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1999년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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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1999년의 일기 자주달개비

소개글 2012년 4월 어느 날 14년 전에 끄적거려 놓았던 쾌쾌묶은 낡은 노트를 발견하고 이곳에 얾겨 적어보았다. 다시 정리하면서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정리가 되는 듯하여 의미있는 일이 되었다.

목차 1 1998.9.28(주인없는 집) 5 2 1998.9.29(돌아가고 싶은 그 때) 9 3 1998.10.3(아버지의 병환) 11 4 1998.10.4(시장에서 석이를 잃어버림) 13 5 긴1998.10.6(물에 잠긴 서류들) 14 6 1998.10.7(학교버스 기사님의 부친상) 16 7 1998.10.9(학교버스 승차 지도) 17 8 1998.10.9(장애인 수용시설) 18 9 1998.10.10(늦게 들어오는 딸) 19 10 1998.10.13(도자기 배우기) 21 11 1998.10.18(마음의 여유를 찾자) 23 12 1998.10.18(나도 고상하게 살고 싶은데) 25 13 1998.10.19(도예가 재미있다) 26 14 1998.10.29(애정결핍) 28 15 1998.11.2(어느 일요일) 29 16 1998.11.8(포항여행) 30 17 1998.11.11(고독할 틈도 없다) 32 18 1998.11.15(베란다에서 목욕하기) 33 19 1998.11.18(내 인생도 아름다웠다 말하리라) 34 20 1998.11.2(교사의 정년단축) 36 21 1998.11.3(살림이 서툰 나) 37 22 1998.11.24(단념을 잘 했던 나) 38 23 1998.11.29(도공이 되어볼까?) 39 24 1998.12.2(속절없는 인생) 40 25 1998.12.12(석이와 같이 사는 삶이란) 41

26 1998.12.14(행복한 삶을 위하여) 44 27 1998.12.16(석이의 생일) 46 28 1998.12.24(한해의 정리) 48 29 1999.2.2(도배) 49 30 1999.2.3(학부모의 초대) 50 31 1999.2.10(딸과의 관계) 51 32 1999.2.11(마음의 여유) 52 33 1999.2.12((팔자타령 그만하자) 54 34 1999.2.14(십자가의 의미) 56 35 1999,3,9(물 흘러가는대로) 58 36 1999.3.26(내 어릴 적 꿈) 59 37 1999.3.27(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62 38 1999.5.2(집수리) 63 39 1999.5.30((피곤한 하루 하루) 64 40 1999.6.4(뜨거운날에 생각 나는 곳) 65 41.1999.6.9(이사를 앞두고) 67 42 1999.6.10(교직생활) 69 43 1999.6.18(이사를 한 후) 71 44 1999.7.28(행복이 솔솔) 73 45 1998.8.14(행복은 늘 내 곁에) 75

1998.9.28(주인없는 집) 2012.04.19 01:38 아침에 일찍 눈을 떳는데 피곤해서 실컷 누워 있다가 느즈막히 일어나 할인 매장에 가서 필요한 것 좀 사오고 형광등이 고장나서 한 달 이상 안방에 불을 못 켜고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 공사를 했다. 미리 전원을 내리고 형광등을 떼어내고 오슬람 전구를 달 수 있는 소케트를 부착 시키고 전선을 연결 시키고 전구를 돌려서 끼우고 전원을 넣으니 불이 환하게 들어왔다. 그동안 불을 못켜서 스텐드로 어둡게 겨우 살았는데 이런 일 쯤은 나 혼자서도 할 수 잇다고 생각하니 내가 생각해도 스스로 대견하다 그 다음 한 일은 석이 오줌 싼 이불 세탁기에 넣어 빨고 석이 운동화 빨고 점심은 중국집에 시켜서 먹고 하루가 갔다. 낮에 소케트를 사러 유성 시장까지 나갔다가 유성 인터첸지 근처에 있는 집으로 가서 밖에서 집을 한번 쳐다보고 왔는데 담장 위로 자라있는 감나무가 병이 들었는지 감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 뒤쪽 길로 빠져 나오는데 노은지구라는 대단위 아파트 공사를 하고 있어 예전에 다녔던 길이 없어져 이리저리 헤메다 겨우 돌아나왔다. 내가 전에 그 집에 살때에는 반짝반짝 윤기가 났었지 나무와 꽃들이 우거지고 마당에의 작은 연못에는 수련이 꽃을 피었고 큰 두 개의 나무 사이에 해먹을 매달아 누워 자기도 했고 창문에는 내가 손수 만든 예쁜 커튼을 달았고 1998.9.28(주인없는 집) 5

식탁에는 레스토랑에 있을 법한 빨간 식탁보를 깔았고 창문에는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새소리가 들렸고 봄이면 커다란 목련 나무에 목련꽃이 하늘을 다 가리울 만큼 피었고 여름이면 원츄리, 백합, 목단, 장미, 채송화꽃이 가을이면 국화꿏이 마당 가득 피었었지 언덕 위의 집이라 바람부는 날이면 바람이 무척 세었지만 겨울이면 눈 쌓인 정원을 바라보는 것도 아름다웠지. 주인이 집을 비운지 8년 이 지난 그 집은 황폐해졌다. 니무는 다 베어지고 연못도은 메꾸어지고 잔디밭은 쓰레기더미가 되고 지붕과 대문의 페인트칠은 다 벗겨지고 참새 떼들도 어디로 떠난 것 같았다 고향을 떠난 이방인 역시 피아노 치며 노래 부르던 손가락은 거칠고 무디어 지고 청아했던 목소리도 기어들어가 나오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지금 피난처로 살고 있는 이 작은 아파트는 하루종일 햇빛이 비치고 앞 뒤 창 밖을 내다 보면 막히는 것이 없이 틔여 푸른 산이 보이고 파란 하늘이 보여 좋다. 녹색 덩쿨 식물이 창문을 타고 길게 자라나고 있고 베란다에 다 죽어가던 난초 살아나고 큰 애 대학 들어가 잘 다니고 내가 보살펴야 할 석이가 있으니 난 여장부는 못되지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매 순간을 사랑하며 살 것이다. 1998.9.28(주인없는 집) 6

(집 뒷길) (잠시 행복했던 시절) 1998.9.28(주인없는 집) 7

1998.9.28(주인없는 집) 8

1998.9.29(돌아가고 싶은 그 때) 2012.04.19 01:37 참 이상하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항상 어느 한 점에 머물러 있다. 다시 돌아 가고 싶은 그 때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돌아가 수 있다면... 세상이 모두 내 마음 같은 줄 알았고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였던 그 때 몇 십년이 지나도 마음이 머물러 있는 곳은 항상 그 때이다. 그 때는 아름드리 라일락나무에서 라일락 꽃향기가 취할 만큼 진동을 했고 황혼이 지는 바다 저 끝으로 떨어지는 해를 보라보고 있었다. 지금도 믿고 있다. 거짓보다는 진실이 강하고 억지로 꾸민 것보다는 순수함이 강하고 세련 됨 보다는 투박함이 더 매력이 있다고 그래서 그 때 그마음을 지금도 지니고 살소 싶다고 1998.9.29(돌아가고 싶은 그 때) 9

. 1998.9.29(돌아가고 싶은 그 때) 10

1998.10.3(아버지의 병환) 2012.04.19 01:36 오늘처럼 많은 일을 열심히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잠깐씩 쉰 것 뺴놓고는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일을 했다. 열일곱명 아이들의 IEP을 작성하고 개인별 화일철에 넣는 일을 했다 개인별 화일의 표지와 한 아이당 젼출지가 20개 씩 붙고 인적사항과 과목 심리검사 등 이일을 방학 전부터 했어야 하는데 미국 갈 준비 하느라, 방학때는 미국에 있느라 갔다 와서는 업무 대문에 바쁘게 지내다가 이제야 했다. 차츰 아버지의 중풍이 조금씩 진전이 되시는 것 같아 걱정이다. 아버지는 맏딸인 나를 무척 귀여워 해 주셨다. 어릴 적에 여기저기 많이 데리고 다니시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셨다. 집에다 암실을 만들어 현상 인화를 직접 하셨는데 덕분에 나는 어릴 적 사진이 많이 있다. 집이 부자는 아니었지만 부족함이 없이 키워 주시려고 애쓰셨던 것 같다. 약간의 치매증상도 있으시지만 그래도 다른곳은 아프지 않으시고 아직 석이도 돌보아주시곤 하시니 다행이다. 1998.10.3(아버지의 병환) 11

1998.10.3(아버지의 병환) 12

1998.10.4(시장에서 석이를 잃어버림) 2012.04.19 01:35 아침 일찍 일어나 6시도 안되어 유성 온천에 다녀왔다. 위에서 떨어지는 물도 맞고 옆에서 뿜어내는 물, 보글보글 기포 나오는 월풀에에 들어가 있다보면 물리치료하는 것 같고 피곤에 지친 몸이 풀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은 장날이라 오후에 딸과 석이와 유성시장에 갔는데 양말을 사다가 석이을 잃어버려 석이를 찾느라 정신이 정신이 없었다. 유성 시장은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고 여기저기 길이 많이 있어서 자칙하면 정말 못찾게 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 바로 찾았는데 잠깐 동안이지만 긴장을 햇었다. 동태, 떡, 배, 석이 과자 등을 사가지고 와서 밥 해먹고 저녁에는 미국 갔다 온 사진 정리하다보니 하루가 갔다. 1998.10.4(시장에서 석이를 잃어버림) 13

긴1998.10.6(물에 잠긴 서류들) 2012.04.19 01:34 평온한 가운데 추석연휴가 잘 지나갈 줄 알았는데 상상도 못할,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 당황하고 어처구니 없어 참 힘들어 못살겠다는 비명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다. 엊그제 12시간에 걸쳐 만들어 놓은 우리반 학생 IEP화일철 두 권이 모두 물속에 들어가 잠겨 있었다. 석이가 나 안보는 사이에 물속에 집어 넣은 것이다. 물에서 건져 놓았지만 잉크가 다 번져 못쓰게 되었다. 그래도 건져서 거꾸로 세워 물빠지게 해놓았다. 새로 작성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려야 하는데 한숨만 나왔다. 딸이 늦게 들어와 이 꼴을 보고 아무 말 안하고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내 마음이 힘들고 싸늘하니까 딸도 나에게 말 붙이기가 어려운지 그냥 못 본체 살고 있다. 어제 서울에 사시는 작은 아버지께서 오셨는데 나를 보려니 미안한 마음에 차마 못보겠다고 하신다. 힘들게 사는 것이 보기가 안쓰럽다는 뜻일것이다. 작은아버지는 속이 무척 깊으신 분이시다. 날마다 하루도 맘 편히 살수 없고 또 무슨 일을 저지르나 두려움이 앞선다. 얼마 전에도 비디오를 고장내서 2만8천원을 주고 고쳤다. 매일 책을 찢어서 방에 널어 놓아 하루에도 열 번은 치워야 한다. 석이와 같이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가끔은 웃으며 살아야지 오늘 하루도 그렇게 저물어가고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고 그리고 늙고 병들고 내 인생에 남겨질 것이 무엇일런지... 긴1998.10.6(물에 잠긴 서류들) 14

긴1998.10.6(물에 잠긴 서류들) 15

1998.10.7(학교버스 기사님의 부친상) 2012.04.19 01:33 새벽 5시가 조금 넘었는데 교장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3호차 기사님 아버님께서 새벽에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한다. 급히 학교로 가서 3호차 타고 다니는 37명의 아이들 집에 전화를 해서 오늘 학교버스가 없으니 각자 알아서 학교로 오라고 연락을 했다. 교장선생님은 혹시 길에서 버스를기다리는 학생이 있을지 모르니 한바퀴 돌아오라고 하셔서 엄마 집에 가서 아침 먹고 대충 한바퀴 돌아 학교로 왔다. 내일부터 며칠 동안 관광버스가 오기로 했는데 관광버스기사가 아이들이 타는 자리를 모르기 때문에 내가 버스를 타고 안내를 해야 해서 오후 하교하는 다른 버스에 타서 대전시내를 한바퀴 돌아오니 자리를 익히는데 멀미가 났다. 내일 아침은 일찍 일어나 등교 지도를 나가야 한다. 1998.10.7(학교버스 기사님의 부친상) 16

1998.10.9(학교버스 승차 지도) 2012.04.19 01:32 새벽 5시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통학지도 나가 버스 안내양처럼 앞에 앉아서 기사님꼐 서는 자리 알려주어 아이들 태우느라 대전시내 한바퀴를 돌아 학교에 왔다. 수업 5시간 하고 오후에 또 하교 지도 하느라 버스타고 다녔다 힘들지만 내가 할일이라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교장선생님께서 수고한다고 어러 번 말씀해 주셨다. 다행이 내일은 충남 특수학교 교사 체육대회가 있어 학교는 하루 쉬고 보령에 있는 정심학교에 간다. 1998.10.9(학교버스 승차 지도) 17

1998.10.9(장애인 수용시설) 2012.04.19 01:32 오늘은 대전 충남 특수학교 7개교가 해마다 함께 모여체육대회를 하는 날이다. 학교는 휴업하고 아침에 출발해서보령에 있는 정심학교에 가서 배구, 피구 등 체육대회를 하였다. 정심을 먹고 정심학교를 돌아보았는데 학교와 요양원과 수용시설이 함께 있는 곳인데 그곳을 돌아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커다란 방에 가구도 없이 한쪽 구석에 이불만 있고 여러 명의 어른들, 아이들이 하는 일 없이 함께 옹기종기 앉아 있거나 서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TV도 없고 놀아줄 사람도 없이 있다가 나를 보더니 반갑다고 말을 걸고 손을 잡고 매달리기도 한다. 그들의 눈에는 사랑에 굶주린 표정이 역력해 보여 참 안됬다는 생각이 들엇다. 더 심한 중증의 아이들은 마치 동물원의 동물처럼 창문과 방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는 곳에 갇혀있었는데 창틈으로 보니까 말도 걸고 손도 내밀고 하는데 자세히 보니 석이보다는 나은 상태인 것 같았다.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석이가 학교에 가지 않아 같이 데리고 갔어쓴데 석이보고 '너 여기 살아라" 하니까 고개를 흔들며 아니라고 하는데 무얼 알고 그러는 것일까? 체육대회 행사가 끝나고 대천 바닷가 횟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대전에 오니 늦은 밤이 되었다. 1998.10.9(장애인 수용시설) 18

1998.10.10(늦게 들어오는 딸) 2012.04.19 01:31 지금까지 살면서 그 누구에게도 나쁘게 하기는 고사하고 누구의 마음도 아프게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손해를 보면 내가 보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내가 하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사는 것이 힘드는지. 그동안 작은 집이나마 하나 장만했고 큰애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보냈고 장애아 돌보면서 직장 다니며 열심히 살아 왔지만 결국 내가 사는 모습은 이런가 하는 생각에 가끔 억울하단 생각이 든다. 석이는 내가 앞에서 치우면 뒤에서 어지르고 치우고 돌아서면 또 어지르고 그러면서 또 시간이 흐른다. 딸은 일찍 와야 열시반 열한시다 아르바이트 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매일 늦는다. 열한시 넘으면 딸 핸드폰으로 빨리 들어오라고 해보기도 했지만 말해도 안듣고 하여 이제는 내가 먼저 잘대가 많다. '네 인생 잘 되고 못되는 것은 네 책임이고 네 복이니 스스로 잘 알아서 행동해라'고 말해주었다. 딸의 취미생활 1998.10.10(늦게 들어오는 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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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13(도자기 배우기) 2012.04.19 01:27 아침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어제는 IEP 물에 젖었던 것 헤어드라이로 바람을 쐬어 말려 보았다. 글씨가 많이 번진 것은 다시 만들고 웬만한 것은 그대로 두려고 한다 학교에 가져다 두고, 다시는 집으로 가져오지 말아야지 요즘 학교에서 수업이 없고 특별히 공문 처리할 것이 없으면 도예실에 많이 가 있다. 흙 만지는 것이 재미 있어서 도예 수업을 맡은 것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나는대로 열심히 해보아야 겠다. 오후에는 그룹홈 관계로 대전에 있는 자립지원센터 총무와 전화를 했다. 유성집에 그룹홈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석이 어디 안보내고 되고 나도 나중에 할일이 있으니까 좋고 당장은 어렵지만 더 생각해 보고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아야겠다. (혜광학교 도예실) 1998.10.13(도자기 배우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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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18(마음의 여유를 찾자) 2012.04.19 01:26 인생이 그리 긴 것도 아닌데 슬퍼하고 괴로와 하며 지내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 하루하루 아끼고 즐겁게 아름답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석이가 자꾸 귀찮게 하는데 놀아달라고 하는 것 같다. 석이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TV보는 것, 놀러가는 것, 차타고 나들이 가는 것, 놀이기구 타는 것, 도시락 싸가지고 야외에 가서 먹는 것, 식당에서 외식 하는 것등을 좋아한다. 석이와 살려면 돈이 많이 있어서 매일 놀러가고 여행하고 식당에서 맛있는 것 사먹어야 한다. 다음 주 부터는 공주대 학생들 교생실습 오고, 11월 12일에는 교내 작품 발표회가 있고, 그러다 보면 2학 기도 금방 지나갈 것이다.. 벌써 날씨가 쌀쌀하다 나는 추운 것은 싫은데 집안의 온도를 더 올리고 옷도 더 껴입어야겠다. 오늘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태극기 그리라고 하고 잠시 교실 옆에 있는 산을 보니 소나무도 보이고 가을 햇살이 밝게 비치고 있고 까치 소리도 들리고 참 평화롭고 아늑한 순간이었다. 가능하면 짜증을 내지 말고 침착하게 천천히 생각하고 신경질 내지 말고 살아야 겠다 걱정 한다고 안될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잘못될 일이 잘되는 경우도 없는 것 같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자. 1998.10.18(마음의 여유를 찾자)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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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18(나도 고상하게 살고 싶은데) 2012.04.19 01:25 석이는 항상 혼자서는 잘 놀지 않고 내 옆에서 놀고 내 옆에서 잠을 잔다. 나는 항상 다 피곤함을 느낀다. 석이는 가끔 나에게 매를 맞는다. 매맞은 자국이 없어지지도 전에 또 맞아 항상 자국이 있을 정도이다. 지금은 전보다 많이 안정되어지고 말귀도 알아듣기에 안 때리고 참으려고 한다. 나도 천사처럼 고상하게 살고 싶은데 석이와 같이 살면서 욕도 하고 소리도 지르게 되니 나는 절대로 천사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성질이 급하고 참을성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석이가 저지르는 기가 막히는 그런 상황을 보면 태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석이도 점차 나아지고 나도 점차 나아지겠지 속상한 일이 많은데 무조건 참는 것도 병이 될 수도 있다니 마음의 찌꺼기를 잘 걸러내어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겠다. 1998.10.18(나도 고상하게 살고 싶은데) 25

1998.10.19(도예가 재미있다) 2012.04.19 01:24 누구도 완전한 사람은 없겠지만 여자가 혼자 오래 살면 외골수가 되고 고집이 세어지고 타협도 잘 못하는 성격으로 바뀌게 된다고들 한다. 전에 같이 근무핬던 40대 노처녀 선생님은 자기가 노처녀 히스테리가 나타나지 않을까 염려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이상한 증상이 보이면 말해달라고 했다. 속이 갚고 마음이 트인 여선생이었던 것 같다. 산다는 것 자체가 갈등이고 투쟁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 일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면 그때는 이미 죽은 후이겠지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들도 매일 매일 싸우고 긴장하고 타협하고 그렇게 살게 되겠지 늘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요함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요즘 그나마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은 도예를 배우는 것이다. 도에선생님(길 선생님) 모셔다가 학교에서 다른 선생님들과 배우고 있는데 컵 만들기가 쉽지 않다. 뚜껑 만들기도 어렵고 손잡이도 쉽게 떨어져서 쉽질 않다. 도예는 나중에 취미활동으로도 좋을 것 같아 열심히 배워야겠다. 1998.10.19(도예가 재미있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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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29(애정결핍) 2012.04.19 01:23 어제 저녁에는 집안 가구들을 옮기는 일을 했다. 컴퓨터, 책상과 장농 등 혼자서도 요령이 생겨서 잘 옮긴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일이어서 오늘은 어깨가 아프다 혜광학교에는 난희라는 아이가 있는데 어머니는 안계시고 아버지와 둘이 사는 아이인데 조금만 상처가 나거나 어디가 아프면 옆에 와서 자꾸 아프다고 봐달라고 한다. 집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여서 그런가보다. 살아가면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낀다. 요즘은 도예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애들 수업하고 나도 배우고 작품 발표회 준비로 애들이 만든 것 다듬고 초벌구이, 재벌구이 까지 혼자 다한다. 작업을 하면 옷에 흙이 투성이로 묻고 먼지 뒤집어 쓰고 굉장히 험한 일 중의 하나이다. 가끔 손을 다치기도 하고 손이 노동일 하는 사람ㅂ 처럼 거칠어졌다. 얼마 안 있으면 장학지도 온다고 하는데 물에 빠진 IEP도 다시 만들어야 하고 바쁜 일들이 또 나를 압박하고 있다. 1998.10.29(애정결핍) 28

1998.11.2(어느 일요일) 2012.04.19 01:22 파란 가을 하늘이 맑고 드높은 전형적인 가을하늘 좁은 아파트에 살며 답답할 때면 아파트 창문 밖으로 멀리 산도 보고 하늘도 본다. 일요일 한낮을 편안히 보냈다 새벽에 유성온천에 가서 목욕하고 집네 와서 잠을 좀 자고 일어나 정오 예배를 다녀왔다. 그리고 나가서 도예책을 한권 사 가지고 와서 빵, 커피를 먹고 음악을들었다. 석이는 졸린지 하품을 하면서 tv를 보고 있다 워낙 잠이 없는 애라 데리고 살기가 더 힘이 든다. 석이가 자면 온 세상이 다 편해 지는 것 같아 석이가 잘 때가 가장 좋다. 내일부터 교생이 오는데 내 수업 참관을 하니까 신경이 쓰인다. 12일에는 작품 발표회가 잇고 장학지도를 나오기로 되어 있다. 15일 후에는 대전 특수교사들에게 미국 다녀 온 연수를 해야 하고 11월은 또 바쁜 한 달이 될 것 같다. 1998.11.2(어느 일요일) 29

1998.11.8(포항여행) 2012.04.19 01:21 어제는 포항에 사는 서은희 선생님을 만나러 포항에 다녀왔다. 아침 7시 10분 대전을 출발해서 포항에 10시 20분에 도착했다. 중간에 휴게소에 한번 쉬어 아침 식사로 김밥과 우동을 먹고 포항에 도착해서 잠깐 서선생님 집에 갔는데 47평 아파트에 살고 아들만 둘이고 남편은 세관에 다니는 공무원이라 했다., 참 다복해 보이는 집이었다. 서선생님이 크레도스 차 운전해서 보경사에 가서 보경사 절 구경하고 산에 조금 올라 가려는데 석이가 안가려고 하고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포행근처 바닷가에 갔다. 포항 근처 월포, 칠포, 북부 해수욕장 등 바닷가를 구경하고 갈매기도 보고, 고기잡이 어선들어 오는 것도 보고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차 한잔씩 마시도 얘기 하다가 포항 수산물 시장(죽도시장)이 가 생선을 샀는데 서샌생님이 오징어를 선물로 사주었다. 오후 5시에 포항을 출발해서 돌아오는데 일요일이라 고속도로가 밀려서 한시간이 더 지연되어 저녁 9시 30분 쯤 대전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고속버스에서 잠을 자긴 했지만 너무 피곤하다. 서은희 선생님이 많이 신경 써주고 잘 해주어서 고마웠다. 미국에 다녀 온 후 여행다운 여행을 한 것 같다. 1998.11.8(포항여행)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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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1.11(고독할 틈도 없다) 2012.04.19 01:21 혼자 살던 둘이 살던 누구나 고독함을 느끼고 산다고 한다. 이해가 가는 말이기는 하지만 나는 고독한 것을 싫어한다. 따라서 항상 말썽을 부려 고독할 틈을 주지 않는 석이가 옆에 있는 것이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미래에 대해서 아무것도 확신을 할 수가 없다. 주어진 인생 어디로 흘러 가는지 그 어느 곳이 종착점이 될른지 석이와 사는데 까지는 살아보겠지만 어느 쓸쓸한 양로원에서 여생을 마칠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아파트라기보다는 거의 원룸 수준이다. 방은 둘이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답답하다. 언제 이 집에서 벗어나려는지 아직 계획이 없다. 작아도 위치가 좋고 편리하긴 하다. 작아서 청소하기 쉽고 관리비 안들고 이런 집도 없는 사람 생각해서 감사하며 살아야지 1998.11.11(고독할 틈도 없다) 32

1998.11.15(베란다에서 목욕하기) 2012.04.19 01:20 아침에 석이와 수영장에 갔는데 수리 중이라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 돌아와 집에 있는데 남동생이 산에 가자고 해서 석이와 함께 집 근처 우성이 산에 갔다. 낙엽을 밟으며 좀 걷고 '우리들의 이야기전'이라는 50~60년대 사진 전시회에 다녀와서 욕조 대용으로 쓰는 큰 물통에 물 받아 목욕하며 피로를 풀었다. 우리 아파트는 너무 작아 목욕을 할 수 있는 욕실이 없다. 그래서 베란다에 욕조 대용 큰 물통을 사놓고 더운 물을 받아 베란다에서 목욕을 한다. 물론 베란다의 창문은 시트지를 잘 붙여서 밖에서 보이지 않게 했지만 우리집은 제일 높은 층이고 우리 집 앞에는 건물이 없어서 앞에서 볼 사람도 없다. 보통의 집은 집의 구석 해가 안드는 곳에 목욕탕이 있는데 나는 집을 새로 고치거나 짓게 되면 해가 잘 드는 곳에 욕실을 만들고 욕실 문을 유리문으로 크게 달고 문 열고 나오면 정원으로 바로 연결되는 그런 목욕탕을 만들고 싶다. 한 낮 해가 비치는 베란다에서 목욕을 하는 것은 수영을 하는 것 처럼 참 즐거운 일이다. 욕실이 작은 수영장처럼 큰 그런 욕실이 있는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1998.11.15(베란다에서 목욕하기) 33

1998.11.18(내 인생도 아름다웠다 말하리라) 2012.04.19 01:19 (8월8일 미국에서 있을 떄 낙서) 지금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 정말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흘려보냈던 시간들이 지금은 서서히 종척역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기차 처럼 어느 지점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감사하며 살기로 맘 먹는다 1998년 8월 한 달이라는 인생의 한 점이 무의미로 끝나지 않았으니 그 한 점, 한점 소중히 간직하여 나의 인생도 아름다웠다 말하리라 비록 내가슴 사랑으로 채우지 못하였어도 언제고 사랑을 줄 수 있는 가슴으로 남고 싶다. 바람결에 첫눈인지 뭔지 흩날리더니 지금은 맑아졌지만 밖의 날씨는 몸시 추운 것 같다. 빨리 방학이 되었으면 좋겠다. 1998.11.18(내 인생도 아름다웠다 말하리라)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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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1.2(교사의 정년단축) 2012.04.19 01:18 오늘의 톱 뉴스는 교원 정년 단축이다. 많은 선생님들이 분개하고 있지만 나는 그리 화가 나거나 분개하지는 않는다 어치피 그때 쯤이면 학교를 그만 두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교직에 늦게 들어와서 내 또래선생님들 보다 경력이 4~5년 모자라 오늘로 꼭 18년이 되었다. 앞으로 정년 때까지 15년을 더 하다가 연금을 받아서 생활하면 되겠지 나는 아직까지 연구도 하나도 안했고 1정 점수도 낮아서 승진을 못할 것 같고 아이들이게 좋은 교사로서 열심히 하다가 그만 두려고 한다. 아버지도 조금 있으면 80이 되시는데 사람이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 하는 일이 없으면 치매도 빨리 오고 빨리 늙는 것 같다. 갑자기 소공녀 세라가 생각이 난다. 나는 내가 가졌던 그 모든 것을 하나씩 둘씩 버리고 내가 누렸던 자리를 한 칸씩 내려와서 가장 낮은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소공녀 세라가 조그만 다락방으로 쫒겨나 생활을 했듯이 그러나 더 내려갈 곳 없는 이 자리가 마음이 편하고 좋다 어디로 올라 가고 싶은 생각도 없고 가지고 싶은 것도 없다. 먼 훗날의 일은 내 소관이 아니고 내 의지로 살아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미래는 미래에 맡기는 수 밖에.. 1998.11.2(교사의 정년단축) 36

1998.11.3(살림이 서툰 나) 2012.04.19 01:16 자다가 콧물이 많이 나서 잠을 깼다. 갑자기 알러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약을 먹으려니 빈속에 먹을 수 없어서 아침밥을 준비하다가 그릇을 하나 깼다 나는 살림을 잘 못하는 것 같다. 그릇도 잘 깨지, 다림질도 잘 못하지 청소도 잘 안하지 옷장 정리도 잘 안하지 칼질하다가 손도 잘 베지 어머니도 내가 살림하는 것이 몸에 배지 않고 서툴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나는 마음은 여성스럽고 평화로운 것을 좋아한다. 유성 장이면 시장에 가서 이것 저것 장구경 하기를 좋아하고 계절 입맛에 맞는 음식 만들어 깔끔한 식탁보 깔아 하얀 그릇에 담아내고 싶다 1998.11.3(살림이 서툰 나) 37

1998.11.24(단념을 잘 했던 나) 2012.04.19 01:15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추운 날씨에도 씩씩하게 잘 돌아다니는 나였는데 지금은 추운 날씨가 겁난다 올 겨울에도 건강하게 잘 지내려면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운동도 할겸 바깥 외출을 겁내지 말고 다녀야 하는데 나갈 때 옷 많이 껴입고라도 나가야겠다 아버지는 내가 어릴 적에 칭찬하셨던 말 중에 '하지마라 하면 떼쓰지 않고 쉽게 단념을 잘 한다'였다. 그것이 정말 칭찬 받을 행동인지 잘 모르겠지만 부모님 속을 썩이지 않고 순종하는 착한 딸이 되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아고 있다 나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효도해서 잘못되었다는 말은 들은 적도 없지만 있다 하더라도 그말은 잘못된 말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살 것이다. 1998.11.24(단념을 잘 했던 나) 38

1998.11.29(도공이 되어볼까?) 2012.04.19 01:14 아주 오랫만에 청국장을 끓였다. 두부도 넣고 보글보글 끓이니 작은 아파트에 냄새가 진동을 한다. 요즘 서양 음식이 많이 들어와 우리 음식을 밀어내고 있지만 점점 옛날에 먹던 음식이 좋아진다 부지런히 학교일, 성적, IEP,평가 등을 했는데도 아직 여러가지 일이 남아 있다. 벌써부터 겨울방학이 기대된다. 나는 이번 방학에는 도예를 배우고 컴퓨터 연수도 해야겠다. 도예는 자격증 까지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내 적성과 취미에 너무 잘 맞는 것 같다. 장차 여자 도공이 한 사람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어지러운 세상 초월하고 흙이나 만지면서 사는 것도 멋있는 삶이 될 것 같다 1998.11.29(도공이 되어볼까?) 39

1998.12.2(속절없는 인생) 2012.04.19 01:13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흐려있더니 겨울비가 조금 내렸다. 벌써 12월이고 힌 해가 또 간다. 새해가 되면 또 한살 나이를 먹고 그러면서 늙어 간다. 붙들어 맬 수 없는 것이 시간이고 세월이고, 인생이다 사십 중반이 넘도록 살아보니 한 평생이 무척 긴 줄 알았지만 속절없이 흘러가 버리고 말 것이라는 것 알게 되었다. 먼 훗날 아니 얼마 안 있어 인생을 정리하게 될 때 후회없이 미련도 없이 담담하게 그리고 이 세상에 왔다 가는 것이 정말 감사하고 기쁜 일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세상은 살 가치가 있고 삶은 아름다운 것이었다고 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998.12.2(속절없는 인생) 40

1998.12.12(석이와 같이 사는 삶이란) 2012.04.19 01:12 오늘은 석이가 잠을 안자고 새벽 일찍 깨어서 나도 일어났다. 일어나면 배가 고픈지 먹을 것을 찾고 징징거려서 우선 먹을 것 부터 챙겨 주게된다 그러면 좀 얌전해진다. 석이와 함께 사는 것은 결코 쉽지 만은 않다. 석이는 빈틈이 보이면 별의 별 짓을 다 하기 때문에 조금도 빈틈을 보이지 말아야한다 일을 저지를 때마다 화가 나서 때리고 발로 차고 하다가도 내 자식인데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안아주고 놀아주고 그런다. 모르는 사람은 엄마가 아이를 때렸다고 하면 엄마가 나쁘다고 하겠지 이런 상황을 설명을 해주러도 겪어보지 않은 이상 이해하지도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생활해보라고 하면 하루나 결딜까? 아마 하루도 못견디고 도망가버릴것이다. 정상인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말하자면 집에 중환자가 한 사람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잠 자는 것도, 밥 먹는 것도 모든 것이 정상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때로는 같이 정신이 돌아서 미쳐버리든지 도망갈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뿐 아니라 우리 학교의 다른 장애아 부모들도 다들 죽을때 까지 장애아이를 내가 끼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장애애이를 키워보니 남들이 그 일을 대신해 주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것이다. 나는 내가 누릴 복의 한계를 느끼고 순응하고 살고 있다. 1998.12.12(석이와 같이 사는 삶이란) 41

석이와의 삶이 때로 너무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쩔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하고 있다. 1998.12.12(석이와 같이 사는 삶이란) 42

1998.12.14(행복한 삶을 위하여) 2012.04.19 01:10 살면서 행복한 순간들 1) 물 뜨겁게 받아놓고 몸 담그고 있는 것 2) 유성 5일장에 가서 구경하고 물건 사는 것 3) 요리하는 것 4) 피아노 치고 노래하는 것 5) 좋은 음악 듣거나 영화 보는 것 6) 기차 타고 여행 가는 것 7)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 8) 약수터에 가서 물 떠오는 것 9) 꽃 가꾸고 난 가꾸는 것 나는 때로는 빨리 할머니가 되고 싶다 멋있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세련되고 매력있는 할머니 살도 찌지 않고 피부관리 잘하고 건강하고 얼굴을 찡그리지 말고 속옷도 젊은 사람들처럼 예쁜 것으로 입고 차도 예쁜 색 좋은 차 타고 옷도 단정하게 품위있게 입고 그런 할머니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1998.12.14(행복한 삶을 위하여) 43

1998.12.14(행복한 삶을 위하여) 44

1998.12.16(석이의 생일) 2012.04.19 01:08 오늘이 석이 생일이다 주민등록에는 1월 16일로 되어 있지만 석이는 1985년 12월 16일에 태어났다. 석이는 질식상태로 태어나서 바로 울지를 않았다. 한참 후에겨우 울었는데 울음소리가 시원찮았다. 그래도 울었으니까, 숨이 돌아왔으니까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기 때부터 잠도 안자고 많이 이상하더니 정신 지체아가 되었다. 오늘이 제 생일인지도 모른다 오다가 케익이라도 사올까 하나가 너무 달아 먹기도 싫고 해서 그냥 과자 좀 사가지고 왔다 석이는 나에게 자식이지만 내 인생에 너무도 큰 짐이 되는 아이이다. 내 멍에이기도 하고 석이가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때로는 너무 힘들고 어렵지만 실과 바늘처럼 떨어질 수 없는 사이 때로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석이와 같이 있으면 순수해지고 아무 생각도 안들고 단순해진다. 나는 분명 죽을 때까지 석이를 떼어놓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좋은 시설이 있고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이 되고 석이도 이담에 커서 자립능력(신변, 일살생활) 이 생기면 떼어놓아야 겠지 20~30세쯤? 사람들 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가지가지로 다른데 나는 한평생 석이와 씨름하다 그야말로 이름없이 아무 것도 남는 것 없이 그냥 갈 것 같다 1998.12.16(석이의 생일) 45

이렇게 살다가 죽기 전에 그래도 나는 이렇게 살았다고 하고 책이라도 한 권 남기고 싶지만 그렇다고 내 삶이 소설책의 주인공처럼 대단한 것 같지도 않다 좀더 마음을 수양하고 빛나는 감성과 예지가 우러나와야 될 것 같다. 내가 가진 장점이라면 나이에 맞지 않게 순수하고 솔직한 점이라고나 할까 나는 거짓말 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저 내 삶의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묵묵히 꿋꿋이 지켜나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1998.12.16(석이의 생일) 46

1998.12.24(한해의 정리) 2012.04.18 15:36 날씨가 포근해서 겨울 같지가 않다. 어려운 사람들에겐 춥지 않아야 겨울나기가 쉬울텐데 아직 겨울이 멀었으니 추울 날도 많이 있겠지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지만 올해는 아쉬움보다는그런대로 행복했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미국 연수도 갔다오고 학교에서 부장을 하고 도예를 배우게 되고 아이들도 나도 아프지 않았고 지냈다. 어떤 한해는 어려웠던 해로, 어떤 해는 좋은 일이 많았던 해로 가억되지만 내 계획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안다. 올해는 내가 잘 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 것 같다. 내년에도 집에서나 학교에서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고 학교 아이들 모두 공부 열심히 하고 석이도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그랬으면 좋겠다. 1998.12.24(한해의 정리) 47

1999.2.2(도배) 2012.04.18 15:36 오늘 아침에 갑자기 도배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지물포에 가서 도배지 고르고 내방과 거실을 도배해 달라고 하고 왔다. 전에는 내가 도배지 사다가 직접 했지만 이젠 힘이 달려서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래도 아침부터 물건 이리 저리 옮기고 벽지 뜯어내고 해서 많이 지쳤다. 도배가 끝나고 짐 옮겼던 것 제자리에 정리하고 나니 방안이 깨끗하고 기분도 상쾌하다. 백지 색은 연두색(녹색) 계통인데 차분하고 안정된 색이다. 방문도 새로 칠해 새집에 들어온 것 처럼 산뜻한 기분이다. 돈은 들었지만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공아파트에서 1999.2.2(도배) 48

1999.2.3(학부모의 초대) 2012.04.18 15:35 오늘은 혜광학교 H의 어머니가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롯데아파트에 갔다왔다. 2월에 H가 고등부를 졸업하게 되면서 담임이었던 나에게 밥을 한끼 대접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집에는 남자 아이만 둘인데 둘 다 자폐아이라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까 하지만 밝게 열심히 사는 분이라 내가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 직접 샤브샤브를 요리를 해주셔서 맛있게 먹고 한참 얘기하고 놀다가 왔다. 어떻게 생각하면 세상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은 팔자 좋게 잘 살고 어떤 사람은 지지리도 힘들게 고생하고 어떤 집은 두 아이 모두 장애아이고... 방학 때는 그래도 좋았는데 개학이 되니까 마음에 긴장감도 생기고 부담이 온다. 또 바쁘게 지내야겠구나 1999.2.3(학부모의 초대) 49

1999.2.10(딸과의 관계) 2012.04.18 15:34 요즘 곰곰히 생각해보니 딸과의 문제점을 좀 알것 같다. 딸은 학교 다니면서 큰 문제없이 제 일은 제가 알아서 잘했다. 그런데 나는 잘한다고 칭찬하는데 인색하고 항상 부족하다고 다그치는 형이었던 것 같다. 딸도 자기 능력의 한계가 있고 그 한계 안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는 중분하지 못하다고 항상 냉정하게 대했다 그리고 석이가 중간에서 나를 힘들게 하니까 석이에게 신경을 쓰느라 딸에게는 따뜻하게 대해줄 수가 없었다. 지금은 대학에 가서 점점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는 잠만 자고 그런다 사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대부분 학교와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밤 12시에 집에 오곤 했었다 지금이라도 고쳐볼까 하는데 잘 안되어 그냥' 너 하는대로 해라 '하고 내버려두게 된다. 얼마 안있어 취직을 하던지 결혼을 하면 정말 내곁을 떠날텐데 딸의 마음을 달래주고 미리 마음의 준비도 해야하는데... 1999.2.10(딸과의 관계) 50

1999.2.11(마음의 여유) 2012.04.18 15:34 2월은 더 바쁜 달인 것 같다 특수학교나 일반 학교나 업무분장, 시수 나누기 담임 문제로 2월 달은 뒤숭숭한데 이번에는 나 좋은 것 하겠다고 다투지 말고 스트레스 많이 받지말고 되는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쩃든 5년이 가고 10년이 가겠지 그 때가 되면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왜 그랬나 싶겠지 나는 도예실 맡게 된 것으로 만족하고감사하고 도자기 많이 만들고 배우고 그래야겠다. 나중에 남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농부는 봄이 오면 밭갈아지 씨뿌려야지 하면서 힘든 생각에 여름이면 장마에 수해 걱정에 가을에는 추수 걱정에 한숨만 쉴꼐 아니라 봄이 오면 새싹이 돋고 예쁜 꽃이 피는 것 보고 여름이면 매미 우는 소리도 감상하고 가을이면 낙엽 떨어지는 것도 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느끼면서 사는 농부가 행복한 농부일 것 같다. 나도 아이 키우는 일, 학교 일에 너무 쫒기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살도록 해야겠다. 1999.2.11(마음의 여유) 51

1999.2.11(마음의 여유) 52

1999.2.12((팔자타령 그만하자) 2012.04.18 15:33 나는 글 쓰고, 도자기 만들고,그림 그리고, 음악 듣고, 채소 가꾸고, 꽃 가꾸는 것을 좋아한다. 나중에 퇴직을 하면 허술하나마 집은 있으니 연금 받아서 생활하면 먹고는 살겠지 지금 내 수준에서 더 이상 돈을 모을 수는 없고 부동산을 더 살수도 없다. 만일 돈이 있다면 유성에 집을 새고 짓고 싶은데 퇴직 할 때가 되더라도 새로 지을 돈은 없을 것 같고 살수 있을 정도로 개축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유성 집 깨끗이 수리하고 차도 사고 해야지 차 정말 바꾸고 싶지만 형편이 안되어 못 바꾸고 있다. 아직은 굴러는 가니까 타고 다니지만 바꾸고 싶다. 그러나 올해 유성집 전세 내려서 놓느라 전세돈 내주고 나니까 차 바꾸는 것은 엄두도 못낸다. 나는 정말 나 혼자 벌어서 지금까지 살았다. 집 산 것도 융자 받아서 사고 유성집도 내가 산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이들도 나 혼자 키웠고 엄마 아버지께도 매달 용돈을 드린다. 석이를 봐주시니까 안드릴수도 없지만 여자 팔자 치고 결코 좋은 팔자는 아닌 것 같다. 남편 복도 없고 자식 복도 없고... 그래도 어쩌겠나 꿋꿋이 살아야지 나는 남의 복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 복으로 살지 남편 복, 자식 복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 복으로 살고 있지 1999.2.12((팔자타령 그만하자) 53

힘내자 1999.2.12((팔자타령 그만하자) 54

1999.2.14(십자가의 의미) 2012.04.18 15:32 주일이라 교회에 다녀왔는데 교회에 가면 나는 죄인이다 사람은 원죄가 있어서 모두가 죄인이라 가르침을 받았지만 나는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느낀다. 성경말씀도 똑바로 볼 수가 없고 기도도 할 수가 없고 목사님 설교말씀도 먼 산의 메아리처럼 들린다. 옛날에 잘 부르던 찬송가도 따라 부르려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눈물이 나와 목이 메어 찬송가도 부를 수가 없다 어제 목사님의 설교는 환자에게 의사가 필요하듯이 죄인에게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었다. 천국은 고통 받는 자, 억압 받는 자. 애통하는 자의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조금 이해된다. 그래서 나는 석이 때문에 슬프고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내 마음에 보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유성집에 살때 집 뒤 농장의 옥수수를 몰래 따 먹은 일 때문에 때로 죄책감에 사로 잡히고 뭐가 잘못되면 옥수수를 훔쳐 먹은 것 때문에 벌 받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나님께서는 선택된 사람이 잘못을 하면 더 노여워 하실 것이다.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조그만 잘못을 하면 더 서운한 것 처럼 예전에는 하나님께서는 항상 나를 지켜주시고 어려움을 주지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했고 항상 주님의 축복속에서 복된 생활을 할 줄 알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이 나에게 닥치니 그동안 믿어왔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주님이 어디 계신지 하나님께서 나에게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주셔서 이제는 구할 힘도 매달릴 힘도 조차 없다고 느꼈다. 1999.2.14(십자가의 의미) 55

사실 내가 신학대학에 다니면서 배운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십자가의 의미를 깨달은 것이었다. 주님을 따르는 길은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 배웠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을 졸업하고 얼마 후 부터 내 세속적인 환상과 꿈은 깨어지고 낮은 곳으로 계속 내려가는 것 같았다. 점점 더 낮은 곳을 향하여... 1999.2.14(십자가의 의미) 56

1999,3,9(물 흘러가는대로) 2012.04.18 15:31 어제는 케이블 TV에서 '연쇄중루'라고 하는 드라마를 보고 울었다. 사회적 관습과 윤리, 가문의 명예 따문에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한 쌍의 남녀가 마을사람들이게 몰매를 맞고 쫒겨나는 내용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선택한 길이고 사랑을 위한 댓가로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 숭고한 사랑이야기다 사랑은 아무 노력이 없어도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얻기 위한 건너야 할, 넘어야 할 그 무엇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넘어야 할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미움을 버리고 용서를 해야 할 것 같다. 같은 사람의 마음 속에서 한 사람은 미워하고 또 다른 사람은 사랑한다는 것은 이중적인 운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옳다고 믿고 살아왔던 것에 대한 가치관의 재정립도 필요할 것 같다. 가끔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나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자신만만했는데 때로는 그러한 생각이 올바른 사랑을 하지 못 하게 하는 방해꾼이 되기도 할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에 대한 자신이 없다.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그저 물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내 앞 날에 대하여 미리 예견하고 방향을 잡아 가는 것은 너무 벅차고 힘든 일이다. 1999,3,9(물 흘러가는대로) 57

1999.3.26(내 어릴 적 꿈) 2012.04.18 15:31 나에게는 어릴 적부터 막연한 꿈이 있었다. 사철 꽃 피고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에서 살고 싶은 꿈을 꾸오 왔었다 결혼해서 십년 만에 꿈꾸었던 집과 비슷한 집을 샀으니 2년도 채 못 살고 그 집에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 집을 떠난 지 8년 만에 다시 그 집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런데 마음이 참 답답하다 잡을 잘 꾸밀 돈도 없도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이 들어가 재미있게 살 사람도 없고... 차라리 이 조그만 아파트가 오히려 무섭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고 햇빛도 잘 들고 따뜻해서 좋았던 것 같다. 남은 인생 어떻게 잘 꾸려갈 수 있을지 겁이 나고 두렵다. 매사에 용기가 없어지고 자신이 없다 요즘도 학교일로 매일 바쁘고 도예 배우느라 바쁘고 석이 보랴, 강아지 뒷치닥거리 하랴 학교가 멀어 운전하고 다니느라 힘들고 아파트 전세 온다는 사람 시간 맞추어 집 보여주랴 장대동 집 고치러 다니느라 바쁘다 엄마가 많이 도와주셔서 그마나 이런 일들을 해나가고 있지만 결국 나 혼자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 살다보면 어떻게 살아지곘지 살다 보면 세원이 가고 또 좋은 날도 오겠지 하면서 사람이 미래를 안다면 살지 않을 사람도 많을 것이다. 1999.3.26(내 어릴 적 꿈) 58

잘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대감으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가보다 그러나 내 주변에는 그 막연한 희망을 품고 살아왔으나 결국에는 이루지 못하고 그냥 늙고 죽는 사람도 많다. 다시 일어나 보려고 안간힘을 써도 그 힘이 너무 미미해서 죽어가는 새가 퍼덕거리는 것이 불과한 것은 같이... 젊음도 한 때고 일하고 돈 버는 것도 한 때고 사랑할 때도 한 때고 어떤 사람은 이렇게 어떤 사람은 저렇게 살다가 가겠지 석이는 계속해서 TV채널을 돌리고 강아지는 까불고 돌아다니고 배는 부르고 밤이 되었으니 잠이나 자야겠다. 또 바쁜 내일 아침이 오겠지 1999.3.26(내 어릴 적 꿈) 59

1999.3.26(내 어릴 적 꿈) 60

1999.3.27(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2012.04.18 15:30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에 가면 시간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고 한다. 우주선 한번 쏘아 올려서 우주에 갔을 때 어마어마한 돈과 노력이 들었으니 그렇게 간 우주에서의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이겠는가? 다시 생각을 해보면 지구에서의 시간도 그와 똑같이 아까운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흔히 시간은 두 번 다시 울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 아까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감나무도 한그루 다시 심고 텃밭도 새로 가꾸고 인생을 한 땀 한 땀 아름답게 수 놓듯이 한순간 한순간을 정성껏 살아야겠다. 1999.3.27(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61

1999.5.2(집수리) 2012.04.18 15:29 어제는 성년의 날이어서 식탁에는 딸이 성년이 되어 받아 온 장미꽃바구니가 놓여 있는데 나는 냄비에 밥 비벼서 먹고 있으니 너무 안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져녁 늦은 시간이라도 배가 고프면 잠이 오지 않기 때문에 밤에라도 잠이 안 오면 무얼 먹는 습관이 있다. 이사가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그냥 이쪽 집 세 놓고 가면 되 것이라고 생각 했는데 마음에 항상 언젠가 그 집에 다시 들어가 살아야겠다고 생각 해왔기 때문에 그 집으로 가기로 결정한 것인데 수리하는 일이 끝이 없고 가서 살 일도 걱정이고 마음이 복잡하다 페인트는 칠했고 도배는 오늘 하기로 했다. 그런데 대문 공사를 또 해야 한다. 밖에 차를 두기가 마땅치 않아서 대문을 넓히고 집안으로 차를 넣기로 했다. 엄마랑 얘기 해 보니까 그 공사도 만만치가 않다. 대문 기둥을 부수고 화단을일부 없애고 차가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나무도 캐서 옮겨야 하니 돈이 또 많이 들겠는데 안 할수가 없는 일이다 그 집은 새로지은 바나 다름없이 수리를 많이 해왔는데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버리지도 못하고 결국 같이 살아야 하는 애물단지, 그러나 그 집은 팔지 못하고 그 집에서 살아야 할 운명 같은 것을 느낀다. 너무 옛날에 지은 집이라 구조도 편리하지 않고 시내에서 멀고 현재 안방에 다른 사람이 세를 들어 살고 있는데 아직 기한이 많이 남아 있고 청소할 곳 많고 쓰레기 버리러 가기가 멀어 걱정이 앞선다. 지금은 엄마가 계셔서 모든 일을 도와주시니 내가 버티고 해나가지만 엄마가 안계시면 나는 아무 것도 못하고 쓰러질 것만 같다. 1999.5.2(집수리) 62

1999.5.30((피곤한 하루 하루) 2012.04.18 15:28 요즘은 무슨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바쁘고 피곤하다 집 이사가는 일이 끝나야 정신을 차릴 것 같은데 집 고치는 일이 끝이 없다. 대문을 새로 넓히고 마당을 넓고 화단을 정리하는 큰 공사가 남아 있다. 대전 교사 미술작품전에 작품을 내기로 해서 6월달 안으로 도자기를 만들어서 제출해야 하는 일도 있는데 내가 일을 만들어서 더 바쁘고 힘들게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언젠가는 조용하고 편안한 시간으 올 것인지 아니면 이렇게 분주하고 바쁜 일과 곳에 항상 살아갈 것인지.. 나는 항상 모든 것이 조용하고 평화롭고 한가하고 아무 일도 안해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 없이 지낼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무엇 때문에 바빠야하고 집 고치느라 힘들어야 하는지 갑자기 멍청해 질 때가 있다. 내 마음이 이렇게 심란하고 방활하게 되는 이유는 내가 살아가는 의미있는 그 무엇을 찾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신앙으로 채울 수 있다지만 아직 그렇지도 못하고 조금 슬퍼지기도 한다.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날이 있을런지 아무생각 하기 싫다. 1999.5.30((피곤한 하루 하루) 63

1999.6.4(뜨거운날에 생각 나는 곳) 2012.04.18 15:27 장대동 집은 1989년에 사서 대대적으로 수리를 했고 1년 반쯤 살다가 나왔눈데 꼭 10년 뒤인 1999년에 또 대대적으로 수리하고 이사 들어가게 되었다. 그 때와 지금 달라진 것은 구조가 바뀐 것은 없지만 작은 대문이 커져 집안으로 차를 넣을 수 있다는 것 화장실이 그 대는 재래식 하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수세식 화장실이 두 개나 있고 이층 방에 칸막이없이 하나였는데 지금은 두개의 방으로 나뉘었고 뒤편의 담을 새로 했다. 아직 안방과 거실과 욕실은 다른 사람이 쓰고 있어서 우선 뒷방과 다락방만 찾아서 들어가게 된다. 앞쪽을 주인이 아닌 세를 사는 사람이 사니까 이상하긴 하지만 기한이 될때까지는 어쩔 수 업 없다. 우선은 낮에 집이 비지 ㅇ낳고 집을 봐주니까 안심이 되서 좋다 이번에 장대동 집으로 이사를 가면 오래 살 생각이다. 나는 어떤 새로운 환경이 닥쳐와도 잘 적응하는 성격이라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어쩌면 아버지와 엄마와 같이 살게 죌지도 모르겠다. 내가 석이 때문에 부모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안방과 거실을 찾게 되면 같이 살자고 해야겠다 오늘 오후는 한 여름 날씨 처럼 뜨거웠다. 더운 여름이면 그립고 생각나는 곳이 있다. 뜨거운 햇빛을 받아가며 계단을 올라가서 강의실고 가던 곳 1999.6.4(뜨거운날에 생각 나는 곳) 64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나 혼자 LA에 연수를 가서 한달동안 지내던 때가 생각이 난다 지난 것은 항상 그리운 것이라더니... 지금은 항상 무언가에 쫒기고 좋은 줄을 모르고 살지만 또 시간이 흐른 뒤엔 지금을 그리워하겠지 아침에 석이와 같이 차를 타고 오면서 사는 것이 참 재미있다고 노래를 지어 불러보았다 지금 바쁘게 살긴 하지만 하는 일이 있어서 좋았다는 생각을 할 날이 있을 것이다. 1999.6.4(뜨거운날에 생각 나는 곳) 65

.1999.6.9(이사를 앞두고) 2012.04.18 15:26 이사를 앞두고 있으니 어떻게 짐을 옮길까 어떻게 짐 정리를 할까 걱정이 되어 돈이 들더라도 익스프레스을 불러서 이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날에 이사도 무척 많이 다녀 짐 싸는데는 선수였다. 대학 다니면서 기숙사, 친척집, 하숙집 두번, 자취하면서 세 번 집 모두 7번을 이사했다 아마 결혼도 혼자 짐싸 이사하는 것이 싫어서 하지 않았나 싶다. 결혼 후에도 창천동, 서울대 근처, 구미에서 두 번 상주갔다 다시 포항, 구미, 다시 구미 인동으로 이사했으니 8번과 대전으로 또 이사와서 삼부아파트, 유성집, 신안동, 주공아파트 4번을 이사했으니 모두 12번 이나 이사를 햏다. 그러고 보면 이 아파트에서 6년 5개월을 살았으니 가장 많이 산 셈이다. 아파트가 좁은 것 뺴고는 불편한 것이 없이 잘 살았다. 그러나 너무 바쁘게 살아서 그런지 6년이란 세월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 이사를 가면 더 이상 짐 싸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는 지금 사시는 집에서 50년 가까이 살으셨는데 그것도 재미없어 보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떠돌아다니지 않고 한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싶은 심정이다. 석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15년 키워오면서 많이 힘들엇지만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학교 보내 저 정도라고 된 것을 보니 조금은 내가 사는 일이 그렇게 무의미하지는 앟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주어진 과제를 회피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고 그것이 내 고집이었던 것 같다. 유성집도 그런점에서 비슷하다 처음 내집이라고 장만하게 되었는에 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겉모습만 보고 샀다. 나중에 보니 지붕이 다 썩어서 비가 새고 벽은 습기가 스며들어 다 곰팡이가 피고 제대로 된 곳이 한군데도 없덨다..1999.6.9(이사를 앞두고) 66

그 때부터 집 수리하는 일이 나의 큰 집덩어리가 되었다. 수도도 안 들어와 지하수 펌푸를 두 번이나 뚫었고 지붕, 창문, 바까 담장, 화장실, 등 손 안대내세가 없다. 새를 주고 있는 동안에도 물이 샌다. 보일러가 안된다 하수도가 막혔다고 전화가 오면 나는 가슴이 철렁하고 그떄마나 돈도 많이 들어갓다. 해마다 500만원씩은 집수리에 들어갔는데 내 수입에서 생활비 쓰고 500만원 저축하려면 힘든다 이자까지 물어가면서 집을 고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고치는 것이었으면 좋으련만 내가 그 집을 각별히 생각하게 되는 이유도 너무 많이 집 고치느라 시달려왔기 때문일 것수도 있다. 애물단지처럼 버리지도 못하고 무슨 미련이 남아 있지도 않은데 그 집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고치고 가꾸는 것이 나의 과업이 된 것이다. 성경에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신다는 말씀이 있는데 보잘 것 없고 쓸모없게 된 것을 버린다는 마음 보다는 아끼고 다듬어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가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가끔 내가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어디에서 살든지 그 집에 주는 의미가 뭐 그리 클까? 수없이 많으 집에서 살았지만 먹고 자고, TV보고, 씻고 그러는 곳이 집이 아닌가? 어쨋든 석이와 집 고치는 일은 나에게 주어진 과업이고 풀어야 할 숙제인 것 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1999.6.9(이사를 앞두고) 67

1999.6.10(교직생활) 2012.04.18 15:25 내가 경상북도 구미로 내려가서 살면서 순위고사를 치고 흥해로 처음 발령이 났을 때 딸이 어리고 집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가지 않을까도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갔다가 하기 싫으면 몇달 하다가 그만 두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교직을 출발한 것인데 학교가 평생 직장이 될 줄은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엇다. 그렇게 시작한 교사생활이 나의 생계수단이 되고 직업이고 교사로서 정년까지 갈 것 같다. 언제든 그만둔다고 하던 생각은 없어지고 이 길이 바로 내가 생계를 이어가는 중요한 삶의 터전이 되었다. 다시 한번 사람 일은 꼭 자기 생각되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일이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힘들고 속상한 일도 많지만 더 많은 세월이 흐르면 그것이 인생살이인걸, 다른 사람도 다들 가렇게 살아가는걸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마음이 그만큼 성숙해지지 않았는지 어렵고 힘든 생활의 연속이다 1999.6.10(교직생활)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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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6.18(이사를 한 후) 2012.04.18 15:24 6월 15일 장대동 집으로 이사를 왔다. 이사를 오면 어떻게 살까 했는데 그런대로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다. 채소밭도 가꾸고, 강아지랑 놀기도 하고(강아지가 너무 잘 짖어 걱정이다) 이방 저방 다니려면 너무 멀어 따로 운동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그래도 내가 만든 것을 여기 저기 붙여 놓고 그림도 걸으니 조금씩 안정이 되는 것 같다. 앞으로 1년 반 동안은 앞에 세 사는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하고 그떄 까지는 좀 불편해도 어쩔수가 없다. 앞마당에 잔디밭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사는 동안 완전히 풀밭이 되었다. 질경이, 쑥 토끼풀이 많이 나서 열심히 뽑다보니 손에 물집이 잡혛다. 집이 오래 된 집이라 볼품이 없으니 잔디라도 잘 가꾸어놓으면 보기가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열심히 풀을 뽑았다. 1999.6.18(이사를 한 후)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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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7.28(행복이 솔솔) 2012.04.18 15:23 이사 온 지 한 달이 더 지나니 점점 이 집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저녁이면 바람이 너무 시원하게 불어와 밖의 탁자에 나와 앉아서 있노라면 새록새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다. 십년 전 이집에 살 때 장미가 열 그루가 넘게 있었고 라일락, 목련, 모과나무, 향나무, 등 나무도 많았고 작은 연못도 있었고 백합, 수선화 등 예쁜 꽃들이 많았다. 그러나 내가 이집을 다른 사람에게 세 주고 다른 곳에 나가 살고 있는 동안에 다 죽고 없어졌다. 그런데 다시 이사와서 보니 심지도 않았는데 싹이 나고 꽃이 피는 것들이 있다. 채송화, 나팔꽃, 분꽃, 맨드라미, 메리골드, 원추리, 자주달개비 등이다. 요즘 꽃들이 한창이라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심지도 않았는데 싱싱하게 잘도 피는 꽃들이 너무 기특하고 정답게 느껴진다. 손이 아프도록 잔디밭에 잡초들을 뽑고 또 뽑았더니 지금은 제법 잔디가 꽉차 보기가 좋다. 잔디밭에서 뒹굴고 싶은데 같이 사는 사람 때문에 그러지못한다. 잔디밭 옆에는 개집에 있는데 강아지는 내가 먹을 것을 잘 챙겨 먹였더니 기름이 반질반질하고 대추나무에 대추도 가득 열리고 '호박도 점점 부피가 커지고 집에 오면 이런 것들을 보느라 다른 생각들을 하지 않게 된다. 그냥 이렇에 사는 것도 재미있다. 아파트에서는 베란다에서만 빨래를 말려서 직사광선을 못 쐬었는데 날 좋을 때 석이가 오줌 싼 이불을 햇볕에 소독을 하니 좋다. 1999.7.28(행복이 솔솔) 72

우리 집에서 보이는 하늘은 천문대에서 보는 하늘 만큼이나 넓다 나중에 잔디밭에 누워서 별을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 누구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환경 저런 환경에 처해도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가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말썽쟁이방울이가 자라 새끼를 낳았지 1999.7.28(행복이 솔솔) 73

1998.8.14(행복은 늘 내 곁에) 2012.04.18 15:22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은 컴퓨터 연수가 없는 날이기 때문에 푹 쉬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이것 저것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기로 했다 은행 세 군데 둘러서 통장 정리하고 발 무좀이 있어서 피부과 병원에 다녀오고 마침 유성 장날이라 햇볕이 뜨겁긴 하지만 장에 들러서 필요한 것을을 샀다. 요즘은 돈을 쓸 때는 절약해야지 하면서 쓰는데 진작 이렇게 했으면 돈을 많이 모았을 것 같다. 점심 먹고 오후에는 컴퓨터 공부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냈다. 지금은 해 질 무렵 선선한 바람이 불고 풀벌레 소리고 들리고 매미도 울고 어느 집 별장이 안 부럽다. 채소밭의 고추는 어느 새 빨간 색으로 물들고 방울토마토는 제때 따지 못해 너무 익어서 땅에 떨어진다. 나무에 매달린 거미는 집안에 있는 시커먼 거미보다 색이 예쁘고 모양도 다르다 그 밖에도 우리 집에는 개미, 달팽이, 귀뚜라미, 무당벌레, 가끔 날아오는 나비, 참새, 비 오는 날에 나오는 지렁이 메뚜기도 있다. 우리 강아지는 정말 사랑스럽다. 어릴 때는 그렇게 앙탈을 부리고 사람 옆에만 있으려고 하더니 지금은 말을 잘 듣고 나를 너무 좋아한다 짐승이지만 눈을 보면 뭔가 통하는 것이 같아서 좋다 언제부터인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좋다. 좋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부모 형제는 그렇다 치고 도예선생님, 학교의 교장, 교감선생님, 1998.8.14(행복은 늘 내 곁에) 74

같이 사는 옆방의 아줌마, 카센터 아저씨, 교회 전도사님, 학교의 학부모들까지도 모두 고마운 생각이 든다 가끔 석이만 나를 힘들게 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전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지능이 어린애 세살 정도 밖에 안되니 항상 힘이 든다. 석이는 스스로 신변처리가 안되고 혼자 있질 못하니 석이가 있으면 내 할 일을 하지 못한다. 한 동안 피아노 앞에 앉아본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피아노 치면서 노래를 보르고 싶다. 그 집 앞, 떠나가는 배, 맘껏 큰 소리로 불러보고 싶다. 이번 컴퓨터 연수도 열심히 해서 점수 잘 받고 논문도 잘 써서 연구점수도 받고 싶다. 한줄기 시원한 바람과 풀벌레 소리 앞에서 더 이상 힘들다 하지 말고 쓸쓸하다 섭섭하다 하지 말고 속상하다 하지말고 행복이 어떤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동안 행복은 내가 못 느끼는 사이에도 그림자처럼 항상 내 옆에 있어 왔고 앞으로도 항상 내 옆에 같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그림자는 어두운 곳에 가면 보이지 않고 밝은 곳으로 나와야 보이듯이 내 마음이 어두우면 내 옆에 있는 행복이 보이지 않으니 항상 햇빛이 비치는 밝은 곳에서 1998.8.14(행복은 늘 내 곁에) 75

밝은 마음으로 살아야 겠다. 1998.8.14(행복은 늘 내 곁에) 76

1998년~1999년의 일기 블로그 저자 푸른집 도예 자주달개비 http://blog.daum.net/pjh-409 발행일 2012.04.19 01:50:54 저작권법에 의해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와 전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