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안간힘을 다해 행복해지고 싶었던 사람, 허세욱을 그리다 - 허세욱 평전 작가 송기역 - 서울 평통사 노동분회원 허세욱. 효순이 미선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 해 미국은 사죄하라는 투쟁의 현장에 서 그 분을 처음 만났다. 평택 대추리 의 넓은 들판을 두 소녀의 목숨을 앗 아간 미군들에게 또 빼앗길 순 없다며 만들어 온 현수막을 대추초교에 같이 걸었다. 2007년 4월 1일, 자신의 몸을 불사른 허세욱 을 떠올리면 여전히 가슴이 저릿하다. 장례를 치르고 그분이 몸담았던 단 체들이 모여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 욱 정신계승사업회]를 꾸리고 3주기 에 즈음하여 평전을 출판한다. 평전을 쓰기 위해 유독 개인사에 대해 말씀이 없던 그 분을 찾아가는 과정은 정말 힘이 들었을 것 같다. 그리고 궁금하 다. 작가가 만난 허세욱, 허세욱의 동 지들, 삶과 사랑, 고통. 허세욱 평전 의 작가, 송기역을 만나 그 이야기를 김영길 들었다. 서울평통사 사무국장 황윤미 송기역 시인. 르포작가. 대추리 주민들의 삶과 저항을 그린 트랙터 순례자들의 노래 로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고, 5ㆍ18 문학작품 공모에 당선되었다. 그동안 소외된 삶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내면을 기록했으며, 여러 진보 매체에 르포 르타주를 싣고 있다. 발로 쓰고 몸으로 언어를 길어내는 글쓰기를 통해 이미 있는 사실들에서 낯선 세계를 발견하고 놀라는 한편, 사람들의 내면에 이미 와 있는 세계와 만나고 있다. ( 허세욱 평전 작가소개에서 따옴) 2010년 4월호
사람 문학이 굉장히 부흥했던 때입니다. 그러다 다 자기소개를 좀 해주세요. 른 매체(이를테면, 방송)들이 이 영역을 담당 원래부터 책읽기와 헤르만헤세, 윤동주를 하게 되면서 침체하게 되죠. 좋아한 문학 소년이었어요.(웃음) 그러다 91 르포를 쓰기 위해 현장에 가면 예상했던 것 년,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인생에 대해 각 과 전혀 다르고, 훨씬 깊은 이야기를 만나게 성 을 하게 됐죠. 마치 허세욱님이 철거싸움을 됩니다. 현장 취재는 오로지 글쓰기만을 위한 하면서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었던 것처럼 말 것이 아니라 상대와의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이죠. 학교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 직장 생활을 소통의 내용을 르포로 담아내는 것이죠. 그런 할 때,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자본 점에서 기사와는 다릅니다. 하나의 사건을 팩 주의 사회의 직장생활에 대해 회의가 들었습 트 위주로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 뒹 니다. 그 후,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제 자신에 굴면서 흘러 다니는 상대의 언어를 담아내는 대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그런 것이죠. 시간을 가졌죠. 서서히 사회 현장에 가게 됐 르포의 매력에 빠지면서 요즘은 극영화를 고, 그러면서 만난 곳이 대추리입니다. 대추리 거의 보지 않아요. 다큐를 보지요. 이미 있는 주민들의 투쟁을 그린 [트랙터 순례자들의 노 세계를 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니까요. 래]로 생각보다 일찍 독자들을 만나게 됐고요. 글 쓸 때, 가장 행복해요. 글 쓰면서 나의 내 허세욱을 처음 만난 날, 그리고 그 후. 면, 상대방의 내면,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 죠. 글쓰기는 제겐 명상입니다. 2007년 4월 1일에 처음 만났습니다. 방송을 보고 알았죠. 죽음이 끝이 없구나, 이윤과 경 쟁이 끝없이 가는구나, 넌덜머리가 난다 는 발로 쓰고 몸으로 언어를 길 러내는 글쓰기-르포-에 대해 박수정 르포작가를 만나는 자리 가 있었어요. 이야기를 나누며 르 포에 반하게 됐죠. 시를 쓰면서는 현장감을 갖기 어렵지만 르포는 현 장이 그대로 드러나죠. 현장을 그 대로 대중에게 전달하기 어려운 상 황이었던 80년대에는 그래서 르포 2005년 12월 4일, 민족농업사수, 비정규권리 보장 입법쟁취 범국민대회 에 참가한 허세욱 열사와 서울평통사 회원들 평화누리통일누리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안성 시내에서 만난 그 분 은 허세욱의 둘째 형님이었습니다. 허세욱 평전을 쓰고 싶다는 특별한 계기는 없습니다. 다만 그 때, 르포를 시작했고 넓은 취재하고 책을 쓰는 과정은 나를 찾아가는 의미의 르포르타주의 하나인 평전도 접하고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내가 허세욱이 되는 거 있을 때라 그 연장선에서 인연이 닿은 것 같아 죠. 이번처럼 이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 요. 저도 허세욱처럼 서울에 올라와 처음 살았 이 울고, 힘들게 글을 쓸 경우가 또 있을지 모 던 곳이 봉천동이거든요. 르겠네요. 취재를 위해 허세욱의 고향인 안성 대농리를 찾아갔을 때 진짜 허세욱을 처음 만났어요. 안 내가 만난 허세욱 성시내에서 대농리 들어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 앞으로 한 사람이 지나가요. 한 순간 묵자가 그랬다지요. 자기보다 남을, 자기 식 에 그 사람이 허세욱이라는 것을 알겠더군요. 구보다 남의 식구를 더 사랑하라고 말이죠. 지 순간 머리가 쭈뼛하고 굉장히 긴장되더라고요. 금 세상에 그렇게 살기가 얼마나 어려워요. 그 그런데 다가가서 한 마디도 말을 걸지 못했어 런데 허세욱은 그렇게 살았던, 그렇게 살고자 요. 전 애타게 허세욱을 계속 찾아다녔어요. 단 했던 사람입니다. 체에도 가보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허세욱 이 누구냐, 허세욱을 보여달라 고 해도 허세욱 유난히 어린 아이들, 젊은이들에 대한 애정 을 만나지 못하고 있을 때, 딱 허세욱을 만난 이 많은 분이죠.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애 거예요. 그런데 다가갈 수 없는 느낌. 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그가 효순이 미선이 의 죽음을 얼마나 안타까워 했는지는 아는 사 책을 쓸 때도 비슷한 때가 있었죠. 아무리 취 재하고 돌아다녀도 허세욱 개인사에 대해서는 별로 나오는 게 없어 평전을 쓸 수 있을지 자신 이 안 서다가 어느 한 순간, 확신이 오는 때가 있었죠. 허세욱이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딱 알겠는 순간, 더 다가가기 어려웠어요. 허세욱 이 홀로 지니고 견뎠을 외로움이 너무 커서, 그 의 삶의 외로움, 자본주의 사회의 폭력성과 모 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했던 허세욱이기에 감내 해야 했을 고통들 그런 것 때문에요. 평택 대추초등학교에 허세욱열사가 내걸었던 현수막 효순이 미선 이 살려내고 미군놈들 철수하라! 2010년 4월호
사람 람들은 다 알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효순이 미 허세욱에게 평통사는 어떤 곳이었을까 선이의 죽임을 안타까워했고 분노했지만 허세 욱처럼 그 일을 가슴에 담고, 다른 현장의 실 철거 싸움을 하면서 허세욱이 경험한 공동체 천으로 이어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죠. 그 는 정말 소중한 것이었어요. 아마 그 다음으로 렇게 유별나게 살아가는 허세욱에 대해 사람 행복한 공동체가 평통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 들의 시각도 제각각이었어요. 다. 평전에도 들어갔지만, 노동분회원들과 함께 평택 대추리에서 농사짓던 기억을 보면 그래요. 평전에 허세욱의 첫 스승으로 나오는 강인남 은 허세욱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하는 사람 또 하나, 이 분은 이미 우리 사회의 모순을 이었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허세욱에게 세상 다 알고 있었고, 당을 통해서도 반미자주, 통 이 주는 상처가 너무 크고 깊을까봐 걱정이 되 일투쟁을 하고 있었는데 왜 평통사에 가입했 었던 거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죠. 무 을까 저도 궁금했어요. 아마 자신의 열정을 함 관심한 사람도 있었고요. 그래서 외로운 거죠. 께할 수 있는 곳으로 평통사를 선택했던 것이 이런 사람들은 다 외로워요. 전태일도 얼마 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공동체로서 말이죠. 나 외로웠습니까. 허세욱이 더 이상 속고 살고 싶지 않다는 자 평전을 읽는 독자들에게 기 고백을 하잖아요. 철거 싸움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세상과 삶의 방향, 그런 방향으로 살 허세욱은 지표생물 같아요. 어떤 환경이 오 고 싶었던 거죠. 허세욱과 허세욱을 둘러싼 세 염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주는 생물 말이죠. 상은 긴장관계였고, 긴장이 지속되고 커져간 열목어처럼 1급수에서만 산다든지. 허세욱이 끝에 세상을 향해 경적을 울린 겁니다. 1급수에서만 살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오 염이 되면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는 사람이라 허세욱이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 내다본 세 상의 모습이 지금 그대로 나타나고 있어요. 우 는 거죠. 이 시대가 얼마나 오염이 되었는지 돌이켜보게 하는, 그런 존재로 남아요. 리가 함께하지 않아 겪게 된 세상, 광우병 쇠 고기, 용산 철거민, 쌍용차 노동자. 유서에 허세욱은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 전부 비정규직이니까 라는 말이 있어요. 전 던, 안간힘을 다 해서 행복해지려고 노력했던 부 라는 말이 중요한 대목입니다. 쌍용차를 사람입니다. 보세요. 우리들의 내면 자체가 그를 이해하기엔 너 무 멀리 왔다는 생각도 들어요. 우리는 어느새 서로 너무 무관심해졌어요. 내면의 신자유주 평화누리통일누리
의화라고 할까요. 그런 우리들의 내면으로는 허세욱 평전 추천사 중에서 허세욱을 이해하기 힘들 겁니다. 저도 처음 엔 정말 이해가 안 갔어요. 허세욱을 찾아다 어디서 집회한다고 하면 설치고 다녀서 많이 안 봤나. 집회 가서 있으믄 맨날 조끼 입고 키도 작고 머리는 짧게 깎고 희끗 니다 보니까 이 분이 어디든 다 쫓아다니고, 하고 그란 사람이 막 나한테 쫓아와. 날 보믄 그렇게 가까이 어느 단체든 그냥 회원이 아니라 활동가라고 인사를 하고 안아주면서 어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어머니 오 그러더군요.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이 분이 래오래 살아야 됩니다. 내한테 오래오래 살라더니. - 이소선 전태일의 어머니 쉬는 시간이 얼마 없는 거예요. 어느 시점 이 후로 허세욱은 단 하루도 최선을 다 해서 살 투쟁과 연대를 말하는 사람은 많아도 일상을 온통 투쟁과 지 않은 날이 없어요. 전태일 평전에도 '이렇 연대에 바친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허세욱은 그런 사람 게 부끄럽게 살다니' 하면서 스스로를 자책 이었다. 서울 관악구 봉천6동 철거 반대로 시작된 투쟁의 발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분이 못지않은 거 자취가 택시 사업장의 민주노조 쟁취와 연대투쟁으로 나아간 것은 필연이었지만, 그럼에도 그처럼 자신의 세계를 끊임없 예요. 더군다나 나이 60을 향해 가는 이 아 이 확장한 사람은 무척 드물다. 투쟁은 그를 배움으로 이끌 저씨가 말이죠. 이해가 안 되는 거죠. 었고 배움은 다시 더 넓은 투쟁의 현장으로 그를 이끌었다. 유기적 지식인이란 그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불의가 아닌 그런 허세욱이 볼 때 오히려 무관심한 우 불이익에 분노하는 사회, 참여와 연대보다는 홀로서기 경쟁 에 익숙해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리들이 낯설고, 외계인 같았을 겁니다. 다가 -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오는 위기의 세상에 대해 경각심 없이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통렬하게 깨 우쳐주고 싶은 거죠. 나는 내 자신을 버린 적이 없다. 휴식도 변명도 없는 당신을 염려한 사람들 앞에, 당신은 선언하셨습니다. 남들이 다 잊는다 해도, 세상의 고통을 꾹꾹 가슴에 쌓아두지 않으 면 허세욱이 아니라고. 남들이 다 못 막는다 해도, 비극을 끊임없이 살아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던 막아서지 않으면 허세욱이 아니라고. -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분이 그런 결단과 선택을 하게 된 것은 그 깊은 어둠 가운데에서 외롭게 홀로 눈물을 차례 흘리면서, 시대에 스스로를 바치면서, 이 프롤로그 : 2007년 4월 1일 경적 소리를 좀 들어달라고 외친 것은 아닌 1부 끝과 시작 가 싶습니다. 2부 달리는 학교 3부 촛불 연대기 4부 경적 소리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 그리고 오염된 5부 인간의 대지 내면과 다른 내면을 가지고 살았던 한 사람 에필로그 : 그 후 의 마지막 경적소리를 귀 기울여 주고, 이분 이 왜 이런 경적 소리를 냈는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어떤 시대고, 무엇이 있었는지 를 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허세욱 평전 - 별이 된 택시 운전사, 송기역 씀, 삶이 보이는 창, 12000원. 구입 관련 문의 ; 서울 평통사 황윤미 사무국장 (011-495-6134/02-713-1992) 2010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