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헬(hell)은 자유의지 가 용납되지 않는 곳 김 다 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회나 성당을 다니지 않는 사람도 빨간 글씨로 적힌 12월 25일을 즐긴다. 일본인, 중국인 친구들이 한국은 왜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냐고 묻는 말에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 봐도 답이 안 나온다. 석가 탄신일도 공휴일이어서 공평하다는 말 만 되풀이한다. 느닷없이 종교 이야기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HELL, 즉 지옥이란 것 이 지극히 종교 용어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태어난 날, 부처님이 태어나 날, 심지어 하늘 문이 열리고 단군이 강림하신 날까지 국가가 공휴일로 지정하고 온 국민이 휴식 하며 지내는 곳, 바로 대한민국이다. 오! 이렇게 HOLY 할 수가! 이렇게 종교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해보면 조선시대는 정말로 HELL 이었다. 불교는 배척당했고 스님들 은 산속으로 숨어들어 갔다. 예수를 믿는 사람은 사형. 무당은 천민이어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하느님, 부처님, 산신령님, 그리고 기타 많은 신들이 보기에 조선이 얼마나 헬이었을까. 농담이 아니라 헬조선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조선시대의 곤궁 함 영적으로 물질적으로- 을 지적하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크리스마스 이브 라 불리는 12월 24일부터 사람들은 바빠진다. 길거리를 수놓은 일 루미네이션과 대형 트리 앞에서 사진을 찍고 무리해서라도 근사한 저녁을 먹는다. 아, 콘서트 뮤지컬 등을 관람하며 문화생활도 빼먹지 않는다. 네이버에 콘서트 를 검색해 봤더니 12월 25일 열리는 수십 개의 콘서트가 뜬다. 개인적으로 임창정을 좋아하기에 그의 콘서트를 가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서 예매하지 못했다. 연말이라는 이유로 고가 의 식사와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도대체 이 나라 대한민국을 헬이라고 부르 는 사람은 누구인지 몹시 궁금해진다. 이쯤 되니 환청이 들린다. 또 자본주의 타령이 냐? 배부르게 먹으면 다냐?? 난 배고픈 소크라테스라고!! 이 배부른 돼지야!!!! 사실 배고프면 소크라테스가 될 수 없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삼시세끼>란 프로그램이 그 를 증명한다. 자급자족으로 하루에 3끼를 해먹는 것이 어떤 일인지 간접 체험 할 수 있다. <삼시세끼>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의 머릿속에는 끼니 걱정밖에 없다. 뭘 해먹을 1
지 생각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이 작업을 3번 반복 하는 것만으로 하루가 다 간다. 그들이 제작진에게 투쟁하는 이유는 그들이 원하는 재료를 얻기 위해서다. 그 이상의 생각은 하고 싶어도 할 겨를이 없다. 이 땅은 헬조선이 아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태어날 때 계급이 정해지는 조선이 아니 다. 그리고 지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의 핵심은 자유 의지 가 용납되지 않는 것이 다. 불교에서는 이승에서 지은 죄에 따라 가는 지옥이 달라진다. 그리고 끊임없는 고 통이 가해진다. 그 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부여받은 형벌을 충실히 이행하며 고 통을 이어가는 것뿐이다. 이 땅 대한민국을 지옥이라 정의하는 사람은, 한국에서 태어 나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내 인생이 결정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부모가 가난한 흙 수저 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3포 세대 라는 말이 생겨나더 니 점점 포기의 종류가 많아져 N포세대 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내가 이 모든 것을 포기한 이유는 가난한 부모 때문이며, 나아가 가난한 부모를 미워하게 만드는 사회 탓이란다. 포기와 관련해 상반된 입장이지만 같은 논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글을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다. 이대학보 : <상록탑> 연애 못하는 대학생, 연애 '안하는' 대학생 <상록탑> 연애 못하는 대학생, 연애 '안하는' 대학생 연애도 강요받는 20대, 동정 아닌 이해 필요해 대학을 다니면서 남자친구가 있냐 는 질문을 참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보는 가족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인사치레처럼 나의 연애사를 물어왔다. n년 동안 없다 는 답을 하는 것도 민망한 일이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이렇게 되물 었다. 왜 없어요? 흔히 요즘의 20대를 3포 세대 라고 부른다. 취업, 육아 비용 부담 등 여러 가지 조건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다. 그 세 가지 에 인간관계, 내 집 마련을 포함해 5포 세대 라는 말도 생겨났다. 3포 세대든 5 포 세대든, 이런 말을 만들어낸 기성세대의 눈에는 우리가 참 많은 것을 포기 하고 사는 사람들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 때문인지, 그 기성세대가 써낸 자기계발서에는 요즘 연애 에 대한 목차가 하 나 추가됐다. 20대의 젊은 시절에 뜨겁게 연애하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사랑 하라는 것. 아예 연애 잘 하는 방법에 대한 책도 꾸준히 나온다. 좋은 남자를 찾는 방법,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방법 등 자칭 연애 고수들이 청년들에게 전하 는 일명 여우짓 TIP?이다. 2
그런데 필자는 이러한 시선들이 어딘가 불편하다. 반드시 연애를 해야 한다 는 암묵적인 강요, 마치 아프니까 청춘이었던 것처럼 사랑해야 청춘이라는 것만 같다. 방법론까지 내세우며 연애하는 법 을 가르쳐주는 이들이 이렇게 많다니, 신기하기까지 하다. 다들 이렇게 우리 세대의 연애사에 관심이 많았구나 싶다가 도, 이 쯤 되니 묘한 반항심도 든다. 충고를 가장한 강요에 삐딱한 시선으로 묻 고 싶어진다. 왜 연애를 꼭 해야 돼요? N포 세대 들이 아마 다 그렇겠지만 필자 역시 바빴고, 돈도 별로 없었고, 취업 준비에 온갖 스펙에 내 할 일 챙기기에도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남자친구가 없 는 것은 비단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그냥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남 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돈을 쓰는 시간에 나를 위해 조금 더 투 자하고 싶었다. 누구 말마따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대에, 스스로가 행복한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필자는 연애를 하는 대신 해보고 싶은 일에 몰두했다. 데이트 대신 여행을 했 고,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러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여대 라는 연애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대외활동을 하는 대신, 미래와 진로에 더 도움이 되는 활동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눈살을 찌푸렸 던 여우짓 TIP 을 이용해먹을 날도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나도 기성세대 언 저리에 갔을 때쯤에는 그 창창한 시절에 연애를 안 한 것이 후회가 되는 날도 올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그때의 일이다. 우리는 그렇게 나름대로의 삶을 산다.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 한다. 뜨거운 연애를 하는 것도, 독신으로 사는 것도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일 뿐이다. 그러니 3포 세대, 5포 세대, 심지어는 7포 세대 에 담긴, 연애 안하 는 젊은이 를 향한 그 동정 어린 시선은 조금 거두어주길 바란다. 현재의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20대를 무언가 포기하고 사는 사람 으로만 보는 것은 억울 한 일이다. 조선일보 : <기고> '7포 세대'의 운명을 바꿀 힘, 신념 한국 사회에서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 구매, 개인의 꿈과 희망을 포 기하는 젊은 사람들을 지칭하는 '7포 세대'라는 단어가 통용된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 됐다.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잊기도 쉬운 말을 해주고 싶다. '포기는 쉽고 신념을 지키기는 훨씬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신념을 지키는 것은 그럴 만 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3
사람들은 제임스 다이슨을 성공한 발명가로 여기고 있지만 나도 지금 한국의 7 포 세대가 지칭하는 나이였을 때는 많은 순간 포기하고 싶었다. 게다가 주변의 수많은 사람이 내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꽤 고집스러 운 사람이다. 학교에서 나는 촉망받는 장거리 달리기 선수였는데 이때의 경험이 후에 큰 자산이 되었다. 마라톤에선 4분의 3 지점을 고통의 극한점을 넘어서기 위해 전력 질주하며 밀어붙여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한다. 모두가 지쳐 속 도를 늦출 때 더욱 속도를 높여 달린다면, 지쳐 녹초가 되어버린 다른 선수들은 포기하게 될 것이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도 비슷한 교훈을 얻었다. 수천 번 시 제품을 만들고 엄청난 빚을 지고 난 후 모든 것이 의미 없게 느껴질 때에도 결 코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배가했다. 강력한 원심력을 통해 흡인한 먼지를 공기에서 분리해내는 사이클론 기술은 세 계 최초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을 개발 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심각한 빚에도 불구하고 파산의 두려움 속에 생활하는 것은 아주 좋은 동기부여였고 나를 끝까지 투쟁할 수 있게 해주었다. 1000번 이상의 실험 끝에 세계 최초의 전구를 발명한 토머스 에디슨은 말했다. "나는 전구를 만들기 위해 1000번 실패하지 않았다. 다만 전구를 만들지 않는 1000가지의 다른 방법을 찾아냈을 뿐이다." 이처럼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가 필 요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실패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 어야 한다. 영국 속담에 "잔잔한 바다에서는 좋은 뱃사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는 시련 없이 성공한 사람이 없고, 또 시련 없이 훌륭한 성과를 얻을 수도 없다.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는 이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5년이라는 시간을 노력했으며 무려 5126번을 실패하고서야 비로소 성공 의 열매를 맺었다. 한국 젊은이들이 끈질기고, 더 단호하고, 심지어 완고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신념을 지니고 그것을 끝까지 지키려는 의지다. 다이슨을 성공으로 이끈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은행을 방문했지만 어떤 은행 도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기존의 청소기 제조업체들은 "어느 누구도 통 안의 먼지를 보고 싶어 하지 않으며, 투명한 먼지 통은 시장에서 통용되지 않을 것" 이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지금 전자기기 상점들을 보라. 투명한 먼지통을 가진 청소기가 대다수이지 않은가. 당시 아이디어에 대한 비판에만 귀 기울였다면 지 금 성공한 제품들은 초기에 좌절했을 것이다. 한국 젊은이들을 누가 '7포 세대'라고 명명하더라도 이를 바꿀 힘은 신념을 끝까 지 지켜내는 한국 청년 자신에게 있다. 한국 젊은이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켜 '7 포 세대'의 굴레를 벗고 이겨내기를 기대한다. 4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글에서 다이슨의 창업자 다이슨은 성공하기 전에 포기하고 싶은 수많은 순간이 있었 음에도 끊임없이 도전을 하며 절대 포기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글을 맺 는다. 한국 젊은이들을 누가 '7포 세대'라고 명명하더라도 이를 바꿀 힘은 신념을 끝까지 지켜내는 한국 청년 자신에게 있다. 한국 젊은이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켜 '7포 세대' 의 굴레를 벗고 이겨내기를 기대한다. 라고. 노오력 을 강조하는 꼰대이다. 이대학대보에 글을 실은 학생은 적어도 꼰대는 아니다. 이 여학생은 대학생이 된 이래로 줄곧 남친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대답을 했고 왜 없냐고 묻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없다고 한다. 연애 대신 본인을 더 행복하 게 하는 것들에 집중을 했을 뿐이라고. 학생의 말을 그대로 옮겨 보면 우리는 그렇게 나름대로의 삶을 산다.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한다. 뜨거운 연애를 하는 것도, 독신으로 사는 것도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일 뿐이다. 그 러니 3포 세대, 5포 세대, 심지어는 7포 세대 에 담긴, 연애 안하는 젊은이 를 향 한 그 동정 어린 시선은 조금 거두어주길 바란다. 현재의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20대를 무언가 포기하고 사는 사람 으로만 보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이쯤 되면 다시 한 번 환청이 들린다. 너 금수저냐? 철없이 개인의 노력이나 강조하 는거 보니 인생에서 실패가 뭔지 모르는 철부지네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공 부했고, 대학에서 누구보다 즐겁게 공부했다. 대학생시절 내 인생의 제1의 가치는 A+ 이었다. 자랑을 좀 하자면 평점 4.3에 졸업학점이 4.0이 넘는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에는 좋은 직장이라고 불리는 곳에 취업하지 못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N포세대 에 편입되었다. 결국 나 역시도 대기업 진출(?)을 포기(!) 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인 문대를 나온 흙수저이기 때문이 아니라, 나를 구성하는 흙은 거대조직의 소리 없는 일꾼을 빚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재 나의 상태를 헬조선론 으로 본다면 30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가진 것 하나 없는 낙오자이다. 물론 스스로 앞으로 뭘 해먹고 살지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런데 미래는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미래를 훤히 내다 볼 수 있다면 돗자리를 깔았을 것이다. 그냥 지금까지 모든 것이 나의 선 택이었다. 취직을 위해 더 치열하게 노력했을 수도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 더 하고 싶은 것을 했다.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너무 힘들었고 앞으로 더 힘들 것 같았 다. 그래서 하기 싫었다. 단군 이래 최고 스펙을 자랑하는 젊은이들이 깔려 있는 이 땅의 취업시장이 너무 빡센(!)것은 사실이다. 30~40년 전에는 지금보다 대기업 들어가 5
기가 훨씬 쉬웠다고 한다. 그러면 그때는 헤븐조선 인가? 아니, 그 시절은 인권탄압 헬조선 이었다고 한다. 지옥이 있다면 천국도 있을 텐데 도대체 언제, 어디를 보고 천국이라고 하는 것일까? 이 땅이 지금보다 천국이었던 적이 있는가? 지금보다 더 지 옥이었던 때는? 지옥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사실, 그곳에서 행해지는 형벌 때문이 아니다. 같은 지옥에 는 같은 종류의 사람만 모여 있다. 즉 살인을 한 사람이 떨어지는 지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전부 살인자들이다. 그 사실이 그 환경을 험하고 무섭게 만드는 것이다. 아 무도 계급을 부여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계급을 부여해 계급사회를 형성하는 것이 바 로 지옥이다. 6