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의제와 전망 고 유 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Ⅰ. 머리말 정상회담은 분쟁해결의 가장 효율적인 대화 수단이다. 남북관계에 있어 정 상회담은 해묵은 여러 현안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북측이 지도자 중심 의 2차 ' 유일지도체제' 를 운영하고 있어 남측의 역대 정부들은 북측 지도자의 결 단을 촉구한다는 차원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하곤 했다. 남과 북은 2000년 6 15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 4선언을 채택하는 등 대립갈등의 남북관계를 화해협력의 남북관계로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했지만 남측의 정권교체에 따른 남북관계 재설정 요구와 북측의 대량살상무기 (WMD)개발과 관련한 실험으로 관계발전을 제도화하지 못하고 갈등을 지속 하고 있다. 북한의 로켓발사(2009년 4월 5 일) 와 2 차 핵실험(2009년 5월 25 일) 으로 긴장이 격화됐던 한반도 정세가 2009월 8월 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의 방북을 계기로 완화되고 있다. 북미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양자대화가 시 작됐고, 이고 있다. 남북관계에서도 정상회담 추진설이 나오는 등 일부 진전 조짐을 보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을 제안한 이명박 정부는 집권 3년차를 맞아 북한의 자세변화를 전제로 한 남북관계 복원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2 년 강성대국의 대문 을 열자는 목표를 제시한 북한은 심화되고 있는 경제위기 해소와 후계체제의 안정적 구축을 위해 화폐개혁을 단행하는 등 내부통제에 주력하고 있다. 조선신보가 밝히 것처럼, 북한의 수뇌부에 있어 서 2012 년 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공약기간인 것 1) 이 다. 북한도 시간에 쫓기고 있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비밀접촉이 있었다는 연장선에서 올해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또한 남북한의 국내 정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할 때 올해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적기라고 보는 견해가 다수 를 이루고 있다. 1) 조선신보, 2009년 21월 21 일. - 1 -
이 글에서는 올해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이 실현될 수 있 을 지에 초점을 맞춰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진단해 보고, 회담이 열 린다면 어떤 의제들이 논의될 것인지 등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2) Ⅱ. 남북정상회담 추진 움직임 1. 북측의 대남유화 움직임과 정상회담 타진 북한은 2009년 8월 초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평양방문과 김정일 국 방위원장과의 접견을 계기로 국면전환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 공언하면서 북 미 적대관계 해소와 남북관계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은 특사조의방문단의 이명박 대통령 면담을 최고령도자의 결단에 의 한 북남교착타개 라고 밝히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측 당국의 결단을 요구했다. 평양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009년 8월 25 일자에서 어제까지는 반목과 대결의 길을 갔어도 궤도를 옳 게 수정한다면 북남관계는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금후 사태발 전에 대한 평양의 일반적인 견해 라고 전했다. 북에서는 2009 년을 변이 나 는 해 로 규정하고, 8월 21부터 23 까지 서울을 방문한 특사조문방문단의 청와대방문을 계기로 이제는 장했다. 되돌리지 않는 변화 가 시작되여야 한다 고 주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북한은 지난해 특사조의방문단의 청와대 면담 이 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주동적이며 대범한 조치 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외분렬주의세력의 책동 을 극복하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적극 실현해야 한다 고 강조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측 당국의 자 세변화를 촉구했다. 지도자 중심의 유일체제인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은 정책으로 구 체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2010년 대남정책은 유화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2012 년 강성대국의 대문 을 열고 3대 세습을 위한 안정적인 후계구축을 위해서는 경제위기를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북한은 북미 적대관계 해소와 남북관계 원상회복에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 북미 적대관계 해소 등 대외관계 확장을 위해서도 남북관계를 악화시키지는 않으려 할 것 2) 이 글의 상당부분은 남북경협국민본부와 평화통일시민연대가 2010년 2월 23일 공동주최 2010년 긴급 남북 현안 정책포럼에서 발표한 글 "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협상의제 " 을 대폭 수정 보완한 것이다. - 2 -
이다. 올해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북한은 우리민족끼리이 념 에 입각한 6 15공동선언과 10 4 선언의 이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지만, 그 강도는 높지 않을 것이며 달라진 현실을 인정하고 남측의 이명박 정부와 새로운 관계 설정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6 15남북공동선언 10돌을 강조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을 피력하고 남측의 호응을 요구했다. 공동사설에서 북한은 6 15남북공동선언과 10 4선언 등 밝혀, 다. " 남북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 고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의 적극 실현 등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성을 보였 북측은 그동안 6 15남북공동선언과 10 4 선언의 이행을 강조해왔는데,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 남북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란 표현을 사용한 점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남측이 두 선언에 대한 전면이행을 거부하고 합의정신을 존 중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북측도 전면이행 주장을 거두어들이고 " 남북공동 선언을 존중하고" 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기존의 선언들을 존중하면서 남북정 상회담을 열어 새로운 선언과 합의를 만들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2008 년 신년공동사설에서는 '10 4 선언의 철저한 이행' 을 강조했고, 2009 년 신년공동사설에서는 '10 4 선언은 조국통일의 표대' 라고 강조했지만, 올해 는 '6 15공동선언의 실천강령인 10 4 선언' 정도로 언급하고 이행을 강조하지 않았다.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하는 10 4선언에 대한 남측의 거부감을 의식해 서 북측이 6 15는 강조하면서 10 4에 대해서는 의미부여를 강하게 하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교착된 가운데 북측이 먼저 대남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북측은 2009년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을 방문한 조문단을 통해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고 돌아갔다. 남과 북은 잇달 아 비밀접촉을 갖고 정상회담 추진을 타진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정상회 담 성사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싱 가포르에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과 비밀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 다. 11월 7일과 14일 통일부 당국자가 개성에서 북측과 두 차례 접촉을 가 졌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남측이 핵문제를 우선 의제로 하고 국군포로와 납 북자문제를 의제화 할 것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일단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 다. 3) 협상결렬 이후 북한은 핵문제, 인권문제,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거 3) 동아일보, 2009년 12월 21 일. - 3 -
론한 통일부와 현인택 장관을 집중적으로 비난하면서 핵문제우선해결론과 핵협상당사자론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2. 남측의 정상회담 추진 움직임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29일 영국 BBC 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돼 있다. 나는 데 대한 조건이 없어야 한다. 단지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사전에 만 아마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 다 는 발언 이후 남북정상회담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둘러싼 청와대 내의 혼선과 기존 입장 변화로 인 식되는 데 대한 부담 등을 의식해서인지 이 대통령은 2월 2 일 정상회담을 위한 대가는 있을 수 없다는 대 전제하에 남북정상이 만나야 한다 고 하면 서 다시 확고한 원칙 을 강조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표방한 정상회담과 관련한 원칙은 북핵문제가 의제로 돼야 한다, 대가지불은 안 된다, 납북자 및 국군포로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 임기 말 정상회담은 안 된다는 것 등이다. 청와대는 과거 정권과는 다른 패러다임 시프트( 인식전환) 을 통 해 원칙에만 맞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 는 차별성 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BBC 인터뷰에서 밝힌 조건 없는 연내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시사는 기존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파장을 의식해 원래의 입장으 로 되돌아가기는 했지만 연내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잠재의식의 단면이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이명박 정부의 집권 3년 차다. 지난 2년 동안의 남북관계 재조정에 실패하고 북한의 핵능력은 강화됐 다. 올해마저 남북관계를 풀지 못하면 임기 내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이 어 려울 수도 있다. 대통령의 임기라는 시간적 제약을 고려하면 올해 정상회담 성사 등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1월 4일 새해연 설에서 있다. 올해는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고 강조한 바 정부 당국자들의 정상회담 관련 주목할 만한 발언들도 연이어 나왔다. 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대식 사무처장은 2월 18일 남북정상회담 전망과 관 련, " 올해 상반기부터는 3 차 남북정상회담 논의가 가시화될 것" 이라고 밝혔 다. 김 처장은 " 지난해 말부터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간 접촉이 계속되 고 있다" 고 주장하면서 " 현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남북관계가 탐색전을 벌였 민 - 4 -
는데 올해는 큰 물줄기를 바꾸는 해가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2월18 일 "1국가로 가는 정치적 통일 은 언제 될지 알 수 없다" 며 " 남북이 2국가를 유지하면서도 언제든 상호왕래 가 자유롭게 된다면 ' 사실상(de facto) 통일' 이 되는 효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제3 차 남북정상회담이 모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2 국가 체제' 언급에는 체제 안보와 관련, 남한에 대해 갖고 있는 북한 수뇌부 의 ' 의심' 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남측 정 부가 북한의 급변사태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완전한 통일에 앞서 북한과 평화롭게 공존하길 원한다는 대북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정상회담의 분위기 를 성숙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4)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남북공존에 기초한 국가연합 또는 체제연합을 언급한 것은 남측 정부가 북한의 급변사태나 붕 괴를 유도할 의도가 없음을 밝히고,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통일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상대로 실시해 2월 21 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 원칙있는 남북관계' 로 요약되는 현 정 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 찬성' 이 58.4%(' 적극 찬성' 5.1%, ' 대체로 찬성' 53.3%) 로 ' 반대' 41.6%(' 적극 반대' 6.2%`, ' 대체로 반대' 35.4%) 를 상당히 앞섰다고 한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86.7%(' 적극 찬성' 9.7%, ' 대체로 찬성' 77%) 가 찬성했고 반대는 13.3%(' 적극 반대' 2.1%, ' 대체로 반 대' 11.2%) 에 불과했다. 5) 국민다수가 정상회담 추진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 에서 정부로서는 6월 지방선거에 임박한 시점에서의 정상회담만 피한다면 여론의 부담 없이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수 있는 것처럼,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국민 대다수가 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하는 데는 정상회담이 남북간 현안문제 해결에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경우는 지도자 중심의 유일체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과 담판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방법이다. Ⅲ.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조건과 협상의제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신뢰가 조성돼야 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에는 개성공단 실무접촉 등 경협과 관련한 접촉은 4) 연합뉴스, 2010년 2월 19 일. 5) 연합뉴스, 2010년 2월 19 일. - 5 -
여러 차례 있었지만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조문사절과의 면 담과 비밀접촉을 통해서 북측이 정상회담 용의를 표시했다곤 하지만 북한 태도변화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 북한 지도부는 2009년 8월 이후 국면 전환을 결심하고 대남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지만 진의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경제적 실리는 챙기면서 체제위협에는 단호하게 맞서는 북한의 이중노 선 때문에 남측은 북한의 유화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북측이 정상회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북미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안보 차원과 대북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실리차원, 내눠 볼 수 있을 것이다. 북미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평화협정 체결문제다. 그리고 후계구축 차원 등으로 최근 북한의 최대관심은 비핵화의 전제로 내놓은 북한은 비핵화의 전제조건 으로 평화협정체결을 근본문제로 부각시키면서 연일 평화협정 체결 주장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의 유훈 이라고 하면서 평화협 정이 체결되면 한반도 비핵화 과정도 빠른 속도로 추진될 것이란 점을 부각 시키고 있다. 남북갈등이 지속되는 한 평화협정 체결이 어렵기 때문에 분위 기 조성차원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켓발사와 핵실험 이후 유엔차원의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난의 가중도 남 북정상회담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 동 안 남측은 정부차원의 대북지원을 중단했다. 매년 들어오던 남측의 지원이 끊긴데 따른 식량난의 가중, 제재에 따른 외화부족, 화폐개혁에 따른 혼란 등으로 북한의 경제사정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도움과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담 복귀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이러한 경제 6자회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2012 년 강성대국의 대문 을 열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후계구축을 위한 사전정비 차원에서도 볼 수 있다.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김정일 위원장으로서는 후계구축의 사전 정지작 업의 일환으로 북미 적대관계 해소와 남북관계 정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 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필요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지만 가 능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 올해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 능성이 높다는 언급이 대세를 이루는 데는 남북한의 내부 사정 때문에 정상 회담카드로 돌파구를 열려고 한다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순탄치 않았고, ' 희망적 사고' 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간헐적인 실무접 촉은 이뤄지고 있지만 대화다운 당국대화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장관급 대화나 특사교환 등 변변한 당국대화도 없이 곧바로 정상회담으로 가려면 - 6 -
최고지도부의 정치적 결단과 조건이 맞아야 한다. 신뢰가 전제되지 않은 가 운데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와는 달리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을 수도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남북한 당국이 기존의 정책기조 를 바꿔야 한다. 남측의 이명박 정부는 북한 원죄론 에 입각해서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포 기하고 먼저 변하지 않으면 남북관계는 없다는 식으로 대북 강경입장을 고 수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 년간의 진보정권 과는 다른 대북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비핵 개방 3000 을 표방하고 핵문제우선해결, 상호주의 고수, 납북자와 국군포로문제 해결, 인권개선 등 북한의 본질적 변화를 요구 하고 있다. 북측은 남측의 이명박 정부가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에 대한 전면적 이 행의지를 밝히지 않고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을 강조하자 대남비난공세 쪽으 로 방향을 틀고 위기조성의 수위를 높였다. 북한이 의심하는 것은 이명박 정 부의 비핵 개방 3000 과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이 표명정책과 달리 북한 급변사태론 또는 붕괴론 에 근거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북측은 정상회담의 남측 당사자에게 ' 역도', ' 패당' 이라고 매도했고, 남측에 서는 북한 급변사태론과 선제타격론이 나오기도 했다. 로켓발사와 핵실험 이 후 유엔차원의 전면적인 대북제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북핵해결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차원이 아니면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핵 문제를 북미 적대관계의 산물로 보고 미국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는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시도했다는 남북정상회담 추진은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에 복귀한 다는 선언을 하는 수순을 밟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추론컨대 북측은 6자회 담 복귀 선물을 남측에 주고 대규모 식량과 비료지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보 인다. 접촉과정에서 남북정상회담의 대가지불은 안 된다는 것과 국군포로, 납북자문제가 제기되면서 6자회담 재개 전의 남북정상회담은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관련당사국들의 발 빠른 움직임을 감안할 때 남북정상회담은 6 자회담 재개 이후에나 가능할지도 모른다. 핵문제해결에 진전이 없는 현시점에서의 남북정상회담 추진은 한계를 가 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전통적 지지세력 중의 일부에서는 조건 없는 정상회담 추진에 강한 의구심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남측 정부는 대가 없이 핵문제를 주 의제로 하고 국군포로 및 납북자문제를 우선 해결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북측은 인도적 지원에 관심을 가지면서 핵문제는 북미 적대 관계의 산물로 규정하고 미국 또는 6자회담에서 다루려 하고 국군포로 및 - 7 -
납북자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 남측이나 북측 어느 한쪽이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정상회담 성사가 어렵다.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남북협상의 핵심의제는 북핵해결문제, 남북기본합의서, 6 15와 10 4 선언 등 남북합의 이행문제, 이산가족해결문제, 국군포로와 납북자해결문제,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해결 및 관광재개문제, 대규모 대북 인도적 지원문제, 당국간 대화 재개문제, 서해분쟁해결문제 등 풀어야할 문제가 많다. Ⅳ. 맺음말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되지 않은 가운데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신뢰가 전제 진의의 협상 이 이뤄지기 어렵다. 신뢰가 전제되지 않은 가운데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서로 유리한 조건들 을 제시하고 타협할 수밖에 없다. 북핵위기로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서 그랜드 바겐과 정상회 담은 현안문제의 일괄타결(package deal) 방식으로 지난 시기의 갈등을 일 시에 반전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이다. 이른바 원샷 딜(one shot deal) 방식 의 일괄타결은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방식으로 타결 이후 신뢰를 구 축하면서 합의를 이행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측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핵문제 해결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차원 이외에도 지난 에 만회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간의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일시 하지만 남과 북이 정권의 자기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핵문제우선해결론과 북핵당사자론에 비춰본다면 북측이 북 핵문제를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할 수 있다는 자세변화와 6 15와 10 4선언 이행에 대한 남측의 전향적 입장 표시가 전제되지 않으면 정상회담 추진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 경색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탐색전 단계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 본격협상 단계로 진입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 6자회담 재개 이전 정상회담 추진이 어려워진 조건에서 6자회담 재개 이후 또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남북 정상회담 추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 추진했던 남북정상회담의 미련을 당분간 접고 중국과 유 대를 강화하면서 나선시 개방 확대와 외자유치 노력을 본격화하면서 남측 - 8 -
대통령에 대한 실명비판을 다시 시작했다. 6) 볼 때 조만간 정상회담 성사는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관계를 중시하면서 는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에 비춰 북한이 최근 북중 6자회담 재개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남북정상회담보다 6 자회담 복귀에 우선순위를 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인지도 모른다. 남북관계의 여러 현안 중에 북핵문제가 우선해결과제라면 남북정상회담보 다는 남북미 3자 또는 중국을 포함하는 4자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10 4선언에서 합의한 종전선언을 위한 3자 또는 4자 정상 회담을 평화협정을 위한 정상회담으로 전환하여 추진하는 것이 비핵화의 가 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한반도 평화문제를 다룰 4자 정상회담은 이미 남북 합의 사항이고 북측도 4자 평화협정체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 려진다. 사전 실무회담을 진행하다가 11월에 있을 주요 20 개국(G20) 정상회 담 전후에 4자 정상회담을 열고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맞교환하는 대타협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이후에 별도의 남북정상회담을 열어도 늦지 않을 것 이다. 회담의 성과가 중요하지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6) 최근 북한 언론매체가 약 두 달 만에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남한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10년 3월 12 일 ' 대결전쟁 책동은 어리석은 자멸행위 ' 라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에서 얼마 전 리명박은 그 무슨 기념연설 이라는 데서 지난 2 년 동안 일관된 원칙과 진정성 을 가지고 남북관계의 새로운 방식을 열기 위해 노력해왔다 파렴치한 궤변을 늘어놓던 끝에 우리가 저들을 경제협력 대상으로만 여기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도발적인 소리를 내뱉었다 고 밝힌 것으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 2010년 3월 12 일. -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