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언론결산 새로운채널확대아래소외된수용자복지 방송 강형철 숙명여대정보방송학과교수 2006년한해동안도한국의방송영역은예년과다르지않은일반적인추세가지속 심화됐다. 하나 TV 등새로운매체와채널이속속등장하면서사업자간경쟁이더욱심해지고있으며, 미디어소유의집중현상도가속화되고있다. 경제적측면의경쟁뿐만아니라정치적이해확대를위한경쟁또한극심해지고있어한국의방송은합리적선택보다는전근대적힘겨루기의장으로전락해가고있는느낌이다. 국가의일반적전횡에서해방된지금, 과거의비합리적의사결정구조를해체하고새로운틀을짜는일은독재기간보다더긴시간을필요로하는 모양이다. 여기에디지털화로인한무한경쟁의조류까지밀어닥쳐현상은더욱복잡해지고있다. 시장으로서의방송영역은확대되고있지만그것이질적확대를수반할지는의문이다. 방송위원회는올해국내방송시장규모를 9조 3,000억원으로추산하고있다고한다. 그런데이시장에서지상파방송의매출비중은지난수년간의추세에비추어볼때올해도하락할것으로예상된다. 반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 (SO) 와방송채널사용사업자 (PP) 의상승세가계속될것이다. 지난 11월방송위원회가발표한 2006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기준연도인 2005년 0 24
2 기위원회의임기말레임덕현상과 3 기위원회구성지연등을감안한다면올한해는방송위원회가거의공백상태였다고말해도될것이다. 게다가인선결과를보니, 전체적으로전문성보다는당파성에의한추천이이루어져많은이에게실망감을안겨주었다. 지상파매출은 3조 5,426억원으로전년대비 0.1% 감소한반면, SO는 1조 5,818억원으로 17.4% 증가한것으로나타났다. PP의매출액은 3 조 1265억원으로전년보다 12.4% 증가했으며, 스카이라이프의매출액은 3,473억원으로 36.2% 늘었다. 전통적공익매체의약화와새로운상업매체의확대는세계적인추세인데, 이러한뉴미디어의약진은내년에도이어질것이다. 외형키우기경쟁수확체감의법칙이아니라수확체증의법칙이적용되는방송산업에서수평적 수직적결합은당연한현상이다. 지상파든케이블이든방송은일정규모에이르면한계비용이미미한정도에이를수있다는점때문에몸집을불리게된다. 지상파방송이주력분야인 KBS의경우, 지난 11 월복수채널사용사업 (MPP) 주체인 KBS SKY를 KBS N 으로바꾸고 KBS 스카이드라마, KBS N 스포츠 ( 구 KBS 스카이스포츠 ), KBS 프라임 ( 구 KBS 코리아 ) 등의채널군에신규오락채널인 KBS JOY 를끼워넣었다. MBC도이미 MBC 게임, MBC 드라마넷, MBC ESS 스포츠등다채널을보유하고있으며, SBS도 SBS 드라마플러스, SBS 골프채널, SBS 스포츠채널등을운영하고있다. 이때문에지상파가케이블이나위성방송을자신의재 방송창구로전락시키고있다고비판받는다. 또한다채널시장에서활약하는이들채널의경쟁력이 지상파독과점확대 의원인이되고있으며, 이를견제해야한다는주장이대두된다. 그러나지상파만외형을키우고있는것이아니다. 다채널시장에서소수의 MSO와 MPP로산업이집중되는현상이강화되고있다. 2005년현재전체 SO 매출액중태광산업, 씨앤앰, CJ, 큐릭스, CMB, HCN, GS홈쇼핑, 온미디어의 8대 MSO가 78.1% 를장악했다. 전년도에비해 5%P 이상늘어난수치다. PP시장에서도홈쇼핑채널의상품판매매출을제외했을때 CJ와온미디어라는 2대 MPP의매출점유율이 42.5% 를차지하고있다. 이뿐만아니라, MSO와 MPP의수직 수평결합에따라 CJ, GS홈쇼핑, 현대백화점, 태광산업, 씨앤앰, 온미디어의상위 6대 MSO MPP 계열사들이 PP/SO 매출의 60% 가까이를차지한다. 시청률면에서도 MPP의장악력은심화되고있다. 지난 10월까지 TNS 시청률집계에서온미디어, CJ 미디어, MBC 플러스, KBS N, SBS미디어넷등 5대 MPP의시청점유율은 70% 이상을차지하고있다. 특히시청점유율 2위인 CJ 미디어는 tvn을새로출범하고자체제작드라마와토크쇼등으로지상파못지않은프로그램인지도를만들어내고있다. 점유율 1위인온미디어도 시리즈다세포소녀 등을제작 방영중이다. 이들비지상파 0 25 2006.12
계열 MPP가뉴스채널만운영하게된다면지상파방송과별차이없는매체력을갖게될것이다. 에는전혀관심없이정치적이해관계에따라이싸움을부추기고지원했다. 노조와연임사장의갈등, 외부의공격등으로 KBS는당분간개혁의추진력을잃게됐다. 정치권의갈등이 KBS 사장직을두고벌이는게임으로표출돼한창개혁해야할공영방송이직종, 직위, 당파의이익에길을내주고오히려퇴행의길을선택한정말안타까운사태이다. 스포츠독점중계권쟁탈전 방송위원회의공백이러한상황에서불공정경쟁을방지하고매체발전계획을수립, 실행해야할 3기방송위원회는위원회구성조차수개월간미뤄진바있다. 2기위원회의임기말레임덕현상과 3기위원회구성지연등을감안한다면올한해는방송위원회가거의공백상태였다고말해도될것이다. 게다가인선결과를보니, 전체적으로전문성보다는당파성에의한추천이이루어져많은이에게실망감을넘어서절망감을안겨주었다. 방송관련최고결정기구의난맥상은방송사이사선임에도이어졌다. KBS 이사회, 방문진이사회등의구성에서도당파성이문제가되었으며노조등의반발로일부인사들이임명직후사퇴하는소동을빚기도했다. KBS와 EBS 사장인선문제도이러한난맥상의한단면으로해석된다. KBS 내부적으로볼때, 이사태는이른바개혁세력과구세력, 세대와세대간, 직종과직종간충돌의결과이다. 그러나외부에서는이로인한공영방송정체성의훼손가능성 사업자, 정치인, 규제기관, 권력지향적관련인사등등의이해관계로 게임 이벌어지는와중에희생되는것은방송제작진의창의력과수용자의이익이다. 대표적인사례가 2006 독일월드컵방송이었다. 전조는월드컵평가전이열릴때부터시작되었다. 지난 2월한국대표팀과시리아의월드컵평가전중계권을확보한 IB스포츠는지상파에이를판매하지않았다. 이에따라이경기를시청할수있었던사람은 IB스포츠계열의케이블TV 엑스포츠 가입자에한정되었다. 다만위성DMB, SK텔레콤의준, KTF의핌가입자와네이버, 다음, 야후등인터넷사이트를이용할수있는사람은 2~3인치의조그만화면이마나볼수있었다. 결국케이블채널엑스포츠가중계한이경기의가구시청률은전국평균 15.1% 로나타났다. 이는같은달비슷한시간대에 KBS 2TV가중계한홍콩칼스버그컵결승한국-덴마크전의시청률 32.5% 의절반도안되는수치였다. 결국케이블TV에가입하지않은 17% 정도의인구가이를보고싶어도시청할수없게된셈이다. 이인구는아무래도사회경제적으로약자층에속할것이며, 연령상으로 0 26
지난 2 월한국대표팀과시리아의월드컵평가전중계권을확보한 IB 스포츠는지상파에이를판매하지않았다. 불행히도많은언론은시청권박탈현상의의미를바로보지못하고, 케이블 TV 가지상파방송의아성을무너뜨린사건으로이를해석했다. 방송에대한여론주도층의인식이시청자중심이아니라사업자중심이라는사실을알리는전형적인사건이었다. 는상대적으로높은계층일것이다. 방송의균형발전 은결국시청자이익의발전이아니라사업자이해의발전에지나지않음을보여줬다. 기존지상파방송을통해무료로보던 A매치축구경기를유료방송으로만볼수있는것이뉴미디어의장점인가? 불행히도많은언론은이러한시청권의박탈현상의의미를바로보지못하고, 케이블TV가지상파방송의아성을무너뜨린사건으로이를해석했다. 방송에대한여론주도층의인식이시청자중심이아니라사업자중심이라는사실을알리는전형적인사건이었다. 저녁종합뉴스에서 IB 미디어의독점권을신랄히비난했던 MBC와 SBS도시청자의 보편적접근권 을내세웠지만이들또한사업자로서의이득에만관심이있었던것이사실이다. IB스포츠에게미국메이저리그와 AFC( 아시아축구연맹 ) 등경기의지상파TV 중계권을구입한 KBS는이문제에대해함구했다. 3월 1일한국대앙골라축구대표팀간의평가전은지상파방송사간의합의에의해원래 KBS 중계차례였는데 MBC와 SBS가 KBS 의협정위반을내세워중계를주장해결국 3사모두이를중계하게되었다. (IB 스포츠와 KBS를비난했던 SBS가이사건이후 2010~2016년동 하계올림픽중계권및 2010년 2014년월드컵중계권을단독으로따내자이번에는 KBS와 MBC가메인뉴스를통해연일 SBS를비판하기도했다.) 결국중계권갈등은월드컵기간동안한국의지상파 3사가같은시간에같은경기를동시중계하는 추태 로이어졌다. 시청자들은방송3사가전파자원을낭비할뿐만아니라축구이외의프로그램시청권을빼앗았다는비난을쏟아냈다. 월드컵기간동안한국의지상파방송은비단게임중계뿐만아니라모든프로그램에서월드컵만을다루었다. 9시뉴스도월드컵기사로채워졌으며, 오락 교양등장르를가릴것없이모든프로그램의주제는월드컵이었다. 보편성과공익성을내세우며다른 처우 를요구하는지상파의명분은무엇인가? 지지부진한디지털전환 2006년한해동안방송의디지털전환문제가가시적해결점을찾지못한것도집고넘어가야할일이다. 방송정책관련자어느누구도방송의디지털전환에대해서는자신의 의견 은말할수있을뿐, 전환일정은알고있지못하다. 어느것도결정된바가없기때문이다. 디지털시대 를따라가지못하는 아날로그식 방송정책때문이다. 당초한국정부는디지털전환을 2010년으로 예상 했다. 미국과영국등은지상파방송이아날로그신호송출을중단하고디지털신호만내보내는일시를명확히하고이를맞추기위해각종정책을펼치고있다. 그런데한국은 2010년쯤디지털 0 27 2006.12
수신기가구가자연히대다수가될것으로 예상 하고있다가, 올봄에서야 2010년께디지털 TV 수상기보급률이 52% 에그칠것으로판단했다. 디지털수상기보급률에따른다면한국은영국보다 5년이상늦은 2015년이후에나아날로그방송중단이가능할것이라고한다. 언제아날로그방송이중단될지도모르는상태에서시청자들은여전히아날로그수상기를사고있다. 한국지상파디지털방송이세로해상도 1080i인풀 (full)-hd가될지아니면최근지상파방송사들이주장하는다채널방송 (MMS) 이되어 720p 해상도의 HD와추가의 SD의채널로구성되는방식이될지잘모르는상태에서사람들은고가의 1080i 풀-HD LCD TV를구입하고있다. 방송위원회든정보통신부든관련부처는명확한추진의지와일정을갖지못한채 2000년에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 올해 디지털방송활성화추진위원회 등관련부처와업계의실무자로구성된협의체를운영하는것에그쳤을뿐이다. 일부에서는수상기보급이충분히이루어지지않은상태에서아날로그방송을끊으면사회경제적약자들이큰부담을갖게된다고우려한다. 그러나영국의테사조웰전문화부장관은바로그런이유때문에명확한날짜를정하는것이중요하다고주장, 이를실현시킨바있다. 날짜를미루면사회적약자는영원히디지털의혜택을볼수없기때문이라는것이다. 날짜를정하면보다많은사람이수상기를사게되고이에따라가격도떨어진다. 아울러경제적약자들에게는보조금을지급하는등의방법으로문제를해결할수도있다. 이러한정책을추진하기위해서는전문성과책임성있는정책기구가필수적이다. 사업자가아닌시청자관점에서국무총리실자문기구인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는지난 10월방송통신규제기구개편과관련, 규제 정책 진흥의세기능을통합한대통령소속의합의제행정기구를설치하는통합위원회안을다수안으로만들어제출했다. 규제에는일반적으로합의제행정기구가어울린다. 그러나디지털전환추진의사례에서보았듯이, 정책기능을당파성에의해임명된위원들의합의에맡길경우일관되고책임성있는정책을담보하기는쉽지않다. 이런이유로일부독임제적요소를가미하자는것이추진위원회의안이라고하는데, 한국의조직문화에서일부전권을지닌부서장과일부의결정권을나눠가진위원들로이뤄진조직이효율적업무수행을할수있을지의문이다. 강력한규제기구의명분이방송의독립성을위한것이라는점은수긍할만한하지만, 독립성을내세우다실패한방송위원회의사례를보면정책은수권레짐이임기동안책임지는것이현실적인것같다. 돌아보니지난 1년한국의방송현실은그렇게밝지는않았던것같다. 디지털미래가황금빛, 아니다이아몬드빛으로펼쳐질듯했지만현재우리가보고있는것은길거리판매대의순도를믿을수없는진열품인듯하다. 다가올새해에는방송사업자든, 규제기관이든, 정책기관이든아니면시민단체이든, 자신의이해를적극적으로대변하는사업자의관점이아니라파편화된상태에서어찌할바를모르는분산된시청자의관점에서한국방송을바라보기를희망한다. 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