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기준 및 표절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 2007. 8.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목차] 제1장 머리글 제2장 한국 드라마/영화 및 음악의 표절 분쟁 현황 제3장 저작물 표절 판단기준 제1절 표절 판단기준 일반 제2절 드라마/영화 표절 판단 기준 제3절 음악 표절 판단 기준 제4장 저작물 표절관련 Q&A 제1절 드라마/영화 표절관련 Q&A 1. 기존에 존재하던 소설을 영화화하려고 하는데, 여러 가지 추가요소와 장면을 삽입하고, 스토리 전개도 새롭게 하는 경우 에도 소설의 저작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합니까? 15 2. 기존 소설의 핵심적인 모티브와 핵심적인 줄거리를 차용한 영화가 만들어졌을 경우, 표절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요? 15 3. 아동영화를 제작하려고 하는데, 비슷한 소재를 갖는 비슷한 영화 또는 소설이 존재합니다.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까? 16 4. 인터넷 서핑 중 영화로 만들고 싶은 괜찮은 소설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펌질 등으로 저작권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되었을 경우(또는 저작권자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으나 그 사람의 소재를 파악할 수가 없는 경우), 그 작품을 사용 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요? 16 5. 다른 영화나 소설로부터 스토리와 캐릭터를 차용해서 시놉시스를 작성한 경우, 완성작의 침해여부와 관계없이 저작권 침 해책임을 부담해야 합니까? 17 6. 이상 시인의 '오감도'라는 시에 모티브를 얻어 각본을 작성하고 영화화할 경우, (오감도의 저작권보호기간이 종료되지 않 았다는 전제 하에서) 표절이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18 7. 저작자가 사망한 후 50년이 경과한 소설이나 영화를 각색해서 영화를 제작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저작권 침해가 성립합니까? 18 8.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 있는데, A 역시 위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하려 합니다. 이 때 연극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는지, 피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9 9. 조승희 사건에 관한 NBC 보도내용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해서 조승희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을 경우, NBC에 대 하여 표절 책임을 져야 하나요? 20 10. 이순신, 연개소문, 허준 등 역사적 인물에 대한 드라마나 영화를 새로 제작하려 합니다. 위 인물들에 대한 기존 역사소설 이나 전기 또는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표절 위험을 피하기 위한 기준은 어떤 것인가요? 21 11. 안중근 의사가 이또 히로부미 암살에 성공했다는 역사적 가정을 전제로 하여 그 이후 한반도의 역사 전개과정을 그린 소설을 바탕으로 동일한 역사적 가정을 전제로 한 영화를 만들 경우 표절책임이 인정되는지요. 22 12. 이미 방영된 인기드라마나 영화의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캐릭터를 사용하여 새로운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면 표절이 되는 가요? 23 13. 만화영화 캐릭터가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까? 23 14. 시사풍자를 위해 다른 사람이 제작한 영화의 유명 캐릭터를 이용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경우, 저작권 침해가 성립합니 까? 24 15.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함에 있어 다른 영화의 일부 장면을 그 저작권자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는가요? 25 16.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는데 데뷔작에서 그 동안 제가 존경하던 여러 감독님들에 대한 경의의 표시(오마주)로서, 그 감독 님들의 영화 중에서 보통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을 만한 유명 장면을 본 뜨고자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표절 시비를 피할 수 있을지요? 26-2 -
17. 기존 영화를 희화시킬 목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가 성립합니까? 26 18.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 위하여 정부의 대국민 홍보영상물을 재료로 이를 희화화하는 영상물을 제작 배포한 경우 표절 책임이 있는가요? 27 19. 여러 가지 영화의 키스씬만으로 모아 영화를 만든 경우 표절 책임이 있는가요? 28 20. TV로 영화가 방영되는 장면을 영화필름에 삽입하려고 합니다. 삽입시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요? 만일 사용할 수 있는 경 우라면, 필름 클립에 더빙을 하여도 무방한가요? 28 21. 스포츠 스타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그 스타의 역사적인 경기를 내용으로 한 영화 필름 중 일부를 삽입하고자 합니다. 클 립 사용 자체가 저작권 침해인가요? 29 22. 저는 희곡 작가인데, 얼마 전에 인기 있다는 영화를 관람하니 제가 대학로에서 공연했던 연극에서 연극 진행상 주요 모 티브로 쓰였던 대사 2~3줄을 영화에서도 쓰고 있었습니다. 제 연극에서 베낀 것이 틀림 없는 것 같은데, 그 대사들은 분량 자체는 작지만 전쟁의 비극을 주제로 한 제 작품 중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평했던 핵심 부분입니다. 이 경우에도 저작권 침해가 되는지요? 29 23. 다른 영화에서 사용되었던 영화음악의 일부분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이용허락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요? 편 곡 또는 리메이크를 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도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는가요? 30 24. 영화나 TV 드라마를 제작함에 있어 의도하지 않게 박물관 또는 미술관에 걸려 있는 전시그림이 촬영되어 화면을 구성하 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저작권 침해책임을 져야 하는가요? 30 25. 방송프로그램에서 사용된 의상 및 세트를 모방하여 광고에 필요한 의상과 세트를 자체 제작하려고 합니다. 저작권법 위 반 소지가 있을런지요? 31 26. TV프로그램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베껴 상업적인 글을 쓸 경우 TV프로그램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나요? 32 27. 광고를 제작하는데, 동종제품에 대한 광고가 다수 존재합니다. 여러 광고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장면을 차용하고자 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저작권 침해가 성립합니까? 33 28. 광고 속 캐치프레이즈를 차용한 경우에도 저작권 침해가 성립합니까? 33 29. 원작과 관계없는 영화를 만들면서 원작 속편 등, 원작을 연상시키는 제목을 사용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가 성립합니 까? 33 30. 영화 소재에 대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사와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영화 제작을 협의하려는데, 만약 영화사가 저에게 시나리오 집필을 맡기지 않고 영화사 독단적으로 영화 제작을 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하면 될까 요? 34 31. 저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제가 쓴 시나리오를 모 영화 감독이 여러 차례 수정 요구를 하여 수정하여 주었는데, 최근에 나온 영화를 보니 제가 쓴 시나리오를 다른 사람이 약간 윤색하고, 정리하여 그것을 최종본으로 하여 영화를 찍 은 것 같고, 영화 credit에는 제 이름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영화사가 제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아닌지요? 35 32. 퀴즈 쇼, 버라이어티 쇼, 토크 쇼 등도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습니까? 35 33. 프로그램 저작권자가 방송용 프로그램을 편집한 경우 방송대본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성립될 수 있나요(10부작 방송프로 그램을 편집하여 특집 2부작으로 편집하고자 합니다. 이때 방송작가에게도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요)? 36 34. A는 소설가인데 인터넷 홈페이지에 B가 내 소설을 표절해서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글을 썼습니다. A가 이러한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 B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까요? 36 35. 영화를 제작하였는데, 제3세계 독립영화사가 자신들의 영화와 유사하다는 내용의 경고장을 보내와 로열티를 요구합니다. 실제로 당해 영화를 보지 않은 경우에도 저작권 침해가 성립합니까? 38 제2절 음악저작물 표절 관련 Q&A 1. 제가 작곡한 곡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자기의 곡을 표절했다며 메일이 왔습니다. 분명히 제가 작곡한 곡이 맞는데 그 사람 의 곡과 너무도 같았습니다. 이런 경우도 표절이 되나요? 73 2. 마음에 드는 곡을 리메이크 했는데 아무리 수소문하여도 원작자를 찾을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도 표절이 되나요? 73 3. 리메이크와 리믹스, 리바이벌과 샘플링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74 4. 샘플링 작업을 하면 무조건 표절책임을 지게 되는가요? 75 5. 합법적인 샘플링은 어떠한 종류가 있는지요? 75 6. 디지털 저작물의 샘플링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76 7. 유명한 가수의 노래에 자작 가사를 붙여서 패러디 한 것도 표절인가요? 76 8. 정확히 몇 마디가 같아야 표절이 되나요? 아니면 원곡의 길이에 비례한 마디로 표절 여부를 결정하나요? 77 9. 유명한 노래들의 한 소절씩을 따서 핸드폰 벨소리로 만들었는데 이것도 표절이 되나요? 78 10. 음표의 진행이 일부라도 똑같으면 표절이 되는 것이 아닌지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흔한 음표의 진행이라면 베끼더 - 1 -
라도 표절이 안 되는 것인가요? 78 11. 각 곡을 들어보면 비슷한 느낌도 나는데 음표들을 하나씩 비교해보면 1:1로 대응되지 않고 실제로 동일한 음표들은 없습 니다. 이 경우에도 표절이 될 수 있나요? 79 12. 곡의 일부분이 비슷하거나 똑같더라도 다른 부분들이 전혀 다르게 작곡되어 있다면 전체적인 느낌이 달라서 표절이 아 니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80 13. 두 곡의 화음을 비교해보면 동일한 진행이 있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 경우에도 표절이 되나요? 81 14. 반주와 같이 곡에서 덜 중요한 부분과 클라이막스와 같이 좀 더 중요한 부분 사이에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른 가요? 81 15. 보통 사람들이 듣기에는 노래가 비슷해 보이는데도 전문가들이 판단하기에 전혀 다른 노래라고 판단할 수도 있나요? 그 경우에 법원은 표절이라고 판단하게 되나요? 82 16. 똑같은 가사를 가지고 전혀 다른 곡을 만들면 표절인가요? 83 17. 아주 옛날 곡인 클래식을 변형해서 노래를 만들면 문제가 되나요? 84 18. 구전 가요를 따 와서 노래를 작곡했는데 다른 사람이 자기 곡을 베꼈다고 주장하면 그 경우에도 침해가 되나요? 만약 그 노래도 구전 가요를 모티브로 한 것이면 두 곡이 비슷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데 이 경우에도 표절이 되나요? 84 19. 저는 A라는 노래의 작곡자로부터 허락을 받고 곡명 C의 일부에 이를 사용하여 창작하였습니다. 그런데, B라는 곡의 다 른 작곡가가 자신의 노래를 표절하였다고 주장합니다. 이 경우에도 표절이 되나요? 85 20. 제가 작사한 노래의 가사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자기가 작사한 내용을 표절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 노래는 아주 일반적인 사랑 노래 가사인데요. 이 경우에도 침해가 될 수 있을까요? 86 21. 외국 곡을 그대로 가져와 쓴 경우에도 국내 곡처럼 표절이 될 수 있나요? 87 22. 미완성된 다른 사람의 곡을 가지고 완성을 시킨 것도 표절이 되나요? 87 23. 제가 만든 곡의 저작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였는데 그 곡을 이용해서 작곡을 해도 표절이 되나요? 88 24. 공모전에 출품한 곡을 사용하면 표절인가요? 88 제5장. 표절방지 대책방안 부록 * 표절분쟁 통계 자료 (드라마/영화, 음악) * 한국 판례 자료 (드라마/영화, 음악) * 미국 판례 자료 (드라마/영화, 음악) * 일본 판례 자료 (드라마/영화, 음악) - 2 -
제1장 머리글 TV 드라마, 영화나 음악의 표절 논란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사례만 보아도 인기 TV 드라마인 내 남자의 여자, 쩐의 전쟁, 태왕사신기,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 이효리, MC 몽 등 유명 가수들의 곡도 표절 논란에 휩싸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표절 논란 중 일부는 법원의 판단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논란은 법적 분쟁으로 발전되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종종 발생하는 표절과 관련하여 아직 그 분쟁의 유형이나 결과가 체계적으로 정리되 지 않았던 것 같다. 이는 표절 분쟁이 논란으로만 그치고 법원 등을 통해 분쟁화되지 않는 사례도 많고, 나아가 법적 분쟁으로 발전한 이후에도 화해 또는 조정의 방법으로 분쟁을 종 료하는 경우도 많아 외부에서는 그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작권 관련 업무에 종사하거나, 창작 작업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 표절 판단을 받게 되 는지 또는 기존 작품에 대하여 어떤 종류의 차용이 가능한지에 관하여 체계적인 정보가 제 공되어 있지 아니하여 매번 동일한 유형의 표절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본 보고서는 저작권 실무를 담당하는 종사자들에게 표절과 관련된 실무지침을 제공하기 위 하여 기획된 것이다. 제2장은 우선 한국 TV 드라마/영화 및 음악의 표절 분쟁의 현황을 분 석한 것이다. 표절 분쟁이 모두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으로 귀결된 것이 아니었으므로, 법원 의 판결 또는 결정문 분석만으로는 실제 분쟁의 현황을 알 수 없었다. 그리하여 1990년 이후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표절관련 기사를 종합하여 분석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제3장 및 제4 장은 각 TV 드라마/영화 및 음악의 표절을 판단하는 일반적인 기준이론을 정리하고, 실무자 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가상을 만들어 이에 대하여 답변을 기재해놓았다. 일반적인 기준이 론을 정리할 때에도 가급적 국내외 판례에 나온 사례를 설명하여 이해를 돕도록 배려하였다. 일반론 및 Q&A에 나온 사례가 잘 이해되지 않을 경우 부록에 첨부된 각국의 표절관련 판례 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제5장에서는 표절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적 대책과, 표절이 분쟁화되었을 경우의 대책을 정리해놓았다. 마지막으로 부록에 한국언론재단의 기사검색서비 스를 통해 검색된 기사분석을 통하여 1990년 이후 현재까지의 드라마/영화 및 음악의 표절 관련 분쟁을 시간 순서별로 정리해놓았다. 또한 부록으로 실무자들이 쉽게 사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 미국 및 일본의 판례를 핵심적인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하여 놓았다. 이제 본 보고서가 저작권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본 보고서는 이론적인 서적도 아니므로, 난해한 이론 설명은 자제하였으며, 가급적 실제 사 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실제 사례를 풍부히 참고자료로 제공하였으므로 실무자들에게 도움 이 될 것이다. - 3 -
제2장 한국 드라마/영화 및 음악의 표절 분쟁 현황 1. 서론 우리나라 TV 드라마/영화 및 음악의 표절 관련하여 얼마나 많은 분쟁이 발생하는지 또 그 러한 분쟁이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되는지에 관하여 공식적으로 집계된 자료는 없다. 대법원 이 간행하는 판례 데이터베이스 등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분쟁 현황을 추론을 할 수는 있겠 으나 이러한 자료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일단 분쟁이 발생한다고 하여 도 모두 소송의 형태로 발전하는 것은 아닐 뿐더러, 소송을 제기한 이후에도 소송외적으로 합의하거나 소송 절차 내에서 조정 또는 화해로 종결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나아가 법원이 아닌 저작권위원회, 대한상사중재원 또는 기타 대체분쟁해결기관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경우 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그 분쟁 경과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그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TV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분쟁이 발생할 경우 대부분 언론에 보도될 가능 성이 높다고 볼 수 있어, 언론에 보도된 표절 관련 기사를 분석하고 그 분쟁의 진행경과를 추적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분쟁현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길이라 생각된다. 그리 하여 기사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언론재단의 홈페이지(http://www.kpf.or.kr)을 통하여 1990년 이후 표절관련 기사를 모두 검색하여 이를 바탕으로 분쟁의 유형을 분석해보았다. 2. 드라마/영화 표절 관련 기사 분석 한국언론재단 기사검색 서비스를 통해 집계한 1990년부터 2007년 7월 중순경까지 사이의 드 라마 또는 영화 표절 관련 분쟁 건수는 전체 39 건(영화 포스터의 표절 논란 1건 포함)이었 다. 가. 분쟁 유형 39건의 분쟁 중 소송으로 발전한 것은 13건(34%)이고, 단지 논란에 그친 것은 26건(66%)이었 다. 소송으로 발전한 13건 중 가처분 신청사건은 7건(54%), 손해배상청구사건은 5건(38%), 가 처분 신청 후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은 1건(8%)이었다. 위 13건의 소송의 결과를 보면 원고 (또는 신청인)가 승소한 사건은 2건(15%)인데 반하여, 패소한 사건은 11건(85%)이었다. 패소 의 이유는 대부분 양 작품 사이의 실질적 유사성이 부정되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표절 논란이 있는 사건 3건 중 1건은 법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2건은 분쟁으로 비 화되지 않거나 사적 합의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법적 분쟁으로 비화된 경우 침 해를 주장하는 측이 승소하는 비율이 15%에 불과한데, 이는 당사자들이 생각하는 표절 판단 과 법원의 표절 판단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TV 드라마/영화 표절 분쟁 해결유형 분석] 총 소송으로 비화되지 아니한 사 26건 (66%) - 4 -
39건 건 소송으로 비화된 사건 13건 (34%) 가처분신청 7건(54%) 원고(신청인) 승소 : 2건(15%) 손해배상청구 5건(38%) 원고(신청인) 패소 : 11건(85%) 가처분신청 후 1건(8%) 손해배상청구 가처분 신청으로 그친 경우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되었을 때임. 이후에 손해배상청구로 나아가지 않음. 가처분 신청을 하고 손해배상청구까지 나아간 경우 -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나 방영중단에 따른 파장을 고려해 기각한 경우임. 가처분은 기각되었으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 영화표절 관련 기사 분석 -전체 38건(기타 1건) 비율 34% 66% 소송으로 간 -13건 논란으로 그친 것-26건 - 5 -
8% 소송 유형 38% 54% 가처분 신청 7건 손해배상청구 소송 5건 가처분 신청 후 손해배상청구소송 1건 가처분 신청으로 그친 경우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되었을 때임. 이후 에 손해배상청구로 나아가지 않음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나 방영중단에 따른 파장을 고려해 기각한 경우 손해배상청구까지 나아감 15% 소송 결과 85% 원고(또는 신청인) 승소 2건 패소 11건 대부분 실질적 유사성을 부정한 것임 나. 표절 유형 표절 논란의 대상이 되는 드라마/영화의 원작의 종류와 관련하여 표절의 유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즉, 전체 39건 중 소설 또는 시를 표절했다는 논란의 대상이 것은 14건으로 36%를 차지하였는데, 그 중 외국 소설이 2건(14%)이고 우리나라 소설이 12건(86%)이었다. 한 - 6 -
편, 다른 영화나 드라마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된 것은 20건으로 54%를 점하였는데, 그 중 외 국의 영화 또는 드라마가 16건(80%, 그 중 일본 8건), 우리나라 영화/드라마가 3건(15%), 외 국영화가 우리나라 영화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된 것도 1건이 있었다. 나아가, 1999년부터는 만화를 표절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는데 그 사례가 4건이나 되었다(10%). 4건 중 일본만화를 표절했다는 논란은 3건, 우리나라 만화를 표절했다는 논란은 1건이었다. [원작 유형별 분석] 총39건 소설/시 표절 14건 (36%) 외국 소설 : 2건(14%) 우리나라 소설 : 12건(86%) 드라마/영화 표절 20건 (54%) 외국의 드라마/영화 : 16건(80%) 우리나라 드라마/영화 : 3건(15%) 외국영화가 우리나라 영화 표절 : 1건 만화 표절 4건 (10%) 일본 만화 : 3건(75%) 우리나라 만화 : 1건(25%) 일본 만화 표절 논란-3건 우리만화 표절 논란1건 외국- 2건 우리-12건 소설, 시를 표절했다는 논란(36%) 영화, 드라마를 표절했다는 논란 (54%) 만화를 표절했다는 논란 (10%) 외국-16 건 (일본-8건) 우리-3 건 외국영화가 우리나라 영화 표절-1건 - 7 -
3. 음악 표절 관련 기사 분석 1990년 이후 2007년 7월중순경까지 음악 표절과 관련하여 보도된 분쟁 건수는 전체 86건이 었다. 가. 분쟁 유형 전체 86건의 음악 표절 관련하여 논란이 되었던 것 중에서 공연윤리위원위원회의 표절심의 를 거친 것이 24건(28%)이었고, 소송으로 비화된 것은 11건(13%)였으며, 단순히 논란으로만 그친 것은 51건(59%)였다. 1997년경까지 음반을 발매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했고 공연윤리위원회에서는 음악 표절을 판단하기 위한 자체 심의기준을 가 지고 있었다. 그러나 위 공연윤리위원회에 의한 사전심의는 1997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의하여 중단되었다. 표절 논란으로만 그치고 소송을 발전되는 비율이 상당히 작다고 할 수 있다. [음악표절 분쟁 해결 유형] 총 86건 공륜의 표절심의 24건 (28%) 소송화된 것 11건 (13%) - 형사고소 : 2건 - 가처분 신청 : 2건 - 손해배상청구 : 소송 7건 논란에 그친 것 51건 (59%) - 8 -
<분쟁유형> 28% 13% 공연윤리위원위원회의 표절심의를 거친 것 24건 소송으로 간 것- 11건 59% 논란으로 그친 것 51건 97년 이전 (공륜이 폐지되기 전까지임) 35건의 표절 시비중24건을공륜에서 표절여부 심의를 함 저작권법 위반 형사고소 2건 가처분 신청 2건 손해배상청구 소송 7건 나. 표절 유형 전체 86건 음악 표절 사례 중 대부분은 작곡을 표절했다는 것이고(82건), 가사를 표절했다는 사례는 3건에 불과하였다. 나아가 표절을 대상이 된 곡은 대부분은 미국이나 일본 음악이었 다. - 9 -
총 86건 작곡 표절 82건(95%) 표절 논란이 된 곡의 나라별 분포 (확인된 71건 중) 일본 곡 표절 논란 22건(31%) - 미국 곡 표절 논란 26건(36%) - 우리나라 곡 표절 논란 15건(21%) - 중국, 프랑스 등 곡 표절 논란 4곡(6%) - 외국 곡이 우리 곡을 표절했다는 논란 4 건(6%) 작사 표절 뮤직비디오 표절 3건(4%) 1건(1%) <표절 유형> 4% 1% 작곡 표절 논란 82건 가사 표절 논란 3건 95% 기타 - 뮤직비디오 표절 논란 1건 - 10 -
표절 논란이 된 곡의 나라별 분포(확인된 71건 중) 21% 6% 6% 36% 31% 일본 곡 표절 논란 22건 미국 곡 표절 논란 26건 우리 곡 표절 논란 15건 중국, 프랑스등의 곡 표절 논란 4건 외국 곡이 우리 곡을 표절했다는 논란 4건 2002년 이후 외국 곡의 우리나라 곡 표절 논란이 대두됨. - 11 -
제3장 저작물 표절 판단기준 제1절 영화 음악표절에 대한 총론 1. 저작권침해 또는 표절의 의의 가. 저작권침해의 의의 저작권침해라 함은 저작권자 등의 허락이나 정당한 권원 없이 타인의 저작물 또는 저작인접 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즉 저작권 침해 또는 표절이란 저작권자의 허 락 없이 그 저작물을 복제, 공연, 전시, 배포, 전송 등의 행위를 하고 그것이 공정이용에 해 당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저작권 제한규정에 의해 자유이용이 인정되는 경우나 법정허 락규정에 의해 권한 있는 기관의 허락을 받은 경우 등은 권원 있는 이용이므로 저작권침해 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저작권법상의 권리침해는 ⅰ) 저작재산권 침해, ⅱ) 저작인격권 침해, ⅲ) 출판권침해, ⅳ) 저작인접권 침해의 4가지 태양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 저작권법은 저작권자 등의 권리보호 에 만전을 기하기 위하여 이들 분류에는 직접 해당하지 아니하나 실질적으로는 이들 침해행 위와 동일시할 수 있는 일정한 행위에 대해서도 저작권 권리침해행위로 보고 있다(저작권법 제124조 참조). 그런데 영화, TV 드라마, 음악의 경우 어떤 사람이 다른 작품을 완전히 동일하게 복제해서 판매한다면 저작권 침해가 명백할 것이지만, 두 작품이 완전 동일하지는 않지만 비슷할 때 어느 정도 유사한 경우 또는 어떤 요소가 유사한 경우에 이를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있는지 가 문제로 된다. 현실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극적 저작물의 경우 주제, 플롯, 등장인물 등 여러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어 어느 요소가 어느 정도 유사해야 표절 판정을 받을 수 있는지는 어려운 문제이다. 나아가, 저작권의 보호범위에 관한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을 대입 하면 문제는 한층 더 복잡해진다. 더구나 표절행위는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기 보다는 은밀하 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행위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나. 저작재산권 침해의 유형 저작재산권 침해는 크게 무단이용과 부정이용으로 구별된다. 저작물의 무단이용의 경우, 완 전한 의미에 있어서의 복제 1) 는 이론상 문제가 되지 아니 하지만, 저작물과 동일하지 아니한 1) 미국에서 사용되는 'copying'이라는 용어도 단순히 베낀다는 의미가 아니라, 널리 복제하거나 배 포, 공연하는 일체의 행위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오승종, 저작권법, 박영사(2007), 960-961면.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저작권침해(copyright infringement)와 그 구성요소로서의 copying의 뚜렷 한 구별도 없이 표절, 위작, 도작, 모작, 모사, 복제 등 그때그때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여 왔으나, 대법원 1993.6.8. 선고 93다3073, 3080 판결(공1993하, 2002)에서는 copying에 대응하는 개념 - 12 -
경우에는 어느 정도 까지 유사한 사본을 만들어야 저작권 침해가 되는지 여부는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원래 작풍이나 style의 모방, 아이디어의 이용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 고 표현형식의 盜 用 (plagiarism)만이 침해를 구성한다. 또한 저작물에 대하여 허락된 범위 외 의 이용도 저작권침해를 구성한다. 예컨대, 출판을 허락하였는데 출판권자가 무단히 영화제 작자와 합의하여 영화화한 경우 등이다. 2. 저작권침해의 성립요건 저작권 침해 성립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법원은 주관적 요건으로 침해 저작물이 원 저작물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했다고 하는 관계가 있어야 하고(의거관계), 객관적 요건으로 양 작품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어야 한다(실질적 유사성)고 판시하고 있다. 2) 의거관계와 실질적 유사성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판례법에서 확립된 원리로 의거관계는 저작권 침해과정을 밝히 기 위한 증거법적 성격의 기준이고, 실질적 유사성은 침해결과가 저작권법의 법 목적에 비추 어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을 밝히기 위한 실체법적 기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3) 요컨대, 저작권침해소송에서 원고는 저작권침해를 밝히기 위하여 우선 첫째로 저작권침해를 주장하는 자(원고)가 해당 저작물에 대하여 유효한 저작권을 가지고 있을 것, 둘째로 그 저 작권이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침해되었다는 점을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 두 번째 요건은 주 관적 요건으로서 원고의 저작물에 의거( 依 據 ) 한 침해자의 저작물 이용행위가 있어야 하고, 객관적 요건으로서 원고 저작물의 표현과 침해저작물 사이에 동일성 내지 실질적 유사성 이 존재하여야 한다. 그 중 실무상으로 저작재산권 분쟁시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실질적 유사성의 존재여부이다. 4) 비교법 저작권침해 여부에 관한 일반적인 판단기준이나 그 구체적인 응용방법 등에 관하여는 주로 미국의 판례나 학설을 통하여 전개된 이론들이 우리나라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온 것으로 보인다. 우선 Nimmer 교수의 논의방식에 따르면, 그는 저작권침해의 성립요건으로 서, 1 원고에게 저작권이 있을 것(ownership of the copyright by the plaintiff), 2 피고에 의한 복제 (copying by the defendant)가 있었을 것 등 두 가지를 들면서, 일반적으로 피고 가 복제하였다는 것을 직접적인 증거에 의하여 입증하기는 곤란하므로 이를 추정할 수 있는 간접사실로서, 1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을 베낄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reasonable 으로서 복제라는 용어를 사용한 바 있다. 본 글에서도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배 포, 공연하는 등의 일체의 행위를 총칭하는 개념으로서 '복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2)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10813 판결(까레이스키 사건); 서울남부지방법원 2004. 3. 18. 선고 2002가합 4017 판결(여우와 솜사탕 사건) 등 3) 정상조, 창작과 표절의 구별기준, 서울대학교 법학 제44권 제1호 (2003. 3.), 113면. 4) 권영준, 저작권침해판단론, 박영사(2007), 27면; 오승종, 앞의 책, 962-963면. Paul Goldstein, Copyright (2d ed. 1995), Little Brown and Company, Vol.Ⅱ, p. 7:1. - 13 -
opportunity)를 가졌다는 의미에서의 접근(access) 및 2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의 저작물간에 있어서의 실질적 유사성(substantial similarity) 5) 등 두 가지를 들고 있다. 6) 나아가 실질적 유 사성은 다시, 1 종합적 비문자적 유사성(comprehensive non-literal similarity)과, 2 단편적 문자적 유사성(fragmented literal similarity)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전자를 판단 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서는, (i) 아이디어와 표현의 구분법(idea-expression dichotomy), (ii) 추상화 테스트(abstractions test), (iii) 청중 테스트(audience test), (iv) 전체적인 관념 및 미감 (total concept and feel) 테스트 등의 여러 방법을 들고 있으며, 후자에 관하여는 어느 정도 의 분량을 문자 그대로 베껴야만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볼 것인가 하는 문제를 주로 논의 하고 있다. 7) 한편 Goldstein 교수는 저작권침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1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을 복제하 였을 것(copying), 2 그와 같이 복제한 것이 부당한 이용(improper appropriation)에 해당될 것 등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본다. 8) 우선 복제의 요건에 관하여는 직접적인 증 거에 의하거나 간접사실을 통한 추정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을 기계적으로 복제하 였다거나 또는 문제된 저작물을 만들 당시 원고의 저작물을 염두에 두고 이를 이용하였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한다. 그리고 부당한 이용의 요건에 관하여는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 중 보 호받는 표현에 해당하는 부분을 베꼈을 것, 청중(audience) 9) 이 피고의 작품에 있는 요소들 이 원고의 저작물의 요소들과 서로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 등이 인정되어야 한 다는 것이다. 요컨대, 원고는 복제가 있었음을 추정하는 요소로서 접근과 실질적 유사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요건을 입증하여야 하며, 실질적 유사성 내지 부당한 이용의 유무를 판단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아이디어와 보호받는 표현의 구분법, 추상화 테스트, 청중 테스트, 전체적인 관념 및 미감 테스트 등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위 논의는 차이가 없다. 10) 가. 의거관계 (저작물에의 접근가능성) (1) 의 의 5) 대법원 1990.2.27. 선고 89다카4342 판결(공1990, 759); 대법원 1991.8.13. 선고 91다1642 판 결(공1991, 2333); 대법원 1993.6.8.선고 93다3073, 3080판결(공1993하, 2002) 등 우리 판례상 으로도 '실질적 유사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6) M.Nimmer & D.Nimmer, Nimmer on Copyright III(1989)(이하 'Nimmer'라고 줄여서 인용함), pp.13-3. 7) Nimmer, id., pp.13-20. 8) Paul.Goldstein, id., p.7-2. 9) 미국에서 사용되는 'audience'의 의미도 우리의 말로는 이를 일의적으로 옮기기가 어렵다. 거기에 는 음악저작물을 이용하는 청중뿐만이 아니라, 미술저작물의 경우 관람객이나 영상저작물의 시청 자 등 널리 저작물을 이용하는 일반인 내지 수요자를 총칭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위 와 같이 넓은 의미에서 '청중'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10) 이성호, 저작권침해 여부의 판단기준과 각종 저작물의 유형별 특성에 따른 실제적 적용, 동 천 김인섭 변호사 화갑기념논문집, 법실천의 제문제(1996), 713면. - 14 -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 피고가 원저작물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 용하였을 것이 요구된다. 저작권침해가 성립하려면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에 근거하여 자신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 즉 의거관계 가 성립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의 저작물 모방행위 또는 의거행위 자체가 피고의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 문에 그 입증이 거의 불가능하기 하다. 그러므로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에 의거했는지 여부는 현실적으로 원고의 피고의 저작물에의 접근 여부 또는 접근가능성에 의하여 판단되는데, 이 는 원고의 저작물을 보거나 접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가 있었다는 점이 있다면 충족이 된 다. 11) 즉, 의거관계 요건은 접근 또는 접근가능성이라는 문제로 치환되며, 원고작품이 일반 대중에게 쉽게 입수가능 하거나 또는 피고에게 특정적으로 입수가능하였다는 점이 입증되면 의거관계는 충족된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위 입수가능성 또는 접근가능성은 합리적인 가능 성이어야 하고 단순한 가능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한다. 12) 다만 미국 판례상 양 작품의 유사성이 매우 강해 무단복제를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의거관계에 대한 별도의 입증이 필요 없다고도 한다. 13) 따라서 양 저작물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한 작품일지라도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에 의거한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그러한 작품을 만든 것이고, 그 동일성 또는 실질적 유사성 이 단순히 우연의 일치인 경우에는 저작권침해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또한 양자 사이의 동일 성 또는 실질적 유사성이 원고와 피고 모두 제3의 공통소재를 이용한 데서 오는 결과이거나 공유(public domain)에 속하는 저작물을 공동으로 이용한 데서 오는 결과인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14) 의거 에는 원고의 저작물을 그대로 복제하는 경우와 같이 전적으로 원고의 저작물에 의 존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원고의 저작물의 아이디어만을 참고하거나 표현의 일부분만을 차용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15) 한편, 복제를 인정함에 있어 피고의 고의, 과실을 요하지는 않으며,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을 복제한다는 인식 없이 무의식적으로(unconsciously) 복제하였더라도 복제에 다른 저작권침해 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16) 공동저작물의 경우 의거관계 요건과 관련하여 공동저작자 전원이 원고의 저작물에 접근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공동저작자가 원고의 저작물에 의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스스로 원고 저작물에 접근할 기회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의거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17) 11) 대법원 위 까레이스키 판결 12) Towler v. Sayles, 76 F.3d 579, 582, 37 U.S.P.Q.2d (BNA) 1785 (4th Cir. 1996). 13) BAXTER v. MCA, INC.,812 F.2d 421 (9th Cir., 1987); Shaw v. Lindheim, 919 F.2d 1353, 1357 (9th Cir. 1990). 14) 권영준, 앞의 책, 24면. 15) 권영준, 앞의 책, 27면. 16) 소위 잠재의식적인 복제(subconscious copying)는 저작물의 구성요소가 간단해서 암기하기가 쉬 운 음악저작물에 대한 침해사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17) 오승종, 저작재산권침해의 판단 기준에 관한 연구, 서강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2005), 20-15 -
(2) 의거관계의 입증 의거관계의 주장 입증은 정황증거에 의하여 판단되지만 원고의 저작물이 널리 알려져 있다 거나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에 접근할 기회가 있었다거나 유사성이 현저하거나(striking similarity) 또는 공통의 오류(common error)가 있다면 접근(access)이 사실상 추정될 것이다. 또 유사성이 크면 클수록 우연의 일치나 독립제작 또는 공통소재나 공유저작물의 이용이라 는 항변은 고도의 반증을 요한다. 일반적으로 원고가 직접적인 증거에 의하여 피고의 복제행위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저작권침해 요건으로서의 복제행위에 대한 입증은 원고의 저작물에 대한 피고의 접 근이라는 요건과 두 저작물간의 유사성이라는 요건 등 두 가지 추정적, 정황적 요소들을 통 하여 이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18) 이 두 가지 요건으로부터 복제를 추정하는 것은, 위와 같은 접근이 피고로 하여금 원고의 저작물을 베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며, 두 저작물간에 나타나는 유사성은 피고가 그와 같은 기회를 실제로 포착하였음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는 데에 그 논리적인 바탕을 두고 있다. 19) 위와 같은 접근이라는 요건과 유사성이라는 요건은 복제를 추정함에 있어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으므로, 유사성이 보다 강할수록 접근 에 관한 증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더라도 복제를 추정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두 저작물간에 유사성이 전혀 없다면 아무리 접근에 관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복제를 인정할 수 없으며, 접근에 관한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원고와 피고가 서로 독립하여 같은 결과에 이르 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현저한 유사성(striking similarity)이 있어야만 복제를 추정할 수 있다. 20) 그러나 두 저작물이 표면적인 표현상의 유사성이 아닌 전체적인 구조상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든가, 두 저작물간의 유사성이 우연의 일치 또는 문제된 저작물에 관한 창작상의 관행, 표현방식의 한계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설명될 수도 있는 경우에는 피고에 의한 복제 를 추정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가 훨씬 어렵다. 21)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을 실제로 읽거나 시청하는 등으로 거기에 접근하였다는 것을 직접적 인 증거에 의하여 입증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 것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건에서 접근의 문제는 다시 추정적인 정황증거를 통하여 과연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을 베낄 기회를 가졌다 고 볼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22) 정황증거만으로도 접근을 인정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접근이 있었다고 볼 합리적인 가능 면. 18) 이성호, 앞의 논문, 714면. 19) Goldstein, id., p. 7-6. 20) 이성호, 앞의 논문, 714면. 21) 이성호, 앞의 논문, 714면. 22) 오승종, 앞의 책, 973-975면. - 16 -
성(reasonable possibility)이 있어야 하며, 단지 희박한 가능성(bare possibility)이 있는 것만 으로는 접근을 추정하기에 부족하다. 23) 예컨대, 원고가 각본을 영화감독에게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그 영화감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영화제작자를 위한 작가인 경우 24) 등은 단지 희박한 가능성이 있었던 것에 불과하여 접근이 추정되지 아니한다. 25) (3) 의거관계와 실질적 유사성(Substantial Similarity)의 관계 겉으로 드러난 표면적인 표현의 유사성이 아니라 저작물 속에 내재된 유사성의 경우에는, 복제를 추정하기 위하여 통상 접근이 있었다는 점에 관한 증거를 더 많이 요구하게 된다. 26) 또한 복제를 추정하게 하는 유사성은 두 저작물간에 공통된 오류(common errors), 또는 공 통된 미학적 일탈(aesthetic miscues)에 의해서도 인정될 수 있다. 27) 그러나 위와 같은 공통된 오류나 일탈이 많을수록 복제의 추정을 강하게 뒷받침하게 되지만, 단지 한두 군데의 공통된 오류만으로는 피고도 우연히 그와 같은 오류를 범하였을 수도 있으므로 그로써 곧바로 복제 를 추정할 수는 없다. 28) 두 저작물간에 현저한 유사성이 발견되는 경우에도 접근의 증거가 없이는 복제를 추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29) 한편, 원고의 저작물이 피고가 접할 수 있는 매체를 통하여 널리 전파되지 아니하였다는 점 을 입증한다거나, 또는 원고가 피고가 근무하는 회사에 자신의 저작물을 제출한 적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을 경우에는, 그와 같이 원고로부터 직접 저작물을 제출받은 사람이 피고의 작 품활동과는 전혀 무관한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입증함으로써 접근의 추정을 번복시킨다. 30) 또 두 저작물간의 유사성이라는 요건에 관하여는, 원고의 저작물이 아닌 그와 유사한 제3의 저작물이 있고 피고는 그 제3의 저작물로부터 베낀 것임을 입증한다든가, 피고가 원고보다도 더 먼저 피고의 저작물을 창작하였다는 증거, 또는 적어도 원고가 먼저 저작물을 창작하였다 고 하는 원고의 주장에 의문을 가지게 하는 증거를 제출함으로써 유사성에 기한 복제의 추 정을 번복시킨다. 31) 피고가 원고보다 먼저 저작물을 창작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그의 저작물을 원 고의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independent creation)하였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있을 때에는 복제의 추정을 깨뜨릴 수 있다. 32) 게다가 의식적인 복제를 한 경우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인 복제를 한 경우에도 저작권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자신의 저작물이 널리 전파되었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피 23) M.S.R. Imports, Inc. v. R.E.Greenspan Co., 220 U.S.P.Q.361(E.D.Pa., 1983). 24) Meta-Film Assocs., Inc. v. MCA, Inc., 586 F.Supp. 1346(C.D.Cal., 1984). 25) 이성호, 앞의 논문, 715면. 26) 이성호, 앞의 논문, 716면. 27) Goldstein, id., pp.7-13. 28) 이성호, 앞의 논문, 716면. 29) Nimmer, id., pp.13-16. 30) 이성호, 앞의 논문, 717면. 31) 이성호, 앞의 논문, 717면. 32) Selle v. Gibb, 741 F.2d 896(7th Cir., 1984). - 17 -
고가 그의 작품을 자신이 직접 만들어 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더 나아 가 피고의 작품 중에 원고의 저작물이 무의식적으로라도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까지를 입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33)34) (4) 동일성 내지 실질적 유사성의 존재 원피고 작품의 실질적 유사성(substantial similarity)은 복제행위 가운데 위법한 복제행위 또 는 저작권침해에 해당되는 복제행위가 무엇인지를 가려내기 위한 기준이다. 양 작품에 전혀 유사성이 없으면 저작권침해가 없다는 것이 명백하고, 다른 한편, 양 작품이 완전히 동일하 다면 위법한 복제행위가 존재하고 저작권 침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양 작품이 유사 하지만 완전히 동일하지 아니한 중간 영역의 유사성이 있는 경우에는 위법한 복제행위가 존 재한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그 판단기준으로 두 작품간의 실질적 유사성(substantial similarity) 기준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대비된 저작물이 질적 또는 양적으로 어느 정도로 이용되었으면 저작권침해가 긍정되는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다. 35) 실질적 유사성 판단은 당해 저작물의 창작성이 어디에 있고 창작성의 크기가 어느 정도이냐 에 따라 달라진다. 실질적 유사성은 창작성 있는 부분, 즉 개인적 연원(individuelle Quelle) 인 것에 한정되어야 하므로 창작성이 없는 부분만 유사하다면 저작권침해는 성립될 수 없다. 또한 창작적 표현이 유사하여야 하며 아이디어를 이용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저작권침해가 성 립될 수 없다. 이하에서는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기준에 대하여 자세히 검토하고자 한다. 나.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기준 (1) 의의 원피고 작품의 실질적 유사성은 복제행위 가운데 위법한 복제행위 또는 저작권침해에 해당 되는 복제행위가 무엇인지를 가려내기 위한 기준이다. 실질적 유사성의 여부는 창작적 표현 의 도용 내지 부당한 이용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다.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 작품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점 이 인정되어야 한다. 어느 정도 유사해야 실질적(substantial)으로 유사한가가 문제된다. 결국 비교 대상 작품들 사이에 완전동일이라는 극단과 완전별개라는 극단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 영역, 즉 유사하나 동일하지 않은 경우에 어느 정도의 유사성이 존재해야 실질적으로 유사하 다고 볼 것인가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원피고 작품의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보 33) Herbert Rosental Jewelry Corp. v. Kalpakian, 446 F.2d 738(9th Cir., 1971). 34) 이성호, 앞의 논문, 718면. 35) 이해완, 저작권침해와 그 구제, 지적소유권에 관한 제문제(하), 419면 이하 참조. - 18 -
호대상의 확정, 즉 원고의 저작물 가운데 저작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표현 과 저작권에 의 하여 보호되지 아니하는 아이디어 를 구분하는 문제와 보호범위의 확정, 즉 원고의 저작 물 표현과 피고의 작품 사이에 어느 정도 의 유사성이 존재하여야 실질적으로 유사하 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따라서 실질적 유사성에 대한 판단기준을 살펴보기 전에 과연 양 작품 중 어떠한 부분을 가지고 판단을 할 것인가가 문제로 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저작권법상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2) 보호대상의 문제 (가) 아이디어와 표현 이분법의 의의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저작물의 표현에 해당되고 독창적인 부분만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이다. 36) 저작권법은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고 표현만 보 호하는데, 이를 아이디어/표현 이분법(idea-expression dichotomy)이라고 한다. 37) 이러한 아 이디어/표현 이분법은 미국 판례법을 통해 발전되어 왔고, 우리나라 법원도 확고하게 지지하 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아이디어이고 무엇이 표현인가가 문제로 되는데, 이를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38) 보호 받지 못하는 아이디어와 보호 받는 표현의 구별과 관련 하여 여러 가지 이론이 제시되어 왔으나, 사실상 어느 것도 완벽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래와 같은 여러 가지 원리가 종합적으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나) 추상화이론 추상화이론은 미국의 Learned Hand 판사가 Nichols v. Universal Pictures Co. 사건 39) 에 제 36) 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다1642 판결; 1993. 6. 8. 선고 93다3073, 3080 판결 등 37) 이러한 아이디어와 표현의 구분법은 1880년도에 선고된 미국연방대법원의 Baker v. Selden 사 건판결(101 U.S.99)에서 비롯된 이래 미국의 판례로 확립되었고, 현행 미국 저작권법 제102조 (b) 항은 이를 명문화하여, "독창적인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의 보호는, 그 저작물 내에 어떠한 형태로 묘사, 설명, 예시, 구체화되어 있건 간에, 아이디어나 절차, 과정, 체계, 작동방법, 관념, 원리, 또는 발견에는 여하한 경우에도 미치지 아니한다(In no case does copyright protection for an original work of authorship extend to any idea, procedure, process, system, method of operation, concept, principle, or discovery, regardless of the form in which it is described, explained, illustrated, or embodied in such work)"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저작권법은 이에 대 하여 명문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대법원 1993.6.8. 선고 93다3073, 3080 판결은 저작권법이 보호하고 있는 것은 사상,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 인 표현형식이지,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고 판시하여 미국의 입법 및 판례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위 대법원판결에 대한 상세한 평석은, 심창섭, "저작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범위", 대법원판례해설, 제19-2호(1993), 379면 이 하 참조. 38) 미국의 저명한 Learned Hand 판사는 그 누구도 아이디어와 표현의 경계선을 고정하지 못하였 고, 앞으로 누구도 그 일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시한 바 있다. 39) Nichols v.universal Pictures Corp., 45 F. 2d 119(2d Cir., 1930). 피고의 영화대본 "The Cohens and The Kellys"가 원고의 희곡 "Abie's Irish Rose"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가 - 19 -
시한 이론이다. 이는 하나의 저작물에 있어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디어가 어느 지점에서 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표현으로 구체화되는 것인지 결정하기 위하여 저작물을 단계적으 로 추상화해 나가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Hand 판사는 어떤 작품, 특별히 희곡 작품의 경우에 그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구체적인 사건이나 표현들을 하나 하나 제거하면서 추상화 해 나가면 점차 일반적이고 정형화된 구조나 형태만이 남게 되고, 결국에는 그것이 무엇에 관한 작품인가 하는 작품의 주제, 더 나아가서는 그 작품의 제목만이 남는 단계에 이르게 되 는바, 이와 같이 추상화를 해나가는 여러 단계들 중 어느 단계인가에 그 부분을 보호하면 표 현이 아닌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경계선이 있다고 하였다. 예컨대, 로 미오와 줄리엣의 경우, 로미오와 줄리엣이 밤에 줄리엣의 발코니에서 나누는 사랑의 대사와 같은 구체적인 표현이나, 둘이 무도회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두 가문간의 적대감에서 비롯된 예기치 않은 살인 사건 등 복잡하게 얽힌 일련의 사건전개를 통하여 결국은 두 연인 이 모두 죽음이라는 비극적 결말에 이르게 된다는 구체적인 사건들을 하나씩 하나씩 제거하 면서 점차 이를 추상화해가면, 결국 위 저작물은 적대적인 두 가문을 배경으로 한 젊은 남녀 가 사랑에 빠지고 우여곡절 끝에 죽음에 이른다는 비극적인 사랑에 관한 작품, 두 젊은 남녀 의 비극적인 애정극, 더 나아가서는 애정극이라는 한 마디로 추상화할 수 있는데, 그 중 어 느 단계에서인가 아이디어와 표현의 경계선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40) 위와 같은 추상화 테스트는 원래 문학작품과 관련하여 창안된 것이었으나, 그 후 음악저작 물이나 회화, 지도, 컴퓨터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저작물에서도 널리 응용되기에 이르렀다. 그 러나 이러한 추상화 이론은 아이디어와 표현을 구별하는데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방법론이 기는 하나, 어느 지점에서 아이디어와 표현이 경계 지워지는가에 관해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 해주지는 못한다. 즉 판단의 방법론으로서는 유용하나 판단의 기준까지 제공해주는 것은 아 니라는 것이다. 41) (다) 유형이론 이는 추상화 이론에 대한 보완이론으로 주장된 이론이다. 아이디어와 표현의 경계선은 저자 의 아이디어와 그가 사용한 정교한 유형(pattern) 사이의 어딘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때 저작권의 보호범위는 저작물의 유형, 즉 사건의 전개과정(sequence of events), 플롯(plot), 등 장인물들간의 상호작용의 발전 등 요소에까지 미친다는 것이다. 일응 아이디어와 표현을 도 식적으로 적용하면 문자적 표현만이 표현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위에서 말한 작품의 유형 을 구성하는 제반 요소들도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표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품 유형상의 유사성을 포괄적/비문자적 유사성(comprehensive/non-literal similarity)이라고 부 문제된 사안에서, 두 작품에 공통된 점이라고는 '유태인과 아일랜드인인 아버지들간의 적대감, 그 들의 자녀의 결혼, 손자들의 출산과 화해'라는 지나치게 일반화되고 추상적인 아이디어에 불과하여 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거리를 모방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에 의한 저작권침해 를 부정하였다. 40) 이성호, 저작권 침해여부의 판단기준, 지적재산권강의 (정상조 편, 1997). 52면. 41) 오승종, 앞의 논문, 48면. - 20 -
르기도 한다. 다만 추상적인 인물유형이나 대강의 줄거리 정도에 표현이라는 타이틀을 부여 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이야기 줄거리와 사건의 전개 및 주요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호관계 를 표현하는 정도가 되어야 보호 받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비교 대상은 개개 대사의 유사성(문자적 유사성) 만 아니라, 비문자적 유사성도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형이론을 바탕으로 로미오와 줄리엣과 뮤지컬 West Side Story를 비교할 경우 실 질적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한다. 즉 양 작품은 상호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남녀간에 이루어 지는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주제와 아이디어도 동일할 뿐더러, 구체적인 등장인물들의 상호관 계와 사건들의 전개와 조합에 있어서도 유사하여 42), 로미오와 줄리엣의 저작권 존속기간이 도과되지 않았다면 저작권 침해로 인정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라) 추상화-여과-비교 테스트(Abstraction-Filtration-Comparison Test) Computer Associates International, Inc. v. Altai, Inc.사건 43) 에서 미국연방제2순회항소법원 이 특히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관하여 제시한 판단방법으로서, 먼저 문학작품에 있 어서의 추상화 테스트방법을 원용하여 쟁점이 된 저작물을 세분화된 구성요소들로 분해한 후, 그 중에서 내재된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에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표현, 영구히 공유에 속한 것으로부터 따온 표현 등 보호받을 수 없는 요소들을 모두 걸러 낸 다음, 위와 같이 여 과되고 남은 핵심적 요소인 독창적인 표현만을 서로 비교함으로써 저작권침해 여부를 가린 다는 것이다. 44) 일반적인 보호받는 표현 테스트에서와 마찬가지로 추상화-여과-비교 테스트에서도 추상화와 여과단계에서는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디어로부터 보호받는 표현을 구분해 내는 것이 필요하 다. 그리고 위와 같은 여과를 거친 후에는 실질적 유사성의 문제는 피고가 원고의 보호받는 표현을 베낀 것인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 이 때 베낀 부분이 원고의 전체 프로그램 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떠한가 하는 점도 아울러 평가한다고 한다. 45)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의 일부를 거의 문자 그대로 베낀 경우에는 보호받는 표현을 부당하게 이용한 것으로 인정되기가 쉽다. 미국 판례는 피고가 20만 단어 분량의 원고 중에서 300단어 를 문자 그대로 베낀 경우, 46) 긴 과학논문 중에서 3문장을 그대로 베낀 경우, 47) 심지어 광고 42) 이를 테면 적대적인 남녀의 사랑, 남녀가 댄스를 함으로써 서로 만나게 된 점, 밤에 발코니(옥외 계단)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점, 서로 약혼에 이르게 된 점, 남녀가 서로 반드시 결혼을 하겠 다고 맹세한 점, 상호적대적인 단체간의 충돌 과정에서 여자의 사촌오빠가 남자 애인의 가장 친한 친구를 살해하는 점, 특히 남자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의 손을 붙잡아서 상호무력충돌을 방지하려 고 하는 과정에서 그 친구가 살해된 점, 친구의 죽음을 보복하기 위해 남자가 여자의 사촌오빠를 살해하는 점, 그 보복적 살인으로 인하여 남자가 도망하게 된 점, 남자가 도망가 있는 곳을 찾아서 여자가 남자를 만나려고 시도한 점, 여자가 남자의 은닉처를 찾아가서 만나려고 한 뜻이 남자에게 전달되지 못한 점, 남자는 여자가 보복을 당해서 죽었다고 하는 잘못된 정보를 접하게 되는 점, 남 자는 절망에 빠져 자살하게 되는 점 등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43) Computer Associates International, Inc. v.altai, Inc., 982 F.2d 693(2d Cir., 1992). 44) 이성호, 앞의 논문, 725-726면. 45) 이성호, 앞의 논문, 725-726면. - 21 -
문안 중에서 단 하나의 문장을 그대로 베낀 경우 48) 에도 보호받는 표현의 부당한 이용이 있 었음을 인정하였는바,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의 세부적인 표현까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문자 그대로 베낀 사안에서는 굳이 보호받는 표현 테스트를 명시적으로 적용할 것도 없이 부당한 이용을 인정하고 있다. 49) 보호받는 표현 테스트에 의한 판단이 어려운 것은 피고의 저작물이 원고의 것과 유사하기는 하나 표면상의 세세한 표현을 문자 그대로 베낀 것은 아닌 경우이다. 50) 보호받는 표현에는 표면상의 표현뿐만 아니라 저작물 속에 내재된 표현도 포함되므로, 소설의 구조나 이야기의 전개를 모방하면서 외부적인 표현만 바꾸어 놓는다거나, 직물디자인 중 세부적인 부분만을 바꾸고 악곡에 있어서 단지 음조만 바꾼 경우에는 저작권의 침해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모든 경쟁자들은 기존의 저작물이 기초하고 있는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사용하여 창작활동을 할 수 있으므로, 단지 희곡의 구성만을 이용하거나 직물디자인에 있어서 색상만 이용한 경우, 악곡에 있어서 전형적인 4음표 분량의 도입부를 이용한 경우 등에 있어서는 저 작권의 침해를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51) (마) 표현의 아이디어화 형식상 표현이기는 하지만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여 아이디어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 첫째, 어떠한 아이디어를 표현하는데 있어 실질적으로 한 가지 방법만이 있거나 또는 하나 이상의 표현방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술적인 또는 개념적인 제약 또는 표현상의 한계가 있 을 경우, 그러한 표현은 보호하지 않는다. 이를 아이디어/표현의 합체이론(merger theory)이 라고 한다. 소설이나 극본 같은 문예저작물의 경우는 표현방법이 다양하므로 동일한 아이디 어를 다른 표현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사실과 정보의 전달을 주 목적으로 하는 사 실저작물이나 기능저작물의 경우에는 하나의 아이디어나 기능을 표현하는데 하나 또는 제한 된 방법의 표현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러한 표현에 대하여 저작권 보호를 주면 사실상 아 이디어를 보호하는 결과가 된다. 예컨대, 문법을 설명하기 위한 제한된 표현, 업무의 효율성 을 표현하기 위한 공란의 서식, 일정한 기능의 수행에 필수적인 모듈과 그 표현은 모두 아이 디어와 표현이 합체되어 보호 받을 수 없는 것이다. 52) 둘째, 어느 표현이 특정 아이디어의 표현에 표준적이거나 필수적인 경우 그 표현의 보호는 46) Harper & Row, Publishers, Inc.v.Nation Enters, 471 U.S.539(1985). 47) Henry Holt & Co.v.Liggett & Meyers Tobacco Co., 23 F.Supp. 302(E.D.Pa., 1938). 48) Dawn Assocs.v.Links, 203 U.S.P.Q.831(N.D.Ill., 1978). 또한 원고의 영화 중에 나오는 두 개 의 단편적인 대화, 즉 "I Love You, E.T."와 "E.T.Phone Home"을 피고가 그의 신상품에 사용하 여서는 아니된다고 하여, 원고의 침해정지 가처분(preliminary injunction)신청을 받아들인 사례도 있다. Universal City Studios, Inc.v.Kamar Indus., Inc. 217 U.S.P.Q.1162(S.D.Tex., 1982). 49) 이성호, 앞의 논문, 720면. 50) 이성호, 앞의 논문, 720면. 51) 이성호, 앞의 논문, 721면. 52) 정상조, 앞의 논문, 125면. - 22 -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되기 때문에 보호될 수 없다. 이를 표준적 삽화 (scenes faire) 이론이라고 한다. 이는 특히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잘 적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 법원은 까레이스키 사건 판결에서, 일제치하에 연해주로 이주 한 한인들의 삶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소설 '텐산산맥'과 TV드라마 '까레이스키'의 실질적 유사성을 비교함에 있어, 두 작품 모두 일제치하에 연해주로 이주한 한인들의 삶이라 는 공통된 배경과 사실을 소재로 주인공들의 일제 식민지로부터 탈출, 연해주 정착, 1937년 스탈린에 의한 한인들의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라는 공통된 전개방식을 통해 제정 러시아의 붕괴, 볼셰비키 혁명(1917년), 적백내전, 소련공산정권의 수립, 스탈린의 공포정치 등 러시아 의 변혁 과정에서 연해주와 중앙아시아에 사는 한인들이 어떠한 대우를 받았고 어떻게 적응 하며 살아왔는지 그 실상을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면은 있지만, 이는 공통의 역사 적 사실을 소재로 하고 있는 데서 오는 결과일 뿐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53) 한편 역사저작물 이 아닌 경우 표준적 삽화이론의 적용이 거부되기도 한다. 여우와 솜사탕 사건에서, 피고들 은 유사하다고 지적되는 구체적인 줄거리 및 사건의 전개과정이 저작권법상 보호받지 못하 는 필수장면이라면서 표준적 삽화(scenes a faire) 이론을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사실저작물, 역사저작물, 기술적(기능적) 저작물, 편집저작물과는 달리 극적 저작물의 경우는 일정한 소재 나 주제 또는 추상적인 줄거리에 대하여 표현방법이 매우 다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 인 필수장면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하면서 피고 주장을 배척한 바 있다. 54) (3) 보호범위의 문제 (가) 유사성 판정 및 유사성 정도의 판정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보호대상인 저작물의 표현과 침해작품 사 이에 유사한 부분이 있는가를 비교하여야 하며, 유사한 부분이 발견되더라도 어느 정도 유사 성이 존재하여야 실질적으로 유사한 것인가 파악하여야 한다. 유사성 판정은 질적 판단기준과 양적 판단기준으로 구별된다. 전자는 원고의 저작물 중 어 떠한 비중을 가지는 부분이 어느 만큼 차용되었는가를 판정하는 것이고, 후자는 차용된 부분 과 실제 피고의 작품이 어느 정도로 유사한가를 판정하는 단계이다. 일반적으로 원고의 저작 물로부터 차용된 표현이 많을 수록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어느 정 도의 표현이 차용되어야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일반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55) 따라서 저작권 침해여부의 판단기준으로서 실질적 유사성은 양적 기준보다는 질적 기준이 중요하다. 따라서 유사점이 양적으로 적은 경우에도 저작물의 중요한 부분과 실 질적으로 유사한 경우에는 저작권침해가 인정될 것이다. 56) 피고의 저작권침해 책임은 그가 원고의 보호받는 표현을 얼마나 복제하였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지, 피고 자신이 스스 53) 대법원 2000.10.24. 선고 99다10813 판결 54) 서울남부지방법원 2004. 3. 18. 선고 2002가합4017 판결 55) 권영준, 앞의 책, 115면. 56) 정상조, 지적재산권법, 홍문사, 432면. - 23 -
로 창작한 표현의 양과는 관계가 없다. 따라서 전체 저작물 중 95% 상당을 피고가 직접 창 작하였더라도 나머지 5% 부분이 원고의 보호받는 표현을 복제한 경우 이는 저작권침해를 구성한다. 그리고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 중에서 베낀 부분이 원고의 전체 저작물 중에서 차 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문제도 피고의 책임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보아야 한 다. 57) 원고의 저작물에서 차용된 부분과 실제 피고의 작품이 어느 정도 유사한가에 대한 판정기준 을 일반화 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만, 창작성의 정도가 높을수록 요구되는 유사성의 정도는 낮아질 것이며, 다양한 표현가능성의 정도가 높을수록 요구되는 유사성의 정도는 낮아질 것 이다. 따라서 문예저작물은 저작자의 개성이 강하게 반영되어 창작성이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호되는 표현의 범위도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58) 사실적/기능적 저작물의 경 우 표현방법이 제한되어 있어 저작권 보호범위도 좁게 해석하지 않으면 그 사실과 정보까지 보호하는 결과가 되어 불합리하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여 창작한 소설이나 드라마의 저 작권자도 역사적 사실 자체를 독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실저작물과 마찬가지로 좁은 범위 의 저작권 보호를 받는다. 이와 같이 저작물의 특성에 따라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하는 기준 도 달라야 한다. 예컨대, 피고가 원고의 영화와 상이하지만 유사한 공포영화를 배포, 선전하기 위한 광고물에 서 원고의 광고문안 가운데 지옥이 가득차게 되면 죽은 망령들이 지구를 떠돌아다니게 된다 (When there is no room in hell, the dead will walk the earth)라는 광고문구를 그대로 이 용한 경우가 문제된 사건에서, 미국 법원은 피고가 이용한 부분이 한 문장에 불과하다고 하 더라도, 원고의 영화광고물의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59) 나아가 E.T.라는 영화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영화사가 머그잔 및 연필통 등에 I love E.T.와 E.T. phone home.이라는 문구를 새겨 판매한 회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 한 사건에서, 미국 법원은 피고가 이용한 두 문구가 원고의 영화로부터 취한 것이고 특히 위 영화의 중요한 대화내용이라는 것은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을 들 어 일응 저작권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60) 한편, 일본 영화 러브 레터의 일부 장면을 인용한 것이 문제로 된 이른 바 해피 에로크리스 마스 사건에서 우리나라 법원은, 인용부분은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의 총 상영시간 110분 중 불과 30초 가량으로서 극히 일부이며, 그 자체로 어떠한 의미전달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어 그 삽입으로 인하여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의 실질적 가치가 높아졌다고 보기 어려 운 점 등을 들어 저작권 침해를 부정한 바 있다. 61) 결국 도용된 양이 일정 정도는 되어야만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판단을 받을 수 있으나, 양 적으로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저작자의 창작적 노력이 함축되어 있는 중요 부분이 도용된 경우 저작권 침해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이고, 특히 영화나 TV 드라마의 경우 저작자의 개성 57) 이성호, 앞의 논문, 722면; Goldstein, id., pp.7-28. 58) 권영준, 앞의 책, 118-125면. 59) Dawn Associate v. Links, 203 U.S.P.Q. 831 (N.D. Ill., 1978). 60) Universal City Studio v. Kamar Industries, 217 U.S.P.Q. 1162(S.D.Tex., 1982). 61)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3. 18.자 2004카합344 결정 - 24 -
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는 부분이 도용된 경우도 저작권 침해를 인정할 수 있다. (나) 극소성 항변 (De Minimis Defense) 문제 극소성 항변 (De Minimis Defense) 또는 최소성의 이론은 복제하여 침해물에 사용한 피침 해 저작물의 양과 내용이 침해물의 전체 중에서 아주 사소한 부분에 해당하여 침해물의 창 작성을 부인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는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이 이론은 미국 판례법상 인정된 법리로, 최근에는 음악저작물의 샘플 링(sampling)과 관련하여 논의되고 있다. 62) 피고 작품이 원고 작품의 보호 받는 표현을 어느 정도 양적으로 차용해야 저작권 침해에 해 당하는가가 문제로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용된 표현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많겠으나, 이를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무척 어려운 문제이다. 다 만 차용된 양이 적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이 원고 저작물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면 표절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4)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관점 : 보통관찰자 관점론 & 전문가 관점론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 누구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는가. 그 사회 평균적인 경 험과 지식을 갖춘 가상의 관찰자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보통관찰자 관점론)이 있 을 수 있고,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전문가 관점론)이 있을 수 있다. 저작권의 침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의 표현을 부당하게 이용하였을 뿐 아니라, 청중들도 피고의 저작물의 표현이 원고의 그것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을 발 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청중 테스트 또는 보통의 관찰자 테스트(ordinary observer test)라고 한다. 63) 청중 테스트는 저작자들에 대한 저작권의 보호를 보다 실제적인 관점에서 실현시키고 있는 것으로서, 저작자들에게 그가 창작한 보호받는 표현(protected expression)에 관한 배타적인 시장(exclusive market)을 확보하여 준다는 의미가 있다. 64) 대부분의 사건에서 청중 테스트는 청중감소(audience reduction)를 가져올 것인지 여부에 관 한 문제로 귀결된다. 즉 원고의 저작물을 베낀 피고의 저작물을 이미 구입하거나, 읽거나, 듣 거나, 본 사람들이 그 후 다시 원고의 저작물을 구입하거나, 읽거나, 듣거나, 보기를 원하지 62) 신동룡, 디지털 샘플링에 있어서 최소사용 및 공정사용 원리에 대한 연구, 계간저작권 제76호 (2006.12), 33면 이하. 63) 청중이나 통상의 관찰자라는 용어 외에도 미국 판례에서 청중 테스트를 적용하면서 사용하고 있 는 용어를 보면 '통상의 합리적인 사람'(ordinary reasonable person)이라거나, '평균적인 문외한 '(average layman), '통상의 시청자'(ordinary viewer) 등으로 다양한 바, 어느 표현에 의하건 요 컨대 저작물에 관한 전문적인 분석, 비평가가 아닌, 일반 수요자로서의 청중의 시각에서 문제된 저 작물을 접하였을 때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느끼는 인상이나 감각이 어떠한가에 의하여 이를 판단한 다는 것이다. 64) 이성호, 앞의 책, 723면. - 25 -
않을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65) 위와 같은 청중감소의 점에 관한 입증이 있으면 청 중 테스트를 통과하기에 충분하지만, 청중감소가 청중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 요한 조건은 아니다.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을 거의 그대로 베낀 경우와는 달리, 원고의 저작 물 중 일부만을 베끼고 그 외에는 자신의 창작물인 표현이나 공유에 속한 것을 이용하여 저 작물을 만든 경우에는 원고의 저작물에 대한 청중감소라는 관점에서만 문제를 판단하기는 곤란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청중감소에 관한 입증이 없더라도, 통상의 문외한인 관 찰자가 두 저작물 사이에서 실질적 유사성을 발견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청중 테스트를 실 시하여야 한다. 66) 구체적인 소송사건에서 위와 같은 판단을 실제로 담당하는 법관이나 배심원들은 자연히 자 기 자신의 주관적인 반응에 따라서 판단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고, 어 디까지나 문제된 저작물이 의도하고 있는 통상의 청중의 반응이 어떠할 것인가에 의하여 판 단하여야 한다. 67)68) 미국 항소심 판례의 주류와 일본 하급심 판례는 보통관찰자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69) 보통관찰자 관점론의 약점은 일반인들이 두 작품을 전체적으로 비교하여 받은 즉각적인 관 념과 느낌에 의하여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하는 경우 아이디어의 유사성으로 인하여 두 작품 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은 경우에도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할 가능성 높다는 것 이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미국에서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과 같이 기술적으로 복잡한 저 작물에 대하여는 프로그램 전문가의 관점에서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 다. 70) 한편, 누가 일반 수요자 또는 보통관찰자인가 하는 점은 저작물의 특성과 내용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71)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의도된 청중 테스 트(intended audience test)'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어린이용 저작물인 경우에 는 저작자에 의하여 의도된 수요자인 어린이들의 마음이나 상상력에 문제된 저작물이 어떠 한 반응을 일으킬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이를 판단하여야 하며, 72) 마찬가지로 노인용인 경우 65) 구체적인 저작권침해소송에서 위와 같은 판단을 실제로 누가 담당하느냐 하는 문제는 각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사법제도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의 경우, '두 저작물간에 청중을 감소시킬 만큼 실 질적인 유사성이 있는가'하는 문제는 통상 이를 사실인정문제(fact issue)로 보고 있고, 위와 같은 사실인정문제는 원칙적으로 배심원들이 담당하게 되므로, 배심원들이 통상적인 청중의 입장에 서 서 위와 같은 판단을 내리게 되며, 다만 금지명령(injunction)청구사건과 같이 배심재판(jury trial) 을 받을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 형평법상의 구제수단으로서의 소송사건에서는 법관이 위와 같은 판 단을 담당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모든 저작권침해소송에서 법률문제는 무론 사실인정문제까지 도 법관이 담당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판단 역시 법관이 통상적인 청중의 입장에 서서 내리게 된다. 물론 그와 같은 판단과정에서 원, 피고 쌍방은 배심원들이나 법관이 자신에게 유리한 결론을 내리도록 하기 위해, 일반인 또는 전문가를 증인으로 내세워서 '문외한인 청중들이 과연 어떠한 반 응을 보일 것인가'에 관한 증언을 하게 할 수 있다. 66) 이성호, 앞의 논문, 723면. 67) Goldstein, id., pp.7-33. 68) 이성호, 앞의 논문, 723면. 69) 권영준, 앞의 책, 130면. 70) 권영준, 앞의 책, 133면. 71) 권영준, 앞의 책, 136-137면. - 26 -
에는 노인들의 입장에서, 학자들을 위한 저작물일 때에는 그와 같이 학식 있는 사람들의 시 각에서 그들이 문제된 저작물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73) 음악저작물의 경우에는 작곡자가 그 저작물을 주로 감상하리라고 의도하고 있는 청중이 의도된 청중이다. 74) (5)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방식 (가) 개요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는 여러 가지가 제시되고 있는데, 주로 일반적인 저작물 수요자의 입장에서 두 작품의 전체 를 비교하여 양 작품의 전체적인 관념과 느낌 (total concept and feel)이 유사한지 여부에 따라서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외 관이론)과 피침해 저작물에서 저작권법 상 보호되는 요소와 그렇지 아니한 요소를 구분하여 후자를 제거한 뒤 보호받는 요소만을 대상으로 하여 침해물의 대비부분과 비교하는 방식과 양 방식을 혼합하는 방식인 이단계 접근방식 등이 제시되고 있다. 75) 외관이론이란 두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전문가의 분석에 의존하는 것 보다 문제된 저작물이 의도하고 있는 일반 청중의 전체적인 컨셉과 느낌(total concept and feel)에 의하여 판단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미국 판례법 이론이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일반 인이 전체적인 컨셉과 느낌에 의하여만 유사성을 판단할 경우, 보호되지 않는 아이디어까지 판단대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비판이 있게 된다. 이에 다시 어떤 저작물에서 보호되는 표 현을 부분을 가려내는 외적인 테스트(extrinsic test)에서는 '분석적인 분해와 전문가의 증언' 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렇게 하여 추출된 표현 자체의 유사성을 가리기 위한 내적인 테스 트(intrinsic test)에서는 전문가의 증언보다는 합리적인 통상인의 반응에 기초하는 것이 바람 직하다는 판례 이론이 발전되었다. 우리나라 영화 또는 TV 드라마 저작권 침해 소송 실무에 서도 외관이론이 적극적으로 주장되기도 하고 있고 법원도 이를 수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 다. 그 밖에 대비를 통한 유사성 요소를 확정하고, 그 중 보호대상이 되는 표현적 요소를 확정 한 후, 마지막으로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유사성 요소를 제외하고 표현에 해당하는 유사성 요 소들만을 대비하여 저작권법 상의 보호를 부여하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는 방식 76) 등이 제시되고 있다. 77) 72) Sid & Marty Krofft Television Prods., Inc. v.mcdonald's Corp., 562 F.2d 1157(9th Cir., 1977). 73) 이성호, 앞의 논문, 724면. 74) 예컨대, 캠퍼스송을 창작한 작곡자가 의도한 청중은 대학생이다 서달주, 한국저작권법, 박문각 (2007), 510면. 75) 강태욱, 음악 저작물에 있어서 실질적 유사성의 문제, 계간 저작권 제77호(2007.3), 8면. 76) 권영준, 앞의 책, 152면. 다만, 권영준 교수의 이와 같은 판단 기준은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부 여할 것인가하는 점에 대하여 법관이 사후적으로 정하는 정책적 판단 과정을 한 번 더 개입시 킴으로써 사례 해결에 있어서 구체적 타당성을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 27 -
(나) 이단계 접근방식(Bifurcated Approach) 1) Arnstein 판결 78) 의 기준 Arnstein v. Porter사건 79) 에서 제2연방순회항소법원 저작권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통상 의 관찰자나 평균적인 문외한에 의한 청중 테스트만으로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요하 는 컴퓨터 프로그램 등 새로운 유형의 저작물이라든가 유형을 서로 달리하는 저작물 상호간 에 있어서의 저작권침해사건에서는 복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가려내기가 곤란한 단점이 있으 므로, 먼저 복제가 있었는지 여부는 전문가의 증언(expert testimony)이나 분석적인 방법에 의하여 이를 판단하고, 그를 통하여 복제가 있었다고 인정되면 비로소 다음 단계로 나아가 그와 같은 복제가 부당한 이용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통상의 관찰자에 의한 청중 테스트에 의하여 판단한다고 하였다. 80) 제1단계로 복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아이디어와 표현을 불문하고 전체로 서 유사성 여부를 먼저 판단하는 사실적 복제행위의 판단하며, 제2단계로 침해자의 부당한 차용행위가 있었는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전문가의 증언이나 분석을 배제하고, 통상의 문외 한인 관찰자들이 당해 저작물로부터 받는 자연스럽고 즉각적인(spontaneous and immediate) 인상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속하는 보호받는 표현물을 불법적으로 이용한 것인지 여부 를 판단한다. 81) 2) Krofft 판결 및 Shaw 판결의 기준/비본질적-본질적 테스트(Extrinsic-Intrinsic Test) Sid & Marty Krofft Television Productions, Inc. v. McDonald's Corp.사건 82) 에서 제9연방 순회항소법원이 제시한 판단방법으로서, 종래의 보호받는 표현 테스트를 비본질적 테스트로, 청중 테스트를 본질적 테스트로 고쳐 부르면서, 전자는 청중의 반응과 무관하게 저작물의 유 형이나 사용된 소재, 주제를 위한 배경 등 분석적인 판단기준에 따라 두 저작물의 아이디어 에 있어서의 유사성 유무를 결정하며, 후자는 분석적인 방법이나 전문가의 증언을 배제하고 통상의 합리적인 사람의 반응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의 전체적인 관념 및 미감을 취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83) 사후적인 사법적 판단을 더 예측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강태욱, 앞의 논문, 8면. 재인 용 77) 강태욱, 앞의 논문, 8면. 78) Arnstein v.porter, 154 F.2d 464(2d Cir., 1946). 79) Id. 80) 이성호, 앞의 논문, 724면. 81) 이성호, 앞의 논문, 724면. 82) Sid & Mary Krofft Television Products Inc. v. McDonald's Corp., 562 F.2d 1157(9th Cir. 1977). - 28 -
그러나 위 판례가 비본질적 테스트를 아이디어에 있어서의 실질적 유사성의 유무 문제로 파 악하고 본질적 테스트를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의 전체적인 관념과 미감을 취한 것인지 여부 의 문제로 파악하는 것에 대하여는 비판이 있다. 보호받는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는 누구나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의 아이디어만을 취한 것이라면 아 무리 그 아이디어가 유사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부당한 이용에 해당할 수 없는 것이고, 전통 적으로 청중테스트는 두 저작물의 표현에 있어서의 실질적 유사성 유무를 일반청중이 발견 하느냐 하는 문제이지, 두 저작물의 아이디어와 표현 전체를 놓고서 실질적 유사성 유무를 가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84) 그리하여 최근의 Shaw v. Lindheim사건 85) 에서 같은 법원은 위 Krofft사건의 입장에서 상 당히 벗어나 종래의 전통적인 판단방법인 보호받는 표현 테스트와 청중 테스트 쪽으로 거의 회귀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즉 비본질적 테스트에서는 단지 아이디어의 유사성뿐만 아 니라 당해 저작물에 있어서의 모든 구체적인 요소, 창작성이 객관적으로 구체화된 모든 요소 를 포함하여 이를 비교판단하고, 본질적 테스트에 있어서는 보호받는 표현을 구성하는 저작 물의 '전체적인 관념 및 미감' 86) 에 있어서의 실질적 유사성을 의도된 청중이 발견하느냐 여 부에 따라 저작권침해를 구성하는 아이디어의 표현에 있어서의 실질적 유사성 유무를 판단 하여야 한다고 한다. 87) 83) 이성호, 앞의 논문, 724-725면. 84) 강태욱, 앞의 논문, 8면; 이성호, 앞의 논문, 725면. 85) Shaw v. Lindheim, 919 F.2d 1353(9th Cir., 1990). 86) 여기서 말하는 '전체적인 관념 및 미감'가 유사한 개념을 사용한 사례로서, 대법원 1991.8.13. 선 고 91다1642 판결은 한복치마의 디자인과 관련하여 '전체적인 미감'이 서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 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87) 이성호, 앞의 논문, 725면. - 29 -
제2절 드라마/영화 표절 판단 기준 1. 영화 및 TV 드라마 저작물의 특성 영화나 TV 드라마는 각본 또는 극본을 바탕을 제작되기 때문에 어문저작물의 특성을 그대 로 가지고 있다. 앞서 유형이론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러한 저작물은 문자적 표현뿐만 아니라 비문자적 표현까지도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 따라서 영화 및 드라마의 실질적 유사성을 판 단함에 있어서는 문자적 유사성 이외에 비문자적 유사성도 당연히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비문자적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비문자적 표현을 우선 추출해야 할 것이다. 일 반적으로 어문저작물 또는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드라마의 경우 플롯, 등장인물의 성격 및 상호관계, 사건의 전개과정 등의 구성요소는 비문자적 표현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 하에서는 영화 및 드라마의 구성요소별로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하는 방식을 차례로 살펴본 다. 2. 등장인물(character) 등장인물에 있어서의 실질적 유사성은 두 가지 방식으로 분석될 수 있다. 첫째, 원고는 등장인물이 특정한 플롯에서 등장하는 맥락을 배제하고 캐릭터 자체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구할 수 있다. 다만, 유명한 Learned Hand 판사에 따르면, 어떤 캐릭터가 저 작권법적인 보호를 받기 위해서 이야기 줄거리의 전반적인 플롯과 독립하여 보호를 받을 만 큼 충분히 개발되어야 한다고 한다(이를 story-being-told test라고 부른다). Maltise Falcon이 라는 작품에 대한 권리를 Warner Brothers 사에 양도한 Hammett 라는 사람이 위 소설의 주 인공 Sam Spade라는 캐릭터를 이용하여 작품활동을 계속하자 영화사가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캐릭터 그 자체가 이야기 줄거리가 되지 않는 한 캐릭터는 저작권 보호 를 받지 못한다고 판시하였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등장인물 캐릭터는 플롯을 작동시키 는 단순한 도구에 불과하다. 둘째, 캐릭터에 대한 독립적인 저작권 보호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전반적인 작 품 표절을 보여주는데 비교 요소로 주장할 수는 있다. 캐릭터와 관련된 일반적인 컨셉이나 아이디어는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하지만 그러한 아이디어의 구체적인 표현은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상의 실질적 유사성이 부정된 예를 먼저 본다. 원고는 Cargo라는 제목의 TV 액션 쇼를 위한 트리트먼트의 저자이고, 피고는 A-Team이라 는 TV 드라마 시리즈의 권리자이다. 양 작품은 모두 베트남전 참전 퇴역군인이 벌이는 코믹 - 30 -
한 액션물인데, 전반적인 플롯, 대사 및 배경에서 유사성이 없었다. 분위기와 작품 전개속도 면에서 공통성이 발견되었으나 이는 TV 액션물이라는 장르상의 공통성에 따른 결과에 불과 하였다. 원고의 유력한 주장은 등장인물상의 유사성이었지만 이 또한 인정되지 아니하였다. 그 이유는 원고는 실제 각본은 집필하지 아니하였고 다만 작품의 컨셉에 대한 간략한 내용 만을 정리해놓을 것에 불과하고 그 내용상에 각 등장인물에 대한 3-4줄 정도의 묘사와 그 배 역을 맡아주길 원하는 배우 리스트가 적혀 있었을 뿐이다. 법원은 캐릭터가 적게 개발되면 될수록 저작권 보호의 정도는 더 적어지게 된다(the less developed the characters, the less they can be copyrighted)는 원리에 따라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다. 88) 나아가 등장인물간의 실질적 유사성이 부정된 우리나라 사례로 '범죄의 재구성' 사건을 들 수 있다. 소설 '갱스터 스 파라다이스'와 영화 '범죄의 재구성' 사이의 실질적 유사성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법원 은, 소설의 주인공은 사회에 대한 반감을 갱이 되어 표현하는 테러리스트로서 형의 행세를 하기 위해 쌍둥이 형을 죽이고 범행을 계속하는 인물로 설정된 반면, 영화의 주인공은 사기 를 당해 자살한 형의 복수를 위해 범행을 계획하여 형을 속인 사기단 일당에게 복수를 하는 치밀한 성격을 가지고 사회에 반감보다는 천부적인 사기꾼 기질을 타고난 인물로 설정되어 있고, 주변인물들 또한 소설에서는 은행강도나 테러를 위한 갱단이 조직되어 있으나 영화에 서는 사기범들로 구성된 사기단이 조직되었으며,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주인공을 끝까지 사랑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을 도와주는 인물로 설정된 반면, 영화에서는 주인 공의 여자친구가 처음에는 주인공의 정체를 모르면서 주인공이 타게 될 보험금을 노리고 접 근하였다가 나중에야 주인공의 정체를 알고 주인공을 도와주는 인물로 설정되었고, 소설에서 의 경찰 강반장은 주인공의 정체를 밝혀내지만 증거부족으로 주인공을 놓아주는 반면, 영화 에서의 경찰 차반장은 끝까지 주인공의 정체를 모른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두 작품이 구체 적인 인물의 설정관계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다. 89) 다음으로 등장인물의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 사례를 살펴본다. 원고는 미 출판된 각본초고의 저자이고 피고는 TV 쇼 Equalizer의 작가이다. 양 작품의 주 등장인물은 법제도 외적으로 활동하는 인물로 잘 교육을 받았고 부유하며 비싼 취향을 가지 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중한 사명은 그의 패배적인 의뢰인을 위해 난관을 제거하는 것이 다. 법원은 양 작품 등장인물 사이의 가장 현저한 유사성은 그 등장인물의 자신감,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유사성은 일반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법원은 양 등장인물 사이의 유사성의 정도가 Equalizer 주제의 필요성에 비추어 정도를 넘어섰다고 보았다. 나아가 비록 어떤 캐릭터가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요소들의 수가 많거나 그 요 소들의 조합이 유사할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로 판단될 수 있는 것이다. 88) Olson v. Nat'l Broad. Co., 855 F.2d 1447-52, 8 U.S.P.Q.2d (BNA) 1231 (9th Cir. 1988) 89)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4. 12.자 2004카합771 결정 - 31 -
양 작품의 등장인물을 비교하는 방법에 관한 특별한 이론은 없다. 다만 등장인물의 배경 (background), 개인적 성향(personal attributes) 및 동기(motivation)를 분석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실례로 Herzog v. Castle Rock Entertainment 사건을 살펴본다. 법원은 두 작 품에서 미국-멕시코 국경 부근의 작은 시골마을의 경찰인 주 등장인물을 비교하였다. 먼저 두 인물의 배경을 분석하였다. 원고 작품의 주인공은 대도시의 경찰이었으나 어린이 유괴 희 생자의 생명이 희생된 후 그녀의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이에 반하여 피고 작품의 주인공은 시골마을 보안관의 아들이고 뒤이어 그 마을의 보안관으로 선출된 경찰이다. 이어 두 인물의 성향을 분석하였다. 원고 작품 주인공은 자기회의적인데 이는 대도시에서의 사고경험에서 비 롯된 것이다. 이에 반하여 피고 작품 주인공의 성향은 그의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삶 에 대하여 적의감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각 등장인물의 주요 동기를 보면, 양 작품의 주인 공은 모두 살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원고 작품 주인공의 동기는 과거 경험의 악몽을 떨쳐 내어 그녀가 아직도 능력이 있는 경찰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피고 작품 주인공 의 동기는 그 아버지에 관한 진실을 알고자 하는데 동기가 촉발된 것이었다. 90) 이러한 3가지 요소 비교를 통하여 등장인물간의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례로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호 관계에 관하여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한 대표적인 사례로 여우와 솜사탕 판결을 들 수 있다. 91) 원고의 '사랑이 뭐길래' 대본과 피고의 '여우와 솜사탕' 대본 및 드라마 사이의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 법원은 등장인물들의 갈등 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조합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라고 전제한 후 양 작품의 남녀주인공, 남자주인공 부모, 여자주인공 부모들의 성격이 유사한 점,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갈등, 남녀주인공의 어머니의 갈등,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 어머니의 갈등, 남자주인공과 여자주 인공 어머니의 갈등, 여자주인공과 그 어머니의 갈등, 남자주인공 아버지와 어머니의 갈등이 존재하여 그 갈등의 구조가 서로 대응하는 점, 그 갈등의 내용 또는 구체적인 줄거리나 전개 과정에 있어 서로 상당부분 대응되는 점을 들어 등장인물들의 동일성을 인정한 바 있다. 3. 플롯(plot) 플롯은 영화나 드라마 각본에 있어 사건들을 연결하는 설계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플롯상 의 실질적 유사성을 입증하는 것은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 사건들을 연결하는 추상적인 설계방식이 유사하더라도 그 구체적인 전개방식에서 차이가 난다면 실질 적 유사성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소설이 개봉관에 걸린 영화와 전 반적인 아이디어 면에서 유사하다고 판단되면 그 소설가는 당장 저작권이 침해되었다는 느 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한 느낌에 따라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 은데, 그 이유는 보호 받지 못하는 일반적인 플롯과 구체적인 표현, 즉 구체화된 플롯 사이 에는 명백한 구별점이 있기 때문이다. 90) Herzog v. Castle Rock Entertainment, 193 F.3d at 1258 91) 서울남부지방법원 2004. 2. 16. 선고 2002가합 4017 판결. - 32 -
플롯에서의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 사례와 부정된 사례를 차례로 살펴본다. 원고의 Reincarnation이라는 각본과 피고의 Coma라는 영화와의 실질적 유사성이 문제로 된 Berkic v. Crichton 사건에서 법원은 추상화 이론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3단계로 플롯의 유사성을 분석하였다. 첫 단계로 가장 일반적 수준에서의 플롯상의 유사성을 보면, 양 작품 은 모두 건강한 젊은 사람을 살해하여 그 장기를 떼어 내어 부유한 노인에게 장기매매를 하 는 범죄조직에 대한 아이디어에 관한 것인데 이는 기본적이고 보호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두 번째 단계로 확장하면, 양 작품은 그 범죄 활동을 용기 있게 조사하고 공개 하려는 한 젊은 전문직의 모험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일반적인 플롯의 모호하고 추상적인 아이디어로 간주된다. 세 번째로 구체화 단계에서 보면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고 법원은 판단하였다. 즉, 원고 작품에서 주인공 의사는 범죄 음모에 속아 넘어가는데 반하여, 피고작품 속의 의사는 일상적인 수술을 하는 도중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범죄조 직의 피해자임을 발견하면서부터 조사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원고의 작품에는 로맨틱 한 관계설정이 있는데 반하여 피고 작품에는 그것이 없다는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92) 이 는 구체적인 플롯상의 차이로 인하여 실질적 유사성이 부정된 예이다. 다음으로 구체적인 플롯상의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 사례를 본다. 93) 첫 단계로 분석하면, 양 작품은 어느 공직선거 후보자를 협박하는 범죄조직에 관한 것이다. 이 단계에서 보면 보호 받지 못하는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로 보면 양 작품 에서 그 범죄조직은 그의 작전을 들춰내려는 사람을 살해하려고 시도한다. 그 사람은 주인공 Equalizer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 단계는 앞의 Berkic 사건에서 범죄 음모를 조사하려는 의 사와 비교될 수 있는데, 이 역시 아직 일반적인 아이디어 단계에 불과하다. 세 번째 단계에 서 분석하면, 양 작품에서 광범위한 유사성이 발견된다. Equalizer는 의뢰인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갱단 조직원의 총격을 받는다. Equalizer는 턱시도를 입고 초대 받지 않은 파티에 나타난다. Equalizer는 선거연설 후 후보자가 희생되는 장면을 목격한다. 범죄음모를 좌절시 키고 이어진 대응으로 인하여 Equalizer는 그의 여성 의뢰인을 구한다. 공직선거 후보자는 선거후보자에서 사퇴한다. 이러한 개별적인 장면들은 그 자체로 독특하지 않을 수 있으나, 양 작품에서 유사한 방식과 패턴으로 그 장면들이 전개될 경우 그러한 장면들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 다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표준적 삽화이론에 따라 공통된 플롯 또는 장르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진부한 장면들이나 요소들은 보호 받지 못한다. 따라서 독창적인 표현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그 표현이 때로는 공통된 아이디어에서 필연적으로 따라 나오는 결과일 뿐이 라는 인식 사이에 균형점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92) Berkic v. Crichton, 761 F.2d 1293 (9th Cir. 1985). 93) Shaw v. Lindheim, 919 F.2d 1362-69 (9th Cir. 1990). - 33 -
먼저 작품의 주요 소재 및 아이디어를 살펴본다. 아이디어 또는 아이디어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요소는 보호 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Weygand v. CBS 사건에서 문제로 된 두 작 품을 비교해보자. 양 작품은 모두 흑인 농부가 대공황 시대에 백인 아이를 입양한 사건을 다 루고 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흑인 농부가 백인 아이를 입양한다는 일반 플롯상의 공통점 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그 아이에게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는 것, 그 아이가 인종차별과 싸우는 것, 관계를 부정하다가 그 후 받아들이는 것, 아이가 밭에 나가 그 농부 를 돕는 것, 그 농부가 자신이 죽은 후 농장을 아이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약속하는 것, 그 농부가 죽음에 이르게 되자 그 아이가 보이는 반응 등의 모든 장면들이나 플롯 장치들은 위 와 같은 일반 플롯상의 공통성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94) 결국 원고가 양 작품 사이의 아이디어의 공통성 및 그러한 플롯이 전개되는 방식에 있어서 실질적 유사성을 보여주었다고 하더라도, 표준적 삽화이론이 적용될 경우에는 저작권침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여야 한다. 4. 분위기(mood) 분위기는 작품의 스타일과 느낌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분위기는 플롯과 주제에 의해 영 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의 표현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실질적 유사성에 관한 외관이론을 채택하는 경우 분위기는 전체적인 컨셉과 느낌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중요 한 역할을 한다. 미국 사례 중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 분위기가 다르다는 이유로 유사성을 부인한 것으로 Herzog v. Castle Rock Entertainment 사건을 들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두 개 작품 모두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시골 마을 경찰관들 이야기이지만, 원고 작품은 심각한 분 위기의 정통 액션 어드벤처 및 스릴러물인데 반하여, 피고 작품은 긴장보다는 주요 등장인물 과 그 상호관계가 주축을 이루는 사색적인 분위기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실질적 유사성이 없 다고 판단하였다. 95) 우리나라 사례 중 '야망의 도시'라는 시나리오와 '유산'이라는 TV드라마 대본의 실질적 유사 성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법원은 '유산'은 주된 줄기가 가족 중심의 갈등과 측근간의 암투 를 그렸으되 의도적이다시피 복잡화시키고 잡아 늘여 현실과는 다소 유리되게 얼키설키 끌 어간 전형적 한국풍의 심리적 장편 홈 드라마인데 반하여, '야망의 도시'는 암흑가의 두목과 수하조직간의 암약, 돈 거래, 살인 등 폭력범죄를 추적하면서 연이은 은폐살인 유발에 또 다 른 암살로서 복수하여 매듭짓는다는 단순하고 짧은 줄거리의, 실험성이 짙고 흔한 외화풍의 폭력 추리물인 점에서 작풍이 다른 별개의 작품인 사실 등을 이유로 두 작품간의 실질적 유 사성을 부정하는 판시를 한 바 있다. 96) 94) Weygand v. CBS, Inc., 1997 U.S. Dist. LEXIS 10613, 43 U.S.P.Q.2d (BNA) 1120 (C.D. Cal. 1997) 95) Herzog v. Castle Rock Entertainment, 193 F.3d at 1260 96) 서울고등법원 1995. 6. 22. 선고 94나8954 판결 - 34 -
5. 주제(theme) 작품이 관객 또는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통상 몇 개의 단어로 압축 된다. 주제는 유사한 플롯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을 구별해주는 중요한 도구라 할 수 있다. 두 작품이 실질적으로 유사한 플롯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실질적으로 다른 주제를 유지 하기는 어렵다. 두 작품의 주제가 실질적으로 다른 경우 플롯의 유사성은 구체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추상적인 아이디어 수준의 유사성에 머무를 것이다. 따라서 주제는 플롯의 유 사성 분석에 있어서 아이디어와 표현 이분법을 측정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수 있다. 실례 로 위에서 살펴본 Herzog v. Castle Rock Entertainment 사건을 살펴보자. 법원은 두 개의 작품이 모두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힘을 일반적인 주제로 다루고 있다고 전제한 후, 원고의 작품의 주제는 과거의 악령을 자신의 자신감 회복을 위하여 던져버리려는 주인공에 관한 것인데 반하여, 피고의 작품은 그 과거를 인종차별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그러한 시각을 현재의 문제를 점검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점에서 구체적인 주제상의 차이점이 있다고 보았 다. 즉, 양 작품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라는 일반화된 주제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지 만, 그러한 주제에 대한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6. 배경(setting) 배경, 특히 장소적 배경은 실질적 유사성 판단에 있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요소로 평가 받는다. 통상 소송에서 원고는 양 작품의 장소적 배경이 동일하다면서 많은 목록을 제시하기 도 한다. 양 작품의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가 레스토랑, 극장, 술집 등이어서 공통된다는 주장 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장소적 배경에서 일어나는 대사나 플롯의 구체적인 유사성이 없다면 그 배경들은 단지 보호 받지 못하는 요소로 취급될 뿐이다. 나아가 그러한 배경상의 유사성 은 공통된 주제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 것이어서 표준적 삽화이론에 의해 배척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장소적 배경이 실질적 유사성 판단에 있어 중요한 판단요소로 될 경우도 있다. 미국에 온 부유한 아프리카 왕자의 이야기를 다룬 두 작품의 유사성이 문제된 사안에서 양 작품의 장소적 배경의 차이가 중요한 요소로 판단된 바 있다. 즉, 원고작품에서 왕자는 조지아 텍 대학근처에서 수수하지만 안락한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반하여, 피고 작품에서 왕자는 뉴욕 퀸즈 지구의 완전히 황폐화된 지역의 슬럼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97) 피고 작품에서 의 장소적 배경은 코메디적인 효과를 연출하고 극적인 이야기를 끌어내는 도구로 사용되었 음에 반하여, 원고 작품의 경우에는 장소적 배경이 별다른 기능을 하고 있지 아니한 점에서 다르다. 97) Beal v. Paramount Pictures, 20 F.3d 454 (11th Cir. 1994). - 35 -
7. 전개속도(pace) 작품의 전개속도 역시 독립적인 중요성을 가진 판단요소는 아니다. 작품의 전개속도가 빠르 다거나 느리다는 이유로 양 작품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는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작 품의 전개속도는 그 작품의 장르에 상응하는 것일 가능성이 많다. 이를 테면 액션물의 작품 전개속도가 비교적 빠른 것이 그 예이다. 작품의 전개속도는 양 작품의 플롯 등 다른 중요한 요소를 분석하는 유용한 보조도구로 활용된다. 앞서본 Herzog v. Castle Rock Entertainment 사건을 살펴보자. 피고 작품의 이야기는 이틀에 걸쳐 일어난 것이지만 작품의 전개속도는 느 리고 정적이다. 이는 그 영화의 긴장보다는 사색적인 분위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한편 원고 작품도 며칠간에 일어난 것이지만 그 작품의 전개속도는 빠르고 긴박하다. 이러한 작품 전개 속도의 차이는 등장인물 중심으로 전개되는 드라마와 스릴러간의 차이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8. 사건의 전개과정(sequence of events) 사건의 전개과정 98) 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나타나면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 이 크다. 나아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것에 불과 하다면 이 역시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한다. 한편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사건 전개과정 역시 그 속성상 누가 표현하더라도 비슷할 수밖에 없으므로 구체적인 표현양식 자체만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특징적으로 표현된 사건 전개과정은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고 할 수 있 다. 9. 대사(dialogue) 상투적인 어구는 저작권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다. 또한 공통된 주제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대사 역시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상투적인 어구가 때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 다. 미국의 사례 중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들에게 사줄 최신 유행 인형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일 중독증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다룬 두 작품 사이의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그러한 예를 찾 을 수 있다. 결국 아들에게 줄 인형을 찾지 못해 죄책감이 든 양 작품의 아버지들은 인형가 게를 깨고 들어가 그 인형을 발견하고는 갑자기 멈추고 자성하면 자문하면서 내가 지금 무 얼 하고 있는 거지?(What I am doing?)라고 말하고 그 인형을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여기에 서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거지는 매우 상투적인 대사이기는 하지만 이야기 줄거리의 핵 심으로 가는 장면의 한 부분이다. 99) 98) 사건의 전개과정은 플롯과 다소 유사한 개념이기는 하다. 하지만 플롯은 사건의 설계(plan of events)로 사건의 전개과정(sequence of events)과는 개념적으로 차이가 있다. 99) Melody Jackson, Jingling All the Way to the Bank, A Real-Life Screenwriter's $19,000,000 Story, Creative Screenwriting, March/April 2002, at 12. - 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