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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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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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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은하 1 우리 은하 위 : 나선형 옆 : 볼록한 원반형 태양은 은하핵으로부터 3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 2 은하의 분류 규칙적인 모양의 유무 타원은하,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나선팔의 유무 타원은하와 나선 은하 막대 모양 구조의 유무 정상나선은하와 막대나선은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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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Ⅱ. 피톨의 생애와 작품 Ⅲ. 인터뷰의 서사성 1. 서사이론 2. 대화와 인터뷰 3. < 시민케인 > 과 인터뷰 4. 사랑의 행진 과 인터뷰 Ⅳ. 결론 <Abstract> Sergio Pitol, uno de los novelistas mexicanos actuales con más prestigio, trató de reescrbir la historia mexicana contemporánea con trama policíaca en su novela El Desfile del Amor(1984). No pocos críticos definen sus obras como novela de carnaval en sentido teórico de Bajtín, caracterizándola por la intertextualidad, la reminiscencia picaresca, lo polifónico, la ironía, la parodia, etc. El autor mexicano mismo nos muestra su vínculo con la visión del ruso, * 이 논문은 2008 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 **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por ejemplo, describiendo en Domar a la Divina Garza al viejo escritor que tiene en sus manos el libro de Mijail Bajtín. Eso es uno de los grandes méritos de Sergio Pitol, su contribución a la búsqueda de nuevas propuestas narrativas en la literatura mexicana. En el mismo contexto, en su Desfile del Amor nos encontramos con la nueva técnica narrativa, la explotación de "entrevista". Como es sabido, la entrevista es la técnica propia del cine documental. Antes de la década de los 60, en este género del cine, dominaba la narración por la voz omnipotente, pero este método siempre provocaba algún problema en reflejar la autenticidad histórica, puesto que narrar es una de las acciones interpretativas sobre texto. Luego aparecía la técnica de entrevista como sustituyente más eficaz en el cine documental. También en la zona del cine de ficción la estrategia de entrevista se ha explotado con el propósito de gran esteticismo narrativo como podemos ver en <Citizen Kane> de Orson Wells. Esta película clásica de Hollywood nos dejó la conciencia de que sea múltiple y diversificada la verdad de una historia. Por otra parte, para el público del cine la entrevista se considera como un aparato narrativo muy convencionado, mientras en la novela se percibiría como el menos convencionado. En este sentido, en El Desfile del Amor podemos ver la clara intención experimental en cuanto a la estructura narrativa, así dejándonos los siguientes efectos narrativos: 1) La verdad histórica debe ser múltiple por la diversificación de las voces entrevistadas. 2) La voz de la persona entrevistada se confunde con la voz del narrador omnipotente (una confusión de diegesis y mimesis) 3) Se refuerza la verosimilitud ficticia con la representatividad directa que posee la técnica de entrevista. Key words: Narratividad, Entrevista, Sergio Pitol, El Desfile de amor, Citizen Kane / 서사성, 인터뷰 전략, 세르히오 피톨, 사랑의 행진, 시민 케인

멕시코 작가 세르히오 피톨은 장편소설 사랑의 행진 El desfile del amor (1984) 에서 탐정소설의 형식으로 멕시코 현대사를 다시 쓰는 작업을 한다. 멕시 코 역사에 큰 개혁의 흔적을 남기고 현대 멕시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던 멕시 코 혁명에서부터, 괄목할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2차 세계대전 사이의 멕시 코 역사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피톨은 형식적 탐미주의자로써 서사체에 대한 다양한 형식을 제공함으로서 역사와 서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은 특별한 구조로 읽혀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역사를 탐정소설 이라는 하부 장르의 구조 속에 편재시킨 것이 그것이다. 1) 탐정소설의 규칙을 따 라 탐정 혹은 탐정의 대리인의 탐색이 이루어지는데, 탐색은 탐색자의 행위를 그 대로 보여줄 수도 있고 탐색자가 만나는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전달할 수도 있다. 여기서 대화는 탐정소설의 특성상 탐색자의 질문과 상대방의 대답으로 이 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랑의 행진 이 가지고 있는 서사형식의 특징은 1) 소 설 전체가 탐색자와 인물 사이의 인터뷰로 이루어진다는 것, 2) 질문에 대한 인 터뷰 대상자의 목소리가 20 개의 장( 章 ) 으로 나누어진 이 소설에서 각 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길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2) 1) 진지한 주제를 탐정소설이나, 장미소설 혹은 SF소설과 같은 하부장르의 틀로 재구성하는 것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에서 시작되었다. 피톨이 사랑의 행진 을 집필하 던 1980년 초까지만 해도 이 방식은 포스트모더니즘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새로운 형식으 로 인식되었다. 2) 츠베탕 토도로브의 탐정소설의 유형 에 의하면 사랑의 행진 은 미스터리에 해당한다. 독자들은 탐정의 역할을 맡고 있는 역사학자 델 솔라르가 살인자와 살인에 얽힌 과거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만큼 만 알게 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의 결말은 살인자가 밝혀지고 모 든 정보를 탐정과 독자가 공유하는 순간에 이루어지지만, 사랑의 행진 에서는 그 공유 가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살인자에 대한 정보 보다는, 그 과정을 통해 멕시 코 역사를 재해석할 뿐 아니라 해석 자체를 미정으로 놓아둠으로서 역사에 대한 저자의 입 장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츠베탕 토도로브 (1992). 산문의 시학. 서울: 문예출판사,

다른 맥락에서, 라틴아메리카 작가들은 지역성과 보편성이라는 면에서 분명한 경계를 나타내는 성향이 있다. 1920년대 라틴아메리카 지역주의 소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고전적 역사와 그에 상응하는 문화적 단층을 깊게 경험하지 않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역사적 정체성 모색은 라틴아메리카의 특수한 면모를 정의하 려는 시도에 집중되었다. 반면에 이들과 다른 성향을 가진 일단의 작가들은 보편 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그 안에서 라틴아메리카를 정의하려고 했다. 아르헨티나 문학에서 가우초 문학과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차이, 멕시코 문학에서 카를 로스 푸엔테스와 옥타비오 파스의 차이가 그런 경계를 잘 보여준다 할 것이다. 보편성을 지향하는 작가들은 외교관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 오랫동안 체류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보르헤스는 문학적 성장기에 서유럽의 아방가르드 문학에 심취했고, 옥타비오 파스는 인도와 불교의 체험이 그의 시를 풍부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르히오 피톨에게 가장 직접적인 문학적 영향을 주었던 작가는 알폰소 레이에스 (Alfonso Reyes) 였다. 그는 멕시코적인 지역적 정체성을 모색하는 데 혈안이 되었을 때, 가장 보편적인 주제들을 들고 나온 작 가였고 반민족적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알폰소 레이에스 역시 20년이 넘 는 외교관 생활을 통해 라틴아메리카 외부의 타자성을 경험한 작가였다. 피톨은 바로 이 보편적 그룹에 속하는 전형적인 작가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 안 외교관 생활을, 그것도 라틴아메리카 문화와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동유럽 에서 지냈다. 그 과정에서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체호프 같은 러시아 거장들 의 작품과 제인 오스틴, 제임스 밀러 같은 영미권의 작품들을 번역했다. 이런 문 학적, 문학외적 환경은 피톨로 하여금 멕시코의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 게 하고, 그의 문학 텍스트가 전형적인 다성적 구조를 가지게 하는 배경이 된 것 으로 보인다. 많은 비평가들이 피톨의 세 편의 장편소설을 카니발 소설 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예를 들어, 카스트로 리칼데(Maricruz Castro Ricalde) 는 Sergio Pitol: una literatura de carnaval 이라는 주제의 논문에서 피톨의 소 47-60 쪽 참조.

설을 아이러니, 패러디, 다성성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나아가 그의 글 쓰기를 장르 파괴적 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초기에는 에세이와 소설 간의 장르적 구분이 선명했지만 후기로 갈수록 에를 들어 푸가의 기술 에서처럼 소설과 에 세이가 경계 없이 뒤섞여있다는 것이다. 3) 두 번째 장편소설 신성한 백로 길들이기 에서 피톨은 바흐친의 작품 중 세와 르네상스의 민중문화 를 손에 들고 있는 늙은 작가를 등장시킴으로서, 자 신에 대한 바흐친의 영향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카스트로 리칼데는 피톨을 멕 시코 문단에서 바흐친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선구자의 한 사람 으로 평가 하면서, 사회에 대한 피카레스크적 문제화, 주변의 중심화, 전복적 해학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행진 만 놓고 보면 이 주장이 정확하게 맞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의 행진 에도 바흐친의 카니 발적 다성성은 플롯을 특별하게 하고 주제를 재맥락화는 장치로 작용하지만, 여 기서는 인터뷰 장치가 보다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피톨의 픽션이 지향하고 있는 다성적 구조에서 인터뷰라는 새로운 소 설 기법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 가를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피톨이 국내 에서 처음 연구되는 작가인 만큼 피톨의 생애와 작품세계에 대한 요약된 설명으 로부터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이어서 인터뷰 기법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다 큐멘터리 영화에서의 인터뷰의 역사와 효과를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서사 기술의 역사를 만들어 냈던 영화 < 시민케인 > 에 대한 설명과 마지막으로 사랑 의 행진 에 나타나는 소설 속에서의 인터뷰 기법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분석해 보려한다. 3) Maricruz Castro Ricalde(2003), "Sergio Pitol: una Lliteratura de Carnaval" en De la Realidad a la Literatura de Sergio Pitol. Madrid: Fondo de Cultura Económica de España. págs. 106-108. 4) Ibid. pág. 112.

세르히오 피톨은 1933 년 멕시코의 푸에블라에서 태어났다. 사춘기 시절부터 러시아와 동구권 문학에 깊이 심취했고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했다. 멕 시코 국립대학 (UNAM) 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1966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하며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을 집필했다. 1988년 멕시코에 다시 정착할 때까지 20여년 을 주로 동구권 국가에서 생활했다. 피톨의 첫 작품은 1959년에 출판된 단편소설 집 닫힌 시간 이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71년부 터였다. 이때부터 피톨은 번역작업과 창작 작업을 병행하게 되는데, 제임스 조이 스와 콘래드 그리고 체호프 등 서구소설의 정전들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권위 있 는 번역가이기도 하다. 대표작으로는 소설 삼부작 사랑의 행진, 신성한 백로 길들이기, 배 우자 생활 이 있고, 단편집 메피스토의 왈츠 와 푸가의 기술, 비엔나 의 마술사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사랑의 행진 와 비엔나의 마술사 는 대 중성과 작품성 모두에서 대단한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인생과 예술의 관계 혹은 그에 대한 명상 과 텍스트에 대한 텍스트 는 그의 문학세계의 특징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표현들이다. 인물의 사건과 행위는 예술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과 함께 어우러져 이른바 예술가 소설 의 전형을 보여준다. 피톨의 장편소설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지극히 멕시코적인 역사와 정서를 다루면서도 탈 멕시코적인 관 점을 선택한다는데 있다. 그건 그가 오랜 외유 생활 끝에 멕시코를 바라보는데 익숙해진 관점이기도 하다. 멕시코 외부에서 멕시코 바라보기인 셈이다. 같은 맥 락에서, 여행과 탐색은 피톨의 소설에서 스토리를 직조해 내는 근원적인 힘이다. 예를 들어, 푸가의 기술 은 1980 년대 러시아 여행에 대한 이야기이고, 인터뷰 형식의 탐색과 심문은 사랑의 행진 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서사적 힘으로 작 용한다. 소설의 형식에 있어, 피톨은 전통적 형식에서 가장 자유로운 몇 안 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연대기나, 일기의 부분을 사용하는 가하면, 자전적

인 정보와 다른 작가들에 대한 비평 등을 절묘하게 엮어내는 재능이 있다. 겉으 로만 보면 형식에 무심한 것 같지만 새로운 형식을 섬세하고 은밀하게 직조하고 있는 것이다. 피톨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오랜 동안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경향이 있었다. 글의 성격이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분류하는 일반적인 방식, 즉 붐 소설과 포스트 붐 소설이라는 계보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 는 라틴아메리카 서사체계를 특징짓는 마술적 사실주의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 피톨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특히 최근 10 년 사이에 이루어졌는데, 스페인어권의 노벨문학상이라고 할 수 있는 세르반테스 문학상을 수상한 사실은 최근에 불고 있는 피톨에 대한 평가를 잘 보여준다. 스페인어권의 문학적 유산을 풍부하게 했다 는 것이 수상 동기였다. 사랑의 행진 은 1942년 11월의 어느 날 밤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살인사 건을 다루고 있다. 사건이 있은 지 30년 후 역사학자인 미겔 델 솔라르는 1942 년 이라는 자신의 책을 준비하면서 어린 시절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살인사건을 반추하게 된다. 그는 이미 1914 년이란 멕시코 혁명사를 다룬 책을 집필한 적 이 있었다. 역사학자인 델 솔라르에게 1942년의 살인 사건은 1914년에서 전개된 멕시코혁명의 결과이며 다가올 멕시코의 미래의 운명을 가름하는 것이었다. 살인 사건은 멕시코 역사라는 공식역사와 델 솔라르의 개인역사를 날줄과 씨줄처럼 만 나게 한다. 살인사건이 벌어진 미네르바 건물은 바로 그의 유년의 기억이 묻어있 는 곳이기 때문이다. 누가 오스트리아 청년 에리히 마리아 피스타우어를 죽였는가? 여기서 피톨이 선택한 탐색의 전략은 인터뷰이다. 델 솔라르는 사건이 있던 밤 델피나 우리베의 집에서 벌어진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역사학자인 그는 인터뷰와 함께 신문이나 잡지 혹은 정부문서 같은 문자 기록을 탐색한다. 문자 기록은 공식역사를, 사람들과의 인터뷰는 개인 역사를 상징한다. 공식역사 는 늘 진실을 말해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인터뷰로 구성되는 개인의 구술로써의 역사는 어떠한가?

모든 서사물은 스토리라는 내용의 측면과 담화라고 하는 표현의 측면을 가지 고 있다. 여기서 표현은 서사적인 진술들의 모든 것을 말한다. 진술은 피화자 혹 은 청중들에게 목소리를 통해서 전달되는데, 장면예술의 경우에는 춤의 어떤 형 태나 연극의 무대구성 혹은 배우의 연기에 의해 전달된다. 진술은 청중에게 직접 적으로 제시될 수도 있고, 서술자를 통해 중개적 방식으로 설명되어질 수도 있다. 고전적 개념을 빌면, 전자는 미메시스 (mimesis) 에 후자는 디에제시스 (diegesis) 에 해당된다. 서술자는 소극적일 수도 적극적일 수도 있지만 설명에는 반드시 서 술자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장면예술에는 서술자가 존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미메시스가 재현을 완벽하게 이루는 것은 아니다. 5) 소설에는 서술자 외에 내포 작가가 존재한다. 서술자와 달리 내포작가는 우리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서술자를 만들어내며 서사물의 성격과 규범을 확립한다. 내포작가는 항상 존재하 지만, 서술자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내포작가와 서술자의 상대개념이 피화자 와 내포독자이다. 서술자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 피화자인데, 피화자는 작품 안 에서 인물로 상정될 수도 있고, 그에 대한 특별한 지시가 없을 수도 있다. 소설의 스토리는 두 가지 형식의 담화를 통해 전달된다. 서술자가 설명하는 부분과 대화 가 그것이다. 대화에는 내포작가만 있을 뿐 서술자가 없는 담화의 형식이다. 연극은 대화로만 스토리를 전달된다, 특별한 내레이션이 없는 한 스토리의 모 든 정보는 무대 장치와 배우들의 표정연기 그리고 소리로서의 대화로 구성되는 것이다. 여기서 무대장치와 배우들의 표정연기는 소설의 설명에 해당된다 할 것 이다. 영화의 경우에는 스토리의 형식이 애매하고 복잡하다. 영화는 연극처럼 장 5) 시모어 채트만 (1990). 영화와 소설의 서사구조. 김경수 옮김. 서울: 민음사. 186-190 쪽.

면예술의 면모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소설에서처럼 서술이 가능하기 때문이 다. 영화 역시 소설처럼 두 가지 형식의 담화를 통해 스토리를 전달한다. 대화에 의한 스토리 전달이 있고 카메라의 움직임과 몽타주에 의해 간접적인 서술을 하 는 것이다. 소설에서 대화와 서술이 담화의 두 가지 형식을 구성하듯이 영화도 대화와 서 술에 의해 담화를 만들어간다. 다만 영화의 서술은 간접적이며 -발화에 의한 것 이 아니며- 대화와 독립적으로 진행될 수도 대화와 함께 이루어질 수도 있다. 더 구나 영화에서 담화는 시각적인 것과 청각적인 것( 목소리 뿐 아니라 음악이나 거 리의 소음 등을 포함하여 ) 의 두 가지 경로를 가지고 있다. 영화에서 우리는 관습 적으로 발화되지 않은 서술을 받아들인다. 영화와 소설의 장르적 차이에 따라 상 대적인 인식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화가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서술이라는 디에제시스의 기능은 잠정적으로 유보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화가 인터뷰 형식으 로 되어 있을 때 진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소설과 영화에서 차이를 보이게 된 다. 인터뷰는 대화의 한 가지 방식이다. 표준적인 대화는 대화 상대자인 두 사람 혹은 세 사람 이상의 사이에서 균등한 관계 -대화에 참여하는 인물 간의 비중의 차이를 떠나서- 에 의해 이루어진다. 반면에 인터뷰는 인터뷰어 (interviewer) 와 인터뷰이 (interviewee) 사이가 민주적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 인터뷰어는 서술 자를 대신해서 인터뷰이로부터 정보를 도출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인터뷰라는 대화 형식이 관습적으로 작동하는 장르는 다큐멘터리이다. 특히 인터뷰의 진실성이 진지하게 논의 된 영역은 다큐멘터리 영화에서다. 1960년 이 전까지 다큐영화는 카메라에 담긴 대상과 사건을 화자가 설명하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졌다. 내레이션은 이야기의 통일성과 의도된 방향성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레이터의 의도된 해석 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대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고 진실은 어느 정도 왜곡될 수밖에 없다. 다큐영화의 의 미가 진실성과 역사성에 있는 것이라면, 내레이션은 부적절한 방식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1960년대에 들어오면서 다큐멘터리 영화의 진실성을 높이기 위 한 새로운 전략으로 등장한 것이 인터뷰이다. 이것은 서술자의 해석의 여지를 줄 이고 알고 싶은 사실과 관련된 목격자 혹은 경험자의 진술을 그대로 들려주는 것 이다. 6) 인터뷰에서 사건과 대상은 한 사람에 의해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관계 된 다양한 사람의 관점을 아우르게 된다. 영화의 경우 관객은 인터뷰를 따라가며 스스로 대상을 이해하고 사건을 해석하게 된다. 물론 인터뷰 방식이라고 해서 의 도된 해석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의 성격과 인터뷰 대상자를 어떤 틀 속에 정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조작될 소지는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내레이션에 비해 인터뷰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진실 전달에 한 층 가까운 전략이다. 한편, 인터뷰 방식의 다큐영화제작은 진실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동일한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진실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 일 수 있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때로는 완벽하게 상반되는 진술이 동일한 대상을 수식하는 경우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렇기 때문에 인터뷰 장치는 바흐친 의 이론에서 논의되는 다성성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다만 바흐친의 다성성이 계 급적인 어떤 것, 즉 담화 밖에서 작용하는 것이라면 인터뷰의 다성성은 담화 내 부에서 작용하는 것이다. 인터뷰의 구성과 리듬은 대화의 리듬과 다른데, 인터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 하면 질문과 대답의 틀로 이루어진다. 반복되는 질문과 대답은 다큐영화에서는 어깨너머쇼트 (over-the -shoulder shot) 로 형식화되어 있는데, 대화 상대자 a 와 b 가 대화를 나눌 때, a의 진술은 b 의 어깨 너머로, b의 진술은 a의 어깨 너머 로 카메라에 담겨진다. 이것은 일상적 대화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시점을 그대로 6) 루이스 자네티, 영화의 이해. 김진해 옮김. 서울: 현암사, 353-356 쪽. 다른 한편, 1960 년대에 인터뷰 중심의 다큐영화 제작이 가능했던 것은, 인터뷰에 있어 기술적으로 필요한 소형 녹음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옮겨 놓은 것이다. a의 진술을 우리는 b 의 시점에서 듣고, b의 진술을 a의 시점에 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 꼭 인터뷰가 아니더라도 영화에서 많은 경우 대화 신은 어깨 너머 쇼트로 구성된다.) 영화에서 인터뷰를 포함한 대화 신의 시작은 대화 상대자의 위치를 보여주는 설정 쇼트에서 시작한다. 대화가 시작되면 교차되는 어깨너머쇼트가 시작되고 대화가 끝나면 다시 처음의 설정 쇼트로 돌아간다. 여 기서 설정 쇼트는 소설에서의 서술적 설명에 해당된다 할 것이다. 픽션의 세계에서 인터뷰가 활발하게 사용되는 영역은 탐정영화에서다. 탐정영 화는 정황이나 사건의 진실 혹은 인물의 진정한 정체성을 탐색하는 장르다. 여기 에서 탐정이나 탐정의 대리인은 진실을 캐기 위해 스스로 인터뷰어가 되어 다수 의 인터뷰이를 만나게 된다. 이건 퍼즐게임과 흡사해서 퍼즐의 마지막 쪼가리가 자리를 찾을 때까지 인터뷰는 계속되는 것이다. 탐정영화에서 인터뷰의 리듬은 다큐영화의 표준적인 인터뷰의 그것과 다른 경우가 많고 또 그래야만 한다. 여기 에는 짧은 질문과 긴 호흡의 대답으로 구성되는데, 관객은 탐정영화의 이런 장르 적 장치에 관습화되어있다. 영화 역사에서 인터뷰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한 영 화는 < 시민케인 > 이다. 진실의 복수성( 複 數 性 ) 을 다룬 대표적인 영화로는 오손 웰스의 < 시민케인 > 과 구로사와 아키라의 < 라쇼몬> 을 들 수 있다. < 라쇼몬> 에서 무사의 죽음에 대 한 진실은 4 명의 증인 즉 산적, 무사의 아내, 나무꾼 그리고 무사의 혼령에 의해 밝혀지는데, 이들은 원님에게 끌려가 한 장소에서 진술을 말한다는 면에서 법정 진술과 유사하다. 법정 진술과 인터뷰의 차이는 진술이 동일한 공간에서 서로 영 향을 주고받는데 반해, 인터뷰의 유일한 청자는 인터뷰를 주관하는 사람일 뿐이 라는 것이다. < 시민케인 > 에서 오손 웰스는 인터뷰 중심의 다큐 영화가 등장하기 훨씬 전에 인터뷰와 진실의 복원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언론재벌인 케인이 죽음 직전에

남긴 로즈버드 의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신문기자는 케인과 가까운 사람들과 인터뷰를 한다. 영화는 도입부에서 케인이 살고 있는 대저택 제나두를 보여주고, 거대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화려한 물건들과 그 안에서 외롭게 죽어가는 케 인을 대비시킨다. 케인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냉정한 표정의 간호사뿐이다. 케인 은 죽으면서 로즈버드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그의 손에서는 유년 시절을 상징 하는 눈 내리는 투명 장난감이 떨어진다. 곧 바로 이어지는 장면은 신문사 영사 실. 기자들이 모여 케인 생전에 촬영된 뉴스릴을 보고 있는 장면이다. 이 기록은 한 인간의 공식적 역사를 재현하고, 그의 일생의 요약본을 보여주는 셈이다. 뉴스 릴을 보고 나서도 케인이 마지막 남긴 로즈버드의 의미를 알 수가 없게 되자 톰 슨 기자는 로즈버드의 비밀을 밝혀내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때부터 톰슨은 케인과 가장 가깝게 보냈던 인물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다. 그의 인터뷰이는 모든 6명으로 케인의 어린 시절 후견인이었던 대처와 케인 의 사업동료였던 번스타인, 케인의 사업동료이며 친구였던 릴랜드, 아내였지만 이혼한 에밀리, 재능 없는 오페라 가수이며 케인의 정부였던 수잔 그리고 저택 제나두의 집사 레이몬드이다. 톰슨은 케인과 가장 은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수잔과 첫 인터뷰를 시도한다. 그러나 톰슨이 그녀가 있는 나이트클럽 < 엘란초> 를 찾아 갔을 때, 수잔은 만취 상태였기 때문에 인터뷰는 실패한다. 케 인의 말년을 함께 했던 수잔과의 인터뷰를 실패하게 하는 이 시퀀스는 인터뷰의 방향을 가장 먼 시간으로부터 가까운 시간으로 진행시키는 서사적 빌미를 제공하 기 위한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 케인의 사적인 일생이 ( 뉴스릴에서 재현된 공식 적인 일생과 다르게) 전개된다. 대처는 케인의 유년과 성장 과정을, 번스타인은 케인의 첫 사업을, 릴랜드는 케인의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아내 릴랜드는 케인의 미국 대통령 출마와 이혼 과정을 수잔은 제나두 저택에서 은둔 생활을 지내는 케 인의 말년을 그리고 집사 레이몬드는 임종 직전의 상황을 얘기해 준다. 그러나 실제 관객을 끌고 가는 스토리의 본질은 케인이란 인간의 공적인 정보 즉 성장과 신문사 사업의 성공과 실패 같은 것이 아니다. 대처에서 수잔으로 이어지고 마지 막을 장식하는 레이몬드라는 인터뷰의 순서는, 한 인간을 경험하는 사적 관계에

대한 일종의 정서적 깊이를 그려낸다. 가장 공적인 관계를 가졌던, 그렇기 때문에 케인의 정체성과 가장 거리가 있는 대처에서 시작해서, 케인의 결함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수잔에 이르러 관객과 케인의 사적인 관계는 절정에 이르게 되고, 여 기서 인물에 대한 관객의 동화가 클라이맥스를 이루게 된다. 대처와 유사한 관계 로 케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제나두의 집사 레이몬드는 선형적 플롯 의 마무리에 해당한다. 케인의 임종을 지켜보았지만 그 역시 로즈버드의 의미를 알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퍼즐의 빈칸이 하나씩 채워지고 톰 슨과 관객은 로즈버드의 의미에 점점 다가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 남 은 빈칸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다. 다만, 로즈버드가 케인이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썰매의 이름이라는 것만 관객에게 은유적으로 전달될 뿐이다. < 시민케인 > 에서 인터뷰 장치는 긴 호흡과 잦은 회상 장면을 만들어 낸다. 인 터뷰를 주관하는 톰슨기자의 말은 외화면에서 발생하는데, 관객은 그의 질문을 듣고 대답하는 인터뷰 대상자의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 장치는 관객을 톰슨과 동일시하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결국, < 시민케인 > 에서 인터뷰는 한 인간의 사적인 내면으로 관객들을 끌어들 이지만, 어떤 경우에도 그 인간의 본질에는 도달할 수 없다는 진리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즉 인터뷰 장치는 진실의 복수성, < 시민케인 > 에서는 특별히 인간 의 본질을 구성하는 정체성의 복수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다. 영화 < 시 민케인> 에서 오손 웰스는 톰슨의 한 인간의 삶을 알 수는 없다. 는 마지막 대 사를 들려주면서 영화의 메시지를 분명히 한다. 서술보다는 대사가 담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에서 인터뷰는 영화 관객에 게 그리 낯선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인터뷰는 소설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담화 형식이다.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소설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패스티쉬적 전 략 중에, 대중매체의 서사 방식을 차용하면서 인터뷰가 사용된 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마누엘 푸익(Manuel Puig) 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사 에서 잡지사의 인 터뷰 장면을 한 챕터에 사용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부터 분석하려는 소설은 인 터뷰가 담화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경우이다. 사랑의 행진 은 살인사건을 탐색하는 탐정소설이며, 동시에 멕시코의 근대 사라는 역사적 측면을 담아내는 역사소설이기도 하다. 즉 추리라는 담화와 거대 역사라는 스토리가 교차한다. 멀게는 19세기 중엽의 프랑스 침략시대부터 1910 년대에 진행되었던 멕시코혁명과 1942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해에 이르기 까지 멕시코 근대 역사의 중요한 부분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소설에서 주인공 델 솔라르는 역사학자이다. 그는 1942년의 멕시코 연대기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1942년 11월의 어느 날 밤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을 접하게 된다. 그는 그 사건의 전모가 멕시코의 역사적 변이, 특히 멕시코 혁명 의 진실성을 알려줄 지도 모른다고 판단한다. 살인사건은 또한 델 솔라르의 개인 사와도 연결되어 있다. 살인사건이 벌어지던 그 해에 10살이었던 그는 이모인 에 두비헤스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와 그의 친척들로 구성되는 개 인의 역사가 멕시코 혁명사라는 거대 역사와 맞물려있는 것이다. 이 설정이 그로 하여금 인터뷰를 실행하게 하는 모티브가 된다. 그는 사적인 관계라 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시작해서 공적인 인물들로 원을 넓혀가며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 뷰는 그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사적인 기억으로부터 출발, 그 기억을 제공했던 거대서사의 역사로 확장되는 데 이 방향성은 모든 인터뷰에서 반복된다. 즉 개인 적 인터뷰를 통해 살인사건이라는 퍼즐을 채우는 것은 멕시코의 역사적 비밀이 다. 여기서 인터뷰는 다큐멘터리 영화나 < 라쇼몬>, < 시민케인 > 에서 작용하는 것 같이, 동일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그리고 개념에 대해 복수의 진술을 형성 한다. 탐정소설의 형식을 가진 사랑의 행진 이 살인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밝혀내지 않고 종결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것은 소설이 형식적 차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개인사를 경유해 새롭게 읽어낸 과거사라는 역사에 대한 반 도그마적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역사의 정황은 단성적이지만 그 정황이 기억 과 기록에 의해 재구성되는 역사의 실재는 다성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에

서 델 솔라르가 처음 인터뷰하는 숙모 에두비헤스 브리오네스는 지주 가문에서 멕시코 혁명으로 몰락하는 전통가문을 대변하고 있다. 그녀는 새로운 질서에 적 응하지 못하고 변화된 사회를 저주하며 산다. 반면에 델피나 우리베는 비천한 농 촌 집안에서 혁명으로 새로운 부르주아가 되었다. 그녀는 지적이며 아름답고 전 위적이며 적당하게 교양을 가진 완벽한 여주인 이다. 살인사건은 두 명의 여자 가 미네르바라는 공동주택에 함께 살면서 벌어진다. 여기에 외세의 영향력을 상 징하는 이다 워펠이 개입된다. 발모란은 프랑스 침입 시대에 살았던 거세된 남자 의 비밀을 알고 있다. 이들은 델 솔라르의 질문을 받으면 처음에는 개인적인 감 정과 사건들에서 출발하지만 궁극적으로 멕시코 혁명이 자신의 개인에게 미쳤던 역사적 현실을 평가하는 것으로 마감한다. 다른 한편, 이 소설에서 사용된 인터뷰 형식은 특별한 면이 있다. - 무엇을 쓰시는 지요? - 장르 말이요? 문학 장르? 그게 선생이 알고 싶은 겁니까? 문학 장르가 뭐 대 수겠습니까? 쓰는 걸로 된 거지요. 내 책은 지식인들을 위한 책이 될 겁니 다. 내게는 자극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비웃는 게 내가 책을 쓰는 큰 목적이지요. - 선생님은 여기오래 사셨나요? - 오래 살았죠. 내 인생 대부분을 여기서 지냈다오. 전에는 같은 층에 있는 작 은 스튜디오에 살았었어요. 책은 자꾸 쌓여가고 곰팡이가 슬었죠. 보헤미안 은 내 체질이 아니거든. 무질서하면 나는 병이 난다오. 그래서 이 집이 나자 마자 바로 이사 왔지요. ( ) - 그 시절에 그 분은 꽤 미인이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하구요. 그 분 말씀이 그 사고로 아들이 중상을 입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책이 그 파티를 중심으로 쓰면 어떻겠느냐고 하시더군요. 흥미로운 건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일들이 그 파티에서 한꺼번에 터졌다는 겁니다. - 나는 그녀를 완벽하게 상상할 수 있소. 멕시코 혁명의 완벽한 주인공이지! 완벽한 디바였어! 그녀의 아버지는 그때 빛나는 둥근 태양과 같은 존재였소. 내가 선생한테 한 가지만 말해 주리다. 델피나가 무엇을 할 때는 오직 자신

만을 위해서 하는 거요. 얼마나 욕심이 큰지 아시오? 권력에 대한 욕망이 특 히 그렇지. 안을 들려다 보면 인색하기 그지없는 여자요. 젊은 시절 한 때는 그 여자를 좋아한 적도 있었소. 건전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였고, 청춘이 란 게 없는 데서도 아름다움을 찾는 법이니까. 나의 완전한 착각이었지. 워 펠에 대해서도 그런 착각을 했었지. 3,4년 전인가 델피나가 나를 저녁에 초 대한 적이 있었소. 그때가 그녀를 본 마지막이었는데, 선생은 산 앙헬에 있 는 그녀의 집을 아시오? 마치 영묘( 靈 廟 ) 같은 곳이지. 냉기가 흐르고 차가 운 제사 음식을 먹는 그런 기분이었소. 저녁 식사에 몇 사람이 같이 있었는 데 그녀처럼 죽음의 분위기가 풍기는 사람들이었지. 흰 장갑을 낀 하인이 술 을 따라주고, 이해할 수도 없는 말을 주고받고, 아무 의미 없는 말을 의례적 으로 그렇게 한다오. 델피나가 책 내는 일은 잘 되 가냐고 묻습디다. 그녀의 관심은 오직 돈이지. 그림에 대해 말할 때 들어보시오. 그 그림이 얼마에 팔 렸는지가 유일한 관심사요. 리베라의 그림이 수십만 달러에 팔렸느니, 따마 요의 그림이 이번 뉴욕 경매장에서 수만 달러에 팔렸느니 하는 게 고작이지. 식사를 시작되었을 때, 나는 하인이 후추 스테이크가 얼마고 새우 요리가 얼 마고 할까 내심 떨었지. 나는 스프만 먹었어. 더 먹을 수가 없더라고. 거기서 만난 어떤 놈은 얼마나 나를 오래 봤다고 바로 말을 놓는 게 아니겠소, 이 봐, 뻬드리또 매일 닭고기 넣은 쌀 요리가 먹고 싶으면 좀 궤변가가 돼야 한 다고. 나 말이야, 뻬드리또, 자네가 하는 일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하지. 그리 고 나서도 여기야 뻬드리또. 저기야 뻬드리또 하는 것이 아니겠소. 마 치 우리가 가까운 친구라도 되는 양 말이요. 나는 일어나서 속이 안 좋다고 했지. 사실은 대화가 안 좋은 건데. 밥 먹는 내내 그놈의 닭고기 넣은 쌀요 리를 어찌나 권하던지. 사실 그 치들은 내게 엉덩이 고기 넣은 쌀 요리를 먹 이고 싶었던 거지. 말라비틀어진 여자가 있었는데, 옷 입은 게 반짝이는 장 식에 자켓을 꼭 조여 마치 투우사 복장 같았지. 그 말라깽이는 식사 내내 나 를 버러지 보듯 했소. 아무튼 내 말을 못들은 척 다들 딴청을 부리고 있는데, 형식적이기는 했지만 델피나가 내 팔을 잡고 응접실까지 데리고 갑디다. 그 리고는 필요한 게 있느냐고 물었어요. 원하면 자기 차를 불러 집까지 데려 다 주겠다는 거요. 그때 델피나가 처음으로 나를 뻬드리또라고 불렀는데, 나 는 그 호칭을 듣자 그녀를 거칠게 멈추게 하고는 이렇게 말했지. 델피나, 나는 성인이지 어린 애가 아니야. 그렇게 애칭으로 나를 부르지 말았으면 좋 겠어. 그리고 덧붙여 말했지. 우리는 지금까지 어떤 일들로 자주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그때마다 늘 안 좋은 일들이 벌어졌다. 뭐 과거는 과거니까 묻

어두기로 하자. 다만 지금 나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네 초대 객들과 함 께 있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마치 썩은 고기를 먹고 있는 기분이다. 그렇게 내뱉고는 총알같이 그곳을 빠져나왔지. 그 이후에는 그녀를 다시는 보지 못 했소. 한 때는 우리만큼 서로 좋은 친구가 없었는데 말이요. 선생은 그녀가 이 건물에서 살았다는 것을 아시오? ( ) 7) 델 솔라르가 용의자의 한 사람인 발모란을 만나 인터뷰하는 장면이다. 질문의 양은 큰 차이가 없는데, 대답의 양은 조금 씩 길어지고 마지막에는 책에서 5쪽 정도를 차지하는 큰 분량이 된다. 앞의 서사이론에서 설명한 것처럼 대화는 서술 자의 목소리가 차단된 영역이다. 대화에서 화자의 목소리는 인물의 목소리로 대 체된다. 화자의 목소리가 내포독자를 향한 것이라면 인물의 목소리는 다른 인물 에게 향한 것이다. 서술과 대화의 또 다른 성격은 글쓰기를 독해하는 서술과 달 리 대화는 구술적 담화라는 것이다. 위의 예처럼 인물의 목소리가 길게 진행되면, 서술과 대화의 경계가 와해되는 느낌을 준다. 다시 말해 내포독자는 어떤 순간 인물의 목소리가 자신을 향한 서술자의 목소리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와 달리 대사와 서술로 구성되는 소설에서, 인터뷰 장치는 새롭고도 위험한 방식이 라 할 수 있다. 대화와 대화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일반적인 대사의 형태가 아 니라, 짧은 질문과 긴 호흡의 답변이 교차한다. 아주 긴 시간의 답변은 책을 읽고 있다는 인식을 지우고 말을 듣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인터뷰는 분명 대 화적 방식이기 때문에 서술이 정지된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긴 답변은 독자를 과거의 시간대로 이끌어가면서 어떤 서술자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인식을 부여하 는 것이다. 인터뷰가 일반 대사와 다른 점은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진 다는 것 과 질문에 비해 인터뷰가 긴 분량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소설이건 영화에서건 대 사의 분량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장면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쥬 네트의 용어를 빌면 서술은 서사 정보를 요약 한 것이고, 대사는 장면을 그대로 7) 세르히오 피톨, 사랑의 행진, 전기순 옮김, 박영률 출판사, 2007, 167-179 쪽. 중략은 필자의 것임.

보여주는 것이다. 서술에서 정보의 양은 크지만,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대사에서는 생생한 장면이 재현되지만 정보의 양은 적어진다. 8) 그런데 평균적인 양을 훨씬 넘는 대사가 반복적으로 작품 전체를 구성하는 사랑의 행진 에서, 1) 독자는 서술자의 목소리와 인물의 목소리를 혼동한다. 즉 독자는 대사의 어느 지점에서 서술자의 흉내를 내는 인물의 장면 요약을 듣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터뷰는 대화적 방식이기 때문에 서술이 정지된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긴 답변은 독자를 과거의 시간대로 이끌어가면서 독자로 하여금 대체된 서술자의 목소리를 듣도록 하는 것이다. 2) 긴 담론의 인터뷰를 작품 전 체를 통해 지배적으로 사용함으로서 책을 읽고 있다는 의식은 점차 말을 듣고 있 다는 의식으로 전이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영화에 대한 현대독자들의 관습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3)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인터뷰 기법은 다큐영화의 진실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1960년대부터 모범적인 스토리 전개 방식으로 사용되 었는데, 다큐영화의 인터뷰에 대한 이런 관습성은 사랑의 행진 의 핍진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준다. 다시 말해, 인터뷰이의 긴 회상이 소설의 평균적인 방식대 로 서술자의 해석으로 진행되었을 경우와 비교하면 사건의 진실성이 높아지는 것 이다. 4) 사랑의 행진 에서 동일한 사건은 다수의 인터뷰이들을 통해 다르게 진술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 시민 케인> 이나 < 라쇼몬> 같은 영화에서 사 용되었던 인터뷰를 통한 다성적 진실성 이 소설에 사용된 것은 드믄 일이다. 호세 에밀리오 파체고, 후안 가르시아 폰세, 토마스 세고비아 등과 함께 이른 바 반세기 세대(La Generación del medio siglo) 를 형성하고 있는 세르히오 피 8) Gérard Genette(1989). Figuras III, Traducción de Carlos Monzano. Barcelona: Lumen. págs. 161-163.

톨은 멕시코 내부에서 멕시코 현실을 바라보는 좌파적 경향보다는 알폰소 레이예 스와 옥타비오 파스의 계보를 잇는 보다 보편적인 시선으로 조국의 현실을 해석 하는 작가다. 창작가 이전에 전문 번역가로서로 비중 있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피톨은 필연적으로 상호텍스트성과 패러디의 여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 작가라 할 것이다. 특히 라틴아메리카 문학에서는 드물게 동유럽과 러시아 작가들에 경 도되었던 그의 상호텍스트성은 바흐친의 카니발 문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그 결과로 피톨의 세 장편소설은 카니발 문학 이라는 평가를 얻어낼 정도로 다성적 목소리와 전복적인 성향 그리고 역사적 실재에 대한 대화적 상상력을 내포하고 있다. 이글에서 필자는 그의 첫 장편소설 사랑의 행진 을 핵심적으로 이끌고 있 는 인터뷰 장치에 주목하면서, 소설 장르에서 흔하게 사용되지 않던 새로운 기법 이 어떤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지를 분석해 보았다. 추리 서사의 전유물인 인 터뷰는 탐색이라는 행위를 위해 필연적으로 동반될 가능성이 높은 장치이면서, 전통적으로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처럼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역사적 진실에 접 근하기 위한 장치였다. 특히 영화 < 시민 케인> 은 인터뷰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 용한 예라 할 것이다. 대사가 담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에서 인터뷰는 영화 의 수용적 관습을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운 장치이지만, 서술과 대화가 적절하 게 어우러져야할 소설에서 인터뷰의 지배적 사용은 독서의 관습을 깨뜨릴 가능성 이 높다. 사랑의 행진 에서 피톨은 인터뷰 장치를 효과적 사용함으로서 1) 인 터뷰이들의 개인사를 통해 멕시코 혁명과 같은 거대서사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2) 살인자와 살인 현장에 대한 복수적 진술과 그에 상응하는 거대 역사의 다성성을 보여주고 있다. 3) 사랑의 행진 에 사용된 인터뷰의 형식의 문제인 데, 대화와 서술로 구성되는 소설 담화에서 대화는 서술자의 목소리( 디에제시스 ) 대신의 인물의 목소리( 미메시스 ) 가 담화를 형성한다. 그런데 사랑의 행진 에 서 인터뷰는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진행됨으로서 질문은 대부분 짧은 문장으로 이루이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동일한 인터뷰어의 경우 갈수록 길어지고, 마지막 에는 그 진술이 너무 길어 독자로 하여금 인물의 목소리를 서술자의 목소리로 환

원하게 하는 것이다. 긴 호흡의 답변을 들으며( 읽는 것이 아니라) 독자는 말하는 이의 감정과 생각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여기에서 서술은 구술적인 이야기에 빠 져있던 독자를 다시 원래의 객관적 위치로 되돌리는 부차적이며 새로운 기능을 가지게 된다. 결국, 사랑의 행진 에서 피톨은 다큐영화에서 관습적으로 사용되는 인터뷰 방식을 보다 비민주적으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영화 < 시민 케인> 에서처럼 동일 한 사건에 대한 다양한 진술자의 목소리를 통해 주인공 델 솔라르가 탐색하려는 멕시코 현대사를 보다 효과적으로 현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독자 들은 전통적으로 서술자가 담당해야할 부분, 즉 역사에 대한 요약과 장면 묘사를, 서술자의 소리를 대체한 대화 상대자의 소리를 통해 청취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디에제시스적 담론은 미메시스적 담론으로 전이하게 된다. 이 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디에제시스와 미메시스의 영역이 교차됨으로서 두 영역의 경계를 애매하게 구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Castro Ricalde, Maricruz(2003). Sergio Pitol: una Literatura de Carnaval en De la Realidad a la Literatura de Sergio Pitol. Madrid: Fondo de Cultura Económica de España. Genette, Gérard(1989). Figuras III, Traducción de Carlos Monzano. Barcelona: Lumen. Pitol Sergio(1984). El Desfile del Amor. México D.F.: Biblioteca Era. (1988). Domar a la Divina Garza. México D.F.: Biblioteca Era. (1991). La Vida Conyugal. México D.F.: Biblioteca Era. (1996). El Arte de la Fuga. México D.F.: Biblioteca Era. 권택영(1996). 소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서울: 문예출판사. 루이스 자네티(1987), 영화의 이해. 김진해 옮김. 서울: 현암사. 세르히오 피톨(2007). 사랑의 행진. 전기순 옮김. 서울: 박영률 출판사. 시모어 채트만(1990). 영화와 소설의 서사구조. 김경수 옮김. 서울: 민음사. 츠베탕 토도로브 (1992). 산문의 시학. 서울: 문예출판사. 논문 접수일 : 2009년 1월 31일 심사 완료일 : 2009년 2월 13일 게재 확정일 : 2009년 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