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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의회 의원 상해 등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의안 번호 179 제안연월일 : 제 안 자 :조례정비특별위원회위원장 제안이유 공무상재해인정기준 (총무처훈령 제153호)이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행정자치부령 제89호)으로 흡수 전면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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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병해충 방제규정 4. 신문 방송의 보도내용 등 제6 조( 조사지역) 제5 조에 따른 발생조사는 다음 각 호의 지역으로 구분하여 조사한다. 1. 특정지역 : 명승지 유적지 관광지 공원 유원지 및 고속국도 일반국도 철로변 등 경관보호구역 2. 주요지역 : 병해충별 선단

김기중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터넷 내용심의의 위헌 여부.hwp


래를 북한에서 영화의 주제곡으로 사용했다든지, 남한의 반체제세력이 애창한다 든지 등등 여타의 이유를 들어 그 가요의 기념곡 지정을 반대한다는 것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반민주적인 행동이 될 것이다. 동시에 그 노래가 두 가지 필요조 건을 충족시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 1. 법 제34조제1항제3호에 따른 노인전문병원 2. 국민건강보험법 제40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요양기관(약국을 제외한다) 3. 삭제< > 4. 의료급여법 제2조제2호의 규정에 의한 의료급여기관 제9조 (건강진단) 영 제20조제1항의 규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4) 이 이 6) 위 (가) 나는 소백산맥을 바라보다 문득 신라의 삼국 통 일을 못마땅해하던 당신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하나가 되는 것은 더 커지는 것이라는 당신의 말을 생각하면, 대동강 이북의 땅을 당나라에 내주기로 하고 이룩한 통 일은 더 작아진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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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사항이 없을 경우 무 표시하시기 바랍니다. 검토항목 검 토 여 부 ( 표시) 시 민 : 유 ( ) 무 시 민 참 여 고 려 사 항 이 해 당 사 자 : 유 ( ) 무 전 문 가 : 유 ( ) 무 옴 브 즈 만 : 유 ( ) 무 법 령 규 정 : 교통 환경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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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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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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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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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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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zb 2) 짜내어 목민관을 살찌운다. 그러니 백성이 과연 목민관을 위해 있는 것일까? 아니다. 그건 아니다. 목민관이 백성 을 위해 있는 것이다. 이정 - ( ᄀ ) - ( ᄂ ) - 국군 - 방백 - 황왕 (나) 옛날에야 백성이 있었을 뿐이지, 무슨 목민관이 있 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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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되지만,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광주지역 민주화 운동 세력 은 5.18기념식을 국가기념일로 지정 받은 데 이어 이 노래까지 공식기념곡으로 만 들어 5.18을 장식하는 마지막 아우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걱정스러운 건 이런 움직임이 이른바 호남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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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2일 사랑의 동삭교육 제 호 (2월) 년 2월 12일 사랑의 동삭교육 제 호 (2월) 6 겨울이 되면 1-4 박지예 겨울이 되면 난 참 좋아. 겨울이 되면 귀여운 눈사람도 만들고 겨울이 되면 신나는 눈싸움도 하고 겨울이

640..

3) 지은이가 4) ᄀ에 5) 위 어져야 하는 것이야. 5 동원 : 항상 성실한 삶의 자세를 지녀야 해. 에는 민중의 소망과 언어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가능성은 이처럼 과거를 뛰어넘고, 사회의 벽을 뛰어넘고, 드디어 자기를 뛰어넘 는

지 생각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이 작업을 3번 반복 하는 것만으로 하루가 다 간다. 그들이 제작진에게 투쟁하는 이유는 그들이 원하는 재료를 얻기 위해서다. 그 이상의 생각은 하고 싶어도 할 겨를이 없다. 이 땅은 헬조선이 아니다.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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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민락초신문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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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외구사( 三 畏 九 思 ) 1981년 12월 28일 마산 상덕법단 마산백양진도학생회 회장 김무성 외 29명이 서울 중앙총본부를 방문하였을 때 내려주신 곤수곡인 스승님의 법어 내용입니다. 과거 성인께서 말씀하시길 道 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어울려야만 道 를 배울 수 있

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사진 24 _ 종루지 전경(서북에서) 사진 25 _ 종루지 남측기단(동에서) 사진 26 _ 종루지 북측기단(서에서) 사진 27 _ 종루지 1차 건물지 초석 적심석 사진 28 _ 종루지 중심 방형적심 유 사진 29 _ 종루지 동측 계단석 <경루지> 위 치 탑지의 남북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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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자 육성 프로그램 개정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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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슈리포트 제 호

96부산연주문화\(김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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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

정 답 과 해 설 1 (1)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어생활 주요 지문 한 번 더 본문 10~12쪽 [예시 답]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한 사 람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으며,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해쳐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0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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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금융분야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1. 개인정보보호 관계 법령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은행법 시행령 보험업법 시행령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자본시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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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ON2009사업계획(v5.0)-3월5일 토론용 초안.hwp

580 인물 강순( 康 純 1390(공양왕 2) 1468(예종 즉위년 ) 조선 초기의 명장.본관은 신천( 信 川 ).자는 태초( 太 初 ).시호는 장민( 莊 愍 ).보령현 지내리( 保 寧 縣 池 內 里,지금의 보령시 주포면 보령리)에서 출생하였다.아버지는 통훈대부 판무

정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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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강설-경건회(2011년)-68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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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동향 1) 주택 매매 동향 2) 주택 전세 동향 3) 규모별 아파트 가격지수 동향 4) 권역별 아파트 매매 전세시장 동향 토지시장 동향 1) 지가변동률 2) 토지거래 동향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시장동향 15 준공업지역 부동산시장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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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은하 1 우리 은하 위 : 나선형 옆 : 볼록한 원반형 태양은 은하핵으로부터 3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 2 은하의 분류 규칙적인 모양의 유무 타원은하,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나선팔의 유무 타원은하와 나선 은하 막대 모양 구조의 유무 정상나선은하와 막대나선은하 4.

근대문화재분과 제4차 회의록(공개)

교육실습 소감문

1

가입 감사의 글 삼성화재 보험상품에 가입해 주신 고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삼성화재는 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초일류 보험회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덕목은 고객만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 삼성화재는 고객님이 보

Ⅰ. 머리말 각종 기록에 따르면 백제의 초기 도읍은 위례성( 慰 禮 城 )이다. 위례성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 등 많은 책에 실려 있는데, 대부분 조선시대에 편 찬된 것이다. 가장 오래된 사서인 삼국사기 도 백제가 멸망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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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ㅤЖивек) 를 중심으로 - 이형숙(고려대) 1. 서론 중앙아시아의 초기 문학작품으로는 우즈베키스탄의 알파미시(Алпамыш), 타지키스탄 의 구루글리(Гуругли), 키르기스스탄의 마나스(Манас), 카자흐스탄의 무사 캄바르(Камбар батыр) 등이 대표적인 서사시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들은 영웅서사 시 로서 각각의 민족 형성기 공동체의 운명, 민족(부족)통합 과정에서 사회적 정의의 실 현,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이상적인 영웅의 형상과 그를 향한 민중의 동경 등의 보 편적 특성을 담고 있다. 장편소설과 민중언어 를 통해 미하일 바흐찐이 제시하는 서 사시론에 따르면, 서사시의 특징은 민족의 과거가 제재로 사용되며 민족적 전통이 원천으로 사 용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서사시는 완성되고 완결된 장르로서, 서사시에서의 시간개념은 가치 론적인 시간적 범주들이다. 이러한 서사시적 세계는 미완결성, 미해결성, 불확정성을 허용하지 않고, 작가와 청중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에게도 강요되는 의심할 여지없는 진실로서의 단 하나의 통일된 세계관만을 알고 있을 따름이다. 국가 형성기 각 민족 고유의 언어와 문화, 역사, 일상 등을 담고 있는, 이른바 "역사를 내포한 시"(폴 머천트)로서의 서사시에 대해 바흐 찐은 민족적 전통, 완성된 장르, 완결성, 폐쇄성, 통일된 세계관 등을 그 장르적 특징으로 제시한다. 1) 키즈 지베크 (Кыз Живек)는 카자흐스탄 문학을 대표하는 서사시들 중 하나지만 주인공이 공동체 전체의 운명보다는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이루는 과정에서 악( 惡 )과 시련을 겪는다는 점에서, 앞에서 언급한 역사를 내포한 시 로서의 서사시 단계에서 벗어난 낭만적 서사시로 분류된다. 2) 폴 머천트(P. Merchant)에 따르면 서사시는 1차적 1) 미하일 바흐찐(전승희 외 역), 장편소설과 민중언어. 창작과 비평사, 1988. 2) 2009년 알마타에서 출간된 카자흐스탄의 신화, 동화, 서사시 (Мифы, сказки и эпосы Казахст ана)에는 키즈 지베크 를 포함하여 1편의 영웅서사시와 2편의 낭만적 서사시, 4편의 신화적 민담, 2편의 마법담 등 9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책의 편집은 카자흐스탄 교육과학부, 아우에조프 명 칭 문학과 예술연구소 학술위원회에서 주도하였다. 이 작품들은 모두 구전을 수집하여 채록한 것인 데, 아쉽게도 채록자나 편집 등에 대한 서지학적 정보는 찾아볼 수 없다. 변현태 교수에 따르면, 이

104 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 Живек) 를 중심으로 - 서사시와 2차적 서사시로 구분되는데, 1차적인 서사시는 영웅과 문화사적 대사건을 이야기로 엮은 시를, 2차적인 서사시는 그 외에 서사시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총칭한다. 즉, 서사시는 역사와 연관되기도 하고 일상성을 담기도 하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한 민족이나 집단의 연대기 가 되거나 종족사 혹은 제도와 전통에 관한 기록이 되며, 후자의 경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커(W.P. Ker)는 1차적 서사시에서 2 차적 서사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민족이나 국가의 문제를 떠안고 있는 주인공의 연대기 가 (공동체의 대표자로서의 영웅이 아닌-필자) 영웅적 개인의 문제를 다루는 이야기 시, 혹은 예술적 서사시 라는 양식으로 변모된다고 말한다. 3) 조남현에 따르면, 커가 제시한 서사시-예술적 서사시로의 이행은 높이로서의 1차적 서사시가 넓이로서의 2차적 서사시로 나 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서사시가 다룬 설화는 한 민족의 전통, 시대적 요구, 시인 나름 의 창작태도 등에 의해 얼마든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4)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카자흐스탄의 낭만적 서사시 키즈 지베크 의 내용과 형식의 특징들 을 분석하여 서사시 내부에서의 장르적 변별성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문학 형성기 카자흐스탄 민족의 전통과 정체성, 세태풍속, 일상과 축제의 문화 등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1. 작품 줄거리와 내용적 특징 (1) 사랑을 찾는 영웅의 모험 - 쟈갈바일 종족으로 검은 바다와 흰 바다, 드넓은 목초지를 소유 (2) 5) 한 어마 어마한 부자 바자르바이는 세 명의 아내에게서 얻은 아홉 명의 아들을 모두 콜레라 로 잃은 후, 다시 여섯 명의 아내를 얻어 그중 가장 젊은 아내에게서 툴레겐과 산 시즈바이라는 두 아들을 얻는다. 당시 아시아 왕족과 부유층( 7대에 걸친 귀족 가문 출신 이라는 어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함)의 일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 이외에도 많이 있다. 그러나 부모가 배필을 정해주지 않고 스스로 마음에 드는 여인을 찾도록 내버려둔다는 점은 작품 속에 드러나는 여타의 당대 윤리나 세태에 비해 예외적으로 보인다. - 툴레겐은 성년의 길목에서(열두 살) 영혼의 짝 을 찾기 위해 어머니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80명의 마부를 이끌고 성스러운 자이크 강을 향해 떠난다. 용맹스 럽고 영웅적인 사고와 행동을 보여주며, 매우 현세적이다. 아니요, 저는 하는 일 없이 떠돌아다니는 멍청이가 아닙니다. 사막의 모래언덕 너머로 도망친 부랑자가 아니라고요. 9편 중 서사시 코지 코르페시와 바얀 술루 와 키즈 지베크 는 <동양문학출판사>의 유라시아 민 족 서사시 시리즈 중 카자흐스탄 낭만적 서사시 (2003)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서사시와 로망스 4) 조남현, 소설신론, 서울대 출판부, 2004년 5) 키즈 지베크, Мифы, сказки и эпосы Казахстана (2009). 이형숙 역. 이후 작품으로부터의 인용은 괄호 안의 쪽수로만 표기함.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 문화 연구: 문화의 다성악과 민족 정체성 105 하지만 운명이 주시는 선물을 놓치지는 않을 거예요. 신은 제게 희망의 빛을 선사해 주셨으니까요. 무릇 위풍당당한 용사는 가슴 속이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면, 길을 가다가 말의 머리를 돌리지 않는 법이지요. 제가 바로 그런 용사입니다, 어머니. 운명에 의해 예정된 일이라면 어쨌든 닥쳐오기 마련이지요. 그러니 될 대로 되라지요. 제 앞에 놓여 있는 길이 불행은 아닐 거예요. 울지도, 슬퍼하지도 마세요. 아버지께 전해주세요. 전능하신 신께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요...(8-9) 툴레겐은 바자르바이의 아들이란다. 고귀한 가문에서 태어난, 신분이 높은 젊은이란다. 황제나 왕자에 견줄 수 있는 남자란다. 너의 아름다움으로 그를 사로잡으렴. [...] 툴레겐은 너를 만날 자격이 충분한 남자란다. [...] 툴레겐은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용자란다. (30) (2) 주인공의 모험, 시련, 죽음 - 천신만고 끝에 자신의 이상형인 지베크를 만난 후 약혼식과 함께 석 달 간 신부의 집에 머물다 친가로 돌아온 툴레겐에게 아버지는 성대한 축하연을 베풀어준다. 그러나 왠지 불안감을 느끼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신붓감에게는 일 년 뒤에나 가라고 만류한다. 툴레겐은 아버지를 안심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아버지! 제 말을 믿지 마십시오.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존경하는 마음에 제가 부질없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누구의 딸도 만나지 못 했습니다. 한 씨족의 아가씨들이 다른 씨족의 아가씨들보다 더 나을 리가 없지요. 저는 그 사실을 확인했을 뿐,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좋아할 만한 여자를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그러니 저는 어디에도 가지 않겠습니다. (54-55)

106 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 Живек) 를 중심으로 - - 아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거짓을 말하는 것을 알아차린 바자르바이는 격노하여 하인들에 게 엄중히 감시하도록 명령한다.( 이보게들, 내 아들이 나의 부탁을 거절하는 소리를 들었겠 지. 만일 누구라도 툴레겐이 시를리바이 칸의 마을로 떠나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되면, 나에게 알 려주게. 자네들 중 누구라도 그 애를 도와주려는 자가 있다면, 내가 저주를 내리고 엄벌에 처할 것이니 명심하도록 하라. (55) - 아버지 몰래 약혼녀의 집을 향해 달려가던 툴레겐은 코소바 호숫가에 숨어 사 는, 악마의 혼이 씌운 (63) 제후 베케잔이 이끄는 부랑자와 도적의 무리로부터 습격 을 당한다, 깊은 모래밭에서 화살 하나로 일곱 명을 쓰러뜨리며 용감하게 싸웠지만 납을 녹여 만든, 양( 羊 )의 똥만 한 작고 둥근 조각 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바자르바이의의 아들 툴레겐이, 7대에 걸친 귀족 가문의 자손인 고귀한 청년이 쓰러지면서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마치 바람에 꺾인 갈대처럼 말이지요. 바자르바이의 아들 툴레겐이 그만 심술궂은 살인자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고매한 툴레겐이 자존심 상하고, 부상을 입고, 모욕을 당한 것입니다. 적들은 서둘러 그를 죽이려 했습니다. 자비를 베풀 생각이라곤 없었지요. 툴레겐은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져 흘렀건만, 적들이 이를 보지 못하도록 얼른 눈물을 훔쳤습니다. 예순 명의 흉악무도한 기마명수들이, 서른 명의 두 배나 되는 무뢰한들 모두가, 바자르바이의 아들 툴레겐의 고통스러운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며 비웃었습니다. 7대에 걸친 귀족 가문의 고귀한 자손을 말입니다. (66-67) - 생명을 잃는 순간 주인공은 하늘 위를 맴도는 기러기 여섯 마리를 향해 작별 인사 를 한다. 가족에 대한 염려와 그리움을 담은 주인공의 마지막 말은 곧 그의 영혼의 신 음 (71)이다. 그는 살아 있는가? 우리는 모른다. 그는 죽었는가? 우리는 모른다. 텅 빈 구릉들을 차례차례 돌아보며 누가 그를 구할 수 있는지,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너희가 알지 못한다고, 그렇게 말해주렴. (71)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 문화 연구: 문화의 다성악과 민족 정체성 107 (3) 주인공의 동생, 또 다른 영웅 산시즈바이의 복수 - 사랑하는 형이 비참하게 죽임을 당한 것을 알게 된 산시즈바이는 어린 나이에 도 불구하고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아버님, 저에게 축복을 내려주세요, 저는 너무도 괴롭습니다. 툴레겐 형이 없이는 살기가 괴롭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형을 생각하며 괴로워합니다. 아버님, 저를 축복해 주세요. 그 괴로움을 끝내게 해주세요. 형을 찾아내거나, 아니면 진실이라도 밝혀내야 합니다. 그가 살아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가 죽었는지도 저는 모릅니다. 툴레겐 형이 없으면 더 이상 먹을 수도, 마실 수도 없습니다. (78-79) - 산시즈바이는 칼믹의 칸 호렌(Хорен)과 오천 명이나 되는 적의 기사들 에게서 형의 약혼녀를 구하고 죽은 형을 대신하여 그녀와 결혼한다. 산시즈바이는 화살이 담긴 화살통을 집어 들었습니다. 용사가 되라고 했던 형의 유언이 새삼 떠올랐지요. 툴레겐의 아우는 명예로운 전투에서 적을 궤멸시키고 이웃 마을 주민들을 구했습니다. 오천 명이나 되는 적의 기사들을 소탕하고 승리자가 되어 셱티 마을로 귀환했지요. 시종들로 에워싸인 시를리바이가 서둘러 나와 직접 산시즈바이를 맞이했습니다. 칸은 해방자에게 큰절을 하고 흰 양털이 덮인 커다란 유르타를 세우게 하여 산시즈바이를 그곳으로 초대했지요. 호화로운 잔치가 두 달이나 계속되었어요., 하지만 말안장이 자신 위에 앉아줄 기수를 그리워하게 되었지요. 그의 양옆을 따라 팔십 마리의 단봉낙타에 가득 실린 신부의 지참품이 마치 물결치듯 넘실거렸습니다. 순금의 큰 천막, 아홉 마리의 검은 말(вороной), 온갖 무늬로 장식된 마차도 있었지요. 셱티 씨족의 대표들이 함께 걸어갔습니다. 마치 딸을 다시 시집보내는 것 같은 모양새였지요. 세 달간의 잔치가 끝나자, 모든 이들을 사십 일 간의 대향연에 또다시 초대했습니다.

108 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 Живек) 를 중심으로 - (4) 여성, 여주인공의 형상 -툴레겐이 운명의 배필을 찾기까지의 여정 중에는 아름다운 여인들에 대한 묘사가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산에서 골짜기로 떨어지는 아침의 태양빛 (18), 동이 트기 직전 하늘에서 빛나는 별 (18), 얼굴은 보름달 같고, 강물 속에서 비늘을 반짝이 는 잉어보다 더 민첩해 보이는 절세미인 (20), 검은 두 눈동자는 / 마치 천국의 정원을 밝히는 촛불처럼 / 활활 타오르고 있었답니다. / 선량한 심장과 영혼을 지니고, / 두 손은 은빛으로 빛났으며, / 금반지를 낀 손가락들은 / 새의 깃털보다 더 우아했지요. (22) 등등. 그러나 그 어떤 결함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열 세 명의 미인들도 툴레겐의 영혼의 짝이 되지는 못했다. - 지베크의 미모를 묘사하는 형용구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이 여주인공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드높은 자존감과 당당하고 능동적이며 열정적인 태도이다. 툴레겐이 지베크를 영혼의 짝 으로 느끼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저쪽 마을에서는 내가 왕과 동등한 지위를 누리고 있어서 내가 상대하는 누구든 나를 거역하지 못하건만 키즈-지베크는 성격이 오만하고 콧대가 높아 나로서는 그녀의 침묵을 상대할 힘이 없도다. 진정하게나. 지베크의 변덕스러운 마음은 내가 잘 알고 있네 지베크는 아주 자존심이 강하다네 지금까지 그런 방법으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눈 사내는 아무도 없단 말일세.(29) - 지베크의 외모와 성격에 대한 묘사들: 지베크는 어여쁘고, 아주 날씬했어요. 또한 위엄이 가득했지요. [...] 그녀의 희디 흰 얼굴은 마치 은으로 만든 반지 같았어요. 궁전의 창문 밖으로 보이는, 자연이 소생하는 명절날의 부드러운 눈 같았지요. 그녀의 두 볼에 피어 있는 홍조는 하얀 자고새의 피처럼 언제나 새롭게 불타올랐어요. 눈썹은 새까만 실처럼 구부러져 있었지요. 영혼을 매혹시키는 지베크의 눈길이 이 변방에서 무엇을 꿈꾸고 있는 것인지 아무도 판단할 수가 없었지요. 그녀는 저 먼 곳의 신기루처럼 변덕스러웠어요. 초원의 딸의 두 어깨는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 문화 연구: 문화의 다성악과 민족 정체성 109 작은 도끼의 손잡이보다 더 동그란 모양이었답니다.(32-33) - 지베크의 형상에는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며 전쟁에 참여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스스로 선택하며, 가정에서도 실제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향유했던 유목시절 여성들 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나는 내 운명을 내손으로 개척할 거야. 나는 지금껏 다른 사람의 소원을 온순하게 따라 준 적이 없었으니까. 나는 내 운명을 스스로 찾았어. (44) 초원에서 태어난 그녀는 자유롭고, 분방하며, 용감하고, 자존심이 강했습니다. 그녀를 단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녀를 단 한 번이라도 만나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생명을, 자신의 인생 모두를 그녀를 위해 희생할 것입니다. (46-47) - 지베크의 애도가 지베크는 툴레겐이 홀로 비참하게 죽은 지 8년 후에야 악당 베케쟌이 죽은 지 이미 오래인 약혼자를 기다리지 마시오. (76)라고 노래하며 자신에게 청혼하는 말을 듣 고서야 그가 자신의 약혼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을 알게 된다. 분노와 절망에 사 로잡힌 지베크가 부르는 애도가는 중앙아시아 서사시의 특징이자, 그 슬픔과 분노의 깊이와 굳센 기상( 氣 像 ) 면에서 타민족의 서사시를 압도한다. 풀이 살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나는 우네. 활시위의 분노로 나는 떨고 있네. 먹구름 사이로 청명한 하늘이 보이지 않네. 오, 나의 형제들이여, 당신들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그녀가 베케쟌에게 말합니다. 살인자요, 도적이자 선동꾼에게. 오, 백번이고 저주받을 베케쟌아, 네 안에 악마가 있는 것이 역시 맞구나. 내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말거라. 가서, 결코 돌아오지 마라. 너의 미래의 유골이 너를 저주할 지어다! 오, 알라 신이여, 이런 말을 하는 저를 용서해주옵소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어찌 감히 그런 짓을 하는가? 전투를 하면서 자신은 화살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숨어서, 관목 속에서 총을 쏘다니?! 너의 비열함의 한계는 대체 어디인가?

110 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 Живек) 를 중심으로 - 기사에게서 말을 빼앗고, 사막에서 남모르게 죄악을 저지르다니. 너의 죄업을 네 스스로가 창으로 찍어 올려야 마땅하다! 감히 누구를 해치려고 손을 들어 올린 것이냐, 이 빌어먹을 개자식아! 네가 만일 결혼을 한다면, 네 마누라는 나의 애통한 마음을 고스란히 맛볼 것이다. 너의 친구들은 너를 잊을 것이고, 너는 말발굽에 깔려 뒈질 것이다. 너의 자식들도 너를 저주할 것이다. 베케쟌이라는 개자식을, 더러운 놈을. 너는 내 친구들의 가래침을 영원히 얼굴에서 씻어내지 못 할 것이다...(76-77) (5) 시대적 관념: 공동체의식, 종교성 작품 속에는 유목민 고유의 공동체문화와 의식, 의리, 효, 형제애 등 시대적 관념과 미 덕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 여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족장인 아버지의 완고함을 거역하며 고난과 시련 을 겪는 강인함, 뜨거운 형제애 등 당시 민족(부족)의 이상을 담은 영웅적 인간의 모 습 고개를 넘으면 또 고개가 있지요. 고개에는 돌풍이 붑니다. (41, 43 외 다수 반복) 만일 제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산시즈바이에게 모든 것을 맡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형제의 운명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만약 가을에 수많은 적들의 진흙탕 같은 질투가 눈을 뚫고 스며든다면, 키즈-지베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제 동생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입니다. 그가 결혼한다면 저는 기쁠 것입니다. 만일 제가 길을 가다가 죽는다면 그 아이가 옛 풍습을 따라 처리할 것입니다. (53) -지베크의 여섯 오빠들이 여동생의 약혼자를 죽인 베케잔을 붙잡아 신에게 공물로 바치는 모습, 약혼자가 죽은 후에도 그의 종족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의식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 문화 연구: 문화의 다성악과 민족 정체성 111 내 운명을 쟈갈바일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하겠네. 그들은 독수리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말을 가졌지. 툴레겐의 죽음이 사실이라면, 내 마음 속 죽음의 그늘을 무엇으로 없앨 수 있을까? 내 운명을 쟈갈바일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하겠지... (89) -축복받지 못하고 남몰래 고향을 떠나는 형과 그를 만류하는 어린 동생의 대화는 공동체의식이 강력하게 살아 숨쉬는 유목사회의 윤리와 그 속에서 성장하고 활약하는 영웅의 의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시 그 자체이다. 형, 울지 않을게! 걱정하지 말아요, 형님. 눈물을 옷소매로 닦겠어요. 형, 형님도 울지 말아요. 우리 부모님이 눈물을 흘리고 계세요. 영혼이 그 증인이에요. 조금만 더 떠나지 말고 있어줘요. 우리 모두를 슬픔에 빠뜨리지 말아요. [...] 하지만 혼자 길을 떠나면 초원에서 형을 보호해줄 사람이 없을 거예요. 형을 적들로부터 구하기에는 나는 나이가 너무 어리잖아요. 아버지와 어머니를 가엾게 여겨서, 지베크에게로 떠나지 말아요. 만약에 불행이 형을 기다리고 있다면,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고귀한 혈통을 이어온 가문의 청년 툴레겐이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오, 내 눈의 눈동자여! 그렇지 않단다,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가 아니란다. 너는 먼 길을 떠날 나의 날개요, 무기란다. (57) [...] 영웅의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목표가 무엇인지, 용감한 산시즈바이야, 찾을 수 있어야 한단다. 일단 말을 달리기 시작하면, 말달리기 경주에서 일인자가 되고자 힘써야 해. 친형제를 땅에 묻을 생각을 하지 말고,

112 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 Живек) 를 중심으로 -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해! 기억하고 있거라. 어디에 있든, 어떻게 한 시대를 살아가든, 전투를 하며 살든 평화롭게 살든,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야. 우리 모두는 살아가는 동안 전능하신 신께서 준비해두신 길을 간구한단다. 우리는 공동의 화살통에 모여 있는 화살과 같아. 내가 날아갈 시간이 온 것이란다. 그러니, 한탄하지 말고 건강해라, 오, 내 눈동자의 찬란한 빛이여! (58-59 외 다수 반복) - 효와 의리,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가르침 너는 나의 고집을 흉내 내지 말고, 아버지께서 시키시는 대로 잘 따라야 한다. 내가 없는 동안, 네가 태어난 천막에서 효자가 되겠다고 약속하렴. 내가 떠나 있는 사이에 남모르는 나의 의심과 고통을 덜어주렴. 부디 집안 살림을 잘 이끌어 부모님께 든든한 기둥이 되어 드리렴. 기대에 어긋나지 말고, 훌륭한 아들이 되렴. [...] 만일 내가 죽는다면 내 운명의 후계자가 되는 것은 너의 몫이다. (59-60 외 다수 반복) 나의 든든한 산시즈바이야, 자신의 친구를 배신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다정한 충고를 귀히 여기고, 그들의 도움을 잊지 말아라. [...] 만약에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랑스러운 키즈-지베크와 네가 백년가약을 맺으리라는 것을 내가 굳게 믿어도 되겠지? 신의 가호로 네가 성장하여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 많은 자들이 부를 자랑하고 가축과 재물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지녔다 해도,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 문화 연구: 문화의 다성악과 민족 정체성 113 사랑에 빠진 사람의 마음속에는 불길이 타오른단다. 그 불길에는 품위와 명예가 있다. (60-62) 전능하신 신께 기도할게요. 객지에서 아가씨가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기를,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과 함께 살고, 사는 동안 적에게 포로가 되는 불행을 결코 겪게 되지 않기를 빌게요. (101) (6) 결혼풍속 -당시 가부장적 부족사회에서 여성의 미덕과 역할: 당신이 지닌 처녀로서의 오만함을 사랑하는 나의 고향에서는 미덕으로 여기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아야 하오. (35)/ 영원 한 가족이 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38) - 약혼의 대가로 신랑 측이 말( 馬 ) 등의 혼수를 준비하고 성대한 약혼식을 치른 후 결혼식 전 석 달 간 신부의 마을에서 지냄 - 형제 중 하나가 죽을 경우 약혼자와 대신 결혼하는 풍속 (7) 종교관 - 툴레겐은 죽어가며 울던, 울지 않던, 생명과 죽음, 운명, 길은 모두 신께 달려 있는 것 (72-73)이라는 말을 세 번 반복함. 신은 인간 영혼의 주인 (지베크, 93). - 알라신, 이슬람식으로 변형된 성자와 천사들의 이름(캄바르, 레일리, 메쥬눈, 줄레이하, 유수프, 파티마), 카자흐스탄 구비문학에 등장하는 성자 노파(툭타 할멈) 등이 곳곳에 등 장: 어머니는 알라신과 천사들, 그리고 성자들에게 먼 길을 여행하는 아들을 도와달 라고 기도했지요. (10) - 회교도 우대, 이교도들에 대한 증오 호렌에게 강제로 시집가야 하는 처지가 된 지베크의 노래 중, 위험천만한 칼믹 사람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아주십시오. 주이시여, 저는 당신의 노예입니다. 오직 주님께만 부탁합니다. 제가 노예가 되지 않게 막아 주십시오. 그런 수치를 경험하지 못 하게 막아 주십 시오. 포악한 칼믹 사람에게서 저를 구해 주십시오. (87-88) / 호렌-칸은 이웃 마을의 악 몽 (107) -4, 40은 상서로운 숫자: 40마리 낙타의 등 위에는 재물이 하나 가득 실려 있었지요. (21) 40명의 여인들이 지베크를 구출하여 툴레겐에게 데려다 주려고 함.(90) 지베크와 산시즈바이를 위해 40일 동안 멈추지 않고 대향연을 벌임.(111) 세 달간의 잔치 후, 모든 이들을 40일 간의 대향연에 또다시 초대함.(112) - 6, 60은 불길함, 악의 숫자: 60명의 여성들이 미녀 지베크를 그들이 알 수 없는 곳에 숨겨두었기 때문이지요. 이 모든 일이 6개의 가문으로 이루어진 셱티 씨족의 땅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어느 날 각 가문에서 60명

114 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 Живек) 를 중심으로 - 의 젊은 기수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었지요. 이보게, 기수들이여, 우리가 어찌 지베크를 놓치 고 빈손으로 남을 수 있겠는가?/ 툴레겐이 살아 있는 한, 지베크는 우리들 중 누구와도 결혼하 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툴레겐을 죽여야 해! (39) - 베케잔의 곁에서 더러운 짓을 일삼는 60의 기마명수 - 지베크가 베케잔에게 6번 저주를 받을지어다. (75)라고 말함. (8) 시인의 형상, 사회적 위상 - 작품에 등장하는 두 시인은 툴레겐과 지베크가 속한 부족의 칸(족장)을 섬기는 충실한 신하로서, 남녀 주인공의 성장을 돕고 갈등과 시련을 완화시킨다. - 카르시가(민요나 서사시를 쓰는 시인, 이야기꾼, 동시에 지략가): 나는 아킨(Ак ын) 6) 이라오. 내 곁에서 예술은 명예로운 것이 되지요. (14) -셰게: 산시즈바이를 수행하는 용사이자 초원에서 태어난 선조의 훌륭한 아들, 용 감한 사람 중에서도 가장 용감한, 누구나 아는 시인 (88). 형을 잃고 비통해하는 동생 을 위로하는 시인의 노래는 당대의 의식수준에 갇히지 않고 오늘날에도 울림을 주기에 충분 하다. 에르-산시즈바이야, 울지 마라. 부탁이다. [...] 내가 너를 노래로 치료해주마. 울지 마라, 내 눈의 빛이여. 비할 데 없이 찬란한 햇살이여. 눈물과 말( 語 )의 강으로는 툴레겐을 돌아오게 할 수 없단다. 우리 모두는 어둠속에서, 불행으로 가득한 이 지상에서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거룩한 예언자 중에서 죽음을 악으로 생각한 이가 있는가? 누가, 누가 감히 영원히 살아가는가? 전지전능하신 신을 당황하게 만든단 말인가? 악마가 영원히 산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연 그를 사랑할 수 있는가? 어둠의 악마가 되고 싶은 이가 있는가? 우리는 인간이다. 따라서 언젠가는 죽는다. 울든 웃든, 낙원으로 향하는 길은 신에게 달려 있다. 영원히 깃털이 온전한 매도 없고, 해가 갈수록 단단해지는 창공도 존재하지 않는다. 6) 당시에는 즉흥시인, 현재는 시인 이라는 의미로 쓰임.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 문화 연구: 문화의 다성악과 민족 정체성 115 온 세상을 달리고 난 후에도 굽이 온전할, 날개를 잃지 않을 준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최후의 날이 오면, 가슴 속의 심장도 고동치기에 지치면, 우리가 갈 곳은 하늘나라뿐이란다. 인간의 영혼은 그 곳으로 향할 것이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렴. 그 속에 쓰라림과 진리가 함께 있으니. 신께서 툴레겐을 부르셨다는구나. 일가친척과 동생을 떠나, 아마도 더 나은 세상 기슭으로 향한 후 말머리를 되돌려오지는 않겠지. 우리는 그가 돌아오기를 갈망하고 있지만, 인간도, 짐승도 이 세상에서 두 번 살지는 않는단다.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운명 속에 있지. 지상의 거처는 영원한 것이 아니란다. 너는 이곳에 주인이 아니라 손님으로 왔을 뿐이야. 신께서 우리에게 힘을 베풀어 주실 테지. 그분은 우리가 지녀야할 의지의 보호자이시니 말이야. (85-87) 이처럼 키즈 지베크 는 낭만적 서사시로서의 내용적 특징을 담고 있으며, 민족 고유의 기질과 전통, 풍속과 세태(유목민의 세계관과 가치관, 일상, 결혼과 축제문화, 예절 등)를 풍 부하게 보여준다. 2. 작품의 형식 (1) 구조, 문체, 시점 - 키즈 지베크 는 당시 모든 작품들이 그렇듯, 구전을 수집하여 채록한 작품이므 로 원래의 구연자와 채록자에 대한 정보가 부재하다. 이점은 당시의 구연가(낭송시인)가 누구인가에 따라 작품의 판본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 중 요한 요소이다. 7) 7) 가령, 코지 코르페시와 바얀 술루 의 경우 시반바이(Сыбанбай), 베크바우(Бекбау), 자나크(Жана к), 쇼제(Шоже)와 같은 낭송시인에 의해 낭송되었으며, 따라서 낭송자나 채록자에 따라 판본이 달라 질 것이다. 이 서사시는 사블루코프(Саблуков, 1830), 데르비살린(Г. Дербисалин, 1834), 프롤로 프(А. Фролов, 1841), 발리하노프(Ч. Валиханов, 1856)에 의해 채록된 바 있다. 러시아어로는 푸 틴체프(М. Путинцев)에 의해 1865년에 출간된 적이 있으며, 가장 유명한 판본은 쟈나크의 구술에 따라 아우에조프(М. О. Ауэзов)가 1925년에 모스크바에서, 1936년에 알마타에서 출간한 판본이다.

116 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 Живек) 를 중심으로 - 이와 관련하여 중앙아시아문화권 특유의 서사시 양식인 산문과 운문이 결합된 서사 와 배음(악기 반주), 운율 8)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키즈 지베크 에도 산문과 운문이 조화를 이루며 결합되어 있고(전반적인 형식은 운문, 군데군데 산문 형태의 서술), 운문 과 산문 형식에는 차이가 있다. 구연자의 설명과 더불어 등장인물들이 각자 화자가 되 어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한다(직접화법). 도입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는 구연자의 전지적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분에게 옛날이야기를 하나 해드리지요. 키즈-지베크(Кыз Жибек)에 대한 이야기를 하룻밤에 다 하기는 어렵겠네요. 티끌모아 태산이라지만 그것도 부질없고, 속세의 삶이 곧 재물을 쌓아주는 것도 아니지요. 태곳적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만이 우리에게 훌륭한 지혜를 전해주는 법이니까요. 사내들, 아낙네들 그리고 아이들이여, 당신들을 위해 이 시를 짓는 것이라오. 일평생 온갖 풍상을 겪으신 존경하는 어르신들, 제 말에 귀 기울여주시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어르신들이나 젊은이들 모두 제 말을 들어보시기를. 한가하게 담소를 나눈 후에는 화합의 선율이 흐르는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중에 색채가 바랜 부분은 이 이야기꾼에게 슬쩍 가르쳐주시면 손을 좀 보도록 하지요, 핵심은 남겨 두고요. 옛이야기라는 것이 다 그러하듯 말입니다. 그 어떤 것도 옛이야기가 끊어지게 하지는 못합니다. 오순도순 모여 지새우는 밤은 우리 모두를 아주 가깝게 만들지요. 천막 안에 식탁을 차리고 각자 원하는 자리를 찾아 앉도록 하지요. 화톳불 가에서는 어린 양이 울고 있네요. 이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시작해보렵니다.(1) 고개들도, 산맥들도, 초원도, 골짜기도, 평지도 쏜살같이 말을 몰아 에르-툴레겐은 셱티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말들이 폭풍처럼 내달리는 이러한 장면을 8) 운율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역시 현재로서는 알기가 어렵다. 본 작품을 포함하여 중앙아시아 서사시 및 설화 등은 모두 러시아어 번역본을 통해 재번역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 문화 연구: 문화의 다성악과 민족 정체성 117 여러분은 구비문학에서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내용은 남겨두고 빛이 바랜 부분들만 제가 새로 고쳤으니까요. (16) 아킨 은 이처럼 오랜 세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공통의 소재나 표현들을 차용 (혹은 수용, 공유)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타인의 텍스트의 영향 아래 있을지 모른 다는 근심이나 불안이 없고, 오히려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풍부하고 다양한 정형구를 차용하여 이야기를 엮어낸다는 자부심과 당당함, 능청스러움이 느껴진다. 구술성이라는 민담의 장치가 지닌 이러한 특성상, 차용과 변용에 따른 혼란, 한 구연자가 오랜 시간 동안 낭송하는 것으로 인해 생기기 마련인 논리적 오류 등은 피할 수 없는 요소일 것이다. 또 한,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구연 서사시를 말 이 아닌 문자를 통해 읽는 것으로 인해 귀로 듣는 서사시의 생생한 가락과 육체적 울림이 상실된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운문과 산문의 기능적 차이를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산문 부분 이 직접화법 이 배제된 채 구연자(서술자)의 순수한 서술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다가도, 가끔 등장인물의 직접 화법 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들이 있다. 이것은 사지 기법, 즉 시적 요소와 자유로운 서술의 혼합 기법으로, 아랍어와 페르시아어 작품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 는 것이다. 사지 기법에서는 어구의 길이나 음절 수는 의미가 없고, 각 문장의 끝에 반드시 운율이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9) 그러므로 작품에서 운문과 산문이라는 형식의 차이는 기능의 차이라기보다는 낭송의 리듬의 문제, 즉 낭송가의 호흡의 문제나 낭송의 배음을 이루는 연주의 문제와 관련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변현태 교수). 이러한 기법 덕분에 서사시이지만 시적 산문처럼 유려한 리듬을 따라 읽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운문 부분에는 반복되는 관습적인 표현 들이 자주 등장한다(고개, 바람, 말( 馬 ), 미모에 대한 표현 등). (2) 묘사와 행위 -구연서사는 평범한 청자(어르신들, 젊은이들, 사내들, 아낙네들, 아이들)가 이해하기 쉽 도록 전반적으로 평이한 어휘와 간결한 문장을 구사한다. 심리묘사는 많지 않다. 격화 된 감정과 숭고한 의지를 표현하는 단락과 문학성 높은 묘사를 자주 접할 수 있고, 민 족 고유의 지혜가 담긴 경구와 표현들과 더불어 남성적이며 박진감 있는 전개를 보여 준다: 초원을 장식하는 것은 작은 줄기들이요, 강을 물들이는 것은 여린 자작나무들이란다. 청년을 어여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부모의 선물이란다, 아들아. (9) 감정의 파도에 사로잡힌 아이들을 호수가 달빛으로 눈멀게 하듯이 (16-17) 두 눈에는 천국의 촛불 두 개가 불타고 있었지요. 그 속에는 또한 심장의 열기가 녹아 있었 어요. 처녀가 숨기고 있는 비밀의 밑바닥에서는 수줍은 욕망들이 잠들지 않고 깨어 있었어 요. (34) 말뚝에 매어 있는 말은 겁이 많지. 벼락은 창을 내리 꽂으며 꽃들로 그토록 아 9) 타시마토프 우라잘리. 다스탄 알파미시 의 러시아어 번역 현황>.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중앙아 시아 신화 설화 영웅서사시 번역 표준화 작업을 위한 공동 워크숍(2011년 11월 29일, 그랜드힐튼 서 울) 자료집 10쪽.

118 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 Живек) 를 중심으로 - 름다운 여름의 초원을 태워버린단다. (44) 백성들 사이에서 하는 말들이 옳습니다. 가축은 먹이를 주는 이를 반긴다지요. 말은 그저 짐 승일 뿐입니다. 짐승은 죽은 마부를 외면하지요. 툴레겐이 자랑스러워하던 회색준마는 마음껏 마시고 푹 쉰 후에 녹이 슨 굽을 번쩍거리며 적의 안장을 얹은 채 달려가 버렸습니다. (67-68) - 똑같이 반복되는 표현들은 서사시의 리듬을 살려주고, 구연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의미와 생각을 강조해준다: 무늬는 무늬로 맞바꿀 수 있지요. (35, 36 외 다수) 고개를 넘으면 또 고개가 있지요. 고개에는 돌풍이 붑니다. (93, 100 외 다수) 바자르바이의 아들 툴레겐은 7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명문가의 자손이지요. 형제의 귀한 가문은 7대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가지요. (51, 56 외 다수) (3) 인명에 애칭조로 붙는 다양한 접두사와 접미사들 역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언어 에 공통된 특징이다. 이 작품에는 주로 당시 카자흐스탄에서 고귀한 지위를 나타내는 단어 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에는 번역의 어려움이 뒤따른다. - 바이 (бай): Mr, Sir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대지주, 대부호, 부족의 연 장자, 지도자 등을 지칭하기도 하며, 고유명사에서도 쉽게 발견된다(바자르바이, 산시즈바 이, 시를리바이 등 주로 부유한 신분이나 부족장의 이름). - 칸 (хан), 파트시 (патши): 왕 이나 지도자 를 뜻하는 말이지만, 한 부족의 우두 머리나 여러 부족을 아울러 통치하는 우두머리도 이렇게 불린다.( 당시 알타 셱타족을 통치하고 있던 칸은 시를리바이였습니다. (12)(12) - 예르 (Ер), 키즈 (Кыз), 미르자 (Мырза): 예르-툴레겐, 키즈-지베크, 툴레겐-미르자 등의 예. 이란 등 일부 국가에서 왕족이나 고관, 학자의 이름에 붙이는 호칭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남녀 주인공 이름 앞에 자주 쓰이고 있다. - 아크 (Ак): 사악한 영혼들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존재, 바로 술탄 쿄르-오글리의 아내 아크-쥬누스 (25)는 지베크의 어머니이다. - 알키사 (Алкисса): 새로운 문장을 시작할 때, 혹은 맥락이 전환되는 지점에서 반 복되는 말이다. 알키사, 이 옛날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6), 알키사, 그 시간에 툴레겐은 자신의 천막 안에 있었지요. (14), 알키사, 지베크는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생각 했지요. (32) 등. - 말( 馬 )에 대한 다수의 묘사가 반복되는데, 이를 통해 유목민족에게 말이 지닌 중요성과 말에 대한 유목민들의 각별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다: 은빛 말발굽 소리 (6), 태어날 때부터 경마용 말 중에서도 최고로 빠른 말 / 해질녘부터 아침까지 은괴가 쏟아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달리는 (24), 준마 중에서도 최고로 빠른, 날개가 달린 말 (27), 백 일동안 갈 길을, 사십 일이 걸릴 사막을 이 회색준마는 고작 열이레 만에 달려갈 수 있었으니까요. 말 중의 말이었지요. (63)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 문화 연구: 문화의 다성악과 민족 정체성 119 3. 결론 키즈 지베크 는 카자흐스탄 민족 형성기의 서사시에 고유한 슈제트와 구성을 담고 있지만, 주인공의 모험-시련-귀환 이라는 영웅서사시 고유의 모티프에서는 벗어나 있다. 영웅적인 능력 과 내면을 지닌 개인들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전체 의 운명을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자신의 꿈 과 이상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희생되기도 한다. 텍스트를 구연가가 서술하는 방법, 구연가가 청자에게 전달하는 화법이 흥미진진하고 문학성이 높은 표현들이 많아 가독성이 뛰어나다. 한마디로, 서사의 스케일과 몰입력이 크 다. 시대적 가치와 미덕을 유려한 시적 언어로 표현하면서 민족 특유의 사유나 일종의 반 전 적 장면들을 담고 있는 점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문학작품을 통해 삶과 관계들에 대한 중앙아시아 민족 고유의 심리와 정서, 철학적 고 찰 등의 단면을 확인하면서, 동양과 서양/ 아시아와 유럽의 공존과 교차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 에서 동양적 보편성 의 저력으로 서양적인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다.

120 카자흐스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연구 - 서사시ㅤ 키즈ㅤ지베크(Кыз Живек) 를 중심으로 - 참고문헌 Мифы, сказки и эпосы Казахстана. Алма-ата, 2009 중앙아시아 연구의 학적 체계화.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2009 타시마토프 우라잘리. 다스탄 알파미시 의 러시아어 번역 현황>.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중앙아시아 신화 설화 영웅서사시 번역 표준화 작업을 위한 공동 워크숍 (2011년 11월 29일, 그랜드힐튼 서울) 자료집 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