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2006년 의료보험 개혁 : 건강기금 모델의 도입 ② 박명준 (막스플랑크 사회연구소 연구원) 머리말 2003년에 이루어졌던 큰 개혁에 이어 최근 약 3년 만에 다시 대규모로 독일 의료보험 시스템의 개혁이 이루어졌다.1) 지난 7월 3일, 사민당(SPD)과 기민당/기사연(CDU/CSU)이 형성하고 있는 대연정 정부는 오랜 논란 끝에 의료보험 개혁과 관련한 공동합의안을 마련하여 의회에서 통과시 켰다. 이로써 독일은 1990년대 이후 여섯번째로 의료보험 개혁을 단행했다. 이번 개혁안은 종래 의 의료보험체계의 재정운영 메커니즘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것을 그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개혁안의 재정 이후 개혁 주체인 정당들과 주요 이해당사자들인 공적의료보험사 및 노동 조합 등이 개혁안에 대하여 거세게 비판을 제기하고 나섰으며, 7월 말 이후 일고 있는 대연정 위 기론도 이번 의료보험 개혁이 핵심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배경 당초 2002년 하반기, 제2기 적녹연정 정부가 출범하면서 만들어진 아젠다 2010 개혁안의 일 환으로 추진된 의료보험 개혁은, 2003년에 제정되고 2004년부터 발효된 의료보험 현대화법 을 1) 이번 개혁안의 주요 내용은 독일 정부 웹사이트 http://www.die-gesundheitsreform.de/gesundheitspolitik/ gesundheitsreform_2006/index.html 를 참조. 70_ <<
통하여뚜렷한진전을보게되었다. 새로운법은가입자의참여를확대하고의료서비스의질향상을도모하며시스템의효율성을제고하는등의료서비스의개혁뿐아니라가입자분담금및급여의개혁, 의료보험재정방식의개혁그리고의료보험구조의개혁등굵직한개혁의제들을담고있었다. 분담금및급여와관련하여본인부담제도를간소화하고그면제조건 ( 월수입 952 유로미만인자 ) 및상한선 ( 분기당 10유로 ) 을변경하였으며보너스제도를도입하여예방차원에인센티브를주기로했고, 급여의범위와방식에있어서도합리화를이루었다. 재정방식과관련하여예외적인급여 ( 출산, 임신중절등 ) 에있어서는조세를통하여재원을조달할수있는길을열었고, 연금수급자가연금이외의소득이있을경우에그를보험료책정시반영키로하였다. 의료보험체계의구조와관련해서는공보험사 ( 질병금고 : Krankenkasse) 들간의경쟁을장려하고합병도허용하기로했으며, 민간의료보험을확대함과동시에공보험과의협력을긴밀히하도록하였고, 진료비지불방식및병원재정방식에있어서도일정환변화를유도하였다. 2) 이번에이루어진개혁은 의료보험현대화법 에기초하여구체적으로재원조달및운영방식상에획기적인변화를도모하는것을핵심으로삼고있다. 현재까지는근로자가공보험사에가입하고사용자가근로자의의료보험비의절반을부담하였으며일부예외적인급여들에대해서만세금을통해운영하도록하였다. 여기에는공보험사별경쟁메커니즘이거의존재하지않았으며이들은보험체계의핵심적인제도적행위자 (institutional actor) 로서보험재원의운영에막강한영향력을행사해왔다 ( 그림 1). 개혁안의핵심내용 3) 이번개혁은이러한의료보험재정체계의운영메커니즘을획기적으로바꾼것이었다. 그내용들 가운데몇가지중요한사항들을살펴보면다음과같다. 2) 이준영 (2004), 독일의료보험개혁 (2003) 의동향과쟁점,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주한협력사무소간행 FES Information Series 2004/03, pp.5~10. 3) FAZ, Der Kompromiss der gorssen Koalition, 2006 년 7 월 3 일자. >> _71
[ 그림 1] 2006 년현재적용중인의료보험재정운용체계 근로자 사용자 납세자 월수입 3,563 유로 미만인근로자들이대상. 분담금의절반부담 월수입 3,563 유로 미만인근로자의 분담금절반부담 예외적급여에대한재정. 연 42 억유로 (2007 년은 15 억유로 ) 250 여상이한공보험사 ( 질병금고 ) 납부분담금개인별책정 ( 매년약 1,450 억유로 ) 위험구조균형 해당공보험사내에서재원균형 ( 공보험사들은 2005 년에약 150 억유로가량을당해 지점들에유리하게배분 ) 출처 : FAZ, 2006 년 7 월 5 일자관련기사 새로운제도에서는소위 건강기금 (Gesundheitsfonds) 을 2008년부터도입하도록하였다. 이는가입자들이지불하는일체의분담금들의제1차수집처로서, 개별공보험사는여기에서형성된재정풀로부터매월자신의가입자들의납입금의총액을운영자금으로지급받는다. 현재까지개별의료보험사들이책정해온보험료분담금의기준은새로이법령을통해정해지도록하여국가개입의여지를높였다. 노사간에반반씩지불해온분담금의납입비율은종전과그대로유지하도록하였다. 개별공보험사들이건강기금으로부터당사가입자들의연령구조와발병위험도를고려한추가액을지불받을수있도록하였다. 개혁의실행으로인하여예상되는 2007 년분공보험사들의적자액 ( 약 70 억유로가량예상 ) 을메우 72_ <<
기위하여정부는소득대비보험비책정률을높이기로결정하였고, 1차로이를 0.5% 상향조정하는것으로정하였다. 이는 2003년개혁시약속한바있는분담액축소의개혁방향을큰틀에서는유지하는것이라고하겠으나, 당초공언해온바와달리보험가입자들의부담을높이는것을의미해정치적인논란의대상이되고있다. 보건기금으로부터할당된액수만으로자신의보험서비스를충당하기어려운보험사들이추가적인분담액을 ( 개별가입자들로부터 ) 징수할수있는길을열어주었다. 다만이를기민당이주장하는 준인두세 (Kleine Kopfpauschale) 로할것인지, 사민당이주장하는대로소득별차등을두는원리를채택할것인지는개별보험사들에게일임키로하였다. 역으로의료보험사의재정운영이원활히되어흑자가났을경우, 가입자들에게이미지불된보험비의일부를돌려주거나의료서비스제공의양과질을높이는것에이용되는길도새롭게마련하였다. 새로운개혁안에서는향후전반적으로의료보험사들의서비스를세금을통해충당하는비율을높이기로하였다. 이를위하여우선 2008년에는 15억, 2009년에는 30억유로를따로징수할예정에있고, 그이후에도계속해서의료보험서비스에서징세액을높여갈계획이다. 이번개혁에서는구체적으로보험분담의무가없는어린이들이부모들의보험에가입되어있을경우이들을위한의료서비스를세금을통해하도록했다. 아직정확히어떤세금수단을통해이부분이조달될지는확정되지않았으나, 모든어린이들의완전한보험서비스를위해서는약 160억유로정도소요될것으로진단되고있다 ( 공보험 140억, 사보험 20억유로 ). 사민당은점차로세금을통해충당되는의료서비스의범위를늘려갈예정이며, 기민당도이에전반적으로동의한상태에있다. 따라서다음선거에서건강세 (Gesundheitssteuer) 의확대정도와방식은뜨거운정치쟁점으로부각될것으로보인다. >> _73
[ 그림 2] 2008 년부터적용될새로운의료보험재정운용체계 근로자 사용자 납세자 월수입 3,563유로미만근로자들을대상. ( 기존의수준유지 ) 단, 분담액의수준은법령을통해정하기로함. ( 개혁안 ) 월수입 3,563유로미만근로자들대상. 분담금의절반부담. 마찬가지로분담액의수준은법령이정하는대로결정 아동들을위한의료서비스는세금으로충당가능한범위에서도입 (2008년부터매년 15억유로씩증대예정 ) 건강기금 모든의료보험납입금의 1차집결체. ( 연간 1,450억유로정도 ) 의료서비스의최소 90% 는보험납입금으로충당 상환보전 각보험사별로개별가입자들의총액을지급 공보험사 ( 질병금고 ) 공보험사들은건강기금으로부터자신들의개별가입자들의납입금총액을월별로수령하여집행 상환보전 개별적인추가지불 ( 인두별 ) 흑자운영시보험가입근로자에게분담금의일부를상환하거나익년부터보험적용대상을확장하여제공 적자운영시가입자개인에게추가의분담금요구 출처 : FAZ, 2006 년 7 월 5 일자관련기사 지불 74_ <<
쟁점과비판 개혁안이발표되자마자이에대한비판이빗발쳤다. 먼저합의안은곧장대연정의주체들내부로부터비판을받았다. 특히사민당측은무엇보다도개혁안가운데 0.5% 의분담료율의인상결정을강하게비판하며, 메르켈총리의정치적역량을심하게폄하하였다. 7개대형공보험사들은이번개혁안이결정된다음날공동성명을발표하여 건강기금 의도입을반대한다는입장을밝혔다. 이들은새로운시스템의도입으로당장내년분담금인상폭이당초계획한 0.5% 를훨씬넘어설것임을경고하면서개혁의효율성과타당성에강한의문을던졌고, 계속해서언론에개혁안 수요불가 와 재협상 의입장을표출하고있다. 노동조합의경우 7월중순이후부터비판의목소리를높이기시작했는데, 무엇보다도건강기금의도입을통한재원운영의통폐합이개별공보험사들에고용된근로자들의일자리를삭감시키는방향으로갈전망이크기때문이다. 서비스노조베르디는 7월말에독일주요도시들에서연일개혁반대시위를벌이며건강기금의도입에반대의사를표출했다. 맺음말 이번개혁은 3년전에잡힌굵은개혁의방향을기반으로보험시스템의재정운영방식을구체적으로재구성하는중요한내용을담고있었다. 의료보험시스템에시장논리를강화함과동시에기존에근간을이루었던시스템운영에있어서민간자치의원리를수정하여국가의개입의여지를확대하였다는것이눈에두드러지는변화의방향이다. 그과정은개혁대상자들인여러이해주체들의장기적인존재방식을변화시키는것이었다. 개혁안발표이후곧바로불거진사회갈등의확대는이번개혁안의높은비중을반증한다. 이제새로운시스템의성공적인안착은이러한갈등들을현정부가어떻게무마하면서도애초에수립하였던효율화와현대화의목표를관철해내느냐에달려있다고하겠다. 적어도현재 (8월초) 까지보건부장관과정부의수정불가입장은완강한상태에있다. 향후사회적저항의전개과정속에서부분적인재협상과수정의여지가생길가능성이있으나개혁의큰틀은유지될것으로보인다. >> _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