. 이현이를 향한 그의 마음, 해우를 향한 그의 마음이 그의 아킬레스 건. 똑 같이 가족이 인질로 잡혀 있어도 계획을 바꾸지 않는 전문 킬러 최병기와 달리, 인질로 잡힌 동생 앞에서 눈물을 쏟는 보통의 인간 한이수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일 것이다. 상어 15회 리뷰-치명적인 약점 94

95 이수는 조상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해우라고 말한다. 가짜 행세로 반평생을 살아온 조상국의 거짓말이 완벽해지기 위해서 는, 대를 이어 신분 세탁을 해야 한다. 독립운동가 자손으로서 대한민국 정의를 실현하는 검사 조해우. 그런 손녀를 가지는 것이 조상국의 최 종 목표이고, 그래서 그런 손녀가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 두려울 것이라 생각하는 이수. 상어 15회 리뷰-치명적인 약점 95

96 그러나 조상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자신이 죽여버린 천영보. 로버트 윤 교수의 말처럼, 천영보는 자기 자신밖에 모르 는 인간이다. 아들도 필요하다면 세상 제일의 망나니로 만들 수 있고, 사돈도 아무 때고 없애 버릴 수 있고, 어쩌면 손녀도 필요하다면, 버릴 수 있을 지 모른다. 누구보다 할아버지를 잘 아는 해우는 그것을 안다. 자신이 진실을 알았고 실망했다는 것 정도로는 그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진실을 아는 모든 사람을 무리하게 제거해야 할 정도로, 자꾸 튀어나오는 잔인한 기질을 수 만 권의 책으로 눌러야 할 정도로 천영보의 존재를 두려워하는 그에게는, 세상 속에 천영보를 되살리는 것만이 방법이라는 것을 해우는 안다. 그것이 이현이와 이수를 살릴 유 일한 길이라는 것도. 상어 15회 리뷰-치명적인 약점 96

97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17 절반의 우군( 友 軍 ) 총상을 입고 장비서의 문을 두드리는 이수. 요시무라 회장의 속내를 알게 되었고, 장비서가 자신을 감시하는 이유도 확실히 알게 되었지만, 그녀가 요시무라보다는 자신 쪽으로 기울었음을 파악했다. 그녀를 통해 자신의 움직임을 곧장 알릴 수도 있고, 반대로 요시무라의 움직임을 알아낼 수도 있으리라.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 사람이 하나쯤 더 있는 것도, 나쁘진 않으리라. 비로소 12년 만에 정식으로 대면하게 된 변방진과 이수. 진실을 찾아주겠다던 변방진의 말은 공허했고 진실은 묻혀 버렸다. 유일하게 그를 믿었기에 전화를 했지만 전부 다 믿을 수는 없었던 이수.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가 못 믿을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일개 형사인 그가 잡 기에는 조상국의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에. 하지만 변방진은 말한다. 진실이 영원히 묻힌 것은 아니라고. 그가 이현이를 딸로 맞아 들이면서 이미 진실을 찾는 일은 변형사 자신의 일이 되어 버렸고, 그것 하나만 보아도 그의 의지가 어떤지는 명확하다. 여전히 이수는 변형사의 용의 자 중 하나지만, 서로에게 감사하고 미안해 하는 사이. 당분간 각자의 방법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두 사람.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97

98 집으로 돌아온 이현을 만나러 가겠다는 해우를 만류하는 변형사. 확증은 없지만 변형사도 이미 이현이를 납치한 쪽이 이수의 적, 즉 조상국 일 거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으리라. 완벽하게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변형사의 태도가 변하고, 자신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했던 김계장이 별 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해우의 아군이 점점 줄어든다. 아군( 我 軍 )이 아니라 우군( 友 軍 ). 적이었다가 내 편으로 절반쯤 넘어온 사람, 동맹이었다가 절반쯤 내게서 등을 돌린 사람, 그런 사람들 틈에 서 외로운 선택의 싸움을 계속해 나가야 하는 이수와, 해우.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98

99 못 지킬 말들 꼭 병원에 가보라는 동생의 말을, 지킬 수가 없었다. 피습을 당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총상을 입었다고 해도 병원 기록을 남겨가며 치료받을 형편이 아니다. 언젠가는 제 발로 죄를 청하러 가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기에. 매일매일 함께 산책을 하고, 함께 밥을 먹을 거라는 약속도, 지키지를 못했다. 꼬박꼬박 문자를 하고 밥도 챙겨 먹겠다고 했지만, 과연 지킬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다. 모든 일이 다 끝나면 전부 얘 기해 주겠다고 했지만, 모르겠다. 정말 그 말을 지킬 수 있을지. 멈추지 않을 거라는 이수의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 너에게도 죄를 물을 거라고 했었다. 그러자면 김준이 한이수임을 밝혔어야 했다. 그를 용 의선상에 올려놓고, 증거를 찾고, 더 이상 나쁜 짓을 못하도록 법의 테두리 안에 묶어두었어야 했다. 하지만 검사로서 했던 자신의 말을, 해 우는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 그가 다쳤다는 말에 달려갈 수밖에 없었고, 가지 말라는 그의 말에 그의 곁에 있어줄 수밖에 없었고, 그가 살인 자라는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의 정체를 숨길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진실을 찾고 말겠다고 큰소리는 치고 있지만, 모르겠다. 내가 이 수를 단죄할 수 있을지.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99

100 부메랑이 되어 목표를 향하여 던진 부메랑은, 목표에 명중하면 멈추지만 맞지 않으면 던진 사람에게 되돌아 온다. 아버지의 여자를 향해 해우가 던진 부메랑은 너무 힘이 없었고, 둘을 갈라 놓으려던 그녀의 목표가 무색하게 여전히 두 사람은 사랑하고 있 다. 해우가 던진 것은 인간의 잣대. 결혼을 한 사람은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통념이었지만, 수 만 년 동안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는 것은 그것이 이미 인간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해해 달라는 이화영의 말에 결코 동조할 수 없 지만,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된 지금은 그 말을 부정할 수도 없는 해우. 미움은 감춰도, 사랑은 감출 수 없는 인간이라서, 해우 가 들이댄 인간의 잣대는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 오고 말았다.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100

101 왜 김준으로 살아야 하는 거냐고 묻는 이현에게, 이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누군가를 망가뜨리고 파멸시키기 위해서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으니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천영보를 비난하면서도, 자신 역시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야 하는 이수. 사람들을 무참히 죽이는 그를 경멸하면서도 자신 역시 사람을 죽여야 하고, 소중한 사람을 납치하는 일에 분노하면서도 자신 역시 상대의 소중한 사람을 납치해야 한 다. 시시한 사람과 싸우다 보니 어느새 그런 시시한 사람이 되어가는 이수. 이 모든 것이 그저 진실을 밝히고 악한을 처단하기 위해 던지는 부메랑이겠지만, 그렇다면 목표에 정확히 꽂히기를. 목표에 정확히 맞지 않는다면, 부메랑의 다음 목표는 이수 자신이 될 지 모르니까.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101

102 선택의 딜레마 처음부터, 해우의 삶이 이수를 위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그녀를 사랑했으니, 이 아픔도 모두 내 잘못일까. 12년 동안 그 의 빈 자리를 대신했던 것은 맞지만, 그의 자리를 빼앗은 적은 없었다. 그러니 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두렵다. 아내의 입에서 아직도 이수 를 사랑한다는 말이 나올까 두렵고, 이제 그만 대역을 그만 두라는 말이 나올까 두렵다. 힘든 사랑을 자처한 내 잘못 때문에 우는 것이 아니 라, 그저 살아 있었더라면 이 아픔을 알아줄 동생이 보고 싶어 우는 것일 뿐이다. 이 사랑이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까. 할아버지가 천영보인지를 묻는 해우에게 자신이 천영보를 죽인 사람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놓쳤다. 그의 선택은 일단 천영보의 존재 자체를 숨기는 것. 그리고 이현을 풀어달라 말하던 해우 앞에서 정색하는 순간, 두 번째 기회도 놓쳤다. 해 우로 하여금 천영보에 대한 정보 자체를 의심하게 만들기 위한 심리 전략. 그리고 요시무라가 보낸 이수와 해우의 사진을 가지고 이수를 협 박하는 순간,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온전히 드러냈다. 사진을 공개할 경우, 해우는 검사직을 잃고 남편과 사회로부터 매장당하겠지만, 자이언 트 호텔 대표 김준을 불륜남으로 만들어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사진을 숨길 경우, 해우를 구할 수는 있겠지만, 이수에게 타격을 줄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102

103 사진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을 이수에게 떠넘기는 조상국. 누가 그 사진을 보냈든, 자신을 떠보려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리라.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해우의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또 손녀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자기 스스로의 죄책감을 덜기 위한 꼼수. 이수는 한이수가 아닌 김준의 입장에서 해우가 상처받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조상국은 조상국이 아닌 천영보의 입장에서 그런 이수의 죄책감을 마구 찔러댄다.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103

104 요시무라가 궁금한 것은 조상국의 선택이었다. 딜레마 상황에서 과연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결과는, 손녀마저도 도구로 이용해 버리는 선 택. 피를 발라 쌓은 모래성이지만, 모두가 손녀를 위해서였다고 말했었다. 손녀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을 슬퍼하고 괴로운 표정을 보였다. 그 러나 모든 것을 알아버린 손녀 앞에서도, 남들의 눈을 의식해 인자한 할아버지인 척하는 조상국. 그에게 있어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조상국을 가장하기 위해 애를 쓰면 쓸수록, 그의 선택은 잔학해진다. 그리고 그 잔학함은 그가 그토록 숨기고자 애쓰는 천영보의 것이다. 선 택의 기회를 많이 줄수록 천영보는 점점 그를 잠식해 나갈 것이고, 종래에는 자기 자신이 천영보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리라.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104

105 상어 16회 리뷰-선택의 딜레마 105

106 상어 17회 리뷰-씁쓸한 내막 :37 실낱 같은 신뢰 그만큼 널 신뢰한다는 얘기다. 영희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때에도 똑 같은 말을 했었다. 요시무라는 신뢰가 사람을 얻는 데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고 있다. 설령 그것 이 시한부 믿음일지라도. 더 이상 영희를 믿지 못하면서도, 비서를 맡겨달라는 그녀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요시무라. 여전히 회장님의 사람이 라 말을 하지만, 영희가 이미 돌아섰다는 것은 이수가 문서를 요구하던 그 날의 호텔에서부터 알았으리라. 그가 영희를 다시 한번 진심으로 믿을 수도 있겠지만 그 진심은 쉽사리 끊어질 수 있는 실오라기 같은 것. 과거 자신의 아버지와 조상국의 악연을 털어놓으며, 다시 한 번 그 실낱 같은 신뢰로 이수마저도 조종하려 드는 요시무라. 함께 쇼핑을 하고, 웃고, 걷고, 가족계획을 한다. 억지로 화목한 부부의 흉내를 내면서 이미 어그러져 버린 신뢰를 다시 쌓으려고 노력하지만, 관계의 실은 몇 올이나 남아 있는 걸까. 준영이 아내를 여전히 믿을 수 있는 근거는 이수가 살인자라는 것, 자신의 아버지를 해치려 했다는 것, 그래서 나쁜 놈인 이수가 해우를 대하는 마음은 진실이 아니라 복수를 위한 이용이라는 것. 하지만 그런 근거가 무색하게, 해우의 마음을 더 이상 무작정 믿을 수 없는 준영. 누구에게도 이용당하지 않는다는 해우의 말을 듣게 될까 무섭고, 아직 실낱같이 남아 있는 사랑이 끊어 져버릴까 두렵기만 하다. 상어 17회 리뷰-씁쓸한 내막 106

107 영희가 설치한 도청장치를 다시 제 자리에 돌려 놓으면서, 영희를 완전히 믿지 못하면서, 그래도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이수. 너를 믿 는다고 말하는 요시무라에게, 저도 당신을 믿습니다, 라고 말하지 않고 그저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이수. 요시 무라 회장은 입으로 신뢰를 떠들지만, 이수는 믿음을 말로 드러내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하는 사람의 사랑은 가볍거나 진실하고, 사 랑한다는 말을 아끼는 사람의 사랑은 무겁거나 허무하다. 믿는다고 말하지 않는 이수의 신뢰는 수현에게처럼 무겁거나, 요시무라에게처럼 허 무할 것이다. 상어 17회 리뷰-씁쓸한 내막 107

108 씁쓸한 내막 서점 주인 최병기가 이현의 납치 용의자라는 것을 알게 된 해우. 어린 시절부터 추억이 깃든 서점이 한 순간에 범죄용의자의 소굴로 바뀐다. 사람은 언제나 남의 속사정을 궁금해 하는 법이지만, 비밀이 많은 사람의 내막은 별로 유쾌하지 않다. 아내가 만나는 남자가 있고 그 남자가 한이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 준영이나, 동수와 함께 편안한 시간을 만들어줬던 비서 영희가 자신의 뒤를 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수나, 스스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던 영희의 그런 정체를 우연히 알게 된 동수나, 아버지의 더러운 과거를 이제야 알게 된 의선이나. 차라리 몰랐으 면 좋았을 것들. 알았다면 일부러 캐내지는 않았을 것들. 서점의 낡은 서랍 아래에서 발견한 사진. 한때 고문기술자였다니 살인 전문가인 최병기가 한영만을 죽인 것은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살인의 동기는 물론 조상국. 조의선의 뺑소니를 무마하기 위해 조상국이 살인을 명령했고 그는 시행했다. 이수의 머릿속은 이미 그렇게 정리 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복수의 동기로는 훨씬 더 명확했고, 더 이상을 아는 것은 필요 없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이수 의 호기심은,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서 전문킬러의 소굴로 들어갈 정도로 강렬했던 것일까. 상어 17회 리뷰-씁쓸한 내막 108

2 전개과정 지도계획 주기 주제 활동 방법 및 내용 성취수준 주제발현 브레인스토밍 유목화 1 한식 알아보기 2 4 5 요리법 연구하고, 학고역할분담 조리 계획하기 생명과 음식 영화감상하기 생명과 음식 토론하기 한식 식사예절 알아보기 6 음식 주제발현, 브레인스토밍, 유

2 전개과정 지도계획 주기 주제 활동 방법 및 내용 성취수준 주제발현 브레인스토밍 유목화 1 한식 알아보기 2 4 5 요리법 연구하고, 학고역할분담 조리 계획하기 생명과 음식 영화감상하기 생명과 음식 토론하기 한식 식사예절 알아보기 6 음식 주제발현, 브레인스토밍, 유 Ⅰ. Ⅰ. 우리의 맛 을 찾아서 ( 4 월 27 주 ~4 월 0 일 ) 6학년 1 주제 선정 및 흐름 주제 선정의 이유 봄 여름 우리의 맛 을 찾아서 뉴스를 만들어 보자 한식은 우리 조상의 지혜 담긴 맛과 멋이 살아 있는 우수한 음식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 이 높아지고 한식이 건강에 좋은 음식이므로 주목받게 되면서 많은 사람이 한식을 즐기고 있다. 이에 우리반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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