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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 배정희 ( 한국해양대 ) I. 들어가는말 근대의동학Dynamik을가동, 유지하는대표적인축은무엇인가? 한편으로는확대되면서, 또다른한편으로는제한되는근대적세계의전개를추동하는것은과연무엇일까? 여기에대해서는다양한답변이제시될수있겠지만, 방대한근대, 근대성이론의여러입장들을새삼재론하는것으로주의를분산하는대신, 특히이러한맥락에서근대와탈근대세계의연속성과불연속성을둘러싸고유토피아Utopia와우연성Kontingenz이라는두개념이뜨겁고도지속적으로이론적관심을받아왔다는사실을짚어볼필요가있다. 유토피아가소망의미래투사, 행복한삶에의공동체적기획이라면 1), 우연성은어느정 1) 엘리아스에따르면유토피아는 그것을창출한사회가안고있는특정한미해결의문제들에대해전반적인해결책을제시해주는 [...] 공상적사회상 을말한다 (N. Eilas, Thomas Morus Staatskritik. Mit Überlegungen zur Bestimmung des Begriffs Utopie, in: W. Vosskamp(Hrsg.), Utopieforschung. Interdisziplinäre Studien zur neuzeitlichen Utopie, 3 Bde., Frankfurt/M. 1985, Bd. 2, S. 101-150, 여기서는 103 쪽.)

32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도제한적으로비규정된, 내지미규정된것으로서의인간의역사와그속에서의삶의특징, 즉우연성과가능성을내포한불안정성으로서의삶과관련된다. 2) 그런데유토피아와우연성은바다공간의인간경험과연결된다는 의외의 공통점이있다. 근대적세계의역동성을드러내는핵심개념으로서의유토피아는종종섬의유토피아로서직설적, 은유적으로표현되어왔고, 근대적삶의갈수록증가하는우연성은해상교역의발전과위험부담분산이라는문제와결부되어있기때문이다. 본논문은바로이 의외의 공통점, 즉바다와그것이근대이후에펼치는유동적의미에주목하고자한다. 혹자는본논문의출발점 - 바다가근대적동학의핵심적인개념들이뿌리내리고있는원천적경험공간이라는사실을부각하는것 이근대담론의여러인자들중우연적이며부수적인하나의현상을과대하게평가하는시각이라고볼지도모른다. 그러나이문제의식은결코우연적이지도부수적이지도않다. 이것은근대의유산과미제未濟앞에서성이는현재, 포스트모더니즘의도입과전개, 그리고그것의확산속에서바다에대한일련의새로운접근시도가함께이루어지고있는데서도분명히확인된다. 여기서도우리가알수있는것은근대를넘어서는현재와미래의세계에대한노력에는바다에대한지금까지의무관심과무의식을뒤엎는작업도필연적으로동반될수밖에없다는사실이다. 다음에서주로다루게될관점은바다이미지의전통과그흐름, 그리고그와관련된최근의몇가지변화, 그리고이러한변화가우리의삶에끼치는문명적함의이다. 바다이미지의모순성과다층성, 그리고그때그때이루어지는바다이미지의중점이동을논의의핵심에둘것이며, 근대담론과의연관성은특히유토피아적사유와의관련성이중점적으로다루 2) Vgl. K. O. Hondrich, Begrenzte Unbestimmtheit als soziales Organisationsprinzip, in: Neue Hefte für Philosophie. Heft 24/25, Kontingenz, hrsg. v. R. Bubner u.a., Götttingen 1985, S. 59-78.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33 어질것이다. 3) II. 바다와유토피아 서구문명에서인간이바다에대해가지는이미지는고대와중세, 그리고근대이후로크게이분화시켜말할수있다. 전자가공포와재난의바다였다면, 근대이후에는공포와재난의부정성일색에서벗어나희망과긍정도바다와함께연상되기시작한것이다. 이전환을이끌고또지속적으로동행했던것은앞서언급되었던섬-유토피아의근세사상이다. 이러한전환과그배경으로서의섬-유토피아사상이펼쳐지는좀더보편적이고넓은역사적배경은물론대항해시대다. 주지하듯이대항해가거두어들인인식론적세계관적수확은새로운세계의실존가능성이었다. 대항해의바다는악과불행, 지옥으로서의바다라는중세의사유와질서개념을그근간에서부터뒤흔들어버렸다. 살아돌아온대항해의배들에실려온것은전혀알려지지않았던세계, 상상되거나, 아니상상조차되지못했던새로운세계가존재한다는놀라운소식과그증거품들이었다. 바다너머세계의빛으로인하여바다이쪽의중세적암흑의장막이무참하게찢어져내리게되었던것이다. 1516년에출간되어세간의지대한관심을끌었던토마스모어 Thomas Morus(1478-1535) 의유토피아 Utopia 는중세적세계관과대항해라는새로운경험현실및경험전망사이의분열이라는맥락에서바라볼때그시대비판적역동성을생생하게떠올릴수있을것이다. 행복한사람들의섬, 영원한청춘의섬, 아일랜드 -켈트족의성인브렌단의섬, 전설의섬브라질리아, 산타나, 안틸리아, 일곱도시의섬 등등암묵적으로든명시적으로든이상향과연관되어옛날부터전해져내려 3) 우연성과바다이미지, 바다경험의관계는본논문저자의후속바다관련논문에서상세하게다루고자한다.

34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오는동경어린섬에대한이야기들이유럽에있었다. 모어의이야기방식, 즉실제로가서확인할수없는섬이라는특수공간에사회적이상향을투사하는것은그자신의구상이아니라바다에대한유럽고대의전통적내러티브였다. 그러니까 유토피아문학장르의전형Prototyp 4) 인모어의유토피아섬은사회구조, 이상국가로서의유토피아가바다, 특히섬이라는특수한장소와결합되는, 고대그리스로부터내려오는섬에대한전설과미신의특징적인구조였던것이다. 현실의삶과동떨어진섬과바다에투사된이상공동체주의는지중해권의고대적사유의유산인셈이었다. 아프리카와유럽의대부분을지배하며떵떵거리던해상강국섬나라가기원전 9600년하룻밤사이에바다밑으로침몰했다는아틀란티스이야기역시일찍이플라톤이후섬과이상향에대한유럽인의집단의식속에깊이뿌리내려져있었다. 5) 그런데바다에대한이런저런조각난오래된 꿈들 은대항해의전개와함께전에없이항해현실, 항해경험이축적되는가운데현실과의깊은괴리를겪게되었다. 항해경험이늘어나바다에대한직접적경험이쌓이면서사람들은옛날부터전해져내려오는이야기들을경험현실에비추어보게되지만, 흔히그렇듯이착종과퇴행의현상이만연했다. 사람들은아틀란티스도, 다른전설의섬도없다는것을확인하면확인할수록항해에대한열망을더욱불태웠다. 물론그것은새로운아틀란티스를무의식적으로투사하는창조적집단환상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그들은대항해가열어주는미지의세계와엘도라도의발견을고대로부터내려온섬-이상향전설과미신의언어로표현하고있었던것이다. 모어는어쨌든이러한자기시대의어법을이용해서자신의정치철학을표현했다고할수있다. 그런데그의정치철학은무엇보다도철학적이 4) Vgl. Wilhelm Vosskamp, Thomas Morus Utopia. Zur Konstituierung eines gattungsgeschichtlichen Prototypus, in: ders. (Hrsg.), Utopieforschung, Bd. 2, S. 183-196. 5) 아틀란티스섬의전설에는이상향을성취한인간들이오만에빠져결국신의징벌로자연재해의희생이되고말았다는관점도포함되어있다.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35 며인식론적이었음을분명히할필요가있다. 즉그는실제항해경험이가져다준새로운현실인식, 다시말해서전설의허구성을깨는근대적경험의압박감에서생겨난리얼리즘적사유로부터동시대인들의비이성적태도를비꼬았던것이다. 모어는특히당대의핫이슈가된이탈리아선원아메리고베스푸치 Amerigo Vespucci(1457-1526) 의브라질여행담 6) 을끌어들여이상과 ( 발견된 ) 실제현실간의괴리를부각시켰다. 바다너머의이상국가섬에대한고대적환상이 15,6세기대서양항해를통해서재차부질없는것으로증명되고있었지만, 그럼에도여전히바다에대한고대적낙관적투사가그치지않았고오히려더욱불타올랐던것이다. 모어의유토피아라는이름의 섬 은행복한바다와섬에대한옛사람들의 근거없는 바램에대한비판과조롱의의도를담음으로써, 이상사회의근본적인도달불가능성을설파하는근대정치철학적은유가되었다. 7) 이렇게모어는대서양에투사된고대로부터전해져오는유럽인의집단환상과그것의연장선상에서의근세의항해실재, 그리고실제행위의결과에도불과하고계속이어지는환상과기대라는복합적바다경험및바다환상에얽힌당시대의커뮤니케이션상황속에서, 유토피아를추구하는근대세계의운명을예언했다고할수있다. 유토피아는 18세기후반을지나면서공간성의차원을떠나시간성의차원으로말을갈아타게된다. 즉어딘가에존재하는, 여행과탐험이라는공간이동을통해찾아내야하는이상적인장소로서가아니라, 역사를통 6) 아메리고베스푸치의여행담 신세계 Mundus Novus (1507) 을가리킨다. 베스푸치의항해담은당시대단한관심을불러일으켰고, 죽는순간까지아메리카를인도라고생각했던콜럼버스와는달리베스푸치는아메리카가아시아와는별개의다른대륙임을알고있었다. 그의이름아메리고에서아메리카라는대륙의이름이유래한다. 7) Vgl. Claudia Schnurmann, Frühneuzeitliche Formen maritimer Vereinnahmung. Die europäische Inbesitznahme des Atlantiks, in: Bernhard Klein u.a., Das Meer als kulturelle Kontaktzone, Konstanz 2003, S 49-72, hier S. 52f.

36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해스스로실현해내어야할, 사회내변혁의목표지점, 한사회의자기기획의차원으로이동하게된것이다. 이렇게함으로써유토피아와섬내지바다공간의연관성도일단락되는듯하다. 그러나바다의유토피아적잠재력은이것으로써결코고갈되지않는다. 19세기와함께사회적유토피아가역사발전의담론으로또사회적실천으로 역사화, 시간화 되어가는동안, 다른한편으로바다와유토피아의관계는 개인화 의단계로들어서게되었다. 특히이러한과정속에서중요한공간으로서대두된것이해변이다. 18세기부터시작된이흐름은처음에는부르주아계급이바닷가를찾아병을치유하고도시문명에찌든심신을휴식하고, 바다전망을감상하고, 해변산책과사교의즐거움을누림으로써하나의새로운상류층의계급문화로서가꾸어졌다. 결국이문화는 19세기후반과 20세기를지나면서산업시대의대중노동자계급에게수용되어전체국민의바캉스문화로확대되고뿌리내리게되었다. 8) 이렇게해서바다의이미지는근세와함께등장했던이상적사회의공동체유토피아섬으로서가더이상아니라개인의바캉스와관광의열정이실현되는사적공간으로서의유토피아- 해변으로서개인주의적으로제한된일상탈출의해방적함의를띠게되었다. 한때바다와섬에투사되었던공동체적해방기획과는달리이제바다는개인주의적여가와힐링의모델공간으로사람들에게연상된다. 마요르카, 말리부, 푸켓, 세부, 발리 이러한지역명이불러일으키는바다의유토피아는해변이딸린개인별장에서파라솔아래휴식용의자에기대누워칵테일잔을빨대로마시는관광객의파라다이스로서글로벌관광에이전시의가장대표적인사업기획인것이다. 8) 여기에대해서는이한석, 영국의해변리조트 를참고하라. 특히 2 장. 해변리조트의시작과변화. 1. 19 세기영국의시대적배경을보라.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37 III. 바다혐오 Thalassophobie 에서바다욕망 Meereslust 으로 근세의바다의의미는대항해시대의경험속에서고대적인유토피아섬의수사학과대발견의실제적인성취사이를오가며전개되는것이라할수있다. 중세의종교적세계관에서볼때바다는항해의위험은차치하고라도, 그자체로도이미뭔가사악한것, 미완성적인것으로서, 즉창세기의첫 2구절이말하는 원초적혼돈Chaos 의흔적을연상시키는것이었다. 또한홍수의형태를띤바다Sintflut는신의의지에의해울타리에가두어놓은거대한힘, 그러나신이타락한인간을징벌할때면그사슬을풀어서날뛰게내버려두는, 공포스러운수단이라는의미가강했다. 이러한맥락에서바다는인간이지켜야하는인간의경계이며또그경계를상기하라고하는윤리적엄격성을의미했다. 바다속생물체에대한기괴한상상은파도에떠밀려온고래의사체를해변에서보거나그에대해서들은간접경험만으로도무한확대되어그러한괴물들의공간인바다에대한공포를증폭시켰다. 물론구약에는바다에대한다른이야기가없는것도아니다. 예컨대시편 107장 23절과 24 절은바다와바다속생물들이신의다른창조물과마찬가지로경이롭다고노래한다. 9) 그러나중세의세계관체계내에서지배적인바다이미지는위험하고불길하며추한것으로서, 삶의낙관적전망보다는비관적정서를더떠올리게하는것이었다. 수많은항해재난과사고는이러한바다의악마적인이미지를더욱강조하는것이었다. 미신적인선원들은물론학자들도폭풍우는악마나저주받은영혼의소행이라고여겼다. 대양의폭풍우는광기, 예측불가능한 9) Die sich auf Schiffen aufs Meer hinabbegeben, auf großen Wassern Handel treiben, diese sehen die Taten Jahwes und seine Wunderwerke in der Tiefe: http://www.combib.de/bibel/ue/psal107.html ) 이를번역해보자면다음과같을것이다. 배를탄사람들이바다를달려큰물에서무역을하며하나님의창조물과바다에서의그분의기적을경험했다네.

38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정신병자와같은존재, 혹은악마와악령에씌인존재, 나아가비이성의극치로여겨졌다. 바다에서풍기는물비린내, 미끈거리는해초더미는구역질을일으켰고, 그래서바다는이런저런질환의원인으로설명되었으며, 뱃멀미는순전히바다의고약한특성때문으로판단되었다. 바다를통한노르만과사라센의공격, 페스트의전염, 해적의노략질등은바다에대한혐오감과공포를더부채질하는역사적경험이었다. 바다와육지사이에놓여있는해변역시나불쾌한것이었다. 산이나계곡이보여주는경계의명료함과다양함이만들어내는아름다움과는달리그무정형성과단조로움이창조주의 보기에좋은 세계와부합되지않았던것이다. 영국의신학자토마스버넷 Thomas Burnet은당대에큰영향을끼친지구의신성한이론The Sacred Theory of the Earth(1684) 에서에덴의동산은아마내륙에있었을것이분명하며, 에덴정원에대한성경묘사에서바다는도무지언급되지않았다는것을지적했다. 그말은, 인간의타락이전의시간에는바다가인간에게어떤역할을할것이라는것을하나님이예상하지않았고, 그래서지상의낙원에서바다는아예제외되어있었다는것이다. 심지어바다였다가뭍이었다가하는갯벌이나해변의이중성은혼란스럽고불길하기까지했다. 그렇다면이러한바다와해변이긍정적으로인식되는변화는어떻게해서일어나게된것일까? 프랑스의문화사학자알랭코르뱅 Alain Corbin 의바다욕망 -서양과해안의발견 Meereslust는바다혐오 Thalassophobie 10) 에서바다에의욕망 Meereslust 으로이러한전환이일어나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서구 10) Vgl. F. Schmid Höhne, Die Meere in uns: Eine psychologische Untersuchung über das Meer als Bedeutunsraum, Herbolzheim 2006, S. 22. 주 2. 회네는자신이스스로이용어 Thalassophobie 를만들었으나, 차후인터넷에서다른사람이사용하는것을발견할수있었다고밝히고있다. 바다를의미하는그리스어 Thalas 에과도한혐오와두려움을의미하는 phobie 를자유롭게조합시킨이말자체가오늘날간간이관찰되는해양중심주의적관점의산물이라하겠다. 이말은지금까지알려지지않은바다에대한개방적적극적태도에서출발한다. 그것은오랜시간에걸쳐형성되어문명에뿌리깊이박힌바다기피증이과연인간본성인지를의문시한다.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39 인의의식변화를추적했다. 코르뱅에따르면앞서언급한종교적배경에서중세유럽인이가졌던바다에대한불안과혐오감은대략 18세기중반까지크게변함이없었으며, 따라서근세의항해경험이비록바다에대한지배적인관념들에장기적이고지속적인영향을주게되었지만, 이러한영향을과대평가하지말아야한다는것이다. 11) 앞서모어의경우에서보았지만, 대항해시대의개막그이후로도한동안사람들의바다에대한상상력에더큰영향력을행사했던것은이국적인여행담보다고대문학과성경에서이끌어져왔던오래되고견고한기억이었다. 코르뱅에따르면이러한경향은 18세기후반에들어서도사라지지않았다. 12) 이러한분위기변화속에서결코빠뜨릴수없는것은 17세기와함께관철된자연신학이다. 이것은신의존재및그진리의근거를초자연적인계시나기적에서가아니라, 인간의이성이인식할수있는자연적인것에서구하려는자세이다. 자연신학에서는하나의전체로서의자연속에창조자의권력과선이반영되어있으므로, 인간은이질서속에서종교적의미를발견하고, 신이창조한자연을볼거리장관 Schauspiel으로경탄해야한다는것이다. 진정한기독교인은이제 바다와강, 심지어바다괴물의아름다움 13) 도신이창조한볼거리장관으로찬양하게되었다. 이는곧숭고미를통해서바다가심미적대상으로서인식되고향유가능하게되었음을의미한다. 가없는장관이로다. 바다속으로되돌아가는파도굽이위에거품의왕관을펼치는저많은물... 조수와간만사이자연의고요함... 이장관의위엄이일으키는, 이장관의한없이넓음이일깨우는감정이무엇인지, 그것이불러일으키는흥분이, 그리고기억이무엇인지나는모르겠도다. 14) 11) Vgl. Corbin, Meereslust. Das Abendland und die Entdeckung der Küste, S. 13ff. 12) Vgl. Ebd., S. 31f. 13) Ebd., S. 43. 14) Jaques de Cambry(1795), zitiert nach Corbin(S. 180). Welch unermeßliches Schauspiel... Diese Wassermassen, die auf den ins Meer zurückflutenden Wellenbrechern Schaumkronen entfalten... Die Stille der Natur

40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그러나변화의진정한진원지는점점달라지는육지에서의삶이었다. 즉근대도시문명속에살게된사람들이가지게된불안과멜랑콜리, 혼탁한공기등에대한보완과도피의욕망이바다에대한그때까지의관계에변화를가져오게한것이다. 바다를상대하며살아가야하는해변가사람들의강인한체력과장수에대한소문도함께가세하여신체적정신적에너지의약화와불균형을두려워하던상류계급을바닷가로이끌었다. 1750년대부터영국과프랑스, 독일의바닷가에는바다공기와바닷물의힘으로건강을찾으려는사람들을위한요양원과공공해수욕장시설이들어섰다. 이러한열풍이기대한만큼의결과를거두어들였다고는할수없었으나, 바다에대한보편적인두려움과거부감을해소하는역할만은확실히했다고할수있다. 차가운바닷물에뛰어드는남성엘리트와함께유럽인은처음으로바다를더이상위협적인막강한힘이아니라, ( 어느정도 ) 제어가능한도전으로서경험하게되었다. 문명이짐지운불안으로부터도피하는공간, 불안을해소하고새로운삶의에너지를충전하는장소로서의해변을두고진지한관심과평가절상도이루어졌다. 갯벌에드러나는무수히다양한생명체, 그들사이의유동적경계를관찰하면서바다가재난의공간이아니라태초부터서서히형성되어온생명의공간으로보는입장이등장했고, 이러한의미에서인간존재역시 바다인간 이장기적으로육지에적응했다는이론이제기되었다. 이시대에이루어진바다에대한새로운시각들중과도하게공상적인접근도없지않았지만, 중요한사실은이제바다를바라보는태도에서무거운빗장이풀렸고, 그이후의흐름은느린듯돌이킬수없이전개되어나갔다는것이다. 치유 의바다는 19세기중반에정점을찍으면서 향락성 의바다로옮아갔다. 15) 요양원대신관광시설과유락시설이해변에들어섰고, 소시민 zwischen Ebbe und Flut... Ich weiß nicht, was für ein Gefühl das ist, was für eine Erregung, ausgelöst durch die Majestät dieses Schauspiels, durchdie Erinnerung, die es weckt, durch die grenzenlose Weite, die es bietet.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41 과노동자계급도바다가주는즐거움을누리고자했다. 모래성을쌓는아이들과해변의자에서휴식을취하는성인들의모습은 19세기를거쳐 20세기내내유효한행복한시민적일상의상징으로자리잡았다. IV. 철학적사유와바다, 낭만주의의바다 바다가이렇게인간이추구하는기쁨과자유의감정을즉각적으로연상시키게된것은몇세기전의인간과바다의관계를돌아다볼때놀라운반전이아닐수없다. 물론이미대항해시대의개막으로바다는실지로세상의큰틀을바꾸어버렸지만, 치유하는 바다와함께비로소바다는인간의틀을바꾸고, 인간의내면을바꾸고, 그리고자신의이러한위력과존재감을인간으로하여금의식하게만드는길로들어서게된다. 그리하여예컨대 계몽은부두에서시작된다 16) 는슬로터다이크Sloterdjjk 의지적이나근대적현존의본질을항해메타퍼를통해조명한블루멘베르크Blumenberg 17) 의구경꾼과함께하는난파Schiffbruch mit Zuschauer(1979) 는바다를근대적사유를성찰할때빗겨갈수없는요인이라고말하고있다. 카를야스퍼스Karl Jaspers는아예인간사유와철학하기의본질이바다와떼놓을수없는것이라고본다. 야스퍼스에게바다는 자유와초월 15) Vgl. Corbin, a.a.o., S. 346. 16) Sloterdijk, Sphären II. Globen, 2001 Frankfurt/M., S. 890. 17) 블루멘베르크는초기의저서 메타퍼학을위한패러다임 Paradigmen zu einer Metaphorologie 에서특정의메타퍼는 철학적언어의기본구성 으로서간주해야한다는것을철학사의몇가지예를들어보여주었다. 이들중요한특정의메타퍼는논리성으로되돌릴수가없다. 이들 절대적메타퍼 의특징은그명료성과의미내용에있어서, 완전히개념적으로다따라잡을수없는 ( 현실에대한 ) 표상을구축하고있다는점이다. 인간의행위와사유가방향성을둘수있고또두어야만하는것은이러한표상이라고블루멘베르크는본다. 그는자신의이러한이론적단초를구체적으로빛메타퍼, 항해메파터. 책메타퍼그리고샘 / 빙산 / 강모티브를통해계속전개시켜나갔다. http://de.wikipedia.org/wiki/hans_blumenberg 참조.

42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의비유die Gleichnis von Freiheit und Transzendenz 인바, 어떤속박도없다는것이유일한특징인바다는철학하기역시 그어디에도단단한바닥은없다는것 을인내함으로써, 사물의근거가스스로말하도록 der Grund der Dinge selbst spricht 18) 하는활동이될것을요청한다. 야스퍼스는유년기의일화를통해서자신이일찍부터이러한바다와철학의유사성을깊이느꼈다고고백했다. 니체는철학과바다의관계에대한확신에서한걸음더나아가 ( 항해자와탐험가처럼 ) 배에오르시오, 당신들철학자들이여! Auf die Schiffe ihr Philosophen! 19) 하고소리쳤다. 치유하는 바다와함께시작된이러한흐름, 즉육지적사고에서해양적사고로의전환 - 인간의정서와안녕, 그리고사유에미치는바다영향력의확대과정 - 에서큰역할을한것은낭만주의였다. 낭만주의에서바다는인간의내면공간과단절없이연속된다. 바다는주관성의투사공간으로서내면화되는것이다. 경계지어짐과동시에무한히경계가확장되는해안은세계와자아에대한낭만적성찰이안고있는이중성, 즉망아의불안과우주일체속으로의융해에대한동경이빚어내는역동성과가장부합하는공간이었다. 카스파다비드프리드리히의그림 바닷가의수도승Der Mönch am Meer - 해변그림중에서가장열정적인해변그림 20) - 을보면바다와해변이어떻게이러한 형이상학적불안의무대Bühne der metaphysischen Angst 21) 로등장하는지를확인할수있다. 이러한맥락에서자프란스키 Safranski 가자신의기념비적저서낭만주의. 독일스캔들 Romantik. Eine deutsche Affäre의첫장을 낭만주의의시작 : 헤르더출항하다 22) 라고시작한것은대단히적절했다. 18) K. Jaspers, Schicksal und Wille. Autobiogrphische Schriften, Herausgegeben von Hans Saner, München 1967, S. 15f. 19) F. Nietzsche, Die Fröhliche Wissenschaft IV 289 (Werke XII 210). 20) Corbin, S. 217. 21) Ebd. 22) 전체표제어는다음과같다. 낭만주의의시작 : 헤르더출항하다. 문화를새로발견하다. 개체주의, 그리고민족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43 리가의교구를떠나코펜하겐으로, 그리고다시프랑스북부에서더멀리나아갈까하는막연한여정을잡은헤르더를특별히항해의맥락에서바라본자프란스키의기술은한문장, 한단어에서도헤르더와그리고낭만주의에바다와항해가중요한의미를지니고있음을말하고싶어한다. 배를타고바다로나가는것은헤르더에게이런것을말했다. 삶의핵심적요소를바꾸는것, 단단한것을유동적인것으로, 확실한것을불확실한것으로바꾸는것, 거리를두는것, 넓음을얻는것이다. 그속에는하나의새로운시작에대한열정도들어있었다. In See stechen hieß für Herder: das Lebenselement wechseln, das Feste gegen das Flüssige, das Gewisse gegen das Ungewisse einzutauschen, es hieß, Abstand und Weite gewinnen. Auch das Pathos eines neuen Anfangs war darin. 23) 바다를형이상학적으로내면화하고, 내면성을바다에투사시키는방식은다른낭만주의작가들에게서도어렵지않게발견된다. 여기서는하이네와바그너의예만언급해보자. 하이네는북해를여행하며바다로부터여러가지인상을받았다. 그는바다를보는동시에자신의영혼의심연을더듬었다. 그에게는바다와자신의영혼이닮았다고느껴졌다. 나는바다를사랑한다, 나의영혼을사랑하듯이. 종종바다가내영혼자체인듯한기분까지든다. 피어나는순간만살짝수면위로올라왔다가지는순간다시수면아래로가라앉는바다속에숨어있는해초가있다. 그처럼내깊은영혼에서도때로는경이로운꽃형상이헤엄쳐올라와향기를풍기고빛을발하다가그리고는그만사라진다. 24) 들의목소리. 시대의흐름속에서사물들이꿀렁이다 Romantischer Anfang: Herder sticht in See. Die Kultur neu erfinden. Individualismus und die Stimmen der Völker. Vom Schaukeln der Dinge im Strom der Zeit 23) Vgl. R. Safranski, Romantik. Eine deutsche Affäre, Frankurt/M. 2006, S. 17. 여기서단단한것과유동적인것, 확실한것과불확실한것이육지와바다의대조를말하듯이, 삶의핵심적요소 Lebenselement 를바꾼다는것역시육지적인것에서바다적인것으로나아간다는의미다. 광활함을얻는다는것역시바다와연관된다.

44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하이네가감지한영혼으로서의바다와해초의이미지는프로이트의무의식의개념으로부터그리멀리있지않다. 물론하이네에게서깊은영혼은아름다움과유연함의식물성을가지고있어서프로이트의무의식의빙산이발산하는위협적성격의바다속암초를연상시키는것과는주안점이다르다. 바다를인간존재의보편적경험방식으로의미확장시킨또하나의낭만주의의예인바그너의오페라 방황하는네덜란드인Der fliegende Holländer (1841/1843) 는바다를헤매며떠돌아야하는운명을가진네덜란드인선장과그의유령선에대한기이한전설을바탕으로한다. 이것은 17 세기에구전으로전해져오다가 18세기에최초로기록으로남겨진후 19 세기내내워싱턴어빙, 빌헬름하우프, 에드워드피츠볼, 하인리히하이네, 에드가알렌포우등많은작가들에게수용되었던이야기다. 전설에따르면선장의운명은난항지인희망봉을통과하는동안자기도모르게퍼부은욕설과저주때문이다. 최후의심판일이될때까지, 세상끝나는날까지항해를해내고야말겠다며악마를걸고한맹세때문에그는악마의손에붙들려세상이끝나는날까지영원히항해하게된것이다. 항구에정박하지못하는것은곧죽음의안식을영원히맞지못한다는뜻이다. 저주받은선장이모는배에는선원이라고는아무도없고텅비어있다. 이것은마주치면머지않아치명적인재난을당한다는선원들의미신, 그들의두려움과불운의상징인유령선이다. 죽은자들과해골만싣고바다를돌아다니는무인선으로서의유령선은오래전부터이런저런문헌에많이나온다. 이러한현상은바다라는환경에서는오히려자연스러운일이라고할 24) H. Heine, Denn das Meer ist meine Seele. Reisebilder, Prosa und Dramen, München 2003, S. 81. [I]ch liebe das Meer, wie meine Seele. Oft wird mir sogar zumute, als sei das Meer eigentlich meine Seele selbst; und wie es im Meer verborgene Wasserpflanzen gibt, die nur im Augenblick des Aufblühens an dessen Oberfläche heraufschwimmen, und im Augenblick des Verblühens wieder hainabtauchen: so kommen zuweilen auch wunderbare Blumenbilder heraufgeschwommen aus der Tiefe meiner Selle, und duften und leuchten und verschwinden...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45 수있다. 선원들은적선이나해적선을만나전투를벌이다가죽을수도있었고, 식량과물의부족과함께고질적인항해병인괴혈병으로사망하기도했다. 여러경로에의해전염병이일단발병하면선상의좁은공간때문에통제가불가능했다. 기본적으로항해에는폭풍우나해일로인한난파와조난가능성이전제되어있었고, 선상의노동자체가물에빠지거나, 돛에서떨어지거나, 선구에맞거나하는등사고와재난으로이어지기십상이었다. 외부의적과의싸움으로목숨을잃기도하지만선상반란이일어나서로죽고죽이기도했다. 이러한위험을생각해볼때, 장기간의원양항해를한선박이 떠다니는묘지 가되는것도그리놀라운일이아닌것이다. 25) 바그너가이전설을처음으로접한것은하이네인데, 이하이네에게서이미다른작가의전설수용과는달리구원의가능성으로서의여인의정절이언급되어있었다. 26) 바그너는이가능성을사랑과탐욕, 질투와희생의얽히고설킨인간사의드라마로더욱확장시켰다. 27) 바그너의오페라에서저주받은운명의선장은자신을구원해줄여인을찾아 7년에한번씩육지에내릴수있지만, 아무런성과없이받아놓은시간은흘러그는다시바다로떠나야할임박한상황에처하게된다. 노르웨이뱃사람달란트는딸젠터를돈많고불운한선장에게팔려고하고, 어릴적부터 < 방황하는네덜란드인 > 전설에매료되었던젠터는선장에게절개를약속한다. 그러나젠터를연모해왔던사냥꾼에리크의음모로네덜란드인은다시바다로떠나게되고, 에리크는군중앞에서그의비 25) 여기에대해서는주경철, 대항해시대, 제 2 부, 2. 선원들의세계를참조하라. 26) 그런데악마가그말꼬리를잡아서, 선장은최후의심판일까지온바다를돌아다니게되었던거지. 한여자의정절을통해구원될수는있겠지만. (H. Heine, Aus den Memoiren des Herren von Schnabelewopski, 1834; zitiert nach Kurt Pahlen(Hg.), Richard Wagner. Der fliegende Holländer, München 1979. S. 87.) 27) 바그너가이전설을특별히작품화하게된데는그자신의또다른복잡한인간사가촉매제가되었기때문이다. 그러니까 1839 년, 당시바그너는전속악장으로일하던리가에서채무에쫓겨배를타고런던으로도망가던중폭풍우를만나조난위기에빠진적이있었다.

46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밀을폭로한다. 젠터에게는이제오직사랑하기때문에스스로를희생하게된다는선택만남아있을뿐이다. 그리하여젠터는파도속으로몸을던지고, 그순간마침내저주에서풀려난네덜란드인은그토록갈구하던죽음의안식을맞게된다. 바그너는이오페라에서원래의전설과그기원에얽힌여러요소들, 가령 17세기네덜란드선박의약진, 이와관련하여내외부적으로과열된항해경쟁, 희망봉이라는난항지, 항해와결부된상존하는위험과항구의안식, 바다위의무덤유령선에대한선원들의공포등바다의구체적인체험세계를배경무대로밀어내고, 그대신죽음과사랑, 구원을둘러싼인간의심리와내면적갈등을전면에내세웠다. 근대적원양항해의집단기억으로서의 < 방황하는네덜란드인 > 전설에는무엇보다도육지적존재로서인간이감내한경계이탈의매혹과대가, 세계발견과동시에자기상실이라는대항해근대의질곡에대한집단의식이깔려있다. 이전설이 1820, 30년대에집중적으로작가들에게수용되었던것은원양항해가거두어들인수세기에걸친바다체험을 19세기유럽이자기시대특유의방식으로반추하고자했기때문이다. 19세기에이전설이다양한작가들에의해수용되었지만, 바그너의수용은가장성공적이었다고할수있다. 이성공에는바그너의특별히더 낭만적 인수용방식이작용하고있는것이아닐까하는의문을던져볼수있다. 바그너는어떻게 ( 더 ) 낭만적 인가? 무엇보다도그의오페라에서는 날듯이항해하는 28) 선장은진실한사랑과영혼의안식처를찾아 방황하는 근대적인간의얼굴로등장하고있다. 더군다나이오페라에서삶과죽음, 육지와 28) 페르훌데플라밍 Vergulde Vlamingh 이비슷한발음의 Vliegende Vlaming 호로되었다가영국식으로 Flying Flemingh( 떠다니는네덜란드인 ) 이되었고결국 Flying Dutchman 으로변했다고한다. ( 주경철, 대항해시대. 해상팽창과근대세계의형성,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2, 162 쪽, 주 29 를참조할것 ) 그런데 flying, fliegend 라는말은날듯이빠르다는의미도있는데, 이는선장이악마의힘을빌어초인적인속도로난항지를통과했다는버전과도연관되며, 또선원의눈앞에갑자기귀신처럼나타난다는유령선의특징과도관련이있어보인다.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47 바다의이분법속에서고통을받는근대인은단지네덜란드선장혼자만이아니다. 여주인공젠터역시산과땅의남자이며현실의연인인사냥꾼에리크와바다의남자이며꿈과환상의연인인선장사이에서찢겨져괴로와하고있는것이다. 이것은무엇을말하는가? 그것은바그너가육지와바다의해양근대의양극성과꿈과현실의낭만주의적양극성을중첩시키며교차시키고있다는것이다. 그렇게함으로써바그너는 방황하는네덜란드인 의고통을모든근대인들의아픔으로, 지상의모든사람들이빠져나가지못하는운명으로서의내면적고통으로보편화시켰다는것이다. 29) V. 맺는말 19세기를지나면서점진적으로전개된바다에대한낭만주의적향락주의적접근은 21세기의오늘날까지도크게달라지지않았다. 물론역사적, 기술적발전에따라서바다로부터받는감각적인상은달라지기마련이며, 이러한의미에서 19세기와 20세기는바다에대한인간의감각을가장급격하게뒤바꾼세기다. 예컨대 19세기중반이후로증기선이일반화되면서대형화된선박과함께대양이비로소인간에게향유가능한대상이될수있었던것이다. 30) 기술발전이비약적이었던지난 2세기동안일반사람들이바다로부터받는인상은갈수록편안하고안정된느낌으로변화해왔다. 그러나사람들과바다의관계는이렇게단순히기술에의해규정받는것이아니라, 이둘의관계에는때로는맹목적으로강렬한반감이, 때로는무한한호감과기대가동반한다. 이러한경향성은집단적, 문화적, 시대적으로각인되어있다. 바다가집단적무의식적감정과충동의투사면 29) 하이네에서는찾아볼수없는제 3 의인물에리크를추가적으로창조한것은바그너가전설세계를살아있는근대인의현실로보편화시키는데효과적인한수였다. 30) Vgl. A. Brinckmann, Unterwegs mit Eisenbahn und Dampfschiff, S. 104.

48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Projektionsoberfläche으로서이용되고있다는사실은바다가꿈, 판타지속에서무의식을의미한다고보았던융에게서도확인된다. 31) 하이네가고백한바다와해초로서의영혼의이미지는프로이트의개인적무의식에비해덜억압적이며, 오히려집단무의식을떠올리게한다. 32) 집단적충동과공포의투사면으로서의바다는엘리아스의관점을통해서도설명될수있다. 엘리아스의문명화과정이론의핵심은우리가문명과정을통해서작게는침뱉기, 코풀기에서시작하여폭력과분노의표출등에이르기까지다양하고도다층적으로외부강제Fremdzwänge를자기강제Selbstzwänge로변환시켜나간다는것이다. 33) 문명단계가낮은사회에서개인은적이나자연현상으로부터충분히보호받지못하며, 이러한전반적인불안상태는폭풍이치는바다에대한두려움에반영될수있다는것이다. 그에반해문명단계가높은사회에서충분히안전하게보호받는개인은이러한안전함을얻기위해그만큼내면화된자기강제속에서살고있는것이기도하다. 자기강제의기제속에서사는개인의경우, 자신의충동표출의욕구에서오히려보상적으로바다의거칠고무한한흐름을동경하게된다. 바다의거칠음을스포츠로즐기고찬양하는경향이오늘날더욱커지고있는데그것은이러한배경때문이라할수있을것이다. 그런데바다가즐거움과놀이, 로맨스와자유의공간으로서점점확고한표상을획득해나가는동안에도바다에는해일과폭풍우가있었고, 해변에는홍수와범람이있었다. 바다로부터그옛날의부정적이며공포어린재난의이미지를완전히지울수는없다. 2004년 12월 26일동남아를 31) Vgl. C. G. Jung, Symbole der Wandlung. Analyse des Vorspiels zu einer Schizophrenie, Zürich 1952, S. 368. 32) 두덴어원사전 Duden Herkunftsdwörterbuch 에따르면고대게르만어 Seele( 영혼 ) 은게르만어에공통되는호수를뜻하는명사 See 에서파생된것으로, Seele 의의미는 die zum See Gehörende, 즉호수에속하는존재이다. 여기에대해서는 Vgl. R. Reschka, Meer, Du berührst meine Seele. Ein maritimes Lesebuch, Gütersloh 2012, S. 50. 33) N. Elias, Über den Prozeß der Zivilisation, Soziogenetische und psychogenetische Untersuchungen. Band II, Wandlungen der Gesellschaft. Entwurf zu einer Theorie der Zivilisation, Frankfurt/M. 1992, S. 313.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49 덮친쓰나미, 2011년 3월 11일동일본을덮친쓰나미로이것은다시한번분명해졌다. 쓰나미의공포와함께바다는더이상은흥미진진하고짜릿한신체경험서핑의공간으로머물지않게되었다. 파도가더는사회안전및사회강제의고도내면화라는단계에서보상적으로추구되는위험하지만중독성이있는, 현대적으로각인된 자유 의상징으로만연상되지않는다. 그리고 2014년 4월 16일의진도앞바다세월호침몰은사회에따라서는바다가집단무의식보다집단의식의문제를더드러낸다는것을알게해주었다. 바다를알고자할때부딪히는많은혼란과난해함은바다의시각적이미지, 즉다양한스펙트럼의색깔, 끊임없는출렁거림과그것이일으키는빛의산란과도무관하지않다. 브로델이간파했듯이, 이 거울같이번들거리는표면이야말로바로바다가가진그깊은역사성에대한가장빛나며, 가장많은것을발설하는증거물 34) 인것이다. 34) Vgl. F. Braudel, Die Welt des Mittelmeers, S. 10( [D]er Meeresspiegel [...] ist über der Tiefe seiner erstaunlichen Vergangenheit das leuchtendste und beredteste aller Zeugnisse ).

50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참고문헌 이한석 : 영국의해변리조트, 해양문화문고 007, 도서출판전망 2005. 주경철 : 대항해시대. 해상팽창과근대세계의형성,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2. Brinckmann, Andrea: Unterwegs mit Eisenbahn und Dampfschiff. Hamburg und die Eisenbahn, in: ders. u.a. (hrsg.), >>Seht, wie sie übers große Weltmeer ziehn!<< Die Geschichte der Auswanderung über Hamburg, Bremen 2008, S. 95-107. Braudel, Fernand u.a. : Die Welt des Mittelmeers. Zur Geschichte und Geographie kultureller Lebensformen, Frankfurt/M. 1987. Corbin, Alain: Meereslust - Das Abendland und die Entdeckung der Küste 1750-1840, Aus dem Französischen von Grete Osterwald, Berlin 1990. Elias, Norbert: Über den Prozeß der Zivilisation, Soziogenetische und psychogenetische Untersuchungen. Band II Wandlungen der Gesellschaft. Entwurf zu einer Theorie der Zivilisation, Frankfurt/M. 1992. Ders.: Thomas Morus Staatskritik. Mit Überlegungen zur Bestimmung des Begriffs Utopie, in: W. Vosskamp(Hrsg.), Utopieforschung. Interdisziplinäre Studien zur neuzeitlichen Utopie, 3 Bde., Frankfurt/M. 1985, Bd. 2, S. 101-150. Heine, Heinrich: Denn das Meer ist meine Seele. Reisebilder, Prosa und Dramen, München 2003. Hondrich, Karl Otto: Begrenzte Unbestimmtheit als soziales Organisationsprinzip, in: Neue Hefte für Philosophie. Heft 24/25, Kontingenz, hrsg. v. R. Bubner u.a., Götttingen 1985, S. 59-78.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51 Jaspers, Karl: Schicksal und Wille. Autobiogrphische Schriften, Herausgegeben von Hans Saner, München 1967. Jung, Carl Gustav: Symbole der Wandlung. Analyse des Vorspiels zu einer Schizophrenie, Zürich 1952. Pahlen, Kurt(Hg.): Richard Wagner. Der fliegende Holländer. München 1979. Reschka, Richard: Meer, Du berührst meine Seele. Ein maritimes Lesebuch, Gütersloh 2012. Safranski, Rüdiger: Romantik. Eine deutsche Affäre, Frankfurt/M. 2006. Schmid Höhne, Florian: Die Meere in uns: Eine psychologische Untersuchung über das Meer als Bedeutunsraum, Herbolzheim 2006. Schnurmann, Claudia: Frühneuzeitliche Formen maritimer Vereinnahmung. Die europäische Inbesitznahme des Atlantiks, in: Bernhard Klein u.a., Das Meer als kulturelle Kontaktzone, Konstanz 2003, S 49-72. Sloterdijk, Peter: Sphären II. Globen, Frankfurt/M. 2001. Vosskamp, Wilhelm: Thomas Morus Utopia. Zur Konstituierung eines gattungs-geschichtlichen Prototyps, in: ders. (Hrsg.), Utopieforschung. Interdisziplinäre Studie zur neuzeitlichen Utopie, 3 Bde., Frankfurt/M. 1985, Bd. 2, S. 183-196. http://de.wikipedia.org/wiki/hans_blumenberg http://www.combib.de/bibel/ue/psal107.html

52 유럽사회문화제 13 호 [Résumé] Das Meer Thalassophobie, Utopie, Hedonismus, Katastrophenbild etc. Bae, Jeonghee (Korea Maritime Uni) Die vorliegende Arbeit befasst sich mit dem Thema Meereswahrnehmung im Wandel, wie es seit dem Zeitalter der Großen Seefahrt bis heute zu betrachten sei. Behandelt werden verschiedene Aspekte, die einen langsamen, aber radikalen Umbruch verdeutlichen sollen. Es wird aufgeführt, wie sich die tiefverwurzelte Abscheu der Menschheit gegen Wasser und Meer - Thalassophobie - in dem religiös geprägten mittelalterlichen Bild des Meeres als etwas Bösem, Hässlichem wieder finden lässt, und wie die althergebrachte Meer- bzw Inselutopie durch die Erfahrung der Großen Seefahrt sowohl erschüttert(z. B. Thomas Morus Utopia), als auch zur Eldorado-Entdeckungslust entfesselt wurde. Es werden folgende Punkte mit Bezug auf den französischen Kulturhistoriker Alain Corbins Meereslust. Das Abendland und die Entdeckung der Küste 1750-1840(1988) dargestellt: die Erfindung des Meeres als Energiequelle für die ermüdete Bourgeoisie-Klasse der Stadt im Verlauf des 18. Jahrhundert, die Entdeckung des Küstenraums und die damit verbundene ästhetische Umdeutung des Meeresanblicks usw. Die Arbeit versucht diese Aspekte jedoch nicht lediglich zu rekonstruieren, sondern darüber hinausgehend zu verdeutlichen, dass der Umbruch den weiteren Lauf des 19. und 20. Jahrhunderts beeinflusst(corbin: Wende vom Therapeutischen zum Hedonistischen ), welchen man etwa als Individualisierung der Meer-Utopie bezeichnen könnte. Zum Schluss wird aber auch auf den uralten, aber kürzlich wieder aktuellen

바다 치유와향락과재난의이미지ㆍ배정희 53 Aspekt der Beziehung von Mensch und Meer ein Blick geworfen, nämlich die Fluten und die Furcht des Menschen davor. Erfahrungen mit einer Reihe von verheerenden Tsunamis im Jahr 2004(an den indonesischen Küsten) und 2011(an den ostjapanischen Küsten) sind Beweis dafür. Trotz Individualisierung, Hedonistischer Aneignung in den letzten Jahrhunderten hat das Meer seinen Schrecken nicht verloren. Wie F. Braudel schreibt: [D]er Meeresspiegel... ist über der Tiefe seiner erstaunlichen Vergangenheit das leuchtendste und beredteste aller Zeugnisse, das Meer ist nämlich ein Spiegel, und zwar die schiere Projektionsoberfläche der kollektiven Gefühle und Triebe. 주제어 : 바다혐오 (Thalassophobie), 바다욕망 (Meereslust), 섬유토피아 (Inselutopia), 해변 (Küste), 개인화 (Individualisierung) ( 논문투고일 : 2014.11.13. / 심사일 : 2014.11.20. / 심사완료일 : 2014.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