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627110319_03_0-1_¹Ú¿øº¹.pdf by HumanTalk, Inc.

Similar documents

우주론: 리우데자네이루 천문학 박물관의 무형문화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우주론: 리우데자네이루 천문학 박물관의 무형문화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루이스 카를루스 보르제스 (Luiz Carlos Borges) 브라질 천문학 및 인접과학 박물관(Museum of Astronom

< B3E220C7CFB9DDB1E220BFACB1B8BAB8B0EDBCAD20C1A636B1C72E687770>

1) ( )** I..,.. * 2002 ( BS2562). ** Hye-Sun Ko de Carranza(Dankook University, Corea en los libros de la historia de

1차내지

ÃÖÁ¾-ÆíÁý

쩔짤횉횪쨔횣쨩챌-쨍쨋횆짬쩔?횊占승맡㈑올?PDF

WTVLMIYIJVCY.hwp

untitled

한류 목차2

<30342DBAEAB6F3C1FA2DBCF6C1A42E687770>

ÇÁ·Î±×·¥b61¹¹®+


untitled

untitled

i n i n i n 1

새로운 교육 아젠다의 과제 라틴아메리카이슈

<C4DDB7D2BAF1BEC62DB3BBC1F6C3E2B7C E706466>

KH100¼³¸í¼�

08_¹Úö¼øöKš

< C5EBC0CFB9E9BCAD2E706466>

05임소라( )

untitled

<342EC0FCB1E2BCF82DC3D6C1BE2E687770>

<38BFF93238C0CF28B1DDBFE4C0CF2920BFB9BBF3B9E8B4E72E786C7378>

Bchvvhv[vhvvhvvhchvvhvvhvvhvvhvvgvvgvv}vvvgvvhvvhvvvhvvhvvhvvvbbhvvhvvvgvvgvvhvvhvvhv}hv,.. Bchvvhv[vhvvhvvhvvhvvbbhvvhvvhvvvhvvhvvgvvgvv}vvgvvhvvvhvv

04±èºÎ¼º

05-이성형

諛⑺넻?꾩뿰媛?遺€1?μ옱?몄쭛

라틴아메리카 영화의 정치성과 상업성

세월호라는 사건과 인류학적 현장 사이에서

대우조선해양, '요새형 선박' 개발 대우조선해양이 해적에 의한 선박 피랍을 막 을 수 있는 요새형 선박을 개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적 퇴치를 위한 해적방지 시스템 DASP(DSME Anti-Pirate System) 개발에 성공해 일부 기술을 특허출원하고 현재 건조

2011인천대불문과-내지-최종

<30332DB1E8C0E7C8F16F6B2E687770>

ICTR Magazine Winter 2012 / Vol 통합 1주년 인천교통공사 통합 1주년 인천시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다 Incheon Pleasure 인천 해넘이 명소 2012년 마침표...를 찍다 I

중남미 자원인프라 주간동향( 호).hwp

1

1

1

1

1

1

1

제4회독서능력검정_8절


지도서 14단원

ÁÖº¸-36T261è´öÁÖ

T c03..


½ÅÀåÀú³Î8¿ù 62È£6

untitled

2003report hwp

untitled

歯TR PDF

로열티를 다른 나라 기업의 기술을 사용하는데 지불하고 있을 만큼 원천기술이 부족하다중국에 의해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의 강조가 더 이상 국가경쟁력 확보의 핵심적인 요인이 아님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주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한국은 년대와 년대

<30342DC0D3B5CEBAF32E687770>

The Ko rea Fo u n d a t i o n

<B0ADC8ADC7D0C6C428C3D6C1BE292E687770>

ȸº¸11È£

에너지경제연구 Korean Energy Economic Review Volume 9, Number 2, September 2010 : pp. 19~41 석유제품브랜드의자산가치측정 : 휘발유를 중심으로 19

½ÅÀåÀú³Î 8¿ù-50È£

212 52,.,. 1),. (2007), (2009), (2010 ), Buzássyová, K.(1999), Bauer, L.(2001:36), Štekauer, P.(2001, 2002), Fernández-Domínguez(2009:88-91) (parole),

철도기술지 4도

ㅍㅍㅍㅍ통계지식과 경제적 상상의 구축

주 별 강 의 계 획 강 의 계 획 서 최초의 신발 1 신발의 기원 신발의 특성 샌들과 모카신 보호용 신발 2 조건에 따른 분류 사용 목적에 따른 분류 좋은 신발의 조건 부츠에서 나막신 신발과 권위 3 4 하이힐 로마 통치자의 신발 옥스퍼드 군인용 부츠 신발과 지위 정

내지4월최종

5-김재철

ePapyrus PDF Document

04/07-08(È£ä263»Áö

06/09-101È£ä263»Áö

지역학 석사학위논문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본 브라질 신영화운동 (CinemaNovo)과 사회 지도교수 이 광 윤 이 논문을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함. 2010년 2월 일 부산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국제지역학과 박 규 원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6, Vol. 26, No. 2, pp DOI: * The Mediating Eff

<B1B3C8B8BBE7C8B8BBE7BEF75F3236C8A35FBABBB9AE5F33C2F72E687770>

DEC No.233 말씀의 방 말씀으로 함께 모인 젊은이, 여러분이 교회 마음으로 만나는 이야기 모든 것이 즐겁다 : 김선구 마태오 권두언 Empathy : 유인창 안사노 신부님 특 집 년 가을 직장인 만남의 잔치 (1) 여는 기사 당신의 빛으로


<31342DC0CCBFEBBDC42E687770>

<30392EB9DAB0A1B6F72CC1A4B3B2BFEE2E687770>

No Title

<C3D6C1BEBCF6C1A42DC1A4BDC5B9AEC8AD C8A32E687770>

ADU

DBPIA-NURIMEDIA

제17회 학술세미나 - 발표 신지은.hwp

127031_1.hwp

상담학연구,, SPSS 21.0., t,.,,,..,.,.. (Corresponding Author): / / / Tel: /

BLK Program 21 은 첫째, 교과통합적인 포괄적 지식과 상호 연관성에 대한 의식을 어떻 게 학교 교육과 교수 계획에 통합할 것인가의 문제인 간학문적 지식, 둘째, 지속가능한 미 래를 위한 지역공동체와 세계공동체에의 조성에 참여하는 참여학습, 셋째, 학생들의 일

11_ _독일_0205수정

와 아울러 연구 대상을 제시한 후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을 밝힌 다. 2장에서는 스페인어 수동문의 이론적 배경을 소개한다. 우선 전통 문법에서 소개하는 스페인어 수동문 및 중간태 구문에 대해 살펴본 후, 생성문법 이론을 이용하여 수동문의 원리 및 생성 과 정에 대해 알아

" " "! $ ' " " $ % & 2

0406½É¹Ì¾Èâ35È£º»¹®


ȸº¸13È£

목 차 1. 탐구주제 2. 탐구동기 3. 탐구절차 및 방법 1)탐구 절차 및 기간 2)탐구 및 실험 방법 3) 실험 준비물 4)선행연구 4. 탐구 및 실험 1)탐구 주제 1의 탐구동기 방법 2)탐구 주제 1의 탐구결과 3)탐구 주제 1의 탐구 결과 및 결론 4)탐구 주

( )박용주97.PDF

<B1E8BCF6C1A4BEC6BDC3BEC620BFA9BCBAC0C720B1B9C1A6B0E1C8A5BFA120B4EBC7D120B9CCB5F0BEEE20B4E3B7D02E687770>

01Ç¥1, 2, 3, 4c04®¶óš

?곕꽕?ㅽ떚媛€?꾪샇理쒖쥌

<C0FCC8C4BCD2BCB3B0FAC7E3B9ABC1D6C0C7C0FBB9CCC0C7BDC42DBABBB9AE2E687770>

석사논문연구계획서

Kinematic analysis of success strategy of YANG Hak Seon technique Joo-Ho Song 1, Jong-Hoon Park 2, & Jin-Sun Kim 3 * 1 Korea Institute of Sport Scienc

03이성훈61-79

Transcription:

이베로아메리카 제8 권 1 호(2006)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1)박 원 복 <Abstract> A Cultura e Sociedade Brasileirasob Pontode VistaSemiótico: em tornodo futebol, carnaval, vestidos e comidas Observa-se que é no futebol e no carnaval,bem como nos vestidos e comidas onde o Brasilrevelaesplendidamentesua culturabastante dinámicae invejável. E a nossover, essessão os elementossemióticos, inclusiveos outroselementoshistórico-sócioculturais,que possibilitam o dinâmico intercâmbio diacrônicoe sincrônico, horizontal e linear entre o externo e o interno, as raçase as classessociais.mesmo que em sua vidacotidianaexistamdiscriminaçõese distânciasdificilmentevisíveis entreas raças e as classes,o fato de que existemtais mecanismos sócio-culturaispelos quais o povo brasileirosente-seunido produz uma irremediável sensaçãode inveja em nós que porsua vez orgulhamo-nos por ser homogêneode uma únicanaçãodo mundo,semmiscigenação racial como se vê no Brasil. Acredita-se,portanto,que o estudo profundo sobre a cultura e sociedade brasileira nos servirá induvitavelmente comoexemploparaque encaremos sabiamenteuma época em que nós coreanos tambémsofreremos contatose modificações por meio da miscigenaçãoracial e culturalcom outros povos. [Key Words: Cultura e SociedadeBrasileira/ MiscigenaçãoRacial / Futebol Brasileiro / Carnaval Brasileiro / Cultura Latinoamericana] * 이 논문은 2004 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에 의해 연구되었음 (KRF-A00055)

2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 주제어 : 브라질 사회와 문화 / 혼혈 / 브라질 축구 / 브라질 카니발 / 라틴아 메리카의 문화] Ⅰ. 서론 축구와 카니발의 나라라고 불리는 브라질에 대하여 현재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특히 1970, 80 년대 이후 정치, 경제적인 면에서 동 국가에 대한 연구가 많은 발전을 거듭해왔던 반면에, 2000년을 전후하여서는 교통과 통신 매체의 발달 그리고 그에 따른 상이한 문화와 인종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온 동국가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연구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급속한 산업화를 동반한 각국의 시장 개방과 세계 노동시장의 변화에 기인한 바 크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로 인하여 어느 국가나 민족이든 다인종, 다민족 국가라는 세계적인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이미 수세기 전부터 자신과는 다른 이질적인 민족과 공존해온 중남미, 특히 브라질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한 탓일 것이다. 특히 최근의 미식축구 영웅인 하인즈 워드의 방문을 계기로 알려진 바에 따 르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국제결혼이 2003 년 전체 결혼 쌍의 8.4% 를 차지하였 으나 2005 년에는 13.9% 로 늘어났으며 전체 혼혈인의 수도 2003 년 말 기준으로 전체인구의 2% 에 육박하는 80 여만 명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게다가 현 추세라 면 2020년에는 신생아 가운데 혼혈아가 무려 32% 를 차지할 것이라고 통계청 이 밝히기도 했다. 즉, 신생아의 1/3 이 혼혈이라는 말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세 계의 모든 인종과 민족이 모여 있는 인종 백화점이요, 혼혈문화의 대표적인 국 가인, 브라질은 외국문화와의 급격한 접촉 상황에 있는 우리에게 하나의 선례 로써 매우 큰 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브라질 사회와 문화 관련 연구물들을 살펴보 면 대다수 역사, 사회학적인 관점 혹은 인류학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졌고 때로 는 여행기 형식을 띠기도 하였다. 2) 물론 그러한 시도 자체가 중요한 시도이자 2) 단행본을 예로 들면 김영철, 브라질문화와 흑인, 부산, 세종출판사, 2003. 김인규, 브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3 참고자료이지만, 본 논문도 예외일 수는 없듯이, 다양하기 이를 데 없고 그 깊 이 또한 측정하기 힘든 브라질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 다. 따라서 본 논문은, 본인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서 시도된 바 없는 기호학적 관점에서 동 국가의 문화를 살펴봄으로써 동 국가의 문화의 이 해의 폭을 넓히고 나아가 새로운 토론의 장을 마련해보고자 한다. 특히 논고의 대상으로, 이질적인 문화적 요소들의 총 집합체인 브라질 문화 의 다양한 면들을 구체적인 사례 ( 축구와 카니발 ) 를 통해 기호학적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그 문화적 기호체계 속에 내재하고 있는 혼혈문화의 뿌리와 계 층 간의 이데올로기 전개양상을 추적해보고자 한다. Ⅱ. 본론 기호학의 선조라 일컫는 소쉬르에 의하면 기호란 언어학적 기표와 기의가 형성한 그 무엇이다. 그러나 이 언어학적 기호는, 바르트의 기호학 ( 예, 신화적 기호론 ) 에 적용될 때 의미가 되고 또 형식으로서의 기표가 되어, 개념으로서의 기의와 함께 의미작용 을 형성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바르트의 신화는 고 전적 의미의 신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회가 그 사회 고유의 의미를 지탱하고 확장하기 위하여 형성해내는 복잡한 이미지와 신념의 체계를 뜻한다. 3)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장미 꽃다발을 예로 들었다. 장미 꽃다발이 열정 을 나타낼 수 있는 기표라면 그것은 열정 ( 기의 ) 이 되며, 이 두 어휘를 종합적으 로 결합하는 제 3 의 어휘인 기호에 의해 다시 다른 의미를 지닌 기호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표로서의 장미 꽃다발 과 기호로서의 장미 꽃다발 은 서로 다른 개체라는 점이다. 기표로서의 장미 꽃다발은 텅 빈 공허한 것 이고 라질문화의 틈새, 서울, 다다미디어, 1997 이윤희, 내일의 나라 브라질, 서울, 범우 사, 1996 등이 있다. 3) 물론 이 개념은 자크 데리다에 와서 다시 한 번 바뀐다. 그는 기표와 기의의 명확한 구분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심취한 그는 대상의 현존이란 결코 눈 앞에 현현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존재할 뿐이며 그렇다고 부재하는 것도 아니라면서 그의 차연( 差 延, différance) 론을 전개한다.

4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기호로서의 장미 꽃다발은 충만한 것 ( 의미 ) 이다. 여기서 기호로서의 장미 꽃 다발을 충만하게 하는 것은 개인적인 의도, 사회의 관례적인 방식, 그리고 이 러한 것을 전달하는 전달 경로가 된다. 관례적인 방식과 전달 경로는 개인적인 의도의 범위를 결정해준다롤랑 ( 바르트 1997, 269-270). 또 다른 예로써 롤랑 바르트는 검은 조약돌을 예로 들고 있다: 나는 그 검은 조약돌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의미하게 할 수 있는데, 조약돌은 단순한 하나의 기표이다. 그러나 만일 내가 그 조약돌에다 결 정적인 하나의 기의를 부여한다면 ( 예를 들면 무기명 투표에서의 사형선 고), 그것은 하나의 기호가 된다. ( 롤랑 바르트, 270) 이를 도표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신화 (Mythe) 언어 (Langue) 1. 기표 (sinifiant) 2. 기의 (signifié) 3. 기호 (signe) I. 기표 (SIGNIFIANT) II. 기의 (SIGNIFIÉ) III. 기호 (SIGNE) 이것을, 본 논문과 관련하여 정리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의 모든 것, 나 아가 사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기호이며 그 기호는 말과 마찬가지로 역사성과 사회성 그리고 이데올로기성을 지님과 동시에, 기표와 기의의 상호작용 혹은 기호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다른 기호를 생산한다는 의미일 것이 다. 4) 특히 바르트가 현대의 신화 에서 분석하고 있는 모든 사회문화적 현 상( 의상, 음식, 광고, 레슬링 등등 ) 도 이러한 범주에서 분석되고 있는 바 본 논 문의 분석의 대상인 브라질의 춤과 음악, 축구와 카니발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매우 흥미로운 분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본 글에서는 기호들의 상호작용이나 관계를 세밀히 분석하기 보다는 상부구조로서의 파롤 저변에 깔 려 있는, 하부구조인 랑그의 실체와 그 속에 담겨있는 이데올로기적인 특성을 4) 이러한 개념은 미하일 바흐친의 마르크스주의와 언어철학 marxismo e filosofia da linguagem 에 나타난 언어( 말) 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바흐친은 모든 언어 ( 말) 는 그 속성상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며 역사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이라고 간파하였다.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5 파악하는데 보다 집중하고자 한다. 1. 카니발과 춤: 긴장속의 지속적인 융화 카니발만큼 브라질을 대표하는 문화적 요소도 없을 것이다. 흔히들 브라질 의 또 다른 대명사이기도 한 축구를 지칭할 때나 그들이 시끄럽게 삼바 리듬에 맞춰 춤을 출 때도, 또 일상 생활 자체도 모두 카니발화한다고 말한다. 그러니 까 그들의 생활 자체가 카니발의 속성을 안고 있다는 뜻이다. 그 배경과 이유 를 찾으려면 우선 이 세계에 존재하는 많은 축제들 가운데 무엇 때문에 리우의 카니발이 그토록 화려하고 역동적이며 흥을 돋우는지를 알아봐야 할 것이다. 브라질의 카니발은, 회개하는 마음으로 예수의 부활을 기다리는, 사순절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 3박 4 일간 전국에서 실시된다. 그런데 언론매체를 통해 우 리에게 알려진 브라질의 카니발이란 리우 데 자네이루 (Rio de Janeiro) 의 카니 발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리우의 카니발이 브라질 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다른 지방에서 열리는 카니발보다 상 업적 성향이 매우 짙어서 자칫 브라질만의 카니발이 갖는 깊은 의미와 성격을 퇴색시키고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 뿐이다. 그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리 우의 카니발이 브라질 사회와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적 요소로 인식되고 연구 되는 것은 아마도 그 내면 깊숙이 브라질 사회와 문화의 본질, 나아가 본 논문 에서 탐색하고자하는 브라질 문화의 정체성과 이데올로기가 내재해 있기 때문 일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카니발은 태생부터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초기의 카 니발은 농촌사회에서, 겨울을 지나 봄이 올 때 그해의 풍년을 기리며 제사를 지내던 것이 확대 발전하였던 것이다. 그 후 카톨릭이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하 던 무렵부터는 사순절 전에 고기를 먹으며 흥겹게 노는 행사로 발전, 변모하였 다. 그 중 하나로써 식민지 브라질의 종주국이었던 포르투갈에는 엔뜨루두 (Entrudo)라는 축제가 탄생하였고 그것이 식민지 지배기간 동안 브라질로 이 식, 전파된 것이다. 그런데 브라질로 넘어온 엔뜨루두 축제는 브라질에서 예상 밖의 큰 변화를 겪는다. 즉, 유럽의 백인 중심이던 축제에 아프리카적 요소가 가미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백인의 축제인 엔뜨루두에 아프리카에서 넘어온 타악기

6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중심의 리듬이자 삼바의 기원이 된 바뚜끼 (batuque) 가 가미되었음을 의미하 며, 그 이후 카니발 행렬의 중심은 백인에서 흑인과 혼혈로 바뀌었다. 내용 역 시 엔뜨루두에서 볼 수 있었던 상대적인 소박한 모습 ( 술을 마시며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을 뿌리든가, 과일을 던지며 흥겹게 노는 모습 ) 에서 벗어나 이제는 경제적 논리에 의한 시각적 화려함까지 갖추며 대규모 축제로 탈바꿈하였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흑인의 노예해방이 선언 (1888 년) 된 19 세기 말에 접근하면서부터 카니발이 일부 활성화되었으나 질서와 규율을 중시 하며 흑인의 요소가 부각되는 것을 원치 않던 지배계층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금지와 부활을 반복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1930년 대 제뚤리우 바르가스라고 하는 포퓰리즘 정권이 등장하면서 오늘날 지구상 최대 규모에 최고로 화려한 축제로 탈바꿈하였고 그와 동시에 무대의 중심 역 시 백인에서 흑인과 혼혈로 바뀌어 지금까지 그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앞서 간략히 살펴본 카니발의 개요를 통해 우리는 브라질 사회와 문 화의 많은 측면을 엿볼 수 있다. 첫째, 아이러닉하게 들릴지는 모르나 카니발이 카톨릭과 관계되어 있다는 관점에서, 최소한 오늘날 카니발의 속성을 들여다볼 때, 이들 서로에게 상호 배치되는 점이 많다는 것이다. 카톨릭 국가로서 그리고 식민지배 동안 엄격한 가부장적 사회를 경험하고 그것을 물려받았던 브라질이 혼란과 무질서 나아가 신성모독적 성격이 강한 카니발을 그토록 성대하고 화려하게 연출할 수 있다 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란 것이다. 종교가 구원과 신성 그리고 계율과 영원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카니발은 반대로 타락과 이단 그리고 무질서와 일시 적인 쾌락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카니발의 이러한 특성을 통해 우리는 비록 일 시적이기는 해도 다음과 같은 부분을 추론해볼 수 있다. 즉, 브라질의 카니발 은 앞서 언급하였듯이 서로 다른 이질적인 요소들 ( 기호들 ) 이 한데 뒤엉켜 돌 아가는 큰 마당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은 다시, 브라질 사회 자체가 그러한 대비적인 모습을 안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엔뜨루두로 대변되는 유럽 ( 포르투갈 ) 백인의 요소와 아프리카의 흑인 요소가 혼합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흑과 백, 나아가 문명과 야만 ( 물론 이것이 우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선진과 낙후, 부와 가난이 어 우러져 그 차이나 간격이 모호해지는, 얼핏 보기에는,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 는 놀이마당이라는 점이다. 어쨌든 이것 역시, 오늘날 브라질 사회와 문화의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7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브라질이 안고 있는 부와 가난, 인종적 편견 등이 일 시적인 착시현상을 일으켜 마치 카니발이 민주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카니발은 어쨌든 현 브라질 사회의 지배계급인 백인에 의해 마 련된 것이고 또 주어진 기간 동안에 한하여 열리는 일시적인 행사인 이상, 브 라질 사회에 내재하고 있는 그러한 극단과 대비를 일시나마 풀어주는 역할을 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말이다. 심하게 말하면 브라질은 인종적 편견이 없는, 흑과 백이 평화롭고 즐겁게 공존하는 사회임을 대내외에 과시하 려는 백인 지배계층의 이데올로기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할 일 이다. 셋째, 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잠시 언급하였듯이, 과거 축제의 무대가 백인 중심이었던 반면에 오늘날에는 흑인과 혼혈이 축제 무대의 중심에 있다는 것 이다. 이들이 카니발을 주최하고 주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카니발 기간 만큼 그들이 가장 주목받는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위치 변화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2000년 인구조사에 의하면 브라질 인구는 1억 7000 만이 며 그 가운데 백인이 54.9%, 흑인이 5.4% 그리고 혼혈이 39.9% 라 한다. 즉, 백 인의 수가 많은 사회이고 그들이 브라질 사회의 중심세력으로 정치 경제 사회 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나 변두리에 위치하며 중심에서 소외 되어 있던 흑인이나 혼혈이 최소한 카니발 기간만큼은 중심에 들어오는 반면 에 백인은 관객으로, 주변으로 물러난다는 것이다. 즉, 중심과 주변이 뒤바뀌고 상과 하가 뒤바뀌는 장이 바로 카니발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혹자 는 또 브라질이, 카니발이 민주적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브라질의 카니발은 첫째, 외부 ( 엔뜨루두와 바뚜끼 ) 와 내부 ( 앞선 요소들이 들어오기 전의 요소 혹은 브라질 풍토 자체 ) 가 교차하 고, 흑인과 백인이 종적 ( 정치 -경제 - 사회적 지위 및 부와 가난 ) 이고 횡적 ( 혼혈 ) 으로 교차하며 신성과 이단 그리고 중심과 주변이 교차하는 무대이다. 즉, 시 공을 통해 외부와 내부가 교류하고, 서로 다른 인종, 계층, 민족 사이의 종적이 고 횡적인 접촉이 활발히 진행되는 무대이기에 그만큼 역동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서로 다른 이질적 기호들 ( 신성과 이단, 계율과 무질서, 부와 가난 등) 이 항시 공존함으로써 그 요소들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는 것이다. 이질적인 요소들 사이의 긴장이 없는 단순한 교류나 집합이라면 우

8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리가 느끼는 카니발의 역동성, 새로운 신화적 기호들을 끊임없이 창출해내는 역동성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그처럼 역동적인 카니발이 탄생하고 존 속할 수 있었던 근저에는 브라질 혼혈 사회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남 미, 특히 브라질의 경우 유럽의 백인과 아프리카의 흑인, 그리고 그 사이에 태 어난 혼혈만이 그 사회의 전체 구성원이 아니다. 장대한 시간을 걸쳐 진행되어 왔음에도 최근에서야 겨우 탐구되고 있는 아랍 ( 종교적으로는 이슬람 ) 문화의 영향이 있다. 혼혈의 배경을 두고 브라질의 사회 인류학자인 질베르뚜 프레이 리(GilbertoFreyre) 는 이베리아 반도를 700여년 이상 지배했던 아랍인들의 일 부다처제를 지적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이 문제를 논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 들의 영향은 심히 브라질 사회와 문화에 깊은 영향을 남겨놓았다. 우선 공식어 인 포르투갈어에서 al 로 시작하는 어휘의 상당수가 아랍어에 기원을 둔 것이 라는 점 외에, 현재 브라질에는 그들 혹은 그 후손이 100-150 만 명이 살고 있 으며 전국에 걸쳐 80여개의 친목 혹은 경제단체가 있고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 에만도 약 30 여개의 아랍 전문 음식점이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동 도시의 시청 건물 역시 아랍양식을 띄고 있을 정도이다. 여기에 아랍인들과 마 찬가지로 이민의 역사가 100 년이 넘는 일본인과 그 후손도 100만 명이나 존재 한다. 즉, 브라질은 끊임없이 새로운 요소들 ( 이질적인 사회 - 문화적 기호들 ) 을 받아들이며 그들과의 접변을 통해 새로운 신화적 기호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2. 축구: 또 다른 카니발 스포츠 전문가들은 축구만큼 인류와 오랜 역사를 같이한 종목도 보기 드물 다고 한다. 5) 그 이유는 아마도, 여타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단지 열린 공간과 5) 수 천년 된 중국의 역사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놀이가 있었으며, 공 같은 기구를 사용하여 상대방 진영까지 몰고 가서 승점을 기록하는 놀이가 존재했다. 그리 고 서기 5세기 전 그리스에선 호머가 페아시우스인들이 즐기던 공놀이를 기록하고 있 으며, 로마인들은 로마제국 당시 하르파스툼을 즐겼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놀이들은 동물의 허파 같은 재료로 만든 공을 발로 차는 것이었다. 아메리카에서는 아즈텍, 마 야, 톨테카 문명에서 신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종교의식으로 행해진 이런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이런 문명에서는 승자는 불멸을 얻기 위해, 그리고 신들과 동등한 자리를 갖기 위해 희생되곤 했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에서 특히 플로렌시아에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9 둥근 형태의 가벼운 물체만 있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스포츠는 카니발만큼이나 태생부터 종교적 성격이 강하 다. 단적인 예로써 우리는 올림픽 성화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일정한 종교 예 식을 거친 뒤 점화되며 우리나라의 전국체전 역시 강화도 마니산에서 종교적 예식을 거쳐 점화되어 전국을 순회한 뒤 개최지 운동장에 모셔진다. 그것의 의 미는 아마도 신의 가호아래 경기가 무사히 치러지도록 비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고 스포츠 자체를 신성시하는 고대 인류의 문화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 다. 그래서 특히 브라질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할 때 한결같이 가슴에 성호를 긋는 것도 모두가 카톨릭 신자여서라기 보다는 경기 동안 신의 가호를 비는 본능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는 근본적으로는 놀이라고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서 시작되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싸움이나 전투와 같이 폭력성이 강한 인간의 또 다른 욕구를 대리 만족 내지는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가미되고 나아가 근세에 와서는 그것이 상업성을 지님으로써 크게 융 성하지 않았는가 싶다. 그런 맥락에서 축구가 대표적인 스포츠라고 할 수 있 다. 인간 활동 중에 처음엔 놀이로 시작해서 스포츠와 공연 ( 볼거리 ) 이 되었다가 후에 큰 사업과 비즈니스가 되는 특이한 활동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축구이다. 축구는 아마도 인류 사상 가장 중요한 사회, 문화 적 현상일 것이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에서 축구는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문제를 뛰어넘어 수많은 팬들이 그들이 선호하는 팀, 색상, 경기장 그리 고 선수들을 중심으로 모으고 있는데, 선수들은 그야말로 올림푸스의 신 들과 같은 현대판 영웅들이다. 축구 시합은 국가 대표 팀 간의 A매치로 벌어지며 마법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어 조국, 고향, 의식, 조상,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 등 모든 것이 심판대에 오르는 것이다. 국가를 상징하는 색상의 유니폼을 입은 열 한 명의 글레디에이터들은 어깨에 이 모든 짐 을 지고 우리가 우수하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 카 르테르, 2002) 이러한 성격의 축구가 브라질에 전해진 것은 1894년 영국인 아버지와 브라 서 현재의 축구와 가장 흡사한 격한 운동을 발견하였는데, 바로 칼시오 이다. 현대 축 구는 19세기 초 영국에서 탄생하여 영국의 공립 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운 동이었다. ( 카르테르, 2002).

10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질인 어머니를 둔 찰스 밀러의 덕분이었다. 6) 물론 이에 대하여 여러 가지 논란 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브라질 축구가 영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스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브라질은 훨씬 전 부터 이미 축구를 생활화한 국민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원주민 인디오들의 생 활습관 중에 어린 자녀들의 장난감으로 사용된 것이 주로 진흙으로 빚은 동물 이나 새들인데, 특히 나무의 송진을 돌돌 말아 일명 탱탱 볼처럼 만들어 머리 나 가슴으로 트래핑하며 놀았다고 전해진다. 7) 그 뒤 1902년 브라질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플루미넹시 축구 클럽 Fluminense Football Club 이 창설되었으며 같은 해, 제 1회 싸웅 빠울루 축구 챔피언전 Campeonato Paulistade Futebol 이 개최되어 싸웅 빠울루 아틀 레틱 São Paulo Athletic 팀이 우승하였다. 그리고 1906 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에도, 지금의 보따포구 지 푸찌볼 이 헤가따스 클럽 Botafogode Futebol e Regatas 의 전신인, 보따포구 축구 클럽 Botafogo Football Club 과 플라멩구 클럽 ( 본명 : 끌루비 지 헤가따스 두 플라멩구 Clube de Regatasdo Flamengo) 그리고 바스꾸 다 가마 Vascoda Gama 팀이 창설되었다. 이리하여 같은 해 까리오까 챔피언전 Campeonato Carioca 이 열려 첫 우승팀은 플루미넹시로 기 6) 물론 그 이전인 1872년과 1873년 사이 지금의 싸웅 빠울루 São Paulo주의 내륙도시인 이뚜 Itu의 싸웅 루이스 São Luís 고등학교에 근무하던 신부가 당시 영국에서 유행하 던 축구 규정에 맞춰 자신의 학생들로 하여금 편을 가르게 한 뒤 축구 경기를 가졌다 는 기록이 있으며 1874년에는 영국 해군병사들이 지금의 리우 데 자네이루의 글로리 아 해변 Praia da Glória 에서 공을 차며 노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한다. 어쨌든 1894 년, 찰스 밀러씨는 영국에서 돌아오던 길에 축구공 2 개와 유니폼을 가지고 귀국, 차후에 자신이 조직한 경기들을 치르는데 이용하여 공식적으로 브라질에 축구를 도입 한 첫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7) 실제로 1916년 리우 데 자네이루의 꼬메르시우 Comércio 紙 가 발간한 론돈 미션 Missão Rondon 이라는 책을 보면 이 인디오들 ( 빠레씨족 pareci) 이 즐기는 모든 오락 가운데에서 가장 창의적으로 보이는 것은 공놀이로써, 단지 머리로만 공을 치고 노는 데 오늘날 축구 경기장에서나 볼 수 있는 격렬한 킥을 헤딩으로 성공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놀이는 빠레씨족의 순수한 관습이며 라틴아메리카 또는 그 어떤 세계의 민족 도 그와 비슷한 오락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들이 사용하는 공은 바로 그들 스스로가 만든 것인데 공기가 가득한 얇은 고무표피로 이루어져 있다. 고 기술하고 있다. 빠레 씨족은 브라질의 중서부지방인 마뚜 그로쑤 Mato Grosso 주에 생존했던 인디오 부족 이며 혼동 Rondon은 브라질 오지 개발에 앞장섰으며 인디오 보호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군인이었다.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11 록되었다. 이처럼 축구클럽이 우후죽순 식으로 탄생함과 더불어 1920년대에 들어서면 서부터는 언론과 일반 대중의 관심을 크게 끌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곧, 본 래 백인 중심의 귀족경기로만 인식되었던 축구가 점차 일반 대중의 스포츠로 바뀌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마치 포르투갈의 축제 엔뜨루두가 일반 대 중의 카니발로 바뀐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1920 년대부터는, 흑인선수의 입단 금지가 해제되면서 리우의 바스꾸 다 가마 Vasco da Gama 클럽을 시작 으로 점차 흑인 선수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때까지 브 라질 축구는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지금과 같은 프로축구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카니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포퓰리즘 정권이었던 제뚤 리우 바르가스가 집권한 1930 년대부터였다. 이 무렵 브라질에서는 축구의 프 로화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의 논쟁이 전개되었는데 결국 프로화만이 브라질 축구의 국제화에 기여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하여 큰 폭의 발전을 이루 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1950 년 월드컵에서는, 펠레라고 하는 축구황제의 탄생을 알리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때까지 총 5 번의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처럼 축구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스포츠이자 문화 그 자체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들의 일상 대화나 언론 매체 등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전국에서 벌어지는 축구 경기 의 뉴스들로 도배된다. 브라질 프로 축구 선수들이 1년 52주 동안 경기를 갖는 시간이 49주이며 브라질 축구 연맹에 등록된 1부 리그 팀만 500 여개에 달하고 프로 선수로 등록된 선수만도 10, 00 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브라질을 떠나 유럽에서 활약하는 브라질 국적의 선수가 2500 여명이며 축구를 통해 브라질이 벌어들이는 연 수익만도 무려 18 조에 달한다. 또한 부동의 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은, 월드컵에도 전 대회에 출전하여 1952, 1962, 1970, 1994, 2002 년 등 5 회나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러한 통계를 보더라도 축구가 동 국가의 사회와 그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높은 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혹자는 브라질, 아니 라틴아메리카 전체에서 축구란 곧 종교를 의미한다고 단정한다. 라틴아메리카에 있어서 축구는 종교 그리고 경기장은 성전이다 수. 천 명 내지 수만 명의 신자들이 신비스런 의식에 참여하러 축구 경기에

12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가는 것 같다. 열정적인 관중은 그들이 좋아하는 팀의 승리를 위해서 이 런 대형 경기장에 가는 것이다.( ) 그러나 이런 의식이 시작되려면 영 웅, 즉 신과 같은 대제사장, 분위기, 감정, 흥분을 유발하는 선수들이 등 장해야 한다. 양 팀은 각 11명의 선수로 구성되어서 각자의 위치와 역할 이 배정되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그들만이 팬들의 심장을 힘차게 뛰게 할 수 있다. 축구선수는 신화적인 인물이다. 스포츠 스타들 의 영향력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그들의 머리부터 발끝 까지 심지어 특정 포즈까지 모방하고 있다. ( 카르테르, 2002) 그 외에도, 105m-68m 의 사각 공간에서 둥근 공을 두고 삶과 죽음을 넘나드 는 축구가 종교로 인식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골을 두고 엇갈리는 양 팀 선수 와 응원자들의 희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승리한 팀은 열광하는 관중들 사이 에서 천당을 경험하는 반면에 실수를 연발하여 진 팀은 그야말로 온갖 야유를 받으며 지옥을 경험한다. 페널티 킥을 실축함으로써 살해되었다는 선수 얘기 가 나온 곳도 바로 남미, 콜롬비아였고 축구 때문에 그 유명한 축구전쟁이 발 발했던 곳도 남미였다. 또한 축구선수로서 영웅이 되고 신화가 되고 나아가 우 상이 되는 곳도 바로 중남미이다. 그러한 정열의 축구를 대표하는 브라질의 축구가 리드미컬하고 화려한 개 인기 위주의 삼바축구로 발돋움하면서 하나의 거대한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것 은 그 스포츠가 내포하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과 브라질 사회 자체의 사회 -문 화적 특성이 적절히 융합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축구는 손이 아니라 발로 공을 차는 행위가 중심이기에 상당히 남성 적이고 폭력적이다. 그렇기에 경기장을 찾는 관객들의 대다수가 남성이며 거 칠다. 골을 넣거나 먹을 때 그 관중들이 내뿜는 열기와 야유 그리고 환희는 가희 폭발적이다. 중계하는 아나운서나 해설자의 말투 역시 다분히 전투적일 때가 많다. 그만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혈질이 될 환경에 놓여있는 셈이 며 브라질 사람들이 다혈질이라는 말은 축구의 그러한 속성과 무관하지 않다. 둘째, 축구 역시 다른 스포츠들처럼 경기가 벌어지는 동안에는 오로지 현재 라는 시간만이 존재한다. 어느 팀이 과거에 어떠했고 얼마나 연습을 했으며 얼 마나 좋은 환경 속에 과학적인 연습을 했는가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과 거가 어찌되었든 일단 경기장에서는 골을 넣은 팀이 환희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오로지 현재만 있기에 모든 관중과 선수는 둥근 공에 온 시선을 집중하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13 면서 경기장면 하나하나를 순간의 현재로 지켜본다. 그래서 긴장이 고조에 달 하고 골을 넣으면 긴장과 열망의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 로지 축구에는 현재만 있기에 그것을 즐기는 국민 역시 미래보다는 현재 속에 서 사고하고 행동한다. 그렇기에 열정적이고 낭만적이며 자신의 현재의 감정 에 충실한 민족인 것이다. 셋째, 브라질에 도입된 축구는 본래 백인 엘리트층의 고상한 스포츠였다. 그 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흑인과 혼혈이 중심이 되는 스포츠로 바뀌었다. 즉, 그동안 변두리에 위치하던 계층이 중심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래서 운동장뿐 만 아니라 미디어에서도 중심과 주변이 바뀌는 것이 축구이다. 이러한 변화는 카니발에서도 살펴본 것이다. 넷째, 축구는 또한 계층을 가리지 않는다. 택시기사든 교육 수준이 낮은 품 팔이든 축구만 잘하면 자신보다 부유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에게도 축구의 스승이 되고 우월한 지위를 차지한다. 피부색과 사회적 계급 차이를 떠나 신분 상 우월한 위치에 설 수 있는 곳이 바로 축구인 것이다. 그것은 말할 것 없이 축구가 국민적 스포츠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섯째, 축구가 국민적 스포츠이기에 가능한 또 다른 것은 정치, 경제, 사회 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계층 ( 특히, 저소득 흑인 및 혼혈 ) 에게 훌륭한 신분상승 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브라질의 흑인이 신분해방을 맞이한 것은 1888 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20 여 년 전이다. 세대로는 약 4 세대가 흐른 상황이다.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백인이 거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회에 서 그들이 백인과 동등한 권력과 부 그리고 명예를 누릴 수 있는 기회란 흔하 지 않다. 그렇기에 국민적 추앙을 받는 스포츠, 특히 축구에서 영웅이 되면 그 모든 것을 단숨에 차지할 수 있다. 또한 그렇기에 브라질을 위시하여 인종간, 계층간 빈부의 격차가 심한 중남미 국가의 축구가 조직력이나 팀웍보다도 개 인기로 흐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8) 8) 이미 월드컵에서 네 번이나 우승한 브라질을 빼놓고 축구를 논할 수는 없다. 여전히 슈퍼스타들의 개인기에 의존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브라질의 축구는 영국 팀의 체력, 이탈리아의 수비력, 네덜란드의 조직력을 제치고 당당히 세계축구를 이끌고 있 다. 이러한 것을 가능케하는 요인은 브라질 사람들의 생활상에서 엿볼 수 있는데, 브 라질의 남자아이들은 태어나서 걷는 것 보다 차는 것을 먼저배우고 평생을 동그란 공 과 생활하며 살아간다. 그 말은 골목 안이나 공터에서 공을 차는 것 외에는 아이들의 놀이가 없다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프로 시합을 구경할 돈도, 클럽에서 체계적인

14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하지만 축구를 통해 우리는 브라질 사회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축구에서 영웅이 됨으로써 백인이 누리는 사회적 지위와 부 그리고 명예를 한꺼번에 획 득할 수 있다는 의식이 잠재해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역설적으로 브라질에 인 종차별과 편견이 아직 짙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훌륭한 흑인 혹은 혼혈 축구선 수들, 예를 들면 펠레나 호나우두의 애인이나 부인은 한결같이 백인 여성이었 고 지금도 그렇다. 이를 일종의 콤플렉스로 몰아붙이기보다는 브라질이라는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반영한 현상으로 이해해야할 것이다. 3. 의상과 음식 브라질 사람들이 입는 의상을 보면 첫 인상이 매우 원색적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두 가지 이상의 색이 혼합된 색보다는 한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원색을 선호한다. 물론 무늬에 사용된 색을 제외한 말이다. 그들이 이처럼 원색을 선 호하는 것은, 비록 실증주의자인 테인느의 환경론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열대 의 울창한 녹색 숲, 8000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해안의 푸른빛 그리고 일 년 내내 머리 위에서 이글거리는 강렬한 햇살이라는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 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색의 옷을 입고 사는 브라질 국민은 그들의 의상과는 달리 천차만별의 피부색을 지닌 혼혈이 40% 에 육박한다. 즉, 정부가 인구조사 를 할 때 피부색을 174가지나 나눌 만큼 흰색부터 검은색까지 셀 수 없을 정도 로 다양하다. 게다가 우리의 한복처럼 전통의상이라는 것이 없다. 우스개 소리 로 브라질의 전통의상이라면 원주민 인디오들이 입던 타잔 팬티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브라질 자체가 다국적, 다인종 사회인만큼 각 민족이나 인종에 따라 그들만의 전통적인 의상이 있을 뿐이다. 흑인들의 경우는 유난히 흰색을 좋아하며 백인들의 경우 본국 유럽의 전통의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흑인들이 백색 옷을 입은 모습은 그의 피부색에 대조되어 더욱 검은 피부를 돋보이게 하는데 이것을 백인에 대한 그들의 콤플렉스라든가 백인화 경향으로 지도를 받을 돈도 없다는 것이 오히려 자유분방하고 자연스러우며 기교가 뛰어난 예 술 축구를 탄생시킨 것이다. 흔히들 브라질의 축구는 삼바 리듬과 스포츠의 혼합체라 고 한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삼바드럼은 계속 연주되며 관중들은 그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고 선수들은 그 리듬과 몸과 공을 하나로 일체 시킨다. 이는 곧 브라질의 축구 는 그들의 활달하고 정열적인 기질에 축구라는 역동적인 성격을 결합한 결정체인 것 이다. ( 카르테르, 2002).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15 풀이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 이유는 아프리카 흑인 사회의 흑인 역시 백색을 즐겨 입기 때문으로써 그것은 아마도 그들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에 다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 같은 현상은 소쉬르 언어학의 랑그와 파롤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는 롤랑 바르트의 기호학적 관점에서 볼 때 9) 매우 흥미롭다. 바르트는 패션 잡지에 나타는 의상 체계를 분석함에 있어서 기술 ( 記 述 ) 로써의 의상과 사진으 로써의 의상 그리고 실제 착용으로써의 의상으로 나눈다. 본고와 관련된 실제 착용으로써의 의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의상 체계에서 랑그는 첫째, 상하의, 의상의 각 부분 및 상하의의 콤비네이션 등의 대립에 의해서 결정되며 이들 각 요소의 변화는 의미의 변화를 야기한다. 예를 들면 베레모와 중절모는 다 같이 모자의 범주에 들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낸다. 둘째, 랑그는 의상 의 길이와 폭을 결정짓는 비율과 법칙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의상체계에서의 빠롤은 의상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 - 옷의 길이와 폭, 색감, 유행에 대한 반응 여부 - 에 의해 결정된다. ( 윤호병 1994,387). 브라질 국민들은 그 자체로 이미 다양한 기호들을 의미하는 피부색에다가 자연에서 차용한 형형색색의 옷들을 걸쳐, 지구상의 어디를 가도 자신들이 열 대지방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러한 의미 작용과 더불어 그들 의 옷매무새는 우리와 비교할 때 또 다른 멋을 낳는다. 일 년 내내 열대의 뜨거 운 햇살 아래 사는 그들에게 옷의 길이가 짧고 피부 노출이 심한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들이 입고 생활하는 옷들의 대다수 가 마치 무언가 부족한 듯 짧게만 보인다. 특히 여성들의 옷 경우 가슴이 푹 패인 것은 두말할 것 없고 치마 역시 초미니 스커트가 많아서 뭇 남성들의 시 선이 집중된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여름이 시작되면 절정에 달한다. 세계 패 션의 출발점이자 전시장이라고 하는 리우 데 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의 여성 수영복을 보면 자기표현을 중시하면서 그것을 간접적인 방식이 아닌 직 접적이고 시각적인 제스처로 표현하는 그들의 표현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한편 남성들의 일상복에서는 우리와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지만 해변 에서 마주하는 남성들의 수영복은 히프 부분을 상당히 드러나는 것이 태반이 9) 바르트는 랑그와 파롤 개념이 모든 기호체계를 포괄할 수 있는 보편적 범주의 체계라 고 말하면서 그 범주로써 의상체계, 음식체계, 자동차와 가구체계 그리고 복합 체계를 예로 들고 있다. Element of Semiology 참조.

16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다. 문제는 이러한 취향이 무더운 열대 기후 탓만으로 해석하기에는 역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짧은 옷은 그들의 성문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의상 일반이 더운 열대문화를 특징짓는 기호라면 여기에 그들의 성문화가 첨가되어 있다는 것이 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하는 여성 청소년들과, 신체접촉 및 노출이 심한 대중문화에 영향을 받은 브라질의 남성 청소년들 50% 가 평균 13 세에 첫 성경험을 갖는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브라질 국민의 의상을 분석함에 있어서 한 가지 주의해야할 사항은 여타 나라들과는 달리 브 라질의 경우 자국의 정치적 -경제적 요인과는 거의 무관하게 환경 및 성문화에 기인하므로, 성격이 급하고 속도와 외양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처럼, 다양하고 급격한 패션 유행이 없다는 것이다. 브라질 정부 역시 이에 대한 어떤 통계도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브라질 패션은 그곳의 자연 환경과 성문화에 밀착되 어 있다. 한편 음식의 경우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띤다. 바르트의 랑그와 파롤 관점에 서 바라본 음식체계의 경우 영양 ( 랑그 ) 과 개인적 취향 및 조리법 ( 파롤 ) 으로 구 분된다. 바르트에 의하면 영양으로써의 랑그는 배제의 원칙 ( 서로 결합하였을 때 유해로운 음식재료의 회피 ), 대응의 원칙 ( 쌉쌀하다는 맛에 대응되는 달콤하 다는 맛), 결합의 원칙 ( 음식접시에서처럼 동시적이냐 아니면 요리법에서처럼 연속적이냐의 문제 ), 의식 ( 儀 式 ) 의 원칙 ( 수사로서의 음식의 기능 ) 에 의해서 결 정된다. 영양으로서의 빠롤은 음식의 준비와 결합에 대한 개인적인 다양성을 종합한다. 의상체계가 소수의 결정력을 지닌 그룹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반면 음식 체계는 대단위 집단 - 지역사회나 범민족적 집단 -에 의해서 형성되든가 순전히 개인적인 활용 - 개인이나 가정 - 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 윤호병 1994, 388). 의상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우리와는 달리 브라질에는 자국만의 고유한 전 통음식이 없다. 보다 정확히 말한다면,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지닌 수많은 인 종들로 이루어진 사회이기에 그들 각 인종들이 오랜 세월 동안 즐기고 있는 모든 음식이 브라질의 전통 음식이 된다. 즉, 아프리카 흑인들에게서 유래된 페이조아다 (feijoada) 와 덴데 (dendê) 기름, 원주민 인디오들에게서 기원된 옥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17 수수 음식인 빠몽냐 (pamonha) 와 만지오까 (mandioca), 유럽 백인들의 주 음식 인 바비큐 슈하스꾸 (churrasco) 가 그것이다. 또한 이탈리아의 피자와 독일의 맥주도 브라질 국민 모두가 즐기는 음식이자 음료이다. 따라서 각 개인이 먹는 음식이 어떠하냐에 따라 인종의 구분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짐작할 수 있겠 지만,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음식들이 인종과 계층을 넘어 이젠 완연히 보편화 된 브라질의 국민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즉, 각각의 음식을 먹는 개인의 경우 자신에게 가까운 인종과 민족의 주식을 대변하는 것임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인종과 민족을 떠나 브라질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공통 기호 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어느 중산층 가정의 보편적인 점심 또는 저녁 식단을 보면 쌀과 콩죽 (feijão) 이 기본으로 놓여지고 그 주변에 고기 (bife) 한 조각과 야채샐러드 가 위치한다. 물론 식후를 위해 커피나 과일이 따로 준비된다. 이러한 기본 식 단을 중심으로 가정마다 혹은 개인마다 다른 다양한 음식들이 첨가된다. 그런 데 기본 식단이라고 언급한 것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특정 인종이 나 민족의 음식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평이하다. 매운 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국민의 식단이 밥과 국 그리고 김치를 중심으로 차려지듯이, 짠 맛을 선호하는 브라질 국민의 기본 식단은 콩죽과 소고기 그리고 야채샐러드로 이루어져 나 름대로의 랑그로써 영양을 대변하고 있다. 반면에 이에 부가되는 여타 음식들 인 파롤은 개인의 취향뿐만 아니라 지역에 따라, 인종에 따라 그리고 민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을 띤다. 그런데 브라질 음식의 경우 특히 파롤 ( 개인적 취향 ) 이 영양에 기초한 랑그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것은 어 쩌면 지역별보다는 인종별 취향이 다양하면서도 이미 관례적으로 굳어져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까지 논의된 부분을 정리하면, 브라질 사회를 구성하는 각 인종 혹은 민족을 대변하는 대표 음식은 자신의 범주 내에서 그 인종과 민족을 표상하는 기호이면서 중심이 되지만, 브라질 전체 사회의 차원에서 보면 그 모든 것이 브라질 국민 전체의 음식을 대변하는 핵심 음식이 된다는 것이다. 즉, 각각의 인종과 민족마다 의상과 음식에서 중심이 있으면서도 그 중심 모두를 아우르 는 큰 중심이 없는 셈이다. 이처럼 브라질 문화 전반의 양상처럼 인종별, 지역 별, 민족별 특색이 상호 인터렉티브하면서 지속적인 융화과정에 있는 것이 바 로 브라질 의상과 음식이며 이는 곧 브라질 문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18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Ⅲ. 결론 본 글을 통해 우리는 브라질이 그 어떤 나라나 민족보다도 역동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그 근저에는 혼혈이라는 역사적 - 사회적 요소 이외에 안과 팎, 인종간계층간의 종적이며 횡적인 교류를 활발하게 해주는 축구와 카니발이 있음을 살펴보았다. 비록 실제의 하루하루 생활에서는 인종간, 계층간의 거리 가 존재하지만 그러한 놀이마당을 통해, 비록 일시적이고 가식적으로나마, 동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사회 -문화적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는 부러울 따름이다. 축구와 카니발에 스며있는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과 사회 적 본질은, 비록 쿠바의 경우라고 하지만, 아마도 쿠바의 세베로 사르뒤 Severo Sarduy 가 말한 다음의 표현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 : 쿠바사람들의 말이 요동을 칠 때면 언제나 다양한 언어( 다양한 문 명) 가 표출된다. 그래서 중심은 그 어느 곳에도 없다. 10) 즉, 굳이 데리다의 헤체론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세베로 사르뒤의 말 속에 는, 중남미의 경우 모두가 중심이라는 말이다. 백인, 흑인, 혼혈 등등 모든 인종 이 각자 자신의 중심을 유지하며 보다 큰 중심을 이룬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리하여 각 중심 사이에 끝없는 교류가 종적으로, 횡적으로 진행되며, 나아가 하나의 중심 ( 인종 ) 속에 완전히 흡수되지 않고 있기에 각 인종간 계층간의 관 계는 언제가 긴장 상태라는 말일 것이다. 필자는 그것이 바로 역동적인 문화와 기호를 생산해내는 뿌리라고 본다. 비록 일시적이라고 할지라도, 중심이 주변 으로, 주변이 중심으로 넘나드는 공간이 존재하는 곳, 그곳에 바로 브라질의 문화의 정체성이 자리한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그처럼 풍요롭고 역동적인 문 화를 생산하며 소비하는 중남미, 그 중에서 특히 브라질의 문화 저변에 깔려있 는 여러 요소 가운데 아랍 ( 이슬람 ) 문화에 대하여는 그것의 중요성에도 불구 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연구가 되어 있지 않은 만큼 중남미 사회와 문화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10) Quando o falarcubano se agita, há sempre várias línguas (várias civilizações) que se expõem, e o centro não está em partealguma. (Sarduy, 11)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브라질 사회와 문화 - 축구, 카니발, 의상과 음식을 중심으로 19 참고문헌 곽재성 외(2000). 라틴아메리카를 찾아서, 민음사. 김용재, 이광윤 ( 공저 )(2002). 포르투갈 - 브라질 역사문화 기행, 부산외대 출 판부. 롤랑 바르트 (1957). 현대의 신화 ( 이화여대 기호학연구소 역)(1997), 동문선. 윤호병 (1994). 비교문학, 민음사. 자크 데리다 (2001). 글쓰기와 차이, 동문선. 카르테르, 아르투로 브리시오 (2002) 라틴아메리카의 사회현상으로서의 축구, 단국대학교. Bruhns, HeloisaTurini(2000). Futebol, Carnaval e Capoeira entreas Gingas do Corpo Brasileiro, Campinas(SP). Chanady, Amaryll(1994).Latin AmericanIdentityand Constructions of Difference, Universityof Minnesota Press (Hispenic issues; v. 10). Ianni, Octavio(1987).Raças e Classes Sociais no Brasil, São Paulo: Brasiliense(3 ed). Lotman, Ju. M., B.A. Uspenskij, V.N. Ivanov, V.N. Toporov, A.M. Pjatigorskij(1975). Theses on thesemioticstudy of Cultures (as Appliedto Slavic Texts),in The Tell-taleSign, a Survey of Semiotics of Sebeok, Thomas A. Bloomington: The Peter of Riddem Press. Moles, Abraham et al.(1982).teoria da Cultura de Mass, (org.of Luiz Costa Lima) Rio de Janeiro: Paz e Terra. Mota, CarlosGuilherme(1977). Ideologiada Cultura Brasileira(1933-1974), São Paulo: Á tica. Ortiz, Renato(1985).Cultura Brazileirae Identidade Nacional, São Paulo: Brasiliense. Peirce,Chales Sanders(1977).Semiótica, São Paulo: Perspectiva. Queiroz, MariaIsaura Pereira(1999).Carnaval Brasileiro: o vivido e o mito, São Paulo: EditoraBrasiliense.

20 이베로아메리카 제8권 1호 Rosenfeld, Anatol(2000). Negro, Macumba e Futebol, SãoPaulo: Perspectiva. Sarduy, Severo. Apresentação de Severo Sarduy, in Barroco(trad. maria de Lurdes Júdice e José Manuel de Vasconcelos, Lisboa: Vega, s/d. Sodré, NelsonWerneck(1989).Síntese de Históriada CulturaBrasileira, Rio de Janeiro: Bertrand(16 ed.). Williams, Raymond(1983).Culture and Society, New York: Columbia UniversityPress. 논문투고일자 : 2006년 5월 10일 심사완료일자 : 2006년 5월 25일 게재확정일자 : 2006년 6월 9일 박원복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 E-mail: brazil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