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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부산연주문화\(김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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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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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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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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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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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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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컴 23호-최종.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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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김정민 송신철 심규철 을 미치기 때문이다(강석진 등, 2000; 심규철 등, 2001; 윤치원 등, 2005; 하태경 등, 2004; Schibeci, 1983). 모둠 내에서 구성원들이 공동으 로 추구하는 학습 목표의 달성을 위하여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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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턱걸이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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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현직 부장판사가 네이버, 다음 등에서 기사에 악성 댓글 1만여 건을 단 사실이 드러났다. (출처 : JTBC, 상습적 악성 댓글 알고 보니 현직 부장 판사가, 2015년 2월 11일자) 헌법재판소는 인터넷을 가장 참여적인 시장 이자 표현촉진적인 매체 라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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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답 과 해 설 1 (1)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어생활 주요 지문 한 번 더 본문 10~12쪽 [예시 답]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한 사 람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으며,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해쳐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04 5

제19권 제3호 Ⅰ. 문제제기 온라인을 활용한 뉴스 서비스 이용은 이제 더 이 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뉴스 서비스는 이미 기존의 언론사들이 개설한 웹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 며 기존의 종이신문과 방송을 제작하는 언론사들 외 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신생 언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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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1)2) 주창윤 **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 이 연구의 목적은 해방 공간에서 나타난 유행어를 통해서 당대 대중들이 어떻게 역사적 격동 시기를 겪었 으며 그 과정 속에서 경험된 정서는 무엇이었는가를 밝히는 데 있다. 해방 공간은 첨예한 이데올로기 대 립, 심각한 경제난, 남북 단독정부의 형성 등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의 틀을 형성한 시 기였다. 해방 공간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유행어들은 빨갱이, 민족반역자, 38따라지, 얌생이, 모리배, 사바 사바, 새치기, 八 十 五 錢, 양갈보, 통역정치, 마카오 신사 등이었다. 유행어에 나타난 정서의 담론 (discourses of feeling)은 빨갱이 정서, 냉소주의, 배타적 지역정서, 더 이상 이상적 타자가 아닌 양키 이즘이었다. 해방 공간 유행어에 나타난 대중의 정서 이면에는 극단적 배타주의가 깔려 있었다. 빨갱이 정 서는 극단적 배타주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빨갱이 정서는 1948년 이후 반공의 제도화를 통한 강력한 반공주의로 이어져서 한국사회를 규정하는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변환되었다. 월남 동포를 38따라지로 부 르면서 형성된 지역정서나 부정과 부조리가 만연한 해방 공간에 대한 냉소주의 그리고 양키이즘에 대한 이중적 정서도 극단적 배타주의가 낳은 산물들이었다. 해방 공간에서 형성된 일부 정서의 담론들은 오늘 날까지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가치체계로 남아 있다. key〻words:유행어, 정서의 담론, 빨갱이 정서, 양키이즘, 냉소주의, 해방공간 * 이 논문은 2009년 서울여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교내학술연구비의 지원을 받았음. ** joo@swu.ac.kr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61 1. 문제의 제기 해방 공간 1) 은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서 역사적 전환점을 형성한 시기 였다.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첨예하게 대립했고, 분열은 분단으로 이어졌다. 혼란, 갈등, 불 신, 테러 등이 복잡하게 얽혀 해방 공간을 지배했다. 해방은 대다수 대중들이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일제 식민 통치로 부터 미군정으로 이행되면서 급격한 사회변동이 나타났으며, 민족주의 세력, 친미 세력, 친 일 세력 등은 헤게모니 싸움을 벌였다. 더욱이 인플레, 실업, 생필품 부족 등 심각한 경제 파 탄은 해방의 기쁨을 억눌렀다. 해방 공간의 혼란과 대립 속에서 형성된 일부 정서나 이데올 로기들은 여전히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체계로 남아 있다. 그동안 해방 공간은 민족, 계급, 경제구조 등과 같은 거시적 구조적 관점에서 접근되었 다. 해방 공간은 주로 경제사나 정치사 시각에서 탐구되었다. 해방 공간이 정치 과잉의 시 대 였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민족과 계급이라는 거대 담론들이 지배하면서 갈등과 대립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사회구조가 당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의식과 경험을 어느 정도 규정하기는 하지만, 구조적 접근으로 당대 사람들이 경험했던 정서를 밝힐 수 있는 것은 아 니다. 당시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 경험과 정서도 이와 같은 거대 담론의 지배 아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당대 대중들은 해방 공간 속에서 역사적 격동시기를 어떻게 겪었는가? 그리 고 그 과정 속에서 체험된 경험과 정서는 무엇이었는가? 이 글은 이와 같은 의문을 문화적 시각에서 유행어를 통해서 해명하고자 한다. 대부분 유행어들은 특정 시기에 만들어져서 사용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 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해방 공간의 유행어들은 오늘날까지 대중의 정서에 적지 않 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방 공간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적 틀을 형성한 시 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은 유행어가 특정 시대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당대 대중의 정서를 매개하는 정서 의 담론(discourses of feeling) 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두 가지 연구문제 를 탐구할 것이다. 첫째, 해방 공간에서 새롭게 등장한 유행어나 신어( 新 語 )들이 어떤 것들이 었으며, 이들의 담론 유형은 어떻게 범주화될 수 있는가? 둘째, 유행어나 신어들 속에 내재 되어 있는 당시 사람들의 경험과 정서는 어떤 것이었는가? 이 연구는 두 질문을 통해서 해방 공간에서 나타나는 당대 사람들의 정서를 구조적 시각이 아니라 언어적 시각에서 탐구할 것 이다. 1) 이 글에서 해방 공간은 해방, 미군정기, 이승만의 단독정부(1948) 수립에서 한국전쟁 전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62 2. 해방 공간의 일상사적 풍경 해방 공간을 지배한 언어 중의 하나는 자유 였다. 일제가 물러가고 전쟁이 끝났다는 안 도감은 억압과 구속으로부터의 자유로 표출되었다. 그동안 억눌려왔던 욕망과 한( 恨 )의 분 출은 자유라는 말로 정당화되었다. 먹고 마시는 자유, 말할 자유, 마음대로 행동할 자유가 폭 발했다. ꡔ 東 亞 日 報 ꡕ는 1955년 8월 解 放 十 年 의 特 産 物 을 11회에 걸쳐서 연재했는데 첫 번 째 특산물로 선정된 것이 자유선풍( 自 由 旋 風 ) 이었다. 해방과 함께 민주주의의 큰 아들 ꡔ자유ꡕ군이 낯서른 한국 땅에 들어오자 열광적인 환영을 받고 처음에는 정신을 잃어 기절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한동안 ꡔ자유ꡕ군의 몸은 실신한 채 로 사방의 초청에 일방적으로 걸어 다녔으니 이래서 ꡔ자유ꡕ로 안 통하는 데가 없고 ꡔ자유 ꡕ면 못할 일이 없을 정도가 되어 그저 ꡔ자유ꡕ ꡔ자유ꡕ ꡔ자유ꡕ로 ꡔ방종( 放 縱 )의 자유ꡕ는 세상 을 휩쓸다 싶이 하였고. (ꡔ 東 亞 日 報 ꡕ, 1955. 8. 16) 아들이 부모 앞에서 담배를 피워도 왜 예의없이 피우냐고 혼내면 아들은 자유라고 답하 고, 전차 안에서 다른 사람의 발을 밟아도 자유이며, 부인이 댄스홀에 가서 다른 남자와 춤을 추어도 자유였다. 일제 치하에서 억압된 감정은 자유라는 단어로 합리화되었으며, 일반 대 중의 의식을 지배한 것은 자유의 과잉 이었다. 자유는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말 사용을 통한 표현의 자유 와 먹고 마시는 자유 로 표출되었다. ꡔ 東 亞 日 報 ꡕ(1946. 3. 23)는 해방 이후 장관으로 출판계와 유흥계를 꼽고 있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돌아오면서 조선어학회 주관으로 1945년 10월 9일 한글날 기념식이 열리고, 11월 20일에는 우리말 교과서를 반포했다. 조선어학회나 한글보급협의회 등은 잃어버린 우리말 을 회복하고 보급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1946년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최현배의 ꡔ우리말 본ꡕ일 정도였다.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관심의 폭발은 자연스럽게 언론 출판계로 이어졌다. 해방 직후 4개월 동안 서울에서 창간되거나 복간된 신문만 17종이나 되었고, 해방 직후 3년 동안 출판량은 1946년 552종, 1947년 956종, 1948년 1,176종으로 2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 (조상호, 1999, 79쪽). 언어 표현의 자유는 곧 사상의 자유로서 신문은 좌ㆍ우익 이데올로기 의 장이 되었다. 일상생활에서 자유는 먹고 마시는 자유를 의미했다. ꡔ 東 亞 日 報 ꡕ(1946. 1. 29)는 國 事 는 多 端 한데 遊 興 街 만은 繁 昌 하다고 기술한다. 해방후 가장 호화롭고 풍성풍성 하여진 것은 유흥가다. 요리집, 음식점, 기생들이 八 월 十 五 일 이후 우후죽순처럼 늘엇다. 즉 해방 전에 시내에는 조선인 경영, 일본인 경영 합하여 소위 일류라고 하는 료리점이 千 여채에 불과한 것이 해방 후 시내 본정서( 本 町 署 )[충무로 일대] 관내에 있는 카페, 카바레, 요리집 기타 음식점은 현재 약 四 백개인데 이외에 허가 업시 개업하고 잇는 음식점이 약 四 백개나 된다.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63 서울에서 명치정(명동)과 본정(충무로)에 댄스홀이 늘어나자 숙정하는 작업으로 본정 서( 本 町 署 )에서는 땐스홀의 당분간 휴업, 카바레-땐스를 금지 (ꡔ 東 亞 日 報 ꡕ, 1946. 5. 23)했 다. 서울의 경우 총 3만 여 명의 여성이 요정에 종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수는 서울 시내 10인 이상 고용하는 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 수(남녀 포함)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수였다. 유흥가의 급격한 팽창은 해방 공간 내 서울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부산의 경우, 1947년말 매 춘 여성의 수는 한 달 동안 연( 延 ) 인원 10만 명을 돌파할 정도였다(조순경ㆍ이숙진, 1995, 200쪽). 해방 공간에서 자유라는 명목으로 억압된 소비, 육체, 욕망 등이 분출했다. 먹고 마시고 노는 자유로 인해서 당장 문제가 된 것은 쌀의 과소비 현상이었다. 해방된 지 불과 넉 달만에 그해 가을 추곡 수확량 가운데 절반 정도가 술이나 떡, 혹은 엿으로 낭비될 정도였다. 이때 쌀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었다. 일제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하던 쌀을 해방과 더불어 다 시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차원에서, 그것은 민족적 정체성을 복원할 수 있는 문화적 양식이 었다. 해방 직후 사람들은 왕성한 쌀 소비를 통해 민족 재생(ethnic revival) 을 꾀한 셈이었다 (전상인, 2006, 151쪽). 해방 공간은 기존의 재생산 메커니즘의 붕괴로 인하여 경제 활동이 파탄에 빠졌으며 그 로 인한 물자부족 현상도 심화되었다. 게다가 총독부 말기 및 미군정 하에서 무분별한 통화 남발로 심각 한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다. 미군정의 경제정책 실패로 생산 활동이 정체 되거나 시장은 왜곡되었다. 해방 후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귀환 동포와 북한이나 만주로부터 넘어오는 월남 인구는 실업률을 높였고, 2) 이것이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면서 범죄, 3) 밀수, 밀매, 가짜 상품들이 활개를 쳤다. 해방 공간이 좌ㆍ우익 이데올로기 대립의 장이었다는 논의는 수없이 이루어져왔다. 1946년 친일파 청산, 토지개혁, 신탁통치 등 현안을 둘러싸고 사회, 정치 갈등은 일상적 풍경 이 되었다. 일상생활의 정치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우익과 좌익의 폭력과 테러는 1946년 신 탁통치를 둘러싸고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1948년 초반까지 절정을 이루었다. 우익청년 단체 조직원수가 323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게 많았던 것은 대규모 실업, 그리고 경제난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었다(Henderson, 1968/2000; 조순경ㆍ이숙진, 1995). 해방 직후 광범위한 실업자 층은 좌우익 청년단체 및 테러 집단 형성의 기본 조건을 마련 해 주었다. 예를 들어, 1946년 전평 조합원에 대한 우파 테러 단원은 하루 300 500원을 받 고 동원되었는데, 이때 전 산업 남성 노동자의 하루 평균 임금은 61원이었다(조순경ㆍ이숙 2) ꡔ 經 濟 年 鑑 ꡕ(1949)에 따르면, 1945년 8월에서 1948년 12월까지 해외귀환 동포는 1,220,627명이고 월남인구 969,015명(이 중 북한거주 월남자 648,784명)이었다(Ⅳ-19쪽). 대체로 귀환 및 월남자를 포함해서 이들을 전재 동포( 戰 災 同 胞 ) 로 불렀다. 실업의 경우, ꡔ 朝 鮮 經 濟 年 報 ꡕ(1948)에 의하면, 서울 실업자는 29.9%, 경기도는 23.9% 였다(Ⅰ-204쪽). 서울에서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42.8%였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도시 비공식 부문에 종사했 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매일 정시에 출퇴근하는 정직자( 定 職 者 )의 수는 서울에서 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3) 해방 이후 범죄는 급증했다. 서대문 형무소의 경우, 1945년 11월 죄수는 320명에 불과했지만, 3개월 후 1946년 2 월 6일에는 2,249명이나 되었다. 이 중에서 절도로 수감된 인원이 670명으로 가장 많았다. 범죄는 석 달 사이 2 배나 늘었다(ꡔ 東 亞 日 報 ꡕ, 1946. 2. 7). 절도범이 갑자기 늘어났다는 것은 경제난으로 인한 생계의 문제가 그만큼 심각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64 진, 1995, 310쪽). 물론 서북청년회 등과 같은 극렬 테러 집단들은 공산주의를 경험하고 월남 했기 때문에 민족주의나 반공 이데올로기로 무장되었을 수 있지만, 적지 않은 좌우익 청년들 은 당시 대중의 생활난을 고려할 때 정치적 이념보다는 일상생활의 빈곤으로 테러를 통해 생 계를 이어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테러는 이념의 문제만이 아니라 생활의 문제이기도 했다. 전상인(2001)은 1946년 9월 미군정 공보부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당시 자신의 정 치성향을 좌익도 우익도 아닌 중도로 표명한 빈도가 71.7%였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은 좌익 과 우익의 어느 한 쪽에 서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일반 대중은 생산 활동 과 고용상태를 지속하고 싶어 했던 소박한 일상성 을 유지하고 싶어했다(전상인, 2001, 46 쪽). 비록 이 조사가 과학적 절차를 거친 것은 아닐지라도, 일반 대중의 정서는 이데올로기 이전에 생활의 문제가 더 중요하게 개입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일반 대중이 해방 공간에서 경험한 것은 실업, 인플레, 물가폭등 등으로 인한 경제적 빈 곤이며, 귀속자산 처리, 구호물자 배급, 통역정치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회의 부조리, 정치 집 단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회주의와 폭력(테러)이었다. 일반 대중은 해방으로 인해 외형적 으로 자유를 만끽하면서도 소비의 욕망과 정치, 경제 현실 사이에서 심각한 괴리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대중들의 정서는 이래서야 살 수 있나 였다. 이와 같은 대중들의 정서는 당시 유행어나 신어들 속에 반영되었다. 3. 연구방법 1) 정서의 담론 으로서 유행어 유행어는 어느 한 시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쓰이는 말로 한 때 사용되다가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보통어로 정착되기도 한다. 유행어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민감하게 반영 함으로써 시대의 모습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유행어는 대체로 말 자체에 재미와 신기성을 지니며, 발음형태가 두드러지고 유행의 원인이 된 사람이나 사건의 영향력 등에 따라 급속도로 퍼진다. 특히 정치사회적 변동이 심한 시기에 많이 발생한다. 그동안 유행어에 대한 관심은 국문학계에서 부분적으로 있어왔다. 국문학계는 유행어를 두 가지 측면에서 논의했다. 하나는 시대별 어떤 종류의 유행어들이 등장했는가를 기술하고 각 유행어가 갖는 어휘적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강신항, 1991; 박형익, 2005; 정정덕, 2000). 또 다른 하나는 유행어 또는 신어( 新 語 )들이 언어생활을 오염시킨다는 시각이다(김상희, 1956; 백행문, 1992; 이용달, 1997). 국문학계의 유행어 연구는 규범적 시각에서 언어생활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어휘의 형태나 구조(발음, 문법, 외국어, 음운이나 음절탈락, 축약)가 어 떻게 변형되었는가를 분석했다. 그러나 유행어나 신어 등을 음운론이나 어휘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이들 단어들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유행어 연구는 어휘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65 적 변용이나 규범적 관점을 넘어서서 대중의 의식이나 경험을 매개하는 문화적 시각에서 접 근될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유행어를 당대 대중의 정서를 담고 있는 담론(discourse) 이라는 시각에서 접 근하고자 한다. 담론은 무엇에 관한 말이나 글, 그리고 말하는 행동을 지칭한다. 그러나 담론 을 포괄적으로 정의하면, 통상적으로 말하는 언어와 차이가 없어 유용성을 지니지 못한다. 푸코의 시각을 빌리면, 담론은 서로 다른 역사적 시기에 의미 있는 진술을 생산하고 이야기 되는 주제를 규정하는 규칙이나 실천을 의미한다. 따라서 담론은 일련의 진술로 간주되는 데, 이 진술들은 특정 시기에 특정 주제를 정의하는 도구를 제공한다. 대체로 유행어는 권력에 의해 정의된 진술이나 규칙이기보다는 탈규칙이고 파편화된 어 휘들이다. 유행어는 일반 대중이 사회 현실과 권력을 비판하거나 정의하는 것으로 시대정신 을 담아내며 정서의 문제와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담론으로서 유행어는 대중의 주관적 경험을 포함하지만 동시에 공유된 정서(feeling)를 담고 있다. 대중들이 당대에 갖는 정서는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계급관 계로 환원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정형적이거나 체계적인 신념도 아니다. 오히려 정서는 실 제로 활발히 체험되고 느껴지는 그 자체의 의미와 가치이다. 따라서 정서는 경험이나 이데 올로기보다 가변적인 특성을 지닌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일련의 정서와 경험들 중에는 사고와 다른 정서, 객관적 인 것과 구분되는 주관적인 것, 일반적인 것과 대비되는 즉각적인 것, 사회적인 것과 구별되 는 개인적인 것 등이 있다. 이들 경험들은 주관적이고 정서적이며, 무엇보다 사회적인 것(제 도나 정형화되었다는 점에서)과 구별되지만, 완전히 개인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도 없다. 또 한 그것들은 계급이나 경제관계 혹은 제도화된 것으로 단순히 환원시킬 수도 없다. 이와 같 이 일반 대중들이 언어형식을 통해서 당대 사회에서 만들어내는 주관적이지만 공유된 가치 를 정서의 담론(discourse of feeling) 4) 이라고 부를 수 있다. 따라서 정서의 담론 속에는 사회관 계가 반영되는 제도나 정형적인 것과 구별되는 상호주관적 경험이나 정서들이 용해되어 있다. 윌리엄즈는 정서의 구조를 두 가지 수준으로 구분한다. 첫째, 정서의 구조는 한 세대나 특정 기간 내에서 공유되지만 경제관계로 해명되지 않는 의식을 의미한다. 둘째, 그것은 정 형화되고 객관적인 사회적 관계를 통해서 밝혀질 수 없는 예술의 특정한 정서를 의미한다. 정서의 구조는 단순히 언어 관계나 담론 관계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포함하 는 보다 광의적 개념이다. 따라서 윌리엄즈가 제시하는 정서의 구조가 갖는 함의를 받아들 이지만, 한 세대에 공유되면서 동시에 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수 있는 언어들 속에서 드러나 는 경험이나 정서를 정서의 담론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유행어나 신어들은 대표적인 정서 의 담론들이다. 따라서 유행어들의 집합체로서 정서의 담론은 정서의 구조와 달리 한 세대 4) 정서의 담론 은 윌리엄즈(R. Williams, 1977)의 정서의 구조(structures of feeling) 를 보완해서 제시된 용어다. 윌 리엄즈는 정서의 구조를 포괄적으로 정의하기 때문에 언어적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특정 시기에 형성되는 대중 의 정서를 밝히고자 한다면, 그 개념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윌리엄즈는 영국사회에서 나타난 정서 의 구조로 1660 1690년 사이(패배한 청교도들과 복구왕정 사이), 1700 1760년 사이 노동계급 형성시기 등을 제시한다. 이것은 담론의 영역이기보다 거시적 의미에서 세계관 형성에 가깝다.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66 나 특정 기간 내에 공유될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로 전이될 수 있는 특성을 지니며, 복합적이 고 다양한 사회경험들이 언어(혹은 담론)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가치체계로 볼 수 있다. 정서 의 담론들이 모여서 담론구성체(discourse formation)를 형성한다. 정서의 담론들은 생산주체 들에 의해서 서로 갈등하기도 하고, 5) 정서의 담론들이 모여진 담론구성체 내에서도 대립하 거나 보완하기도 한다. 정서의 담론으로서 해방 공간 유행어를 탐구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해 방 공간 유행어는 최근 유행어와 달리 매스 미디어의 영향력으로부터 확산되지 않았다. 오 히려 일상생활과 밀접히 연결되어 널리 쓰임으로써 당대 대중들의 정서를 담고 있다. 둘째, 해방 공간 유행어는 1945년 8ㆍ15 이후 1948년 단독정부가 수립된 3년 사이에 많이 만들어 지고 사용되었다. 급격한 한국 사회변동 속에서 형성된 유행어는 오늘날까지 대중의 정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셋째, 대중의 경험과 정서를 읽어내는 데 있어서 대중들 스스 로 만든 기록들은 제한적이었다. 해방 공간 유행어는 누가 만들었는지 명확치 않지만, 대중 스스로 만들었다고 가정해도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거대 담론으로 읽 어낼 수 없는 해방 공간 대중의 경험과 정서를 이해하는 데 유행어가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당대 유행어들은 일반 대중의 공적 경험과 사적 경험을 매개하는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2) 자료수집 방법 이 연구는 해방 공간에서 유행했던 언어 자료 수집을 위해 세 가지 과정을 거쳤다. 우선 여섯 가지 자료에서 1차로 유행어와 신어( 新 語 )들을 추출했다. 첫째, 1946년 민조사에서 출 간한 ꡔ신어사전ꡕ 6) 은 단체명을 제외하고 표제항(단어) 1,250개를 싣고 있다. ꡔ신어사전ꡕ은 일상어휘 577개와 전문용어 673개를 담고 있다. 박영익(2005)에 따르면, 1946년 ꡔ신어사전ꡕ 은 12년 앞서 출간된 ꡔ신어사전ㆍ인명사전ꡕ(1934)을 토대로 출간된 것으로 기존에 583개 단 어를 추가한 것이다. 따라서 ꡔ신어사전ꡕ이 1946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더라도 조사된 신어들 이 모두 1945년 전후 단어들은 아니었다. 둘째, 강신항(1991)은 1945년 8월 15일부터 1990년 까지 신어와 유행어를 정리해 놓았는데, 이 중에서 해방 공간에 속해 있는 단어들은 총 193 개이다. 셋째, 김기림(1949)은 1945년부터 1949년 사이에 대중들이 만들어 널리 사용한 신어 13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있다. 7) 넷째, ꡔ 東 亞 日 報 ꡕ의 1945년 12월부터 1955년 12월까지 기 사에서 유행어나 신어로 소개된 단어는 12개였다. 8) 다섯째, ꡔ1950 年 代 의 認 識 ꡕ(1981) 부록 에 있는 解 放 15 年 年 表 (김종심)에는 당시 유행어를 연도별로 싣고 있는데 1950년까지 유 행어는 총 25개이다. 9) 여섯째, 김웅래ㆍ오진근(1996)은 ꡔ한국을 웃긴 250가지 이야기: 유행 5) 뒤에서 논의하겠지만, 빨갱이라는 용어를 가지고 우익과 좌익 사이에서 벌어졌던 담론 갈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6) ꡔ신어사전ꡕ(1946)은 박형익(2005)의 ꡔ신어사전의 분석ꡕ에서 붙임으로 본문과 영인이 그대로 실려 있다. 7) 가다, 길아삿군(안내자), 깡패, 날린다, 라이타돌, 불고기, 새치기, 소매치기, 신가루, 양갈보, 양담배, 찦차, 통조림. 8) 八 十 五 錢, 자유, 사바사바, 양공주, 감투싸움, 얌생이, 부로커, 알바이트 少 年, 가짜, 땐쓰, 私 娼, 사치. 9) 헬로, 오케이, 38따라지, 염생이, 원자탄, 풍년기근, 마카오 신사, 미스터, 닥터, 따와시시치(북한), 모리배, 八 五 錢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67 어 반세기 1945 1995ꡕ에서 해방 공간 유행어로 65개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1차 수집대 상이 된 신어나 유행어는 총 890개이다. 1차로 선정된 총 890개 해방 공간 신어나 유행어 중에서 유행어를 중심으로 2차 추출작 업을 실시했다. 강신항 제시어 69개, 김기림 제시어 13개, ꡔ 東 亞 日 報 ꡕ 제시어 12개, 김종심 제시어 25개, 김웅래ㆍ오진근 제시어 65개로 총 184개는 유행어지만, 나머지 706개는 신어 이다. 신어들은 대부분 ꡔ신어사전ꡕ(1946)에 속해 있는 것이다. ꡔ신어사전ꡕ에 실려 있는 단어 들이 당시 얼마나 쓰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ꡔ신어사전ꡕ에 실려 있는 단어와 강신항이 정 리한 유행어나 신어 목록에 함께 제시된 단어의 수는 총 23개이다. 유행어 184개와 ꡔ신어사 전ꡕ과 강신항의 신어에서 중복되는 23개 단어를 합하여 2차 표집대상으로 선정된 단어는 총 207개이다. 3차 추출작업으로 총 207개 유행어 중에서 2회 이상 중복되는 단어들이 선정되었다. 2회 이상 중복되는 단어는 총 52개였다. 여기에 오기영의 수필집 ꡔ삼면불ꡕ(1948)에서 유행어로 제시된 단어(홍당무, 밀매품)와 문장( 속살만 새빨간 수박과 겉만 새빨간 사과와 속도 겉도 모두 새빨간 토마토 ), 그리고 ꡔ경향신문ꡕ(1948. 11. 30)에 요즘 유행하는 말로 무역 을 기록 하고 있어서 함께 포함시켰다. 10) 따라서 논의대상이 된 유행어는 총 55개이다. 2개는 문장이 고 53개는 단어이다. 문장 미국 놈 믿지 말고, 소련 놈에 속지 말고, 되놈은 되나오고 일본 놈은 일어난다. 조선 사 람 조심해라. 11) 속살만 새빨간 수박과 겉만 새빨간 사과와 속도 겉도 모두 새빨간 토마 토 (1948년 AP통신의 어느 기자말) 단어 12) (ㄱ) 가다, * 13) 가짜, 깔치(여자애인), 깡패 14), 개천절, 국민복 (ㄷ) 땐스, 디디티(DDT) 15) (ㄹ) 라이터(돌) (ㅁ) 마카오 신사 *, 모리배 *, 몸빼, 무역, 멧세지, 미스터 *, 민족반역자 *, 밀매(품) ( 八 十 五 錢 을 잘못 기록한 것임), 해외에서 왔다, 사바사바, 통역정치, 인플레, 코리안 피엑스, 빨갱이, 빽, 국물, 코 리언 타임, 반민행위자, 625, 도민증, 인해전술. 10) 오기영(1948)의 수필집 ꡔ삼면불ꡕ은 ꡔ진짜 무궁화: 해성 경성의 풍자와 기재ꡕ(2002)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었 다. 이 수필집은 1946년에서 1948년 사이 잡지 ꡔ 新 天 地 ꡕ의 三 面 佛, ꡔ 朝 鮮 日 報 ꡕ의 八 面 鋒 에 실린 것을 모아 놓은 것으로 해방 직후 사회상,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안목을 제시한다. 11) 이 말의 출처는 불확실하다. 때때로 되놈은 되나오고 는 빠져 있기도 하다. 다만 필자의 아버님(80 歲 ) 말에 따 르면, 해방 직후 당시 최고 인기 있었던 만담가 신불출( 申 不 出 )이 공연에서 한 풍자만담이었다고 한다. 12) *는 3회 이상 나온 유행어이다. 3회 이상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유행어는 총 20개이다. 13) 여기서 가다 는 오다 가다 와 같은 동사가 아니라 몸(등치)을 지칭하는 속어. 14) 깡패의 어원에 대해 조풍연(1959)은 영어 갱(gang)과 무리들(패)의 합성어라고 주장한다. 15) DDT는 1946년 파리떼가 극성을 부리자 미군 비행기가 뿌린 살충제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68 (ㅂ) 반동분자 *, 빨갱이 *, 불고기, 빽 (ㅅ) 사바사바 *, 사창, 싸인, 삼신, 16) 삼일제(3ㆍ1운동), 삼팔선 *, 38따라지 *, 새치기 *, 신탁 통치, 씨나리오, 실업자 (ㅇ) 얌생이(염생이)(질) *, 양갈보 *, 오케이 *, 우익 *, 인민위원회, 인플레 (ㅈ) 자유 *, 좌익 * (ㅊ) 친일파 (ㅌ) 탁치, 통역정치(통역쟁이) *, 테러 * (ㅍ) 八 十 五 錢, 팟쇼, 포스터, 포쓰탐(포스담) 선언 (ㅎ) 학병동맹, 후라이깐다 *, 홍당무, 회색분자, 헬로 3) 자료 분석방법 담론분석은 두 가지 경향을 지닌다. 하나는 언어학이나 인문학에서 지칭하는 텍스트 분 석으로 서사분석, 형식주의 언어분석, 구조주의 분석 등을 의미하는데 주로 영화, 소설 등과 같은 허구적 텍스트를 분석대상으로 삼는다. 다른 하나는 미디어 담론(주로 뉴스)이나 정치 담론을 대상으로 삼는 비판적 언어분석이다. 반 다이크(van Dijk, 1988a, 1988b)나 벨(Bell, 1991)은 뉴스 담론이나 정치 담론 분석틀을 제시했다. 이들의 담론 분석틀은 유사하다. 반 다이크는 담론의 구조를 미시(local) 구조와 거 시(global)구조로 구분한다. 미시구조는 문장구조(문법), 관계적 의미론(문장배열에서 의미를 부각시키는 요소), 관계적 통사론(문장논리 분석)으로 구분하고, 거대구조는 의미론과 관련 해서 주제와 토픽을, 형식적 상위구조(superstructures)를 스키마(큰 틀의 범주화)로 분류한다 (van Dijk, 1988b, pp. 17 18). 벨(Bell, 1991)의 담론구조분석도 스키마 대신에 프레임(frame) 의 용어를 사용해서 상위개념으로 설정한 후 출처, 요약, 스토리를 중심으로 각각의 하위요 소를 제시했다. 페어클라우(Fairclough, 1995, pp. 202 205)는 비판적 담론분석 방법으로 상 호텍스트성(장르, 다른 담론들과 관계분석), 언어분석(표현방식으로 어휘, 의미론, 문장구 조), 담론주체의 구분과 주장, 이미지와 텍스트 분석, 담론생산 과정(언론사 편집, 제작방침), 담론의 사회적 문화적 실천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담론 분석틀은 유행어나 신어분석에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 면 뉴스나 정치 담론은 나름대로 문장형식으로 스토리를 구성하지만, 유행어들은 개별 어휘 들이어서 문장구조나 관계적 의미론, 통사론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푸코 (Foucault, 1984)가 제시하는 담론의 질서(order of discourse) 는 다양한 담론유형들(discourse types)이 서로 관계 맺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담론의 질서는 담론구성체 (discourse formation)를 의미하는 것으로 다양한 담론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대부분 유행어나 신어들은 개별 단어들이기 때문에 각각의 어휘들이 갖는 관계망을 살 16) 이승만 정치를 꼬집는 말로 외교에는 귀신, 내무에는 병신, 인사에는 등신 이라는 뜻이다.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69 펴보고, 공통으로 묶이는 어휘들이 갖는 담론구성체를 밝혀낼 수 있다면, 일반 대중들이 당 대 사회에서 표출하고자 하는 욕망과 정서를 추출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담론분석을 담론유형과 담론의 질서(혹은 담론구성체)라는 두 가지 수 준에서 분석할 것이다. 담론유형(특정 쟁점이나 사안에 둘러싸인 유행어나 신어들)은 특정 한 시각에서 정의된 언어들의 집합을 의미하고, 담론의 질서는 담론 유형들 사이 관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담론유형의 배열이나 담론구성체로 정의된다. 담론유형은 미시구조에 가 깝고, 담론의 질서는 거시구조이다. 담론은 특정 사안을 지닌 담론유형으로 범주화하는 것 이 필요하기 때문에 담론유형 안에 포함시켜 분석하는 것이 유용하다. 담론유형 분석은 어 휘의 등장과 사용정도, 정의와 정의의 근거 및 논리, 이데올로기기적 전제로 구분하고, 담론 의 질서는 담론유형들이 범주화되는 담론구성체로 사회문화적 관계를 의미한다. 담론의 유형분석으로 1 어휘적 레퍼토리(lexical repertories), 2 정의와 정의의 근거(언어 가 사회를 정의하고 공식화하는 방법으로 수용과 배제의 논리), 3 이데올로기적 전제(언어 가 쟁점을 정의하고 논리를 구조화하는 전제들 혹은 문제 틀)를 포함하며, 담론의 질서분석 은 1 담론구성체(담론의 유형들이 하나의 구조로 묶이는 범주들), 2 담론구성체가 갖고 있 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의미한다. 4. 해방 공간에 나타난 유행어 담론유형 해방 공간에서 유행어들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얼마나 확산되었는지 명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17) 특히 유행어는 신문과 같은 공식적인 매체에는 잘 나오지 않으며, 이미 기존에 사 용되는 단어가 유행하기도 하기 때문에 사회적 맥락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 1945년 9월 8일 미군이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오케이, 헬로, 미스터 등과 같은 일상어들 이 확대되었다. 미ㆍ소 양군이 북위 38도선을 분단 점령함으로써 삼팔선이라는 단어가 등장 했고, 월남동포가 급증하면서 38따라지도 널리 퍼졌다. 1946년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유행어들이 등장했다. 1946년은 미군정 3년 사이에 있어 서 매우 중요한 시점이었다. 신탁통치 실시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 좌ㆍ우익 국내 정치세 력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신탁통치 실시를 위한 미소 간 협의가 진 행되는 이면에는 남북한에서 단독정부의 원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밖에도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극심한 인플레, 물가폭등, 암시장 등장, 귀속자산 처리, 총파업, 대구 폭동사건, 콜 레라 창궐(9월까지 1만 1천 명 사망) 등 경제 파탄에서부터 대규모 민중봉기까지 발생했다. 17) 유행어를 채록하면서 발생과 유행의 시점을 제시한 연구로는 강신항(1995), 김웅래ㆍ오진근(1996), 김종심 (1981) 등이 있으나 이들이 제시한 유행어의 시점이나 유행 시기는 대체로 일치하지 않으며, 유행 시기에 대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70 시기 <표 1> 해방 공간 시기별 대표 유행어* 대표적 유행어 1945 오케이, 헬로, 미스터, 삼팔선, 38따라지, 자유, 민족반역자 1946 좌익, 우익, 얌생이, 모리배, 八 十 五 錢, 통역정치, 댄스 1947 마카오 신사 1948 빨갱이, 무역(밀매) 가다, 양갈보, 사바사바, 새치기, 후라이깐다 * 새롭게 등장한 신어들로 유행했던 어휘들로 38따라지, 삼팔선, 얌생이, 모리배, 八 十 五 錢, 가다, 양갈보, 사바사바, 새치 기, 후라이깐다, 마카오 신사 등이 있다. 반면 기타 어휘들(좌익, 우익, 댄스, 민족반역자, 오케이, 헬로, 미스터, 자유 등)은 일제 강점기에도 사용되었다. 좌우 갈등의 폭발 로 좌익과 우익, 경제적 사회적 혼란 으로 얌생이, 모리배, 사바사바, 새 치기, 가다, 통역정치, 양갈보 등의 언어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단어들은 1946 1947년 사이에 등장했다. 빨갱이는 해방 직후에 등장했지만,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 후로 확대되었다. 제주 4ㆍ3항쟁, 여수ㆍ순천 사건 등을 겪으면서 빨갱이 토벌, 빨갱이 숙정 작업이 이루어졌고 빨갱이는 지배 이데올로기를 내재한 유행어가 되었다. 해방 공간 유행어 담론유형을 보면, 전체 53개 단어 중에서 20개는 정치ㆍ이데올로기와 관련된 것이며, 19개는 사회ㆍ경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이밖에 문화나 유행 관련 5개, 미 국 관련 9개가 있다. 여기서 3회 이상 수집 자료에 나오는 단어들은 정치ㆍ이데올로기 7개, 사회ㆍ경제 8개, 미국 관련 5개, 문화ㆍ유행 1개이다(<표 2>참고). 해방 공간 유행어 담론 들은 정치ㆍ이데올로기 갈등, 부조리한 사회변동에 따른 냉소, 미국에 대한 선망과 비판이 라는 범주 속에서 형성되었다. 우익은 좌익을 민족반역자, 빨갱이, 홍당무로 정의했고, 반면 좌익은 우익을 반동분자, 친일파, 회색분자, 팟쇼 등으로 호명했다. 우익과 좌익은 상대방을 반민족주의자들이거나 폭력적 집단으로 서로 규정했다. 이밖에도 신탁통치, 인민위원회, 탁치, 포스담 선언, 삼일 제 18) 등은 당시 정치 사건들을 지칭한 용어이다. 사회ㆍ경제 관련 어휘들은 합성어, 은어, 어원이 불분명한 속어들이 대부분이며, 새로운 일에 종사하거나 특수한 활용하는 일정한 계층을 가리키는 것들이 많았다. 특정 행위자들은 지칭하는 속어로 가다(깡패나 폭력배), 얌생이(몰래 도둑질하는 사람), 모리배, 깔치, 라이타 돌(보잘 것 없는 사람), 八 十 五 錢 (1원도 안되는 보잘 것 없는 사람) 등이 있다. 불신이나 허위 와 관련되어 가짜, 밀매, 무역(밀매를 의미함), 사바사바, 빽 같은 단어들도 등장했다. 물자와 소비생활필수품의 부족으로 가짜가 성행하고, 중국이나 마카오 등지로부터 밀무역이 이루 18) 좌익과 우익은 1946년과 1947년 3ㆍ1절 행사를 별도로 개최했다. 1947년 3ㆍ1절 행사의 경우, 좌익은 남산공 원에서 우익은 서울운동장에서 열었는데 유혈사태까지 발생했다. 두 세력은 남대문 근처에서 충돌했고 격렬한 투석전을 벌여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정체불명의 총기발포로 2명이 사망했다. 부산과 제주도 등 지방에 서도 유혈사태가 발생했는데 경찰 발포로 16명이 죽고, 2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강준만, 2004a, 20 21쪽).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71 <표 2> 해방 공간 주제별 유행어 담론유형 담론영역 정치ㆍ이데올로기 사회ㆍ경제 문화ㆍ유행 미국 관련 핵심어휘 정의주체 정의근거 이데올로기적 근거 빨갱이, 민족반역자 삼팔선, 우익, 좌익, 자유, 반 동분자(3회 이상), 삼일제, 삼신, 신탁통치, 인민위원회, 친일파, 탁치, 팟쇼, 포스터, 포스담 선언, 학병동맹, 홍당 무, 회색분자, 테러 우익이 좌익 정의 좌익이 우익 정의 정치 사건들에 대한 정의 폭력적 집단 반민족적주의 배타주의 왜곡된 민족주의 반공주의 가다, 얌생이, 모리배, 사바 사바, 새치기, 후라이깐다, 38따라지, 八 十 五 錢 (3회 이 상) 가짜, 갈치, 깡패, 라이터 (돌), 밀매(품), 빽, 사창, 실 업자, 무역, 개천절, 인플레 마카오 신사(양복), (3회 이 상), 불고기, 댄스, 국민복, 몸빼 일반대중 일반대중 일반대중 미스터, 오케이, 헬로, 양갈 보, 통역정치(3회 이상), 씨 나리오, 싸인, DDT, 멧세지 불신, 부정, 부조리 소비욕망, 빈곤 미국에 대한 수용과 비판 이기주의, 사회 현실에 대한 냉소주의 소비주의 미국 선망과 비판 어졌으며, 정상적이고 규범적으로 살아서는 도저히 살 수 없다는 현실인식을 보여주는 사바 사바나 빽 같은 어휘들도 유행했다. 미군과 매춘을 하는 양갈보가 등장했다. 양갈보는 양공주, 양부인(정식으로 미군과 결혼 한 여자), 유엔부인 등으로 확대되었다. 통역을 통해서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귀속자산이나 사회 이권을 가져가면서 통역정치라는 유행어도 등장했다. 이밖에도 추잉껌, 코쟁이, 페니 실린, 초코렛트 등과 같은 단어들도 널리 사용되었다. 해방 공간에서 등장한 유행어 담론들은 당시 혼란스러웠던 이데올로기적 근거를 보여준 다. 좌익과 우익에서 나타나는 배타주의, 좌익과 우익은 스스로 정당화하기 위해 민족 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왜곡된 민족주의, 이승만 정권에서 확대된 반공주의, 정치, 사회적 폭력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실에 대한 냉소주의,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주의, 그리고 미국에 대 한 선망과 비판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5. 해방 공간 정서의 담론구성체 해방 공간은 좌ㆍ우 이데올로기 대립, 미군이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미국경험, 미ㆍ소 양군의 분단점령, 한 해 30배가 넘는 물가폭등, 인플레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급변 기였다. 유행어 담론유형들도 이와 같은 사회적 격변을 반영하고 있다. 당시 유행했다고 판 단되는 50여 개의 어휘들 중에서 어느 어휘가 상대적으로 다른 어휘들보다 더 많이 사용되 었는지 밝히기는 어렵다. 그러나 담론영역을 통해서 당시 정서를 보여주는 네 가지 담론구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72 성체(discourse formation)를 설정할 수 있다. 첫째, 정치ㆍ이데올로기 담론영역에서는 빨갱이, 민족반역자, 우익, 좌익, 반동분자, 친일파, 회색분자, 홍당무, 팟쇼 등이 대표적인 어휘들이 다. 둘째, 일상생활의 변화, 경제위기, 사회혼란 등과 관련한 담론영역으로 얌생이, 모리배, 깡패, 사바사바, 빽 등은 사회현실을 보여주는 유행어들이다. 셋째, 해방 이후 월남동포, 귀 환동포 등으로 인한 인구급증과 미ㆍ소의 삼팔선 분할 등으로 생산된 어휘들은 38따라지, 삼팔선, 八 十 五 錢 이다. 넷째, 미군이 들어오고 미군정을 통해 미국을 직접 경험하면서 만들 어진 유행어들은 양갈보, 통역정치, 댄스, 미스터, 오케이, 헬로 등이 있다. 물론 이밖에도 정 치 사건들을 지칭하는 단어들(신탁통치, 포스담 선언, 탁치 등)이 있지만 이들 단어들을 통해 서 대중의 정서를 읽어내기는 어려워서 담론구성체에서는 제외했다. 1) 빨갱이 정서의 의미화 과정 1946년 신탁통치 파동을 겪으면서 좌익과 우익의 대립이 극명해지면서 담론구성체 내 에서 상대를 호명(hailing)하는 언어들이 급속히 증가했다. 우익과 좌익이 서로를 호명하는 방식에 따라서 담론 투쟁의 장(field)이 형성되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민족반역자와 빨 갱이의 호명이다. 해방 직후 민족반역자는 친일파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우익이나 좌익 모두 동일하게 민 족반역자를 친일파로 불렀고, 과도입법위원이 민족반역자, 부일협력자, 전범, 간상배 처단 특별법(통칭 친일파 처리법으로 부름) 에서도 보듯, 해방 직후 민족반역자는 이데올로기 문 제가 아니라 민족문제와 관련되었다. 그러나 신탁통치 파동을 겪으면서 민족반역자는 좌익 과 우익이 상대를 비판하는 용어로 바뀌었다. 우익은 찬탁을 친소( 親 蘇 )와 매국으로 부르면 서 좌익을 매국반민족세력(혹은 민족반역자) 으로 호명했다. 좌익도 우익을 민족반역자로 불렀다. 미군정 당국이 1947년 친일파 처리법을 폐기하고, 군정의 행정, 치안 조직을 친일파 가 담당했으며, 이승만이 친일파 세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해방 공간에서 유행해서 오늘날까지도 사용되는 가장 주목할 만한 단어 중의 하나는 빨 갱이다. 빨갱이란 어휘는 좌익, 우익, 민족반역자, 친일파, 반동분자 등을 아우르면서 짧은 시기에 다양한 의미화 과정(signification)이 일어났다. 강신항(1991)은 빨갱이 용어가 1945년 9월 좌우 분열 시기에 나타났다고 지적한다(강신 항, 1991, 106쪽). 조풍연(1959, 79쪽)에 따르면, 성미가 급한 사람은 (공산주의 또는 공산 독 재주의, 또는 적색 제국주의에 대해서) 그저 빨갱이라고 불렀는데, 물론 이것은 정당히 평가 하기보다는 분노와 멸시를 포함한 감정적인 칭호였다. 그런데 이 빨갱이란 말이 해방 직후 에도 우익 중에서도 과격한 사람만이 썼던 것이다 고 적고 있다. 해방 직후 우익 중에서도 극우파만이 극좌파에 대해서 빨갱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극우파는 좌익 중에서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자를 빨갱이로, 동일한 수준에서 극좌파는 극우파를 반동분자로 불렀다. 오기 영(2002)이 1946년 8월에 쓴 글에도 정치무대에서는 여전히 파쟁극( 派 爭 劇 )만을 연출하고 있으니 이들의 눈에는 민족반역자와 반동분자와 빨갱이 극렬분자만 (오기영, 2002, 15쪽) 보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73 이는 모양이라고 적고 있다. 따라서 해방 직후 빨갱이는 극단적 행동을 하는 극좌파 일부를 지칭했다. 그러나 1946년 신탁통치 찬반파동을 겪으면서 빨갱이라는 단어는 다른 어휘들과 재접 합(rearticulated)되었다. 빨갱이는 좌익, 민족반역자로 확대된 것이다. 신탁통치 파동과 미군 정을 겪으면서 친일파는 민족반역자라는 등식에서 벗어났고, 좌익 전체는 민족반역자에서 빨갱이로 언어코드가 바뀌었다. 극단적인 일부 좌익뿐만 아니라 전체 좌익이 빨갱이로 호명 된 것이다. 더욱이 1948년 이승만이 집권하면서 우익과 친일파 세력은 좌익을 빨갱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숙정 및 토벌 작업을 벌여나갔다. 1948년 이후 남로당을 중심으로 좌익 세력의 폭 력 투쟁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김남식(1989)에 따르면, 남로당 무장투쟁은 1948년 2월에 전개된 2ㆍ7 구국투쟁과 5ㆍ10 선거 반대투쟁을 계기로 전개된 부분적인 무장투쟁에서 그 시발을 찾을 수 있다(김남식, 1989, 208쪽). 1948년 이후 무장투쟁이 본격화되고, 이승만이 강력한 반공정책을 시작하면서 빨갱이라는 언어가 확대되었다. 이승만이나 우익이 다른 이념 집단을 반민족, 민족반역자로 규정한다는 것은 국민적 정 체성의 기반을 민족에서 이데올로기(반공주의)로 대체한 것이다. 우익 세력이 좌익 세력을 매국=반민족 세력으로 본 것은 역사에 뿌리를 둔 국민적 정체성 을 부정하고 이를 이데올 로기에 뿌리를 둔 국민적 정체성 으로 대체한 것을 의미한다. 반공 블록의 구축을 목표로 한 미국이나 이승만의 입장에서 볼 때, 새로운 남한국가가 가져야 할 일차적 요건은 반공주의 였다. 민족주의가 아닌 반공주의에 국가적 정체성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박찬표, 2007, 168 169쪽). 1948년 제주 4.3항쟁 이후 빨갱이라는 용어는 좌익를 넘어서 일반적인 용어로 이승만 정 권을 비판하는 자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제주 4ㆍ3항쟁과 관련해서] 2ㆍ7 이후 실시된 통행증은 최하 30원으로부터 100원에 이르는 요금으로 배부되었고, 그들의(경찰)의 명령에 불복하는 자는 모조리 빨갱이로 지목되어 박 해를 받아왔던 것이라고 한다. (ꡔ서울신문ꡕ, 1948. 7. 20) 제주 4.3 항쟁 이후 빨갱이는 보통명사로 바뀌었다. 제주 4ㆍ3항쟁의 피해자인 양자생 (2005)과 양복천(2005)의 구술에는 빨갱이 대신에 산사람 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산사 람은 빨갱이와 같은 배타적 단어는 아니다. 군인이나 경찰을 피해서 산에 숨어 있는 사람들 (일부는 좌익 계열이지만 대다수는 군인이나 경찰 혹은 좌익계열의 테러 때문에 잠시 숨어 있는 사람들이었다)을 산사람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산사람은 곧바로 모두 빨갱이로 바뀌었 다. 빨갱이 토벌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좌익뿐만 아니라 이승만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동조 하지 않는 일반 대중까지 빨갱이로 호명되었고 제주 4ㆍ3항쟁에서 보듯 수많은 인명이 살상 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 기저에는 반공주의 이데올로기가 자리 잡았다. 결과적으로 빨갱이라는 단어는 해방 직후 극우파에 의해서 극좌파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가 신탁통치 파동에서 좌익 전체를 의미하는 단어로, 1948년 4ㆍ3항쟁과 이승만 집권 이후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74 정권을 비판하는 자로 지속적으로 재접합되어 사용되었다. 반면에 빨갱이와 대립적 언어였 던 반동분자는 지배적인 언어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승만 집권 이후 좌익 계열 은 공식적인 정치과정에서 사라짐으로써 좌익이 우익을 호명했던 언어는 사라지고, 우익이 좌익을 불렸던 빨갱이만이 오늘날까지 지배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2) 기회주의에 대한 비관적 냉소 해방 직후 이 세상에는 안 되는 일도 없고 되는 일도 없다 라는 진술은 사회현실에 대한 대중의 냉소주의를 보여준다. 부정, 비리, 부조리한 방법을 사용하면 세상에는 안 되는 일이 없는 것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세상을 살고자 하면 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이 진술은 과장 된 것이지만, 적어도 당대 대중들이 사회현실을 경험하는 정서를 보여준다. 비관적 냉소주의를 보여주는 담론공동체에는 기회주의와 폭력을 통해서 사리사욕을 채 우는 특정 집단을 지칭하는 언어들로 얌생이, 모리배, 부로커, 깡패, 가다 등이 있고, 기회주 의적 행위를 말하는 유행어로 얌생이질, 사바사바, 새치기, 후라이깐다, 빽, 밀매 등이 있으 며, 보잘 것도 없으면서 잘난 척 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八 十 五 錢, 라이터돌, 가짜 등이 있 다. 세 가지 정서의 담론들은 현실에 대한 비관적 냉소주의적 정서를 보여준다. 얌생이(꾼)는 미군보급부대에서 몰래 물건을 빼돌려 세칭 돗떼기 시장 이나 양키 시장 에 파는 사람들이다. 해방 다음 해 미군 보급부대장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는 이야기가 떠 돌아다녔다. 태평양 전쟁도 미국이 일본하고 싸워서 이겼지 한국이 싸웠다면 졌을 것이다. 왜냐하면 원자폭탄도 비행기에 싣기도 전에 한국 얌생이꾼들이 훔쳐갔을 것이니까 (ꡔ 東 亞 日 報 ꡕ, 1955. 8. 20). 얌생이가 미군부대에서 물자를 빼돌리는 자라면 모리배는 부당하게 이 익을 취하는 집단이다. 먹을 것이 없어서 살 수 없다는 말이 어느 세상의 알 수 없는 소리냐고 조선의 서울 종로 한 복판에 주지육림( 酒 池 肉 林 )이 너터분하다 [서울 시내에 온통 요리점, 기생집 등이 천지인 데] 이렇고도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되는가 이 돈이 서울 사람 전부의 주머니에서 나 오는 것이 아니라, 일부의 특수계급이 흩어놓은 돈인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누군 가? 두말할 것도 없이 요새에 새로 생긴 모리배라는 특수계급이야말로 그 장본인인 것 이다. (오기영, 1947/2002, 20쪽) 오기영이 모리배라고 지칭한 특수계급은 생산자(생산지)와 소비자(소비지) 사이에서 매 점매석하여 막대한 폭리를 누리는 자들이다. 모리배들은 원자재 방매, 생산품 방매 등을 통 해서 사복( 私 腹 )을 채우는 사람들이다. 모리배는 사업자 관리인들뿐만 아니라 당시 대중오 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신파극과 악극에서도 (흥행) 모리배들이 있었다. 황문평(1989)에 의하면, 당시 공익사업기금 모집이라는 명목으로 공연허가를 받으면 면세가 가능했기 때문 에 교통질서 공연이나 모금 공연을 빙자한 악극이나 신파 공연이 적지 않았다. 또한 해방 이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75 전에 공연했던 악극을 제목이나 가사만 바꾸어서 재공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강준만, 2004a, 312쪽). 모리배와 유사한 브로커도 유행했다. 브로커는 정치 브로커, 입학 브로커, 불하 브로커, 증명서 브로커, 밀수 브로커, 선거 브로커 등 그 종류가 다양했다. 얌생이꾼, 모리배, 브로커가 활개를 치는 세상은 후라이까 거나 사바사바 로 통했다. 해방 공간의 혼란기는 정( 精 )으로 안 통하는 것이 없고 돈( 金 錢 )으로 안 통하는 것이 없었으 니 어느덧 이것이 사회의 관습이 되었다. 사바사바 의 어원과 관련해서 ꡔ 東 亞 日 報 ꡕ(1955. 8. 17)는 해방 직후 무어라고 입을 놀리고 있을 때 그 소리를 재래에 쓰던 우리말로 소곤소곤 속삭이고 있다 고 표현하기에는 소곤소곤 이런 시적 수식사를 너무 더럽히는 것 같고 그래 서 사바사바 한다 고 쓰고 있다. 사바사바의 활용과 관련해서 한손에 뇌물 (주로 보증수 표)을 든 교활한 간상배 [간상배는 모리배의 같은 뜻]가 음흉한 부정관리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xxxx, 간사한 눈웃음을 치며 숨죽인 말투로 무어라고 놀리고 있을 때 를 사바사바 한다고 정의한다. 또한 이 세상은 안 되는 일이 없고(사바사바하는 경우), 또 되는 일도 없다 (사바사바하지 않는 경우) 고 규정한다. 따라서 해방된 과도기를 휩쓰는 하나의 사회풍조나 부조리한 세계는 사바사바 라는 유행어에 그대로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당시 사 람들의 눈에 세상은 위선과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ꡔ 東 亞 日 報 ꡕ는 8ㆍ15 이후 신유행어로 八 十 五 錢 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八 ㆍ 一 五 以 後 로 八 十 五 錢 이라는 새로운 流 行 語 가 생겼다. 人 物 에나 物 品 에나 思 想 에나 行 動 에나 어데나 두루 春 風 으로 通 用 하는 재미있는 流 行 語 가 등장하였다. 八 十 五 錢 이란 原 來 一 圓 이 못되는 돈이다. 一 圓 되기에는 八 十 五 錢 이 不 足 되는 돈이다. 따라서 어데나 缺 陷 이 있는 未 成 品 으로 인정되는 무엇 이다 親 日 派 가 愛 國 者 로 活 躍 하고 謀 利 輩 가 憂 國 者 로 등장하고 右 皮 에서 左 皮 로 脫 皮 하고 八 十 五 錢 이다. (ꡔ 東 亞 日 報 ꡕ, 1946. 4. 3) 1원도 안되는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활개치며, 친일파가 애국자가 되고, 우익이었던 사람이 좌익으로 변신하는 기회주의 세상이 바로 八 十 五 錢 세상이다. 위선과 불신이 지배하 는 세상은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기도 하다. 해방 공간 ꡔ 東 亞 日 報 ꡕ 기사 중에서 유독 자주 나오는 단어는 가짜 이다. 가짜 경찰관, 가짜 공무원, 가짜 군인, 가짜 의사, 가짜 기자 등 가 짜에 대한 사건 기사는 수없이 많았다. 1947 1948년 사이 가짜 담배까지 유행했다. 오기영 (1948/2002)은 충무로에서 나서기가 무섭게 담배 파는 아이가 진짜 무궁화요, 진짜 무궁화 외치는 소리를 초여름 맹꽁이 합창처럼 듣는다고 말한다. 가짜 무궁화 담배가 시중에 너무 많이 유통되기 때문에 진짜 무궁화 라고 외친 것이다. 해방 이후 1945년 12월 3일 빅토리, 부용, 장수연 같은 국산담배가 처음으로 출시되었고, 1946년 6월 14일 15일 경 고급담 배인 무궁화 와 백두산 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무궁화 는 10개피 8원으로 백두산 20개피 8원에 비해서 비싼 고급 담배였다. 진짜 무궁화 라는 외침에는 불신이 내재해 있다. 오기영 은 불신과 경계는 요즘 세태에서 의례적인 것으로 덮어 놓고 경계 없이 믿는 사람이 못난 세상 (오기영, 1948/2002, 53 54쪽)이 되었다고 자조한다. 해방 공간에서 유행했던 언어들은 대중이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비판과 냉소의 정서를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76 보여준다. 강준만(2004a)은 해방 공간에서 진정한 이데올로기가 있었다면 그것은 힘이 센 쪽 으로 기우는 기회주의였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반 대중은 바라보는 사회는 얌생이꾼, 모 리배, 브로커들이 폭리를 취하고 깡패나 가다들이 거리에 다니면서 폭력을 행사하며 사바사 바를 통해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기회주의가 판치는 부조리한 세계였다. 3) 배타적 지역정서 해방 공간에서 배타주의 정서는 폭넓게 퍼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는 집단들에 대한 명칭에서도 나타나며, 좌익과 우익의 이데올로 기 갈등 속에서도 드러난다. 배타주의는 지역정서와 결합되어 38따라지와 같은 유행어가 퍼 지기 시작했다. 해방 공간에서 두드러진 현상 중의 하나는 급속한 인구증가다. 일시적 인구급증은 식량수 요나 생활용품 수요를 급증시켰고 노동력의 과잉공급으로 실업을 증대시켰다. ꡔ 經 濟 年 監 ꡕ (1949)에 따르면, 1945년 8월 15일에서 1948년 12월 말까지 귀환동포는 2,189,642명이었다. 그러나 ꡔ 東 亞 日 報 ꡕ 1948년 2월 3일자는 8ㆍ15 이후 1948년 1월까지 2,608,703명으로 기록 하고 있다. 특히 1947년 10월부터 3개월 동안 북한으로부터 유입된 인구만 20만 명이 넘었 다. 1947년 당시 실업자 1,102,000명의 57.8%인 637,000여 명이 전재실업( 戰 災 失 業 ) 이었다 (이대근, 2002, 147쪽)는 사실은 해방 직후 인구유입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 지 추측할 수 있게 해 준다. 해방 후 인구유입에서 해외 귀환 동포들은 총 1,220,627명이었고 그 중에서 일본으로부 터 귀환 동포가 1,117,819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월남 인구 중에서 북한거주 월남 자는 648,784명이었다. 일본으로부터 온 귀환동포가 월남동포보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일 본 귀환동포를 의미하는 유행어는 나타나지 않았고, 북한 월남자를 의미하는 38따라지가 유 행했다. 그 이유로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일본 귀환동포의 경우 대체 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실업률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북한에서 넘어온 월남 동포는 삶의 터전을 상실한 상태였기 때문에 도시빈민을 형성함으로써 경제난에 직접 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이데올로기와 관련해서 북한에서 공산주의를 경 험한 월남 동포들은 다른 집단보다 강한 반공의식을 지니면서 일부는 서북청년회에서 보듯 이 좌익투쟁에 보다 몰두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월남 동포는 상당수 서울 등 대도시에 정착했다. 서울의 경우 인왕산과 홍제동 고개 부 근, 미아리 고개, 북한산 일대, 봉천동 일대에서 살았다. 정부는 해외에서 들어온 동포와 월 남 동포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현재의 남산 서남기슭, 용산구 용산동 일대 42정보 국유림을 대부하여 이들의 정착지로 삼았다. 이들은 본격적인 의미의 도시빈민이라기보다는 특수한 상황에서 나타난 빈민이었다(박은숙, 1998, 160쪽). 그놈들(남한 사람들) 우리 보고 이북에서 거지같은 놈들이 내려와서 거짓말 한다 고 욕했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77 습니다. 볼품없는 거지 주제에 무슨 지가 잘 살았다는 거야. 다 거짓말이지! 그런 식으로 이북에서 쫓겨 넘어온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말로 38따라지 라고 했어요. 38선을 넘어왔 다는 뜻이 아니라 3하고 8이면 노름할 때 한 끗 따라지 아닙니까. 그래서 나온 말입니다. (채병률, 2002, 358쪽) 여기서 거짓말을 한다 는 두 가지 의미를 지녔다. 하나는 월남 동포들이 북한에서는 잘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 궁핍하게 살고 있으면서 뭐가 잘살았다는 것이냐는 것이고, 다른 하 나는 월남 동포들이 해방 직후 북한에서 경험한 사실들(공산주의의 경험들)이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김상태(1998)는 일제 강점기 기간 동안 영호남의 지역정서는 거의 없었다고 주장한 다. 그는 ꡔ윤치호 일기ꡕ(1916 1943)에는 영호남 지역감정은 보이지 않는 반면 서북지방(평 안도, 함경도, 황해도)과 기호지방(서울, 경기, 충청)을 중심으로 (특히 기독교 지식인들 사이 에서) 남북감정이 있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38따라지는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확대된 배타 적 지역정서였다. 해방 공간의 경제적 어려움은 주변부 삶은 살았던 월남 동포에게 전가되 었던 것이다. 인구증가로 인한 실업난과 민족 사이 불신을 낳고, 좌우익 이데올로기 갈등으 로 배타적 지역정서를 확대 재생산되었다. 4) 양키이즘: 이상적 타자 에서 현실적 타자 로 1945년 9월 미 제24군단 7만여 명이 인천항에 도착해서 1949년 6월 29일 군사고문단 500 여 명만 남긴 채 철수하기까지 약 4년 동안 미군은 해방 공간을 지배했다. 미군은 1945년 10 월 군정청을 설치하고 아놀드 장군이 군정장관에 취임하여 군정 통치에 들어갔다. 해방 직 후 대중들은 전통문화보다 오히려 미국문화에 더 친근감을 느끼는 기현상 을 목격했다(임 희섭, 1984, 23쪽). 그러나 이것은 기현상 이기보다 구한말부터 형성되어 온 이상적 타자 로서 미국에 대한 경험들이 해방 이후 표출된 것이다. 유선영(2001, 2008)은 일제강점기 동안 일제에 의한 공적 영역의 식민화와 개인의 사적 수준에서의 식민화는 다른 축에서 구성되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식민지 국가행정 영역은 온전히 통제했더라도 일상생활 세계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식민지 주민으로서 일 반 대중의 사적 영역은 미국영화, 재즈 등에 영향을 받았고, 서구나 근대의 총화로써 상상적 아메리카 가 대중의 정서 속에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적 근대성이 확산되기 시작 했던 1920년대 중반 이후 미국화는 근대성의 징표로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해방 이후 형성된 미국에 대한 정서적 경험(양키이즘 19) 으로 불릴 수 있다)은 이 19) 여기서는 미국화(Americanization)라는 용어보다 양키이즘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미국화는 20세기 초반 이후 미국의 다양한 제도와 가치가 새로운 자본주의 질서 재편성과 (정보)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토대로 세계 각 지 역에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지고, 그 결과 수용 지역에서 자발적이거나 강요에 의해 그러한 것을 베끼고 따라잡 는 현상과 과정 (김덕호, 원용진, 2008, 17쪽)이다. 양키이즘은 미국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서의 한 측면이라 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글은 한국 근대형성 과정에서 미국화 과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해방 공간(약 4년 정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78 전에 경험한 미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다. 첫째, 해방 이전 미국 경험은 구한말 이후 기 독교 선교가 중심이었다. 따라서 교회, 학교, 병원 등과 같은 선교 목적으로 구원자로서 미 국 을 경험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일반 대중이 직접 만난 사람들은 선교사가 아니라 점령군 으로서 미군이었다. 둘째, 해방 이전 미국 경험은 미국 영화나 재즈 등 표상의 체계들 로부 터 형성된 것이라면, 해방 공간에서는 대중의 일상적 체험 속에서 미국을 경험했다. 셋째, 해 방 이전에는 일제의 식민지 국가행정 영역 속에서 비공식적으로 미국을 경험했다면, 해방 공간에서는 군정체제 내에서 공식적으로 미국을 경험했다. 군정이 실시되면서 사회제도나 문화들은 미국적인 것 으로 빠르게 변화해갔다. 미군정 하에서 구호물자나 미국상품들은 대다수 한국인의 일상생활에까지 다가갔다. 1945년 연말 국립도서관의 도서 대출현황에서 영어 회화 관련 서적이 크게 늘었고, 미국의 독립기념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이 공휴일로 새롭게 지정되었는가 하면 1946년 4월 1일부터 차량 의 통행 방식이 종래 일본식 좌측 운행에서 미국식 우측 운행으로 바뀌었다. 또한 1948년 6 월 1일에는 서양식 서머 타임(summer time) 제도도 도입되었다(전상인, 2006, 156 157쪽). 해방 공간에서 미국과 관련된 유행어들은 상이한 정서의 담론을 보여준다. 첫째, 제도적 측면에서 미군의 주둔이나 미군정 통치와 관련되어 통역정치, 양갈보, 얌생이질 같은 유행어가 나오고, 둘째, 일상생활에서 언어나 소비와 관련된 것으로 미스터, 오케이, 헬로, 씨나리오, 멧세지, 댄스 등과 같은 유행어들이 등장했다. 미군이 새로운 지배자로 등장한 해방 정국에서 가장 강력한 생존무기는 영어였다. 영어 를 할 수 있는 통역관들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 때 해외유학을 했 거나 국내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미군정과 관계하면서 해방 정국을 지배했다. 이들 은 대부분 지주출신으로 해방 전에 친일파, 해방 이후 친미파 노선을 걸었던 사람들인데 한 민당 계열이었다. 누가 통역정치 라는 유행어를 만들었지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통역정치라는 말이 지 니는 부정적 의미를 고려하면) 좌익 계열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우익 계열이 통역 정치를 통해서 미군정과 밀접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좌익 계열은 정치의 중심에서 소외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역정치로 인해서 일반 대중들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보았다. 미군정은 인민위원회(좌익 계열)가 적산 사업체의 관리와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판단해서 일본인 재산을 군정청에 귀속시켰다. 적산 사업자 관리자들은 정치적, 경제적 인맥을 통해서 선정 되었다. 통역정치가 적산 사업자 관리인 선정과정에서 개입되었다. 선정된 관리자들은 생산 성 향상보다는 원자재 방매, 생산품 방매 등을 통해서 개인적 부를 축적해 나갔다. 해방 공간에서 미군은 한국인을 경멸하거나 멸시하는 행위를 적지 않게 했다. 아놀드나 하지 중장의 한국인 멸시 발언이 수없이 이어졌고, 당시 미국인들의 오락거리 중 하나로 미 국인을 태운 인력거들이 서로 경주하는 것이나 한국인에 대한 DDT의 무차별 살포 등이 행 해졌다. 전체 미군의 3분의 1이 문맹이었다거나 미군 중 2천 명은 원래부터 직업적인 불량배 도)에서 나타난 언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구조적 의미를 지닌 미국화보다는 정서적 경험을 의미하는 양키 이즘이라는 용어가 보다 적절하다.

다. 20) 양갈보라는 단어는 1946 1947년 사이에 등장했다. 기존 유행어나 신어 논의들은 양공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79 였다(조순경ㆍ이숙진, 1995, 151쪽). 1947년 1월 7일 호남선 열차에서 미군병사 4명이 젖먹 이까지 있는 가정주부와 젊은 여자 3명을 능욕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ꡔ 東 亞 日 報 ꡕ 1월 11 일자는 前 代 未 聞 의 蠻 行, 열차 속에서 强 行 한 美 軍 人 婦 女 凌 辱 事 件 重 大 化 라고 적고 있다. 미군정의 정책 실패, 미군 병영문화, 미군 범죄 등은 더 이상 미국이 모방해야 할 상상적 타 자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일반 대중은 미군을 만나면서 해방 이전 선교사를 만났던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것을 경험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비록 신불출의 만담에서 나온 말이지만 미국 놈 믿지 말고, 소련 놈 에 속지 말고, 되놈은 되나오고, 일본 놈은 일어난다. 조선 사람 조심해라 라는 유행어는 미 국이 선망의 대상만은 아니라는 대중적 인식을 보여준다. 우선 일반 대중은 미국을 직접적 으로 경험함으로써 미국은 더 이상 이상적이고 상상적 타자는 아니었다. 비록 미국이 선망 의 대상이기는 했지만, 동시에 믿을 수 없는 타자이면서도 생존을 위한 타자이었을 뿐이 주라는 단어가 해방 공간에서 나왔다고 지적하지만, 이때 미군 접대 매춘부는 양공주가 아 니라 양갈보였다. 조풍연(1959, 83쪽)은 양갈보는 양공주로부터 유엔사모(UN 師 母 )님으로 발전하였다 고 기술한다. 양공주는 한국 전쟁 이후 1950년대 초반에 나온 용어이다. 21) 1948 년 양갈보는 공창폐지 이후 일자리를 잃은 매춘부들과 생활고에 시달린 젊은 여성이나 기혼 여성들이 미군을 상대하면서 확대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미군 주둔 지역에서 시작된 댄스파티나 양춤이 유행하기 시작했 다. 댄스파티나 양춤은 미군과 낙랑클럽(1946)이 유행시켰다. 미군과 특정 상류층 부인들 사 이에서 추던 사교댄스가 대중적으로 퍼져나간 것은 1946년 이후이다. 댄스는 이때 유행어 중의 하나였다. 22) 미군정 시기에 낙랑클럽 이라는 단체가 생겼어요 댄스파티라는 게 처음에는 낙랑클럽 과 미군들이 유행시킨 거죠. 그래서 정비석 씨 아시죠? ꡔ자유부인ꡕ이 그때 나온 겁니다. 왜 그런가 하면 한국에서는 그 당시에 양춤 추러 다니는 사람들이 없었거든요. 요릿집에나 가 야 기생이 춤추고 소리하고 그랬지 양춤 추고 무슨 서양 노래하고 유행가 부르고 이런 걸 모 르던 때였어요. (전숙희, 2005, 111쪽) 20) 1946년 4월 11일 미군정 공보부는 서울에서 무작위 추출 39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미국인이 한국인을 경멸한다고 보는가? 에 대한 질문에 40%가 그렇다, 39%가 아니다, 21%가 모른다 였다. 또 미군 정 시대가 일제시대 보다 나은가? 라는 질문에 63%가 그렇다, 16%가 아니다, 21%가 모른다 고 대답했다 (전상인, 2001, 53쪽). 미군정이나 미국(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그렇게 긍정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21) 채만식의 소설 ꡔ낙조ꡕ(1948)에서 미군의 아이를 밴 춘자는 난 양갈보 라고 말한다. 1948년 10월 12일 ꡔ국민 신문ꡕ은 공창 폐지 이후 종로나 용산에 수백 명의 양갈보 가 있었으며, 1948년 11월 13일 ꡔ국제신문ꡕ도 미군 공병대가 있던 이태원 일대에 양갈보 가 창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기림(1949)도 양공주라는 말보다 유행 어로 양갈보라고 썼다. 22) 댄스는 해방공간에서만 유행했던 어휘는 아니었다. 1920년대 후반 일부 모던 걸, 모던 보이들은 본정통( 本 町 通 -충무로)과 명치정( 明 治 町 -명동)에서 댄스를 즐겼고, 1950년대 중반에는 전국적인 댄스 열풍이 일어나기도 했다.

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380 경찰은 1947년 1월 30일 미군출입만 허용하고 댄스홀에 일반인 출입을 금지시켰지만, 무허가 댄스홀과 댄스강습소는 성행했다. 결국 統 一 政 府 樹 立 時 까지 빠나 땐스홀 등을 폐 쇄 (ꡔ 東 亞 日 報 ꡕ, 1947. 10. 29)하는 법령을 입의( 立 議 )하기까지 이르렀다. 댄스홀이나 댄스강 습소의 성행과 더불어 마카오 신사 라는 말도 유행하기 시작했다. 남상수(2002)의 회고에 따르면, 1947년 3월 17일 마카오에서 온 무역선 페리오드호가 생고무, 양복지, 신문용지 등 을 싣고 인천항에 도착하면서 마카오 무역, 마카오 신사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ꡔ중앙일보ꡕ, 2002. 6. 25). 미군들만 상대로 하던 사람들이 마카오나 홍콩을 상대로 밀무역을 하게 되고 마카오 물건들이 들어오면서 마카오 라는 단어가 유행한 것이다. 마카오는 단순히 마카오 지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화에 대한 욕망의 변형이다. 댄스나 마카오 신사, 초코렛 트, 페니실린, 추잉껌 등으로 상징되는 해방 공간의 유행어는 미제 ( 美 製 )를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해방 공간에서 미군정과 미군을 경험하면서 대중들이 가졌던 정서는 더 이상 이상적 타 자 이거나 구원자로서의 미국 이라는 이미지는 아니었다. 해방 이전에 선교활동을 통해서 경험한 미국이나 영화나 잡지 등을 통해서 서구와 근대의 총화로써 상상적 아메리카도 아니 었다. 일반 대중은 혼란과 빈곤의 현실 속에서 이상적 타자로서 미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현실적 타자로서 미국을 경험했다. 6. 결론 해방 공간에서 나타나는 유행어들은 해방 직후부터 1948년 중반까지 3년 사이에 집중적 으로 나타났다. 해방 직후에는 미국과 관련된 오케이, 헬로, 미스터 등과 같은 단순한 호칭 이, 분단과 관련된 삼팔선, 38따라지 등이 나왔고, 격동기였던 1946 1947년에 일상생활과 관련한 얌생이, 모리배, 八 十 五 錢, 가다, 사바사바, 새치기, 후라이깐다 등과 같이 부조리한 세계를 냉소적으로 표현하는 언어들이 많이 등장했다. 1948년 이후에는 좌익과 정권에 동조 하지 않는 일반 대중까지 빨갱이로 호명했다. 이와 같은 유행어를 통해서 해방 공간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났던 유행어들이 범주화되는 담론구성체를 통해서 빨갱이 정서, 냉소주의, 배타적 지역주의, 양키이즘으로 표출되었다. 이와 같은 담론구성체를 아우르는 것은 극단적 배타주의라고 판단할 수 있다. 빨갱이 정서 는 극단적 배타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해방 공간에서 중도 우익이나 중도 좌익에 서 있었 던 적지 않은 인물들은 테러로 희생되었다. 이와 같은 극단적 배타주의로서 빨갱이 정서는 1948년 이후 반공의 제도화 를 통해서 강력한 반공주의로 이어졌다. 빨갱이 정서는 극단적 반공주의 혹은 레드 알레르기(red allergy)와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공산주의에 대한 내면화된 두려움인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를 함께 포함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레드 콤플렉스는 조금씩 약화되어 가고 있지만 레드 알레르기는 여전히 확고한 지배 이데올

해방 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381 로기의 하나로서 자리 잡았다. 38따라지로 호명되는 지역정서나 일상 속에서 만연했던 냉소 주의, 그리고 양키이즘에 대한 정서도 극단적 배타주의가 낳은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배타적 극단주의는 해방 공간의 모순성에 대한 대중의 경험적 판단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해방 공간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보았듯이, 당대 대중들은 자신 스스로 좌익도 우 익도 아닌 중도로 표명한 비율이 70%를 넘었고, 생산 활동과 고용상태를 지속하고 싶어 하 는 소박한 일상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해방 공간은 대중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이념적 선택 을 강요하고, 고용이나 생산 활동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바람은 좌절되었다. 현실이 그만큼 부조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중이 경험한 것은 사회현실의 모순성에 대한 인식이었다. 이와 같이 해방 공간에서 드러나 사회적 모순에 대한 인식은 다양한 유행어들로 표출되었 고, 유행어들은 배타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역사학자 홉스봄(Hobsbawm)은 20세기 현대사를 극단의 시대 라고 불렀다. 홈스봄에게 있어서 극단의 시대는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영광과 모순이 전 지구적으로 교차되는 현장 이었다. 해방 공간은 한국 현대사에서 극단의 시대였다. 민족과 계급을 둘러싼 치열한 이데 올로기 갈등 속에서 중도는 길 찾기에 실패했으며, 심각한 경제난으로 생활경제는 파탄에 가까웠다. 극단의 시대는 극단의 언어를 만들어냈다. 극단의 시대를 살았던 당대 대중들이 극단적 배타주의의 정서를 갖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할 일인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강신항 (1991). ꡔ현대 국어 어휘사용의 양상ꡕ. 서울: 太 學 社. 강준만 (2004a). ꡔ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 편 1: 8ㆍ15 해방에서 6ㆍ25 전야까지ꡕ. 서울: 인물과 사상사. 강준만 (2004b). ꡔ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 편 2: 8ㆍ15 해방에서 6ㆍ25 전야까지ꡕ. 서울: 인물과 사상사. 김기림 (1949). 새말의 이모저모. ꡔ학풍ꡕ, 통권 14호, 19 33. 김남식 (1989). 1948 50년대 남한 내 빨치산 활동의 양상과 성격. ꡔ해방전후사의 인식 4ꡕ. 서울: 한 길사. 김덕호ㆍ원용진 (2008). ꡔ아메리카나이제이션: 해방 이후 한국에서의 미국화ꡕ. 서울: 푸른역사. 김상태(1998). 지역감정은 언제부터. 한국역사연구회 지음. ꡔ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 까ꡕ. 서울: 역사비평사. 김상희 (1956). 유행어에 대한 소고. ꡔ어문논집ꡕ, 1권 1호, 38 41. 김웅래ㆍ오진근 (1996). ꡔ한국을 웃긴 250가지 이야기: 유행어 반세기 1945 1995ꡕ. 서울: 삶과 함께. 남상수 (2002).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고쟁이를 란제리로. ꡔ중앙일보ꡕ, 2002. 6. 25. 민조사출판부(1946). ꡔ신어사전ꡕ. 서울: 민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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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國 言 論 學 報, 53권 5호(2009년 10월) 444 Dominant Discourses of Feeling Represented in the Emancipation Space(1945 1949) Chang Yun Joo Associate Professor, Dept. of Communication & Media, Seoul Women s University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explore the ways in which the discourses of feeling are constituted in the emancipation space(1945 1949), by analysing a variety of words in fashion those days. During the emancipation times, as Korean society had experienced rapid social, economical, cultural changes, today s Korean society and dominant value-systems formated from ideological conflicts. New words in fashion were produced and reproduced to reflect chaotic contemporary consciousness or everydayness, such as reds, rebels, war profiteers, foreigners whores, translation politics, hello, Mr., cutting in, so on. This research identifies four discourses of feeling to show contemporary everyday experiences; red allergy, cynicism, regionalism and Yankeeism. Extreme exclusionism sets limits on these discourses of feeling. Expecially, as red allergy is strongly related to anticommunism, it becomes dominant ideology by nowadays. Key〻words:Words in fashion, Discourses of feeling, Red Allergy, Yankeeism, Cynicism, Emancipation 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