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승택 ** Ⅰ 시작하는말. Ⅱ 형이상학적무아의단초. Ⅲ 윤회부정의무아. Ⅳ 비아와교체가능한무아. Ⅴ 윤회와공존하는무아. Ⅵ 마치는말. 요약문 [ ] 필자는무아해석의시대적단층이 형이상학적무아 와 실천적무아 로대별될수있다고전제한다. 본고는전자의 형이상학적무아 를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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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승택 ** Ⅰ 시작하는말. Ⅱ 형이상학적무아의단초. Ⅲ 윤회부정의무아. Ⅳ 비아와교체가능한무아. Ⅴ 윤회와공존하는무아. Ⅵ 마치는말. 요약문 [ ] 필자는무아해석의시대적단층이 형이상학적무아 와 실천적무아 로대별될수있다고전제한다. 본고는전자의 형이상학적무아 를규명하는데주력한것으로, 거기에는다시 3 가지유형의세부적해석양상이존재한다. 단멸론의방식으로윤회의교리를배척하는 윤회부정의무아, 초월적자아를드러내기위해경험적요인들을부정하는방식의 비아와교체가능한무아, 무아의논리로써윤회를규명해들어가는 윤회와공존하는무아 등이다. 이들은보편적인무아이론의구축을의도했다는점에서공통적이다. 이와같은 형이상학적무아 해석은시대적요청에부응하여붓다의가르침에대한해명을시도한것이라는점에서나름의의의를지닌다. 그러나필자의검토에따르면이들모두는간과할수없는문제점을안고있다. 먼저 윤회부정의무아 는죽음이후의자아를부정한다. 그러나죽음이후의세계에대해서는부정도긍정도원칙적으로가능하지않다. 특히 윤회부정의무아 는삼매에의한초월적지혜를통해제시되는윤회설과정면으로부딪힌다. 한편 비아와교체가능한무아 는직접적인문헌적근거를제시하지못한다. 또한구사론의비판을통해드러나듯이, 초월적인것일수도유의미한것일수도없는자기모순적자아를내밀하게전제하고있다. 마지막으로, 윤회와공존하는무아 는무아인상태로윤회한다는입장을펼친다. 그러나이것은결국윤회를설명하는논리일뿐, 무아자체에 * 이논문은 2015 학년도경북대학교복현학술연구비에의하여연구되었음. ** 경북대학교철학과교수. sati@knu.ac.kr

102 51 대한해명으로는적합하지못하다는문제점을노출한다. 필자는이상과같은 형이상학적무아 가니까야에일관된방식으로등장하는 실천적무아 와대조를이룬다고판단한다. 그러나분량관계상서로를대조하는작업은다음기회로미룬다. 필자는이러한일련의작업이붓다가가르친원형적무아를생각해보게하고, 무아설의의의에대해더욱고양된의식을갖게해줄것으로기대한다. 무아 ( 無我, anattan) 란자아 ( 我, attan) 에대한부정을의미한다. 이것을내용으로하는무아설은붓다의가르침을특징짓는독특 한위치에있다고할수있다. 불교이외의다른종교나철학에서 자아를인정하지않는경우를찾기란쉽지않다. 무아의입장에 설때윤회 ( 輪廻, saṁsāra) 의주체인자아란논외의대상이된다. 무아에대한깨달음은윤회자체가사라진해탈의경지로이끌기 때문이다. 이와관련하여붓다는해탈 ( 解脫, vimutti) 을이룬이에 게더이상윤회의괴로움이란존재하지않는다고가르쳤다. 1) 무 아의취지가해탈의성취와윤회의종식이라는수행 ( 修行, bhāvanā) 의측면에있다는사실을부정하기란어렵다. 필자는이 와같은치유적 수행적성격의무아에대해 실천적무아 로부른 다. 그런데무아를해탈이나수행이아닌윤회의과정에결부시켜 해석하는경우가있다. 인격의구성요소인오온 ( 五蘊 ) 의상속 ( 相 1) SN.. p. 59. 잘해탈한그들은완전한존재들이다. 완전한그들에게는내세울윤회가없다. (ye suvimuttā te kevalino, ye kevalino, vaṭṭaṃ tesaṃ natthi paññāpanāya.)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03 續, saṃtāna) 에의해고정불변의자아가존재하지않음에도재생 ( 再生, rebirth) 이가능하다는논리가그것이다. 소위 무아윤회 가전형적사례이다. 2) 무아윤회 의논리는상충하는것처럼보이는무아와윤회의교설을공존하는관계로설명해냈으며, 특히바라문교의아뜨만 ( 我, ātman) 관념이라든가 유아 ( 有我 ) 윤회 에비견되는불교고유의입장을구체화한것으로그의의를생각해볼수도있다. 그러나필자의선행연구에서지적했듯이 무아윤회 는결국윤회의양상에대한해명에머물뿐이며, 붓다가가르친무아의취지를드러내지못한다는문제점을노출하였다. 3) 정작무아를성취한아라한 ( 阿羅漢 ) 은윤회를하지않으며, 그러한이유에서 무아윤회 라는말자체가적용될수없기때문이다. 무아윤회 의입장은무아와윤회라는두개념의상반된성격을해소하려는의도에서구체화되었다. 그러나그와같은시도자체가정당한지의여부에서부터시빗거리가될수있다. 붓다는일체의형이상학적의문에대해무기 ( 無記, avyākata) 라는침묵의방법으로대처하였다. 그럼에도 무아윤회 를표방하는연구자들은윤회가지속되는원리에대해경험적차원을벗어나는논리로써규명해들어간다. 전생 ( 前生 ) 과후생 ( 後生 ) 사이에자기동일성을유지하는고정된실체로서의자아는존재하지않지만인과적관계속에서전생과후생으로이어지는삶은가능하다는것이다. 이러한논리의문제점은윤회에대해아무리합리적으로설명하더라도결국은그것이경험적으로입증될수없으며, 그와같은설명자체가형이상학적인색채를띨수밖에없다는사실에있다. 윤회와결부된무아해석은붓다의교설을형이상학적이론으로 2) 임승택 (2015) pp. 1-31; 필자의조사에따르면 무아윤회 라는말을최초로사용한학자는上野順瑛 (1958) 이다. 국내에서는고익진 (1971), 윤호진 (1992), 정승석 (1999) 등에의해이용어가본격적으로거론되기시작하였다. 3) 임승택 (2015) pp. 7-16.

104 51 탈바꿈시키는결과를가져오게된다. 무아와윤회를공존적관계로해명하려는시도는무기에위배되는형이상학적일탈로간주할수밖에없다. 필자는 형이상학적무아 로갈래지을수있는대부분의경향들이이와같은문제를안고있다고파악한다. 그럼에도필자는 무아윤회 를비롯한 형이상학적무아 해석또한나름의의의와정당성을지닐수있다는사실을부인하지않는다. 앞서언급했던 실천적무아 는자아관념을극복한아라한의경우에부합하는것으로, 윤회를벗어나지못한범부의상태에대해서는적절하게해명을하지못한다는취약점이지적될수있다. 이러한문제점은아라한이든범부이든모든존재에게공통적으로적용될수있는무아에대해생각해보도록이끈다. 과연무아는보편적진리이론으로성립할수있는가. 이와같은문제의식과더불어필자는시대별로무아에대한해석과접근방식이달라져왔을가능성에주목하게되었다. 이와관련하여페터 (Tilmann Vetter) 는 B.C. 300년무렵밧시뿌뜨라 (Vātsīputra) 라는논사의인격 ( 個我, puggala, pudgala) 이론에대한반동으로형이상학적무아해석의경향이본격화되었을것이라고추정한다. 4) 시대에따라다양하게드러난무아해석은붓다의본의를꿰뚫는체계적인무아이론의구축을위한여망의산물이었다고할수있다. 그러한분위기속에서붓다가제시했던원형의가르침을그냥내버려두기란오히려쉽지않았을것으로보인다. 필자는그와같은 형이상학적무아 해석의양상이단일하지않았다는사실에주목하면서, 그들을유형별로구분 검토해야할필요를느끼게되었다. 각각의해석에서드러나는차별성에대한규명은붓다자신이가르쳤던무아를생각해보게하고, 또한그것에대한변별력을높이는데도움이될것이다. 본고는 무아윤회 의논리를 4) Tilmann Vetter(1988) p. 42.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05 비판했던선행연구에대해보완적성격을지니는동시에, 추후계획중인 실천적무아 에대한규명의근거자료로활용될것이다. 필자의최종목표는 형이상학적무아 와 실천적무아 를비교 대조함으로써니까야 (Nikāya) 에나타나는붓다의무아를더욱선명하게드러내는데있다. 주지하듯이무아 ( 無我 ) 에해당하는빨리어 (Pāli) anattan 은부정형접두어 an과일반명사 attan의합성어이다. 이것에대해브롱코스트 (Bronkhorst) 는 자아를결여한다 (without self, 無我 ) 는것이아니라 자아가아니다 (not the self, 非我 ) 라는의미로이해한다. 5) 그에따르면자아의존재여부자체는사실중요한문제가아니었으며자아관념을둘러싼편견과집착의제거야말로무아설의목적이었다. 6) 이점에서무아란불완전한경험적요소인오온 ( 五蘊 ) 에대해자아로보는것을거부하는맥락일뿐이다. 이것을뒷받침하듯이한역에서는무아못지않게잦은빈도로비아 ( 非我 ) 라는표현이나타난다. 7) 비아란자아가아닌것에대한부정을의미할뿐자아자체의존재유무를명시적으로나타내지는않는다. 나까무라하지메 ( 中村元 ) 또한무아란실제로비아 ( 非我 ) 의의미이며, 아뜨만 (ātman, attan) 과같은진실한자아를완전히부정하는것이아니라오히려실천적주체로서의자기 ( 我 ) 를인정하는 5) Bronkhorst(2009) p. 23; 황순일 (2010) p. 103. 6) Bronkhorst(2009) p. 27. 7) 정승석 (1999) p. 18.

106 51 데의의가있다고말한다. 8) 그러나비아 ( 非我 ) 란부정되는 나 혹은 자아 의이면에부정할수없는 나 혹은 자아 의가능성을허락한다. 반면에무아란 나 혹은 자아 에대한전면적거부로서 나 혹은 자아 의가능성을원천적으로차단한다. 따라서정승석이지적하듯이 아 ( 我 ) 가아니므로 ( 非我 ) 아 ( 我 ) 가없다 ( 無我 ) 라고말하는것은 아 ( 我 ) 가없으므로 ( 無我 ) 아 ( 我 ) 가아니다 ( 非我 ) 라고말하는것보다논리적으로부적절하다. 라는언명이성립한다. 9) 요컨대무아는비아의전제가될수있어도비아는무아의전제가될수없다. 이점에서무아라는표현은의미왜곡의여지가없는반면에비아는상황에따라달라질수있는것이된다. 비아를주장하는것은궁극적자아인아뜨만의존재를내세우는바라문교의주장과유사한논리가될가능성을배제할수없다. 현상적으로드러난 나 혹은 자아 의배후에초월적인방식으로존재하는 나 혹은 자아 를인정할경우불교와바라문교의차별성은상실되고만다. 이러한사실은반드시무아이어야만하고비아라는표현은배제되어야한다는강박증을불러올수있다. 실제로많은연구자들이이와같은이유에서무아라는용어를선호하는듯하다. 그런데이러한방식으로무아에대한해석이분화되어나갈수록경험세계에대한언명의차원을벗어나게된다는새로운문제점이발생한다. 이것은참된자아를염두에둔비아이든혹은그러한비아를배제하는무아이든마찬가지이다. 비아너머의자아를경험적언어로써해명할방법이란존재하지않는다. 이점에서는그대척점에위치하는무아또한예외일수없다. 비아가경험의차원을넘어선것이라면그것의의도적배제를표방하는무아역시경험 8) 中村元 (1967) pp. 151-153; 정승석 (1999) pp. 28-32. 9) 정승석 (1999), p. 33.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07 의테두리를벗어나게될가능성에노출된다. 요컨대경험을벗어난 어떤것 에대해서는 있다 고말하더라도혹은 없다 고말하더라도매한가지이다. 붓다사후구체화된 형이상학적무아 해석의경향이이러한문제점을공통적으로안고있다. 형이상학적무아 로의전환을살피기에앞서오온 ( 五蘊 ) 에대한설명방식의변화에도주목할필요가있다. 페터에따르면무아의초기적형태는오온이라는경험적인격의구성요소들에관련된다. 10) 즉 나 의인격을이루는육체적 정신적현상들에대해 나 라는고정된관념을덧씌울수없다는형식을취하였다. 그런데이러한논법은시간이흘러가면서망각되었고, 인격을구성하는요소로서의오온은 자기자신 (one s own) 이아닌 세계의구성요소 (a kind of the elements of the world) 로바뀌고말았다. 그결과오온에대한수식은 과거, 미래, 현재, 내적이든외적이든, 거칠든미세하든, 열등하든우수하든, 먼것이든가까운것이든모든 [ 오온은 ] 이라는방식으로세계를구성하는형이상학적실재에관한것으로정형화되기에이른다. 11) 오온에대한설명방식의변화는새롭게싹트기시작한 형이상학적무아 해석의경향과궤도를같이하는듯하다. 경험과시간의제약을넘어선보편적인이론의구축을지향한다는점에서그러하다. 물론 형이상학적무아 에대해무턱대고거부하는것이타당해보이는것만은아니다. 붓다는대기설법 ( 對機說法 ) 의방식으로근기에따라유연한가르침을펼쳤다. 따라서형이상학적교리해석이요구되는상황이라면마땅히거기에부응할필요가있다. 특히윤회의배후에존재하는것으로여겨지는아뜨만관념이만연한 10) Vetter(1988) pp. 36-37. 11) SN. Ⅲ. p. 47 등. yaṃ kiñci rūpaṃ atītānāgatapaccuppannaṃ, ajjhattaṃ vā bahiddhā vā, oḷārikaṃ vā sukhumaṃ vā, hīnaṃ vā paṇītaṃ vā, yaṃ dūre santike vā,

108 51 분위기에서불교적인방식으로윤회를설명하고무아와의관계를해명하는작업은외면할수없는과제였을것이다. 근본상좌부 ( 根本上座部, Sthaviravāda) 의유분식 ( 有分識, bhavaṅga), 유부 ( 有部, Sarvāstivāda) 의오온상속 ( 五蘊相續 ) 내지중유 ( 中有 ), 독자부 ( 犢子部, Vātsīputrīya) 의보특가라 ( 補特伽羅, pudgala), 경량부 ( 經量部, Sautrātika) 의일미온 ( 一味蘊 ), 화지부 ( 化地部, Mahīśāsaka) 의궁생사온 ( 窮生死蘊 ), 대중부 ( 大衆部, Mahāsāṅghika) 의근본식 ( 根本識 ) 등이그러한시대적요청에의해출현했다고할수있다. 12) 이들은다양한방식으로표현되고있지만무아의교리를고수하면서윤회의문제를해명하려했다는점에서공통적이다. 페터는무아설이자아에대한전면적인부정의논리로변하게된구체적계기를다음과같이추정한다. 나는대다수불교전통이자아의비존재이론을선택한사실에대해몇마디언급하고자한다. 내게가장그럴듯해보이는설명은이문제에관한사변이고통스럽지않은자아의비존재를주창하는것에서시작된것이아니라, 괴로움을겪고있으면서도구원의길을감으로써해탈을성취하는실체로서이른바개아 ( 個我, pudgala) 이론을거부하는데서시작했다는것이다. 밧시뿌뜨라 (Vātsīputra) 라는한인물 (B.C. 300년경에활약한 ) 이이이론을설했다고전해진다. 개체적자아라는의미로개아라는용어를바라볼때이것을혁신이라고부를수는없다. 많은경전구절들에서개아혹은 ( 자신의 ) 자아를언급하면서그것이무언가를성취해야한다거나, 발전되어야한다거나, 정화되어야한다거나, 보호되어야한다는따위를묘사한다. 이것은비록실존적이지만명백하게일상적용법 ( 대부분의사례는자아에대한전통적인거부자들이단언했듯이관습의의식적인사용을나타내지도않고, 일부현대학자들이생각하듯이영혼을지시하지도않는 ) 이었음에도밧시뿌뜨라는형이상학적실체를염두에두었던것으로보인다. 13) 12) 增田英男 (1965) p. 110. 13) Vetter(1988) p. 42; 김성철 (2009) p. 123.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09 인용문은자아에대한전면적부정을개아즉보특가라 ( 補特伽羅 ) 에대한논리적반응으로묘사하고있다. 일상적용법의개아를형이상학적실체로이해하는것에반대하는취지에서그러한논리가구체화되었다는것이다. 자아에대한완전한부정은욕망으로부터벗어난이상적상태를설명하는데용이한측면이있다. 14) 자아에대한믿음이잔존하는한존재의지속을바라는미세한욕망의뿌리는근절되지않으며, 그러한이유에서최종적인목적의성취는보장되기힘들기때문이다. 그러나이렇게시작된형이상학적실체에대한부정은무아에대한논의를새로운유형의형이상학적틀안에가두는결과를초래했다고할수있다. 자아에대한완전하고도전면적인부정이란경험의영역안에서만이루질수없는문제이기때문이다. 마스다히데오 ( 增田英男 ) 는무아의해석을둘러싼현대학계의동향을 5가지로분류한다. 15) 필자가이해한방식으로정리하면다음과같다. (1) 무아에대해자아를부정하는것으로보고서자아의존재를전제로하는윤회설을불교외부의사상으로간주한다. (2) 무아란주체로서의자아를부정하는것이아니라진실한자아가아닌것에대한부정을의미할뿐이다. (3) 무아의입장과주체성의입장이양립할수있다고보고서각자의입장에서쌍방의입장을인정한다. (4) 붓다의침묵즉중도 ( 中道 ) 의입장에서어떠한것에대해서도확정된견해를형성하지않는무한정을내세운다. (5) 무분별지즉반야의체험적실증을통해무아설과주체설의양자를초월지양한다. 이들중 (1) 과 (2) 는앞서언급했던비아의주장과그러한비아를엄격히배제하는입장으로바꾸어말할수있다. 나머지셋은무아와윤회를모순적인관계로인식하고서나름 14) Vetter(1988) p. 43. 15) 增田英男 (1965) pp. 110-113; 정승석 (1999) p. 217.

110 51 의방식으로그것을해소하려는시도로이해할수있다. 불교내부의부파로서윤회를직접적으로부정하는경우란없 다. 따라서 (1) 의동향에연결시킬수있는부파의사례는찾기힘 들다. 그러나무아의문제를다루는현대학자들의견해를고려할 때이러한동향에대해서도검토가필요해보인다. 이것에대해서 는 윤회부정의무아 를다루는대목에서살피기로한다. (2) 의동 향은독자부의보특가라 (pudgala) 즉 개아 이론에연결시킬수 있다. 보특가라는초기불교의니까야에서도언급된적이있으며 오온을짊어진짐꾼으로비유되기도하였다. 독자부에서내세운 이것에대해다른부파에서는아뜨만이나지와 ( 命我, jīva) 와같은 실체적자아로간주하고서비판하였다. 16) 이와관련해서는 비아 와교체가능한무아 를다루는대목에서살피기로한다. (3) 은나 머지대부분의부파에서내세우는입장과유사한맥락이라고할 수있다. 유분식이라든가오온상속등은결국무아를훼손하지않 고서윤회를해명하려는취지로이해할수있다. 이러한동향은 윤회와공존하는무아 를다루는대목에서살피기로한다. 한편 (4) 와 (5) 는부파불교의무아해석과거리가있어보인다. 먼저 (4) 의입장은교법의체계화를의도했던아비달마의색채자 체와부합하지않는다. 무기와중도에대해특정한견해를확정하 지않고무한정으로보는것에도동의하기힘들다. 무기와중도를 통해드러나는바른견해 (sammādiṭṭhi) 의가능성을포기할수없 기때문이다. (5) 는실천적인측면을강조한다는점에서는얼마간 공감할수도있다. 그러나무아설과주체설의양자를 초월지양 한다는것이무엇을의미하는지모호하다. 이것은자칫실천적측 면에기댄무아해석의포기로여겨질수도있다. 필자는이상의 5 가지동향들중에서부파적논의와연계하여구체적인사례를찾 16) 독자부의보특가라에대해서는본고의 4 장 비아와교체가능한무아 에서구체적으로논의한다.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11 을수있는현대학계의무아해석을처음 3 가지에국한시키고자 한다. 필자의판단에따르면이들셋은 형이상학적무아 의전형 적인양상에해당하는것이기도하다. 마스다히데오가분류한 (1) 의동향은자아에대한엄격한부정과함께윤회를인정하지않는다는점에서유물론적사고와친화적이다. 초기불교이래로윤회를부정하는입장을불교내부의부파에서찾기란힘들다. 그렇지만비슷한견해가전혀언급되지않는것은아니다. 단멸론 ( 斷滅論 ) 의방식으로자아의완전한소멸과부재를주장하는경우가그것이다. 17) 이주장은자아의영속성을부정하는까닭에붓다의무아와동일한것으로오해될여지가있다. 그런데자아의소멸만을강조하는단멸론적사고는죽고나면그만이라는허무주의를비롯하여살아있을때즐기고보자는따위의쾌락주의를조장할수있다. 실제로사문과경 (Sāmañ- 17) Brahmajāla-Sutta(DN. Ⅰ. 34-36) 에는다음과같은 7 가지단멸론이소개된다. 1 물질적인육체를자아로간주하고이육신이죽으면모든것이끝난다고보는경우, 2 욕계 ( 欲界 ) 에속한천상 ( 天上 ) 의자아를상정하고서거기에서목숨이다하면모든것이끝난다고보는경우, 3 색계 ( 色界 ) 에속한천상의자아를상정하고서거기에서목숨이다하면모든것이끝난다고보는경우, 4 공무변처 ( 空無邊處 ) 에속한자아를상정하고서거기에서목숨이다하면모든것이끝난다고보는경우, 5 식무변처 ( 識無邊處 ) 에속한자아를상정하고서거기에서목숨이다하면모든것이끝난다고보는경우, 6 무소유처 ( 無所有處 ) 에속한자아를상정하고서거기에서목숨이다하면모든것이끝난다고보는경우, 7 비상비비상처 ( 非想非非想處 ) 에속한자아를상정하고서거기에서목숨이다하면모든것이끝난다고보는경우등이다.

112 51 ñaphalasutta) 의푸라나카사파 (Pūraṇa Kassapa) 라든가아지타케사캄바린 (Ajita Kesakambalin) 의사례를통해드러나듯이이러한사고는도덕의부정으로이어지는문제점을유발하였다. 18) 그러나붓다가이와같은방식으로완전한소멸의논리를펼쳤던것은아니다. 그는삼매에의한초월적지혜 ( 宿住隨念智, pubbenivāsānussatiñāṇa) 를통해죽음을관통하여이어지는삶의가능성을언급했다. 자나와사바경 (Janavasabha-Suttanta) 에나타나듯이수많은사람들의전생 ( 轉生 ) 에관한이야기를들려주었다. 19) 그런데놀랍게도윤회를부정하는무아해석의사례를현대학계에서찾아볼수있다. 예컨대정세근에따르면붓다의무아설은브라만교윤회설의무근거성을가장효과적이고근본적으로설파하는것이다. 20) 그는자아가없다면윤회의근거는무너진다고말하면서힌두교는윤회하는자아가있어야하지만불교는연기 ( 緣起 ) 를내세우기때문에자아를필요로하지않는다고주장한다. 21) 이러한논리의귀결로서정세근은힌두교의윤회에대비되는불교의반윤회 ( 反輪廻 ) 를언명한다. 22) 그는반윤회에대해윤회의대척점에세운대안개념 (counter concept) 이라고밝히면서 고정적실체로서의자아를인정하는윤회는무아론과모순된다. 라는명제로풀어낸다. 반윤회는윤회가벗어버릴것임을분명히해주는까닭에탈 ( 脫 ) 윤회야말로불교가제시하는궁극의목표임을일깨울수있다는것이다. 이논리에의하자면붓다는탈윤회를통해해탈에이르는길을제시했으며, 우리는윤회를잊음으로써윤회로부터벗어나는첫걸음을내딛을수있게된다. 23) 18) DN. Ⅰ. pp. 47-86. 19) DN. Ⅱ. pp. 201 이하. 20) 정세근 (2009) p. 49. 21) 정세근 (2009) p. 55. 22) 정세근 (2009) p. 60.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13 윤회를부정하는정세근의무아해석에공감할만한여지가없는것은아니다. 이러한주장은아직까지인도사회에악영향을미치고있는태생에의한신분차별을해소하기위한이론적근거가될수있다는점에서긍정적평가가가능하다. 이와관련해서는현대인도사회에서불교도개종운동을펼친암베드카르 (Ambedkar) 에대해서도주목할필요가있다. 그는업 ( 業 ) 관념을재생이나윤회에연계시켜해석하는것에대해사기 (jugglery) 라고혹평하였다. 24) 그러나이러한주장들이붓다의의도에실제로부합하는지의여부는별개의문제이다. 윤회를부정하는사고는죽음이후의절대적소멸이라는관념을부추길수있다. 이것은 모든것이영원하다. 는상주론 ( 常住論 ) 과마찬가지로아무런경험적근거를지니지못한다. 또한자이나교의사례를통해서도알수있듯이윤회를인정하는것이반드시지배이데올로기로악용되었던것만은아니다. 나아가바라문교를비롯한인도종교일반에서도윤회는그자체로서궁극의목적이아니었으며해탈의성취를통해극복되어야할바람직하지못한상태로인식되고있었다. 윤회를부정하는무아는무아와윤회라는두개념의상충적성격에대해당혹해할이유가없다는결론으로이어질수있다. 그냥무아만을절대적인진리로내세우면되기때문이다. 이렇게해서모든존재에게공평하게적용되는보편적무아이론의구축에다가서는셈이다. 그러나정세근은윤회를부정하면서도무아와윤회라는두개념의층차 ( 層差 ) 가존재한다는것을언급을하고있다. 25) 깨달은자의입장에서볼때윤회는범부를위해시설된개념이고, 범부는그릇된인식으로서존재하는자아에매달릴뿐이다. 이때의자아는가상 ( 假想 ) 으로서의아상 ( 我想 ) 또는가아 ( 假 23) 정세근 (2009) p. 61. 24) 이명권 (2003) p. 188. 25) 정세근 (2009) p. 342.

114 51 我 ) 인데그것은단지물질적집합체인오온의산물일뿐이다. 윤회하는것은다만오온일뿐이며, 그러한윤회가범부들을위해마련된개념들이라면그윤회조차가명 ( 假名 ) 으로이해해야한다. 그런데이러한정세근의언급은윤회를엄격히부정했던스스로의논리와충돌을일으키는듯하다. 깨닫지못한범부중생에게가상의세계혹은가명의상태는결코허상일수없기때문이다. 그러한세계란범부중생들이괴로움에속박된채살아가는현실의세계이다. 윤회부정의무아 와는양립하기힘든초기불교의교리로서사쌍팔배 ( 四雙八輩 ) 즉 네쌍의여덟무리 라는것이있다. 예류도 ( 預流道, sotāpattimagga) 에서부터아라한과 ( 阿羅漢果, arahattaphala) 에이르는일련의성위 ( 聖位 ) 가그것이다. 이것은초기불교에서지향하는궁극의인격을여덟의위계로분류한것으로불교라는종교가존재하는한포기할수없는가치에해당한다. 그런데아라한을제외한나머지일곱부류의존재는죽음이후다시태어나는것으로이야기된다. 예컨대예류과 ( 預流果 ) 를성취했을경우최소한일곱번더태어나고, 일래과 ( 一來果 ) 는한번더인간으로태어나야한다. 불환과 ( 不還果 ) 는특정한천상세계에태어나거기에서열반을성취하고윤회를종식시키는것으로이야기된다. 만약윤회를부정하게되면사쌍팔배의체계를거스르는부담을떠안게된다. 결론적으로초기불교의교리에근거하는한내세와윤회를부정할수없다. 그럼에도굳이윤회를부정한다면그것은불교라는울타리밖으로스스로를몰아내는셈이다.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15 무아에대해 진실한자아가아닌것 에대한 부정 으로해석하는 (2) 의동향으로넘어간다. 이입장에따르면붓다는집착의대상이되는거짓된자아를거부했을뿐이며참된영혼혹은진실한자아를부정하지는않았다. 따라서무아란자아가 없다 ( 無 ) 는것이아니라다만자아가 아니다 ( 非 ) 는것을의미한다. 이러한방식으로무아는비아와교체가능한것이되고, 오히려비아라는표현이야말로붓다의취지에더부합하는것으로간주된다. 이와같은무아해석은경험적자아에대한집착을내려놓게하는동시에경험을넘어선절대적 이상적자아의존재가능성을생각하게해준다. 나까무라하지메를비롯하여라다크리슈난 (Radhakrishan), 리즈데이비즈 (Rhys Davids) 등이이러한동향을대표하는현대의학자들이다. 초기불교경전에는이입장을뒷받침하는듯한구절들이등장한다. 실로자아야말로자신의의지처이다. 어찌다른이가의지처일수있겠는가. 라는게송을비롯하여, 26) 현재의법에서원하는것이없는이로서, 고요해진이로서, 가라앉은존재로서, 즐거움을누리는이로서, 브라흐만이된자아로서머문다. 라는구절이그것이다. 27) 이들은자아야말로종교적실천의구심점이되며, 초경험적존재인우빠니샤드의브라흐만에해당한다는생각을부 26) Dhp p. 24. Attā hi attano nātho kohi nātho paro siyā 27) MN. Ⅰ. p. 341, p. 342, p. 344, p. 349, p. 412; DN. Ⅲ. p. 233 등. diṭṭheva dhamme nicchāto nibbuto sītibhūto sukhapaṭisaṃvedī brahmabhūtena attanā viharati.

116 51 추긴다. 28) 또한니까야에빈번하게되풀이되는무아관련언급들역시온 ( 蘊 ) 처 ( 處 ) 계 ( 界 ) 따위의경험적요소들에대해 그것은 나의것 (mama) 이아니고, 그러한 나 (aham) 는있지않으며, 그것은 나의자아 (me attā) 가아니다. 라는소극적 부정적방식으로나타나곤한다. 29) 이러한묘사는경험너머에존재하는것으로상정되는아뜨만이라든가브라흐만과같은궁극적자아를부정하는것은아니라고주장될여지가있다. 이와관련하여라다크리슈난 (Radhakrishan) 은다음과같이말한다. 붓다는우리가현상의배후에놓인영원한자아에대해언명할때경험을넘어서게된다는사실을강조한다. 붓다는우빠니샤드에서선언된아뜨만에대해침묵했고, 그것의존재에대해부정도긍정도하지않았다. 왜냐하면우리가냉철한논리에매달리는한아뜨만과같은영혼의실재를증명할수없기때문이다. 우리의자아밑바닥에놓여있다고말해지는아뜨만은불가해한미스터리이다. 어떤사람은그것이있다고말하고, 또어떤사람들에게는그것이없다고말할수있는여지가있다. 붓다는우리에게철학의한계를인지할만큼철학적이되길권했다. 30) 28) 그러나라훌라는자아를용인하는것처럼보이는이들경구에대해그렇지않다고해명한다. 그에따르면 의지처로서의자신 혹은 만족의대상으로서의자아 란형이상학적영혼이나자아와는무관하며, 일상의자기를나타내는재귀대명사혹은부정대명사의용도로사용되었을뿐이다. (Rahula 1978:59-60) 필자는이와같은해명이 브라흐만이된자아로써머문다. 라는구절에도적용될수있다고본다. 브라흐만이된자아 (brahmabhūtena attanā) 란도구격 (Instrumental Case) 의형태를취하고있다. 이것은경험영역을벗어난형이상학적실체에대한표현이라기보다는경험에종속된일상의자아를비유적으로나타내는것으로이해할수있다. 29) SN. Ⅲ. p. 22 yad anattā taṃ netaṃ mama, neso' ham asmi, na me so attā ti. 이러한표현은정형구로나타나며니까야에전체에서 94 회가량반복된다. 30) Radhakrishan(1977) p. 387.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17 라다크리슈난은아뜨만이라는존재가논리적접근으로는규명될수없다는사실을지적하고있다. 그에따르면철학의한계를인정할만큼의철학적인안목을지니게될때비로소붓다의의도와함께아뜨만의실재에대해눈을뜨게된다. 붓다는경험적자아에대한그릇된관념을경계하고자했던것이며, 현상적으로드러난자아의실재를반박하고자하였을뿐이다. 31) 그러나비아와교체가능한무아를내세우는학자들사이에는뚜렷한입장의차이가존재한다. 예컨대리스데이비즈 (Rhys Davids) 는자아의존재에반대하는불교의논의가주로영혼 (soul) 개념에집중되어있다고언급하면서, 그러한영혼이란영속하고변화하지않는축복스러운 초자연적존재 (superphenomenal being) 로서윤회를하며, 그속에는지고의아뜨만혹은세계의영혼 (world soul) 이내재해있다고기술한다. 32) 또한그녀는우리가그것 ( 아뜨만혹은영혼 ) 과더불어스스로에대해명령 (fiat) 을내린다고덧붙인다. 이러한언급을통해생각해볼수있는비아적자아란초자연적존재혹은명령권자로서의의미를지닌다. 리스데이비즈의입장은자아라는것이경험적으로입증되지않는까닭에비아라는표현을사용할수밖에없다는소극적인태도에서한걸음진척된것이라고할수있다. 라다크리슈난은리즈데이비즈의견해에찬성하지않는다. 그는찬도기야우빠니샤드 (Chāndogya-Upaniṣad) 의쁘라자빠띠 (Prajāpati) 를인용하면서인간의자아란대상 (object) 이될수없으며다만주관적것 (subjective) 이라고주장한다. 33) 예컨대 일반적으로자아에속한것으로알려지는내용들중많은것이대상에지나지않는다. 쟁점은대상이될수있는것은무엇이나자아가아니라 31) Radhakrishan(1977) p. 152. 32) Rhys Davids(2014) p. 31. 33) Radhakrishan(1977) p. 152.

118 51 는것 (not-self) 이다. 라고말한다. 또한그는우빠니샤드가자아를육신이나일련의정신상태, 표상들의연속, 의식의흐름과동일시하는것에대해부정할뿐이라고덧붙인다. 34) 또한상까라 (Śaṅkar a) 를인용하면서 지켜보는자아는의식을비추지만그자체는결코의식속에있는것이아니다. 라고언급한다. 35) 이러한자아란모든경험에서부정할수없는전제에해당하며그자체는결코경험되지않는다. 바로그것을일컫는아뜨만은자아라든가비아혹은그모두의기반이되는근본주체 (fundamental identity) 이다. 36) 이러한주장의귀결로서라다크리슈난은 우빠니샤드의아뜨만은윤회하는자아가아니다. 라고언명한다. 37) 또한아뜨만은경험세계를벗어난초월적관조자이며, 바로그것이진실한자아임을깨닫게될때윤회로부터벗어나게된다고덧붙인다. 아뜨만이윤회를하지않는다는이와같은언명은다소충격적이다. 불교의 무아윤회 에비견되는바라문교의 유아 ( 有我 ) 윤회 가실상은 비아 ( 非我 ) 비윤회 ( 非輪廻 ) 인셈이기때문이다. 흔히바라문교의아뜨만은윤회성립의필수조건으로거론되곤한다. 바로그것이낡은육신에서빠져나와새로운육신으로들어감으로써죽음과삶이반복된다는논리가곧 유아윤회 이다. 38) 그러나그와같은 유아윤회 는바라문교자체의논리와배치되는허구일가능성이크다. 붓다의무아가그러하듯이바라문교의아뜨만또한윤회가사라진경지를지향하며, 그러한이유에서두개념사이의경계선은선명하지않다. 34) Radhakrishan(1977) p. 159. 35) Radhakrishan(1977) p. 158. 36) Radhakrishan(1977) p. 159. 37) Radhakrishan(1977) p. 384. 38) 정승석 (1999) pp. 284-287.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19 한편슐만 (Shulman) 은우빠니샤드의아뜨만개념을전제해야만무아의의미가온전하게드러날수있다고주장한다. 39) 그는 Cūlarahulovāda-sutta 등에나타나는무아의서술방식에주목한다. 경험적요소들에대해무상한것이고괴로운것이라는언명과함께, 무상하고괴로운그것은 나의것 이아니고 나 가아니며 나의자아 가아니라고묘사하는대목이그것이다. 40) 슐만은이경구가아무런논리적필연성을지니지못한다고지적한다. 왜냐하면고통스러운 치통 (toothache) 의무상함은얼마든지 나 의즐거움이될수있기때문이다. 슐만은이와같은구절이의미를지니기위해서는영원하고환희로운존재인아뜨만개념이논리적전제로서요청된다고말한다. 아뜨만은영원한것이고즐거운것인반면에경험의구성요소인오온 ( 五蘊 ) 따위는변화와괴로움에종속된다. 그러한이유에서아뜨만과반대되는오온등에대해무상하고괴로운것이고 나 가아니라는표현이사용되었다는것이다. 이상의내용은붓다의무아가우빠니샤드의아뜨만에연결되어있으며, 실제로는비아의의미일가능성을내비춘다. 그러나불교와바라문교의차별성을강조하는학자들은이러한생각에강력히반대한다. 대표적인물로라훌라 (Walpola Rahula) 를꼽을수있다. 그는라다크리슈난과리스데이비즈를지목하면서붓다의 39) Shulman(2008) p. 312. 40) MN. Ⅲ. p. 278 라훌라여, 그것을어떻게생각하는가? 눈 ( 眼 ) 은영원한가, 무상한가? 존자시여, 무상합니다. 무상한그것은괴로움인가, 즐거움인가? 존자시여, 괴로움입니다. 무상하고괴롭고변화하는법에대해이것은 나의것 이고, 이것은 나 이며, 이것은 나의자아 라고간주할수있는가? 존자시여, 그렇지않습니다.(Taṃ kiṃ maññasi rāhula, cakkhuṃ niccaṃ vā aniccaṃ vāti. Aniccaṃ bhante. Yaṃ panāniccaṃ, dukkhaṃ vā taṃ sukhaṃ vāti. Dukkhaṃ bhante. Yaṃ panāniccaṃ dukkhaṃ vipariṇāmadhammaṃ, kallaṃ nu taṃ samanupassituṃ: 'etaṃ mama, esohamasmi, eso me attā'ti. No hetaṃ bhante.)

120 51 가르침에자아개념을끼워넣으려는헛된시도를한다고비판한다. 41) 특히그는 오온바깥에서자아를찾을수없다는언급이등장하지않는다. 라는방식으로비아의논리를펼치는것에대해두가지불가이유를밝힌다. 42) 첫째, 붓다의가르침에의하면존재는오로지오온으로구성된것일뿐이며그밖의다른것은없다. 둘째, 붓다는무조건적이고전면적으로아뜨만 (Ātman), 영혼 (Soul), 자아 (Self), 에고 (Ego) 의존재를부정하였다. 또한라훌라는 모든법은무아이다 (sabbe dhammā anattā). 라는법구경구절을지목하면서무아는 일체의법 으로까지확대된다고덧붙인다. 43) 오온안에서뿐만아니라설령오온바깥에서오온과유리되는한이있더라도무아라는사실에는변함이없다는것이다. 라훌라는이러한주장의귀결로서설령붓다의무아설이완전히틀렸다고하더라도초기불교문헌들에근거하는한아뜨만을내세우는것은잘못이라고강변한다. 44) 비아의입장에친화적인부파불교의무아해석사례로는독자부의보특가라 (puggala, pudgala) 즉 개아 ( 個我 ) 이론을꼽을수있다. 이이론은니까야의 Bhārasutta 에나타나는 짐을나르는이 (Bhārahāra puggala) 에대한언급에근거해있는것으로논의된다. 45) 즉오취온 ( 五取蘊 ) 을 짐 에, 개아를 짐을나르는이 에비유한내용이그것이다. 46) 독자부에서는바로이존재를 오온과 41) Rahula(1978) p. 55. 42) Rahula(1978) p. 57. 43) Rahula(1978) pp. 57-58. 44) Rahula, 1978, p. 56 45) 이수창 (2015) p. 54. 46) SN. Ⅲ. 25. 색취온 ( 色取蘊 ) 수취온 ( 受取蘊 ) 상취온 ( 想取蘊 ) 행취온 ( 行取蘊 ) 식취온 ( 識取蘊 ) 이있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짐 이라고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어떤것이 짐을나르는이 인가? 그것에대해서는개아 (puggala) 라고말하는데, 그존자는이러한이름과이러한족성을가진다. 비구들이여이것에대해 짐을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21 같은것도다른것도아닌 ( 非卽非離蘊 ) 윤회의주체로간주하였 다. 보특가라는독자부이후후대인도불교에서까지지속적으로 논의되었던것으로보이며, 그러한존재를인정했던학파만도일 곱에이르렀던것으로전해진다. 47) 이러한사실은무아에대한비 아적해석의시도가비단독자부에만국한되었던것이아니며, 오 랜기간에걸친지속적인관심사이었다는것을시사한다. 이부종륜론 ( 異部宗輪論 ) 에서는보특가라의특성에관해 만일 모든법이보특가라를여의면전생 ( 前世 ) 으로부터바뀌어후생 ( 後 世 ) 에이르는것이없으며, 보특가라에의지하여옮겨바뀜이있 다고말할수있다. 라고기술한다. 48) 따라서보특가라란일단윤 회가가능하도록해주는 윤회의주체 에해당하는것임을알수 있다. 한편독자부에서는이것에대해 승의의자아 ( 勝義我 ) 라고 부르면서바로이것이성불 ( 成佛 ) 에이를때까지소멸하지않고 존속한다는견해를펼쳤던것으로전해진다. 49) 승의의자아 란 번뇌로부터벗어난궁극적존재에해당하며, 이점에서윤회를초 월해있다고할수있다. 이러한보특가라는비아와교체가능한 무아에대해생각해볼수있는두가지상이한관점을아우르는 듯하다. 리즈데이비즈 (Rhys Davids) 가주장한윤회의주체로서의 측면과라다크리슈난 (Radhakrishan) 이말했던윤회를벗어난존 재로서의측면이그것이다. 독자부이외에보특가라를인정했던후대의학파들에대한연 나르는이 이라고부른다.(rūpūpādānakkhandho vedanūpādānakkhandho saññūpādānakkhandho saṃkhārūpādānakkhandho viññāṇūpādānakkhandho. Ayaṃ vuccati bhikkhave bhāro. Katamo ca bhikkhave bhārahāro: puggalotissa vacanīyaṃ, yo 'yaṃ āyasmā evannāmo evaṃgotto, ayaṃ vuccati bhikkhave, bhārahāro.) 47) 정상보 (2016) pp. 47-76. 48) 異部宗輪論 ( 대정장 49, p. 16c) 諸法若離補特伽羅無從前世轉至後世依補特伽羅可說有移轉 ; 이수창 (2015) p. 109. 49) 이수창 (2015) pp. 110-111.

122 51 구는아직진행중이다. 그러나다수의학파가거론되는만큼그러한존재에대한논의의필요성이줄곧인정되어왔다는것은분명하다. 이러한사실은보특가라의논리가불교와바라문교의차별성을강조하는입장들에의해지속적으로공격을받았다는사실을통해서도알수있다. 예컨대구사론 ( 阿毘達磨俱舍論, Abhidharmakośa) 을저술한바수반두 ( 世親. Vasubandhu) 는보특가라를논파할목적으로 파집아품 ( 破執我品 ) 을추가했던것으로알려진다. 50) 특히바수반두는보특가라를실유 ( 實有 ) 로상정하는경우와가유 ( 假有 ) 로바라보는경우로구분하고서, 그들각각에대해개별적으로그난점을지적하는방식을취하였다. 바로이것은비아에관해각기다른입장을표명했던앞서의두현대학자들을떠올리게한다는점에서매우흥미롭다. 먼저보특가라가실유라면그것은오온과마찬가지로실제로존재하는것이어야한다. 그렇다면그것은경험에종속된것으로원인과결과를지닌것일수밖에없다. 결국그러한존재란경험과더불어생겨나고사라지는무상한것에다름이아니다. 그와같은보특가라란결코영원한실체일수없으며, 그러한이유에서굳이오온과별개로그것의실유를내세울필요도없게된다. 구사론의해당문구는다음과같다. 만약 [ 보특가라 ] 자체가바로실유라고한다면마땅히 [ 오 ] 온과는다른 [ 별개의존재일 ] 것이니, 각각의개별적인 [ 온처럼 ] 그자성이 [ 온과는 ] 별도로존재하기때문이다. 또한만약실체로서존재한다면필시마땅히원인을가져야할것이다. 51) 50) 이수창 (2015) p. 111. 51) 아비달마구사론 ( 대정장 29 p. 152c); 권오민 (2002) pp. 1341-1342 번역참조. 體若是實應與蘊異. 有別性故. 如別別蘊. 又有實體必應有因. ; Pradhan(1967, ed) p. 461 rūpādivat bhāvāntaraṃ cet dravyataḥ. saṃbhinnasvabhāvatvāt skandhebhyo 'nyo vaktavya itaretaraskandhavat.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23 한편보특가라가가유 ( 假有 ) 라면그것은실제로는존재하지않는다는의미가된다. 실제로존재하는않는그것은무제약적인것으로 허공의꽃 이나 토끼의뿔 과같이원인없이생겨난것에비유할수있다. 또한그렇다면그것은원인없는존재인까닭에어떠한작용이나영향마저도기대할수없는무의미한존재가되고만다. 따라서이경우에도굳이보특가라를내세울필요가없게된다. 권오민이해설하듯이그러한존재란외도 ( 外道 ) 에서내세우는윤회를초월한아뜨만과다르지않다고할수있다. 52) 구사론의해당구절은다음과같다. 혹은마땅히 [ 보특가라는 ] 무위 ( 無爲 ) 이어야한다. [ 그렇다면 ] 그것은바로외도의견해와동일한것이다. 또한마땅히그것의작용은없어야것이니, 그럴경우 [ 무슨이익이있어 ] 실유 [ 의보특가라 ] 를주장할것인가?. 53) 이상과같이 오온과같은것도다른것도아닌 보특가라는오온과다른것도같은것도아닌바로그이유로자체적인문제점에봉착한다. 필자는바수반두의이비판이리즈데이비즈와라다크리슈난이생각했던비아에관한두가지관점모두에그대로적용될수있다고생각한다. 앞선인용문의비판은리즈데이비즈가언급한윤회하는자아의부당성을드러낸다고할수있다. 윤회하는자아란원인과결과에얽매인것일수밖에없으며, 바로그러한존재란결코초월적이지못하다. 한편뒤쪽인용문에나타나는비판은라다크리슈난이언급했던윤회하지않는아뜨만의무용성 kāraṇaṃ cāsya vaktavyam. 52) 권오민 (2002) p. 1342, 각주 67). 53) 아비달마구사론 ( 대정장 29 p. 152c); 권오민 (2002) p. 1342 번역참조. 或應是無爲. 便同外道見. 又應無用. 徒執實有. ; Pradhan, ed(1967) p. 461 asaṃskṛto vā. atas tīrthikadṛṣṭiprasaṅgo niṣprayojanatvaṃ ca.

124 51 혹은무의미함을지적한다고할수있다. 윤회를초월해있는그것은어떠한작용이나영향도미칠수없는까닭에굳이그것을내세울이유마저존재하지않는다. 이러한바수반두의비판은오랜세월을건너등장한현대학자들의상이한관점을미리예상하고있었던듯하다. 형이상학적무아해석의세번째동향은무아와윤회가공존한다는것이다. 이입장에따르면이상적인열반의경지를실현하기위한무아의교설과괴로움의현실을드러내는윤회의교설은동일한지평위에아무런충돌없이나란히서게된다. 이러한논리의귀결은무아인그대로윤회를한다는것이며또한윤회하는자체가이미무아라는것이다. 따라서무아와윤회의상충된성격은이미해소되어있으며, 오히려두교설은밀접한연관성을지니는것으로간주된다. 무아와윤회의문제에대해나름의입장을표명했던많은현대의학자들이이부류에해당한다고할수있다. 필자는선행연구를통해이러한무아해석의문제점을이미언급하였다. 본고에서는가급적중복을피하면서이입장에내포된문제점을추가적으로지적하고자한다. 윤회와공존하는무아를뒷받침하는근거로서 업과과보는있지만짓는이는없다 ( 有業報而無作者 ). 라는 第一義空經 의경구가지목되곤한다. 54) 행위와그결과로서의과보는존재하지만그 54) 대정장 2 p. 92c; 임승택 (2015) pp. 16ff; 윤호진 (1992), pp. 96-97 등.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25 러한행위를짓거나과보를받는별도의주체는존재하지않으므로무아라는것이다. 윤호진은이구절에대해한마디로불교윤회의특성을잘말해주는것이며, 새로운생존 (punarbhava) 의발생에대해서는이전의행위와그과보에대한언급만으로도충분한설명이가능하다고주장한다. 55) 그는이러한입장에서불교의윤회란이주 ( 移住, transmigration) 나재현 ( 再現, reincarnation) 보다는재생 ( 再生, renaissance) 이나전달 ( 傳達, transmission) 에가깝다는견해에찬성한다. 뿔리간들라 (Puligandla) 또한동일한관점에서인간이자신의행위에책임이있다는것은영속적인영혼을가졌기때문이아니라그의생존이인과적사슬로묶여있는부단한흐름이기때문이라고말한다. 56) 그는영속하는실체개념을연상시키는화현 ( 化現, reincarnation) 이라는말을피하고대신재생 ( 再生, rebirth) 라는말을쓸것을권한다. 사실윤회의주체를배제하더라도전생 ( 轉生 ) 에대한설명은충분히가능해보인다. 예컨대한자경은위의경구에대해 인간의업 ( 業 ) 에대해그업과독립적으로업을짓는작자 ( 作者 ) 로서상정된자아란그야말로우리자신의설정이고개념일뿐 이라고지적한다. 57) 자아라는개념이있을뿐실제로는무아이며, 업과과보그리고이둘사이에인과응보의법칙만이존재한다는것이다. 58) 이입장에따르면인과응보와윤회는연기 ( 緣起 ) 의원리에의해뒷받침되며, 연기설은존재하는모든것이자신의본성에의해서가아니라다른것에의존하여생겨난다는것을의미한다. 또한연기설은존재하는어떤것도그자체안에그것을그것이게끔하는핵심 본질 자성 실체를결여한다는것으로풀이될수있다. 이러 55) 윤호진 (1992) pp. 96-97. 56) 이지수 (1993) 역 p. 72. 57) 한자경 (2010) p. 59. 58) 한자경 (2010) pp. 63-64.

126 51 한한자경의논리는무자성 ( 無自性 ) 공 ( 空 ) 을내세우는대승불교의가르침으로까지확장될여지를보인다. 무아와윤회는서로공존할뿐만아니라연기 무자성 공등의개념과도소통가능하다는것이다. 정승석또한 윤회의주체가없이어떻게윤회가가능한가. 라는의문에대해 업에의해 가능하다고보는것이불교의입장이라는결론에도달한다. 59) 그는주체로서의자아를허용하지않으면서도생존이유지되는사례로서붓다와팍구나 (Phagguna) 존자사이에있었던대화를지목한다. 60) 누가 (ko) 의식 ( 識 ) 이라는음식을먹고접촉하고감수하고열망하고집착하느냐고묻는팍구나존자에게붓다는그것은좋은질문이아닐뿐만아니라자신은 누가 무엇을한다고말한적이없다고대답한다. 대신붓다는 무엇에의해 혹은 무엇을조건으로 무엇을하게되느냐의방식으로묻는것이좋은질문이라고말한다. 나아가여섯의감각영역 59) 정승석 (1999) p. 117. 60) 정승석 (1999) p. 116; SN. Ⅱ. pp. 13-14 몰리야팍구나존자가세존께말했다. 세존이시여, 누가 (ko) 의식 ( 識 ) 이라는음식을먹습니까? 세존께서답하셨다. 그것은타당한질문이아니다. 나는 [ 누가음식을 ] 먹는다. 라고말하지않는다. 내가 [ 누군가음식을 ] 먹는다. 라고말한다면 세존이시여, 누가의식이라는음식을먹습니까? 라고하는질문은타당하다. 그러나나는이와같이말하지않는다. 이와같은나에게 세존이시여, 의식이라는음식은누구를위해있습니까? 라고묻는다면그것은타당한질문이다. 거기에는타당한답변이있다. 의식이라는음식은내생에다시태어남의발생을위한 [ 정신 물질현상 ( 名色 )] 의조건이다. 그러한 [ 정신 물질현상이라는조건이 ] 있을때여섯장소 ( 六入 ) 가있고, 여섯장소를조건으로접촉 ( 觸 ) 이있다. 라고 (āyasmā moḷiyaphagguno bhagavantaṃ etadavoca: ko nu kho bhante viññāṇahāraṃ āhāretī'ti? No kallo pañhoti bhagavā avoca: āhāretī'ti ahaṃ na vadāmi. Āhāretī'ti cāhaṃ vadeyya, tatrassa kallo pañho 'ko nu kho bhante, āhāretī'ti. Evañcāhaṃ na vadāmi. Evaṃ maṃ avadantaṃ yo evaṃ puccheyya: 'kissa nu kho bhante viññāṇāhāro'ti, esa kallo pañho. Tatra kallaṃ veyyākaraṇaṃ, viññāṇāhāro āyatiṃ punabbhavābhinibbattiyā paccayo. Tasmiṃ bhūte sati saḷāyatanaṃ, saḷāyatanapaccayā phassoti )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27 ( 六處 ) 을조건으로접촉 ( 觸 ) 이, 접촉을조건을느낌 ( 受 ) 이, 느낌을조건으로갈애 ( 愛 ) 가, 갈애를조건으로집착 ( 取 ) 이, 집착을조건으로있음 ( 有 ) 이, 있음을조건으로태어남 ( 生 ) 이, 태어남을조건으로늙음과죽음 ( 老死 ) 가있다고덧붙인다. 이답변은주체를인정하지않으면서도현실의생존이가능한이유를해명한다고할수있다. 정승석에따르면업이란인간을구성하는오온의활동이남기는잠세력 ( 潛勢力 ) 이다. 61) 잠세력은오온이파괴될때새로운존재를위한연기적조건을만들고그결과가아 ( 假我 ) 인오온이새롭게형성되도록한다. 끊임없이반복되는이것을 오온의상속 ( 相續, saṃtāna) 이라고부른다. 윤회란업혹은오온의상속에의해이루어지는까닭에주체로서의자아를인정하지않으면서도윤회를설명하는것이가능해진다. 따라서무아론과업론은내면적연관성을지니게되며, 바로그것은불교의업설또는윤회의특수성을의미하게된다. 이와같이불변불멸의주체혹은자아가없이윤회가진행되는것을일컬어다름아닌 무아윤회 라고부른다. 62) 이러한설명은무아와윤회가공존한다는것을합리적으로규명하는듯하며, 나름의설득력을지니는것이사실이다. 그런데정승석은사색의범위를현대의생명체복제문제로까지확장시킨다. 불교의 무아윤회 는자아가아닌업에의한생존의상속방식을드러낸다는것이다. 63) 체세포에의한동물복제는 무아윤회 의실험에속하며, 체세포를이용한동물복제의성공은현대의과학이불교의 무아윤회 를실증했다는의미를지니는것으로간주된다. 64) 그러나이러한생각은 무아윤회 에내포된치명적인약점을들추는것이기도하다. 65) 정승석스스로밝히듯 61) 정승석 (1999) p. 117. 62) 정승석 (1999) p. 285. 63) 정승석 (1999) p. 288. 64) 정승석 (1999) p. 290.

128 51 이 생명의복제는벗어나야할윤회의양산이다. 66) 또한 만약인간복제가이면에서추구하는것이어떠한식으로든상속되는삶이라면그러한상속은이미윤회하는이세계에이루어져있다. 67) 안타깝게도이러한언급은 무아윤회 라는것이결과적으로윤회자체에대한언명에불과하다는사실만을노출한다고할수있다. 필자의선행연구에서이미지적했듯이 무아윤회 의논리가대승불교에서가르치는연기 무자성 공따위의개념에연결될만한여지는다분하다. 그러나초기불교의무아에대한해석으로는타당한근거를지니지못한다. 68) 조성택은 업과과보는있지만짓는이는없다 라는문제의경구에대해전혀다른관점을제시한다. 69) 그는이경구가깨달음의경험으로서의무아를언급할뿐이라고지적한다. 행위의주체가궁극적으로없다는것으로무아설자체에만초점을모은다는의미이다. 따라서이경구를윤회에결부시키는것은잘못이다. 필자의선행연구에서다루었듯이무아를실현한아라한 ( 阿羅漢 ) 에게도이전에지은업보는남는다. 70) 그러나아라한은그러한업보에반응하여스스로업을 짓는자 가되지는않는다. 그렇게해서업에의한지음과받음이종식된해탈의경지에들어가게되며결국오온의상속또한멈추게된다. 조성택에따르면붓다는이러한방식으로 인간 이라는존재의 해체 를통한새로운세계이해의가능성을보여주었다. 그리고그근저에는다름아닌무아가자리해있다. 65) 임승택 (2015) pp. 10-14. 66) 정승석 (1999) p. 297. 67) 정승석 (1999) p. 297. 68) 임승택 (2015) pp. 16-25. 69) 조성택 (2003) p. 181. 70) 임승택 (2015) pp. 17-18.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29 이제부터는 윤회와공존하는무아 에관련하여고려해볼수있는부파불교문헌들의해설을살펴보고자한다. 업과과보는있지만짓는이는없다 라는제일의공경의구절에대해구사론에서는다음과같이풀이한다. 온 ( 蘊 ) 은찰나이므로그것의옮겨감 ( 輪轉 ) 은불가능하다. 그러나번뇌와널리익힌업으로인한 [ 오 ] 온만은중유 ( 中有, antarābhava) 라는지각 ( 想 ) 의상속을통해모태에들어간다. 비유하자면등불의불꽃은비록찰나이지만상속하여다른곳으로 [ 옮겨간다고 ] 하더라도그것은허물이아니다. 따라서비록자아가없지만번뇌와업에의해생겨난온의상속이 [ 새로운 ] 모태에들어가는것이성립한다. 71) 인용문은영속하는자아를부정하면서도오온의상속에의한옮겨감 (saṃcarituṃ) 즉윤회 (saṁsāra, vaṭṭa, vṛtta) 를언급한다. 따라서이대목은 무아와공존하는윤회 의사례로간주될수도있다. 실제로이러한입장을표방하는많은연구자들이바로이문구에근거를두고있는듯하다. 그러나필자는도입부에묘사되고있는 옮겨감은불가능하다 (saṃcarituṃ nāsti śaktiḥ). 라는구절에주목한다. 저자인바수반두가말하고자했던것은 상속에의한옮겨감 이아니라그러한옮겨감혹은윤회란불가능하다는것이다. 필자는인용문전체에대해오온이찰라마다소멸한다는진리와유리된범부중생들에한해중유 ( 中有 ) 의상속을통한윤 71) Pradhan(1967, ed) p. 129; 서성원 (1993) p. 24 번역참조 kṣaṇikā hi skandhās teṣāṃ saṃcarituṃ nāsti śaktiḥ. kleśais tu paribhāvitaṃ karmabhiś ca skandha'mātram antarābhavasaṃjñikayā saṃtatyā mātuḥ kukṣim āyāti. tadyathā pradīpaḥ kṣaṇiko 'pi saṃtatyā deśāntaram iti nāsty eṣa doṣaḥ. tasmāt siddham etad asaty apy ātmani kleśakarmābhisaṃskṛtaḥ skandhānāṃ saṃtāno mātuḥ kukṣim āpadyata iti. ; 대정장 29, p. 47c 蘊刹那滅於輪轉無能. 數習煩惱業所爲故. 令中有蘊相續入胎. 譬如燈焰雖刹那滅. 而能相續轉至餘方. 諸蘊亦然. 名轉無失. 故雖無我而由惑業諸蘊相續入胎義成

130 51 회가있게된다는의미로파악한다. 한편남방상좌부 (Theravāda) 의청정도론 ( 淸淨道論, Visuddhimagga) 에도유사한내용이나타난다. 다음의구절은앞서언급했던구사론에대한필자의이해를더욱공고하게뒷받침해준다. 그때그에게그 [ 오 ] 온의상속은네가지도 (magga) 의독약과접촉함으로써윤회의뿌리인번뇌들이모두근절된다. [ 그렇게될때 ] 단지작용만하는상태로경험된몸의업등모든종류의업은분쇄되기에이르고, 미래의재생을생산하지못하는법성 ( 法性, dhammataṁ) 에도달하여다음생의상속을일으키는것이불가능해진다. 다만최후의의식 ( 識 ) 의소멸과함께마치연료가다한불처럼집착없이완전한열반에들어간다. 72) 인용문은오온의상속을묘사하면서도그것이최종적으로종식되는순간에초점을모으고있다. 즉번뇌가근절되면업이란단지작용으로만남게되어윤회가사라진경지에도달하게된다는의미이다. 이러한내용을통해알수있듯이, 오온의상속에의한윤회는무한히계속되는것이아니며설령계속된다고하더라도결코바람직하지못하다. 궁극의목적에해당하는열반이란바로그러한상속이멈춘경지에다름이아니라는사실에유념할필요가있다. 살펴본부파불교의논서들은앞서다루었던조성택의관점을지지한다고할수있다. 경험을구성하는요소로서의오온이란찰라마다소멸한다. 그러한사실을체득하게되면주체로서의 인간 72) Vism. pp. 688-689 ath' assa so khandhasantāno tena catumaggavisasamphassena sabbaso vaṭṭamūlakakilesānaṁ pariyādiṇṇattā kiriyabhāvamattaṁ upagatakāyakammādi-sabbakammappabhedo hutvā āyatiṁ punabbhavānibhinibbattanadhammataṁ āgamma bhavantarasantānaṁ nibbattetuṁ na sakkoti. kevalaṁ carimaviññāṇanirodhena, nirindhano viya jātavedo, anupādāno parinibbāyati.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31 이란해체되고더이상윤회란가능하지않게된다. 이점에서윤회와공존하는무아란와해되는것일수밖에없다. 그러나번뇌를지닌존재들은새로운모태에들어간다. 즉무아임에도무아를수용하지못하는까닭에윤회에떨어지게된다. 무아를체득하지못한그들에게윤회란엄연한현실의세계가된다. 구사론의관련구절은깨달은이의입장에서그러한사실을환기시키는가르침으로이해할수있다. 다만그과정에서중유라는개념을고안하여윤회의매개로설명한다는점에특색이있다. 한편청정도론의해당구절은번뇌의소멸을통해윤회가종식된경지로나아가는과정을선명하게밝힌다. 오온의상속에의한윤회에머무는것이아니라연료가다한불처럼집착없이완전한열반에들어가는것을묘사하고있다. 붓다는스스로의가르침에대해괴로움의제거를목적으로한다고역설했다. 그에따르면이러한목적에서벗어난사변적견해 (diṭṭhi) 는열반의성취에보탬이되지못하며오히려언쟁과갈등으로얼룩진괴로움의현실을조장할뿐이다. 73) 이점에서붓다의무아는사변적인방식으로제시되는 자아에대한주장 ( 自我論, attavāda) 을거부하는맥락이라고할수있다. 그는집착의제거라는실천적관심에소용이되는한에서무아의교리를펼쳤던것이다. 이러한사실을외면하고서굳이그의침묵을깨뜨리고정형 73) 임승택 (2015) p. 7; 임승택 (2012) pp. 252ff.

132 51 화된무아이론의구축을시도하는것은타당해보이지않는다. 또한이제까지의사례를통해볼때그러한시도는성공적이지도못했다. 본고는무아의교설이시대에따라변화해왔을가능성을전제하였다. 필자가파악하는무아의시대별단층은 형이상학적무아 와 실천적무아 라는두가지로크게나뉜다. 본고는전자의 형이상학적무아 에초점을맞추었고, 다시거기에배속될수있는 3 가지해석에대해살펴보았다. 단멸론의방식으로윤회의교리를배척하는 윤회부정의무아, 초월적자아를드러내기위해경험적요인들을부정하는방식의 비아와교체가능한무아, 무아의논리로써윤회를규명해들어가는 윤회와공존하는무아 등이그것이다. 이들은모든존재에게적용되는보편적인무아이론의구축을지향한다는점에서공통적이라고할수있다. 필자는그러한시도가시대적요청에부응하여붓다의가르침을재해석하려했다는점에서나름의의의를지닐수있다고생각한다. 그러나필자는 형이상학적무아 란경험너머의영역을경험적언어로써구성해내려고한다는점에서태생적인한계를지닌다고보았다. 먼저 윤회부정의무아 는죽음이후자아를부정한다. 그러나죽음이후의세계에대해서는부정도긍정도원칙적으로가능하지않다. 특히 윤회부정의무아 는삼매에의한초월적지혜를통해제시되는윤회의교설과정면으로부딪힌다. 바로이것은사쌍팔배 ( 四雙八輩 ) 라는교리체계를거스르게된다. 한편 비아와교체가능한무아 는직접적인문헌적근거를제시하지못한다. 또한구사론의비판에서처럼그렇게해서드러나는진실한자아가결코초월적인것일수도유의미한것일수도없다는논리적난점을안고있다. 마지막으로 무아윤회 의논리를펼치는 윤회와공존하는무아 는윤회를설명하기위한것으로는타당성을지닐수있지만무아자체를설명하는것으로는적합하지못하다.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33 무아윤회 는극복해야할윤회의상태와윤회가멈춘이상적경지를동일한차원으로오해하도록만드는문제점을노출한다. 이상과같은 형이상학적무아 는붓다가제시한원형적가르침으로서 실천적무아 와대조를이룬다고할수있다. 본고의분량관계상 실천적무아 를규명하는작업은다음기회로미룬다. 필자는양쪽모두를순차적으로검토하고서서로를비교 대조할예정이며, 그것을통해붓다자신이가르쳤던무아의의미를더욱선명하게드러낼수있기를희망한다. 필자가파악하고있는 실천적무아 의양상은오온 ( 五蘊 ) 에대해자아가아니라고진술하고서멈추는방식이다. 이와같은부정적 소극적진술은논리적완결성이떨어져보일수있다. 그러나필자는바로이것이형이상학으로의도약을의도적으로멈춘무기 ( 無記, avyākata) 의정신과통해있다고생각한다. 붓다는특정한견해나생각으로부터자유로운고양된인격의실현을위해무아를제시하였다. 이것은무아자체를내세우는주장이나견해마저도그것에집착할경우붓다의의도에반하는것이될수있다는사실을의미한다. 필자의일관된의도는 형이상학적무아 에얽매이지말고원래의가르침인 실천적무아 에각성하자는것이다.

134 51 약호및참고문헌 DN : Dīghānikāya, PTS. SN : Saṁyuttanikāya, PTS. Sn : Suttanipāta, PTS. MN : Majjhimanikāya, PTS. Vism : Visuddhimagga, PTS. Dhp : Dhammapada, PTS. 대정장 : 大正一切經刊行會. Bronkhorst, Johannes (2009). Buddhist Teaching in India. Boston: Wisdom Publications. Collins, Steven (1982). Selfless Person: Imagery and Thought in Theravāda Buddhism. Cambridge. Pradhan, P. (1967, ed). Abhidharmakośabhāṣyam of Vasubandhu. Patna: K. P. Jayaswal Research Institute. Radhakrishan (1977). Indian Philosophy, vol. 1. London: George Allen & Unwin Ltd 1977 (thenth impression). Rahula, Walpola (1978). What the Buddha Taught, First paperback edition. London: Gordon Fraser Gallery Ltd. Rhys Davids, C.A.F. (2014). Buddhist Psychology : an inquiry into the analysis and theory of mind in Pali literature. New Delhi: Dev Publishers & Distributors. Shulman, Eviater (2008). Early Meanings of Dependent-Origination, Journal of Indian philosophy 36(297-317). Kluwer academic pub. Vetter, Tilmann (1988). The Ideas and Meditative Practices of Early Buddhism. Leiden New York KØbenhavn Köln: E. J. Brill. 高橋審也 (1990). 原始佛敎における無我と我 (1), 印度學佛敎學硏究 39-2. 東京 : 春秋社. 고익진 (1971). 아함의무아윤회, 동국사상 제6집, 동국대학교불교대학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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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51 Abstract On the Metaphysical Interpretations of Selflessness (Anattan) Lim, Seung-Taek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I presume that the interpretations of selflessness (anattan) could be divided into the metaphysical interpretations of selflessness and the practical interpretations of selflessness. This paper focuses on the metaphysical interpretations of selflessness which can be categorized into three types. The first one is selflessness denying rebirth which rejects the doctrine of rebirth (saṁsāra) in a manner similar to nihilism (uccheda-vādā), the second interpretation is selflessness replaceable with not-self which denies existential elements (pañcakkhandhas) and considers them as not-self in order to reveal the transcendental self, and the third one is selflessness coexisting with rebirth that goes into defining selflessness through rebirth. All of these interpretations are common with each other in that they are intended to build the universal theories of selflessness. These interpretations have significance in that they attempt to explain the teachings of the Buddha in response to their own times. However, according to my review, all of them have problems that cannot be overlooked. First, selflessness denying rebirth negates the self after death. But about the world after death, neither affirmation

무아에대한형이상학적해석의양상들 137 nor negation is possible. Especially, this interpretation is contradictory to the teaching of rebirth which is presented through the transcendental wisdom (pubbenivāsānussatiñāṇa) with samādhi. On the other hand, selflessness replaceable with not-self is not based on the Early Buddhist literatures. It could also be pointed out that, as Abhidharmakośa s criticism reveals, it presupposes the mysterious self which could not be transcendental or meaningful. Finally, selflessness coexisting with rebirth asserts that rebirth is possible in the state of selflessness. But this interpretation eventually becomes an explanation of the rebirth only, and it is not suitable as a clarification of selflessness itself. Because according to the Buddha s teachings, after attaining the state of selflessness, rebirth disappears. I believe that the metaphysical interpretations of selflessness could be contrasted with the practical interpretations of selflessness that are directly based on the Early Buddhist Nikāyas. But in terms of volume, I put off the work of contrasting each other to the next opportunity, particularly after writing an article on the practical interpretations of selflessness. I hope that the prototypical selflessness by Buddha will be examined closely through a series of these works, and the meaning of the teaching of selflessness becomes more evident.

138 51 투고일자 : 2017 년 11 월 20 일 심사기간 : 2017 년 12 월 10 일 ~ 22 일 게재확정일 : 2017 년 12 월 26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