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 * 조경식 ( 전북대 ) I. 서론 프리드리히쉴러의 인간의미적교육에관하여 1) 는전근대의신분제사회질서를전복시키려는프랑스대혁명이라는정치적상황에대한문제의식과사회각영역의전문화, 분업화에따른새로운사회상황에직면해서그로부터초래된문제들에대한성찰에서집필되고완성된미학프로그램이다. 따라서 미학편지 에는동시대의정치적, 사회적문제점들이투영되어있는데, 지금까지발표된수많은저서나연구논문들은이에대해서각자의견해를피력하고, 나름의쉴러이미지들을만들어왔다. 달리표현하자면, 미학편지 텍스트가제기한문제점이나그문제점의해결책으로제시한방안들이연구자들을자극하여문제가무엇인지, 그리고그해결방안으로제시된것이무엇인지를분석하게하고, 그것들이사안에합당한지에대해논쟁하게만들어놓은것이다. 미학편지 의연구사를살펴 * 이논문은 2014 년정부 ( 교육부 ) 의재원으로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수행된연구임 (NRF-2014S1A5B5A07038868) 1) " 인간의미적교육에관하여 " 를앞으로는간단히 " 미학편지 " 라는제목으로대체한다.
6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보면하나의커다란본류와이본류를형성하는몇가지지류가있음을알게된다. 연구사의커다란본류가되고있는것은다름이아니라바로이텍스트를분석하는관점자체인데, 바로정치적관점이다. 거의모든연구자는 미학편지 와정치의밀접한연관성을, 이텍스트의정치적함의를전제로삼고그로부터출발하고있다. 자명한것으로간주되는정치적함의는예술과정치의관계, 정치를예술이대신할수있는가의문제를놓고노선이갈리고, 여기에서만상이한입장의차이가존재할뿐이다. 미학편지 가유독정치적맥락에서만논의되어온까닭은독일의특수한상황에서도유추될수있다. 독일에서는프랑스에서처럼아래로부터의혁명이시도된적이없었고, 그런까닭에독일에서는프랑스와의경쟁심리에서혁명 Revolution 대신종교개혁Reformation을내세우거나혁명의대안을찾는데노력했다. 이와같은현실에서부족한과거를보상하고자하는독일적인시도는 미학편지 의과도한정치적해석을부추켰고, 그결과로이텍스트를둘러싼거의모든논의가정치의장에국한되는결과를낳게된것이다. 오직미적교육을통해서만가능한개개인의전인성형성이정치적, 사회적개선을가능하게한다는 미학편지 의정치적함의는교육계에도그대로수용되어제도적으로실천된다. 그에따라이상적인국가및사회의건설과유지를위한개개인의 전인성형성 이교육이지향해야할방향성으로받아들여져, 특정한능력의발현이아닌인간에내재한모든재능의발현을위한 전인교육의이념 이나타나는것이다. 이런암묵적인정치적인성교육은 19세기말이상사회의건설을목적으로한사회주의노조운동가들에의해서도추종되고실천된다. 이연구가이시점에서제기하는의문은 미학편지 에관한논의가계속해서이와같은독일특유의정치적해석노선을추종해야하느냐는것이다. 이연구는바로이런쉴러연구사지평전체를이편지형식의텍스트일부의내용층위만을관찰하고분석한관점으로간주한다. 즉이연구는텍스트의단편적인내용층위에대한몰두가바로이와같은문제지평을만들어냈다는전제에서출발해서이텍스트가왜이런정치적문제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7 지평을만들어냈는지의근원적인물음을제기해서, 역으로이물음으로부터이텍스트의정치적해석의타당성의여부를검증해보려고한다. 그러므로이연구는 미학편지 는 정치입문서 Propädeutik des Politischen 2) 로, 즉예술의정치적기능화의목적을위해쓰여진것이아니라는점에서출발하여, 예술의정치적기능은예술의새로운정체성에대한고찰에서그하나의요소로고려되어야할예술의기능성의관점에서다루어진것이라는점을분명히밝히고자한다. 뿐만아니라이연구의부수적효과로서, 이정치적논의에서늘언급되는, 정치의도구가스스로목적이되어버렸다 같은문제점들을다시살펴보고그것이실제로모순인지검증해보고자한다. II. 정치적해석과해결되지않는문제점 " 인간의미적교육에관하여 " 에대한선행연구는셀수없을만큼많고, 그대부분은이글의본령이바로예술의정치적기능을드러내는데있다고강조한다. 예컨대디터보르히마이어Dieter Borchmeyer는미적교육에의한새로운도덕적인간성의형성은정치에로의입문을의미한다는견해를피력한다. 왜냐하면개인대다수가예술을통해서그런도덕성을획득하게되면 자연국가 를 이성국가 로개선하려고했던프랑스대혁명의목표가자연스럽게달성된다고보기때문이다. 보르히마이어는쉴러가사용하는 유희 나 가상 이라고하는개념이바로크시대귀족계급의미적이상을전범으로하고있음을밝히고있기는하지만, 이유희에인간의의식을개조할가능성이있음을인정한다. 그는미적인것이지닌이런영향성과관련해서쉴러의미학프로그램이서구수사학의전통선상에놓여있으며, 수사학전통에의해이루어져왔던 실천적인문화 를이론화한 2) D. Borchmeyer, Ästhetische und politische Autonomie. In: Revolution und Autonomie. Ein Symposium, hg. v. W. Wittkowski, Tübingen 1990, S. 277-296, hier S. 280.
8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것임을밝힌다. 3) 롤프- 페터얀츠 Rolf-Peter Janz는보르히마이어와는달리한편으로는정치적자유를마련해주고다른한편으로는예술의자율성을보장하는미적인도덕성이결국에가서는아무내용도갖고있지못한공허한개념으로끝나버리고있다고비판한다. 그도그럴것이미적인도덕성은원래가이성의이념이고따라서이미실현될수없는이상적 ( 理想的 ) 인특성을지니므로현실을포기해야만하는결과로인해서미적인도덕성을통한정치적자유라는것은실현될수없는것으로드러나기때문이라는것이다. 이제그자리에는예술의자유만이남게되는데, 미적국가 가바로이런논리적인모순의증빙이라고얀츠는설명하고있다. 4) 롤프그리밍어 Rolf Grimminger는자신의논문에서이미적도덕성이지닌사회정치적인의미에대해질문을제기하면서그것이지닌한계를드러낸다. 그에따르면미적자율성프로그램은사회가분화되고그에따라새로운직업인으로등장하게된예술계엘리트들이스스로만들어낸프로그램에불과하다는것이다. 자율성을확보한 미적유희 로서의예술이란이념은사회에대한비판으로부터탄생한다. 하지만 휴머니즘 을위한 미적유희 가인간소외를야기하는노동의현실로부터거리를취하고 만족 과 한가로움 을위한생산품이되기때문에그이념은좋지않은역사적인현실을가려주고그럼으로써사회내에서확고한위치를점유하는환상으로그치고만다는것이다. 이로써그리밍어는자율적인 미적유희 의이념을이데올로기로해석한다. 5) 그리밍어뿐만아니라페터뷔르거 Peter Bürger와하르트무트샤이블레 Hartmut Scheible 6) 역시이런견해를 3) D. Borchmeyer, Aufklärung und praktische Kultur, in: Naturplan und Verfallskritik, hg. v. H. Brackert/F. Wefelsmeyer, Frankfurt/M. 1984, S. 122-147. 4) R.-P. Janz, Autonomie und soziale Funktion der Kunst, Stuttgart 1973. 5) R. Grimminger, Die ästhetische Versöhnung. Ideologiekritische Aspekte zum Autonomiebegriff am Beispiel Schillers. In: Historizität in Sprach- und Literaturwissenschaft, München 1974, S. 579-597. 6) P. Bürger, Theorie der Avantgarde, Frankfurt/M. 1982; H. Scheible, Wahrheit und Subjekt. Ästhetik im bürgerlichen Zeitalter. Bern 1984, S. 171-189.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9 따르고있다. 베른트브로이티감Bernd Bräutigam은쉴러의미학프로그램에대해이와같은대리만족과이데올로기의혹을제기하는연구방향에대해비판을가한다. 이때그는이미 18세기에그런의혹을제기한바있는루소의예술비판에대해쉴러가취하고있는입장을밝힌다. 즉쉴러는예술에이런문제성이있음을의식하고서예술을자체목적적인것으로만들어예술외적인목적을위한수단으로삼지않음으로써예술에대한그런비난의가능성을처음부터없애버렸다는것이다. 7) 연구사에서는이렇듯인간의총체성내지는그것을가능하게하는미학프로그램의사회정치적의미를둘러싸고그해석에대한논의가다양하게펼쳐진다. 이논의는일단대략적으로다음과같이분류해볼수있을것이다. 첫째는쉴러의미학프로그램을계몽주의의노선에서파악하고, 쉴러가노린것은예술을통한정치와사회의개선이라는입장이다. 둘째는예술의도구적성격을강조하는앞의노선과분명하게선을긋고, 미학프로그램에서표현된예술의자율성, 내지는자율적예술에의해가능해진새로운인간성을강조하는방향이다. 셋째로앞의두방향과는확연하게구분되는이데올로기비판적해석방향이다. 여기서는미학프로그램의실천가능성을검토하면서그불가능성을진단하고, 이에시민계급에의해주도되는예술의영역에서그대표자에의해만들어진미학프로그램이란것은시민계급이사회의주도세력으로역사에등장한시기에공표된그들의이데올로기에불과하다는입장을피력한다. 첫번째범주에속하는연구자로예컨대볼프강비트코프스키 Wolfgang Wittkowski가있다. 그는쉴러를계몽주의노선에예속시키고 미학편지 에서피력되고있는심미적인범주의 도덕적인핵심기능 을강조하면서, 인간에게원래존재했지만현대인은잃어버린총체성, 즉자연적인도덕성을회복하게하는미적교육은바로인간을선 ( 善 ) 으로인도하며보 7) B. Bräutigam, Konstitution und Destruktion ästhetischer Autonomie im Zeichen des Kompensationsverdachts, in: Revolution und Autonomie, hg. v. W. Wittkowski, Tübingen 1990, S. 244-263.
10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다훌륭한정치제도를실현하게한다고주장한다. 8) 헬무트코프만Helmut Koopmann은여기서한걸음더나아가 미학편지 에서논의되는예술의자율성프로그램은원래미적인범주가아니라, 인간의자율성이념이바탕에깔린계몽- 실존주의적인범주이며, 쉴러가칸트로부터영향을받고선택한미학적인노정은 잘못된우회로ein irrtümlicher Umweg 라고설명한다. 9) 디터보르히마이어는앞에서도설명했듯이쉴러가사용하는 유희 나 가상 이라고하는개념이바로크시대귀족계급의심미적이상을전범으로하고있음을밝히고있기는하지만, 이유희에인간의의식을개조할가능성이있음을인정한다. 그는아름다움이갖고있는영향력과관련해서쉴러의미학프로그램이수사학 Rhetorik의전통선상에놓여있으며, 수사학전통에의해수행되어온 실천적인문화 를이론화한것임을밝힌다. 두번째부류에속한연구자로서는예컨대베노폰비제Benno von Wiese와에드가로너Edgar Lohner가있다. 이들은쉴러에게있어서문제의관건은인간을편협하게이성적인것으로제한시켜버리는도덕적인것이아니라, 미적유희를통해서회복되는 인간의총체성 이라는견해를바탕으로도덕적인것을미적인것의아래에위치시킨다. 그러나폰비제에게인간의총체성은유토피아적인특성을갖는다. 왜냐하면그것이오직가상의미적유희, 즉현실과는유리된 환상이라고하는마술적인영역 에서만획득가능하기때문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폰비제는, 스스로가흥미를느끼며규칙을따르는유희에서나타나듯이, 미적유희에의해서개인이자신의이해관계를국가의이해관계와일치시킬수있는인간의천부적인도덕성이표현된다고간주한다. 이로써폰비제는유희에서구현되는보다섬세한도덕성이정치적, 사회적인의미를지니고있음을강 8) W. Wittkowski, Wie historisch ist die aktualisierte Historizität? In: Verlorene Klassik? Ein Symposium, hg. v. W. Wittkowski, Tübingen 1986, S. 309-327. 9) H. Koopmann, Bestimme Dich aus Dir selbst. in: Friedrich Schiller, hg. v. W. Wittkowski, Tübingen 1982, S. 202-219.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11 조한다. 반면에에드가로너는가상의미적유희가현존재의영역을미적으로확장시키는의미를지닌다고해석한다. 왜냐하면존재의현상들이예술적인행위를통해서예술적으로다루어지게되면현존재들은미적유희에의해서생겨나는가상들로인해서대상적인정체성에서해방되기때문이라는것이다. 따라서미적유희는완전히새로운존재방식을가능하게하며, 이로써미적인것은도덕성과정치를자신의하부에예속시키는최고의것이된다. 따라서가상을통한미적유희는로너에게있어서예술, 문학창작에있어서결정적인진전을가능하게한것이된다. 10) 세번째범주는앞서설명한바있는그리밍어, 뷔르거, 샤이블레의입장이다. 이렇듯 미학편지 의사회정치적함의를긍정의입장에서든비판적인입장에서든중요시하는해석들은전적으로쉴러를 길을잘못들어선 정치가로혹은도덕주의자로해석하고있다. 이들이주장하는정치가, 도덕주의자로서의쉴러는그러나자신의이론전개에있어서문제점들을너무많이보여준다. 몇가지만중요한예를들어보면 1) 프랑스혁명당시프랑스인들에대한평가는문맥에따라달라지고, 11) 2) 인간의총체성은초반부에는자연인간에서이성인간으로넘어가는중간단계로설정되었다가나중에인간총체성을인간성의토대로증명하는후반부에서는감정과이성을아우르는최종단계로설정되며, 3) 그총체성을가능하게하는아름다움은, 하층계급의 미개상태 와상위계급의 무기력한상태 에상응해서 용해하는아름다움 과 역동적인아름다움 으로구분되다가결국에는 용해하는아름다움 만이다루어지고있다. 4) 그밖에도오성의계몽과실천적문화의필요성에관한부분도아름다움과어떤연관이있는지해명되고있지않다. 여기서언급된이문제들을일관되게해결하는해석은거의없다. 오직 10) E. Lohner, Schiller und die moderne Lyrik, Göttingen 1964. 11) 세번째편지에서프랑스국민은힘에의한지배를법에의한지배로바꾸려는계획을실천에옮긴성숙한민족으로묘사된반면 (NA 20, S. 312), 이후의편지에서동일한민족은 " 미개인 " 과 " 야만인 " 만으로이루어져있다는식으로비판된다 (NA 20. S. 319f., 328)
12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두번째문제만이이데올로기비판적관점에서 " 미학편지 " 의이데올로기적속성을강조하는연구자들에의해서다루어질뿐이다. 이처럼정치적관점에서해명되지않는문제점들은어떻게해결될수있을까? 보르히마이어의지적처럼쉴러의 미학편지 가중간중간끊기면서쓰여져서 진행중인작업work in progress 의특성을가지고있기때문에이러한문제점들이생겨난다는식으로넘어갈수없다. 12) 그렇게간단히넘어가기에이문제점들은논리적으로너무심각한종류의것들이다. 이는다른관점을취하면설명이가능하다. 바로 " 미학편지 " 가예술의정치적기능을그다지중요하게고려하고있지않으며, 따라서정치적기능의충족가능성은끝까지진지하게검토되었던지평이아니라수사적관점에서만고려되었다는관점이다. 즉 " 미학편지 " 는새로운사회환경에적합한새로운예술의정체성을정립하는목적을위해서집필된것이고, 그정치적기능은단지그예술의사회기능적인정당성을확보하기위한관점에서고려되고언급되기때문에, 예술의정치적기능에대한진술보다는예술의새로운정체성이주된관심사이고따라서초지일관하게다루어지는반면, 정치적기능은그때그때그것이필요한맥락에서필요한만큼만다루어진까닭에모순된양상이드러날수밖에없다는관점인것이다. 미학편지 가갖고있는보다근본적인의미가무엇인지알아보기위해서는텍스트속에빠져서텍스트자체가제기한문제에국한되어서는안되고, 이텍스트를둘러싼문맥, 즉당시의시대적, 문화적콘텍스트를고려하는데서출발해야한다. III. " 미학편지 " 의역사적콘텍스트 미학편지 의근본적인물음은거의동시기에발표된프리드리히슐레 12) 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D. Borchmeyer, Aufklärung und praktische Kultur, S. 132ff.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13 겔의 그리스문학의연구에대해Über das Studium der griechischen Poesie 에서도제기된바있는, 현대예술 의새로운정체성에대한물음이다. 이관점에서보면이 미학편지 는프랑스에서 17세기에일어난 신구논쟁 의연장선상에놓여있는글이다. 13) 왜이들은이런새로운예술의가능성, 즉 현대예술 의정체성에대한물음을제기하고있는것일까? 쉴러는당시스스로 예술의관리자 14) 란의식을갖고있었다. 그런의식을갖고있는그가프랑스혁명으로인한구질서의해체와, 사회의전문화, 분업화현상이라는 현대 의새로운현실에직면해서구시대의예술이더이상통용될수없다는인식을가진것은분명하다. 구시대의예술이 현대 에는더이상통용될수없다는현실인식은 예술의관리자 로하여금다음의물음을제기하게만든다. 새로운상황에서추구해야할아름다움혹은예술은어떤것이어야하는가? 이와같은관점에서볼때 미학편지 의전체의미로간주되어온예술의정치적수단화는새로운예술이가질수있는여러기능중의하나인정치적기능에만국한되어있다. 15) 따라서 미학편지 의정치적해석가능성은분명히부인될수없다는것이긴하다. 그러나그것으로 미학편지 전체가분석될수없고, 오히려부차적인내용에만관심을집중시켜서모순, 문제점만을보려는시각만을부각시켰을뿐이다. 정치적목적을위해수단으로소개되고도입된예술이결국에는그자체가목적이되고말았다 16) 는가다머의언급은그런정치적해석이즐겨지적하는 미 13) 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H. R. Jauß, Fr. Schlegels und Fr. Schillers Replik auf die Qerelle des Anciens et des Modernes, in: Europäische Aufklärung. H. Dieckmann zum 60. Geburtstag, hg. v. H. Friedrich/Fr. Schalk, München-Allach 1967, S. 117-140. 14) Brief an den Herzog von Augustenburg vom 13. Juli 1793, Jonas Bd. 3. S. 329. 15) 니클라스루만이그의체계이론에서밝히고있듯이신분제위계질서로분화된사회에서기능으로분화된사회로옮겨가면서예술을포함한모든사회체계는체계특유의사회적기능을수행한다. 뿐만아니라각각의체계는다른체계들에대해서도나름의기능을수행하는데이부분을 " 미학편지 " 는예술의정치적인기능으로언급하고있는것이다. 이때 " 미학편지 " 는예술의정치적기능외에도인간의자기소외라고하는 " 현대병 " 에대한치유의기능도수행할수있다고주장한다.
14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학편지 의모순중의하나이다. 이런가다머에대한반론은한국에서도다음과같이제기된바있다. 쉴러가주장하는예술의자율성이예술을위한예술, 예술자체를목적으로삼게될수있음을지적한가다머는쉴러의미적교육론이예술을통한교육이라는애초의목적에서벗어나종국에는예술에의교육으로귀착되고말았다고비판한다. 그러나예술작품에구현된조화가소외와분열을극복한조화로운인간상에상응하는것이라면, 미적이상을추구하는예술이인간사와무관한자기목적에만갇혀있다고단정지을수는없을것이다. 17) 이렇듯 미학편지 에관한정치적논의는그것의정치적함의를둘러싼논쟁의결과로인해서그실천가능성, 논리적인모순성만을부각시킴으로써그에관한전혀다른논의의전개, 즉예술의새로운정체성과그의미에대한논의를막고있다. " 미학편지 " 의논리전개를보면예술, 즉아름다운예술은정치개선을위한인간교육의도구로투입되어야하며, 그런정치적개선을위해수단으로투입되어야할예술은 - 국가와사회로부터무관한 - 자율성을띠어야하고, 그결과자율적인예술의정체성이이후의편지에서논증되는수순이밟아진다. 이관점에서보면새로운예술의정체성이정치적기능성으로부터도출되어나오는듯하다. 미학편지 의연구사는이렇게겉으로드러난논리전개에얽매인결과, 아름다운예술의정체성과예술의자율성의논의를오직정치적연관성과의맥락에서추론하기에이른다. 그러나쉴러의아름다운예술의정체성과예술의자율성에대한고찰은이와는전혀다른맥락에서이루어진다. " 예술의관리자 " 로서의자아의식을지닌쉴러에게가장중요하고시급히해결되어야할문제로대두한것은, 과거구시대의예술이 " 현대 " 에서더이상통용될수없는것이기때문에, 새로운시대와사회환경에걸맞는새로운예술의정체성을찾는것이었다. 쉴러는이에이미 " 칼리아스 16) 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H.-G. Gadamer, Wahrheit und Methode, Grundzüge einer philosophischen Hermeneutik, Tübingen 1986, S. 88. 17) 임홍배, 쉴러의미적교육론과예술의자율성문제, 괴테연구 13 집 (2001), 249 쪽.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15 편지Kalliasbriefe" 에서아름다움의객관적인법칙을발견하려고시도하고그것을 현상에서의자유Freiheit in der Erscheinung" 18) 라고설명한반면, 그것의뒤를이어새롭게집필된 " 미학편지 에서는아름다움의객관적인법칙에서예술의정체성으로연구대상을바꿔서그것을 솔직하고독립적인가상의미적유희das ästhetische Spiel mit dem aufrichtigen und selbständigen Schein 19) 라는개념으로설명한다. 이와같은방향의선회에는첫번째시도가실패했다고간주한점이결정적으로작용하는데, 이에는아름다움에대한객관적인법칙이란것이존재하는지에대한비판적성찰에서비롯한다. 아름다움의객관적법칙의존재에대한비판적인성찰에는칸트의 판단력비판 에대한독서가중요하게작용한다. 20) 칸트는 판단력비판 도입부에서아름다움은주관적판단의소산이지, 그것의객관적인판단근거가있을수없다는점을논증한다. 21) 나아가서칸트는자연과예술에관한장 ( 章 ) 에서객관적인법칙이라는것은제조내지는창작방식이기술적인것으로국한되는 공예 에서나가능한것이지아름다움의창작을본령으로하는예술에서, 특히그주체인천재와의연관에서있을수없는것임을분명히한다. 22) 즉공예가는배울수있고또다른사람들에게전수해줄수있는창작의객관적인규칙을통해공예품을만들어낼수있는반면, 아름다운예술품은오직타고난재능을지닌천재에의해서만창조될수있고, 그창작방식은배울수도가르칠수도없는것으로설명하고있는것이다. 쉴러는아름다움의객관적법칙의규명에실패했지만칸트의 " 판단력비판 " 에서하나의중요한내용을차용 18) Brief an Körner vom 8. Febr. 1793, Jonas Bd. 3, S. 245. 19) NA 20. S. 402. 20) 쉴러는다음의칸트의사고를비판하고아름다움의객관적인원칙을알아내려고시도했으나결국그가알아낸객관적인아름다움의법칙이란것이주관적인것에불과함을알게된것이다. 21) 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I. Kant, Grundlegung der Metaphysik der Sitten, in: I. Kant. Werke in zehn Bänden, hg. v. W. Weischdel, Darmstadt 1983, Bd. 8, S. 279f. 22) 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Ebd. S. 401-407.
16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해온다. 그것은아름다움이인간에게끼치는영향적인측면에대한내용인데, 아름다움을아름답다고느낄때인간내면에어떤현상이벌어지는지, 왜그것이즐거움이되는지에대한설명인것이다. 쉴러미학이론의핵심개념인 인간의총체성 은바로이지점에서형성되며, 이총체성개념이인간학관점에서그와칸트의차별성을보여준다. 인간총체성개념은예술사적인시각에서봤을때쉴러의미학이론을가장특징짓는개념이다. 이개념은쉴러의이론에서도덕, 미학, 나아가서교육, 마지막으로정치영역전체에적용되어이모두를포괄하는예술의새로운정체성과기능성의해명에사용된다. 따라서이개념에대한분석은그의 " 미학편지 " 의정체성을, 즉이편지가정치적목적을위해집필된것인지아니면예술의새로운정체성을위해집필된것인지를규명하는데결정적으로작용하게된다. VI. 인간의총체성 - 그심미적기원 인간의총체성개념은인간은전적으로감정적이지않으며이성적이지만도않고, 감정적이면서이성적인존재라는점을지시한다. 이때인간을인간답게만드는인간성의본질은감성적인부분과이성적인부분의어느한쪽에있는것이아니고, 두부분모두가함께작용하는지점에있고, 어느한쪽이지배적인위치를점하지않는다고간주된다. 쉴러당시의인간에관한저술들을살펴보면인간은감정적이면서동시에이성적인존재로파악되었지만, 도덕론과의연관에서인간의감정적인면과이성적인면은어느한쪽의우위로설명되는양상을보여준다. 이성에반대하는입장에서는감정적인면을, 감정에반대하는쪽에서는이성적인면을인간이해의척도로삼는다. 사회와문명에대한비판, 도구적오성에대한비판에서만데빌이나루소는 ( 사회적 ) 인간특유의파괴적인이기심을제어할수있는천부적이고자연적인감정인동정심을강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17 조하고, 특히루소를추종하는레싱은 가장동정적인인간이가장선한인간 이라는견해를그의시민비극론에서보여준다. 반면에칸트는감정적인면에서는인간과동물이다를바가전혀없고, 인간을인간으로만들어주는것은바로그의이성적인면이란점을분명히한다. 동물이감정적인면에의해서자연의인과율에지배를받는존재라면인간은이성적인면에힘입어서동물처럼자연의인과율에순종하지않고, 그로부터벗어나도덕적인행동을할수있는데, 그의도덕적인행동은바로감정을극복하는이성의정언적명령에따를때실현된다. 23) 인간의도덕적인행동은나아가서인간의자유를간접적으로증명해주는증빙이된다. 쉴러는이와같은루소 / 레싱의입장이나칸트의입장을분명히문제가있는것으로파악하고, 강도를만나상처를입은상인을도와주는인간유형의예를통해서자신의고유한도덕관을분명히드러낸다. 부상당한상인은자신을불쌍히여기고동정심에서도와주는사람에대해서는자존심에상처를입는다. 또다른유형, 즉감정상도와주기싫은데도인간으로서마땅히가져야하는도덕적의무때문에자신을도와주는타입에대해서는극도로분노를느끼며그의도움을거절한다. 이상인은자신을불쌍히여기지도않고, 도덕적의무감에도와주는사람이아니라, 스스로가좋아서자신을도와주는사마리아인의도움을받는다. 바로이사마리아인간유형을통해서쉴러는감정과이성이합일되어있는이상적인도덕관을보여준다. 이런도덕관은아름다운도덕성 schöne Moralität 24) 으로설명된다. 인간성에대한완벽한인간학적인평가 는바로이와같은, 감성과이성을서로간의우열관계가없는동등한것으로간주하는인간의총체성개념에바탕을두고있다. 나아가서쉴러는자유의개념도칸트와는상이하게도덕적행위를통해서증명되거나그것을위해서요청되는것이아니라, 총체성에서비롯하는필연성의부재와그로부터연유하는선택의자유로, 23) 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I. Kant,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 in: a.a.o., hier Bd. 4. S. 68f. 24) Brief an Körner vom 18. Febr. 1793, Jonas Bd. 3. S. 262.
18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가치중립적인것으로이해한다. 인간의총체성개념, 내지는총체적인간은그에반하는감정적인간, 이성적인간을비롯한수많은다른개념에또다시적용되고변주된다. 감정적인간, 이성적인인간은총체성이깨진인간의자기소외라는의미로도사용되어문명의타락으로인해나타나는 미개인 Wilder, 야만인 Barbar 같은인류학적범주로설명되거나아니면사회의특정한신분계층을지칭하는사회학적범주로도설명되고있다. 나아가서구성원인개인들의성격이객관화된형태로간주되는국가라는개념을보면그것도이와같은인간관에상응하게 자연국가Naturstaat, 이성국가 Vernunftstaat 라는개념으로나타나고있다. 이렇게본다면총체적인간의모습은그가보고있는가장이상화된인간의모습이다. 쉴러고유의인간총체성개념은쉴러가칸트의미학으로부터수용한종류의것이다. 쉴러의인간총체성개념은따라서미학적기원을갖고있다고볼수있는데, 이를추적해보면다음과같다. 칸트는인식론과도덕론, 즉 순수이성비판 과 실천이성비판 에서두세계를상정하고있다. 하나는현상계, 즉자연의인과율의세계이고, 다른하나는자유의세계이다. 현상계, 즉자연에서존재하는대상에대한인식의가능적조건을밝히는인식론에서오성은바로시 / 공간속의대상을인식을추구하며, 이때이시 / 공간속에서존재하는대상은자연의인과율에따라존재한다. 그러므로인식론에따르면세계는자연의인과율에따른세계가된다. 반면에실천이성에따른도덕적행위로이루어지는세계는자연의인과율이지배하는세계일수없다. 이세계가자연의인과율에의해지배되고있다면도덕적행위는애초부터불가능한것이기때문이다. 실천이성에따른도덕적행위는그자체가이미자유를전제를하고도덕적행위는그자체로자유를입증한다. 따라서실천이성에따른도덕적행위의세계는자연의인과율이아닌바로자유의법칙, 자유의인과율이실현되는세계이다. 이때다음과같은물음이제기된다. 그렇다면우리가그안에서존재하고있는세계는하나가아니라두개인가? 인간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19 이통일적인존재인한, 세계의통일성역시자명한사실이다. 그러나이자명한사실은어떻게증명될수있을까? 이물음은 판단력비판 에서해결된다. 이증명을칸트는현상계에서의아름다움에대한판단을통해해낸다. 아름다움에대한판단에서인간은자기자신이자연의인과율에예속된존재이자동시에그로부터초월하여스스로이성의법칙에따라행동하는존재임을느낀다. 왜냐하면아름다움이란지각대상에서느끼는것이지만 ( 감각적존재로서의인간 ), 아름다움을아름다운것으로판단하게하는즐거움이란감정이초월적인근원을지님으로써, 즉감각적인인지에기인하는것이아니라모든이해관계로부터자유로운 관조 Kontemplation 에서비롯함으로써미적판단이보편성과필연성을띠기때문이다. 25) 아름다움을아름다운것으로판단하게하는즐거움이초경험적인까닭은아름다움에대한판단에서오성과지각의작용으로부터설명된다. 아름다움을봤을때지각이작용한다. 그러나이때지각된내용은사물에대한인식적판단의경우처럼오성에게질료로제공되고오성이그것을장미인지나무인지책상인지판단하게만들지않는다. 미적판단에서지각된내용은창조적상상력에의해끊임없는연상작용을불러일으키고, 이에오성에의한개념적인파악을불가능하게만든다. 심미적즐거움은바로여기에서비롯하는데, 인간의인식능력간의자유로운유희로부터생겨나는것이다. 이렇게본다면아름다움은인간의정신적능력을모두활성화시키는계기가되는동시에인간의정신적능력이총체적으로작용하는유희적성격을띤다. 쉴러는칸트의 판단력비판 에서이같은인간의총체성, 유희개념을끌어내어다음과같이동물, 신적존재와의비교를통해서인간 25) 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I. Kant, Kritik der Urteilskraft, in: a.a.o., Bd. 8, S. 288ff. 판단력비판이순수이성비판과실천이성비판의가교역할을하는이유는바로이런연유이다. 이로써아름다움은인과율이지배하는자연의세계에서어떻게자유가가능한지를예증해주는경험적사례가된다.
20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고유의것으로설명한다. 동물의감각과신적인오성은각각 - 그것이자연적인인과율의세계이든, 자유라는선험적인세계이든간에 - 실재Realität만을유일한세계로파악하는반면, 인간은아름다움 ( 가상 ) 내지는미적유희라는인간고유의영역을통해서동물이나신적인존재와변별성을가진다. 26) 인간의총체성을담보하는아름다움, 즉유희만이인간을인간답게만들어주기때문이다. 이에쉴러는 인간은말의완전한의미에서인간인경우에만유희하고, 인간은유희하는경우에만온전히인간이다 27) 라는주장을하기에이른다. 총체성만이인간을인간답게만들어주는것이지, 이성이아니라는쉴러의고유한인간관은물질적실재을지향해서극도의욕망충족을위한이성의도구화에대한비판으로이어진다. 이점은아도르노에의해서도받아들여져서도구적이성에대한비판의중요한논거가된다. V. 예술의새로운정체성과그정체성의새로움 쉴러의모든사유의근원에는인간총체성이자리하고있다. 이점은예술의새로운정체성정립에서도예외는아니다. 예술, 아름다움은인간의인간됨, 인간의총체성을활성화시켜야지그것을왜곡시키면안된다는것은이미총체성개념의정립과함께쉴러에게는극히자명한사실이되어버린다. 쉴러의이런입장은이미비극과희극에대한분석에서나타난다. 그에따르면관객에게특정한열정을불러일으키고그것의카타르시스를지향하는비극은결코관객의정신적능력들을자유로운유희속에두지않고특정한방향으로이끌기때문에오히려인간의정신적인능력을유희하게만드는희극보다못한것으로평가된다. 이로써전근대시학에서규범적 26) NA 20. S. 399. 27) 같은곳. S. 359.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21 권위를지닌 " 상응의법칙 " 에따라장르간의위계질서에서최고의위상을누렸던비극은이제인간의내적능력을총체적으로활성화시킬수있는희극보다아래에위치하게된다. 이같은관점에서 미학편지 가숭고 Das Erhabene를다루고있지않다는이유로미완성본으로보는시각은한계가있다. 숭고는아름다움에특화된쉴러에게지엽적인문제지평이지아름다움과동등한위상을가질수없다. 28) 쉴러가언급하는예술은인간의총체성을활성화시키는아름다움만을형상화해야하고이런아름다움의형상화외의다른목적은폐기된다. 이로써아름다운예술은자체가목적이됨으로써 " 예술을위한예술 " 의이론적토대가된다. 쉴러에의해주장되는새로운예술의정체성은따라서그기원을인간의총체성에서두고있는것이지, 국가와사회의개선을위한도구적성격에서유추되는것이아니다. 아름다움의형상화만을목적을삼는 이상적예술 이라는미학프로그램은나아가서이전의, 즉전근대의예술과, 그리고동시대의계몽주의, 사실주의내지는자연주의예술과도변별성을분명하게보인다. 전근대의예술은한편으로는계층적위계질서를규범화한 " 상응의법칙 " 에따라영웅을노래하는서사시나비극을정점으로아래로계층화되어있었고, 다른한편으로는가르쳐주고docere, 즐거움을주며 delectare, 심성을뒤흔드는 movere 목적을위해서아름다움의표현뿐만아니라진리의전달과도덕적교화라는다른기능도갖고있는반면, 이제쉴러의 이상적인예술 은오직아름다움만을목적으로하고있기에인간의심성을특정한방향으로이끄는작용도그어떤경향성도가져서는안되는것으로 29) 설명된다. 28) 그럼에도불구하고쉴러가쓴희곡전부가비극이라는점은특기할만하다. 29) NA 20. S. 360f. " 정념의예술들들은, 비극이이에속하는데, 이에대한반박의계기가되지못합니다. 첫째로정념의예술은특별한목적 ( 격정적인것 Pathetische) 을위해이용되므로완전히자유로운예술이아니기때문입니다. 둘째로진정한예술전문가라면이러한부류의작품도강력한정념의폭풍우속에서마음의자유를더많이보호하면할수록더욱더완전하다는점을부인하지않을것이기때문입니다. 열정의아름다운예술은존재합니다. 그러나아름다운열정적인예술은
22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이렇듯쉴러의예술관의토대를이루면서예술의목적자체이기도한, 인간총체성을실현하는예술의구체적인모습은 - 앞에서도언급했다시피 - 처음에는 현상속의자유 로, 그다음에는 솔직하고독립적인가상의미적유희 로발전하기이른다. 쉴러는새로운예술의정체성을인간총체성을형성하는형식적아름다움으로부터규명한다. 이로써예술의새로운정체성은 솔직하고독립적인가상의미적유희 로정의된다. 새로운사회상황에직면해서새롭게정의된이예술, 즉오직아름다움만을형상화하는새로운예술은예전의예술들과는달리그어떤계몽이나도덕적교화의기능을수행하지않는다. 그렇다면오직인간의총체성형성만을가능하게하는예술은사회적으로어떤기능을할수있을것인가? 그기능의해명은바로인간총체성의사회적연관성이란틀내에서설명될수있을것이다. 아름다운예술과사회와의관계성에대한해명전체를쉴러는 미학편지 에서시도한다. 그것은첫번째로당시시대적인상황과의연관에서, 즉프랑스혁명과연관된정치적맥락에서시도되고있다. 프랑스대혁명이진행되면서, 혁명의수레바퀴가수많은이들의피를요구함에따라독일의지식인들은혁명의실패를외치고, 혁명에거리를취하기에된다. 쉴러역시예외는아니었다. 그역시혁명의실패를언급하며, 혁명의대안으로서예술을통한인간의총체성형성과이것에의해 " 힘에의한국가 " 로부터 " 이성적법치에의한국가 " 로의자연스러운이행을주장하는것이다. 이논리를따라가보면, 프랑스혁명은제도개혁을통해서강제즉힘에의해통치되는 자연국가 를이성적인법칙이지배하는 이성국가 로바꾸려는시도이다. 그러나이시도가실패로끝난이유를쉴러는자신의국가관을바탕으로인간의문제로환원시킨다. 즉국가는그구성원인국 모순입니다. 왜냐하면아름다운것의필연적인효과는열정으로부터의자유이기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아름다운교훈적인 ( 교육적인 ) 예술혹은아름다운교화시키는 ( 도덕적인 ) 예술이라는개념은모순입니다. 마음에특정한경향성을부여하는일은아름다움의개념과가장분명하게충돌하는것이기때문입니다."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23 민들의인간성이객관적으로표현된형태이다. 이렇게보면자연국가는국민들이이성적인존재가아니라오직감각적인욕망을충족시키기위해움직이는존재들이고, 이해관계의갈등에빠졌을때에는힘으로해결하는존재들이다. 반면에혁명의목적인이성국가의건설은스스로도덕적으로행동하고, 이해관계가상치될때는이성의법칙으로해결하는도덕적인간을전제한다. 이관점에서보면프랑스혁명은제도개혁을통해서감각적인간유형을이성적인인간으로바꾸려는무모한시도로드러난다. 쉴러에따르면감각적인간을이성적, 도덕적인간으로변화시키려면, 즉혁명의목적을완수하려면, 감각적인간과이성적인간의중간단계인감각적이면서이성적인, 즉좋아서도덕적준칙에따라행동하는, 아름다운도덕성을실천하는총체적인간유형이요청된다. 이렇게해서인간총체성의개념이이논리전개에서시대의요청으로, 정치적문제의해결방안으로등장한다. 쉴러는이런유형이당시사회에서찾아질수있는지수사적인물음을제기하고, 결론은당연히없다는것이고, 그런유형대신에관찰자의눈에보이는인간유형들은 미개인 이나 야만인 들로확인된다. 미개인 이나 야만인 들은문명, 즉문화가만들어놓은인간의자기소외유형들이다. 이로써정치적논의는사회비판, 문명비판으로넘어간다. 요청되는총체적인간대신에확인되는이와같은인간의자기소외유형들은사회의전문화, 분화과정의결과로인해나타난존재들이다. 여기서쉴러의역사철학적성찰도나타난다. 그는이런전문화, 분화과정과그로인한인간의자기소외양상은인류가발전을이루기위해서는어쩔수없이통과해야하는과정이란점과여기서발생하는현상임을밝히고있는것이다. 그러나이런자기로부터소외된인간유형은결코혁명의목적을이룰수없다. 따라서국가개혁의전제조건인인간의총체성은이제새롭게형성되어야한다. 그러나이것은국가와사회로부터기대할수없다. 왜냐하면바로국가와사회가인간을그렇게타락시킨주범이고, 국가와사회는그구성원들의객관화된형태에불과하기때문이다. 여기서아름다운예술이,
24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요청된총체적인간의형성의도구로들어온다. 아름다운예술은그총체성형성의기능을통해서국가의개선을이룰수있으며동시에인간의자기소외라는병적인현상, 사회의전문화, 분화를낳는 현대의병 을치유해주는존재가된다. 이성국가 의건설이란정치적문제를해결하고동시에인간의자기소외라고하는 현대병 을치유해주는것은 아름다운예술, 즉 솔직하고독립적인가상의미적유희 로증명된다. 왜냐하면이것이바로인간의총체성을가능하게하기때문이다. 이관점에서보면 " 미학편지 " 의본질은결코예술이인간에게작용하는기능적인관점을설명하는데있지않다. 그것은새로운사회적, 시대적환경에서예술의정체성을새롭게모색하는시도이며, 예술의정치사회적기능은예술이갖고있는기능차원을당대의정치적사회적현실에적용한것에불과하다. 결론 쉴러의 " 미학편지 " 에대한기존의연구는그대부분이정치적맥락에서해석되어왔다. 그리고정치적해석은 " 미학편지 " 의표면적인논리전개를보면일정부분의타당성을띠고있다. 그러나 " 미학편지 " 는그같은정치적해석에의문을제기하는중대한모순점들을가지고있다. 예컨대프랑스혁명의시대적인당위성에대해서논할때에는혁명을수행하는프랑스국민을성숙한국민이라고하면서도프랑스혁명의실패요인에대해서언급할때에는성숙한국민이아니라미개인과야만인의집합체로설명한다. 뿐만아니라혁명의대안으로서절대왕정의자연인간을법치국가의이성적인간으로변화시켜야하는논리전개에서요청되는총체적인간, 달리표현하자면미적인간은자연인간에서이성적인간사이에위치하는중간단계로서도입되는반면에 " 미학편지 " 의후반부에서인간의총체성을담보하는미적인간은감성과이성을종합하는최종단계로서정의된다. 마지막으로인간을미적으로교육시키면인간의총체성이형성되어
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25 자연국가에서이성국가로자연스럽게전이된다고한정치적전제는 " 미학편지 " 말미에서부인되어그런지향점의국가는고매한인격을지닌사람들의머리속에서만존재할수있는것으로설명된다. 이렇듯 " 미학편지 " 를정치적으로해석했을때드러나는모순들은 " 미학편지 " 의집필자가예술의정치적기능을진지하게고려했는지에대한의구심을불러일으킨다. " 미학편지 " 에서예술의정치적기능이언급될때그것은이같은모순들때문에진지하게의도된것이아니라는점이분명하다. 예술의정치적기능은예술이이루어낼수있다고주장하는인간의총체성이사회적으로어떻게기능할수있는지를보여주는수사적인담론에불과한것이다. " 미학편지 " 의본령은새로운시대적상황에서예술과아름다움의새로운정체성을규명하는것이었고, 이때새로운예술은인간의총체성을실현하는기능을통해서정치적으로사회적으로의미가있다는방식으로정당화되고있는것이다. [ 주제어 ] 프리드리히쉴러, 미학편지, 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 인간의총체성, 예술의새 로운정체성, 사회의변혁의시기 참고문헌 Adorno, Theodor Wiegand, Ästhetische Theorie, Frankfurt a. M. 1970. Alt, Peter-André, Schiller. Leben - Werk - Zeit, 2 Bde., München 2000. Berghahn, Klaus, Schiller. Ansichten eines Idealisten, Frankfurt a. M. 1986. Bolten, Jürgen (Hg.), Schillers Briefe über die ästhetische Erziehung, Frankfurt a. M. 1984. Borchmeyer, Dieter, Ästhetische und politische Autonomie, Schillers ästhetischer Briefe im Gegenlicht der Französischen Revolution. In: Revolution und Autonomie, hg. v. W. Wittkowski, Tübingen 1990, S. 277-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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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쉴러미학의정치적해석에대한반박ㆍ조경식 29 [Résumé] Eine Widerlegung gegen politische Interpretationen der "ästhetischen Briefe" von Friedrich Schiller. Cho, Kyoung-Sik (Cheonbuk Uni.) "Die ästhetischen Briefe" von Schiller sind von alters her fast ausschließlich aus der politischen Sicht interpretiert worden. Dieses politische Übergewicht ist darauf zurückzuführen, dass Deutschland in seiner Geschichte kaum Revolutionen zeigte, wie Frankreich, und dementsprechend einen großen Bedarf an politischen Diskursen hatte, welche die Revolution ersetzen können. Es versteht sich von selbst, dass "die ästethetischen Briefe" durchaus einen solchen politischen Aspekt in sich haben. Dieser Aspekt wird aber problematisch, wenn man sich mit solchen krassenden Widersprüchen konfrontiert, in die der Argumentationsgang der ästheitschen Briefe zur Rechtfertigung der politische Funktion der Kunst gerät. Zum Beispiel verändert sich "der mitllere Zustand", der den Übergang vom Naturmenschen zum Vernunftmenschen bahnen sollte, später im 21. Brief zu "dem ästhetischen Zustand", der in der praktischen Hinsicht keine Funktion hat, also nichts mit dem eigentlichen Sinn des mitlleren Zustandes zu tun hat. Außerdem wird der Zustand, den die Kunst dem Menschen zur Verbesserung der politischen Verhältnisse verspricht, nicht zum Übergang, sondern zum Endzweck, in dem sich das Gefühl und die Vernunft vereinigen. Diese Widersprüche kann man nicht so einfach mit dem Begriff von "Prozess in Work" abtun, wie Borchmeyer. Sie ziehen die Ernsthaftigkeit des politischen Argumentationsverfahrens stark ins Zweifel. Daraus muss man lieber schließen, dass der politische Argumentationsvorgang
30 유럽사회문화제 14 호 eigentlich nichts anderes als eine Rhetorik ist, mit der Schiller einen von den verschiedenen gesellschaftlichen Sinnbereichen der Totalität des Menschen darstellt, welche die Kunst in dem Menschen herstellen kann. Auf jeden Fall besteht da kein Zweifel daran, dass die ästhtischen Briefe allein auf die Einführung und Rechtfertigung des Totalitätsbegriffs abzielen, welcher eine neue Identität der Kunst als "das ästhetische Spiel mit dem aufrichtigen und selbständigen Schein" ermöglicht. [Key words] Friedrich Schiller, Ästhetische Briefe, Widerlegung gegen polische Interpretationen, Totalität des Menschen, eine neue Identität der Kunst, Umbruchzeit der Gesellschaft ( 논문투고일 : 2015.04.29. / 논문심사일 : 2015.05.24. / 게재확정일 : 2015.06.2.) [ 저자연락처 ] josam9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