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와 동일
여성과 인권 2011년 상반기 (통권 제5호) 책머리에 / 김호순 특집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어디까지 왔나? 성매매 구조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 원민경 2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 정미례 19 성매매 구조의 변화에 따른 성매매처벌법 개정 방향 및 정책이행 방안 / 김용화 47 현장연구 성매매 지형 변화로 본 성매매 업소 집결지 성매매의 지형 변화와 성매매 업소 집결지 / 최선화 64 2011 성매매 업소 집결지, 현장에서 말하다 / 우정희 79 집결지 자활사업의 성과와 제언 / 정경숙 91 논문 성산업과 기업 활동: 성평등 장애요인의 관점에서 / 쉴라 제프리(Sheila Jeffreys) 112
이슈&피플 성매매 수요를 낮추기 위한 스코틀랜드의 노력 / 스코틀랜드 성매매 수요자 처벌법안을 제출한 트리쉬 고드먼(Trish Godman) 의원 인터뷰 144 주제서평 나와 다르지 않은 성매매 여성 / 김고연주 156 문화평론 영화비평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영화 <오래된 거짓말> 그리고 <Very Young Girls> / 고윤경 164 문화비평 탈북여성의 성매매와 인권 / 이화진 171
책머리에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난 7년은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 방지를 위한 노력의 기간이자 성매매 피해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 시스템을 구 비 안착하는 시기였다. 동시에 본 법을 적용하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과 법의 부족한 부분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성매매방 지법에 대한 개정 논의는 성매매 구조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성매매방지 법 제정 이후 자유업종 성매매 업소 등 산업형 성매매 업소의 증가는 법 망을 피해 성매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실효성 없는 처벌 등 미약한 법 집행은 성구매자 및 업주 등 성매매 수요에 대한 접근법에 대 해 다시 고찰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번 호는 성매매 지형변화를 중심으 로 성매매방지법과 성매매 업소 집결지를 살펴보면서, 성매매 방지를 위해 향후 어떠한 논의들이 이루어져야 할지를 고민해보고자 하였다. 여성과 인권 5호는 지난 7년 동안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성매매방지 법에 대한 개정 내용을 한자리에 정리하고, 성매매방지법 개정에 있어 중 요한 논쟁점들을 살펴보기 위하여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어디까지 왔 나?>를 특집으로 구성하였다. 원민경의 성매매 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 매매 관련법의 부상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는 현재까지의 성매매방지 법 개정 내용과 현재 논의 중인 성매매 관련법, 그리고 향후 논의해야 할 성매매방지법의 개정 요소들에 대해 논의하였다. 정미례의 여성 비범죄화 를 위한 관점과 논의 는 성매매방지법이 성매매를 자발과 강제로 나누고 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만을 보호대상으로 간주하여 여성이 성매매 피해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는 처벌을 받게 되는 현실에서, 성매매 여성의 비범죄
화 논의를 이끌고 가기 위한 관점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매매 여 성의 비범죄화가 성매매방지법의 실효성을 높이고 우리 사회 성매매 문제 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점검한다. 김용화의 성매매 구 조의 변화에 따른 성매매처벌법 개정 방향 및 정책이행 방안 은 최근의 자유업종업소의 증가나 성매매 업소 및 업주처벌이 미흡한 현실에서 처벌 법을 어떻게 개정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하면서, 성매매에 대한 단속과 처 벌의 강화와 실천이 우리 사회의 성매매를 줄이고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현장연구는 <성매매 지형 변화로 본 성매매 업소 집결지>를 주제로 성매매 지형의 변화가 성매매 집결지를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이러한 가운 데 집결지라는 성매매 대표 공간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지, 지형 변 화를 반영한 성매매 여성 지원방안 및 집결지 폐쇄 정책 방향은 무엇일지 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최선화의 성매매의 지형 변화와 성매매 업소 집 결지 는 2011년 성매매 지형과 변화의 원인을 살펴보면서, 여전히 일상 속에 존재하고 있는 성매매 업소 집결지를 우리가 왜 논의의 대상으로 삼 아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정희의 2011 성매매 업소 집결지, 현장에 서 말하다 는 성매매 업소 집결지의 현재 모습을 서술하고 집결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정경숙은 집결지 자활사업의 성과와 제언 에서 집결지를 중심으로 성매매 여성의 지원이 이루어졌던 집결지 자활지원사업의 내용과 성과, 한계점을 분석하고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지원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이밖에도 쉴라 제프리(Sheila Jeffreys) 호주 멜버른대학교 교수의 논문 성산업과 기업활동: 성평등 장애요인의 관점에서 는 성산업과 기업의 유착 이 성산업을 정당한 시장으로 인식시키고, 성산업의 일상화(normalization)
가 기업과 사회에서 성평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찰한다. 또한 지난 2010년 11월 영국 스코틀랜드 의회에 성매매 수요자 처벌법안은 제 출한 트리쉬 고드먼(Trish Godman) 스코틀랜드의회 노동당 의원과의 인터 뷰를 담아 이슈&피플을 구성하였다. 인도 아동성매매의 현실을 드러낸 소 설을 통해 성매매를 왜 인권의 관점에서 보아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주 제서평과 영화 오래된 거짓말 과 Very Young Girls 를 통해 성매매 여성 의 이해지점을 담은 영화비평, 탈북여성의 성매매 문제를 다룬 문화비평도 게재하였다. 여성과 인권 (통권5호)는 성매매의 지형변화를 반영한 성매매의 현실 과 방지정책, 논의 등을 담고자 하였다. 그리고 성매매가 가지고 있는 본 질을 살펴보면서, 성매매가 왜 인권과 사회발전에 저해요소인지를 전달하 고자 하였다. 여성과 인권 이 현재 놓인 성매매 현실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2011년 6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 김호순
특 집 특 집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어디까지 왔나? 성매매 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 원민경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 정미례 성매매 구조의 변화에 따른 성매매처벌법 개정 방향 및 정책이행 방안 / 김용화
특집 01 성매매 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원민경(법무법인 원 변호사) 1. 들어가는 글 2004년에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 지 올해로 7년을 맞이한다. 성매매방 지법의 제정은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과 피해자성, 그리고 성구매 및 알선 에 대해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 특히 성매매가 필요악 이라는 주장 에 대해 국가가 성매매는 범죄 이자 여성인권침해 라고 뚜렷하게 시각을 정립하면서 성매매 알선구조에 대한 심각한 문제 제기와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지원의 의지를 국내외에 보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성매매방지법 제정 시행은 한국사회 성매매와 관련한 논의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게 만든 계기로도 작용하였다 1). 2004년에 성매매방지법 제정 당시, 법제정의 취지는 명확했다. 더 이 상은 성매매로 사람이 죽어서는 안 된다는 급박함과 함께 성매매를 알선 하는 자와 성구매를 하는 자를 처벌하고 성매매 여성들의 보호와 자립지 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특히 이 법은 성매매가 가져오는 성차별적 이고 가부장적인 구조에 맞서는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법의 목적 을 바탕으로 지난 7년의 기간은 성매매의 지형 변화에 맞춰 법 개정에 대 1) 한국사회는 성매매방지법의 제정으로 성노동에 대한 논의, 비범죄화에 대한 논의 등 다각화된 입장에서 성매매 문제 에 접근하게 되었다. 이나영(2009)은 성매매방 지법을 계기로 다각화된 성매매 관련 논의를 소개, 정리하고 있다. 2
성매매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한 논의도 함께 진행한 시간이었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성산업의 확장과 인터넷, 휴대폰 등 사이버 공간의 생활화로 성매매는 기존 전통형과는 달 리 다양한 유형으로 확장하고 있다. 또한 연예흥행(E-6)비자를 통한 외국 인 여성의 성매매 유입 피해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남아 있다. 사회변화에 따른 법의 변화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성매매방지법도 법 제 정 이후 성매매방지현장과 학계 등에서 조심스럽게 개정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최근에도 국회에서 자유업종 성매매 업소의 처벌 및 규제에 대 한 법안이 제출되어 논의가 진행된 바 있다. 성매매방지법의 개정 논의는 현실과의 괴리를 좁히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본 글은 2004년 제정된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하 보호법) 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이하 처벌법)에 대해 지난 6년간 어떻게 법 개정 논의가 이루어져왔는가를 살펴보고 현재 논의가 진 행 중인 성매매와 관련된 법의 내용과 앞으로 추가적으로 논의해야 할 지 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성매매 구조 변화와 성매매 관련법의 제정 개정 논의 1) 성매매방지법 제정 이후의 성매매방지법의 개정 현황과 내용 성매매방지법은 지난 6년간 조금씩 개정되었다. 타법개정으로 인한 개 정을 제외한 법의 개정은 보호법이 6회(본법), 처벌법이 3회(본법)에 걸쳐 일부 개정되었다. 이중 법적 용어의 정비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면 각각 5 회, 2회 개정되었다. 보호법의 개정은 1성매매피해자들의 보호 및 지원, 2국가의 성매매 관련 정책의 원활한 진행, 그리고 3한국사회의 성매매 현황 적용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2005년 12월 개정된 법의 내용과 개정 배경을 살펴보면, 성매매방지법 제정 시행과 함께 성매매피해자 보호에 대한 부분에서 정책적 보완의 필 요성이 대두되었다. 성매매 여성을 지원하는 상담소와 쉼터 등은 성매매 3
여성과 인권 2011 여성을 구조하고 여성들에 대한 법률, 의료, 상담지원을 진행하였다. 구조 와 지원의 과정에서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기관은 무엇보다 재유입으로 인 한 피해의 순환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경제적 자립 지원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 등 복합적인 피해 상황으로 인해 여성의 자립이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인식하여 기존의 빈곤정책의 핵심이었던 자활의 개념을 그대로 차용할 수 없음을 파악하였 다 2). 여성의 자립 자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해여성들의 지원시설 입 소기간 연장은 필수적이었다. 또한 전담의료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여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과 편견, 2차 피해의 우려, 성매매 여성에 대한 실제 신체적 정신적 피해의 이해 등을 바탕으로 성매매피해자의 의료지원 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완하게 되었다. 이러한 법적 보완은 성매매 피 해여성에 대한 보다 세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2008년 3월의 개정 내용은 국가의 성매매 방지정책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이루어졌다. 3년에 한 번씩 국내외 성매매 실태조사를 진 행하도록 법에 명시하여, 실태조사의 결과에 기반한 보다 객관적인 성매매 의 구조와 양태 변화를 파악하고, 이를 성매매 방지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서이다. 법 개정 이후 지난 2010년에 성매매 실태조사가 실시되었다. 조사 결과 한국사회의 성매매는 전업형성매매와 겸업형성매매는 축소되고 있으 나, 인터넷 성매매, 해외성매매, 변종성매매 등이 등장,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법 개정의 의도에 맞게 이러한 성매매 현실을 반 영한 성매매 방지정책이 논의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3월에 같이 개정된 내용으로 예방교육과 관련한 부분이 주목할만하다. 성매매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매매를 예방하고 올바른 성의식을 심 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성매매방지법 개정 내용에 성매매 예방교육의 실시 주체를 초 중 고등학교의 장 외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그 범 2) 관련하여 김인숙, 2007, 자활성과 진단척도 개발,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참고. 4
성매매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위를 확대한 것을 보면, 성매매예방교육 강화의 필요성이 법에 반영되었음 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예방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형식적인 교육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함께 예방교육 강사의 질과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담보, 현실을 반 영한 교육내용의 지속적인 보완이 병행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한국의 성매매는 가부장적인 사회문화 속에서 고착화된 측면이 있다. 때문 에 예방교육의 범위를 사회기업까지 포함하여 현재보다 더욱 확장하고, 교 육의 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논의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성매매방지법의 개정 이유와 주요내용> 3) 법률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일 (시행일) 2005.12.29 (2006.3.30) 2008.3.21 (2008.9.22) 개정 이유 및 주요 내용 성매매피해자 등을 보호하고 이들에 대한 자립 지원을 강화하기 위하여 성매매피해자 등이 일 반지원시설에 입소할 수 있는 기간을 6월에서 1 년으로 연장하고, 성매매피해자 등의 의료지원 에 있어 성매매 여성들의 질환이나 심리적 피해 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는 의료기관이나 의료 진들에 의하여 치료가 이루어지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 침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하여 성 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에 의하여 지정받은 전담의료기관 등 필요한 의 료기관을 성매매피해자등의 치료를 위한 전담의 료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함. 급변하고 있는 성매매의 구조 및 양태에 효과 적으로 대응하고, 실효성 있는 성매매 방지정 3) 본 법의 개정사항은 일부개정을 중심으로 개정이유 및 주요내용을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외한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에 한하여 법제처 홈페이지(www.moleg.go.kr)의 법령 연혁(+선행) 을 참조하여 재정리하였다. 5
여성과 인권 2011 법률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일 (시행일) 2008.6.13 (2008.9.14) 2008.12.19 (2008.12.19) 2010.2.4 (2010.8.5) 개정 이유 및 주요 내용 책을 수립ㆍ집행하기 위해서는 단속ㆍ처벌, 보 호ㆍ지원 등 종합적 접근을 위한 정보가 필요 하므로 여성부장관은 3년마다 국내외의 성매매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실태조사 시 관 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으로 하여금 협조하도록 하며, 성매매 예방 교육의 실시주체를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장 외 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그 범위를 확 대하고, 해외 성매매피해자에 대한 보호ㆍ지원 활동을 하는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에게 경비를 보조하도록 함으로써 해외 성매매피해를 방지 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려 함. 현재 성매매방지활동 및 성매매피해자에 대한 지원서비스 전달체계로 일반지원시설, 청소년 지원시설, 외국인여성지원시설, 자활지원센터, 상담소가 운영되고 있는바, 이러한 전달체계 간의 긴밀한 연계 및 조정과 성매매방지 및 성 매매피해자에 대한 지원서비스 수준을 향상시 키기 위하여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를 설치ㆍ 운영하려 함. 어려운 용어를 쉬운 용어로 바꾸며, 길고 복잡 한 문장은 간결하게 하는 등 국민이 법 문장을 이해하기 쉽게 정비하려는 한편, 양벌 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헌재 2007. 11. 29. 2005헌가10) 취지 및 질서위반행위규제 법 의 제정(법률 제8725호, 2007. 12. 21. 공 포, 2008. 6. 22. 시행) 취지에 맞게 관련 규 정을 정비하려 함. 현행법은 성매매 피해자의 보호와 자립을 지원 하기 위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지원시설 과 상담소를 설치ㆍ운영하고, 이에 사용되는 6
성매매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법률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 개정일 (시행일) 2011.3.30 (2011.10.1) 2005.3.24 (2005.3.24) 2011.5.23 (2011.5.23) 개정 이유 및 주요 내용 비용을 보조하도록 하고 있음. 그러나 시설 및 상담소의 설치 이후, 평가 및 보수교육 등 서 비스 수준의 유지 및 향상을 위한 조치가 부족 한 상황임. 따라서 여성부가족부장관으로 하여 금 해당 시설의 운영실적을 3년마다 평가하여, 지원시설과 상담소에서 수행하는 성매매 피해 자의 보호 및 지원과 관련된 업무의 개선을 도 모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지원 시설 및 상담소 종사자에게 보수교육을 실시하 도록 하려 함. 성매매의 예방을 위한 정책수립을 위하여 국내 외 성매매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나, 조사항목에 성접대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성접대에 관한 실태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 이에 따라 성접대 실태조사 자료를 성접 대 문화를 타파하기 위한 정책수립에 활용하기 위하여 성매매 실태조사 항목에 성접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려 함. 종전의 규정에 의하면 판사는 성매매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보호처분이 필요할 때에는 지 원시설에의 감호위탁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바, 감호위탁을 수행할 지원시설의 인적 물 적 지원이 미약하여 현실성이 떨어지므로 지원 시설 운영상의 혼란이 초래될 수 있고, 지원시 설에의 입소를 강제함으로서 인권침해의 소지 도 있어 동 조항을 삭제하려 함. 법 문장을 원칙적으로 한글로 적고, 어려운 용 어를 쉬운 용어로 바꾸며, 길고 복잡한 문장은 체계 등을 정비하여 간결하게 하는 등 국민이 법 문장을 이해하기 쉽게 정비하려는 것임. 7
여성과 인권 2011 보호법 개정 내용 중 가장 최근 개정된 법은 2011년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그 내용은 성매매 실태조사의 항목에 성접대 실태를 조사 내용 을 삽입하는 것이다. 지난 2009년 한 여성연예인의 죽음과 사회 고위층의 성접대 로비 파문은 우리 사회 성접대의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주었다. 특히 2010년 이 사건에 대한 재 논의는 성접대 문화가 얼마나 뿌 리박혀 있는지를 그대로 드러내었으며, 이러한 성문화를 타파하기 위한 정 책수립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이를 반영하여 국회에서는 법 개정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접대 문화의 현실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 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 개정의 의지에 맞춰 과연 얼마 나 객관적으로 성접대 실태를 밝힐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사회, 정치계 전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접대나 룸살롱 등을 이용한 성접대가 매우 극비리 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조사 후 결과에 대한 과소평가의 우려를 감내 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 한 고민과 이를 넘어서 성접대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는 현재 과제로 남아있다. 2) 성매매 구조 변화와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 신자유주의가 점차 고착화되면서 성산업은 돈을 잘 벌 수 있는 업종으 로 성장하였다. 기존의 것을 뛰어 넘는 자극적 요소와 경영전략이 성산업 에 도입되면서 점차 거대화되고 기업화된 업소가 도처에 등장하였다. 2011년 현재 성매매 구조를 살펴보면 전통형 성매매는 축소되고 산업형 성매매가 성장하였으며, 연예흥행(E-6)비자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여성들이 기지촌 여성유흥접객원으로 거의 자리하고 있는 현실이다. 기존 겸업형성 매매 업소도 대형화되거나 분점화되고, 다양한 유형의 산업형 성매매 업소 로 성장하고 있다. 인터넷성매매 알선이 증가하고 자유업종 성매매 업소가 증가하였다(그림1 참고). 이렇게 성매매를 둘러싼 구조 변화로 인해 기존 8
성매매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성매매방지법으로 업소를 규제하는 것으로는 한계를 맞이하게 됨으로써, 관련법의 제 개정 논의가 이루지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된 관련법은 1자 유업종 성매매 규제를 위한 입법 제안 2인신매매처벌법 및 피해자보호법 안 등이다. <그림1> 성매매 구조 변화와 성매매 관련법의 제정 논의 성매매 경제사회적 상황(흐름) 성매매 구조의 변화 관련법의 제정 개정 논의 신자유주의의 대두 성산업의 성장 성매매 가능업소의 상업화 기업화 전통형 성매매 업소의 축소 쇠락 산업형 성매매 업소 및 유형의 분리 다양화 -외국인 여 성의 기지 촌 유입 -업소의 대형화 -인터넷 성 매매 알선 의 증가 -자유업종 성매매 업 소의 증가 -성매매방지법 개정논의 -자유업종 성매매 행정규제를 위한 입법 제안 -성매매알선 행위 등 업소 규제에 관한 법안 -성착취와 인신매매관련 법제화 1 자유업종 성매매 업소 규제에 관한 법안 논의 4) 자유업종 성매매 관련 법안은 성매매 가능업소가 기존 전통형 성매매 4) 자유업종 성매매 규제와 관련한 법 제정 논의는 변혜정 외, 2008, 자유업종 성매 매 알선 적발업소 등의 행정처분에 관한 연구 (여성부)와 2010년 10월 조배숙의원 실이 주최한 성매매방지법 시행 6주년 정책토론회 성매매알선행위 등 업소 규제 에 대한 법적 규정력의 필요성과 대응방안 의 내용을 중심으로 함. 9
여성과 인권 2011 나 겸업형성매매와는 다른 형태로 확산되면서 이루어졌다. 자유업종 성매 매는 성매매 개념 적용과 입증에 한계가 있고, 거래되는 명목내용과 실제 내용에 차이가 있으면서 기존 성매매로 간주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특히 자유업종 성매매 업소는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 외에 는 별도의 허가나 등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결과 관련법령에 부재 로 업소의 영업 내용을 관리, 감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행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휴게텔, 스포츠마사지, 대딸방, 키스방 등이 도처에 생겨 나면서 이에 대한 법적 규제 방안 논의도 진행되었다. 자유업종 성매매를 규제하는 법 제정 논의는 2007년 홍미영 의원을 중 심으로 성매매 알선 적발업소 등의 규제에 관한 법률안 이 제안되면서 시작되었다. 법률안은 성매매 알선 적발업소 등의 범위를 정하여 자유업 종 업소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과, 개별법에 산재해 있는 성매매 행위 등에 대한 행정처분기준에 통일성을 기하는 것 등 을 주 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변혜정 외(2008)는 자유업종 성매매에 대한 사회 문화적 조건들과 그 내용 등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자유업종 성매매 규 제와 관련하여 세 가지의 법률(안)을 제안하였다. 첫째, 현행 성매매처벌법 의 성매매 정의 개정 등과 업소 등의 행정처분을 추가한 성매매 유발 등 의 처벌과 행정규제에 관한 법률(안), 둘째, 성매매 정의의 변경을 통한 성매매처벌법의 개정과 함께 성매매 업소에 대한 행정적 규제를 통해 성 산업을 축소시키는 방식을 택하는 성매매 유발 등의 규제에 관한 법률 (안), 셋째, 성매매 유발에 관한 행정처분을 위한 독자적 법안인 성매매 유발 등의 규제에 관한 법률(안) 의 제정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제안한 이유는 성매매 근절을 위해서 성구매자 처벌이 필요하지만 성매매 알선 업소의 집중적 적발 및 규제 강화가 보다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다(변혜정 외, 2008). 2010년 조배숙의원이 대표 발의한 성매매알선업소의 규제에 관한 법 10
성매매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률안 도 자유업종 영업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성매매 알선 및 제공행위 에 대한 규제를 위한 법안이다 5). 성매매처벌법 이나 식품위생법, 공중 위생관리법 등에서는 성매매 및 알선행위 업종을 규제할 수 있는 규정(영 업정지)이 있으나, 자유업종의 경우 법적 근거가 없는 현실에 대한 대안으 로 제시된 법안이다. 자유업종이라도 영업소 폐쇄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 여 변종업소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안하였다. 자유업종 성매매 업소에 대한 행정규제 등 법적 규제의 필요성은 성매 매 방지에 관여하는 실무자나 연구자들, 여성운동단체들에서 오랫동안 요 구해왔던 사안이다. 실제 대구지역의 경우, 행정처분만으로도 성매매 업소 가 문을 닫았던 사례가 있으며, 현장에서는 각기 법령에 흩어져 있는 행정 처분에 대해 독자적인 법 제정을 통해 행정처분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압 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기도 하였다 6). 성매매알선업소의 업주들 은 자신이 투자한 금원의 회수 또는 이익 유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장래 성매매 관련 영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행정처분을 두려워한다 고 한다(변혜정 외, 2008). 또한 성매매 단속이나 행정관청의 행정처분 실 태를 통해 보이는 경찰과 검찰의 유기적인 협력의 미흡 등은 행정규제에 대한 법안 논의를 부추기기도 하였다. 5) 조배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성매매알선업소의 규제에 관한 법률안 에 대한 행정 안정위원회의 검토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련 법안의 내용과 관련하여, 현행 풍 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에 제정 안의 주요내용과 관련된 규정들을 두고 있는 만큼, 새로운 법률의 제정에 앞서 이 들 법률의 개정을 통해 제정안의 입법취지를 반영하는 것을 범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임. (행정안전위원회 전문위원, 2011.4, 성매매알선업소의 규제에 관한 법률안 검토보고서) 6) 한국여성인권진흥원, 2010, 신변종성매매 차단을 위한 대안모색, 여성과 인권 통권4호. 11
여성과 인권 2011 2 성착취와 인신매매관련 법제화 논의 7) 성매매와 관련하여 연예흥행(E-6)비자를 통해 한국에 유입된 성착취 피 해 외국인 여성에 대한 지원과 인신매매범 처벌을 위한 관련법의 논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신매매 관련법은 2011년 3월 이정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신매매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 과 김춘진 의원실에서 발의한 인신매매처벌법 과 인신매매피해자보호법 등이 현 재 논의되고 있다. 인신매매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안 은 인신매매 범죄 의 처벌 및 인신매매피해자 보호에 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인신매매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고 인신매매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 다. 본 법안은 형법, 성매매방지법, 아동복지법 등으로 산재해 있는 인신매매 처벌 규정을 통합하고 인신매매 구성 요건 완화와 구체화로 범 죄의 발견 및 처벌가능성을 높일 필요에 의해 제안되었다. 본 법안에서 정의한 인신매매 는 성착취, 강제노동, 장기적출, 강제구걸 등 착취를 목 적으로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상대방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하여 대상자를 모집 알선 운반 은닉 인계 하거나 인계받는 행위 또는 성착취, 강제노동, 장기적출 등 착취를 목적으 로 19세 미만의 아동,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자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장애가 있는 자를 모집 알 선 운반 은닉 인계하거나 인계받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인신매매 정 의에는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도 포함되었다. 법에는 인신매매 피해자를 보호하고 인신매매피해자에 대한 상담, 치료, 보호, 그 밖의 지원업무를 명 시하고 있다. 7) 성착취와 인신매매 관련 법제화의 논의 내용은 2011년 3월 이정희의원이 대표발의 한 인신매매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 과 2010년 4월 김춘 진의원실에서 주최한 인신매매처벌법 및 피해자보호법 제정을 위한 입법세미나 내용을 중심으로 함. 12
성매매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김춘진 의원실에서 발의한 인신매매 관련 법안은 인신매매 및 인신매 매알선등 행위를 근절하고 인신매매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 인신매 매처벌법 )과 인신매매를 방지하고 인신매매피해자의 인권보장, 보호 및 자립을 지원하는 것( 인신매매피해자보호법 )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인 신매매처벌법 은 인신매매 및 인신매매피해자의 정의, 인신매매방지정책조 정협의회의 구성 및 역할, 국제협력, 인신매매피해자 보호, 인신매매의 신 고의무자 및 신고의무자에 대한 교육과 신뢰관계에 있는 자의 동석 및 심 리비공개, 외국인에 대한 특례, 벌칙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인신매매 피해자보호법 은 인신매매피해자 등의 정의, 인신매매실태조사,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서비스, 외국인 특례 및 해외 한국인 인신매매피해자 지원, 인신매매피해자의 의료지원, 비용보조 등을 내용으로 한다. 두 법안은 성착취 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인신매매는 성착취를 목적으로 한 것, 즉 성매매 피해자로 이해되는 측면이 강하다. 때문에 인신매매피해자 및 인신매매자 에 대한 개념의 범주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와 함께, 성매매방지법 과의 중복 지점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법의 내용과 관련하여서도 성매 매로 유인되는 국내외 성착취 피해자들의 상황과 과정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법이 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한국으 로 들어오는 외국인여성들은 빈곤이나 경제적 이유, 부모와의 관계, 권력 관계에서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은 법에 제시된 위계, 위력 등의 강제성에 대한 입증과 해석과정에서 여성의 자발성에 대한 논의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지원 부분도 피해보상과 체류지원에 대한 내용 등 피해자들의 상황에 대한 이 해를 바탕으로 한 세심한 내용이 적용되어야 한다. 13
여성과 인권 2011 3) 향후 성매매방지법 보완을 위한 논의 지점 성매매를 둘러싼 내적, 외적 조건의 다양한 변화지점을 반영한 법의 제정, 개정 논의는 위에 논의된 바와 같이 이루어졌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성매매를 예방하고,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성매매 방지현장과 관련 전문가, 학자, 지자체를 중심으 로 관련 사안들에 대한 보다 많은 논의를 이끌어 가야 한다. 본 글에서는 아래의 네 가지 논의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외국인여성 및 탈북 여성, 이주여성에 대한 보호와 지원 문제 기지촌의 외국인전용클럽에는 연예흥행(E-6)비자를 받고 한국에 들어와 계약서상의 가수로 활동하기보다는 업소에서 남자 손님들에게 술을 팔고 외부로 2차 성매매를 나가는 여성들이 있는데, 이들은 언어도 통하지 않는 업주와 기획사, 손님들의 손에 의해 언제,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르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지내고 있다. E-6비자가 외국인여성에 대한 성매매 알선업자들에 의해 악용되고 있 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수년 전부터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 지 E-6비자로 입국하여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여성들이 양산되고 있는 현 실이다. 따라서 오래 전부터 지적을 받아온 E-6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고 외국연예인 입국 과정을 더욱 철저하게 검토하고 외국연예인파견업체와 외 국인전용클럽의 성매매알선혐의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단속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 여성의 경우에는 성매매피해자로 인정되더라도 국내 취업이 가 능한 체류 자격을 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고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바, 외국인 여성이 성매매 피해자로 인정될 경우에는 안정적인 체류 자격과 취업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주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여성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한 탈북 14
성매매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여성의 성매매 피해에 대책 마련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탈북여성의 성매 매상황에 대하여는 신뢰할 만한 통계조차 없는 실정인바, 탈북여성의 성매 매실태에 대한 실제적인 조사와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2 성매매 알선업소에 대한 효과적인 행정규제방안 마련 필요 성매매처벌법이 실시된 이후 수사기관 단속이 성매매알선등행위 적발 이 용이한 성매매집결지나 개별법령에 의해 행정처분이 가능한 업소에 대 하여 집중되면서 사업자등록이 자유로운 소위 자유업종 형태 업소에서의 성매매알선행위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성매매처벌법 시행 직후 부터 성매매방지 유관단체에서는 소위 자유업종 형태의 업소에서 이루어지 는 성매매에 대하여도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성매 매산업의 근본적인 축소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행정처 분의 사각지대인 자유업종 성매매알선업소 뿐 아니라 현행법상 단속 및 법적 규제의 대상인 업소에 대하여 더욱 철저한 단속 및 행정처분이 이루 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 및 관계 행정청의 단속의 끈이 느슨해 졌다는 지적 또한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성매매알선업소 업주들은 형사처벌보다 행정처분을 통한 경제적 이익 의 상실을 두려워한다고 하는바, 산업형 성매매알선업소의 축소를 위해서 는 형사처벌, 불법 수익의 몰수 추징 등 형벌 수단 외에도, 장래의 성매 매알선 영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행정처분을 통하여 경제적 이익 유발 기 회를 제거하는 대책마련이 시급히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3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 관련 개발이익환수 방안 대도시의 도심, 부도심에 위치한 성매매집결지 중 민간 주도의 재개발 사업 형태로 집결지 폐쇄 및 정비가 추진되는 지역에서의 개발 이익이 가 히 상상을 초월하면서 개발업체와 토지 소유자, 성매매 집결지 내의 성매 15
여성과 인권 2011 매업소 업주들은 자신들이 피해자인양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집결지 내 부 동산 소유자들과 성매매알선업소의 업주들은 재개발 이익을 놓고 이전투구 를 벌리고 있고, 여성들은 정부가 제시한 지원사업만으로는 생계보장이 되 지 않는다는 애로사항을 토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성매매 집결지 토지 건물 소유자로부터 성매매처벌법상의 몰수, 추징 규정을 이용 하여 범죄수익을 몰수하여 여성들의 자활기금으로 활용하는 방법과 특별법 을 제정하여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 있겠다. 성매매집결지에 토지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성매 매 알선을 영업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건물을 임대하는 경우 가 대부분이다. 다른 곳과 달리 성매매 집결지의 경우에는 토지, 건물 소 유자가 성매매 알선업소의 성매매 알선 사실을 모르고 임대하는 경우가 없으므로 이들에게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의 임대료 수입에 대한 몰수, 추징을 통해 범죄수익을 몰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봄 직 하다. 국가는 개발부담금부과대상사업이 시행되는 지역에서 발생되는 개발이 익을 개발부담금으로 징수할 수 있고, 이렇게 징수된 개발부담금 중 1/2은 개발이익이 발생한 토지가 속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나머지는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에 귀속되나, 성매매집결지 재개발의 경우에는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개발부담금을 여성들의 자활기금예산으로 특별 편성하는 등의 정 책적인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 성매매 집결지에서 자행된 불법적인 성매매 알선행위의 피해자인 여성이 자활하여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는 과 정에 소요되는 상당한 비용과 여성들의 정신적, 육체적 피해에 대한 보상 비용을 성매매 업소 업주 및 집결지 부동산 소유자에게 분담시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정의 관념에도 부합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집결지 재개발에 따른 이익을 회수하여 여성들의 자활기금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 해 보아야 할 것이다. 16
성매매구조 변화를 통해 본 성매매 관련법의 부상( 浮 上 )과 성매매방지법 개정 논의 4 기지촌 성매매피해여성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와 지원책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지촌에는 젊은 시절 클럽에서 성매매를 하였던 고령의 성매매피해여성들이 존재한다. 이 여성들은 기지촌 주한미군의 성 병예방을 위해 국가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성병검진을 받아오는 등 사실 상 국가의 묵인과 방조, 관리 하에 성매매를 하였던 피해자들임에도 불구 하고 현재 성매매를 하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매매피해자보호법의 적 용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 여성들은 오랜 성매매로 인해 만성적인 질 환과 경제적 어려움, 가족관계의 단절로 인해 심신이 피폐화된 상태에서 기지촌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국가가 오랫동안 묵인해 온 성산업과 성매 매알선자들로부터 가장 큰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이라 할 수 있는바 이들 에게 필요한 보호 및 지원책을 추가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만약, 현행 성 매매피해자보호법으로 이들에 대한 보호 및 지원이 불가능하다면 기지촌여 성에 대해 특별법의 형태로 주거 및 생활안정지원책을 강구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3. 나가는 글 앞에 논의된 성매매방지법 개정의 내용과 논의는 한국사회 성매매 방 지 정책을 보다 체계화 하고 성매매피해의 현실을 개선하여 개인뿐만 아 니라 한 사회가 성매매로 인해 피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을 보 여준다. 법 개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법의 취지에 맞춰 현실을 잘 반영하는가 하는 점이다. 성매매를 방지하고 성매매피해자 및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자의 보호와 자립의 지원, 그리고 성매매 성매매알선등행위 및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함 이 라는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과 성매매알선 등 행위 의 처벌에 관한 법률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목적에 적합한 법 집행이 이 루어질 때만이 그 목적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7
여성과 인권 2011 성매매 여성을 구조하고 지원하는 현장의 경험과 성매매 및 성매매 여성 에 대한 범사회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제안과 법의 집행은 우리 사회에서 질주하고 있는 성매매를 멈추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법의 제 개정에 대한 민과 관의 충분한 논의, 그리고 제정된 법에 대 한 사회적 동의와 실천적 법적용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법 적용 또한 성매매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이 범사회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사회의 성매매는 즉각적으로 발발하는 사건이나 갑자기 이루어진 하나 의 현상이 아닌 저변에 깔려 있는 문화이다. 따라서 앞에 서술한 관련법 의 제 개정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함께 문화개선을 위한 인식변화는 성매매 방지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이나영, 2009, 여성주의 성노동 논의에 대한 재고, 경제와 사회 통권 제 84호 조배숙 의원실 토론회 자료, 2010, 성매매알선행위 등 업소 규제에 대한 법 적 규정력의 필요성과 대응방안, 국회의원 조배숙 김춘진 의원실, 2010, 성착취와 인신매매관련 법제화를위한정책토론회, 2010, 국회의원 김춘진 법제처 홈페이지 www.law.go.kr(법령연혁) 국회 홈페이지 www.assembly.go.kr(정보광장 - 입법현황) 18
특집 02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정미례(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대표) 1. 들어가며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는 금지행위로써 범죄로 규정되어있다. 다만 성 매매피해자에 한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면서 형사면책을 해주고 있다. 그 러나 이러한 형사정책은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성매매를 논의하고 성매매 여성을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주장해 온 여성운동이 법제도적인 한 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말해준다.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의 정치학은 성매매 여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자발과 강제의 이분법적 논쟁이 성차별적인 가부장제와 성산업을 유지 확 장하려는 자본주의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음을 문제 삼는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범죄화는 성매매 여성의 문제를 인권의 관점으로 정치화하 여 성매매 여성의 상황을 변화시키고 동시에 성산업을 균열시키면서 해체 시켜 나가고자 한다. 그러나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제기하면 성매매 논쟁과 성매매에 대 응하는 정책적 효율성을 중심으로 한 규제정책의 논쟁 1) 이 되풀이 되는 것 1) 탈근대적 형사정책적 방향은 개인의 자유권의 확대와 경제적 비용 효용성의 관점 에서 성매매에 대해 억압적으로 금지하기 보다는 권력체제에 속한 개인의 정신적 이고 신체적인 행동과 실천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는 경제적 효용가치 를 최대미덕으로 삼는 주류 경제학자들의 수요와 공급이론을 형사정책에도 도입하 여 적용하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19
여성과 인권 2011 또한 현실이다. 성매매 현장과 성매매 여성들의 경험, 그리고 그들이 처한 위치의 다양함으로 인해 성매매 여성들의 이해관계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일한 주장과 요구로 정리되지 않는 문제 또한 어려움이다. 성노동 인정과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입장은 성노동자로 노동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 성매매 여성들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하 고 성매매 비범죄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성매매 자체를 비범죄화 해야 한 다는 관점은 성매매 여성의 강제와 자발의 이분법적 구도를 오히려 고착 화 시킨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즉 자발적인 성매매 여성은 적극적인 행 위주체이므로 성인 사이의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성노동으로 인정을 하거나 국가가 관여하지 말고, 강요와 착취에 대해서만 국가가 관여하면 된다는 관점은 성매매를 자발과 강제로 구분하는 기존의 질서를 여전히 유지시키 면서 확산되는 성산업에도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자발과 강제, 강요 와 동의의 구분선이 분명하지 않은 성매매의 특성으로 인해 성매매 여성 을 자발과 강제로 이분화 하는 상황은 성매매 여성의 인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게 할뿐만 아니라 개인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사회적 문제로 공동의 책임을 요구하지 않는다. 성매매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법 제도적인 뒷받침과 함께 사회가 함 께 책임져야 하는 산업구조의 문제임을 분명히 해야 성매매 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대응전략이 나올 수 있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범 죄화는 성매매를 여성에 대한 폭력이자 성적 착취행위임을 근거로 사회적 약자이자 다양한 피해를 경험하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성매매 여성 인권문제를 중심으로 성산업 수 요를 차단하고 전지구적 성착취 현상에 대응하고자 하는 반성매매 여성운 동이 성매매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20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2.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의 정치학 2) 1) 성매매 금지와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범죄화 관점 여성주의자들은 남성주도적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피억압자, 약자로서 위치해 온 여성들의 해방과 권리옹호 등을 위해 공적인 영역에서 도전해 왔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성매매는 남성 중심적 사회와 자본주의사회에 의 해 파생된 여성들의 불평등한 구조로 인한 사회구조적인 문제이다. 인신매매 특히 여성과 아동 인신매매의 예방, 억제, 처벌을 위한 UN 의정서 3) (UN Protocol to Prevent, Suppress and Punish Trafficking in Person, Especially Women and Children)에서 인신매매 는 착취를 목적 으로 무력사용, 위협 또는 각종 강압행위, 납치, 사기, 기만, 권력의 악용 또는 취약성 악용, 피해자에 대한 통제력을 가진 사람의 동의를 얻기 위해 돈이나 혜택을 제공 또는 수령하는 행위 등을 동원하여 인신을 모집, 운 반, 이전, 은닉 또는 인수하는 행위 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착취란 성매매 의 착취나 기타 유형의 성적 착취, 강제 노동이나 서비스, 노예제 또는 노 예제와 유사한 관행, 예속 행위 또는 장기의 절제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그 착취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는 무의미하다 (제3조)고 정의한다. 이 정의 는 사실상 포괄적이고 세부적이며, 인신매매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가 국경 을 넘어선 피해자의 이동이나 인신매매범이 피해자를 인신매매할 때 사용 한 수단 이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착취행위라는 국제적인 합의를 반영한 것이다. 인신매매 의정서 제3조는 무력과 강압, 기만 또는 힘의 약용이 사 용된 경우 피해자의 법적인 동의는 불가능하다는 국제법적 규범과 맥락을 2) 본 글은 필자의 정미례, 2010,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의 관점과 필요성에 대한 연구- 탈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 성공회대 석사학위논문 중 3장 을 축약한 글임을 밝힌다. 3) 2000년 제정되었고 2003년 발효되었으나 한국은 아직 비준하지 않은 상태이다. 의정서의 주요내용은 인신매매 및 성적착취 목적의 범죄 수사, 처벌, 예방, 피해 자 보호, 국가간의 협력 등을 규정하고 있고 2001년 부터 미국은 전 세계의 인신 매매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21
여성과 인권 2011 같이 한다. 또한 위조문서의 사용이나 해외에서의 불법 노동, 성매매 등과 같은 특정한 행위에 대해 피해여성이 동의했다 하더라도 상대 여성이 인 신매매에 동의했기 때문에 범죄자가 아니다 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 는다. 인신매매 의정서에서 채택한 정의에 따르면, 여성이 성매매와 성착 취를 목적으로 인신매매되는 경우가 많으며, 현실에서 존재하는 거의 모든 성매매는 의정서가 정의한 불법 수단이 하나 이상 사용되기 때문에 명백 하게 인신매매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시그마후다, 2006). 4) 결국 의정 서 의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그동안 한국에서 관행적으로 묵인되어 왔던 성산업은 사실상 성적 인신매매의 범주에 들게 된다(이정옥, 2007). 그간 의 국내법의 취지는 성매매 방지였기 때문에 성착취 피해자의 인권보호와 인권침해자의 처벌이라는 새로운 국제기준에 대부분 저촉된다. 5) 2004년 9월부터 시행된 성매매방지법은 원칙적으로 성매매를 금지하고 중간 착취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성매매 여성은 사회구조적인 피해자로써 보호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성매매를 성매매 여성의 인격과 존엄에 대한 침해행위로 봄으로써 성매매를 알선 조장하는 행위와 관련자 및 성을 구매하는 자를 처벌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중심으로 성매매 여성이 자발 적으로 동의 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 로 정 의하고, 사회복지적 접근과 대안제시를 중심으로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범 죄화를 우선적으로 제기한다. 성매매 금지 입장은 성매매가 개별 남성과 여성 사이의 거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가부 장적 전제와 여성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빈곤 등이 결합된 여성억압의 4) 유엔 인신매매 특별보고관인 시그마후다(Sigma Huda)는 성매매 여성이 성매매로 유입되는 경로나 유입된 이후의 삶이 피해여성 자신의 권력이나 삶에 대한 선택의 자유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5) 성매매시장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직업소개소의 소개수수료, 선불금, 여성들과의 채무형성 과정들이 간과되어 실제로 인신매매범들을 양산해 왔다. 그럼에도 이들 에 대한 처벌수위는 직업안정법 위반이나 단순히 성매매알선 매개로 경미한 수준 이다. 22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총체적 문제라는 시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즉 성을 파는 개별적인 여성 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성이 사고 팔리는 상품이 될 수 있게 하는 의미구조가 존재하는 것이다(민가영, 2007:166). 성매매는 여성 개인의 문 제가 아닌 성산업의 부가가치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 성산업 구조 속에서 살펴보아야 하는 것으로, 성산업은 성의 이중 구조 하에서 여성의 성이 산 업자본으로 이용되는 것이며, 이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성욕충족의 대상 이나 자산가치로 취급해 온 가부장적 성문화가 자본주의의 시장논리와 결 합한 결과이다(이영자, 2006a). 가부장적 문화는 신자유주의 경제구조 속에서 경기침체와 불황의 순환 구조 속에서도 성산업을 확산시키고, 이는 국제적인 차원에서 사회적으로 더 취약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상실한 여성과 아동을 성착취 대상으로 전 락시킨다. 여성의 성과 육체가 업주에게는 자본으로 소유되고 구매자에게 는 상품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결국 여성들은 성차별적인 역할과 고용구 조, 그리고 성산업 시장에서 팔리는 몸,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위치로 인 해 성산업이 성해방을 위한 사회적 장치가 아님을 인식하게 된다. 성매매 문제의 원인과 주요초점을 수요차단과 관련된 방향으로 전환할 때, 그리고 사회적 약자인 성매매 여성을 통제하는 방식을 벗어나 성구매 자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때, 이는 개인 의 성매매 예방만이 아닌 사회 전체의 인식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될 것이다. 2) 성매매 비범죄화 : 합법화와 성노동자 인정의 관점 성노동 인정과 성매매 합법화를 요구하는 관점은 성매매 금지주의가 성매매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여성을 범죄시하여 여 성에 대한 낙인을 강화한다고 보고, 여성들의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성 매매에 대한 탈 범죄화를 요구한다. 성매매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의견에 23
여성과 인권 2011 찬성하지 않으면 성매매의 존재를 그대로 찬성해 버리는 것으로 오도되어 서는 안 되며, 성매매 자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님을 주장한다. 성매매를 남녀의 젠더계급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성들 사이의 섹슈얼리티 계급이 개입된 성계급적 모순의 양상을 띤다고 본다(고정갑희, 2004:16). 나아가 성매매를 금지, 규제할 수 있는 법률의 존재 자체가 성매매를 근절하지 않 는데도, 성매매에 대한 담론은 주로 법 개정 시도와 그 연관성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경향(호성희, 2005)을 비판 6) 하던 입장에서 성노동 합법화를 주 장하는 입장으로 진전된다. 성노동 합법화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노동자성 에 대한 인정과 노동권을 중요하게 제기한다. 세계적 빈곤의 최대 피해자 가 여성이며, 이로 인한 자발적 성노동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피해자의 측 면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노동자로 직업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매매 금지정책은 여성의 권익과 성매매 여성의 인권보호를 실현하는 것 이 아니라 여성 섹슈얼리티를 통제하며 그 계급화를 가져오는데 기여할 뿐이므로(Judith Walkowitz, 1977; 이성숙:187 재인용)모든 형태의 성매매 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착취적이고 강제적인 성매매에 대해서는 국가가 6) 사회진보연대는 성매매방지법 시행 당시 성매매 여성들이 처벌되는 조항이 오히려 여성들을 억압한다고 보고 초기에는 주로 성명서를 통해 성매매방지법을 비판한 다. 주요한 내용은 성매매 자체를 그 근거가 어떻든 범죄 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현재의 성매매방지법이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 스스로의 조직화나 요구와 양립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히려 법의 필요는 성매매 여 성들의 조직화를 지원하고, (인신매매, 강제적 구금과 폭력과 같은) 극단적인 인권 유린에 관련된 법적 보호장치들을 마련하는 것, 폭력적이거나 변태적인 포주(업 주)와 성구매자들을 처벌하는 것에 있어야 할 것이다 는 내용이다. 이후 내부토론 회나 워크샵을 진행하여 구체적으로 성매매방지법을 비판하는 내용을 진전시키면 서 사회진보연대의 여성활동가들은 성판매 여성을 성노동자 로 개념화하고 성노동 자운동으로 정리하면서 노동자의 힘 의 일부 여성활동가, 여이연 등과 함께 성매 매 업소 집결지인 평택에 만들어진 민주성노동자연합을 지원하면서 성매매방지법 폐지를 주장하는 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이는 독일이나 유럽의 진보성향의 정당 들이 성해방을 자유와 평등의 주요지표로 삼고 성매매개혁법을 추진했던 상황을 주요하게 도입하고자 했던 한국사회 진보적 좌파진영이 성매매를 인식하는 관점을 보여주는 것임과 함께, 성매매방지법 제정을 주도한 여성운동단체들과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24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적극 대응하고, 자발적으로 합의된 성인 간의 성매매는 오히려 노동으로 인정하는 것이 여성들의 상황을 개선시킬 것임을 강조한다. 또한 여성에 대한 강제적 성매매와 인신매매만 국가가 개입하고, 성인 간의 성매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성매매 행위 자체를 금지하거나 규제하 지 않음으로써 성매매 여성과 성구매자 모두를 처벌하지 않는 폐지주의 관점의 비범죄화는 형법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규제방식이다. 7) 즉 단순 성매매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하지 않고, 또한 적극적인 차원에서 성매매 를 합법화하여 직업으로 인정하거나 규제를 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여 성의 인권과 권리옹호 등의 관점에서 볼 때, 국가가 여성의 몸과 성에 대 한 통제정책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미에서는 진일보한 정책이다. 그 러나 성매매가 여성에게 해롭지 않고 개인 간의 거래행위로 성착취가 아 니므로 국가는 이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관점은 성매매의 자발과 강 제 논쟁의 연장선상에서 성매매의 본질적 측면을 외면하고, 결국 전 지구 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성착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하는 결과를 야기한다. 성매매에 대한 부정적 의미와 사회적 낙인화로 인해 성매매 여성들이 여전히 취약한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상황은 성매매 여성을 고용하고 이들을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성산업 관련자에게 착취와 억압의 좋은 배 경을 제공한다. 실제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의 경우 착취 가능성이 있 는 성매매 업소 자체를 금지해도 성매매 여성의 80% 이상이 업주의 통제 하에 있으며(K. Barry, 1995), 성매매 합법화가 성산업의 팽창을 막고 통 7) 1995년 개정된 벨기에 형법전(penal Code,Art380a)에서는 성매매 또는 성적 유 흥을 목적으로 상대방을 유인하거나 고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때 피해자의 동 의여부는 문제 삼지 않는다. 성매매를 알선하는 행위,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윤을 목적으로 성매매 행위의 장소를 임대 또는 제공하는 행위도 처벌대상이다. 호텔이 나 바(Bar)와 같은 상업주체에 의한 성매매 알선 역시 범죄행위이다 로 규정하여 상업적 성매매와 관련한 인신매매행위의 처벌규정을 잘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 가되고 있다(손승연 김현미 김영옥, 2004:110) 25
여성과 인권 2011 제할 수 있게 할 것이라는 주장과는 달리 성산업은 현재 네덜란드 전체 경제의 5%에 이른다고 한다(Daley, 2001) 또한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고 국가에게는 최소 책임만을 부여하는 신 자유주의 경제구조는 복지체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빈곤은 여성의 얼굴을 하고, 여성의 빈곤화는 세계화 되어 8) 성별 분업 체계를 가속화 시킨 지 오 래되었다. 경제위기와 신자유주의 경제구조 변화는 보살핌 노동의 상품화 를 통해 노동시장을 다시 성별화하는 한편, 여성 섹슈얼리티의 상품화를 성매매에 한정시키지 않고 성적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캐슬린 베리(K. Barry, 1995)는 전 지구적으로, 특히 저개발 국과 아시아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 자체가 성매매화 되어가고 있음을 지 적한다. 성매매가 여성 매매이자 성적 착취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섹슈 얼리티로 인식될 만큼 보편화 되어 있는 문제를 제기한 캐슬린 베리(K. Barry)는 전 지구적 여성 섹슈얼리티의 성매매 매매춘화에 대항해 전 지 구적 페미니즘의 연대가 필요함을 강조하여 국제적으로 성착취에 반대하는 8) 빈곤의 여성화 현상이 가부장적인 남성부양 가족체제가 남녀의 역할분리를 통해 여성의 남성에 대한 의존을 강화하기 때문에 가족내 남성부양자의 존재여부와 여 성이 행하는 가정내 돌봄노동에 대한 여성의 책임정도는 여성빈곤의 지표로 나타 난다. 여성학자인 피어스는 여성빈곤의 구조적 요인으로서 직업의 게토화와 저임 금구조와 같은 여성차별적인 노동시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노동시장에 서의 성차별은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 장구조 자체가 성분절 성차별화 되어있음을 의미한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성별화된 노동시장 때문에 여성은 남성보다 더 가난 할 수밖에 없는 모순적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 즉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증가하 지만 확대된 노동시장에서 여성에게 제공되는 일자리는 생계보조적인 것에 불과하 며 이는 다시 여성들을 노동시장의 주변부에 집중시켜 더 싸고 언제든지 대체가능 한 노동력으로 이용하는 순환적 기제로 작용하게 되어 여성들은 그들의 노동에도 불구하고 빈곤탈피가 어렵다. 결국 세계화와 노동시장의 유연화 전략, 신자유주의 적 구조조정의 사회적 결과와 그 부담은 취약계층인 도시빈민과 노동계급, 여성에 게 전가 여성노동력의 70%가 파견, 임시, 시간제노동의 형태로 일하지만 항상 빈 곤의 위협에 시달리게 만드는 신자유주의는 결국 전지구적 차원에서 노동력을 여 성적인 현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김현미,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확산과 성별화 된 계급의 출현, 진보평론 7호) 26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활동을 전개한다. 이는 성매매를 합법화하고 인정하는 국가가 주변에 있을 경우, 인신매매범죄자들과 성산업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주변국으로 여성과 아동을 성착취 목적으로 인신매매하기 때문에 일국의 문제가 아님 을 강조한다. 실제로 성매매를 합법화한 네덜란드나 유럽국가의 경우 제3 세계나 저개발국가의 여성과 아동이 성착취를 목적으로 인신매매되면서 성 매매 시장으로 유입되는 과정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성매매 비범죄화의 관점은 성매매가 사실상 근절되기 불가능하다 는 전제하에 성매매를 감소하거나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성매매 자체에 대한 국가규제를 아예 폐지하게 하거나 규제를 중심으로 일정지역에서 성매매를 인정하여 관리하게 하는 규제주의와 결론을 공유하 게 된다. 결국 성매매에 대한 국가정책과 개입을 무장해제시킴으로써 성산 업 자본가들의 이익을 최대화 시켜주는데 기여하면서 현실적으로 신자유주 의에 편승하게 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성매매 금지입장의 여성운동이 국 가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성노동 인정의 관점 또한 정작 자본 주의 시장에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맡겨놓음으로써 착취구조를 인정하게 된 다는 문제로 인해, 성의 민주화와 자유화를 통한 성해방의 과정을 경험한 서구에서 조차도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음험한 동맹으로서 더욱 강고해지 고 있는 성산업의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법과 제도 는 어떤 형태로든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인정한다면, 여성에 대한 통제와 규제를 기본으로 한 금지냐 인정이냐의 관점을 극복하고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억압과 착취의 구조적 폭력과 질서에 저항하 는 관점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3.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 논의를 둘러싼 쟁점 1) 자발과 강제의 이분법: 성매매피해와 피해규명의 문제 성매매로의 유입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선택했느냐 강제되었느냐는 성매 27
여성과 인권 2011 매 여성의 인권보호와 관련되어 매우 중요한 쟁점이다(Doezema, 2002). 강제된 경우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성매매로부터 구조, 탈출되어야 하고 강제된 성매매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 대상이 되지만 자발적 선택에 의해 성매매를 하게 된 여성의 경우에는 자발적 선택을 존중해야 하는가 처벌해야 하는가가 논란이다. 자발적인 선택을 강조하는 입장은 여성들이 돈과 성적 만족을 위한 수단으로 그들의 몸을 이용할 것을 선택할 자유가 있고, 이들을 성노동자로 인정해야 함을 강조한다. 성매매 여성들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성매매 현장의 억압과 폭력, 착취를 여성 스스로 인정하고 동의했다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착취되고 있는 여성들 의 현실을 인정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들이 빈곤과 가난 의 경제적 이유로 성매매로 유입되고, 성산업으로 유입되는 현실에서 여성 들의 선택은 다른 선택의 결여와 포기의 의미로 성매매에 착취되기를 선 택하거나 동의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엔리케즈, 2006). 특히 남성지 배의 권력관계가 폭력적인 형태를 띠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면, 성매매 여 성의 자발성과 계약은 자신의 몸과 인격에 대한 통제권을 이양한다는 점 에서 엄밀한 의미에서 자율성이 아닌 구조적으로 제약된 자발성이다(이호 중, 2004). 성매매의 법제화는 동의와 강제가 분명하다는 전제로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한 문제로 본 것이지만 실상 성매매는 선택의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 는 없다. 자발과 동의라고 한다면 이는 남녀 간의 젠더 권력 문제가 아니 라 개인들 간의 거래행위 문제가 된다(민가영, 2006). 성을 파는 여성들 에게 구조적으로 가해지는 제약을 고려하면 그들의 선택은 진정으로 자발 적 자율적일 수 없다. 특히 성매매로의 유입되는 연령이 점차 저연령화 되는 상황과 성매매 유입시기가 10대 청소년 시기임을 볼 때, 의존적이고 취약한 상태는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아동과 여성을 성매매로 유입하고 그 구조 속에 머무르게 한다. 결국 빈곤과 가난의 취약한 상태를 이용하 28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여 이득을 얻고 성적으로 착취하거나 이용하는 성산업 구조에서 다른 선 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여성들은 가족과 생계,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를 선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착취에 동의하는 부당한 계약이므로 자발 성과 동의여부를 중심으로 성매매에 접근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약자들 에게 행하는 폭력일 수 있다. 성매매 공간은 성을 파는 여성들의 인간의 존엄성 내지 인격에 가해지는 폭력의 공간이자 성적 착취의 공간으로 보 아야 한다. 그래서 성매매의 공간은 해체되어야 하며 같은 근거에서 그 공간에 존재하는 성매매 여성들은 비범죄화해야 한다. 성매매에 대한 관점의 전환은 반성매매운동 및 성매매 여성 지원활동 을 해 온 여성단체들의 요구를 일정 정도 수용한 결과로 성매매를 도덕적 타락 혹은 자발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빈곤, 여성노동 이외 성산업 자체가 가지는 자기동력과 같은 사회적 환경에 따른 결과라는 시각이 정책에 반 영된 것이다. 그럼에도 법제도화의 문제는 성매매 피해자를 구분하는 범주 에서 여러 쟁점을 발생시킨다. 법에 명시한 성매매 피해를 규명하지 못하 는 경우 결국 자발 강제의 구분에 의해 자발적인 성매매 여성은 형사처 벌의 대상이 된다. 성매매 피해가 소극적으로만 수사되고 그 피해 규명이 제대로 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성매매 여성들이 피해자로 규정되기는 매우 어렵다. 오히려 성매매는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거나 손쉽게 돈을 버는 업종을 택했다는 등의 사회통념이 확인되기가 더 쉽다. 더욱이 성매 매의 억압과 착취가 날로 교묘해지고 심지어 장부나 일기조차도 남기지 못하게 하는 성매매 공간에서 성매매 여성의 피해 규명은 점점 어려워진 다. 성매매 현장에서 일어나는 성매매 강요, 위계, 위력의 상황은 어느 정 도이고, 어느 범위까지 포함되는가를 중심으로 피해 여부를 가리게 된다. 이는 집행현장에서 피해를 입증하는 입증 책임을 누가 지느냐에 따라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데, 결국 성매매 피해를 입은 여성이 자신의 피해를 입증하지 못하면 오히려 자발적인 성매매 행위자가 되어 처벌을 감수할 29
여성과 인권 2011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특히 성매매 피해 입증에서 성매매 알 선이나 강요를 벗어나기 위해 업주들은 성매매는 업소와 관련이 없다 는 각서를 여성들에게 받아서 여성 개인의 책임으로 전환시켰다 9). 또한 성매 매로의 유입과 성매매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선불금 문제 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선불금을 사채로 전환하여 업주나 마담과 연결된 사채업자나 대출전문기관으로부터 대여금 형식으로 돈을 지급받고 여성들 은 날마다 일수를 찍는 형편에 놓이게 되어 현실적으로 법적 대응을 어렵 게 하고 있다. 결국 경찰단속에서 적발된 여성들은 모두가 자발적 성매매 행위자로 규정되어 범죄자의 위치에 놓이게 된다. 성매매 현장에서 단속되어 체포되 거나, 입건되어 처벌됨으로 인해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 치는 사라지게 된다. 성매매를 둘러싼 이러한 강제와 자발 논쟁은 통제의 연속체 개념으로 확대된 논의를 통해 지배의 개념까지 포함할 수 있을 것 (김은경, 2002)이라고도 하지만, 자발과 강제의 구분을 성매매 논쟁에 지 속하는 것은 여전히 문제해결을 어렵게 한다. 성매매 피해자는 처벌되지 않고 보호된다 는 중요한 선언은 수사과정을 통해 성매매 피해자로 인정되 기 위해서 10) 는 스스로 피해자임을 입증해야 하고, 성매매 피해자로 인정되 어야만 업주에 의한 선불금 고소를 당한 경우에도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수사기관은 실정법에 정해진 틀 안에서만 성매매 피해자 판단을 위 한 요건 적용을 엄격히 하여 피해의 입증책임을 수사기관이 아닌 피해자 가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가로막고 있 는 것이다. 또한 다양하게 변화하는 성매매 유형은 실제로 성매매 여성들 의 상황을 변화시켜 물리적인 강제와 강요 같은 실력적 지배가 아닌 비가 시화 된 통제와 억압으로 성매매 여성을 옥죄고 있음에도, 법은 변화하는 9) 김현선(2002)은 자발과 강제의 구분은 남성의 경험과 시각에서만 가능하며 그자 체가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는 정치적 효과를 갖는다고 본다. 10) 신뢰관계에 있는 자의 동석, 신변 안전조치 등을 의미한다. 30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선불금 무효규정은 업주나 중간알선자들의 교묘한 방식으로의 전환으로 인해 성매매와의 관련 성이 없는 것으로 되어, 성매매 여성은 자발적인 여성으로 부과된 벌금을 내야하고, 선불금과 빚을 갚기 위해 또다시 성매매 업소로 재유입 된다. 자발과 강제의 이분법은 피해와 피해자화(Victminations)의 논의에서 보다 구체화 되는데, 성매매 여성의 피해와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화 하는 문제는 보다 복잡한 논의를 필요로 한다. 성매매 피해자라는 규정은 성매 매에 대한 규정성에 근거한 피해이고 피해를 재구성하는 것이 피해자화 하는 것으로, 성매매 현장의 복잡성에 따라 개별여성들의 상황과 반응, 대 응, 저항은 각각 다르게 표현된다. 반성매매 여성운동이 주장하는 방식과 다르게 피해를 극복한 여성들도 존재하는데, 성매매를 일탈행위로 보는 지 배담론은 이런 현상을 피해를 당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여성이 더 많다는 근거로 사용한다. 그러나 개인의 몸은 개인이 소유한 자원이 아니라 사회 와의 관계 속에서 작용하는 운동하는 행위자로 피해자 중심주의가 상정하는 여성의 몸은 피해 당시의 경험이 고스란히 기억된 객관적인 그릇, 공간으로 서 몸이며 여성 경험의 객관성을 주장하는 근거이다(정희진, 2007:241). 성매매에 대한 피해자 개념은 성매매에 대한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 구조적 피해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공동의 책임을 질것을 요구하는 과정이었다. 성매매 피해여성은 성매매 현장에서 다양한 피해를 경험한다. 이를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에서 그 피해를 피해로 인식하는 것 은 자신의 위치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정치적 행위이다. 그럼에도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화하여 불쌍하고 비주체적인 보호받아야 하는 여성으로 만들 고 있다는 관점은 권력관계에서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성매매 에서 작동하는 권력관계를 해체하게 만든다. 그러나 성노동을 주장하는 입 장에서는 성매매 피해여성이 형사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자신의 무력함, 즉 피해자임을 처절하게 입증해야 한다고 해석하면서 여성운동단체가 성매매 31
여성과 인권 2011 여성들을 일방적으로 피해자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나아가 성매매 여성 을 피해자화했다는 것은 그녀들을 구제, 재활 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들을 피해여성의 위치에 놓고 이들의 일을 사라져야 할 직업으로 보면 그 행위를 계속하는 여성들은 범법자가 되고, 이러한 여성을 구제하고 구 출하려면 법과 공권력으로 접근하게 된다고 해석한다(노동자의 힘, 2004). 물론 성도덕적 관점에서는 여성을 구제하고 재활의 대상자로 삼고 성매매 여성을 선도보호의 대상으로 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 왔다. 11) 그러나 여성 인권의 관점에 입각한 성매매 여성에 대한 피해자 규정은 형사책임의 면 책에 대해 자신을 무력함이나 피해자화의 입증의 문제가 아니다. 성매매 행위, 즉 범죄행위의 주체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실제로 여성들을 인권의 사각지대로 몰아내고, 여성들에 대한 낙인과 사회적 배제를 고착해 온 것 은 법 의 문제 이전에 우리 사회의 성매매와 성매매 여성에 대한 편견과 통념 때문이다. 여성들은 성매매 현실과 현장의 문제를 가시적, 비가시적 으로 많은 것을 말해 왔다. 그럼에도 성매매 여성들이 말하는 피해 와 착 취 의 목소리, 업주와 포주, 직업소개소, 성구매자들에 의해 어떻게 인권유 린을 당해왔고 피해를 겪어왔는가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을 가지지 않았 다. 12) 그러므로 성매매 여성들의 피해 규명이 그녀들의 피해자화로 등식 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태도의 철학이 필요하다(양현 아, 2005). 성매매 피해자란 여성들의 존재 자체가 무력하고 무능하다는 의 11) 윤락행위등방지법에서는 성매매 여성을 스스로 타락하여 몸 버린자 로 취급하기 때문에 이들을 통제하고 선도보호대상으로 규정하고 시설에 강제 입소하여 일정 기간 통제하는 절차를 밟도록 했다. 1995년 경기도 여자기술원의 방화사건으로 시 설입소여성들의 인권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강제 입소조항은 삭제되었다. 12) 성매매현장의 여성들의 피해실태에 대해서는 성매매 여성을 구조 지원하는 지원 단체들이 상담이나 긴급구조 등의 활동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법률, 의료지원과정 및 직업훈련 과정 등의 수많은 사례와 고발 등을 통해 성매매현실을 알려내는 주 요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들 단체들은 자료집을 발간하거나 토론회나 캠페인 및 홍보, 기자회견, 성명서 등을 통해 성매매현장의 실태와 문제점을 알려내는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또한 성구매를 멈추게 하기 위해 성구매자들의 행위를 고발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32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미가 아니라 국가와 법에 의해 지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뜻한 다. 이때의 지지는 무력한 자들에 대한 국가의 시혜라는 개념을 철저히 벗어나야 한다. 지지란 사회정의의 확산이며, 사회적 자원의 공유행위라는 상호적 개념을 도입하는 일이 중요하다. 지지개념은 성매매 문제 이외에 많은 정책에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원리로 이러한 원리를 공유하려는 노력은 경찰, 검찰, 법원 뿐 아니라 일반시민의 몫인 것이다(양현아, 2005). 피해자 중심주의는 오랜 세월 동안 객관성이 남성의 경험에 근거했기 때문에 이제는 여성의 경험이 객관임을 강조한다(정희진, 2007). 객관성은 권력의 내용이 아니라 형식이며, 권력관계에 따라 변화, 유동, 이동하는 정 치적 구성물로 피해자 중심주의는 모든 피해여성이 동일한 경험을 하며 피해자의 경험이 그 자체로 객관적인 것 같은 오해를 유발한다. 피해자 중심주의가 오히려 피해의 객관성 증명 책임을 피해여성에게 떠넘기는 현 실에서, 피해자 진술의 객관성은 피해여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성의 이야 기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사회의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정희진, 2007). 피해여성의 객관성은 피해여성이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존중하는가 또는 그렇지 아닌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또한 행 위주체성을 중심으로 피해와 피해자화를 넘어설 것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성매매 여성의 행위주체성과 정체성을 주요하게 제기한다. 성매매 여성은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성매매로 유입된 이후 자신의 삶의 공간에서 현재 의 삶을 살아가는 주체임을 강조한다. 외부자의 시선으로 이들의 피해를 규정하고 일방적으로 구출하고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닌, 성매매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당장의 경찰단속이나 업주의 폭력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업주와 협상력을 높이는 현실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성매매 여성들은 자신들은 강제로 성매매를 하 지 않고 어떤 착취도 받지 않았으니 자신들을 내버려 둘 것을 요청하기도 하고,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았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성매매에 대한 자 33
여성과 인권 2011 발 강제, 피해 피해자화의 이분법적 논쟁은 자발과 강제화는 경계의 불 분명함으로 인해 피해의 범위와 내용, 피해와 재해의 규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로 형사 사법적 규제를 중심으로 한 논의의 한계를 넘어서서 인권의 관점에서 재구성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2) 성적자기결정권을 둘러싼 문제 자유주의 페미니즘은 성매매는 노동이며, 성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 선시켜야 하고, 여성의 선택을 극대화하고 가치있게 하며,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매매는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의 문제로 개인의 권리에 대해 국가가 관여하는 것은 오히려 부당한 것으 로 본다. 성매매는 불건전한 성풍속으로 사회에서 규제해야 할 문제가 아 니라 성관계의 자유를 형사처벌로 규제하려고 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 다고 보고, 결과적으로 성매매를 금지하는 법률을 철폐하는 운동을 펼치게 된다. 나아가 성매매는 하나의 직업으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 므로 성매매에 대한 비범죄화를 주장한다. 결국 성매매라는 명명의 역사에 대한 이해에 기반하지 않고 형식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틀만을 받아들이게 될 경우, 동의의 문제로만 판단할 수 없는 여성의 특수한 맥락적인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게 되어 성매매 의 발생기제를 무시하게 된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 형법학자나 자 유주의자들은 성매매 자체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성 매매 자체를 금지하는 법적 환경이 오히려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현실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성매매를 비범죄화 할 것을 제기한 다(김성천, 2004). 그는 성매매에 대한 비범죄화의 근거로, 자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매일 일정 횟수 이상 성관계 성매매를 해야 하며, 업무시간에 지각을 하면 벌금을 내야 하므로 언제 성관계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자기 결정권도 없고, 성관계의 상대방을 선택할 수도 없는 등 자율적인 통제권 34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이 필연적으로 상실되는 성매매의 현실을 지적한다. 한국사회에서 운영되 고 있는 성매매업의 실태는 대부분 이러한 양상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 고, 현재와 같은 내용의 성매매업은 그에 종사하는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 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성매매 여성이 포 주에게 종속된 상태에서 일을 할 경우에만 있게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여 성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성매매를 할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있을 수가 없다고 단정한다. 성매매 자체를 금지하여 형사처벌하는 것이 문제이므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위협을 피해 용의주도하게 영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도 록, 즉 떳떳하게 성매매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성매매 자체에 대해서는 비 범죄화 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형태의 성매매 영업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발본색원하는 일이 있게 되면 해결될 일(이호용, 2005)임을 강조한다. 13) 결국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만을 중심 으로 한 관점은 여성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에 나선다고 하는 자 발성과 계약주체의 인정 의 문제로만 성매매 문제를 바라보게 되어 이 부 분은 단순성매매이므로 국가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또한 성노동 인정과 성매매 합법화를 요구하는 입장에서는 성매매를 성거래 로 지칭하면서 성거래 안에서 여성들의 행위를 노동으로 위치지우 면서 성노동을 옹호하는 주요근거로 성적 자기결정권 이라는 자유주의 담 론을 차용한다. 즉 모든 국민은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가지기 때문에 자발적인 성거래는 성인들의 권리이며 국가가 이를 개입할 권한이 없다고 13) 헌법재판소는 개인의 인격권 행복추구권에는 개인의 자기운명결정권이 전제되 는 것이고, 이 자기운명결정권에는 성행위 여부 및 그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또한 포함되어 있으며 라고 하여 최초로 개인의 성적 자기결 정권을 헌법상 도출되는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하였다(1990.9.10, 1989헌마82사 건.) 현행 형법상 성매매 죄의 보호법익은 건전한 성풍속 과 성적 자기결정권 으 로 건전한 성풍속을 위반한 자에 대한 처벌은 성판매자, 성구매자 양자에 해당하 는 것이고, 성적 자기결정권은 강간의 객체인 여성에게 해당하는 것이므로 여성 의 동의 여부를 중심으로 해석할 경우 자발적인 여성은 성적자기결정권이 침해당 한 여성이 아니므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없게 된다. 결국 보호해야 할 성과 보호 하지 않아도 될 성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작동된다. 35
여성과 인권 2011 주장한다(민성노련, 2006). 그러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자유주의적 해 석의 문제는 왜 성이 거래되어야 하고, 성별화되고 계급화되는가와 평등한 행위로서의 동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성들의 피해 책임만을 묻게 되는 결과에 이른다는 점이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개인들에게 사생활이란 개념이 생기고 여기에 섹슈 얼리티와 친밀성이 자리잡는 현대사회의 역사적인 변동을 반영하는 자유와 권리라 할 때(신상숙, 2001), 남성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추구할 자유와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여성이 성적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과 동등한 평등을 누릴 수 있을 때만 가능하게 작동된다. 결국 성적 자기결 정권을 자유주의적으로 해석할 때 이는 성구매와 성산업 업주들이 여성의 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성매 매문제에 있어서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개념에 대한 정치화가 필요하다. 성매매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거부권과 선택권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자유주의적인 성적 자기결정권 인정의 관점이나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행위에 대해서만 국가가 개입하는 문제와 성매매는 같은 위치 에서 논의하기 어렵다. 성매매를 할 권리가 아닌 성매매하지 않을 권리로 서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해석할 때, 성매매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반 인권적인 행위이다. 성매매 여성이 자신의 몸을 일정 시간이나 기간 동안 타자의 소유권과 통제권 하에 두는 상황은 여전히 구조적인 차원의 강제적인 것으로, 돈을 지불했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성매매 현장에서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이미 포기된 성적 자기결정권이므로 의무만 있을 뿐 권리로서 작동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동의 여부와 자발과 강제의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 없는 성매매에서 성매매 여성의 동의 여부는 무의 미한 것으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처벌을 중심으로 한 피해자와 자발적 행 위자로의 구분은 해체되어야 하고, 성매매 여성은 비범죄화하여 성매매의 폭력성과 성산업을 규제하는 문제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36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3) 성구매 남성의 위치성: 사회적 권력으로서의 젠더폭력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은 사회적 지위나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반면, 여성은 성에 의해 위치지어진다. 성구매 성매수 행위의 구체적인 실천 형태는 결국 서로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은밀한 영역이 아니라 공개 적이고 공적 영역에서 자신의 경험을 공식화 시키고 싶어한다. 남성은 여 성과 달리 자신의 성적 매력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화된 여성의 몸을 살 수 있는 위치를 점한다. 위계화된 성별 권력관계에 의해 성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욕구와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재생산 하고 있다. 남성에게 있어서 성구매 성매수 경험은 낙인 이나 사회적 배제가 아닌 남성성의 실현과 발현으로 이해된다. 더 많은 서비스를 싼값에 어디서 어떻게 활용하고, 어느 지역과 어느 업소를 가면 어떻다는 것을 더 많이 알고, 이를 확인시켜주는 사람이 오히려 접대를 잘 하고 비즈니스를 잘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이중 성 문화와 문화적 토양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의 성매매는 결국 여성을 성적 대상화, 여성의 성이 계 속해서 팔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재생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상업적 성을 소비하는 남성(성구매 성매수)들에 대한 연구는 이들에 대한 많은 가설들이 신화임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성구매 성매수 행위가 거래행위로 도덕적인 부분에서나 경제활 동으로써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은 누구의 관점이고, 여기서 보호하고자 하는 실체는 무엇인가를 문제 삼아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성을 구매 매수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돈의 액수에 상관없이 자신 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면서 성산업 시장을 확대해 왔다. 기회를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공범자를 확산 해 내면서 성매매 불패신화를 재생산하고 있다고 할 때, 과연 이것을 개인 의 소비행위, 개인의 구매 매수행위로 인정할 수 있는가의 근본적인 문제 에 접근할 필요를 제기한다. 성매매 방지와 억제를 위해 성구매 행위를 억 37
여성과 인권 2011 제하는 정책은 금지주의국가 뿐만 아니라 비범죄주의, 합법적 규제주의 국 가에서도 성산업에 대한 제제와 함께 이를 묵인하고 방조하는 사회적 의식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안모색의 방안으로 전환되고 있다. 영국이나 아일 랜드의 경우 성구매자가 성매매 여성을 탐색하는 행위로 인해 지역 여성주 민들이 받을 수 있는 추행의 가능성 및 지역공동체에 불안감을 야기 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성구매자의 탐색행위를 처벌한다. 반면, 스웨덴은 성구매 자가 성매매를 지속시키고 이를 통해 여성지위 향상을 저해한다는 측면에 서 성구매 행위를 범죄화 하고 있다(이은애 김재광, 2006:107). 폭력이나 강요에 의한 성매매 또는 성착취 목적의 성매매에 대해서는 이견 없이 그 불법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단순성매매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성매매의 유형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폭력이나 강요에 대해서는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단순 성매매의 경우 어떤 법익을 침 해하는지 심히 의심스러운데, 이를 범죄화 하는 것은 의심스러울 때는 시 민의 자유를 위해 라는 법원칙에 반한다고 일부 형법학자들은 주장한다. 14) 대표적으로 강제와 착취적이지 않은 형태로 개인 간에 이뤄지는 인터넷 성매매나 보도방 15) 을 통한 노래방 도우미, 전화방, 키스방 같은 곳에서 이 14) 이경재(2009)는 성매매특별법의 집행과정의 문제를 이 법이 일반국민의 동의와 합의를 수렴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한쪽의 의지만을 토대로 제정되었고 형법 의 일반원칙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입법되고 추진되었는데,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 성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추진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단순성매매 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비범죄화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면서. 법적으로는 비 범죄지만 실제로는 처벌하지 않는 방식을 취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성병과 에이즈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조 치로 여성들에 대한 정기검사의 시행이나 특정지역에서만 성매매 업소를 영업할 수 있게 하는 구역화 작업이 동시에 행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이경재, 2009: 714-716). 15) 예전에는 직업소개소가 여성들을 유인, 모집, 이동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004년 이후 등록된 직업소개소에서 벗어나 일종의 인력공급업체 형식으로 여성 들을 모집하고 관리하면서 각종 유흥업소 및 노래방 또는 호텔 여관 등에 성매 매 여성을 공급한다. 휴게텔, 전화방, 080전화서비스, 폰팅, 화상대화방 등이 남 성회원과 여성회원을 연결시키는 형식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한다. 보도방 업 자들은 여성들을 업소에 소개해주고 소개비명목으로 돈을 받지만 직업안정법위반 38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뤄지는 성매매는 성인 개인 간의 성거래로, 이를 흔히 단순 성매매라고 하 여 중간 알선매개자나 착취자가 없는 성인 개인 간의 거래행위로 파악한 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다.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를 흔히 사이버 포주라고 하는데, 익명성을 전제로 한 인터넷 공간은 개인 간의 자율적인 대화나 만남의 장소가 아닌 성매매 알선, 유인, 광고하는 공간으로 변화된 지 오래다. 또한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범죄화가 오히려 성구매자에게까지 면죄부 를 주면서 법의 형평성 논란을 야기하고, 이는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지 않 을 것이면 성구매 남성도 처벌할 수 없으므로 결국 단순성매매를 비범죄 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다. 즉 강제적 성착취형 인신매매만 범죄 화 하고, 자발적 성매매의 경우는 비범죄화 하여 형사특별법의 경량화를 꾀해야 한다(허일태, 2008)면서 폐지주의 관점이 강조되기도 한다. 한편 성인 간의 성매매에 대한 차별적 범죄화 전략은 위헌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조국, 2004) 성인 간의 단순성매매에 대해 성구매자만 처벌하 는 선택적 비범죄화(조국, 2004)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형법의 보충성원리와 보호법익으로서의 여성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단순성매매 라는 범주는 성매매의 자발과 강제, 착취적인 성매매와 착취적이지 않은 성매매로 이분화된 구도 속에서 성매매를 바라보는 관점을 유지한다. 그러 나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자 성적착취행위로 돈을 지불했다는 이유 로, 또는 거래행위라는 관점에서 여성을 자신이 구매한 물건이나 상품으로 취급하는 상황은 여성의 인격권과 인간의 온전성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남 성들은 포주나 인신매매범에 대한 문제의식은 강하면서도 성구매에 대한 범죄의식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여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신들에게 접 근했다면서 여성들에게 책임을 돌리는가 하면, 모두 다 하는데 자신만 재 수없이 단속에 걸려들었다면서 법을 비난하기도 하고, 자신들은 돈을 벌기 으로만 처벌되기 때문에 수많은 여성을 관리하고 공급하고 이동시키는 수익이 보 장된 영업을 포기하지 않게 된다. 39
여성과 인권 2011 위해 나온 여성들의 유혹에 빠진 가엾은 피해자가 되어 성매수 성구매 행위가 성적 착취이자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해 행사한 폭력임을 거부 한다. 그러나 성구매의 일상화는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와 성적 비하, 남 성에 대한 여성의 성적 종속을 마치 자연스러운 것처럼 파급시킨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성적 자유에 대한 관용이 자유시장주의와 맞물려 성매 매를 합법적인 노동으로 재구성하고, 국가적 국제적 성산업의 기반을 형성 하도록 하고 있다. 성산업의 발전은 남성 구매자들이 여성의 종속성을 이 용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성평등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것이다. 최근 수십 년간 여러 정부들이 성산업을 용인하거나 의도적으로 그 성장을 적극 지 지함으로써 성매매가 산업화되고 세계화 되었다(쉘라 제프리, 2008). 따라 서 성매매 시장의 확산은 단지 성거래의 대상이 되는 여성들만이 아니라 일반 여성의 지위를 하락시킨다는 점에서 여성 전체에게 그 피해가 돌아 가는 것이며, 사회 전반에 성 불평등한 문화를 확대 재생산하는데 기여한 다는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4. 나가며: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반성매매 여성운동의 전략 성매매와 성매매 여성에 대한 논의는 서로 맞물려 있어서 분리되기 어 렵다. 즉 성매매에 대한 관점을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성매매 여성에 대한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성매매 행위 자체가 여성들의 성에 대한 착취 및 가난, 성매매 산업의 자기 동력 같은 사회구조적 산물이고 여성에 대한 폭력성을 가지므로 모든 성매매는 강제가 전제되었다는 점에서 성매 매 여성에 대한 비범죄화 불처벌을 강조한다. 그러나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범죄화는 곧장 성구매자의 범죄화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된다는 난점과 그렇지 않아도 만연된 성매매에 대한 허가의 의미를 지니는 모순 으로 16) 인해 논쟁이 야기된다(양현아, 2005). 16) 성노동의 비범죄화와 성노동의 합법화 규제주의(등록제)는 서로 다른 주장이기도 40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양현아(2005)는 다중적 현실 속에서 성매매를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로 규정하되 형사처벌의 특례규정을 두어 성매매 여성은 형사처벌에서 제외시 키고 보호처분에 국한해야 하며, 단순성매매 범주를 여성의 노동 중 하나 로 인정하는 정책에는 반대한다. 즉 성매매 피해자에 대한 범주를 확장시 킨다면 법의 개정 없이도 법의 해석에 따라 여성의 성매매 행위의 비범죄 화가 진행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성매매 여성은 성매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욕구와 더불어 지금 당장 착취 받지 않고 안전하게 살고자 하는 현실적인 필요 가 존재 한다. 이 문제를 성매매 공간 안에서의 인권(백재희, 2007)의 문제로 접근 하게 되면 성매매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유지하는 일 하는 공간일 수 있다. 그러나 성매매는 일이 아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노예노동의 공간으로 성매매 여성에게는 폭력과 착취가 정당화 되는 곳이다. 성매매 구조 안에서 여성들이 협상력이 커져서 폭력과 착취에 대항할 수 있을 것 이라는 해석 또한 이미 합법화와 성노동을 인정한 나라들의 성매매 현장 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매우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 네덜란드 17) 에서, 성매매 여성들은 성산업의 합법화가 성매매라는 낙인 을 지울 수 없으며, 오히려 그들이 등록하고 이름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더욱 상처받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성매매 여성 대부분은 법망을 피하기를 선택하고 있다. 사창가의 합법화가 여성을 자유롭게 할 거라는 하다. 17) 네덜란드에서 성매매를 비범죄화 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이고 이 법의 효과에 대한 2007년의 평가 결과 강제나 미성년 성매매 등 불법 내지 금지된 성매매 형태는 감소하였다. 그러나 규제되지 않은 영역, 불법 영역에서의 실태는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이주 성매매 여성들이 폭력과 착취의 위험성에서 보호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다. 또한 연구결과 성매매 여성들의 지위는 법 개정 이후에 전혀 나아진 것이 없 다고 나타났다. 성산업 내에서의 노동관계는 불분명하고, 성매매 여성들은 여전히 가난한 것으로 판명되었다(Dutch CEDAW Network Report for the Pre-Session Working Group of the 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2009; 신혜수, 2009 재인용). 41
여성과 인권 2011 명분으로 합법화를 지지했던 국회의원들은 이제 합법화가 여성들에 대한 억압을 증가시키는 것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Daley, 2001). 합법화가 엄격 한 법률적용을 통해서, 섹스산업의 위험한 요소들을 제거할 거라고 하는 주장은 실패로 판명되었다. 합법화 이후 호주에서는 법망을 피해 일어나는 성매매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합법화 이후에 대부분 등 록을 하지 않고서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Sullivan and Jeffreys: 2001). 성매매 합법화에 대한 낭만은 여성들을 성매매 구조로 유인하는 좋은 기 제로 작동한다. 실제로 해외로 성착취 목적으로 인신매매되었음에도 불구 하고, 이 과정에 개입한 업주들과 인신매매 구조는 비가시화되고 불법체류 와 허가받지 않은 업소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한 피해여성들만 남게 된다. 이는 성산업이라고 불리는 자본의 이익을 보장해 주면서 여성에 대한 성 적 착취를 지속시켜 주는 것 이외에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게 한다. 또한 합법적 규제주의 국가가 모든 성매매를 허용하거나 노동권을 보장하 고 성판매자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성매매를 억압적으로 만드는 데에는 다양한 조건들이 존재하는데, 중 요한 것은 선험적으로 성매매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매매를 둘러싼 조건들에 대해 민감성을 발동시키고 이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성매매가 여성이 자신의 일과 몸에 자율적인 통제력을 행사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 적인 문제임을 인식할 때(하주영, 2002), 반여성적이고 집행의지도 부족하 면서 오히려 성산업을 조장, 묵인, 방조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가리는 이 데올로기적 국가장치 18) 에 불과한 법과 제도의 한계는 분명하다. 국가의 18)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는 의식적인 믿음, 태도, 가치가 아니며 동시에 거짓 의 식 도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사람들이 사는 실제 사회관계의 상상적인 재현이다. 국가의 복잡성을 해명하기 위해 알튀세르는 국가는 억압기구이며 지배계급의 이 익에 부합한 억압적 집행과 개입 세력이다. 라는 식의 기술적 이론을 발전시켜 국가권력과 국가기구 사이의 구별 뿐 아니라 국가기구를 정부, 행정기관, 군대, 경찰, 법정, 감옥 등의 억압적 국가기구와 종교, 교육, 가족, 법, 정치, 노조, 커 뮤니케이션, 문화 등의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로 구별한 다음 이데올로기적 국가 기구(ISA)의 기능을 강조한다. 즉 전자가 전적으로 공적 영역에 속하는 반면, 후 42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관점과 논의 도구적 기능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국가가 성차별적 이데올로기를 이용하 여 성산업을 확산 유지시키면서 여성의 몸을 이용하면서 자본의 이해를 관철시키고 있음을 비판한다. 국가가 여성 억압적이지만, 여성의 지위향상 을 위해서는 그 역할을 과소평가하기보다는 국가정책에 대한 책임을 묻고, 성매매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성산업의 확산과 수요에 대응하고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여성폭력에 대응하도록 요청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필요한 활동이다. 한국사회의 성매매 형성의 역사와 맥락과 성 산업 확장의 배경을 볼 때, 국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국가의 이중성을 폭로하고 저항하는 활동 또한 중요한 운동이다. 법이나 제도 정책이 현실 속에서 집행력을 강화하여 제대로 된 실천력을 가지고 운용될 수 있도록 하는 활동도 필요하지만,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범죄화를 위한 반성매매 여성운동은 여성들의 요구를 수용가능한 수준에서만 채택하는 법제도의 틀 에만 국한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결국 여성운동은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정책 감 시 및 의식개선 및 성산업의 확산 및 광범위한 성착취에 대응하는 활동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여성주의적 정의관점을 가지고 사회 의식을 변화 발전시켜 여성들의 지위를 변화시키면서, 성평등과 인권보장 을 위해 여성의 사회권과 노동권 전반의 문제에서 왜 여성이 성매매로 유 입되고 성산업 시장에서 소비되는가, 왜 여성이 성착취 대상이 되는가를 문제 삼고, 이에 대한 국가책임을 요구하고 성산업과 시장구조에 대항하는 운동이 더욱 중요해진다. 성매매의 복잡한 정치성은 복잡한 전략을 필요로 한다. 이 지난한 운 동의 역동은 군산 대명동 성매매 업소에서 죽음으로서만 은폐된 진실을 자의 대부분은 사적 영역의 일부이며, 전자가 폭력으로서 기능한다면 후자는 이 데올로기로서 기능한다. 이데올로기와 주체 재생산의 주 동인은 알튀세르는 교 회, 가족, 미디어 및 문화적 ISA인 문학, 예술 스포츠 등을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 라 부른다(윤종희 박상현 외, 2008) 43
여성과 인권 2011 알릴 수 있었다. 지금도 성매매 공간 안에서는 성매매 여성의 비범죄화를 주장하는 여성들이 자유롭게 날고싶은 꿈 과 당사자의 목소리를 만들어가 고 있다. 나아가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여성들을 더욱 빈곤으로 내몰면서 성매매 아닌 다른 삶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은 결국 성매매 문제가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성별화된 권력의 문제, 섹슈얼리티의 문제임을 그대 로 드러내주는 것이다. 이에 대항하는 반성매매 여성운동은 각각의 차이를 극복하고 연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소통방안을 모색하면서 실천현장에서 함 께 대항할 세력들과 싸워 나갈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여성주의는 성매매 근절 과 허용 의 이분화된 논의 구도를 벗어나 성매매 여성의 생 존권 을 보장하는 동시에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이용하고 억압하는 성별화된 사회구조를 해체하기 위한 생산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법은 일단 제도화되면 다른 법의 언어체계와의 관계 속에서 보수화된다(김은실, 2006) 는 문제제기와 같이 가부장제 질서에 도전하는 여성운동의 전략이 다양하 게 모색 되어져야 함을 확인시켜 준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착취에 대 응하기 위한 다양한 운동방식을 논의하는 것도 결국 성매매 여성의 인권 문제와 우리 사회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운동이 따로 분리되는 것이 아 닌 다양한 측면에서 성매매 여성 인권을 위해 저항과 연대의 필요를 제기 한다. 결국 일상을 변화시키고 가부장제 질서와 성산업에 저항하고 도전하 는 여성주의 인식론과 실천론은 더욱 급진적이어야 하고, 이때 성매매 여 성 비범죄화 담론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실천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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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03 성매매 구조의 변화에 따른 성매매처벌법 개정 방향 및 정책이행 방안 김용화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1. 들어가며 인간의 성행위는 생식의 기능뿐만 아니라 쾌락의 행태로도 존재한다. 이러한 성행위를 통한 쾌락의 주체는 대부분 남성이며 그 방법 중에 하나 가 성매매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은 수요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성매매 시장도 성적 서비스에 대한 구매자의 수요에 의해 형성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성매매의 원인과 결과는 항상 성매매 여성에게 그 책임 을 돌려 왔다. 즉 성매매는 성매매 여성에 의해서 존재하는 비도덕적이고 반사회적인 해악이라는 것이다. 반면 성구매 행위는 성폭력이나 누군가를 무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성적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으로, 단순한 서비스를 받고자 구매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상당히 강하다. 이러한 인식이 성매매 시장을 확대시킨다. 그리고 성매매 시장의 형태는 전통적인 성매매 업소 집결지와 변종성매매가 혼재되어 성구매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 고, 업주 및 알선자 등은 불법적인 이익을 취하고 있다. 이는 아직도 성매 매가 사회의 필요악이라는 담론이 존재하고 있음을 실증한다. 현재 성매매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입법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 의 공통점은 현실적으로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법적 규제가 전혀 그 효과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많은 이유 47
여성과 인권 2011 가 있겠지만 수천 년 동안 공고히 해 온 남성중심의 성문화일 것이다. 왜 곡된 성문화는 오히려 성매매를 근절하면 성폭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통념 을 확고히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2004년도에 제정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이하 성매매 처벌법이라 함)은 성매매 근절 을 통한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문화국가 로서 성 풍속을 해치는 성매매를 방지 내지 예방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혀 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성 풍속을 해치는 행위로서의 성매매 는 단속 처벌하는데 있어서 소극적이거나 방임적 태도를 취함으로써 강력 한 처벌보다는 묵인 또는 방임의 형태로 존재하여 오히려 다양한 형태로 증가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물음을 해 볼 수 있다. 경 검찰의 (테마)단속 이 성매매를 방지 예방하여 궁극적으로 근절시킬 수 있는가. 또한 성매매 여성을 착취하는 업(포)주나 알선자 등만을 처벌한다면 성매매가 근절될 수 있는가. 즉 매개역할을 하는 자들이 없다면 성매매는 근절될 수 있는 가이다. 성매매는 업주나 알선자만으로는 유지할 수 없고 성적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지속될 것이다. 즉 남성에게 끝없는 성적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여성에게 구속된 생활을 강요하는 한, 성매매 여성의 성적 서비스를 구매하는 남성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 최근 유엔도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성매매 수요에 대한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주지시키며 성구매자의 성구매 행위를 강간과 같 은 범죄라고 천명한 바 있다. 2) 따라서 단기적으로 성매매를 방지 예방하 고 장기적으로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성구매자인 수요자와 업주 및 알선자, 광고자 등 성매매 공급자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이들에 대한 처벌 1) Vern Bullough and Bonnie Bullough, 1987, Woman and Prostitution -A Social History, Prometheus Books, p.316. 2) 졸고, 2010, 성매매근절을 위한 입법적 정책적 대안-성구매자처벌 및 교육을 중심 으로-, 경희법학 제45권 제3호, 경희법학연구소, 126-127면 참조.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