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랫폼시대, 오리지널콘텐츠의 세가지새로운양상 글. 임성희 ( 아이리버 ( 구 ) SM 모바일커뮤니케이션동영상그룹장 ) < 달려라빅뱅단 >, <BTS Bon Voyage>, < 레드벨벳의레벨업프로젝트 >. 나는이콘텐츠들이 2017년을상징하는새로운오리지널콘텐츠라고생각한다. 아이돌스타가출연하는리얼리티프로그램. 하등새로울것이없는데, 무엇이새롭단말인가? 우선, 오리지널리티를만들어내는주체가달라졌다. 이콘텐츠를제작투자한주체는순서대로구글 YouTube Red, 네이버 V LIVE, SK브로드밴드옥수수다. 방송사가아니라인터넷기업, 이동통신사가제작자로나섰다. 오직대형방송사만이오리지널콘텐츠를만들수있었던한국방송영상시장에서균열이일어난것이다. 7
모든콘텐츠는오리지널콘텐츠다. 하지만 1 인창작자가영상을찍어유튜브에올리는것을두 고오리지널콘텐츠를제작했다고말하지않는다. 통상적으로오리지널콘텐츠를제작한다는것은 고비용을투자해서 TV 방송용품질을만들어내고투자손실위험을감수하는것을의미한다. 오리지널콘텐츠제작지형의변화 유료방송플랫폼도입초기, 오리지널콘텐츠제작을시도했던현대방송등이제작비용을감당하지못하고철수하면서유료방송플랫폼은오리지널콘텐츠없이기존의콘텐츠를재방영하는플랫폼이되었다. 그뒤로오랫동안손실위험을감내할재원을가진지상파방송사와 CJ E&M정도의대기업위주로오리지널콘텐츠를제작해왔다. 오리지널콘텐츠가많이제작될수록방송영상시장은커진다. 영상콘텐츠를만드는데많은자본과인력이투입되고음악, 출판등다양한연관산업으로파급효과가발생하기때문이다. 정부가종합편성채널을도입할때이와같은오리지널콘텐츠의다양화에대한기대도있었을것이다. 이런상황에서웹모바일동영상플랫폼을운영하는인터넷기업과이동통신사등이새롭게오리지널콘텐츠를제작하는주체로등장한것이다. 이들은자신들이운영하는플랫폼을다른플랫폼과차별화하기위해오리지널콘텐츠를제작한다. 유튜브는최근 유튜브레드 라는월정액유료가입모델을시작하면서오리지널콘텐츠제작을시도했다. 또네이버는 V LIVE 라는 K-pop팬을겨냥한버티컬동영상플랫폼을론칭하면서대형연예기획사들과함께오리지널콘텐츠를제작하고이를유료판매하고있다. SK텔레콤도 SM엔터테인먼트와합작회사를만들고, SM엔터테인먼트소속아이돌들이출연하는오리지널콘텐츠를제작하고있다. 이처럼새로운주체들이오리지널콘텐츠제작에뛰어들었다는점이과거와달라진첫번째지점이다. 이미지 : V LIVE 이미지 : YouTube Red 8
연예기획사, 오리지널콘텐츠로뛰어들다 두번째새로운점은바로오리지널콘텐츠제작에연예기획사가주요한역할을하고있다는점이다. 연예기획사는오랫동안가수와음악을홍보하는방법으로뮤직비디오를제작해왔기때문에영상콘텐츠기획역량을가지고있었다. 게다가소속연예인들을활용한캐스팅에강점을갖고있었기때문에자연스럽게방송외주제작업으로사업을확장했다. 한국에서방송영상외주제작업은방송사가제작비의 50% 이상을투자해주요한의사결정을다하고, 외주제작사는일부인력을투입해제작하는부분외주방식이일반적이다. 그러다방송영상제작인력이없는국내외동영상플랫폼이투자주체가되면서연예기획사가영상콘텐츠제작일체를책임지는방식이일반화되었다. 그러면서 SM 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같은대형연예기획사내부에서직접팀을꾸려제작에나서게된다. 이들의콘텐츠제작역량이그만큼커진것이다. 게다가전세계어디에서나인터넷으로동영상을볼수있는유튜브가대중화되면서글로벌 K-pop 팬덤을대상으로콘텐츠를기획, 제작하면서글로벌감각까지갖추게되었다. 오리지널콘텐츠를제작하는입장에서는시청자수를늘려규모의경제를만들면실패위험을줄일수있다. 따라서글로벌팬덤을갖고있는 K-pop 아티스트가출연하는콘텐츠를만들게되면국내시장뿐아니라해외시장에서도판매가가능하다는강점이있다. 그래서일국단위가아닌글로벌스케일로서비스를제공하는유튜브나 V LIVE와같은플랫폼에게연예기획사는훌륭한콘텐츠제작파트너가되며, K-pop 아티스트가출연하는콘텐츠는큰투자를받을수있는것이다. 9
YG엔터테인먼트의경우네이버에서투자를받아콘텐츠를제작하지만유통의순서나범위는아직미지수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지난 10월부터 JTBC에서황금시간대인일요일오후 5시에방영하는오디션프로그램 < 믹스나인 > 을제작했다. 이프로그램은기존방송외주관행과다른제작방식을따른다. 기존외주관행대로라면 JTBC가주도적으로제작규모및프로그램내용과편성시간을결정하면 YG엔터테인먼트는그기획을충실히따른콘텐츠를제작해야한다. 그런데 < 믹스나인 > 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가기존에방송사가하던역할을하고, JTBC 는방영권을확보, 시간편성의역할을할뿐이다. 콘텐츠기획을한 PD는 YG엔터테인먼트소속이며, 제작비역시 YG엔터테인먼트가메인투자를했기에콘텐츠판권을 YG엔터테인먼트가갖는것으로알려졌다. YG엔터테인먼트는이런콘텐츠비즈니스를함께하기위해네이버로부터 1천억원투자를유치한바있다. 제작사, 판권그리고오리지널콘텐츠 출처 : YG ENTERTAINMENT, 믹스나인 이렇게제작사가제작투자를해서판권을소유하고방송후판권유통사업을통해수익을확보하는방식은사실우리나라에서는낯설지만미국에서는이미자리잡은방식이다. 한국에서오리지널콘텐츠제작목적은 TV방송채널이나플랫폼의차별화였고, 그이후에광고를통해수익을내는방식이었다. 반면미국에서는콘텐츠제작자들이판권유통을통해수익을얻었다. 미국에서판권비즈니스가가능했던이유는콘텐츠를처음방영하고난뒤에유통할수있는다양한후속시장이국내외에많았기때문이다. 콘텐츠제작사가위험을감수하고비용을투자하여콘텐츠를제작해도그투자금액보다더많은수익을확보할수있을만큼의유통시장이있다면판권비즈니스가가능해진다. YG엔터테인먼트가판권비즈니스를하겠다고나선것은한국에서도방송국외에콘텐츠를필요로하는수요처가크게늘었다는사실의반증이다. 대표적인것이바로앞서보았던웹모바일플랫폼들이며, 향후페이스북 1) 과애플 2) 과같은플랫폼들도콘텐츠수요처가될전망이다. 여기에새로운변수로 중국의 OTT 플랫폼 이더해진다. 정부가유튜브접속을허용하지않는중국에서대형 OTT 플랫폼들은사드 (THAAD) 이슈가불거지기전인 2년전까지만해도한국동영상콘텐츠의주요한 1) 페이스북은 2017년 8월 Watch 라는동영상서비스를공개했다. 개인화된타임라인과다른탭의형태로공개된이서비스는 UGC가아닌 TV 쇼, 스포츠중계등전통적방송영상콘텐츠를볼수있게해주는서비스로, 이용자확보를위해오리지널콘텐츠를수급할것으로전망하고있다. 페이스북, 동영상플랫폼 워치 공개 유튜브와 맞짱, 연합뉴스, 2017.08.10.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8/10/0200000000akr20170810061100009.html 2) 애플은오리지널콘텐츠를제작해애플뮤직에공개하는등앞으로오리지널콘텐츠투자를강화해 2018년에는 10억달러 ( 한화약 1조 1천억원 ) 를투자하겠다고밝혔다고한다. 애플, 오리지널콘텐츠제작에 1조원투자, 연합뉴스, 2017.08.17.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8/17/0200000000akr20170817007700091.html 10
수요처였다. 중국의 OTT 플랫폼들은 K-pop 아티스트의콘텐츠를안정적으로제공받기위해한국 의대형연예기획사에직접투자하기도했다. 3) 콘텐츠제작자의진화, 오리지널콘텐츠의순항 오리지널콘텐츠를둘러싼세번째새로운점은바로플랫폼외에콘텐츠전문제작사가계속등장하고있다는점이다. YG엔터테인먼트를필두로한연예기획사들은콘텐츠제작사로진화를시도하고있다. 그이유는연예기획사의 K-pop 아티스트콘텐츠가글로벌시장에서큰집객력을갖고있기때문이다. 유튜브레드, 페이스북와치와같은글로벌플랫폼에게소싱우선순위가높은것이연예기획사의 K-pop 아티스트콘텐츠이기때문이다. 또한플랫폼진영에서도웹모바일동영상콘텐츠전문제작사를설립하고있다. 네이버는 플레이리스트 4) 라는회사를설립했고, 카카오도 크리스피스튜디오 5) 를설립했다. 사실동영상콘텐츠제작은실패위험이높기때문에플랫폼회사들이회피했던사업영역인데, 판권비즈니스의가능성을보고뛰어들고있는것이다. 이미지 : 플레이리스트에서제작한 < 연애플레이리스트 > 이미지 : 크리스피스튜디오에서제작한 < 오늘도무사히 > 3) 유쿠토도우 (Youku-Tudou) 를보유하고있는알리바바그룹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에, 텐센트비디오 를보유하고있는텐센트그룹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에지분투자를했다. 4) 네이버자회사인 < 스노우 > 와 < 네이버웹툰 > 이출자해 2017년 5월출범한동영상콘텐츠제작법안으로 < 연애플레이리스트 >, < 옐로우 >, < 열일곱 > 등 10~20대를겨냥한콘텐츠가큰인기를끌고있다. 5) 카카오자회사인 < 로엔엔터테인먼트 > 가 100% 출자해설립 (2017.1) 했으며, 아직히트작은없지만향후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의콘텐츠를동영상으로제작하는전략으로승부하겠다고밝혔다. 11
이렇게새롭게등장한콘텐츠제작자들이멀티플랫폼시대에어떻게적응하느냐에따라성패가갈릴것으로보인다. 과거에는제작자가종속되어플랫폼이시키는대로콘텐츠를제작했다면이제는스스로콘텐츠기획역량을갖추게되었으며, 어떤플랫폼으로부터투자를받아서, 어떻게수익화를시도할지다양한조합이가능해질것이기때문이다. 아직안정적인수익모델을찾지는못했지만셀레브는계속해서사업간경계를넘어서는시도를하고있고 YG엔터테인먼트는콘텐츠에대한수요가충분한중국의 OTT 플랫폼, V LIVE, 유튜브레드, 페이스북워치 (Watch), 애플뮤직등여러수요처에라이선싱후수익을만들고자할것이다. 이미플레이리스트는네이버투자로만든콘텐츠에대한팬덤을확보하기위해페이스북등 SNS를통해유통하고있다. 반면 <72초TV> 와같이이미팬덤을확보했다고판단한제작사는 2018년부터는페이스북등 SNS를통해콘텐츠를유통하지않겠다고선언했다. 이처럼제작사들과플랫폼간의밀고당기기가시작된것이다. 방송영상산업은그간인터넷이만들어낸격변에서약간비껴있었다. 동영상콘텐츠는인터넷으로실어나르기에너무크고무거웠기때문이다. 하지만인터넷환경이받쳐주기시작한지금, 변화는더욱가파르게진행될전망이다. 누가이격랑에서살아남아우뚝설수있을지치열한경쟁이시작되었다.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