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의존재사유에서본 형이상학의시작, 플라톤 황경선 * 하이데거에따르면서구의전통형이상학은근거를캐묻는사유방식에따라존재자를존재자이게하는 가장일반적인특성, 공통적인근거 인존재자성存在者性을구한다. 형이상학은그존재자성을존재로여긴다. 이형이상학의존재는표상될수있는어떤무엇임으로서하나의존재자인한, 모든것을낳거나산출하는최고의, 신적인존재자로부터정초지어져야한다. 이와같은방식으로형이상학은신을향해사유함으로써존재 - 신 - 론 (Onto-Theo-Logie) 의성격을갖게된다. 하이데거는그러한형이상학의선구적보기로서플라톤의존재이해를들고는한다. 이글은플라톤의존재규정이, 진리에대한그의새로운이해와함께, 얼마만큼형이상학을앞서윤곽지었는지알아보고자하는것이다. 우리는아울러하이데거에서비은폐로서존재자체가어떤사태며그에게서형이상학의극복내지해체가어디를향하는것인지살펴본다. 이를통해새로운다른사유로서그의 형이상학 은사변이나신비적탐닉이아니라존재자가존재한다는사실로뛰어드는도약이며, 시작詩作의본질에대한그의규정에따르면시적詩的으로거주하는삶자체와같은것으로서밝혀진다. * 한국외국어대학교강사 181
철학탐구 1. 머리말 하이데거의존재사유는서구전통형이상학의극복을기도한것으로말해진다. 그의극복또는해체는은닉된채로서구형이상학의본질을이루는시원적인존재경험으로소급속에이뤄진다. 형이상학은도대체존재자가무엇인지묻는다. 이물음은가장앞서며포괄적인이다. 그것은존재하는모든것을다른무엇이아닌존재자그자체로전체에서, 다시말해그존재에서문제삼는다. 형이상학은곧자신의존재물음으로써존재자를존재자이게하는근거를구하는것이다. 형이상학은그존재근거를지성적인바라봄속에파악함으로써세계를합리적으로이해가능한, 그래서궁극에는장악가능한것이되도록만든다. 하이데거는여기에는인간이세계의중심에들어서서, 말하자면존재자의주인이되어그때그때상이한관점에서존재자를해석하는주관주의혹은 휴머니즘 이도사리고있다고보기도한다. 이렇게존재자로부터그것을넘어이성적으로파악가능한혹은이성과동화될수있는근거를찾아나서는것이 존재자가존재한다 는사실혹은그경이를해명하는 형이상학적 방식인셈이다. 이데아, 실체, 기체, 표상, 의지 등이형이상학이그때그때존재자의존재로서내놓은것들이다. 하이데거에따르면서구형이상학은존재를힘에의의지- 그것이결국자신의자유를확대하려는의지라는점에서자기에대한의지인- 로이해하는니체를거쳐모든것의존재를기술적인처분가능성으로이해하는오늘의기술시대에서완결에이른다. 그시작에서완결에이르기까지형이상학을주도하는존재물음은이중적으로전개된다. 먼저존재자를그자체로서규정하는것을구한다. 모든존재자에공통적인, 그래서가장일반적인존재자인이근거는 존 182
재자로서존재자, 존재자그자체 혹은존재자성存在者性 (die Seiendheit) 이될거이다. 그리고형이상학은이번에는궁극의원인으로서모든존재자를통틀어정초하는, 신적인존재자를묻는다. 이두가지물음은혹은거기서물어지는것들은서로밀접하게연관돼있다. 이로부터형이상학은존재론이자신론이라는성격을갖게된다. 하이데거에따르면무엇보다도플라톤의사유에, 그가비록 형이상학 이란말을명시적으로쓰고있지는않지만, 이같은형이상학의씨앗이심어져있다. 이글은과연플라톤의존재이해가어떻게그리고얼마만큼형이상학을선구적으로윤곽짓는지밝히고자하는것이다. 여기에서또한그존재규정과함께수반되는, 플라톤에서진리본질의변화도다뤄지게될것이다. 아울러우리는하이데거에서시원, 즉단순히지나간것이아니라여전히현성現成하면서사유돼야할것으로도래하는존재자체가어떤사태인지알아볼것이다. 이와함께하이데거에서형이상학의극복혹은해체가어디를향하는지, 가장오랜것이로되새로운사유로서그의형이상학은어떤것인지도드러날것이다. 이에따라이글은이후다음과같은순서로진행된다. 2. 존재- 신-론으로서형이상학, 3. 하이데거해석에따른플라톤의존재이해, 4. 하이데거에서존재와진리, 5. 맺음말. 2. 존재 - 신 - 론으로서형이상학 서구형이상학을주도한물음은 존재자란무엇인가 란물음이다. 이는존재자자체를또한전체에서, 즉이러저러한제한된관점에서가아니라그존재에서묻는것이다. 존재자가존재하는한, 그것을우선적으로존재자이게하는근거를찾는것이다. 형이상학에게존재는 근거짓는근 183
철학탐구 거 1) 로여겨지고있다. 그래서형이상학은 근거 ( 로고스 ) 의학 (ID 50) 이 라고규정될수있다. 이때형이상학의존재물음은이중적으로전개된 다. 달리말해그것은두가지방향이나의미에서존재근거를물을수 있다는얘기다. 먼저존재자가존재자인한, 그것이존재자로서일차적으 로또한보편적으로지녀야할성격 ( 존재자성 ), 다시말해그것덕분에 존재자가다른무엇이기에앞서하나의존재자이게하는것을묻는다. 이러저러한인간을하나의인간이게하는근거를인간성에서찾듯이, 이 번에는인간을포함하여모든존재자를존재자로서규정하는것을구하 는것이다. 형이상학은 주도적물음에따라그때그때마다존재자를넘어 서, 그것을초월하여그것의존재로향한다. 이것은존재자를뒤에버려 두고포기하기위해서가아니라넘어섬, 초월을통해존재자가존재자로 서무엇인지에서존재자를표상하기위해서그렇다. 2) 형이상학이구하 는 존재자로서의존재자 혹은존재자성은모든존재자에공통된, 가장 일반적인것으로서나중에본질 (quidditas; essentia) 이란이름을얻는다. 3) 이와함께형이상학의물음은존재자를전체에서낳거나산출하는방식 으로정초하는, 궁극의근거인최고의, 그래서신적인존재자로향한다. 이로써형이상학은 일반적이며일차적인존재자로서의존재자 (ID 52), 가장일반적인특성 4) 혹은 공통적인근거 (ID 63) 인존재자성에 1) Heidegger, M., Identität und Differenz, Pfullingen, 1957, 49 쪽. 이하 (ID 쪽수 ) 로표기함. 2) Heidegger, M., Was heißt Denken? GA 8, Tübingen, 1971. 135 쪽. 이하 (WhD 쪽수 ) 로표기함. 존재에대한물음은최초에그리고아낙시만더에서니체에이르기까지긴역사내내오직존재자의존재에대한물음이다. 이물음은존재자 [das Befragte] 에게물음을걸어그것이무엇이냐고묻고있다. 물어지고있는것 [das Erfragte] 은모든존재자에공통적인것으로규정된다. Heidegger, M., Beiträge zur Philosophie(vom Ereignis), GA 65, Frankfurt a.m., 1989, 424/425 쪽. 이하 (BzP 쪽수 ) 로표기함. 3) 이데아, 현실태, 대상성, 의지등형이상학역사에서등장한존재자의존재들이하이데거사유에서어떻게존재자성으로규정되는지에대해서서는참조문동규, 하이데거와전통형이상학, 존재론연구 제 12 집, 한국하이데거학회, 2005. 184
대한 ( 좁은의미의 ) 존재론이다. 또한동시에존재자를전체에서정초하 는 최고의최종의존재자로서의존재자 (ID 52) 에대해사유하는신론 이다. 형이상학이존재자를모든존재자그자체에게공통적인근거에서 사유한다면존재 - 론으로서학이다. 형이상학이존재자자체를그전체에 서, 즉모든것을정초하는최고의존재자에서사유한다면신 - 론으로서 학이다. (ID 63) 5) 이후의분류에따라말하면존재자일반 (ens commune) 을대상으로하는일반형이상학 (Metaphysica generalis) 이자최고존재 자, 특히신을다루는신학으로서특수형이상학 (Metaphysica specialis) 이 다. 하이데거에따르면이두가지방향의존재물음은공속하면서형이 상학의본질구성틀을결정한다. 어떻게그렇게되는가? 형이상학은 존재자가존재한다 는사실앞에서혹은그것을떠나그 것의존재로서구하는일반적인존재자인존재자성은존재자를다른무 엇이아닌그자체로서, 즉존재자로서무엇인지에서규정하는것이다. 형이상학에게는이 존재자로서존재자 가가장존재적인, 본래적인존재 자다. 존재의본질이무엇임 ( 이데아 )(Wassein) 에있게되면, 곧바로존재 자의존재인무엇임은또한존재자에서가장존재적인존재자 (das Seiendste) 가된다. 6) 그러나형이상학이존재로여긴 존재자로서존재 자 는, 가장존재적으로존재한다고하더라도, 표상될수있는 존재하는 4) Heidegger, M., Was ist Metaphysik, Frankfurt a. M., 1965, 19 쪽. 이하 (WiM 쪽수 ) 로표기함. 5) 하이데거는 Identität und Differnz 에서 일반적인, 일차적인존재자 가존재자를규정하는근거지음에대해서는 grüden 또는 ergrüden 으로최고존재자가존재자를산출하는, 낳는 (verursachen) 정초지음에대해서는 begrüden 으로구별해말하고있다. 또다른곳에서는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일반적인존재자는, 존재자에대한모든후속적인고찰이이뤄지는토대, 기초 (Boden) 라는의미에서근거며최고존재자로서존재자는모든존재자의존재기원이란의미에서근거다. Heidegger, M., Wegmarken, GA 9, Frankfurt a.m., 1976, 449/450 쪽. 이하 (Wm 쪽수 ) 로표기함. 6) Heideggr, M., Einführung in die Metaphysik GA 40, Frankfurt a. M., 1983, 193 쪽. 이하 (EM 쪽수 ) 로표기함. 185
철학탐구 어떤것 (ID 62) 으로서존재자일반에속한다. 이는다음의사실을지시하게된다. 그자신하나의, 물론본래적인, 존재자인 존재자로서존재자 혹은존재자성은이번에는자신의존재에대한설명을또다른곳에서구해야한다. 모든존재자를일차적으로그리고무차별하게근거짓는그일반적인존재자는그에마땅한정초지음, 곧궁극적인원인을통한산출 (Verursachung) 이요구되는것이다. 그리고그형이상학의존재를정초하는것이어디서구해지든, 그것자체는존재원인을다시금자기밖의다른곳에서구할필요가없는것이어야할것이다. 즉그것은스스로가자기존재의원인 (causa sui) 인최고의존재자, 그때문에신적인존재자 (WiM 19) 여야한다. 그렇지않다면끊임없이존재근거를새롭게찾아나서는악순환에빠질것이다. 이렇게해서신-형이상학의신- 이철학안에들어왔다. 7) 형이상학은사유의사실이존재이고, 그러나이존재는로고스, 기체基體 ( 휘포케이메논 ), 실체, 주체등다양한방식으로근거로서본재하기에 (wesen) 신을향해사유해야한다. (ID 51) 이처럼형이상학은그주도적존재물음에따라 존재- 론이기에신-론이고신-론이기에존재- 론 (ID 51) 이란성격을불가피하게갖게된다. 존재- 신-론 (Onto-Theo-Logie) (ID 50) 이형이상학의본질구성틀을이루는것이다. 그런점에서형이상학은그자신뚜렷이의식하지않은채로존재자를일반적으로, 즉신적존재자도예외없이근거짓는존재와근거지어진, 그러나최고존재자로서존재를포함한모든것을정초하는존재자의차이로부터성립한다. 말하자면존재자를넘어존재로초월하는 7) 그러나하이데거는이형이상학의신에게는 우리는기도할수없고, 자신을바칠수도없다. causa sui 앞에서우리는두려움으로무릎을굽힐수도없고음악을연주하거나춤출수도없다. (ID 64) 라고말한다. 그러나이는동시에우리가새로운신의도래가능성앞에서있다는것을의미하기도한다. 그에따라철학의신을포기해야하는신없는사유는어쩌면신적인신에더가까이있다. 그러나이말은다만존재 - 신 - 론이받아들이는것보다더신앞에서자유롭다는것을말하는것이다. (ID 65) 186
형이상학의본질은가장폭넓은것과가장높은것사이의차이에자리잡고있는것이다. 그러나하이데거에따르면형이상학의초월이그이행하는영역인, 존재 ( 존재자로서존재자 ) 와존재자의차이는존재가그자체로사유되지않은존재망각에서기인한역사적혹은파생적차이다. 존재자체대신모든존재자를일차적으로규정하는공통의근거인 존재자로서존재자 를묻는형이상학은그러한존재자성만이이성적으로학문적으로물을가치가있는것으로간주한다. 형이상학은존재자로서의존재자에대해묻기에존재자에머문채존재로서의존재에향하지않는다. (WiM 8) 그렇다면하이데거에서도대체존재자체란어떤사태인지당장문제가된다. 그렇지만이에대해서는따로장을할애해다루기로하고여기는논의이해를위해필요한최소한의언급만하고넘어가기로한다. 하이데거가말하는그리고그에따르면서구시원에서경험된존재자체는은닉으로부터스스로열어밝히며그밝음안에존재자를감싸그것들을존재자이게하는것이다. 하이데거에서는그렇게어둠과은닉을열어젖히고밝게드러난비은폐가진리의본래적의미 ( 알레테이아 ) 다. 하이데거의존재자체혹은존재의진리란이러한비은폐, 탈은폐의사태를말한다. 따라서형이상학에서존재망각은스스로밝게트이며존재자를존재자로서들어서게하는존재자체를놓치고있음을지적하는것이다. 하이데거는존재의광휘속에드러난존재자에만시야가집중된채정작존재의진리, 그빛자체를보지못하는사정과관련하여아리스토텔레스의박쥐비유를인용하여이렇게말한다. 그스스로부터 -자신의현존에따라가장환하게빛나는것 비은폐자체인존재 과우리의본질에속한받아들임 (Vernehmung) 의관계는마치밝게빛나는대낮의빛과박쥐의관계와도같다. (WhD 47) 하이데거에따르면이는형이상학이존재를대상적인바라봄 ( 표상함 ), 말하자면 어둠 에익숙한그들의눈에보인어떤무엇으로표상하려는 187
철학탐구 사유방식과연관돼있다. 8) 대상을자기앞에맞세우는 (vorstellen) 형이상학의사유방식은대상화할수없는존재자체, 곧밝게트임, 비은폐인진리의존재로향하지못한다. 다만어떤무엇으로표상될수있는대상과객관만을볼뿐이다. 형이상학이 언제나다만존재자로서의존재자를표상하는한, 존재자체를사유하지못하는것이다. (WiM 8) 그대신형이상학은 존재자의존재자성을개념에로끌고감으로써 존재자란무엇이다 고말한다. 형이상학은그존재자성을존재라고생각한다. 그러나형이상학의그같은사유에서는존재의진리는사유될수없다. (WiM 44) 대상화의사유방식과함께진리자체인존재는바라봄 ( 표상함 ) 에마주해있는, 앞에놓여있는 9), 즉대상적으로파악된어떤것으로변화되는것이다. 말하자면비은폐, 밝음으로솟아나고피어나는, 동사로서의존재가명사로서의존재로딱딱하게굳어지는것이다. 형이상학은그명사로서의존재, 다시말해또하나의존재자에속하는것을존재근거란의미의존재로여기고그로부터존재자를설명함으로써존재와존재자의혼동속에전개되고있다. 형이상학의발언들은그형이상학의시작에서완료에이르기까지기이한방식으로존재와존재자의철저한혼동속에움직이고있다. (WiM 11) 이상으로형이상학의구성틀과그것의근본성격그리고형이상학의본질유래로서의차이에대해밝혔다. 다음으로하이데거가자주형이상학의선구적보기로들고있는플라톤의존재설명을살펴보자. 이논의를이끄는것은플라톤의존재이해안에형이상학의근본특성이씨앗으로담겨있는가하는물음이다. 보다구체적으로말해그의존재이해 8) 물론이것을단순한사유의태만이나소홀로만여길수없다. 오히려존재자체가그의역운에따라자신을숨기고그러한방식으로자신을내보이는것이다. 9) 언제나자기동일하게바라봄앞에머무는것은 휘포케이메논 ( 基體 ), subjectum 이다. 하이데거에따르면, 휘포케이메논 은훗날대상이란존재자해석의선구적단초를이룬다.(EM 202) 188
에서는다음의사실들이얼마큼뚜렷이보일수있는지묻는것이다. 플라톤의존재사유에서진리, 비은폐의존재는이윽고대상적인바라봄에표상되는어떤무엇임으로변화되기에이르렀다. 근거를구하는실체적, 인과적사유방식에따라그의존재물음은존재론과신론의방향, 다시말해가장일반적이며일차적인 존재자로서존재자 와최고존재자를묻는이중의방향을동시에갖는다. 그러는한그의형이상학은사실은근거짓는존재와근거지어진동시에정초하는존재자의차이에서전개되고있다. 이러한고찰을통해형이상학의근본특성은구체적으로확인되고풍부하게밝혀지게될것이다. 다시말해우리의논의방식은다음 3장을미리내다보면서지금의 2장을전개하고후자의내용이다시금전자에서확증되는해석학적순환의방식을취하는셈이다. 3. 하이데거해석에따른플라톤의존재이해 플라톤은자신의존재물음을통해시간의추이속에변화를겪으며생성, 소멸해야하는현실의개별존재자앞에서그것을넘어, 그모든변화와생성에무관하게참으로있는본래적인존재자 ( 온토스온 ) 를구한다. 그는곧본래적인혹은참된존재자로서자기동일하게존속하는어떤것을생각하고있다. 그는변화와생성과구별되는, 그스스로에따라그자신으로있는 자기동일성을참된존재의성격으로파악하고있는것이다. 이때의자기동일성이란절대적인것으로서어떤관점과인식에서든변화와차이에순수하게무관하며단순하고하나임을말한다. 플라톤에게, 말하자면불에타지도않고썩지도않고자기동일하게존속하는본래적인존재자는 그때그때한존재자가내보여주는모습 (WhD 135) 인이데아혹은형상이다. 189
철학탐구 가시적可視的인것에서보인, 어떤것이내보여준모습 (EM 189) 인이데아는개별존재자의무엇임이며그런의미에서본질에해당하는것으로서개별존재자를그러한것으로서존재하게하는것, 곧존재자의존재다. 이데아는존재자의존재를이룬다... 개별존재자의무엇인바는그것의모습에있으며, 이모습이존재자의무엇인바를내준다 ( 현존하게한다 ). (EM 190) 이데아는그때그때존재자가무엇으로있는지시야를열어주며 개별존재자는그러한모습에서현존하며존재한다. (WhD 135). 개별사물들이그자체로서무엇인지내보여주는이데아는그것들이, 예컨대하나의집으로, 산으로, 신으로나타나고존립하게하는본질을이루는것이다. 이데아가스스로내보이지않는다면도대체존재하는모든것들은어둠속에숨겨져있을것이다. 이것은플라톤에게서존재의본래적본질이란있음의사실 (Daß es ist) 이아니라무엇임 (Was es ist) 에있다는점을말해준다. 10) 이데아는그와같이현상의모든것들에서우선적으로나타나고그것들을각기그러한것으로서알려지게하는것이기에 가장비은폐적인것 (Wm 222) 이라고할수있다. 이로써플라톤에서이데아는 존재자가존재자로서무엇인지 에서표상된존재자의무엇임이란점이분명해진다. 다시말해이데아는존재자를가장앞서서그리고일반적으로규정하는 가장일반적인톡성 이나 공통적인근거 인 존재자로서의존재자 혹은존재자성에해당하는것이다. 그리고플라톤에게는그존재자의무엇임인이데아가자기동일하게존속하는것, 곧 본래적인존재자 다. 말하자면동굴밖환한햇빛속에스스로부터자신을내보이는사물들자체다. 존재의본질이무엇임 ( 이데아 )(Wassein) 있게되면, 곧바로존재자의존재인무엇임은또한존재자에서가장존 10) 나중에이무엇임에부여된 quidditas 란명칭이실존 (essentia) 이아니라본질 (essentia) 이참된존재 (esse) 라는것을드러낸다. 다양한현실존재자로부터존재자의무엇임인이념적인본질로시선을돌리는본질직관은플라톤이후모든본질철학의철학적전통이된다. 190
재적인존재자 (das Seiendste) 가된다. (EM 193) 이에비해현실의개별존재자들은본래적인존재자에닮음의방식으로참여할뿐이며참여하는만큼존재한다. 본래적인존재자인이데아는현실의존재자에게는닮아야할전형이며원형이다. 우리가일상에서현실적인것으로간주하는것들, 즉눈에보이고들을수있으며붙잡고계산할수있는모든것들은단지이데아의음영, 그림자일따름이다. 그래서우리가원형, 즉이데아를보려하지않는다면친숙하지만모사된것에지나지않는것에구속된채, 다시말해동굴에갇혀서살아가는셈이다. 플라톤은존재자와이데아사이에 코리스모스 ( 분리, 구분 ) 가있다고말한다. 이때그것의어원인 코라 는장소를의미한다. 그는곧존재자의존재인이데아와존재자는다른장소에있다는점을말하려는것이다.(WhD 174) 플라톤이존재자의존재를존재자의무엇임을규정하는 존재자로서의존재자 로서이해함으로써다음과같은사태가당연한결과로따른다. 존재자의무엇임을내보여주는이데아는설사존재자와는다른장소에서, 곧초월적으로존재하는것이라고할지라도존재하는어떤것으로서자신의존재에대한정초를필요로하게된다. 모습을내주는것으로서, 그래서그자체일정한방식으로존재하는것인이데아는그러한존재자로서그자신의편에서자신의존재규정, 곧다시금하나의모습을요구한다. (EM 205) 이데아의존재를규정해주는또하나의모습은플라톤에따르면, 이데아중의이데아며최고이데아인선의이데아다. 하이데거는여기서선이란그리스적으로사유하면 쓸모가있다, 유익하다 는뜻이라고한다. 우선이데아는하나의존재자가무엇인지모습을알려주어그존재자가무엇인바에서나타나고그렇게존속하도록하기에이롭다, 곧선하다. 그런데이데아는존재자의존재자, 즉모든존재자를그러한것으로존재하게하는존재자다. 따라서모든이데아를하나의이데아로서쓸모있게하는, 이데아의본질을가능케하는 (Wm 229) 191
철학탐구 이데아중의이데아는모든현존하는것들을존립케함으로써단적으로선한, 가장선한것이다. 즉최고이데아의선, 그이로움이란모든개별존재자들이그것들이무엇인지에서존립을갖는모습 ( 이데아 ) 의나타남을허락하는데있는것이다. 최고이데아는 모든사태와사태성에대한근원, 즉원인 (Ur-sache) (Wm 229), 모든존재자의존립과나타남에대한원인 (Wm 235) 인셈이다. 그선의이데아는가시적인것을가시적인것이되도록비추는해로유비된다. 이데아와선의이데아사이관계는햇빛속에순수하게자신을내보이는사물자체들과태양의관계와같다는것이다. 11) 결국플라톤에서선의이데아는존재자를가장앞서서, 다시말해일차적으로그리고일반적으로근거짓는본래적존재자인이데아의존재를정초하는최고존재자의자리에놓여있는것이다. 플라톤은이와같이존재자의존재를 존재자로서존재자 ( 이데아 ) 로사유함으로써선이라불리는신적인존재자를사유하게된다. 그럼으로써그의형이상학은일반적인존재자에대한학이자최고존재자, 신적인존재자에대한학인 존재- 신-론 의얼개를갖추게된다. 존재가이데아로해석된이후존재자의존재를생각하는사유는형이상학적이다. 그리고그형이상학은신학적이다. (Wm 235/236) 12) 또한이는플라톤의형 11) 하이데거는 Was heißt Denken? 에서짜라투스트라를통해태양을향해외치는니체의말을인용하며그것은플라톤형이상학의중심부에까지닿고있으며, 그럼으로써서양형이상학의핵심을적중하고있다고말한다. 너위대한천체여! 그대가비출것이없다면, 그대의행복이란무엇이겠는가? 그대는 10 년동안여기내동굴위로떠올라왔다 ; 내가없었고, 나의독수리, 나의뱀이없었다면그대는그대의빛과여정에싫증을느꼈을것이다. (WhD 28~29) 12) 그래서다음과같은질문의형식으로플라톤이시원적존재경험을떠나형이상학적사고에얽매여있음을환기한다. 만일좋음 선 의이데아가인과율적인사고방식에의해상정된최종적인이데아로서사유의체계를최종적으로완성하기위해고안된지성의허구적산물이라면, 그때플라톤은동굴의비유에서진정으로해방된철학자가아니라, 오히려아이러니하게도 - 그스스로가동굴속의자명한속견에결박된자는분명히아니라고하더라도 - 동굴의비유속에결박된그런철학자라고혹평하듯말할수는없을까? 신상희, 동굴의비유속에결박 192
이상학이, 비록고유하게사유되고있지는않지만, 모든것을존재자로서근거짓는가장일반적인존재자인존재와가장높은, 으뜸의존재자사이의차이에서성립됨을의미한다. 플라톤에서이같은형이상학적성격은존재자의존재를그자체로서, 곧그진리에서사유하지않고순수하게자기동일한, 그래서바라봄에결함이나왜곡없이순수하게알려지는것으로서파악하는존재이해에서연유한다. 이러한바라봄에는비은폐나밝게트임으로서경험되는, 존재하는존재자 의 존재하는 ( 존재 ) 이아니라그렇게자기동일하게존속하는어떤것인, 무엇임으로서의존재가들어서는것이다. 말하자면비은폐로서본래적으로머무는 ( 현성하는 )(wesen) 존재의동사적성격이손가락사이로빠져나가고존재자의무엇임이란명사로서의존재만이손안에남게된셈이다. 하이데거는존재를 퓌지스, 열려펼쳐지며지배함, 나타남, 빛안에서서있음 (EM 190) 으로경험하는희랍의시원적존재경험과대조하여, 플라톤의존재이해에대해다음과같이말한다. 보이는것인이데아는지속적인것 ( 퓌지스 ) 이하나의바라봄에마주서있는한, 단지그러는한에서만그지속적인것의한규정이다. (EM 191) 진리, 비은폐의존재가이제는보인모습, 형상으로서하나의바라봄에마주서있는, 다시말해바라봄에상관적인것으로변화됐다는것이다. 하이데거는이를공간의본질을통해설명한다. 공간의본질로부터보자면, 퓌지스의나타남과보인모습으로서의이데아의나타남에는다음과같은차이가있다. 첫번째본래적의미에서의나타남은... 공간을확보하고차지해스스로공간을이루지만..., 두번째의미의나타남은이미성립된공간으로부터나오며이공간의일정한범위에서바라봄을통해보인것이다. 이렇게되면사실자체가아니라사실이만들고있는모습이결정적인것으로된다. (EM 191/192) 이미일정한공간적제약을가진 된철학자, 플라톤, 철학연구 제 84 집, 고려대학교철학연구소, 2009, 191 쪽. 193
철학탐구 대상적바라봄 ( 표상함 ) 은자신이볼수있는것, 곧사실자체의외형이 나모습 ( 이데아 ) 만을볼수있다. 여기에는플라톤에게서는존재규정의변화와함께진리규정도달라 지고있다는사실이시사돼있다. 이두변화는서로를근거짓는방식 으로결속돼있다. 존재자의존재가가장순수하게자기동일하며가지적 可知的인이데아로해석됨에따라, 서구시원에서존재자체의근본특 성이며존재자체인진리 ( 알레테이아 ) 는존재자들의전형인본래적인존 재자 ( 이데아 ) 와그와마주한바라봄의일치로서규정되게된다. 본래적 인존재자는이데아이고이데아는전형이기에존재자의모든해명은이 원형과같아지는데, 그것에동화하는데, 이데아에자신을맞추는데로 향해야한다. (EM 193) 이와함께 이제진리의본질이비은폐성의본 질로서본질충만함 존재의진리 으로부터전개되는것이아니라이데 아의본질로잘못놓이게된다. 진리의본질은비은폐성의근본특성을 잃게되는것이다. (Wm 230) 다시말해플라톤에게존재자체인진리는 존재스스로가자신을열어밝힘이란 비주관적 이며동사적인성격을잃 고 바라봄, 표상함으로서받아들임 (Vernehmung) 의올바름 (Richtigkeit) (EM 193) 으로바뀌는것이다. 그의동굴비유에따라말하면, 이제진리 여부는단지모형에불과한사물의그림자를보느냐원형인이데아를보 느냐에달려있다. 따라서플라톤자신의말대로우리가 보다존재적인 것에향할때보다올바르게바라보고있다고할것이다.(Politeia 515d, 3/4) (Wm 230) 진리는바라봄의올바름, 즉정당한바라봄에의해 결정된다는것이다. 이로써진리의본질이이데아로바라봄의동화로바 뀔뿐만아니라진리의장소또한이데아와그리로향한바라봄의관계 안으로옮겨지는것이다. 하이데거는이같은진리규정의변화에서인 식 ( 사유 ) 또는발언과사실의일치란파생적진리개념의단초를본다. 13) 13) 참조김광식옮김, 사유와존재 마르틴하이데거의길과신학의길 (Ott, Heinrich, Denken und Sein, Der Weg Martin Heideggers und der Weg der 194
진리는더이상비은폐로서존재자체의근본특성이아니라이데아의멍에아래놓임에따라올바름으로변화된채, 이제는존재자의인식의특출함이된다. (Wm 234) 이제진술하는표상함의올바름이라는진리본질의각인이 전서구적사유에서준거적인것으로된다. (Wm 232) 이로써존재와그와상관적인진리에대한플라톤의규정을통해서그가어떻게얼마만큼형이상학을그윤곽에서선구적으로특징짓고있는지살펴보았다. 이제위에서이미간략하게밝힌바있는, 하이데거에서존재자체의사태가보다구체적으로무엇인지그리고형이상학의본질이터잡는존재와존재자의차이가어떻게사유되는지살펴볼차례다. 우리는그에앞서다음의말로써지금까지의논의를요약해두고자한다. 형이상학은존재자로서의존재자에대한물음에답하면서이것 존재자로서의존재자 에앞서이미존재를표상하고있다... 그렇지만형이상학은존재자체를언어로이르게하지못하는데, 그까닭은형이상학이존재를진리에서사유하지않고그진리를비은폐로서그리고이비은폐를본질에서사유하지않기때문이다. (WiM 10) 4. 하이데거에서존재와진리 위의인용문에나오는 진리에서존재, 비은폐로서진리, 비은폐의본질 의의미에대한해명으로부터이장의논의를시작해보자. 먼저여기서진리란 열어밝혀져있다, 스스로부터그자체로서밝게드러나있다 는뜻의비은폐 ( 알레테이아 ) 를말한다. 하이데거는그러한비은폐성을진리의시원적, 본래적의미로이해한다. 그리고하이데거가말하는존재자체는어둠과은닉으로부터우리를향해스스로열어밝히며, 환 Theologie), 연세대학교출판부, 1985, 129~131 쪽. 195
철학탐구 히트이며그밝음안에존재자를감싸그것들이존재하도록하는것이다 : 열어밝힘, 밝게트이며 존재자를 간수함 (lichtendes Bergen) (Wm 201), 밝게트임 (Lichtung), 비은폐의머묾안에들어섬 (WhD 144), 빛안에들어섬 (EM 190) 등. 하이데거는서구문명의시원을이루는초기그리스의사람들이존재를호명했던 현존 (Anwesen) 에서그러한의미를길어낸다. 그에따르면 wesen 은고독일어에서 wesan 으로쓰였는데, 이는 währen, weilen 과같은말로서 머무르다, 체류하다 를뜻한다. 그리고접두어 an 은희랍어 para 에해당하는것으로서 여기에, 이미곁에와머묾 (schon bei wesen) 을의미한다. 이때 여기, 곁에다가옴 은어떤공간적근접이아니라환히빛나며우리를향하는가까움, 비은폐로부터허락된비은폐로나타남이란의미의가까움 (WhD 144) 을말한다. 현존은곧단순한눈앞의지속이아니라은닉으로부터밝게빛나며 우리들자신인인간을향해가까이머묾 14) 의존재를가리킨다. 밝음으로솟아나고피어나는비은폐나탈은폐 15) 그리고그런의미에서진리가존재의근본특성혹은본래적으로머묾 ( 현성 ) 이란뜻의본질 (das Wesende) 이며, 나아가존재자체다. 하이데거는그렇게진리로서있는또는본래적으로머무는, 곧동사적으로이해돼야하는존재를옛날식철자법에따라 Seyn 으로표현하며이렇게말한다. 본질 (Wesen) 의진 14) Heidegger, M., Zur Sache des Denkens GA 14, Tübingen, 1976, 12 쪽. 15) 비은폐 (Unverborgenheit), 탈은폐 (Entbergen, Entborgeheit) 는존재의밝게트임, 열어밝혀져있음, 즉존재의진리를말한다. 탈은폐는먼저 Ent-bergen 으로서존재가은닉으로부터스스로열어밝혀지는자현自現, 발현發現의사태란점이강조된다. 물론비은폐에도역시제거, 탈취를가리키는 un 이시사하듯, 가로막힘없이나타남이란뜻이간직돼있다. 탈은폐는또한 Ent-bergen 으로서 entflammen( 불타오르게하다 ) 이 Flamme( 불꽃 ) 을본래대로있게한다는의미이듯이, 비은폐된것을간수하여 (bergen) 하여비로소존재자로있도록함을뜻함으로써존재의사태를더욱명시적으로지시할수있다. 196
리에대한물음은본질을동사적으로이해하며이말로, 여전히형이상학의표상함에머문채로, 존재와존재자사이에지배하는차이 (Unterschied) 로서의존재 (Seyn) 를사유한다. 진리는존재의근본특성인밝게트이며 존재자를 간수함 (lichtendes Bergen) 을의미한다. (Wm 201) 그래서하이데거에서 존재, 비은폐 ( 탈은폐 ), 진리, 현존, 본질 은문맥에따라바꿔쓰일수있다. 16) 또존재자와관련해서는존재는 차이 로도대체될수있다는점이이후논의에서확인될것이다. 그리고존재가은닉으로부터비은폐로환히트임인한, 그것은언제나은닉과부재 (Abwesen) 로달아날가능성을동시에갖고있다. 마치계곡이산에속하듯이, 비은폐에는은닉이본질적으로속하는것이다. 17) 이에따라하이데거에서존재자체는보다사태부합적으로는은닉과어둠으로부터밝게솟아남과그러한밝음에서다시은닉으로숨는이행사이의머묾이라고해야할것이다. 물론플라톤에서이데아역시자신을내보이는모습, 형상으로서이시원적존재경험의흔적임에틀림없다. 이데아란존재해석은 열려펼쳐지며빛남이라는존재본질로부터의필연적결과 (EM 191) 다. 존재가시원적으로퓌지스, 열려펼쳐지며탈은폐하는지배함이기에존재스스로가자신을형상과이데아로서내놓는것이다. (EM 206) 그러나시원적존재경험의한결과가이후의존재해석에서본질의지위를차지하는것이문제다. 하이데거가플라톤에게 시원의종말, 시원의추락 이란책임을지우는것은 18) 단순히존재가이데아로불리게됐다는이유에서 16) 하이데거는 진리의본질에대하여 란논문의말미에추가된부록에서이렇게말한다. 진리의본질은본질의진리다. (Wm 201) 이는우리의문맥에서는진리의본질은비은폐며비은폐는존재자체 본질의진리 라는점을말하는것으로이해된다. 하이데거의저구절과관련해서는참조서동은, 진리의본질, 본질의진리, 철학과현상학연구 제45집, 한국현상학회, 2010. 17) Heidegger, M., Vom Wesen der Wahrheit GA 34, Frankfurt a.m., 1979, 1988, 90쪽. 이하 (WdW 쪽수 ) 로표기함. 197
철학탐구 가아니라이데아란존재규정이존재의 유일한표준적해석 으로됐다는점에서그렇다. 더불어존재의근본특성, 나아가존재자체인진리가플라톤에게서가지적존재자성인이데아와바라봄의일치로간주됨으로써, 그는사물과지성의일치라는역사적혹은파생적진리규정의단초를제공하게된다. 그리고하이데거에따르면이시원적시원이아닌, 시원의종말이서구형이상학을지배하게된다.(EM 191; 197) 하이데거는플라톤에이르러나타난이같은존재와진리규정의변화에서 주관주의, 휴머니즘 의시작을본다. 플라톤의사유에서형이상학이시작된것은동시에 휴머니즘 의시작이다. 여기서본질적으로그래서가장폭넓은의미로사유되고있는 휴머니즘 은형이상학의시작과전개, 그완결에결합돼있는진행을가리킨다. 그진행이란인간이매번다른관점에따라, 그렇지만그때마다고의적으로존재자의중심으로옮겨가지만그렇다고해서최고의존재자가되지못한다는것이다. (Wm 236) 하이데거에서존재자체는그와같이어떤무엇으로존속하는것이아니라비은폐나진리로서현성하기에어떤존재하는것과도구별된다. 그렇지만존재는동시에존재자들에속하면서그것들을존재하게한다. 존재는언제나 존재자의존재 며, 존재자는언제나존재안에서, 그를통해존재하는 존재의존재자 로서둘은함께속한다.... 한존재자는존재안에본래적으로머물며존재는한존재자의존재로서본래적으로머문다. (WhD 134) 존재와존재자는각기존재자의존재, 존재의존재자로서서로구별되면서도서로에게속한다. 이렇듯하이데거가말하는존재자와 존재자가아님 (das Nicht-Seiende) (WiM 50) 인존재의차이는단순히따로떨어진두항사이의구분이아니라서로나눠지면서도서로 18) 비은폐로서알레테이아가올바름으로서진리로이행한것은그자체하나의사건, 철학의서구적역사의시원이이미옆으로새며불운한행로를취하게된사건외에다른것이아니다. (WdW 90); 플라톤에게서이미알레테이아라는낱말에서솟아나는근본경험이사라지기시작한다. (WdW 93) 198
에게향함으로써이뤄지는함께속함의사태다. 이단일함, 다시말해차이는어떻게생기하는가? 이에대한대답은사실은이미주어져있다. 그것은존재자체가자신을열어밝히며그밝음에서존재자를감싸그것을비로소존재자로있게하는존재진리와함께일어난다. 존재가스스로밝게트이며존재자로부터존재자로도래하고존재자는그밝음에간수돼존재자로존재함으로써, 존재와존재자는서로나눠지면서도서로향하며단일함을이루는것이다. 좀더구체적으로살펴보자. 하이데거는 존재자의존재 에대해이렇게설명한다. 존재자의존재 란존재자를존재하게하는존재 (Sein, welches das Seiende ist) 를가리키며, 이때 ist 는타동의의미, 이행하는 ( 넘어오는 ) 의의미로말하는것이다. (ID 56) 그런데이 넘어옴 ( 초월 ) 은, 마치존재자가존재없이있다가비로소존재에의해관여되는것처럼 (ID 56), 존재자바깥의다른장소 ( 코라 ) 에있는존재가그리로부터존재자로들어서는것이아니다. 그이행은존재가언제나다만존재자의존재라는자신의자리를벗어나지않은채, 비은폐안에서열려펼쳐지며비은폐된것 존재자 으로 (WhD 144) 넘어오는것이다. 그러한밝음으로머무는존재의탈은폐가, 예컨대 산들과집을존속하게하고그러한머묾으로부터다른존재자들가운데존재자로존재하게 (WhD 144) 한다. 19) 즉존재의넘어옴, 초월의이행은존재가자신을열어밝히며그밝음안에존재자를존재자로서간수하는탈은폐, 진리사태다. 존재는 ( 존재자 ) 를넘어서, 탈은폐하며 ( 존재자로 ) 넘어오며존재자는그러한넘어옴을통해비로소그스스로부터비은폐된것으로서도래한다 (ankommen). 이때도 19) 여기서하이데거에서 존재의 ( 존재자를 ) 존재하게함 이란실체적, 인과적사건과는다른평면에놓여있다는것이분명해진다. 하이데거가말하는 존재자가무가아니고존재함 은존재자를낳거나작용시키는 (bewirken) 형이상학적, 과학적근거로부터설명될수있는것이아니다. 그에게서그것은오히려이유나근거의추적에서벗어나있는 비 - 근거 (Ab-grund) 다. 199
철학탐구 래란다음의사실을말한다 : 비은폐안에감싸임 : 그렇게간수된채가까이머묾 : 존재자로존재함. (ID 56) 결국하이데거에서존재의 ( 존재자를 ) 존재하게함으로써생기하는존재와존재자의함께속함혹은그러한사태로서차이에서주재적인것은 밝게트이며 존재자를 간수하는 존재의진리다. 그래서이진리의존재가 존재와존재자사이에지배하는차이 의사태, 즉차이자체라고할수있다. 20) 이함께속함, 단일함으로생기하는차이에서, 존재는비은폐로서존재자는그자체로서고유하게있을수있다. 존재- 신-론으로서형이상학의본질또한사실은존재의망각속에그자신의역사적방식으로이단일함으로서차이에서전개되고있다. 형이상학에서존재자의가장일반적특성이며공통적근거인존재 ( 존재자로서의존재자 ) 는최고존재자를포함해모든존재자를근거짓고동시에모든존재자를낳거나산출하는최고존재자는존재를정초한다. 형이상학의존재와존재자, 즉근거짓는존재와근거지어진그러나최고존재자로서존재를정초하는존재자는그와같이서로나눠지면서도번갈아향함으로써함께속함, 단일함을이루는것이다. 형이상학은그러한단일함으로부터그자신, 즉존재론이자신론일수있다. 형이상학은이와같이차이가자신의본질유래를이루고있음에도그것자체에대해고유하게사유하지않는다. 형이상학에서존재망각은곧차이의망각인것이다. 그렇다면하이데거에서존재와존재자의함께속함으로서차이는무엇으로부터성립하는가? 이는차이가존재를묻는형이상학의토대를이루는것이기에, 하이데거에서형이상학이어떻게일어나는지묻는물음이기도하다. 앞서존재의탈은폐가차이의사태에서주재적인것, 아니차이 20) 하이데거는다시이차이의본질유래로소급해간다. 그에따르면 내어나름 (Austrag) 이존재와존재자사이의중심인 사이 - 나눔 (Unter-Schied) 으로서둘의단일함, 동시성을견지한다. 이에대해서는상론을피한다. 200
자체라고했다. 따라서차이의가능성에대한대답은 밝게트이며 존 재자를 간수하는 탈은폐가어디로부터어떻게생기하는지해명됨으로 써구해질수있다. 존재자체가비은폐, 탈은폐로서현성한다는것은이 미다음의사실을가리킨다. 존재가그렇게어둠과은닉으로부터밝게 트임으로머무는한그리고그때문에그것은개현開顯의장소를필요로 한다. 존재는스스로환히트이는개방된여지 (das Offene; die Lichtung; das Freie 등 ) 를, 다시말해그렇게환히밝힘의존재 (Anwesen) 로서그 가까이머묾 의자리 ( an ) 를요구한다는것이다. 이개방된여지로수행 되는것은인간의존재사유혹은존재를사유하는인간이다. 인간은사 유함으로써스스로를존재개현의장소로바치는것이다. 인간현존재 (Dasein) 의 da( 거기에 ) 는존재를향한탈자적개방성이자존재진리의 장場을말하는것이다. 이와같이존재는인간을향해자신을열어밝히 고또는그탈은폐에서스스로를내주고인간은존재를향해자신을바 침으로써, 둘은존재의진리란하나의동일한중심에서함께속한다. 또 한그런의미에서동일하다. 존재와인간은그함께속함에서각기저의 참됨으로, 즉비은폐와존재를사유하며지키는자로서머문다. 하이데거 에따르면인간본질은사유로서존재에상응하는데있으며오직그 상응의관련 (ID 18) 일뿐이다. 인간은그의본질상존재를지키는목자 牧者다. 21) 인간은존재를사유하며존재와함께속하는가운데존재가진리, 탈 21) 이에비하면플라톤으로부터성립된존재와사유의관련이란진리, 비은폐로서의존재가부서지고남은잔재들인이데아와대상적바라봄사이의관련이다. 이러한관련으로는진리의존재와진리장소인사유의함께속함, 그렇게하나의동일한것에함께속한다는의미에서동일성의관련은복원되지못한다. 이데아란존재해석이철학을지배한이후철학은모든가능한, 불가능한수단들을동원해존재와사유에대한관련을설명하려하지만, 하이데거가보기에, 그같은시도들은헛된것으로그칠수밖에없다. 왜냐하면존재에대한물음이그것의합당한지반과토대, 곧존재의진리또는진리의존재로거슬러들어가지못하기때문이다.( 참조 EM 199) 201
철학탐구 은폐로현성하도록하고, 그럼으로써차이가견지되도록지킨다. 인간은 존재자에서존재가실현되는 차이가성립되는 열어밝힘의틈새 (Bresche) (EM 172) 다. 인간이사유로써존재와존재자의차이가전개되는중심, 사이로들어서존재의진리를떠맡음으로서차이가일어나는것이다. 현-존재의사이가차이를극복한다. 그러나그것은, 말하자면눈앞에있는두강가와같은존재 (Seyn) 와존재자사이에다리를놓음으로써가아니라존재와존재자를동시성에로변화시킴으로써그렇다. (BzP 14) 이때 사이 는존재와인간이함께속하는중심이자존재와존재자의단일함, 즉둘의차이가전개되는곳을가리킨다. 22) 하이데거전기사유의문맥으로말하면차이는존재이해안에열어밝혀진존재와그진리의빛에서드러난존재자의 직접적단일함 23) 이다. 이경우차이의가능근거는존재자와관계맺으며존재를이해하는현존재의존재이해또는초월이될것이다. 초월안에초월로서 실존하는인간현존재는존재와존재자를동시성, 단일함으로묶는 차이를수행하며존재하는 (GP 454) 존재자인것이다. 존재와존재자의차이는현존재의존재유형을가지며, 실존에속한다. (GP 454) 그래서여기서는존재와존재자의차이로부터성립하는형이상학은현존재의형이상학, 현존재의근본사건으로사유된다. 그러나형이상학의본질을차이에서그리고이것의근거를현존재의존재이해에서구함으로써형이상학의학문성을정초하려는하이데거의노력은이른바그의전회와더불어더이상확고하게지속되지않는다. 기초존재론적시도의포기가그의전회를특징짓는한성격으로읽힐수있다. 이후존재와인간의공속에서밝게트이는존재진리자체가가장물어질가치가있는주제가된다. 하나의동일한존재진리의장에서존 22) 이 사이 는존재의진리가머무는폭 (Weite) 이며때 (Weile) 로서시 - 공간적이다. 23) Heidegger, M., Die Grundproblome der Phänomenologie, GA 24, Frankfurt a.m., 1975, 454 쪽. 이하 (GP 쪽수 ) 로표기함. 202
재와존재자, 인간이서로어울려고유하게존재하는 하나이며모든것이며유일무이한사건 이 발현發現 (Ereignis) 으로호명되며, 사물, 언어, 예술등에관한그의후기사유를이끌게된다. 하이데거에서존재자와존재의차이에기반한형이상학이여전히유효하다면, 그것은존재의탈은폐로서생기하는차이에들어서그것을떠맡음으로써존재의진리를지키는것이다. 그리고그것은복잡한학식을통한사변이나신비적탐닉이요구되는게아니다. 그의형이상학은오히려 진정한의미에서철학하는행위 24) 로서 존재자가존재한다 는사실을, 곧존재자의존재를돌연하게보는 단순한깨어남 25) 혹은그리로뛰어드는 도약 (Par 22 3) 26) 과함께시작된다. 하이데거는시작詩作의본질을존재의진리를, 정적의울림으로발현하는존재의말을받아적는것이라고말했다. 27) 이에따르면그의 형이상학 은또한지상地上에시적詩的으로거주하는삶자체라고도할수있다. 24) 신상희, 동굴의비유속에결박된철학자, 플라톤, 철학연구 제 84 집, 고려대학교철학연구소, 2009, 185 쪽. 25) Heidegger, M., Parmenides GA 53, Frankfurt a. M., 1982, 4~5 쪽. 이하 (Par 쪽수 ) 로표기함. 26) 그러한감행은또한귀향의시도다. 하이데거는휄더린의시귀향을해석하며 존재의가까움 이고향이라고한다. 참조 Heidegger, M., Über den Humanismus, Frankfurt a. M., 1975, 25~26 쪽. 27) 여기서시작은존재의사유로서그것이다. 존재의사유는시작의근원적방식이다. 존재사유에서다른무엇보다도먼저언어가언어로, 즉언어의본질로이른다. 사유는존재진리를받아쓰는것을말한다... 사유의시작적본질은존재진리의성盛 (Walten) 함을보존한다. Heidegger, M., Holzwege, Frankfurt a. M., 1980, 324 쪽. 203
철학탐구 5. 맺음말 지금까지하이데거가밝힌형이상학의근본성격은무엇이며플라톤의존재이해안에그러한형이상학이어떻게기초적으로윤곽지어졌는지살펴보았다. 서구형이상학은근거짓기의사유방식에따라그존재물음에서비은폐, 곧진리자체인존재를대신하여혹은존재를잊고존재자가그자체로서무엇인지구한다. 형이상학에서존재자를존재자이게하는 가장일반적인특성 이며 공통적인근거 인 존재자로서의존재자 는그자체어떤무엇으로서존재하는한, 다른모든존재자들과더불어최종의, 그래서신적인존재자로부터정초지어져야한다. 그럼으로써존재를사유하는형이상학은또한동시에신을향해사유해야한다. 순수하게자기동일한, 존재자의무엇임으로서이데아를존재자의존재로여기고이로부터다시금이데아를규정하는선의이데아로나아가는플라톤의존재사유가형이상학의존재- 신-론적얼개를선구적으로기초한다. 플라톤에서이러한존재규정은존재자체의근본특성으로서진리가존재자의가지적무엇임과바라봄의일치로바뀌는진리규정의변화와맞물려있다. 이러한존재- 신-론의구성틀에따라존재자로부터존재로나아가는형이상학의본질이자리잡는차이의사태는다음과같은것이다. 모든존재하는것들을존재자로서규정짓는 가장일반적인존재자 로서존재와최고존재자로서존재를정초하는존재자가그와같이서로번갈아근거짓고정초함으로써, 서로속하는단일함의사태다. 그러한함께속함으로서차이가은닉된채로사실은형이상학의본질유래를이루는것이다. 그러나하이데거에따르면존재망각속에형성된형이상학의차이는사유되어야할차이의역사적형태일따름이다. 비은폐, 진리자체인존 204
재와존재자사이의차이는존재가스스로부터자신을열어밝히며그밝음에서존재자를감싸존재하게함으로써, 둘이함께속하는사태다. 이차이에서지배하는것은곧존재의탈은폐다. 존재의탈은폐가차이로써현성하는것이다. 탈은폐인존재는그것을향해사유하며그개현의장소로자신을바치는인간과함께속한다. 이존재와인간의공속에서또는거기서생기하는존재진리에서존재도인간도그리고그밖의존재자도서로하나로어울려비로소참되게존재한다. 하이데거에게존재와존재자의차이로부터전개되는 형이상학 이란존재의이웃이나목자로서인간본질이차이로들어서그것을떠맡아존재가진리로서현성하도록지키는것이다. 그럼으로써이제까지와는다른세계, 새로운거주가능성이개시開始되도록하는것이다. 이미새로운다른사유여야할그의 형이상학 은 존재자가존재하는 의사태, 그존재의 가까움 으로뛰어드는도약으로써일어난다. 그것은또한지상에서시적으로거주하는삶자체이기도하다. 205
철학탐구 참고문헌 1. 국내문헌김광식옮김, 사유와존재 마르틴하이데거의길과신학의길 (Ott, Heinrich, Denken und Sein, Der Weg Martin Heideggers und der Weg der Theologie), 연세대학교출판부, 1985. 문동규, 하이데거와전통형이상학, 존재론연구 제12집, 한국하이데거학회, 2005, 81~10쪽. 서동은, 진리의본질, 본질의진리, 철학과현상학연구 제45집, 한국현상학회, 2010, 75~103쪽. 신상희, 동굴의비유속에결박된철학자, 플라톤, 철학연구 제84집, 고려대학교철학연구소, 2009, 171~196쪽. 2. 국외문헌 Heidegger, M., Beiträge zur Philosophie(vom Ereignis) GA 65, Frankfurt a.m., 1989. Heidegger, M., Einführung in die Metaphysik GA 40, Frankfurt a. M., 1983. Heidegger, M., Die Grundproblome der Phänomenologie GA 24, Frankfurt a. M., 1975. Heidegger, M., Holzwege, Frankfurt a. M., 1980. Heidegger, M., Identität und Differenz, Pfullingen, 1957. Heidegger, M., Parmenides GA 53, Frankfurt a. M., 1982. Heidegger, M., Über den Humanismus, Frankfurt a. M., 1975. Heidegger, M., Vom Wesen der Wahrheit GA 34, Frankfurt a.m., 1979. Heidegger, M., Was heißt Denken? GA 8, Tübingen, 1971. Heidegger, M., Was ist Metaphysik?, Frankfurt a. M., 1965. 206
Heidegger, M., Wegmarken, GA 9, Frankfurt a.m., 1976. Heidegger, M., Zur Sache des Denkens GA 14, Tübingen, 1976. 207
철학탐구 Plato, the Beginning of Metaphysics in Perspective of Heidegger s Thinking of Being Hwang, GyeongSun (Hankuk Univ. of Foreign Studies) According to it s way of thinking, the western traditional metaphysics seeks after beingness which determines beings as such primarily and generally. The metaphysics regards this beingness as Being itself. So long as the Being of metaphysics as something(whatness of being) is a being which is, it should be based on the highest, divine being which causes the being of all beings. The metaphysics thinks of the god, therefore it comes to have the structure of Onto-Theo-Logie. Heidegger considers often the plato s understanding of Being as the leading model. This article tries to survey how much plato s determinations of Being, with his changed viewpoint on the truth, characterize basically the western metaphysics. It examines as well, what Being itself as unconcealment in heidegger means and in what direction his overcoming or deconstruction of the traditional metaphysics is headed. It brings to light that Heidegger s metaphysics as the other thinking is like a leaping to the fact that the thing is and, according to his understanding of the essence of the poem, a dwelling while composing a poem on the earth. Key words: Beingness, Plato, Metaphysics, Onto-Theo-Logie, Truth 황경선 e-mail: weg1025@naver.com 208
투고일 심사일 게재확정 2015 년 10 월 15 일 2015 년 10 월 29 일 2015 년 11 월 10 일 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