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안성두 주제분류 불교철학, 심리철학 주요어 번뇌, 무명, 욕망, 자아의식 ( 아집 ), 법집 요약문 불교에서고통의원인에관한설명은다양하지만, 이를후대의교의에따라도식화시키면번뇌와업이다. 그렇지만불전에서상위범주로서의번뇌는핵심교의와관련하여구분하여제시되고있다. 그들중에서가장중심적역할을수행한개념이갈애와무명, 그리고아견 ( 我見 ) 이다. 갈애는사성제의맥락에서제시되었고, 무명은 12지연기의맥락에서언급되고있다. 그리고아견은소위현관론 (abhisamayavāda) 의맥락에서중요한역할을수행하고있다. 본고에서는이들세가지개념이어떤맥락에서제기되고있는가를설명하면서, 특히자아의식이점차염오의근원으로간주되어지는이유에대해세분해서살펴보았다. 무아상경 에서무상-고- 무아의방식으로 5온에대한분석적관찰이제안되었다. 개아의구성요소를심적, 물질적요소로환원하고, 이를다시무상하고따라서고통스러우며따라서자아라고부를수없다는방식으로관찰함을통해자신의개체존재, 즉 5온이자아나자아에속한것이아니라고인식하는것이다. 5온과자아를비동일시함에의해자아에대한갈애의근거를박탈할수있었을것이다. 초기불전의이러한설명은후대에인집과법집으로구분되게되었다. 개아에대한집착으로서의인집을 밀린다왕문경 에서의수레의비유를통해설명했고, 이인집이미세하고잠재적인자아의식의발견으로인해점차세분되어갔음을수면 ( 隨眠 ) 개념의설명을통해제시했다. 이 수면 개념을자아관념과관련시키면서 유가론 은유신견을분별기와구생으로구분하여설명하고있다. 마지막으로법집이가진의미와그것이대상과명칭의동일성에서생겨난다고하는사실을 보살지 의설명을통해제시했다.
4 특집 / 욕망과행복 Ⅰ. 들어가는말 불교는모든생명체가윤회하고있다고전제하고있으며이를통해생노병사의고통은피할수없는사태라고여긴다. 그리고인과설에따라고통에는원인이있으며, 이원인이소멸될때, 고통도소멸될수있다고생각한다. 후대에불교철학을집대성한세친 (Vasubandhu: 약 5세기초 ) 은 구사론 에서고통의원인은번뇌와업이라고포괄적으로정의하고있다. 여기서번뇌가현생에서의불선 ( 不善 ) 한심리적작용이라면, 업은과거및현재의행위와관련되어넓은의미에서우리를조건지우는힘을말한다. 이두가지요소중에서업은직접적으로재생의조건이나그구체적양태를결정하는기능을하지만그것자체가직접적으로재생으로이끌지는못하는반면에, 번뇌는중생을윤회자체로이끄는보다근원적원인, 또는일차적동인으로서간주된다. 1) 즉앙굴리말라의경우가보여주듯이업이남아있다고해도번뇌가끊어졌다면더이상의생사윤회는없는것이다. 이런점에서번뇌는해탈하기위해서단절되어져야할가장결정적인요소일것이다. 산스크리트의어원해석에따르면번뇌 (kleśa) 는 괴롭힘, 고뇌 2) 등의의미를갖고있지만, 불교에서는이런의미대신에일차적으로 [ 마음의 ] 염오 3) 등의의미로사용되고있어, 이개념이불교적으로 1) 이것은 구사론 5 장 분별수면품 의첫부분에서명확히제시되고있다. AKBh 277,3-4: karmajaṃ lokavaicitryam ity uktam / tāni karmāṇy anuśayavaśād upacayaṃ gacchanti antareṇa cānuśayān bhavābhinirvarttane na samarthāni bhavanti / ( 세상의다양함은업에서생겨난다고설해진다. 그업들은수면 (= 번뇌 ) 의힘때문에모인다. 수면없이는 [ 三 ] 有의산출과관련해서어떤가능성도없게된다. ). 2) kleśa(pāli: kilesa) 는 M. Monier-Williams 의 A Sanskrit English Dictionary 에따르면어근 kliś ( to torment, trouble, molest, cause pain ) 에서파생된명사로서 pain, affliction, distress ( 고통, 괴롭힘, 고뇌 ) 등의의미를갖고있다. Böhtlingk 와 Roth 가편집한 Sanskrit-Wörterbuch(II 518) 도 Schmerz, Leiden, Beschwerde ( 고통, 고뇌, 번민 ) 의의미로풀이한다. 煩惱 라는한역이나 nyon mongs pa 라는티벳역도이런의미를나타내고있다.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5 변용된용법에중점을두고있다. 이러한사실은, 비록초기불전에서 kleśa라는단어는거의사용되지않지만, 번뇌일반을나타낸용어인 upakleśa( 隨煩惱 ) 가금의불순물과비교되거나 (AN III 16f), 또는해와달을가리는구름에비유 (AN II 53f) 되고있는것에서도잘드러난다. 번뇌가심과상응해서일어나는심리작용의하나라고한다면번뇌의작용이일어날때심은염오될것이고번뇌의소멸이이루어질때심은청정해질것이다. 4) 많은초기경전에서는심을염오시키거나고통스럽게하는번뇌의다양한작용에따라번뇌를각기다른명칭으로부르고있다. 번뇌의총칭으로서빈번히사용되고있는용어로서루 ( 漏, āsrava), 결 ( 結, saṃyojana), 박 ( 縛, bandhana), 수번뇌 ( 隨煩惱, upakleśa), 취 ( 取, upādāna), 개 ( 蓋, nīvaraṇa), 불선근 ( 不善根, akuśalamūla) 등이있고, 또화 ( 火, agni), 쟁 ( 諍, raṇa) 등의비유적표현도사용되고있다. 5) 이와같이번뇌의양상은다양하게설해지고있지만, 이하에서는초기불교이래가장교리적으로문제되었던세가지개념을중심으로서술하고자한다. 그것들은각기사성제 ( 四聖諦 ) 의맥락에서의갈애 ( 渴愛, tṛṣṇā), 12지연기설의맥락에서무명 ( 無明, avidyā), 그리고현관론 ( 現觀論, abhisamayavāda) 의맥락에서아견 ( 我見, ātmadṛṣṭi) 이다. 이들세가지는모두초기경전에서언급되고있는것이지만, 각각의경전의설명맥락에서그역할은다르다고보인다. 또한이후의불교사상의발전속에서고통의원인에대한이해는역사적, 교리적이해 3) BHSD 에서 kleśa 는 impurity, depravity( 불순함, 그릇됨 ) 로번역되고있다. 4) SN III 151: 비구들이여, 항시자신의심을 [ 다음과같이 ] 관찰해야만한다. 이마음은오랜시간탐욕에의해, 진에 ( 瞋恚 ) 에의해, 우치 ( 愚癡 ) 에의해염오되었다. 비구들이여! 심이염오되었기때문에중생은염오되고, 심이청정해졌기때문에중생은청정하다. 5) 유가론 (YBh 167,5-169,21) 에서이들동의어들은모두 26 종으로열거되고정의되고있다. 이를항목별로분류해서제시하면다음과같다. (1-5) saṃyojana, bandhana, anuśaya, upakleśa, paryavasthāna, (6-10) ogha, yoga, upādāna, grantha, nivaraṇa, (11-15) khila, mala, nigha, śalya, kiṃcana, (16) mūla, (17) duścarita, (18-21) āsrava, vigha, paridāha, upāyāsa, (22) raṇa, (23-24) agni, jvara, (25) vanasa, (26) vinibandha.
6 특집 / 욕망과행복 에따라상이할것이다. 고통의원인을다른새로운요소로규정한다는것은그것에대한새로운인식이생겨났기때문이라고본다면, 고통의원인에대한경전의기술의변화는불교사상사에서의인식과수행론상의전환을보여준다고생각된다. 그런점에서본고는고통을낳는원인적요소에대한이런다른이해가어떤맥락에서제기되었으며, 또그의미는무엇인지를논의하고자한다. Ⅱ. 무명과욕망 1. 무명 (avidyā) 위에서고통의원인으로언급한세가지심리적요소중에서먼저무명을보자. 12지연기의맥락에서무명은첫번째항목을점하는것으로서윤회의근본원인과같은역할을하는것으로간주되고있고, 사실일상적차원에서도그렇게인식되고있다. 그렇지만 12지와다른방식으로연기를설명하고있는다른연기설에서무명이포함되지않는경우가있다는사실을고려할때, 6) 무명은어떤형이상학적근본원인 7) 이라기보다는오히려모든불선한심작용에항시수반되는것으로서고통의원인과관련해직접적원인이라기보다는일종의포괄적인조건으로서의기능을하는것으로서간주되고있다고보인다. 그러한포괄적조건이란 고통과그원인, 그것의소멸과그것의소멸로이끄는길에대한무지가즉무명이다. (SN II 4) 라는경장의정의에서보이듯이고통의직접적원인이아니라고통자체를조건지 6) 12 지연기설은주로 Saṃyutta-nikāya 에서설해지며 (SN 12.1-3 등 ), 북전불전에서설해지는형식이다. 반면 10 지연기설은無明과行이제외된형식이고 9 지연기설은 10 지연기설에서六入處가제외된형식이다. 7) 여기서무명을고통의근본원인이라고했을때, 이것은결코형이상학적인제일원인과같은것을의미하지는않는다는점에주의할필요가있다. 그것은단지고통을영속시키는데있어불가결한요소로서기능하든가아니면그것의핵심적역할을하는것을의미할뿐이다.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7 우는어떤전반적인조건자체를가리키는것이다. 이것은아비달마불교에서무명을 사성제에대한무지 로정의하는데에서도확연히드러난다. 즉, 무명이란우리가욕망하고영원한것으로집착하는이세계가실은무상하며, 고통스러운존재에지나지않는다는사실을알지못하는것을가리키며, 어떤점에서불교의가르침을알지못하는일반인들의삶의양태를가리킬것이다. 이렇게본다면무명이어떤형이상학적또는단일한심리적실체로서간주된것이아니라하나의심리적과정을가리키고있다는것이명백해이해될것이다. 이런사실은실제로초기경전에서무명을연기설의다양한맥락에서다른원인을가진것으로설명하고있는데서도잘드러난다. 여기서무명의원인은, 예를들면올바르지않은방식으로사유하고그에집중하는것 (ayoniśo manaskāra) 이나정법을듣지못했기때문등이라고언급되고있는데, 8) 이는무명이실체개념이아니라이런부정적인심리적과정을총괄하는하나의역동적과정임을보여준다. 9) 그렇지만완결된 12지연기설의체계에서무명의원인을추적하는것은수행되고있지않다. 대신무한소급을회피하려는현실적인필요성때문에무명은이런모든부정적인심리적과정을포괄하는조건으로서파악되고있다. 이렇게됨으로써무명은점차핵심적중요성을획득하게되었을것이다. 일반적으로무명의강조는모든고통이올바른인식의결여에서나온다고하는당시불교의주지주의적경향을단적으로보여주고있다고보이는데, 이러한이해는 전법륜경 에서고통의원인으로서직접적으로언급되었던갈애라는정서적번뇌조차도그근거를무명에서찾는것에서단적으로드러난다. 10) 왜냐하면 12지연기설에따르 8) AN V 113. 9) R. Johansson 1979: 135-138 참조. 10) 붓다의해탈체험과정을기술한문헌에따르면붓다는성도체험후에 12 지연기를순관과역관의방식으로관찰했다고전하지만, 이를역사적인사실로간주하기에는무리가있을것이며, 오히려후대에연기설의중요성이강조됨에따라이를붓다의깨달음의내용으로전의시켰다고보는편이옳을것이다. 현대학자들은 12 지연기설이처음부터현존형태로제시
8 특집 / 욕망과 행복 면 감각적 경험에 의거하여 대상과의 접촉이 생겨나고 접촉에서 감수 작용이 일어나며 이에 의거하여 갈애가 생겨난다고 하는 설명이 있는 데, 만일 대상에 대한 여실한 인식, 즉 그것들의 무상성의 인식을 통 해 이런 애착작용을 중지시킬 수 있다면 갈애도 더 이상 생겨나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무명이 갈애를 포함한 다른 모든 정서적 요소들의 근거로서 소급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11) 무 명은 이런 포괄적 성격 때문에 모든 일상인의 부정적인 심리작용의 근거로서 간주되고 있다. 2. 갈애 붓다의 최초의 설법이라고 간주되는 전법륜경 은 사성제의 맥락 에서 갈애를 고통의 원인으로서의 집성제(集聖諦, samudaya-satya)라 고 설하고 있다. 오, 비구들이여! 재생으로 이끌고, 쾌락을 향한 탐욕에 의해 수반되 며, 이곳저곳에서 즐거움을 찾는 바로 이 갈애가 집성제이다. 즉, 욕망 의 대상에 대한 갈애(kāma-taṅhā, 欲愛), 존재에 대한 갈애(bhava-taṅhā, 有愛), 비존재에 대한 갈애(vibhava-taṅhā, 非有愛)이다. 12)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몇몇 학자들은 오히려 12지 연기설이 몇 개의 연기계열의 종합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Frauwallner(1953: 197-213)는 12지가 동질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동일한 사태에 대한 상이한 외적 형태들의 조합이라고 생각했던 최초의 학자의 하나로서 12지 가 1-7지 계열과 8-12지의 두 계열의 결합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하지만 이 에 대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의 추정을 이어받아 Schmithausen(2000) 은 Mahānidānasutta와 그 여러 판본에서 제시되는 12지 연기설을 검토하 면서 그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11) 12지 연기의 맥락에서는 일반적으로 無明(avidyā), 愛(tṛṣṇā), 取(upādāna)의 3지는 번뇌에, 行(saṃskāra)과 有(bhava)는 업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 5지가 원인이고 나머지 7지는 결과로서 事 또는 生에 속한다. 이를 유부 의 설에 따라 3세에 적용시키면 무명과 행은 과거세에, 식에서부터 유까지 는 현세에, 그리고 생과 노사는 미래세에 속한다. 12) Vinaya I. 6. 20: idaṃ kho pana bhikkhave dukkhasamudayaṃ ariyasaccaṃ, yāyaṃ taṇhā ponobhavikā nandirāgasahagatā tatratatrābhinandinī, seyyath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9 여기서갈애는세개의술어를통해기술되고있다. 여기서두번째와세번째술어는서로내용상연결되어있다고보인다. 먼저 쾌락을향한탐욕에의해수반되는 (nandirāgasahagatā) 갈애를보자. 이것은 3종의갈애 13) 중에서감각적욕망의대상을향하고있는갈애를가리킨다. 욕망의대상에대한갈애가고통의원인이라는점은그것이충족되지않았을때에는말할나위도없겠지만, 설사일시적으로충족되었다고하더라도지칠줄모르는우리의심리적욕구의메카니즘때문에다시금갈구하게된다는점에서근본적일것이다. 그렇기때문에갈애는이곳저곳에서, 즉모든가능한욕망의대상들에대해즐거움을추구하고있는것으로묘사되는것이다. 그렇지만갈애가보다본질적으로고통의원인이라는사실은 재생으로이끄는 갈애와관련될것이다. 윤회를당연한것으로전제하는불교에있어윤회과정속에서우리가불가피하게직면해야하는생노병사의고통은욕망의대상에대한갈망의충족여부에관계없이현존재에대한갈망을고통의원인으로보게끔하는것이다. 따라서욕망의대상에대한갈애없이도재생이란사실자체가가장중요한고통의원인으로간주될수있는것이다. 이것은 3종의갈애중에서 존재에대한갈애 와 비존재에대한갈애 에해당될것이다. 여기서 존재에대한갈애 가재생과연결될수있다는것은명백하지만 비존재에대한갈애 가무엇을가리키는지는분명하지않다. 게틴은 비존재에대한갈애 를교학에따라태어나지않고소멸하려고하는욕망으로서, 죽으면모든것이소멸할것이라는단견 ( 斷見, ucchedavāda) 과연결시키면서해석하고있다. 14) 따라서그에따르면 존재에대한 īdam: kāmataṇhā bhavataṇhā vibhavataṇhā. 13) 욕애, 유애, 비유애의셋으로나뉘어져설명되고있는부분은팔리자료를제외한다른한역에서는나타나지않는다. 이들 3 종의갈애는후대교학에서불교우주론에따른 3 계에배대되어설명되고있지만, 이것이원래의의도는아니었을것이다. 14) Gethin(1998: 70). 구사론 (AKBh 186, 2f.) 에서 vibhava-tṛṣṇā 는 삼계에속한무상성으로서, 그것에대한희구 (traidhātukī anityatā / tatra prārthanā vibhavatṛṣṇā /) 로해석된다는점에서비존재에대한갈애와연결된다.
10 특집 / 욕망과행복 갈애 는모든것은영원할것이라는상견 ( 常見, śāśvatavāda) 으로해석될수밖에없을것이다. 하지만이들두갈애를단견과상견과대비시키는것은지나치게확대해석된것으로보이며, 더욱 욕망의대상에대한갈애 와같은범주로묶기도어려워보인다. 슈미트하우젠의설명에따르면 15) bhava-taṅhā( 有愛 ) 와 vibhava-taṅhā( 非有愛 ) 는 bhava-abhava-taṅhā 라는복합어로서 모든가능한존재에대한갈애 를원래의미했지만, 후에잘못된복합어풀이를거쳐현존해석으로정착되었을것이다. 갈애가삼계에대한것이든아니면모든종류의존재에대한것이든, 그것은모두정서적욕망과관련되어있다. 현상적측면에서본다면직접적으로주어진욕망이일차적으로문제되어야하지만, 수행도의측면에서본다면이런욕망은그것의직접성때문에제거되기쉽지않을것이다. 따라서이욕망이향하는대상을구체적으로분석함에의해이를제거하려는전략이보다효과적일것이다. 이것은바로갈애가향하는대상으로서의 자아 관념의분석을통해이루어졌다. Ⅲ. 자아의식 자아의식이우리를윤회와재생으로이끄는가장큰요인이라는사실은 무아상경 ( 無我相經 ) 에서명확하게제시되었다. 16) 이경은, 간략히말하면, 개아는단지 5온 ( 五蘊 ) 17) 으로구성되어있다고제시 15) 이설명은 Schmithausen 의개인적설명에의거한것이다. 산스크리트복합어 bhava-abhava 가 모든가능한존재 로해석된다는것은 Wackernagel, Alt-indische Grammatik II.1, Nachtrage 44 참조. 16) 붓다는그의 5 명의제자들을위해처음으로 전법륜경 을설했지만, 그들중어느누구도붓다가원하는결과에도달할수없었다. 여기서붓다는 8 정도의교설이보여주듯이주로마지막항목인정삼매 ( 正三昧 ) 에의거하여제자들을지도했을것이다. 그렇지만이러한집중적인삼매훈련을통해서도제자들이깨닫지못하자붓다는교육방식을바꾸어그들에게 무아상경 을설했고, 이는큰효과를가져왔다. 이맥락에서 Vetter(1988: XXXV) 가지적하고있듯이 무아 의관찰은선정수행의어려움을극복하기위한것이었을것이다.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11 하면서, 이들 5온에대해두가지논증방식을통해자아가아님을인식하도록설하고있다. 이들두가지논증 18) 이란먼저 5온에대해자재력 ( 自在力 ) 없기때문에자아가아니라는주장과, 무상하고고통스러운것이기때문에자아가아니라는주장이다. 먼저전자를보자. 색은자아가아니다. 만일색이자아라고한다면이색은소멸하지않을것이며색에대해 나의색이이와같이되어라 또는 나의색이그와같이되지말라 라고말할수있어야할것이다. 그러나색이자아가아니며따라서소멸하는성질을갖고있다. 그것에대해 나의색이이와같이되어라 또는 나의색이그와같이되지말라 라고말할수없다.... (SN III 66) 이논증이말하고자하는것은만일자아가존재한다고한다면그것은 5온에대해절대적인지배권을갖고있을것이며, 따라서 5온을원하는대로형성할수있을것이라는주장이다. 그렇지만현상적으로관찰하는한에있어, 5온은우리의의지에따라형성될수없기에자아는존재하지않는다는논증이다. 여기서전제가되는것은 자아 란완전하고불변하는존재라는것이다. 자아가우파니샤드에서주장하는것처럼 19) 영원하고불변하며언제나동일자로남아있는그런 17) 5 온이란개아를구성하는요소를물질적요소인색 ( 色, rūpa) 과심리적요소인명 ( 名, nāman) 으로구분한후에후자를다시수 ( 受 ), 상 ( 想 ), 행 ( 行 ), 식 ( 識 ) 으로세분하는것이다. 이점에서초기불교는현상세계의분석에관한한마음과물질의이원론에의거해있다고말할수있다. 하지만그이원론이란심 - 신이불변하는실체로서존재하고있다는실체이원론적이해가아니다. 왜냐하면자아의존재를부정하는불교에서마음자체에대한이해도실체나속성으로서가아니라기능적측면에서의이해라고보이기때문이다. Siderits(2007: 45) 는이를지적하면서불교의이원론을 event dualism 이라는용어로표현하고있다. 18) S. Collins(1982: 97-103) 는초기불교에서자아의부정을위해세가지논리가사용되었다고정리한다. 이것은여기서말하는두가지논증에세번째로 자아 라는용어가특정한경험을떠나서는의미가없다고하는논증이다. 이것은자아를경험과동일시하거나경험외부에있는것으로보거나아니면경험의속성을갖고있는것으로보아야하지만, 이들중어느것도일관적이지못하다고하는논증이다. 19) 브리하드아란야카우파니샤드 (BĀU III. 7) 에서 Yajñavalkya 는자아를불멸하
12 특집 / 욕망과행복 존재라고한다면, 그런존재는적어도 5온의현상적인관찰에서확인될수없다는것이붓다의지적이었다. 그리고앞서말한바와같이 5온이외에개아를구성하는다른요소는없는것이다. 20) 이논증이초기불교에서그다지사용되지않았던반면, 21) 불교사상사에서결정적중요성을갖고있는것은바로후자의논증방식이다. 여기서붓다는제자들에게색이영원한지아니면무상한지를묻는다. 제자들이색이무상하다고대답하자붓다는무상한색이즐거운지아니면고통스러운것인지를묻는다. 제자들은무상한색은고통스러운것이라고대답한다. 이에붓다는다시무상하고따라서고통스러운색을 이것은나의것이다 이것이나이다 또는 이것이나의자아이다 라고보아야하는지아닌지를묻는다. 이에대한제자들의답은역시무상하고따라서고통스러운색은나의것도아니며자아도아니고나의자아가아니라는것이다. 이런답변을유도한후에붓다는제자들에게 5온에대한그런인식이정견이라고설한다. 이런인식을통해 5온에대한싫증을느끼고그것들에대한욕망을떠나게된다고말한다. 이것이곧아라한의해탈로이끈다고붓다는결론내리고있다. 22) 고모든요소와감관을내부에서통제하며, 이런요소나감관의대상이아니라고말한다. 그것 ( 즉아트만 ) 과다른것은고통스럽다. (tadanyam ārtam) 아트만은언어적대상이아니기에단지부정적접근 (neti neti) 만이가능하지만그것을언어적으로표현하자면존재, 의식, 축복 (sac-cit-ānanda) 이라고말할수있다. 20) M. Siderits(2008: 37) 는 5 온이개체존재를구성하는전체이며이들요소이외에다른요소를전제하지않는다는점에서이를 exhaustiveness claim 이라고명명한다. 21) 이자재력의부재에따른무아의논증은후대에거의망각되었다고 Vetter(1988: 37) 는지적한다. 실제로 성문지 (SrBh 228, 7: ye duḥkhās te nātmānaḥ, asvatantrāḥ) 에서도단지자재력의부재 (asvatantrāḥ) 라는문장만이무상에의한무아의논증에뒤따라제시될뿐, 어떤내용적설명도없다. 그렇지만이맥락에서대승경전에서긍정적으로사용되는붓다와대보살의자재력의기술은무아와어떤관련이있는지추적하는것은흥미로울것이다. 22) SN III 66-68.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13 이러한무상 고 무아의논리에서이끌어낼수있는것은자아란영원한것이나즐거운것이어야하지만현상적으로관찰되는 5온에게영원성이나낙과같은것은존재하지않으며, 따라서그것을자아라고부를수는없다는것이다. 따라서우파니샤드적의미에서영원하고단일한자아의존재는괄호속에묶여지고판단중지된다. 23) 판단중지의기능은현상적으로존재하는요소들속에자아라고불려질만한것은없다는사실을통찰하는데있다. 유한하고소멸하도록운명지워진존재에게영원성을투사 (projection) 함에의해그것을영원한자아로서갈망한다고해도그것은사태를있는그대로인식하는것이아니라자신의욕망과일상적언어사용에따라개념적으로구성하는것에지나지않은것이다. 이런점에서갈애는사태그자체가아닌것을사태라고 욕구 하는것이다. 반면갈애의소멸로서의열반이란바로이들 5온을자아라고하는파악으로부터벗어나는것으로이해할수있을것이다. 무아상경 의교설에서설명된바와같이붓다는 5온이란심-신을구성하고있는전체이며, 이 5온을결코자아와동일시할수없다는사실을보여주었을뿐이다. 24) 하지만이런비동일시는자아의비존재로서의 무아 (anātman) 를의미하는것으로발전적으로해석되었다. 1. 개아에대한집착 ( 人執, ātma-grāha) 으로서의자아의식 우리는일상언어적으로경험의주체가존재하고또그것은지속적 23) 여기서붓다가그러한영원한자아가존재하는지아닌지에대해묻지않고, 다만전체로서의개아를분석해볼때그런영원한존재는찾아볼수없다는사실을 판단중지 라는용어에의해표현하고자한것이다. 24) 다른초기경전인수타니파타 (Suttanipāta =Sn) 에서는 나의소유로됨 (mamāyita) (Sn 777, 805), 취착 (upādāna) (Sn 842), 또는 소유로취함 (upadhi) (Sn 1050) 등이고통의원인으로서언급되고있다. 이런표현들은모두외적대상이나또는현상적존재의구성요소, 즉오온 ( 五蘊 ) 과자신을동일시하는정신적태도를다양한방식으로보여주고있다. 그밖에 Sn 의다른개소에서 (Sn 763-771) 욕망 ( 欲, kāma) 이갈애의동의어로서언급되고있다.
14 특집 / 욕망과행복 으로존재한다고믿는다. 나는어제감기에걸렸지만, 약을먹고지금나아졌다. 고일상적으로말할때, 우리는어제감기에걸린 나 와약을먹고나은 나 는시간적경과와상태의변화에도불구하고동일한 나 라고생각하고있다. 만일불교에서말하듯자아가존재하지않는다면, 이러한경험에서확인되는 나 의지속성을어떻게설명할것이며, 또자아의지속성없이어떻게윤리적행위의업과를근거지울수있는가하는의문이생길것이다. 이문제는역사적으로도많은논란이되어온주제이지만 25) 여기서는 밀린다왕문경 에초점을맞추어설명해보자. 경험적자아란실은명칭일뿐이며그것에대응하는어떤외재적실재성도갖고있지않다는사실은 밀린다왕문경 에서유명한수레의비유를통해제시되었다. 이경전은나가세나 (Nāgasena) 비구와박트리아의그리스계왕인메난드로스 (Menandros) 와의대화를소재로편찬된것이다. 26) 여기서나가세나는왕과만났을때, 그는 나가세나 라고불리지만그것은단지명칭일뿐이며실제어떤개아도존재하지않는다고말한다. 이를듣고메난드로스왕은그가무의미한말을하고있다고조롱한다. 이에대해나가세나는바로수레의비유를갖고응대한다. 27) 그요지를말하면수레는바퀴와바퀴살, 깃대, 25) 국내에서몇년전에무아와업의관계가논리적모순을내포하고있지않은가하는김진의문제제기와한자경등의반론이있었다. 여기에서그문제를다룰여지는없지만, 이러한논쟁이형식논리에빠지지않기위해서는이하저서를음미할필요가있을것이다. Pāli 문헌에나타난무아설의의미에대한가장중요한업적의하나로평가받는 Collins(1982) 와초기불전에나오는 자아 용어의사용을분석한 C. Oetke, Ich und das Ich (Stuttgart 1988) 기그것이다. 그밖에도무아설의의미에대한독일과영국학자들의상이한이해에대해서는 Ruegg 과 Schmithausen 이편집한 The Early Buddhism and Madhyamaka (Leiden/New York 1990) 참조. 국내에서의연구로는정승석 (1999) 참조. 26) O. von Hinüber(1996: 82f.) 는 Milindapañha 를 paracanonical text 에속하는문헌에배속시킨다. 그는 Fussman 의연구에의거해서이대화가실제로벌어지지않았고다만후대에편찬되었다고간주한다. 그하나의증거가메난드로스왕이붓다당시에등장했던여섯명의비불교도사문들과대화하고있다는내용일것이다.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15 의자등으로구성되고있다. 이들구성요소를떠나수레란존재하지않는것이다. 그럼에도수레란말은소통을위해유용한역할을하는것이다. 이와같이 나가세나 라는이름은 5온으로구성되어있는존재를표현하는역할을하는것으로궁극적으로나가세나란개아는존재하지않는것이다. 여기서수레의비유를통해경험의흐름밖에존재하는자아란단지명칭에지나지않으며, 궁극적으로존재하는것은더이상환원되지않는, 즉일차적존재로서의 5온의흐름이라고설명되고있다. 우리는이교설에서아비달마의체계에서보이는바와같이일차적존재인법이존재하는방식과그법이모여구성된이차적존재사이의존재론적구별이중심적역할을하고있음을인식할수있다. 28) 그렇다면앞의서술에서일상경험의주체로서파악되는 나 는이런이차적구성체로서의명칭적존재일것이며, 반면일차적존재는심- 신의연속체로서의경험자체의흐름일것이다. 위의대화는경험속에서불변하는것으로남아있는 나 의동일성은부정될것임을보여주지만, 나가세나의의도는다만경험적자아의동질성에대한근거없는일상적믿음을비판하는데있었을것이다. 그렇지만만일경험적자아가어떤근거도갖지않는순수한개념적인것이라면, 이는불교의비판자들이주장하듯이불교를허무주의로해석하는길을열어놓게될것이다. 따라서이런위험을피하기위해경험적이고일상적 나 가어떤방식으로 5온의흐름과관련될수있는지를설명하는것이필요할것이다. 왕은앞의대화에의거하여경험적자아는 5온의흐름과 다른 존재라고하는관념을갖게되었다. 이에나가세나는만일그렇다면어머니도아버지도스승도현자도없게될것이라는결론이나올것이라고지적한다. 그러면서그는램프의비유를통해 5온의흐름과개아의관계를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29) 27) Milinda s Questions pp. 34-38. 28) P. Williams(2000), p.113f. 29) Milinda s Questions p. 55f.
16 특집 / 욕망과행복 등불을밤에비출때그것은계속빛을방산할것이다. 그런데첫시간의빛과중간시간의빛, 그리고마지막시간의빛이동일한것인가하고묻는다면그답은부정적일것이다. 우리는그관계를앞의불빛을조건으로해서나중의불빛이생겼다고설명할것이다. 그와마찬가지로존재요소 ( 법 ) 들의흐름은서로결합되어있다. 그것들은전후가없이연결되어하나의요소가소멸하면다른요소는생겨나는것이다. 따라서마지막식의요소는다르지도않고같지도않은것으로서이전의식과연결되어있는것이다. 이비유에서불빛은연료를재료로해서타오르고있다. 이것은개아가 5온을연료로해서타오르고있다는사실을비유적으로표현한것으로서, 불빛은개아를나타내고연료는 5온의흐름을비유한것으로보인다. 여기서밤새비추이는, 마치단일체로서지속하는것처럼보이는등불의빛은항시동일한것처럼보이지만, 사실은개념적허구에지나지않는다. 그것은매순간각기다른연료를재료로해서불타오르는화염에서나온것이며, 따라서그불빛은매찰나 다른 것이다. 그렇지만등불의빛이전후완전히다른것이라는파악도그릇된것이다. 왜냐하면그것은이전의빛과이후의빛과분리될수없이연결되어있기때문이다. 이러한관계는 완전히동일하지도않고, 완전히다르지도않은 30) 것으로서, 다시말해연기적인것으로서설명되었다. 이와같이이차적존재인개아와일차적존재인 5온의관계를연기적인것으로해석함에의해 밀린다왕문경 은개아를개념적허구로간주했음에도불구하고허무주의라는비판에서벗어날수있었다. 이런해석에따르면인집 ( 人執 ) 이란개아가항시단일체로존재한다는견해를말하며, 이것의반대로서의인무아란단지개아의비존재만을의미하게된다. 개념적허구라는표현에는이차적존재가언어 30) 인과의흐름속에도일한것도없고완전히다른것도없다는생각은 Visuddhimagga XVII 167-8 에서우유와낙산의비유를통해표현되었다. 우유의비유는 밀린다왕문경 에서등불의비유에이어나오고있다. Gethin(1998: 142-3) 은불교에서변화란이차적성질은변하지만일차적자성은변하지않고남아있다는그런것이아니라다른성질들이인과적으로관련되어있다는사실을지적하면서이구절을인용한다.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17 나관념에의해구성된것이라는함축적의미가담겨있고, 그런점에서불교철학에서의언어의핵심적역할을보여주고있지만, 문제는이를단지개아의비존재에만한정시킨다면왜그러한인집이핵심적장애로나타나는지를잘설명할수없을것이다. 2. 자아의식의해석 : 미세한작용 vs. 잠재성자아의식에잠재적측면이있다는사실은유식학파의발견이라고하지만, 엄밀히말하면그연원은아비달마학파들사이의해석의차이에서유래할것이다. 우리는그해석의차이를 수면 ( 隨眠, anuśaya 31) ) 에대한해석에서추적할수있다. 아비달마불교시기에수면은마음을염오시키는여러심리적요소를총칭하는상위범주로서사용되고있는데, 여기서단지수면이잠재적인것인지아니면미세한것인지가문제되고있다. 하지만이를자아의식과관련시켜본다면자아의식의염오성이가진질적차이가문제시될것이다. 불전에서사용되는 anuśaya에는두가지의미가내포되어있다. 하나는 잠재적인악으로의경향성 32) 이란의미이고, 다른하나는 에대한집착 이란의미이다. 전자가잠재성을가리킨다면후자는어떤표면화된현실적인번뇌의작용을가리킬것이다. CPD는이단어의용례를구분하여사람에대해사용될때에는 집착하다 의의미로, 그리고대상에대해사용될때에는 잠재되어놓여있다 의의미로사용되고있다고구분한다. 33) 어떤점에서이러한두가지용례의차이에의거하여아비달마학파들은번뇌에대한상이한해석을내렸다고보인다. 이것은 구사론 31) anuśaya 는 A Sanskrit English Dictionary 에따르면원래 잠들어있다 는의미를가진 anu- śī 에서파생된명사이다. 32) 잠들어있다는어원에서파생된말로서, anuśaya 가보다번뇌의잠재성을가리키는것으로이해되었을것이다. BHSD 도이단어의의미를 propensity (usually to evil), (innate) proclivity (inherited from former births), disposition (to do something) 으로풀이함에의해잠재적경향성의의미로이해한다. 33) CPD anusaya 항목을볼것.
18 특집 / 욕망과행복 에서나타나고있는데, 전자가경량부의해석이라면후자는유부의해석으로서제시되고있다. 먼저유부의해석에따르면, 수면과번뇌는동의어로서, 34) 동일한집착하는측면을달리표현하는말에불과한것이다. 즉수면은단지번뇌의미세한측면을가리키는말이다. 이를보여주기위해유부논서는수면을미세 ( 微細, aṇu), 수증 ( 隨增, anuśerate), 수전 ( 隨縛, anubadhnanti) 내지수축 ( 隨逐, anugata) 의의미로풀이한다. 35) 여기서 미세 의의미는수면과번뇌는동일한것이지만단지수면은번뇌의미세한측면을가리킨다는것을보여준다. 반면수축의의미는기름이호마속에있는것과같다는비유로서, 또수박의의미는신심 ( 身心 ) 의상속을따라생겨나기때문으로새가물고기를따라가는것으로서비유되고있다. 수증의의미는아기가유모에게달라붙어있는것또는모유가아기를크게만드는것으로비유되고있다. 이러한수증의해석은명확히수면에대한유부의이해가 anuśaya의집착적성격에초점이맞추어져있음을보여준다. 유부가수면을번뇌와동일시하면서수면을 잠재적인경향성 대신에 에대한집착 으로해석하는이유는그들의핵심이론인삼세실유론과조화를이루기위해서이다. 구사론 에따르면삼세실유론의논증은두가지방식으로진행된다. 첫번째는업의인과관계에따른것이다. 만일과거가존재하지않는다면선악업의결과가미래에있을수없기때문이다. 왜냐하면결과가생겨날때이숙인 ( 異熟因 ) 은현재에생겨나지않기때문이다. 두번째논증은감각능력 ( 根 ) 과감각대상 ( 境 ) 이만나인식이생겨난다는설명과관련되어있다. 만일감각대상이존재하지않는다면인식은생겨날수없기때문에따라서과거와미래가존재하지않는다면비존재하는것을대상으로하는식은생겨날수없기때문이다. 첫번째논증에서보듯이만일수 34) AKBh 278,5. 유부의해석은복합어 kāmarāgānuśaya 를 Karmadhāraya 의방식, 즉 kāmarāga eva anuśaya 로풀이하는것이다. 이해석에따르면바로 kāmarāga 가 anuśaya 가되는것으로후자는전자와어떤질적차이없이다만그것의미세한측면에지나지않는것으로간주된다. 35) 이네가지용어의의미와그문헌전거에대해서는 Ahn(2003: 29f.) 참조.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19 면을잠재적경향성으로해석한다면과거와미래에존재하는법체의실유성은의문시될것이다. 이것은삼세실유론의부정이수면을잠재심으로보는주장과직접연결되어있기때문이다. 36) 두번째로, 수면을번뇌의잠재적측면으로간주하는경량부의해석을보자. 37) 경량부는수면을후에싹을생기게할수있는종자 (bīja) 의은유를사용해서번뇌의잠재성과현재성을구분한다. 여기서수면이란힘 (śakti) 으로서, 잠들어있는번뇌를가리킨다. 잠들어있다는것은현재활동하고 ( 現起 ) 있지않은번뇌가마치종자의상태로잠재적인능력으로서존재하는것을말한다. 이에반대되는개념은깨어있는상태의번뇌로서, 즉번뇌의현실적인생기를말한다. 세친은종자의상태를심신의상속 (ātmabhāva) 속에서번뇌로부터생겨나서후의번뇌를생기게할수있는능력으로정의한다. 이렇게본다면수면은과거의번뇌에서생겨난것으로잠재적인종자의상태로심상속속에보존되어있다가후에번뇌를현기시키는능력이다. 38) 이러한경량부의종자설은유식학파에의해수용되어자아의식의저장소로서의알라야식형성에커다란영향을주었다고평가되고있다. 특히자아의식과관련되어이를현행하는작용과잠재적능력으로구분한것은이하에서서술할유식학파에서의유신견의핵심적역할을예견하는것이다. 3. 유식학파에서의인집 ( 人執 ) 의확대 : 잠재성의측면의발견 자아의식이불교의수행도에서보다중요한역할을한다는사실을지적하면서후라우발너는이런사유를현관론 (abhisamayavāda) 이라고 36) 加藤純章 (1990), p. 11. 37) AKBh 278,16f. 경량부의해석은복합어 kāmarāgānuśaya 를 Tatpuruṣa 의방식으로, 즉 kāmarāgasyānuśaya 로풀이하는것이다. 이해석에따르면 rāga 는 anuśaya 와는다른것으로서간주된다. 38) 세친의수면에대한해석은 구사론 수면품 에서복합어인欲貪隨眠 (kāmarāga-anuśaya) 에대한해석을중심으로전개되고있다. AKBh 277,19-279,4 참조.
20 특집 / 욕망과행복 불렀다. 39) 그의설명에따르면현관론에서중요한역할을하는것이인지적성격을가진번뇌의중요성에대한인식이고이에따라그것을대표하는자아의식의부정적성격이강조되기시작했다고말할수있다. 이와관련하여우리는이런특징이대승불교유식학파에서두드러진다고생각한다. 특히자아의식과관련해서유식학파는인집에대한새로운확장된해석을제시했다. 그것을요약해서말하면, 자아관념이고통이나다른번뇌의생기를위한뿌리와같은역할을한다는점이다. 여기서자아관념이란유신견 ( 有身見, satkāya-dṛṣṭi) 을가리킨다. 원래초기경전 (MN I 299) 에서 satkāya는 5취온으로서이해되고있고어떤영원한것이아니라변하고고통스러운것을지칭하고있다. 따라서유신견이란 5취온으로서의신체가항상적으로또는단일체로존재한다고보는것으로이런관념이 5취온에대해자아 ( 我 ) 와자신에속한것 ( 我所 ) 이라는집착을일으키기때문이다. 40) 그러므로유신견은 5취온을자아나자아에속한것으로보는아견과아소견으로이루어졌다. 아견은각각의색ㆍ수ㆍ상ㆍ행ㆍ식을자아라고보는 5종의관점으로서, 그리고아소견은각각의 5온에대해 5온은자아를갖고있다, 5온은자아에속한다, 5온속에자아가있다 고보는등의 15종의견해로설명된다. 41) 그렇지만 유가론 은이러한전통적인설명을넘어유신견에핵심적인중요성을부과했다. 유가론 에서유신견이모든見의성질을가진 ( 見性 ) 번뇌의근거이며근본이라고하는사실이반복해서지적되고있는데, 42) 이는유신견의역할에대한새로운의미부여를보여 39) 현관론 (abhisamayavāda) 이란용어에대해서는 E. Frauwallner(1971) 참조. 40) AKBh 181,20-22 (T 29: 100a1-4). 41) MN I 300; 이설명의의미를이해하기어렵지만 E. Conze(1967: 38) 는 Buddhaghosa 를인용하여 5 온은 자아이다 고보는것은등불의빛이시각적으로현현하는것과같고, 5 온은자아를갖고있다 고보는것은나무가그늘을가진것과같고, 5 온은자아에속한다 고보는것은향기가꽃속에있다고보는것과같으며, 5 온속에자아가있다 고보는것은상자속에보물이있는것과같은의미라고비유한다. 42) 유가론 T30: 621c2-3; 626b7-9; 799b14; 841a24-26; 794b25ff; AKBh 461,4; AS 7,9-10.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21 주기위함이다. 유가론 에서유신견에대한기존의설명과는다른해석이처음으로제시된다. 그것은유신견을 분별에서일어난것 ( 分別起, vikalpita) 과 태어날때부터가지고있는것 ( 俱生, sahaja) 으로구분하는것이다. 43) 분별에서일어난유신견은비불교도들에게일어나는것으로서 아비달마잡집론 (ASBh 7.3ff) 은이를앞에서설한 5 온에대한 20종의자아의식과연결시키고있다. 이에반해구생의유신견은일반인이나모든동물들에게공통적으로나타나는것으로설명되고있다. 이것은일종의생득적인것으로서, 동물이건성자이건태어날때부터갖춘것으로서파악되고있는데, 그런한에있어구생의유신견은쉽게잠재적인성격을가진것으로서간주될수있었을것이다. 이런잠재성에의거하여유신견에견의성질을가진모든종류의번뇌의근본이라는역할이부여되었을것이다. 하지만잠재성으로서의유신견의도입은직접적으로유부교학과의충돌을의미했다. 유부의확정된교리에따르면유신견은예류과를얻기이전에, 즉성자의단계이전에소멸하는것이다. 유부에따르면모든인지적성격을가진번뇌는 4성제를봄에의해제거될수있다. 어두운밤에새끼줄을뱀으로착각해서생겨난그릇된인식은밝은낮에이를올바로관찰함에의해완전히제거되듯이, 잘못된인식은올바른인식이생겨날때완전히소멸되는것이다. 따라서잘못된인식으로서의유신견도 4성제를올바로이해했을때, 좀더구체적으로말하자면고제의인식에의해바로소멸하게된다. 이는유신견을오하분결 (avarabhāgīya-saṃyojana) 이나 3결의하나로서예류 ( 豫流, srotaāpatti), 즉성자가되기직전에단해진다고하는이론으로확정되고있다. 그런데유식의주장처럼다른견의근본으로서의유신견의근원적염오성이인정된다면, 유신견이이미소멸했을때어떻게이들견이유신견없이도존속할수있는지가의문시될것이다. 그리고실제이문제는성자에게도자아의식이있다고설하는 케마 43) 유가론 T30: 621b7-10. 양자의구분의중요성에관해서는 Schmithausen(1979) 참조.
22 특집 / 욕망과행복 카경 (Khemakasutta, SN III 128) 44) 과같은초기경전의설명을고려했을때그중요성이인정된다. 성자에게는자아의식이존재하지않는다고간주하는유부의확정된교설과이를인정하는 케마카경 사이의모순은전통적유부교학의범위내에서는해결할수없는문제였다. 유식학은앞에서설명한은-현 ( 隱 - 顯 ) 의모델에따라표층적자아의식과심층적자아의식을구분하고후자를일체번뇌의근원으로보았다. 성자에게도존속하는심층적인자아의식이이제핵심적인번뇌지로서의식되게되었다. 45) 따라서잠재적이고심층적인자아의식은일회적인사성제의관찰로서는제거되지않으며, 다만반복적인사성제의관찰, 즉견도의단계를넘어수도 ( 修道, bhāvanā-mārga) 의단계에서제거되는것으로파악되게되었다. 유가론 은이를자아의식이 불분명 ( 不分別, anirdhārita) 46) 하기때문이라고표현하면서, 그이유로자발적이고정서적인자아의식은우리의잠재의식에뿌리깊게 47) 박혀있기때문이라고지적한다. 44) 케마카비구는 5 온이자아나자아에속하는것이아니라는것은깨닫고있지만또오하분결을제거했지만 [ 따라서스스로有學位의성자에속한다고알고있었지만 ], 그럼에도아직아라한은아니라고말한다. 왜냐하면그에게는아직 나는 이다 라는미확정한형태의애착이나자아의식, 잠재의식이남아있기때문이다. SN III 128: api ca me... pañcasu upādānakkandhesu asmīti avigataṃ, ayam aham asmīti ca na samanupassāmi. 130: kiñcāpi... ariyasāvakassa pañc orambhāgiyāni saṃyojanāni pahīnāni bhavanti, atha kho assa hoti yeva paňcasu upādānakkandhesu anusahagato asmī ti māno asmī ti chando asmī ti anusayo asamūhato (Schmithausen 1987: n. 918 의텍스트교정에따라인용 ). 45) 이것은 집론 에서俱生 (sahaja) 의유신견의존재가 크세마카경 을경증으로하여설명되는데에서도확인된다. 46) 이단어가俱生 (sahaja) 의유신견을지시하며, 또한구생개념이견소단이아니라수소단을의미하고있다는것에대해서는 Ahn(2003), p. 170, 각주 28 참조. 47) 유가론 에서는이를표현하기위해 naiḥsargika( 任運失念 : 저절로, 주의력이산실된 ) 이라는용어를사용한다. (Ahn 2003: 62ff. 및 172 각주 32 참조 ).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23 4. 존재요소에대한집착 ( 法執, dharma-grāha) 으로서의자아의식위에서보았듯이 홍길동 이라는개아는 5온의구성체로서실제로존재하지않는다. 나아가유식학파는이런자아의식의잠재적측면의발견을통해그것의근원적염오성을주장했다. 비록그것이염오적측면을갖고있기는하지만개아로서의자아관념과관련된다는점에서인집이라고부를수있다. 이런인집을넘어유식학파는개아를구성하는존재요소 ( 법 ) 로서의 5온조차도명칭적존재에지나지않는다고생각한다. 이것이법아의반대항으로서의법무아의내용이다. 유식학파에따르면이런법집관념의형성에는 전법륜경 에서말하듯갈애와같은정서적욕망보다는사유의분별성이핵심적인역할을수행한다. 그렇다면어떻게사유의분별성이정서적욕망에앞서자아관념의형성에핵심적인역할을한다는점을보자. 분별성이자아의식의형성에결정적이라는주장은유식에의해처음으로설해진것은아니다. 앞에서 밀린다왕문경 의설명에서보았듯이일차적존재와이차적존재의구분에있어서도개념적허구성의여부는핵심적인지표로작용한다. 하지만그런개념성이모든존재에까지확대, 적용된것은반야경과용수전통에서였다. 제법의무자성과공성을주장하는중관학파의반실체주의적관점에서번뇌의존재론적성격은철저히부정되었다. 모든것이자체적본질을갖지않고따라서공하다면, 모든심리적요소도자체적본성이결여하고있을것이고따라서공할것이다. 중관파는번뇌의본성도무자성이고공하다고하는관점을철저히밀고나갔다. 이러한중관의관점은 중론 16장 관전해품( 觀縛解品 ) 에서아비달마의실체론적사고에대한비판을통해잘나타난다. 여기서는결박과해탈이성립할수없음을서술한것으로그이유는 관거래품 의논지와같이매순간생멸하는사태에어떤고정된관념을적용시킬수없다는데있다. 이미지나간결박은 [ 현재의 ] 결박이아니며, 미래의결박도 [ 현재의 ] 결박이아니며, 현재의결박도 [ 주하지않으므로 ] 결박이라고부를수없는것이다. 결박이없다면그반대항인해탈도성립할수없는것
24 특집 / 욕망과행복 이다. 따라서윤회와열반은단지일상적언어용법에따라사용된것일뿐이다. 언어적으로표현 (= 가설 ) 되는한에있어모든것은세속제의영역에귀속된다고보는중관학파의해석에서언어와개념으로이루어진세계는사실은분별의소산으로서어떠한자기존재성을갖지못하는것이다. 유식학파는분별이모든윤회세계의일차적원인이라는 반야경 의관점을계승하면서, 이러한분별 (vikalpa) 이명칭 (nāman) 과대상 (nimitta) 과관련하여어떻게잘못된이해를일으키며따라서고통의원인이되는가를구체적으로보여주고자한다. 최초기유식논서인 보살지 는 전유경 ( 轉有經 ) 의다음게송을인용하고있다. 이러저러한명칭에의해이러저러한요소가명언되고있지만, 그것은그곳에존재하지않는다네. 실로이것이제법의법성이라네. 48) 보살지 는위의 전유경 의문장을인용한후에, 이러한명칭과대상및그것에대한분별의관계가어떠한것이며, 또그것은어떤방식으로제거될수있을지를 4심사와 4여실변지의항목에서논하고있다. 49) 유식에따르면이것은대상과명칭의관계를우연적인결합으로고찰함에의해모든세간적인언설과그것의의지처이며대상인사태를명확히인식하고, 그럼으로써그사태를수반하는분별을소멸시키려는것이다. 이분별의소멸이희론 ( 戱論, prapañca) 의소멸이며, 희론의소멸은곧대승의반열반으로간주되고있다. 그럼 보살지 의설명을보자. 50) 4종심사와여실변지는 8종분별 ( 分別, vikalpa) 을제거하기위한 48) BoBh(W) 48,12f.: yena yena hi nāmnā vai yo yo dharmo 'bhilapyate // na sa saṃvidyate tatra dharmāṇāṃ sā hi dharmatā //. 49) 여기서주의할것은이수행법이어떤샤마타의수행도전제하지않는다는점이다. 비록이수행에의해획득되는단계가가행위로서설정되고있지만, 여기서는사물에대한관찰과올바른인식만이요청되고있을뿐샤마타는언급되고있지않다. 50) BoBh(W) 51, 21-55, 3; 보살지 489c9-490b1.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25 것이다. 4종심사란명 ( 名, nāman), 사 ( 事, vastu), 자성가립 ( 自性假立, svabhāva-prajñapti), 차별가립 ( 差別假立, viśeṣa-prajñapti) 를잘조사하는것이고, 51) 4종여실변지란이들 4심사를여실하게관찰한결과이다. 8종분별이란일체의중생세간과물질세간을낳는것으로서자성 ( 自性 ) 분별, 차별 ( 差別 ) 분별, 총집 ( 總執 ) 분별, 아 ( 我 ) 분별, 아소 ( 我所 ) 분별, 애 ( 愛 ) 분별, 비애 ( 非愛 ) 분별, 구상위 ( 俱相違 ) 분별로나누어진다. 여기서자성분별이란 이것은물질이다 라는파악과같이어떤것을어떤자성을가진것으로확정하는방식의파악이다. 차별분별이란 이것은물질의소멸이다 등과같이물질의성립과소멸등에대해다양하게언어적으로확정짓는방식이다. 총집분별이란어떤것을단일체로파악하는방식이다. 이들세가지분별은분별과희론을토대로하고대상으로하는사태 (vastu) 를낳는다. 반면 이것은나이다 라는아분별과 이것은나의것이다 라는아소분별양자는유신견과아만이라는사태를낳으며, 마지막세가지분별은탐ㆍ진ㆍ치라는사태를낳는다. 그리고그관계는분별과희론을토대로하는사태가유신견과아만이라는사태의근거가되고, 이것은다시탐ㆍ진ㆍ치라는사태의근거가되는것으로설명되고있다. 이런파악에따르면적어도전통적방식에서고통의원인으로간주된탐욕내지탐ㆍ진ㆍ치가아견과아만에근거하고있다는설명이된다. 그리고아견과아만은사물이자성적으로독립된실체로서존재하고있다는분별작용에근거해서생겨나는것이다. 사물이독립된실체로서존재하고있다는파악자체가법아로서의미세한자아의식이며, 이것은바로분별에서나오는것으로서간주되고있다. 유식에 51) 보살지 에따라 4 종심사를간략히설명하면, 名심사란명칭에대해명칭만이라고보는것이며, 事심사란事에대해사뿐이라고보는것이다. 자성가립심사란 이것은색이다 등으로제법의자성이라고언어적으로표현되었다고조사하는것이고, 차별가립심사란제법을有色ㆍ無色등으로차별한것에대해언어적으로차이가표현되었다고조사하는것이다. 명칭과사태가분리된모습과결합된모습을인식한후에, 명칭과사태의결합에의존한것이고유한모습과차별적모습으로가설된것임을이해하는것이다.
26 특집 / 욕망과행복 따르면사물을독립적존재라고파악하는 분별적 인식은명칭을대상과동일시하는데서나오는것이다. 명칭과대상의동일성여부의논의는유식학에서가장중요한주제의하나였고 보살지 를위시한 섭결택분 의소위 < 五事章 > 52) 등에서상세하게취급되고있지만, 여기서이를다룰여지는없을것이다. 다만여기서는법아로서의자아의식이명칭과대상의동일시에근거하고있다는점을지적하는것으로충분할것이다. Ⅳ. 결론 고통의원인에관한불전의설명은다양하지만, 이를후대의교의에따라도식화시키면번뇌와업이라고설해진다. 그렇지만문헌에서상위범주로서의번뇌는핵심교의와관련하여구분하여제시되고있다. 그들중에서가장중심적역할을수행한개념이갈애와무명, 자아의식으로서의아견 ( 我見 ) 이다. 갈애는사성제의맥락에서제시되었고, 무명은 12지연기의맥락에서언급되고있다. 그리고자아의식은소위현관론 (abhisamayavāda) 의맥락에서중요한역할을수행하고있다. 본고에서는이들세가지개념이어떤맥락에서제기되고있는가를설명하면서, 특히자아의식이점차염오의근원으로간주되어지는이유에대해세분해서살펴보았다. 이를요약해보자 : 무아상경 에서무상-고-무아의방식으로 5온에대한분석적관찰이제안되었다. 개아의구성요소를심적, 물질적요소로환원하고, 이를다시무상하고따라서고통스러우며따라서자아라고부를수없 52) < 五事章 > 은바로 보살지 진실의품 에서의언어와대상및진실존재와의관계를相 (nimitta), 名 (nāman), 분별 (vikalpa), 眞如 (tathatā), 正智 (saṃyagjñāna) 의다섯개념을갖고논의하는부분으로, 유식논서중에서가장상세하게이문제를주제화하는개소이다. 이개소에서다루어지는논의의중요성은쫑카파의 Legs bshad snying po 의 유식장 에서명칭과대상의관계에대한논의에서상세히분석되고있는것에서도알수있다. 이들개소의연구에대해서는 Kramer(2005), 高橋晃一 (2005), 안성두 (2007), 정유정 (2010) 참조.
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27 다는방식으로관찰함을통해자신의개체존재, 즉 5온이자아나자아에속한것이아니라고인식하는것이다. 5온과자아를비동일시함에의해자아에대한갈애의근거를박탈할수있었을것이다. 초기불전의이러한설명은후대에인집과법집으로구분되게되었다. 개아에대한집착으로서의인집을 밀린다왕문경 에서의수레의비유를통해설명했고, 이인집이미세하고잠재적인자아의식의발견으로인해점차세분되어감을수면 ( 隨眠 ) 개념의설명을통해제시했다. 이 수면 개념을자아관념과관련시키면서 유가론 은유신견을분별기와구생으로구분하여설명하고있다. 마지막으로존재요소에대한집착으로서의법집이가진의미와그것이대상과명칭의동일성에서생겨난다고하는사실을 보살지 의설명을통해보여주었다. 어떻게명칭과대상의동일시가생겨나는가는매우흥미로운주제이고, 또불교철학의유명론 (nominalism) 적경향의특색을잘보여주는것이지만, 이는본고의서술범위를넘어서기에다른기회에다룰것이다. 안성두서울대학교
28 특집 / 욕망과행복 참고문헌 AKBh Abhidharmakośa-Bhāṣya (Vasubandhu). Ed. P. Pradhan, Patna 1975. AN Aṅguttara-Nikāya. PTS 판. AS Abhidharmasamuccaya of Asaṅga. Ed. P. Pradhan, Santiniketan 1950. ASBh Abhidharmasamuccaya-Bhāṣya. Ed. N. Tatia, Patna 1976. BHSD Buddhist Hybrid Sanskrit Dictionary. Ed. F. Edgerton, New haven 1953. BoBh(W) Bodhisattva-bhūmi, Ed. U. Wogihara, Tokyo 1971. CPD Critical Pali Dictionary. SN Saṃyutta-Nikāya. PTS 판. Sn Sutta-nipāta (1948), London: Pali Text Society. Vinaya Vinaya London: Pali Text Society. Ahn, Sung-Doo, Die Lehre von den Kleśas in der Yogācārabhūmi, Stuttgart 2003. Aramaki, N., On the Formation of a Short Prose Pratītyasamutpāda Sūtra, Buddhism and Its Relation to Other Religions: Essays in Honour of DR. Shozen Kumoi, Kyoto 1985. Bronkhorst, J., Karma and Teleology, Tokyo 2000. Collins, S., Selfless Person: Imagenery and Thought in Theravāda Buddhism, Cambridge 1982. Conze, E., Buddhist Thought in India,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1967. Frauwallner, E., Geschichte der indischen Philosophie, Bd. 1, Salzburg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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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욕망과자아의식 31 ABSTRACT The Problems of the Craving and the Belief in Self in Buddhism Ahn, Sung-Doo The explanations of causes of the suffering in the Buddhist texts are so diverse that it is difficult to enumerate them all in a short paper. However, according to the Abhidharmakośa, a famous philosophical treatise in the fifth century CE, these causes can be classified into the two concepts of kleśa and karma. Whereas the latter is secondary in the sense that it forms only the conditions for the living being the former is regarded as the decisive factor for a samsaric existence itself. In the present paper, I choose, among many synonyms of kleśa, three concepts: ignorance (avidyā), craving (tṛṣṇā) and belief in the self (ātma-dṛṣṭi). These have been explained respectively in the context of Pratītyasamutpāda, the Four Novel Truths, and Abhisamayavāda. I have tried to show how these concepts came to be formulated in their own context. In this paper, I focus on ātma-dṛṣṭi, which plays a decisive role in the search for the center of egocentric behavior and intentions. The concept in question is proposed in the Anattalakkhanasutta for the first time; there, it was suggested by the Buddha that a person can be reduced to the five groups of skandha, and these cannot be identified
32 특집 / 욕망과행복 with the ātman, the unchanging and underlying subject of all experiences, because of their impermanence and unsatisfactoriness, and eventually because they are not identifiable with the ātman. Therefore, one can more easily eliminate the craving for desires such as self and rebirth. This type of argument is reinforced in the following para-canonical text of Milindapaṅha. Subsequently, however, ātma-dṛṣṭi gained additional importance through the discovery of its subliminal taspect. This was expressed through the introduction of the concept of the latencies (anuśaya) of the Sautrāntikas. Yogācārabhūmi applying anuśaya to the concept of ātma-dṛṣṭi, divides the latter into two aspects: the conceptualized one (viklapita) and innate one (sahaja). These two aspects are eliminated respectively in the darśana-and bhāvanā-mārga. As far as the dharma-grāha is concerned, it is shown here to be strongly related to the identification of name with the object. This theme is very closely related to Buddhist Nominalism. Keyword: Suffering, Cause of Suffering, Ignorance (avidyā), Craving (tṛṣṇā), Belief in Self (ātma-dṛṣṭi), Latencies (anuśa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