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시 : 사이버 비방 1) 사이버 비방의 정의와 유형 1 사이버 비방의 정의와 성립 조건 사이버 비방은 사이버 폭력 행위이면서 동시에 사이버권리침해의 사유가 될 수 있 는 행위이다. 사이버권리침해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부호 문언 음향 화상 또는 영 상을 이용하여 타인의 사생활의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 로 정 의되기 때문이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2). 이처럼 사이버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폭력 적이면서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정의되는 사이버 비방은 크게 두 가지, 즉 사이버 명예훼손과 사이버 모욕으로 구분된다. 표 8-1. 사이버 비방의 정의: 사이버 명예훼손과 사이버 모욕 유형 사이버 명예훼손 사이버 모욕 정의 특정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는 것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인에 대하여 욕설이나 인격 모욕, 그리고 허위 비방의 글을 게시하는 행위 즉 특정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는 것 이 사이버 명 예훼손이라면,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인에 대하여 욕설이나 인격 모욕, 그리고 허위 비방의 글을 게시하는 행위 가 사이버 모욕이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2). 요컨대, 사이버 비방은 온라인 공간에서 명예훼손과 모욕 행위를 통해 상대방의 명예와 인격 을 훼손하는 권리침해 행위이다. 이러한 사이버 비방은 피해의 노출 범위와 속도가 오프라인 공간보다 광범위하고 급속도로 전개된다는 점, 그리고 퍼나르기가 진행되었을 경우 사후 삭제가 어려운 2 차, 3차의 피해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권리 침해 행위이다. 그러면, 사이버 비방의 성립 조건은 어떠한가? 우선, 사이버 명예훼손의 성립 조건 을 보면, 명예는 객관적/주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표 8-2> 참조). 객관적 명예는 내적 명예와 외적 명예를 포괄하고, 주관적 명예는 명예 감정을 의미한다. 여기서 명 예훼손에 해당하는 것은 한 개인의 인간적 사회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 는 외적 명예의 경우에만 해당한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2). 왜냐하면, 내적 명예 는 자신 혹은 타인의 평가와 독립되어 객관적으로 지니는 내부적 가치 그 자체로서 타인에 의해 권리 침해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 1 -
표 8-2. 사이버 비방의 성립 조건 유형 사이버명예훼손 사이버 모욕 명예 개념 명예 주체 비방 목적 비방 결과 객관적 성립조건 내적 명예: 자신 혹은 타인의 평가와 독립된 객관적인 내부 가치 외적 명예: 한 개인의 인간적, 사회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명예훼손의 조건) 주관적 명예 감정 자연인, 법인, 사자( 死 者 ), 기타(법적으로 승인된 정당, 노조, 병원, 종교단체, 종친회, 향우회 등) -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기 위해 인격적 평가를 저하시 키려는 의도 - 자신의 행위가 공연히 사실, 허위 사실을 드러내 타인 의 명예를 훼손할 가능성 - 사실 혹은 허위사실이 드러나야 함 - 명예 훼손 및 침해의 가능성이 구체적이어야 함 - 불특정인 및 다수인(상당수의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공개되어야 함 - 1인이라도 전파 가능성이 있을 때도 성립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함(친고죄) 두 번째로, 명예훼손의 주체에는 자연인, 법인, 사자( 死 者 ) 등이 포함되지만, 사자의 경우는 형법상에서만 명예훼손의 주체로 인정될 수 있다. 특히 단체라도 법적으로 승 인되고 통일된 의사를 형성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의 주체로 간주된다. 세 번째로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성립이 가능하다. 비방할 목적이란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기 위해 인격적 평가를 저하시키려는 의도이며, 자신의 행위가 공공연히 사 실 혹은 허위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 해당한 다. 마지막으로 비방의 결과에 따른 성립조건을 보면, 명예가 훼손되거나 침해될 가능 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한다. 또한 불특정인과 상당수의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공개되어야 하며, 1인이라도 전파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명예훼손 으로 인정할 수 있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2). 한편, 사이버 모욕의 경우, 현재 정보통신망법상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 고, 명예훼손과 같이 사실의 드러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친고죄의 유형이다. 즉 피해 자가 고소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2). 요컨대, 사이버 명예훼손의 성립 조건은 명예 개념과 명예훼손의 주체, 그리고 비방 의 목적과 결과에 따라 성립 가능하다. 특히 특정인에 대한 정보가 허위 사실뿐 아니 라 사실로 드러난다 해도 비방할 목적이 있고 구체적인 침해의 결과가 나타날 경우, 그리고 1인이라도 전파가능성이 있을 경우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사이버 모욕은 온라 - 2 -
인 공간에서 특정인에 대해 욕설 댓글을 달거나 인격 모욕이나 허위, 비방의 글을 게 시한 사실에 대해 피해자가 고소할 경우 성립된다. 2 사이버 비방의 유형 그러면, 사이버 비방은 어떠한 유형들을 통해 이루어지는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사이버 명예훼손과 사이버 모욕은 법적 규정의 차이와 있지만, 일반적으로 유사한 행 위유형별 특징을 지닌다. 이것은 크게 네 가지 행위들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비방, 폭 로, 사생활 침해, 그리고 모욕이 여기에 포함된다(<표 8-3> 참조). 8-3. 사이버 비방의 행위 유형 유형 비방 폭로 사생활침해 모욕 특징 공개적으로 특정인에 대해 나쁘다고 말하거나 험담, 비방 특정인에 관련된 부정, 비밀 등 특정 사실 허위 사실 유포, 폭로 특정인의 사생활을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 인터넷 게시판, 대화방, 이메일, 쪽지 등을 통해 특정 인물에 대해 욕 설(도배), 인격 모욕, 허위, 비방 글 게시 우선, 비방과 모욕 행위는 사이버 명예훼손과 사이버 모욕죄에 공통적으로 발생하 는 유형이다. 즉 명예훼손이 특정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볼 수 있게 그 특정인에 대해 올리는 구체적인 사실 혹은 거짓정보에 초점을 둔다면, 사이버모욕은 온라인공간에서 인터넷 게시판, 대화방, 이메일, 쪽지 등을 이용해 특정 인에 대해 욕을 하거나 타인의 인격을 모욕, 허위 비방하는 글로 인해 고소를 당하는 사건에 중심을 둔다(그린아이넷;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2). 또한 특정인에 관련된 부정이나 비밀과 관련하여 특정 사실 혹은 허위 사실을 유포 하는 폭로 행위나 타인의 사생활을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사생활 침해 등 이 사이버 비방의 두드러진 행위 유형이다. 3 사이버 비방의 원인 그러면, 사이버 비방은 왜 행해지는가? 한국인터넷진흥원(2014)의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사이버 명예훼손은 2014년도에 사이버 언어폭력(12.4%), 사이버 따돌림 (2.3%)에 이어 세 번째(1.5%)로 빈번히 발생하는 사이버 폭력 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사이버폭력을 가하는 주요한 원인을 보면, 2013년 조사결과에서는 상대방 이 싫어서, 상대방에게 화가 나서 였다면, 2014년에는 상대방이 먼저 그런 행동을 해 서, 보복하기 위해서 로 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재미나 장난으로 스트레 - 3 -
스 해소를 위해서 라고 사이버폭력을 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볼 때, 사이버 폭력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그 원인은 거의 공통적인 몇 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우선, 가해 원인으로서 감정과 정서적 측면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 났다는 점이다. 즉 보복, 싫어서, 화가 나서 등의 이유가 그냥 특별한 이유 없이 가해한 원인보다 더 높은 비중을 보여준다(<그림 8-1> 참조). 또한 사이버 스토킹의 원인이기도 했던 재미나 장난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등의 왜곡된 유희의 측 면과 사회문화적 요인들이 여전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8-1. 학생의 사이버폭력 가해유형: 2014-2013 (복수응답, 단위: %) 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 (2014). <2014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37쪽. 이처럼 유희의 추구가 왜곡된 가해 행위로 발생하는 이유는 청소년들이 긍정적인 방식의 놀이와 창의적인 모방행위들을 향유할 기회가 미미한 현실 조건에 기인한다. 특히 학업과 입시제도에 대한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는 또래관계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가기 보다는 지배와 종속의 관계로 굴절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협력 학습이나 놀이규칙의 개발을 통해 타인에 대한 존중감 뿐 아니라 자기 긍정의 정서능력을 개발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사이버 폭력의 원 인이 성인들의 묻지마 범죄 와 달리 보복 과 스트레스 라는 명징한 원인이 드러나 - 4 -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들 스스로 정서를 변화시킬 능동적인 행위방법이 중요하기 때문 이다. 2) 외국의 사이버 비방 사례와 대응방안 1 외국의 사이버 비방 사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이용은 선생님들이 수업 전에 수거해야 할 정도로 학교 안팎 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 문화가 청소년들의 의사소통과 다양한 경험 들을 공간의 제약 없이 확장시키는 반면, 사이버 비방의 정도가 폭력성을 띨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가해자일 뿐 아니라 피해자가 되면서 국내 뿐 아 니라 외국의 경우에도 사회적 문제로서 부상하고 있다. 여기서는 서로 연관성을 지닌 행위들을 중심으로 두 가지 측면, 즉 비방/모욕의 행위유형과 폭로/사생활 침해의 유 형으로 구분해서 살펴보자. 우선, 비방과 모욕의 행위유형으로서 영국과 미국의 청소년 피해 사례들을 들 수 있다(<사례 8-1>, <사례 8-2>, <사례 8-3> 참조). <사례 8-1>은 페이스북과 연결된 유명한 상담 사이트에서 누리꾼들이 응답한 비방과 조롱의 악플로 인해 모욕감을 견 디지 못한 영국의 한 소녀가 자살한 사건이다. <사례 8-2>는 미국의 한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고, 익명의 발신자들에 의해 모욕적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자살한 한 여학생의 사례이다. 같은 해 5월 28일에는 가브리엘의 친구들이 그녀의 죽음을 추모하는 한편, 경찰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거의 모든 뉴욕 언론에 보도가 되었고 정치인들도 대책 마 련을 촉구했던 심각한 사례이다. 가브리엘의 자살은 SNS나 휴대전화 등을 통한 사 이버 폭력 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사례 8-3>은 영국의 한 소녀가 페이스북에 연결된 상담 사이트에 습진에 대한 고 민과 해결책을 문의했다가 누리꾼들의 모욕과 비방에 희생 당한 사례이다. 이 사건 직후 이 사이트의 이용은 차단되었고 법적 조치가 수반되었다. <사례 8-1>: 2013년 8월 영국, 14세 소녀 한나 스미스는 습진에 걸리자 페이스북 에 연결된 유명 상담 사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sk.fm) 에 고민을 털어놨다가 사 이버 집단폭력의 희생양이 됐다. 그녀의 사진과 글을 보고 누리꾼들은 여자애가 피부 습진이라니 죽어라., 너무 못생겼으니 자살해라., 자살에 성공해서 우리를 기쁘게 해줘. 등 페이스북 계정에도 해결책 보다는 비방과 조롱이 섞인 악플이 쏟아졌다. 급 기야 페이스북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그녀는 자살했다. 심지어 사고 이후에 도 스미스를 추모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친언니의 페이스북에 여전히 악성댓글이 달 - 5 -
리는 등 사이버폭력이 계속되었다 (강지연, 2013. 8. 13.; 김응건, 2013. 8. 10.; 이연 섭, 2013. 12. 10. 재구성). <사례 8-2>: 2013년 5월 미국의 뉴욕시 퀸즈빌리지, 여중생인 가브리엘 모리나가 자신의 침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가브리엘이 사이버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은 유서와 친구들의 증언으로 증명되었다. 그가 목숨을 끊기 전 휴대전화에 매춘부(a whore) 라는 모욕적인 문자 메시지가 왔다. 수사에 착수한 뉴욕 경찰국은 가브리엘이 학교 내에서 여러 학생들과 갈등이 있었고 최근 남자친구와 결별하기도 했지만, 자살의 직 접적 원인은 익명의 발신자들이 보낸 모욕적인 내용의 문자 메시지였다 (김숭운, 2013, 재구성). <사례 8-3>: 2013년 7월 영국, 여성 운동가인 페레즈는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해 10파운드 화폐에 소설가인 제인 오스틴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이다 트위터로 욕설과 비난은 물론 성폭력과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뒤이어 캐서린 메이어 타임지 유럽 편집자 등 일부 여성언론인들도 트위터를 통해 강간 및 폭발물 협박을 받는 등의 SNS를 통한 사이버폭력이 발생하였다(지연진, 2013, Businessspectator.com, 2013, 재구성). 이상은 사이버 비방의 전형적인 방법들인 모욕과 비방 행위로 인해 청소년들의 목 숨까지 앗아간 사례들이다. 즉 사이버 명예훼손과 사이버 모욕처럼 휴대폰, 페이스북,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욕설, 모욕, 비방을 가한 심각한 사회적 범죄행위들이다. <사례 8-2>처럼 컴퓨터 통신과 휴대전화가 일상화되면서 학생들 간의 갈등과 비방이 사이버 공간으로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또한 <사례 8-1>과 <사례 8-3>처럼 페이스 북 계정을 이용한 욕설과 험담, 악성댓글 달기, 모욕적인 문자 보내기 등을 통해 사 이버 공간의 익명성과 공개성을 악용하는 사례도 청소년들의 정서와 신체를 위협하고 있다. 두 번째는 폭로와 사생활 침해의 유형이다. <사례 8-4>는 사생활 침해의 사례이면 서 동시에 성적 소수자에 대한 선입견이 작동한 복합적인 범죄행위이다. 이 사건이 발생한 후 미국 사회에서는 반동성애 괴롭힘(anti-gay bullying), 사생활 침해, 10대 자살, 증오범죄 등의 논란이 일어났다.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비교적 가벼운 30일의 징역형과 3년간의 보호관찰, 300시간의 사회봉사, 심리 치료 등을 선고하며 편견범 죄 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경향신문, 2012. 05. 22. 재구성). - 6 -
<사례 8-4>: 2010년 9월 미국, 뉴저지주의 럿거스대 재학생인 다런 라비는 동성애 자 룸메이트의 동성애 장면을 웹 카메라로 훔쳐봤다. 당시 18세였던 룸메이트 타일러 클레멘티는 이 사실을 알게 됐고 며칠 후 조지 워싱턴 다리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 숨을 끊었다. 그 후 대학 신입생 타일러 클레멘티는 게이였던 자신의 동성애 모습을 기숙사 룸메이트가 몰래 컴퓨터로 중계 방송한 것을 알고 자살하였다(경향신문, 2012. 05. 22. 재구성). <사례 8-5>는 중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대표적인 비방과 사생활 폭로의 유형 인 인육수색 이다. 인터넷 인민재판 으로도 불리는 이 인육수색은 불특정 다수의 네 티즌들이 특정인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공격하는 행위이다 (정한라, 2013). 우리나라의 신상털기 와 같은 이 사례에서 옷가게 주인을 구속한 법 적 근거는 사이버 명예훼손죄이다. 비록 사실이라 해도 이를 공개해 다른 사람의 명 예를 해쳤을 경우 불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사례 8-5>: 2013년 12월 광둥성 루펑시, 18세 여고생 안치(가명)는 시내 한 쇼핑 센터에 옷을 사러 간다. 얼마 되지 않아 그 옷가게 주인이 인터넷상에 매장 내 폐쇄 회로로 촬영한 동영상과 함께 글을 올렸다. "폐쇄회로 화면상의 여자가 우리 가게에서 옷을 훔쳐 달아났어요. 네티즌들이 인육수색으로 찾아주세요. 순식간에 인터넷상에 이 소녀의 이름과 주소, 가족관계, 학교, 각종 사진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치에 대한 무지막지한 비난과 욕, 협박 글이 쏟아졌다. 다음 날 저녁, 안치의 중국판 트위 터 웨이보 에 글이 올라왔다. "강물을 마주 대했는데 그리 무섭지는 않네요." "잘 있 어." 친구와 동급생들의 비난과 욕을 견딜 수 없었던 안치는 겨울 강물 속으로 몸을 던졌고, 익사한 채 발견됐다. 안치의 아버지는 옷가게 주인을 '인터넷 비방 혐의'로 지역 인민법원에 고소했고, 공안 당국은 이틀 만에 옷가게 주인을 구속했다. (SBS 뉴 스, 2013. 12. 14, 재구성) 2 외국 사례의 대응방안 사이버 비방 행위에 대한 외국 사례의 대응은 법적 조치 이전에 학교와 가정 등의 교육적 조치를 우선시 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공통적으로 헌법상에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권의 충돌을 우려해 사이버 명예훼손 이나 모욕에 관한 입법에 신중한 접근을 취한다. 다만, 불법유해정보와 사이버스토킹, 아동음란물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를 취하고 있다(손민지, 2013, 15~16쪽). 예컨대, 앞에서 본 <사례 8-2> 가브리엘 사건 이후 뉴욕 시 교육국은 교육감 명령 - 7 -
으로 시내 1천7백 개 학교에서 증오범죄와 왕따 방지책 에 대한 긴급 학생 교육을 실시했다. 즉 사이버 폭력이나 기타 왕따 사건에 대해 접수된 즉시 교육위원회에 보 고할 것, 조사 결과는 반드시 서면으로 남기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할 것, 학생의 안전에 미흡한 조치 혹은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 우 교장이나 교사, 교직원도 해임 및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것 등이다(김숭운, 2013). <표 8-4>와 같이 외국의 사이버 폭력 관련 법률은 최대한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침해가 충돌하지 않는 입법방향을 유지하면서도 유해매체로부터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독일의 경우, 16개 주가 상호 협약하여 청소년 유해미디어 심의를 행하고 있는 청소년 미디어보호 주간협약 (Jugendmedienschutz-Staatsvertrag der Länder, JMStV) 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방송 뿐 아니라 인터넷 등 텔레미디어의 청소년 유해물에 관한 구체적인 조항들을 명 시하고 있고, 미디어 산업계에 대해 청소년 보호담당관의 역할과 민간 자율기구의 의 무가입 등에 대해 책임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강진숙, 2010, 376쪽). 유 형 입법방향 관련법률 미국 일본 중국 독일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 관련 입법 자제, 저속한 음란표현 등에 대한 판단기준은 판례를 통해 정립 표현의 자유 보장, 사업자 책임 강화(자율규제)를 통한 인터넷 환경 정비 조치들 시행 강력한 국가규제 형태, 2012년 말 인터넷 실명제 도입 승인 - 16개 주가 협의 제정한 주간협약을 근거로 청소년 유해매체 심의 표 8-4. 외국의 사이버 폭력 관련 법률 현황 - JMStV에서 11개의 불법정보를 구체적으로 규정 - 방송과 텔레미디어에 적용되는 규정을 따로 분리 - 심의기구(KJM)의 독립성, 최종적 결정 권한 부여 아동인터넷보호법 (Children s Internet Protection Act, 2000) 청소년이 인터넷을 안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정비를 위한 법률(2009) ISP 책임제한법(2002) 인터넷 안전수호를 위한 결정 제정(2000) 인터넷 정보보호 강화에 대한 결정(2012) 청소년 미디어보호 주간협약(JMStV) 제정(2002) - 자율규제 단체에 법적 권한 부여 출처: 손민지 (2013). 국내 사이버폭력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 <KISA Report>, 2013. 3., 서울: 한국인터넷진흥원, 16쪽; 최종선 (2014). 한국과 독일의 청소년 유해 - 8 -
미디어 심의에 관한 연구. <홍익법학>, 제 15권 1호, 303~333쪽에서 재구성. 3) 국내 사이버 스토킹의 사례와 대응방안 1 국내 사이버 비방 사례 국내 사이버 비방 사례도 외국의 사례처럼 두 가지 측면, 즉 모욕과 비방, 폭로와 사생활 침해로 구분된다. 우선, 모욕과 비방 행위로 인해 특정인들에게 사이버 비방과 폭력을 가한 사례들을 살펴보자. <사례 1>과 <사례 2>는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와 관련 한 허위 사실의 적시와 희생자 비방글을 올린 사이버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 <사례 3>은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이용해 세월호 실종자들을 모욕한 사이버 모욕죄의 혐의 를 띤다. <사례 1>: 2014년 4월 30일, 세월호 침몰 사고에 관해서 온라인에 희생자를 비방 하거나 허위 글을 올린 10대들이 적발되었다. 수원서부경찰서에서는 지난 19일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탑승자 가족처럼 속이고 우리 오빠가 세월호에 갇혀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 빨리 도와달라. 라는 글을 올린 혐의로 13살인 중학생 김모양을 적발하였다. 또한 김포경찰서에서는 지난 4월 20일 인터넷 방송 채팅창에 (세월호) OO 찾는 알 바나 할까 하는데 한 명당 얼마야. 라는 희생자 비방글을 올린 19살 이모군을 붙잡아 조사했다. 이외에도 경기지방검찰청에서는 온라인 허위, 비방글을 올린 10대 7명에게 형사처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수경, 2014. 4. 30.) <사례 2>: 중학교 1학년인 A군(당시 12세)는 4월 자신의 SNS를 통해 세월호 침몰 로 숨진 단원고 학생들에 대해 뒤진 고등학생들 과학고나 외고가 아니어서 다행, 그딴 고등학교 가서 지잡대나 갈 바에는 이렇게 죽어주는 게 부모한테 효도인 듯 등의 글을 올렸다. 경찰은 A군을 세월호 침몰사고로 사망한 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진달래, 2014. 5. 14.) <사례 3>천안동남경찰서에서는 2014년 5월 8일, 인터넷 실시간 개인방송 사이트에 실종자들을 특정 어류에 비유한 글을 게시하여 실종자들을 모욕한 17살 김모군을 불 구속 입건하였다. 김군은 세월호 참사에 관련해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보고 재미삼아 웃겨보려고 글을 썼다고 진술하였다. (고형석, 2014. 5. 8.) - 9 -
다음으로 연예인들에 대한 허위사실의 폭로와 사생활 침해를 가한 사이버 비방 사 례들을 들 수 있다. <사례4>가 아이돌 걸그룹의 한 멤버에게 가한 누리꾼의 사이버 비방 사례이다. 즉 누리꾼들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설리에 대한 악성루머와 성적 모욕을 야기하는 폭로성 댓글을 퍼부었는데, 최초 루머 유포자는 10대 여학생이었던 것이다. 한편, <사례 5>의 경우처럼, 누리꾼들의 사이버 비방은 묻지마 식의 안티카 페나 비방 전용 카페를 개설해 악성 루머를 양산하고 연예인 개인 뿐 아니라 가족 모 두에게 고통과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사례 4>: 아이돌 걸그룹 F(x)의 설리는 2014년 3월 복통으로 응급실 치료를 받음.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과 SNS를 통해 유포된 악성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설리의 기사에는 내용과 관련 없는 댓글이 달렸으며, 그 중에는 임신설 낙태설 등 성적 모욕 을 주는 악성 댓글로 인해 고통 받았다. 기획사와 설리는 최초 루머 유포자를 찾아 고소하였으나 10대 여학생인 것과 재발 방지 약속을 받고 선처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악플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결국 설리는 잠정적으로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박혜옥, 2014. 7. 26.; 유순호, 2014. 7. 25.) <사례 5>: 서울 강남경찰서는 아이돌 미스에이의 수지 등을 성적으로 묘사하고 정 치적 의미를 내포한 합성사진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혐의(모욕)으로 2013년 7월 8 일 조군(당시 고등학교 1학년)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군은 2012년 12월 24일 노무현 전대통령, 수지,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박진영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군은 첫 번째로 노 전 대통령이 수지의 눈앞에서 명품시계를 흔들며, 고양이가 되거라 라고 최면을 걸고 있는 묘사와 두 번 째로 정말 고양이가 되뿟노 라는 설명과 수지와 박진영 대표의 모습을 선정적으로 묘 사한 사진을 게시하였다. (경향신문 디지털 뉴스팀, 2013. 7. 8.) 2 국내 사례의 대응방안 그러면, 국내 사이버 비방에 대해 어떠한 대응방안이 취해지고 있는가? 우선, 사이 버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벌 칙)에 따라 1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 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 지 혹은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그린아이넷). - 10 -
또한 사이버모욕에 대해서는 형법 제331조(모욕)에서 명시하고 있다. 즉 공연히 사 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린아이넷).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이버 모욕은 아직까지 별도의 법적 조항이 명시 되어 있지 않고, 기존의 모욕 조항에 준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 <표 8-5>와 같 다. 표 8-5. 사이버 비방에 대한 처벌 규정 유형 정의/성립조건 관련법률 처벌 사이버명예훼손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 하게 사실 또는 허위의 사 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 예를 훼손한 자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정보보호등에관한 법률 제 70조 - 사실: 3년 이하 징 역/금고, 2천만 원 이하 벌금 - 허위 사실: 7년 이 하 징역, 10년 이 하 자격정지, 5천 만 원 이하 벌금 사이버모욕 사이버공간에서 공연히 사 1년 이하 징역/금고, 형법 제 311조 람을 모욕한 자 200만 원 이하 벌금 이상의 법적 조치 외에 국내의 대응은 행위 주체에 따라 시민단체, 공공기관, 정부 등으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다. 시민단체들은 인터넷 유해환경에 대한 보호주의의 입 장에서 불건전사이트모니터링 및 학부모교육 활동(1997), 인터넷 게시판의 악성 댓글 퇴치를 위한 선플달기운동(2007) 등의 사이버 비방 및 폭력 퇴치를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왔다(정한라, 2013). 이러한 움직임과 연계해 2010년 이후 한국인터넷진흥원 (KISA)과 방송통신위원회, 시민단체 공동으로 아름다운 인터넷세상 범국민 협의회 를 출범시켜 다양한 인터넷 환경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덧붙여 한국정보화진흥 원은 전국 윤리, 정보과학 교사들을 중심으로 사이버 윤리 교육 연수과정을 정기적으 로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인터넷문화 정책자문위원회의 활동을 꾀해왔 다. 여기서 나아가 보다 새롭게 시민단체와 공공기관, 그리고 정보통신기업 등의 삼각 협력체제를 구상해 학교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행하고 동시에 사이버 안전에 대한 교 사-청소년 디지털 리터러시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일이다. -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