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 초기공간개념에대한비판적검토 허경 한국근현대문화사상연구소연구원 목차 1. 들어가는말 - 푸코와공간 2. 공간 - 분석의결정적열쇠 3. 강연 헤테로토피아 4. 논문 다른공간들 5. 헤테로토피아, 칸트적관념 - 하비의비판 6. 전반적검토 - 칸트 푸코 하비 7. 나가는말 - 문화와진리놀이들 국문초록 본논문은미셸푸코 (Michel Foucault, 1926-1984) 의 1966-1967 년의논문 헤테로토피아 및 다른공간들 에나타난푸코초기사유에있어서의공간ㆍ지리ㆍ문화에관한논의를비판적으로소개ㆍ검토하는것에목표를둔다. 논문은먼저푸코의논의를정리하고, 이에연관된칸트의공간관및하비의비판을다룬후, 나의전반적검토의순서로구성된다. 이에따른결론은다음과같다. 첫째, 이질적공간으로서의 헤테로토피아 에대한강조에도불구하고푸코가기존의보편 / 특수사이의이분법을근본적으로탈피하지못하고있다는하비의비판은푸코가전통적인칸트의 보편 / 특수 사이의
234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대립을푸코자신의새로운개념인복수적인진리놀이들 (jeux de vérité) 의형식아래새로이전유하고있음을이해하지못하는하비의잘못된비판이다. 둘째, 그럼에도불구하고하비의비판이일정한의의를갖는것은하비의논의가푸코의헤테로토피아에관한논의가기본적으로 ( 아마도부지불식간에혹은의식적인형태로 ) 칸트의공간관에입각해있다는사실에있다. 푸코는자신의논리대로라면응당그랬어야할지리적곧문화적축에대해침묵한다. 푸코는자신이헤겔적역사철학의관념에대해그랬던것처럼, 공간ㆍ지리ㆍ문화에대한칸트적인 절대시공간 의관념에대해서도복수적인진리놀이들을도입했어야했다. 푸코는자신이시간과역사에대해행했던계보학적분석을공간과지리그리고문화에대해서는, 단지그이론적가능성만을원칙적으로남겨둔채, 동일한작업을수행하지않는다. 단적으로말해, 푸코의사유안에는진정한의미의공간과지리에대한 계보학적 분석이부재한다. 나의논지에따르면, 그이유는푸코가공간및지리와문화에따라합리성이달리구성될수있다는관점은한마디로반 ( 反 )-칸트적인관념을수용할수없었기때문이다. 보편성, 합리성혹은근대성등의 보편적 명칭아래가려진공간과지리그리고문화의문제는이처럼근본적으로정치적인문제이다. 주제어 : 헤테로토피아, 공간, 지리학, 문화, 칸트, 하비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35 1. 들어가는말 - 푸코와공간 미셸푸코 (Michel Foucault, 1926-1984) 는일찍이하이데거이래서양철학의주요테마를구성하던시간의문제틀을공간이라는문제틀로변형시킨사상가로자리매김될수있다. 1) 푸코의공간개념에대한인식은그의헤테로토피아 (hétéropie) 개념으로특징지어질수있는데이는대략 1960 년대중반이후부터사용되기시작한개념이다. 푸코는 1966 년 12월 7일과 21일에걸쳐프랑스의라디오방송인프랑스-퀼튀르 (France-Culture) 를통해자신의신체및공간개념을밝히는두개의연속강연을행하는데, 이두강연의제명이다름아닌 유토피아적신체 (Le corps utopique) 와 헤테로토피아 (Les hétéropies) 이다. 2) 다음해인 1967 년 3월 14일푸코는한프랑스건축가들의모임에서공간에관한또다른논문 다른공간들 (Les espaces autres) 을발표한다. 3) 푸코의공간개념은대략이두논문에나타난초기, 그리고중후기이후 1975 년의 감시와처벌 : 감옥의탄생 4) 에나타난공간개념으로대별될수있다. 하지만푸코의사상 1) 물론이러한언명이푸코가시간의문제를도외시했다는의미는아니다. 푸코는 모든것을시간속에넣고자하는 니체적계보학의강력한영향을받았고, 이러한니체의생성론적영향은특히푸코의후기사상중주체화및자기변형의실천등의설립에서주요한인식론적틀로서작용한다. 2) 푸코의이두강연은다음처럼한권의책으로묶여나왔다. Michel Foucault, Le corps utopique suivie de Les hétérotopies [ 이하 HT], Nouvelles Editions Lignes, 2009. 3) 푸코는 1967 년튀니지에서작성되었던이발표문의출판을 1984 년봄에야공식적으로허가한다. 이논문은결국푸코의사망이후인 1984 년 10 월에야발표되었다. 푸코는같은해 6 월에사망했다. Michel Foucault, 'Des espaces autres' [ 이하 EA], in DEQ II, pp. 1571-1581. 한편, 잘알려져있는것처럼, 푸코는 1966 년 4 월에 말과사물 : 인문과학의고고학 (Michel Foucault, Les mots et les choses. Une archéologie des sciences humaines [ 이하 MC], Gallimard, 1966 ; 말과사물, 이광래옮김, 민음사, 1986) 을발표했다. 이러한사실은 헤테로토피아 와 다른공간들 이푸코사유에있어서같은해에발표되었던 말과사물 과동일한인식론적장을공유하고있다고가정할수있게만든다.
236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전반에보이는공간에대한기본적관점은 - 중후기 감시와처벌 에 정상화권력 에대한명시적비판이부가된점이외에는 - 큰변화를보이지않는다는점에서, 푸코의공간개념에대한기본적인식은이미이두강연 헤테로토피아 와 다른공간들 에서형성된것으로볼수있다. 본논문은이두논문이 2011 년현재아직국내에번역되지않았다는사실을전제하여, 비록본논문이푸코의초기사유에보이는공간개념에대한비판적소개에중점을두고있다고는하나, 먼저공간에관한푸코의기본적관념들을대략적으로일별하고, 그에뒤이어 헤테로토피아 와 다른공간들 에드러나는푸코의기본적관념들을간략하게소개ㆍ검토한후, 헤테로토피아 개념으로대표되는푸코사유초기에있어서의 공간 에관한관념전반을비판적으로조명해보고자한다. 2. 공간 - 분석의결정적열쇠 푸코는여러차례에걸쳐자신이공간과공간성에대한 강박관념 을가지고있다고말한바있다. 5) 단행본저작에포함되지않은푸코의논문과서문등을모은 말과글 6) 에등장하는색인 공간 (espace) 편을보면, 공간에대한푸코의관심은그인용빈도만으로도이미우 4) Michel Foucault, Surveiller et punir. Naissance de la prison [ 이하 SP], Gallimard, 1975; 감시와처벌 : 감옥의탄생, 오생근옮김, 나남출판, 2003. 5) 일례로다음을보라. 1976 년에지리학전문지 헤로도투스 (Hérodote) 의편집진과행해진다음의대담을보라. Michel Foucault, 'Qusetions à Michel Foucault sur la géographie', Dits et écrits 1954-1988 [ 이하 DEQ] II, Collection 'Quarto', Gallimard, 2 vols., 2001, p 33. 6) 각주 5 번의책. 반면 헤테로토피아 는 II 권의말미에부록으로달려있는이색인에등장하지않는다.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37 연한지엽적사안이아니라자신의분석을위한결정적요인임을쉽게파악할수있다. 공간에관한푸코의언급은푸코가첫번째저술을발표한 1954 년이래 1980 년대초반의말년에이르기까지꾸준히나타나는데, 그대부분의언급은 1960 년대및 1970 년대의시기에집중되어있다. 우선공간에관한푸코의언급은그의첫번째주저라할수있는 1961 년의 광기의역사 이전에도종종나타나지만결정적중요성을가지고의식적형태로등장하는것은역시 1960 년대초반이후라할수있다. 푸코는 1961 년 광기의역사 의초판 서문 에서이책에드러난 지역 (région) 과 공간 의중요성에대해언급하면서, 이를아래처럼한문화혹은합리성의한계와연관시킨다. 지역은의심의여지없이한문화의동일성보다는한계가문제가되는영역이다. 7) 푸코는이러한관점을밀고나가면언젠가우리가한계의역사 (une histoire des limites) 를쓸수도있을것이라말하고있다. 이러한기본적관점은이후에그의사망시까지이어지는데, 이는푸코가자신의분석을 1961 년의 광기의역사 이후 1984 년의마지막저서 성의역사 에이르기까지자신의분석대상이되는지역을엄격하게서양세계 (le monde occidental) 에한정시킨사실로도분명히확인된다. 푸코는위 1961 년의 서문 에서도이미 서양적이성의보편성 (l'universalité de la ratio occidentale) 혹은 서양세계의한계-경험 (expériences-limites du monde occidental) 을언급하며의식적인형태로이를분명히언급하고있다. 8) 이러한규정은분석의 주어진 7) DEQ I, p. 189. 8) 푸코는이후의한인터뷰에서이 서양세계 를프랑스를포함한 앵글로 - 색슨, 스페인, 이탈리아등등 의지역, 곧우리가보통서구혹은서유럽이라부르는지역에로명확히한정한다. 참조. DEQ II, pp. 31-32. 아는이러한푸코의지역및문화에관한규정을나의박사학위논문에서자세히다루었다. Kyoung, HUH, Michel Foucault et la modernité, Université Marc Bloch, 2007, pp. 50-90.
238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특정한시기, 주어진특정한지역의특정한현상 을분석하는푸코의고고학및계보학이공통적으로갖고있는방법론적특성을잘보여준다. 한편공간에대한푸코의 강박관념 은그가논의를시작하던당시서구의학계에서는새로운것, 적어도낯선것이었다. 푸코는공간에대한자신의 강박관념 때문에자주비난을받았으며또한자신이그러한 강박관념 을가지고있는것이사실이라고말하고있는데, 9) 훗날의한대담을통해자신의이러한언급이나오게된당시의시대적배경을보여주는하나의에피소드를소개한다. 앞서언급한 1967 년 3월의발표 다른공간들 은프랑스의한건축연구모임이주최한콘퍼런스에서발표된것인데, 지난해의강연과마찬가지로 헤테로토피아적공간 을다루고있다. 토론의마지막부분에한참여자 ( 사르트르주의적심리학자 ) 가마이크를잡고푸코의발표에대해 공간은반동적이고자본주의적이며시간과생성이혁명적인것 이며, 10) 공간에대해말하는것은자본주의의선동자가되는것이고, 누구나가공간은죽은것, 경직된것, 부르주아사회가스스로에게부과하고자하는현상유지이며, 혁명적동학과변증법을오인하는것임을알고있다 고격렬히비난했다. 마지막으로푸코는 이부조리한발언에대해오늘날에는누구나큰웃음을터뜨리겠지만당시에는이러한발언이전혀그렇게받아들여지지않았음 을상기시키고있다. 푸코는이러한비난의배경으로당시의속류화된 천박한 마르크스주의를들고있지만, 동시에그것이그가젊은시절일반적으로받아들여졌던있던 베르크손주의 에기인한것임을지적한다. 제가학생이 9) DEQ II, p. 33. 10) DEQ II, p. 1101. 푸코는대담에서착오로인하여이시기를 1966 년으로잘못말하고있다.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39 었을때, 일종의잠재적인베르크손주의가프랑스철학을지배하고있었습니다. 나는방금베르크손주의라고말했는데, 베르크손의실제가이런것이라고는생각하지않는다는의미에서그렇게말한것입니다. 여하튼당시에는무엇인가죽은것, 경직된것으로간주되던공간대신에모든종류의시간적분석에일정한특권적지위가부여되어있었습니다. [...] 이일화는역사에관한일정한헤겔주의적및마르크스주의적개념이어떻게해서시간에관한베르크손주의적가치평가와맞물려재생산되는가를보여줍니다. 11) 이러한에피소드를통해우리는 1960 년대중반의프랑스에서시간곧역사에관한것이아닌공간과지역에관한연구는그만큼낯선것이었으며사회주의및공산주의진영에의해반동적인것으로까지여겨지던것이었음을알수있다. 푸코자신의이러한지적은푸코가학생시절이던 1940 년대말이후발표가진행되던 1960 년대중반까지프랑스의상황을보여주는것으로, 당시의지배적조류들인베르크손주의와헤겔주의및마르크스주의가모두각기 지속 및 역사 의개념을통해시간의분석에몰두하고있었음을보여준다. 이에더하여당시의또다른지배적조류를형성하고있던현상학과실존주의적경향역시하이데거와니체의영향하에공간보다는시간의문제에집중하고있었음을알수있다. 그렇다면푸코는왜당시의전통적인방법론인시간적혹은역사적분석이아닌공간에대한분석으로주된관심을돌리게되었을까? 12) 11) DEQ II, p. 576. 12) 물론이러한언급이푸코가시간의문제를소홀히했거나다루지않았다는의미가아니다. 오히려그와는반대로푸코는이미 1970 년콜레주드프랑스취임강연인 담론의공간 이래니체적계보학의강력한영향아래 모든것의역사적형성조건 을분석하는데심혈을기울였다. Michel Foucault, L'ordre du discours, Gallimard, 1971; 미셸푸코, 담론의질서, 이정우옮김, 서강대학교출판부, 1998.
240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이에대해푸코는다음처럼말하고있다. 푸코에따르면, 무엇보다도 공간은모든공동체적삶에근본적인것이며, 모든권력행사에도근본적인것이다. 13) 푸코는이후의한대담에서자신이공간을통해 그동안찾아오던근본적인것, 곧권력과지식사이에존재할수있는관계 를발견했다고믿었으며, 우리가지식을지역, 영역, 정착, 이주, 이동등의용어로분석할수있게되면서하나의권력처럼지식이기능하면서자신의효과들을생산하는과정을포착할수있게되었다 고말하고있다. 14) 푸코는결정적으로시간적분석에대해공간적분석이유의미하게느껴지는이유를다음처럼설명하고있다. 담론의변형을시간적어휘에의한관점에서은유한다면그것은필연적으로자신만의고유한시간성을가진개인적의식이라는모델의사용으로우리를이끌어가는데반해, 공간적전략적은유를통해담론의변형을분해할경우그것은담론이권력안에서, 권력을통해, 권력으로부터스스로변형되는지점들을정확히포착할수있게해준다. 15) 이처럼공간에대한분석은 - 기존의시간적분석이개인적의식을가정하는주체의철학에로우리를이끌어가는반면 - 담론의형성과변형을가능케하는전략적이고도위상학적분석에로우리를인도한다. 결국이상의공간적분석에관한푸코의강조가갖는철학적의미는대략다음처럼구분해볼수있다. 첫째, 공간의분석은자신만의고유한속성을가진것으로가정되는개인적의식곧주체를전제하는근대주체철학전체에대한비판과연결되어있다. 주체가아니라주체형성의인식론적조건을탐구하는공간에대한분석에서주체는개인적의식을가진하나의실체가아니 13) DEQ II, p. 1101. 14) DEQ II, p. 33. 15) Ibid.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41 라각각의요소들이점유한위치와공간의배치를통해구성되는하나의효과이다. 둘째, 푸코의공간분석은 1960 년대중반이래시작되지만그러한논의가자신만의독자적지위를확보하게되는것은 1970 년대중반보다정확히는 1975 년 감시와처벌 : 감옥의탄생 의시기와맞물린다. 이는푸코의공간분석이그의권력- 지식 (le pouvoir-savoir) 이론의형성과뗄수없는것임을보여준다. 푸코의공간분석은권력- 지식의작용을보다잘설명하기위한도구및준거점으로서작동한다. 공간의배치와구성에대한푸코의연구는이제구체적으로수용소, 감옥, 병원, 학교, 군대, 공장의역사적형성과정에대한면밀한연구를통해그것이어떻게근대이래의정상화권력 (le pouvoir normalisateur) 과연결되어있는가를보여준다. 셋째, 푸코의공간분석에대한강조는동시대의지배적사조였던베르크손주의, 현상학, 실존주의, 마르크스주의및자유주의모두에비판적인것이었다. 이는당시의자본주의혹은자유주의비판을넘어, 푸코동시대의마르크스주의적제경향에대한비판으로이어지는데, 푸코는공간의분석을통해자신이원했던 어떻게더이상전통적자유주의도아니면서또한정통적마르크스주의도아닌분석의새로운 ( 좌파적 ) 방법론을창출할수있을것인가 라는문제에대해하나의돌파구를찾게된다. 16) 푸코가오늘날철학의위상과기능을다룬 1978 년의한대담에서 공간의문제 야말로바로모든분석의 열쇠 라고말했던것은바로이런의미에서이다. 17) 16) 그리고바로이런점에서푸코의공간적ㆍ전략적분석은오늘날의신자유주의비판에있어서도일정한기여를할수있으리라기대된다. 17) DEQ II, p. 586.
242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3. 강연 헤테로토피아 푸코는 1982년의한대담에서헤테로토피아 (l'hétéropie) 에대해그것이 우리가몇몇사회적공간들안에서발견하는특이한공간들 이며 그기능은여타공간들의기능과는다른것, 즉전혀반대되는것 이라정의하고있다. 18) 이러한특징은 1966 년의강연 헤테로토피아 에서도발견되는데, 푸코에따르면, 헤테로토피아는무엇보다도유토피아 (l'utopie) 에대비되는개념이다. 이러한헤테로토피아를연구하는과학 (science) 을푸코는헤테로토폴로지 (hétérotopologie) 곧이질적위상학이라부르는데, 이는동시에시간적측면에서는헤테로크로니 (hétérochronie) 곧이질적연대기를구성한다. 19) 푸코에따르면, 이헤테로토폴로지는다음과같은여덟가지특성혹은규칙을갖는다. 첫째, 자신의헤테로토피아혹은헤테로토피아들을갖지않는인간사회는존재하지않는다. 곧모든인간공동체는자신만의헤테로토피아를갖는다. 이는달리말하면모든인간사회혹은공동체는자신이구성하고설정하는헤테로토피아의종류혹은방식에의해특징지어질수있으며, 이는거꾸로말하면모든사회곧유토피아는자신의헤테로토피아에의해동시적으로규정되고구성되는것임을의미하는발언이다. 이런면에서모든헤테로토피아는한사회의구성조건을형성하는일종의반 ( 反 )-공간 (contre-espace) 으로서의공간이다. 이절대적으로다른공간이자반-공간이기도한헤테로토피아는따라서사회의정상적일상적공간에반하는공간, 그것들을지워버리는공간, 특수한환경에처한사회의구성원들이머무르 18) DEQ II, p. 1101. 19) HT, p. 26. 이러한명명은, 푸코가강연에서따로언급하고있지는않지만, 그것이기존의유토피아적호모토폴로지 (homotopologie) 곧동질적위상학혹은호모크로니 (homochronie) 곧동질적연대기에대비되는과학임을암시한다.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43 는공간, 혹은사회의특정구성원들이속하는공간이다. 이런공간들은어린이들의놀이공간으로이용되는침대밑, 옥상위, 놀이터, 정원으로부터나병환자수용소, 감옥, 병원, 학교, 공장, 그리고사회로부터일정하게분리된채로완벽한나름의제국, 이질적공간을구성하는선박및병영에로까지확장될수있다. 가령서양중세에생리혹은임신기간동안여성들이머물렀던장소혹은우리고대의소도 ( 蘇塗 ) 와같은공간이한사회의헤테로토피아를구성한다. 이러한 생물학적 혹은 종교적 헤테로토피아들은오늘날점차로사라지면서 일탈자들을감금하는 또다른종류의헤테로토피아로변형되고있다. 오늘날의헤테로토피아는휴양소, 요양원, 고아원, 양로원을거쳐호스피스시설, 정신병동및각종수용소, 감옥에이르게된다. 20) 둘째, 모든사회는이전에자신이구성했던헤테로토피아들을없애버리거나그주요한기능을변형시키기도하는데, 푸코에따르면, 서구의경우이러한예들은우선사라져버리거나혹은그러한상황에놓인공간들로서우선당시 약 20여년전부터 사라지기시작한집창촌을들수있으며, 기능이바뀐주요한예로는예전에는도시의중앙성당뒤뜰에위치한공동묘지가이제는점차로교외로밀려나가는현상을들수있다. 파리중심의공동묘지가교외로이전된것은겨우나폴레옹 3세의치세시기부터이며, 이는곧제2 제정시기 (1852-1871) 에들어와서야이러한변화가시작되었음을의미한다. 푸코는일반적으로헤테로토피아가하나의장소에보통은양립불가능한여러가지다양한요소들이복합적으로기능하는경향을가지며, 그예로서극장과영화관등을들고있는데, 푸코는이러한현상을헤테로토피아의중층결정 (surdétermination) 이라부른다. 21) 한편세계를구성하는네가지 20) HT, pp. 25-27. 21) HT, pp. 28-29.
244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원소를상징하는네부분으로나뉘어중심에분수혹은사원을갖는전통적인페르시아식정원또한헤테로토피아의대표적인고전적사례이다. 셋째, 또한생물학적혹은사회적시간이 정상적으로흐르는 호모토폴로지혹은호모크로니에대비되어시간이멈추어서거나혹은다른방식으로흐르는헤테로크로니에연관되는헤테로토피아적공간이존재한다. 17-18세기에만해도전적으로개인적인공간에속했던도서관과미술관, 박물관의원형인 호기심의방 (cabinet de curiosité) 이변형된오늘날서구사회의시간적헤테로토피아에는시간이 무한하게축적되는 것으로가정되는도서관그리고미술관, 박물관등의공간이속한다. 또한이와같은시간의영속화가아닌시간의축제화에속하는헤테로토피아들이존재한다. 이에는물론극장과휴양지그리고이전시대물랭루주등에서매일저녁벌어지던 환락의밤 이라는공간이속한다. 22) 그외에도넷째로, 통과, 변형혹은 갱생 을위한헤테로토피아들이있다. 이에는 19세기이래의학교, 소년원, 수용소그리고오늘날의감옥이속한다. 23) 다섯째로, 헤테로토피아는주변의공간에대해구성원을격리시키는하나의개폐체계를가지고있다. 이에는온갖종류의자연적, 생물학적혹은의학적및보건적및종교적의미의정화의식을행하는공간들이속한다. 24) 여섯째로, 열려있지만다만환상에불과한헤테로토피아들이존재한다. 이는 18세기에남아메리카저택의문곁에위치한손님들을위한거처를들수있다. 방문자는누구나그곳으로들어가고또대접받을수있지만그는그집안에들어선 22) HT, pp. 30-31. 23) HT, pp. 31-32. 24) HT, p. 32.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45 것이아니다. 집안에있으나집안에있지않은이방은전적으로외재적인헤테로토피아에속하는데, 아마도우리나라조선시대양반대갓집의대문바로안쪽에위치해손님들을맞이하던사랑방이이에속하는것으로보인다. 25) 일곱번째, 열려있는것같지만사실은오직이미받아들여진자만이참으로들어갈수있는 헤테로토피아들이존재한다. 이는집창촌의경우가능한표현인데, 그곳은휴식과환락을제공하며사회적의무를완벽히잊을수있는그러한환상, 신비의공간이다. 젊은시절집창촌에서환락을쫓던시인아라공 (Louis Aragon, 1897-1982) 의예를들어묘사되고있는이러한헤테로토피아는, 푸코에따르면, 바로그것이갖는환상 (illusion) 이라는측면에서헤테로토피아의특징을가장잘보여주는예가된다. 이는헤테로토피아가정의상 (by definition) 다른모든공간들에대한반대 (contestation) 로서존재하지만그것이취하는반대의두가지양식의차이에서기인한다. 우선, 아라공의경우처럼때로헤테로토피아는나머지다른현실전체를환상으로치부함으로써하나의환상을창조한다. 한편때로헤테로토피아는, 특히 18세기의서구식민지들에서처럼, 하나의다른장소를마치현실만큼이나정묘하고세밀하게, 완벽히현실적으로 창조하는것으로귀착된다. 물론식민지의건설에는경제적측면이주가되었지만동시에이러한 거대한사업 에는그것이갖는상상적가치라는요소또한중요한부분을차지한다. 18세기이래영국의청교도들은아메리카에자신들만의완벽한꿈의나라를건설하고자하였으며, 20세기초리요테 (Louis Lyautey, 1859-1934) 원수의지휘를받은프랑스의모로코식민지건설역시그러하다. 그러나이의가장적절한사례는오늘날의파라과이에완벽히통제되는 환상적 식민지공동체를건설한 16세기이래의예수회이 25) HT, p. 32-33.
246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다. 하루의모든것이계획표에의해전적으로통제되었으며, 모든재산이 모두에게 귀속되어있었고, 심지어는원주민들의 생식 (reproduction) 을위한시간까지정해두었던이완벽한예수회공동체는외부에대해철저히차단된완벽한자신들만의헤테로토피아를이루었다. 26) 마지막으로, 19세기이래서구의선박은그자체로완벽한헤테로토피아의예를이룬다. 일단한번바다로나가면모든통제권은물론탑승한자의생사여탈권마저도쥐고있는이대형선박은적어도 16세기이래서구문명의가장큰경제적도구이자상상력의저장소였다. 이배는엄청난물건들과사람들을이항구에서저항구로, 그리하여이아가씨들로부터저아가씨들에게로, 그리하여본국의출항지에서식민지의항구에이르는험난한여정을겪는꿈과상상력의헤테로토피아였다. 27) 결국단적으로말해서, 푸코의헤테로토피아는특이성 (singularité) 을그특성으로갖는공간들이다. 달리말해헤테로토피아는한사회내의여타공간들과는어떤방식으로든구분되는절대적으로다른 (absolument autre) 공간이며, 28) 이공간은복수적ㆍ다수적ㆍ분산적곧이질적공간이다. 이때의이질성이란 - 그것의실내용이무엇이든, 또어떤기준에의해구분되든 - 결국한사회가 일상적인것 혹은때로는 정상적인것 으로규정한한계의바깥에위치하는무엇인가에관련된공간이다. 26) HT, pp. 33-35. 27) HT, pp. 35-36. 28) HT, p. 25.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47 4. 논문 다른공간들 푸코는강연 헤테로토피아 로부터약 3개월후에발표된이논문을통해헤테로토피아의개념을더욱명확히하고있다. 다른공간들 에서푸코는기본적으로 헤테로토피아 의논의를반복하면서, 그논점들을명확히하고또때로는심화시키고있다. 푸코에따르면 19세기를사로잡았던가장큰고정관념은역사에대한것으로, 이는발전과정지, 위기와순환, 과거의축적, 죽음의과부하및세계를위협하는경기억제등의테마로구성된다. 이에비해 20세기의강박관념은고립계에서무질서도곧엔트로피는항상증가하거나일정하며결코감소하지않는다는열역학의제2법칙에그신뢰적근원을갖는공간이라말할수있다. 우리시대 는동시성, 병렬, 원근, 분산으로구성되는시대이며, 시간을가로질러전개되는거대한삶보다는지점들을연결하고실타래들이엮이는그물망 의비유에보다적합한그러한시대, 따라서오늘날의이데올로기적갈등역시 시간의경건한후손들과공간의결렬한주민들사이에서 벌어지고있는시대이다. 29) 이런점에서오늘날이른바 구조주의 라는이름아래묶여질수있는다양한시도들역시 이전에는시간을축을통해시도되었던다양한요소들을병렬, 대립, 상대에의한상호함축, 단적으로말해서일종의배치 (configuration) 에의해나타나는관계의집합을설립하려는노력 이다. 30) 바슐라르 (Gaston Bachelard, 1884-1962) 이래, 우리는우리가살고있는공간이동질적인빈공간이아닌이질적이며질적차이로가득찬공간, 환상에의해사로잡힌공간임을잘알고있으며, 우리가서로서로가상대에의해환원불가능하며결코겹쳐놓 29) Michel Foucault, 'Des espaces autres' [ 이하 EA], in DEQ II, p. 1571. 30) EA, p. 1571.
248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을수없는영역들로이루어진관계들의집합내부에서살고있음을인식하고있다. 31) 이러한모든공간들중푸코는여타의공간들과는구분되는두종류의공간이있음을상기시키는데, 이는물론유토피아적공간과헤테로토피아적공간이다. 우선유토피아가있다. 유토피아는그어원이말해주는대로이세상에실제로존재하지않는비현실적공간이다. 하지만동시에유토피아는뒤집힌형태로한사회의존재방식을보여준다. 물론어떤경우에도유토피아는근본적이고본질적으로비현실적인공간이며이세상에실재하는것이아니다. 한편모든사회, 문화, 문명은자신만의또다른공간, 절대적으로다른 공간을갖는다. 이는물론헤테로토피아이다. 헤테로토피아는정의상유토피아의극점에위치한다. 32) 헤테로토폴로지는바로이렇게우리가살고있는현실적인동시에신화적인공간에대한연구를의미한다. 33) 이부분에서푸코는헤테로토폴로지의특성혹은규칙ㆍ원칙을반복하며글을마친다. 34) 첫째, 매우다양한변양을갖기는하지만자신만의헤테로토피아가없는인간사회는존재하지않는다. 둘째, 헤테로토피아는하나의주어진사회안에서명확히규정된자신만의기능을가지고있으며, 사회 31) EA, p. 1573-1574. 32) 물론이양자의사이에는복합적ㆍ중간적지대가존재할수있다. 거울이그한예이다. 거울안의세계는실재하지않는어디에도없는세계라는의미에서유토피아적공간이나, 거울안의세계는실제로는거울안곧이세계안에존재한다는의미에서그세계는스스로를되돌려주는세계, 회귀하는세계, 거울밖의세계와는절대적으로다른또하나의세계를구성한다는의미에서헤테로토피아적공간이다. EA, p. 1575. 33) 푸코는이부분에서 3 개월전에자신이사용했던학문혹은과학 (science) 이라는용어가 이제는지나치게변질되었으므로 이를철회하고연구, 분석, 묘사 (description) 혹은 독해 라는용어를사용한다. 34) 이부분은앞서살펴본것이므로간략한개요의스케치및이전과의차이점만을간략히살펴보도록한다.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49 는때로이기능을변형시키거나혹은때로는일정한수의헤테로토피아들을폐기시키기도한다. 셋째, 헤테로토피아는하나의현실적장소안에그자체로는양립불가능한복수의공간들혹은영역들을병렬시킬수있는힘을가지고있다. 넷째, 헤테로토피아는매우자주특정한방식의시간적분할과연결되는데, 이를헤테로크로니라부를수있다. 서구문명에서공간과시간에관한헤테로토피아와헤테로크로니는상대적으로복합적인방식으로구성되는경향이있다. 다섯째, 헤테로토피아는항상구성원들을격리하고받아들이는자신만의개폐체계를가지고있는것으로가정된다. 여섯째, 순수하고단순한개방적체계인것같지만실제로는기묘한배제의체계를갖는헤테로토피아가있다. 마지막으로, 헤테로토피아는나머지공간들과는다른하나의기능을갖는다. 이는두가지상반된방식으로가능한데, 이에는우선모든여타의현실을훨씬더환상적인것으로서격하시키며하나의환상을창조하는방식이있으며, 두번째로지상에위치하는하나의현실적장소를그만의상상혹은환상에입각해완벽히새롭게구성ㆍ창조하는방식이있다. 우리가첫번째방식을상상에입각한것이라말할수있다면두번째방식은환상이아닌보상에입각한것이라말할수있다. 푸코는이두방식의예로집창촌과식민지를들고있는데, 푸코에따르면이두가지는헤테로토피아가가질수있는두가지극한을보여준다. 한편우리는마지막으로이에더하여일단출항하면모든것에대해완벽한자율권을행사하며바다위에떠있는 모든곳에존재하며어디에도고정되어있지않은 선박을들수있다. 이상푸코의논의를요약하면, 푸코의세계에게는기본적으로세개의공간이존재한다. 푸코가명시적으로말하고있는것은아니지만, 첫째,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공간, 즉현실적인공간이있다. 이는현실세계에실재하며한사회의구성원들이그안에서그사회가구성
250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한정상적규칙안에서자신들의일상을영위하는세계를구성한다. 둘째로, 한사회의구성원들이꿈꾸는완벽한비실재적비현실적공간인유토피아가존재한다. 유토피아는실재하지않지만상상력의작동이라는측면에서한사회구성원들의의식과무의식을규정하는하나의구조적요소가된다. 셋째로, 여타의공간들과는 절대적으로다른 헤테로토피아가있다. 헤테로토피아는이른바 현실 세계안에실제로존재한다는의미에서는일상적공간과같지만, 여타의일상적 정상적 공간과는질적으로다른자신만의기능을갖는다는점에서구분된다. 또한헤테로토피아는일상적정상적공간이아니라는점에서는유토피아와같지만, 현실세계에실제로존재한다는점에서는유토피아와구분된다. 헤테로토피아는이렇게현실공간및유토피아와는구분되는것으로, 현실적인동시에신화적인 공간이다. 어떤공간을헤테로토피아로만드는결정요소는그공간이한사회에서수행하는기능, 곧주어진공간을다른여타의장소들과는절대적으로다른것으로만들어주는그것의이질화기능이다. 5. 헤테로토피아, 칸트적관념 - 하비의비판 푸코의헤테로토피아개념은주로건축가등공간문제의전문가들에게적지않은반향을일으켰다. 그러나동시에푸코자신이크게보아 1970 년대초반이래, 그리고결정적으로는 1975 년의 감시와처벌 이후이개념을사용하지않는다는사실에서도드러나는것처럼헤테로토피아개념은일정한인식론적혹은철학적으로검토해보아야할문제점들을지니고있다. 헤테로토피아의개념을비롯하여푸코의공간에관한 - 입문적혹은호의적인, 또는비판적인 - 연구서들은적지않으나, 그중관심을끌만한것은크램튼과엘든이편집한프랑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51 스및영미권공간문제전문가들의논문집 공간, 지식그리고권력 : 푸코와지리학 35) 이다. 이논문집에수록된데이비드하비의논문 푸코딜레마의칸트적뿌리들 36) 은그것이푸코의공간관을근본적으로지배하고있는 암묵적인그러나결정적인 칸트적관념을인식론적ㆍ철학적차원에서비판하고있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 왜냐하면푸코가전제하는세가지공간, 곧일상적공간ㆍ유토피아ㆍ헤테로토피아모두에는그것이전제하는일정한 ( 인식론적혹은과학적 ) 공간론이전제되어있고, 하비의비판은바로이지점을공격하고있으므로만일하비의비판이적실한것이라면공간및헤테로토피아에관한푸코의입론은 - 전체는아닐지라도 - 그인식론적기반의상당부분을상실할것이기때문이다. 하비의논문은앞서언급했던 1976 년출간된푸코와지리학전문지 헤로도투스 편집진과의대화를인용하는것으로시작한다. 푸코는논의를정리하는마무리발언을통해지리학자들과의대화에대한자신의논의를요약하면서다음과같이말한다. 나는 [ 이대화를통해 ] 여러분이지리학에관련해내게제기한문제들이내게본질적인것임을이해했습니다. 내가연관시키려했던것들중에는어떤것에서다른것에로향하는이행가능성의조건, 토대 (le support, la condition de possibilité du passage de l'un à l'autre) 였던지리학이있었습니다. 나는 [ 그러나그후 ] 이것들을그저내버려두었거나혹은자의적인방식으로연관시키고는했습니다. [...] [ 나는이제 ] 지리학을내관심의중심에위치시켜야합니다. 37) 하비는바로이답변에등장하는가능 35) Crampton, Jeremy W. and Elden, Stuart ed., Space Knowledge and Power. Foucault and Geography [ 이하 SKP], Ashgate Publishing Company, 2007. 36) Harvey, David, 'The Kantian Roots of Foucault's Dilemma', in SKP, pp. 41-48. 37) SKP, p. 42; DEQ II, pp. 39-40. 옮긴이강조. 번역자가따로명기되어있지않은본논문의모든번역은나의것이다. 불어본에서번역.
252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성의조건이라는명제가갖는칸트적인식론을비판의대상으로삼는다. 논문의제명 푸코딜레마의칸트적뿌리들 이잘드러내는것처럼, 하비는푸코의공간론이갖는근본적한계로서푸코가암묵적으로전제하고있는칸트적공간론을들고있으며, 그대표적인표현이바로위답변에서보이는 가능성의조건 이라는표현이다. 하비에따르면, 이표현은그저우연한하나의수사학이아니라, 1961 년 5월 20 일푸코자신이불역하여그의박사학위수여시부논문으로제출되었던칸트의 실용적관점에서본인간학 (Anthropologie in pragmatischer Hinsicht, 1789) 번역 38) 이래지속적으로푸코의인식론적전제를구성해온본질적인언급이다. 하비는푸코의번역에덧붙여진푸코자신의칸트해석을에이미알렌을인용하며다음처럼요약한다. 인간학 이가져온단절은 ( 아마도부지불식간에 ) 우리의아프리오리한범주들이가지고있는역사적특수성, 역사적으로다양한사회적언어학적실천들및제도들에뿌리박고있음을드러내며비판철학의틀을열어젖힌다는점이다. 따라서칸트의 인간학 에대한푸코의독해는칸트의체계가그자신의근본적변형, 푸코가자신의작업을통해수행하게될변형, 즉다시말해보편적이며필연적인것으로서의아프리오리개념으로부터역사적아프리오리에로의변형, 그리고이와연관하여모든경험의가능성을위한조건으로서기능하는선험적주체로부터특수한 38) Kant, Immanuel, Anthropologie in pragmatischer Hinsicht (1789), in Gesammelte Schriften, G. Reimer, 1905; Anthropologie du point de vue pragmatique, trad. M. Foucault, Vrin, 1964; 임마누엘칸트, 실용적관점에서본인간학, 이남원옮김, 울산대학교출판부, 1998. 이불어번역에붙이는푸코의 서문 이다음처럼출간되어있다. Kant, Emmanule et Foucault, Michel, Anthropologie du point de vue pragmatique et Introduction à l'anthropologie, Vrin, 2008; Foucault, Michel, Introduction to Kant's Anthropology, trans. Robert Nigro and Kate Briggs, edited, with an afterward and critical notes by Robert Nigro, Semiotext(e), 2008.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53 역사적사회적및문화적환경에뿌리박고있음에의해조건지어 진주체로의변형을위한씨앗을포함하고있음을암시한다. 39) 하비에따르면, 칸트는인간학과지리학이모든지식의 가능조건 임을명시적으로논증한다. 40) 그러나칸트는이후인간학의이러한위상을유지하는반면, 지리학은그러한조건을제시해주지못하는것으로서격하시킨다. 그이유는지리학이칸트인식론의필수적구성요소를이루는공간에관한칸트의이론에모순을불러일으키기때문이다. 칸트의시간및공간에대한관념은기본적으로뉴튼의절대적시공간이라는관념에확고하게뿌리박고있다. 하비는이러한칸트의시공관이지리학의본성자체와모순을일으키는것으로본다. 칸트의이론안에서, 공간적질서는필연적으로 - 칸트의관점에서는보편적인것에대립되는것으로이해되는 - 지역적이고국지적인진리와법칙을생산하게된다. 달리말해, 칸트의이론에따르면, 지리학적지식의기반을이루는 자연의조직화에는우리에게알려진인과성에관한어떤유추 도존재하지않으며, 바로지리학의이런특성이지리학에서보편적이고절대적인것으로가정되는뉴턴적자연과학의모델을따르는지리학의설립을이론적인차원에서근본적으로불가능하게만든다. 이제단순히 공간적질서및공간적구조에관한지식의경험적형식 으로정의되는지리학은보편적지식에대립되는특수한경험적사실들을다루는 경험과학 에불과하게되고, 따라서더이상모든지식의 가능조건 을제공해주는자신의특권적위상을유지할수없게된 39) 다음에서재인용. SKP, p. 42. 옮긴이강조. 원문은다음이다. Allen, Amy, 'Foucault and Enlightenment: A critical Reappraisal', in Constellations, 10 (2), 2003, pp. 180-198. 40) 다음에서재인용. SKP, p. 42. 원문은다음이다. May, J. A., Kant's Concept of Geography and its Relation to recent Geographical Thought, Tronto University Press, 1970, pp. 132-136.
254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다. 한편근본적으로이러한모든논의는공간과시간혹은역사의특성에관한칸트의구분에서오는것이다. 칸트는지리학을 공간의질서를종합적으로따르는조직화된지식 으로정의하는데반해, 역사에대해서는그것이 시간안에서이야기를제공하므로 공간과는근원적으로다른것으로제시한다. 칸트에게시간과공간은모두동일한감성적직관의순수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일정한질적차이를갖는구분되는두가지형식이다. 하비는바로이러한칸트의공간관이푸코의공간에관한논의를, 칸트의선례를따라, 원초적으로오직공간과공간성에관한것으로서만설정하게만든한계로서작용했다고본다. 하비에따르면,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는칸트적공간관의모든특성들이드러나있는글이다. 푸코는, 칸트의선례를따라, 공간을시간과는구분되는것으로 - 본질적으로정의상보편적이고필연적인지식을창출해낼능력을갖지못한 - 우연적인것, 파편화된것, 일회적인것, 고유한것으로서바라본다. 하비는푸코의이러한이해가그의공간에관한논의전체를뒤덮고있다고보고있는데, 심지어는 감시와처벌 에나타난판옵티콘의비유역시그러한공간적은유에불과한것으로바라보고있다. 결국하비의논점은푸코가강조하는위치정립과차이의특수성, 우연성및권력의미시정치학이모두칸트적보편 / 특수의대립에기초해있는것으로이러한칸트적구분을받아들이는한공간에관한푸코의모든논의는필연적으로오직공간과공간성의은유에한정되고마는칸트의오류를반복할수밖에없다는주장이다. 41) 마지막으로하비는푸코가칸트의이러한관념을버릴 41) 한편, 이렇게시간과역사에만배타적인특권적지위를부여하는칸트적인식론의한계를극복할수있는하비자신이제안하는극복의방법은시간과공간이해에 변증법적 방식을도입하는것이다. 하비는시공간에관한이러한변증법적이해안에서공간은 동시에절대적이며상대적이고관계론적인것으로서 드러나며, 역사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55 수없었던이유를제시함으로써자신의비판을마친다. 하비에따르면, 푸코는칸트로부터자신의고고학개념을차용해왔다. 그런데칸트는고고학을 고유하게공간에관련된학문 으로서정의했으며, 푸코는이를원용하여 지식의지층들 을묘사하는지식의고고학을정립했다. 하비는푸코가만약공간에관한자신의칸트적관념을포기한다면그에따르는논리적결론으로서고고학의개념역시포기하게될것을두려워했던것은아닌지의문시하고있다. 결국, 하비에따르면, 푸코는 자신이만든칸트적판옵티콘안에스스로를가두고있다. 42) 6. 전반적검토 - 칸트ㆍ푸코ㆍ하비 요약하면, 하비의비판은푸코가중요시하는일상적이고정상적인공간에대비되는 비일상적이며정상적이지않은공간및지리학 으로서의헤테로토피아에대한강조는사실상근본적으로보편 / 특수의이분법도식을탈피하지못한일상성과정상성의또다른숨겨진뒷면에불과할뿐어떤본질적변화도가져올수없는무기력한개념이며, 따라서궁극적으로공간에관한어떠한새로운논의도제공하지못하는이론으로서결과적으로기존체제의유지에공헌하게된다는논의에다름아니다. 와지리학의대립은사라지고오직 지리학적역사와역사적지리학 만이존재하게된다고주장한다. 결론적으로하비는이제지리학은 공간적학문 으로규정되어서는안되며, 인간발전의내부에존재하는환경, 장소, 공간에대한변증법적탐구로서의지리학비판 을수립해야한다고주장한다. SKP, pp. 45-46. 다음을보라. Harvey, David, 'Space as a Key Word', in ed. N. Castree and D. Gregory, David Harvey : A Critical Reader, Blackwell, 2006. 42) SKP, p. 46.
256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그렇다면하비의이러한비판은적실한것인가의문제를따지지않을수없다. 우선 가능성의조건 이라는푸코의언급으로부터공간에관한푸코의논의전체가칸트적의미의절대적시공관을전제하고있다는하비의주장부터검토해보자. 우선, 잘알려져있지는않지만, 푸코가칸트의지대한영향을받았다는점은명백한사실이며, 모든지식의 가능조건 이라는푸코의언명이칸트적인것이라는하비의주장은분명상당한진실을담고있음을지적해야한다. 푸코는앞서언급된칸트의 인간학 에대한불어번역및그에붙이는자신의 서문 이래, 죽기직전인 1983-1984 년에발표된자신의 계몽이란무엇인가? 43) 에이르기까지끊임없이칸트를다루어왔다. 하지만우선, 하비가이해하지못하고있는것은푸코가칸트의철학을있는그대로혹은전통적방식그대로답습한것이아니라자신만의고유한방식으로전유해왔다는사실이다. 44) 단적으로푸코가시도한칸트의독해는어떤의미로도전통적의미의칸트해석이아니다. 이는자신의사망직전에저술ㆍ발표되었으며푸코사상의종합적요약이라할수있는 1983-1984 년의논문 계몽이란무엇인가? 에나타난푸코의칸트해석에서도극명하게드러나는점이다. 이글에서푸코는칸트의 계몽이란무엇인가? 에나타난계몽 (Aufklärung) 혹은근대성 (modernité) 에관한칸트의입론을동시대혹은당대적인것 (actualité) 에관한관심으로이해함으로써오늘날의서구현대를정립 43) Michel Foucault, 'Qu'est-ce que les lumières?' [ 이하 QL1], in DEQ II, pp. 1498-1507. 이논문의제명은다름아닌칸트가 1784 년저술한동명의논문에서따온것이다. 이는 1983 년 1 월 5 일콜레주드프랑스에서행해진강연의요약이다. 44) 푸코의칸트철학에대한이러한 자신만의고유한 그리고 논쟁적인 전유방식은여러철학자들과의격렬한논전을불러일으켰다. 이러한논쟁의수많은사례들중가장대표적인것은하버마스의다음책이다. 위르겐하버마스, 현대성의철학적담론, 이진우옮김, 문예출판사, 1994. 특히푸코를다루고있는 9 장과 10 장을보라.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57 한 원점 으로서의 근대적인것 (le moderne) 의개념을새로이구성한다. 푸코에따르면근대성은하나의시기구분이아니라자신의동시대혹은당대를바라보는이의 윤리적태도 혹은 비판적질문을제기하는태도 에관련된것으로, 이렇게이해된 질문혹은태도로서의 근대성에반하는개념은 ( 전-근대혹은후기- 근대가아닌 ) 태도로서의 반-근대 (contre-moderne) 로서설정되어야한다. 45) 푸코에따르면, 칸트는자신의논문 계몽이란무엇인가? 를통해서양철학의역사에서는최초로 오늘우리에게일어나고있는것은무엇인가? 혹은 지금이렇게말하고쓰고있는이순간이란무엇인가? 라는문제를제기함으로써근대성의참다운시작을가능케했으며, 46) 바로이러한의미에서우리모두는일종의 신-칸트주의자 이다. 47) 푸코에따르면, 칸트에게있어서무엇보다중요한것은그가플라톤및데카르트이래 고전적 서양철학의고유한문제를구성한보편적ㆍ필연적담론을물리치고, 철학에시간과역사, 곧오늘과현재라는문제를도입했다는점이다. 48) 푸코에따르면, 칸트이래의철학은무시간적이며시간과공간에무관하게보편적이고필연적인실체적인진리를찾는것이아니라, 특정한주어진사회혹은문화와주어진시간속에서오늘의우리자신을만든역사적형성 (historical formation) 의조건들을탐색함으로써오늘우리자신의변형 (transformation of the self and 45) DEQ II, 'Qu'est-ce que les lumières?' [ 이하 QL2], in DEQ II, pp. 1498-1507. '', p. 1387. 이는 1984 년에저술된동일한제명을가진논문으로, 1983 년의콜레주드프랑스강의록의요약인 QL1 과유사하지만한약간의차이를보여주는또다른글이다. 46) QL1, pp. 1499-1501, 1505-1507. 47) DEQ I, p. 574. 48) DEQ I, pp. 809. 물론그렇다고해서푸코가 정통적의미의칸트주의자 인것은아니다. 실상푸코는칸트의텍스트를자신만의 논쟁적인 방식으로전유했을뿐이다. 푸코가칸트주의자가아니라는사실은푸코자신에의해서도명시적으로언급되고있다. DEQ I, p. 1241.
258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ourselves) 을위한역사적조건들을찾아내는것이다. 더욱이하비가칸트혹은푸코의시간및공간에관한관념을비판하고스스로그에대한대안으로서스스로제시하고있는 환경ㆍ장소ㆍ공간사이의변증법적이해 는기본적으로헤겔주의적인변증법의관념을전제하고있는것으로파악된다. 이러한변증법적이해안에서하비는역사와지리학의칸트적분열이사라지고오직 역사적지리학 내지는 지리적역사 만이존재하게된다고말하고있다. 49) 그러나이러한하비의비판은기본적으로외재적비판이다. 무엇보다도푸코는 당신은계몽을받아들이고합리주의의전통안에남거나, 혹은계몽을비판하고합리성의원칙을져버리거나 를선택해야한다는식의양자택일적인태도를계몽에대한협박 (le 'chantage' à l'aufklärung) 이라고명시적으로비판한바있다. 50) 이러한언급은물론 헤겔주의적으로이해된변증법적합리성을합리성자체와동일시하는 하버마스의태도를지칭하는것이다. 51) 한편 계몽에대한협박 에관련된바로다음부분에서푸코는자신이 변증법 을신뢰하지않음또한분명히하고있다. 이에대해우리가계몽에있어서의좋은것과나쁜것을결정하기위해 변증법적 뉘앙스를도입한다고해서이협박으로부터벗어날수있는것은아니다. 52) 이처럼하비의외재적인푸코비판은공간과시간에관한자신의변증법적논의를이미옳은것으로가정하고논지를전개하는일종의논점선취의오류를범하고있다. 53) 49) SKP, pp. 45-46. 50) DEQ II, p. 1390-1391. 51) 푸코의하버마스비판은대표적인것으로서다음을보라. DEQ II, pp. 989, 1053, 1097, 1099, 1266, 1403, 1545. 52) QL2, p. 1391. 헤겔주의적혹은마르크스주의적변증법에대한푸코의비판은너무많아서일일이제시하기어렵다. 대표적인것으로다음을보라. DEQ I, p. 1676; DEQ II, pp. 470, 53) 물론모든외재적비판이그른것은아니지만, 이경우하비의논지는자신의변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59 그렇다면하비에의해푸코공간관념의근원이된다고간주된칸트적시공관에대한푸코의연관성은어떨까? 이를위해서는간략하나마시간과공간, 특히공간에대한칸트의논의를잠시살펴볼필요가있다. 칸트가공간의문제를다루고있는곳은 순수이성비판 중초월적감성학의 공간 에관한장이다. 칸트에따르면, 공간은 외적경험들로부터추출된경험적개념이아니며 모든외적직관의기초에놓여있는선험적이고필연적인표상 으로서 순수한직관 이다. 칸트는그이유로서 우리는단하나의공간만을표상할수있을뿐이며, 우리가많은공간들에대해서이야기할때, 우리는그로써오로지단하나의동일한공간의부분들만을의미할뿐 임을지적하면서, 공간은본질적으로하나 라는관념을유지하고있다. 54) 반면시간역시 오로지하나의차원 을가지며, 서로다른시간들은동시에있지않고, 잇따라있 고 서로다른시간들은동일한시간의부분들일따름이다. 한편시간의무한성이란다름이아니라 시간의모든일정한크기는단지, 기초에놓여있는유일한시간의제한으로써만가능 하고, 따라서 근원적표상시간은무제한적으로주어져야한다. 55) 이처럼시간과공간양자는공히 모든 ( 외적내적 ) 경험의필연적조건들 56) 이지만, 시간은공간으로부터스스로를구별짓는다음과같은차이를갖는다. 모든외적직관의순수형식으로서공간은선험적인조건으로서는순전히외적인현상들에만제한된다. 이에반해, 모든표상들은, 그것들 증법적논의를당연한것으로이미가정하고 그와다른 푸코의비 - 변증법적논리가변증법과는 다르다 고혹은 아직 변증법적인식에이르지못했다고비판하고있다. 54) 임마누엘칸트, 순수이성비판 1, 백종현옮김, 아카넷, 2006, pp. 243-245. 강조는인용자. 55) 같은책, pp. 251-252. 56) 같은책, p. 267. 인용자강조.
260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이외적인사물들을대상으로가지든그렇지않든, 어쨌든그자체로서마음의규정들로서내적상태에속하는것이고, 그런데이내적상태란내적직관의형식적조건아래에, 그러니까시간에속하는것이므로, 시간은모든현상들일반의선험적조건이다. 좀더정확히말하면, [ 시간은 ] ( 우리영혼의 ) 내적현상들의직접적인조건이고, 바로그렇기에간접적으로또한외적현상들의조건이다. 57) 따라서칸트에따르면, 특수하고지역적인공간에기초한지리학은모든경험지식의보편적이고도필연적인가능조건을제시할수없으며, 이에반해시간안에서이야기를짜내는역사는인간학의정립을위한보편적지식의가능조건을제공할수있다. 7. 나가는말 - 문화와진리놀이들 칸트의공간에관한이상의논의를다시금푸코의공간관념및하비의비판과연관지어보면우리는다음과같은몇가지결론을얻을수있다. 첫째, 이질적공간으로서의 헤테로토피아 에대한강조에도불구하고푸코가기존의보편 / 특수사이의이분법을근본적으로탈피하지못하고있다는하비의비판은푸코가전통적인칸트의 보편 / 특수 사이의의대립을푸코자신의새로운개념인복수적인진리놀이들 (jeux de vérité) 의형식아래새로이전유하고있음을이해하지못하는하비의잘못된비판이다. 푸코에따르면, 보편성은결코필연적인것이아니며, 단지역사적으로구성된것곧역사적아프리오리에불과하다. 보편성은기존에누렸던자신의유일성및절대성이라는특성을잃어버 57) 같은책, pp. 254-255. 인용자강조.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61 리고, 다만무한히가능한다양한보편성들중실현된단하나의형식이라는지위에머무르게된다. 그리고이러한논리안에서하비가상정하는칸트적보편과특수사이의전통적인이항대립은이미존재하지않는다. 둘째, 그럼에도불구하고하비의비판이일정한의의를갖는것은하비의논의가푸코의헤테로토피아에관한논의가기본적으로 ( 아마도부지불식간에혹은의식적인형태로 ) 칸트의공간관에입각해있다는사실에있다. 푸코의모든작업은기본적으로 필연적이고보편적인것이사실은우연적이고역사적으로구성된것임을밝힘으로써자기와우리자신의변형을가능케할우리자신의역사적존재론을찾아낸다. 는목표에로정향되어있다. 푸코는통시적곧시간과역사라는측면에서는, 이러한자신의목표를달성하는데걸림돌이되는당시의헤겔주의적기원을갖는변증법의논리를벗어나는방법론을, 차례로, 초기에는구조주의적함축을갖는논의안에서, 그리고중후기에는니체적계보학의논의안에서찾게된다. 그러나푸코의이후논의는자신의논리대로라면응당그랬어야할지리적곧문화적축에대해침묵한다. 푸코는자신이헤겔적역사철학의관념에대해그랬던것처럼, 공간ㆍ지리ㆍ문화에대한칸트적인 절대시공간 의관념에대해서도복수적인진리놀이들을도입했어야했다. 이뉴턴적이고칸트적인절대적인시공관안에서공간과시간은각기오직하나밖에없는것, 그안에서우리에게관찰되는현상들은모두동일하며따라서유일한무한한공간및시간의분할들로서만이해된다. 그러나푸코는자신이시간과역사에대해행했던계보학적분석을공간과지리그리고문화에대해서는, 단지그이론적가능성만을원칙적으로남겨둔채, 동일한작업을수행하지않는다. 단적으로말해, 푸코의사유안에는진정한의미의공간과지리에대한 계보학적 분석이부재한다.
262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푸코의헤테로토피아개념및보다후기 감시와처벌 에서보이는공간이해는각기공간의배치및분할에관련된정상화권력에대한저항을말할뿐, 다른 공간, 지리및문화의가능조건이발견되지않는다. 나는바로이러한부분에서푸코는여전히근본적으로칸트주의적공간관을벗어나지못했다는하비의지적에, 비록두개의논의가서로다른근거에기반해있기는하지만, 타당성이있다고생각한다. 푸코가다른장소, 다른지리, 다른문화에대해말할수없는, 혹은이러한것들인식할수없는근본적이유는푸코가칸트적인동일하고도무한한단하나의시공간이라는관념을가지고있기때문이다. 따라서칸트의세계내에서의합리성은원칙적으로오직하나만이허용된다. 칸트에따르면, 합리성은그자체로보편적인하나의형식곧모든우주에서통용되는것 (universal) 이다. 그러나공간과시간사이에근본적구분을설정한칸트는시간과역사에특권적지위를부여한반면, 공간과지리및문화에는오직경험적인특수성의학문이라는지위만을부여했다. 공간및지리와문화에따라합리성이달리구성될수있다는관점은한마디로반 ( 反 )-칸트적인관념이다. 결국푸코는 합리성혹은보편성은시간의경과와역사에따라발전할수있다, 그러나공간과지리, 그리고문화에따라서는달라질수없다 는칸트적관념을벗어나지못했던것이다. 58) 나는이것이야말로푸코가헤테로토피아와규율담론분석이라는탁월한업적에도불구하고결국 서 58) 푸코는아마도 1978 년의일본여행이후 - 아마도우리가 서양적합리성의협박 이라고불러야할 - 자신의 서구적인것과합리적인사이의동일시 를벗어날수있는기회를가졌던것인지도모른다. 그러나푸코가그이후돌아간곳은 - 전통적인서구적관념으로부터벗어나기위한모색혹은탐색이아니라 - 계몽이란무엇인가? 의문제의식안에결정화된칸트철학의현재화혹은니체화라는서구전통철학의재해석이었다. 이러한문제에관련되는흥미로운저작으로다음을참조하라. Almond, Ian, The New Orientalists. Postmodern Representations of Islam from Foucault to Baudrillard, I.B. Tauris, 2007.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63 양적전통의 사상가로머무르고말게된근본적이유라고본다. 보편성, 합리성혹은근대성등의 보편적 명칭아래가려진공간과 지리그리고문화의문제는이처럼근본적으로정치적인문제이다.
264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참고문헌 I. 푸코의저술 ( 약어알파벳순 ) - DEQ : Dits et écrits 1954-1988, Collection 'Quarto', Gallimard, 2 vols., 2001. - EA : 'Des espaces autres', in DEQ II, pp. 1571-1581. - HF : Histoire de la folie à l'âge classique, Plon, 1961, puis Gallimard, 1972. - HT : Michel Foucault, 'Les hétérotopies', in Le corps utopique suivie de Les hétérotopies, Nouvelles Editions Lignes, 2009, pp. 21-36. - MC : Les mots et les choses, Gallimard, 1966. - QL1 : 'Qu'est-ce que les lumières?', in DEQ II, pp. 1498-1507. - QL2 : 'Qu'est-ce que les lumières?', in DEQ II, pp. 11381-1397. - SP : Surveiller et punir, Gallimard, 1975. II. 그외 - SKP : Crampton, Jeremy W. and Elden, Stuart ed., Space Knowledge and Power. Foucault and Geography, Ashgate Publishing Company, 2007. - Harvey, David, 'Space as a Key Word', in ed. N. Castree and D. Gregory, David Harvey : A Critical Reader, Blackwell, 2006. - Kant, Immanuel, Anthropologie in pragmatischer Hinsicht (1789), in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65 Gesammelte Schriften, G. Reimer, 1905; Anthropologie du point de vue pragmatique, trad. M. Foucault, Vrin, 1964; 임마누엘칸트, 실 용적관점에서본인간학, 이남원옮김, 울산대학교출판부, 1998. - Kant, Emmanule et Foucault, Michel, Anthropologie du point de vue pragmatique et Introduction à l'anthropologie, Vrin, 2008; Foucault, Michel, Introduction to Kant's Anthropology, trans. Robert Nigro and Kate Briggs, edited, with an afterward and critical notes by Robert Nigro, Semiotext(e), 2008. - 칸트, 임마누엘, 순수이성비판 1, 백종현옮김, 아카넷, 2006.
266 도시인문학연구 제 3 권 2 호 Abstract On Michel Foucault's Hétérotopies - a critical introduction to his early concept of space Huh, Kyoung Institute of Modern and Contemporary Culture and Thoughts Studies in Korea This article deals with the problem of space, geography and culture in Michel Foucault(1926-1984)'s early thoughts demonstrated in papers 'Hétérotopie' and 'Des autres espaces' in 1966-1967. As a result of this, it deals also some related thinkers like Immanuel Kant and David Harvey. The main themes of this article are: Firstly, Harvey's critique on Foucault's implicit hypothesis of binary opposition between the universal and the particular is not accurate in that Foucault's own way of appropriation of Kant already surpasses this kind of opposition through the notion jeux de vérité as universals. Secondly, although harvey's critique on Foucault that he'd never understood the real value of dialectical thinking in geographical thoughts is totally inappropriate, his comments on what he called Foucault's Kantian tradition has still some values to be considered seriously. In some sense, Foucault actually stayed all his life in his own Kantian way in that Foucault left the problem of space, geography and culture untouched, while according to his theorization it must have been organized in a totally new way like he did for the history with the notion of genealogy. I argue that the true reason that Foucault couldn't touch these problems is that he could never leapt over the traditional western philosophy that is Kantian which presumes that there is one and only time and that there is one and
미셸푸코의 헤테로토피아 267 only space. The very thought that rationality and universality could vary according to space, geography and culture is strictly speaking an anti-kantian thought. The possibility to take over the geographical factors as multiple and plural remains purely potential in foucaldian thoughts. The universal, the rational and the geographical under the general name of the universal are in fact essentially political ones. Keywords hétérotopie, space, geography, culture, Kant, Harvey 논문투고일 : 2011 년 9 월 10 일 논문심사완료일 : 2011 년 10 월 2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