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장애인인권 발표회 2015. 12. 28.( 월 ) 오후 2시이룸센터이룸홀 ( 지하 1층 )
선정사 우리모두는한 인간 으로서어느누구와도비교할수없는자신만의희망, 꿈, 바람, 가치관, 신념을가지고자신만의삶을가꾸어가려고노력한다. 성공과실패, 희망과좌절을거듭하면서 나 의한 인간 으로서의삶은더성숙해진다. 그런데 나 는가족, 사회, 국가, 세계의구성원이기에이들집단의지속가능한발전과성장에힘을보태기도하고, 이들로부터도움을얻으면서살아간다. 이들집단이 나 를한 인간 으로존중하는개인들의결합체인 우리 가될때, 가족, 사회, 국가와세계는다양한모습의아름다운공동체가될것이다. 장애인은그동안한 인간 으로존중받지못하였거나, 한 인간 으로자기의꿈을가꾸어가는데필요한지원을가족, 사회, 국가로부터제대로받지못하였다. 가족의의사로장애인의의사를대체해버리는경우가많았고, 사회와국가의뜻으로장애인을배제하거나장애인에게필요한지원을하지않는일들이비일비재하게있었다. 장애인도가족, 사회, 국가속에서삶을영위하는한 인간 으로존중해야한다는것, 이를위해필요한경우적절한지원을해야한다는것은비단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만있는것이아니라우리나라의헌법과각종의법률에서이미보장하고있다. 그동안우리사회의장애인에게는이들선언과법률중많은것들이박물관의화석화된전시물로전락한것은아닌가하는우려가적지않았다. 국제인권법의선언이나우리헌법과법률이장애인의삶에살아숨쉬는지원자가되기위해서는, 차별과부당한처우를받은장애인들이이들헌법과법률에호소할때, 이규정들을법전에서끄집어내어장애인의생활에서의휠체어, 보청기, 안내견, 의족과의수등으로탈바꿈시켜주는법관의지혜가있어야만한다. 그렇지않으면국제인권법이나헌법, 그리고법률은박물관의화석으로점점굳어져가게될것이다. 법원의판결하나하나가장애인을한 인간 으로존중하는 우리 로구성된사회를만들어가는데결정적역할을수행한다는것이다.
사단법인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그동안장애인권익옹호활동을수행하면서장애인의인권과권익증진에법원의판결이크나큰영향력을미친다는점을인식하고, 우리사회와국가구성원의장애인인권에대한인식을높이기위한소통방법의하나로장애인인권과권익증진에기여하는판결과그렇지않은판결을선정하여공포하기로기획하였다. 이런기획의도에공감한많은전문가들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에관한판결과 2014년 ~2015년상반기까지선고된판결, 그리고헌법재판소의장애인관련판결을대상으로디딤돌판결과걸림돌판결의선정작업에참여하였다. 이작업은좁게는장애계와법조계, 넓게는장애계와전체사회와의소통의장을제공하기위한것이지, 여기에선정된판결에참여한법관개개인에대해장애계를대변하여어떤평판을내리고자할의도는추호도없다. 특정의판결이걸림돌로선정되었다면그것은우리사회에만연한장애인에대한편견에기인한것일수도있다. 특정의판결이디딤돌로선정되었다면그것은장애인이바라는게무엇인지를호소하기위한목적때문이다. 그럼점에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이런활동이보다진지한대화의장이되기를희망한다. 이런작업이거듭되는것이우리사회구성원들이장애인을 인간 으로존중하는 우리 로탈바꿈해나가는과정이될것이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이작업에재정적으로, 그리고인적으로적극지원해주신재단법인동천에깊이감사드린다. 과분하게도선정작업에동참한여러전문가들을대표하여인사말씀을작성하면서장애인의인권을다시성찰할기회를가지게된것에대해깊이감사드리며, 이런감사의마음을우리모두가같이나눌수있기를진심으로기원한다. 2015. 11. 30 위원장제철웅
CONTENTS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선정위원회 _6 선정대상판결및선정기준 _7 판결 1 2 3 4 5 6 7 8 9 10 근로자의의족파손도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따른요양급여대상에포함된다 _10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 두 20991 판결 충분한조사를거치지않고이루어진사회복지서비스변경신청거부거분은위법하다 _12 서울행정법원 2011. 1. 28. 선고 2010 구합 28434 판결 장애인인피의자의권리를침해한수사절차는적법절차위반에해당한다 _14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10. 선고 2009 가단 99509 판결 진술거부권의실질적고지없이작성된피의자신문조서는증거능력이없다 _16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18. 선고 2011 고합 519, 2011 감고 25 판결 장애등급판정기준은장애인복지법상의장애를판단하는하나의기준을제시하는것에불과하다 _18 대전고등법원 2014. 6. 19. 선고 2014 누 10231 판결 장애를이유로한사용자의차별에대해손해배상및적극적조치청구가모두인용된사례 _20 전주지방법원군산지원 2014. 7. 3. 선고 2013 가합 2599 판결 장애를가진아동 청소년의사물변별능력이나의사결정능력의미약여부는해당연령의통상적능력에비해낮은수준으로서성적자기결정권을행사할능력이부족하다고판단되면충분하다 _22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 도 17346 판결 장애인복지시설에대한제재처분의적법여부는장애인복지법규정및법의취지에적합한지에따라개별적으로판단해야한다 _24 서울고등법원 2014. 7. 2. 선고 2013 누 11880 판결 정신적장애인의 항거불능인상태 여부를판단할때에는지적능력외에사회적지능 성숙의정도, 대인관계에서의특성, 의사소통능력등을전체적으로살펴야한다 _26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 도 6907 판결 장애아동야간돌봄업무수행시의업무상주의의무위반을인정, 업무상과실치사혐의에대해공소제기를명한사례 _28 대전고등법원 2014. 7. 18. 선고 2014 초재 78 결정
판결 1 2 3 4 5 6 7 8 광주인화학교에서벌어진성폭력범죄등에관한국가배상청구기각 ( 영화도가니사건 ) _3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9. 30. 선고 2012 가합 22797 판결 시각장애인을위한점자형선거공보에관한헌법소원심판청구기각 _36 헌법재판소 2014. 5. 29. 선고 2012 헌마 913 결정 저상시외버스를도입하지않아시외이동권을침해받은휠체어이용장애인의손해배상청구기각 _38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7. 12. 선고 2011 가단 472077 판결 보호의무자에의한정신의료기관비자의입원을허용하는정신보건법규정에대한헌법소원심판청구는직접성요건을갖추지못한것으로부적법하다 _40 헌법재판소 2014. 3. 4. 선고 2014 헌마 22 결정 지적장애인에대한보험가입거절에관하여청약이없었음을이유로원고들의청구를기각한사례 _42 서울고등법원 2011. 9. 2. 선고 2011 나 18439 판결 폭행 강요로휴대폰계약을체결한지적장애인의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원고의청구를기각한사례 _44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24. 선고 2013 가단 5018922 판결 동성동반자가없는시각장애인에대한목욕탕입장거부는장애인차별금지법상차별행위에해당하지않는다 _46 대전지방법원 2012. 2. 15. 선고 2011 가소 122610 판결 신안염전노예사건의피해자인지적장애인의진정한의사를확인하지않고변호인이제출한처벌불원서를판결에반영한사례 _48 광주지방법원목포지원 2014. 10. 16. 선고 2014 고합 57 판결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선정위원회 위원장제철웅 한양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교수 ( 현 ) 한국성년후견학회회장 ( 현 ) 서울대학교법과대학원박사 보건복지부발달장애인후견지원사업중앙지원단단장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관점에서본한국성년후견제도의현재와미래 등다수논문 위원 ( 가나다순 ) 김용혁 법무법인 ( 유한 ) 제이피변호사 ( 현 ) 서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강사 ( 현 ) 서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졸업 업무중의지가파손된자에대한요양급여지급 등다수논문김재왕 공익인권변호사모임희망을만드는법변호사 ( 현 ) 서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졸업 국가인권위원회전문상담원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상임대표 ( 현 ) 장애여성공감이사 ( 현 ) 한국방송통신대학교국어국문학과휴학 서울특별시장애인인권증진위원회, 대한장애인체육회여성위원회위원등다수의활동유재규 법무법인 ( 유한 ) 태평양변호사 ( 현 ) 연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졸업 SBS 보도본부기자최정규 원곡법률사무소변호사 ( 현 ) 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소장 한국외국어대학교법학과졸업 사법연수원제32기수료 대한법률구조공단소속변호사간사이정민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상임변호사 ( 현 ) 경북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졸업 원자력안전위원회, 법무부법률홈닥터 6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선정대상판결및선정기준 선정대상판결 선정대상판결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5월까지선고된판결이며하급심판결과헌법재판소결정을선정대상에포함하였습니다. 내용적으로는장애인이소송의당사자이거나관련자인판결로장애와관련된법령의적용, 해석에관한사항이주요하게다루어진판결이선정대상이되었습니다. 다만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 ( 이하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이라고합니다 ) 과관련된판결의경우동법이시행된 2008년 4월 11일부터 2015년 5월까지선고된판결을선정대상으로하였습니다. 선정대상판결 판결수집과정에서장애인이관련되어있지만장애와관련하여특별한의미가없는판결이우선적으로검토대상에서제외되었고총 325개의판결이검토대상으로정해졌습니다. 선정위원회는 2015. 6월, 1차회의를통해 1 판결의영향력, 2 장애관련법령에대한이해, 3 장애에대한이해, 4 장애에대한관점 5 참신성, 발전성 6 구체적타당성의총 6가지를선정기준으로정하였습니다. 이후 10월과 11월 2차례의선정회의가진행되었습니다. 각위원은검토대상판결전부를검토한후 1차선정판결을각자결정하고, 회의를거쳐 2차선정후보판결을결정하였습니다. 2차선정후보판결을대상으로한위원별평가결과를취합한후반나절내내진행된최종선정회의를거쳐디딤돌판결 10건, 걸림돌판결 8건총 18 건의판결이선정되었습니다.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7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선정위원회에서디딤돌판결로선정된판결은총 10 개판결입니다.
판결 1 2 3 4 5 6 7 8 9 10 근로자의의족파손도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따른요양급여대상에포함된다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 두 20991 판결 충분한조사를거치지않고이루어진사회복지서비스변경신청거부거분은위법하다 서울행정법원 2011. 1. 28. 선고 2010 구합 28434 판결 장애인인피의자의권리를침해한수사절차는적법절차위반에해당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10. 선고 2009 가단 99509 판결 진술거부권의실질적고지없이작성된피의자신문조서는증거능력이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18. 선고 2011 고합 519, 2011 감고 25 판결 장애등급판정기준은장애인복지법상의장애를판단하는하나의기준을제시하는것에불과하다 대전고등법원 2014. 6. 19. 선고 2014 누 10231 판결 장애를이유로한사용자의차별에대해손해배상및적극적조치청구가모두인용된사례 전주지방법원군산지원 2014. 7. 3. 선고 2013 가합 2599 판결 장애를가진아동 청소년의사물변별능력이나의사결정능력의미약여부는해당연령의통상적능력에비해낮은수준으로서성적자기결정권을행사할능력이부족하다고판단되면충분하다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 도 17346 판결 장애인복지시설에대한제재처분의적법여부는장애인복지법규정및법의취지에적합한지에따라개별적으로판단해야한다 서울고등법원 2014. 7. 2. 선고 2013 누 11880 판결 정신적장애인의 항거불능인상태 여부를판단할때에는지적능력외에사회적지능 성숙의정도, 대인관계에서의특성, 의사소통능력등을전체적으로살펴야한다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 도 6907 판결 장애아동야간돌봄업무수행시의업무상주의의무위반을인정, 업무상과실치사혐의에대해공소제기를명한사례 대전고등법원 2014. 7. 18. 선고 2014 초재 78 결정
근로자의의족파손도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따른요양급여대상에포함된다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 두 20991 판결요양불승인처분취소 사실관계 원고는 1995년교통사고로우측슬부 ( 무릎 ) 위쪽으로다리를절단한후의족을장착하여생활하고있으며아파트경비원으로근무하던중놀이터에서제설작업을하다가사고를당하였다. 그리고 양측슬부좌상, 우측의족파손 상병을입어 2011. 1. 24. 피고인근로복지공단에요양급여신청을하였다. 그러나피고는 우측의족파손 에관하여요양급여기준에해당하지않는다며요양을불승인하였다. 이에원고는요양불승인처분취소소송을제기하였다. 1심인서울행정법원은의족파손이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자의부상 에해당하지않는다고보아청구를기각하였다. 재판부는주된근거로의족은신체구성요소가아니므로그파손은부상이아니라는점, 의족파손피해는인적피해가아니라물적피해에해당하므로요양급여의대상이되지않는다는점을들었다. 원고는항소하였고서울고등법원은 탈부착이비교적쉽고신체의기능을보조하는정도 에그치는의족을신체의일부라보기어렵다 라고판단하여서울행정법원과마찬가지로원 고의청구를기각하였다. 대법원은 2014. 7. 10. 원심판결을파기하고서울고등법원에환송하였다. 이판결에서대법원은 의족은단순히신체를보조하는기구가아니라신체의일부인다리를기능적 물리적 실질적으로대체하는장치로서업무상의사유로근로자가장착한의족이파손된경우는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요양급여의대상인근로자의부상에포함된다고보아야한다 라고판시하였다. 10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1 의족이삐거덕거리면서힘을받을수없다. 오래사용하였던것때문인지발목관절이시큰거리듯이발을내딛을때마다다리가휘청거린다. 불안해서가슴이조마거린다. 오늘해야할일들이산더미처럼쌓였고, 계장은내이름만불러대는데의족의삐걱거림에행동에도자신이없어진다. 한발한발옮길때마다위태롭다. 발목이이상하고아프다고말하면바로병원에가라고할테지만, 의족이문제가있는것같다고보장구수리센터에다녀오겠다고하면아마계장은무슨말이냐고할것이틀림없다. 오늘나에게맡겨진일들을잘수행해낼수없을것같다. 장애인에게있어보장구는신체의일부와같이몸의기능을대신하여준다. 장애는몸의손상이평생지속된다는의료적인판단이자몸의특정기능이제한된상태로, 이제한성을보조해주는역할을하는것이보장구이다. 보장구는장애가있는몸의일부기능을보완하면서신체의역할을하고, 장애인은자기삶의주체자로서삶을설계하고사회에서존재를확인해간다. 선정의견 박김영희 장애인에게있어보장구는없어서는안되는중요한것이다. 그래서선진국가에서는사회적인문화와기술의발전이몸의손상부분을보완하여신체적제한을최소화시켜주는장애인보장구의기술개발로이어지고있으며장애유형에따른맞춤형지원으로발전하고있다. 몸의일부로서보장구에대한지원은장애인이잠재적능력을개발하여자기삶의성취를이루어가는과정의근간이기도하다. 이판결은장애인에게보장구는신체의일부로서당연히인정되어야한다는인식의첫출발이되었다. 청각장애인이손가락을잃은것은목소리를잃은의미가될수도있는것처럼보장구역시장애인의확대된신체의일부로이해되어야함을인정한판결로서의미있는판결이다. 디딤돌판결 11
충분한조사를거치지않고이루어진사회복지서비스변경신청거부거분은위법하다 서울행정법원 2011. 1. 28. 선고 2010 구합 28434 판결사회복지서비스변경신청거부처분취소 사실관계 원고는지체장애 1급장애인으로 A시의중증장애인요양시설에서 19년간살고있다. 원고는 2009. 12. 요양시설에서나와지역사회에서자립생활을하고싶다는취지로피고 B구청장을상대로주거지원, 생활비지원, 활동보조지원등에관한정보제공을신청하는 사회복지서비스변경신청 을하였다. 피고는원고에게 2010. 5. 26. 사회복지서비스변경신청처리결과회신 을보냈고첨부된 사회복지서비스및급여결정통지서 의내용은다음과같다. - 다음 - 신청내용 : 기초생활보장 (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 현금 )) 조사심의결과 : 부적합 ( 소득금액이선정기준을초과 ) 서울행정법원은원고에게사회복지사업법에따른사회복지서비스제공신청권이있으며피고의회신은신청에대한거부처분에해당한다고판단하였다. 또한 사회보장급부의실체적내용에대한사법심사 는통상의침익적행정행위에대한사법심사보다다소완화된강도에의하는것이바람직하지만 사회보장행정의절차 에관하여는엄격한사법심사가필요하다고보았다. 재판부는피고에대하여 적어도피고의직근상급지방자치단체인서울특별시에서관할하는지역내에서원고의신청취지에부합하는사회복지서비스를제공하는기관이나단체가있는지충분히성의껏조사한후이사건회신을하여야하고, 그와같은복지요구조사를거쳤을경우에비로소이사건회신의절차적적법성이인정 된다고하여복지요구조사미비라는절차적하자가있으므로피고의처분은위법하다고판시하였다. 12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2 민주주의좋은점몇가지중하나가자기가살고싶은곳에서자유롭게사는것이다. 그리고이처럼자신이원하는곳에서자유롭게살수있는권리는누구에게나예외없이보장되어야한다. 하지만민주공화국인대한민국장애인의실상은그렇지않다. 많은장애인들이선택권이나자기결정권을박탈당한채시설에서 20년, 30년끝이보이지않는세월을살아야한다. 김포의요양시설에살던장애인이시설에서나와지역사회에서살아가기를원하였고 사회복지서비스변경신청 을하였다. 그는지역에서살아가기위하여구청에수차례자립생활지원을요청하였지만원하는대답을들을수없었다. 이판결은먼저, 장애인은지자체나국가가일방적으로제공하는사회복지서비스를그대로받기만할수있는것이아니라그에대한변경을신청할수있는권리가있다는점을확인하고인정해주었다는중요한의미가있다. 사회복지서비스변경신청권이있는만큼내가원하는서비스를제공해달라는요구가억지만이아니라당연한권리라는것을확인하는것이기도했다. 이것은장애인의자기삶의주체가될수있다는의미이기도하다. 또한이판결은사회복지욕구조사와관련하여행정청이사회복지서비스에대해충분한조사를해야한다는것을명시한점에서도큰의미를갖는다. 선정의견 박 김 영 희 장애인이원하는서비스들이분명하게권리로보장되고시설에서나와지역사회에서살고싶어하는장애인이언제나자유롭게서비스변경신청을하고자립할수있는탈시설지원정책들이수립되어야하겠다. 이판결은장애계의숙원인탈시설운동에서중요하고도의미있는발견이었다. 자립을원하는장애인에게희망을주는판결임은분명하다. 디딤돌판결 13
장애인인피의자의권리를침해한수사절차는적법절차위반에해당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10. 선고 2009 가단 99509 판결손해배상 ( 기 ) 사실관계 원고 A는영아유기치사사건의피의자로지목된만 17세의여자청소년으로정신지체 2급으로등록된장애인이었다. 경찰관 C는영아유기치사사건이발생한지며칠후절도죄로체포된 B에게이사건에대해추궁하였고 B는 A가범인이라고거짓자백하였다. C는노숙중인 A를발견하여범행을추궁하였고, A는겁을먹고거짓으로자신의범행임을시인하여영아유기치사사건의피의자로긴급체포되었다. C는보호자참여없이 A에대해피의자신문을실시, 조서를작성하였고현장검증을마친후영아사체와 A, B의유전자일치여부를확인하기위하여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검사를의뢰하였다. A는구속되었다. 이후 C는 DNA 검사결과 A와 B가이사건과무관하다는사실을통보받았고 A와 B는진술을모두번복하였다. A는체포 구속된지 15일만에무혐의처분을받고석방되었고이후 A와 A의어머니 D는대한민국을상대로손해배상을청구하는본소송을제기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담당경찰관 C가원고 A의지적장애를알았거나알수있었음에도불구하고수사절차상적법절차를위반하여피의자의인권을현저히침해하는위법행위를하였다고보아국가의손해배상책임을인정하였다. 재판부는수사절차상장애인의권리와관련하여 ( 수사기관은 ) 장애인이비장애인과비교하여진술의임의성이실질적으로확보될수있는여건이마련된상황하에서조사를시행하여야할것 임을명시하였다. 그리고 장애인에대한수사절차상보호자등신뢰관계자의동석제도나국선변호인제도등을시행함에있어서도그형식적적용에그쳐서는아니되고위와같은권리가실질적으로보장되도록하여야한다 고판시하기도하였다.a 14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3 이판결은수사기관이장애인에대하여수사를할때그과정에서장애인에게어느정도의편의를제공하여야하는지에대한기준을제시하고있다. 형사소송법제244조의5는피의자가신체적또는정신적장애로사물을변별하거나의사를결정, 전달할능력이미약한때에는직권또는피의자, 법정대리인의신청에따라피의자와신뢰관계에있는자를동석하게할수있다고규정하고있고, 장애인차별금지법제26조제6항은사법기관에대하여장애인이사건관계인일경우형사사법절차에서조력을받기를신청하면정당한사유없이이를거부할수없으며그에필요한조치를마련하도록규정하여수사절차에서장애인의권리를보장하여야할의무가있음을밝히고있다. 이와같은법률규정이현실에서적용되기위하여는필요한조치가어느정도인지에대한기준이필요하다. 이에대한기준이형식적으로적용된다면형사사법절차에서장애인의실질적권리보장이라는위법률들의입법취지에부합하지못하게될가능성이높다. 선정의견 유 재 규 이판결은이와같은사정을고려하여수사기관에대하여장애인에대한조사전에장애의유무나장애의정도등을적극적으로확인하여진술의임의성이실질적으로확보될수있는여건이마련된상황하에서조사를시행하여야한다고명시하고 ( 이부분은 2010. 5. 11. 장애인차별금지법이개정되면서동법제26조제6항에명문화되었다.) 수사절차상신뢰관계자의동석또는국선변호인제도의운영에대하여국가가단지국선변호인을선정하는것만으로장애인이비장애인과동등하게수사절차에관한조력을제공한것으로평가할수는없다는점을명확히하였다. 또한장애인에게실질적인권리보장이이뤄지지않을경우국가에게책임이있다는점을명시하여장애인이비장애인과실질적으로동등한수준으로형사사법절차에서인권을보장받을수있도록하는기준이될것으로생각된다. 디딤돌판결 15
진술거부권의실질적고지없이작성된피의자신문조서는증거능력이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18. 선고 2011 고합 519, 2011 감고 25 판결일반건조물방화, 일반건조물방화미수, 일반 물건방화, 치료감호 사실관계 피고인은지체장애 ( 하지 ) 2급, 정신지체장애 2급판정을받은장애인으로정신과치료를받은사실이있다. 공소가제기된범죄사실은총 4가지로 1) 2010년야간에식당에서테이블등을덮어놓은방수포에가스라이터로불을붙여물건을태운것 2) 2011년 3월 A 시장노점에서마찬가지방법으로불을붙여테이블과의자, 식자재등물건을태운것, 3) 2011년 B슈퍼에서냉장고등을덮어놓은방수포에불을붙여건물에불을지른것, 4) 재차동일한슈퍼에서불을질러건물을태우려다미수에그친것이다. 검사는피고인이범죄의심각성을인식하지못하고, 감정을조절하지못하며합리적의사결정을할수없는상태에있어추가범행및사회적위험성이높다는이유로치료감호를청구하였다. 피고인의변호인은 2011년 3월 A 시장노점에서의일반물건방화혐의에대하여이부분방화를한사실이없고수사기관에서이루어진자백진술은진술거부권의실질적고지없이이루어진것으로증거능력이없다고주장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진술거부권을고지하는이유는피의자에게진술거부권의존재및그의미에관하여알게함으로써헌법상권리인진술거부권의행사를실질적으로담보하기위한것 에있음을명시하고 피고인과같은정신지체장애가있는장애인의경우수사기관에의하여직접또는변호인내지조력자의도움을통하여피고인이진술거부권의의미를이해하고그행사여부를결정할수있을정도의충분한설명이이루어진경우에한하여진술거부권의실질적고지가이루어졌다고보아야한다 고판시하였다. 이에따라이부분공소사실은범죄의증명이없는때에해당하여무죄가선고되었다. 16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4 이판결은수사기관이지적장애인을수사하면서진술거부권고지를어떻게해야적법한것인지에대한기준을제시하고있다. 형사소송법이검사또는사법경찰관에게피의자를신문하기전에진술거부권을고지하도록하는것 ( 형사소송법제244조의3) 은헌법이보장하는형사상자기에불리한진술을강요당하지않는자기부죄거부의권리 ( 헌법제12조제2항 ) 에터잡은것이다. 즉피의자의진술거부권을실효적으로보장하여진술이강요되는것을막기위해인정되는것으로, 진술거부권고지가미리되지않은때에는위법하게수집된증거로서진술의임의성이인정되는경우라도증거능력이부정된다 (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8213 판결등 ). 이판결은 2010. 5. 11. 개정되어시행된장애인차별금지법제26조제6항의 수사기관이사건관계인에대하여의사소통이나의사표현에어려움을겪는장애가있는지여부를확인할의무 에대하여최초로판단된사례이다. 이판결은피의자인장애인의장애상태등을고려하여수사기관의통상적관행대로진술거부권및변호인조력권고지등확인문건을읽게한후그에대한답변을기재하는것만으로는실질적인권리보장이되지아니하여진술거부권고지가되지않은것으로보고그에따라작성된조서의증거능력을부정하였다. 이판결은이후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2도5180 판결로확정되어장애인의사법절차에서의권리보장과장애인차별금지법의실효성확보에기여하였다. 선정의견 유 재 규 한편이와관련하여의사소통이나의사표현에어려움을겪는장애가어느정도수준인지에 대하여는구체적판결례가축적되면서그합리적기준이마련되어야할것이다. 디딤돌판결 17
장애등급판정기준은장애인복지법상의장애를판단하는하나의기준을제시하는것에불과하다 대전고등법원 2014. 6. 19. 선고 2014 누 10231 판결장애등급외판정처분취소 사실관계 원고는 1991 년얼굴등에하얀반점이생긴후같은증상이전신으로퍼져백반증진단을받 았고 2006 년안면장애 4 급판정을받아장애인등록을하였고 2009 년에는안면장애 3 급, 2011 년에는안면장애 3 급으로재판정을받았다. 원고는 2013 년피고인 A 시장에서장애등급심사를요청하였고, 피고는국민연금공단의장 애심사결과에따라 장애등급외 판정을하고이를원고에게통보하였다. 원고는이의신청 을하였으나받아들여지지않자장애등급외판정처분을취소해달라는소송을제기하였다. 1심인대전지방법원은 2014. 2. 12. 선고 2013구합1807판결에서원고의청구를인용하여피고가원고에대하여한장애등급외판정처분을취소할것을명하였다. 피고는이에불복하여항소하였으나대전고등법원은 2014. 6. 19. 이사건판결을통하여피고의항소를기각하였다. 보건복지부고시장애등급판정기준제2장제13항의안면장애판정기준에는 안면장애에는눈에띄는면상반흔, 색소침착, 모발결손, 조직의비후나함몰, 결손이포함된다 고규정되어있으며피고는원고의백반증은탈색소성질환이므로이에해당하지않는다는것을장애등급외판정처분의근거로삼았다. 그러나재판부는장애등급판정기준은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제2조및 [ 별표 1] 의장애인의장애등급표에의한장애등급사정기준을구체적으로해석하고표준진단방법을제시하여정확하게장애등급을판정하기위한것이므로백반증이안면장애에해당하는지여부는장애인복지법, 장애인복지법시행령,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의해석에따라판정하여야할것이며, 안면장애판정기준은안면장애를판단하는하나의기준을제시하는것일뿐안면장애의유형을한정하는것으로보이지않는다는점등을들어 1심판결의결론을유지하였다. 18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5 장애의개념과범주는시대와장소에따라다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9년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정신지체등 5가지로제한되었던것이 1999년 1월부터는신장장애, 심장장애, 정신장애, 자폐성장애, 뇌병변장애가추가되었으며, 2003년 7월부터는안면장애, 뇌전증, 장루 요루장애, 간장장애, 호흡기장애가추가되어현재 15종의장애로구성되어있다. 시대가변화되면서여러새로운장애들이장애의범주에추가되었지만, 지금의법이모든현실을반영하였다고보기는어렵다. 그러하기에장애인복지법의입법취지를고려하지않고현재규정되어있는장애유형및장애등급판정기준을엄격하게해석한다면사실상장애를가진자가법률상장애인이될수없는불합리한결과가초래될것이다. 선정의견 최 정 규 이판결은그러한불합리한결과를바로잡은것으로, 장애인복지법의목적과취지를고려하 여법에규정된장애인의범주를확대시켰으며, 장애등급판정기준이장애의유형에있어절대 적기준이아니라 하나의기준 에불과함을확인시켜준의미있는판결이다. 아울러향후장애개념이의학적접근에서벗어나생활상의장애로발전하는디딤돌이될수 있는뜻깊은판결이라고할것이다. 디딤돌판결 19
장애를이유로한사용자의차별에대해손해배상및적극적조치청구가모두인용된사례 전주지방법원군산지원 2014. 7. 3. 선고 2013 가합 2599 판결차별구제 사실관계 피고는 A 대학을운영하는학교법인으로원고는 2008년부터현재까지사무직 4급 ( 참사 ) 로근무하고있고 2010년교통사고로지체장애 1급장애인이되었다. 피고는 2011년 7월 교통사고후유증으로인하여직무수행능력이부족하고향후능력의향상을기대하기어렵다 는이유로원고를직권면직하였고원고는부당해고에대한노동위원회심판및행정소송을거쳐 2012년연말 A 대학에복직하였다. A대학의정관에따르면학사지원처장은부참여 ( 사무직 3급 ) 혹은참사 ( 사무직 4급 ) 으로보하도록되어있으며 A 대학에부참여또는참사에해당하는직원은피고 1명밖에없었다. 그러나이사회는 2013. 7. 원고가지체장애 1급장애인으로학사지원처장업무를원활히수행할수없다는이유로원고를학사지원처장임면대상자에게제외하였다. 그리고피고는원고의보직을학사운영처민원업무로변경하였는데원고의상위직급자인학사운영과장은원고보다직급이낮은사무직 5급에해당한다. 원고는피고의부당해고, 보직임면대상자제외, 보직변경이장애인차별금지법제4조제1 항제1호의차별행위에해당함을이유로손해배상을청구하였고, 동시에 4급이상의자격을요하는직책의후임자를심사할때원고를포함해줄것을내용으로하는법원의적극적조치를청구하였다. 법원은피고가장애를이유로정당한사유없이원고를차별하였다는점을인정하여원고에게손해배상으로 1,990만원을지급할것을명하고원고의적극적조치청구를인용하였다. 이소송은원고나피고의항소없이그대로확정되었다. 20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6 장애인차별금지법제48조는법원이피해장애인의청구를받아차별행위의중지와근로조건개선등 차별시정을위한적극적조치 를취할수있도록규정하고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제정되기전에는차별이발생한이후에차별행위에따른손해에대하여손해배상을청구하는방법이외에차별을구제받을수있는방법이없었다. 차별행위를이유로한손해배상도이미발생한차별행위에대한사후적조치라는점에서차별행위의예방목적을달성하기에는한계가있었다. 그래서위조항은기존권리구제방안에비해서진행중인차별행위를중지시킬수있다는점에서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당시장애인차별시정에큰역할을할것이라고기대되었다. 하지만법원에서이를인정하는경우가없어그실효성에의문이제기되어왔다. 선정의견 김 재 왕 이판결은장애인차별금지법제 48 조를인용해장애인차별을중지하라는취지의첫판결 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시행된지 6 년만에장애인차별금지법에따른적극적조치가인용 되었다는점에서의미가있다. 또한고용영역에서의장애인차별금지에대해서판단한점도이판결이의미있는이유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제10조제1항은 사용자는모집 채용, 임금및복리후생, 교육 배치 승진 전보, 정년 퇴직 해고에있어장애인을차별하여서는아니된다 고규정하고있는데, 이판결은배치, 승진, 해고에있어서장애인차별에대해선례가되었다. 특히장애인이장애로인해종전과동일한업무를수행할수없다고하더라도장애인차별금지법제11조가정하는바와같이시설과장비의설치또는개조, 업무의조정, 전보등과같은정당한편의제공을고려해보지도아니한채직권면직처분을한것은차별이라고판단하여, 장애인노동자에대한편의제공이장애인의능력판단의전제가되어야함을밝힌점도의미가있다. 디딤돌판결 21
장애를가진아동 청소년의사물변별능력이나의사결정능력의미약여부는해당연령의통상적능력에비해낮은수준으로서성적자기결정권을행사할능력이부족하다고판단되면충분하다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 도 17346 판결아동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등 사실관계 피고인은 20대회사원으로 2013년인터넷채팅사이트를통해지적장애 3급인피해자 ( 중학교 3학년, 14세 ) 를만났다. 피고인은피해자를모텔, 창고등에서 4차례간음하였고, 성관계를갖는장면이나피해자의나체사진을휴대전화카메라로촬영하였다. 1심인춘천지방법원원주지원은피고인에게징역 3년및 120시간의성폭력치료프로그램이수와 5년간의신상정보공개 고지를명했다. 피고인은피해자의지적장애를알지못하였고성관계나성관계장면촬영시에피해자의동의가있었음을주장하며항소하였다. 그러나서울고등법원은 2014. 12. 3. 선고 ( 춘천 )2014노 160 판결에서피고인의항소를기각하였다. 대법원은본판결을통해피고인의상고를기각하고원심을확정하였다. 선정의견 장애인이성범죄의대상이된경우피해자의연령이나가해의방법, 장애의유형, 정도등에따라형법이적용되기도하고아동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 청소년성보호법 ) 또는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적용되는경우도있다. 기본적으로피해자가 13세미만인경우피해자의장애유무와관계없이피해자와간음한피해자가처벌되고, 간음행위의대상이된피해자가 13세이상 19세미만인경우피해자에게장애가있을때만처벌대상이되며장애정도에따라처벌수위가달라진다. 본사건의경우피해자가 13세이상 19세미만이었고지적장애 3급에해당하는장애를가지고있었기때문에기소되었는데, 장애의정도가심하지않아서가해자가청소년성보호법제8조제1항에따라처벌될수있는지여부가첫번째쟁점이었다. 위조항은 13세이상 19세미만인피해자가장애로인해사물을변별하거나의사를결정할능력이미약한경우가해자를 22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7 처벌하고있다. 대상판결은 사물을변별할능력 이나 의사를결정할능력 의의미를각판시하며, 위각능력이미약한지여부는 해당연령의아동 청소년이통상갖추고있는능력에비하여어느정도낮은수준으로그로인하여성적자기결정권을행사할능력이부족하다고판단되면충분하다 고판시하였다. 이는 13세이상미성년자인성범죄피해자가또래에비해사물을변별하거나의사를결정할능력이부족한경우이러한장애가없는또래에비해피해자의성적자기결정권을더보호하여야한다는전제에서비롯된판단으로서, 지적장애를가진청소년의성적자기결정권을보다넓게보호할수있다는점에서큰의의가있다. 선정의견 김 용 혁 본사건의두번째쟁점은촬영자가개인적으로소지하기위하여자신이등장하는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을제작하였을때지적장애를가진촬영대상자가동의하였다고촬영행위의위법성이없다고볼수있는지여부이다. 청소년성보호법제11조제1항은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을제작, 수입또는수출한자를강하게처벌하고, 같은조제5항은이를단순소지한경우에도처벌의대상이되도록규정하였다. 이사건의경우장애를가진피해자가영상촬영에동의한것인지여부가문제가되었는데촬영에동의하였다고여겨지는경우위법성이조각된다. 본판결은피해자가피고인과몇번만난사이에불과하고, 피해자가장애로인하여사물을분별 의사를결정할능력이미약하며순간적으로거부감을표시하거나지워달라고요청하기도한점에비추어자발적이고진지하게자신의성적자기결정권을행사한 동의 를하였다고볼수는없다고판단하였다. 비록피해자의지적장애가중한정도는아니었지만피해자에게지적장애가있다는점과피해자가사회적으로미성숙하여보호하여야하는청소년이라는점을고려하여피해자의동의를매우제한적으로만인정하였다는점이마땅하다고판단되어디딤돌판결로선정하였다. 디딤돌판결 23
장애인복지시설에대한제재처분의적법여부는장애인복지법규정및법의취지에적합한지에따라개별적으로판단해야한다 서울고등법원 2014. 7. 2. 선고 2013 누 11880 판결시설폐쇄처분취소 사실관계 원고는 2006. 1. 19. 피고 A 군수에게정신지체장애인생활시설설치신고를하고시설을운영했다. 피고는 2012. 9. 4. 시설폐쇄처분을내렸는데그이유는 1) 장애인복지법에따른시설설치기준에미달 2) 회계부정 3) 장애인을이용하여부당한영리행위를하였다는것이었다. 항소심에서인정된사실은다음 3가지이다.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제42조및 [ 별표 5] 에따른인력기준미달 입소자들의장애수당및장애인연금부당사용 ( 약 1억 1천 7백만원 ) 입소자 10명의노동력착취 (09년 ~11년까지무임금으로카네이션제작 ), 판매대금중 2억 3천여만원을남편의교회건축비로사용 1심은원고가과거에피고의지도나제재처분을받거나횡령과관련한형사처벌을받은적이없고, 시설폐쇄로인한전원조치로입소장애인들이피해를입을수있으며사회복지사업법시행규칙제26조의2 [ 별표 4] 의행정처분기준에따르면 1차위반은개선명령을하도록되어있다는등의이유를들어폐쇄처분은재량권을일탈 남용한것으로보아위법하다고판단하였다. 그러나항소심인서울고등법원은피고의시설폐쇄처분이적법하다고판단하여 1심판결을취소하고원고의청구를기각하였다. 항소심은장애인복지법은사회복지사업법에대해특별법의지위에있으며, 제재처분의적법여부는사회복지사업법에따라판단할것이아니라장애인복지법및그취지에적합한지여부에따라개별적으로판단하여야한다고보았다. 그리고각처분사유의중대성및제반사정을종합적으로판단할때시설폐쇄처분은장애인복지법의취지에부합하는것으로적법하며재량권의범위를일탈 남용하여위법하다고보기어렵다고판단하였다. 24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8 장애인거주시설의운영과관련하여사회복지사업법과장애인복지법이함께적용되며두 법률모두보건복지부장관등의제재처분권한을규정하고있다. 다만제재처분의세부기준 을정하고있는사회복지사업법과달리장애인복지법은이러한세부기준을갖고있지않다. 선정의견 그동안장애인복지시설에대해제재처분을할때사회복지사업법시행규칙제26조의2 [ 별표 4] 를준용내지적용하는경우가많았다. 그래서장애인거주시설이중대한위반행위를저지른경우에도 1차위반이라는이유로경미한제재처분이내려지거나, 동일한위반행위가반복하여발생했음에도종전처분의효력이실효되어가중적제재처분을하지않는경우가많았다. 김재왕 이판결은회계부정이나불법행위기타부당행위등의위반행위를하여사회사업법상 1차위반에해당하는장애인거주시설에대하여지방자치단체가한시설폐쇄처분이정당하다고한판결이다. 이판결은 1장애인복지법은사회복지사업법과특별법과일반법관계에있고, 2장애인복지법제62조는사회복지사업법제40조제1항과조문체계및처분사유가서로다르며, 3장애인복지법제62조의처분사유를해석함에있어서는육체적 정신적으로취약한상태에있는장애인에대한보호와인권침해방지등에더욱중점을두어야할것이고, 4사회복지사업법시행규칙제26조의2 [ 별표 4] 는사회복지사업법제40조제1항이정한사유를기준으로하여세부적기준을정하고있을뿐, 장애인복지와관련한특별한고려가있는것도아니므로, 이를장애인복지법에근거한처분의기준으로직접적용하거나준용하기는어렵다고하였다. 이판결은장애인복지시설에대한제재처분과관련해사회복지사업법이아니라장애인복지법이적용됨을분명히한점에서의미가있다. 또한처분사유를해석함에있어서장애인의인권보장과인권침해방지등에중점을두어야한다고한점도주목할만하다. 향후인권침해등이발생한장애인복지시설에대하여엄중한처분을내릴수있는근거를확인했다는점도긍정적이다. 디딤돌판결 25
정신적장애인의 항거불능인상태 여부를판단할때에는지적능력외에사회적지능 성숙의정도, 대인관계에서의특성, 의사소통능력등을전체적으로살펴야한다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 도 6907 판결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 장애인에대한준강간등 ) 사실관계 피고인은 2010. 6. 27. 17:00경모공원에서정신지체 3급장애인인피해자 ( 여, 33세 ) 를상대로한손으로어깨를감싸고다른한손을옷속으로넣어가슴을만지다가피해자의바지지퍼를내려성기에손가락을넣는등추행을한혐의로공소가제기되었다. 1심은피해자의사회성지수 (SQ) 를 48.94( 약 7세 8개월정도 ) 로인정하였으나피해자가범행당시의정황을구체적으로기억하여세세히진술하고, 범행당시다리를오므리는등소극적인저항행위를하였고, 범행일주일후에교회에서피해사실을이야기하여피고인이교회에나오지못하게하였다는점등을들어 항거불능인상태 에있지는않았다고보아무죄를선고하였다. 이에검사가항소하였고항소심은범행당시피해자는정신적인장애가주된원인이되어심리적또는물리적으로반항이불가능하거나현저히곤란한항거불능의상태에있었다고는보이지않는다고판시한 1심의사실인정과판단이정당하다고하여검사의항소를기각하였다. 대법원은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제6조와관련하여장애인의성적자기결정권을충실하게보호하고자하는동규정의입법취지에비추어볼때 항거불능인상태 에있었는지여부를판단할때에는피해자가정신적장애인이라는사정이충분히고려되어야할것이므로, 외부적으로드러나는피해자의지적능력이외에그정신적장애로인한사회적지능 성숙의정도, 이로인한대인관계에서의특성이나의사소통능력등을전체적으로살펴피해자가그범행당시에성적자기결정권을실질적으로표현 행사할수있었는지여부를신중히판단하여야한다 고판시하여원심을파기하고사건을대구고등법원으로환송하였다. 26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9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도17346 판결과더불어본판결역시장애인의성적자기결정권과관련되어있는중요한판결이다. 사람을강간하거나심신상실또는항거불능상태를이용하여간음한자를 3년이상의징역으로처벌하는형법에비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제6조는장애인을강간하거나장애인의항거불능또는항거곤란상태를이용하여간음한자를무기징역또는 7년이상의징역으로가중처벌하고있다. 본판결은신체적또는정신적장애로인한항거불능또는항거곤란상태의의미에대하여판시하면서, 정신적장애로인한항거불능상태를판단하기위한판단기준을제시하며피해자가그범행당시에성적자기결정권을실질적으로표현 행사할수있었는지여부를신중히판단하여야한다고하였다. 선정의견 김 용 혁 이러한판단기준을토대로이판결은피해자가정신적장애로인해항거불능상태에있었는지여부에관한원심의판단이잘못되었다고판단하였는데, 구체적으로피해자가지적장애 3급으로서전체적으로경도의정신지체수준을보이고이사건범행경위등에대해상세히진술할수있는능력을지니고있지만사회지수는 48.94에불과하고, 의사소통능력이매우지체되어있거나사회적으로위축되어있으며대인관계에서철회경향을가지고있기때문에피고인의성적요구에대해거부의의사를분명하게표시하거나다리를오므리는것이상의적극적인저항행위를할수없었다고보아야한다고판단하였다. 본판결은형사법적으로정신적장애로인한항거불능상태의판단기준과방법을구체적으로제시하였다는점에서큰의미를지니지만, 그밖에장애인이관련된사건에서장애등급에만주목하지않고피해장애인의장애특성을보다면밀히분석함으로써성범죄사건에서정신적장애인의성적자기결정권을더보호하고자하였다는점에서큰의의가있기에장애인에대한사법적판단에서의디딤돌로삼고자한다. 디딤돌판결 27
장애아동야간돌봄업무수행시의업무상주의의무위반을인정, 업무상과실치사혐의에대해공소제기를명한사례 대전고등법원 2014. 7. 18. 선고 2014 초재 78 결정재정신청 사실관계 신청인은 A의아버지로피의자 1, 2를유기치사, 업무상과실치사및증거인멸혐의로, 피의자 3을증거인멸혐의로, 피의자 4, 5를유기치사및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고소하였다. 그런데검사가이에대하여 2013. 5. 각혐의없음의불기소처분을하자재정신청을하였다. 법원은 B맹아원의생활지도교사인피의자 4의업무상과실치사혐의부분에대해공소제기를명하고나머지재정신청을기각하였다. A는양안시각장애 1급, 뇌병변 4급, 중증간질인레녹스가스토증후군을앓고있는장애아동 (11세, 여 ) 으로 2011. 11. 장애인복지법에따른장애인거주시설인 B맹아원에입소하여생활하고있었다. A는수시로힘이빠지면서머리를바닥에대었다가 1분이내에정신을차리고다시고개를드는형태로발작을일으켰고사망 1주일쯤전부터는간질증세가더자주있었다. 이때문에피해자는높은곳에혼자있도록하지않고, 앉을때는상체를고정시킬수있는안전띠가있는특수의자에앉게하였다. 피의자 4는 2012. 11. 7. 저녁 7시경부터다음날아침 9시경까지 8명의장애아동야간돌봄업무를수행하였는데 A가새벽 1시경자다가깨어문을두드리자동요를틀어주고책상앞에있는일반의자에앉도록한후피해자가취침을하지않았는데다른장소에가서취침을했다. 그리고피해자는아침 6시경사망한상태로발견되었다. 법원은피해자 A가깨어문을두드렸으면다시잠이들때까지피해자를지켜보면서동태를살피거나특별히긴급구호가필요한상황이발생하지않는지주의깊게살펴야할주의의무가있다고할것이나이를게을리한업무상과실로피해자로하여금간질발작으로인한호흡곤란또는심장부정맥등을이유로사망에이르게하였다고보아공소를제기함이상당하다고판단하였다. 28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10 장애인시설내사고가빈번히발생하고있음에도, 밀폐된공간에서일어난일이기에시설운영자의주의의무위반을밝혀낸다는것이쉽지가않은것이현실이다. 그래서피해가족들과시민단체의고소, 고발에도사실상시설운영자등이처벌되는경우는손에꼽힐만하며대부분의경우에는증거가부족하다는이유로사건은그대로종결되어버리기일쑤다. 또한실체적진실을발견하는것이그역할인수사기관마저도철저한수사로시설운영자등의주의의무위반을밝혀내려는노력을기울이기보다는오히려시설운영자등을처벌하려면증거를가져오라며고소인과고발인을윽박지르는경우까지발생하는것이현실이다. 결국피해자는존재하는데, 책임지고처벌받는사람은없는식으로이런사건은그냥묻혀버리고만다. 선정의견 최 정 규 기소독점주의를취하고있는우리형사사법체계에서 재정신청제도 는중요한제도이고, 재정신청제도가확대됨으로검찰의기소권을견제할수있다는많은기대를가졌다. 그러나사실상재정신청인용율은전국평균 1.4% 에불과할정도로과연위제도가제대로그기능을발휘되고있는지에대해의문을제기하는목소리가높다. 이결정은장애인거주시설에서발생하는사망사고관련명확한증거가없는이상면죄부를주고있는수사기관의관행에제동을건것으로, 재정신청제도 의존재이유를명확히한결정이다. 아울러장애인거주시설에서발생하는사고에대하여시설관리자에게그책임을물을수있는기준을제시함으로서장애인거주시설을이용하는장애인들의안전을위한시설관리자의철저한안전배려의무이행을이끌어낼수있을것으로판단된다. 디딤돌판결 29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선정위원회에서걸림돌판결로선정된판결은총 8 개판결입니다.
판결 1 2 3 4 5 6 7 8 광주인화학교에서벌어진성폭력범죄등에관한국가배상청구기각 ( 영화도가니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9. 30. 선고 2012 가합 22797 판결 시각장애인을위한점자형선거공보에관한헌법소원심판청구기각 헌법재판소 2014. 5. 29. 선고 2012 헌마 913 결정 저상시외버스를도입하지않아시외이동권을침해받은휠체어이용장애인의손해배상청구기각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7. 12. 선고 2011 가단 472077 판결 보호의무자에의한정신의료기관비자의입원을허용하는정신보건법규정에대한헌법소원심판청구는직접성요건을갖추지못한것으로부적법하다 헌법재판소 2014. 3. 4. 선고 2014 헌마 22 결정 지적장애인에대한보험가입거절에관하여청약이없었음을이유로원고들의청구를기각한사례 서울고등법원 2011. 9. 2. 선고 2011 나 18439 판결 폭행 강요로휴대폰계약을체결한지적장애인의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원고의청구를기각한사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24. 선고 2013 가단 5018922 판결 동성동반자가없는시각장애인에대한목욕탕입장거부는장애인차별금지법상차별행위에해당하지않는다 대전지방법원 2012. 2. 15. 선고 2011 가소 122610 판결 신안염전노예사건의피해자인지적장애인의진정한의사를확인하지않고변호인이제출한처벌불원서를판결에반영한사례 광주지방법원목포지원 2014. 10. 16. 선고 2014 고합 57 판결
광주인화학교에서벌어진성폭력범죄등에관한국가배상청구기각 ( 영화도가니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9. 30. 선고 2012 가합 22797 판결손해배상 ( 기 ) 사실관계 원고들은청각장애인학교인광주인화학교의학생으로인화학교를운영하던사회복지법인 A의교사, 생활재활교사, 행정실장, 교장등으로부터성폭력범죄, 폭력범죄의피해를입었다. 이러한피해사실이처음밝혀진후국가인권위원회는가해자에대한고발조치, 임원진의재구성, 치료프로그램실시등을권고하였고그럼에도불구하고 2009년및 2010년경인화학교의학생에의한성폭력범죄가또다시발생하였다. 원고들은성폭력범죄, 폭력범죄가국가및지자체의관리감독의무소홀로인하여발생하였 으며수사상과실, 광주광역시공무원의명예훼손또는모욕, 교육권 학습권침해등을들어 국가, 광주광역시, 광주광역시광산구를상대로국가배상청구소송을제기하였다. 그러나재판부는이사건소는국가배상청구권이발생한 1985년경부터 2006년경으로부터 5년이경과한 2012. 3. 에제기되었으므로국가배상청구권이시효로소멸하였다고판단하였다. 또한소멸시효의기산점에관한원고의주장을배척하고, 원고의소멸시효항변이권리남용에해당한다는원고의주장역시인정하지않았다. 또한국가인권위원회의권고이후교육감등의조치가다소미흡하였고또다시성폭력범죄가발생하였다고하더라도교육감등의과실행위로성폭력범죄가발생했다고보기는어렵다고판단하였다. 32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1 대상판결은도가니사건에대한국가배상청구사건의제1심판결이다. 이사건의가장핵심적인쟁점은소멸시효에관한것이었다. 피해자들은장애인으로서어린학생들이었는데, 특수학교의교장, 교사, 생활지도교사, 행정실장에의하여오래동안지속적으로강간, 강제추행등여러가지성폭행범죄의대상이되어왔다. 피고인대한민국과광주광역시, 광주광역시광산구는소멸시효가도과되었다고항변하였고, 법원은소멸시효가성범죄사건이발생하였을때또는성범죄에대해불기소처분이있었던때에개시되었고, 그로부터 5년이경과된후인 2012. 3. 20. 이사건소가제기되었다는이유로피고들의소멸시효항변을인정하였다. 한편, 원고들은아동기에성폭력범죄등의피해를입은장애인들이기때문에객관적으로권리를행사할수없었던장애사유가있었다는재항변을하였지만, 법원은객관적으로이를인정하기어렵다는이유로배척하였고, 배척한이유에관하여는구체적인내용을담지않았다. 선정의견 김 용 혁 그러나불과 5개월전에선고된한센병환자들의국가배상청구소송에서광주지방법원은피고인대한민국의소멸시효항변에관하여전혀다른판단을하였다 ( 광주지방법원 2014. 4. 29. 선고 2013가합10285 판결 ). 위사건은강제로정관절제수술이나임신중절수술을받았던한센인들이국가배상청구를한사건으로서, 광주지방법원은위판결에서한센인인원고들의국가를상대로한손해배상청구권이각가해행위가있었던때에개시되는것이아니라진상규명위원회가피해자의피해를확인하여준때로부터개시된다고보아야한다고판단하였다. 또한위법원은정당한법적근거도없이국가가한센병환자들에대한정관절제수술이나임신중절수술등을행하였다는점, 전문적지식을갖추지않은원고들로서는국가가정당한법적근거를가지고부득이하게위수술들을시행하였을것으로오인할수있었다는점, 원고들을포함한한센인들스스로가생활을국가에의존하고있었다는점, 한센인들대부분이낮은교육수준을가졌다는점, 원고들을비롯한한센인들대부분이위수술들에대한문제의식을가지고국가를상대로불법행위에기한손해배상책임을묻는것을기대하기곤란하다는점등 디딤돌판결 33
선정의견 을고려할때, 국가가시효완성전에원고들의권리행사나시효중단을불가능또는현저히곤 란하게하였다고보아야하거나권리행사가불가능한사실상의장애사유가있다고보아야한 다고판단하면서, 국가의소멸시효항변을배척하였다. 즉, 유사한시기에선고되었음에도불구하고, 대상판결은원고들이장애를가진자이면서억압된교육시설내에억류되어물리적으로정신적으로감금된상태였음에도불구하고성범죄행위가발생하였을때부터소멸시효가시작된다고본반면, 광주지방법원의판결은한센인들의억류와의존상태, 지적수준등을고려할때진상규명위원회가각피해자의피해사실을인정해준때로부터소멸시효가개시된다고보아야한다고판단한것이다. 게다가대상판결은도가니사건의배경이된학교의행정실장으로부터강간치상과상해의피해를입은원고들에대해서위행정실장이수사기관으로부터불기소처분을받은 2006년경에경찰공무원의과실에대한국가배상청구권의소멸시효가개시된다고보았는데, 장애를가진당사자들이국가기관으로부터가해자가죄가없으니기소할이유가없다는답변을들은후국가를상대로국가배상청구권을행사할수있으리라고기대하는것은매우어려운일이다. 다시말해대상판결은도가니사건의피해장애인들이놓여있는상황과배경에대한이해가전혀없이소멸시효에관한법문을단순문리적으로해석 적용하여피해장애인들의구제의길을막았을뿐만아니라더나아가국가및지방자치단체의책임에면죄부를줌으로써여전히성범죄의피해하에고통받고있는교육시설내장애인들의실효적구제를어렵게만든것이다. 한편, 대상판결의원고들은위판결에대해항소하였지만, 항소심인서울고등법원은 2015. 5. 28. 선고 2014나2039990 판결로원고들의항소를기각하였고, 다시위항소심판결에대해상고하였지만대법원은 2015. 10. 15. 2015다223756 판결로원고들의상고를심리불속행기각하였다. 34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1 장기간교육시설내에서억울하게강간당하고추행당하며폭행당한어린장애인들이가해자들도적정히처벌되지않고국가와지방자치단체도책임이없다는현실속에놓이게되었다는점이오늘날대한민국의현실이란점에개탄하면서본선정위원회는그 1심판결인대상판결을장애계를위협하는대표적인걸림돌판결로선정하고자한다. 선정의견 김용혁 디딤돌판결 35
시각장애인을위한점자형선거공보에관한헌법소원심판청구기각 헌법재판소 2014. 5. 29. 선고 2012 헌마 913 결정공직선거법제 65 조제 4 항위헌확인 사실관계 시각장애 1급인청구인은시각장애인을위한점자형선고공보의작성여부를후보자의임의사항으로하고, 점자형선거공보의면수도비장애인을위한책자형선거공보의면수이내에서작성하도록규정하고있는공직선거법제65조제4항이청구인의선거권등을침해하고헌법제34조제5항에따른국가의장애인보호의무에위반된다고주장하여헌법소원심판을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는 5인의재판관의합헌의견에따라원고의청구를기각하였다. 먼저선거권의침해여부에관하여비장애인을위한책자형선거공보의작성여부도임의사항이므로양자사이에차별이없으며, 시각장애인은점자형선거공보가아니더라도의무적으로시행되는방송을통해선거에관한정보를충분히얻을수있고, 점자형선거공보의작성 제출이의무사항일경우후보자의선거운동의자유가제한됨을들어선거권의침해가아니라고판단하였다. 다음으로평등권침해에관하여면수제한에따라점자형선거공보에는책자형선거공보의일부정보만이발췌되어수록되게되므로시각장애인과비장애인사이에차별이있게되나다양한선거운동방법에의해선거에관한정보를얻을수있고, 선거공보의정보가선거권행사여부를좌우할만한필수적인요소로볼수없다고보아평등권을침해를인정하지않았다. 마지막으로헌법제34조제5항의위반과관련하여선거권의제한은생활능력없는국민에대한국가의경제적 물질적보호를규정한위헌법규정의보장영역에해당한다고보기어렵고, 선거권은생존권적인사회적기본권과그성질을달리한다고보아동헌법조항에위반된다고할수없다고판단하였다. 한편재판관 4인은심판대상조항이시각장애인의정치적정보취득의기회를실질적으로제한함으로써청구인의선거권및평등권을침해하여헌법에합치되지아니한다는반대의견을내었다. 36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2 이결정은시각장애인을위해점자형선거공보작성을의무화하지않은것이시각장애인 의선거권과평등권을침해하지않는다는것이다. 이사건은공직선거법제 65 조제 4 항에대한 것으로 5 인의재판관이합헌의견을, 4 인의재판관이위헌의견을내어합헌으로결정되었다. 선정의견 다수의견은선거공보가다양한선거정보제공수단중하나에불과하며인터넷을통해검색된정보를음성으로전환하는기술이빠르게발전하고있다는점, 점자형선거공보의제출을의무화할경우후보자의선거운동의자유가제한된다는점등을들어점자형선거공보작성을의무화하지않더라도시각장애인의선거권과평등권을침해하지않는다고하였다. 유재규 그러나이와같은다수의견은시각장애인의현실에비추어볼때아쉬움이있다. 시각장애인은국민의한사람으로서선거권을가지며, 이를위하여후보자의인적사항및공약에대한충분한제공받을권리가있다. 그런데점자형선거공보는시각장애인들이언제든편하게선거와관련된정보를종합적이고체계적으로접할수있는수단이라는점, 선거공보의작성및발송비용은국가가전액부담하므로후보자의선거운동의자유가실질적으로제한된다고보기도어려운점, 점자형선거공보의분량을책자형선거공보의면수이내로한정할경우점자의특성상내용의동일성유지가불가능하다는점, 음성을이용한인터넷정보검색의경우시각장애와청각장애를함께가진경우는활용이불가능하다는점등을고려하면점자형선거공보를의무화하지않는것은시각장애인의선거권, 비장애인과의관계에서의평등권이침해되는것으로생각할여지가커보인다. 더욱이민주주의사회에서선거권은국민주권과대의민주주의를실현하는핵심적인수단이므로이에대한기본권은충분히보장되어야한다. 디딤돌판결 37
저상시외버스를도입하지않아시외이동권을침해받은휠체어이용장애인의손해배상청구기각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7. 12. 선고 2011 가단 472077 판결손해배상 사실관계 원고들은서울특별시에거주하며뇌병변장애등으로인하여휠체어의사용이불가피하다. 원고들은서울특별시에서시외로운영하는시외버스에저상버스가없어시외이동권을박탈당하였고시외버스의접근 이용에있어차별을받아정신적손해를입었음을이유로국가와서울특별시 ( 피고들 ) 를상대로손해배상을청구하였다. 법원은원고의청구를기각하였는데주된이유는다음과같다. 먼저피고들이시외버스에저상버스를도입하여야할구체적인의무를부담하는지여부에관하여 1) 장애인복지법, 장애인등편의증진법규정은시외버스에저상버스를도입하는것이장애인들을위한안전한편의시설이라고단정할수없는현재의기술수준에비추어볼때국가와지자체에게시외버스에저상버스를도입하여야할의무를부과한규정이라고해석할수없다 2) 장애인차별금지법규정은피고들에게현재존재하는모든교통수단에장애인들이비장애인과동일하게이용할수있는설비를갖출의무를부과하는것으로해석할수없다 3) 이동편의증진법규정은국가와지자체가반드시모든유형의버스에저상버스를도입하는계획을수립하여야하는것으로해석할수없다고보았다. 또한피고들이저상버스를도입하지않고운행계획조차수립하지않거나시외버스운송업자에게재정지원등을하지않은것이장애인이차별없이안전하고편리하게교통수단을이용할수있는시설의설치, 운영, 관리, 감독을위한정책을입안하고추진해야할의무를다하지아니한것인지에대해 1) 피고서울특별시는시외버스운송사업의관할관청이아니며 2) 피고대한민국은이동편의증진법에따른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계획을수립하고정책을추진하고있다고봄이상당하고현재기술수준및관련규정에비추어위험하고비효율적인저상시외버스를마련하지않고관련계획수립, 감독을하지않은것이의무위반이라고볼수는없다고판단하였다. 38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3 이판결은국가와서울특별시가서울특별시에서시외로운행하는시외버스에저상버스를도입할의무를부담하지않는다고판시하였다. 장애인이지역사회에서함께어울려일상을영위하기위하여는기본적인이동권이보장되어야한다. 이러한취지에서장애인차별금지법은이동및교통수단에서의차별을금지하고있다 ( 제19조 ). 장애인관련법률은궁극적으로장애인이독립적사회구성원으로서동등하게일상을영위할수있도록각종차별을금지하고, 차별이존재할경우국가와지자체에게적극적시정조치를할의무를부과하고있다 ( 장애인차별금지법제8조 ). 그런데이판결은장애인차별금지법제19조제1항 제4항 제5항의취지를현재장애인들도이용가능한이동및교통수단등을장애인이라는이유로제한, 배제, 분리, 거부하는행위를금지하는것일뿐, 현존하는모든교통수단에장애인이비장애인과동일하게이용할수있는설비를갖출의무를부과하는것으로해석할수는없다고판시하여그취지를좁게해석한아쉬움이있다. 또한이판결은저상시외버스의도입이현재의기술수준및관련규정에비추어위험하고비효율적이며시외버스에는고상버스에휠체어리프트를설치하는것이더안전하고효율적이라는점을전제하고있다. 그러나휠체어리프트방식은올리고내리는데시간이많이걸린다는점, 승하차가빈번한일반시외버스의경우리프트방식은장애인과비장애인모두에게효율적인수단이아니라는점등을고려할때판결의전제사실이타당하다고보기도어렵다. 최근법원은고속, 시외버스에휠체어승강설비설치의무를인정하면서도저상버스도입은교통약자에대한법률상의무가아니라고하였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7. 10. 선고 2014 가합11791 판결 ). 이판결과마찬가지로장애인들이지역사회에서일상을영위하기위한기본적권리보장을위하여국가와지방자치단체가갖는적극적차별시정조치의무를소극적으로인정하고있다는점에서아쉬움이있다. 선정의견 유 재 규 디딤돌판결 39
보호의무자에의한정신의료기관비자의입원을허용하는정신보건법규정에대한헌법소원심판청구는직접성요건을갖추지못한것으로부적법하다 헌법재판소 2014. 3. 4. 선고 2014 헌마 22 결정정신보건법제 24 조제 1 항등위헌확인 사실관계 청구인들은보호의무자의동의에의하여정신의료기관에강제로입원되었다가퇴원한사람으로청구인들의의사와상관없이보호의무자의동의에의하여청구인들을정신의료기관에강제입원시키도록한정신보건법제24조제1항이청구인들의신체의자유및자기결정권을침해한다고하여 2014. 1. 동규정의위헌확인을구하는헌법소원심판을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는청구인들의신체의자유등기본권침해는정신보건법규정에근거한강제입원조치라는구체적집행행위가있을때비로소발생한것이지법률조항그자체에의하여직접발생한것이라고볼수는없다고판단하였다. 이에따라청구인들의헌법소원심판청구는직접성요건을갖추지못한것으로보아부적법각하하였다. 직접성요건 : 법률이나법률조항자체가헌법소원의대상이되기위하여필요한요건 으로집행행위에의하여기본권침해의법률효과가발생하는것이아니라법률그자체 에의하여자유의제한, 의무의부과, 권리또는법적지위의박탈이생긴경우를뜻함 선정의견 정신보건법제24조는중대한자해혹은타해의위험성이있을때에만, 그위험이지속되는기간동안만정신장애인을본인의동의없이정신병원이나정신요양시설에입소시키는것이아니라, 치료와요양의목적으로그리고자신의건강또는안전이나타인의안전을위하여필요한경우에도비자의입원이가능하도록한다. 정신병원이나정신요양시설에입소하는것은개인의자유를박탈하는것이고, 그시설에서의거주는여러명이좁은공간에감금되어지내는것이어서비인간적일뿐아니라고문에준하는조치이다. 정신보건법제21조의소위보호의무자에의해정신병원에입원된사람만하더라도전체입원환자의 70% 인 5만여명에달한다. 40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4 이렇게많은정신장애인들이본인의의사와무관하게가족의이름으로, 보호의무자의이름으로, 자유가박탈된상태에서고문에준하는비인간적인조건하에생활하기를강요받고있다. 한번이라도이런경험이있으면그것은엄청난트라우마가되어비자의입원의가능성자체가두려움으로남게된다고한다. 이는정신장애인이인간으로서의존엄한삶을영위하는데엄청난장애물이아닐수없다. 그런데위헌법재판소결정은헌법소원을형식적으로만해석하여적용하고있다. 이런논리에따르면거의대부분의정신장애인들이정신보건법제24조의위헌성을다툴기회를잃게될것이다. 인신보호법에따라비자의입원의위법성을다투더라도 6개월의비자의입원의기간이종료되면소의이익이없어서그소가각하될것이고, 정신보건법에따른비자의입원이정신장애인의인격적법익을심대하게손상한것으로다투려고하더라도우리나라의불법행위법에따르면그책임을물을방법이없을것이다. 헌법재판소의논리에따르면, 수많은사람이고통을받음에도불구하고매우드문희귀한사안이이어야만그위헌성을다툴가능성이수있을것이다. 선정의견 제 철 웅 정신보건법제24조의존재자체가정신장애인의자유로운삶의전개를통해행복을추구할가능성을박탈하거나제한하고있다는점에조금이라도유의하였다면, 중대한자해나타해의현저한위험이있을때에만정신병원에의비자의입원이가능하다는유럽인권재판소의일관된판결에조금이라도눈길을주었다면헌법재판소는헌법소원을단순히각하할것이아니라, 아니각하하더라도정신장애인의고통을감안하여정신보건법제24조의위헌성에대해언급하였어야할것이다. 최고재판소가가지는권위와역할을충분히고려하지않고형식적논리에따라판결하였다는점에주목하여걸림돌판결로선정하였다. 디딤돌판결 41
지적장애인에대한보험가입거절에관하여청약이없었음을이유로원고들의청구를기각한사례 서울고등법원 2011. 9. 2. 선고 2011 나 18439 판결차별구제청구 사실관계 지적장애인인원고 A는피고 C 보험대리점에전화를걸어종신보험에가입할수있는지문의하였고건강검진결과에따라보험가입여부의확인이가능하다는말에따라건강검진을받았는데 C 보험회사의보험가입기준상종신보험에가입할수없다는말을들었다. A는 D, E 생명보험주식회사에도지적장애가있음을밝히면서보험가입을위한전화상담을받았으나가입이어렵다는답변을들었다. 또다른지적장애인인원고 B 역시 D, F 생명보험주식회사상담원과 A와마찬가지방법으로상담을하였으나보험가입을거절당하였다. 이에원고 A와 B는피고 C, D, E, F 생명보험주식회사를상대로장애인차별금지법에따른차별행위를이유로정신적손해의배상및원고들의각청약에대한승낙의의사표시혹은보험가입절차의이행을청구하였다. 그리고 1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76271 판결 ) 에서패소하자항소를제기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원고 A의청구에관하여 A가피고 C에게보험가입의청약을했다고인정하기어렵고원고들의피고 D, E, F에대한청구에관하여도보험가입을위한전화상담을한사실은인정되나종신보험가입을위한청약을하였다는점은인정할수없다고보아원고들의항소를기각하였다. 선정의견 대법원은일관된판례를통해의사능력을 자신의행위의의미나결과를정상적인인식력과예기력을바탕으로합리적으로판단할수있는정신적능력내지는지능을말하는것으로서, 의사능력의유무는구체적인법률행위와관련하여개별적으로판단 해야한다고한다. 계약의청약은그내용을이해하는사람이구두또는서면으로, 혹은다른사람을통해이를전달할수도있다. 그런데이판결은너무쉽게원고가청약의의사표시를하지않았다고단정하고만다. 42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5 원고가먼저전화로보험가입의의사를표시하였고, 피고측의안내에따라신체검사를받았으며, 원고를지원하는제3자를통해청약의의사표시를전달하였다면원고의청약의의사표시는있었다고보고, 원고가그의사표시를할능력이있는지여부를판단하였어야할것이다. 이사건의종신보험계약은다른계약에비해복잡하지않기때문에, 금융기관인피고는신뢰관계자의지원을통해원고에게쉬운용어로이보험계약의핵심권리와의무를설명하고원고가이를이해할수있는지여부를보고청약의의사표시의유효성을판단하였어야할것이다. 법원역시원고의신뢰관계자를활용하여이사건의종신보험계약의핵심내용을원고에게쉽게설명해준후원고가그내용을이해하는지, 그리고그에대해결정을하는지를살펴본후청약이있는지유무를판단하였어야할것이다. 이런절차를거치지않고단순히지적장애 2급이라는이유로보험계약을체결할능력이없었기에청약의의사표시가없다고판단하게되면, 이는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요구하는 정당한편의제공 을지적장애인에게하지않은것을합법화시켜주는결과가될것이다. 민사소송절차내에서원고의청약이있었는지유무를판단하기위해서도법원은원고가이사건보험계약을이해할능력이있는지유무만을판단하여야하고, 이를이해할능력이있는지를판단할때에도의사소통을지원할전문성있거나원고와신뢰관계가형성된제3자의지원을받도록조치하였어야할것이다. 선정의견 제 철 웅 이판결은의사능력유무의판단기준에관한대법원의판례를적용함에있어서개별화, 구체화된기준을개발시키기보다는종전과마찬가지로지적장애 1급내지 3급이면이러저러한법률행위의의미를이해하지못할것이라는선입견에영향을받아기계적으로사건을처리하였다는인상을지울수없었기에걸림돌판결로선정하였다. 향후신뢰관계자의지원하에당해법률행위의의미를이해하는지유무를기준으로당해법률행위에대한의사능력유무를판단하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 디딤돌판결 43
폭행 강요로휴대폰계약을체결한지적장애인의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원고의청구를기각한사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24. 선고 2013 가단 5018922 판결채무부존재확인 사실관계 원고는피고이동통신 3사와 7건의이동통신이용계약및휴대폰할부계약을체결하였고이에따른채무가존재하지않음을확인하기위하여소를제기하였다. 원고는지적장애 3급의장애인으로피고들과의계약당시집에서가출하여생활하다가성명불상자 2인을만나그들의폭행, 강요로이사건계약을체결하였음을주장하였다. 법원은원고의의사능력결여에따른무효주장, 불공정한법률행위에따른무효주장, 반사회질서의법률행위에따른무효주장, 사기 강박 착오를원인으로한취소주장에대하여이를인정할증거가없다는이유로이를모두배척하고원고의청구를기각하였다. 비교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2. 18. 선고 2013나53976 판결 ] : 중증도의정신지체를갖고있는지적장애 2급의피고를상대로서울보증보험주식회사가자동차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에따른구상금을청구한사안에서법원은피고의지적상태를고려하여추완항소가적법하다고인정하고, 이름외에문자를읽거나쓰지못하고자동차운전면허도없는피고와원고사이에이사건계약이유효하게체결되었다고인정하기에는부족하다고판시하여 1심판결을취소하고원고의청구를기각함 44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6 2015년한해동안 ( 사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장애인상대명의도용, 사기등재산권관련피해상담을한건수는 940건으로전체상담건수의 15.4% 를차지하는등많은지적장애인들이대출, 신용카드발급, 휴대폰개통등에서악의적피해를겪고있다. 이러한피해사례의경우법적공방까지진행되는일이종종발생하는데 어찌되었든직접가서서명한것은맞지않느냐? 는식의논리, 처분문서의증명력 이라는도그마틱에갇혀지적장애인들이패소하는경우가많이발생하고있다. 물론계약의구속력을무조건장애인이라는이유만으로약화시켜계약책임에서벗어나게할수는없을것이나, 위와같은기존의논리와도그마틱으로이런사건을처리하게된다면사실지적장애인들이피해구제를받을수있는사건은전무할것이기에 과연이러한사건에서기존의논리와도그마틱을적용하는것이 공정 한것일까? 에대한문제의식을가질필요가있을것이다. 선정의견 최 정 규 이판결은 어찌되었든직접가서서명한것은맞지않느냐? 는식의논리, 처분문서의증명력 이라는도그마틱에갇힌전형적인예에해당하며, 이러한판결들은지적장애인들의피해구제에걸림돌이되고있다. 이와반대로같은법원 2014. 12. 18. 선고 2013나53976 판결은기존의논리와도그마틱에갇히지않고지적장애인에대한충분한이해를바탕으로그들이계약의구속력에서벗어날수있는길을열어주고있어이판결과대조를이루고있다. 앞으로유사사례에있어법원이더이상기존의논리와도그마틱에서벗어나지적장애인에 대한충분한이해를바탕으로그들이입은피해를구제하는판결이특별한것이아닌보편적 인판결이되기를기대해본다. 디딤돌판결 45
동성동반자가없는시각장애인에대한목욕탕입장거부는장애인차별금지법상차별행위에해당하지않는다 대전지방법원 2012. 2. 15. 선고 2011 가소 122610 판결손해배상 ( 기 ) 사실관계 원고 A는전맹의시각장애여성이다. A는 2010. 12. 남성활동보조인의도움을받아 B 목욕탕의매표소까지왔는데, B 목욕탕을운영하는피고 C는도와줄동성과함께오지않으면어떻게하느냐고 A에게말하였다. 이를기화로 A와 C 사이에언쟁이계속되었고 C는 A의목욕탕입장을거부하였다. A는이사건이전에 3~4회가량동성동반자없이 B 목욕탕에입장한적이있었는데그때마다목욕관리사의도움을받아이동, 탈의, 입욕등을마친적이있었다. A는시각장애인인원고가동성동반자없이왔다는이유로, C가목욕탕입장을거부한것은장애를이유로한차별행위로서장애인차별금지법위반에해당한다고하여 C에게 100만원의손해배상을구하는이사건소를제기하였다. 법원은먼저피고의목욕탕입장거부는장애를사유로피고를불리하게대한경우에해당한다고판단하였다. 그러나동성동반자없이원고가혼자목욕탕에입장하도록허용하는것은피고에게과도한부담이되거나현저히곤란한사정이있는것으로볼수있으므로장애인차별금지법에따른 정당한사유 가있는경우에해당,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말하는차별행위에해당하지않는다고판시하고원고의청구를기각하였다. 선정의견 장애인차별금지법은헌법의평등권을사인에게까지확장하여실현하고자제정된법률이다. 그리하여장애인차별금지의무를국가와지자체뿐만아니라법인과자연인에게도부여하고있다. 그래서자연인인사용자, 재화 용역의제공자, 시설물의소유자등은각각고용, 재화 용역의제공, 시설물의이용등에서장애인을차별하여서는아니된다. 46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7 이판결은전맹시각장애인이동성동반자없이목욕탕을이용하려다가목욕탕업주로부터출입을거부당한것에대해손해배상을청구한사안에서차별의정당한사유가있다는이유로원고의청구를기각한판결이다. 이판결은 1 원고가공중목욕탕을이용하는경우누군가의도움을받는것이필수적이라고보이고, 2 이때의도움은이동에있어지속적으로제공되어야하는것으로보이는점, 3 이러한도움제공을사인인피고에게일방적으로부담지울수있는명시적인근거를찾기어려운점, 4 이때목욕탕에서근무하는업주나목욕관리인에게선의의도움을무제한적으로요청할수는없는점, 5 동반보호자가없는시각장애인들을위한별도의추가인력의고용을목욕탕업주인피고에게강요할수도없는점, 6 만일피고로하여금원고와같이동성보호자를동반하지아니한시각장애인을입장시킨후자발적인도움을주도록유도한다면이는공익적성격이있는장애인보호에따른비용이나부담을사인에불과한피고에게일방적으로전가하는것이되어그타당성이나합리성에의문이드는점, 7 또한원고가목욕탕내에서시설을이용하던도중사고가발생하게되면, 업주인피고가그책임에서언제나완전하게자유로울수는없다는점등을고려하여, 이사건차별의정당한사유가있다고하였다. 나아가이판결은장애인의목욕탕이용에따르는부담이나비용을누가부담하여야하는지에대하여, 헌법제34조제5항과장애인차별금지법제8조등을근거로장애인보호를위한부담이나비용은국가나지자체가부담하는것이마땅하다고하였다. 선정의견 김 재 왕 이판결은장애인차별금지법제15조가명시적으로재화 용역의제공자에게장애인차별금지의무를부여하고있고, 그의무주체를국가와지자체로한정하고있지아니함에도불구하고, 장애인보호를위한부담이나비용은국가나지방자치단체가부담하는것이마땅하고사인인목욕탕업주에게부담시킬수없다고하였다. 이는사인에게까지평등권의효력을확장시킨장애인차별금지법의입법취지에정면으로반하는것으로잘못된해석이고장애인권을후퇴시킨것이다. 디딤돌판결 47
신안염전노예사건의피해자인지적장애인의진정한의사를확인하지않고변호인이제출한처벌불원서를판결에반영한사례 광주지방법원목포지원 2014. 10. 16. 선고 2014 고합 57 판결영리유인, 준사기, 감금, 근로기준법위반 사실관계 피고인은전남신안군에서피해자외 1명을고용하여 4,000평규모의염전을운영하면서천일염을생산 판매하는자로 2001. 1. 경무허가직업소개업자를통해지적장애 1급의장애인인피해자를소개받았다. 그리고먹여주고재워주며월급도주겠다고하여피해자를기망한후피해자에게임금을주지않고 2001. 1. 경부터 2014. 2. 까지위염전에서일을시켰다. 이과정에서피고인은피해자가일을잘하지못한다는이유로피해자를폭행하기도하였다. 또한피고인은신안염전노예사건이불거지자 2014. 2. 피해자를목포시로데리고가한달정도밖으로나가지못하도록감시하며피해자를감금하기도하였다. 검사는피고인을영리유인, 준사기, 감금, 근로기준법위반으로공소를제기하였다. 재판부는피고인에게징역 2년, 집행유예 4년및 120시간의사회봉사를명하였고임금미지급으로인한근로기준법위반의점에관한공소를기각하였다. 한편피해자가피고인의처벌을원하지않는다는 2014. 10. 13. 자합의서가제출되었다. 양형에있어서피고인이피해자를위하여 8,000만원을공탁한점, 피해자가처벌을원하지않는점, 피고인이자백하고 6개월간의구금생활동안잘못을반성한점이유리한정상으로참작되었으며, 임금미지급의근로기준법위반의점은반의사불벌죄로서합의서에기재된처벌불원의사에따라공소가기각되었다. 판결선고일은 2014. 10. 16. 이다. 검사는양형부당을이유로항소하였으며 2015. 2. 항소가기각되었다.( 광주고등법원 2014 노436호판결, 항소심공판기일에피해자가후견인, 피해자대리인과함께출석하였고, 위처벌불원서가피해자의진의가아님은밝혀져항소심판결문에는 피해자와합의가이루어지지않았음 이명시되어있다.) 48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
8 신안군염전피해장애인사건과관련하여 10년넘게노동력을착취한피해염주들에대한솜방망이처벌에대해서는이미사회적으로논란이된바있다. 최저임금으로계산한금액만큼피해변제가되었다는이유로집행유예판결이쏟아져나왔고, 아울러장애인의노동력을착취한행동이 지역적관행 이었다며가해자들에게유리한양형사유에언급된것을보고 AP 통신등외신들도앞다투어위판결들의문제점을다루고있을정도다. 관련판결들중특별히이판결을걸림돌판결로선정한이유는앞에서설명한것과같은양형만의문제가아니라, 지적장애인의인격권을짓밟은가해자를처벌하는형사재판과정에서조차지적장애인인피해자의의사가왜곡되는등지적장애인의인격권이다시한번말살되는일이벌어졌기때문이다. 선정의견 최 정 규 피해자가직접법원에합의서또는처벌불원서를제출하지않는이상재판부는위합의서가피해자의진정한의사에의한것인지여부를반드시확인한다. 위문서에인감도장이날인되고인감증명서가첨부되었다고하더라도확인절차는보통공판기일에서철저히진행된다. 그런데이사건의경우선고를며칠남겨둔시점에변호인을통해피해자명의의처벌불원서가제출되었고, 피해자가지적장애 1급의장애인임을알면서도재판부는위처벌불원서에기재된내용이피해자의진정한의사인지확인하지도않은채처벌불원서의내용을반영시켜서판결을선고하였다. 특정후견인과피해자대리인들의노력으로항소심법정에피해자를직접세워위처벌불원서의내용이피해자의진의가아님이밝혀져항소심에서는이를바로잡을수있었으나, 도대체무슨이유로제1심재판부가이러한어처구니없는실수를범하였는지는밝혀진바가없다. 앞으로는이번걸림돌판결선정으로인해형사사법절차에서지적장애인의의사가왜곡되 는등그들의인격권이짓밟히는일이다시는없기를기대해본다. 디딤돌판결 49
발행일 : 2015. 12. 24. 집필 : 2015 장애인인권디딤돌 걸림돌판결선정위원회발행처 : ( 사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서울영등포구의사당대로 22, 이룸센터 3층전화 02) 2675-8153 / 팩스 02) 2675-8675 I S B N : 979-11-85498-25-6 93360 제작 : 리드릭 02) 2269-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