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유리한 대학을 향한 입시경쟁도 더욱 심화되었다. 청년실업은 대졸자 양성을 위해 사회가 지불한 교육투자가 회수되지 못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이므로, 이는 지식기반경제론에 따라 교육경쟁력 을 강화하고자 하는 지배세력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도전이 되었다. 이에 노무

Similar documents
viii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변동에 따른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 학의 역할 변화와 지원 정책 및 기능 변화를 살펴보고, 새로운 수요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문대학의 기능 확충 방안을 모색하 였다. 연구의 주요 방법과 절차 첫째, 기존 선행 연구 검토

[ 표 34] 원하는차기대통상 [ 표 35] 안철수원장의출마에견해 [ 표 36] 안철수원장과야당후보와의단일화에대한견해 [ 표 37] 단일화할경우누가로단일화되어야하는지에대한견해 [ 표 38] 공천비리사건에대한박근혜후보의책임여부.

CR hwp

A 목차

Ⅰ. 조사목적 본조사는전국민을대상으로대통령국정수행지지도, 정당지지도등을 파악하여, 국민여론을파악하는기초자료수집에그목적을둠. Ⅱ.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거주만 19세이상성인남녀 표본수 총 1,035 명조사후, 지역, 성, 연령별사후보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최대허용

ad hwp

응답자분포표 전 체 (1527) 남 자 (756) 49.5 여 자 (771) 세 (281) 대 (314) 대 (336) 대 (288) 세이상 (308) 20.1 졸이

자료 DSP 제 호 제 21 회대학교육정책포럼 대학등록금문제, 어떻게할것인가? 일시 : 2006 년 11 월 10 일 ( 금 ) 13:30 장소 : 서울여의도중소기업중앙회국제회의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지지정당별지방선거투표의향별국정수행평가별국무총리인선평가별정부개각범위의견별사전투표제인지별사전투표참여의향별지방선거성격공감별차기대선후보선호도별성 * 연령별 자영업 (102) 블루칼라 (96) 12.

목차

나하나로 5호

1. 조사설계 조사대상 2017 년 2 월현재,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표본의크기 조사방법 1,021 명 ( 가중전 1,021 명, 가중후 1,000 명 ) - 가중치를 1,000 명기준으로부여했으나, 보도시표본크기는 1,021 명으로보도해야함. 구조화된설문지를이용한전


대학교육 현실 경제위기 아래 진행된 고학력화 [그림1] 한국의 진학률 및 취학률 추이 출처: 통계청, 한국교육개발원 * 취학률=취학적령의 재적학생수 / 취학적령(18세-21세)인구 x 100 * 진학률=상급학교 입학생수 / 졸업생 수 x 100 [표1] 주요 국가 대학

목차

춤추는시민을기록하다_최종본 웹용

회원번호 대표자 공동자 KR000****1 권 * 영 KR000****1 박 * 순 KR000****1 박 * 애 이 * 홍 KR000****2 김 * 근 하 * 희 KR000****2 박 * 순 KR000****3 최 * 정 KR000****4 박 * 희 조 * 제

2003report hwp

일정표 13:30 ~ 14:00 등록 14:00 ~ 14:20 개회식 사회 : 강경석 ( 대교협정책연구부장 ) - 개회사 : 윤형원 (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충남대총장 ) - 축사 : 이종훈 ( 중앙대학교총장 ) 14:20 ~ 15:05 주제발표1 : 대학별입학전형방법

Drucker Innovation_CEO과정

레이아웃 1

2002report hwp

<C3E6B3B2B1B3C0B C8A32DC5BEC0E7BFEB28C0DBB0D4292D332E706466>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조사규모 1,514 명 ( 주의 : 통계보정으로 1,500 표본으로분석하였으며, 보도시에는조사실사례수 1,514 명으로기재해야함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2.5% Point 조사방법 무선전화면접 79.1% + 유선전화

<C0CEBBE7B9DFB7C92DC3D6C1BE2E687770>

º»ÀÛ¾÷-1

핵 심 교 양 1 학년 2 학년 3 학년합계 문학과예술 역사와철학 사회와이념 선택 교양학점계 학년 2 학년 3 학년합계비고 14 (15) 13 (

<B9CEC1D6C1A4C3A5BFACB1B8BFF82DBBE7B6F7B0FAC1A4C3A5BABDC8A328C6EDC1FD292E687770>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조사규모 1,008 명 ( 주의 : 통계보정으로 1,000 표본으로분석하였으며, 보도시에는조사실사례수 1,008 명으로기재해야함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 Point 조사방법 유선전화면접 49.7% + 무선전화

<5BB0EDB3ADB5B55D B3E2B4EBBAF12DB0ED312D312DC1DFB0A32DC0B6C7D5B0FAC7D02D28312E BAF2B9F0B0FA20BFF8C0DAC0C720C7FCBCBA2D D3135B9AEC7D72E687770>

[ 표 33] -김문수... 3 [ 표 34] -문재인... 7 [ 표 35] -박근혜 [ 표 36] -손규 [ 표 37] -안철수 [ 표 38] -정몽준 [ 표 3] 지난 1년간가정살림변화 [ 표 40] 지

ºñ»óÀå±â¾÷ ¿ì¸®»çÁÖÁ¦µµ °³¼±¹æ¾È.hwp

목 차 통계표요약... 1 응답자특성표... 4 표 1 이명박대통령국정수행평가... 5 표 2 18 대국회의정활동평가... 7 표 3 주요정당공천평가... 9 표 4 공천결과가후보선택에미친영향 표 5 19 대총선투표후보정당 표 6 민주통합당, 통합

<BFA9BCBABFACB1B8BAB8B0EDBCAD28C6EDC1FD292E687770>

152*220

<5BBAB8B0EDBCAD5D4D424320C3D1BCB1C1B6BBE75FBCADBFEF20B3EBBFF8B1B8BAB428BFC0C3A2C8F1292E687770>

2016 학년도대학별논술고사일정 대학명 논술고사시행일 가톨릭대 [ 일반 ] 10 월 11 일 ( 일 ) / [ 의예 ] 11 월 15 일 ( 일 ) 건국대 [ 인문 ] 10 월 9 일 ( 금 ) / [ 자연 ] 10 월 10 일 ( 토 ) 경기대 10 월 18 일 (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ÃѼŁ1-ÃÖÁ¾Ãâ·Â¿ë2

HANDONG G L O B A L UNIVERSITY 한 동 대 학 교 학 년 도 재외국민과외국인전형계획 재외국민 전형 1학기(3월 입학)만 선발 전교육과정 이수 재외국민 및 외국인 전형 1학기(3월 입학), 2학기(9월 입학) 선발 북한이탈주민 전형

(012~031)223교과(교)2-1

<B1DDC0B6B1E2B0FCB0FAC0CEC5CDB3DDB0B3C0CEC1A4BAB82E687770>

* pb61۲õðÀÚÀ̳ʸ

09³»Áö

핵 1 학년 2 학년 3 학년합계 문학과예술 역사와철학 사회와이념 선택 학점계 학년 2 학년 3 학년합계비고 14 (15) 13 (14) 27 (29) 2

2006

<C7D1B1B9C7FC20B3EBBBE7B0FCB0E82DC3D6C1BE612E687770>

기본소득문답2

2015 년적용최저임금인상요구 2015 년적용최저임금요구안 양대노총단일안

제 1 장 조사개요 Page. 2

2ÀåÀÛ¾÷

2016학년도 학생부전형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0점 처리(불합격처리) 관련 안내사항 Ⅰ. 기본 방향 2016학년도 학생부 전형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에 공인어학성적 또는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가 명시된 외부 수상실적이 작성된 경우 Ⅱ. 세부 내용 을 참고하여 0점(불합격

ÁÖ5Àϱٹ«Á¦Á¶»ç(03).hwp

2015 학년도 수시모집요강 ( 세종캠퍼스 )

**09콘텐츠산업백서_1 2

한국정책학회학회보

[ 조사개요 ] 구분 내용 모집단 전국에거주하는만 19 세이상성인남녀 표집틀 유무선전화 RDD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기준비례할당추출 표본크기 2,000 명 ( 유선 551 명 (27.55%), 무선 1,449 명 (72.45%))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전제할경우

<B3EDB9AEC0DBBCBAB9FD2E687770>

( 단위 : 가수, %) 응답수,,-,,-,,-,,-,, 만원이상 무응답 평균 ( 만원 ) 자녀상태 < 유 자 녀 > 미 취 학 초 등 학 생 중 학 생 고 등 학 생 대 학 생 대 학 원 생 군 복 무 직 장 인 무 직 < 무 자 녀 >,,.,.,.,.,.,.,.,.

2018 학년도수시 1 차모집정원내입시결과 모집단위 입학정원 수업년한 면접및실기고사점수는반영안됨 지원율 최저 수시 1 차 일반전형특별전형 ( 일반고교졸업자 ) 특별전형 ( 특성화고교졸업자 ) 내신등급 내신등급 내신등급 최초 최종 지지원최초최종원 최초 최종 최 최 최 율

내지(교사용) 4-6부

목 차 1. 선발개요 p 2. 개선내용 p 3. 세부선발계획

<5BBAB8B0EDBCAD5D4D424320C3D1BCB1C1B6BBE75FBCADBFEF20BFEBBBEAB1B828BFC0C3A2C8F1292E687770>

목차 응 답 자 특 성 표... 1 표 1 차기대통령지지후보... 2 표 2 박근혜 vs 문재인... 6 표 3 박근혜 vs 안철수... 8 표 4 박근혜 vs 문재인 vs 안철수 표 5 가장경쟁력있는여권후보 표 6 가장경쟁력있는야권후보... 14

<BABBB9AE2DC7D5C3BC2E687770>

ePapyrus PDF Document

대학생연수용교재 선거로본대한민국정치사

사립대학의발전과사립학교법개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목차

<C1DF29B1E2BCFAA1A4B0A1C1A420A8E85FB1B3BBE7BFEB20C1F6B5B5BCAD2E706466>


- 2 -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조사규모 1,507 명 ( 주의 : 통계보정으로 1,500 표본으로분석하였으며, 보도시에는조사실사례수 1,507 명으로기재해야함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2.5% Point 조사방법 무선전화면접 80% + 유선전화면접

(중등용1)1~27

0.筌≪럩??袁ⓓ?紐껋젾 筌

....pdf..

안 산 시 보 차 례 훈 령 안산시 훈령 제 485 호 [안산시 구 사무 전결처리 규정 일부개정 규정] 안산시 훈령 제 486 호 [안산시 동 주민센터 전결사항 규정 일부개정 규


¼ÒµæºÒÆòµî.hwp

저작자표시 - 비영리 - 변경금지 2.0 대한민국 이용자는아래의조건을따르는경우에한하여자유롭게 이저작물을복제, 배포, 전송, 전시, 공연및방송할수있습니다. 다음과같은조건을따라야합니다 : 저작자표시. 귀하는원저작자를표시하여야합니다. 비영리. 귀하는이저작물을영리목적으로이용할

< B0E6C3D12D4A424620BBF3C8A3B1B3B7F9C7C1B7CEB1D7B7A520C8B8C0C720C0DAB7E12028C3BBB3E2BDC7BEF72928BCADBFB5C1F8292E687770>

사회수요에맞는교육을위한정책방안연구 연구책임자 : 박 동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

¾ç¼ºÄÀ-2

목차 Ⅰ. 기본현황 Ⅱ 년도성과평가및시사점 Ⅲ 년도비전및전략목표 Ⅳ. 전략목표별핵심과제 1. 군정성과확산을통한지역경쟁력강화 2. 지역교육환경개선및평생학습활성화 3. 건전재정및합리적예산운용 4. 청렴한공직문화및앞서가는법무행정구현 5. 참여소통을통한섬

경남도립거창대학 5 개년발전전략 GPS 2020( 안 )

[ 별지제3 호서식] ( 앞쪽) 2016년제2 차 ( 정기ㆍ임시) 노사협의회회의록 회의일시 ( 월) 10:00 ~ 11:30 회의장소본관 11층제2회의실 안건 1 임금피크대상자의명예퇴직허용및정년잔여기간산정기준변경 ㅇ임금피크제대상자근로조건악화및건강상

¾Æµ¿ÇÐ´ë º»¹®.hwp

KEEP 패널 브리프 가하고 있음. 장기 연체로 법적 조치를 받은 학생은 2009년 649명(채무액 37억 원)에서 2012년 1,785명(110억 원)으로 3배 가량 늘어났으며, 2013년 에는 3,742명(채무액 256억 원)으로 201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함.


2013 학년도기성회회계세출예산집행지침 창원대학교 [ 사무국재정과 ]

2011년_한국리서치_옴니버스조사_결과표(5월)_EAI.hwp


연구노트

<5BC5EBB0E8C7A55D BFF920BFA9B7D0C1B6BBE75FC5EBB0E8C7A55FBCADBFEF2E687770>

41호-소비자문제연구(최종추가수정0507).hwp

01정책백서목차(1~18)

내지2도작업


2014 년 5 월 16 일 부천시보 제 1044 호 부천시공유재산관리조례일부개정조례 참좋아! 햇살같은부천에별같은사람들이있어

»êÇÐ-150È£

Transcription:

2012년 대선, 교육정책 분석 등록금 정책과 대입 정책을 중심으로 2012년 대선 정책 분석 기획 전준범 정책위원 교육은 흔히 백년지대계라고 표현되듯 미래 세대(또는 국가의 인적자원)와 관 련되고, 또 개별적으로는 교육비 지출 및 자녀의 계층상승과 관련된 민감한 문 제이다. 이 때문에 매번 대선 때마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국가 교육재정 확충, 교육비 부담 축소, 대학입시 제도 개선, 공교육 정상화 등을 핵심적인 교육공 약으로 제시해왔다. 항상 비슷한 내용이 핵심적인 교육공약으로 반복해서 제시된다는 것은, 그 만큼 지난 10여년 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미뤄지거나 혹은 더욱 심각해졌다 는 의미일 것이다. 공교육위기는 1990년대 말 교실붕괴 가 상징적으로 언급되 던 것에서 최근에는 청소년 자살과 학교폭력 문제로 더욱 심각해진 양상이다. 교육비부담 역시 과거에는 주로 사교육비 축소에 초점을 두었지만, 최근 사교 육비에 더해 대학 등록금 문제까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지난 10 여년 간 실행된 교육개혁은 왜 계속 실패했는가? 1995년 김영삼 정부의 5 31 교육개혁안에 따라 확립된 대학설립준칙주의 와 정원자율화 아래 사립대학이 급격하게 팽창하고 대학진학률이 급증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장기불황에 돌입하고, 특히 IMF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 정이 본격화되면서 임금과 고용여건이 크게 악화되자, 늘어난 대졸자들은 취 업난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향한 취업경쟁이 심화되자, 87

취업에 유리한 대학을 향한 입시경쟁도 더욱 심화되었다. 청년실업은 대졸자 양성을 위해 사회가 지불한 교육투자가 회수되지 못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이므로, 이는 지식기반경제론에 따라 교육경쟁력 을 강화하고자 하는 지배세력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도전이 되었다. 이에 노무 현 정부는 고등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공립대 통폐합, 대학 정원 축소, 국립대 법인화, 전문대학원 도입, 산학협력 등 대학개혁을 본격화한다.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대학개혁을 계승하여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무기로 구조조정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는 한편, 노무현 정부가 원칙 적으로 반대했던 고교다양화와 대입자율화를 추진함으로써 중등교육의 경쟁 력 강화를 도모했다. 그러나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2007년-2009년 경제위기를 겪으면 서 정부와 자본은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 여건을 더욱 악화시켰고, 노동자 내부 의 분할과 경쟁은 더욱 강화되었다.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로부터 안전한 일자 리를 찾기 위한 취업경쟁과 입시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고학력 획득 경쟁에 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높은 사교육비와 등록금을 감수해야한다. 최근의 반 값등록금 투쟁은 이와 같이 대학생과 그 부모의 소득은 줄어든 반면 고학력 획 득을 위한 비용은 크게 증가하고, 대학 졸업후 기대소득도 크게 낮아진 상황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였다. 이에 대응하여 이번 대선에 임하는 각 후보들은 반값등록금 공약을 두고 경쟁하고 있고, 교육비 부담의 또다른 축인 사교육비 축소를 위해 대학입시제 도 개선 정책 또한 제출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대선 후보들의 주요 교육공약이 과연 현재의 심화된 교육위기를 해결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것인지 비판적으 로 검토하고자 한다. 88

반값등록금 정책 먼저, 대학교육의 핵심 이슈인 등록금 문제를 살펴보자. 2011년 반값등록금 투 쟁 이후, 지나치게 높은 현재의 등록금을 낮춰야하고 이를 위해 국가의 재정지 원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일정한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쟁점은 재정지원의 방식이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경우, 명목등록금(각 대학생의 고지서 상 등록 금 액수)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대학생이 부담하는 등록금 총 액(대학의 연간 등록금) 약 14조 원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대학 의 회계투명성을 높여 명목등록금 부담을 평균 15% 낮추고, 여기에 더해 매 년 총 3조 원 씩 국가장학금에 재정을 투입하여 등록금 부담을 평균 35% 줄일 수 있으므로 사실상 등록금 부담이 절반이 된다는 것이다. 국가장학금은 소득 과 성적에 따라 차등 지원하되, 소득 하위 20%까지는 등록금 전액 지원, 하위 20~40%는 등록금 75% 지원, 하위 40~60%는 등록금 절반, 하위 60~80%는 등록금 25%를 지원한다는 안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기 시행된 국가장학금 제도는 선별 기준이 매우 까 다롭고 수령액도 적어 대학생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1) 또한 한국 등 록금이 세계 1, 2위를 다투는 높은 수준이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계층에 심각 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명목등록금 자체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상대화하고 국가장학금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1) 국가장학금은 두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1유형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소득3분위 이하를 대상으로 국가가 직접 지급하고 2유형은 국가가 대학의 자구노력에 따라 각 대학에 차등지원한 후 소득 7분위 이하를 대 상으로 대학이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학생에게 지급한다. 그러나 장학금을 받기위해서는 성적이 100 점 만점 기준 80점 이상(B학점 상당)이어야 하므로, 상대평가제가 도입된 대부분 대학에서 국가장학금 으로부터 원천배제된 학생이 많다. 또한 한국장학재단은 소득분위를 판단하는 근거로 건강보험공단 자 료를 활용할 뿐, 금융자산(부채)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 외 국가장학금 제도에 대한 비판과 구체적 피 해사례는 한국대학생연합, 국가장학금 피해종합발표 를 참고하라. 89

후보의 입장은 심각한 문제점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후보의 안에 따르면 대학은 어떠한 등록금 인하 노력 도 강제 받지 않아,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소요도 그만큼 많아지고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도 높아진다. 사학재단의 이익을 철저히 보장 해주는 방식인 것이다. 물론 박근혜 후보는 이러한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 등 록금을 많이 내린 대학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입장이지만, 그 구체적 내용 은 제시된 바 없다. 결국 대학의 자구 노력으로 명목등록금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도 말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표 1] 각 후보의 등록금 정책 구분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목표 등록금 부담 반값 명목등록금 반값? 개별 학생 지원 개별 대학 지원 (장학금 방식) (교부금 방식)? 지원방식 국공립과 사립 동시 - 국공립대부터 반값 시행 인하 소득과 성적 연계 -? 추진계획 2014년까지 실현 2013년 국공립대 시행2014 년부터 사립대로 확대 2017년까지 실현 대학규제 등록금 인하 대학 인센 티브 부여 교부금 신청 대학에 대한 정 부 개입력 강화 사회적 감시, 회계투 명화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은 2013년 국공립대부터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고 2014년 사립대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 금법을 제정해 내국세의 일정비율을 고등교육교부금으로 편성하고, 교부금을 각 대학에 지원한다는 안이다. 교부금을 받는 대학은 학생들에게 높은 등록금 을 걷을 필요가 없어지므로, 명목등록금이 절반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다. 2) 2) 2004년부터 대학교육에 대한 안정적인 정부의 재정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에 관 한 논의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4 11 총선 이후 민주통합당 안과 통합진보당 안이 각각 발의된 상태다. 민 90

각 대학의 등록금 인하를 유도, 강제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고등 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교부금을 받는 대학의 회계, 교 부금 사용내역 등을 검토하여 부실이 있을 경우에는 교부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각 대학에 대한 개입력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3) 또한 고등교육법을 개정하여 매년 정부가 정한 등록금 표준액의 1.2배 한도 내에서만 등록금을 인 상할 수 있도록 한다. 4) 이는 2011년부터 진행된 반값등록금 투쟁의 요구를 대체로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등교육교부금법은 사립대 비율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대학교 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개입을 동시에 강화함으로써 대학생의 실질적 등록 금 부담을 완화하고 또한 막대한 적립금을 쌓아둔 채 법인전입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는 사학재단을 강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개혁적 성격이 강하다. 안철수 후보는 아직까지 등록금 정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안철수의 생각 에서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을 통해 등록금을 주통합당 안은 2017년까지 내국세의 일정비율(2013년 6%, 2014년 6.5%, 2015년 7%, 2016년 7.5%, 2017 년 8.4%)을 고등교육교부금으로 편성하고, 2017년 이후에는 GDP 대비 1%(OECD 평균 GDP 대비 고등 교육 국가투자)를 기준으로 교부세율을 보정한다는 안이다. 2013년 내국세 예상액은 179조 4,000억 원으 로, 민주통합당 안에 따르면 그 6%인 10조 7,000억 원이 2013년도 고등교육 교부금으로 편성된다. 이를 바탕으로 국공립대부터 반값등록금을 즉각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진보당 안은 교부금 비율을 내 국세의 10%로 한다. 3) 동법에 따라 교부금을 신청하는 대학은 교육과학기술부와 보통교부금 협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이에 따 라 각 대학은 교부금의 사용내역, 회계감사에 관한 사항, 법인전입금의 규모 등을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정부는 경영 부실, 재단전입금 전입 부실 등을 이유로 대학의 교부금 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 4) 2010년 고등교육법 개정 이후 각 대학은 직전 3개 년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 한도 내에서 등 록금 인상률을 정하고 있다.(인상률 상한제) 그러나 과도한 등록금 부담을 고려할 때 인상률 제한만으로 는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등록금 인상 액수를 제한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인상액 상한제) 민주통합 당 안에 따르면 4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등록금 기준액을 정하고, 대 학은 이 기준액의 1.2배를 넘지 않는 선에서 상한액을 정하도록 한다. 통합진보당 안은 전년도 전국가구 월평균 소득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등록금 기준액을 정한다. 91

낮추자고 주장한 점을 볼 때 개별 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에만 중점을 둔 박 근혜 후보의 입장 보다는 문재인 후보의 입장에 가까워보인다. 또한 그는 사학 재단에 대한 사회적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5) 그러나 안철수 후보 는 국공립대만 반값등록금을 먼저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2013년 곧바로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며 문재인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안철수 캠프는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와의 차별성 을 갖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 정리하면, 국가의 등록금 지원 방식에 있어 핵심 쟁점은 국가의 고등교육 에 대한 책임과 개입의 강화 여부이다. 박근혜 후보가 사립대 경영에 대한 개 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학금제도를 고수하는 반면, 반값등록금 투쟁의 요구 를 수용한 문재인 후보는 교부금을 통한 국가 개입력 강화를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 사립대가 전체 대학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역대 정부는 사 학재단의 직접적 경영개입 및 이윤추구를 묵인해왔으며, 사학비리 역시 묵인 하거나 미미한 차원의 징계로 마무리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립대에 대한 국 가의 개입력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는 사학분쟁 조정위원회를 통해 사학 비리자들마저 복귀시켰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고등교육교부금법의 실현가능성은 매우 불 투명하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등은 민주당 안이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 다며 강력반발하고 있고, 6) 앞서 살펴봤듯 국회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새누리 5) 안철수 후보는 교육이 사회구조의 종속변수이므로 교육 자체만의 개선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좋은 일 자리 창출, 지역균형발전과 동반되는 해당 지역대학생 채용할당제, 청년창업 여건 개선 등 사회 전반의 개혁이 이루어질 때 교육개혁이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제시한다.(p.191) 또한 안철수 후보는 대학이 기업과 역할을 분담하여 산학협력, 직업교육, 평생교육 등을 담당해야한다고 주장한다.(p.129) 안철수, 안철수의 생각 6) 현재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과 관련 교부금 배분방법을 둘러싸고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간 이견으로 인 해 법 제정 동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사립대총장협의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송기창 교수(숙명여대)는 민주통합당이 추진하고 있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에 대해 사립대를 준국립대학으로 전환하려는 92

당의 입장 역시 민주당 방식의 교부금제도와는 대립된다. 게다가 기획재정부 는 교부금 형태의 재원확보방안이 특정 세입과 세출을 연계해 칸막이를 만들 어 재정배분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국가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교부금법의 제정 자체가 어려울뿐만 아니라, 그것이 제정되 더라도 사학재단에 대한 국가의 개입력은 상당히 제한될 것이다. 따라서 2013 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등록금 정책은 국가장학금 제도를 일부 개선하 고,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에 있어 사립대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 서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지배세력 내에서 대학에 대한 국가개입 수준이 어느 정도로 조율되든 간에 대학의 시장화, 기업화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가령 등록금 인하를 위해 국가가 개입하여 대학의 자구노력을 유도하 면, 대학은 등록금 인하를 위해 자체적 재원확보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등록 금 장사 이외의 또다른 이윤추구에 열을 올릴 수 있다. 이미 각 사립대학들은 등록금과 재단전입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줄어든 수입을 확충하기 위해 다양한 수익창출 모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산학협력 단에 의한 기술지주회사와 학교기업 설립으로 대학이 용역 수주, 산학협력단 입주 기업에 대한 임대료 수입, 상품 개발 및 판매, 지적재산권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7) 의도가 있어 사립대의 자율성을 현저히 침해하고, 사립대에 대한 경상비 지원이 빠져있다며 반대 입장 을 명확히 하고 있다. 7) 중대신문, 산학협력단이 중앙대의 미래다-김원용 산학협력단장 인터뷰 (2012. 6. 9); 한국대학신문, 이종욱 서강대 총장, 산학협력으로 등록금 의존도 낮출 것 (2009. 6. 29). 산학협력을 통한 수익창출 이 외 에도 유휴토지와 자산운용, 자산획득 및 처분 등 국가의 사립대학 재정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세재지원 을 통해 국가로부터 간접적 지원을 획득하는 등 사립대학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대학재정을 확충하 는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김병주,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한 대학재정확충 방안 ; 정병수, 사립 대학 재정 및 운영 투명화 방안, 4차 사학진흥포럼(2012.7.16) 93

이처럼 대학의 이윤창출 동기가 커지면 대학의 교육과 연구과정에 대한 자본의 영향력도 더욱 막강해질 것이다. 대졸자의 취업률 제고와 연구의 상업 화를 위해 산학협력을 강조해온 지배세력에는 등록금 인하라는 계기 역시 시 장화, 기업화를 심화하기 위한 드라이브가 될 수 있다. 진보적 교육운동의 요 구 중 극히 일부분만 차용되고, 대학의 시장화와 기업화를 저지하자는 취지 자 체에는 역행하는 상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입시정책 등록금 정책 이외에 각 후보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또 하나의 교육정책은 바 로 대학입시 정책이다. 입시정책은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유권자 입장에서 초 미의 관심사 중 하나다. 그동안 정부가 바뀔 때마다 입시정책의 변화가 동반되 어왔고, 매번 학생과 학부모들이 그 변화에 적응하는 데 많은 에너지와 비용을 소모해야 했다. 이명박 정부는 학생선발에 있어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왔고, 그 결과 올 해 4년제 대학의 대입전형 유형은 3,0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과 학 부모가 모든 전형을 파악하기란 불가능해 사교육과 입시컨설팅 업체의 도움 을 받아 입시전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입시전략에 적합한 스펙을 갖추기 위해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는 사교육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공 교육의 중요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이와 같은 문제점에 대응하여 대선 후보들은 입시제도를 개혁하고 사교육 비 축소를 유도하는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입시제도 단순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3,000여 개에 달하는 전형을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 위주로 단순화하고, 점진적으로 수시에서 수능등급 자격요건을 없앤다는 계 획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유지하되 그 투명성을 높이고, 대학이 학부모와 학생 94

에게 입시정보를 적극 제공토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후보는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네트워크 소속 대학들 이 학생을 공동선발하고 졸업 시 공동학위를 제공함으로써 중고등학교 입시 스트레스 및 사교육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서열화된 대학의 피라미드 중상위층에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라는 거대 모집단위를 둠으로써 입시경쟁을 완화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공동학위제는 졸업생들이 노동 시장에서 동등한 지위를 부여받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네트워크 소속 대학 내 의 서열화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문재인 후보는 학력 블라인드 표준이 력서를 도입해 대학서열화를 완화하겠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안철수 후보는 아직 입시공약을 정리하여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안철수의 생각 에서 단기적으로 입시제도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가급적 안 바꾸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되 소외계층에 기회를 주기 위한 기회균등전형의 정원이 늘어나는 것 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학비 마련이 필요한 대학생이 가정교사가 되어 차상위계층 이하 중고등학생 들을 가르치는 튜터링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고, 이 외에도 고등학교 문이 과 통합, 국사와 세계사 필수과목화 등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8) 그런데 역대 모든 정부가 사교육 축소,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대입제도를 개혁하고자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가령, 김대중 정부는 2002학년도에 고등학교가 종합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만든 다양한 자료를 보고 학생을 선발하는 무시험입학 전형을 도입했지만, 각 대학은 변별력이 없 는 생활기록부 보다는 논술고사나 심층면접을 강화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8학년도 수능에 수능등급제를 도입해 대학 입시에서 수 능의 변별력을 줄이는 대신 내신을 상대평가로 강화해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 8) 안철수, 안철수의 생각 (p.197-198) 95

교육비를 줄이고자 했다. 그러나 이 역시 내신성적 기재에서 상대평가적 요소 를 강화하고 논술고사와 병행되었기 때문에 경쟁완화와 사교육 축소라는 등 급제의 취지는 현실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없었다. 9) 뿐만 아니라 입시제도 상 의 불공정성에 대한 각종 논란 끝에 2009학년도 수능에서 곧바로 폐기되었다. [표 2] 변별력을 기준으로 본 입시제도 개선 방안 비교 구 분 방 안 (예시) 목 표 한 계 변별력 없앰 변별력 축소 1 입시 철폐 2 법적 강제 (채용 시 학력기재 금 지법) 3 입시 성적반영 방 식변경 교육불평등 완화 학벌주의 완화 내신과 수능(또는 과목) 중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낮은 시험과 관련된 경쟁 교육 및 사교육 완화 - 교육경쟁 또는 취업경쟁의 시 기를 늦추는 효과, 사교육비 지출 시점도 늦춰짐 - 교육 연수 증가 - 학력 이외의 다른 요인이 변별 력의 기준이 될 것 - 성인사교육, 유학 등 팽창 - 내신과 수능(또는 과목) 중 상 대적으로 변별력이 높은 시험 과 관련된 경쟁교육 및 사교육 강화 - 전반적으로 변별력이 축소될 경우, 성적 이외의 다른 요인 이 변별력의 기준이 될 것 4 공교육이 사교육 농산어촌 등 사교육 수준 지원 - 높은 수준의 사교육이 가능한 이 낮은 지역의 경우 교육 (방과후 학교, 방송과 지역에서의 효과 미미 불평등 완화 외 등) 각 능력 분야별로 경쟁이 변별력 다양화 5 다양한 능력 평가 - 취업에 유리한 대학, 학과가 제 이루어지더라도, 획일적 한적이기 때문에 효과 미미 평가보다는 경쟁 완화 강일국, 사교육 정책의 역사와 의미 를 참고하여 재구성. 현재 사교육 팽창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명박 정부의 대입 다양화 정책 역시 그 의도는 사교육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것이었다. 변별력을 다양화해 재능에 9) 수능등급제가 시행된 2008학년도 대입 당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월평균 21만 8,720원)은 2004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월평균 33만 8,500원)에 비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목별 로는 수학과 영어 사교육 참여시간은 줄어든 반면, 대학별 고사의 변별력으로 인해 국어(논술) 사교육 참 여시간은 늘어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대입 정책의 변화가 사교육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 2010. 96

따라 학생을 선발할 경우 한 가지 기준으로 일렬로 줄을 세우는 것이 어려워 진다는 논리다. 물론 각 재능에 따라 여전히 입시경쟁이 존재하겠지만, 획일적 입시경쟁보다는 완화된 형태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다양한 능력 중 몇몇 능력만이 인정받고, 이는 특정대학의 특정학과와 노동시장에서 특정 직업으 로 표현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위계화된 노동시장과 상응하여 여전히 대학과 학과가 서열화된 상태에서 정책 효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표2]의 5에 해 당) 변별력을 다양화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작용으로, 현재 대선 후보들의 입시정책은 변별력을 축소하거나 변별력을 없애는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 앞서 살펴봤듯 박근혜 후보는 입학사정관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 면, 수시와 정시에서는 변별력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존 대입 전형 다양화 정책의 폐해를 일정부분 완화하겠지만 여전히 수능과 내신관리를 위 한 일렬 경쟁을 완화할 수는 없다. 게다가 경쟁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 입장에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대학이 다른 변별 요인을 추가하 는 방향으로 절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표2]의 3에 해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 거대 모집군을 통해 대학서열 구조의 일정 구간에서 변별력을 없애고자 한다. 그러나 전체 서열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국공립대 가 중상위 또는 상위 서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공립대에 대한 우선적 지원 이 필요해 사립대 학생에 대한 차별 논란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국공립대에 대 한 우선적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만약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가 대학서열의 중하위권에 위치하게 된다면 서열 완화 및 경쟁교육 완화 효과는 그 만큼 줄어 들 것이다. 만약 모든 사립대학이 통합네트워크에 포괄된다면 대입에서의 변별력 자 체를 없애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대학졸업증이 노동시장에서 어떤 변별력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요구되는 별도의 자격과 스 97

펙을 위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대학졸업증이 취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산학협력의 강화, 다른 한편으로는 각종 자격증 및 스 펙쌓기를 위한 성인사교육 시장의 팽창을 심화한다.([표2]의 1에 해당) 문재 인 후보가 주장하는 학력블라인드 표준 이력서 제도 역시 노동시장에서의 변 별력을 없애는 방안으로 비슷한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표2]의 2 에 해당) 10) 교육개혁의 이중성과 진보적 교육운동 이처럼 각 대선후보의 등록금 정책과 입시정책은 현재의 교육위기를 해결하 는 대안과는 거리가 멀다. 등록금 정책들은 국가 재정지원 방식 상의 차이를 떠나 지나치게 높은 현재의 등록금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 나 그것이 지난 10년 간 진행된 대학의 시장화, 기업화와 대립되는 것은 아니 다. 입시정책들 역시 현 정부에서 급격히 늘어난 대입전형을 단순화하는 계기 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대학교육 과정 이후 겪게 되는 청년실업 문제, 다시 말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대한 대안과 결합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위기 가 드러나는 진원지를 이곳저곳으로 옮기는 것일 뿐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교육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경제위기 상 10) 여전히 대학서열 최상위권 학력은 취업시장에서 큰 이점이 있지만, 고학력화 현상과 맞물려 취업시장 에서 학력을 기준으로 하는 변별력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스펙경쟁은 더욱 치열 해졌다. 그 결과 가장 기본적인 스펙의 하나인 토익 점수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하는 등 각종 자격증 또한 변별력 기준으로서의 유용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구직자의 실무능력, 적성 등을 평가하는 별도의 시험을 마련하는 등 별도의 변별력 기준을 만들어 대응한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더 많 은 비용과 에너지를 투자해 이에 대비함으로써 또다시 변별력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98

황에서 무너진 계층상승의 사다리를 복원하여 누구나 공정한 경쟁을 통해 능 력에 따라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다시금 강화함으로써 지배세력의 정당성 을 재구축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경제위기의 비용을 민중들에게 전가한 결과 누적된 불만과 투쟁을 무마하고 이를 개별적 계층상승 욕구로 전환하는 것이다. 반값등록금 투쟁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등록금 이 가계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지만, 만약 졸업 후 기대소득이 학 자금 대출을 충분히 갚을 정도로 높다면 이처럼 큰 대중적 호응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지배세력은 등록금을 일부 낮춰 위계화된 노동시장에서 상위를 향한 노동자와 그 자녀들의 경쟁비용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입시정책 역 시 계층상승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격증이 되는 대학졸업장을 얻는데 동반 되는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상위권 대학에 도전할 기회를 넓힌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지배세력의 대응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줄인다는 의미가 있 지만, 동시에 평등한 교육기회 이후에 겪게되는 불평등은 개인의 능력에 따른 결과라는 이데올로기를 확산한다. 12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현재 전교조를 비롯한 진보적 교육운동 대부분의 역 량은 야권 단일후보를 염두에 둔 정책제안에 집중되어 있다. 전교조, 한대련, 참여연대, 참부모학부모회 등 216여 개 단체는 <교육을 바꿔 행복한 나라! 우 리가 바꾸는 교육대통령! 2013 새로운 교육 국민연대>(2013 교육연대)를 구성 했다. 2013 교육연대는 2013년 2월까지 대선 국면에서의 진보적 교육의제 여 론화, 교육정책 제안 및 후보와의 정책협약을 주요 목표로 활동하는 한시적 연 대체다. 이에 따라 야권후보와의 정책조율, 그 지렛대로서 야권지지 동원력의 과시가 주요한 사업 기조로 보인다. 정책제안 내용을 담은 100만 서명운동과 이를 홍보하는 교육희망대행진 11월 3일 범국민대회 정책협약이라는 사 99

업계획은 이러한 기조를 잘 보여준다. 진보적 교육운동의 역량이 교육부문에 서의 야권후보 외곽 지원 기능으로 흡수된 것이다. 게다가 이번 대선은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와 동시에 치러진다. 현재 민 주노총 소속 각급 노동조합, 진보적 교육운동, 한국진보연대 등 민중운동 대다 수는 2012 민주진보 서울교육감 후보 추대위 에 참여하여 단일후보 추대(또 는 선출) 과정에 함께 하고 있다. 서울지역 유권자는 전국 유권자의 약 20%를 차지하고, 이들은 비슷한 정치적 성향의 후보들에게 동시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 2007년 대선과 동시에 실시된 충북, 경남, 울산, 제주 교육감 선거에서 이 명박 대통령과 함께 보수진영 후보들이 모두 당선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선 거에서는 대선 야권 단일후보와 서울시교육감 단일후보가 메이트처럼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11) 돌이켜봐야 할 점은 진보교육감과 민중운동의 관계다. 2010년 62 지방선 거에서 무상급식 공약을 매개로 야권연대가 본격화되고 6명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되었다. 중등교육에 경쟁원리가 전면 도입되고, 전교조에 대한 정부 차원 의 탄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교과부로부터 어느 정도 방어해줄 수 있는 진보 교육감의 등장은 민중운동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조건을 제공했다. 지역 별로 편차가 있었으나 진보교육감들은 일제고사, 교원평가, 자사고 지정 등과 관련 교과부와 일정한 갈등구도를 형성했고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유보시켰다. 문제는 소위 진보교육감 등장 이후 민중운동이 야권연대와 진보교육감의 11) 지난 2010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 당시 구성된 2010 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 교육위원 후보 범시민추 대위원회 내부에서 민주당의 개입을 둘러싸고 갈등이 형성되었다. 민중운동 진영은 전교조 탄압과 교원 평가 등 주요 쟁점에 원칙있게 대응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려 했으나, 시민운동 진영은 당선가능성을 중심으로 민주당과의 폭넓은 공감대를 고려한 행보를 지속했다. 결국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박명기 후보 가 경선룰에 문제제기하며 중도 이탈했고, 민주당 일부 세력 및 시민운동 세력과의 교감 속에 출마했던 이삼열 후보도 투표 당일 이탈했다. 이현대, 6.2 지방선거교육감 선거, 노동자 민중운동의 공동대응으 로! -민주당과의 연합은 노동자 민중운동 자멸의 길이다, 사회운동 (2010년 5-6월호) 100

영향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주체적 관점을 상실해왔다는 점이다. 전교조 를 비롯한 민중운동은 자기 노선에 입각한 투쟁과제를 중심에 두고 그 성과를 축적해나가는 가운데 진보교육감과의 관계를 맺기보다는, 대부분 지역에서 진보교육감과의 타협과 조율에 중심을 두었다. 가령 학생들의 일제고사 대체 프로그램 참여보장 및 출석 인정 여부나 교원평가 독소조항 제거와 관련해서 진보교육감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이에 대한 적극적인 투쟁은 전개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진보적 교육운동의 상황은 통합진보당 창당이 상징하듯 민중운 동 전반이 무원칙한 야권연대에 흡수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것과 무 관하지 않다. 역설적이게도 통합진보당 사태로 인해 민중운동에 대한 대중적 정당성은 심각하게 훼손되었지만, 사태의 발단이 된 야권연대 노선 자체는 여 전히 민중운동 내 주류적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 지배세력은 대중의 불만과 대중운동의 성과를 흡수 하는 한편 자신의 정당성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고, 교육정책은 이를 위한 중요 한 수단이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후보를 압박하는 전술적 판단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보적 교육운동의 자기 노선과 주체적 관점이 다. 지배세력의 교육개혁 방안을 근본적으로 비판하고 민중운동의 일부로서 진보적 교육운동이 스스로 주체적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2013년 투쟁태세를 갖추는데 전력을 기울여야한다.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