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논집제 24 집 2011 년 2 월 Sogang Journal of Philosophy Vol.24, Feb. 2011, pp.205-226 1)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강제성을중심으로 박경자 연세대 주제분류 서양중세철학, 정치철학 주제어 마르실리우스파도바, 법, 강제성, 동의, 근대성 요약문 공동체의유지와발전을위해무엇이필요한가? 14 세기를대표하는정치철학자마르실리우스파도바는평화가공동체의유지를위해필수적인요소라고본 다. 교황과황제의갈등으로인한내홍을겪던이탈리아도시국가에서살던마르실리우스는아퀴나스나단테와달리교황권을평화를위협하는적으로단정하면서교권에대한속권의우월성을강조한다. 더욱이그는지상의평화를가능하게하는것은신이아니라인간이며구체적으로시민이만든법이라고주장한다. 법의본질을도덕적가치가아니라강제성으로파악한마르실리우스는사법적인폭력의행사가정당화될수있는근거를시민들의동의에서찾는다. 토론을통해시민들의의 사가법에반영하기때문에강제적인법의집행은정당화된다는것이다. 이주장은시민들이직접적인참여를함으로써바로법의주인이된다는사실을표명하는근대철학자루소의생각에필적할만하며, 토론을통해법의정신을구체적으로실천하도록하는근대적방법을제시한다고볼수있다. 1. 마르실리우스의문제제기 공동체의유지와발전을위해무엇이필요한가? 이물음에대해오래전 부터수많은철학자들이답하고자했다. 14 세기를대표하는정치철학자마 르실리우스파도바 (Marsilius of Padua; 1280-1343) 1) 는 평화 가공동체의유지 투고일 : 1 월 30 일, 심사완료일 : 2 월 13 일, 게재확정일 : 2 월 15 일 * 이논문은 2010 년도정부재원 ( 교육과학기술부인문사회연구역량강화사업비 ) 으 로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연구되었음 (NRF-2010-327-A00149).
206 철학논집 ( 제 24 집 ) 를위해필수적인요소라고보았다. 추측컨대, 마르실리우스가평화에천착하게된까닭은그시대적배경에서찾을수있다. 교황과황제의갈등으로인해내홍을겪던이탈리아도시국가에서살던그가평화에관심을보이는것은당연할수도있다. 하지만그런관심을지니게된배경은그리특이한것이아닐지라도평화를화두로갈등을푸는방식은매우독특하다. 이점은토마스아퀴나스 (Thomas Aquinas) 나단테 (Dante) 와비교해보면잘드러난다. 13세기토마스아퀴나스는교권과속권사이에증폭되어가는갈등을이론적으로풀기위해 군주통치론 (De regno ad regem Cypri) 을저술한다. 이저술은교권과속권이라는두영역의독립성을인정하더라도교권의우월성을강조한것이다. 특히최고의선을천상에속한것으로규정하는아퀴나스는지상의모든선을천상의선에서비롯된하위의것으로이해한다. 하지만 14세기에접어들면서교황과황제의갈등은첨예화되었고교권에대한속권의승리로끝나면서 아비뇽유폐 라는초유의사태에직면하게된다. 2) 단테는이런충격적인사태에직면하여새로운정치이론을재구성 1) 중세의마지막정치철학자인동시에근대최초의정치철학자로평가되는마르실리우스는이탈리아파도바태생으로파도바대학에서의학을, 파리대학에서신학과철학을수학한다음, 1312 년에서 1313 년까지 2년간파리대학총장을역임했다. 당시프랑스국왕필립 4세와교황보니파치우스 8세사이에벌어진 전능권 (plenitudo potestatis) 논쟁과프란체스코수도회와교황요한 22 세사이에일어난 청빈논쟁 에연루되었다. 2) 아비뇽의유폐 (1309-1377) 는교황보니파치우스 8세와프랑스국왕필립 4세가벌인싸움이계기가된교권과속권간의권력투쟁의충격적인결과이다. 교황보니파키우스 8세는세속적인일에까지영향을미치는교황전능권을주장함으로써법률이나과세권과같은것들이교황청의승인을받아야한다고공언한다. 이에프랑스국왕필립 4세는최초로소집된삼부회에서성직자, 귀족, 도시대표들을설득하여교황에맞선다. 그결과추기경단의다수가프랑스사람들로채워지고교황클레멘스 5세가아비뇽에머물게된사건이다. 이사건은왕국과시민의동의를기반으로한군주측의완승으로교황청의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07 하고자 제정론 (De Monarchia) 3) 을집필한다. 단테는전환기적인소용돌이속에서 성직자정치론 의허구성을공격하고지상에서의속권의정당성을입증하려고노력한다. 그러나단테마저도천상과지상의궁극적가치를상하관계로규정하고교권의우위를완전히부정하지는못했다. 4) 그렇다면단테와동시대인이었던 5) 마르실리우스의경우는어떠한가? 그의논조는훨씬강경했을뿐만아니라갈등의해결방식도전혀달랐다. 당시이탈리아는교황요한 22세와바바리아의루드비히황제간의싸움이치열했으며급기야는 1324 년에루드비히황제가파문되는사태가발생했다. 교황의승인이없이도황제의자리에오를수있다는루드비히황제의입장과황제대관식을통해이루어지는교황의승인이꼭필요하다는교황요한 22세의입장사이에벌어진공방으로인해이탈리아는내전의소용돌이속에휘말렸다. 이런상황에서마르실리우스는교황권을평화를위협하는적으로단정하면서교권에대한속권의우월성을강조한다. 나아가그는아퀴나스와달리평화를천상의선에의존하는것으로이해하지않는 권위에심각한타격을주었다. R. W. Carlyle and A. J. Carlyle, A History of Medieval Political Theory in the West, 6 vols. (London: William Blackwood & Sons Ltd, 1936), vol. 6: pp. 96-97. 3) 우리말번역은단테알레기에리, 제정론 성염역주 ( 파주 : 경세원, 2009) 참조. 4) 단테알레기에리, 제정론 제 3권 16장참조. 이견해를설명하는이차문헌으로는 Steven Ozment, The Age of Reform 1250-1550 (New Haven and London: Yale University Press, 1980), p. 169; A. P. D'Entreves, Dante as a Political Thinker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52), p. 50 참조 5) 마르실리우스와단테는동시대인이었을뿐만아니라모두이탈리아도시국가에서살았으며, 신성로마제국의황제를함께후원하였고, 그결과말년에정치적망명객이될수밖에없었던공통된경험을갖고있다. 그러나단테의정치사상은마르실리우스와비교해그당시의정치적사안의쟁점들을제대로파악하는데에는미치지못했다는평가를받는다. Q. Skinner. The Foundations of Modern Political Thought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8), p. 53.
208 철학논집 ( 제 24 집 ) 다. 평화는이승의충족한생활을위한것이지저승을위한것이아니라는것이마르실리우스의논지였다. 그렇다면지상의정치적평화는어떻게가능한것일까? 마르실리우스에따르면, 지상의평화를가능하게하는것은신이아니라인간이다. 보다정확하게표현하자면, 세속적평화는인간들이만든법적인규정에의해서가능하다. 법이야말로평화로운삶을영위하기위해서필요한유일하면서도직접적인판단기준이며, 스스로생겨나는것이아니라국가의입법자인시민들에게서출발한다는것이다. 그렇다면어떻게마르실리우스는법이신이아니라시민들에게서나온다는생각을하게되었을까? 필자는이물음에대한답을찾고자한다. 2. 법의본질과신법 마르실리우스는인간공동체의여러유형들을분석하는과정에서가정 (domus) 이나촌락 (vicus) 과달리국가 (civitas) 만이법 (lex) 을지닌다고설명한다. 6) 국가가법을지닌다는사실때문에완전한공동체로간주될정도로법의중요성이부각된다. 그렇다면마르실리우스에게법이란무엇인가? 법은통치자가시민으로서의인간의행위들을규제할때반드시갖추어야할형식인동시에규범이다. 7) 이러한형식이나규범없이는현세적삶의목표와그조건인정치적평화가성취될수없다는것이그의생각이다. 결국현세적삶의충족성을성취하는데가장관건이되는것이법이다. 올바르 6) Marsilius of Padua, Defensor pacis of Marsilius of Padua< 이하 DP로약칭함 >, ed. C. W. Previté-Ort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28), Discourse I, Chapter 3, #4. 영어번역본은 The Defensor of the Peace, Annabel Brett, ed. & tran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5) 을참조했다. 마르실리우스에따르면, 가정은법률을가지지않았고, 촌락은합리적인법령처럼법과유사한것을가진다. 7) DP, I, 10 1.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09 게제정된법은많은사람들의삶을충족시킨다. 법이올바르지못하면사람들이노예로전락하여억압을받고비참한삶을살게될것이며궁극적으로정치공동체의해체를초래한다는것이다. 8) 이런점으로미루어보아마르실리우스가관심을기울이는법은정치공동체, 즉국가의법임에틀림없다. 그런데 14세기는물론중세에서국가의법과같은인정법말고도신법 ( ) 이더중요한것으로간주되었다. 그렇다면마르실리우스가이런신법도법으로간주해야하지않을까? 그는정치공동체의법만을유일한법으로생각했을까? 그대답의실마리를찾아보자. 평화의수호자 뿐만아니라이책의축약본이라할수있는 소수호자 에서도신법에대한정의가나온다. 먼저 소수호자 에나오는정의를살펴보자. 따라서 사법권 은그말뜻그대로권리의선언 (dictio iuris) 이다. 더욱이, 권리는법과동일하다. 사실법은이중적이다. 그것은때로는신적이고때로는인간적이다. 평화의수호자 1 강 10 장에기록되듯이, 법의궁극적이고적절한의미를따져보면신법은신의직접적인계율이다. 그런데그것은인간이추구하기에적합한내세의최상의목표나조건을위해현세에서행하거나행하지않는자발적인인간행위에대해인간의심의를동반하지않는다. 9) 이대목에서마르실리우스가법을두가지즉신법과인간법으로구분하고있음으로미루어공동체의법만을법으로간주하지않은것을알수있다. 그렇다면중세에서신법은어떤위상을지니는가? 당시그리스도교의규범인신법은도덕적이고종교적인최고의가치인동시에인간의행위원리였다. 일반적으로성서, 교회법, 교황령등이신법에속한다. 그런데놀랍게도마르실리우스는무슬림의법이나페르시아의법을신법에포함시 8) DP, I, 12, 7. 9) Marsilius of Padua, Defensor minor, in Cary J. Nederman, ed. Defensor minor and De translatione Imperii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3)< 이하 DM으로약칭함 >, Chapter 1, #2.
210 철학논집 ( 제 24 집 ) 키는데반해교회법이나교황령을신법에서제외시킨다. 10) 이사실은그의진면목을잘보여준다. 왜냐하면그는교회법이나교황령에오류의가능성이있음에도불구하고이를위반하면지옥에떨어질것이라고위협하는것은그릇된관행이라고까지비판하기때문이다. 11) 거의같은시대를살았던단테가마르실리우스와마찬가지로반교황권주의자였지만교회법을가장중요한신법중의하나로인정했다는점을상기해볼때마르실리우스의관점은독특한수준을넘어기이하기까지하다. 12) 그렇다면마르실리우스는신법을무엇이라고생각한것인가? 그에따르면, 신법은신이그리스도를통해인간에게전해준복음의법 (lex evangelica) 이며 13), 복음의법이란인간이지상에서해야할것과하지말아야할것에대한성서의명령이다. 14) 그런데그는이번에도신법의범주를신약성서의법에만국한시킨채구약성서의법을제외시킨다. 15) 이런범주분류는중세전통에상식적인것인가? 물론아니다. 중세전통에서신법은신약은물론구약까지포괄하는개념으로서신과인간의관계, 인간들간의상호관계를규정할뿐만아니라현세와내세를두루포괄하는가치규범으로간주되었다. 여기서마르실리우스가신법이라고생각한복음의법에대해좀더살펴보자. 한편이승의생활이나삶을위해서지만내세의상태를위해서그리스도가부여하고정한법이있다. 이법은우리정신의능동적인능력안에있는내재적이거나과도적인인간행위모두가현세에서옳게또는그르게행해질수있거나행해지지않을수있는한그행위들을통제하는규칙이다. 그럼에도그법은내세의상태나목표를위해형벌이나보상을강제하고 10) DP, I, 10, 3; II, 5, 5; II, 28, 29. 11) DP, II, 19, 6; II, 28, 29. 12) 단테, 제정론 제3권, 3장참조. 13) DP, I, 6, 4; II, 9, 1; II, 9, 3. 14) DP, I, 6, 4. 15) DP, II, 9, 10.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11 부여한다. 또이승에서이법을준수하거나위반한이들의장단점에따라그법은현세가아니라내세에서이런형벌이나보상을부과할것이다. 16) 전체문맥으로보아마르실리우스는그리스도에의해부여되고확정된법인신법을내세에서의삶의조건을위한신의명령으로이해한다. 또마지막대목으로미루어보아, 신법은 형벌과보상에입각한인간행위의강제적규범 이다. 평화의수호자 에나오는다음구절을보자. 복음이나법 < 신법 > 은 < > 내세에서의인간의상태에대한것일수있다. < > 이런의미의법은법이라고부르기에가장적절하며, 그법에따라재판하는이는강제력을가졌다는뜻의재판관이라고부르기에가장적절하다. 그러나성직자든주교가누구든지내세의삶과연관된다고하더라도이현세삶의상태에서만이법에따라인간들을규제하고통제하기때문에, 그리고그법을직접만든그리스도가성직자에게이현세에서그것에따라사람을통제할권한을주지않았기때문에성직자는재판관이라고부르는것이적절치않다. 17) 여기서도신법은그것의위반자들을재판하도록하는강제성을지닌법이다. 이러한규정은신법이인간의내면적동기나도덕적가치라고생각했던중세전통과는다르다고말할수있다. 이는마르실리우스가신법에대한중세적이해를넘어서그것의준수여부에의해초래될보상이나형벌로이해하였다는점을보여준다. 그러나신법의강제성은오직내세에서만적용된다. 달리표현하자면, 신법이현세의삶과연관되는한그것의준수여부를강요할수없는단순한가르침에불과하다는것이다. 또한신법의재판관은성직자가아니라그리스도다. 따라서마르실리우스에게신법은현세에서의규제적원리가아니게됨은당연하다. 18) 강제성을본질로하지만현세에서의적용이불가능하기때문에신법은 복음의법 (lex evangelica) 16) DP, II, 8, 5. 17) DP, II, 9, 3. 18) Ibid.
212 철학논집 ( 제 24 집 ) 이라기보다는 복음의가르침 (doctrina evangelica) 이다. 19) 이런주장의배후에는바로신법을탈정치화하려는마르실리우스의기획이놓여있다. 탈정치화는비강제화다. 따라서현세에서오로지 ( 시민들의이익을도모하고시민들의의사를반영하는 ) 정치적인것만이강제성을가질수있다는것이그의결론이다. 추론을정리해보자. 1 법의본질은형벌과보상을통한강제성이다. 2 신법도법인한에서그것의본질은강제성이다. 3 그러나신법의강제성은내세에적용되는것이며, 현세에서는비강제적인법이다. 4 그러므로신법은현세에서는법이아니다. 마르실리우스의논리를따라가다보면법의본질이강제성인한에서현세에서그것을구현하는유일한법은인정법이될수밖에없다. 즉, 현세에서는정의를실현하고평화를보장하는정치적인법만이법이다. 신법은법이라는이름을갖고있지만현세에서는법이아니므로지상의정의와평화를보장하지못한다. 3. 인정법 마르실리우스에게현세에서의강제성과세속적인정치성이법의본질적인요소들에속한다. 시민의의사를반영하는정치적인법, 현세에서의강제성을갖고있는법은인정법밖에없다. 따라서인정법만이진정한의미의법이며그의관심의초점이된것은당연하다. 다음의인용구를보자. 19) Ibid.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13 인정법은시민전체 (universitas civium) 나유력당 (valentior pars) 의계율이다. 이법은그자체로인간이현세에서추구하기에적합한최상의목표나조건을위해현세에서행하거나행하지않는자발적인인간행위에대해직접적인심의를통해만들어져야한다. 20) 인정법은신법과구분되는총체적인인간사회의법을의미한다. 마르실리우스에게독특한점은인정법을단순히인간사회의법이라고하지않고전체시민의의지로전체시민이제정하는것이라고말하는데에있다. 법 을도덕적이고종교적인가치의실현으로간주하는중세전통에서인정법도예외일수는없었다. 인정법도종교적이고도덕적인가치를실현하는것이어야만했다. 마르실리우스는이런전통에서벗어나인정법을도덕적이고종교적인가치의실현으로보는대신에시민들의의사표현이라고주장하고있는것이다. 따라서신법이신의권력이나권위의상징이라면인정법은시민의권력이나권위의표현이될것이다. 시민의의지와권력의표현인인정법은어떻게정의되는가? 평화의수호자 에인정법에대한정의가나온다. 법 < 인정법 > 은두가지방식으로고려될수있다. 첫째, 법은그자체로고려될경우단지정당하거나부당한것, 이롭거나해로운것을알려준다. 이경우법은권리에관한학문이나이론으로불린다. 둘째, 법은그준수여부에따라현세에서주어지는형벌이나보상을통해강제하는명령이거나그러한명령에의해언도되는것으로고려될수있다. 이경우그것은아주정확히말해법이다. 21) 이대목은인정법을두가지측면, 그자체로그리고준수여부에따라정의한다. 첫째, 무엇이정당하고부당하며, 무엇이이익이되고손해가되는지를보여주는것이인정법이다. 따라서인정법은사회의정의를실현하고공익을추구하는목적을지닌다. 한편, 마르실리우스는준수여부에따 20) DM, 1, 4. 21) DP, I, 10, 4
214 철학논집 ( 제 24 집 ) 라서인정법의본질을강제하는명령으로이해한다. 인정법은현세에존재하는형벌과보상을통하여강제적으로집행되어야한다는것이다. 이런두가지측면을구분하여설명하는마르실리우스는바로뒤이어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윤리학 구절을인용하면서후자인법의강제성을강조한다. 더욱이아리스토텔레스도 윤리학 10 권 8 장에서 법은분별력과이해력에서파생한담론이므로강제하는힘 (coactiva potencia) 을지닌다 라고말했을때이런 < 두번째 > 의미로법을정의한다. 법은 분별력 과정치적 이해력에서파생된담론 또는선언, 즉정의와이익의, 그리고그상반되는것들의문제에관해정치적분별력에의해만들어진법령이므로, 강제적인힘 을가진것, 그준수여부에따라개인이준수해야만하는명령이주어져있거나그러한명령에의해만들어지는것이다. 22) 이맥락에서마르실리우스는아리스토텔레스를인용하여인정법이강제적명령이될수있는이유를설명하고있다. 인정법이강제성을띨수있는이유는인간의분별력과이해력에서파생한것이기때문이라는점이그의논지다. 법이강제성을갖고있다는것과그것이인간의합리성에서파생했다는것은아리스토텔레스의중심사상중의하나이며마르실리우스철학의중심개념이기도하다. 마르실리우스에게서인간의이해력이나분별력은인간입법자개념으로표현된다. 인간입법자는말그대로입법자가인간이라는뜻이다. 근대적용어로표현하자면인간이야말로입법적주체라는것이다. 현대인들에게는당연하게들리는말이지만이개념이중세에사용된것이라는점을기억한다면상당히획기적인언급이다. 왜냐하면중세에법의원천은인간이아니라신이기때문이다. 그바탕에는인간의이성이신의이성을모방하듯이모든인정법이신에근거하고있으며신법을모방한것이라는생각이놓여있었다. 신법을모방한인정법은관습의형태로인간사회에뿌리내려져있다고간주되었다. 그렇기때문에법은새롭 22) Ibid.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15 게만들어지는것이아니라이미존재하고있다가발견되는것이다. 그런데마르실리우스는인간들이자신들의합리성을바탕으로강제력을지닌법을제정할수있다고주장하고있는것이다. 그렇다면강제력이행사될수있는조건은무엇인가? 혹자는인간입법자가만든법이면무조건적으로집행되어도좋다는생각을마르실리우스가품고있었다고해석한다. 이런해석은마르실리우스에게서근대적인법실증주의자의면모를드러낼수있을것이다. 하지만이런해석은일면적이며그의의도를정확히파악하지못하는결과를낳게될것이다. 우리는마르실리우스가아리스토텔레스를인용하여법이강제성을지니게되는이유를정치적분별력과이해력에서파생한다는사실에서찾는다는점에주목해야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따르면, 정치적분별력과이해력을바탕으로하는법은공익을추구하고정의를보장한다. 법의강제성의근거는인간의합리성이며인간의합리성은정의와공익을보장한다는아리스토텔레스의명제는마르실리우스가언급한법의본질에대한두가지정의를연결시키는고리로작용한다. 마르실리우스도아리스토텔레스를따라합리성을바탕으로만들어진법은정의와공익을보장한다고주장한다. 여기서한걸음더나아가정의와공익의보장은결과적으로정부가붕괴되어평화가파괴되는것을막아준다고한다. 법을통하여평화가유지됨을역설하는것은그의정치철학의특징이다. 지금까지법의여러의미들을구별했기에, 이제궁극적이고가장적절한의미에있어서법의목적이나필요성에대해보여주고자한다. 법의주된목적은국가의정의와공익이다. 부차적인목적은통치자, 특히세습군주을위한안전과오랜통치의지속이다. 23) 오랜통치의지속 은현대인들에게는부정적인의미를갖고있는경우 가많지만마르실리우스에게는평화를의미한다. 그러므로법의목적은첫 23) DP, I, 11, 1.
216 철학논집 ( 제 24 집 ) 째는정의와공익이며둘째는평화의보존이다. 법의목적에대한이러한표현들은마르실리우스가법의형식, 즉그것의강제성만을강조했다고보는해석에문제를제기한다. 법의목적에대한설명은법이존재해야할이유에대한설명이다. 국가의정의와공익을지키기위해서법이존재해야하고이러한법이지켜질경우에만국가는안전하고오래유지된다. 법을통하여정의와공익이지켜지지않으면국가가유지될수없고평화가보장될수없다. 마르실리우스는강제성을법의본질로간주한다. 따라서법을가능하게하는첫번째원인은힘이며그것이갖고있는규제력이다. 법은인간이처벌받지않기위해서는꼭지켜야하는규범이다. 이것을바탕으로마르실리우스의법이실정적인것이라고해석하는연구자들이있다. 24) 그들은마르실리우스가법의목적 ( 정의혹은공익 ) 이아니라형식인강제성의측면을강조한법실증주의자라고주장한다. 한걸음양보해서마르실리우스가법의목적을염두에두었다고할지라도법률이반드시정의로워야한다는제도적수단을마련하려고노력하지않았다는것이그들의해석이다. 그들의해석은옳은가? 만약마르실리우스가법이정의와공익을실현하는경우에만정당하다고보았다면그들이해석이옳다고보기는어렵다. 왜냐하면실증주의적해석아래서는때로는정의나공익에어긋나는법도현실적으로지켜야할강제적인것으로간주될것이기때문이다. 또한인정법위에자연법이나영원법과같은상위의법을설정하는경우에도그들의해석 24) 마르실리우스의법개념을다루는연구들가운데상당수는그가법실증주의자인지의여부를밝히는것에집중되었다. 법실증주의자라고해석하는대표적인사람이거워쓰이다. 법을형성하는핵심요인이강제력이라는마르실리우스의주장에초점을맞추는거워쓰는마르실리우스가실증주의자인이유를정의 ( ) 를무시한데서찾는것이아니라법이부정의 ( ) 에빠지지않기위한제도적장치를마련하지않은점에서찾는다. A. Gewirth, Marsilius of Padua and Medieval Political Philosophy, 2 vols.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51), I, pp. 135-136.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17 은그르다. 상위법을설정했던인물로는아우구스티누스와아퀴나스가대표적이다. 이들의전통에서법은윤리적이고종교적인선을실현해야한다. 인정법이상위법인자연법이나영원법에뿌리를두고있다는주장은이이념을구체적으로표현한것이다. 마르실리우스가이전통을따르지않는다는것은분명하다. 그에게법은인간입법자의의지이며, 인간의이해력과분별력으로정당화되는것이다. 그는인정법위에윤리적이고종교적인상위법개념을인정하지않았다. 뿐만아니라그는정의와공익에어긋나는것이법이되기도한다고주장하기까지한다. 평화의수호자 를보자. 비록국가의정의와이익에대한참된인식이완전한법에반드시필요하다고할지라도, 강제적명령이법의준수와관련하여제공되지않거나법이명령을통해만들어지지않는다면그러한인식은법이되지는않는다. 이와는반대로때때로정의와이익에대한거짓된인식이법이되기도하는데, 그법을준수하라는명령이제공되거나명령에의해만들어지는경우가그렇다. 이러한예를살인자가벌금을지불하고죄와형벌에서사면받는것을정의로운것으로준수하도록하는미개인들의법에서볼수있다. 25) 위의인용구는부당한측면을갖고있는법도강제적인명령이될수있 음을보여준다. 그러나분명한것은법의목적을설명하면서그는법은 인간의합리성을바탕으로하고있기에정의와공익을실현하는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법의목적은위인용구의바로다음구절에서도다시등 장한다. 그러나이것은단적으로말해정의롭지못하며, 결과적으로그들의법은불완전하다. 그법은필요한형식, 즉준수해야하는강제적명령을지닐지라도필요한조건, 즉정의에대한적절하고참된질서를결여하고있기때문이다. 26) 25) DP, I, 10, 5. 26) Ibid.
218 철학논집 ( 제 24 집 ) 이러한언급들은마르실리우스가인정법위에상위의원칙을가정하고있는것처럼보이게한다. 영원법이나자연법도상위의원칙이지만정의와공익도상위의원칙이라고할수있지않는가? 법은정의와공익이라는상위의원칙을따라야한다. 모든인정법위에자연법이나영원법과같은상위의법은인정하지않지만공익과정의라는상위의원칙을설정하고있는것처럼보인다. 이러한이유로마르실리우스에게강제성만이법률의유일한구성요인은아니었으며정의와공익도강제성만큼법의중요한구성요인이라고주장한주석가들이있다. 27) 이것은앞의실증주의적해석과대립된다. 실증주의적해석에따르면, 마르실리우스에게법의본질은강제성이며그가법의합리성을보장할수있는제도적장치를마련하기위해노력하지않은점을그증거로제시했다. 실제로마르실리우스는법의형식적인측면인강제성만을법의궁극적인본질로보았을까? 법에대한두가지정의, 즉법은한측면에서는정의와공익을실현하기위한것이지만다른측면에서법은강제적명령이라는것은조화될수있는가? 마르실리우스의대답은모든동물이자신들의건강과존재의보존을위해서최선의것을행하듯법을만드는시민들 ( 인간입법자 ) 은정의와공익을실현하는법이무엇인지잘알고있다는것이다. 28) 인간이지닌생물학 27) 마르실리우스의법개념이실증주의적이라고주장한거워쓰와상반되는해석을내린사람들은당뜨레브이다. 당뜨레브는마르실리우스의법개념이실증주의적인것이아니라세속적주의주의 ( 법을신의의지로파악하는것과대비되는 ) 라고평가한다. 시민입법자의의지를절대적입법인 ( ) 으로간주하는그의법개념은인간의의사와판단을중요시하는세속적주의주의라는것이다. 따라서마르실리우스에게강제성만이법의유일한특성이될수없으며법의목적인정의와공익도중요한가치를지닌것으로평가되어야한다는것이다. P. A. D'Entreves, The Medieval Contribution to Political Thought: Thomas Aquinas, Marsilius of Padua, Richard Hooker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59), pp. 61-64. 28) 마르실리우스는아리스토텔레스를인용하여이주장을펴지만아리스토텔레스를넘어서정치공동체를동물이라고규정한다 (DP, I, 2, 3). 그의정치철학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19 적인특성때문에인간입법자는정의와공익을실현하는법을만든다는주장이다. 그러나이주장은정의와공익을실현하지못하는법도강제적명령이라는그의주장과모순되는것이아닌가? 문제는마르실리우스가 정의 나 공익 이라는고차원적인원리를어기는법도타당하다고인정했는지여부다. 살인자를방면하는미개인들의법에서짐작되는바는그가정의나공익이라는상위의원칙을만족시키는지의여부와상관없이실정법을삶의현실로받아들이는것같다. 정의나공익이법이따라야할상위의원칙으로설정되지만설령실정법이이것을제대로준수하지못하는경우에도실정법을거역할수없는현실로받아들였던것같다. 그러나여기서도문제는그렇게간단치가않다. 마르실리우스에서법의본질은한편으로는강제성이지만다른측면에서는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처럼정의와공익이다. 그렇다면법은정의와공익을실현하는올바른정치제도 ( 사회 ) 를전제하고있다고도해석될수있지않을까? 더욱그는국가가공익과정의를실현하는법에의해서통치되지않는다면평화가불가능하다는입장을밝히고있지않는가? 문제가해결될수있는가? 법은한편으로공익과정의를실현하는것이지만다른한편에서는정의롭지못하다고생각되는경우에도준수해야만하는강제적명령이다. 여기서마르실리우스의혜안이드러난다. 그는나름대로의해결방안을갖고있다. 만약우리가권력, 즉입법권이어디에귀속되는가를분명히한다면이문제는그해결이불가능한것만도아니라는것이다. 법은강제적이다. 하지만입법권이시민전체에귀속된다면시민들은법의강제성을받아들일것이며, 그법이정의와공익을실현한다고믿을것이다. 설령인간입법자가우둔해서어떻게하는것이공익과정의를실현하는것인가를제대로인식하지못한다고할지라도그것이인간입법 이인간에대한생물학적인해석에바탕을두고있다는것을강조한주석가 는거워쓰다. 그이유를마르실리우스가의학을공부한것에서찾는다. A. Gewirth, Marsilius of Padua, I, pp. 49-52.
220 철학논집 ( 제 24 집 ) 자의의지를반영하고구성원들의동의에의한것이라면미흡한법이강제력을지닌실정법이되었다고해서그것이말썽을일으켜평화를파괴하는주범이되지는않을것이라는생각이다. 29) 권력이그연원에서정당하다면, 권력의표현인법은최선의정의와공익을실현하지못한다고할지라도국가의평화를파괴하지는않을것이라는생각이다. 이러한이유로어떤이들은마르실리우스의법개념을실증주의적인것이아니라주의주의적인것으로평가한다. 그들이의미하고자하는것은인간입법자의의지가법의절대적원천이라는것이다. 이들의평가는옳다. 마르실리우스에게법의강제성은인민의의사에바탕을두었기때문에가능한강제성이다. 더나아가마르실리우스는공동체구성원들의의사가법의정신이라는사실을누구보다도정확하게인식한것처럼보인다. 왜냐하면법이강제적일수있는이유는법이공동체구성원들의의사를직접적으로반영하기때문이라고주장하고있는것처럼보이기때문이다. 4. 시민들의토론과근대성 그렇다면어떻게법이공동체구성원들의의사를직접적으로반영하는가? 그들의의사는법이수립되는과정에서직접적으로반영될수있다는것이마르실리우스의답변이다. 그과정을요약하면다음과같다. 1 지혜, 경험그리고분별력을가진집단이법률을고안하여제안하면 2 제안된잠재적법률을인간입법권자, 즉집단 ( 전체시민 ) 이토론, 판별, 선정하고 3 인간입법권자의승인에의해잠재적법률은강제적인정법 ( 현실적법 ) 29) 평화의수호자, I, 11, 7에서는군주가시민의의사인법으로통치하면그의통치권을유지할수있을것이라는점을강조하고 평화의수호자, I, 13, 8 에서는시민들이동의한법이잘지켜질뿐만아니라그것에저항하는것이금지된다는주장을한다.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21 으로제정되며 4 이같이제정된법은무지를핑계로한불복종을방지하기위해서반드시선언내지공포되어야한다. 30) 법을찾아내는것은현명한소수일수있다. 하지만소수는그법을승인받기위해다수인인간입법자의손에맡겨야한다. 인간입법자는토론과승인과정을통해잠정적인법을현실적인법으로만들어낸다. 여기서인간입법자란전체시민을말한다. 그렇다면이과정을통해서시민들의의사는법에충분히반영되는가? 마르실리우스는 시민전체의심리와동의를통해만들어진법들은더잘지켜질것이다. 누구도그법들에이의를제기하지않을것이다 31) 라고주장하여 시민들의동의 라는개념을사용한다. 32) 이표현에서우리는시민들이토론에직접적으로참여하는것이법을받아들이는시민들의태도를결정한다는마르실리우스의생각을엿볼수있다. 이는시민들의직접적인참여는그들이바로법의주인이라는사실을표명한다는루소의말을연상시킨다. 중세전통이입법의원인을분명하게밝히지않은점을감안한다면마르실리우스의주장은획기적인생각이다. 교황권주의자들은교황이모든공동체구성원들에대하여전능권을갖고있으며성직자들의권위가입법의원인이이라고까지생각했다. 교 30) DP, I, 13, 8. 이과정을간명하게요약하는이차문헌으로는박은구, 서양중세정치사상연구 ( 서울 : 혜안, 2001), 213쪽참조. 31) DP, I. 13. 8. 32) 마르실리우스의 동의 개념에대해서는네더만의연구가대표적이다. 네더만은마르실리우스가법실증주의자라는거워쓰의입장에찬성하지만법을만드는과정에서동의가중요한역할을한다고강조한다. Cary J. Nederman, Community and Consent: The Secular Political Theory of Marsiglio of Padua's Defensor Pacis (Lanham, MD: Rowman and Littlefield, 1995), pp. 46-47; p. 77. 한편, 케닝은마르실리우스의법과정치공동체에서가장중요한개념은권력 (power) 이라고본다. 하지만케닝도동의가시민의의지와동일한것이기때문에곧주권과같다고말함으로써동의의중요성을간접적으로인정하기는한다. Joseph Canning, The Role of Power in The Political Thought of Marsilius of Padua, History of Political Thought 20 (1999): pp. 23-24.
222 철학논집 ( 제 24 집 ) 황권주의자들에반대했던세속주의자들도입법인이신이나교황이라고생각한것은아니지만입법은통치자의권한에속하는것이라고생각했다. 33) 그런데마르실리우스는법을만들기위해서토론을통하여시민들이직접적으로법을만드는과정에참여한다고주장하고있는것이다. 시민들의토론의의미는매우크다. 왜냐하면시민들은다른시민들과마주앉아토론할수있는기회를갖기때문이다. 이것은시민들이단순히투표에참여해서찬성과반대라는자신들의의사를표현하는것과는다르다. 토론을통해시민들은특정한법이유익한것인지그렇지않은지에대해서로담론을형성할수있다. 이경우에는법의내용만큼이나그법을선택하는담론형성과정도중요하다. 마르실리우스에게토론을통한시민들의참여는인정법의충분하고절대적인입법인 ( ) 이다. 강제성의진정한원천도시민의의사와토론을통한그들의참여이다. 이것은올바르기때문이아니라실제적으로시민이바라는바이며그들이만들어내었기때문에법률로제정되었다는주장과도일맥상통한다. 마르실리우스는모든시민들이법을만드는과정에참여하는것은매우어려우리라는사실을인식했었을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그는법을최종적으로확정짓는것에토론을통한시민들의직접적인참여를강조하고있다. 이는그가시민들의의사결정에서토론의중요성을인식했다는사실을보여준다. 토론을통하여시민들은그법에찬성하거나반대하는이유를제시한다. 그러므로그는현대적의미의참여민주주의자라고할수있다. 34) 그는민주주의라는제도와민주주의가실천되는과 33) 추측컨대, 이것은로마법의전통일것이다. 왜냐하면 군주의바라는바가법의힘을가진다 는명제는로마법의정치적유산중의하나이기때문이다. 물론이전통에서도군주가만든법을시민들이동의하여야한다는시민의동의의중요성은인정되었다. 그러므로입법과정에시민의의사가반영된다고볼수도있지만입법권은여전히통치자의권한에속하는것이었다. 34) Michael E. Morell, Citizens Evaluations of Paticipatory Democratic Procedures: Normative Theory Meets Empirical Science, Political Research Quarterly 52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23 정에대해서까지도인식했던것같다. 시민이입법인이라는제도만으로불충분하고그것을실현할수있는방법이있어야한다는것을마르실리우스는매우구체적으로생각했고이러한그의생각은법의강제성의바탕에놓여있다. (1999): pp. 299-301. 모렐은루소 (Jean-Jacques Rousseau) 와밀 (John Stuart Mill) 이아니라마르실리우스가참여민주주의의모델을제시했다고주장한다. 루소나밀보다마르실리우스가시민들의참여와공동체의사결정의관계에대해설득력있는논변을제시하고있다고평가하는이유를다음과같이설명한다 : 1) 밀처럼마르실리우스는사회의현명한소수에게입법프로그램을토론할수있는역할을부여한다 ; 2) 루소처럼마르실리우스는모든시민들이법을제정하는과정에참여해야한다고주장한다 ; 그러나 3) 마르실리우스는전체시민이만든법이선택된소수가만든법보다월등하다고주장한다. 왜냐하면현명한사람들이법을발견한다고할지라도전체시민은공익과정의를실현하는법을더잘식별할수있을뿐만아니라그것을바라기때문이다. 시민들이선택한법이최고가될수밖에없는다른이유는자신들이선택했기때문에시민들이그법에더잘복종한다는점이다. 이러한근거로모렐은시민들이참여하여의사결정을하는참여민주주의모델로서밀이나루소보다도마르실리우스의생각이탁월하다고평가한다.
224 철학논집 ( 제 24 집 ) 참고문헌 단테알레기에리. 제정론. 성염역주. 파주 : 경세원, 2009. 박은구. 서양중세정치사상연구. 서울 : 혜안, 2001. Canning, Joseph., The Role of Power in The Political Thought of Marsilius of Padua. History of Political Thought 20 (1999): pp. 21 34. Carlyle, R. W. and Carlyle, A. J., A History of Medieval Political Theory in the West, 6 vols. London: William Blackwood & Sons Ltd, 1936. Vol. 6. D'Entreves, A. P., Dante as a Political Thinker.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52. -------------, The Medieval Contribution to Political Thought: Thomas Aquinas, Marsilius of Padua, Richard Hooker.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59. Gewirth, A., Marsilius of Padua and Medieval Political Philosophy. 2 vols.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51. Marsilius of Padua., Defensor pacis of Marsilius of Padua. ed. C. W. Previté-Ort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28. -------------, The Defender of Peace, vol. II: The Defensor pacis, trans. A. Gewirth.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6. -------------, Marsilius of Padua: The Defender of the Peace. trans. A. Brett.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5. -------------, Marsiglio of Padua: Writings on the Empire, Defensor minor and De translatione. trans. C. J. Nederma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3. Morell, Michael E., Citizens' Evaluations of Participatory Democratic Procedures: Normative Theory Meets Empirical Science. Political Research Quarterly 52 (1999): pp. 293-322. Nederman, C. J., Community and Consent: The Secular Political Theory of
마르실리우스파도바의법개념과근대성 225 Marsiglio of Padua's Defensor Pacis. Lanham, MD: Rowman and Littlefield, 1995. Ozment, Steven., The Age of Reform 1250-1550. New Haven and London: Yale University Press, 1980. Skinner, Q., The Foundations of Modern Political Thought.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8. Ullman, W. Dante s Monarchia as an Illustration of a Politico-religious Renovatio, in B. Jaspert & R. Mohr eds. Traditio-Krisis-Renovatio: Festschrit für Winfrried Zeller. Marburg, 1976.
226 철학논집 ( 제 24 집 ) <Abstract> The Concept of Law and Modernity in Marsilius of Padua Park, Gyoung-Ja (Yonsei Univ.) What is required to maintain and develop the community? Marsilius of Padua, the representative figure of political philosophy in the 14th century considers peace as the indispensable factor for maintaining the community. Unlike Aquinas or Dante, Marsilius, living in Italian cities involved in the conflict between emperor and pope emphasizes the superiority of civil authority over ecclesiastical authority. Furthermore, he holds that the peace in this world would not be brought up by God but human beings, especially the law made by citizen. Marsilius argues that the essence of law is not the moral value but the coercion, and thus the use of judicial violence might be justified by virtue of the citizens consent. It is his contention that since the citizens' will is reflected in law through their discussion, the enforcement of the coercive law might be justified. This account not only is comparable to Rousseau's claim that the citizens become the master of law by means of their direct participation, but also suggests how to put the spirit of the law into practice through their discussion. Key words: Marsilius of Padua, law, coercion, consent, moder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