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백가 연구

Transcription

1 논문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무오류주의와상대주의- 1) 이윤철 주제분류 서양고대철학 주요어 아리스토텔레스, 프로타고라스, 인간척도설, 무오류주의, 상대주의, 모순율, 설득, ( 논변의 ) 힘, 형이상학 요약문 모순율을원리들중가장확실한원리로규정하는 형이상학 4권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그원리를위배하는자들을적절한방식으로치유해야한다고강조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은지적혼란으로인해야기된자신들의무지로인해그와같은과실을저지르며스스로를논박하는데이른다고지적하며, 그들을치유하기위해진리에대한설득을처방한다. 반면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이논의에서이기기위해자신들의논변을한정어구를동반하여수정할수있는데, 이경우그들은더이상모순율을위배하지도스스로를논박하지도않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이러한자들을치유하기위해그들논의보다더욱강한논변의힘을처방한다. 이상의논의를진행하는가운데, 아리스토텔레스는모순율을위배하는한사례로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을제시하며이에대한논의를비판적으로이룬다. 인간의인지내용이오직지각을통해서만획득및보장된다는지각인식론으로 인간척도설 단편을독해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이단편이 무오류주의 * 본논문은 2013 년 6 월 ~2014 년 7 월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의지원을받아수행된연구임. ** 본논문에인용된그리스어의우리말번역은, 특별히언급되는경우가없는한, 모두필자의번역이며, 번역에있어꺾쇠안에표현된부분은원문에는없으나내용의이해를위해필자가첨언한것임을미리밝힌다. 아울러다소긴분량임에도불구하고, 투고논문을꼼꼼하게읽고유익한지적을해주신심사자들께감사의말을전한다.

2 102 논문 입론 (every belief is true (about x to be F and~f)simpliciter) 을표방하기에모순율을위배하며스스로를논박한다고진단한다 (4~5장). 따라서그는참된진리에대한설득을처방하며 인간척도설 을치유하고자한다. 치유가끝나자, 곧이어아리스토텔레스는이 무오류주의입론 이적절한한정어구를갖추게되면 상대주의입론 (x is true (to be F)relatively to a at time 1 and at place 1 and in manner 1, and true (to be ~F)relatively to b at t 1 and at p 1 and in m 1 ) 이되는데, 이때는모순율을위배하지도스스로를논박하지도않는다고강조한다. 그럼에도상대주의입론은여전히철학적으로수용할수없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이를치유하기위해상대적이지않은존재들을논하면서진리에기초한설득을처방함과동시에, 상대주의를수용할경우발생하는피할수없는역설들을드러내면서강한논변의힘을처방한다 (6장). 인간척도설 단편에대한이와같은두방식에서의논의를진행하면서아리스토텔레스는, 소피스트로서의프로타고라스가단순히상대주의자만의모습을지니고있다는정도가아니라, 실상그가무지에기반하여옳지않은주장을일삼는비-철학자의모습과논쟁에서는이기고자하는말싸움꾼의모습모두를지니고있다는점을분명히드러내고있다. Ⅰ. 들어가는말 인간척도설 단편이라명명되어온프로타고라스의간명한구문이다양한고대의사료들을통해우리에게전해지고있다. 그사료들사이에서다소간의어휘차이가있기는하나, 이단편의기본적인형식은다음과같이주어진다. T1 πάντων χρηµάτων µέτρον ἄνθρωπον εἶναι, τῶν µὲν ὄντων ὡς ἔστι, τῶν δὲ µὴ ὄντων ὡς οὐκ ἔστιν. 1) 만물의척도는인간인데, 있는 /~ 인것들에대해선 [ 그것들이어떻게 ] 있 /~ 이다고, 한편있 /~ 이지않은것들에대해선 [ 그것들이어떻게 ] 있 /~ 이지않다고 [ 하는바의척도이다 ]. 2) 1) 인간척도설 단편의이같은형식은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 152a2~4 에서

3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03 서구사상사에있어소위인본주의의문을열었다고간주되는이간명한단편은자유와평등에기초한고대민주주의이념을대변하며, 특히문화와윤리적인측면에서다양한사상적가능성을촉발및부흥시키는데적극적으로일조하였다고도독해된다. 3) 인간척도설 단편에제기된많은철학자들의관심과논의에도불구하고, 이단편에대한이와같은입론적배경은플라톤이 테아이테토스 151d 184a에서제시한논의에절대적으로기초하고있다. 그곳에서플라톤은 인간척도설 단편을 각자에게여겨진바가각자에게각각참 이라는뜻으로독해하면서상대주의적해석을제시하고, 곧이어그와같은입론은판단의불가능성과인식주체의동일성확보불가 보고된바를따른것이다. 섹스투스엠피리쿠스의 수학자들에반대하여 VII. 60(DK80 B1) 에서는플라톤의보고와같으나직설법형태로등장하고 (πάντων χρηµάτων µέτρον ἐστὶν ἄνθρωπος, τῶν µὲν ὄντων ὡς ἔστιν, τῶν δὲ οὐκ ὄντων ὡς οὐκ ἔστιν), 퓌론회의주의개요 I.216에서는인간을가리키는말인 anthrōpos앞에영어의정관사에해당하는그리스어관사 ho가붙은꼴로나온다 (πάντων χρηµάτων εἶναι µέτρον τὸν ἄνθρωπον, τῶν µὲν ὄντων ὡς ἔστιν, τῶν δὲ οὐκ ὄντων ὡς οὐκ ἔστιν) ( 관사를동반한 anthrōpos의꼴에대해선아리스토클레스의단편 4, 14~17행을참조할것 ). 그러나이와같은어휘의사소한차이들이단편이가진의미의차이를야기하지는않는다. 2) 인간척도설 단편의번역에서꺾쇠안의 그것들이어떻게 라는부분은단편의 hōs를피수식부에대해수식부가어떠한지를나타내는관계부사 how로이해하여첨언한것이다. 이처럼독해하는이유는, 이후단편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의해석에서볼수있듯이, 그가단편을 무엇이그것을지각하는자에게어떻게나타나게되어그가그것을어떠하다고믿는지 로읽기때문이다. 그러나이때대상이 어떻게나타난다 거나그것을 어떻게믿는다 라고할때, 그대상의존재성을논의에서배제하는것은아니므로, 속성과존재성모두를가리킬수있도록 [ 어떻게 ] 있 /~ 이다 와 [ 어떻게 ] 있 /~ 이지않다 로번역했다. 아리스토텔레스뿐만아니라 테아이테토스 에서 인간척도설 단편을보고하여해석한뒤비판적으로따져보는플라톤역시이단편을논의에소개하자마자그것의내용을설명하기위해곧바로 각각의것들이나에게는나에게나타나는대로그런것들로있는 / 인반면에, 자네에게는다시자네에게나타나는대로그런것들로있 / 이다 라고말하며, 대상들이그것을지각하는자들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를부연한다. 단편의 hōs를단순히수식부와피수식부를연결하는관계사 that으로만읽을경우번역은 만물에대하여척도는인간인데, 있는 /~ 인것들에대해선 [ 그것들이 ] 있 /~ 이다고, 한편있 /~ 이지않은것들에대해선 [ 그것들이 ] 있 /~ 이지않다고 [ 하는바의척도이다 ] 가된다. 3) 이에대한많은선행연구자료들이있으나, 대표적으로거드리W.K.C.Guthrie(1971, 63~68쪽 ), 커퍼드 G.B.Kerferd(1981, 111~130 쪽과 139~162 쪽 ), 그리고파라C.Farrar(1998, 44~125 쪽 ) 등을참조할것.

4 104 논문 능성그리고자기논박의문제에필연적으로봉착한다고비판한다. 본논문은이단편에대한플라톤의해석및비판에비해상대적으로연구가이루어지지않은아리스토텔레스의논의를살핀다. 그는, 인간척도설 단편을상대주의입론으로해석하여단편이필연적으로자기모순적일수밖에없다는플라톤의논의와는달리, 이를무오류주의성격의입론으로독해하며, 그렇기에이단편이모순율을위배하기마련이라고논한다. 그리고이단편이가진문제점을치유하기위해선나타남에앞선존재들에대한가르침, 즉진리에대한설득이필요하다고강조한다. 그러나아리스토텔레스는곧바로 인간척도설 단편이 각자에게 등의한정어구를갖추게되면상대주의성격의입론이되기에더이상모순율을위배하지도않고아울러스스로를논박하지도않는다고제안한다. 그렇지만모든것이상대적으로만존재하는것은아니라고하며, 아리스토텔레스는이단편이여전히지지될수없다고논한다. 그리고이를위해그는상대적이지않은존재들에대한설득과더불어, 상대주의를수용할경우피할수없는역설들을드러내줄강한논변의힘이 인간척도설 단편의문제점을고치기위해필요하다고강조한다. 인간척도설 단편에대한이러한아리스토텔레스의논의를면밀히살피는일은그의철학적논의진행방식과소피스트에대한시각을직접적으로고찰하는일차적인목적뿐만아니라, 그의논의가플라톤의그것과가지는유사성및차이를파악함으로써이단편에대한철학사적논의의흐름을균형있게이해하고자하는이차적목적도도모할수있다. Ⅱ. 지각인식론으로서의 인간척도설 단편 아리스토텔레스는하나 (hen) 에대한규정을척도 (metron) 이자원리 ( 시 작점 : archē) 의맥락에서논하는 형이상학 10 권에서프로타고라스의 인 간척도설 단편이가진성격을간단히밝힌다. T2 καὶ τὴν ἐπιστήµην δὲ µέτρον τῶν πραγµάτων λέγοµεν καὶ τὴ [ 척도는언제나척도되는 ( 측정되는 ) 것과동종적이라는점과 ] 같은이유로, 우리는인식과

5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05 αἴσθησιν διὰ τὸ αὐτό, ὅτι γνωρίζοµεν τι αὐταῖς, ἐπεὶ µετροῦνται µᾶλλον ἢ µετροῦσι... Πρωταγόρας δ' ἄνθρωπόν φησι πάντων εἶναι µέτρον, ὥσπερ ἂν εἰ τὸν ἐπιστήµονα εἰπὼν ἢ τὸν αἰσθανόµενον τούτους δ' ὅτι ἔχουσιν ὁ µὲν αἴσθησιν ὁ δὲ ἐπιστήµην, ἅ φαµεν εἶναιµέτρα τῶν ὑποκειµένων. (1053a31~1053b3) 지각을사물들의척도라고부른다. 왜냐하면우리는이것들을통해서무언가를알게되기때문이다. 허나이것들은척도하는것이라기보다는오히려척도되는것들이기는하다.... 반면프로타고라스는인간이모든것들의척도라고말하는데, 인식하는 [ 인간 ] 혹은지각하는 [ 인간 ] 을의미하면서말이다. 헌데이 [ 러한인간들이척도로제시된이유 ] 는우리가실재하는것 ( 기체 ) 들의척도들이라고부르는지각과인식을그 [ 처럼인식하고지각하는인간 ] 들이가지고있기때문이다. 모든것들의척도라일컬어지는인간이다름아닌 인식하는 (epistēmona) 혹은지각하는 (aisthanomenon) 인간이라는점은두가지를함의한다. 첫째, 인식과지각은엄밀히그대상과기능이다름에도불구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보기에프로타고라스는이것들사이의명확한구분을짓지않아무분별적으로지각을인식이라고혹은모든알수있는것은지각되는것만이라고간주한다는것이다. 그래서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 3권에서, 소위플라톤식의형상들과떨어져서그것들로부터구분이되는일종의 [ 기하학의대상인 ] 중간적지각대상들 (ta aisthēta ta metaxy) 을상정함으로써발생하는불합리함을논하면서, 프로타고라스가기하학자들에반대하여 원은자와한점에서접하지않고, 여러곳에서접한다 (937b32~998a4, DK80 B7) 고주장하며오직지각되는대상들만이존재한다는점을논한다고지적한다. 기하학적의미에서볼때원이곧은자와접하는경우이둘의접점은특정한공간상의위치로만규정되어어떠한물리적이거나양적인크기를점유하지않는기하학적점에서이루어지나, 인식과지각을구별하지않아모든알수있는것은오직지각되는것만이라고하는프로타고라스를따를경우그것들의접점은물리적이고양적인, 따라서지각이가능한곳에서이루어진다고해야하기때문이다. 4) 둘째, 인식하는혹은지각 4) 이부분의정확한내용은, 원은한점에서자와접하는것이아니라, 마치프로타고라스가기하학자들을논박하면서말했던것처럼, [ 자를따라 ] 여러곳에서접하기에그렇다 (ἅπτεται γὰρ τοῦ κανόνος οὐ κατὰ στιγµὴν ὁ κύκλος ἀλλ' ὥσπερ Πρωταγόρας ἔλεγεν ἐλέγχων τοὺς γεωµέτρας) 이다 ( 꺾쇠안

6 106 논문 하는 이라는표현은 인식혹은지각할수있는 이라는표현과의미에서서로차이를가지는데, 전자는지금그러한상태만을뜻하는반면, 후자는지금그러할수도있으나혹여지금그러하지않더라도앞으로그러할수있다는바를포함하여뜻하기때문이다. 그렇기에전자의의미에서인간이척도라하는것은아직알고있지않으나이후알수있는능력, 즉현재실행되고있지않으나앞으로실행될수있는가능성을배제한다. 이런까닭에아리스토텔레스는운동및변화그리고기술및인식과관련하여그것들의가능성개념을논하는 형이상학 9권에서, 모든기술들및모든생기는종류의인식은가능상태 [ 로있는 /~ 인것 ] 들 (dynameis) 이기에 (1046b2~3), 오직현재현실화되어발생하는경우만가능성이인정되는반면그렇지않은경우엔가능성이전혀인정되지않는다고하는메가라학파의주장은옳지않으며, 그런주장은 인간척도설 단편으로대변되는프로타고라스의논의 (logos Prōtoagorou) 로귀결되기마련이라고 (1046b29~1047a10, DK80 A17) 논한다. 5) 따라서아리스토텔레스가보기에 인간척도설 단편은, 인식으로간주되는지각을통해현재드러나는바에따라그것이지금어떻게있다 / 어떻다거나어떻게있지않다 / 어떻지않다고하는바가그것을지각하고있는인간에의해결정된다고하는, 다시말해실재하는것즉 의 자를따라 는로스 D.Ross(1924, vol. I. 232 쪽 ) 의해석상첨언을따른것임 ). 5) 이부분의구체적인내용은다음과같다. 메가라학파처럼, 오직 [ 어떤것이무언가로현재 ] 현실화되어있는경우만그것이 [ 무엇일 ] 가능성이있는반면, [ 현재 ] 현실화되어있지않는경우가능성이없다고말하는일군의사람들이있다. 가령집을 [ 현재 ] 짓고있지않는자는집을지을가능성이없는반면, [ 현재 ] 집을짓고있는 [ 자의 ] 경우그는집을짓는 [ 가능성을가진 ] 자다. 한편다른것들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 그리고 [ 이와같은메가라학파의견해는 ] 영혼이없는것들 (ta apsycha: 사물들 ) 에도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어떤것이 [ 현재 ] 지각되고있지않는경우, [ 그것은 ] 차갑다거나뜨겁다거나달콤하다거나혹은전적으로지각될수없을것이기때문이다. 그래서 [ 이런견해를고수하는 ] 자들은프로타고라스의논의에동의하게될것이다 (εἰσὶ δέ τινες οἵ φασιν, οἷον οἱ Μεγαρικοί, ὅταν ἐνεργῇ µόνον δύνασθαι, ὅταν δὲ µὴ ἐνεργῇ οὐ δύνασθαι, οἷον τὸν µὴ οἰκοδοµοῦντα οὐ δύνασθαι οἰκοδοµεῖν, ἀλλὰ τὸν οἰκοδοµοῦντα ὅταν οἰκοδοµῇ ὁµοίως δὲ καὶ ἐπὶ τῶν ἄλλων. καὶ τὰ ἄψυχα δὴ ὁµοίως οὔτε γὰρ ψυχρὸν οὔτε θερµὸν οὔτε γλυκὺ οὔτε ὅλως αἰσθητὸν οὐθὲν ἔσται µὴ αἰσθανοµένων ὥστε τὸν Πρωταγόρου λόγον συµβήσεται λέγειν αὐτοῖς).

7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07 기체 (hypokeimemon) 들에대한판단의진리값이전적으로그것들에대한인간의현재적지각경험에만달려있다고강조하는일종의극단적형식의지각인식론입론에다름이아니다. 6) 그런데아리스토텔레스는곧바로이와같은입장을담고있는 인간척도설 단편이, 설령그것이그럴듯해보일지는모르나, 실상전혀옳지않다고단정짓는다. T3 οὐθὲν δὴ λέγοντες περιττὸν φαίνονταί τι λέγειν. (1053b3~4) 정말이지 [ 프로타고라스와같은주장을하는 ] 이런자들은뭔가대단한바를말하는것으로보이나, 사실아무것도 [ 옳게 ] 말하고있지않다.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이사실아무런것도옳게말하고있지않다고아리스토텔레스가이처럼단정짓는까닭은, 그단편이논리적인오류뿐만이아니라여러철학적인문제점들을담고있다고보기때문이다. 단편이범하는오류와문제점들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의논의는탐구의옳은방향을견지하기위해탐구에앞서미리확보하고있어야할가장확실하며중요한추론의원리인모순율Principle of Non Contradiction을다루는 형이상학 4권에서제시된다. Ⅲ. 모순율 : 인간척도설 단편비판을위한 논의의배경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 4권에서모순율을규정하고옹호하면서, 그원리를위배하는다양한사례들을비판적으로살핀다. 거기서그가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을모순율을위배하는사례의하나로들며이에대하여비판적인검토를진행하고있기에, 이단편에대한그의논의 6) 1009b12~15 와 1046b29~1047a8 또한참조할것. 그곳에서아리스토텔레스는프로타고라스에따를경우지각혹은지각에의해지각되는바는필연적으로인식이며따라서참되다고진술한다.

8 108 논문 를보다분명히이해하기위해선모순율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자신의논변을먼저살펴볼필요가있다. 그는우선모순율을가정 ( 假定 ) 의성격을가지지않는 (anypotheton), 그러면서모든원리들중가장잘알려져있고, 그것에대해결코틀리게생각할수없는최고로확실한원리 (bebaiotatē archē) 로규정한다 (1005b612~16). 모순율이가정의성격을가지지않는다는것은, 가정이그로부터특정논의를진행시키나논의결과에따라그진위혹은타당성여부가결정되는의존적성격을가지는반면, 모순율은그렇지않고그자체로독립적인자기명증적성격을가진다는것이다. 그렇기에아리스토텔레스는이와같은최선의원리에대한탐구는다른탐구들과성격을달리할뿐만아니라, 그러한탐구들을옳게수행하기위해서라도이원리를반드시미리갖추고있어야한다고강조한다 (1005b616~18). 7) 이처럼옳은탐구의진행을위한모순율의중요성과역할을강조하며, 그는이원리를다음의세방식에서형식화한다. T4 (1) τὸ γὰρ αὐτὸ ἅµα ὑπάρχειν τε καὶ µὴ ὑπάρχειν ἀδύνατον τῷ αὐτῷ καὶ κατὰ τὸ αὐτό. (1005b19~20) (1) 같은것이같은것에같은것에따라동시에속하면서 ( 있 /~ 이다고하면서 ) 속하지않을수는 ( 있 /~ 이지않다고는할수 ) 없다. (2) ἀδύνατον γὰρ ὁντινοῦν ταὐτὸν ὑπολαµβάνειν εἶναι καὶ µὴ εἶναι. (1005b23~24) (2) [ 누구도 ] 같은것이있으 /~ 이면서있 /~ 이지않다고 [ 동시에 ] 고수할 (hypolambanein) 수없다. 7) 모순율의이와같은특징을논하는부분의원문은다음과같다. 헌데모든 [ 원리인 ] 것들중최고로확실한원리는그것에관하여틀리게생각할수없는원리이다. 이러한원리 ( 모순율 ) 는 [ 사람들이 ] 가장잘알고있는것이며 가정의성격을가지지않는것임이틀림없기때문이다. 그리고무엇이되었든그것을알고자하는자는그가필수적 [ 으로미리알고있어야만해야하는바 ] 인것 ( 모순율 ) 을가지고서 [ 그것에대한탐구에 ] 이르러야만한다 (βεβαιοτάτη δ' ἀρχὴ πασῶν περὶ ἣν διαψευσθῆναι ἀδύνατον γνωριµωτάτην τε γὰρ ἀναγκαῖον εἶναι τὴν τοιαύτην καὶ ἀνυπόθετον. ὃ δὲ γνωρίζειν ἀναγκαῖον τῷ ὁτιοῦν γνωρίζοντι, καὶ ἥκειν ἔχοντα ἀναγκαῖον). 이와유사하게,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학 1 권 2 장에서원리및존재로서의일자 ( 一者 ) 에대한파르메니데스와멜리소스의입장을비판하는가운데, 기하학에대한논의와기하학의원리에대한논의가서로다르며후자가선행해야하듯, 자연에대한탐구 ( 자연학 ) 와자연의원리에대한탐구역시서로다른종류의탐구들이라고강조한다.

9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09 (3) ὅτι µὲν οὖν βεβαιοτάτη δόξα πασῶν τὸ µὴ εἶναι ἀληθεῖς ἅµα τὰς ἀντικειµένας φάσεις, ἐπεὶ δ' ἀδύνατον τὴν ἀντίφασιν ἅµα ἀληθεύεσθαι κατὰ τοῦ αὐτοῦ. (1011b13~20) (3) 모든것들가운데가장확실한믿음은서로상반되어놓인것 ( 진술 ) 들이동시에참이지않다는것인데, 모순 (antiphasis) [ 되는진술 ] 이같은것에따라동시에참이라고할수없기에그렇다. 위인용에서첫번째는모순율의제 1형식으로서있는것들이어떠한방식에서있는지를, 두번째는모순율의제 2형식으로서있는것들에대해우리가무엇을그리고어떻게믿고판단할수있는지를, 그리고세번째는모순율의제 3형식으로서진술의진리값을그진술 ( 과그것을구성하는언어적구성요소 ) 자체에따라그리고그것에상반되는진술의진리값과의관계에따라규정한다. 그렇기에제 1형식은존재론적형식, 제 2형식은인식 심리론적형식, 마지막으로제 3형식은논리 의미론적형식으로이해할수있다. 주어진하나의대상에대해서로모순되는두진술이동시에무조건적으로참일수없다고하는논리 의미론적형식의제 3형식은이해하기어렵지않다. 그러나제 1형식과제 2형식은그것들의의미및타당성을살펴볼필요가있다. 먼저, 제 1형식에서주어와목적어로표현되는 같은것 (to auto) 은주어에서의의미와목적어에서의의미가서로같지않은데, 이는형식안에서주동사로쓰이는 속하다 (hyparchein) 라는표현의의미를파악하면분명해진다. 말그대로 속하다 는표현은 어떤것에속하다 는바를, 그래서주어가술어의맥락에서어떻게있 /~ 이다는바를의미한다. 그런데만약이형식에서주어인 같은것 이목적어로서의 같은것 과정말로동일한것을가리킨다고한다면, 결국이는 어떤것 (x) 이 ( 바로그자신인 ) 그것 (x) 에속한다 는바를뜻하게된다. 그렇다고한다면이형식에서 동시에 (hama) 와 같은것에따라 (kata to auto) 라는한정어구는의미를가지지못하게된다. 따라서이형식은 어떤것 (F) 이다른어떤것 (x) 에속한다 는, 그래서 그것 (x) 이언제어떤식으로있 /~ 이다 (F) 라는바를의미한다고이해해야한다. 다시말해, 어떤대상 (x) 이특정경우특정방식에따라속성이나특질 (F) 을가진다 (echein) 는의미이며, 그속성이나특질이

10 110 논문 그대상에대해그경우와방식에서서술된다 (katēgoreisthai) 는뜻이다. 그러므로이형식은 같은속성이같은것에동시에같은식으로속하면서 ( 있으면서 /~ 이면서 ) 속할수없다 ( 있을수없다 /~ 일수없다 ) 는의미에서존재론적형식을띤다. 무언가에대한견고한 고수 혹은 믿음 을가지는일과관련한제 2형식은특정사태나사안더나아가주어진진술에대해그것을수용하는주체가겪는인지적이고심정적인상황을고려하기에인식 심리론적형식으로파악할수있다. 그런데이형식을규정하면서아리스토텔레스는서로반대되는진술들, 다시말해 긍정 (P를믿음,~P를믿음 ) 과 부정 (P를믿지않음,~P를믿지않음 ) 의술어들이같은주어에대해동시에참이라고믿는일이가능하지않다고강조한다. 이형식은곧바로이어지는문단에서 같은사람이같은것이있으 /~ 이면서동시에있 /~ 이지않다고고수하는게가능하지않다는점은분명하다 (1005b29~30) 8) 는방식으로다시표현된다. 그러나긍정으로표시되는 ~P를믿음 과부정으로표시되는 P를믿지않음 이서로동일한진리치를가지지는않기에, 아리스토텔레스가제시하는모순율의제 2형식이타당하다고하기위해선, 모순되는명제들, 즉 P 와 ~P를 ( 동시에 ) 믿는자가있다고할경우,~P를믿는다는것이 P를믿지않는다고하는것과같다 9) 고간주해야한다. 그경우에만 P를믿으면서 ~P 를동시에믿는것이, 곧 P를믿으면서동시에 P를믿지않는것과같아지게되기때문이다. 10) 8) 원문은다음과같다. φανερὸν ὅτι ἀδύνατον ἅµα ὑπολαµβάνειν τὸν αὐτὸν εἶναι καὶ µὴ εἶναι τὸ αὐτό. 9) 이미경 M K.Lee(2005, 59 쪽각주 25) 을참조할것. 10) 일반적으로모순율을하나의논리적체계로구성하여형식화한것이아리스토텔레스라고인정되나, 이것이곧모순율에대한아이디어가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기인하였다는것을의미하진않는다. 잘알려져있다시피사유와언어활동에있어서극단적동일률을강조하는파르메니데스역시모순율적사고에기인하여일자 (to eon: 一者 ) 에대한논의를진행한다. 이데아가가진자기술어적인특징을통해동일률을강조하는플라톤역시모순율에대한견해를자신의방식으로드러낸다. 이를테면, 국가 436b~437a, 그리고 439b 등에서플라톤은 같은것 ( 대상 ) 이같은것 ( 관점 ) 에따라, 그리고같은것 ( 대상 ) 에대해, 반대되는것들 ( 속성들 ) 을동시에행하거나겪을수없고 (ταὐτὸν τἀναντία ποιεῖν ἢ πάσχειν κατὰ ταὐτόν γε καὶ πρὸς

11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11 이와같은모순율의각형식들은서로완전히독립적이지않다. 긍정형식이든아니면부정형식이든간에, 어떤진술이참이라여겨지는까닭은그진술이가리키는대상이진술의내용에따라실로즉존재론적으로그러하기때문이다. 만약그진술이가리키는대상이정말로진술의내용에부합한채로그러하다고하지않는다면, 그진술은참으로여겨지지않을것이다. 아울러누군가어떤진술을 ( 믿음의형식으로 ) 고수한다면, 이는그진술이 ( 적어도그진술을고수하는자에게 ) 참이라간주되기때문이다. 그것이참이라고간주되지않는다면, 당연히그것은고수되지않을것이다. 존재가인식에선행한다고믿는아리스토텔레스가이과정이역으로도성립된다고보지는않을성싶다. 가령, 어떤진술을누군가가고수하기때문에그진술이참이라고하는것이나, 또그진술이참이기에그것이가리키는대상과사태가실로진술의내용에부합한채로그러하다고하는것은마땅치않기때문이다. 그러므로논리적이며의미론적인측면에서참인진술의진리값은그진술의술어가그진술의주어가가리키는대상에정말로속하여부합하는경우에만, 그래서그것이옳게그러하다고서술되는경우에만확보되며, 다시그와같이참인진술이정말로참되다고견고히고수되며믿어진다. 11) 이는존재론적입장에기초하여확립된논리 의미 ταὐτὸν οὐκ ἐθελήσει ἅµα), 같은사람이같은것 ( 관점 ) 에따라동시에서있으면서움직일수없다 (ἑστάναι καὶ κινεῖσθαι τὸ αὐτὸ ἅµα κατὰ τὸ αὐτὸ ἆρα [οὐκ] δυνατόν) 고강조한다. 11) 이처럼모순율의인식 심리론적이고논리 의미론적인형식이존재론적인형식에의존적이라는점은 소피스트적논박 167a23~7 에서도확인할수있다. 거기서아리스토텔레스는 논박 [ 한다는것 ] 은 [ 사물의 ] 이름 [ 을놓고하는것 ] 이아니라사물 [ 을놓고그것 ] 에대한모순 [ 을보이는것 ] 이다. 그런데만일이름의경우 [ 에서모순을보이는때 ] 라고한다면한이름같은뜻 ( 동음동의어 ) 이아니라 [ 사물에부합하는것과 ] 같은이름 [ 을놓고하는것 ] 인데, [ 이는사물과 ] 같은것 ( 관점 ) 에따라, 같은것 ( 사물 ) 에대해, 같은것 ( 방식 ) 에서, 그리고 [ 사물과동시적으로 ] 같은시간에행해져야하기때문이다 (λεγχος µὲν γάρ ἐστιν ἀντίφασις τοῦ αὐτοῦ καὶ ἑνός, µὴ ὀνόµατος ἀλλὰ πράγµατος, καὶ ὀνόµατος µὴ συνωνύµου ἀλλὰ τοῦ αὐτοῦ, κατὰ ταὐτὸ καὶ πρὸς ταὐτὸ καὶ ὡσαύτως καὶ ἐν τῷ αὐτῷ χρόνῳ) 고논한다. 이러한맥락에서마이어 H.Maier(1896~1900, 42~3 쪽 ) 는아리스토텔레스에게있어긍정판단이참된이유는그것의 ( 긍정 ) 술어가그것의주어와 함께하기에 Zusammensein(being together= 있음 /~ 임 being ) 그런반면, 부정판단이참된이유는그것의 ( 부정 ) 술어가그것의주어로부터 분리되기에 Getrennstein(being separate= 있 /~ 이지않음 non being )

12 112 논문 론적맥락이인식 심리론적인작용을관장한다는구조에서모순율이구성된다는점을보여준다. 그러므로모순율의형식들은 존재론적형식 논리 의미론적형식 인식 심리론적형식 의순서로그선후관계가구성된다. 12) 그러나모순율이그자체로자명한가장확실한원리임에도불구하고, 이를위배하는자들이있다고아리스토텔레스는지적한다. 그에따를경우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은크게세부류로나눌수있는데, 같은것이있으 /~ 이면서있 /~ 이지않을수있다고주장하며믿는자들, 모든것이섞여함께있어서어떠하면서동시에어떻지않다고하는자들, 그리고논리에대한지식의부족으로말미암아더이상의어떠한증명도요구하지않는모순율과같은가장확실한원리마저도증명하라고요구하는자들 (1005b35~1006a9) 이그부류들이다. 첫번째부류는흔히존재의양상적측면의가능성을부인하고오로지현실적으로현재있는 /~ 인상태만을인정함으로써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이함의하는바에귀결되기마련인메가라학 그렇다고논하며, 따라서있음 / 임과있 /~ 이지않음이긍정판단과부정판단사이의관계를한정하는진리의원리로역할한다고제안한다. 마이어의제안은특히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에대한네번째논박 (1008a7~34) 에잘부합한다. 12) 고틀리엡 P.Gottlieb(1992, 183~98 쪽 ) 은이를각각존재론적 ontological 형식, 의미론적 semantic 형식, 그리고믿음 판단적 doxastic 형식이라칭하며마찬가지의순서로선후관계가형성된다고이해한다. 마이어 (1896~1900, 43 쪽 ) 는아리스토텔레스가모순율에있어주관적인인식및사유의주체와관련한확실성 ( 인식론적형식 ) 을논리 의미론적형식이가진객관적인진리로부터유도하고있다고논하며, 로스 (1924, vol. I, 159 쪽 ) 는아리스토텔레스가존재론적형식으로부터인식 심리론적형식을귀결시킨다고논한다. 반면, 보니츠 H.Boniz 가존재론적형식이갖춰져야지만인식론적형식이가능하다고제안한이래로, 이와유사하게루카시에비치 J.Łukasiewicz(1970~1, 485~509 쪽, 특히 489~90 쪽 ) 는아리스토텔레스가논리 의미론적형식에기초하여인식론적형식을세우며, 이위에서존재론적형식과논리 의미론적형식이같다고논한다. 그러나아리스토텔레스는분명히인식이인식주체와대상에본성적으로뒤선다고하며, 어떤진술의참은그진술을구성하는말들이그것들이가리키는실제대상에옳게부합하는경우에만가능하다고하기에, 이둘이완전히같은것은아니다. 모순율의세형식들사이의관계와관련한논의들로는어윈 T.Irwin(1977, 212~3 쪽과 218~20 쪽 ), 코드 A.Code(1986), 341~58 쪽, 특히 343~4 쪽 ), 코헨 M.Cohen(1986, 359~70 쪽, 특히 363~9 쪽 ), 고틀리엡 (1992, 187~98 쪽과각주 6, 7, 그리고 8) 을, 그리고모순율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의논의에서발견할수있는논리적오류들에대해서는웨딘 M.V.Wedin(2000, 113~62 쪽 ) 을참조할것.

13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13 파를, 그리고두번째부류는서로같든반대되든모든것이동시에함께섞인채로있 /~ 이다고하는아낙사고라스와같은자연학자들을가리키는것으로보인다. 그런데아리스토텔레스는첫번째부류와두번째부류가사실하나로연결되는입장이라고이해한다. 모든것들이섞여있어서동시에어떠하면서어떻지않다는것은곧그것들이끊임없는흐름속에있다는것이며, 그바람에가능적인상태란불가능하고오직현실화된상태만이실로있는 /~ 인상태라고한다면, 결국모든것에대해서로모순되는모든진술들을동시에참이라해야하기때문이다. 그래서그는, 프로타고라스의 [ 인간척도설 단편에따르는 ] 견해를주장하는사람들은필연적으로, 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이라고할텐데, 그럼으로써 [ 모든것이한가지것이된다는의미인 ] 모든것이섞여있다는아낙사고라스의주장이나오게된다 (1007b19~27) 고논한다. 13) 마지막세번째부류는논리에대한교육의부재 (apaideusia) 로인해모든것들에는근거가있을것이고 (1011a9~10, 1012a22), 또모든것들과관련하여그것들을옳게나타내는이름 ( 낱말 : onoma) 은하나밖에없기에한가지것에대해오로지동어반복적으로하나의술어를말하는것만이가능하며, 따라서진술형식으로구성되어주어지는정의 (logos: 定義 ) 는장황하게길기만할뿐사물이나사태의본질을전혀옳게제시하지못한다는생각을가진 (1043b24~27) 안티스테네스와그를따르는자들을가리키는것으로보인다. 논리에대한교육을옳게받지못해모든것들에근거가있을것이라생각하여모순율에조차증명을요구하는세번째부류의자들은아리스토텔레스에게있어사실큰문젯거리가아니다. 그들의요구는끊임없는증명의과정을요구하는것과마찬가지이기에당장무한소급의오류를범하는것이며, 그결과자신들이주장하고자하는바에대해서도그들스스로아무런증명을할수없다는바를인정 (1006a9~10) 하는꼴이기때문이다. 따라서그들과관련된문제를해결하기위해서는그들에게 일반적으로모든것들에대해증명이있을수는없고, 그래서 [ 특정한 ] 어떤것들에관해서는증명을구해선 13) 이에대한보다구체적내용과관련해선뒤에인용되는텍스트부분 (T6) 을참조할것.

14 114 논문 안되며, 어떤원리도 [ 모순율보다 ] 더이런 [ 자명하며확실한 ] 원리의자격을가지지못한다 (1006a5~10) 14) 는점을가르치기만하면된다. 결국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하나의입장으로연결되는첫번째와두번째부류의자들이다루어야할문젯거리가된다. 이처럼문제가되는자들을아리스토텔레스는다시두경우로, 즉논의에서의승리를위해논쟁적으로말트집을잡으려는자들과, 지적혼란 (aporia) 을통해야기된철학적진리에대한무지 (agnoia) 에매몰된자들로구분짓는다. 고로이들을치유하는방식이언제나같은것은아니라고아리스토텔레스는진단한다. T5 ὅτι µὲν οὖν ἀπὸ τῆς αὐτῆς εἰσὶ διανοίας ἀµφότεροι οἱ λόγοι, δῆλον ἔστι δ' οὐχ ὁ αὐτὸς τρόπος πρὸς ἅπαντας τῆς ἐντεύξεως οἱ µὲν γὰρ πειθοῦς δέονται οἱ δὲ βίας. ὅσοι µὲν γὰρ ἐκ τοῦ ἀπορῆσαι ὑπέλαβον οὕτως, τούτων εὐΐατος ἡ ἄγνοια (οὐ γὰρ πρὸς τὸν λόγον ἀλλὰ πρὸς τὴν διάνοιαν ἡ ἀπάντησις αὐτῶν) ὅσοι δὲ λόγου χάριν λέγουσι, τούτων δ' ἔλεγχος ἴασις τοῦ ἐν τῇ φωνῇ λόγου καὶ τοῦ ἐν τοῖς ὀνόµασιν. (1009a15~22) 그러니같은견해로부터 [ 모순율을위배하는첫번째와두번째부류들의 ] 두논의들이나왔다는것은분명하다. 그런데모두에대한대응의방식이같은것은아니다. 어떤경우에는 [ 진리에대한 ] 설득이, 반면다른어떤경우에는 [ 강한논변의 ] 힘이필요하기때문이다. [ 지적인 ] 혼란에빠져그처럼고수하는경우, ( 그들에대한대응은논의가아니라사유를향하기에 ) 그런자들의무지는어렵지않게치유될수있다. 반면논의를위한논의를하는경우엔, 그런자들의목소리와낱말들에담긴논의에대한논박이치유이다. 철학적진리에대한무지로인해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을치유하는것은어렵지않은데, 왜냐하면트집혹은싸움을위한그들의말이아니라무지에빠진그들의사유를상대하기때문이다. 이때치유를위해필요한처방책은그들사유의오류들을보여그들의지성을옳은방향으로이끌어줄진리에대한설득 (peithō) 이다. 이같은설득의효과가제대로작용한다면, 14) 원문은다음과같다. ὅλως µὲν γὰρ ἁπάντων ἀδύνατον ἀπόδειξιν εἶναι εἰ δέ τινων µὴ δεῖ ζητεῖν ἀπόδειξιν, τίνα ἀξιοῦσιν εἶναι µᾶλλον τοιαύτην ἀρχὴν οὐκ ἂν ἔχοιεν εἰπεῖν. 아리스토텔레스는 변증론 100a27~b21 에서도모순율과같은최고의원리는그것이옳다는바를보여줄어떠한증명도요구하지않는다고강조한다.

15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15 그래서그들이진리를깨닫고그로부터자신들사유의문제점을스스로파악하기만한다면, 그들로하여금모순율에반드시동의하라고강제할필요조차없다. 반면논의에서의승리를위해말트집을잡는자들에대한치유는, 비록무지로인해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을치유하는것보다상대적으로더욱어렵기는하겠으나, 그들자신의용어들을통해표현되는주장을따져반박함으로써가능하다. 그래서그들에대한치유를위해아리스토텔레스는그들의주장을논박 (elenchos) 할수있는강한논변의힘 (bia) 을처방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그들의치유를위해처방한설득과논변의힘이대화의방식을통해주어져야한다고강조한다. 이처럼처방책이대화의방식을통해내려지는까닭은, 어떤논의혹은입장이옳은지그렇지않은지를판가름해주는가장확실한원리로역할하는모순율이곧최상위의원리이기에다시그것이옳고타당하다는바를증명해줄어떤상위의원리도가지지않기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을직접적인증명의대상으로놓을수없으니 (1006a5~10), 15) 분명히정해진대화의규칙을따라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과대화를하면서그들의주장을살펴 (1006a29~1007a19), 그들이자신들의주장에따라결국스스로를논박하고있다는점을드러냄으로써 (1012b15~17), 모순율이옳다는것을간접적으로증명해내고, 또그로인해그들로하여금모순율을믿고따르도록인도해야한다 (1006a10~16). 그렇기에아리스토텔레스는이처럼대화를통해모순율을간접적인방식에서증명하는것을 논박적으로증명하기 (to elenktikōs apodeixai) 라부른다. 16) 이때대화의규칙이란주어진논의가주제로삼는대상이어떤측면 15) 아리스토텔레스는대화술 (dialektikē: 변증술 ) 과철학 (philosophia) 은서로다른데, 후자는진리를향한삶의지향을가지고서앎을추구하는반면전자는후자가인식하는것들에대해따져보는기술 (peirastikē) 일뿐이기때문이라고설명한다 (1004b20~26). 특히 소피스트적논박 183a37~b6 에서아리스토텔레스는대화술이란자신은어떤주장도하지않으면서상대방의입장만그것이옳은지그렇지않은지를따져본다고규정하며, 소크라테스의논박 (elenchos: 문답술 ) 을그예로삼기도한다. 그렇기에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을상대로아리스토텔레스가대화를한다고하는것은, 그가이렇게함으로써철학을하겠다는것이아니라검토를통해그들의주장이옳지않다는것을드러내는데초점을맞춘다는것을알수있다. 앞서모순율의성격을규정하면서언급했듯, 모순율은탐구를위해반드시미리알고있어야할종류의것이지탐구의직접적인대상은아니기때문이다.

16 116 논문 에서이해되고있는지, 즉그것이실체로서이해되고있는지아니면속성으로서이해되고있는지를명확히규정하여, 하나의측면에서 그리고모순율과관련해서는분명히실체의측면에서 논의하는경우에만대화가옳은방식으로진행될수있다는규칙이다. 이를위해아리스토텔레스는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이범할법한사례를논하는가운데, 있 /~ 이다 (einai) 혹은 있 /~ 이지않다 (mē einai) 라는말이분명히특정한바를의미한다는점을, 실체와속성사이에는차이가있다는점을, 그리고속성은실체에결부된다는점을차례로보인다. 17)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 4권 4장에서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에대한일곱가지의논박을대화의규칙을따라제시하는데, 첫번째논박은 1006a28~1007b18에서, 두번째는 1007b18~1008a2 에서, 세번째는 1008a2~7 에서, 네번째는 1008a7~34 에서, 다섯번째는 1008a34~b2 에서, 여섯번째는 1008b2~31 에서, 그리고마지막일곱번째논박은 1008b31~1009a5 에서제시된다. 18) 이어지는 5장과 6장에서는모순율을부인하는논변들과 16) 모순율을증명하는방식과관련하여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 11 권 1062a2~5 에서다시금 [ 모순율을가리키는 ] 이러한원리들과관련하여 [ 그것들을증명할 ] 어떤무조건적인증명은없으나, [ 그러한원리를반대하는자를상대로하는 ] 대인논증은가능한데, 왜냐하면이원리 ( 즉모순율 ) 를그것보다더욱신뢰할만한어떤원리로부터추론하는것은가능하지않으나, [ 그원리를 ] 무조건적으로설명하려면그리해야만하기때문이다 (περὶ τῶν τοιούτων ἁπλῶς µὲν οὐκ ἔστιν ἀπόδειξις, πρὸς τόνδε δὲ ἔστιν οὐ γὰρ ἔστιν ἐκ πιστοτέρας ἀρχῆς αὐτοῦ τούτου ποιήσασθαι συλλογισµόν, δεῖ δέ γ' εἴπερ ἔσται τὸ ἁπλῶς ἀποδεδεῖχθαι) 고강조한다. 물론, 여기서 대인논증 (pros tonde) 이란모순율을위배하는자를상대로대화를함으로써그를논박하는것을가리킨다. 17) 예컨대, 각각의낱말은어떤하나의것을가리키기에 있 /~ 이다 (einai) 와 있 /~ 이지않다 (mē einai) 는분명히서로다른것을가리키며따라서이둘은서로같은의미이지않고 (1006a29~b11), 사람 (anthrōpos: man) 과 아니 사람 (mē anthrōpos: not man) 이서로다르듯, 사람인것 (on anthrōpos: being a man) 과 사람아닌것 (on mē anthrōpos: not being a man) 도응당서로다르고, 사람이다 (to anthrōpōi einai) 와 하얗다 (to leukon einai) 그리고 사람이아니다 (to mē einai anthrōpōi) 도마찬가지로서로제각각다른것을가리키며그의미가서로구분된다 (1006b19~30). 그런데어떤하얀것은곧 사람이아닌것이다 (to mē anthrōpōi einai). 따라서 사람이다 와 사람이아닌것이다 도다르며, 심지어이둘의차이는 사람이다 와 하얗다 의차이보다도더크다 (1007a1~9). 18) 논박들의이러한구분과대해선로스 (1924, vol. I, 265~72 쪽 ) 를참조할것. 커완

17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17 모든나타남이참이라고하는입장이공유하는사유의배경및이들에대한논박이, 그리고 ( 배중률을논하는 7장에이어 ) 8장에서는모든것이참이라거나거짓이라고하는입장에대한논박과앞서의논의들에대한간략한정리가제시된다. 그가운데아리스토텔레스는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을 4장과 5장그리고 6장에걸쳐다룬다. Ⅳ. 무오류주의입론으로서의 인간척도설 단편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 4권 4장에서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이같은것에대해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동시에참이라고하는바람에결국모든것을하나로만들어버리고그결과스스로자기자신을논박한다고지적하면서, 그들을비판적으로살핀다. 그러한비판적논의가진행되는가운데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의언급이처음등장한다. T6 ἔτι εἰ ἀληθεῖς αἱ ἀντιφάσεις ἅµα κατὰ τοῦ αὐτοῦ πᾶσαι, δῆλον ὡς ἅπαντα ἔσται ἕν. ἔσται γὰρ τὸ αὐτὸ καὶ τριήρης καὶ τοῖχος καὶ ἄνθρωπος, εἰ κατὰ παντός τι ἢ καταφῆσαι ἢ ἀποφῆσαι ἐνδέχεται, καθάπερ ἀνάγκη τοῖς τὸν Πρωταγόρου λέγουσι λόγον. εἰ γάρ τῳ δοκεῖ µὴ εἶναι τριήρης ὁ ἄνθρωπος, δῆλον ὡς οὐκ ἔστι τριήρης ὥστε καὶ ἔστιν, εἴπερ ἡ ἀντίφασις ἀληθής. (καὶ γίγνεται 게다가모든모순 [ 되는진술 ] 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이라고한다면, 모든것들이하나가될것이라는점은분명하다. 19) 모든것에대해아무런것이라도긍정하거나부정할수있다한다면, 같은것이삼단노의군선 ( 軍船 ) 이자벽이며사람이될터이기때문이다. 마치프로타고라스의논의를주장하는자들에게필연적이듯이말이다. 왜냐하면만약사람이삼단노의군선이아니라고여기는자에게, [ 사람이 ] 삼단노의군선이아니라는게분명하기때문이다. 그래 Ch.Kirwan(1971, 90~105 쪽 ) 은첫번째논박 1006a28~31, 두번째논박의 1 부 1006a31~b34, 두번째논박의 2 부 1006b34~1007a20, 두번째논박의 3 부 1007a20~b18, 세번째논박 1007b18~1008a7, 네번째논박 1008a7~34, 다섯번째논박 1008a34~b2, 여섯번째논박 1008b2~31, 그리고일곱번째논박 1008b31~1009a5 으로구분한다. 논박들에대한논의와관련해선, 로스와커완외에, 댄시 R.M.Dancy(1975, 28~58 쪽과 74~115 쪽 ) 및코드 (1986, 341~58 쪽 ) 등을참조할것.

18 118 논문 δὴ τὸ τοῦ Ἀναξαγόρου, ὁµοῦ πάντα χρήµατα ) (1007b18~23: DK80 A19b) 서모순 [ 되는진술 ] 이참이라고한다면, [ 사람이 ] 삼단노의군선이기도하다. ( 그래서모든것들이한데섞여있다는아낙사고라스의주장이생기기도했다.) 위의인용에서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모순 [ 되는진술 ] 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 이라하여그결과모든것을하나이자같은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 (houtōs kai mē houtōs echein) 것으로만들어버리는자들이모순율을위배한다고탓하며,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역시그와같은바에필연적으로귀결된다고지적한다. 간단히말해, 인간은만물의척도 라는내용의단편은 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 이라는주장과노선을같이하며, 또이는 모든것들을하나이자같은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것으로만든다 는입장에귀결된다는것이다. 인간척도설 단편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의논의가보다구체적으로어떠한지를가늠키위해, 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이라고하여모든것을하나이자같은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것으로만든다 는바의내용을우선논증적으로간략히살펴보면다음과같다. (A1) 1 만약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이라고하면, 2 같은것에대해이것으로있다고 / 이것이라고혹은저것으로있다고 / 저것이라고긍정하면서, 동시에같은것에대해이것으로있지않다고 / 이것이아니라고혹은저것으로있지않다고 / 저것이아니라고부정하는것이므로, 3 모든것에대해동시에긍정하거나부정하는것이모두참이라하는것이다. 4 그럼으로써, 같은것이있으 /~ 이다는긍정과있 /~ 이지않다는부정을동시에고수하게된다. 5 결국 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 이라고하는주장은, 그주장이참이라는긍정 (F) 과참이아니라는부정 (~F) 을동시 19) 여기서말하는 하나 란, 하나가되는것은다른것들에대해곧같은것이되는것이라고아리스토텔레스가곧바로언급하기에, 물론 같은 을의미한다. 따라서, 삼단노의군선, 벽, 그리고사람이하나가됨 이란곧 삼단노의군선, 벽, 그리고사람이같은것이됨 을뜻한다.

19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19 에고수하면서스스로를논박한다. 6 그런데 ( 모순율형식들간의관계에기초하여 ) 같은것에대해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동시에참인것은, 같은것이동시에그처럼긍정인상태인것과부정인상태인것이사실이기에발생하므로, 따라서같은것이있으 /~ 이면서동시에있 /~ 이지않다. 7 그래서비록사람 (x) 이 사람이며 (F), 삼단노의군선이아니라고 (~F) 하더라도, 삼단노의군선이아니다 (~F) 와 삼단노의군선이다 (F) 모두가같은사람 (x) 에대해동시에참이며, 이는사람이실로삼단노의군선이아니면서동시에삼단노의군선이기때문이다. 8 그런데서로모순되는모든진술들이다른모든것들에대해서도마찬가지이니, 9 결국모든것이하나이자같은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 것이된다. 같은것에대해서로모순되는진술들이어떠한조건적인차별성없이무조건적으로동시에참이라고단정을하는입장은모순율의논리 의미론적형식만위배하는것으로보이나, 사실은모순율의모든형식들을위배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따를경우, 그처럼단정하는일은같은것이있 /~ 이다고하는긍정의경우만을고수하게하는것이거나아니면그반대인부정의경우만을고수하게끔하는것이아니라, 긍정과부정의두경우모두를동시적으로고수하게끔한다 (2~4). 각각의경우를분리하여고수하는것은모순되는진술들을동시에참이라단정하는것이아니라, 각각의경우에따라한정적으로참이라하는것이기때문이다. 그래서모순율의논의 의미론적형식의위배는모순율의인식 심리론적형식의위배를야기한다. 그리고이와같은인식 심리론적작용은그주장으로하여금그주장이참되다는바와참되지않다고하는바를모두동시에참으로고수하게끔하므로, 결국스스로를논박하고있다. 그런데무언가가이것또는저것으로있다 / 이것또는저것이다는긍정이참으로간주되는것은실로그것이그러하다는것이사실이기에그러하며, 반대로그것이이것또는저것으로있지않다 / 이것또는저것이아니다는부정이참으로간주되는것도마찬가지로그것이그러하지않다는것이사실이기에그렇다. 그렇지않을경우각각의긍정과부정이참으로간주되지않을것이기때문이다. 그러므로무언가에대한그와같은긍정과부정이동시에참으로간주된다는것은그것이실로,

20 120 논문 즉존재론적으로동시에있 /~ 이면서있 /~ 이지않은것이사실이기에그렇다. 이는곧같은것이있으 /~ 이면서동시에있 /~ 이지않다는존재론적주장을함의하고있는것이기에 (6), 모순율의존재론적형식역시위배한다. 그런데이와같은주장에따를경우모든것이하나이면서같은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 것이된다. 예컨대, 사람이라는대상에대해사람이라고긍정하면서동시에그것이삼단노의군선이나벽이아니라고부정할수도있다. 그런데같은대상에대해서로모순되는진술이참이라고강조하니, 결국긍정에직접적으로관련된부정역시동시에참이라고해야한다. 그래서사람은삼단노의군선이나벽이아니라고부정하면, 다시그와같은부정에모순되는바역시참이라고해야하기에, 사람은삼단노의군선이고벽이라고긍정해야한다. 사람이사람이면서삼단노의군선이자벽이되고동시에사람이아니고삼단노의군선이아니면서벽이아니게된다. 그런데이는삼단노의군선이라는대상에대해서도동일하다. 삼단노의군선에대해삼단노의군선이라고긍정하면서동시에그것이벽이나사람이아니라고부정할수도있다. 그리고동시에같은대상에대해모순되는바가참이라고하니, 삼단노의군선은사람이나벽이아니라고부정하면, 다시삼단노의군선은사람이나벽이라고긍정해야한다. 그래서삼단노의군선이삼단노의군선이면서사람이자벽이고동시에삼단노의군선이아니면서사람이아니자벽이아니게된다. 사람이나삼단노의군선이같은그러나동시에그러하지않은것이되며, 이는모든것에적용된다. 그결과모든것은하나이자같은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 것이된다. 그러나실상이그렇지않으므로이는정말이지받아들일수없는불합리한귀결이며, 따라서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이라고하는주장은참으로옳지않다. 20) 20) 사실아리스토텔레스가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것 이라는표현을사용하여 인간척도설 단편을논박하고있다는점은이단편에대한플라톤의비판과비교하여볼때무척이나흥미로운유사성을보인다. 플라톤은 테아이테토스 183a 에서단편에따를경우모든것이끊임없이흐른다는존재론적입장을받아들여야만하는데, 무언가를 어떻다 거나 무엇이다 고부르는경우나 어떻지않다 거나 무엇이아니다 라고부르는경우모두그것을긍정적으로혹은부정적으로규정하는것이며따라서더이상운동이나변화를하지않

21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21 비록아리스토텔레스가논의의어떤맥락에서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이필연적으로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이라고하는주장과같은귀결에다다른다고하는지구체적으로설명하지는않으나, 그가이단편에서 척도로서의인간 을 지각 ( 이나인식을 ) 하는개별자 로이해하고있기에 (T2), 위논증을이단편에대입하여유추해보면아리스토텔레스의의도를다음과같이파악할수있다. (A2) 1 인간은만물의척도이다. 그래서인간은, 있는 /~ 인것들에대해서는그것들이어떻게있 /~ 이다고하는바에대해, 그리고있 /~ 이지않은것들에대해서는그것들이어떻게있 /~ 이지않다고하는바에대해, 그것모두가참이라는척도이다. 2 어떤인간은어떤있는 /~ 인것 (x) 이어떻게있다는 / 어떻다는 (F: 긍정 ) 바가참이라하고, 동시에다른어떤인간은같은것 (x) 이어떻지않게있다는 / 어떻지않다는 (~F: 부정 ) 바를참이라한다. 3 그래서어떤있는 /~ 인것 (x) 이어떻게있다는 / 어떻다는긍정 (F) 이참이면서, 동시에같은것 (x) 이어떻지않게있다는 / 어떻지않다는부정 (~F) 도참이다. 4 고로, 인간이만물의척도인한, 같은것이있으 /~ 이다는긍정과있 /~ 이지않다는부정이동시에고수된다 5 결국 인간척도설 단편은그내용이참이라는긍정 (F) 과참이아니라는부정 (~F) 을동시에고수하며스스로를논박한다. 6 그런데같은것이어떻게있으면서 / 어떠하면서어떻지있지 / 어떻지않다는바가동시에참인것은, 같은것이실로그처럼동시에긍정인것과부정인것이사실이기에발생하므로, 따라서 ( 모순율형식들의관계에따라 ) 같은것이있으 /~ 이면서동시에있 /~ 이지않다고하는것이다. 7 아울러 (A1 의 8~9 에따라 ) 이는모든것을하나이자같은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 것이라고하는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척도설 단편을이어지는 4 권 5 장에서다시논 는것으로이해한다는것이기때문에, 결국그것을옳게부르는일은 어떻지않지않다 (oud oudepōs) 라는표현을통해서만즉, 이러하지않으면서이러하지않지도않은것 이라고지칭하는방식에서만가능하다고논한다. 이때, 어떤이가무엇을지각하면서그것이 어떻지않지않다 라고믿는경우, 그믿음이무오류성을확보하고있다고보기어렵다는것이플라톤논의의핵심이다.

22 122 논문 한다. 거기서아리스토텔레스는이단편에서말하는 [ 어떻게 ] 있 /~ 이다는바 와 [ 어떻게 ] 있 /~ 이지않다는바 가구체적으로무엇을가리키는지분명히하며, 사실상이단편이모순율을위배하는입장들과같은생각에기초하고있고또같은방식에서모순율에대한위배를범한다고지적한다. T7 ἔστι δ' ἀπὸ τῆς αὐτῆς δόξης καὶ ὁ Πρωταγόρου λόγος, καὶ ἀνάγκη ὁµοίως αὐτοὺς ἄµφω ἢ εἶναι ἢ µὴ εἶναι εἴτε γὰρ τὰ δοκοῦντα πάντα ἐστὶν ἀληθῆ καὶ τὰ φαινόµενα, ἀνάγκη εἶναι πάντα ἅµα ἀληθῆ καὶ ψευδῆ. (πολλοὶ γὰρ τἀναντία ὑπολαµβάνουσιν ἀλλήλοις, καὶ τοὺς µὴ ταὐτὰ δοξάζοντας ἑαυτοῖς διεψεῦσθαι νοµίζουσιν ὥστ' ἀνάγκη τὸ αὐτὸ εἶναί τε καὶ µὴ εἶναι), καὶ εἰ τοῦτ' ἔστιν, ἀνάγκη τὰ δοκοῦντα εἶναι πάντ' ἀληθῆ (τὰ ἀντικείµενα γὰρ δοξάζουσιν ἀλλήλοις οἱ διεψευσµένοι καὶ ἀληθεύοντες εἰ οὖν ἔχει τὰ ὄντα οὕτως, ἀληθεύσουσι πάντες). (1009a6~15) 같은의견으로부터 21) 프로타고라스의논의도나오는데, 그래서 [ 모순율을위배하는입론과모든믿음및나타남이동시에참되다는프로타고라스의논의 ] 둘모두똑같이참이거나참이아니다. 만약 [ 프로타고라스를따라 ] 모든믿는바 ( 믿음 ) 와나타나는바 ( 나타남 ) 가 [ 동시에 ] 참이라고한다면, 모든것들이동시에참되면서거짓이어야하기때문이다. ( 왜냐하면많은이들이서로반대되는것들을고수하고, 자신들과같지않은믿음 [ 을가진자들 ] 은거짓이라고생각하기때문이다. 그래서 [ 프로타고라스에따를경우 ] 같은것이있으 /~ 이면서 [ 동시에 ] 있 /~ 이지않다는것이필연적이다.) 그래서이와같다면, 모든믿음이참이라는것이필연적이다. ( 거짓인자들과참을말하는자들은서로상반되어놓여있는것들을믿기때문이다. 그러니있는 /~ 인것들이이처럼이라한다면, 모두가참을말하게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따르면 인간척도설 단편에등장하는 [ 어떻게 ] 있 /~ 이다는바 와 [ 어떻게 ] 있 /~ 이지않다는바 라는표현이가리키는의미는각각 [ 어떻게 ] 나타남 및 [ 어떻게 ] 믿음 과 [ 어떻게 ] 나타나지않음 및 [ 어떻게 ] 믿지않음 이라는뜻으로규정되고있다. 이규정에따라 인간척도설 단편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의비판적논증을다시구성해보면다음과같다. 21) 같은것이동시에있으 /~ 이면서있 /~ 이지않을수, 혹은있으 /~ 이면서있 /~ 이지않다고고수될될수있다고하는견해, 다시말해모순율 ( 특히그것의존재론적형식과인식 심리론적형식 ) 을위배하는견해를가리킨다. 이에대해딜런 J.Dillon 과거겔 T.Gergel(2003, 348 쪽 ) 및이미경 (2005, 120 쪽 ) 을참조할것.

23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23 (A3) 1 인간은만물의척도이다. 그래서인간은, 있는 /~ 인것들에대해서는그것들이어떻게있 /~ 이다고하는바에대해, 그리고있 /~ 이지않은것들에대해서는그것들이어떻게있 /~ 이지않다고하는바에대해, 그것모두가참이라는척도이다. 2 헌데어떤것이있 /~ 이다거나있 /~ 이지않다는것은그것이그처럼있 /~ 이다거나있 /~ 이지않다는나타남과믿음이다. 3 어떤인간은어떤있는 /~ 인것 (x) 이어떻게있다고 / 어떻다고 (F) 나타나니그것을그처럼믿는것이참이라하고, 동시에다른어떤인간은같은것 (x) 이어떻지않게있다고 / 어떻지않다고 (~F) 나타나니그것을그처럼믿지않는것이참이라한다. 4 그래서어떤것이어떻게있다고 / 어떻다고하는긍정나타남및믿음 (F) 이참이면서, 동시에같은것 (x) 이어떻지않게있다고 / 어떻지않다고하는부정나타남및믿음 (~F) 도참이다. 5 고로, 인간이만물의척도인한, 같은것이있으 /~ 이다는긍정의나타남및믿음과있 /~ 이지않다는부정의나타남및믿음이동시에고수된다. 6 결국 인간척도설 단편은그단편이참이라는긍정의나타남및믿음 (F) 과참이아니라는부정의나타남및믿음 (~F) 을동시에고수하면서스스로를논박한다. 7 그런데같은것이어떻게있으면서 / 어떻다는긍정의나타남및믿음과어떻게있지 / 어떻지않다는부정의나타남과믿음이동시에참인것은, 같은것이그처럼동시에긍정과부정으로나타나믿어지는것이사실이기에발생하므로, 따라서 ( 모순율형식들의관계에따라 ) 같은것이있으 /~ 이면서동시에있 /~ 이지않다고하는것이다. 8 아울러 (A1 의 8~9 에따라 ) 이는모든것을하나이자같은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 것이라고하는것이다.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은척도가 인간 이라고단언한다. 이처럼인간이척도라고할경우, 무언가가어떻게있다고 / 어떻다고하는긍정의나타남과믿음을가진인간도, 동시에그것이어떻지않게있다고 / 어떻지않다고하는부정의나타남과믿음을가진인간도모두척도로서옳다. 따라서그와같은긍정의나타남및믿음과부정의나타남및믿음이동시에참으로간주되며, 그결과모순율의논리 의미론적형식을위배한다. 그리고이처럼상충하는믿음과나타남을동시에참으로간주하고고수함으로써모순율의인식 심리론적형식도위배한다. 이맥락에서 인간척도

24 124 논문 설 단편은그것이옳다는긍정의나타남과믿음을그것이옳지않다는부정의나타남및믿음과함께고수하게되므로, 스스로를논박한다. 그런데어떤것이인간에게그처럼긍정의형식이나부정의형식으로나타나믿어지는것이참으로간주되는까닭은, 그것이인간에게실로그와같이긍정인것이면서동시에부정인것이사실이라는존재론적입장에기대기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척도설 단편은모순율의존재론적형식도위배한다. 22) 22) 아리스토텔레스는, 사후그의제자들이작성했을것이라추정이되기도하는 형이상학 11 권에서모순율에대한강조및방어에대한논의를요약하는가운데,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을직접인용하며그것이범하는모순율위배의문제를다시한번언급한다. παραπλήσιον δὲ τοῖς εἰρηµένοις ἐστὶ καὶ τὸ λεχθὲν ὑπὸ τοῦ Πρωταγόρου καὶ γὰρ ἐκεῖνος ἔφη πάντων εἶναι χρηµάτων µέτρον ἄνθρωπον, οὐδὲν ἕτερον λέγων ἢ τὸ δοκοῦν ἑκάστῳ τοῦτο καὶ εἶναι παγίως τούτου δὲ γιγνοµένου τὸ αὐτὸ συµβαίνει καὶ εἶναι καὶ µὴ εἶναι, καὶ κακὸν καὶ ἀγαθὸν εἶναι, καὶ τἆλλα τὰ κατὰ τὰς ἀντικειµένας λεγόµενα φάσεις, διὰ τὸ πολλάκις τοισδὶ µὲν φαίνεσθαι τόδε εἶναι καλὸν τοισδὶ δὲ τοὐναντίον, µέτρον δ' εἶναι τὸ φαινόµενον ἑκάστῳ. (1062b11~19: DK80 A19c) 그런데프로타고라스에의해말해진바도여태껏논해진 [ 모순율위배의 ] 사례들과유사하다. 그는만물의척도는인간이라고말하면서, 다른어떤것이아니라 [ 바로 ] 각자에게 [ 있다고 /~ 이다고 ] 여겨지는것이확고히있 /~ 이다는바를의미하기때문이다. 헌데이렇다고하면, 같은것이있으 /~ 이면서 [ 동시에 ] 있 /~ 이지않다는게, 그리고나쁘면서 [ 동시에 ] 좋다는게, 아울러 [ 서로 ] 상반되어놓여말해진다른 [ 모든 ] 것들도 [ 동시적으로 ] [ 참으로말해진 ] 단언들이라는게따라나오는데, 종종어떤특정한것이어떤이들에겐아름답다고, 반면다른이들에게는그반대로나타나기때문에, 그런데각자에게나타남이척도이기때문에그렇다. 여기서아리스토텔레스는보다명확히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에따를경우같은것이인간각각에게나타나는대로, 그래서각자가그것에대해여기는대로라고해야하며, 이는곧같은것이어떻게있 /~ 이다고하는믿음과그것이어떻게있 /~ 이지않다고하는믿음을동시에 [ 참으로 ] 가진다고하는것과마찬가지라는점을, 그렇기에모순율의인식 심리론적형식과논리 의미론적형식을위배한다는것을지적하고있다. 그리고그와같은입장을고수하는한, 같은것이실로있으 /~ 이면서있 /~ 이지않다고, 그래서 인간척도설 단편은같은것이실로좋은것으로있으면서 / 좋으면서동시에좋지않은것으로 ( 나쁜것으로 ) 있다고 / 좋지않다고 ( 나쁘다고 ) 강조하는것과마찬가지이기에, 모순율의존재론적형식도위배하고있다는점을아리스토텔레

25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25 동시에, [ 어떻게 ] 있음 /~ 임을 [ 어떻게 ] 나타남및믿음으로치환하면서인간이척도라고하는주장은, 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같은것에대해동시에참이라고하는주장이그러는것과마찬가지로, 모든것을하나이자같은 이러하면서이러하지도않은 것으로만들어버린다. 예컨대 ( 대부분의인간에게으레그럴것이듯 ) 사람은사람으로나타나기에, ( 대부분의인간이 ) 사람은사람이다 는믿음을가진다면, 인간이곧척도이기에그와같은나타남과믿음은참이다. 그런데누군가가자신에게는사람이사람으로나타나지않아 사람은사람이아니다 라는믿음을가지는경우, 그도척도로서인간이기에, 그와같은나타남과믿음역시동시에참이다. 사람이사람으로나타나지않아 사람은사람이아니다 라는믿음이발생하는가능성을두가지경우에서따져볼수있다. 첫째, 누군가사람은사람이아니라삼단노의군선이라고, 즉자신에겐사람이삼단노의군선으로나타난다고하며그래서 사람은삼단노의군선이다 고믿으면서, 삼단노의군선이다 는 사람이다 가아니기에일종의 사람이아니다 와같다고논하며, 따라서 사람은사람이다 이라는긍정믿음에모순적인 사람은사람이아니다 라고하는부정믿음을참으로가지는경우이다. 둘째, 누군가사람은 ( 토끼에비해 ) 크다거나 ( 까마귀에비해 ) 희다고나타나기에 사람은크다 혹은 사람은희다 고믿으면서, 크다 나 희다 는 사람이다 가아니기에 사람이아니다 라고논하며, 따라서 사람은사람이다 라는긍정믿음에상충하는 사람은사람이아니다 라는부정믿음을가지는경우이다. 첫째경우는정신이나갔거나전문가적견해를가지지못한자와관련하여상정할수있고 (1010b3~14), 둘째경우는실체를탐구할때는실체에대해서만논의해야하고속성을탐구할때는속성에대해서만논의해야하는대화의규칙을어기면서논의나주장을이끌려하는자의경우와관련해서이해할수있다 (1006a29~1007a19). 아리스토텔레스가위의두경우가운데어느경우를염두에두고논하는지는명시적으로드러나지는않으나, 실상 스는분명히피력하고있다. 형이상학 11 권의저자가아리스토텔레스가아니라그의제자들일것이라는추정과관련해서는발 리 D.Baltzly(1992, 195 쪽각주 37) 를참조할것.

26 126 논문 어느경우든무분별하게있음 /~ 임을나타남및믿음으로치환되며동시에인간이척도라고주장되는한에선사람에대한이와같은부정나타남과믿음도참으로간주되어야한다. 이상의논증은아리스토텔레스가여기서 인간척도설 단편을인식주체는개별화되나인식대상에대한나타남과믿음과관련하여서는그것의진리값이객관성과보편성을유지하는형태의무오류주의Infallibilism 입론 (every belief is true (about x to be F and~f) simpliciter) 으로이해하고있음을보여준다. 23) 척도로서의인간을가리키기위해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이삼단노의군선이아니라고여기는자 라는표현을 (T6), 그리고또 많은이들이서로반대되는것들을고수하고, 자신들과같지않은믿음 [ 을가진자들 ] 은거짓이라고생각한다 거나 거짓된자들과참을말하는자들 과같은표현들을 (T7) 사용한다. 24) 이와같은표현들은아리스토텔레스가프 23) 나타남이나믿음의진리값이한정되지않는다는점에서모든것이참으로여겨져거짓즉오류가발생하지않는다는뜻의 무오류주의입론 은나타남과믿음의진리값을한정하는상대주의입론과구분하기위해제시된용어이다. 이용어에대한보다구체적설명과관련하여서는파인 G.Fine(1996, 105~34 쪽 ) 과이미경 (2005, 30~48 쪽 ) 등을참조할것. 특히이미경은무오류주의입론이란 진리란상대적이되객관적이지않다는 ( 의미론적상대주의 ), 혹은아무것도무조건적으로참되지않고, 개별자나개별자들의집합또는그들의특정한믿음체계에상대적 ( 급진적상대주의 )(30~4 쪽 ) 이라는상대주의입론과는달리, 모든진리는주관적이며전적인, 그래서모든믿음이무조건적으로 (simpliciter) 참이며, ( 주어에대해 ) 술어가가지는진리치는상대적이지도관계적이지도않다 (36~46 쪽 ) 는노선이라고설명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에따를경우, 상대주의입론과무오류주의입론모두를거부하고 전적이며비 상대적이고객관적인진리 (47~8 쪽 ) 를추구하는자가다름아닌철학자라고제안한다. 버니옛 M.Burnyeat(1976a, 46 쪽 ) 은주관주의 subjectivism 입론이라는용어를사용하여 모든믿음은, 단지그믿음을고수하는자뿐만이아니라전적으로, 즉무조건적으로참되다 (every judgement is true simpliciter true absolutely, not merely true for the person whose judgement it is) 라는형식으로무오류주의입론을가리키며, 인간척도설 단편을상대주의입론으로이해하는플라톤과는달리아리스토텔레스는이단편을무오류주의입론으로이해한다고논한다. 비록버니옛의설명이부당하지는않으나, 그가사용하는 주관주의 라는용어는자칫하면단순히인식의주체에주어진믿음이나나타남의진리값뿐만아니라, 인식의대상까지도극단적으로주관화및개별화시켜버리는유아론적맥락에서의존재론적그리고인식론적주관주의로이해될 그래서근대적개념의유아론으로오해될 소지가있기에, 여기서는무오류주의라는용어로일관하여사용한다. 24) 위의각주 22 에서인용된텍스트에서는 각자에게 [ 있다고 /~ 이다고 ] 여겨지는바, 어

27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27 로타고라스의 인간 을, 플라톤이 인간척도설 단편의해석을위해 바람이나에게차갑고너에게차갑지않다 25) 는사례를들며그랬던것처럼, 무언가가어떻다고나타나는 개별화된각자 즉그것이어떻다는믿음을가지는 개별화된각자 로여기고있다는것을보여준다. 그러나각각의개별화된인간에게주어진대상의나타남혹은그대상에대한믿음까지개별화되어간주되고있지는않다. 어떤것 (x) 이누군가 (a) 에게긍정형식으로나타나서그것에대해그가특정한긍정믿음 (F) 을가질때, 그믿음을가지는그는같은것 (x) 이부정형식으로나타나서그것에대해부정믿음 (~F) 을가지는다른이 (b) 와구분되는개별화된인식의주체로이해되지만, 그 (a) 의긍정믿음 (F) 과다른이 (b) 의부정믿음 (~F) 은각각개별적으로참이라고간주되지않고, 모두동시에참으로간주되고있는것이다. 그래서 그것 (x) 이어떻게있으며 / 어떠하며 (F) 어떻게있지않다는 / 어떻지않다는 (~F) 긍정과부정의동시적나타남및믿음이그 (a) 와다른이 (b) 에게, 그결과모든인간에게, 무조건적으로 (haplōs, simpliciter) 참이라고강조되고있다. 왜냐하면, 오직모든상충하는나타남과믿음이무조건적으로참이라고하는경우에만, 그래서인식의주체가누가되었든간에나타남과믿음의진리값이무차별적으로모든인간에게적용이되는경우에만, 같은것이있으 /~ 이면서있 /~ 이지않다는믿음이동시에참되다고하는인식론적귀결에이르기때문이다. 그결과, 상충하는나타남과믿음의진리값을객관화시킴으로써모순율을위배하는무오류주의입론으로서의 인간척도설 단편은그자신이참이라고하는나타남과믿음뿐만이아니라그단편이참이아니라고하는나타남과믿음도동시에인정하면서스스로를논박하기마 떤특정한것이어떤이들에겐아름답다고, 반면다른이들에게는그반대로나타난다, 그리고 각자에게나타남이척도이다 라고표현들이등장한다. 이것들중특히 각자에게나타남이척도이다 고하는바의의미가곧바로개별적인인간에게주어진대상의나타남혹은그대상에대한믿음역시개별화된다는것이아니라, 그것들이척도즉인식에있어참이라는진리값을확보해주는규준이라는것을뜻한다. 즉 a 에겐 x 가 F 라는것이참이며, 동시에 b 에게 ~F 라는것이참이다 가아니라, x 가 a 에겐 F 로나타나서 a 가 x 는 F 라는믿음을가지고, 동시에 x 가 b 에겐 ~F 로나타나서 b 가 x 는 ~F 라는믿음을가지는경우, x 는 F 이며동시에 ~F[ 인것이참 ] 이다 라는의미이다. 25) 테아이테토스 152a~c.

28 128 논문 련이다. 그리고이는단편자신에대해서뿐만이아니라실로모든것들에같은방식으로적용될터이다. 그런데모든것들에대한이러한상충하는나타남및믿음이동시에참이라고고수되는까닭은, 실로모든것이존재론적으로도그처럼긍정이면서동시에부정이라고여겨지기때문이다. 예컨대, 사람이실로사람이면서동시에사람이아니고, 삼단노의군선이정말로삼단노의군선이면서동시에삼단노의군선이아니며, 또무언가가실상크면서동시에크지않기에, 같은것이그처럼동시에긍정과부정의형식으로나타나고믿어지는것이라하는것이다. 따라서 인간척도설 단편은모든것을하나이자같은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 것으로만들어버린다. 그런데무오류주의입론으로서의 인간척도설 단편이말하는하나이자같은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 것을모순율을위배하지않는방식에서이해하는일이가능할수있는가? 만약그것이현실적으로아직실현되지는않았으나무엇이든될가능성을가진것에대해말하는것이라면그럴수있을지도모른다. 그래서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척도설 단편이 그리고같은견해의노선에서있는다른주장들도 어쩌면아직규정되지않은것 (to ahoriston) 을논하고있는것은아닌지따져본다. 규정되지않은것은 [ 현재 ] 실현된상태로있는 /~ 인것 (to entelecheia on) 이아니라 가능상태로있는 /~ 인것 (to dynamei on) 이다 (1007b28~29). 따라서규정적인어떤것은현실적으로실현된상태에서긍정 (F) 으로혹은부정 (~F) 으로상호배타적으로이해되어야하나, 아직규정이되지않은어떤것은가능적인상태에서동시에긍정 (F) 과부정 (~F) 될수, 즉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은것일수있다. 만약 인간척도설 단편이고려하는대상이이처럼아직규정되지않은것이라고한다면, 이단편은결국가능상태에대한논의의맥락에서같은것이있으 /~ 이면서동시에있 /~ 이지않다고논하고있는것이다. 그렇다고한다면, 인간척도설 단편은같은것이있으 /~ 이면서동시에있 /~ 이지않은상태로현실적으로실현되어있다고주장하는것이아니며, 따라서모순율을위배하는것도아니다. 하지만모든모순되는진술들이참되다하여같은것이있으 /~ 이면서

29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29 동시에있 /~ 이지않다고하는입론이인정된다면, 바로그입장에따라서모든것에대해모든경우에서긍정하거나부정을해야한다. 이는곧어떤특정한것에대해그것이 ( 어떻게 ) 있 /~ 이다는긍정과 ( 어떻게 ) 있 /~ 이지않다는부정만뿐만이아니라, 그것이아닌다른것에대한긍정과부정도그것에참으로서귀속되어야한다는것이다. 사물을가리키는말은특정한하나의뜻을가지며, 그사물이 ( 다른무엇이아니라바로 ) 그것으로서이러하게있다 / 이러하다는것을보여준다. 어떤대상에대하여 사람이다 이라는긍정진술이부과되는경우, 그대상이사람으로있다 / 사람이다는것을뜻한다는것이다. 반면그대상에그와같은진술의부정형인 사람이아니다 를부과하는경우엔, 그대상이사람으로서있지않다 / 사람이아니다라는바를뜻한다는것도자명하다. 헌데 인간척도설 단편을따를경우, 사람이라는대상에대해그것이 사람이다 고하는긍정이참인만큼 사람이아니다 라는부정역시동시에참이어야하며, 또 사람이아니다 라는경우에는 삼단노의군선이다 나 벽이다 와같은경우들이해당될수도있기에, 삼단노의군선이다 라는긍정과 ( 벽이기에 ) 삼단노의군선이아니다 라는부정도사람에대해동시에참이라고해야한다. 허나이처럼어떤대상에대해그대상이어떻게있다 / 어떻다고적극적으로긍정을하거나아니면어떻게있지않다고 / 어떻지않다고적극적으로부정을하는것은결국그대상에대한일종의규정성이완전히배제되어있지않다는것을뜻한다. 설령 사람은삼단노의군선이다 라는긍정이성립하지않는다고우겨져서, 오로지 사람은삼단노의군선이아니다 라는부정만받아들인다고하더라도, 이는 사람은사람이아니다 라고하는부정보다여전히일종의더큰규정성을분명히가진다. 그래서아리스토텔레스는 긍정 ( 삼단노의군선이다 ) 이 [ 주어가되는대상, 즉사람에 ] 속하지않는다면, 적어도부정 ( 삼단노의군선이아니다 ) 이 [ 그대상인사람에대한 [ 직접적인 ] 부정 ( 사람이아니다 ) ] 보다더욱많이 [ 그대상인사람에규정적으로 ] 속해있을것이다 (1007b35~1008a1) 26) 고하며, 긍정과부정을통해제기되는필연적규 26) 원문은다음과같다. εἰ δὲ µὴ ὑπάρχει ἡ κατάφασις, ἥ γε ἀπόφασις

30 130 논문 정성을강조한다. 따라서 인간척도설 단편은그것이무언가에대해언급하는한분명히어떤식으로든규정된바를가리키는것이며, 고로같은것이규정적으로있으 /~ 이면서동시에규정적으로있 /~ 이지않다고하면서스스로를논박하고모순율을위배한다. 스스로를논박하며모순율을위배하고있는무오류주의입론으로서의 인간척도설 단편은이미그설자리를잃은것이나마찬가지이기에그에대한더이상의논박은필요하지않다. 그래서아리스토텔레스는이어지는논의에서이단편이어째서그와같은무오류주의입론의성격을가지게되었는지에대해추가적으로설명하고그것이가진근본적인문제점을간략히지적한다. 그는이단편이그와같은성격을가지게된까닭을진리에대한무지로인해야기된지적혼란에빠져있기 (diaporousin) 때문이라고진단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진단에따르면, 인간척도설 단편은같은사물에서서로상반되는성질들이생겨나는것을봄으로써모순되거나반대되는것들이동시에같은것안에들어있다고생각하며 (1009a24~25), 지각대상들 (ta aisthēta) 로부터나타남과믿음의참을구하고자한다 (1009b1~2). 동시에이단편은인식과지각을무분별하게동일시하고있기에, 분별 (phronēsis) 을 [ 끊임없이 ] 변하는지각이라고고수하며, 그로부터지각에따르는나타남이필연적으로참 (1009b12~15) 이라여긴다. 이는이단편이있는 /~ 인것들에대한진리를탐구하면서오직지각대상들만이있는 /~ 인것들이라고간주하기에 (1010a1~2), [ 판단의대상이되는모든나타나고믿어지는 ] 있는 /~ 인것들이란단지지각되는것들일따름 (1010a2~3) 27) 이라고여기기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모든나타남이다참이되므로, 다수 ( 가믿는바 ) 에의해참이결정되는것도아니고 (1009b2~3), 또특정주제나상황에대하여어떤판단을내릴때참이그기준이되는것이아니라, 더나은것 (to ameinon) 과더저열한것 (to cheiron) 이그기준으로상정되 ὑπάρξει µᾶλλον ἢ ἡ αὐτοῦ. 27) 이부분에해당하는원문은각각 ὅλως δὲ διὰ τὸ ὑπολαµβάνειν φρόνησιν µὲν τὴν αἴσθησιν, ταύτην δ' εἶναι ἀλλοίωσιν, τὸ φαινόµενον κατὰ τὴν αἴσθησιν ἐξ ἀνάγκης ἀληθὲς εἶναί 와 τὰ δ' ὄντα ὑπέλαβον εἶναι τὰ αἰσθητὰ µόνον 이다.

31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31 어버린다 (1008b12~27). 28) 허나나타남과믿음이언제나같은방식에서동일하게이루어지는것이아니기에, 그모든나타남과믿음이참이기위해선모든것이끊임없는변화와운동속에있다고하는존재론적배경을가져야만한다. 그런데그러한존재론적배경이옳지않다는바가드러나게되면, 그에기대고있는 인간척도설 단편역시당연히옳지않다고해야한다. 따라서아리스토텔레스는단편이빠져있는지적혼란을지적하기위하여그자체로는결코운동이나변화를하지않는기체 (akinēton hypokeimenon) 가실로존재한다는점을보이고자한다. T8 τό τε γὰρ ἀποβάλλον ἔχει τι τοῦ ἀπο βαλλοµένου, καὶ τοῦ γιγνοµένου ἤδη ἀνάγκη τι εἶναι, ὅλως τε εἰ φθείρεται, ὑπάρξει τι ὄν, καὶ εἰ γίγνεται, ἐξ οὗ γίγνεται καὶ ὑφ' οὗ γεννᾶται ἀναγκαῖον εἶναι, καὶ τοῦτο µὴ ἰέναι εἰς ἄπειρον. (1010a18~22)... ὅτι γὰρ ἔστιν ἀκίνητός τις φύσις δεικτέον αὐτοῖς καὶ πειστέον αὐτούς. (1010a33~35) [ 어떤성질을 ] 잃는것은잃는것 ( 성질 ) 중일부를가지며, 또 [ 새로 ] 생겨나는것 ( 성질 ) 중일부가이미거기에있어야하고, 보통 [ 무언가가 ] 사라지는경우, 무언가가속해있을텐데, 생겨나는곳에서그리고생겨나게하는것에의해서이며, [ 그리고이과정은 ] 무한히나갈수없기때문이다. 29) 그래서우리는어떤본성은운동이나변화를하지않는다는점을 [ 인간척도설 단편을고수하는 ] 그들에게보여주어서그들을설득시켜야만한다. 28) 테아이테토스 171e~172b 에서진행되는플라톤의프로타고라스 인간척도설 단편에대한비판과유사하다. 거기서플라톤은 인간척도설 단편에따르면진리혹은참이란다수에의해결정되지않고, 단지더좋고더나쁜것에대해서라고논한다. 물론무엇이더좋고 ( 낫고 ) 무엇이더나쁜 ( 저열한 ) 지를판가름하는기준이다시금진리와참으로소거되어야한다는핵심적인입장에따라프로타고라스를비판하는논의는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모두에게서공유되고있다. 29) 엄밀히이부분은모든지각되는것들로만구성된자연세계가변하고운동한다는점을보고그처럼변하고운동하는것들에대해서는어떤논의도참일수없다고하는, 그래서심지어같은강물에두번들어갔다고한헤라클레이토스조차비난하며자신은아무것도말하면안된다고생각하여손가락만까딱했다고하는크라튈로스와같은자들을논박하기위해제시된것이다. 즉운동이나변화를하지않는어떤것들이있는한모든것이변화와운동속에있어서아무런참된논의를할수없다고하는자들을입장은성립될수없다는것이다. 그러나오직지각되는것들만이있고그것들에대한관찰로부터만나타남과믿음의참을구하는프로타고라스는필연적으로모든것이운동과변화속에있다는입장을받아들여야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보기에운동과변화속에있지않은지각되는것이란있지않기때문이다. 이러한그의이해는플라톤이 테아이테토스 152d~155c 에서제시하고있는프로타고라스의 인간은만

32 132 논문 생겨나는곳 과 생겨나게하는것 은각각생성 ( 혹은있음 /~ 임 ) 의근원과운동의작인이다. 이것들은스스로운동및변화를하지는않지만, 운동및변화를가능케하는것들이기에, 결국이것들이없이는어떠한운동과변화도가능하지않다. 따라서운동과변화란이것들안에담지된성질의변화인것이다. 30) 어떤대상이특정성질을가지고있다가그성질을잃어버리면서다른성질을가지게되는경우, 그과정중에있어서잃게되는성질의일부분이 ( 아직그것을완전히잃은것이아니기에 ) 그대상안에남아있으며, 동시에가지게될새성질의일부분역시 ( 아직그것을완전히가진것이아니기에 ) 그대상안에들어가있어야한다. 예를들어, 만약하얀어떤것이검은것으로변화하는경우, 그것은중간단계즉회색의것이라는단계를거치기마련인데, 이중간의회색단계에서그것은하양 ( 의일부분 ) 과검정 ( 의일부분 ) 을모두가진다는것이다. 31) 이처럼하양과검정을담지하는것은하양으로부터검정으로라는운동및변화를가능케하는생성 ( 혹은있음 /~ 임 ) 의근원이자운동의작인으로서, 그자체로는운동과변화를하지않는기체이다. 게다가이것들은지각 ( 의능력 ) 을넘어서있는것들이기에단순히나타남을파악하는지각으로는그것들이과연무엇인지를파악할수도없다. 이처럼운동과변화가있기위해서라도자신스스로는결코운동이나변화를하지않는본성을가진, 마치아리스토텔레스의형상 (eidos) 이나궁극적인 부동의동자 와같은, 어떤것 ( 실체 ) 이있다는진리를모든것이끊임없는운동및변화속에있다고주장하면서 인간척도설 단편을고수하는자들에게보여주고설득시켜야만 (deikteon kai peisteon) 한다. 그렇게함으로써모든것이생성과소멸의운동과변화속에있다는 물의척도이다 라는인식론적입장과헤라클레이토스의 만물은유전한다 (panta rei) 라는존재론적입장사이의비밀스러운연결성을떠올리게한다. 30) 물론아리스토텔레스에게있어넓은의미에서운동및변화란성장과같은실체변화를포함하여, 성질변화, 장소이동과생성소멸모두를가리키나, 이부분의논의에서그는성질변화에초점을맞추며운동및변화에대한논의를진행하고있다. 성질변화의맥락에서 생겨나는곳 을생성 ( 혹은있음 /~ 임 ) 의근원 the origin of being 으로, 생겨나게하는것 을운동의작인 the agency of movement 으로이해하는것과관련하여서는, 로스 (1924, vol. I, 268 쪽 ) 와커완 (1971, 19 쪽과 109 쪽 ) 을추가적으로참조할것. 31) 이예시는김진성 (2007, 181 쪽각주 132) 으로부터빌려왔다.

33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33 존재론적입장에기대고있는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이잘못된그른전제를존재론적배경으로가지고있다는점을보일수있기때문이다. 오로지지각되는것들만이그리고그것들로부터의나타남과그것들에대한믿음만이있는것은아니다. 그것들을넘어서는즉지각만으로는파악할수없는것들이있다. 그렇다고해서이것들이지각및나타남과믿음으로부터완전히무관한것들이라는것은아니다. 이것들은스스로운동하지는않으나오히려지각, 나타남그리고믿음의근원이자그것들에본성적으로앞서며동시에그것들을일으키는작인으로서기체들이다. 32) 그렇다고한다면, 모든것이끊임없는변화와운동안에있다고하면서지각을통한모든나타남과그로부터구성된믿음만이참이라고주장하는일이옳지않다는점은분명해진다. 스스로는운동과변화를겪지않되다른것들을운동및변화시키는것이있다는진리를보여주어설득을도모한한후, 아리스토텔레스는계속하여다양한방식으로설득을이어나간다. 그는지각이인상 (phantasia) 과는다르다는점, 겉으로드러나서지각의대상이되는모든나타남이반드시언제나참은아니라는점, 그리고지각대상외의대상들도있다는점을논하기위해여섯가지의논변을진리에기초하여추가적으로제시한다. T9 (1 ) πρῶτον µὲν ὅτι οὐδ' <εἰ> ἡ αἴσθησις <µὴ> ψευδὴς τοῦ γε ἰδίου ἐστίν, ἀλλ' ἡ φαντασία οὐ ταὐτὸν τῇ αἰσθήσει. (1010b2 3) (2) εἶτ' (1) 우선 < 비록 > 지각은그것의고유한대상에대해거짓이지는않으나, 인상이그렇다고지각과동일한것은아니다. (2) 게다가 [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 32) 영혼론 2 권 5 장 416b32~34 에서도아리스토텔레스는지각의가장기본적인특징은그것이운동되고겪는것안에달려있다는것이라고규정한다. 지각 ( 으로인한나타남과믿음 ) 과지각을행하는주체즉기체사이의본성적선후관계는지각 ( 으로인한나타남과믿음 ) 과지각 ( 과나타남 ) 의대상사이에도똑같이적용될수있다. 또아리스토텔레스는 관계 범주를논하는 범주론 7 장의 7b15~8a12 에서도, 관계적상대항들은마치주인과노예처럼동시적인것들이대부분이나, 동시적이지않은것들도있는데지각과인식그리고그것들의대상들이그대표적사례들이라고논한다. 그에따르면, 인식과지각의대상은인식과지각에선행하여존재하며, 아울러인식능력이나지각능력을가진것, 즉사람이나동물이존재하지않을경우인식과지각도존재할수없고, 인식과지각의존재성은그것들의대상뿐만아니라그것들의능력을가지고행사하는것즉기체의존재에도의존적이라고설명한다.

34 134 논문 ἄξιον θαυµάσαι εἰ τοῦτ' ἀποροῦσι, πότερον τηλικαῦτά ἐστι τὰ µεγέθη καὶ τὰ χρώµατα τοιαῦτα οἷα τοῖς ἄπωθεν φαίνεται ἢ οἷα τοῖς ἐγγύθεν, καὶ πότερον οἷα τοῖς ὑγιαίνουσιν ἢ οἷα τοῖς κάµνουσιν, καὶ βαρύτερα πότερον ἃ τοῖς ἀσθενοῦσιν ἢ ἃ τοῖς ἰσχύουσιν, καὶ ἀληθῆ πότερον ἃ τοῖς καθεύδουσιν ἢ ἃ τοῖς ἐγρηγορόσιν. ὅτι µὲν γὰρ οὐκ οἴονταί γε, φανερόν. (1010b3 10) (3) ἔτι δὲ περὶ τοῦ µέλλοντος,... οὐ δήπου ὁµοίως κυρία ἡ τοῦ ἰατροῦ δόξα καὶ ἡ τοῦ ἀγνοοῦντος, οἷον περὶ τοῦ µέλλοντος ἔσεσθαι ὑγιοῦς ἢ µὴ µέλλοντος. (1010b11 14) (4) ἔτι δὲ ἐπ' αὐτῶν τῶν αἰσθήσεων οὐχ ὁµοίως κυρία ἡ τοῦ ἀλλοτρίου καὶ ἰδίου ἢ τοῦ πλησίον καὶ τοῦ αὑτῆς. (1010b14 16) (5) ὧν ἑκάστη ἐν τῷ αὐτῷ χρόνῳ περὶ τὸ αὐτὸ οὐδέποτε φησιν ἅµα οὕτω καὶ οὐχ οὕτως ἔχειν. ἀλλ' οὐδὲ ἐν ἑτέρῳ χρόνῳ περί γε τὸ πάθος ἠµφισβήτησεν, ἀλλὰ περὶ τὸ ᾧ συµβέβηκε τὸ πάθος. (1010b18 19) (6) ἀλλ' ἔστι τι καὶ ἕτερον παρὰ τὴν αἴσθησιν, ὃ ἀνάγκη πρότερον εἶναι τῆς αἰσθήσεως. (1010b36 37) 편을따르는자들이 ] 크기와색은멀리있는자들에게나타나는것처럼그런 [ 크기와색인 ] 지아니면가까이있는자들에게 [ 나타나는것처럼 ] 인지, 그리고그것들은건강한자들에게 [ 나타나는것처럼 ] 인지아니면병든자들에게 [ 나타나는것처럼 ] 인지, 그리고허약한자들에게 [ 나타나는것들이정녕 ] 무거운지아니면힘센자들에게 [ 나타나는것들이 ] 무거운지, 그리고잠든자들에게 [ 나타나는것들이 ] 참인지아니면깨어있는자들에게 [ 나타나는것들이 ] 참인지를묻는다면, 정말이지놀랄만한일이다. 왜냐하면적어도 [ 이처럼오락가락 ] 생각하지않는다는것이분명할터이기때문이다. (3) 아울러앞으로일어날일과관련하여, 가령앞으로건강하게될지그렇지아닐지에대해의사의의견과환자의의견이같은정도로권위를가지지않는다. (4) 또한지각들자체에대해서도, [ 대상에 ] 이질적인지각이 [ 대상에 ] 고유한지각과같은정도로권위를가지지않고, 또 [ 대상에 ] 가까운지각이자기 [ 대상에대한 ] 지각과 [ 같은정도로권위를가지지않는다 ]. (5) [ 지각들의 ] 각각은같은장소에서같은대상에대해이러하면서동시에이러하지않다고말하는경우는결코없다. 반면다른때에서라도 [ 어떤필연적인 ] 성질과관련하여 [ 지각들의각각은 ] 다투지않으나, 그 [ 필연적인 ] 성질이우연히딸리는 [ 속성같은 ] 것과관련하여서만 [ 다툴뿐이다 ]. (6) 허나지각외의다른어떤것이있으며, 그것은필연적으로지각에우선한다. 이상의논변을간략히하면다음과같다. 첫째, 인상과지각은같지않다. 둘째, 지각 ( 을통한판단들 ) 이동일한정도로참이지않다. 셋째, 앞으로벌어질일 ( 에대한판단 ) 과관련하여지각이참혹은진리를보장하지않는다. 넷째, 지각은모든대상에대해서가아니라자신의고유한대상에대해서만권위를가진다. 다섯째, 그래서지각은모든대상에대해서가아니라자신

35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35 의고유한대상에대해서만참이다. 마지막으로여섯째, 그런데이세계에는오직지각의대상만이있는것이아니다. 첫번째논변은모든지각이참이라는전제하에논하는경우이다. 지각은, 예컨대시각이시각의대상에대해그리고후각이후각의대상에대해언제나옳은것처럼, 33) 자신이대상으로하는고유영역에서는잘못을범하는일이없다. 그러나이를무차별적으로확장시켜모든지각이동시에참이라고한다면, 진리와관련하여지각은언제나우리에게옳다고해야한다. 지각의대상들은곧그것들이우리에게나타남들 (phainomena) 이라는것이니, 34) 고로모든지각이참이라는것은곧모든나타남이참이라는것과마찬가지다. 그런데나타남은다름아닌인상이다. 35) 그러나인상이지각처럼언제나특정대상에대해특정의직접적인관계만을가지고있는것은아니다. 얼큰하다 라는글자를보고음식의 맛 에대한, 혹은누군가의비명을듣고무시무시한괴물의 모습 에대한인상을가질수있기때문이다. 그래서인상과지각이같다고할수없다. 인상과지각이같다면, 인상은곧나타남이기에모든나타남이참이라하겠으나, 이둘이서로같지않으면서도여전히인상은나타남이기에, 모든나타남을참이라고할수는없다. 두번째역시모든지각이참은아니라는전제하에서이루어진논변의경우에해당된다. 모든이들이, 건강한상태에놓여있든아니면병든상태에놓여있든, 혹은어떤사물에가까이있든아니면멀리떨어져있든, 어느경우가되든, 주어진대상에대하여특정의지각내용을가진다. 따라서모든지각이무조건적으로참이라고하는 인간척도설 단편을주장하는 33) 영혼론 3 권 3 장, 특히 418a12, 427b12, 그리고 430b29 를참고할것. 그곳에서아리스토텔레스는인상이지각과도사유와도다르나지각없이는있을수없고 (427b14~16), 지각은 ( 그것이지각되는대상에대해서만큼은 ) 언제나옳은반면인상은참인경우도있으나대부분거짓이어서 (428a11~12), 인식이나지성 (nous) 처럼언제나옳은것들에속할수없으며 (428a16~18), 지각되는것을그대상으로삼으며동시에거짓인경우도있고참인경우도있는믿음은언제나확신 (pistis) 을수반하지만, 인상을가지나확신은없는동물들이있기에모든인상이확신을수반하지않는것으로보이므로믿음과인상도다르다 (428a22~19) 고논한다. 34) 테아이테토스 152a~c 와비교. 35) 영혼론 3 권 429a1 과 수사학 1 권 11 장 1370a28 참고.

36 136 논문 프로타고라스에게, 크기들과색들이멀리떨어져있는사람들에게나타나는대로인지아니면가까이있는사람들에게나타나는대로인지, 혹은건강한사람들에게나타나는대로인지아니면병든사람들에게나타나는대로인지를물을수있다. 아울러약한자들에게무겁게나타나는것이더무거운지아니면힘센자들에게무겁게나타나는것이더무거운지를물을수도있고, 잠을자고있는자들에게 ( 그들이꿈을꿀수도있으니꿈속에서 ) 나타나는것이참인지아니면깨어있는자들에게나타나는것이참인지를물을수도있다. 그러나진리란다수나소수 ( 의견해 ) 에기초하여결정되는것도아니고, 동물들에게는인간들에게나타나는것들과반대되는것들이나타나는경우도많으며, 같은개인에게도지각이이루어지는상황에따라그에게같은대상들이같은방식으로나타나는것도아니다 (1009b1~12). 그래서 적어도 [ 현재 ] 리뷔아에있으면서어느날밤자신이아테네에있다고생각하여공회당을향해나아갈갈자는아무도없다 (1010b10~11). 그렇다면프로타고라스역시오락가락하지않고이와같은물음들에대해어느한방향으로, 예컨대소위정상적으로지각한다는자들의지각이 그렇게지각하지못하는자들의지각에비해더욱 참된것이사실이라고대답해야만한다. 그러므로모든지각이무조건적으로참이라고할수는없다. 세번째논변역시, 미래에생길일즉앞으로벌어질일과관련한판단이오로지지각으로만이루어진다고할경우진리를보장할수없다는점에기초하여, 위의두논변들과마찬가지로모든지각이참은아니라는점을논한다. 모든일에는전문가가있는법이어서, 특정사안과관련해서도앞으로일어날일들에대해전문가의의견 (doxa) 이전문가가아닌자의의견보다권위 (kyria) 를더가진다. 이를보이기위해아리스토텔레스는플라톤이사용했던사례를차용하여, 36) 어떤환자가앞으로건강하게될지와관련하여의사의의견이의사가아닌자의의견보다더권위를가진다는점을단언한다. 어떤의견이다른어떤의견보다더권위를가진다는것은, 곧모든의견이똑같은정도로참이아니라는뜻이다. 즉특정주제에대한전문가는그주제에대해앎을가진자이기에, 그의의견이실제로비전문가에 36) 테아이테토스 171e 와 178b~179a.

37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37 대한의견보다더욱신뢰할만하다는사실이주지되어야한다고아리스토텔레스는강조하고있다. 37) 따라서여전히모든지각이동일한수준으로동시에참인것은아니다. 네번째논변역시모든지각이무조건적으로참은아니라는점을설득하는데주력한다. 인간척도설 단편이고수하는방식에서처럼모든지각이무조건적으로참이라고하는것은결국어느대상에대해서든어느경우에나무차별적으로모든지각이참이라고하는것과마찬가지다. 그러나실상고유하지않은 (allotria) 대상에대한지각과고유한 (idion) 대상에대한지각은서로같은수준의권위를가지지않는다. 이는가까운 (plēsion) 대상에대한지각과자기 (autos) 대상에대한지각사이에서도마찬가지다. 예컨대색의경우미각이아니라시각이, 맛의경우시각이아니라미각이더권위를가지듯이말이다. 38) 그래서세번째논변의결과와마찬가지로, 모든지각이무조건적으로같은수준에서언제나참이라고할수는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네번째논변의내용을다섯번째논변안에서수용하여이를더욱심화된상태로진행하면서, 지각의한계성을보다적극적으로보이고자한다. 그에따르면지각은모든대상들에대하여무차별적으로참 37) 이논변을논박의형식에서독해하여일종의대인논증으로구성한다면다음과같다. 만약모든지각이참이라면그리고오직지각과지각의대상만이존재하기에덕이나수사술역시일종의지각 ( 의결과 ) 혹은나타남이라고한다면, 스스로덕과수사술의교사즉전문가라고자부했던프로타고라스는결국자신의주장에따라그자신이결코덕과수사술의교사가될수없다거나아니면적어도그주제들에대한자신의의견이더욱참되거나신뢰할만한것이아니라는바를인정해야만한다. 이와같은대인논증은교사로서전문가임을자처하는프로타고라스를그자신의입장에따라스스로논박하게만드는플라톤의비판적논의형식 ( 에우튀데모스 286c~288a, 특히 286d~287b, 그리고 테아이테토스 160e~168c, 특히 161c~e 와 163a~165e) 과도유사하다. 38) 이논변은프로타고라스가 인간척도설 을통해모든지각은참이라고했을때, 말그대로무차별적으로그래서어느대상에대해서나경우에서든지각은언제나참이라한다는전제에서성립한다. 그러나그단편을통해프로타고라스가실로그와같은입장을보였는지는의문이다. 왜냐하면앞서프로타고라스는다수에의해참혹은진리가결정되어서는안된다고했는데 (1009b1~12), 여기에이미지각의무차별적참이그자신에의해부정되고있다고유추할수있기때문이다. 그렇다고한다면, 여기서아리스토텔레스는수용될수없는전제를통해논변을구성하였기에, 일종의선결문제의오류를범한다고볼수있다.

38 138 논문 인것이아니라, 오직자신의고유한대상에대해서만참이다. 그런데인간이만물의척도라고하는 인간척도설 단편을따라모든지각이참이라고한다면, 어떤것을어떤때는이렇게 / 이처럼있다고 (F) 지각하고, 또같은것을다른때는이렇지않게 / 이처럼있지않다고 (~F) 지각하는경우, 같은대상에대한두상충하는경우의지각이모두다참이므로, 앞서사람, 삼단노의군선, 벽과관련한논의에서도언급되었듯, 결국그대상은이렇지도또이렇지않지도않다고해야한다. 그결과 인간척도설 단편은 ( 실체성과같이고유하며변하지않는 ) 필연적인 성질 (pathos) 까지, 즉 어떤필연적으로어떠한 / 어떻게있는바 까지폐기하기마련이다. 예를들어, 포도주를달게지각하고또같은포도주를달지않게지각하는경우, 인간척도설 단편에따른다고한다면그포도주는달면서 / 닮이그안에있으면서달지도않다고 / 닮이그안에있지도않다고하는, 다시말해 이러하면서이러하지않다 는결론에이르게된다. 그러나달음 / 닮의있음은그것이그러한 / 그렇게있는경우, 실로필연적으로그러함 / 그렇게있음인것이며, 그것자체가달지않음 / 닮의있지않음으로변하지않고, 또이것에대해미각은언제나참이다. 따라서필연적으로 어떠한 / 어떻게있는바 로서의성질은언제나그러하기에 / 그렇게있기에, 어떤것이이러면서 / 이렇게있으면서이러하지않다 / 이렇게있지않다는주장은성질중우연히딸리는속성같은것 (symbebēkos) 과관련해서만타당할뿐, 사실즉진리에일반적으로부합하지는않는다. 필연적성질혹은성질일반과우연히딸리는속성같은것이이처럼서로다르다는바는자명하기에, 모든지각이무조건적으로참이라고하며그결과모든것들이이러면서 / 이렇게있으며동시에이렇지않다고 / 이렇게있지않다고주장할수는없다. 마지막논변은운동시키는것과운동되는것사이의본성적선후관계에대한진리에기초하여, 역시지각의한계성을설득시키려는아리스토텔레스의시도이다. 참혹은진리라고하는바는곧어떤것이실로그렇다는 / 그렇게있다는바를의미한다. 그래서, 모든지각만이참되다고하는 인간척도설 단편을따를경우, 지각 ( 능력 ) 을행할수있는 혼이깃든것 (empsychon: 생물 ) 이존재하지않아지각이란것이더이상없는경우, 참혹은진리도

39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39 없고따라서결국아무것도있지 /~ 이지않다고해야한다. 지각이없으면지각대상들 (aisthēta) 이나지각내용들 (aisthēmata) 도있지않게되며, 아울러지각을행하는기체도있지않다고해야한다. 그러나지각은일종의운동이다. 앞서이미논했듯 (T8), 운동시키는것이운동되는것보다본성적으로앞서기때문에, 지각과는별개로운동시키는것즉기체들이있음은분명하다. 그렇다면, 비록지각과기체가서로일정의관계를맺고는있으나, 그럼에도기체가지각에필연적으로본성상앞서있음이분명하기에, 오직지각만이참이라는주장은결코받아들일수없다. 39) Ⅴ. 상대주의입론으로서의 인간척도설 단편 이상과같이하여아리스토텔레스는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단편 을모든나타남과믿음의진리값을객관적으로보편화시키는무오류주의 입론으로독해하면서, 그것이스스로를논박하고모순율의모든형식들을 위배한다는점을그리고이단편이성립되기위해필요로하는존재론적전 제나인상과나타남그리고지각을무분별하게동일시하는입장이진리에 반한다는점을보이고, 그럼으로써그러한입론이수용될수없는종류의 것이라는점을분명히하였다. 그러나 인간척도설 단편에대한이와같은 비판에도불구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이어지는 형이상학 4 권 6 장에서 이단편을다시주제삼아비판적논의를계속해나간다. 거기서그는 나타 남 이란 그래서그나타남으로부터가지게되는 믿음 이란 그자체적 인것이아니라, 어떤것의누군가에게 나타남 이라고 그래서그로부터, 어떤것에대한누군가의 믿음 이라고 하며, 나타남 ( 과믿음 ) 의진리값을 39) 물론이상의아리스토텔레스논변들은 인간척도설 단편에대해서뿐만이아니라, 무지로인해모순율을위배하는자들의입론들모두에대해서적용될수있다. 예를들어, 모든것들이섞여있다고하는아낙사고라스나오직현실적인상태만이동시에가능적인상태라고하는메가라학파에게마찬가지로진리를보임으로써그들의오류를치유할수있다. 운동이나변화를겪지않으며아울러변화와운동안에서도필연적으로그것임을유지하는무언가가있다는점은, 곧모든것들이섞여있지않다는것뿐만이아니라실제로어떤것이이후달리될수있다는가능성을보이는것이기때문이다.

40 140 논문 한정하는자는모든것을상대적인성격으로만든다고한다. T10 τὸ γὰρ φαινόµενον τινί ἐστι φαινόµενον ὥστε ὁ λέγων ἅπαντα τὰ φαινόµενα εἶναι ἀληθῆ ἅπαντα ποιεῖ τὰ ὄντα πρός τι. (1011a18~20) 나타남은 [ 그자체적이지않고 ] 누군가에게의나타남이기때문이다. 그래서모든나타남이 [ 그것이나타나는자에게한정적으로 ] 참되다고말하는자는모든있는 /~ 인것들을상대적으로만든다. 이와같이말한후, 아리스토텔레스는곧바로그처럼모든것을상대적 으로만드는자로부터도우리자신을지켜야한다고강조한다. T11 διὸ καὶ φυλακτέον τοῖς τὴν βίαν ἐν τῷ λόγῳ ζητοῦσιν, ἅµα δὲ καὶ ὑπέχειν λόγον ἀξιοῦσιν, ὅτι οὐ τὸ φαινόµενον ἔστιν ἀλλὰ τὸ φαινόµενον ᾧ φαίνεται καὶ ὅτε φαίνεται καὶ ᾗ καὶ ὥς. ἂν δ' ὑπέχωσι µὲν λόγον, µὴ οὕτω δ' ὑπέχωσι, συµβήσεται αὑτοῖς τἀναντία ταχὺ λέγειν. (1011a20~25) 따라서우리는, 자신의논변에서 [ 이기기위해논의의 ] 힘을쫓으면서, 동시에 [ 단순히 ] 나타남이아니라나타나는자에게그리고나타나는때그리고 [ 나타나는 ] 곳과방식에서의나타남이라고하는논변을유지하려는자들로부터 [ 우리자신을 ] 지키기도해야만한다. 40) 한데, 그들이그런논변이아니라, 그와같지않은방식에서 [ 논변을 ] 유 지한다면, [ 우리가그들로부터우리자신을지킬필요도없이 ] 그들은곧바 로자신들 [ 이말한바 ] 에반대되는것들을말 [ 해스스로를논박 ] 하게될것 이다. 나타남이란자체적이거나독립적인것이아니라, 언제나어떤것의, 어 떤곳을통한, 어떤방식에서의, 그리고어떤순간에서의나타남이다. 그래 서진리를탐구하기위해서가아니라, 주장을위한주장을하기위해서즉 40) 문장의 hoti 절을그바로앞의 logon 에걸어서읽은번역이다. 이문장을 phylakteon 의중간태의미를살리지않은채로번역을하면, 따라서, 논변에서 [ 이기기위해 ] 힘을쫓으면서, 동시에논변을유지하고자하는자들은, [ 단순히 ] 나타남이아니라나타나는자에게그리고나타나는때그리고 [ 나타나는 ] 곳에서그리고 [ 나타나는 ] 방식에서나타남이라는것에주의를기울이기도해야만한다 가된다. 결국나타남을상대적으로한정화하는자들로부터우리자신을지켜야한다는말은, 곧그들이논변에서이기려하면서동시에자신들의논변을유지하려고하는한그처럼나타남을상대적으로한정화하는데유의해야한다는것을뜻한다.

41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41 논변의전장에서승리를취하기위해주장을하는자들은나타남의이러한한정적특성에유의하여자신들의논변을구성할수있다. 그렇다면있는 /~ 인것에대한모든나타남이무조건적으로참이라고하던 인간척도설 단편은, 이제그러한나타남을한정적인조건아래서, 즉상대적으로있는 /~ 인것으로제한할수있으며, 이로부터나타남의진리값역시한정적으로제한할수있다. 이처럼논변에적합한한정어구를덧붙임으로써, 인간척도설 단편은자신의논변을유지하면서아울러각종말싸움의장에서이길수있는계기도확보한다. 어떤것의나타남이란어떤것이지각을통해파악된바를가리킨다. 그리고지각에는여러종류가있고, 각각이같은것에대해서로다른지각내용을전달한다. 예컨대손을펼쳐그중손가락두개를서로겹치는경우, 겹쳐지는부분에대해촉각은각각의손가락두개가겹쳐있다고파악하나, 그부분을보는시각은겹쳐진부분이한곳이라고파악한다. 그래서 손가락둘을겹칠때촉각은 [ 겹친것들이 ] 둘이라고말해주나시각은하나라고말한다 (1011a33~34). 그러므로같은것이동시에있으 /~ 이면서있 /~ 이지않게나타난다하는주장을, 어떤상충하는지각이발생하는경우 적어도같은지각에서같은지각에따라그리고마찬가지방식에서그리고같은시간안에서그렇 [ 게상충하 ] 지는않다 (1011a34~1011b1) 41) 는제한적주장으로, 다시말해나타남에부과되는조건들에따라한정화된상태의주장으로수정할수있다. 그리고이와같은나타남의한정적특성은어떤것에대해서뿐만아니라, 어떤곳에서이루어지거나어떤방식을통해서또어떤순간에발생하느냐에따라서도모두마찬가지이다. 이처럼논변에서이기려하며자신의논변을유지하려는자들은나타남의 그리고이나타남을통해가진믿음의 진리값을상대적으로, 즉적합한한정어구를사용하여, 한정할수있다. 그와같이진리값이한정된나타남과믿음은, 무조건적으로참된것이아니라, 나타나는자에게 (hōi phainetai: 믿는자에게 ) 그리고나타나는때에 (hote phainetai: 믿는때에 ) 그리고나타나는곳에서 (hēi 41) 원문은다음과같다. ἀλλ' οὔ τι τῇ αὐτῇ γε καὶ κατὰ τὸ αὐτὸ αἰσθήσει καὶ ὡσαύτως καὶ ἐν τῷ αὐτῷ χρόνῳ.

42 142 논문 phainetai: 믿음을가지게끔한곳에서 ) 42) 아울러나타나는방식에서 (hōs phainetai: 믿음을가지게된방식에서 ) 참되다고말할수있다. 이러한맥락에서아리스토텔레스는 [ 지각의경우에서와 ] 같은이유로, [ 지적 ] 혼란으로인해서가아니라논변을위해논의를하는자들, 즉말싸움등에서이기기위해주장을위한주장을하는자들은 [ 나타남이라는 ] 그것이 [ 무조건적으로 ] 참이라고할게아니라 [ 그것이나타나는바로 ] 그자에게참이라고말해야만한다 (1011b1~3) 43) 고조언하기도한다. 이처럼강조되는나타남의진리값에대한한정용법을 인간척도설 단편에대입하여논증구도를구성하면다음과같다. (A4) 1 인간은만물의척도이다. 그래서인간은, 있는 /~ 인것들이각자에게나타나는때, 곳, 방식에서 [ 그것들이어떻게 ] 있 /~ 이다는나타남과믿음에대해, 그리고있 /~ 이지않은것들이각자에게나타나는때, 곳, 방식에서 [ 그것들이어떻게 ] 있 /~ 이지않다는나타남과믿음에대해, 그것이그러한조건안에서만각각참이라는척도이다. 2 그래서어떤인간 (a) 은 ( 어떤 ) 있는 /~ 인것 (x) 이특정한때특정한곳과방식에서어떻게있다 / 어떻다고 (F) 자신에게나타나니그것을그때그곳과방식에서그에게그러하다는바를참이라하고, 동시에다른어떤인간 (b) 은같은것 (x) 이특정한때특정한곳과방식에서어떻게있지 / 어떻지않다고 (~F) 자신에게나타나니그것을그때그곳과방식에서그에게그러하지않다는바를참이라한다. 3 그래서인간이만물의척도인한, ( 어떤 ) 있는 /~ 인것 (x) 은특정한한정적조건에서있 /~ 이다는긍정 (F) 나타남과믿음이참이며, 반면다른특정한한정적조건에서있 /~ 이지않다는부정 (~F) 나타남과믿음이참이다. 4 따라서 인간척도설 단편은모든것이하나이자같은이러하면서동시에이러하지않은것이라고하지않고, 5 아울러그단편이동시에참이면서거짓이라고하지않기에스스로를논박하지도않는다. 6 그리고 (A1 의 6 의한정적선취에따라 ) 같은것이특정한정적조건에 42) 나타남이발생하는공간적장소로이해할수있으나, 보는나타남의경우엔시각그리고듣는나타남의경우엔청각처럼, 어떤나타남을파악하는특정고유지각으로이해하는것도가능하다. 43) 원문은다음과같다. ἀλλ' ἴσως διὰ τοῦτ' ἀνάγκη λέγειν τοῖς µὴ δι' ἀπορίαν ἀλλὰ λόγου χάριν λέγουσιν, ὅτι οὐκ ἔστιν ἀληθὲς τοῦτο ἀλλὰ τούτῳ ἀληθές.

43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척도설 단편논의 143 서있으 /~ 이면서, 특정한정적조건에서있 /~ 이지않다고하는것이다. 한입론이어떤대상의나타남혹은어떤대상에대한믿음과관련하여그것의진리값을무차별화하지않고한정적인조건에따라상대적으로제한하는경우, 그입론은무오류주의적인성격을더이상가지지않는다. 그렇다면아리스토텔레스가이제 인간척도설 단편을상대주의Relativism 입론 (x is true (to be F) relatively to a at time 1 and at place 1 and in manner 1, and true (to be~f) relatively to b at t 1 and at p 1 and in m 1 (or, relatively to a at t 2 and at p 2 and in m 2 )) 으로수정하여독해하고있음을알수있다. 44) 위논증에서볼수있듯, 같은것이특정한정적조건에서 ( 이것으로 ) 있으면서 /( 이것 ) 이면서 [ 긍정 ], 다른특정한정적조건에서 ( 이것으로 ) 있지않다고 /( 이것 ) 이지않다 [ 부정 ] 는바가참이라고하면서 (2~3), 같은것이무조건적으로 ( 이것으로 ) 있으면서 /( 이것 ) 이면서 [ 긍정 ] 동시에 ( 이것으로 ) 있지않다고 /( 이것 ) 이지않다 [ 부정 ] 는바가참이라고하지않기에, 모순율의인식 심리론적형식과논리 의미론적형식을위배하지않는다. 아울러논증의결론에서볼수있는것과같이, 상대화된진리값을가진나타남과믿음의대상도존재론적으로상대적이게되어, 같은것이있으 /~ 이면서동시에있지 /~ 이지않다고하지않고, 같은것이특정한정적조건에서있으 /~ 이면서, 특정한정적조건에서있지 /~ 이지않다고하고있기때문에 (6), 모순율의존재론적형식도위배하지않는다. 그래서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척도설 단편과같은 그논변이그처럼상대주의입론의방식에서가아닌채로, 다시말해무오류주의입론의형식에서유지된다면, 곧바로자신이말한바에반대되는것들을말해스스로를논박하게될것 이라고말하면서, 나타남혹은믿음이적절한한정어구를수반한채로그것의진리값을가진다면더이상스스로를논박하지도모순율을위배하지도 44) 버니옛 (1976a, 46 쪽, 각주 3 과 1976b, 172~195 쪽 ) 과세들리 D.Sedley(2004, 57~62 쪽 ) 를참조할것. 특히그들은여기서 인간척도설 단편을상대주의입론으로독해하는아리스토텔레스의논의를보다급진적으로 무언가에대한어떤믿음은그믿음을고수하는자의고유한세계안에서만참되다 (one s belief is true only in one s private world) 라는형식으로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