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혐오발언(Hate Speech)이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점 공익법센터 어필 이일 1. 들어가며 2013년 현재 일본의 혐오발언 1) 2013년 7월 26일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도쿄발 기사에서 일본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점증하고 있는 혐오발언(Hate Speech)에 대하여 보도하였다 2). 위 기사에서는 " 한국인을 죽이자"고 선동하는 일본 극우단체 '재일( 在 日 )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 (재특회)'를 언급하면서 화합의 장소였던 도쿄의 한류타운 신오쿠보 지역이 충돌 장소로 변했 다 면서, 신오쿠보는 많은 일본 청소년들이 한국 음식을 먹고 K팝 댄스를 배우는 서울의 작 은 강남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공격적인 일본 국수주의자들의 주 요 목표물이 되었다 며 심지어 일본의 전통적인 극우단체들도 이와 같은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 고 전했다. 주로 올드커머(Old-comer)들을 비롯한 전통적인 재일조선인 3) 거주지역인 오 사카와 달리 신오쿠보( 新 大 久 保 )는 뉴커머(New-comer)들이 주로 거주하는 도쿄 신주쿠 내 최대의 재일조선인 거주지역이다 4). 최근 몇 년 전부터 신오쿠보는 일본 내 혐오발언의 중심지 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이사회가 1997년 10월 30일 채택한 혐오발언에 대한 권고에 따르면 혐오발언 이란 반유대주의(anti-Semitism), 제노포비아, 인종적 증오(hatred)를 확산시키거나 선동하 거나(incite) 고취하거나(promote), 정당화하는 모든 형태의 표현 또는 소수자, 이주자, 이주 기원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공격적인 민족주의,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 차별, 적대 등에 의해 표현되는 불관용에 근거 한 다른 형태의 증오를 포함하는 것 을 말한다. 5) 1) 이 글은 필자가 2013년 9월8일부터 11일까지 도쿄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난민네트워크 컨퍼런스 참석 일정 중 신오쿠보에 있는 코리아 NGO센터(http://korea-ngo.org/ngo_01/kr/index.php)의 김붕앙 사무국장을 만나서 재일조선인들의 일본 내 처우와 혐오발언 이슈에 대하여 새롭게 접하면서 쓰게 된 것이다. 필자는 일본어를 구사하지 못하므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접근 가능한 것을 제외한 기타 관련 자료들의 취합에는 다시 한 번 김붕앙 사무국장의 도움에 전적으로 의존하였고, 필자가 스 스로 본격적인 1차도서 및 2차 논문들을 읽어낼 수 없었으므로 이 글은 일본에서의 혐오발언에 대한 간략한 소개 글 이상의 역할을 하기는 어려운 단순한 소개글 성격에 그친다. 2) 르몽드 "일본서 인종차별주의 고조 재일한인들 우려" (2013. 7. 26.자 인터넷 연합뉴스 기사)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3/07/26/0601130100akr20130726161200081. HTML(연합뉴스) 3) 한국전쟁으로 남북이 분단되어 두 개의 국가가 생긴 까닭에 분단 전 국가인 조선 적으로 외국인등록 을 하여야만 했고, 이후 남한과의 관계에서만 수교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역사적 맥락까닭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결과로 일본에 거주하게 된 조선인과 그 자손 들은 스스로를 재일조선인, 재 일한국인, 재일 한국 조선인, 재일코리안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는데 이 글에서는 식민지 지배를 당한데다 남북 분단까지 경험한 조선의 역사 그 자체의 복잡함 및 당사자들이 실제 느끼는 감각 을 기준으로 삼은 재일조선인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서경식,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 (서울:반비,2012), pp. 54~57. 4) 신오쿠보 지역 거주자의 30~40%는 재일조선인이다. 5) Recommendation No. R (97) 20 on hate speech adopted by the Committee of Ministers of the Council of Europe on 30 October 1997. Appendix, Scope
통상적으로 인종주의, 외국인혐오주의, 혹은 경우에 따라 국민주의에 기초하여 발흥 하기도 하는 혐오발언 중 현대의 혐오발언들은 20세기 초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경험의 산 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고,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소위 인종차별철폐협약(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Racial Discrimination))이 1965년에 채택된 이래로 그 위법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는 형성 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으므로 극단적인 경우의 발 언들은 어느 정도 규제 및 자정되어 왔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식민지배의 역사적 짐이 드 리워진 한일관계에 있어서 극우적인 집단에 의한 혐한( 嫌 韓 )발언이 계속해서 있어왔던 것도 사실이지만 일부소수의 움직임일 뿐 그렇게 주목할 만한 이슈였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일본에서의 혐오발언은 그 수위와 형태면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하에서는 그러한 변화상을 개괄해보고 일본의 혐오발언의 실제와 그에 대한 대응이 한국사회 에는 어떠한 시사점들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2.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혐오발언 가. 과거의 혐오발언 - 재일조선인에 대한 혐오발언 혐오발언의 역사 자체는 식민국가의 국민들을 법적으로 일본 국민으로 편입시키되, 그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위계질서와 차별을 생산해야했던 식민지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혐오 발언은 피식민국가의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실제로 재일조선인 외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혐오 발언들도 존재하나, 높은 비율 은 재일조선인들을 향해있다. 종전 이후에도 이러한 혐오발언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고, 특히 인터넷이 활발히 이용되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손쉽게 문자화할 수 있게 된 1990년대 말부터는 조선인은 죽어 버려 와 같은 형태의 발언들이 다수 기록되어 보존되고 있으며,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반한감정이 더 높아져서 그 빈도가 증가하였다. 인터넷 상 에 게재된 글로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재일코리안 협회 게시판에 게시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글들은 다음과 같다. ***************************************************************************** * 재일 코리안협회 홈페이지 게시판 에 올라온 글 6) 이것이 썩을 재일의 정체 다! < 창씨 개명 > 우리 일본인은 재일에 대해 일본 이름을 자칭 하는 것을 일절 강제하지 않습니다. 일본 이름(통명)으로 건강 보험이나 운전면허를 취득 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은 너희 재일단체들입니다. < 식민지 지배 역사 인식 > 일본 통치 (http://www.coe.int/t/dghl/standardsetting/media/doc/cm/rec(1997)020&expmem_en.asp) 6) 김붕앙, 今 日 本 で 起 こっている ヘイトスピーチ とは?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 혐오 연설 " 이란?)(미발표), pp. 5~6.
시대를 나쁘게 말하는 것은 좋지만, 그런 일본에 하이에나처럼 온 것이 당신들 재일입니다. 통치 시대에 일본인이 반도의 땅을 빼앗은 것에 대해 말하지만, 종전 후 일본인은 전원이 본 토에 돌아 왔습니다. 당신들 재일이야말로 일본 땅을 폭력으로 빼앗은 범죄 민족 입니다. ( 2004 년 6 월 2 일) 조선인과 돼지, 어느 쪽이 냄새나? 악취 대결 일본인과 중국인 과 한국인이 돼지우리 앞에 서서 누가 가장 오래 돼지우리 속에 들어 있을 수 있을까 라는 경쟁을 벌였다. 먼저 일 본인이 들어가 몇 초 지나지 않아 나온 버린 다음 중국인이 들어가고 10분을 참아 나왔다. 이제 내 우승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어 라는 중국인에게 아니 아직 모르는 거야. 내가 남아 있기 때문 이라는 말을 남기고 한국인이 마지막으로 돼지우리에 들어갔다. 그 순간 돼지가 나 오고 말았다. (2004 년 6 월 18 일) **************************************************************************************************** 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오쿠보의 시위형태 혐오발언 인터넷 상에 게시된 과거의 혐오발언들은 주로 온라인상에서만 접할 수 있었는데, 2000년대 후반부터는 출판물의 형태 7) 로 나타나기도 했다. 2012년 여름 이후부터는 신오쿠보 에서 실시되는 혐한시위에서 직접적인 형태로 혐오발언이 대중을 향해 외쳐지게 된다. 과거엔 그 양상이 독도문제, 한일수교 단교 와 같은 외교 정치적 문제를 중심으로 다뤄졌었는데, 2012년 2월 9일의 혐한시위에서는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모두 죽여라 와 같은 인종혐 오적 표어가 전면적으로 등장하게 되어 일본 사회 및 국제사회에서까지 주목을 받게 된다. 아래에 열거된 내용은 도쿄 등지 8) 에서 2012년 여름 이후 최근까지 일어난 혐오발언 표출 시위들의 표제들을 모은 것 9) 이다. 욱일승천기를 들고 조선인은 다 죽어라 라며 이와 같 이 외치며 무리지어 이동하는 시위대를 볼 때 신오쿠보의 재일조선인들, 그리고 특히 그러한 시위를 목격하는 어린 자녀들을 둔 재일조선인들은 두려움과 막막함에 떨게 된다. ***************************************************************************** <2012년> 8 / 25 (토) 한국 정벌 국민 대행진 이전에도 쇼쿠안거리 시위가 진행되었음 9 / 15 (토) 천황 폐하를 모욕해도 한국에 아첨을 떠는 기업은 일본에서 나가라! in신주쿠 7) 출판물의 형태로 발간된 혐오발언 기재 도서들로는, 야마노 샤린( 山 野 車 輪 )이 그린 4부작 만화 혐한 류 가 유명하다. 기타 우익측 작가들이 쓴 책들이 학술적이거나 어려운 문체였던 것과 달리 만화 혐 한류는 그 형태와 자극적인 내용( 한국은 강간대국 이라든지, 조센징은 문화랄 것도 없는 족속 이라든 지)과 묘사(재일조선인들은 모두 광대뼈가 튀어나온 이상한 얼굴로 그림)으로 인해 큰 인기를 얻어 90만부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다. 책이 예상외의 인기를 얻자 혐중국류 라는 시리즈 만화책도 발간되었으나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하였다고 한다. 8) 신오쿠보 외에, 오사카의 쓰루하시 도쿄의 아사쿠사, 시부야, 카나가와의 가와사키 등에서도 시위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케부쿠로에서는 중국인 혐오시위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9) 김붕앙, 전게서, pp. 1~2.
11 / 11 (일) 한국 분쇄 국민 대행진 in 신주쿠 <2013년> 1 / 12 (토) 한류를 끝장내자! 반일무죄인 한국을 때려 부수자 국민 대행진 in 신오쿠보 2 / 9 (토) 불령선인 10) * 추방! 한류 박멸 데모 in 신오쿠보 - 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이 내건 플랜카드 문구가 매우 화제가 됨.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 인도 모두 죽여라 등 2 / 17 (일) 한국을 독도에서 때려 내보내라! in 신오쿠보 3 / 17 (일) 봄 재특 축제 불령선인 추방 캠페인 행진 in 신오쿠보 3 / 31 (일) 특정 아시아 분쇄 신 오쿠보 배해( 排 害 ) 11) 카니발! 4 / 21 (일) 일본인 차별을 없애라 데모 in 신오쿠보 5 / 19 (일) 통명 제도의 악용 을 없애라! 데모 in 신오쿠보 - 최초의 체포자 (데모종료후) 6 / 16 (일) 신오쿠보 사쿠라다 축제! ~ 정의 는 나의 것! 조선 정벌 대행진 ~ - 데모 측 4 명, 카운터 측 4 명, 총 8 명 체포 6 / 30 (일) 재일 외국인 범죄자 추방 데모 in 신오쿠보 (일본인 차별을 없애라 데모 실행 위 원회 제 3 탄) 7 / 7 (일) 도쿄 한국 학교 보조금 철폐 데모 in 신오쿠보 (일본인 차별을 없앨 데모 실행 위 원회 제 4 탄) 연기됨 ***************************************************************************** 나. 혐오발언의 생산 주체 - 재특회 혐오발언을 직접적으로 생산하는 주체는 사쿠라이 마코토라는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를 대표로 두고 있는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 在 日 特 権 を 許 さない 市 民 の 会, 소위 재특회 ) 12) 이다. 재특회는 2007년 1월 20일 설립된 단체로서, 주로 일본 최대의 인터넷 익명 게시판이자 보수 우익 성향의 네티즌이 주로 활동하는 2채널(2ch)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주 된 구성원이었으며, 대표 사쿠라이 마코토가 만든 동아시아문제연구회 가 해산된 후 새롭게 형태를 바꿔 창설된 단체다. 발족 당시 회원은 500명 정도였으나 2013년 현재는 37개의 지부 에 1만3,000여명의 회원을 둔 거대 단체가 되었다. 일본에서 기부문화가 거의 정착되지 않아 대부분의 비정부기구(NGO)들이 프로젝트 수행을 통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달리, 재특 10) 불령선인 즉, 일본어의 후테이( 不 逞 )는 멋대로 행동함, 도의에 따르지 않음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 다. 센진( 鮮 人 )이란 용어는 조선인을 의미하는 조센진의 약어로서, 조센진이 본디 경멸의 의미가 없는 데 반하여, 약칭은 경멸적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으로, 현재 일본에서는 차별용어로 정해져 있다. 일반 형은 센징, 여성을 지칭할 때는 센조( 鮮 女 )라는 용어도 사용되었다(김붕앙, 전게서, p.1.) 11) 배해주의는 일본의 극우파 정치인 카네토모 타카유키( 金 友 隆 幸 )이 만들어낸 양이( 洋 夷 ) 사상을이며, 위 인물은 배해사라는 단체를 결성하여 스스로 대표를 역임하고 다양한 집회를 만들어서 운영하였고 배해신문도 발간하고 있다. 12) 재특회에 대한 본격적인 저널리즘적 연구서로는 야스다 고이치(やすだ こういち)의 ネットと 愛 国 在 特 会 の 闇 を 追 いかけ 를 번역한 거리로 나온 넷우익 (서울:후마니타스, 2013)가 있다.
회는 회원 및 불특정 다수로부터 연간 1,000만엔 이상의 기부금 13) 을 모을 정도로 호응을 얻 고 있다. 근거가 매우 취약하긴 하지만 이론적 기반을 재일조선인들이 일본인들과 달리 부당 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인식에 두고 있으며, 인터넷 상에 시위 날짜를 공표하고 오프라인 시위를 개최하고, 회원 또는 불특정 다수의 지지자들이 모인 자극적인 시위영상을 촬영하여 인터넷에 다시 올려서 이에 동조하는 지지자를 모으는 순환형태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재특회의 시위는 조선인들은 다 죽어라! 라와 같은 극단적으로 인종혐오적인 언어들 예컨대, 조선인은 뭐든지 차별이라고 우기면서 일본인에게 양보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런 오물, 쓰레기, 구더기들한테 두려움 없이 소리 높여 항의하는 겁니다! 14), 지금 오이타 현에는 짱개들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짱개는 일본인과 다릅니다 15) 로 유명하다. 이에 전통적 인 우익 또는 신우익들로부터도 활동방식과 발언 내용들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으나 16), 기존 의 정치화되어 있는 운동판에 진입할 수 없었던 무명의 시민들이 점차 재특회의 자극적인 언 어에 조금씩 동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재특회 이외의 혐오 발언 생산 주체들도 존재한다. 예컨대, 짱개는 빨리 일본 에서 나가라!, UFO, 유니콘, 착한 짱개, 이 중에 뭐가 제일 먼저 발견될까요? 착한 짱개는 마지막까지 발견되지 않으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등을 발언하곤 하는 가네토모 다카유키의 배해사( 排 害 社 ) 17), 다문화 공생 따위 허황된 이야기죠. 공생같은 소릴 하고 있다가는 언젠가 외국 세력에게 당하고 맙니다, 앞으로도 짱개의 증식이 계속되면 일본인이 발을 들여놓을 수 조차 없는 무법지대가 되고 말 거예요 라는 아리카도 다이스케의 NPO외국인범죄추방운동 18) 등 여러 단체들이 공공연하게 혐오 발언들을 시위 등의 형태로 표시하곤 한다. 그러나, 신오 쿠보를 중심으로 한 혐한시위의 주체이자, 시민들에게서 가장 큰 지지를 모아내고 있고, 사회 전체적으로 그 향배에 관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 단체는 재특회다. 3. 재특회를 중심으로 한 최근 혐오발언의 특징 13) 완벽히 신빙할 수는 없으나 웹사이트 결산보고에 따르면 2006년도 156만3,920엔, 2007년도 172만 3,738엔, 2008년도 307만2,705엔, 2009년도 702만9,858엔, 2010년도 1,543만9,853엔이 매해 모집 한 기부금이다(야스다 고이치, 전게서, p.266.) 14) [ 일베 현상 에서 한국 사회를 본다] 일베와 재특회 넷우익, 비하 언어 혐오 정서 학습은 닮은꼴 거리 활동 여부는 달라 (2013. 6. 13.자 경향신문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6032212355&code=940202) 15) 야스다 고이치, 전게서, p.36. 16) 예를 들어, 신우익 단체 일수회 의 대표인 기무라 미쓰히로는 재특회는 길거리에서 소리를 지르며 상대방을 저열하게 욕하고 배제하는 운동 방식 때문에 우익들에게서도 품위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 다. 와라비 시의 칼데론 씨 가족에 대한 항의 시위만 해도 약자를 괴롭히는 행동이므로 도저히 찬성 할 수 없다. 우익은 약자를 괴롭히지 않는다. 그러나 이마저도 매스컴이 많이 모인 곳에서나 펼치는 퍼포먼스 전술에 불과하다. 이런 표층적인 감정론에 휩쓸리는 것만큼 우스꽝스러운 일도 없다. 그들 이 등장한 배경에는, 불안정 고용이 급증해 세상이 어지러워지면서 해소할 길이 없는 불안과 스트레 스를 가진 젊은이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사실이 있다. 그런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배출할 곳을 찾아 약 자를 공격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기고문을 인민신문에 기고한 바 있다(야스다 고이치, 전게서, p.66) 17) 야스다 고이치, 전게서, p.158. 18) 야스다 고이치, 전게서, pp.172~173.
가. 온라인에서 추종자를 모은 후 오프라인 시위 형태로 결집 재특회를 중심으로 한 최근 혐오발언들의 특징 중 하나는 온라인에서의 오타쿠 적 구호나 단편적인 글에 그치지 않고, 다중에 의해 이뤄지는 오프라인 시위 구호화 되어있다는 것이다. 재특회가 시도하는 인종적 편견을 기반으로 한 혐오발언의 내용 자체는 과거 식민지 시대를 향수하는 극우적인 단체들의 그것과 크게 다른 점이 없으나 재특회는 일본의 전통적인 구( 舊 )우익, 신( 新 )우익이 외국, 또는 외국인들의 눈치를 보며 속 시원히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을 비판하고 거리로 나가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나. 생산적 토론이 불가능한 게토적인 성격의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추종자 증가 재특회에 대해서는 기존의 우익단체들도 아마추어적인 시위라며 조소를 보내거나, 건 전한 우파담론의 장을 좁힌다며 비난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재특회의 특징은 일본 사회의 모든 구조적인 문제를 불량한 재일조선인들이 누리는 부당한 특권과 선량한 일본인들의 피 해 라는 틀 안에서, 여러 사실관계들을 왜곡하며, 무리하게 해석해내는 것이기에 타 단체들과 함께 건전한 논의의 접점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 한편, 폐쇄적인 인터넷 공간 속에서 서로 의 독단적인 의견들을 서로 지지해주며 함께 고무되는 담론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공론의 장에서 대사회적으로 의제를 만들어 내거나, 일반 시민들을 설득해나가는 능력 역시 매우 부 족하다고 평가된다. 그러함에도, 재특회의 시위 참가대중, 그리고 암묵적인 지지자들은 늘고 있다. 2013 년 일본사회의 자정적인 노력 교토 지방법원의 손해배상 판결 등에 의해 재특회가 어려움을 겪곤 있지만, 재특회원임을 표방하는 회원수 및 재특회에 대한 기부금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 다. 재일조선인들은 재특회원 뿐 아니라 이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두려움을 느낀다. 이를테면, 일본인 납북사건을 이유로 다수의 일본 국민들이 조선학교의 무상교육 반 대 를 주장하고 있음에, 자신들이 재일조선인임을 밝히기 전까지 상냥하고 따뜻하기만 하던 이웃들이 자신들의 재일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알게 된 후 서먹하게 변하거나, 다른 시선으 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신경이 쓰인다. 침묵하면서 재특회의 혐오발언과 그 발언 뒤에 숨어있 는 배외( 排 外 )주의적 논리에 은연중 동조하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에 새삼 두려움을 느낀다. 19) 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단속 의지 및 노력 결여 19) 근데 진짜로 무서운 건 재특회가 아닌 것 같아요. 재특회는 명쾌하죠.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지만, 너무 명쾌해서 공포를 느끼지는 않아요. 재가 무서운 건 재특회를 인터넷에서 칭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을 거라고 생각하면 솔직히 너무 괴로워요. 교토조선 제1초급학교 졸업생 김성규(36세)의 인터뷰 중. 야스다 고이치, 전게서, p.368.
일본 정부가 크게 단속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관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이는 일본이 인종차별철폐협약 제4조 20) 의 혐오발언 처벌법규 제정의무조항[(a), (b)]을 유보하고 있어 특정인이 아닌 재일조선인, 재일중국인, 재일외국인 일반이라는 광범위한 대상 을 향한 혐오발언을 규제할 행정적, 형사적 법규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시민사회에서 적극적인 혐오발언 규제행동이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비 교해보면, 일본 정부가 재일조선인 통제차원에서 재특회의 활동을 관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일례로, 2013년 9월 28일은 일본의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가 결 정된 날이었는데, 일본정부는 이날 전까지 약 두 달간 재특회의 시위를 불허해오다가 이 날 시위는 허가하였다. 21) 재특회 시위대는 한 손에는 한국인은 죽어라 라는 팻말을, 한 손에는 일본 올림픽 개최 환영 팻말을 들었다. 4. 혐오발언에 대한 일본 각계의 대응 및 반응 가. 반대시위 및 연대단체의 조직 혐오발언을 명시적으로 시행하는 재특회의 시위에서는, 동일시각 장소에서 재특회는 일본의 수치, No Racism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를 반대하는 시위 역시 벌어지곤 한다. 오 히려 시위참가 인원수의 측면에서는 반대시위측이 더 많은 형편이다. 반대시위는 2013년 초기 까지만 해도 대오 및 주체가 분명치 않고 시위형태 역시 재특회의 시위에 대응하는 성격이었 던 반면, 최근에는 점차 반대시위 역시 조직화되고 있다. 9월 23일에는 재특회의 시위일자와 별도로 과거 마틴루터킹 목사의 워싱턴자유행진에서 이름을 착안한 도쿄자유행진(March on Tokyo for Freedom) 이란 행사가 열려 2,000여명이 참여하면서, 일본정부에 대해 인종차별 철폐협약의 준수를 촉구하기도 하였다. 22) 연대단체도 조직되고 있다. 2013년 9월 25일 창립된 혐오발언과 인종주의를 극복하 20) 제4조 체약국은 어떤 인종이나 특정 피부색 또는 특정 종족의 기원을 가진 인간의 집단이 우수하다 는 관념이나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거나 또는 어떠한 형태로든 인종적 증오와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증진시키려고 시도하는 모든 선전과 모든 조직을 규탄하며 또한 체약국은 이같은 차별을 위한 모든 고무 또는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지며 이 목적을 위하여 세계인권선언에 구현된 제 원칙 및 이 협약 제5조에 명시적으로 언급된 제 권리와 관련하여 특히 체 약국은 (a) 인종적 우월성이나 증오, 인종차별에 대한 고무에 근거를 둔 모든 관념의 보급 그리고 피부색이 나 또는 종족의 기원이 상이한 인종이나 또는 인간의 집단에 대한 폭력행위나 폭력행위에 대한 고무 를 의법처벌해야 하는 범죄로 선언하고 또한 재정적 지원을 포함하여 인종주의자의 활동에 대한 어떠 한 원조의 제공도 의법처벌해야 하는 범죄로 선언한다. (b) 인종차별을 촉진하고 고무하는 조직과 조직적 및 기타 모든 선전활동을 불법으로 선언하고 금지 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이나 활동에의 참여를 의법처벌하는 범죄로 인정한다. 21) 재특회, 유치 확정되자마자 혐한시위 재개 (2013. 9. 28. 경향신문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9082232295&code=970203) 22) Anti-hate speech march fills streets around Shinjuku (2013 9. 23. Mainichi Japan 기사) (http://mainichi.jp/english/english/newsselect/news/20130923p2a00m0na010000c.html)
기 위한 국제네트워크(An international network overcoming hate speech and racism) 는 무라야마 도미이치(사회당 출신 前 81대 내각총리대신), 와다 하루키( 前 도쿄대 교수), 우 쓰 노미야 켄지( 前 일본변협 회장), 마츠오카 토오루(부락해방동맹 사무총장)등 21명의 유명인 사들을 공동대표로 두고 출범하여 보편적 인권에 기반 23) 을 주장하며 인종차별철폐 집회 개최, 방송 인터뷰 등의 적극적인 행동을 꾀하고 있다. 다. 출판 최근 일본에서는 혐오발언을 반대하는 취지의 출판활동도 활발하다. 2013년 하반기 에 출판된 책들 만 해도, 2013. 8. 2.자로 삼일서점에서 증보판이 출간된 도쿄대학 교수 마에 다의 증오범죄가 일본을 끊는다, 9. 28.자로 이와나미 서점에서 출간된 기자출신 민주당 참 의원 아리타 요시키의 혐오 연설과 싸워라! - 일본 배타주의 비판, 10. 18.자로 아카시서점 에서 출간된 고바야시 마사오의 인종주의와 혐오 : 이민디아스포라 연구3, 10. 30.자로 삼 일서점에서 출간된 마에다 외 13인 공저 왜 지금 혐오발언인가 차별, 폭력, 협박, 박해, 11. 21.자로 카와이 데 쇼보신사에서 출간된 재일 특권'의 허구 : 인터넷 공간이 낳은 증오 연설 등 5권이 넘는다. 라. 일본 정부의 반응 일본 내 혐오발언이 점차 위험수위에 오르자, 올해 5월 17일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 (CESCR)는 일본의 제3차 국가보고서 심의 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혐오연설등의 방지 조치 및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의 제정조치를 할 것을 일본 정부에 권고 24) 하였다. 그러나, 23) 지금 재일 한국 조선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발언이 각지에서 굉장한 기세로 확대되고 있다. 다문 화 사회에서 공생하는 사람들의 평온한 생활을 방해하고 민족 차별과 인종 편견에 찬 모욕적, 위협적 언동이 반복되고 있다. 혐오연설은 거리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각종 미디어에서도 전개되어 차별, 편견, 공격의 담론을 집요하게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 (소위 "위안부")으로 한 여 성들 작정 인 모욕과 증오의 표현은 인권의 가치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수준에조차 도달했다. 나치 시 대의 유대인 등의 박해 한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 차별과 미국 남부의 KKK 단의 린치를 상기시 키는 심각한 모욕과 증오 표현에 대해 일본 사회에서의 반응은 아직 너무 둔하다. 재일 한국 조선 인은 일본에 의한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존재의 역사성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 및 언론의 자유 의 존중이라는 구실하에 이 사회의 다수파는 비열하고 폭력적인 혐오발언을 묵인하 고 있다. 혐오발언은 당면한 표적으로 하는 재일 한국 조선인뿐만 아니라 여성을 적대시하고, 부락 출신, 혼외 자녀, 장애인, 성적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공격을 가해왔다. 그들이 공격하는 사람들 은 일본의 전후 체제 속에서 인격권과 생존권을 정책적으로 빼앗기거나 무시되기도 온 사람들과 훌륭 하게 겹쳐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일본의 혐오발언은 전후 체제가 정책적으로 만들어온 차별 그 자체 인 것이다....(중략)... 그래서 이 폭력에 맞서 결연히 대결하는 것은 단순한 소수 집단의 이익을 위 한 행동이 아니다. 또한 한 나라의 국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만도 아니다. 민족과 국경의 벽을 넘어,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고 방어하는 행동이기도 하다....(중략)... 인간의 눈물의 역사를 무위로 돌려 보내려는 도전에 우리는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 혐오발언과 인종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네트워크 설립취지문 중 일부 발췌(http://norikoenet.org/declaration.html). 24) 착취의 지속적인 영향에 대응 하며 '위안부'의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 의 향유를 보장하기 위해 당사국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 한다. 위원회는 또한 "위안부" 에 스티그마를 부여 하는 혐오 연설 및 다른 시위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당사국이 '위안부' 의 착취에 대해 대중을 교육 하도록 권고한다. 사회권규약위원회 50회기 보고서 중 일본에 대한 Concluding Observation
일본정부의 대응은 특별한 것이 없다. 사회권규약위원회의 위 논평 전에도 일부 국가, 민족 을 배제 하는 언동이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일본인은 조화를 존중하고 독선적인 국민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예의 바르고 관대 하고 겸허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본인 이다 (아베 신조 총리 2013. 5. 7.), 매우 우려된다. 품격 있는 국가라는 방향에 정면으로 배 치, 표현의 자유와의 관계 에서 정말로 고민된다. 인종 차별 감정을 부추기게 될지 주시하 겠다 (타니가키 사다카즈 법무장관 2013. 5. 9.)라는 정도의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으며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혐오 연설 에 대한 국민 국회의원 설문 조사 라는 이름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보면 전국 국회의원 717명 중 이에 답변한 46명 중 43명은 혐오연설에 대해 국가가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25) 고 보아 행정부와 달리 국회에서는 향후 여론의 향 배에 따라 정치적 의제가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 주목할 만한 최근 일본 사법부의 판결 혐오발언에 대한 행정, 형사적 규제는 표현의 자유의 영역 축소와도 결부되어 있는 문제여서 상당히 복잡한 주제 26) 인데, 이와 관련하여 2013년 10월 7일 교토지방법원은 재특회 가 교토 조선학원 주위에서 시위를 하여 수업을 방해하고 민족교육을 침해하였다며 재특회 및 회원들에게 3,000만엔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데에 대하여 원고에게 1,226만엔(약1억3,600만원) 을 지급하고 학교 주변반경 200미터 내에서 시위를 금지할 것을 명한 판결이 있었다. 27) 하시 즈메 히토시( 橋 詰 均 ) 재판장은 재특회 회원들이 2009년 12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현 교토조선초급학교) 주변에서 조선학교를 일본에서 몰아내자 북조선의 스파이 양성 소 라고 외친 시위활동에 대하여 재특회의 가두선전 활동은 현저히 모욕적 차별적인 발언을 수반한 것으로 학생과 교직원이 공포를 느끼고 평온한 수업이 방해를 받았다. 인종차별철폐조 약이 금지하는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위법 이라 판시하였다. 28) 이 판결은 혐오발언을 둘러싼 민사적인 해결을 모색한 최초의 판결로 평가되고 있으며, 대체로 일본의 언론들도 이를 환영 하는 것처럼 보인다. 5. 일본의 혐오발언의 내용 및 그에 대한 대응이 한국사회에 주는 시사점 가. 혐오발언의 오프라인 시위화를 촉발하는 왜곡된 논리에 대한 대응필요성 article 26 참조 (http://tbinternet.ohchr.org/_layouts/treatybodyexternal/download.aspx?symbolno=e%2fc.12%2 fjpn%2fco%2f3&lang=en) 25) 김붕앙, 전게서, p.5. 26) 2013. 7. 18. 표현의자유를위한연대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주최로 열린 차별의 표현, 표현의 차 별 혐오에 대한 규제와 표현의 자유 포럼에서 한국적 맥락에서 이러한 논의가 상세히 논하여졌다. 27) 日 언론 "혐오발언 배상 판결, 법원의 엄중한 훈계 (2013. 10. 8.자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3/10/08/0503000000akr20131008049500073.html) 28) 시위 제동걸린 재특회 (2013. 10. 7.자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0072248025&code=970203)
이 글에서 논할 범위는 벗어나지만 한국에도 혐오발언은 분명히 존재한다. 29) 그러나 시위형태로 발전된 직접적인 혐오발언은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의 재일조선인(그리고 재 일중국인)들을 상대로한 혐오발언은 현재 드러난 양상에 차이는 있을지 모르나, 그 배경에 식 민지시대의 역사와 단일혈통주의에 기반을 둔 국민주의( 國 民 主 義 )가 있는 것이어서, 직접적인 식민지 운영경험 속에서 자발적으로 인종별 위계를 생산한 경험은 없는 한국에서 30) 이와 같 이 유사한 형태의 혐오발언이 단시일 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1정부주도 인터 넷 장악으로 왜곡된 웹 공간 2가상공간에만 몰두하여 광장을 잃어버린 폐쇄적인 인터넷 및 스마트기기 문화 형성, 3지난 정권 이후 급격히 좁아진 공론장과 제한되는 집회, 결사의 자 유 등과 같은 요인 역시 일본과 달리 이를 저해할 한국 특유의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1종북몰이에 기초하여 적군과 아군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파시즘적 문화의 창궐, 2일베와 같은 극우 매니아적 인터넷 문화의 발흥,3경제 불황의 원인을 외국인에게 찾는 분위기 등장,4이민자 수의 증가와 같은 요소들은 한편으로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다 오 프라인으로 뛰어든 일본 재특회의 활동과 유사한 형태의 시위 출현을 앞당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적( 敵 )을 끊임없이 심판하는 언어와 상호 토론 없는 편가르기라는 현상은 비단 인터넷 공간에서만 관측되는 현상이 아니기에 어쩌면 이미 혐오발언을 위한 제반조건이 준비된 상태 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가장 약한 계층인 이주민들이 어떠한 경로로든 주로 경제위기와 관련한 적 ( 敵 ), 또는 범죄예비군으로 논리적으로 구성되고, 누군가 깃발을 들기만 하면 혐오발언들이 오 프라인으로 밀려나올 여지도 충분하다. 재특회가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온 것은 재일조선인들 의 특권과 일본인들의 희생 이라는 오도된 사실관계의 정교한 구성이 그 원인이었다. 그러므 로 오도된 사실관계라 하더라도 폐쇄된 집단 안에서는 논리적 근거가 충분히 될 수 있기에 이 를 모니터링 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나. 일본 시민사회의 반인종주의 담론 의제화에 주목할 필요성 비록 최근 일본에서의 혐오발언은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식민시대에 대한 미반성 문제까지 동반하는 것이어서 이에 대해 시민사회 또는 일부 정치권에 서 적극적으로 시도하려는 대응활동들의 정도와 그 이유를 한국에 곧장 일대일로 대입시켜서 비교할 수는 없으나, 그럼에도 일본에서 인종주의담론의 의제화가 이미 상당히 이루어진 것처 29) 국가인권위원회가 2010년 실시한 인터넷 상에서의 인종차별적 표현을 개선하기 위한 의견표명 (http://www.humanrights.go.kr/04_sub/body02.jsp?m_link_url=04_sub/body02.jsp&m_id1=72 &m_id2=75&m_id3=&m_id4=&flag=view&seq_id=601369)에 그러한 내용이 간략히 조사된 적이 있으며, 현재 그러한 표현의 빈도와 정도는 더 강해졌다. 일베와 같이 극우적인 인종주의 성격을 보 이는 커뮤니티가 있는가 하면, 회원수가 1만여명에 이르는 다문화정책 반대 카페 등도 활발히 활동하 며 웹상에서 찬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30) 그러나, 일제 식민지 시기와, 이후 미군정 시기 이후 한국사회 내에서 생성된 인종간 위계가 여전히 현존하여 다양하게 작동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럼 보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혐오발언에 대한 카운터 시위의 개최, 연대단체 결성, 다양한 종류의 책 출판 등에서 보여지는 신속성 역시 주목할 만한 일인데, 그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축적된 준비가 없으면 신속성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일본 시민사회에서 혐오 발언 반대 라는 다소 어려운 접근법에 앞서 원론적으로 인종주의 반대 (No racism)라는 슬로 건은 꾸준히 내놓으며 반인종주의 담론을 계속해서 의제화 시키고 있음을 주목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일반시민들이 관련 담론들에 친숙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인종주의는 나쁜 거야. 인종에 따라 차별하면 안돼 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일본에서와 같이 반 인종주의 담론 을 보다 적극적으로 의제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6. 나가며 보편적인 인권옹호의 시각으로 혐오발언에 주목하기 혐오발언 이슈는 어렵다. 법학적으로는 표현의 자유와의 관계설정 부분이 넘어야할 산이며, 국제정치적, 또는 역사적으로는 한일관계라는 국가간 문제의 틀이 또한 존재하기에 이것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후자와 관련해서 보면, 여태까지 한국에서 일본인들의 혐 오발언에 관한 소식을 접하면 대부분 이를 반한, 혐한 감정이라는 틀로 즉, 민족 대 민족의 틀로 해석해온 경우가 많았다. 독도 등 영토문제, 위안부문제 및 징용피해자 손해배상 문제 등이 함께 결부되면서, 일본인은 한국인을 혐오하고, 한국인은 그러한 일본인을 혐오하는 형 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왔다. 그러나 이와 같이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하여 한일관계라는 큰 정치 의 틀에 던 져 넣어 함께 다룰 경우 갑자기 문제가 산으로 갈 공산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에서 재 일조선인에 대한 혐오발언을 막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 역시도 간단치 않다. 갑자기 일본인들 의 반한 감정이 역으로 촉발되게 되거나, 이 같은 상황에서 이해득실을 계산할 양국의 정치인 들에게 소중한 논의가 도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히려 혐오발언 문제와 관련 하여 요청되는 보다 나은 태도는 이를 한국내의 혐오발언 피해자들의 보편적인 인권을 옹호하 는 것 즉, 혐오발언으로 인해 피해를 이미 입고 있거나 잠재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이 예상되 는 한국의 다양한 소수자들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함께 연대하는 것이라 본다. 결국, 일본의 사례를 통해 혐오발언이 왜 생기는지,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지 를 배우고, 민족주의적 관점 이 아닌 보편적 인권옹호의 관점에서 이 이슈에 주목하면서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 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막아나갈 것이 시민사회에 요청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