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교시 2015학년도 9월 모평 대비 EBS 리허설 2차 국어 영역(B형) 김철회의 1등급에 이르게 해 주는 [보기] 활용 문제 미니 모의고사(문학편) 1 유형편 [1]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 <보기>를 참고하여 (가)를 이해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 머리는 이미 오래 전에 잘렸다 / 전깃줄에 닿지 않도록 올해는 팔다리까지 잘려 / 봄바람 불어도 움직일 수 없고 토르소*처럼 몸통만 남아 / 숨막히게 답답하다 라일락 향기 짙어지면 지금도 / 그날의 기억 되살아나는데 늘어진 가지들 모두 잘린 채 / 줄지어 늘어서 있는 길가의 수양버들 / 새잎조차 피어날 수 없어 안타깝게 몸부림치다가 / 울음조차 터뜨릴 수 없어 몸통으로 잎이 돋는다 - 김광규, 4월의 가로수 *토르소: 머리와 팔다리가 없이 몸통만으로 된 조각상. (나) 사당역 4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고 에스컬레이터에 실려 올라가서 뒤돌아보다 마주친 저 수많은 얼굴들 모두 붉은 흙 가면 같다 얼마나 많은 불가마들이 저 얼굴들을 구워 냈을까 무표정한 저 얼굴 속 어디에 아침마다 두 눈을 번쩍 뜨게 하는 힘 숨어 있었을까 밖에서는 기척도 들리지 않을 이 깊은 땅속을 밀물져 가게 하는 힘 숨어 있었을까 하늘 한구석 별자리마다 쪼그리고 앉아 별들을 가마에서 구워 내는 분 계시겠지만 그분이 점지하는 운명의 별빛 지상에 내리겠지만 물이 쏟아진 듯 몰려가는 땅속은 너무나 깊어 그 별빛 여기까지 닿기나 할는지 수많은 저 사람들 몸속마다에는 밖에선 볼 수 없는 뜨거움이 일렁거리나 보다 저마다 진흙으로 돌아가려는 몸을 일으켜 세우는 불가마 하나씩 깃들어 있나 보다 저렇듯 십 년 이십 년 오십 년 얼굴을 구워 내고 있었으니 모든 얼굴은 뜨거운 심장이 굽는 ᄀ 붉은 흙 가면인가 보다 - 김혜순, 별을 굽다 보기 김광규 시인은 4월의 가로수 에서 가로수에 대한 감각적 묘사를 통해 인간 문명의 파괴적인 속성과 자연의 생명 복원력을 보여 준다. [4] 코드 3-032-426 1 전깃줄에 닿지 않도록 잘린 가로수를 제시하여 문명에 대 한 비판적 인식을 보여 주고 있다. 2 수양버들의 가지들을 팔다리 에 빗대어 가로수를 마치 인간 처럼 형상화하고 있다. 3 토르소 모양의 가로수는 인간의 파괴적인 속성을 감각적으 로 드러내고 있다. 4 그날의 기억 되살아나는데 에서 가로수가 본모습을 회복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5 몸통으로 잎이 돋는 가로수의 모습은 자연의 놀라운 생명 력을 부각하고 있다. 2014 수능특강 국어B형 [이 인 이유] [답지] 본모습을 회복 가로수가 자신의 본모습을 회복할 것임을 암시한다고 추론하기 는 어렵다. 그날의 기억 은 가로수의 원래 모습을 말한다. 즉 가지가 잘리기 이전의 모습이다. 이것이 되살아나는데 라고 했 으므로 가지 잘린 가로수가 그 이전 자신의 본모습을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구절은 자신의 본모습을 기 억하는 가로수가 결코 좌절하지 않고 몸통으로라도 잎을 피워 내는 찬란한 생명력을 의미한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1 전깃줄 을 언급하면서 가로수의 가지를 자른 이유가 현대 문명의 편리 때문임을 암시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 문명의 파괴 적인 속성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2 수양버들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음을 알 수 있고, 가지가 잘 린 것을 팔다리 가 잘린 것으로 빗대어 표현하고 있으므로 가 로수를 의인화한 것이다. 3 토르소 모양의 몸통만 남은 가로수를 통해 인간의 생명 파 괴적인 속성을 단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5 가지가 잘려 나갔기 때문에 몸통으로 라도 잎이 돋는 가로 수의 모습은 자연의 놀라운 생명력을 부각할 수 있다. 1 22
2 국어 영역(B형) 유형편 [2]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길 -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 -현대시 > 비판적 이해 > 감상의 적절성 평가 [출제의도] 작품 감상의 적절성 파악하기 (가)는 길 을 통해 본질적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과 잃어버린 자아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1에서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있는 것은 본질적 자아를 찾는 길이 어렵다 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지 화자의 의지가 확고함을 드러내고 있 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은 1번이다. [3]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지금은 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A]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ᄂ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B] 2. <보기>는 (가)에 대한 수업의 일부이다. 학생들의 대답으로 <보기> 선생님: 1연에서 화자가 길 로 나아가는 것은 잃어버린 자아를 찾기 위한 행위를 의미합니다. 화자는 본질적 자아를 회복하고 싶어 하는 것이지요. 그럼, 2연부터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발표해 볼까요? 배점 3 [1] 코드 13-37-70-341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2연에서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있다는 것은 잃어 버린 자아를 찾고자 하는 화자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 3연에서 돌담에 쇠문 이 굳게 닫혀 있다는 것은 화자가 본 질적 자아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합니다. 3 4연에서 길이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 한다는 것은 잃어버린 자아를 찾기 위한 화자의 노력이 지 속적임을 의미합니다. 4 5연에서 화자는 본질적 자아를 찾지 못해 눈물 지으며 자신 에게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5 6연, 7연에서 화자는 풀 한 포기 없는 상황 속에서도 잃어 버린 자아를 찾는 것이 살아가는 이유임을 분명히 하고 있 습니다. 2013>2013 고3 7월 학평(인천)>국어 B형>41번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현대 시 > 문학의 수용 > 감상의 적절성 평가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ᄃ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ᄅ 호미를 쥐어 다오 살찐 젖가슴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ᄆ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C] [D] 2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3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 -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 새벽 시내버스는 차창에 웬 찬란한 치장을 하고 달린다 엄동 혹한일수록 선연히 피는 성에꽃 어제 이 버스를 탔던 처녀 총각 아이 어른 미용사 외판원 파출부 실업자의 입김과 숨결이 간밤에 은밀히 만나 피워낸 번뜩이는 기막힌 아름다움 나는 무슨 전람회에 온 듯 자리를 옮겨 다니며 보고 다시 꽃이파리 하나, 섬세하고도 차가운 아름다움에 취한다 어느 누구의 막막한 한숨이던가 어떤 더운 가슴이 토해낸 정열의 숨결이던가 일없이 정성스레 입김으로 손가락으로 성에꽃 한 잎 지우고 이마를 대고 본다 덜컹거리는 창에 어리는 푸석한 얼굴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었으나 지금은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여. - 최두석, 성에꽃 - 현대시 (가)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작품 : 이 작품은 1926년 개벽 에 실린 시로, 일제에게 주권과 국토를 빼앗긴 비극적 현실을 봄이 찾아온 아름다움과 대비하여 일제 강점기의 우리 민족의 설움과 국권 회복에의 염 원을 드러내고 있다. 1연과 11연이 질문과 대답 형식을 띠고 있 고, 2연과 10연, 3연과 9연이 각각 대칭의 구조를 보이고 있는 데, 이를 통해 질문에서 대답에 이르기까지의 화자의 의식과 태 도 변화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 1연에서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는 의문으로 시작하여, 2~3연에서 화자는 자신이 몽상 의 상태에서 들판에 서있는 까닭을 묻는다. 4~8연에서 화자는 아름다운 봄 경치에 동화되기도 하고, 노동을 통해 국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9~10연에서 화자는 현실을 재인식하 면서 절망감에 빠진다. 그리고 마지막 11연에서는 1연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나라 를 빼앗긴 우리 민족의 현실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노동에 기반을 둔 당대 민중의 삶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주제] 국토를 빼앗긴 우리 민족의 비통한 현실 3 (나) 최두석, 성에꽃 작품 : 이 작품은 새벽의 시내버스를 배경으로 우리 사회의 단면을 형상화하고 있다. 화자는 어느 추운 날 새벽 시내버스 차창에 서리는 성에꽃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이는 고단 한 삶을 사는 서민들의 애환에 대한 연민으로 볼 수 있으며, 한겨울의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성에꽃을 피우며 열정적으 로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에 대한 공감과 애정으로도 볼 수 있 다. 그렇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 속에서도 철장에 갇힌 친구 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이 사회에 어두운 면이 존재하고 있음 을 아울러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주제]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서민의 삶에 대한 애정 과학, 태양의 에너지 지문 : 이 글은 태양이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원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간 태양의 구성 성분이나 에너지원에 대해서 여러 가설들이 제기되었지만 모두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현재 태양의 에너지원은 핵융합 에너지로 알려져 있다. 태양은 엄청난 양의 수소 기체가 중력에 의해 뭉쳐진 것으로, 고온의 중심부에 위치한 수소 원자핵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 며 에너지를 방출하고, 그 에너지의 압력에 의해 중심부에서 멀 어졌다가 중력에 의해 다시 중심부로 들어온다. 이처럼 중력과 핵융합 반응의 평형 상태를 통해 태양은 안정적으로 막대한 에 너지를 방출하고 있다. [주제] 태양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생성되는 원리 3. <보기>를 참고하여, (가)의 [A]~[E]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 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1920년대 중반에 일부 시인들은 민중의 참담한 상황, 그리 고 노동에 기반한 민중의 생명력에 주목하면서 민중의 생활을 노래하였다. 이런 점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에도 잘 반 영되어 있다. 1 [A]의 ᄀ은 당시 민중의 참담한 상황을 나타낸 표현이군. 2 [C]의 ᄃ에는 민중의 생명력이, ᄅ에는 노동을 중시하는 화 자의 태도가 함의되어 있군. 3 [B]와 [D]의 비교에서 드러나는 태도의 변화로 보아, [C] 에는 민중의 실상에 대한 화자의 안타까움도 내재되어 있군. 4 [B]의 ᄂ에는 화자의 이상이, [D]의 ᄆ에는 화자의 현실 인 식이 투영되어 있군. 5 [A]와 [E]의 연관으로 보아, [B]~[D]에서의 화자의 행위 는 민중의 처지를 바꿔 보려는 적극적 의지의 소산이군. [5] 배점 3 코드 2-27-50-341 2012>2014 수능 예비시행(평가원)>국어 B형>41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현대시 > 시의 감상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2
4 국어 영역(B형) 유형편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현대시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 상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현대시 > 비판적 이해 > 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 의 적절성 평가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현대시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문학-현대시 > 비판적 이해 > 외적 준거에 따른 감 상의 적절성 평가 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판단 : 이 작품을 <보기>를 바탕으로 민중의 생활과 관 련지어 감상하면 [A]에는 민중의 삶이 위협받는 현실에 희망 이 올 것인지에 대한 화자의 의구심이 나타나 있고, [E]에는 절망적인 민중의 현실에 대한 재확인이 나타나 있다. [B]~[D]에는 민중의 생명력과 노동을 하고 싶은 화자의 바 람, 그럼에도 노동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절망적 현실 인 식이 나타나 있다. 따라서 [B]~[D]에는 비참한 민중의 처지 를 바꿔 보려는 화자의 적극적 의지가 나타났다고 볼 수 없 다. [오답피하기] 1 ᄀ은 노동할 수 있는 터전을 잃어버린 민중 의 참담한 상황을 표현한 시구이다. 2 ᄃ은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민중의 생명력을 상징하고 있고, ᄅ은 직접 노동에 참 여하려는 화자의 태도가 담겨 있는 시어이다. 3 [B]에서 화 자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해소하려고 싶은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D]에서는 화자는 현실에서 느끼는 절망으로 인해 자조적 태도를 보인다. 이런 태도의 변화는 [C]에서 화 자가 들판에서의 체험을 통해 민중의 실상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4 ᄂ은 화자가 지향하려는 이상적 공간이 고, ᄆ은 자연이 주는 기쁨과 현실이 주는 슬픔을 느끼는 화 자의 현실 인식이 투영되어 있는 시구이다. [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처마 끝에 서린 연기 따라 포도순이 기어 나가는 밤, 소리 없이, [A] 가믈음 땅에 시며든 더운 김이 등에 서리나니, 훈훈히, 불도 약도 달도 없는 밤, 아득한 하늘에는 [C] 별들이 참벌 날으듯 하여라. -정지용, 발열( 發 熱 ) - *박나비: 흰제비불나방. 몸이 흰색이고 배에는 붉은 줄무늬가 있음. *주사( 朱 砂 ) : 짙은 붉은색의 광물질로, 한방에서 열을 내리는 데 사용하였음. (나)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디 내 기린( 麒 麟 ) * 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의 손 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 饗 宴 )에 높이 앉았으려니 땅 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 바깥은 거친 들 이리떼만 몰려다니고 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떼들 쏘다다니어 내 기린은 맘둘 곳 몸둘 곳 없어지다 문 아주 굳이 닫고 벽에 기대선 채 [D] 해가 또 한 번 바뀌거늘 이 밤도 내 기린은 맘 놓고 울들 못한다 -김영랑, 거문고 - *기린: 성인이 이 세상에 나올 징조로 나타난다는 상상 속의 동물. (다)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들, 제설차 한 대 올 리 없는 깊은 백색의 골짜기를 메우며 굵은 눈발은 휘몰아치고, 쪼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굴뚝새가 눈보라 속으로 날아간다. 길 잃은 등산객들 있을 듯 외딴 두메마을 길 끊어 놓을 듯 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날아오듯 덤벼드는 눈,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아 오르노나. 가쁜 숨결을 드내쉬노니, 박나비 * 처럼, 가녀린 머리, 주사 * 찍은 자리에, 입술을 붙이고 나는 중얼거리다, 나는 중얼거리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다신교도( 多 神 敎 徒 )와도 같이. 아아, 이 애가 애자지게 보채노나! [B] 쪼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온다 꺼칠한 굴뚝새가 서둘러 뒷간에 몸을 감춘다. 그 어디에 부리부리한 솔개라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일까. 길 잃고 굶주리는 산짐승들 있을 듯 [E] 4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5 눈더미의 무게로 소나무 가지들이 부러질 듯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때죽나무와 때 끓이는 외딴집 굴뚝에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과 골짜기에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최승호, 대설주의보 - (나) 김영랑, 거문고 작품 : 이 작품은 소리를 마음껏 내지도 못한 채 벽에 기 대선 거문고(기린) 를 통해 암울한 시대 상황에서 자유를 빼앗 긴 상태로 살아가는 화자의 답답함과 비애 어린 마음을 잘 표 현하고 있다. 이러한 모순과 억압의 상황에서 자유를 구가하지 못하는 작가는 자신의 처지와 심정을 시대를 잘못 만나 제 곡 조를 잃어버린 기린(거문고) 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망국의 설움 속에서도 마음껏 울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국권 회복에 대한 화자의 염원을 읽어낼 수 있다. [주제] 암울한 시대 상황의 비극적 인식 (다) 최승호, 대설주의보 작품 : 이 작품은 온 산과 골짜기를 덮는 눈을 통해 1980 년대 군부의 계엄령 상황이라는 암울한 시대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눈보라의 대설주의보를 눈보라의 군단, 백색의 계엄령 으로 표현한 것에서 작가의 의도가 분명하게 읽힌다. 이러한 눈보라는 길을 끊어 놓을 듯하고, 연약한 굴뚝새를 숨게 만들 며, 그 위세는 소나무 가지를 부러뜨릴 듯하다. [주제] 자유를 억압하는 암울한 시대 상황 비판 [4] 코드 09-37-60-415 권력을 암시하는 소재야. 2009>6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15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현대시 > 시의 감상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 -현대시 > 비판적 이해 > 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현대 시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문학 -현대시 > 비판적 이해 > 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현대 시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비판적 사고(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보기>는 (나)의 작품이 어떤 배경에서 탄생했는가 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다)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암울 한 시대적 상황 하에 탄생하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결국 두 작 품을 감상함에 있어 일정한 준거로서의 틀을 제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에서 노인 은 국권이 자유로울 때 기린 을 마음 껏 울게 했던 존재로 추억할 대상이라 할 수 있다. 화자의 기 린 은 이제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있다. 또한 (다)의 굴뚝 새 는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기보다 계엄령으로 표현된 눈 보라 속에서 고립된 존재라 할 수 있다. 4. <보기>의 설명을 듣고, 학생들이 (나)와 (다)에 대해 보일 반 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김 선생님:순수 서정 시인 김영랑은 1930년대 후반에 이르러 더 이상 마음속 울림을 맑은 가락으로 빚어낸 시를 쓸 수 없었어요. 모국어로 시를 쓰는 것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지요. 거문고 는 이런 현실을 우의 적 표현으로 비판한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비 슷한 맥락에서 1980년대 초반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은 대설주의보 를 읽어 보지요. 이 작품은 새로운 권력 집단이 등장해서 강압 통치를 했던 시대와 관련이 깊습니다. 1 (나)와 (다) 모두 생각의 표현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기에 창작되었어. 2 (나)와 (다) 모두 고난 극복 의지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나 타나지 않아. 3 (나)의 '울지를 못한다'와 (다)의 '내리는'은 모두 중의적으 로 해석할 수 있겠어. 4 (나)의 '기린'은 '노인'에게, (다)의 '굴뚝새'는 세상 사람들 에게 외면당한 존재야. 5 (나)의 '이리떼'와 '잔나비떼'처럼, (다)의 '솔개'는 부당한 5 [오답피하기] 1<보기>에서 (나)는 모국어로 시를 쓰는 것 자체가 어려웠 던 시대에 쓰였다고 했다. (다) 역시 새로운 권 력 집단이 등장해서 강압 통치를 했던 시대 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2 (나)에서 화자는 마음껏 울지 못하는 시대 상황에 절 망하고 있다. 지금은 이리떼, 잔나비떼 만 몰려다니고 있는 암 울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난 극복 의지나 미래에 대 한 전망은 읽어낼 수 없다. (다)는 눈보라의 상황 속에서 파닥 이며 힘겹게 날아가는 굴뚝새 에게서 암울한 시대 상황에 힘겹 게 버티고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읽어낼 수 있으나 굴뚝새 는 뒷간 에 몸을 감추고 만다. 그렇기에 여기에서도 고난의 극복 의지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읽어낼 수 없다. '대설주의보, 군단, 계엄령'으로 표현된 암울한 상황만이 강조되고 있다. 3 (나)의 울지를 못한다 의 대상은 표면적으로는 기린 이지만, 동시에 화자를 가리키기도 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다)에서 내리는 역시 그 대상은 눈 이면서 동시에 계엄령 이라 할 수 있다. 5 (나)에서 이리떼 와 잔나비떼 는 내 기린 을 제약하는 것이며, (다)에서 솔개 는 굴뚝새 를 뒷간 에 숨게 만든다. [5]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나) 22
6 국어 영역(B형) 유형편 너 들어 보았니 [A] 저 동구밖 느티나무의 푸르른 울음소리 날이면 날마다 삭풍 되게는 치고 우듬지 * 끝에 별 하나 매달지 못하던 지난 겨울 [B] 온몸 상처투성이인 저 나무 제 상처마다에서 뽑아내던 푸르른 울음소리 너 들어 보았니 다 청산하고 떠나버리는 마을에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C] 그래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소리 죽여 흐느끼던 소리 가지 팽팽히 후리던 소리 오늘은 그 푸르른 울음 모두 이파리 이파리에 내주어 [D] 저렇게 생생한 초록의 광휘를 저렇게 생생히 내뿜는데 앞들에서 모를 내다 허리 펴는 사람들 [E] 왜 저 나무 한참씩이나 쳐다보겠니 어디선가 북소리는 왜 둥둥둥둥 울리겠니 - 고재종, 면면( 綿 綿 )함 * 에 대하여 - *우듬지:나무줄기 꼭대기. *면면함:끊어지지 않고 끝없이 이어 있음. 고재종, 면면( 綿 綿 )함에 대하여 (나) 고재종, 면면( 綿 綿 )함에 대하여 시련을 견디며 생명력을 이어가는 나무 와 같이 수많은 난관 을 극복하며 끊임없이 살아가는 것이 인생임을 면면함 의 의미 로 표현하고 있다. 5. <보기>를 바탕으로 (나)를 감상할 때, 적절한 반응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배점 3 복하리라는 희망을 제시한다. 이는 다시 생( 生 )의 의 미로 확장되어, 면면히 겨울 을 이겨낸 나무 와 같이 끊임없이 난관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임을 일깨운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의 제목인 면면함 은 이 시의 주제를 함축한다. [2] 코드 14-37-30-333 2014>고3 3월 학평(서울)>국어 B형>33번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현대시 > 비판적 이해 > 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출제의도] 외적 준거를 통해 작품을 감상한다. [C]의 다 청산하고 떠나버리는 마을 은 공동체가 해체되어 가는 농촌의 모습이다. 나무 의 아픔은 곧 마을(사람들) 의 아픔이다. 나무 의 흐느낌에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 움의 정서가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묵묵히 마을 을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 가지 팽팽히 후리던 소리 를 통해 혹독한 시련을 견디며 마을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읽어낼 수 있 다. 1 [B], [D]의 상황 대조를 통해 푸르른 울음소리 의 정체가 시련을 딛고 뿜어져 나오는 자연의 생명력임을 나무 가 초 록의 광휘 를 내뿜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군. 2 [C]의 청산하고 떠나버리는 마을 에서 해체된 농촌 공동체 의 단면이 드러나며, 이로 인한 화자의 체념과 절망이 가지 팽팽히 후리던 소리 에 투영되어 있군. 3 [D], [E]를 통해 고된 삶을 사는 사람들 이 고통을 이겨낸 오늘 의 나무 를 쳐다보 며 삶의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고 볼 수 있군. 4 [E]는 나무 의 생명력이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 에게 전이 되어 새 희망을 주고 있음을 북소리 가 울려 퍼지는 것으로 형상화하고 있군. 5 [A]~[E]를 통해 느티나무 와 사람들 의 삶이 동일시됨으 로써, 면면함 의 의미가 고난을 이겨내는 끈질긴 삶과 생명 력에 있음을 알 수 있군. [오답풀이] 1 [B]의 상처투성이 의 겨울 나무와 [D]의 겨울을 이겨낸 초록의 광휘를 내뿜는 나무가 대조적 상황 을 보여준다. 3 [D],[E]에는 시련을 이겨낸 나무 의 의연 함을 닮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엿보인다. 4 [E]에서는 나 무 의 생명력 이 농촌 사람들에게 새 힘을 주고 있음을 청각 적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있다. < 보 기 > 해체되어 가는 농촌 사회의 단면을 담고 있는 이 시 는 마을 의 아픔을 느티나무 의 형상 속에 겹쳐놓고 있다. 그러나 겨울 을 이겨낸 나무 가 상처를 회복하 며 생명을 이어가듯 농촌 역시 생명력과 공동체를 회 [6]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6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7 규방의 일이 업서 백화보( 百 花 譜 )*를 펼쳐 보니 봉선화 이 이름을 누가 지어냈는가 신선의 퉁소 소리 선경( 仙 境 )으로 사라진 후에 규방에 남은 인연 한 가지 꽃에 머무르니 유약한 푸른 잎은 봉의 꼬리가 넘노는 듯 자약( 自 若 )히* 붉은 꽃은 신선의 옷을 펼쳐 놓은 듯 [A] 고운 섬돌 좋은 흙에 촘촘히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어하네* 정정( 貞 靜 )한 저 기상을 여자 외에 뉘 벗할까 옥난간( 玉 欄 干 )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창문을 반쯤 열고 아이를 불러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상자에 담아 놓고 바느질을 끝낸 후에 안채에 밤이 깊고 촛불이 밝았을 제 다가가 바로 앉아 흰 구슬을 갈아 빙옥( 氷 玉 ) 같은 손 가운데 난만( 爛 漫 )히 개어 내어 파사국( 波 斯 國 )* 저 제후( 諸 侯 )의 홍산호( 紅 珊 瑚 )를 헤쳐 놓은 듯 심궁 풍류( 深 宮 風 流 ) 절구에 홍수궁( 紅 守 宮 )*을 빻아 낸 듯 곱고 가느다란 열 손가락을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 붉은 물이 희미하게 스미는 듯 미인의 얕은 뺨에 홍로( 紅 露 )를 끼친 듯 단단히 봉한 모양이 비단에 옥 글씨로 쓴 편지를 서왕모에 [B] 게 부치는 듯 봄잠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거울을 대하고 눈썹을 그리려니 난데없이 붉은 꽃이 가지에 붙어 있는 듯 손으로 잡으려니 분분( 紛 紛 )히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안개가 섞여 가리는구나 친구를 서로 불러 즐겁게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 을 비교하니 쪽 잎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 이 아니 옳겠는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서 누웠더니 녹의 홍상( 綠 衣 紅 裳 ) 한 여인이 표연( 飄 然 )히 앞에 와서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 謝 禮 )하는 듯 하직하는 듯 몽롱( 朦 朧 )히 잠이 깨어 곰곰이 생각하니 아마도 꽃귀신이 내게 와 하직한 듯 수호( 繡 戶 )*를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살펴보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C] 암암이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에게 말 붙이기를 그대는 한스러워 마소 해마다 꽃 빛은 의구( 依 舊 )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에 머무르지 않는가 동원( 東 園 )의 도리화는 잠깐의 봄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에 적막히 떨어진들 누가 슬퍼할까 규방의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일세 봉선화 이 이름을 누가 지었는가 이리하여 지었구나 - 작자 미상, 봉선화가 *백화보: 여러 꽃에 대한 것을 쓴 책. *자약히: 태연하게. *저어하네: 두려워하네. *파사국: 페르시아. 7 22 *홍수궁: 붉은 도마뱀. 중국 한 무제의 단옷날 고사와 관련됨. *수호: 수를 놓은 막으로 가린 문. 6. 윗글의 시상 전개 과정을 <보기>와 같이 정리할 때, 보기 [4] 코드 3-032-171 2014 수능특강 국어B형 [이 인 이유] [지문] 그대는 한스러워 마소 이 작품의 시적 화자는 봉선화 꽃이 지자 마음이 상해서 슬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상실감의 이유를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 고 있는 것은 아니다. 꽃에게 말 붙이기를 / 그대는 한스러워 마소 해마다 꽃 빛은 의구하니 /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에 머 무르지 않는가 하고 오히려 꽃을 위로하고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1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고 비웃지 말라고 한 후 정정 한 저 기상을 여자 외에 뉘 벗할까 하며 노래하고 있기 때문 에 화자가 지향하는 인간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봉선화 물을 들이는 행동은 봉선화의 아름다움을 자기 손톱 에 물들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흥을 지속시키기 위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3 봉선화 물을 들이는 과정을 직유와 열거를 활용하여 묘사하 고 있다. 5 마지막 구절 봉선화 이 이름을 누가 지었는가 이리하여 지 었구나 로 보아 [A]에서 [C]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봉선화가 이름을 갖게 된 유래를 밝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C]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A]에서 자신이 지향하는 인간상을 드러내고 있다. 2 [B]의 행동은 [A]에서 느꼈던 감흥을 지속시키기 위한 것 이다. 3 [B]의 과정을 직유와 열거를 활용하여 실감 나게 드러내고 있다. 4 [C]에서 느끼는 상실감의 이유를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 5 [A]에서 [C]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대상이 이름을 갖게 된 시가 복합 유래를 밝히고 있다. [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다) 정철, 사미인곡
8 국어 영역(B형) 유형편 지문 : 이 작품은 송강 정철이 50세 되던 해에 조정에서 물러나 전남 창평으로 내려가 우거( 寓 居 )할 때 지은 가사 작품 으로 송강의 대표작이다. 우리말 구사가 뛰어나며 표현이 세련 되어 가사 문학의 수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임금에 대한 사모 하는 마음을 노래한 연군지사 의 하나로서, 임금을 사모하는 신하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한 여인이 사랑하는 임과 헤어져서 그리워하는 마음에 빗대어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시상 전개는 춘,하,추,동 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점점 깊어 가는 화 자의 그리움과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출제된 부분의 내용을 살펴보면, 임을 향한 변함없는 충정, 임 에 대한 알뜰한 정성, 임의 선정( 善 政 )에 대한 갈망, 임에 대한 염려와 고독함 등의 내용이 차례로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제] 이별한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사랑(연군의 정) 7. <보기>를 바탕으로 (다)를 이해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남성 작가가 자신의 분신으로 여성 화자를 내세우는 방 식은 우리 시가의 한 전통이다. 궁궐을 떠난 신하가 임 금을 그리워 하면서 지은 사미인곡 도 이 전통을 잇고 있다. [4] 코드 12-37-60-418 1 옷 을 지어 백옥함 에 담아 임에게 보내려 하는 것은 임금 에 대한 신하의 정성과 그리움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2 지상의 화자가 천상의 달 과 별 을 매개로 임을 떠올린 것 은 군신 사이의 수직적 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청광 을 보내고자 염원하는 이유에서 시적 화자와 청자가 실제로는 신하와 임금의 관계임을 감지할 수 있다. 4 추운 날씨에 초가 처마 에 비친 해는 임금의 자애로운 은 혜가 신하가 머물고 있는 곳까지 미치고 있음을 암시한 것 이다. 5 긴긴 겨울밤을 배경으로 차가운 앙금 을 통해 외로운 처지 를 표현한 것은 군신 관계를 남녀 관계로 치환한 결과이다. 2012>고3 6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18번 2011 개정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시가복합 > 시 의 감상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시가 복합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시가 복합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비판적 사고(감상의 적절성 판단) : <보기>의 내용으로 보아 (다)의 내용 및 주요 소 재의 의미를 신하의 연군지정의 맥락에서 파악하여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추운 날씨에 초가 처마 에 비친 해는 임에게 드 8 리고 싶은 화자의 마음과 그리움이지, 임금의 은혜로 보기는 어 렵다. 4 [오답피하기] 1 옷 은 신하의 정성과 그리움의 행위로 볼 수 있다. 2 지상의 화자와 천상의 달, 별 은 군신 간 수직적 관계 의 반영으로 파악할 수 있다. 3 신하인 화자가 청광 을 보내고 자 하는 대상은 임금 이 맞다. 5 차가운 앙금 으로 신하된 외 로운 처지를 표현한 것은 군신 관계를 남녀 관계에 빗대어 표 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8]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명경( 明 鏡 )에 틔 끼거든 갑 주고 닷글 줄 아희 어룬 업시 다 밋쳐 알건마는 갑 업시 닷글 명덕( 明 德 )을 닷글 줄을 모라나다 성의관( 誠 意 關 )* 돌아들어 팔덕문( 八 德 門 )* 바라보니 크나큰 한길이 넓고도 곧다마는 엇지타 진일( 盡 日 )* 행인( 行 人 )이 오도 가도 아닌 게오 구인산( 九 洤 山 ) 긴 솔 베혀 제세주( 濟 世 舟 )*를 무어* 내야 길 잃은 행인을 다 건네려 하엿더니 사공도 무상( 無 狀 )하야* 모강두( 暮 江 頭 )*에 버렷나다 - 박인로, 자경( 自 警 ) *성의관: 뜻을 정성스럽게 하는 관문. *팔덕문: 여덟 가지 덕을 갖춘 문. *진일: 온종일. *제세주: 세상을 구하는 배. *무어: 묶어. *무상하야: 변변치 못하여. *모강두: 저물어 가는 강가. 8.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 은? 보기 이 작품은 박인로 자신을 포함하여 보통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경계할 의도로 지은 노래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덕행을 멀리하며 사리사욕만을 추 구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정도( 正 道 )를 걷도록 권하 는 작품으로 볼 수 있기도 하다. 또한 자신의 정치 적 포부를 실현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하 는 마음이 제시되어 있기도 하다. 1 1수의 명경 과 명덕 은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교화 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시어로 볼 수 있다. 2 1수의 닷글 줄을 모라나다 에는 사리사욕만을 추구해 온 자 기 삶에 대한 반성적 태도가 드러나 있다. 3 2수의 성의관, 팔덕문, 한길 은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야 할 정도( 正 道 )를 비유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4 3수의 제세주 에는 세상을 바른 길로 인도하려고 하는 의지 가 나타나 있다.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9 [2] 코드 3-032-173 5 3수의 버렷나다 에서는 자신의 포부를 실현하기 어려운 현 2014 수능특강 국어B형 [이 인 이유] [답지] 자기 삶에 대한 반성 1수의 닷글 줄을 모라나다 에는 스스로 반성할 줄 모르는 사 람, 덕행을 멀리하는 사람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드러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 작품에는 자기 스스로를 경계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지만,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자기 삶에 대한 반성으로 볼 수 없다. 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엿볼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1 명경 과 명덕 에 대한 비유적 표현을 통해 세상의 그릇된 풍속을 교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3 성의관, 팔덕문, 한길 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과 정성 을 비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 제세주 는 세상을 구하는 배라는 뜻이므로 이 시어에는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화자의 의지가 담겨 있다. 5 버렷나다 에는 자신의 정치적 포부가 좌절된 것에 대한 화자의 안타까움이 들어 있다. [9]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내 벗이 몇인가 하니 ᄀ수석( 水 石 )과 ᄂ송죽( 松 竹 )이라 동산에 ᄃ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제1수> 구름 빛이 깨끗다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많노매라 깨끗고도 그칠 이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않을손 바위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 <제2수> <제3수> 구천( 九 泉 )*의 뿌리 곧은 줄을 그로 하여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느냐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제5수>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취니 밤중에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제6수> <제4수> 9 22 *구천: 죽은 뒤에 넋이 돌아가는 곳. 곧 땅속을 가리킴. 윤선도는 30세 때 당대의 실력자를 탄핵하는 상소 를 올렸다가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를 가게 된다. 몇 년 후 유배에서 풀려 세자의 스승이 되지만, 그를 시기한 다른 신하가 유언비어를 퍼트려 모함하자 낙 향하여 은거한다. 50세 되던 해에 병자호란의 와중 에 정적( 政 敵 )들의 상소로 다시 귀양길에 오른다. 3 년 만에 풀려난 윤선도는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 오 우가 를 포함한 산중신곡 18수를 짓는다. [4] 코드 3-032-434 4 2014 수능특강 국어B형 [이 인 이유] [지문] 제4수의 중장과 종장 곧을 뿐만 아니라 사시에 푸르기 때문에 대나무를 좋아한다는 고백이지, 정적들에 대한 비판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그들 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곧지 못한 인물들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볼 수는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1 구름과 바람, 꽃과 풀은 모두 한결같지 않고 환경이나 조 건에 따라 변화하는 속성을 지닌 사물들이다. 우의적으로 해 석하면 시류에 따라 변하는 정치인들을 빗댄 것으로 볼 수 있 다. 2 물이나 바위는 모두 시인 자신이 벗으로 삼을 정도로 특별 한 자질을 가진 사물들이다. 따라서 그 자질은 곧 시인이 추 구하는 인간상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3 바위도 변치 않는 점에서, 대나무도 사시에 변하지 않고 푸르다는 점에서 유사한 속성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불변성은 일관된 신념이나 불굴의 의지와 상통한다. - 윤선도, 오우가 9. 음 설명을 참조할 때, 윗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 은? 1 제2수의 구름과 바람, 제3수의 꽃과 풀은, 시류에 따라 변 하는 정치인들을 상징하겠군. 2 제2수의 물과 제3수의 바위는, 은거 생활을 하는 시인 자신 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을 함축하고 있겠군. 3 제3수의 바위와 제5수의 대나무는 모두 일관된 신념이나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인물을 상징하겠군. 4 제4수에서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정적들을 비판하고 있 군. 5 제6수에서 달이 과묵해서 좋다는 것은, 유언비어가 떠도는 정치 현실과 연관되겠군. 5 달이 보고도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좋다는 것은, 본 것조
10 국어 영역(B형) 유형편 차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모함을 하기 위해 보거나 들은 바를 왜곡하는 인물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볼 수 있 다. * 벌배채 : 들 배추, 야생 배추의 방언. * 덜거기 : 늙은 장끼. (다) 단가 육장 [10]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길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집에 까마귀 까악까악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나) 적막강산 백석 오이밭에 벌배채* 통이 지는 때는 산에 오면 산 소리 벌로 오면 벌 소리 산에 오면 큰솔밭에 뻐꾸기 소리 잔솔밭에 덜거기* 소리 벌로 오면 논두렁에 물닭의 소리 갈밭에 갈새 소리 산으로 오면 산이 들썩 산 소리 속에 나 홀로 가 벌로 오면 벌이 들썩 벌 소리 속에 나 홀로 정주 동림 구십여 리 긴긴 하룻길에 산에 오면 산 소리 벌에 오면 벌 소리 적막강산에 나는 있노라 김소월 이신의 장부의 하올 사업 아는가 모르는가 효제충신( 孝 悌 忠 信 )밖에 하올 일이 또 있는가 ᄀ 어즈버 인도( 人 道 )에 하올 일이 다만 인가 하노라 <1장> 남산에 많던 솔이 어디로 갔단 말고 난( 亂 ) 후 부근( 斧 斤 )*이 그다지도 날랠시고 ᄂ 두어라 우로( 雨 露 )곧 깊으면 다시 볼까 하노라 <2장> 창밖에 세우( 細 雨 ) 오고 뜰 가에 제비 나니 적객*의 회포는 무슨 일로 끝이 없어 ᄃ 저 제비 비비( 飛 飛 )를 보고 한숨 겨워하나니 <3장> 적객에게 벗이 없어 공량( 空 樑 )*의 제비로다 종일 하는 말이 무슨 사설 하는지고 ᄅ 어즈버 내 풀어낸 시름은 널로만 하노라 <4장> 인간( 人 間 )에 유정한 벗은 명월밖에 또 있는가 천 리를 멀다 아녀 간 데마다 따라오니 ᄆ 어즈버 반가운 옛 벗이 다만 넨가 하노라 <5장> 설월( 雪 月 )에 매화를 보려 잔을 잡고 창을 여니 섞인 꽃 여윈 속에 잦은 것이 향기로다 어즈버 호접( 蝴 蝶 )이 이 향기 알면 애 끊일까 하노라 <6장> * 부근 : 큰 도끼와 작은 도끼. * 적객 : 귀양살이하는 사람. * 공량 : 들보 시가복합 (다) 이신의, 단가 육장 작품 : 유배지에서의 고통스런 생활을 담아낸 6수의 연시 조로 광해군 때 작가가 인목대비의 폐위를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다가 함경도 회령과 흥양으로 유배되어 5년간의 유배 생활 을 할 때의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자연물에 관습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화자의 처지와 심리를 잘 드러내고 있다. [주제] 임금에 대한 그리움과 효제충신( 孝 悌 忠 信 )의 마음 10. (다)의 ᄀ~ᄆ 중<보기>의 내용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보기> 단가 육장 에서 작가는 귀양살이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으리라는 우려 속에서도 정계에 복귀할 수 있으리라 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1 ᄀ 2 ᄂ 3 ᄃ 10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11 [2] 코드 10-37-90-417 2010>고3 9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17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고전시가 > 시 의 화자 > 시적 화자의 정서 추리 추론적 사고(시적화자의 정서 파악) : 귀양살이 속에서도 정계에 복귀할 수 있으리라는 기 대감을 드러낸 부분을 찾아야 한다. 정계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풀려나야 할 것이고, 풀려나기 위해서는 임금의 허 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귀양지에서 쓴 작품 속에 임금 (임)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 것은 바로 이러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ᄂ에서 임금의 사랑이 깊으면 다시 볼까 한 다는 내용이 바로 이러한 기대감을 담고 있는 것이다. [] 2 [오답피하기] 1 충제충신을 강조하기에 충의 마음은 엿볼 수 있 지만, 임과의 만남을 직접 언급하고 있지는 않는다. 3 자유롭게 나는 제비를 보며 귀양살이하는 자신의 신세에 한숨을 쉬고 있다. 4 화자는 들보 위의 제비를 보며 시름을 느끼고 있다. 5 화자 는 명월을 보며 옛 친구를 만난 듯이 반가워하고 있다. [11]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렇게 비 내리는 날이면 원구( 元 求 )의 마음은 감당할 수 없도 록 무거워지는 것이었다. 그것은 동욱( 東 旭 ) 남매의 음산한 생 활 풍경이 그의 뇌리를 영사막처럼 흘러가기 때문이었다. 빗소 리를 들을 때마다 원구에게는 으레 동욱과 그의 여동생 동옥( 東 玉 )이 생각나는 것이었다. 그들의 어두운 방과 쓰러져 가는 목 조 건물이 비의 장막 저편에 우울하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비록 맑은 날일지라도 동욱 오뉘의 생활을 생각하면, 원구의 귀에는 빗소리가 설레고 그 마음 구석에는 빗물이 스며 흐르는 것 같았 다. 원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동욱과 동옥은 그 모양으로 언제 나 비에 젖어 있는 인생들이었다. 동욱의 거처를 왕방하기 전에 원구는 어느 날 거리에서 동욱을 만나 저녁을 같이한 일이 있었다. 동욱은 밥보다도 먼저 술을 먹고 싶어 했다. 술을 마시는 동욱의 태도는 제법 애주가였다. 잔을 넘어 흘러내리는 한 방울도 아까워서 동욱은 혀끝으로 잔 굽을 핥았다.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을 뿐 아니라 몇몇 교회에 서 다년간 찬양대를 지도해 온 동욱의 과거를 원구는 생각하며, 요즈음은 교회에 나가지 않느냐고 물어 보았다. 동욱은 멋쩍게 씽긋 웃고 나서 이따금 한 번씩 나가노라고 하고, 그런 때는 견 딜 수 없는 절망감에 숨이 막힐 것 같은 날이라는 것이었다. 동 욱은 소매와 깃이 너슬너슬한 양복저고리에, 교회에서 구제품으 로 탄 것이라는, 바둑판처럼 사방으로 검은 줄이 죽죽 간 회색 즈봉을 입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의 구두가 아주 명물이었다. 개미허리처럼 중간이 잘록한데다가 코숭이만 주먹만큼 뭉툭 솟 아오른 검정 단화를 신고 있었다. 그건 꼭 채플린이나 신음직한 괴이한 구두였기 때문에 잔을 주고받으면서도 원구는 몇 번이나 동욱의 발을 내려다보는 것이었다. 그동안 무얼 하며 지냈느냐 는 원구의 물음에 동욱은 끼고 온 보자기를 끄르고 스크랩북을 펴 보이는 것이었다. 몇 장 벌컥벌컥 뒤집는데 보니, 서양 여자 랑 아이들의 초상화가 드문드문 붙어 있었다. 그 견본을 가지고 미군 부대를 찾아다니며, 초상화의 주문을 맡는다는 것이었다. 대학에서 영문과를 전공한 것이 아주 헛일은 아니었다고 하며 동욱은 닝글닝글 웃었다. 동욱의 그 닝글닝글한 웃음을 원구는 이전부터 몹시 꺼렸다. 상대방을 조롱하는 것 같은, 그러면서도 자조적이요, 어쩐지 친애감조차 느껴지는 그 닝글닝글한 웃음은, 원구에게 어떤 운명적인 중압을 암시하여 감당할 수 없이 마음 이 무거워지는 것이었다. 대체 그림은 누가 그리느냐니까, 지금 여동생 동옥이와 둘이 지내는데, 동옥은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 아하더니 초상화를 곧잘 그린다는 것이다. 동옥이란 원구의 귀 에도 익은 이름이었다. 소학교 시절에 동욱이네 집에 놀러 가면 그때 대여섯 살밖에 안 되는 동옥이가 귀찮게 졸졸 따라다니던 기억이 새로웠다. 동옥은 그 당시 아이들 사이에 한창 유행되었 던, 중중 때때중 바랑 메고 어디 가나 를 부르고 다녔다. 그사이 이십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보니 동옥의 모습은 전연 기억도 남지 않았다. 동욱의 말에 의하면 지난번 1 4 후퇴 당시 데리고 왔는데, 요새 와서는 짐스러워 후회될 때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의 남편은 못 넘어왔느냐니까, 뭘 입때 처년데, 했다. 지금 몇 살인데 미혼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원구는 혼기가 지난 동욱이 나 자기 자신도 아직 독신인 걸 생각하고, 여자도 그럴 수가 있 을 거라고 속으로 주억거리며 그는 입을 다물었다. 동옥의 나이 가 지금 이십오륙 세가 아닐까 하고 원구는 지나간 세월과 자기 나이에 비추어 속어림으로 따져 보는 것이었다. 술에 취한 동욱 은 다자꾸 원구의 어깨를 한 손으로 투덕거리며, 동옥이년이 정 말 가엾어, 암만 생각해도 그 총기며 인물이 아까워, 그런 말을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다시 잔을 비우고 나서, 할 수 있나 모두가 운명인 걸 하고 고개를 흔드는 것이었다. 동욱은 머리를 떨어뜨린 채, 내가 자네람 주저 없이 동옥이와 결혼할 테야, 암 장담하구 말구, 혼잣말처럼 그렇게도 중얼거리는 것이 었다. 종잡을 수 없는 동욱의 그런 말에 원구는 무슨 영문인지 도 모르면서, 암 그럴 테지, 하며 동욱의 손을 쥐어흔드는 것이 었다. 동욱은 음식집을 나와 헤어질 무렵에 두 손을 원구의 양 어깨에 얹고 자기는 꼭 목사가 되겠노라고, 했다. 그것이 자기의 갈 길인 것 같다고 하며 이제 새 학기에는 신학교에 들어가겠다 는 것이었다. 어깨가 축 늘어져서 걸어가는 동욱의 초라한 뒷모 양을 바라보고 서서 원구는 또다시 동욱의 과거와 그 집안을 그 려 보며, 목사가 되겠노라고 하면서도 술을 사랑하는 동욱을 아 껴 줘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 손창섭, 비 오는 날 11.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손창섭 소설의 인물들은 대부분 의지적 태도가 결 여된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 서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되어 있으며, 이들 사이에 는 대화마저 원만하게 오가지 못한다. 여기서 우리 는 인간이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손창섭의 비관적 인식을 엿볼 수 있다. 1 동욱에게 찬양대 지도는 전쟁 후 절망적인 삶의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인 수단이다. 11 22
12 국어 영역(B형) 유형편 배점 3 [1] 코드 3-032-431 2 동욱의 닝글닝글한 웃음 은 원구에게 인간이 자신의 의지대 2014 수능특강 국어B형 [이 인 이유] [답지] 전쟁 후 절망적인 삶 다년간 찬양대를 지도해 온 동욱의 과거를 원구는 생각하며, 요즈음은 교회에 나가지 않느냐 고 묻고 있다. 따라서 찬양대 지도는 동욱이 전쟁 이전에 했던 활동이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2 그 닝글닝글한 웃음은, 원구에게 어떤 운명적인 중압을 암 시하여 감당할 수 없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 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따라서 원구에게 그 웃음은 인간이 자기 의지대로 살기 어렵다는 것을 환기한다. 3 어두운 방과 쓰러져 가는 목조 건물 은 동욱 남매의 비참 한 현실을 보여 주는 기능을 한다. 4 그 모양으로 언제나 비에 젖어 라고 서술되어 있으므로 변 화를 예상하기 어렵다. 그리고 비에 젖어 있는 인생들 은 동욱 남매의 음산한 생활을 떠올리게 한다. 5 원구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면서, 암 그럴 테지 하며 말 했다는 것은 둘 사이의 대화가 원만하게 오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로 살기 어렵다는 생각을 환기한다. 3 어두운 방과 쓰러져 가는 목조 건물 은 인물들이 겪는 고통 스러운 현실을 환기한다. 4 그 모양으로 언제나 비에 젖어 있는 인생들 은 동욱과 동옥 의 삶에 긍정적 변화가 있기 어려울 것임을 상징한다. 5 원구가 동욱의 말에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면서 말하는 것 은 둘 사이의 대화가 원만하게 오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12]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강물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얼음이 녹았다가 다시 얼곤 해서 우툴두툴한 표면이 그리 미끄럽지는 않았다. 바람이 불어, 깨어 진 살얼음 조각들을 날려 그들의 얼굴을 따갑게 때렸다. 차라리, 저쪽 다릿목에서 버스나 기다릴 걸 잘못했나 봐요. 숨을 헉헉 들이키던 영달이가 투덜대자 정 씨가 말했다. 자주 끊겨서 언제 올지두 모르오. 그보다두 현금을 아껴야지. 굶어두 돈이 있으면 든든하니까. 하긴 그래요. / 월출 가면 남행열차를 탈 수는 있소. 거기서 기차를 탈려오? 뭐 돼 가는 대루. 그런데 삼포는 어느 쪽입니까? 정 씨가 막연하게 남쪽 방향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남쪽 끝이오. / 사람이 많이 사나요, 삼포라는 데는? 한 열 집 살까? 정말 아름다운 섬이오. 비옥한 땅은 남아돌아가 구, 고기두 얼마든지 잡을 수 있구 말이지. 영달이가 얼음 위로 미끄럼을 지치면서 말했다. 야아 그럼, 거기 가서 아주 말뚝을 박구 살아 버렸으면 좋겠 네. 조오치. 하지만 댁은 안 될걸. / 어째서요. / 타관* 사람이니 까. (중략) 어느 방향이요? / 전라선이에요. 나는 호남선 쪽인데. 여비는 있소? / 군용차를 사정해서 타고 가면 돼요. 그들은 장터 모퉁이에서 아직도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는 팥 시 루떡을 사 먹었다. 백화가 자기 몫에서 절반을 떼어 영달에게 내밀었다. 더 드세요. 날 업구 왔으니 기운이 배나 들었을 텐데. / 역으로 가면서 백화가 말했다. 어차피 갈 곳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우리 고향에 함께 가요. 내 일자리를 주선해 드릴게. 내야 삼포루 가는 길이지만, 그렇게 하지? 정 씨도 영달이에게 권유했다. 영달이는 흙이 덕지덕지 달라붙 은 신발 끝을 내려다보며 아무 말이 없었다. ᄀ대합실에서 정 씨가 영달이를 한쪽으로 끌고 가서 속삭였다. 여비 있소? / 빠듯이 됩니다. 비상금이 한 천 원쯤 있으니까. 어디루 가려오? / 일자리 있는 데면 어디든지. 스피커에서 안내하는 소리가 웅얼대고 있었다. 정 씨는 대합실 나무 의자에 피곤하게 기대어 앉은 백화 쪽을 힐끗 보고 나서 말했다. 같이 가시지. 내 보기엔 좋은 여자 같군. / 그런 거 같아요. 또 알우? 인연이 닿아서 말뚝 박구 살게 될지. 이런 때 아주 뜨 내기 신셀 청산해야지. ᄂ영달이는 시무룩해져서 역사 밖을 멍하니 내다보았다. 백화는 뭔가 쑤군대고 있는 두 사내를 불안한 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영달이가 말했다. 어디 능력이 있어야죠. / 삼포엘 같이 가실라우? 어쨌든. / 영달이가 뒷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오백 원짜리 두 장을 꺼냈다. 저 여잘 보냅시다. 영달이는 표를 사고 삼립빵 두 개와 찐 달걀을 샀다. 백화에게 그는 말했다. 우린 뒤차를 탈 텐데 잘 가슈. 영달이가 내민 것들을 받아 쥔 백화의 눈이 붉게 충혈되었다. 그 여자는 더듬거리며 물었다. 아무도 안 가나요? / 우린 삼포루 갑니다. 거긴 내 고향이 오. 영달이 대신 정 씨가 말했다. 사람들이 개찰구로 나가고 있었다. 백화가 보퉁이를 들고 일어섰다. 정말, 잊어버리지 않을게요. 백화는 개찰구로 가다가 다시 돌아왔다. ᄃ돌아온 백화는 눈이 젖은 채로 웃고 있었다. ᄅ 내 이름 백화가 아니에요. 본명은요 이점례예요. 여자는 개찰구로 뛰어나갔다. 잠시 후에 기차가 떠났다. 그들은 나무 의자에 기대어 한 시간쯤 잤다. 깨어 보니 대합실 바깥에 다시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기차는 연착이었다. 밤차 를 타려는 시골 사람들이 의자마다 가득 차 있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담배를 나눠 피웠다. 먼 길을 걷고 나서 잠깐 눈을 붙였 더니 더욱 피로해졌던 것이다. 영달이가 혼잣말로, 쳇, 며칠이나 견디나. / 뭐라구? 12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13 아뇨, 백화란 여자 말요. 저런 애들 한 사날두 시골 생활 못 배겨나요. 사람 나름이지만 하긴 그럴 거요. 요즘 세상에 일이 년 안으루 인정이 휙 변해 가는 판인데. 정 씨 옆에 앉았던 노인이 두 사람의 행색과 무릎 위의 배낭을 눈여겨 살피더니 말을 걸어 왔다. 어디 일들 가슈? / 아뇨, 고향에 갑니다. 고향이 어딘데. / 삼포라구 아십니까? 어 알지, 우리 아들놈이 거기서 도자*를 끄는데. 삼포에서요? 거 어디 공사 벌일 데나 됩니까? 고작해야 고기잡 이나 하구 감자나 매는데요. 어허! 몇 년 만에 가는 거요? / 십 년. 노인은 그렇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두 말우. 거긴 지금 육지야. 바다에 방둑을 쌓아 놓구, 추럭* 이 수십 대씩 돌을 실어 나른다구. 뭣 땜에요? / 낸들 아나. 뭐 관광호텔을 여러 채 짓는담서, 복 잡하기가 말할 수 없네. 동네는 그대루 있을까요? / 그대루가 뭐요. 맨 천지에 공사판 사람들에다 장까지 들어섰는걸. 그럼 나룻배두 없어졌겠네요. ᄆ바다 위로 신작로가 났는데, 나룻배는 뭐에 쓰오. 허허 사람 이 많아지니 변고지. 사람이 많아지면 하늘을 잊는 법이거든. 작정하고 벼르다가 찾아가는 고향이었으나, 정 씨에게는 풍문마 저 낯설었다.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영달이가 말했다. 잘됐군. 우리 거기서 공사판 일이나 잡읍시다. 그때에 기차가 도착했다. 정 씨는 발걸음이 내키질 않았다. 그는 마음의 정처를 방금 잃어버렸던 때문이었다. 어느 결에 정 씨는 영달이와 똑같은 입장이 되어 버렸다. 기차가 눈발이 날리는 어두운 들판을 향해서 달려갔다. - 황석영, 삼포 가는 길 *타관: 타향. 자기 고향이 아닌 고장. *도자: 불도저 를 가리킴. *추럭: 트럭 을 가리킴. 12.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 은? 보기 이 작품은 1970년대에 급격하게 진행된 산업화로 인해 소외된 계층의 비극적 삶을 다루는 한편, 이 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를 담고 있다. 1 뜨내기였던 세 인물이 동행하는 과정에서 정( 情 )을 나누며 가까워지는 모습에서 작가가 소외된 계층에게 보내는 따뜻 한 위로를 찾을 수 있었어. 2 일이 년 안으루 인정이 휙 변해 가는 세상임을 알면서도 삼포 는 예전 그대로일 것이라 믿고 찾아가는 정 씨 의 모 습에서 산업화와 마음속 고향의 대립적인 성격을 엿볼 수 있었어. 3 삼포 가 변했다는 소식에 낙담하는 정 씨 의 모습에서 산업 화가 사람들의 마음에까지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4 정 씨 가 영달 과 같이 고향을 잃은 처지가 되어 버린 데서 소외 계층의 비극적 삶이 점점 더 확대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 무슨 관청 같은 집도 화산댁이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아들을 만난 반가움보다도 수세미처럼 엉클리는 심사를 주체할 수 없었 다. 빨간 스웨터를 입고 너덧 살 되어 보이는 계집아이가 말끄러 미 화산댁이를 바라보고, 아부지, 이거 누고 응? 화산댁이가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하던 손녀딸이다. 할매다! 우리 할매? 음! [5] 코드 3-032-159 5 정 씨 와 달리 변해 버린 삼포 에서 일자리를 기대하는 영 2014 수능특강 국어B형 [이 인 이유] [답지] 서로 갈등하는 소외 계층 공사판으로 변해 버린 삼포 로 인해 정 씨 가 낙담하고 있는 반면에 영달 은 잘됐군. 우리 거기서 공사판 일이나 잡읍시 다. 라고 말하며 일자리를 구하려고 한다. 이런 영달 의 모습에 서 뜨내기 노동자의 불안정한 삶을 엿볼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이제 막 고향을 잃고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된 정 씨 를 위로하 고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의도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모습 에서 서로 갈등하는 소외 계층의 비극적 삶을 이끌어 내는 것 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1 뜨내기였던 세 인물이 함께 길을 걸으며 정( 情 )을 나누는 관 계로 발전하는 모습을 통해 작가는 산업화로 인해 소외된 계층 에게 따뜻한 위로를 보내고 있다. 소외된 사람들끼리 서로 나누 는 인간적인 관심과 배려, 따뜻한 정, 연대감은 그들에게 닥친 고단한 삶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씨앗과 같은 것이다. 2 일이 년 안으루 인정이 휙 변해 가는 세상인 것을 잘 알고 있는 정 씨 가 자신의 고향 삼포 만큼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 고 믿고 고향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산업화의 각박함과 마음 속 고향의 따뜻함이 대립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3 동네는 그대루 있을까요?, 그럼 나룻배두 없어졌겠네요. 라며 정 씨 가 낙담하는 것은 산업화로 인해 고향을 잃은 데서 오는 상처 때문이다. 4 정 씨 가 영달 과 같이 고향을 잃은 처지가 되어 버린 것은 고향을 잃은 사람들이 확대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 해 소외 계층의 비극적 삶이 점점 더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달 의 모습에서 산업화로 인해 서로 갈등하는 소외 계층의 비극적 삶의 모습을 보았어. [13~1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아들은 맥없는 대답을 하면서 헌 고무신 한 켤레를 내왔다. 13 22
14 국어 영역(B형) 유형편 화산댁이는 걸레로 터실터실 분 발뒤꿈치 더더기를 훔치면서, 그렇기, 나고는 첨 보니. 하는데, 아들은 손끝에 짚세기를 걸고 나가 쓰레기통에다 던 져 버렸다. 고무신이 대견찮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길 걷는데는 짚세기가 고작인데 하니 아직 날도 안 드러난 짚세기가 화산댁 이는 못내 아까웠다. 다다미방도 어색했지만, 눈이 부시도록 번들거리는 의롱이 두 개나 놓였고, 그 옆에는 앉은키만 한 경대도 놓였다. 벽에는 풀 기 없는 무색옷들이 쭈르르 걸렸다. 모든 것이 낯선 것들이었다. ᄀ 모든 것이 손도 못 댈 것 같고 주저스럽고 조심스럽기만 했 다. 우선 어디가 구들목이며 어디 어떻게 앉아야 할지, 마치 종 이 상전 방에 불려 온 것처럼 앉을 자리부터가 만만치 못했다. (중략) 화산댁이는 아들과 마주 앉고, 며느리는 저만치 떨어져 양말 을 기웠다. 모두 말이 없다. 손녀만이 제 아버지 등에 매달렸다, 제 어미 젖가슴에 손을 넣었다가 하는 것을 눈으로 좇고 있던화 산댁이는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이런 내 정신 봐라. 그러면서 옆에 둔 보퉁이를 끌어당겨 풀기 시작했다. 더깨더 깨 기운 꾀죄죄 때 묻은 버선을 들어내고 검은 보퉁이를 또 하 나 들어냈다. 들어낸 보퉁이를 풀어 헤치고 아들과 며느리 어중 간에 밀어 놓으면서, 묵어 봐라, 꿀밤(도토리)떡이다. 급히 하느라고 진도 덜 빠진 거로 해 노니 좀 딸딸하다만. 그러고는 한 덩이를 떼서 손녀를 주었다. 아들도 며느리도 손 을 대지 않는다. 얘가 하도 즐긴다 싶어 해 왔다. 벨 맛은 없어도 귀한 거니 묵어 봐라! 며느리는 힐끗하고 궁둥이만 달싹할 뿐이었고, 아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한번 씹어 보던 손녀도 그만 페페 하고는 도로 갖다 놓는다. 그러자 아들이, 저 방에 자리해라. 엄마 곤하겠다! 괜찮다. 벌써 잠이 오나! 일찍이 자소! 이래서 화산댁이는 몇 해를 두고 벼른 아들네 집이었고 밤을 새워도 모자랄 쌓이고 쌓인 이야기를 할 사이도 경황도 없었다. 후끈후끈한 방에서 곤하면 입은 채 굴러 자던 습관은, 휘높은 판자 천장이며, 유리 바른 문이며, 싸늘해 보이는 횟가루 벽이 며, 다다미방이 잠을 설레었다. 화산댁이는 자꾸만 쓸쓸했다. 뭣 을 쥐었다가 놓친 것처럼 마음이 허전했다. 자식도 강보에 자식 이지, 쯧쯧. 돌아눕는다. ᄂ 건넌방에서는 소곤소곤 이야기 소 리가 들려왔다. 저거 조먼 * 그만이지. 또 고쳐 누웠다. 애써 잠을 청해 본다. 그러나 잠 대신 화산댁이는 어느새 오리나무 숲 사이로 황토 고갯길을 넘고 있다. 보리밭이 곧 마당인 낡은 초가집이다. 빈대 피가 댓잎처럼 긁힌 토벽, 메주 뜨는 냄새가 코를 [A] 찌르는 갈자리 방에서 손자들이 아랫도리 벗은 채 제멋대 로 굴러 자고, 쑥물 사발을 옆에 놓고 신을 삼고 있는 맏 아들, 갈퀴손으로 누더기를 깁고 있는 맏며느리, 화산댁이 는 그만 당장이라도 뛰어가고 싶다. 아들의 등을 쓰담아 기 침을 내려 주고 며느리와 무르팍을 맞대고 실컷 울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질 것만 같다. 또 뒤쳐눕는다. 아무리 시에미가 시에미 같지 않기로니 첨 보는 시에미에게 인삿절도 없이, 본바없는 것 같으니, 그래도 마실 사람들은 작 은아들 돈 잘 벌고 하리깔레 * 메누리 봤다고 부러하더라만, 시 장시럽고 가시롭다. 지가 탈기 없는 것도, 신양기가 있는 것도 다 기집 탓이지 머고. 여태껏 땅 한 뙈기 못 사는 것도 안살림 잘못 사는 탓이지 머고. 화산댁이는 눈꼬리만 따갑고 잠은 점 점 멀어 갔다. 지만 하더라도 일본서 근 십 년 만에 나왔으면 그만 지 형말 대로 농사나 짓고 수더분한 색시나 골라 장가들었으면 등따시고 배 부릴 꺼로 머 공장을 하느니 하고 날뛰 댕기더니. 화산댁이는 어서 날이 새면 싶었다. 잠도 안 오거니와 아까부 터 뒤가 마려운 것을 참아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은 언제 샐 지 모르겠고 뒤는 자꾸 급해 왔다. 화산댁이는 참다못해 조심조 심 더듬어 부엌으로 내려갔다. 부엌에서 다시 더듬어 밖으로 나 갔다. 비는 그쳤고 갈라진 구름 사이로 별이 보였다. 뒷간이 있 음 직한 곳을 이리저리 찾았으나 없었다. 집을 두 바퀴나 돌았 으나 뒷간은 역시 없었다. ᄃ 대체 적산집*뒷간이 밖에 있을 리 가 없다. 화산댁이는 뒷간이 없는 집이란 상상도 할 수 없었으 나, 일이 급해서 그만 어수룩한 담 밑에다 대고 뒤를 보았다. ᄅ 한결 개분했다. 문살만 훤하면 나와서 뒤본 자리를 챙기리라 맘 먹고 다시 들어왔다. 화산댁이는 소스라쳐 일어났다. 날이 활짝 샜다. 아들 내외가 깰까 싶어 조심조심 밖으로 나왔다. 뒤본 자리는 공교롭게도 돌 가루로 마련된 수채였다. 수채는 앞집으로 통했다. ᄆ 아침에 봐 도 역시 뒷간은 없었다. - 오영수, 화산댁이 - * 저거 조먼 : 자기네들끼리 좋으면 의 방언. * 하리깔레 : 예전에 서양식 유행을 따르던 멋쟁이를 이르던 말. * 적산집 : 해방 전에 일본인들이 지은 신식 가옥을 이르는 말. 현대소설 - 오영수, 화산댁이 작품 : 이 작품은 1952년에 발표된 소설로 전통적인 가족애 가 근대화로 붕괴되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작가는 이 러한 점을 시골에 사는 어머니(화산댁이)와 도시에 사는 아들과 의 갈등과 소재의 대비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두메산 골에 사는 화산댁이는 벼르고 별러 도시에서 도방을 하는 작은 아들을 찾아온다. 그러나 아들과 며느리는 그런 화산댁이를 별 로 반가워하지 않는다. 아들은 화산댁이에게 고무신을 주고는 신고 온 짚신을 갖다버린다. 저녁을 먹을 때는 화산댁이가 밥이 적은 아들을 위해 자신의 밥을 퍼주지만 아들은 역정을 내며 화 를 낸다. 그리고 화산댁이가 아들이 좋아하는 꿀밤떡을 어렵게 갖고 왔지만 아들과 며느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너덧 살 된 손 녀는 한 입 씹고는 뱉어버린다. 오랜만에 아들을 만난 화산댁이 는 많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들은 일찍 자라고 한다. 잠이 오 지 않아 이런저런 생각으로 뒤치다꺼리다가 참아왔던 뒤를 보기 위해 집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뒷간을 찾지 못한 화산댁이는 새 14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15 벽에 치울 심산으로 할 수 없이 담 밑에다 뒤를 본다. 그런데 아침에 뒤를 갖다버린 쓰레기통에서 화산댁은 꿀밤떡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본다. 화산댁은 결국 아들집을 떠나 자신이 살던 시 골로 되돌아온다. [주제]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붕괴되어가는 가족애 13. <보기>를 참고하여 위 글의 소재를 대비하였을 때, 적절하지 <보기> 화산댁이 는 시골과 도시, 자연과 문명 세계라는 이질 적인 공간에서 영위되는 삶의 양식을 대비한 작품이다. 배점 1 [5] 코드 11-37-60-427 않은 것은? 1 짚세기 : 고무신 2 초가집 : 적산집 3 토벽 : 횟가루 벽 4 갈자리 방 : 다다미방 5 수채 : 뒷간 2011>고3 6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28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현대소설 > 주 제와 소재 > 소재의 역할 파악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 -현대소설 > 사실적 이해 > 소재의 기능 파악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현대 소설 > 문학의 수용 > 소재의 기능 파악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문학 -현대소설 > 사실적 이해 > 소재의 기능 파악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현대 소설 > 문학의 수용 > 소재의 기능 파악 비판적 사고(소재의 기능 이해) : 이 문제는 <보기>에 제시된 것처럼, 소재들이 시 골(자연)과 도시(문명) 라는 이질적인 공간에서 영위되는 삶의 양식의 대비를 보여줄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이다. 수채 는 집 안에서 버린 물이 집 밖으로 나가도록 만든 시설로, 도시의 삶 의 양식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시골의 뒷간과 대비되는 사물은 아니다. [오답피하기] 1 짚세기 는 화산댁이가 시골에서 신던 것이고, 고무신 은 도시에서 작은아들이 준 것이다. 2 초가집 은 화산 댁이의 시골집이고, 적산집 은 작은아들의 도시 집이다. 3 토 벽 은 화산댁이의 초가집 벽이고, 횟가루 벽 은 작은아들의 도 시 집 벽이다. 4 갈자리 방 은 화산댁이의 시골집 방이고, 다 다미방 은 작은아들의 도시 집 방이다. 14. <보기>를 참고할 때, ᄀ~ᄆ 중 성격이 다른 것은? <보기> 서술자는 자신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직접 서술하거 나, 인물의 시각에서 인물의 경험과 인식을 반영하여 서술한다. 즉 서술 은 서술자가 담당하지만 시각 은 서 술자의 것일 수도, 인물의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3] 코드 11-37-60-428 1 ᄀ 2 ᄂ 3 ᄃ 4 ᄅ 5 ᄆ [15]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알겠습니다. 이 일은 사모님, 부사장님, 저만 아는 비밀로 백삼십에 사건을 무마하도록, 실수 없이 처리하겠습니다. 사실 이 정도는 뭐 사건이라 말할 수 있습니까. 사모님이시다보니 신중을 기하느라고 조심할 뿐, 이 정도야 간단히 처리할 수 있 죠. 저쪽이 훨씬 약하니깐요. 그 처지에 돈 보고 환장 안 하게 됐습니까. 2011>고3 6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27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현대소설 > 구성 과 서술 > 서술상의 특징 및 효과 파악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 -현대소설 > 사실적 이해 > 서술상 특징 파악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문학 -현대소설 > 사실적 이해 > 서술상 특징 파악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현대 소설 > 문학의 수용 > 서술상 특징 파악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현대 소설 > 문학의 수용 > 서술상 특징 파악 추론적 사고(외적 준거를 바탕으로 한 서술 방식의 이해) : 이 문제는 서술자가 서술할 때 서술자의 시각에서 서술하는지, 아니면 인물의 시각에서 서술하는지를 구별하라는 것이다. ᄃ은 적산집에는 뒷간이 밖에 없다는 사실을 서술한 것으로 서술자의 시각에서 서술한 것이다. [오답피하기] 1 ᄀ은 화산댁이의 심정을 서술한 것으로 인물 의 시각에서 서술한 것이다. 2 ᄂ은 화산댁이가 이야기 소리 를 들었다는 서술로 인물의 시각에서 서술한 것이다. 4 ᄅ은 화산댁이의 심정을 서술한 것으로 인물의 시각에서 서술한 것 이다. 5 ᄆ은 화산댁이가 아침에 뒷간을 찾아보아도 못 찾았 다는 서술로 인물의 시각에서 서술한 것이다. 사무장도 말 좀 골라 뱉으시오. 같은 말이라도, 환장이 뭐 요? 물론 우리 집안 명예와 어머님 명예도 중요하지만, 사무장 도 이걸 명심하시오. 운전수네 가족에게 최대한 성의를 보여야 15 22
16 국어 영역(B형) 유형편 한다는 점 말입니다. 운전수 쪽 가족 생각이, 이번 일은 돈에 시우 군이 팔린 게 아니라 주인아주머니의 어쩔 수 없는 입장 을 운전수 된 도리로서 자발적인 마음으로 도와주는 것뿐이다. 그러다 보니 그 성의 표시로 생각지도 않은 돈이 생기게 되어 은혜를 갚는 느낌이다. 운전수와 가족이 이런 생각을 갖게끔 사무장이 처신해야 된단 말입니다. 돈이란 쓰기 나름이라 잘못 쓰면 오히려 돈은 돈대로 없어지고 욕까지 먹게 돼요. 운전수 가족에게 최대한 성의를 표하고 그들이 그 성의를 진실로 받아 들이게끔 행동하란 말이에요. 이 선생은 젊은 부사장의 설교조 말을 건성으로 들었다. (중략) 이 선생이 누누이 들려준 말처럼 시우는 아무리 사태가 불리 하다 하더라도 1년 미만 징역에 2년 집행 유예로 나갈 줄 알 았다. 그런데 이 선생이 올린 항소가 고법에서 기각되고 형이 확정되자, 자기만 억울하게 함정에 빠진 듯했고, 사모님은 물 론 가족마저도 돈에 눈이 어두워 자기를 속임수에 이용하는 듯 하여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종우 형 면회가 있고부 터 그는 한결 새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시우야, 일백삼십에서 또 오십만 원을 더 받았어. 네가 실형 을 받았기 때문이야. 그래서 일백팔십이 된 거야. 네가 우리 가족을 살린 거란 말이야. 그 돈이면 나두 공사판을 그만두구 장사를 시작헐 수 있어. 너도 야간이라도 학교엘 나갈 수 있게 됐구. 참아 줘. 이건 정말 면목이 없다만, 어떡허니. 그럴 수밖 에 없잖니? 그저께 사모님을 만나 같이 네 얘길 했더랬어. 전 생에 다시 갚지 못할 빚을 네게 졌다면서 말이야. 네가 출감하 면 운전수든 뭐든 다시 일을 시키겠다구, 월급을 올려 주겠다 고 약속하셨어. 시우야, 이 형이 양심을 팔았는지 어쨌는지 모 르지만, 그 돈으루 우리두 성공하여 옛말하구 살자꾸나. 정말 성공하여 남부럽잖게 될 때, 이 피눈물 나는 고생은 그때 가서 위로하자. 멀찌감치 선 간수 귀를 피해 귀엣말로 종우 형이 이렇게 말 할 때, 두 형제는 함께 울었다. 시우는 검게 탄 형의 거친 뺨 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았다. 철창 사이로 굳게 잡은 형 의 억센 손이 떨리고 끝내 꺼억거리며 흐느낄 때, 시우는 여지 껏 침묵한 채 참아 왔듯 몇 달을 참기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몇 달 감옥 생활을 이겨 내기로 결심했다. 오늘 아침, 넉 달 동안 집 안방과 다를 바 없는 안착지로 떠 나게 되자 까닭 없이 마음이 설레 아침밥도 거르게 되고, 그 게 공복과 더불어 한기를 가중시켰다. 시우는 연방 떨며 다시 중얼거렸다. 정말 겨울은 지금부터이고 고생도 시작인데 몸과 마음이 이렇게 약해지면 안 된다고. 눈이 오면 날씨가 포근한 벱인디 워찌 요렇게 차다냐. 이런 날은 개팔자가 젤이여. 글쎄 말이다. 동지도 그믐이모 얼매 안 있어 새해 아닌가 말 이다. 그라모 햇수로 일 년 넘기는 긴데, 헤헤. 그렇게 햇수로 따져서 내보내 준다 카모 난도 출감이 가까운데 말이다. 도란도란 입김으로 나누는 말소리가 시우 귀에 다습다. 몇 명이 같은 감방에 있게 될는지, 아니면 뿔뿔이 흩어져 수감될 는지 모를 다정한 얼굴을 시우는 눈여겨보았다. 강도ㆍ절도ㆍ 사기ㆍ살인, 각각 이마빡에 눈에 띄지 않는 푯말을 붙이고 그 들은 겨울잠을 즐기는 두더지 꼴로 엉겨 있었다. 젊은 친구, 이쪽으로 와. 거긴 더 추울걸. 개팔자를 이야기한 죄수가 떨어져 앉은 시우에게 말을 던졌 다. 구레나룻 시커먼 그는 토지 사기범이었다. 시우는 빙긋 웃어 보이곤 다시 쇠창살 밖으로 눈을 주었다. 버즘나무 가지에 매달린 고깔 열매가 눈을 맞고 있었다. 시우 는 산타클로스 모자가 생각났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가족이 쌀밥에 고기반찬을 먹겠거 니 여겨졌다. 그리고 형은 지금쯤 눈을 맞으며 저 어디 화곡동 이나 봉천동 신흥 주택 지대를 싸돌며 식품점 벌일 점포를 물 색하고 다닐 터였다. 그렇게만 되면 을숙이도 내년이면 ᄆ 맞 춤 중학 교복을 입고 뽐낼 터였다. 시우 마음은 어둡지 않았다. 그의 눈앞에 과자며 음료수, 채 소, 과일, 각종 일용품이 진열된 상점이 떠올랐다. 점포 이름은 고향 이름 그대로 백암 상회라 붙이겠다고 형이 말했다. 철창을 올려다보던 시우가 갑자기 말 울음소리로 웃었다. 그 묘한 웃음소리를 듣고 동료 죄수들 눈이 그에게 쏠렸다. 개팔 자를 이야기한 죄수가 시우를 보며 시큰둥 한마디 했다. 여. 저건 웃는 게 아니구먼. 웃음도 여러 질이여. 저 상판 봐 현대소설 - 김원일, 다시 눕는 풀 <보기> - 김원일, 잠시 눕는 풀 - 작품 : 1970년대는 우리 사회가 인간적인 가치와 윤리는 뒤 로 한 채 산업사회를 향해 무한 질주하던 시기이다. 이러한 시 대상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김 여사의 얼굴과 맞닿아 있다. 주 인공인 시우와 시우네 가족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 지만 그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내일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서 금전적인 보상을 대가로 억울한 누명을 자처한 시우의 선택 은 눈물겹게 감동적이다. 돈에 팔려가는 시우를 심청이 에 빗대 어 표현하고 감옥에서 웃고 있는 시우를 포줏집에 팔려 나온 시골 처녀 에 비유함으로써 작가는 산업화 시대 도시 빈민층의 어두운 일면을 그리고자 하였다. [주제] 산업 사회 도시 빈민층의 어두운 자화상 15. <보기>를 바탕으로 위 글을 해석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김원일의 초기 소설은 부조리한 현실의 폭력성을 주 로 다 루고 있다. 특히 권력에 의한 사건 조작 모티프는 약자 의 삶에 고통을 가중하는 현실을 드러낸다. 위 작품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립 구도 아래, 가진 자의 음 모를 보여주는 한편, 악의적 세계에 짓눌린 사람들의 실존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급박한 생존의 현실을 감 내하려는 인물을 통해 부조리한 상황을 부각하였다. 1 '말 울음소리 같은 웃음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복잡한 심경 을 담아내고 있군. 16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17 [5] 코드 10-37-90-438 2010>고3 9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38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현대소설 > 소 설의 감상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현대 소설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문학 -현대소설 > 비판적 이해 > 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 -현대소설 > 비판적 이해 > 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현대 소설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비판적 사고(조건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보기>는 위 글에 대한 평의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러한 평을 작품의 구체적 내용에 적절하게 대응시킬 수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보기>에서는 작품에서 가진 자(부 사장, 사모님)와 못 가진 자(시우네 가족)의 대립 구도가 나타 난다고 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이러한 대립 구도가 공간적 대립을 통해 드러나지 않는다. 즉, 면회소와 신흥 주택 지대는 공간적 대립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면회소는 시 우가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해야 하는 곳이고, 신흥 주택 단지 는 시우의 희생으로 그의 가족들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공간이 기에 대립적이지 않다. [] 5 [오답피하기] 1 시우가 말 울음소리 같은 웃음을 웃은 것과 이에 대해 다른 죄수가 말한 것을 통해 이 웃음은 시우의 복잡 한 내면, 결국 이러한 선택을 한 작가의 복잡한 심경을 담아낸 것이라 할 수 있다. 3 사건 조작 모티프는 부조리한 현실을 고 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며, 이 작품에서는 사모님의 죄를 가 난한 시우가 대가를 받고 대신 벌 받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는 결국 당대 사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기 위한 의도로 이해할 수 있다. 4 사모님은 시우에게 빚을 졌다면서 시우가 나오면 월급을 올려줄 것이라 했지만,<보기>와 같은 비판적인 관점에 서 이를 평가하면 결국 돈으로 사람을 거래한 행위라 할 수 있 다. 2 '백암 상회 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굴욕적인 현실을 견디게해 주는 힘으로 볼 수 있겠어. 3 사건 조작 모티프의 설정은 작가가 당대 사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기 위한 것이었겠군. 4 사모님 이 약속한 배려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돈으로 사람을 거래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았어. 5 면회소와 신흥 주택 지대의 공간적 대립은 가진 자의 악 6 의적 세계와 그에 짓눌린 사람들의 상황을 보여 주기 위한 구도라고 할 수 있겠군. [16~17]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하루는 승상이 심사가 상쾌하여 정신을 깨달아 내당에 들어 가 부인을 위로하여 말하기를, 우리가 어려서부터 남에게 해를 끼친 일이 없는지라. 아무 리 생 각하여도 저것이 우리의 골육이니, 남은 다 흉물이라 하 여도 출산할 때에 선녀의 말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무심한 것 이라면 어찌 선녀가 와서 해산까지 시켰으리오? 필경 무슨 이 상한 일이 있을 듯하니, 아무리 흉악해도 집에 두고나중을 보 사이다. 하고 저녁을 먹으니, 그것이 밥상 곁에서 밥 먹는 소리를 듣고 는 이불 속에서 데굴데굴 굴러 나와 승상 곁에 놓이었다. 승상 이 크게 놀라 이윽히 보다가 갑자기 생각하되, 이것이 귀와 눈 이 없건마는 밥 먹는 소리를 듣고 나오니 필연 밥을 먹고자함 이라. 아무렇거나 밥을 주어 보리라. 하였다. 부인도 고이하여 밥을 갖다가 곁에 놓으니, 그것의 한쪽 옆이 들먹들먹하더니 한 모서리가 봉긋하며 마치 주걱 모양 같은 부리를 내밀어 밥 을 완연히 먹었다. 승상이 하도 고이하여 부인을 돌아보고 말 하기를, 이것이 입이 없는가 하였는데 밥을 먹으니, 사람일 것 같으 면 태어난 지 십여 일 만에 어찌 한 그릇 밥을 다 먹으리오? 아무렇거나 밥을 더 주어 보라. 하였다. 부인이 웃고 밥을 또 가져다 놓으니, 그것이 주는 대로 먹으 매 승상과 부인이 더욱 고이하게 여겼다. 그것이 밥 먹는 대로 점점 자라 큰 동이만 하게 되었다. 승 상이 부인을 청하여 함께 보고 크게 의혹하여 가로되, 이후는 밥을 끊지 말고 아침저녁으로 먹이라. 하고, 매양 이것저것 하지 말고 이름을 지어 원( 圓 )이라 하라. 하였다. 밥 먹기를 잘하여 점점 자라 큰 방 안에 가득하니, 더욱 흉 하고 고이함을 측량치 못하여 말하기를, 원이 더 자라면 방을 찢을까 싶으니 넓은 집으로 옮기자. 하고, 노복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이것을 여럿이 옮겨 후원 월영각에 가져다 두라. 하였다. 비복이 겨우 옮겨 월영각에 두고 아침과 저녁을 공급 하였다. 몇 년 안에 한 섬의 밥을 능히 먹으니, 원이 점점 자 라 방이 터지게 되었다. 승상 부부와 비복들이 그 연고를 알지 못하여 답답하여 밤낮 근심으로 지내는데, 세월이 물 흐르듯하 여 어느덧 십여 년이 되었다. (중략) 이때 승상이 부인과 함께 집에 돌아오니 내실( 內 室 )이 텅비 어 있었다. 가뜩이나 염려하던 차에 의혹이 가슴에 가득하여집 안 내외인을 다 찾으니, 비복 중에 한 사람이 먼저 와서 아뢰 되, 월영각에 난데없는 선동( 仙 童 )이 노복 등을 부르시나 차마 혼자 가지 못하여 모두 보온즉, 방 안에 가득한 것은 없고한 소년 선동이 앉아서 아버님께서 집에 돌아와 계시냐. 물으시 니, 그 연고를 알지 못하겠나이다. 승상이 이 말을 듣고 의혹하여 그 비복을 데리고 월영각에 가보니, 한 소년이 승상을 보고 섬돌 아래로 내려와 엎드려 가 17 22
18 국어 영역(B형) 유형편 로되, 소자는 십 년을 부모 걱정시키던 불초자 원이로소이다. 승상이 우연히 그 형상을 보고 급히 부인을 청하여 좌정하고 소년을 불러 대청 위에 앉히고 묻기를, 이 일이 하도 고이하니 사실을 자세히 이르라. 하였다. 소년이 아뢰기를, 오늘 묘시( 卯 時 )에 붉은 도포를 입은 선관이 내려와 이르기 를, 남두성이 옥황상제께 득죄하여 십 년 동안 허물을 쓰고 세 상을 보지 못하게 하였는데, 죄악이 다 끝났다. 하고, 허물을 벗겨 방 안에 두고 이르기를, 이 허물을 가져갈 것이로되 네 부모께 뵈어 확실한 자취를 알게 하라. 하고 갔사오니, 소자가 보자기를 벗고 보온즉 허물이 곁에 놓여있고 책 세 권이 놓였 사오니, 십 년 불효를 어찌 다 아뢰리이까? 승상이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허물이 방 안에 놓여 있고 천서 ( 天 書 ) 세 권이 분명히 놓였거늘, 마음에 크게 놀라고 기뻐하 여 소년의 손을 잡고 마음 가득 기뻐하여 말하기를, 네가 십 년 동안을 보자기 속에 들어 있었으니 무슨 알 만 한 일이 있을 것이니, 자세히 일러서 우리의 의혹을 덜게 하 라. 원이 고개를 숙여 재배하고 말하기를, 소자가 보자기 속에서 십 년 동안 고행하였사오나 아무런 줄을 몰랐사오니 황송함을 이길 수 없사옵니다. 승상 부부가 그제야 원을 안고 등을 어루만지며 가로되, 네가 어이하여 십 년 고생을 이다지도 하였느냐? 하고 못내 기뻐하였다. 내외 상하( 內 外 上 下 )며 이웃과 친척 가 운데 뉘 아니 기뻐하리오. - 작자 미상, 김원전 - 고전소설 - 작자 미상, 김원전 작품 : 이 작품은 나쁜 상황에서 벗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 는 탈각( 脫 却 ) 설화뿐만 아니라 용궁 설화, 연적 설화, 재생 설 화 등 다양한 설화를 바탕으로 서사가 전개되고 있다. 주인공 김원은 천상계에서 죄를 짓고 지상계에 태어나 그 운명이 처음 에는 불행했으나 나중에는 여러 고난을 극복하고 부귀공명을 누리다가 다시 천상계로 승천한다. 주인공이 여러 고난을 극복 하고 부귀공명을 누리고 있는데, 이는 영웅소설의 일반적인 서 사 전개 구조와 유사한 것이다. [주제] 김원의 환골탈태와 고난 극복 <보기>를 참고하여 16번과 17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보기> 주인공이 천상에서 죄를 지어 지상으로 내려와 살다 가 다시 천상으로 돌아가는 화소를 적강화소( 謫 降 話 素 )라 한다. 이 화소를 수용한 김원전 에서 공간은 천 상계와 지상계로 나뉘고, 천상계와 지상계는 주인공 김 원의 공간 이동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소통한다. 위 글 에서 공간의 이동에 따른 주인공의 변화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16. <보기>를 참고하여 위 글의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적절하지 [4] 코드 10-37-90-422 않은 것은? 1 가의 결과로 얻게 된 이것 이라는 호칭은 주인공이 사람으 로 인식되지 않음을 보여 준다. 2 가의 성격 때문에 다의 과정에 선관이 개입한다. 3 나에서 밥 먹기를 통해 흉물은 이름을 얻게 되어 골육 으 로서의 성격이 강화된다. 4 다의 결과를 비복은 김 승상에게 보고하여 부자 관계 확인 의 정당성을 제시한다. 5 다 이후, 부자 관계를 확인받으려는 김원의 바람은 불초자 라는 호칭으로 구체화된다. 2010>고3 9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22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고전소설 및 고 전산문 > 소설의 감상 >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고전 소설, 고전산문 > 문학의 수용 >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 -고전산문 > 비판적 이해 >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문학 -고전산문 > 비판적 이해 >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고전 소설, 고전산문 > 문학의 수용 > 감상의 적절성 평가 추론적 사고(자료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 김 승상이 부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와 내실( 內 室 ) 이 비어 있는 것을 알고 의혹을 갖던 차에 비복 중에 한 사람 이 와서 김 승상에게 월영각에 흉물이 없어지고 선동( 仙 童 )이 앉아서 김 승상을 찾고 있다고 보고하며 그 이유를 알지 못하 겠다고 하고 있다. 노복은 흉물이 선동으로 변했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복은 부자 관계 확인의 정당성에 관한 언급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 4 [오답피하기] 1 이것 은 본래 말하는 이에게 가까이 있거나 말하는 이가 생각하고 있는 사물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것 이 라고 호칭했다는 것은 천상계에서 죄를 지어 흉물로 적강( 謫 降 )한 김원을 처음에는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2 김원이 적강( 謫 降 )한 인물이기 때문에 변신 과정에 선관이 18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19 개입했다고 볼 수 있다. 3 골육( 骨 肉 ) 은 혈육( 血 肉 ) 과 유사 한 말로 부모와 자식 간을 일컫는다. 원( 圓 ) 이라는 이름을 얻 었다는 것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확정되었음을 나타낸다. 5 불초자 는 아들이 부모를 상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일인칭 대명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말에 김원이 부자 관계 를 확인받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추어 봤을 때 나, 다가 괴이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5 김원은 자신이 벗은 허물 을 통해 다를 확인받고 있다. 이는 천상계에 서 죄를 지은 김원이 지상계에 내려와 죄를 짓고 그에 대한 확 인을 지상계의 인물로부터 받는 것이기 때문에 천상계의 질서 가 지상계와의 소통 속에서 구현된다고 할 수 있다. 17. <보기>를 바탕으로 추론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배점 3 [4] 코드 10-37-90-423 것은? 1 가의 공간 이동은 죄의 대가라는 점에서 주인공이 가에 대 해 수동적임을 알 수 있다. 2 나, 다는 가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천상계가 지상계보다 근원적인 공간임을 알 수 있다. 3 나, 다에 대한 부모의 의심은 천상계와 다른 지상계 나름의 질서가 있음을 보여 준다. 4 나, 다에 김원과 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것은 지상계의 의지 만으로 천상계의 질서가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5 다는 증거물을 통해 부모에게 확인받는다는 점에서 천상계 의 질서는 지상계와의 소통 속에서 구현된다고 할 수 있다. 2010>고3 9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23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고전소설 및 고 전산문 > 사건과 배경 > 서사 구조의 파악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고전 소설, 고전산문 > 문학의 수용 > 서사 구조에 대한 이해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 -고전산문 > 사실적 이해 > 서사 구조의 파악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문학 -고전산문 > 사실적 이해 > 서사 구조의 파악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고전 소설, 고전산문 > 문학의 수용 > 서사 구조에 대한 이해 추론적 사고(개별 서사 요소의 의미 추론) : 김원은 부모가 주는 밥을 먹고 보살핌을 받아 성장 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성장 에는 부모가 참여했다고 볼 수 있 다. 그런데 다의 과정에는 부모가 참여하고 있지 않다. 변신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선관 이다. 따라서 나, 다의 서사 요소가 지상계의 의지만으로 천상계의 질서가 구현될 수 있음 을 보여준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 4 [오답피하기] 1 주인공은 자신의 뜻에 의해 스스로 적강하지 않고 죄에 대한 벌로 적강하였다. 2 천상계에서 이루어지는 사건인 나, 다는 김원이 적강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것이 다. 이처럼 지상계의 사건이 천상계의 일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은 천상계가 지상계보다 근원적인 공간임을 나타낸다. 3 부 모가 나, 다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 것은 나, 다가 괴이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나, 다를 괴이하다고 여기기 위해서는 괴이하 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즉 지상계의 질서에 비 [18]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토번국이 당나라를 침공하니, 양소유가 대원수가 되어 전장에 나간다. 양 원수가 전장에서 잠깐 조는데, 꿈에 동정호 ( 洞 庭 湖 ) 용왕의 작은딸 백능파를 만난다. 양 원수가 그녀를 첩으 로 삼자, 남해 태자가 군대를 거느리고 와서 양 원수와 싸운다. 양 원수는 자기 군대를 지휘하여 싸움에서 이긴다. 홀연 보니 동남쪽에서 붉은 기운과 안개 자욱이 끼며 용궁 사 신 행렬의 깃발이 공중에서 날아오며 사자( 使 者 ) 내달아 아뢰 되, "동정호 용왕이 원수의 남해 태자 깨침과 공주 구하심을 듣고 친히 궁전에서 축하하려 한대 스스로 맡은 땅에서 경계를 넘지 못하는 고로 궁궐에서 잔치를 베풀고 삼가 원수를 청하여 욕되 시더라도 잠깐 임하시게 하시고 겸하여 공주를 궁중에 돌아오 시게 하시더이다." 원수 왈, "내 바야흐로 대군을 거느려 적군과 마주하고 있고 동정호가 여기서 만 리 밖이라 비록 가고자 한들 어이 얻으리오." 사자 왈, "이미 수레를 갖추어 여덟 용이 끌고 있으니 반나절만 하면 돌아오리이다." 하더라. 양 원수 용녀와 더불어 함께 수레를 타니 신령한 바람이 수레 바퀴에 불어 공중에 오르니 이미 인간 세상에서 몇 천 리를 떠 난 줄 알지 못하되 다만 흰 구름이 세계를 덮은 양을 볼러라. 잠깐 사이 동정호에 다다르니 용왕이 맞아 주인과 손님의 예법 과 위용이 자못 엄숙하더라. 왕이 수중 종족을 모으고 큰 잔치를 차려 원수가 싸움 이기고 용녀가 집에 돌아옴을 축하할새, 술이 취하매 온갖 음악을 내 니 풍류 질탕하여 인간 세상과 다르더라. 원수 보니 앞뜰 좌우에 일천 장사 칼과 창을 들고 북 치고 나 오고 여섯 줄의 미녀가 비단옷을 입고 춤추니 웅장하고 화려하 여 자못 봄 직하더라. 용왕더러 묻되, "이 춤이 인간 세상에서 보지 못한 배라. 아지 못게라, 이 무 슨 곡조니이까." 용왕 왈, 19 22
20 국어 영역(B형) 유형편 로 가 보니 고기 비늘이 떨어져 가득하고 피 흘러 내가 되었더 라. 원수 잔을 가져오라 하여 먼저 못 물을 떠 마시고 또 병든 군병을 먹이니 즉시 낫거늘, 그제야 군병과 전마를 일시에 먹 이니 즐겨하는 소리 우레 같더라. 적병이 듣고 크게 두려워 항 복코자 하더라. - 김만중, 구운몽 - * 유의: 중국 당나라 소설 '유의전'의 주인공. 원수 크게 기뻐 왕께 사뢰되, "유 선생이 어디 있나니이까. 가히 서로 볼 수 있으리까." 용왕 왈, "유의는 지금 영주의 신선 벼슬을 맡고 있으니 마음대로 오지 못하리이다." 술잔이 아홉 번 도니 원수 왈, "군중( 軍 中 )에 일이 많으니 한가히 머물지 못하리로소이다." 용녀와 더불어 훗날을 기약하더라. 용왕이 원수를 궐문 밖에 가 보내더니 원수 문득 눈을 들어 보 니 한 뫼 높고 빼어나 다섯 봉이 구름 속에 들었거늘 왕더러 묻되, "이 뫼 이름을 무엇이라 하나니이까. 이 양소유 천하를 두루 다녔으되 오직 화산( 華 山 )과 이 뫼를 못 보았나이다." 용왕이 답하여 이르기를, "원수 이 뫼를 모르시리이다. 이 곧 남악( 南 嶽 ) 형산( 衡 山 )이 니이다." 원수 왈, "어이 하면 저 뫼를 보리이까." 용왕 왈, "날이 아직 늦지 아녔으니 잠깐 구경하셔도 군영에 돌아갈 수 있으리이다." 원수 수레에 오르니 금방 뫼 아래 이르렀더라. 원수 막대를 끌 고 돌길을 찾아 가니 일천 바위 다투어 빼어나고 일만 물이 겨 뤄 흐르는 절경이지만, 볼 겨를이 없는지라, 한탄하여 가로되, ᄀ"어느 날 공적을 이루고 물러나 세상 밖 한가한 사람이 될 꼬." 문득 바람결에 경쇠 소리 들리거늘 절 문이 멀지 않은 줄 알고 좇아 올라가니, 한 절이 있으되 그 규모가 극히 장려하고 노승 이 당 위에 앉아 바야흐로 설법하니 눈썹이 길고 눈이 푸르고 골격이 빼어나 세상 사람이 아니더라. 모든 중을 거느리고 당 에서 내려와 원수를 맞으며 왈, "산 속 사람이 귀와 눈이 없어 대원수 오시는 줄 알지 못하여 멀리서 맞지 못했으니 죄를 용서하소서. 원수 이번은 돌아올 때 아니거니와 이미 왔으니, 불전 위에 올라가 예불하소서." 원수 분향 예배하고 불전 아래로 내리더니 문득 실족하여 엎어 져 놀라 깨달으니 몸은 영중( 營 中 )의 높은 의자에 기대고 있고 날은 이미 밝았더라. 원수 장졸을 모으고 문 왈, "너희들 밤에 무슨 꿈이 있더냐." ᄂ모두 답 왈, "꿈에 원수를 모시고 귀신 병졸과 더불어 싸워 이기고 장수를 생포하였나이다. 이 필연 오랑캐를 멸할 징조로소이다." 원수 크게 기뻐 자신의 꿈을 이르고 장졸을 거느려 백룡담 위 고전소설, 김만중, 구운몽 구운몽 은 김만중이 남해 유배 시절 어머니 윤씨 부인의 근심 을 덜어 주기 위하여 지었다고 전해지는 우리나라 양반 소설 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유교, 도교, 불교 등 한국인의 사상적 기반이 총체적으로 반영되어 있으며 불교의 공( 空 ) 사상이 중 심을 이루고 있다. 성진이라는 불제자가 하룻밤의 꿈 속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맛보고 깨어나, 인간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 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껴 불법에 귀의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부분은 양소유가 꿈에 용왕의 딸인 백능파를 만나게 된 뒤 용궁에 초대되어 갔다가 꿈에서 깨어나는 장면이다. [주제] 인생무상에의 깨달음과 불법에의 귀의 18. <보기>를 참조하여 위 글을 감상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 은? <보 기> '구운몽'은 남악 형산 육관 대사의 제자 성진이 꿈속에 서 양소유로 태어나 여덟 부인을 만나는 과정에서 다시 꿈을 꾸어 용궁으로 들어가는 '꿈속 꿈'의 구조를 가지 고 있다. 이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1 인물이 활동하는 공간이 현실 층위에 한정되어 실감이 나는 군. 2 '꿈속 꿈'의 공간이 꿈 이전의 현실과 연결된다는 점이 묘미 가 있군. 3 꿈과 '꿈속 꿈'을 통하여 모든 현실적 욕망에 대해 반성하게 하는군. 4 '꿈속 꿈'의 공간은 양소유와 여덟 여인이 만나게 되는 배경 이 되는군. 5 꿈과 '꿈속 꿈'의 공간이 닫혀 있어서 안정감 있는 공간 의 식을 갖게 하는군. 20 22
유형편 국어 영역(A형) 21 배점 3 [2] 코드 06-37-60-425 2006>고3 6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25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고전소설 및 고 전산문 > 소설의 감상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고전 소설, 고전산문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문학 -고전산문 > 비판적 이해 > 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고전 소설, 고전산문 > 문학의 수용 >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학 -고전산문 > 비판적 이해 > 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비판적 사고(작품의 종합적 이해) 작품의 구조를 분석한 뒤에 이를 바탕으로 하여 작품의 특징을 감상하는 문제이다. 현실 과 꿈 과 꿈속 꿈 으로 이루어져 있는 구조에서 현실 과 꿈속 꿈 의 공간이 남악 형산으로 일치하게 되어 꿈속 꿈 이 다시 현실 의 공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답피하기] 1 현실 층위가 아닌 용궁이 등장하고 있다. 3 꿈속 꿈 은 욕망을 이루는 부분으로 현실적 욕망에 대한 반성 이 나타나 있다고 할 수 없다. 4 꿈속 꿈 의 공간은 백능파를 만나는 공간이다. 5 꿈속 꿈 에서 꿈 으로 간다는 점에서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19]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주위는 차츰차츰 어두워진다. 이윽고 범종 소리 들려온다. 멀리 산울림. 초부, 나무를 안고 나와 지게에 얹고, 담배를 한 대 피운다. 흩날리는 초설( 初 雪 )을 머리에 받은 채 슬픈 듯한 표정으로 종소리를 듣는다. 이윽고 종소리 그친다. 도념, 고깔 을 쓰고 바랑*을 걸머지고, 깽매기*를 들고 나온다. 초부 (지게를 지고 일어서며) 지금 그 종 네가 쳤니? 도념 그러믄요. 언젠 내가 안 치구 다른 이가 쳤나요? 초부 밤낮 나무해 가지구 비탈 내려가면서 듣는 소리지만 오 늘은 왜 그런지 유난히 슬프구나. (일어서다가 도념의 옷차림 을 발견하고) 아니, 너 닷다가* 바랑은 왜 걸머지구 나오니? 도념 이번 가면 다시 안 올지 몰라요. 초부 왜? 스님이 동냥 나가라구 하시든? 도념 아아니요. 몰래 나가려구 해요. 초부 이렇게 눈이 오는데 잘 데두 없을 텐데. 어딜 간다구 이 러니? 응, 갈 곳이나 있니? 도념 조선 팔도 다 돌아다닐걸요 뭐. 초부 아예, 그런 생각 말구, 어서 가서 스님 말씀 잘 듣구 있 거라. 도념 벌써 언제부터 나가려구 별렀는데요? 그렇지만 스님을 속이구 몰래 도망가기가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아서 못 갔어 요. 초부 어머니 아버질 찾기나 했으면 좋겠지만 찾지두 못하면 다시 돌아올 수도 없구, 거지밖에 될 게 없을 텐데 잘 생각해 서 해라. 도념 꼭 찾을 거예요. 내가 동냥 달라고 하니까 방문 열구 웬 부인이 쌀을 퍼 주며 나를 한참 바라보구 있으니 별안간 '도념 아, 내 아들아, 이게 웬일이냐.' 하고 맨발바닥으로 뛰어내려오 든 꿈을 여러 번 꾸었어요. 초부 가려거든 빨리 가자. 퍽퍽 쏟아지기 전에. 이 길루 갈 테니? 도념 비탈길루 가겠어요. 초부 그럼 잘-가라. 난 이 길루 가겠다. 도념 네, 안녕히 가세요. 초부, 나무를 지고 내려간다. 도념, 두어 걸음 나갈 때 법당 에서 주지의 독경 소리. 발을 멈추고, 생각난 듯이 바랑에서 표주박을 꺼내 잣을 한 움큼 담아서 산문 앞에 놓는다. 도념 (무릎을 꿇고) 스님, 이 잣은 다람쥐가 겨울에 먹으려고 등걸 구멍에다 뫄 둔 것을 제가 아침이면 몰래 꺼내 뒀었어요. 어머니 오시면 드리려구요. 동지섣달 긴긴 밤 잠이 안 오시어 심심하실 때 깨무십시오. (산문에 절을 한 후) 스님, 안녕히 계십시오. 멀리 동리를 내려다보고 길-게 한숨을 쉰다. 정적. 원내에서 는 목탁과 주지의 염불 소리만 청정히 들릴 뿐. 눈은 점점 퍽 퍽 내리기 시작한다. 도념, 산문을 돌아다보며 비탈길을 내려 간다. -함세덕, 동승 - * 바랑: 승려가 등에 지고 다니는 자루 모양의 큰 주머니. * 깽매기: '꽹과리'의 전라도 방언. * 닷다가: 난데없이. 희곡 - 함세덕, 동승 작품 : 이 작품은 도념이라는 한 동승이 속세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것으로 어머니를 향한 도념의 간절한 그리움과 기다림, 좌절이 간결한 극적 구조 속에 잘 나타나 있다. 미망인 에게 입양되기를 바라던 도념의 소망이 좌절되자 도념은 어머 니를 찾아 속세를 향해 떠나기로 한다. 종교적 계율보다는 자유 와 희망을 추구하는 삶을 선택한 도념의 행동은 작가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제] 불교적 가르침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사이의 갈등 21 22
22 국어 영역(B형) 유형편 19. <보기>를 바탕으로 위 글을 감상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보 기> 대사에는 대화, 방백, 독백 등이 있다. 대화는 등장인물 간에 주고받는 대사로, 인물들의 관계를 알려 주고 사건을 진행시키는 기능을 한다. 방백이 관객을 청자로 상정한 대 사라면, 독백은 배우가 심리적으로 자극을 받아 촉발된 혼 잣말이다. 독백은 사건 진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배우 가 내면 심리를 직접 드러낼 수 있게 하여, 연극의 서사에 시적 분위기를 첨가하는 기능을 한다. [3] 코드 09-37-90-448 것은? 1 두 사람의 대화는 초부와 도념이 그동안 친밀한 관계를 형 성하고 있었음을 보여 주는군. 2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초부가 도념의 결심을 헤아리고 도 념의 의사를 존중하게 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군. 3 도념이 초부와 헤어진 후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야 한다는 심리적 자극을 받았기 때문에 독백을 한 것이군. 4 도념의 독백은 절을 떠나는 사건을 지연하고 작품의 서정적 분위기를 강화하는 기능을 하는군. 5 독백 후 도념은 말을 가급적 억제하고, 한숨이나 시선 혹은 신체 연기를 활용하여 심리적 정황을 전달하는군. 2009>9월 모의평가(평가원)>언어>48번 2010 이전 : 수능 > 언어영역 > 언어 > 극문학 > 극 문학의 감상 >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극 > 문학의 수용 >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B형 > 문 학-극수필 > 비판적 이해 >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5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문 학-극수필 > 비판적 이해 > 감상의 적절성 평가 2014학년도 수능 : 수능 > 국어영역 > 국어 A형 > 극 > 문학의 수용 > 감상의 적절성 평가 비판적 사고(외적 준거에 따른 감상의 적절성 평가) :<보기>는 희곡에서 대화, 방백, 독백이 무엇이고 이것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보기>에 따르 면 독백이란 배우가 심리적으로 자극을 받아 촉발된 혼잣말이 라 했다. 그런데 도념이 초부와 헤어진 후에 혼잣말을 한 것 은 독백은 맞으나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주지 스님에 대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3 [오답피하기] 2 도념이가 떠나겠다는 것을 말리던 초부는 도 념의 결심이 이미 확고하다는 것을 알고 가려거든 빨리 가라 며 그의 의사를 존중하고 있다. 5 독백을 한 후 도념은 동리 를 내려다보고 길게 한숨을 쉬며, 떠나면서도 산문을 돌아다 보고 있다. 이러한 것은 모두 도념의 심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20]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 궁에서 쫓겨난 평강 공주는 대사와 함께 절로 가던 길에 온달을 만나 결혼한다. 10년 후 온달과 함께 궁으로 돌아온 공주는 온달이 장군이 되도록 돕는다. 온달은 전쟁터에서 죽게 되는데 장례를 치르려고 하나 관이 움직이지 않는다. 공주 장군*, 비록 어제까지 장군이 치닫던 벌판이라 하나, ᄀ 이제 누구를 위해 여기 머물겠다고 이렇게 떼를 쓰십니까? 장군의 마음을 내가 알고 있으니 집으로 돌아가십시다. 고구려는 내 아버지의 나라. 당신의 원수를 용서치 않으리다. 평양성에 가서 반역자들을 모조리 도륙을 합시다. 자, 돌아가십시다. (손짓을 한다.) 의병장들, ᄂ관 뚜껑을 닫고 관을 올려놓은 받침의 채를 감는다. 공주 들어 올려라. 올라오는 관. 모두, 놀라는 소리. 공주 가자, 평양성으로. 그곳에서 잔악한 반역자들을 샅샅이 가려내어 목을 베이리라. (공주, 움직인다.) 공주, 시녀, 관, 군사들, 서서히 퇴장. 부장과 장수 몇 사람만 무대에 남는다. 장수1 (부장에게) 공주의 노여워하심이 두렵습니다. 장수2 필시 무슨 기미를 알아보셨음이 틀림없습니다. 부장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장수3 투구를 벗으라고 하신 것이 증거가 아닙니까? 부장 어떻게 알았을까? (둘러보고) 너희들 중에 배반하는 자가 있으면 행여 온전히 상금을 누릴 목숨이 있거니는 생각 말아라. 장수들 무슨 말씀입니까. 억울합니다. 부장 그렇겠지. 이것을 문제 삼는다 치더라도 (투구를 벗는다. 머리를 처맸다. 피가 배어 있다.) 이것이 어쨌단 말인가. ᄃ 이토록 신라 놈들과 싸운 것이 군법에 어긋난단말인가? (음험한 웃음) 두려워 말라. 공주보다 더 높은 분이 우리 편이야. 장수들 (비위 맞추는 너털웃음) 부장 가자, 평양성으로. 그곳에서 과연 누구의 목이 먼저 떨어지는가를 보기로 하자. (중략) 장교 (공주에게) 자, 걸으시오. 공주 네가 정녕 내 말을 듣지 못하겠느냐? 장교 내 말을? 왕명을 받들고 온 사람에게? 공주 이놈이 정녕 실성했구나. 내가 돌아가면 어찌될 줄을 모르느냐? 나는 이곳에 머물기로 하고 이미 아버님께도 여쭙고 오는 길, 누가 또 나를 지시한단 말이냐? 정 그렇다면 근일 중에 내가궁에 갈 것이니 오늘은 물러가라. 2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