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사 이진영 (재외한인학회 회장) 존경하는 유영하 상임위원님 그리고 내빈과 재외한인학회 회원 여러분! 국가인권위원회와 사단법인 재외한인학회가 공동으로,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외교부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는 730만에 달하고 있습니다. 19세기 중엽부터 시작된 해외 이민의 역사는 150여년이 넘어, 이민 6세대를 넘는 재외동포를 보는 것도 이젠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물설고 낯선 곳에서 새로 터전을 잡고, 우리 민족의 뿌리를 면면히 지켜오고 있다는 사실에 존경심과 경외심을 재외동포들에게 가지게 됩니다. 사람의 이동이 활발해진 글로벌 시대인 지금, 전 세계에 거주 안하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의 재외동포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모국인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재외동포라 하면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를 뜻하지만 현재 국내 체류 재외동포의 수는 재외동포 전체의 10%가 넘는 80여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중 중국동포가 70만 여명으로 절대 다수이고, 고려인으로 알려진 구 소련 출신 동포가 3만여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외국 국적을 가진 국내 거주 재외동포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연구는 주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연구가, 재외동포의 경우는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외국인에 비해 재외동포가 오히려 대우를 더 잘 받고 있다는 일부의 인식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각지대와도 같은 곳에 위치한 국내 거주 재외동포는 바로 우리 앞에 놓여있는 중요한 사회적 현상이고, 현실입니다. 외국인 중 가장 다수를 차지하고, 한국으로의 이민이 시작된 90년대 초반부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국내거주 동포들에 대한 연구가 미흡했다는 점은 학회 연구자는 물론 사회 전체가 반성을 해야 할 사항입니다. 출신국에 따라 선입견을 가지고 재외동포를 대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바로 옆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거주 재외동포는 우리 사회의 '다른 타인'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존재입니다. 특히 개정을 앞두고 있습니다만,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차별적으로 대우한 결과 거대한 체류집단을 형성한 중국동포와 고려인에 대한 연구는 시급하면서도 긴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이번 국가인권위원회와 재외한인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학술회의는 국내체류 재외동포의 현실에 대한 진지한 모색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특히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주목하여 국내 거주 재외동포의 현실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분들, 재외동포를 연구하는 연구자는 물론, 일선에서 활동하는 변호 사 분들, 당사자인 국내 거주 재외동포 단체 관계자 및 시민단체 분들이 발표와 토론에 참석해주셨습니다. 먼저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회원 및 재외동포 여러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학술회의가 현실과 법 그리고 미래 정책 대안까지, 국내 거주 재외동포의 인권에 관한 다양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2015. 8. 21. 재외한인학회 회장 이 진 영
환영사 유영하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안녕하십니까?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유영하입니다. 먼저, 재외동포의 인권상황에 대하여 처음으로 문제제기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 인 관심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오늘 행사의 공동주최자이신 (사)재외한인학회 이진 영 학회장님과 관계자 여러분들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또한 바쁘신 가운데에서 도 재외동포들의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귀중한 시간을 허락하여 토론회에 참석해 주 신 내 외 귀빈 여러분들께도 국가인권위원회를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돌아보면, 근대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타의로 정든 고국을 떠나 만주와 연해주, 중앙아시아를 비롯하여 일본 등 타국으로 이주하였던 재외동포들이 현재는 이들 지역뿐 만 아니라 남미와 유럽,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약 7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져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동포 분들은 약 70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1999년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을 제정하여, 재 외동포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에 준하는 출입국 및 법적지위를 보장하였고, 2007년도에는 방문취업제 를 도입하는 등 재외동포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것 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외동포법의 체류자격 부여에 있어서 선 진국 국적의 재외동포와 저개발국 국적의 재외동포를 달리 적용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한
시적인 비자를 얻어 국내에 들어온 재외동포들의 경우 언어문제 와 보육과 교육, 의료 등 기본적 권리보장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개최되는 토론회는 국내 거주 재외동포의 인권문제를 살펴보 고, 이들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과제에 대하여 고민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확신 합니다. 아무쪼록, 오늘의 토론회를 계기로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동포들의 인권이 한 단계 더 성숙되고 보호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될 것 으로 믿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오늘 토론회의 발제와 토론을 맡아주신 전문가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토론회의 공동주최를 위해 노력하신 인권위 직원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드립 니다. 감사합니다. 2015. 8. 21.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유 영 하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프로그램 가. 개요 일시 : 2015. 8. 21.(금) 13:00~17:30 장소 :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 601호 주최 : 국가인권위원회, (사)재외한인학회 나. 프로그램 1:00-1:30 등록 및 자료집 배부 1:30-1:40 개회식 사 회 : 한병일 (국가인권위원회) 개회사 : 이진영 회장(재외한인학회) 환영사 : 유영하 상임위원(국가인권위원회) 진행사회 : 김판준 (재외한인학회) 1:40-3:00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사 회 : 김성준(국가인권위원회) 발 표 윤인진 배진숙(고려대) 재외동포 정책의 전개와 한국 내 재외동포 귀환 이주민 사회의 형성 차규근(법무법인 공존) 재외동포 관련 법규와 국내 거주 재외동포 인권 문제 토 론 이준일(고려대), 곽재석(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김인덕(청암대) 3:00-3:10 휴 식 - i -
3:10-4:30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사 회: 최영호(영산대) 발 표 이정은(성공회대) 한국사회의 인권문제와 조선족 이라는 낙인 김재기 홍인화(전남대) 이주 노동자로서 광주거주 고려인의 인권실태 조일동(한양대) 사할린 귀환동포의 인권적 쟁점 토 론 박 우(한성대), 김승력(고려인지원센터 너머 ), 송석원(경희대) 4:30-5:30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사 회 : 이진영(인하대) 발 표 박정해(법률사무소 허브) 재외동포와 외국인 이주자: 비교 시각에서 본 인권 토 론 정기선(IOM 이민정책연구원), 이천영(고려인마을), 오경석(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 ii -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차 례 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발 표 재외동포 정책의 전개와 한국 내 재외동포 귀환 이주민 사회의 형성 3 윤인진 배진숙(고려대) 재외동포 관련 법규와 국내 거주 재외동포 인권 문제 33 차규근(법무법인 공존) 토 론 이준일(고려대) 45 곽재석(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49 김인덕(청암대) 53 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발 표 한국사회의 인권문제와 조선족 이라는 낙인 59 이정은(성공회대) 이주 노동자로서 광주거주 고려인의 인권실태 79 김재기 홍인화(전남대) 사할린 귀환동포의 인권적 쟁점 103 조일동(한양대) 토 론 박 우(한성대) 121 김승력(고려인지원센터 너머 ), 123 송석원(경희대) 127 - iii -
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발 표 재외동포와 외국인 이주자: 비교 시각에서 본 인권 131 박정해(법률사무소 허브) 토 론 정기선(IOM 이민정책연구원) 167 이천영(고려인마을) 171 오경석(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185 - iv -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발 표 재외동포 정책의 전개와 한국 내 재외동포 귀환 이주민 사회의 형성 윤인진 배진숙 (고려대) 재외동포 관련 법규와 국내 거주 재외동포 인권 문제 차규근 (법무법인 공존) 토 론 이준일 (고려대) 곽재석 (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김인덕 (청암대)
재외동포 정책의 전개와 한국 내 재외동포 귀환 이주민 공동체의 형성 1) 윤인진 배진숙 (고려대) Ⅰ. 서론 한민족의 해외 이주의 역사를 시대적으로 대별하면 19세기 중엽부터 1945년 해방 이 전까지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멕시코, 쿠바 등지로 이주한 구이민, 해방 이후부터 1990년 한소 수교 이전까지 북미, 중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등지로 이주한 신이민, 1990년 한소수교와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재외동포들이 모국으로 귀환하는 귀 환이민으로 구분할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서 모국과 거주국을 연결하는 초국가적 네트 워크가 발전하면서 재외동포는 더 이상 해외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모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과거보다 더욱 강하게 연관되고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 예로 2012년 4 월 제19대 국회의원선거와 12월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재외국민선거가 실시되어 재외 동포는 국내 정치의 중요한 행위자로 부상하였다. 아울러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국적 동 포들이 증가하면서 재외동포는 모국의 중요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2014년 12월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국적동포의 수는 704,536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 1,797,618명의 39%를 차지했다(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2015: 66). 재외동포는 외 국인 노동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전문 인력 등 다양한 모습으로 일상생활에서 과거와 비교해서 일반국민과 더욱 긴밀하게 접촉하고 교류하고 있다. 이들과 일반국민과의 관계 는 동포애에 기반을 둔 우호적인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갈등적 1) 이 논문은 2015년 8월 21일 숙명여대 배주념기념관에서 개최된 재외한인학회 국가인권위원회 공동학술대회 국내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에서 발표를 위해 준비되었다. 아직 초고이기 때문에 저자의 허락 없이 인용을 삼 가기 바란다.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3
인 경우도 적지 않다. 재외동포가 모국에서 중요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일반국민 과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의 재외한인연구는 국내의 재외동포에 대 한 연구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재외동포에 관한 연구를 본격화하면서 연구자들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는 연구 주제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의 재외동포에 관한 연구는 크게 재외동포에 관한 연구와 재외동포와 일반 국민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로 대 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중첩되는 경우도 있지만 재외동포에 관한 연구는 재외동포 의 인구학적, 사회경제적 특성, 지리적 분포 및 종족 공동체, 전반적인 이민자 사회 적응 과 통합을 다루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재외동포와 일반 국민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 는 두 집단 간의 상호인식, 접촉, 교류 및 상호작용을 다룬다. 재외동포는 한국에서 소수 자이기 때문에 다수자의 인식과 상호작용의 내용이 재외동포의 사회적응과 통합에 지대 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외동포와 일반 국민 간의 관계를 다루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로 중요한 과제는 연구의 대상을 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 대상으로 조선족 동포, 고려인 동포, 사할린 동포 등과 같이 장기 거주 또는 정주의 성격을 가져 가시적인 집단이 있을 수 있고 재미동포와 재일동포와 같이 단기 체류의 성격으로 인해 비가시적인 집단이 있을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을 귀환 동포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북한이탈주민은 입국 이전부터 한국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재외동포로 보는 것은 무리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이주민이고 다문화 소수자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정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북한 이탈주민을 귀환 동포로 보지 않더라도 비교 차원에서 포함하여 재외동포와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분석하는 것은 의의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등은 한민족이 아니기 때문에 재외동포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지만 이들 역시 이주민이 고 다문화 소수자이기 때문에 재외동포와의 비교를 통해서 종족성, 국민성, 이민자 지위 라는 요인들이 어떻게 이민자의 사회 적응과 통합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학술적 가치가 있다. 국내의 재외동포에 관한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인 현 시점에서 연구자들이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실제 경험적인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는 주제는 귀환 동포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의 이민자 연구 또는 소수종족집단에 관한 연구에서 종족 공동체 연구(ethnic 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community studies)는 가장 먼저 진행됐으며 계속해서 핵심적인 주제로 남아 있다. 그 주된 이유는 이민자들이 초기 정착 단계에서 자신들의 종족 공동체에서 기반을 다지고 점진적으로 주류사회로 진출하는 과정을 밟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족 공동체는 이민자들 의 거주국 사회 정착과 통합의 디딤돌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종족 공동체는 이민자와 선주민 간의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일종의 '접촉지대'(contact zone)이다. 대부분의 종족 공동체는 이전에 정착했던 이민자 집단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생겨난 공백을 새로 운 이민자 집단이 메우는 일종의 '종족 계승'(ethnic succession)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방식은 서울 서남권 지역의 조선족 동포 밀집지역에서도 유사하게 재현되고 있다. 이주민과 선주민이 접촉하는 지대에서는 편견, 고정관념, 문화충돌, 이해갈등 등이 복잡 하게 얽혀서 나타난다. 따라서 귀환 동포 공동체는 재외동포 자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 라 재외동포와 일반 국민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최적의 주제 이다. 이런 이유로 본 논문에서는 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의 전개 과정에 따라 한국에 입국한 귀환 동포들의 이주와 적응의 양상, 현안 과제를 연구하고자 한다. 연구 대상으로는 조 선족 동포, 고려인 동포, 사할린 동포를 다루되 앞서 설명했듯이 북한이탈주민을 비교집 단으로 포함하겠다. 특별히 귀환 동포 공동체의 분포, 형성 및 변화 과정, 선주민과의 관 계에 대해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Ⅱ. 재외동포 정책의 전개와 귀환 이주민의 입국 1. 재외동포정책의 전개 이승만 정부 이후 역대 정부 중에서 포용적이고 적극적인 재외동포정책을 시작한 것은 김영삼 정부였다. 1993년 취임연설문에서 신한국의 창조 를 강조하면서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재외동포정책을 최초로 공론화하는 이른바 신교포정책을 수립하였다. 정책 목표 로는 재외동포의 거주국에서의 성공적인 경제적, 사회적 적응을 지원하고 재외동포와 모 국과의 정신적 유대를 강화하는 것을 삼았다. 제도적인 성과로는 재미동포를 중심으로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5
재외동포사회에서 오랫동안 요구했던 교민청 대신 재외동포재단이 설립되었다. 1998년에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1997년에 발생한 외환위기를 재외동포의 도움으로 극 복하고자 했고, 그 결과로 1999년에 재외동포의 출입국 및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이 하 재외동포법)이 제정되었다. 김대중 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은 김영삼 정부의 재외동포정 책의 연장선 또는 대동소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책의 기본목표는 첫째, 거주국 내의 안정적 생활 영위와 존경받는 구성원으로 성장 지원, 둘째, 한민족으로서 정체성 유지와 모국과의 유대강화 지원, 셋째, 국가발전에의 재외동포 역량 활용이다. 그러나 재외동포 법은 국내 노동시장 보호와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우려해서 정부 수립 이전 국외이주 동 포(중국, CIS 지역 동포)를 재외동포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여 차별적인 정책이라는 비 판을 받았다. 헌법재판소는 재중동포가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외동포법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헌법불합치 결정(2001년 11월)을 내리고 2003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규를 개정하도록 하였다. 2002년에 참여정부 의 이름으로 출범한 노무현 정부 역시 김영삼 정부에서 설정한 정 책 목표를 계승하였다. 참여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은 재외동포의 거주국 내 안정적 정착을 의미하는 현지화뿐만 아니라 모국과의 유대강화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 다. 그래서 3대 기본목표로 첫째, 거주국 내 권익신장과 역량 강화, 둘째, 한민족으로서 의 정체성과 자긍심 고양, 셋째, 동포 간 화합과 모국과 동포사회 간 호혜적 발전으로 설 정되었다. 참여정부 시기 재외동포정책의 성과로는 중국과 독립국가연합 동포들에게 차 별적이라고 비판받았던 재외동포법을 개정한 것이다. 2003년 12월 동법 및 하위 시행령 을 개정하면서 해외 이주 시점에 따른 외국국적동포 간 차별 규정을 폐지하였고, 2004년 2월 재외동포법의 제2조인 재외동포 범위를 수정하여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 이주한 자를 포함한다는 내용을 명시적으로 법안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법안 개정으로 그동안 배제되어 왔던 중국, 러시아 CIS 지역 등의 재외동포도 재외동포법의 적용대상이 되었 다. 또한 소외지역 동포들에게 대한 배려와 지원이 강화되어서 2007년부터 방문취업제 가 시행되었고 이 제도를 통해 중국동포들의 국내 노동시장 진출이 용이하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창조적 실용정부를 표방하며 선진인류국가와 성숙한 한인사회의 구현 이라는 비전 하에 모국과 동포사회 간 호혜적 발전을 목표로 첫째, 모국과 거주국과의 관계증진을 위한 동포사회의 전략적 기여확대, 둘째, 재외동포네트워크 활성화, 셋째, 모 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국과의 유대증진을 위한 국내법적, 제도적 기반강화, 넷째, 한인정체성 고양을 위한 교 육, 문화교류 확대를 기본구상으로 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모국과의 유대증진을 위한 국 내법적 제도적 기반 강화의 일환 으로 방문취업제의 보완(2008), 제한적 이중국적 허용 추진(2009), 국적법 개정안 시행(2010) 그리고 재외국민선거제도 도입(2009) 및 실시 (2012년)를 추진했다. 앞서 살펴본 역대 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의 기본목표와 주요 성과를 요약하면 <표 2>와 같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김영삼 정부 이후 재외동포정책의 기본목표는 재외동 포의 거주국 내 안정적인 정착 (현지화)과 모국과의 유대 강화 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따 라서 정부가 재외동포의 현지화만을 추진하여 재외동포를 저버리는 기민정책이라는 비 판은 이제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또한 정부 간 재외동포정책의 연속성을 확인할 수 있 다. 참여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의 주요 목표였던 동포 간 화합 및 모국과 동포사회 간 호 혜적 발전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그대로 계승되었다. 그리고 참여정부에서 구체화된 지역 별, 거주국별 특수성을 고려해서 맞춤형 사업들이 이명박 정부에서도 확대 집행되고 있 다. 따라서 정치, 경제, 외교, 남북관계 등 보다 중대한 영역에서의 정부 정책과는 달리 재외동포정책에서는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 기본목표와 체계가 변하는 것은 아니라 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김영삼 정부에서 재외동포정책위원회와 재외동포재단이 설립된 이후 이 두 기관이 계속해서 재외동포정책의 추진체계를 구성하고 있고, 교민청 설립이나 재외동포기본법 제정과 같은 보다 영향력 있는 법과 제도의 정비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7
<표 1> 역대 정부의 재외동포정책 비교 김영삼 정부 (1993~1998) 김대중 정부 (1998~2003) 노무현 정부 (2003~2008) 이명박 정부 (2008~2013) 국정비전/목표 신한국창조 (세계화, 민주화, 개혁)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의 병행발전, 생산적 복지 국민과 함께 하는 민 주주의 실현, 더불어 사는 균형 발전 사회 건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아 선진일류국가 건설 재외동포정책 기본목표 현지화와 모국과의 유대 강화 현지화, 모국과의 유대 강화, 재외동포 활용 현지화, 한민족 정체 성과 자긍심 고양, 모 국과 동포사회 간 호 혜발전 모국과 재외동포 간 호혜발전을 통한 성 숙한 한인사회 구현 재외동포정책 주요 성과 -재외동포정책위원회 설치 -재외동포재단법 제정 -재외동포재단 설립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제정 -재외동포법 개정 -방문취업제 실시 -소외지역 동포에 대한 지원대책 수립 -분야별 한민족네트워크구축 -재외동포정책위원회 역할 강화 -재외국민 선거제도 도입 및 실시 -제한적 복수국적 허용추진 -국적법 개정 -방문취업제 보완 Ⅲ. 귀환 이주민 공동체의 형성과 현안 과제 1. 조선족동포 1) 이주와 실태 조선족동포의 한국으로의 이주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대회 이후 한국에 있는 친척 방 문의 형식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을 방문하면서 선물로 갖고 온 한약재가 한국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자 소위 한약재 보따리 장사꾼들이 등장했다. 한약상들은 1991년부터 1993 년까지 서울역, 덕수궁 앞, 파고다 공원 등에서 한약 및 보신재들을 팔아 큰 수입을 벌었 다. 그러나 1994년에 수입 한약재들이 가짜이거나 유해물질이 함유되었다는 보도가 나오 면서 한약상들은 크게 줄어들었다. 대신 깨, 고춧가루, 참기름 등 농산물을 한국으로 반 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입하고 의류, 잡화, 생활용품 등 경공업 제품을 중국으로 반출하는 보따리 무역은 성장했 다(심의섭, 2005).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더욱 많은 조선족동포들이 코리안 드림 을 꿈꾸며 한국으 로 입국하기 시작했다. 동포 간 화합과 자긍심을 고양한다는 기조 아래, 한국에 연고가 있는 조선족 동포들을 대상으로 6개월의 여행비자나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 아래 입국 을 허용하였다. 한국에 입국한 조선족동포들은 비자만료 이후에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3D업종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에서의 한 달 치 월급은 중국에서 세 달 치 월급 에 해당할 만큼 한국의 높은 임금이 불법체류라고 하려는 주된 동기였다. 더욱이 동일한 언어와 문화적 유사성은 조선족동포들이 한국사회에서 적응하는데 이점으로 작용해서 다른 외국인보다 빠르게 인구증가를 기록했다. 이후 조선족동포의 불법체류와 국내 노동시장 교란 문제가 대두되면서 조선족동포는 1999년 제정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대한 법률(재외동포법) 의 적용 대상 에서 배제됐다. 당시 정부는 재외동포의 범위를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에 해외 로 이주한자 및 그 직계비속으로 제한함으로써 실제적으로 중국과 독립국가연합에 거주 하는 재외동포들을 제외한 것이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해외로 진출한 동포를 정부수립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차별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는 판결을 내렸고, 2004년 3 월에 재외동포법에 대한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재외동포로서의 법률이 정하는 법적 지위 를 획득하게 되었다. 2002년 12월에는 취업관리제(특례고용허가제가)가 도입되면서 방문동거비자를 받고 입국한 조선족동포가 입국 후 취업자격비자를 받아 건설업 등 8개 분야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제도를 통해서 방문동거(F-1-4)로 입국 후 취업자격(E-9)으로 전환하였으며, 노동부에 의무적으로 취업 알선을 받았고, 건설업 등 8개 분야에 취업이 가능한 3년 단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정부는 2005년 불법으로 체류 하는 조선족동포 수를 줄이기 위해 자진 출국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2005년 약 5만 8000명의 불법체류자들이 귀국했고, 2006년에는 밀입국, 형사처벌 대상자를 포함 하여 약 2만 6,000명이 자진 귀국하였다. 2007년부터는 방문취업제가 실시되었다. 이 정책은 연고가 없는 해외 거주 한인동포 를 포함한 재입국자에게도 3년에서 5년까지 자유롭게 한국을 방문하여 취업할 수 있는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9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즉 방문취업제는 중국 및 구소련 동포들에 대해 단순노무분 야에서 취업을 허용해온 종전의 특례고용허가제가 연고 동포뿐만 아니라 무연고 동포들 에 대해 입국 문호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실시된 제도이다. 이 제도는 재외동포법 의 실 질적 적용에서 상대적으로 소외 받아 온 중국 및 구소련 동포 등에 대한 차별 해소 및 포용정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25세 이상의 동포 중에서 한국 에 연고가 있는 경우는 무제한으로, 없는 경우는 한국어 능력시험에 합격한 자 중 정해 진 인원의 범위 안에서 국내 입국을 허용하였다. 이 제도에 의해서 발급받은 방문취업복 수사증(H-2)은 5년간 유효하고, 1회 입국할 경우 최장 3년간 체류할 수 있게 되었다. 방 문취업사증(H-2)으로 신규 입국한 13만 5천 명의 동포와 기존 체류 동포 14만 5천 명에 게 방문취업자격으로 전환하는 것을 유도함으로써 약 27만 5천명이 방문취업자격으로 한국에 최대 5년간 체류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입국하는 동포들이 취업을 원할 경우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의 32개 업종(단순노무분야)에 취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 이다. 이후 무연고동포 3만 명 이상이 한국에 입국하였고, 국내 중소기업, 공장, 서비스업, 가사도우미 등으로 한국사회 곳곳에 정착하였다. 더 나아가 2008년 1월에는 재외동포(F-4) 비자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중국동포가 장기간 한국에 거주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재외동포집단은 단연 조선족동포이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 계에 따르면 2015년 1월 기준으로 국내 거주하는 1,774,603명의 외국인 중 595,810명이, 그리고 취업자격 체류 외국인 618,516명 중 조선족동포는 272,638명에 달한다. 그간 한 국사회의 조선족동포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우호적이지 않았음에도 조선족동포의 한국 유입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2014년 12월 기준으로 서울에 26만여 명, 경기도 35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초기 한국으로 입국한 조선족동포들은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업종에 기여해왔다. 조선 족 남성은 주로 건축업, 경비, 목욕탕 같은 서비스업에 종사했고, 여성들은 음식점, 가사 도우미, 청소부와 같은 직종을 차지했다. 그리고 2000년 중반 이후부터는 노동에 대한 적응과 경험의 축적으로 조선족 남성과 여성들은 숙련공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기능 보유의 결과로 이들은 월평균 120만원의 급여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박광성, 2007). 더 나아가 방문취업제를 실시한 2007년 이후 합법체류자가 늘게 되며 중국동포의 자영업 비율도 증가하게 된다. 2008년 5월에서 10월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의 조 1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선족 요식업소는 413개소, 유흥업소는 68개소, 식품업소는 138개소, 서비스업은 122개소 로 총 741개에 달하였고, 서울의 9개구에 분포되었다(이진영, 2010). 더불어 부모세대의 3D업종과 자영업으로의 편입과 달리 한국으로 유학한 3세대 중국동포 청년세대는 한국 에서 취업하는 수가 늘고 있으며, 이들 중 대학교수와 대기업에 채용되는 소수의 엘리트 층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중국인 여행객의 증가와 함께 백화점, 고급상가, 레스토랑, 여 행가이드, 통역 등으로 취직하는 조선족이 늘어나며 취직 차원의 향상이 드러나고 있다. 조선족 동포의 문화적, 민족적 동질성은 한국 진출을 용이하게 했지만 한국사회에서 편견과 차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동포의 상봉이라는 감격은, 곧 고용과 피고용관계로 전환되었고, 조선족은 낙후된 주택구역과 기피직종에 종사하는 하위노동계층으로 한국사 회에 인식되었다. 그리고 조선족동포와 한국인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상이한 언어, 노동 개념, 행동방식,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갈등을 빚었고, 노동현장에서 사회적 차별, 임금 차별, 부당대우 등을 겪으면서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었다. 더 나아 가 미디어를 통하여 비춰진 조선족 동포의 이미지는 불법체류, 범죄, 조폭, 위장결혼, 가 정파괴, 편부모자녀 등으로 형성되었고, 2012년 조선족동포 오원춘과 박춘봉의 토막살인 사건으로 인하여 한국사회의 조선족에 대한 혐오증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2) 조선족 공동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동포들은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전국의 농어 촌과 지방의 공장 등에는 조선족동포의 비율이 높다(이정은 2013). 서울에서는 서남권 (구로구, 영등포구, 금천구, 관악구)에 조선족동포 밀집 지역들이 형성되었다. 이정은 (2013)의 연구에 따르면 2011년에 조선족동포의 38%에 달하는 인구가 구로구와 영등포 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역사 지리적 특성으로 볼 때 구로구에는 1960년대에는 수출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이농한 여공들이 거주하였다. 하지만 1980년대 말에 한국의 산업구조가 중화학공업으로 개편하면서 제조업공장이 외국으로 이전, 주거지 공동화현상 이 일어났다. 1990년대 중반부터 내국인 노동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들과 조선족동포들이 채우게 되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수도권의 공단지역으로 이동한 반면 조선족동포들은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고 이동이 편리한 구로, 가리봉 지역에 계속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11
거주하였다. 이 지역은 1970~1980년대 공단노동자를 수용하기 위해 만든 일명 벌집방 구조를 현재까지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어느 지역보다도 임대료가 저렴하다(이정은 2013). 한편 대림동 일대 조선족거리는 2004년 즈음부터 형성되기 시작해다. 가리봉동의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조선족동포들은 지가가 저렴하고 일터와 가깝고 대중교통의 이용 이 편리한 대림동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이석중 김경민(2014)은 초기 조선족 중심 밀집지인 구로구 가리봉동과, 조선족 관련 상업시설이 가장 많이 밀집한 영등포구 대림2동, 그리고 조선족 양꼬치 거리가 형성된 광진구 자양4동을 중심으로 각 조선족 밀집지 간 특성을 비교하였다. 구로구 가리봉동에 집중되어 있던 조선족 거주지가 영등포구 대림동과 관악구 일대로 확장되는 한편, 광진 구 자양4동에는 약 40여개의 조선족음식점들이 군집하여 건대입구 양꼬치 거리 라 불리 며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색 음식문화거리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가리봉동에 비해 자 양동의 경우 비교적 적응한 조선족들의 2차 정착지로 수입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인의 조선족 음식점 이용이 일반적이며 다른 지역에 비해서 한 국인 방문객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이석중 김경민 2014). 비교적 잘 발달된 조선족 밀집지역은 고유의 정체성과 문화를 표현하고 향유할 수 있 는 공간이자 경제중심지인 동시에 사회적, 정치적 활동까지도 결집되어 행해지고 있다. 중국동포의 권익문제는 미등록 동포들이 많았던 1990년대 초부터 국내 종교단체들의 지 원을 받으며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문제와 함께 논의되었는데, 2005년 재외동포법 개정의 영향으로 불법체류에서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획득한 중국동포들은 종교단체로부터 독립 하거나 스스로가 권익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게 되었다. 조선족 단체는 법률구조와 노동상 담, 한국생활 정착지원이나 친목도모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중국동포사회에서 언 론도 정보교환과 소통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이정은 2013). 조선족타운은 일반 한국인들에 의해서 우범지역으로 인식되는 등 부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거나 타자화되거나 단절된 측면도 있지만 또한 한국인들 중에 조선족 음식문화를 즐기는 이들이 있고, 단일화된 연합체는 없지만 조선족 단체나 모임을 통해서 한국의 단 체와 교류 및 연대를 하기도 한다. 이석준 김경민(2014)은 조선족 중심 상업지역의 형성 과 관련한 지역의 변화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관측되는 현상 중 하나가 부동산 가치 상승 이라고 지적한다. 즉 주거와 상업에 대한 지역적 활기가 낮아진 지역이 조선족들의 밀집 1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으로 인해 재활성화 되었다(안재섭 2009). <그림 1> 서울시 가리봉동 조선족동포 타운 <그림 2> 서울시 대림동 조선족동포 상가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13
<그림 3> 서울시 대림동 조선족동포 대상 행정여행사 <그림 4> 서울시 대림동 조선족동포 식품점 내 구인 광고 1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2. 고려인동포 1) 이주와 실태 구소련 해체와 독립국가연합의 형성 이후 중앙아시아, 특히 민족주의가 비등한 우즈베 키스탄과 내전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타지키스탄의 고려인동포 중에는 러시아 볼고그라 드, 연해주 등으로 이주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했고, 그 중에는 한국으로까지 이주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1991년에 체결된 한소국교수립은 그동안 단절되었던 모국으로의 귀환을 가능케 했다. 1990년대에 고려인동포의 한국 체류는 단기방문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 었고 장기체류는 전문직에 국한되었다(신현준, 2013). 2000년 중반부터 고려인동포의 한 국으로의 이주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조선족동포와 마찬가지로 고려인동포 역 시 한국의 높은 경제발전 수준이 한국행을 추동하는 주요 원인이다. 카자흐스탄에 비교 해서 경제발전 수준과 1인당 국민소득이 낮은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동포가 한국으로 이 주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윤영도, 2013). 2007년의 방문취업제의 시행은 고려인동포의 이 주를 제도적으로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고, 한국 교회 및 한국인 선교사들이 이주 및 정착 과정에서 실질적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신현준, 2013). 우즈베키스탄의 정치경제적 낙후 로 인해 고려인동포들은 한국에서 계속 거주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를 원한다. 자유왕 래를 선호하며 국적의 취득에는 관심이 적은 조선족동포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3년 8월 법무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재외동포에게만 발급되는 방문취업(H-2)과 재 외동포 비자(F-4)를 기준으로 국내에 입국한 고려인동포는 2만2천 명 정도이며, 그 외 각 종 비자로 들어온 이들과 불법 체류자까지 합하면 한국에 거주하는 고려인동포는 약 3만 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임채완, 2013). H2 비자의 경우 단순노무에 종사할 수 있으나 3년 후에는 강제 출국해야 한다. 때문에 고려인동포들은 3~5년마다 출신국으 로 돌아가 비자를 갱신한다. F4 비자의 경우 한국에 계속 거주할 수는 있으나, 일자리는 가질 수가 없어 단속의 불안에 떨어야 한다. 그나마도 19세에서 25세 사이의 청년들은 발급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열악한 거주 환경과 불안정안 고용형태, 언어 등 다양한 이 유로 삶의 질이 높지 못하다. 고려인동포는 현재 3만 명에 이르며 전국 각 지역에 산재하여 있으나 안산시에 최대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15
밀집 거주지역을 형성하고 있다. 일부는 유학과 사업상의 이유로 한국에 입국을 하지만 대부분은 방문취업(H-2)과 재외동포(F-4) 비자를 통해 한국에 입국해서 주로 저임금과 3D 업종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연해주와 사할린 지역의 고려인동포들은 서 울 동대문 시장 주변 지역과 부산역 건너편에 점포를 열고 소규모 교역에 종사하기도 하 고, 고려인 여성은 한국남성과 결혼해 농어촌 지역으로 이주해서 결혼 이주여성으로 살 아가고 있다(정병호, 2011). 고려인동포는 한국어가 익숙하지 못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으 로 재이주한 재외동포 가운데 후발자로서 조선족동포에 비해서 소규모이고 조직화 되지 못해서 사회적인 지위도 낮은 편이다(김재기, 2014). 또한 김재기가 광주 광산구 고려인 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국적취득을 통한 정착 지원, 한국어 교육, 자녀 보육지원이 절실하다고 한다. 특히 중도입국자녀들은 위탁대안학교인 새날학교에서 교육 을 받고 있는데, 정규 보통교과와 대안교육 교과를 함께 실시하고 있으나 한국어 구사능 력이 낮아 정규 교육과정 이수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고려인자녀들은 이들을 받아줄 교 육기관이 없어 고교 진학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진학하기 못하는 경우 만 18세가 되면 강 제출국 대상이 된다고 한다. 김경학(2014)은 다수의 고려인동포들이 한국에서의 영주 거 주를 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고려인동포들이 한국 사회로부터 격리되지 않도록 다 양한 제도와 규범 및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단, 농어촌 지역 등 전국 각지에 약 3만여 명 이상의 고려인동포는 단순노무인력으 로 일하고 있다. 고려인동포 지원 시민단체인 너머 가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 입국 시 1,000~1,500 달러를 가지고 입국하는데 항공료 와 월세를 제외하면 빠듯한 생활비로 초기 정착을 시작한다. 따라서 안산에 난립한 직업 소개소와 파견업체를 통해 바로 일을 구한다. 염색, 조립, 화학공장 같은 3D 업체에서 일용직 파견 노동자로 일하며 하루 평균 10~12시간을 일한다. 대부분 최저 임금을 받으 며 일을 하는데 월 평균 임금으로 여성이 100~150만원, 남성이 120~180만원을 받는다. 건설일용직과 같이 위험이 큰 직종은 비교적 높은 수당을 받는다. 월세와 한 달 생활비 50 60여만 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한다. 이들은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의료보험, 성희롱 등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이 중 임금체불을 경험한 적이 있다 고 응답한 비율은 60% 이상이었고, 임금을 아예 못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40%에 육박 1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한다. 임금 체불을 당했을 경우 노동부에 진정 또는 고소를 해야 하지만 자신이 일하는 사업장의 이름과 주소, 진정 방법을 몰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어렵게 진정을 하 더라도 업주에게 부과하는 벌금이 체불임금의 10 20% 밖에 안 된다. 민사소송은 6개 월~1년의 기간이 소요되며 소송에 승소 했을 경우에도 사업주가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 면 다시 압류신청을 해야 한다. 언어적 어려움을 비롯한 각종 취약한 사회적 조건들로 인해 고려인동포들은 기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2) 고려인동포 공동체 국내의 고려인동포 공동체는 여러 지역에 분포한다. 중앙아시아 고려인 마을은 서울시 동대문구 광희동에 있으며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초기 형태의 고려인 마을을 형성해 가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동포들은 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그리고 경남 김해시 서상동에 주로 거주하고 있다. 이 중 최대 밀집 지역은 안산이다. 땟골(선부 2동)에만 약 2,000여 명이 집단촌을 형성해 거주하고 있으며, 안산 각지에 약 5,000여명 이 살고 있다. 인근 원곡동이 다문화 거리로 개발되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포화상태 에 이르자, 고려인동포들은 자연스레 보증금과 월세가 싼(평균 보증금 50 100만원, 월 세 20 30만원) 땟골 지역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친지와 친구를 불러들여 자연스럽게 고려인 마을 이 형성 되었다. 광주 거주 고려인은 지난 2011년 448명에서 2012년 628명, 2013년 859명, 2014년 1134명으로 최근 4년 동안 매년 30% 이상씩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광역시 하남, 평촌, 소촌공단이 비교적 취업여건이 좋기 때문에 경기도 안산, 수원 및 부산 등 전국으 로 흩어져 있던 고려인동포들이 2008년부터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및 산정동 일대에 정 착하기 시작했다. 주로 광산구 소재 하남 공단의 단순 근로자나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며 월 평균 160만 원 정도 소득을 얻고 있다. 주거형태로는 주로 원룸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일부는 단독 주택을 임대해 여러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김재기, 2014). 이로 인해 수요가 낮았던 이 일대의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 되었다. 고려인 수가 증가하면서 고려인을 지원 하는 고려인센터, 어린이집, 고려인아동지원센터 등이 생기면서 월곡동과 산정동 일대 가 광주 고려인 집거지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김경학, 2014).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17
\ <그림 5> 경기도 안산시 선부동(땟골) 고려인동포 공동체 주거지 <그림 6> 땟골 고려인동포의 야간근무를 위한 카풀 1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그림 7> 땟골 고려인동포 공동체 상가 <그림 8> 땟골 고려인동포 제과점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19
3. 사할린동포 1) 이주와 실태 사할린으로의 한인 이주는 1860년대에는 자발적인 농업이주로 형성되었지만, 일제강 점기 후반인 1939-1945년 강제징용에 의해 일본령인 남사할린으로 강제동원 되었다. 강 제로 사할린으로 떠난 이들은 일시적인 계약기간 후 귀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계약 이 강제로 연장되고 마침내 세계 2차대전 패전국인 일본이 승전국인 러시아에게 이 지역 을 넘겨준 이후 귀향하지 못하고 잔류하여 살고 있다. 1988년 소련정부가 사할린 한인의 모국방문과 영주귀국을 허용함으로써 그다음해인 1989년 일본정부와 한국정부 양국의 적십자사를 통해 재정을 지원하여 사할린 한인 1세 들의 모국방문사업이 추진되었다. 1990년 이후 영주귀국은 고령단신자에 한하여 소수로 진행되다가 1994년 한-일 정상회담 사할린 한인문제에 대한 포괄적 해결방안의 조기 마 련에 합의와 2000년 고향마을 입주를 앞두고 수십 명씩 대거로 이주하기 시작하였다(조 재순, 2009). 2015년 영주 귀국자 135명 포함해 1990년부터 사할린 동포 영주 귀국 사업으로 4천 424명 입국하였다. 국내 거주하는 2015년 기준 한국계 러시아인 5,502명중 4,710명이 F-4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했다. 이들의 거주 지역은 서울 수도권 지역에 몰려 있는데, 2014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안산에 1,042명으로 가장 많이 거주하고, 서울 (785명), 부산 (728명),인천 (279명), 안성 (132명), 아산 (88명), 광주(86명), 김해에 (77명), 청주(76명), 경주 (56명) 등의 양로원 복지관 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안산시의 고 향마을 에는 2000년에 입주한 주공 1단지 주민 489세 모두가 사할린에서 귀국한 동포들 이 거주하고 있다. 이 단지는 사할린 동포가 9백 명 가까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가장 큰 단지일 뿐 아니라 첫 사업지역으로 규모 집단거주의 시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충남지역에는 아산, 천안, 서천에 거주지역이 있는데 아산과 천안은 안산과 인접하여 러시아 식당이 있고 대규모 거주지역인 아산 사할린동포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다는 점,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고연령층의 좋은 병원접근성이 장점이다. 서천은 바닷가가 가 깝고 해산물이 많아 바닷가 출신자들에게 심적 위안을 준다. 서천의 단점으로는 대형마 2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트의 접근성이 없어 유럽산 치즈류 같은 음식의 구입이 불편하다는 의견, 안산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 등이 있다. 농촌지역일수록 일거리도 없고 교통편도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할린동포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수입과 지출이 정부 지원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책정하여 생계비와 의료보호혜택을 주고 있고 아파트 내에는 이들의 생활을 돕고 관리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기관이 상주하여 운영 되고 있다. 하지만 제한된 지역에 국한하고 있으며 전문성과 인력부족으로 인해 체계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사할린동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령으로 인한 퇴행성질환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과 질환 치료에 드는 의료비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고령과 언어, 문 화적 차이로 인해 취업하기가 어렵고 단순 시간제 일자리도 찾기 어렵다. 또한 교통편이 부족해서 이동의 제약이 크다. 만일 수입이 생길만한 일자기가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에 서 제외되어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사할린동포의 가장 큰 민원은 영주귀국으로 인한 자녀와의 이산이라고 할 수 있다. 영 주귀국이 1세에 국한되어 자녀들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정부는 가족이산으 로 인한 문제를 부분적으로나마 해결하기 위해 영주귀국자로 하여금 일정기간동안 사할 린을 방문하여 자녀들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녀들이 자비로 부모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사할린동포들은 한국 정부가 영주귀국자 자녀들의 무비자입국 (자유왕래)을 요구하고 있다. 영주 귀국 1세들이 고령으로 사망하는 경우 비자발급문제 등으로 임종을 지키지 못하거나 장례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21
<그림 9> 경기도 안산시 고향마을 아파트 전경(조각상 기다림 ) <그림 10> 경기도 안산시 고향마을 복지관 2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그림 11> 안산시 고향마을 사할린동포 여성 노인들을 위한 교양교육 프로그램 4. 북한이탈주민 1) 이주와 실태 북한을 탈출해서 한국에 입국하여 살아가는 북한 출신 주민들은 북한이탈주민이라고 불린다. 통상적으로는 탈북자 또는 새터민이라고도 불리고 일부 연구자들은 북한이주민 이라고 부른다. 북한이탈주민은 남한주민과 같은 한민족으로서 혈통과 문화를 공유한다 는 차원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과는 구별된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이주민이라 는 특성을 공유하고 한국사회에서 경제적으로 불리하고 문화적 차이로 인해 편견과 차별 의 대상이 된다는 차원에서 이주민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한국 입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되었다. 1994년 김일성의 사 망과 1995년의 대홍수 발생으로 북한에서 식량난이 가중되고 통치체제가 이완되면서 많 은 수의 북한주민들이 중국, 러시아 등으로 이탈하였다. 이들 중 많은 수가 1990년대 중 반부터 국내로 입국하기 시작했다. 1995년에 41명이었던 입국자 수는 1997년에 86명, 1999년에 148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정부는 대량탈북사태를 대비해서 1997년에 북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23
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 을 제정하면서 체계적인 지원정책을 시작 했다. 2000년 이후 탈북 현상은 브로커의 등장, 가족 초청 연쇄이동의 증가 등으로 급성 장하게 되었다. 2002년에 1,141명, 2006년 2,018명, 2008년 2,809명으로 급증했다가 2010년 이후 증가속도는 주춤해져서 최근 에는 매년 1,500~2,000명이 입국하고 있다. 북 한이탈주민재단의 2014년 통계에 의하면 2014년 12월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 민은 약 27,500여 명이다. 1990년대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에서 노동자, 농장원, 하급 군인, 무직 등 낮 은 계층에 속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20~30대의 독신 남성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부터는 여성과 가족 동반 입국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북한이탈주 민지원재단이 2014년에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에 의하면 여성은 전체 응답자의 75%에 달할 정도로 탈북의 여성화가 두드러진다. 연령 분포에서는 30~40대가 전체 응답 자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청장년층 비율이 높다. 가족동반 입국이 증가하면서 60대 이 상의 노년층이 증가했고 2014년에는 전체 인구의 10% 가량을 차지했다. 출신지역별로는 여전히 국경지역인 함경도와 평안도 출신이 지배적이지만 평양 출신 등 타지역 출신들이 증가했다. 2005년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함경도 출신이 73.4%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평안도(7.2%), 평양(4.9%), 강원도 (3.5%), 양강 도(3.4%), 황해도(3.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거주지는 서울과 경기도가 전체 인 구의 22%와 27%를 차지할 정도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2014년 북한이탈주민실태에 따르면 북한에서의 생활수준은 하류층이 51%, 중간층이 37%, 상류층이 13%에 해당했다. 북한에서의 학력은 중학교 졸업이 61%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전문학교 졸업 10%, 중학교 중퇴 8%, 대학교 졸업 이상 8% 등의 순으로 나타 나서 전체적으로 학력 수준이 높지 않다. 한국 입국 후 재학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 이 72%에 달했고, 고등학교 졸업 12%, 중학교 졸업 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일반 대학교를 졸업한 비율은 1%에 불과해서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비율 이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학력 수준이 낮은 것 외에도 북한에서 학습 한 교육의 질과 내용, 그리고 호환성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있다. 주체사상에 입각한 이 념 교육을 받아 온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탈북 청소년의 경우에는 북한과 제3국에서의 체류 과정에서 발생한 2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학력결손 비율이 약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와 같이 학력, 직업, 계층배경을 통해 살펴본 북한이탈주민의 인적 자본 수준은 낮아서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불리한 위치 에 처해 있다(윤인진, 2009). 북한이탈주민의 한국사회 적응실태에 관한 여러 종합적인 실태조사와 문헌연구 결과 에 따르면 대부분의 북한이탈주민들이 사회적응의 기본인 경제적응에서 어려움을 보이 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실시한 2014년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북한 이탈주민의 비경제활동 비율은 53.1%, 실업률은 6.2%로서 일반국민(2014년 9월 기준)의 비경제활동 비율 37.2%, 실업률 3.2%보다 높다. 하지만 정부 통계에서 계산하는 실업률 은 비현실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고, 실질적인 실업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경제활동가능인 구 중 30~40%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윤인진, 2009). 취업 중인 사람도 대부 분 비정규직에 종사하며 노동직 또는 개인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2014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업자 중 단순 노무 종사자 비율이 32.6%, 서비스 종사자 23.1%, 기능원 및 관 련 기능 종사자 12.2%, 사무 종사자 8.3%의 순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임금은 145만원 이고, 101~150만원을 버는 사람들이 42.7%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151~200만원 (24.3%), 51~100만원(17.5%)의 순이다. 문화적응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주민들과의 대인관계에서 언어나 가치관, 사고방 식 또는 사회제도 등의 사회문화적 차이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생활 중 여가활동으로 텔레비전, 라디오, 비디오 시청과 같은 매중매체 이용을 가장 많이 하고 취미활동, 스포츠 및 집밖의 레저활동, 학습활동 등 적극적이고 자기개발적인 여가활동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관계에서 남한에 연고가 없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정보와 기회에 연결될 수 있는 사회연결망 부재의 문제를 안고 있다. 교회를 제외하고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주민들과 긴밀하게 접촉할 수 있는 모임과 단체는 별로 없다. 이 들은 남한주민들과 일차적 관계를 맺지 못하면서 결국은 동료 북한이탈주민들끼리 어울 리게 된다. 심리적응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은 남북한 간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 남한사 람들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태도 등으로 인해 심리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한사람의 편견과 차별은 사회 및 직장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건강 측면에서 상당수 북한이탈주민의 기본적 건강 상태는 저하되어 있 고, 만성질환 이환율과 질병수가 남한 주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런 건강상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25
태는 취업은 물론 정상적인 사회경제적 생활을 영위하기도 어렵게 만든다. 위와 같은 객관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대다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생 활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2014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8%가 남한생 활에 만족한다, 29%가 보통이다, 3%가 불만족스럽다고 보고했다. 또한 2010년에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이 객관적으로 어려운 생활여 건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립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신들 의 초기 정착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탈주민들은 의존적이고 불평불만만 한다는 사회적 통념은 사실과 다 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연구결과는 북한이탈주민의 실업 및 빈곤의 원인을 자립의지의 결여보다는 인적자본의 부족, 기회구조의 부족, 남한주민의 편견과 차별 등 에서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따라서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인 사 회적응과 통합을 위해서는 북한이탈주민 개인의 인적자본 개발과 함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남한주민의 인식개선과 차별해소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12> 국내 최대 북한이탈주민 밀집지역 인천시 논현동 아파트 지역 2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그림 13> 인천시 논현동 북한이탈주민들의 족구 경기 <그림 14> 인천시 논현동 북한이탈주민 대상으로 하는 개신교회 선교활동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27
Ⅳ. 결론 국내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귀환 이주민 공동체로는 조선족동포, 고려인동포, 사할린동 포의 공동체가 있고, 비록 재외동포는 아니지만 귀환 이주민 공동체의 성격을 갖는 북한 이탈주민 공동체가 있다. 각 귀환 이주민 집단의 입국과 성장에는 기원국과 수용국의 배 출 및 흡인 요인이 중요했지만 한국정부의 재외동포정책과 북한이탈주민정책이 직접적 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조선족동포와 고려인동포는 1997년의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에서 재외동포의 대상으로부터 제외됐지만 2002년의 취업관리제, 2007 년 방문취업제에 의해 모국 방문과 모국에서의 취업 기회가 확대되면서 입국 인구가 증 가하였다. 조선족동포와 고려인동포의 한국행 이주의 주된 동기는 취업으로 따라서 이주 노동자의 성격이 강하다. 이들의 지역공동체는 공단 주변의 주거지에 형성되며 과거 내 국인 노동자들이 주거하는 지역을 계승하는 양상을 보인다. 사할린동포는 일제 강점기 사할린 섬으로 강제 징용된 한인들과 그 후손들의 모국방문 사업으로 2000년부터 입국 하기 시작했다. 귀환 사할린동포는 정부가 무상으로 제공한 임대 아파트 단지에서 생활 을 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탈북한 북한 주민을 전원 수용하는 한국정부의 정책에 따 라 입국과 동시에 남한주민으로 인정받고 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내용의 지원을 받는다. 이들의 한국행 이주에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 고, 이들은 처음부터 정주를 목적으로 이주하기 때문에 노동이주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들은 사할린동포와 마찬가지로 정부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임대 아파트 단지에서 생활 을 하지만 전체 아파트 단지에서 분산되어 생활하고 있어 밀집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위의 네 가지 귀환 이주민 공동체는 성격상 조선족동포와 고려인동포의 이주노동자 공동체 와 사할린동포와 북한이탈주민의 정책 보호자 공동체 로 구분할 수 있다. 귀환 이 주노동자 공동체는 외국 국적 재외동포가 외국인 근로자의 신분으로 한국에서 사회경제 활동을 하면서 형성된 것이다. 취업이 주된 이주 동기이다 보니 공단 근처의 교통이 편 리하고 저렴한 임대 주택이 있는 곳에 형성되게 된다. 이주노동자 공동체의 형성과 성장 은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했지만 지역사회가 게토화하거나 범죄율이 증 가하는 등의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이주민과 내국인 간의 마찰과 갈등, 내국 인 간에도 이주민에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주민과 그렇지 않은 주민 간에 이해의 불일치 2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와 갈등이 존재한다. 한편 사할린동포와 북한이탈주민의 공동체는 귀환 이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형성했다기 보다 정부의 정책적 배려에 의해 주거지가 무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특별히 경제학적, 생태학적 요인들이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영구 임대 아파트 단 지가 건설된 곳에 사할린동포와 북한이탈주민들의 아파트가 배정된다는 것이다. 안산시 의 사할린동포는 아파트 단지 내에 고향마을 이라는 사할린동포 전용 아파트 2동이 건설 되어 이곳에서 집단적인 생활을 한다. 하지만 다른 곳의 사할린동포는 아파트 단지 내에 서 분산되어 생활하기 때문에 고향마을 과 같은 집적효과의 혜택을 보지 못한다. 북한이 탈주민은 서울에서는 양천구, 강서구, 노원구 등의 영구 임대주택에서 높은 집중도를 보 이고, 인천시 논현동에서는 국내 최대 북한이탈주민 밀집지역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논현동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전체적으로 분산하여 거주하기 때문에 이들만의 특별한 생 활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사할린동포는 규모가 매우 작고 대부분이 70세 이상의 노인들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고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활동은 하지 못 하고 주로 자신들끼리 모여서 친교활동을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북한이탈주민은 지역사회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이루기 때문에 일반 남한주민과 접촉하고 교류하는 정도 가 더욱 크다. 아직 남한사회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로 일상생활에서 일반 남한주 민과 마찰과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전체적으로 북한이탈주민은 지역사회에 적극 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고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부와 시 민사회의 온정적 지원정책으로 인해 그런 지원 서비스로부터 소외된 일반 남한주민 등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으로부터 역차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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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관련 법규와 국내 거주 재외동포 인권 문제 차규근 (법무법인 공존) 1. 들어가는 글 재외동포와 관련한 법규로는 재외동포의출입국과법적지위에관한법률( 재외동포법 ), 출 입국관리법, 재외동포재단법,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고려인동포 합법적체류자격취득및정 착지원을위한특별법 ( 고려인동포법 ) 등이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는, 과거에는 미주동포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중국동포들이 훨씬 더 많은 규모를 차지한다. 본 발표문에 서는 재외동포 관련 법령들의 핵심 내용을 비교 분석하는 한편, 이들 법령의 내용과 실제 적용이 국내 거주 재외동포들의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 재외동포 관련 법규 가. 재외동포법 재외동포에 대한 기본법은 재외동포법이라고 할 수 있다. 동 법은 1999. 9. 2. 공포되 고, 1999. 12. 3.부터 시행되었는데,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재외동포의 범위 문제와 관 련하여 제정 당시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 제정법에서는 재외동포를 대한민국 정부 수 립 이후에 해외로 이주한 동포로만 정의하였다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2001. 11. 14.자 99헌마494결정) 이후 정부 수립 전에 해외로 이주한 동포도 범위에 포함되었 다. 그러나, 단순노무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은 정부 수립전 해외이주 동포 들의 국내 노 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여 출입국관리법령을 개정하여 단순노무 에 종사하는 재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33
외동포는 재외동포체류자격(F4)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이에 대하여 중국동포들을 중심으로 많은 반발이 있어왔다. 정부는 정부 수립전 해외이주 동포 에 대한 재외동포체 류자격(F4) 문호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왔고, 그 결과 지금 현재는 중국동포들이 미주 동포들보다 재외동포체류자격(F4)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2015.6.말 현재 전체 F4 동 포 305,075명 중 중국적 동포는 222,097명, 미국적 동포는 46,061명이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 제1조(목적) - 이 법은 재외동포의 대한민국에의 출입국과 대한민국 안에서의 법적 지위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 법 제2조(목적) - 이 법에서 재외동포 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이하 재외국민 이라 한다) 2.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정부 수립 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를 포함한다)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이하 외국국적동 포 라 한다) 법 제4조(정부의 책무) - 정부는 재외동포가 대한민국 안에서 부당한 규제와 대우를 받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여 야 한다. 동법시행령 제3조(외국국적동포의 정의) - 법 제2조제2호에서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를 포함한다)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 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2. 부모의 일방 또는 조부모의 일방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나. 재외동포재단법 재외동포재단법은 1997. 3. 27. 제정, 1997. 4. 28. 시행된 법으로서 재외동포와 관련 하여서는 가장 오래된 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재외동포재단(이하 "재단 이라 한다)을 설 립하여 재외동포들이 민족적 유대감을 유지하면서 거주국 안에서 그 사회의 모범적인 구 3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성원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이렇게 재외동포 재단법은 재외동포들이 거주국 안에서 모범적 구성원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이 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라는 점에서, 국내에의 출입국과 국내에서의 체류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재외동포법, 출입국관리법,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그리고 고려인동 포법 등과는 입법취지를 달리한다고 하겠다. 재외동포재단법에서는 재외동포 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에 장기체류하거나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 2. 국적에 관계없이 한민족( 韓 民 族 )의 혈통을 지닌 사람으로서 외국에서 거주 생활하는 사람 다. 고려인동포법 고려인동포법은 고려인동포의 합법적인 체류자격 취득을 지원하고 고려인동포의 권익 증진과 생활안정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으로서 2010. 5. 20. 제정되어 2010. 11. 21.부터 시행되었는데, 특정지역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법이다. 이 법에서 "고려인동 포"란 1860년 무렵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의 시기에 농업이민, 항일독립운동, 강제동 원 등으로 러시아 및 구소련 지역으로 이주한 자 및 민법 제777조에 따른 그 친족으로 현재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자를 말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라. 출입국관리법 출입국관리법은 외국인 일반에 관한 기본법인데, 재외동포법에 따른 체류자격인 재외 동포체류자격(F4) 뿐만 아니라 중국동포들이 주 대상인 방문취업 체류자격(H2)의 취득과 요건 등에 관하여도 규정하고 있다. 단순노무행위에 종사하는 등의 경우에는 재외동포체 류자격(F4)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중국동포들이 재외동포사증발급을 신청할 경우 연간납세증명서를 제출 하도록 요구한 것에 대한 위헌확인청구사건에서 일반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외국인근로자 의 유입은 대체관계에 있는 근로자의 임금수준을 하락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단순 노무행위에 종사하려는 외국국적동포의 제한 없는 입국 및 체류가 허용될 경우에는 단순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35
노무 분야의 실업률이 상승할 우려가 있으므로, 심판대상 조항들이 단순노무행위 등 취 업활동 종사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달리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 취업자격 체류외국인 중 불법체류자의 상당수가 단순기능인력이고, 불법체류자가 많이 발생하는 국가에서 비전문취업(E-9)내지 방문취업(H-2)외국인의 수도 많은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 상조항들이 단순노무행위 등 취업활동 종사자 중 불법체류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 등 이 사건 고시의 해당국가 국민에 대하여 일정한 첨부서류를 제출하도록 한 것을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들은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고 결정 하였다(2014. 4. 24.자 2011헌마474, 2011헌마476(병합) 결정).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23조(외국인의 취업과 체류자격) 3 별표 1 중 28의2.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표 1의 체류자격 구분에 따른 활동의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 다만, 허용되는 취업활동이라도 국내 법령에 따라 일정 한 자격이 필요할 때에는 그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1. 단순노무행위를 하는 경우 2.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3. 그 밖에 공공의 이익이나 국내 취업질서 등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 취업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고 인정되는 경우 8 법무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고시할 수 있다. 1. 별표 1 중 31. 방문취업(H-2) 체류자격의 가목 7)에 해당하는 사람의 사증발급에 관한 중요 사항 2. 제7항제1호에 따라 결정된 연간 허용인원의 국적별 세부 할당에 관한 사항(이 경우 거주국별 동포의 수, 경제적 수준 및 대한민국과의 외교관계 등을 고려한다) 3. 그 밖에 별표 1 중 31. 방문취업(H-2)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사람의 입국 및 체류활동 범위 등에 관한 중요 사항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제27조의2(재외동포의 취업활동 제한) 1 영 제23조제3항제1호의 "단순노무행위"라 함은 단순하고 일상적인 육체노동을 요하는 업무로서 한국표준직업분류(통계청고시)에 의한 단순노무직 근로자의 취업분야를 말한다. 2영 제23조제3항제2호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라 함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1.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 제2조제1항제1호 및 동법 시행령 제1조의2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행행위 영업장소등에 취업하는 행위 3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2. 식품위생법 제36조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21조제8호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유흥주점등에서 유흥종사자로 근무하는 행위 3.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및 동법 시행령 제2조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풍속영업중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영업장소등에 취업하는 행위 3 법무부장관은 제1항 및 제2항과 영 제23조제3항제3호에 따른 재외동포의 취업활동 제한에 관한 구체적 범위를 지정하여 고시한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1. 외국인의체류자격 28의2. 재외동포(F-4) - 재외동포법 제2조제2항에 해당하는 자(단순노무행위 등 제23조제3항 각호에서 규정한 취업활동에 종사하려는 자는 제외). 동법시행규칙 별표5. 사증발급신청등첨부서류 재외동포(F-4) - 부모의 일방 또는 조부모의 일방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직계존속이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던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 본인과 직계존속이 외국국적을 취득한 원인 및 그 연월일을 증명하는 서류 직계존비속의 관계임을 증명하는 서류(출생증명서 등) 연간납세증명서, 소득증명서류 등 체류기간 중 단순노무행위 등 영 제23조제3항 각호에서 규정 한 취업활동에 종사하지 아니할 것임을 소명하는 서류(법무부장관이 고시하는 불법체류가 많 이 발생하는 국가의 외국국적동포에 한함) 그밖에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서류 마.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은 2007. 5. 17. 공포되고, 2007. 7. 18.부터 시행된 국내에 체류 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기본법인데, 다음과 같이 제17조에서는 재외동포에 관한 규정 도 두고 있다. 법 제17조(과거 대한민국국적을 보유하였던 자 등의 처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과거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 또는 그의 직계비속(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한 자를 제외한다)으로서 대통령 령으로 정하는 자에 대하여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그 밖에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대한민국으로의 입국 체류 또는 대한민국 안에서의 경제활동 등을 보장할 수 있다. 동법시행령 제15조(과거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 등의 범위 등) 1 법 제17조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란 자신 또는 부모의 일방이나 조부모의 일방이 과거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사실을 증명하는 자로서 다음 각 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를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37
말한다. 1. 출입국관리법 제11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 입국이 금지되는 자 2.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제5조제2항에 따라 체류자격 부여가 제한되는 자 2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법 제17조에 따른 처우에 관하여 대한민국의 안전보 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거나 제1항 각 호의 사항을 확인하기 위 하여 관계 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제6조 각 호의 기관 단체의 장에게 의견을 묻거 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3. 재외동포의 인권문제 가. 재외동포체류자격 부여 관련 문제점 관련 규정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 법무부장관은 외국국적동포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제1항에 따른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아니한다. 다만, 제1호나 제2호에 해당하는 외국국적동포가 38세가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생략) 2. (생략) 3.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제5조 제3항 법무부장관은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외교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 제2항 법무부장관은 재외동포체류자격을 신청한 외국국적동포가 법 제5조제2항제3호에 해당한다고 의심 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외교부장관에게 법 제5조제3항의 규정에 의한 협의를 요청하여야 한 다. 이 경우 외교부장관은 요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만, 외교부장관이 사전에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의견을 제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이처럼, 재외동포체류자격을 신청한 재외동포에게 법 제5조제2항제3호에 해당하는 사 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동 사유가 재외동포법 제5조제2항제3호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 하여 법무부는 재외동포법 제5조제3항과 동법시행령 제4조제2항에 의하여 외교부장관에 게 협의를 요청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사안이 쟁점이 된 소송 사건(수원지방법원 2012구합4303, 서울고등법원 2012누38574)에서, 원고측은 법무부가 외교부장관에게 그 러한 협의를 요청한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의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법무부는 1 재외동포법 제5조제3항과 동법 시행령 제4조제2항과 관련하 여, 외교부장관과의 협의 절차 규정은 대한민국 내에서의 활동만으로는 재외동포법 제5 조제2항제3호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없으나, 대한민국 외에서의 활동 등으로 재외동포 법 제5조제2항제3호에 해당되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을 때 적용되는 규정 으로 해석되고, 2 이에 따라 법무부는 법 제5조제2항제3호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별도로 외교부장관에게 협의 요청을 하지 않고 재외동포체류자격 부여 여부를 결정하여 왔다 고 회신하였다. 그러나, 재외동포법 제5조제3항과 동법 시행령 제4조제2항의 어디에도 법무부 회신과 같이 대한민국 외에서의 활동 등으로 재외동포법 제5조제2항제3호에 해당되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을 때에만 외교부장관과의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는 내용은 없다. 재외동포 체류자격 부여는 당사자에게 매우 중대한 것이므로 법 문언은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할 것이고, 행정기관이 법 문언 상 명시적으로 강제되어 있는 절차를 임의로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특히나 재외동포법 제5조 제1항 1) 은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 는 재량규정이지만, 제3항은 외교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 는 의무규정인 점, 그리 고 동법 시행령 제4조 제1항 2) 은 관계기관 장에게 의견을 구할 수 있다 는 재량 규정이지 만, 제4조 제2항은 외교부장관에게 협의를 요청하여야 한다 는 의무규정인 점을 고려하 면, 외교부장관과의 협의는 법령이 강제하는 절차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외교부장관과의 1) 제5조(재외동포체류자격의 부여) 1 법무부장관은 대한민국 안에서 활동하려는 외국국적동포에게 신청에 의하 여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 2) 제4조(재외동포체류자격의 부여) 1 법무부장관은 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재외동포체류자격을 신청한 외국국 적동포가 법 제5조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관계기관의 장에게 신청 자에 대한 신원조회 및 범죄경력조회를 의뢰하거나 기타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관계기관의 장은 조회의뢰나 의견요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에 관한 조회결과나 의견을 제시하여야 한다.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39
협의절차를 거칠 것을 요하는 재외동포법 제5조 제3항과 동법 시행령 제4조제2항은 재 외동포법 제5조제2항제3호에 해당되는 사유가 대한민국 내에서의 활동인지, 대한민국 외 에서의 활동인지 여부 를 불문하고 적용된다고 할 것이며, 이 점에서 법무부 회신은 재외 동포법의 입법취지와 명문의 해석 범위를 벗어나는 법해석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재외동포법 주관부서인 법무부는 재외동포법이 제정된 직후인 1999년 12월 재 외동포법 시행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 및 이에 대해 의문점이 있는 재외동포 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법령의 주요내용을 문답식으로 해설한 자료 를 공식적으로 발간 하였는데, 동 해설집에서는 재외동포법 제5조 제3항과 동법 시행령 제4조제2항을 1 재 외동포법 제5조제2항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한 경우에는 외교통상부장관과의 협의 절차 없이 피고가 체류자격변경허가 여부를 판단하여 발급하여 주고, 2 재외동포법 제5 조제2항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의심스러울 때에는 외교통상부장관과의 협의 절차를 반드 시 거쳐야 하는 것 으로 해석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는데, 위 법무부 회신 은 이러한 해설집 내용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법원은 법무부의 주장처럼,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 제3호에 해 당한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유가 명백한 경우에는 동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 하였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이 옳은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다. 법원의 판단처럼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 제3호 해당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면, 해당한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에는 외교부장관과의 협의 를 필수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재외동포법 제5조 제3항, 동법시행령 제4조 제2항은 아무런 존재 의미가 없게 되어 버리지는 않을까? 법원의 판단처럼,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 제3호에 해당한다고 볼 만 한 객관적인 사유가 명백한 경우에는 동법 시행령 제4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려면 그러한 내용으로 시행령 개정이 먼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재외동포법 및 시행령 제정 당시에는 무슨 문제가 있어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를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으로 법령을 만들었으나, 실제 운용 과정에서는 이러 한 입법취지가 몰각된 채 내부 지침에 의하여 행정 편의적으로 재외동포 체류자격 부여 가 결정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4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나. 재외동포체류자격의 체류기간 연장 관련 문제점 재외동포법은 제16조에서 재외동포체류자격(F4)을 가지고 있는 재외동포의 체류기간 연장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6조(체류기간연장 등) 1 법무부장관은 법 제10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체류기간연장허가를 신청한 외국국적동포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허가하여서는 아니된다. <개정 2008.10.20.> 1. 법 제5조제2항에 해당하는 경우 2. 이 법 또는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경우 3.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4. 그 밖에 법무부장관이 관계 부처 또는 관련 단체와 협의하여 고시하는 경우 2 제1항에 따른 체류기간연장허가의 기준은 법무부장관이 관계 부처 또는 관련 단체와 협의하여 정한다. <개정 2008.10.20.> 만일, 재외동포체류자격(F4)을 가진 사람이 국내에서 체류하던 중 벌금형의 처벌을 받 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위 각 호의 해당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자. 먼저, 2호의 이 법 또는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경우 및 3호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는 아님이 명백하다. 1호와 4호는 어떨까? 4호 그 밖에 법무부장관이 관계 부처 또는 관련 단체와 협의하여 고시하는 경우 에 대하여 살펴보면, 법제처 국가법령자료에 의할 경우 재외동 포와 관련한 고시는 재외동포(F-4) 자격의 취업활동 제한범위 고시 만 확인될 뿐 체류기 간 연장과 관련한 고시는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에도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면, 1호 법 제5조제2항에 해당하는 경우 에는 해당이 될까? 법 제5조제2항의 각호 는 다음과 같다. 1. 직계존속( 直 系 尊 屬 )이 외국에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하여 외국국적을 취득함으 로써 복수국적자( 複 數 國 籍 者 )가 된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법률 제7499호 국적법 중 개정 법률 시행 전 종전 제12조의 이중국적자의 국적선택의무에 따라 18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 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 2. 대한민국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여 외국 인이 된 경우 3.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41
우선, 제시한 사례가 법 제5조제2항제1호, 제2호에 해당하지 않음은 명백하다. 그러면, 3호의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에는 해당이 될 수 있을까? 재외동포법 시행령 제16조에 의할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는 재량적 기간연장제한 사유인데 반하여 법 제5조제2 항에 해당하는 경우 는 기속적 기간연장제한 사유이다. 즉,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는 체류기간 연장을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으나, 법 제5조제2항에 해당하는 경우 는 체류기간 연장을 허가하여서는 아니된다.(본문 단서) 그렇다면, 금고 미만의 형 인 벌금형 을 선고받은 경우는 기속적 기간연장제한 사유인 법 제5조제2항 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논리칙에 부합한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에도 체류기간 연장이 가능한데,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에는 체류기간 연장이 절대적으로 안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입국실무는 벌금 300만원(죄명에 따라서는 500만원) 이상 부터는 기본적으 로 기간연장을 해주지 않으며 출국명령 및 입국규제를 하고 있다. 일반 외국인에 대하여 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물론,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일반 외국인에 대하여도 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있으나 이에 대하여는 별론으로 하고, 위와 같은 출입국실무가 재외동포법의 명문의 규정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4. 마치는 글 지금까지 재외동포법에 따른 재외동포체류자격의 부여와 기간연장과 관련한 법령 및 실무상 문제점, 그리고 이로 인하여 재외동포들의 인권이 침해될 수 있는 내용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체류자격 부여나 체류자격 기간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 해당 재외동포는 더 이상 국내에 체류할 수 없거나 하위의 체류자격으로 머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재외동 포 개인에 대한 상당한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관련 내용을 살펴보았다. 발표를 마치면서,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특정 재외동포집단에 대한 맹목적 적대감에 기초한 비난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해당 재외동포들 전체의 명예가 훼손 되고 인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는 현상에 대하여 말하자고 한다. 국내에서 살인 등 강력 4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사건이 발생하면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범인이 특정 재외동포집단 출신일 것이라는 글이 상위 순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특정 재외동포 출신자에 의한 몇몇 충격적인 사건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댓글의 내용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극소수 몰지각한 자들의 일탈행위가 특정 재외동포 전체의 행위로 일반화되는 것은 근 거 없는 공포감을 조성하고 국민들과 재외동포 사이에 불필요한 사회갈등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치안망의 허점이나 다양한 범죄의 원인을 외부 이주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제노포비아에 다름 아니다. 해당 재외동포집단이 일반적으로 기초 법질서 준수의식이 약하여 이에 대한 각성이 필요한 면도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근거 없는 비난을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내 거주 재외동포들이 모국을 어떻게 바라 보고 행동하여야 하는가에 못지않게 국민들도 우리의 이웃으로 같이 호흡하고 있는 재외 동포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과 홍보, 캠페인 등이 필요하 다고 생각한다.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43
토 론 문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토론문 이준일 (고려대) 재외동포를 규율하는 기본법은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이하 재외동법포 으로 약칭)로서 여기서 재외동포는 재외국민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외 국의 영주권( 永 住 權 )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과 외국국적동포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정부 수립 전에 국외로 이 주한 동포를 포함한다)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로 구성됨(동 법 제2조). 자연인을 구분하는 법적으로 의미있는 기준은 국적 임. 국적에 따라 자연인은 국민 과 외국인 으로 구분되어 서로 다른 법적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됨. 현행 국적법은 원칙적으로 혈통주의(속인주의)에 따라 출생 당시에 부친이나 모친 가운데 한 사람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면 출생지와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하고 있음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 이러한 혈통주의의 문제점은 국적을 확정하기 위해 부모 의 국적을 확인해야 하는데 조상의 국적을 추적하는 것, 특히 근대적 의미의 국적법 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그것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임. 대한민국의 경우에 최초로 국적이 부여된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 같은 해 12월 20일에 국적법이 제정되고 비로소 시작됨. 결국 최초의 국적법에 따라 이 법률이 제정될 당시에 부친이 대한민국 국민인 사람은 대한민국을 국적을 취득하 였음. 이에 따르면 당시 한반도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인, 그리고 중국(만주), 러시아, 일본 등 외국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인들이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음.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45
그렇지만 남북이 분단되고 북한주민, 중국과 러시아 및 일본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인 은 당연히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영토로 귀국하지 못한 채 거주 국가의 국적을 동시에 취득하게 됨. 1997년 국적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이중국적이 금지되어 이중국적자가 국적을 선택해 야 하는 기한(20세가 되기 전에 이중국적자가 되면 22세, 20세 이후에 이중국적자가 되면 그로부터 2년) 이내에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상 실하게 됨으로써(동법 제12조) 거주 국가의 국적을 취득하여 이중국적자가 된 재외동 포는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게 됨. 자연인을 구분하는 법적으로 의미있는 기준이 국적이라는 점에서 재외국민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을 뿐 여전히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재외동포법에서 외국 국적동포와 함께 규율되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됨. 재외동포법은 현재 대한민 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혈통적으로(민족적으로) 한국인과 동일한 혈통을 가 진 외국인, 즉 외국국적동포에게 한정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됨. 재외동포를 외국국적동포로 국한할 때 실제로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하는 집단은 본인 의 의사와 상관없이, 당시의 국제적 상황에 따라 한국으로 입국할 수 없어 거주국의 국적을 취득하여 이중국적자가 되고 이중국적을 금지하는 대한민국 국적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동포로서 1948년 정부수립 이전에 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 과 그 직계비속임. 즉 조선족동포, 고려인동포, 재일동포가 우선적으로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하는 외국국적동포로 판단됨. 이들에게는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하여 국적 취득에서 요건을 완화시켜주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 대안으로 판단됨. 외국국적동포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때까지는 외국인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출입 국관리법의 적용에서 외국인에 해당함. 이렇게 형식적으로는 외국인이지만 실질적으 로 국민(한국인)인 외국국적동포의 자유로운 출입국과 취업을 목적으로 제정된 재외 4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동포법의 입법목적에 따라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체류허가규정이 해석될 필요가 있 음. 재외동포비자나 방문취업비자를 얻기 위한 적극적 요건 또는 소극적 요건의 해석 과 적용에서 외국국적동포의 권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고 판단됨.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47
토 론 문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토론문 곽재석 (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차규근의 논문은 기존에 중국동포의 F-4 체류자격 부여와 관련하여 논의되어 오던 단 순노무 종사 가능성에 따른 차별 문제가 아닌 재외동포 자격 부여 및 변경 관련하여 현 재 출입국관리 업무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차별 문제를 매우 잘 지적하고 있 다.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 려가 있다 고 법무부에서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경우에는 실무자의 재량에 따라 매우 쉽 게 체류자격이 부여되지 않거나 또는 체류기간 연장이 되지 않고 있다. 금고 이상의 형 을 선고 받은 자 에게는 재량적 기간 연장제한이 가능하도록 한 반면 그 이하의 벌금형 을 선고받은 사람이 현재 체류기간 연장이 되지 못하고 출국명령이 이루어지는 현실은 즉각 시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법 해석과 적용은 재외동포들의 한국에서의 생존권을 위 협하는 매우 편협되고 잘못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최근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동포에 대한 2진 아웃, 3진 아웃제도 또한 개선 이 필요하다. 사소한 잘못으로 3년의 체류 기간 동안에 2회의 벌금, 5년의 기간 동안에 3회의 벌금을 받는 경우 즉각 강제퇴거 당하는 현실에 직명해 있다. 나아가 지금 중국 한국영사관에서는 한국 체류 당시 사소한 실수로 기소유예를 받은 사람들 조차 H-2 재 입국이 허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 외에 재외동포자격(F-4) 및 방문취업 동포들 의 한국체류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실임에도 배우자 초청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 는 현실도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재외동포들의 한국에서의 가족권, 생존권 등 기 본적 권리가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윤인진 배정숙의 논문은 재외동포 정책의 전개와 그에 따른 각 동포집단의 이주 실태 와 각 집단이 한국에서 겪는 차별의 현황과 문제점을 매우 훌륭하게 압축적으로 정리하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49
고 있다. 그러나 조선족 동포와 관련하여서는 조선족동포와 한국인의 상호작용 과정에 서 상이한 언어, 노동개념, 행동방식,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갈등을 빚었고, 노동현장에 서 사회적 차별, 임금차별, 부당대우 등을 겪으면서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었다. 더 나아가 미디어를 통하여 비춰진 조선족 동포의 이미지는 불법체류, 범죄, 조폭, 위장결혼, 가정파괴, 편부모자녀 등으로 형성되었고, 2012년 조선족동포 오원춘과 박춘봉의 토막살인사건으로 인하여 한국사회의 조선족에 대한 혐오증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고 지적하고 있고, 고려인 동포와 관련해서는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의료보험, 성희롱 등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이 중 임금체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 이상이었고, 임금을 아예 못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40%에 육박한다. 임금 체불을 당했을 경우 노동부에 진정 또는 고소를 해야 하지만 자신이 일하는 사업장의 이 름과 주소, 진정 방법을 몰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어렵게 진정을 하더라도 업주 에게 부과하는 벌금이 체불임금의 10 20% 밖에 안 된다. 민사소송은 6개월~1년의 기간 이 소요되며 소송에 승소 했을 경우에도 사업주가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다시 압류신 청을 해야 한다. 언어적 어려움을 비롯한 각종 취약한 사회적 조건들로 인해 고려인동포 들은 기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고 지적하고 있다. 조선족과 고려인 두 집단의 사례분석에서 차별의 원인을 지적함에 있어 조선족의 경우 상이한 언어, 노동개념, 행동 방식, 가치관의 차이 가 그 원인이고, 고려인의 경우 언어적 어려움을 비롯한 각종 취약 한 사회적 조건 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인권 차별의 원인을 이 주 해외동포들에게 돌리는 일종의 희생자 비난론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물론 재 외동포의 문제점도 없지 않지만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인권억압과 차별의 법적 제도적 모순이 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1999년 재외동포법 제정 당시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에 이주한 동포 를 제외하는 방식의 재외동포 정의규정에 대한 개념적 조 작을 통해 특정지역 동포를 법의 적용에서 제외한 당시에 한국사회의 재외동포에 대한 기본적 차별 관념이 아직까지도 시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이러한 차 별적 현실 속에서 허덕이는 재외동포들의 인정투쟁에 좀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재외동포 정책은 국내 비정규직 보호, 외국인근로자와의 차별문제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5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입법 과정에서 개별법을 통한 실질적 보호론이 제기된 바 있고, 위헌 결정이 있었으며, 법 제정 및 개정 이후에도 법에 대한 중국동포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점은 일정 정도 이와 같은 문제 자체의 어려움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재외동 포 정책의 첫 단추가 잘못 채워진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법의 개정이 이루어 진 이상 재외동포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 방식은 재외동포법의 입법취지와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 재외동포법 및 재외동포 정책의 본질적인 과제는 경제주의 논리에 입각해 재외동포를 거주국의 정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차별하고 있는 현실을 수정하여, 법과 정책의 형평성, 보편성을 확립하도록 해야 한다. 아직도 한국의 재외동포 정책 현실은 재외동포법의 직계비속 2대 제한, 단순노무행위 금지, 불법체류 다발국가동포의 출입국 봉쇄, 그리고 오늘 지적된 바와 같이 사소한 이유로 자의적으로 재외동포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또 체류자격연장 마저 불허하는 차별적 법 적용은 재외 동포 인권,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시급히 시정되어야 한다. 법무부가 여러 정책적 유연 성을 통하여 재외동포들에게 취업과 출입국상의 실질적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지 만, 문제의 본질은 중국.CIS동포들을 역사와 인권, 법 적용의 관점에서 정당하게 재외동 포로 인정하여 체류자격(F-4)을 부여하고 법과 정책의 보편성, 형평성을 확립하는 것이 다. 무엇보다도 국가발전과 동포사회의 상생발전을 위하여 중국동포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재외동포정책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동포문제를 외국인력정책 차원에 서 시혜를 부여하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사회통합과 사회경제적 영향 등을 고 려하여 동포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서는 동포사회도 잃고 국내의 사회통합도 흔들리는 문제의 악순환만이 지속될 것이다. 이에 동포를 포용하기 위해서는 동포와 관련된 차별적 법령의 정비가 전제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현행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의 외국인근로자 고용의 특례조항을 삭제하여 동포를 고용 허가제의 일반외국인근로자와 달리 처우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51
토 론 문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토론문 김인덕 (청암대) 재외동포 정책의 전개와 한국 내 재외동포 귀환 이주민 공동체의 형성에 대한 토론문 평소에 윤인진교수님과 배진숙교수님의 저서 등을 통해 학문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토론자로서는 본 토론을 통해 새로운 한국이주사 연구의 지형을 새롭게 따라 가 보 는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발표문을 통해 받은 학문적 교감을 전제로 하여, 다음과 같 이 간단히 여쭙고자 합니다. 첫째, 본 발표문은 재외동포의 귀환 이주민 공동체의 형성 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범주에 대한 고견을 다시 확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새터민의 경우와 여기에서 언 급하지 않은 독일에서 일하고 돌아오신 광부, 간호사들의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국내 재외동포에 대한 연구가 초보단계임을 상정하면 본 발표가 갖 는 의미가 절대 작지 않다고도 생각해 봅니다. 둘째, 재외동포에 대한 한국의 정책과 그 연결선상에서의 국내 거주, 정착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중앙 정부의 일련의 정책이 실제로 현실의 국내 재외동포 귀환 이주민에게는 지자체에서 그 영향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지 자체의 중앙 정부의 정책에 대한 대응 양태가 궁금합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몇몇 시와 구의 경우 적극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인 케이스를 소개해 주시 면 좋겠습니다.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53
셋째, 역사학을 공부하면서 현재의 문제와 지난 역사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동시에 설 명할 지를 고민합니다. 1945년 이후 대규모 국내로 해외의 한민족이 귀국을 합니다. 특 히 1946, 47년 시기는 상당히 일본과 동북지역, 미주 등지에서 여러 형태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1960년대 일본지역의 재일동포의 경우 한국 정부의 요청과 본인들의 다양한 필 요에 따라, 한국에서 활동하게 됩니다. 오늘 발표와 시간적 거리는 있지만 한반도의 한 공간에서 진행되었던 일입니다. 재외동포의 국내 이주와 형성의 역사는 1945년 이후 남 북한에 여러 형태로 그 영향이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이주민 공동체의 형성 을 넘은 재외 동포 국내 이주와 정착에 대한 역사를 볼 때, 무엇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본 발표회가 좀 더 풍부한 내용을 담을 수 있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고견을 청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5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재외동포 관련 법규와 국내 거주 재외동포 인권 문제에 대한 토론문 본 발표는 재외동포와 관련된 법률에 대한 내용으로 역사학을 공부하는 토론자로서는 한계를 갖고 접근할 수밖에 없는 주제입니다. 역사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역사주의적 관점에서 발표의 내용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본 발표문에 차규근 변호사님은 기존의 재외동포 관련 법령들의 핵심 내용을 비교 분 석하고, 이들 법령의 내용과 실제 적용이 국내 거주 재외동포들의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말씀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음의 내용을 통해 저의 토론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첫째, 재외동포법에 대해 여쭙고자 합니다. 재외동포에 대한 기본법은 재외동포법입니 다. 말씀하신 것처럼 동 법은 1999. 9. 2. 공포되고, 1999. 12. 3.부터 시행되었는데, 널 리 알려진 바와 같이 재외동포의 범위 문제와 관련하여 제정 당시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 다. 제정법에서는 재외동포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 해외로 이주한 동포로만 정의 하였다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2001. 11. 14.자 99헌마494결정) 이후 정부 수립 전에 해외로 이주한 동포도 범위에 포함되었다. 고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논의를 우리가 다시 할 필요는 없는지의 문제입니다. 왜 시작부터 정부 수립 전에 해외로 이주한 동포도 범위에 포함 하지 않았는지, 상기할 필요는 없는지 하 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 발표를 마치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특정 재외 동포집단에 대한 맹목적 적대감에 기초한 비난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해 당 재외동포들 전체의 명예가 훼손되고 인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는 현상에 대하여 말하 자고 한다. 국내에서 살인 등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범인이 특정 재 외동포집단 출신일 것이라는 글이 상위 순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특 정 재외동포 출신자에 의한 몇몇 충격적인 사건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 되는데, 댓글의 내용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제1분과> 재외동포정책과 한국 내 재외동포 _55
말씀하신 것처럼 극소수 몰지각한 자들의 일탈행위가 특정 재외동포 전체의 행위로 일 반화되는 현상은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교육을 넘어 우리의 각성과 노력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한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5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발 표 한국사회의 인권문제와 조선족 이라는 낙인 이정은 (성공회대) 이주 노동자로서 광주거주 고려인의 인권실태 김재기 홍인화 (전남대) 사할린 귀환동포의 인권적 쟁점 조일동 (한양대) 토 론 박 우 (한성대) 김승력 (고려인지원센터 너머 ), 송석원 (경희대)
한국사회의 인권문제와 조선족 이라는 낙인 1) 이정은 (성공회대) 1. 들어가며 중국동포에 대한 한국사회의 반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크고 작은 사건의 용의자로 중 국동포가 지목되고 있고, 강력사건의 범죄자가 중국동포인 경우에는 온 사회가 그들에 대한 경계를 넘어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 그래서 추방되어야 할 외국인으로 호명한다. 실제로 2011년도 법무부 자료에 의하면, 외국인 범죄는 외국인 장기체류자의 증가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국적별로 등록외국인 10만 명당 외국인 범죄자 검거인원을 보면, 몽골, 미국, 캐나다, 러시아, 태국, 파키스탄, 우즈벡, 중국 순으로, 이들 국가는 평 균 이상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우리의 상상과는 달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중 중국인이 가장 많지만, 범죄율 또한 가장 높은 것은 아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중국동포에 대한 경계의 시선은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 마다 더욱 커지고 있다.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용의자로 중국동포를 지명하기도 하고, 실제 사건은 전체 조선족의 이미지를 왜곡시켜 그들을 한국사회의 위험한 인물 로 낙인 찍는 결과를 가져왔다. 낙인의 내용에는 불법외국인노동자, 가난한 나라에서 온 동포, 문화후진국민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 글은 범죄율은 중국동포보다 한국이 여전히 더 높다거나 한국사회가 중국동포에게 차별적인 시선을 보내더라도 그들은 결국 같은 민족 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한국사회가 중국동포에 대해 취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문제 1) 이 글은 학회발표용 초고이므로 인용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2) 최영신 강석진(2012)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와 치안실태 연구, 형사정책연구원. p.77-84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59
삼고자 한다. 즉, 중국동포를 다른 외국인과 달리 의사소통이 가능한 저임금 노동자는 물론이고 중국시장 진출의 주요한 자원으로 활용하면서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문화적 차이와 국적 차이를 이유로 추방 이라는 용어를 쉽게 사용하는 현상에 대해 고민해 보 고자 한다. 합법적인 자격으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동포에 대한 이런 경계의 시선은 외국인노동자 일반에 대한 차별과 멸시, 일종의 혐오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 글은 국내거주 중국동포의 인권문제를 다루지만 외국인노동자 일반 과 기본적으로 거리를 두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동포와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인 권문제는 기본적으로 계급관계에 기반한 차별이라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 다. 따라서 이 글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인종적 특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 고 그들의 인권문제가 왜 인권문제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지, 한국사회의 구조에 대해 질문하고자 한다. 여전히 단일민족 신화, 민족주의적 정동(affection) 3) 이 강하게 작동하 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동포의 인권을 말할 수 없다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은 더욱 더 자리잡을 곳이 없게 될 것이다. 2. 국내 거주 중국동포의 인권문제 지금까지 중국동포의 인권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와 조사는 많지 않다. 국적회복 소송이나 재외동포법 개정운동에서 언급되었을 뿐, 중국동포를 인권보호의 대상으로 호 명하지 않았다. 이 현상 자체가 중국동포의 인권에 대한 한국사회의 논란을 보여주는 것 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장에서는 법무부에서 2010년과 2013년에 진행한 체류외국인 실 태조사에서 중국동포에 대한 차별항목 조사결과를 활용하였다 4). 또한 필자가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중국동포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자료를 이용하였다. 그 밖에 중국 3) 정동(affection)은 인지와 신체적 감각 모두를 지칭하는 말로 신체와 세계 속에서, 그리고 그 사이에서 순환하고 매개하는 힘 혹은 에너지를 일컫는다. Jie Yang(2014) The Political Economy of Affect and Emotion in East Asia, Routledge 4) 정기선 외(2013), 2013년 체류외국인 실태조사: 고용허가제와 방문취업제 외국인의 취업 및 사회생활,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참조. 이하의 <표>와 <그림>은 따로 인용표시를 명기하지 않았지만 이 보고서에서 인 용한 것이다. 6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동포신문들의 인권침해 사례, 노동상담 사례도 참고하였다. 1) 자료를 통해 본 차별의 실상 법무부의 2010년, 2013년 체류외국인 실태조사에서 중국동포의 차별경험을 조사 정리 한 자료를 보면, 차별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직장 내에서의 차별은 여전히 심각한 것 으로 조사되었다. 이 조사는 체류자격으로 보았을 때, 2011년 당시 전체의 약 75%를 차 지하는 방문취업제 중국동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동포비자를 받고 장기간 체류하 는 중국동포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을 반영하여 체류자격을 좀 더 다양화하여 조사할 필요가 있다. 2014년 현재, 재외동포 비자(F-4)를 획득한 동포는 약 29만 명이고 방문취 업비자(H-2)로 체류하고 있는 동포는 약 28만 명으로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5) <표 1> 중국동포의 차별받은 경험: 성별 먼저, <표1>에서 중국동포의 차별 경험을 성별로 구분하여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중 국동포가 차별받은 경험은 2010년 조사에 비해 남성은 약 11% 감소하였고 여성은 2% 증가하여 전체적으로 약 6% 가량 감소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국동포들을 인터뷰해 보 면, 실제로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고 차별에 대해 진술하듯이, 이런 변화는 긍정적 5) e-나라지표 외국국적동포 현황 참고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61
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림 1>에서 보듯이 외국인노동자와 중국동포의 차별경험을 비교해 보면, 외 국인노동자는 차별경험이 11% 감소한 것에 비해, 중국동포는 그 절반가량인 6% 감소하 여 중국동포에 대한 차별이 더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중국동포의 수가 외국인노동자보다 더 많고 체류기간이 더 길거나 언어소통이 가능하여 차별에 더욱 민감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결과만으로 외국인노동자와 차별개선 여부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림 1> 외국인노동자와 중국동포의 차별경험비교 조사결과 방문취업제 동포들의 차별경험은 성별, 연령별, 교육수준별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는데, 교육수준별로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은 대부분 이 한국에서 유사한 단순노무직에 취업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포들은 업 종에 따라 차별경험이 다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6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표 2> 중국동포의 차별받은 경험: 업종별 <표 2>를 보면, 2013년도 조사에서 건설업(48%)이나 음식점업(39%)에 종사하는 경우 가 제조업(35%) 보다 더 차별을 느끼고 있다. 또한 3년 전 조사에 비해 음식점업 종사자 의 차별경험이 16.8%였던 것에 비해 두 배 이상이 늘어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표 3> 2010년도 중국동포의 차별받은 경험: 업종별 6) 구체적으로 <표 3>의 2010년도 업종별 차별경험을 보면, 가사서비스업(75%)이 가장 높았고 농축산업(61.1%), 건설업(53.3) 순이었다. 이런 차별경험은 한국에서의 체류기간 이 길수록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체류기간이 길어질수록 한국 인과의 접촉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6) 정기선 외(2010) 2010 체류외국인 실태조사: 고용허가제와 방문취업제 외국인의 취업 및 사회생활,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참조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63
<표 4> 2013 중국동포의 차별받은 경험: 체류기간별 <그림 2> 상황별 차별경험: 2010, 2013년 비교 <그림 2>는 중국동포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느끼는 차별감을 조사하여 2010년과 2013 년도를 비교한 것이다. 이 결과에 따르면, 중국동포가 가장 차별을 경험하는 장소는 직 장으로 나타나 있다. 2010년과 비교할 때 차별경험이 가장 감소한 장소는 공공기관이다. 공공기관의 인권행정 결과라고 여겨진다. 또한 거리나 동네, 상점 음식점 은행, 집주인 부동산 중개업소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의 차별은 5% 이내에서 증가하였다. 2013년 조사 에서 새롭게 추가되었다고 하는 대중교통 이용 시의 차별경험도 약 20%에 이른다. 일상 적인 공간에서 느끼는 차별감과 그 수치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개개인이 느끼 는 차별의 경험은 어떨까? 6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2) 심층면접에서 나타난 인권침해 경험 7) 한국에서 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은 대부분이 중장년층이다. 이들의 노동경 험에서 특징적인 것은 이직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것은 성별에 관계없이 남녀 동일 한데, 처음 입국하였을 때는 정보가 부족하여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가 중국동포들간의 네트워크에 편입되면서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자리를 옮기게 된다. 남성의 경우는 건설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여성의 경우는 모텔이나 식당에서 일을 하다가 다른 직종에 비해 보수가 높은 입주가정부나 간병인으로 일하며 정착하게 된다. 건설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남성들의 경우는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회사, 기업 에 소속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들 남성들 중 일부는 건설 분야에서도 전기나 통신, 원 예 등 전문직에 종사하며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이들이 많다. 8) 자신들은 단순 일용직에 종사하는 한국인에 비해 교양이나 문화적 수준이 높고 일의 숙련도도 높아서 직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한다. 여성들의 경우도 일에 대한 자부심은 큰데, 특히 사장에게 신임을 받아 책임있는 일을 맡았다거나 입주가정부와 간병일을 하며 주인으로 부터 값비싼 선물을 받은 사례를 이야기하곤 하였다. 한국사회에서 조선족 노동자로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들의 이직율이 높 은 이유는 더 좋은 조건에서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노동현장에서 한국인들로부터 받는 무시와 차별로 인해 한국에서의 생활이나 미 래에 대한 구체적인 상이 그려지지 않을 때, 그들은 일을 그만둔다. 그만큼 중국동포들 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그들에 대한 차별이 가장 힘들 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앞의 통계에서 확인하였듯이 노동현장에서의 차별은 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중국동 포에 대한 무시와 차별은 여전히 심각하다. 중국동포들은 한국인들의 무지( 無 知 )로부터 받는 차별이 어떤 힘든 일보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라고 말한다. 7) 필자가 지난 2011년 2월부터 8월까지 중국동포를 인터뷰 조사한 자료와 2012년 1월부터 5월까지 조사한 자료 를 바탕으로 정리하였다. 이 부분은 이정은(2011), 재중동포 사회의 차이와 소통의 문화정치: 한국내 조선족 커뮤니티의 구성과 교류 민주주의와 인권 11(3)과 이정은(2012), 외국인과 동포사이의 성원권: 재한조선족 사회의 지위분화에 따른 성원권 획득전략 경제와사회 제96호의 내용을 발췌, 수정한 것이다. 8) 박우 외(2012) 우리가 만난 한국 북코리아 참조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65
일하는 장소에 가도 이 한국 사람들이 우물 안에 개구리여... 어떻게 보면 대화를 해 보면, 특히 내가 일하는 장소는 노가다기 때문에 차원이 낮을 수도 있잖아요, 회사가 아 니고. 그래 저는 일시적으로 회사차원이 높은 사람하고 접촉도 하고 대화를 해보면 중 국에 사과가 있냐, 뭐 이런 게 있냐 물어보면 우린 억울해요. 너 있는데 이게 있냐 하 면 우린 속으로 중국에는 더 잘 먹어요 라고 생각하지요(남, 1964년생, H-2) 완전 우린 인간도 아니지 뭐, 그거. 한국은 무슨 애완견도 그렇게 입양하고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우리 교포들한 테는 왜 이렇게 하느냐고요. (중략) 그런데 교포들은, 우리는 짐승만도 못하게 취급하잖아요 지금(여, 1960년생, H-2). 사장님들이 사람 얄밉게 잔소리를 해도 눈 시선이 사람 깔보는 그런 시선이니까 젤 힘들죠. (중략) 안경 안에 눈동자 사람 시선을 내리 밑으로 깔보며 일이 끝나기 전에 처리해라, 이거해라 반말하시고, 마지막에는 썅욕 같은 거 어떤 때는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완전히 사람 개 취급하니까 일단은 가서 두 시간, 세 시간 하다가 그런 시선이 있으면 앞치마를 내치고 나와요(여, 1954년생, H-2). 인터뷰 중에도 사장에 대해 존댓말을 사용하는 F씨(여, 1954년생)는 한국에서 중국동 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그런 모욕을 들어가며 일을 하지는 않는 다고 했다. 한국에서 경험한 차별의 내용 중 힘든 것은 임금체불이다. 돈을 벌기 위해 이국땅에 온 사람들에게 임금체불은 다른 어떤 차별보다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다. 이런 현상은 서울보다 지방이 더 심각하며, 실제로 임금이 체불되고도 다시 조선족 노동자들을 고용 하는 사업장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 사업장을 노동청에 고발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 이 그들은 억울하다. A씨는 몇 년 전 밀린 임금 90만원을 받기 위해 지방노동청에 신고를 했더니, 삼자대면 을 통해 50만원이라도 받던지 일전도 못 받고 그만 두던지 라고 해서 합의를 했지만 중 국동포들을 고용해서 일주일, 열흘씩만 일하게 하며 노동을 착취하는 공장이 어떻게 계 속 유지될지 있는지 신기하다고 했다. 동포라 그러면 더 무시해요 그래서 더 무시하는가하면 아... 그게 동포들은 너네는 못살아서 여기왔다 이래가지 6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고 서래는 무시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너는 못살아서 여기 왔기 때문에 내보다 못하기 때문에 무시하는 거는 당연 하게 무시하게 해야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남, 1957년생, H-2). 중국동포들이 한국에서 차별과 무시에 대응하는 방법은 개인의 성향과 연령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노동현장에서 갈등이 일어났을 경우, 한국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잘 지내자고 소통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혼자 삭히거나 역으로 한국인을 무시하 며 견딘다. 연령이나 연륜이 많을수록 젊은 한국동료를 음식점에 데려가 음식 먹으매, 소주한잔 사주매, 화목하게 지내 는 사람도 있고, 일하는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사소한 갈등은 전혀 개의치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화해의 방식은 같은 직장에서 그래도 말이 통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때 나 가능한 행동이다. 직장에서의 인간적인 모습이 서로의 관계를 향상시키고 한국인 친 구를 사귀게 하는 방법이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혼자 삭히거나 한국인들을 무시하는 방 법을 택한다. 현장에서 일을 하던 C(남, 1964년생)씨는 한국인과 마찰이 일어나자 다짜 고짜 너희들 교포들 아니야? 불법이지? 신분증 가지고 와라 는 말을 들어도 아 너는 못 배웠거나 이 시대를 아직도 넌 모르는구나 라며 웃고 만다고 한다. 더 이상 대화도 안하 는 이유는 그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이처럼 짐승만도 못하게, 개 취급 을 하며 중국동포들을 무 시하고 차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동포들은 그 이유를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은 한국인들 전체의 성향이나 개인적인 이유보다는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한 어려운 형편 때문에 혹은, 자본주의의 특성이라는 사회구조적인 원인을 든다. 배운 게 없는 사람들이 그런 거에요. 그러다 보니까 그 사람들은 부모형제 없이 집을 아예 떠나가지고 일을 쭉 하다보니 또 위에서 그렇게(무시) 당해봤고 그 당한 걸 바로 중국교포들이가(교포들에게) 또 사용하는 거죠(남, 1957 년생, H-2) 아무 곳에 가서도 우리가 예를 들어서 논쟁이 붙었다 할 때 도리 없이 그저 소리만 높여요. 소리만 높여서 도리 를 안 따지고 상대방을 제압해요.(여, 1954, H-2)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67
이렇게 볼 때, 작업장 내에서 중국동포들과 한국인과의 대화나 소통은 한국인이 케어 (care)를 받아야 하는 간병인이나 가사도우미의 몇몇 사례를 제외하고는 크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대상자들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국인 친구들이 거의 없고 또 무엇보다도 한국인을 잘 믿지 않는다. 그것은 식당이든 가정에서든 결정적으로 문제 가 생기면 일단 중국동포들을 의심하고 따돌리며 경계를 만드는 분위기에서 한국인에게 는 마음을 쉽게 열지 않도록 스스로 훈련되었다고 한다. 건설업에서 일하고 있는 L씨(남, 1964)는 한국인은 동포라고 하면 더 무시하고 당연 하게 무시해야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다. S씨(남, 1957)도 한국 사람들의 편 협된 시각과 무지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두 사람은 중국에서 공무원과 은행원 신분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고 그 때는 친절하고 교양있는 한국사람들로 부터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건설업과 식당노동자라는 신분으로 일을 하면서부터는 한국인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들을 가난하고 배고파서 돈벌 러 온 불쌍한 동포 취급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과 한국에서의 직업에 따라 두 개로 경험되는 한국사회는 그래서 오래 머물 곳이 아닌, 돈 벌면 떠나야 할 차가운 나 라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느끼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처음부터 그렇게 나빴던 것은 아니 다. 부모의 나라에 왔다는 자긍심,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은 노동과정에서 임금체불, 언 어폭력, 무시 등을 당하며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같은 민족으로서의 자부심과 영광은 이제 한국에 대한 실망으로 변하였고 깨끗하고 예의바른 선진국의 이미지는 겉만 화려한 허상으로 확고하게 각인되어 가고 있었다. 3. 한국사회의 인권에 대한 오해 그렇다면 이와 같이 중국동포에 대한 인권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더 나아 가 이런 인권문제가 왜 인권문제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일까? 그 원인을 한국사회의 인권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풀어가고자 한다. 요즘 한국에서는 어느 시기보다도 인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책적으로 인권행정을 중요시 여기게 되면서 지자체에서는 6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인권조례를 제정하고 인권센터를 만들며 공공기관의 인권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학생 인권, 장애인인권, 여성인권 등 인권보호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 인권의 장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인권에 대한 극단적인 오해가 새로운 문제를 야기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1) 평등과 존엄이 빠진 권력 과 권한 으로서의 인권 인권은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가지는 권리를 뜻한다. 누구나 동등한 인간 으로서 갖는 권리이기 때문에 평등 개념은 인권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 다. 여기서 평등은 인권보장의 절대적인 기준이 동등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 라, 사회적인 조건에서 최소한의 억울한 처우 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생물학적인 조건에 의해 사회적인 차별을 받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침해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정된, 태생적인 조건으로 인한 차별은 개개인 에게 가장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성에 대한 차별, 장애인에 대한 차별 또한 같은 맥락이다. 조선족 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태생적인 조건이고 이 조건으로 인한 차별은 다른 어떤 차별보다도 실존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9)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인권의 역사는 남성, 백인, 부르주아들의 권리에서 인권보장의 범위가 확대되어온 과정이다. 그 과정은 개별 주체들의 저항과 투쟁은 물론이거니와 타 인을 나와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고 인정해온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획득되었고, 그 것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나와 다른 타인 을 동등한 인간 으로 존중하지 않을 때 차별 이 되고 인권침해가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사회에서 인권 이라는 용어는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지만, 거기에 가 장 중요한 인간에 대한 존중은 삭제되어 있다. 권위주의적인 국가에서 개인의 권리보다 는 의무와 집단에 대한 책임이 강조되어왔기에 개개인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문제는 자신의 권리에 집중하며 나의 권리찾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나 의 권리는 중요하지만, 타인의 권리를 묵인하거나 다른 논리를 들어 비난한다. 권력관계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권리와 권리간의 충돌이 발생하 9) 박경태(2008) 소수자와 한국사회, 후마니타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69
는 것은 사회적인 현상이고 그 갈등을 어떤 관점에서 해결하는가가 그 사회의 성격을 보 여준다. 나의 권리를 주장할 때는 인권( 人 權 )이지만, 타인의 권리는 이기적인 이권( 利 權 )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면서 결국 누구의 인권에도 귀기울이지 못하 는 꼴이 되어버렸다. 나의 인권을 주장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서 권리를 가지고 있고 존중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이 사라지고 있다. 재외동포와의 관계에서 인권을 상대적인 권력이나 권한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국민국 가의 틀이나 단일민족 신화에 갇혀있는 경우에 발생한다. 한국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 은 이해하지만 외국인의 인권까지 존중해야 하느냐는 반문이나, 한국 내에서의 문제도 심각한데 동포의 인권까지 존중해야 하느냐는 것은 인권보장의 틀을 내국인, 국민국가의 틀로 협소하게 규정한 것이다. 이런 협소한 인권에 대한 이해는 서구로부터 동양에 인권 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인 1890년대 일본의 시각과 유사하다. 일본은 rights에 대한 번역 을 권한, 권력의 의미가 있는 통의( 通 義 )로 번역하여 사용하였다. 10) 권력과 권리를 혼동하는 사람들은 경계를 통해 타자와 구분하고자 하고 나와 구분된 타자를 배제하고 차별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 때 다른 사람의 권리 를 침해한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짓밟으면서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는 것은 폭력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인지하면서도 그것은 자신의 권리보장을 위한 행동으로 포장한다. 권력과 권한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나 폭력을 당연시하고 그들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는 것이 자 신들의 권력인양 휘두르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방이 자신과 동등한 존재라는 타인에 대 한 존중의 의미가 삭제된 상태에서 가능한 것이다. 2) 경제성장과 인권의 배타적 배치 권력과 권한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위와 생활을 영위 할 수 있다. 그들의 목소리는 쉽게 전해지고 반영되고 수정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권 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거나 인권을 주장하기 어렵다. 인권침해 를 받아도 그것을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무엇인지 모른다. 10) 이정은(2009), 번역어 인권과 일본의 근대 일본학연구 28집 참고 7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그래서 누구보다도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존중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는 사회적인 권력과 권한을 가지지 못한 사회적인 소수자를 일컫기도 한다. 단지 수가 많고 적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쉽게 차별받고 억압 받을 위치에 놓여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사회적 약자를 나와 우리가 존중하 고 보호해야 할 대상,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들로 생각하기보다, 내가 포함되지 않는 특정집단으로 오히려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역차별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대상으로 변질되곤 한다. 장애인, 노인, 아동, 노숙자 등의 인권보장에 동의를 하면서도 외국인과 성소수자의 인권보장에 대해서는 왜 그들이 사회적 약자인지, 쉽게 수긍하지 않는 사람 들도 많다. 여기에서 중국동포는 외국인으로 분류되어 인권보장을 쉽게 말하기 어려운 대상이 된다. 특히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차별이 심각한 한국사회에서 개개인의 경제적인 수준과 는 별개로 국가의 경제력, 파워에 따라 외국인을 차별하고 선입견을 가지고 비난한다. 중국동포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모임장소에 갔을 때 딱 보게 되면 음...어떻다 할까요. 남을 배려할 줄을 몰라요. 그저 나만 챙기면 되요. 그 이유 는 자본주의 나라고 그렇다 보니까 자랄 때부터 남보다 우세해야 내가 살 수 있잖아요. 이게 첫째 이유 같아요. 그 러니까 사람성격이 어릴 때부터 이렇게 키워놓으니까 남한테지지 않으려고...((여, 1954, H-2) 사회주의 국가에서 살아온 중국동포의 입장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심각한 경쟁력 때 문이라고 보겠지만, 다른 자본주의 국가에 비해 유독 한국사회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차 별적인 것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방식, 다른 무엇보다도 경제를 중심 으로 사고하도록 교육받아왔기 때문이다. 급속한 근대화와 경제성장제일주의 라고 불릴 정도로 모든 국가와 사회의 에너지를 경제성장에 집중해왔다. 부모세대의 노력과 희생으 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경제성장과 약자에 대한 배려를 상호배타적으 로 설정해놓고 경제를 위해 인권은 희생해야 할 가치로 여겨져 왔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인권보장을 잠시 유보하자는 1960년대의 발전주의 논리가 개발 도상국을 원조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2000년대의 한국사회에서도 여전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71
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중국동포는 한국의 3D업종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지만, 외국인이고 경제발전을 위해 인권은 잠시 유보해야 할 대상이다. 이런 시각은 사회 계층 적으로 노동시장의 하층부를 담당하는 내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거기에 중국동 포는 정당한 노동여부와는 상관없이 한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한국인으로부터 경제 적인 혜택을 받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4. 역사적 경험에 대한 상호인식 부족 중국동포가 한국으로 이동하고 취업이 확대될 수 있었던 계기는 1999년에 제정된 재 외동포법(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2001년 11월의 헌법불합치(99헌마494) 결정 이후이다. 결국 2004년 3월에 개정된 재외동포법에 서는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에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 포를 포함한다 는 문구가 추가되어 중국동포와 CIS 지역 동포가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되 었다. 재외동포법이 정부수립이전이주동포 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차별의 기준이 법 실현의 목적과 실질적인 관계가 없고 차별 정도 또한 적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법이 개정되기까지 재외동포법 개정 법률안을 둘러싼 논의가 인권적인 관점에 서 이뤄졌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2건(의안번호 1270, 1310)의 개정 법률안이 제출되었는데, 하나는 한민족의 혈통을 강조하였고 다른 하나는 국외이주 이후 외국적 취득자에 한정하는 내용이었다. 즉 의안번호 1270호의 부 모의 쌍방 또는 일방이 한민족의 혈통을 가졌음을 확인받은 자 가 인종주의적 논란을 야 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의안번호 1310은 외국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재일동포들 중 조선 적을 가진 사람들이 배제된다는 문제가 지적되었다. 이와 같은 제안을 한 당시 국가인권 위원회의 의견(2001.12)과 중국동포들의 진정이 받아들여져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 라는 포괄적인 조항이 만들어진 것이다. 11) 그러니까 재외동포법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 11)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 중 개정 법률안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 (2001.12) 참조. 국 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 인권정보정책의 주요결정례 참조 7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적 경험인 식민지기의 이동을 중요한 조건으로 인정한 것이다. 중국동포와 CIS 지역동 포, 그리고 재일조선인이 미국이나 유럽지역의 동포들과 같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 록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국민들은 식민지기에 타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던 조 건을 망각하거나, 식민지기의 이동 그 자체에 얽매여있는 것 같다. 후자는 중국동포에게 도 해당되는 것이다. 식민지로부터 해방 이후, 같은 민족이지만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오랫동안 다른 역사적인 경험을 한 것에 대해서는 외면한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삶의 조건을 바꾸는 이동은 현실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고 앞으로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식민지기 독립운동을 위해서든, 먹고 살기 위 해서든 생존을 위해 중국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중국동포들이고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시기가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전의 식민지기라는 점은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의 연변조선족자치구에서 터를 잡아 지역문화를 이끌어온 사람들이 중국동포들이다. 그러나 식민지로부터 해방 이후 미소 냉전체제의 갈등과 대립 속에서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을 경 험하며 오랜 시간 다른 공간에서 지내다가 갑자기 같은 공간에서 조우하게 되었다. 한국으로 이동한 중국동포는 이중적인 차별을 경험한다. 중국에서는 소수민족으로 차 별을 받았다면, 한국에서는 노동시장에서 계급적인 차별을 받는다. 중국은 급격한 개혁 개방이후 소수민족인 조선족에 대한 정책적 지원 없이 일정정도 한국으로의 이동을 방치 하였다. 한중국교수립 이후 언어자원을 이용해 한국으로 이동한 중국동포들은 끊임없이 그들의 정체성을 검증받으며 돈벌러온 불쌍한 동포 취급을 받는다.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보다 조상의 나라 에서의 차별이 더 억울하다. 중국동포와의 오랜 기간의 단절은 같은 민족이라는 사실 이외에 많은 부분에서 서로를 낯설게 경험하게 한다. 같은 언어이지만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민족이지만 다른 국 적이며, 같은 문화권이라지만 전혀 다른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민족과 국적이 다른 외국인들보다도 같지만 다른 이런 차이들이 서로를 당황하게 만들며 서로간의 단절 과 차별을 일반화한다. 이것은 단지 중국동포를 대하는 한국 사람들만의 문제만이 아니 다. 중국동포들 또한 오랜 시간 교류하지 못한 모국을 여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 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사회주의 국가와 자본주의 국가라는 전혀 다른 체제의 두 나라가 냉전과 분단 의 단절 시기에 어떤 역사적인 경험을 하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같은 민족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73
을 강조하기 위해 민족의 기원을 찾아 식민지기 이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서 설명하 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같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왜 중국동포와 한국인은 다를 수밖에 없는 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식민지 해방 이후 두 나라가 경험한 현대사에 대한 상호인식이 필요하다. 두 나라가 처했던 역사적 조건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다른 어떤 인권교육보다도 동포의 인권을 이야기할 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 차별과 범죄의 악순환 중국의 소수민족으로서 조선족 이라는 낙인은 최근 한국사회의 현실에 비춰보았을 때, 강력 범죄문제와 따로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 조선족 을 범죄의 소굴로 낙인찍고 경계하 며 그들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치라고까지 여기는 현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반복되는 차별이 새로운 차별을 낳고 그것이 다시 범죄의 가능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범죄를 보면, 지난 2000년부터 10년간 내국인 범죄자수는 소폭 증가했지만, 외 국인 형법범죄자수는 6.2배 증가하여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2) 체류외국인이 2014 년 현재 180만 명으로 2000년에 비해 42.5%(126만명)나 급증하면서 외국인 범죄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죄종별로는 폭력사범(30.4%)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음주운전 (24,4%) 등 교통사범과 기타범죄(출입국관리법위반 등)가 23.2%를 차지하고 있다. 13) 그 러나 내외국인 범죄자 중 5대 범죄라고 하는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의 외국인 범죄 율은 급속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12) 한국의 사회동향 (2013) 중 외국인범죄 참조 13) e나라지표 죄종별 외국인 범죄현황 (검색일, 2015.8.10.) 7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표> 내 외국인별 형법범죄자 중 살인, 강도, 강간, 절도 및 폭력범 비율: 2000, 2005, 2010 (단위: %)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00 05 10 00 05 10 00 05 10 00 05 10 00 05 10 내국인 0.11 0.12 0.12 0.33 0.25 0.27 0.64 0.68 1.70 7.09 7.32 11.51 55.81 44.55 38.56 외국인 0.68 0.67 0.59 1.57 1.24 0.95 0.72 0.92 1.79 18.79 12.38 12.03 50.17 29.08 40.61 출처: 경찰청, 범죄통계, 각 년도. 서울의 중국동포 밀집지역인 구로구, 영등포구의 범죄 검거 인원지수는 전체 외국인의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으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도박범죄이다. 외국인에 대 한 범죄 유형을 보면,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째, 외국인의 치안부재 상황으로 인한 범죄 둘째, 외국인에 대한 무시와 차별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범죄 셋째, 외국인 으로서 누적된 스트레스가 과격하게 분출되는 폭력범죄가 그것이다. 첫 번째 유형은 불 법외국인 노동자 등 치안이 작동하기 어려운 대상을 상대로 범죄행위를 하는 경우이다. 범죄가 드러나더라도 체류자격으로 인해 신고를 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하여 범죄를 저 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14) 우리가 주목해야 할 유형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유형이다. 두 번째 유형의 경우는 노동 현장에서의 불평등과 무시로 인한 범죄로 구체적으로는 임금체불로 인한 범죄, 작업장에 서 내국인의 무시와 차별로 인한 범죄, 작업장 및 기숙사에서 동료간 무시와 차별로 인 한 범죄가 포함된다. 또한 외국인으로서 받은 일상적인 무시와 차별이 분노로 표출되는 범죄도 이에 포함된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중국동포에 대한 작업장에서의 차별, 임금체불, 생활 속에서의 일상적인 무시와 차별이 사회적인 분노가 되고 그것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징폭력 논의와도 연결된다. 즉, 외국인이나 이민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다 른 형태의 상징폭력 을 야기할 수 있다. 15) 사회가 이민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을 경우, 그것이 이민자들에게 영향을 미쳐서 오히려 이민자들의 일탈을 유발할 수 있는 것 이다. 이주민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그들을 끊임없이 불안한 존재로 감시하는 역할을 할 14) 최영신 강석진(2012)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와 치안실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5) 김정규 신동준(2011)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75
경우, 내국인의 편견은 다시 외국인의 긴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여 이민자의 범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차별과 범죄의 발생은 무엇이 먼저인가 순서를 문제삼는 것은 의미없는 논쟁 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사회가 조선족 이라는 전체에게 부여하는 차별적인 낙인의 내용들 이 결국 범죄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중국동포의 범죄가 발생하였 을 때, 언론의 호들갑이나 방송태도에서 이미 그들에 대한 일정정도의 편견을 전제로 하 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중국동포 개개인이 아닌, 조선족 전체에 대한 이런 왜곡된 태도가 결국 한국사회에서 그들에 대한 인권침해를 인권문제로 보지 못하도록 한다. 6. 맺으며 법적인 국민 이 아닌 새로운 이주민에 대한 자국민의 경계와 호기심의 이중적 태도는 일반적인 사회현상이다. 하지만 국가간 이주체제나 이주제도의 변화 등 이주가 발생하게 되는 현실적인 이유가 16) 과거의 역사적인 경험 계기들과 맞물려있게 된다면, 상황은 달 라진다. 냉전과 분단,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오랜 시간 단절되어 있었고, 그러면서도 민족문화를 지키며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특정 공간을 점하며 생활해온 조선족들이 대거 한국사회로 이동하게 되면서 새로운 이주자와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 다.(이정은, 2012)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중국동포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여전하며 그들을 인권보호의 주 체로 호명하는 것을 주저한다. 그것은 한국사회의 인권에 대한 오해에서 기반하며 서로 의 차이를 확인하기보다 민족적 동질성에서 답을 구하려는 태도 때문이기도 하다. 인권 은 추상적이고 쓸모없는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라, 가장 본질적이고 존재론적인 문제이 다.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발휘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구체 적인 대상의 인권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까지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인간의 권리보다는 국민으로서의 책임을 더욱 중요하 16) 코프만(Kofman et al, 2001)은 각 나라의 법제도 및 송출국과 유입국간의 이주체제(migration regime), 공식 비 공식적 이주네트워크의 이주제도 그리고 개별이주자라는 세 가지 차원에 의해 이주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7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게 교육받아온 한국사회에서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쉽지 않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왜곡되기 쉽다. 더군다나 다른 국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중국동포들의 인 권을 쉽게 공유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글로벌경제시대에 더 나은 조건을 찾아 한국으 로 이동한 중국동포들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에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사회통합을 이루며 공생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을 확인하는 것 뿐이다. 그들은 한국사회에서 사회적인 시민권을 얻기 위해 자신들이 처한 위치에 따라 커뮤니 티를 구성하고 한국사회와 교류하고자 한다. 한국사회에 정착하더라도 연변의 조선족 문 화를 새롭게 발전시키고자 하며 자신의 경제적 지위상승뿐만 아니라 한민족 동포로서의 동질감이 한국과 중국동포사회, 나아가 통일한반도를 위해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 국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조선족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문화를 구성해가 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이제는 우리가 그 구체적인 답을 찾아가야 할 때이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77
이주 노동자로서 광주거주 고려인의 인권실태 김재기 홍인화 (전남대) Ⅰ. 서론 2015년은 해방 7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그러나 1945년 한민족의 해방은 바로 민 족의 분단(devide)과 분산(diaspora)을 가져왔다. 38선을 따라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인위 적인 이산가족으로 아직까지 가족통합을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또한 해방이 되었으나 고 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있다. 그런데 최근 중앙아아시아 등 구소련지역에 거주하던 고려인 동포들이 광주광역시에 모여들고 있다. 최소 1000명에서 최대 3000명이 규모의 고려인 동포들이 새로운 일자리 를 찾아서 광주광역시 광산구 인근에 모여살고 있다. 이 논문은 이주 노동자로서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의 인권 실태를 파악 해 보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로서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노동권, 안전 건강권, 주거 생활 권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고려인들이 광주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노동, 의료, 주거, 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모 색하는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이 발표에서는 일부 자료만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설문조사는 2015년 8월 1일부터 9일까지 남녀와 연령을 고려하여 62명을 조사하여 분 석하였다. 그리고 광산구 고려인의 거주 실태에 대한 최근 자료로 광산구청 다문화팀에 서 2015년 1월에 24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제시하였다. 또한 전남대 김재기 교 수연구팀이 2013년도에 고려인 33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한 자료도 제시하였다. 이러한 자료들은 최근 고려인들의 거주 실태 설명해 주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향후 100명이 넘는 고려인들 대상으로 인권실태에 대한 추가 설문조사를 통해 고려인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79
노동인권실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중국인, 베트남인, 인도네시아인, 몽골인 등 동아 시아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국가별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국가 간 이주 노동자 인 권실태를 비교하는 자료로 활용 할 것이다. Ⅱ. 2013년 광산구 고려인 거주 특성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데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2013년 전남대 정치외교학과와 코리아스포라연구회가 주최한 제8차 세계한인의 날과 제12차 세계한상대회 기간에 진행 한 학술회의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날 회의에서 광주광역시의 사례로 전남대 김재기 교수가 발표하였고, 안산시 땟골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에 대한 사례는 김승력 대표가 발표하였다. 가리봉동과 대림동 재한 조선족 동포에 대한 발표는 동포신문 김용 필 대표가 하였다. 이날 학술회의에 발표한 김재기 교수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광주에 거주하 고 있는 귀환 디아스포라로서 고려인은 구소련시절인 1937년 스탈린의 소수민족 말살정 책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강제이주 된 한민족의 3 ~ 4대 후손들이다. 경기도 안산, 수원, 부산 등 전국으로 흩어져 있던 고려인들이 비교적 취업 여건이 좋은 광주광역시 하남 평동 소촌공단으로 취업을 하면서 2008년부터 광주시 광 산구 월곡동 및 산정동 일대에 정착하여 거주하기 시작했다. 2012년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출 신이 압도적으로 많은 규모이다. 구청에 공식적으로 등록한 597명 중 566명이 우즈베키 스탄 출신이며 2008년 228명에서 2013년 537명으로 증가하였다. 광산구청이 고려인센터 (센터장:신조야)에 의뢰하여 조사한 자료에는 2013년 현재 759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우 즈베키스탄 450명, 카자흐스탄 250명으로 나타났다. 월곡동에 470명, 산정동에 349명 순 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 280명, 40대 22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들 은 주로 인근 산업단지의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경우가 689명으로 가장 많았다. 8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광산구 등록 고려인 현황( 12. 9월말 현재) 등록외국인 현황 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러시아연방 키르기스스탄 597명 566 11 7 13 연도별 고려인 인구 현황(단위 : 명)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28 239 391 422 558 537 국적별 고려인 및 취학 현황(추정수치) 국 적 세대수 인 원 재학자녀수 어린이집위탁대상 우즈베키스탄 256 450명 12명 18명 카자흐스탄 150 250명 4명 6명 키르키즈스탄 13 19명 2명 3명 러 시 아 20 40명 4명 계 439 759명 18명 31명 새날학교 재학(초, 중등) : 12명, 고교진학 대상 : 6명 지역별 거주현황(추정수치) 구 분 월곡동 산정동 우산동 송정동 계 세대수 280 131 21 7 439명 인구수 470 249 32 8 759명 연령별 현황(추정수치) 계 9세이하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759명 31 22 127 280 223 59 16 1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81
고용현황(추정수치) 계 제조업 서비스업 가 사 기 타 759명 689 11 56 3 체류자격 현황(추정수치) 비자종류 인 원 체 류 기 간 H-2 129 3년+2년연장, F-4(재외동포)로 변경가능 F-4 563 재외동포비자로 3년마다 갱신하며 장기체류가능 F-5(영주)로 변경가능 F-2 64 재외동포 자녀로 동반체류자 기타 3 동포자녀로 20이상인자로 관광이나 학생비자체류 계 759명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상대적으로 우즈베크인 민족주의 경향이 높게 나 타난 국가 중에 하나로서 소수민족으로서 고려인들이 느끼는 정치경제적 차별이 높은 요 인 때문으로 생각된다. 특히 경제적 요인이 더 작용한 것으로 나타난다. 러시아 연해주 와 볼고그라드/라즈돌리예 등으로 재이주하는 고려인들도 대부분 중앙아시아 우즈베키 스탄 출신들이다(김재기, 2004). 2013년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거주하는 고려인 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를 떠나 한국으로 오게 된 배경을 질문하였는 데 중앙아시아의 요인(push factor)과 광주의 요인(pull factor)으로 나누어 질문하였다. 가 브리엘 쉐퍼(Gabrial Sheffer)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모국(homeland) 와 거주국(host country)의 정치경제적 조건이 맞아야 가능하다(Gabriel Sheffer, 2006). 정치경제적 차별 과 위협, 소수민족정책, 출입국정책, 경제적 상황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 이 조사 결과에 의하면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를 떠난 이유(push factor)는 경제적인 요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3명 중 29명(88%)이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온 것으로 조 사되었다. 광주(한국)을 선택한 이유(pull factor)는 일자리 때문에 15명(45%), 역사적 고 향으로 생각해서가 8명(24%), 비자의 편리성 때문이 4명(12%)으로 나타났다. 8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중앙아시아 요인 경제적요인 (일자리) 기타 경제적 요인 (일자리) 광주(한국) 선택 요인 역사적 고향 비자의 편리성 기타 (결혼, 가족 등) 29명(88%) 4명(12%) 15명(45%) 8명(24%) 4명(12%) 6명(18%) 고려인 디아스포라 1세대들의 고향이 어디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30명(90%)이 모른다 고 답하였다. 3명(10%)은 각 서울, 강원도, 남한이라고 답했다. 1864년 이후 본격적인 한 인들의 러시아 연해주가 이뤄졌고 이들은 주로 함경도 출신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는 조선 전역에서 만주와 연해주 지역으로 한인 디아스포라가 이뤄졌다. 사회주의를 지 향하는 수많은 조선의 청년들은 전국에서 소련으로 이주했었다. 이들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강제이주이후 강제적 동화정책으로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약화되었다. 때문에 조 상들의 역사와 언어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재 1세대들은 거의 사망하고 3-4세대 들이 한국으로 입국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상의 고향을 모르는 결과는 당연한지도 모른다. 1세대의 고향에 대한 인식 모른다 30명(90%) 안다(서울, 강원도, 남한) 3명(10%) 광산구 고려인들의 거주는 원룸임대가 27명(82%)이며, 단독주택임대는 5명(15%)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임대는 여러 세대의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동거 가족 수는 1명 이 11명, 2명이 6명, 3명이 7명, 4명이 4명, 5명이 3명, 7명이 2명으로 나타났다. 평균 월 20-30만원의 월세를 내며 살고 있다. 이는 수도권이 평균 50만 원대의 월세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비용이 든다. 수도권에 비해 낮은 주거비용과 생활비는 광주를 선택한 요 인 중에 하나이다. 주거형태 원룸 임대 27명(82%) 단독주택임대 5명(15%)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83
현재 체류 비자는 H2가 25명(75%), F4가 6명(18%), F5 1명(3%) F6 1명(3%)이었. 광 산구청에서 조사한 자료에는 F4가 많은 것과 차이가 난다. 면접하면서 만난 우즈베키스 탄에서 온 J씨는 1) 한국으로 오기 위해 받은 비자는 재외동포(F4) 비자인데 방문취업 비 자(H2)로 들어온 동포들과 달리 단순노무직에는 취업할 수 없다 고 한다. J씨는 전문기 술이 없고 한국어가 안 되기 때문에 불법을 감수하면서 단순 제조업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고 한다. 비자 H2 F4 F5 F6 25명(75%) 6명(18%) 1명(3%) 1명(3%) 광주에 거주하면서 지역이나 직장에서 인격적 모독이나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명(15%)이 그렇다, 28명(85%)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광주에 거주하는 고려 인들에 대한 차별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경험 경험했다 5명(15%) 경험한적 없다. 28명(85%) 고려인들의 언어 사용 능력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에 대하여 상중하로 질문하였는데, 듣기는 25명(76%)가 중으로 8명(24%)가 하로 답했다. 말하기는 13명(40%)가 중, 20명(60%)가 하로 대답했다. 읽기는 10명(30%)가 중 23명(70%)가 하로 답했다. 쓰기는 8명(24%)가 중 25명(76%)가 하로 답했다. 평소에 쓰는 언어는 러시아어 라고 답한 경우가 32명(97%)이며 한명만이 한국어라 답했다. 1) 2013년 7월 17일 고려인센터에서 면담 8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상 중 하 상 중 하 상 중 하 상 중 하 0 25명 (75%) 8명 (25%) 0 13명 (39%) 20명 (60%) 0 10명 (30%) 23명 (70%) 0 8명 (25%) 25명 (75%) Ⅲ. 2015년 광산구 고려인 거주 특성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는 2015. 1. 28. ~ 2. 27까지 광산구 월곡동 일대에서 집중 거 주하는 고려인주민 247가구 (총 623명 : 여성 330명, 남성 293명)에 대하여 가구구성, 주 거현황, 경제구조, 희망비자, 복지수요 등을 조사하였다. 이 조사에는 고려인센터, 고려 인교회, (사)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고려인협동조합, 새날어린이집 등이 협조하였다. 조사결과 고려인 주민들의 가족단위 거주가 많음에도 경제적 사정상 전세의 원룸 거주 비중이 높은 반면 이곳의 주거환경이 불안정하고 열악한 곳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청 중장년층 비율이 72%, 고졸 이상의 학력자가 86.3%로 나타났 다. 응답자의 약 99%가 한국국적 및 영주권 취득과 장기거주(F4)를 희망하여 한국에서 정착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고려인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4년 12월 기준 980명으로 전년대 비 443명이 증가하였고,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은 36.7%로 나타났다. 이들은 비교적 취업 여건이 좋은 하남 평동 소촌공단 등 일자리와 근접한 월곡동 하남동 평동에 밀집거주하 고 있으며, 주위 지인들의 소개 및 최근 언론보도 등으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85
외국인주민 대비 고려인주민 비율 연도별 고려인주민 인구 추이 (단위 : 명) 구 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주민등록인구 318,667 326,677 342,936 363,239 375,509 385,101 392,875 외국인주민인구 5,537 6,254 6,968 8,437 9,306 10,130 11,357 외국인주민인구비율 1.7% 1.9% 2.0% 2.3% 2.5% 2.63% 2.9% 고려인주민 228 239 391 422 558 537 980 고려인주민인구비율 0.07% 0.07% 0.1% 0.15% 0.14% 0.13% 0.25% 2014년 외국인주민현황조사, 안행부(2014.1.1. 기준) 8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국적별로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자가 74.5%(184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 며, 이어서 러시아 10.5%(26명), 우크라이나 7.7%(19명), 카자흐스탄 4%(10명), 키르키 즈스탄 2%(5명) 순이었다. 카자흐스탄 4% 러시아 10.5% 우크라이나 7.7% 키르키즈스탄 2% 기타 1.2% 우즈베키스탄 74.5% 성별 비율은 여성(53%)이 남성(46%)보다 조금 우위에 있으며, 연령별로는 20~30대가 44%, 40~50대가 28%순으로 활발한 경제활동이 가능한 청 중장년층 비율이 72%를 차지 했다. 성별 대비 연령별 구성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87
주거형태는 원룸 거주자가 64%, 단독주택 27%, 아파트 7% 순으로 나 타났으며, 목돈 마련이 필요한 전세보다 월세(98.8%)가 대부 차지하였다. 가구 유형 주거 형태 (단위: 명) 소득에 대한 조사에서 조사대상 가구의 약 80%가 월수입 200만원 이하였으며, 이 가 운데 약 30만원을 월세로 지출하고 있어 수입의 20%를 주거비용으로 부담하고 있었다. 가구별 월수입 현황 월세 부담 현황 (단위: 명) 현재 체류자격은 H2(방문취업)가 56%로 가장 많고, F4(재외동포) 39%순이었으며, 희 8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망 체류자격으로는 귀화가 61%, F5(영주)가 28%, F4(재외동포) 11%순이었다. 설문에 응 한 고려인주민의 약 99%가 국내 정착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체류기간은 1년 미만이 37.6%, 1~2년 미만 23.6%, 2~3년 미만 11.8%, 4~5년 미만 9.7%, 5년 이상 9.3% 순으로 최장 체류기간은 15년 3개월이었다. 현재 및 희망체류자격 체류기간별 복지수요에 대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주거지원(49%)을 가장 원하고 있으며, 두번째 로 의료 지원(44%), 교육지원(5%) 순으로 나타났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89
Ⅳ. 이주노동자로서 귀환(return) 고려인의 인권 실태 1. 이주노동자의 권리와 귀환 고려인 국내법상 이주 노동자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규정되어 있 다. 외국인근로자란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국내에 소재하고 있 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있거나 제공하려는 사람 이 라고 정의하고 있다. 국제법상의 개념으로 ILO협약은 이주노동자의 개념을 이주노동자라 함은 자신 이외 의 자를 위하여 고용될 목적으로 일국으로부터 타국으로 이주하는 자를 말하며, 이주노 동자로서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자를 포함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UN 이주노동자권리협 약에 의하면 이주노동자란 그 사람이 국적국이 아닌 나라에서 유급활동에 종사할 예정 이거나, 이에 종사하고 있거나, 또는 종사하러 온 사람을 말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주노동자(migrant worker)는 외국인근로자(foreign worker)로서 타국에서 국 적취득 등으로 신분상의 변화를 갖게 되는 이민자(immigrant)나 정치적 난민(political refugees)과의 구별이 필요하다. 한국이 1991년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고용을 위한 이주에 관한 협약 에 의하 면 이주노동자에게 출입국에 관한 정책과 법률, 노동조건, 생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것 과, 이주노동자의 보수, 사회보장, 노동조합활동 등에 있어 차별 없이 내국인과 동일하게 대우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에 관한 협약 은 인권침해 상황과 이주노동자의 균등 기회 및 대우 증진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ILO협약 중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산업재해 보상에 있어 내외국 인 균등처우에 관한 협약 (제19호), 사회보장권리의 보전을 위한 국제체제 확립에 관한 협약 (제157호)는 이주노동자에게 차별 없이 사회보장을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 외 주요 협약으로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제87호), 단결권 및 단체 교섭에 관한 협약 (98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제29호), 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 (제105호), 고용 및 직업상의 차별에 관한 협약 (제111호),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남녀 근로자의 동일보수에 관한 협약 (제100호) 등이 있다. 9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이러한 이주노동자의 권리는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1948)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세계인권선은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에 따른 구별 없이 생명과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 리 등 가장 기초적인 생존권적 기본권 등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세계인권 선언 제2조~제3조). 한국은 보편적 가치로써의 인권을 중시하고 있으며 국가 및 외교 정책 목표에 있어 인 권 증진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므로 이주노동자에게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하여 생명권은 물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근거에 관한 권리 등이 적용 된다. 구체적으 로 명예 생명 초상권 등의 인격권 및 인격형성 유지권 등 인격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침 해받지 않을 권리와 함께 사생활 사적 비밀 생활상 등을 적극적으로 보호받을 권리가 보 장 된다. 행복추구권과 관련하여 이주노동자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쾌적한 환경에 서 살 권리 등을 갖는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외국인고용법) 제22조: 사용자는 외국인근로자 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하여 처우하여서는 아니 된다 라고 차별금지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이주노동자의 기본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권이 라 할 수 있다. 노동기본권이란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 과 제34조 제1항의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 을 보장하기 위하여 헌법 제32조 제1항에서 정하는 근로권 및 동 조 제3항의 근로조건의 법정, 그리고 제33조에서 정하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의 노동3권을 주요 내용을 하는 권리를 말한다. 근로기준법 제115조에서는 국적을 이유 로 한 근로조건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음. 국제법적으로는 1990년 7월 10일부터 적용된 UN의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에서 출신에 의한 차별의 금지(제2조 제2항) 및 동등한 가치의 노동에 대한 동등한 보수를 포 함한 근로조건을 향유할 권리(제7조)를 규정하고 있으며, 그 권리를 제한할 경우에도 공 공복리증진의 목적으로 반드시 법률로서만 제한할 수 있도록(제4조) 하고 있어 이는 헌 법 제37조 제2항의 법률유보 조항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91
그런데 중앙아시아 등 구소련지역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은 <재외동포법적지위 와 출입국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지만,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귀환 고려인 동포들은 재외동포로서 권리보다는 외국인이나 이주 노동자로 취급받고 있는 것 이 현실이다. 2. 광주지역 고려인 이주노동자의 인권 실태 1) 조사 설계 및 분석 방법 - 설문의 구성 : 응답자 특성, 노동권, 회사생활만족도, 안전권과 건강권, 주거권과 생 활권 등 60여 문항 - 표본의 추출과 조사방법: 광주광역시 고려인 이주노동자를 모집단으로 하고 120명을 표본으로 설문조사를 하였음. 이중 62명의 유효한 설문지 를 대상의 분석함. - 조사기간은 2015년 8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진행 함 2) 조사 내용 인구통계학적 특성 20대 30대 40대 50대이상 여(34명/54.8%) 11(17.7%) 9(14.5%) 7(11.3%) 8(12.9%) 남(28명/45.2%)) 10(16.1%) 9(14.5%) 4(6.4%) 4(6.4%) 62(100%) 21(33.8%) 18(29%) 11(17.7%) 12(19.3%) (1) 노동권 여권 및 외국인 등록증 보관 여부 여권 및 외국인 등록증을 누구 보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하였는데,. 본인 이라고 응답이 62명으로 100를 차지하였다. 여권 및 외국인 등록증은 본인 이 9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보관하도록 법률로 명시되어 있다. <표 4-1> 여권 및 외국인 등록증 보관 여부 구분 명 퍼센트 본인 62 100 회사 0 0 기타 0 합계 62 100.0 근로계약서 내용 인지여부 근로계약서 내용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하였는데. 대략알고 있다 에 응답한 이주노동자가 42명으로 67.7%를 차지하였으며, 잘 알고 있다 에 13명 (213%), 잘 모르고 있다 에 7명(11.3%)를 차지하였다. 응답한 이주노동자의 경우 근로계약서에 대해서 대략 알고 있거나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79%를 차지하고 있어서 근로계약서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되어 있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표 4-2> 근로계약서 내용 인지여부 구분 명 퍼센트 잘 알고 있다 13 21 대략 알고 있다 42 67.7 잘 모르고 있다 7 11.3 합계 62 100.0 근로계약 위반여부 회사가 근로계약을 위반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위반한 적 없다 에 응 답한 이주노동자는 88.7%이었으며, 위반한 적 있다 에 응답한 이주노동자는 9.7%로 회사가 근로계약서를 위반한 사례가 약 10%로 낮게 나타났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93
<표 4-3> 근로계약 위반여부 구분 명 퍼센트 위반한 적 있다 6 9.7 위반한 적 없다 55 88.7 합계 61 98.4 근로계약 위반 내용에 대한 질문에서, 근무시간 위반이 1명, 다음으로 급여액 수 는 3명, 초과 근무수당 1명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급여 고려인 이주노동자의 평균 급여에 대한 질문에서, 월평균 급여는 168만원으로 나타났다. 월 저축액은 평균 20만원으로 58(94%)명이 하고 있으며, 월 송금액은 평균 15만으로 49명(80%)이 고향에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거주숙소에 지 불하는 비용은 평균 38만원으로 대부분 원룸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야간근무는 44명으로 70%가 1-3시간까지 야간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동안 쉬는 날은 평균 6일로 6일이 21명으로 33.9%, 4일이 17명으로 27.4%, 8일이 13명으로 21%로 나타났다. <표 4-4> 월 평균 급여와 저축/송금, 야간작업, 휴일 구분 월 평균 급여 월 저축액 월 송금액 월 숙소비용 야간작업 휴일(월) 평균 168만원(평균) 20만원(평균) 15만원(평균) 38만원(평균) 44명(70%) 6일 2) 2015년도 1분기 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은 271만3천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 반면에 비정규직 은 146만7천원으로 13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고려인은 대부분 비정규직인데 평균168만원을 받고 있다. 9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표 4-5> 월 평균 급여 구분 명 퍼센트 100만원 미만 4 6.5 100만원 이상 - 150만원 미만 8 13.1 150만원 이상 - 200만원 미만 36 59 200만원 이상 13 21.3 합계 61명 99.9 급여 미수령 급여를 받지 못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없다 에 90.3.6%가 응답하였으 며, 있다 에 8.1%가 응답함. <표 4-6> 급여 미수령 여부 구분 명 퍼센트 있다 5 8.1 없다 56 90.3 합계 61 98.4 회사 생활에 가장 어려운 점 회사 생활을 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질문하였음. 언어소 통 에 응답한 이주노동자가 44명으로 71%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비인격적 인 대우 가 10명으로 16.1%를 차지하였다. <표 4-7> 생활에 가장 어려운 점 구분 명 퍼센트 언어 소통 44 71 비인격적인 대우 10 16.1 차별 8 12.9 합계 62 100.0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95
2. 안전권과 건강권 건강검진의 정기적 실시여부 회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정기적으로 받고 있음 에 응답한 이주노동자는 87.1%를 차지하였으나, 받아 본 적 없음, 실시했으나 받지 못했음, 실시 안함, 잘 모르겠음, 기타 를 합한 응 답은 13.%를 차지하였음. <표 4-8> 건강검진의 정기적 실시여부 구분 명 퍼센트 정기적으로 받고 있음 54 87.1 받아 본적 없음 5 8.1 실시했으나 받지 못했음 1 1.6 실시 안함 2 3.2 합계 62 100.0 안전보건 교육 실시여부 회사 내에서 안전보건 교육을 받아 보신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정기적 으로 받고 있다 에 응답한 이주노동자는 57명 91.9%를 차지하였으며, 받아 본 적 없음 에 응답한 이주노동자는 8.1를 차지하여 회사내 안전 보건교육을 제대 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안전보건 교육의 경우 이주노동자의 건강권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만큼 안 전보건 교육에 대한 사업주의 교육 등을 통해서 철저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 는 것이 매우 중요함. 산업안전보건법 31조에 의하면 건설업의 사업주는 건설 일용근로자를 채용할 때에는 그 근로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력, 시설, 장비 등의 요건을 갖추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등록한 기관이 실시하는 기초안전, 보건교육을 이수 하도록 하여야 한다 고 규정되어 있다. 9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표 4-9> 안전보건 교육 실시 여부 구분 명 퍼센트 정기적으로 받고 있음 57 91.9 받아 본적 없음 5 8.1 실시했으나 받지 못했음 0 0 실시 안함 0 0 합계 62 100.0 안전사고 경험여부 회사내에서 안전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경험이 없다 에 응 답한 이주노동자는 93.5%였으며, 경험이 있다 에 응답한 고려인 이주노동자는 6.5%로 나타남. <표 4-10> 안전사고 경험여부 구분 명 퍼센트 경험이 있다 4 6.5 경험이 없다 58 93.5 합계 62 100.0 3. 회사 내 폭행, 폭언에 대한 경험 <표 4-11> 회사 내에서 폭행사고 구분 명 퍼센트 경험이 있다 1 1.6 경험이 없다 60 96.8 합계 61 100.0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97
<표 4-12> 폭언 및 욕설 구분 명 퍼센트 경험이 있다 3 4.8 경험이 없다 59 95.2 합계 62 100.0 4. 차별에 대한 경험 차별경험 여부 고려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경험이 있 다 에 응답한 고려인은 28명으로 45.2%를 차지하였으며, 경험이 없다 에 응답한 이주노동자는 34명으로 54.8%를 차지하였다. 고려인이라는 이유로 상당한 차별 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4-13> 차별경험 여부 구분 명 퍼센트 경험이 있다 28 45.2 경험이 없다 34 54.8 합계 62 100.0 차별 가해자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가해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한국인 상사 에 응답한 이주노동자가 3명 10.7%를 차지하였으며, 한국인 동료 에 응답한 이 주노동자는 14명 50%를 차지함. 9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표 4-14> 차별 가해자 구분 명 퍼센트 한국인 상사 3 10.7 한국인 동료 14 50 외국인 동료 10 38 기타 1 3.5 합계 28 100.0 차별 장소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장소는 어디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회사 에서라고 응답한 이주노동자는 46.3%, 식당에서 35.7%를 차지하였음. <표 4-15> 차별장소 구분 명 퍼센트 회사 13 46.4 쇼핑장소 2 7.1 식당 10 35.7 공공기관 2 7.1 기타 1 3.5 합계 28 100.0 Ⅴ. 결론 최근 광주광역시에 새롭게 나타난 국제이주자 집단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집단이 고려인 동포들이다.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귀환고려인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였고 사 회복지모금회를 비롯한 복지단체와 지역ngo들의 방문과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단체들이 매일 방문하고 있고 각종 방송과 신문에서도 대부분 보도하였다. 고려인 식당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99
을 비롯하여 자영업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2억 5천만원을 모금하여 2층 단독건물을 구입하여 리모델링을 하여 9월 7일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를 개관한다. 그런데 고려인에 대한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의 규모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다. 2015 년 5월 현재 1300명 규모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출입국관리본부의 자료에 나온다. 그 러나 현지에서는 최대 3,000명 규모로 까지 이야기 한다. 법무부 출입관리본부와 고려인마을 협동조합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기적응교육에 의하 면 격주로 30명 정도가 교육을 받는다. 월 60명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년으로 환산하면 700명 정도가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가 있다. 여기에 2인 가족으로 할 경우 1400 명 정도로 추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난 5년간 누적된 규모도 본다면 3000명은 가능성 이 있다. 비자가 만료되어 돌아가거나 거소 등록을 하지 않고 거주하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정확한 규모는 전수 조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전수조사가 쉬운 문제 가 아니다.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주 노동자로서 대부분 비정규직인 고려인들의 권리는 침해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 인다. 여권이나 외국인등록지 보관, 근로계약 위반 여부, 체불여부 에 대한 질문에서 긍 10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정적인 답이 압도적으로 나왔다. 주 5일 근무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이주 노동자로서 안전권과 건강권에 대한 질문에서도 건강검진, 안전교육, 안전사고 등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회사 내 폭행이나 폭언에 대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도 그런 경험이 없다 가 높은 비율 이다. 그런데 차별에 대한 질문에서 경험한 적이 있다 가 45.2%로 나왔다. 주로 한국인 상사와 동료가 차별을 한다는 답변이다. 다른 통계자료보다 높게 나온 이 부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차별이 쌓이면 분노로 폭발 할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C-3-8비자(단기동포방문비자)에 대한 불만도 정책당국이 관심 갖고 볼 문제이다. 3개월 체류할 수 있 수 있는 젊은 고려인 동포들에 게 불법적인 일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취업을 할 수 없고 3개월 만에 돌아가야 하니 항공료 등 비용 문제가 심각하다. 고려인이나 조선족 동포들의 모국으로 귀환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 이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현재로서는 외국인 이주노동자일 뿐이다. 해방 70년 을 맞이하여 나라 잃은 디아스포라로서 자기의지와 상관없이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의 만 주로 디아스포라의 길을 갔던 후손들에 대한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 보호해줄 나라가 사 라져버려 정처 없이 떠돌아다녀야했던 그것도 스탈린시절 중앙아시아로 집단 강제이주 라는 인권유린을 당해야했던 고려인에 대해서는 보다 더 많은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필 요하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01
<참고문헌> 김승력, 2013. 국내체류 고려인 땟골 현황 및 너머 의 대응과 한계 제7회 세계 한인의날 기념 전남대 학술회의 발표논문(2013.10.28. 전남대) 김재기, 1999. 중앙아시아 한인의 강제이주 정착 재이주의 정치경제 중앙아시아 한인 (전남대 사회과학연구소 총서) 김재기, 2004. 러시아 재이주 한인의 난민적 상황과 인권보호, 민주주의와 인권, 4권 1 호, 전남대 5.18연구소. 김재기, 2013. 이스라엘의 귀환 디아스포라와 한국 탈북자 정책 2013년 한국정치학회 춘계학술회의(2013년 4월 고려대) 김재기, 2013. 광주광산구 귀환 고려인의 거주특성과 이주배경, 제7회 세계 한인의날 기념 전남대 학술회의 발표논문(2013.10.28. 전남대) 김재기, 2014. 세계한인 귀환 디아스포라와 지원정책 (코리아스포라총서), 지성계. KOTRA, 2012. 2012년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임금동향. 10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사할린 귀환동포의 인권적 쟁점 : 경기도 안산시 고향마을의 사례를 중심으로 1) 조일동 (한양대) - 목 차 - 1. 들어가며 2. 일제 강점기 사할린 이주 다시보기 3. 소련에서의 생활수준 4. 라디오를 통한 사할린, 일본, 한국에 대한 국제적 감각 5. 영구귀국과 사회적 정체감의 상실 6. 나오며 참고문헌 1. 들어가며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지하철 4호선 한대앞 역을 빠져나오면 길 건너로 지은 지 10 여년 안팎의 깔끔한 아파트 단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주공 아파트 벽면에 적힌 이름이 독특하다. 고향마을. 아파트 단지에 마을 을 붙이는 것은 이 제 꽤나 보편적인 일이다. 신도시에 고향 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 역시 한국사회에 서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1970년대 이후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러니 고향 마을 이라는 아파트의 이름도 충분히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고향 마을 아파트 단지에는 관리실이 위치한 건물을 제외하곤 젊은 세대나 어린 아이를 볼 1) 본 발표문은 현재 막바지로 접어든 현재진행 중인 연구 내용의 일부를 정리한 글입니다. 따라서 인용을 삼가주 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글에 대한 비판이나 조언, 질문 등은 조일동의 이메일(heavjoe@hanmail.net)로 해주시 기 바랍니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03
수 없다. 1945년 8월 15일 이전에 출생한 노인들만 살고 있다.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있는 가게에서는 여느 한국 구멍가게의 진열품과 다를 바 없는 물건들 사이로 러시아 사 람들이 즐겨 먹는 커다란 흑빵과 러시아어가 잔뜩 적힌 차 종료가 자리하고 있다. 가만 히 주변을 둘러보면 옆 상가에는 한국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사이로 러시아어로 이름이 작게 적힌 카페와 술집도 보인다. 눈치 챘겠지만 고향마을 은 사할린에서 한국으로 영구귀국한 한인 1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시점에 사할린에 살고 있던 조선인들은 해방된 한반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일본은 조선인들의 국적을 문제 삼아 귀환을 거부했고, 소련 은 사할린 노동력 공백을 우려하며 이를 묵인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냉전 시대의 논리 속에서 사할린 한인들을 외면했다. 사할린 동포들과 한국 사회의 접촉은 1988년 소련의 서울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2) 이들의 고국방문과 영주 귀국 사 업은 대한적십자사가 주선하여 198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99년 3월 인천에 100명 수용 규모의 요양원을 건립하면서 사할린 동포 영주귀국 프로그램이 궤도에 오르 기 시작했다(배수한 2010: 282). 고향마을 은 한 일 공동지원 사업의 하나로 1994년 한 국 측이 부지를, 일본 측은 건축비를 제공해서 1999년 착공, 2001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489세대의 아파트 단지이다. 필자가 고향마을을 처음 찾았던 것은 2007년 10월이었다. 필자가 강의하고 있던 영상 인류학 수강생들과 함께 처음으로 고향마을을 찾았다. 숨겨진 이웃 의 이야기를 발굴하 고자 했던 그 학기의 수업 주제에 따라 수강생들과 함께 고향마을의 사할린 귀환동포를 만나기 위해 찾았던 것이다. 수업의 주제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안산에 살고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이주노동자 가족, 고려인, 조선족, 사할린 귀환동포 등을 거의 매주 만나 고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찾았을 때부터 고향마을의 분위기는 묘했다. 분명 주변의 아 파트 단지와 붙어있지만, 고향마을은 어딘지 섬처럼 느껴졌다. 고향마을이 위치한 동네 는 안산시에서도 신도시로 통하는 지역으로 젊은 세대가 많이 살고 있다. 고향마을 단지 2) 한혜인(2011)에 따르면 사할린 한인 귀환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은 1966년부터이다. 그러나 이 역시 한국정부가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졌다기보다 전후 일본으로 귀환했던 한인들의 모임인 <화태 억류 한국인회>의 적극적인 구명의 목소리가 한일협정 체결 이후 한국사회까지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 문제를 재일동 포 북송에 대한 대응적 카드로 내놓았으며, 1970년대까지 사할린을 벗어나 고국으로 귀환하려는 한인들의 노력 은 모두 개인들의 시도였다. 10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주변 단지와 달리 젊은 사람만 없는 게 아니라, 아파트 주차장 도 휑한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곳이었다. 노인정과 커뮤니티 센터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 고 있는 몇 분을 제외하곤, 아예 돌아다니는 사람조차 없었다. 그렇게 고향마을은 사할 린에서 온갖 고생 끝에 한국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노래패에서 노래하는 것이 소일거리의 전부인 노인들이 사는 황량한 아파트 단지로 나의 기억 속에 남았다. 고향마을의 노인들과 다시 만나고,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필자가 2013년 가을부터 참여하고 있는 [초국적 한민족의 역사와 다문화 정체성: 남한 이주민 노년층의 협력적 생애사 접근 연구] 덕분이다. 연구 과정에서 17명의 사할린 귀환동포(이 중 안산 시 고향마을 주민은 13명)의 생애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중 고향마을에 살고 있는 5명 은 자택을 방문하여 2014년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개인적이고 비공식적인 만남을 통해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이 글은 필자가 만난 사람들의 생애사에 대한 분석의 글이 아니다. 생애사 수집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된 미시적 차원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사할린 영구귀환동포들의 실존적, 현실적, 인권적 문제들을 짚어보고, 이 문제들을 생애사 구술의 내용과 연관지어가며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에서 생각해보기 위한 시도다. 2. 일제 강점기의 사할린 이주 다시보기 사할린 동포의 역사에 대해 기존의 연구 상당수는 한인들의 사할린 이주를 일본 제국 주의의 식민지 수탈과 압박에 따른 강제 이주, 강제 노역으로 한정지어 바라본다. 여기 에는 일제 침략기에 일본의 국가총동원령 체제하에서 사할린 남부로 강제동원당하고 전 후에도 일본의 악의적인 귀환 의무 회피에 의하여 사할린에 정착할 수밖에 없던 한인 (노영돈 1991: 219)이라는 시각이 작동하고 있다. 전후 일본은 소련과의 협상을 통해 1946년을 시작으로 1957년까지 남사할린 지역에 살고 있었던 일본호적에 등재된 일본국 적자(와 일본국적자와 혼인관계의 비일본인)를 모두 본국으로 귀환시킨다. 일본국적자의 안전한 귀환을 바라는 일본의 이해와 사할린 노동력의 공백을 두려워 한 소련의 이해가 합치된 희생양이 조선인이었다. 사할린에 올 때는 일본인이었으나 조선호적에 기재되었 던 사람들은 졸지에 일본인도 소련인도 아닌 무국적 외국인이 되어 사할린에 강제적 억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05
류를 당하게 되었다. 또한 일본군이 물러나면서 몇몇 노동 현장에서는 조선인을 학살하 기도 했음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노영돈 1991; 김승일 2206; 김성종 2006; 한혜인 2011). 이들 연구가 말해주는 것처럼 1938년 이후 사할린으로의 한인 이주 거개가 징용 형식으로 이뤄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조선인의 사할린 이주 및 이동 전체를 일제에 의해 강제이주의 슬픈 역사 이자 희생자 로 만드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인다. 김게르만(2005)은 사할린에서 이뤄진 이주 를 개척사와 이주 노동사로 구분해서 볼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정하미(2013a; 2013b)는 조선인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일어난 1920년대를 주목하면서 조선인 이주를 다중적인 시 각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할린의 경우 1942년 이전까지 지배자로서 일본인 : 피지배자로서의 조선인이라는 구도는 맥락적으로만 형성될 뿐, 상시적인 차별의 형태 는 아니었 다는 것이다. 물론 1942년 이후 강제 연행된 조선인의 경우는 지배/피지배의 구도가 분명해진다. 그러나 최소한 그 이전의 조선인 이주에 대해서는 다층적이고 열린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920년대 사할린은 식민지, 개척지의 특혜로 타지역보다 금 리가 싸고 노동임금은 타지역보다 비쌌으며 토지나 가축, 종자, 비용의 대여가 용이 했으 며, 때문에 가라후토(사할린의 옛 일본식 지명)에서 큰 수입을 얻은 조선인의 풍문이 함 경도 지방에 돌았을 정도였다(정하미 2013a: 270). 따라서 조선인이 진출할 수 있던 다 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수입 을 보장되는 곳이 사할린이었다. 1925년 이후 북사할린을 지배하고 있던 소련이 조선인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 시키면서 남사할린으로 이주한 조선인의 기록도 발견된다. 당시의 일본 경찰의 비 밀 자료를 입수하여 분석한 정하미(2013b)는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를 피해 남사할린으로 넘어온 조선인 중에는 일본 경찰이 위험분자 로 관리한 이들이 다수 보이는 바 사할린에 서도 독립운동 과 연계된 활동과 인물이 다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즉 사할린은 일제에 의해 강제 연행되어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렸던 조선인들의 슬픔 뿐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던 역동적인 공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정하미의 분 석은 테사 모리스-스즈키(2006)의 변경 의 역사를 재조망하는 작업과도 맞닿아 있다. 근 대 국민국가를 중심으로 한 역사 서술에서 사할린은 한국은 물론, 일본과 러시아 모두의 변방에 위치한다. 사할린이라는 공간은 주변이 되었고, 사할린에서 삶과 이들의 역사 또 한 주변, 소외, 단절, 통제의 역사로만 읽게 되었다는 것이다. 모리스-스즈키는 오히려 이 10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러한 변경의 역사와 삶이 가진 힘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테사 모리스-스즈키 2006: 5-6). 1938년부터 1945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강제동원 이주자 상당수가 경상도 지역 출신이었으며 이들은 석탄광산, 벌목장 (후에는 비행장 건설현장) 등에서 일을 했다. 일 본이 물러나고 소련 당국이 사할린을 완전히 통치하기 전부터 조선인들은 일본 학교 건 물을 접수하고, 자치적으로 조선어 교육을 하고 조선인 사범학교도 만들었다. 소련 당국 도 이러한 한인의 민족활동을 특별하게 금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필자가 만난 이들 중 에는 조선인 사범학교 2기 졸업생도 있었다. 사할린의 노동인력 부족을 걱정한 소련은 1946년부터 북한과 노동계약을 맺고 북한 노동자를 받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의 교과서나 교육자료가 사할린 동포들에게 지원되었다. 또한 북한 예술단의 사할린 방문공 연도 이뤄졌다. 이에 자극 받아 사할린 동포를 중심으로 한 조선악단 도 만들어진다. 조 선악단은 당시에 조선노래 라고 일컬어지던 일제강점기의 조선대중가요와 민요, 북한에 서 새롭게 편곡된 민요 등을 연주했다. 조선악단은 사할린 뿐 아니라 큰 땅(중앙아시 아) 지역까지 원정공연을 떠날 정도로 소련 전역의 한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모든 민족교육, 민족음악 활동은 1953년 흐루쇼프(Nikita Khrushchyov)가 정권을 잡으면서 막을 내렸다. 흐루쇼프는 강력한 소련 국민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소수민 족 지원 정책을 폐지했을 뿐 아니라, 소수민족의 공식적이고 정치적인 모임도 금지시켰 다. 소련으로 국적을 변경하지 않고 무국적자로 남아있던 대부분의 조선인의 활동도 타 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고, 조선악단 역시 해체되었다. 중요한 것은 사할린으로 이주했던 조선인들이 자의건 타의였건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한 것이 아 니라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그 안에서 역동적으로 개척해 온 사람들이라는 것 이다. 사할린 한인의 역사에서 억울함이나 소외된 사실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 로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 온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중앙중심의 한국 사회의 관성이 이들의 삶과 역사를 오히려 소외시켜 온 것은 아니었을까.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07
3. 소련에서의 생활 수준 사할린 동포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일제 강점기의 강제동원, 강제 노역, 차별의 경험에 방점이 찍힌다. 혹은 일본과 소련의 공모 하에 사할린에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슬픔 을 강조한다. 소련에서의 삶 역시 러시아인과 차별, 차별을 극복하고 근면함으로 성공한 조선인 얘기가 대부분이다. 현재 사할린 영구귀국자들이 마주한 문제도 영구귀국을 선택 하면서 사할린의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된 고통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즉, 이들의 삶에 대한 기술은 이산의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이 모두 그르다는 것 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사할린 한인(특히 영구귀국을 선택한 1세대)가 살아온 식민과 냉전을 가로지르는 거시적인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는 작업 이상으로 이들의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개인적 사회적 삶이 펼쳐졌던 소련사회에서 사할린 한인들의 생 활상에 대해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련에서 경험한 생활상에 대한 미시적 고찰은 현재 사할린 영구귀국자들이 한국에서의 생활에서 문제라고 토로하는 지점에 대 해 왜,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문화상대주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만 들어 줄 것이다. 2014년 2월 필자는 고향마을에 추가 인터뷰를 다니고 있었다. 사할린에 사진을 두고 온 부부도 있었지만, 두툼한 사진첩을 꺼내놓고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생애사를 추가 구 술하는 이도 있었다. 젊은 시절 사할린에서 촬영한 휴가 혹은 야유회의 모습이 담긴 사 진은 필자를 놀라게 했다. 1960년대 혹은 1970년대에 직장동료 혹은 가족과 단란한 한 때를 담은 사진은 구술자들에겐 지난 세월을 반추하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필 자에겐 어느 정도 구술자와 가까워졌다고 느끼다가도 매우 먼 사람처럼 생각하게 되는 경험이었다. 솔직히 필자는 이분들의 생애사 구술을 들으며 한국에서 살아온 필자의 할 아버지, 할머니와 비슷한 듯 다른 삶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추가 인터뷰를 위해 자택 으로 가면서 막연히 할머니 집에 가는 듯한 감정도 있었다. 하지만 이 할머니가 꺼내놓 은 사진 속 인물들이 입은 옷차림이나 휴양지 풍경은 그 전까지 내가 느꼈던 동질적 감 정이 낯설게 생각될 만큼 한국의 동세대 모습과 전혀 달랐다. 아주 잘 다듬어진 수영장 이 딸린 주택 테라스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그릴에 불을 피워 ( 샤슬릭 이라 부르는) 덩어리 고기꼬치를 굽고, 맥주를 마시고 있는 장면이었다. 만일 이 사진을 보여준 할머 10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니가 특별히 고급 공무원이거나 대단한 당직자 가족이었다면 그리 놀라지 않았을지도 모 르겠다. 그러나 이 사진을 보여주며 남편과의 추억을 이야기 해 준 이옥남(가명)은 매우 가난했던 음악가 가족의 전업주부였다. 조선 악단에서 아코디언 연주를 했던 이옥남의 남편은 1958년 흐루쇼프(Nikita Khrushchyov) 정권이 조선악단을 해산시키면서 수입의 상당수를 잃었다. 흐루쇼프는 강 력한 하나 된 소련 국민을 강조하면서, 소수민족 지원 정책을 점차적으로 폐지시켰을 뿐 아니라, 공식적으로 소수민족의 정치적인 모임 자체를 금지시켰다. 소련으로 국적을 변 경하지 않고 무국적자로 남아있던 대부분의 조선인의 활동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 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옥남이 1952년 11월 결혼과 동시에 부모님의 뜻을 따라 모 든 사회생활을 접었다는 데 있었다. 결혼 5년여 만에 직장-악단이 사라지면서, 아코디언 연주 이외의 아무런 기술이 없던 남편은 실업자 신세가 되었다. 살아남기 위해 이옥남의 가족은 소련 국적을 획득해야 했다. 덕분에 아코디언 연주자 경험이 인정되어 학교 음악 교사 자리를 얻게 되었다. 이 역시도 안정적인 것은 아니었고, 여러 학교를 전전해야 했 다. 남편은 악단을 하던 시절의 절반도 안 되는 수입을 벌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 셋을 키우느라 이옥남은 마음고생이 많았지만, 품성이 너무나 착했던 남편의 음악을 가 족 모두 사랑했다고 기억했다. 이러한 이옥남 가족이 어린 아이들과 함께 휴양지에서 찍 은 사진, 남편 회사(학교) 동료들과 놀러가서 찍은 사진 속 풍광은 가난한 음악가로 근근 이 삶을 이어간 계약직 학교 선생 가족의 그것이라 상상하기 어려웠다. 조선인을 포함한 소수민족 활동을 억압한 흐루쇼프 정권 즈음의 소련은 미국과 함께 세계를 양분하는 최강대국이었다. 소련 국민을 강조했던 흐루쇼프 정권은 변방에서의 민 심 이반이나 이탈을 막기 위해 사상교육을 강화했고, 그 수단으로 방송을 이용했다. 이 를 위해 세대별로 라디오를 보급하는 대대적인 사업을 펼쳤다. 한국으로 영구귀국을 선 택한 1945년 이전에 태어난 사할린 1세들은 가장 왕성한 사회적 활동을 펼치던 20, 30대 를 세계 최강대국에서 보낸 것이다. 이들이 누렸던 사회적 복지 시스템이나 직장 내부의 분위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평등했다. 사할린 영구귀국자의 생애사를 듣다 보 면, 소련에는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09
차별은 없어요. 러시아사람들은요, 뭐라 할까요. 사회주의고. 사회에 나왔을 때 그런 기본 차별은 없어요. 그렇지만 요, 왜 차별이 없겠습니까? 한국 사람들 암만 잘해도 (웃으며) 자기 사람들, 러시아 사람들을... 그러나 보통 이렇게 생활에서는 차별 없습니다. (조경자(가명), 2013년 11월 8일 구술). 사할린 귀환동포들이 말하는 젊은 시절의 사회적 활동을 들어보면 그러한 주장이 꼭 틀린 것은 아닌 것 같다. 조선어 방송 송출을 위한 것이었다곤 하나 모스크바 중앙 방송 국까지 진출했던 방송 진행자, 재봉공장의 최고 재단 기술자까지 승진했던 할머니, 러시 아어 능력이 조금 부족했지만 공업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회로도와 설계를 강의했던 할아 버지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 사례가 수집된다. 또 벽돌공장에서 벽돌공으로 19년간 일했 다는 할머니의 봉급이 의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진술도 등장한다. 민족 차별이 없다 고 하나, 어느 지위 이상으로 승진하지 못할 것임을 스스로 짐작하고 있었다는 회상도 물론 함께 이어진다.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순 없으나 분명히 느껴지는 차별의 벽은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최소한 페레스트로이카 혹은 사회주의 몰락 이전까지 소련에서의 생활이 척박 하거나 어렵기만 했던 것은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서준금(가명)의 이야기는 소련에서의 생활을 살짝 엿볼 수 있게 해준다. 1935년 경상북도 의성에서 태어난 서준금은 노동일을 하던 아버지와 함께 가족 모두 1942년 함경북도 나진으로 이주했다. 그녀는 아버지에 대 한 직접적인 기억은 매우 희미했다. 어머니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노동 현장에서 일본인 과 시비가 붙은 성질이 급한 아버지는 주먹이 나갔고, 급기야 감옥에 가게 되었다고 한 다. 아버지에 대한 서준금의 기억은 경찰서 유치장과 감옥 면회 뿐이다. 아버지는 감옥 에서 사망했고, 1945년 해방 후에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함경북도에 살고 있었다. 어머니와 동생들은 살길을 찾던 중 1948년 북한 당국의 사할린 파견 노무자 모집 공고를 보고 사할린 행을 결심한다. 2년 기한으로 가족과 함께 사할린 코르사코프에 온 그녀의 어머니는 생선과 그물을 다 듬는 일을 했고, 서준금은 동생들을 학교 보내고,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북한으로 돌아 가지 않기로 한 그녀의 가족은 그대로 사할린에 눌러앉았다. 집단농장에서 일하다 남편 (서준금의 남편은 영구귀국 후 파킨슨병을 앓기 시작해 2005년 사망했다)을 만나 1952년 11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살림을 차렸다. 그녀는 학교 근처에도 가본 적 없이, 동생들과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닥 치는 대로 일을 했다고 밝혔다. 농장에서 일하는 외에도 텃밭에 감자 농사를 지어서 따 로 팔기도 하고,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에는 중국까지 오가며 밀무역까지 했다. 그녀의 생 애에 대한 이야기는 고생담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풍부하고 그렇 다고 하지만 해주긴 잘 해웠습니다. 집도. 거긴 아무래도 사회주의니까요. 임차, 뭐 그런 집도 주고 3) 라는 구술이 흘러나온다. 소련의 경제적 상황이 가장 좋았던 시기, 냉전 체제 경쟁 속에서 변방의 이탈을 막기 위한 지원이 이뤄지던 시기에 젊음을 보낸 사할린 귀환동포들은 의료, 주거, 교육 등에 있어서 넉넉하진 않더라도 극도로 궁핍한 삶을 살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사 할린 귀환동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나형욱(2009)의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그의 조사 결 과에 따르면 사할린 거주시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 없이 생활했다고 응답한 이가 78% 정 도에 이른다(나형욱 2009: 118). 4. 라디오를 통한 사할린, 일본, 한국의 국제적 감각 흥미롭게도 한 인터뷰 대상자는 이 혼란기에 일본의 라디오 방송을 청취했던 기억을 토로했다. 사할린 한인들의 역사 기술에서 한국의 라디오를 몰래 들었던 이야기는 특별 한 사안은 아니다(이장혁 2011; 박재인 2014). 1933년 부산에서 태어난 장한공(가명)은 탄광 노동자로 떠난 아버지를 찾아 1940년 가족 전체가 사할린으로 이주한다. 아버지는 해방 무렵 독일산 라디오를 입수했고, 덕분에 전후에도 일본 라디오 방송을 집에서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일본 방송을 듣는 것은 사할린에 남겨진 조선인 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 누구도 일본 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은 없지 만, 조선인끼리 편하게 대화하는 와중에 일본 방송을 듣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흐루쇼프 이후, 이러한 낌새조차 드러나지 않게 서로 조심하 게 되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송출한 라디오를 들었던 장한공의 기억은 1954년에 끝이 3) 서준금(가명)의 생애사 구술은 2013년 5월 10-11일에 진행되었고, 2014년 2월 추가 인터뷰 이외에도 필자와 여 러 차례 비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11
난다. 그해에 소련 국적을 취득하고 모스크바의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떠났기 때문에 그 후의 일본 혹은 한국 라디오 방송을 몰래 청취한 경험은 없었다. 확실한 것은 사할린 에 살고 있던 한인들은 소련 정권 초기부터 월경하는 라디오 주파수를 찾아 일본과 한국 의 라디오 방송을 청취할 수 있었고, 이를 실천해왔다는 것이다. 물론 흐루쇼프 정권 이 후로 한국이나 일본 라디오 청취나 민족 정체성을 겉으로 드러내는 발언 등은 공식적으 로 완전히 사라졌다. 장한공은 사할린에 살고 있던 한인들은 일본 라디오를 들으며 소련의 거짓선전에 속 지 않았 다고 주장한다. 소련 정부의 얘기와 무관하게 한국이나 일본의 유행가를 듣고 즐기는 사람들, 또 라디오를 통해 고향을 그리는 사람들은 점차 늘어갔다. 사할린 한인 들이 당시에 상상한 남한 혹은 고향은 실재 한국과는 특별한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 일 종의 판타지 속 고향인 것이다. 친척으로 한국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도 있지만, 냉전 시 대에 소련에 거주하는 이들이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매우 요원한 일이었다. 갈 수 없 으나 존재하는 고향인 것이다. 이러한 상상된 고향의 노스텔지어가 가족과 헤어져서라 도 한국으로의 영구귀국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정근식 염미경 2000; 안미 정 2014; 박재인 2014). 1950년대 소련정부에 고향(남한)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항의하다 몇 명이 북한으로 추방당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경상남도에 위치한 고향은 돌 아갈 없는, 그러나 사할린 한인 1세들의 네트워크 속에서 상징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4)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상상의 고향은 조금씩 실체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1990년 7월 한국 가수들이 사할린을 방문하여 벌어진 위문공연은 사할린 한인들의 상상의 공동 체적 고향이 현실의 고향으로 마법처럼 변하는 순간이었다. 필자가 만났던 생애사 구술 자 전원이 이 공연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던 이들도 가족과 친지를 통해 전해들은 내용을 마치 자신이 본 것처럼 구술했다. 이 기억을 전하며 목소리가 떨 리던 이도 있었다. 참여했던 트로트 가수 중심으로 이뤄진 공연단 역시 자신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10만에 가까운 관객 앞에서 함께 울었다고 전해진다.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할린에 남겨져야 했던 한인들의 항의가 일본정부에 처음 받아들여진 것도 비슷한 시기인 1987년이다. 1990년 일본정부의 사죄표명이 이뤄지고, 4) 장한공(가명)의 생애사 구술은 2014년 8월 25일에 진행되었다. 라디오 관련 언급에 흥미를 느낀 필자는 이 내 용과 관련해서 8워 26일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11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한국정부의 1세대에 한한 영구귀국 사업이 조금씩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제 고향은 현실 의 공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내건 1세대의 조건은 애매했다. 일제의 패망 이전, 즉 1945년 8월 15일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까지만 1세대로 분류한 것이다. 필 자가 만난 이들 중에는 1923년 생으로 모집동원으로 사할린의 탄광으로 향했던 진정한 의미의 사할린 이주 1세대도 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사할린 귀환동포 대부분은 먼저 사할린으로 떠난 아버지를 찾아 나머지 가족과 함께 이주했던 1.5세 혹은 이렇게 사할린으로 가족 모두가 이주한 후에 현지에서 태어난 2세들이다. 물론 영주귀국사업의 세대 구분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1세가 된다. 이러한 규정을 잘 알고 있는 영구귀국자 들은 스스로도 1세라 칭하기도 한다. 2000년 경기도 안산시 고향마을 에 489세대의 사할린 영구귀국자를 위한 아파트 단지 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고향마을은 현재 한국 내 최대규모의 사할린 영구귀국자 마을 이다. 아파트 단지 중심에는 관리실, 양로원과 여러 복지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 80대 이상인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노래교실, 무용교실, 미술교실, 풍물교실 등이 열린 다. 자치적으로 사할린에서 부르던 노래를 다시 부르는 노래패도 조직되었으며, 이들은 꾸준히 모여 연습을 지속하고 있다. 나름 일본, 소련, 한국을 모두 경험했고, 라디오를 매개로 자신들의 국제적인 감각을 길러온 사할린 한인 1세들은 부모 세대의 노스탤지어를 따라 한국으로 영구귀환을 결심 한다. 러시아에 남은 가족과 헤어져 한국에 도착하는 순간, 영구귀국자들은 새로운 차별 과 마주한다. 필자 역시 인터뷰를 진행할 때마다 느끼는 언어적 장벽이다. 한국어를 능 숙하게 사용한다손 쳐도 억양이나 발음에 러시아어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있다. 이들의 대화 속 단어는 한국어보다 러시아어와 일본어가 혼재된 것이 일반적이다. 초등교육을 일본학교에서, 고등교육은 러시아어로 이뤄졌으며, 생애 대부분을 러시아인과 한 직장에 서 일하며 살아온 이들이다. 어쩌면 이들이 한국어를 잊지 않고, 지금도 이렇게 자신의 삶을 들려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이들을 맞이하는 한국인은 첫 마디부터 어디서 오셨어요? 말이 이상해요 라는 반응부터 보인다. 5) 기초연급 수급자 5) 최근 롯데그룹의 분쟁과 관련한 한국 사회의 반응 중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신동빈 씨의 발음 문제다. 롯데라 는 기업의 경영 방식이나 경영 승계의 법적인 문제 등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일본식 한국어 발음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2015년 8월 12일자 조선일보의 기사는 이러한 언어 민족주의 적 시선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13
인 마을 사람들이 행여 자신의 일본-러시아-한국어 능력을 사용해 사업을 벌리거나, 취업 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도모해보려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영구귀국 조건에 있던 조항 위반이라며 경고가 날아온다. 5. 영구귀국과 사회적 정체감의 상실 1934년 1월 함경남도에 태어난 김시우(가명)은 1940년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이주했 다. 이듬해 6월에 사할린으로 재이주하여 12살까지 일본 학교에서 수업을 받았고, 해방 후에는 마을의 조선인들이 세운 조선 학교를 졸업한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건축 관련 잡무를 하며 러시아어를 처음 배웠고, 18세 무렵부터 러시아 중등 교육을 받았다. 우연 히 광산 노동을 하던 중 만나게 된 유태인 동료를 만나 대학에 대한 꿈을 키웠고, 그와 함께 26세에 까잔 항공대학에 입학한다. 부족한 러시아어 실력을 유태인 동료의 도움으 로 메워가며 전자 통신 관련 기술설계사가 된다. 통신 관련 업무를 봤고, 은퇴 후에는 사 할린 종합대학에서 한국어와 일본어 특별 강사로 일하기도 했다. 본인 스스로도 교수 자 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할린 종합대학의 한인 교수의 부탁과 추천으로 그 일을 했다 고 한다. 사할린 문화센터 일을 돕기도 했고, 1990년 7월 최초로 한국 가수들의 사할린 위문공연이 펼쳐졌을 때, 한국 가수를 집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영화 [명자, 아끼꼬, 쏘 냐](1992) 촬영 현장을 방문해 배우들을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부인과 가수 현철이 사할 린 집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할아버지의 사할린에서의 삶은 사회적 으로 인정받은 성공한 엘리트의 삶이었다. 1991년 이후에는 일본을 상대하는 무역회사에 서 통역으로 잠깐씩 일을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한국에 돌아온 이후의 삶에서 사회적 정체감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2000년대 초반까지 강원도 동해시와 안산을 오가며 한국-일본-러시아를 오가며 무역을 하는 회사 에서 일을 돕기도 했지만,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요건을 박탈당할까 하는 두려움에 그만둬 야 했다. 그는 나이도 있고, 일 할 때는 지났지요 라고 얼버무리며 당시의 일에 대해 언 급하길 꺼려했다. 지금도 통역이 가능한 지 묻는 필자의 질문에, 옛날 말만 안다 고 했 지만, 절대로 못한다거나 능력이 안 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고향마을 주민 노래패 11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의 연습 시간 조율과 모임 운영 등에 자신이 깊게 관여하고 있음을 말해주며 은연중에 자신이 가진 사무 능력, 언어 능력 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김시우의 능력을 인정해주거나, 그가 사회적으로 이뤘던 성취를 이야기할 기회는 없다. 6) 노동자 모집을 통해 일본을 거쳐 사할린으로 간 아버지를 찾아 조부모와 함께 사할린 으로 이주했던 1939년 생인 조경자(가명) 역시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던 여성이다. 조부 모와 함께 사할린으로 왔던 조경자는 집에서 철저하게 한국어를 사용했고, 덕분에 사할 린의 사범전문학교 조선어과에 쉽게 입학할 수 있었다. 소련 국적을 취득하고 조선어 교 사로 일하면서도 의사의 꿈을 접지 않았던 그녀는 체육교사였던 남편, 여동생과 함께 북 한 함흥으로 유학을 결심한다. 1966년 함흥의대를 졸업하고 함흥에서 살던 그녀는 남편 이 익사하는 사고를 당한 후 1974년 사할린으로 도망치듯 돌아온다. 북한 국적을 획득한 여동생과 달리 소련 국적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사할린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조경자 는 소련 영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북한을 빠져나와 소련 국경을 건너기까지 세 아이를 데 리고 겪은 위기의 순간들을 자세히 구술할 만큼 당시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사할린으로 돌아온 후 의사로 근무할 수 있도록 청원서를 낸 그녀에게 소련 당국은 6 개월간의 러시아 의대 연수를 요구했다. 의대에서의 연수 이후에 그녀는 러시아 의사자 격증을 받을 수 있었고, 지역 보건소(그녀는 위생방역소 라고 소개했다)로 발령을 받았 다. 재가를 하지 않고 세 아이를 혼자 양육해야 했기에 바쁜 임상의로 일하는 것은 한계 가 있었다. 봉급은 조금 부족하지만 대신 본인의 말에 따르면 병원보다 훨씬 권한이 큰, 방역소에서 권한이 큰 세균의사 로 일을 했다. 그녀는 그곳에서 과장까지 승진하는 등 사회적인 성취도 이뤘다. 낮에는 보건소에서 일하고, 밤에는 조선인 클러브 에서 조 선어 학습을 도왔다. 북조선에서 공부하고 왔기 때문에 조선어를 잘 안다는 이유로 신문 읽기에서부터 조선 노래까지 다양한 과목을 가르쳐야 했다. 조선어를 배워주 는 클러브 수강생들은 나 올 때(마다) 정말 고맙다 는 얘기를 전했다고 한다. 조경자는 직업전선에 의 성공과 함께 자신이 속한 한인 민족 사회 내부에서도 큰 신망을 얻는 삶을 살았다. 사할린에서 이뤘던 사회적 성취와 자존감은 한국에 오는 순간, 사라졌다. 북한과 사할 린을 오가며 의사가 되고, 보건방역의로 이뤘던 사회적 성취와 의미를 나눌 사람은 한국 6) 김시우(가명)의 생애사 구술은 2012년 11월 23일에, 추가 인터뷰는 2014년 2월 13일에 진행되었다.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15
으로 영구귀국 후에 만나 재혼한 남편(부부가 되면서 안산시 고향마을에도 입주할 수 있 게 되었다 7) ) 뿐이다. 의학적 지식이 있으면 한국에서의 삶에도 도움이 되지 않느냐는 질 문에는 1974년부터 러시아어로만 일을 해서 한국어로 뭐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 에 의학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8) 나형욱(2009)의 연구에 따르면, 사할린 영주귀국자 중 62%가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을 가지고 있으며 8.65%는 대학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다. 영주귀국 이전까지의 직업도 전문직 종사자가 31%로 가장 많다. 전체 직군을 살펴보더라도 이들의 부모 세대가 종사 했던 탄광, 벌목, 농업 등 육체노동 보다는 전문직, 회사원, 자영업 등의 직업이 상대적 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나형욱 2009: 114-116). 필자가 만난 사할린 영주귀국자 역시 절 반가량이 교원, 의사, 기자, 아나운서 등 전문직을 경험한 이들이었다. 몇 사람을 제외하 곤, 이들 영구귀국자의 부모 자신은 무국적자로 남더라도 자식들은 러시아에서 성공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소련 국적을 취득하고 상급학교로 진학할 것을 독려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사할린에서 한인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민족 집단이 될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소련으로 편입되면서 뒤늦게 러시아어를 배우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사 람들. 이들이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며 얻어낸 사회적 성취를 가장 자랑스럽게 들려주 고 싶고, 들려줄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굴까? 아마도 비슷한 사회 활동을 했던 동료 집단 혹은 가족일 것이다. 그러나 사할린 영구귀환동포들이 처한 현실은 이러한 가족과 사회 의 인정과 거리가 멀다. 함께 일했던 동료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자식과 친척, 즉 삶 의 동반자(convoy) 대부분은 현재 자신의 삶의 공간에 있지 않다. 정진웅(2000)은 미국 의 한 고급 은퇴촌에 대한 현장연구 끝에 자신의 과거 삶과 의미를 공유하지 못한 채, 은퇴촌 내부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수평적인 관계가 가진 한계에 대해 지적한 바 있 다. 정진웅은 자신의 삶을 비춰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상대방(significant other) 의 존재 를 강조하며 관계론적 인간존재론의 관점에서 보면 동행자의 존재는 우리 정체성의 조 건 (정진웅 2000: 308)이라 강조한다. 노년에 접어든 사할린 영구귀국동포들에게 필요한 것은 개개인이 이룩한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삶의 성취를 들어주고, 이를 의미화 시켜주 7) 사할린 영주귀국 제도는 사회적 부담과 형평성의 이유로 영주귀국대상자를 1945년 8월 15일 이전에 출생한 이 로 한정하고 있으며, 안산시 고향마을 입주 자격은 이러한 영주귀국대상자 부부 로 다시 한정하고 있다. (국가 인권위원회 2011: 236-237). 8) 조경자(가명)의 생애사 구술은 2013년 11월 8일에 진행되었다. 11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는 상대가 필요한 것이다. 이들의 사회적 정체감을 확인해 줄 수 있는 동반자 집단 혹은 지역 혹은 사회적 상대방은 전무한 상황이다. 6. 나오며 노화가 점점 악화되면서 심한 병 가지게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우리가 병원 가는 그런 입장 안 됩니다. 그러니까 병원에 가면, 제가 이번에 퇴원했지만도, 어... 무료급료라는 것이 있지만도, 약은, 약은, 예를 들어서 약도 어떤 약은 그거는 저기 보험 안 된다. 그니까 다 물어라. 어디 예를 들어서, 머리 마! 치매 걸린 그런 노인들 있어요. 물론 한번 다 MRI라는 걸 찍어보고 싶지 않습니까? 그 MRI 한번 찍자면 50만원, 60만원 있어야 됩니다(허허허). 그런 건 아 주 좀 남 문젭니다. 우리들에겐, 입장적으로. (김시우(가명), 2012년 11월 23일 구술) 지난 5월에 필자는 다른 이들과 함께 고향마을을 찾아 생애사 구술을 했던 김시우(가 명)와 조수일(가명)을 만났는데, 그날도 의료비에 대한 불만을 한참동안 꺼내놓았다. 한 국은 러시아보다 훨씬 경제도 좋은데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말이다. 물론 이런 주장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꺼내놓는 것은 아니다. 돌아오는 길에 나와 동행 했던 연구자는 의료비 문제는 사할린 귀환동포만의 문제가 아니며, 한국 노인도 받을 수 없는 혜택을 달라는 게 욕심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필자 역시 그 연구자의 지적에 동 의한다. 사할린 귀환동포들에게만 특별한 의료 지원을 한다면 한국 사회의 복지 형평성 에서 크게 어긋나는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최소한 사할린 귀환동포들이 그 같은 주장 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었던 배경이 단순한 욕심이나 무지가 아니라 삶의 과정 속에 서 체화된 복지에 대한 사회문화적 감각이 전혀 다르다는 것은 지적해야 겠다. 김남국(2010)은 아렌트가 1962년 아히이만 재판에서 나치의 범죄를 인류에 대한 범죄 가 아닌 유태인에 대한 범죄로 기소하며 예루살렘 법정에서 재판을 진행한 사실에 대한 비판을 원용하며, 근대의 인권 개념이 보편적이라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의 경계 를 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는 국민국가의 물리적인 경계를 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의 차이가 만들어 내는 도덕적 경계를 넘어서는 것 (김남국 2010: 262-263)이란 거다. 국민국가의 물리적, 문화적 경계를 넘는 보편적 인권에 대한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17
김남국의 주장은 사할린 귀환동포에게도 적용된다. 사할린 귀환동포들이 처한 인권적 문 제는 제도적인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닐지 모른다. 필자가 이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것은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식생활(빵과 소시지, 치즈를 즐기며 시커먼 홍차를 마시는)을 하고, 전혀 다른 사회적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라는 점 을 알면 알수록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여전히 본적지의 주소를 기억하고, 고향방문으로 처음 한국에 오자마자 옛집의 주소를 물어 찾아가지만, 사회적, 문화적 감각은 다르게 형 성되어 있다. 사할린 귀환동포를 통해 우리가 자문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 처한 인권적 쟁점을 찾고 해결하는 수준이 아닐지 모른다. 한국이라는 국민국가와 한국사회, 그리고 국민들이 국 경이라는 물리적 경계 안에 함께 살고 있는 외모, 민족, 언어 등이 비슷해 보이지만 실은 전혀 다른 문화감각과 사회적 실천을 해 온 국민 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가에 대한 성찰일지 모른다. 11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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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론 문 한국사회의 인권문제와 '조선족' 이라는 낙인 토론문 박 우 (한성대) 1. 저자는 국내 거주 조선족의 주관적 차별인식과, 이를 결정하는 사회적 요소로써 한국 사회의 낮은 인권에 대한 지식과 인식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 께서 다년간 추진해 온 연구였기 때문에 토론자의 입장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2. 그럼에도 발표문에만 한정하여 보았을 때 약간의 의문점과 모호한 부분이 있어서 확 인 차원에서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3. 이 발표문은 조선족의 주관적 차별에 관한 연구인지, 한국사회의 인권인식에 관한 연 구인지 모호합니다. 물론 차별의 문제와 인권의 문제는 변수로서 인과적 혹은 상호적 관계로 설정할 수 있겠으나 만약 양자의 관계를 분석한다고 하면 지금의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4. 한국사회라는 말 자체가 이미 너무 많은 집단의 차이를 간과한 용어인데, 과연 "한국 사회의 인권문제"라는 용어가 성립이 될지 궁금합니다. 5. 분석적 측면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특정 집단이 특정한 상황에서 조선족에 대해서 특 정 인식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전혀 다른 상황에서는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 다면, 혹은 전혀 다른 집단이 조선족에 대한 전혀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을 경우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존재합니다. 때문에 나아가 저자께서 서론 부분에 언급하신 "한국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21
사회는 왜 중국동포에 대해 이중적이고 양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를 문제삼고자 한다"는 문제의식이 과연 분석적 측면에서의 문제의식으로 성립될 수 있을지 궁금합 니다. 6. 때문에 한국 사회의 이러한 모순은 저자께서 인지하고 있는 구체적인 현상을 직접적 으로 실천하고 있는 실체로서 대상에 대한 묘사와 설명을 통해 규명되어야지, "한국 사회"가 분석의 한가운데 놓이면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12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토 론 문 이주 노동자로서 광주거주 고려인의 인권실태 토론문 김승력 (고려인지원센터 너머 ) 이주 노동자로서 광주거주 고려인의 인권실태 발제문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광주지 역 고려인들의 노동, 생활 문제에 비교적 정확하고 의미 있는 수치들을 제시하고 있다. 너머 가 실시한 자체설문조사, 고려인 야학 학생 면담, 상담사례 등을 토대로 이해하고 있는 안산의 고려인 사회와, 이번 발제문을 통해 검토할 수 있었던 광주 고려인 사회의 국내정착이유, 연령, 출신국, 거주형태, 생활비, 비자유형, 영주희망 등에 있어 별반 다르 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동과 인권 관련하여서는 안산 고려인 사회와 동일성과 함께 몇 가지 차이점 이 드러나고 있어 흥미로웠다. 먼저 지역이나 직장에서 인격적 모독이나 차별을 경함한 비율이 광주가 15%로 비교적 적은데 반해 안산은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너머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근로계약서에 관한 항목에서도 광주에서는 90% 가까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 만 안산의 경우는 한국의 근로계약 내용에 대해 대부분 잘 모르는데다 아예 근로계약자 체를 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 평균 1-3시간이라는 야근과 쉬는 날의 통계 수치에 있어서도 너머를 운영하며 느끼는 안산 고려인들의 실태에 비해 광주가 조금 더 좋은 상황이라고 느꼈다. 이러한 차이점은 지역적 특성과 취업형태의 차이에서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광주의 경우 고려인 동포사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확산과 노력, 전국최초 고려인지원 조례제정, 민주화의 성지다운 선진적인 지역의식 등이 고려인 유입을 불러와 고려인 사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23
회가 형성되고 있고 이런 긍정적인 요소들이 지역 노동계와 선순환을 맺어가고 있지 않 나 싶다. 안산의 경우는 광주와 달리 오래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고려인 마을이 형성된 데다 지 역 특성상 무허가 파견업체가 밀집되어 있어 노동사황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안산 역 뒤 형성된 공단을 비롯해 주변에 시화, 반월 공단 등 저임금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중소 형 공장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파견노동 시장이 대규모로 형성되어 있는데, 전국 2500여개 파견업체 중 14%인 340여 곳이 안산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무허가 업체는 신고 된 업체의 두 배가 넘는 700여개가 성업 중에 있다. 안산의 고려인 동포들은 거의 대부분 이러한 파견업체를 통해 근로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용직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 있다. 매일 파견되기 때문에 자신이 일하는 공장 의 명칭, 책임자, 주소조차 파악하지 못해 체불임금 상황 시 애를 먹는 경우가 허다해 근 로계약 위반 유무를 묻는 질문 자체가 잘 성립되지 않을뿐더러 근로계약서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하더라도 한글로 되어 있어 그 내용을 파악하기란 고려인 동포들에겐 불가능에 가깝다. 회사의 건강검진 비율이 87.1% 이었다는 광주의 설문 결과도 안산에서는 의외일 수 밖에 없었다. 안산의 경우는 일용직 아르바이트 신분으로 공장에서 건강검진 자체를 받 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설문 결과를 보았을 때 외국인등록을 위한 건강검진을 광주 고 려인들이 착각하고 대답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회사 내 폭행, 폭언에 대한 경험이 1.6%와 4.8% 로 낮게 나타나는 것도 안산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주 노동자로서 대부분 비정규직인 고려인들의 권리는 침해받지 않 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이나 외국인등록지 보관, 근로계약 위반 여부, 체불여부에 대한 질문에서 긍정적인 답이 압도적으로 나왔다. 주 5일 근무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이주 노동자로서 안전권과 건강권에 대한 질문에서도 건강검진, 안전교육, 안전사고 등 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는 결론은 광주지역에 한정지어야 12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의 경우 고려인들의 취업형태가 직접고용인지 파견업체를 통한 인력 송출인지 설 문에 드러나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또한 이번 광주 조사가 고려인들을 일단 이주 노동자의 범주로 두고 설문이 진행되었 기 때문에 이주 노동자로서의 현실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들어나 있지만 재외동포로서 고려인의 삶에 대해서는 잘 드러나지 않은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역사인식, 문화욕구, 여가활동, 통일의식, 재외동포로서의 지 위, 중도입국자녀 교육문제, 외국인 등록과 출입국절차, 한국의 동포관련 각종 제도에 대 한 인식 등 좀 더 포괄적인 내용으로 조사가 더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발제문에서도 중앙아시아 등 구소련지역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은 <재외동포법 적지위와 출입국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지만, 한국에 거주하고 있 는 귀환 고려인 동포들은 재외동포로서 권리보다는 외국인이나 이주 노동자로 취급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라고 지적하고 있듯이 재외동포로서 고려인들의 국내 삶에 대해 동 포의 관점에서 보다 정교한 실태조가 이루어져야 하리다 본다. 이러한 조사는 발제문에서도 밝혔듯 결국 국내체류 고려인들의 노동, 의료, 주거, 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자료로 활용되어 져야 한다. 이번 설문을 토대로 고려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주거지원(49%)과 의료지원(44%) 교 육지원 (5%)에 관해 지자체에서 행정적 지원체계를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관련제도의 마련과 기존제도의 보완에도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발제문에서 언급한 C-3-8비자(단기동포방문비자)에 대한 불만 에 대해 법무부 에서는 19세에서 25세 미만의 재외동포에게 H-2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재외동 포사회의 유지, 국내취업질서 등을 고려하여 현행 출입국관리법령에서 만25세 이상으로 하고 있다 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고려인 동포의 경우 다른 재외동포와 달리 강제이주와 구소련해제 등으로 그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25
상황이 특수하고 거주국의 언어, 경제 문제 등으로 지금도 정착할 곳을 찾아 유라시아 곳곳으로 이주노동자화 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 동포사회와 다른 이런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여 국회에서 '고려인특별법'을 제정했음에도 다른 동포사회와 구분 없이 일괄적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다. 현 정부 시책인 맞춤형정책이 동포사회에서도 실현될 날을 기대해 본다. 12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토 론 문 사할린 귀환동포의 인권적 쟁점 토론문 송석원 (경희대) 논문은 안산시 고향마을에 거주하는 사할린 귀환동포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이들의 인 권적 쟁점을 정리하고 있다. 성매매의 범죄성을 둘러싼 최근의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Amnesty International, AI)의 표결 결과는 인권문제가 결코 간단치 않은 문제임을 여실 히 보여주고 있다. 인권은 본질적으로 <누구의, 누구(무엇)에 대한, 어떤 내용의> 것인가 하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AI의 표결 결과는 이러한 문제의 중층( 重 層 )성을 보여주고 있 다고 판단된다. 사할린 귀환동포의 인권적 쟁점 또한 이러한 층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논문에서는 사할린 귀환동포의 삶의 여정을 이주의 역사성, 소련에서의 생활수준, 귀 환 후의 생활 등으로 나누어 간단히 스케치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이들의 구체적인 인권 적 쟁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못한 것 같다. 쟁점 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상, 위에서 언급한 <누구의, 누구(무엇)에 대한, 어떤 내용의> 인권인지를 쟁점별 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자유권, 참정권, 사회권 등과 관련한 각각의 쟁점을 현 재적인 시점에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논문이 현재 보다는 다소 과거 에 중점이 놓인 구성을 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3장의 후반부, 즉 6쪽의 조경자(가명)의 발언 이하 부분은 보다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귀환자 개개인의 생활사에서 엿볼 수 있는 인식의 차이에도 보다 주의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오럴 히스토리 기법은 유용하기도 하지만, 제약이 있는 것 도 사실이다. 논문은 오럴 히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개인사를 추적하고 있는바, 그것의 보편성을 보강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측면이 엿보이는 점도 아쉽다. 제도로서 <제2분과> 한국 거주 주요 재외동포집단의 인권 문제 _127
의 인권, 정책적 현안으로서의 인권 속에 개인사를 스며들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 제도로서의 인권과 개인사적인 인권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고 설키는 구성을 고민하면 좋 을 듯하다. 나아가 오럴 히스토리가 11쪽에서 언급하고 있는 <자신들의 말을 들어줄 자 식과 친척, 즉 삶의 동반자>만을 대상으로 구술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들의 개인사를 들을 <지역 혹은 사회적 상대방>은 결코 전무( 全 無 )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개인사를 구술하고자 하는 쪽과 그것을 듣고자 하는 쪽의 접합이 미약하거나 혹은 잘 시도되지 않 는 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판단된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권은 개인의 해방이라는 측면을 갖는바, 이는 환언하면 강 한 개인 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강한 개인 을 전제할 때, 약 한 개인 의 인권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문제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사할린 귀환동포의 인권은 개인의 해방을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이들은 어떻게 강한 개인 이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인권 문제를 생각할 때, 고려해야 하는 중요 한 시점의 하나는 국가로부터의=형식적 자유와 국가에 의한=실질적 자유의 양태일 것인 바, 사할린 귀환동포의 인권 문제를 이러한 측면에서 정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본다. 사족이지만, 고향마을 이라는 공간 자체가 인권적 쟁점일 수도 있다는 점을 덧붙이고 자 한다. 12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발 표 재외동포와 외국인 이주자: 비교 시각에서 본 인권 박정해 (법률사무소 허브) 토 론 정기선 (IOM 이민정책연구원) 이천영 (고려인마을) 오경석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재외동포의 인권 보장을 위한 실효성 확보 방안: 외국인 이주자와 비교하여 박정해 (법률사무소 허브) Ⅰ. 서론 Ⅱ. 법적지위에 대한 검토 1. 외국인과 재외동포의 법적지위 2. 재외동포의 법적지위의 의미 Ⅲ. 체류자격에 대한 검토 1. 체류자격의 의미 2. 재외동포의 지위와 체류자격의 분리로 인한 법적 결함 Ⅳ. 형사절차에서의 권리에 대한 검토 1. 일반 외국인의 경우 2. 재외동포의 경우 Ⅴ. 강제출국 조치에 대한 검토 1. 일반 외국인의 경우 2. 재외동포의 경우 3. 재외동포법상 특혜가 사문화된 사례 Ⅵ. 가족결합권에 대한 검토 1. 일반 외국인의 경우 2. 재외동포의 경우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31
Ⅶ. 재외동포의 실질적 인권보장을 위한 대안 1. 체류자격의 일원화 2. 재외동포의 안정적인 정주화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 가. 수사절차 및 재판과정에서의 통역제도의 활성화 나. 범법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억제 방안 마련 다. 강제출국 조치시 청문제도 도입 3. 가족결합권의 실질적인 보장 위한 법제화 마련 Ⅷ. 결론 Ⅰ. 서 론 인권이란, 인간 존재가 어떠한 조건이나 환경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으로 향유해야 하는 최소한의 권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 내지는 최소한 의 정의규정을 만족 시킬 만한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화 공동체들을 초월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로 이름 붙여진 인권의 내용은 오히려 생활세계에서의 소통과 저항을 통해 발명되어 가는 과정에 있을 것이다 (조연정 1147)라는 전제 하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담론의 폭 을 확장시키는 과정 그 자체로서 의미 있는 일이다. 외국인의 인권에 대한 개념과 범위 역시 그러한 차원에서 고찰해볼 수 있다. 외국인과 함께 사는 삶을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폐쇄된 우리 사회가 외국인을 국민으로 적극적 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식이 형성되기까지의 시간 속에서 외국인의 인권의 외연이 넓 혀져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년에 그동안 축적된 자료를 바탕 으로 이주민들이 스스로 누려야할 보편적 인권의 내용을 확인하고 이주민 인권의 현실 반영도를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적 인권 규범과 국내 법, 제도, 정책의 간극을 최소화하고 자 이주인권가이드라인을 마련하였는데, 이는 외국인의 인권에 대한 합의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외국인의 인권과 관련하여 항상 언급되는 외국인의 수적 증가 요소는 외국인을 대하는 우리 의식의 변화와 문화의 개방성을 유도하는 직접적인 원인이기는 하다. 그러나 외국 13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인이라고 해도 인권현장은 외국인들의 체류자격에 따라서 다양하다. 국내에서 적극적으 로 유치하기를 희망하는, 소위 전문인력의 범주에 속하는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본국의 문화나 일상생활과의 상이함으로 인한 불편함은 있겠지만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이중, 삼 중의 고통을 당하는 외국인과는 동일한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인권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광범위한 외국인의 인권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 본 논문은 아래와 같이 범위를 한정하여 논하기로 한다. 첫째, 외국인 인권의 범위는, 외국인 중 국내에 정주하기를 희망하지만 국내 정책상 선 별적으로, 내지는 제한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거주하면 서 겪는 인권의 문제, 그 중에서도 주로 범죄에 연루되어 어려움을 겪는 문제에 한정될 것이다. 둘째, 재외동포와 외국인 이주자의 인권을 비교하고자 하는 목적이 대한민국 국적자는 아니지만 일반 외국인과는 차별되는 동포라는 특수한 지위를 지닌 외국인 의 인권보장의 범위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므로, 재외동포의 인권이 일반 외국인 이주자에 비하여 더 욱 보장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영역 및 일반 외국인에 비 하여 오히려 차별을 당하는 영역을 부각할 것이다. 셋째, 재외동포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해소를 위한 이민정책 중 정주화 대상의 우선 순위에 있으므로 이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 라 당위적인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본고는 재외동포가 1 외국인과 지위가 다르게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위에 따른 체류자격을 향유하지 못하는 점, 2 한국어로 일상생활에 관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인권보호의 측면에서 외국인보다 더욱 방치되기도 한다는 점, 3 저 출산 고령화에 대비한 이민정책에서 최우선 정주화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안정적 인 정착을 위한 제도가 미비한 점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겠다. 논의의 한계를 언급하자면, 발제문의 제목은 일반 외국인과 재외동포의 인권을 평면적 으로 비교 분석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비교의 목적이 일반 외국인에 비하여 재외동 포가 어떠한 특수한 지위에 있으며 그 지위에서 누려야 하는 권리가 현실적으로 기능을 하는지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므로 일반 외국인에 대한 인권의 내용은 극히 피상적이고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33
일반적이며 간단하게 다루어 질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그리고 일반 외국인이나 재외동 포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출입국사범의 보호과정에서의 인권의 문제 등은 논의에 서 제외하기로 한다. Ⅱ. 법적 지위에 대한 검토 1. 외국인과 재외동포의 법적 지위 일반적으로 외국인은 국민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해당 국가의 국적을 소지하지 않는 자 라고 정의한다. 외국인에 대한 정의는, 누가 외국인에 해당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열거하 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국적을 가지지 아니한 모든 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제시하 므로(이규창 62) 우리의 논의에서도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지 않은 자를 모두 외국인이 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외국인에는 외국국적을 소지한 자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영주 체류자격을 받아 장기간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자, 어느 국가의 국적도 가지고 있지 않은 무국적자가 포함된다(차용호 34). 이런 차원에서 재외동포는 분명 외국인이다. 재외동포 중에는 장기간 우리나라에 합법 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영주 체류자격을 가진 자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 지 않기에 지위의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구별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외동포를 외국인과 구분하는 것은 재외동포는 동일한 민족이라는 측면에서 외국인과 다른 특수한 지위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법률로는 출입국관리법 과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이 있으며, 재외동포의 지위에 관하여는 특별법인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 한 법률 (이하 재외동포법 이라 한다)이 있다. 출입국관리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대한민국에 입국하거나 대한민국에서 출국하는 모든 국민 및 외국인의 출입국 13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관리를 통한 안전한 국경관리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체류관리 및 난민( 難 民 ) 의 인정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재한외국인에 대한 처우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함으로써 재한외국인이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하여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한민국 국민 과 재한외국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발전과 사회 통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재한외국인 이란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지 아니한 자로서 대한민국에 거주할 목 적을 가지고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자를 말한다. 2. 재한외국인에 대한 처우 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재한외국인을 그 법적 지위에 따라 적정하게 대우하는 것을 말한다. 3. 결혼이민자 란 대한민국 국민과 혼인한 적이 있거나 혼인관계에 있는 재한외국인 을 말한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제1조 (목적) 이 법은 재외동포( 在 外 同 胞 )의 대한민국에의 출입국과 대한민국 안에서의 법적 지위 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재외동포"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 永 住 權 )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이하 "재외국민"이라 한다) 2.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정부 수립 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를 포함한다) 또는 그 직계비속( 直 系 卑 屬 )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중 대통령령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35
으로 정하는 자(이하 "외국국적동포"라 한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외국국적동포의 정의) 법 제2조제2호에서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정부수립 이전에 국외 로 이주한 동포를 포함한다)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중 대통령령 이 정하는 자 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정부 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2. 부모의 일방 또는 조부모의 일방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로서 외국국적 을 취득한 자 2. 재외동포의 법적 지위의 의미 재외동포에 대하여 일반 외국인과 달리 그 지위를 법으로 정하고 있음은 재외동포를 일 반 외국인과는 다르게 보겠다는 정책적인 결단이다. 일반적으로 재외동포의 법적 지위를 규 정하는 방식으로 외국 국적을 가진 재외동포에게 특별한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방식과 이중 국적을 인정하는 방식이 있는데(이철우 513) 이 중 우리나라는 전자를 택하고 있다. 종전에는 재외동포 역시 일반 외국인의 차원에서 다루어졌으나 2008년에 전문이 개정 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이 시행된 이후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재외동포에 대해서는 일반 외국인과 다른 지위를 가지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2007년 방문취업제에 따라 중국 및 CIS 국가 동포들이 국내에 입국하여 취업 및 정주하면서 자연 스럽게 접촉하고 상호 소통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체류자격도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재외동포법의 입법취지는 외국국적동포를 외국인에 비하여 우대하여 보호하려는 것이 었다. 특히 외국국적동포인 경우에는 우리 동포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 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일반 외국인과 별반 다르지 않게 취급한다는 문제가 제기됨으로 써 외국국적동포가 법률상 외국인이기는 하지만 특별법을 마련하여 동포로서 우대하겠 13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Ⅲ. 체류자격에 대한 검토 1. 체류자격의 의미 재외동포는 형식적인 차원에서는 분명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법률에 의하여 외국인 과 그 지위를 달리 정하고 있는데, 재외동포에 대하여 특수한 지위를 부여하는 실익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체류자격이다. 체류자격은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입국하려는 때에 입 국허가의 요건이 되며, 활동범위에 관하여 예측 가능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는 가이드 라인이 되고, 영주 또는 국적과의 연계를 통하여 국가간 인적 교류를 증진하는 수단이 되 며, 외국인의 법적 지위에 따른 권리와 의무의 범위를 정하고 이 범위를 위반한 때에는 제재하고 관리하는 규범이 되는 등(차용호 323) 법적 지위의 실제적인 내용을 구성한다. 외국인의 경우, 법적으로 국민이 아닌 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며 출입국관리법 및 시행 령에서 체류자격과 체류자격에 따른 활동을 정하고 있다. 반면, 재외동포의 경우에는 특별법인 재외동포법에서 이를 정하고 있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1조 (목적) 이 법은 재외동포( 在 外 同 胞 )의 대한민국에의 출입국과 대한민국 안에서의 법적 지위 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 [전문개정 2008.3.14] [본조제목개정 2008.3.14]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재외동포"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 永 住 權 )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이하 "재외국민"이라 한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37
2.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정부 수립 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를 포함한다) 또는 그 직계비속( 直 系 卑 屬 )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중 대통령령 으로 정하는 자(이하 "외국국적동포"라 한다) [전문개정 2008.3.14] 제3조 (적용 범위) 이 법은 재외국민과 출입국관리법 제10조에 따른 체류자격 중 재외동포 체류자격 (이하 "재외동포체류자격"이라 한다)을 가진 외국국적동포의 대한민국에의 출입국과 대 한민국 안에서의 법적 지위에 관하여 적용한다. 제5조 (재외동포체류자격의 부여) 1 법무부장관은 대한민국 안에서 활동하려는 외국국적동포에게 신청에 의하여 재외 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 2 법무부장관은 외국국적동포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 면 제1항에 따른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아니한다. 다만, 제1호나 제2호에 해당하는 외국국적동포가 38세가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0.5.4 10275호(국적법), 2011.4.5] 1. 직계존속( 直 系 尊 屬 )이 외국에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하여 외국국적 을 취득함으로써 복수국적자( 複 數 國 籍 者 )가 된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법 률 제7499호 국적법중개정법률 시행 전 종전 제12조의 이중국적자의 국적선택의무에 따라 18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 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 2. 대한민국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 실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 3.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 려가 있는 경우 3 법무부장관은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때에는 대통령령 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외교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 [개정 2013.3.23 제11690호 (정부조직법)] 4 재외동포체류자격의 취득요건과 재외동포체류자격을 취득한 자의 활동 범위는 대 통령령으로 정한다. 13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6조(체류기간연장 등) 1 법무부장관은 법 제10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체류기간 연장허가를 신청한 외국국적동포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허가하여서는 아니된다. <개정 2008.10.20.> 1. 법 제5조제2항에 해당하는 경우 2. 이 법 또는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경우 3.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4. 그 밖에 법무부장관이 관계 부처 또는 관련 단체와 협의하여 고시하는 경우 2 제1항에 따른 체류기간연장허가의 기준은 법무부장관이 관계 부처 또는 관련 단체 와 협의하여 정한다. <개정 2008.10.20.> 3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31조 내지 제34조의 규정은 외국국적동포의 체류기간연 장허가절차에 관하여 이를 준용한다. <개정 2007.10.15.> 2. 재외동포의 지위와 체류자격의 분리로 인한 법적 결함 재외동포의 경우 재외동포의 지위를 달리하는 법령의 제정으로 인하여 일반 외국인에 비하여 재외동포체류자격을 특별하게 인정받고 있으며 영주권 취득에 있어 일반 외국인 에 비하여 요건이 완화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재외동포 체류 자격은 출입국과 체류에 있어서 내국인과 큰 차별이 없으며 특히 영주 체류자격의 부여가 급증하고 있는 최근에는 사실상의 시민의 권리 를 부여한 것이 라 할 수 있다 고 평가받고 있으며 심지어는 재외동포 체류자격과 영주 체류 자격 부여 라는 재외동포정책 의 큰 흐름은 시민에 준하는 권리, 즉 준시민의 자격을 부여한 것이 라고 볼 수 있다 (김판준 127)고도 한다. 그러나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문제는 재외동포법 자체 내의 모순규정으로 인하여 재외 동포법은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재외동포 안에서 또 다른 차별의 근거로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39
작용하게 되었다. 현행 재외동포에 대한 정책은 재외동포법 원래의 취지를 벗어나 있다. 애초에 재외동 포법이 제정될 당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를 재외동포의 개념 에서 제외한 것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을 받았는데, 당시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 고 적시한 이유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정부수립이전 이주 동포(주로 중국동포 및 구 소련동포)는 재외동포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그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출입 국 기회와 대한민국 내에서의 취업 기회를 차단당하였다 (헌법재판소 2001. 11. 29.자 99 헌마494 결정)는 점이다. 그러나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재외동포의 정의 규정은 개 정되어 대한민국정부수립 이전 국외로 이주한 동포도 재외동포의 범주에 넣었으나 재외 동포의 지위와 체류자격을 분리함으로써 위헌적인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재외동포법은 재외동포 정의규정 및 재외동포체류자격 부여를 분리함으로써 모순을 초래한 것이다. 재외동포법 제1조에 보면 이 법은 재외동포의 대한민국에서의 출입국과 대한민국 안 에서의 법적 지위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 라고 하여, 재외동포법은 재외동포 의 범주 에 해당하는 자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출입국관리법 보다 재외 동포법을 우선하여 특별 적용한다는 것을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재외동포법 제2조에서 는 재외동포법의 적용대상인 재외동포 에 대한 정의를 하였다. 이렇듯 재외동포법은 그 적용대상과 보호내용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즉 제1조에 서는 재외동포법의 적용대상과 보호내용을 명시한 후 제2조에서 적용대상에 대한 구체 적인 범위를 정함으로써 재외동포법의 제정 취지 및 목적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적용대상 은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이며, 보호내용은 대한민국에의 출입국과 대한민국 안에서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다. 다만 재외동포법은 제5조에 재외동포의 정의 규정에는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 게 동법의 적용을 받을 수 없는 범위를 정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재외동포법 에 의할 때 재외동포라면 누구든지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받을 수 있지만 예외적으로 병역 기피 등의 이유로 외국인이 된 경우에는 국가 정책상의 이유로 재외동포체류자격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재외동포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는 재외동포에 대해서는 제5조의 예외규정 14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에 포함되지 않는 한, 그 법적 지위인 재외동포 자격을 인정하고 대한민국에서의 출입국 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인정해야 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그러나 재외동포법 제3조는 제1조 및 제2조에서 재외동포법의 적용대상 및 보호내용 을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적용범위를 한정하는 규정을 삽입함으로써 같은 법 내에서 모순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제3조는 적용대상을 제2조에 정의한 재외동포가 아니라 재외동포법 제2조에서 정의한 재외동포 중 재외국민과 출입국관리법 제10조에 따른 체류자격 중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국적동포에 한정함으로써 재외동포법 의 취지에 반하는 규정으로 전락하였으며 체계적으로도 제1조에 정면으로 배치되게 되 었다. 분명히 제1조에서 재외동포라면 누구나에게 적용되는 보호내용으로 명시된 것을 제3조에서는 재외동포 중 일부에게만 허용하는 모순을 낳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하여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함에 있어 재외동포법상 지위를 가지는 동일한 동포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및 CIS 국가 지역의 동포들에 대해서는 다른 지역 동포와 달 리 단순노무 종사 가능성을 기준으로 그 자격을 제한적으로만 인정하는 사태가 벌어진 다. 이처럼 같은 동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요인을 기준으로 재외동포 체류자격과 방문취업 체류자격을 양분하게 됨으로써 동포사회 내에 또 다른 갈등의 소지를 드러내는 문제점이 상존하게 된 것이다. Ⅳ. 형사절차에서의 권리에 대한 검토 수사과정 및 재판과정에서의 외국인의 권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이 조사를 받 고 있는 사실에 관하여 정확하게 전달받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방어 주장이 정확하게 전달되어 있는지 이다. 특히 장기간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외국인 범죄도 증가하여 형사소송절 차에서의 피의자 피고인 조사, 증인신문, 재판에서의 통역, 변호인 선임절차 등의 여러 절차법적 사안들이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판에서의 통역을 의미하는 사법통역은 피의자나 피고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제대로 이해해야 할 재판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41
(안성훈, 이지은 21). 1. 일반 외국인의 경우 이러한 통역의 문제는 형사절차 과정 뿐 아니라 노동현장, 출입국정보제공분야, 일상 생활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 인식되어 공공기관에서 외국인에 대한 권리 중 가장 우선적으로 외국인에게 필요한 사항을 모국어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다. 이 주노동자의 인권실태조사 결과 과반수 이상이 입국 전 근로계약 등이 부실하게 이루어졌 는데, 이는 다른 문제보다도 언어 장벽 등의 이유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하고(국가인권위 원회 6-7),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내법에 규정된 이주 노동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의무 및 내용이 현실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공될 정보에 대한 언어를 모국어로 하도록 강조 하고 있다. 형사절차 과정에서도 외국인의 경우 통역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현행법은 국어에 능통 하지 아니하는 자의 진술에는 통역인으로 하여금 통역하게 한다는 소위 통역제도 를 도 입하고 있고(형사소송법 제180조, 출입국관리법 제48조 제6항 참조) 2004년에는 대법원 규칙으로 통역 번역 및 외국인사건처리예규 를 제정하여 재판절차에 있어서 외국인에 대하여 통역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데에 많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주호노 174).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형사사법절차상 사법통역제도가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원은 각각 독자적으로 사법통역요원을 선발하고 이들을 실무에 활 용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안성훈, 이지은 34). 따라서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의 경우에는 통역을 통 하여 조사과정의 내용이 모국어로 통역되므로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 있어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부인할 수 없다. 14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2. 재외동포의 경우 반면 재외동포의 경우에는 한국말을 한다는 이유로 본인이 특별하게 원하지 않으면 통 역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때로는 재외동포가 피의자가 되어 법적인 용어를 몰라서 통역 이 필요하다고 하여도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이유로 거부되기도 한다. 이런 면에 서 재외동포는 분명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통역제도의 도움을 받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 다. 나아가 동포들 중 일부는 통역을 이용하겠다고 하면 자신이 한국어를 잘못한다는 것 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드러내지 않기 위하여 통역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 구하고 필요하지 않다는 의사표현을 하는 경우도 있다. 형사절차과정은 수사단계, 공소단계, 공판단계, 집행단계로 진행되는데 각 과정에서 자 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하여 정확한 의미를 모른다면 예기치 못할 불이 익을 입게 된다. 통역은 범죄에 대한 유무죄의 판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정도 로 중요하다. 외국인에게 통역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한국말을 보고 읽을 줄 아는 정 도의 지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형사절차 과정에서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재외동포가 한국말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를 정확 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역은 있어야 한다. 통역이 없어서 불이익을 당한 대표적인 사례로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던 피고인이 형사절차에서 어떠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유죄판결을 받고 영구추방된 경우가 있다. 피 고인은 마약을 하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필로폰 흡입을 하는 친구들이 장난으로 한번 맡아 보라고 하였고 맡는 시늉을 하자 마약이라고 하여 놀라서 그 자리를 피하였다. 친 구들은 다음 날 모여서 또 다시 필로폰 투약을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는데 그 중 피고인을 잘 알지 못하는 한 명이 피고인의 이름을 말하였고 경찰이 피고인도 불러 조사 하게 되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스스로 그 자리를 피하였고 소변검사나 모발검사에서 모 두 음성 판정을 받아서 아무런 증거도 없었고 경찰도 피고인에게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 라고 말했다. 그리고 피고인은 다른 친구들이 모두 구속되었는데 자신은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재판에서도 집행유예를 받아 벌금도 내지 않으니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피고인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이 필로폰을 하였냐는 질문에 당시 정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43
황을 설명하였으나 경찰은 유죄의 심증을 가지고 피고인이 대답한 내용과 다른 사실을 기재한 것에서 발생했다. 피고인이 그 조서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필서명 과 지문날인을 하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그는 필로폰 복용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었 다. 피고인은 조서를 읽으라고 했지만 잘 읽지도 못하고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므로 그저 시키는 대로 서명하고 지문 날인을 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위 사건으로 인하여 피 고인은 마약사범이 되어 부모님이 모두 한국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강제출국 되었고 앞으 로 영구히 한국에 들어오기 힘들게 되었다. 형사소송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고 형사 피고인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절 차 아래서 국가형벌권을 실현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피고인은 소송의 주체로서 독립된 권리를 가지고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진술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따라서 형사절차의 진행과정에서 외국인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 못지 않게 효과적인 통역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도 중요하다(안성훈, 이지은 33). 형사절차과정에서 통역이 필요한 이유는 피고인이 현재 어떠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지 알아 자신이 피고인으로서 어떠한 권리와 의무를 지는지를 이해하고 또한 증거조사의 내용도 파악하여 자신의 입장을 법원에 대해서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등 절차상의 보장 을 담보하기 위함이다(안성훈, 이지은 144). 따라서 통역제도의 취지를 단순히 의사소통 의 기술로만 보게 되면, 한국말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통역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는 한국인이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것과 외국인이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것의 차 이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며 나아가 형사절차상 통역의 필요성의 의미를 간과한 것이 다. 통역이라는 것을 단순히 언어를 축어적으로 치환할 뿐이거나 혹은 말만 할 수 있다 면 누구라도 통역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어떻게든 통역만 되면 상관없다라는 분 위기에서 통역을 하는 경우(안성훈, 이지은 214)는 지양되어야 한다. 실제로, 법률적인 용어는 일반 한국인에게도 생소하고 그 절차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 는 부분도 있으므로 사회경제적인 환경이 전혀 다른 문화에 살면서 일상생활을 하는 의 사소통을 조금 한다는 이유로 통역제도의 이용범위에서 제한하는 것은 형사절차상 피고 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법무부에서 재외동포가 한국어로 일상생활을 하는 듯이 보이지만 소통에 있어서 문제 가 있다고 생각하여 영주권 또는 국적을 취득하고자 하는 재외동포에게 한국어 시험을 14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요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법무부는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외국국적동포로서 국적법 에 따른 국적취득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영주 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데,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경우와 달리 이때에는 한국어시험(TOPIK) 3급 이상 취득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재외동포가 한국말을 사용할 줄 알며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유 로 사법절차상의 통역제도 이용이 제한된다면 형사사법절차상 보장된 권리가 박탈된 상 태에서 형사절차에 임하는 것이 되고 이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Ⅴ. 강제출국 조치에 대한 검토 1. 일반 외국인의 경우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범죄행위에 연루된 경우 체류자격에 불이익을 주고 있는데, 출입국관리법에서는 출국권고, 출국명령, 강제퇴거 등 강제출국 및 입국금지의 방식으로 정하고 있다. 출입국관리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대한민국에 입국하거나 대한민국에서 출국하는 모든 국민 및 외국인의 출입국 관리를 통한 안전한 국경관리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체류관리 및 난민( 難 民 ) 의 인정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11조 (입국의 금지 등) 1 법무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에 대하여는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45
1. 감염병환자, 마약류중독자, 그 밖에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 는 사람 [[시행일 2010.12.30: 감염병환자에 관한 부분]] 2. 총포 도검 화약류 등 단속법 에서 정하는 총포 도검 화약류 등을 위법하게 가지 고 입국하려는 사람 3.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4.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 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5. 사리 분별력이 없고 국내에서 체류활동을 보조할 사람이 없는 정신장애인, 국내체 류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없는 사람, 그 밖에 구호( 救 護 )가 필요한 사람 6.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출국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7.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사이에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 하는 정부의 지시를 받거나 그 정부와 연계하여 인종, 민족, 종교, 국적, 정치적 견 해 등을 이유로 사람을 학살 학대하는 일에 관여한 사람 가. 일본 정부 나. 일본 정부와 동맹 관계에 있던 정부 다. 일본 정부의 우월한 힘이 미치던 정부 8. 제1호부터 제7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그 입국이 적당하 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사람 2 법무부장관은 입국하려는 외국인의 본국( 本 國 )이 제1항 각 호 외의 사유로 국민의 입국을 거부할 때에는 그와 동일한 사유로 그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 제46조 (강제퇴거의 대상자) 1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이 장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 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을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 [개정 2012.1.26, 2014.3.18] [[시행일 2014.6.19]] 1. 제7조를 위반한 사람 2. 제7조의2를 위반한 외국인 또는 같은 조에 규정된 허위초청 등의 행위로 입국한 외 14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국인 3. 제11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입국금지 사유가 입국 후에 발견되거나 발생한 사람 4. 제12조제1항 제2항 또는 제12조의3을 위반한 사람 5. 제13조제2항에 따라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이 붙인 허가조건을 위반한 사람 6. 제14조제1항,제14조의2제1항,제15조제1항,제16조제1항 또는 제16조의2제1항에 따 른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상륙한 사람 7. 제14조제3항(제14조의2제3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15조제2항,제16 조제2항 또는 제16조의2제2항에 따라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 또는 출입국관 리공무원이 붙인 허가조건을 위반한 사람 8. 제17조제1항 제2항, 제18조, 제20조, 제23조, 제24조 또는 제25조를 위반한 사람 9. 제21조제1항 본문을 위반하여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근무처를 변경 추가하거나 같 은 조 제2항을 위반하여 외국인을 고용 알선한 사람 10. 제22조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정한 거소 또는 활동범위의 제한이나 그 밖의 준수사 항을 위반한 사람 11. 제28조제1항 및 제2항을 위반하여 출국하려고 한 사람 12. 제31조에 따른 외국인등록 의무를 위반한 사람 13.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 14. 그 밖에 제1호부터 제13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 2 제10조제1항에 따른 체류자격 중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 람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퇴거되지 아니한다. 다만, 다음 각 호 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1. 형법 제2편제1장 내란의 죄 또는 제2장 외환의 죄를 범한 사람 2.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 중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 3. 제12조의3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거나 이를 교사( 敎 唆 ) 또는 방조( 幇 助 )한 사람 [전문개정 2010.5.14] [[시행일 2010.11.15]]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47
제67조 (출국권고) 1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외국인에게 자진하여 출국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1. 제17조와 제20조를 위반한 사람으로서 그 위반 정도가 가벼운 경우 2. 제1호에서 규정한 경우 외에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그 출국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2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제1항에 따라 출국권고를 할 때에는 출국권고서를 발급하여야 한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3 제2항에 따른 출국권고서를 발급하는 경우 발급한 날부터 5일의 범위에서 출국기 한을 정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10.5.14] [[시행일 2010.11.15]] 제68조 (출국명령) 1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에게는 출국명령을 할 수 있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1. 제46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나 자기비용으로 자진하여 출 국하려는 사람 2. 제67조에 따른 출국권고를 받고도 이행하지 아니한 사람 3. 제89조에 따라 각종 허가 등이 취소된 사람 4. 제100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과태료 처분 후 출국조치하는 것이 타 당하다고 인정되는 사람 5. 제102조제1항에 따른 통고처분( 通 告 處 分 ) 후 출국조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 되는 사람 2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제1항에 따라 출국명령을 할 때에는 출국명령서를 발급하여야 한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3 제2항에 따른 출국명령서를 발급할 때에는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출국기 한을 정하고 주거의 제한이나 그 밖에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 14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4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출국명령을 받고도 지정한 기한까지 출국하지 아니 하거나 제3항에 따라 붙인 조건을 위반한 사람에게는 지체 없이 강제퇴거명령서를 발 급하여야 한다. 위 법을 기본으로 하되 구체적인 처리지침을 따로 정하여 실무에서는 그 지침에 따라 강제출국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2014년 9월 지침에 따르면, 법 위반 사례를 출입국관리 법 위반으로 인하여 통고처분을 받고 범칙금을 납부한 경우(행정벌에 해당하는 경우)와 형사처벌 대상인 경우(형사벌에 해당하는 경우)로 분류하여 출국여부에 대해서도 다른 기준을 정하고 있다. 행정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초범은 500만원, 재범은 700만원 이상 이면 체류기간연장을 불허하고 출국조치를 하도록 하였으며 형사벌의 경우에는 초범은 300만원 이상이거나 최근 5년 이내 500만원 이상인 경우 혹은 2년 이내 2회 이상 또는 5년 이내 3회 이상 벌금형을 받은 경우에는 출국조치를 하되, 죄명이 성관련범죄, 마약 등인 경우에는 범죄의 횟수나 금액에 상관없이 출국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출입국에서는 출국조치에 이어 사증규제나 입국규제를 병행하고 있는데 짧게 는 1년부터 5년 사이이며 성범죄나 마약 등으로 출국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영구적으로 입국을 할 수 없도록 조치를 한다. 2. 재외동포의 경우 강제출국 부분에 있어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재외동포의 경우 특별법인 재외동포법으로 따로 체류기간연장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외국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제5조 (재외동포체류자격의 부여) 1 법무부장관은 대한민국 안에서 활동하려는 외국국적동포에게 신청에 의하여 재외 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49
2 법무부장관은 외국국적동포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 면 제1항에 따른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아니한다. 다만, 제1호나 제2호에 해당하 는 외국국적동포가 38세가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0.5.4 10275호(국적 법), 2011.4.5] 1. 직계존속( 直 系 尊 屬 )이 외국에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하여 외국국 적을 취득함으로써 복수국적자( 複 數 國 籍 者 )가 된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법률 제7499호 국적법중개정법률 시행 전 종전 제12조의 이중국적자의 국적선택의 무에 따라 18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 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 2. 대한민국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 실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 3.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 려가 있는 경우 3 법무부장관은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때에는 대통령령 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외교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 [개정 2013.3.23 제11690호 (정부조직법)] 4 재외동포체류자격의 취득요건과 재외동포체류자격을 취득한 자의 활동 범위는 대 통령령으로 정한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6조(체류기간연장 등) 1 법무부장관은 법 제10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체류기간 연장허가를 신청한 외국국적동포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허가하여서는 아니된다. <개정 2008.10.20.> 1. 법 제5조제2항에 해당하는 경우 2. 이 법 또는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경우 15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3.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4. 그 밖에 법무부장관이 관계 부처 또는 관련 단체와 협의하여 고시하는 경우 위 법에 따르면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에 해당하지 않는 한, 재외동포는 체류자격을 부여받으며 기간연장 허가를 받을 때에도 재외동포법이나 출입국관리법 및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면 체류기간 연장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 적으로는 재외동포에 대해서도 범법행위로 인한 출국조치에 있어서는 일반 외국인과 동 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3. 재외동포법상 특혜가 사문화된 사례 재외동포법은 일반 외국인에 비하여 재외동포에게 폭넓은 체류상의 혜택을 주고자 제 정된 것이다. 그러므로 체류기간연장과 관련하여서는 일반법인 출입국관리법에 없는 조 항을 신설하여 보장하고 있다. 재외동포법은 재외동포를 일반 외국인에 비하여 폭넓게 보호하고자 특히 체류기간연장과 관련하여 법령으로 그 기준을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재외동포법도 체류기간연장과 관련하여 재량의 여지가 있지만 적어도 법령에 정하 여진 기준을 최소한의 기준으로 하여 보장하여야 한다는 것을 천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재외동포는 출입국관리법이나 재외동포법의 일반조항이 아니라 분명히 명시 된 개별조항의 적용을 받는 자이다. 일반조항은 개별조항의 범위를 벗어나서도 체류연장 을 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사회질서나 공공복리의 기준에 벗어나면 체류연장을 할 수 없는 경우 적용하는 규정이다. 만약 행정관청이 불이익처분을 할 때 개별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조항을 무분 별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굳이 개별조항의 존재이유가 없다. 법에 명백한 기준을 설정한 이유는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불이익한 처분 을 하면서 법의 규정을 무시하고 일반원리로 회귀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원칙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외국인이 일반 내국인에 비하여 엄격한 통제의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법 률에 규정된 범위 내에서 재량을 행사하는 것이지 법률의 통제권 밖에 있다는 것은 아니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51
다. 더구나 요즘은 국가 간 이주가 활발하여 국경의 의미도 희박해지고 세계가 하나로 되는 격변의 시대임을 감안할 때 외국인을 법의 통제에서 벗어난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 은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출입국에서는 재외동포에 대해서 재외동포법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좀 더 세부 적인 규정을 지침으로 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재외동포체류자격 부여 기준을 설정한 후 소극적으로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받지 못하는 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최근 3년 이내에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여 200만 원 이상 범칙금처분 또는 강제퇴 거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는 사람 최근 5년 이내에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사실이 있는 사람 위 기준은 재외동포법 시행령 제16조의 규정보다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적시하고 있 다. 재외동포법 시행령 제16조에서는 재외동포법 또는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체류연장이 안 된다고 되어 있는데 위 지침은 그 범위를 한정하여 위반의 시기, 위반의 범위 등을 제한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는 재외동포에 대하여 위 규정이 아니라 일반 외국인에 관 하여 정해진 지침에 따라 벌금처분을 받아도 지침에 정한 기준에 따라 출국조치되고 입 국금지대상이 된다. 재외동포 체류자격은, 우리 동포에 한하여 외국인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 외국인에 비하여 특별한 대우를 해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서, 재외동포 법은 제1조에서 재외동포의 경우에는 출입국과 체류에 있어서 자유로운 보장을 하는 것 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선언하고 있으므로 동포인 외국인의 지위는 외국인의 지위라기 보다는 대한민국 국적자와 비슷한 차원의 지위를 누리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 구하고 일반 외국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재외동포법의 체류기간 연장에 관한 기준 을 실질적으로 사문화하였다. 또한, 체류자격에 대한 불이익의 문제는 장기적으로 재외동포의 한국 정주화에 대한 국가의 정책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재외동포는 일반 외국인과 달리 가족이 대부 분 한국에 와서 정착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한 가족 구성원의 이탈은 가족 공동 15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체 전체의 운명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도 하다. 재외동포에 대하여 일반 외국인과 다른 법적지위, 거의 대한민국의 국민에 버금가는 지위를 인정한다고 하면서 범법행위자에 대한 처분에 있어서는 일반 외국인과 거의 동일 한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바, 이러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재외동포의 정주화에 도움이 되는지 검토해보아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시대에 재외동포를 우리 국민으로 수용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오랜 시간 경제, 정치, 문화적인 배경이 전혀 이질적인 사회에서 살 아왔다는 것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변화를 도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Ⅵ. 가족결합권에 대한 검토 1. 일반 외국인의 경우 외국인과 관련하여 가족 결합권의 논의는 두 가지 차원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현재 가 족 초청이 인정되지 않는 외국인에게 가족을 초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느냐의 문제 이고(김석호 외 2014) 다른 하나는 함께 사는 가족이 강제적으로 분리되어 출국되지 않 을 요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느냐의 문제이다(신은주 2014). 외국인의 체류에 관하여 가족결합권이란 가족이 함께 살기 위하여 다른 가족의 구성원 이 대한민국에 입국하고 체류할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혼인의 자유 중 특수한 형태로 서 보호된다(헌법재판소 2013. 11. 28.저 2011헌마520 결정). 외국인의 경우 가족결합권 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본국을 떠나 이질적인 문화에 정착하면서 물심양면의 어려움이 있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정서적인 문화공동체로서의 가족이 있다면 정착에 훨씬 도 움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 가족의 해체를 방지하는 기능도 하기 때문이다. 배우자나 자 녀가 동반하여 생활할 수 없고 가족 중 일부가 출국명령이나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강제 로 분리되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극히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고 이 것이 정착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없다. 가족은 사회의 기본단위로서 국가가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듯 재론의 여지가 없이 중요한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53
가족이 함께 살 권리가 일부 외국인에게는 인정되지 않으며 그 권리를 인정하는데 있어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이유는 가족결합권이 인정되지 않는 외국인의 범주를 보면 알 수 있다. 외국인이 가족을 동반할 경우 발급되는 가족결합 사증으로는 방문동거(F-1), 거주 (F-2), 동반(F-3), 결혼이민사증(F-6) 등이 있다. 그러나 기술연수(D-3), 비전문취업(E-9), 선원취업(E-10), 관광취업(H-1)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자는 거의 배우자 및 20세 미만의 자녀로서 배우자가 없는 자를 방문동거(F-1), 거주(F-2), 동반(F-3), 결혼이민사증(F-6)으 로 초청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가족의 결합권이 인정되지 않는다(차용호 146).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가족결합의 정책은 한 가족의 결합여부를 우리나라의 노동시 장구조나 생산성의 측면만 고려하여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꾸준 히 연구되고 있으므로 조만간 일반 외국인의 가족결합 문제도 인권의 차원에서 해결되리 라 본다. 2. 재외동포의 경우 재외동포법의 제정 이후 중국 동포들이 친척초청 등의 기회에 입국하여 합법적으로 취 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07년에는 방문취업제도가 시행되어 동포의 입국 기회가 본격적으로 확대되었고 이에 대하여 재외동포의 범위에서 배제된 동포에 대한 차별에 대한 해소를 통하여 동포를 포용하고 한민족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면에서 획기적인 효과 를 거두었다 고도 평가할 수 있다(김영화 41). 재외동포 체류자격이 주어지고 방문취업제가 시행되던 초기에는 배우자는 물론 자녀 에게도 동반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으나 점차로 재외동포 체류자를 취득한 동포의 가족에 대해서 동반을 허용하기 시작하여 2015년 4월 13일 현재는 외국국적동포 업무 개선사 항 에서 재외동포 체류자격은 물론 방문취업 체류자격을 가진 동포에 대해서도 배우자 및 미성년 자녀가 함께 동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재외동포의 가족결합권은 기존의 가족결합권 논의와 양상을 달리한다. 기존 외국인의 가족결합권에 대한 논의는 장기 체류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유 입되어 국내 경제상황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여 가족 초청이 제한되는 경우가 15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대부분이다. 그러나 재외동포의 경우에는 이미 가족 초청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에 가족의 초청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국내 체류 중 질서 위반 등으로 인하여 강제 출국 될 위험에 있는 경우 재정착을 위한 준비를 통하여 계속 체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 하는 문제가 있다. 재외동포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기간이 장기화되고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며 자녀 들의 입국도 자유로워지는 등 출입국의 제한이 완화되면서 이들이 범죄에 연루되는 확률 도 높아지고 있는데 범법행위에 연루된 동포를 어떻게 재정착 시킬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재외동포라 하더라 도 출국명령이나 강제퇴거의 대상에 있어서는 일반 외국인과 구분되지 않으므로 모든 가 족이 국내에 이주하여 안정적으로 정착을 하고 있고 본국에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데 그 중 한명이 범법행위에 연루되어 영구 추방되어진다면 이는 엄청난 재난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방문체류 자격을 가진 부모가 미성년 자녀를 동반하여 입국하였다가 만기 출국 을 할 경우 미성년 자녀에 대하여는 안정적인 수학을 위하여 계속 체류하도록 허용한다 고 하면서도 부모는 여전히 출국하도록 함으로써 또 다시 가족이 분리되는 구조를 재생 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재외동포의 체류자격을 가진 이들에 대한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 과 맞불려 있는 것이므로 강제출국 조치에 대한 재외동포 정책의 개선에서 좀 더 자세하 게 다루어질 것이다. Ⅶ. 재외동포의 실질적 인권 보장을 위한 대안 이상에서 살펴본 현상과 관련하여 재외동포의 실질적 인권을 보장하는데 어떠한 법 제도개선이 보완되고 마련되어야 하는지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일원화 외국인의 체류와 관련하여, 체류자격과 활동범위를 구분하는 것은 출입국관리법에서도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55
전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동일한 체류자격을 가진 자의 경우 그 체류활동의 범위도 동일하다. 하지만 출입국관리법은 경우에 따라서는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자신이 가진 체류자격외 활동을 할 수 있으며 때로는 자신이 가진 체류자격에 부여된 활동이 제 한되기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출입국관리법> 제10조(체류자격) 1 입국하려는 외국인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체류자격을 가져야 한다. 2 1회에 부여할 수 있는 체류자격별 체류기간의 상한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 [전문개정 2010.5.14] 제17조(외국인의 체류 및 활동범위) 1 외국인은 그 체류자격과 체류기간의 범위에서 대한민국에 체류할 수 있다. 2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는 정치활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법무부장관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정치활동을 하였을 때에는 그 외국인 에게 서면으로 그 활동의 중지명령이나 그 밖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 제20조(체류자격 외 활동)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그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활 동과 함께 다른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활동을 하려면 미리 법무부장관의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22조(활동범위의 제한) 법무부장관은 공공의 안녕질서나 대한민국의 중요한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에 대하여 거소( 居 所 ) 또는 활동의 범위를 제한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준수사항을 정할 수 있다. 재외동포는 이들의 지위에 관한 특별법인 재외동포법에 따라 재외동포 체류자격 취득 요건을 충족한 자이다. 그렇다면 재외동포는 재외동포의 지위를 정하는 특별법인 재외동 포법에 따라 재외동포체류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되 이들에 대한 체류활동의 범위는 15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여러 가지 정책에 따라 따로 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외동포법은 지위와 체 류자격을 분리시켜 일부 지정한 국가에 거주하는 동포들에 대해서는 재외동포 자격을 인 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방문취업비자제도 및 선별적인 재외동포체류자격 부여제도는 법체계 내에서 보장된 제도를 활용하더라도 충분히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일부 동포에 대한 원천 봉쇄를 전제하고, 필요에 따라 체류자격을 부여하려고 한다. 이처럼 위법한 법률은 물론 제도상의 혼선을 초래한다. 출입국에서는 일부 동포에게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주지 않는 대신 2007년 당시 노동 시장상황의 필요에 따라 일정한 요건에 부합하는 동포들에게 일정 기간 취업을 보장하는 방문취업제도를 실시하였다. 한편, 위 제도가 시행되었으나 방문취업제도는 36개 업종에 해당하는 단순노무에만 종 사할 수 있기에 다른 활동을 하려는 동포들이 재외동포 체류자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 였고 이에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지침을 따로 만들어 일부 고시된 국가에 속한 동포라고 하더라도 경제력이나 학력을 고려하여 일부 체류자격을 부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보니 재외동포 체류자격 부여는 법률의 형태로 그 지위가 확보되어 있음에도 불 구하고 아래와 같이 지침에 의하여 그 때 그 때의 필요에 따라 다원적인 형태로 운영되 고 있다. 1 일부 고시 국가 외의 외국적동포, 2 고시 국가에 속하는 외국적동포 중 단 순노무에 종사하지 않을 자로 예상되는 경우로서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과 경제력을 가 진 자, 3 단순노무를 하는 자이나, 농어업 업종에 취업하였거나 간병인이나 가사도우미 등 출입국 지침으로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받도록 인정된 자 등, 선별적으로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출입국의 재외동포 체류자격 운영 실태는 재외동포에 대한 정의 규정부터 활동 범위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정비되지 않으면 재외동포에 대한 차별적인 결과가 속출할 수 밖에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단순노무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재외동포 체류자 격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단순노무를 하는 일부 업종에 한하여 정 책상 필요라는 명목으로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이미 재외동포체류자격 부 여에 관하여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나아가 재외동포체류자격 부여에 대한 차별적 실태가 부각되기 시작하자 종전에 단순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57
노무를 하도록 허용한 H-2 사증 소지자들로 하여금 일정한 기술 연수를 마친 후 자격증 을 취득한 자에 한하여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H-2 사증 소 지자들이 취득한 기술자격증으로는 취업을 할 만한 데가 없으며 기술자격증을 취득한 이 후에도 그 기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업종에 종사하는 문제, 체류자격이 변경되면서 종 전에 할 수 있었던 일을 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생활기반이 무너 지는 등 혼란스러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재외동포임에도 불구하고 일정 범위에 있는 자들에게 재외동포체류자격 을 부여하지 않고 재외동포법만으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취업사증을 만들어 재외동포 에 대한 정책을 파행적으로 운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재외동포 지위는 이미 재외동포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일단 재외동포 체 류자격을 부여하되 시장 상황 등 고려할 필요가 있는 외부상황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체류활동의 범위를 조정함으로써 탄력적으로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재외동포 지위에 해당하는 자라고 하더라도 국가 이익을 해할 중대한 경우 등에 해당하여 그 자격부여를 제한할 필요가 있을 수 있는데, 이때에는 재외동포법 제5조와 같이 그 해당사유를 적시하여 법률에서 제한하는 것이 재외동포법의 취지에 부합할 것으 로 보인다. 재외동포법에 따라 동법상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일단 외국적동포에 대해 재외동 포체류자격을 부여하여 자유로운 보장을 허용한 후 노동시장 등 외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실무상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재외동포의 활동범위에 관한 문제를 해결 하면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을 존속시키지 않고도 현행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 출입국에서는 실무상 어떤 체류자격의 취득요건에 부합되는 경우 일단 그 체류자격의 지위를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 활동범위를 제한하거나 따로 취득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그 체류자격에 가지번호를 부여하여 체류관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F-6-1, F-6-2..., E-9-1, E-9-2...와 같이 하나의 체류자격 내에서도 그 요건과 활동범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므로 외국적동포에게 재외동포자격을 주더라도 활동범위는 얼마든 지 조절할 수 있다. 나아가 앞서 살펴보았듯이 출입국관리법에서는 체류자격과 체류활동범위를 분리하여 특정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활동 외에 다른 체류활동을 하려고 할 경우, '체류활동외 허가 15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출입국관리법 제20조)), 때로는 정해진 체류활동의 범위 내 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출입국관리법 제 22조) 하고 있다. 가령,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한국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없으나 체류자격외 활동 허가를 받으면 일정한 시간의 범위 내에서 일정한 업종에 한하 여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우리 출입국관리법상 취업활동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체 류자격을 가진 자라 하더라도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적동포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재외동포비자를 주되, 노동 상황 등의 필요 에 따라 순차적으로 내지는 선별적으로 단순노무를 허용하도록 함으로써 재외동포들의 취업기회를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고령화의 심각성이 갈수록 증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그 중 이민정책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준비해야 한다. 우리 국민으로 수용가능한 이민자를 선별하는 문제에 있어 우리가 받아들이고 싶 은 이민자와 우리나라를 필요로 하는 이민자의 대상이 상이하므로 대상을 정하고 조건과 방법을 특정하는 문제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재외동포가 존재하는 경 우에는 수용하는 이민자의 선별이 우선적으로는 임의적인 차원이 아니라 당위적인 차원 에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당위적인 차원에서 재외동포를 국민으로 수용하여야 한다는 논의는 현실적인 문제를 검토하여 그 당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문제가 산 재해 있다고 하더라도 수용하겠다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결단한 재외동포의 수용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것인지에 대한 논의 를 하여야 한다. 설동훈은 한국이 이민자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는 이주 노동자와 같은 교체 순환형 과 영구정착이 가능한 정주형 이민을 병행해야 하는데 정주형 이민자의 경우에 는 사회통합정책을 통해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해야 하므로 국가는 이민 자들이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권리와 의무를 다 누릴 수 있도록 이들의 시민권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설동훈 108). 이런 차원에서도 재외동포에 대해서는 체류자격 부여제도를 정비하여 단일화함으로써 정주화 준비를 해야 한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59
2. 재외동포의 안정적인 정주화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 가. 형사절차상 통역제도 활성화 내지 외국인 전담 국선변호인 도입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재외동포의 경우 국어를 사용할 줄 알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통 역제도를 이용하기 어려우나 오히려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 때문에 형사 소송절차에서는 불이익을 입고 있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이 지점이 인권의 사각 지대로 남아있다. 이에 재외동포에 대해서도 형사소송절차에서는 전문통역을 통하여 법 적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받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방어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 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통역인의 모집과 선발과정 등이 전문화되어 있지 않아 통역인의 역할 역시 단 순히 언어를 축자적으로 전달하는데 불과한 역할 밖에 못하는 점이 사법통역의 문제점으 로 지적되고 있기에 여건이 개선된다면 현재 국선전담변호인제도를 전문화하여 외국인 전담 국선변호인 제도를 도입하여 좀 더 내실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 요하다. 나. 범법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억제 방안 마련 범죄에 연루된 외국인에 대하여 재범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외국인 범죄 를 예방할 수 있는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보다는 범죄를 저지른 한 개인에 대한 징 벌적 차원을 강화하여 최종적으로 강제출국으로 유도하는 정책은 일견 범죄의 양산을 축 소하는 듯 보이지만 또 다른 차원의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범죄에 관하여 사회해체이론이나 문화갈등이론, 차별기회이론 등은 범죄의 요인을 개 인적인 차원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사회해체이론은 사회 를 구성하는 집단 구성원들의 기능적인 관계가 조화롭지 못할 때 사회조직이 분화되면서 각 조직원들이 자신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범죄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문화갈등이론은 사 람은 살아가면서 고유한 행동규범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집단과 교류하며 동질성을 넓혀 나가는데 이때 개별집단의 문화적 행동규범과 사회전체의 지배적 가치체계 사이에 발생하는 문화적 갈등관계가 범죄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차별기회이론은 편견과 차별의 16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결과로 기존사회에서 기회를 잡지 못할 때 그들은 그들만의 공동체에 존재하는 비제도적 인 기회에 접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박봉진 95-99). 이들 이론은 각각 차별적인 특성은 있지만 외국인 범죄는 외국인 이민자의 특성상 범 죄를 많이 저지르는 경향 때문이 아니라 외국인들에 대한 기존 지역사회 공동체 구성원 의 편견과 차별이 이를 조장하고 증폭시킨다는 것을 사례를 통하여 확인하고 있다. 외국인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증가하고 특히 동포가 거론될 때마다 재외동포는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재외동포에 대한 체류자격 문제도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 서 범법행위에 연루된 자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시기상조일 듯 보이나 실제로 이 미 가족 중 강제 출국되어 입국이 허용되지 않음에 따라 어렵게 함께 모여 사는 가족들 이 또 다시 분리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현재 재외동포 중 장기간 분리가 예정되어 있는 범주는 다음과 같다. - 종전에 위명여권을 사용하여 추방된 경우 - 위장결혼을 하였다가 국적이 취소되어 거주 이전의 자유가 박탈된 경우 - 성관련 혹은 마약 범죄에 연루된 경우 - 기타 강력범죄에 연루된 경우 물론 범죄에 연루된 경우 주범의 역할을 하였다거나 범죄 성향이 농후하여 사회에 해 악을 일으킬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된 경우 등 격리될 필요성이 있는 경우는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지만 죄명만 중대범죄일 뿐 가담의 정도나 가벌성이 약하여 벌금형이나 집 행유예로 선처를 받은 경우에는 추방이 아닌 교육적인 차원의 제도가 도입되어야 할 것 이다. 범법행위에 연루되어 적발된 경우 한국 사회에의 재정착을 위한 교육을 받도록 수 강명령제도를 확대 실시하여 재범의 우려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야간에 술을 먹고 동료들이 함께 집단적으로 싸움을 한 경우 양쪽 모두 동포들이 었고 원만하게 합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는 일반 형법이 아니라 폭력행위등처 벌에관한특별법(폭처법)이 적용된다. 다중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을 함으로써 상해의 결과를 발생케 한 경우 형법을 적용하면 제261조, 제260조, 제262조, 제257조에 의하여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데 반하여, 폭처법을 적용하면 제3조 1항, 제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3년 이상의 징역 에 처해지도록 되어 있다. 다중이 공동으로 범행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각각의 동기, 행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61
위태양이나 결과에의 기여도가 각각 다르며, 나아가 사후에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를 제출할 수도 있는데, 그 경우, 형법이 적용되면 법관의 재량 에 따라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나 폭처법이 적용되면 아무리 작량감경을 하여도 벌금 형을 선고받을 수 없다. 이에 장기적인 정주화를 목표로 하는 재외동포의 경우 형식적인 법 적용으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다고 바로 출국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재범을 줄이고 안정적 으로 정착을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아래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1) 범법자의 조치에 관한 지침의 차별화 2) 범법자에 대한 재범률을 줄이는 교육제도의 마련 3)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의미를 인식케 하는 의무봉사제도의 실시 다. 강제출국 조치시 청문제도 도입 현재는 출국명령이나 강제퇴거 조치시 당사자에게 통지하는 의무가 지켜지기는 하지 만 출국명령이나 강제퇴거명령이 업무 당사자가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결정을 하는 방식 이므로 당사자의 인도적인 사정이 객관적으로 평가되는 제도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 그 나마 강제퇴거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법에서 심사 및 이의신청과 집행절차가 구비되어 있으나 출국명령에 대해서는 전혀 구제절차도 없다. 출입국관리법에 의하면 출국권고와 출국명령 및 강제퇴거가 각각 다른 요건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출국권고를 이행하지 않으 면 출국명령을 하고 출국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퇴거를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출국명령 역시 당사자가 불응할 땐 강제퇴거절차로 이행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 므로 출국권고, 출국명령, 강제퇴거 모두 장기 체류자에게는 인생에 있어 상당한 불이익 을 줄 수 있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강제출국이 예정된 조치를 할 때에는 국내 체류를 계 속할 인도적인 사유가 있는지에 대하여 당사자로부터 청문을 한 후 결정하도록 해야 한 다. 제도적으로 강제출국 조치가 너무나 용이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인도적인 사유에 대 한 고려 없이 그대로 집행이 되는 경우가 많다. 16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출입국관리법> 제58조 (심사결정)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출입국관리공무원이 용의자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지 체 없이 용의자가 제46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제59조 (심사 후의 절차) 1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심사 결과 용의자가 제46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 나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지체 없이 용의자에게 그 뜻을 알려야 하고, 용의 자가 보호되어 있으면 즉시 보호를 해제하여야 한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2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심사 결과 용의자가 제46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 나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면 강제퇴거명령을 할 수 있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3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제2항에 따라 강제퇴거명령을 하는 때에는 강제퇴 거명령서를 용의자에게 발급하여야 한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4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명령서를 발급하는 경우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용의자에게 알려야 한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전문개정 2010.5.14] [[시행일 2010.11.15]] 제60조 (이의신청) 1 용의자는 강제퇴거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려면 강제퇴거명령서를 받은 날부 터 7일 이내에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을 거쳐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서를 제 출하여야 한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2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이의신청서를 접수하면 심사결정서와 조사기록을 첨부하여 법무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3 법무부장관은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이의신청서 등을 접수하면 이의신청이 이유 있는지를 심사결정하여 그 결과를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에게 알려야 한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63
4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이의신청이 이유 있다는 결정 을 통지받으면 지체 없이 용의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용의자가 보호되어 있으면 즉 시 그 보호를 해제하여야 한다. [개정 2014.3.18] [[시행일 2014.6.19]] 5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의 장은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이의신청이 이유 없다는 결정 을 통지받으면 지체 없이 용의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제61조 (체류허가의 특례) 1 법무부장관은 제60조제3항에 따른 결정을 할 때 이의신청이 이유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도 용의자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던 사실이 있거나 그 밖에 대한민국에 체류하 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면 그의 체류를 허가할 수 있다. 2 법무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허가를 할 때 체류기간 등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 3. 가족결합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법제화 필요성 현재 출입국관리법에서는 강제퇴거를 받은 외국인이 이의신청을 하여 강제퇴거로부터 구제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제60조). 나아가 외국인의 이의신청이 이유 없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자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던 사실이 있거나 그 밖에 대한민국에 체류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면 그의 체류를 허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 다(제61조). 그러나 위 규정이 현실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되어 있지 않다. 소위 특 별체류허가는 해당관청이 재량으로 행하고 있으며 가족결합보호요구는 국가의 입국 거 부 또는 강제퇴거권과 관련하여 어떻게 평가되는지에 대한 기준도 가지고 있지 않기에 가족 결합의 요구는 입국금지 및 강제퇴거를 명함에 있어 제대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신 은주 298). 이러한 가족결합권에 관한 문제는 비단 재외동포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 지만 재외동포와 같이 장기 정주화가 예정된 외국인의 경우 특별히 인정되어야 하는 것 이므로 재외동포법의 개정을 통해서라도 법제화를 할 필요가 있다. 16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Ⅷ. 결 론 재외동포는 형식적으로는 외국인이지만 우리 동포이며 장기적으로는 국내에 정착할 정주민이다. 만일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선 그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소속감과 애 정을 가질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구호나 홍보로는 동포라고 하면서 이들에 대한 수용 정책의 근거는 생산성이나 경제적인 분석에만 의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성공 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서로 너무나 오래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들을 포용하고 수용하는 데에는 그만큼의 어려움도 발생하므로 일정정도 이를 감수해 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동포에 대한 반응은 여론은 물론 이들에 대한 정책을 입안 하고 집행하는 기관에서 조차도 은혜를 베푼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 다. 우리 산업구조상 절실히 필요했을 때에는 동포라고 수용하는 반면 동포들이 문화적 적응과정에서 범죄현상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아지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나오자 동포를 범죄 집단의 온상으로, 이들의 거주지를 우범지역으로 여겨 강력하게 규제해야 하는 대 상으로 보고 있다. 동포가 우리와 헤어져 산 세월만큼 이들에 대해서는 준비가 필요하 다. 그 준비에는 우리가 베푸는 은혜와 온정을 고맙게 여기고 우리 정책에 잘 따라달라 는 부탁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리나라를 정말 본국으로 생각하면서 애정을 가지는 시 간을 주고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일도 포함되어야 한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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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론 문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토론문 정기선 (IOM 이민정책연구원) 재외동포와 외국인이주자: 비교 시각에서 본 인권 본 논문에서 일반 외국인에 비해 동포 이기 때문에 체류지위 상 좀 더 나은 보장을 받도록 되어 있는 법과 제도가 현실에서 법의 취지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를 인권적 차 원에서 점검하면서, 나아가서는 재외동포법 자체가 본래 목적한 바의 기능을 잘 발휘 하도록 구성되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음. 이 논문에서는 법 집행의 과정에 서 나타나는 인권차원에서의 한계들에 대해 매우 현장감 있는 문제점 지적과 대응방 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저출산 고령화 시대 대응방안으로서 재외동포 정책의 방향을 좀 더 장기적으로 보고 동포의 안정적 정착 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개선은 선택 이 아 닌 당위적인 사안으로서 다룰 것을 요구하고 있음. 재외동포는 한국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가정하면서 법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적 요소들에 대한 이 논문의 지적과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전 적으로 동감하는 바임. 1990~2000년대 국내에 들어와서 활동했던 중장년층 중국동포 들과는 달리 최근에 국내로 유입되는 젊은 연령대 동포들의 경우 한국어 소통에 문제 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는 갈수록 맞지 않게 될 것임. 이들 젊은 연령대의 동포들 중 상당수는 부모가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학교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어를 부모세 대만큼 능숙하게 하도록 배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임.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한국어 소통에 문제가 없는 재외동포들도 법률용어처럼 특정 용어를 이해하는데 어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67
려움이 있는데 앞으로 점차 더 늘어날 젊은 세대 재외동포들은 더욱 그런 문제를 겪 을 가능성이 큼. 따라서 이 논문에서 제안한 사법절차상 통역지원 시스템이 보다 체 계화 된 형태로 갖출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임. 일반 외국인보다는 가족결합권 보장을 크게 받는 재외동포들의 국내 이주는 가족이 주의 형태를 띠고 있음. 국내에서 자녀를 출생하여 가족을 이루기도 하고 중국 등 해 외에서 성장하던 자녀를 국내로 데려와 보육과 교육을 시키는 재외동포가족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 이처럼 가족단위 이민이 일어나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인권차원 에서의 문제들 중에는 가족구성원이 범법행위를 해서 강제출국 되었을 때 가족분리 및 해체 문제가 있음. - 지금까지 출입국관리의 단위가 이민자 개인 차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족단 위 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회문제 (가족문제를 포함)에 대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는 것임. 앞으로 점차 가족단위 이주가 늘어날 전망이라서 현재 동포가족이 겪는 이런 문제가 일반 외국인들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경우가 더욱 증가할 것을 예상할 수 있 으며, 이 논문에서 제안한 제도개선 방안을 포함하여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문제 해결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음. - 다양한 유형의 가족이민이 확대되면서 그전에는 이주자 개인차원에서 해결할 문제 로 여겼던 가족단위 생활에서 파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인권적 차원에서, 사 회통합적 차원에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필요가 있음.(예: 방문취업동포들의 동반자녀들의 보육 및 교육문제) 이 논문에서는 <재외동포법>에서 정의한 재외동포의 법적 지위가 <출입국관리법> 에서 재외동포(F-4) 체류자격 부여 제한에 따라 조건부로 운영됨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일원화를 주장하고 있음. 그런데 이 논문에서 제안한 법제 도 개선방안은 <재외동포법>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리나, 재외동포 의 국내 취업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문제는 내국인 노동시장 보호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16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재외동포법> <출입국관리법> <외고법>간의 관계 설정을 철저히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생각됨. - 여기서 논의되는 문제의 근원은 특정국가 출신 동포를 차별하려고 만들어졌다기 보 다는 내국인 일자리 보호 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직종에 동포의 취업활동을 제한하 기 위한 방편으로 법제도가 운영되다 보니 생겨난 문제들로, 동포에 의한 내국인 일자리 침해 논란은 동포의 사회통합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슈임. - 향후 저출산 고령사회를 대비하여 이민정책적 관점에서 모든 유형의 이민자 유입 및 체류관리, 장기체류 및 영주, 국적취득 문제를 지금과 같이 여러 개별법들을 분 산하여 대응할 문제가 아니라 통합된 이민법체계하에서 종합적으로 다루어야할 문 제임. - 단기순환형 이민자부터 정주형 이민자에 이르기까지 체류자격 요건과 체류자격변경 가능성, 국내 체류 시 보호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인권과 그들의 (체류자격상) 법적 지위 상승에 따른 권리와 의무사항에 대한 요건도 명시적으로 제시하는 총괄적인 이민법 체계가 필요한 것임. 이러한 체계 하에서 동포에 대한 특별한 대우 가 어떻 게 적용되는 지를 분명하게 담는 것이, 동포입장 에서는 동포 로서 충분히 대접을 못 받고 차별받았다는 박탈감을 덜 느끼게 할 것이고, 국민 입장에서는 동포 에게 시혜적인 정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종종 이들이 은혜를 모른다 고 생각하는 경 향을 줄일 수 있을 것임. - 현재 재외동포체류자격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방문취업제를 통해서 재외동포체류자 격을 얻은 동포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단순노무직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음. 이러한 사실은 통계청의 2013년 외국인고용조사에서도 재외 동포(F-4) 체류자격자 중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약30%정도 되는 것으로도 확인 됨. 실제로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동포가 단순노무 취업활동에 종사하지 않고 있는 지를 체류관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69
관련 법제들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 보임.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응으로서 동포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포용적으로 접근 할 필요가 있다는 이 논문의 지적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앞서 통역 문제와 마찬가지로, 동포의 기술 및 직업능력 향상과 괜찮은 일자리 의 적극적 연계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한국말이 되니까 알아서 잘 할 것이라는 가정으로 정책을 한 것이 아 닌 가 반성해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됨. - 재외동포가 한국에 정주할 사람들이라는 관점에서 이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정책 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정착이 동포 라서 은혜를 베풀어준 것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우리가 필요해서, 그리고 우리 사회에 외국국적동포 신분으로서 충분히 기 여를 했고, 그들의 기여에 대한 정당한 권리로서 한국사회에 정착하게 되는 것이라 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동포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임. - 재외동포도 초국적이주자의 일원이 될 가능성이 큰 사람들로서, 한국사회에서의 성 공적인 정착이 본국과의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연결되어 생산적인 글로벌 연결망 확장에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국내 체류 동포 정책 체류관리 및 지원정책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음. 17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토 론 문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토론문 이천영 (고려인마을) 왜 우리는 고려인동포를 포용해야 하나? 첫째, 고려인동포들에게도 고향에 돌아와 살 천부적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족은 일제 때 만주로 간 사람들이고 고려인은 연해주로 간 사람들이다. 고려인동 포는 1860년 무렵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의 시기에 농업이민, 항일독립운동, 강제동원 등으로 러시아 및 구소련 지역으로 이주한 자 들로서 1937년 스탈린 강제이주 정책에 의 해 1938년 10월 어느 날 갑자기 소련 정부는 고려인 지도자 3천명을 새벽에 불러내어 전 원 총살시켰다. 유감스럽게도 고려인들은 우리말과 문화를 잃어버렸다. 이유는 단 하나, 민족 지도자들이 전부 총살당하면서 지도자 없이 부평초처럼 살다 보니 민족의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또 남한은 소련거주 고려인들을 이념과 체제가 다른 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무관심 으로 일관했고,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 가난한 시기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국권을 회복하고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은 유랑민족이 된 고 려인을 거둘 시기가 되었다. 또 국가와 민족이 어려울 때 독립운동을 통해 몸 바쳤던 이 들과 후손들을 우리가 소홀히 한다면 훗날 역사는 현재의 우리 자신을 소홀히 할 것이 며, 또다시 국가와 민족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때 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 겠는가? 따라서 국가는 고려인동포의 귀환과 지원, 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이것은 국민으로 가질 최소한의 권리이기에 이를 외면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포기 하는 처사로 온 국민의 공분을 일으킬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71
둘째, 고려인 동포에게 국적선택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고려인동포는 1948년 입법의회가 통과시킨 국적에 관한 조례 를 통해 우리 국민이 된 사람들이다. 그 조례에 의하면 모든 조선인은 어느 나라에 가 있든지 우리 국민이다. 그 리고 이 조례는 1948년 8월15일 건국 후에 대한민국의 법이 되었다. 하지만 고려인은 국 적을 선택할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고 구소련연방의 소수민족으로 살아가야했다. 그 후 소련연방이 해체된 후 고려인들은 당연히 현재 거주하고 있는 국가의 국적을 갖고 있다. 만약 구소련이 붕괴 될 당시 우리나라가 이들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했어도 그들은 현실적 으로 거주국 국적을 선택해야만 했다. 고려인들은 현재 자신들의 국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인식하고 있다. 과거 구소련 시민이었던 고려인들은 나름대로 자긍심을 갖고 있었다. 최강대국의 시민 으로서 주류 사회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의식해 왔던 것이었다. 그러나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거주하고 있던 공화국이 독립을 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신생국의 소수민족 으로서 살아야 했다. 당연히 그들의 정체성은 흔들리게 되었다. 특히 같은 피지배민족으 로서 살았던 카자흐, 우즈벡, 키르기스인들이 신생국의 주인으로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자괴감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에 비해 열등하다고 믿어왔던 민족들이 거주국 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과 자신들이 약소국인 신생국의 국민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그들을 힘들게 하고 말았다. 고려인들은 자신들이 이루어 놓았던 사회적 기반을 잃게 되었다. 체제가 전환된 신생 국의 경제적 취약성과 소수민족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장벽 때문에 사회적, 경제적 경쟁 과 위기가 심화되어 갔다. 비록 체제에 맞추어 성공한 사람이 존재하고는 있지만 대다수 의 고려인들은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게다가 스탈린체제하에 강제 이주된 타민 족(유대인, 터키, 독일, 프랑스, 일본 등)들은 구소련해체 후 자국동포 귀환정책을 실시 강제 이주된 자국동포들을 귀환시켜 따뜻하게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조국 코리아는 어려움에 처한 고려인동포들의 지위와 귀환에 대해 끝내 외면하고 말았다. 그 후 고려인동포는 주인 없는 유랑민이 되었다. 끝나지 않은 유랑의 역사를 이어가며 고려 인후손이라는 타고난 운명을 저주하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조국을 한없이 원망하며 살 아가고 있다. 따라서 고려인 2세. 3세 후손들은 본인이 희망하면 당연히 조상의 땅에 돌 아와 살아갈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17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셋째, 대한민국은 국가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고려인의 후손을 반드시 포용하여 역사 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 동안 한국정부는 고려인이 한국에 들어오는 기회를 제한하고, 불법 체류하는 동포 들을 수없이 추방해 왔다. 조상들이 살았던 고국에 돌아왔지만 외국인근로자와 별반 다 를 바 없는 처우를 하며 임금체불, 인권유린을 일삼으며 고려인동포를 한국인으로 인정 하지 않았다. 또 조국에서 불법체류자라는 낙인을 찍어 강제 추방하는 이상한 학대를 자 행해왔다. 구라파나 미국, 호주에 거주하는 해외동포는 부러운 눈으로 보는데 반해 고려인동포를 불우한 형제의 자녀가 돌아와 구걸하는 모습으로 여기고 깔보며 밥통을 걷어차는 행태를 보여 왔다. 또 멱살을 잡고 매몰차게 내쫒는 부자 형님의 이기심을 보여 왔다. 게다가 한국어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온갖 차별이 이루어져 조상의 땅으로 돌아온 고 려인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50여만 고려인 대부분을 수용하여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을 막고 충분 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고려인의 자유왕래와 체류자유를 부여함으로서 한국인 조상 을 둔 자랑스러움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 이는 또 다시 국권이 유린된다면 온 국민이 자랑스런 조국의 영광을 위해 몸 바쳐 헌신할 근거를 마련하고 후손들에게 산 교육의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고려인에게도 재외동포법상의 권리를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재외동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재외동포 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처음 제정된 법은 대한민국 정 부가 수립되기 전에 해외로 이주한 동포들을 배제함으로서 고려인동포들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 법조문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려 대한민국 수립 이전에 이주한 모든 동포들을 포함하도록 개정하게 하였다. 이에 따라 국 회는 2004년 재외동포법을 개정하여 모든 고려인동포들이 재외동포법의 대상이 되게 하 였다. 재외동포법의 개정으로 세계에 흩어져 있는 모든 동포들은 자유롭게 조국을 드나들면 서 체류하고 취업을 할 수 있게 되었으나, 정부는 현재까지도 유독 고려인 동포들에 대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73
해서만 이 법조문의 전면 적용을 유보하고 있다.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으로 고 려인동포들에게 재외동포법을 전면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 시행령에 대해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지금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더라도 누가 보더라도 고려인동포에게 법 적 용을 제한하는 것은 너무도 잘못되었다. 이 때문에 재외동포법의 취지에 따라 고려인동 포에게도 자유왕래, 자유체류, 자유취업이 가능하게 하여야 한다. 다섯째, 한국의 인구증가를 위해서도 고려인의 귀환을 환영해야 한다. 과거 한국의 인구가 폭발할 때는 정부는 국민을 향해 가급적 외국에 나가서 살도록 권 장했다. 재외동포를 향해서도 그 나라에서 잘 살라고 권면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임여 성의 출산율이 1.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는 국가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에 돌아와 살고자 하는 해외동포가 있다면 이는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금 유일하게 고려인동포가 한국에 돌아와 살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 려인을 환영해야 한다. 게다가 고려인동포는 거주국의 박해와 차별로 오갈데 없어 가족 단위(조부모, 부모, 자녀 3대)로 입국하고 있다. 어린자녀로부터 노부모를 모시고 귀환하 는 고려인을 열렬히 환영하여 한국인의 전통 미덕인 잃어버린 충효사상을 회복하는 계기 로 삼아야한다. 여섯째, 이미 정부는 고려인동포를 포용하는 정책방향을 취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려인동포들은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 를 쟁취하기 위해 한국 국민에게 이 권리를 허용해 줄 것을 호소해 왔다. 그리고 한국정부와 한국국민은 이러한 동포들의 호 소에 공감하여 이들이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계속 확대해 왔다. 그래서 재입국정 책도 만들고, 영주권 취득과 국적취득의 기회도 계속 확대해 왔다. 이러한 조치가 계속 확대되어 온 이유는 고려인동포에게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가 있다는 암묵적인 공감대가 우리국민과 법무부 정책당국자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법무부에서 2010년까지 자유왕래, 자유거주, 자유취업을 허용하자는 구상까지 나왔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한 발짝 더 나가야 한다. 174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일곱째, 외국인노동자의 수요를 고려인 동포로 채우기 시작하는 것이 경제발전과 사회 통합을 위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지금 외국인노동자의 불법체류율은 30%에 달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이들이 한국에 정주하면서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이 한국에서 태어난 반한세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 다. 그래서 필요한 외국인노동자 수요를 먼저 고려인동포로 채우고 그러고도 모자라는 인력을 외국인으로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구나 고려인동포는 다른 외국인에 비해 한국인 특유의 근면 성실한 기질을 갖고 있어 기업이 크게 환영하고 있다. 또한 3D업종 을 마다않고 일하고 있기에 한국의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될 귀중한 인력자원 이 되어가고 있다. 게다가 고려인동포는 한국경제에도 큰 활력을 줄 수 있다. 고려인은 중앙아시아와 구 소련권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구소련권국가의 경제발전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진출 하려는 한국기업의 선봉장이 되어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고려인의 국적회복과 자유왕래는 국가발전에 이익이 되었지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여덟째, 제10306호로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 지원을 위한 특별법 (시행 2010, 11. 21) 은 국내 체류고려인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정부는 2010년 5월 20일 법률 제10306호로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 지원을 위한 특별법(시행 2010, 11. 21) 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자만 외국에 거주하는 고려인에 대한 지원 사업은 있으나 국내에 입국하여 정착하는 고려인에 대한 지원은 적 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거주 고려인의 수가 3만여명에 달하나 중국조선족동포와 다르게 가족단위로 입국하고 있어 국내체류 고려인을 위한 보육지원, 교육비 등 정착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은 많은 반면 고국으로 귀환한 고려인동포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어 이에 대한 불균형이 심각하다. 예를 들면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지원 센터는 전국적으로 많이 있으나, 등록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려인 동포들을 전문적으로 돕는 정부지원센터는 하나도 없다. 정부가 고려인동포들을 외국인 으로 분류하여 다문화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동포들은 그 정책에서 스스로를 제외시 키고 있다. 동포들은 자신이 외국인으로 취급당하는 것을 원치 않아 다문화지원센터나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75
외국인 지원센터를 찾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사할린동포나 탈북동포와 비교해 볼 때 중앙아시아나 연해주 고려인동포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그래서 이들에게도 최소한의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적이나 영주권, 혹은 재외동포비자(F-4)를 취득한 고려인들의 경우 부모님과 자녀를 동반하고 사는 경우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사는 고려인동포에 대한 복지가 확대되어야 한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도 한국거주 고려인동포들을 지원 하기 위한 고려인동포 정착지원을 위한 특별법 은 반드시 국내체류 고려인에게도 적용 되어야 한다. 이는 국가와 민족이 어려울 때 독립운동을 통해 몸 바쳤던 이들과 후손들을 우리가 소 홀히 한다면 훗날 역사는 현재의 우리 자신을 소홀히 할 것이며, 또다시 국가와 민족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때 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겠는가? 아홉, 한국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제외동포법 적용에 배제되어서는 안된다. 1937년 스탈린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1938년 10월 어느 날 갑자기 소련 정부는 고려 인 지도자 3천명을 새벽에 불러내어 전원 총살시켰다. 유감스럽게도 이들은 우리말과 문 화를 잃어버렸다. 이유는 단 하나, 민족 지도자들이 전부 총살당하면서 지도자 없이 부 평초처럼 살다 보니 민족의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또 남한은 소련거주 고려인들을 이념과 체제가 다른 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무관심으 로 일관했고 또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 가난한 시기가 있었다. 따라서 고 려인이 한국어를 잊었다하여, 동족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제한적인 제외동포법을 적용한다면 쓰린 가슴에 더 깊은 상처를 주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체계적인 교육지원 을 통해 입국한 고려인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동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포용 해야한다. 따라서 한국어 구사여부에 따라 재외동포를 구분 지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 며 고려인을 무시하는 처사가 될 것이다. 17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고려인 국회 청원 자료 국내체류 고려인동포에 대한 정책방향 (1) 고려인 H-2(무연고방문취업) 비자 발급후 국내입국한 고려인동포에 한해 (동일회사 2년근속이나 국가자격증 취득 후) F-4 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 사례 1) 김나탈리야(32세)씨는 한국어 구사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인력파견업체로부터 일자리를 소개받아 광주 광산구 월곡동 소재 D산업에 취업 근무를 시작했다. 입사시 광주고용지원센터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고용사실을 보고하여 정식으로 일할 수 있도 록 지원하겠다는 고용주의 말을 믿고 근무를 시작했다. 처음 근무 한달 부지런히 일한 결과 소정의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고용허가 등록에 대한 의심은 추호도 하 지 않았기에 고용센터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등록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물론 한국 어구사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확인자체가 불가능했다. 1년 6개월 후 광산구 고려인마을 협동조합 신조야 센터장을 만나 F-4 비자 신청에 관해 상담하던 중 우연히 고용센터에 확인한 결과 김나탈리야씨는 문의당시까지 고용센터는 물론 출입국에 고용사실이 등 록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주저않고 말았다. 고용주에게 이유를 묻자 회사의 여건상 외국인은 2명만을 고용하도록 되어있으나 한국인 없이 외국인고용을 늘렸기에 T,O가 없어 등록하지 못했다 며 월급은 제대로 주었으니 자기의 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냐? 는 말에 약자인 외국인으로서 항의조차 못하고 속앓이를 해야 했다. 결국 고용주는 부 담이 되었는지 김나탈리야씨를 해고하고 말았으며 김나탈리야씨는 F-4를 받아 가족을 초청 조상의 땅에서 살아가겠다는 꿈을 눈물을 머금고 접어야만 했다. 사례 2) 이 그레고리(42세)씨는 우즈벡출신 고려인 3세이다. 우즈벡의 어려운 경제사 정으로 인해 가족을 부양할 방법을 찾던 중 근로자로 일하며 돈을 벌어 무너져가는 가 정을 일으켜 세울 목적으로 조상의 땅 한국에 입국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입 사한 회사가 일한지 3개월만에 부도가 나 한푼의 월급도 받지 못하고 퇴사하고 말았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77
다. 그후 친구소개로 취업한 회사마저 일한지 11개월만에 경기불황을 이유로 해고되자 또 다시 일할 곳을 찾아 전국을 떠돌았다. 그후 F-4 비자 갱신기간이 가까워오자 하던 일을 멈추고 비자발급조건을 맞추기 위한 국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직업학원에 세 탁기능공과정을 등록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어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필기시 험을 통과하지 못해 F-4 자격기준을 맞추지 못하고 F-4 비자발급을 포기하고 말았다. 또다시 우즈벡에 들어가 H-2(무연고방문취업) 비자를 발급 후 한국에 입국 일하고 있 으나 현재 근무하는 회사가 부도가 나 쫓겨날 경우 또다시 비자발급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발생 가족을 초청 조상의 땅 한국에서 행복한 삶을 꾸려가겠다는 꿈이 사라질 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 F-4(재외동포비자) 소지자의 단순노무행위 대한 취업제한을 풀고 사행행위 등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제외한 직종은 관계없이 일할 수 있도록 허용 해야 한다. F-4(재외동포비자) 소지자의 단순노무가 아닌 전문 직종에서만 취업할수 있다는 규정 으로 인해 고려인들은 종사업종 제한이 커진 것은 가장 많이 종사하고 있는 제조업은 물론 식당, 건설현장 등 58개 직종의 단순노무에 종사할 경우 불법취업으로 인식되여 벌금과 함께 강제출국 당할 수도 있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할까 두려워 불안에 떨 며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례1) 최 아날토리야(36세)씨는 우즈벡고려인 3세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했기에 대학 졸업자에게 주어지는 F-4 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 돈을 벌 방도를 찾았다. 그는 비자 조건이 요구하는 전문직종에 취업해야 하나 한국어구사능력이 전무하고 단지 러시아 어만 구사할 수 있기에 한국의 어디에서도 자신을 받아 줄 회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제종업에 들어가 일하고 있다. 하지만 출입국사무소를 방문 외국인등록 을 할 당시 취업제한에 대해 고지상항을 들었기에 불안에 떨며 일하고 있다. 출입국직 원에게 적발될 경우 1차에 한해 경고하고 2차 적발될 경우 강체 출국시킬 수 있다는 규정을 강조하고 있기에 늘 마음에 부담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전문직종은 한 17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국인도 구하기 어려운 직종으로 고려인이 차지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현재 노부모와 자녀 둘을 부양하며 살아가는 최아날톨리야 씨는 한국정부가 고려인 가족들이 조상의 땅 한국에 들어와 거주할 수 있도록 허용했 다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취업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3) F-4(재외동포비자) 소지자가 동반한 자녀가 만 19세가 될 경우 등록국가로 귀환해야 한다는 규정을 개정하여 부모와 생이별을 막아야한다. (규정: 만 19세 자녀의 귀국시 만 25세가 될 때까지 머물다 H-2 비자를 받아 들어오거 나 만25세 이전 C-3(단기일반방문비자)로 입국 국가자격을 받을 경우 F-4,비자갱신할 수 있음) 이 규정중 C-3(단기일반방문비자)로 재입국한 경우 한국어가 능통한 조선족과 달리 고 려인 자녀의 경우 한국어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국자자격증 취득이 불가능해 F-4,비자 갱신이 어려운 상황임 사례1) 김블라직(22세)은 한국에 입국한 부모 김발레르(52세)씨가 H-2 비자를 F-4로 갱신한 후 19세 이하의 자녀 넷을 동반(F-1)비자로 초청한 경우이다. 그 중 장자인 블 라직이 한국에 입국 1년만에 만19세가 되자 현행법으로 비자연장이 불가능해 원적이 있는 우즈벡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아버지 김발레르씨가 자녀 4명을 데려오면서 우즈 벡에 있는 가산을 정리하고 왔기에 돌아갈 거처가 없어지고 말았다. 결국 친척집에 3 개월 머물다 C-3(단기일반방문비자)로 초청 비자연장을 위해 동신대 한국어과정에 등 록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노동을 하는 김발레르씨는 가족의 생계를 담당하며 6 개월에 300여만원에 달하는 학비를 조달하지 못해 비자를 연장받지 못했다. 결국 아들 블라직은 또다시 우즈벡에 돌아가고 말았다. 생이별의 아픔으로 인해 고민하던 김발레 르씨는 또다시 자녀를 C-3(단기일반방문비자)로 초청 국가자격증을 취득시키려고 학원 에 등록, 지원했지만 한국어구사능력 미달로 필기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귀국해야하는 아픔을 반복하고 있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79
(4) 제10306호로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 지원을 위한 특별법(시행 2010, 11. 21) 은 국내 체류고려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정부는 2010년 5월 20일 법률 제10306호로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 지원을 위한 특별법(시행 2010, 11. 21) 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자만 외국에 거주하는 고려인에 대한 지원 사업은 있으나 국내에 입국하여 정착하는 고려인에 대한 지원은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거주 고려인의 수가 3만여명에 달하나 중국조선족동 포와 다르게 가족단위로 입국하고 있어 국내체류 고려인을 위한 보육지원, 교육비 등 정착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례1) 우즈벡 고려인자녀 김알료나(5세)는 김빅토리야(37세)씨의 자녀이다. 김빅토리 야씨는 H-2 비자로 일하다가 F-4 로 비자를 얻게되자 곧바로 본국에 돌아가 친지에게 부양을 의뢰했던 어린자녀 김알료나를 데려왔다. 아이를 두고 온 죄책감에 잠을 이루 지 못하고 살았던 과거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각오를 다졌기 때문이다. 하지 만 아이를 두고 일터에 나갈 수 없어 어린이집 종일반에 위탁하게 되자 비용문제로 심 각한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다문화가정 자녀와 달리 고려인자녀는 한국국적이 없다는 이유로 정부 보육지원이 없어 일 8시간 기본보육비 30여만원와 함께 8시간 초과보육 비를 더해 월 50여만원의 어린이집 위탁료를 감당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게다가 주야 맞교대로 일하기에 종일반을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없어 아이를 데려온 것을 후회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고려인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24시간 종일운영 어린이집에 위탁 월 20여만원에 아이를 보육하고 있지만 자체 운영하는 고려인마을 협동조합어린이집도 심각한 운영난에 직면해 있다. 이유는 위탁어린이 대부분이 한국 국적이 없다는 이유로 정부지원이 한푼도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다문화 가정어린이는 한국인과 차별없이 보육비를 지원하고 있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 던 고려인 후손에 대해 심각한 차별로 애국심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고려인들은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 지원을 위한 특별법 이 국내체류 고려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반드시 개정됨으로 보육비와 교육비를 지원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8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5) 고려인에 한해서는 한국어능력시험 유무에 상관없이 영주권취득 및 국적취득을 허용 해야한다. 한국에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은 많은 반면 고국으로 귀환한 고려인동포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어 이에 대한 불균형이 심각하다. 예를 들면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지원 센터는 전국적으로 많이 있으나, 등록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려인 동포들을 전문적으로 돕는 정부지원센터는 하나도 없다. 정부가 고려인동포들을 외국인 으로 분류하여 다문화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동포들은 그 정책에서 스스로를 제외시 키고 있다. 동포들은 자신이 외국인으로 취급당하는 것을 원치 않아 다문화지원센터나 외국인 지원센터를 찾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또, 탈북동포와 비교해 볼 때 국내 체류 중앙아시아나 연해주 고려인동포에 대한 지원 은 전무하다. 그래서 이들에게도 최소한의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적이나 영주권, 혹은 재외동포비자(F-4)를 취득한 고려인들의 경우 부모님과 자녀를 동반하고 사는 경우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사는 고려인동포에 대한 복지가 확대되어야 한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도 구소련권 거주 고려인동포들을 지원하기 위한 고려인동포 정착지원을 위한 특별법 은 반드시 국내체류 고려인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국가와 민족이 어려울 때 독립운동을 통해 몸 바쳤던 이들과 후손들을 우리가 소 홀히 한다면 훗날 역사는 현재의 우리 자신을 소홀히 할 것이며, 또다시 국가와 민족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때 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겠는가?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81
국내체류 고려인정책에 있어 대부분의 상황이 국내체류 중국동포에 대한 정책방향 과 일치함에 따라 서경석목사 발제문을 원문그대로 수용 고려인의 지위에 관해 동일한 법적 용을 요구한다 (2) 제10306호로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 지원을 위한 특별법(시행 2010, 11. 21) 은 국내 체류고려인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정부는 2010년 5월 20일 법률 제10306호로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 지원을 위한 특별법(시행 2010, 11. 21) 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자만 외국에 거주하는 고려인에 대한 지원 사업은 있으나 국내에 입국하여 정착하는 고려인에 대한 지원은 적 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거주 고려인의 수가 3만여명에 달하나 중국조선족동포와 다르게 가족단위로 입국하고 있어 국내체류 고려인을 위한 보육지원, 교육비 등 정착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은 많은 반면 고국으로 귀환한 고려인동포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어 이에 대한 불균형이 심각하다. 예를 들면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지원 센터는 전국적으로 많이 있으나, 등록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려인 동포들을 전문적으로 돕는 정부지원센터는 하나도 없다. 정부가 고려인동포들을 외국인 으로 분류하여 다문화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동포들은 그 정책에서 스스로를 제외시 키고 있다. 동포들은 자신이 외국인으로 취급당하는 것을 원치 않아 다문화지원센터나 외국인 지원센터를 찾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또, 탈북동포와 비교해 볼 때 국내 체류 중앙아시아나 연해주 고려인동포에 대한 지원 은 전무하다. 그래서 이들에게도 최소한의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적이나 영주권, 혹은 재외동포비자(F-4)를 취득한 고려인들의 경우 부모님과 자녀를 동반하고 사는 경우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사는 고려인동포에 대한 복지가 확대되어야 한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도 구소련권 거주 고려인동포들을 지원하기 위한 고려인동포 정착지원을 위한 특별법 은 반드시 국내체류 고려인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국가와 민족이 어려울 때 독립운동을 통해 몸 바쳤던 이들과 후손들을 우리가 소 182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홀히 한다면 훗날 역사는 현재의 우리 자신을 소홀히 할 것이며, 또다시 국가와 민족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때 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겠는가? (3) 국적취득시 재정보증과 한국어 유.무에 상관없이 고려인에게는 국적취득권을 부여해 야한다. 1937년 스탈린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1938년 10월 어느 날 갑자기 소련 정부는 고려 인 지도자 3천명을 새벽에 불러내어 전원 총살시켰다. 유감스럽게도 중국조선족과 다르 게 고려인은 우리말과 문화를 잃어버렸다. 이유는 단 하나, 민족 지도자들이 전부 총살 당하면서 지도자 없이 부평초처럼 살다 보니 민족의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 다. 게다가 러시아의 민족교육 탄압으로 자국언어와 문화를 계승할 기회마저 상실하고 말았다. 또 남한은 소련거주 고려인들을 이념과 체제가 다른 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무관심 으로 일관했고 또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 가난한 시기가 있었다. 따라서 고려인이 한국어를 잊었다하여, 동족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국적취득시 한국어를 잘하는 중국조선족과 같이 한국어능력을 제외동포법에 적용한다면 쓰린 가슴에 더 깊은 상처를 주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추후 국가의 체계적인 교육지원을 통해 입국한 고려 인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동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포용해야한다. 따라서 한국어 구사여부에 따라 재외동포를 구분 적용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며 고려인을 무시하는 처 사가 될 것이다. 반드시 고려인 국적취득시 한국어와 재정능력 유.무를 상관하지 않는 재외동포법 적용 을 강력히 요구한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83
토 론 문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토론문 오경석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재외동포의 인권 보장을 위한 실효성 확보 방안: 외국인 이주자와 비교하여 를 읽고 1. 국민이 여전히 인권의 주체로 인식되는 환경에서 이주민의 인권을 고민하고 제도화하 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재외 동포 의 경우 그 어려움은 배가됩니다. 다른 인권 분 야와 달리 보편적인 규범 자체가 부재하는 탓에 특수하며 개별적인 사례 이상의 준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발제자께서 언급하신 2012년 국가인권위의 이주인권가이드라인 구축 을 위한 실태조사 에 참여했었습니다. 조사 결과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가이드라인 은 논 쟁의 산물이지 합의의 산물은 아니었습니다. 가이드라인 연구의 진행단계에서 우리 연구 진을 곤혹스럽게 한 주제 중의 하나가 재외 동포의 위상 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이주인 권가이드라인에 재외동포를 포함시키는 문제와 포함시키는 경우 다른 분야 이주민들과 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인권의 보편성에 입각한 내 외국인 평등원칙에 우선할 것인가, 민족의 특수성에 우선할 것인가? 후자를 승인하는 경 우, 민족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의 인권 수준 전반을 개선시킬 개 연성을 제고시키는 방안은 어떤 것일까?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85
재외동포와 타 이주민 집단을 인권이라는 보편적 지평에서 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가에 대한 결론은 유보한 채, 고민 끝에 우리는 재외동포를 연구 대상에 포함시켰습니 다. 연구진 내부에서 조차 결론이 유보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인권의 보편성과 역사성 (맥락성), 국가와 민족의 관계, 민족의 개념, 동포 집단 내부의 이질성, 인권의 정치성과 탈정치성 등에 대한 입장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이드라인 초안에 재외동포 이주민 의 인권보호 강화를 위한 조처들로 재외 동포법 전면시행, 방문취업제 대상 재외동포의 인권보장 강화, 재외동포이주민의 귀화 및 정착 지원 정책의 개선 이라는 세 가지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최종안 에서 이 세가지 방안은 모두 삭제되었고, 재외동포이주민의 인권보호 강화 라는 추상적 인 내용으로 대체되었습니다. 2. 발제문은 2012년 우리의 고민과 동요에 비해서는 매우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 다. 발제자께서는 재외동포 인권 문제가 기본적으로 지위와 체류자격의 분리 라는 재외 동포법의 모순 과 특정 국가 출신의 동포들에게 재외동포 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파행적인 정책에서 기인한다는 문제의식 하에 개선책을 모색합니다. 재외동포법의 개정을 통해서라도 도입되어야 할 재외동포의 실질적 인권보장을 위한 대안 으로 체류자격의 일원화, 안정적인 정주화를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 가족결합권 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한 법제화 마련 등을 제안합니다. 안정적인 정주화 대책으로는 수 사절차 및 재판 과정에서의 통역제도의 활성화, 범법 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억제 방안 마련, 강제출국 조치시 청문제도 도입 등 좀 더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됩니다. 2012년 가이드라인이 구상했으나 담아내지 못했던 내용들이 좀 더 명료하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는 셈입니다. 발제자께서 이처럼 (2012년 동요했던 우리와 달리)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재외동포의 인권 보장을 위한 실효성 확보 방안 을 제안하실 수 있 186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는 것은 재외 동포의 위상과 정책 방향에 대한 매우 확고한 입장을 지니고 계시기 때문 인 것 같습니다. 발제자에 따르면 동포인 외국인의 지위 는 외국인의 지위라기보다는 대한민국 국적 자와 비슷한 차원 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적자와 비슷한 지위를 갖는 동포 들은 장기 정주화가 예정된 특별한 지위의 외국인입니다. 그것은 동포들이 저출산 고 령화 사회의 해소를 위한 이민 정책 의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서 그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당위적인 차원 에서 수행되어야 함을 뜻합니다. 그런 면에서 일반 외국인 이주자에 비하여 더욱 보장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외국인에 비하여 오히려 차별 받는 재외동포의 인권 상황은 시급히 개선될 수 있 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일반 외국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 받고 있는 체류 기간 연 장이나 범법자 처분, 강제 출국 조치 등이 장기적으로 재외동포의 정주화에 도움이 되 는지 검토 될 수 있어야 합니다. 3. 재외동포의 특별한 지위 에 동의합니다. 그 분들이 일반적인 외국인과 같은 외국인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일반적인 외국인이라면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다음과 같은 감정 을 갖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아버지의 나라라는 생각에 가슴이 메었 다. 풀한 포기 나무 한그루, 꽃 한송이 모두 고맙고, 모든 사람들을 붙잡고 형제같아 이 야기하고 싶을 정도였다. 눈물이 났다. (재중동포 에이씨) 이러한 공감의 능력을 민족 에서 찾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러나 외국인 같지 않은 외국인인 그분들과 한국인들을 묶어 주는 민족 이라는 요소를 너무 과장하거나 더구나 실체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선족과 한국인의) 공통점은 경제의 부를 가지려는 욕망이다. 그리고 사치성이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87
돈이 없을 땐 몰랐는데, 돈이 생기니까 사치성을 강조하게 된다. 차이점은 문화다. 남한 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중국은 공동체 의식이 없다. 중국 사람들은 같이 일하면서도 동료를 돌볼 줄 모른다. 일하다가 실수하거나, 쫓겨난 조선족 동료를 그냥 모른 척 한 다. (재중동포 에이씨) 이런 면에서 재외동포의 특수한 지위는 외국인이냐 민족이냐와 같은 단순한 도식이 아 니라 좀 더 복잡한 구도속에서 독해될 수 있어야 할 듯 싶습니다. 내가 만난 에이씨는 그러한 복잡성을 간명하게 압축해 준 바 있습니다. 여기는 고국이지만 우리는 중국 사 람들이다. 만약에 에이씨가 말해준 것과 같은 이중성( 고국에 사는 외국인, 문화가 다른 민족 ) 의 맥락에서 재외동포의 특수한 지위를 규정한다면 발제자의 당위적인 접근은 재고되거 나 보완될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국에 사는 외국인 혹은 문화가 다른 민족 에게 요청되는 권리 혹은 침해의 목록이 당위적으로 제시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 엇보다도 재외동포의 가장 일반적인 욕구가 체류의 안정성 혹은 안정적인 한국 사회의 정착인지에 대한 좀 더 경험적인 검토가 필요해보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만나뵌 재외동포들 대부분은 한국에 이주해 온 목적이 정착 이라기보 다는 경제적인 것이었습니다. 경제적인 목적으로 이주해 온 본은 차치하고 정착을 목적 으로 오셔서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분들조차도, 살기는 거기(국적국)가 훨씬 편하지 라 고 하실 정도로, 문화적인 이질감을 극복하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토로하셨구요. 당위적인 접근의 또 다른 문제는 재외 동포의 욕구를 동질화함으로써 내적 다양성을 간과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재외동포는 집단별로, 세대별로 또 개별적으로 매우 다양 한 욕구를 가지신 분들입니다. 그러한 내적 다양성을 간과하는 경우 집단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이 강화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선 험적인 방식으로 과잉 범주화된다면, 발제자께서 강조하신 것과 같이 서로 다른 문화 공동체들을 초월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로 이름 붙여진 인권 의 구체적인 내용이 생활 188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세계에서의 소통과 저항을 통해 발명 되어질 가능성과 그 과정을 주목하기 어려워질 것 입니다. 이런 점에서 동포라는 집단의 특수한 지위에 근거한 특수한 권리에 집중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면, 재외동포와 외국인 그리고 이주민과 국민들의 공통적인 이해관계와 접점을 탐색하고 상호작용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들을 탐색하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발제자께서 제안하신 안정적인 체류 자격 보장, 안정적인 정주화 대책, 가족결합권 보장, 수사절차 및 재판과정에서의 통역제도의 활성화, 범법행위에 대 한 효과적인 억제 방안 마련, 강제출국 조치시 청문제도 도입 등의 조치들은 굳이 재외 동포에게만 제한될 권리의 목록들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모든 이주민들에게 요청되는 권리의 목록이 재외동포에게 우선적으로 부여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당위 이외 에 경험적인 논거가 필요해보입니다. 4. 발제자께서 제안하신 재외동포의 실질적 인권보장을 위한 대안 에 적극 공감합니다. 2012년 이주인권가이드라인을 만들 당시 우리를 곤혹스럽게 했던 재외 동포의 모순된 위상과 그 어떤 외국인 집단보다 심각하게 체감하는 차별의 정도, 그리고 그를 방치하는 법제의 문제들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통렬한 문제제기이자 구체적인 대안 의 제안이라는 점에서 발제문은 재외동포의 인권 현실 개선을 위한 공론화를 진일보시키 는 데에 중요한 기여를 하리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발제자의 제안들이 발제문에서 강 조하신 발명되어야 할 인권 의 지평에서 활발하게 토론되기 위해서는 당위적인 접근은 재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위적인 접근보다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은 재외동포의 법적인 특수한 지위 뿐만 아니라 다중적인 정체성, 내부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접근을 뜻 합니다. 재외 동포의 내적 다양성, 곧 욕구의 다양성에서 출발한다면, 안정적인 체류 자 격 및 정주화 방안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욕구와 관련된 방문취업제도의 재정비 역시 중 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89
이를테면 지원 활동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재외동포의 고충 가운데 하나는 방문 취업(H-2)제도가 요청하는 전산 신청 대행에 따른 불이익이라는 것입니다. 방문취업제도 는 효율성 제고와 비리 방지라는 명목으로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는데 방문취업전산추첨 신청, 기술교육 신청, 기초법/제도 교육 신청, 외국인등록 신청, 취업개시 및 근무처변경 신고, 체류기간 연장 신청, 체류지 변경 신고 등을 전산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재 외동포들이 이런 전산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를 대행해주는 중개 업체들에 의한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방문 취업 및 재외 동포들의 주요한 이주 동기가 경제적인 것임에도 불구하 고 구직 활동 자체가 매우 어렵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는 것도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재외동포의 취업은 주로 유료 직업상담소나 종교 기관 등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주류입니다. 재외 동포 의 구직 과정이 사적인 기관들에게 위임됨으로써 과도한 수수료 발생, 근로 계약서 없는 일용직 노동의 확산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항상적인 고용불안정성은 동포들 뿐만 아 니라 사용자에게도 매우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재외동포들이 한국 사회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차별이 문화적 이며 정서적 인 것과 연 관된다는 것을 승인한다면, 분리주의적인 접근은 지양될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곧 재외동포의 인권 개선 방안의 모색은 전략적으로라도 일반 외국인의 인권 개선 방안의 모색과 연동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분들이 우리 민족 이며, 강제 이주의 역사적인 희생 양 이었으므로, 따뜻하게 환대하고 포용하고 정착의 기회를 드리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 인 책무라는 식의 도덕적이며 규범적인 논리의 파급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은 재외동포가 반다문화 혹은 인종주의적인 외국인 혐오 집단의 가장 주요한 타겟이라는 점 으로도 확인됩니다. 통합적인 접근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 용주의적인 논거의 개발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위와 현실, 분리와 통합, 특수성과 보편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경우, 재외동포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저는 발제자께서 제안해주신 개선 방안들과 더불어 세 가지 의제 190_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에 대한 토론이 함께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체류 자격의 안전성과 관련 해서는 국적 제도 정비가, 경제적 동기와 관련해서는 (특례) 고용허가제의 개선이, 문화 적이며 정서적인 차별과 관련해서는 (인종)차별금지법의 제정과 관련된 논의가 그것입니 다. 혹시 발제자께서 그에 대해 생각하신 바가 있으시다면 듣고 싶습니다. <제3분과> 재외동포 인권 개선을 위한 과제 _191
국내 거주 재외동포와 인권 인 쇄 2015년 8월 발 행 2015년 8월 발행인 이 성 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발행처 국가인권위원회 주 소 (100-842) 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금세기B/D (을지로1가 16번지) 전 화 (02) 2125-9643 F A X (02) 2125-0922 Homepage www.humanrights.go.kr 인쇄처 도서출판 한학문화 전 화 (02) 313-7593 F A X (02) 393-3016 IS B N 978-89-6114-445-2 93340 이 저작물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적재산권을 전부 소유하지 아니한 저작물이므로 자유롭게 이용(변경, 복제, 배포, 상업적인 용도 사용 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