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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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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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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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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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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민락초신문4호


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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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부산연주문화\(김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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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국회 1 월 중 제 개정 법령 대통령령 7 건 ( 제정 -, 개정 7, 폐지 -) 1.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 1 2.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1 3.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 2 4.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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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서평모임 1회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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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금융분야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1. 개인정보보호 관계 법령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은행법 시행령 보험업법 시행령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자본시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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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은하 1 우리 은하 위 : 나선형 옆 : 볼록한 원반형 태양은 은하핵으로부터 3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 2 은하의 분류 규칙적인 모양의 유무 타원은하,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나선팔의 유무 타원은하와 나선 은하 막대 모양 구조의 유무 정상나선은하와 막대나선은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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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환경정책 형산강살리기 수중정화활동 지원 10,000,000원*90%<절감> 형산강살리기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5,000,000원*90%<절감> 9,000 4, 민간행사보조 9,000 10,000 1,000 자연보호기념식 및 백일장(사생,서예)대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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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오스본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시장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다. 이에 대응 하여 노동당은 보수당과 극명히 반대되는 정강 정책을 내세웠다. 영국의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서로 경제 민주화 와 무차별적 복지공약을 앞세우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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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운 체계상의 특징 음운이란 언어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때, 가장 작은 언어 단위이다. 즉 의미분화 를 가져오는 최소의 단위인데, 일반적으로 자음, 모음, 반모음 등의 분절음과 음장 (소리의 길이), 성조(소리의 높낮이) 등의 비분절음들이 있다. 금산방언에서는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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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강습회원의 수영장 이용기간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로 한다.다만,월 자유수영회 원,자유수영 후 강습회원은 접수일 다음달 전일에 유효기간이 종료된다.<개정 , > 제10조(회원증 재발급)1회원증을 교부받은 자가 분실,망실,훼손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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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제 1 부 기본방향 I. 총론 1. 연구의 목적과 방법 본 연구는 광주에 설치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 갖는 다양한 기능, 즉 전시와 공연, 교육과 연구, 문화교류, 문화자원의 창조적 활용 및 산업화와 관련해서 이러 한 제반 활동에 기초가 되는 아시아 문화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조사 수집할 것 인가에 대한 기본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전당 내에 하나의 기 관으로 설치될 아시아문화원 산하 문화리소스센터 의 콘텐츠를 채우는 작업과 긴밀한 연관을 갖는다. 문화리소스센터는 전당 내의 아시아문화창조센터, 아시아문화연구원, 아시아아 트플렉스, 어린이지식박물관 등 다양한 시설에서 활용될 수 있는 문화자료의 통합 데이터뱅크로서 기능한다. 문화리소스센터는 크게 아시아문화도서관 과 아시아문 화아카이브 로 구성되며, 전자는 주로 출판된 도서의 수집과 보관을 중심으로 하 는 반면, 후자는 원천자료의 수집과 보관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 다. 본 연구팀은 도서관의 내용물을 구축하는 작업과 아카이브의 내용물을 구축하 는 작업 사이에는 그 접근방법에 있어서 별개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였 - 1 -

으며, 후자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 집중하였다. 그 이유는 전당이 주체가 되어 아시아 문화자료를 직접 조사하고 수집하는 작업은 아카이브의 내용물 구축과 가 장 긴밀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 방향은 궁극적으로 그 자료를 수집하는 기관이 무엇을 지향하는가와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아시아문화아카이브 의 성격을 먼저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아시아문화아카이브란 의미를 이해하려면, 그 용어를 구성하고 있는 개념들을 분석적으로 검토하고, 그것에 바탕을 두어 그 성 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아시아문화아카이브 는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 라는 세 가지 핵심 개념의 합성어로, 이들 각각의 개 념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를 살펴봄으로써 이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이들 각각의 개념에 대해서는 상당히 다양하고 때로 상충되는 의견과 해석이 존재한다. 제 1부 I장 총론 부분에서는 이 보고서에서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 란 개념을 어떤 의 미로 사용하고자 하는가를 논의하였다. 이를 통해서 아시아문화아카이브 가 기존 의 아카이브나 유사 기관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는가를 밝히고, 아시아 문화자료를 수집하는 궁극적인 이유와 목표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을 제시하였다. 총론에 이어 II장 조사대상의 선정 에서는 아시아의 시간성과 공간성, 문화의 분류체계에 대한 논의를 통해 무엇을 조사할 것인가에 대한 일반적인 지침과 그 이유를 제시하고, III장 향후 자료 조사 및 수집 계획 에서는 문화자료를 체계적으 로 수집하기 위한 전략과 단계적 실행방안을 제시하였다. 제 2부에서는 아시아 문 화자료를 어떻게 조사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을 연구자의 관점과 조사기법의 차 원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있게 논의하고, 수집된 자료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서 언급하였다. 이러한 논의들은 총론에서 제시한 아시아문화아카이브의 기본 성 격에 기초해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을 모색하는 부분 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아시아 지역전문가, 인류학자, 역사학자, 그리고, 미술, 음악, 건축, 무 용, 영화 등 각 예술영역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 공동연구의 방식으로 진행되었 다. 아시아가 광활한 지역을 포괄하며, 또한 아시아 문화에 매우 많은 하위문화영 역이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팀의 인적 구성은 분명히 한계를 갖는 - 2 -

것이었으나,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최대한 넓은 영역을 포괄하는 전문가들로 구성 하고자 하였으며, 연구팀에서 다루지 못하는 영역에 대해서는 자문위원을 통해 부 분적으로 보완하였다. 연구의 과정은 크게 (1) 예술과 인류학 관련 기존 아카이브의 분류체계와 조사 방법에 대한 비판적 검토 (2) 인도에서의 예비 현지조사 (3) 새로운 문화분류체계 와 조사방법의 수립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연구과정을 거쳐 공동연구원간의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고 통합함으로써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을 위한 밑 그림을 작성하였다. 이 보고서에서 다루고 있는 주된 내용은 무엇을, 왜, 어떻게 조사하고 수집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을 정립하는 것으로, 개념과 방법론 적 차원의 논의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보다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조사 및 자료수 집 전략과 자료보관의 형태, 특히 디지털 아카이브의 구축을 위한 기술적 논의에 대해서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2. 아카이브 의미의 변화 본 연구팀은 수집된 아시아 문화자료가 보관될 기관을 전당 내 문화리소스센 터 의 아시아문화아카이브로 규정하였다. 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기본구상 연 구 에 나오는 기구 조직표에 기초한 것이다. 문화자료를 수집 보관하는 유사한 기 관, 예를 들어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과 아카이브 간의 차이를 단순화 시켜서 설 명한다면, 박물관과 미술관은 실물 위주의 수집, 보관, 전시를 중심으로 하며, 도 서관은 출판물, 특히 서적의 보관을 중심으로 하는 것에 반해, 아카이브는 출판되 지 않은 원천자료의 수집과 보관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에 있다. 아카이브 구축을 위한 아시아 문화자료의 수집은 이 점에서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의 구축을 위한 문화자료의 수집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가진다. 그런데, 아카이브가 구체적으로 무 엇을 의미하는 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며, 또한 그 의미가 역사적으로 크게 변화해 왔기 때문에,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아카이브의 성격이 무엇인가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할 필요가 있다. - 3 -

아카이브(archive)란 단어는 그리스어로 aekheion, 즉 행정장관의 사무실이란 용 어에서 기원했으며, 공식문서의 보관장소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아카이브에 보관 된 문서는 통치자의 지배권과 합법성을 보장하는 하나의 원천이며, 법적 질서의 기반이 되었다. 따라서, 아카이브에 보관된 문서는 신성한 것으로 간주되고, 외부 인의 접근이 제한되었다. 서구에서 근대국가가 발전하면서 아카이브는 통치를 위한 행정문서의 보관소라 는 제한적 성격과 국가적 기억의 저장소로서 공적(public) 아카이브라는 개방적 성격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19세기에 들어서서 아카이브는 국가적 기억 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사회적 기억을 담는 장소로 인식되기 시작하며, 아카이브의 개념은 정치적-법적 패러다임으로부터 역사적-문화적 패러다임으로 변화하였다. 최근에는 일상적 삶의 기억이란 의미에서 문화의 아카이브(archive of culture) 란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본 연구에서 추구하는 아카이브 의 개념은 정부의 공식문서를 주로 보관하는 전통적 아카이브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삶의 자료들을 보관하는 문화 의 아카이브 라는 새로운 흐름을 따르는 것이다. 아카이브는 흔히 개인 또는 기관 의 오래된 문서를 보관하는 장소를 연상시키는데, 여기서는 문서자료 뿐 아니라 음성자료, 영상자료(사진, 필름, 비디오 등), 그리고 일부 실물까지도 포함하는 아 카이브를 추구한다. 이는 문자매체가 갖는 한계를 넘어서서 일상적 삶의 모습을 보다 충실하게, 그리고 직접적으로 기록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영상매체에 익숙 한 오늘날의 젊은 세대가 아카이브의 자료에 보다 친근하게 접근하게 하기 위해 서도 필요한 전략이다. 전통적 아카이브는 원자료를 오랫동안 보존하는 기능을 강조함으로써, 일반인들 이 아카이브에 소장된 자료에 접근하는 것을 크게 제약하였다. 소수의 학자나 전 문가들이 그들의 연구를 위해 복잡한 절차를 통해 제한적으로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여기서 추구하는 새로운 아카이브는 학자나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개방적 아카이브를 의미한다. 그 방편으로 문서자료, 음성자료, 영상자료의 디지털화는 자료의 보존과 접근이라는 - 4 -

양 측면에서 획기적인 기술발전을 가져왔다. 디지털 자료는 인터넷 등 사이버 공 간에 제공됨으로써 사용자들이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함으로써 보존 중심의 폐쇄적 아카이브를 벗어나 활용 중심의 개 방적 아카이브라는 목표를 달성한다. 아카이브에 소장되는 자료는 구매, 기증, 기관 사이의 자료 교환 및 대여 등을 통해서도 수집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추구하는 아카이브는 직접적인 조사활 동에 의해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을 최우선적인 수단으로 간주한다. 물론, 전자의 방식이 활용될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분적이고 보완적인 방편일 뿐이 다. 즉, 조사에 기초한 아카이브(research-based archive)를 지향한다. 그 이유는 직 접적인 조사활동에 의해서 자료를 수집했을 때, 조사기관의 독특한 관점과 목적이 반영되는 새로운 자료의 수집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서 독창성 있는 아카이브의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이 방식은 아시아의 여러 지역에 대한 국내 전문연구가를 양성하고, 아시아 지역 내에 인적 네트워크 를 형성한다는 부차적이지만 중요한 효과를 갖는다. 전통적 아카이브와 비교해서 국립아시아 문화전당에서 추구하는 새로운 아카이 브의 두드러진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문화의 아카이브 (archive of culture) * 원천문화자료(문서자료, 음성자료, 영상자료)의 저장고로서의 아카이브 * 디지털 아카이브 (digitalized archive) * 개방적 아카이브 (open archive) * 조사에 기초한 아카이브 (research-based archive) 즉, 정치엘리트와 국가권력의 공식문서를 보존하는 폐쇄적인 신성한 공간 으로 서의 전통적인 아카이브를 벗어나서,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삶과 문화를 표현하는 원천자료(문서자료, 음성자료, 영상자료 등)를 직접적인 조사활동에 의해서 수집하 고, 이를 디지털 자료 형태로 보관하고 활용하는 개방적인 시민공간으로서의 아카 이브를 지향한다. - 5 -

3. 아시아란 무엇인가? 아시아 문화자료를 조사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를 구성한 다고 할 때, 여기서 핵심적인 단어의 하나는 아시아이다. 아시아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이 모든 계획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지향하고자 하는가와 밀접하게 연계되 어 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오리엔탈리즘적인 아시아, 본질주의적인 아시아, 동북 아 중심적인 아시아를 넘어서서 새로운 아시아의 의미를 발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시아의 의미는 아시아 지역 내의 문화적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 하고 이해하면서, 동시에 서로 간에 공유하는 역사적 경험과 문화적 전통을 발견 함으로써 새롭게 구성해 나가는 아시아이며, 이를 위한 아시아인의 주체적인 노력 을 통해 아시아의 연대를 추구하는 것이다. 아시아 문화자료의 수집은 이러한 목 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통로가 되어야 한다. 지리적 실체로 상상되는 아시아는 서구 제국주의의 산물이자 유럽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설정하기 위해 필요로 하였던 타자화의 과정에서 배태된 식민주의적 근 대의 제도적 산물이다. 오리엔탈리즘은 유럽이 아시아에 관계하는 방식으로서, 아 시아를 문화적으로 또는 이데올로기적으로 하나의 모습을 갖는 담론으로 표현하 고 표상한다. 그러한 담론 속에서 아시아는 관능적, 수동적, 여성적, 신비적, 이국 적, 정체적인 모습으로 묘사되며, 그것이 아시아에 대한 정형적인 이미지로 반복 적으로, 체계적으로 재생산되었다. 반면, 유럽인은 이러한 오리엔탈리즘적인 아시 아에 대칭적인 위치에 있는 것으로 스스로를 규정하는 것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을 뿐 아니라, 아시아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내면화함으로써 아시아에 대한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였다. 오리엔탈리즘적인 아시아의 극복은 그 속에서 왜곡되 었던 아시아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는 작업이며 또한 아시아에 대한 서구의 지식 권력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 6 -

오리엔탈리즘의 극복이라는 과제는 단순히 아시아와 서구 간의 대립 구도만을 상정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이 아시아 인의 의식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으며, 상당한 정도로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이 다. 아시아인이 자기 자신에 대해 인식하는 방식에 오리엔탈리즘적 담론이 은연중 에 스며들어 있다. 또한, 아시아인 사이에서 상대를 인식하는 태도에서도 그러한 경향이 발견된다. 아시아에 대한 일본의 오리엔탈리즘적 태도가 그 예이다. 또한 한국인이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낯선 아시아,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 인도, 아랍에 대한 태도에서도 오리엔탈리즘적 인식의 단초가 발견된다. 따라서, 아시아인의 주 체적 시각에서 새로운 아시아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내면에 스며들어 있 는 오리엔탈리즘의 극복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서구에 의해 규정된 아시아가 아니라, 아시아인이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아시아 를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입장이 제기되었는데, 그 중 하나는 아시아 문화의 본래 적 고유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입장에 의하면 아시아는 단일한 실체로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며, 그 근거로 아시아가 공유하는 원형적 문화의 존재를 상정한다. 아시아 문화를 통합하는 본질적인 문화적 가치를 통해서 아시아를 인식한다는 점 에서 본질주의적(essentialist) 아시아관이라고 부를 수 있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수상이나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전 수상에 의해 제기되었던 아시아적 가치 (집 단과 가족지향적인 가치관, 권위에 대한 존경 등)는 본질주의적 아시아관의 정치 적 수사에 해당하는 예이다. 이들이 제시한 아시아적 가치는 실제로는 유교적 가 치를 이념화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본질주의적 아시아관이 갖는 문제점은 아시아적 문화원형을 신비화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아시아를 선험적으로 단일한 실체로 상정하는 위험과 아시 아 문화를 영구불변의 어떤 것으로, 즉 탈역사적으로 인식하는 위험이다. 아시아 적 문화원형을 전제로 하는 아시아 문화공동체 논의는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벗어 나기 힘들다. 오리엔탈리즘이 아시아의 부정적 전통을 선별적으로 채택하여 아시 아의 이미지를 정형화시킨 것에 반해, 본질주의적 아시아관은 아시아의 긍정적 전 통을 선별적으로 채택하여 아시아의 이미지를 정형화시킨다는 차이를 갖고 있다. 하지만, 양자 모두 아시아 문화 내부의 다양성과 차이를 사상시킴으로써 아시아의 실체를 단순화하고, 정형화된 아시아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 7 -

보인다. 본질주의적 아시아관은 오리엔탈리즘적 아시아관이 거울에 비쳐진 또 다 른 모습으로 서로 닮아 있다. 아시아를 새롭게 상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시아 내부의 문화적 다양성과 이질 성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섣불리 아시아 문화공동체를 미리 상 정하는 것보다는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자세가 아시아 지역 내의 연 대와 유대를 만들어 가는데 선행될 필요가 있다. 문화적 동질성을 선험적으로 전 제하거나 강요하기보다는, 지속적인 상호교류를 통해 서로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아시아의 의미를 단지 차이의 인정이라는 다문화적 관점에 국한해서 파악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는 서구의 영향을 받기 이전에 서로 고립 된 지역으로 분할되어 있는 폐쇄적 소우주들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 로의 문화를 주고받는 열린 공간이었으며, 그 결과는 동질적인 문화공간은 아닐지 라도 상당한 정도로 문화적 전통을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종교, 철학, 건축, 음악, 회화, 무용, 언어 등의 분야에서 아시아의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기원하는 문화요 소들이 아시아의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양상은 오랜 문화적 교류의 결과이 다. 그러한 역사적 전통은 아시아를 새롭게 상상하는데 간과해서는 안 될 하나의 자원임에 틀림없다. 또한 아시아가 지난 몇 세기 동안에 겪었던 식민화와 서구적 근대화 과정이 가 져온 문화적 충격은 아시아를 새롭게 인식하는데 동원될 수 있는 아시아인의 공 통의 역사적 경험이다. 그 경험은 서구적 모델의 모방과 종속이라는 측면과 자신 의 문화적 전통을 보존하고 새롭게 변형시키는 창조적 측면을 동시에 포함한다. 이러한 양면성 속에서 아시아가 공유하는 근대적 경험을 이해하는 것을 통해 아 시아인간의 유대를 넓혀가는 것이 아시아를 단순히 관념적 구성물이 아니고 현실 에 바탕을 둔 역사적 실체로 인식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근대적 경험을 단순히 탈아시아의 경험으로 간주하지 않고, 현재의 아시아를 구성하는 중요한 역사적 경 험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아시아 내부의 문화적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동시에 아시아의 오 - 8 -

랜 역사 속에 존재하는 문화교류의 전통과 근대적 경험 속에서 서로간의 유사성 을 확인하는 작업을 통해서 아시아는 새롭게 구성될 수 있다. 이미 주어진 것으로 서의 아시아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새롭게 만들어지는 아시아를 상정하는 것이 우리에게 아시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제기하는 과제이다. 한국에서 아시아를 상상할 때 극복해야 할 인식의 또 다른 한계는 동북아 중심 적 세계관이다. 한국인의 아시아에 대한 일상적 인식에 있어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적 세계관(한자문화권, 유교문화권)은 매우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그러한 세계관은 동북아 이외의 아시아 지역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무의식적으로 경멸하 는 태도를 낳는다. 최근 한국 내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동아시아 논쟁도 기본적으 로 동북아 중심적 세계관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동북아를 아시 아의 중심에 놓는 이러한 인식의 극복 없이는 진정으로 아시아 연대를 성취한다 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 아시아문화아카이브는 국내적으로는 동북아 중심적인 아시아관을 벗어나 아시아를 넓고 새롭게 인식하는 교육의 장소가 되어야 하며, 국내를 넘어 서서는 아시아인 사이의 문화적 연대를 촉진하는 만남과 교류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광주의 근대적 역사 경험에서 인권, 민주,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읽어낼 때, 그것은 광주라는 국지적 공간을 넘어서서 보다 넓은 연대를 지향하는 역사적 인식을 의미하며,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아시아에 대해서 보다 강렬한 호소력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광주가 갖는 문화적, 역사적 자산과 상징성을 아시아인이 주체가 되는 아시아 연대의 구축이라는 미래적 가치와 연결될 수 있 도록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의 방향이 설정될 필요가 있다. 아시아문화아카이브에서 지향하는 아시아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지금 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오리엔탈리즘적 아시아관의 극복 * 본질주의적 아시아관의 극복 * 동북아 중심적 아시아관의 극복 * 아시아 연대를 지향하는 새로운 아시아관의 정립 - 9 -

(문화적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인정과 공존, 역사적 경험에 기초한 공통성의 추 구) 4. 표현문화의 아카이브 일상적 삶의 자료를 조사 수집한다는 것은 사실상 모든 것이 아카이브의 자료 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아카이브를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 려운 일이기 때문에, 무엇을 아카이브에 포함시켜야 할는지, 다른 말로 하면 무엇 을 아카이브에서 제외시켜야 할는지를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 아카이브의 성격을 규정함에 있어서 문화란 개념을 하나의 핵심어로 채택할 때 얻을 수 있는 유용성을 유지하면서, 그것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표현문화의 아카이브 란 개념을 아시아문화아 카이브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1) 문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표현문화란 문화를 바라보는 하나의 특정한 관점을 반영하는 용어이다. 다소 일 반화시켜서 얘기한다면, 문화를 바라보는 입장은 크게 두 개의 관점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는 문화의 도구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의 표 현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전자는 인간의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욕구를 충 족하기 수단으로서 문화의 기능에 주목한다. 기술과 경제, 결혼과 가족제도, 육아 방식, 정치, 종교에 대한 자료의 수집과 분석은 이러한 관점에서 행해진 경우가 대단히 많다. 이 관점은 문화를 바라보는 매우 강력한 시선의 하나이며 현실적으 로 유용한 지식을 산출하였음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에 지나 치게 쏠리는 현상은 수단과 목적간의 합리적 관계를 중시하는 근대 서구적 인식 론과 실용주의의 영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파악할 수 있다. - 10 -

후자는 문화의 의미를 사람들의 사고와 느낌을 표현한다는 측면에서 찾는다. 문 화에 대한 이러한 접근방식 역시 서구에서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데, 특히 독일 에서 사용되는 교양 으로서의 문화 개념은 인간의 행위 자체보다는 그 안에 담 겨진 정신적 측면을 강조하였다(엘리아스 1995: 34-35). 19세기 독일의 역사주의, 20세기 초 미국의 문화인류학은 문명진화론적 보편주의를 비판하고, 개별 민족집 단의 민족혼, 즉 그들의 고유한 가치체계와 정서, 세계관을 파악하는데 주력하 였다. 이러한 입장은 한편으로는 문화상대주의의 인식론적 기반이 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에 대한 현대의 상징주의적, 기호론적 해석의 지적 선구자 역할을 하였다. 문화의 도구적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수단과 목적간의 합리적 관계에 주목하는 것에 반해, 문화의 표현적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표현하는 것과 표현되는 것 사이의 의미론적, 미학적 관계에 주목한다. 여기서 표현문화라는 용 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화를 표현적 측면에서 포착했을 때의 문화의 의미를 지칭 하기 위해서이다. 현실에 있어서 모든 문화 현상들은 도구적 측면과 표현적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도구적 기능만을 갖는 문화현상, 또는 표현적 기능만을 갖는 문화현상은 존 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단지 도구적 기능이 압도적으로 중요하게 간주되는 문화현상이나 표현적 기능이 압도적으로 중요하게 간주되는 문화현상을 상정해볼 수 있을 뿐이다. 과학 기술이 전자의 예라면, 예술이 후자의 예에 해당한다. 우리 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실용품과 예술품의 구분은 대체로 위의 두 가지 속성 중 어떤 측면을 강조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양자간의 경계가 반드시 명확한 것 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음식, 옷, 주택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도구 적 성격을 가지면서, 동시에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여기서 표현문화라는 용어는 어떤 특정한 대상이나 행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대상과 행위 속에 내재된 속성을 지시하기 위한 개념적 범주로 사용하고자 한다. 타일러(E. B. Tylor)는 문화를 지식, 신앙, 예술, 법률, 도덕, 관습 그리고 사회 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에 의해진 다른 모든 능력이나 관습들을 포함하는 복 합총체 라고 정의하였으며, 이는 인류학에서 문화에 대한 고전적인 정의로 받아들 - 11 -

여지고 있다. 문화를 생활양식의 총체로 파악하는 이러한 총체론적 문화개념은 앞 에서 언급한 문화의 도구적 의미와 표현적 의미를 포괄하는 것이다. 전 세계의 다 양한 생활양식에 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보관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 작된 HRAF(Human Relations Area Files)는 총체론적 문화개념에 기초해서 문화 에 대한 분류체계를 수립하였다(부록 참조). 인류학박물관이나 민속박물관에서의 자료 수집과 진열에서도 이러한 총체론적 문화개념에 기초한 분류체계가 활용된 다. 여기서 아시아문화아카이브를 표현문화의 아카이브 로 규정하는 이유는 아시 아 문화자료를 조사하고 수집하는데 있어서 문화의 도구적 측면과 표현적 측면을 모두 포괄하는 생활양식의 총체로서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 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현실적인 측면과 이론적인 측면에서 살펴 볼 수 있다. 먼저 아시아문화아카이브가 아시아라는 광대한 지역을 조사의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존재하는 매우 다양한 생활양식의 총체를 자료로 수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따라서, 조사와 수집의 대상으로 삼 는 문화자료의 성격과 범위를 어느 정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표현문화를 핵심적 인 개념으로 채택함으로써 조사 대상의 범위를 좁혀 들어갈 근거를 마련할 수 있 으며, 이를 통해 보다 특화된 문화아카이브의 구축을 모색할 수 있다. 여기서 표현문화의 수집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하는 이유는 첫째, 아시아 문 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의 방향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추구하는 지향성과 부합하 도록 설정하기 위한 것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예향 으로서의 광주와 호남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이를 발전의 기반으로 잡는다는 점에서 문화예술 의 향 유, 교류, 창조를 가장 핵심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 점은 전당 내의 중요한 기관인 아시아문화창조센터, 아시아문화원, 아시아아트플렉스, 어린이 지식박물관 에서 수행하는 전시와 공연, 교육과 연구, 문화콘텐츠개발의 내용에 반영되어 있 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표현문화라는 용어는 문화예술 이란 용어가 다소 막연 하게 지칭하고 있는 의미를 보다 개념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를 변형시켜 발전시킨 것으로 양자는 긴밀한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문화아카이브가 - 12 -

표현문화의 수집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 과 부합하고 전당내 각 기관의 기능과 유기적 관계를 확보할 수 있다. 둘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적 시각에서 아시아문화를 새롭게 이해하고, 아시아인들 사이의 교류와 의사소통을 통해 아시아 연대를 구축하는 것을 미래지 향적 목표로 설정한다고 할 때, 아시아 내의 다양한 표현문화에 주목하는 것은 이 러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가장 깊은 연관을 갖는다. 타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타자가 갖고 있는 느낌과 생각을 그들의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때, 표현문화는 그것을 찾을 수 있는 지점이 된다. 표현문화는 문화간 의사소통이 란 관점에서 아시아 내부의 교류를 접근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영역에 해 당한다. (2) 표현문화의 의미 표현문화란 관념과 정서를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공유된 방식에 의해 표현하는 행위와 그 산물을 가리키며, 또한 그렇게 표현된 관념과 정서의 체계를 지칭하기 도 한다. 즉, 표현하는 것과 표현된 것 양자를 포함한다. 여기서 관념은 인간-자연 -초자연에 대해 인간이 지각하고, 판단하고, 평가하고, 상상하는 지적 활동을 의미 한다. 정서는 기쁨, 슬픔, 두려움, 아픔, 웃음, 분노, 사랑, 용맹함과 같이 사람들이 감각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표현문화는 관념과 정서를 함께 포괄 하며, 그것이 표현행위를 통해 타자와의 의사소통의 장에 표출되는 지점에 주목하 는 개념이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언어적 또는 회화적 이미지로 구성하는 재현 (representation)을 표현행위의 하위개념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표현문화의 구성 요소로 표현의 매체, 표현의 양식(기법), 표현의 내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표현의 매체는 표현행위에 사용되는 재료와 소재를 의미하는데, 이를 인간의 감각 및 지각능력과 연관시켜 나누어 본다면 크게 시각 자료(색과 형태를 갖는 자료), 청각 자료(소리를 갖는 자료), 미각 자료(맛을 갖는 자료), 후각 자료 (냄새를 갖는 자료), 언어적 자료(말과 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표현의 양식은 재 - 13 -

료와 소재(색과 형태, 소리, 맛, 냄새, 이야기 등)를 도구를 사용하여 어떤 일정한 규칙이나 질서에 따라, 또는 그것을 변형하는 방식에 의해 조합하고 구성하는 기 술과 기법을 의미한다. 서구에서 예술을 art라고 부르는 이유도 표현행위의 이러 한 측면과 연관된다. 여기서는 표현 양식의 기술적 성격을 심미적 기법뿐 아니라 의미론적 기법이란 측면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표현의 내용은 표현행위의 주체가 자신의 활동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관념과 정서, 그리고 그것이 타자에 의해 해 석되고 수용되는 내용을 가리킨다. 표현문화가 표현하는 것과 표현되는 것 양자를 포괄한다고 할 때, 표현하는 것은 표현의 매체와 양식을 의미하며, 표현되는 것은 표현의 내용을 의미한다. 표현의 매체와 양식은 표현의 내용과 의미론적, 미학적 관계를 가지며, 표현문화를 연구한다는 것은 이러한 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표현문화란 용어에서 문화 가 의미하는 바는 표현하는 행위와 표현에 대한 이 해라는 과정 모두가 어느 정도 집단적이고 공적(public)인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 다. 표현행위에 있어서 개인의 독창성과 자율적 의지가 거의 개입할 여지가 없다 는 문화결정론적 입장에서 문화의 공적 성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행위를 의사소통이라고 파악할 때 의미의 교환은 소통의 당사자들 간에 공유된 문화적 코드 또는 문화적 문법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표현문화의 공적 성격을 말하는 것 이다. 개인의 발화(speech) 행위가 언어적 문법을 완전하게 구현하는 것은 아니지 만, 그 발화 행위가 타자에게 이해되고 소통되기 위해서는 발화자와 청취자 사이 에 언어적 문법과 의미체계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과 유사 한 현상이다. 언어가 다른 집단 사이에서 의사소통이 어렵듯이, 표현행위도 문화 적 코드를 공유하지 않은 집단 사이에서는 적절한 번역 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의미의 전달이 어렵거나 의미가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현상은 표현행위가 갖는 집단적 성격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표현문화란 용어는 이러한 측면을 부각시 킨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표현)문화를 공유하는 집단의 성격은 무엇인가? 문화의 집단성을 얘기 할 때 그 집단의 경계는 무엇인가? 문화와 종족 또는 민족집단(ethnic group)을 서로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쌍으로 인식했던 독일의 전통은 미국의 문화인류학 에서도 대체로 그대로 수용되었다. 민족이란 정의 자체가 독특한 언어와 문화를 공유한 집단을 의미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민족문화의 동질성이란 개념의 위치는 - 14 -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민족 내부의 성( 性 ), 계급, 연령, 지역적 구분에 따라 문화적 이질성과 대립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제는 상식이 되었다. 국가 문화의 경우를 생 각한다면, 그 내부에 문화적 이질성의 존재는 더욱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문 화의 공유와 집단성과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 어떤 집단을 상 정하느냐에 따라 문화 공유의 정도와 타집단과의 문화적 차별성의 정도는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 마을공동체, 종족, 국가, 동아시아, 아시아라는 상이한 집 단의 수준에 따라 이들 각각이 공유하는 문화의 내용이나 그 내부에 존재하는 문 화적 이질성의 정도는 달라진다. 표현문화의 집단적, 공적 성격을 인정한다는 것 은 어떤 균질적인 문화적 동질성을 전제하는 것은 아니며, 매우 느슨하게 정의할 때의 문화적 공유를 의미하며, 그것은 집단의 층위에 따라 내포와 외연의 경계가 변화한다는 것을 가정한다. 아시아의 표현문화란 용어를 사용할 때에 그것의 집단 적, 공적 성격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문화공동체의 존재를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느슨한 수준에서의 문화적 공유의 상태를 의미한다. (3) 표현문화와 예술 예술의 의미도 표현행위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때, 예술과 표현문화 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아니면 양자는 서로 동일한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여기서는 예술을 표현문화의 일부로 파악할 것을 제안하는데, 그럼으로써 양자가 중첩되면서 동시에 구분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근대 서구에서 예술이라는 용어는 자기 충족적(self-contained)이고 자율적인 분 야를 가리키는 것으로 정착되었다. 즉, 예술 행위는 그 자체의 내적 논리와 방법 과 목적을 가지며 다른 여타의 행위, 예를 들어 경제행위나 종교행위와는 구분되 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한 구분의 기준이 되는 것은 예술 행위는 미적 감각의 표현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순수 예술은 미적 표현만이 유일한 존재 기반이 되는 분야로 인식되었다. 예술에 대한 다음의 사전적 정의는 서구의 근대적인 예술관을 잘 보여준다: 예술이란 미적 감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색, 형태, 움직임, 소 리, 기타의 요소들을 의식적으로 생산하거나 배열하는 것이다. - 15 -

이러한 예술 개념의 출현은 근대 서구에서 분업화와 전문화를 수반하는 사회적 분화가 그 이전 시기에 비해 획기적으로 진전되는 역사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술 뿐 아니라 경제, 정치, 법, 종교에 대한 개념도 자기 충족적이고 자율 적인 영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즉, 미분화된 유기적 총체로 서의 사회 개념을 대신하여, 기능적으로 분화된 기계적 조합으로서의 사회 개념이 우세하게 되었다. 근대 서구에서의 독특한 예술 개념은 이러한 서구의 독특한 세 계관을 반영하는 것이다. 예술을 표현문화의 일부로 인식한다는 것은 서구의 근대 예술개념이 내포하고 있는 미학적 국지성을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구 예술계 내부에서도 서구의 미학적 기준의 편협함을 넘어서서 예술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소위 미개한 원주민의 그림, 조각, 장식물들을 원시 예술 로 명명하고, 예술의 장르 에 포함시킨 것이 그 예이다. 원시 예술 은 20세기 초 초현실주의자 등 모더니스 트 예술가에게 미적 영감을 불러일으켰으며, 그 작품들은 인류학박물관의 수집품 으로부터 예술전시관의 수집품으로 자리바꿈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미적 감 각이 서구의 독점물이 아니며, 미적 판단의 문화적 다양성과 상대성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서구중심적 예술관의 극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다 른 각도에서 이 현상을 바라보면, 서구적 예술관의 외연적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 로 평가할 수 있다. 비서구의 표현문화를 미학적 기준이라는 서구의 잣대를 통해 서 예술의 영역에 포섭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서구사회의 표현 문화가 갖는 총체적 성격, 예를 들어 종교적, 사회적, 정치적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특징이 소멸되고, 미학적 판단의 대상으로만 환원되는 것이다. 예술을 표현문화의 일부로 인식하는 것은 미적 감각을 인간의 표현행위에서 표 출되는 다양한 관념과 정서의 한 부분으로 간주하며, 그 자체로 자기충족적이고 자율적인 영역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파악하는 것이다. 따라서, 서구의 근대 예술 도 미적 판단의 대상을 넘어서서 보다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문화적 산물로 취급 되어야 한다. 또한, 미적 판단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예술에 포함되지 않았던 다양 한 표현행위, 일상생활의 잡다한 물건으로부터 정교한 종교적 의례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영역에서 발견되는 표현행위가 표현문화의 대상으로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16 -

만약, 예술품의 개념을 표현 또는 재현을 목적으로 의미론적 속성 또는 미학적 속성을 가지거나, 그 양자를 모두 가진 대상 이라고 폭넓게 정의한다면(Morphy 2001: 39), 표현문화와 예술 개념 사이의 구분은 모호해진다. 하지만, 보다 좁은 의 미에서의 서구의 예술개념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술 아카 이브 란 용어를 사용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것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표현문화의 아카이브 란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표현문화의 의미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표현문화의 아카이브: 문화의 도구적 측면과 표현의 측면 중 후자에 초점 * 표현문화의 정의: 관념과 정서를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공유된 방식에 의해 표 현하는 행위와 그 산물 * 표현하는 것과 표현되는 것 사이의 의미론적, 미학적 관계에 주목 * 표현문화의 구성요소: 표현의 매체, 표현의 양식(기법), 표현의 내용 * 예술을 하위개념으로 포함하는 표현문화 5. 해석적 아카이브를 향해서 기존의 아카이브나 박물관에서의 자료 수집과 기록의 방식은 표본 채집의 성격 을 갖는다. 그 자료가 실물이든, 영상자료이든, 음성자료이든, 문서자료이든 원본 또는 그 모형을 수집하고, 그것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자료가 수집된 장소와 시기, 자료의 명칭, 자료에 대한 간단한 설명)를 기술한 텍스트를 첨부하는 방식이다. 하 지만, 이 정도의 정보로 타문화나 다른 시대에 속한 표현문화를 자료의 사용자가 이해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일종의 환상이라고 할 수 있다. 타문화의 표현행위 와 표현물 속에 내재된 문화적 코드에 대한 이해를 결여한다면 의미소통이 불가 능하거나 왜곡될 수밖에 없다. 즉, 문화간 의미 소통을 위해서는 번역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메타데이타에 해당하는 일반적인 정보는 매우 불충분한 지시어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러한 번역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따라서, 표현행위와 표 - 17 -

현물에 담지된 문화적 코드, 역사적 의미, 사회적 맥락을 설명하는 해석이 자료에 포함되어 제시될 필요가 있다. 그 해석 자체도 결코 완전한 것일 수는 없지만, 적 어도 그것은 자료와 독자(수용자)간의 대화를 유도하는 매개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점에서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는 표본 채집의 아카이브를 넘어서서 자료에 대한 해석을 포함하는 해석적 아카이브를 지향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아카 이브가 아시아 문화 내부에서 의사소통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에 대한 해석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 것 인가? 서구의 근대 예술론에서 발전시킨 미학적, 형식적 분석은 자료에 대한 해석 의 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미학적 분석 자체를 문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이 미학적 분석에만 그치거나, 서구의 특정한 미학 적 잣대로 미적 감각을 평가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해석적 아카이브 에서 담아야 할 해석은 표현행위와 표현물의 다층적이고 총체적인 문화적 의미와 역사적 의미를 포함해야 한다. 요루바족의 선( 線 )에 대한 해석을 예로 들어보자. 선의 성질에 대한 요루바 족 의 표현들은 다양한 문화적인 뉘앙스를 띠고 있다. 얼굴에 새겨진 선의 깊이, 방 향, 길이는 그 사람의 친족집단, 개인적 매력, 지위를 표현한다. 얼굴에 새겨지는 선의 성질에 대한 표현은 조상( 彫 像 )이나 도자기에 새겨진 선이나, 새 도로를 내 고 마을의 경계를 긋는 선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즉, 요루바족에게 있어서 선 은 조형물 뿐 아니라, 신체, 공간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그 것은 미적 감각 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 표현행위에 대한 해석은 이런 점에서 문화체계에 대한 해석을 수반한다(Geertz 1983: 98). 표현문화에 대한 해석은 다양한 이론적 관점에서 행해질 수 있다. 몇 가지 대표 적인 예로 도상학적 접근, 구조주의적 접근, 민족과학적(ethnoscience) 접근, 현상 학적 접근, 기호학적 접근을 들 수 있다. 어떠한 이론적 관점을 택하느냐에 따라 해석의 내용과 방식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아시아 문화 아카이 브가 어떤 이론적 관점에 기초한 해석의 방식을 택할 것인지, 그러한 특정한 관점 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여기서 미리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단, 문화해석이 너무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것보다는 아시아 - 18 -

의 현실적 맥락에 뿌리를 내린 해석이 자료적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표현문화에 대한 해석이 갖는 방법론적 의미를 인류학자인 기어츠(Geertz)의 문 화해석과 국지적 지식(local knowledge)에 대한 논의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기어츠의 문화 해석의 기본 출발점은 사회적 실재(social reality)가 총체성과 복합 성을 지닌다고 본 것이다. 현지조사 과정에서 마주치는 개별적인 인식 대상 자체 가 총체적이고 복잡한 성질을 띠고 있는데 이를 올바로 파악하려면 행위자들의 의미의 망(webs of meaning) 을 찾아야 한다고 보았다. 즉 그는 사회생활에서 나타나는 모든 행위와 사건(사회적 사실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로는 물리적 대상까 지도 포함하는)들을 그 의미가 해독되어야 할 상징 또는 기호 체계로 간주한다 (Geertz 1973). 그는 행위자들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또는 표준화된 방식은 존재하 지 않는다고 보았다. 유일한 접근 방법은 관심과 정열을 지니고 행위자들과 지속 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그들의 생활세계로 들어가는 것뿐이다. 인류학자의 해석은 행위자들의 생활세계 속에 들어갔을 때부터 시작되며 끊임없는 예측과 질문을 통 해 그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다가가게 된다. 행위자들의 의미를 해석한다는 것은 형식적 방법을 통해 그들의 머리 속에 있는 관념체계를 끄집어내는 작업이 아니 다. 행위자들의 의미는 사회적 실재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며 실제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모델 역할을 한다. 그는 의미(관념)와 행위의 관계가 훨씬 직접적이고 구 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기어츠의 문화해석은 상징 및 의미체계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종교적) 세계관을 중심으로 관습, 예술, 언어, 정치, 경제적 요소 등 사회생활의 거의 모든 측면들이 총체적 맥락을 구성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행위자들의 의미체계는 그 자체로 찾아지거나 기술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회조직과 제도 내에 있는 개인들이 행 동하는 맥락 속에서 발견되고 해석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분석의 단위가 아무리 미시적이라 할지라도 어떤 행위나 사건에 담긴 행위자들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내야만 한다. 그는 이러한 시각 에 입각하여 문화해석은 기본적으로 두터운 기술(thick description) 이라는 성격 을 지닌다고 보았다. 그것은 의미구조의 계층화된 위계에서 다양한 수준의 의미들 - 19 -

이 형성되고 인식되는 맥락을 기술하는 것이다. 좀 더 깊은 수준의 의미를 구분해 내려면 행위자들이 속한 사회의 제도, 조직, 역사 등을 다양한 수준의 맥락 속에 서 탐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두터운 기술 이 이루어질수록 좀 더 깊은 수준의 의미가 드러날 뿐만 아니라 그것이 구성되는 사회적 실재의 모습도 더욱 총체적으로 그려지게 된다. 기어츠의 문화해석은 사회적 실재의 직접성에서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국 지적 수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삶의 방식과 특유한 의미체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문화해석의 실제적 단위는 조사자의 경험적 조사가 직접 이루어지 는 범위, 즉 국지적 단위의 지방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의미해석의 과정에서 그려 지는 다양한 맥락들은 사실상 한 지방사회의 사회적 실재를 표현하는 것이다. 따 라서 그의 연구 방식은 국지적 지식(local knowledge)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중요 한 의의를 갖는다. 표현문화를 과학적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해석의 대상이라고 인식한다 면, 현지인의 관점과 해석은 당연히 주요한 탐구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문화에 대한 원주민의 지식(indigenous knowledge), 국지적 지식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 을 목표로 하는 에믹(emic)적이고 해석학적 접근방식은 서구의 과학적 잣대에 의 해서는 잘 포착되지 않는 아시아의 고유한 문화를 발견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 용할 수 있는 관점이다. 아시아의 표현문화에 대한 자료수집에서 이 방법을 적극 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접근방식이 문화에 대한 본질주의적, 원형주의적 오류에 빠질 위험 을 갖고 있다는 점도 인식하여야 한다. 원주민의 지식, 또는 국지적 지식을 고유 하고, 잘 변화하지 않으며, 동질적이고, 진정한(authentic) 무엇으로 전제하고 그것 을 추구하는 태도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입장의 연구는 현지인의 현재의 생활 세계보다는 원형적 문화 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연구의 결과는 현지인의 지식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원형적 문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간주되는 현지인의 지식은 무시하거나 간과해버린 것이 될 수 있다. 포스트 모던 이론가의 현대 문화연구는 문화에 대한 본질주의적 접근과는 대척 - 20 -

점에 있는 관점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지구화 시대의 현대 문화는 끊임없이 부유 하며, 혼성적이고 잡종적이며, 지역적 뿌리를 상실한 문화이다. 현대의 세계는 마 치 1940년대에 유럽의 망명 지식인들이 뉴욕에서 느꼈던 것처럼, 과거와 현대, 이 질적인 공간이 한 장소에 공존하고 있는 문화의 꼴라쥬이며 디아스포라적 세계이 다.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에서 수집하고자 하는 아시아의 표현문화는 이 양 극단의 어느 지점에 위치하는 것인가? 이미 사라져 버린, 또는 소멸의 위험에 있는 고귀 한 원형적 문화인가, 아니면 시장의 힘에 이끌리는 천박한 대중문화인가? 아니 면, 전통 또는 지역문화의 현대적 변용이거나, 지구적 문화의 지역적 변용인가? 모든 문화는 끊임없이 변하며, 자신의 문화에 대한 현지인의 인식과 관점도 이에 따라 변화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에믹적 접근방식도 문화의 역동성과 역사성을 끌어안을 필요가 있다. 아시아에서는 다양한 문화적 전통이 오랜 기간에 걸쳐 서 로 교류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왔으며, 근대에 들어와서 서구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아시아적인 것과 서구적인 것, 전통적인 것과 근대적인 것이 서 로 교차하면서 아시아적 근대를 형성해 왔다. 아시아 문화자료의 수집과 해석은 아시아 문화의 이러한 역사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그 방향성이 설정되어야 한다. 다음 장에서는 아시아의 시간성과 공간성을 고찰함으로써 조사 대상을 어떻게 선 정하여야 하는 문제를 다룬다. 이 절에서 논의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문화자료에 대한 해석을 포함한 해석적 아카이브 지향 * 문화간 의사소통을 위한 번역의 과정으로서의 해석 * 표현문화를 과학적 분석의 대상을 넘어서서 해석의 대상으로 인식 * 현지인의 지식, 국지적(local) 지식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 - 21 -

II. 조사대상의 선정 아시아의 문화자료를 모두 아카이브화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I장 에서 아시아 문화아카이브에서 문화가 의미하는 것을 표현문화 로 규정함으로써 어느 정도 그 범위를 한정하였지만, 여전히 그것이 포괄하는 대상은 매우 넓으며, 또한 그 대상이 갖는 성격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이 장에 서는 문화자료의 성격을 시간과 공간의 차원에서 먼저 검토하고, 표현문화의 분류 체계에 대한 개괄적 시도를 함으로써 아카이브에서 자료화하고자 하는 대상을 개 념적으로 보다 구체화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곧 무엇을 아카이브화 할 것인가 하 는 문제, 다시 말해 문화자료를 선정하는 기준을 규정하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1. 아시아의 시간성 모든 문화자료는 그 자체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시대구분은 그러한 역사성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시간의 범주체계이다. 근대의 시계적 시간이 동질적이고 균 질한 시간의 연속성을 전제하는 것에 반해, 시대범주에 의한 역사 인식은 시간의 연속성을 질적인 단절과 도약에 의해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시대구분 을 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서 어떤 자료가 갖는 역사적 성격을 해석하거나, 자료의 수집 과정에서 역사적 인식을 반영하는 조사전략을 세우는 지침을 찾을 수 있다 는 점에서이다. 이 절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기존의 다양한 시대구분 방식이 아시아에 적 용 가능한 것인지, 만약 그것에 문제가 있다면 아시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새 로운 시대구분의 제시가 어떤 식으로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 류 보편과 아시아적 특수성과의 관계, 아시아적 보편성과 개별문화적 특수성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시대범주를 설정하는 방식을 고려하며, 그것이 아시아 문화 아카 - 22 -

이브가 지향하는 표현문화의 수집이라는 현실적 목표와 어떤 식으로 부합할 수 있는가를 검토하는 것이다. 시대구분은 역사와 사회를 인식하는 관점에 따라,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 에 따라, 또한 과거를 바라보는 현재적 관심에 따라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될 수 있다. 즉, 시대구분은 특정한 관점과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구분의 방식은 특정한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 특수한 시대구분을 시도하는 입장과 보다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시대구분을 시도하는 입장 사이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왕국 또는 국가를 유의미한 사회적 단위로 삼는 역사학에서의 전통적인 시대구 분은 왕조 또는 정권의 변화에 따라 시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는 지배 엘리트를 중심으로 한 정치사에 주목했던 과거의 역사 연구에서 흔히 사용되었던 시대구분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유럽의 역사학에서 뿐 아니라 아시아의 전통적인 역 사학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개별 사회의 독특한 역사적 과정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것이지만, 그 안에 내포된 엘리트 중심의 역사 인식, 사회 문화적 변화보다는 정치적 변화를 핵심변수로 잡고 있기 때문에 표현문화의 역사 성에 주목하고자 하는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의 방향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 그리 고 왕국 또는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서 아시아라는 광의의 지역을 거시적으로 인 식하는 것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본 아카이브에서 채택할 시대구분의 방식으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유럽의 근대 역사학에서는 개별 왕국이나 국가가 아닌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역사적 과정에 관심을 보이면서, 여기에 적용될 수 있는 시대구분으로 고대, 중세, 근현대의 3시기 구분법을 만들어내었다. 이 구분법은 유럽의 역사학자들이 아시아 의 역사를 연구하는 경우에도 적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아시아의 현지인 역사학자 들도 자신들의 역사를 연구할 때 이 구분법을 무비판적으로 도입하는 경향이 나 타났다. 현재 한국의 국정 역사교과서는 선사, 고대-중세, 근세, 근대, 현대의 단계 별 접근을 채택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사학계에서는 여전히 고대, 중세, 근 현대의 3시기 구분법을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 23 -

이와 관련하여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고대, 중세, 근현대의 3시기 구분법은 유럽의 역사적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로마 문명의 고대, 기독교 문명의 중세, 르네상스 이후의 근현대는 유럽의 독특한 역사적 경험과 과정에 대 한 유럽인의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유럽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단절과 전환의 계기를 가져왔다고 보는 변화에 기초해서 고대, 중세, 근현대의 3시기 구 분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유럽과는 상이한 역사적 과정을 겪어온 아시아 에 이러한 3시기 구분법을 적용하여 시대를 구분하는 것은 무리이며, 아시아의 역 사적 현실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앙코르 제국이 동남아의 중세에 해당 하고, 고려시대가 한국사의 중세에 해당한다고 규정할 수 있는 근거가 빈약하다. 이들 국가에서 고대와 근현대와 구별되는 중세적 특징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제시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단지 아주 먼 과거, 다소 먼 과거, 가까운 과거와 현재라 는 의미에서의 고대, 중세, 근현대는 시대구분의 범주로 분석적 가치를 갖지 못한 다. 유럽의 고대, 중세, 근현대에 해당하는 세기를 아시아의 역사를 구분하는데 그 대로 적용하는 것은 매우 자의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아시아 각국에서의 역사적 과정은 삼분법으로 나누기에는 보다 복잡한 역사적 단절의 시기를 포함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보다 더 지속적인 성격을 가질 수도 있다. 만약, 아시아에서 서구 의 식민지배가 침투하는 시기 이후를 근현대라고 상정한다고 할지라도, 그 이전의 시기를 고대와 중세라고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문제가 남는다. 즉, 3시기 구분법은 유럽의 역사와는 상이한 역사적 리듬과 굴곡을 갖는 아시아의 시대구분 으로 채택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유럽의 계몽주의에 뿌리를 둔 사회과학자들은 인류의 보편적인 발전단계에 대 한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발전단계론도 일종의 시대구분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8-19세기 사회진화론자들은 선사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모든 문화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발전단계의 모델로 야만, 미개, 문명의 3분법을 제시하였다. 마르크스는 생산관계라는 사회의 물질적 토대의 변화 에 기초한 원시공산제, 노예제, 봉건제, 자본제라는 발전단계 모델을 통해 유물론 적 역사인식에 의한 시대구분의 방식을 제시하였다. 사회학자들은 사회구성의 원 리에 주목하여 전통사회와 근대사회를 2분법적으로 구분하였는데, 공동체사회 (Gemeinschaft)와 이익사회(Gesellschaft), 신분사회와 계약사회, 기계적 연대와 유 기적 연대와 같은 이론적 모델들이 이에 해당한다. - 24 -

이러한 발전단계 모델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점은 이들 모델들이 암묵적 으로 서구의 발전론적 역사관을 반영하고 있으며, 역사 발전의 방향과 성격을 규 정하는 방식에 있어서 유럽중심주의적인 세계관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현대 유럽 을 인류 문명발전의 정점으로 인식하고, 이와 다른 모습의 비서구사회는 유럽이 이미 지나쳐 온 과거의 시대에 해당하는 것으로 위치 지워지고, 궁극적으로는 동 일한 방향으로 진화의 과정을 겪어야 할 대상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이들 모델이 인류 사회에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 안에 내재된 유럽중심주의적인 요소를 고려할 때 아시아의 시대구분으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 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주로 서구에서 제시되어 온 시대구분 방식을 대략적으로 검토하였는 데, 그 어떤 방식도 아시아의 시대구분으로 채택하기에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서구적 관점을 벗어난 아시아의 입장에서 아 시아의 역사에 부합하는 시대구분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명쾌 한 답을 찾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아 전체를 인식의 대상으로 삼고 그 역사적 궤적을 탐구하는 연구가 축적되어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가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면서, 여기서는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에서 취할 수 있는 시대구분의 방식으로 전근대(또는 전통)와 근대를 잠정적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앞서 사회학적 시대구분 방식으로 제시하였던 전통과 근대의 도식을 원용한 것인데, 표현에 있어서는 동일하지만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에 있어서는 차별화한 다는 전제 하에 사용하고자 한다. 서구에서의 전통과 근대의 이분법에서 근대는 전통을 부정하는 것으로 서로 대립적이고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며, 전통으로부터 근대로의 변화를 발전사관적으로 이해하는 태도가 강하게 스며있다. 뒤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여기서는 전통과 근대의 관계를 이항대립적이 거나 발전론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을 지양한다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근대(modern)라는 용어는 지금 현재 를 의미하는 라틴어 modo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그것의 문자적 의미에 의하면 모던은 어떤 특정한 시기를 지칭하는 것이 - 25 -

아니라 끊임없이 과거가 되어버리는 현재의 시간을 의미하는 보통명사이다. 하지 만, 서구에서 근대는 어떤 특정한 시기를 의미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것 은 서구의 역사에서 발생하였던 거대한 새로운 변화를 포착하기 위한 용어로 사 용되기 시작하였는데, 그러한 변화의 계기로 흔히 지적되는 것은 통합된 시장경제 의 형성, 산업화와 기술혁명, 국민국가의 성립, 과학과 합리적 사고의 발달이다. 이들 요소들의 성립은 시기를 달리 하지만 근대를 형성하는 한 묶음으로 취급하 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이와 같이 개념화된 근대는 전통과의 단절 또는 극복 을 통해서 성취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아시아에서 근대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그 의미가 이중적이다. 하나는 서구에 서 근대를 의미하는 사회와 관념체계의 질적인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아시아와 공간적으로 구분되는 서구적인 것의 도입이다. 서구에서 근대의 의미가 시간적인 것이라면, 아시아에서 근대의 의미는 시간적이면서 동시에 공간적인 것이다. 근대 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해서 아시아의 역사를 전근대(전통)와 근대로 구분하는 것 은 아시아의 역사를 서구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충분히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채택하는 이유는 서구 식민지배와 서구 문물의 도입이 아시아 전체에 미친 충격과 영향이 지대하고, 현대 아시아를 이해 하는데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진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적 관점에서 아시아의 공통된 역사적 경험을 표상하는데 근대라는 표현을 대신할 대 안적 용어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락에 따라 근대가 현재의 시점까지 를 의미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근현대란 표현을 사용하고자 한다. 근대와 현대를 다시 나눌 경우에는 현대의 시점을 어떻게 잡아야하는가 하 는 문제가 제기되며, 이에 대해서는 아시아 지역에 일반적으로 적용시킬 기준을 제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여기서 근현대란 표현은 위에서 제시한 근대의 의미에 연장선상에 있으며, 단지 그 시기가 현재까지 포함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전통과 근대, 또는 전근대와 근(현)대라는 서구의 이분법적 모델이 일반적으로 함축하고 있는 의미와는 다른 방식으로 여기에서 사용하고자 하는데, 그것을 밝히 기 위해 전근대의 의미, 근대의 의미, 그리고 전근대와 근대의 관계에 대해 새롭 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먼저 서구적 모델에서 아시아의 전근대는 불변의 전통에 - 26 -

의해 지배되는 정체된 시기를 의미한다. 이에 반해 여기서는 아시아의 전근대는 매우 다양한 전통들이 서로 교류하고 접합함으로써 끊임없이 새로운 전통들을 만 들어내는 역동적인 시기로 인식하고자 한다. 서구 세력이 아시아 지역으로 들어오 기 이전에 아시아의 내부는 서로 고립된 지역으로 분할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초 원과 사막과 해양의 통로를 통해서 문물, 기술, 종교, 예술을 활발하게 교류하였 다. 군사적 정복, 교역, 종교적 순례는 이러한 교류를 촉진하는 동인으로 작용하였 다. 즉, 아시아의 전근대를 복수의 전통이 혼재하며 상호작용하는 문화적 혼성성 과 역동성을 지닌 시기로 인식하고자 한다. 이렇게 파악할 때, 전근대라는 표현은 근대 이전의 아시아 역사의 복합성과 변화상을 담아내기에는 매우 불충분한 개념 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는 단지 단순한 틀로서 전근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며, 아시아의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보다 세밀한 시대구분이 만 들어져야 할 것이다. 아시아에서 근대를 서구 식민지배와 서구문물의 도입과 관련하여 규정한다고 할 때, 근대의 역사적 기점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멀리는 16세기 이후로, 가깝게는 19세기 이후로 설정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전자는 서구의 무역거점이 인 도의 고아(Goa)와 동남아의 말라카(Malacca)에 성립하는 것을 계기로 서구 상인들 이 아시아 교역에 참여하게 되는 것을 근대의 기점으로 잡는 것이다. 아시아의 근 대의 기점을 이 시기까지 올려 잡는 것은 서구의 영향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다 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유럽 상인이 아시아 지역에 처음 출현한 이후 몇 세기 동 안 이들은 유럽에서 수요가 있는 아시아의 특산물에 대한 독점적 교역에 주로 관 심을 가졌으며, 아시아 내부의 교역에 대한 이들 유럽 상인의 영향력은 제한적이 었다. 또한 이들이 관할하는 영토는 주로 교역의 거점이 되는 일부 무역항에 국한 되었으며, 그 곳을 벗어난 지역에 대해서는 정치적 영향력을 크게 행사할 수 없었 다. 아시아 전체로 보아서 유럽 상인의 출현은 앞으로 다가올 큰 변화의 단초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 사실 자체만으로 아시아의 역사를 구획 지을만한 사건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보다 본질적인 변화는 18세기 후반부터 시작해서 20세기 초까 지 진행되는 유럽에 의한 아시아 식민지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시기에 아 시아의 대부분 지역은 서구 열강에 의한 식민지 분할 경쟁의 대상이 되었다. 그 이전 시기에 유럽의 영향이 주로 교역에 머물렀던 것에 반해, 이 시기 이후는 영 토적 지배를 수반하는 것이었으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측면에서 총체 - 27 -

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아시아의 근대의 기점을 대체로 19세기 이후로 잡는 것이 보다 역사적 현실에 부합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 지역에 따라 근대의 시점은 물론 차이가 있으며, 빠르게는 18세기 말, 늦게는 20세기 초로 잡을 수 있다. 아시아의 근대의 역사적 기점을 설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아시아의 근대성을 어떻게 파악하느냐 하는 것이다. 앞서 서구의 전통과 근대의 이분법적 모델에서 양자간의 관계는 이항대립적이고 발전론적으로 이해되고 있음을 지적하 였다. 여기서는 이러한 이해방식을 넘어서서 아시아의 근대성을 새롭게 인식할 필 요가 있음을 제안하고자 한다. 아시아의 전근대를 복수적 전통이 혼재하며 역동적 으로 변화하는 시기로 인식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의 근현대도 전통적인 것과 근대적인 것이 혼재하며 상호 작용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내는 시기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인식할 때, 아시아의 전근대와 근대 사이의 관계는 단순히 단절의 역사나 극복의 역사가 아니라, 갈등과 대립, 상호침투와 수 용, 재창조와 변형을 수반하는 공존의 역사로 파악할 수 있다. 아시아의 근현대에 있어서 전통과 근대간의 혼성화는 곧 아시아적인 것과 서구적인 것과의 혼성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시아의 전통문화가 현대적 매체와 스타일을 사용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조되고, 서구에서 수입된 문화가 토착적 형식과 내용을 포함 하게 되는 현상은 전통과 근대의 혼성화이면서 동시에 아시아적인 것과 서구적인 것의 혼성화이다. 아시아의 근현대에 있어서 이러한 문화적 혼성화의 양상은 근대화가 서구문화 의 일방적 모방이나 이식의 과정이 아니라 서구의 충격에 대한 아시아의 주체적 대응을 수반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아시아의 주체적 대응은 아시아 내부의 각 사회가 지니고 있는 문화적 전통과 역량, 역사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취하 게 된다. 그러한 역사적 과정으로서 아시아의 근현대는 근대화 이론에서 상정하는 단일하고 보편적인 근대성을 넘어서서 복수적 근대성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다. 복수적 근대성은 전근대와 근대, 아시아적인 것과 서구적인 것 간의 경직된 경계를 허무는 아시아의 새로운 공간성과 시간성을 암시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아시아의 시간성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파악하여 일반적인 - 28 -

시대구분을 제시한 것이며, 아시아의 각 지역에서 인식하는 시대구분과 시간성은 여기서 제시한 것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세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전근대의 시기는 보다 분화될 필요가 있으며, 근현대의 시기도 마찬가지이다. 아시아의 각 지역에서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시대구분과 시간성은 이들 지역에 대한 경험적 연구가 축적되는 것에 의해 보완될 필요가 있다. 아시아의 시간성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잠정적으로 전근대(또는 전통) 와 근대(또는 근현대) 의 시대구분을 채택하되 양 자를 이항대립적이거나 발전론적으로 인식하지 않음. * 아시아의 전근대: 아시아의 다양한 전통문화가 서로 교류하고 접합하면서 역동 적으로 변화했던 시기 * 아시아의 근현대: 19세기 이후 아시아에 대한 서구 지배가 전면적으로 강화되는 상황에서 아시아인들이 서구 문화를 모방하면서도 전통문화를 새롭게 변용하고, 서구 문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토착화했던 주체적 대응의 시기 * 아시아 근현대에 있어서 문화적 혼성화의 양상(전통과 근대의 공존, 복수적 근 대화) 2. 아시아의 공간성 아시아가 가리키는 지리적 공간 범위는 매우 방대하며, 그 안에 매우 다양한 생 태적, 인종적, 문화적, 정치경제적 차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시아를 하나의 단일한 덩어리로 간주하고 접근하는 일은 자료 수집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과정에 서 뿐만 아니라, 수집된 자료를 보관,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 움을 초래한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를 유의미한 공간 단위로 분할하여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절에서는 아시아를 공간적으로 분할하는 여러 가지 방식을 검 토하고, 앞으로 아시아 문화자료 수집과정에서 채택할 공간분류 방안을 제안한다. 이에 앞서 먼저 지적해두고 싶은 점은 공간을 분할하는 방식은 조사의 목적에 따 - 29 -

라 다양한 형태를 띨 수 있으며, 모든 목적에 부합하는 유일한 공간분류 체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기서 제시하는 공간분류 체계도 특정한 목적 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된 것이라고 이해하야여 한다. (1) 국가에 의한 공간분류 현대에 들어서서 국가의 영토적 경계는 지리적 공간을 분할하는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아시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오늘날의 세계지도는 지구적 공간을 국가 경계에 의해 분할하는 가장 전형적인 방식을 시 각적인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상상된 정치공동체 로서의 근대국가는 그 이전 의 정치체제와는 달리 명확한 영토 개념에 기초한 정치지리적 공간을 의미한다. 근대국가들은 각각의 영토 내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의 측면에서 통합을 강 력하게 추진하는 반면, 자신의 영토 외부와는 차이와 단절을 명확하게 규정한다 (국가간의 교류는 이러한 내부적 통합과 외부와의 차이와 단절을 전제로 해서 이 루어진다). 따라서 근대국가는 오늘날 다른 어떤 기준보다도 공간적 분할을 강력 하게 작동시키는 제도적, 관념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국가에 의한 공간분할이 강력한 기제로 작동하지만, 아시아 문화 자료 조사와 수집을 위한 공간분류 체계로서 그것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에는 여 러 가지 근본적인 제약점이 존재한다. 먼저 아시아에서 근대국가 성립의 역사적 과정과 관련해서 생각할 때, 현대 아시아 국가들의 영토적 경계는 상당 부분 서구 식민지배의 산물이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탈식민화 과정에서 영토적 측면에서만 큼은 식민지 유산을 물려받았다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서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근대국가의 영토가 과거 왕국의 영토와 대체로 일치하는 경우가 있지 만, 이들 사례는 아시아 전체로 보았을 때는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서구 식민지배의 결과 과거에 하나의 단일한 정치공동체 에 소속되지 않았던 많은 종족(ethnic) 집단이 특정 식민권력의 지배 하에 포섭되 거나, 단일한 종족집단이 서로 다른 식민권력의 지배 영역 속으로 분리되는 현상 이 발생하였으며, 그것이 근대국가의 성립과정에서 그대로 계승되었다. 즉, 근대국 가의 영토적 경계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서 새롭게 그어진 공간분할이며, 종족 집단의 경계나 문화적 경계와는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 30 -

둘째, 국가에 의한 공간분할은 아시아 전체를 문화적 공간으로 인식하는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근대국가의 정치 이데올로기로서 민족주의 관념이 공간분할의 의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민족주의적 국가관은 국가를 정치공동체일 뿐 아니라, 민족공동체 또는 문화공동체라고 인식함으로써, 한 국가 내에 동질적이고 통합된 국가문화가 존재하며, 그것이 타국의 문화와 근 본적으로 다른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상정한다. 즉, 국가문화를 일종의 문화적 소우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 방법은 두 가지 측면에서 비판받을 수 있는데, 하나는 국가 내에 다양하고 이질적인 문화가 존재한다는 점 을 간과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서 존재하는 문화적 공 유의 측면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시아를 문화적 공간으로 인식하기 위 해서는 국가적 공간분할을 넘어서는 새로운 공간분류 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 국가중심적 공간분할에 대한 대안적 인식방법으로 지역연구(area studies)에서의 지역에 대한 개념, 인류학적인 문화지역(culture area)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2) 지역연구에서의 세계지역 개념에 의한 분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발전한 지역연구는 세 계를 몇 개의 주요한 지정학적 공간으로 분할하는 세계지역(world region) 이란 개념을 발전시켰다. 세계지역의 분류방식은 지역연구를 관장하는 기관에 따라 차 이가 있고, 시기에 따라 변화하였지만, 예를 들어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아프리카, 서유럽, 동유럽, 라틴아메리카 등의 용어가 세계지역의 범주 에 해당한다. 이러한 세계지역의 분류는 미국의 국제정치적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편의에 의해 만들어진 자의적인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치경제적으로 미국과 이해관계가 큰 지역은 보다 세밀하게 구분되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미분화된 방 식으로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의 경우만 본다면 미국의 지역연구에 서 채택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의 분류체계는 그 이전에 유 럽의 아시아 연구가 아시아 또는 오리엔트라는 큰 덩어리로 접근하거나, 아니면 - 31 -

유럽의 각국이 자신의 식민지 영역을 단위로 연구하던 경향과 비교해서 보다 진 일보한 것이다. 미국의 지역연구가들은 아시아 내에 존재하는 중요한 지역적 차이 를 인식하였으며, 그러한 차이를 보다 객관적인 용어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예 를 들어 과거에 흔히 사용되던 근동, 중동, 극동과 같은 표현은 유럽중심적인 공 간 인식을 반영한 것인데 반해서, 미국의 지역연구에서는 이들 지역을 서아시아, 동아시아와 같은 용어로 표현함으로써 보다 중립적인 공간 인식을 반영시켰다. 현 재 동남아시아의 경우에 유럽의 오리엔탈리스트들은 이 지역을 인도 너머 (Further India)' 또는 인도차이나로 명명함으로써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도 또는 중국의 부속물처럼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던 것에 반해, 미국의 지역연구에서 채택한 동남아시아라는 명칭은 이 지역의 독자적인 성격을 인정한 것이다. 세계지역의 개념이 기본적으로는 지정학적 공간 인식에 기초한 것이지만, 각각 의 세계지역 공간에 포함된 국가와 사회들이 어느 정도 유사한 문화적 공통성과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지역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동아 시아는 유교문화, 남아시아는 힌두문화, 서아시아는 이슬람문화의 영향이 두드러 지게 나타나는 지역이며, 동남아는 힌두와 불교문화, 이슬람 문화가 혼재하면서 동남아의 고유한 전통적 생활양식이 기층문화에 존재함으로써 남아시아나 동아시 아와는 구별되는 문화적 특성을 가진 지역이다. 중앙아시아 역시 이슬람과 불교 등이 혼재하지만, 실크로드와 관련된 역사적 전통을 공유하는 지역이다. 아시아에 서 문화의 통합적 기제로서 종교가 갖는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아시아에 대 한 세계지역의 분류 방식이 대체로 종교적 차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의 공간분류 체제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이 방식이 갖는 현실적 이점은 이러한 아시아 지역 분류 방식이 이미 상당히 자리 잡았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 분류 방식을 쓸 때 예상되는 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교문 화권, 힌두문화권, 불교문화권, 이슬람문화권과 같이 종교만을 기준으로 해서 공간 을 분류할 경우에는 그 지리적 경계를 명확하게 긋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공간 적으로 멀리 떨어진 지역을 같은 문화권 내에 포함시켜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이슬람문화권이라고 할 때 아랍 지역 뿐 아니라 인도의 북부, 중앙아시 아의 일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중국의 일부를 포함시켜야 하는데, 그 개념 은 문화의 교류 역사를 밝히는 데에는 유효하지만 아시아에 대한 공간 분류의 지 침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 - 32 -

세계지역의 범주를 사용할 때 아시아를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 시아, 중앙아시아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동아시아란 명칭은 동북아만을 지칭하기 도 하고, 최근에는 동북아와 동남아를 합친 지역을 가리키기도 하기 때문에, 동아 시아란 명칭 대신 동북아시아라는 명칭을 사용하고자 한다. 각 지역범주에 속하는 국가 또는 지역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지역범주 국 가 동북아시아 한국, 중국, 일본, 대만, 극동러시아 동남아시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동티모르 남아시아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부탄 서아시아 이란, 아프가니스탄, 터키,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오만,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몽골, 티베트, 신장자치구 < 표 1-1 > 지역범주표 이 분류는 아시아의 공간을 분할하기 위한 발견적 모델로서 의미가 있으며, 각 각의 지역범주가 명확하게 독자적인 지역 실체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지역과 지 역사이의 경계는 애매모호하며, 상당히 자의적인 분할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예 를 들어 아프가니스탄이 서아시아에 포함되어야 할지, 남아시아에 포함되어야 할 지, 아니면 중앙아시아에 포함되어야 할지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아시아의 서쪽 경계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잡은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북아프 리카 지역은 언어, 종교적으로는 서아시아에 가깝기 때문에 문화적인 측면에서 북 - 33 -

아프리카와 서아시아를 하나의 지역범주에 묶는 것도 가능하다. 앞에서 이들 지역이 지배적인 종교의 차이에 의해 구별될 수 있는 문화지역으 로서의 성격을 가졌다고 하였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하나의 지역 내에 문화적 다양성과 이질성이 상당한 정도로 존재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남아 시아에는 이슬람, 힌두교, 불교가 혼재하며, 언어와 종족적으로 매우 복잡한 구성 을 갖는 지역이다. 서아시아에서는 이슬람이 지배적인 종교이지만, 이 곳은 기독 교와 유태교의 발생지이기도 하며, 아랍계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과 비아랍계 언어 를 사용하는 지역 사이에는 뚜렷한 구분이 존재한다. 동북아시아에서는 유교와 한 자 사용이 공통의 문화적 유산이지만, 한국, 중국, 일본 3국 사이에 일상적인 문화 의 측면에서는 상당한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지역경계의 애매모호성, 개별 지역 내에 존재하는 문화적 다양성과 이질성을 고 려할 때, 위에서 제시한 아시아 지역범주에 지나치게 독자적인 문화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은 피할 필요가 있다. 지역은 국가와 같이 닫힌 공간이 아니라 외부로 연결되며 열려 있는 공간이다. 세계지역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국가 경계를 넘어서서 문화적 동질성과 차 이를 인식하는데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는다. 예를 들어 불교 문화를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와 같은 개별국가의 수준에서 조사하는 경 우에 비해 동남아라는 전체적인 조망 속에서 탐구할 때 테라바다(Theravada) 불 교로서 동남아의 불교문화가 갖는 독특한 지역적 성격과 역사적 관계를 보다 폭 넓게 파악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문화의 연구에 있어서도 개별적인 국가의 수준을 넘어서서 접근할 때 아랍의 이슬람과는 다른 동남아적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를 기존의 일국사적인 접근 방법을 넘어서서 동아시아적 전망에서 바라볼 때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하였던 역 사적 공통점과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역사학자들의 제안도 이러한 세계지역적 접근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아시아를 몇 개의 중요한 지역공간으로 분할하여 접근하는 것은 아시아라는 방 대한 공간에 대한 조사를 수행할 때 전략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 34 -

다. 이러한 조사상의 현실적 편의성 외에도 지역으로 접근할 때 개별 국가 수준에 서의 연구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지역 공간의 성 격이 닫힌 공간이 아니고, 외부에 연결되고 열려 있는 공간이란 점을 인식할 때, 개별 지역에 대한 연구는 아시아 전체를 조망하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3) 문화지역에 의한 공간분류 문화와 지리적 공간을 연계시키기 위해 인류학에서 발전된 문화지역(culture area)이란 개념을 아시아의 공간성을 이해하는데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인류학에서 문화지역의 개념은 어떤 특정한 문화적 특질을 공유 하는 집단을 공간적으로 분할하는 것이다. 문화적 단위는 내부적으로는 문화적 유 사성 내지 동질성을 보이며, 외부와는 변별적인 차이를 보이는 수준에 의해서 결 정된다. 사회진화론에서는 문화적 유사성과 차이를 보편적인 문명발전 단계에 의 해서 설명하려고 하였던 것에 반해서, 문화지역이란 개념을 사용하는 인류학자들 은 그러한 유사성과 차이를 특정한 문화요소 내지 그러한 요소들의 집합체인 문 화복합이 공간적으로 전파되는 과정에 의해서 설명하였다. 즉, 문화의 공간적 분 포는 역사적 관계의 산물로 인식되었다. 이런 점에서 인류학의 문화지역 개념은 19세기 유럽 전파주의자들의 문화권(Kulturkreis) 개념의 후계자라고 할 수 있다. 양자간의 차이를 든다면, 유럽의 전파주의자들은 전세계적인 차원에 적용될 수 있 는 문화권을 설정하려고 시도한 것에 반해, 20세기 초 미국 인류학자들은 보다 제 한된 공간에서의 문화전파 과정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미시적인 문화지역 을 설정하려고 하였다. 문화지역을 설정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은 과연 어느 정도 문화적인 속성을 공 유해야 하나의 독자적인 지역단위로 인정될 수 있으며, 어떠한 문화요소가 문화지 역의 경계를 설정하는데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지는가를 선택하는데 있다. 인류학 자들은 문화지역을 나누는 기준으로 종족(예: 쿠르드족), 종교(예: 이슬람 세계), 언 어(예: 반투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인종(예: 멜라네시아) 등 다양한 개념을 동원 하여 왔는데, 어느 기준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문화지역의 성격과 범위는 크게 달 라진다. 이들 상이한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단일한 문화지역은 현실적으로 거의 - 35 -

존재하지 않는다. HRAF(Human Relations Area Files)는 인류학의 문화지역 개념에 기초해서 세 계의 문화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시도를 하였다. 먼저 세계를 아프리카, 지중해 를 둘러싼 지역(유럽, 북아프리카, 근동 포함), 동아시아, 도서 태평양, 북미, 중남 미로 크게 분류하고, 각 지역을 중범주의 집단과 하위범주의 집단으로 세분화하였 다. 대범주가 지리적 공간인 것에 반해, 중범주와 하위범주는 문화적 요소를 기준 으로 한 집단으로 되어 있다. 중범주를 구성하는 집단은 언어군(linguistic family) 또는 하위 언어군이며, 각각의 중범주는 종족집단(ethnic group)을 단위로 하는 하 위범주에 의해 세분화된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는 25개의 언어군 또는 하위 언어 군으로 구성된 중범주로 나누어지고, 종족집단으로서의 한국인은 만주족과 더불어 퉁구스 언어군이라는 중범주의 하위범주로 설정되어 있다. 종족집단을 구분하는 기준 역시 언어가 핵심이 된다고 할 때, HRAF의 분류체계는 언어적 유사성과 차 이의 수준에 따라 세계 문화를 나눈 것이다. 이러한 HRAF의 세계문화 분류체계와 관련해서 언어적 차이가 문화지역 구분의 결정적이고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또한 HRAF에서 종족으로 인정하고 있는 집단들이 실제로 타집단과 구분되는 독자적인 종족 정체성을 가진 집단인지 아니면 외부인에 의해 발명된 집단인지에 대해서 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러한 이론적 의문을 논외로 하더라도, 아시아 지역을 종족집단으로 세분해서 이들 각 집단의 문화를 수집한다고 할 때 현실적으로 극 복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인도네시아에서 현재 알려진 종족집단이 100여개에 이르는데,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면 그 숫자는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다. 따라서, 아시아를 종족집단별로 체계적으로 세분해서 자료를 수집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인류학의 문화지역 개념은 아시아의 공간분류를 위한 주도적 틀로 삼기는 어렵 지만, 세계지역 개념에 대한 보완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라는 분류체계는 아시아 의 공간을 큰 획으로 구분짓는데는 유효하지만, 보다 미세한 수준에서의 문화요소 들의 공간적 분포를 보여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인류학의 문화지역 개념은 그 - 36 -

러한 공백을 매우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자 인형극의 공간적 분포, 이깟(ikat) 직물의 공간적 분포는 특정한 문화요소들이 동남아 지역 내에서, 나아 가서는 인도와 중국과 어떤 역사적 연계를 갖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특정 문화요소들의 집합체로서 문화복합은 세계지역 개념으로는 쉽게 포착하기 힘든 문화의 공간적 분포의 양상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자바와 발리에 서 인도의 서사시(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와 힌두교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야기와 인물과 상징들이 음악(가믈란), 그림자극(와양), 바틱 직물, 무용, 벽화, 사원의 부 조에 공통적으로 동원되는 문화복합 현상에 주목함으로써 국지적 문화의 독특성 을 밝힐 수 있다. 아시아의 공간분류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국가중심적 공간분할에 대한 대안적 공간 인식의 필요성 * 아시아를 크게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의 5개 의 권역으로 분류 * 미세한 수준에서의 문화요소들의 공간적 분포를 밝히기 위해서 문화지역 이란 개념을 보완적으로 활용. 3. 표현문화의 분류체계 총론에서 아시아문화아카이브에서 수집할 문화자료의 성격을 표현문화라고 규 정하였다. 표현문화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공유된 방식에 의해 관념과 정서를 표현하는 행위와 그 산물을 가리킨다. 이 절에서는 이렇게 정의된 표현문화를 아 시아 문화자료 수집이라는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가에 대해 검토할 것이다. 분류체계는 실제 자료 수집의 방향과 성격을 결정하는데 지 침이 될 뿐 아니라, 표현문화가 의미하는 바를 보다 구체적으로 인식하기 위한 개 념적 틀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를 도구적 측면에서 규정하느냐 또는 표현적 측면에서 규정하느냐에 따라 - 37 -

문화에 대한 분류체계의 방식은 크게 달라진다. HRAF의 문화분류체계에서 경제, 기술 및 물질문화, 혼인과 가족, 사회관계, 생애주기, 정치조직, 법, 종교, 의료, 교 육, 예술, 여가, 언어 등이 핵심적인 문화영역으로 설정된 것은 문화의 도구적 측 면을 중심으로 분류를 시도한 결과이다. 문화자료의 성격을 표현문화로 규정할 때 는 그것의 특성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분류의 방식이 요청된다. 표현문화의 분류체계를 구성함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점은 그것이 통문 화적( 通 文 化 的 )인 유효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 표현문화의 특수성에 기초한 분류체계를 선험적으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작업일 뿐 아니라 왜곡의 위 험을 갖기 때문에 그보다는 통문화적 유효성을 갖는 분류체계를 구성함으로써 그 안에서 아시아적 독특함이 포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보다 현실적 인 방안이다. 표현문화를 회화, 건축, 조각, 사진, 음악, 무용, 영화, 연극, 문학 등 의 하위 범주로 나누는 분류체계는 서구에서 예술이 특화된 영역으로 독립하고 전문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세분화되었던 상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표현문화 의 통문화적 분류체계로는 부적합하다. 표현문화를 서구적 예술개념의 좁은 의미 를 넘어서서 보다 광의의 의미로 규정할 때, 표현문화가 갖는 기본 성격으로부터 출발해서 통문화적 분류체계를 구성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표현문화는 표현하는 것(표현의 매체와 행위)과 표현된 것(관념과 정서)의 결합 인데, 분류체계를 구성함에 있어서 표현된 것보다는 표현하는 것에 기초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유효한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로 몇 가지 점을 들 수 있 다. 첫째, 관념과 정서는 구체적인 대상이나 행위를 통해 표현되며, 우리는 표현물 과 행위에 대한 체험과 해석을 통해 그 속에 표현된 관념과 정서를 파악할 수 있 다. 즉, 표현하는 것과 표현된 것의 결합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표현하는 것이 인식의 출발점이 된다. 둘째, 표현된 관념과 정서에 기초한 분류는 표현문화의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하 는 표현이라는 실천적 측면을 잘 드러내지 못한다. 도서관의 십진분류법에서 이러 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십진분류법에서 대범주를 구성하는 철학, 종교, 사회 - 38 -

과학, 순수과학, 기술과학, 예술, 언어, 문학, 역사는 크게 학문의 성격에 따른 분 류방식이며, 지식을 범주화하는 하나의 독특한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류방식 을 통해서는 표현하는 것과 표현된 것의 결합으로서의 표현문화의 특성을 파악하 기 어렵다. 셋째, 표현하는 것을 기초로 하는 분류체계는 기존의 예술 분류체계가 표현매체 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과의 연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넷째, 표현하는 것에 기초해서 표현문화를 접근함으로써 관념과 정서에 대한 보 다 폭넓고 새로운 이해의 가능성을 열 수 있다. 기존의 도서관적 접근에서는 관념 (지식)이 글의 형태로 표현된 것에 집중함으로써 다양한 표현의 방식을 간과하는 한계가 있었으며, 예술학적 접근에서는 표현의 의미를 미학적 측면에서 주로 포착 하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서는 관념과 정서가 다양한 표현의 형태, 즉 사물과 이 미지, 소리, 맛과 냄새, 말과 글, 몸짓 등을 통해 표출되는 양상에 주목함으로써 표현하는 것과 표현되는 것과의 관계를 보다 풍부하게 포착할 수 있다. 이는 인간 의 이성과 문자매체를 중심으로 지식체계를 구성하는 기존의 입장과는 달리 인간 의 오감과 비문자적 매체에 동등한 중요성을 부여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뜻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표현문화의 분류체계로 크게 시각문화, 청각문화, 미각 및 후각문화, 언어문화, 몸의 문화, 공간문화, 복합문화의 7가지 대범주를 제안한 다. 이 분류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은 표현물과 표현행위를 인지하는 인간 의 감각 능력이다. 이러한 분류체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 만, 불교의 인식론과 상당한 정도 중첩되는 부분이 있다. 불교의 12처( 處 )에서 처 ( 處 )는 ayatnya를 번역한 것인데, ayat은 들어오는 의 뜻이고, nya는 것 과 곳 이 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ayatnya는 들어오는 곳( 處 ) 또는 들어 오는 것( 入 ) 이라는 뜻이다. 12처란 6근( 根 ), 즉 6개의 감각기관인 눈( 眼 根 ), 귀( 耳 根 ), 코( 鼻 根 ), 혀( 舌 根 ), 몸( 身 根 ), 마음( 意 根 )과, 이에 상응하는 대상인 6경( 境 ), 즉 색깔과 형태( 色 境 ), 소리( 聲 境 ), 냄새( 香 境 ), 맛( 味 境 ), 닿을 수 있는 것( 觸 境 ), 생각 ( 法 境 )을 합친 것이다. 마음( 意 根 )을 감각기관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감각과 사유 를 분명하게 구별하는 서구의 근대적 인식론과 차이를 보이지만, 그 밖의 분류방 식에서는 보편성을 인정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된다. - 39 -

위에서 제시한 7가지 대범주 중 시각문화, 청각문화, 미각 및 후각문화는 불교 의 12처의 내용 일부와 정확히 일치한다. 언어문화라는 범주는 언어가 단순히 소 리나 형태(문자)가 아니고, 의미의 기호라는 독특한 매체적 특성을 고려해서 청각 문화와 시각문화로부터 구별하여 독자적인 범주로 설정하였는데, 불교에서의 마음 ( 意 根 )과 생각( 法 境 )과 동일한 것은 아닐지라도 상당한 유사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몸의 문화라는 범주는 몸(몸짓과 몸의 치장)을 통한 표현행위라는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독자적인 범주로 설정하였다. 불교에서 감각기관으로서의 몸 ( 身 根 )과 촉경( 觸 境 )이 의미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몸짓과 몸의 치장이 눈을 통해 시각적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각문화의 일부가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간문화는 공간을 통한 표현행위라는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독자적인 범주로 설정하였다. 공간을 형성하는 인공물(건축, 도로, 마을과 도시 등) 역시 눈을 통해 시각적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각문화의 일부가 된 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어문화, 몸의 문화, 공간문화라는 범주는 인간의 감각 능력에 따른 표현문화의 분류 원칙과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인간의 표현 행위와 관련해서 이들 영역이 갖는 독특성과 중요성을 고려해서 독자적인 범주로 설정되었다. 시각, 청각, 언어, 몸짓 등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동원되며, 그 중 어느 것이 주도적인 성격을 갖는 것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표현문화를 지칭하 기 위해서 복합문화라는 범주를 설정하였다. 위의 분류체계는 표현하는 것(표현의 매체와 행위)을 중심으로 만든 것이지만, 표현문화는 표현하는 것과 표현되는 것(관념과 정서)의 결합이라는 정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각문화는 색과 형태라는 재료와 소재를 어떤 일정한 규칙이나 질서에 따라 조합하고 구성함으로써 관념과 정서를 표현하는 총체를 의 미한다. 시각자료에 의해 표현되는 관념과 정서는 매우 다양할 것이지만, 색과 형 태에 대한 관념 자체(예를 들어 원근법)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는 다른 영역에서 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데, 청각문화에서는 음에 대한 관념, 미각과 후각문화에서 는 맛과 냄새에 대한 관념, 언어문화에서는 언어에 대한 관념, 몸의 문화에서는 몸에 대한 관념, 공간문화에서는 공간에 대한 관념이 포함된다. 7개의 대범주에 어떤 표현물과 표현행위가 포함되는 가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 - 40 -

히기 위해 중간 범주를 포함한 분류체계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각 범주에 해당 하는 세부항목은 아시아의 표현문화에 대한 경험적 연구를 통해 그 독특성을 반 영하는 유의미한 방식으로 새롭게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대범주 중간범주 세부항목 시각문화 청각문화 미각 및 후각문화 언어문화 몸의 문화 공간문화 2차원적 공간 (평면) 3차원적 공간 (입체) 공간과 시간의 결합 음악 소리 맛 냄새 입말 글말 비구어적 언어 몸짓 몸의 치장 자연공간 인공물 공간 서체, 회화, 디자인, 판화, 사진 등 오브제(공예, 조각), 건축, 기념물 등 미디어아트 등 선율, 리듬, 구조, 짜임새가 있는 소리 소리 음식, 음료 향 구술 언어 문자 신체언어, 신호 등 춤, 수행, 무예 등 옷, 장신구, 화장, 문신, 탈 등 자연공간 건축물 공간, 도로, 마을과 도시 등 복합문화 의례, 축제, 영화, 연극, 인형극, 놀이 등 < 표 1-2 표현문화의 분류체계 > 지금까지 논의한 것을 기초로 해서 표현문화의 분류체계를 그림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41 -

< 그림 1-1 > 표현문화의 분류체계 다이어그램 위 그림은 표현문화의 7개 범주가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여기에 설정된 7개의 범주는 각각 닫힌 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간에 칸 막이가 숭숭 뚫려 있는 방을 의미한다. 7개의 범주는 표현행위와 그 산물이 지각 되고 표출되는 방식에 있어서 무엇이 주도적인 성격을 갖느냐에 따라 설정된 것 이고, 실제 표현문화의 많은 부분은 몇 개의 범주에 동시에 속하는 것이 일반적이 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의 무용은 몸짓이 그 표현행위에 있어서 주도적 이란 측면에서 몸의 문화라는 범주에 속하지만, 음악, 의복, 무대장치, 이야기 줄 거리를 갖는 복합적 표현문화의 성격을 갖는다. 힌두사원은 사원 건축물 뿐 아니 - 42 -

라 그림, 음악, 춤, 설교, 향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복합적 문화의 공간이다. 아랍문 화의 시낭송은 음악적 표현을 매우 강조하기 때문에 언어문화와 청각문화에 동시 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아시아의 전통적 표현문화는 다양한 표현매체 가 동원되는 양상을 띤다는 점에 주목할 때 그 특징적인 측면을 잘 살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현문화를 7개의 범주로 나누어 제시한 것은, 분류체계가 현상에 대한 인간 인식의 출발점이며 조사 수행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일종의 지침이 된다는 점에서이다. 따라서, 여기서 제시하는 표현문화의 분류체계는 실체 적 대상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의 편의를 위한 하나의 발견적 모 델이란 점을 먼저 밝혀둔다. 표현문화의 분류체계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표현문화에 대한 통문화적 분류체계의 모색 * 표현물과 표현행위를 인지하는 인간의 감각능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표현문화를 시각문화, 청각문화, 미각 및 후각문화, 언어문화, 몸의 문화, 공간문 화, 복합문화의 7가지 범주로 분류 * 위의 7가지 범주는 표현문화를 인식하기 위한 발견적 모델임. 표현문화의 각 범주에 대한 정의 및 범위, 그리고 각 범주가 갖는 독특한 성격 에 기초한 조사방법에 대해서는 제 2부 조사방법과 분석틀 의 II장 문화영역별 조사방법과 분석틀 에서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 43 -

III. 향후 자료 조사 및 수집 계획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에 소장되는 자료는 크게 두 가지 방식에 의해 수집될 수 있다. 하나는 기존에 이미 수집된 자료들을 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접 새 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수집하는 것이다. 아시아 문화자료의 범위가 매우 방대하다 는 점을 고려할 때, 그 모든 자료를 직접 수집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 운 과제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미 수집된 자료를 구입하거나, 기증을 받거나, 아 니면 기존에 존재하는 아시아 문화자료 소장기관과의 교류 협정을 통해 자료를 교환하고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활용해야 한다. 아날로그 자료의 디지털화와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킹과 같은 최근의 기술혁신은 기관 사이의 자료 교환의 방 식에 커다란 변화를 야기하였으며, 과거에 비해 이 부분이 갖는 중요성이 증대하 고 있다. 원거리에 위치하는 기관들의 컴퓨터와 터미널을 서로 연결하는 광역 네 트워크(wide area network) 나 세계적인 인터넷 표준 규약을 사용하는 일련의 기 관들 사이의 새로운 컴퓨터 네트워크인 인트라네트(intranet) 는 새로운 자료 교환 과 자료 공유의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Ali Ibrahim 2004). 하지만 지적소유권의 문제는 실물 자료의 교환 뿐 아니라 디지털 자료의 교환에서도 기관 사이의 교류 협정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기관 사이의 자료 교환과 공유를 위해서는 세부적으로 기술적, 법적 절차에 대한 고려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 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별개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 장에서는 현지조사를 통한 자료의 수집 방안을 중심으로 향후 국립아시아문 화전당이 시행할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현지조사에 의한 자료 수집은 시간과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비효율적인 자료 수집방식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 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현지조사에 의한 자료 수집은 다른 방식에 의해서 는 성취하기 어려운 매우 중요한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본 연구팀은 아시아문 화아카이브의 자료 수집 방안에서 현지조사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안한 다. - 44 -

현지조사를 통한 자료의 수집이 갖는 효과로는 첫째, 아시아문화전당의 독특한 관점과 목적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서 독창성 있는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다. 다른 기관에 소장되어 있는 자료를 이용 할 경우에는 그 자료를 수집한 사람이나 기관의 목적이나 관점이 이미 자료 수집 과정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전당의 목표와 부합하게 활용하는 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현대의 정보기술의 혁신에 의해 자료의 교환과 공유가 활성화되고 있고 그것이 소장 자료에 대한 종전의 배타적 소유의 한계를 극복하 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각 기관이 자신의 독특한 관점을 반영하여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수집하는 노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 타기관과의 자료 교환이나 자료 공유도 아시아문화전당이 독자적인 자료를 보유하고 있을 때 에만 그러한 협력관계의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현지조사는 기존의 정보에서 누락되었거나 예측하지 못하였던 자료를 발 견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또한 이미 주목받았던 자료라 할지라도 기존의 설명과는 다른 내용과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시아문화아카이브 가 기존에 이미 알려져 있는 자료를 단순히 답습하여 수집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새로운 자료의 발굴과 수집을 목표로 설정할 때 현지조사는 이를 위한 핵심적인 방법이 된다. 셋째, 현지조사는 아시아 문화의 현재적 모습을 포착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두 는데 탁월한 효과를 갖는다.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현재는 과거로부터 진 행되어온 변화를 드러내는 순간이며 또한 미래의 변화를 그 안에 내포한 국면이 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일상적 문화는 항상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 어 조사자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현지조사를 통한 현재의 기록은 지금은 쉽게 인식되지 못하는 미래적 가치를 갖는 자료이다. 또한 아시아인의 현재적 삶의 모습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현 실적으로 보다 관심을 갖게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현지조사는 현지인의 삶의 맥락에서 문화자료가 갖는 생생한 의미를 파악 하고, 현지인의 생각과 느낌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시아인의 - 45 -

관점에서 아시아 문화를 이해하는데 현지조사는 다른 연구방법으로는 대체하기 힘든 매우 유력한 수단이 된다. 다섯째, 현지조사는 국내에서 아시아 전문가 인력을 양성하는데 직접적으로 기 여한다. 현재 국내에는 아시아 전문가 인력의 풀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형편이지 만, 아시아 지역에 대한 현지조사에 지속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전문가적 역량을 키 울 수 있다. 또한 대학원생을 현지조사의 연구보조원으로 참여시켜 아시아 연구에 대한 동기와 경험을 쌓게 함으로써 후속 세대를 양성하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여섯째, 현지조사의 과정에서 현지의 학자나 전문가, 현지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의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중요한 부수 효과가 기대 된다. 현지조사 과정에서 맺어진 인적 네트워크는 전당이 주축이 되어 아시아 문 화교류를 추진하는데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것이다. 이하에서는 현지조사를 통한 아시아 문화자료 수집을 중심으로 앞으로의 단계 별 조사계획, 조사형태, 연구팀의 구성과 조사협력 체계, 현지조사의 예시와 예산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침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아시아 문화자료 조사와 수집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전 망에 기초한 계획 아래 실제 조사와 수집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수정과 보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1. 아시아의 공간 범주에 따른 단계별 조사계획 광대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현지조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시아를 유의미한 공간들로 분류해서 이들 공간에 대한 단계별 조사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방편으로 2장 1절에서 제시한 아시아의 지역 대분류(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를 기초로 해서 아시아의 공간을 나누고 이에 대 - 46 -

한 단계별 조사계획을 수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 국가나 민족을 단위로 하여 단계별 조사계획을 세우는 것은 아시아 내에 수많은 국가와 민족집단이 존 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방안이 되지 못한다.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은 장기적 플랜에 의해 체계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여기서는 이를 크게 세단계로 나누어 단계별 조사계획을 제시 하겠다. 첫 번째는 준비단계로 아시아 문화전당이 설립되는 2010년까지의 기간이 해당하고, 두 번째는 기반구축단계로 전당의 사업이 정부의 예산 지원에 크게 의 존하는 2023년까지의 기간이 해당하며, 세 번째는 심화와 전문화의 단계로 전당이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는 2024년 이후 의 기간이 해당된다. (1) 준비단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기본구상안>에 의하면 광주민주항쟁 30주년이 되는 2010 년에 아시아문화전당을 개관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준비단계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5개년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서부터 아시아 문화자료의 수집이 착수 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시아 문화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수집은 한국에서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실행과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불가피하리라고 예상 된다. 2010년까지의 조사 단계는 그러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앞으로의 장기적인 조사계획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다. 전당을 개관한 이후 에야 조사에 착수하여 그러한 과정을 겪는 것은 예산과 시간의 낭비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전당 내의 여러 기관들은 수집된 문화자료를 활용하는 것에 의해 기능하 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전당의 개관과 더불어 각 기관들이 제대로 기능을 발 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개관 이전에 어느 정도 문화자료의 축적이 이루어져 있어 야 한다. 준비단계에서의 조사와 수집활동은 그러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반드 - 47 -

시 필요하다. 셋째, 전당의 개관은 단지 건물의 완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당 안에 설 치될 내용물에 대한 윤곽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준비단계에서 수집된 자료를 기초로 해서 전당의 개관 시에 전시나 공연을 기획함으로써 전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성격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준비단계에서의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은 아시아의 5개 권역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것을 제안한다. 그 이유는 권역별로 자료의 조사와 수집 과정에서 부딪칠 상황 에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개관 이후의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치밀한 점검이 필요하며, 또한 5개 권역의 조사가 분절적인 형태로 이루어지지 않고 어느 정도의 통합성과 일관성을 갖기 위해서는 각 권역 에 대한 조사 경험을 바탕으로 조사의 내용과 형태에 대한 전체적인 조율이 필요 하기 때문이다. 권역별 조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조사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 이어서 최소한 2번 정도 아시아 문화자료 조사 및 수집 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 번째 계획안은 2006년 에서 2010년까지의 현지조사를 위한 것이다. 본 보고서는 자료조사와 수집을 위한 기본적인 관점과 방향을 설정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권역별 조사를 위한 구 체적인 조사대상이나 조사항목을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아시아 5개 권역의 지역전 문가와 문화영역별 전문가를 포함하는 공동연구팀에 의해서 준비단계에서의 현지 조사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조사대상과 조사내용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계획안은 준비단계에서의 현지조사가 완료된 시점에서 그동안의 조사 경험을 바 탕으로 2011년 이후의 장기적인 조사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사계획의 수립을 통해서 아시아 문화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수집이 가능하다. 또한, 준비단계에서 디지털 아카이브의 구축을 위한 시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수집된 자료가 디지털 형태로 보관된다고 할 때, 조사 과정에서부터 이를 고려한 방식으로 문서자료, 영상자료, 음성자료 등을 기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시 아문화아카이브의 디지털 형태가 미리 확정되어야 이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자료 - 48 -

를 기록하는 매체와 기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준비단계에서의 권역별 조사와 관련해서, 2006년에서 2010년까지 5년의 기간 동안 아시아의 5개 권역을 동시에 조사하는 것이 이상적인 방안이기는 하지만, 국 내에 아시아 지역전문가의 인력 풀이 미비하고 예산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연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아 시아의 5개 지역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자 하는데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생 각해 볼 수 있다. 1) 매년 5개 지역을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조사하는 방안 연도 2006 2007 2008 2009 2010 지역 남아시아 (인도)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중국과 일본)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한국 한국 한국 한국 한국 < 표 1-3 > 매년 5개 지역을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조사하는 방안 이 방안은 5개 지역을 매년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조사 및 수집 활동을 수행 하는 것이다. 각 지역에 대한 조사 및 수집 활동은 1년으로 종료된다. 단,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가 한국에 설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문화자료가 중요한 위치 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한국에 대한 조사는 다른 지역에 대한 조사와 병행하여 첫 해부터 5년간 지속적으로 수행되도록 한다. 이 방안은 인력의 동원과 예산의 측면에서는 가장 유리한 방식이지만, 자료의 축적이나 조사경험의 전승이라는 점에서는 결정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각 지역 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그 조사경험이 조 사팀 내에서 축적되지 못하고 단절되어 버린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또한 한 지역 에서의 조사경험이 다른 지역의 조사팀에게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 도 불확실한 면이 크다. - 49 -

2) 3년을 단위로 5개 지역을 순차적으로 조사하는 방안 지역 2006 2007 2008 2009 2010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 서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한국 < 표 1-4 > 3년을 단위로 5개 지역을 순차적으로 조사하는 방안 이 방안은 각 지역을 3년간 지속적으로 조사함으로써 어느 정도 자료와 조사경 험의 축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에 따라 조사 시작의 기점과 종료의 기점을 분산시킴으로써 인력 동원과 예산상의 어려움도 덜 수 있다. 2006 년에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해서, 2007년에는 중국과 일본이 추가 되고, 2008년에는 서아시아 및 중앙아시아가 추가된다. 한국의 경우는 (1)의 방안 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5년간 조사가 지속적으로 수행된다. 2010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 5개 지역(한국 포함) 모두 최소한 3년간의 조사가 완료됨으로써, 어 느 특정 지역에 치중하지 않고 아시아를 전체적으로 균형있게 조망하면서 앞으로 각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조사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2010년 아시아 문화전당 건립에 발맞추어 그동안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수집된 자료를 갖고 특별기획전을 개최함으로써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가 갖는 자료적 가 치를 널리 인식시키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1)과 (2)의 방안 모두에서 아시아 문화자료 조사 및 수집의 첫 번째 대상지역으 로 남아시아,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를 선택한 이유는 인도가 아시아 문화를 전체 적으로 조망하는데 핵심적인 고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불교문화 - 50 -

와 힌두문화는 동남아 지역 뿐 아니라 동북아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또한 인도는 서아시아의 이슬람 문화, 서구 문화와도 오랫동안 접촉해왔던 지역이다. 즉, 인도 는 아시아 문화교류사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고, 또한 동서 문화의 교류에서도 핵 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인도는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아시아 문화전통의 산실이 자, 그 근대적 변용의 실험실로서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가 지향하는 아시아적 가 치를 발견하는데 풍부한 문화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인도에 대한 현지조사 는 인도문화가 지니는 다양성과 깊이를 고려할 때, 앞으로 타 지역의 문화를 조사 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관점과 조사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사 전략 상으로도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2) 기반구축단계 기반구축단계는 전당의 개관 이후인 2011년부터 전당의 운영이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2023년까지가 해당한다. 이 단계에서 전당이 소장하는 아시 아 문화자료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자료의 조사 및 수집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 단계에서의 문화자료의 수집은 준비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권역별 조사를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해서 수행한다. 각 권역별로 적어도 10년 정도의 조사 기 간을 배정함으로써 조사의 지속성을 확보한다. 이 장의 3절 현지조사의 형태 에 서 언급하고 있듯이, 권역별 조사는 권역 내에 특정 지점을 선정해서 그 지역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이다. 각 권역에서 전형적으로, 또는 특징적으로 발견되는 문화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정 지역들을 매년 1-2개 선택해서 이 지역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이다. 준비단계에서의 3년, 기반구축단계에서의 10년 동안 이와 같은 방식으로 중요 거점들에 대한 집중조사가 진행된다면, 각 권 역의 대표적인 문화현상을 전반적으로 포괄하는 자료의 실질적인 축적이 이루어 질 수 있다. 기반구축단계에서는 이러한 권역별 조사와 함께 특정한 연구 주제에 기초한 조 사를 부분적으로 병행한다. 그 방법으로는 이 장의 3절 현지조사의 형태 에서 제 - 51 -

안한 특정 문화요소를 선정하여 비교문화적으로 조사하는 방식 과 문화교류의 공 간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조사하는 방식 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 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3) 심화 및 전문화의 단계 전당이 상당한 정도로 자율적 운영의 체제를 갖추는 2024년 이후의 문화자료 수집은 아시아 문화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를 위한 조사에 초점을 맞춘다. 준 비단계와 기반구축단계에서의 권역별 조사가 각 권역의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문 화현상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에 반해, 이 단계에서는 기존의 조사에서 간과되었던 소수민족집단 문화로 조사의 영역을 확대하고, 개별적인 문화현상에 대해서도 보 다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한다. 이 단계에서는 앞서의 권역별 조사가 대규모의 공동연구팀에 의해서 수행되었 던 것과는 달리, 다수의 소규모 연구팀이 각각 독자적인 연구주제를 개발해서 이 에 대한 전문적인 조사를 수행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한다. 이와 함께 권역별 조사 를 통해서 수집된 자료를 최근의 변화를 반영하여 업데이트하는 조사가 부분적으 로 병행될 필요가 있다. 아시아의 공간범주에 따른 향후 조사계획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향후 조사계획을 크게 준비단계, 기반구축단계, 심화 및 전문화의 단계로 구분 한다. * 아시아의 공간범주에 따른 조사계획은 아시아의 5개 권역(동북아시아, 동남아시 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을 기초로 해서 이들 지역을 모두 포괄하는 계획을 수립한다. * 아시아 문화전당이 개관하는 2010년까지의 준비단계에서 현지조사에 착수함으 로써 전당의 개관과 함께 전당 내의 각 기관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 52 -

문화자료를 제공한다. * 준비단계에서의 조사는 매년 5개 권역을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조사하는 방식 과 3년을 단위로 5개 권역을 순차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이 가능한데, 조사의 실 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후자의 방식이 바람직하다. * 기반구축단계에서는 각 권역별로 적어도 10년 정도의 조사기간을 배정하여 각 권역의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문화현상에 대한 전반적인 자료의 수집을 도모하 고, 특정한 주제에 따른 조사도 부분적으로 병행한다. * 심화 및 전문화의 단계에서는 앞서의 권역별 조사에서 간과하였던 소수문화에 대한 조사로 확대하고, 개별문화 현상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한다. 이 단계에서는 다수의 소규모 연구팀을 중심으로 특정 연구주제에 대한 전문적 인 연구를 시도한다. 2. 아시아 문화자료의 시간적 범위에 따른 조사계획 모든 문화자료는 역사적 성격, 즉 시간성을 지니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선사시 대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문화자료가 조사 및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현실적 으로 이러한 전제 위에서 조사, 수집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아시 아 문화자료의 조사 및 수집이 지향하는 목적을 고려해서 문화자료의 시간성에 대한 일정한 제한이나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우리는 문화자료의 시간성을 선( 線 )적인 개념으로서의 시간성(예를 들어 연대기 적 시간)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역사적 시간이 다양한 방식으로 축적되어 있는 입체 적인 개념으로 볼 것을 제안한다. 특정 시점에서 관찰하는 개별 문화자료들 속에 상이한 시간성, 즉 전통성과 근대성이 녹아 있는 정도는 매우 다를 수밖에 없다. 건축구조물과 같이 상대적으로 장기간 시간적 지속성을 보일 수 있는 대상과 음 악 연주와 같이 일시적 시간성을 중요한 특징으로 갖는 대상 사이에는 시간이 축 적되는 양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 53 -

II장 1절 아시아의 시간성 에서 아시아의 시대범주로 제시한 전근대와 근대(또 는 근현대)가 문화자료의 시간성에 대해 일정한 제한이나 우선순위를 두기 위한 하나의 지침을 제공한다. 아시아의 전근대는 아시아의 다양한 전통문화가 서로 교 류하고 접합하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기로 규정하였고, 아시아의 근현대는 대체로 19세기 이후 아시아에 대한 서구의 지배가 전면적으로 강화되면서, 그러한 충격 속에 일면 서구의 문화를 모방하면서도, 아시아의 다양한 전통문화들을 새롭 게 변용하고 서구적 문화도 다양한 방식으로 토착화하는 주체적 대응이 발생하는 시기로 규정하였다. 즉 아시아의 근현대는 전통적인 것과 근대적인 것이 공존하 며, 복수의 근대성이 존재하는 시기이다. 아시아의 근현대를 이렇게 규정할 때 전통과 근대의 이분법, 아시아와 서구의 이분법에서 강요되는 양자 선택의 문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현지조사에서 19세기 이후 또는 20세기 이후의 소위 아시아의 근현대기에 해당하 는 문화자료의 수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자료의 시간적 범위를 제한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그것이 전통문화를 배제하고 서구적 근대문화의 수집에 집중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시아의 근현대기에서 전통과 근대의 공존 방 식은 아시아의 전통문화가 그 원형을 상당히 유지하면서 지속되는 현상, 아시아의 전통문화가 근대적 매체나 양식을 수용하여 새롭게 변용된 형태로 창조되는 현상, 서구에서 수입된 문화가 토착화되는 현상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아시아 문화자료 수집에서는 아시아의 근현대기에 나타나는 이러한 문화현상에 주목함으 로써 아시아의 고유성과 근대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이 러한 입장을 취할 때 현재에 이미 소멸된 과거의 아시아적 전통이나, 서구 문화의 단순한 모방과 이식에 불과한 문화현상은 조사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나게 된 다. 근대와 전통문화에 대한 이러한 입장은 기존의 박물관, 민속박물관, 인류학적 박물관, 아카이브에서 전통문화를 수집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후 자의 경우에는 과거의 삶을 보여주는 징표로서의 유물이나 유적, 또는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전통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었다. 그런 이유에서 오 래된 것, 진정한(authentic)한 것, 희귀한 것일수록 문화자료로서의 가치를 높게 인 정받는 경향이 있었다. 여기에는 일종의 골동품 애호가적인 취향, 이국적인 것을 - 54 -

선호하는 취향이 반영되어 있다. 유네스코, 스미소니안 박물관, 포드 재단 등은 아시아에서 이러한 진정한 문화 전통을 찾는 작업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였으며, 이미 그것은 서구 또는 아시아 현 지의 박물관이나 아카이브의 소장 자료로 많이 축적되어 있다. 새롭게 출발하는 광주의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에서 이러한 자료의 수집을 위해 같은 방식을 반복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구의 수준을 뒤따라갈 만한 인력과 예산을 갖추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러한 방식의 전통문화 수집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이 드러 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문화를 찾기 위해서 점차 더 오지를 찾아가게 되었으나, 그 곳에서 발견한 것은 그들 역시 변화된 삶을 살고 있었으 며, 그들이 더 이상 일상 속에서 실천하지 않는 문화를 조사자를 위해 연행토록 하고 그 자료를 수집 기록하는 모순적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였다. 아시아의 전통문화를 조사할 때 순수한 원형에 대한 기대나 환상을 접어 둘 필 요가 있다. 그것은 전통을 탈역사적으로 인식하는 오류에 빠지는 것이다. 전통은 역동적인 것이며, 그것이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실천될 때 생명력을 갖는다. 아시 아의 근대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전통문화를 연구한다는 것이 갖는 목표는 단 지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사라져가는 전통을 현지인을 대신해서 구제하고 보존하 는 데에 있지 않다. 전통과 근대(또는 서구)와의 만남 속에 형성되는 긴장 속에서, 현지인들이 전통의 원래 모습을 지켜나가려는 모습, 전통을 새로운 모습으로 창조 해가려는 모습, 사라진 전통을 다시 되살리려는 모습, 서구에서 들어온 문화를 토 착화하려는 모습을 찾아내는 것에 그 목표를 둘 필요가 있다. 그러한 모습은 전통 과 사람이 유리되지 않았을 때에만 보여지는 것이며, 현재 살아 숨쉬는 전통에 초 점을 맞추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유적이나 박물관 이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자료는 화석화된 전통을 보여줄 뿐이다. 마을에서, 지방도시에서, 그리고 대도시에서 사람들에 의해서 실천되고 끊임없이 새롭게 만 들어지는 전통, 즉 자신의 전통문화를 변형시키거나 서구에서 들어온 문화(대중문 화 포함)를 토착화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전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의 문 화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 현지조사를 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 다. - 55 -

아시아 문화자료의 시간성을 고려한 향후 조사계획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자료의 시간적 범위를 제한하기 위해서 19세기 또는 20세기 이후의 아시아의 근현대기에 해당하는 문화자료의 수집에 초점을 맞춘다. * 아시아 근현대기에 나타나는 전통과 근대의 공존이라는 문화현상에 주목함으로 써 아시아의 고유성과 근대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화석화된 전통이 아니라 현재 살아 숨쉬는 전통, 즉 사람들에 의해서 실천되고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전통에 주목한다. 3. 현지조사의 형태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을 전담할 인력을 갖춘 기관이 현재 부재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조사의 방식은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에서 프로젝트로 발주한 연 구 과제를 공동연구팀이 구성되어 현지조사를 수행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의 내용을 크게 특정 지역에 대한 총체적 조사를 중심으로 하는 방식, 특 정 문화요소에 대한 조사를 중심으로 하는 방식, 문화교류의 공간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조사하는 방식으로 나누어 제안한다. (1) 특정 지역을 선정하여 그 문화를 총체적으로 조사하는 방식 이 조사방식은 아시아의 공간적 범주에 따른 지역별 단계적 조사계획에 따른 현지조사에서 기본적인 형태가 된다.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라는 지역 범주가 각각 매우 광대한 공간을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각 지역전체에 대한 현지조사를 동시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 로 불가능하다. 각 지역에 대한 조사가 장기적으로 수행되고 자료가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것에 의해서 어느 정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빈 공간을 남기 - 56 -

지 않고 체계적으로 이를 모두 채우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남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등 큰 지역 범주에서 볼 때 각 지역에서 전형적으로, 또는 특징적으로 발견되는 문화현 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특정 지역들, 문화복합 현상을 잘 관찰할 수 있는 특정 지역들을 선택해서 마치 지도에서 중요 거점을 찍듯이 이들 지역에 대한 집중 조 사를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사가 축적되면, 각 지역 문화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동남아시아를 예로 들면, 자바와 발리에서 인도의 서사시(라마야나와 마하바라 타)와 힌두교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야기와 인물과 상징들이 음악(가믈란), 그림자 인형극(와양), 바틱 직물, 무용, 벽화, 사원의 부조에 공통적으로 동원되는 문화복 합 현상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전통적인 문화요소들이 한 묶음으로 존재 하는 문화복합 현상은 근대에 들어서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그 전통적 측면을 유지하면서 근대적 변용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아시아의 고유성과 근대 성을 동시에 파악하는데 유리한 조사 지점이 된다. 동남아의 테라바다 불교에 기 초한 복합문화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태국과 미얀마에서 그 현상이 잘 드러나는 특정 지역을 조사대상으로 선택한다. 애니미즘, 주술, 머리사냥, 나무 기둥 위에 세워진 가옥의 형태 등에서 문화적 공유를 보이는 보르네오, 술라웨시, 필리핀의 고산족을 조사 대상으로 선택한다. 이러한 거점들에 대한 집중 조사가 진행되면 동남아 문화의 다양성과 고유성에 대한 큰 밑그림을 얻을 수 있다. 각 지역 범주에서 가장 대표적이거나 전형적인 문화현상을 조사 대상의 우선순 위로 삼는 이유는 아시아의 타 지역 문화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한국의 상황에서 타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첫 단계를 이로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며, 아시 아 문화의 고유성을 이러한 문화 현상에서 좀 더 쉽고 두드러지게 파악할 수 있 기 때문이다. 특히 종교가 아시아의 고유한 문화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표현문화 의 많은 요소들이 종교적 관념 및 실천과 관련하여 문화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며 근대에 들어 와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역별 조사 에 있어서 이러한 현상에 대한 연구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시아의 각 지역을 대상으로 그 지역의 문화를 조사하는데 거점으로 삼을만한 - 57 -

특정 지역에 대한 예시는 이 장의 5절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언급하도록 하겠다. (2) 특정 문화요소를 선정하여 비교문화적으로 조사하는 방식 위의 조사 방식이 문화의 총체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여기서 제시하는 방식은 표현문화의 주제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특정 문화요소를 중심으로 하는 조사 를 예시한다면, 그림자 인형극의 공간적 분포라든지 이깟(ikat) 직물의 공간적 분 포를 조사함으로써, 이들 특정한 문화요소들이 동남아 지역 내에서, 나아가서는 인도 및 중국과 어떤 역사적 연계를 갖고 있으며, 지역 내에서 어떤 문화적 변이 를 보여주는가를 비교문화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표현문화에서 추출할 수 있는 문화 요소들은 대단히 많다. 예를 들어 아시아의 염색과 염직 기술, 공예품, 신화 와 전설, 무당의 굿, 춤 기법, 음악연주 기법, 주거 공간, 결혼식, 장례와 시신의 처리방식, 문신과 화장, 음식, 모자와 베일과 같은 것들이다. 전통적 표현문화의 요소뿐 아니라, 근대적 표현문화의 요소를 대상으로 한 조사 연구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시아의 영화나 현대미술(사진, 디자인 포함)과 관련 해서 어떤 특정한 연구주제를 선정해서 서구의 영화와 미술이 아시아의 각 지역 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수용되는 양상을 비교문화적으로 조사할 수 있다. 특정 문화요소를 구체적인 조사 대상으로 설정하여 여러 국가나 민족집단, 또는 지역을 횡단하면서 비교문화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은 현재의 시점에서 각 조사 대 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힐 수 있고 시계열적으로 차이가 발생한 원인을 규명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조사방식이 될 수 있다. 또한 그 결과물을 일반 대중 을 대상으로 한 특별 전시나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데 효용성이 높다. 하나의 문화 요소가 아시아 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실현되는 양상을 한 눈에 비교하면서 인 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끄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각 문화요소가 존재하는 문화의 총체적 맥락을 간과한 채, 표본채집식 자료의 수집과 전시가 될 위험을 안고 있다. 또한, 현지조사가 이러한 방식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아시아 문화자료가 매우 파편적인 형태로 수집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따라서 (1)안의 지역별 현지조사를 중심으로 자료의 조사와 수집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필요 - 58 -

에 따라 보조적으로 특정 문화요소에 대한 조사를 병행함으로써 상호보완적인 효 과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문화교류의 공간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조사하는 방식 전근대의 아시아는 서로 고립된 지역으로 분할되어 있는 폐쇄적 소우주들의 단 순한 합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는 열린 공간이었다. 종교, 철 학, 건축, 음악, 회화, 무용, 언어 등이 분야에서 아시아의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기 원하는 문화요소들이 아시아의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양상은 오랜 문화적 교류의 결과이다. 근대에 들어와서 서구의 아시아에 대한 식민지배가 강화되면서, 교류의 방향은 아시아의 각 식민지와 서구 종주국 사이에 집중되면서 오히려 아 시아 내부의 교류가 과거보다 약화되었다. 하지만, 식민지 시기에서도 아시아 내 부의 교류가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었으며, 아시아 각국이 서구의 식민 지배로 부터 벗어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 내부의 교류가 다시 활성화되는 계기 를 맞이하였다. 특히 교통과 통신 혁명, 정보기술의 혁명으로 특징지어지는 오늘 날의 지구화 시대에 아시아 내부의 교류는 눈에 띄게 진전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 향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교류의 공간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하는 조사방식은 아시아의 전근대와 근대 시기에 있어서의 문화교류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아시아 문화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찾는 작업이다. 그 공간적 단위는 민족, 국가, 지역과 같이 어떤 일정 한 공간적 경계를 갖는 것이 아니고,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지점들의 네트워크이 다. 6세기에서 14세기에 걸쳐 전성기를 이루었던 실크로드는 아시아의 전근대 시기 에 이루어졌던 문화교류의 중요한 공간적 네트워크이다. 실크로드의 존재는 이미 잘 알려진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이보다 덜 주목을 받은 아시아의 해양 네트 워크 (이하 해양 실크로드라는 은유적 표현을 쓴다)에 대한 조사의 가능성과 의의 를 하나의 예시로 제시하고자 한다. - 59 -

아시아의 해양 실크로드는 역사적으로 한국-일본-류큐-중국-홍콩-대만-필리핀-태 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인도-아라비아-페르시아-유럽을 잇는 거대한 문화교류의 네트워크이다. 아시아의 바다는 일찍부터 사람, 물자, 기술, 지식이 아시아의 넓은 지역 사이에 유통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 해양루트를 따라 많은 항구도시들이 형성되었으며, 이 도시들은 다른 항구도시와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 왔다. 이 들 항구도시는 아시아의 해양 실크로드를 조사하는데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해양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의 비단과 도자기, 동남아의 향신료와 열대 특산물, 인도의 옷이 아시아의 지역들 간에 중요한 상품으로 교역되었으며, 멀리 유럽에까 지 전달되었다. 이 해상 무역에서 중국 상인, 인도 상인, 아랍 상인이 장거리 교역 의 중요한 매개자 역할을 하였다. 이 해상교역로에는 상인 뿐 아니라, 순례자, 종 교 전문가, 장인들도 참여 하였고, 상품 뿐 아니라 종교와 예술도 함께 교류되었 다. 기원전 1세기에서 10세기에 걸쳐 인도의 힌두-불교 문화가 동남아 전역에 전 파되고, 12세기 이후 아랍의 이슬람 문화가 인도를 거쳐 동남아, 그리고 남중국에 까지 전파되는 경로는 이 해양루트를 따르고 있다. 16세기 이후 유럽이 인도, 동남아, 중국과 일본에 일정한 무역거점을 마련하면 서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도 이미 존재했던 아시아의 해양 교역망을 따라서이며,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유럽 상인과 아시아의 상인은 서로 간에 경쟁 또는 상호보완적인 입장에서 동서교역에 참여하였다. 아시아의 전통 항구도시들 (일본의 나가사키와 고베, 중국의 상하이, 하문과 광동, 동남아의 호이안, 방콕, 말 라까, 아쩨, 인도의 구자라트, 아랍의 아덴 등)에 더하여, 또는 이를 대체하여 서구 의 주도로 만들어진 새로운 항구도시(고아, 캘커타, 싱가포르, 바타비아, 마닐라, 홍콩 등)들이 교역의 중심지로 부상하였다. 아시아의 해양 실크로드는 오래전부터 아시아 지역간에,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 사이에 교역과 문화교류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네트워크였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교류의 네트워크로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개발 가능성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통로이다. 아시아 해양 실크로드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서 아시아 문화 가 교류되는 양상을 조사하는 것은 육지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서 바다를 중 - 60 -

심으로 아시아를 새롭게 바라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아시아의 해양 실크 로드는 전근대 시기의 아시아에서의 문화교류의 역사와 서구적 근대가 아시아에 들어오는 양상에 대한 매우 풍부한 자료를 갖고 있는 공간이다. 현지조사의 형태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현지조사의 형태는 프로젝트의 내용에 따라 크게 다음의 3가지 방식으로 나누 어 볼 수 있다. * 특정 지역을 선정하여 그 문화를 총체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은 아시아의 권역별 범주에 따른 단계적 현지조사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각 권역에서 전형적으로 발견되는 문화현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특정 지역, 문화복합 현상을 잘 관찰 할 수 있는 특정 지역을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형태이다. * 특정 문화요소를 선정하여 국가나 민족집단 또는 권역을 횡단하면서 조사하는 방식은 하나의 문화요소가 아시아 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실현되는 양상을 비 교문화적으로 조사하는 형태이다. * 문화교류의 공간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조사하는 방식은 아시아의 전근대와 근대 시기에 있어서의 문화교류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아시아 문화의 역사 적 연결고리를 찾는 조사 형태이다. * 위의 세 가지 방식 중 특정 지역을 선정하여 그 문화를 총체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을 현지조사의 기본적인 형태로 삼고, 특정 문화요소를 선정하여 비교문화 적으로 조사하는 방식과 문화교류의 공간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조사하는 방 식을 보완적인 조사형태로 활용한다. 4. 연구팀 구성과 조사 협력체계 연구팀의 구성 방식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현지조사의 형태에 따라 유연하 게 조정되어야 한다. 여기서는 아시아 문화자료 수집을 위한 기본 방안으로 제시 - 61 -

한 특정 지역을 선정하여 그 문화를 총체적으로 조사하는 방식 을 염두에 두고 연구팀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살펴본다.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의 대상으로 표현문화의 다양한 영역(시각문화, 청각문화, 미각 및 후각문화, 언어문화, 몸의 문화, 공간문화, 복합문화)이 포함된 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에 의해 조사가 수행되어야 한다. 또한 현지조사의 방식을 취하는 만큼 각 지역의 문화전 반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현지조사 경험을 가진 지역전문가가 공동연구팀에 반 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들 지역전문가는 특정 지역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거나 특정한 문화요소 또는 연구주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현지 사정에 부합하는 적절 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현지에서 조사과정을 전체적으로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 할을 수행한다. 지역전문가들은 각각 자신의 전공분야에 따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으로 관심영역이 분화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시아 문화자료 의 수집이 표현문화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지역의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춘 인류학자와 역사학자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들은 현 지조사 경험과 현지어 구사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표현문화의 각 영역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해당 영역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조사기법을 갖춘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표현문화가 의미하는 바가 고급 예술의 범위를 넘어서서 좀 더 일상적인 문화현상까지 포괄하는 것이지만, 각각의 문화영역이 갖는 소재와 양식의 독특성을 고려할 때 분화된 연구 영역에서 개발 된 조사기법과 관점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은 해당 연구 분야의 전문적 인 지식과 함께 통문화적인 분석에 대한 이해, 특히 아시아 문화에 대한 조사경험 과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표현문화에 포함되는 하위 영역들을 고려해서 필 요한 분야를 열거하면, 현대미술, 전통미술(공예포함), 음악, 건축, 복식, 음식, 무 용, 영화, 구비문학, 언어, 종교와 의례, 민속 등이 포함된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 가 공동연구팀에 포함될 것인가 하는 결정은 각 권역별로 조사의 거점이 선택된 후 그 지역의 문화적 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역들을 중심으로 유연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즉, 조사지역의 상황에 따라 어떤 영역의 전문가는 빠질 수도 있고, 어떤 영역은 보다 세분화된 전문가를 포함시킬 수 있다. - 62 -

또한 현지조사팀에 촬영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 본 연구팀이 인도의 예비현 지조사에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공동연구원 개인이 촬영한 영상자료와 전문가에 의해 촬영된 영상자료 사이에 질적으로 큰 차이가 나타났으며, 영상자료의 편집과 정에서도 현지조사를 함께 경험한 전문가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이 확인 되었다.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영상자료가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영상 전문가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공동연구팀의 현지조사에 아시아 문화를 연구하는 석사과정 및 박사과정의 대 학원생을 연구보조원으로 반드시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이들의 참여는 단지 현지 조사 과정에서 보조원의 도움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조사 과정을 직접 체험을 통 해 학습하는 기회를 학문 후속세대에게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아시아의 문화와 예 술에 대한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한국 상황에서 이들을 조사과정에 참여시킴 으로써 후속세대를 양성하는 교육적 효과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국 립 아시아 문화전당 내에 설치될 전문대학원 과정의 학생들을 연구보조원으로 적 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교육과 현장연구가 병행되는 체제를 갖추도록 한다. 현지조사를 위한 연구팀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측 면은 현지의 학자나 전문가와의 협력체계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단순히 현 지조사의 보조적 역할을 부여하는 방식보다는 국내 연구팀과의 공동 조사라는 적 극적인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이 단지 외부 자적 관점에 의해서가 아니라 해당 지역 현지인의 관점에서 수행되어야 한다는 조사의 기본 원칙을 반영하기 위해서 공동 연구라는 성격이 강조되어야 한다. 또 한 현실적인 측면에서 현재 아시아 표현문화의 각 영역에 대한 국내 전문가 인력 이 매우 취약하며, 현지조사가 단기간에 수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효율적이고 내용이 충실한 현지조사를 위해서는 현지 문화에 정통한 현지 전문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지의 학자나 전문가를 공동연구원으로, 현지의 대 학원생을 연구보조원으로 조사 기획 초기부터 참여시키며 조사 결과물을 만드는 단계에까지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유지한다. 현지의 대학이나 연구소 등과 공동 조 사를 위한 컨소시움을 형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현지의 학자나 전문가들은 조사지역이나 조사대상자의 선정, 현지에서의 조사활동, 자료에 대한 설명과 해석 의 과정에 참여한다. 이 방식은 현지조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장 - 63 -

기적으로 현지의 연구기관이나 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효과적인 수 단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기초로 해서 공동연구팀의 최소한의 인적 구성을 제시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한국인 학자와 전문가 - 지역전문가(인류학, 역사학, 인문지리학 등 전공자): 2-3인 - 표현문화의 영역별 전문가(시각문화, 청각문화, 미각 및 후각문화, 언어문화, 몸의 문화, 공간문화, 복합문화): 10-15인 - 촬영전문가: 3인 - 연구보조원: 5-10인 현지 학자와 전문가 - 공동연구원: 5-10인 - 연구보조원: 5-10인 < 표 1-5 > 공동연구팀의 인적구성 (예시)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내에 설치될 아시아문화연구원은 아시아 문화자료 조사 및 수집을 위한 공동 현지조사를 기획하고 수행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아 시아문화연구원의 전임연구원은 자신의 전공지역 또는 전공분야를 살려서 개별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연구팀을 구성하고, 조사를 수행하는데 연구책임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아시아문화연구원의 전임연구원 인력도 아시아 문화자료 수집을 고려해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즉 아시아의 5개 권역에 대한 지역 전문가들과 총 괄 기획 전문가가 아시아문화연구원의 전임연구원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아 시아문화아카이브는 조사 수집된 자료를 디지털화하여 보존하는 작업을 수행하며, 현지조사 과정에서 디지털화를 고려한 자료의 기록이 이루어지도록 연구팀과 사 전에 협의한다. 공동연구팀과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국내와 해외의 대학이나 연구소와의 협력 - 64 -

체계를 그림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국내 ] [ 해외 ] 아시아문화연구원 아시아문화아카이브 공 동 연 구 팀 현지 대학 및 연구소 현지 학자 및 전문가 국내 대학 및 연구소의 전문가 < 그림 1-2 > 공동연구팀의 협력체계 5. 현지조사의 예시와 예산 여기서는 이 장의 1절 아시아의 공간 범주에 따른 단계별 조사계획 에서 3년 을 단위로 5개 지역을 순차적으로 조사하는 방안 을 기초로 해서 현지조사에 대 한 구체적인 계획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방안에 따르면 아시아의 지역 대분류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에 따른 각 지역에서 3 년간 현지조사가 수행된다. 3년간의 현지조사 기간 중에 각 지역에서 그 지역의 문화를 전형적으로 또는 특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특정한 지점들을 선정하여 매년 순차적으로 그들 지역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고 가정하고, 대략적인 조사일 정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매년 특정 지역에 대한 조사가 완결된다는 것을 전제 로 1년을 단위로 한 조사계획이다. - 65 -

내용 연구팀 구성 및 역할분담 논의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조사지 및 조사주제 선정 선행연구 검토 및 조사지 관련문헌 검토 조사내용과 방법론 수립 현지기관 또는 현지전문가와의 협력체제 구축 현지조사 수행 현지조사결과 자료정리 현지조사 결과물 작성 아카이브 자료화 (디지털 자료) < 표 1-6 > 연구일정 계획표 (예시) 현지조사를 떠나기 전에 조사 주제에 대한 선행연구의 검토, 현지 문화와 상황 에 대한 숙지, 현지인과의 사전 협력관계의 구축, 구체적인 조사 내용과 방법의 수립, 공동연구원간의 문제의식의 공유 등을 위해 약 6개월간의 사전 준비를 하며 현지조사는 최소한 40일 정도 수행한다. 현지조사 후 공동연구팀은 3개월 이내에 디지털화를 고려한 현지조사 결과물을 제출하며, 이를 기초로 해서 아키비스트가 아카이브에 보관될 수 있는 자료의 형태로 만든다. 아시아의 지역 대분류에 해당하는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는 각각 그 자체 광대한 공간에 펼쳐 있으며 다양한 문화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현지조사에서는 각 지역 안에서 특정한 조사지를 전략적으로 선정해서 그 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여기서는 각 지 - 66 -

역의 문화의 전반적인 성격을 간략히 검토하고, 그에 기초해서 조사지로 고려해볼 수 있는 거점 지역을 예시해보도록 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예시에 불 과한 것이며, 실제 지역 대분류에 따라 공동연구팀이 구성되었을 때 여기에 참여 한 전문가들의 심층적인 논의에 의해 구체적인 조사지와 조사항목이 선정되고, 또 한 해당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조사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1) 동북아시아 1) 동북아시아의 지리적 범위 동북아시아는 한국(북한을 포함한),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대만과 극동 러시아 까지 포괄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동북아의 지리적 범위가 무엇인가에 대해 학자 에 따라, 그리고 각 국의 정치지리적 관심에 따라 매우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일본의 동북아에 대한 지리적 인식에는 일본 인근의 도서들(사할린, 오키나와, 타 이완, 쿠릴열도)과 미국을 포함하는 해양을 통한 연계가 중시되는 반면, 한국에서 의 동북아 논의는 주로 대륙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중 심이 되어야 한다는 관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는 동북아라는 인식 자체가 매우 희박하다. 동북아시아를 하나의 지역범주로 설정하는 중요한 근거의 하나는 이들 지역에 서 오랜 문화교류를 통해 문화적 동질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의 3국은 오랜 시기에 걸쳐 서로 접촉을 유지해 왔고, 특히 문화적으로 도 일정한 통합성을 지닌 중국문화권, 한자문화권, 유교문화권이라고 일컬어질 수 있는 지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런데 이 지역의 역사를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왔던 것만큼 한 중 일 3국이 서로 통합적인 관계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근세 이전만을 보더라도 3국은 쇄국정책을 엄격히 실행하여 명조의 중국은 14세기 후반부터, 조선은 15세기 초반부터, 그리 고 일본은 17세기 전반부터 내왕, 교류, 교역을 엄격히 통제하였다. 문화적으로도 유교문화권이라고 불리기에는 유교의 이념이나 규범 및 의례의 실천 정도에 있어 서 중국은 한국에 비해 미약했고, 일본에서는 유교보다는 불교가 민간의 신앙생활 - 67 -

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한 중 일 3국에서는 한자의 사용이 공통적이었 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에 일상적으로 의사를 소통할 공통의 언어는 결여되어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지식층은 한문서는 읽을 수 있어도, 그것에 정통한 사람도 중국어는 한마디도 못하는 실정이었다. 따라서 한자문화권이라는 용어가 암시하는 언어적 통일성은 현실적인 삶에 있어서는 제한적으로만 존재했다고 할 수 있다. 근대에 들어와서도 일본의 식민지 지배 경험과 3국간 냉전의 경험으로 인하여 상호교류와 교역 등은 엄격히 통제되었다. 이 지역은 냉전이 끝난 현재에도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왕래가 비자에 의해서 엄격히 통제되는 지역으로 남아 있으며, 언어 면에 있어서도 한자문화권이라고 하기에는 영어가 오히려 공용어로 쓰이고 있다. 한 중 일 3국간에는 중화주의, 전쟁과 식민경험, 각 국의 민족주의를 둘러 싼 갈등과 상호불신이 근대 이후에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과거사 문제나 영토분 쟁으로 불거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3국간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할 때 동북아 지역을 하나의 문화공동체로 간주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자와 유교문화의 영향 등에서 어느 정도 공통의 문화적 유산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며, 상대적인 의미 에서 문화적 통합성을 지닌 지역으로 상정할 수 있다. 2) 동북아시아 문화의 특성 * 소우주로서 중화사상의 영향 * 한자문화의 영향 * 유교사상의 일상적 침투 * 식민 및 피식민의 역사 *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 충돌의 장 * 불교문화의 이식과 자생적 불교 종파의 다양한 발전 * 성공적인 자본주의 발전의 모델 * 급진적 문화 변용과 전통 문화로의 회귀가 동시에 진행 - 68 -

3) 문화자료 조사의 전략: 일본을 중심으로 * 전체목표: 전통과 현대의 혼재로 인한 일본 문화의 다양성과 보편성 파악에 주 력한다. - 일본 문화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신도나 불교를 중심으로 한 연구와 폭발적으 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대중문화에 대한 연구를 양축으로 한 문화자료 조사 및 수집에 집중한다. - 문제점: 일본 문화의 전체상을 개괄적으로 그려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작업이다. 따라서 어떤 지역과 문화영역을 조사 및 수집 대상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게 된다. * 연구주제의 선택과 지역 선정의 전략 - 일본은 네 개의 큰 섬과 수많은 부속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지금까지 대다 수의 연구에서는 일본을 동서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지만 1609년 일본 영토로 편 입되었다가 2차 대전 이후 30년간 미국의 지배를 받았던 오키나와, 19세기 중엽 메이지 유신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인들이 진출한 홋카이도(원래는 아이누족 이 살았던) 등을 단순히 이 두 지역 중 하나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 라서 일본의 문화자료 조사 및 수집을 위해서는 혼슈의 동서로 나눈 두 지역, 오키나와를 포함한 규슈 지역, 시코쿠 지역, 홋카이도 지역 등 5개 지역으로 나 누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혼슈의 두 지역에 대한 민속이나 문화자료에 대 한 조사는 비교적 많이 되어 있으나 다른 지역에 대한 조사는 상대적으로 미약 한 편이다. * 조사대상 자료 신앙: 신토[ 神 道 ], 가미다나[ 神 棚 ], 부츠단[ 佛 壇 ], 진자[ 神 社 ], 오미쿠지 등 언어문화: 고토바[ 言 葉 ], 다테마에[ 建 前 ]와 혼네[ 本 音 ], 요코모지[ 橫 文 字 ], 에도벤 [ 江 戶 弁 ]과 간사이벤[ 關 西 弁 ] 등 음식문화: 스시[ 壽 司 ], 스키야키, 돈부리[ 井 ], 에키벤[ 驛 弁 ], 라멘, 벤토, 다도[ 茶 道 ] 문화, 오카시, 오센베 등 인생의례와 세시풍속: 결혼식, 장례식, 오하카[ 墓 ], 소토바[ 卒 塔 婆 ], 오쇼가츠[ 正 - 69 -

月 ], 오봉[ 盆 ] 등 민속예술 및 놀이문화(대중문화 포함): 가부키[ 歌 舞 技 ], 노[ 能 ], 마츠리[ 祭 ], 하나 미[ 花 見 ], 하나비[ 花 火 ], 망가[ 漫 畵 ], 빠칭코, 화미콘, 엔카[ 演 歌 ], TV 드라마, 스 모[ 相 獛 ], 고시엔[ 甲 子 園 ], 프로야구, J리그 등 민족주의와 차별의 문화: 천황제, 히노마루[ 日 丸 ], 야스쿠니진자[ 靖 國 神 社 ], 우요 쿠[ 右 翼 ], 부라쿠[ 部 落 ]민차별, 가이진[ 外 人 ], 재일한국인 문제, 오키나와 문제, 아이누족 문제 등 죽음의 문화: 할복, 군국주의와 죽음, 인책자살[ 人 責 自 殺 ], 죽음의 미학, 신주[ 心 中 ] 등 4) 현지조사 예산(예시): 일본 여기서 예시로 제시하는 예산은 3년 단위의 연구프로젝트 방식으로 조사용역이 발주되는 것을 가정하여 매 1년마다 소요되는 인건비와 현지조사비만을 추정한 것이다. 따라서 3년 동안에 드는 전체 인건비와 현지조사비는 아래의 표에서 제시 한 총액의 3배가 필요하다. 연구팀의 구성은 국내연구자로 연구원 11인(연구책임 자 1인, 공동연구원 10인), 촬영전문가 3인, 연구보조원 10인(석사 또는 박사과정 의 대학원생), 현지연구자로 공동연구원 10인, 연구보조원 5인이 참여하는 것으로 상정하였다. 현지조사비에는 40일간 현지에서 조사하는 것을 기준으로 해서 여비, 현지에서의 실물자료 수집비, 조사협조 현지인에 대한 사례비를 포함하였다(이하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의 인건비와 현지조사 경비도 마찬가 지의 전제하에서 산출하였다). 아래의 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회의비, 유인물 비, 재료비, 교통통신비와 같이 일반 연구용역에서 소요되는 예산이 추가로 배정 되어야 한다. - 70 -

예산항목 산정내역 금액(원) I. 인건비 국 내 현 지 연구책임자 (직급 2호)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800만원(160만원 50% 10개월) 1인 8,000,000 400만원(120만원 33.3% 10개월) 10인 40,000,000 500만원(250만원 100% 2개월) 3인 15,000,000 150만원(60만원 50% 5개월) 10인 15,000,000 400만원(120만원 33.3% 10개월) 10인 40,000,000 150만원(75만원 100% 2개월) 5인 7,500,000 II. 현지조사비 항공료 체재비 일비 식비 숙박비 소계 계 (US 달러) 연구책임자 (직급 2호) 500 1 =500 35 40 1 =1,400 78 40 1 =3,120 120 39 1 =4,680 9,200 9,700 10,670,000 II-1. 여비 (US 달러) 국 내 (39박 40일) 현 지 (29박 30일)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500 10 =5,000 500 3 =1,500 500 10 =5,000 - - 30 40 10 =12,000 30 40 3 =3,600 26 40 10 =10,400 30 30 10 =9,000 26 30 5 =3,900 59 40 10 =23,600 59 40 3 =7,080 49 40 10 =19,600 59 30 10 =17,700 49 30 5 =7,350 95 39 10 =37,050 95 39 3 =11,115 87 39 10 =33,930 95 29 10 =27,550 87 29 5 =12,615 72,650 77,650 85,415,000 21,795 23,295 25,624,500 63,930 68,930 75,823,000 54,250 54,250 59,675,000 23,865 23,865 26,251,500 II-2. 현지자료 수집비 1000만원 10,000,000 II-3. 조사협조 현지인 사례비 500만원 5,000,000 계 423,959,000 < 표 1-7 > 현지조사 예산 예시 (일본) 공무원여비관리규정 여비지급규정표(2003. 1. 7. 개정) 기준 현지조사 기간을 국내 연구자의 경우는 39박 40일, 현지인 연구자의 경우는 29박 30일로 상정하였음. - 71 -

(2) 동남아시아 1) 동남아시아의 지리적 범위 * 동남아는 중국 남부와 인도 사이에 위치하는 지역으로 크게 인도차이나 반도와 그 아래의 많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지역이 동남아라고 일반적으로 통칭 되기 시작한 것은 대체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이다. 1967년에 동남아국가연합 (ASEAN)이 결성되어 동남아 국가간의 정치경제적 이해를 공유하는 지역협력체 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 기후상으로는 열대와 아열대에 속하는 무더운 지역이다. * 동남아는 크게 대륙동남아와 도서동남아로 구분되는데, 대륙동남아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미얀마가 포함되며 중국과 연결되어 있는 대륙부를 지 칭하며, 도서동남아에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동티모르가 포함되며 주로 섬으로 이루어진 도서부를 지칭한다. 2) 동남아의 역사적, 문화적 특징 * 동남아는 지리적으로 인도와 중국, 또는 서양과 동양을 짓는 해상교역로의 중간 에 위치하여, 일찍부터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이 지역으로 유입되어 서로 섞이 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었다. 따라서,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적 전통이 발견되는 지역이다. * 서기 1-2세기부터 13세기경까지 인도의 힌두-불교문화가 동남아 지역에 지속적 으로 전파됨으로써 동남아의 대부분의 지역에 폭넓고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 도문명의 영향은 동남아에 산재하는 힌두사원과 불교사원, 산스크리트 문자, 춤 과 음악과 문학 등의 예술과 종교 영역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 12-13세기 이후부터는 스리랑카에서 유입된 테라바다 불교(상좌불교)가 대륙동 남아 지역에 전파되고, 같은 시기에 아랍과 인도의 무슬림 상인을 통해 이슬람 이 도서동남아 지역에 전파됨으로써, 현재 대륙동남아 지역은 불교문화권으로, - 72 -

도서동남아 지역은 이슬람문화권으로 크게 분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 16세기 초엽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상인들이 동남아 지역에 진출하기 시작하 여, 19세기에는 태국을 제외한 동남아의 거의 모든 지역이 각각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과 미국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서구의 문화 와 기독교가 유입되었다. * 동남아의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다양한 문명의 영향을 받았지만, 동남아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이들 외래 문화와 공존하며 또한 이들 문화와 접합하여 토착화 되는 양상을 보였다. 동남아의 고유한 문화는 주로 의식주, 가족과 친족, 정령 숭배, 전통 놀이와 같은 일상생활의 기저에 해당하는 영역에서 발견된다. 3) 문화자료 조사의 전략 * 동남아의 문화는 크게 대륙동남아의 불교문화권과 도서동남아의 이슬람문화권 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동남아에서 조사 거점을 선정하는 방식도 이를 따르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대륙동남아 지역은 불교문화가 두드러지지만 북베트남 의 경우에는 유교문화의 영향이 뚜렷하고 고산지대의 소수민족들에게는 정령숭 배적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다. 도서동남아 지역은 그 문화적 다양성이 더 두드 러져서, 이슬람 외에도 필리핀 중북부의 카톨릭, 발리의 힌두, 보르네오 술라웨 시 루손섬 북부에서는 정령숭배적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다. 조사거점 선정에 있어서 크게 불교문화와 이슬람문화로 구분해서 접근하되, 그 외의 중요한 문화 적 전통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힌두문화는 역사적으로 동남아 전역에 폭넓은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의 불교문 화와 이슬람문화의 기저에 깔려 있다. 하지만, 현재 살아있는 전통으로 숨쉬는 동남아의 힌두문화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발리(덴파사르와 우붓)와 중부 자바(족 자카르타와 솔로)를 조사의 거점으로 선정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발리는 여전히 뚜렷이 힌두문화를 보존하고 있고, 중부 자바는 이슬람화 되었지 만, 힌두 문화의 전통을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이다. 힌두사원, 종교적 의례, 무용, 음악(가믈란), 회화, 그림자 인형극(와양), 바틱 직물, 언어문화 등 다양한 표현문 화의 영역에서 힌두적 소재와 모티브가 동원되는 문화복합적 현상을 조사할 수 있다. 그러한 힌두문화의 전통이 근대에 들어와 어떻게 유지되고 변용되어가는 - 73 -

가를 관찰할 수 있는 전략적 지점이다. * 동남아의 테라바다 불교문화를 조사하기 위한 거점으로는 중부 태국(방콕 인근 과 아유타야), 북부 태국(치앙마이), 미얀마의 버마족 거주지역(양곤, 뻐구, 만달 레이)을 택할 수 있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에서도 테라바다 불교가 중요한 종교이지만, 이들 국가는 전쟁과 사회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불교 가 일상적인 삶 속에 뿌리 깊이 내려 있는 태국과 미얀마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다. * 동남아의 이슬람문화를 조사하기 위한 거점으로는 말레이시아의 동부(끌란탄주) 와 북부(끄다주), 서부 자바와 동부 자바, 수마트라(미낭까바우, 팔렘방)를 선택 할 수 있다. 보르네오 섬의 남부(반자르마신)와 술라웨시 섬의 남부(부기스와 마 카사르)를 고려할 수도 있다. 수마트라의 아쩨, 필리핀의 민다나오 섬, 태국 남 부(빠따니)도 이슬람문화가 매우 강력하게 자리잡은 지역이지만 내전이 진행 중 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현지조사가 어렵다. * 동남아의 카톨릭 문화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필리핀의 중부(비사얀 제도)와 북부 (루손섬), 동티모르를 조사 거점으로 선택할 수 있다. 동남아의 기독교는 주로 고산지대에 사는 소수 원주민을 중심으로 매우 분산된 공간적 분포를 보이고 있다. * 동남아의 전통신앙인 정령숭배와 이와 관련된 동남아의 고유한 문화현상을 조 사하기 위해서는 보르네오 섬의 내륙지역과 북부(사라왁과 사바), 술라웨시 섬 의 중부, 루손 섬의 북부 지역, 그리고 태국과 미얀마의 북부 고산지대에 사는 원주민을 조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정령숭배는 동남아의 불교와 이슬람 문 화의 기저에도 깔려 있다. - 74 -

4) 현지조사 예산(예시): 동남아 예산항목 산정내역 금액(원) I. 인건비 국 내 현 지 연구책임자 (직급 2호)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800만원(160만원 50% 10개월) 1인 8,000,000 400만원(120만원 33.3% 10개월) 10인 40,000,000 500만원(250만원 100% 2개월) 3인 15,000,000 150만원(60만원 50% 5개월) 10인 15,000,000 300만원(120만원 25% 10개월) 10인 30,000,000 100만원(50만원 100% 2개월) 5인 5,000,000 II. 현지조사비 항공료 체재비 일비 식비 숙박비 소계 계 (US 달러) 연구책임자 (직급 2호) 800 1 =800 35 40 1 =1,400 58 40 1 =2,320 92 39 1 =3,588 7,308 8,108 8,918,800 II-1. 여비 (US 달러) 국 내 (39박 40일) 현 지 (29박 30일)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800 10 =8,000 800 3 =2,400 800 10 =8,000 - - 30 40 10 =12,000 30 40 3 =3,600 26 40 10 =10,400 30 30 10 =9,000 26 30 5 =3,900 44 40 10 =17,600 44 40 3 =5,280 37 40 10 =14,800 44 30 10 =13,200 37 30 5 =5,550 70 39 10 =27,300 70 39 3 =8,190 64 39 10 =24,960 70 29 10 =20,300 64 29 5 =9,280 56,900 64,900 71,390,000 17,050 19,450 21,395,000 50,160 58,160 63,976,000 42,500 42,500 46,750,000 18,730 18,730 20,603,000 II-2. 현지자료 수집비 1000만원 10,000,000 II-3. 조사협조 현지인 사례비 500만원 5,000,000 계 361,032,800 < 표 1-8 > 현지조사 예산 예시 (동남아) 공무원여비관리규정 여비지급규정표(2003. 1. 7. 개정) 기준 현지조사 기간을 국내 연구자의 경우는 39박 40일, 현지인 연구자의 경우는 29박 30일로 상정하였음. - 75 -

(3) 남아시아: 인도를 중심으로 1) 남아시아의 지리적 범위 * 남아시아는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몰디브, 부탄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일부를 포함하는 아시아의 한 지역으로서, 인도아대륙이라고도 불 린다. * 북으로는 인도 북부, 네팔, 부탄, 방글라데시 등이 히말라야 산맥을 중심으로 분 포하며, 남으로는 인도 남부, 파키스탄 일부, 스리랑카, 몰디브 등이 인도양을 끼고 분포하고 있다. * 고온다습한 몬순현상 때문에, 우기와 건기가 뚜렷이 구별되는 열대몬순기후이 다. *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로, 아시아의 1/3, 전 세계의 1/5 에 달하는 인구가 사는 지역이다. * 역사적으로 남아시아는 유럽 열강들의 주요 침탈 대상 지역이었기 때문에 식민 시대에 대한 연구가 동반되어야 한다. 전 세계 인구의 1/5, 절대 빈곤 인구의 2/3, 문맹 성인 중 1/2 이 남아시아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남아시아 7개국은 1985년 South Asian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SAARC)을 설립하여 국가 간 협력을 통해 공동의 자립과 경제, 기술, 사회, 문화 개발 도모하고 있 다. 2) 남아시아의 문화적 특성 * 남아시아 문화는 인도에서 시작된 힌두교와 불교 그리고 서아시아에서 유입된 이슬람 문화를 중심으로 살펴보아야만 이해할 수 있다. 힌두 문화권과 불교 문 화권은 현재의 인도라는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스리랑카, 네팔, 부탄 등을 포 함하는 국가들까지 널리 분포되어 있다. 인도 인구의 약 11% 이상(절대 인구로 는 약 1억 1천만 명 이상)이 이슬람을 믿으며,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서는 이 - 76 -

슬람이 국교다. 즉, 남아시아에는 힌두교, 불교, 이슬람의 전통이 혼재되어 있다. * 남아시아의 문화는 종교와 매우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종교적 차이에 따른 유 혈사태와 정치적 분리주의 운동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인도의 힌두공동체 주의, 스리랑카의 불교도 싱할라와 힌두교도 타밀 사이의 내전, 힌두교와 이슬 람 사이의 분쟁(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이 그러한 예이다. 3) 문화자료 조사의 전략: 인도를 중심으로 * 전체목표: 힌두 및 지역화된 이슬람 문화의 다양성과 보편성 파악. - 힌두 문화의 본산이며, 이슬람 문화와의 융화를 보여주는 인도 문화 자료 수집 에 집중한다. 인종 언어 정치적으로 분열된 역사에도 불구, 인도 아대륙( 亞 大 陸 ) 의 대다수 힌두들은 매우 오래된 문화전통을 공유하고 있다. - 문제점: 힌두문화 혹은 힌두이즘의 전체 모습을 개괄적으로 그려낸다는 것은 불 가능한 작업이다. 즉 힌두문화를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는 점에서 특정한 곳 또는 특정 힌두이즘을 선택하여 조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는 많은 문제 점이 수반된다. * 전략적 목표: 선택과 선정의 문제 - 종교, 언어, 카스트, 지역에 따른 문화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힌두이즘이라는 보편적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 인도문화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힌두문화에 우 선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이슬람 등 다른 종교와의 관계로 조사의 영역을 확대 시켜 나간다. - 힌두문화를 조사할 경우 남인도의 드라비다 전통(혹은 쉬바이즘)과 북인도의 베 다전통 혹은 산스크리트적 전통(비쉬누이즘)간의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종적으로도 드라비다어족 계통의 남부 인도인과 인도-유럽어족 계통의 북인도인을 구분해야 한다. - 이러한 종교적, 언어적, 인종적 차이를 고려하여 인도를 크게 남인도와 북인도로 구분하고 각 지역에서 조사의 거점을 선정한다. 전통적인 힌두이즘의 모습을 조 사하기 위해서는 주요 사원도시를 선택할 수 있고, 힌두이즘의 현대적 모습을 - 77 -

관찰하기 위해서는 대도시를 선정할 수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사원 도시로 북 인도의 바르나시, 남인도의 마두라이 들 수 있으며, 후자에 해당하는 대도시로 북인도의 델리와 캘커타, 남인도의 첸나이를 들 수 있다. - 북인도와 남인도의 구분 안에서 종족 집단, 카스트 집단이 매우 복잡하게 혼재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 집단(종족 혹은 카스트) 내부에서도 다양한 층위가 존 재한다는 점에서 연구대상의 위상과 경계구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 조사대상 자료 - 전통예술: 극 이론서 나티야 샤스뜨라>의 종교적 세계관을 표현하는 연극, 무 용, 음악 등의 전통예술과 그 현대적 변용 - 공간문화: 힌두교 사원과 일상적 주거 공간에서의 복합적 문화현상 - 염색과 염직, 사리 - 회화, 문양, 민속 공예 - 인도영화 - 인도음식 - 인도의 신화와 설화 - 의례와 축제: 통과의례(결혼식, 장례식 등), 일상생활 속의 힌두이즘 - 힌두 성( 聖 ) 문화복합(the Hindu Sacred Cultural Complex): 예) 암소 숭배 복합: 암소 숭배와 관련된 문화복합 강 숭배 복합: 갠지스 등 성스러운 강에 대한 문화복합 성지 복합: 아요디야, 바라나시 등 성지순례지의 문화복합 - 78 -

4) 현지조사 예산(예시): 인도 예산항목 산정내역 금액(원) I. 인건비 국 내 현 지 연구책임자 (직급 2호)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800만원(160만원 50% 10개월) 1인 8,000,000 400만원(120만원 33.3% 10개월) 10인 40,000,000 500만원(250만원 100% 2개월) 3인 15,000,000 150만원(60만원 50% 5개월) 10인 15,000,000 300만원(120만원 25% 10개월) 10인 30,000,000 100만원(50만원 100% 2개월) 5인 5,000,000 II. 현지조사비 항공료 체재비 일비 식비 숙박비 소계 계 (US 달러) 연구책임자 (직급 2호) 1,000 1 =1,000 35 40 1 =1,400 78 40 1 =3,120 120 39 1 =4,680 9,200 10,200 11,220,000 II-1. 여비 (US 달러) 국 내 (39박 40일) 현 지 (29박 30일)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1,000 10 =10,000 1,000 3 =3,000 1,000 10 =10,000 - - 30 40 10 =12,000 30 40 3 =3,600 26 40 10 =10,400 30 30 10 =9,000 26 30 5 =3,900 59 40 10 =23,600 59 40 3 =7,080 49 40 10 =19,600 59 30 10 =17,700 49 30 5 =7,350 95 39 10 =37,050 95 39 3 =11,115 87 39 10 =33,930 95 29 10 =27,550 87 29 5 =12,615 72,650 82,650 90,915,000 21,795 24,795 27,274,500 63,930 73,930 81,323,000 54,250 54,250 59,675,000 23,865 23,865 26,251,500 II-2. 현지자료 수집비 1000만원 10,000,000 II-3. 조사협조 현지인 사례비 500만원 5,000,000 계 424,659,000 < 표 1-9 > 현지조사 예산 예시 (인도) 공무원여비관리규정 여비지급규정표(2003. 1. 7. 개정) 기준 현지조사 기간을 국내 연구자의 경우는 39박 40일, 현지인 연구자의 경우는 29박 30일로 상정하였음. - 79 -

(4) 서아시아 1) 서아시아의 지리적 범위 * 서아시아는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서쪽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까지 이르는 영역 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란, 터키,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스라엘, 사우 디아라비아, 예멘, 오만,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가 포함된다. 중 동 또는 근동이란 용어는 19세기 이래 서구 제국주의의 용어이며 유럽 중심적 인 공간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 북아프리카의 이슬람권 국가들은 서아시아와 언어, 종교적으로 가까운 점이 있 는데, 서아시아란 용어는 이들 지역을 배제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 건조성 반사막과 초원이 혼재하는 지역으로 유목민과 농경민의 공존과 갈등이 곧 이 지역의 역사이다. * 역사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간지대의 역할을 한 지역이다. 2) 서아시아 문화의 특징 * 이슬람 문화가 탄생하고 확산해 나간 중심 지역이다. * 아랍문자의 상징적 공통성은 코란으로 집약되어 있다. *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 아랍적 요소+토착적 요소 * 이슬람이 지배적인 종교이지만 기독교와 유태교의 발생지이기도 하고, 아랍계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과 비아랍계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 가 존재한다. 3) 문화자료 조사의 전략 * 전체적 목표: 이슬람문화 - 80 -

* 전략적 목표: 몇 개의 도시를 문화자료 조사의 거점지역으로 선정한다. - 메카: 이슬람 최고의 성지. - 이스파한: 이란문화와 이슬람의 접합점 - 이스탄불: 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 조사대상 자료 종교건축물 사원, 학교, 병원의 culture complex = 다양한 양식, 문양, 구조 도시 및 주거 공간 시낭송, 구전문학 이슬람 음악(선법체계) 아랍 서예 직물(의복, 카펫 등) 수피즘(신비주의)과 의례 - 81 -

4) 현지조사 예산(예시): 서아시아 예산항목 산정내역 금액(원) I. 인건비 국 내 현 지 연구책임자 (직급 2호)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800만원(160만원 50% 10개월) 1인 8,000,000 400만원(120만원 33.3% 10개월) 10인 40,000,000 500만원(250만원 100% 2개월) 3인 15,000,000 150만원(60만원 50% 5개월) 10인 15,000,000 300만원(120만원 25% 10개월) 10인 30,000,000 100만원(50만원 100% 2개월) 5인 5,000,000 II. 현지조사비 항공료 체재비 일비 식비 숙박비 소계 계 (US 달러) 연구책임자 (직급 2호) 1,500 1 =1,500 35 40 1 =1,400 58 40 1 =2,320 92 39 1 =3,588 7,308 8,808 9,688,800 II-1. 여비 (US 달러) 국 내 (39박 40일) 현 지 (29박 30일)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1,500 10 =15,000 1,500 3 =4,500 1,500 10 =15,000 - - 30 40 10 =12,000 30 40 3 =3,600 26 40 10 =10,400 30 30 10 =9,000 26 30 5 =3,900 44 40 10 =17,600 44 40 3 =5,280 37 40 10 =14,800 44 30 10 =13,200 37 30 5 =5,550 70 39 10 =27,300 70 39 3 =8,190 64 39 10 =24,960 70 29 10 =20,300 64 29 5 =9,280 56,900 71,900 79,090,000 17,050 21,550 23,705,000 50,160 65,160 71,676,000 42,500 42,500 46,750,000 18,730 18,730 20,603,000 II-2. 현지자료 수집비 1000만원 10,000,000 II-3. 조사협조 현지인 사례비 500만원 5,000,000 계 379,512,800 < 표 1-10 > 현지조사 예산 예시 (서아시아) 공무원여비관리규정 여비지급규정표(2003. 1. 7. 개정) 기준 현지조사 기간을 국내 연구자의 경우는 39박 40일, 현지인 연구자의 경우는 29박 30일로 상정하였음. - 82 -

(5) 중앙아시아 1) 중앙아시아의 지리적 범위 * 중앙아시아의 지리적 범위에 대해서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혼란이 존재한다. 중앙아시아에는 투르키스탄의 사막성 건조지대와 유라시아 중앙부의 초원지대가 포함된다. 북아시아라는 명칭을 따로 사용할 경우에는 중앙아시아는 전자의 지역을, 북아시아는 후자의 지역을 지칭하기도 한다. * 투르키스탄 지역은 동투르키스탄 (현재 중국의 신강지구)과 서투르키스탄 (우즈 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투르크메니스탄)으로 구분되고, 북아시아에 는 중국 동북부, 내외 몽고, 카자흐스탄, 티베트가 포함된다. * 사막성 건조지대에서는 오아시스 관개농경이 발전하였으며, 도시과 서로 단절되 어 있어 거대한 통일국가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존재하였다. 건조성 초원지대 에서는 계절적 이동 유목경제가 발전하였으며, 주변 농경사회에 대한 약탈과 교 역으로 물자를 확보하고 거대한 유목제국을 탄생시켰다. 2) 중앙아시아 문화의 특징 * 사막성 건조지대인 투르키스탄 지역은 실크로드에 위치하며, 다양한 문화가 접 촉하고 공존하며 변용이 이루어진 공간이다. 이 지역은 단순히 동서 문명이 지 나가는 곳이 아니고 지역 주민에 의해 새로운 문화적 변용이 만들어진 곳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 북아시아의 초원지역은 목축적 이동 생활에 기초하여 독특한 유목문화를 형성 하였으며, 도시나 거대한 건축물이 부재하고, 문자문화도 상대적으로 결여되어 있다. 3) 문화자료 조사의 전략 - 83 -

* 투르키스탄과 북아시아 지역의 자연 환경적,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여 이 지역을 구분하여 접근한다. * 투르키스탄 지역에 대한 조사의 전체적 목표는 실크로드에 관한 문화자료를 수 집하는 데에 있다. 하지만, 그 자체 방대한 양의 자료를 내포하기 때문에 전략 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투르키스탄의 문화적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전략적 지점으로 동투르키스탄 에서는 투르판(Turfan), 서투르키스탄에서는 사마르칸드(Samarkand)를 들 수 있 다. * 초원지대인 북아시아 지역에 대한 조사의 전체적 목표는 유목문화에 관한 자료 를 수집하는 것이다. 유목생활에 따른 의식주(천막, 유제품, 육류 음식)와 기마와 관련된 생활자료를 수집한다. 라마교와 불교가 종교적으로 중요하다. 이 지역의 유목문화와 한국문화와의 관련성도 중요한 연구주제가 될 수 있다. - 84 -

4) 현지조사 예산(예시): 중앙아시아 예산항목 산정내역 금액(원) I. 인건비 국 내 현 지 연구책임자 (직급 2호)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800만원(160만원 50% 10개월) 1인 8,000,000 400만원(120만원 33.3% 10개월) 10인 40,000,000 500만원(250만원 100% 2개월) 3인 15,000,000 150만원(60만원 50% 5개월) 10인 15,000,000 300만원(120만원 25% 10개월) 10인 30,000,000 100만원(50만원 100% 2개월) 5인 5,000,000 II. 현지조사비 항공료 체재비 일비 식비 숙박비 소계 계 (US 달러) 연구책임자 (직급 2호) 1,500 1 =1,500 35 40 1 =1,400 58 40 1 =2,320 92 39 1 =3,588 7,308 8,808 9,688,800 II-1. 여비 (US 달러) 국 내 (39박 40일) 현 지 (29박 30일)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촬영전문가 (직급 3호) (3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10명) 공동연구원 (직급 3호) (10명) 연구보조원 (직급 4호) (5명) 1,500 10 =15,000 1,500 3 =4,500 1,500 10 =15,000 - - 30 40 10 =12,000 30 40 3 =3,600 26 40 10 =10,400 30 30 10 =9,000 26 30 5 =3,900 44 40 10 =17,600 44 40 3 =5,280 37 40 10 =14,800 44 30 10 =13,200 37 30 5 =5,550 70 39 10 =27,300 70 39 3 =8,190 64 39 10 =24,960 70 29 10 =20,300 64 29 5 =9,280 56,900 71,900 79,090,000 17,050 21,550 23,705,000 50,160 65,160 71,676,000 42,500 42,500 46,750,000 18,730 18,730 20,603,000 II-2. 현지자료 수집비 1000만원 10,000,000 II-3. 조사협조 현지인 사례비 500만원 5,000,000 계 379,512,800 < 표 1-11 > 현지조사 예산 예시 (중앙아시아) 공무원여비관리규정 여비지급규정표(2003. 1. 7. 개정) 기준 현지조사 기간을 국내 연구자의 경우는 39박 40일, 현지인 연구자의 경우는 29박 30일로 상정하였음. - 85 -

제 2 부 조사방법과 분석틀 우리가 주체적으로 새로운 아시아 문화자료를 조사하고 수집하는 방안으로 현 지조사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독자적인 개성을 갖춘 아시아 문 화 아카이브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자료의 수집이 단지 표본 채집의 수준에 머무 르지 않고, 아시아 문화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지향하는 연구자의 시각이 적극적 으로 반영되는 현지조사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제 2부에서는 아시아의 문화자료 를 조사하기 위한 연구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I장에서는 현지조사 에서 연구팀이 공통적으로 지향해야 할 일반 원칙과 조사기법을 논의하고, II장에 서는 제 1부에서 제시한 표현문화의 각 범주별로 조사방법론과 분석틀을 심도있 게 다룰 것이다. I. 현지조사의 일반원칙과 조사기법 1. 현지조사의 일반원칙 현지조사는 단순히 기존의 문헌자료에만 의존하는 연구, 또는 계량적 연구 방법 을 통해서는 포착하기 힘든 사회적 실재의 복잡다기한 측면을 우리로 하여금 포 착할 수 있게 해주는 질적 방법론으로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래에서는 현지 - 89 -

조사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으며, 연구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관점이 무 엇인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현지조사는 표본채집식의 자료 수집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표본채집식의 자료 수집은 실물 수집이든, 영상기록이든 또는 구술녹음이든 간에 그 대상을 그 것이 존재하는 사회적 맥락으로부터 분리시켜 조사자의 소유로 만드는 방식이다. 표본채집식의 자료 수집에서 대상은 단지 수집되어야 할 객체로만 존재하며, 조사 자의 의도와 행위에 대해 전적으로 수동적인 위치에 놓인다. 표본채집식으로 수집 된 자료는 그래서 전리품과 유사하다. 수집된 자료는 자신의 문화로부터 탈맥락화 되고 화석화된 상태에서 단지 몇 가지 일반적인 정보(자료를 수집한 장소와 시기, 자료의 명칭, 자료에 대한 간단한 설명)가 붙여져 전시장이나 수장고에 보관된다. 서구의 박물관이나 아카이브에서 비서구의 문화자료를 수집하는 전통적인 태도는 이러한 성격을 갖는 것이었다. 여기서 제시하는 현지조사는 조사자와 현지인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전 환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조사자가 주체, 현지인이 객체 또는 대상이 되는 일반 적인 조사유형을 탈피해서, 조사 과정에서 조사자와 현지인이 함께 주체로 참여하 여 상호간에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조사 과정을 조사자와 현지인 간의 의사소통의 과정이라고 규정할 때, 가장 중요한 측면은 현 지인이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그들의 관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즉, 현지인의 관점에서 타문화를 이해하는 것(emic approach)이 현지조사의 가장 중 요한 수단이며 동시에 목표의 하나이다. 물론 조사자가 단지 현지인의 설명에만 의존해서 타문화를 이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니며, 조사자 자신이 현지인의 행위를 관찰하고 현지인의 설명을 판단하는 객관적 이해의 과정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소위 과학적, 객관적 조사라는 명제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현지인 을 단순히 객체로만, 대상으로만 분리시켜 인식하고, 조사과정의 의사소통적 측면 을 간과하는 오류를 피하여야 한다. 의사소통적인 조사 방식은 수집된 자료에 대한 기록에 반영되어야 한다. 즉, 현 지인이 자신의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해석한 내용이 기록에 담겨져야 하고, 또한 이에 대한 조사자의 이해가 기록에 담겨져야 한다. 1부 총론에서 해석적 아카이브 - 90 -

를 지향한다는 의미는 자료의 기록에 객관적 기술뿐만 아니라 현지인의 설명과 조사자의 이해가 함께 포함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록된 자료는 나 중에 이 자료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그 자료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일반적인 정보 외에 별다른 설명 없이 제시된 원자료는 그 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그 원자료가 타문화나 다른 시대에 속한 것일 때 문화적 코드의 차이를 알지 못하 는 사람에게 그 자료는 불가해한 것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타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번역의 과정이 필요하며, 조사자는 단순히 자료 채집자가 아니라 의미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문화 중개자의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 이 점은 단지 서구와 비서구의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내부의 관계에도 적용되는 것이며,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에도 당 연히 해당되는 부분이다. 아시아인은 아시아 문화를 저절로 이해할 수 있다는 생 각은 환상이다. 아시아적 시각에서 아시아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추상적인 아시아 성을 전제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현지인들의 다양한 관점을 이해 하려는 현지조사 과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현지조사가 갖는 중요한 특징은 살아있는 삶의 맥락 속에 직접 들어가 문화를 조사하고 기록한다는 점이다. 조사자를 위해 특별히 연출되는 표현행위를 관찰하 고 기록하는 것은 아주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람직한 조사 상황이 아니 다. 집에서, 마을에서, 사원에서, 도시의 거리에서 현지인의 생활리듬에 따라 일상 적으로 실천되는 표현문화에 조사자가 참여하여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현지조 사가 지향하는 조사 상황이다. 일상 속에서 실천되는 문화에 주목함으로써 민중적 차원에서의 표현행위가 주요한 조사 대상으로 부각된다. 이 점에서 전문가에 의한 고급예술의 수집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박물관, 미술관, 아카이브에서의 자료 수 집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아시아에서도 공연예술이라는 형식이 발전하여, 표현문화의 많은 부분이 무대 위에서 연출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공연예술도 문화자 료 조사와 수집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무대에서의 공연 자체를 기록하 는 것에 머문다면 현지조사가 갖는 의의는 크게 감소될 수 없다. 많은 공연 작품 - 91 -

이 이미 CD, 비디오, DVD에 기록되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구매하는 것 으로도 상당히 대체할 수 있다. 공연 예술에 대한 현지조사는 따라서 무대 안에서 뿐만 아니라 무대 밖에서 이루어지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음악, 무용, 영 화, 회화, 직물과 같은 것이 무대에 올려지거나 시장에 나오기 전에 제작되는 과 정을 관찰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현지조사 과정에서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다. 삶의 맥락 속에서 표현문화를 조사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지 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특정한 문화 현상도 현실 속에서 개별적으로, 독 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무수히 많은 다른 현상들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그러한 총체적 연관관계를 포착할 때 개별 현상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 해가 가능하다. 표현문화의 분류체계에서 7개의 범주를 제시하였지만, 그것은 조 사를 위한 발견적 모델로서 의의를 갖는 것이며, 실제로 존재하는 문화현상은 다 양한 문화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힌두사원은 사원 건축물뿐 아니라 그림, 조각, 음악, 춤, 설교, 향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복합적 문화 의 공간이다. 인도의 무용 역시 몸짓 뿐 아니라 음악, 의복, 무대장치, 이야기 줄 거리(힌두 신화)를 포함하는 복합적 표현문화이다. 문화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히 는 정도와 수준은 개별적 문화현상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그러한 문화복합 현 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각 문화 영역별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의 조사방식은 각자의 전문분야에 대한 배타 적이고 고립적인 조사가 아니라, 모든 표현문화의 복합적 측면을 이해하기 위한 협력적 조사가 될 필요가 있다. 즉, 전문성과 총체성이라는 양 측면을 모두 살려 야 한다. 표현문화에 대한 총체적 이해는 문화요소들 간의 연관관계뿐 아니라, 사회문화 적 맥락, 시간-공간적 맥락을 고려함으로써 가능하다. 행위자들의 성별, 연령별, 계 층별, 종족별 구성에 대한 조사는 표현행위의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데 필요하 며, 이들이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는 세계관, 가치, 토착지식, 정서, 취향에 대한 조사는 표현행위의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데 필요하다. 모든 표현행위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그 시간과 공간의 특성에 - 92 -

따라 표현의 방식과 의미도 달라진다. 따라서 시간-공간적 맥락에 대한 이해는 표 현행위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어떤 표현행위가 이루어 지는 시간적 맥락은 단지 시계 시간(기계적 시간)의 의미가 아니라 문화적, 역사 적 시간의 의미와 관련되는 것이다. 농사일정과 관련된 시간, 생활주기와 관련된 시간, 종교적 의례나 축제와 관련된 시간, 개인의 통과의례와 관련된 시간, 국가 기념일과 관련된 시간과 같이 시간은 문화적 의미를 갖는다. 또한 어떤 사건이나 시대적 상황과 관련된 시간과 같이 시간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마찬가지로, 어떤 표현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적 맥락은 단지 물리적 공간의 의 미가 아니라 문화적 공간의 의미와 관련되는 것이다.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이 항상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은 아니며, 문화에 따라 무 엇을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으로 보느냐는 규정은 다르다), 세속적인 공간과 신성 한 공간(세속적 공간과 신성한 공간도 항상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은 아니며, 문화 에 따라 무엇을 세속적 공간과 신성한 공간으로 보느냐는 규정은 다르다)의 구분 에서 알 수 있듯이 공간은 문화적 의미를 갖는다. 표현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적 맥락은 좁게는 방이나 특정 건축물(집, 사원 등)로부터 마을, 도시, 지방, 국가와 같이 외연을 확대시켜 나갈 수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기초로 해서 현지조사의 일반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표본채집식 자료 수집을 지양한다. * 조사자와 현지인의 관계는 주체와 객체(또는 대상)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주체 로서 의사소통을 하는 관계로 설정한다. * 현지인(내부자)의 관점에서 문화를 이해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 삶의 맥락 속에서 표현문화가 일상적으로 실천되는 양상에 주목한다. * 문화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지향한다: 문화요소들 간의 유기적 관계, 사회문화 적 맥락, 시간-공간적 맥락을 고려한 총체적 이해 - 93 -

2. 현지조사의 조사기법 현지조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할 기술적인 측면을 조사 의 단계별로 제시하고자 한다. 크게 현지조사를 떠나기 이전의 준비단계와 현지조 사의 단계로 나누어서 일반적인 조사 기법에 대해 살펴보겠다. (1) 현지조사를 위한 사전 준비 현지조사를 떠나기 전에 이를 위한 사전준비는 현지조사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되는가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현지조사가 2달 이내의 단 기간 조사로 기획되는 경우에는 사전준비의 중요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전준비와 관련해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조사주제와 대상의 선정, 선행 연구 에 대한 검토, 조사방법에 대한 검토, 현지에 대한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 구성, 필 요한 연구기자재의 준비를 들 수 있다. 먼저 조사할 지역을 공간적으로 선정해야 한다. 현지조사는 특정한 공간에서 수 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간의 선정은 현지조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선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아시아를 크게 5개로 구분한 지역범주는 공간을 선정하 는데 일차적인 기준을 제공하며, 각 지역범주 내에서 국가, 지역(locality), 종족, 문화지역(culture area) 등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서 조사 대상 집단이 위치하는 공간적 위치를 선정한다. 표현문화의 분류체계를 고려해서 각 문화영역별로 구체 적인 조사 대상을 선정한다. 조사 지역과 조사 대상의 선정은 조사 주제와 조사 방법을 어떻게 정하느냐와 긴밀하게 연관된 문제이다. 특정한 지역(locality)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조사할 것인가, 특정한 문화요소를 비교문화적으로 조사할 것인가, 아니면 특정한 연구주제에 대한 집중조사를 할 것 인가에 따라 조사 지역과 조사 대상의 선정은 다양한 방식을 취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이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가 결정된다. 아시아 문화자료의 수집을 위한 현지조사가 공동연구의 형태로 진행된다고 할 때 각 연구자가 어떤 분야를 맡으 - 94 -

며, 이들 간의 협력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 기획이 필요하다. 현지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사 지역과 조사 대상에 대한 선행연구를 철저 히 파악해야만 한다. 선행연구 검토는 조사의 목표를 명료하게 설정하는 데 필요 할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부딪칠 조사 상황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선행 연구에 대한 검토가 충실하게 진척되면 수집 대상과 조사 방법에 대한 것도 구체 적으로 기획할 수 있다. 선행연구 검토는 당면한 조사의 효과적 수행을 도모하고 나아가 수집된 자료의 자료적 가치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고 중요한 과정이다. 특히 현지조사가 조사자에게 익숙지 않은 아시아의 타문화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 기 때문에, 현지 문화와 여건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지조사를 떠나기 전에 현지 전문가와의 사전 접촉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낯선 곳에서 현지인의 도움 없이 단기간에 현지조사 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어떤 현지인의 도움을 받느냐가 조사의 성과를 가름할 정도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행 연구나 참고 문헌을 통해서 현지의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많은 지역에서는 면접이나 방문 관찰의 기회가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야 가능하기 때 문에 중개자로서의 현지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현지 전문가를 공동연구 원으로 위촉하여 조사기획에서부터 조사수행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참여시키 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지조사 준비단계에서 현지인과의 인적 네트워크 구성 을 일찍 시작하여야 한다. (2) 현지에서의 조사기법 현지조사에서는 참여관찰 외에도 면접, 문헌자료의 수집, 구비 전승의 수집, 담 론 자료의 수집, 각종 통계자료의 수집, 설문 조사, 도면 작성, 사진이나 비디오 등 영상 자료의 수집과 촬영, 녹음 등 다양한 조사기법이 동원된다. 이들 다양한 조사의 기법 중에서 어느 것을 중심으로 하여 현지조사 작업을 수행할 것인가는 연구 주제 및 현지조사의 상황적 여건을 감안하여 연구자 스스로 판단해야 할 일 - 95 -

이다. 이 중 참여관찰과 면접은 현지조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기본적인 조사기법 이다. 참여관찰은 어떤 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현장에 조사자가 직접 참여하여 관 찰하는 방법이다. 이는 현지조사에서만 가능한 조사기법이다. 참여관찰은 어떤 문 화현상을 행위자, 시간, 공간의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한다는 점에서 문화에 대한 총체적 이해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또한 현지인의 언 어적 설명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측면이 관찰에 의해 포착될 가능성이 높다. 참 여관찰은 객관적 관찰과 체험적 이해라는 양면성을 갖는다. 특히 현지인의 관점에 서 문화를 이해하는 데 실제 어떤 행위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의 조사자의 체험 이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면접에는 구조화된 면접(예: 설문지)과 비구조화된 면접이 있는데, 구조화된 면 접은 연구자가 미리 설정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가 피동적으로 답하는 것이기 때 문에 응답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에 제한이 있다. 비구조화된 면접 또 는 개방적 면접은 질문과 응답의 형식과 내용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 서 조사자와 응답자 간의 대화적 성격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응답 자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내부자의 관점과 지식 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데 효과적인 면접방식이다. 이러한 심층면접에 대해 정형 화되고 표준화된 방법과 절차를 제시하기는 어렵고, 면접자 개인의 성격과 창의 력, 경험이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일종의 예술적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지 조사를 조사자와 현지인간의 상호 이해와 상호 의사소통의 과정이라고 파악할 때 심층면접의 방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사회와 문화에 대해 폭넓 고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 지식을 언어적으로 잘 표현할 능력을 가 진 현지인을 주요정보제공자로 선택하여 토착지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 며, 구술사와 구비 전승에 대한 조사에서는 면접이 가장 중요한 조사기법이 된다. 현지조사 과정이 갖는 방법론적 특성의 하나는 순환적 연구의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계량적, 과학적 조사에서는 조사자가 연구 가설을 수립하고 자료의 수집 과 분석을 통해 그 가설을 검증하는 선형적 연구의 형태를 띠는 것에 반해, 질적 연구방법으로서의 현지조사는 조사자가 연구 가설보다는 조사의 질문을 설정하고, - 96 -

이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미리 인식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질문들을 도출하고, 새로운 질문에 기초한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 새롭게 수행되는 과정이 반복되는 순환적 연구의 형태를 갖는다. 즉 조사자의 연구주제와 현지조사 경험 사이에 피드백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는 연구방법이다. 이하에서는 현지조사에서 자료 수집의 보완적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헌 자료의 수집과 구술사 수집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1) 문헌자료의 수집 방법 현지조사 과정에서 참여관찰과 면접에 의한 일차 자료의 수집과 더불어 문헌자 료의 수집도 병행된다. 전통적으로 문자기록의 생산주체가 주로 상류계층이었기 때문에 문헌자료는 이들의 문화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문헌자료를 기초로 한 기존 연구들은 사회의 엘리트층이나 지식인이 남긴 기록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서 보통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공식적인 문헌자료를 넘어서서 자료의 폭을 확대하면 지역의 생활문화를 보여주 는 자료들이 상당히 남아 있는데, 학계의 주목을 끌지 못해서 방치되어 있는 경우 가 대단히 많다.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에서는 개인의 낙서에서부터 공동체 문서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자기록물을 수집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발로 뛰는 과정을 통해 가능한 많은 사람 들을 만나서 관련 사실을 묻고 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화자를 담화의 주체로 설정함으로써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삶의 기록들(문 서 사진)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기억의 문화 로만 묻혀 있는 관련 사실들을 모두 드러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어둡고 후미진 곳, 이를테면 민중 들의 오래된 장롱과 파리똥으로 얼룩진 문간 위의 액자를 비롯하여 고서점과 헌 책방, 골동품점, 고문서실 등에 대한 면밀한 탐색작업이 필요하다. 이들 자료들을 통해 해당 생활문화를 이해하고 해석해 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지침이 필요하다. 첫째, 텍스트의 외삽과 내삽 방식을 활용한 이해 - 97 -

가 요구된다. 이는 자료의 양적, 시 공간적 제한성으로 인해 거시문화사와 미시 생활사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둘째, 텍스트에 대한 해석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작업, 이를테면 자료의 전승경로와 소장계보라든지 최초 생 산자와 생산시기 및 소장자와의 관계 등이 규명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이 모두 분명하고 생산자와 소장자가 일치할 경우에는 해석의 문제가 어렵지 않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반적 개념과 해석방식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셋째, 소장 자의 자료에 대한 사실 진술과 해석적 진술을 구분해야 한다. 연구자는 소장자의 해석을 재해석해야 하므로 해석과정상 중층적인 오류의 여지를 남길 수도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문화자료 조사를 위한 대상 지역이 선정되면, 그 지역의 문헌자료를 수 집하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기존 학술연구 목록 지역 문화관련 행정기관의 문서 목록 주요 단체의 기관지 목록 지역 신문 잡지 목록 지역 연구자 리스트 및 소장자료 목록 자료의 수집 및 정리 개인의 소장자료 목록 < 그림 2-1 > 문헌자료 정보의 출처 첫째, 조사대상 지역에 대한 기존의 학술 연구 목록을 작성하고 그 연구 성과를 - 98 -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의 연구에서 어떠한 자료들이 주로 사용되 고 있는가를 파악하고 그들이 활용한 기초 자료를 먼저 수집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지역 문화관련 행정기관이나 시민단체를 파악하고 이들이 보관하고 있는 자료의 목록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국을 예로 들면 도청의 문예홍보과, 문화원, 박물관, 예술단체가 소장하고 있는 목록을 파악한 후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이 필 요하다. 셋째, 조사대상 지역의 신문이나 잡지의 목록을 파악한 후 그 지역의 문화와 관 련한 기사를 스크랩하고, 발굴 혹은 인용된 자료처를 파악해 자료에 접근할 필요 가 있다. 넷째, 조사지역의 현지 연구자들의 리스트를 확보하고 그들의 소장문서 목록을 파악한 후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한국의 경우 각 지방마다 향토사 가가 있는데, 이들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원천적인 자료들을 많이 파악 하고 있는 사람으로 문헌자료 수집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사대상 지역의 현지인과 접촉하여 그들이 소장하는 개인 자료들 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개인적 경험을 기록해 놓은 다양한 자료(일기, 편 지, 사진 등)가 포함된다. 2) 구술사의 수집 방법 구술사 자료는 심층면접 방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료의 한 예로, 개인이 과 거에 경험했거나 들었던 것을 기억을 통해 이야기로 표현한 것에 해당한다. 구술 사 자료는 기존의 문헌자료에 나타나 있지 않은 개인의 체험적 기억을 재구성함 으로써, 문화현상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자료적 의의를 갖 는다. 현지조사가 현재적 상황에 매몰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구술사 자료의 수집 은 표현문화의 역사성을 미시적 수준에서, 그리고 현지인의 관점에서 파악하는데 필요한 부분이다. 아시아 문화자료 조사에서는 시각, 청각, 미각 및 후각, 몸, 언 - 99 -

어, 공간, 복합문화의 연행자를 대상으로 해서 그들의 삶과 연행활동에 대한 기억 을 구술자료로 채록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구술사의 수집과 관련해서 조사자가 고려해야 할 조사기법과 조사 과정에서의 기본적인 지침에 대해 설명하는데, 이는 비단 구술사 수집뿐 아니라 일반적인 심층면접에도 적용되는 내용이다. 구술사의 수집은 철저히 화자의 입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조사자는 화자의 기 억을 도와주는 보조자 역할을 지향해야 한다. 조사자가 구술 대상자의 경험을 끄 집어내는 것은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다. 조사자가 구술 대상자에게 접근해 살아 온 이야기 를 듣고 싶다면 별것 없다 는 말부터 듣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개인이 일생을 살아오면서 자랑하고 싶은 일도 있겠지만, 감추고 싶은 이야기도 있기 때 문이다. 하지만 조사자는 오히려 감추어진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 다. 그러므로 이러한 조사자와 조사대상자간의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는가 하 는 문제는 구술사 자료를 확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조사자와 구술대상자의 간극이 좁혀지기 위해서는 조사자의 조급증과 욕심을 버리고 먼저 구술 대상자와 친밀도를 높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조사자와 구술 대상자 사이에 어느 정도 친밀도가 쌓였다면, 조사자의 궁금증 을 접고 조사 대상자가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부터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다. 즉, 조사대상자가 이야기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 줄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인도의 화가를 면접한다고 가정 할 때, 화가의 과거의 경험 이나 개인적인 사실보다는 조사 대상자가 현재 그리고 있는 그림을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시작하고 점차 그의 미술관과 신념 등을 추적해 가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구술사를 채록할 때 조사자는 부정적 언어를 가급적 자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화자가 특정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자신의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조사 자가 확실합니까 다른 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던데요 등의 언어는 절대로 피해야 한다. 조사자가 화자를 믿지 못하는 듯한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하거나 개 인적으로 매우 민감한 주제를 집요하게 질문할 경우 구술대상자는 깊이 있는 면 - 100 -

담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구술사는 무엇보다 개인적 경험을 기억을 통해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이다. 하 지만 구술사 자료의 수집은 단순히 화자의 이야기만을 담아내는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일차적으로는 구술자료 확보가 목적이지만, 개인이 구술하는 과정에서 희노애락을 나타내는 비지시어인 몸짓이 담겨져 있다. 구술사에서 흔히 놓치기 쉬 운 것 가운데 하나가 화자의 몸짓이다. 몸짓은 비지시어이지만 화자의 또 다른 표 현양식이라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화자의 몸짓과 행동 하나하나에 대 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카메라와 같은 영상도구를 사용해 구술사를 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구술사는 한 개인의 삶과 관련된 만큼 그(녀)가 살아오면서 남긴 흔적들 이 무수히 많다. 화가의 경우, 낡은 미술 도구에서부터 상장, 개인전 팜플렛 등 수 많은 물증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구술 대상자가 살고 있는 집을 비롯해 마을 등 개인에게 유의미한 공간에 대해서도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예 컨대, 인도의 화가를 대상으로 면담을 할 경우, 그의 작업실에 널려 있는 도구는 물론 그의 집과 살림살이에도 주목하여야 한다. 구술 대상자의 주변 물증과 영상 을 수집할 때, 일반적으로 조사자들이 오래된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오래된 물증과 사진 등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구술 대상자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가장 흔한 것 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구술사 과정에서 수 집할 물증 자료는 오래된 것은 기본적으로 확보하되, 현재 가장 흔한 것 역시 사 진과 영상 등으로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 - 101 -

< 사진 2-1 > 제보자의 방에 놓여 있는 옛 물건들 < 사진 2-2 > 제보자가 겨울에 장을 담그기 위해 띠운 메주의 모습 구술사 조사는 다음의 단계를 걸쳐 조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대상지역에 대한 기존 연구와 자료 검토 구술대상자 선정 구술자와 라뽀 형성 면접 질문지 작성 구술의 채록 및 기타 자료 수집 구술자료의 텍스트화 작업 구술텍스트의 아카이빙 < 그림 2-2 > 구술사 조사의 단계 첫째, 대상지역에 대한 기존 연구와 자료 검토를 통해 구술 대상자가 살고 있는 - 102 -

공간적, 시간적 배경을 기본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구술 대상자와 직접 면담 이 이루어질 때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심층면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구술 대상자의 선정은 수집된 구술의 자료적 가치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술 대상자가 조사자가 관심을 가진 영역에 대해 얼마나 풍부한 경험을 보 유하고 있느냐 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기억을 이야기로 잘 풀어내는 화술을 가지 고 있느냐가 대상 선정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그리고 구술대상 자를 선정할 때 남녀 성비를 고려해야 한다. 동일한 분야에 있어서도 남성과 여성 이 갖는 개인적 경험에서 큰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셋째, 구술사를 채록하기 전 조사자는 구술자와 충분한 친밀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구술자와 조사자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채 구술사를 채록할 경우 피상적 이야기만을 채록할 개연성이 대단히 높다. 친밀도가 형성되어야만 심층면 접이 가능하다. 넷째, 본격적인 면접 이전에 구술 대상자에 맞는 기초 설문지를 준비한다. 기초 설문지는 구술 대상자의 성, 직업, 계급, 사회관계 등을 고려해 작성할 필요가 있 다. 먼저 기초설문지는 개인의 생애와 관련하여 유년기, 청장년기, 노년기를 염두 에 두면서 시기적으로 작성한 다음 구술 대상자의 전반적인 생애사를 채록한다. 그리고 직업, 종교 등과 관련한 보다 밀도 있는 설문지를 작성하여 면담을 계속하 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섯째, 구술사의 채록을 위해서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염두에 두고 MP3 혹은 MD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MD는 음성 디지털 아카이브와 함께 디스켓을 따로 아카이브 함으로써 원자료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MP3보다 장점을 가지 고 있다. 하지만 MD 디스켓을 음성 파일로 전환할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MP3 보다 효용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구술 채록 당시 구술 대상자가 허락 할 경우, 캠코더 등을 이용해 영상 촬영을 할 필요가 있다. 영상자료는 구술 당시 구술 대상자의 몸짓이나 표정, 심리적 변화 등을 후에 관찰하는데 대단히 유용한 자료가 된다. - 103 -

< 사진 2-3 > MD와 캠코더 등을 사용 하여 구술채록을 하는 과정 여섯째, 구술자료를 텍스트화하는 작업은 조사자의 몫이다. 조사자는 채록된 구 술사 자료를 문자로 전환하여야 한다. 이 때 반드시 주의할 점은 철저히 화자가 말하는 방식대로 문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구술자가 사투리를 사용하여 이 야기 했을 경우, 이것을 표준어로 전환하지 말고 화자가 말한 사투리 그대로를 옮 겨야 한다. 그리고 채록과정에서 구술 대상자가 웃거나, 손짓을 하거나, 화를 내거 나 하는 몸짓 행동 등을 ( )등의 표시를 통해 반드시 기재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구술 대상자가 당시 특정한 이야기를 할 때의 심리상태 등을 알 수 있으며, 향후 구술자료를 이용하는 사람이 그 자료를 해석하는데 대단히 유용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채록한 구술자료 기록의 실례를 들어보자. 구술 대상자는 화교로 나주 영산포에서 일제 강점기부터 비단장사를 하면서 지금까지 그 곳에 살고 있다. 내가 첨에 팔십사 년도에 중국에 갔어요. 일본 통해서 대만으로 해서 갔지. 대 만은 맘대로 갈 수 있으니까. [제보자가 자꾸 담배를 피우려고 하자, 부인이 중국 말로 말리는데, 녹취 중에도 부부끼리 할 이야기가 있으면 중국말로 이야기 함] (중략) 중국옷. 나 결혼할 때 전라북도 군산서 샀어. 중국옷 입고, 양복입고, 빨간 옷 빨간 것 입다가 분홍색도 입다가 한참 보관하다가 다 없애버렸지 뭐.[웃음- 부인] 일곱째, 구술사 자료 텍스트가 만들어지면, 구술자료를 출력하고, 파일은 음성자 - 104 -

료로 분류한 다음 정해진 메타데이터의 형식을 갖추어 아카이브하면 작업이 마무 리 된다. 어떤 방식의 메타데이터를 사용할지 여부는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 구축 방안이 확정된 이후에 결정되겠지만, 더블린 코어(Doublin Core)의 경우를 예로 들어 항목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a. 표제: 제작자나 발행자가 자료에 부여한 제목 b. 제작자: 자료를 만든 개인이나 기관 c. 주제: 자료의 주제나 그 내용을 기술하는 키워드 혹은 분류 기호 d. 설명: 자료의 내용에 대한 초록, 목차 등 텍스트 기술 e. 발행처: 자료를 현재의 형태로 이용가능하게 만든 기관 f. 배포자: 자료 배포권한을 가진 기관 g. 발행일자: 자료가 이용가능하게 된 날짜 h. 유형: 자료의 범주나 유형 i. 형식: 자료의 매체 유형이나 규모 j. 식별자: 자료를 식별해 낼 수 있는 URI, DOI, ISBN과 같은 문자 또는 숫자 k. 출처: 현재 자료의 출처가 된 원자료 l. 언어: 자료의 내용을 담고 있는 국가코드 및 언어 m. 관련자료: 다른 자료와의 관련성을 찾기 위한 정보 n. 내용범위: 자료의 내용과 관련된 공간적, 시간적 요소에 관한 정보 o. 사용권한: 저작권, 지적소유권에 관한 정보 3. 디지털화를 위한 자료의 기록 방법 아시아 문화자료는 디지털화된 형태로 보관된다. 자료의 수집 과정에서도 이를 고려해서 자료를 기록하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자료의 형식이 생산단계에 서부터 디지털화된 경우는 별 문제가 없지만 아날로그 자료는 디지털화하는 단계 를 거쳐야 한다. 이 경우 디지털화된 자료의 형식을 표준화할 필요가 생긴다. - 105 -

자료를 사용하는데 있어 효율성이나 활용성은 자료의 형식이 표준화되었을 경 우 훨씬 더 높아진다. 자료를 입력하는 아키비스트의 입장에서나 자료를 읽거나 새로운 형태로 생산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나 표준화된 형식의 자료를 사용함으 로써 불필요한 파일 형식의 전환과정이 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디 지털 아카이브의 경우 다양한 포맷의 데이터가 혼재할 경우 자원낭비나 자료보존 에 어려움이 있으며 사용자들의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화를 목 표로 입력할 자료의 표준화지침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사진자료: 지형, 지물, 유적, 건물, 물증 등 사진 자료는 디지털 카메라로 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파일의 형식은 JPEG로 하며, 크기는 3백만 화소를 가진 카메라를 기준으로 한다. 아래의 표는 카 메라의 화소수와 해상도 및 인화 가능한 사진의 크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인화 가 능한 크기로 볼 때, 3백만 화소의 카메라가 갖는 최대의 해상도, 즉 2048*1536의 크기로 설정하여 사진을 제작하도록 한다. 디지털 카메라 화소수 권장 해상도 인화 가능한 크기(inch) 85만 화소 1,024 x 768 (이상) 3x5 140만 화소 1,280 x 1,024 (이상) 4x6 210만 화소 1,600 x 1,200 (이상) 5x7 334만 화소 2,048 x 1,536 (이상) 8x10 413만 화소 2,272 x 1,704 (이상) 11x14 < 표 2-1 >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수에 따른 권장 해상도 하지만 보다 세밀하게 찍어야 할 필요가 있는 대상이나 추후 필요한 부분을 크 롭(crop)해서 사용할 사진은 카메라가 허용하는 가장 큰 크기로 제작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스캐너 대신 카메라를 이용해서 지도나 문서의 사진을 찍을 경우는 가 - 106 -

장 큰 해상도로 찍는 것이 좋다. 사진의 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사진의 크기를 줄이거나 일부를 크롭(crop)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작은 크기로 찍은 사진을 질의 손상이 없이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 음성자료: 생애사, 면접 등 MD나 녹음기 등으로 만들어진 자료는 MP3 파일로 변환하여 보관한다. JetAudio 등과 같은 MP3 변환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파일 세팅을 198Kbps, stereo, 44.1KHz로 설정한다. 디지털기기(보이스펜이나 MP3 플레이어 등)를 사용 할 경우에는 녹음할 때 세팅을 위와 동일하게 설정하면 된다. (3) 동영상자료: 생애사, 지역에서 제작한 자료 등 동영상은 원칙적으로 WMV 파일로 변환하여 컴퓨터에 저장하고, 6mm 테이프 는 따로 보관하도록 한다. 디지털 캠코더로 제작된 동영상은 IEEE 1394 포트를 이용하여 컴퓨터에서 캡쳐하면 된다. 디지털 캠코더에 있는 4핀 IEEE 1394 포트 와 PC의 6핀 IEEE 1394 포트를 연결하여, 윈도우즈 무비메이커나 프리미어, IEEE 1394 카드에 포함되는 유틸리티 혹은 기타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서 캡쳐하면 된다. (4) 문서자료: 디지털화된 문헌자료, 생애사 전사 자료, 보고서 양 식 등 모든 문서자료는 글2002를 사용하여 작성한다. 문서는 A4용지를 기준으로 하 며, 위쪽 여백 19.99mm, 머리말 15.00mm, 좌우여백 30.00mm, 아래쪽 여백 15.00mm, 꼬리말 15.00mm로 설정한다. 글자 크기는 10point로 하고 글꼴은 신명 조로 한다. 쪽 번호는 가운데 아래쪽에 줄표 있는 숫자로 한다. 쪽 번호의 글꼴도 - 107 -

신명조 10point로 한다. 본문의 행간격은 160%로 한다. 사진이 본문에 삽입될 경우, 사진 파일의 용량을 미리 줄여서 문서에 포함시킨 다. 문서에 포함된 사진이나 표는 설정에서 일반 글자처럼 취급, 테두리 보임, 문서에 포함 항목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사진의 크기를 줄이는 것은 Photoshop, Paintshop, ACDSee 등과 같은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640*480 정도의 해상도로 축소하여야 한다. 사진의 크 기가 아주 클 경우는 이보다 더 작게 줄여도 무방하다. 웹상에 올리는 파일의 형태는 어도비사(Adobe)의 애크로뱃(Acrobat) 파일 포맷 인 pdf로 한다. 이 형식의 파일은 컴퓨터의 운영체제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문서의 진본성 유지에도 유리한 파일 포맷이다. (5) 자료의 보관 표준화 양식에 의해 작성된 파일은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의 서버에 업로드 시 키거나 CD에 보관한다. 아날로그로 생산된 원자료는 박스에 넣어서 따로 보관한 다. 이상의 지침에 따라 수집한 자료들은 디지털화되며, 원자료들은 별도의 장소에 보관된다. 원자료와 디지털화된 자료의 처리과정을 흐름도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 다. - 108 -

< 그림 2-3 > 원자료와 디지털화된 자료의 처리과정 흐름도 자료의 형태에 따라 문서는 hwp 또는 pdf, 정지영상은 jpg, 동영상은 wmv, 음 향은 mp3로 표준화하며, 물리적인 매체에 있어서는 하드드라이브와 CD로 표준화 하여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표준화는 자료의 축적과 함께 지속적으 로 보완될 필요가 있으며, 다른 디지털 아카이브와의 연계 속에서도 논의되어야 할 문제이다. 전체 조사의 과정과 아카이브의 구축 간의 관계는 순환적인 연결을 가지며, 이 두 과정이 서로 보완 관계에 있으면서 진행되어야 한다. 이 두 부분 간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도식화될 수 있다. - 109 -

< 그림 2-4 > 조사의 과정과 아카이브 구축의 상호관계 (6) 메타데이터의 입력 디지털 아카이브의 궁극적인 목표는 온라인상에서 자료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인터넷상에서 자료의 검색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터넷 자원의 검색과 관련해서 검색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한 수많은 논의들이 전개 되어 왔으며, 이와 함께 적절한 메타데이터에 대한 필요성의 제기되어 왔고, 그에 따라 다양한 메타데이터의 형식들이 제시되어 왔다. 메타데이터(metadata)란 데이터에 관한 데이터(data about data) 또는 전자자 원을 기술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터요소 로 정의된다. 메타데이터는 디지털 자료에 - 110 -

대한 정보를 전달해 줄 뿐만 아니라 자료의 검색을 빠르고 용이하기 위한 수단으 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메타데이터는 도서관에서 장서에 대한 서지정보를 표현하기 위해 활 용되었던 MARC(MAchine Readable Cataloging)이다. 하지만 이 메타데이터 형식 은 서지사항에 대해서는 상세한 수준까지 표현하고 관리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유형의 디지털 컨텐츠를 기술하는데 있어서는 그 적용능력과 확장성에 문제가 있 었으며, 1970년대 컴퓨터 환경을 반영한 레코드 구조로서, 데이터 교환 및 저장 매체의 기술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며 구조의 경직성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유형의 자료나 내용의 표현에 한계가 있음이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 하고자 각 유형별 메타데이터의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다양한 형식의 메타데이터들이 개발되어왔다. 현재까지 개발된 메타데이터의 형식은 MARC(Machine Readable Cataloging), TEI(Text Encoding Initiative), EAD(Encoded Archival Description), BibTeX, CDWA(Categories for the Description of Works of Art), CIMI(Computer Interchange of Museum Information), FGDC(Content Standard for Digital Geospace Metadata), GILS(Government Information Locator Services), IAFA/WHOIS++ Templates, PICA+, SOIF(Summary Object Interchange Format), URC, Nordic, CeriCore, Dublin Core 등이 있지만, 모든 종류의 자료에 대해 일 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범용 메타데이터의 형식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는 메타데이터의 형식이 자료의 성격에 따라 적절하고 전문적으로 개발되기 때문 인 것으로 여겨진다. 메타데이터는 실제로 자료를 수집한 연구자가 아니면 입력할 수 없는 정보이기 때문에 메타데이터의 형식은 조사가 행해지기 이전에 결정되어, 연구자들에게 공 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어떤 메타데이터의 형식을 따를 것인가는 자료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이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 쳐 결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 111 -

< 그림 2-5 > 메타데이터 및 자료 입력 편집기의 사례 위의 그림은 메타데이터와 자료를 입력하는 편집기의 한 사례이다. 아시아문화 자료아카이브의 경우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이러한 메타데이터의 형식과 함 께 메타데이터와 자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편집기의 개발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 다. 아카이브의 전체 시스템의 구성은 다음과 같이 도식화할 수 있다. - 112 -

< 그림 2-6 > 아카이브 전체 시스템의 구성도 이러한 체계를 위해서는 정보기술(IT) 분야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협력 체계를 구성한 이후에 자료의 양을 예측한 하드웨어에 대한 예측, 자료를 입 출력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사용자의 편의성과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사용 자 인터페이스의 개발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 113 -

II. 문화영역별 조사방법과 분석틀 지금까지 조사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현지조사의 일반 원칙과 조사기법에 대해 서 기술하였다. 이 장에서는 표현문화의 대분류체계에 따른 각각의 문화영역에 대 한 조사방법과 분석틀을 살펴보도록 한다. 이하의 조사방법에서도 위에서 언급한 현지조사의 일반적인 원칙과 조사기법이 적용되지만, 각 문화영역이 갖는 조사대 상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보다 전문적인 조사방법과 분석틀을 제시할 것이다. 표현문화를 시각문화, 청각문화, 미각 및 후각문화, 언어문화, 몸의 문화, 공간문 화, 복합문화의 7개의 범주로 분류한 것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조사를 위한 발견적 모델로 제시한 것이다. 실제 개별 문화현상은 어떤 특정한 범주에 배타적으로 속 하기보다는 여러 범주에 걸쳐 있는 것이 보다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 을 고려해 현지조사 과정에서 문화를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I장의 현 지조사의 일반 원칙에서 강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표현문화를 7개의 범주로 구분하여 각 범주에서의 조사방법과 분석틀을 제시하는 이유는 각 범주에 해당하는 표현 매체의 독특한 속성과 이를 반영하는 표현 양식의 특성에 따라 표 현행위와 표현물의 성격에 차이가 존재하고, 이를 조사하기 위한 연구방법론과 분 석틀에서도 보다 전문화된 관점과 조사기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전문적 인 관점과 조사기법을 갖추지 않고는 조사 결과가 매우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 위 험이 크다. 기존의 예술학과 인류학(종족음악학, 무용인류학, 건축인류학, 언어인류 학 등) 분야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방법론이 많이 개발되었는데, 그러한 성과를 충 분히 활용하되 이 보고서에서 추구하는 새로운 문제설정에 부합하는 형태로 변형 시켜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 이후의 방법론 논의에서 다룬 핵심적 내용이다. 특히, 서구의 예술양식을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발전시킨 개념, 분류방법, 분석틀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아시아의 표현문화가 갖는 독특성과 고유성을 포착할 수 있 는 조사방법론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 114 -

이하의 논의에서는 각각의 문화영역에서 그 영역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조사항 목과 분석적 틀이 제시되는데, 표면적으로 보이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에 기본적으로 공유하는 분석적 관점과 목표가 존재한다. 이를 크게 다음과 같은 4가 지 점으로 정리할 수 있다: 형식구조에 대한 분석, 표현행위에 대한 분석, 사회역 사적 맥락에 대한 분석, 의미에 대한 분석.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 및 수집의 방 향도 당연히 이러한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각각의 분석이 다루 는 내용과 목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형식구조에 대한 분석은 표현의 매체(재료와 소재)와 이를 어떤 일정한 규칙이나 질서에 따라 조합하고 구성하는 표현의 양식과 관련된 것이다. 물질적 재료의 종류와 성질, 조형적 요소(색, 선, 형태, 비례, 질감, 명암 등), 공간적 요소 (방위, 높낮이, 원근, 지형, 배치 등), 음악적 요소(선율, 음계, 리듬, 템포 등), 언어 적 요소(음소, 문법적 형태소, 의미소 등), 몸짓의 요소(자세, 신체부위별 움직임, 표정, 보법 등)와 같이 표현매체를 구성하는 성분들에 대해 조사하고, 그러한 구성 요소들이 도구의 사용을 통해서 일정한 규칙과 규범에 의해서 조합됨으로써 어떤 이미지와 느낌과 의미를 전달하는 표현의 양식(style, genre)을 분석하는 것이다. 언어에 비유한다면 문법구조를 밝히는 작업에 해당하며, 표현행위의 미학적, 의미 론적 분석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서 조사할 부분은 색, 형태, 방위, 원근, 선율, 음계, 자세, 움직임과 같은 성 분 요소에 대한 개념과 분류체계가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점이며, 그것을 조 합하고 구성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서구의 미학적 기준과 다른 표현양식이 가능하 다는 점이다. 형식구조의 분석에서는 기술적 분석, 미학적 분석, 토착적 인지체계 에 대한 분석, 구조주의적 분석과 관련된 방법론이 동원된다. 둘째, 표현행위에 대한 분석은 행위자에 의해 형식구조가 실제로 실천되는 양상 을 분석하는 것이다. 음악이나 무용과 같은 연행 예술에 있어서는 행위자의 연행 자체가 표현행위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된다는 것이 명백하다. 시각문화에 있어 서도 작품 또는 생산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제작과정은 형식구조가 행위에 의해 실현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언어에서는 말하기(speaking)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표현행위의 분석에서는 행위자가 갖는 지식, 느낌과 목적, 그리고 그가 특정 상황 (사회적, 시간적, 공간적 상황)에 맞추어 동원하는 전략이 주된 조사의 대상이 된 - 115 -

다. 표현물이 단순히 성분요소의 기계적 또는 논리적 조합이 아니라, 인간의 실천 적 행위가 가해진 결과라는 측면이 이 단계의 분석에서 강조된다. 셋째, 사회역사적 맥락에 대한 분석은 표현행위나 표현물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고, 사회적으로 구조화되는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인간의 감정, 사고, 가치 관, 취향 등은 각자가 놓인 사회적 위치(성별, 연령, 직업, 계층, 종족 등)에 의해 구조화되며,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 여성과 남성, 민중과 엘리트, 지배적인 종족집단과 소수 종족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표현문화의 차이는 사회적 조건이 인 간의 생각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표현문화는 정체적인 것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여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는 표현양식의 변화 에서뿐만 아니라, 표현매체 자체의 변화(예를 들어, 사진, 필름과 같은 새로운 매 체의 등장)에서도 발견된다. 표현문화는 사회적 조건과 역사적 조건의 반영이며, 또한 그러한 조건 속에서 인간이 실천하는 의식적 행위에 의해서 사회와 역사를 변화시키는 기제이기도 하다. 전통과 근대적(또는 서구적)인 것의 만남이라는 긴 장관계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아시아의 근대라는 시대성은 아시아의 표현 문화를 이해하는 역사적 맥락을 구성한다. 넷째, 의미에 대한 분석은 표현행위의 기저에 깔려 있는 관념과 상징의 체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그것은 공적(public)이고 집단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문화 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념과 상징의 체계는 개별적인 표현행위에 국 한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표현행위에 걸쳐 반복적으로, 그러나 그 구 체적인 모습을 달리하면서 나타난다. 의미체계는 매우 심층적인 의미구조로부터 표면적인 의미규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존재한다. 힌두교에서의 오염과 정화에 대한 관념, 이슬람교에서의 순수와 오염에 대한 관념, 중국의 음양에 대한 관념은 심층적인 의미구조에 해당하며, 그것은 음식, 의복, 주거 공간, 의례, 예술 을 포함한 광범위한 전통적인 문화에 기본적인 원리로 깔려 있다. 이러한 거대 관 념구조 외에도 특정한 지역에서 작동하는 의미와 상징의 체계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바의 귀족계급의 세계관에서는 할루스(halus)와 카사르(kasar)라는 서로 대칭을 이루는 한 쌍의 미학적 개념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할루스는 순수하고, 정제되고, 공손하며, 세련되고, 우아하고, 부드러운 것을 의미한다. 카사 - 116 -

르는 그 반대로 혼탁하고, 불손하며, 감정의 통제가 안 되고, 거친 것을 의미한다. 격식을 갖춘 자바 궁중 언어, 정교한 디자인과 색채로 만들어진 옷감, 예술적으로 뛰어난 음악과 무용, 세련되고 부드러운 에티켓, 심지어 매끄럽게 다듬어진 돌멩 이는 할루스의 표현이다. 할루스의 상태는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통제하고 절제할 수 있는 영적인 힘의 발현으로 간주된다. 자바의 귀족계급은 그들의 할루스한 미 적 취향을 통해 다른 계급과 차별화하며, 권력의 상징적 효과를 추구한다. 발리의 장례는 그들이 죽은 자를 통해 자연과 초자연적 존재와 관계를 맺는 방 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은 시신을 먼저 땅에 매장하고, 일정한 기간이 지 난 뒤 뼈만을 추슬러서 화장을 하는 이중장제를 시행한다. 죽은 자의 살과 피는 대지의 여신에게 돌아가서 자연의 생식력을 돕고, 육체에서 분리되어 방황하는 죽 은 자의 영혼은 화장의 과정을 통해서 정화된 조상신의 위치에 오르게 된다. 인간 의 죽음을 식물의 성장, 조상신으로의 부활과 연관시키는 발리인의 관념이 이들의 장례 절차에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위에 든 두 가지 사례는 자바와 발리의 표현행위를 해석하는데 있어서, 그들이 갖고 있는 관념과 상징체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의 미에 대한 분석은 아시아의 문화를 현지인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는 현지조사의 일 반 원칙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형식구조에 대한 분석, 행위에 대한 분석, 사회역사적 맥락에 대한 분석, 의미에 대한 분석이라는 4가지 측면을 염두에 두면서, 표현문화의 각 영역별로 조사방법 과 분석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하겠다. 본 연구팀이 인도의 델리에서 시행했 던 시범적 현지조사의 결과를 조사방법과 분석의 사례로 논의 속에 포함시킬 것 이다. - 117 -

1. 시각문화의 조사방법과 분석틀 (1) 시각문화의 정의와 범위 1) 시각문화의 정의 시각문화자료는 기본적으로 시각적 표현형식인 색채, 점, 선, 면, 형태, 명암, 원 근과 같은 조형 요소를 재료로 하여 표현문화는 그 대상으로 삼는다. 이러한 표현 양태는 통상적으로 미술이라는 용어로 지칭되어 왔으나 제 1부의 총론에서 이미 언급하였듯이 이 용어가 지니는 미학중심의 고급문화 지향성은 아시아 문화자료 아카이브가 추구하는 일상적인 삶의 문화 라는 전제와 배치된다는 점에서 되도 록 사용하지 않고자 한다. 또한 시각성에 의존하는 표현문화의 형식은 기본적으로 보는 대상이라는 물리 적인 실체를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각문화는 가장 많은 장르적 하위범주 와 수집항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디지털화된 데이타베이스로 환원되기 어려운 조건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시각문화자료 고유의 성격과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본 아카이브기관에서 향후 무엇을 어떻게 조사하고 수집할 것인가의 문제를 구체적 으로 논하기 이전에 먼저 시각성, 시각문화, 시각문화자료의 특성을 고찰해 보려 고 한다. 이는 아카이브 자료로서의 시각문화가 지니는 모순을 풀어나가기 위한 선행 사유과정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문화의 특수성에 대한 고찰은 시각 과 관련한 아시아 문화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1.1) 시각과 시각성 Vision/ Visuality 시각은 인간의 지각 중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감각 기관이며, 시각 정 보는 경험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시감각의 중요성은 다양한 감각기관을 통해 얻어진 정보들이 서로 대치될 때 시각정보가 우선한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시각의 생리학적인 구조는 신체활동과 결합하여 공간과 환경을 지각해냄으로써 시공간 속에서 형성되는 인간의 세계관에 직접적 - 118 -

으로 관여한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시각(vision)이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자극을 뇌가 인식하는 신체의 생리학적인 감각인식 과정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가 본다 고 하는 것은 망막에 맺힌 감각정보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망막에 수 용된 정보를 의식의 통합작용에 따라 구조화하는 정신적인 과정까지를 포함한다. 즉 전자가 생리적 시각이라면 후자는 시각성(visuality)에 해당한다. 시각성은 사회 의 문화적인 필터를 통해 인간의 뇌에 인지되는 정보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식의 과정이 개입되는 시각성은 그러므로 인식주체가 처한 사회나 문화 적인 조건에 따라서 역사적으로 구조화되고 조건 지워 진다. 이러한 시각의 메카 니즘의 생각할 때 시각문화자료는 그 생산과정에서부터 개인, 가족, 종족, 민족, 국가와 같은 공간적인 문화구조와 역사적 시간성의 다양한 함수관계 속에서 만들 어진다는 점이 중시되어야 하겠다. 그런 점에서 시각문화자료는 보다 다양한 해석 의 관점과 방법을 동원하여 두터운 의미 층위를 분석해내야 할 해석적 자료라 할 수 있다. 1.2) 미술과 시각문화 아시아 문화아카이브에서는 기존의 시각예술을 지칭하는 미술 이라는 용어 대 신에 포괄적이며 가치중립적인 시각문화 라는 범주를 사용하고자 한다는 점을 이 미 밝혔다. 시각인식의 과정을 통해 표현된 형식들을 미술이 아닌 시각문화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는 시각형식 표현의 과정이 단순히 독자적 개인의 탈사회적 이며 내재적인 감수성의 발로이기보다는 인간을 둘러싼 총체적 삶의 결과물이라 는 인식에 기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전시에서 접하는 많은 시각자료들은 본래의 종교나 일상생활의 영역으로부터 분리되어 형태의 미 적 가치를 중시하는 미술의 영역으로 편입된 것으로 그 문맥을 상실한 것들이 많 다. 역사 이전부터 20세기 모더니즘에 시기에 이르는 모든 종류의 시각표현 문화 는 그 시대의 정치, 사회, 이념이나 신념체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술을 원래의 문화적 맥락 속으로 되돌리고 예술적 아우라에서 벗어나게 하려 는 시도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존의 미술체제 내부에서부터 이루어져 왔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 미술관이라는 제도가 지니는 시장, 상업적인 - 119 -

성격은 미술관에 수용된 시각자료를 급속히 고급미술의 아우라의 자장 속으로 빨 아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현대 사회는 이미지가 홍수를 이루는 시각적 환경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정보와 지식이 문자보다는 이미지로서 제시되 고 있으며, 광고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각적 정보는 다른 표현형식보다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기존의 전통적인 미술 장르들 역시 역사적으로 설정되어 온 자 신들의 경계 영역을 허물고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시각형식들 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시각문화를 수집 분류하였던 박물관 자체의 이러한 변화와 한계를 동시 에 수용하며 아시아 문화아카이브에서 수집하게 될 시각적인 자료들은 보다 대중 적이며, 아시아 제지역의 현실의 영역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다양한 일상적 문화 자료를 포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문화를 제한된 박물관식 장르 인식에서 벗어나 인간의 총체적인 삶의 과정의 소산이라고 해석하는 본 연구의 기본전제를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1.3) 시각문화의 특징 1.3.1) 재현성, 현실반영 시각적으로 표상되거나 재현된 이미지는 음악의 추상적인 언급이나 언어의 서 술적 묘사에 비해 인간에 호소하는 고감도의 환영성을 지닌다. 시각문화의 이러한 일루전의 특징은 표상된 이미지가 재현(representation)이거나 추상(abstract)이거나 상관없이 인간의 통합적 시각인식과정에 개입한다. 서구에서 발명된 가장 합리적 인 시각체계인 선원근법의 경우를 보면 공간을 구획하는 격자구조는 사실 선의 추상적인 배열에 불가하다. 그러나 그것이 합리적인 수학적 비례에 따라 구조화될 때 평면위에 강력한 3차원의 가상공간이 재현되는 것이다. 극도로 이미지가 제한 된 무슬림의 도상파괴적인 시각문화 역시 이미지가 상기하는 마술적인 환영의 힘 을 경계한 역설적인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의 경우, 특히 연출사진이 아닌 스트레이트 사진이나 영상은 대상의 재현을 넘어 그 자체로 대상의 각인을 의미 하는 특별한 시각기호이다. - 120 -

이처럼 시각으로 재현, 표상된 이미지는 음성언어 이상의 수사적인 기능을 발휘 함으로써 역사, 사회, 정치적인 환경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여왔다. 또한 추상적 감수성에 호소하는 소리, 음악과는 달리 인간의 시각장에 모조세계 (simulacrum)를 조직함으로써 현상과 본질, 표면과 리얼리티라는 인간의 철학적인 관념, 사고에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즉 시각에 대한 유럽과 아시아 제 문 화단위들 간의 다른 인식, 예를 들면 시각에 의존한 관찰이라는 과학적 테제를 발 전시켜온 서구의 근대와 불교문화권에서의 시각적 정보에 대한 불신은 두 사회가 근본적으로 다른 가치체계를 추구한다는 것을 외시한다. 그런 점에서 시각문화자 료는 인접한 분류항목인 음악이나 몸짓과 달리 철학적인 테제, 역사적인 기록, 기 호로서의 문화코드라는 복잡다단한 중층의 의미 텍스트라 하겠다. 1.3.2) 매체의 특성: 물질성 앞서 지적한 것처럼 시각문화는 재료를 통해 표현됨으로써 하나의 물질로서 존 재한다. 물적 토대를 가지는 시각문화는 그런 점에서 사회의 경제, 생산의 하부구 조의 변동을 가장 예민하게 반영하는 문화양식이기도 하다. 물론 현대미술에 있어 서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개념미술이나 디지털, 방송, 영화 등의 다양한 기법을 이 용하는 장르들이 등장하고 있기는 하나, 그것 역시 하나의 현대적인 매체기술에 부응한 것이다. 시각 문화산물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미술품의 아우라 는 이러한 물질성 에서 기인하며, 이러한 물질성, 유일성은 그것의 소유와 전시 시스템으로서 미술 관 제도의 발달을 불러왔다. 또한 질적 가치(역사적, 미학적 가치)가 있는 시각물 질 문화자료의 경우는 근대 국가주의에 의거한 민족의 정신적 유산이라는 집단적 인 물신성까지 더해져서 유형문화재, 국보 등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그 유출 또 한 원천적으로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물질성, 국가유산이라는 근대적 아우라를 특징으로 하는 유물로서의 시 각문화자료는 아시아문화자료의 원천소스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자명하다. 다 - 121 -

소 극단적으로 말하면 시장에서 판매되는 공장제품, 일상용품, 대중에게 선전되는 시각자료 등이 아닌 역사적인 시간이 부여된, 미적가치가 있는 시각문화자료 는 수집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 경매 등을 통해 유통된다고 하더라도 고가로 거래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율성이 없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자료의 물질성을 극복하고 디지털원천소스로서 적당한 시각문화자료 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후 시각문화자료의 범위, 아시아 시각문화자료로서 가능한 항목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시각문화자료의 범위와 분류체계 2.1) 시각문화자료의 범위 * 조형예술/시각자료 시각문화자료에는 시각적인 특성, 특히 조형성을 중시하여 제작된 자료와 수집 된 자료의 형태가 시각적인 형식을 띄고 있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전자에 는 회화나 소조와 같은 미술작품이 해당되며, 후자에는 기록사진, 지도, 도면, 표 본사진, 자료영상 등이 포함된다. 조형예술로서의 시각문화자료는 자료의 텍스트 적인 의미성과 미학적인 조형특질을 함께 담지한 경우에 해당하며, 후자는 다양한 학문의 연구나 조사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산출되는 자료에 해당한다. 역사적인 예 를 들면 인종학의 인체측정 사진, 개발을 위한 항공측정 사진 등이 후자의 예에 속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자는 미술관(박물관)에 후자는 자료로서 아카이브 기 관에서 담당해 왔으나 현대에 와서 예술과 시각자료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 시각문화자료는 작품 그 자체보다는 그와 관련한 미술자료 와 후자의 시각적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 아카이브/컬렉션 시각문화자료를 수집하고 소장하는 자료 아카이브에는 크게 실제 작품이나 물 건을 수집하는 유물 컬렉션과 중요자료의 기록이미지, 관련문헌, 원본기록물, 증언 이나 인터뷰, 기록사진이나 영상 등의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자료 아카이브로 나 - 122 -

눌 수 있다. 또한 시각문화 아카이브는 형태상으로 해당기관의 소유물에 대한 시 각자료를 수집하는 기관소속 아카이브(Single-agency or institutional archives) 와 미래 연구나 전시를 위해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다양한 자료를 수집, 보관하는 ' 다원수집 아카이브(Multiple-collection archives)'형태가 있다. 1) 디지털 아카이브를 지향하는 아시아 문화전당의 시각문화관련 아카이브는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기록 사진, 영상, 관련문헌 등의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하는 '다원수집 아카이브'에 초점 이 맞추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2.2) 시각문화자료의 분류체계 * 서구 근대적 분류체계에 대한 성찰적 반성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 및 수집에 관한 본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의 목적 을 갖고 있다. 첫째는 지금까지 통용되어온 서구중심의 문화 분류방식과 체계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과 그것을 통한 아시아적 문화 분류방식의 모색이고, 둘째는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에서 수집하고 소장하게 될 해당 자료의 조사방법과 기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실질적인 조사에 앞서 분류방식에 대한 이론적인 고찰을 시도하 는 것은 문화, 지식의 분류 과정에는 분류하는 주체의 인식이 개입되어 있고 그런 점에서 현재 서구중심의 문화아카이브의 분류방식은 아시아적인 가치 를 충분히 수용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이러한 목표에 호응하기 위해 본 시각문화 자료 부분에서는 먼저 서구와 아시아에서의 시각문화의 분류과정, 20세기 다양한 시각생산물의 수용의 과정을 통해 현 시각문화관련 분류체계의 표준성과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2.2.1) 19세기 계몽주의 시기: 근대지식의 성립과 시각문화의 분류 * cabinet curiosité 르네상스 이래 시각적인 자료들은 무기, 종교적인 장식, 공예품, 광물, 보석, 동 식물의 표본 등과 함께 진기한 수집품으로 수집되고 진열되었다. 이 때 수집된 시 1) 김기현, 아트 아카이브(Art Archives)에 대한 고찰 What is past is prologue, 삼성미술관 연구논문집 2호, 삼성미술관, 2001, pp. 155-156. - 123 -

각자료들은 체계적인 분류방식에 따라 위계를 가지고 호명되었던 것은 아니며, 주 로 왕실과 귀족들의 위엄과 부의 과시, 지적인 호기심을 드러내기 위한 사유물이 었다. 2) 이러한 혼란스러운 수집 분류방식은 17세기 합리와 과학의 시대로 진입하 면서 점차 세계의 질서를 축약하는 하나의 소우주로서 은유 체계 안에 재편성되 며, 16세기 자연사적 시각물과 함께 진열되었던 회화, 조각, 장식물은 점차 문화와 자연의 위계에 따라 인공물로서 분리되고, 갤러리에 진열되면서 미술 fine art'의 범주를 형성해 나간다. 이때 미술 분류의 원리는 주제에 의한 방식이었다. < 사진 2-A-1 > 르네상스 시기 카비네 큐리오지테에 사물의 수집 * 18세기 계몽기 미술 2) 미셀 푸코는 지식의 고고학, 사물의 체계에서 인식론적인 지층에 따라 르네상스, 고전기, 현대 세단계의 분류와 수집의 역사를 제시하였는데, 16세기 cabinet curiosite는 형태론적인 유사성에 근거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Hooper-Greeenhill, ch. 1.; Foucault, 1970). 이시기의 분류의 한 예는 1565년 Samuel Quiccheberg가 편찬한 자료에 제시되 어 있다. 다섯 항목으로 나뉜 분류는 다음과 같다. - 종교화, 종교에 관련한 그림 - 조각, 응용미술, 화폐 - 자연사, 화석, 광물 - 과학, 기술, 게임, 스포츠, 무기, 의상 - 회화, 판화, 초상화, 텍스타일, 가구 - 124 -

근대학문체계가 형성되면서 전 학문영역에 대한 백과사전식 분류가 이루어진다. 이 때 분류의 원칙은 형태적인 유사성이 아닌, 합리성에 바탕을 둔 구조적인 인과 관계이며 시각예술의 영역도 미술관 박물관의 성립과 함께 체계화되기 시작한다. 또한 고대 유적과 유물이 발굴되면서 주제보다는 형태와 국적, 지역을 바탕으로 한 유파를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최초의 유럽의 미술관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우피치 미술관의 경우 회화와 조각과 같은 시각 예술(visual art)부분이 자연사의 대상인 광물이나 보석, 과학기술인 무기, 광학기 구 등으로부터 분리되어 유파와 양식에 따라 과거 캐비넷 형태에서 체계적인 도 서관의 시스템 으로 정리되기 시작하였다. 이 때 교회의 제단화나 건축물의 장식 물들이 본래의 종교적인 맥락에서 벗어나 미술 의 영역으로 편입되게 되었다. 시 각물질문화에서 기능이 탈각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의미의 공공미술관은 1793년 루브르 미술관의 개방과 더불어 출현, 대 혁명이 내세운 평등의 이념에 따라 과거 귀족의 소유물이던 미술이 국민, 시민의 공공의 재산으로 변화하였고 본격적으로 국가 문화정책으로서 미술관 체제가 형 성되었다. 이때부터 미술관은 적극적으로 소장품 목록을 작성하고 분류 관리하는 체제를 마련하였다. 3) * 19세기-20세기 초 박람회시대 아시아 전통사회의 수공예품이 박람회 장으로 편입되어 산업기술과 미술이라는 이중의 역할을 부여받게 되는 시기이다. 특히 20세기 산업사회, 대량생산의 시대 로 들어서면서 생산품의 상품가치를 상승시키는 디자인의 영역이 중요한 시각문 화의 요소가 되었다. 또한 박람회가 제국주의적 시선을 확인하고 서구적인 오리엔 탈리즘을 고착화하는 방편으로 활용되면서 원시 부족의 시각자료들은 인류학, 민 족학의 세분화된 분류방식에 의해 전시되고 박물관에 수집되었다. 4) 3) 1802년 Vivant Denon 관장의 임명과 루브르는 본격적인 큐레이토리알 시스템을 마 련하고 회화조각을 중심으로 한 분류체계를 현성하였다. Germain Bazin, G, The Louvre, London: Thames, 1959. 4) Timothy Michell, "Orientalism and the Exhibitionary Order", The Art History: A Critical Anthology, ed. by Donald Preziosi, 1998); Donald Preziosi, "Collection/Museums", Critical Terms for Art History, ed. by Robert S. Nelson and Richard Shiff,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6. - 125 -

< 사진 2-A-2 > 1850년 영국 런던 수정궁 박람회 전시대상이 된 아프리카 문화 2.2.2) 근대기 아시아 시각문화의 분화 * 전통사회에서의 미술 전통사회에서 생활용품, 의례나 종교용, 문화적 여가물 등의 다양한 시각자료들 은 각기 다른 역할로 기능하였으며 그들은 한데 묶는 미술 이라는 범주나 영역은 존재하지 않았다. 19세기 제국주의의 확장과 서구 산업의 수용과 함께 미술은 새 로운 殖 産 興 業 의 선진기술로 이해되었으며 이에 따라 과거의 수공예품은 박람 회의 전시에서 농 공 수산품, 공업기술품등과 함께 분류 진열되었다. 이후 회화, 조각, 공예 등이 산업관이 아닌 미술관으로 분리되면서 예술의 범주로 이해되었 다. 5) * 미술, 전통미술의 분리 5) 北 澤 憲 照, 眼 の 神 殿 美 術 出 版 社, 1989-126 -

이때 서화, 수묵채색화, 사군자, 서예(한국, 일본의 경우), 민화 등의 전통 시각 문화는 유화나 조각과 같은 서구의 미술범주와 갈등하면서 축소되거나 폐기되기 도 하고, 전통에 대한 인식의 재등장하면서 한국화, 일본화, 국화 등의 명칭으로 되살아나 현재까지 미술의 하나의 장르를 이루고 있다. 2.2.3) 20세기 미술과 시각문화: 아카이브의 범주의 확대와 수용 20세기 들어서는 미술의 전통적인 범주인 회화, 조각, 장식미술 이외의 판화, 사 진, 디자인 등의 새로운 장르가 제도 미술계에 점차 수용되었다. 현대미술의 전시 와 분류, 위계화 범주화에 선두적인 역할을 해온 뉴욕의 근대미술관의 경우 적극 적으로 사진, 패션, 디자인 등의 전시를 기획하고 수집하여 시각문화의 대상을 확 장시켜왔다. 6) 박물관, 미술관은 하위문화와 대중문화, 시각적인 도큐먼트에 이르기 까지 시각문화의 미술의 외연을 넓히고 있으며 또한 사진, 지도, 엽서나 디자인, 패션 등 개별적인 테마나 아이템을 전문으로 하는 박물관들이 교육적인 목적이나 오락적인 기능을 결합하여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시각문화자료의 분류체계를 확장되고 하부항목은 보다 세분화되고 있다. 6) 1932년 건축과 디자인 분과를 설치하여 건축에 관한 도면과 사진을 포함하여 가구, 식기류에서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수집하였을 뿐 아니라 1930년부터 수집을 시작한 사 진을 위한 분과는 1940년에 설립되었다. 현재 모마의 분류체계 항목은 다음과 같다. Architecture and Design Drawings Film and Media Painting and Sculpture Photography Prints and Illustrated Books http://www.moma.org/collection/depts/film_media/index.html - 127 -

< 사진 2-A-3 > 미국의 디자인 생산물, 10달러 이하의 물건전 모마, 1940. 2.2.4) 시각문화 분류체계의 국제적 표준 AAT(Art & Architecture Thesaurus): 그 구조와 문제점 * 미술의 분류체계의 국제적인 표준 미술용어의 학술적 합의와 그 위계표를 통한 분류방식의 구축은 서구에서는 미 술사학자들과 미술관 큐레이터, 소장품 관리자 등과 같은 시각문화 관련자들의 공 통의 관심사로서 1960년대 이후 박물관 정보의 전산화와 더불어 그 필요성이 거 론되어 왔다. 7) 이는 1990년대 컴퓨터의 보급과 인터넷, 정보화 환경의 급격한 변 화로, 자료항목의 위계화를 통한 분류체계를 구축하고 용어 기술방식을 통괄하는 통제언어의 아카이브화가 절실하였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7) 이 분야의 최초의 소장품 전산화는 1965년 워싱턴 스미소니안 박물관의 SELGEM이 나 이후 박물관 사이의 네트워크를 위한 GRIPHOS(Generalized Retrieval and Information Processing for Humanities Oriented Studies) 프로젝트 등이 시작되었다. Robert G. Chenhall, Museum Cataloging in the computer Age, Nashville: American Association for State and Local History, 1975;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정보표준화연구, 한국레이 저영상(주), 1999, pp. 5-9. - 128 -

1988년부터 게티 정보연구소와 국제박물관 협회(ICOM), 미국대학미술협회(ACC) 가 공동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그 결과로 1993-1996년에 걸쳐 미술건축 시소러스 AAT(Art & Architecture Thesaurus) 구축하였고 이것은 시각문화 분류체제로서 이 부분의 글로벌 표준을 지향하고 있다. 전 영역에 걸친 전 방위적인 분류, 위계, 세분화를 보여주는 AAT는 서구가 18세기 이후 실행되어온 백과사전식 지식의 분 류시도의 연장선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영 미권의 경우 주요 미술관들은 소장품 분류에 있어서 이 시스템을 참조하고 있으며 현재 과천현대미술과의 분류시스템 도 이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현실을 고려하여 재정비한 것이다. * 구조와 문제점 문제점은 방대한 자료 항목의 구축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구체적인 지역 시각 문화 자료에 대한 언급은 매우 허술하거나 잘못된 분절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 으로 이는 서구 중심의 시각문화 분류체계이자 명명 체계로서, 비서구적인 지역, 개념, 기능, 산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아시아 시 각문화자료의 부분은 서구의 시각문화항목에 대한 표준화된 체계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지역적인 내부의 관점을 포함할 수 있는 대안 항목을 개발해야 한다. * 범위와 기능 AAT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화역사에서 중요하게 언급되는 사물, 즉 고미술, 건축, 장식미술, 자연적이고 구축된 환경, 가구와 장치, 그리고 시각 및 구 두소통의 문화유산을 다룬다. 또한 사물에 대한 용어뿐 아니라 그것들을 기술해주 는데 필요한 용어들도 제공한다. 즉, 색이나 모양과 같은 물리적 속성, 생산의 주 체자, 스타일, 비평과 이론용어, 개념까지도 포함한다. AAT에 포함된 용어, 개념 은 128,000개에 이르며, 34.000여 항목은 시각개념의 용어를 아카이브하고 있다. AAT는 이러한 용어, 항목을 복층의 단면(facets)을 지닌 거대한 수계도를 통해 범 주를 위계화하고 체계화하고 있다. 이는 미술과 조각을 위한 일반적인 분류방식 (classification scheme)을 제공하기 위해 디자인되었다. * 구조 facets(단면)은 추상적인 관념에서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사물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관점으로 재단한 가장 7가지 상위분류항목이다. - 129 -

ASSOCIATED CONCEPT (연관개념) PHYSICAL ATTRIBUTES (물리적 속성) STYLE AND PERIOD (양식과 시대) AGENTS (작업자) ACTIVITIES (작업) MATERIALS (재료) OBJETS (오브제) * 대안 분류체계의 필요 수많은 정의와 위계를 지닌 AAT의 경우 비 서구지역의 미술에 대해서는 매우 상투적인 정의와 지나치게 단순한 범주로 이루어져 있다. 다음과 같은 예에서 구 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표상이미지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만달 라의 경우 서구의 분류와 인식범주에서는 그것이 가지는 종교적인 의미나 상징적, 신화적 세계관보다는 만달라가 지니는 기하학적인 도안의 측면이 우선적으로 강 조된 조형적 위계 속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예1의 위계표 참 조) 또한 지역미술에 있어서 한국미술에 관한 양식카테고리는 도자기 (하위항목에는 백자와 분청, 미시마)만이 설정되어 있어 서구의 관점에서 변방에 속하는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여타 아시아 지역미술에 대해서는 매우 취약한 인식 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아래 예2의 위계표 참조) 특히 한국미가 도예의 민예미 로 대표되게 된 역사적인 과정에 식민지에 대한 일방적 시선이 관여했던 것을 생 각해 볼 때 서구의 시각문화 분류항목에서 아시아 각 지역의 현대적인 문화스타 일은 단순한 서구의 모방형식으로 치부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아시아 문화 전당의 문화자료가 극복하고 보완하여야 부분은 바로 아시아적인 관점과 입장이 라 하겠다. * 예 1. 만다라(mandala) 정의: 그림을 통한 밀교수행법의 하나. 또는 그림. 法 界 의 온갖 덕을 갖춘 것이 라는 뜻으로 부처가 證 驗 한 것을 그림으로 나타내어 숭배의 대상으로 삼는 것. 일 - 130 -

본의 밀교 미술에서 볼 수 있으며 한국에는 없음 (ꡔ한국문화재용어사전ꡕ, 한림출 판사, 2004, p. 111) (AAT) Note: Generally, geometric motifs, often circular and symbolic of the Universe, capable of innumerable variation and meaning in a variety of media. Top of the AAT hierarchies... Physical Attributes Facet... Design Elements... <design elements>... motifs... <geometric motifs>... chevrons... cinquefoils... dots... interlocking circles... lozenges... mandalas... multifoils... quatrefoils... trefoils... triquetras * 예 2. Korean art Top of the AAT hierarchies... Styles and Periods Facet... Styles and Periods... <styles and periods by region>... Asian... East Asian... Korean - 131 -

... <Korean periods>... Koryo... Three Kingdoms (Korean)... Unified Silla Kingdom... Yi... Chosen... <Korean styles>... <Korean pottery styles>... Mishima [N]... Punch'ong 2.3) 아시아 시각문화 수집 자료의 범위 아시아적인 가치를 지니는 시각문화의 자료들은 각기 상이한 시대성을 바탕으 로 하고 있다. 우선 대상 자료의 시간성을 고려할 때 아시아적인 원형 vs 서구적 인 시각문화라는 이분법은 지양되어야 한다. 전통적이고 내재적이라고 생각하는 아시아의 토착 문화요소 역시 근대화의 고안물이거나 과거 다양한 외래의 요인과 혼종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문화는 장기간 지속되어온 토착적인 아시아 적인 표현양식과 현대적인 표현문화의 공존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아시아 문화를 바라보는 탈식민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아시아 시각문화자료 아카이브에서는 다음 중 일부를 선택적으로 취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구적인 분류체계에서 누락되었거나 항목화되지 못한 지역 고유의 시각문화 영역 전근대 아시아 문화교류의 산물 서구로부터 유입되어 변용된 시각문화의 영역 동시대적이며 글로벌화한 시각문화 - 132 -

시각문화 자료의 범위 시간성 아시아 문명교류와 그 문화자료 근대이전 아시아 문화교류의 산물 아시아 전승 기술 (공예) 지역권역별 예술인식과 문화 관념에 관한 자료 아시아 식민지 역사와 탈 식민기의 시각자료 아시아 민주화, 현대 대중사회의 시각문화자료 서구적인 분류체계에서 누락되거나 항목화 되지 못한 지역 고유의 시각문화 영역 서구적인 분류체계에서 누락되거나 항목화 되지 못한 지역 고유의 시각문화 영역 전통적 시각문화의 현대적 변용 서구로부터 유입되어 토착화된 시각문화 동시대의 다큐멘타리 성격의 시각문화자료 아시아 현대미술과 관련 아카이브 동시대적이며 글로벌화한 시각문화 < 표 2-A-1 > 시각문화자료의 범위와 시간성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본다. (시각문화항목 자료의 성격과 수집방법에 관한 내용은 3)장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 2.3.1) 아시아 전승 기술(공예)과 현대적인 디자인 아시아 각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시각표현기법과 기술, 제작방식 등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아카이브한다. 이러한 오랜 시간을 통해 지속되며 크게 변화하기 않고 남아있는 문화목록들은 토착적인 삶의 모습과 축적된 기술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아시아 각 지역에 산포되어 있는 다양한 염색과 직조기법, 금속 주물양식, 도예 등을 조사하고 자료의 수집 뿐 아니라 장인, 공방과의 연계를 통 해 아시아 문화이벤트나 전시의 자료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토착적 으로 계승되어온 전승미술은 그 조형적인 방식과 상징체계로 인해 지역특유의 인 지체계나 문화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서 중요성을 지닌다. 2.3.2) 전근대 아시아 문명교류와 그 문화자료 - 133 -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가 중국을 거쳐 동아시아 한국과 일본으로 전해지는 불교 미술 교류사, 아시아 실크로드를 통해 이루어진 문명의 교환, 바닷길을 중심으로 펼쳐진 역동적인 문화의 교류에 대한 현지의 흔적, 기록, 연구문헌 등을 수집할 수 있다. 과거의 여정을 실증적으로 조사, 재연함으로써 부수적으로 고대부터 전 근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끊임없이 긴박하게 충돌하고, 교섭, 습합 되었던 아시아의 문화적 지층을 고찰할 수 있는 자료라 할 수 있다. 특히 6세기에 서 14세기에 걸쳐 전성기를 맞이하였던 실크로드나 고대 불교문화의 전개양상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었을 아시아적 가치를 추출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주제들 이다. 그러나 이때 역사적인 자료의 실증 유물들의 경우는 각 지역의 문화재 지정 으로 유출이 어려우며, 수집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2.3.3) 지역권역별 예술인식과 문화 관념, 토착적 조형 인지체계에 관한 자료 아시아의 각 지역은 문화적인 권역에 따라 그 예술인식도 다른 형태를 하고 있 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북아에서는 사대부 문화의 수신적 문인미학에 바탕을 두고 둔 시 서 화 일체라는 독특한 시각문화적 감수성을 발전시켰고, 그에 따라 서예 와 같은 지역적인 장르를 발전시켰다. 이에 비해서 힌두이즘을 기본으로 하는 남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의식은 관념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성 격이 강하다. 이슬람을 중심으로 하는 서아시아 지역은 재현적인 이미지가 지니는 우상숭배에 대한 반발로 인해 선을 이용한 장식적인 문양과 공간조형방식을 발전 시켜왔다. 또한 각 지역이 고유의 풍토적인 원인으로 인하여 기본 조형단위, 색채나 공간, 형태에 대한 서구의 방식과는 다른 토착적인 인지방식이 있을 것으로 이해된다. 무엇보다 각 지역의 자연물에서 채취할 수 있는 천연염료의 색채 스케일과 그 명 칭이 다를 것이고 지역적인 자연환경에 따라 빛과 명암에 대한 분절편차가 다를 것이 분명하다. 형태의 인식방법, 자연물을 공간에 재현하는 공간지각방식 등 역 시 아시아 각 지역마다 독자적인 토착성을 지닐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독자적인 시각적 인지체계는 토착인들과의 인터뷰, 관찰, 문헌 확인 등의 과정을 통해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그 연구성과가 다시 자료화되는 - 134 -

피드백 과정을 통해 축적될 수 있다. 2.3.4) 아시아 식민지 역사와 탈식민기의 시각자료 아시아를 묶는 동질의 역사 경험이 축적되는 가장 근자의 시간은 서구와의 만 남이 그 충격을 가져오는 19세기 20세기의 근대기에 해당한다. 그런 점에서 아시 아 시각문화 아카이브에서 시기적으로는 근 현대기 제작되거나 생산되는 혼성적 시각문화자료에 집중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이시기에 생산되는 사진, 엽서, 디자인, 식민지 양식의 건축 등은 아시아 각 지역의 판이하게 다른 문화 종교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식민지, 반식민지시기를 경험한 전 아시아에서 동일한 양태로 생산되었기 때문에 아시아적인 동질성을 확인하고, 탈식민적 담론을 생산할 수 있 는 원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특히 이 시기에 서구인들에 의해 생산되고, 아시아인들에 의해 모방된 많은 시 각표현물들은 아시아의 정체성의 형성과 아시아의 재현방식에 심대한 영향을 미 쳤을 뿐 아니라 이러한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방식은 식민지 아시아인들의 모방 에 의해 내재화되었다. 식민지 근대화기에 생산된 시각자료는 현대의 아시아적 정 체성의 모색에 중요한 연구 분석 자원이다. 2.3.5) 아시아 현대미술과 관련 아카이브 1990년대 글로벌리즘의 대두와 함께 아시아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은 뉴욕이나 파리의 서구미술중심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오리엔탈리즘의 반복, 서구중심의 글 로벌리즘의 확장이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아시아 현대미술은 광주비엔날레, 후쿠오카 트리엔날레, 상하이 비엔날레 등의 다양한 국제전을 배경으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중국현대미술의 강력한 부상으로 아시아 거점 도시들 사이의 문화적인 경쟁과 연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아시아 현대미술이 주목되고 있는 이면에는 서구주도의 글로벌 미술시장에 대항 하고자 하는 동아시아 3국, 특히 중국과 일본의 문화전략적 포석에 힘입은 바가 크다. - 135 -

자료의 접근성이나 현실적인 경제성, 차후의 문화적 파급을 생각할 때 동시대적 으로 가장 활발하게 생산되고 있는 시각예술 자료를 아카이빙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더욱이 아시아성, 지역성과 국제화, 식민의 경험 과 같은 아시아 현 대미술의 주제와 화두는 본 아시아 문화의 전당 설립을 위한 컨셉과 기본 방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때 실제 작품의 소장은 미술관의 영역이므로 아시아문화자료 아카이브에서는 중요한 작품의 이미지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가들의 인터뷰나 작품 제작현장기록, 전시카탈로그 등의 현대미술관련 자료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 이 가능하다. 아시아 현대미술에 대한 자료와 연구 성과는 향후 아시아 문화전당 의 전시, 광주비엔날레, 아시아 작가 레지던스와 호환될 수 있을 것이며, 다양한 레지던스와 후원, 전략적인 수집을 통해 예술문화의 허브로서 기존의 광주의 위상 을 재구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2.3.6) 아시아 민주화, 현대 대중사회에 대한 시각문화자료 민주화 사회로 이행되어 가는 아시아 여러 지역의 미래적인 모습을 아카이빙 할 수 있는 정치포스터, 선전물, 동상, 패러디물 등의 사회정치적인 시각생산물을 장기적으로 수집해 나간다. 특히 정치적인 변환기와 민족국가의 형성, 국가시스템 을 갖추어 가는 타 아시아 국가들의 변화기의 모습을 담은 시각자료들은, 다른 구 술, 역사자료들과 함께 구축될 경우 향후 저항 과 민주 의 상징적인 가치를 획 득한 광주가 아시아 민주화 연구의 중심지로 부각될 수 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 는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자료는 저작권이나 소유권이 설정 되어 있지 않은 대중표현매체를 통해 유포된다는 점에서 수집에 용이하다 하겠다. (2) 시각문화에 대한 접근틀 1) 시각문화자료 해석의 여러 가지 입장 전통적으로 근대 이전 동아시아에서의 시각문화 분석은 진위감별이나 인상비평 에 근거한 감평활동이 주가 되었으며, 구체적인 해석의 틀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 136 -

이러한 여기적인 문예관은 근대학문의 수용과 다양한 미술제도의 발전에 의해 변 화하였으며 미술은 점차 학문적인 인식의 대상으로 이해되었다. 20세기 이후 서구 에서는 시각문화를 통해 인간의 인지체계, 인간의 심리적인 기제, 사회적인 의미 와 문화적 맥락을 파악하려는 학제적인 관심이 고조되면서 다양한 분석적인 방법 론들이 등장하였다. 다음에 제시하는 방식은 서로 배타적이기 보다는 하나는 주된 지향으로 하나의 시각자료에 대한 총괄적인 이해에 도달하기 위한 다른 방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1.1) 형식주의적 접근틀 시각문화의 본래적 성격을 구성하는 조형적인 요소들, 색채, 선, 형태, 질감, 양 감 등의 형질 분석을 통해 해당 자료의 스타일을 규명하는 분석방식이다. 이러한 분석방식은 자료의 텍스트적인 의미 이전에 조형물로서의 연관방식과 구조에 대 해 분석하고 조사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료의 수집과정에서 조사자 가 형식분류의 매뉴얼에 따라 가장 먼저 취해야 하는 조사방법에 해당한다. 그런 연후에 조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료의 장르적인 범주나 귀속, 미학적인 특질 등을 기술하게 된다. 또한 외형, 형태 분석을 통해 자료의 양식적인 성격을 해석 하는 것은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시각자료들을 분별하고 그 귀속을 밝히는데 필 수적이다. 이러한 분석태도는 무엇보다 시각문화의 발현에 있어서 의미있는 것은 주제나 내용이기 보다는 의미있는 형식의 발현에 있다고 보는 입장에 근거한다(Clive Bell, Art, 1958). 서구의 모더니즘 미학에 기반을 둔 이러한 접근 방식은 그 제한 성에도 불구하고 시각문화자료를 분석하는데 있어서는 가장 선행되는 기초분석에 해당한다. 한편 공통된 형식문법을 바탕으로 하는 스타일, 양식이라는 것이 일정 지역과 시기에 동질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그것이 단순이 개인적 차원의 표현이 아니라 역사와 사회의 산물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즉 형식의 분석은 의미의 분석 과 결국 시각자료의 문화적인 의미를 해석해 내는 상보적인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1.2) 도상해석학/기호학적인 분석틀 - 137 -

도상학적인 방법은 시각문화자료에 나타난 다양한 색채, 문양, 도상을 통해 이 미지의 표면을 넘어서 문화의 심층 의미와 한 시대의 정신적인 토대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Irwin Panofsky, Studies in Iconology, 1939). 독일의 20세기 바 르부르크 학파가 대표하는 도상해석학적인 방식은 기본적으로 종교와 예술의 관 계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분석방식은 관련문헌, 종교도상, 문화자 료 등을 통해 이미지를 분석하고 내재적인 의미를 추출해가는 해석학적인 방식이 다. 도상해석학은 근대 독일에서 형성된 방법론이지만 종교, 신화, 상징 등이 큰 영역을 차지하는 아시아 시각문화자료의 분석의 방식에 있어서 매우 유의미한 방 법론이 될 수 있다. 심층 문화적 의미에 접근하기 위한 도상해석학에는 전 도상학단계, 도상분석의 단계, 도상해석의 단계로 나뉘어 진다. 전도상학의 단계는 감각적 경험을 통해 자 료에서 발견되는 사실적인 요소와 표현적인 요소를 구별해내는 단계이다. 도상분 석(Iconography)의 단계는 문헌적 자료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관습적인 의미, 그림의 주제, 알레고리 등을 이해하는 단계이다. 마지막의 심층해석의 단계라 할 수 있는 도상해석학(Iconology)의 단계는 종합적 직관을 바탕으로 대상의 내재적 의미, 상징적인 가치를 구성하는 심층구조에 접근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미술사학 자 곰브리치(Sir Ernst Gombrich)에 의하면 이러한 도상해석학적인 방식은 한 사 회가 지니 전체적인 문화의 지평을 재구축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신화 상징에 의거한 도상학적 방식은 소위 내재적 의 미의 규명을 목표로 두고 그 시대의 지배적인 경향성을 말하며 시대의 정신성을 읽어내려 한다는 점에 있어서 독일 관념철학이나 구조주적 본질주의와 같은 근대 서구인들의 전형적인 세계를 해석하는 시각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 간과되어서 는 안 된다. 파노프스키의 도상해석법, 즉 그림의 심층에 숨어 있는 의미를 추구 하는 방법론은 사실상 레비스트로스 Claude Levi-Strauss (1908-1991)의 구조주의 나 프로이트 Sigmund Freud (1856-1939)의 심리분석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8) 이러한 방식은 시각문화 형성과정에 용해된 다양한 개인들의 개별적인 경험이나 상황 등을 고려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8) 신준형, 파노프스키와 뒤러-르네상스 미술과 유럽중심주의, 시공아트, 2004-138 -

이러한 도상해석학적인 분석방식은, 언어, 미술, 음악, 영화와 같은 문화나 문화 적 표현들이 기호들로 구성되어 있고, 각 기호는 문자그대로의 뜻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현대기호학적 분석방식(Mieke Bal and Norman Bryson, 1991)과 기본적 으로 동일하다. 롤랑 바르트는 ꡔ이미지의 수사학ꡕ(Rhetoric of the Image, 1964)을 통해 무엇보다 시각표현이라는 외시적인 기표는 심층문화라는 기의와 관련되어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이미지의 상징성과 그 문화적인 함축에 대한 해석의 가능성 을 중시하였다. 그러나 기호학적인 접근에서는 시각문화를 해석하는데 있어서 상 징성이나 단위사회의 내재적 정신구조와 같은 관념을 중시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힘의 권력관계와 같은 사회구조적인 요인에 관심을 가진다. 1.3) 사회 역사적인 분석틀 시각이미지의 표상방식과 그 변화 양상을 해당 문화집단의 사회 변동과 관련하 여 해석하는 분석방식으로 앞서 기술한 도상분석학의 문화적인 맥락을 사회 정 치 분야로 확장시킨 방식이다. 이러한 분석틀에서는 중요한 요소는 특히 사회의 경제적인 토대의 변화, 생산과 소비 시스템의 변화, 정치변동과 시각문화와의 관 계 등이다. 이 때 분석자는 문화생산자의 사회적 계급이나 지위, 후원자 연구에 관심을 가지며, 귀족이나 왕실의 배타적인 시각문화 뿐 만 아니라 대중적이며, 공 공 시각문화 자료와 생산방식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이러한 사회역사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분석자들은 시각표현문화에 대해서 탈 미학적 태도를 지니며 대상물을 미술품이 아닌 하나의 시각적 자료로서 인식한다. 그런 점에서 아시아 시각문화자료 아카이브는 전략적으로 아시아 시각문화를 통 해 아시아의 사회 역사적인 문맥을 탐구하려는 사회, 정치, 역사 분야의 연구자들 에게 자원이 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의 시각자료 뿐 아니라 공시적으로 발생하는 분쟁과 역사의 현장에 대한 많은 시각적 자료를 확 보하는 것이 그 예에 해당할 것이다. 1.4) 정신분석학적인 분석틀: 개인과 집단의 무의식 - 139 -

시각문화는 그 원천이 인간의 상상력 속에 있으며 인간의 무의식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적인 접근은 유용성을 지닌다. 정신분석학에서는 미 술로 대변되는 시각표현문화를 그것을 생산한 주체내면의 언어화 되지 못한 충동 들이 상징적인 방식으로 표출된 문화생산물로 받아들인다. 특히 현대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시각은 인간을 행위의 동기인 욕망을 작동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동인이자 인간이 자신의 주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 핵심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 다. 9) 더 나아가 한 시대의 시각산물은 개인을 넘어 민족, 국가 등 다양한 집단의 욕 구와 욕망과 관련되어 있다. 특히 칼 구스타브 융(K. G. Jung)이 언급한 것처럼 신화나 종교와 같은 도상이미지는 한 문화집단의 집단적인 무의식의 심층 구조적 인 소산이라는 가정을 따를 때 아시아 제 민족단위들에게서 나타나는 다양한 신 화적인 상상력과 이미지들의 분석은 단위 문화의 시대적인 욕구의 심층의미에 근 접하는 지름길이다. 1.5) 여성주의, 탈식민주의 관점 여성주의적 분석틀은 여성과 남성의 상이한 삶의 방식과 체험이 시각이미지의 표상방식과 그 해석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이러한 차이가 시각문화의 생산과 소비의 과정에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분석하는 태도이다. 여성주의적 시각은 기본적으로 여성과 남성은 각각 다른 사회화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이 불평등하다고 보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그렇기 때문 에 여성주의적인 관점은 특히 가부장적인 구조가 일상화 되어있거나 극단적으로 심화되어 있는 이슬람권역을 위시한 여러 아시아 지역의 시각표현문화를 분석하 는데 매우 유용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값싼 여성의 노동력에 의해 생산 되는 아시아의 사리, 바틱, 등과 같은 전통 염직의 색채, 문양, 장식 등을 분석할 때 여성주의적 시각은 보편적인 신화체계나 관념에 따른 상징적 심층의미의 분석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9) Jacques Lacan, The Four Fundamental Concepts of Psycho-Analysis, trans. Jacques-Alain Miller (New York: Norton, 1977) - 140 -

결과적으로 여성주의가 극복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적인 편견이나 불평등, 사회 적 약자, 소수자의 권리와 목소리의 회복에 있다. 그런 점에서 여성주의적 시각은 성적 소수자, 난민, 이주 노동자와 같은 타자들의 경험과 주변의 정체성에 관심을 갖는 탈식민주의관점과 상통한다. 여성주의와 탈신민주의 분석틀은 하나의 분석적 인 방법론이기 보다는 해석적 접근의 태도로 이미 상술한 정신분석, 사회 역사적 분석 등의 다양한 분석틀을 사용한다. 2) 자료분석의 단계 수집된 아시아 시각문화자료는 다음과 같은 분석의 단계를 가진다. 기술적 분석 (Technical Analysis) 조형 양식분석 (Style Analysis) 사회적 맥락의 분석 (Context Analysis) 심층문화 의미 분석 (Symbolic Analysis) < 그림 2-A-1 > 시각문화자료의 분석단계 2.1) 기술적 분석 자료의 매체적인 특징, 재료, 과정, 성분을 분석하여 자료의 보존 방식과 가능성 에 대하서 분석한다. 특히 수집된 대상 자료가 오브제인 경우, 기록영상이나 사진, 자료, 도면, 스케치 등의 텍스트인 경우 각각 자료화하는 방식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음성, 사진, 영상 등의 디지털 자료입력의 표준과 방식에 대해서 - 141 -

는 제 2부 I장 3절 디지털화를 위한 자료의 기록방법 을 참조하기 바란다. 2.2) 조형, 양식(style) 분석 형태적인 변화는 그 자체로 의미론적인 변화의 징후이다. 이런 점에서 색채, 점, 선, 면, 구성, 명암, 비례, 원근, 양감 등의 조형단위 의거한 자료의 양식분석은 자 료의 의미분석을 위한 첫 단계에 해당한다. 이러한 조형적인 분석을 통해 무질서 하게 채집된 시각문화자료들은 시기, 지역별로 분류되고 체계화된다. 시기 지역별 분류, 자료의 체계화 자료의 미적, 질적 가치 판단의 기준 명문이나 기록이 없는 경우 귀속(attribution)의 기준 2.3) 사회적 맥락의 분석 시각문화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료를 둘러싼 외부적인 컨텍스트를 연구하는 과정이다. 어디에서 생산되었는가, 누구에 의해서 생산되었으며, 어떠한 기능을 위해 만들어졌는가, 누가 소유하였으며, 이후에 그 자료의 의미는 어떻게 변하였는가 하는 것 등이 이 단계에서 조사되어야 할 내용들이다. 이러한 자료를 둘러싼 외부의 조건들을 조사함으로써 시각자료물의 경제적, 정치 사회적인 토대 를 분석해낼 수 있으며, 이 단계의 연구 결과는 향후 심층문화의미 분석을 위한 기본 정보를 제공된다. 2.4) 심층문화의미 해석 신화, 전기, 역사 등 타 문화영역에서의 문헌과 기록 등을 참조하여 표면적인 1 차 의미를 넘어서 그 시대를 관통하는 심층의미를 읽어내는 해석적인 단계이다. 시각이미지의 다양한 문화, 사회적인 의미망을 해석하고 그 시각물의 생산과 유 통, 집단적인 향유를 가능하게 한 사회의 문화적인 코드가 무엇인가를 해석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 142 -

(3) 시각문화자료의 조사 및 수집 방법 1) 시각문화의 항목별 자료유형과 수집방법 앞에서 언급한 아시아 시각문화자료의 범위에 근거하여 보다 세부적인 항목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각 시각자료는 기본적으로 문헌연구, 현지조사, 인적교류 등을 통해 자료의 수집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근현대기 시각자료, 특히 사진이나 포스터, 영상 등의 경우는 한국 내에 축적된 개인 소장자료를 발굴 하고 그것의 소유전환이나 기증을 유도하여 아시아 문화전당 자료의 종자로 삼는 노력이 시급하다. 또한 기본적으로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는 디지털화한 아카이브 로서 규정하고 있으므로 조사연구와는 별도로 현지 기관이나 제3국의 기관과의 교류를 통한 실물 및 디지털 자료의 대여라든지 자료수집 단계에서의 디지털화 등 여타의 방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 143 -

시각 문화 자료 항목 전승 기술 자료유형 수집방식 아시아 시각자료로서의 의의 실물자료 제작과정 영상 사진 기록물 구술 문헌 기증 구매 조사 채집 촬영 기록 - 각 지역 토착적 삶의 모습 재현할 기초자료 - 전승되어온 지역기술을 분석하여 현대적으로 응용가능 - 전통 염직 등의 자료는 현대패션디자인 산업 과의 연계가능 자료수집방법에 제안 대한 - 민중, 생활사 등의 관련 자료 아카이빙과 연계해 채 집 - 현지조사를 통한 지역 공 방, 전승 장인 조사 - 레지던트를 통한 아시아 전승기술의 소개와 이벤트 기획 전 통 실물자료 사진 문헌 기증 구매 촬영 기록 - 전통 시각자료 중 예술적 가치와 역사적인 가치가 인정된 경우 각 지역, 국가의 지정 문 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어 실물자료를 수집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 생활문화와 관련된 무속이미지, 부적, 세화, 연화, 달력, 민화 등의 민간미술품을 수집하는 것이 바람직 - 국가 지정 유물 자료는 전시교류를 통해 자료 공유 - 현지 조사를 통해 민간 대중시각문화의 수집 미 술 서 체 실물자료 탁본 제작과정 기록사진 영상 문헌 기증 구매 조사 채집 촬영 기록 전시기획 - 비서구적 대표적인 미술형식 - 다양한 종교도상이나 미학적, 해학적 자료 - 타 아시아 지역과 비교하여 동아시아 문인 문화의 성격을 검토할 수 있는 자료 - 서체성을 이용하여 작업하는 아시아 컨템퍼 러리 작가들과 연계한 다양한 전시기획 가능 - 아시아 각지역의 서예, 문자도, 선불교의 파묵, 서 아시아의 아라베스크 문양, 코란의 칼리그라피 등을 수 집 - 지역의 현지조사를 통해 장인들을 발굴하고 시연 등 을 통한 기록과 이벤트기획 가능 - 서체의 즉흥성을 모방한 20세기 서구 추상미술, 서 구적인 감성을 수용한 아시 아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연 계하여 전시기획 가능 현 대 미 술 작품 오브제 사진 입체 영상 스케치 인터뷰 서한 전시자료 기증 구매 기록 촬영 소유전환 전시협정 전시기획 - 아시아 현대미술은 그 주제로 아시아적인 탈 식민주의를 다루는 점에서 아시아적인 가치 반영하고 있음 - 현재 생산중인 자료라는 점에서 수집 가능한 시각예술 항목 - 상하이, 홍콩, 광주(중국), 후쿠오카 등에서 거행되는 비엔날레, 등의 현대아시아 미술에 대한 자료 수집 - 작품컬렉션은 미술관의 영역이므로, 아시아 각국의 주요 미술가 목록을 작성하고 구술, 인 터뷰, 스튜디오 촬영 등을 통해 아시아 근 현 대미술아카이브 창출 - 디지털화가 용이한 아시아 미디어아트, 웹 디자인 등의 자료 구축, 아카이브의 선점이 필 요 - 장기적인 전시 기회 - 아시아 유망작가 레지던 스를 통한 아카이브자료 창 출 -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 는 아시아 작가들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전시기획을 통해 다양한 근대, 탈근대,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문화 담론 생산 - 광주비엔날레와 연계하여 전시 기획, 볼거리 제공 사진 유리원판 콜로디온 젤라틴실버 프린트 복제품 디지털사진 등 기증 구매 복제 조사 채집 - 서구적 지식, 아시아의 오리엔탈리즘적 재현 방식을 잘 보여주는 아카이브 항목 - 사진의 다큐멘타리성을 이용한 현대아시아 미술과의 자료연계 가능 - 근대기에 제작된 역사적 인 다큐먼트 수집 - 중요 원판 자료의 기관사 이의 상호교환을 시도하여 복제 이미지 수집가능 - 민중, 생활사 등의 관련 자료 아카이빙과 연계해 채 집 - 144 -

포스터 엽서 실물 사진 기증 구매 복제 조사 채집 - 근대기 아시아 연대의 역사적 경험 확인 - 각 지역의 민주화 과정의 보여줄 시각자료 - 다양한 주제의 아시아인의 현대적인 시각문 화에 대한 자료 - 각 국가의 단체, 관광청 등과의 연계를 통한 지속적 인 자료수집 - 현지인과의 연계를 통한 자료수집 디자인 드로잉 스케치 모형 사진 실물자료 영상 수집 구매 채집 기록 촬영 - 역동적이며 현대적인 시각생산물을 통해 정 체되지 않은 아시아를 표상할 수 있는 항목 - 상품 광고, 타이포그라피와 북디자인, 산업디 자인, 주요 아시아 디자이너에 대한 자료 아카 이브 - 패션디자인은 전통 복식, 염직, 텍스타일, 문 양관련 아카이브와 연계가능 - 산업체, 산업 페어, 패션쇼 등과의 연계를 통해 지속적 인 수집 건축 모뉴먼트 모형 드로잉 기록 사진 도면 실측자료 영상 수집 연구 실측 기록 촬영 - 위인 동상, 국가모뉴먼트 등 근대국가의 상 징 시각표상물 - 식민지 양식, 전통과 서구적인 양식이 결합 된 건축물 자료아카이브 -근대기에 세워진 아시아의 기차역사, 교회, 성 당, 관공서 등의 시각기록물 - 식민지 양식의 근대건축은 이질적인 종교를 지닌 아시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시각 자료 - 지역 도시학, 공간학과의 연계를 통한 연구를 통해 자료 축적 - 공공의 공간에 산포된 시 각자료는 저작권의 제한 없 이 수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추상적 개념 기술 문헌 영상 재료 실물자료 녹취 연구 조사 문헌 기록 촬영 - 구체적인 지역연구 필요 - 아시아의 토착적인 인지체계에 연구재료 - 미학, 철학, 미술사 등과 연계한 인문학적인 자료 아카이빙 - 지역 공방방문, 가공, 제작 과정기록, 촬영, 녹취 - 각 지역의 비교미학, 철학 등의 문헌연구 수반 - 기존 미술사, 미학 등의 연구 성과와 연계 가능 미술 제도 전시 회화 포스터 엽서 공문 문헌 사진 영상 기증 구매 연구 조사 복제 자료교환 - 식민지가 타자의 방식으로 재현되었던 19-20 세기 박물관에 대한 자료수집 - 서구의 보는 방식 ways of seeing 에 대한 재고 - 다양한 후기식민 담론 형성이 가능한 아카이 브 - 전시기획이나 연구를 통한 다양한 형태의 자료와 문헌 축적 가능 - 아시아성, 탈식민주의, 근 대화, 시각성, 제국주의 등 의 다양한 학제적 담론형성 의 매개가 될 수 있는 자료 < 표 2-A-2 > 시각문화의 항목별 자료유형과 수집방법 2) 시각문화 자료 조사 방법 현지조사에서 조사자는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과 저장, 다음 분석자의 다양한 해 석적 연구의 토대를 위해 다음과 같은 조사내용을 상세히 기술해야 한다. 다음에 제시하는 조사 매뉴얼은 국립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사 용하는 소장품 유물관리 지침과 다큐멘테이션 지침을 기준으로 기본적인 항목만 을 제시한 시각자료 조사, 기록 방침이다. - 145 -

2.1) 외형조사 시각자료의 조사방식은 장르별 범주에 따라 다양한 기법과 재료에 따른 매우 상 세한 하위항목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대범주만을 제시 하고자 한다. 실제 자료의 수집 상황에서 필요할 세분화된 기록항목에 대해서는 국립박물관이나 민속박물관, 복식박물관 등의 자료관리기록에 관한 지침, AAT 분 류항목(p. 99참조)을 이용 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국립현대 미술관 소장품 정보 표준화 연구, 한국레이저영상(주), 1999.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 전산화를 위한 유물분류표준화방안, 1995을 참조. ᄀ 형태, 크기 - 형태 예) 그림: 액자, 두루마리, 병풍, 화첩, 등 오브제: 가구, 용기, 장식물 등 - 크기, 무게 평면: 가로, 세로 입체: 가로 세로 높이 도기: 구면, 기형, 굽 ᄂ 재료와 기법 - 재료 회화: 종이, 캔버스, 패널, 수채, 유채, 석채, 아크릴, 천연염료, 납 유 등 오브제: 나무, 뼈, 풀, 금속, 흙, 유리, 보석, 플라스틱, 종이, 석재, 왁스, 고무, 석고, 비누, 시멘트 등 - 기법: 제작 기술 기계적 대량생산/ 수공예 공동생산/ 개인생산 예) 사진: 유리원판, 콜로디온, 젤라틴 실버, 디지털 등 판화: 오목, 볼록, 평판, 공판, 디지털판화 미디어 아트: 각종 전자매체 - 146 -

ᄃ 조형요소 분석 - 색채, 명도, 질감 주도적인 색채 색채의 대비 명암의 사용 질감, 텍스춰 - 점, 선, 면, 형태, 공간, 동세, 비례 유기적인 요소/ 기하학적인 요소 음영이나 준법의 사용유무 원근, 투시법, 단축법의 사용유무 동세 비율, 비례 - 이미지 재현/추상 사실적/표현적 주제 (풍경, 인물, 풍속, 정물, 신화, 역사, 추상, 장식 등) ᄅ 명칭, 명문 - 토착어 명칭 - 명문, 낙관, 발문, 제문 - 제작자, 제작일, 제목의 유무 2.2) 컨텍스트 조사 수집대상 시각자료의 다음 컨텍스트 조사는 자료의 심층적인 분석과 분석을 통 한 문화적인 의미를 추출하기 위한 중요한 부분이다. 조사자는 자료의 물리적인 외형조사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문항에 대한 초기 내용을 확인하고, 기록함으로써 자료의 해석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 147 -

ᄀ 장소 발견 장소: 문화권역, 국가, 지역 원래 놓여 있던 장소 장소의 변화, 이동 ᄂ 기능 본래의 기능: 생활도구, 제의용품, 완상용 등 단독용품인가, 시리즈물인가 ᄃ 저자와 소유 제작자: 보통사람, 장인, 작가, 귀족이나 관료 주문자, 후원자 - 개인, 귀족, 왕실, - 사원, 교회 소유, 저작권, 관리의 주체 - 개인, 사원, 교회, 지역, 국가 ᄅ 생산지: 집, 공방, 공동작업, 스튜디오, 방송국 ᄆ 전시, 판매, 소비 방식 개인의 사적영역 의례, 종교 숭배 미술관에 전시 공공장소에 설치 전파매체 2.3) 관련 문헌자료 조사 제작자, 소유자, 관련자들의 언급, 제작과정, 기술에 관한 기록 자료에 대한 관련문헌 정보 출전과 그 인용 제작자, 소유자, 관람자, 미술사가, 평론가 등의 자료에 대한 비평적 견해 - 148 -

3) 아시아 시각문화자료의 현지조사 지침서: 자료의 메타데이터 방식 아시아 문화자료 아카이브는 열린 아카이브로서 정보의 검색과 이용이 자유로 운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료의 수집단계에 서부터 디지털 아카이브의 구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여 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 자료들에 대한 표준과 통제용어의 사용의 지침을 위 한 메타데이터의 형식이라 하겠다. 디지털화된 다양한 주제의 정보자료를 통합하는 통일된 메타데이터는 아직 제 시되고 있지 않다. 시각문화부분, 박물관의 유물이나 미술품 등의 자료정리에 사 용되는 메타데이터로는 캐나다 유물전산망 CHIN (Canadian Heritage Information Network)이나 영국박물관 기록협회의 정보등록표준 지침인 MDA (Museum Documentation Association), 1993년 게티 정보센터와 대학미술협회가 개발한 CDWA (Categories for the Description of Art) 등이 있다. 자료 예) CDWA 메타데이터 항목 1. Object/Work(작품, 물품) 2. Classification(분류/부문): 공식적인 분류체계 내에서의 작품의 위상 3. Orientation/Arrangement(배치/배열): 오브제가 보여지거나 진열되는 방법 4. Title or Names(명제): 작품에 부여된 제목이나 이름, 명제의 유형 5. Edition(에디션): 같은 작품을 복수로 제작할 때 전후의 관계에서 생겨 나는 순서상의 위치 6. Measurements (측정): 작품의 규격, 형태, 규모, 공간차원에 관한 정보 7. Facture (공정): 제작, 실행작업의 성격이나 제작에 관한 상세한 설명 8. Physical Description(외형설명): 묘사된 주제를 언급하지 않고 일상용어 로 표현되는 외관 9. Inscription/Marks(표기사항): 작품의 일부로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물리 - 149 -

적인 표식 10. Condition/Examination(상태/검사이력): 작품의 완전성에 관한 평가 11. Conservation/Treatment History(수복이력) 12. Creation(창작, 제작자): 창작, 제작 디자인을 맡은 주체, 제작일자, 장 소 13. Ownership/Collecting History(소유권/소장이력) 14. Copyright/Restrictions (저작권/제한) 15. Style/Periods/Groups/Movement (양식/시기/유파/사조) 16. Subject Matter(주제): 작품이 묘사하는 서술적, 도상적, 비객관적 의미 17. Context (배경): 작품과 연관되는 정치사회 경제적 사건, 사조 18. Exhibition/Loan History (전시/대여이력) 19. Related Works (관련작품) 20. Related Visual Documentation (관련시각자료) 21. Related Textual References (관련문헌자료) 22. Critical Responses (비평, 평론) 23. Cataloging History (현재위치) CDWA의 경우는 미술품 위주의 지침서로 삶의 문화자료를 포함하는 아시아문 화자료의 메타데이터로는 부족한 항목들이 있다. 다음은 CDWA, SIRIS (Smithsonian Institution Research Information System),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박물 관 등을 참조하고 앞서 제시한 조사 메뉴얼을 고려하여 시안한 기본적인 카탈로 깅 양식의 한 예이다. 각 데이터 표준관리항목의 특성상, 미술시각자료는 게티의 CDWA, 사진이나 필사본과 같은 자료는 스미소니언의 SIRIS, 유물자료는 캐나다 의 CHIN의 예를 참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아시아 시각 문화자료의 다양한 대상 자료의 장르에 따른 개별적 매뉴얼은 다시 세분되어야 할 것이다. - 150 -

작가/제작자 (artist/manufacturer) - 단체 (group) - 공방/공장 (workshop/factory) 국적 (nationality) - 행정지역 (region) - 토착지명 (indigenous regional name) 제목(title)/토착명 (indigenous title) 작품유형 (object/work type) 형태와 장르(form and genre) 제작일 (date of work) 재료와 기법 (materials and techniques) 판본 (edition) 크기 (measurements) - size - scale - shape 장식 (ornament) 간략한 내용 (summery/abstract) 양식 (시기/단체/사조) style (period/groups/movements) 소속 (provenance) - 전 보관위치 - 현장사진 - 소장자, 소장기간 구입방식 (구입, 기증, 유증, 관리전환) (method of aquisition) 저작권/제한사항 (copyright/restriction) 전시이력 (exhibition history) 관련 문헌 (related textual reference) 관련 시각자료 (related visual documentation) 날짜 date 사인 signature < 표 2-A-3 카탈로깅 양식의 예 > - 151 -

2. 공간문화의 조사방법과 분석틀 (1) 공간문화의 정의와 범위 태초부터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간의 몸이 공간에 자리 잡고 있어 왔음을 의미한다. 최초의 공간이란 인간이 자신의 몸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즉 보호와 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은신처(shelter)였다. 비바람을 피하고 추위와 더 위에 견디는, 자연환경으로부터 기후조절을 하여 몸을 보호하고 맹수나 적으로부 터 몸을 방어하는 필요에 의하여 공간이 형성되어왔던 것이다. 인류역사를 보면 인간은 동굴에서부터 시작하여, 반지하 움집이나 원두막형 새집을 만들어 지상에 나오게 되었고, 점차 유목생활에서부터 농경 정착 생활을 이루어 가면서 마을, 나 아가 도시를 형성해왔다. 그런데 집과 마을, 도시의 형성은 각 민족집단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삶의 방 식, 즉 문화에 따라 다르다. 다시 말해 각각의 문화집단 구성원들은 사람의 몸 을 담는 공간에 대해서 다른 집단과 구분되는 어떤 일관된 생각 을 가지고 있다. 즉 공간인식의 문화와 그에 걸맞는 공간형성 장치가 있는 것이다. 한편 대상으로서의 물적 공간은 작은 방에서부터 집, 건물, 마을, 도시까지 확장 될 수 있다. 또한 산, 강, 들과 같은 자연 공간에서부터 성벽, 도로, 건물 등과 같 은 인공 공간 양자를 모두 포함한다. 10) 공간문화란 물적 공간을 형성하는 데에 바탕이 되는 각 특정 집단 (민족집단이 나 부분문화 집단을 막론하고)의 고유한 인지체계와 삶의 방식을 말한다. 집단에 따라 산의 꼭대기 혹은 계곡의 골짜기에 자리 잡기도 하고, 강을 바라보기도 하고 강을 등지기도 한다. 동서남북의 방위처럼 비교적 보편적으로 태양방위를 따르는 10) 예를 들면 서울의 자리잡음은 조선 초기 사람들의 공간 인식의 결과이다. 조선 초 기 사람들과 상이한 공간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구한말 서양인은 한양이 산으로 둘러 싸인 분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단지 밑바닥의 도시 일 뿐이라고 언급하였다. 이 를 통해 각 민족집단마다 고유한 공간관의 가지고 있으며, 이 결과 상이한 방식으로 마을을 만들고 건축을 형성함을 알 수 있다. - 152 -

것도 있지만, 강의 흐름 방위인 강을 거슬러 나 강을 따라서 와 같은 방위가 사용 되기도 하며, 폴리네시아에서처럼 바다로 나아갔을 때 섬이 있는 방위와 바다가 있는 방위로 구분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물적 공간에 대한 현지인의 인식을 파 악하는 것이다. 공간문화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관찰과 면담을 통하여 공 간형성 인공물(건물, 길, 도시 등)과 그 속에서의 사람들의 행태와 말을 통하여 그 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 체계를 찾아내는 방법이 있다.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는 차 원에 있는 각 문화집단의 신체적 방어, 영역 확보, 사회적 거리와 개인적 거리 등 이 관심 대상이 된다. 기존 학문분야에서 공간연구는 다양하게 발전되어 왔으나, 공간문화 의 연구는 사각지대에 속한다. 수학, 물리학에서의 공간은 사람이 배제된 객관적, 과학적, 물 질적 탐구의 대상이 되고 만다. 삶의 공간 틀을 제공하는 건축학에서 역시 구축물 로서의 집에 치중한 결과 인간이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공간 속에서의 사람연구 는 인류학의 관심분야이기는 하지만, 사회, 심리 등에 치중하다 보니 건축학과는 반대로 물질로서의 공간은 조사연구항목에서 소홀히 다루어진다. 이 모든 것이 학 문의 발전을 위한 전문화와 세분화 경향의 반대급부일 것이다. 공간문화 연구 분야를 공간인류학 (ethno-spatialogy), 또는 건축인류학 (ethno architecture)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2) 공간문화에 대한 접근틀 공간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은 수학이나 과학에서 발달하여왔다. 그리스 시대 부터 거리와 각으로 표시되는 기하학에 바탕을 둔 유클리드 공간이 가장 기본이 되고 오래된 과학적 공간이다. 그 후 철학자며 수학자인 데카르트에 의해 발견된 좌표계 공간으로 근대물리학과 근대건축 공간의 기본이 되는 공간이다. 한편 르네 상스 때 관찰을 바탕으로 한 화가 겸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투상 공간 (projective space)이 건축과 조경과 도시의 설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상의 전통적 물적, 과학적, 객관적 공간은 인간이 중심이 되는 공간문화 연구에서는 그 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 153 -

다음으로 박물관에서의 공간에 대한 접근 방식을 보자. 박물관에서의 공간에 대 한 접근으로 고고학에 바탕을 둔 유물의 전시가 위주의 접근이 있다. 예를 들어 빗살무늬 토기를 전시하려고 할 때 유물 출토의 바탕이 되는 공간은 보통 규모가 크기 때문에 박물관 내부 전시에 포함되기 힘들다. 오히려 유적 현지 자체가 전시 박물관이 되는 경우도 있다(암사동 선사유적지나 중국 서안 반파유적지를 예로 들 수 있다). 거주자가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기존 박물관식 접근방식인 유물 유적을 통하여서는 공간 문화를 추정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한편 공간 속에서의 사물 의 나열을 조사하여 생활문화를 복원하는 접근방식은 이에 대한 보완적 접근이 될 수 있다. 일본 민속학의 시원이 된, 일제 때 조선 민가 생활 연구한 今 和 次 郞 에서 시작된 生 活 學 의 접근 전통이 일본에서 현재 공간을 고고학적 방법으로 연 구하는 考 現 學 의 이름으로 이어오고 있다. 민속학 박물관에서 주거공간을 전시하는 경우도 있으나 유물 유적을 넘어서는 공간문화의 전시에는 미흡한 편이다. 민속마을의 99칸 양반집 전시에서도, 과거의 상황맥락과 생활이 소거된 박제 껍데기 사물의 전시에 그쳐 관람자가 의미를 찾 아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일반적 박물관식 접근방법은 공간문화연구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공간을 직접 다루는 분야는 건축학이다. Banister Fletcher에서 기원하는 현대 서양 건축역사학의 주류는 고고학적, 시각적, 물적 형태 중심이다. 전술했던 이유 와 마찬가지로 건축학 자체의 접근방식 역시 공간문화 자료수집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대학에서도 산발적으로 하고 있지만, 한국 전통 건축에 관한 자료를 가장 많이 수집하고 있는 곳은 문화재청이라 할 수 있다. 문화재청이 하고 있는 자료수집의 주목적은 고건축의 보존(preservation)에 있다. 따라서 실측조사에 의한 형태묘사 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형태에 의해서 형성되는 공간은 공간문화연구에 있어 부차적 관심에 그칠뿐더러 공간문화탐구의 주목적은 문화재 보존이 아니다. 따라서 문화재 실측자료는 본 연구에서의 1차 참조자료에 불과하다. - 154 -

건축학 자료의 수집은 일제 때 일인 학자들에 의해 산발적으로 시작된 이래 1970년대 한국건축학의 발달과 더불어 마을단위의 활발한 주거 실측조사가 실시 되었다. 그러나 건축학 자체는 형태적, 물질적 배열이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에, 공 간과 형태의 의미 해석은 소홀히 다루어진다. 또한 생활 행태나 관념에 대한 조사 역시 빈약하다. 건축학 방법론 자체가 인문학적 방법론의 배경 없이 유물론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종종 과거 고문헌을 참조하기도 하지만 주로 관찰에 의존하 는 실측조사는 인류학에서 말하는 외부 연구자적 입장의 조사(etic approach)에 그 친다고 보아야 한다. 지역적으로는 국내 현장이 주였으나 근래 재외 동포 위주로, 연변지역의 중국, 중앙아시아 또는 미국 지역이 포함되기도 하고, 일부 인근 중국의 특수한 주거공 간에 대한 조사를 하기도 한다. 본격적인 해외 문화권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미한 단계에 불과하다. 건축학 분야에서 근대건축 이후 1960년대 인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몇 개의 흐름이 도입되었다. 이 새로운 흐름 중에는 현대 수학의 위상기하학 공간 (topological space) 개념을 받아들이면서, 위치와 근접, 폐쇄여부를 중요시한 흐름 이 있다. 이것은 인간의 기본 인지에 더 근접한 공간 개념으로 근대건축이론에 영 향을 끼친 게슈탈트 심리학과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흐름으로 현상학 적 공간(phenomenological space)이 있다. 이는 몸 중심의 체험으로 공간을 정의 하는 인간-공간 탐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간이다. Heidegger의 4개 층 (four fold)( Building, Dwelling & Thinking )과, Merleau-Ponty의 인간-공간을 일체로 보는 지각이론( What is Phenomenology? ), 실존철학자로 분류되는 O. W. Bollnow의 삶의 둥지 이론( 인간과 그의 집 )이 공간의 문화를 탐구하는 데에 좋 은 참조가 되고 있다. 다음으로 건축학의 유물론적 태도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위 중심으로 한 행태주의가 건축에 도입되어 공간문화 연구와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되었다. 공간심 리학자들의 공간-생태심리학(ecological psychology), 동물행태학 연구에서 비롯되 어 건축으로 전개된 환경-행태 심리학자들의 연구, Robert Sommer의 개인 공간 (Personal Space) 과 사회 공간 이론과 문화인류학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Edward - 155 -

T. Hall의 숨겨진 차원 (Hidden Dimension)이 잘 알려져 있다. 한편 문화인류학자들의 공간문화연구도 건축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건축계에 가 장 잘 알려진 학자로는 Amos Rapoport가 있다. 대표적 저술로 House Form and Culture와 Human Aspects of Urban Form이 있는데, 전자는 집의 형태가 기후풍토 보다 종족의 문화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는 것을, 후자는 집과 도시의 공간이 문 화에 따라 규정됨을 설명하고 있다. 방대한 자료를 이용하고 있지만 거의 모두 2 차 자료를 인용하여 주장을 펴고 있어서 개개의 깊이는 부족한 편이다. 다음으로 화란의 인류학자 Clark Cunningham의 인도네시아 Atoni부족의 집에 관한 해석이 있다. 집의 모든 공간, 즉 집의 바닥과 지붕, 왼쪽 오른쪽, 앞과 뒤를 남녀, 윗사람과 아랫사람, 죽은 자와 산 자의 상징체계로 풀어서 본 탁월한 예가 될 것이다. ( Order in Atoni House ) 일본인 오사까 민족학 박물관의 건축인류학 전공 교수인 사또 코지의 인도네시아 몇 부족의 민가 공간에 대한 상징을 통한 해석은 국내에 발표한바 있다. 필자는 국내 몇 개의 반가와 민가에 대한 녹우당, 선교장, 정온고택, 제주도 및 강화도 민가에 대하여 실측 조사는 물론 문화기술학 면담을 통하여 생활문화, 농 업생산, 문화영역에 대한 해석이 있다. 공간자체는 물성만을 갖는 객관적 공간일 것이나, 공간문화 자료수집을 위해서 는 심리학, 인류학, 현상학에서처럼 공간을 사람과 연관시켜보는 접근자세가 반드 시 필요하다. 문화연구에서 전제가 되는 것은 문화는 추상이다. 직접 만질 수도 관찰할 수도 없다 는 것이다. 다만 외부로 나타나는, 관찰 가능한 문화 산물로서 의 인공물과 그에 대한 현지인들의 행태를 파악하고, 면담을 통하여 지식을 파악 하는 것이다. 문화를 추정 하기 위하여 수집되는 인공물, 행태, 말들이 곧 문화자 료 인 것이다. 흔히 오해하듯 물적 공간 자체, 또는 건축물 자체는 문화가 아니라 문화 산물 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고, 어떤 문화가 그러한 특정 산물을 만들어 냈는가를 찾는 것이 문화 연구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156 -

(3) 공간문화자료의 조사 및 수집 방법 1) 문화자료 수집 내용 1.1) 기본적 조사 공간문화 자료수집을 위해서 나열식 목록조사는 지양해야 하지만 기본적인 1차 자료는 필요조건이 된다. 일종의 외부자 관점인 etic approach라 할 수 있다. 건축 학에서 실측조사에 의한 배치평면도 작성과 유형분류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마을의 배치도, 집의 평면도, 세부 상세도를 포함하게 되고 사진 촬영을 통한 형 태파악이 공간 자체 조사의 기본이 된다. 방위(동서남북), 지형, 배치(마을의 배치, 집의 배치; 대공간(한양) 소공간(집,궁 궐)), 길과 진입(주진입, 골목), 집의 평면, 부분 상세(모든 부분의 부분상세가 필요 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설명하기위한, 분석과 연관된 상세가 필요하다), 건축기술 에 관한 사항 즉, 구조법, 시공방식, 재료를 조사하여야 한다. 1.2) 현지인 언어 수집 중요한 것은 현지인들이 무엇이라 부르는가를 찾아내는 것이다. Emic approach 의 출발점이 된다. 일반적으로 건축학에서 공간의 분류는 외부 관찰자 입장에서 건축학자 용어의 보편적 공간명칭을 부여한다. 보통 서구의 공간명칭이 (즉, 침실, 거실, 식당 등등) 사용되거나, 한국의 공간명칭으로 (안방, 사랑방, 대청 같은) 환 원하거나 아니면, 차별성 없이 방, 방, 방으로 적기도 한다. 인간-공간 문화연구의 시작은 모든 명칭을 외부에서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부르는 이름을 찾아 내는 것이다. 언어는 사물 자체가 아니라 기호에 불과함을 인식하여, 어원을 찾아내고 그들 문화의 분류방식에 속한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인지인류학의 기본방법이다. 즉, - 157 -

번역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 그대로의 원칙(verbatim principle)과 민속용어 (folk term)를 찾아내는 것이 그 시작이다. 이때 연구자의 학문적 용어와 분류는 잠시 정지시킨다. (예, 선교장 연구에서 외부 형태와 속 내용에서의 행랑채, 대 문 의 차이 11) ) 여기서 그들은 같은 공간으로 분류하고 동일 명칭을 부여하지만, 관찰자 입장에 서 보면 명백히 행위가 서로 다르고 인식이 다르면 다른 공간으로 다시 분류해야 한다. 즉 연구에서는 토착 emic 방식과 관찰자 연구자로서의 etic 방식이 혼합되 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화 자료수집 중 현지인 집단에 반복 등장하는 단어를 찾아낸다면 문화의 소 재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 즉 토착지식, 국지지식은 민속 속담, 경귀, 교훈, 비방, 처방의 형태로 보존되어있을 가능성이 크다. 1.3) 공간과 사물 공간문화 연구에서 1차 조사대상은 공간 이다. 다음으로 동등하게 중요한 것은 공간을 규정짓는 벽체, 지붕, 기둥, 문, 문지방, 마루, 담장, 창 등의 사물 이다. 사 물은 보통 건축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공간을 형성하는 장치에는 건축물 외에도 이동식 가구나 외부 조경 요소나 또 전봇대, 철조망 같은 인공물이나 나무 와 같은 자연물도 될 수 있다. 사물에는 행태에 영향을 주는 작은 도구들도 포함 된다. 우선 연구 대상에 대하여 공간의 종류에는 무엇 무엇이 있는가? 사물에는 무엇 무엇이 있는가로 시작한다.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까지 죄다 찾아내야 한다. 종류 를 나열한 다음 그들, 즉 주제보자(informant)에게 확인하게 하여 빠진 것이 없는 지 두 번 세 번 점검한다. 나중에 보면 사소한 것이 중요하게 등장할 수도 있다. 공간은 도시 또는 마을 스케일의 넓은 공간에서부터 집 영역의 중규모 또 방 정도의 소규모, 더 나아가 방 내부에서도 보이지 않는 경계선에 의한 미세부분으 11) 이희봉, 전통상류주거 강릉 선교장의 해석 건축역사연구 21권, 99. 12. - 158 -

로(예, 아랫목, 웃목) 나누어질 수 있다. 1.4) 사람, 행위, 시간 공간에 사는, 사용하는, 방문하는 사람의 종류를 찾아낸다. 관찰자로서 관찰한 사람으로 시작하나, 연구가 진행되면서 곧 그들이 분류하는 방식의 사람의 분류가 있음을 알아내야 한다. 어느 공간을 차지하는, 허용되는 사람들에게 부여되는 특 정한 명칭이 있다. 즉, 친구 (친한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아님)라든가 당내(친 척) 등. 학생 중 범생이 날나리 짱 등. 마찬가지로 관찰되는 행위의 종류를 찾아낸다. 행위는 보통 시간적 순서를 갖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제사 라는 행위는 준비에서 끝날 때까지 일련의 과정으로 형 성된다. 시간은 시계의 과학적 시간이 기본이 되지만 곧 그들의 현상학적 인지 시간이 있음을 찾아낸다. 예를 들면 먹고 자는 것에 의한 인류의 원시 시간분류가 우선한 다. 배꼽시계라 지칭하는 식전, 식후, 또 전기가 발명되기 전 인간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태양에 의한 시간인, 해뜰 때, 해질 때, 잠잘 때 등. 또한 특별한 기 후에 의한 시간, 즉 바람 불 때, 비올 때, 눈 올 때의 시간대를 찾아낸다. 인생주 기에서 중요 시간대, 즉 결혼했을 때, 누가 죽었을 때, 등을 찾아낸다. 다시 한번 그들이 무엇무엇 할 때 라고 하는 특별한 시간대를 적어놓는다. 1.5) 목적과 느낌 모든 사물과 행위가 현재 상태로 생긴 데에는 나름대로의 목적이 있고, 그에 대 해 내부인의 감정 느낌이 있다. 1.6) 공간의 인지 세계적으로 익숙한 동서남북의 태양방위 외에, 문화집단에 따라 강이 생활에서 - 159 -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 공간 형성 방위에 강을 거슬러 (up stream)와 강을 따라서 (down stream)의 중요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산 위쪽으로 와 (uphill) 산 아래쪽으로 (downhill)가 사용되기도 한다. 해양 부족인 폴리네시아의 섬에서 방위를 지칭할 때, 배를 타고 나가서 섬이 있는 쪽 과 바다가 있는 쪽 으 로 방위를 구분하기도 한다. 모든 문화집단에 있는 높은 곳 과 낮은 곳 의 구분을 찾아나간다. 이러한 상징 체계는 관찰 가능한 물적 공간의 높낮이와는 상관이 없다. 전통 주거의 안방에서 아랫목 과 윗목 의 구분이 그러하며, 서울로 올라간다 라거나 지방으로 내려간 다 라고 표현하는 언어관습이 그러하다. 내부자가 중요시 여기는 장소나 사물의 파악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한국 전통 마을에서의 당나무, 당집, 성황당과 그리스 문명의 아테네에서의 아크로폴리스가 그러하다. 몸을 통한 공간인지 용어인 전후, 좌우, 상하의 방위가 갖는 상징체계를 파악한다. 1.7) 공간의 영역 조사 인간이 몸을 중심으로 공간의 영역을 인식하는 경계의 테두리가 있다. 동네 입 구의 장승 표시나 성황당, 사찰의 일주문 등이 그것이다. 영역의 경계는 대문, 중 문, 안대문 또는 일주문, 천왕문, 해탈문과 같이 겹겹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외부인과 내부인을 구분하는 허용과 금지의 내부자 규칙이 존재한다. 공간인식 을 몸을 중심으로 사적/준사적/준공적/공적의 체계로 인식하는 바를 파악한다. 1.8) 인습, 전통의 산물 문화권에 따라 자주 나타나는 도형, 문양, 평면 형태유형의 선호를 파악한다. 공 간 인지 관습으로 우리의 풍수 관념과 인도의 만다라가 그 예에 해당한다. 공간에 대한 인습과 특정 미학을 파악한다. - 160 -

2) 문화자료 수집 과정 공간 사물 공간 공간의 종류 공간에 사물 사물 사물에 의한 공간 구분 사물의 종류 사람 공간에 따른 사람의 점유 사람에 따른 사물 행위 공간에 따라 일어나는 행위 행위에 따라 이용되는, 구획되는 사물 시간 시간에 따른 공간의 변화 시간 변화에 따른 사물 목적 공간의 목적 사물의 목적 느낌 공간에 대한 느낌 사물에 대한 느낌 < 표 2-B-1 > 공간 사물에 대한 행렬표 관찰과 면담에 의해 1차 문화자료가 수집되고 분석의 과정을 통하여 2단계 3단 계의 문화자료가 수집된다는 순환적 과정이 중요하다. 1차로 공간의 종류에는 무 엇이 있는가? 설치물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는가? 라는 빠뜨리지 않고 찾아내는 서술관찰(descriptive observation)에 의한 영역분석(domain analysis)이 1단계이다. 다음으로 인간과 행위와 시간과 목적과 느낌의 2 7의 14개의 행렬의 빈칸을 메우 려고 시도한다. 사람의 종류, 행위의 종류, 시간의 종류를 찾아낸다. 여기서 연구 자 외부인으로서 구분하는 사람의 종류보다도 내부 원주민이 인지하는 사람의 종 류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시간도 시계에 의한 과학적 시간이 아니라 그 들이 인지하는 시간대의 구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공간은 반드시 사물들에(예, 벽 체) 의해 형성되고, 또 특정 공간에는 특정 사물들이(예, 가구) 놓여있다. 사람-공간의 칸을 예로 들면, 前 단계의 공간의 종류에서 각 공간을 어떤 사람들 이 점유하는가를 우선 찾아낸다. A라는 공간은 a라는 종류의 사람들이 점하고 B 공간은 b라는 종류의 사람들이 점하는 분포를 찾아냈다면, 다음으로 그에 대한 목 적과 느낌이 반드시 존재한다. 시간대별 변화와 행위가 존재한다. 이 표를 전부 메우면 결국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라는 고전적 인 6하원칙 과 유사하게 된다. 그리고 주의할 점은 과학적 내지는 계량적 연구에 - 161 -

서와 같이 모든 칸을 균일하게 메우는 것이 아니라 집중되는 분포를 알아내어 주 경향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 행렬표는 원래 Spradley가 행위를 3개로 더 세분하여 행동(action), 활동 (activity), 특별행사(event)의 도합 9 9의 81칸의 행렬에서 유래한 것인데, 이것이 지나치게 번잡하여 필자가 최소 14개로 축소 변형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1차단계는 서술관찰 단계라 하여 행렬질문을 통한 영역분석을 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현장조사연구는 일부 2, 3차 단계도 있을 수 있으나 짧은 기간 의 시험적 연구로서 대체로 이 단계에 속하게 될 것이다. 1주일 인도조사 연구는 주로 이 단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2차단계는 집중관찰(focused observation) 단계이다. 구조질문 (structured question)을 통하여 분류분석(taxonomic analysis)을 한다. 영역분석에 서 알아낸 범주들에 대해 그들 세계에서의 분류를 찾아내는 것이다. 최종 3차단계는 선별관찰(selected observation) 단계이다. 초기 연구를 통하여 중요하다고 등장한 항목 몇 개를 선별하여 깊게 들어가 문화 전체를 설명하게 되 는 것이다. 대조질문(contrast question)을 통하여 성분분석(componential analysis) 을 행한다. 결과로서 나타난 차별성은 문화 설명의 직접 수단이 된다. < 그림 2-B-1 > 문화기술학 3단계 연구과정 - 162 -

이 연구방식에서 주의할 점은 각 단계가 계량적, 과학적 연구에서 익숙하듯이 기계적, 선형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선행단계가 끝나야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것 이 아니라, 언제나 미흡해도 다음단계로 나갈 수 있으며, 빠진 부분이 있으면 다 시 전 단계로 돌아가서 빈곳을 메우는 식의 순환적 과정이라는 점이다. 어떤 항목 은 가서 척 보고 3단계 끝의 답이 바로 얻어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떤 항목 은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밟아야 답이 얻어질 것이다. 이 부분은 순수하게 방법의 틀과 과정을 보여준다. 관심 분야에 따라 공간에 대 한 기본적 조사와 인간학적 공간이론을 바탕으로 이 틀을 따라간다. (4) 현장연구를 통한 조사실례 조사 내용을 보완하기 위하여 인도의 전통 도시주거인 하벨리 가옥과 힌두교의 사원에 대한 현지조사 사례를 들도록 하겠다. 1) 하벨리 주거 1.1) 개요 하벨리란 도시 중정형 주거이다. 보통 3층 규모이다. 현재 올드델리의 찬드니촉 지역의 잘 보존된 Haider Quili 집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객관적 자료로서 실측하여 평면도를 작성하고 사진자료와 영상자료를 만들었다. 1.2) 객관적 1차 자료 1915년 현 주인(44세)의 할아버지 때 지은 집으로서 3대째 내려오는 석조 3층 구조이다. 대로에서 두 번 꺾인 골목의 좁고 긴 대지에 위치한다. 골목정면 10m, 깊이 16m로서 가운데 중정이 있는 3칸 3칸 9칸의 기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우리 - 163 -

식으로 연건평 110평 정도 되는 주거이다. 이 집은 전통보존이 잘된 집으로 도시 국에서 1등상을 탔다는 상패 액자가 두 개나 걸려있었다. 마치 성문처럼 아취로 호화롭게 장식된 대문을 들어서면 Poli라 부르는 현관칸이 된다. 여기서 이 집의 도형상 중심인 Chowk라 부르는 밝은 가운데 뜰을 바라보게 되며, 가장 안쪽에 Betak라 부르는 공간이 있다. Chowk 중정 오른쪽에 위층으로 연결하는 계단이 있다. 이 Poli-Chowk-Betak가 중심축이면서 중요 칸이 되고 그 좌우로 부속 공간 이 형성된다. 2층은 중정을 빙 둘러 캔틸레버로 좁은 난간의 통로가 만들어졌다. 3층은 중정의 최상부로서 쇠 그릴로 막아서 보호하여 빛은 그대로 밑으로 내려가 고 사람이 떨어지지 않도록 되어있다. 동서 양쪽의 둘, 도합 네 귀에만 공간으로 막혀있고 대부분은 열린 공간이다. 동쪽 두 귀퉁이는 방이다. 그 위에 4층에 해당 하는 옥상이 중정을 향하여 빙 둘러있다. < 사진 2-B-1> 하벨리 입구의 좁은 골목 < 사진 2-B-2 > 하벨리 대문 < 사진 2-B-3 > 하벨리 중정에서 베탁 - 164 -

< 사진 2-B-4 > 하벨리 베탁 중앙 신전 < 사진 2-B-5 > 베탁 중정 < 사진 2-B-6 > 중정 올려보기 < 사진 2-B-7 > 중정 내려다 보기 < 사진 2-B-8 > 3층 중정상부 그릴 < 사진 2-B-9 > 문 상부 장식 아치 - 165 -

< 그림 2-B-2 > 하벨리 1층 평면도 < 그림 2-B-3 > 하벨리 2층 평면도 < 그림 2-B-4 > 하벨리 3층 평면도 < 그림 2-B-5 > 하벨리 단면도 - 166 -

1.3) 관찰과 면담 회계사 직업의 집주인은 현재 다른 지역에 살고, 이 집은 사업상 업무용도로 쓰 고 있다. 처음 갔을 때 3명의 남자가 있었는데 사업을 도와주는 조수라고 하였다. 지금은 아무도 이런 집에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하는 데, 무엇보다 주차공간이 없 다는 문제라고 한다. 집주인은 1층에서 중심축상 제일 깊은 곳, 상석으로 여겨지 는 공간인 Betak에서도 가장 안쪽에 정좌하였다. 의 손님용 방석이 4개 그 앞에 놓여있다. 인도인 식민지 언어였던 영어로 면담이 진행되었으나, 인도인 특유의 발음이 알 아듣기 쉽지 않았다. 도우미 한국어과 인도인 학생이 인도어를 영어로, 인도 영어 를 일반 영어로, 또 가끔은 서투른 한국어로 통역하기도 하였으나, 문화자료수집 에서 내부인 관점을 아는 데에 언어의 문제는 1차 장벽임이 전제된다. Betak를 응접실과 비슷한 사교실(Common Room) 의 뜻을 갖는다고 한다. 이 집은 건립 당시 인도전통양식 바탕의 디자인에 영국식 재료와 형태가 반영되어있 다. 무엇보다 주인이 정좌한 뒷벽에 현재 신상 그림이 좌우에 있고, 신전(temple) 이라 불렀다. 그 위 벽에는 괘종시계가 걸려있다. 형태가 서양주거의 벽난로와 비 슷하여 물어본즉 놀랍게도 원래는 벽난로였는데, 신전으로 본인이 고쳤다고 한다. 고친 이유는 업무가 잘 되도록 신께 기원하기 위하여 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거 주거용도였을 때는 신전이 필요 없었는가 하고 물은즉, 중정의 북쪽에 면한 방이 별도의 신전이었다고 한다. Betak 좌우의 방을 창고에 해당하는 Kutha라고 불렀 다. 북쪽 모서리에는 오래된 물건들을 보관했고 나머지 한 칸은 하인 공간이었다 고 한다. Poli 남쪽칸은 화장실이다. 북쪽칸은 지금은 현 거주자(조수들)가 자는 큰 침대와 소파가 놓여있으나 과거에는 목욕실이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 옆 중정쪽에 면한 곳에 녹슨 전동 펌프가 있고, 그 옆이 우물이다. 계단실 옆이 현재 거주자 부엌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과거에는 3층 남서쪽 칸 전체가 부엌이었다고 한다. 과거 거주자의 주거 사용을 보도록 한다. 외아들인 집주인의 어린 시절 이 큰 - 167 -

집에 부모와 한사람의 하인, 총 4인이 거주했다. 1930년에서 1935년 경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할아버지가 1층 Betak를 썼고, 할머니는 2층의 잘은 모르지 만 어느 방을 썼고, 아버지는 3층의 동남쪽 끝 방을 사용했고, 삼촌(작은아버지)이 동북쪽 끝방을 썼다고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 어머니가 1층 Betak을 썼다. 윗층을 올라가기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당시 2층 동쪽 가운데 방을 썼고(현재는 응접소파 세트가 놓여져 있음), 15-16살 때는 작고 아늑하기 때문에 1층의 작은 Poli 옆방을 썼다고 한다. < 사진 2-B-10 > 2층 응접세트 (과거 침실) < 사진 2-B-11 > 2층 침실 면담의 과정상 연구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부르는 명칭을 찾아 나갔다. 정확한 방의 명칭을 질문했다. 거실, 침실 등을 물었을 때 내부자 답은 다음과 같았다. 침실(bedroom)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냥 방'이다(just a room). 침실, 거실, 혹은 응접실 그런 개념이 없었다. 모든 방은 일반적인 방이다. 특별한 방 이름이 없었다. 다만, 쓰는 사람에 따라 방을 불렀다. 현대 서양 개념의 거실, 침실이나 우리 개념의 안방, 사랑방의 외부인 관점의 선입관은 내부자 관점에 의해 완전히 수정되었다. 중정을 둘러싸고 방들이 배열되고, 최소한의 설비공간이 부여되고 나 머지는 방 아니면 창고 이다. 현재 2층의 서쪽 가운데 방에 더블베드가 있는 정규 침실이어서 물어본 즉, 현 재 거기에서 자지만, 예전에 그곳은 친척이나 손님이 잤다고 한다. 손님방은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어느 방에서나 잘 수 있다고 했다. 2층의 가운데 주실 양옆의 방은 동남쪽 방을 제외하고는 창고로 쓰였다고 한다. 현재 2층 북쪽에 부엌 설비 가 있는데, 과거에는 욕실의 일부였다고 한다. - 168 -

3층은 방들 사이 절반이 옥상 평지붕으로 덮인 바람 통하는 시원한 열린 공간 이다. 특이한 것은 예전에 부엌이 3층에 있었다는 것이다. 상당히 넓은 면적이라 서 물어본즉, 예전에는 부엌이면서 동시에 먹는 장소였기 때문에 넓다. 한쪽에 요리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반원형으로 빙 둘러앉아 접시를 들고 먹었다. 부엌반 대편 북쪽 칸은 곡식과 버터(ghee라 부름) 등 음식재료 창고였고, 또 파티나 행사 때 아래층으로 음식을 내가기 위한 준비공간, 우리로 치면 찬간으로 사용되었다. 아래 우물에서 퍼올린 물을 저장한 탱크가 두 개 있다. 그릴로 보호된 중정 상부 주변에 화초 화분이 여럿 놓여있다. 중정으로 향한 문을 비롯하여 모든 중요한 문은 한번 접는 쌍여닫이로서 4등분 이 되어, 한국 전통주거처럼 접으면 기둥만 남고 외부공간으로 완전히 열리게 되 어있다. 대부분의 중요문은 상부에 반원형 부채꼴의 장식 창이 붙어있다. 동행한 힌두 교리에 정통한 한국어과 학생이 이 하벨리 집 구조가 다름 아닌 인도의 고대부터 내려온 설계원리인 Vaastu Shastra에 잘 들어맞는 결과임을 알려 준다. 즉, 거주자가 최고의 힘을 얻도록 다섯 요소를 균형을 잡아주어 잘 살게 한 다는 원리이다. 정방형의 동서남북의 방향에 동쪽은 기( 氣 )를 얻고, 북쪽은 신전을 둔다고 한다. 대각선 방향으로 동북은 태양( 日 ), 반대인 서남은 흙( 土 ), 동남은 불 ( 火 ), 반대 쪽 서북은 공기에 해당하고 가운데는 가장 중요한 Brhamstan이라고 한 다. 일명 만다라로 알려진 우리의 오행사상 및 풍수와 흡사한데, 이 인도 학생이 정확히 동양 사상 풍수와 같음을 말하고, 또 오행과 기( 氣 )를 말하고 있었다. 인도 의 건축 책에서 본 그림, 즉 다섯 공간에 사람이 앉아있는 모습 중 동북쪽에 머리 가 있고, 서남쪽이 발이 있고 가운데에 배꼽이 있는 그림이 생각났다. 배꼽이 바 로 중심인 중정에 해당한다. 정확히 흙에 해당하는 발쪽인 서남 모퉁이에 화장실 이 있는 이유가 설명이 되고, 머리인 동북쪽에 신전을 둔 이유가 설명되었다. - 169 -

< 그림 2-B-6 > 오행 만다라 의인화 < 그림 2-B-7 > 오행 만다라 1.4) 해석 내부자 관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방의 기능이 (거실, 침실 등) 분화되어있 지 않은 종합적이고 일반적인 방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주공간인 방과 창고같은 부속공간의 두 가지 구분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공간 명칭의 구분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오행, 풍수 설계원리에 해당하는 가운데 구멍 뚫린 강력한 9칸 의 도형의 틀의 구조 속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연구자의 관점으로 다른 문화권의 이 주거 형태를 해석해본다. 10억 인구의 도시주거는 밀집형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가회동 한옥에서 넓은 대지 조건의 농촌형 한옥이 도시형으로 밀집된 것과 흡사하다. 복잡한 골목으로 잘게 대지는 분할되어 전면이 좁게 길에 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방형 도형이 장방 형으로 되어 옆집과 맞붙을 수밖에 없다. 위로도 기본으로 3층 구조로 하여 용적 률을 높이게 된다. 그래서 가운데 숨구멍을 둔 내향형 주거가 된다. 숨구멍은 바 람구멍이 되고 4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그래도 시원한 공간이 된다. 또한 중정은 빛의 우물이 되어 아래층 까지도 빛이 도달한다. 하벨리 주거는 중정식 주거 라 는 일반적 명칭 대신 중앙 빛 우물식 고밀형 3층 주거 로 부르는 것이 더 정확 하다. 집의 외관은 오로지 좁은 전면뿐이다. 따라서 정교한 조각으로 덮인 아취 - 170 -

대문간과 돌출 2층 발코니가 장식을 겸하고 있다. 대문만 닫아 걸면 외부와 완전 차단된다. 대륙의 다민족의 침략 속에서 유지되어온 인도 주거 또한 자연스럽게 방어의 개념이 들어가 있으리라고 본다. 연구자가 해석하면 하벨리 주거는 자연 기후에의 적응, 인구에 의한 고밀집화, 외부로부터의 방어, 고대 인도의 풍수 설계 원리에 의한 결과물로 해석한다. 이상에서와 같이 1차 기본자료의 수집, 내부자 관점을 알기 위한 면담, 내부자 및 연구자 관점으로의 해석을 통하여 공간문화 자료 수집의 과정을 보여준다. 다 만 2일간의 시간으로 심층 연구단계에는 못 미치는 한계가 있다. 2) 힌두사원 공간 2.1) 개요 사원은 종교의례가 시행되는 공간이다. 외부 관찰자로 가서 보는 종교의례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 마치 외계인처럼 관찰을 한 다음 그 의미를 추적하여야 할 것이다. 힌두 사원에 대한 경험을 본다. 먼저 방문한 차타푸르 사 원에서 본당이 있고 본당 옆에도, 별도의 몇 개 부속 영역에 별도 건물로 또 다른 신상을 모신 데에 대해, 신(또는 여신)의 많음에 대해 놀랐고, 설명을 들어본즉 그 복잡한 계보에 골치가 아플 정도였다. 본당의 주전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마치 무대처럼 약간 높은 단이 있었고 그 위에 수많은 팔을 가진 신상이 있었다. 그 앞 의 공간에서 여섯 사람이 앉아서 음악을 연주하며 노래를 하고 있었다. 기독교나 불교같은 다른 종교에서는 성소에는 일반인이 가까이 가지 않는 엄숙함과는 대조 가 되었다. 춤과 노래가 예배의 기본이라는 설명이 실감이 났고 마치 극장의 무대 와 흡사했다. - 171 -

< 사진 2-B-12 > 트리샨트 집 사원 내부 < 사진 2-B-13 > 사원 성소 정면 큰 종치기 2.2) 사원공간과 예배과정의 관찰 마침 도우미 인도학생이 집이 사원이고 매일 저녁 예배행사를 한다고 하여 마 지막 전날 방문하게 되었다. 도착하여 약 30분 정도 힌두 사제인 아버지에게 일행 들이 힌두교에 대하여 물어보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 의아했던 점이 많이 해소되 고 이해되었다. 곧바로 7시경 큰 종교단지인 집 바로 옆의 사원으로 향했다. 각 지역에 이러한 작은 사원들이 하나씩 있다고 한다. 이 신전은 옛날부터 선조들이 모셔오던 Bhairo라고 하는 일종의 군신 (God of Fear)을 섬기는 신전이다. 넓은 마루가 있 는 기둥열 앞에 정방형 평면의 성소(Pradakshina)가 있다. 성소 안에 다시 지성소 (Mendir)가 있다. 그 옆에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8각의 9행성 신전이 있고 그 뒤 쪽으로 작은 사당과 같은 Hanuman과 Shiva 사당이 같이 있고 그 옆에 아주 오 래된 살아있는 나무의 밑둥에 붉은칠을 해 놓았다. 기둥열 안쪽은 명상의 마루 (Sadna Parisor)라 부른다. 건물 한 가운데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그 옆에 4각의 조상들의 무덤 공간이 있다. 성인은 우리가 아는 인도식 화장을 하지 않고 그대로 매장을 했다고 한다. 2층으로 올라가면 성소와 9행성 신전이 탑처럼 높이 우뚝 솟아있다. 물론 신성나무도 아래에서 위로 높이 솟아있다. 2층 옥상공 간은 사람들이 많아 1층이 넘칠 때에 가끔 사용된다고 한다. 본 건물 성소 옆에 세 신이 있는 Gali 신전과, 그 옆에 이 사원에서 가장 오래된 300년 내지 350년 된 원래 그대로의 터에 Shiva 신전이 별도로 있다. - 172 -

< 사진 2-B-14 > 성소 종과 북치기 < 사진 2-B-15 > 작은 종치기 < 사진 2-B-16 > 9행성 신전 < 사진 2-B-17 > 지성소에서의 예배 < 사진 2-B-18 > 지성소 정면 < 사진 2-B-19 > 신목 상부 - 173 -

< 사진 2-B-20 > 성소 상부 탑 < 사진 2-B-21 > 신목 주칠 < 사진 2-B-22 > 차타푸르 사원 무대 저녁 7시 경이 되어 사람들이 성소 주위와 안에 들어가 서기 시작했다. 여자들 은 머리에 머플러를 썼다. 성소 정면에 두개의 장대에 붉은색 깃발이 걸려있고 가 운데 천정에 큰 종이 달려있는데, 한 남자가 작은 의자 위에 서서 연속적으로 종 을 치기 시작했다. 종치는 오른쪽에 북이 놓여있는데 같이 치고 있었다. 거의 동 시에 지성소 밖 성소의 4귀에 있는 작은 종을 4사람이 줄을 당기며 쳤다. 큰종, 북, 4 작은 종소리는 귀가 멍할 정도로 컸으며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대략 5분에 서 10분 사이 정도 되었다. 지성소 안에 불을 붙였다. 불은 인간이 하늘과 통하는 소통방법이라고 들었다. 불에다 술을 부어서 불길을 더 세게 하고, 불을 빙빙 돌 렸다. 그 사이 사람들은 노래를 불렀다. Bhairo의 노래라고 알려주었다. 사람들은 엎드려 절을 하고, 지성소 안에 들어가 절하고는 앉아서 제관이 빗자루로 (공작 깃털이라고 했다) 사람의 몸을 털어주고는 과자를 주면 받아먹었다. 기도하는 자 세로 빗자루를 머리에 가볍게 털어주면 두 손으로 받아서 얼굴을 문지른다. 그 때 얼굴 미간에 인도인 특유의 붉은 도장을 찍어준다. 이상이 예배의 전 과정이다. - 174 -

< 그림 2-B-8 > 트리샨트 집 사원 도면 2.3) 해석 힌두인들은 하루 두 차례 새벽 4시 반과 저녁 6시 반에 예배를 본다고 한다. 하 루의 시작에 좋은 날이 되기를 기원하고 또 일과 후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인도인 누구나가 생활화 되어있다고 한다. 힌두 사원을 공간적으로 본다면 Mendir-Pradakshina의 중요한 성소가 2층 평지 붕 위로 탑처럼 상징적으로 솟아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주 신전 요소요소 에 여러 신과 여신을 모시는 부속신전이 있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고, 넓은 마 루 외에 예배용 춤추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어디서나 조상의 무덤 영역이 사원 안에 같이 있다는 것이다. - 175 -

고대 사원에서 성소는 자궁(또는 유충)을 상징하는 Garbhagriha 라고 하는 가장 깊은 중심이 있고 그 주위로 시계방향으로 도는 12) Pradakshina의 보행통로가 나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13) 더운 지방인 인도에서는 나무 그늘이 생활에 중요하였 으므로 나무의 신을 숭배했다. 사원의 신성한 나무는 우리 마을의 당나무처럼 인 도인들에게도 하늘로 뻗쳐있는 우주목인 것이다. 지붕위로 솟은 탑은 아래의 내부 성소의 기능과는 상관없이 수직으로 솟아올라 서 메루산을 상징하는 하늘과의 만남이다. 이 형식이 고대 사원에서 북부의 나가 라형인 시카라와 남부 드라비다형인 피라미드 형태의 높고 정교한 성소 지붕위의 탑을 만들어내었다. 14) 이번 조사에서는 불충분한 시간제약에서 관찰조사에 주로 의존하였으나, 2차로 이러한 각 행위들과 공간들의 의미를 면담을 통하여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인도 의 문화를 알기위하여서는 인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힌두교의 의례를 파악하는 것 이 지름길일 것이다. 또한 다른 힌두 사원에 대하여서도 관찰과 면담이 병행되어 의미가 살아나야 할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사제인 아버지와의 면담내용을 본다. 질문자의 힌두 종교 라는 표현에 대하여 힌두는 종교가 아니다. 생활 방식이다(Way of Life) 라고 정의했 다. 힌두 사원에 수많은 신과 여신이 있음을 물어본즉, 가장 중요한 것은 힘 (power) 또는 에너지 라고 표현했다. 다른 형태의 힘을 표시하는 싸인이라고 했다. 신상( 神 像 ) 은 힘을 표현한 형태 (form)에 불과하고, 원래는 형태없 음 (formless)이라고 한다. 보통사람들에게 다른 종류의 힘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 서 형태 를 빌렸다는 설명이고, 고대에는 상이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신은 하나 뿐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가 만나서 의사소통하고 느끼는 것 모두가 힌두가 되는 것이고 우리가 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2) 불교에서의 탑돌이 우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3) George Michell, The Hindu Temple, 63. 14) 알바네즈(Marillia Albanese), 이명혜 역, 2003, ꡔ고대 인도ꡕ, 서울: 생각의 나무, pp. 121-22. - 176 -

사제로서 힌두에서 설교가 없느냐고 물어본즉, 대중을 상대로 들을 자세가 되어 있지도 않은데, 이렇게 궁금해 하는 사람이 언제나 답을 해주면 되지 않느냐고 한 다. 힌두사원의 성소의 기독교의 설교단과는 다르게 공연무대 로 되는 이유이다. 우리의 과제인 공간-인간-시간의 문제는 힌두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힌 두의 신은 따른 창조(브라흐마)-유지(비슈뉴)-파괴(시바)의 리듬의 변화에 따라 춤 도 되고 음악도 된다. 특히 시바의 우주적 춤은 곧 종교 의례도 되고 무용도 되는 것이다. 15) 인도인의 힌두교는 곧 인도인의 생활이고 예배는 춤과 음악이므로 신전 공간에서의 의례행위는 곧 문화의 부분요소들의 종합을 이루는 하나이다. 예술로서의 음악이 아닌 소리가 중요하였다. 시끄러운 종소리, 북소리는 예배시 작시 악귀를 쫒고 신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행위라고 한다. 16) 우리 불교의 염불과 같은 주문의 소리는 종교의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보인다. 힌두와 밀접 한 관련이 있으리라 보이는 밀교의 탄트라도 소리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과업은 우리가 단순히 인도 음악, 인도 무용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 문화를 조사 하는 것이다. 음악과 무용이 종교, 의례, 공간과 서로 단단히 결합되어있는 전체를 보는 것이다. 각 예술 분야별 독자 연구로서는 전체성의 문화를 파악 할 수없음이 자명해진다. 끝으로 이와 같은 단기간의 시험현장연구는 심층연구로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15) 시바의 춤은 탄생과 죽음, 시작과 끝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무용의 왕 나트라자 가 된다. 이은구, 1995, ꡔ인도문화의 이해ꡕ. 서울: 세창. p. 159. 16) George Michell, 앞글. - 177 -

3. 청각문화의 조사방법과 분석틀 (1) 청각문화의 정의와 범위 청각문화는 소리로 표현되어 인간의 귀로 듣고 인지하는 문화 로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청각문화의 정수는 음악 이다. 음악이라는 범주는 기존의 아카 이브에서 예술의 한 분야로 인식된다. 여기서는 음악을 인간의 관념과 감정을 표 현하고자 의도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소리구성체로 규정하고자 한다. 인간은 음 악을 통해 종교적 감성과 가치를 표현한다. 그리고 인간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음악에 의지하여 덜어 낸다. 또한 인간은 음악을 통해 미적 본능을 발현하며, 즐 거움과 행복을 느낀다. 어떤 문화에서는 음악을 미적 가치의 표현이라고 배타적으 로 설정하고, 미적 표현 이외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소리는 음악으로 인정하지 않 는 태도를 갖고 있다. 근현대 이후 서구의 음악계에서는 음악을 심미적 대상으로 만 간주하면서 예술음악 이라는 좁은 의미로 국한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음악을 인간의 관념과 가치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내고 사 용하는 소리구성체로 정의함으로써 좁은 의미에서의 예술 음악 의 범위를 넘어 서고자 하는데, 이렇게 정의할 때 청각문화의 중심은 음악이다. 청각문화 안에 음 악이라는 범주 이외에 소리 의 범주가 필요상 설정되었다. 소리란 범주는 음악적 표현을 의도하여 구성하지 않은 소리 현상을 음악과 구분하기 위해서 제시한 것 이다. 음악과 소리를 구분하는 것은 그러한 구별이 어느 문화에나 존재한다는 점 에 근거한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구분하는가는 상대적이다. 음악을 소리와 구분 하는 방식은 문화마다 다를 수 있는데, 그것은 청각문화에 대한 각 사회의 고유한 인지구조를 반영한다. 청각문화를 음악/소리로 대별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기존 음악자료 소장기관의 분류방식을 살펴보면 음악/악기나, 음악/공연 오락 예술 등이 쓰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음악을 분류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어느 사 회에서나 음악 자체에 있어서, 그리고 음악이 연주되고 감상되는 사회적 맥락에 있어서 다양한 양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 사회 안에서도 음악의 목적은 오락 - 178 -

에서 인성계발 사이의 어느 지점에 놓이거나, 무엇이라고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합적인 것이다. 음악은 공연장에서 감상용으로 사용되는가, 노동의 고통을 감소 하거나 협동을 얻기 위해 사용되는가 등 그 기능에 따라서 나누어 볼 수 있다. 또 한 음악이 연주되는 공간에 따라 야외/실내, 마을/절, 도시거리/음악회장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아시아에서 수집 조사할 대상으로서 음악에 적용할 수 있는 분류개념은 극히 다양하다. 분류개념 분류의 예시 지역 동북아시아, 남아시아 등의 세계지역 ; 일본, 인도 등 국가 문화권 이슬람문화권, 힌두문화권, 유교문화권 등 시대 현대, 고대 등; 무로마치, 조선 등 종류(개별장르) 라가, 산조 등; 무속음악, 불교음악 등; 영화음악, 무용음악 등 종류(성격) 세속/종교, 고전/대중, 예술/실용, 전통/현대, 구전/문헌 등 연주매체 현악앙상블, 독주 등; 성악, 기악 등; 악기, 인성 등 양식 단성, 다성 등; 화성, 대위 등; 선율, 리듬 등; 화려, 장엄 등; 작곡, 즉흥 등 용도/기능 예배음악, 노동요, 무용곡 등 연행주체 연주단체, 연주가, 기획자, 후원자 등 현장참여방식 (참여자) 감상, 연주, 주관, 연구 연행장소 공연장, 골목 등; 축제, 난장 등 전승형태 구루(guru)체계, 공공교육기관 등; 구전, 문헌 등 기록자료매체 테이프(카세트, 릴투릴), LP, CD, MD, 사진, 슬라이드, 비디오, 영화, 문헌, 악보 등 < 표 2-C-1 > 음악 안의 다양한 분류개념 아시아의 다양한 음악자료를 대상으로 이러한 분류개념을 대분류로 채택하는 데에는 문제가 많다. 위 표에서 정리된 분류개념 중에서 음악이 연행되는 지역, 음악관련 자료매체 이외에는 대분류 카테고리로 삼을 만한 범주가 거의 없다. 개 별장르, 연주매체, 용도/기능, 시대, 연행주체, 연행장소 등으로 음악을 구분할 수 - 179 -

도 있으나 복합적인 아카이브 구성에서는 이러한 카테고리가 대분류가 되어야 한 다는 주장이 그리 설득력이 없다. 장르에 따른 분류도 이미 매체나 용도/기능이 구분조건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어떠한 보편적 체계로 특히 위계질서 를 가진 체계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세속/종교, 고전/대중, 순수/기능, 예술/실용, 전통/현대 등 성격으로 분류하는 방식은 자문화의 가치체계를 반영하고 그 이분 법적 구분의 무리한 적용 때문에 보편적 사용이 불가능하다. 음악은 대부분의 기존자료소장기관에서 예술이라는 대분류의 하위 문화요소로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미분화된 영역으로 남겨진다. HRAF 분류체계나 도서 분류 체계에서 대분류 예술 아래 중분류로 좀더 포괄적 분류용어인 시각예술을 놓고 있고 그 아래에 건축, 조각, 회화, 사진 등이 세분화되어 있는데 비해, 같은 중분 류 단계에서 음악의 경우 더 이상의 미분화 영역 없이 놓여 있다. 다만 이와 관련 되어 전자는 악기 카테고리만이 그리고 후자는 공연 예술 카테고리만이 차별화되 어 중분류에 병렬 설정되어 있다. 음악 분류의 보편적 체계로 개발되어 활용되는 경우는 악기를 대상으로 한 분 류체계 뿐이다. 악기 분류는 1914년 독일의 두 음악학자 혼보스텔과 작스가 공동 으로 제안한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꾸준히 새로운 것들이 학계나 현장에 제시되었 다. 그러나 새로운 것들은 혼보스텔-작스 분류법에 대한 비판적 논의에서 출발하 여 이를 개선하거나 보완하는 방안이며, 그 중 어떤 것은 도형이나 컴퓨터기술을 이용하여 그 체계의 활동도를 높이려는 시도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아직까지 혼보 스텔-작스 체계의 사용이 일반적이다. 이 분류법은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악기에 대해 중복과 누락을 피하고 구분할 수 있는 범주를 과학적으로 체계화하려는 첫 시도였다. 진동매체의 성격에 따라 악기를 크게 체명(몸울림)악기, 피명(가죽울림) 악기, 현명(줄울림)악기, 공명(공기울림)악기로 구분하였다. 악기를 대상으로 한 독 창적인 다양한 분류체계의 개발과 연구 자료의 양적 질적 풍요가 종족음악학의 분과학인 악기학(organology)의 정착으로 이어졌고, 악기를 전문으로 소장하는 기 관의 독립성을 담보해 왔으며, 이는 관련 학자들의 활동과 함께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훌륭한 악기박물관으로 증명된다. - 180 -

(2) 청각문화에 대한 접근틀 1) 음악의 본질과 그 해석의 다양성 인간의 가치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소리구성체로서의 음악은 표현문화 중에서 가장 관찰하기 힘든 대상이다. 물질적 형상화를 통해 존 재의 영속성을 어느 정도 담보하는 시각문화와는 달리 소리예술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표현되고 사라지는 존재의 일시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예술 중의 예술 이라고 흔히 언급되는 음악의 독특한 예술성은 그러한 존재양식에 근거하는 것이 다. 음악표현은 연주가의 재현을 통하지 않고는 영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도전을 세계의 민족들이 다양하게 해왔다. 서양은 음악을 악보에 담아 영속 성과 함께 청각으로 야기되는 공간성을 살리면서(예를 들어 소리 진행을 통해 높 고 낮음 또는 넓게 좁게 등이나, 광활함과 멈 등의 인식을 하게 되는) 나름의 독 특한 예술양식을 발전시켜 왔다. 서양 예술음악 전통에서 시간에 누비는 공감각의 영역을 확대시킬 수 있은 것은 시각적 기재인 악보를 발전시킨 덕분이었다. 반면, 많은 비서구 음악전통에서는 그러한 기재 없이 음악 본유의 성격을 변질시키지 않고 예술성을 담아내 왔다. 그들은 매번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맛을 살려서 악보 개발이나 작곡자/연주자 분리구조에 의지하지 않았다. 무엇을 음악으로 보느냐에 대해 문화 간에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서양은 음 악을 인간의 가장 정제된 표현기술로 보고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규정해왔기 때문 에 악보를 음악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또 일시성적 재현으로만 나타나는 이데아 적 존재가 소리현상 이전에 상정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작가의 머리 속에 들어 있 는 것이 음악이고 악보나 그 외 다른 재현기재는 이를 끊임없이 살려서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는 논의가 나온다. 그러다보니 예술작품을 심미적 대상으로 보면서 미 적가치 척도에 의해 예술 여부를 규정하는 논의도 나온다. 100여 년 전부터 개발되어 무서운 속도로 간편성과 대중성을 갖춰 온 축음 기 술은 음악의 시간적 일시성과 즉흥성이라는 본유적 성격을 크게 변화시켰으며, 음 악이 전자매체에 저장된 음악소리를 뜻하게도 되었다. 최근에 와서는 일시성 예술 인 음악을 존재하게 하는 행위 그 자체의 총체성에 주목하여 음악작품 이 아니 - 181 -

라 음악하기 가 음악이어야 한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 음악은 악보인가, 작곡 가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작품인가, 연주자가 재현하는 행위 그 자체인가, 아니 면 CD에 담겨 있는 문화상품으로 보아야 하는가에 따라 음악에 대한 사회 문화 적 평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이한 인식에 따라 작곡행위, 연주행위, 교수행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소수의 훈련된 전문가, 아마추어, 대 중, 청중, 천재, 음치 등에 대해 서로 다른 구분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음악은 이 런 것이다, 또 어떠한 음악이 가치 있다는 것에 대한 동의는 자문화 내에서는 그 리 어렵지 않게 얻을 수도 있으나, 자문화를 넘어서면 찾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2) 음악과 맥락 음악을 청각문화로 분류하고 자료를 수집한다는 전제는 우리에게 소리의, 그리 고 소리에 관한 자료에 집중하게 한다. 음악의 본질을 어떻게 규정하던 간에 그 대상을 수집하는 것이 주관심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음악을 소리 또는 청각만으 로 인지할 수 있는 자족적 대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소리라는 현상을 청각이 라는 감각 능력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소리라는 매 체에 인간의 관념, 정서, 가치가 담겨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함께 주목하여 야 한다. 인도에서 음악과 춤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며, 전통적으로 이 양 자를 따로 분리해 인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도 고유의 양식 관련 용어나 장르 관련 용어에서도 나타난다. 아시아의 수많은 종교의식에서 음악이 자족적 양상으 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경 제적, 도덕적 행위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이 음악을 포함한 다른 범주와 관련된 행 위에서 드러나는 특징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모든 음악적 양상을 하나의 독자적 요소로서 문화 안에 존재하는 것으로 간 주하고 청각문화 자료를 수집한다는 것은 그 전제에 깔린 오류에 의해 심각한 문 제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3) 음악연구의 보편적 틀 음악이 무엇인가, 그 인식과 표현의 근저에 깔린 것조차 서로 상이함을 드러내는 세계의 음악문화는 한 사회나 문화 단위를 넘어선 연구의 보편적 틀을 얻기 어렵게 - 182 -

한다. 전 세계 음악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성장한 서양의 종족음악학 담론은 타문화 음악에 접근하기 위한 보편적 틀을 향한 지속적인 도전을 보여준다. 서양의 종족음악학이 그 범위의 정체를 쉽게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인, 그리고 익숙 하지 않은 타자인, 전 세계 음악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학문적 목표로 삼고 있다 고 한다면 그것이 넘어서고 도전해야 하는 기존의 또는 병존하는 학문적 전통을 상 정해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서양이 자기네 음악을 과학적으로 연구해 온 음악학 전통이 있고, 그 외에도 인도나 아랍, 한국 등 아시아 자국내 연구 전통들 이 있다. 이 모든 연구 전통은 그 성격에 있어서 관통하는 것이 자문화적 접근이다. 이러한 여러 연구 전통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것이 서양의 예술 음악을 대상으로 쌓아온 음악학이다. 서양의 음악학은 그 연구 대상을 이해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론을 활발히 개발해 왔으며 그것은 이제 음악에 역사학, 이론, 분석학 등을 붙인 합성어로 구분되는 분 과학적 활동의 하나로까지 상정할 수 있게 되었다. 서양의 음악학에서 개발된 방법 론들은 바람직한 연구결과를 추출하기 위한 객관성과 논리성이 검증되어 축적되어 있으며, 특히 음악분석학 같은 분야는 후발 방법론으로 연구 대상의 본질과의 새로 운 관계 정립을 통해 선행 방법론이 재평가되고 재도전되고 있다. 서양 음악학이 연 구 방법론으로 가장 진전을 본 것은 예술 작품을 독자적 자존적 유기체로 보고 접근 하는 방향에서이다. 그 방법론의 핵심은 연구 대상을 음악 작품, 즉 악보로 잡아 그 미적 가치를 찾고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것에 있다. 이러한 연구 방법론을 통해서 서양음악학은 서양 음악의 역사를 작품 양식의 변화 증거를 찾아 그 관계를 정립하 고 합리화하는 과정의 성격으로, 그래서 그 변화를 이끈 대가들의 작품 세계와 그 작품들을 위주로 역사의 흐름을 전개시켰다. 그러한 종류의 증거를 수집 조사 분석 하면서 개발한 방법론은 비록 그 자체로 객관성과 논리성을 놀라운 수준으로까지 올리기는 하였으나 보편화되거나 일반화되기는 상당히 어렵다. 음악학의 연구 방법론이 보편화되기까지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따른다. 하나는 음악을 미적 표현의 대상인 예술 작품으로 보고 이를 전제로 미적 근거를 그 안에서 만 찾는 접근틀을 갖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소리의 미적 근거를 찾기 위한 방법론에서 분석의 분류와 범주의 전제가 그 성격상 전혀 보편화될 수 없 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음악을 예술작품으로만 보는 접근틀은 그 방법론을 소 - 183 -

리 분석보다는 악보 분석에 의존하게 하고, 악보에 없는 것에는 의미를 두지 않게 하며, 예술 작품이 갖는 미적 기준을 가장 상위에 두고 음악에 접근하게 한다. 미적 기준에 달하지 못하는 종류의 음악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시킨다. 그리고 한 음악작 품을 하나의 닫힌 체계로 보고 접근하는 것은 음악이 인간을 위해, 인간에 의해 다 양한 목적으로 만들어진다는 문화적 의미가 철저히 외면된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서양 예술음악이 시간에 누비는 공간의 영역을 점점 더 확대시킬 수 있은 것은 시각 적 기재인 악보를 발전시킨 덕분이긴 하지만, 악보의 발전은 음악을 만드는 단위 개 념을 악보에 표현되기 쉽도록 길들였다고도 할 수 있다. 서양 음악의 연구 방법론에 서 개발된 음, 동기, 악구, 악절, 마디, 발전, 전조, 화성전개 등의 개념은 서양 음악 양식에서만 유효한 범주이다. 서양 음악학은 한 작품에서 이 범주를 분석하면서 유 기성과 미적 구조를 찾게 되지만, 다른 문화의 음악에 같은 범주적 분석을 적용할 경우 드러나는 결과는 전혀 유효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연구 대상으로 삼으면서 서양의 예술작품을 대상으로 음악 산물의 심미적 가치판단과 근거 위주로 연구하는 음악학의 학문성향에서 벗어나야 했던 종족음악학자들의 도전은 그 전제가 음악을 문화와 사회의 관련성 하에서 보 는 것이다. 종족음악학에서 당대까지 성취한 학문적 업적을 자신의 저서 <음악인류 학>(1964)에 명쾌하게 정리한 음악인류학자 알란 메리엄은 그러한 도전의 대표적인 주자이다. 그는 음악에 대한 여러 사전적 정의를 분석하면서 정의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며 또 사회과학자에게 특히 중요한 것은 음악은 음악 자체가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문화에 의해서 형성된다는 점이다. 라고 쓰고 있다. 이 주장은 음악은 활동, 관념, 대상물의 복합체로 문화적으로 의미있게 형태화되며, 세속적인 의사소통과는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이다 라는 핵심을 담은 정의에 근거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 와 그 근거의 의해 비록 음악이 문화의 한 영역이긴 하지만 그 음악의 진정한 이해 는 그것을 하나의 문화로 접근할 때에만 유효한 결과를 낳는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다양한 음악 전통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종족음악학의 성장 발전에 기 초가 되어 왔다. 서양의 종족음악학은 그래서 그 연구대상의 제한을 음악예술작품이나 음악미적 가치 판단에 두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그 학문의 특징을 대상에 두지 않고 방법에 두는 것으로 기존 음악학과 차별화 한다고 선언하였다. 방법론을 그 학문의 - 184 -

정체성으로 내세운 종족음악학은 그 종사자들에게 방법론에 민감하게 만들었고, 매 연구가 방법론의 개발과 검증이라고 할 만큼의 연구 성향을 길러냈다. 결국 종족음 악학의 연구방법론은 연구문제와 밀접히 맞물리고, 한 연구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이 미 그 안에 방법론적 전제가 깔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종족음악학자들 이 음악을 문화와 사회와 관련하여 연구하면서, 그리고 거기에 인류학이나 언어학 같은 타학문의 방법론의 적용을 시도하게 되면서, 그 연구대상의 성격은 놀라울 정 도로 다양하게 나타났고 그에 따라 문제제기도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결국 종족음악 학의 연구방법론은 연구 접근틀에서 시작하여 구체적 분석 기술까지 다양한 수준에 서 개발되어야 했다. 4) 다양한 수준의 방법론들 이제 그 보편성 논의는 그러므로 각 수준에서 전개되어야만 한다. 타문화 연구 중 심의 종족음악학에서 다양한 연구 방법론이 개발되는 과정에 자문화 중심의 음악학 이 개발한 방법론들과 차별화되는 것으로 학자의 훈련과 적용의 보편성 논의의 대 상이 되었던 것은 크게 네 개의 수준에서 나타났다: 1) 연구 문제의 접근법, 2) 현장 연구 방법론, 3) 채보(소리의 악보화)와 분석 방법론 4) 악기 분류 방법론. 연구 문제의 접근법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앞에서 언급한 음악인류학자 알란 메리엄이다. 메리엄은 음악을 문화로 접근하는 틀을 음악에 대한 개념화, 음 악에 관련된 행위, 그리고 음악 그 자체 의 삼단계(또는 삼각)의 분석 모델로 제시하 는데, 그의 분석 모델은 당시까지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조명하면서 드러낸 것이어 서 종족음악학의 학문적 업적이 그려낸 모형으로도 인식된다. 메리엄은 이 모델은 각 단계(또는 각)들이 서로 관련되어 지속적인 상호반응이 있고 피드백이 되는 역동 성과 순환성을 가져서 음악 체계에서의 변화와 안정성 양자를 모두 설명해 준다고 주장한다. - 185 -

그의 음악과 문화 연구의 삼단계 모델은 이후 학자들의 독자적 연구틀 형성에 좋 은 출발점이 되었으며, 그 자체로 후학들의 비판적 점검과 수정 모델의 제시로 도전 대상이 되어왔다. 학자들이 이 모델을 현장에서 개별적으로 다양하게 독특하게 실험 하고 적용하였다고 보고하거나 연구의 접근틀 논의의 시작점으로 제시한 예가 많기 는 하지만, 또한 실제적 적용에 있어서 만족할 만한 성과는 얻기 어렵다는 고충도 많이 제기되었다. 그 원인으로 그 단순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그 안에 인간 과 역사 적 취급이 없다는 것도 지적되어 왔다. 라이스(Timothy Rice)는 메리엄의 모 델의 재정립 시도를 그의 논문, 종족음악학의 재정립을 향해(Toward the Remodelling of the Ethnomusicology)(1986) 에서 하는데, 종족음악학자는 음악에 있어서의 형성 과정(formative precesses)을 연구해야 한다...인간이 어떻게 음악을 만드는가, 다시 말해 인간이 어떻게 음악을 역사적으로(historically) 구조하고 그것 을 사회적으로(socially) 유지하고 개인적으로 (individually) 창조하고 경험하는가를 묻고 대답하기를 시도해야 한다... 라는 전제를 해석해서 표현하는 네 단계 위계적 모델을 제시한다. 인문과학의 목표 ꁽ 음악학의 목표 ꁽ 형성과정 ꁽ 분석과정 ꁽ 인류 인간이 어떻게 음악을 만드는가 역사적 구조 사회적 유지 개인적 창조와 경험 음악분석 행위분석 인식분석 음악이 문화 또는 문화의 한 요소라는 전제 하에 연구 대상을 잡고 문제를 제기하 여 해결하는 방식을 찾고 그 적용에 의해 유효한 결과를 내려는 학자들의 시도들은 다양한 방식의 연구틀을 학계에 내 놓았다. 본질적 연구, 비교연구, 문맥 안의 연구, 학제적 연구, 비교문화적 연구, 개념적 접근법, 총체적 연구 등 방법론적 개발시도가 나타났다. - 186 -

현장연구 방법론은 타문화 연구에서 현장연구가 필수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그 범위가 관찰, 면담, 학습, 기록 등으로 대표되는 방법으로 구체 적 기술이 개발되면서 참여관찰, 심층 면접, 문화기술적 면접, 이중음악성개발, 녹음 등과 관련한 방법론으로 개발 확대되었다. 채보와 분석 방법론은 종족음악학에서 가장 흥미롭고 창의적인 시도가 이루어진 분야이다. 서양 음악학자들은 작곡가가 재현을 염두에 두고 만든 악보에 담은 작품 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온 악보 분석에 치중하여 분석적 전제를 사유할 필요가 없었 던 것과는 달리 전 세계 다양한 양식의 음악을 분석하는 과제 앞에서 가장 기본적 개념인 음 조차 새롭게 사유해야 했던 종족음악학자들은 일시성적 소리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서, 특히 그것을 분석하고 고찰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식에서든 지면에 담아야 했지만 실제소리와 악보와의 괴리의 문제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당연 히 이 단계의 방법론적 논의가 가장 섬세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진 분야의 하나가 되 었다. 많은 시도가 채보 방법론과 분석 방법론으로 등장하였고 특히 채보와 분석이 연구의 과정상으로는 분리되었지만 서로 긴밀한 관계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광 범위하게 인지되어 있다. 서양의 음악학 전통과 종족음악학 전통은 종종 헤게모니 다툼의 긴장관계는 갖고 있으나 국사/세계사 패러다임과 같이 서로 없어서는 안 되는 보완관계임을 인정하 고 방법론적으로도 상호영향을 주고받아왔다. 그리고 이 두개의 서로 다른 연구 전 통은 점차로 세계의 다른 자문화적 연구전통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아시아에서 자국의 연구 전통이 그리 강하지 않은 동남아시아나 그런대로 문헌적 자료를 보유 하고 이론적 논의 바탕을 가진 아랍과 인도나 동아시아 문화들의 경우도 모두 그러 하다.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의 방향 설정을 위한 논의에서는 아마도 한국 연구 전통 인 국악학에 서양의 음악 연구 방법론들이 준 영향을 진단해 보는 것이 꼭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우리가 주체가 되어 타문화 연구를 하면서 상이한 음악 문 화를 우리의 눈으로 다루어야 할 입장에 있고 기존 학문을 냉철한 눈으로 파악하여 야 하기 때문이다. 서양의 영향을 받아 국악계가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창작 활동과 작품 개념, 작 - 187 -

곡자 개념의 도입, 오케스트라 형식의 도입, 전통 음악의 악보화와 공연예술화, 공적 인 교육체계의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장의 변화와 맞물리며 국악학에서 나타난 변화에서도 서양의 음악 이론의 강력한 침투가 보인다. 연구와 대학에서 실 기와 구분되는 교육 분야로서의 정착의 필요성이라는 근본 과제에서부터, 전문적 이 론과 교육용 이론 정립과, 역사의 재구성과 해석과 같은 과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부상한 것은 서양의 연구전통과의 만남에서 온 영향이다. 그러나 서양의 음 악학 연구 전통과 종족음악학 연구 전통이 갖는 자문화적 연구와 타문화적 연구의 방법론적 특성 그리고 그 구분이 기본적으로 잘 인식되지 않았음을 볼 수 있다. 서 양 종족음악학계가 서양 음악의 연주와 분석 대상인 오선보가 비서구 음악의 악보 로 사용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논의하고 있을 때, 국악계가 서양 오선보로 역보한, 그러나 나중에 도저히 연주나 분석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고 평 가된 악보를 만드는 것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나, 그 문제가 뒤늦게 부각되자 전 세 계 무용을 기보하기 위해 개발된 보편적 무보인 라반무보(Labanotation)를 사용하여 궁중 무용의 기보를 시도하는 사업을 오선보 역보와 같이 무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 으로 판단하고 중단해 버린 일이나 모두 그 두 가지 기보 방법이 갖는 특성을 잘못 인식한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 오선보는 자문화 속에서 오랜 숙성기를 거치면서 필 요로 자란 기보이고, 라반무보는 춤에 대한 통문화 연구에서 학계의 논리적 심의를 거쳐 개발된 기보이다. 이는 연구 방법론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이지만, 우리가 타문화 연구를 시도하는 이 시점에서 열린 시각과 치열한 사유가 방법론적 추구에서 꼭 필요하다는 것은 알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3) 청각문화자료의 조사 및 수집 방법: 인도 시범조사 사례를 중 심으로 아시아 문화아카이브의 청각문화자료의 조사 수집은 앞에서 언급한 기존의 다 양한 음악학문적 전통을 이해하고 거기에서 제시된 다양한 접근틀과 방법론에 대 한 전문적 이해가 가능한 사람에 의해서 수행되어야 한다. 문화연구가는 각 전문 성 보다는 문화총체적 안목을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된다. 문화를 총체 로 보아야 하고 전문가의 고도로 세분화된 눈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그 - 188 -

래서 나오는 것이다. 특히 서구의 세분화된 전문성을 가지고 접근하여 잘게 자른 문화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러나 한 사회에서 전문 가가 있다는 것은, 또는 전문분야가 있다는 것은, 훈련받지 않은 비전문가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나, 종교 의례 같은 어떤 총체라도, 그 총체를 만드 는 인간들은 각각의 전문성을 갖고 그 총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거기서 총체를 만드는 사람의 전문성을 읽어내는 사람 또한 역시 전문가이다. 그것의 합에 대한 이해도 합의 해석을 통해서 해야 하는 것이지만 역시 전문가가 읽어낸 것의 합이 어야 한다. 문화를 총체적으로 접근을 해도 고도의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시아 현장으로 수집 활동을 해야 하는 앞으로의 연구자들과 관련한 전문성에 대해 좀 더 밝혀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타문화를 다룬 다는 것이기 때문에 대상 음악문화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뿐만 아니라 타문화 전 통에 접근할 때 갖추어야 할 수집가로서의 전문적 훈련을 거치지 않으면 임무를 전혀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 강조되어야 한다. 수집가로서의 전문적 훈련은 타문화의 음악을 접근하는 학문적 체계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현장조사 활동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론적 체계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청각문화 자료의 조사 수집 과정과 방법을 제시하는 이 논의는 인도에서의 현 장연구수행 시범 사례에 기초하여 진행될 것이다. 본 연구팀은 자료 수집의 기초 연구 수행대상으로서 인도 델리 지역을 정하였다. 인도는 아시아에서 중요 문명 발상지로 그 역사가 현대까지 면면히 흘러왔으며, 종교와 학문, 문화적 전통에 있 어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나라이다. 따라서 아시아 구성 원 중 연구 대상의 1호로 결정해도 무리가 없는 곳이다. 델리는 인도의 오랜 역사 와 유서 깊은 문물을 담고 있는 곳이며 또한 현대화의 흐름에서도 크게 절연되지 않아 시범 연구지로서 짧은 시간과 제한된 노력으로 방법론에 치중하여 시험하기 에 적절한 현장이라는 것이 기획단의 판단이었다. 청각문화 전문가로서 본 연구자 가 델리에서 선택한 연구 대상은 라가 음악 전통 이며, 델리에서 연행되는 양상 으로서의 자료를 현장에서 조사하고 수집하였다.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의 청각문화자료의 조사 수집을 위해서 5단계 과정으로 짜 여진 방법론을 제의한다. 이 5단계 과정은 그 전체적인 틀에 있어서 일반 연구과정 - 189 -

과 유사한 점이 있으나 그 구체성에 있어서 청각문화 자료 소장물의 조성자에게 필 요한 연구라는 성격을 강하게 반영하는 모델로 개발되었다: 1) 연구 대상과 방향 설 정; 2) 조사 계획 수립과 조사계획서 작성, 선행 연구 비판집필; 3) 현장연구 수행; 4) 현장연구 자료 정리 제출; 5) 수집 자료의 활용 방안과 자료 적용 예시. 이 방법론은 복합적인 것으로 5단계 과정의 각 단계마다 자신의 문제에 적용하고 참고할 수 있 는 기존의 방법론이 학계에 제시되어 있어서 조사자가 선행 학습을 해야만 한다. 각 단계의 과정을 하나씩 짚어가면서 각 단계와 관련되는 기존 방법론을 점검하거나 그 적용 가능성 또는 새로운 방법론 개발을 제안하고, 거기에 따라서 예측되는 문 제, 고려사항도 함께 제공할 것이다. 1) 제 1단계: 연구 대상과 방향 설정, 문제제기 어느 과제이던지 연구 대상 선정의 문제를 다루기 전에 과제의 근본적인 성격을 규명해야만 한다. 아카이브 콘텐츠 조성을 위해 무엇을 조사할 것인가를 물어야 조 사대상이 결정될 것이지만, 문화 아카이브가 주도하는 연구 특성상 공동작업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조사 연구가 어떠한 방향의 협력을 요구하는 공동연구인 가. 공동연구가 항상 문화요소 모두를 아우르는 총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가, 한 지역 단위를 대상으로 집중한 총체적 청각문화인가 등의 연구 성격에 대한 물음은 필수적이다. 학제적 연구인가 아니면 학문의 각론적 연구자의 협동인가 등의 판단에 따라 접근틀이 달라질 것이다. 연구 대상은 구체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장르개념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표 1에서 제시한 분류 개념과 연계된 구체성도 조사 대상으로서 독특 하고 활용 가능성이 풍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주자나 개념, 과정, 양상 등도 연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문제제기는 연구 대상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물음들을 물어야만 기대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까에 천착해야만 명료하게 이루 어질 수 있다.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연구 접근틀을 마련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 선순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각 단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방향을 잘 설정해야 문제가 뚜렷하게 드러난다든지, 접근틀을 고려해야만 방향이 설정된다든지 하기 때문이다. - 190 -

방향을 설정하고 문제를 사유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모델은 풍부하다. 종족음악학 방법론에는 알란 메리엄의 삼단계 순환적 연구모형, 티모디 라이스의 4단계 위계적 모형, 문맥적 접근, 총체적 접근, 비교문화적 연구, 개념적 접근법 등을 그 일부의 예 로 들 수 있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하지만 세계 음악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종족음악 학계에 축적되어 있는 연구물들을 섭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도에서의 조사연구를 통한 시범사례에서는 연구 대상으로서 라가 연주 전통을 선택하였는데 라가 는 인도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예술성 높은 음악장르이다. 라가 는 인도의 전형적인 고전음악으로 연행적 역사와 이론적 담론의 역사가 깊어 현장 연구 이전에 그것에 대해 살펴볼 연구 자료가 풍부하고, 예술음악으로 고도의 수준 에 도달하여서 소리구성체라는 닫힌 체계로서의 연구물 축적이 크다. 인도 현장에서 의 연구는 음악 연행 그 자체에 대한 조사가 그 중심 과제이기는 하였지만 현 시대 인도에서의 그 존재 양상을 살펴보면서, 이를 창구로 하여 인도의 문화적 특성의 일 부를 도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되었다. 구체적으로 라가 전통이 어떻게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감지되는가를 살펴보고, 현 연주환경, 현시대에서의 위치와 기 능, 인도의 다른 장르와의 관련성, 교육 제도와 연구 제도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2) 제 2단계: 조사 계획 수립과 계획서 작성, 선행 연구 비판 집필 조사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도 단계별로 점검해 볼 수 있다. 현장연구 활동을 구상 하기 위해서는 선행 자료를 철저히 파악해야만 한다. 선행자료 파악은 조사수집의 목표를 명료하게 설정하는 것을 도울 뿐만 아니라, 현지의 조사 활동, 조사 현장, 조 사 대상, 수집물 종류 같은 것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 문제에 관 한 선행 연구가 충실하게 진척되면 수집 대상과 조사 방법에 대한 것도 구체화 되어 현장 예측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선행 연구는 당면한 과제의 효과적 수행을 도모 하고 나아가 수집물의 효용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한 필수적이고도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수집할 자료와 정보에 따라 수집물 사용 목적에 따라 조사용 기구가 또한 결 정된다. 이 과정 안의 단계들 역시 선순위 형태로 제시되었지만 이들은 서로 역동적 으로 물려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순환적 사고가 필요하다. - 191 -

조사 계획서는 통상 연구 주제가 결정되면 연구의 목적과 의의, 연구의 구체적 내 용, 국내외 연구 동향(선행 연구 흐름), 연구의 활용, 참고문헌, 연구 수행 일정표, 예 산 등으로 구분하여 작성하는 것이다. 계획서의 논리성과 진실성은 연구 결과의 가 치와 직결된다. 그 중에서 선행 연구 과정을 좀 더 심도있게 치르기 위해서 개별 논 문의 성격을 가진 비판론의 집필을 강하게 권고한다. 선행 연구 비판에는 모든 선행 자료의 목록이 첨부되어야 하며 그 목록 중에서 중요한 항목은 해제가 되어야 한다. 본론은 목록의 성격을 파악하고 해제를 통한 비판적 판단에 의해 통찰력을 가지고 써야 한다. 선행 연구 비판은 조사자의 학문적 기술적 준비 강도를 판단하는 좋은 근거가 된다. 인도의 현장연구를 계획하는 단계에서 작성된 아래의 표는 그 조사계획 수립의 시범사례이다. 계획과 현장파악 사전준비 조사 수집 목표 현장조사 기일 현장조사 활동 조사 현장 조사 대상인물 수집물의 종류 구체적 내용이나 범위예측 선행자료 섭렵, 관련성과 중요도에 따라 매겨진 선순위 문헌자료 목록 작성과 해제, 문헌연구 선행연구비판과 조사계획서 집필 인도의 대표적이고 예술성 높은 음악장르 라가를 대상으로 그 장르의 연행 자료와 함께 사회적 맥락과 문화적 의미, 역사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자료의 수집 2005년 4월 18일-22일 음악녹음, 연행사진, 동영상촬영, 면담, 관찰, 일지기록 연주현장, 연습현장, 연수현장 연주자, 기획자, 청중, 악기제작자, 학자 악보, 악기, 악서, 교육자료, 문예연감, 프로그램, 포스터 방문 기관 아카이브, 박물관, 도서관, 대학, 교습기관, 연주가 거처 녹음, 사진과 동영상 촬영, 악보수집, 교육자료 수집, 면담, 관찰, 분석, 조사 방법 채보 이 현장조사에서 수집할 자료와 정보를 그 대상과 성격에 집중하여 사유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음악현장의 기록자료: 연주녹음, 연행사진 동영상 촬영(자료수집을 이행할 기구는 녹음기 MD Sony Recorder(+MD discs), 마이크로폰 Sony Stereo microphone, Digital Camera, Camcorder(+digital video cassettes) 2) 수집할 자료: 음악관련 자료 수집에 있어서 음악실체란 없다. 수집 가능한 자료는 모두 - 192 -

음악을 만들어 내는 물체인 악기, 음악을 기록하거나 재현을 안내하는 악보, 음악/악기/연행의 기술적 분석적 결과를 담은 악서, 연주현장이나 관련 인물과 사물을 담은 녹음과 영상 등 모두 간접 자료일 뿐이다. 거의 모든 자료는 기록 자료이고 악기만이 실물자료이다. 3) 면담과 관찰이라는 조사기법을 통해 수집할 정보: 라가와 관련한 많은 정보들이 수집될 것인데 한편으로는 관찰과 분석을 통해서 연구자가 파악하는 정보가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면담이나 선행 연구 자료에서 얻을 수 있다. 음고구조(선율, 선율윤곽, 음계, 선법 등), 리듬구조(박, 박자, 조밀도, 리듬선법, 템포 등), 형식구조(반복단락여부, 연계성, 유기성), 짜임새(성부간의 관계), 역동성, 연주양식(매체, 양식, 방법, 즉흥성) 음악 산물이 연주현장에서 생성되는 과정으로 보고 음악현장을 사회적 행위의 결과로서 접근하면서 수집할 수 있는 정보도 역시 연구자의 관찰과 분석, 조사대상과의 면담이나 선행 연구 자료에서 얻을 수 있다. 작품(형성개념, 창작과정), 장르(역할, 기능, 다른 장르와의 관계, 분류개념), 연주가(가문, 사회적 지위, 교육배경, 연주보수), 청중(사회적 지위, 음악성취도, 티켓정보), 기획자(직업성, 연주현장기획의 의도와 의미), 악기제작자(제작방법, 윤리, 상징), 전승과정(전승기관, 전승방법, 전승기간), 전수자(가문, 사회적 지위, 교습비), 변화타진(양식, 보수, 대우, 연주기능과 현장, 크로스오버) 4) 관련기관 방문을 통해서 수집할 자료와 정보 개설서, 연구대상관련 전문서(고악서, 연구서), 악기도감, 악보(고악보, 현대악보), 교재, 문예연감 < 표 2-C-2 > 조사계획수립과 현장예측의 사례 3) 제 3단계: 현장연구의 수행 청각문화 자료의 핵심은 음악과 소리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음악과 소리는 인간이 귀로 듣는 순간의 기억과 인식만을 남기고 그 자체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청각문화 자료는 그에 대한 기억과 인식이 있을 뿐이고 그 외에는 인간이 만든 매체나 기재로 기록한 물체가 있어서 보완할 뿐이다. 역사적으로 청각자료를 기록한 물체의 형태는 기보(소리 진행의 지침), 악서(음악과 그에 관련된 이론의 집성), 비음악인에 의한 묘 사(문헌, 그림, 조각), 등이 있다. 백 년 정도의 짧은 발전의 역사가 있을 뿐이지만 전 자매체는 음악에 있어서 미증유의, 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록매체가 되었다. 이 기록 매체는 그 기능과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최적의 기록 방법으로 부상하였고, 결국 음 악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변화시켰다. 그것 덕분에 음악은 더 이상 일시적 산물로 인 식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이제 음악은 소리 형태로 영속적 존재를 과시한다. - 193 -

음악을 대상으로 하는 현장연구가에게 수집할 자료는 일시성적 소리 그 자체는 아니므로, 결국 전자매체에 담은 기록과, 관련된 모든 역사적 자료, 그리고 그 외 현 장에서 조사자가 수집하는 자료이다. 타문화 자료 조사 수집가로서 우선적으로 가야 할 현장이란 무엇인가. 현장에서 수집할 대상은 청각문화 자료이고, 그 중심은 음악 이다. 그러면 현장의 성격은 소리가 발생되는 곳이다. 그러나 음악을 소리유기체로 자존하는 것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사회에서 유지되는 상태로서 접근하므로, 그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현장과 수집 대상의 범위는 당연히 확대된다. 그리고 현장연구자에게 현장은 연구 접근틀에 따라 달라진다. 표 2-C-2에서 자료를 기록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현장들을 예측하였는데, 연구자는 항상 연구 틀과 연구 주제에 따라 현장에 관한 고유의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해서도 역시 기존 학문적 성과를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연구자는 실제 현장에 서도 미처 예측하지 못한 연구 현장이 무엇일까 사유하고 현장에서 이를 창출해야 만 한다. 음악에 있어서 현장 연구의 필요성은 주로 서양의 음악 학문에서 타문화 연구로 접근하면서 인식되었다. 이 방법은 음악을 악보라는 대상에 담겨있는 상태로 전제하 여 그것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온 서양의 예술음악 연구 전통에서는 별로 개발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악보라는 창구를 통해서 소리구성체의 실체를 그리고 그 미적 가치를 목표로 탐구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 악보를 재현하는 음악회장 이 외에는 음악이 발생되는 또는 창조되는 현장이라는 개념도 따로 없게 된다. 구태여 그 방면으로 생각하자면 작곡자의 머리, 작곡자의 필사본(스케치)으로 상정하게 되 므로 필사본 연구, 또는 창작 과정 연구 등 여전히 비음악적 존재를 대상으로 한 탐 구가 있게 된다. 현장연구 방법론은 다른 단계의 방법론에 비해 구체적이고 따를 만 한 지침이 많 이 주어져 있어, 그 효용성과 가치가 두드러진다. 현장연구는 연구 대상을 기록하고 그 현장을 관찰하고 참여자들을 면담하고 하는 것이 중심이어서 그 방법론은 연구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 기록에 담고, 실시간적 도메인에서의 진행을 관찰하고, 관련 자를 면담하고 하는 수집 조사 과정과 관련하여 많이 제시되어 왔다. 그리고 그 다 양한 형태의 기록 자료를 대상으로 연구하기 위하여 개발된 방법론들도 많이 제시 되어 왔다. 이 과제의 특성상 전자와 관련한 연구 방법론이 중요하다. 전자 즉 조사 - 194 -

활동과 그에 관련된 기법은 관찰 기법, 현장기록과 일지기록 지침, 면담 기법, 설문 지조사 기법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소리를 전자매체나 영상물에 담는 데 필요 한 기법이 청각문화 전문가에게 중요하다. 그러나 이 수준의 연구 방법론들도 후자 와 관련한 연구 방법론, 예를 들어 소리기록 자료를 연구할 수 있도록 공간매체에 담는(기보) 방법 즉 채보방법론, 그리고 그 자료를 통해 실체를 이해하는 방법 즉 분 석 방법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는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가 없다. 채보나 분석 의 문제는 현장연구 후에 연구자들이 그 현장 수집 자료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적 용하는 방법론들이지만 현장에서도 이 과정을 그 본래의 규모로는 아니지만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조사기법에 관한 방법론으로는 관찰 기술, 면담 기술, 설문지조사 등이 있다. 이러 한 방법론들은 현장조사가 필수적인 타학문 분야에서 풍부하게 논의되어 왔기 때문 에 여기서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는 없겠다. 다만 청각문화 자료와 직결된 방법론은 녹음 녹화 촬영과 관련한 구체적 기술과 정보에 관련된 것들이 중요하여 이를 현장 에 가기 전에 숙지하고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 현장에 그 전문가가 동행하는 방법도 있으나 청각문화 전문가의 안목은 그 수집된 자료의 가치를 크게 좌우한다. 왜냐하 면 음악의 경우 수집물의 가치는 녹음 촬영 전문가가 흔히 가질 수 있는 영상이나 음향 효과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자료를 다루는 음악학자로서 정말 중요한 방법론의 하나는 채보 방법론이다. 연구대상으로서 기존 악보를 상정할 수 없는 음악에 대한 연구에서는 소리라는 일 시적 매체에 담긴 상태의 음악이 연구 대상이기 때문에 그 발생 순간에 바로 그 현 장에 연구자가 임해야 하지만, 연구 대상인 음악이 익숙하게 될 때까지 접할 수 있 도록, 또는 그 안에서 체계를 찾는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악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 게 된다. 이 경우 만들어진 악보가 그 자체로 현장연구자에게 연구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이 악보는 작곡자가 재현을 목표로 하는 창작품과는 그 본질에 있어서 다르 다. 어떤 문화의 경우에는 연주자의 기억 보조 장치로 쓰이는 악보들도 존재하는데, 역시 분석을 목표로 하는 악보와 구별하여 인식하여야 한다. 채보 방법론은 타문화 연구자들인 종족음악학에서 논의가 흥미롭게 전개되어 연구자의 선행 학습 자료로 참고할 가치가 매우 높다. - 195 -

그들에게 음악을 채보하면서 가장 먼저 대두된 쟁점은 오선보를 취할 것인가 아 니할 것인가 이다. 이 글의 앞부분에서 짧게 언급한 바 있으나, 오선보는 보편적 악 보로는 부적절함이 강하게 주장되었다. 악보는 음악을 영속화시키는 것에 도움을 주 기 위해서 개발되지만 일단 개발되어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소리 양식에 직 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소리 양식이 악보에 표기가 적합한 것으로 적응하기 때 문이다. 오선보가 서양의 음악 양식이 자라는 오랜 기간 동안 같이 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타문화 음악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그 음악을 담은 오선보가 그 음악의 어떤 중요한 요소는 놓치고 그렇지 않은 요소는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 을 수밖에 없다. 오선보 이외에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서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개발된 기보의 종류 는 연주법 기보, 숫자 기보, 리듬 기보, 글자 기보, 도표 기보 등 다양하다. 이들은 보 편적인 기보가 되기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서 이에 대한 논의가 채보 방법론에 서 많이 거론되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의 필요성은 많이 논의되었으나 춤 기보의 보편적 체계인 라반무보와 같은 수준의 보편적 체계는 음악학계에서 개발되지 않았 다. 그리고 인간의 귀를 거쳐 기록된 것은 음악 자체를 대체할 수 없고, 어떠한 경우 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에틱과 에믹의 쟁점이 가장 강하게 부각되었다. 외부인이 듣고 중요하다고 간주하여 악보에 기록하는 것에 의미는 한계 가 있다던가, 내부인은 너무 잘 인식하고 있어서 악보에 담지 않는 것을 내부인의 눈으로 인지하지 않으면 역시 한계가 있다던가 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래서 그 대 안 중의 하나가 기보에 전자매체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자매체는 소리 성격과 진행 을 완벽하게 무차별하게 종이에 재현하는데,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으로 보이는 이 기보가 결과적으로 제시하는 과도하게 세밀한 정보는 그 난해함 때문에 음악이 인 간의 귀가 선택하고 해석해서 듣는 것으로 존재하고 이를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 하다는 사실을 일깨웠을 뿐이다. 전자 채보 방식은 그러므로 보조 방법으로의 사용 이 제안되기도 한다.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 방법론도 학계에 많이 제시되었다. 음악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또 연구 문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분석 대상이 집 중되거나 확대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방법론 논의가 여러 수준으로 활발하 게 전개되었다. 소리 자체의 분석은 연구자들이 연구 대상에 따라 각 경우에 맞는 - 196 -

분석 방법을 도출해야 하기 때문에 서양 음악학과 종족음악학이 개발한 다양한 분 석 방법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분석 방법론에 대한 선행 학습을 심도있게 해야 할 음악학자는 아니지만 자료수집가로서의 정체성이 강한 문화 아카이브 조사 자들은 다양한 방법론들의 전제와 목표, 그 해결방법의 특징은 어느 정도 아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악의 의미, 해석이 소리분석과 긴밀히 관련하여 논의되기 위해서도 다양한 방법론이 개발되었다. 이 수준의 분석 방법론에서 드러난 가장 큰 장애물은 소리와 언어의 괴리(연구 대상과 분석 도구의 질적 괴리), 의미도출과 해석의 자의 성으로 나타난다. 특히 연구대상의 이해를 돕는 방식의 하나로 흔히 적용되는 비교 방법론은 그 자체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대상의 설정의 자의성으로 결과가 미흡하다 는 비판이 있다. 인도에서의 현장연구는 인도의 뉴델리에서 2005년 4월 17일부터 23일에 수행하였 는데 연구팀의 공동조사에도 참여하는 한편 청각문화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독자적 인 행보도 있었다. - 197 -

조사장소 조사현장 종류 조사방법 조사자료매체의 종류 Jama Masjid 예배장소 관찰, 촬영, 기록 사진, 일지 Diagambara Jain Temple Sisganj Gurdawara 예배장소 관찰, 촬영, 기록 사진, 일지 예배장소 관찰, 촬영, 기록 사진 India Habitat Center 무대, 무대 뒤 관찰, 면담, 기록, 녹음, 프로그램수집 사진, MD, 일지, 프로그램, 관련자 홍보지 Ansal Plaza CD 판매점 선행자료 조사, 선택구입 CD, DVD Dilli Haat 난장터 관찰 일지, 사진 India Habitat Center 무대, 무대 뒤 관찰, 면담, 기록, 녹음, 프로그램수집 사진, MD, 일지, 프로그램 National Museum 박물관 관찰, 촬영, 수집 사진, 브로셔 Taxi 택시 면담 일지 Music Archive 아카이브 관찰, 면담, 수집, 구입 기관지, 도서, 팜플렛 관리서식(비공개용) Prof. Subramanim 사가의 시연회장 수강, 관찰, 면담, 녹음, 사진 사진, MD, 일지 Prof. Ojesh 사가의 시연회장 수강, 관찰, 면담, 녹음, 사진 사진, MD, 일지, 호보자료(CD) Daryaganj 서점가 책방 선행자료 조사, 선택구입 도서, CD, CD-Rom Prof. Suneera 사가의 시연회장 수강, 관찰, 면담, 녹음, 사진 사진, MD, 일지, 홍보자료(책) Mrs. Sran Rani Backliwal 사가의 시연회장 관찰, 면담, 녹음, 사진 사진, MD, 일지, 홍보자료(이력) < 표 2-C-3 > 인도 현장연구 실행결과 개괄표 - 198 -

방법 조사대상 관찰 또는 면담 중심내용 관찰 관찰/ 면담 거리음악인 사원 예배 반수리 라가연주 춤 공연의 반주 춤 공연의 반주 춤 반주자 춤 반주자 snake charmer, 거의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용 자인교 사원의 예배음악, ensemble of three musicians: harmoniums, tabla w/ singer, 그리고 챠타푸르 사원의 예배음악 ensemble of rattle, cymbal, singer, harmonium, drum 기악반주로 모두 같이 노래하므로 기존선율임 bansuri solo, accom. by autoharp, tanbur(지속음악기), drum(tabla). 관악기를 사용하여 섬세한 리듬과 선율 진행을 능숙하게 내는 방식 반주앙상블은 drum(mridangam), singer with cymbal, singer, violin 반주앙상블은 drum, male singer with cymbal & e-harmonium, violin 춤 반주에 사용하는 라가와 음악연행으로 연주하는 라가의 차이 라가연주의 묘미가 즉흥에 있다면 춤 반주 경우에 적용되는 즉흥은 무엇인가 면담 길 안내자 현 인도사회의 젊은이가 라가에 대해 갖는 인식 조사. 현 취향 조사 수강/ 면담 Prof. Subramanim Prof. Ojesh Prof. Suneera 라가 실제에 대해 역사학과 교수가 성악가의 시연을 통한 강의 북과 남인도의 라가 전통을 하모니움과 성악 예시를 통한 비교 강의. 라가전통의 현 교육체계 조사-그루 시스템과 대학 시스템의 영향비교평가, 라가와 다른 음악장르와의 관련성 조사 대학 성악전공 제자의 시연을 통한 강의. 라가 체계의 이론적 구조의 설명과정을 통해 대학체제 전수방식의 한 단면 관찰 면담 Mrs. Sran Rani Backliwal 사로드(sarod)의 대가. 수제자를 불러서 라가 연주 공연. 그루 시스템의 여러 단면을 볼 수 있었음. 라가 연주의 구조 조사 관찰 National Museum 악기 전시방. 전시체제에서 유추할 수 있는 분류체계. 전문성과 학술성 진단 세밀화방. 전통사회에서의 음악연행을 묘사한 그림 조사. 전시와 관련하여 음악요소응용 유무 주시 < 표 2-C-4 > 인도에서 적용한 방법론 예시 과정 고려사항 면담 면담 대상자들이 외국학자들의 면담에 익숙하여 그에 대비된 전형화된 이론과 의견을 제공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 연구자의 면담 목표를 설정하고 심층면담을 통해서 그런 관습적인, 준비된 대답은 이미 선행연구로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목표하는 방향으로 관심을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함 기록 녹음기록에서 저작권의 문제가 점점 부각되고 있음. 될 수 있는 대로 녹음 전에 또는 직후에 그 자료의 사용 목적을 알리고 서면으로 사용권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표 2-C-5 > 현장연구경험을 통한 고려사항 제시 - 199 -

4) 제 4단계: 현장연구자료 정리 제출 이 단계는 아카이브 소장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조사자료 총정리, 메타데이터 추 출, 디지털화를 위한 자료조정이 큰 틀이다. 이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메타데이터의 기능에 대한 충분한 이해 하에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에 적합한 정보 종류, 추출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수집된 자료들은 좀더 구체적인 문제 해결에 활 용될 수 있게 디지털 정보화가 될 필요가 있다. 디지털화를 목표로 수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의 차이는 수집과정에서도 감안되어야 하지만 특히 자료 정리와 의미부여 작업에서 각별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음악자료의 디지털화는 기록 자 료 매체의 비영구적 성질 때문에 소실의 우려가 있는 자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화된 자료는 영구적 보존, 연구 자료 추출의 용이성 등에서 많은 이점이 있지만, 저작권과 관련된 윤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수집한 자료들을 정리하고 제출하는 방식의 시범 사례는 실제 인도의 현장연구에 서 방문한 자료실의 경우를 제시한다. 이 아카이브는 아시아문화아카이브에서 벤치 마킹할 만한 기관으로서 수집 자료의 활용에 있어서 그 실용성이나 산업적 가치보 다는 학문적 가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종류 일지 음악녹음 사진 도서 CD-Rom CD 서류 성격과 구성 현장연구를 시작한 시점에서 끝날 시점까지 여행 기록을 담은 것. 조사 대상과 관련하여 관찰되는 사항과 조사자의 활동을 노트에 기록하여 남김. 1권 모든 음악공연, 시연의 기록. 74분 길이의 MD 총 7개 현장연구를 시작한 시점에서 끝날 시점까지 여행 기록을 영상으로 담은 것. 주로 조사 대상과 관련하여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현상에 중점을 둠. 디지털 스틸사진 총119매 주로 박물관, 책방 등, 공공기관이나 상점에서 구입 35권 주로 박물관, 책방 등, 공공기관이나 상점에서 구입 3개 공연자, 시연자들의 기증, 상점에서 구입 18개 기관, 개인의 홍보자료, 기관 작성 자료 < 표 2-C-6 > 정리 서류 목록 예시 - 200 -

데이터 항목 sarod 연주녹음 장르 라가 장르묘사 라가(선율선법)와 딸라(리듬선법)에 기초하여 점층적 구조를 짓는 즉흥연주 수집물표 * 제목 라가(사로드) 첫줄 * 선율정보 라가이름: 리듬정보 딸라이름: 양식정보 즉흥 언어 * 녹음장소 Mrs. Sran Rani Backliwal의 사가 녹음내용 사로드의 대가 Sran Rani Backliwal의 제자들이 스승 앞에서 연주하는 라가 기록 녹음환경 가정집 거실에서 연행 녹음정보 연주자에게서 5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MD 녹음기, 스테레오 마이크 사용 녹음일시 2005년, 4월 22일, 저녁 9시 연주자(들) 연주매체(들) 사로드, 타블라 가사 * 작품 * 길이 10분 조사자 박미경 입고 일련번호 - 조사자별 일련번호 - 조사자수집매체별 번호 - 비고 - 작성자/작성일시 박미경/2005년 5월 15일 메타데이터 입력자/일시 < 표 2-C-7 > 녹음자료 DB 작성지 예시 5) 제 5단계: 수집 자료의 활용방안과 자료 분석 적용 예시 아카이브의 기능과 연결한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인 전시와 교육과 관련하여 수집 자료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가를 추후 연구자나 활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기초 작업을 해 주어야 한다. 물론 수집자가 모든 수집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는 할 수 없지만 수집자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의 수집물에 대한 가치를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수집물이 그 원 문맥에서 분리되어 아카이브에 소장되는 것이 - 201 -

므로 그 자료의 함축 내용을 가능한 많이 표면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의미 에서 수집가의 풍부한 설명이 첨부되는 것도 좋겠지만, 그러한 설명이 자료 탐색자 들에게 잘 전달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연구자들의 자료 접근은 아카이 브 소장물로 인도하는 검색어를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연구자들에게 자료 접근 을 용이하게 하고 또 꼭 필요한 연구자에게 무리 없이 도달하게 하려면 두 가지 방 향에서 작업이 완료되어야 한다. 하나는 검색 카테고리를 풍부하게 생성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료의 디지털화를 통한 단순화 작업이다. 라가 장르와 관련하여 그 연주 녹음뿐만 아니라 연주 현황의 실제를 사진이나 관 찰기록을 한 자료, 이 음악 산물과 연행으로 표현되는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면담과 관찰을 통한 자료, 등의 활용도는 음악 산물을 그 문맥에서 절연 하여 하나의 독자적 자족적 산물로 보면서 접근하는 경우와 비교할 수가 없을 만큼 의 차별화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음악을 문화로 보고 수집한 자료와 정보이 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들이 통상의 DB 작성지를 통해 아카이브 안에 분류 소장되 면 문화적 접근법으로 수집한 자료들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한다. 그러나 디지털화 작업을 통해 자료에 대한 정보의 단순화 세밀화 작업과 풍부한 검색카테고리의 생 성이 따라야 후속 연구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청각문화의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으로 5단계로 설정하여 하나하나 규명 하고 시범 사례를 통해 시행착오 방지를 위한 예측이나 고려사항을 제시하였다. 이 과정은 모든 학문적 방법론이 그러하듯이 타분야 조사 과정과 그 틀은 비슷하다. 그 러나 음악적 전문성이 없으면 조사 수행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 음악적 전문성은 일 반적인 학자적 전문성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현장연구가로서 거의 모든 단계와 관련된 이론과 방법론에 능숙해야만 한다. 현장연구가로서의 교육 과정을 전문적으 로 이수하지 않으면 바람직한 결과가 도출되는 조사는 수행할 수 없다. 현재 한국의 대학에서는 그러한 교육이 전무하다. 이제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의 청각문화자료 조 사자 교육은 아카이브 자체에 맡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아시아 문 화 아카이브 기관 내에 조사 전문가 교육 기관이 필히 설립되어야 하며, 향후 자료 조사 수행도 예비 조사자들의 인턴쉽 형태의 교육과 효과적으로 맞물려져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 202 -

4. 미각 및 후각문화의 분석틀 미각 및 후각문화는 맛과 냄새를 통해 지각되는 표현 행위와 그 산물을 의미한 다. 미각문화의 조사 대상으로는 음식과 음료수 등이 포함되며, 후각 문화에는 향, 향수와 같은 것이 포함된다. 본 연구팀에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포함되어 있지 않 았기 때문에 이 영역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방법과 분석틀을 제시하지 못한다. 따 라서 여기서는 미각문화의 대표적인 소재인 음식을 대상으로 해서 이 보고서에서 채택하고 있는 기본적인 입장과 관점을 반영하여 어떤 방식으로 조사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는가를 지적하는 수준에 그치고자 한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단지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뿐만 아니라, 문 화적 범주를 가시화하고 고정시키는 의례적 과정이면서, 사회적 의미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기도 하다. 무엇을, 어떻게,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먹 느냐에 대한 독특한 사회적 규칙과 관행이 세계 어디에서도 존재한다는 것은 음 식의 생산과 소비가 매우 문화적인 현상임을 보여준다. 어떤 음식을 선호하고, 어 떤 음식을 기피하는 것은 단지 개인적 기호의 차원을 넘어서 집단적으로 공유하 는 맛에 대한 취향을 반영한다. 인간은 어려서부터 자신이 속한 집단의 특정한 음식과 맛의 체계에 길들여지고 이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음식 취향은 원초적(primordial) 성 격을 갖는다. 음식과 맛에 대한 취향은 문화적으로 구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 래부터 주어진 것이고 신체에 각인되어 쉽게 변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됨으로써, 음식을 공유하는 집단 내부에는 강한 유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음식을 공유하지 않 는 집단에 대해서는 그 차이를 불식시키기 어려운 타자로 인식하게 하는 매우 강 렬한 정서적, 미적 감각을 수반하고 있다. 음식과 맛에 대한 기호는 체화된 취향 이라는 성격을 분명하게 갖고 있다. 특정한 음식에 대한 선호와 기피는 체화된 취 향의 반영이면서, 동시에 우리와 타자를 구별하는 상징적 기호로, 집단 간의 경계 를 표시하는 지표로 작동한다. 음식의 생산과 소비를 문화적 현상으로 인식함으로써 이에 대한 조사는 음식의 - 203 -

종류와 조리 기술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토착적 분류체계, 음식에 대한 관념(순 수와 오염, 금기, 건강, 맛에 대한 취향 등), 음식이 표현하는 상징적 의미(남성성 과 여성성, 권력, 계급성, 종족성, 종교적 의미 등), 음식을 소비하는 시기(일상적 소비와 의례적 소비), 식사예법, 음식을 담는 식기, 식탁, 식당의 장식과 분위기, 요리에 곁들이는 술과 음료와 같은 영역까지도 포함한다. - 204 -

5. 몸의 문화의 조사방법과 분석틀 (1) 몸의 문화의 정의와 범위 1) 몸의 문화의 정의 몸의 문화는 신체 또는 신체의 장식물을 사용한 표현행위 를 말한다. 몸의 문 화는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표현되는 문화(예컨대 춤, 수련, 무예, 치유 등)와 신 체의 연장으로서 그 위에 덧붙여진 장식물을 통해 표현되는 문화(예컨대 복식, 화 장, 문신, 장신구, 탈 등)를 포함한다. 몸의 문화가 과연 독자적인 범주로서 설정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제시될 수 있다. 예컨대, 시각, 청각, 미각, 후각문화는 모두 궁극적으로 신 체의 한 부분을 사용해 인지된 문화자료이기 때문에, 모두 몸의 문화의 하위 범주 로서 생각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거꾸로, 신체 또는 신체의 장식물을 사용한 표현 행위 로 정의되는 몸의 문화는 결국 대부분 시각을 통해 인지되기 때문에, 몸의 문화가 시각문화의 일부분으로 사고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몸의 문 화 라는 독자적인 범주를 설정함으로써, 문화 행위에 있어서 어느 한 특정 감각이 아닌, 신체의 전반적인 사용 및 신체의 연장으로서 신체 위에 덧붙여진 장식물의 사용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러한 개념 규정을 통해, 다양한 신체 활동 을 통해 표현된 각 지역의 문화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하며, 나아가 장기적으 로 볼 때 기존의 인간 감각 능력에 대한 범주 구분(즉 시각, 청각, 미각, 후각 등) 에 한정되지 않은 인간의 문화 경험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수 있다. 문화 연구의 대상으로서 몸 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오면서 특히 많은 서구 학자 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서구 근대 사상의 인식론적 기반을 마련한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는 일찍이 인간을 정신과 육체라는 두 가지 다른 실체의 결합물로 바라 보았으며, 이 때 인간만의 고유한 이성적 행위인 회의하는 나 는 육체가 아닌 정 신적 능력에 속한다고 주장하였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정신은 유일하게 확실한 - 205 -

것으로 절대 변하거나 사라지지 않지만, 육체는 언제나 변하는 것으로 정신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며 정신보다 우선할 수가 없다. 이러한 데카르트의 철학적 입장은 이후 서구 사상에 있어서 정신-육체 이분법적인 전통을 만들어내었으며,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서구 사상의 인식론적 기반으로서 수세기 동안 존재하였다. 그러나 정신-육체 이분법적인 인식틀은 1980년대 이후 서구 학자들 스스로에 의 해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다. 학자들은 정신-육체의 확연한 구분에 기반 한 사고가 인간 삶을 이해하는 데 있어 몸의 비가시화 를 만들어 냄으로써 오히 려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에 장애물이 되어왔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들 학 자들은 정신-육체 이분법적 사고가 특히 정신 혹은 이성 의 영역에서 상대적으 로 소외되어 온 인간 집단들(예컨대,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전반적인 무관심을 낳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 결과, 인간의 삶을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 는 새로운 형태의 정신-육체 관계를 설정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져 왔는데, 그 한 예가 서양의 정신-육체 이분법에 대치되는 것으로서 동양의 정신-육체 통합론 에 대한 관심이다. 나아가 학자들은 스포츠, 패션, 미용, 다이어트, 수행법, 명상, 신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미지, 신체장기이식 문제 등의 연구를 통해 전 세계 곳 곳에서 나타나는 신체의 사용과 관련된 다양한 행위 및 신체에 관한 다양한 관념 에 주목해왔다. 이처럼 인간의 신체는 인간의 삶을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문 화 연구의 대상으로서 떠오르고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아시아 문화 자료 아카 이브를 구성할 때 몸의 문화 를 독립적인 범주로 포함시키는 것은 중요한 의미 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문화 자료 아카이브의 성격 상 문화의 대상을 표현문 화 에 한정시킨 여기에서는 신체에 관한 다양한 관념에 대한 논의는 일단 제외하 기로 하고 신체 또는 신체의 장식물을 사용한 표현 행위 에 대한 논의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다. 2) 몸의 문화의 범위 표현문화로서 몸의 문화에는 신체에 대한 관념 과 신체 또는 신체의 장식물 - 206 -

을 사용한 표현행위 가 모두 포함되지만, 여기에서는 후자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 하도록 하겠다. 몸에 의한 표현 행위는 인간 움직임의 구조화된 체계인 몸짓과 몸 의 외양적 꾸밈 체계인 몸치장으로 양분해 볼 수 있다. 2.1) 몸짓 몸짓은 인간 움직임의 구조화된 체계로써 몸을 의도적으로 움직이거나 놀리는 행위이다. 여기서 행위란 인간의 의향, 신념, 사회언어적(Sociolinguistic) 맥락 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무용인류학자 드리드 윌리엄스(Drid Willams)가 제시했던 주제 적인 행위(subjective behavior) 17) 와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2004: 204). 몸짓은 각 민족마다 독특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규칙성을 지닌 공통된 것이며, 각 민족마다 의 언어관, 가치관, 자연환경, 종교, 생활환경이나 관습, 심미성에 의해 다양해 질 수 있다. 이 연구가 상정하는 몸짓에는 손짓, 발짓, 얼굴표정, 시선, 몸동작 등을 아우르는 비언어적 표현으로서의 제스처(nonverbal gesture)는 포함되나 의사소통 을 대체 혹은 보조 수단으로 하는 신체 언어(body language) 18) 는 포함되지 않는 다. 2.1.1) 비언어적 몸짓(Nonverbal gesture) 전달을 목적으로 하지만 보편적 언어 혹은 소통의 의미로서의 움직임이 아닌 고유의 역사와 문화에 의해 형성되고 특정한 공동체 혹은 민족에게 한정된 예절 표현과 같은 지역적(local) 움직임 혹은 관습적이고 상징적인 움직임이다. 언어학 자 이석주는 다양한 신체 언어를 표현 수단, 신체 부위, 표현 의도, 기원 분류에 따라 세분화한 바 있다(성광수, 김성도 재인용 2001: 97). 그의 분류에는 보편적 17) 윌리엄스는 주제적(subjective) 라는 뜻을 보다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철학자 데 이비드 베스트(David Best)의 이분법적 분류를 근거로 삼았다. 이에 의하면, 주제적 이 라는 분류에는 반사, 의향, 작용, 언어, 의미, 목적과 같은 개념들이 포함된다(2004: 204). 18) 신체 언어(body language)의 사전적 해석은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이나 뜻 을 나타내는 방법으로서 신체적 동작이나 신호의 사용, 말보다는 신체의 부위나 동 작으로써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남에게 보이는 수단 등의 몸을 통한 비구두( 非 口 頭 ) 언어이다. 그러나 자연 언어로서의 보편성이 결여된 특수 목적의 인공적인 언어, 예를 들어 농아자를 위한 수화( 手 話 )와 같은 신호 언어(sign language)는 포함하지 않 는다(성광수, 김성도 2001: 95). - 207 -

언어로서의 신체 언어와 비언어적 몸짓으로서의 제스처의 개념이 혼재되어 있으 므로 이를 수정하여 재분류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가. 표현 수단에 의한 분류 1 신체 동작: 몸짓, 팔다리, 머리의 움직임, 눈의 움직임 또는 행위, 자세, 표정 2 신체 외양: 몸의 형태, 머리카락, 냄새, 피부, 일반적인 매력 등 시각적 차원 3 신체 접촉 행위: 접촉 행위가 어느 정도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가? 나. 신체 부위에 따른 분류 1 부분 - 머리: 웃음, 울음, 눈짓, 표정 등 - 사지: 주먹 쥐기, 발 구르기 - 전신: 껑충껑충 뛰기 2 결합 - 머리+손: 손으로 얼굴 감싸기 등 - 몸통+손: 주먹으로 가슴 치기 등 3 신체어(몸짓말): 특정 몸 부위로써의 의미 표현 다. 표현 의도에 따른 분류 1 동작 현상: 무의도적(본능적/생래적) 동작 2 신체 언어: 의도적(습득적/후천적) 동작 라. 기원적 분류 1 고유 몸짓 2 외래 몸짓 2.1.2) 수행법 아시아의 여러 수행법은 순수한 내면의식에 이르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불교, 도교, 힌두교와 같은 종교행위에서 주로 발생되었다. 이들 종교에서는 모든 생각과 의식의 기초는 고요한 내면의식이며 명상과 외적인 수행을 통해 순수한 - 208 -

내면의식으로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고 믿었다. 특히 힌두교에는 다양한 명상 법이 있으며, 호흡과 체위법을 중점으로 하는 요가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2.1.3) 곡예 고도의 훈련으로 몸의 유연성이나 기민성 등을 응용하여 일반 사람은 불가능한 동작을 취하거나 소도구를 교묘하게 조작한다든지 새나 짐승 따위를 뜻대로 다루 어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예능 행위이다. 2.1.4) 무예 무술( 武 術 ) 또는 무기( 武 技 )라고도 하며 고대로부터의 여러 수렵 기술이나 전투 기술에 의해서 발달된 것이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농경 생활이나 종교 생활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각종 경기, 무속( 巫 俗 ), 예법 등에 도입되어 발달되었 다. 또한 무예를 예능의 하나로 즐기는 풍습도 있었다. 2.1.5) 춤 광범위한 몸짓으로써의 춤은 표현적, 율동적, 미학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평범한 몸짓과는 달리 춤은 목적 지향 혹은 유용성을 초월하 는 동작 혹은 구성적 양식을 이루기 위해 스텝과 제스처를 강조, 조절, 과장 등의 선택을 통해 이루어지는 행위이다. 무용인류학자 조안 케알리이노호모쿠(Joan Kealiinohomoku)는 인간의 움직임을 구조화된 체계로 형식화한 것을 춤이라고 가 정한 후, 여러 맥락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춤의 정의를 내렸다(Williams, Drid 재인용 2002: 31). 춤은 주어진 형식과 스타일로 공간 안에서 인간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나타나 는 순간적인 표현 양식이다. 춤은 의도적으로 선택되고 통제되는 율동적인 움직임 을 통해 일어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은 그것을 행하는 사람이나 주어진 집 단에서 그것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춤이라고 인식된다. - 209 -

춤을 시간과 공간 안에서 인간의 몸을 창조적으로 활용한 결과로 나타난 문화 적 양식 이라고 정의했던 무용인류학자 애드리언 캐플러(Adrienne Kaeppler)는 비록 일시적이기는 하나 춤 양식들은 구조화된 내용을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사 회적 관계에 대한 가시적 표현이기도 하고, 또한 정교한 미학적 체계의 부분이라 고 했다(위의 책 2002: 92) 이러한 춤의 범위에는 대사, 연기, 노래보다는 몸의 움 직임과 정서가 강조되는 가무, 가무극, 무용극, 가면극이 포함될 수 있다. 2.2) 몸치장 몸치장이란 몸을 맵시 있게 단장하거나 의상, 모자, 장신구, 화장품 등 재료나 도구를 사용하여 몸을 외양적으로 꾸미는 것을 의미한다. 2.2.1) 옷차림 몸에 걸치는 의류, 신발류, 장식품이 이에 해당한다. 옷차림은 착용자의 지역, 성별, 신분 등을 표현하며, 성별에 따라 저고리, 바지, 치마, 두루마기, 머리 장식, 신발류 등으로 분류지어 각각의 모양, 소재, 색채, 문양, 의상폭 등을 살펴 볼 수 있을 것이다. 가. 남성 옷의 기본: 저고리, 바지, 치마, 두루마기, 머리 장식, 신발류 나. 여성 옷의 기본: 저고리, 바지, 치마, 두루마기, 머리 장식, 신발류 2.2.2) 장신구 상징적 기능이나 시각적 효과를 증대시키거나 변화를 주기 위해 몸의 각 부위 를 치장하는 부속품 혹은 보조물이다. 장신구는 착용 부위, 모양이나 크기, 소재 (식물, 동물, 보석 등)에 의해 착용자의 지역, 성별, 사회계층 등을 나타낼 수 있 다. 착용하는 신체 부위에 따라서 장신구는 다음과 같은 소분류를 지을 수 있겠 다. 가. 머리: 관( 冠 ), 머리핀, 깃털 장식, 리본, 비녀, 빗, 귀고리, 코 장식, 이마 장식 - 210 -

등 나. 목: 목걸이, 펜던트 등 다. 몸통: 벨트, 버클, 브로치, 띠 등 라. 팔이나 손: 반지, 팔찌, 시계, 팔뚝찌 등 마. 다리나 발: 발찌, 발가락 장식 등 바. 휴대용품: 우산, 양산, 부채 등 이외에도 착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뚫어서 거는 것, 묶어서 착용하는 것, 끼워서 착용하는 것, 씌워서 착용하는 것, 걸러서 착용하는 것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2.2.3) 화장과 머리모양 화장은 몸의 아름다운 부분은 돋보이도록 하고 약점이나 추한 부분은 수정하거 나 위장하는 수단이다.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본능, 종교적 혹은 예술적 필요성, 자 신을 보호하려는 목적, 신분이나 계급을 나타내려는 수단에 따라 화장의 기능적인 측면을 고찰해 볼 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화장하는 신체 부위를 눈, 이마, 볼, 입 술, 치아, 손, 손톱, 발, 몸 전체 등으로 세분해서 화장의 색채, 농도, 무늬, 재료, 화장하는 방법과 아울러 살펴보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특히 화장에 사용되는 색 과 화장된 무늬에 의해 보편적인 민족의 색감, 사회계층별 인물의 성격과 기능, 종교적 상징 등을 파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머리 모양 또한 지역별, 민족별, 사회계층별, 성별, 연령 그룹별로 상이성을 나 타내게 되는데, 흘러내리는 모양, 구불구불한 머리, 뒷머리만 틀어 올린 머리, 전 체를 틀어 올린 머리, 머리를 두세 겹으로 틀어 올린 모양, 상투머리 등 다양한 머리 스타일로 세분화해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2.2.4) 탈 얼굴을 가려 변장을 하거나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조형물이다. 좁은 의미 에서 탈은 변장, 화신( 化 神 )을 목적으로 하는 토속적 또는 연극적 가면을 말한다. 탈의 종류는 크게 신앙가면( 信 仰 假 面 )과 연극적 예능가면( 藝 能 假 面 )으로 나눌 수 - 211 -

있다. 신앙가면은 탈을 어떤 일정한 장소에 안치해 두고 그 탈을 위해 의례를 지 내거나 또는 탈을 얼굴에 쓰고 악귀( 惡 鬼 )를 몰아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예능가면은 탈을 얼굴에 쓰고 춤을 추거나 연극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탈은 머리 전체 혹은 온 몸을 가리는 경우가 있으며, 소박하고 단순하게 만든 것에서부터 눈, 코, 귀 등의 각 부분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복잡하고 정교한 것에 이르기까 지 다종다양하다. 또한 탈이 표현하는 내용도 신( 神 ), 사자( 死 者 ), 요괴( 妖 怪 ) 등 초 자연적인 존재에서부터 다양한 인간 층위와 각종 동물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나무, 금속, 돌, 종이, 진흙, 동물의 가죽 뼈 털, 섬유로 짠 것, 식물의 잎과 줄 기, 새의 털, 조개, 상아, 산호 등 여러 재료적인 측면과 가공과 채색을 비롯해 제 작 방법에 따라 탈의 지역성, 기능성, 상징성 등을 살펴볼 수도 있을 것이다. 2.2.5) 문신 피부나 피하조직에 상처를 내고 물감을 들여 몸에 새긴 글씨, 그림, 무늬 등을 지칭한다. 아시아에서는 미얀마 남부의 친족이나 카렌족, 타이완의 고산족, 그리고 필리핀의 북( 北 )루손과 민다나오, 인도네시아의 각 지방의 부족 등 동남아시아의 여러 부족들 사이에 문신의 풍습이 널리 퍼져 있다. 그리고 중근동에서는 아라비 아의 여성들만이 문신을 한다. 그 밖의 아시아 지역에는 문신이 그다지 보급되지 않았다. 남부 지방을 제외하고는 인도에서 문신을 하는 부족을 찾아보기 어려우 며,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문신을 오랑캐들의 야만적인 풍습, 죄인의 체형( 體 刑 ) 이라고 여겼고, 일본에서는 하층계급 사람들 간에만 유행하였다. 아시아 지역에서 는 문신을 시술하는 신체 부위(얼굴, 어깨, 가슴, 허리, 팔, 손, 발 등)와 시술하는 시기, 문신의 무늬(기하학적 무늬, 와상선, 동물, 인간의 상, 성신( 星 辰 ) 등)와 색채 를 관찰하면 민족 혹은 부족의 거주환경, 성별 및 연령별 사회적 기능, 사회계층 의 층위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2) 몸의 문화에 대한 접근틀: 춤을 중심으로 이후 이 연구 보고서의 중심은 연구자의 전공 영역인 춤에 한정될 것이다. 춤은 - 212 -

일회적인 공연예술이며 무형의 문화라는 특성상 기록과 원형 보존이 어려우며, 공 개와 감상의 측면에서도 유형의 문화와는 달리 전시 개념을 적용할 수도 없다. 따 라서 무형적인 춤을 유형적인 자료로 수집하고 아카이빙 하기 위해서는 춤 문화 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각도에서 자료의 수집 방법과 저장 방법 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의 춤이 아카이빙되는 기반을 마련하는 본 연구프로젝트에서는 인류학 특유의 방법으로 춤을 분석하고 폭넓게 연구하여 인간의 본질을 밝히는 학문인 무용인류학(혹은 민족무용학)적 시각에서 춤을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된 다. 무용인류학은 춤을 통해서 그 나라의 문화 혹은 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즉 무용인류학은 인간의 본질 또는 인간의 문화를 파악하기 위하여 인간의 움직임인 무용을 대상으로 하여 이를 인류학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인류학자 보아스(Franz Boas)는 무용인류학을 춤을 매개체로 하여 표현되는 문화 와 사회의 형태들에 관한 연구 또는 문화 양식에서 춤이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연 구하는 학문이라고 보았으며, 민족무용학의 선구자 큐라스(Kurath)는 민족무용학 을 민족춤에 대한 과학적 연구로써 그 춤이 속한 사회에서 갖는 위상, 종교적 기 능, 문화적 중요성에 대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보았다. 문화와 사회의 유형으로 춤을 바라보는 이러한 시각들은 지극히 인류학적인 범 위에서 바라보는 관점이며, 무용학적 관점에서 무용인류학을 파악한다면 무용인류 학은 춤을 이론적으로 분석하여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는 학문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엄밀히 논의하자면, 서양(특히 미국)에서는 인류학적 관점에서 바 라본 전자의 경우는 인류학에서 파생된 분야로 무용인류학(Dance Anthropology) 으로 통칭하며, 무용학적으로 비중을 둔 후자의 경우는 대학의 무용과를 중심으로 발달한 민족무용학(Dance Ethnology)으로 구분을 두기도 한다. 이외에도 서양의 무용인류학자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연구관점과 방법에 따라 Anthropology of Human Movement Studies, Anthropology of the Dance, Dance Ethnography, Choreology 등의 다양한 명칭을 추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 무용인류학자들 은 그들의 연구 활동 집성소인 ICTM (International Council for Traditional - 213 -

Music)의 연구모임(study group)을 Ethnochoreology(민족안무학)로 명명함으로써 여러 용어들은 이 하나의 용어로 통일될 전망이다. 춤은 모든 예술의 모체 라는 쿠르트 작스(Curt Sachs)의 고전적 정의를 떠올리 지 않더라도 춤은 인간의 행위이며 문화의 중요한 일부임은 누구나 다 충분히 인 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춤은 발생에서부터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그 지역의 풍토,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깊이 연관되어 인류 생활에서 빼어놓을 수 없 는 문화 행위로 자리잡아 왔다. 이를 근거로 무용을 인류학적으로 정의 내려본다 면 다음과 같다. 19) 춤은 한 민족사회의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로서 춤(움직임, 주제, 목적)을 통해 그 사회의 관습, 믿음, 역사, 철학 등을 엿볼 수 있으며, 또한 춤(수반되는 음악, 의상, 무대)을 통해 그 사회의 음악, 복식, 미술 등의 예술을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따라서 춤은 그 사회문화의 구심체이다. 한 사회의 무용을 연구 대상으로 하기에 무용인류학의 범위를 외지인이 낯선 문화의 전통춤을 연구하는 것으로 축소하여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무용인류학에 서의 연구 대상은 아주 다양하다. 즉, 전통춤, 고전춤, 민속춤, 현대무용, 발레, 무 용극 등 특정 종목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며, 때에 따라서 그 사회문화에서의 무 용의 의미와 본질을 밝히는 것이라고 한다면 특정 안무가 또는 무용수, 무용 교육 제도, 무형문화재 제도, 무용 페스티벌, 무용 경연대회 등이 연구의 대상에 포함되 기도 한다. 따라서 무용인류학에서는 종목 연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상 황) 어떻게 (방법론) 연구할 것인가라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문화적 상황으로 무용을 연구하자면 연구자의 관점이 연구 방법의 중요한 관건 이 될 것이다. 연구자의 자세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하나는 외부인 입장(outsider's view)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며, 다른 하나 는 그 문화의 내부인 입장(insider's view)에서 주관적인 해석으로 접근하는 방법 이다. 각각의 입장에는 장단점이 존재하며 두 가지 입장을 어중간하게 조합하여 19) Choi, Haeree(1995). "Ch'angjak Ch'um: History and Nature of a Contemporary Korean Dance Genre," M. A. Thesis of University of Hawaii, p. xiii. - 214 -

사용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두 가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접근하는 것이 연구의 결과에 신뢰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사료된다. 무용인류학에서의 연구 방법은 대개 인류학으로부터 도입한 경우가 많다. 인류 학은 실증적인 학문이기에 문헌만으로 이루어지는 연구가 아니다. 기본적인 인류 학 연구는 크게 관찰, 기록, 분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무용인류학의 연구 절차 는 연구 대상을 선정한 후 대상을 관찰하고, 춤 전반과 춤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 들의 관계를 관찰 및 경험주의적 측면에서 묘사하고, 그것을 토대로 분석적 접근 또는 비교의 과정을 통해서 개념을 추출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안냐 피터슨 로 이스(Anya Peterson Royce)의 춤의 인류학 에서는 관찰, 기술, 분석(비교)이 무 용인류학의 필수적인 과정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20) 이는 대개 낯선 문화의 춤을 조사하는 인류학자의 기본 과정이나 꼭 지켜져야 할 방법론은 아니라는 평가받고 있다. 인류학 연구의 핵심은 현지조사(field work)에 있다. 현장성을 중시하는 무용을 연구하는 무용인류학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그러나 연구 대상이 일회 성을 띠는 춤의 경우 현지조사의 어려움은 다른 분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비록 영상기술의 진보로 춤을 기록하는 어려움이 많이 해소되었지만, 기계 매체적 기록이 충분히 반영될 수 없는 춤의 현장성 및 그 전달 내용을 고려할 때 춤의 보다 생생한 기록 또는 체계적인 분석을 위하여 무용인류학자들은 많은 기 록법을 개발해 오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록법은 나름대로의 한계를 지니고 있으 며, 무용인류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공인 받기 위하여 집단적으로 통일된 기록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무용을 구조적 또는 형태적으로 기 록하는 라바노테이션(Labanotation)과 무용을 질적으로 분석하는 에포트-세이프 (Effort-shape)이다. 또한 무용인류학자들은 현장에서 빠른 속도로 춤 자료를 수집 하기 위하여 현지 안내서(field guide)를 작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지 안내서는 대개 현지조사의 경험이 많은 학자들이 그 자신의 자료정리를 위해서, 또한 무용 에 익숙하지 못한 인류학자나 현지조사의 초심자를 위해 친절하게 공표하기도 한 다. 그 대표적인 것이 유명한 무용인류학자인 조안 케아리이노호모쿠(Joan Keali'inohomoku)의 것이며, 그녀의 가이드에는 (1) 춤의 배경과 목적, (2) 무용수 20) Royce, Peterson Anya. 1976. 춤의 인류학. 김매자 역 1993. 서울: 미리내. - 215 -

와 춤의 구조, (3) 춤에 수반되는 부속물, (4) 안무 분석, (5) 신체 각 부분의 움직 임 분석 등에 관한 사항이 면밀하게 포함되어 있다. 기록되는 것은 분석을 필요로 하며, 이 분석의 과정을 거치면서 춤의 본질과 사 회적 의미는 명백하게 밝혀지게 된다. 로이스는 춤의 인류학 에서 거의 한 장 (제4장: 구조와 기능)을 할애하여 무용인류학의 본질적인 분석 대상을 설명하고 있다. 21) 그녀의 논지를 요약하면 연구자가 갖는 관점에 따라 무용인류학은 춤의 구조 또는 춤의 기능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연구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먼저 구 조(structure)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경우는 춤의 형식, 스타일, 법칙 등을 분석하는 것으로 춤 구성 부분이 자료의 대상이며 이는 주로 무용보로 기록이 되고 무용보 표상에 기록된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분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구조분석 은 주로 무용 기록법이 발달한 유럽에서 무용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며, 그들은 춤에 대한 자료의 수집과 기록, 또 이에 근거한 인류학적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반면 기능(function)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것은 춤과 사회 또는 춤과 문화와 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으로 비교적 춤 자료 수집의 기술이 부족했던 미국의 인류 학자들을 중심으로 발달하여 왔다. 기능분석은 춤과 문화와의 관계, 춤에 수반되 는 부수적 요소를 자료로 하여 춤의 목적과 결과를 밝혀줄 수 있어 춤의 종류를 분류하고 정리하는데 아주 유용한 방법이다. 구조분석은 춤의 최소단위를 분류하 고 단위들이 특별한 의미와 법칙을 갖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를 파악하여 전 체적인 맥락을 분석함으로써 심도 있게 무용을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므 로 가장 이상적인 무용인류학적 연구는 구조와 기능의 두 가지 측면이 결합되어 춤이 면밀하게 분석되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 현장연구를 통한 조사실례 연구자는 현장조사를 전후하여 문헌 연구를 통해 인도 춤의 기원과 특성, 전형 적인 규범, 그리고 춤의 종류를 파악해보았다. 우선, 과거의 고전 무용에서부터 현 재의 대중적인 춤에 이르기까지 인도 춤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특성을 가시적으 21) 앞 글, pp. 71-92. - 216 -

로 도출해 보고자 인도 춤의 기원 신화를 분석해 보았다. 22) 1) 인도 춤에 대한 개괄적 고찰 * 신화적 진술을 통해 본 인도 춤의 기원과 특성 인도에서의 춤은 신을 찬양하고 경배하는 의식의 일부로서 생성되고 발전되어 왔다. 인도 춤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는 기원전 1200년경에 기록된 리그베다(Rig Veda) 23) 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기록에 의하면 사제들이 신에게 바치는 찬가 를 낭송하면서 신과 인간의 역할을 나누어 맡은 제의 과정이 있었고, 이런 과정에 서 노래와 춤이 발행했다고 한다(이재숙 역주 2004: 29). 구조적인 형식을 갖춘 춤의 기원은 나띠야 샤스뜨라(Nātya Śāstra) 24) 에서 발견된다. 나띠야 샤스뜨라 는 인도연극과 춤에 연관된 다양한 분야, 즉 신화 적 기원, 제의적 관습, 극장 형태, 극작 기법, 시의 창작, 미학, 연기법, 움직임, 의 22) 신화적 진술로부터 합리성이나 역사성을 확인하려는 노력은 그리 적절한 것은 아 니다. 왜냐하면 신화의 본질상 기원 신화에는 사실과 과장, 허구가 함께 포함되어 있 기 때문이다. 23) 기독교의 성경에 비유될 수 있는 베다(Veda)는 지식 혹은 지식의 원천 을 의미 한다. 만물의 창조주 브라흐만(Brahman)이 기록했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사실 베 다 는 기원전 2000년경 동유럽의 초원지대로부터 아프가니 산맥을 거쳐 인도 북서부 로 진입한 유목민족 아리안(Aryan) 족이 부른 찬송과 주술적인 노래들이 기원전 1500 년에서 1200년 사이에 집대성되어 편찬된 종교문학이다. 베다(Veda)에는 ꡔ리그(Rig)베 다ꡕ, ꡔ야주르(Yajur)베다ꡕ, ꡔ사마(Sama)베다ꡕ, ꡔ아타르바(Atharva)베다ꡕ 네 가지가 있는 데, 이 네 가지 베다는 인간이 알아야 할 모든 지식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따라서 가치 있는 대상에 대해서 베다 라고 칭하기도 한다(이재숙 역주 2004: 65). 24) 고대 인도의 문학이론과 공연예술 전통에 관한 최고의 고전으로 불리는 ꡔ나띠야 샤스뜨라ꡕ는 연극 경전 이라고 번역된다. ꡔ나띠야 샤스뜨라ꡕ는 기원전 10세기경에 브 라흐만의 명을 받아 현자( 賢 者 : muni) 바라따(Bharta)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은 ꡔ나띠야 샤스뜨라ꡕ가 기원전 2세기에서 기원 후 2세기 사이에 집 필된 것으로 추정하며, 또한 한 사람의 독창적인 저술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여 러 사람이 집필하고 수정하면서 집대성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표현을 목적으로 하는 예술과 문학에 대한 이론과 미학을 총37장 5,569행의 방대한 시구( 詩 句 )로 담고 있기 에 ꡔ나띠야 샤스뜨라ꡕ는 아리스토델레스가 고대 그리스의 문학이론과 비극에 관해 쓴 ꡔ시학[Poetica]ꡕ에 비유되기도 한다. ꡔ나띠야 샤스뜨라ꡕ는 브라흐만이 기존의 네 베다 를 바탕으로 창조한 연극을 담았기에 5번째 베다, 즉 나띠야 베다(Natya Veda) 로 간 주된다. 나띠야 베다 는 춤과 노래, 연기로 이루어진 것으로 실제 베다는 아니지만 기 존의 베다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독립된 지식 체계가 되자 베다로 인식하게 되었다. - 217 -

상, 분장, 음악, 이야기 구성, 등장인물, 비평, 관객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세밀한 설명을 하고 있는 공연예술의 백과사전식 이론서로서 고대 인도 춤의 형식, 미학, 기법을 확인하게 해주는 소중한 문헌이다. ꡔ나띠야 샤스뜨라ꡕ의 제1장에는 인도연극의 신화적 기원이 등장한다. 이 기록에 의하면, 인드라(Indra) 25) 를 비롯한 여러 신들이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베다로서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오락물을 창조해 줄 것을 브 라흐만에 청하자 브라흐만은 명상을 통해 ꡔ리그베다ꡕ에서 음송(pathya), ꡔ야주르 베다ꡕ에서 모방적 몸짓(abhinaya), ꡔ사마베다ꡕ에서 가창(gita), ꡔ아타르바베다ꡕ에서 정취(rasa)를 각각 취하여 연극을 창조했다. 신들이 연극을 이해하고 실행할 능력 이 없음을 고하자 브라흐만은 악마들을 물리친 신들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인 드라의 기제( 旗 祭 : Indradhwaj)에 맞춰 바라따(Bhharta) 26) 에게 연극을 상연하게 하 였다. 바라따는 100명의 아들과 100명의 천상무희(Apsara)들을 훈련시켜 최초의 연극 작품인 <아므리타 만탄(Amrita Manthan)>를 신들 앞에서 상연했다. <아므 리타 만탄>은 바다에서 영생의 불로감수 아므리타(amrita)를 획득하기 위해 신들 과 악마들이 벌인 투쟁, 즉 신화적 사건을 극화시킨 작품으로 ꡔ나띠야 샤스뜨라ꡕ 는 이 작품의 상연에 신들이 크게 즐거워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인도 최초의 춤은 ꡔ나띠야 샤스뜨라ꡕ의 제4장에서 찾을 수 있다. 바라따의 극단 이 상연한 최초의 연극을 관람한 쉬바신(Shiva) 27) 은 심미적인 요소가 결여되어 있 음을 깨닫고 극예술의 필수 요소인 춤을 헌정하였다. 이후에 쉬바신이 창조한 남 성적이고 역동적인 양식인 탄다바(Tandava) 춤이 연극공연에 첨가되었으며, 쉬바 25) 인드라 신은 천둥과 비를 담당하는 신으로써 바람의 신, 불의 신 등 자연신들 가 운데 왕이다. 불교에서는 제석천( 帝 釋 天 : 강력한 신들의 우두머리)이라고 부른다. 26) 바라따는 취하는 자, 보유하는 자, 유지 및 지탱하는 자 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ꡔ나띠야 샤스뜨라ꡕ의 여러 주석에서도 바라따는 이름이라기보다는 연극과 관 련된 지식에 정통한 자, 연기에 뛰어난 자, 연기를 보조하는 자, 여러 역을 취하는 자 등 다양하게 지칭하고 있다. 27) 창조의 신 브라흐만, 보존의 신 비쉬누(Vishnu)와 더불어 힌두 3대 신( 神 )의 하나 로 파괴의 신이다. 쉬바신은 춤의 신, 즉 나따라자(Nataraja)로 불리기도 한다. 인도 무용가들은 자신들의 연습실과 무대위에 쉬바-나따라자의 신상( 神 像 )을 진설하고 축 복을 기원하거나 영광을 받치는 기도와 예식을 올림으로써 춤의 창조신인 쉬바신의 위대함을 기리고 있다. - 218 -

신의 처인 파르바티(Parvati)가 창조한 여성적이고 우아한 라시아(Lsaya) 양식의 춤 또한 첨가되었다. 28) ꡔ나띠야 샤스뜨라ꡕ의 제36장과 마지막장에 의하면, 100명에 달하는 바라따의 아 들들은 천상에서 극단을 조직하였으나 현자들을 모방, 풍자한 소극( 笑 劇 )을 상연 한 대가로 신과 현자들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들은 천민인 수드라 계층으로 전락해서 심한 좌절을 겪어야 했다. 훗날 천상왕국을 건설한 나 후샤왕은 바라따에게 연극을 지상으로 전파할 것을 명하였다. 이러한 신화적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본다면 인도 춤의 개념적, 미학적 구 조를 용이하게 파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연구자는 신화의 내용에서 공연 요소의 통합성, 공연의 목적과 대상, 공연의 성격, 공연자 계층, 공연의 궁극적인 철학과 미학적 관념에 대해 주목해 보았다. 1.1) 통합성 쉬바신이 연극에 춤을 첨가했다는 언급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도의 춤은 독립 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시, 음악, 연극이 결합된 종합예술로 존재한다. 인도 미 학에서 나띠아(Natya)라는 용어는 연극과 춤을 함께 포괄하며 이는 양자의 불가분 한 상관성을 암시한다. 브라흐마가 네 베다에서 추출한 음송, 가창, 모방적 몸짓, 정취라는 네 요소를 조화시켜 연극을 창조했다는 언급에서도 종합예술로서 행해 지는 인도의 연극과 춤을 연상할 수 있다. 연극학자 수레쉬 아와스티 또한 이 점 을 주목하여 언어(vachika), 동작과 몸짓(angika), 분장과 의상(aharya), 감정 (sattvika)의 네 유형의 표현기법(abhinaya)을 활용하는 인도 연극과 춤의 미학적 전통은 연극의 신화적 발생 과정을 반영, 체계화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996: 41). 1.2) 목적과 대상 28) ꡔ나띠야 샤스뜨라ꡕ에 분류된 이 대조적인 양식은 오늘날까지 인도 춤의 양대 유 형으로 계승되고 있다. 케랄라 지역의 신화적 무용극인 까타깔리는 탄다바 양식, 남부 지역의 바라따나띠얌이나 모히니아땀, 북부의 마니푸리, 카탁, 오딧시 등은 라시아 양 식을 위주로 하는 고전 무용이다. - 219 -

최초의 연극은 인드라의 기제에 맞추어 공연된 것이었으며, 신들과 악마들 사이 의 갈등을 주제로 한 것이었다. 인드라는 공물의 수호자인데, 최초의 공연이 그를 기리는 축제와 결부되어 있는 점은 신을 기리는 종교축제의 일부로 행해지는 전 통 공연예술의 관행과도 일치한다. 또한 인드라가 만인이 즐길 수 있는 오락으로 서 연극을 원했다는 것은 베다의 가치가 부여된 연극이 계급과 종족, 성별을 초월 하여 만인에게 평등하게 베풀어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베다에 권위를 부여 함으로써 그 위상을 강화시키는데, 이러한 현상은 모든 지식 체계를 베다와 결부 시킴으로써 모든 것을 신성화시키는 인도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모든 계층의 사 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나띠야 베다의 창조는 고도로 계급화된 사회에서의 극이 지닌 반구조(anti-structure)의 성격을 암시한다. 이는 연극의 본래적 의의와 목적 이 공동체적 체험과 토대의 구축에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앞의 책). 1.3) 공연의 성격 1.3.1) 세속성 인간의 희비애락과 세계의 모든 사건과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창조된 연극을 실행할 수 없는 신들의 무능력에 대한 인드라의 증언-연극의 실천을 거부한 신들 의 태도에서 연극의 사회적, 세속적 성격이 분명히 드러난다. 실제로 오늘날 인도 전역에서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춤들은 여러 신들, 사원, 제의, 공물, 서 사적 내용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속적 가치들을 반영하는 주 제들을 취급하고 있다. 1.3.2) 오락성 인드라는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하는 오락물 을 원했다고 했다. 이는 인도 공연예술의 시청각적 표현 특성을 제시한다. 실제로 현재 남아있는 꾸티야땀과 까 타깔리 같은 무용극들은 우아한 의상, 화려한 분장, 환상적인 모관( 帽 冠 ), 치밀한 몸짓, 상징적 손동작 등을 통해 눈을 즐겁게 하는 현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 시에 라마와 크리쉬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전통춤들은 신화, 전설을 다룬 양대 서 - 220 -

사시와 서정시에서 줄거리를 취하고 있는 관계로 귀를 즐겁게 하는 볼거리로서의 특성을 공유한다. 1.4) 공연 계층 최초의 예술이 신들이 아니라 현자 바라따에 의해 실천되었다는 언급은 새로운 예술을 실천할 수 있는 이들은 베다의 지식을 충분히 갖춘 현자였음을 암시한다. 이점에서 바라따는 일종의 중개자라고 할 수 있다. 바라따라는 명칭이 공연자 혹 은 공연자 계층을 지시하는 용어라는 견해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어떤 면에서 공연자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중개자이며 바라따 역시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최초의 공연에 참가한 압사라는 인도무용수의 원형( 元 型 )으로 간주 될 수 있는데, 춤으로 공양했던 사원의 여성 무용수 데바다시(Devadshi)는 압사라 의 지상적 후예라 할 수 있다. 신화의 말미에는 현자들을 모독한 데 따른 신들의 저주에 의해 이 세상에 연극 이 전래되었다는 것과 연극의 풍자적 성격으로 인해 공연자들이 사회에서 배척되 고 저주받는 삶을 감수해야 했다고 언급이 있다. 이로부터는 공연 계층의 열악한 사회적 위상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연극이 신들의 관여를 통해 천상에서 전래된 것일지라도 이후 인간에 의해, 인 간을 위해 지상에서 행해지게 되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연극학자 수 레쉬 아와스티에 의하면, 이는 천상계와 지상계, 종교적이고 세속적인 가치와 양 식들이 중첩 융합되어 뛰어난 치밀성과 표현력을 지닌 예술적 형식을 창출하는 인도의 문화적 전통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1996: 44). 1.5) 미학적 관념 기원 신화에 함축된 중요한 이념은 춤과 제의의 상관성, 그리고 삶의 네 가지 목표실현을 위한 춤의 기능에 관한 것이다. 인도 철학에서 삶의 이상적인 네 목표 는 다르마(dhama: 의무, 법), 아르타(artha: 물질적 소유, 경제적, 정치적 활동), 카 마(kama: 욕구), 모크샤(moksha: 해탈)이다. 인도의 모든 전통예술은 궁극적으로 - 221 -

해탈(moksah)을 지향하는 영적 단련(sadhana)의 과정으로 간주되며 이는 춤의 경 우도 마찬가지이다. 인도에서 춤은 우주의 창조신인 브라흐만과 일체화되는 범아 일여의 경지를 실현하기 위한 종교적 일환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런 의미에서 춤 을 행한다는 것은 다른 인도예술과 마찬가지로 신과의 만남을 위한 행위요가 (karma-yaga)의 일종이다. 신에 대한 행위공양의 일환으로서의 제의적 예술 관념 은 인도 춤은 물론 연극, 음악, 미술, 문학 등에 공통된 미학적 기반이기도 하다. 모든 예술행위가 신들을 달래고 기쁘게 하기 위한 일종의 공물로 간주되어 온 인도의 전통적 예술관에 비추어 볼 때 춤의 창조과정에 개재된 신성성 또한 자연 스러운 현상이다. 이는 풍부한 연극성을 함유하고 있는 신화와 전설을 소재화하는 인도의 춤 전통과도 잘 부합된다. 인도 춤의 기원을 묘사한 신화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오늘날 연행 되고 있는 인도 춤들은 2500여 년 전에 기록된 기원 신화 상의 춤의 본질적인 성 격과 취지를 여전히 계승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인도 춤에 잔존하고 있는 보편적인 표현 기법, 음송, 가창, 정형화된 동작과 몸짓에는 기원 신화의 흔적이 여전히 묻어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2) 인도 춤의 전형적 규범 인도 춤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춤의 양식을 초월해서 빈번하게 형용되는 여러 신들의 상징적 몸짓, 춤이 담고 있는 신화적인 내용, 그리고 춤의 전형적 요소들 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1) 신들의 상징적 몸짓 인도 춤에서 가장 숭앙되는 대상은 춤을 창조한 쉬바신이다. 4개의 팔과 4개의 얼굴을 지닌 쉬바신은 인도의 조각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상으로, 이러한 쉬바 신의 형상에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이 신이 주는 의미는 혼돈으로부터 율동적인 질서를 창조해내는 것 이다. 특히 원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서 춤 포즈를 취한 쉬바신의 모습은 쉬바가 우주의 중심이며, 그가 춤을 추고 있 - 222 -

기에 우주가 운행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인도에서 난쟁이는 무지를 상징하는데, 쉬바신의 형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바가 난쟁이를 발로 딛고 포즈를 취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무지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지식을 얻는다는 뜻을 나타내 는 것이다. < 사진 2-E-1 > 쉬바신 쉬바신이 팔에 두른 뱀은 시간을 의미하고 목걸이는 그 열매가 신비의 힘을 불 러일으킨다고 믿으며 발목에 감은 방울들인 궁구루(gunguru)는 악귀를 물리치는 상징으로 발목에 감고 춤을 춘다. 그리고 호랑이 가죽으로 해 입은 의상 또한 그 신의 힘의 상징화라 할 수 있으며 손과 발바닥에 붉게 칠한 것은 복을 불러일으 키는 의미이다. 시바신이 탄두를 통해 세상에 전파한 탄다바 춤은 세상의 정의와 질서의 수호하는 심판자로서의 성질을 계시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가 화장터 위 에서 즐겁게 추는 춤은 단순히 인간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상계를 실재 로 간주하는 무지와 자기 집착을 극복하고 우주적 본원에 대한 깨우침을 촉구하 는 교훈적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 쉬바의 춤은 나따라자(Nataraja: 춤의 신)의 형 상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창조, 유지, 파멸에 이르는 우주의 모든 순환 원리를 계 시하는 행위상징이다. 결국 인도의 신들은 춤의 창조자이자 연행자인 동시에 관객 이다. 춤의 율동은 곧 신의 우주론적 유희인 것이다. 인도 신화에서 많은 신들은 무용수로 등장하는데, 쉬바신 이외에도 비쉬누 (Vishnu)의 화현인 크리슈나(Krishna), 쉬바신의 처인 파르바티와 칼리(Kali), 비를 관장하는 농경신이자 군신, 천신인 인드라가 대표적이다. 특히 크리슈나신이 처 - 223 -

라다(Rhada)를 비롯한 소치는 목녀( 牧 女 : Gopi)들과 보름달빛 아래서 추었다는 목 가적인 원무( 圓 舞 : Ras-lila)는 많은 고전무용에서 중요한 소재로 취해진다. 칼리의 춤은 흔히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의 세력에 대한 단호한 응징과 교정의 행 위를 의미한다. 2.2) 춤의 주요 내용 인도 춤의 대부분은 신에게 대한 공물인 동시에 신화의 재연이다. 따라서 춤의 내용은 인도의 신화나 전설 혹은 힌두 서사시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 서 인도 양대 서사시로 불리는 <라마야나(Ramayana)>와 <마하바라따 (Mahabharata)>는 인도 춤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이야기이다. <라마야나> 서사시 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중요한 줄거리는 주인공 라마의 모험담이다. 춤에서 가장 많이 표현되는 부분은 라마의 아름다운 부인 시타가 폭군 라바나에 게 납치되자, 라마가 그의 형제 락슈만과 충성스러운 원숭이 왕 하누만의 도움으 로 시타를 구해낸다는 이야기이다. <마하바라따>는 형제와 인척간인 카우라바족 과 판다바족이 권력을 두고 다툰 전쟁 서사시이다. 중요한 줄거리는 주인공인 무 사 아르쥬나가 크리슈나 신의 도움으로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다는 이야기이다. <라마야나>와 <마하바라따> 서사시는 비단 인도뿐만 아니라 이웃한 인도네시아 를 비롯하여 동남아 전역의 무용극으로 널리 사용되어 지는 중요한 소재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고대 종교설화인 뿌나나(Punana)에서 줄거리를 취한다. 2.3.) 춤의 범주와 기교 인도 춤은 다음과 같이 3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2.3.1) 느리따(Nritta) 춤에 이야기 내용이나 주제를 담지 않고 음악의 리듬과 템포에 따라 순수하게 움직임의 기교와 움직임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추상무용(abstract dance) 혹은 순수 무용(pure dance)이다. - 224 -

2.3.2) 느리띠야(Nritya) 특정한 메시지나 이야기 내용을 몸의 자세, 손짓, 얼굴 표정 등과 같은 움직임 으로 묘사하여 관람자에게 전달되는 표현무용(expressive dance) 혹은 이야기 무 용(narrative dance)이다. 느리띠야는 108개의 기본형(karana)으로 구성되는데, 이 동작들은 타밀나두 주의 치담바라(Chidambara)에 있는 나따라자 사원에 조각되어 있다고 한다. 2.3.3) 나띠야(Natya) 이야기를 갖춘 춤인 느리띠야에 대사를 사용하는 연극을 결합한, 즉 음악과 드 라마가 결합된 종합예술이다. 나띠야에서 춤과 연극은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상호 의존적 관계로 존재한다. 나띠야의 전통은 스토리와 춤, 노래가 유기적으로 얽혀 서 구성된 현대 인도영화에 깊이 반영되어 있다(이지수 2002: 109). 인도의 고전 무용에서는 이야기를 표현하고 이를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 하기 위해 눈짓, 얼굴 표정, 몸자세, 손가락, 목, 허리, 팔, 다리, 발 등 신체 각 부 분을 사용하는데, 이를 압히나야(Abhinaya) 테크닉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상징 적인 손짓인 하스타 무드라(Hasta mudra)는 손가락의 다양한 기교로 수화( 手 話 ) 와 같은 표현 효과를 낸다. 하스타 무드라는 대부분 신들의 원초적 행동과 관련된 신화적 기원을 지니며 실제로 고대로부터 신의 행동 자체로 간주되어 왔다. 하스 타 무드라는 고대의 베다의식에서 제관들이 신들의 행동을 기리는 찬가의 음송과 함께 그 내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신성한 언어로 고안되었다고 전해진 다. 29) ꡔ나띠야 샤스뜨라ꡕ에는 한 손만을 사용하는 24종, 양 손을 사용하는 13종, 29) 석가모니(Shakya-muni)가 생존하던 기원전 5세기에도 손짓을 통한 대화는 깨우친 자의 표식으로 간주되었으며, 이후 7세기경 활성화된 쉬바교와 탄트나불교에서 강력 한 주술적 상징물로 정착되었다. 하스타 무드라는 현재까지도 사원과 가정의 일과적 푸자(puja: 공양의식)의 중요한 제의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따라자의 무용상은 하스타 무드라의 주술적 상징성을 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네 개의 손 중 위의 오른 손은 아르다찬드라(ardhachandra: 반달) 형태로 창조적 박동을 상징하는 작은 북을 쥐 고 있으며, 왼손은 세계의 파멸을 암시하는 불을 받쳐 들고 있다. 아래의 오른손은 두려워하지 말라 는 의미의 아바야(abhaya)를 통해 인간에 대한 보호 의지를 전달하며 승리를 상징하는 깃발(pataka) 형태의 왼손은 무지에서의 탈피를 지시하는 왼쪽 발을 가리키고 있다. 나아가 오른 발은 해탈을 위해 극복되어야 할 무지를 상징하는 사악 - 225 -

그리고 순수무용인 느리따에서 장식적으로 적용하는 30종의 하스타를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각 지역의 고전 무용에 활용되는 손짓언어는 나띠야 샤스 뜨라 와는 일부 차이를 보이며 별도의 무용 교범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느리따 에서도 하스타 무드라가 사용되지만 느리띠야에서의 그것처럼 특정한 의미가 부 여되지 않으며, 그저 다른 움직임에 어울리는 장식적인 요소로 활용뿐이다. < 그림 2-E-1 > 손동작들 한 난장이를 밟고 서서 춤을 추고 있다. - 226 -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는 것을 라사(Rasa) 30) 라는 하는데, ꡔ나띠야 샤스뜨라ꡕ에는 인간의 모든 감정을 9가지(슬픔, 분노, 즐거움, 용맹, 사랑, 기쁨, 평화, 정직, 공손 함)로 나누어 표현할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스타 무드라가 주로 특정 대상 이나 의미를 표상하는 언어적 수단인데 반해 인도 춤의 미학적 궁극점인 라사는 주로 치밀하게 양식화된 표정 표현을 통해 환기되며, 특히 눈짓 표현은 그 핵심적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ꡔ나띠야 샤스뜨라ꡕ의 제 8장은 표정을 구축하는 얼굴 각 부 위의 표현 기법을 상세하게 분류해서 설명하고 있다. 중요한 무용 교범인 아비 나야 다르파나(Abhinaya Darpana: 표현의 거울) 의 저자인 난디케스바 (Nandikesvara)가 지적하듯이 인도 춤에서 손은 서사적 의미를, 발은 장단을, 표 정은 내적 정서를 암시하는 표현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실제기법에서 손과 눈의 불가분성은 분명한데, 난디케스바는 손이 가는 곳에 눈이 따르고, 눈이 가는 곳 에 마음이 따르고, 마음이 가는 곳에 감정(bhava)이 따르며, 감정이 가는 곳에 라 사가 따르는 것 이라고 했다. 이 원칙은 요즘의 인도 춤에서도 보편적으로 관찰되 는 미학적, 기술적 원리이다. 3) 인도 춤의 종류 대부분의 인도 현지문헌들은 인도 춤을 고전무용과 민속춤으로 양분해서 설명 하고 있으며, 현대화된 인도 춤을 다루는 경우가 드물다. 영국 식민지 지배와 20 세기를 거치면서 인도에 서구의 발레와 현대무용이 소개되고 자국의 전통춤 요소 와 서구 춤의 요소를 결합해 만든 인도식 컨템포러리 댄스(Indian Contemporary Dance)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문헌 또한 찾아보기 어렵 다. 특히, 인도에서 가장 많은 대중성을 얻고 있는 발리우드 춤을 언급한 문헌은 전혀 없다. 이 연구에서는 현지문헌이 보편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고전무용과 민속 춤은 물론이고 인도식 컨템포러리 댄스와 발리우드(Bollywood) 춤을 인도 춤의 분류체계에 포함시켰다. 30) 라사는 즙, 핵심, 정수 등을 의미하며 관객이나 독자를 사로잡는 문학 혹은 예 술 작품의 특유한 맛과 재미를 말한다. 인도 고대 미학에서는 라사를 관객이나 독자 가 예술적 대상을 감상한 결과로 갖게 되는 심미적 느낌이라 했다. 라사는 다양한 상 황을 통해 형성되는 인간의 마음 상태 혹은 정서이며, 라사의 음미를 통해서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인 해탈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라사는 예술가에 의해 우선 체험되 며 예술작품을 통해 그 감상자에게 전이되는 것으로 다른 인도 예술과 마찬가지로 인 도 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미학적 목표는 바로 이 라사에 있다. - 227 -

< 그림 2-E-2 > 인도춤의 분포지도 3.1) 고전 무용(Classical Dance Forms) 고전 무용은 엄격하게 정형화되고 오랜 기간의 전문적인 훈련을 통해 이루어지 - 228 -

는 춤이다. 인도의 현지 문헌들은 7대 고전 무용이라 하여, 남부지역의 바라따나 띠얌(Bharata Natyam), 까타깔리(Kathakali), 꾸치뿌디(Kuchipudi), 모히니아땀 (Mohiniyattam), 그리고 북부지역의 오딧시(Orissi), 까탁(Kathak), 마니뿌리 (Manipuri)를 들고 있다. 현지조사 지역인 뉴델리에서는 바라따나띠얌, 까탁, 오딧 시와 북부지역의 고전무용인 챠우(Chau)가 중점적으로 공연되고 교육되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전반적으로 인도의 고전 무용은 고도로 양식화된 움직임 체계를 통해 종교적 신화나 고사 등의 극적 내용과 그에 포함된 사상과 감정을 정형화된 춤사위, 화려 하면서도 정교한 분장과 의상을 사용해서 표현하는 것을 공통된 특징으로 한다. 3.1.1) 바라따나띠얌(Bharata Natyam) 남부의 타밀나두(Tamil Nadu) 지역에서 발전된 바라따나띠얌은 나띠야 샤스 뜨라 의 움직임 이론과 기법을 전승한 춤으로 인도에서 가장 오래되고 완성된 형태의 고전 무용으로 알려져 있다. 바라따나띠얌은 여성 무용수의 독무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는 사원 무용수 데바다시(devadasi: 신의 여종) 31) 가 추던 데바다 시아땀(Dvadasiattam)에서 기원되었기 때문이다. 바라따나띠얌은 양식화되고 예술 적인 양식성을 큰 특징으로 하는데, 발로는 엄격한 리듬을 나타내면서 몸과 팔로 는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한편 손짓과 눈짓 그리고 얼굴 표정으로 일정한 상징적 의미를 전달해 주는 기교적인 춤이다. 31) 신에게(deva) 와 헌양된(dasi) 여종을 의미하는 데바다시는 어린 나이에 신에게 헌납되어 사원의 주신( 主 神 )의 처이자 시종으로서 평생을 춤의 공양을 통해 주신을 위무하는 기능을 하는 사원 전속 여성 무용수였다(임미희 2005: 246). 14-15세기에 남 성들이 기도를 위해서가 아니라 데바다시의 춤을 보기 위해 사원을 찾는 등 매춘 문 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데바다시 제도는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서서히 사라져 1949년 완전히 폐지되었다. 영국의 식민지 지배자들은 기독교 전파를 위해 데바다시 제도를 강압적으로 폐지했는데, 이는 영국 남성들이 데바다시와 매춘 관계를 가져 빈 번하게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 229 -

< 사진 2-E-2 > 바라따나띠얌 3.1.2) 까탁(Kathak) 북부지역인 라자스탄(Rajasthan)과 우타프라데시(Uttar Pradesh)에서 발생한 까 탁은 여성만 출 수 있었던 바라따나띠얌과는 달리 남성과 여성 모두가 출 수 있 는 춤이었다. 산스크리트어[ 梵 語 ]로 까탁은 이야기 를 의미하는데, 따라서 까탁춤 은 이야기를 춤과 노래 형식으로 전달한다는 뜻을 가진다. 이야기는 <라마야나> 와 <마하바라따> 서사시에서 가져온다. 까탁은 발생 당시에는 바라따나띠얌처럼 힌두교와 연관되어 힌두 왕들의 보호를 받으며 주로 사원에서 종교적 의식으로 추어지던 춤이었다. 그러다가 16세기에 무슬림이 인도 북부지역을 지배하면서 페 르시아 색채가 짙은 춤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무굴시대에서 까탁은 궁중에서 많이 추어졌는데, 궁중 여흥에 맞게 여성 무용수를 선호하다 보니 남성 무용수의 수가 감소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이후 힌두교와 무슬림 요소가 나란히 공존하는 모 습으로 정착됨에 따라 요즘 까탁의 모습에서는 종교적 색채와 인간적인 면모를 함께 발견할 수 있다. 까탁은 일명 동양의 탭댄스 로 불릴 만큼 현란한 발 스텝과 빠른 선회동작이 큰 특징이다. 까탁에서 이렇게 발동작이 강조된 것은 페르시아 지배 시기 이후로 전해진다. 까탁은 바라따나띠얌과 같이 정서, 선율, 박자에 바탕하며 북인도의 고전음악을 - 230 -

사용한다. 가끔 무용수가 직접 노래를 부르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러 장신구를 착용하고 복잡한 발동작에 따라 요란한 소리의 리듬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이지수 2002: 113). < 사진 2-E-3 > 까탁 3.1.3) 까타깔리(Kathakali) 용어상 까타깔리는 카타(Katha; 이야기) 와 칼리(Kali; 극) 로 구성되어 있어 춤 보다는 연극적 요소가 강조됨을 알 수 있는데, 까타깔리는 단순히 춤이라기보다 이야기를 춤과 연기로 전달하는 무용극이라 할 수 있다. 까타깔리는 남서부 해안 지역인 께랄라(Kelala)에서 정확한 연대는 불확실하나 16세기 무렵에 발생되었다 고 추정된다. 이 춤 역시 힌두 사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종교적 목적으로 많 이 공연되었던 종목이다. 까탁과 마찬가지로 이야기 소재의 대부분은 서사시 <라 마야나>와 <마하바라따>, 고대 설화 <뿌라나> 등에서 가져온다. 그리고 인도에서 는 신화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까타깔리 공연자들은 예술적 목적보다는 신 화를 공연하는데 큰 의의를 둔다. 전통적으로 까타깔리는 마을의 공터 혹은 사원의 야외 노천마당에서 많은 사람 들이 운집한 가운데 공연되어지는데, 그래서인지 공연의 질감이 다소 산만하고 거 칠다. 공연은 대개 저녁 8시 무렵에 시작해서 아침 해가 뜰 때까지 계속된다. - 231 -

까타깔리는 전통적으로 남성에 의해 공연되어졌고, 여성의 역할까지도 남성 공 연자가 담당했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전문적인 여성 무용수들이 남성의 역할 까지도 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까타깔리의 표현들은 정교하면서도 과장되어 있 는데, 이러한 표현과 동작들은 오랜 훈련을 거치지 않으면 제대로 소화해 내기 힘 든 것이다. 까타깔리 공연에서는 화려한 분장과 의상에 큰 비중을 둔다. 분장은 대개 두세 시간이 소요될 만큼 어렵고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분장의 주재료는 색깔이 있는 돌이나 꽃인데, 이들을 물과 코코넛 기름과 버물려 풀처럼 개어서 얼굴에 두 껍게 바른 후 수염과 같은 종이를 턱에 붙여 가면처럼 보이게 한다. 분장의 색과 디자인으로 등장인물의 성격을 암시하는데, 예를 들어, 녹색은 신성한 역, 검정은 악역, 빨강은 열정적 성격을 나타낸다. 까타깔리는 눈의 동작을 특히 강조하는데, 이를 위해 공연자들은 공연 전에 눈을 빨갛게 물들이는 씨앗을 눈에 넣기도 한다. 까타깔리 공연자의 대부분은 하얀색의 풍성한 치마와 후광처럼 생긴 커다란 머리 관을 쓴 독특한 복색을 하고 있다. 다만, 여성의 역할만 화장기가 없는 얼굴에 평 범한 드레스 복장을 한다. < 사진 2-E-4 > 까타깔리 3.1.4) 오딧시(Odissi) 동부 오릿사(Orissa) 주에서 발전한 오딧시는 마하리(Mahari)라고 불리던 데바다 - 232 -

시가 사원에서 신에게 올리는 예배 의식에서 시작된 춤이다. 오딧시는 바라따나띠 얌이나 까타깔리, 그 밖의 여러 무용으로부터 차용하여 종합한 것으로서 순수한 춤인 느리따, 주제의 표현인 느리띠야, 그리고 연극, 춤, 노래의 결합인 나띠야의 종합이자 여성적인 라스야 춤과 남성적인 딴다 춤의 종합이기도 하다. 움직임은 머리, 가슴, 몸통의 세부분에 집중되어 있으며, 곡선미를 강조한다. < 사진 2-E-5 > 오딧시 3.1.5) 꾸치뿌디(Kuchipudi) 남부의 안드라 쁘라데쉬에 있는 꾸치뿌디라는 마을명에서 기원된 춤으로 기본 적인 원리와 기교는 나띠야 샤스뜨라 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바라따나띠얌과 같 이 처음에는 데바다시들이 사원에 예배의식의 일부로 공연했던 것이었으나 데바 다시 제도가 소멸된 후부터 남성들이 공연을 전유하게 되었다(이지수 2002: 1112). 느리따와 느리티야, 나띠야의 결합이라 할 수 있는 꾸치뿌디는 과거에는 여러 명 의 남성무용그룹으로 이루어진 공연이었으나, 오늘날은 여성 무용수의 단독 공연 으로 변경되었다. 무용극은 <라마야나>, <마하바라따>, <쉬바뿌라나> 등의 신화 나 서사시들에서 이야기 소재를 취하고 있으며, 공연에는 신에 대한 경배라는 요 소가 사라져 가고, 에로틱한 정서가 지배적인 세속적 예술로 변화했다. - 233 -

< 사진 2-E-6 > 꾸치뿌디 3.1.6) 모히니아땀(Mohiniattam) 께랄라에서 발생한 모히니아땀은 남부지역의 까타깔리, 바라따나티얌, 민속춤을 종합한 무용극이다. 모히니 는 매혹적인 여인 이라는 뜻으로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으로 변장한 비슈누신의 이름인데, 악신 아수라들이 불로감수를 차지하려고 서로 다툴 때 비쉬누신이 모히니로 변신하여 아수라들을 매혹시킴으로써 불로감 수를 차지하고 그것을 선신들에게 주었다는 신화로부터 빌려온 이름이다(이지수 2002: 111). 모히니아땀은 사악한 자를 재앙과 파멸로 이끌고, 착한 자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매혹적인 여인의 춤이다. 따라서 모히니아땀은 여성 무용수가 혼자 추는 독무로 이루어지며, 움직임이 부드럽고 우아하며 서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 사진 2-E-7 > 모히니아땀 - 234 -

3.1.7) 마니뿌리(Manipuri) 쉬바신과 그의 아내 파르바티가 인도의 북동쪽 계곡에서 춤을 추었는데, 춤을 출 때 하늘의 뱀인 아디쉐샤(Adishesha) 머리의 보석(mani)이 밝게 빛나 그들을 비추었다는 전설에 의해 이 지역의 이름이 보석을 뜻하는 마니뿌르가 되고, 그 춤 은 마니뿌리가 되었다고 한다. 고전 무용 가운데 가장 민속적인 색채가 짙은 마니 뿌리는 다양한 형태의 춤을 포괄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라다와 크리쉬나가 추었다 는 라사 춤 외에도 촐롬(Cholom)과 라이 하라오바(Lai Haraoba)가 포함된다. 이중 마니뿌리를 대표하는 라사 춤은 크리쉬나와 라다 사이의 애정에 바탕을 두고 있 으며, 비쉬누교파의 봉헌적, 종교적 열정에 근원을 둔 춤이다. 마리뿌리는 인도 고 전무용 가운데 가장 여성적이며 자연성과 우아함을 갖추고 있다. < 사진 2-E-8 > 마니뿌리 3.1.8) 챠우(Chau) 그림자, 변장, 강하게 치다 라는 의미를 지닌 챠우는 고전 무용 가운데 유 일한 의식 무예 춤(ritual martial dance)이다. 챠우는 웨스트 벵갈에서 발달한 쎄 라이켈라 챠우(Seraikela Chhau), 오릿사에서 발달한 푸룰리야 챠우(Purulia Chhau), 비하르에서 발달한 마율반즈 차우(Mayurbanj Chhau)로 나뉘어 진다. 이 중 쎄라이켈라 차우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며, 3가지 모두 힌두신화에서 나온 - 235 -

이야기를 기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챠우의 특성은 격렬하면서도 단순한 춤사위와 독특한 발놀림, 강하게 비트는 허리의 율동이 변화의 폭을 크게 만들며 극적으로 몰아가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마율반즈 차우는 가면을 쓰지 않고 공연하 기 때문에 춤의 폭이나 춤사위의 격렬함과 다양성이 넓다. 반면, 쎄라이켈라 챠우 와 푸룰리야 챠우는 가면을 착용하고 공연하여 춤이 더 단순화되고 극적인 요소 가 많다. < 사진 2-E-9 > 챠우 3.2) 민속춤(Folk/Regional Dance) 지역마다 다른 종교, 종족, 믿음, 관습, 역사가 문화에 반영되기 때문에 민속문 화는 그것이 형성된 지형에 따라 스타일과 표현을 달리 할 수밖에 없다. 거대한 땅덩어리의 나라 인도에는 다양한 지역과 인종 집단에 따라 백 가지도 넘는 민속 춤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민속춤이 그러하듯이 인도의 민속춤 역시 결혼과 장례와 같은 통과의례, 다양한 축제와 행사에서 기원되어 점차 지역별 특 성을 갖고 발전되었다. 즉, 인도의 민속춤은 농부들, 어민들, 목동들, 산속의 부족 민들이 자신들의 기쁨과 정서를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발전시킨 것이다. 연행하는 사람들의 소박하고 일상적인 삶 속에서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발생되고 발전해 온 춤인 것이다. 이러한 민속춤은 무대 공연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 236 -

즐길 수 있는 것이며, 강둑, 계곡, 야산, 마을 집회장과 같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민속춤은 일상적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자연과 신을 위한 기도이며, 평화와 삶의 행복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기도 하다. 관람자를 위한 춤이 아니라 연행하는 자신이 관람자가 되는 춤이기도 하다. 무용학자 아쉬쉬 모한 코카르(Ashishi Mohan Khokar)는 인도 민속춤에 관한 그의 저술서 Folk Dance: Tribal, Ritual & Martial Forms 에서 지역별로 23개의 유형을 제시하였다(2003). 이 중에서 인도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민속춤은 발리우드 춤에 흔히 등장하는 펀잡(Punjab) 지방의 뱅그라(Bhangra)이다. < 사진 2-E-10 > 민속춤 3.3) 인도식 컨템포러리 댄스(Indian Contemporary Dance) 영국의 식민지 지배는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인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인도 의 전통춤 무용가들 많은 시련을 안겨다 주었다. 특히 서양식 극장 산업에 중산층 의 관심과 지지가 쏠리자 대부분의 전통춤들은 소멸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 러나 20세기 초에 인도 춤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전통춤이 극장무대에 적응하 기 시작하면서부터 인도 춤은 현대화의 과정을 맞게 되었다. 이때부터 인도 춤은 사원에서 종교적 목적을 가진 공연과 극장무대에서 예술적 목적을 가진 공연으로 뚜렷하게 양분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사원에서의 춤은 종교적 포교를 강화하는 형태로, 또 무대의 춤은 예술성을 풍부하게 함유한 형태로 발전되기 시작했다. - 237 -

홍수처럼 밀려드는 서양 문화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인도춤의 현대화 또한 상이하게 나타났다. 한 쪽에서는 전통춤을 극장무대에 공연되기 적합하게 현대화 하는 방식으로 나간다면, 우다이 상카(Uday Shankar)와 같은 무용가는 서구 무용 의 개념과 방법론을 인도 춤과 과감히 혼합해서 색다른 스타일의 춤을 개발해 갔 다. 이 두 가지의 공연방식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무용가들은 전통춤의 공 연 혹은 현대화된 인도 춤에 동시대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현재 인도식 컨템포러리 댄스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남 부지역의 첸나이(Chennai)와 북부지역의 콜카타(Kolkata)이다. < 사진 2-E-11 > 인도식 컨템포러리 댄스 3.4) 발리우드 춤(Bollywood Dance) 발리우드는 북미 영화 산업의 중심지가 헐리우드(Hollywood)인 것에 비유해 봄 베이(Bombay 지금의 뭄바이 Mumbai)에 기반을 두고 발달한 인도 영화 산업을 지칭하던 용어였는데, 현재는 인도 영화를 통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발리우 드 영화에는 중간 중간 등장하는 뮤지컬 풍의 춤과 노래가 주된 코드로 작용하는 데, 이는 춤과 노래를 통해 관객들을 감정 몰입의 경지로 이끌고 가는 인도 고전 예술의 전형적 규범(convention)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인지 현재 인도인들에게는 인도 영화 혹은 발리우드 영화가 가장 친숙하고 대중적인 문화양식으로 자리 잡 - 238 -

고 있다. 발리우드 영화의 배우들은 대부분이 뛰어난 무용수들이며, 실제로 발리우드 산 업에서 무용가 출신의 안무가와 배우들이 많은 활약을 하고 있기도 하다. 발리우 드 영화 속의 춤은 고전 무용, 역사적인 북부지역의 기녀(tawaif) 춤, 민속춤에 근 간을 두고 만들어지는데, 현대 필름에 와서는 인도 전통춤 요소와 MTV 혹은 브 로드웨이 뮤지컬과 같은 서양 대중 춤 스타일이 혼합된 춤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래서 서양의 팝과 순수 고전 무용이 한 영화에 나란히 등장하는 것도 드물지 않 으며, 남녀 주인공들이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나 장대한 건축물을 배경삼아 노래를 부르며 파 드 되(pas de deux) 32) 를 추기도 한다. (en.wikipedia.org/wiki/bollywood). 현장조사에서 목격한 바에 의하면, 인도인들로부터 가장 중요한 오락물로 사랑 받아 오던 춤 공연은 발리우드 영화의 열풍에 밀려나서 관객들을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33) 인도 무용가들은 발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인도 춤의 요소들이 변질되어 간다며 거부감을 보이기도 하지만(Shashadhar Acharya 2005. 4. 22. 개인면담), 현대 관객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서 자신들의 안무에 발리우드 영화에서 유행하는 텍스트, 춤, 음악 등을 끌어들이기도 한다(최 해리 2005: 55). 32) 파 드 되는 두 명의 춤 라는 의미이며, 주로 발레에서 남녀 무용수가 듀엣으로 추 는 춤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33) 4월 18일과 19일에 있었던 춤 공연은 무료였음에도 불구하고 약 400석 규모의 극 장에 들어선 관객의 수는 매일 100명이 넘지 않았다. 또한 관객 구성원들의 대부분은 주최측과 친분이 있는 초대 손님이었다. - 239 -

< 사진 2-E-12 > 발리우드 춤 4) 뉴델리 현장에서의 인도 춤 관찰과 분석 4.1) 자료 수집의 조사지침서 4.1.1) 자료의 수집과 관찰 연구자는 뉴델리 현장조사에 앞서 춤의 관찰과 분석을 위한 간략한 지침서를 고안한 바 있었다. 이 지침서는 다양한 문화권의 춤을 연구하는 무용인류학(Dance Anthropology)과 민족무용학(Dance Ethnology) 분야의 학자들이 신체, 시간, 공간 이라는 춤의 3대 요소를 주축으로 놓고 춤을 면밀하게 관찰, 기록, 분석하는 라반 동작분석체계(Laban Movement Analysis) 34) 에서 추출한 용어와 개념을 적용하여 34) 1920년대에 루돌프 라반(Rudolf Von Laban)과 그의 제자들에 의해 발전한 체계로 써 라바노테이션(Labanotation: 미국에서의 명칭) 혹은 키네토그라피 라반(Kinetography Laban: 유럽에서의 명칭)과 라반동작분석(LMA 혹은 Labananalysis)을 포함한다. 움직임 형태의 분석 및 기록을 위한 표기 방법인 라바노테이션은 무용인류학적 연구에서 가 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물리적 법칙, 다양성, 해부학적 요소에 기반 을 둔 이 기록법이 움직임의 폭넓은 적용을 위한 융통성과 보편성을 가지며, 움직임 구조를 발견하고 춤동작의 특정한 측면을 문서화하는데 용이하며, 또한 비교학적 연 구를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라바노테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기호에 4가 지 요소(신체부위, 방향, 높낮이, 지속시간)를 결합하여 표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 240 -

만든 것이었다. A. 공연 전반 가. 춤의 목적과 종류(기능) 나. 춤의 유래, 전승방법, 변화과정 다. 춤의 절차와 진행 라. 춤이 공연될 때의 분위기 B. 신체 활용 측면 가. 발의 기본자세 혹은 발디딤법: turn in/ turn out/ 자연스러움 나. 기본 몸자세 움직임 순서에 의한 일련의 자세를 제시하는 다른 표기법에 비해 춤의 자연스러운 결 과를 기록하기에 움직임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라바노테이션의 표기방식은 몸짓에서 가장 기본 요소라 할 수 있는 신체성, 공간성, 시간성을 포착하 여 이를 상징적 기호로 나타내는 것이다. 즉 움직이는 신체부위는 보표상의 지정된 위치에, 움직임의 방향은 기호의 형태로, 움직임의 높낮이는 기호의 채색 정도로, 움 직임의 지속시간은 기호의 길이로 기록한다. 라바노테이션은 가장 폭넓게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복잡한 인간 의 움직임을 기록하기 때문에 표기 또한 복잡하여 습득하고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이 다. 넓은 의미에서 라반동작분석은 루돌프 라반과 그의 제자들에 의해 개발된 동작의 묘사를 위한 모든 개념을 지칭하는 체계이다. 이 체계는 무게의 위치, 높낮이, 공간적 경로, 지속시간, 군무형태를 묘사하기 위한 독특한 방법을 지닌 용어와 라바노테이션 원이를 포함한다. 또한 이것은 움직임의 질적인 면이나 역동성을 분석하기 위한 에포 트-세이프(Effort-Shape)의 개념과 용어, 그리고 공간조화(Space Harmony 혹은 Choreutics)의 개념과 용어도 포함한다. 첫째, 움직임을 위한 내적인 힘을 의미하는 에 포트(Effort)는 라반이 개발한 두 가지 극단적 성질을 결합한 4가지 요소를 지칭한다 (흐름-자유로운/억압된, 무게-가벼운/강한, 시간-갑작스러운/지속적인, 공간-직선적/우 회적). 둘째, 신체 형태의 변화를 의미하는 세이프(Shape)는 라반의 동료인 워렌 램 (Warren Lamb)이 개발하였으며 공간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하는 신체 형태의 변화(형태 흐름, 형태화, 방향적 움직임)를 표현한다. 셋째, 공간조화를 의미하는 코레 우틱스(Choreutics, Space Harmony)는 라반이 에포트의 새로운 측면을 이론화시킨 것 으로 신체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혹은 신체가 공간에서의 경로와 연관되는가에 대한 개념이다. 여기에는 공간 디자인, 동작할 때의 몸통과 팔다리와의 관계, 3차원적인 형 태, 움직임 크기에 대한 선적인 측면이 강조된다. 결론적으로 라바노테이션이 움직임 의 어떤, 어디서, 언제와 같은 공간적이며 시간적인 측면을 기록한다면, 라반동작분석 은 움직임의 질적인 측면인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언어적 묘사로 표현하는 것이다. 라 바노테이션과 라반동작분석의 개념을 통합한 라반동작분석 체계는 움직임의 관찰과 묘사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춤의 본질적인 특성을 파악하게 하며, 안무 형식의 분류, 자료수집의 과정, 신뢰할만한 무보 작성을 가능하게 해 준다(최해리 2001: 78-79). - 241 -

다. 신체부분에서 두드러진 부분: 상체/하체, 머리/ 몸통/ 팔/ 다리/ 발/ 손 등 라. 신체부분의 관계: 통합적 혹은 유기적으로 움직임/ 분절적으로 움직임 마. 신체 내적(내향적, 내부로의) 움직임/ 신체 외적(외향적, 외부로의) 움직임 바. 움직임의 형태: 대칭적(symmetry)/ 비대칭적(asymmetry) C. 공간 활용 측면 가. 무대 환경: 야외(사원, 공터)/ 실내(극장, 방안) 나. 무대의 크기 또는 종류: 정사각, 직사각, 원형 등 다. 무대 동선(춤 길 Floor pattern 무용수의 위치 혹은 공간에서 이동하는 범위) 라. 무용수 동선(신체선 Kinesphere 무용수의 움직임을 둘러싼 가상의 공): 가깝다 혹은 작음/ 중간/ 멀다 또는 큰 마. 무용수들의 공간관계(그룹 형태 Geographic formation 무용수들의 공간 배열): 일직선/ 원형/ 정방형/ 사방형/ 오방형 등 D. 시간 활용 측면 가. 음악의 종류: 구음, 현악/타악 반주, 노래 등 나. 음악 수반방법: 녹음, 현장 연주, 다. 공연 길이: 길다/ 짧다 라. 전개 속도: 빠름/ 느림 마. 반복적(대칭적): 반복되는 리듬과 움직임 패턴 바. 악센트의 유무 E. 에너지 활용 측면 가. 에너지(기, 호흡)의 인식과 방법 나. 흐름: 유동적/ 분절적 다. 무게: 가벼움/ 무거움 라. 역동성: 강함/ 약함 마. 움직임의 시작지점 및 동시성/파생성 F. 수반 요소 가. 무용수: 직업/ 비전문인, 여자/ 남자, 솔로/ 그룹 - 242 -

나. 의상, 장신구, 무대장치, 소도구, 조명 등 다. 관객의 구성과 역할 연구자는 전술된 바 있는 인도 춤의 종류와 인도 춤을 이해할 수 있는 전제 요 건, 그리고 위의 지침서를 염두에 두고 뉴델리에서 춤 조사를 시작했다. 현장조사 의 주요방법으로는 춤 공연 관찰, 무용가와의 면담, 춤 훈련 관찰, 현지문헌 구입 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현장조사를 떠나기에 앞서 여러 제약들, 예를 들어 짧은 연구 기간, 현지 정보원 부재, 정치 중심지인 뉴델리를 기반으로 삼는 춤의 전통 이 부재하다는 점 등을 예측해 보았다. 이와 같은 예측들은 실제로 자료수집에서 큰 한계점으로 작용하였으며, 연구 목표가 다른 십여 명의 조사자들과 공동 스케 줄로 이동하거나 불충분한 교통수단과 영상기록 수단의 공유는 이번 현장조사의 또 다른 어려운 점들이었다. 조사 기간 동안 연구자는 세 가지 고전무용인 바라따나띠얌, 꾸치뿌디, 챠우를 관찰할 수 있었다. 바라따나띠얌과 꾸치뿌디는 2005년 4월 18일(월)과 19일(화)에 무용가이자 화가인 꼬말라 바라단(Komala Varadan) 여사가 설립한 깔라이꾸담 (Kalaikoodam) 예술학교가 주최한 Two Day Cultural Festival 에서 접했으며, 챠 우는 4월 23일(토)에 뜨리베니 깔라 산감(Triveni Kala Sangam) 예술센터에서 샤 샤다르 아챠리아(Shashadhar Acharya)씨가 지도했던 훈련과정에서 접했다. < 사진 2-E-13 > 바라따나띠얌 - 243 -

< 사진 2-E-14 > 꾸치뿌디 < 사진 2-E-15 > 챠우 4.2) 분석 사례: 바라따나띠얌 분석 이 연구 보고서에서는 일차적으로 4월 18일 해비타트 월드 극장(Habitat World Auditorium)에서 관람했던 바라따나띠얌 공연의 관찰기록과 4월 19일과 23일에 가졌던 꼬말라 바라단 여사와의 면담자료를 토대로 분석을 해 볼 것이다. 어떠한 움직임의 구성 요소와 구조적 체계들이 바라따나띠얌의 특성을 드러나게 하는지 를 살펴보면서 또한 기존에 작성했던 자료조사 지침서가 갖는 한계성을 돌출해 볼 것이다. A. 공연 전반 가. 춤의 목적과 종류(기능):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예술 - 244 -

나. 춤의 유래, 전승 방법, 변화 과정 -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 무용의 한 형태 - 과거에는 종교 사원의 여성 데바다시에 의해 힌두 사원에서만 추어지던 춤 - 데바다시 제도의 폐지로 한때 춤도 쇠퇴해감 - 춤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데바다시였거나 춤을 가르치던 스승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춤을 강습하기 시작 - 더 이상 사원에서 종교의식으로 추어지는 춤이 아니고 무대에서 공연되어지는 여흥적인 춤으로 변화, 그러나 춤의 내용, 분위기는 여전히 종교적인 주제를 벗 어나지 않음 - 현재의 춤은 대개가 19세기에 개혁되어진 춤으로 고전 발레처럼 형식을 갖추고 있음. 즉 춤의 진행에서 추상적 춤과 표현적 춤이 교차적으로 나타남, 또한 여 러 가지 부분 속에 한 부분에 하이라이트를 주고 있음 다. 춤의 절차와 진행 - 사회자 등장: 춤 종목, 공연자 소개 - 악사 등장: 공연 축복하는 음송한 후 연주 - 무용수 등장: 예배적인 인사 후 공연 라. 춤이 공연될 때의 분위기: 엄숙함, 진지함, 종교적 B. 신체 활용 측면 가. 발의 기본자세: 턴 아웃(turn out) 나. 기본 기본자세 - 삼각구도: 두 팔을 양옆으로 뻗고 무릎은 굴신해 양 옆으로 벌린 상태 - 등뼈를 쭉 펴고 어깨를 수평으로 유지 - 직선적이며 꼿꼿한 자세를 강조 - 신체선이 각 지게 보임 다. 신체부분에서 두드러진 부분 - 발과 발목: 발 구르기와 잔 스텝으로 발목에 달린 방울에서 소리 나게 함 - 상징적 얼굴 표현, 자세, 손동작: 판토마임적이며 이야기를 전달하듯 - 손과 시선의 움직임 방향이 일치 - 손동작과 얼굴 표정 등 상체 움직임이 강조되며 몸통과 하체의 움직임은 단순한 동작으로 박자를 맞추거나 상체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역할 - 245 -

라. 신체 부분 간의 관계: 신체의 각 부분이 연결된 흐름이 없이 분절적으로 움직 임 마. 신체 외적 움직임: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몸의 외향을 향해 움직 임 바. 움직임의 형태: 선명한 대칭성 - 대칭적 신체포즈 - 단순 반복 동작 - 비대칭 동작의 양측면적 반복 - 같은 텍스트 구절이 계속 반복, 이때마다 동작 해석과 표현이 달라져야 하며 안 무가와 무용수의 능력이 드러남 C. 공간 활용 측면 가. 무대 환경 - 극장에서 이루어짐 - 과거에는 사원(야외무대)에서 추어졌으나 현재는 실내, 야외 상관없이 공연 나. 무대의 크기 또는 종류: 사각 돌출 무대, 나무 마루 다. 무대 동선: 한정된 무대 공간의 사용(제자리에서 머무는 동작) 라. 무용수 동선 - 큰 범위의 키네스피어 많이 활용 - 한정된 공간과 이동적인 무대 공간을 번갈아 사용 - 땅 지향적인 동작: 몸과 땅의 밀접한 관계(발 구르기, 땅으로 떨어지는 점프, 무 릎굴신) D. 시간적 측면 가. 음악의 종류: 라가 나. 음악 수반 방법: 현장 연주(북, 음송자, 가수) 다. 공연 길이: 보통 라. 전개 속도: 빠름 마. 반복적: 반복되는 움직임 패턴 존재, 움직임의 대칭적 반복 바. 악센트의 유무: 정박에 떨어지는 움직임, 스타카토적 요소 사. 기타 - 246 -

- 음악에 맞추는 손과 발의 동작이 달라 복잡함 - 노래 가사가 이야기의 줄거리를 전달(표현적 무용) E. 에너지 측면 가. 에너지 - 강한 에너지의 사용 - 호흡의 끊어짐 빈번 나. 흐름: 분절적 다. 무게: 가벼움(춤 경력이 많지 않은 어린 학생) 라. 역동성: 강함 마. 움직임의 시작지점 및 동시성/파생성 - 동시적 동작: 몸통에서 호흡이 시작됨과 동시에 여러 신체 부위에서 동작이 발 생 - 움직임의 성격: 외적 움직임(관객을 향해 대화를 하듯이 외부적으로 표현) F. 수반요소 가. 무용수 - 여성 무용수(훈련을 받고 있는 10대 학생) - 2명(원래 바라따나티얌의 전통에서는 독무) - 역할: 움직임을 보여주는 춤꾼, 발목의 방울로 음악 소리를 만드는 악사, 이야기 를 전달하는 이야기꾼, 인물의 성격을 묘사하는 연기자 - 한명의 무용수가 여러 인물 성격을 묘사 나. 의상, 장신구, 무대장치, 소도구, 조명 등 - 의상: 남부여성의 평상복 - 화장: 손과 발에 붉은 색의 그림 - 장신구: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 다. 관객의 구성과 역할 - 초대 손님 - 조용하게 향수 - 247 -

(4) 몸의 문화 자료의 조사 및 수집방법 움직임 체계를 묘사하고 분석하는데 있어서 기능적인 측면을 문제로 삼지 않는 에틱적(etic) 분석과 기능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에믹적인(emic) 분석을 결합한 상 세한 실증적 연구는 문화와 사회의 심층 구조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이다. 움직임 체계로서의 춤에 대한 이상적인 연구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인간의 몸이 조작하는 문화적 양식들과 특정 시기, 특정 집단의 미학적 규칙에 따라 문화적 양 식들을 만들어 내는 사회적 과정, 그리고 차별화 되는 움직임의 구성 요소들을 분 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무용인류학자 애드리언 캐플러가 지적한데로, 그 민족 고유의 관점으로 문화적 양식들의 창조적인 과정과 철학 뿐 아니라 구조와 내용을 발견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Williams, Drid 편 2001: 93). 앞선 현지조사 사례가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연구자가 앞서 제시했던 지침서로 는 한 사회의 구조화된 움직임 체계를 파악하기에 여러 미흡한 점이 발견된다. 특 히 다양한 움직임 형태를 수집하고 이들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분석해서 가시적인 형태로 투사하고, 또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함께 연구할 수 있는, 보다 자세한 추 가 항목들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연구자는 현장조사에서 미비했던 점과 아시아 춤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고, 1970년대에 무용인류학자 조안 케알리이노호모 쿠(Joan Kealiinohomoku)가 고안했던 현장조사 가이드와 여러 가지 분석요소들을 참조하여 아시아 춤 현장조사 지침서(Field Research Guide for Asian Dance) 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 지침서의 모든 내용이 나라마다 다른 문 화적 배경과 특성을 가진 춤에 일관되게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연구자들은 인식 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현지조사 과정에서 제안되었기 때 문에 이 지침서는 타연구자들로부터 논리성, 융통성, 보편성, 소통성을 확인받는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 아시아 춤에 대한 시각 형성 아시아에는 각양각색의 다양하고 복잡한 문화양식이 존재하기에 관습, 언어, 예 술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춤 문화에는 다음과 같은 보편적 특성이 있 - 248 -

다. 첫째, 춤 공연을 단지 춤 자체로만 바라볼 수 없으며 때로는 음악, 연극과 분리 될 수 없는 종합극의 형식을 취한다. 둘째, 고전, 민속, 종교적 형태의 춤은 끊임없는 상호작용에 의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달해 왔다. 셋째, 전통춤은 대개 가족간 또는 독특한 도제기관을 통해 전수되어왔으며, 춤 교육은 유년기에 시작해 춤을 터득하기 위해 한 평생을 받치기도 한다. 또한 춤을 배우는 것은 스승의 생활과 사상을 따르는 것이며 춤 교육이 곧 전인적 교육을 의미하고, 춤을 위한 몸을 만드는 과정이며, 몸과 정신을 전념함으로써 결국에는 한 개인이 그 춤을 위해 존재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넷째, 탈춤과 같은 공연 형식에는 정해진 인물유형이 있으며, 이 유형들은 탈, 분장, 의상에 의해 쉽게 파악될 수 있다. 또 이러한 인물유형들은 그 사회의 가치 관, 윤리, 믿음 등을 반영하고 있다. 다섯째, 의상, 분장, 무대사용법 등 전통춤의 공연에는 엄격하게 정해진 규칙과 법도가 존재한다. 여섯째, 전통춤의 기능에는 관객과 행위자의 유희, 종교 의식을 한꺼번에 충족 시켜주는 등 다양한 목적과 기능이 동시에 결합되어 나타난다. 일곱째, 근대에 제국주의 식민지를 경험하고 서구 춤 양식을 유입했던 지역에서 는 아시아 컨템포러리 댄스 (아시아적 근현대무용)가 나타난다. 아시아적 근현대 무용은 독립 혹은 민주화의 과정에서 문화정체성의 표현 행위로서 서구 춤 양식 (Modern Dance, Ballet, Contemporary Dance)과 자국 문화의 결합한 독특한 장르 로 성장하게 된다. 아시아 지역을 관통하는 표준화된 춤의 분류체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현지 - 249 -

인들이 사용하는 분류 체계와 현지조사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양식을 통합해서 새 로운 체계를 고안해야 할 것이다. 특히 그 나라의 역사적,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접근해서 현재 시점에서 그 민족의 삶 속에 뿌리를 갖고 공연되는 춤 양식, 그 나 라의 춤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분류 체계를 만들어 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 개 아시아 지역에서의 춤은 양식성(genre, style, specific form), 기능성, 지역성, 연대성을 혼합하여 고려해 보았을 때 (1) 의식/종교무용, (2) 궁중무용, (3) 지역/ 민속무용, (4) 근/현대무용 (5) 기타로 크게 5대 체계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2) 아시아 춤을 위한 현장조사 지침서 위와 같은 아시아 춤의 지역성, 역사성, 분류체계를 고려하고 조사와 연구를 위 한 최소한의 춤의 분석요소(신체, 시간, 공간)를 염두에 두었을 때 현장조사(면담 조사, 공연 및 연습장 비참여 관찰조사, 실제 춤의 습득을 통한 참여 관찰조사)에 서는 다음과 같은 지침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자는 조사 환경과 항목에 따라 면담과 관찰의 방법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즉, 춤의 사회문화사적 맥락과 춤의 기능적 측면을 조사하는 지침서의 춤의 환경 항목의 경우에는 면담법을 적 용해야 하며, 춤의 구조적 측면과 특성을 분석하는 지침서의 신체 공간 시간 에너지 활용 측면 과 같은 항목에서는 관찰법을 필요로 한다. A. 춤[공연Performance, 행사Event]의 환경 A-1) 춤의 성격 가. 춤의 명칭: 학명, 제목 등 나. 춤의 목적(Occasion, Purpose): 전시, 교육, 의무, 유희, 경쟁 등 다. 종류(공연 결과에 따른 사회적 기능): 주술, 종교, 의례, 오락, 사교, 예술 등 라. 표현 형태: 춤, 가무, 가무극, 무용극, 가면극 등 마. 지역과 장소 바. 계절과 일시 사. 제작진: 기획, 제작, 주최, 후원 등 아. 공연 절차: 준비 단계, 리허설 단계, 본 공연 단계, 마무리 단계 자: 공연 분위기: 평화로움, 유쾌함, 떠들썩함, 슬픔, 조용함, 산만함 등 - 250 -

차. 기타: 공연비용, 공연홍보 등 A-2) 춤의 유형 가. 춤의 스타일: 추상적(Abstract), 표현적(Expressive), 판토마임적, 드라마적 등 나. 춤의 주제 혹은 내용[대본] 다. 춤의 의미와 역할 - 안무, 창작, 표현, 공연의 의미 - 안무가의 역할 - 대본가의 역할 A-3) 춤의 구조 가. 주제 유형에 다른 춤의 형식: AAA형, AB형(2원형), ABA(3원형), ABACA(론 도형) 등 나. 춤의 진행: 시작과 종결, 자세의 변화, 연속성 등 다. 정해진 기본 구조에 의한 즉흥성 혹은 창작성의 정도 라. 일상적 행위의 반영 정도 A-4) 춤에 대한 민족학적 평가 가. 그 민족들에게 어떤 것이 좋은 춤이며 성공적인 공연인가? 나. 그 민족들에게만 한정되는 심미성(Aesthetic)은 무엇인가? 다. 춤에 대한 기원설이 존재하는가? 그 설화의 심층 분석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라. 춤의 변화: 과거와는 다른 점 바. 춤 변화의 요인: 종교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학술적 배경(사건) 사. 그 지역의 다른 춤, 다른 연행 장르와의 관계(비교) 아. 보편적인 춤의 분류체계가 있는가? 어떻게, 왜 그렇게 분류되는가? A-5) 춤의 전승 가. 춤을 배우는 계기 나. 훈련받는 연령 그룹 나. 춤을 배우는 장소: 집, 학교, 학원, 사원, 공공센터 등 - 251 -

다. 전승 제도: 무형문화재 제도, 이에모토( 家 元 ) 제도 등 라. 스승의 명칭과 의미 마. 훈련 방법(교육 방식과 기본무) 바. 훈련 기간 사. 전승[기록] 매체: 구술과 행위(Kinetic memory), 그림과 조각, 문서, 무보 등 아. 전통춤, 전승의 의미 - 무용가들에게 - 그 지역민들에게 자. 기타: 비용 등 B. 신체(Body, Movement) 활용 측면 B-1) 기본 자세 가. 발 자세(stance) - 벌려서기: 양발 붙이기, 좁게 벌려서기, 보통 벌려서기, 넓게 벌려서기 - 발 디딤: 발끝 서기, 바닥 밀착 등 나. 발의 위치: 내전(Turn in), 외전(Turn out), 평행(Parallel) 등 다. 기본 몸자세 - 직립, 무릎 굴신, 앉은 상태, 바닥에 누운 상태 등 - 형태: 대칭적(Symmetry), 비대칭적(Asymmetry) B-2) 특정 보법(Step) B-3) 두드러지는 몸 부위 가. 상체 위주의 움직임: 머리, 몸통(어깨, 가슴, 복부), 팔, 손 나. 하체 위주의 움직임: 골반, 다리, 발 B-4) 신체 부위에 따른 움직임 가. 머리와 목 나. 시선과 얼굴 표현 다. 손과 손가락 라. 어깨 - 252 -

마. 가슴 부위 바. 등과 척추 사. 복부 아. 골반 부위 자. 다리 차. 발, 발가락, 발바닥 카. 신체 부위 간의 관계 - 통합적인 움직임 - 분절적인 움직임 B-5) 준비[시작] 자세 B-6) 상징적 몸짓 가. 얼굴 표정 나. 고개짓 다. 손짓 라. 거동 마. 상징적 자세 B-7) 두드러지는 움직임 단위(Pattern; 걷기, 뛰기, 돌기, 점프, 정지 등) 가. 강조되는 움직임 패턴 나. 반복되는 움직임 패턴 C. 공간(Space) 활용 측면 C-1) 공연장 유형 가. 환경 - 야외: 사원, 공터 등 - 실내: 극장, 방안 등 나. 건축적 성격 다. 무대 구조: 정사각, 직사각, 원형 등 라. 무대의 방향과 높이 - 253 -

마. 무대 바닥: 재질, 문양, 색 등 바. 객석: 구조, 위치, 규모 등 사. 분장실의 위치 아. 공연장 천정과 기둥 자. 무대 커튼과 뒷배경막 차. 무대구역 및 방위의 상징성 C-2) 공간 구성 가. 땅과 신체간의 관계: 땅 지향적, 하늘 지향적 나. 무대 위 동선 - 공간 활용(Territory): 한정적(One spot), 이동적 (Locomotive), 복잡성(Complex) - 공간 경로(Floor pattern: 공연자의 위치 혹은 공간에서 이동하는 경로) - 이동 방향(Direction): 앞으로, 뒤로, 옆으로(오른쪽, 왼쪽), 사선으로(오른쪽 앞 사 선, 오른쪽 뒤 사선, 왼쪽 앞 사선, 왼쪽 뒤 사선), 제자리 다. 공연자 동선 - 수평적 움직임, 수직적 움직임 - 움직임 크기(Kinesphere; 몸 움직임을 둘러싼 가상의 공간): 작음, 중간, 확장적 - 등퇴장 위치 라. 움직임의 방향성 - 초점: 직선적(Direct; 목표성, 방향지향적), 우회적(Indirect; 비목표성, 몰입형) - 태도(Orientation): 관객, 원안, 신전, 특정 무대구역(앞쪽, 뒤쪽, 사선, 옆쪽 등), - 높낮이(Level): 높게, 중간 높이, 낮게 C-3) 배열과 배치 가. 공연자 공간 배열(Geographic formation): 일직선, 원형, 삼각형, 사방형, 오방 형 등 나. 공연자 배치 규칙 - 무용수 - 악대 - 기타(무대 도우미 등) - 254 -

D. 시간(Time, Music) 활용 측면 D-1) 공연 길이와 전개 속도 가. 전체 공연의 길이와 시간 나. 춤 부분(section)간의 길이와 시간 다. 움직임 간에 소요되는 시간 라. 전개속도(템포): 빠름, 보통, 느림 D-2) 연주의 형태 가. 악단 연주: 녹음, 악기연주, 직접공연, 구음, 노래 등 나. 직접 반주의 형태: 구음, 노래, 악기연주, 신체 부분의 두드림, 소음적인 의상 과 장신구 착용 등 D-3) 악기의 종류와 역할 가. 현악기 나. 타악기 다. 반주(기본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악기의 명칭과 형태 D-4) 음악 가. 곡명 나. 스타일 다. 작곡자 라. 음성의 특징: 공연 도중 발생되는 소음(휘파람, 야유, 고함 등) 마. 리듬 측정 단위: 메트릭(Metric), 호흡 등 바. 리듬과 움직임의 관계 - 정박: 박과 일치하는 움직임 - 엇박: 박을 비켜나가는 움직임( 몸으로 박자 먹기 타고 넘기 등) 아. 리듬과 멜로디 - 리듬 중심 - 멜로디 중심 D-5) 공연도중의 변화 - 255 -

가. 스타일 나. 템포(tempo) - 빠른 템포(Sudden movement): 갑작스러운, 날카로운 - 느린 템포(Sustained movement): 느린, 부드러운 다. 박자: 2박자, 3박자, 4박자 라. 마디: 박자, 속도에 따라 일정한 것 마. 기타 D-6) 두드러지는 장단(Rhythmic Pattern) 가. 기본 장단 나. 반복 장단 다. 강조 장단 E. 에너지(Energy) 활용 측면 E-1) 에너지(기, 호흡)에 대한 인식 가. 에너지(기, 호흡)의 시작 지점 나. 활용 방법 E-2) 흐름(Flow) 가. 움직임 흐름 - 제한적(bound): 조심스러운, 정지된, 제한된 - 자유로운(free): 자유로운, 유창한, 지속적인 나. 전체 흐름: 연속성, 분절성 E-3) 무게감(Weight) 가. 가벼움, 무거움 나. 위로 끌어당김, 땅을 향해 끌어당김 E-4) 역동성: 강함, 약함 E-5) 움직임의 시작과 파장 - 256 -

가. 시작 지점 - 몸의 극단부위: 팔다리 또는 머리에서 시작 - 몸의 중심부위: 몸통에서 시작 - 상체부위: 허리선 위(팔, 머리, 가슴) - 하체부위: 허리선 아래(다리, 골반) 나. 움직임의 파장 - 동시적: 몸 부위 여러 곳에서 동시 발생 - 파생적: 몸의 한 지점에서 시작해서 연속성을 갖고 다른 부위로 전달 E-6) 움직임의 성격 가. 내적: 내향적, 신체 내부로 향하는 움직임 나. 외적: 외향적, 신체 외부로 뻗어가는 움직임 다. 긴장과 이완의 정도에 따른 움직임: 부드러운, 여유로운, 조절된, 강한, 정확한, 날카로운, 둥근, 각진, 넓거나 긴, 직선적 등 라. 움직임의 밀도: 높은, 느슨한 E-7) 악센트의 유무와 종류: 부드러운, 정확한, 날카로운 등 F. 춤의 수반 요소 F-1) 공연자(안무가, 무용수) 가. 명칭과 이름 나. 인원(솔로, 그룹) 다. 성별 라. 직업 - 전문인, 비전문인 - 경력(종사 햇수, 훈련 경력)에 따른 숙련도 마. 연령그룹 바. 역할 - 춤꾼 - 악사 - 이야기꾼 - 257 -

- 연기자 - 기타 사. 춤의 스승, 안무가, 리더, 독무자 등의 특별한 역할 아. 공연자의 정체(Identity) - 어떤 것을 상징하는가? - 어떤 것에 대하여 추는가? 자. 감정 상태 차. 교류 - 다른 공연자와의 교류와 방법 - 관람자들과의 교류와 방법 카. 움직임 차이 - 남성과 여성 - 솔로와 그룹 - 전문인과 비전문인 - 과거 스타일과 현대 스타일 - 연령 그룹별 타. 사회적 지위 및 신분 파. 보수(상, 현금 등) 하. (그 민족들에 있어서) 좋은 공연자의 조건 F-2) 장식과 소도구(역할, 재질, 색, 무용수와의 관계 등) 가. 의상 나. 분장과 가면 다. 장신구 라. 무대장치 마. 소도구 바. 조명 사. 기타 F-3) 관람자 가. 연령 그룹 - 258 -

나. 성별 그룹 다. 역할과 태도 라. 관람 경로 마. 관람비 - 259 -

6. 언어문화의 조사방법과 분석틀 (1) 언어문화의 정의와 범위 언어문화는 개인과 개인 간의, 세대와 세대 간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문화적 현 상을 말한다. 이러한 의사소통과 관련되어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적 도구들은 다양 하다. 언어문화를 다룰 때 일반적으로 언어적 수단(verbal language)과 비언어적 수단(non-verbal language)으로 분류하고, 언어적 수단은 다시 입말(spoken language)과 글말(written language)로 분류해 왔다. 의사소통의 수단을 연구의 대 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분류를 보다 분석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다 분석적이며 총체적으로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의사 소통에 동원되는 부호와 경로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유용하다. 의사소통 과정 에서 부호(code)와 경로간의 관계는 아래 그림과 같이 도식화할 수 있으며, <표 2-F-1>은 이 두 요인을 축으로 하였을 때 가능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열거한 것이 다. < 그림 2-F-1 > 의사소통의 모델 - 260 -

음성 경로 비음성 경로 언어적 부호 비언어적 부호 입말 부차언어적 자질 운율적 자질 < 표 2-F-1 > 의사소통의 도구 글말 수화 모르스부호 휘파람부호 북부호 침묵 동작학(kinesics) 근접학(proxemics) 시선 음성 경로를 통하여 언어적 부호를 사용한 의사소통의 수단은 입말이다. 하지만 이 입말에는 다양한 언어적 부호와 말하기의 장르가 포함된다. 언어적 부호로는 방언, 말씨체(style), 위상어(register) 등이 있으며, 말하기 장르에는 일상적인 말하 기, 의례적 말하기, 농담, 속담 등 전통적인 말하기 장르들이 포함된다. 음성 경로를 통한 비언어적 부호의 사용은 대체로 말하기에 수반되는 언어적 현상들이다. 목소리의 크기, 발음, 높낮이, 말하는 속도, 담화표지, 어조 변화 등이 부차언어적(paralinguistic) 자질들에 해당하며, 강약악센트, 고저악센트, 연접, 음장 등이 운율적 자질에 해당한다. 이러한 자질들은 말하기의 과정에서 적절하게 사용 됨으로써 말이 갖는 지시적 정보에 덧붙여 정서적 감정적인 정보를 전달하게 된 다. 비음성 경로를 이용한 언어적 부호는 목소리를 통하지 않고 언어를 사용하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글이 있으며, 수화나 말을 다른 형태의 부호로 바꾸 어 사용하는 휘파람부호(whistle code)나 북부호(drum code) 등이 있다. 비음성 경로와 비언어적 부호를 사용한 의사소통의 도구로는 일반적으로 비구 어적 언어(non-verbal language) 또는 신체언어(body language)라 불리는 수단들 - 261 -

이 이에 해당된다. 여기에는 몸동작(kinetics)뿐만 아니라 침묵이나 시선, 거리와 같은 요소들도 포함된다. 의사소통의 도구에 대한 분석적인 고려로부터 의사소통과 관련된 하위 범주로 서 조사의 대상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1 글말과 관련된 범주 2 입말과 관련된 범주 3 비구어적 언어와 관련된 범주 다음의 절에서는 이 각각의 범주에서 조사해야할 대상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2) 언어문화에 대한 접근틀 1) 글말과 관련된 범주에 대한 접근틀 이 범주에 속하는 조사의 대상으로는 표기체계(writing system), 수화, 문화적으 로 특수하게 발달시켜 온 여타의 부호체계 등이 있다. 문자는 문자가 만들어진 원리에 대한 측면과 문자의 사회문화적 기능에 대한 측면으로 나누어 조사할 필요가 있다. 문자는 말과 달라서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 인 특징이 아니라 문화적인 성취에 해당한다. 즉 지구상의 모든 인간 집단이 입말 은 가지고 있지만, 모든 인간 집단이 문자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문자가 인위적으로 발명된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자의 제자 원리를 중심으로 한 조사가 가능하다. 문자는 그림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표시하는 회화문자(pictogram), 전 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다소 상징적인 방법의 기호로 표시하는 표의문자 - 262 -

(ideogram), 알파벳과 같이 단어의 요소나 소리를 추상적인 기호로 표시하는 표음 문자(phonogram) - 표음문자는 소리를 음절단위로 표시하는 음절문자(syllabic letter) 또는 자모문자와 소리를 음소단위로 표시하는 음소문자(phonemic letter)로 다시 나뉜다 - 의 순서로 발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준하여 특정의 문자체 계가 어떠한 원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유형화할 수 있다. 문자의 기원과 관련한 주제도 다루어 볼 수 있다. 오랜 문자의 전통을 가진 사 회에서는 대체로 문자의 기원에 대해 역사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들 사회에서 문자의 기원은 대개 신화와 연관된다. 예컨대 인도에서는 지혜의 신인 가네쉬(Ganesh)가 문자를 발명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집트에서는 지혜와 정의의 신인 토트(Thoth)가 문자를 발명했으며, 이외에도 신에 의한 문자의 발명 은 이슬람 전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문자의 발명과 관련된 신화나 전설 도 문자의 기원과 관련된 자료로 수집대상이 될 수 있다. 보다 실질적으로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문자의 기원과 연관된 주제이다. 한글의 경우처럼 독자적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지만, 일본처럼 한자를 빌려와 변형시킨 문자 체계도 있다. 아시아 지역에 있어서 많은 국가들이 고유의 문자 체계를 가지 기 보다는 기존에 있는 다른 문자 체계를 차용하여 변형시켜 사용하고 있다. 이러 한 측면의 조사는 문자 체계의 발명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문화접변의 양상을 살 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문자가 갖는 사회문화적인 측면은 문자의 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문자는 기억 기능, 거리화 기능(distancing function), 구상화 기능(reifying function), 사회 통제 기능, 상호작용 기능, 미적 기능 등을 갖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Coulmas 1989:11-14). 이러한 기능들 중 사회문화적인 현상과 연관된 기능은 사회통제 기 능, 상호작용 기능, 미적 기능 등이다. 특히 사회통제 기능과 상호작용 기능은 소 위 제 3세계 국가에 있어서 근대적인 국민국가의 형성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인도네시아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들 국가들은 문자의 도입을 통해서 말의 표준화 와 교육을 통한 표준화의 강화를 통해서 사회를 통제하고, 나아가 국가 전체로서 의 사회적인 응집력을 창출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자를 통한 언어의 표준화는 관점에 따라서 달리 해석될 수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사회적 통제를 가능하게 - 263 -

하고 사회적 응집력을 창출할 수 있었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소수 민족의 언 어나 지역 방언들이 전근대적이라거나 낙후되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점차 소멸 되어 갔다. 따라서 문자의 사회적 기능을 중심으로 문자의 도입이 어떠한 순기능 과 역기능을 하였는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문자의 미적 기능은 전통 사회에서 오랫동안 유지해 온 말하기의 기술이나 구 술 전통에서 나타나는 구술성의 소멸과 연관된다. 문자를 사용하여 이들을 기록함 으로써 구술성의 소멸과 함께 문자를 사용하는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지게 된 것 이다. 따라서 문자의 도입과 함께 말하기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으며, 전통 적인 말하기의 장르와 연관하여 어떤 새로운 문학적 장르가 출현하였는가의 측면 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수화는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언어체계로 입말, 글말 다음으로 제3의 언어적 의 사소통 수단이라고 말해지기도 한다. 수화는 많은 경우에 자연적이고 생물학적인 기준에 기반하여 만들어지지만, 언어마다 달리 나타난다. 수화는 사회마다 상이한 기호들을 사용하며 기호 형식과 문장 구조에 대한 규칙도 사회마다 달리 나타난 다. 지화(finger spelling)를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수화는 주로 손의 위치, 모양, 방향에 의해 의미를 전달한다. 그런데 이러한 동작이 전달하는 의미는 문화마다 상이하게 나타난다. 이는 각 문화의 은유체계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 인다. 예컨대 신체의 어떤 부위가 어떤 은유적 의미를 갖는가는 문화마다 다르며, 이러한 문화 특수적인 의미체계가 수화에 반영된다. 따라서 수화는 그 자체로서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지만 한 사회의 은유체계와 연관지어 볼 때, 문화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분야이다. 다음으로 살펴 볼 범주는 호각, 나팔, 휘파람, 봉화, 수신호 등은 자연언어의 부 분적인 특징을 차용하거나 자연언어와는 다른 미리 정해진 새로운 규칙을 고안하 여 만들어진 의사소통의 수단들이다. 이러한 수단들은 아주 제한적인 범위의 정보 를 전달하는 폐쇄적인 의사소통 체계를 형성하기는 하지만, 입말에 근접한 정도의 생산성을 갖는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수단들 중 대표적인 예는 중앙 - 264 -

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되는 북 언어와 북미 원주민이나 아프리카, 뉴기니아 등에서 사용되는 휘파람 언어 등이 있다. 북 언어는 북을 치는 방식을 통하여 해당 언어의 강세, 음절의 길이, 음의 상대적인 고저나 성조를 표시하여 의사소통을 하며, 휘파람 언어도 해당 언어의 성조와 같은 운율적 특질을 표시함 으로써 의사를 전달한다. 하지만 이러한 종류의 대체적인 의사소통 수단들은 자연 언어의 일부 특질만을 선택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나 종류가 한정된다. 게다가 이들 의사소통의 수단들은 정보의 표현 방식이 정형화되 어 있으며, 정보를 부호화(encode)하고 해독(decode)하는 과정이 맥락에 크게 좌 우하는 폐쇄적 의사소통의 체계를 형성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제약 때문에 이러한 수단들은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거나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내는데 그리 생 산적이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사소통의 수단들은 대체적인 언어 로서 기능을 하는 것에 있어서 글말의 중요한 하위 범주들로 간주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들을 정리하면 글말과 관련한 조사 범주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문자체계의 원리 2 문자체계의 발명이나 도입 3 문자의 사회적 기능 4 문자와 구술성의 변화 5 수화 체계 6 대체적 의사소통수단 2) 입말과 관련된 범주에 대한 접근틀 입말과 관련된 범주들은 말하기의 장르에 따라 구분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범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일상적인 말하기가 있으며, 혼인이나 장례 등과 같 은 의례에서 사용하는 의례적 말하기 등과 같은 범주들이 구분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마다가스카르섬의 Malagasy는 일상적 말하기와 의례적 말하기를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으며, 이 각각에 다른 이름을 부여하고 있다. 말하자면, resaka와 - 265 -

kabary를 구분하는데, 전자는 일상적인 말하기이며, 후자는 의례적 말하기를 말한 다. 이외에도 소위 민속(folklore)이나 구술전통으로 불리는 장르들이 있다. 예컨대 전통 설화(folk narrative), 35) 전통 시가(folk poetry), 전통 서사(folk epic), 속담이 나 격언, 수수께끼, 전통 연설(folk speech), 말놀이(word play) 등과 같이 구술을 통해서 표현되는 것들이 이에 해당된다. 입말과 관련된 범주들은 다음 장에서 기술할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의 시각과 방 법을 사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이는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이 갖는 장점인 현장성의 기록이라는 측면 때문이다.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어떤 장르의 말하기 관행에 대 해서도 실제로 그것이 실행되는 현장성을 중시하며, 따라서 항상 텍스트가 갖는 맥락적 의미를 찾으려 한다. 일상적 말하기의 사례나 의례적 말하기의 사례뿐만 아니라 민속의 경우에 있어서도 개개의 민속이 연행되는 현장성을 중요시 한다. 예컨대 설화의 특징을 보면 첫째는 구전성( 口 傳 性 )이다. 즉 공식적이거나 비공식 적이거나 연행을 통해서 표현된다. 하지만 설화의 구전은 화자 또는 연행자가 설 화의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기억하고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핵심이 되는 내 용과 이야기의 전개 방식만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며, 연행되는 시 공간적 배경에 따라 보다 세밀한 부분들은 더해지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설화는 동일한 내용을 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화자(또는 연행자)나 배경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은 달리 나타날 수 있다. 설화의 두 번째 특징은 산문성( 散 文 性 )이다. 즉 설화는 시가나 민 요와는 달리 운율이 없는 산문 형식의 구술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은 사건이 일정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서사성( 敍 事 性 )이다. 이러한 설화의 형식적 특성 외에 연행과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설화는 연행이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어떤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제한적으로 이야기 되는 것이 아니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 어디서나 이야기의 연행이 가능하다는 35) 전통설화는 흔히 구비문학( 口 碑 文 學 ) 또는 구전문학( 口 傳 文 學 )으로 불리는 장르이 다. 이 장르에 속하는 하위 분야는 문화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대체로 신화, 전설, 민담으로 분류된다. 민속학에서 이들에 대한 구분은 신성성의 유무, 비범함의 유무, 증거의 유무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신화는 비범한 이야기이지만 신성성과 증 거물이 있어야하는 이야기이고, 전설은 신화에서 신성성이 배제된 이야기를, 그리고 민담은 전설에서 증거물이 배제된 이야기를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이 보편적으 로 적용될 수 있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 266 -

것이다. 둘째, 설화는 다른 의사소통의 도구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화자(또는 연행 자)와 청자가 있는 이항적 관계이어야 하며 주로 대면 관계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화자와 청자의 역할이 다른 의사소통의 도구와 마찬가지로 설정되며, 화자는 이야 기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청자의 반응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설화를 연행하는 화자는 특별한 자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이 들었 던 바를 기억하고 있다면 설화를 이야기하는 연행은 가능하다. 전통적으로 설화의 연구는 이야기의 연행보다는 텍스트의 수집에 일차적인 중 요성을 부여해 왔다. 이는 설화가 갖는 서술성에 기인하는 바가 큰 것으로 여겨진 다. 즉 설화는 문자로 기록될 수 있는 가능성을 그 형식에 이미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설화는 그것이 연행되는 특정의 시간과 공간에 따라 텍스트의 내 용이나 구성이 달라지기도 하며, 따라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달라진다. 탈맥 락화(decontextualization)되어 있는 텍스트는 텍스트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문화적 실체를 보여주는 자료로서는 충분하지 못하다.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텍스트화하는 과정에서 맥락적 요소들을 하이퍼텍스트 와 같이 동시에 기록함으로써 텍스트가 맥락과 괴리되어 박제화될 위험성을 최소 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말과 관련한 조사 범주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일상적 말하기 2 의례적 말하기 3 전통적인 민속학 장르의 연행: 전통 설화, 전통 시가, 전통 서사, 속담 이나 격언, 수수께끼, 전통 연설, 말놀이 등 4 기타 문화특수적인 말하기의 장르 이러한 조사 범주들에 대한 조사 방법과 분석의 틀은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에서 개진된 방법을 따른다. - 267 -

3) 비구어적 언어와 관련된 범주들에 대한 접근틀 비구어적 언어의 범주들 중 많은 부분은 입말과 함께 사용되는 부차언어적인 기능을 가진다. 이 절에서 다루는 비구어적 언어의 범주들은 주기능이 부차언어적 인 것들을 제외한 범주들로 한정한다. 이는 부차언어적인 비구어적 언어들은 의사 소통의 민족지학의 방법을 사용하면 기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비구어적이며 시각적인 의사소통의 수단들이 이에 해당하며, 이 범주에는 동작학이나 근접학의 분야가 포함된다. 예컨대 표정, 시선, 몸짓, 자세, 개인과 개인 간의 거리 등이 이 에 해당된다. 이 각각은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하는 데, 얼굴과 신체의 움직임은 개인의 인성 과 감정 상태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며, 몸짓이나 머리의 움직임, 손의 움직임 등 은 상황이나 말의 중요성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예컨대 표정을 통하여 공포 감이나 행복감, 슬픔, 분노, 놀람, 관심, 혐오감 등 다양한 범위의 감정들을 표현하 며, 손의 움직임을 통해 말해지고 있는 것의 무엇이 중요한가를 표시한다. 이러한 비언어적 시각적 의사소통의 수단들은 보편적인 현상으로 나타나지만 특정의 움직임이 갖는 의미는 문화마다 달리 나타난다. 예컨대 절대적 방위 (absolute directionals) 개념을 사용하는 화자들의 몸짓과 상대적 방위 개념을 사 용하는 화자들의 몸짓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구어적 언어와 관련된 범주들은 다음과 같다. 1 표정 2 시선 3 몸짓 4 자세 5 개인 간의 거리 이 분야는 최근 들어 활발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분야로 아직까지 비언어 적 시각적 의사소통의 수단들을 조사하거나 분석하기 위한 틀은 없는 것으로 보 - 268 -

인다. 하지만 기본적인 접근의 방식은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의 방법을 따를 수 있 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술하는가 하는 문제는 남는다. 초기의 연 구들은 kinegraph라 불리는 기호를 사용하여 기술하였지만 현재는 비디오 녹화를 하고 그림으로 표시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3) 언어문화자료의 조사 및 수집 방법 앞의 두 절에 걸쳐 언어문화의 하위 범주들과 이들을 보는 기본적인 시각, 또는 분석의 틀을 살펴보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언어문화의 조사는 실제 말 행위 가 일어나는 맥락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류학적 현지조사를 필수로 한다. 현지조사 의 과정에서 자료의 기술방법은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의 방법을 따른다면 말행위 의 맥락을 기술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언어인류학의 발달에서 말하기의 민족지학(ethnography of speaking) 혹은 의 사소통의 민족지학(ethnography of communication) 이라는 분야의 출현은 언어연 구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제시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언어와 문화 및 사회 간의 상호관계를 탐구해온 전통적인 언어인류학적 관점은 무문자사회의 언어를 기술 비교하는 단계에서부터, 사피어-워프(Sapir-Whorf) 가 설로 대표되는 언어와 문화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 그리고 최근의 민족과학 (ethnoscience)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에서 언어 문제를 다루어왔다. 이러한 언어학적 전통에 덧붙여 이전의 언어인류학이 다루지 않았던 영역, 즉 사회생활에서 행위자들이 사용하는 말하기 에 대한 관심이 대두하게 되었다. 이러 한 새로운 관심이 언어와 사회구조 간의, 그리고 언어행위와 사회행위 간의 상호 관계에 대한 민족지적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하였다. 그러나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이 대두하게 된 보다 직접적인 배경은 일반언어학 - 269 -

이 근거하고 있는 기본전제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인다. 일반언어학 이론은 완전히 동질적인 언어공동체내의 이상적인 화자-청자를 상정하고 문법성에 입각한 언어능 력(linguistic competence)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언어학의 이론틀에서 언어는 화자들이 실제 언어를 사용하는 언어수행 (linguistic performance)과는 무관한 추상적 체계로 인식되며 언어의 의미와 기능 도 지시적 또는 명제적 의미와 기능에 국한된다. 반면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언어행위를 사회적 행위로 규정하고 언어사용이 갖는 사회적 기능들을 우선적으로 중요시함으로써 일반언어학과는 다른 새로운 언어이론의 수립을 지향한다. 즉 말은 화자들이 처한 상황과 관계를 반영하며 때 에 따라 조작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역동적이 측면으로 간주 된다. 따라서 이 접근법에서는 언어(language or langue)가 아닌 말하기(speech or parole)가 연구의 대상이 되며, 이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유형화되며 체계로서 기능 하고 규칙에 의해 기술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된다. 이러한 연구대상의 설정에 따라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일반언어학과는 상이한 분석단위와 개념들을 갖게 된다. 이 접근법에서의 분석대상을 한정짓는 개념은 사 회적으로 정의된 언어공동체이다. 이에 대한 개념규정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채택되는 개념은 언어기호의 공유체에 의해 규칙적이고 빈번한 상호작용을 하는 어떤 인간집단으로, 언어사용 상의 중요한 차이점에 의해 유사한 집단들과 구분되 는 인간집단 이며, 말에 관한 행동과 해석의 규칙을 공유하고 또 최소한 한 가지 언어형식의 해석에 관한 규칙을 공유하는 공동체 로 규정되어 집단 내의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의 유형, 공유된 말의 규칙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이는 언 어, 말, 사회구조 간의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으로 사회언어학적 분석의 기본 단위가 된다. 또한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실제 사용되는 말을 다룸으로써 언어공동체 내의 교체 가능한 다양한 언어형태들 - 다중언어부호의 집합 혹은 단일 언어의 하위부 호 집합 - 이 존재함을 인정하며 이들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언어목록 을 제시 한다. 언어목록은 언어공동체 내에서 사용되는 언어자원의 총체 로서 사회적 상호 - 270 -

작용 및 담화(discourse)에서 다양한 사회적 상황적 의미를 전달하는 모든 언어 적 교체형들을 포함한다. 이 개념이 갖는 중요성은 이를 통하여 다양한 언어공동 체들을 단일한 기술의 틀 내에서 다루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성의 조직 으로 특징지어지는 언어공동체에서 대화 참여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의사소통 능력 이다. 이는 언어학에서 논의되는 언어 능력뿐만 아 니라 언어 사용의 사회문화적 지식을 포함한다. 즉 언어형식과 문법규칙을 포함하 여 문화적으로 중요한 장면에서 화자가 알아야 하는 모든 것 을 의미한다. 따라 서 의사소통 능력은 주어진 사회적 상황에서 말의 사용을 결정하는 사회문화적 규칙을 의미하게 된다. 이로 인해서 말은 단순히 문법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적절성의 문제로 귀결되어, 문법적 용인가능성만이 아닌 사회적 용인가능성이 말 의 사용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는 외연적으로 동일하지만 형태적으로 상이한 언어적 변이형을 사회적 맥락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언어학에서 말하는 자유변이 (free variation)가 아니라 사회적 의미가 부과되는 선택임을 의미한다. 즉 언어의 기능은 지시적 기능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혹은 의사소통상의 기능 - 감정표시적 (emotive), 능동적(conative), 친교적(phatic), 고차( 高 次 ) 언어적(metalingual), 시적 (poetic) 제기능(Jakobson 1960: 353-57)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결국 의사소통의 민 족지학은 다양한 언어 혹은 언어 변이형의 언어목록을 가진 언어공동체의 화자들 이 말을 사용함에 있어서의 능력, 즉 의사소통 능력에 그 연구의 초점을 둔다 할 수 있다.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구체적인 접근방법으로 민족지학적 기술방법을 채택하 고 있다.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이 전통적인 문법학과 민족지학 간의 간격을 메우려 는 시도로 규정되는 것은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연유한다. 즉 말도 문화적 행위의 다른 체계들과 마찬가지로 문화특수적이고 비교문화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 되며, 이러한 말의 유형과 기능은 민족지학적 접근법에 의해 경험적으로 발견되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족지학의 본질과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에서 일차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설명적 타당성이 아니라 기술적 타당 성이며, 이는 결국 화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효과적으로 기술하는 문제로 귀결된 다. - 271 -

이러한 민족지학적 접근법의 이면에는 인류학이 근거하고 있는 상대론을 전제 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에서의 상대론은 전통적인 언어상대론을 넘어 말하기의 유형과 기능의 비교문화적 변이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한 언어공동체의 성원들에 의해 말하기의 방식이 조직되 는 문화특수적 체계와 기능을 찾아내려는 연구 분야로 특징지워질 수 있겠다. 조사 방법은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에서 제시된 기술적 모형을 따르는 것이 필요 하다. 기술의 단위는 하임즈(Hymes)가 제시한 말의 상황(speech situation), 말의 사례(speech event), 말의 행위(speech act)를 중심으로 한다. 말의 상황은 어떤 인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획지워진 또는 통합된 행위들 로서 의사소통행위의 기술에서 기본단위를 이루는 것이다. 말 행위는 개별 말 사례를 구성하는 최소단 위를 말한다. 한편 이러한 말 사례는 일련의 성분들로 구성된 것으로 이들은 말행위의 총체 적인 맥락들로 이해된다. Hymes의 SPEAKING모형으로 불리는 이 틀은 발견적인 에틱(etic)틀로서 아래와 같이 구성된다. 1 배경: setting (말하기의 자연적 배경) scene (장면에 대한 문화적 정의) 2 참여자: speaker or sender(화자) addressor(화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 hearer, or receiver, or audience(청자) addressee(메시지가 궁극적으로 전달되는 대상) 3 목적: 관습적으로 인지되는 전략 개인적인 목표 4 Act Sequences: message form(말이 표현되는 방식) message content(말의 내용) 5 Keys (어조, 태도, 예의 등과 같은 표현적 요인들) 6 Instrumentalities: channels(구두, 서면, 신호기 등에 의한 말의 전달방식) forms of speech(언어, 방언, 말씨체등의 언어표현양식) 7 규범: norms of interaction(말과 관련되는 특정 행위 및 자질) norms of interpretation(참여자에 의한 상호작용규범의 의미해석) 8 장르 (시, 소설, 속담, 욕 등의 전통적 장르범주) - 272 -

말 사례 모형 으로 불리는 이 기술적 모형은 말하기의 조사에서 개별 사례수 집에서 뿐만이 아니라 사례의 기술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말 사례에 대한 분석은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에 있어서 말 행위가 일어나고 그 말 행위가 의미를 획득하는 경험적인 맥락으로서 중심적 위치에 있기 때문에, 특 정의 발화 상황에서 발생하는 말 사례를 중심으로 그것이 일어나는 맥락적 요인 들을 고려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기술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일상적인 말하기나 의례적 말하기를 수집 분 석하는데 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민속(folklore) 또는 구술전통이라 불리는 장 르에 대해서도 동일한 유용성을 갖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민속학자인 Dundes는 민속의 정의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민속의 개념을 규정하 는 데 '전승의 양식'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왔음을 비판하면서, 텍스트성(texture), 텍스트(text), 맥락(context)을 모두 고려하여야 민속의 개념을 정확하게 규정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민속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도구가 무엇인가, 민속이 연행되는 과정에서 어떤 텍스트가 말해지는가, 민속이 어떤 특정한 사회문화적 상 황에서 연행되는가 하는 점들을 고려하였을 때 민속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가능 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적은 말 사례의 모형에 서 들고 있는 요소들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텍스트성은 keys와 instruments에 해당되는 것이고, 텍스트는 act sequences에, 맥락은 배경과 참여자 에 해당된다. 민속의 경우 장르는 당연히 민속이 될 것이며, 민속이 연행되는 특 정의 시간과 공간에서 목적과 규범을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민속 또는 구술전통의 경우도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의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36) 단 글말의 경우는 조사 방법과 관련하여 1문자체계의 원리와 2문자체계의 발 36) 최근 들어 민속학 내부에서도 문학적 연구나 자료 수집의 차원에서 접근을 벗어 나 다양한 연구의 방향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도들 중에서 구 연론(oral performance) 이라 불리는 분야는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이 취하는 접근법과 거의 동일하다. 특히 이 접근법은 초기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의 정립에 기여한 Dell H. Hymes와 Richard Bauman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 273 -

명이나 도입의 범주는 문헌조사를 통해서 가능하며, 3문자의 사회적 기능, 4문 자와 구술성의 변화, 5수화 체계, 6대체적 의사소통수단의 범주는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의 방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이는 앞의 두 범주는 사용되는 맥락이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뒤의 네 범주는 사용되는 맥락이나 역사성 등이 중요한 요인들 이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하는 조사 방법을 택하여야 한다. 이처럼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의 방법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조사를 함에 있어서 조사자가 유창한 정도는 아니더라도 의사소통의 가능한 정도로 조사 대상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문화를 조사할 때는 조 사 대상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조사자와 통역이 가능한 원주민 화자가 함께 조 사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어문화의 분야에서 조사자가 유의하여야 할 점은 가능한 한 맥락에 관한 정 보를 충실하게 기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에서 제시한 SPEAKING 모델은 언어행위가 실현되는 맥락을 기술할 때 고려하여야 할 최소 한의 요건들이다. 이외에도 말행위와 관련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맥락적 요소들 은 모두 기록하여야 한다. 이는 아카이브된 자료로부터 후속 연구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록된 말행위로부터 문화적 규칙을 기술하거나 화자들의 사고 체계를 구성하는데 있어 탈맥락화된 자료들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한 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7) 37) 본 보고서에서 말행위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것은 각 사회에서 나타나는 표현문 화를 주요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료로부터 화자들의 사고체계나 사상, 표상 등을 추출해 내는 것은 이러한 자료를 사용하는 후속 연구자들의 몫이다. 또 한 공식적으로 출판된 문건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 의 또 다른 기관인 도서관이 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274 -

7. 복합문화의 조사방법과 분석틀 (1) 복합문화의 정의와 범위 1) 복합문화의 정의 복합문화는 시각, 청각, 언어, 몸짓 등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동원되며, 그 중 어느 것이 주도적인 성격을 갖는 것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표현행위와 표현 물을 지칭하기 위해 설정된 범주이다. 앞에서 제시한 시각문화, 청각문화, 미각 및 후각문화, 언어문화는 표현행위와 표현물을 인식하는 주도적인 인간의 감각능 력에 기초한 분류체계이지만 각각의 범주에 해당하는 표현행위나 표현물이 하나 의 감각기관에 의해 배타적으로 인식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으며, 실제 에 있어서는 다양한 감각기관이 동원되어 인식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공간문화 와 몸의 문화의 경우에는 그러한 성격이 더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복합문화라는 범주를 설정한 이유는 위의 어떤 범주에도 집어넣기 어려운 표현문 화를 가리키기 위한 것이며,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표현문화는 복합문화적 성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복합문화를 이렇게 정의할 때 의례(종교적 의례, 통과의례, 치병의례 등), 축제, 인형극, 가면극과 놀이를 포함하는 전통연희, 그리 고 연극, 방송, 영화 등을 이 범주의 사례로 포함시킬 수 있다. 의례를 예로 든다 면,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음식, 장식물, 의복, 음악, 춤, 이야기, 몸짓을 포함 한 다양한 사물과 행위를 동원하여 이를 일정한 규칙에 의해서 실천함으로써 사 람의 감정과 관념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시아 표현문화의 복합적 성격은 전통문화에서 종교적 의례, 축제 그리고 전통 연희의 형태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근현대문화에서는 전통문화의 복합 적 성격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아시안 영화나 방송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아시 아의 전통적인 복합문화는 시간과 공간을 인식하는 각 감각기관의 분화와 전문화 그리고 사물적 도구화로 특징지어지는 근대적 범주화와는 근본적으로 마찰을 일 으켰다. 근대 형성기 이후 서구로부터 이입된 영화라는 매체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발견된다. 동시대 아시아인의 일상적인 삶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아시 - 275 -

아의 장르영화와 그 수용의 역사는 전통의 복합적인 문화 즉 종교적인 의례, 축 제, 그리고 전통연희를 전승하였으며, 이와 같은 측면은 아시안 영화장르를 고전 적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의 모더니즘 영화와의 비교를 통해 열등한 것으로 간주 하게 만들었다. 2) 복합문화의 범위 < 사진 2-G-1 > 아시아의 복합문화 복합문화의 범위와 수집 항목 그리고 수집 방식에 대한 개관은 아래 표와 같다. - 276 -

의례 전통연희 축제 수집내용 종교적 의례, 조상숭배, 통과의례(출산과 관련된 의례, 성년식, 결혼식, 장례식 등), 치병의례, 무속 다양한 전통 놀이 문화, 인형극, 그림자극, 가면극, 연극 마을이나 도시와 같은 지역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축제 전통과 근대 수집항목 문서 그림 및 사진 의례를 기록한 영상물 그림 구술 자료 문서 및 사진 전통연희를 기록한 영상물 그림 구술 자료 문서 및 사진 축제를 기록한 영상물 구술 자료 수집방법 현장조사 및 기록 보존형태 pdf jpeg wmv wmv mp3 pdf jpeg wmv wmv mp3 pdf jpeg wmv wmv mp3 영화 초기 영화 아시안 영화 장르 근대 수집내용 근대 형성기의 풍물과 풍경을 기록한 활동사진, 전통연희와 결합한 초기 영화, 서구로서 근대의 충격에 대한 반응을 기록하고 있는 문서, 사진 시각 자료, 그리고 초기 아시안 관객성과 주체성 수집항목 문서 사진 필름 수집방법 보존형태 pdf jpeg wmv 구술자 료 근대 경험을 보여주는 아시아의 특유한 영화장르들, 그리고 작가성과 관객성 문서 사진 필름 구술자료 현장 조사 및 기록 그리고 아시아 각 민족 영화 아카이브와의 협력 wmv mp3 pdf jpeg wmv wmv mp3 < 표 2-G-1 > 복합문화의 범위와 수집항목 및 수집방식 아시안 영화에 관한 수집은 아래에서 별도로 상세하게 기술할 것이다. 이 도표 에서 주의할 점은 의례, 전통연희, 그리고 축제를 기록하는 영상물에 관한 것이다.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가 기존의 아카이브와는 달리 아날로그 형태의 자료 보관보 다는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되는 가상의 대상을 아카이빙한다고 했을 때, 위에 지 적한 항목들을 완성된 형태의 영상물로 보존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시각, 청각, 혹은 몸의 문화와 같은 다른 영역에서의 아카이빙에서도 이와 같은 완성된 형태의 영상물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소 장될 영상물의 형식을 어떻게 매뉴얼화 할 것인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왜 냐하면 카메라로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촬영될 대상을 고정시켜버림으로써 대상 에 대한 인식론적 폭력의 요소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서 대상을 기록하 - 277 -

고 편집할 것인가라는 형식의 문제가 보여지는 대상을 많은 부분에서 결정해 버 리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영상을 통해서 대상을 객관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리얼리즘의 환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아시아의 문화에 접근하 는 주관적인 카메라의 위치와 편집이 어떤 방법을 가져야 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형식의 문제 그리하여 대상으로서 아시아의 문화와 주체로서 아카이브의 카메라 의 상호주관성에 관한 영상인류학적 논의는 향후의 별도의 연구에서 반듯이 엄밀 하게 검토되어야 하고 이런 논의를 통해서 아시아 문화를 기록하는 영상물의 매 뉴얼화가 가능해 질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향후의 연구 과제로 남겨둔다. (2) 복합문화에 대한 분석틀: 영화를 중심으로 1) 아시안 영화의 정의 아시아의 전통적인 복합문화에는 의례, 축제, 전통연희 등이 포함되며, 실제 권 역별 조사에서는 이들 항목에 대한 조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여야 하지만, 본 연구팀의 연구원 구성상의 이유로 여기에서는 아시안 영화를 중심으로 해서 그 조사방법과 분석틀을 자세하게 논의할 것이다. 이 같은 논의를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아시안 영화 에 관한 엄밀한 정의이다. 아시안 영화라는 개념에는 전지구 화와 지역화로 구성되는 근대성의 모순된 힘과 역학이 내재되어 있으며, 우리가 그러한 다양한 힘들이 충돌하는 역동성 속에서 아시안 영화를 역사적으로 위치시 킬 수 있을 때, 효과적인 분석의 범주로서 아시안 영화의 스펙트럼의 선명한 형상 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먼저 영화라는 매체와 그것이 야기한 제반 경제적 문화적 효과는 전지구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최초로 대 중에게 공개된 이후, 영화라는 근대적 매체는 불과 1-2년 사이에 전지구적인 현상 이 되었다. 19세기말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확장과 함께 비-서구의 식민지에 이 입된 영화의 기원은 유럽의 근대적 주체형성에 있으며, 1930년대부터 시작된 할리 우드 영화의 전지구적 지배에서 알 수 있듯이 비-서구의 근대적인 역사와 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명백하게 유럽에 기원을 두고 - 278 -

있는 영화라는 범주에는 유럽에 기원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을 중심으로 그 나머지 세계를 향해 폭발한 근대성의 방사 모델이 가지고 있는 힘의 궤적이 강력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자본의 발전이 세계를 하나로 묶어 줄 것이라는 전지 구화론자들의 소박한 믿음대로 오늘날의 세계는 발전하지도 않았으며 그렇게 구 성되지도 않았다. 즉 유럽에서 폭발한 근대성의 방사는 그 나머지 세계로 뭉뚱그 려 표현된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변이를 양산했거나, 자본의 초국적 발전에 의해 손쉽게 동화되고 해체될 것으로 여겨졌던 하찮은 것들 에 의 해 강력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끔찍한 도전에 일시적으로 직면해야만 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영화라는 초국적인 매체에 아시아 라는 수식어를 붙 이는 이유는 서구에서 발명된 근대적 매체로서 영화가 아시아 지역으로 토착화되 는 과정에서 유럽 근대성의 예기치 못한 변이와 그것에 대한 강력한 도전을 보여 주고 있는 순간에 주목하기 위함이다. 즉 아시안 영화에서 영화 가 유럽의 초국적 인 근대적 역사의 방사를 가리킨다면, 아시안 은 유럽과 다른 기원을 가진 그리하 여 그 나머지 세계로 뭉뚱그려 졌던 상이한 전통들에서 출발하는 강력한 힘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조응, 동화, 잡종화가 야기한 변이, 일시정지, 그리고 문화적인 되감기에 의한 창조의 다양한 역사의 스펙트럼 그리하여 우리가 문화적 번역이라 고 말할 수 있는 역사적 순간들을 가리킨다. 이 절에서 아시안 영화 라고 하였을 때, 그것은 유럽중심주의에 의해 가리워져 있었던, 재현체계로서 아시아의 역동적인 역사들을 영사하고, 희망의 고고학적 기 원과 비판의 계보학적 기원으로서 아시아라는 역사적 경험의 시간적 구성을 가지 고 있는 영화를 가리킨다. 이런 식의 아시안 영화에 관한 정의는 유럽이 규정하였 던 지리적 실체로서 아시아를 넘어선 아시아, 그리하여 유럽이 규정하지 못하였기 에 필연적으로 식민 지배를 실패하게 만들었고 역사적 자본주의의 손쉬운 승리를 방해하는 이질적인 아시아 속으로 우리를 인도해 줄 것이다. 왜냐하면 재현체계로 서 아시아와 역사적 경험으로서 아시아는 유럽 속에서도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이어서, 서구와 비-서구, 동양과 서양, 자아와 타자의 이항대립을 불가능하게 만 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영화는 낡은 아시아를 비판적으로 새롭게 영사할 수 있다. - 279 -

2) 아시아의 특유한(vernacular) 표현문화로서 영화 아시안 영화에 관해 광범위하게 유포된 오해된 인식 중의 하나는 아시아의 영 화산업이 할리우드의 전지구적 지배를 받고 있거나 할리우드의 확장으로 인해 아 시아의 영화산업이 초토화되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인식이 광범위하게 유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92-30년대를 지나면서 전지구적 호소력을 가지게 된 고전적 할리우드 영화에 관한 지식생산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다양한 발전 가능 성을 가지고 있었던 초기 영화(Early Cinema)가 할리우드 지역에서 선형적인 서 사가 기반이 된 고전적 할리우드 영화로 고착화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라는 지 역의 산업적인 요청과 이민 사회로 구성된 미국 사회의 역사적 맥락이 결정적으 로 작용한 결과였다. 그러나 2-30년대 세계영화사에는 고전적 할리우드 영화만 존 재하였던 것은 아니며, 비록 할리우드 영화에 영향을 받았지만 그 시기에 근대적 인 형태의 대중문화와 여전히 경합을 벌이고 있었던 강력한 전통적인 연희방식에 기반한 수많은 지역의 영화들이 말 그대로 전세계적으로 동시적으로 부상하였다. 아시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 2-30년대의 상하이, 동경, 경성, 홍콩, 봄 베이, 이스탄불 등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의 지역적 메트로폴리스에서 고전적 할리 우드 영화와 유사하지만, 상이한 전통에서 기원하는 다양한 영화들이 동시적으로 부상하였고, 이렇게 부상한 지역의 영화들은 20세기를 지나오면서 지역의 강력한 전통적인 영화문화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권역별로 부상한 지역의 전통적인 영화 문화는 외적으로 내적으로 두 가지의 압력에 직면하였다. 하나는 외적인 차원에서 대규모의 자본을 기반으로 아메리카주의를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할리우드 영화산 업과 경쟁하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할리우드 영화를 닮아 있는 지역의 영화를 내부에서 비판하는 토착인들과 싸워야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성급하게 이루어진 내부의 비판이 상당히 일면적이었음을 지적해야겠다. 오늘날까지도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는 비판논리는 다음과 같이 단순한 것이 다. 즉 자신들의 영화문화가 할리우드 영화 언어를 저급하게 모방함으로써 독자적 인 영화언어와 문법을 성취하는데 실패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내의 상황은 하루빨 리 개선되고 계몽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국의 영화문화에 대한 이와 같은 계 몽의식은 할리우드 영화와의 이항대립항으로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여겨 - 280 -

진 유럽의 모더니즘 영화에 대한 열렬한 숭배로 나타났고, 이와 같은 인식은 오늘 날 세계영화의 논의를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과 비-서구의 민족적인 모더니즘 영화 의 이항대립으로 정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즉 자신이 속해 있는 나머지라 는 세계 의 영화문화에 대한 계몽의식 속에는 유럽의 모더니즘 영화에 대한 열렬 한 숭배와 선망이라는 유럽중심주의가 무의식적으로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할리우드에 저항하는 무의식적인 유럽중심주의는 자신이 속한 세계의 영 화적 자료에 대한 무의식적인 폐기 그러니까 계획된 방치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계획된 방치가 야기한 결과는 오늘날 할리우드와 유럽을 제외하면, 각 지역의 온 전한 형태의 영화사 기술의 불가능과 부재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통적인 영화언어와 문법을 추구하는 주장이 결정적으로 간과했던 두 가지 역사적 사실이 있다. 첫째는 자신들이 계몽하려 했던 지역의 영화문화 속에 서 역사의 이름을 부여받지 못하였던 역사의 부역자들 그러니까 민족이나 민중이 라는 이름 속에 깃들어 있는 유럽중심주의와 선형적인 역사주의 그리하여 민족주 의와 역사주의적 맑스주의로는 가늠할 길이 없는 서발턴(subaltern)의 역사와 전통 은 힘들게 살아남았고 전승되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역사적 자본주의를 강제로 경 험할 수밖에 없었던 지역에서 흔히 낭만화되는 전통문화 역시 근대적인 문화만큼 이나 레이몬드 윌리암스가 지적한, 지배적인 것, 잔존하는 것, 부상하는 것, 그리 고 그 세 가지로 담론화 될 수 없는 선-담론적인 것이 역동적으로 협상하는 영토 였음을 그리하여 전통문화 역시 역사화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야겠다. 그것은 고 유한 전통문화의 역사화와 이식된 근대문화의 역사화의 복잡한 교환과정을 이해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세계의 나머지라는 이름의 비-서구의 다층적인 역사를 조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식된 근대문화 속에서 전통문화 중 지배적 인 것은 존중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식된 근대문화의 지배적인 것과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양상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물론 자국의 영화문화의 계몽을 주장하면서 전통적인 영화언어와 문법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근대 형성기의 역사의 이름 없는 부역자들의 전통이 근대문화와 협상하는 과정은 비가시적으로 남아있었으며 계몽 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것은 당연하다. 둘째는 아시안 영화의 비가시적인 영역이 가지는 역사적 성격에 관한 것이다. 전지구적 근대성의 상징적 문화인 할리우드 영화가 지역의 영화를 일방적으로 해 - 281 -

체시켰다는 주장은 역사적 논리의 차원에서도 성립할 수 없는 주장일 뿐만 아니 라, 역사적 사실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즉 할리우드 영화로 지역의 영화가 일방적 으로 동화되었다는 주장은 전지구적 근대성의 방사모델에 기반한 유럽중심주의를 단순히 반복하는 식민적인 역사인식일 수 있으며, 형식적이고 주제적인 차원에서 할리우드 영화와 닮아 있으면서도 지역별로 상이한 전통의 영화를 생산하고 있는 나머지 세계의 영화를 살펴보아도 이것은 결코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인 것이다. 그 렇다면 비가시적인 영역으로 남아 있는 아시안 영화의 역사적 성격은 유로-아메리 칸과 나머지 세계의 상징질서가 공모하는 사이에서 담론의 주름 속으로 접혀 들 어 가 있는, 전통과 근대의 협상에 의해 형성된 이질적이며 우리가 미처 알고 있 지 못할 새로운 상상력일 것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아시안 영화를 특유한(vernacular) 표현문화로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vernacular는 자국어에 의한, 지방어로 쓰여진, 일상 구어의, 그 지 방(시대) 특유의, 민예적인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어로 정확한 번역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같은 다양한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 단어가 공유하 는 의미는 두 가지 대상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역사적 변화의 토착화이다. 알려 져 있다시피, 비-서구 사회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모든 근대적 가 치와 의미들은 근대의 전도 에 의해 역사의 주체로서 유럽을 통해 이식된 것들이 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근대의 전도 가 아무런 솔기를 가지지 않을 만큼 깨끗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이식의 과정 역시 서구의 근대에 대한 완벽 한 모방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다. 비-서구 사회에서 서구의 근대적 가치와 의미 가 토착화되는 과정은 항상 전통에서 상응하는 그 무엇과 치열한 경합이 이루어 지고 있었으며, 완전한 전도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잉여와 미끄러짐을 양산하는 불 완전한 과정이었다. 프레드릭 제임슨이 가라타니 고진의 ꡔ일본 근대문학의 기원ꡕ 을 비판하면서 지적하였듯이, 비-서구 사회의 전통적인 구어체 문학을 대체한 서 구 근대소설의 언문일치 가 비-서구 사회의 문학으로 성립하는 과정은 항상 불완 전한 것이었다. 아시안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아시아에서 영화라는 근대적 범주 가 성립되는 과정은 고전적 할리우드 영화가 지역의 영화산업으로 이식되는 과정 이 일방적인 것은 아니었던 것이며, 지역의 전통에 의해 변형이 이루어지는 과정 이었다. 그러나 정반대의 과정 역시 존재하였다. 즉 이식의 과정은 전통에 상응하 는 그 무엇 역시 변화를 일으킨다. 이와 같이 전통과 근대가 만나는 과정에서 일 - 282 -

어난 동시적인 변화가 지역에서 토착화되었음을 가리키는 표현이 바로 특유한 (vernacular) 이다. 따라서 아시안 영화를 특유한 표현문화로 정의내리는 것은 영 화라는 서구의 근대적 매체가 아시아 지역에서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서로 가 서로를 위기로 몰아가는 전통과 근대의 낡은 질서의 변화의 과정이 영화에 의 해 등기되어있음을 가리킨다. 그것은 전통의 지배적인 것과 근대의 지배적인 것이 공모하여 지배적인 것이 배가되고 증폭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통의 부 상하는 것과 근대의 부상하는 것이 변증법적으로 폭발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우리 가 가진 지식생산의 한계 때문에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역사의 우주 속 선-담론적 인 것 이 존재하는 문화적 영토 간단히 말하여, 마르크스의 근대 경험의 대표적인 표현을 자의적으로 변형시켜 인용한다면, 어떤 예정된 미래를 가지지 않은 채 단단한 모든 것이 녹아버리는 문화적 영토이다. 그것은 전근대적이지도 근대적 이지도 않았으며, 낡은 가치를 고수하거나 근대적 질서를 숭배하려는 시도와는 거 리가 먼 것이었다. 일단 고향을 떠난 이상 잃어버린 과거에 안주하지 않으면서도 강제된 현재를 절대시하지 않고, 광활한 혼돈의 세계에서 새로운 미래를 구상하며 자신을 맡기는 행위. 이것이 오늘날 세계영화를 구성하고 있지만, 아직 이름이 붙 여지지 않은 나머지 세계의 영화들이 할리우드 영화를 닮아 있으면서도 묘하게 차이를 보이는 궁극적인 이유다. 탈식민주의에서 이론화된 잡종화가 만들어낸 아 시아의 특유한 영화문화 속에서 전지구적 근대성의 방사모델은 일시정지하며 그 정지한 순간 속에서 문화적인 되감기 곧 문화적 번역은 이루어진다. 그리고 유럽 에서 폭발한 근대성의 여파로 형성된 아시아가 역사를 영도로 되돌리기는 현실적 으로 불가능하지만, 번역의 순간 속에서 우리는 전도의 전도 즉 새로운 아시아 에 의한 오래된 유럽 의 역전을 상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 아시안 영화에 대한 접근틀 아시안 영화의 특수성과 역사성에 대한 우리의 접근과 조사방법론은 이중적인 과제를 필요로 하며, 이것은 창조적 이해에 기반하되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을 요구 한다. 그것은 유로-아메리카 중심주의와 자민족중심주의로부터 벗어나 아시안 문 화를 역사적으로 위치지워야할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아시안 문화의 공 통성을 찾아나가야 하는 이유에 있다. 이것은 아시안 문화를 이해하는 우리의 시 - 283 -

각이 서구의 지식체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성찰하는 것에서 멈출 수 없 으며,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의 타자화의 경험을 공유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 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안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비교문화연구라는 영역을 넘어서 동일한 타자로서 아시아라는 공통의 사 유와 연대의 지점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아시아 지역 간의 탈식민적인 접근과 만 남의 접근과 논의를 가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비교문화연구 접근 에 내장된 서구중심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는 동시에, 아시안 문화에 대한 탈식민적 접근은 바흐친이 주장한 대화적 상상력 예컨대 아시안 문화와의 대화적 만남을 통해서 문화적 번역의 장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국 그것은 아시 안 문화를 서구중심주의를 넘어서 창조적으로 이해하려는 우리 역시 아시아인이 라는 역사적 사실이 타자의 문화를 통해서 자신의 문화를 성찰하려는 서구의 태 도를 넘어서기를 요청하고 있으며 그것은 타자가 타자의 문화를 창조적으로 이해 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하기 때문이다. 3.1) 움직이는 집단적 기억의 흔적: Trans Asian Mobile Genre 3.1.1) 아시안 영화장르 아시안 영화가 펼쳐 보이는 스펙트럼의 다양성은 오늘날 아시아 각 지역에서 활발하게 생산된 특유한 장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시아에서 영화라는 근대적이 며 대중적인 매체가 스토리텔링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 의 역사적 자원들이 중층적으로 결정한 결과이다. 첫째, 설화와 같은 구비문학, 언문일치 이전의 민담, 춤, 그리고 전통 회화를 포 함하는, 근대 형성기 이전부터 전승되어 온 전통적인 복합적 문화의 유산. 둘째, Literature 로서의 근대 문학과 서구의 재현체계로서 원근법에 기반하는, 근대 형 성기에 서구로부터 이식된 근대 문화. 셋째, 20년대의 고전적 할리우드 영화와 유 럽 영화의 영향. 그러나 이와 같은 세 가지 자원만으로 아시안 영화의 역동적이며 다양한 텍스 트성을 설명하기는 불충분하다. 왜냐하면 이 세 가지 항목은 다소 민족적으로 결 - 284 -

정된 불균질한 장르의 발전경로만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라는 매체는 그 본질상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횡단하는 유목적이며 디아스포라적인 성질을 가지 고 있는 대중적인 매체이다.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도 영화는 근대형성기를 거치 면서 일단 민족적으로 형성된 특유한 장르는 곧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가로지르 고 혼종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권역별로 특유한 장르를 예측불가능하게 자율적으 로 형성해나가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아시안 영화 장르의 조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항목으로 다시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 1 민족적인 장르. 예) 한국의 충무로 장르와 인도의 발리우드 장르 2 접경지대의 장르. 예) 남아시아와 동아시아를 매개하는 홍콩영화 장르 3 아시아의 권역별 장르. 예)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영화 장르 그런데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영화라는 매체를 민족적인 경계에 가 두어 두거나 아시아로 본질화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지적되어야 하겠다. 왜냐 하면 충무로 라는 장르의 형성에는 이미 접경지대와 동아시아적 형성이라는 의미 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장르의 분류는 일차적으로 할리우드 영화의 장르 일반적인 구분에 기반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서구 특히 할리우드와 유럽으로부터 이식된 것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러나 영화라는 매체의 이식은 민족적으로 그리고 민족적인 경 계를 넘어서 권역별로 다양한 번역이 이루어지는 초민족적인 역동적 과정이기도 하였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장르에 관한 본질론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여주는데, 할리우드의 장르의 아시아로의 번역은 지역적으로 이루어진 불균질한 발전에 의해 예기치 못한 변종의 장르를 생산하였다. 예컨대, 할리우드의 여성용 멜로드라마 장르에 대한 아시아적 변용은 제국주의에 의해 거세된 엘리트 남성의 멜로드라마나 농민의 멜로드라마의 형성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였고, 할리우드에서 는 뚜렷하게 변별가능한 장르가 아시아 지역에서는 코메디와 액션이 결합되거나 - 285 -

심지어는 한편의 영화에서 가능한 모든 장르적 양상이 혼종화되는 결과로 나타나 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아시안 영화 장르의 특수성은 장르적 완결성이 부족한 즉 미숙한 형 태의 영화로 여겨졌으나, 기실 이것은 영화장르에 대한 본질론과 유럽과 할리우드 와의 일방적인 비교가 기반이 된 식민적인 계몽의 인식일 뿐, 아시안 문화 그 자 체의 역사적 특수성에 대한 창조적 이해에 기반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것은 역사의 이름을 부여받지 못하였던 부역자들이 유목적으로 민족의 경계를 횡단하 면서 서구로서 근대와 치열하게 협상한 흔적이 남아있는 그리하여 근대라는 험난 한 바다를 헤쳐나갈 별자리(이것이야말로 오늘날 필요한 고대로부터 전승되었다는 비밀스러운 지식의 진의 아니겠는가)를 제시해준, 아시안 장르에 대한 보존과 복 원을 위한 심층적인 조사 수집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3.1.2.) 근대적 재현체계와 공진하는 비근대적인 시 청각적 이미지 < 사진 2-G-2 > 서구의 시각 적 근대성과 공진하는 비서구 의 구술적 근대성의 기원 영화는 시 청각적 이미지 구성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이다. 그리고 현대영화이론이 논증하였듯이, 고전적 할리우드 영화는 근대적인 재현체계 즉 원 근법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합리적 경제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부르주아의 정체성 - 286 -

을 구성한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아시안 영화장르의 형성은 근대적인 재현 체계에 기반한 고전적 할리우드 영화 이외에도 다양한 역사적 자원이 중층적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가시적 사례는 동아시아 영화장르 형성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던 변사 제도나 발리우드 영화와 관습인 춤 시퀀스를 들 수 있다. 동아시 아 지역에서 변사 제도는 활동사진에서 서사 영화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양산된 불완전한 영화 혹은 미숙한 영화로 여겨지고 있으나 기실 이것은 고전적 할리우 드 영화가 준거가 된 해석일 뿐, 서구와 같은 역사적 자본주의의 발전경로를 가지 고 있지 못한 지역의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가졌던 대중문화의 독자적이며 잠재 적으로 대안적 형식이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변사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근대형성 기 이전부터 존재해 왔던 재담가 라는 전통연희 양식이 영화는 근대적 매체와 혼 종화되는 과정에서 부상한 연희양식이며, 이러한 전통은 서구의 재현체계에서 압 도적으로 우세한 시각성의 영역 특히 부르주아적 주체성을 재현하는 원근법이 기 반이 된 시각적 근대성visual modernity에 대한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었지만 간 과되고 억압된, 아시아의 구술적 근대성oral modernity의 전통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구술적 근대성과 관련된 전통은 비록 잔존하는 형태이기는 하지만, 아 시안 영화에서 다양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근대적인 서사 형식의 변주에 대한 다른 표현은 발리우드 영화장르에서 관습과 도상으로 자리잡은 춤 시퀀스에서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발리우드 영화의 서사는 고전적 할리우드 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이러한 선형적인 서사의 흐름과 의미닫힘의 종결은 영화 곳곳에서 등장하는, 춤 시퀀스에 의해 빈번하게 일시중지되거나 좌절 된다. 왜냐하면 로라 멀비가 시각적 쾌락과 서사영화 에서 논증하였듯이, 남성적 이고 나아가 근대적인 서사가 선형적인 운동에 기반한 것이라면, 이미지는 본질상 정지와 얼어붙음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멀비의 공식을 발리우드 장르의 형식적 특징과 연결시켜 유추해석해 본다면, 이 장르에서 서사가 근대적인 정체성 과 동일시의 흐름을 구성해 내는 것에 비해, 이미지가 강조되는 춤이나 제의와 같 은 인도의 전통문화로부터 기인하는 춤 시퀀스에서는 그러한 근대적인 가치와 제 도의 형성이 일시적인 불일치, 이접 그리고 나아가 심각한 거부와 마찰을 일으키 는 과정이었음을 형식적인 차원에서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요컨대 서 사의 선형적인 근대화의 시간은 다른 기원으로부터 출현한 비근대적인 시 청각 적 이미지들에 의해 일시 중지되며 도전받고 있는 것이다. - 287 -

< 사진 2-G-3> 발리우드 장르에서 나타난 이행의 서사와 선형적 근대화의 시간과 충돌하는 춤 시퀀스 그런데 구술적 근대성을 대변하는 동아시아 영화의 변사 제도나 전근대적인 정치의식으로 여겨졌지만 동시대의 탈식민주의 이론가들로부터 탈근대적인 정치 성과 사회의식으로 수정되어 이해되는 전통문화를 대변하는 남아시아 영화의 관 습적인 춤 시퀀스는 이미 널리 알려져 왔던 아시안 영화의 대표적인 비근대적인 재현체계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와 같은 비근대적인 재현체계들은 유럽중 심주의에 의해 전근대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아시안 장르에서는 합리적이며 원근법적인 부르주아의 근대적인 시각성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재현 체계와 공존하고 있었던, 클리포드 기어츠의 매력적인 표현을 빌린다면, 경합을 벌이면서 ' 共 振 '하고 있었던 그 무엇, 즉 비근대적인 시청각적인 재현체계들의 풍 부한 사례들 그리하여 세계를 다르게 인식하는 방식 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 이며, 이것은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우리와의 조우를 기다리고 있는 아시안 영 화장르이다. 아시안 영화장르가 스토리텔링을 시 청각적 이미지로 구성해 내는 양식의 공통된 일반적 특징은 감정과 정서의 풍부한 표현성 그러니까 고전적 형 식과 비교해 보자면, 이항대립의 선형적 서사를 교란하면서 넘어서는 과잉된 양식 excessive style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과잉된 양식적 특징은 통속적이며 저속 하고 유치한 것 간단히 말하면, 멜로드라마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고, 이것은 이성 과 합리성이 기반이 된 성찰적 묵상이라는 유럽의 미적인 태도가 우위에 선 유럽 중심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멜로드라마 양식의 문화정치적 특수성에 관한 최근 서 - 288 -

구 학계의 재고를 염두에 두었을 때, 아시안 영화장르의 멜로드라마적 양식은 리 얼리즘과 모더니즘의 이항대립을 매개하면서 넘어서는 독자적인 문화적 표현이자 감수성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시안 영화장르의 특수성을 최근에 와서야 그 급진성이 재발견되고 있는 서구의 멜로드라마적 양식과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을 것이다. 멜로드라마라는 어원 자체가 프 랑스 혁명에서 기원하는 문화적 표현형식이라고 했을 때, 아시안 영화장르의 멜로 드라마적 양식은 유럽의 근대성과 다른 발전경로를 가질 수 있었던 그리하여 유 럽의 근대성과 공진하면서 다른 기원에서 출현하는 비-서구 근대성의 문화적 표현 형식이 흔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이 기반이 된 안정된 이행에 성공하였던 유럽의 부르주아적 시민사회의 발전경로를 가지지 못하였던 비-서구 사회가 최근까지도 농경사회에 머물러 있었으며, 역사의 주체 역시 서구 의 시민과는 다른 이들이었음을 주목하자. 그러나 유럽 근대성과 공진하였던 비- 서구 근대성의 문화적 표현형식은 아직 적절한 이름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실 정이다. 한국의 경우, 신파 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비판받았던 광범위한 대중적 문화표현형식을 상기해 보라. 서구의 멜로드라마적 양식과 다른 전통에서 기원하 며 공진하는, 그러나 아직 적절한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아시안 영화장르의 표현 적인 문화형식은 우리의 중요한 조사항목 중 하나이다. 3.2) 비가시적 주체들: Historical Vernacular Spectatorship 궁극적으로 아시안 장르는 수용의 역사와 맥락 속에서 완성된 형상을 드러내게 되는데, 그것은 영화장르란 결국 대중적인 상상력에 기반하고 그것에 의한 산업적 요청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안 장르가 서구 근대성과 비-근대의 치 열한 협상을 기반으로 토착화된 것이라면, 이 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열광적으로 요청하면서 수용한 이들의 주체성에 관한 질문이다. 일상적으로 비-서구에서 주체성은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3세계의 민족주의로 귀 결되어 왔다. 그러나 후기-식민적인 세계의 풍경은 1세계의 제국주의와 3세계의 민족주의는 적대적인 공모관계에 있으며, 외면적으로는 제국주의에 저항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그것을 모방하였던 비-서구의 엘리트 민족주의라는 신화는 더 이상 - 289 -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행의 서사'(narrative of transition)와 단계론적 발전 모델에 기반한 역사주의적 맑스주의에서 논의되어온 민중에 대한 신념 역시 근대화론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었으며, 다중과 같은 탈 근대적 맑스주의 역시 탈산업사회로의 완전한 이행에 기반한 역사인식으로 인해 이행에 실패한 것으로 여겨지는(그러나 사실은 이행 자체와 끊임없이 문제를 일 으키면서 마찰을 일으켜온) 서구의 나머지 세계의 역사를 무시한 유럽중심주의라 는 심각한 인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대면하지도 않은 완전한 post 시기에 대한 탈근대론자 들의 낙관론은 일단 무시하자. 돌이켜 보면, 아시안 영화장르는 3세계의 엘리트 민족주의와 역사주의적 맑스주의 그러니까 그 둘을 하나로 묶어 주었던 국가가 주도하면서 서구를 따라잡으려 했던 근대화론의 시간성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일 으켜왔다고 볼 수 있다. 즉 그것의 미적인 특징과 수용의 역사는 유럽의 역사에 비견하는 아시아 각 지역의 순수한 민족적 전통에 비추어 보았을 때, 서구화되고 혼종화된 저급한 문화였으며, 선형적인 맑스주의의 역사적 발전론적 도식에서 보 자면 성숙한 계급의식과 거리가 먼 것이었다. 냉전 이데올로기의 이념적 대립에도 불구하고 근대화 시기, 아시아 각 지역에서 강조되었던 것은 민족의 순수한 전통 과 인민의 성숙한 의식 에 대한 추구였다. 아시안 영화장르와 그 수용의 역사는 이와 같은 순수한 전통 과 성숙한 의식 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으며, 이와 같은 측 면은 아시안 영화를 비판과 방치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순수한 전통 과 성숙한 의식 에 대한 주장 속에서 간과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전통과 의식 속에서 강력한 비교의 준거의 기반을 마련하면서 여전히 재생산되고 있었던 역사 의 주체로서 유럽의 현존이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아시아인들의 표현문화를 향한 엘리트의 비판적 시선은 압도적으로 유럽을 통해 이식된 수입용어 를 통해서 이 루어졌다. 민족, 국가, 시민, 사회, 개인, 인민, 욕망 등. 그러나 제한된 500년이라 는 유럽의 역사적 경험에 기반하고 있는 이와 같은 개념과 인식들은 다른 역사적 전개의 경로를 겪은 지역에 이식될 때는 큰 의미의 간극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그 러나 그런 간극을 인식하지 못한 채, 수입된 개념이 역사적 현실을 드러내지 못할 때 혹은 역사적 현실을 담아내고 있지 못한 것으로 이해되어질 때, 당연히 역사와 수입 용어 사이의 격차는 심해지고 이에 개념은 역사와 현실과 유리되어 추상적 이고 이론적인 서지학의 세계에 머물게 마련이다. 여기서 아시안 영화장르의 수용 - 290 -

의 역사는 근대사회과학으로 번역불가능한 혹은 역사의 주체로서 유럽이 놓쳐버 린 혹은 유럽의 목적론적인 서사가 길을 잃어버리는 아시아의 주체성들의 역사와 우리가 조우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 사진 2-G-4 >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들 으면서 영자신문으로 만든 옷을 입고 낫을 벼리는, 그리하여 식민시대의 동시대인이었 던 인도 농민은 아시안 장르의 형성을 가 능하게 한 대표적인 관객이다. 누구보다도 아시안 영화장르를 열정적으로 수용한 이들은 압축적인 근대화와 치열한 협상을 벌였던, 아시아의 농민, 노동자, 여성 그리고 그 가족들이었다. 이 들이 아시안 영화장르를 수용하면서 형성한 주체성이 무엇이었는지 섣불리 단정 하지 말자. 그것은 E. P. 톰슨이 영국의 노동계급을 분석하면서 규명한 노동계급 의식 같은 것일 수도 있고, 페미니즘을 통해서 이론화가 가능한 여성주체성일 수 도 있는 소수성의 역사들일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이루어진 자본의 불 균질한 발전은 역사적 자본주의의 생산양식이 규정할 수 없으며 환원불가능하며 통약불가능한 소수성의 역사를 전개시켰다. 서구의 소수성의 역사가 역사의 규율 로서 대의 민주주의가 역사기술로 장된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면, 아시아의 소수성 - 291 -

의 역사는 역사의 규율 자체에 저항하면서 대의 민주주의 그 자체로의 동화에 저 항함으로써 민주주의의 확장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다. 따라서 아시안 영화장르 의 수용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조사할 항목은 역사의 주체로서 유럽이 규정할 수 없기에 엘리트와 유럽중심적인 역사기술로 쉽게 들고 들어 갈 수 없었기에, 즉 어네스토 라끌라우와 샹탈 무프가 지적한 역사의 규율에 대한 구성적 외부 이기 에 가야트리 스피박이 지적한 말할 수 없는 것 으로 남겨져 있는, 유럽의 환원불 가능한 차이로서 비가시적인 주체성들 그리고 그들이 꿈꾼 레이몬드 윌리암스의 선-담론적인 문화 와 디페쉬 차크라바티가 지적한 차이로서의 역사 이다. 그리고 아시안 영화관은 이들 비가시적인 주체들의 목소리를 듣기에 상당히 적당한 장소 이다. 이렇게 비가시적인 아시아의 주체성을 구성해 내는 우리들의 행위 속에서 아시아 는 더 이상 유럽이 고안해 낸 타자로서 지리적인 상상물의 위치에 머물 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비판적인 방법으로 위치지워진다. (3) 아시안 영화에 대한 조사 및 수집 방법 1) 수집 항목의 분류와 그 記 述 1.1) 시기화 아시아 영화의 시기화는 크게 세 시기 즉 초기 영화 시기, 장르 형성기, 그리고 포스트-장르 시기로 구성되며, 이렇게 나누는 것은 영화라는 근대적 매체가 아시 아 지역에서 성립되는 과정을 추적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단선적이 며 자의적인 시기 구분이 아시아 영화장르의 이질성을 포괄할 수 없음을 미리 언 급할 필요가 있다. 각 시기별로 나타나는 특징을 개괄하면 다음과 같다. 1.1.1) 초기영화 - 292 -

19세기 후반 유로 아메리카에서 발명된 영화라는 근대적 매체는 아시아 지역에 서 무엇보다 진기한 광경이자 볼거리로 수용되었다. 따라서 20세기 초반까지 아시 아에서 영화는 오늘날의 서사영화의 형상을 획득한 것은 아니었고, 활동사진의 형 태로 상당기간 존속하였다. 이시기에 소개되고 제작된 초기영화들은 각 지역의 전 통적인 대중문화와 경합을 벌이거나 전통적인 대중문화를 영화로 기록하는 형태 의 다양한 혼종화의 양상을 보여주게 된다. 그리하여 초기영화 시기에서 조사와 수집이 이루어져야할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영화라는 근대적 매체가 아시아 각 지역에서 수용되는 양상들이다. 그러한 양상들을 통해서 서구로서 근대에 대한 공포와 매혹, 그리고 공포와 매혹이 혼종화되어 근대화의 충격을 완화하는 완충지대로서 초기영화가 성립되는 과정과 그 자체의 미적 특수 성을 살펴 볼 수 있다. 둘째는 활동사진으로서 영화와 경쟁관계에 있었던 전통적 인 연희양식들이 활동사진과 결합해 나가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아시아 지역의 초기영화가 이후의 아시아 영화 장르와 불연속적인 연속성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아시아 지역의 대중문화로서 영화장르는 비근대적인 전통적인 민속문화와 근대적인 활동사진으로서 영화의 결합을 통해서 성립된 것이며, 이러 한 기원의 성립은 초기영화에서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아시아 의 초기 영화는 전통이라는 이름의 비근대와 서구라는 이름의 근대의 경합이 이 루어지는 접촉지대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서 다른 기원에서 출현 하는 전통에 기반한 초기 영화를 열정적으로 수용한 관객들이 누구였는지도 중요 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아시아라는 계보학적 기원 속의 접촉지대 그리하여 낡은 강제가 지속되었지만 새로운 희망이 부상했던 경계 지역의 문화가 구성하는 주체 성들이야말로 새로운 아시아를 상상할 수 있는 역사적인 자원이다. 1.1.2) 장르형성기 초기영화 시기를 거치면서 아시아 각 지역에서는 민족적으로 특유한 (vernacular) 장르를 형성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특유한 장르의 형성은 아 시아 각 지역에서 이루어진 불균질한 정치적 경제적인 강압적 발전과 그에 대한 문화적 대응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측면은 민족적으로 특유한 서사 와 시청각적 이미지 구성을 형성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장르의 - 293 -

서사 해결방식과 시청각적 이미지 구성은 각 지역별로 이루어진 불균질한 자본의 강압적 발전에 대한 지역적으로 차이를 가진 협상 방식이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충무로 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특유한 장르는 한국적 로 드 무비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도시를 벗어난 황무지나 자연을 배경으로 길을 떠나 는 유사 가족의 형태를 띈 주인공들의 유목적인 여정은 <삼포로 가는 길>부터 <고래사냥>, <서편제>까지 충무로 영화에서 광범위하게 발견할 수 있는 로드무비 이다. 장르가 집단적인 기억의 흔적이 양산한 서사와 이미지라고 했을 때, 한국에 서 이루어진 식민화와 압축적 근대화의 경험은 한국적인 유목적 로드무비라는 서 사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장르 형성기의 아시안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아시아 각 지역에서 진행된 식민화와 근대화에 대한 아시아인들의 상이한 반응과 협상과정을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1.1.3) 포스트-장르 시기 장르 형성기의 영화가 민족적인 영화산업에 의해 형성되고, 일차적으로 민족적 인 관객에게 소구되는 영화라면, 포스트 장르 시기의 아시안 영화는 아시아 지역 에서 권역별로 이루어지는 초민족적인 영화산업과 관객들에 의해 결정된다. 대표 적인 사례로는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류와 남아시아 지역에 서 이루어지고 있는 발리우드 영화의 국제화경향을 들 수 있다. 이 시기의 영화에 서는 민족적으로 규정된 아시아를 넘어서 새롭게 구성되고 있는 초민족적인 아시 아의 주체성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포스트 장르 시기의 아시아 영화는 외형적으 로는 장르 형성기의 뚜렷한 민족적인 특질을 잃은 듯이 보이지만, 가속화되는 전 지구화의 동학 속에서 각 지역별로 이전에 경험했던 근대화에 대한 상이한 반응 과 성찰을 기반으로 자본의 흐름을 따라서 이접하는 동시대 아시아의 역동적인 경험들을 반영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냉전시기 국가의 이데올로기적 대립을 넘어서 은밀하게 형성된, 홍콩 영화의 지역적인 세계화, 동시대 발리우드 영화의 남아시아의 지역적인 세계화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가 동아시아 지 역에서 목격하고 있는 한류의 형성을 들 수 있다. - 294 -

< 사진 2-G-5 > 전지구화 과정이 양산한 혼종화와 이접 속에서 부상하는 아시아의 새로운 주체성 1.2) 수집 항목의 구성 각 시기 별로 이루어지는 수집 항목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구성된다. 1.2.1) 문서 PDF 파일로 전환되어 보존될 문서에는 신문기사, 검열이나 진흥과 관련된 국가 의 정책자료들, 팬 매거진, 잡지, 일기, 시나리오, 촬영일지, 영화서적 등 문서화된 형태의 자료들이 포함된다. 1.2.2) 시각자료 jpeg 파일로 전환되어 보존될 시각자료에는 영화포스터와 다양한 사진자료가 포 함된다. - 295 -

1.2.3) 필름 wmv 파일로 전환되어 보존될 필름에는 초기 영화와 장르영화가 포함된다. 초기 영화는 당시의 풍물과 풍경을 기록한 영화(활동사진)와 향후 아시안 장르 영화로 이행하게 될, 전통연희와 결합한 초기영화(예컨대, 변사영화)로 구성된다. 여기서 특히 중심이 되어야할 것은 아시아 각 지역의 전통적인 놀이 문화(예컨대, 중국의 그림자 극)가 영화와 결합하는 양상들이다. 이러한 양상들은 이후 아시안 영화 장르와의 불연속적인 연속성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시안 영화 장르는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1 여성용 멜로드라마 영화 2 가족영화 3 사회적 드라마와 범죄 영화 4 청춘영화 5 공포영화 6 로드무비 영화 7 전쟁영화 8 무협 활극영화 9 사극영화 10 성애 영화 11 디아스포라 영화 12 계몽국책영화 13 예술영화와 실험 독립영화 14 기록영화. 여기서 여성용 멜로드라마 영화부터 성애영화까지는 아시아 각 지역에서 빈번 하게 관찰할 수 있는 장르들이며, 그 구분은 기본적으로 멜로드라마나 공포, 희극 과 같은 정서적 반응과 포르노그라피나 액션과 같은 신체적 반응을 야기하는 장 르의 구분에 기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지적했듯이, 아시아 영화 장 - 296 -

르에서는 이와 같은 정서적 반응과 신체적 반응들이 한편의 영화에서도 혼종화되 는 양상을 보이기에 아시아 각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장르들로 재 조합하였다. 예컨대 어두운 사회적 문제와 범죄를 다루는 사회적 범죄 영화 장르 는 액션영화의 신체적 반응과 멜로드라마적 양상의 정서적 반응이 동시에 등장하 고 있으며, 많은 영화들은 가족영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시아 영화의 많은 부분이 가족영화의 양상을 드러내는 것은 식민적인 국가의 강제와 최근까지 도 개인적인 주체성의 발전이 차단된 아시아 각 지역의 공통된 경험을 고려해 볼 때, 국가의 강제와 개인의 부재를 완충해 주는 역할을 가족이 대신하고 있었다는 점을 아시아의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계몽국책 영화 역시 아시안 장르의 고유한 형상으로 볼 수 있다. 식민적 근대화 시기 국가에 의 해 주도적으로 진흥된, 계몽 국책 영화는 아시아 지역에서 식민화와 근대화의 기 원을 탐색할 수 있는 중요한 장르이다. 이에 비해 디아스포라 영화는 최근에 가속 화된 전지구화의 초국적인 역사적 경험이 아시아 영화에 반영된 사례라 할 수 있 으며, 유목적인 여정이 민족적인 경계로 한정지워져 있는 로드무비 영화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 사진 2-G-6 > 아시아 지역에서 이루어 진 식민화와 근대화에 대한 반응으로서 아 시아적인 특유한 유목적 서사인 로드무비 장르가 형성되었다. 1.2.4) 구술자료 - 297 -

wmv 혹은 mp3 파일로 전환되어 보존될 구술 자료는 영화인과 관객의 인터뷰 로 구성된다. 영화인은 실제 영화제작에 참여하는 다양한 스탭과 평론가, 연구자들이 포함되 며, 이들의 구술 자료는 아시아 영화의 형성 될 수 있었던 제반 정치, 경제, 사회 적 조건과 미학, 그리고 아시아의 특유한 표현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 가 된다. 영화인의 구술자료가 중요한 것은 아시아 영화제작 주체의 창조적 예술 관을 기록하고 수집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면접자는 이들이 영화에 접근하는 창조적인 의식을 기록에 남길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현지조사를 통한 영화 인과의 인터뷰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 항목들이 누락되지 않고 반듯이 포함되도 록 하여야 한다. - 작가로서 영화인이 영화에서 반영하고자 한 독특한 세계관과 예술적 가치는 무 엇인가? - 그 세계관에서는 서양과 구별되는 아시아의 전통적인 가치가 있는가? - 그러한 아시아적 가치가 시나리오 작업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 영화인은 전통 문화를 어떻게 영화에서 사용하고 있는가? - 영화인이 미쟝센, 촬영, 편집, 연기, 음향의 사용에서 원칙은 무엇인가? 특히, 촬 영을 하는 독특한 원칙이 있는지, 선호하는 카메라의 각도가 있는지 그리고 필 름과 필름을 편집하는 독특한 원칙이 있는지 반듯이 질문하고 기록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시아인들은 서구인들과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가지고 있 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동일하게 달리는 사람을 서구인과 아시아인이 촬영했 다고 가정해 보면, 서구인과 아시아인의 촬영 각도, 필름 지속시간, 그리고 편집 방식이 상이할 것이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아시아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이 영상물의 제작에 어떻게 반영되는가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관객의 구술자료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일상사나 민중생활사와 연관 된 이 자료는 영화장르가 말을 걸고 있는 중요한 소구 관객들의 다양한 영화적 경험을 기록에 남김으로써 아시아의 역동적인 근대화에 대한 반응과 성찰을 등기 하고 있는 비가시적인 집단적인 주체성(여성, 노동계급, 농민, 도시빈민 과 같은 서발턴) 들이 민족간의 경계를 넘어서 서로 소통하고 가시화될 수 있는, 제국주의 - 298 -

와 민족주의가 공모하는 비-서구의 지배체제와 근본적으로 마찰을 일으키면서 다 른 기원으로부터 출현하는 다른 발전의 가능성과 이질적인 민주화의 경험을 보여 주는 아시아의 대안적인 공론장의 역할을 일상적인 문화적 실천의 저항 속에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2) 수집 방법 앞서 살펴본 복합문화로서 아시안 영화 장르의 수집항목들은 이 보고서에서 다 루고 있는 여타의 표현문화와 비교해 보았을 때 예상되는 다른 현실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기에 수집방법에서 여타의 현지조사와는 다른 별도의 논의를 필요로 한 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서 기인한다. 첫째, 아시아 영화의 중요성이 인식된 것은 1970년대 이후이며, 그 이전의 영화 들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의 보존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런 결과 많은 필름들이 방치되거나 훼손되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1945년 이전의 영화는 거의 남 아있지 않은 상황이며, 이것은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가 공 유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둘째, 1970년대 이후 뒤늦게 필름 아카이브가 설치되고 각 국의 영화가 수집 보 존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보존과 분류가 부재하는 상황에서 각 국 의 필름 아카이브가 소장하고 있는 영화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현 재로서는 부재하다는 것이다. 원래 아카이브의 실용적 기능을 수집과 보존 그리고 복원과 소통으로 이원화시켜서 이해한다면, 현재 아시아 지역 필름 아카이브의 일 차적인 기능은 수집과 보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며, 훼손된 자료의 복원과 소 통으로 그 관심이 확장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유적으로 말한다면, 현 재 아시아 영화는 국가가 설립한 필름 아카이브라는 무덤 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아시아 영화의 저작권과 관련된 제반 문제가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최근 한국영화가 세계화에 성공하면서 영화가 미래의 고부가가치 상품이 될 수 있음을 - 299 -

증명하고 있듯이, 영화가 국가 발전의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인식과 믿음은 앞으로 점점 증가하게 될 것이며, 이 같은 상황에서 자국의 영화 문화와 유산이 가지는 중요성의 인식도 같이 증가해 나가는 추세이다. 아시아 영화의 이 같은 민 족적 지역화는 전형적으로 전지구화 과정이 배태하고 있는 모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한다면, 이 장에서 시도하고 있는 아시안 영화의 아카이빙은 민족적인 저작권이라는 높은 경계에 부딪혀 있다는 것이다. 뿐 만 아니라 각 국의 필름 아카이브에서 소장하고 있는 개별적인 영화의 경우에도 영화 판권 소유자에게 상업적인 저작권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아시아 문화아카이 브에서 아시아의 영화를 아카이빙하는 과정에는 이들 개인적인 저작권 소유자들 의 동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서 저작권 구매를 예상할 수 있으나, 이것은 천문학적 금액이 소요될 것이기에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아시아 각 지 역의 민족적인 문화가 아시아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은 이와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넷째, 본 보고서의 여타 분야와는 달리, 아시안 영화는 1차 자료가 아니라 관객 성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2차 자료들이어서, 현지조사 이상의 기존 필름 아카이브 와의 협력관계를 필요로 한다. 국가의 무덤에서 잠자고 있는 필름을 파악하는 것 도 시급한 일이지만, 파악된 필름을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에서 소장할 수 있는 현 실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다섯째, 본 보고서에서 제시한 조사방법은 인류학적인 현지조사를 모델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영화의 제작과 생산은 상당히 간헐적이며, 한때 황 금기를 누렸던 아시아 일부 지역의 영화산업이 오늘날에는 연간 10편을 생산하지 못할 정도로 축소되기도 하였고, 실제로 영화산업의 명맥이 끊어진 지역도 많다. 따라서 아시아 영화 분야에 대한 조사는 일반적인 인류학적 현지조사 보다는 특 정한 시기와 지역으로 한정시키는 기획 중심으로 수집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 로 바람직하다. 예컨대, 자료로서 소장가치가 높은 아시아 영화는 시기와 장소에 서 한정되어 있기에, 기획과 기관과의 협력을 중심으로 한 수집이 이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공동 연구팀에 의한 특정 지역에 대한 집중조사에 함께 참여하는 방법 보다 용이하고 효율적일 수 있다. - 300 -

영화자료의 수집에 있어서는 기존의 필름 아카이브와의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FIAF(The International Federation of Film Archives)와 같은 국제적인 조직을 통해서 아시아 각 지역의 필름 아카이브와 협 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때 전략적으로 중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광주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의 실험적인 성격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는 기존의 아카이브와는 달리, 실물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의 선진 IT 기술을 이용한 가상의 디지털 아카이브virtual digital archive를 시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둘째는 아시아 영화가 가상의 디지털로 아 카이브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아시아 각 지역의 필름 아카이브에게 공헌할 수 있 는 부분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될 수 있을 것이다. 예 컨대, 광주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에서 소장된 아시아의 영화가 웹상에서 공개될 때 일정의 사용료를 전 세계의 사용자에게 부담하게 하고, 그 비용이 저작권자에 게 지불될 수 있게 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또한 해당 국가의 필름 아카이브에서 소장하고 있는 중요한 영화를 판매가능한 DVD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 용을 광주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에서 부담하는 대신에 해당 영화를 광주아시아문 화 아카이브에서 파일로 소장하고 유료로 공개하며 그때 발생하는 이윤을 다시 해당 국가 아카이브의 보존사업비로 환원시켜주는 방식도 시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들이 축적되고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되면, 우리는 말 그대로 광주아 시아 문화 아카이브 내에서 가상의 움직이는 디지털 아시안 영화관Virtual Trans Digital Asian Cinematheque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 301 -

제 3 부 조사자료의 활용방안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추진사업은 다양한 사업들로 병행 추진되고 있지만 국 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전체 사업의 핵심시설로 건립되어 운영될 계 획으로 있다. 우리 연구팀의 기본계획을 토대로 향후 진행될 아시아 문화자료의 수집과 조사 는 문화전당의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데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생 각한다. 앞으로 문화전당에서는 총괄 부문과 자원 부문, 전시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는 운영 프로그램을 가동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총괄 부문에서는 아시아 문 화교류센터를, 자원 부문에서는 아시아문화원을 중심으로한 아시아문화연구원, 아 시아문화리소스센터(아카이브, 도서관), 아시아문화창조센터를, 전시 부문에서는 아시아아트플렉스, 어린이지식박물관 등을 설치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이 중 아시 아문화자료의 수집과 조사 사업과 밀접한 연계가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이 자원 부문이고, 그 중에서도 아시아문화리소스센터의 아카이브 관련 사업이다. 아카이브 관련 사업은 문화자료의 보존이라는 기능과 소장 자료의 활용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두 기능 중 전자는 문화자료의 수집 분류 보관에 관련된 것이고 후자는 아날로그 형태의 문화자료를 디지털화 하여 전문가와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그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다. 아카이브 관련 사업은 문화전당 전체의 뇌 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아시아 지역간의 문 화교류,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전문가에 의한 아시아 문화연구, 아트 플렉스에서의 아시아 예술 전시 및 공연, 도서관 운영, 콘텐츠 개발을 통한 문화 산업 육성 등 많은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본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 이다. 따라서, 아시아 문화자료의 수집과 조사 는 단지 아카이브 기관과 관련된 - 305 -

사업이 아니고, 아시아 문화원내의 아시아문화연구원, 아시아 도서관, 아시아 아트 플렉스, 아시아 문화교류센터, 아시아 문화창조센터, 어린이 지식박물관 등과 유기 적인 관계에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I. 자료의 접근성 확보방안 아시아 문화자료 조사에 의해 수집된 자료(문서자료, 영상자료, 음성자료)는 디 지털화하여 아카이브에 보관됨으로써 자료에의 접근과 활용의 기회를 극대화하도 록 한다. 디지털 아카이브란 디스크 또는 테이프와 같은 보조기억장치에 데이터 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데이터를 하나 또는 여러 개의 파일을 묶어 훨씬 작은 크기로 압축, 저장한 파일을 디지털 자산으로 생성, 저장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 류해 효과적으로 검색 및 디스플레이 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시스템 으로 정의된 다. 현재 시점에서 디지털 아카이브가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현실적인 측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실용적인 측면이다. 현실적인 측 면은 최근에 들어 상당수의 자료들이 생산단계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현지조사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기들만 보더라도 디지털 카메 라,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레코더(보이스 레코더, MP3 레코더, MD 레코더 등) 등과 같은 디지털 기기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기들을 사용하여 생 산된 자료들은 이미 생산된 단계에서 디지털화된 자료가 된다. 이렇게 디지털 기 기를 사용하여 생산된 자료는 아카이빙을 할 때 기존의 아날로그 자료와는 다른 방식으로 다루어질 수밖에 없다.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다양한 저장매체에 수록된 자료를 통일된 방식으로 정리 할 필요가 있으며,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된 자료를 영구보존 할 수 있다는 점이 다. 자료를 디지털화하여 통일된 방식으로 자료를 정리하게 되면 이용자들은 아날 로그 자료를 찾을 때와 같이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검색 시스템을 통해 - 306 -

손쉽게 자료를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게 된다. 문서나 사진, 녹음테이프, 영상테이 프 등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존재하는 자료를 디지털화함으로써 다양한 매체에 저 장된 자료를 동일한 형태의 매체에 보관할 수 있게 되며, 이들 디지털화된 자료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아날로그로 생산된 원자료를 열화현상 38) 에 의한 훼손 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즉 원자료는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설이 되 어 있는 수장고에 보관되고 이용자들에게는 디지털화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사 용의 편의성을 보장하면서도 원자료의 장기적인 보존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또 한 디지털화된 자료 자체가 아날로그 형태의 자료에 비해 저장성 및 보존성이 뛰 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아래 표에 각각의 기록매체들이 갖는 특성을 정리한 것을 보면 디지털화된 자 료가 저장성 및 보존성 뿐만 아니라 사용성에 있어서도 아날로그 자료에 비해 장 점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분 종이 Microfilm 전자매체 Tape CD MOD DVD 알루미늄 기록매체 Ink, Carbon 은브롬화물 자성체 자성체 자성체 레진판막 수명 N/A 약 100년 * 30년 100년 ** 50년 - *** 환경영향 온 습도 온 습도 자성 자성 정보활용 불편 보통 불편 편리 편리 편리 검색속도 느림 저속 중속 고속 고속 고속 정보공유 불가 특정 특정 원격, 동시 원격, 동시 원격, 동시 이동성 불편 편리 편리 편리 편리 편리 저장 내용 문자 음성 화상 동화상 < 표 3-1 > 기록매체에 따른 특성 비교 * 안전한 환경 하에서는 400년 이상 보존되는 것으로 보고됨 ** 최근에 발표된 이론에 따르면 250년 정도 보존 가능 38) 아날로그 방식의 저장매체는 시간이 지나거나 재생 복사가 반복될 경우 화질이나 음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를 열화현상이라 한다. - 307 -

*** DVD의 보존 가능한 연한은 300년 정도로 추정 위의 표에서 보면 보존 연한에 있어서는 마이크로필름이 가장 강점을 가지지만 그 외의 항목에서는 전자매체가 대체로 강점을 갖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강 점들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디지털 매체가 갖는 정보활용, 검색속도, 정보공유 등 의 항목이다. 이는 디지털 아카이브가 갖는 자료 활용의 측면에서의 강점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디지털 아카이브는 자료를 온라인화 할 수 있으므로 발달된 인터넷 환 경을 이용하여 자료의 관리와 공유 및 활용이 용이하다. 따라서 디지털 아카이브 는 OSMU(one source, multi use) 또는 COPE(create once, publish everywhere)를 가능하게 하여 다면적인 정보의 공유와 다양한 정보의 활용을 보장할 수 있다. 아 래의 그림은 문화자료가 사용될 수 있는 가능한 분야들의 연계를 도식화하여 본 것이다. 이는 디지털화된 문화자료 아카이브가 수행할 수 있는 주요한 기능에 대 한 일종의 개념도에 불과하지만, 문화자료 활용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아카이브는 학술적으로뿐만 아니라 다 양한 측면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는 디지털 아카이브가 담보할 수 있는 개방성 과 접근의 용이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문화자료를 열람하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원자료로부터 문화와 관련된 생산물을 산출해내는 것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 308 -

II. 문화전당 내부의 활용방안 아시아문화전당의 시설은 아시아문화교류센터, 아시아문화창조센터, 아시아문화 원, 아시아아트플렉스, 어린이지식박물관 등 크게 다섯 개의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시설들의 구체적인 목적과 기능을 살펴봄으로써 본 보고서에서 제안한 수 집할 자료들의 활용방안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단 문화전당 내의 각 시설 들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운용되어야하며, 이러한 유기적 관계가 설정될 때만 문화전당 내의 각 시설들이 최대한의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은 기본적인 전 제이다. 1. 아시아문화교류센터 아시아문화교류센터는 문화전당 내의 소통과 교류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단위 로서 기능과 역할 을 가지며, 구체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기능은 전당의 설립목 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당 내 단위 기관, 시설들의 교류 관련 활동을 지원, 관리 하며, 문화중심도시 교류 프로그램을 개발, 공급하는 커뮤니케이션 센터 와 아시 아 각 지역의 문화 예술 현황에 대한 상시적인 조사 발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 록 구체적이고 가치 있는 교류 아이템을 발굴해내는 아시아문화 예술의 안테나 이다. 이러한 아시아문화교류센터의 기능과 역할에 비추어 볼 때, 본 사업이 궁극적으 로 지향하는 아카이브는 아시아문화교류센터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예 상된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아시아문화교류센터는 문화전당의 뇌에 해당하며, 아카이브는 이 대뇌의 신경망을 따라 움직이는 정보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수 있 다. 이 둘은 상호간 필수불가결한 관계에 있음은 자명하다. 아무런 정보가 흐르지 않는 뇌는 그 기능을 상실한 기관에 불과하며, 뇌가 없는 정보는 전달체계가 없는 무의미한 기호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 - 309 -

아시아문화교류센터는 아카이브를 통해 전당 내의 시설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또한 아카이브에 타 시설들이 필요로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 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자료의 수요와 공급에 있어 중앙제어장치의 기능 을 수행할 수 있다. 만약 아카이브가 존재하지 않거나 아카이브와 아시아문화교류 센터 간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전당 내의 각 시설들이 요 구하는 자료가 개별 분산적으로 수집됨으로써 시간과 인력을 낭비할 우려가 있다. 또한 아카이브는 현지조사를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항시적으로 현지의 정보를 아시아문화교류센터에 제공할 수 있다. 즉 아시아문화교류센터는 아카이브 의 현지조사팀을 통하여 아시아문화 예술 분야에서 어떤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 가를 언제든지 파악할 수 있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전당 내 각 시설들에 전달 함으로써 그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카이브는 현지조사나 기존에 수집된 자료를 증여받을 때, 아시아문화교류센터 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보다 용이한 현지조사와 자료의 교환을 가능하 게 할 수 있을 것이다. 2. 아시아문화창조센터 아시아문화창조센터는 멀티스페이스, 디지털 M&E Lab, 문화콘텐츠창조센터로 이루어진다. 멀티스페이스는 문화전당이 추구하는 내용을 가능한 많은 대중에게 전달하여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문화교류의 목표를 수행하고, 그 효과를 극 대화하기 위해 문화교류활동의 중심에 퍼블릭을 위치시키는 시설이다. 즉 멀티스 페이스는 다양한 기법을 동원한 전시를 통하여 문화전당과 사용자인 퍼블릭과의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매개의 기능을 하는 시설인 것이다. 디지털 M&E Lab는 문 화콘텐츠산업의 혁신적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R&D) 및 프로덕션을 수행하는 시 설이다. 이와 관련된 사업으로는 문화전당 내의 유관 시설들이 문화산업적 내재가 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문화콘텐츠창조센 - 310 -

터는 문화산업을 선도할 창의력을 갖춘 핵심인력을 양성하고 그 창의력을 바탕으 로 창작활동과 산업화 활동을 동시에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아시아문화창조센터는 아시아문화와 관련된 전시, 전시 및 자료의 가공과 생산 과 관련된 교육, 자료의 가공 및 생산을 담당하는 시설이라 할 수 있으며, 이에 속하는 각각의 하부 시설들은 자체적으로 자료를 생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아시아문화창조센터는 아카이브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기반으로 전시 를 기획하고, 자료를 가공할 수밖에 없다. 즉 아시아문화창조센터는 아카이브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고 아카이브는 이들의 수용에 맞는 자료를 제공해 주는 관 계를 갖는다. 물론 아카이브는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나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 축할 때, 아시아문화창조센터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인력 공급 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3. 아시아문화원 아시아문화원은 문화연구원과 문화리소스센터로 구성된다. 문화연구원은 아시아 문화의 다양성이 두드러질 수 있는 지역 별, 주제 별 연구를 수행하며, 지역문화 의 다양성이 비교연구를 통해 소통 가능한 보편성을 지니도록 연구하는 기관이다. 내부에 대학원대학을 두어 세계 문화계를 선도할 수 있는 국내외 지역문화조사 및 아카이빙 전문가, 문화교류 전문가, 문화예술 기획 및 경영 전문가, 도시 및 공 간 계획 전문가, 문화산업 전문가, 관광전문가 등 실무 인력, 실천적 인력 양성을 도모하는 것도 목표 중의 하나이다. 문화리소스센터는 아시아문화도서관과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성된다. 도서관은 아시아문화연구원의 전문연구자와 아시아문화대학 원대학 연구자들에게 서비스하는 전문도서관(Research Library)을 중심기능으로 운영하지만, 지역주민에 대한 공공도서관(Public Library)으로서 지역문화 활성화 의 부가적 기능을 수행한다. 도서관의 형태는 전통적인 문헌자원과 뉴미디어 디지 털서비스를 결합하는 Hybrid 도서관을 지향한다. 여기서 도서관과 아카이브의 관 계설정을 할 필요가 있다. 기본구상에서 도서관은 공식적으로 출판된 자료를 중심 - 311 -

으로 하고, 아카이브는 연구자나 조사자에 의해 생산된 자료, 지역에서 비공식적 으로 출판된 자료를 중심으로 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이상의 기능에 비추어 문화연구원은 연구 및 교육의 자료를 아카이브에서 제공 받을 수 있으며, 도서관은 아카이브와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정보를 교류할 수 있 을 것이다. 예컨대 비교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 한 사람의 연구자가 다양한 지역 의 문화적 현상을 직접 조사하거나, 한 지역의 다양한 문화적 현상을 직접 조사하 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경우 HRAF의 사례에서 보듯이 연구자는 아카이브로 부터 필요한 자료를 추출하여 사용할 수밖에 없다. 대학원대학에서는 학습의 자료 를 아카이브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다. 문화연구원 산하의 대학원대학에서는 학습 의 자료를 아카이브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아시아문화자료의 수집을 위한 현지조사에 대학원생이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하거나, 본인의 학위논문 작성을 위한 현지조사를 자료수집의 일환으로 활용함으로써 대학원대학의 교육과정과 아시아 문화자료 수집을 연계시킨다. 이러한 방안은 향후 아시아 문화에 대한 후속 전문 가를 양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층위의 이용자들의 요구를 공식적으로 출판된 자료만으로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필요한 자료를 아카이브에 요청하여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카이브는 이들 시설들로부터의 요구를 수용하여 아카이브의 내용을 보충 보 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카이브는 자체의 요구를 통해서 아카이브할 대상을 선정 할 수도 있지만, 이들 연구 시설 및 도서관의 수요에 따라 수집할 자료를 선정하 고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4. 아시아아트플렉스 아시아아트플렉스는 아카이브의 이용과 관련한 시설로는 다목적 복합공연장, 시 - 312 -

민이용 소공연장, 멀티미디어 영상관 등을 갖는다. 이 시설은 다양한 문화적 현상 들을 시민들과 직접 연계하는 기능을 하는 곳이다. 아시아문화아카이브는 공연 및 전시의 기획 단계, 즉 어떤 공연을 어떤 방식으 로 유치할 것인가, 어떤 사물을 어떤 목적 하에 전시할 것인가, 어떤 영상물을 상 영할 것인가 등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인도네시아의 전통무용을 공연하고자 한다면, 아카이브는 인도네시아의 전통무용의 종류, 춤의 유형과 구조, 춤의 기술적 측면, 춤의 문화적 의미, 현대적 변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무용에 동원되는 음악, 의상, 무대장치와 소품, 이야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정보를 다양한 문헌 자료,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된 자료, 음향 자료 등을 통해 제공한다. 이처럼 아시아 문화 공연 및 전시 부문에서 아카이브에 보관된 자료는 해당 작품 자체에 대한 설명 뿐 아 니라, 그 작품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맥락을 총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현장성을 살 린 새로운 방식의 공연과 전시를 기획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아시아아트플렉스의 요구는 아카이브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하며, 이를 통하여 수집된 자료의 목록을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다. 5. 어린이지식박물관 어린이지식박물관은 전시, 다양한 활동, 즐거움의 통합적 체험의 복합문화공간 으로 새로운 교육문화(edu-culture)를 창조 하고자 기획된 공간이다. 단순한 전시 의 기능뿐만 아니라 전시물과 관람객 사이의 모든 소통을 포함하여,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시와 전시물에 대한 정보와 지식, 학습과 위락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어린이지식박물관은 종래의 전시 중심의 박물관이 아니라 전시물과의 - 313 -

의사소통을 통하여 직접 체험을 하고 이로부터 정보와 지식을 얻는 복합적인 공 간이다. 하지만 이 경우도 기본적으로 전시할 자료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전시할 자료들 간의 관계나, 전시물과 관람객 간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자료 그 자체뿐만 아니라 맥락적 정보를 필요로 한다. 아카이브는 이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또 반대로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아카이브의 목록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간략하게 아사아문화전당 내의 각 시설들과 아카이브와 관계를 통하 여 아카이브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 간의 관계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어느 한 기관이 중심이 되는-물론 조정역할을 하는 기관은 필요하겠지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쌍방향의 관계를 가지고 있을 때 보다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료와 관련된 정보는 문화전당 내의 각 시설들이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아카이브와 도서관을 중심으로 일원화될 필요가 있다. 이는 비용의 측면 에서 뿐만 아니라 효용성의 측면이나 관리의 측면에서도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 이다. 특히 아카이브는 가공되기 이전의 자료들을 수집 보관함으로써 문화전당 내의 다양한 시설들에서 필요에 따라 가공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아카이 브는 문화전당 내에서 정보의 저수지 역할을 담당해야하며, 각 시설들은 이 저수 지에 담긴 정보를 필요에 따라 가공해서 사용하는 최종 사용자의 역할을 담당하 여야 한다. 문화전당 내의 다양한 기관들을 그 기능에 따라 분류하면, 전시 및 상영, 연구, 인력양성, 문화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분야, 정보 제공의 분야 등으로 다시 정리할 수 있다. 이들 간의 역할을 아카이브와 연관시켜 보면 <그림 3-1>과 같이 도식화 할 수 있다. 이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문화전당 내에서 아카이브 자료 활용은 단순히 아카이브가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시설들이 아카이브에 대 - 314 -

해서도 필요한 요구를 하거나 자료를 제공하는 양방향의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전당 내에서의 아카이브의 활용은 문화전당이 추구하는 바를 효과적 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각 시설들이 순환론적 관계를 맺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그림 3-1 > 디지털 문화자료 아카이브의 기능 - 315 -

III. 문화전당 외부의 활용방안 디지털 아카이브의 구축을 통하여 아시아문화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다 방면에 걸친다. 그 범주는 크게 학계, 문화산업, 시민사회로 나누어 볼 수 있다(그 림 3-2). < 그림 3-2 > 아시아 문화자료의 활용 1. 학계에서의 활용방안 학계에서의 활용 방안을 보면 아시아 문화연구의 심화, 아시아 문화연구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 아시아 문화연구를 위한 조사방법의 개발 등에 기여할 수 있다. - 316 -

아시아 문화전당에서 추구하는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은 일회적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아시아의 각 지역에 대한 자료의 조사와 수집 이 이루어져야하고, 이들 자료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러 한 지속적인 작업은 선행 작업에 대한 검토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즉 누락된 자 료나 중복된 자료에 대한 검토에 기초하여 새로운 자료의 발굴과 새로운 관점의 개발을 목표로 하는 조사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자료의 조사와 수집 과정 자체 가 아시아 문화에 대한 연구를 심화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아시아 지역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며, 아시아 문 화를연구하는 전문인력도 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그러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 육기관도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 점에서 아시아 문화자료의 조사와 수집을 문 화전당 내의 아시아문화연구원의 연구 활동과 대학원 교육과 긴밀한 연계 속에 진행함으로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구조사와 교육을 동시에 수행하는 오사카 민족박물관의 운영방식은 좋은 전례가 된다. 현재 한국의 대학에서 이러한 방식의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시 아 문화 아카이브와 아시아문화연구원이 이런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교육과 연구 의 측면에서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또한 아시아 문화자료를 조사하는 과정 에서 아시아 현지의 문화관련 기관이나 전문가, 예술가와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들과의 교류와 협력관계를 활성화함으로써, 광주를 아시아 관련 학문과 교육의 중심지로 부각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문화연구는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시각을 가진 연구자들에 의해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 문화를 보는 시각이나 조사 및 연구 방 법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의 경우는 조사 대상을 표현문화로 규정하고 조사방법에 있어서도 현지조사에 기초한 연구를 지 향하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는 아시아 문화를 보는 시각이나 조사 및 연구 방법에 있어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함으로써 표준화된 조사방법론 을 개발하는데 기여한다. - 317 -

2. 문화산업분야에서의 활용방안 아시아문화아카이브에 수집된 자료는 문화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문화 산업이란 문화예술을 생산하고 상품화하는 일련의 활동을 의미하며, 문화소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한국문화경제학회 2001: 204). 문화산업 의 범주에는 영화, 음반, 비디오, 애니메이션, 출판, 게임 소프트웨어, 방송, 광고, 패션 등이 포함된다. 즉, 문화산업은 문화의 도구적(기능적) 측면보다는 문화의 표 현적 측면과 깊은 연관을 갖는 산업분야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문화아카이브가 표현문화에 해당하는 자료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기 때문 에 그 자료는 기본적으로 문화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성격을 지닌 것이다. 표현문 화는 정서와 관념이 색과 형태, 이미지, 소리, 몸짓, 이야기 등으로 표현되는 방식 과 관련되는 것으로, 고급예술 뿐 아니라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문화양식을 포함한 다. 아시아문화아카이브는 아시아의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의 소재와 표현의 기법을 수집함으로써, 문화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원천자료의 저수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문화콘텐츠 개발에 필요한 소재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시각문화의 자료를 예로 들면 아시아의 각 지역에 전승되는 자연 염색, 토속적 인 문양, 텍스타일 기법, 금속주물 등은 현대 산업, 패션 디자인 분야의 원천 모티 브와 아이디어로 제공된다. 아시아의 지역성과 토착성을 간직한 상징도상이나 문 양 등은 아시아 현대미술이나 영화생산의 원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문화산업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문화자료를 상품화하는 것으로 멀티미디어, 모 바일,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영상 등을 통해 문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상품 수요자들이 과거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으며, 문 화소비에 대한 욕구 역시 전에 비해 상당히 강하다는 점에서 디지털화된 아시아 문화아카이브의 자료는 충분히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318 -

현재 한국의 문화산업에 대한 인프라란 측면에서 서울이 압도적으로 절대 우위 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은 산업기반과 전문인력, 수요층 등 모든 면에서 지방도시 를 압도하고 있다. 이것은 곧 지방도시의 문화산업이 그리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정부의 행정도시 이전과 지방혁신사업 등을 환기한다면 희 망은 있다. 특히 광주는 아시아문화 중심도시로 선정되어 아시아문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지방도시에 비해 우선권을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 다. 결국 이러한 우선권을 어떻게 고부가가치의 문화산업에 연결할 것인가는 주요 한 과제 가운데 하나로 남을 수밖에 없다. 광주의 문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광주 전남의 문화적 상징성을 염두에 두면서 아시아의 문화를 겨냥한 전략이 필 요하다. 광주 전남의 문화자원만을 한정해서 문화산업을 진행할 경우 자원과 마케 팅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활용하는 문화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문화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특화된 문화 인프라 구축과 산업 화, 그리고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한 과제이다. 3. 시민사회에서의 활용방안 마지막으로는 시민사회 부문에서 아시아 문화자료를 활용하는 것이다. 시민단체 및 지자체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일반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의 시민단체 간에, 또는 지자체 간의 문화교류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아시아 문화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 서 획득한 현지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를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그들 스스로의 문 화교류를 위해 활용하는 것이다. 아시아 문화 아카이브가 문화전당 내의 아시아 문화교류센터와 밀접한 연관을 맺음으로써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주체가 된 아시 아 간의 문화교류 활동에 간접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 - 319 -

일반인들의 수요는 아시아 문화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에서부터 여행상품을 개 발하고자하는 여행사들의 준전문가적 필요에 이르는 광범위한 수요를 포함한다. 아시아 문화자료에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함으로써 아시아 문화에 대한 교육과 학습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시아 문화자료를 활용하여 일 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 문화 만나기 프로그램 이나 문화캠프를 운영함으 로써 아시아 문화에 대한 체험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아시아의 예술가나 장인을 초청하여 문화전당 내에 일정 기간 체류하게 하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나 공연을 통한 만남의 공간을 제공한다. 디지털 방식으로 보관된 문화자료들을 텍스트, 동영상, 사진 등의 다양한 매체 를 이용하여 교육자료로 개발하고, 이를 인터넷의 웹 사이트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제공하거나, 초 중 고등학교의 교육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배급한다. 문화전 당 내의 어린이 지식박물관에 전시될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특히 어린아이들이 아 시아 문화에 일찍부터 접할 수 있도록 한다. 4. 가상적인 활용 사례 앞 절에서 문화전당 내부의 수요와 외부의 수요를 중심으로 가능한 활용방안을 제시하였다. 본 절에서는 시각문화의 사례를 통하여 수집된 자료가 어떠한 방식으 로 활용이 가능한지를 예시하고자 한다. (1) 교육에서의 활용 아시아 문화자료 아카이브에 수집된 아시아의 예술가, 미술가, 작품들에 대한 수집된 정보는 정리되어 서구의 보편적인 문화적 지식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원천 자료로서 이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각문화, 미술의 경우 고대 그리 - 320 -

스에서 시작되어 르네상스를 거쳐 서구 근대미술로 이어지는 서구의 시각미술의 발흥에 대한 축적된 정보와 지식은 유럽중심의 문명사를 인류의 보편사로 인식시 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현재에도 들라크르와 피카소, 마티스 등으로 대 변되는 서구의 예술적인 활동과 그들의 작품들은 일반인들의 교양으로, 예술적인 감수성을 확인하는 척도로 학술적인 논문이나 교양서, 미술관 등의 사회교육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 되고 있다. 이에 상응하는 아시아의 예술가들에 대한 일반 적인 정보와 지식, 교육활동은 매우 척박한 실정이다. 서구중심의 문명, 미술, 예 술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된 예술가, 작품, 활동 등에 원천적인 정보들이 풍부하게 수집되어야 한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와 정보들은 디지털 자료로 가공되어 온라인상으로 제공되 는 한편, 아시아 문화전당에 연계된 어린이, 시민대상의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서 아시아적인 보편교양과 지식으로서 전파된다. 이러한 원천정보는 디지털로 가공하여 각종 교육단체, 대학 등의 교양수업 등에 활용 제공될 수 있다. 혹은 초 중 고등학교의 법정 교과서에 일정부분의 아시아 문화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야 할 당위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아시아 문화자료는 그 원천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아시아 각 국가나 지역간의 공감대의 형성을 통해 아시아인들의 교육자료로 제공될 수 있다. (2) 전시에서의 활용 아시아문화리소스센터에 수집, 분류, 저장된 아시아 문화에 대한 원천자료들은 아시아 예술의 전당 내에 마련된 멀티스페이스 전시공간을 다양한 전시를 기획할 때 전시를 총괄한 메니저나 전시담당 큐레이트들이 참조할 다양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때 아시아문화리소스센터의 아카이브는 멀티스페이스나 아시아 아트플렉스에서 제공될 전시의 질과 내용의 깊이를 더하는데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아시아 문화전당의 전시공간은 기본적으로 고급예술의 물질을 나열하 는 곳이 아닌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공감각적인 체험의 장을 지향하 고 있다. - 321 -

우선 아시아문화자료로 축적된 각 표현문화에 대한 심층자료들은 멀티 스페이 스공간을 이용한 다양한 기획전의 수립과 실현과정에서 원천자료로 활용될 수 있 다. 예를 들어 아시아 시각문화가 서구의 미술과 달리 독특하게 발전시킨 분야는 칼리그라피이다. 동아시아의 서예, 건축의 문양이나 부적 등에 사용되는 문자의 기하학적인 패턴, 서아시아의 코란의 사경 등이 그러한 예이다. 서체가 가지는 즉 흥성은 서구의 분석적인 조형방식과 다른 매우 독특한 표현법이다. 특히 서구의 미술의 수입하는 과정에서 서체미술은 나름대로 아시아적인 정체성을 가지는 시 각조형법으로 더욱 발전하였다. 아시아문화리소스 센타에 수집된 각국의 서체시각 문화에 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20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발달한 즉흥성을 강조한 추상미술, 아시아 각 지역의 변형된 전통미술, 문자를 이용한 컨템퍼러리 아시아 작가들의 설치미술을 포함하는 동서의 지역경계와 과거 현재의 시간의 경계를 허 무는 역동적인 전시기획이 가능하다. 전시에 동원될 재료들은 예술과 생활, 대중 산업제품을 경계를 뛰어넘을 것이 며, 개념과 오브제를 모두 포함하며, 물리적인 체험성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시 뮬레이션 가상현실기법을 모두 동원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가능한 전 시기획주제로서, 아시아의 색채 라는 아이템을 선정하게 될 경우 구체적으로 각 아시아 지역에서 전승기술로 생산되는 염료와 염직 뿐 아니라 그것을 이용한 현 대적인 패션산업의 다양한 대중적 볼거리를 동시에 디스플레이 하고, 그것을 아트 상품으로 제작하여 판매할 것이다. 또한 물리적인 대상이나 이벤트 뿐 아니라, 각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색채에 대한 다른 관념, 상징성, 색채의 변별과 인식에 따 른 지역적인 차이 등의 인지방식과 심층의미에 대한 내용도 전시구성에 포함되어 야 할 것이다. 이 때 아시아문화리소스센터에 축적된 아시아 전승기술에 대한 시 각자료, 구술녹취자료, 영상기록 자료들은 전시에 이용될 구체적이면서도 현장의 느낌이 살아 있는 생생한 정보와 지식, 아이디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문화리소스센터에 저장된 원천자료들이 전시 큐레이터들의 독창적인 전 시 컨셉과 조응할 때 볼거리와 교육적인 내용이 풍성한 전시가 마련될 것이고 많 - 322 -

은 일반관람객들을 유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상업적이거나, 일회적인 볼거리를 넘어선, 독창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기획전시는 광주 아시아 전당의 성패를 가름하 게 될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3) 산업에서의 활용 아시아 시각문화 원천자료에는 각 아시아 지역의 시각표현문화, 전통염직, 회화, 조각, 문양 등의 정보와 그것에 대한 지역인들의 관점, 반응 등이 함께 아카이빙 된다. 축적된 시각적 요소들과 그에 대한 토착적인 아시아 지역인들의 관념들을 통해 선, 색채, 공간, 비례, 조형방식 등에 대한 다양한 아시아인들의 반응과 호감 도, 미의식 등이 귀납적으로 추출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의 경우 정확 한 좌우대칭보다는 파격을, 밀집된 공간조형방식 보다는 여백을 선호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서아시아의 회교문화권에서 보여주는 문양장식, 인도의 건축물 들이 보여주는 집적된 기하학적인 요소의 과도한 사용과 대칭성은 지역마다 다른 조형적인 요소가 선택 수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또한 인도의 전통 매 듭 염직인 반드니bandhni에서는 결혼의 상징인 빨강, 요기의 색 샤프론, 봄을 상 징하는 노랑, 애도를 상징하는 적갈색 등의 색채가 적절한 상징의 문양과 결부되 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아시아 각 지역에서 다르게 발견되는 시각적인 원리와 그 상징성은 아 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체들의 기업이미지 홍보나 제품 디자인 등의 컨셉을 결정하는데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아시아문화리소스센터에 축척된 자 료들은 이때 원천자료를 산업, 기업체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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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 록 > 인류학에서의 문화분류체계: HRAF의 사례 1. HRAF의 목적 HRAF(Human Relations Area Files)는 세계 문화의 비교연구를 위해, 모든 사 회, 문화, 행동의 기초적 자료들을 분류, 편집할 수 있도록 1937년 머독(Murdock) 을 중심으로 한 예일대학교의 인간관계연구소(Institute of Human Relations)에 의 해 연구 개발된 일종의 문헌 데이터베이스이다. HRAF 설립의 중심적 인물이었던 머독의 학문적 관심은 기존의 모든 민족집 단, 문화 간의 비교연구 로서, 신뢰할 만한 민족지자료를 통계적으로 처리하고, 문 화를 구성하는 제요소간의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 다. HRAF는 그의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기존의 모든 민족집단에 대해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주로 인간 행동의 면에서 분류하고, 코드화하여 비교연구를 위한 문화자료의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졌다. 이런 머독의 비교 문화 연구는 맥락(context)을 무시하고, 항목 간의 비교문화연 구를 행했다는 점, 분류하는 것 자체에 작성자의 자의적 요소가 포함된다는 점 등 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인류학자들의 비판을 받았지만, 검색도구로서의 유 용성은 여전히 높이 평가받고 있다. HRAF의 특징은 지금까지 조사된 민족집단이나 사회에 대한 조사 자료가 분야 별로, 기초데이터 그 자체 그대로, 그 개념이 아니라, 원문에 해당하는 기술이 그 - 331 -

대로 인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조사하고 싶은 어느 항목에 대해 HRAF를 참고하는 것만으로 해당 주제와 지역, 민족별로 기술한 것을 그 자리에서 읽어볼 수 있어, 어느 특정 지역을 망라한 정보나, 특정 항목에 대해 정보를 얻고 싶은 경우 등에 특히 편리하다. 1950년대부터 1964년까지 HRAF Collections 가 종이문서 형태로 발간되었으 며, 1958년 사용을 늘리기 위해서 HRAF Microfiles 를 만들었고, 1964년부터 1994년까지는 마이크로파일 형태로 발간되었다. 1995년부터 HRAF는 Collections of Ethnography를 전자형태로 발간하기 시작, 처음에는 CD-ROM으로, 1999년부 터는 인터넷(World Wide Web)상에 나오게 되었다. 2. HRAF의 분류 방식과 이용 방법 HRAF은 1) 특정 주제별/문화 자료들의 요약 분류(Outline of Cultural Materials, OCM), 2) 특정 문화 국가 지역별/세계 문화권의 요약분류(Outline of World Cultures, OWC), 두 개의 방식으로 체계화되어 있다. 먼저 세계를 대륙별로 나누고, 그 안에 언어를 중심으로 한 지역 문화권을 설정 하고, 이를 다시 종족집단별로 나누었다. 1) 문화권별 분류는 Outline of World Cultures(OWC)를 기준으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러시아, 남아메리카의 8개 주요지역(A - 아시아, E - 유럽, F - 아프리카, M - 중동, N - 북미, O - 대양주, R - 러시아, S - 남미) 구분 하에 300여개의 문화 단위로 분류.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멸종된 부족 및 역사시대의 민족까지도 포함한 민족 및 정치 단위에 의해 조직되 어 있다. 특정 사회 문화권의 HRAF 수록여부는 여러 전문연구원들이 각 문화 영역에 적 합한 논문이나 민족지를 읽고 평가하여 판단한다. OWC에 포함되는 사회의 선택 의 제1기준은 비교연구를 위한 세계문화의 적절한 표본인가 라는 점이며, 이 외 에 우수하고 신뢰할만한 자료의 수집가능성, 외국어로 된 자료의 경우 영어로 번 역된 것의 분량, 회원단체의 특별한 관심 등도 고려됨. - 332 -

2) HRAF의 문화분류방식의 기초가 되는 Outline of Cultural Materials는 모든 사회의 문화적 자료를 분류하고 주석을 다는 것과 연구자들이 HRAF File에서 필 요한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이런 목적을 위해 모든 문화자료가 들어갈 수 있는 단일한 표준적인 분류체계의 고안이 필요했다. 물론 문화마다 큰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개별 문화마다 그 문화에 맞는 독특한 분 류의 체계를 채택한다면 File의 이용자가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각 문화의 독특한 분류방식부터 학습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들은 보편적 문 화패턴"을 정교화하는데 주력하였다. 그 결과 인디안 주술사(medicine man)와 정 신분석학자가 심리치료자라는 같은 범주에 들어가며, 원시적인 석기 제작과 아나 콘다 구리회사가 광업과 채석이라는 같은 범주에 들어간다. OCM의 분류체계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이론적 원칙이 무엇인가에 대해 분명 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들은 분류가 전적으로 실용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졌 다고 한다. 보다 이론적인 근거가 분명한 분류방식을 시도해보았지만, 그 시도는 오히려 혼란스러운 결과만을 초래하였다. 그래서 현재의 범주들은 여러 학문 분야 에서 일반적으로 자료를 분류하는 방식을 반영하는 일종의 공통된 항목들로 구성 되었다. OCM의 분류체계에 깔려있는 주된 이론적 가정은 문화의 어떤 요소들도 다음 의 7가지 측면 중 하나 이상의 어떤 측면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7가지 측면의 어 떤 것도 분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 Patterned Activity 신체의 움직임, 발화를 포함한 행위 예> 484 (Travel), 521(Conversation), 764(Crime) 나) Circumstances 어떤 활동이 이루어지는 상황, 예를 들어 시간과 장소를 포함. 예> 527(Rest Days and Holidays), 731(Disasters), 841(Menstruation) 다) Subject 행위의 주체, 문화적으로 정의된 인간의 계급, 특정 지위, 직업, 사회집단 등 - 333 -

예> 462(Division of Labor by Sex), 614(Sib), 793(Priesthood) 라) Object 행위의 대상, 사물, 동물, 인간이 될 수 있다. 예> 235(Poultry Raising), 252(Food Preparation), 602(Kin Relations), 855(Childcare) 마) Means 행위의 수단, 사물 또는 인간이 될 수 있다 예> 사물: 206(Telephone and Telegraph), 411(Weapons) 인간: 676(Mutual aid), 476(Agency) 바) Purpose 행위의 목적 예> 211(Mnemonic Devices), 751(Preventive Medicine), 861(Techniques of Inculcation) 사) Result Object 와 Subject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의 결과. 이 둘의 관계에 따라 같은 행동의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754(Sorcery)는 Object에게 해를 가하 는 것이지만, 또한 subject에게 있어서 공격적 충동을 해소하는 것이다. 396(shipbuilding)과 681(Sanctions)은 활동(Activity)의 결과로 본다. 예> Health, Illness, Medicine and Death -> 76(0) DEATH 761 Life and Death 762 Suicide (patterned activity or purpose) 763 Dying (circumstance) 764 Burial Practices (patterned activity) 765 Mourning (circumstance) 766 Special Mortuary Practices (patterned activity) 767 Mortuary Specialists (subject) 768 Social Readjustments to Death - 334 -

769 Cult of the Dead 자료의 수집과 분류과정은 민족단위나 정치단위 선정-> 선정된 문화권에 관한 모든 문헌목록을 검토하여 적절한 자료를 선정(외국어 자료는 전문가에게 맡겨 번 역, 편집)-> 선정된 자료를 Outline of Cultural Materials(OCM)에 따라 분석, 한 페이지에 한 가지 주제씩, 각 문단마다 적절한 주제번호(Category No. : 10번부터 946번까지 분류 되어 있음)를 표시하는 기호화 작업-> 각 페이지를 그 페이지에 나오는 주제 번호의 숫자만큼 복사하여 각 주제별로 편집을 하는 한편, 여분 1장 을 더 복사하여 text category 를 의미하는 주제번호 116번에는 원본전체를 페이 지 순서대로 넣어준다. 외국어 번역인 경우에는 영문자료 뒤에 원어로 된 자료도 들어간다. 기호화 작업 과정에서 연구자마다 다른 개념 정의, 기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각 주제와 관련되는 여러 참고 항목들을 함께 분류하는 방식으로 보완 하고 있다. 자료에 대한 HRAF 연구자의 판단은 최소화하고, 자료를 사용하고 있 는 연구자들이 최종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3. HRAF의 효용과 한계점 HRAF는 강의와 연구 훈련, 특정한 지역 및 문화의 연구의 기초자료로서 쓰일 수 있다. 원래는 인류학과 기타의 관련된 행동과학을 위하여 고안된 것이지만 민 족지에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다른 학문의 연구자들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HRAF 와 특히 관련되는 학문들은 인류학, 지리학, 역사학, 심리학, 종교학, 미술, 음악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식물학, 동물학 등 자연과 분야까지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HRAF는 복잡한 현대사회나 변화의 문제와 관련된 자료를 얻을 수 없 기 때문에 HRAF 연구소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가능한 시대 변화에 따 른 보완을 하려 하지만, 자료처리 과정과 비용 문제에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현 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자료로는 한계가 있다. - 335 -

4. HRAF OCM 기호의 주제별 분류 39) 기본정보 (Basic Information) 개관 (ORIENTATION) 100 지리 (GEOGRAPHY) 130 인종 (HUMAN BIOLOGY) 140 인구 (DEMOGRAPHY) 160 언어 (LANGUAGE) 190 주거 (SETTLEMENTS) 360 생활수준 (LIVING STANDARDS AND ROUTINES) 510 역사, 선사 및 문화 변동 (History, Prehistory, and Culture Change) 역사 및 문화변동 ((HISTORY AND CULTURE CHANGE) 170 문화 일반 (TOTAL CULTURE) 180 주거 (SETTLEMENTS) 360 고고학 자료 (ARCHAEOLOGICAL MEASURES, TECHNIQUES, AND ANALYSES) 910 언어 및 정보전달 (Language and Communication) 언어 (LANGUAGE) 39) 자세한 설명은 다음 웹페이지를 참조할 것. http://www.yale.edu/hraf/ocm_xml/newocm.xml#basic%20information - 336 -

190 정보전달 (COMMUNICATION) 200 기록물 (RECORDS) 210 텍스트 (TEXTS) 900 경제, 식량 및 자원채취 (Economy, Food, and Resource Exploitation) 지리 (GEOGRAPHY) 130 식량 채취 (FOOD QUEST) 220 동물사육 (ANIMAL HUSBANDRY) 230 농업 (AGRICULTURE) 240 식량가공 (FOOD PROCESSING) 250 식량소비 (FOOD CONSUMPTION) 260 의약품 (DRINK AND DRUGS) 270 자원채취활동 (EXPLOITATIVE ACTIVITIES) 310 재산 (PROPERTY) 420 교환 (EXCHANGE) 430 시장교환 (MARKETING) 440 재산관리 (FINANCE) 450-337 -

노동 (LABOR) 460 산업조직 (BUSINESS AND INDUSTRIAL ORGANIZATION) 470 생활수준 (LIVING STANDARDS AND ROUTINES) 510 기술 및 물질 문화 (Technology and Material Culture) 정보교환 (COMMUNICATION) 200 의류소재 (LEATHER, TEXTILES, AND FABRICS) 280 의류 (CLOTHING) 290 장신구 (ADORNMENT) 300 생필품제작 (PROCESSING OF BASIC MATERIALS) 320 건축물 (BUILDING AND CONSTRUCTION) 330 구조물 (STRUCTURES) 340 설비 (EQUIPMENT AND MAINTENANCE OF BUILDINGS) 350 에너지 (ENERGY AND POWER) 370 화공업 (CHEMICAL INDUSTRIES) 380 기간산업 (CAPITAL GOODS INDUSTRIES) 390 기계 (MACHINES) 400 도구 및 용구 (TOOLS AND APPLIANCES) - 338 -

410 이동 및 수송 (TRAVEL AND TRANSPORTATION) 480 육상교통 (LAND TRANSPORT) 490 수상교통 (WATER AND AIR TRANSPORT) 500 예술품ARTS) 530 군사기술 (MILITARY TECHNOLOGY) 710 혼인, 가족, 친족 및 사회 조직 (Marriage, Family, Kinship, and Social Organization) 혼인 (MARRIAGE) 580 가족 (FAMILY) 590 친족 (KINSHIP) 600 친족집단 (KIN GROUPS) 610 영유아 (INFANCY AND CHILDHOOD) 850 사회화 (SOCIALIZATION) 860 사회관계 (Social Relationships) 개인화 및 동원 (INDIVIDUATION AND MOBILITY) 550 사회계층 (SOCIAL STRATIFICATION) 560 대인관계 (INTERPERSONAL RELATIONS) - 339 -

570 가족 (FAMILY) 590 친족 (KINSHIP) 600 성역할 (GENDER ROLES AND ISSUES) 890 생애주기 (Life Cycle) 행위유형 및 인성 (BEHAVIOR PROCESSES AND PERSONALITY) 150 영유아 (INFANCY AND CHILDHOOD) 850 청장노년 (ADOLESCENCE, ADULTHOOD, AND OLD AGE) 880 성과 재생산 (Sexuality and Reproduction) 성 (SEX) 830 재생산 (REPRODUCTION) 840 정치조직 및 행위 (Political Organization and Behavior) 공동체 (COMMUNITY) 620 지역조직 (TERRITORIAL ORGANIZATION) 630 국가 (STATE) 640 행정 (GOVERNMENT ACTIVITIES) 650 정치행위 (POLITICAL BEHAVIOR) 660-340 -

정의, 법 및 사회문제 (Justice, Law, and Social Problems) 법 (LAW) 670 위반 및 규제 (OFFENSES AND SANCTIONS) 680 정의 (JUSTICE) 690 사회문제 (SOCIAL PROBLEMS) 730 국제 관계 및 인종 간 관계 (International and Interethnic Relations) 역사 및 문화변동 (HISTORY AND CULTURE CHANGE) 170 국가 (STATE) 640 군대 (ARMED FORCES) 700 전쟁 (WAR) 720 종교 (Religion) 신앙 (RELIGIOUS BELIEFS) 770 의례 (RELIGIOUS PRACTICES) 780 종교 조직 (ECCLESIASTICAL ORGANIZATION) 790 보건, 질병, 의료 및 사망 (Health, Illness, Medicine, and Death) 개관 (ORIENTATION) 100 사회문제 (SOCIAL PROBLEMS) - 341 -

730 보건 및 복지 (HEALTH AND WELFARE) 740 질병 (SICKNESS) 750 사망 (DEATH) 760 교육 및 지식 (Education and Knowledge) 수리 (NUMBERS AND MEASURES) 800 학문 (SCIENCES AND HUMANITIES) 810 세계관 (IDEAS ABOUT NATURE AND PEOPLE) 820 사회화 (SOCIALIZATION) 860 교육 (EDUCATION) 870 텍스트 (TEXTS) 900 예술 (Arts) 장신구 (ADORNMENT) 300 예술품 (ARTS) 530 여가 (Recreation) 여가 (RECREATION) 520 상업적 오락 (COMMERCIALIZED ENTERTAINMENT) 540-342 -

정보자원 및 연구 (Information Sources and Research) 정보원 (INFORMATION SOURCES) 110 연구방법 (RESEARCH METHODS) 120-3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